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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업 수익성 9년만에 최악

    기업 수익성 9년만에 최악

    경기 침체로 기업의 수익성이 9년 만에 최악을 기록했다. 기업 10곳 중 3곳은 영업해 번 돈으로 이자도 못 갚고 있다. 한국은행이 18일 발표한 ‘2012년 기업경영분석’에 따르면 지난해 기업의 매출액 대비 영업이익 비율은 4.8%다. 1000원어치를 팔아 48원을 남겼다는 의미다. 2011년 5.3%보다 낮아졌으며 관련 통계가 작성된 2003년 이후 가장 낮다. 조사는 상장기업 1541개와 각 업종을 대표하는 주요 비상장사 182개 등 총 1723개사를 대상으로 했다. 매출액 대비 세전(稅前) 순이익 비율도 2011년 4.9%에서 지난해 4.4%로 낮아졌다. 특히 건설업은 같은 기간 동안 -0.8%에서 -4.0%로 더 악화됐다. 상황이 악화된 까닭은 기업의 성장세가 약화됐기 때문이다. 조사 기업 매출액 증가율은 2011년 14.1%에서 2012년 5.0%로 3분의1 수준으로 떨어졌다. 김경학 한은 기업통계팀장은 “경기가 좋지 않은 데 따른 영향이 반영된 것”이라고 설명했다. 수익성이 악화되자 이자조차 부담하지 못 하는 기업은 늘어났다. 이자보장비율이 100% 미만인 기업이 전체의 32.7%다. 이 비율이 100%가 안 된다는 것은 영업활동으로 번 돈으로 이자도 감당하지 못한다는 뜻이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국회 “부당 내부거래시 총수 관여로 간주”… 재계 “무죄추정 위배”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법안 분석] 국회 “부당 내부거래시 총수 관여로 간주”… 재계 “무죄추정 위배”

    경제민주화 논란이 다시 불붙는 모양새다. 정치권-재계, 청와대-새누리당, 새누리당-민주통합당 사이에 복잡한 갈등 구조가 형성되고 있다.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부상한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공정거래법)과 ‘하도급 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하도급법), ‘가맹사업거래의 공정화에 관한 법률’(가맹사업법), ‘금융회사의 지배구조에 관한 법률’(금융회사 지배구조법) 개정안 등 경제민주화 관련 4대 쟁점 법안을 들여다봤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의 쟁점은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및 부당 내부 거래 규제 확대,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속고발권 폐지 등이다. 모두 박근혜 대통령의 대선 공약 사항이다. 부당 내부 거래 금지 범위를 놓고선 경제력 집중을 유지, 강화하는 거래의 제한 항목을 신설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재계는 기업 옥죄기라며 반발하고 있지만 실제로 재벌 계열사의 모든 내부 거래를 금지하겠다는 취지는 아니다. 국회 정무위원회 차원에서도 필요 불가결한 내부 거래는 인정하는 쪽으로 논의가 진행 중이다. 노상섭 공정위 시장감시총괄과장은 18일 “주력 상품 생산에 필요한 부품, 소재 등을 공급·구매할 때, 비용 절감 또는 품질 개선 등 효율성 증대 효과가 있을 때, 비밀 유지가 곤란할 때 등은 내부 거래가 금지되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독점 규제 및 공정거래법 개정안을 대표 발의한 이종훈 새누리당 의원은 “보다 중요한 것은 사익 편취가 우려되는 계열회사의 신규 편입을 원천적으로 금지하는 방안”이라고 말했다. 공정위의 ‘대기업 집단 내부 거래 현황에 대한 정보 공개’에 따르면 2011년 말 현재 총수가 있는 대기업 집단(38곳)의 내부 거래 비중은 13.6%로 총수가 없는 집단(8곳)의 11.1%보다 2.5% 포인트 높다. 계열사-총수 일가의 지분율이 높을수록 내부 거래 비중도 높았다. 특히 2세 지분율이 50% 이상일 경우 내부 거래 비중은 56.3%로 매우 높았다. 총수 일가가 상대적으로 내부 거래가 쉬운 소규모 비상장사를 설립해 일감을 몰아줄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이 의원은 “특정 내부 거래가 총수 일가 재산 증식을 위한 사익 편취 목적인지, 건전한 투자 목적인지를 사전에 심사하고, 계열 분리 명령 등의 벌칙 조항에 대한 근거도 마련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총수 일가 지분이 30% 이상이면 부당 내부 거래 적발 시 총수가 관여한 것으로 간주하는 법안도 아직 정무위 법안심사소위에서 논의 중이다. 그러나 전국경제인연합회 등의 재계와 공정위 쪽에선 “무죄추정의 원칙에 어긋난다”며 반발이 거세다. 공정위의 전속고발권 폐지와 관련해선 전속고발권을 존속시키되 감사원, 중소기업청, 조달청에도 추가로 부여하는 방안이 검토되고 있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등기임원 아닌 경영진도 분식회계 처벌받는다

    앞으로 경영진이 분식회계를 지시했다면 등기임원이 아니더라도 처벌된다. 금융위원회는 16일 열린 국무회의에서 이런 내용이 담긴 ‘주식회사의 외부감사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이 통과됐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이달 국회에 상정돼 통과되면 공포 후 6개월 이후부터 시행된다. 개정안에 따르면 기업 분식회계 제재 대상은 등기임원에서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로 확대된다. 상법상 업무집행지시자란 회사 경영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최대주주나 그룹 회장 등을 말한다. 과거엔 회사에 실질적 영향력을 행사해도 등기임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재무제표에 서명하지 않으면 분식회계에 대한 법적 책임을 회피할 수 있었다. 앞으로는 등기임원이 아닌 경영진이라도 분식회계를 주도한 사실이 드러날 경우 해임 권고 등의 행정조치는 물론 민·형사상 책임을 져야 한다. 분식회계에 책임이 있는 경영진은 2년 이내에서 상장법인 임원 자격을 제한하는 규정도 신설했다. 현재 금융회사 임직원에만 적용되는 재취업 제한 조치가 일반 상장사로 확대되는 셈이다. 회계법인의 감사보고서 품질관리시스템에 문제가 있을 경우도 외부에 공개된다. 금융당국이 개선을 권고한 뒤 1년 이내에 개선되지 않으면 미비 사항이 외부에 공개된다. 부실 회계법인을 시장에서 퇴출시키기 위해서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與 일각 ‘속도 조절론’ 반박

    청와대와 새누리당 지도부를 중심으로 경제민주화 법안에 대한 ‘속도 조절론’이 제기되는 가운데 당 일각에서는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찮아 미묘한 온도 차를 드러내고 있다. 새누리당 김세연 의원은 16일 확대 원내대책회의에서 “경제민주화의 필요성을 부인하는 듯한 논의가 지속되는 것은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고 밝혔다. 당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의 간사인 김 의원은 “대기업 행태의 여러 문제를 바로잡으려는 입법 시도들이 논의되는 과정에서 사회적으로 관심을 받고 있다”면서 “대기업 행태의 문제는 구조에서 비롯된 것이고 어떤 식이든 구조 문제에 손대지 않으면 안 된다”고 강조했다. 지난해 대선 당시 경제민주화 관련 공약을 만들었던 인사들 사이에서도 속도 조절론에 반박하는 목소리가 흘러나오고 있다. 이들 중 상당수는 “경제민주화 법안이 대선 공약 수준을 벗어나지 않는다”, “문제의 본질이 호도되고 있다”고 입을 모은다. 재벌 총수 일가 지분이 30%를 넘는 계열사에 대해 내부거래를 ‘일감 몰아주기’로 규제하는 공정거래법 개정안이 대표적이다. 경제민주화 공약을 만드는 데 관여했던 한 인사는 재계 반발에 대해 “법상 계열사로 분류되는 기준이 상장사는 지분 3%이고, 비상장사는 10%”라면서 “총수 지분 30%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것은 아주 느슨한 것”이라고 반박했다. 또 재계의 반발이 거센 기존 순환출자 공시의무, 3배 징벌적 손해배상제 등도 현 정부의 국정과제에 포함된 것이라는 지적이다. 또 다른 인사는 “최근 쟁점이 된 법안들은 대선 공약이나 국정 과제에 비해 전혀 강하지 않다”고 평가했다. 장세훈 기자 shjang@seoul.co.kr
  • ‘4중고 신음’ 재계, 투자 집행 못하고 눈치만

    ‘4중고 신음’ 재계, 투자 집행 못하고 눈치만

    재계가 경제민주화, 대북 리스크, 엔저(低), 장기 불황 등 4중고에 신음하며 선뜻 투자에 나서지 못하고 있다. 유럽발 재정위기로 인한 글로벌 장기 불황의 그늘이 짙게 드리워진 상황에서 일본 아베 정권의 엔저 정책과 대북 리스크라는 덫까지 놓였기 때문이다. 또 엎친 데 덮친 격으로 대기업 총수·상장사 임원의 연봉공개, 징벌적 손해배상 책임 부과, 공정거래위의 납품단가 직권 조사 등 새 정부의 경제민주화 압박 수위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에서 볼멘소리가 나올 수밖에 없는 상황이 연일 이어지는 셈이다. 따라서 5월 초 박근혜 대통령 방미 때 재계 총수들이 선물 보따리를 풀어놓고 어떤 선물을 받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15일 재계에 따르면 국내 기업들은 급변하는 국내외 상황을 지켜보며 투자뿐 아니라 신제품 출시일까지 미루고 있다. 특히 최근 감사원이 대기업의 ‘일감 몰아주기’ 과세 시점은 2012년이 아닌 2004년부터 소급적용하겠다고 나서자 경제단체들이 반발하고 있다. 4중고에 시달리는 기업의 투자 의지를 꺾는 것이란 지적이다. 상의 관계자는 “정부가 소급과세의 문제점을 인식하고 일감 몰아주기에 대한 과세 시점을 2012년 이후로 했는데도 감사원 지적으로 2004년부터 소급과세를 추진하면 예측 가능성과 법적 안정성을 저해하는 것”이라면서 “위헌 요소가 내재해 학계와 전문가들 사이에 논란이 많아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조동근 명지대 경제학과 교수는 이날 서울 은행회관에서 열린 ‘2013년 제1차 정책세미나’에서 “지금은 성장 페달을 밟아야 할 때”라며 “그러려면 경제 민주화 기저에 깔린 평등주의와 국가개입주의를 극복하고, 기업에 더 많은 경제적 자유를 허용해야 한다”고 정부의 경제민주화 정책을 우회적으로 비판했다. 또 대북 리스크는 국내 기업들이 자체 비상계획(컨틴전시 플랜)으로 대응할 수 없는 외부환경이다. 북한의 극단적인 협박 발언에 국내 기업들이 연일 애간장만 태우고 있다. 일부 기업들은 수주 불이익은 물론 계약취소까지 우려하고 있다. 외국 바이어들의 문의도 잇따르고 있다. 엔저도 국내 기업의 수출채산성을 악화시키는 또 다른 위험요소다. 대북 리스크로 원·달러 환율이 일시적으로 오름세(원화가치 하락)를 보이고 있지만 대북 리스크라는 먹구름이 걷히면 다시 엔저가 국내기업들의 목을 죌 가능성이 크다. 이에 따라 기업들의 투자도 제자리걸음을 하고 있다.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올해 아직 신규투자를 진행하지 않고 있다. 특히 삼성전자는 구체적인 투자계획도 밝히지 못했다. 유통산업발전법 등 규제에 부딪힌 유통업계의 투자 마인드는 극도로 위축했다. 롯데그룹은 1분기에 신규 투자 계획을 발표하지 못하고 있다. 국내 투자변수가 심하기 때문이다. 현대·기아차는 신차의 출시시기를 조정하고 있다. 이번 주 선보일 아반떼 쿠페도 지난해 말 출시예정이었으나 여러 가지 변수로 6개월가량 늦춰진 것이다. 재계 관계자는 “기업의 대내외 환경이 예측 가능해야 안정적인 투자를 할 수 있다”면서 “정부도 기업에 채찍만 들 것이 아니라 신규 투자와 고용창출을 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고 말했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실적 쇼크’ 건설업계 구조조정 공포

    ‘실적 쇼크’ 건설업계 구조조정 공포

    장기 불황에 시달리고 있는 건설업계가 1분기 실적 쇼크가 예상되면서 다시 구조조정 공포에 휩싸이고 있다. 14일 관련업계 및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물산 등 8개 상장 건설사의 1분기 영업이익 추정치는 1977억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의 7987억원보다 75.2%가 줄어들었다. 8개 건설사 중 지난해 1분기보다 영업익이나 순이익이 늘어난 곳은 3곳에 불과했다. 1분기 삼성물산은 1330억원, 현대건설은 1817억원의 영업이익을 올려 각각 41.92%와 23.97%의 증가율을 보일 것으로 전망됐다. 대림산업도 1분기 영업이익이 1065억원으로 전년에 비해 12.46% 증가할 것으로 예상됐다. 한 대형 건설사 관계자는 “영업이익이 증가한 것은 지난해 실적이 좋지 않아 상대적으로 성적이 좋아보이는 것일 뿐”이라면서 “실제로 경영상황이 개선됐다고 보기는 어렵다”고 분석했다. 반면 GS건설을 필두로 나머지 건설사들은 줄줄이 실적 쇼크가 예상되고 있다. GS건설은 1분기에 5354억원의 영업손실과 3860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다. 현대산업개발(417억원)과 두산건설(190억원)도 영업이익이 각각 29.96%, 20.23% 감소할 것으로 보인다. 업계 관계자는 “불황이 5년을 넘어가면서 자체적으로 자금 조달을 할 수 있는 건설사들이 별로 없다”면서 “그나마 GS건설이나 두산, 한라는 배경이라도 든든하지만 나머지 기업들은 유동성이 ‘0’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라고 털어놨다. 실적 쇼크와 만성화된 유동성 악화로 인해 기업의 주요 자산인 사옥을 파는 곳도 나타나고 있다. 두산건설은 그룹차원의 지원과는 별도로 서울 강남구 논현동 사옥을 1378억원에 매각했다. 법정관리(기업회생절차) 중인 우림건설의 경우 서초동 사옥의 경매가 진행 중이다. 풍림산업도 지난해 사옥을 팔아 유동성을 확보했다. 업계 관계자는 “건설사 사옥의 경우 대부분 입지가 좋지만 상황이 상황인 만큼 제값을 받지 못하고 넘기는 경우도 적지 않은 것으로 안다”고 설명했다. 일각에선 중견 건설사 4∼5곳이 조만간 워크아웃(기업개선작업) 가능성이 높다는 이야기도 돌고 있다. 한 건설사 관계자는 “금호산업에 이어 쌍용건설도 다시 워크아웃에 들어가는 등 중대형 건설사들 대부분이 한계 상황”이라면서 “플랜트 사업 대신 해외 주택과 초고층빌딩으로 진출한 중견사들 중 미분양으로 고전하고 있는 몇몇 곳은 다음 달쯤 위기를 맞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면서 불안감이 고조되고 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삼성·신세계 총수 일가, 연봉공개 대상은 1명뿐

    삼성·신세계 총수 일가, 연봉공개 대상은 1명뿐

     내년부터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 임원의 경우 개별 연봉을 공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재벌 총수 4명 가운데 1명은 등기 임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연봉 공개를 피하려고 총수들이 추가로 등기 임원을 포기하면 법안 실효성이 없는 데다 책임경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민간 기업집단은 43곳이다. 이 중 9곳은 총수가 경영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미등기 임원이거나 임원에서 물러난 상태다. 일부 총수는 공시 규정이 덜 엄격한 비상장회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 놓기도 했다.  등기이사 등재가 안 된 총수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 현대백화점 정몽근 명예회장, KCC그룹 정상영 명예회장, 태광산업 이호진 전 회장,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회장, 태영그룹 윤세영 회장 등이다. 박현주 회장은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기이사이다.  등기 임원 회피가 두드러지는 대기업 집단은 삼성과 신세계다. 삼성 총수 일가 중 계열사 등기 임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은 모두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용진 부회장을 등기이사에서 제외시켰다. 정 부회장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도 등기이사가 아니다. 총수 일가 중에 단 한 명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 명예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지만,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은 등기이사이다. 현대백화점 역시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KCC그룹 2세인 정몽진·몽익 대표도 등기 임원이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총수들이 등기 임원을 포기, 임원 연봉 공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등기 임원이라는 규정 대신 급여 상위 기준 5~10위 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미국은 등기·미등기 구분 없이 최고경영자, 최고재무책임자, 최고 보수를 받는 임원 3명 등 5명의 연봉을 개별 공개토록 하고 있다. 일본은 1억엔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의 임금을 개별 공개하고, 영국은 모든 이사의 연봉을 공개한다.  재벌 총수는 월급보다 배당 등을 통한 수입이 더 큰 경우가 많아 월급 공개 때문에 등기 임원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법적인 책임을 감수하는 등기 임원 외 단순 고연봉자를 공개했을 때 기업의 인재 스카우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 개정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당장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별 연봉 공개 자체가 갖는 상징성도 크다”면서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세부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대기업총수 4명 중 1명 미등기임원… 연봉공개 대상서 빠져

    대기업총수 4명 중 1명 미등기임원… 연봉공개 대상서 빠져

    내년부터 5억원 이상을 받는 등기 임원의 경우 개별 연봉을 공시하는 법안이 추진되고 있지만, 재벌 총수 4명 가운데 1명은 등기 임원이 아닌 것으로 파악됐다. 연봉 공개를 피하려고 총수들이 추가로 등기 임원을 포기하면 법안 실효성이 없는 데다 책임경영도 약화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11일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상호출자제한 기업집단(대기업 집단) 가운데 총수가 있는 민간 기업집단은 43곳이다. 이 중 9곳은 총수가 경영에 지배력을 행사하면서도 미등기 임원이거나 임원에서 물러난 상태다. 일부 총수는 공시 규정이 덜 엄격한 비상장회사에 등기이사로 이름을 올려놓기도 했다. 등기이사 등재가 안 된 총수는 삼성전자 이건희 회장, 신세계그룹 이명희 회장, 대림산업 이준용 명예회장, 현대백화점 정몽근 명예회장, KCC그룹 정상영 명예회장, 태광산업 이호진 전 회장, 현대중공업의 정몽준 새누리당 전 대표, 미래에셋증권 박현주 회장, 태영그룹 윤세영 회장 등이다. 박현주 회장은 비상장사인 미래에셋자산운용 등기이사다. 총수 일가 중 등기임원 참여가 적은 기업에는 삼성과 신세계가 있다. 재계 1위인 삼성 총수 일가 중 계열사 등기 임원은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이 유일하다. 이건희 회장을 비롯해 이재용 부회장, 이서현 제일모직 부사장 등은 모두 이사로 등재되지 않았다. 신세계그룹은 지난달 15일 주주총회를 열고 정용진 부회장을 등기이사에서 제외했다. 정 부회장 동생인 정유경 부사장도 등기이사가 아니다. 총수 일가 가운데 단 한 명도 이사로 등재되지 않은 경우는 극히 드물다. 대림산업의 경우 이 명예회장은 미등기 임원이지만, 아들인 이해욱 부회장은 등기이사다. 현대백화점 역시 정 명예회장의 장남인 정지선 회장이 대표이사로 등재됐다. KCC그룹 2세인 정몽진·몽익 대표도 등기 임원이다. 학계와 시민사회에서는 총수들이 등기 임원을 포기, 임원 연봉 공개 제도의 실효성이 떨어지는 상황을 우려했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등기 임원이라는 규정 대신 급여 상위 기준 5~10위 식으로 공개하는 것이 효과적”이라고 제안했다. 미국은 등기·미등기 구분 없이 최고경영자, 최고재무책임자, 최고 보수를 받는 임원 3명 등 5명의 연봉을 개별 공개토록 하고 있다. 일본은 1억엔 이상 보수를 받는 임원의 임금을 개별 공개하고, 영국은 모든 이사의 연봉을 공개한다. 이건희 회장이 2010년 경영에 복귀한 뒤 무보수로 일하는 등 재벌 총수는 월급보다 배당 등을 통한 수입이 더 큰 경우가 많아 월급 공개 때문에 등기 임원을 포기할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반론도 있다. 법적인 책임을 감수하는 등기 임원 외 단순 고연봉자를 공개했을 때 기업의 인재 스카우트가 위축될 수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법 개정 주무부처인 금융위원회는 실효성이 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시인하면서도 당장은 어쩔 수 없다는 태도다. 금융위 관계자는 “개별 연봉 공개 자체가 갖는 상징성도 크다”면서 “책임경영과 투명경영이 조화를 이룰 수 있도록 세부 방안을 고민하겠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 [경제 프리즘] “정책 오리무중인데…” 미래부 테마주 들썩

    미래창조과학부 관련 테마주가 연일 바뀌고 있다. 장관 후보자의 처남 등과 같은 인물 위주에서 정보통신기술(ICT)의 세부 정책으로 관심이 이동하고 있기 때문이다. 최문기 미래부 장관 후보자의 인사청문회가 시작되면 그의 발언에 따라 테마주 생성과 소멸이 극에 달할 전망이다. 명확하게 규정되지 않은 미래부의 소관과 정책목표를 넘겨짚어 전망하는 증권사 보고서가 테마주를 양산, 개미들의 ‘묻지마 투자’를 부추긴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 후보자가 지명되던 지난 14일 코스닥 지수는 3년 2개월 만에 550선을 넘어섰다. 코스닥 종목이 ICT 관련 종목인 데다가 미래부가 코스닥 상장사 위주의 정책을 펼 것이라는 기대로 코스닥 변동 폭이 커지고 있다. 코스닥 지수가 0.68%(3.75포인트) 떨어진 지난 20일에도 최 후보자가 차세대 산업으로 로봇 산업을 제시했다는 소식이 전해지자 동부·유진로봇 등 로봇 관련주는 상한가 가까이 올랐다. 증권사도 미래부 관련 정책 수혜주 찾기에 몰두하고 있다. KDB대우증권은 21일 “미래부 관련 정책 모멘텀이 시작됐다”며 인터넷프로토콜(IP)TV 관련주, 콘텐츠 관련주 등을 수혜주로 꼽았다. 유진투자증권은 “다양한 스마트 디바이스 출현으로 인해 C(콘텐츠)·N(네트워크)·P(플랫폼)·D(디지털 기기) 등 스마트 생태계가 구축되고 있다”며 10여개 종목을 지목했다. 미래부 역할에 대한 논쟁이 여전하기 때문에 정책 수혜주로의 편입과 배제는 하루 단위로 이뤄지고 있다. 예컨대 원자력 관련주가 대표적인 미래부 수혜주로 꼽혔지만, 국회는 정부조직법 논의 결과 원자력안전위원회를 미래부 산하에 두지 않도록 결정했다. 최 후보자 발언에 따라 뒤늦게 로봇 관련주가 편입되기도 했다. 한 애널리스트는 “미래부의 출범 취지는 알겠지만, 세부 업무는 사실 오리무중”이라면서도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어서 수혜주 찾기 작업을 멈출 수 없다”고 말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2000兆, 빚더미 기업

    2000兆, 빚더미 기업

    우리나라 기업의 금융빚이 2000조원에 육박했다. 특히 지방공기업은 빚을 내서 빚을 갚는 악순환에 빠진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은행은 18일 국내 기업(금융사가 아닌 일반 법인기업)의 지난해 말 금융부채가 1978조 8910억원이라고 밝혔다. 2011년 말(1900조 5220억원)에 비해 78조 3690억원 늘어났다. 가계 및 비영리단체는 52조 8000억원, 정부는 38조 8000억원 늘어나는 데 그쳤다. 가계는 소규모 자영업자를, 기업은 공기업을 각각 포함한다. 금융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183조 1000억원 늘어난 2485조 7000억원을 기록했다. 반면 일반기업은 64조 1000억원 증가에 그쳤다. 이에 따라 금융자산에서 금융부채를 뺀 순금융자산은 가계 및 비영리단체가 1326조 9000억원으로 전년(1196조 6000억원)보다 개선된 반면 기업은 (-) 234조 570억원으로 전년(-220조 590억원)보다 악화됐다. 특히 지난해는 한국은행이 기준금리를 두 차례 내리면서 저금리 상황이었다. 금융 여건이 개선됐지만 기업 경영은 더욱 악화된 셈이다. 우리금융경영연구소에 따르면 상장사 1200개 중 3년 연속 번 돈으로 이자도 갚지 못하는 한계 기업이 지난해 180개다. 이자보상배율이 1 미만인 ‘강시’ 기업으로 중소기업이 161개, 대기업이 19개다. 기업 구조조정의 필요성이 꾸준히 나오고 있는 까닭이다.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는 “금융이 일단 옥석을 가려내야 한다”며 “현존하는 한계 중소기업이 아니라 새로 생겨날 수 있는 중소기업을 위한 생태계를 마련하는 방향으로 중소기업 보호정책과 구조조정이 이뤄져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방공기업도 마찬가지로 상황은 열악하다. 한국예탁결제원과 행정안전부, 국토해양부 등에 따르면 전국 23개 지방 공기업이 지난 한해 동안 발행한 지방공사채는 총 10조 1801억원이다. 전년 5조 5506억원의 두 배에 가깝다. 올들어서도 지난 15일까지 이미 2조 2700억원이 발행됐다. 지방 공기업의 공사채 발행은 이미 발행된 공사채를 갚기 위한 용도다. 빚을 내서 빚을 갚는 돌려막기인 데다 유동성 부족으로 갈수록 규모가 커지고 있다. 백흥기 현대경제연구원 수석 연구위원은 “국내총생산(GDP) 대비 정부 채무 비중은 안정적이지만 사실상 정부 부담인 공기업 등 공공부문 부채가 급증하고 있다”며 “특히 지방공기업은 중앙공기업에 비해 방만 경영이나 관리 소홀의 위험이 높다”고 지적했다. 전경하 기자 lark3@seoul.co.kr
  • ‘슈퍼 주총데이’ 무난한 마무리

    ‘슈퍼 주총데이’ 무난한 마무리

    15일 ‘슈퍼 주총 데이’를 맞아 삼성전자와 현대자동차, KT 등 모두 150개 상장사의 주주총회가 일제히 열렸다. 어려운 경영 여건 속에 거의 대부분의 상장사가 주총에 올린 원안대로 주주들의 승인을 받았다. 다만 일부에서는 소액주주들이 고성을 지르는 등 소란도 여전했다. 삼성전자는 이날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본사 5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정기 주총에서 ‘사회공헌(CSR)위원회’를 신설하는 등 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다하기 위해 노력을 더 기울이기로 했다. 또 두산의 사외이사로도 선임되는 등 겸직 논란이 일었던 송광수 전 검찰총장의 사외이사 선임 건도 무사히 통과됐다. 대표이사 겸 부품(DS)부문장인 권오현 부회장을 유임시키고, 소비자가전(CE)부문장인 윤부근 사장과 정보기술·모바일(IM)부문장인 신종균 사장을 새 대표이사에 선임했다. 이에 따라 권오현 부회장 ‘원톱’에서 권오현 부회장·윤부근 사장·신종균 사장 3인이 각자대표로 각 사업부문을 이끄는 ‘3톱 체제’로 전환됐다. 현대차는 양재동 사옥에서 열린 주총에서 정의선 부회장과 김충호 사장의 사내이사 재선임 안건을 의결하며 책임경영 의지를 다졌다. 정몽구 회장은 영업보고서 인사말을 통해 “성장세를 지속할 것으로 보이는 중국 시장에서의 영향력을 확대하고, 현지 공장 건설로 탄력을 받은 브라질을 중심으로 성장세를 이끌어 내겠다”고 강조했다.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의 맏딸인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주총장에서 직접 의사봉을 잡아 눈길을 끌었다. 이 사장은 “올해는 대내외적으로 경영 환경이 급변하는 한 해가 될 것으로 예상한다”면서 “하지만 사업 역량을 선진화하고 해외사업 확장을 강화해 글로벌 명문 서비스 유통기업으로 도약하겠다”고 밝혔다. 신세계는 신세계와 이마트 주총을 각각 열고 정용진 부회장의 등기이사직 사퇴를 공식화했다. 정 부회장은 신세계 등기이사로 선임된 지 3년 만에 물러났다. 신세계 측은 지배주주와 전문경영인의 역할 분담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우면동 KT연구개발센터에서 열린 KT 주총에서는 일부 제2 노조원들이 몰려와 소동을 벌인 가운데, 이석채 회장은 “앞으로 최고 품질의 네트워크 기반시설과 2600만명 가입자를 토대로 새 수익원 창출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이들은 ‘낙하산 퇴진’이라고 적힌 피켓을 들고 이 회장의 퇴임을 요구했다. 한준규 기자·산업부 종합 hihi@seoul.co.kr
  • 올 상장사 주총 골칫거리 총회꾼 아닌 ‘개정 상법’

    상장사들이 올해 주주총회부터 개정된 상법을 적용받으면서 업무 과다로 주총 준비에 애를 먹고 있다고 하소연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코스피 상장기업 230개사에 주총 관련 애로점을 물은 결과, 48.3%가 ‘각종 의무 및 일정준수 부담’을 꼽았다고 14일 밝혔다. 이는 과거 고질적인 문제였던 ‘진행을 방해하는 총회꾼 난입’(27.0%)과 ‘의사정족수 확보’(17.4%), ‘외부감사 준비’(6.4%) 등에 앞선다. 상장사들은 지난해 4월 상법 개정에 따라 결산일로부터 7주 안에 관련 서류를 준비하고 이사회 승인까지 마쳐야 하며, 기존 재무제표 서류 외에도 자본변동표, 현금흐름표, 연결재무제표 및 주석 등을 추가로 준비해야 한다. 또 올해부터 적용되는 연기금의 의결권 강화, 집중투표제 등 이른바 경제민주화 정책에 대해 65.2%가 ‘별 영향이 없을 것’이라고 대답했다. 올해 쟁점사항은 ▲신사업 진출과 사업 확장(16.5%) ▲소액주주 권익 강화 ▲경영책임 추궁(11.2%) ▲사외이사 선임 분쟁(7.9%) ▲지배구조 문제(4.6%) 등을 꼽았다. 한편 15일에는 삼성전자, LG전자, 현대자동차, KT 등 주요 기업들의 주총이 동시에 열린다. 김경운 기자 kkwoon@seoul.co.kr
  • 양현석, YG배당금 10억 기부

    양현석, YG배당금 10억 기부

    양현석(44) YG엔터테인먼트 대표가 YG 대주주로서 받은 현금 배당금 10억원 전액을 수술비가 없어서 고생하는 어린이 환자들에게 기부한다고 5일 밝혔다. 양 대표는 YG를 통해 “주주들에게 현금을 배당한다는 소식을 듣고 매우 즐거웠는데 나에게 이렇게 큰돈이 배당될 줄 몰랐다”면서 “오래전부터 주식으로 처음 번 돈을 기부하겠다는 생각을 실천하게 됐다”고 말했다. 양 대표는 또 “이번 기부는 모두 YG의 음악을 좋아해 준 사람들 덕분이다. 그분들에게 받은 사랑을 아픈 아이들에게 직접 전달하겠다”고도 덧붙였다. 코스닥 상장사인 YG는 지난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을 통해 지난해 실적과 관련, 주주들에게 보유주식 1주당 현금 300원을 배당하기로 결정했다. 356만 9554주(34.5%)를 보유한 양 대표는 10억여 원을 받게 됐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커버스토리-전관예우 공화국] 경제관료 전관예우 실태

    #1 최근 공정거래위원회의 전직 고위관료들이 잇따라 대기업 사외이사로 옮겨갔다. 공정위 공무원들 입장에서는 전임자가 잘나간다는 면에서 반길 만하다. 그런데 이런저런 뒷말이 무성하다. 한 전임자의 경우, 현직에 있을 때 이번에 자신이 옮겨간 대기업 관련 조사를 미루라고 여러 차례 지시했다는 얘기가 나돈다. 공정위의 한 간부는 “자기 안위를 위해 친정을 욕보인 사례”라면서 “이런 선배들은 무슨 사건이 터지면 대놓고 ‘봐달라’고 한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렇다고 부탁을 못 들은 척하면 “예의 없다”고 뒷담화를 하고 다니는지라 대놓고 묵살하기도 어렵다는 고백이다. #2 기획재정부의 고위 관계자는 “(정부의 예산 통제 등을 받는) 공공기관으로 지정되지 않으려고 전방위 로비전이 펼쳐지는데 여기에도 전관예우 속사정이 숨어 있다”고 말했다. 공공기관으로 지정되면 해당 기관장 등 임원들은 ‘업무 연관성이 있는 기업에 2년간 취업하지 못한다’는 제재조항에 걸리게 된다. 전관예우를 통해 민간 기업에서 ‘제2의 인생’을 설계하려는 고위직들 처지에서는 공공기관 지정 여부가 사활이 걸린 문제라는 얘기다. 법조계 못지않게 경제관료 사회에도 전관예우 관행이 뿌리 깊게 퍼져 있다. 경제부처 중에서도 국세청이나 공정거래위원회 등 기업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부처 출신들은 로펌의 영입 0순위다. 국세청의 경우 2006년 이후 5년간 퇴직한 공무원 중 26명이 로펌 및 회계법인으로 옮겨갔다. 퇴임 당일이나 이튿날 바로 취업한 경우도 11명이나 된다. 금융위원회나 금융감독원 등 ‘칼날’을 휘두를 수 있는 금융 출신들도 인기가 높다. 현재 국내 6대 로펌의 고문이나 전문위원을 맡고 있는 전직 경제 관료는 60여명이다. 국내 최대 로펌인 김앤장에는 허병익 전 국세청장 권한대행과 서동원 전 공정위원장 직무대행 등이 포진해 있다. 법무법인 태평양에는 김영섭 전 청와대 경제수석과 오대식 전 서울지방국세청장 등이, 율촌에는 이정재 전 금감원장과 채경수 전 서울국세청장 등이 있다. 세종의 김영주 전 산업자원부(현 지식경제부) 장관과 이근영 전 금감원장, 광장의 김용덕 전 금감원장 등도 눈에 띈다. 최근 신세계 사외이사를 맡은 손인옥 전 공정위 부위원장은 법무법인 화우에 몸담았다. 이들의 몸값은 공무원 연봉의 2~3배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 해 수억원을 고문료 등의 명목으로 챙기고 있는 것이다. 이모 전 서울지방국세청 조사국장은 퇴직 뒤 2006년 9월부터 5년 가까이 S그룹 고문으로 재직하면서 31억여원을 받았다. 고문이지만 웬만한 대기업 사장보다 연봉을 더 받은 셈이다. 전직 관료들에게 눈독 들이기는 기업들도 마찬가지다. 기업 경영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에 따르면 10대 재벌기업 92개 상장사의 사외이사 323명 가운데 공무원 출신, 즉 ‘전관’들은 109명이다. 3명 중 1명 꼴이다. 익명을 요구한 현직 경제관료는 “기업이 (세무조사 등의) 방패막이나 고급정보 획득 등의 의도 없이 순수하게 전직 관료를 사외이사로 데려가는 경우는 거의 없다”면서 “관료 출신 사외이사의 상당수는 해당 기업의 공식 로비스트라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료도 “모임에 나가 보면 ‘기업 사외이사로 나를 추천해 달라’거나 ‘무슨무슨 건을 잘 봐달라’고 대놓고 이야기하는 선배들이 있다”면서 “꺼진 불이 다시 화려하게 타오르는 경우(공직 재발탁 등)도 적지 않아 이들의 부탁을 외면하기도 어렵다”고 털어놓았다. 세종 이두걸 기자 douzirl@seoul.co.kr 세종 김양진 기자 ky0295@seoul.co.kr
  • 제3주식시장 ‘코넥스’ 연착륙 가능할까

    제3주식시장 ‘코넥스’ 연착륙 가능할까

    올 상반기 출범 예정인 ‘코넥스’가 박근혜 정부가 강조하는 ‘창조경제’의 한 주역으로 주목받고 있다. 기술형·성장형 기업에 돈줄을 공급할 대안시장으로 꼽히고 있어서다. 하지만 출범 전부터 우려의 시선이 많다. 비슷한 목적의 시장이 이미 조성됐지만 외면받고 있는 데다 정작 수혜 대상인 기업들도 시큰둥하기 때문이다. 1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코넥스의 문턱은 유가증권시장(코스피)이나 코스닥시장보다 훨씬 낮다. 자기자본이 5억원 이상이거나 매출액 10억원 이상, 순이익 3억원 이상 가운데 한 가지 요건만 충족하면 된다. 코스닥은 ▲자기자본 30억원 이상 ▲매출액 100억원 이상 ▲순이익 20억원 이상이라는 세 가지 조건을 모두 갖춰야 한다. 금융위원회에 따르면 코넥스 상장 자격이 있는 중소기업은 700여개다. 이 가운데 50개사를 연내 상장시킨다는 게 금융위의 목표다. 하지만 녹록치 않다. 가장 큰 우려는 ‘제2의 프리보드(Freeboard)’로 전락할 가능성이다. 프리보드는 코스닥 문턱을 넘지 못하는 유망 중기를 겨냥해 금융투자협회가 2005년 개설한 시장이다. 개설 당시 상장사가 69개사였지만 지금은 62개사로 되레 줄었다. 한 증권사 관계자는 “기관투자가들도 프리보드를 외면하기 때문”이라면서 “시장진입 요건이 낮다는 것은 그만큼 투자 위험이 높다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에 이런 코넥스에 기관은 물론 개인투자자들이 참여할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가장 기대하는 벤처캐피털(벤처기업에 주로 투자하는 회사)이나 증권시장의 큰손인 연기금이 뛰어들지도 미지수다. 금융 당국은 코넥스를 프리보드와 비교하는 것은 난센스라고 일축한다. 정운수 한국거래소 신사업부장은 “코넥스는 코스피시장이나 코스닥처럼 경쟁 매매방식인 반면 프리보드는 매수자와 매도자가 일대일로 계약하는 방식”이라면서 “프리보드보다 거래하기 쉽고 규제장치가 있어 비교적 안전하게 투자할 수 있는 시장이 코넥스”라고 강조했다. 코넥스와 프리보드는 질적으로 다른 시장이라는 주장이다. 코넥스가 프리보드보다 투자 위험이 낮다는 데는 전문가들도 동조한다. 하지만 불공정거래의 여지가 많다는 점을 유념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송민규 한국금융연구원 자본시장연구실 부실장은 “돈의 흐름이 활발하지 않은 시장일수록 시세 조정이 쉽다”면서 “공개 내지 교환되는 정보가 상대적으로 적기 때문에 횡령이나 배임 등과 같은 불공정 거래가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고 지적했다. 이인형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기업들의 코넥스 상장을 돕기 위해) 지정자문인으로 선정되는 증권사들이 이런 불공정 소지를 줄이도록 공시 등 많은 도움을 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제 코가 석 자’인 증권사들을 끌어들이려면 다양한 유인책이 필요하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홍보 부족과 기업들의 무관심 등도 풀어야 할 숙제다. 중소기업중앙회가 올 초 실시한 설문조사 결과에 따르면 중소기업 10곳 중 7곳은 “코넥스를 모른다”고 답했다. “코넥스가 신설돼도 상장 계획이 없다”는 응답도 81.3%나 됐다. 한국거래소는 이달부터 코넥스 설명회를 집중적으로 열 계획이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용어 클릭] ■코넥스(KONEX) 유가증권시장, 코스닥시장에 이은 제3의 주식시장. 아직은 유망기술만 갖고 있거나 창업 초기여서 코스닥에도 상장하기 어려운 중소기업들의 자금 조달을 돕는다.
  • 김 국방후보, 아들 8세 때 증여 논란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 13일 발표한 6개 부처 장관 후보자 가운데 일부가 편법 증여와 부동산 투기 의혹 등의 도덕성 논란으로 홍역을 앓고 있다. 김병관 국방부 장관 후보자에게는 편법 증여와 부동산 투기, 허위 재산 신고 등의 의혹이 제기된다. 14일 김 후보자가 한미연합사 부사령관이었던 2008년 제출한 공직자 재산 신고 기록과 일부 언론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육군 중령으로 복무하던 1986년 당시 부인과 8살이던 장남 명의로 경북 예천군 용문면 임야 21만 248㎡를 매입했다. 부인과 장남은 당시 이 땅의 지분을 절반씩 나눠 구입한 것으로 기재돼 있다. 또 부인 명의로 1990년 충북 청원군의 임야 1만 2397㎡를 매입해 이듬해 차남에게 증여했다. 김 후보자는 이날 국방부가 배포한 ‘재산 관련 설명자료’를 통해 증여세 미납 사실을 시인하고 각각 26만원씩 모두 52만원의 증여세를 냈다고 밝혔다. 김 후보자가 경력과 무관한 기업의 사외이사로 선임돼 부실한 활동을 해 왔다는 의혹도 추가됐다. 한 언론사에 따르면 김 후보자는 코스닥 상장사인 동양시멘트에서 2010년 7월부터 2년 6개월 동안 사외이사와 감사직에 재직했다. 그는 재직 당시 총 49차례 열린 이사회에 16차례만 참여하고도 총 6000여만원의 급여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황교안 법무부 장관 후보자도 군 면제 의혹에 이어 과거 발언, 재산 형성 과정, ‘엑스파일’ 수사 등이 도마에 올랐다. 국회 법사위 소속 서영교 민주통합당 의원은 “황 후보자는 2009년 저술한 ‘집회시위법 해설서’ 인사말에서 4·19혁명을 ‘혼란’으로 표현하고 5·16군사쿠데타는 ‘혁명’으로 미화했다”며 역사관을 지적했다. 황 후보자는 또 교회에 세금을 부과하는 현행 법률을 강하게 비판하는 등 기독교에 편향된 주장을 해 온 것으로 드러나 논란이 되고 있다. 그는 지난해 7월 펴낸 책 ‘교회가 알아야 할 법 이야기’에서 “현행 세법이 종교단체에 대한 과세를 최대한 자제하고는 있지만 유독 부동산 등기에 대한 등록 면허세를 비과세 대상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된 조치이며 이에 대한 과세 특례조항이 다시 마련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목사, 전도사 등의 사택을 세금 부과 대상으로 판결하고 있는 법원의 견해는 잘못된 것”이라고도 했다. 황 후보자는 또 2004년 민영교도소 수탁 대상자로 선정된 재단법인 아가페의 소식지인 ‘아가페 소식’에 기고한 글에서 “재소자들을 기독교 정신으로 교화해야만 확실한 갱생이 가능하다”고 주장했다. 황 후보자가 2005년 안기부 도청 사건(일명 엑스파일)을 맡아 사건을 폭로한 기자만 기소하고 삼성 측은 한명도 기소하지 않아 면죄부 수사라는 비난을 받은 부분도 논란거리다. 유정복 안전행정부 장관 후보자에 대해서는 2010년 농림수산식품부 장관 후보자로 청문회에 나왔을 당시 장녀 명의 통장에서 5700만원의 예금이 발견돼 증여세 회피 의혹을 받았던 부분이 다시 불거진다. 서남수 교육부 장관 후보자는 2008년 교육부 차관으로 공직을 마감한 뒤 2012년 9월 위덕대 총장으로 취임했다. 위덕대는 2012년 8월부터 경영 부실 대학 실사를 받고 있어 위덕대가 교육부 로비를 위해 그를 영입했다는 의혹이 있다. 유진룡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후보자는 2005년 장인에게 매입한 경기 가평군 땅 중 일부가 2007년 산림청 소유로 이전됐는데 이 과정에서 장인이 딸에게 증여하지 않고 사위에게 매각한 부분에 대해 의혹이 제기된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델에게 팔린 델

    세계 3위의 개인용 컴퓨터(PC) 제조업체인 델이 창업자인 마이클 델(47)과 사모펀드인 실버레이크에 244억 달러(약 26조 5000억원)에 팔렸다고 월스트리트저널과 파이낸셜타임스 등 외신들이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번 매각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진행된 차입매수거래(LBO·기업 자산을 담보로 인수하는 방식) 가운데 최대 규모다. 델은 이번 매각으로 비상장사로 전환되며, 기존 주주들은 지난 1월 주가보다 최대 25% 높은 주당 13.75달러를 받게 된다. 마이크로소프트(MS)도 20억 달러를 투자했다. 최고경영자(CEO) 지위를 유지하게 된 마이클 델은 전날 직원들에게 보낸 이메일에서 “델과 고객에게 새로운 역사의 장을 열 것”이라고 밝혔다. 델의 사업 전환에 대해 전문가들은 ‘생존을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는 평과 ‘유불리를 따지기에는 시기상조’라는 평으로 엇갈렸다. 비즈니스인사이더는 “델이 스마트폰과 태블릿 등 모바일 시장에서 삼성과 애플에 밀리고 있고, PC에서도 휴렛팩커드(HP)에 뒤지는 상황에서 기업용 클라우드와 보안 솔루션 등 종합 IT 서비스업체로 변신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블룸버그 통신은 델이 상장폐지로 주주들의 간섭을 벗어나 경영의 자율성을 얻었고, IT 공룡 MS가 투자에 참여한 것도 획기적인 호재라고 평가했다. 반면 경제조사기관 ISI 그룹의 빌 와이먼 애널리스트는 “IBM과 오라클이 사업전환을 위해 수십억 달러를 쏟아부은 것에 비해 델은 아직 그런 준비가 되지 않은 만큼 ‘양날의 칼’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최재헌 기자 goseoul@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자산 387조 ‘슈퍼갑’ 마음만 먹는다면…

    [주말 인사이드] 자산 387조 ‘슈퍼갑’ 마음만 먹는다면…

    #1 지난해 11월 전광우 국민연금공단 이사장은 미국 뉴욕에서 예정된 골드만삭스 고위 관계자들과의 점심 약속을 취소했다. 예고 없는 골드만삭스의 한국 자산운용부문 철수 소식을 들은 직후 심기가 불편해진 탓이었다. 골드만삭스 측은 급히 ‘사절단’을 보냈다. 마이클 에반스 부회장이 직접 한국으로 날아와 전 이사장을 면담, ‘파워 고객 달래기’에 나선 것이다. 에반스 부회장은 한국 시장의 중요성을 과소평가한 것이 아니라 글로벌 전략 차원의 일환이었다고 해명한 뒤 향후 투자은행(IB) 부문을 강화할 것이라고 거듭 설명했다. #2 시간을 좀 더 거슬러 올라가 지난해 6월. 유럽 금융계 최고경영자(CEO)와 정·관계 인사 150여명이 영국 런던에 총집결했다. 더글러스 플린트 에이치에스비씨(HSBC) 회장, 디디에 발레 소시에테 제너럴 회장, 데이비드 루빈스타인 칼라일그룹 회장 등 웬만해선 만나기 힘든 거물들이었다. 이들이 한자리에 모인 것은 ‘큰 손’인 국민연금의 첫 해외사무소 개소를 축하하기 위해서였다. 국민연금이 국제 금융시장에서 굴리는 돈은 62조 4000억원이다. 세계 금융계 거물들이 만사 제치고 ‘눈도장’을 찍으러 개소식에 온 이유다. 국민연금은 이렇듯 국제무대뿐 아니라 국내에서도 영향력이 막강하다. 국민연금이 지난달 24일 동아제약의 지주사 전환과 관련해 ‘반대’ 입장을 밝히자 당일 동아제약 주가는 전날보다 4.5%나 급락했다. 동아제약이 우호지분을 끌어들여 지주회사 전환을 주주총회에서 관철시키기는 했지만 이를 계기로 국민연금이 단순 의결권 행사를 넘어 사외이사 추천, 대표소송 제기 등 좀 더 적극적인 주주권 행사에 나서야 한다는 목소리가 다시 높아지고 있다. 1일 금융권과 재계 등에 따르면 국민연금의 자산 규모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387조 4000억원이다. GPIF(일본 공적연금), GPFG(노르웨이 글로벌펀드연금), ABP(네덜란드 공적연금)에 이어 세계 4위다. 이 가운데 국내 주식시장에 투자한 돈만 70조원이다. 막강한 자금력을 무기로 국민연금은 금융시장과 주총장에서 세를 키워가고 있다. 국민연금이 지분을 9% 이상 갖고 있는 기업 수는 지난해 11월 말 현재 삼성엔지니어링 등 67개다. 1년 전에 40개였던 것과 비교하면 67%나 늘었다. 5% 이상 지분을 가진 기업도 2011년 말 174개에서 1년 새 222개로 늘었다. 통상 지분율이 10%를 넘어서면 주요 주주로 분류되기 때문에 국민연금은 10%선을 넘지 않는 범위에서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 기업 경영성과 평가 사이트인 CEO스코어가 발표한 ‘10대 그룹 상장사에 대한 국민연금 주식 보유 현황’에 따르면 10대 그룹 상장사 중 국민연금이 실질적인 최대 주주인 곳은 4곳이나 된다. 삼성물산 9.68%, 호텔신라 9.48%, 제일모직 9.80%, 포스코 5.94%이다. 국민연금이 2대 주주인 곳은 삼성전자(7%), 현대차(6.75%), SK하이닉스(9.10%), SKC(9.48%) 등이다. 하나금융(9.35%), KB금융(8.24%), 신한금융(7.34%), 우리금융(4.04%) 등 4대 금융지주에도 상당한 지분을 갖고 있다. 국민연금이 ‘작심하고’ 달려들면 이들 기업의 의사 결정에 큰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지난해 3월 포스코는 주총에 올리려던 정관 변경안을 자진 철회했다. 당시 지분 6.44%를 갖고 있는 최대 주주인 국민연금의 부정적 기류가 포착됐기 때문이었다. 국민연금이 주총에서 반대표를 던지기 전에 ‘알아서’ 눈치를 본 셈이다. 포스코처럼 지분이 분산돼 있는 상장사는 주주 권익을 앞세운 국민연금의 의견을 거부할 수 없는 처지다. 오너가 있는 상장사들도 예외는 아니다. 대림산업의 경우 국민연금과 외국인 지분율을 합하면 오너 대주주 지분율의 두 배에 가깝다. 이 때문에 대림산업도 포스코처럼 주총 전에 국민연금이 반대하는 안건을 철회했다. 류동완 국민연금 홍보실장은 “일부러 어깃장을 놓은 것은 절대 아니다”라며 “금융시장 투자규모나 소유 지분율이 높다 보니 시장에 대한 책임과 관심이 높아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 국민연금은 지난해부터 주주로서의 권리 행사에 적극 나서고 있다. 지난해 의결권을 행사한 2565건 중 반대표를 던진 안건이 436건(17%)이나 된다. 2010년 8%, 2011년 7% 등과 비교하면 반대 비중이 두 배 이상 늘었다. 주로 정관 변경이나 임원 선임 등 경영 현안에 관해 제동을 걸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경제 민주화를 위해 국민연금 등 공적 연기금의 의결권 행사를 강화하겠다”고 발언한 이후 국민연금에 더욱 힘이 실리는 모양새다. 금융권 관계자들은 “국민연금은 그야말로 슈퍼갑”이라면서 “말하기가 조심스럽다”며 국민연금에 관한 언급 자체를 극도로 피했다. 우려의 목소리도 있다. 파워는 갈수록 막강해지고 있는데 국민연금이 기업의 중장기 투자와 의사결정에 대해 얼마나 전문성을 갖고 고민하는지 의문이라는 점에서다. 기업의 정상적인 경영행위까지 간섭하고 침해하려 들면 기업들의 고심이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전국경제인연합회 관계자는 “국민연금 측은 지침에 따라 의결권을 행사한다고 강변하지만 지침 자체가 굉장히 추상적”이라면서 “때문에 모든 사안에 주주가치 훼손이라고 주장하면 어쩔 도리가 없다”고 털어놓았다. 이렇게 되면 총수의 결단을 요구하는 그룹 차원의 의사 결정을 내리기가 힘들다는 하소연이다. 국내 재벌 그룹은 상당수가 순환출자 등으로 얽혀 있고 경영권 승계도 이뤄지지 않은 상태라 국민연금이 주주 권리를 내세우기 시작하면 그룹 지배구조에 상당한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는 현실적인 고충도 나온다. 반대로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가 제한적이라는 분석도 있다. 국민연금의 반대표 행사가 실제 안건 부결로 이어진 사례는 한섬, 삼천리, 키움증권 등 3건에 불과해서다. 국민연금 관계자는 “안건 부결까지 끌어내지는 못했다고 하더라도 기업의 투명성을 끌어올린 효과는 크다”면서 “상당수 기업들이 국민연금의 의결권 행사 기준을 미리 공부해 경영에 참조한다”고 전했다. 백민경 기자 white@seoul.co.kr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자리 창출 역발상 필요하다/오승호 논설위원

    대기업을 두둔하는 발언이라도 하면 시대 흐름을 모르는 사람으로 매도당할 분위기다. 기업정책이 ‘중소기업 지원, 대기업 규제 확대’로 압축되고 있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지난해 말 첫 정책 행보로 중소기업인들을 만난 자리에서 중소기업 대통령이 되겠다고 밝힌 이후 중소기업 지원책들이 봇물 터지듯 쏟아질 기세다. 중소기업 하면 무조건 측은하게 여기고, 대기업은 뭇매만 맞는 양상으로 전개될 때 일자리 창출에 마이너스 효과는 없는지 생각해 봐야 한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즉 1%대 99%의 대결 구도로 몰아가는 이분법적 사고에서 벗어나야 상생할 수 있다. 경제 논리를 들이대지 않더라도 가계부채, 청년실업, 중산층 복원, 세대 간 갈등 등의 과제는 일자리로 풀어야 한다. 베이비 부머들이 직장 밖으로 쏟아지는데 일자리 없이 하우스 푸어를 어떻게 해결하나. 중산층은 어떻게 해서 70%까지 끌어올리나. 좋은 일자리를 많이 만들기 위해 인식의 전환을 해보자. 박 당선인은 민생 중에서도 일자리를 취임 첫해 국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아야 할 것으로 본다. 위기는 곧 기회라는 말이 있다. 1987년 영국 국왕에게서 기사작위를 받은 역발상 투자의 귀재 존 템플턴 경은 늘 최적의 투자 타이밍은 비관론이 팽배할 때라는 철학을 가지고 있었다. 1997년 말 외환위기로 주식가격이 폭락할 당시 삼성전자 등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주식들을 사들여 큰 수익을 올리기도 했다. 우리나라의 중소기업은 300만개가 넘는다. 경제의 주춧돌 중소기업에 대한 전폭적인 지원이 예고되고 있다. 그러나 대기업은 3000여개로 땅덩어리가 우리보다 큰 미국이나 일본은 말할 것도 없고 우리의 경쟁 상대라 할 수 있는 타이완보다도 훨씬 적다. 기형적인 기업 생태계다. 우리나라는 수많은 법령을 동원해 1000개가 넘는 중소기업 지원사업을 하고 있다. 반대로 대기업은 34개의 법령과 84개의 시행령으로 규제하고 있다. 그런데도 99% 이상이 중소기업이다. 문제가 있다. 중소기업 정책을 정밀 진단하고 처방전을 내놔야 한다. 중소기업은 인력난에 시달리고 있다. 젊은이들이 중소기업 취직을 꺼리기 때문이다. 많은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으로 성장해야 일자리도 더 생겨 고용에 도움을 준다. 자동화와 첨단화, 공장 해외 이전 등으로 고용 효과가 예전 같지는 않지만 고용 없는 성장이란 있을 수 없다. 연구개발(R&D) 자금 등을 소액으로 쪼개지 말고 기술혁신 기업을 추려 대규모로 중점 지원해야 한다. 그래야 건강한 기업 생태계를 만들어 고용 안정을 이룰 수 있다. 일자리 창출 정책은 대기업 내에서도 빈익빈 부익부 현상이 심하다는 사실에 착안해 봄직하다. 삼성, 현대자동차, SK, LG 등 글로벌 기업들과 나머지 대기업 간 차이가 적지 않다. 지난해 상반기에는 삼성과 현대차의 영업이익이 전체 상장사의 절반을 차지했을 정도다. 자산을 기준으로 하는 외형, 즉 무늬만 대기업으로 분류되는 곳까지 톱 클래스 기업들과 일률적인 잣대를 적용해 규제하는 대기업 정책을 재고할 필요는 없는지 궁리해 봤으면 한다. 지속가능한 일자리는 고부가가치 서비스산업에서 승부를 거는 것이 빠른 길이다. 서비스산업은 제조업에 비해 생산성이 떨어지는 만큼 발전 가능성도 크다. 제조업의 서비스화 등 글로벌 환경 변화와 저성장시대를 맞아 서비스산업에 대한 진입 규제 완화가 불가피해지고 있다. 가령 30대 그룹 중에서도 10대 그룹 이외는 한시적으로 길을 터주는 등 탄력적으로 대응한다면, 소수 대기업이 독주하는 산업구조도 재편하고 좋은 일자리도 많이 만드는 일거양득의 효과를 얻을 수 있지 않을까. 금융, 관광·레저, 의료 등 서비스 분야 육성을 강조한 것은 이명박 정부 이전부터였다. 그러나 관련부처나 이해집단 간 의견 대립으로 유야무야됐다. 이번에는 최고 권력자의 확고한 의지 피력이 요구된다. osh@seoul.co.kr
  • 삼성전자 - 현대·기아차 시총差 152조 역대 최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시가총액 격차가 역대 최대 수준으로 벌어졌다. 8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이날 종가 기준으로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 시총 차이는 152조 5986억원이다. 삼성전자의 시총은 220조 9490억원으로 유가증권시장 전체 시총의 17.43%를 차지했다. 각각 시총 2위와 5위인 현대차와 기아차는 46조 2580억원(3.65%), 22조 923억원(1.74%)에 그쳤다. ‘전차(電車) 군단’의 격차가 더 벌어진 이유는 원화 강세에 대한 우려와 경기 둔화로 자동차주가 부진에 빠졌기 때문이다. 둘의 격차는 2011년 초 30조원대까지 좁혀졌으나 그해 연말 82조원대로 커졌다. 그랬던 것이 1년 새 150조원 이상으로 더 벌어졌다. 현대·기아차 시총을 합쳐도 삼성전자 시총의 3분의1도 안 된다. 30.93%여서 30%대도 위험하다. 한때는 66%였다. 이 비율이 30%대로 떨어진 것은 2010년 이후 처음이다. 전차 군단의 엇갈림은 국내 주식시장 전반에도 부담이다. 김형렬 교보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삼성전자와 현대·기아차의 기업 이익이 상장사 전체 이익의 40∼50%를 차지한다”면서 “어느 한 기업이라도 흔들리면 주식시장에 좋지 않다”고 진단했다. 이성원 기자 lsw1469@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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