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상점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3안타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음식물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청년들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 스승
    2026-04-12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7,206
  • ‘삼바의 나라’ 브라질에 부는 한류 열풍

    ‘삼바의 나라’ 브라질에 부는 한류 열풍

    ‘삼바의 나라’인 남미의 브라질. 열정으로 이글거리는 이곳에도 요즘 한류 열풍이 한창이다. 27일 오전 7시와 낮 12시에 방송되는 아리랑 TV의 데일리 매거진쇼 ‘아리랑 투데이’에서는 브라질에 부는 한류 바람을 소개한다. 아이돌 그룹 ‘제국의 아이들’의 멤버인 동준과 케빈이 최근 한류 열풍에 힘입어 브라질을 방문했다. 현지의 K팝 팬들을 상대로 펼친 K팝 오디션 현장과 동준과 케빈이 준비한 미니 콘서트 현장을 소개한다. 브라질의 한류 팬들은 스타와 잊지 못할 시간을 보냈다. 이와 함께 브라질 속 한국을 만나보고, 브라질 사람들의 한국 사랑도 들어본다. 그윽한 커피의 도시 상파울루 중심가에 가면 즐비한 고급 의류 상가들을 만날 수 있다. 바로 봉헤치르 거리다. 봉헤치르 거리는 브라질 의류 산업의 중심지일 뿐 아니라 남미 의류 산업의 본산이다. 직원들은 대부분 브라질 사람들이지만, 카운터에 앉아 있는 사람은 한국 사람들이다. 브라질 거주 교민들 상당수가 이 봉헤치르 거리의 의류 상점 주인이다. 브라질 의류 산업을 한국인이 장악하고 있는 것이다. 브라질의 교민 1세대는 박정희 정권의 농업 이민 정책으로 브라질에 이주한 사람들이었다. 교민들은 브라질에 이민 올 당시 정부가 약속했던 농토가 전혀 농사를 지을 수 없는 불모지였기 때문에 부득이 먹고살고자 옷을 만들기 시작했다고 말한다. 봉헤치르 거리에는 향이 좋기로 유명한 커피숍이 있다. 한국인들의 사랑방으로 통하는 이곳에서 상파울루 사람들은 한국의 맛을 만날 수 있다. 요즘 한식은 브라질에 사는 한인들은 물론 현지 사람들에게도 최고의 인기다. 한류 열풍과 한국 사랑이 펼쳐지는 브라질의 현장을 찾아가 본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브라질에 임신부 낀 여성 7인조 절도단 활개

    여자로만 구성된 절도단이 브라질에서 활개를 쳐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용의자 중 한 명은 이미 상당히 배가 부른 임신부인 것으로 알려졌다. 브라질의 인터넷신문 G1에 따르면 여자 절도단이 활동하고 있는 곳은 브라질 북동부 일대. 여자 절도단은 옷가게, 문방구 등 업종을 가리지 않고 상점을 대상으로 범죄행각을 벌이고 있다. 수법은 간단하다. 조직 중 몇몇이 상점에 들어가 특유의 입담으로 종업원의 정신을 빼놓으면 그 틈을 이용해 잔당이 물건을 훔쳐 도주하는 식이다. 여자 절도단은 대담하게도 상점 뒤 창고까지 들어가 물건을 털어가는 등 절도의 달인처럼 기승을 부리고 있다. 경찰에 따르면 여자절도단은 임신부를 포함해 최소한 7명으로 구성돼 있다. 브라질 경찰은 “여자절도단이 등장한 건 지난해 말부터였다.”며 “감시카메라에 잡힌 사진을 단서로 용의자를 추격하고 있다.”고 밝혔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해외통신원 손영식 voniss@naver.com
  • 현대차 등 고속도·국도서 무상점검 서비스

    현대기아차 등 완성차 업체들은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4일까지(매일 오전 9시~오후 5시) 고속도로와 국도에서 자동차 무상점검 서비스를 실시한다고 20일 밝혔다. 엔진과 브레이크, 타이어 등을 우선 점검하고 냉각수와 각종 오일류를 보충해 준다. 와이퍼와 전구류 등도 교환할 수 있는데, 특히 소모성 부품은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 무상 정비소와 가까운 곳에서 고장난 차량에는 긴급출동 서비스도 실시한다. 아울러 장거리 운행을 위한 안전운전 요령을 안내하고, 전국 어디서나 가까운 정비소에서 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종합상황실을 운영, 귀성객들에게 편의를 제공할 예정이다. 현대기아차는 추풍령, 정읍, 함안 등 전국 41개 고속도로 휴게소에 서비스코너를 마련했다. 주행 중에 문제가 생기면 24시간 운영되는 종합상황실에서 긴급출동 및 견인서비스 등 안내를 받을 수 있다. 르노삼성차는 안성, 칠곡, 이천 등 7개 주요 고속도로 상·하행선 휴게소에 설치한 14개 서비스 코너에서 무상점검을 진행할 예정이다. 한국지엠도 휴게소 7개 코너에서 장거리 운행차량 예방 점검과 함께 소모성 부품을 무상으로 교환해 준다. 쌍용자동차는 경부고속도로 기흥(부산 방향)과 안성(서울 방향) 등 20여곳에 서비스센터를 마련했다. 고장에 대비해 각 자동차 회사별 긴급전화 번호는 필수다. ▲현대차(080-600-6000) ▲기아차(080-200-2000) ▲한국지엠(080-3000-5000) ▲르노삼성(080-300-3000) ▲쌍용차(080-500-5582)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전신 누드에 심취한 권총 강도 출현

    피해자의 누드 전신을 감상하는 별난 취미를 가진 강도가 아르헨티나에 출현, 경찰이 수사에 나섰다. 부에노스 아이레스 주의 도시 라플라타에서 누드에 심취한 강도가 나타났다. 사건은 18일(현지시간) 작은 상점에서 발생했다. 손님으로 가장해 미용테라피센터에 들어선 강도는 “테라피 요금이 얼마냐. 애인에게 선물로 주려한다.”는 등 말을 걸며 이리저리 눈치를 살폈다. 여자 두 명이 센터를 지키고 있는 걸 확인한 강도는 총을 꺼내들고 여자 주인과 여자종업원을 위협했다. “카운터에 있는 돈을 다 내놔라.”라는 말에 여주인은 순순히 돈을 꺼내 건냈다. 휴대전화와 반지까지 모두 빼앗은 강도는 센터 건물 뒷편으로 두 사람을 데려갔다. 강도는 돈을 주머니에 챙겨넣으며 여자들에게 “실오라기 하나 남기지 말고 옷을 벗으라.”고 명령했다. 여주인과 여종업원은 총을 겨눈 강도 앞에서 벌벌 떨며 옷을 벗었다. 그러나 다행히 끔찍한 일은 일어나지 않았다. 강도는 한동안 두 사람의 전신 누드를 감상하다 센터를 빠져나가 도망갔다. 경찰은 여자 누드에 특히 관심이 있는 특이한 성향의 강도가 나타났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관타나모수용소 10년] (3) 장병 막사 체험

    [관타나모수용소 10년] (3) 장병 막사 체험

    겨울 내복에 점퍼까지 껴입고 양말을 신은 채 누워도 어디선가 바람이 숭숭 들어온다. 머리가 시려 수건으로 둘둘 감싸 보지만 큰 효험은 없다. 지급된 담요 1장은 수건처럼 얇다. 여기에 고막을 찢을 듯한 “윙~” 하는 발전기 모터 돌아가는 소리가 쉼 없이 귀를 울린다. 무슨 혹한의 전쟁터 한가운데 누운 것 같다. 바람을 이리저리 막으며 뒤척이다 보니 날이 밝았다. 16, 17일(현지시간) 이틀간 텐트로 된 관타나모 훈련 장병 막사에서의 취침은 20여년 전 모진 군대 생활을 경험한 기자한테도 버거웠다. 텐트에 설치된 히터를 틀면 소리만 요란할 뿐 에어컨처럼 찬바람이 쌩쌩 불어닥쳤다. 겨울이라고는 하지만 한낮에 섭씨 25도를 넘나들 정도로 따뜻한 적도의 기후에서 준비해 간 겨울 의복을 실제 활용할 것이라고는 생각지도 못했다. 텐트 1개당 몸뚱아리 하나 겨우 누일 만한 침대 6개와 서랍장, 소형 냉장고가 가구의 전부였다. 젖은 수건을 걸어 놓을 만한 빨랫줄도 없었다. 일반 사병이 아닌 지휘관급은 텐트 전체를 사용한다. 그래도 별로 부러울 것 없는 황량한 텐트 생활이다. 아침에 눈을 비비며 들어선 화장실용 텐트는 태어나서 처음 본 광경이었다. 앞과 옆 칸막이가 휑하니 얇은 커튼으로 돼 있었다. 옆에서 ‘실례’하는 소리가 다 들리는 구조였다. 다행히 샤워실에서는 더운물이 나왔다. 오전 8시 관타나모 기지 전체에 스피커로 미국 국가가 울려 퍼졌다. 이때 3000명이 넘는 기지 내 모든 장병은 부동자세를 취한다. 일몰 때인 오후 5시 30분 팡파르 소리가 나올 때도 예를 표한다. 한 장병은 “매일 아침과 저녁 국기를 올리고 내리는 때에 맞춰 의식이 행해진다.”면서 “하지만 관타나모 기지는 실제 깃발을 움직이지 않고 상징적으로 음악을 울린다.”고 했다. 기지 내 상가에 나가기 힘든 장병을 위해 하루 한 차례 이동식 매점 트럭이 와서 샌드위치, 과자, 과일, 커피 등을 판다. 맥도널드 등 패스트푸드 상점에 고기, 야채, 소스 종류까지 선택해 샌드위치를 주문하면 맞춤형으로 배달해 주기도 한다. 훈련 장병이 아닌 상주 장병 막사는 건물로 돼 있어 훨씬 쾌적하다. 개인별로 자기만의 방을 가진다. 침대와 옷장, TV, 냉장고, 전자레인지 등이 갖춰져 있다. 화장실 겸 욕실은 2인 1실로 공유하는 구조다. 화장실을 통해 룸메이트끼리 연결되는 셈이다. 앤드루스 하사는 “룸메이트를 만나려면 화장실로 들어가야 한다.”며 웃었다. 장병들마다 근무 시간대가 다르기 때문에 취침 전 점호 같은 의식은 없다. 아침에 단체로 구보를 하는 소대도 있지만 각자 자율적으로 운동하는 소대도 있다. 부대 안에는 야구장과 축구장 등 각종 운동시설이 있고 심야에도 환한 불빛 아래서 운동을 즐길 수 있다. 미국 본토의 코앞에 있는 사실상의 미국 땅이지만 장병들은 이라크·아프가니스탄 등 해외 파병 장병과 같은 처우를 받는다. 한 해에 2주간 휴가를 주는 식이다. 결국 미군 스스로도 관타나모가 미국 땅이 아님을 인정한다는 얘기일까. 글 사진 관타나모(쿠바)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대낮에도 조명 ON…전력낭비 규제 OFF

    대낮에도 조명 ON…전력낭비 규제 OFF

    19일 오후 5시 서울 중구 명동의 번화가. 네온사인이 휘황찬란했다. ‘지지직’거리는 접촉음에 놀란 행인들이 자꾸 머리 위 네온사인을 쳐다봤다. 화장품 가게는 아침에 문을 열자마자 간판 조명부터 켰다. “옆 가게도 켜는데….”가 이유다. 외국 관광객을 향한 점원들의 외침만큼 상점 안에서 뿜어져 나오는 열기도 뜨겁다. 매장 입구에는 전기 온열기를, 가게 안에는 온풍기를 켜 놓은 채 문을 활짝 열어뒀다. 정부가 지난달 15일 동절기 전력 수급 비상과 관련, 발표한 네온사인 사용시간과 실내온도 제한 지침을 준수하는 곳은 찾아보기 쉽지 않았다. 정책과 현실과의 괴리가 뚜렷했다. 명동·신촌·종로·홍익대 등의 번화가도 한낮부터 ‘불야성’을 이뤘다. 오후 5시쯤 예외 없이 네온사인 간판이 켜졌다. 실내 난방온도를 섭씨 20도로 제한하는 규정 역시 ‘있으나 마나’다. 단속이 나오면 한겨울에 에어컨을 켜 실내온도를 맞추는 곳도 있었다. 상점 주인들은 대체로 “문을 열어 둬야 손님들이 찾는다.”면서 “온풍기를 틀어 어떻게든 실내온도 20도를 맞췄으니 문제가 없지 않으냐.”고 따졌다. 규정대로라면 모두 과태료 처분 대상이다. 지식경제부가 지난달 15일 ‘전력 피크시간대인 오후 5~7시 2시간 동안 옥외 네온사인 사용을 금지하고, 난방온도는 섭씨 20도로 유지한다.’는 ‘에너지사용 제한에 관한 공고’를 발효했다. 한번 어기면 과태료 50만원, 4회 이상 적발되면 최대 300만원이 부과된다. 상인 대부분은 이같은 규정조차 모르고 있었다. 전력난 속에서도 맘껏 전기를 쓰는 또 다른 이유는 비교적 가격이 저렴한 상업용 전기료를 내기 때문이다. 상업용 전기는 가정용과 달리 누진세 적용 대상이 아닌 데다 야간에는 할인까지 된다. 하지만 상업용 전기는 국내 전력 사용량의 30%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크다. 네온사인은 일반 간판보다 전력사용량이 8배나 많아 전력낭비의 주범이다. 정희정 에너지시민연대 사무처장은 “고객의 편의를 위해 사용하는 전기이기 때문에 규제하기가 껄끄럽다.”면서 “상가시설은 단위면적당 몇 와트 이상 사용할 수 없도록 하는 등 새 기준을 만드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말했다. 김진아기자 jin@seoul.co.kr
  • 어린이 범죄예방 ‘지킴이집’ 유명무실

    어린이 범죄예방 ‘지킴이집’ 유명무실

    “아동안전 지킴이집이 뭔가요?” 학교폭력 등을 예방하기 위해 전국적으로 운영되는 ‘아동안전 지킴이집’이 허울만 그럴듯한 제도라는 지적이 일고 있다. 아동안전 지킴이집은 어린이가 범죄 위협에 처하거나 사고 또는 길을 잃는 등 위급상황에 놓였을 때 임시보호와 함께 경찰에 인계하는 제도로, 경찰과 지역사회가 함께 아동을 보호하는 치안시스템이다. 지난 2008년 4월 안양초등학생 납치살해 사건 이후 초등학교와 유치원 주변과 통학로 등의 편의점·약국·문구점·상점 등이 지킴이집으로 지정됐다. ●지킴이집, 전국 2만4800곳 운영 15일 인천지방경찰청에 따르면 인천지역에는 아동지킴이집이 모두 1091곳으로 상점 544곳, 문구점 210곳, 편의점 148곳, 약국 59곳, 기타 130곳 등이다. 하지만 지킴이집의 실적은 거의 없다. 지난 한해 실적은 폭력예방 44건, 실종예방 29건, 비행선도 104건, 기타 35건 등 모두 212건으로 집계됐다. 폭력예방 실적만으로 봤을 때 지킴이집 100곳 중 4곳에서만 아이들에게 도움을 준 셈이다. 이 같은 현상은 어린이와 학부모 대부분이 아동지킴이집의 존재를 잘 모르고 있기 때문이다. 지킴이집의 위치와 도움 요청 방법 등에 대한 학교 차원의 교육이 미흡하고, 경찰 역시 홍보나 교육을 제대로 하고 있지 않다. 인천 연수구 C초등학교의 박모(11)군은 “문구점에 가면 스티커가 붙어 있거나 편의점 앞에 노란색 인형 같은 것이 있긴 한데 학교에서 배운 적도 없고 들어 본 적도 없어 지킴이집이 뭔지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부산지역 10개 초등학교 학생 30명에게 지킴이집 위치를 물은 결과 5명만 알고 있었다. 초등학생 자녀를 둔 황모(40·여)씨는 “지킴이집에 대해 처음 들어 봤다.”면서 “아이들의 안전을 지켜 주는 곳인데 정작 아이와 학부모가 모르면 무슨 소용이 있겠느냐.”고 말했다. 심지어는 업주와 종업원조차도 아동지킴이집의 역할을 잘 모르고 사명의식도 부족한 것으로 드러났다. 인천의 한 편의점 종업원은 “이곳이 지킴이집이란 것은 업주에게 들어 알고 있지만 무슨 역할을 하는지 잘 모르겠다.”며 “지금까지 이를 물어 보거나 도움을 요청한 아이는 없었다.”고 말했다. 지킴이집을 알리는 스탠드형 표지판(곰돌이)을 구석에 방치하거나 주차 방지용으로 쓰는 사례 등이 많아 간판형으로 바꾸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서울 은평구에서 문구점을 운영하는 최모(48)씨는 “(지킴이집) 지정 후 교육이나 대처방법에 대해 들은 적이 없다.”면서 “솔직히 아이들이 도움을 요청한다 해도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경찰, 규모 늘리는데만 급급 경찰이 지킴이집 규모를 늘리는 데만 급급할 뿐 내실 있는 운영을 못하고 있다는 비판도 나왔다. 지구대별로 담당자를 정해 월 1회 지킴이집을 방문하고 있으나 과중한 업무를 감안할 때 실질적인 교육·지도가 어려운 실정이다. 한 경찰서 관계자는 “지킴이집이 무보수로 운영되다 보니 관계자들의 사명감이 떨어지는 게 사실”이라며 “지킴이집 숫자를 늘리는 데 중점을 둘 게 아니라 활성화시킬 수 있는 동기를 부여해 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기획]최고경영자=⑥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씨

    [기획]최고경영자=⑥롯데그룹 신격호(辛格浩)씨

     종양장(種羊場)의 양털깍이 소년이 맨주먹으로 현해탄을 건넌 지 30년- 지금은 부동산만 3천억「엔」(한화 4천억원)어치를 가진 대재벌로 자라났다. 4천억원이면 우리나라 1년 총예산의 절반. 지난 해 2천억원의 매상을 올린「롯데」의 신격호(辛格浩·53)씨는 이 어마어마한 부(富)가 오직『신용과 의리』로 쌓아올린 것이라 했다.  차분하게 외곬 파고들어…신용과 의리로 쌓아올려 『저는 운이라는 걸 믿지 않습니다. 벽돌을 쌓아 올리듯 신용과 의리로 하나하나 이루어나갈 뿐이죠』  「롯데」종업원들은 아직 신(辛) 사장이 웃거나 화내는 것을 본 일이 없다고 한다. 화가 나면 오히려 음성이 낮아지고 차분해지는 것이 신(辛) 사장의 성격. 이런 내성적인 성격이기에 오늘의「롯데」를 만드는 데도 다른 경영자들과는 달리 화려하게 남의 눈에 드러나는 일 없이 차분하게 외곬으로 파고 드는「인·파이팅」전번(戰法)을 써왔다.  재일교포 사회에선『관동(關東)에 롯데, 관서(關西)엔 판본(阪本)』이란 말이 자랑스럽게 쓰여지고 있다. 신격호(辛格浩)씨와 서갑호(徐甲虎)씨가 교포 중 가장 성공한 사람일뿐더러 일본의 어느 기업과 견주어도 결코 떨어지지 않기 때문이다.  「롯데」의 본거지인「도꾜·롯데」는 지난 해 제과부문에서 1천2백억「엔」,「레저」와 부동산부문에서 6백억「엔」을 벌어 들였다.「도꾜·롯데」는 모두 11개의 기업체를 거느리고 있는데 이 중에는「검」「초컬리트」「캔디」「아이스크림」공장이 들어있으며「볼링」「골프」시설을 갖춘「레저·센터」인「롯데」회관,「프로」야구의「롯데·오리온즈」구단 등이 있다.「롯데」소유 부동산의 일본 은행 감정 가격은 총 3천억「엔」.  한편 12년 전부터 시작된 우리나라「롯데」는 지난 해 총 2백억원의 매상을 기록했다. 라면, 새우깡 등을 만들어내는「롯데」「검」「초컬리트」「캔디」공업이 90억원,「검」「캔디」의「롯데」제과가 45억원, 일본에 우리나라산 백삼(白蔘)을 독점 수출하고 있는「롯데」물산이 60억원어치를 팔았다. 다수 산매점 주의로 맞서…콧대센 일본 「하리스」눌러  「도꾜·롯데」에 비교하면 아직 한국「롯데」는 걸음마를 배우는 단계지만 어마어마한「도꾜·롯데」의 후광을 갖고 있는 한국「롯데」의 장래는 밝다.  「롯데」의 경영 방침은 간단하다. 첫째 질 좋은 상품을 만들어 낼 것, 둘째 제품이 많은 상점에 진열되어 있을 것, 세째(셋째) 선전에 힘쓸 것.  그러나 신(辛)사장의 경우는 보다 철저하다.  『평범한 속에 의외의「아이디어」가 있는 법입니다. 그「아이디어」를 찾아내고 한번 일에 손대면 철저히 하는 것-그게 성공의 비결이겠죠』  평범한 속에서 의외의「아이디어」를 찾아낸 대표적「케이스」가 바로「롯데·검」이다. 종전 직후 일본「긴자」뒷골목에서 GI들이 던져주는「검」을 줍는 일본 어린이들을 보고「힌트」를 받아「롯데·검」이 탄생된 것.  전후 일본엔 50여종의「검」이 생산되었으나「롯데」가 지금처럼 시장 점유율 65%를 자랑하는「톱·메이커」가 된 건 우수한 품질 때문이었다고 신(辛) 사장은 말한다.  또「롯데」의 평범한 경영 방침이 기업 경쟁에서 이긴 경우가 바로「하리스」와의 싸움이다.「롯데」와 함께 일본의「검」시장을 나누어 갖고 있는「하리스」는 당초엔「롯데」로선 쳐다보지도 못할 만큼 큰 기업이었다. 그러나 도매상 중심으로 콧대 센 장사를 하고 있는「하리스」에 비해「롯데」는 다수(多數) 산매점주의로 맞서 끝내 이기고 말았다.  가정 부인들을「세일즈」에 동원, 시장 개척을 한 것도「롯데」의 기발한 판매「아이디어」의 하나였다. 다음은 선전. 「하리스」가 TV에 30분짜리「프로」를 만들면「롯데」는 1시간짜리로 맞섰다.  지금도「롯데」는 한해에 65억「엔」을 선전비로 쓰고 있다. 결국「검」싸움에서「하리스」는 「롯데」의 평범한 경영 방침에 져 현재까지 주인이 3번이나 바뀌고 말았다.  『팔리는 건 제품이지만 하는 것은 사람입니다. 제 인사 관리는 간단해요. 일단「롯데」에 들어온 사람이면 스스로 사표를 내고 나가기 전엔 절대로 해고하지 않는다는 것입니다. 잘못이 있으면 감봉 처분이 고작이죠. 직장을 믿고 일할 수 있을 때 일이 제대로 되는 것 아닙니까?』  현재「도꾜·롯데」산하 기업체의 부사장 중 67살이 된 노인이 한분 있다. 하는 일이라곤 출근했다 퇴근하는 것뿐. 그리곤 부사장 월급을 타간다. 신(辛)씨가 종전 직후「크림」장사를 사작할 때 썼던 종업원 10명 중 유일하게「롯데」에 남아 있는 사람이란 이유 때문. 종업원은 해고 않고 전문분야 일만 시켜  한국「롯데」의 경우 이런 인사 방침은 마찬가지지만 또 하나 특징은 종사자의 업무를 바꾸지 않는다는 것. 이는 신(辛) 사장이『우리나라에선 전문 기술자가 필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신(辛)사장의 과거는 한마디로『배 고팠다』는 것.  언양(彦陽·현 울산광역시 울주군 언양읍)에서 몇 10리 들어간 경남(慶南) 울주(蔚州)군 삼남(三南)면이 신(辛) 사장의 고향. 바로 이웃 마을이 서갑호(徐甲虎)씨의 고향이다, 신(辛)씨는 울산농업실습학교를 졸업하고 곧 어느 종양장으로 양털깎이 소년으로 취직했다. 농사만 지어서 5남5녀의 10남매를 먹여 살리긴 힘든 일. 신(辛)씨는 장남으로 가장의 역할까지 겸해야 했다.  21살 되던 해『언제까지 양털만 깎고 살 수는 없지 않으냐?』는 각오로 집을 뛰쳐 나왔다. 일본의 종양장을 돌아 본다는 명목으로 현해탄을 건넜지만 신(辛) 청년의 뜻은『배고픔』을 면해 보자는 것이었다,  우유 배달을 하기도 하고 무거운 철판을 져 나르기도 했다, 그 돈으로「와세다」대학에 들어갔다. 그러나 제2차대전으로 대학도 문을 닫자 어느 군수기름공장의 기술자로 취직했다가 동료의 모함으로 쫒겨났다. 신(辛)씨는「커팅·오일」을 만들어 내는 공장을 차렸다. 꼭 두번 납품하고 나자 공장이 미군기의 폭격으로 산산조각이 났다. 남은 건 빚 5만「엔」뿐.  종전이 됐다. 신(辛)씨는 폐허가 된 일본에서 이제 이길 것은『평화』뿐이라고 생각했다. 소위「평화산업」이란 화장품에 처음 손댄 것도 이 때문이다. 다시 빚을 얻어(어느 일본 의사였는데 오직 신(辛)씨만 믿고 돈을 대준 것. 그 뒤 신(辛)사장은 이 의사에게 병원「빌딩」을 지어 주어 은혜를 갚았다) 종업원 10명으로「크림」이며 머리기름을 만들어 냈다. 수익은「크림」이 2~3배, 머리기름은 10배가 남았다.  화장품으로 중소기업인이 된 신(辛)씨는 다시『평화산업』인「검」생산에 착수했고 오늘의「롯데」를 세워 놓았다. 50년대의 부동산「붐」에서 크게 한 몫을 잡은 것도「롯데」성장의 성장제 역을 했다.  1948년 자본금 1백만「엔」으로 시작한「롯데」가 지금은 그 3백배 이상으로 자라났고「롯데·검」은 6대주 어느 곳에도 수출되지 않는 곳이 없게 됐다.  한국에 금의환향한 것은 5·16 직후. 햇수로는 12년이 되지만 가정 분규로 신장개업을 한 지는 이제 5년째다. 그 5년 동안「롯데」경쟁 기업인 삼양(三養), 해태 등과 맞먹을 정도로 자라났다.  5형제 중 맏이자 총수인 신격호(辛格浩)씨는「롯데」의 회장. 4째인 선호(鮮浩·40)씨가 형님을 도와 일본에 있으며「도꾜·롯데」산하 공장의 전무·상무직을 맡고 있다. 한국「롯데」는 3째인 춘호(春浩·44)씨가「롯데」공업 사장, 막내인 준호(俊浩·33)씨가「롯데」제과 전무로 있으며 4째 매부인 최현열(崔鉉烈·전 부산(釜山)시장 최두열(崔斗烈)씨의 동생)씨가「롯데」물산의 전무로 있다.  시작은 화장품…부동산 투자로 한몫보고 한국「롯데」의 사장인 유창순(劉彰順)씨는 인척 관계는 없으나 유(劉)씨가 한국은행「도꾜」지점장으로 있던 시절부터 신(辛)사장과 막역하게 지내던 사이. 경영의 실무는 동생들에게 맡겨 놓고 있으나 신(辛) 사장은 유(劉)씨의 인품과 경영 수완을 높이 사고 있다고. 한때 말썽을 빚기도 했던 집안의 불화는 이제 말끔히 가시고 신(辛)씨가 한국에 나오면 형제가 모두 모여 술을 나누곤 한다.  『나이 드신 탓인지 요즘은 보다 많이 모국에 투자하고 싶어하십니다. 반도「호텔」애기도 그래서 나온 것 같아요』막내 준호(俊浩)씨가 전하는 말이다, 신(辛)씨는 완전히 기틀이 잡힌「도꾜·롯데」는「레저」산업쪽으로 방향을 바꾸고 부동산을 처분해 한국에 투자할 생각. 반도「호텔」을 인수해 객실 1천개의「딜럭스·호텔」을 지을 단계에 와 있고 74년께는 제철제강 분야에도 손을 댈 생각으로 현재 수익성 등을 검토하고 있다.  『「모리나가」「메이지」등 대「메이커」들과 과자 싸움을 벌일 땐 1주일에 겨우 하루 집에 들어 갈까 말까 였읍(습)니다. 한번 매달리면 철저한 게 제 성격이죠』  오랜 일본 생활로 일본 정계의「기시」(전 수상(首相))「후꾸다」(행정관리청 장관·전 대장성 장관)「오히라」씨(현 외상(外相)) 등 정객과도 교분이 두터워 이따금 한·일 정계의 막후에서 다리를 놓기도 한다.  술은 잘 하는 편이며 즐기는 것은 바둑. 우리나라「아마」2단의 실력으로 같은 급수인 막내 준호(俊浩)씨가 좋은 상대. 일본인 부인과 2남(男)1녀(女)를 두고 있다.  <김창웅(金昌雄) 기자> [선데이서울 73년 2월11일 제6권 5호 통권 제226호] ●이 기사는 ‘공전의 히트’를 친 연예주간지 ‘선데이서울’에 38년전 실렸던 기사 내용입니다. 기사 내용과 광고 카피 등 당시의 사회상을 지금과 비교하면서 보시면 더욱 재미있습니다. 한권에 얼마냐고요? 50원이었습니다.
  • 광주 ‘지산유원지’ 옛 명성 되찾는다

    “지산 유원지의 옛 명성을 되찾자.” 승용차가 거의 보급되지 않았던 1970~80년대에 광주의 유일한 나들이 장소였던 동구 지산동 지산유원지 일대에 대한 재개발과 주변 상권 활성화가 추진된다. 11일 광주시에 따르면 지난해 전문가와 주민 등으로 구성된 ‘지산유원지 개발을 위한 기획단(TF)’을 중심으로 개발 사업자 선정과 주변 보리밥집 등 상권 활성화 방안 마련에 골몰하고 있다. 기획단은 무등산 자락인 이 일대 유원지 지구 92만여㎡ 가운데 3분의2를 확보한 사업자가 각종 법적 요건을 갖춘 뒤 재개발 사업 승인을 요청할 경우 이를 긍정적으로 검토할 방침이다. 이 일대는 관광호텔과 온천, 리프트카 등의 놀이와 편의시설이 들어서 있으나 지난 30년간 사업자의 잇따른 부도로 일부 시설은 가동이 중단되거나 흉물로 방치되고 있다. 시는 이 일대를 재단장해 무등산 등산객이나 관광객들이 자연스레 찾을 수 있는 쉼터로 탈바꿈시킨다는 복안이다. 주변의 40여개 음식점 업주 등도 11일 ‘지산유원지상인회 창립총회’를 열고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에 관한 특별법’에 근거한 사단법인 형태의 상인회를 발족했다. 상인회는 이번 공식 법인 출범과 함께 지산유원지 시설현대화 사업에 박차를 가하기로 했다. 특히 ▲공영주차장 등 각종 편의시설 확충 ▲가로등의 LED 조명화 및 간판 정비 ▲교육관 등 문화행사 공간 마련 ▲홍보용 홈페이지 운영 ▲향토 음식·숙박 특화거리 조성 등을 서두르기로 했다. 김승재(57) 상인회장은 “30여년 전만 해도 지산유원지는 봄나들이 등의 인파로 발 디딜 틈이 없었으나 놀이시설 운영 업체 등의 부도로 쇠락을 거듭했다.”며 “이번 상인회 발족과 함께 시설 현대화, 경영혁신, 고객 편의시설 확충 등을 통해 옛 영화를 되찾겠다.”고 말했다. 지산유원지는 1975년 민간 자본의 투자로 무등산 자락 92만여㎡에 호텔과 골프연습장, 놀이시설, 리프트, 전망대 등을 갖추고 개장해 1980년대까지 시민의 사랑을 받았지만 1994년 사업자 부도 등으로 대부분 시설이 폐쇄됐다. 강운태 광주시장도 취임 이후 동구에서 열린 ‘시민과의 대화’를 통해 지산유원지 활성화 방안 마련을 약속했다. 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9일 TV 하이라이트]

    ●과학카페(KBS1 밤 11시 40분) 최신 유행과 트렌드가 시작되는 미국 뉴욕. 한 무리의 사람들이 상점 앞에서 검은 비닐봉지들을 뒤지고 있다. ‘프리건’(freegan)들이다. 이들은 버려진 음식을 소비하는 시민 활동가로, 쓰레기에서 얻는 각종 음식으로 식사를 해결한다. 투자 전문가, 교사, 모델 등 다양한 계층의 사람들이 프리건으로 참여 하고 있는데…. ●월화 드라마 브레인(KBS2 밤 9시 55분) 김상철(정진영)을 대신해 송민우의 수술을 하게 되는 강훈. 지혜는 김상철의 조언을 무시하는 강훈이 못마땅하다. 휴가에서 돌아온 준석의 손에는 붕대가 감겨 있고, 승만은 강훈의 눈에 들기 위해 노력하지만 쉽지 않다. 한편 유진은 딸 루비가 쓰러지자 크게 놀라 천하대병원 응급실을 찾게 된다. ●빛과 그림자(MBC 밤 9시 55분) 기태는 빚을 갚지 못해 집을 빼줘야하는 상황을 맞는다. 기태는 장철환과 조명국의 음모를 알고도 내색하지 않은 채 실체를 파악해나간다. 그 와중에 기태는 빛나라 쇼단을 운영하기 위해 나이트 클럽과 극장 무대 영업에 나서다가 송미진이라는 거물 여사장과 맞닥뜨린다. 장철환도 조명국을 후원해 쇼 비즈니스의 판을 키운다. ●태양의 신부(SBS 오전 8시 30분) 진혁이 사랑하는 사람이 효원이었다는 것을 알게 된 예련은 분노감에 부들부들 떨며 다급하게 진혁을 찾는다. 하지만 여전히 연락이 안 되는 상황에 화가 치밀어 오른다. 그리고 마침 효원이 출근했다는 것을 알게 되자, 진혁과의 과거를 캐묻기 위해 사무실로 향한다. 한편 인숙은 효원의 남자가 누구인지 찾아내려 한다. ●동물일기(EBS 밤 8시) 꾸러기반이 준비한 또 하나의 프로젝트가 시작된다. 같은 반 친구들이 모두 참여한 마음이 주연의 영화 ‘비밀’ 제작이다. 하지만 상영회 날짜는 코앞인데 편집에 대한 의견은 갈수록 엇갈리기만 한다. 과연 편집과 제작을 무사히 마치고 예정된 날짜에 영화를 개봉할 수 있을까. 그리고 길고양이 마음이의 중성화 수술 결과도 밝혀진다. ●명불허전(OBS 밤 10시) 시인 김남조가 사람의 아름다움, 세월의 아름다움, 관계의 아름다움에 관한 41편의 짧은 이야기를 담아 ‘아름다운 사람들’이라는 콩트집을 발간했다. 그는 외면보다, 내면의 아름다움을 가진 우리 주변 사람들의 이야기를 소개한다. 덧붙여 우리는 살면서 주변의 아름다운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전한다. 이 프로그램은 방송사 사정에 따라 바뀔 수도 있습니다. KBS 02-781-1800 MBC 02-780-0015 SBS 02-2113-3190 OBS 032-670-5000 EBS 02-526-2000 서울신문STV 02-777-6466
  •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평생 현역보장… 日 ‘노인천국’

    [7090 고령화 뉴패러다임] 평생 현역보장… 日 ‘노인천국’

    도쿄 스가모의 지조도오리 상점가는 ‘노인들의 거리’로 불린다. 약 1㎞에 걸쳐 있는 길 양편에는 의류와 과자, 신발 등을 파는 가게들이 늘어서 있다. 취급하는 상품 대부분이 할머니, 할아버지를 위한 의류나 지팡이, 모자 등이다. 쇼핑 중이던 아키쓰케 준코(70)는 “지조도오리 상점에는 우리들에게 필요한 물건들이 많아 일주일에 한 번씩 이곳에 들른다.”며 “전혀 모르는 사람들과도 어울리다 보면 실생활에 필요한 정보를 듣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지난해 일본의 만 65세 이상 인구는 전년보다 24만명이 늘어난 2980만명으로 사상 최다를 기록했다. 총인구 1억 2788만명 중 고령화 비율이 23.3%다. 인구 4명 중 1명이 고령자다. 75세 이상 인구도 10명당 1명일 정도로 초고령 사회다. 고령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는 것을 감안해 정부와 기업은 노인들에게 일할 수 있는 기회를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 등 ‘평생 현역시대’를 보장하는 방안을 추진중이다. 후생 노동성은 연금지급 연령이 60세에서 단계적으로 65세로 상향 조정됨에 따라 오는 2013년부터 정년을 맞은 근로자에 대해 기업체가 65세까지 재고용을 의무화하도록 방침을 정했다. 일본 기업들의 경우 대부분 정년이 60세이지만 앞으로 퇴직자가 희망하는 경우 재고용 형태로 65세까지 일자리가 보장되는 셈이다. 이미 65세 정년을 실시하는 기업들도 적지 않다. 세계 2위의 에어컨 제조업체 ‘다이킨 공업’은 60세 이후 재고용률이 83%에 달한다. 1991년부터 계속고용제도를 도입했다. 연봉은 일률적으로 540만엔(약 8045만원). 정년 이전의 80%를 준다. 이 회사에서는 능력만 있으면 65세 이후에도 계속 일할 수 있다. 2001년 도입한 ‘시니어 스킬 계약사원제도’로 전문지식과 넓은 인맥을 갖추고 있다는 점만 입증하면 원할 때까지 일할 수 있다. 현재 이 제도를 바탕으로 65세 이상 고령자 100여명이 근무하고 있다. 유명 백화점 ‘다카시마야’는 2001년부터 65세까지 재고용하는 ‘골든 에이지 플랜’을 도입했다. 전체 직원 가운데 10%가량이 재고용된 고령자다. 주로 정년을 1~2년 앞두고 희망자를 모집하는데 현역시절 큰 문제가 없는 한 80%가량이 재고용된다. 노인들의 소비가 침체된 소비시장에 활기를 불어넣을 것이라는 기대도 있다. 총무성에 따르면 60대 연령의 1인당 월평균 소비지출은 24만 6952엔(2009년 기준)으로 약 300만원에 달한다. 전후 일본의 고도성장을 견인했던 단카이 세대가 280만명으로 이들의 퇴직금만 50조~80조엔으로 추산되고 있다. 여행, 금융업계 등이 고령자를 위한 상품을 출시하는 등 노인들을 상대로 한 마케팅에 진력하고 있다. 글 사진 도쿄 이종락특파원 jrlee@seoul.co.kr
  • [한·중 수교 20년] 한글간판 빼곡한 中왕징… 중국말 넘쳐나는 ‘구로 거리’

    [한·중 수교 20년] 한글간판 빼곡한 中왕징… 중국말 넘쳐나는 ‘구로 거리’

    지난달 19일 오후 중국 베이징의 국빈관인 댜오위타이(釣魚臺) 연회장에는 관영 중국중앙(CC)TV가 마련한 아주 특별한 무대가 설치됐다. 국내 유명 카페 체인업체의 중국사업 책임자인 이모(42·여)씨를 비롯한 중국거주 한국인 7명으로 구성된 직장인 밴드가 무대에 올랐다. 평소 각자의 생업에 종사하면서 이국생활의 외로움과 고국에 대한 향수를 음악으로 달래왔던 이들은 이날 무대에서 조용필의 ‘꿈’을 청중들에게 선사했다. “화려한 도시를 그리며 찾아왔네, 그곳은 춥고도 험한 곳…, 슬퍼질 땐 차라리 나홀로, 눈을 감고 싶어, 고향의 향기 들으면서” 1990년대 후반 남편과 함께 유학 왔다 정착한 이씨를 비롯해 이들의 중국 거주 사연은 제각각이다. 음악학원 강사로 일하는 색소포니스트 박모(42)씨는 그동안 중국인 부인과 가정을 꾸렸고, 음악학원을 운영하는 기타리스트 이모(51)씨는 한·중 문화교류의 첨병 역할을 맡고 있다. 8만명 넘는 한국인이 거주하는 왕징은 한·중 수교 20년의 살아있는 발자취다. 베이징 어디에도 이런 집단적인 외국인촌은 찾아볼 수 없다. ‘전주옥’, ‘7080카페’, ‘갯마을’, ‘장터’ 등 친숙한 우리 글 간판이 즐비하다. 중국인들도 우리 말을 곧잘 구사해 처음 중국에 온 사람들도 생활하는 데 지장이 없다. 베이징에 ‘왕징 코리아타운’이 있다면 서울에는 ‘구로 차이나타운’이 있다. “가게도 더 늘리고 교외에 뜰이 있는 이층집도 살 계획이에요.” 중국 지린성 둔화(敦化)가 고향인 탄춘펑(潭純鳳·52). 한족인 그녀는 중국인 밀집지역인 서울 대림 2동과 건국대 입구, 경기 안산 등에서 식당만 네 곳을 운영한다. 먼저 한국 국적을 취득한 남편의 초청으로 2007년 입국했다. 재료 공장까지 따로 둘 만큼 사업이 커지면서 여동생, 아들, 며느리 등 집안 식구 모두 입국해 함께 일하고 있다. 식당 본점은 지하철 2호선 대림역 주변에 있는 이른바 ‘구로 차이나타운’ 골목에 자리잡고 있다. 한국어를 한마디도 못해도 생활에 지장이 없을 정도로 식당은 물론 중국인 지원센터, 중국 신문사, 취업소개소, 중국 상점, 중국어 간판으로 된 휴대전화 대리점 등이 몰려 있는 곳이다. 식당 차림표를 통해서도 이곳 사람들의 출신지를 짐작할 수 있다. 쓰촨식 마라탕(麻辣?), 산시(山西)풍의 다오샤오멘(刀削麵) 옌볜식 양꼬치 구이 등이 눈에 띈다. 조선족 동포뿐 아니라 중국 곳곳에서 사람들이 몰려들었다는 얘기다. 중국내 코리아타운 역시 상하이의 구베이(古北), 산둥성 칭다오(靑島)의 청양(城陽) 등 한국인 밀집지역 어디에나 들어서 있다. 베이징의 ‘왕징 코리아타운’, 서울의 ‘구로 차이나타운’은 한·중 수교를 통해 비로소 모습을 드러낼 수 있었다. 왕징은 1990년대 후반부터 한국인이 몰리면서 베이징의 대표적인 신도심으로 개발됐고, 서울의 대림동과 구로동에는 2000년대 초부터 중국인이 모여들었다. 민간 교류 확대의 결과다. 실제 수교 20년 동안 한국과 중국은 비약적으로 교류를 넓혀왔다. 수교 첫 해 13만명에 불과했던 양국 국민 간 교류는 2011년 640여만명으로 50배 가까이 늘었다. 이들은 상대국 수도를 비롯한 주요 도시에서 독특한 커뮤니티를 형성하며 수교 20년의 역사를 실체적으로 증언하고 있다. 베이징 박홍환특파원·서울 주현진기자 stinger@seoul.co.kr
  • [‘나눔정신’ 실천하는 기업] 교통안전공단

    [‘나눔정신’ 실천하는 기업] 교통안전공단

    교통안전공단과 공단 노동조합은 최근 ‘노사의 사회적 책임 공동 이행’을 선언했다. 공공기관으로서 사회적 책임을 규정하고 이를 노사가 함께 이행한다는 내용이다. 공단은 선언문에서 ‘안전’ ‘도전’ ‘신뢰’를 핵심 가치로 꼽았다. 공단 관계자는 “노사가 합심해 청렴문화, 윤리경영, 사회공헌을 실천하고, 본격적으로 사회에 기여하기 위해 노력하겠다는 뜻”이라고 밝혔다. 노조도 공동체 정신에 입각해 나눔과 봉사를 적극적으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최고의 교통안전 전문기관 달성이란 목표를 위해 동행하겠다는 것이다. 한편 경기 안산시에 본사를 둔 공단은 전국적인 조직망을 활용해 ‘4애(愛) 활동’을 전개해 오고 있다. 안전 사랑, 자연 사랑, 지역사회 사랑, 소외 계층 사랑 등이다. 첫 번째 행사로 공단은 지난 14일 인천 민들레국수집에서 노숙인들에게 사랑의 무료 급식을 제공했다. 이어 16일에는 공단 항공안전처 직원들이 신풍비행장치검사소가 자리한 충남 공주시 신풍면의 독거노인 가정을 찾아 사랑의 연탄 500장과 라면 등을 전달했다. 공단 산하의 신풍비행장치검사소는 2007년 5월 문을 연 이후 지속적으로 지역의 소외 계층을 돕기 위한 활동을 펼쳐 오고 있다. 경북 포항시 남구 오천읍에 자리한 포항검사소에서도 외국인 근로자 쉼터를 방문해 환경 정리와 청소 봉사를 진행했다. 아울러 강원 원주검사소에선 기아자동차 애프터서비스팀과 힘을 합쳐 검사소 주차장에서 수검 고객과 검사소 내방 고객을 대상으로 무상 점검을 실시했다. 정일영 이사장은 “기업의 사회적 책임은 지속 가능 경영의 생존 키워드”라며 “나눔을 실천하는 공기업이 되겠다.”고 밝혔다. 오상도기자 sdoh@seoul.co.kr
  • 비행학생 신고 상벌제도 되레 학교폭력 부추긴다

    비행학생 신고 상벌제도 되레 학교폭력 부추긴다

    학생들 간 폭력과 집단괴롭힘 등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되고 있는 가운데, 비행 학생과 신고 학생에게 상벌을 주는 ‘그린마일리지’ 제도에 대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그린마일리지(상벌점제)는 학생이 좋은 일을 했을 때는 상점(그린카드)을, 나쁜 일을 했을 때는 벌점(레드카드)을 주는 제도다. 교육과학기술부가 교내 체벌을 근절시키기 위해 도입했다. 하지만 상당수 학교는 이를 확대 적용, 학우의 학칙위반이나 비행을 학교나 교사에게 신고한 학생에게는 상점 또는 포상을 주거나 그동안 받은 벌점을 상쇄시키며, 위반 학생에게는 벌점을 주고 있다. 29일 인천시교육청에 따르면 인천지역 39개 중학교는 폭력, 집단따돌림, 금품갈취 등을 피해 당사자가 아닌 학생도 학교나 교사에게 신고하도록 하고 있다. 18개 고등학교 역시 집단폭력, 불량모임 등을 다른 학생이 신고하면 상점을 받는 그린마일리지제를 운영하고 있다. 집단따돌림 등이 워낙 은밀하게 이뤄지는 탓에 학우들이 신고하지 않으면 적발이 어렵다는 점을 감안한 것이다. 노현경 인천시의원은 신고 후 처리 과정에서 신고한 학생의 신상이 노출될 우려가 적지 않다는 점을 지적했다. 교사나 학교 측에 신고했을 경우 사실 관계를 확인하는 과정에서 신고자가 비행을 저지른 학생이나 제3의 학생들에게 드러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 때 급우 간 갈등이 생기고, 심한 경우 신고자가 왕따나 집단폭행을 당하는 2차 피해로 이어질 수 있다. 대구 여중생 박모양은 지난 7월 같은 반 친구가 집단괴롭힘을 당하는 것을 보고 담임 교사에게 편지로 이 사실을 알렸다가 다른 학생들로부터 비난받자 자살했다. 학교 측이 박양의 신고사실을 노출시키지 않은 채 문제를 슬기롭게 해결했더라면 비극을 막을 수 있었다는 지적도 있다. 따라서 신고 학생 보호를 위한 전문상담사의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그러나 전문상담사는 인천지역 489개 초·중·고 가운데 26개 학교에만 배치됐을 뿐이다. 전국적으로도 1만 1000여개 초·중·고를 통틀어 800여명에 불과하다. 이와 함께 행정기관처럼 내부고발자 보호제를 두거나 ‘헬프라인’(Help-Line) 시스템을 운영하면서 고발자 신분을 철저하게 보호하는 방안 등도 거론되고 있다. 노 의원은 “그린마일리지제가 각종 부작용을 일으키고 있는 만큼, 신고자 학생에 대한 철저한 보호 등이 이뤄지지 않는다면 제도를 폐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포스트 김정일-北 어디로 가나] ⑦ 끝 북한 민심 향방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의 사망 이후 후계자로 전면 등장한 김정은과 그의 주변에 포진한 새 지도부에 대해 북한 주민들은 과연 어떤 생각을 하고 있을까. 27일 복수의 대북 소식통 및 탈북자 등에 따르면 북한 주민들은 1994년 김일성 주석 사망 때와는 달리 김 위원장의 사망을 애도하면서도 평소와 크게 다르지 않게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그러나 애도기간인 29일까지 상점 문을 닫고 생필품을 조달하는 장마당 등 시장이 폐쇄돼 걱정하는 목소리가 상당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탈북자는 “보위부가 주민들이 시장 등에 모이는 것을 막는 바람에 경제활동이 쉽지 않다고 한다.”고 전하고 “김 위원장 사망이나 김정은의 등장보다 먹고사는 문제를 더 걱정하는 것이 북한 주민들의 현실”이라고 말했다. 이를 의식해서인지 북한 당국은 국경 봉쇄를 예상보다 서둘러 해제하는 등 주민 동요를 막으려는 모습이다. 북한 주민들은 김 위원장 사망 후에도 먹고사는 문제, 즉 생활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기 때문에 후계자에 대해 크게 반감을 갖기보다는 누가 되든 상관하지 않는 분위기도 읽힌다. 한 소식통은 “북한 주민들은 1990년대 중반 ‘고난의 행군’ 이후 배급제가 붕괴되면서 장마당 등을 통해 각자 알아서 자급자족해 온 만큼 누가 지도자가 되든지 먹고사는 문제에 간섭하거나 통제하지만 않으면 용인할 수 있다는 분위기도 있다.”고 전했다. 김일성과 김정일, 김정은이 3대 세습을 하는 동안 북한 주민들도 많은 변화를 겪어 새 후계자에 대한 지지도는 확실히 떨어질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특히 세습 과정에서 경제난이 심화되면서 ‘우상’으로 받들었던 김일성과 달리 김정일, 김정은에 대한 지지도는 확실히 떨어진다는 평가도 있다. 이 때문에 김정은에 대한 지지는 이념에 의한 사회 통합적 접근이 아니라 식량난 해결 등 실적에 달려 있을 수밖에 없다. 대북 소식통은 “‘고난의 행군’ 이후 세대는 실용주의적으로 바뀌었기 때문에 새 지도자의 등장으로 실제 생활이 어떻게 변할 것인지를 생각하게 될 것”이라며 “북한 당국이 이들을 통제할 경우 반발이 커지겠지만 실적이 뒷받침된다면 주민들의 불안 요소를 잠재우고 김정은 체제에 대한 명시적인 동의를 이끌어 낼 수도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 주민들의 생활에 대한 통제가 강화되거나 경제난이 심화될 경우 체제 불안으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그러나 북한 당국의 사회 통제 능력이 전반적으로 떨어진 데다가, 탈북자에 대한 선별 처벌 등 ‘선택과 집중’ 방식을 취하고 있어 불안정성이 커질 가능성은 높지 않아 보인다. 이우영 북한대학원대 교수는 “세대별 접근법이 달라졌기 때문에 사회적 불안요인을 자극할 수도 있지만 김정은이 등장했다고 더 냉소적이 될 가능성은 별로 없다고 본다.”며 “남북 간 교류 강화를 통해 북한 주민들의 생활이 향상될 수 있도록 북한 내 접촉 채널들과 체계적으로 소통하고 지원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시장 기능 잃었다” 연말 특수 실종… 신월·영등포시장 가보니

    “시장 기능 잃었다” 연말 특수 실종… 신월·영등포시장 가보니

    “정부나 정치권에 이제 바라는 것 없어요. 도움도 안 되는 정책으로 쇼나 하지 말라고 해요.” 26일 오전 서울 양천구 신월동 신월시장에서 생선과 야채를 파는 홍모(50·여)씨는 정부가 항상 정책만 발표하지 실상 달라진 것은 없다고 꼬집었다. 그는 “얼마나 형편이 어려운지 어떤 할머니는 콩나물 100원어치만 달라고 한다.”면서 “정부 정책보다 그냥 경기나 살아났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과일·채소 등 가격 폭등에 이윤은커녕 기온이 영하 7.3도, 체감온도가 영하 12.8도를 기록한 오전 11시 신월시장에서는 손님을 찾아보기 힘들었다. 설을 불과 1개월 앞둔 연말 대목이라지만 20여개 점포 중 10개가 추위 때문에 장사가 힘들 것으로 보고 문을 열지 않았다. 고물가는 장사가 안 되는 큰 이유다. 과일가게를 운영하는 김모(45)씨는 “지난해는 감귤 10㎏을 3500원에 팔았는데 올해는 1만원은 받아야 한다.”면서 “사과도 지난해 2만 5000원에서 지금은 7만원을 받아야 하니 서민들이 많이 사는 동네에서 잘 팔릴 리가 없다.”고 말했다. 그는 또 “올가을 배값이 비싸지자 고객들이 사과만 사는 바람에 갑자기 사과 가격이 박스당 2만원이나 올랐다.”면서 “한 가지 물품의 가격이 오르면 다른 것도 덩달아 오르니 이윤이 점점 줄어든다.”고 말했다. 닭집을 하는 박모(60)씨는 “정부나 정치권이야 말만 하면 되지만 요즘 보면 손님들도 우리만큼 힘들어 보일 때가 많다.”면서 “이곳은 시장 기능을 잃어 이제 시장이라고 볼 수도 없다.”며 한숨을 길게 내쉬었다. ●가스비 오르는데 상품권 제 역할 못해 신월시장에서는 신용카드나 재래시장 상품권도 환영받지 못한다. 하루 장사해서 하루 물건을 떼 오는 영세상인 입장에서 한달 후에나 정산이 되는 신용카드를 받으면 부도를 면치 못한다. 건어물점을 운영하는 김모(62)씨는 “재래시장 상품권이 가끔 들어오는데 사실 은행에 바꾸러 갈 시간이나 인력이 없어서 순번을 정해 한집이 모아서 바꾼다.”면서 “그거 바꾸는 시간이 신용카드보다 더 걸린다.”고 푸념했다. 금융감독원은 금융회사와 함께 구세군에 사회공헌기금을 기부하면, 구세군이 재래시장 상품권을 구입하여 이를 신월시장을 포함한 전국 10개 지정 재래시장에서 급식재료를 구입해 인근 복지시설에 지원하는 대책을 지난 20일 내놓았다. 이에 대해 상인들은 어차피 재래시장에서 구입할 바에야 현금 사용이 낫다는 것이다. 서울에서 손꼽히는 재래시장인 서울 영등포재래시장의 상황도 크게 다르지 않았다. 오전 11시 손님은 거의 없었다. 주위 백화점에 고객들이 모여드는 것과 대조적이다. 야채 가격은 천정부지로 올랐다. 깻잎은 평소 5묶음에 1000원 하던 것이 3묶음에 1000원으로 올랐다. 상추가격은 1근(400g)에 1500~2000원에서 3000원까지 상승했다. 야채상인 최모(46)씨는 “지금 야채는 하우스 재배인데 한파로 난방비가 더 드니 방법이 없다.”면서 “날마다 다르지만 지난해보다 20~30%는 매출이 떨어졌다.”고 말했다. 순댓국집을 운영하는 김모(63)씨는 가스비가 크게 올라 고민이다. 18평 상점에 지난달 가스비가 150만원(부가세 포함)이나 나왔다. 김씨는 “가게 월세와 가스비만 250만원이니 빚을 갚기는커녕 하루하루 벌어먹기에도 벅찬 상황”이라고 말했다. 명희진·박지환·이성원·조희선·홍인기기자 mhj46@seoul.co.kr
  • 불황에 위조·위조… 지폐·수표·외평채까지

    불황에 위조·위조… 지폐·수표·외평채까지

    경기침체가 장기화되면서 지폐나 유가증권 등을 위조하는 사례가 많아지고 있다. 지폐, 수표, 상품권을 비롯해 최근에는 외국환평형채권(외평채)까지 위조돼 시민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시중에 돌아다니는 원화 표기 외평채는 100% 위조품이다. 한국은행은 더 이상 원화로 표기된 외평채를 발행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23일 대부금융협회에 따르면 지난 1일 서울 강남구 G대부업체 최모 부장은 단골 고객에게서 5억원짜리 외평채를 담보로 3억원의 대출을 해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단골 고객은 “이것은 외평채인데 총 100장(500억원어치)을 가진 사람이 만기가 되면 한국은행 국채처리소에서 현금과 교환할 수 있으니 담보 대출을 해달라고 했다.”고 말했다. 최 부장은 외평채가 1만원권 지폐와 교묘하게 닮았다고 생각했고 외평채를 건넨 사람과 다시 방문해 달라고 한 후 경찰에 신고해 이들을 붙잡았다. 지난 1월과 10월에도 외평채 위조 사건이 있었다. 1월 수원지검은 2000억원대 외평채 위조범을 검거했고, 10월 경찰청은 외평채를 2조 5000억원어치나 위조한 일당을 잡아들였다. 외평채는 환율안정을 위해 정부가 지급보증형식으로 발행하는 채권이다. 기획재정부장관이 건의하여 국회의 동의를 거쳐 발행되며 한국은행이 발행과 운용사무를 맡고 있다. 따라서 외평채는 만기가 되면 한국은행에서 돈을 받을 수 있다. 하지만 외평채는 원화와 외화 두 가지로 발행할 수 있는데, 2003년 이후 원화 표시 외평채는 국고채에 통합돼 발행된다. 원화 표시로는 더 이상 발행을 안 한다는 뜻이다. 원화 외평채 발행 잔액도 ‘0원’이다. 한국은행이 만기가 되면 돈을 돌려주어야 하는 채권이 더 이상 시중에 없다는 의미다. 한국은행 관계자는 “시중에 돌아다니는 원화 표시 채권이 있다면 모두 가짜”라면서 “위조 지폐 및 유가증권 단속을 강화하는데도 최근 불황에 위조 사례가 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은행에 따르면 외조지폐 적발건수는 올해 1~9월 7269장에 이른다.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93장(4%) 증가했다. A(26·여)씨는 명품을 구입하기 위해 빌린 사채를 갚으려고 컬러복합기를 이용해 5만원권 지폐와 10만원권 자기앞수표를 위조했다. A씨는 위조지폐로 물건을 구입했지만 이후 상점 주인의 신고로 지난 8월 구속됐다. B(30)씨는 지난 11월 위조지폐를 만들어 시장에서 사용하려다 경찰에 적발됐다. 지난 9월에는 할인마트 상품권(10만원권) 184장을 위조해 구둣방에 팔려다 적발된 경우도 있었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독일 프랑크푸르트, 어디까지 가 보셨나요

    고민이다. 유럽 중앙에 자리 잡았다. 덕분에 항공망이 빵빵하다. 큰 국제공항이 자리 잡았다. 교통 이점 때문에 1년에 국제 행사만도 수십개가 열린다. 내년 일정, 그 가운데 큼직한 것만 꼽아 봐도 환상적이다. 파격적인 현대미술가 제프 쿤스의 전시, 빛과 도시를 주제로 한 ‘루미날레 12’, 박물관과 미술관이 한데 어울린 박물관 축제, 합창 축제를 거쳐 도서전까지. 여기에다 아이언맨 유럽챔피언십(국제 철인 3종 경기), 마라톤 대회도 있다. 다달이 새로운 행사다. 행사가 겹칠 무렵엔 인근 숙박시설이 동나기 일쑤다. ●아이젠나흐-거리에서 만나는 인간 바흐의 맨 얼굴 그런데 관광객들은 ‘찍고’ 갈 뿐이다. 해서 도시 이름을 대 봤자 ‘어디어디를 가 봤는데 좋더라.’ 하는 얘기는 쉬이 나오지 않는다. 8시간 시차를 끼고 한국과 연락을 주고받으며 일하다 보니 호텔방 ‘죽돌이 죽순이’가 됐다거나 드넓은 공항에서 노숙자처럼 늘어져 잤다거나 무거운 짐가방을 들고 헐레벌떡 뛰어다녔다는 얘기가 대부분이다. 독일 프랑크푸르트 얘기다. 그래서 내놓은 아이디어다. 겨울에 프랑크푸르트와 그 주변 도시를 거닐어 보라는 것. 전통의 대학 도시 하이델베르크, 바로크의 거장 요한 제바스티안 바흐(1685~1750)와 종교개혁의 아버지 마르틴 루터(1483~1546)의 흔적을 더듬어볼 수 있는 아이젠나흐, ‘그림동화’를 남긴 그림 형제의 이야기가 숨어 있는 하나우 같은 도시들이다. 가장 인상 깊은 도시는 아이젠나흐. 예전에 동독 지역이었다는 선입관 때문일까. 시내에는 독일 특유의 고즈넉한 소도시 분위기가 진하게 배어 있다. 여기엔 바흐의 생가와 박물관이 있다. 알려졌다시피 바흐는 19세기 멘델스존이 복원하기 전까지 잊혀진 인물이었다. 생가와 박물관에서는 ‘음악의 아버지’ ‘바로크의 지존’이 아니라 교회에 적당한 일자리 하나 구하려고 노심초사했던 인간 바흐의 맨 얼굴을 만날 수 있다. 삐걱대는 마룻바닥 소리가 요란한 생가에서는 매시간 옛 악기로 바흐의 음악을 직접 연주해 준다. 초기 피아노는 피아노라기보다 큰 기타 같은 인상을 풍기는데 그 묘한 음색이 바흐 음악을 색다르게 느낄 수 있게 한다. 루터를 만나기 위해서는 아이젠나흐 인근 바르트부르크성으로 가야 한다. 유네스코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이 성은 11세기에 지어졌다. 중세 고성답게 주변 지형을 한눈에 볼 수 있는 언덕 위에 우뚝 서 있다. 종교개혁을 얘기하다 파문당하고 쫓기게 된 루터가 신약성서 번역을 위해 숨어든 곳이 바로 이 성이다. 좁디좁은 성에서 이뤄진 귀족들의 호사스러운 생활 모습을 엿보는 재미도 있지만 루터의 방만은 못하다. 구불구불 이어진 복도 끝 작은 방인데, 그 공간 자체가 이대로 주저앉지 않겠다는 루터의 결기를 느끼게 해 준다. ●하나우-그림형제의 고향… 폭격으로 흔적 소실돼 하나우는 그림 형제의 고향이다. 그런데 그림 형제의 흔적은 광장의 동상과 문패 하나가 전부다. 제2차세계대전 때 폭격으로 모두 소실돼서다. 전쟁 말기 연합군의 가혹한 폭격으로 모든 게 잿더미로 변했다. 그래서인지 하나우에서 만난 옛 기억을 가진 노인들은 “물론 우리가 잘못하긴 했지만….”이라며 눈시울을 붉혔다. 드러내 놓고 불평할 처지가 아니라는 점은 잘 알지만 너무도 참혹하게 당한 기억을 떨쳐 버릴 수 없다는 얘기다. 그래서 하나우에서 눈에 띄는 건 오히려 시의회 청사다. 옛 시청 건물을 보존하면서 그 건물을 둘러싸고 건물을 하나 지었는데, 거기다 ‘콩크레스 파크’(Congress Park)란 이름을 붙였다. 왜 그런고 했더니 말 그대로 공원이다. 중극장 규모로 건물을 지어 둔 뒤 주민들 누구나 행사나 모임에 쓸 수 있도록 한 것이다. 저마다 기념비적인 건물을 짓느라 여념이 없는 우리나라 지방자치단체들이 자연스레 비교되지 않을 수 없다. ●하이델베르크-미로같은 골목길·아름다운 고성 하이델베르크는 익히 알려진 대로 대학 도시다. 성은 한번쯤 꼭 올라가 볼 만하다. 아름다운 정원은 물론 세계 최대 규모인 22만ℓ의 와인 술통이 보관돼 있다. 미로 같은 골목길을 걸어도 되고 경사로를 오르는 트램을 타도 된다. 성 주변은 크리스마스 시즌을 맞아 행사 준비로 분주했다. 빛 장식으로 장관을 이룰 모습이 절로 연상된다. 프랑크푸르트에도 볼거리는 있다. 시내 중심의 괴테하우스를 빼놓을 수 없다. 요한 볼프강 폰 괴테(1749~1832)의 생가를 복원해 둔 것인데 한국어 안내도 있으니 불편함은 없다. 또 삐죽빼죽 솟은 마천루들도 눈여겨보길. 모든 노동자가 자연광을 받을 수 있어야 한다는 규정 때문에 건물 모두 뾰족한 하이힐 같은 느낌을 준다. 거기다 대부분 유리로 마감했다. 몇 층마다 하나씩 아예 정원을 꾸며 놓은 빌딩도 간간히 눈에 띈다. ‘그린 시티’ 열풍을 짐작해 볼 수 있다. ●프랑크푸르트-괴테하우스·하이힐 모양 건물들 프랑크푸르트가 대륙 중앙의 도시다 보니 이들은 모두 철도로 연결되어 있다. 아이젠나흐, 하나우, 하이델베르크 모두 프랑크푸르트에서 1시간 남짓한 거리에 있다. 또 아이젠나흐는 바이마르, 라이프치히, 에어푸르트, 예나 등 괴테가도로 이어진다. 하나우는 메르헨(민담)가도의 출발점이요, 하이델베르크는 체코 프라하까지 이어지는 고성가도와 독일 남서부를 관통하는 판타지가도의 출발점이기도 하다. 사통팔달, 이럴 때 쓰는 말이다. 단, 먹는 재미는 좀 덜하다. 독일의 족발이라는 슈바인학센과 겨울철 크리스마스 특식인 거위나 오리 요리가 있다. 맥주를 곁들이기 때문인지 전반적으로 짠맛이 강한 편. 그러나 한 가지 빼놓을 수 없는 것은 글루바인. 레드와인에 물을 타서 데운 것인데 주로 겨울에 마신다. 들쩍지근한 것이 노곤한 여행객의 단잠에 그만이다. 시장 같은 곳에 들어서면 시큼한 냄새가 나는데 이건 근처에 글루바인이 있다는 신호다. 크리스마스마켓에서 글루바인 한잔 사 들고 마인 강가에 서면 왠지 푸근해진다. 글 사진 프랑크푸르트(독일)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여행 TIP 도시마다 전일권 교통카드, 인근 도시 이동 땐 철도로 독일 대중교통은 편리하다. 시내를 운행하는 S반, 가까운 교외까지 운행하는 U반에다 지상의 트램도 있다. 1~2일에 걸쳐 충분히 둘러볼 생각이라면 ‘프랑크푸르트 카드’ 하는 식으로 도시마다 카드를 사두는 게 좋다. 가격은 도시별로 약간 차이가 있는데 1일권이 8유로 안팎, 2일권이 12유로 안팎이다. 대중교통 무제한 이용에다 시티투어버스 요금과 박물관·미술관 입장료 할인 혜택이 있다. 프랑크푸르트에서 쇼핑을 즐기려면 근교 ‘바르트하임 빌리지’가 좋다. 프랑크푸르트 중앙역 서편에서 왕복 버스가 매일 운행된다. 프랑크푸르트 시내 쇼핑도 괜찮다. 시내 중심가에 주요 상점들이 밀집해 있다. 유리를 이용해 빛을 건물 내부로까지 깊숙이 끌어들인 독특한 콘셉트의 갤러리백화점은 건물 그 자체만으로도 탐험해 볼 만하다. 인근 도시를 가는 데는 철도가 편리하다. 복잡한 철도망을 이해해 보겠다고 얽히고설킨 철도 노선표를 앞에 두고 고민할 필요는 없다. 기차역에 티켓 자동 발매기가 있는데, 목적지를 입력하면 노선과 개찰구를 일러주는 정보 제공 기능도 함께 있다. 노선 정보만 파악하는 것은 당연히 무료다. 국내에도 지점을 갖춘 ‘레일 유럽’을 통해 미리 기차표를 사 두면 편리하다. 독일 전역, 독일과 가까운 오스트리아와 스위스 일부 지역에서도 쓸 수 있는 저먼 레일, 독일 등 17개국에서 쓸 수 있는 유레일 패스 등 용도별로 다양하게 준비돼 있다.
  • 평양 귀국령? 단둥거주 北주민 20%도 못 돌아가

    평양 귀국령? 단둥거주 北주민 20%도 못 돌아가

    “평양 귀국령이오? 북한 사람들 단둥에 아직 많이 남아 있어요.”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사망 소식이 공개된 지 이틀째인 20일 이른 아침부터 중국 랴오닝(遼寧)성 단둥(丹東)시와 북한 신의주 경제특구를 잇는 조중우의교(朝中友宜橋) 철교 위로 열차, 승합차, 버스 등이 분주히 오갔다. 일부 차량 안에는 조문에 쓰이는 화환이 보였고, 귀국길에 오른 북한 주민들은 저마다 국화꽃을 들고 있었다. 북한과 중국을 이어주는 최대 연결 통로로 압록강을 가로지르는 다리 위는 평상시 교역 차량과 사람들의 통행으로 분주하다. 김 위원장 사망 소식이 전해지면서 전날 오후부터 세관이 이 다리를 폐쇄했다고 알려졌지만 이날 저녁까지 다리 위로 간간이 차들이 다니는 모습이 포착됐다. 단둥 세관 안에서 만난 중국인 트럭 기사 리모는 “오전만 하더라도 (세관으로) 차들이 들어오지 못하고 밖에 대기하거나 돌아갔다.”면서 “식료품 공산품 등 생활용품을 실은 차량은 통행 금지됐지만 철판 등 주요 물자들을 실은 차들은 다닐 수 있다.”고 말했다. 그런가 하면 여전히 많은 북한 사람들이 단둥에 남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한인회 관계자는 “단둥 지역에 북한 사람들이 최소 2500명이 상주하고 있는데 귀국한 사람은 500여명도 채 안 된다.”면서 “한꺼번에 다 돌려보낼 교통 수단이 없다.”고 말했다. 공무원과 무역상사의 간부급들과 그 가족 정도만 돌아갔지 일반 직원들은 대부분 남아 애도하고 있다는 것이다. 평양에서 공장을 운영하고 있다는 황모씨도 “북한 쪽 이야기를 들어 보니 ‘평상시대로 하던 일을 하라’는 지령(시)이 내려왔다고 했다. 하루 일을 못하면 경제적으로 손해가 만만치 않다.”고 말했다. 애도를 위해 소비 활동만 중단됐다는 것이다. 그래서인지 평소 북한 사람들이 일상용품 등을 도매하러 찾는다는 단둥 얼징(二經)거리는 인적이 드물었다. 상점들은 손님이 없어 퇴근 시간을 채우지 못하고 일찍 문을 닫고 있다. 용천종합상사 이수성 사장은 “어제부터 손님이 뚝 끊겼다.”면서 “국상인 만큼 일상용품을 사러 다니기는 어렵지 않겠느냐.”고 분위기를 전했다. 압록강 위로 운항하던 유람선의 모습도 볼 수 없었다. 400m 거리에 있는 건너편 신의주가 손에 잡힐 듯 가까이 보였지만 역시 사람들 모습은 찾아볼 수 없었다. 강변을 따라 들어선 공장의 굴뚝들에서는 연기 한 줄기 피어오르지 않았고, 낡은 중장비들만 덩그러니 멈춰서 있었다. 단둥 지역 한식당 가운데 북한 정부가 운영하는 식당들은 모두 문을 닫았다. 송도원이란 간판이 붙은 북한 식당에 들어서자 40대 후반으로 보이는 여성이 나와 묻지도 않고 손을 저었다. 혹시나 싶어 모터보트를 타고 신의주 지역을 둘러보았다. 마을 곳곳마다 조기가 게양된 모습이 눈에 띄었지만 별다른 움직임은 감지되지 않았다. 함정에서 경비 근무를 서는 북한 군인들의 모습이 간간이 눈에 띄었다. 체제 변화에 대한 불안감으로 북한 주민들이 잇따라 북한을 빠져나오는 등의 돌발상황에 대비해 중국쪽에서도 경계태세를 강화했다는 얘기가 나돌았지만 확인할 수는 없었다. 이 지역에서 무역업을 한다는 중국인 인모는 “밖에선 안 보이지만 공안과 정보부 사람들이 건물 안에서 주시하고 있다. 김정일이 중국을 방문할 때에도 공안들이 숨어서 정찰한다.”고 말했다. 압록강의 접경도시 단둥에는 정중동 속에 긴장감이 감돌고 있었다. jhj@seoul.co.kr
  • GERMANY 어느 날, 독일이 말을 걸었다 ①Castle, Christmas

    GERMANY 어느 날, 독일이 말을 걸었다 ①Castle, Christmas

    GERMANY 어느 날, 독일이 말을 걸었다 반복된 여행이 준 큰 교훈 하나. “편견은 무지無知보다 무섭다.” 유럽을 늘 동경해 왔지만, 유독 독일만은 가고 싶지 않았다. 야만과 폭력의 시대를 이겨낸 나라, 후회로 얼룩진 과거를 재건설하기 위해 절치부심한 나라. 여행이란 것이 일상을 도피하기 위해 시작되는 것인데, 독일여행에서는 현실보다 더 아픈 현실을 마주할 것만 같았다. 그러나 완벽한 반전이었다. 그곳에는 눈을 의심하게 하는 아름다운 성들과 맥주 한 잔으로 소통하는 유쾌한 사람들이 있었다. 무엇보다 독일의 남부 곳곳에는 재미난 옛 이야기가 주렁주렁 달려 있었으며 이야기를 열면 역사, 정치, 문학, 과학 등이 줄줄이 엮어져 나왔다. 편견을 떨친 지금, 유럽 중 한 곳을 집어 여행하라면 나는 서슴없이 ‘독일’이라고 말할 것이다. 글·사진 구명주 기자 취재협조 독일관광청 www.germany.travel 루프트한자항공 www.lufthansa.com contents 독일과 친해지는 방법은 간단하다. 고풍스런 성과 크리스마스 숍에 들어서는 순간 당신은 이미 동화 속 주인공이다. 무엇보다 맥주와 자동차를 빼고 어찌 독일을 논할 수 있단 말인가. 시끌벅적한 곳에서 맥주 한 잔 짠! 자동차의 고장에 왔다면 BMW와 벤츠 탑승도 딱! Castle 노이슈반슈타인성 Christmas 케테 볼파르트 Beer 칸슈타터 민속축제 & 호프브로이하우스 Vehicle BMW 박물관 & 메르세데스-벤츠 박물관 1 디즈니랜드성의 모티브가 된 노이슈반슈타인성. 이곳에서만큼은 현실도 동화가 된다 2 퓌센에서는 가로등, 표지판 하나에도 눈길이 간다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감성을 자극하는 Castle 퓌센 의외의 모습, 의외의 행동에서 우리는 호감을 느낀다. 의외성은 사람간의 만남이든 여행지와의 만남이든 항상 통한다. 퓌센은 의외의 여행지다. 찔러도 피 한 방울 나지 않을 것 같은 독일은 온데간데 없고 앙증맞고 수줍은 소녀 같은 도시가 눈앞에 펼쳐졌다. 로맨틱 가도의 대표 지역답게 퓌센은 동화 속으로의 여행을 선사한다. [퓌센] 노이슈반슈타인성 Neuschwanstein Castle ‘백조의 전설’이 피어나는 동화 속으로 신랑, 신부의 입장을 알리는 ‘결혼행진곡’은 두 남녀가 하나 되는 순간에 울려 퍼진다. 이 노래를 들으면 행복한 기분이 들기 마련인데, 나는 외려 결혼식에 울려 퍼지는 결혼행진곡이 참 구슬프다는 생각을 자주했다. 결혼행진곡은 바그너의 오페라 <로엔그린> 3막에 나오는 ‘혼례의 합창곡’ 이다. 결혼행진곡이 슬픈 이유는 아마 <로엔그린>의 두 주인공인 엘자와 로엔그린이 끝내 사랑을 이루지 못했기 때문일 것이다. 두 사람이 헤어진 이유는 간단하다. 사랑하는 엘자에게 흑기사 로엔그린은 “절대 어디서 온 누군지 내 존재를 묻지 말라”고 당부하지만 엘자는 “당신의 이름만이라도 알려 달라”고 간곡한 청을 해버린다. 어쩌면 모든 금기는 영원할 수 없는 것인지도 모른다.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에 감명을 받았던 사람이 여기 있다. 그는 바로 바이에른 4대 국왕 루트비히 2세다. 그는 바그너와 그의 오페라 <로엔그린>을 연상케 하는 노이슈반슈타인Neuschwanstein성을 짓기 시작한다. 성을 방문하기 전 바그너의 오페라 <탄호이저>, <니벨룽겐의 반지>, <트리스탄과 이졸데> 등을 미리 이해하고 간다면 성을 제대로 즐길 수 있을 것이다. 이 성은 디즈니랜드성의 모티브가 되어 지금까지 많은 사람들의 기억 속에 남아 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은 건물 벽화가 일품인 퓌센Fussen 중심부에서 5km 정도 떨어져 있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방문하기 전 미리 퓌센 도심을 둘러보면 좋다. 특히 아우크스부르크 대주교의 별궁인 ‘호에스성’을 찾아가는 길 곳곳에는 아기자기한 부티크숍들과 카페가 기다린다. 퓌센에서 떨어진 슈반가우 지역에 도착해 경사진 산길을 타박타박 올라가다 보면 노이슈반슈타인성을 만나게 된다. 노이슈반슈타인성보다 사실 가장 먼저 보게 되는 것이 루트비히 2세의 아버지인 막시밀리안 2세가 지은 호엔슈반가우Hohenschwangau성이다. 루트비히 2세 역시 호엔슈반가우성에서 동생 오토와 함께 어린 시절을 보냈다고 한다. 노이슈반슈타인성으로 올라가는 도중 성의 모습이 시시각각 변했다. 멀리서 볼 때는 동화 속의 성이라는 이름에 걸맞게 신비한 매력이 느껴졌는데, 가까이 다가갔더니 웅장하고 근엄했다. 꼬불꼬불 똬리를 틀고 있는 계단을 따라 한참 올라가면 본격적으로 성의 내부가 펼쳐진다. 성 주인인 루트비히 2세의 고독이 ‘왕좌의 방’을 감돌았다. 천장에는 별과 태양 그리고 바닥에는 지상의 동식물이 돋보인다. 공중에는 왕관 모양의 샹들리에도 반짝반짝. 뿐만 아니라 예수의 열두 제자 그림이 왕좌와 같은 높이에 그려져 있고, 왕의 머리 바로 위에는 역사 속의 성스러운 왕들과 예수 그리스도가 함께 묘사돼 있다. 이 모든 장치는 왕이 천국과 지상을 연결하는 매개자임을 상징한다. ‘나는 왕이다’라는 절대권력을 과시해야만 했던 중세 왕들의 사명은 화려한 소품으로 도치돼 있었다. 루트비히 2세가 <로엔그린>을 좋아했던 만큼 성 곳곳에는 백조 장식품이 특히 많이 보이고, 문이나 벽면 등에서도 촘촘하게 새겨져 있는 백조 문양을 발견할 수 있다. 성 내부 관람이 끝날 무렵 대관홀의 서쪽 베란다에 닿는다. 이곳에서 눈이 살포시 내려앉은 바이에른주의 산과 호수를 느낄 수 있고, 아찔하게 서 있는 마리엔 브리케 다리도 구경할 수 있다. 마리엔 브리케 다리 위에서는 고고하게 바이에른 주를 내려다보는 노이슈반슈타인성이 한눈에 들어온다. 노이슈반슈타인성의 공사 기간은 무려 17년, 공사비만 약 7,000억원. 미치광이 왕이라 손가락질받기도 한 루트비히 2세는 결국 성을 완성하지 못한 채 베르크성에 유배된다. 이후 그는 슈탄베르크 호수에서 익사하는데, 물이 깊지 않았다는 점과 수영 실력이 뛰어났다는 2가지 단서 때문에 그의 죽음은 아직도 자살과 타살이라는 비밀을 풀지 못한 채 미스터리로 남아있다. 루트비히 2세는 성을 지음으로써 “공주님과 왕자님이 행복하게 살았습니다”로 끝나는 평화로운 세상에서 살 수 있다고 믿었는지도 모른다. 현실은 동화가 아니지만, 많은 여행객들은 이곳에서 잠시나마 동화 속 주인공이 될 것이다. 3 백조의 기사 ‘로엔그린’을 형상화한 노이슈반슈타인성의 기념품. 끝내 이루지 못한 사랑 이야기가 흩날리는 눈발에 맺혀 있다 4 파스텔톤의 은은한 빛깔이 인상적인 퓌센의 건물들 낭만이 가득한 Christmas 로텐부르크 산타와의 이별은 순수의 끝을 의미한다지만, 어른인 우리의 내면에도 분명 아이의 감성이 숨어 있다. 로텐부르크는 어른들의 가슴 깊은 곳에 숨어 있는 욕망을 툭툭 자극해 어른들을 명랑하게 만든다. [로텐부르크] 케테 볼파르트 Kathe Wohlfahrt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꿈꾸는 어른들을 위하여 로텐부르크Rothenburg에 도착하자 로텐부르크 여행이 두 번째라던 일행 중 한 명이 “이번에는 꼭 크리스마스 숍을 가겠다”며 잔뜩 부풀어 있었다. 빠른 걸음을 옮기는 그를 따라 나선 크리스마스 숍, 케테 볼파르트Kathe Wohlfahrt는 상상을 초월하는 감동을 주었다. 케테 볼파르트에서 사람들은 동심으로 돌아가 크리스마스의 기적을 꿈꾼다. 아이도 어른도 모두 함께 말이다. 이곳은 4계절 내내 크리스마스다. 비록 입구는 작고 아담하지만 그 속은 상당히 깊다. 천장에는 화려한 크리스마스 조명이 반짝이고 어디에 눈을 둬야 할지 모를 정도로 다양한 크리스마스 용품들이 제 모양을 뽐낸다. 익살스런 목재인형이 파이프를 물고 있는데, 가만히 다가가 보니 은은한 향이 코끝을 간질였다. 일명 ‘스모커’라는 향로인형이다. 오르골이 나오는 뮤직 박스, 든든한 호두까기 인형 등 소품이 너무 많아 헤아릴 수가 없다. 상점의 가장 깊은 곳에는 5m에 달하는 대형 크리스마스 트리가 버티고 있다. 이 순간만큼은 산타가 떠나버린 우리의 공허한 마음도 따뜻한 기운으로 물든다. 로텐부르크는 어른들을 위한 동화 속 세상이다. 샛노란 벽면에 새겨진 진한 갈색의 엑스X자 무늬부터 흰 벽면을 도배한 선명한 빨간 립스틱 자국의 꽃들까지…. 굳이 크리스마스 숍에 들어가지 않아도, 단지 아기자기한 로텐부르크의 거리를 걷는 것만으로도 기분이 좋아진다. 거리를 한참 걷고 있는데 어디선가 비누방울이 얼굴에 떨어졌다. 하나 둘 셋 퐁퐁퐁…. 비누방울이 눈 앞에서 ‘뽕’ 하고 터지는데 아무리 돌아보아도 비누방울을 부는 사람이 보이지 않는다. 고개를 들어 건물 위를 보고서야 비누방울의 범인이 뿔테안경 낀 테디베어라는 것을 알 수 있었다. 인형을 빼놓고는 설명을 할 수 없는 도시가 바로 로텐부르크다. 로텐부르크의 입구라 할 수 있는 플뢴라인에서 슈미에트 거리를 몇 분가량 걸어가면 마르크트 광장이 나온다. 마르크트 광장의 왼쪽에 서 있는 건물이 시청사, 오른쪽에 서 있는 건물이 시의회연회관이다. 시의회연회관 위 ‘마이스터 트룽크 시계’가 가장 먼저 눈에 들어왔다. 시계에서는 매일 ‘포도주 마시는 인형’이 나온다. 이 인형은 다름 아닌 ‘30년 전쟁’ 당시 적군으로부터 “마을을 구하고 싶다면 대형 컵에 담긴 포도주를 원샷하라”는 제안을 받고, 이에 성공한 시장의 모습이다. 크리스마스 숍에서 본 목각인형과 닮았는데 커다란 포도주 컵을 위 아래로 젖히는 모습은 이야기만큼이나 흥미롭다. 광장 뒤편으로 돌아나가면 로텐부르크에서 가장 큰 ‘성 야곱 교회’, 길을 따라 더 들어가면 특이한 조각상과 함께 ‘성 요한 교회’가 나타난다. 조각상을 한참 들여다보다 무릎을 탁 쳤다. 그 조각상은 스타벅스 로고 속 주인공이 아닌가. 꼬리를 양쪽으로 치켜 올린 인어, 바로 바다의 요정 세이렌이다. 반은 사람, 반은 인어인 세이렌과 모습은 똑같으나 성별은 신기하게도 남자였다. 로텐부르크 여행을 시작할 때 들어왔던 코볼트첼러 성문을 다시 통과했다. 성문을 떠나려다 말고 다시 뒤를 돌아보았다. 묘한 기시감을 피할 수 없었던 탓이다. 알고 보니 성문 주변은 로텐부르크를 소개하는 엽서에 항상 등장하는 명당이었다. 아니나 다를까 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자리에서 비슷비슷한 포즈로 ‘시공간’을 공유했다. 3 옹기종기 모여 있는 뽀족한 지붕의 집, 나무들이 펼치는 초록의 항연. 중세로 돌아간 듯한 로텐부르크의 정경이 눈부시다 4 인형의 도시 로텐부르크에서는 귀여운 기념품을 건질 수 있다 5 흰 벽면을 장식한 꽃들이 마치 붉은색의 립스틱 자국 같다 6 어디서 많이 본 듯한 성 야곱 교회 앞의 조각상. ‘스타벅스’ 로고의 주인공인 세이렌과 닮았으나 신기하게도 성별은 남자다 T clip.1년 365일 크리스마스 케테 볼파르트Kathe Wohlfahrt 1년 365일이 크리스마스라면 얼마나 좋을까. 크리스마스 숍인 케테 볼파르트에서는 ‘말하는 대로’ 이뤄질 것만 같다. 로텐부르크뿐만 아니라 뤼데스하임, 하이델베르크, 뉘른베르크 등 독일의 주요 도시에도 점포가 있다. 외관이 소박한 탓에 아차 하면 건물을 지나치기 쉬운데, 숍의 입구에는 크리스마스 느낌이 물씬 나는 빨강 차가 세워져 있으니 놓치지 말자. 주소 Hrrngasse 1, 91541 Rothenburg ob der Tauber 개장시간 월~금요일 | 오전 9시~오후 6시, 토요일 | 오전 9시~오후 6시, 일요일·국경일 | 오전 11시~오후 6시 문의 49-9861-4090, info@wohlfahrt.com ☞여행매거진 ‘트래비’ 본문기사 보기 ※위 기사는 기사콘텐츠 교류 제휴매체인 여행신문의 기사입니다. 이 기사에 관한 모든 법적인 권한과 책임은 여행신문에 있습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