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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루한 장마 끝! 미뤘던 피서 떠나볼까

    지루한 장마 끝! 미뤘던 피서 떠나볼까

    장마 끝 무더위 시작이다. 아직 휴가 계획을 잡지 못한 가족들이라면 체험마을에 주목하시라. 한국관광공사에서 ‘동서남북 체험여행’을 주제로 추천한 마을들이다. 가서 무얼 할까 고민할 필요도 없다. 마을마다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을 준비해 뒀다. 강원 인제군 월학리 냇강마을은 2011년 이명박 전 대통령이 가볼 만한 여름휴가지로 추천하면서 유명해졌다. 마을 앞으로 금강산에서 발원한 인북천이 흐르고 뒤로는 대암산이 병풍처럼 둘러쳐져 있다. 2003년부터 이어 온 다양한 체험 프로그램도 자랑이다. 옥수수 수확 등 농사 체험은 물론 솟대 만들기, 천렵 등 마을에 깃든 문화와 자연을 만끽할 수 있는 프로그램들로 가득 찼다. 주변에 둘러볼 곳도 많다. 백담사에서 설악산의 빼어난 풍경과 만해 한용운을 만나거나 내린천에서 번지점프와 집트랙, 래프팅 등 짜릿한 레포츠를 즐길 수도 있다. (033)462-5400. 경남 남해군 설천면 문항마을은 지난해 농림수산식품부(현 농림축산식품부)에서 최고의 어촌체험마을로 선정한 곳이다. 개막이나 후리그물을 이용한 고기잡이, 횃불을 이용해 해산물을 캐는 횃불바래(홰바리), 돌굴 따기 등 아이들이 즐거워할 만한 체험 프로그램들로 가득하다. 최고 인기 프로그램은 쏙잡이다. 갯벌 구멍에 된장물을 넣고 붓 대롱을 살랑살랑 흔들면 쏙이 나온다. 이때 잽싸게 쏙을 낚아챈다. 인근에 마을 전체가 거대한 정원인 원예예술촌, 1.5㎞에 달하는 물건리 방조어부림, 독일마을, 드넓은 백사장이 아름다운 상주은모래비치 등 볼거리도 많다. (055)863-4787. 경기 양주 맹골마을은 수원 백씨 집성촌이다. 아직도 마을 주민의 60% 정도가 백씨다. 한 집 건너 일가친척이다 보니 유교적 전통이 여전하다. 전통 예절을 배울 수 있는 다도 체험, 목장 주인이 직접 운영하는 유가공 체험 등이 대표 체험 프로그램이다. 마을 안쪽엔 명성황후가 피난처로 활용하기 위해 지은 ‘백수현가옥’(중요민속자료 제128호) 등 볼거리가 많다. 마을 북쪽은 감악산이다. 맑은 날엔 북한의 개성 땅이 훤히 보인다. 양주의 역사를 대표하는 양주관아지, 조선 최대의 왕실 사찰이던 회암사와 회암사지박물관, 빛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체험해 볼 수 있는 조명박물관 등도 둘러볼 만하다. (031)863-6978. 전북 고창군 하전마을은 10㎞에 이르는 해안선에 광활하게 펼쳐진 갯벌이 자랑이다. 이 너른 갯벌에서 연간 4000t의 바지락이 생산된다. 전국 최대 바지락 산지다. 대표 프로그램 역시 갯벌 체험이다. 트랙터에 연결한 ‘갯벌버스’를 타고 드넓은 갯벌 한가운데로 나가 조개도 캐고 갯벌에 깃들어 사는 생명들도 만난다. 2004년부터 갯벌 체험을 시작한 만큼 장화 등의 갯벌 체험 도구는 물론 탈의실과 샤워장도 넉넉하게 갖췄다. 심원면 만돌과 고전리 일대에 조성된 바람공원, 해넘이 풍경이 아름다운 구시포 해수욕장, 모래가 고운 동호 해수욕장, 선운사와 미당시문학관 등 유명 관광지도 지척이다. (063)564-8831. 충북 괴산 조령산체험마을은 나는 새도 쉬어 간다는 조령산에 깃든 산촌마을이다. 마을이 속한 연풍면은 괴산의 관광 자원이 밀집한 곳. 연풍향교와 연풍향청, 풍락헌 등 괴산의 대표적인 유형문화재들과 만날 수 있다. 한지체험박물관이 체험 활동의 중심지다. 한지의 우수성을 알 수 있는 유물이 전시실을 가득 채웠다. 한지 공예와 한지 뜨기 체험 등도 즐길 수 있다. 옹기종기도예방의 도자 체험, 마을 옥수수 농장 체험도 재미있다. 마을에서 멀지 않은 원풍리 마애이불병좌상(보물 97호), 드라마 촬영 명소인 수옥폭포, 조령산자연휴양림의 백두대간생태교육장 등도 둘러볼 만하다. (043)830-3901. 손원천 여행전문기자 angler@seoul.co.kr
  • “박주영 안 넣는다…이동국 때 아니다”

    “박주영 안 넣는다…이동국 때 아니다”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방황하는 애제자’ 박주영(아스널)의 발탁에 대해 선을 그었다. 홍 감독은 6일 서울 종로구 신문로 축구회관에서 오는 14일 페루와의 평가전에 나설 엔트리 20명을 발표하면서 “박주영 선발에 대해 한 번도 고민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2010광저우아시안게임, 2012런던올림픽 등 홍명보호에서 붙박이 원톱으로 활약했지만 최근 아스널에서 사실상 방출돼 새 팀 찾기에 골몰하고 있는 제자에게 태극마크는 언감생심이라는 얘기다. 지난달 2013동아시안컵에서 뛴 김신욱(울산)에 대해서는 “능력이 좋은 선수지만 팀 플레이가 단순해지더라”면서 “김신욱 카드는 전술이 노출돼 치명적”이라고 뽑지 않았다. 이동국(전북)도 “능력은 검증됐지만 마음의 안정을 찾아야 할 시기”라며 내쳤다. 반면 그는 월드컵 최종 예선에서 3골을 넣은 이근호(왼쪽·상주)를 발탁했다. “경험에 보탬이 될 것”이라고 했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 해트트릭을 작성한 조찬호(오른쪽·포항), 임상협(부산)을 비롯해 백성동(주빌로 이와타)에 대한 기대감도 내비치면서 “이들은 상대 수비를 깰 수 있는 재능을 지녔다”고 했다. 3경기 1골의 지독한 골 가뭄에 허덕이는 홍명보호가 페루전에서 화끈한 득점포로 갈증을 풀지 주목된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축구대표팀 명단 ▲GK 정성룡(수원) 김승규(울산) ▲DF 김진수(알비렉스 니가타) 김민우(사간 도스) 장현수(FC도쿄) 홍정호(제주) 황석호(히로시마 산프레체) 이용(울산) 김창수(가시와 레이솔) ▲MF 이근호(상주) 백성동(주빌로 이와타) 이승기(전북) 하대성 윤일록(이상 서울) 조찬호 이명주(이상 포항) 한국영(쇼난 벨마레) 임상협(부산) ▲FW 김동섭(성남) 조동건(수원)
  • “박영선, 남재준에 ‘저게 국정원장이야?’ 막말”

    “박영선, 남재준에 ‘저게 국정원장이야?’ 막말”

    새누리당이 국회 법제사법위원장인 박영선 민주당 의원의 막말 의혹을 제기했다. 김진태 새누리당 의원은 국정원 국정조사가 진행된 5일 페이스북을 통해 “방금 박영선 의원이 증인으로 참석한 남재준 국정원장이 고분고분하게 대답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국회의원에게 이럴 수 있어? 저게 국정원장이야?라고 말했습니다”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저에게 한 막말도 모자라 이번엔 국가기관장에게 모욕성 막말을 했다”면서 “분통이 터져 앉아있기 힘드네요. 혼자만 국회의원인가요?”라고 전했다. 김 의원은 박 의원의 발언에 새누리당 의원들이 항의하면서 국조가 잠시 중단됐다는 소식도 알렸다. 이어 박상주 새누리당 부대변인도 6일 ‘민주당 박영선 의원의 안하무인, 무소불위의 끝은 어디인가?’라는 제목의 논평에서 이같은 상황을 거론하며 “민주당은 마치 국회의원이 국가정보원장까지도 고개 숙여 굽실거려야 하는 슈퍼 울트라 특권층인 것으로 생각하는 듯하다”면서 “박 의원과 민주당은 국회의원이라는 직책이 국민을 섬기는 자리가 아니라 오히려 국가기관의 수장까지도 고개를 숙이는 것이 당연하다는 ‘슈퍼 갑(甲)’의 인식을 갖고 있지는 않은지 우려스럽다”고 비판했다. 박 부대변인은 “박 의원은 지난달 25일에도 우리 당의 김진태 의원을 향해 ‘인간이야? 인간? 난 사람으로 취급 안 해’라는 막말을 퍼부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바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나 민주당은 전혀 반대되는 반응을 내놓고 있다. 신경민 민주당 의원은 이날 오전 불교방송 라디오 ‘박경수의 아침저널’ 인터뷰에서 “남재준 원장이 박 의원을 계속 째려보거나 정청래 국조특위 민주당 간사의 질문에 굉장히 불손한 태도로 임해 정회가 됐다”고 밝혔다. 한편 박 의원은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전날 “국조특위 끝나고 뒷정리하고 이제 들어왔다”면서 “정말 긴 하루. 박근혜 대통령은 무엇을 보고 믿고 남재준 원장을 국정원장으로 임명했을까를 생각하게 하는 밤”이라고 적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홍심 속 골잡이는 누구

    지독한 골 가뭄에 촉촉한 단비를 내려 줄 해결사는 누굴까. 홍명보 축구대표팀 감독이 페루와의 A매치(14일 수원월드컵경기장)에 나설 태극 전사 23명의 명단을 6일 발표한다. 지난달 2013동아시안컵처럼 국내파 위주로 꾸릴 예정이다. 합격점을 받았던 수비·미드필더진과 달리 3경기 1골로 꽉 막혔던 공격진이 주목된다. 최근 K리그 클래식에서는 A대표팀 합류를 노리는 선수들의 골 포효가 우렁찼다. 나란히 해트트릭으로 무력시위를 한 조찬호(포항)와 임상협(부산)이 단연 돋보였다. 2011년 3월 온두라스전에서 A매치 데뷔전을 치렀던 조찬호는 약 2년 5개월 만에 재승선을 노리고 ‘꽃미남 스타’ 임상협은 대표팀 최초 발탁을 꿈꾼다. 둘 다 미드필더 자원이지만 동아시안컵 한·일전 후반처럼 ‘제로톱’을 가동할 경우엔 쓰임새가 유용하다. ‘홍명보의 아이들’ 출신인 홍철(수원), 겁 없는 신인 이석현(인천)도 태극마크에 도전한다. 전임 최강희 감독 체제에서 중용됐던 이동국(전북), 이근호(상주)의 발탁도 관심사다. K리그 클래식 득점 2위(12골)를 달리는 이동국은 풍부한 경험과 검증된 한 방이 있는 스트라이커. 하지만 전방부터 부지런한 압박을 원하는 홍 감독과 플레이 스타일이 맞지 않는 데다 나이도 만 34세로 많은 편이라 고민이 깊다. K리그 챌린지 득점 선두(11골)를 달리는 이근호도 탐나는 카드. 그러나 2부리그에서 뛰느라 리듬이 많이 떨어진 터라 뽑힐 가능성은 반반이다. 하지만 서동현(제주), 김동섭(성남), 염기훈(경찰) 등 잊혔던 골잡이까지 검증하는 마당에 기회도 안 주고 버리기엔 아까운 자원인 건 확실하다. 조은지 기자 zone4@seoul.co.kr
  • 정부 “日 독도 주장·그릇된 역사인식 개탄”

    정부 “日 독도 주장·그릇된 역사인식 개탄”

    일본이 아베 신조 총리, 아소 다로 부총리, 시모무라 하쿠분 문부과학상 등 정부 인사들의 망언에 이어 독도 여론조사를 통한 영토 도발에까지 나선 데 대해 우리 정부가 강력히 항의했다. 한·일 관계 경색이 장기화될 전망이다. 정부는 2일 일본 정부가 처음으로 자국민을 상대로 독도 인식 여론조사를 실시해 영유권을 주장한 것에 대해 공식 항의했다. 외교부는 후나코시 다케히로 주한 일본대사관 정무공사를 초치해 엄중 경고했다. 외교부는 또 조태영 대변인 명의의 논평을 통해 “일본 정부가 내각부 여론조사를 빙자해 역사적, 지리적, 국제법적으로 명백한 우리 고유 영토인 독도에 대해 또다시 도발적 행동을 한 데 대해 엄중 항의한다”면서 “일본 정부가 이러한 행위를 즉각 중단할 것을 강력히 촉구한다”고 밝혔다. 외교부는 “일본 정부가 수시로 독도에 대한 터무니없는 주장을 계속하고, 일본의 일부 정치 지도자들이 오만한 언행과 그릇된 역사 인식을 되풀이해 보여주는 것을 개탄스럽게 생각한다”고 강조했다. 시드니 사일러 백악관 한반도 담당 보좌관은 1일(현지시간) 브리핑에서 한·일 과거사 갈등과 관련, “민주주의와 시장경제라는 가치와 이익을 공유하고 있는 두 나라에 해결해야 할 어려운 과거사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서 “미국 정부의 역할은 양국의 협력을 독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다만 “미국은 항상 진실을 주장하고, 특히 성노예(sex slaves·위안부)와 같은 민감한 사안에 대해서는 더욱 그렇다”며 우회적으로 일본 정부를 비판했다. 앞서 아베 정권은 독도에 대한 특별 여론조사를 실시해 참여자 가운데 63%가 “한국이 경비대원을 상주시키는 등 불법 점거를 계속하고 있다”고 응답했다는 등의 결과를 1일 발표했다.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저 나루에 사공이 몇이냐?” “늙은이가 슬하의 자식 둘을 데리고 나루질을 하고 있습니다.” “사공이 네놈의 외양을 꿰고 있겠지?” “안면이 없지 않습니다.” “예로부터 거룻배에는 비렁뱅이나 문둥이, 백정이며 상여는 태우지 않는 게 풍속이었다. 때문에 네놈이나 나나 비렁뱅이나 백정은 아니겠으니, 저 거룻배를 타지 못할 형편은 아니다. 그러나 사공이 네놈의 면목을 단박에 눈치채고 등짐도 없이 빈 몸으로 회정하는 까닭을 꼬치꼬치 묻게 되면 네놈의 대답이 궁할 것이고, 대답이 궁해서 머뭇거리면 더욱 의심하여 파고들 것이야. 눈치 하나로 연명하는 사공이 내 본색까지 수상히 여기고 고을 군교나 오가는 행상들에게 귀띔을 한다면, 나와 네놈은 독 안에 든 시궁쥐 꼴 아닌가.” “거룻배로 건너가기 불편하다면 사공막 아래쪽으로 바위 벼랑을 도끼로 찍어 발 붙일 곳을 만든 벼룻길이 있습니다.” “그래? 천도가 있다는 말은 금시초문이군.” “한겨울에는 등빙으로 건너지만, 장마철에 물이 과도하게 불어나 물살이 세고 거룻배 다루기가 여의치 않을 때는 벼룻길을 따라 곧은재 앞까지 갑니다. 그러나 자칫 발을 헛디뎌 소에 소금 짐을 엎지르게 되면 본전을 놓치는 것은 예사고 사람 목숨까지 거덜 나고 말지요.” “네놈은 10여년 넘게 천도를 건너다녀서 눈 감고도 건널 수 있겠다?” “발새 익은 길이라 할지라도 눈 뜨고도 겨우 건너는 길인데 무슨 배짱으로 눈 감고 건널 수 있겠습니까.” “이놈 봐라, 비루먹은 강아지 범 복장거리시킨다더니 주제 사납게 된 것은 모르고 농지거리가 도통 기탄이 없군… 여기서 해 지기를 기다렸다가 사공막에 불이 꺼지면 벼룻길을 따라 건너기로 한다.” “그게 눈 감고 건너는 것이나 매한가지가 아니겠습니까.” “이놈아. 버르장머리 없이 말대꾸가 낭자하냐. 네놈을 그 색주가에서 건져낸 장본인이 바로 나라는 것을 벌써 잊었느냐.” “도대체 무슨 위급한 일이 기다리고 있기에 밤낮을 가리지 않고 급주로 길을 줄이는 것입니까요?” “이놈… 머릿속이 뒤숭숭한 게로군. 처음엔 말구멍이 막히도록 기가 질려 있더니 결박을 풀어주니까. 넉살 좋게 제법 뇌까리고 있군. 수다스럽게 굴면, 비수로 혓바닥을 자르든지 멱을 찔러 선지를 뽑아버릴 것이야. 내가 못할 것 같으냐? 어리석은 놈아, 네놈의 목숨이 내 손안에 있다는 것을 아직 깨닫지 못하고 있더란 말이냐?” 길세만이 힐끗 위인을 일별했다. 부릅뜨고 노려보는 눈매가 등골이 오싹할 정도로 매서웠다. 언성은 높지 않았으나 가슴속에 도사린 결의는 녹록하지 않다는 신호였다. 길세만은 해가 지고 어둑발이 내릴 때까지 구린 입도 떼지 않고 기다렸다. 먼 데 사람의 형용도 분별이 어려울 정도로 어두워지자, 두 사람은 일어나 아슬아슬한 벼룻길로 들어섰다. 절벽을 가슴으로 끌어안고 한 걸음 한 걸음 떼어놓지 않는다면 그대로 열길 물속으로 굴러떨어질 만큼 위태로운 길이었다. 지난번 파수 때는 고래등같이 쌓아올린 소금 짐을 지고도 무사히 건너다녔던 길이건만 지금은 단출한 몸으로 건너는데도 두 다리가 후들후들 떨려서 도무지 발짝 떼어놓기가 여의치 않았다. 뒤를 따르는 위인의 재촉 때문인지 아니면 가슴속이 뒤숭숭한 탓인지 알 수 없었다. 코비치재를 지나면 다시 회룡천이 나타나는데, 회룡천 물길을 따라 몇 걸음만 내려가면 나룻배를 타지 않고도 건널 수 있는 여울이 있었다. 두 사람은 회룡천 근처에 있는 숲속에서 야숙을 하였다. 유월이라 하지만 야기는 매우 차가워 모닥불을 피우지 않으면 눈을 붙일 만한 온기를 유지할 수 없었다. 한밤중에 모닥불을 피우면 또다른 불상사를 불러올 수도 있었다. 그래서 후미진 숲속에 숨어 연기 나지 않는 싸리나무를 꺾어다 불을 피웠다. 길손들의 이목을 따돌리며 잠행하는 두 사람이 치받이길인 산수터를 지나고 넓재 어름에서 멈칫거리고 있을 때, 말래 접소에는 때아닌 울진 질청에서 행세한다는 호장(戶長)이 찾아왔다. 호장이란 관아에서 관기들을 감독하는 아전이었다. 관기가 아프거나 대처에 볼일이 있을 때, 호장에게 말미를 청하고 허락을 받아야만 출타를 할 수 있었다. 관기들은 정해진 날짜마다 관아에 나가 점고를 받아야 했는데, 모두 호장이 맡아 처리하였다. 대개 한 달에 두 차례씩 삭망에 치러지는 점고는 구실살이하는 자가 도망하지 않고 있음을 보여주는 소집 점검이었다. 그중에 행수 기생이 있어 교방에서 어린 관기들을 통제하기도 하였다. 그런 호장이 도방을 찾아와 현령이 베푸는 소연에 참석을 해달라는 통기를 넣은 것이었다. 얼른 생각해도 넓재에서 창궐하던 산적들을 소탕한 것에 인사치레하려는 것이었다. 내키든 내키지 않든 고을의 현령이 소연을 베풀겠다면, 응당 참석을 해야 했다. 접소에서는 반수 권재만에게 급주를 놓았다. 급주를 놓은 지 닷새째 되는 날 반수 권재만이 말래 접소에 당도하였다. 부랴부랴 채비를 차리고 정한조, 곽개천, 천봉삼, 최상주, 배고령, 지난번 적환을 입어 아직 기동이 임의롭지 못한 조기출까지 관아로 달려갔다.
  • [주말의 경기]

    3일(토) ■프로야구 ●삼성-LG(잠실 MBC스포츠+·SPOTV2) ●두산-SK(문학 XTM·SPOTV) ●넥센-KIA(광주 KBSN스포츠) ●한화-NC(마산 SBS-ESPN·IPSN 이상 오후 6시) ※4일도 계속 ■고교야구 제68회 청룡기대회 준결승 ●야탑고-신일고(오전 10시 TV조선) ●덕수고-청주고(오후 2시 SBS-ESPN 이상 잠실구장) 4일(일) ■프로축구 K리그 챌린지 18라운드 ●광주-고양(광주월드컵경기장) ●충주-상주(충주종합운동장 이상 오후 7시)
  • 낙동강 녹조 중·상류 확산… 식수 비상

    낙동강 녹조 중·상류 확산… 식수 비상

    대구·경북지역 식수원에 비상이 걸렸다. 녹조현상이 대구·경북지역 주민들의 식수원인 낙동강 중·상류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고 있기 때문이다. 대구지방환경청은 낙동강 강정고령보에 ‘조류 출현 알림’ 단계를 의미하는 조류주의보를 발령했다고 2일 밝혔다. 또 달성보에는 올 들어 두 번째 조류 관심단계를 발령했다. 특히 강정고령보의 경우 남조류 세포 수가 이날 현재 1㎖당 5만 838개가 검출된 것으로 조사됐다. 이는 지난달 29일 8145개에 비해 5배 가까이 증가한 것이다. 또 낙단보와 달성보, 상주보, 칠곡보, 구미보 등 대구·경북 6개 낙동강 보의 남조류 개체 수가 4일 전보다 3~8배 많아졌다. 녹조현상의 주 원인인 남조류는 간질환을 일으키는 독성물질이다. 녹조현상은 취수원을 직접 위협하고 있다. 구미·김천·칠곡 주민의 식수원인 구미광역취수장의 취수구 주변에도 녹색띠가 선명하게 보였다. 이곳에는 중하류 녹조현상과 달리 탁한 녹색을 띠고 있다. 대구 달성과 고령을 잇는 옛 고령교 아래의 돌에는 짙은 녹색의 띠가 앉았고 강정고령보 인근 죽곡취수장 아래에도 녹조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대구환경운동연합은 “녹조현상이 낙동강 전역으로 확산돼 낙동강 식수원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또 환경운동연합은 “고도정수처리시설이 설치돼 있는 대구와 달리 구미나 상주는 독성물질을 걸러낼 정수시설이 갖춰져 있지 않아 식수공급에 악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녹조는 장마가 끝나고 무더위가 본격화되는 다음 주부터 더욱 확산될 전망이다. 이에 따라 낙동강 물을 식수원으로 하는 대구와 경북지역 지자체는 취수 위치를 조정하고 정수 처리를 강화하는 대책을 마련했다. 상주취수장은 모래로 걸려진 하천 바닥의 물을 끌어들이고 있고 구미와 대구 취·정수장은 남조류가 상대적으로 적은 수심 5~6m에 이르는 심층수를 식수원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또 상주와 예천은 활성탄과 염소 처리를 강화하고 구미는 입상활성탄 여과지를 이용하는 등 정수 처리에 신경을 쓰고 있다. 대구지방환경천 관계자는 “현재 낙동강에 나타나는 녹조현상은 우려할 수준이 아니고 수질에도 문제가 없다”며 “만약을 대비해 수질 분석을 주 1회에서 2~3회로 늘리고 감시 활동도 강화하겠다”고 설명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지금 대전청사에선] 외청장님들 여름휴가 너무 짧네 !

    [지금 대전청사에선] 외청장님들 여름휴가 너무 짧네 !

    정부대전청사 외청장들의 여름휴가가 짧아졌다. 5일 휴가를 신청하면 주말을 끼어서 최대 9일까지 쉴 수 있지만 대부분 2~4일 휴가를 사용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더구나 휴가 기간 중에 각종 행사가 예정돼 있어 실제 휴식 시간은 더욱 줄어든다. 백운찬 관세청장은 지난달 29일부터 2일까지 5일간의 휴가 중 3일을 반납했다. 대신 31일부터 1박 2일 일정으로 목포세관과 노화도·완도감시소, 여수·광양세관 등 서남해안 세관을 둘러봤다. 청장 취임 후 바쁜 일정 탓에 미뤄졌던 일선 세관 방문을 휴가를 활용해 실행한 것이다. 수출기업도 찾아 관세행정에 대한 건의사항도 들었다. 백 청장은 수행 인원을 최소화해 직원들의 부담을 줄이도록 했다는 후문이다. 신원섭 산림청장은 지난달 29일 간부회의를 통해 업무를 지시한 뒤 30일부터 2일까지 가족들과 달콤한 휴식에 들어갔다. 부모님댁(충북 진천)을 방문하고 모처럼 국내 관광도 즐기고 있다. 민형종 조달청장은 당초 8월 둘째주 휴가를 갈 예정이었지만 내부 일정을 감안, 5~7일 3일간 휴식으로 일정을 줄였다. 외부 활동을 하는 대신 그동안 미뤄 놨던 집필과 독서 등 ‘충전의 시간’을 가질 예정이다. 김영민 특허청장은 오는 7~9일 여름휴가를 갖는다. 부모님이 계신 경북 상주로 내려가 모처럼 일을 돕기로 했다. 8일에는 예정에 없던 외부 발명 행사에 초청돼 징검다리 휴가를 보내게 됐다. 대전청사의 한 간부는 “출근하는 것이 오히려 마음 편하다는 청장들이 많다”고 귀뜸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환경부, 잇단 법인화 움직임에 울상

    “새로 만드는 기관마다 모두 법인으로 만들려는 것은 현실을 고려하지 않은 무리한 조치다.”(환경부) “민간의 효율성과 자율성을 도입하고 정부기관에 비해 좀 더 독립적으로 운영하려면 법인화가 필요하다.”(안전행정부) 신설기관의 법인화 추진을 둘러싸고 환경부와 안행부가 서로 다른 목소리를 내고 있다. 환경부와 소속기관인 국립생물자원관은 전국적으로 분포된 생물자원과 표본을 효율적으로 보관·관리하기 위해 영호남과 강원 등 3개 권역에 생물자원관을 추가 건립할 계획이다. 당장 경북 상주시에 건립 중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은 오는 9월 준공을 앞두고 있다. 하지만 운영 방식이 국가기관이 아닌 법인화 쪽으로 기울면서 환경부는 고민에 빠졌다. 1일 환경부에 따르면 내년 개관을 목표로 건립 중인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94% 공정률을 보여 9월까지 준공과 함께 시설물 인수를 마칠 계획이다. 기관 운영을 위한 인력과 예산 확보를 위해 안행부, 기획재정부와의 협의도 한창 진행 중이다. 환경부와 국립생물자원관은 국가기관 지정을 원하고 있다. 그러나 안행부는 ‘신설되는 문화시설이나 전시형 연구기관은 법인화를 적극 추진한다’는 ‘정부조직 관리지침’에 따라 법인화를 추진하고 있다. 민간의 전문성 활용과 효율성 제고, 공무원 증원을 억제할 수 있다는 점도 법인화 이유로 들고 있다. 반면 환경부는 오는 10월 개관 예정인 충남 서천의 ‘국립생태원’에 이어 낙동강생물자원관도 법인화될 경우 기존의 기관까지 법인화로 이어지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다. 내부에서는 환경부의 위상이 약하기 때문에 손해를 보고 있다는 비판도 나온다. 최근 ‘국립세종도서관’이 법인화될 뻔하다 국가기관(책임운영기관)으로 뒤집힌 사례를 들고 있다. 환경부 관계자는 “낙동강생물자원관이 법인화될 경우 국가기관인 국립생물자원관과 이원적으로 운영되면서 조직 효율성이 저하될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안행부 관계자는 이에 대해 “정부조직관리지침에 따라 각 부처는 부속기관을 신설할 때 법인 가능성을 우선 검토해야 하며 특히 문화시설, 전시연구형 기관은 법인설립을 원칙으로 한다”면서 “부처의 힘이 약해서 신설 부속기관이 법인이 된다는 것은 오해일 뿐”이라고 밝혔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민주, 3일 촛불집회 합류 가닥… 문재인측 동참 저울질

    민주, 3일 촛불집회 합류 가닥… 문재인측 동참 저울질

    장외투쟁에 나선 민주당이 결국 시민단체 등이 주도하는 기존 촛불집회에 연대하는 형식으로 합류한다. 김한길 대표 등 민주당 지도부는 1일 저녁 서울광장에 설치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 국민운동본부’ 천막에서 참여연대와 진보연대 등 10여개 시민단체 간사단과 면담을 했다. 참여연대 등 3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국정원 시국회의’는 촛불집회를 열어 왔고 3일에도 서울 청계광장에서 대규모 촛불집회를 열 계획이다. 이날 면담에서도 민주당의 3일 집회 참여 방식 등에 대해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 지도부가 촛불집회에 참여해 발언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 시민단체들은 10일로 예정된 촛불집회에도 민주당이 동참해 달라고 촉구했다. 이 같은 방침은 민주당이 3일 시민단체의 촛불집회 1시간 전에 같은 장소에서 ‘민주주의 회복과 국정원 개혁을 위한 범국민 보고대회’를 갖는다고 밝힐 때부터 예고돼 있었다. 형식적으로는 두 개의 집회지만 사실상 이를 구분하기는 쉽지 않기 때문이다. 민주당 관계자도 “원칙적으로 참여하는 걸로 돼 있다. 자연스럽게 같이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당내에서는 ‘대선 불복종’으로 비치는 것에 대한 경계감도 있다. 민주당은 이날도 대선 불복이 아니라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등 헌정 파괴 행위가 반복되는 것을 막기 위한 진상 규명과 책임자 처벌이 목표라고 강조했다. 이제 관심은 대선 후보였던 문재인 의원의 장외투쟁 합류 여부다. 지역구인 부산에 머물고 있는 문 의원은 이날 서울시청 앞 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에 참석하지 않았다. 문 의원은 전날 비상 의원총회와 지난달 28일 부산에서 열린 국정원 규탄 장외 집회에도 나오지 않았다. 문 의원 측은 촛불집회와 장외 집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경우 자칫 대선 불복으로 비칠 수 있어 동참 여부를 고심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문 의원은 ‘정계 은퇴’까지 거론하며 ‘국정원·서해 북방한계선(NLL) 정국’에서 전면에 나섰지만 주도했던 2007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 공개는 ‘사초(史草) 실종’으로 결론 내려졌다. 그동안 트위터나 블로그를 통해 입장을 밝혀 왔던 문 의원은 지난달 26일 “혹여 제가 몰랐던 귀책 사유가 있다면 비난을 달게 받고 상응하는 책임을 지겠다”고 밝힌 이후 다시 침묵하고 있다. 천막은 이날부터 매일 오전 8시부터 오후 10시까지 주요 회의 장소로 사용된다. 의원들은 상임위별로 돌아가며 상주한다. 김 대표도 매일 저녁 7시 30분부터 8시 30분까지 상주한다. 서울광장에서 열린 의원총회 주변에는 시민 100여명이 모였다. 일부 시민은 “옳소”를 연호하며 응원했지만 일부는 불쾌감을 드러내기도 했다. 오후에는 천막을 지나며 “민주당이 제대로 한 게 뭐가 있나”라고 외쳤지만, 다른 쪽에서는 “박근혜 물러나라!” 등의 구호가 나오기도 했다. 김효섭 기자 newworld@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中 항저우·우즈베크 타슈켄트 충북도 의료관광 홍보관 건립

    충북도가 외국인 의료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해 의료기관들과 손을 잡고 중국 항저우와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에 홍보관을 설치, 1일부터 운영에 들어갔다. 도는 이를 위해 항저우와 타슈켄트의 건물을 임차했으며 최근 홍보관을 공동 운영할 도내 의료기관을 확정했다. 의료기관들이 채용한 현지인들이 상주하는 홍보관은 외국인 환자 유치활동, 도내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등 충북 의료관광의 창구 역할을 하게 된다. 도가 두 지역에 홍보관을 설치한 것은 다른 지역에 비해 의료관광객 유치가 쉽다는 판단에서다. 항저우는 청주공항에서 주 4회 직항로가 개설돼 있고 지난해 현지 설명회를 갖는 등 협력관계가 이미 구축돼 있다. 타슈켄트는 이 지역 국립의과대학과 상호협력 협약이 체결돼 있고 우즈베키스탄 의사 5명이 도내 병원에서 의료연수를 받는 등 충북 의료관광의 인지도가 높은 편이다. 도 김대근 국제의료관광팀장은 “항저우 홍보관은 도내 8개 의료기관, 타슈켄트 홍보관은 도내 6개 의료기관이 공동 운영하게 된다”면서 “전략적 유치 대상국 현지에서 지속적인 마케팅이 가능해짐에 따라 실질적인 성과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지난해 충북의 외국인 의료관광객 유치는 500여명으로 전국 최하위를 기록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너무 멀다” 외교사절 방문 취소… 시설유지·보수 예산 벌써 바닥

    [세종청사는 ‘돈먹는 하마’] “너무 멀다” 외교사절 방문 취소… 시설유지·보수 예산 벌써 바닥

    지난달 18일 베트남 농림부 장관의 수행원이 정부세종청사에 있는 농림축산식품부에 황급히 전화를 걸어왔다. 한국·베트남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을 앞두고 같은 달 22일 오후 3시 농식품부 차관을 만나기로 돼 있었던 걸 취소하겠다고 했다. 겉으로는 다른 일정이 있다고 둘러댔지만 서울에서 세종까지 오가는 데 드는 3~4시간이 부담스러웠던 것 같다고 농식품부는 파악했다. 세종청사에 먼저 입주한 6개 부처가 공통적으로 겪고 있는 불편은 외부 접근성이 떨어지고 각종 편의시설과 주차공간 등이 크게 부족하다는 점이다. 특히 세종청사로 온 뒤 해외 대표단의 부처 방문이 급격하게 줄었다. 세종시에서 근무했던 전직 고위 공무원은 “아무래도 방한 기간이 정해져 있는 외교 사절이 없는 시간을 쪼개 세종시까지 오기는 힘들다”면서 “하지만 공식적인 회담뿐만 아니라 비공식적인 만남까지 서울에서 하는 것은 담당 공무원들의 불필요한 출장으로 이어져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고 말했다. 완공 1년도 안 된 시점에서 청사 내부 시설의 문제점도 속속 드러나고 있다. 안전행정부에 따르면 올 상반기 공무원들이 ‘세종청사 불편신고센터’에 제출한 민원은 총 549건에 달했다. 하루에 3건꼴이다. 가장 많은 것은 부족한 화장실, 구내식당, 통근버스 등 편의시설 문제다. 최근에는 세종청사 4동에 있는 기획재정부 3층 복도 천장에서 물이 새는 문제도 나타났다. 항온항습기의 배수 배관에 문제가 있었다. 시설을 유지·보수하는 데 책정된 올해 예산은 6억 6000만원이지만 각종 민원이 잇따르면서 예산은 이미 바닥났다. 안행부 산하 세종청사관리소는 14억 6000만원의 예비비를 더 지출하고 있다. 구내식당은 1352석에서 1681석으로 늘렸지만 5500여명이 상주하는 걸 감안하면 턱없이 부족하다. 가까운 외부 식당이 차를 타고 최소 10분 정도 가야 하기 때문에 ‘점심전쟁’을 피하려고 도시락을 싸 오는 경우도 많다. 차 없는 청사가 목표였지만 주차장은 올초 1396면에서 3007면으로 두 배 이상으로 증가했다. 청사 안은 인도가 거의 없을 정도로 차들로 가득 차 있다. 지하주차장을 부처별로 나누어 달라는 민원도 심심치 않게 들어온다. 청사관리소 관계자는 “민원이 잇따르니 심각하게 각 부처 운영지원과와 상의해 보았지만 부처 간 이견이 심해 없던 일로 됐다”면서 “결국 일찍 출근하는 순으로 지하주차장을 이용하는 것이 가장 합리적인 것으로 결론 냈다”고 말했다. 통근버스는 47대에서 106대로 늘어났다. 올해 통근버스 예산이 74억원에 이르지만 이마저도 다음 달이면 바닥이 날 것으로 청사관리소는 예상하고 있다. 올해 말 2차로 내려오는 교육부, 고용노동부 등이 있기 때문에 두 차례의 수요조사를 통해 8월 중 통근버스 증가분을 결정할 방침이다. 화장실은 공무원들에게 가장 큰 문제다. 대부분 2칸만 있기 때문에 아침이면 화장실을 차지하기 위한 쟁탈전이 벌어진다. 청사관리소는 31칸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지만 시원하게 해결될지는 미지수다. 세종청사 바로 앞에 아파트가 들어서는 것도 보안상 문제점으로 지적됐다. 세종청사 1동 3층에 있는 총리 집무실은 호수공원 쪽으로 창이 나 있는데 집무실에서 불과 30m 정도 떨어져 아파트를 지었다. 국무회의가 세종청사에서 열리는 것에 대비하기 위해 이 건물 4층에는 대통령 집무실도 있다. 세종청사의 이중 건물 구조도 자주 도마에 오른다. 기재부 관계자는 “위에서 보면 복도 2개가 타원형 구조를 이루고 있는데 통유리 건물 구조상 타원 바깥쪽 사무실은 하루 종일 햇빛을 받아 더위를 참아야 하고 타원 안쪽에 있는 사무실은 하루 종일 해 구경을 하기도 힘들다”면서 “민원인들이 이중 구조 때문에 길을 잃는 것이 다반사”라고 지적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비행기 사고 없도록 항공안전위 발족

    국토교통부는 미국 샌프란시스코공항 아시아나항공 여객기 착륙사고를 계기로 31일 항공안전위원회(위원장 이동호 서울대 교수)를 발족, 항공안전 강화 대책을 마련하기로 했다. 항공안전위원회는 3개월 동안 항공안전체계 전반을 객관적으로 진단, 11월 항공안전 종합 대책을 내놓을 계획이다. 위원회는 안전총괄분과, 운항분과, 정비·기술분과, 시설·관제분과 등 4개 분야로 나뉘었다. 항공 분야 전문가를 중심으로 19명이 위원으로 참여하며, 실무위원 27명까지 모두 46명이 활동한다. 실무위원들은 김포공항에 별도 사무실을 마련, 3개월간 상주하며 활동할 예정이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지리산 대피소 이용 예약하세요”

    “지리산 대피소 이용 예약하세요”

    “제발 사전 예약 확인 후 지리산 종주 산행을 오셨으면 합니다. 무작정 ‘어떻게 되겠지’란 생각으로 와서 대피소를 이용하는 것은 절대 불가능합니다.” 국립공원관리공단은 안전사고 예방과 자연자원 보호를 위해 그동안 홍보·계도 수준에 그쳤던 지리산 ‘입산시간 지정제’를 올해 3월부터 시행 중이다. 입산 시간 지정제는 각 탐방로 입구에서 대피소까지의 이동시간을 고려해서 대피소 예약자는 야간 산행이 되지 않도록, 미예약자는 하산시간을 고려해서 일정 시간 이후에는 들어가지 못하도록 통제하는 제도이다. 현재 지리산에는 노고단, 연하천, 벽소령, 세석, 장터목 등 8개의 대피소가 있는데 주말이나 성수기에는 대피소 숙박 예약이 매우 힘들다. 하지만 상대적으로 비수기에는 이용객이 많지 않아 성수기 수요만을 고려해 무작정 대피소를 늘릴 수 없다는 게 공단의 고민이다. 공단은 입산 시간 지정제 시행 전에는 일몰 후부터 일출 2시간 전에 산행할 경우 야간산행으로 규정하고 출입을 통제해 왔다. 이러한 통제에도 최근 5년간 안전사고 360건 중 야간 사고는 175건(48%)이나 되는 것으로 집계됐다. 대피소에서 매일같이 실랑이가 이어지자, 공단은 입산 시간 지정제 홍보를 위해 서울 버스터미널, 용산역, 부산터미널 등에 직원을 상주시키면서까지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만용을 부리는 탐방객 유형도 가지가지. “내 말 한 마디면 느그덜 짜를 수도 있다”는 엄포형부터, 최근에는 이름을 대면 알 만한 모 부처 인사가 무작정 대피소 내놓으라며 행패를 부려 난감했다고 한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성재기 대표 빈소 마련…상주는 남성연대 사무처장

    성재기 대표 빈소 마련…상주는 남성연대 사무처장

    고 성재기 남성연대 대표의 빈소가 30일 마련됐다. 성 대표의 빈소는 서울 영등포구에 위치한 여의도성모병원 장례식장 6호실이고, 상주는 한승오 남성연대 사무처장이 맡았다. 발인은 다음달 1일 오전 6시이며 장지는 대구 경산 남천에 있는 백학공원으로 정해졌다. 성 대표는 지난 26일 남성연대 후원을 요구하며 마포대교에서 한강으로 투신해 수색 나흘째에 서강대교 부근에서 시신으로 발견됐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경북 발전 100년 이끌 도로망 구축

    경북 발전 100년 이끌 도로망 구축

    새로운 경북 발전의 100년을 견인할 사통팔달의 도로·철도망이 68조원을 투입해 구축된다. 경북도는 도로, 철도 등 91개 주요 사회간접자본(SOC) 확충 사업을 2020년 완공 목표로 추진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고 29일 밝혔다. 세부 항목별로는 고속도로 10개(21조 7000억원), 철도 12개(38조원), 국도 44개(5조 1000억원) 등이다. 이 가운데 2조 7000억원이 투입되는 동서 4축(107.7㎞, 상주~안동~영덕) 고속도로는 2015년 준공을 목표로 순항 중이다. 현재 공사 진척률은 39%다. 지난해 6월 착공한 상주~영천 간 민자고속도로(93.9㎞) 건설 사업은 현재 용지 보상 작업이 한창이다. 특히 도는 충남북과 공동으로 경북도청 신도시와 세종시를 연결하는 동서 5축(107㎞) 고속도로를 건설키로 하고 현재 국토교통부, 기획재정부와 협의하고 있다. 예산은 3조 5000억원 정도가 투입될 것으로 알려졌다. 철도 노선 신설 등의 사업도 계획대로 착착 추진되고 있다. 동해중부선(165.8㎞, 포항~울진~삼척) 단선, 동해남부선(73.2㎞, 포항~경주~울산) 복선, 경부고속철도 2단계, KTX 포항직결선 건설 사업 등이다. 김천~성주~진주~거제를 잇는 남부내륙철도와 수도권~충주~문경을 잇는 중부내륙철도 건설 사업의 조기 착수를 위한 노력도 펼치고 있다. 경주~감포, 어모~상주, 안동~길안, 영천~삼창 간 국도사업과 울릉일주도로 및 칠곡 동명~군위 부계 간 국가지원지방도 건설 사업은 조기 건설이 목표다. 특히 도는 올해 중앙정부의 신규 SOC 사업 억제 방침에도 구미국가산업단지 5공단과 중앙고속도로 군위 IC를 잇는 국도 67호선 4차선 확장 등 신규 사업 6건을 정부 사업에 반영하는 성과를 올렸다. 대구지하철 1호선 경산 하양 연장(8.75㎞) 사업도 내년부터 공사가 추진된다. 도는 이들 사업이 2020년까지 완공되면 국가 간선도로망(동서 9개축, 남북 7개축) 가운데 동서 3·4·5축과 남북 4·5·6·7축이 도내에 건설되는 등 경북이 교통요충지로 거듭날 전망이다. 대구 김상화 기자 shkim@seoul.co.kr
  • [이은주 기자의 컬처K] ‘모래시계’의 추억을 빚진 방송계 제2의 김종학 감독 만들지 마라

    김종학 감독을 처음 본 건 2007년 여의도의 한 음식점에서였다. 당시 드라마 ‘태왕사신기’의 제작을 앞둔 김 감독은 열의에 넘쳤다.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스타 PD였지만 초년병 기자의 질문 하나하나에 눈을 반짝이며 답했다. 새 작품에 대한 기대와 설렘으로 얼굴이 상기돼 입가에 번지던 수줍은 그의 미소가 잊혀지지 않아서였을까. 충격적인 비보를 접한 날 발길이 고인의 빈소로 향했다. 밤 11시가 넘어 들어선 빈소는 침통 그 자체였다. 고인에게 조문을 마치고 고개를 들어보니 유가족들이 황망한 표정으로 맞았고 그 옆에는 배용준이 충격을 받은 표정으로 서있었다. 빈소는 고인과 함께 작품 활동을 했던 연기자, 작가, PD, 스태프 등 이른바 ‘김종학 사단’으로 가득찼다. 자정이 가까운 시간, 검정색 개량 한복을 입은 최민수가 눈가가 벌개진 채로 상가에 들어섰다. 눈물 범벅이 된 조민수가 그 뒤를 이었다. 그곳에 있는 모든 이들의 심정이 비슷했을 것이다. 사람들은 하나둘 고인에 대한 기억을 떠올리기 시작했다. 한 중견 여배우는 “검찰이 본인 집은 물론 친·인척의 집까지 샅샅이 뒤지면서 중죄인으로 취급받는 데 대해 김 감독이 상당히 자존심에 상처를 입고 억울해했다”고 분개했다. 한 방송 관계자는 “유독 드라마의 질에 완벽함을 추구했던 김 감독이 상대적으로 금전적인 문제에 대해서는 취약할 수밖에 없었을 것”이라고 안타까워했다. 한쪽에서는 드라마는 망해도 스타만 살아남는 시장 구조에 대해 한탄의 목소리가 흘러 나왔다. 드라마가 흥행에 실패하면 제작자는 막대한 피해를 보지만 톱스타들은 금전은 물론 이미지의 타격도 거의 없다는 것이다. 최근 드라마에 출연한 한류스타 A, B씨는 출연료에 해외 판권 수익을 합쳐 회당 8000만~1억원씩 받았다. 최소 16회로 계산해도 16억원이다. 영화 한편에 A급 배우들이 받는 개런티가 5억~6억원인 데 비하면 무려 3~4배나 되는 액수다. 한 드라마 제작사의 이사는 “회당 2억원 안팎의 제작비에서 주연 배우들의 출연료와 작가들 고료로 절반 이상 날아가면 아무리 간접광고(PPL)로 맞춘다고 해도 제작비의 압박을 받을 수밖에 없다”면서 “하지만 출연료 문제가 발생하면 톱스타들은 촬영 도중 잠적하거나 대기실에서 꿈쩍도 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현재 국내 드라마의 70~80%를 외주제작사에서 만드는 현실이지만 함량 미달 외주사의 난립으로 시장은 혼탁 그 자체다. 한 드라마 제작사 대표는 “방송사는 광고수익만 염두에 둔 채 무조건 스타를 잡아와야 편성을 해준다고 으름장을 놓으면서 제작비는 절반밖에 대지 않는다”면서 “할리우드의 유명 제작자도 한국에서는 버티기 힘들 것”이라고 성토했다. 한국드라마제작사협회의 박상주 총괄 팀장은 “제작 역량이 부족한 회사들이 편성을 따내기 위해 고액의 출연료와 작가료를 지급하면서 시장 질서를 흐리고 있다”면서 “현행 드라마제작사 신고제를 등록제로 개정하고 방송사가 일방적으로 ‘갑’이 되는 수직관계를 벗어나 합리적인 제작비를 지급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본격적인 프리랜서 스타 PD 시대를 열었던 고 김종학 감독. 그를 보내며 이제라도 시장을 투명하고 공정하게 만들기 위해 관계 당국과 방송 주체들이 머리를 맞대야 한다. 그것이 ‘수사반장’, ‘여명의 눈동자’, ‘모래시계’ 등 그에게 추억을 빚진 사람들이 할 일이다. erin@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천봉삼은 홧김에 술 한 방구리를 단숨에 비워버렸다. 불과 달포 전까지는 적굴의 염탐꾼으로 행세하였다는 것을 그들이 눈치챈다면 아마도 기절초풍할 것이었다. 그걸 생각하면 기가 차서 가슴이 써늘했다. 지금은 인질이 되어 행중에 끌려다니는 고달픈 신세가 되었으나, 머지않은 장래에 이 수모에서 벗어나고 싶었다. 적굴 사람들과 동사한 것은 틀림없는 사실이었다. 그러나 피붙이를 순식간에 비명횡사시킨 뒤에 그 자리를 뜰 수 없어 버티는 월이를 두고 도망할 수는 없었다. 두령이란 자가 그에게 간자 노릇하라고 십이령길로 내몰았으나 사실 따지고 보면, 건성으로 염탐하는 것처럼 잠행하였을 뿐 산적들에게 결정적인 첩보를 준 적은 한 번도 없었다. 그러나 그런 사실을 직토한들 지금 당장 믿어주지도 않을 것이었다. 그 혐의로부터 홀가분하게 벗어날 수 있다면 그것은 바로 적소의 두령을 잡는 것이었다. 높을재를 넘어 안동과 고령, 상주까지 상로를 개척한답시고 떠난 행중이었으나 내막은 도타해서 잠적해버린 두령의 뒤를 쫓는 일이 아닌가. 우연찮게 안동 상인들과 마주쳐서 코가 비뚤어지도록 술대접을 받았던 일행이 이튿날 아침에 눈을 떴을 때, 그들은 벌써 길을 떠난 뒤였다. 일찍 깨어난 새가 벌레를 잡는다는 말이 생각날 정도로 그들의 행동은 민첩하였다. 곽개천과 천봉삼 일행은 아침 선반 머리에 일어나 매야 저잣거리를 이리저리 수탐하고 나서 중화 지나서 길 걷기에 크게 부담이 되지 않는 미역 짐을 지고 높을재로 향했다. 매야에서 일찍 발행하면 높을재에서 유숙하고 수비로 가거나 걸음이 빠른 축들은 깊으내까지 가서 사처 잡을 수도 있었다. 일행은 해질녘에 동막에 당도하였다. 일찌감치 안면이 있는 숫막에 들어 사처 잡고 또한 수소문하였으나 별반 소득이 없었다. 행상들이 많이 모이는 높을재 숫막에서도 역시 도타한 두령의 행방 따위는 냄새조차 없었다. 수비에 당도하여 내륙에서 매야로 가는 행상에게 미역 짐을 좋은 값으로 흥정해서 홀가분하게 되었으나 다른 소득은 없었다. 울진 소금 상단은 자주 들르지 않는, 매야 저자와 영양 수비에서 오가는 다른 상단과 안면을 트게 된 것이 소득이라면 소득이었다. 그런데도 곽개천의 얼굴에 초조한 기색은 없었다. 그것이 속으로는 손톱여물을 써는 천봉삼과 다른 점이었다. 수비에서 돌아오는 길에 다시 높을재 숫막에 당도한 천봉삼은 곽개천에 가만히 일렀다. “우리 행중이 두령의 행방을 쫓으려 했다면 허행을 한 것 같습니다.” “허행이라니요?” “시생도 그동안 많은 고초와 시련을 겪어 어진혼이 나간 주제입니다. 이제 겨우 기신을 차리고 보행하게 된 터라 사리분별이 옹색할 수도 있겠으나, 그놈이 매야 쪽으로는 잠적하지 않은 것 같기 때문입니다.” 천봉삼의 말을 귀여겨듣기는 하였으나, 곽개천은 그다지 심각한 일은 아니라는 듯이, “그럴 수도 있겠지요……” “상단의 포망을 천행으로 빠져나가 잠행을 했다면, 은신하기 좋은 산협이나 안면이 있는 고향 근처에서 배회하기 마련일 텐데, 우리가 다녔던 내왕 상로는 산협이긴 합니다만, 내왕이 번다하여 이목이 두려운 곳이니, 쓸개 빠진 놈이 아니라면 떠돌이 비렁뱅이 노릇으로 연명할 각오를 했더라도 이쪽으로 발길을 놓기가 수월치 않았을 터이지요. 게다가 이곳은 수구(瘦軀)를 이끌고 찾아올 궐자의 고향도 아니지 않습니까. 설령 가근방이 고향이라 하더라도 눈총받고 살아왔을 것이 뻔한데 스스럼없이 찾아올 리 만무겠지요. 어떻게 보면 궐자는 우리가 알 수 없는 엉뚱한 곳에 은신해서 또다시 우리 상단에게 설치하고 설분할 궁리를 트고 있을지 모를 일입니다.” “그럴싸한 얘깁니다. 그러나 우리의 내왕 행보가 궐자의 행방을 수탐하지 못했다고 해서 허행한 것은 아닙니다. 내왕 행보에 여러 행상을 만나 통문을 놓았으니 궐자가 이쪽 상로에 발길을 놓았다는 낌새만 있어도 필경 급주를 놓아 우리 접소에 통기할 것이오. 그뿐이 아닙니다. 매야 저자에서 영양과 진보에 이르는 상로를 얼추 둘러보았으니 십이령길만 다니던 우리 상단이 또 다른 상로를 개척하였다는 소득도 있지 않았습니까. 돌절구도 밑 빠질 날이 있더라고 끈질기게 찾다보면 언젠가는 우리 손에 잡힐 것입니다. 중요한 것은 우리 상단이 궐자를 잊지 않고 뒤를 쫓고 있다는 것을 눈치채게 하는 것이오.” “궐자는 눈매가 무서워 눈치도 빠르고 행동도 민첩할 뿐 아니라, 곁에서 벼락이 떨어져도 좀처럼 놀라지도 않는 담력도 가졌습니다. 언문을 진작부터 통달했음은 물론이고, 진서에도 별로 막히지 않는 것을 목격하였습니다.” “궐자가 선다님 행세한다는 것은 알고 있는 일입니다. 고향이 어딘지 적실하게 알지는 못하지만, 가근방 출신인 것만은 틀림없어요. 그러나 궐자는 쫓기는 처지이고 우리는 뒤를 쫓고 있는 입장이라는 것을 염두에 두시오. 궐자가 문자와 식견에 통달했는지는 알 수 없으나 나는 십이령과 고초령길쯤은 얼음 속 들여다보듯 하고 있습니다. 한편은 도망하고 한편은 뒤를 밟고 있다면 어느 쪽이 유리한 것입니까. 식견보다 지리에 밝은 쪽이 아니겠소. 궐자의 꿍심이 어디에 있든 우리 상단이 필경 궐자를 잡아 추살(椎殺)시킬 것이오. 궐놈이 우리 상단 차인꾼 두 사람을 순식간에 척살하지 않았소. 그것을 생각하면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두 눈을 부릅뜨고 허공을 지켜보게 됩니다. 우리 상단이 해야 할 일 중의 또다른 한 가지는 지금 어느 구석에 처박혀 있는지 모를 길세만의 행방을 찾는 것입니다. 그 동무가 소임을 소홀히 한 죄는 도저히 비켜날 수 없겠지만, 그렇다고 해연(解緣)이야 할 수 없겠지요. 새사람으로 다시 태어나려면, 징치를 당하든 장문을 당하든 죄벌은 야무지게 치러야 탈면(頉免)이 될 것이고, 그러고서 다시 동무로 되돌아와야 할 것인데, 그 방정맞은 동무가 어디서 말뚝잠으로 지새우는지 코빼기조차 보이지 않으니 그것이 딱할 따름이지요.”
  • [열린세상] ‘착한 한국사람’ 프로젝트/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열린세상] ‘착한 한국사람’ 프로젝트/최영재 한림대 언론정보학부 교수

    최근 미국에서 몇 년간 살아본 경험이 있는 지인들과 이야기 도중에 다음과 같은 질문이 화제가 됐다. 한국 사람들은 착한가. 모인 사람들은 이구동성으로 그다지 착하지 못한 것 같다는 의견에 동의하는 듯했다. 최소한 자신들이 경험한 미국 사람, 미국 사회에 비해 한국 사람, 한국 사회는 그다지 착하다고 말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때마침 한국전쟁 종전 60주년을 맞아 국내에서 방영된 다큐멘터리에서 한국전 참전 미국 병사가 전쟁고아가 된 한국 아이를 미국으로 데려가 자신의 아들로 입양해 미국인으로 키워낸 사례들을 보고 감동과 반성을 했다는 이도 있었다. 한국전을 치른 지 60년이 지나 고도성장을 이룬 한국 사회는 적지 않은 동남아 사람들을 노동자로, 신부감으로 받아들이는 이른바 다문화사회를 맞이하고 있다. 하지만 열악한 처지에 놓인 필리핀이나 캄보디아 아이들을 내 자식으로 삼아 아낌없이 후원하는 일은 쉬운 일이 아니다. 통계를 찾아 보니, 한국은 여전히 미국으로만 연간 700여명의 아이를 입양시키는 입양 수출국 4위를 기록하고 있다. 우리 아이들도 제대로 보살피지 못하는 우리를 과연 착한 사람들이라 말할 수 있겠는가. 한국 사람들이 선진국 사람들에 비해 착하지 못하다고 하는 데는 그럴 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잦은 외세의 침탈과 전쟁, 남북 분단의 갈등 속에서 어떻게든 살아남아야 했던 치열한 생존경쟁에서 우리는 착해질 여유와 성찰의 기회를 갖지 못했다. 고속 경제성장 과정에서는 나의 출세와 가족의 행복을 돌보는 데 여념이 없었다. 나름대로 유교적 도덕관념과 정의의식은 있었지만 남을 보살피고 도와주는 이타적인 심성과 착한 사회적 실천에까지는 이르지 못했다. 많은 경우 우리는 내 몸을 챙기고 가족의 행복을 챙기는 데는 착하지만 이웃을 내 몸처럼 돌보는 데는 그다지 착하지 못하다. 텔레비전은 온통 내 몸을 챙기는 건강과 음식 프로그램투성이다. 가족 내 핏줄을 따지며 갈등하지만 궁극적으로는 화목과 행복을 지향하는 드라마들이 대세를 이룬 지 오래다. 사람들에게 삶의 목적이 무엇이냐고 물어보면 대부분 행복이라고 답한다. 교양 프로그램에는 행복 전도사가 고정 출연하고 행복론이 단골 주제가 된다. 톨스토이는 ‘행복은 인간을 이기주의자로 만든다’고 설파한 적이 있다. 행복지상주의에 빠져 있는 한국사회는 자기 이기주의, 가족 이기주의의 틀에 갇혀 좀처럼 착한 사회로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우리 사회가 지향하고 있는 진정한 선진국이 되려면 경제적 부유함에 맞먹는 정신적 성숙함을 갖춰야 한다. 서로 믿고 서로 위하는 좋은 사람들이 모여 사는 곳이 선진사회 아니겠는가. 높은 도덕적 수준과 구성원 간의 상호 신뢰는 한 사회의 사회적 자본으로 작용해 고도의 경제성장을 이끈다는 것이 정설이다. 한국사회가 진정한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경제성장 정책과 함께 ‘착한 한국사람’ 프로젝트라도 가동시켜야 되지 않나 싶다. 그동안 우리 사회의 교육은 지식이 많은 ‘든 사람’과 성공한 ‘난 사람’ 만들기에만 몰두했다. 그 결과 경제적으로는 잘살게 됐는지 모르지만 정서적, 정신적으로 잘살고 있는가 하는 데 대해서는 항상 회의적이었다. 진정 정신적으로 행복하려면 착한 한국 사람이 되기 위한 실천적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 근면과 성실, 절제의 착한 미국인의 표상으로서 ‘모든 양키들의 아버지’라고 불리는 벤저민 프랭클린은 세계적인 인생 교과서가 된 자서전에서 착한 사람이 되기 위한 제일의 덕목으로 절제의 습관과 선행의 실천을 꼽은 바 있다. 인간은 언제든지 세속적 유혹과 잘못, 죄에 쉽사리 빠져들 수 있기 때문에 원천적으로 쾌락과 식욕, 성벽, 성욕, 격정, 탐욕 등 속세적 행복감에 빠져들려는 유혹을 처음부터 적절히 절제하는 습관을 들이지 않으면 안 된다는 것이다. 프랭클린은 또 매일 ‘오늘은 어떤 선행을 할 것인가’ ‘오늘은 어떤 선행을 하였는가’를 자문하며 이타적 선행을 실천했다고 한다. 번 돈을 사회에 환원하는 착한 기업인, 전쟁고아를 입양하는 착한 미국 병사는 결코 우연의 결과가 아니다. 착한 한국사람이 되기 위해서는 우리도 공허한 행복을 위한 행복론을 떠들지 말고, 절제의 미덕과 선행의 실천을 가르쳤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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