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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중FTA 여파 보따리상의 위기

    한·중 자유무역협정(FTA) 타결로 보따리상(소무역상)이 존폐 기로에 섰다. 양국 간 관세 장벽에 따른 이익을 더 이상 기대하기 어렵게 된 것이다. 15일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인천~중국 간 10개 여객선을 이용해 활동하는 보따리상(중국·대만인, 조선족 포함)은 현재 1350명으로 파악됐다. 1998년 외환위기 직후 실직자들이 대거 몰려 한때 5000여명에 달했던 것에 비하면 크게 줄어든 것이다. 세관 관계자는 “한·중 FTA가 발효되면 보따리상은 자취를 감추거나 변화된 형태의 소규모 민간 거래가 등장하지 않을까 예상된다”고 말했다. 보따리상의 진화는 2000년대 중반부터 시작됐다. 한국에서 중국으로 갈 때는 우리 중소기업에서 만든 공산품을 가져가 현지에서 팔고, 돌아올 때는 중국 기업이나 한국 기업의 중국 공장 등에서 만든 제품 샘플을 가져와 운송비를 받는다. 보따리상 이모(62)씨는 “우체국 EMS(특급우편)보다 ㎏당 단가는 비싸지만 반송되는 경우가 많은 EMS보다 우리가 훨씬 빠르고 안전하다”고 강조했다. 물론 아직도 중국산 참깨, 고추, 잣 등의 농산물은 주요 수입원이다. 보따리상은 1990년 인천~웨이하이 항로에 첫 한·중 여객선이 취항하면서 생겨났다. 당시 한·중 여객선 승객의 70%가 보따리상일 정도였다. 보따리상이 줄기 시작한 것은 2012년 5월 중국 세관의 규제가 강화되면서부터다. 중국 세관은 보따리상 1인당 50㎏ 한도 내에서 특별한 제재 없이 통과시켜 주던 수하물에 대한 감독을 강화했다. 당시는 한국과 중국이 FTA 협상을 시작한 시점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한·중 FTA 타결로 그동안 양국 간 관세 차에 의존해 수익을 내 온 보따리상이 타격을 입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보따리상 감소는 한·중 여객선 업계의 경영난을 부채질하고 있다. 한·중 여객선 이용객은 2011년 104만명을 정점으로 줄어드는 추세다. 일반 여행객과 보따리상의 비중도 2011년 55대45에서 지난해 70대30으로 변했다. 인천~웨이하이 항로 상인회 대표 이상윤(59)씨는 “어려울 때 보따리상이 한·중 무역의 첨병 역할을 한 측면을 기억해 주기 바랄 뿐”이라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 행복한 변화 꿈꾸는 소외된 골목마을 성대골

    행복한 변화 꿈꾸는 소외된 골목마을 성대골

    성대골에 변화의 기운이 감지된다. 동작구는 성대골을 서울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의 성공적인 모델로 만들 계획이라고 26일 밝혔다. 1980년대 본격적인 강남개발과 함께 상도동 일대는 소외되기 시작했다. 특히 성대골로 불리는 상도4동은 2007년 이후 지속적으로 인구가 감소하고 있다. 최근 5년간 사업체 증감률도 0.35% 감소했다. 게다가 전체 건축물의 65.87%가 20년 이상된 건축물일 만큼 노후화가 진행됐다. 그럼에도 구가 성대골에 주목하는 이유는 서울이라는 대도시에서는 드물게 지역의 문제를 함께 고민하고 해결하는 마을 공동체의 활동이 가장 활성화된 곳이기 때문이다. 현재 인구 2만 9000여명이 살고 있는 이곳은 활성화된 마을공동체만 12개에 이른다. 주민이 주도해 만든 ‘성대골 어린이도서관’과 지역 주민들이 출자해 만든 협동조합 ‘마을카페 사이시옷’과 ‘우리동네 마을상담센터’ 등 시설도 자리하고 있다. 구는 상도4동 일대를 지속가능한 주거환경으로 만들기 위해 서울시에서 실시하고 있는 서울형 도시재생사업 공모에 참여할 계획이다. 도시재생사업은 지역의 특색을 살려 낙후된 근린 주거지역의 생활환경을 개선하는 사업이다. 구는 우선 지역주민, 마을공동체, 상인회 등을 대상으로 ‘동네리더’ 106명을 모집했다. 지난달 30일 1차 모임부터 지난 17일 주민설명회를 겸한 5차 동네리더 모임까지 참여한 총주민은 700여명에 이른다. 지역 대학도 함께하고 있다. 지난 7일 중앙대 학생들과 상도4동 통장 등 70명이 함께 지역을 탐방, 지역의 노후화된 곳 등 지역 현황을 표기한 ‘우리동네 지도’를 만들었다. 11일에는 중앙대와 ‘동작구 도시환경 발전을 위한 업무협약’을 체결, 민·관·학 협력의 틀을 갖췄다. 구는 현재 ‘함께 사는 골목 동네 상도’라는 마스터플랜을 준비하고 있다. 최종안은 12월에 나온다. 이창우 구청장은 “상도동은 제가 어린 시절 뛰어놀던 30년 전과 변화가 없다”면서 “그렇다고 획일적인 관 주도의 개발 사업이 아니라 주민들의 공동체를 훼손하지 않는 방식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현장 행정] 서울역고가 공원화 거세지는 반대여론

    [현장 행정] 서울역고가 공원화 거세지는 반대여론

    “마포구 공덕·아현동 및 용산구 청파동에 있는 봉제공장만 1000여개에 달하는데 대체도로 없이 공원을 만드는 건 안 될 일입니다. 대체도로가 없을 경우 빙빙 둘러서 가야 하는 인근 주민들의 불편함도 이만저만이 아닙니다.” 최창식 중구청장은 25일 박원순 시장의 2기 시정 핵심 공약인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최 구청장은 “코레일이 추진하는 ‘서울역 북부역세권 개발사업’ 계획에 따르면 동서 관통 도로 기능 유지를 위해 대체도로를 만들게 돼 있다”며 “무조건 끊는다고 할 게 아니라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밝혔다. 이민호 남대문시장 본부장도 이날 “시는 올해 3월 서울역 고가를 철거하고 신설 고가를 조성한다는 계획을 발표했었다”며 “이제 와서 대체도로를 만들지 않는다고 하는 것은 수년에 걸친 연구를 통해 나온 결과를 하루아침에 바꾼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이어 “행정은 개인의 의견에 따라 바뀌어선 안 된다”고 꼬집었다. 앞서 남대문시장 상인 등으로 구성된 서울역 고가 공원 조성 반대 추진협의회는 지난 24일 오후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서울시 계획에 반대하는 집회를 열었다. 남대문시장 상인을 비롯해 중구 중림동·회현동 주민, 마포구·용산구 주민 등 약 500명이 참석했다. 시는 서울역 고가 공원화 사업에 대한 반대 여론이 거세지자 남대문상인회와 공식적인 대화 채널 구성에 나서는 한편 시민토론회, 공청회 등을 열 계획이다. 하지만 논쟁의 중심에 있는 대체 고가 신설에 대해서는 남대문시장 상인들과 시의 입장이 팽팽히 맞서고 있어 접점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최동필 시 도로관리과장은 “협의체를 구성해 상인들과 논의할 것”이라며 “다양한 의견을 수렴하기 위해 다음달 8일 시민토론회를 열고 지역 주민들의 얘기를 듣기 위한 설명회 등도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이어 “서울역 고가 철거나 다른 용도로의 활용은 박 시장의 선거 공약으로 ‘서울시정 4개년 계획’에도 담겨 있는 내용”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9월 미국을 방문한 박 시장은 철거 예정이던 서울역 고가를 미국 뉴욕의 하이라인파크와 같은 ‘공중공원’으로 조성하겠다고 발표했다. 시는 이후 시민과 전문가를 상대로 공원화 아이디어를 수렴, 380억원을 들여 2016년까지 공원을 조성하겠다는 목표를 세웠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골목형 시장에서 전통시장으로…50년 차별 설움 날린 남성시장

    동작구 남성시장이 반백년 무등록 시장의 설움을 털어내고 새출발한다. 구는 지역의 대표적 재래시장인 남성시장을 전통시장으로 인정하고 14일 전통시장 인정서를 전달한다고 12일 밝혔다. 전통시장이란 ‘전통시장 및 상점가 육성을 위한 특별법’에 의거해 점포 수와 면적 등 일정 요건을 충족해 해당 특별자치도지사·시장·군수·구청장으로부터 인정받은 시장을 일컫는다. 전통시장으로 인정되면 관련법에 따라 진열대 개선 등 시설 현대화사업, 상인역량강화 교육 등 경영혁신사업, 온누리상품권 발행 등 각종 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리게 된다. 남성시장은 1960년대부터 자연스럽게 형성된 골목형 시장이다. 현재는 동작대로 일대에 모두 140여개의 점포가 모여 있다. 4호선 이수역과 올림픽대로, 남부순환로와 연결돼 구민뿐만 아니라 인근 서초구에서도 많이 찾는다. 이수 먹자골목, 사당 가구거리 등 상권과 대학교(총신, 중앙, 숭실)가 인접해 있다. 하루 평균 이용객은 1만 5000여명에 이른다. 이번에 남성시장이 전통시장으로 인정된 것은 서울의 대표적인 시장으로 만들겠다는 상인들의 노력의 결과다. 시장 측은 지난 2년 동안 토지주와 건물주들을 일일이 찾아다니며 설득해 최근 동의율 50%를 각각 넘겼다. 이창우 구청장도 전통시장 활성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보였다. 지난 9월 시장활성화팀을 별도로 만드는 등 상인회 측에 대한 각종 행정적 지원에 힘썼다. 구는 전통시장 등록에 맞춰 앞으로 남성시장 활성화를 위한 지원에 팔을 걷어붙일 예정이다. 우선 내년 3월에 점포별 진열대와 간판을 새롭게 디자인한다. 상품진열대도 규격을 통일해 디자인을 개선하고 쇼핑봉투도 개발한다. 올 12월엔 남성시장 홈페이지도 오픈할 예정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나쁜 규제 푸니 지역경제 불씨 활활

    대구 달성군에 있는 사문진은 1900년 3월 우리나라 최초의 피아노가 들어온 역사적 의미가 있는 곳이다. 하지만 4대강 사업으로 사문진 나루터가 하천으로 편입되고 음식점 18곳이 이전 또는 폐업돼 역사 속으로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이에 따라 달성군은 역사와 전통을 지닌 사문진 일대를 공원으로 복원키로 하고 사업을 추진했으나 법적인 장애물이 도사리고 있었다. 하천오염과 침수문제 등으로 허가를 내 줄 수 없었다. 이에 따라 달성군은 관할 기관인 부산지방국토관리청과 지속적인 협의 끝에 이동식 구조물 설치 등을 하는 조건으로 허가를 받아 내 공사를 추진했다. 지난해 11월 사문진 역사공원이 완공되고 지금은 하루 5000여명이 방문하는 달성군의 관광 1번지로 부상했다. 대구시가 11일 전국 최초로 시청 대회의실에서 지역 내 국가사무를 담당하는 특별지방행정기관과 기초자치단체, 각 공단 공사 및 경제단체가 참여하는 규제개혁 합동회의를 열었다. 합동회의에는 시, 시의회, 상의, 8개 기초단체와 10개 특별지방행정기관, 산업단지관리공단·신용보증기금 등 31개 기관·단체가 참여해 사례 발표 후 토론형식으로 진행됐다. 이날 회의에서는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의 건폐율 조정으로 투자 확대와 고용유발을 한 사례도 소개됐다. 대구시는 지난 9월 대구테크노폴리스지구의 1종 지구단위계획시행지침의 산업용지 건폐율을 종전 70%에서 80%로 10% 포인트 올렸다. 이로 인해 158만 9000㎡의 10%인 15만 8000㎡의 공장 부지를 더 확보할 수 있었다. 110곳 입주 예정업체에서 생산유발 2585억원, 고용유발 660여명의 효과가 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기초단체 모범 사례로 중구 패션주얼리 타운의 사용료와 분납이자율 인하가 발표됐다. 경기침체로 입주 상인들이 사용료 납부에 어려움을 겪자 사용료를 5%에서 3%로, 분납이자율을 6%에서 2~6%로 인하했다. 동구에서는 동구시장 공영주차장 위탁방법을 개선, 시장상인회에서 개별입찰이 가능하도록 했다. 이 밖에 대구경북중소기업청과 대구식약청, 신용보증기금대경본부는 기업활동 애로사항 해결과 연구지원 활성화 관련 사례를 발표했다. 시는 지난 4월부터 최근까지 기업애로와 투자 장애물 해소 등에 대한 규제와 관련 중앙정부에 268건의 개선사항을 건의했고, 자체적으로 42건을 완화하거나 없애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대구가 창조경제 및 노사정 평화 대타협을 기반으로 변화와 재도약을 꿈꾸는 바탕에 규제개혁이 있다”며 “회의 이후 규제개혁을 정기적으로 논의하는 상설조직체를 구성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 기자 cghan@seoul.co.kr
  • [전통시장의 진화] 1사 1시장 자매결연

    동작구가 지역 기업체, 공공기관과 손잡고 전통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구는 오는 14일 이창우 구청장, 지역 기업체 및 공공기관 관계자, 전통시장 상인들이 참석한 가운데 ‘1사 1전통시장 자매결연 협약’을 체결한다고 10일 밝혔다. 지역 전통시장과 기업체(기관)와의 자매결연을 통해 기업의 사회공헌을 이끌어내고, 장기적인 경기침체 등으로 어려움을 겪는 전통시장 활성화를 꾀하려는 것이다. 협약에 따르면 자매결연을 맺은 기업체는 매월 ‘전통시장 가는 날’ 을 지정해 소속 직원들이 정기적으로 시장을 이용하도록 하고, 행사 물품이나 식당 식자재도 구매하는 등 전통시장 매출 증대에 도움을 주게 된다. 전통시장에서도 상인회를 중심으로 위생적인 품질관리, 원산지 표시, 가격표시 이행 등 상품에 대한 신뢰를 높이는 데 애쓴다. 참여 기관은 동작소방서, 동작우체국, KT 동작지사, 현대자동차㈜ 남부서비스센터, 한전 남부지사 등 6개 기관이다. 성대(건물) 시장, 성대(골목) 시장, 남성시장, 흑석시장, 사당1동 먹자골목 등 5개 전통시장이 참여한다. 구는 지역 내 대학과 사회복지시설 등과도 자매결연을 넓히기로 했다. 이 구청장은 “전통시장을 살리려면 상인들의 노력과 지역 사회의 관심 모두가 필요하다”며 “단순한 시설 개선이나 이벤트성 행사에서 벗어나 특화된 시장, 자생 능력을 갖춘 전통시장으로 육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구는 골목형 영세시장을 활성화하기 위해 남성시장 등 4개시장을 대상으로 특화사업을 추진해 서울에서 내로라하는 시장으로 육성할 계획이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금천 남문시장 국무총리 표창

    서울 금천구 독산동 주택가에 자리 잡은 남문시장은 오래되고 이용하기 불편한 재래시장 중 하나였다. 인근에 들어선 마트에 손님을 뺏기면서 이곳을 찾던 발길이 줄었다. 문을 닫는 가게도 늘기 시작했다. 위기였다. 2011년 8월 금천구와 남문상인회가 손을 맞잡았다. 무너지는 시장을 그대로 지켜볼 수 없어서였다. 시설 현대화 사업으로 아케이드와 주차장 등 고객 편의시설을 잇달아 만들었다. 노력한 열매는 달았다. 3년 전 한산했던 시장은 다시 주민들의 어깨가 부딪치는 곳으로 바뀌었다. 지난달 31일부터 이달 2일까지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2014전국우수시장박람회에서 남문시장은 국무총리 표창을 받았다. 전통시장 활성화와 경쟁력 확보를 위해 매년 개최되는 박람회다. 손덕용 남문시장 조합장은 “이번 수상을 계기로 더욱 노력하는 시장으로 거듭나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매력 넘버1’ 답십리현대시장

    “믿고 찾을 수 있는 시장이 되도록 ‘온 국민이 단골 되는 매력 넘치는 시장 만들기 캠페인’을 자율적으로 계속 추진하겠습니다.” 동대문구 답십리현대시장 상인회 관계자는 4일 “상인 스스로 노력한 덕분에 시장을 이용하는 주민들을 중심으로 한 소비자 단체들의 현장 실태조사에서 최우수 시장으로 선정됐다”며 이렇게 덧붙였다. 동대문구에 따르면 지난달 31일 경남 창원 컨벤션센터에서 열린 제11회 전국 우수시장 박람회에서 답십리현대시장이 전국 17개 시·도의 124개 시장 가운데 최우수상을 받았다. 중소기업청과 소상공인시장진흥공단이 ‘온 국민이 단골 되는 매력 넘치는 시장 만들기’ 캠페인의 하나로 열었다. 답십리현대시장은 주민들로부터 제기된 전통시장 불만족 요소를 개선하기 위해 상인회를 중심으로 안전한 시장 만들기, 깨끗한 시장 만들기, 친절한 시장 만들기, 원산지 및 가격 표시를 잘하는 시장 만들기, 온누리상품권 사용이 편리한 시장 만들기 등 5가지 과제를 실천하는 운동을 벌였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신영·서서울시장 “친해지길 바라”

    신영·서서울시장 “친해지길 바라”

    양천구 신월1동 신영시장과 서서울시장은 지역의 대표적인 앙숙이다. 신영시장은 2006년 정식으로 등록된 시장인 반면 서서울시장은 시장에 연결된 길을 따라 자연스럽게 만들어진 곳이다. 바로 옆에 이웃해 서로 협력할 게 많지만 등록 시장과 비등록 시장이라는 차이점에서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대립하기 일쑤였다. 상인들은 만나기만 하면 서로 뒷담화만 늘어놨다. 그러는 사이 이웃이던 두 시장은 점점 멀어졌다. 차가워진 관계는 9년이나 이어지고 있다. 지난 23일 앙숙처럼 지내던 두 시장의 상인들이 다시 한자리에 모였다. 양측의 민원사항을 해결하기 위한 제1차 민원조정위원회에 참석하기 위해서다. 민원조정위원회는 민원인 양측 간 이해관계가 첨예하게 맞서 장기간 해결하지 못하는 민원이나 반복적으로 발생하는 민원을 대화와 소통을 통해 풀어내기 위해 만든 기구다. 서노원 부구청장을 위원장으로 관련 부서 국·과장과 민원인 양측 대표가 모두 참여했다. 그러나 지금껏 역사(?)대로 의견 접근은 쉽지 않았다. 신영시장 상인회는 서서울시장의 불법물품 적재 등이 상권을 훼손한다며 문제를 지적했다. 서서울시장은 등록시장인 신영시장에만 지원하느냐며 자신들도 등록시장으로 등록해주거나, 차라리 신영시장에 통합해 줄 것을 요청했다. 하지만 만났다는 것 자체가 의미 있다는 평가도 있다. 구 관계자는 “두 시장 사람이 이제까지 말도 섞지 않고 구청에 민원만 잔뜩 넣었는데 같이 마주 앉았다는 게 성과”라면서 “꾸준히 만남을 가지면 의견 접근을 어느 정도 이룰 수 있을 것”이라고 기대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얘들아, 학교 뒷담화도 OK”

    “얘들아, 학교 뒷담화도 OK”

    “송파구에 청소년여가지원센터를 꼭 만들겠습니다. 일반 학생과 대안학교 학생, 학교 밖 청소년 등 송파 청소년들이 한데 어울릴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박춘희 송파구청장은 지난 14일 오금동 한빛청소년대안센터에서 청소년과 선생님에게 이렇게 약속했다. 박 구청장은 2012년부터 공원이나 주민센터뿐 아니라 동호회나 단체를 찾아 터놓고 소통하는 ‘오후의 수다’에 나서고 있다. 민선 6기 공약의 하나로 ‘청소년이 행복한 도시’를 내세운 박 구청장은 취지에 걸맞게 이날 학교 밖 청소년들이 모여 있는 대안센터를 찾았다. 박 구청장은 “수다는 서로 이해하고 소통할 수 있는 아주 중요한 것”이라면서 “편하게 하고 싶은 이야기, 학교 비판, 선생님 뒷담화 등 뭐든 이야기해 보자”고 운을 뗐다. 잠깐이나마 어색한 침묵이 흐르자 박 구청장은 “아주 큰 안경을 쓴 친구들이 많은데 유행인가”라고 고개를 갸웃하며 물었다. 이어 “맞아요. 은혜는 안경알도 없는 것 쓰고 있대요”라는 성준혁(18)군의 말에 주변은 한바탕 웃음바다가 됐다. 이어 최성연(20·센터 졸업생)씨가 “저는 이곳에서 꿈을 찾은 졸업생”이라며 “졸업하고 몇 년 뒤에 센터를 찾으니 이사를 하고 없었다. 정확히는 쫓겨났다”고 말했다. 또 “대안학교라는 것에 대해 사회에선 비행청소년이라는 선입견이 많다”면서 “박 구청장님이 이런 편견을 바로잡아 줬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박 구청장은 “우리 사회를 살아가는 어른으로서 많이 반성하게 된다”면서 “남이 나를 어떻게 생각하는지 의식하기보다는 개성 있는 삶을 살 수 있도록 지원책을 마련하겠다”고 또다시 약속했다. 준혁군은 “학교를 중간에 그만둔 청소년들이 갈 데가 없고 구에서 운영하는 각종 센터 등에서 혜택도 받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박 구청장은 “관련 부서와 상의해서 여러분도 송파구의 청소년으로서 각종 혜택을 누릴 방안을 찾겠다”고 말했다. 격식을 떠난 수다로 주민과의 소통에 나서기로 지난 6·4지방선거에서 공약한 박 구청장은 지난 7일부터 다음달 14일까지 어린이집 학부모, 산악회, 석촌시장 상인회 등 지역 25개 단체와 만나기로 일정을 짰다. 박 구청장은 “오후의 수다는 딱딱한 회의장에서 벗어나 정말 진솔한 삶의 이야기를 듣는 기회이며 주민 삶의 질을 높이는 아이디어 보물단지”라며 다음 행사 장소로 발걸음을 옮겼다.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고객에게 90도 인사, 프로 돼야 살아남죠”

    “고객에게 90도 인사, 프로 돼야 살아남죠”

    “온누리상품권엔 신경도 쓰지 않았는데, 직원에게 주는 대기업이 많다는 말에 환영한다는 팻말을 가게에 붙였어요.” 지난 10일 강남구 영동시장 상인회에서 열린 ‘주경야독 프로젝트’ 수업에서 그릇가게를 하는 김귀자(52·여)씨는 교육을 통해 바뀐 점을 발표했다. 다른 상인들은 “손님한테 90도로 인사하기 시작했다”, “장사를 넘어 사업을 한다고 생각을 바꾸고 프로가 되기로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강남구는 서울시 예산을 지원받아 지난달 24일부터 다음달 27일까지 매주 사흘씩 점포 진단과 마케팅 등 경영 능력 향상을 위해 이곳 상인들을 교육하고 있다. 이날 주제는 ‘이미지메이킹’이었다. 박경은(45·여) 강사는 체질에 따라 고객 응대 방식도, 효율적 판매법도 달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강하고 남자다운 외모를 지닌 태양인 고객에겐 결론부터 말하고 특히 상대방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모범생 얼굴인 소음인에겐 논리적으로 접근하고 자세하게 설명하는 게 좋으며 서두르지 않아야 한다”고 말했다. 어깨나 가슴이 발달한 소양인에겐 재미있게 설명하는 방식을, 여유 있고 안정적인 태음인에겐 다정하게 감성적으로 대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영동시장은 구에서 유일한 골목형 전통시장이다. 하지만 주위에 마트가 많고 논현역~신논현역 먹자골목 식당들이 잠식해 들어오고 있다. 시장 관계자는 “식당이 많아지면 시장의 경쟁력은 떨어질 수밖에 없는데 이미 점포의 20% 정도가 식당으로 바뀌었다”며 “주경야독 프로그램을 통해 시장 경쟁력을 높이고 내년에 현대화사업을 시작하는 게 희망”이라고 말했다. 상인들의 평균연령은 60대지만 오후 2~4시 30여명이 교실을 채우고 수업을 듣는다. 반찬가게를 하는 박종철(42)씨는 “일본의 한 백화점은 포도를 먹는 게 소원인 백혈병 어린이를 위해 판매용 포도를 찾지 못하자 전시용까지 찾아내 줬다는 이야기로 매출이 올랐다고 한다”며 “우리 시장도 이야기를 통해 감동을 팔아야 한다”고 밝혔다. 전파사 주인인 양성관(59)씨는 “30년간 점포를 운영하며 요즘엔 바닥이 어딘지 모르게 장사가 안 된다는 생각을 한다”면서 “하지만 마트보다 가격이 싸 친절을 함께 갖춘다면 나아질 수 있을 것으로 믿는다”고 귀띔했다. 구 관계자는 “지난달 말부터 시장 내 골목을 ‘차 없는 보행 전용거리’로 운영한 것을 필두로 전통시장 활성화에 더욱 노력할 것”고 말했다. 글 사진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新 국토기행] 청주 하면 삼겹살 모르셨죠?

    [新 국토기행] 청주 하면 삼겹살 모르셨죠?

    청주를 대표하는 음식은 삼겹살이다. 삼겹살은 서민들이 기장 즐겨 먹는 음식이지만 청주의 삼겹살은 다른 지역에서 볼 수 없는 독특함을 갖고 있다. 청주가 삼겹살로 이름을 날린 것은 아주 오래전부터다. 세종실록지리지 충청도 편에 ‘청주가 돼지고기를 공물로 바쳤다’는 기록이 나온다. 고기맛이 좋았던 것이다. 과거 고기맛으로 유명했던 청주 삼겹살에 이제는 남다른 먹는 문화까지 더해졌다. 시에 따르면 1960년대 초 청주에 ‘만수집’, ‘딸내집’ 등 삼겹살집이 문을 열었다. 이들 식당에서는 삼겹살을 연탄불 석쇠 위에 얹어 왕소금을 뿌려 구워 먹는 소금구이, 생삼겹살을 간장소스에 담갔다가 구워 먹는 간장구이, 대파를 가늘게 썰어 양념에 절인 파절이 등이 등장해 사람들의 입맛을 사로잡았다. 이후 간장구이, 파절이는 청주만의 삼겹살문화로 자리 잡았다. 생강과 대파 등을 넣어 달인 간장소스에 삼겹살을 한번 적셨다가 구우면 누린내가 안 나고 육질이 부드러워진다. 한약재를 넣어 간장을 달이는 식당도 있다. 파절이는 느끼한 삼겹살과 찰떡궁합을 이룬다. 공무원 전용빈(50)씨는 “옛날이나 지금이나 간장에 묻힌 삼겹살을 구워 파절이와 함께 상추, 깻잎 등과 싸서 먹으면 소주 안주로는 최고”라며 “삼겹살식당에 가면 파절이를 서너 그릇 먹어치우는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이런 청주만의 삼겹살문화를 보존하고 고장의 대표음식으로 키우기 위해 대형마트 진출로 침체된 서문시장에 2012년 삼겹살거리를 조성했다. 현재 이곳에서 삼겹살 식당 13곳이 영업하며 청주의 맛을 알리고 있다. 지난 8월에는 통합 청주시 출범식에 참석하기 위해 청주를 찾은 박근혜 대통령이 다녀가면서 삼겹살 거리의 명성이 한층 높아졌다. 삼겹살 거리에는 국내산 돼지고기만 사용한다는 원칙이 있다. 냉동육도 쓰지 않아 어느 가게에서나 두툼한 생고기를 맛볼 수 있다. 1인분 가격은 9000원에서 1만원 사이다. 삼겹살 거리 상인들은 매달 3일을 삼겹살데이로 정해 평소보다 30% 저렴한 가격에 판매하는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다. 청주삼겹살거리 상인회 김동진(50) 총무는 “서원대 학생들의 도움을 받아 식당 내부에 벽화를 그리는 등 가게들을 산뜻하게 단장하고 있다”면서 “일반 상추 대신 항암효과가 있는 항암쌈채를 손님들에게 제공하는 등 꾸준하게 차별화를 시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청주의 또 다른 대표음식은 해장국이다. 청주에 있던 큰 우시장 주변에서 가축을 도축해 고기와 선지를 팔던 피전이 해장국집이 생기게 된 배경이다. 해장국집의 단골손님은 새벽에 우시장에 나온 소장수와 농민들이었다. 이렇게 장터를 중심으로 해장국은 서민음식으로 퍼져나갔고 시간이 지나면서 청주를 대표하는 음식이 됐다. 청남대가 대통령 전용별장으로 사용되던 시절 전두환 전 대통령이 청남대에 머물면 경호원들이 청주의 한 식당에서 해장국을 포장해 가기도 했다. 운보 김기창 화백도 생전에 청주해장국을 사랑했다. 대전 등 타 지역에서는 ‘청주’ 상호를 쓰는 해장국집이 영업을 하고 있다. 청주 남인우 기자 niw7263@seoul.co.kr
  • ‘안전도 D’ 신길 남서울아파트 10년 미룬 재건축 사업 청신호

    ‘안전도 D’ 신길 남서울아파트 10년 미룬 재건축 사업 청신호

    1974년에 지은 신길재정비촉진지구 내 남서울아파트가 10여년의 주민갈등을 풀고 재건축의 첫걸음을 내딛었다. 영등포구는 남서울아파트에 대한 재정비촉진계획 변경안을 수립하고 지난 26일부터 15일간 주민 공람공고에 들어갔다고 29일 밝혔다. 건립 40년을 넘긴 아파트엔 13개동 567가구가 거미줄처럼 생긴 건물균열과 수시로 발생하는 콘크리트 탈락 현상으로 불안에 떨고 있다. 2005년 안전진단에서 즉시 보수·보강을 해야 하는 D등급 판정을 받아 관리돼 왔다. 구는 2007년 아파트를 포함한 인근을 신길10재정비촉진구역으로 지정(용적률 249.7%, 646가구 건립)했지만 개발이익분배 등을 두고 주민들이 첨예하게 대립하면서 답보상태였다. 구 관계자는 “재건축 혜택이 상대적으로 적은 상가입주민들의 동의를 얻으면서 재건축의 문을 열게 됐다”며 “조길형 구청장이 직접 협상 테이블을 마련하고 적극적인 중재에 나선 게 주효했다”고 덧붙였다. 그는 아파트 입주민과 상인회가 참여하는 개별 및 합동회의, 토지 등 소유자 개별 면담, 주민설명회 등을 통해 이해 당사자 사이의 견해차를 좁혔다. 또 구 예산으로 계획 변경 용역을 마쳤다. 구 관계자는 “재정비촉진계획의 가장 큰 기본방향은 주민부담 최소화로 남서울아파트 남측 단독주택지(4401㎡)를 정비구역에서 제외했다”며 “이로써 공공용지로 무상 귀속해야 하는 기반시설 순 부담 면적은 4081㎡에서 2897㎡로 30% 줄었다”고 말했다. 용적률은 249.7%에서 298.4%로 높여 건립규모를 646가구에서 887가구로 늘렸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현장 뛰는 중구 명예구청장들

    현장 뛰는 중구 명예구청장들

    “중구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돼 기쁩니다. 관광특구에 걸맞은 볼거리, 기반시설 등이 마련되도록 적극적으로 의견을 내겠습니다.” 중구 명예구청장에 뽑힌 오무영(73·이북5도 신문사 회장)씨는 15일 이같이 야무지게 각오를 다졌다. 오씨는 “명동, 남대문, 동대문 등이 관광특구로 지정돼 있고 외국인 관광객이 많이 찾지만 여전히 낙후된 곳이 많다”면서 “서울 한복판 중구에 명실상부 대표 관광명소를 만들어야 하지 않겠느냐”고 덧붙였다. 재무부 감사관, 롯데카드·비씨카드 사장을 지낸 오씨는 전공을 살려 명예구청장 역할에 온 힘을 쏟겠다고 다시 입을 앙다물었다. 구는 16일 열리는 동장회의에서 일일 명예구청장 위촉식을 한다. 정창수 중부시장 상인회 회장, 김경수 중구문화원 수석부원장, 손덕수 민통중구 협의회장, 이용무 동화동 새마을금고 이사장, 최성호 황학동 생활체육회 고문 등 6명이 선정됐다. 구는 후보자 공개 모집에서 사회적 공헌도, 해당 분야 대표성, 봉사정신, 구정 관심도 등을 종합적으로 평가했다. 이들은 매월 넷째 주 화요일 1명씩 연 2회 1년을 임기로 무보수 명예직으로 뛴다. 오씨가 오는 23일 첫 테이프를 끊는다. 명예구청장은 교육, 문화·체육, 복지·종교, 주택, 경제, 전통시장 활성화 사업 등 6개 분야에서 근무한다. 확대간부회의에 참석해 현안 업무를 자문하고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전달한다. 구정 관련 주요 행사에 참석하고 민생 현장으로 나가 여론을 수렴하거나 구민 불편 사항 등을 접수한다. 최창식 구청장은 “명예구청장 운영으로 경직된 행정 벽을 허물 수 있을 것”이라며 “구정 전반에 주민의 참여와 공감을 확대하는 열린 구정을 실현하겠다”고 말했다.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 [문화 콘텐츠…진화하는 지역 상권] 추억과 문화가 있는 전통시장들

    경기도는 13일 양평 물맑은 시장, 오는 23일 오산 오색시장에 문화야시장 운영을 시작한다고 밝혔다. 밤 12시까지 영업을 연장하고 볼거리, 먹을거리, 즐길거리를 확대해 전통시장 활성화를 꾀하는 사업이다. 도는 1000만원씩 사업비를 지원한다. 지자체, 중앙정부, 상인들이 함께 노력해야 전통시장 활성화를 이룰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물맑은 시장은 매월 첫째, 셋째 토요일 1970∼1980년대 포장마차 콘셉트의 매대(물건을 놓고 파는 자리)를 설치해 장년층에게 추억을 불러일으키고 젊은 세대에게는 색다른 경험을 선사한다. 오일장인 오색시장은 벼룩시장 위주로 야시장을 꾸리고 7080세대 음악공연, 마술, 창립 100주년 기념품 지급 등 각종 이벤트로 주민 참여를 이끈다. 상인회는 관련 전문가를 초청해 문화야시장 참여 상인에 대한 교육을 진행하고 있다. 박승삼 경기도 서비스산업과장은 “국내엔 태국이나 유럽 등지에서 볼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야시장을 찾을 수 없는 데다 기존 전통시장엔 부족한 문화 콘텐츠를 감안해 사업을 구상했다”며 “시범 운영한 뒤 다른 지역으로 확대할지 결정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기업투자가 지역경제 살린다] 부여군 “롯데 진출 기회로 삼아야” 상인회 “우리도 변해야…승산 있다”

    [기업투자가 지역경제 살린다] 부여군 “롯데 진출 기회로 삼아야” 상인회 “우리도 변해야…승산 있다”

    “롯데 진출로 지역 상인들과 마찰이 많았는데 지금은 ‘자극이 된다, 기회로 삼아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습니다.” 이기운(왼쪽) 부여군 지역경제부흥과 과장은 인터뷰 도중 흡사 백과사전만한 두툼한 파일을 꺼냈다. 다른 부서에 있다가 지역경제부흥과로 옮기자마자 ‘롯데 이슈’가 터져 “속깨나 끓였다”며 고개를 흔든다. 유통업체 유치는 양날의 칼이다. 한쪽에서는 경쟁력을 잃은 지역 상권의 몰락을 가속한다는 비난이 들끓고 다른 한쪽에선 좀 더 나은 편의시설을 원하는 지역민의 박수가 쏟아진다. 부여군은 모든 목소리를 수용하고자 롯데 진출을 앞두고 지역민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했다. 70% 가까이 되는 응답자가 “지역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며 긍정적으로 반응했다. 이 과장은 “사실 현재도 군민 중 40%가 대형 쇼핑센터가 있는 군산, 대전 쪽으로 원정쇼핑을 가는 상황”이라며 “롯데 진출이 가려운 곳을 긁어준 측면이 있다”고 말했다. 롯데리조트와 아웃렛으로 몰려 오는 관광객의 발길을 읍내로 돌리기 위해 부여군도 애쓰고 있다. 상권활성화를 위해 국비사업에 공모해 3년간 6억씩 총 18억을 확보했다. 지난 6월엔 전국 야시장 공모 사업에 응모해 5억원의 지원금을 받았다. 부여를 대표하는 부여시장이 경주, 제주 등지에 있는 전통시장 5곳과 함께 선정돼 새 도약을 준비 중이다. 자연스레 상인들 입에선 “우리도 변해야 한다”는 얘기가 흘러나온다. 김일호(오른쪽) 부여시장상인회 회장은 “당연히 롯데가 들어오니 읍내 상권이 예전 같지 않아 지역 내에서 반발이 심했던 게 사실이지만 부여시장 상인들은 오히려 기회가 될 수 있다는 입장”이라고 말했다. 김 회장은 “(백마)강 건너편 리조트와 아웃렛에 들른 관광객들을 어떻게 하면 이곳으로 끌어들일 것인가가 요즘 최대 고민거리”라고 덧붙였다. 2년 뒤면 100주년이 되는 부여시장은 제2전성기를 꿈꾸고 있다. 두 번의 재개발 시도가 번번이 무산된 끝에 몇 년 전 시설 현대화를 진행했지만 옛 정취는 온데간데없어 아쉬움을 남겼다. 김 회장은 “야시장 프로젝트에 선정된 만큼 시골다운 장터, 진짜 전통시장의 멋과 맛을 제대로 줄 수 있게 만들면 승산이 있다는 의지가 강하다”고 분위기를 전했다. 부여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 “젊은 엄마들 모일 키즈카페·쉼터 있어야”

    “젊은 엄마들 모일 키즈카페·쉼터 있어야”

    일찌감치 드리운 어스름 속에 굵은 빗방울이 뚝뚝 떨어지던 지난 2일 오후 5시 30분, 양천구 신월1동 신영시장에 뜻밖의 손님이 찾아들었다. ‘주인공’ 김수영(50) 양천구청장은 기다란 초록색 재활용 장바구니를 왼팔에 끼고 있었다. 새내기 구청장은 추석 대목을 맞아 물가 동향을 챙기고 분위기를 엿볼 요량이었다. 처음엔 얼굴이 밝았다. 시설 현대화 작업을 마친 곳이라 손님도 많고 경쟁력도 갖췄다는 소리를 듣는 쪽이어서다. 한마디로 잘나가는 시장이다. 하지만 그 시간은 그리 길지 않았다. 편안하게 장을 보면서 상인들과 이야기나 좀 나눠야지 하고 나선 터였다. 그런데 평소 하고 싶은 얘기가 많았던 상인들에게 구청장의 장보기는 조르고 조를 수 있는 ‘절호의 찬스’이기 마련이다. 구청장의 손을 잡은 상인들은 “이때다”하며 품고 있던 민원을 쏟아냈다. 족발집 사장이 1번 타자로 나섰다. 익명을 요구한(?) 그는 “맞벌이 부부들은 보통 일주일에 한 번 정도 시장을 이용하다 보니 꼭 승용차를 가지고 온다. 그런데 주차장이 너무 좁아 이들을 끌어들이기 쉽지 않다”고 하소연했다. 김 구청장은 엷은 웃음과 함께 고개를 끄덕이며 “방법을 찾아보겠다”고 화답했다. 두 번째로 발걸음한 곳은 과일 가게. 네 가족이 총출동해 가업을 꾸려 주변에서 대단하다는 말을 듣는다고 한다. ‘부부청과’ 사장은 족발집과 마찬가지로 “젊은 사람들이 찾도록 해야 하는데 오히려 갈수록 줄어든다”고 걱정했다. 이후 반찬가게, 신발가게, 생선가게 등 한 곳 한 곳씩 지날 때마다 김 구청장의 머리에는 기억해야 할 것들이 쌓였다. 희망도 봤다. 2년 전 외국계 컴퓨터 회사를 접고 남도반찬이라는 가게를 차린 김태응(35)씨는 “손님 대부분이 50대라 젊은 사람들을 끌어들이기 위해 상인들도 여러 가지를 고민하고 있다. 구청에서 좀 더 밀어준다면 대형마트 못잖은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신영시장은 요즘 젊은 엄마들을 유혹하기 위해 어린이장난감도서관과 키즈카페를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김 구청장도 예산을 따내려고 서울시를 비롯해 여러 기관을 돌아다니고 있다. 숫기가 없기로 유명한 편이지만 “체면에 앞서 일을 챙겨야 하지 않겠느냐”고 되묻는다. 그는 이날 오후 7시까지 2시간 가까이 시장을 누볐다. 소감을 묻자 “아이디어가 있으면 귀띔해달라”며 희미하게 웃었다. 유왕수 상인회장은 “올해 주민 쉼터를 마련하고 내년엔 주민참여예산을 받아 키즈카페를 설치할 꿈에 부풀어 있다”고 덩달아 웃었다. 비슷한 고민과 희망을 품어서 그런지 두 사람의 표정은 묘하게 닮아 있었다. 글 사진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두텁마을 가을잔치 활짝

    두텁마을 가을잔치 활짝

    남산 소월길을 따라 남산도서관을 지나면 용산구 후암(厚岩)동 상징석을 만나게 된다. ‘내 고향 용산 1번지, 두텁바위 마을’이라고 쓰인 것으로 지난해 9월 주민들이 4000만원의 성금을 모아 만들었다. 두텁바위란 한자를 풀어쓴 것이다. 이곳 주민들이 오는 4일 후암시장에서 ‘제1회 두텁바위 마을축제’를 연다. ‘5색 빛깔, 두텁바위 마을’이라는 구호 아래 두텁바위 예술마을, 남산아래 녹색마을, 어린이 체험마을, 추석맞이 민속마을, 맛있는 거리·먹거리 마을 등 다섯 가지 테마로 진행된다. 시장 상인회 주관이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목표로 한다. 또 추석을 맞아 자선바자를 마련한다. 수익금을 소외계층 지원에 쓸 예정이다. 벼룩시장 및 깨끗한 마을 만들기 프로그램을 선보이고, 송편·컵케이크·수제초콜릿 만들기 등 어린이 체험학습 프로그램도 선뵌다. 제기차기, 윷놀이, 딱지치기 등 민속놀이를 할 수 있으며 소외계층 지원을 위한 먹거리 바자가 함께 열린다. 성장현 구청장은 “외부 간섭이나 지원 없이 주민들끼리 지역을 위해 함께 고민하며 만들어 가는 마을 축제로 활성화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전통시장 빈 점포, 청년 사장 모십니다

    전통시장 빈 점포, 청년 사장 모십니다

    구로구가 젊은 피 수혈을 통해 재래시장 살리기에 나섰다. 구는 대형마트(연면적 3300㎡ 이상)와 기업형 슈퍼마켓(SSM·연면적 990~3300㎡ 미만) 등의 영향으로 상권이 쇠퇴하고 있는 재래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구로시장 청년장사꾼’ 프로젝트를 진행한다고 2일 밝혔다. 시장 내 빈 점포를 청년 사업가에게 임대해 주고 보증금과 임대료 일부, 기반 시설비, 점포 홍보 등의 지원을 통해 젊은이들의 이색 아이템 판매를 돕고, 이를 통해 시장의 활성화를 꾀하는 것이다. 마을공동체 사업의 하나로 구비와 시비·민간 자본 등 2억 4000여만원이 투입된다. 구는 이를 위해 지난해 공무원, 상인회, 구로는예술대학 회원들로 이뤄진 프로젝트 팀을 만들어 전주 남부시장 청년몰을 벤치마킹해 구로시장 여건에 맞는 청년장사꾼 프로젝트를 계획을 세웠다. 지난 3월엔 청년장사꾼 리허설인 ‘청년가게 간보는 야시장’도 운영해 주민들로부터 높은 호응을 얻었다. 청년장사꾼들은 16.5㎡이내 점포 6개에 입주한다. 구는 1차 운영 결과를 분석해 점차 점포를 확대할 예정이다. 비영리단체인 ‘구로는예술대학’에 프로젝트의 총괄운영을 맡긴다. 구로는예술대학은 2011년부터 구로 지역에서 커뮤니티대학을 운영하고 있다. 서울시 상가마을공동체 사업도 벌이고 있다. 구는 다음달 초까지 청년장사꾼을 뽑고 점포별 리모델링 작업을 마친 뒤 11월 점포를 오픈할 계획이다. 참여를 원하는 사람은 19일까지 신청서와 사업계획서 등 서류를 이메일(gurocm2014@gmail.com)로 보내면 된다. 구 관계자는 “주택들로 둘러쌓인 생활권 시장이기에 청년몰로 유명한 전주 남부시장보다 더 정착하기 좋은 여건을 갖췄다”며 “청년들의 열정을 녹여 전국적인 명물시장으로 거듭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마늘떡볶이·땋은머리 男직원… 新메뉴·이색 마케팅에 고객 북적

    마늘떡볶이·땋은머리 男직원… 新메뉴·이색 마케팅에 고객 북적

    영어강사, 콘트라베이스트, 수의사…. 특이한 이력을 가진 이들은 현재 전통시장이나 골목시장에서 ‘젊은 사장님’으로 불린다. 상인들의 고령화와 대형마트에 밀려 점점 쇠락하는 전통시장에 활력을 불어넣고 있는 주인공들이다. 새로운 메뉴 개발과 적극적인 마케팅 등으로 매출 증가뿐 아니라 일자리 창출이라는 점에서 일석이조다. 최근 서울시 곳곳에 ‘젊음과 열정’을 앞세워 전통시장의 변화를 이끄는 젊은 사장들이 늘고 있다. 지하철 5호선 길동역 2번 출구로 나와 5분 정도 골목길을 걷다 보면 길동복조리시장이 보인다. 길동소방서에서 길동우체국까지 400m 남짓, 1970년대 만들어진 전통시장이다. 서울형 신시장 모델로 선정되면서 지난해 11월 길동골목시장에서 길동복조리시장으로 개명했다. 지난달 27일 오후 4시쯤. 추석 성수품이나 저녁 반찬거리를 준비하기엔 이른 시간이었지만 시장은 이용객들로 붐볐다. 특히 젊은 사장이 운영하는 마늘떡볶이와 하이미트 축산이 눈에 띄었다. 시장에 있는 떡볶이 가게와 정육점만 따져도 10여곳에 달하지만 다른 점포와 달리 긴 줄이 늘어서기도 했다. 마늘떡볶이를 찾는 고객은 초등학생부터 백발 노인까지 다양하다. 박재연(32) 마늘떡볶이 사장은 중·고등학교 학원 영어강사를 그만두고 1년 전 이곳에 자리 잡았다. 특제 마늘소스는 박 사장이 직접 개발했다. 소문을 듣고 찾아왔다는 제주도 지역 가게에 소스를 공급하고 있다. 박 사장은 “원래 음식 만드는 것을 좋아했는데 떡볶이와 마늘을 함께 사용하면 어떨까 생각하다가 소스를 만들게 됐다”며 “마늘 냄새가 강하지 않아서 어린이들도 즐겨 찾는다”고 말했다. 몸통 오징어 튀김도 대표 메뉴. 다리는 전혀 쓰지 않고 넓적한 오징어 몸통을 깨끗한 기름에 튀겨낸다. 박 사장은 “저희 집과 똑같은 맛을 내는 곳이 제주도에도 있다”며 “지난해 말부터 소스 60㎏을 매달 3~4통씩 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앞으로 목표는 마늘 떡볶이 임대사업자가 되는 것이다. 그는 “10개의 체인점을 갖고 싶다”며 웃었다. 하이미트 축산은 마늘떡볶이 건너편에 있다. 긴 머리를 땋은 뒤 돼지얼굴 모양 모자를 쓴 직원을 포함해 젊은 남자 3명이 닭과 돼지고기, 소고기 등을 사려는 주부를 상대하느라 분주했다. 정재훈(37) 팀장이 이곳을 도맡아 운영하고 있다. 최경민(38) 사장과는 원래 형 동생 하는 사이로 정육관련 일을 하면서 알게 됐다. 최 사장이 명일시장에서, 정 팀장이 길동복조리시장 점포를 담당한다. 문을 연 지 100일이 됐다. 정 팀장은 “손님에게 친절하고 우리도 즐겁게 일하자는 생각에서 모자, 몸뻬를 맞춰 입었다”며 “처음에 재미있다는 반응이었는데 일부러 찾는 단골도 늘고 있다”고 말했다. 또 “경기 침체, 세월호 사고 등으로 전통시장이 어려움을 겪고 있다”면서 “전통시장이 활기를 되찾았으면 좋겠다”고 힘주어 말했다. 지하철 경복궁역 2번 출구 인근 금천교시장도 젊은이들이 좋아하는 음식점이 늘면서 ‘명소’로 뜨고 있다. 불과 2~3년 전만 해도 어두침침한 골목시장에 불과했는데 요즘 저녁엔 빈자리를 찾기 어려울 정도다. 젊은 사장들이 파스타, 일식, 퓨전 음식점 등 다양한 메뉴를 내세워 입점한 데다 예전의 ‘허름한’ 음식점들이 어우러져 현재와 과거의 추억이 공존하는 거리가 됐다. 시장 초입에 위치한 안주마을 고영권(34) 사장은 대학에서 콘트라베이스를 전공했다. 부모님 가게를 거들다가 음식의 매력에 빠져 진로를 바꾼 경우다. 다른 음식점에서 맛보기 힘든 재료를 현지에서 조달하거나 신메뉴를 개발하는 데 적극적이다. 재료 관리나 칼집 내는 법을 배우러 일본 후쿠오카에 있는 음식점을 견학(?)하고 오기도 했다. ‘좋은 재료로 담백한 음식을 만들고 싶다’는 철학도 분명했다. 그는 “여행을 좋아해서 여러 곳을 다니는데, 음식엔 그 지방의 문화와 정서가 담겨 있다”며 “지방에 가면 꼭 시장에 들러 한나절 동안 스크랩하고 요리법을 물어 보기도 한다”고 말했다. 안주마을에서만 맛볼 수 있는 음식들이 강점이다. 가령 울릉도 오징어 내장탕, 꽁치, 독도에서 잡아올린 어패류인 거북손, 여수 돌게장 등이다. 음식뿐 아니라 한라산 소주, 부산 좋은데이, 고흥 유자 막걸리, 강진 유기농 막걸리 등 서울에서 쉽게 맛보기 어려운 주류도 공수해서 판매한다. 서촌 계단집의 김진만(41) 사장은 4년 전 동물병원을 접고 어머니가 운영하던 순대집을 해산물 음식점으로 바꿔 운영하고 있다. 그날 들어온 해산물은 그날 판다는 원칙으로 하는데 입소문이 퍼져 직장인들이 즐겨 찾는다. 일부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시장이 활성화되면서 임대료가 오르고 새 점포들이 생기면서 예전의 정취가 사라질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금천교시장의 경우 오른 임대료를 감당하지 못한 옛 주인들이 골목을 떠나고 있다. 고 사장은 이에 대해 “골목을 지키던 사람들이 사라지고 있는 점은 아쉽다”면서 “시장이 세대교체되더라도 옛 모습을 지키고 퇴보하지 않도록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물론 젊은 사장들이 처음부터 성공 가도를 달린 것은 아니다. 이들은 “창업을 준비 중이라면 최소 6개월 이상 관련 정보와 기술을 배워야 한다”며 철저한 준비를 강조했다. 창업 자금을 마련하는 것부터 만만치 않다. 이들을 돕기 위해 지자체와 서울시도 지원에 나서고 있다. 시는 지난해 11월 서울 시내 전통시장의 변화를 이끌어 나갈 권역별 5개 시장을 선정했다. 2016년까지 상인회, 자치구, 주민과 함께 자조·자립·자치를 기반으로 하는 ‘서울형 신시장’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올해 권역별 선도시장 육성에 19억원, 전통시장 시설현대화 사업에 167억원을 투자한다. 고형일 서울시 시장지원팀장은 “전통시장 활성화를 위한 종합대책을 이달 말이나 다음달에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글 사진 홍혜정 기자 jukebox@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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