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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블레어 정치자금 수수 경찰조사 ‘불명예’

    토니 블레어 영국 총리가 집권 말기에 현직 총리로는 첫 경찰 조사를 받는 최악의 불명예를 안게 됐다. 사상 최연소 총리, 총선 3연속 승리 등 화려한 정치 행보의 이력을 지닌 그가 집권 노동당의 비밀 정치자금 수수와 관련 수사의 핵심 당사자로 전락하는 처지가 됐다.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14일(현지시간) 경찰 수사가 정부의 핵심인 ‘다우닝가(총리 관저)의 심장’ 깊숙이 도달했다고 보도했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다우닝가 10번지의 집무실에서 오전 11시부터 2시간동안 조사를 받았다. 총리실은 변호사가 대동하지 않은 참고인 신분의 간단한 조사였다고 밝혔다. 경찰은 지난해 총선에서 블레어 총리가 거액의 정치자금에 대한 수수 대가로 후원자들에게 귀족 작위를 수여했는지를 집중적으로 캐물었다. 블레어 총리는 후원자 12명으로부터 1400만파운드(약 253억원)의 정치자금을 지원받았다. 총선이 노동당의 승리로 끝난 후 이들 후원자들은 귀족 작위를 받고 종신 명예직인 상원의원이 된 것으로 드러났다. 야당은 ‘매관매직’ 의혹을 제기했고 런던경찰청은 수사에 착수했다. 이 과정에서 블레어 총리의 개인 정치자금 모금자인 로드 레비 등 3명이 체포됐다. 돈을 받고 귀족 작위를 팔았다는 의혹도 사실로 굳어지고 있다. 블레어 총리는 그동안 “불법적인 정치자금이 아니라 빌린 것”이라고 주장했지만 정치 인생에 씻을 수 없는 상처를 남기게 됐다. 블레어 총리는 이날 조사가 끝난 뒤 곧바로 유럽연합(EU) 정상회의 참석을 위해 벨기에 브뤼셀로 떠났다. 런던 경찰청은 다음달 수사 결과를 발표할 예정이다. 1997년 ‘제3의 길’을 내세우며 화려하게 등장했던 블레어 총리는 그동안 신좌파에서 친미 우향우 노선 등 갈지자(之) 행보로 ‘부시의 푸들’이라는 조롱을 받았다. 국민 여론과 당내외 압박으로 그는 집권 10년을 맞는 2007년 퇴임할 예정이다.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中·美 탐색전으로 끝난 ‘경제대화’

    |베이징 이지운특파원|미국과 중국은 15일 중국 베이징에서 끝난 ‘경제전략대화’에서 중국이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을 높이기로 합의했다고 이날 양국 언론들이 전했다. 그러나 두나라는 시행방법이나 시기 등에 구체적 일정을 내놓지 못해 원칙적 수준의 합의가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헨리 폴슨 미국 재무장관은 이날 이틀째 마지막 회의 직후 우이 중국 부총리와 공동기자회견을 갖고 “무역불균형 해소를 위해 중국의 환율변동성을 높이고 소비를 확대해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우 부총리는 회견에서 위안화 환율의 변동성 확대에 대해 언급하지 않았다. 폴슨 장관도 “구체적인 실행방법 등에 대해선 이견도 존재한다.”며 ‘진통’이 있었음을 내비쳤다. 전문가들은 양국이 구체적이고 실질적인 이행프로그램을 마련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당장 중국 환율시스템에 변화가 나타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했다. 베이징의 한 전문가는 “고위급 대화를 가졌다는 것에 의미를 둘 수 있다.”면서 “향후 위안화 평가절상은 더욱 속도를 받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크리스토퍼 도드·리처드 셸비 상원의원 등은 이날 폴슨 장관에게 서한을 보내 “위안화의 신축성 제고를 ‘장기적 목표’로 하는 것을 기다릴 수 없다.”며 불만을 표시했다. 도드 의원은 셸비 의원에 이어 상원 은행위원장을 맡을 예정이어서 향후 위안화 절상에 대한 강한 압박 분위기를 예고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내년 5월 미국 워싱턴에서 양국간 2차 전략적 경제대화를 열기로 합의했다.jj@seoul.co.kr
  • 美 대권주자들 ‘레이건 띄우기’

    부시와는 거리 두고 레이건은 치켜세우고…. 미국 공화당 대권 후보들이 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을 다투어 칭송하면서 그를 닮기 위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고 AP통신이 11일(현지시간) 전했다. 이라크전쟁에 발목 잡힌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인기가 바닥을 치자 부시와 거리를 두려는 반면 강한 지도력을 발휘한 레이건의 ‘유산과 향수’에 기대려 한다는 것이다. 공화당 후보자 가운데 선두를 달리고 있는 존 매케인 상원의원은 “레이건의 지도력이야말로 시대가 요구하는 것”이라며 “그처럼 국민을 이끌고 활력을 불어넣는다면 우리는 또다시 이뤄낼 수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올해 고희인 매케인은 나이 문제가 거론될 때도 72세에 대통령이 된 레이건을 예로 들면서 ‘너무 늙었다.’는 공격을 일축하고 있다. 메케인을 바짝 뒤쫓고 있는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도 “열심히 일하는 국민들을 위해 헌신하는 ‘레이건 공화당’의 보편적 이념으로 복귀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샘 브라운백 상원의원도 “‘행복한 보수주의자’인 레이건처럼 되려고 노력하고 있다.”면서 ‘레이건식 보수주의자’임을 자처했다. 레이건 끌어들이기에는 민주당 정치인도 예외는 아니다. 지난달 중간선거에서 민주당 후보로 버지니아주 상원의원에 당선된 제임스 웹은 레이건 전 대통령이 1985년 자신을 칭찬한 내용의 영상물을 선거전에 사용했다. 낸시 레이건 여사측을 비롯한 공화당 진영의 반발에도 불구, 웹 당선자는 강적 조지 알렌 현역 공화당 의원을 누르고 상원에 입성하는 데 이같은 홍보물 덕을 톡톡히 봤다. 레이건 전 대통령의 비서실장을 지낸 케네스 듀버스타인은 “매력 넘치고 유머 풍부한 친근한 얼굴로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해 뛰어난 업적을 남긴 레이건의 이름을 모두가 활용하고 싶어한다.”고 지적했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美유권자 흑인보단 女대통령 선호”

    흑인과 여성 중 대통령을 고르라면…. 미국 유권자들의 인종과 성별에 대한 편견이 줄어들고 있지만 흑인보다는 여성 대통령의 탄생 가능성이 더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11일 217년동안 지속돼 온 미국 백인 남성 대통령 시대가 흑인보다는 여성에 의해 마감될 가능성이 높다고 분석했다. 내년에 개원하는 의회에서 여성의 약진은 두드러진다. 하원의장에 추대된 낸시 펠로시 민주당 의원을 포함,71명이나 된다.1984년에는 25명에 불과했다.1969년 13명이었던 흑인 의원도 43명으로 늘었다. 지난 9월 “여성 또는 흑인이 대통령에 당선될 것으로 예상하는 응답자가 늘고 있다.”는 갤럽 여론조사 결과도 이같은 분위기를 반영한다. 정치 분석가들은 유권자들이 여성을 대통령으로 뽑는데 거부감이 없을 정도로 바뀌었다고 지적했다.2000년 대선후보 지명전에 나섰던 공화당 엘리자베스 돌 상원의원은 “다음 선거에서 여성이 대통령이 된다고 단언할 수는 없지만 미국은 여성 대통령을 맞을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반면 흑인이 대통령이 될 가능성은 더 떨어진다는 분석이다. 배럭 오바마 의원의 인기에도 불구하고 여성이 될 가능성보다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내년에 주지사에 취임하는 흑인은 데벌 패트릭 매사추세츠주 주지사 1명인 반면 여성 주지사는 9명이나 되는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준다.이석우기자 jun88@seoul.co.kr
  • [세계의 싱크탱크] (16) 美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세계의 싱크탱크] (16) 美 전략국제문제연구소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는 ‘중립적인’연구소다. 공화당과 민주당, 보수와 진보가 편을 갈라 싸우는 워싱턴에서 이념적, 정치적으로 중립적인 싱크탱크는 매우 드물다. 국제경제정책연구소가 지난해 발간한 싱크탱크 분석 자료에 따르면 미국의 17개 주요 싱크탱크 가운데 중립적이고 비당파적인 연구소는 CSIS와 국제경제연구소(IIE)뿐인 것으로 평가됐다. CSIS는 냉전이 절정기로 치닫던 1962년 데이비드 애브셔와 알레이 버크에 의해 설립됐다. 한국전 참전용사인 애브셔는 나토 대사를 지냈고,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 시절 외교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냈다. 버크는 6년간 해군작전사령관을 지낸 경력의 소유자로 당파성과는 거리가 먼 인물이었다. 당시 CSIS의 설립 목적은 단순하고 분명했다. 냉전의 시기에 어떻게 국가를 생존시키고 국민을 번영시키느냐를 연구하자는 것. 분명한 방향성을 갖고 출발했기 때문에 CSIS는 비교적 짧은 역사에도 불구하고 단기간 내에 미국 내에서는 물론 국제적으로도 인정받는 안보 분야의 싱크탱크로 성장할 수 있었다. CSIS의 연구 결과는 정부의 정책에 드물지 않게 반영된다. 지난해에도 마이클 처토프 국토안보부장관은 CSIS가 헤리티지 재단과 함께 만든 국토안보부 조직 개편 보고서의 많은 부분을 채택했다. 현재 CSIS 이사회 의장은 샘 넌 전 상원 군사위원장이 맡고 있다. 이사회에는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 즈비그뉴 브레진스키 전 국가안보보좌관, 월리엄 코언 전 국방장관, 리처드 아미티지 전 국무부 부장관, 조지프 나이 국방부 차관보 등 국제안보 분야에서 이름을 날린 쟁쟁한 인물이 포진해 있다.CSIS의 현 소장은 빌 클린턴 전 대통령 시절 국방부 부장관을 지낸 존 햄리 박사다. CSIS는 지난 40여년 동안 성장하면서 에너지와 바이오테크놀로지, 노령화, 에이즈, 국제경제 등 다양한 분야로 연구의 범위를 확대해 왔다. 그러나 여전히 중점을 두는 연구 분야는 국방 및 안보 정책, 국제 안보, 지역 안보 등이다.CSIS는 지역 연구가 상대적으로 강한 편이다. 아메리카, 아프리카, 유럽, 중동, 남아시아를 연구하는 프로그램이 있고 일본, 러시아, 터키는 별도 프로그램에서 다룬다. 마이클 그린 전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이 맡고 있는 일본 연구 프로그램 ‘재팬 체어’에는 고이즈미 준이치로 전 총리의 아들이 소속돼 있다. dawn@seoul.co.kr ■ CSIS 조직은?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에는 한반도 전문가들이 많다. 다른 싱크탱크들과 마찬가지로 한반도만을 전담하는 연구원은 없고 중국과 일본 등 다른 국가나 아시아, 국제안보 전문가들이 한반도 관련 연구를 병행한다. 북한이 핵 실험을 실시한 직후인 지난 10월11일 CSIS가 발빠르게 주최한 북한 관련 언론 브리핑에는 마이클 그린 선임고문, 커트 캠벨 부소장, 데렉 미첼 선임연구원, 존 울프스탈 선임연구원 등이 연구소를 대표하는 한반도 전문가로 나섰다. 그린 선임고문은 지난해 말까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에서 아시아 담당 선임보좌관으로서 한국 문제를 다뤘다. 한반도 관련 정책을 직접 다뤘기 때문에 미 언론이 북한 핵 문제 등과 관련해 그린 고문의 코멘트를 자주 인용하고 있다. 또 최근 워싱턴에서 열리는 한반도 관련 세미나에 주제발표자나 토론자로 자주 참석한다. 그린 고문은 도쿄대에서 수학했고, 일본에서 기자와 컨설턴트로 활동했으며, 일본 의회에서도 5년 동안 전문위원으로 일한 경험이 있는 일본통이다. 그린 고문은 박사학위를 받은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국제학을 강의한 바 있으며, 현재도 조지타운대 국제관계학과 교수를 겸임하고 있다. 중국 전문가로 분류되는 캠벨 부소장도 한국 문제에 대해 자주 언급한다.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부차관보와 백악관 국가안보위원회 국장을 지낸 캠벨 부소장은 국제테러, 비확산, 미사일 방어 등을 다루면서 북한 문제에도 관심을 보였다. 그는 지난 2월 한·미경제연구소가 주최한 세미나에서 한·미 관계를 “파문 때문에 공개적인 이혼을 원치않는 왕과 왕비”라고 비유해 파장을 일으키기도 했다. 미첼 선임연구원도 난징 대학에서 중국어를 공부한 중국통이다. 미첼 연구원은 CSIS의 국제안보프로그램에서 진행되는 모든 아시아 관련 연구를 책임지고 있다. 연구 가운데는 ‘미 의회의 한국에 대한 태도’라는 주제가 포함돼 있다. 미첼 연구원은 지난 2004년 ‘전략과 감정:미국과 한·미동맹에 대한 한국의 시각’이라는 보고서를 낸 바 있다. 연세대와 공동으로 발간한 이 보고서는 한국 사회의 변화가 한·미동맹에 미친 영향을 집중 분석했다. 미첼 연구원은 빌 클린턴 행정부 시절 국방부 아시아태평양 담당 특별 보좌관을 지냈고,1998년에는 국방부 동아시아정책보고서의 주요 저자로 참가했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대량살상무기 비확산 전문가이다. 미국의 핵 비확산정책과 옛 소련의 핵 정책 등을 토대로 이란과 북한의 핵 문제를 연구한다. 울프스탈 연구원은 에너지부에서 5년간 근무했으며, 그 당시 북한 영변의 핵 시설을 시찰한 경험이 있다. 크리스토퍼 힐 국무부 동아시아태평양 담당 차관보의 전임자인 제임스 켈리 차관보도 CSIS의 선임고문을 맡고 있으나 대외적으로 활발한 활동은 눈에 띄지 않고 있다. 클린턴 대통령 당시 국무부 비확산 담당 차관보였던 로버트 아인혼 선임고문도 한국과 북한 문제 모두 관심을 갖고 있다. dawn@seoul.co.kr ■ 캐롤라 맥기퍼트 부소장 “특정정당 캠페인 참여 금지 소수 목소리에도 귀 기울여”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전략국제문제연구소(CSIS)의 캐롤라 맥기퍼트 부소장은 연구소 운영 시스템에 대해 설명했다. ▶CSIS의 차별화된 경쟁력은. -첫째는 미국내에서 몇 안되는 비당파적, 중도적 싱크탱크라는 것이다. 중립적이기 때문에 민주·공화당 어느 쪽에도 치우치지 않으면서 양쪽 모두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두번째는 우수한 연구진이다. 다양한 경력과 전문지식을 가진 연구원들이 실용적인 정책의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 ▶비당파성이나 중도성은 어떻게 유지하나. -CSIS는 냉전시대 국가의 안보를 연구하기 위해 탄생했다. 탄생 목적 자체가 초당파적이다. 구성원 전체가 정치적 균형 유지를 항상 염두에 두고 있다. 연구할 이슈에 대해 다양한 관점에서 토론이 이뤄지도록 노력한다. 소수당, 소수의 목소리와의 관계도 중시한다. ▶최근 워싱턴에서는 당파성 강한 싱크탱크들의 입김이 세다.CSIS가 중립을 지키기 때문에 오히려 경쟁에서 뒤진다는 평가도 있다. -정치적 경쟁은 정책 수립에서 매우 중요한 과정이다. 그러나 정치적 경쟁이 반드시 당과 당의 경쟁일 필요는 없다. 오히려 아이디어 경쟁이다.CSIS의 중도성은 정치적 양극화를 초월하고 좋은 아이디어를 만드는 데 역할을 한다. ▶선거 때 특정 정당이나 후보를 지지한 적이 한번도 없나. -연구원들은 CSIS라는 이름표를 달고 특정 정당을 지지하는 정치 캠페인에 참여할 수 없다. 개인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막지 않는다. 연구원들이 정책 보고서에서 자신의 시각을 자유롭게 피력할 수 있다. 이들의 지적 자유를 최대한 보장한다. ▶정부 돈도 받나. -연구비는 여러 경로를 통해서 온다. 각종 재단이나 기업, 개인 기부금이 대부분이다. 정부에서도 대가를 지불하고 연구를 의뢰한다. 정부로부터 연구비를 받을 때도 연구와 관련한 어떤 조건이나 제재를 받지 않는다. ▶연구원 선발 기준은. -전문성과 분석력, 보고서 작성 능력이 중요하다. 연구 지원비 모금 능력도 필요하다. 정부에서 일한 경력이 연구활동에 도움이 되기는 하겠지만 충원의 필요조건은 아니다. ▶미국에 우수한 싱크탱크가 많은 이유는. -가장 중요한 요소는 견고한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다른 나라에 비해 싱크탱크가 많은 재정적 지원을 받을 수 있는 제도와 문화가 정착돼 있다. 미 정부와 싱크탱크간의 긴밀하면서도 적절한 관계 유지도 긍정적 작용을 했다. ▶시대의 흐름에 따라 싱크탱크 역할도 바뀔까. -갈수록 중요성이 커질 것이다. 정부가 해결해야 할 문제들이 갈수록 많아지고 있다. 또 계속해서 새로운 도전들에 직면한다. 정부가 모든 문제들을 감당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결국 싱크탱크의 지원을 받을 수밖에 없다. ▶국제화 시대를 맞아 외국 정부 등과도 많은 일을 하고 있다. 미국의 싱크탱크로서 자국의 이익과 타국의 이익을 어떻게 조화시키는가. -미국 연구소이므로 자국 정책을 우선적으로 생각하는 것은 피할 수 없는 사실이다. 그러나 상대국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 없이는 미국 정책을 효과적으로 마련할 수 없다. 따라서 상대국 입장과 이익을 이해하고자 하는 노력을 바탕으로 미국 정책과 이익을 생각한다. 맥기퍼트 부소장은 백악관과 통상부, 무역대표부(USTR)에서 북아메리카 자유무역지대(NAFTA), 신흥시장 분석,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진출 협상 등을 담당한 바 있다. 현재 CSIS에서는 중국 경제와 대중 전략을 연구하고 있다. dawn@seoul.co.kr
  • “美대선 힐러리·매케인 양자대결”

    “美대선 힐러리·매케인 양자대결”

    2008년 11월 미국 대선은 역대 가장 흥미로운 선거이다. 민주·공화 양당의 후보 선발부터 대선까지 ‘최초’라는 수식어로 치장될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유력한 차기 대선주자는 민주당 힐러리 로드햄 클린턴 상원의원과 공화당 존 매케인 상원의원으로 이들 양자 대결 가능성이 높게 점쳐지고 있다. 미 정치전문가들이 내다본 전망이다. 시사전문지 내셔널 저널은 10일(현지시간) 미 정치전문가 220명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를 공개했다. 의원 70명과 정당활동가·정치컨설턴트·기금모금가·로비스트 등 150명을 조사한 것이다. 이들의 69%가 민주당 후보론 클린턴 의원을, 공화당 후보론 73%가 매케인 의원을 꼽았다. 내셔널 저널은 설문 결과를 토대로 양당 유력 후보군 1∼10위를 발표(그래픽 참조)했다.2위는 민주당에선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이, 공화당에서 미트 롬니 매사추세츠 주지사가 올랐다. 대선까지 벌이게 될 이들의 각축전에 따라 최초의 여성 대통령(클린턴) 여부, 흑인 대통령(오바마), 모르몬교도 대통령(롬니) 등의 탄생 여부가 결정된다. 전문가들은 성(性)과 종교가 당락에 유리하거나 불리하게는 작용하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하지만 인종은 영향이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민주당측 전문가 절반과 공화당측 전문가 40%는 오바마 의원에게 ‘흑인’이라는 타이틀이 유리하게 작용하지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seoul.co.kr
  •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8) 증산도 성소 대전 태을궁(太乙宮)

    [김성호 전문기자의 종교건축 이야기] (18) 증산도 성소 대전 태을궁(太乙宮)

    대전광역시 대덕구 중리동 409-1의 유별난 건물, 증산도 교육문화회관. 주변에 특별히 눈에 띄는 건물이 없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돌출적인 건물 외양이 색다르다.2002년 12월 들어선 뒤 대전의 명물로 널리 알려졌지만 이곳이 민족종교 증산도의 핵심임을 아는 이는 많지 않다. 정면에서 볼 때 왼편 시루(떡을 쪄서 익히는 질그릇) 형태의 태을궁을 포함해 전체적으로 ‘山´의 형상을 이룬 독특한 건물. 도조(道祖) 강증산(姜甑山·본명 一淳·1871~1909)의 이름자를 고스란히 건물로 형상화했다. 지금은 증산도 신도들의 교육장소로 쓰고 있지만 이른바 ‘후천개벽’이 이루어지는 새 시대에 세상의 모든 일을 도모할 근본 터로 계획해 세운, 증산도의 중심이다. 세미나실과 교육장 6개, 사무동, 숙소동, 증산도 케이블방송국이 ‘山´자를 이루며 독특하게 포진해 있는 건물. 한꺼번에 7000명을 수용할 수 있는 대규모 증산도 교육센터이지만 건물 맨 오른쪽엔 서점과 북카페를 차려 일반인들의 발길도 끊이지 않는다. 그중에서도 가장 핵심 공간은 역시 시루 모양의 태을궁. 밖에서 볼 때도 그렇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면 위가 넓고 아래는 좁은 원통형 시루 모양이 확연하다.1800석을 갖춘 실내의 조명과 음향, 영상 시스템은 국내 여느 대형 공연장 못지않은 수준. 무대 전면에 도조와 도조의 종통을 이은 태모(太母) 고수부, 태을천 상원군, 국조 단군왕검의 어진을 개사해 모신 신단이 눈길을 끈다. 도조 강증산은 전라도 고부군 우덕면 객망리(현 전북 정읍시 덕천면 신월리 신송마을) 시루산 아래 마을에서 태어나 호를 시루 증(甑)자와 산(山)자를 써 증산이라 지었다고 한다. 증산이란 이름엔 출생지 시루산 말고도 흥미로운 이야기가 얽혀 있다. 다름 아닌 1200여년 전 신라 고승 진표율사가 세운 김제 금산사 미륵금상의 철수미좌 사연이다. 진표율사는 목숨을 건 망신참법의 수행을 통해 미륵불을 친견하고 미륵불의 계시에 따라 미륵금상을 세운 것으로 전해진다. 그런데 당시 쇠로 된 밑 없는 시루(철수미좌)를 놓고 그 위에 미륵금상을 조성한 것이 특이하다(지금 미륵금상 아래의 철 시루는 시멘트로 봉쇄된 채 일반인들이 볼 수 없다). 증산도는 그로부터 1100여년 후 고부의 시루산 밑에서 탄생한 강증산이 진표율사와의 인연으로 금산사 미륵금상에 30여 년간 성령(聖靈)으로 있다가 이 땅에 내려온 것으로 여긴다. 증산도의 경전인 도전(道典)에 실려있는 탄생에 관한 내용이지만, 불교계에서 아직까지 미륵금상을 철수미좌에 받쳐 조성한 이유를 풀지 못하고 있는 것이 아이러니다. 김제 금산사 인근 모악산 기슭에는 지금도 증산 사상을 신앙으로 이어오고 있는 군소 종교단체가 40여개나 남아 있다. 강증산은 31세 때인 1901년부터 1909년까지 9년간 ‘천지공사’라는 의식을 통해 남북통일을 포함한 후천세상을 여는 프로그램(증산도에선 도수로 부름)을 짰다고 한다. 태을은 증산도에서 가장 중시하는 주문인 태을주(太乙呪)에 등장하는 ‘태을천상원군(太乙天上元君)’의 이름을 딴 것으로 개벽기에 인류를 구원하는 진리의 표상으로 여겨진다. 총본산의 주 공간에 가장 중요한 태을이란 이름을 붙인 것은 당연해 보인다. 그런데 정작 강증산이 태어난 시루산 아래 신송마을에는 입구에 ‘강증산성지’라 새겨진 나무 푯말만이 덩그맣게 섰을 뿐 생가를 비롯해 성지라 부를 만한 흔적이 별로 없다. 인근 입암면 접지리 대흥마을은 도조 강증산의 맥을 이어받은 보천교 교단이 형성됐던 곳이다. 당시 이곳엔 본부 건물인 십일전을 비롯해 건물 30여동이 들어섰으며 신도 수가 수백만명에 달할 정도로 교세가 컸던 것으로 전해진다. 특히 일제시기 독립자금 중 많은 부분이 이곳 보천교를 통해 모금되었으며 그 때문에 조만식을 비롯해 많은 우국지사들이 보천교를 출입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당시 신문기사에 따르면 조만식과 한규숙 등은 보천교 신도들이 마련한 30만원을 독립자금으로 만주에 보내려다가 발각되어 일경에 체포되기도 했다. 선승 탄허 스님의 아버지인 김홍규도 보천교 핵심 간부였다. 보천교는 종교집단이었지만 독립운동의 본거지였던 셈이다. 일제는 집요한 와해공작을 벌여 1936년 마침내 보천교를 해체시켰으며 당시 보천교의 본당이었던 십일전 건물은 해체되어 지금의 조계사 대웅전으로 옮겨졌다. 보천교 교단이 있던 대흥마을은 마을 전체가 보천교 신자들로 이루어진 보천교 마을이었지만 지금은 옛 건물 7채만 남아 있다. 보천교 와해 이후 지금의 안운산 종도사와 안경전 종정이 강증산과 2대 도주 고수부의 종통을 이어 새롭게 이끈 것이 증산도. 증산도는 해방후 한때 신도가 70만명에 달했으나 6·25전쟁으로 교세가 주춤했다가 안운산 종도사와 안경전 종정이 1970년대 다시 문을 열어 지금에 이른다.“내가 후천선경 건설의 푯대를 태전(대전)에 꽂았느니라.”“태전이 새 서울이 된다.”는 도조의 유언을 중시, 대전에 본부를 두었으며 태을궁은 그중에서도 핵심 공간인 셈이다. kimus@seoul.co.kr ■ 전국 250여 도장·신자100만명 둔 증산도는 강증산을 도조(道祖)로 모시며 상생(相生), 보은(報恩), 해원(解寃), 원시반본(原始返本), 후천개벽(後天開闢)을 핵심 종지(宗旨)로 삼는다. 전국에 250여개의 도장(道場)이 있으며 신자 수는 100여만명으로 추산. 도장은 수행, 교육, 포교 활동의 구심점으로 대전에 본부가 있다. 세계적으로 20개국 50여개 도시에 도장을 갖췄으며 최근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등 7개 국어로 된 외국어 도전도 펴냈다. 신도들은 매주 수요일과 일요일에 도장에서 도조와 도조의 종통을 이은 태모 고수부, 천지신명에 정성을 드리는 정기 치성(致誠)을 봉행한다. 평상시에는 집에서 매일 아침·저녁 청수(淸水·정화수)를 올리고 태을주 수행을 한다. 기도는 하늘을 받들고 땅을 어루만지는 형상의 절법인 반천무지(攀天撫地)를 하는데, 인간이 천지의 은혜에 보은하는 것과 함께 인간이 우주의 주인임을 상징한다. 지금 시대는 우주에서 여름과 가을이 바뀌는 과도기이며 앞으로 올 가을기에 통합과 상생의 새 문명이 열린다는 미래관을 갖고 있다. 다른 종교단체에 비해 대학생 등 젊은 남자들이 신도의 많은 비중을 차지하며 대학교수, 의사, 한의사 등 전문직 종사자도 적지 않다. 후천문명을 열 성직자 양성기관인 증산도대학교를 1984년부터 열고 있으며 전문 성직자를 기르는 성녀전사단 교육과정도 운영한다. 역사와 민족의 뿌리찾기에 특별한 관심을 갖고 있으며 군부대, 교도소, 마을문고, 학교도서관 등에 ‘상생의 책 보내기 운동’을 전개하고 있다.
  • 美의회, 베트남과의 무역정상화 승인

    미국과 베트남이 10여년의 전쟁 상처를 극복,‘미래를 향하는 관계’로 거듭나게 됐다. 미 하원은 9일 오전 베트남에 대한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안건을 상정해 찬성 212표, 반대 184표로 통과시켰다. 뒤이어 상원도 찬성 79표, 반대 9표로 승인했다. 종전 22년 만인 지난 1995년 정식 수교한 양국이 바야흐로 정치·경제 분야에서 모든 제약을 풀고 관계를 정상화시키는 이정표를 세운 것이다. PNTR는 미국이 교역국들에 낮은 관세로 미국시장에 접근할 수 있도록 하는 ‘최혜국 대우’를 영구적으로 허용하는 것. 지난달 세계무역기구(WTO)에 세계 150번째 회원국으로 가입한 베트남은 이번 PNTR 승인으로 2000년 이후 지속되고 있는 8%대의 급속한 경제성장에 박차를 가할 수 있게 됐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의회의 통과가 결정되자마자 “이번 의회의 베트남에 대한 PNTR 승인은 양국 관계를 진전시키는데 획기적인 계기가 될 것”이라며 의회의 결정에 찬사를 보냈다. 베트남은 레중 외교부 대변인의 성명을 통해 “앞으로 양국 관계를 한 차원 더 끌어 올리는 역사적인 사건이 될 것”이라면서 “과거는 바꿀 수 없지만 이제 미국과 베트남은 미래를 향해 보다 다른 차원에서의 협력을 하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에 있는 미국 상공인들의 모임(암참)등 기업인들은 “베트남에 투자하려는 미국 기업들에 매우 기쁜 소식”이라고 환영했다. 베트남에 참전했던 미 공화당의 랍 시몬스 하원 의원은 “이번 법안 통과는 경제적인 차원을 넘어서 양국이 전쟁 상처를 함께 치유하는 것에 의의가 있다.”고 말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일요영화]

    [일요영화]

    ●블리트(EBS 오후 2시20분) 단번에 스티브 매퀸을 할리우드 최고의 흥행배우 자리에 올려놓은 영화로, 1968년 당시로서는 혁명적인 작품으로 평가를 받았다. 샌프란시스코의 형사가 증인과 동료를 살해한 범인을 쫓는다는 내용. 스타일과 캐릭터, 줄거리 등 많은 면에서 범죄스릴러 장르의 새로운 방향을 제시했다. 거칠지만 정의로운 형사 이미지와 박진감 넘치는 자동차 추격장면이 수많은 모방작을 만들어 냈을 정도다. 스티브 매퀸의 대표작으로 꼽히는 이 영화는 언제나 무뚝뚝하고 터프했던 그의 표정이 많은 이들에게 매력적으로 다가왔으며, 도심 속 자동차 추격 신이 아직도 강한 인상으로 남는다. 내용은 이렇다. 샌프란시스코의 강력계 형사 블리트 경위는 시카고에서 온 ‘자니 로스’라는 증인을 48시간 동안 보호하라는 임무를 맡게 된다. 그는 자신이 수집한 정보를 이용해 범죄조직을 협박한 사람으로, 상원 의원인 월터 찰머스가 범죄 소탕을 위해 그를 청문회에 세우는 대신 신변보호를 보장한 상태였다. 블리트는 동료인 델게티, 스탠턴 경사와 함께 자니 로스가 묵고 있는 호텔로 향한다. 증인을 보호하기는 커녕 암살자에 의해 로스가 죽게 된다. 하지만 로스의 정체를 알아내는 과정에서 블리트는 일련의 사건에 모종의 음모가 있다는 것을 알아내고 사건을 뒤쫓는 이야기다.1968년작.113분.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호로비츠를 위하여(캐치온 오후 10시) 호로비츠같이 위대한 피아니스트가 되고 싶었지만, 부족한 재능 탓에 변두리 피아노학원 선생을 하고 있는 김지수. 학원으로 이사오던 날 ‘메트로놈’을 훔쳐 달아나는 이상한 아이 경민을 만나게 된다. 우연히 경민이가 절대음감을 가진 천재소년이라는 것을 알고 눈이 번쩍 뜨인 지수. 경민이를 유명한 콩쿠르에 입상시켜 유능한 선생님으로 명성을 떨치고자 열심히 훈련에 매진한다. 마침내 콩쿠르 날을 맞이하는 그들. 따라올 자 없는 경민이의 실력에 지수는 한껏 의기양양하다. 그러나 무대에 선 경민이가 어쩐 일인지 꼼짝도 하지 않고, 좌절한 지수는 경민을 매몰차게 내모는데….2006년작.108분
  • “북핵문제 군사 억지력·외교로 해결”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로버트 게이츠 미국 국방장관 지명자가 5일(현지시간) 상원 국방위원회의 인사청문회에서 만장일치로 인준을 받았다. 게이츠 지명자는 금명간 실시될 상원 전체회의 표결에서도 인준이 확실시된다. 도널드 럼즈펠드 국방장관으로부터 자리를 물려받게 될 게이츠 지명자는 이날 인사청문회에서 한반도와 이라크 정책 등에 대한 구상을 비교적 소상하게 밝혔다.●“외교가 가장 좋은 길” 게이츠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한·미동맹을 긍정적으로 평가했으며, 북한 핵 문제에 대해서도 외교적 해결을 강조했다. 그는 현재의 한·미동맹이 “강력하고 활력 있다.”고 평가하고 주한미군 재배치, 전시작전권 이양 등 양국간의 군사 현안을 지속적으로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게이츠 지명자는 주한미군 감축 및 재배치에 대해 “냉전시대의 미군 배치 구조를 변화한 안보 현실에 맞도록 바꾸는 것”이라고 말했다. 또 전시작전권 이양문제와 관련,“미국과 한국이 이양 시기의 범위에 관해 합의한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한국 국방장관과 계속 협력해 이 절차를 마무리지을 것”이라고 말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북한 핵 문제와 관련,“북한의 핵무기와 기술, 핵물질 확산 가능성은 미국과 동맹국, 지역, 국제사회에 중요한 안보적 도전”이라고 심각성을 강조하면서도 군사적 억지력과 외교를 통해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1994년 1차 북핵 위기 당시 북핵 시설 공격을 주장한 적이 있으나, 이날 청문회에서는 “외교가 가장 좋은 길이라고 믿고 있다.”고 명확하게 말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북한의 미사일을 억지하기 위한 미사일방어체제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비록 초기에는 실전능력이 제한된 것이라 하더라도 미사일 방어가 없는 것보다는 있는 게 낫다.”고 말했다. 한반도 정책에 대한 그의 발언은 우리측에서 볼 때 특별한 ‘무리’가 없었다고 관계자들은 평가했다. 이에 따라 최근의 한·미동맹 상황에 대해 다소 냉소적이고, 북한에 대해서도 강경책을 주장해 왔던 럼즈펠드 전 장관 시절과 비교할 때 한국측으로서는 다소 한숨을 돌릴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이라크에서 승리 못하고 있다.” 게이츠 지명자는 청문회에서 “미국이 이라크 전쟁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고 평가하고 이라크 정책과 관련한 모든 대안들에 대해 가능성을 열어놓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이라크 사태가 향후 1∼2년 내에 안정되지 않으면 “지역적 재앙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하고, 이 기간 내에 이라크를 안정시킬 수 있는 특단의 조치와 대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이라크전 초기부터 병력을 너무 적게 투입했다고 군사 전략적인 문제점을 지적했다. 또 이란에 대한 군사공격은 ‘최후의 수단’이 아니라며 반대하고, 시리아에 대해서는 어떠한 공격도 지지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그는 미국이 이란을 공격할 경우 이란은 걸프만 봉쇄로 대응해 석유 수출을 막을 가능성이 있다고 분석하고, 중동과 유럽뿐만 아니라 미국 내에서도 “테러의 물꼬가 터질” 가능성도 지적했다. 게이츠 지명자는 또 시리아에 대한 군사공격이 중동에서 엄청난 반미 감정을 촉발하는 등 미국에 예상치 못한 값비싼 결과를 가져올 것이라고 경고했다. 이에 따라 “이란 및 시리아와 대화 채널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청문회에서 줄곧 진지한 답변 태도를 보여 공화 및 민주당 의원들로부터 능력과 성품에 대해 좋은 평가를 받았다. 한편, 토니 스노 백악관 대변인은 “미국이 이라크전에서 승리하지 못하고 있다.”는 게이츠 지명자의 발언에 대해 “내가 아는 한 부시 대통령은 미국이 실제로 이라크에서 승리하고 있다는 기존 입장을 철회한 적이 없다.”고 반박했다.dawn@seoul.co.kr
  • 美 “뼛조각 쇠고기 허용” 파상공세

    |워싱턴 이도운 특파원 서울 김균미 기자|뼛조각이 든 미국산 쇠고기 수입 금지 조치를 둘러싸고 논란이 가열되고 있다. 한·미 자유무역협정(FTA) 5차 협상이 4일(현지 시간) 미 몬태나주에서 열리는 것과 때맞춰 미 행정부와 의회 인사들이 우리 정부의 수입금지 조치를 공개적으로 비난하며 압박 수위를 높여가고 있다. 미 의회 의원들은 미국산 쇠고기의 수입장벽이 제거되지 않으면 한·미 FTA의 의회비준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엄포까지 놓았다. 마이크 요한스 미국 농무장관은 뼛조각이 든 미국산 쇠고기에 대한 한국의 수입 금지 조치가 한·미 FTA 협상에 불리한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말했다. 이와 관련, 패트 로버츠 미 상원의원은 지난달 30일 이태식 주미대사 앞으로 항의서한을 보내 뼛조각이 든 쇠고기에 대한 수입금지 조치 등이 계속될 경우 “한국이 미국과 맺은 어떤 다른 무역이나 외교정책에도 심각한 의문을 갖게 될 것”이라고 압박했다. 미 상원의 차기 재무위원장에 내정된 맥스 보커스 의원은 3일 한·미 FTA의 원만한 타결을 위해서는 한국이 미국 쇠고기 수입 장벽을 제거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측의 이 같은 파상공세에 대해 우리측 협상단은 공식 대응을 자제한 채 광우병 문제 등 개별 현안의 경우 한·미 FTA의 의제가 아니라는 기존 입장을 강조하고 있다.농업분과 회의는 4∼6일(한국시간 5∼7일)까지 사흘간 열린다.dawn@seoul.co.kr
  • [부고]

    ●강영원(대우인터내셔널 수석부사장)세원(베스트메탈라인 고문)동원(주신테크투어 회장)상원(자영업)씨 모친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2)3010-2238●이종동(한울회계법인 회계사)씨 모친상 김철중(동부건설 부장)김종한(사업)김윤제(KT 변호사)씨 빙모상 1일 서울아산병원, 발인 3일 오전 6시 (02)3010-2292●임용재(대전시교육위원회 의사국장)현재(대전한사랑병원장)세재(계룡공고 교사)영재(공주대 도서관)완재(서울중부경찰서 신당지구대)씨 부친상 1일 대전중앙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11-427-2106●김창현(군인공제회 금융투자본부장)씨 모친상 1일 경북 고령군 고령읍 영생병원, 발인 4일 오전 (054)956-4455 010-3808-7366●채수영(중지화학 대표)수원(고려대 기계공학과 교수)송훈(자영업)씨 부친상 김은호(양지병원 건강진료센터 소장)정무웅(단국대 건축대 교수)김종덕(경진A.C 부장)차대완(도예가)씨 빙부상 박정희(서울대 생활과학대 교수)씨 시부상 30일 고대안암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2)929-1299●박영기(사업)영철(〃)영수(〃)영호(통일연구원 선임연구위원)씨 부친상 1일 하계을지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970-8444●김태주(FC서울 홍보팀 과장)씨 부친상 1일 천안 단국대병원, 발인 3일 오전 8시 (041)550-7186●황영재(자영업)영엽(외교안보연구원)씨 부친상 김종수(동훈 이사)김성호(신토온 〃)김정식(대신증권 분당지점장)씨 빙부상 30일 삼성서울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 (02)3410-6916●김지택(현대상선 대만법인장)경택(카프코 영업이사)삼택(우송대 교수)씨 모친상 30일 대전 건양대병원, 발인 2일 오전 8시30분 016-691-6953●한정윤(자영업)정웅(〃)정일(조선일보 편집부장)씨 부친상 1일 강북삼성병원, 발인 3일 오전 9시 (02)2001-1097●김동운(전 통일중공업 대표)동철(자영업)동주(〃)동화(〃)동욱(미국 거주)동만(수원지방검찰청 평택지청장)씨 모친상 1일 부천 순천향대병원, 발인 4일 오전 8시 (032)327-4010
  • 아로요 최대 정치위기

    글로리아 아로요(58) 필리핀 대통령의 정치적 입지가 갈수록 흔들리고 있다. 지난 5일 절친한 친구사이였던 아벨리노 크루즈 국방장관이 사퇴한 데 이어 국방 장관직을 대행하던 차관 3명도 지난 28일 동반 사표를 제출, 아로요 자신이 직접 국방장관을 겸직하는 상황에 이르게 됐다. 또 최근 사임한 국가통신위원회(NTC) 부위원장 후임에 자신의 국방보좌관을 지낸 퇴역 장군을 임명, 여론의 거센 비판에 직면했다. 에두아르도 에르미타 필리핀 행정장관은 28일 “국방부의 호세 산토스 군수담당차관과 라파엘 안토니오 산토스 작전담당차관, 세실리오 로렌소 재정담당차관 등이 아벨리노 크루즈 국방장관의 사임에 이어 사표를 제출했다.”고 밝혔다. 이그나시오 분예 대통령궁 대변인도 이를 시인하고 “아로요 대통령은 후임장관이 발탁될 때까지 국방장관직을 겸임할 것”이라고 밝혔다. 아로요 대통령이 헌법 개정을 통해 의회제도를 현재의 양원제에서 단원제로 바꿔 신속한 행정결정을 추진하는 것에 반대해 사임한 크루즈 장관의 아로요에 대한 비판도 계속되고 있다. 그는 28일 필리핀 ABS-CBN 인터뷰에서 “아로요 대통령이 지난 1월 쿠데타 위험이 고조되자 계엄령 실시를 계획했었다.”면서 “그러나 도널드 럼즈펠드 등 당시 미측의 노골적인 거부로 포기했다.”고 폭로했다. 로널드 솔리스 NTC 부위원장의 사임 이유에 대해서도 필리핀 정치권과 언론의 시선은 곱지 않다. 그의 사임에는 아로요 대통령과의 불협화음이 있었고, 전직 국방보좌관인 아브라함 아베사미스를 그 자리에 앉히는 것은 결국 행정부를 군부 인사로 채우려는 아로요 대통령의 기획인사가 아니냐는 지적이다. 최근 필리핀 대법원은 아로요 지지단체들이 630만명의 서명을 받아 제출한 필리핀 의회제도 개정 국민청원과 관련,“국민투표는 헌법에 어긋날 뿐 아니라 서명에도 의문점이 많다.”며 국민청원 수용을 거부했다. 야당들은 이같은 국민투표가 아로요의 정권유지를 위한 속임수이거나, 야당이 우세를 보이고 있는 상원을 없애기 위한 술책에 불과하다며 반대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산이좋아 산으로] 강원 평창 오대산

    [산이좋아 산으로] 강원 평창 오대산

    # 눈이 내리면 가고 싶은 오대산 강원도 지역에 대설주의보가 발령됐다는 뉴스가 심심찮게 흘러나온다. 그럴 때마다 아직 설익었을 겨울산일지라도 달려가고픈 마음이 들끓곤 한다. 하지만 오대산(1563.4m)은 겨울이 농익을 때까지, 화려하고 화려한 가을의 색을 하얀 솜저고리로 갈아입을 때까지라야 제맛이다. 강원도 평창에 있는 오대산(五臺山)은 말 그대로 다섯 개 봉우리가 솟은 산이다. 비로봉을 중심으로 동대산(1434m), 두로봉(1422m), 상왕봉(1491m), 호령봉(1561m) 등 다섯 봉우리가 병풍처럼 늘어서 있다. 병풍이 감싸는 자리에 꽃술처럼 월정사가 있다. 오대산의 이름은 자신의 땅을 불국토(佛國土)라 믿었던 신라인들의 열망을 반영한 것이다. 그 씨앗을 처음 이 산에 뿌린 사람이 지장율사다. 그는 문수보살이 머문다는 중국의 오대산을 찾아가 오랜 기도 끝에 신라 명주땅에 만 명의 문수보살이 산다는 계시를 받고 돌아왔다. 그리고 산 속으로 들어가 풀로 집을 짓고 문수보살을 기다린 터가 지금의 월정사다. 1975년 국립공원으로 지정되며 소금강 계곡과 노인봉, 황병산 일대까지 국립공원계에 들었지만 원래 오대산은 진고개를 중심으로 서쪽 산군만을 일컫는다. 노인봉쪽은 예부터 청학산이라 불렸다. 지장의 발자국을 따라 월정사 전나무 숲길을 걷는다. 하늘은 전나무 숲을 넘지 못한다. 온통 춥고 시린 산에 전나무 숲은 ‘겨울 별미’ 같다. 월정사에서 출발하는 산길은 한나절, 당일 코스 등으로 잡을 수 있는데, 모두 상원사를 경유하는 원점회귀 산행이 된다. 월정사에서 상원사까지는 차가 다니는 널찍한 길이 이어진다. 다행히 비포장이라 걷는 데 피로하지는 않다. 매표소와 주차장은 상원사 앞에 있다. 상원사에서 조금 오르다 보면 다리 하나를 건너 서대 염불암가는 길과 적멸보궁 오르는 길로 나뉜다. 서대 염불암은 민간에서 한강 발원지로 알려져 있던 우통수가 있는 곳이지만 쉽게 찾아가기 힘든 길이다. 대부분 사람들은 적멸보궁을 들르게 된다. 적멸보궁부터는 시야가 트여 병풍처럼 둘러진 산 능선이 한눈에 들어온다. 정상 비로봉까지는 1시간여가 걸린다. 비로봉에서 상왕봉을 거쳐 446번 지방도를 따라 내려오는 길은 원점 회귀산행으로,5시간 내외가 소요된다. 상왕봉에서 두로봉을 거쳐 공개산으로 이어지는 완전종주코스는 초심자는 가지 않는 것이 좋다. 눈이 많을 경우 상황에 따라 1박을 해야 할 경우도 생기기 때문이다. 상왕봉까지는 외길이라 길을 잃거나 위험한 것이 없다. 등산로 정비도 잘 돼 있고 오르내림도 적은 푸근한 육산이 이어진다. 상왕봉 정상에서 50여분을 가면 446번 지방도와 만나게 된다. 도로라고는 하지만 비포장 군사도로로 오가는 차는 없다. 하산은 도로를 따라 내려오게 된다.12월에는 눈이 많을지도 모르니, 오대산으로 떠나기 전에 비료푸대 챙기는 것을 잊지 말기를. 엉덩이 썰매를 타고 내려오면 상원사 입구까지 30여분이면 된다. 걸어 내려오면 1시간여가 걸린다. # 여행정보 방아다리약수는 예부터 ‘조선제일명수’로 불려왔다. 청정지역에 있어 물이 맑고, 철분 탄산이 섞여 있어 톡 쏘는 맛을 낸다. 위장병, 피부병에 좋다고 해 요양 온 사람들도 많다. 일제시대 독립운동가들이 환자로 위장하고 들어와 몸을 피했다고도 한다. 한국전쟁 이후 황폐화된 것을 고 김익노씨가 주변에 전나무를 심기 시작해 지금은 수림이 울창하다. 방아다리약수로 가려면 입장료를 내야 하지만, 월정사 입구에서 산 표를 챙겨두고 보여주면 당일에 한해 그냥 들어갈 수 있다. 글 이영준 사진 남영호(월간 MOUNTAIN 기자) www.emountain.co.kr
  • “보신각종 다시 제작”… “예산 낭비” 여론 빗발

    지난달 낙산사 동종에 이름을 새겨넣었다가 빈축을 산 유홍준 문화재청장이 이번엔 ‘보신각종을 교체하겠다.’고 발언, 전문가와 네티즌으로부터 반발을 사고 있다. 27일 서울시에 따르면 논란의 발단은 지난 25일 유 청장이 오세훈 서울시장과 북한산 산행을 하며 “1985년에 새로 만든 지금의 보신각종은 소리보다 모양에 초점을 맞춰 맥놀이(종울림 현상)가 길지 못한 게 흠”이라고 한 말에서 비롯됐다. 유 청장은 당시 오 시장에게 에밀레종 종소리 등을 녹음으로 들려주면서 ‘문화재청이 서울시에 새 종을 만들어주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서울시는 제야에는 물론 지난 21일부터 매일 정오에 보신각종을 타종하고 있다. 이에 대해 20여년 전에 보신각종을 만든 중요무형문화재 112호 주철장(범종제작) 원광식(64·성종사 대표)씨는 “종에 대해서 모르는 분이 함부로 심하게 말한다.”고 일축했다. 원씨는 “보신각종의 맥놀이가 에밀레종에 비해 짧은 것은 사실이나 이는 세월이 흘러 소리가 나빠진 게 아니다.”면서 “맥놀이를 길게 하려면 종 밑 부분의 두께를 늘리면 가능하지만 소리가 멀리 퍼지지 못하는 단점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종의 수명이 오래 되면 자연스럽게 종의 입자가 깨져 은은하고 긴 소리를 내는데, 긴 소리를 위해 종을 새로 만들겠다는 발상은 이해가 안 된다.”고 말했다. 원씨는 “무조건 큰 돈을 들여 바꾸지 말고 서울대 정밀기계연구소 등 전문기관에 평가를 의뢰하라.”고 주문했다. 원씨는 국내 범종 제작의 권위자로 오대산 상원사 범종, 해인사 대적광전 종, 일본 후쿠오카 광명사·운주사 등을 복원했다. 지난해 봄 불에 타 녹아버린 낙산사 동종(보름 1167호) 복원에도 참여했었다. 음향전문가인 경희대 진용옥(전자정보통신대학원) 교수도 “범종 소리는 종루의 모양, 주변의 소음, 타종의 위치 등 음향 환경에 따라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내가 들으니 좋다는 말은 무지한 말”이라고 말했다. 진 교수는 “범종을 새로 바꾸는 데 매달리지 말고 국내 모든 종에 대해 정밀진단을 실시하고 표준 음향을 체계적으로 정리보전하는 게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문화재청 홈페이지 등에는 “보신각종을 다시 만든다고 해서 소리가 좋아질지 의문”이라면서 “쓸데없이 예산을 낭비하지 말아야 한다.”는 글이 올랐다. 한 네티즌은 “낙산사종 복원 때 유 청장이 자신의 이름을 새겼는데, 같은 일을 또 하려 하는가.”라고 꼬집었다. 보신각종은 조선 세조 13년(1468년)에 만든 높이 3.18m의 범종. 보물2호로 지정됐으나 표면 손상으로 수명이 다해 더 이상 소리를 내지 못하고 국립중앙박물관에 보관돼 있다. 보신각종이 종의 수명을 다하자 서울신문은 국민모금운동을 통해 7억 9600만원을 모아 보신각종 중주위원회(위원장 윤보선 전 대통령)에 전달했다. 새 보신각종의 모형은 신문 지상을 통해 국민의견으로 확정됐고, 서울대 생산기술연구소의 설계, 서울대 미술대의 디자인을 거쳐 550일 만에 무게 20t짜리 종으로 만들어졌다. 문화재청 관계자는 “보신각종 복원은 국가가 보유하고 있는 범종의 복원사업에 포함된 것”이라고 말했다. 서울시 관계자는 “유 청장이 문제를 제기한 만큼 시 문화재위원 등과 협의하겠다.”고 말했다. 김경운 김미경기자 kkwoon@seoul.co.kr
  • 儒林(742)-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3)

    儒林(742)-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3)

    제6부 理氣互發說 제3장 君子有終(23) 해가 바뀌어 이듬해 봄 3월 20일. 마침내 나으리를 위한 백일기도가 끝난 후 두향은 마지막으로 궤연 앞에서 거문고를 타며 노래 불렀다. “즐겁도다, 언덕에 숨어사는 삶은 큰 사람의 한가로운 마음일러라. 홀로 잠자고 홀로 노래하니, 그 기쁨 이에서 지나침이 없으리.” 그러고 나서 두향은 퇴계의 신주와 거문고를 들고 강선대로 나아가 불을 질렀다. 어느덧 다사로운 봄이 찾아와 겨우내 꽁꽁 얼어붙었던 강물은 해빙이 되어 와랑와랑 소리를 내며 흘러내리고 있었다. 타오르는 불꽃 속에 두향은 나으리의 신주를 태우고 거문고마저 집어넣었다. 이제 이승에서는 다시 노래 부를 기회가 없었으므로 두향은 망설이지 않았다. 맹렬하게 타오르는 불길 속에서 거문고와 신주는 참따랗게 타버리고 재만 남았다. 두향은 다시 집으로 들어가 장롱 깊이 소중하게 간직하고 있었던 세모꼴의 옷섶을 꺼내들었다. 그것은 두향이가 입고 다니던 갑사저고리에서 베어 잘라낸 깃이었다. 이십여 년 전. 헤어지기 전날 밤, 두향은 상원사의 동종을 얘기하면서 나으리께 할급휴서(割給休書)를 요구하지 않았던가. 안동호부의 남문루에 있던 동종이 세조의 명으로 왕가의 원찰이었던 상원사로 운반될 당시 죽령고개에 이르러 꼼짝도 하지 않았던 고사를 통해 두향은 자신을 그 동종에 비유하면서 자신의 젖꼭지를 베어 달라고 나으리께 청원하지 않았던가. 500여명의 호송요원과 100필의 말이 동원되었음에도 불구하고 죽령고개에 이르러 꼼짝도 하지 않던 동종.36개의 유( )로 불리는 유두에서 운종도감이 젖꼭지 하나를 베어내자 그제서야 움직이기 시작하였던 고사의 예를 들어 두향이도 나으리께 하늘과 땅이 갈라지기 전에 이어진 천겁의 인연을 끊기 위해서는 젖가슴 하나를 베어달라고 청하지 않았던가. 그때 나으리는 은장도로 두향이가 평소에 입고 다니던 갑사저고리의 깃을 베어내었다. 두향은 울면서 ‘나비’라고 불리던 세모꼴의 접어진 깃을 두 손으로 받으며 이렇게 말하지 않았던가. “나으리께오서 저고리의 깃을 자르시면 이것으로 인연이 다된 것을 알겠나이다. 상원사 동종에서 잘라낸 젖꼭지를 남문루에 파묻고 제사지냈듯 소첩도 이 저고리 깃을 나으리와 함께 지내던 강선대 바위 밑에 파묻으오리다. 그리하여 마침내 다북쑥 우거진 무덤에 함께 묻힐 것이나이다.” 이제야말로 나으리께 약조하였던 내용을 지킬 때가 되었다. 다북쑥 우거진 무덤에 함께 묻힐 그때가 다가온 것이다. 다북쑥 마을이 의미하는 대로 이 지상의 황촌(荒村)에서는 나으리와 영원히 만날 수 없을 것이므로. 두향은 타오르는 불빛 속에 그 저고리 깃마저 집어넣었다.
  • 中-파키스탄, 핵협정·FTA 빛 보나

    中-파키스탄, 핵협정·FTA 빛 보나

    |베이징 이지운특파원|후진타오(胡錦濤) 중국 국가주석이 인도에 이어 23일 파키스탄을 방문, 본격적인 중·파키스탄 협력논의를 시작했다. 파키스탄은 인도 방문에서 푸대접을 받은 후 주석을 위해 국가 차원의 대대적인 환영 행사를 베풀었다. 이에 걸맞은 어떤 선물이 중국으로부터 나올지 관심이 집중된다. 같은 10년 만의 방문이었지만 후 주석은 인도에서 티베트인들의 항의시위를 피해 유인용 차량까지 동원해야 했다. 전날 뉴델리에서 인도의 여야 정치 지도자들과 재계대표, 외교관 등을 대상으로 한 연설에서는 1000개의 방청석이 3분의1밖에 차지 않았다. 이번 방문의 초점은 24일 후 주석·페르베즈 무샤라프 대통령 간의 정상회담. 양국간 핵 협력 협정이 체결될지 미국과 인도는 예의주시한다. 또 중국·파키스탄 간 자유무역협정(FTA) 발효가 선언될 것으로 관측된다. 조지 W 부시 미 대통령은 최근 베트남에서 열린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에서 후 주석에게 미국측의 우려를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파키스탄 외교부도 지금까지는 “핵 협정과 관련해 임박한 합의안은 없다.”고 밝히고 있다. 당초 후 주석은 이번에 300MW급 원자로 6∼8기를 순차적으로 공급하는 데 합의할 것으로 전망됐다. 양국은 지난 6월 상하이협력기구(SCO) 정상회의 때부터 이 문제를 본격 협의한 것으로 전해졌다. 파키스탄은 미국이 인도에 대한 핵동결을 해제하기로 한 뒤 줄곧 인도와 동등한 대우를 요구했다. 부시 대통령은 지난 3월 인도 방문 기간 인도와 민간 핵 기술을 공유하기로 하는 협정을 체결했고, 지난 16일에는 상원 의회도 이를 가결했다. 이는 미국이 인도를 이용해 중국을 견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져 중·파키스탄 간에도 비슷한 내용의 협정이 맺어질 것으로 관측돼 왔다. 그렇잖아도 파키스탄은 이미 지난 2000년 중국의 도움으로 펀자브주에 350㎿급의 ‘차슈마-1’ 원전을 건설·가동했으며, 지난 1월에는 비슷한 급의 ‘차슈마-2’ 원전 건설에 착수했다. 또 중국은 1960년대에 파키스탄에 최초로 핵기술을 제공했고, 파키스탄의 핵무기 개발과 1998년 핵폭탄 실험에도 중요한 도움을 준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과 파키스탄은 파키스탄령 카슈미르와 중국을 잇는 철도와 파이프라인 건설 사업에도 서명할 것으로 예상된다. 두 나라는 정상회담에 앞서 전략대화를 갖고 주요 현안들에 대부분 합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양국은 정치와 경제, 국방 등 다양한 분야에서 걸쳐 10여개의 합의안을 도출할 것으로 관측된다. 여기에는 양국간 경제 및 통상협력을 위한 5개년 개발계획이나, 파키스탄에 중국의 해외 공업단지를 건설하는 계획 등도 포함될 예정이다. jj@seoul.co.kr
  • [인사]

    ■ 교육인적자원부 ◇승진 △국립특수교육원 기획연구과장 김현진 ■ 행정자치부 ◇일반직고위공무원 파견 △친일반민족행위진상규명위원회 宋永坤◇서기관 지방전출△울산광역시 전출 崔鳳烈■ 환경부 △홍보관리관 정연만△국립생물자원관 건립추진기획단장 김원민△대통령비서실 전출 오종극■ KT ◇부사장 승진△대외부문장 윤재홍 ◇전무 승진△사업협력실장 맹수호△재무실장 권행민△마케팅부문장 이병우△텔레캅서비스 사장 내정 김동훈 ◇상무 승진△마케팅본부장 이옥기△구매전략실장 박인규△인프라연구소장 이상홍△고객서비스본부장 신경춘△기업고객본부장 서유열△네트워크기술연구소장 방윤학△영업본부장 송원중△기술지원본부장 한동훈△수도권강북본부장 강태풍△수도권서부본부장 김덕겸△전남본부장 김영권△강원본부장 유영근△충북본부장 송상헌△직위 미정 김만두 △KTAI 사장 최춘홍 ◇상무보 승진△혁신기획실장 김태호△제주본부장 이영남△전략기획실 기업전략담당 박헌용△글로벌사업실 글로벌사업담당 정성고△사업협력실 정책협력담당 박원상△인재경영실 인사담당 최용석△인재경영실 내부고객만족담당 송호수△재무실 자금담당 신동일△윤리경영실 윤리경영2담당 김상춘△솔루션사업본부 IDC사업담당 박경석△미디어본부 미디어기획담당 심주교△마케팅본부 마케팅전략담당 김명동△고객서비스본부 고객서비스기획담당 조성호△Business부문 Business기획담당 심현수△기업고객본부 기업고객기획담당 계승동△네트워크부문 교환담당 박형옥△수도권강남본부 강동지사장 구전일△대구본부 경영지원담당 서정호 ◇부사장 전보 △성장사업부문장 윤종록 ◇전무 전보△글로벌사업본부장 김한석△수도권남부본부장 신병곤 ◇상무 전보△고객부문장 김영환△충남본부장 임덕래 ◇상무보 전보△홍보실장 이길주△마케팅연구소장 전병선△U-City공공고객본부장 우상은△IT본부장 서상원△부산본부장 남일성△전북본부장 명성호 ◇전문 임원 전보△전략기획실장 한훈△사업구조기획실장 정태수△신사업추진본부장 윤경림△휴대인터넷사업본부장 표현명△Business부문 겸 Biz컨설팅본부장 황연천
  • 이라크 美병력 “감축” vs “증원”

    |워싱턴 이도운특파원·서울 박정경기자|이라크 해법을 둘러싼 미국 정가의 논쟁이 백가쟁명식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간선거에서 민주당이 의회를 장악, 이라크 주둔군 감축론이 탄력을 받고 있는 가운데 공화당에서는 오히려 병력을 늘려 마지막 공세를 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전쟁을 계속하려면 차제에 징병제를 부활하자는 주장도 민주당에서 터져 나왔다.●2만명 늘려 한판 붙은 뒤 떠나자? 증원론의 대표주자는 공화당의 유력한 차기 대통령 후보인 존 매케인 상원의원. 그는 19일(현지시간) AP통신 회견에서 “역사상 군사적 해결없이 정치적 해결은 없었다.”면서 2만명의 미군 증파를 거듭 강조했다. 그러나 내년 개원될 110회 의회에서 상원 군사위원장을 맡기로 내정된 민주당의 칼 레빈 상원의원은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4∼6개월 내 이라크 주둔 미군의 철수를 시작해야 한다고 맞섰다. 레빈 의원은 철군이 이라크 지도자들로 하여금 종파분쟁을 끝내고 정치적 타협을 하도록 만드는 압박수단이 될 수 있다고 주장했다. 헨리 키신저 전 국무장관도 영국 BBC방송 회견에서 “이라크에서 군사적 승리는 더 이상 불가능하다.”면서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들과 인도, 파키스탄, 이란 등 주변국이 참여하는 국제회의를 열어야 한다.”고 거들었다. 결국 백악관은 일시적으로 병력을 증원해 마지막 일전을 치른 뒤 발을 뺄 것이란 관측이 유력하다고 크리스천사이언스모니터(CSM)가 20일 보도했다. 현재 14만 4000명선인 이라크 주둔군 규모를 16만 4000명선으로 늘려서 바그다드를 중심으로 대공세를 편 다음 내년 가을쯤부터 단계적 감군을 택할 것이란 얘기다. 전문가들은 이를 미식축구 경기 종료시점에 무작정 전방을 향해 던지는 ‘해일 매리 패스(Hail Mary pass)’로 부른다고 CSM은 전했다. 워싱턴포스트는 일시 증원 후 감축을 하되 이라크 내전위기를 고려, 장기주둔하는 방안을 국방부가 검토 중이라고 이날 보도했다.●“병력 늘리려면 징병제로 의원 자식들도 보내라” 하원 세입위원장으로 내정된 민주당 찰스 랭글 의원은 자신이 이라크전 직전에 제기한 징병제 문제를 다시 들고 나왔다. 한국전 참전 용사인 랭글 의원은 CBS 인터뷰에서 “이란과 북한의 위협에 대처하고, 일각의 요구대로 이라크에 병력을 증파하려면 징병제 없이는 할 수 없다.”면서 내년 초 새 의회가 열리면 징병제 법안을 제출할 것이라고 밝혔다. 그는 의원 자녀들이 전투에 보내졌다면 미국이 이라크를 침공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꼬집었다. 이에 공화당의 린제이 그레이엄 상원의원은 육군과 해병대 등 지상군을 늘려야 한다고 주장하면서도 “모병제가 징병제보다 낫다.”며 징병제 부활에 반대했다. 미국은 1948년부터 73년까지 징병제를 운용했다.●이라크 혼돈의 도가니…보건차관 피랍 이런 가운데 이라크는 끝모를 혼돈으로 치닫고 있다. 지난주 말 하룻새 최소 112명이 폭탄테러 등으로 숨졌고 암마르 알 사파르 보건차관이 괴한들에게 납치됐다. 이날 마침 이라크를 방문한 왈리드 모알레 시리아 외무장관은 “외국군의 철군 일정이 이라크 안정에 도움이 될 것”이라고 촉구했다. 시리아는 이라크 해결사로 뒤늦게 미국의 ‘구애’를 받고 있다.dawn@seoul.co.kr
  • “돈 때문에…” 美민주 벌써 분열 조짐

    중간선거에서 압승을 거둔 미국 민주당이 벌써부터 당내 분열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이념과 노선을 둘러싼 보혁갈등이 아니다. 말 그대로 ‘돈줄’이 걸린 문제다. 민주당이 정경유착과 부패 방지를 위한 정치개혁 법안 마련을 두고 고질적인 분열상을 재연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19일 보도했다. 논란이 되고 있는 것은 로비스트 활동을 어느 수위까지 제한할 것이며, 의정활동을 감시할 독립기구를 의회 안에 설치할 것인지 등이다. 민주당은 아브라모프 스캔들 등 공화당의 잇따른 추문이 정계를 강타한 올해 초 강력한 ‘반(反)로비스트 법안’을 내놓았다. 여기엔 의원들이 로비스트로부터 접대·선물을 받는 것을 금지하고, 로비스트에겐 의원과 접촉사실 공개를 의무화하는 한편 의원 출신 로비스트가 의원회관에 출입하는 것을 금지시키는 방안 등이 포함돼 있었다. 낸시 펠로시 하원 원내대표도 선거승리가 확정된 직후 “역사상 가장 정직하고, 투명하며, 가장 윤리적인 의회를 만들겠다.”고 공언하 바 있다. 그러나 시간이 흐르면서 로비그룹들과 친분이 두터운 다선 의원들을 중심으로 법안에 대한 저항이 노골화되고 있다. 지난주 존 머서 하원의원이 한 모임에서 지도부의 움직임에 강한 불만을 제기해 파문을 일으켰다. 부패는 공화당의 문제였고 선거에서 심판을 받은 만큼 법제화는 불필요하다는 것이었다. 상원에서는 차기 법사위원장이 유력시 되는 다이앤 파인스타인 의원이 독립 감시기구 설치에 반기를 들었다. 그러나 초선들이 중심이 된 소장파의 법안 수호 의지는 완강하다. 개혁 법안의 지지자이면서 이번 선거를 통해 유력한 차기 대권주자로 부상한 배럭 오바마 상원의원은 “상·하원을 모두 장악한 상황에서 약속을 지키지 않는 것은 유권자들에 대한 배신”이라고 일침을 놓았다. 뉴욕타임스는 “막대한 선거자금이 소요되는 지금의 정치시스템 아래선 민주·공화를 막론하고 의원들의 로비스트들에 대한 의존도가 높을 수밖에 없다.”면서 “의회가 변화에 대한 유권자들의 요구와 기득권 사이에서 시소게임을 하고 있다.”고 꼬집었다.이세영기자 sylee@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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