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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화·LS·두산 계열사 20곳 내부거래 공시 47차례 위반

    대주주의 배임·횡령 혐의를 늑장 공시해 논란을 빚은 한화그룹 계열사가 이전에도 대규모 내부거래를 하면서 공시를 지연하거나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은 사실이 적발됐다. 공정거래위원회는 8일 한화와 LS, 두산그룹 계열사 20곳이 대규모 내부거래에 대한 이사회 의결 및 공시 규정을 47차례 위반한 사실을 적발하고, 총 9억 1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했다고 밝혔다. 한화그룹의 경우 상장사인 ㈜한화와 한화증권 등 7개사가 18차례에 걸쳐 규정을 위반, 4억 6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한화호텔앤드리조트는 2010년 한화건설과 두 차례에 걸쳐 총 748억원 상당의 식·음료 거래계약을 체결했음에도 이사회 의결을 거치지 않고 공시도 지연했다. 자본총계와 자본금 중 큰 금액의 10%를 넘거나 100억원 이상 내부거래를 할 때는 사전에 이사회 의결을 받고 공시해야 규정을 위반한 것이다. 한화S&C는 2010년 한화건설과 통신자재 거래 계약(2회 554억원)을 맺었음에도 공시 의무를 위반했고, 한화L&C도 이사회 의결 없이 한화건설과 건자재 거래계약(3회 807억원)을 체결하고 늑장 공시했다. LS그룹은 LS니꼬동제련이 GRM의 유가증권 매입을 공시하지 않는 등 12개사가 22회에 걸쳐 규정을 위반, 4억 1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두산그룹은 두산베어스가 두산캐피탈로부터 자금을 차입하면서 공시 의무를 위반해 3500만원의 과태료를 부과받았다. 이번에 처음으로 공시 점검을 받은 LS그룹의 경우 위반 비율이 16.7%에 달했다. 한화그룹의 위반 비율은 6.1%로 2003년 점검 당시 8.1%보다 소폭 낮아졌다. 공정위 관계자는 “비상장사의 공시위반 비율이 91.4%에 달했다.”며 “인력 부족과 업무 미숙 등으로 공시 의무를 이행하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공정위는 최근 시행령을 개정하고 오는 4월부터는 자본총계와 자본금 중 큰 금액의 5%를 넘거나 50억원 이상 내부거래 시 공시를 하도록 규정을 강화했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反기업 정서에 화들짝 놀란 회장님들… 다시 한번 “민생안정” “사회통합” “공생발전”

    反기업 정서에 화들짝 놀란 회장님들… 다시 한번 “민생안정” “사회통합” “공생발전”

    재계가 경기 불황에 따라 서민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점을 감안해 서민생활 안정을 위한 결의문을 채택했다. 투자와 일자리 확대 등 기업 본연의 역할뿐만 아니라 민생안정을 위한 기업의 사회적 책임도 다하겠다는 취지다. 그러나 최근 재계의 움직임은 대기업에 대한 여론이 악화되고 있는 데 대해 ‘울며 겨자 먹기’ 식 방안을 내놓는 데 그치고 있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 각 기업은 최근 한화의 상장 폐지 위기 사태가 반기업 정서에 기름을 부을 것으로 보고 전전긍긍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전국경제인연합회는 8일 이사회를 열고 ‘서민생활 안정과 경제활력 회복을 위한 경제계 다짐’이라는 결의문을 발표했다. 전경련이 결의문을 채택한 것은 2003년 ‘경제난국 극복을 위한 경제계의 제언’ 이후 처음이다. 전경련은 결의문을 통해 “민생안정과 경제활력 회복, 사회통합·공생발전이라는 시대적 요구에 부응하고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소상공인과 생계형 자영업자들이 자유로운 영업활동을 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면서 “중소기업의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중소기업과의 공동 기술개발, 판로 확보, 인재양성 등 지원과 협력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나 이번 결의문은 최근 출자총액제한제도 부활, 신규 순환출자 금지 등 ‘재벌개혁’에 정치권의 관심이 높아지는 데 대한 반대급부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나온다. 서민생활 안정과 중소기업 지원을 위한 구체적 방안이 보이지 않는다는 점도 맹점으로 꼽힌다. 김정식(한국국제경제학회장)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는 “대학생 학자금 지원 등 기업의 이미지를 높이면서도 사회에 직접 공헌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이두걸기자·산업부 종합 douzirl@seoul.co.kr
  • 새달 출범 농협지주 ‘현물 2조 출자처’ 갈등

    새달 출범 농협지주 ‘현물 2조 출자처’ 갈등

    다음 달 2일 출범하는 농협금융지주회사(자본금 27조 2000억원)에 정부가 2조원어치 현물을 내놓기로 한 가운데 어디로 출자할 것인지를 놓고 정부와 농협이 힘겨루기에 들어갔다. 농협은 정부가 농협중앙회에 출자하면 중앙회가 농협금융지주에 재출자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정부는 농협금융지주에 직접 출자해야 한다고 맞선다. 농협의 신용(금융지주)·경제(경제지주) 사업 분리가 한 달도 채 안 남은 데다 4월 총선을 앞두고 있어 출범이 연기될지 모른다는 우려마저 나온다. 7일 정부와 금융권에 따르면 김석동 금융위원장은 지난 1일 김태영 농협 신용 부문 대표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이틀 뒤인 3일 최원병 농협중앙회장을 잇따라 만났다. 하지만 이견을 좁히지는 못했다. 쟁점은 크게 두 가지다. 정부가 2조원어치 현물을 ‘어떤 주식’으로 ‘어디에’ 출자할 것인가다. 최종 결론이 나지는 않았지만 논란 끝에 출자 대상은 산업은행과 기업은행 주식 등으로 가닥이 잡혀 가는 양상이다. 그러자 이번에는 출자처가 쟁점으로 떠올랐다. 최 회장은 “정부 지분이 금융지주로 직접 들어오면 주인이 둘(농민, 정부)이 돼 자율성을 침해하고 토종은행의 정체성에도 맞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정부가 농협중앙회에 출자하면 ‘5% 룰’(금융지주가 다른 금융사 지분을 5% 초과해 갖지 못하도록 한 제한규정)은 피할 수 있다. 재정부 관계자는 “정부가 직접 출자해도 농민이 절대주주(지분율 90%)인데 자율성 침해는 말이 안 된다”면서 “무엇보다 금융지주가 아닌 중앙회에 출자하면 신·경 분리 취지가 퇴색한다.”고 반박한다. 이면에는 속사정도 있다. 정부가 농협금융지주에 출자하면 그 대가로 보통주나 우선주 가운데 골라 받을 수 있지만 농협중앙회에 출자하면 의결권 없는 우선주만 받을 수 있다. 정부는 의결권도 있고 배당도 높게 받을 수 있는 보통주를, 농협은 정부 간섭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저배당 우선주를 노리고 있는 것이다. 정부는 올해 기업은행 지분 매각으로 1조원, 산은지주 기업공개(IPO)로 9000억원을 각각 세외(稅外) 수입으로 이미 잡아 놓았다. 산은·기은 주식을 농협에 출자하게 되면 그만큼 수입이 ‘펑크’ 난다. 농협에 내놓을 현물을 놓고, 정부가 한국도로공사(비상장) 등 여러 주식을 섞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까닭도 여기에 있다. 농수축산연합회는 정부가 농협금융지주 출자를 강행하면 신·경 분리 거부 등 실력 행사도 불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고 있다. 정부는 “형평성 차원에서도 농협의 요구를 다 들어줄 수 없다.”고 버티지만 ‘선거의 해’에 농민 표를 의식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안미현기자 hyun@seoul.co.kr
  • 또 ‘오너리스크’… 문제 뭔가?

    최근 ㈜한화의 상장폐지 논란이 벌어지면서 그룹 총수(오너)의 행위가 기업 경영활동에 부정적인 영향을 주는 ‘오너 리스크’가 새삼 부각되고 있다. 김승연 한화 회장의 배임·횡령 혐의가 이번 사건의 직접적인 배경이기 때문이다. 6일 재계 등에 따르면 한화는 한국거래소의 상장폐지 실질심사 공시와 관련해 4만명에 이르는 모든 주주들에게 사과편지를 발송했다고 밝혔다. 한화는 서신을 통해 주주들에게 진심으로 사과한 뒤 이번 사안에 대한 진행 경과와 향후 일정을 설명했다. 경영투명성 제고와 공시역량 강화를 위해 내부거래위원회 운영 강화와 준법지원인 제도 도입, 이사회 기능 강화, 공시업무 조직 확대 및 역량 강화 등을 약속했다. 이어 오후에는 긴급 이사회를 개최하고 약속한 방안들을 통과시켰다. 한화 관계자는 “전날 거래소에 제시한 경영투명성 개선 방안을 바로 실천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고, 주주와 국민들에게 한화가 앞으로 잘하는지 지켜봐 달라는 취지”라고 설명했다. 오너 리스크는 한화만의 문제는 아니다. 최근에는 최태원 SK 회장도 계열사 18곳의 투자금 중 일부를 빼돌린 혐의로 기소됐다. 이 바람에 SK그룹은 투자, 조직개편 등 주요 경영 현안에 대한 의사결정이 지연되기도 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과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역시 과거 배임 등의 혐의로 유죄판결을 받았다. 재계 관계자들은 대기업이 지배구조 개선, 경영감시 시스템 강화 등과 더불어 실적 개선을 통해 이미지 회복에 나서야 한다고 조언하고 있다. 한 10대 그룹 관계자는 “이윤을 창출하는 기업으로서는 인위적인 노력 대신 투자와 고용 확대, 실적 개선 등 실질적인 성과를 내야 결국 투자자들의 마음을 되돌릴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오너 경영의 장점은 살리면서도 부작용을 최소화하는 방향으로 기업 투명성을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배상근 전국경제인연합회 경제본부장은 “국내 대기업들이 오너 경영의 특징인 빠른 의사결정과 과감한 투자를 통해 글로벌 금융위기 등 지금까지의 난관을 극복한 만큼 오너 경영의 장점을 훼손하지 않으면서도 기업 투명성을 높이는 균형 감각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횡령·배임 늑장공시 대표이사 처벌 추진

    ㈜한화가 최고경영진의 횡령·배임 혐의를 늑장공시했음에도 단 이틀 만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결정하면서 ‘봐주기 논란’에 휩싸인 한국거래소가 앞으로는 대기업의 부실 공시에 대해 규제를 강화하는 방안을 마련하기로 했다. 대표이사의 횡령·배임을 제때 공시하지 않을 경우 공시 책임자인 대표이사 과징금과 임원 해임 조치 등을 금융위원회에 건의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는 상장폐지가 결국 회사에 대한 제재보다는 투자자 피해가 크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상폐땐 법인보다 투자자 피해 커” 6일 한국거래소 고위 관계자는 “한화의 실질심사 대상 심사를 주말 안에 신속히 결정한 것은 심사 동안 주식 거래가 정지될 경우 법인보다 투자자들이 더 큰 피해를 보기 때문”이라면서 “앞으로 투자자 피해를 최소화하면서 법인보다 대표이사를 직접적으로 처벌하는 방안을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닭 잡는 데 소 잡는 칼을 사용하면 선의의 피해자가 너무 많아진다.”고 상장폐지의 문제점을 지적한 뒤 “배임금액이 899억원으로 한화의 경영에 심각한 타격은 없을 것이라는 점도 빠른 결정의 이유였다.”고 말했다. 코스닥 업체들의 경우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하기까지 한 달 이상 걸린다는 질문에는 “같은 기업이라는 면에서는 형평성 논란을 제기할 수 있지만 투자자 수나 직원 수 등을 고려할 때 질적 형평성도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하지만 향후 한화와 비슷한 사례가 잇따를 경우 시장질서가 무너질 수 있으며, 기업의 불성실공시에 대한 제재수단이 법인에 벌점을 주는 것 외에 없는 점은 문제라고 했다. 대기업이 대주주의 횡령·배임 발생을 바로 공시하지 않을 경우 엄벌하겠다는 것이다. 이에 따라 자본시장법상 주요사항 보고서 대상에 ‘등기임원의 횡령·배임’을 넣는 방안이 유력한 것으로 알려졌다. 주요사항보고서의 내용을 고의적으로 늑장공시할 경우 법인뿐 아니라 ‘공시책임자인 대표이사’도 금융위원회 증권선물위원회의 결정에 따라 과징금 부과부터 임원 해임까지 처벌을 받는다. 단, 모든 횡령·배임이 회사의 경영에 치명적인 것은 아니기 때문에 모든 횡령·배임 발생을 주요사항보고서에 포함시키느냐 여부는 논란이 예상된다. ●입법권한 가진 금융위와 협의 필요 입법 권한이 있는 금융위와의 협의도 필요하다. 금융당국은 상장폐지는 거래소의 자율권한으로 거래소 종합검사 때 절차상 문제를 들여다보겠다면서 한발 물러서 있는 상황이다. 검찰은 지난해 1월 30일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 등을 배임·횡령 등으로 불구속 기소했고, 한화는 지난해 2월10일 공소장을 받았다. 그러나 한화는 1년 뒤인 지난 3일 저녁에야 늑장공시이자 올빼미공시를 했다. 이날 ㈜한화는 전거래일 대비 1800원(4.64%) 하락한 3만 7000원에 장을 마감했다. 또 코스피 지수는 0.79포인트(0.04%) 오른 1973.13을 기록했고, 코스닥 지수는 5.49포인트(1.05%) 내린 517.10으로 장을 마쳤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안철수연구소 경영권 위협 없을듯

    안철수연구소 경영권 위협 없을듯

    안철수 서울대 융합과학기술대학원장이 코스닥에 상장된 안철수연구소 지분의 절반을 신설 재단에 기부해도 경영권은 거의 위협받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6일 금융감독원과 산업계에 따르면 지분 기부에 따라 안 원장의 지분은 37.15%(372만주)에서 18.57%로 대폭 준다. 이어 2대 주주가 개인투자자인 원종호(9.16%)씨에서 신설 재단(18.57)으로 바뀐다. 안철수연구소 임직원들이 갖고 있는 자사주 13.91%와 기타 소액주주 39.19%, 외국인 보유지분 0.6%는 그대로 유지된다. 따라서 안 원장은 1500억원대 주식을 출연하고도 총 186만주를 지닌 최대 주주의 자리를 지킬 수 있는 것이다. 만약 뜻밖의 세력이 지분 매입을 통한 적대적 인수·합병(M&A)에 나서도 안 원장은 13%대 자사주의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또 공격적 매수 성향을 보이기도 하는 외국인 지분도 1% 이하라서 우려할 만한 수준이 아니다. 그동안 원종호씨의 보유지분이 워낙 큰 규모여서 주목을 받았지만, 원씨는 지난달 27일 본래 지분 10.83%에서 1.67%(16만 7993주)를 돌연 매각해 총 235억 5100만원을 챙기며 지분율을 낮췄다. 앞서 지난해 10월과 11월 안철수연구소의 대표로 등록된 김홍선씨 등 임직원들도 보유 지분의 일부를 팔아 최대 5억원의 차익을 거두기도 했다. 결국 국내외 투자자들은 주가상승 덕분에 짭짤한 시세차익 실현에만 몰두하고 있는 모양새이다. 주가 급등이 안 원장의 경영권을 더욱 공고하게 해주는 셈이다. 안 원장이 보유한 주식가치는 지난해 초 718억원 정도에서 연말에 최대 5800억원대로 무려 7배나 올랐다. 그러나 안철수연구소 주식의 거품을 우려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이 회사가 ▲바이러스 백신 ▲네트워크 방화벽 ▲디도스 차단시스템 ▲통합보안시스템 등에서 국내 최대 규모를 자랑한다고 해도 정보기술(IT) 시장의 변동을 무시한 주가 급등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4대 사업 분야의 국내시장 성장률(2009~2015년)은 0.4~11.2%에 불과했다. 대신증권 강록희 연구원은 “주당순이익(EPS)을 고려할 때 적정 주가는 4만~5만원”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안철수연구소의 주가는 전날 11만 4600원에서 12만 4000원으로 9400원(8.2%) 올랐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사설] ‘오너 리스크’는 시장이 심판하게 해야

    한화그룹의 지주회사인 한화가 상장폐지 심사대상에 올랐다가 41시간 만에 백지화됐다. 한화는 지난 3일 저녁 김승연 회장 등 대주주가 배임 등 혐의로 기소된 지 1년 만에 공시해 거래소 공시규정을 위반했다. 한국거래소는 20여분 후 한화가 상장폐지 심사대상이 되는지를 결정하기 전까지 주식거래를 중단한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거래소 측은 일요일인 5일 기자회견을 열고 “한화가 제출한 투명경영 제고 방안이 유효성이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상장폐지 심사대상에서 제외했다. 강화된 공시규정을 몰랐다며 실무자의 탓으로 돌리는 한화나, 시장 안정과 투자자 보호를 이유로 규정대로 이행하지 않은 거래소나 한심하기는 마찬가지다. ‘꼼수’ ‘대기업 봐주기’라는 비난이 쏟아져도 할 말이 없게 됐다. 자본시장의 생명은 투명성과 신뢰다. 한국거래소가 2009년 대주주의 배임·횡령 등 혐의에 대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규정을 마련하고 지난해 4월부터 기소 단계로 강화한 것도 이 때문이다. 우리나라 재벌은 쥐꼬리만 한 지분으로 순환출자 등을 통해 오너가 지배권을 행사하고 있어 ‘오너 리스크’에 취약한 것으로 지적받아 왔다. 요즘 정치권이 표심을 겨냥해 출자총액제한제 부활이나 순환출자 규제 등을 들고 나오는 것도 재벌의 이러한 소유규조와 무관하지 않다. 그런 맥락에서 이번 한화 주식거래 정지 파동은 투자자들의 분노를 사기에 충분하다. 시장의 질서를 파괴하는 이 같은 변칙과 편법을 뿌리 뽑으려면 시장 참가자들이 철저히 응징하는 길밖에 없다. 불투명한 경영으로 지배권을 행사하는 기업에 대해서는 감시의 눈길을 게을리해선 안 된다. 즉각 주가에 반영될 수 있게 행동으로 옮겨야 한다. 특히 대주주나 경영진이 배임이나 횡령, 분식회계 등으로 투자자들에게 손실을 입혔을 경우 집단소송을 통해 끝까지 책임을 물어야 한다. 이번 사태가 준 교훈이다.
  • 한화, 거래정지 없이 심사제외 첫 사례… 거래소 초고속 결론

    국내 10대 그룹 계열사 가운데 처음으로 주요임원의 횡령 배임 혐의로 상장폐지 위기까지 몰렸던 한화가 간신히 살아났다. 한국거래소가 5일 긴급회의를 열어 한화가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린 것이다. 하지만 이번 사태로 한화그룹의 신뢰도 추락은 물론 대기업 특혜 논란, 지연공시에 대한 책임 문제 등에서 비켜갈 수 없을 듯하다. ●지난해 4월 거래소 규정 변경 한화그룹의 지주회사인 한화가 상장폐지 직전까지 간 것은 지난해 4월 변경된 유가증권시장상장규정 때문이다. 거래소는 배임 또는 횡령 금액이 자기자본 대비 5% 이상, 대기업은 2.5% 이상인 경우에 상장폐지 실질심사를 할 수 있도록 규정을 고쳤다. 이전까지는 임직원의 배임 또는 횡령 금액이 자본의 전액을 잠식하는 경우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었다. 대기업으로는 한화가 변경된 규정이 적용된 첫 사례였다. 지난 1년간 유가증권(코스피) 시장에서 횡령 및 배임 금액이 커서 상장폐지 직전까지 갔다가 온 기업은 보해양조와 마니커가 있다. 보해양조는 두 달여 주식거래가 정지됐고, 마니커는 2주 만에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이 아니란 결정이 내려졌다. 반면에 코스닥업체는 지난해 횡령·배임으로 13곳이나 상장 폐지됐다. 보통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인지를 결정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2주 이상인 데 비해 한화는 주말 사흘 동안 ‘초스피드’로 결정됐다. 형평성에 어긋난다는 주장에 대해 거래소 조재두 유가증권시장본부장은 “투자자 보호와 시장충격 최소화를 위해 신속하게 진행했다. 한화 측 자료에 개선 의지가 담겼다고 판단했다. 특혜는 일절 없다.”고 설명했다. 거래소 측의 사상 초유의 빠른 결정으로 한화는 거래 중단과 상장폐지 실질심사라는 최악의 사태는 면했으나 대기업에 특혜를 제공한 것이 아니냐는 지적은 유효하다. 지난 1년간 유가증권시장에서 상장폐지 심사 대상까지 올랐다가 거래정지 없이 심사 대상에서 제외된 사례는 한화가 처음이다. 늑장공시도 문제였다. 검찰은 지난해 1월 30일 김승연 한화그룹회장을 배임·횡령 등으로 불구소 기소했고 한화는 지난해 2월 10일 공소장을 받았다. 그러나 1년이나 늦은 지난 3일 저녁에야 이에 대한 공시를 했다. 지난해 4월부터 배임·횡령에 관한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을 법원의 확정 판결에서 검찰의 기소로 확대한 점에 비춰보면 늑장 공시가 결과적으로 더 큰 문제를 일으킨 셈이다. ●보해양조 두 달간 거래 정지 ‘대조’ 거래소도 주말에 신입사원 극기훈련을 떠날 정도로 한화가 금요일 오후에 기습 공시를 할 줄은 몰랐다. 한화 측은 실무책임자의 업무착오라고 해명하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뭔가 석연치 않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와 함께 사태가 커지기 전에 한화에 조회공시를 요구할 책임을 진 거래소 역시 직무유기를 했다는 시각도 있다. 6일부터 정상거래되는 한화의 주가에도 관심이 쏠리고 있다. 우리투자증권 강현철 투자전략팀장은 “한화는 그룹 주력사인 데다 배임·횡령에 따른 자기자본 희석효과로 단기적으로는 타격을 입을 수밖에 없다.”고 분석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화 “주주들에 죄송… 투명경영 강화”

    한화 “주주들에 죄송… 투명경영 강화”

    지주사의 주식 거래가 정지되는 사상 초유의 사태를 간신히 모면한 한화그룹이 사과 성명과 투명경영 제고 방안을 발표했다. 그러나 기업 이미지 하락과 주가 하락, 그리고 투자자들의 소송 등 후폭풍이 상당 기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남영선 한화 대표이사는 5일 “공시 절차를 제대로 지키지 않아 한국거래소에서 상장폐지와 관련해 실질심사절차가 진행됐고, 주식 매매거래가 정지될 위기에 놓여 주주들에게 많은 걱정을 끼치게 됐다.”면서 “이런 일이 재발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사과했다. 한화는 투명경영 제고방안을 발표했다. 우선 내부거래위원회 운영을 더욱 강화하기 위해 특수관계인과의 거래에 대한 승인을 담당하는 의사결정기구의 위원장을 사외이사 중에서 선임한다는 방침이다. 회사와 특수관계인의 자산, 유가증권 등 거래를 공개하는 대규모 내부거래 공시제도 기준금액 역시 50억원에서 30억원으로 더욱 엄격하게 적용한다. 또 향후 도입될 준법지원인에게 이사회 부의 안건에 대한 법적 내용의 사전 검토 권한과 공시 업무관리 감독권을 부여하기로 했다. 이사회의 관리·감독 기능도 확대하고 감사위원회의 권한도 대폭 강화한다. 하지만 이번 파문의 여파는 쉽게 가라앉지 않을 전망이다. 국내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주식 매매거래 정지 직전까지 갔다는 것만으로도 대외 신인도에 타격이 불가피하다. 그룹 계열사 주가에 악영향이 미치는 것은 물론 검찰이 김승연 회장에 대해 특정경제범죄 가중처벌법상 횡령·배임 등 혐의로 높은 수위의 구형(징역 9년, 벌금 1500억원)을 한 것과 함께 그룹 이미지를 끌어내릴 여지가 높다. 공교롭게도 김 회장이 검찰로부터 구형을 받은 날은 바로 환갑 하루 전이었다. 한 재계 관계자는 “한화로서는 오는 23일 김 회장에 대한 법원 선고 전까지 살얼음판을 걸을 수밖에 없고, 선고 결과에 따라 향후 인사에 여파가 미칠 수도 있을 것”이라면서 “올해 그룹 창립 60주년을 맞아 태양광 사업 등을 통해 재도약을 준비하는 상황에서 암초를 만난 셈”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한화 상장폐지 위기 넘겨

    국내 10대 기업집단에 속하는 한화 주식의 거래정지와 상장폐지 사태는 발생하지 않았다. 한국거래소는 5일 긴급 기자회견을 열어 “한화의 경영 투명성 개선방안이 유효성이 있다고 판단해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서 제외했다.”며 “이에 따라 한화 주식은 6일부터 정상적으로 거래된다.”고 밝혔다. 한화는 지난 3일 저녁 주식 거래가 마감되고 나서 한화 김승연 회장 등이 횡령·배임 혐의로 기소된 사실을 공시했으며, 거래소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 검토하겠다며 6일부터 한화 주식 거래를 정지한다고 밝혔었다. 거래소가 이례적으로 휴일 긴급회의를 소집, 보통 2주가 걸리는 상장폐지 실질심사 회부 여부를 3일 만에 결정한 것은 한화의 시가총액이 2조 9000억원에 이르고 주주 수도 4만 4000여명에 달할 정도로 비중이 크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재벌그룹 계열사에 대한 특혜 가능성과 코스닥 상장사들과의 형평성 문제는 향후 논란이 될 전망이다. 거래소는 한화를 상장폐지 실질검사에서 제외한 것과 별도로 횡령·배임에 대해 늦게 공시한 데 대한 심사도 진행할 예정이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한화, 횡령·배임 혐의 6일부터 매매거래 중지

    한국거래소는 한화가 주요 임원인 김승연, 남영선 외 3인의 횡령·배임혐의 발생 사실을 공시함에 따라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는지를 검토하기로 했다고 3일 밝혔다. 이에 따라 한화는 오는 6일부터 매매 거래가 정지된다. 거래소는 “한화가 실질심사 대상으로 결정되면 실질심사위원회 심의절차 진행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거나 실질심사 대상에 해당하지 않으면 매매거래 정지 해제에 관한 사항을 안내하겠다.”고 설명했다. 거래소는 또 한화가 임원 등의 배임혐의에 대해 지연공시를 한 것에 대해 유가증권시장 공시규정에 따라 불성실공시법인 지정을 예고한다고 밝혔다. 거래소는 이와함께 이날 SK텔레콤, SK C&C, SK가스 등 3사를 불성실공시법인으로 지정하고 각각 벌점 3점과 제재금 300만원을 부과했다고 공시했다. 거래소는 지난해 11월 최태원 SK그룹 회장과 최재원 SK텔레콤 부회장이 횡령·배임으로 검찰 수사를 받고 있다는 보도에 대한 조회공시를 요구했고, 3사는 답변공시를 통해 ‘사실무근’이라고 답했다. 하지만 검찰 조사결과 최 부회장이 횡령을 통한 비자금 조성혐의로 구속되고, 최 회장도 불구속 기소되면서 허위사실 공시로 제재에 나선 것이다. 이경주기자 kdlrudwn@seoul.co.kr
  • [19대 공약 점검-주식 과세] 주식양도차익 내는 대주주 범위 일차적으로 확대

    자본이득과세, 즉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는 새로운 개념은 아니다. 2000년대 초부터 꾸준히 언급됐지만 그때마다 주식시장에 미치는 여파, 과세행정의 어려움 등을 이유로 논의 과정에서 흐지부지돼 온 사안이다. 여야가 주식양도차익에 대한 과세 방침을 밝힌 만큼 도입 가능성은 어느 때보다 높다. 현재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의 범위가 일차적으로 확대될 전망이지만 일반 투자자에게까지 과세될 가능성은 낮은 편이다. 현재 법인이 소유한 주식의 양도차익은 법인소득으로 과세되고 있다. 문제는 개인으로 대주주와 소액주주가 소유한 주식은 30~0%의 세율이 적용된다. 상장주식의 양도차익에 대해서는 소액주주의 경우 세금을 내지 않는다. 대주주는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시가총액 100억원 또는 지분율 3% 이상, 코스닥시장은 시가총액 50억원 또는 지분율 5% 이상을 소유한 경우다. 홍범교 조세연구원 조세연구본부장은 “(유가증권시장의 경우) 시가총액 50억원 이상으로 대주주의 범위를 넓힌 뒤 시장상황을 봐 가면서 점차 범위를 확대하되 소액 투자자는 포함되지 않는 선에서 멈추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지적했다. 세율 상향도 남은 과제다. 소득세의 최고 세율은 38%이지만 주식양도차익은 30%다. 이는 1년 미만 보유주식의 경우로 과세 가능성이 낮다는 지적이다. 기획재정부 관계자는 “소득세와 같은 세율을 적용하려면 주식은 거래가 빈번한 만큼 기간을 정해 소요 비용이나 손실 등을 감안해 주는 과정이 필요하다.”며 전산 발달로 절차만 규정된다면 과세에 큰 어려움은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 민주 이번엔 “대기업 순환출자 규제”

    대대적인 ‘재벌개혁’을 추진하고 있는 민주통합당이 이번에는 대기업의 순환출자를 규제하기로 했다. 당 경제민주화특위는 조만간 순환출자 금지·지주회사 요건 강화 등을 골자로 한 재벌 지배구조 개선안을 발표할 예정이다. 당은 이 개선안을 검토해 4·11 총선에서 공약으로 제시할 예정이다. 특위는 지난주 10대 재벌에 대해 40%의 출자총액제한제를 부활시키는 안을 제시했지만 대부분의 대기업이 이 요건의 적용에서 제외돼 실효성에 의문이 제기되자 순환출자 규제를 신설키로 한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안대로 하면 상위 서열 1~4위 재벌에게는 규제 효과가 없다. 통합진보당 이정희 공동대표가 상위 10위 재벌의 출자액을 분석한 결과 삼성그룹의 출자율은 11%, 현대차그룹은 18%로 나타났다. 이 공동대표는 “아직 지주회사로 전환하지 않은 5위 롯데그룹, 8위 한진그룹, 9위 한화그룹의 ‘문어발식 확장’을 막는 데는 효과적이지만 10대 재벌그룹의 나머지에게는 별 효과가 없다.”고 지적했다. 민주당이 새롭게 제시한 순환출자 규제는 재벌 총수가 소수의 지분만으로 계열사 전체를 지배하는 구조를 개선하기 위한 것이다. A사가 B사를 소유하고 B사가 C사를, C사가 A사를 거느리는 꼬리 물기 방식의 환상형 순환출자를 금지하고 순환출자 주식에 대한 대기업의 의결권을 단계적으로 축소하는 방안 등이 현재 검토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함께 특위는 현재 200%인 지주회사의 부채비율 상한을 100%로 낮추고, 자회사와 손자회사에 대한 최소 지분율 요건을 상장회사 20%에서 25%로, 비상장회사 40%에서 50%로 각각 상향 조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또 재벌이 계열 금융사를 계열사 간 부당지원, 계열사 확장 용도로 이용할 경우 금융사를 분리할 것을 직접 명령하거나 법원에 청구하는 계열분리청구제를 신설하는 방안도 검토하기로 했다. 한편 통합진보당은 2일 ‘10대 재벌 해체’를 선언하며 민주당보다 강한 재벌개혁 방안을 내놓았다. 금융과 비금융 계열사 분리, 출자총액제한제도의 부활과 강화, 지주회사 규정 강화, 업무 무관 계열사 보유 과세 등을 각 재벌 그룹의 특성에 맞게 활용해 10대 재벌의 소유지배 구조를 획기적으로 개선하는 방안이다. 통합진보당은 민주당이 40%로 제시한 순자산액 대비 출자총액한도를 25%까지 낮출 계획이다. 이 공동대표는 “재벌개혁 대안을 야권연대의 핵심 의제로 제안한다.”며 민주당에 진지한 검토를 촉구했다. 이현정기자 hjlee@seoul.co.kr
  • 현직 고법 부장판사급 첫 유죄

    현직 고법 부장판사급 첫 유죄

    ‘향판 비리’로 기소된 사건의 핵심은 선재성 부장판사가 자신이 담당한 법정관리기업에 “강모 변호사를 찾아가보라.”고 소개한 것이다. 앞서 1심 재판부는 “기업이 업무를 잘하도록 조언·권고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판단했다. 그러나 2일 서울고법 형사12부(부장 최재형)는 “법정관리인에게 강 변호사에 대한 정보를 알려주고 위임계약의 체결에 편의를 제공한 것으로서 ‘소개·알선’에 해당된다.”며 유죄로 선고했다. 재판부는 ‘강 변호사와 협의할 것을 조언·권고했을 뿐’이라는 선 부장판사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재판부는 “강 변호사만이 가지고 있는 특정한 능력이 요구된다거나 이외에 달리 추천할 만한 변호사가 없다는 등의 특별한 사정이 보이지 않을 뿐 아니라 법정관리인들로부터 사건을 수임할 만한 변호사를 추천해 달라는 요청을 받은 적이 없음에도 그를 찾아가라고 말했다.”고 이유를 밝혔다. 이어 “선 부장판사가 강 변호사와 중학교·고등학교 동기 동창인 점, 같은 대학 같은 과 동문으로 평소 특별한 친분 관계를 유지한 점, 강 변호사가 선 부장판사가 담당하는 재판부의 사건을 다수 수임한 점 등을 볼 때 선 부장판사에게는 적어도 소개·알선에 대한 미필적 고의가 있었음을 추단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재판부는 변호사법 37조가 보호해야 할 법익에 대해 “공무원과 변호사의 유착관계 근절을 통해 변호사 선임 질서를 확립하는 것”이라면서 선 부장판사에 대해 유죄를 선고했다. 쉽게 말해 ‘판사나 검사가 재판이나 사건 당사자에게 변호사를 소개하는 것 자체가 문제’라는 판결이다. 법조계 일각에서는 “부실 기업의 법정관리를 맡았던 선 부장판사에 대해 야박할 정도로 가혹한 잣대를 들이댄 것이 아니냐.”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재판부는 뇌물수수와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 혐의에 대해서는 1심과 같이 무죄로 판결했다. 재판부는 뇌물수수 혐의에 대해 “광섬유업체의 우회상장에 대한 공시가 이뤄진 후 선 부장판사 부인이 주식 2600여주를 취득했다고 하더라도 이는 그 이전에 취득한 주식 6000주에 대한 권리를 실현한 것으로 새로운 투기적 사업 참여 기회를 제공받은 것으로 볼 수 없다.”고 무죄로 판단했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기숙사 창업주’ 8년만에 세계 9대 부자

    ‘기숙사 창업주’ 8년만에 세계 9대 부자

    아버지의 치과병원과 집의 컴퓨터를 연결해 환자가 찾아오면 알려주던 중학생은 이제 전 세계 인구 10명 중 1명을 하나로 잇는 네트워크의 제왕이 됐다. 페이스북 창업자이자 최고경영자(CEO) 마크 저커버그 얘기다. 올해 28살인 그가 정보기술(IT) 업계 최대 상장으로 세계 9번째 부자에 오른다. 8년 전 하버드대 기숙사에서 여학생 인기투표 사이트로 첫발을 뗀 페이스북이 1일(현지시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에 기업공개(IPO) 신청을 냈다. 50억 달러(약 5조 6000억원) 조달을 목표로 한 이번 상장은 2004년 구글(17억 달러) 상장 이후 최대 규모다. 2006년 저커버그에게 페이스북을 10억 달러에 인수하겠다고 제안했던 야후의 전 CEO 테리 세멀은 “나이와 상관없이 10억 달러에도 흔들리지 않는 사람은 처음 봤다.”고 말했다. 당시 “돈이 문제가 아니다. 페이스북은 내 아이(baby)이고, 지켜보고 보살피고 성장시키고 싶다.”고 했던 저커버그의 꿈이 절반은 실현된 것이다. 페이스북의 시가총액이 1000억 달러에 이르면 28.4%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는 저커버그의 주식평가액은 280억 달러(약 31조 3400억원)를 기록할 전망이다. 지난해 포브스지가 선정한 세계 부호 순위에 따르면 저커버그는 주식평가액만으로도 세계 9위 갑부에 오르게 된다. 미국에서는 빌 게이츠 마이크로소프트 창업자, 워런 버핏 버크셔해서웨이 회장, 래리 앨리슨 오라클 회장에 이어 4위 부호 자리를 예약해 놨다. 이미 그는 지난해 6월 구글 창업자를 제치고 빌 게이츠, 래리 앨리슨과 함께 IT업계 3대 부자에 합류했다. 그는 이날 주주들에게 띄운 서한에서 “페이스북은 원래 기업이 되기보다는 세상을 더 열린 공간으로 만들고 서로 연결되도록 하기 위한 사회적 임무를 이루기 위해 만들어졌다.”고 밝혔다.‘사회적 임무’를 강조한 그는 이미 자선가로서 정보와 사람뿐 아니라 부도 공유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2010년 자선단체 ‘스타트업: 에듀케이션’을 출범, 뉴저지 뉴어크 공립학교에 1000만 달러 지원을 약속한 데 이어 그해 12월에는 페이스북 공동창업자이자 대학시절 룸메이트였던 더스틴 모스코비츠와 함께 재산 대부분을 자선단체에 기부하겠다는 증서에 서명했다. 1984년 뉴욕주 돕스페리에서 치과의사인 아버지와 정신과 의사인 어머니 사이에서 유복하게 자란 그는 11살 때 선물 받은 486컴퓨터로 프로그램 개발에 빠져들었다. 당시 저커버그 아버지의 부탁으로 그를 가르쳤던 소프트웨어 개발자 데이비드 뉴먼은 “저커버그는 천재였다. 그를 앞서기는 너무 힘들었다.”고 말했다. 페이스북이 제출한 IPO 신청서에 따르면 저커버그의 지난해 연봉은 149만 달러(약 16억 6000만원)였다. 하지만 내년 1월 1일부터는 1달러만 받기로 했다. 정서린기자 rin@seoul.co.kr
  • [오늘의 눈] 무능한 조회공시, 편파만큼 나쁘다/이경주 경제부 기자

    [오늘의 눈] 무능한 조회공시, 편파만큼 나쁘다/이경주 경제부 기자

    한국거래소가 씨앤케이(CNK)인터내셔널에 대해 보도·풍문 조회공시를 한번도 안 했다는 기사<서울신문 1월 30일 자 6면>가 나간 이후, 거래소가 투자자 보호에 소극적이었다는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조회공시는 거래소가 ‘투자자보호’를 목적으로 기업에 풍문이나 보도로 떠도는 얘기를 확인토록 하는 제도이다. 외교통상부가 CNK의 카메룬 다이아몬드 광산 채굴권 확보 소식을 보도자료로 전한 2010년 12월 17일 이후 거래소는 2011년 1월 가격 급등에 의한 자동 조회공시만 했을 뿐, 다이아몬드 매장량에 대한 조회공시는 하지 않았다. 개인투자자들이 소문을 믿고 투자를 거듭해 큰 손실을 본 이유 중 하나이다. 일부 강성 투자자들은 아예 카메룬 현지를 방문할 예정이다. 모든 것이 거짓이라고 믿기에는 손실이 너무 크기 때문일 것이다. 취재 중에 접한 거래소 관계자들은 조회공시를 안 한 데 대해 반론을 제기했다. “당시에 조회공시를 했더라면 CNK가 매장량을 허위로 공시해 개인 투자자들이 더 큰 손해를 봤을 것”, “다이아몬드 광산을 채굴한 것은 CNK의 자회사였다.”, “자원개발 내용에 대해 조회공시를 할 수 있는 규정이 없다.”는 등의 주장을 폈다. 하지만 2007년부터 2010년 6월 말까지 자원개발 공시기업 28개 중 64%(18개)가 상장폐지됐다. 되풀이되는 자원개발주 문제를 앞에 두고 그간 규정을 바꾸는 노력을 했는지, 향후 자원개발회사에 이용당하지 않고 투자자를 보호하는 조회공시를 할 대안은 없는지를 고민하는 것이 먼저겠다. 물론 금융당국도 함께 고민해야 한다. 거래소 관계자는 “(그런 방법은) 슬프지만 없다.”고 했다. 민간전문가들은 상장사가 불성실공시를 2년 안에 3차례 할 경우 상장폐지시키는 ‘삼진아웃제’를 부활시키거나 불성실공시 상장사에 대해 손해배상소송 제도를 활성화해야 한다고 한다. 거래소는 ‘투자자 보호’를 위해 더 적극적으로 고민해야 한다. 무능력한 심판은 편파적인 심판만큼 경기에 나쁜 영향을 미치니 말이다. kdlrudwn@seoul.co.kr
  • ‘색깔왕국’ 伊베네통 상장폐지 검토키로

    강렬한 원색을 앞세운 제품과 파격적인 광고로 유명했던 이탈리아 의류업체 베네통이 상장폐지 수순을 밟게 됐다. 신흥 중저가 의류 브랜드에 시장을 많이 내준 데다 부채위기를 겪는 이탈리아에서 판매량이 크게 줄어든 탓이다. 이탈리아 유명 의류업체 베네통이 1일 이사회를 열어 상장 폐지 여부를 결정하기로 했다고 파이낸셜타임스(FT)가 보도했다. 스페인 의류 유통업체 인디텍스와 스웨덴 의류 브랜드 H&M과의 경쟁에서 밀리면서 수익이 급락하고 있는 데 따른 것이다. ‘색깔의 왕국’으로 불리며 전 세계 120개국에서 중저가 의류시장을 지배해 왔던 베네통의 시가 총액은 지난 2000년 42억 유로(약 6조1700억원)에서 현재 7억 유로(약 1조원) 규모로 줄었다. 베네통, 고속도로 휴게소 체인 등을 소유한 가족 소유 지주회사인 에디치오네 홀딩스는 베네통의 주가가 기업의 실질 가치를 반영하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상장 폐지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베네통은 이탈리아 채무위기와 경기침체로 인해 지난해 이탈리아에서만 매출이 절반 수준으로 줄었다.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경제수장들 정치권 재벌정책에 잇단 반기

    경제수장들 정치권 재벌정책에 잇단 반기

    총선을 앞두고 있는 정치권의 대기업 정책에 정부 경제부처 수장들이 잇따라 ‘노’(NO)를 외치고 있다. 경제적 불확실성이 확대된 상황에서 포퓰리즘적 정책이 기업 투자 위축으로 연계되는 것을 차단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김동수 공정거래위원장은 1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한국상장회사협의회 초청 강연에서 “출자총액제한제도(출총제)는 글로벌 경영환경과 개별기업의 특성이 감안되지 않은 아날로그 방식의 획일적인 것”이라며 출총제 부활에 반대 입장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김 위원장은 “경제가 성장하면서 기업 규모가 커지고 영위 업종이 다양해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의 하나”라면서 “대기업 문제의 본질이 무엇인지 정확히 진단하고 처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대기업이 중소기업과의 공생 발전에 대한 인식을 갖고 스스로 불합리한 문화를 개선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상반기 중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의 출자 구조를 그림으로 그린 지분도를 공개해 문어발식 확장에 대한 사회적 감시 역량을 제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앞서 홍석우 지식경제부 장관도 “출총제는 정부와 업계, 정치권의 의견을 수렴해 바람직하다는 판단하에 폐지한 것”이라면서 “현재 출총제를 부활할 여건은 아니다.”라고 반대 의사를 분명히 밝혔다.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은 최근 외신기자클럽 간담회에서 “‘재벌세’처럼 국제 표준을 뛰어넘는 규제나 중과세는 우리 기업의 국제경쟁력을 떨어뜨리고 외국인 투자를 위축시킨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이 계열사 과다 보유에 따른 부담을 강화하는 내용의 세금 신설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공개적으로 반대한 것이다. 경제부처 수장들이 잇따라 정치권의 대기업 정책에 반대 목소리를 낸 것은 유럽 재정위기 등 대외여건 악화로 경기 둔화가 예상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투자 심리가 더 위축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한나라당과 민주통합당은 최근 경쟁적으로 대기업 정책을 내놓고 있지만, 세부 내용에는 차이가 있다. 한나라당은 불공정거래 관행 근절에 초점을 맞추고 있고, 민주당은 대기업에 대한 경제력 집중이나 재벌의 계열사 확충 차단에 중점을 두고 있다. 그러나 정부 반발과 함께 정치권에서도 일부 정책에 대한 반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재벌세의 경우 김종인 한나라당 비상대책위원이 “특정 계층 대상 세금은 있을 수 없다.”며 반대했고, 유종일 민주당 경제민주화 특위위원장은 “세금 신설을 검토한 적이 없다.”며 한 발 물러났다. 임주형기자 hermes@seoul.co.kr
  • 뒤로 가는 열차 알아? 그 열차 사라진대…

    뒤로 가는 열차 알아? 그 열차 사라진대…

    기차는 여행의 수단이 되기도 하지만 때론 여행의 목적이 되기도 합니다. 찐 달걀과 귤 두어 개에 사이다 한병 사들고 기차에 오르는 기분이란 세상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즐거움이지요. 설령 그 여행길 끝에 기다려주는 이 하나 없더라도 좋겠습니다. 우리나라에 풍경을 담고 가는 열차는 여럿 있습니다. 그 가운데 이맘때 꼭 타야 할 노선을 들라면 주저없이 영동선을 꼽겠습니다. 강원 중부 내륙의 험지를 두루 돈 뒤 강릉의 파란 바다 앞에 승객들을 내려놓지요. 오가는 길에 스위치백 구간을 지나는 것도 색다른 즐거움입니다. 급한 경사의 산악 지역을 앞뒤로 오가는 철도 운행 방식인데, 우리나라에선 태백 통리역과 삼척 도계역 구간이 유일합니다. 그 스위치백이 올 6월께 반세기 동안 짊어졌던 짐을 내려놓고 퇴역합니다. 새로 뚫린 솔안터널에 임무를 넘기고 기억 너머로 사라집니다. >>해발 680m… 가파른 산자락 오르락 내리락 스위치백(switchback)은 자세를 반대로 바꾼다는 뜻이다. 기차가 ‘갈 지’(之) 자 형태의 철로를 따라 전진과 후진을 반복하며 급격한 경사를 극복한다. 고도 차가 많이 나는 지역의 급경사에 놓인 계단식 철로를 오를 때 이용된다. 우리나라에 ‘스위치백’ 시스템이 적용된 구간이 딱 한 군데 있다. 국내 철길 가운데 가장 경사가 심한 강원 태백 통리역과 삼척 도계역 사이 구간이다. 보다 정확히는 흥전역과 나한정역 사이 1.5㎞ 구간에서 스위치백 운행이 이뤄진다. 통리역(680m)과 도계역(245m)은 고도 차가 435m에 이른다. 경사도는 45도에 육박한다. 어지간한 스키장의 상급자 코스가 35도 안팎인 것에 견주면 알기 쉽다. ‘핵 추진’ 기관차가 아닌 다음에야 이런 급경사를 극복할 추진력을 얻기란 불가능한 일일 터. 그래서 고안해낸 게 스위치백이다. 1963년 완공됐다. 통리역을 출발한 열차는 험준한 산자락을 빙글빙글 돌며 내려간다. 심포리역까지는 대략 8.6㎞. 그동안 지나치는 터널만 12개, 도계역까지는 17개나 된다. 꼭 그만큼의 산을 관통한다고 봐도 틀림없다. 심포리역 바로 앞은 통리협곡이다. 미인폭포를 품고 있는 협곡으로 ‘한국의 그랜드캐니언’이라 불린다. 이 구간을 겨울철 산악철도의 백미로 꼽는 것도 이런 빼어난 풍경들을 옆구리에 끼고 달리기 때문이다. 산자락을 설설 기어 내려오던 열차는 심포리역에서 숨을 고른 뒤 흥전역을 향해 달린다. 이때부터 스위치백이 시작된다. 앞만 보고 달리던 열차가 흥전역에 올라 멈춰서면 철로 방향이 바뀐다. 그 뒤 열차가 뒷걸음질 치며 나한정역을 향해 나간다. 오를 때는 정반대다. 나한정역에서 거꾸로 오른 열차는 흥전역에서 도움닫기를 한 뒤 힘차게 심포리역을 향해 나간다. 차장이 후진을 알리는 안내방송을 해주기 때문에 여행객이 이 구간을 모르고 지나칠 염려는 없다. 지금은 사라진 1940년대 ‘인클라인’(강삭철도·모터로 열차를 견인하는 방식) 철길도 통리와 심포리 사이에 있었다. 급경사 비탈에 직선 철길을 놓은 뒤 위쪽인 통리역에서 열차를 끌어올렸다. 하지만 인클라인은 화물열차에만 해당됐고, 여객열차는 두 역이 종착역이었다. 해서 승객들은 가파른 비탈을 걸어 오르내리며 다음 역에서 다른 열차로 갈아탔다. 그 시절에 지정 좌석제 같은 게 있었을 리 없다. 자리를 잡으려면 서둘러 뛰어 오르거나 내려가야 했다. 노약자들은 죽을 노릇이었지만 청춘들에겐 좋은 ‘아르바이트’ 기회였다. 짐 운반과 자리 잡아 주며 챙기는 돈이 여간 짭짤하지 않았기 때문이다. 나중엔 지게꾼까지 등장했다고. 한때 통리재에서는 짐꾼 100여명이 열차 승객과 비탈을 함께 오르내리며 생계를 이어갔단다. 겨울엔 비탈길이 얼어 더 힘들었다. ‘보릿고개 넘기보다 통리 고개 넘기가 더 힘들다.’는 유행어도 그때 나왔다. >>솔안터널 뚫려… 올 6월이면 역사 뒤안길로 오는 6월께 사라지는 스위치백 구간에는 폐선과 폐터널들을 활용한 위락시설이 들어선다. 강원랜드에서 100% 출자한 ㈜스위치백리조트에 따르면 삼척시 도계읍 심포리 일원에 총사업비 475억원을 투자해 개발사업을 벌인다. 오는 10월께 실시설계가 마무리되는 대로 사업이 본격 추진될 전망이다. 무엇보다 인클라인 철도가 돌아오는 게 반갑다. 스위치백리조트 측은 통리~도계 간 16.5㎞를 국내 유일의 산악형 열차로 복원해 활용할 방침이라고 전했다. 도계읍 심포리~태백시 통리 간을 오가는 산악형 레일바이크, 스위치백 철도를 활용한 관광열차인 하이원 트레인 등 탈거리와 미인폭포를 돌아오는 통리 협곡 트레킹 코스, 폐갱도를 활용한 탄광 체험 시설 등도 들어선다. 기차 콘셉트의 숙박시설도 도입될 예정이다. 새로 들어설 솔안터널도 철도 여행 마니아들에게 관심거리다. 솔안터널(16.2㎞)은 KTX 금정터널(20.3㎞)에 이어 철도 터널로는 국내 두 번째로 길다. 국내 처음 선보이는 루프형 터널이란 점도 이색적이다. 철로가 연화산(1171m) 아래 200~300m 지역을 나선형으로 휘감으며 올라간다. 태백시 동백산역과 삼척시 도계역 사이의 표고 차(387m)를 극복하기 위해서다. 동백산역은 올 6월께 영업을 시작할 예정이다. >>기차길 옆 마을… 벽화 세상 펼쳐지고… 태백은 한때 탄부들로 북적대던 탄광 도시였다. 1970~1980년대 석탄산업이 호황을 누릴 당시 태백 시내에는 기차역만 11개에 달했다고 한다. 당시 흔적이 비교적 잘 남아있는 마을이 철암마을과 남부마을이다. 철암마을 주변 풍경은 음울하고 쓸쓸하다. ‘루핑’(모래와 콜타르를 뿌려 비가 새지 않도록 한 기름종이)으로 지붕을 인 집들 사이엔 쇠락의 기운이 가득하고, 작부들의 왁자한 웃음으로 가득 찼을 골목길엔 매서운 바람 소리만 윙윙댄다. 몇 해 전 지역 문화 예술 단체들이 번성했던 지난날을 회상하며 ‘기억의 벽’이라는 거리 벽화를 그려놓기도 했다. 하지만 그마저 페인트가 벗겨지는 통에 되레 애잔함만 묻어 나온다. 그에 견줘 상장동 남부마을은 밝다. 주민들의 속사정이야 알 길이 없지만 최소한 겉보기엔 그렇다. 남부마을은 1970년대까지만 해도 함태, 동해광업소 등의 광부 4000여명이 기거하던 대규모 광산 사택촌이었다. 지금도 주민 대부분이 옛 광부사택촌을 리모델링한 집에서 살고 있다. 마을의 볼거리는 노란 색채의 벽화들이다. 마을 담벼락마다 탄광마을의 애환을 담은 벽화 70여점이 그려져 있다. 콘셉트는 ‘나는 광부다’. 광부의 아들이었던 허강일(38) ‘문화예술산업 그림벽’ 대표가 동료들과 함께 그렸다. 사람만 벽화의 주인공이 되는 것은 아니다. 안전모를 쓴 돼지는 ‘햇돼지’를 표현한 것으로, 초짜 광부를 뜻한다. 입에 만원짜리 지폐를 물고 다니는 강아지도 있다. 만복이다. 마을의 마스코트처럼 대접받는 녀석. 탄광 경기가 좋았던 시절 ‘개도 만원짜리를 물고 다녔다.’는 이야기를 그림으로 표현했다. 글 사진 태백·삼척 손원천기자 angler@seoul.co.kr ●여행수첩(지역번호 033) →열차 타기: 강릉행 혹은 강릉발 열차는 모두 통리역∼도계역 구간을 지난다. 자동차 여행자는 통리역∼도계역 구간만 탑승한다. 평일 기준 하행선 7회, 상행선 8회 정차한다. 통리역 552-1788. →가는 길: 수도권에서 승용차로 갈 경우 영동고속도로→만종분기점→중앙고속도로→제천 나들목→38번 국도→영월→태백→황지자유시장 앞 삼거리에서 삼척·도계 방향 좌회전→통리역 순으로 간다. 심포리·나한정·흥전역 모두 38번 국도 변에 있다. 태백시청 관광문화과 550-2085. →맛집: 초막고갈두는 두부와 고등어, 갈치찜으로 입소문 난 집. 각 음식의 앞 글자를 따 ‘고갈두’다. 주말엔 번호표를 받고 순번을 기다려야 할 정도로 인기다. 두부찜 5000원, 고등어찜 6000원, 갈치찜 1만원. 553-7388. 연화반점은 쫄깃한 수타 짜장면이 일품이다. 통리역 아래 있다. 552-8359.
  • 페이스북 저커버그 27조원 주식 대박?

    페이스북 저커버그 27조원 주식 대박?

    세계 최대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업체인 페이스북이 1일(현지시간) 미국증권위원회(SEC)에 50억 달러(약 5조 6000억원) 규모의 기업공개(IPO)를 신청할 것으로 알려졌다. 로이터와 뉴욕타임스 등은 31일 소식통의 말을 인용해 페이스북이 이날 모건스탠리를 주관사로 선정했으며, 골드만삭스와 JP모건체이스, 바클레이스, 뱅크오브아메리카 등 4개사가 공동 협력한다고 보도했다. 최종 규모는 다소 올라갈 수 있지만 부작용을 우려해 당초 예상 규모인 100억 달러에서 대폭 축소한 것으로 전해졌다. 페이스북의 이번 기업공개는 인터넷 기업으로는 최대 규모로, 2004년 구글의 기록(19억 달러)을 두배 이상 뛰어넘는 것이다. 통상적으로 당국이 IPO 관련 서류를 검토하는 데 3개월쯤 걸린다는 점을 감안할 때 페이스북은 4월 말쯤 승인을 받은 뒤 5월에 IPO를 실시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상장이 성공적으로 이뤄지면 페이스북의 기업가치는 750억~10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관측된다. 페이스북의 지분 24%를 보유하고 있는 마크 저커버그 최고경영자(CEO)의 총지분 평가액도 최대 240억 달러(약 27조원)로 치솟을 전망이다. 저커버그가 2004년 하버드대 재학 당시 창업한 페이스북은 급속도로 성장해 미국 온라인 광고에 대한 지분이 2009년 7.0%에서 2011년 16.3%로 상승했다. 또 2007년 5000만명에 불과했던 페이스북 사용자는 2011년 8억명을 넘어섰고, 올해 10억명을 돌파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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