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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일본 도쿄 하라주쿠 관광지에서 차량테러…“옴진리교 사형 보복” 엽기범죄 충격

    일본 도쿄 하라주쿠 관광지에서 차량테러…“옴진리교 사형 보복” 엽기범죄 충격

    1월 1일 새해의 시작과 동시에 일본 도쿄 번화가에서 20대 남성이 차를 몰고 사람들을 향해 무차별적으로 돌진하는 일이 발생했다. 중태 1명을 포함해 8명이 중경상을 입은 가운데 용의자는 범행 동기에 대해 “(지난해 7월) 옴진리교 사형 집행에 대한 보복”이라고 밝혀 새해 벽두 일본 사회에 충격을 주고 있다.2일 일본 언론에 따르면 전날 도쿄 시부야구 다케시타 거리에서 승용차로 행인들을 행해 돌진한 혐의(살인미수)로 체포된 구사카베 가즈히로(21)는 경찰에서 “(정부가) 옴진리교 관련자들을 사형시킨 데 대한 보복”이라고 말했다. 구사카베는 1일 0시 10분쯤 하라주쿠 메이지진구 인근 다케시타 거리에 차를 몰고 난입, 19~51세의 남성 8명을 차례로 들이받았다. 피해자 가운데 4명은 중상이며 대학생(19) 1명은 중태다. 구사카베의 차 안에서는 등유 20ℓ가 든 기름통 등이 발견됐다. 그는 경찰에 “사람들을 들이받은 뒤 등유로 차를 불태우려고 했다”고 진술했다.하라주쿠는 한국인을 비롯해 일본 국내외 관광객들이 많이 모이는 관광명소다. 특히 다케시타 거리는 젊은이들을 위한 상점과 음식점 등이 즐비해 늘 인파로 북적이는 곳으로 유명하다. 사건 당시에도 이곳은 새해 첫날을 즐기려는 행인들이 많이 있었다. 지난해 7월 일본 법무성은 1995년 발생했던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사건 등과 관련해 교주 아사하라 쇼코(본명 마쓰모토 지즈오·63) 등 옴진리교 관계자 13명에 대한 사형을 집행했다. 옴진리교는 도쿄 지하철역에서 13명을 숨지게 하고 6200명 이상을 부상하게 한 사린가스 테러사건 직후 해산됐지만, 이후 일부 신자들이 ‘아레후’ 등 파생된 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구사카베가 옴진리교를 언급하기는 했지만, 그가 아레후 등과 관련이 있는지는 알려지지 않았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기는 중국] 진짜 마윈 회장?…외모 쏙 빼 닮은 40대 남성 화제

    알리바바 창업주 마윈(马云)의 외모를 쏙 빼 닮은 모습으로 일약 스타가 된 남성이 화제다. 중국 저장성 퉁샹시(桐乡)에 거주하는 우슈에린(吴学林, 41)씨는 얼마 전까지 작은 도시의 주택가에 소재한 소매점을 운영하는 평범한 40대 가장이었다. 하지만 알리바바 마윈 창업주가 국내외에서 큰 인기를 모으면서, 마 회장을 닮은 우 씨 역시 덩달아 스타가 된 모양새다. 알려진 바에 따르면 마 회장과 알리바바가 중국에서 큰 성공을 거두기 이전, 우 씨는 16년 동안 같은 자리에서 작은 소매점을 운영해왔던 평범한 자영업자였다. 그가 운영해온 상점은 약 6평 규모의 작은 슈퍼로 음료, 간식, 담배, 주류 등을 판매해 오고 있다. 하지만, 지난해부터 전국 각 지역에서 찾아오는 여행자들이 그의 사진을 온라인에 공유, 마윈 회장을 닮은 그는 일약 유명인이 됐다. 우 씨는 자신에 대한 이목 집중 현상에 대해, “가장 처음 자신의 사진을 찍어가는 이들이 늘어가는 현상에 대해 그 영문을 몰랐다”면서도 "어느 날부터 찾아오는 손님이 증가, 상점 매출도 덩달아 올랐다”고 회상했다. 이 같은 분위기 덕분에 최근 우 씨는 자신의 이름으로 온라인 생방송을 시작했다. 해당 방송은 매일 오전부터 저녁까지 우 씨의 일상을 담는 내용으로, 생방송을 시작한 지 불과 몇 주 후부터 그를 찾는 구독자 수는 100만 명을 넘어선 것으로 확인됐다. 우 씨는 “현재 집계된 것으로만 약 100만 명의 팬들을 생방송을 통해 만나오고 있다”면서 “평소처럼 상점을 운영하는 것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다. 하지만 나를 보러 직접 찾아와주는 팬들 덕분에 상점의 매상이 점점 높아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더욱이 우 씨는 평소 마윈 회장의 말투와 행동 등을 연구, 생방송에서 줄곧 마 회장의 몸짓과 말투를 흉내내는 것으로 유명하다. 우 씨는 “팬들은 내게 자주 얼굴형과 귀 모양, 헤어스타일, 몸매 등이 모두 마윈 회장과 가장 유사하다고 평가한다”면서 “그동안 온오프라인 통해 마 회장과 유사한 외모로 화제를 모았던 수 많은 인물들이 있지만, 그 중에서도 마 회장의 말투까지 유사한 사람은 내가 유일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마 회장과 유사점이 너무 많은 탓에 생방송을 지켜보는 일부 팬들 중에는 ‘진짜 마윈 회장이 아니냐’는 의구심을 표현하는 이들도 있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나와 내 아내는 최근 우리에게 쏠리는 엄청난 인기와 이목을 믿을 수 없을 정도다”면서 “우리에게 새롭게 생긴 작은 소원이 있다면, 마 회장이 거주하는 곳으로 알려진 도시 항저우를 찾아가 직접 마 회장을 만나보는 것”이라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2019 서울신문 신춘문예 평론 당선작] 시지프스의 나무, 그 역설의 존재론-이영광론/신수진

    1.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위상학 인간을 위해 죽음의 신을 쇠사슬로 묶었지만 신에게 붙잡혀 영원한 벌을 받는 시지프스의 신화를 통해 카뮈는 부조리에 대해 사유한다. 1) 그가 주목한 것은 바위가 정상에 닿자마자 다시 저 아래로 굴러 떨어지는 순간, 주저 없이 고통의 근원으로 다시금 향하는 시지프스의 바로 그 돌아서는 순간이다. 시지프스는 자신의 비참한 존재 조건을 감히 통찰하고 부조리한 삶을 무한히 들어올림으로써 결코 패배하지 않는 반항적 인간으로 거듭나고 있기 때문이다. 시지프스의 결의와 반복처럼 이영광은 계속해서 쓴다. 우울과 명랑을 진자처럼 오가며 그는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지고 절벽을 오른다. 유토피아에 대한 희망, 아니 그건 너무 SF적이다. 그저 사람이라는 이유만으로 사람은 끝까지 사람이어야 하지 않겠냐고 하는 이 바람과 좌절은 그 자체로 시지프스의 은유와 부합한다. 1998년 등단 이후 서정적 주체의 환부를 드러내고 그 통증의 발로를 소상히 추적하고자 하는 시정신으로 그는 이제 ‘끝없는 사람’에 당도했다. 다섯 권의 시집에서 아픔을 갱신하며 정신의 높이를 몸의 위치로 끌어내린 그는 기꺼이 병실로 치환된 세계를 겪어낸다. 곰팡이와 거미줄이 쉴 새 없이 자라나는 위태로운 상태일지라도 그는 적어도 자기 세계를 가진 자로서 이 경사지고 거꾸로 선 각도의 입지는 이영광의 정신적 배후로, 그의 위상학으로 건재해왔다. 이영광은 “답이 없”다고 생각했다가 문득 “한 번도 문제가 돼본 적”(‘문제’) 없는 역설적인 세계를 깨닫는다. 합리와 효용만을 쫓는 병리학적 사회에 대한 통찰과 반성이 예의 그 반동의 시작점에 있었다면 그의 시를 구성하는 또 다른 축은 역설적 사유의 방식이다. 이를테면 그에게 죽음이라는 테마는 삶보다 더 압도적이다. 죽음은 미학적 감수성의 대상으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지금 여기의 삶을 도약시키는 극단이기 때문이다. 이는 2010년대 한국시에서 진단되는 시대적 감각이나 향유적 양상과는 다른 방식으로 세계와의 대결구도를 견디는 주체의 극기를 보여준다. 세계에 대한 자의적인 해석과 윤리는 자칫 자기 동일성에 포섭될 수 있음을 경계하면서도 그는 계속해서 폭력의 메커니즘이 확산되고 있는 세계를 주시한다. 2) “죽기 전에”(‘오일장’) 죽기 위함이라는 역설과 비판적 실천 의지는 자해에 가까운 자학으로 점철되었고 마침내 이러한 기근 속에서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나무의 존재로 현현한다. 나무와 숲이라는 식물적 상상력과 가공할 병실로 환원된 세계 인식을 근거로 계속해서 “간다”, “가야한다”(‘나무는 간다’)를 역설하는 이영광의 이 길은 지금, 여기, 우리에게 무엇을 보여주고 있는가. 3) 2. 상실과 존재의 원환(圓環)으로서 병폐의 징후 : 미치다, 아프다, 병들다 이영광의 시에는 상실과 결여의 수사가 넘쳐난다. 상실은 존재를 표상하고 존재는 다시 상실을 견인한다. 그에게 상실은 존재에 대한 자신만의 의식화이다. 대상이 충족되고 있을 때 우리는 그 대상을 의식하지 않는다. 충분한 사랑을 받고 있는 자는 사랑을 갈구할 필요가 없다. 사랑을 찾는다는 것은 사랑의 상실에서 비롯된 것이고, 이때의 상실은 사랑의 존재에 대한 의식화인 것이다. 나무는 미친다 바늘귀만큼 눈곱만큼씩 미친다 진드기만큼 산 낙지만큼 미친다 나무는 나무에 묶여 혓바닥 빼물고 간다 누더기 끌고 간다 눈보라에 얻어터진 오징어튀김 같은 종아리로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며, 가야 한다 세상이 뒤집히는데 고문받는 몸뚱이로 나무는 간다 뒤틀리고 솟구치며 나무들은 간다 결박에서 결박으로, 독방에서 독방으로, 민달팽이만큼 간다 솔방울만큼 간다 가야한다 얼음을 헤치고 바람의 포승을 끊고, 터지는 제자리걸음으로, 가야 한다 세상이 녹아 없어지는데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육박하고 뒤엉키고 침투하고 뒤섞이는 공중의 결승선(決勝線)에서, 나무는 문득, 질주를 멈추고 아득히 정신을 잃는다 미친 나무는 푸르다 다 미친 숲은 푸르다 나무는 나무에게로 가버렸다 나무들은 나무들에게로 가버렸다 모두 서로에게로, 깊이깊이 사라져버렸다 ―‘나무는 간다’ 전문 이상(李箱)에게 열두 명의 무서워하는 아해와 무서운 아해가 있었듯, 이영광에게는 미치고 푸르고 가고 가버린 나무가 있다. 시인의 자기의식은 나무로 환유되고 있는 이지러진 시적 주체의 자화상으로부터 기인한다. 그의 시 세계를 관통하는 가장 주요한 지평으로서 나무는 시적 주체의 술에 취한 가계(家系)와 생활과 속내를 목도해왔을 뿐 아니라 그 울음을 위로하던 내밀한 기억으로 인하여 제 자신 역시 깊은 병을 앓게 된다. 눈에 보이지 않을 만큼 아주 조금씩 미쳐가는 나무는 제 스스로의 몸에 묶여 혀를 빼물고 있으면서도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어디로 가야 하는 것일까. 도망치지 못한 채 순순히 미쳐가고 있던 나무는 “천지에 가득 죽음에 뚫리”면서도 계속해서 “가야 한다”고 생각한다. 명징한 로고스를 탈각한 채 세계를 거대한 병실로 치환하면서 그것과 한몸인 나무가 겨우 붙어 있는 숨으로 뱉어내는 전언, 이 신음이 바로 이영광의 시가 육박해가는 시의 음성이다. 그것은 “고문받는 몸뚱이”의 형상이리만치 처절하게 으스러진 어떤 것이다. 변형되고 훼손되고 상실하면서 이제 나무들은 간다. “결박”과 “독방”이라는 이 문제적 존재의 필요충분조건 위에 그가 가고자 하는 길은 나 있다. 그것이 설령 “제자리걸음”일지라도 가고자 하는 까닭은 세상이 “뒤집히”거나 “녹아 없어지”고 있기 때문이다. 불가분의 관계로서 나무의 뿌리격인 세상은 나무의 존재를 끊임없이 몰락시키며 역설적으로 바로 그 허물어지는 순간들로부터 나무가 재건될 수 있는 가능성을 도출해낸다. 나무는 미친다. 미치면서 간다. 미쳤기 때문에 가는 것이고, 미치지 않고서는 갈 수 없는 길이다. 이 광기와 착란의 고투는 “공중의 결승선”에서 마침내 분신하듯 정신을 잃고 제 몸을 산화하고 만다. 정신을 잃고 나서야 푸르게 미친 나무와 푸르게 미친 숲은 모두 서로에게로 사라져버리고 만다. 온통 상실과 결여의 비존재로 읽히는 세계에서 에포케가 발생하는 이 공명의 찰나로부터 이영광의 시집은 시작된다. 정체와 암전에서 시동을 걸 때 나타나는 재부팅의 효과, 그 광포한 분란을 통과할 때에만 겨우 돌아오는 불규칙한 심호흡이 바로 이영광 시에서 나타나는 병폐의 첫 번째 징후인 ‘미치다’의 증상을 말해준다. 그렇다면 미친, 혹은 미쳐버린 이 나무들의 진격은 삶의 벼랑 끝에서 발휘되는 재기의 몸부림이자 고유한 주체 확보의 계기가 된다. 시끄럽게 부서지고 피 나던 집이었는데/누구도 아이를 욕하거나 때리지 않았다/조용한 아이였다/조심하는 아이였다/모든 걸 알고 모든 것에 준비된 표정으로/떨려고 하지 않았다/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중략)/아프지 않겠습니다/아이가 되지 않겠습니다/온몸을 희끄무레한 붕대로 감고 있어서/아플 곳이 없었다/죽으면 죽으리라. 4) /살면 살리라/벗은 아이였다/벗겨진 아이였다/생각하지 않고,/늘 남의 생각만 생각하는/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무섭고 많은/시간이 잡은 아이였다/하루는 사십년처럼 흐르고/사십년은 하루처럼 멎어/어느 날, 돌아온 아이였다/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아직도 망가져가는 아이였다 ―‘망가져가는 아이’ 부분 상실과 결여로 화하는 존재의 나쁜 사정(아프거나 혹은 죽거나)은 핏속을 흐르는 불가해한 광기와 걷잡을 수 없는 슬픔, 시라는 것에 붙들려 오도 가도 못하는 몹쓸 운명에 다름 아니다. 문명과 역사의 폭압으로부터 거세된 욕망은 이제 생태적 상상력을 넘어서 가족 내력으로부터 발생한 병폐적 징후들, 상실된 존재라는 치부로 고백된다. 폭력과 방임과 유기라는 총체적인 학대 속에서도 아이는 자라야만 한다. 조용히, 조심스럽게, 숨죽여 자라는 동안 모든 걸 알아차려버린 아이는 어느덧 “난 어떻게 돼도 상관없어 상관없습니다”라고 말하는 아이가 된다. 온몸을 붕대로 감고 있어서 아플 곳이 없는 그는 “죽으면 죽으리라”는 성경을 외우는 동안 죽고 또 죽어 역설적으로 그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다. 그러나 사십년의 세월 속에서도 조금도 빛바래지 않는 “도대체 왜 도대체 왜 도대체 왜”라는 물음은 여전히 유효하다. 아이의 하루는 사십년처럼 고통스러웠을 것이고, 사십년은 하루처럼 그 자리에서 버티고 있었을 것이다. 발가벗겨지고 죽임당한 채 자신을 영구히 복원하지 못하는 이 시적 주체의 내력은 질병의 코드로 나타나며 역설적으로 바로 이 상실과 결여의 반대급부로서만 존재의 기표에 가까스로 다다를 수 있다. 모든 곳이 아파서 아플 곳이 없는 아이, 아픈데도 아프지 않겠다고 맹세하는 아이, 아픈 속이 투명하게 보이는데도 안 보이는 아이로 아픔이 재현되는 양상에서 볼 수 있듯, 이영광이 상실의 주체를 존재의 그것으로 전복시키는 역설을 보여줄 때 그 도화선은 병폐적 징후로 드러난다. 병폐적 징후의 두 번째 시어로서 ‘아프다’ 역시 꺼져가는 삶에 대한 각성과 의지의 기제로 작동되고 있으며 이는 역설적으로 새 활로의 모색을 담당하는 기저가 된다. 바깥은 문제야 하지만/안이 더 문제야 보이지도 않아/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해/그는 병들었다/내가 가장 좋아하는 건 전력을 다해/가만히 멈춰 있기죠/그는 병들었다, 하지만/나는 왜 병이 좋은가/왜 나는 내 품에 안겨 있나/그는 버르적댄다/습관적으로 입을 벌린다/침이 흐른다/혁명이 필요하다 이 스물네평에/냉혹하고 파격적인 무갈등의 하루가,/어떤 기적이 필요하다/물론 나에겐 죄가 있다/하지만 너무 오래 벌받고 있지 않는가, 그는/묻는다,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중략)/저녁은 모든 희망을 치료해준다/그는 힘없이 낫는다/나는 아무런 이유가 없다/나는 무장봉기를 꿈꾸지 않는다/대홍수가 나지 않아도,/메뚜기떼가 새까맣게 하늘을/덮지 않아도 좋다/나는 안락하게 죽었다/나는 내가 좋다/그는 돼지머리처럼 흐뭇하게 웃는다/소주와 꿈 없는 잠/소주와 꿈 없는 잠 ―‘저녁은 모든 희망을’ 부분 이영광은 “병들지 않으면 낫지도 못”한다는 뒤바뀐 선후 관계를 통해 병의 중의적 차원을 암시한다. 이는 낫기 위해서는 먼저 병이 들어야 하는 논리적 인과성에 대한 일종의 언어유희이기도 하지만 병폐의 징후를 보여주는 동시에 그것은 본래 어떠해야 했는지를 복기시키는 반동의 기제로 작동하기 때문이다. ‘나’는 병들어 있는 ‘그’의 곁을 지키고 있고 아무것도 할 수 없을 뿐 아니라 더욱 격렬하게 아무것도 하지 않기 위해 “전력을 다”한다. 전력을 다해 멈춰 있기 위해 “혁명”이라든가 “기적”과 같은, 존재의 근원을 통째로 뒤바꿀 만한 지각변동을 꿈꾸지만 현기증을 일으키는 이 소요 사태 속에서 ‘나’는 도리어 병이 좋다고 말한다. (그렇기에 여기에서도 어김없이 병은 푸르게 미쳐가는 생의 긍정적 요소로 읽어내야 한다.) 시어들을 모두 거꾸로 뒤집어놓은 이러한 양상들은 이제 죽음 속에서만 살 수 있음을 가시화하기 위한 이영광식의 역설로 정립된다. 그래서 이영광이 쓰는 존재의 본질은 언어로 포착되지 않으며 계속해서 움직이고 변화하며 와해되고 생성한다. 이 유동적인 성질은 시인으로 하여금 시를 쓰게 하는 추동력으로 작용한다. 존재가 되기 위해 ‘그’는 “버르적”대고 “입을 벌”리고 “침”을 흘린다. 그렇게 마주하게 된 ‘그’는 또 다른 ‘나’이지만 ‘나’는 ‘나’를 만듦으로써 도리어 더 외로워지는 아이러니에 처한다. 고통과 쾌락, 경험과 선험, 현재와 과거를 넘나들며 시인이 접근하고자 하는 ‘나’는 다가갈수록 멀어질 뿐 한시도 오롯한 ‘나’가 되지 못한다. 이영광의 시적 주체는 몸이라는 집을 한 채 지니고 있다. 집은 일종의 병실로 나타나며 그는 이 무력한 “스물네평”에 “변혁”, “새날”, “자폭”, “재앙”, 혹은 “천재지변”이라도 일어나 대혼란이 벌어지길 기도한다. 그것은 더 완벽하게 미치고, 더 못 견디게 아프며, 더 깊이 병들어 차라리 그 병세에 차도가 없어져버리도록 하는 일이다. 그러나 그것이 벌인 줄도 모르고 오래도록 희망을 앓아온 ‘그’는 싸워보지도 못한 채 힘없이 완치되고 만다. 이것은 패배조차 허락되지 않는 참담한 실패를 증거한다. 상실을 경험함으로써만 존재로 거듭날 수 있는 이러한 역설적 구조는 이영광이 반복적으로 제시하고 있는 사유의 패러다임으로 병폐의 세 번째 징후인 ‘병들다’의 의미다. 내 것조차 될 수 없는 고통의 전유물인 ‘나’ 앞에서 시인은 그의 유일한 도구인 시만을 쓰고 지우기를 반복하는 시지프스가 되는 것이다. 그런 차원에서 이 시는 이영광의 시 전반을 관통하는 문제의식인 상실과 존재의 원환을 공유하고 있다. 그의 세계 속에서는 어느 것 하나도 멈춰 있는 것, 불변하는 것, 영구적인 것은 없다. 그래서 논리적 명쾌함은 불가능해지고 점점 수식어가 많아질 뿐이다. 이 구태의연한 언어의 불가능성은 상실과 결여로서 존재에 대한 회의와 그대로 닮아 있다. 영원히 도달할 수 없는 ‘나’와의 간극은 모순으로 일관하고 있는 세계의 이원성, 이를테면 안과 밖, 전력과 정지, 죄와 벌, 아침과 저녁, 빛과 어둠, 삶과 죽음, 현실과 꿈 등을 통해 구조화된다. 마침내 모든 상실이 존재를 부상시킨다는 것을 예감하게 된 ‘나’는 “소주와 꿈 없는 잠”에 혼곤하게 빠져든다. 만해의 “잠 없는 꿈”(‘잠 없는 꿈’, 님의 침묵, 회동서관, 1926)에 대한 오마주로 보이는 이 구절 속에는 모든 대상이 뒤집어진 거울 속 같은 세계가 놓여 있다. 현상과 이면이 전복되는 세계를 목도하며 ‘나’는 세계의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트랙을 돌며 남겨진 부분(병폐로 나타나는 이상 징후)을 확보하고 그것을 존재로 변환할 궁리에 몰두한다. 3. 시지프스의 역설 : 나무의 존재론 지난 시력으로 볼 때 이영광의 작업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서 병폐의 징후를 포착하는 동시에 시대적 데카당스를 향한 분기였고 시적 실천에 의한 궐기였다. 구조적 모순으로부터 기인하는 디스토피아와 대치하면서 그가 겪어내는 소외와 환멸은 미치고, 아프고, 병든 시적 주체의 상태로 반복된다. 시인은 조금도 비켜서지 않고 이 고통을 직면함으로써 사람다움의 정의에 대해 생각한다. 세월호 삼보일배가 살려고, 기어서 남녘에서 올라오고 있는데/잃은 아이 언니인가 누나인가 하는/그 여린 아가씨, 옷이 함빡 젖고 운동화가 다 해졌데/(중략)/마음이란 거 그거, 찌르지 마, 자꾸 피가 샌다고/중환자실 천장에 달려 뚝뚝 떨어지는 피 주머니 같은 그것에게 ―‘마음 1’ 부분 아니, 아니…… 돌아가야 해요/예쁘고 미운 친구들과 괴롭고 즐거운 학교와/인사하던 골목길과 상점들에게로 그렇고 그런 사람들에게로/돌아가야 해요, 꿈꾸고 꿈꾸고 꿈꾸면 괜찮아지던 곳에,/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가야 해요 ―‘수학여행 다녀올게요 ―유령 6’ 부분 시집 곳곳에 기록된 4월 16일은 우리로 하여금 섣불리 환부를 봉합하는 대신 고통을 날것 그대로 경험하도록 한다. “오늘도 무사하지 않았느냐고” “겁도 없이”(‘겁’) 이야기하는 자신을 견디지 못해 차라리 “징역 살고 싶”(‘무인도’)은 심정을 토로한다. 고통의 근원지를 밝히고 불편과 부끄러움을 마주함으로써 우리가 “끝없는 사람으로 돌아”갈 때만이 유령처럼 출몰하는 이영광의 피 흘리는 세계는 사람의 것으로 돌아올 것이기 때문이다. 이영광에게 존재가 되기 위한 상실과 병폐의 과정은 다음 시들에서 죽음의 이미지들로 변환된다. 시집 전반에 걸쳐 삶과 죽음이라는 시어는 전도되어 있으며 자주 몸 바꾸어 나타나는 죽음의 현시들은 삶의 부장품처럼 예상치 못한 일상의 곳곳에서 불쑥불쑥 출토된다. 이는 삶과 죽음을 매 순간 견디어내면서 끝없이 굴러떨어지는 바위를 밀어올려야 하는 형벌과도 같다. 정말 하지 말아야 할 일은 자기를/살려주는 일/정말 해야 할 일도 저에게 위로를/던지지 않는 일/입이 말을 못하겠나/손이 구원을 못 쓰겠나/하지 않는 것이 아니라/하지 않는 것을 해내는 일 ―‘깔깔대는 혼’ 부분 고독이 안되자 그는 삶을 물어뜯었다/사람이 안되면 사람을,/진심에 지피면 진심을 무찔러야 했는데/삶을 쓰러뜨렸다/죽음이 안되면 죽음을 여의어야 했는데/삶을 버렸다 ―‘하지만’ 부분 자기를 순순히 살려주는 일만은 절대로 하지 말아야 할 일이라고 하는 이 전언은 스스로를 구원하지 않으려는 저 위악과 자위의 역설이 얼마나 지키기 어려운 것인가를 잘 보여준다. 때문에 내가 나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이영광식으로 다시 말하자면 내가 나로 죽기 위해서는 죽을 힘을 다해 “진심을 무찔러야”하고, “죽음을 여의여야”만 하는 것이다. 그 견딤의 미학이 그에게는 시를 쓰는 행위, 존재를 성립하기 위한 방법론적 양상으로 나타난다. 시의 외연에 등재시킨 상실과 결여의 병폐적 현상들을 주체의 확립과 존재로 복귀시키며 재구조화하는 이영광의 시도는 그것이야말로 시의 임무와 사명임을 숙연하게 보여준다. 뒷밭이 우릴 먹여주지 않니 시인은 싫다 너는 학교에서 라디오도 타왔지 않니 취직도 안하고 출세도 안되고 시인이 되어 내려갔을 때는, 나는 네가 시인만은 되지 말길 죽 바랐다, 이젠 객사하지 말라고 기도해야겠다, 어머니는 말했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 어머니께서 말씀하셨다 시인이 되지 말자고 다짐했다 뒷밭이 북풍한설이어서 굳게 다짐했다 시인이, 나는 아니다 언젠가는 가짜를 들킬 것 같아 두렵다 어쩌다 어머니 말을 잊어먹을 때면 그 짐승이 불쑥 머리를 내밀기도 한다 그때 깊이 눌러 감추어버렸던 시인이란 것을 들킬까봐 또 나는 무섭다 세상 모든 밭들은 왜 다 기근인가 객사 얘기는 그만하세요 뒷밭은 언제나 우릴 굶겼어요 저는 그냥 방랑만 하는 거예요 시늉만 하는 거예요 ―‘뒷밭’ 부분 시인님이 되느니/땅끝까지 실종되고 말겠다/시인님이 되느니/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겠다//높이지 않아도 시인은/만장처럼 드높으므로/아무리 높여도 시인은/꿇은 상주처럼 낮으므로 ―‘시인님’ 부분 자전적 시임이 분명한 위의 메타시들에서 시인은 시 쓰기를 업으로 삼고 영원한 삶을 견디는 시지프스로 화한다. 평생 뒷밭에서 일을 하신 어머니는 시인이라곤 트랜지스터 라디오가 들려주던 김삿갓밖에 알지 못한다. 그런데 김병연의 전기를 가능케 한 드라마틱한 방랑과 객사에만 방점을 두어 마치 시인이 되면 반드시 떠돌다가 죽게 될 것이라고 믿는 듯 아들의 행보를 심려한다. 시인이란 대개 시대의 병폐를 가장 먼저 진단하는 첨병으로 부나 권력과 같은 가치들을 풍자하며 으레 속세를 떠난 듯 자유로운 자들로 통용되지 않는가. 문학을 알지 못하는 어머니에게도 시인의 입지가 지닌 이 변방의 좌표가 어렴풋이 짐작되었으리라. 시인이 되겠다는 아들이 겪어야 할 그 정처 없는 빈곤도 싫었겠지만 도무지 숨길 수 없는 저 반역과 모반의 기질, 세상을 척지고 홀로 싸워나가야 하는 어두운 예감 같은 것이 서늘히 엄습해왔을 것이다. “나보다 더 어두운 짐승”인 어머니에게 불효를 자처하면서 기어이 멋대로 시인이 되어버린 시적 주체는 그러나 간혹 제가 가짜임이 들통날까봐 저어한다. 또 제가 정말 시인이 되어버린 것은 아닌지 그것 역시 두려워한다. 자신은 그저 시인 “시늉만 하는” 것이라고 어머니를 안심시키는 그의 말은 어쩐지 자신을 더 안심시키기 위해 안간힘을 쓰는 것으로 보인다. 시인이 되느니 “땅끝까지 실종되”거나 “살처분 당하는 분홍 돼지가 되”고 말겠다는 이 호언장담, 이 비하와 경멸의 자기모멸감 속에는 기실 시의 쪽배로밖에는 이 깊은 생을 건널 재간이 없는 한 사람의 떨림이 고스란히 응축되어 있다. “만장처럼 드높”고 “꿇은 상주처럼 낮”은 이 고결하고도 비천한 이름 곁에 선 시인의 결연함은 슬프도록 장엄하고 눈물겹도록 어리석다. 뭇사람들이 그 눈에서 “죄인”과 “천치”를 읽고 간 미당의 피맺힌 아침과도 같은 부끄러운 혼, 그러나 뉘우치지 않는 그 오만한 자세를 이영광은 어딘가 닮아 있다. 나무의 적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빈 들은 이글거리는 뿌리들을 비끄러맨다/바람은 잡념의 가지들을 조각조각 부러뜨린다/나무의 정권들이 나무 속으로 들어간다/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진다/한 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의 백만 대군을,/백만 대군을 호령하는 무한의 지평선을/한그루 장창으로 막아선다 ―‘한점 배후도 없이 나무는’ 부분 맨주먹을 쥐고 눈밭에 선 나무, 시적 주체로 형상화된 이 강인한 나무는 무방비 상태의 싸움꾼이다. “저렇게, 싸우지 않을 수 있”을 뿐 아니라 “저렇게 싸”우고 있기 때문이다. 그 싸움의 상대는 바람이다. 바람은 “얼굴을 드러낸 적 없는 세력”으로 나무와 교전한다. 제 뿌리를 간직하고 있는 나무의 정직한 생의 기록은 어디서부터 불어왔는지 모를 홀연한 바람의 태생과는 사뭇 다른 것이다. 나무가 거역할 수 없는 피투성(被投性)의 존재로서 육중한 삶을 떠메고 가야 한다면 바람은 무한한 가변성이라는 무상함을 상징한다. 제 몸을 한그루 장창 삼아 “삭풍과 눈보라와 흙먼지” 불어오는 지평선을 제압하는 나무 안에는 뜯겨나간 뿌리와 부러진 가지들의 비명이 난무한다. 이 부서진 한 그루의 육체 안에는 삶과 죽음이 온통 뒤엉켜 있어 그 둘의 이분법을 넘어서는 하나의 세계가 열린다. “나무는, 오직 나무로 지워”지게 된다는 이 유연한 나무의 병법을 통해 시적 주체는 상실과 병폐를 넘어서는 영원한 시지프스의 시 쓰기와 존립을 이루게 된다. 언제나 환한 볕보다는 그늘의 모서리를 맴돌던 시적 주체는 마침내 “한 점 배후도 없이” 맨몸으로 제 삶을 일궈내는 나무가 된다. 당신이 한낱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날 죽여 나는 음 사월 물푸레나무같이 푸르렀습니다 푸르고 튼튼하게 병났습니다 물푸레나무 곁에서 춤추는 물푸레나무같이 기쁨을 못 이겨, 나는 당신이 한없이 외로웠습니다 당신은 한낱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쳐 날 다시 살려내고, 사랑 없는 사랑이 되어 떠났습니다 마른 가을이 살찐 여름을 단숨에 쓰러뜨리듯 나는 모든 기쁨을 힘없이 무찔러 이기고, 음 시월 물푸레나무같이 시들어 병 나았습니다 ―’물푸레나무같이’ 전문 당신이 건넨 “사람의 몸” “사람의 말”로 인하여 병들고 죽어가는 ‘나’는 기쁨에 못 이겨 춤을 추면서도 당신이 외로웠다고 말한다. 당신이 “사람의 말” “사람의 몸”을 그치자 ‘나’의 병은 나았지만 나는 사랑도 기쁨도 잃은 채 시들게 된다. 시인의 책무란 본래 사람의 것으로 아플 때 죽음과도 같은 병폐 속에서 도리어 시퍼렇게 살아나 그 한없는 외로움을 읊는 것이며, 사람의 것이 떠났을 때 힘없이 시들어 산 것도 죽은 것도 아닌 채 상실과 존재의 아포리아 속으로 망명하고야 마는 것이 아닌가. 시적 주체는 이제 자신의 생애보다 오래된 나무의 부동자세가 불러일으키는 바람의 무한수열을 느낀다. 그 바람은 상실과 존재의 원환으로 시시각각 얼굴을 바꾸며 나무의 안도 아니고 바깥도 아닌 곳에서 분다. 그 바람을 관장할 수 있는 것은 오직 바람보다 먼저 미치고, 먼저 아프고, 먼저 병들어버리는 자로서 시인뿐이다. 시적 주체는 필연적으로 역설의 폐허에서 기아와 고독과 광기에 휩싸일 수밖에 없으며 이러한 존재의 상실이야말로 새 존재를 생성해내기 위한 회로의 추동장치로 작동한다. 이영광은 병폐라는 허구적 장치를 통해 결국 시를 앓을 때만 존재가 도래할 수 있는 기반을 예비해두고 있었던 것이다. 아픔으로 인하여 시적 주체는 소진되거나 무화되는 것이 아니라 죽음으로 내려가는 순간에 시를 통한 삶을 발견함으로써 형이상학적 존재로 재탄생한다. 사랑과 상실, 기쁨과 슬픔, 병과 치유, 죽음과 생명이 마치 한몸처럼 붙어 있는 이 역설의 시학은 나무의 존재로 부활하는 이영광식의 신화를 재현하고 있다. 시적 주체는 바람이 일으키는 병폐의 징후를 통해 생사의 영원한 지평 위로 나무의 삶을 고양시키고 재편한다. 그때 들려오는 푸른 존재의 잎사귀 소리는 원래 자기 몸 안에서 울리던 소리였는지도 모른다. 천지의 울음을 내재하고 있는 나무의 존재론은 이제 이영광 시의 아이덴티티가 될 뿐 아니라 지금 여기의 시를 기억하는 주요한 하나의 축으로 자리할 것이다. 4. 역설의 폐허에서 자란 존재의 아포리아 2000년대 이후 미정형 주체들의 등장은 기존의 논리로 편입되기를 거부하고 서정시라는 장르에 의문을 제기하면서 독자적인 체계를 생성했다. 스스로 자기 존재의 기원이 되고자 했던 그들의 시도는 난해함에 유폐된 것일지라도 기성을 극복했다는 점에서 새로운 발명의 의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경제 위기와 정치적 추문이라는 2010년대의 현실에 직면한 시는 윤리적 문제에 봉착한다. 해체환상유희적 계보에 틈입한 윤리의 맥락 속에서 이영광은 가장 클래식한 발성과 감성으로 노래할 때만이 구축될 수 있는 자기 세계의 가능성을 보여준다. 어떤 담론보다 광활하고 가변적이며 모순적인 존재로서 ‘끝없는 사람’을 구현하는 시. 그가 세속성의 탐닉이나 언어의 실험에 동참하지 않고 자신의 좌표를 확보한 까닭은 사람이 가진 그 예외적 불가능성만이 시의 자기복제가 아님을 믿었기 때문이다. “너무 나 같아서 나 같지 않”고, “너무 나 같지 않아서 나 같”(‘불을 끄려고 한다’)다고 하는 시적 주체의 음성은 소외와 환멸로 점철된 우리 시대의 메아리다. 안도 아니고 밖도 아닌 세계의 트랙을 돌며 이영광은 미치고, 아프고, 병들어 있는 이상 징후들을 감지하고 그 상실의 집합들을 지속적으로 출몰시킨다. 병을 앓듯 자신을 오래도록 앓는 자만이 존재로 거듭날 수 있기 때문이다. 병의 중의성을 비롯한 역설적 언어의 고안은 시 안에 자신의 존재론을 도입하기 위한 장치이자 다의적 층위를 포섭하기 위한 그의 기획을 보여준다. 나무는 나무들 사이로 사라져버리고 마침내 한 무더기의 푸른빛만이 단지 거기에 남아 흔들리고 있음을 보여주는 이영광의 숲은 마음껏 길을 잃도록 안내한다. 그는 병들어 있는 주체를 통해 그 존재 자체가 곧 황폐한 세계의 산물임을 증거하고, 현실 맥락 속에 은폐된 이력과 배후를 드러낸다. 그러나 병의 의미가 긍정과 부정의 이중적 층위로 활용되면서 더 깊이 병들어 죽어버리는 지경에 이를 때라야 그 죽음으로서 삶의 진리를 체득할 수 있다는 것을 깨닫게 했다. 소외되고 병든 주체의 착란과 광기는 가고 가고 또 감으로써만 이 견고한 세계를 꿰뚫고 장악하고 넘어설 수 있기 때문이다. 한 덩어리의 푸른 흔들림으로 산화한 나무의 기투는 결국 “나는 자꾸자꾸 미쳐서 반드시 삶이 되고 말 것”(‘오일장’)이라는 다짐 속에서 두터운 자기 그늘을 겹겹이 축적해간다. “산은 산이다. 산은 산이 아니다. 다시 산은 산이다.”라는 선문답이 있다. 이 변증법에 의하면 이영광의 시도 나였다가, 나가 아니었다가, 다시 나로 재편됨으로써 영원성을 획득한다. 그래서 “산 채로 죽어보는 건 커다란 일”(‘동구릉’)이라고 그는 말한다. 이영광은 간다. 간다는 말에는 저 피안으로 향하기 위해 이곳의 정신을 놓아버렸다는 뜻도 숨어 있다. 이영광은 간다. 더 잘, 더 곱게 가기 위하여 그는 “나으려 하지 않는 병”을 쉽사리 떠나보내지 않는다. 언제까지고 “덜 살고 덜 살고 덜 살아서” “숱한 사랑의 말”(‘세한’)을 찾기 위함이다. 그것만이 시지프스가 되어 기꺼이 감당해내야 할 자신의 길이기 때문이다. 1) 알베르 카뮈, 오영민 옮김, 시시포스 신화, 연암서가, 2014, 201~208쪽. 2) 들뢰즈의 차이(difference)나 레비나스의 타자성(alterity)과 같은 숱한 담론에서 주체와 타자의 이분법을 극복하고자 한 것처럼 상호 존립 가능한 관계의 회복은 이영광 시에서 여전히 화두로 존재한다. 3) 최근 두 권의 시집 ‘나무는 간다’(창비, 2013)와 ‘끝없는 사람’(문학과지성사, 2018)을 대상으로 하며 시를 인용할 때는 작품의 제목만 표기한다. 4) 에스더서 4장 16절.
  • 동작 랜드마크·문화유산·편의시설이 한눈에… 관광안내지도 제작

    다양한 언어에 외국인 길잡이 역할 톡톡 서울 동작구가 지역 내 랜드마크와 관광명소, 문화유산 등을 한눈에 볼 수 있는 관광안내지도를 제작했다고 30일 밝혔다. 특히 한국어, 영어, 중국어, 일본어 등 다양한 외국어 지도를 구비해 외국인 관광객들의 길잡이 구실을 톡톡히 할 전망이다. 새로 선보이는 관광안내지도는 거리를 정확하게 알리고 주요 정보를 눈에 띄게 표현해 한눈에 들어온다는 평가를 받는다. 가로 72㎝, 세로 42㎝ 크기의 2단 8접 형태로 접어서 휴대하기 편리하게 만들었다. 지도에는 노량진수산시장, 사육신역사공원, 국립서울현충원과 같은 동작구의 주요 관광 명소와 공공기관, 주민편의시설 등을 담았다. 총 길이 25㎞에 이르는 동작충효길 7코스의 각 구간과 소요 시간, 이수사계길 맛집거리, 노량진 컵밥거리의 상점들도 표시해 접근성을 높였다. 김미자 홍보전산과장은 “새로 제작한 관광안내지도를 통해 동작구만의 숨어 있는 관광 명소를 손쉽게 찾아볼 수 있게 됐다”며 “앞으로 많은 국내외 관광객들이 지역의 매력을 느끼고 이를 통해 지역 경제 활성화도 이뤄지길 바란다”고 말했다.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보따리상에 중국 내년부터 과세

    보따리상에 중국 내년부터 과세

    중국이 내년부터 ‘보따리상’ 등 개인 구매대행업자에 대해 당국에 등록하고 세금도 내게 할 방침이다. 또, 타오바오 등 판매플랫폼이나 위챗(微信·중국판 카카오톡)을 이용해 구매대행업을 하던 개인들도 사업자 등록을 하고 세금을 내야 한다. 28일 관영 신화통신 계열 경제지인 경제참고보(經濟參考報)는 내년 1월 1일부터 이 같은 내용을 담은 전자상거래법이 정식 시행된다고 보도했다. 법이 시행되면 해외에서 물건을 산 뒤 중국에서 되팔아 이익을 남겨왔던 개인 구매대행업자들의 활동이 위축될 전망이다. 이 법을 어길 경우 최고 200만 위안(약 3억2000여만원)의 벌금을 물게 된다. 한국 면세점 및 상점에서 명품 등 면세품을 사서 중국에 가서 되팔았던 개인 구매대행업자들의 상행위가 제약을 받게 되면서, 면세품 등 중국인에 대한 매출액 감소도 예상된다. 그동안 한국에서는 중국의 ‘사드 보복’으로 중국인 단체 관광객이 급감한 가운데서도 구매대행업자들이 국내 면세점의 매출 유지에 한몫해 왔다는 평가를 받아왔다. 경제참고보는 구매대행업의 성장에 따라 탈세, 위조품 범람, 개인정보 유출 등 많은 문제가 발생했고, 이에 대한 정부의 관리가 어려웠다고 지적했다. 이미 연말이 되면서 해외상품을 중국으로 반입하기가 어려워졌고, 중국 세관에서는 귀국하는 자국민에 대해 검사를 강화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이저우일보(台州日報)도 한국에서 중국으로 귀국하던 한 구매대행업자가 세관 당국의 깐깐한 검사를 받고 많은 세금을 낸 사례를 보도하면서, “앞으로는 구매대행업을 하기 힘들어질 것 같다”는 현장의 목소리를 전했다. 베이징(北京) 위성방송은 일부 구매대행업자들이 새해부터 영업하지 않는다고 공지하면서 중국 네티즌 사이에서는 사재기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고 전했다. 이 제도가 시행될 경우 구매대행을 통한 물품 구매가 갖는 가격 상의 우위가 줄어들 전망이다. 한 전문가는 “(이 법이 시행되면) 화장품이나 생활용품에 가격 우위가 없어져도, 비교적 비싼 명품은 여전히 시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구매대행업의 양극화가 점차 분명해질 전망이다. 이석우 선임기자 jun88@seoul.co.kr
  • 청년 영농정착지원금 용도 외 사용 땐 환수

    정부가 청년 창업농에게 지원하는 영농정착지원금이 엉뚱한 곳에 쓰이지 않도록 사용 가능한 업종을 제한하고 부정 사용 시 환수 조치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7일 이런 내용의 ‘2019년 청년 영농정착지원사업 추진 방안’을 발표했다. 정부는 농촌의 급속한 고령화를 막기 위해 올해 처음으로 청년창업농 1600명을 선발했다. 내년에도 1600명을 새로 뽑아 영농정착지원금을 주고 농지·창업자금·기술 등을 종합 지원한다. 그러나 최근 일부 사업 대상자가 지원금을 명품 구입, 외제차량 수리 등 본래 취지와 다른 용도로 사용한 사례가 적발됐다. 농식품부가 지난 10월 지방자치단체를 통해 지원금 사용 실태를 점검한 결과 마트·편의점(25.4%), 백화점 등 기타 상점(21.8%), 음식점(17.1%), 농자재 구입(12.1%)의 업종 순으로 나타났다. 이에 농식품부는 식비, 교통비, 농가 경영비 등 지원 목적과 다르게 사용한 지원금을 환수하고 추후 지급을 정지하기로 했다. 해당 청년농은 자격이 박탈돼 정착지원금이나 창업자금·농지 지원 등과 관련된 사업 지원을 받을 수 없게 된다. 정부는 사용 가능 업종을 농업, 유통업, 연료판매, 의료기관, 일반·휴게음식 등 20개 업종으로 한정한다. 통합이력관리시스템을 구축해 청년농별로 지원금 사용 내역, 영농 이행상황, 교육·정책보험 가입 등 의무 이행 실적을 꼼꼼히 들여다본다. 아울러 농식품부는 청년농 창업자금 대출 규모를 올해 1900억원에서 내년 3150억원으로 늘리고, 1000ha 규모의 임대용 농지를 사들여 청년농에게 우선 빌려준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흥미진진 견문기] 임금이 마시던 ‘복정우물’ 눈길… 좁은 골목길 예스런 한옥 가게들 포근

    [흥미진진 견문기] 임금이 마시던 ‘복정우물’ 눈길… 좁은 골목길 예스런 한옥 가게들 포근

    지난 22일 동짓날 삼청동을 걸었다. 청와대 옆 무궁화동산은 1993년 김영삼 전 대통령에 의해 개장되기 전에는 궁정동 안가로, 그 훨씬 이전 조선 중기에는 김상헌의 집터였다고 한다. 학창시절 국어 시간에 달달 외웠던 “가노라 삼각산아, 다시보자 한강수야~”로 시작했던 시가 생각났다. 병자호란 직후 소현세자, 봉림대군과 함께 청나라에 볼모로 잡혀 가는 상황이 가슴을 먹먹하게 했다.한양의 주산인 백악산과 서산 인왕산을 병풍처럼 두른 청와대를 지나자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총리공관이 나왔다. 주말을 이용해 각종 집회가 계속 열리고 있어서인지 경계가 삼엄했다. 길 건너에는 임금이 마시던 복정(福井) 우물이 자리하고 있었다. 맛이 뛰어나 평소 자물쇠를 채워 놓고 경비병이 교대로 지켰으며, 궁중의 무수리가 와서 길어다 썼을 정도의 최상급 물이었단다. 1년에 딱 한 차례 정월 대보름에만 민간인에게 개방했다니 그때의 풍경이 눈앞에 선하다. 우물 바로 옆에는 고건 전 총리가 재임 당시 즐겨 찾았다는 목욕탕이 보였다. 목욕탕 굴뚝이 멀리서도 뚜렷하게 보였다. 돌아 나오는 좁은 골목에 위치한 상점과 음식점이 눈을 즐겁게 했다. 어찌나 골목이 좁고 가파른지 미끄러질까 걱정되었지만, 옛날 풍경을 그대로 재현한 한옥 가게들이 눈길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계단 하나하나에도 예스러움이 그대로 묻어나 마음을 포근하게 만들어 주었다. 김완 해설사를 따라 다음 코스로 이동한 일행의 눈앞에 2014년 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연막탄 지주가 보였다. 처음 들어 보는 이름에 의아했지만, 1968년 김신조 사건 이후 청와대 방어와 군사작전 수행의 목적으로 비상시 연막탄 발사를 위해 13곳에 설치됐다는 설명에 고개를 끄덕였다. 처음 듣는 이야기와 실물 감상에 일행의 관심이 집중됐다.2대째 단팥죽을 전문으로 팔아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된 서울서 둘째로 잘하는 집에는 아침부터 사람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고, 투어 직후 찾아갔을 때도 줄이 길게 늘어서 있었다. 동짓날을 실감한 것은 삼청동 칠보사의 먹음직스러운 동지팥죽을 보면서였다. 작은설이라고 불리는 동짓날에 팥죽을 쑤어 먹는 이유는 안 좋은 기운은 떨쳐내고 새해에 대한 희망을 품으라는 긍정적 의미가 담겨 있다. 칠보사 옆에서 앞서 보았던 복정우물과 비슷한 성제우물을 볼 수 있었다. 이 역시 어수로 사용되었지만, 궁에서 멀다는 이유로 복정우물을 주로 사용했다고 한다. 북청물장수라 하여 물을 내다 파는 사람들도 있었으니 당시의 수질 상태를 짐작할 만하다. 삼청동 길을 살짝 벗어나자 물 맑고(水淸), 숲이 맑아(山淸), 사람의 마음까지 맑은(人淸) 삼청공원이 나왔다. 일제강점기 제1호 도시계획공원으로 지정된 깊은 숲길을 걸어 여정을 마무리했다. 김미선 서울도시문화지도사
  • 성탄 이브날, 오염된 시궁창 빠진 개 구조한 남성

    성탄 이브날, 오염된 시궁창 빠진 개 구조한 남성

    크리스마스 이브날. 오염된 하수구에 빠져 허우적 거리는 강아지를 구조하는 한 남성의 모습을 지난 25일 구독자 약 37만명의 유튜브 채널 바이럴 호그가 전했다. 시궁창에 빠진 강아지와 이를 구조한 남성의 만남은 공교롭게도 크리스마스 성탄절 이브날. 마치 이 남성에게 강아지를 구조하라는 신의 계시라도 있었던 걸까. 영상 속, 베트남 하노이시의 어느 건물 안에서 말끔히 차려 입은 한 남성이 걸어 나온다. 그 뒤를 따라 강아지 한 마리가 하수구 위에 연결된 돌다리 위로 건너오다 발을 헛디뎌 하수구에 빠지고 만다. 자신의 재킷을 입으려던 남성은 이 모습을 보고 재킷을 다시 벗은 후 강아지 쪽으로 다가간다. 하수구 아래로 몸을 숙인 남성은 오염된 물 속에서 강아지를 꺼내 구조한다. 놀란 강아지는 더러운 물에 축축히 젖어 있는 자신의 몸을 털고 한 바퀴 돌다 이내 사라진다. 강아지를 구조한 남성은 “외출하려고 건물에서 나오는데 뒤따라 오던 개가 갑자기 균형을 잃고 하수구에 빠졌다”며 “구조된 개는 예전처럼 건강한 상태”라고 말했다. 성탄 전날의 이 따뜻한 영상은 상점 건물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촬영됐다.사진 영상=바이럴호그/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오토바이 탄 절도범 가라테 뒷발차기로 쓰러뜨린 남성

    오토바이 탄 절도범 가라테 뒷발차기로 쓰러뜨린 남성

    핸드폰을 훔쳐 달아나는 2인조 오토바이 절도범을 가라테 한 방으로 날려버린 남성이 화제다. 지난 8일 외신 뉴스플레어는 캄보디아 프놈펜 한 시장 거리에 설치된 폐쇄회로(CC)TV에 고스란히 잡힌 절도범들과 이들을 발차기 한 방으로 넉다운시킨 용감한 시민의 모습을 전했다. 지난 12월 5일(현지시각) 프놈펜 내 분주해 보이는 시장 거리. 오토바이를 탄 2인조 절도범들이 시민의 휴대폰을 낚아채 달아난다. 하지만 피해자가 손을 올려 즉시 도움을 요청한다. 결국 시민들의 도움으로 절도범들의 퇴로를 막는다. 하지만 절도범들은 방향을 돌려 달아나려고 한다. 이를 발견한 첫 번째 사마리안이 나타나 자신의 오토바이로 절도범이 타고 있던 오토바이를 막으려 한다. 하지만 날쌘 절도범은 이마저도 피하며 도주한다. 하지만 ‘다 됐다’ 싶었던 절도범의 희망을 한 순간에 박살 내버린 건 두 번째 사마리아인인 한 젊은 영웅이었다. 차분히 도주 장면을 지켜보고 있던 남성은 자신에게 다가오는 절도범을 기다렸다가 뒷발차기 한 방으로 바닥에 고꾸라뜨리는 데 성공한다. 결국 주변 사람들이 몰려들어 절도범을 잡은 후 현장에 도착한 경찰에게 인계했다고 한다. 이 장면을 생생하게 목격한 상점 인 스리 니트(Srey Neat)는 “절도범들이 전화기를 돌려줬지만 주위 사람들은 그들을 벌주고 싶은 마음에 놓아주지 않고 있었다”고 전했다. 관할 경찰서의 삼낭(Sam Nang) 수사관도 “용의자들이 더 큰 핸드폰 절도 조직과 연관이 있는지를 알아보기 위해 조사하고 있다”며 “그들은 법정에 출두할 것이고 이러한 유형의 범죄를 막기 위해 많은 관심을 두고 있다”고 했다. 어느 나라나 스마트 폰이 돈이 되는 세상이다.사진 영상=뉴스플레어/유튜브 박홍규 기자 gophk@seoul.co.kr
  • [글로벌 In&Out] 북한 경제정책, 시장은 있지만 자본주의는 없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글로벌 In&Out] 북한 경제정책, 시장은 있지만 자본주의는 없다/피터 워드 북한 전문 칼럼니스트

    김정은 국무위원장이 북한의 최고 지도자가 된 지 7년이 흘렀다. 그동안 많은 변화가 있었지만 북한의 경제정책은 급진적이라기보다 2010년 이후 일관된 기조를 유지했다고 할 수 있다. 2013년 이후 전국적으로 경제개발구가 무려 25개나 지정되었고 원산과 삼지연, 그리고 최근에 신의주를 중심으로 외자유치와 관광유치 사업에 대한 엄청난 투자가 이어지고 있다. 이런 특구 사업은 북한 국영기업들이나 합작ㆍ합영회사가 공동 투자로 수출을 늘리면서 수출액 일부로 경제 개발의 선순환 고리를 창출하고자 하는 의도가 있다. 하지만 외자 도입을 추진한다고 결코 자본주의의 길을 택한다는 뜻은 아니다.경제특별구역에서 외국자본을 도입한다는 논리는 2013년에 최초로 나온 것이 아니다. 1980년대부터 있었고, 앞으로도 북한 정부는 이런 정책을 폐지할 가능성이 매우 적다. 사회주의를 지키려는 정부가 얻고자 하는 것은 자본주의를 배제한 자본인데 굳이 외자 도입을 마다할 이유가 있겠는가. 북한 관영매체 보도에선 여전히 시장에 대한 언급조차 찾기 힘들다. 북한 정부는 시장을 중심으로 경제를 개발할 의도가 없는 것으로 볼 수 있다. 오히려 최근 경공업 부문에서 다양한 제품들이 국산화에 성공했다는 보도가 많아지고 있다. 이는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2011년 말 광복지구 상업중심가를 방문한 자리에서 국영기업소의 생산 정상화와 국영상업망(상점 등)을 잘 꾸려 시장을 눌러 놓아야 한다고 했던 것과 같은 논리이다. 김정은 위원장 집권 이후 돈을 가진 사람들은 자신의 돈(북한 법계에서 말하는 ‘주민 유휴 화폐’)을 직접 농장과 기업소에 투자(동원-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것도 국가의 기업소를 중심으로 하는 경제 정비 사업으로 볼 여지가 있다. 즉 사회주의의 원칙을 고수하려는 북한 정부는 국영기업소를 사유화하지 않고 돈이 있는 사람의 투자금을 받아 최대한으로 경제를 활성화한다. 그러면서 시장가격과 시장에 있는 돈을 활용한다. 시장가격은 국내의 시장과 국제시장의 가격을 기본으로 하여, 특히 경공업 부문의 경쟁력을 높이고자 한다. 이런 맥락에서 김정은 시대에 강조되는 논리, 즉 국영기업소들은 더 다양하고 질이 좋은 국산제품을 만들고 수입병을 없애야 한다는 논리는 시장을 점진적으로 없애자는 것과 연관성이 있다. 시장(장마당)에서 합법적으로 팔리는 물건은 수입산 또는 가내 수공업과 가내 농축산물 들이다. 국영기업소와 협동농장이 생산한 상품이 아니라는 점에서 수입병을 없애자는 것은 시장에서 수입산을 몰아내자는 것으로 볼 수 있다. 국영기업소를 사유화하지 않은 북한은 2010년 이후에 국영기업소의 경쟁력 확보와 국가경제에 유리한 외자 도입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북한 내에서 돈을 가진 이들의 화폐를 동원하기는 했지만, 그렇다고 금융시장을 만들거나 증권 방식으로 국가재산을 나누자는 뜻은 아니다. 또한 국영 부문의 제품량을 늘리고 국가상업망을 정비함으로써 시장을 없애는 정책은 시간이 꽤 걸릴 수 있다. 이는 한국에서 대형마트들이 늘어나면서 재래시장이 사라지는 것과 비슷하게 보일 수 있다. 국영기업소들의 생산능력과 운수, 물류, 보관 기능까지 수직적 통합이 이루어지면 북한의 시장(장마당)이 현재 소비재 유통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이 점차 줄어들 가능성이 충분하다. 국영기업소들과 농장 등 국가 경제기관들은 시장을 수단 및 기제로 삼아 시장의 힘을 국가의 편으로 끌어들여 국가의 힘과 능력을 강화해야 할 의무가 있다. 시장을 억압하거나 장사를 하루아침에 없애려는 게 아니라, 생산능력을 강화함으로써 국가경제의 힘을 높이고자 한다. 작년 말부터 강조하고 있는 ‘국가제일주의’의 본질로 볼 수 있다.
  • 증권·카드사에서도 해외 송금 가능

    증권·카드사에서도 해외 송금 가능

    농·수협 송금한도 3만→5만 달러로 새해부터는 증권사나 카드사에서도 건당 3000달러, 연간 3만 달러까지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다. 단위 농협이나 수협에서 해외 송금을 할 수 있는 한도는 연 3만 달러에서 5만 달러로 늘어난다.기획재정부는 25일 이런 내용의 외국환 거래규정 개정안이 내년 1월 1일부터 시행된다고 밝혔다. 그동안 은행 등으로 제한됐던 해외 송금 업무가 증권사와 카드사에도 허용된다. 소액이지만 소비자 입장에는 자주 이용하던 주거래 증권사와 카드사를 통해서도 해외로 돈을 보낼 수 있게 된다. 주현준 외환제도과장은 “소비자 선택권 확대는 물론 해외 송금 시장의 경쟁 확대로 송금 수수료가 싸질 것”이라고 기대했다. 금융 인프라가 취약한 농어촌 주민들이 좀더 편리하게 해외로 송금할 수 있도록 단위 농·수협 송금 한도를 올린다. 소액 송금업체의 해외 송금 한도는 연 2만 달러에서 3만 달러로 확대된다. 해외 결제도 편리해진다. 은행의 QR코드나 카드사의 ‘○○머니’ 등 선불 전자지급수단의 해외 결제가 허용된다. 내년부터 해외에서 쇼핑할 때도 국내에서처럼 QR코드나 ‘○○머니’로 상점에서 물건을 살 수 있다. 이 경우 플라스틱 신용카드로 비자나 마스터 등을 통해 결제할 때 내는 수수료(결제금액의 1% 수준)를 내지 않아도 돼 소비자에게 이득이 된다. ‘○○머니’ 등 전자지급수단으로 환전도 가능하다. 해외여행에서 남은 외화 잔돈을 공항 근처 무인 환전기에 넣으면 전자지급수단으로 돌려준다. 여행을 가기 전에 집에서 온라인으로 환전을 신청한 뒤 공항 근처 무인환전기에 가서 외화를 받을 수도 있다. 각종 외환 거래의 증빙 절차도 간단해진다. 현재는 연 5만 달러를 넘는 돈을 해외로 보내려면 송금 사유 등을 종이 서류로 내야 하는데 내년부터 전자 서류로 대신할 수 있다. 해외 거주자가 서류 제출 없이 외화를 받을 수 있는 기준은 하루 2만 달러 이하에서 5만 달러 이하로 상향 조정된다.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도움 필요한 가정 찾아라… 마포 이웃사촌이 떴다

    서울 마포구는 이웃 주민의 어려움을 상시적으로 살필 수 있는 능동적 발굴체계를 만들기 위해 명예 사회복지공무원인 ‘마포 이웃살피미’를 구성했다고 24일 밝혔다. 어려운 이웃의 상황을 가까이에 사는 이웃이 직접 살피고 대응하는 사업이다. 공공기관으로부터 실질적 복지 지원을 받기 전 긴급한 위기상황 발생을 막고 원활하게 제도권 복지로 연결되도록 돕는다. 살피미는 무보수·명예직의 지역주민들로 동(洞)마다 50명 이상으로 이뤄진다. 지역에서 오래 거주하고 활동한 주민, 자원봉사자, 공동주택·고시원 관리자, 수도·가스 검침원, 동네상점, 병원, 약국, 부동산중개업소 관계자 등이 어려운 이들을 발굴해 복지망에 연결해 주는 일을 한다. 구는 16개 동주민센터에서 온·오프라인을 통해 살피미를 모집한다. 유동균 마포구청장은 “선제적이고 효율적으로 지역 내 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주현진 기자 jhj@seoul.co.kr
  • [여기는 중국] 엄마 무지 탓에…인터넷서 산 짝퉁약 바른 아기 발육 중지

    중국 장쑤성(江苏)에 거주하는 위 씨의 자녀 리 양(2세)은 최근 고혈당, 결석이라는 질병 외에도 발육 중지 상태라는 청천벽력 같은 진단을 받았다. 더 가슴 아픈 것은 리 양의 이 같은 질병이 친모인 위 씨의 무지에서 발생했다는 점이다. 앞서 위 씨는 불과 생후 40일 만에 기저귀 발진을 앓는 리 양을 치료를 돕기 위해 인터넷 상점에서 구매한 발진 전용 고약을 지속적으로 리 양의 발진 부위에 사용해 왔다. 하지만 문제는 해당 약품이 오프라인 상점에서 판매되는 제품을 따라한 ‘가짜’였다는 점이다. 더욱이, 영유아가 지속적으로 복욕, 사용할 경우 호르몬 장애 등 건강상 치명적인 질병을 불러오는 성분을 대량으로 함유하고 있었다고 위 씨는 토로했다. 그는 해당 발진 고약을 중국의 대표적인 온라인 유통 업체 ‘타오바오(淘宝)‘에서 구매, 오프라인 약국과 비교해 3배 이상 저렴하다는 점에서 만족했던 자신의 무지에 대해 후회한다며 울음을 터뜨렸던 것으로 전해졌다. 그러면서도 위 씨는 발진에 특효약이라는 지인들의 추천으로 해당 고약을 구매, 리 양의 발진 부위에 바른 후 약 2~3시간 만에 눈에 띄는 효과를 얻을 수 있었다고 회고했다. 이후 그는 즉각적인 효과를 보인 해당 약품을 총 8개월 동안 리양에게 사용, 이후 자신의 자녀가 발육 이상 상태에 이른 것을 감지했다고 했다. 위 씨는 리 양의 발육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남편과 함께 중국에 소재한 내로라하는 대형 종합병원을 찾아다녔지만 정확한 원인을 진단받지 못했다는 설명이다. 다만, 베이징에 소재한 모 종합병원을 찾았을 때 피부 전문의로부터 장기간 위 씨가 리 양에게 사용했던 문제의 약품이 호르몬에 변화를 불러오는 성장 억제제 역할을 했을 것이라는 예측을 들었다. 위 씨는 “유명 피부 전문의로 알려진 의료진은 내게 해당 고약을 오랫동안 사용할 경우 영유아는 대체적으로 성장이 멈출 위험이 높다고 말했다”면서 “어른의 경우에도 체중이 줄어들고 야위는 등 호르몬 상의 큰 변화를 불러오는 약품이었다”고 토로했다. 뿐만 아니라, 알려진 바에 따르면 해당 고약에는 고혈당, 탈모, 대사 이상 등의 심각한 원인을 제공하는 성분인 자초고(紫草膏)가 기준치보다 최대 수 십 배 이상 함유돼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자초고는 일반적으로 동양 의학계에서 열독(熱毒)으로 인한 부스럼을 치료하는 처방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국가에서는 자초고 성분의 지속적으로 복용할 경우 건강상의 위험을 불러 올 수 있다고 주의해왔다. 실제로 지난 2001년 미국 의약품감독국 FDA는 자사 홈페이지에 자초고 성품이 대량으로 함유된 제품에 대해서 판매 중지 결정을 내린 바 있다. 이들의 분석에 따르면 시중에 유통된 일부 약품 가운데 장기간 사용할 경우 호르몬 변화 등 건강 상의 심각한 문제를 일으킬 우려가 있는 제품이 상당했다는 지적이다. 또, 만일의 경우 소량, 단기간에 걸쳐 복용하는 상황에서도 2세 이하의 어린이에 대한 처방은 반드시 의사 지시에 따라 복용 토록 주의를 환기시켜오고 있다. 한편, 이번 사건이 크게 문제가 되자 중국 당국은 자초고 성분이 포함된 중약 등에 대한 성분 검사를 진행, 독성에 연약한 영유아와 임산부 등에 대해 사용을 금지하는 내용의 주의문을 공고했다. 베이징 소재 대형 종합병원 ‘흐어무지아의약부(北京和睦家医院药房)’ 관계자는 “2세 이하의 영유아 대해서는 자초고 성분 약품을 사용하지 말 것”을 강조, “성인이라고 할 지라도 연평균 6주 이상 지속적으로 해당 성분의 약품을 사용하지 않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장기간 지속적으로 해당 약품을 사용해야 할 시에는 복용량을 줄여나가는 등의 노력을 수반해야만 한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쑥 초코파이’ 월 매출 1500만원… 전통시장 일자리 만드는 청년몰

    ‘쑥 초코파이’ 월 매출 1500만원… 전통시장 일자리 만드는 청년몰

    “많은 사람들에게 익숙한 초코파이에 젊은 감각과 감성을 녹여 내면 어떨까 고민했습니다.”달콤한 초코파이에 쑥 특유의 향긋한 향이 더해진 ‘쑥 초코파이’는 광주 1913송정역시장의 명물로 꼽힌다. 정화숙(35) 쑥’s 초코파이 대표가 개발한 이 초코파이는 거문도의 해풍 쑥을 사용한 가게의 대표 메뉴다. 정 대표의 매장에 처음부터 쑥 초코파이라는 메뉴가 있었던 것은 아니다. 정 대표는 자신의 이름 마지막 글자인 ‘숙’을 붙여 가게 이름을 지었는데, 매장을 방문한 손님들이 “쑥 초코파이는 왜 안 파느냐”고 문의했다고 한다. 이에 정 대표가 쑥과 우리밀, 우유버터, 우유크림, 수제 딸기잼 등을 재료로 한 새 메뉴를 개발했다. 취미로 시작한 제과제빵 기술로 월평균 1500만원의 매출을 올리는 ‘사장님’으로 자리매김했다. 정 대표는 23일 “설탕 사용량을 줄이고 초콜릿 고유의 단맛을 살린 쑥 초코파이는 건강한 디저트”라며 “5년 후에는 별도의 제조 공장을 만드는 꿈을 꾸고 있다”고 말했다. 1913송정역시장에는 쑥’s 초코파이 외에도 중소벤처기업부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지원하는 다양한 청년몰이 운영되고 있다. 옛 목욕탕 건물을 리모델링한 수제맥주 전문점 ‘밀밭양조장’(대표 이한샘),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인기를 얻고 있는 김부각 판매점 ‘느린먹거리’(대표 노지현) 등이 대표적이다. 청년몰을 찾는 젊은층이 붐비면서 100년 넘게 이어져 온 1913송정역 시장도 활기를 되찾고 있다. 정부는 이렇듯 전통시장(상점가) 활성화를 위해 예비 청년 상인의 입점을 지원하고 있다. 전통시장 내 점포를 확보해 개별 창업을 지원하거나 별도 공간에 20개 이상의 청년 점포를 갖춘 청년몰을 조성한다. 2015년부터 시작된 전통시장 청년 상인 육성 사업을 통해 지난 7월 말 기준 전통시장 71곳에서 773명의 청년 상인을 배출했다. 자격 평가를 거쳐 선발된 청년 상인은 창업 교육부터 점포 배정, 임차료, 인테리어 비용, 홍보·마케팅 등을 지원받는다. 구체적으로 소진공은 점포 임차료의 경우 3.3㎡당 월 11만원(최대 33㎡) 내 한도에서 최대 24개월까지 제공한다. 인테리어는 3.3㎡당 100만원(최대 33㎡)까지 지원한다. 다만 보증금과 판매 재료비, 집기 등은 청년 상인이 스스로 부담해야 한다. 한편 소진공은 전국 9개 지역 전통시장 청년몰에 입점할 청년 상인을 오는 26일까지 모집한다. 한약재와 청과물 시장으로 유명한 서울 동대문 경동시장을 비롯해 강원 삼척중앙시장, 정선 사북시장, 속초 설악로데오상점가, 울산 신정평화시장, 경남 김해동상시장, 전북 진안고원시장, 전북 완주삼례시장, 제주 제주중앙로상점가 등이 대상이다. 모집 인원은 175개 점포, 350명 정도다. 만 19~39세 예비 창업자라면 누구나 도박·유흥·금융·부동산업을 제외한 모든 분야에서 신청할 수 있다. 소진공 관계자는 “전국 9개 지역의 전통시장에 청년몰이 새로 구축되면 지역 상권 활성화는 물론 청년 일자리 창출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장진복 기자 viviana49@seoul.co.kr
  • 주거환경·통학로 개선 집중… ‘살고 싶은 영등포’로

    주거환경·통학로 개선 집중… ‘살고 싶은 영등포’로

    환경 정비가 주민 제안의 56% 차지 교육 때문에 영등포 떠나는 일 없게 43곳 통학로 안전 향상… 금연거리로소통 창구가 효과적으로 작동하려면 소통 과정에서 나온 의견과 제안이 정책으로 실현돼야 한다. 서울 영등포구는 쓰레기, 청소, 주차 문제 등 주거환경 관련 정책에 행정력을 집중하고 있다. 주민 정책 제안의 56% 정도가 관련 내용이었기 때문이다. 23일 영등포구에 따르면 주민들이 체감할 수 있는 생활 속 문제를 가장 먼저 해결해야 ‘살고 싶은 영등포’가 된다는 채현일 구청장의 의지도 한몫했다. 영등포구는 당산역, 구청사거리, 영등포 청과물시장 등 주요 도로 7곳에 재활용품 분리수거함 28개를 설치했다. 유동 인구가 많은 곳을 대상으로 재활용품 배출 시 주민 편의를 증진하고, 재활용품 수거 회수율을 높이려는 조치다. 일반 주택가에도 재활용품 배출이 상시로 가능한 장소를 마련해 고정식 재활용 정거장 51곳을 운영하고 있다. 쓰레기 무단투기 지역에는 폐쇄회로(CC)TV를 추가로 설치하고 화분을 설치하는 방안도 시행했다. 주차 문제와 관련해서는 도로폭이 5m 이상인 곳은 일방통행으로 지정해 차량 흐름을 원활하게 하고, 주차구역을 확보하는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당산공원 인근 이면도로에서는 사물인터넷(IoT)을 이용해 주차공간을 공유하는 서비스가 시범 시행 중이다. 학부모들과 만남에서 가장 많이 언급된 제안인 ‘통학로 안전 개선’도 구가 집중하는 정책 가운데 하나다. 채 구청장은 “교육과 주거환경의 첫 번째 조건은 안전”이라며 “아이들이 교육 때문에 영등포구를 떠나는 일이 없도록 하는 게 교육 정책의 궁극적인 목표”라고 말했다. 구는 지역 내 초·중·고 43곳을 대상으로 통학로 안전 개선사업을 추진 중이다. 학교 주변에 어린이보호구역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교통안전표지를 46개, 속도제한 표지 100개를 설치했으며, 전국 최초로 초·중·고 통학로를 금연거리로 지정하기도 했다. 주거환경 개선은 단순히 생활문제에만 국한되지 않는다. 지난달에는 서울시가 문래동의 대선제분 공장을 전시와 공연 공간, 상점 등이 들어서는 공간으로 탈바꿈시키는 도시재생 구상 안을 발표하기도 했다. 내년 8월이면 밀가루 공장이 있던 이 자리에 복합문화공간이 들어서게 된다. 영등포 고가차도 철거와 타임스퀘어 등 영중로 일대를 보행자 친화거리로 조성하는 대형 프로젝트도 시동을 걸었다. 채 구청장은 “구민을 비롯해 내부 직원, 서울시, 구의회 등과 탁 트인 소통으로 구민의 목소리를 정책에 담을 수 있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
  • 중국산 커피 브랜드 ‘루이싱’vs스타벅스, 올해 승자는?

    중국산 커피 브랜드 ‘루이싱’vs스타벅스, 올해 승자는?

    중국에서 스타벅스는 ‘제3의 공간’으로 불린다. 제3의 공간이란 집, 사무실 이외의 또 다른 공간이라는 의미로 단순히 커피를 파는 상점이 아니라 고객들이 찾는 문화 공간이라는 의미를 담고 있다. 때문에 스타벅스는 올 상반기 기준 중국 커피 시장의 약 59%를 점유, 명실상부한 절대 강자로 불리고 있는 상황이다. 이 같은 상황에서 최근 중국 국산 커피 전문 브랜드 ‘루이싱(瑞幸)’이 커피 시장에서의 강세를 보이며 스타벅스의 아성을 위협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루이싱’은 올 1월 설립된 중국의 대표적인 국산 커피 전문 브랜드다. 실제로 올 4분기 중국 내 스타벅스 매출 증가율은 1%에 그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중국 스타벅스가 밝힌 올해 매출 증가 예상치와 비교해 매우 저조한 수준이라는 평가다. 반면, 중국 스타벅스의 아성에 도전장을 내민 중국산 커피 브랜드 ‘루이싱’은 같은 기간 B시리즈 투자로 총 2억 달러를 추가 유치하는데 성공한 사실이 일반에 공개됐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루이싱vs스타벅스’ 대결에서 자국 브랜드의 승리를 조심스럽게 점치는 이들도 상당하다는 분석이다. 실제로 루이싱은 창업 후 불과 10개월 만에 전국 21개성에 1700여 곳의 지점의 문을 열었다는 사실을 최근 자사 온라인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하며 이 같은 예측에 힘을 실었다. 이와 관련, 일각에서는 루이싱의 빠른 성장세가 가능했던 원인에 대해 ‘공격적인 마케팅’이 유효했다는 분석을 내놓는 양상이다. 사장 대표적인 마케팅 사례는 경쟁업체인 스타벅스와 비교해 가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는 점이다. 업체 측은 올 초 회원으로 가입하는 고객을 대상으로 ‘첫 잔 무료 서비스’를 도입했다. 회원 가입을 하는 이라면 누구나 첫 주문 무료 혜택을 제공받을 수 있었던 셈이다. 또, 친구, 직장 동료, 가족 등 지인과 함께 매장을 방문하는 이에게는 1잔 구매 시 한 잔 무료 서비스를 제공, 소비자의 이목을 끄는데 성공했다는 평가다. 뿐만 아니라 새로운 매장 개업 시 오피스 지구와 번화한 상업 구역 등 커피를 선호하는 젊은 층이 주로 밀집한 지역을 선정하는 등 소비자 확대를 위해 전략적인 창업을 지속해왔다는 분석이다. 이와 함께 배달 문화가 만연한 중국에서 루이싱이 운영하는 자체적인 배달 서비스를 운영했다는 점도 특징으로 꼽힌다. 해당 업체 측은 창업 초창기부터 줄곧 매장 내 바리스타의 업무량을 덜기 위해 각 지역에서 주문하는 배달 업무 일체에 대해서는 본사의 각 지점 사무실에서 담당해왔다. 이를 통해 커피의 질을 높이는 한편, 빠른 배달 서비스의 활성화 등을 현실화 할 수 있었다는 평가다. 또한 경쟁 업체 스타벅스와 비교해 아메리카노 21위안, 카페 라떼 24위안 등 비교적 저렴한 가격을 책정한 것으로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는 진단이다. 반면 중국 스타벅스의 아메리카노는 27위안, 카페 라떼는 30위안 선이다. 더욱이 커피 주문 시 지나치게 많은 수의 메뉴 가운데 선택해야하는 중국인 소비자의 어려움을 해결하기 위해 ‘루이싱’은 단순화된 메뉴판을 제공해온 것도 긍정적인 평가를 받아오고 있다. 루이싱에서 판매하는 커피 메뉴는 계절 한정 메뉴를 제외하고 아메리카노, 라떼, 카푸치노, 기타 등 단순화된 형태로 제공된다. 이는 스타벅스 측이 제공하는 ‘커스터마이징’이 가능한 것과 큰 차이다. 커피 문화보다 차 문화에 익숙했던 중국인들에게 단순화된 형태의 메뉴판을 제공한 것이 큰 호응을 얻었다는 분석이다. 한편, 중국 베이징 차오양취에 거주하는 직장인 정 씨(37세)는 “최근 들어와 길거리 광고나 버스 정류장 인근에 설치된 광고판 등을 통해 루이싱 홍보물을 쉽게 접하고 있다”면서 “경쟁 업체인 스타벅스의 광고물은 접한 기억이 없는 반면, 루이싱 커피의 경우 오프라인은 물론 온라인 쇼핑몰 베타 광고와 모바일 광고 등 다양한 방면을 통해서 쉽게 마주할 수 있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중국인들에게 커피 전문점의 제품은 밥 값 보다 더 비싼 고가의 제품이라는 인상이 짙었으나, 루이싱의 다양한 경로를 통한 마케팅을 접하면서 친숙한 음료라는 인상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8) LG에서 GS, LS, LIG로 분화

    [이종락의 재계인맥 대해부](38) LG에서 GS, LS, LIG로 분화

     지난 2005년 3월 31일 서울 강남구 논현로 GS타워에서 열린 GS그룹 출범식에서 허창수 GS그룹 회장과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나란히 참석했다. 구 회장은 축사에서 “지난 반세기 동안 LG와 GS는 한 가족으로 지내며 수많은 역경과 고난을 함께 이겨냈다”면서 “1등 기업을 향한 좋은 동반자가 돼 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LG그룹은 창업주 연암 구인회씨와 사돈 관계였던 현 GS그룹의 창업주 효주 허만정씨의 동업으로 시작됐다. 두 가문은 경남 진주시 지수면 승내리 일명 ‘승산마을’에 뿌리를 두고 있다. 허씨 일가는 만석꾼, 구씨 일가는 천석꾼으로 불리며 진주 일대 부호로 유명했다. 특히 구씨는 1931년 25세때 진주에 ‘구인회 상점’이라는 포목점을 차려 큰 성공을 거둔 경남지역의 대표적인 기업가였다. 두 가문은 대대로 사돈의 연(緣)을 맺어온 데다 1946년 허만정씨가 구인회씨에게 사업자금 투자와 경영 참여를 제의하면서 57년간 동반자 관계로까지 발전하게 됐다. 당시 허씨는 셋째 아들 허준구씨를 데리고 부산에서 새로운 사업을 구상중이던 구씨를 만났다. 허준구씨는 24세로 도쿄 간토중학교를 졸업하고 진주고보를 졸업했을 때였다. 허준구씨는 구인회씨의 동생인 구철회씨의 맏사위였으므로 허만정씨와 구인회씨는 사돈지간이었다.  허만정씨는 “내가 사돈의 역량을 익히 알고 있는 터라 오래 전부터 생각해온 일이니 청을 들어주소. 내 아들 준구를 맡기고 갈 터이니 두고 일을 가르쳐 주소. 사돈이 하는 사업에 내가 출자도 좀 할 작정이오”라고 말하며 거액의 사업자금을 내놓았다. 이로써 반세기 넘게 LG의 양 축을 이룬 동업경영체제가 시작됐다. 구인회씨는 허씨가의 투자금을 기반으로 부산 흥아화학에서 생산하는 아마쓰크림의 판매대리점 사업을 시작했다. 판매업에서 승기를 잡자 1947년에는 크림을 직접 생산하는 데 성공해 락희화학공업사를 설립하고 오늘날 LG그룹을 일궜다.  고(故) 허준구 회장과 구자경 명예회장은 그룹 창업 초기부터 50년간 한 직장에서 한솥밥을 먹으며 지낸 동료이자 친구였다. 구자경 회장이 허준구 회장보다는 2살 아래였고 LG그룹의 입사도 4년이나 늦었지만 허 회장은 회사내에서는 구자경 회장에게 늘 깍듯하게 예우하며 가풍을 지켜 나갔다고 한다. 그러다 1995년 2월 구자경 회장의 장남인 구본무 회장이 그룹 회장으로 취임하면서 모두 동반 퇴진하게 된다.  단단한 동업자 정신을 보였던 허씨·구씨 양 가문은 2000년대 들어 지주회사 체제로 전환하면서 분리작업을 시작했다. LG그룹은 전자, 통신, 화학을 갖고, GS그룹은 정유, 유통, 건설을 중심으로 재편됐다.  LG창업주인 고 구인회 회장의 여섯 형제중 넷째인 고 구태회(LS전선 명예회장), 다섯째 고 구평회(E1 명예회장), 막내인 구두회(예스코 명혜회장) 형제는 2003년 계열분리해 LS그룹을 설립했다.  구인회 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철회 명예회장의 자녀들은 1999년 LG화재(현 KB손해보험)를 갖고 그룹에서 독립해 LIG그룹을 만들었다. 구철회 명예회장의 장남인 구자원 회장은 2004년 LG이노텍으로부터 방산 부문을 인수해 LIG넥스원을 설립하며 본격적인 그룹화에 나섰다. 이후 LIG그룹은 LIG건설을 설립했지만 금융위기 후 법정관리에 들어간 후, 오히려 2014년 주력기업인 LIG손해보험을 KB국민지주에 매각했다. 구자원 회장의 두 아들 구본상, 구본엽씨는 그룹 최대주주지만 경영에는 일체 관여하지 않고 있다.  LIG손해보험 매각 이후 LIG그룹 경영에 참여해왔던 형제들은 분리과정을 밟고 있다. 구철회 명예회장의 차남 고 구자성 LG건설 사장의 외아들 구본욱씨는 2014년 말 LIG투자자문을 갖고 독립한 뒤 2015년 12월 LK자산운용으로 이름을 바꿔 운영해 오고 있다. 4남 구자준 씨는 현재 디스플레이 장비업체인 인베니아를 경영하며, LIG그룹과는 분리 수순을 밟고 있다.  고 구자경 명혜회장의 첫째 동생인 고 구자승 회장은 2006년 LG상사에 패션부문을 떼어내 LF를 설립했고, 장남 구본걸씨가 회장으로 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둘째 동생인 구자학 회장은 2000년 외식업체인 아워홈을 갖고 독립했다. 구자경 명예회장의 차남인 구본능 회장은 1996년 희성그룹으로 분리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설원, 그 속을 달리다…오로라, 그 아래 서다

    설원, 그 속을 달리다…오로라, 그 아래 서다

    한겨울 노르웨이 북부 지역을 여행했다. 북극의 유목민인 사미족의 텐트에서 하룻밤을 청했고 대구잡이 낚시를 했다. 혹등고래의 꼬리를 쫓아 노르웨이해를 항해하기도 했다. 물론 오로라도 만났다.노르웨이 여행의 시작은 허스키 사파리였다. 오슬로에 도착하자마자 국내선을 갈아타고 알타라는 도시로 갔고 시 외곽에 자리한 개썰매 사파리 캠프로 향했다. 캠프에 도착하자 그곳에 있던 50여 마리의 썰매 개들이 여행자를 반기기라도 하는 듯 일제히 짖어대기 시작했다. 개썰매 사파리는 시베리안 허스키 여섯 마리가 끄는 썰매를 타고 설원을 달리는 프로그램으로 참가자가 직접 드라이버로 나서 썰매를 운전해볼 수 있다. ●허스키 썰매로 질주하는 눈부신 설원 사파리를 안내해 줄 리더인 터키 출신의 머셔 밀라가 썰매개 하나하나를 소개시켜 주었다. 썰매개들의 리더인 파슈는 보기에도 듬직했다. 그 뒤로 쫑긋한 귀가 예쁜 어셔, 장난꾸러기 매튜, 검은색 털이 매력적인 브라키, 푸른눈의 디키, 약간은 수줍어하는 리바이 등이 서 있었다. 개들은 생각보다 작았다. 하지만 작은 고추가 매운 법. 밀라는 파슈팀이 노르웨이 개썰매 대회에서 3연속 우승 트로피를 거머쥔 베테랑 중에서도 베테랑이라며 엄지손가락을 치켜세웠다. ‘무슨 일이 있어도 한 손은 반드시 썰매 위에 얹어 두고 있어야 한다.’ ‘속도를 늦추고 싶을 때는 썰매 바닥에 달린 브레이크를 지그시 누르면 된다.’ ‘정지할 때는 브레이크 위에 두 발을 딛고 체중을 실으면 된다.’ 썰매 운전을 위한 간단한 설명을 들은 후 출발. 나무에 묶어 놓은 견인줄을 푼 후 눈 위에 깊숙이 박아 놓은 앵커를 뽑아내자 썰매는 빠른 속도로 튕겨나갔다. 미끄러지듯 설원을 질주하는 썰매. 시속 15~20㎞로 달리지만 체감속도는 제법 빠르다. 눈 덮인 숲속 나무 사이를 달릴 때는 손잡이를 잡은 두 손에 저절로 힘이 들어갔다. 두 사람을 태운 썰매는 무게만 해도 150㎏ 가까이 나가지만 오르막길에도 속도가 전혀 줄지 않는다. 자작나무로 만들어진 썰매 날과 몸통은 나무 특유의 탄성 덕분에 울퉁불퉁한 노면의 굴곡과 충격을 흡수했다.10여 분 정도가 지나자 썰매 몰기에 익숙해졌다. 앞 썰매와 적당한 간격을 유지하는 것도 그다지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사진을 찍기 위해 잠시 한눈을 팔면 이내 썰매가 기우뚱했다. 밀라는 가끔씩 뒤돌아보며 “어텐션!”이라고 주의를 줬다. 허스키들은 달리는 동안에도 목이 마르면 머리를 숙여 노면의 눈을 입과 혓바닥으로 핥아 먹으며 목을 축였다. 그렇게 한 시간 동안 숲을 오르내리기를 반복하자 사방으로 시야가 확 트인 들판이 나타났다. 온 세상이 하얀 눈으로 뒤덮인 설원, 그 위로 펼쳐지는 푸르고 푸른 하늘. 차가운 바람을 맞으며 내달리는 기분은 말로 표현 못할 정도로 좋았다. ●시르케네스 얼음 구덩이 속에서 킹크랩 잡이 시르케네스는 러시아 국경과 마주한 노르웨이 동북부의 항구도시다. 오슬로에서 약 2414㎞ 떨어져 있다. 러시아와 인접한 스토르스코그 국경은 넘기만 하면 스칸디나비아 반도로 이민이 가능해 난민이 자전거를 타고 심심찮게 넘어온다고 한다. 그래서인지 도시의 표지판과 상점 간판도 러시아어와 함께 표기되어 있다. 시르케네스를 찾은 이유는 킹크랩 사파리 때문이다. 얼어붙은 피요르드에 구멍을 내고 킹크랩을 잡아올리는 일종의 얼음낚시다. 킹크랩이 서식하고 있는 곳까지 가는 방법은 배를 타고 가는 것과 스노모빌을 이용해서 가는 방법이 있는데, 영하 20도의 추위가 이어지고 있는 데다 바다가 얼어붙은 까닭에 배를 타고 나가는 건 불가능하다. 낚시 포인트까지는 30~40분 정도 스노모빌을 타고 나가야 한다. 여행사에 사무실에 도착하면 우선 든든한 방한복과 방한장화, 방한장갑과 털모자로 중무장을 한다. 노르웨이에 도착해서는 가는 곳마다 방한옷을 입으니 어느덧 익숙하다. 빠른 속도로 달리는 스노모빌의 찬바람을 견디려면 중무장은 반드시 필요하다.사파리라고는 하지만 물속으로 직접 들어가 킹크랩을 잡는 것은 아니다. 얼음 구덩이 속에 가둬놓은 킹크랩 그물을 걷어올려 직접 만져보고 맛보는 체험 형식으로 이루어진다. 킹크랩이라고 해서 영덕대게쯤으로 생각했다가는 큰 코 다친다. 직접 보는 킹크랩은 크기가 엄청나다. 다리 하나가 닭다리보다 더 크다. 조금 과장하면 거의 돼지족발 크기다. 가이드는 얼음을 깨고 킹크랩을 꺼낸 후 킹크랩의 생태에 대한 간단한 설명을 해주고 능숙한 손놀림으로 ‘킹크랩 해체쇼’를 보여준다. 사파리의 하이라이트는 킹크랩 시식. 잡은 킹크랩을 스노모빌에 싣고 먹을 수 있는 산장으로 이동하는데, 약 20분 정도의 짧은 거리이긴 하지만 스노모빌을 타고 북극의 얼어붙은 바다 위를 질주하는 재미가 여간 쏠쏠한 것이 아니다. 통나무로 지어진 산장은 얇은 옷만 입고 있어도 충분할 정도로 따뜻하다. 준비된 커피와 차를 마시고 있다 보면 킹크랩이 등장한다. 아이 팔뚝만 한 다리가 접시 위에 수북하게 쌓여 있다. 가위로 껍질을 잘라내면 담백하면서도 짭짤한 맛의 게살이 가득 차 있다. 한국에서는 젓가락으로 조심조심 발라먹던 게살을 이곳에서는 닭다리 뜯듯 베어 먹는다. 한입 크게 베어 물면 달콤한 육즙과 향긋한 향이 가득 찬다.●오로라 도시 트롬쇠… 유목부족 사미족과 함께 트롬쇠는 북유럽의 파리라고 불린다. 노르웨이에서 일곱 번째로 큰 도시이며 북위 66.5도에 위치한 지구에서 가장 북쪽에 있는 도시기도 하다. 제2차 세계 대전 때는 노르웨이 정부가 대피해 임시정부를 꾸렸던 곳이다. 트롬쇠는 오로라 도시로도 불리는데, 연중 200일 이상 오로라를 관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날씨가 맑고 오로라 빛이 강할 경우 시내에서도 볼 수 있다. 트롬쇠에서는 사미족의 생활을 체험했고 대구낚시를 나갔다. 사미족은 북극권 지역에서 살아온 유목부족으로 노르웨이와 스웨덴, 핀란드, 러시아에 걸쳐 거주하고 있다. 노르웨이에 거주하는 사미족은 약 6만~10만 명 정도인데, 아직도 순록 사육과 어업 등으로 생계를 꾸리고 있다고 한다. 영화 ‘겨울왕국’에 등장하는 크리스토프가 사미족을 모티브로 만들어진 캐릭터다. 대구낚시는 요트를 타고 해볼 수 있다. 낚싯대를 드리우면 채 5분도 지나지 않아 5㎏이 넘는 대구가 올라온다. 그 자리에서 대가리는 잘라 버리고 몸통 만으로 수프를 만들어 먹는다. 트롬쇠는 혹등고래가 많이 서식하는 곳이기도 한데 낚시를 하다 보면 심심찮게 혹등고래를 만날 수도 있다. 대구낚시를 마치고 숙소로 돌아오는 길. 미니밴 운전사가 ‘노던 라이트’하며 손가락으로 바다 너머를 가리켰다. 오로라였다. 초록의 희미한 빛이 수평선 위로 길게 펼쳐지고 있었다. 공터에 차를 세우고 바다를 바라보았다. 사진에서 보던 현란하고 화려한 모양으로 너울거리는 오로라는 아니었지만 감탄을 불러일으키기에는 충분했다. 오로라는 살아 있는 생물처럼 이리저리 움직였다. 동쪽에서 시작해 서쪽으로 번져갔고 수평선 위에서 나타났다가 어느새 머리 꼭대기 위로 올라가 있곤 했다. 오로라 아래에서 브라질 이과수폭포의 굉음을 떠올렸고, 벌룬을 타고 항해한 터키 카파도키아의 새벽과 모래바람 속에서 신비롭게 서 있었던 이집트의 피라미드를 생각했다. 자연이 펼쳐보이는 압도적인 풍경 앞에서 나는 숨이 턱 막혔고 소름이 돋곤 했다.●요트에서 낚시… 5분도 안돼 5㎏ 넘는 대구가 올라와 간혹 어떤 이는 저런 풍경 따위가 뭐냐고 묻는다. 10분만 봐도 지루해지는 게 풍경 아니냐고 말한다. 그런 사람들에게는 일단 경험해 보라고 말해주는 수밖에 없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여행에서 경험했던 엄청나고 압도적인 공간감이, 내 삶을 뒤바꿀 정도는 아니었지만 내 마음의 어느 부분을 다소 넓혀주었던 것은 사실이다. 집과 도서관과 홍대 거리, 몇몇 카페와 식당, 마트를 전전하며 살아가는 내게 여행 중에 만난 ‘비현실적인 현실’은 뭔가 숨 쉴 틈을 마련해주었다. 기회가 된다면, 한번쯤 숨이 막힐 만큼 거대한 ‘자연의 규모’ 앞에 서보라고 말하고 싶다. 그 경험은 분명, 좁디좁은 생활의 틈바구니 속에서 우리의 내부에 몇 평 무(無)의 공간을 마련해줄 테니까. 어쨌든 오늘은 오로라 아래에 섰고, 세월이 지나도 오늘의 풍경만은 기억 속에 퇴색하지 않고 남아 쓸쓸하고 공허한 생을 위로해줄 것이라 생각하니 마음 한쪽이 약간은 편해졌다. 글 사진 최갑수 (여행작가) ■여행수첩 →한국에서 노르웨이로 가는 직항편은 없다. 터키 이스탄불, 네덜란드 암스테르담, 핀란드 헬싱키, 덴마크 코펜하겐 등을 경유해야 한다. 도쿄나 베이징에서 스칸디나비아항공(SAS)을 타면 코펜하겐을 경유해 오슬로로 갈 수 있다. 오슬로에서 트롬쇠까지는 비행기로 약 2시간. 노르웨이 북부는 산악지대가 많아 육상교통보다 항공편이 잘 연결돼 있다. 노르웨이 북부에서는 겨울이면 오후 3시면 깜깜해진다. 오로라를 사진에 담으려면 삼각대는 필수다. 최소 5초 이상 노출을 줘야 하기 때문이다. 통화 단위는 크로네이고 물가는 비싼 편. 1크로네가 200원가량인데 작은 햄버거 세트도 1만원을 훌쩍 넘는다. 노르웨이 관광청 홈페이지(visitnorway.com) 참조. 오로라 투어는 성인 1인당 20만~60만원. 허스키 사파리는 어른 1시간 코스에 성인 25만원 선.
  • “CEO와 한 컷” 설리, ‘진리상점’ 방문한 양미라와 인증샷

    “CEO와 한 컷” 설리, ‘진리상점’ 방문한 양미라와 인증샷

    ‘진리상점’ 설리가 배우 양미라와의 인증샷을 공개했다. 설리는 20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양미라 언니께서 럭키슈에뜨 팝업 찾아와주셨어요. 감사합니다. 예쁘게 입어주세요”라는 글과 함께 사진을 한 장 게재했다. 사진에는 설리와 양미라가 엄지손가락을 치켜들고 미소를 짓고 있는 모습이 담겨 있다. 지난 10월 결혼한 양미라와 설리의 ‘의외의 친분’이 눈길을 끈다. 한편 웹 예능 ‘진리상점’을 통해 ‘진리상점’ CEO로 활약 중인 설리는 이날 오후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몰에서 열린 ‘럭키슈에뜨x설리-진리상점’ 팝업스토어 오픈 행사에 참석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성탄절 상품 90%가 중국산인데… 中, 크리스마스 금지령

    대형트리 훼손·언론보도 자취 감춰 4개월동안 유명 지하교회 3곳 폐쇄 중국 지방 곳곳에 크리스마스 관련 공연이나 종교활동, 상점의 성탄 기념 세일 등을 금지하는 ‘크리스마스 금지령’이 내려졌다. 중국 소후닷컴은 19일 허베이성 랑팡시 도시관리국이 크리스마스 기간에 도시 안정을 위해 크리스마스트리 등 성탄 관련 물품 전시와 상품 홍보 활동을 금지했다고 보도했다. 사회 안정을 해친다는 이유로 야외 크리스마스 공연이나 종교활동도 엄격하게 금지했으며 시민들이 이를 발견하면 즉시 신고하도록 했다. 크리스마스이브인 24일 저녁에는 노점상들이 크리스마스 양말이나 사과, 산타클로스 인형 등을 파는 행위도 대대적인 단속 대상이 된다. 여타 지방정부의 교육 당국도 최근 “크리스마스 축제를 금지하고 학생들이 성탄절 활동에 참여하지 말고 선물도 주고받지 말도록 계도하라”는 지시를 담은 통지문을 각 학교에 보낸 것으로 드러났다. 중국 공산당의 크리스마스 배척은 지난해 10월 19차 전국대표대회를 기점으로 본격화됐다. 시진핑 국가주석이 당시 중국 문명의 위대한 부활을 주창하면서 사상 통제의 고삐를 죄는 분위기가 강해졌다. 이후 중국중앙(CC)TV 등 관영 매체에서 크리스마스 관련 보도가 자취를 감췄고 당 차원에서 중국공산주의청년단 등에 성탄절 활동에 참여하지 말라고 한 지시가 각 대학 기관에도 전파됐다. 야외에 설치된 대형 크리스마스트리도 훼손되거나 사라지는 현상이 나타났다. 이와 관련, ‘사회시점’이란 명칭의 중국 블로그는 “전 세계 성탄절 상품의 90%가 중국에서 제조되고, 중국의 헌법 36조는 정상적인 종교활동을 보호하는 마당에 랑팡 도시관리국의 통보는 불법에 가깝다”고 비판했다. 특히 중국 정부가 지난 2월부터 개정된 종교 사무조례를 시행하면서 종교 통제도 갈수록 격해지는 추세다. 지난 9월 베이징의 최대 지하교회인 시온 교회에 이어 이달 들어 청두시 추위성약 교회의 목사와 신자들이 체포되는 등 최극 넉 달 새 3곳의 지하교회가 폐쇄됐다. 지난 15일에는 60여명의 경찰이 광저우 룽구이리 교회를 급습하는 등 한국을 비롯한 외국인의 종교 및 선교 활동도 강력 제지하고 있다. 중국 내 기독교 신자 규모는 약 1200만명에 달한다. 후싱더우(胡星斗) 베이징이공대 경제학과 교수는 “당국이 크리스마스 활동을 금지하는 것은 사실상 서방 문화를 억압하려는 편협한 민족주의의 발현이자 극좌 사회주의 운동인 문화대혁명의 변종”이라고 비판했다. 베이징 윤창수 특파원 ge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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