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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여기는 호주] ‘자국민 버렸다’ 비난받던 호주 정부, 결국 인도내 자국민 송환

    [여기는 호주] ‘자국민 버렸다’ 비난받던 호주 정부, 결국 인도내 자국민 송환

    인도내 ‘자국민을 버렸다’는 비난을 받아왔던 호주 정부가 마침내 인도에서 발이 묶였던 자국민을 특별기에 태워 귀환시켰다. 호주 ABC뉴스, 9뉴스등 현지언론은 15일(이하 현지시간) 오전 9시 20분경 인도내 코로나19의 창궐속에 내몰렸던 호주 국민 70명을 태운 콴타스 특별기(QF 112)가 노던 준주 다윈 공항에 도착하는 모습을 속보로 보도했다. 14일 밤 뉴델리를 출발하는 상황은 마치 재난 영화를 방불케 하는 긴박한 상황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호주 정부는 당초 150명을 귀환시킬 예정이었으나 출발 전 시행한 코로나19 검사결과 40명이 양성반응이 나왔고 30명은 이들과 밀접 접촉자로 판정이 되었다. 결국 당초 예상인원의 절반에 가까운 70명이 마지막 순간에 집으로 돌아갈 수 있는 비행기를 타지 못하는 절박한 상황이 벌어진 것. 베리 오파렐 주 인도 호주 고등 판무관은 “양성판정을 받은 사람들이 특별기에 탑승 못한 것은 매우 실망스런 일”이라며 “치료를 하거나 음성 판정이 나오면 탑승이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페니 왕 노동당 상원의원은 “고국으로 돌아오기를 기다리는 동안 코로나19 확진을 받은 우리 국민을 생각하면 너무 가슴이 아프다”며 “호주 정부는 즉시 안전하고 신속하게 인도내 우리 국민을 귀환시켜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혔다. 다윈 공항에 도착한 호주인들은 3대의 버스에 나뉘어져 다윈 시내에서 남동쪽으로 29km떨어진 하워드 스프링스에 위치한 격리시설로 이동한다. 이들은 2주 동안의 시설 격리에 들어간 후 최종적으로 음성판정이 나야 각자의 집으로 갈 수 있다. 이곳은 광산 캠프시설로 지난해 2월 중국 우한에서 들어온 자국민을 시설 격리한 곳이기도 하다. 노던 준주 보건 당국은 인도 귀국자의 10%가 바이러스 에 감염되었을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는 다른 나라에서 입국하는 귀국자보다 5배 높게 잡은 수이다. 하워드 스프링스 격리 시설에는 100명의 확진자 치료가 가능하다. 다음 인도발 특별기는 23일에 도착한다. 호주정부는 5월과 6월 초에 걸쳐 총 3편의 특별기를 통해 자국민을 귀환시킬 예정이다. 현재 인도내에는 약 9000여명의 호주 시민권자와 영주권자가 발이 묶인 상태로 호주 정부는 6월 말까지 1000여명을 귀환시키는 것이 목표이다. 한편 호주 정부는 지난 3일 인도내 코로나19 확진자와 사망자가 재난 수준으로 증가하고, 인도에서 귀환한 인도계 호주인을 통해 지역감염이 발생하자 아예 인도간 항공기 운행을 중단시켰다. 이에 호주인들이 제3국을 우회해서 귀국하자 호주 정부는 인도발 자국민의 모든 귀국을 금지하며 이를 위반할 시 최대 5년의 징역형이나 6만6000호주달러(약 5700만원)의 벌금형을 물게하는 초강수를 두었다. 이 조치는 정치권, 인권단체, 인도계 교민사회의 강한 반발을 불러 일으키며 논란이 되었다. 반면 해외입국자로부터 지역감염이 계속해서 발생하고 있는바 아직 준비가 되지 않은 상태에서 인도내 자국민이 대거 귀국함으로 생길 수 있는 지역 확산을 방지했다는 긍정론이 대두되기도 했다. 14일 현재 호주의 코로나19 누적 확진자 수는 2만9957명, 누적 사망자 수는 910명이며 14일 하루 확진자수는 2명이었다. 김경태 시드니(호주)통신원 tvbodaga@gmail.com
  • 이탈리아 드라기 총리 “재임 중 1억 연봉 전부 포기” 서약

    이탈리아 드라기 총리 “재임 중 1억 연봉 전부 포기” 서약

    마리오 드라기(73) 이탈리아 총리가 재임 기간 급여를 포기한다고 선언했다. 코로나19로 인한 경제 위기를 극복하고 국민들의 고통을 고려하겠다는 것인데 일각에선 포퓰리즘이란 지적도 나온다. 13일(현지시간) 일간 코리에레 델라 세라 등 현지 언론에 따르면 드라기 총리는 재임 중 지급되는 급여를 포기한다는 내용의 서약서를 제출했다. 이 서약서는 정부가 지난 12일 웹사이트에 공개한 공직자 재산 현황 자료에 포함돼 있다. 이탈리아는 한국처럼 상·하원의원을 포함한 고위 공직자 재산 신고를 법으로 의무화하고 있다. 총리의 급여는 월 6700유로(약 916만원), 연 8만유로(약 1억 945만원)이며, 각종 수당을 합하면 연 10만유로(약 1억 3681만원)가 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총리가 재임 기간 급여 전부를 포기한 것은 전례가 드문 일이다. 파올로 젠틸로니(2016∼2018년), 엔리코 레타(2013∼2014년) 전 총리는 의원직을 겸직해 규정에 따라 총리 급여를 받지 못했다. 마리오 몬티(2011∼2013년)는 재임 중 종신 상원의원으로 지명된 이후에야 총리 급여를 포기했다. 드라기의 전임인 주세페 콘테 전 총리는 재임 기간 자진해 전체 급여의 80%만 지급받았는데, 이는 연간 9만유로(약 1억 2000만원)에 해당한다. 정치권 일각에서는 자신의 재산 보유와 관련해 제기될 수 있는 논란을 사전에 차단하려는 의도가 있는 게 아니냐는 분석이 나왔다. 이번에 공개된 재산 현황을 보면 드라기는 국내외 건물 10채를 단독 또는 공동으로 소유하고 있는데, 한 채는 영국 런던에 있다. 이탈리아 내 6곳의 토지도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회계연도 기준 2019년) 드라기의 총수입은 58만 1665유로(현재 환율 약 7억 9582만원)였다. 세금을 제외하면 33만 8000유로(약 4억 6000만원) 정도가 순수입으로 추정된다. 전체 연 수입 가운데 80%가 넘는 49만 유로(약 6억 7000만원)는 이탈리아 재무부와 중앙은행 등에서 공직 생활을 한 데 따른 국가 연금이라는 로이터 통신 보도도 있다. 이탈리아 중앙은행 총재와 세계은행 집행 이사 등을 지낸 드라기는 올해 초 연립정부 내각이 붕괴하자 구원수로 투입돼 지난 2월 13일 총리직에 공식 취임했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틀린 데 하나 없는 갤 가돗의 예루살렘 언급, 왜 문제가 되는지

    틀린 데 하나 없는 갤 가돗의 예루살렘 언급, 왜 문제가 되는지

    “마음이 아프다. 내 조국은 전쟁 중이다. 가족과 친구, 민족이 걱정된다. 너무 오래 지속된 악순환이다. 이스라엘은 자유롭고 안전한 나라일 자격이 있다. 우리의 이웃도 마찬가지다. 피해자와 가족을 위해 기도하고, 상상할 수 없는 적대감이 끝나기를 기도하며, 지도자들이 해결책을 찾아 모두가 평화롭게 살 수 있도록 기도한다. 더 나은 날을 위해 기도한다.” 우리가 보기에 별반 문제 될 내용이 없다. 동예루살렘의 알아크사 사원에서 팔레스타인 주민과 이스라엘 경찰이 드잡이를 벌여 시작된 양측의 군사적 충돌로 잇단 희생자가 나오는 것을 안타까워하며 평화롭게 살 날을 기원하고 있을 뿐이다. 그런데 영화 ‘원더우먼’ 시리즈에 출연 중인 이스라엘 배우 갤 가돗(36)이 올린 소셜미디어 글에 정통 유대교도들, 흔히 말하는 ‘시오니스트’들은 격렬한 비난을 쏟아낸다. 유대인들의 로비에 넘어간 일부 미국인들까지 합세한다.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이 대놓고 이스라엘을 지지하며 먼저 로켓을 발사한 팔레스타인에 책임이 있다는 식으로 몰아간 것이 어이가 없었는데 그만큼 미국은 이스라엘의 편을 들어야 국익에 부합한다고 믿는 이들이 많다는 뜻일지 모른다. 유대인들은 여군으로 2년의 의무 복무 기간을 마쳤으며 ‘미스 이스라엘’이기도 했던 가돗이 팔레스타인을 이웃이라고 지칭한 것을 두고 화를 버럭 내고 있다. 그녀는 지난 2014년 이스라엘군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를 폭격했을 때는 “나의 이스라엘 국민들에게 사랑과 기도를 보낸다”고 발언했다. 당시는 팔레스타인 지역에 유대인 국가를 건설하는 것을 지지하는 사람을 가리키는 유대민족주의자 ‘시오니스트’란 의심을 샀다. 2017년 레바논 내무부 장관이 이스라엘 여배우가 주인공으로 출연한 영화를 관람하는 것이 말이 되느냐며 ‘원더우먼’의 상영을 몇 시간 전에 막은 것도 아랍권이 그녀에게 갖고 있던 반감을 상징했다. 영국 BBC에 따르면 가돗은 2019년 베냐민 네타냐후 이스라엘 총리에게 아랍 소수자들의 지위를 높이기 위해 아랍계 정당의 활동을 더 폭넓게 받아들여야 한다며 “이웃을 네 자신처럼 사랑하라”고 강조했다. 네타냐후는 이스라엘은 “모든 시민들의 국가인 것은 아니었다”면서 아랍인이라 해봐야 인구의 20%밖에 안된다고 반박했다. 그녀는 이듬해 윌 페렐, 에이미 애덤스, 크리스틴 위그, 시아, 카라 딜레비네 등 유명인 친구들과 어울려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에 따라 처음 봉쇄령이 내려졌을 때 존 레넌의 명곡 ‘이메진’을 부르는 동영상을 소셜미디어에 올렸다가 무자비한 댓글 공격을 받은 일도 있었다. 이번에는 테드 크루즈 미국 공화당 상원의원 같은 유력 정치인들이 용기있는 발언이라고 치하하고 나섰다. 물론 팔레스타인측이 먼저 로켓을 발사한 것이 잘못이며 이스라엘은 정당 방위했을 뿐이라며 가돗을 격렬하게 공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가돗 말고도 모델 벨라 하디드도 인스타그램에 중동 상황에 대한 생각을 털어놓았다가 호된 공격에 시달렸다. 아버지가 팔레스타인인인 그녀는 “미래 세대들은 지금의 상황을 돌아보며 믿기지 않아 할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오랫동안 팔레스타인이 고통받는 상황을 허용했는지 의아해 할 것”이라며 “인간적인 비극이 바로 우리 눈앞에서 펼쳐지고 있다. 정치인들은 공격당할까봐 중립적인 말만 늘어놓으며 세상은 잘못된 사람들에게 공박하지 않고 침묵만 한다”고 꼬집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아들 출산한 용혜인 의원 “예스키즈존 국회 만들자”

    아들 출산한 용혜인 의원 “예스키즈존 국회 만들자”

    국회의원이 수유가 필요한 24개월 이하 영아와 함께 국회 회의장에 출석하는 것을 허용하는 내용의 법안이 추진된다. 지난 8일 아이를 출산한 기본소득당 용혜인 의원은 이같은 내용의 국회 회의장 아이동반법(국회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발의 추진한다고 밝혔다. 개정안은 2018년 출산을 했던 자유한국당 신보라 의원이 발의했다가 임기 만료로 자동 폐기됐다. 용 의원은 “‘노 키즈 존’이 아닌 ‘예스 키즈 존’ 국회가 필요하다”고 말하며 일과 육아를 병행하는 국민이 아이를 직장에 동반할 수 있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실제 유럽의회와 호주, 뉴질랜드, 미국 등의 국가에서는 국회 회의장에 자녀 출입이 허용되고 모유수유가 가능하다. 2017년 호주 라리사 워터스 전 상원의원은 모유수유를 하며 연설을 하여 화제가 되기도 했다. 용 의원은 “아이와 함께 회의장에 출석하는 것은 전 세계적인 흐름”이라며 “‘국회 회의장 아이동반법’을 계기로 국회의원 및 의원 보좌진, 국회 노동자, 지방의회 의원의 임신, 육아 출산 등 재생산권이 더욱 널리 보장되기를 바란다”라고 말했다. 이슬기 젠더연구소 기자 seulgi@seoul.co.kr
  • [여기는 남미] 공중부양하는 용의자?…콜롬비아 검찰 포토샵 논란

    [여기는 남미] 공중부양하는 용의자?…콜롬비아 검찰 포토샵 논란

    염산테러사건을 해결한 콜롬비아 검찰에 비판과 조롱이 쇄도하고 있다. 콜롬비아 검찰은 헤어진 여자친구에게 염산테러를 한 용의자를 체포했다고 8일 오전(이하 현지시간) 공식 발표했다. 사건 발생 50일 만이다. 용의자는 지난 3월 18일 라마카레나에서 자신의 옛 여자친구를 염산으로 공격한 혐의로 체포됐다. 용의자는 체포된 직후 자신의 범행을 인정했다고 한다. 콜롬비아 검찰은 "사법경찰의 활약에 힘입어 용의자를 특정하고 행방을 파악, 검거했다"면서 "조사 과정에서 자백까지 확보했다"고 밝혔다. 수사기관으로선 박수와 칭찬을 받을 일이지만 엉뚱하게도 검찰은 조작 논란에 휘말렸다. 자랑스럽게(?) 공개한 1장의 사진 때문이다. 콜롬비아 검찰은 용의자 검거를 공식 트위터 계정을 통해 발표했다. 검찰은 용의자를 검거한 순간이라면서 마스크를 쓰고 있는 용의자의 사진을 트위터에 올렸다. 사진을 보면 문제의 용의자는 뒤로 수갑을 찬 듯 두 손을 뒤로 한 채 두 명의 사법경찰관 사이에 서 있다. 하지만 뭔가 어색한 부분이 있다. 특히 발 부분을 보면 그렇다. 검거된 용의자는 마치 공중부양하는 것처럼 두 발이 공중에 떠 있다. 누가 봐도 포토샵으로 편집한 사진이라는 사실을 쉽게 짐작할 수 있다. 이에 인터넷에는 검찰을 조롱하는 글이 꼬리를 물었다. 콜롬비아의 중견 기자 마우리시오 마린은 "수많은 조작과 거짓말로 이득을 보는 사람은 과연 누구란 말인가"라고 검찰에 직격탄을 날렸다. 논란이 증폭되자 콜롬비아 검찰은 문제의 사진을 트위터 계정에서 내렸지만 조작한 사진을 공개한 경위에 대해선 아무런 설명이 없었다. 검찰의 침묵이 길어지자 야권에서도 검찰에 대한 포문을 열었다. 콜롬비아의 야당인 '보통사람들당'의 상원의원 산드라 라미레스는 "(코로나19로 치자면) 검찰이 가짜 양성판정을 내린 것과 다를 게 무엇이냐"며 검찰총장에게 직접 해명을 요구하고 나섰다. 현지 언론은 "(조작한 사진을 공개하게 된 경위에 대해) 검찰에 문의를 했지만 검찰이 공식적인 답변을 미루고 있다"고 보도했다. 한편 현지 네티즌들 사이에선 "사진 조작의 이유를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 아무래도 검찰엔 조작의 DNA가 있는 듯하다"는 등 검찰에 대한 불신을 나타내는 글이 홍수를 이루고 있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오바마, ‘퍼스트 도그’ Bo 세상 떠났다며 “진정한 친구 잃었다”

    오바마, ‘퍼스트 도그’ Bo 세상 떠났다며 “진정한 친구 잃었다”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이 자신의 퍼스트 도그가 세상을 등졌다고 알리며 진정한 친구를 잃었다고 안타까움을 토로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8일(현지시간) 트위터에 글을 올려 “오늘 우리 가족은 진정한 친구이자 충성스러운 동반자를 잃었다”며 “‘보’(Bo)는 10년 이상 우리의 좋은 날, 나쁜 날, 모든 날에 우리를 보는 게 행복했던, 우리 삶에서 변함없고 다정한 존재였다”고 말했다. 보는 포르투갈 워터도그 종으로 2008년에 태어나 12년을 살았다. 오바마 전 대통령 부부는 2008년 취임 초기에 이듬해 세상을 떠난 에드워드 케네디 전 상원의원(민주당)으로부터 보를 선물 받았다. 오바마가 ㅎ보 시절 대선 캠페인 동영상을 통해 딸들에게 백악관에 입성하면 반려견을 기르게 하겠다고 약속한 것을 보고 케네디 의원이 선물한 것이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은 보가 “백악관에서의 야단법석을 참아내면서 크게 짖긴 했지만 물지 않았고, 여름에 수영장에 뛰어드는 것을 좋아했으며, 아이들과 잘 지냈고, 식탁 주변에서 음식 조각을 먹는 것으로 낙을 삼았고, 훌륭한 털을 갖고 있었다”고 돌아봤다. 그는 “정확히 우리가 필요로 했던 존재였고, 우리가 기대했던 것 이상이었다”라며 “우린 그를 몹시 그리워할 것”이라고 했다. 오바마 전 대통령의 부인 미셸 오바마도 “오늘 오후는 우리 가족에게 힘든 날이다. 우리는 암과 싸운 최고의 친구 보와 작별했다”며 “여러분이 그에게 오랫동안 보여준 사랑에 감사드린다. 오늘 밤 여러분 가족 일원인 반려견을 더 가까이 껴안고 그의 배를 쓰다듬어 줘라”고 당부했다. 특히 딸 말리아와 사샤가 대학 공부를 위해 백악관을 떠났을 때 허전한 대통령 부부의 벗이 돼준 고마운 존재였다며 코로나19 팬데믹(세계적 대유행) 영향으로 지난해 온 가족이 자택에 돌아와 지내는 데 더욱 큰 힘이 됐다고 덧붙였다. 오바마 전 대통령 일가는 2013년 재선 직후 보와 같은 종인 ‘서니’를 입양해 백악관에서 함께 지냈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들은 지난 100년 동안 단 한 명의 예외인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을 빼고 모두 백악관에서 반려동물과 함께 지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두 마리의 반려견 메이저와 챔프를 백악관에 데려갔다가 메이저가 경호원을 무는 사고를 쳐 쫓겨나기도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총살로도 사형 집행”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 법안 통과시킨 이유

    “총살로도 사형 집행”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 법안 통과시킨 이유

    미국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이 독극물 주사액이 없을 경우 사형수를 총살로 처형할 수 있도록 허용하는 법안을 통과시켰다고 영국 BBC가 7일(이하 현지시간) 전했다. 상원을 통과하면 “가능한 한 빨리 내 책상에 가져오라”고 공언한 헨리 맥매스터 주지사가 곧바로 서명할 것으로 보여 이 주는 미국에서 총살 집행을 허용하는 네 번째 주가 된다. 중세에나 가능한 처형이라며 반대하는 이들도 있지만 피해자들에게 정의의 일단락을 가져다준다고 지지하는 이들도 있다. 남부의 이 주에서는 37명의 사형수가 복역하고 있는데 지난 2011년부터 집행되고 있지 않다. 하원을 통과한 이 법안은 독극물 주사액을 섞는 데 어려움을 겪어온 것을 우회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골자다. 맥매스터 지사는 “우리는 피해자의 유족과 사랑하는 이에게 정의와 법이 빚지고 있던 처벌의 일단락을 가져다주는 데 한 발 다가가게 됐다”고 말했다. 이 주에서는 현재 독극물 주사나 전기의자에 앉는 방법 가운데 하나를 택할 수 있으며 자신이 선택하지 않은 방법으로 죽을 수 없도록 하고 있다. 세 명의 사형수만 전자를 택했다. 세 가지 약물을 섞어 마시게 하는데 잠들게 하고, 마비를 일으키게 하며, 심장을 멈추게 하는데 1995년에 처음 도입됐다. 하지만 약물 제조자나 유통업자들이 사형 집행에 자신들의 약물이 사용되는 것을 원치 않아 이들 약물을 공급받기가 쉽지 않다. 공화당이 장악한 사우스캐롤라이나주 하원은 지난 5일 이들 약물을 사용할 수 없을 때 전기의자 처형 대신 총살형 집행을 권할 수 있도록 하는 법안을 66-43으로 가결시켰다. 주 상원의원인 민주당 리처드 하푸틀리안이 법안을 발의했는데 곧바로 숨을 거두지 않는 전기의자 처형은 끔찍할 뿐만 아니라 비인간적이라고 주장했다. 7명의 공화 의원이 반대를, 한 명의 민주 의원이 찬성했다. 민주당의 저스틴 밤버그 하원의원은 일간 뉴욕 타임스(NYT) 인터뷰를 통해 “왜 사우스캐롤라이나가 북한에서나 하는 총살 처형을 하겠다고 나서느냐”고 되물었다. 반대론자들은 또 미국에서의 사형 집행이 줄어드는 추세이며 이 주에서도 집행이 몇년 동안 이뤄지지 않은 점을 지적했다. 사형정보센터에 따르면 미국에서 총살 집행이 허용된 주는 미시시피, 오클라호마, 유타뿐이며 1970년대 이후 유타주에서 세 명의 사형수만이 이 방법으로 죽음을 맞았는데 2010년이 가장 마지막으로 집행된 해였다. 엠네스티 인터내셔널에 따르면 지난해까지 총살형이 가능했던 나라는 중국, 이란, 북한, 오만, 카타르, 소말리아, 대만, 예멘 등 여덟 나라다. 과거 몇십년 동안에는 벨라루스, 인도네시아, 수단, 아랍에미리트(UAE)에서도 행해졌다. 미국에서 사형이 허용된 주는 27개 주인데 그나마 여러 주에서는 집행이 유예되고 있다. 연방 차원에서는 지난해까지 17년 동안 실시되지 않다가 지난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개해 13명이 형장의 이슬로 사라졌다. 그 중 6명은 트럼프의 대선 패배 이후 집행됐다. 여덟 주에서는 독극물과 전기의자 둘 중 하나를 사형수 본인이 선택할 수 있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선거운동 기간 연방 사형 집행을 하지 않을테니 주 정부도 따르라고 권했다. 하지만 대통령에 취임한 뒤로는 이에 대해 언급한 적이 없다. 2019년 갤럽의 여론조사에 따르면 미국인들은 살인을 저지른 이들에게 사형을 선고하자고 찬동하는 사람보다 종신형을 선고해야 한다는 의견을 갖는 이들이 더 많아졌다. 갤럽은 1985년부터 같은 설문을 해왔는데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처음이라고 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증오범죄는 아니다? 아시아계 할머니 2명 공격한 美남성 혐의 논란

    증오범죄는 아니다? 아시아계 할머니 2명 공격한 美남성 혐의 논란

    미국에서 아시아계를 겨냥한 증오범죄가 끊이지 않는 가운데, 아시아계 할머니 2명이 도심 한복판에서 칼에 찔리는 사건이 발생했다. 현지 경찰은 체포한 용의자가 계획적으로 살인을 시도했다는 점 등을 확인한 뒤 살인미수 혐의로 기소했지만, 증오범죄 여부는 아직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각각 85세, 60대로 알려진 아시아계 여성 2명은 4일 오후 5시 경, 샌프란시스코 시내 중심가의 버스 정류장에 앉아 버스를 기다리다가 50대 남성으로부터 흉기 공격을 받아 크게 다쳤다. 목격자들에 따르면 용의자는 군용 칼로 보이는 흉기를 이용해 아시아계 할머니들을 찔렀으며, 피해자 1명은 심하게 피를 흘렸고, 다른 피해자의 팔에는 칼날이 꽂혀있었다. 피해자 2명은 인근 병원으로 이송돼 긴급 수술을 받았고 중환자실에서 회복 중이다. 용의자는 범행 직후 현장을 떠났고, 경찰은 증거를 토대로 추적해 용의자를 체포했다.ABC 등 현지 언론의 7일 보도에 따르면 경찰은 체포된 50대 용의자는 우발적이 아닌 계획적으로 이번 사건을 저지른 것으로 보고 있다. 이 남성은 현재 고의적인 살인미수 2건 및 노인학대 혐의로 기소돼 있다. 다만 현지 사법당국은 이 남성의 증오범죄 혐의 적용에 대해서는 아직 신중한 입장이다. 검찰 관계자는 “증오 범죄 혐의를 뒷받침하는 증거를 포함해 추가 혐의가 제기되어야 하는지 여부를 결정하기 위해 경찰과 협력하고 있다”고 밝혔다. 지난 2일 볼티모어에서 발생한 60대 한인자매 폭행 사건의 용의자도 증오범죄가 아닌 2건의 가중 촉행 혐의로 기소돼 논란이 일었다. 경찰 관계자는 5일 “시내 한복판에서, 그것도 여성을 상대로 한 폭력 사건은 드문 일”이라면서도 이번 사건을 단순 폭행으로 처리한다는 내부 방침을 전했다. 사건이 발생한 샌프란시스코 6구역 슈퍼바이저 맷 헤이니는 성명을 내고 “아시안 노인 2명이 역겹고 끔찍한 공격을 당했다”며 사건을 규탄했고, 샌프란시스코 검찰은 “이번 사건과 같은 잔인한 공격을 용납하지 않겠다”고 말했다.한편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코로나19 팬데믹이 시작된 지난해 3월 이후 아시아계 미국인에 대한 인종차별적 증오범죄 사건은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이에 현지시간으로 지난달 22일 증오범죄를 줄이기 위한 법안이 미 상원을 압도적 찬성으로 통과했다. 상원은 민주당의 메이지 히로노 상원의원과 그레이스 멩 하원의원이 주도한 ‘코로나19 증오범죄 법안’을 찬성 94표, 반대 1표로 가결했다. 유일한 반대표는 지난 1월 의회에서 조 바이든 대통령 당선 인증에 반대했던 공화당의 조시 하울리 상원의원이 던졌다. 이날 통과된 법안은 코로나19와 관련해 연방·주·지방 정부 사법기관에 신고된 증오범죄를 신속하게 검토할 상근자를 연방 법무부에 지명하도록 하는 내용이다. 주·지방 정부 사법기관이 증오범죄 신고 온라인 창구를 여러 언어로 제공하고, 공공교육 캠페인도 주도하도록 연방정부가 지침을 내려야 한다는 내용도 들어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美 2인자‘ 해리스 일단 합격점…성과 따라 차기 경쟁서 유리

    ‘美 2인자‘ 해리스 일단 합격점…성과 따라 차기 경쟁서 유리

    미국의 첫 여성, 남아시아계 부통령 카멀라 해리스. 취임한 지 100일이 지났다. 조 바이든 미 대통령이 백악관에서 주요 행정명령이나 법안에 서명하거나 연설을 할 때면 어김없이 그의 뒤를 지키고 서 있다. 얼마 전 바이든 대통령이 의회 연설을 할 때 단상 위에서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나란히 앉음으로써 또 하나의 역사적 순간을 연출했다. 해리스 부통령을 따라다니는 역사적·정치적 상징성 때문에 언론의 관심을 덜 받았던 역대 부통령들과 달리 해리스의 행보는 그 자체가 뉴스다. 부통령의 취임 100일을 다룬 기사가 많았던 것이 이런 관심을 반영한다. ‘워싱턴 정치’ 경험이 짧은 해리스 부통령은 무엇보다 바이든 대통령의 신임을 얻기 위해 노력했다. CNN 등 미 언론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 대통령의 의사결정 과정에서 중요한 조언자 역할을 하고 있다고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아직은 2인자로서 자기 목소리를 크게 내지는 않는다. 바이든 대통령이 전권을 맡긴 중남미 이민자 문제와 미 전국 광대역 통신망 확충 정책 등에서 어떤 성과를 내느냐가 해리스의 향후 정치 인생에 큰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해리스에 대한 ‘첫 100일’ 평가는 ‘긍정적’ 취임 100일이었던 지난달 29일을 전후해 발표된 여론조사기관들의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지지율은 바이든 대통령(53~54%)보다 낮지만 50% 안팎을 기록했다. 4년 전 마이크 펜스 전 부통령과 별 차이가 없다. 폭스뉴스 조사에서 응답자의 49%가 해리스 부통령을 지지한다고 답했다. 지지하지 않는다는 응답자는 46%였고, 이 가운데 38%가 매우 부정적이라는 반응을 보였다. 4년 전 조사에서 펜스 전 부통령도 50%의 지지율을 기록해 거의 비슷했지만 부정적 응답은 33%로 큰 차이를 보였다. CNN·SSRS 조사에서도 해리스에 대한 호감도는 53%였고, 싫어한다는 응답은 37%였다. 2017년 4월 조사에서 펜스 전 부통령은 각각 46%와 39%로 호감과 비호감의 편차가 크지 않았다. 영국의 이코노미스트·유고브 조사에서 해리스에 대한 호감도는 47%, 비호감도는 46%로 나타났고 2017년 4월 조사에서 펜스 전 부통령에 대한 호감도와 비호감도는 각각 43%와 41%였다. 해리스 부통령에 대한 호불호가 더 강한 편이다. ●해리스, 바이든 대통령과의 신뢰 구축이 1순위 해리스 부통령은 취임 전부터 나돌던 ‘포스트 바이든’을 노리고 ‘자기 정치’를 할 것이라는 우려를 불식시켰다고 미 언론들은 평가했다. 바이든 대통령에게 쏠린 이목을 가리지 않으면서도 ‘원팀’의 일원으로 존재감을 확실하게 각인시켰다. 해리스 부통령은 무엇보다도 바이든의 신임을 얻고자 노력했다. 차기 대권을 염두에 두고 자기 정치를 하지 않는다는 확신을 대통령뿐 아니라 핵심 측근들에게 심어 주었다. 신뢰 관계가 구축돼야 대통령이 믿고 중요한 역할을 맡기고, 그래야만 성과를 내 민주당 내 정치적 입지를 강화할 수 있다는 점을 너무나 잘 알고 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상황은 해리스 부통령이 바이든과 관계를 돈독하게 하는 데 큰 도움이 됐다. 코로나 때문에 최대한 지역 방문을 줄이면서 두 사람이 백악관에서 같이 일하는 시간이 길어졌다. CNN 등 미 언론이 보좌관들의 말을 인용해 보도한 내용에 따르면 바이든과 해리스는 거의 매일 5시간 이상 함께 보내며 주요 결정을 내린다고 한다. 해리스 부통령은 매일 아침 바이든 대통령의 정보 브리핑에 배석하고 매주 한번 백악관에서 단독 오찬을 한다.해리스 부통령은 지난달 25일 CNN과의 인터뷰에서 “나는 대통령과 거의 모든 회의에 함께하고, 거의 모든 결정을 함께 내렸다”고 말했다. 또 바이든 대통령이 결정에 앞서 자신의 의견을 묻는 경우가 많았다고 밝혔다. 천문학적 규모의 코로나19 추가부양책과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 철수 등 바이든 대통령이 중대한 결정을 내릴 때 자신은 방에 남아 있는 마지막 사람이라고도 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여성과 비백인, 남아시아계 미국인 등 소수자의 입장을 반영하는 동시에 검사로서의 오랜 경력이 악화하는 인종 갈등과 치안문제 해결에도 도움이 되고 있다고 미 언론과 전문가들은 평가하고 있다. ●점점 커지는 역할… 국가우주위원장도 맡아 날이 갈수록 해리스 부통령의 역할이 커지고 있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 초 기후변화 정책과 코로나발 경기부양정책 총괄을 각각 존 케리 전 상원의원과 진 스펄링 전 백악관 국가경제위원회 위원장에게 맡기면서 해리스 부통령이 주요 정책에서 소외되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있었다. 하지만 3월 이후 굵직한 정책의 전권을 연달아 해리스에게 맡기면서 이런 우려를 불식시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3월 오랜 난제이자 정치·사회적 쟁점으로 급부상한 중남미 이민자 유입 문제 해결의 책임을 해리스 부통령에게 맡겼다. 미국 내 여러 부처와의 정책 조율은 물론 중미 국가들과의 외교적 협상까지 맡게 됐다. 이를 위해 이미 과테말라 대통령과 화상회의를 가졌고, 다음달 멕시코와 과테말라를 방문할 계획이다.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은 가난과 폭력 등을 피해 과테말라와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 중미 3국에서 몰려드는 입국자들을 막기 위해 국경에 장벽을 세우고 국경 경비를 강화했었다. 보수층의 전폭적인 지지를 받았지만 인권 침해 등 비판도 거셌다. 바이든 대통령이 취임하면서 이민정책과 국경경비의 완화를 기대하며 국경으로 몰려오는 중미 이민자들이 급증하자 바이든 정부는 대책 마련에 나섰다.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달 첫 의회 합동연설에서 코로나로 더욱 확연하게 드러난 지역 간, 계층 간 디지털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1000억 달러를 투자해 미 전역에 광대역 통신망을 확대 구축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일을 해리스 부통령이 총괄해 달라고 요청했다. 해리스 부통령은 또 백악관의 국가우주위원회 위원장도 맡았다. 국가우주위원회는 ‘아버지 부시’인 조지 H W 부시 대통령 때 신설돼 활동해 오다 이후 사실상 해체됐다가 2017년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가동한 위원회로 부통령이 위원장을 맡는다. 국가 간 우주개발경쟁이 치열해지면서 우주개발과 국가안보, 사이버 안보 등의 중요성이 커지며 바이든 대통령도 이 위원회를 유지하기로 결정, 위원장을 해리스 부통령이 맡게 됐다. 이 밖에 코로나 백신 접종 독려 활동과 코로나 이후 여성과 유색 인종 등 사회적 취약계층의 고용 확대 방안을 검토하는 태스크포스도 책임지고 있다.●권한 행사는 기회이자 위험 부담도 따라 해리스 부통령이 맡은 역할이 많아질수록 책임과 함께 부담도 커진다. 상징적인 2인자보다 실질적인 권한과 책임을 행사하며 성과를 낼 기회이지만 그만큼 위험 부담도 따른다. 특히 민감하고 해결이 쉽지 않은 중미 이민자 유입 문제는 더더욱 그렇다. 벌써 공화당에서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밀입국 실태를 파악하고 근본적인 해결책을 찾으려면 중미 국가들을 방문하기에 앞서 미국 남부 국경지역에 가 상황을 직접 보고 미국인의 애로사항을 들어야 한다고 날을 세우고 있다. 밀입국 문제는 외교적으로도 해결이 쉽지 않다. 오바마 행정부에서 중앙정보국장과 국방장관, 백악관 비서실장을 지낸 리언 패네타가 폴리티코와의 인터뷰에서 지적한 것처럼 해리스 부통령은 민감하고 어려운 과제를 맡아 자신의 능력을 입증해 보일 기회와 부담을 함께 떠안은 셈이다. 코로나 상황이 점차 나아지면서 대면 접촉이 늘어나고 있다. 해리스 부통령은 민주당이 상대적으로 열세인 중소 도시와 농촌 등을 찾아 바이든 정부의 고용과 경기부양대책을 직접 알리고 지지층을 확대하는 역할을 맡게 될 것으로 보인다. 중미 이민자 문제와 광대역 통신망 확충에서 성과를 낸다면 민주당의 차기 지도자 경쟁에서 유리한 위치를 차지할 수 있다. 아직은 시작에 불과하다. 대기자 kmkim@seoul.co.kr
  • 페북 ‘트럼프 차단’ 연장… 불붙은 표현의 자유 논쟁

    페북 ‘트럼프 차단’ 연장… 불붙은 표현의 자유 논쟁

    지난 1월 6일(현지시간) 미국 의회난입 사태 이틀 뒤 단행했던 도널드 트럼프 전 미국 대통령의 페이스북 계정 폐쇄 조치가 연장됐다. 페이스북의 ‘사법부’ 격인 독립적인 감독위원회는 5일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선거 사기와 지속적인 행동 요구에 대한 근거 없는 이야기를 유지하는 과정에서 심각한 폭력 위험이 있는 환경을 만들었다고 판단한다”며 당초 6개월로 설정했던 계정 폐쇄를 이어 가기로 했다. 백악관은 환영의 뜻을 밝혔다. 공화당에선 “빅테크 기업의 표현의 자유 무시 행위”란 냉소적 반응이 나왔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페이스북 감독위의 결정을 ‘신뢰할 수 없는 내용 증폭을 중단하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의 조치’로 인식했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바이든 대통령의 견해는 주요 SNS 플랫폼이 모든 미국인의 건강·안전과 관련한 신뢰할 수 없는 내용, 허위정보, 오보 증폭을 중단할 책임이 있다는 것”이라고 말했다. 트럼프 전 대통령이 SNS로 코로나19 확산 시기 마스크 착용을 비웃고, 지난해 대선 사전투표 조작 의혹을 제기한 결과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난동으로 5명이 사망하고 미국에 혐오범죄가 늘었음을 상기시키며 페이스북이 응분의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한 것이다. 반면 공화당에선 페이스북 감독위의 결정을 비판하는 목소리가 쏟아져 나왔다. 특이한 점은 대부분의 주장이 트럼프가 SNS에서 주장한 내용의 적절성을 따지는 게 아니라 ‘이제 대통령이 아닌 자연인이니 트럼프에게도 표현의 자유가 있다’란 식으로 흐르고 있다는 것이다.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트위터에서 “페이스북은 언론의 자유와 공개토론을 위한 플랫폼의 역할을 맡는 게 아니라 민주당의 슈퍼팩(정치후원금 모금 조직)처럼 행동하는 데 관심 있어 보인다”면서 “트럼프 (계정 폐쇄) 다음은 모든 보수적인 목소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2024년 공화당 대선 후보군에 드는 니키 헤일리 전 사우스캐롤라이나 주지사는 “페이스북과 트위터는 세계 최악의 독재자, 테러리스트, 독설가 배우들의 계정을 방치하면서 트럼프 전 대통령 계정만 폐쇄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더힐의 기자이자 미디어비평가인 조 콘차도 칼럼을 통해 페이스북이 보유한 영향력에 비해 ‘표현의 자유’를 구현할 능력이 떨어진다고 비평했다. 그는 “페이스북은 사기업이어서 표현의 자유에 관한 미국 수정헌법 1조를 수호할 의무는 없다”면서도 “이번 감독위 결정은 페북 사용자가 아니라 마크 저커버그 방어를 위한 조치 같다”고 혹평했다. ‘표현의 자유’ 쪽으로 논쟁이 비화되자 민주당 내 의견도 분화되는 모습이다. 리처드 블루먼솔 민주당 상원의원은 “트럼프는 위험하고 폭력을 조장하는 거짓말을 퍼뜨려 페이스북 정학을 받은 것”이라고 일갈하며 백악관과 같은 견해를 내비쳤다. 반면 엘리자베스 워런 상원의원은 감독위 결정에 대해 “페이스북은 우리 민주주의와 국민의 안전에 대한 책임을 지지 않는 영리기업으로, 공적 기준이 나올 때까지 뒤죽박죽 결정을 반복할 것”이라면서 빅테크 기업 규제 필요성을 재차 강조했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대선 사기 주장은 민주주의에 해악” 트럼프에 맞선 체니, ‘넘버3’ 뺏기나

    “대선 사기 주장은 민주주의에 해악” 트럼프에 맞선 체니, ‘넘버3’ 뺏기나

    “2020년 대선은 도둑맞지 않았다. ‘순 사기’(BIG LIE)라는 주장은 법치를 등지고 민주주의에 해악을 끼치고 있다.” 공화당 서열 3위인 리즈 체니 하원의원(하원총회 의장)은 3일(현지시간)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성명을 통해 거듭 대선 부정 주장을 펼치자 이같이 정면 반박했다. 올 초 벌어진 트럼프 지지자들의 의회난입 참사에 대한 책임을 묻고자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진 체니 의원은 이후 트럼프와 각을 세우고 있다. ‘정통 보수’ 딕 체니 전 부통령의 딸인 그가 트럼프를 몰아내고 공화당을 쇄신하자며 기치를 들고 있지만, 외려 배신자로 낙인찍혀 당 지도부에서 축출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이날 트럼프의 성명은 대선 사기 주장을 빌미로 그의 계정을 중단했던 페이스북이 5일 재개 여부를 결정하기 직전에 나와, 일종의 압박성 발언으로 해석됐다. 하지만 AP통신은 트럼프가 공화당 내 자신의 반대파를 걸러 내려는 “새로운 리트머스 시험”으로 봤다. 실제 트럼프 탄핵에 찬성표를 던졌던 밋 롬니 상원의원은 지난 1일 2100여명이 참석한 유타주 공화당 전당대회에서 트럼프를 배신했다는 비판과 군중의 야유를 받았다. 그는 “난 평생 공화당원이었고 2012년 대선후보였다”고 말했지만, 야유는 계속됐고 트럼프는 “롬니에 대해 야유하는 이들이 반가웠다”고 응원했다. 공화당 서열 1위인 미치 매코널 상원 원내대표도 지난 2월 의회난입 참사에 대해 “(트럼프의) 수치스러운 직무유기”라고 비난한 바 있지만, 트럼프는 “매코널과 함께하면 다시는 이기지 못할 것”이라며 줄곧 맹공을 퍼부어 입을 막았다. 공화당 지지자 중 80%가 여전히 트럼프를 지지하는 가운데, 케빈 매카시 공화당 하원 원내대표는 내년 중간선거 승리를 위해 친트럼프 행보를 보이고 있다. 매카시는 지난 2월 체니를 총회 의장직에서 끌어내리려는 비공개 표결 때 체니의 편에 서며 뒷배가 됐지만, 이번에는 옹호하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더힐은 “공화당 의원들은 휴회 중인 하원이 오는 12일 이후 열리면 체니를 지도부에서 물러나도록 비공개 투표를 열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美 백악관 “백신 더 많이 공유… WTO와 ‘지재권’ 면제 논의”

    美 백악관 “백신 더 많이 공유… WTO와 ‘지재권’ 면제 논의”

    전 세계의 코로나19 확산을 늦추기 위해 제약회사들이 백신의 지식재산권을 포기해야 한다는 주장이 이어지는 가운데 미국이 세계무역기구(WTO)와 함께 이를 본격적으로 논의할 예정이다. 2일(현지시간) 론 클레인 백악관 비서실장은 CBS 방송에 출연해 “미 무역대표부가 코로나 백신을 더 많이 공급·허가하고, 공유할 수 있는 방안을 논의할 것”이라며 이같이 밝혔다. 미국은 그간 전염병이 전 세계에서 끊이지 않는 만큼 다른 국가에서 백신 생산을 확대할 수 있도록 백신 지재권을 면제해야 한다는 압박을 받아 왔다. 앞서 피해가 막심한 인도와 남아프리카공화국은 지재권 일시 면제를 WTO에 제안했고, 80여개국이 이를 지지하기도 했다. ●샌더스도 “다른 국가 돕는 게 美에 이익” 미 진보파의 거물로 불리는 버니 샌더스 상원 예산위원장도 이날 NBC 방송에 출연해 “세계 나머지 국가를 돕는 것은 도덕적 의무일 뿐 아니라 미국 이익에도 부합한다”고 주장했다. 다른 지역의 팬데믹 상황이 개선되지 않으면 결국 미국에도 피해가 돌아올 거란 것이다. 그는 “전 세계 수백만명의 생명이 달린 상황”이라며 “제약회사가 지재권을 포기하도록 하고, 백신이 필요한 국가에서 이를 생산하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샌더스는 9명의 민주당 상원의원과 함께 지난주 조 바이든 대통령에게 관련 의견을 제출했다. 앤서니 파우치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NIAID) 소장도 캐서린 타이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코로나19 백신의 지재권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화이자 등 제약사는 여전히 반대 입장 다만 상무부와 백악관 일각에서도 경쟁국에 지적 재산을 건네주면 역효과를 낼 것이라고 반대하고, 화이자와 모더나, 존슨앤드존슨 등 제약회사도 강하게 반발하고 있어 면제가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이들은 백신 제조사가 늘어나면 희소한 백신 원료를 둘러싼 경쟁이 심해지고, 결국 생산에 차질이 빚어질 것이라는 입장이다. 현재 지재권을 가진 업체가 특정 국가에 백신을 기부하는 게 더 낫다는 것이다. 바이든 행정부는 조만간 이와 관련한 추가 입장을 낼 예정이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바이든 “美 새롭게 부상”… 뒤엔 사상 첫 두 여성 수장 나란히

    바이든 “美 새롭게 부상”… 뒤엔 사상 첫 두 여성 수장 나란히

    “마담 스피커(하원의장), 마담 바이스 프레지던트(부통령·상원의장 겸임). 어떤 미국 대통령도 이 연단에서 이런 말을 한 적이 없죠. 이제 때가 됐습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현지시간) 취임 후 첫 상·하원 합동연설에서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상·하원 의장 앞에 선 것을 기념하며 연설을 시작했다. 백악관과 양원 모두를 민주당이 장악한 상황을 강조한 것이기도 했다. 코로나19 때문에 워싱턴DC 의회 의사당에는 대통령 부인 질 바이든, 존 로버츠 연방 대법원장 등 불과 200여명(통상 1600명)만 앉았다. 이날 질 바이든은 ‘국가 통합을 통한 미국 개조’라는 연설 내용에 맞춘 듯 이민·유아교육·인프라 투자·총기 규제·성소수자 등과 관련된 5명을 온라인 초대 손님으로 불렀다. 3살 때 멕시코에서 와 ‘불법체류 청소년 추방유예’(DACA) 프로그램으로 간호사가 된 하비에르 퀴로스 카스트로가 그중 한 명이다. 이날 바이든은 65분간의 연설에서 총 6조 달러(약 6643조원)에 육박하는 세계 2차대전 이후 최대 규모의 예산 투입 필요성을 강조하며 그간 40년간 사라졌던 ‘큰 정부’가 귀환했음을 선언했다.바이든은 취임 100일간 코로나19 백신 접종 성과와 1조 9000억 달러(약 2100조원) 규모의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경기회복세를 언급하며 “미국이 다시 움직이고 있다”, “미국이 새롭게 부상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코로나19가 초래한 위기가 기회로 이어지려면 자신이 지난달 말 제안한 2조 달러(약 2213조원) 규모의 인프라·일자리 투자 법안의 의회 통과가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또 새로 1조 8000억 달러(약 1992조원) 규모의 미국 가족계획을 제안했다. 3~4세 유치원 무상 교육, 2년간 커뮤니티 칼리지 무상 교육 등이 골자다. 재원은 부자증세다. 바이든은 “상위 1%가 공정한 몫을 내야 할 때”라며 연간 40만 달러 이상 소득자의 소득세 최고세율과 100만 달러 이상 자본이득에 대한 최고세율을 모두 39.6%로 올리겠다고 설명했다. 또 바이든은 인프라·일자리 투자에 대해 “모든 투자는 ‘바이 아메리카’(Buy America)라는 하나의 원칙에 의해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여기서 창출되는 일자리의 90%는 학위가 필요 없는 질 좋은 일자리라며 “블루칼라를 위한 청사진”이라고 강조했다. 시간당 임금을 15달러(약 1만 6600원)로 올리는 법안 통과를 호소했다. 국내 문제 대응에 연설의 초점을 맞춘 바이든은 외교 문제에 약 9분만 할애했고 대부분은 대중 압박이었다. 우선 “인도·태평양에 강력한 군사력 주둔을 유지할 것이라고 시진핑 중국 국가 주석에게 말했다”며 이는 분쟁의 시작이 아닌 방지 차원이라고 했다. 또 “중국과의 경쟁을 환영하고 갈등을 원하지 않는다”면서도 “불공정 무역 관행에는 맞서겠다”는 뜻을 재확인했다. 이외 “이란과 북한의 핵 프로그램에 대해, 동맹국들과 긴밀히 협력해 ‘외교와 엄중한 억지력’을 통해 대응할 것”이라고 말했다. 인종차별 문제에 대해서는 최근 상원이 아시아계 증오범죄 방지법을 처리한 데 감사의 뜻을 전한 뒤, 백인 우월주의 테러를 “가장 치명적인 위협”이라며 경찰개혁을 위한 법안 처리 필요성을 호소했다. 이어 총기 규제 강화 법안 처리도 요청했다. 바이든 청사진이 구현되려면 공화당의 협조가 절실하지만 공화당 팀 스콧 상원의원은 이날 반론연설에서 “좋은 미래는 워싱턴의 계획이나 사회주의 꿈이 아닌 국민에게서 나온다”고 비판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복지, 증세, 북핵… 바이든 100일 연설에 쏠린 눈

    복지, 증세, 북핵… 바이든 100일 연설에 쏠린 눈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28일(현지시간) 밤 취임 후 처음으로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을 한다. 36년간 상원의원, 8년간 부통령을 지내며 현장에서 이 연설을 가장 많이 들은 정치인 중 하나였지만, 처음으로 주인공으로 연단에 서는 것이다. 통상 1월 취임 후 몇 주 내에 하던 것이지만, 이번에는 코로나19 등의 이유로 늦춰졌다. 미 하원 역사학자실에 따르면 역대 대통령들은 이 자리에서 ‘미국 경제’에 집중했다. NBC 등 현지 언론들은 “취임 100일의 성과를 강조하고 비전을 제시하는 자리”로 예상했다. 1조 9000억 달러짜리 기반시설 및 일자리 계획, ‘미국 가족계획’ 지출안, 세금 제안(증세안), 의료 서비스 접근성 확대, 경찰 개혁 등이 포함될 것이라고 앞서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전했다. 복지와 증세를 비롯한 주요 국정 현안들은 미국 내 정치 세력 간 이해관계 및 연대와 밀접하게 연결돼 있어 향후 정치 지형을 가늠케 하는 바로미터로 작용한다. 보통 1시간짜리인 이 연설은 기본적으로는 국내용이지만, 외교·안보 관련 언급도 빠지지 않는다. ‘미국호’의 방향 설정은 국제사회의 향배를 내다보게 한다는 점에서 주목의 대상인 데다 특히 바이든 대통령은 취임 이후부터 동맹 복원과 국제사회 주도권 회복에 속도를 내왔다. 대중국 관계 설정 등과 함께 북한 구상을 내놓을 수 있다. 지난 1월 국회의사당에 대한 공격 이후 기본 경비가 크게 강화됐고 코로나19 등 이유를 더해 하원 내 청중은 크게 제한될 예정이다. 과거 연설 때는 의원들이 손님을 데려올 수 있어 1600석이 꽉 차곤 했지만 이번에는 200명 정도로 한정될 것으로 보인다. 그래서 이번에는 대통령 유고를 가정한 ‘지정 생존자’(designated survivor)가 지명되지 않는다고 폴리티코가 보도했다. 바이든 대통령 자리 뒤편에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과 상원의장 격인 카멀라 해리스 부통령이 앉게 돼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 2명이 대통령과 함께하는 진풍경도 연출된다. 이지운 전문기자 jj@seoul.co.kr
  • [여기는 남미] 대통령-영부인 모두 해본 아르헨 부통령 “월급 안받겠다”

    [여기는 남미] 대통령-영부인 모두 해본 아르헨 부통령 “월급 안받겠다”

    세계적으로 전례를 찾기 힘든 이색 경력을 가진 아르헨티나의 여성 부통령 크리스티나 페르난데스(68)가 남은 기간 중 월급을 한 푼도 받지 않기로 해 화제다. 아르헨티나 행정부는 최근 관보를 통해 이 같은 사실을 공식화했다. 아르헨티나 행정부는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남은 임기 중 월급을 수령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혀옴에 따라 대통령이 이를 승인하고 조치를 지시했다"면서 즉각적으로 지급이 중단될 것이라고 밝혔다. 여야 정권교체로 2019년 12월 페론당 정부가 출범하면서 취임한 4년 임기의 페르난데스 부통령에겐 아직 2년 7개월의 임기가 남아 있다. 공식화된 이번 결정에 따라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당장 5월부터 2023년 12월까지 월급을 받지 않고 국가에 무보수 봉사를 하게 된다.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이런 결정을 내린 데는 이색적인 그의 경력이 크게 작용했다. 상원의원 출신인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영부인, 대통령, 부통령을 두루 거친 독특한 경력을 갖고 있다. 지금은 고인이 된 남편 네스토르 키르치네르가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2003~2007년까지 영부인을 지낸 그는 남편에 이어 대선에 출마, 대통령에 당선됐다. 남편으로부터 권력을 승계한 뒤 폭발적인 인기를 누리며 연임에까지 성공한 그는 2007~2015년 장장 8년간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퇴임했다. 퇴임 후 고향으로 내려간 그는 조용히 은퇴생활을 하는가 했지만 2019년 페론당 부통령 후보로 나서면서 화려하게 정치 중앙무대에 컴백했다. 페론당이 정부통령선거에서 승리하면서 페르난데스는 영부인, 대통령, 부통령을 차례로 거치는 이색적인 경력을 완성했다. 워낙 독특한 이력이다 보니 이 과정에서 그는 숱한 구설수에 오르기도 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대통령연금이다. 2010년 남편인 전직 대통령 네스토르 키르치네르가 사망한 뒤 그는 배우자 자격으로 남편의 대통령 연금을 승계 수령했다. 연임 후 2015년 대통령 자리에서 물러난 뒤로는 자신의 대통령연금도 수령했다. 이중으로 연금을 받는 게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면서 지금은 야당이 마우리시오 마크리 당시 정부는 페르난데스에게 연금 지급을 부분 중단했다. 남편의 연금만 수령하도록 한 사실상의 연금 박탈조치였다. 페르난데스는 8년이나 대통령으로 재임하고 물러났지만 자신의 연금은 한 푼도 받지 못하게 됐다. 2019년 출범한 아르헨티나 정부는 이를 부당한 권리박탈로 규정하고 최근 페르난데스 부통령에게 온전한 연금 지급을 재개하기로 했다. 페르난데스 부통령은 2003~2007년 대통령으로 재임한 남편의 연금, 2007~2015년 재임한 자신의 연금을 정상적으로 모두 받게 됐다. 페르난데스 부통령이 부통령 월급을 받지 않기로 한 건 연급 지급을 정상화한 정부에 대한 답례인 셈이다. 남미통신원 임석훈 juanlimmx@naver.com
  • 反경찰 운동으로 번지는 BLM…“치안 붕괴” 반대 목소리도 확산

    反경찰 운동으로 번지는 BLM…“치안 붕괴” 반대 목소리도 확산

    “다음은 네 차례다.” 미국프로농구(NBA) 선수인 르브론 제임스는 지난 20일(현지시간)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 백인 경찰의 총격으로 흑인 여성 청소년 마키야 브라이언트(16)가 사망한 뒤, 해당 경찰관의 사진과 함께 트위터에 이런 글을 썼다. ‘#책임감’이라는 해시태그와 함께 모래시계 아이콘도 첨부했다. 백인 경찰 데릭 쇼빈의 무릎에 눌려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의 유죄 평결 25분 전에 발생한 해당 사건의 경찰 역시 곧 단죄를 해야 한다는 뜻이었다. 하지만 이날 밤 경찰이 빠르게 공개한 ‘보디 캠’ 동영상에는 흉기를 든 브라이언트가 다른 여성을 공격하려던 순간이 녹화돼 있었다. 막 현장에 도착한 경찰은 긴급히 “엎드려”라고 수차례 외쳤고 이에 불응한 브라이언트가 흉기로 다른 여성을 공격하는 순간 4발의 총을 쐈다 “백인 경찰이 총을 쏠 때 브라이언트는 칼을 쥐고 있지 않았다”는 주장이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확산됐지만 사실과는 달랐다. 이후 제임스는 자신의 트윗이 논란의 중심에 서자 이를 삭제했다. 쇼빈이 플로이드를 살해한 3개의 혐의에 대해 유죄를 받으면서 ‘흑인 목숨도 소중하다’(BLM) 운동이 경찰 개혁 운동으로 발전하고 있다. 이번 기회에 흑인에게 불리한 형사제도를 뜯어고쳐야 한다는 주장이다. 유엔에 따르면 미국에서 흑인이 경찰에게 살해될 가능성은 백인의 3배, 히스패닉계의 2배였다. 목 조르기나 인종 프로파일링 등이 당장 중단돼야 한다는 것이다. 반면 경찰의 공권력을 빼앗는 식의 반경찰 운동은 자칫 치안 붕괴로 이어질 뿐이라는 주장이 맞선다. 제임스의 섣부른 트윗에 대한 반발도 커지고 있다. 테드 크루즈 공화당 상원의원은 “좌파는 무슨 일이 있었는지도 모른 채 경찰을 공격하고 악마로 만든다”며 “경찰에 대한 공격을 부추기는 듯한, 매우 무책임한 트윗”이라고 공격했다. USA투데이는 오하이오주 신시내티의 한 술집이 그의 경기 중계는 틀지 않기로 한 것 등 해당 트위터에 대한 반발 확산을 전했다. 지난 11일 미네소타주에서 백인 경찰인 킴 포터가 흑인 청년 단테 라이트(20)를 총으로 쏴 숨지게 한 사건도 도마에 올랐다. 경찰은 백미러에 건 방향제가 시야를 가릴 수 있다는 판단에 차량을 멈춰 세웠고 이 차를 운전하던 라이트는 경범죄로 이미 영장이 발부된 상태였다. 라이트는 겁에 질려 다시 차를 타서 도주하려 했고 포터는 권총을 테이저건인 줄 알고 쏘았다가 라이트가 숨졌다. 흑인들은 “교통 단속 때문에 사람이 죽어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지난해 레티아 제임스 뉴욕 경찰총장은 경찰이 큰 중범죄가 아닌 경우에도 영장을 발부하거나 차를 세워 검문하도록 하면서 총격 사건이 일어날 확률이 높아졌다고 지적한 바 있다. 그러나 싱크탱크인 맨해튼 인스티튜트의 해더 맥도널드 박사는 월스트리트저널 기고에서 “교통법이 라이트를 죽인 것이 아닌데 경찰 비판론자들은 그의 죽음을 (교통 단속) 중단을 요구하기 위해 이용하고 있다”며 “플로이드의 죽음으로 위조지폐 방지법을 개선하라는 것과 마찬가지”라고 주장했다. 해당 사건은 특정 경찰관의 잘못이며, 정당한 차량 단속과 위조지폐 단속은 계속돼야 한다는 의미다. 외려 그는 “(시민들이) 합법적인 경찰관들의 명령은 따르고 체포에 저항하지 말라”고 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백신 넘쳐나는 미국, 분노하는 세계…“백신 특허 보류” 요구도

    백신 넘쳐나는 미국, 분노하는 세계…“백신 특허 보류” 요구도

    국방물자생산법 발동해 백신·백신재료 선점백신 특허 잠정중단하면 빈국 백신 생산 가능 전 세계 대부분의 나라들이 코로나19 재확산 속에서 백신 부족에 아우성인 가운데 백신을 직접 개발·생산하면서 공급이 넘쳐나는 미국이 부러움과 동시에 분노의 대상이 되고 있다고 일간 워싱턴포스트(WP)가 24일(현지시간) 보도했다. WP는 인도가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 기록을 날마다 경신하는 가운데 미국인들은 ‘백신의 풍요’를 즐기고 있다고 지적했다. 인도, 확진자 폭증…미국, 곧 백신 공급이 수요 앞질러 인도에서는 전체 인구의 1.4%만이 백신 접종을 마쳤으며, 환자를 감당할 수 없게 된 병원에서는 산소가 바닥나고 있다. 전날 기준 인도는 신규 확진자가 34만 6786명을 기록하며 사흘간 확진자가 100만명 가까이 폭증했다. 불과 두달 전만 하더라도 인도의 하루 신규 확진자는 1만여명 안팎이었다. 전날 하루에만 사망자가 2624명으로 집계됐다. 전문가들은 인도 시민들의 방역 태세가 크게 해이해진 상황에서 감염력이 기존 바이러스보다 강한 ‘인도 변이 바이러스’(이중 변이 바이러스, 공식 명칭 B.1.617)가 확산하면서 확진자가 폭증하는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반면 미국은 4명 중 1명꼴로 백신 접종을 모두 마무리했으며, 최소 1차례 이상 백신을 맞은 접종자도 인구의 40%에 달했다. 마이애미의 대형 병원인 잭슨메모리얼은 백신 수요가 줄고 있다며 접종을 줄여나가기로 했고, 미시간주에서는 고교생으로 백신 접종 대상을 확대하고 있다. 5월 중순이면 미국에서 코로나19 백신의 공급이 수요를 앞지를 것이란 전망도 나왔다. WP는 “대체로 부국과 빈국 간, 그리고 일부 부국 간의 백신 접근에 대한 뚜렷한 격차를 두고 오랫동안 부글거렸던 논쟁이 이제 끓어 넘치고 있다”고 지적했다. 국가 지도자나 글로벌 인사들이 소수 국가에는 백신이 많은 반면 이를 제외한 거의 모든 곳에선 백신 가뭄이 빚어지고 있는 상황을 규탄하고 있다는 것이다. 나미비아나 케냐 같은 아프리카 국가들은 현 상황을 두고 ‘백신 아파르트헤이트(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 차별 정책)’라고 비판하고 있고, 어떤 이들은 미국의 정책 기조 변경이나 백신의 지식재산권·상표권에 대한 재검토를 요구하고 있다고 WP는 전했다. 세계보건기구(WHO)의 전염병 학자 마리아 밴커코브는 “윤리적으로, 도덕적으로, 과학적으로 이는 끔찍하다”고 말했다. WHO에 따르면 미국과 영국, 이스라엘 등 백신 접종률이 높은 국가에서는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줄거나 정체된 반면 전 세계적으로는 2월 이후 주당 신규 감염자가 거의 2배로 늘었다. “美 국방물자생산법으로 백신재료 선점”세계적 백신 제조국으로 주로 아스트라제네카(AZ) 백신을 생산하는 인도는 자국 코로나19 상황이 악화하자 백신 수출을 대부분 차단했다. 그 결과 아스트라제네카에 적지 않게 의존하는 백신 공동구매 국제프로젝트인 코백스(COVAX)는 큰 차질을 빚고 있다. 코백스는 인도의 최대 백신 제조사인 세럼 인스티튜트로부터 초기 물량의 71%를 공급받을 예정이었는데 이런 차질로 인해 현재까지 올해 목표량 20억회분 중 4300만회분만 실제 전달했다. 반면 인도에서는 백신과 백신 제조에 필요한 재료에 대해 수출을 금지한 미국의 정책을 비판하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행정부는 백신 생산을 촉진하기 위해 국방물자생산법을 발동했고, 조 바이든 행정부도 이를 계승해 백신과 백신 재료의 생산을 늘렸다. 백악관은 이 조치가 수출금지가 아니라고 강조하고 있지만, 비판론자들은 이 조치로 인해 미국 회사들이 공급 대기줄 맨 앞으로 새치기를 하면서 비슷한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미국 회사들이 국방물자생산법에 따라 백신 재료를 선점하면서 인도 같은 백신 제조국의 백신 생산에 차질이 빚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조지타운대학의 로런스 고스틴 국제보건법 교수는 “저소득 그리고 중위소득 국가에는 재앙 같다”며 “특히 전 세계에 백신을 접종하는 엔진이 될 수 있는 인도 같은 나라들에는 그렇다”고 말했다. “제약사 지식재산권 보류로 각국 자체 백신 공급 늘려야”이 같은 상황에서 수많은 개발도상국들은 미국과 다른 부유한 서방국가들이 잠정적으로 제약사들의 지식재산권을 보류하면 전 세계적 백신 공급을 신속하게 증대할 수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식재산권이 일시 보류되면 상대적으로 가난한 나라들이 상표등록된 미국 제약사 화이자나 모더나 백신의 자체 버전을 스스로 생산할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과 영국,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은 지난 3월 코로나19 백신에 대한 특허권을 포기하라는 세계무역기구(WTO)의 제안을 막았다. WTO가 5월 이 문제를 다시 논의할 예정인 가운데 고든 브라운 전 영국 총리, 프랑수아 올랑드 전 프랑스 대통령, 버니 샌더스·엘리자베스 워런 미 상원의원과 조지프 스티글리츠 미국 컬럼비아대 석좌교수 등 노벨상 수상자들은 바이든 대통령에게 일시적인 면제 조치를 지지하라고 촉구하고 있다. 빈곤 퇴치 비정부기구(NGO) 옥스팜 아메리카의 수석고문 니컬러스 루시아니는 바이든 행정부의 관리들이 입장을 180도 바꿔 이 제안을 수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시사했다고 말했다. 루시아니는 또 미 행정부가 남미와 아프리카에 백신 제조 허브를 조성하는 데 자금을 지원하는 것을 지원하는 것도 검토 중이라고 덧붙였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뉴욕 흑인사회 할렘서 한국인 식당 만나가 성공한 이유

    뉴욕 흑인사회 할렘서 한국인 식당 만나가 성공한 이유

    미국 뉴욕의 대표적인 흑인 거주지인 할렘의 지역사회 대표가 40년 가까이 식당을 운영한 한국인 베티 박씨에게 특별한 감사를 표현했다. 뉴욕주 상원의원인 브라이언 벤자민은 지난 14일 박씨가 운영하는 식당 ‘만나’ 앞에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 범죄를 중단하자고 호소했다. 미국에서는 코로나19의 발발 이후 한국인을 포함한 아시아인에 대한 혐오범죄가 지역에 따라 10배 이상 늘어났다. 피해 대상은 주로 여성으로 10대 여성과 노약자를 가리지 않고 피해가 발생하고 있으며, 가해자는 대부분 흑인 남성들이다. 이날 뉴욕 할렘의 한국인 운영 식당 앞에서 열린 집회에는 종교 지도자도 참석해 “흑인이든, 백인이든, 중국인이든 어떤 혐오 범죄도 용납될 수 없다”고 강조했다. 11월 열리는 뉴욕 시장 선거에 출마한 시장 후보자들도 이날 집회에 참여했다. 한국 이민자인 박씨는 지난 1983년 가족과 함께 할렘에서 생선 가게를 처음 열었다. 당시에도 할렘에서 가게를 하는 것은 큰 도전으로 한국인 이민자는 결코 환영받지 못했다. 할렘에서는 한국인 가게를 거부하는 운동이 벌어지기도 했다.만나에서는 닭튀김, 맥앤치즈 등을 판매하고 있다. 가게 이름은 주인 박씨가 성경에서 빌린 것으로, 만나는 하늘에서 내려온 음식이다. 그는 할렘에서 살아남으려면 지역 사회와 함께 하지 않으면 안된다는 생각에 모든 식당 종업원은 이웃에서 뽑았다. 만나는 할렘에서 식당과 샐러드 바까지 갖춘 식당으로 성장했고, 브루클린에도 3개의 분점이 생겼다. 어엿한 프랜차이즈로 성장한 만나 식당은 홈페이지에서 “대부분의 한국인 사업체는 지역사회와 거의 관련을 맺지 않고 있지만, 베티 박은 지역에서 직원을 뽑는 것을 가장 중요하게 여겼다”면서 “베티 박은 지역사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으며 교회, 경찰 등과 적극적으로 협력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 베티 박은 “할렘이 없는 베티 박은 아무 것도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바이든 “난민 수용 늘리겠다”… ‘트럼프 수준’ 제한했다 후퇴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이 역대 최저 수준의 ‘난민 수용 인원’을 유지키로 했다가, 진보 진영의 반발에 하루 만에 다시 “늘리겠다”며 말을 바꿨다. 바이든이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의 반이민 강경 정책을 뒤집겠다더니 정치적 셈법 때문에 ‘오락가락’한다는 비판이 나온다. 바이든은 17일(현지시간) 델라웨어주 윌밍턴에서 취임 후 첫 골프를 즐긴 뒤 기자들과 만나 “우리는 (난민 수용) 숫자를 늘릴 것”이라고 밝혔다. 전날 자신이 올해 난민 수용 인원을 역대 최저 수준인 1만 5000명으로 제한하는 ‘긴급 재가’에 서명한 것을 뒤집겠다는 의미다. 바이든의 긴급 재가에는 트럼프가 지난해 9월 정했던 1만 5000명의 수용 인원을 유지하겠다는 내용이 포함됐고, 이는 트럼프식 반이민 기조를 계승하는 것으로 이해되면서 민주당 내에서도 역풍을 맞았다. 법사위원장인 딕 더빈 민주당 상원의원은 “난민들은 (이민을) 수년간 기다려 왔다. 바이든의 정책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말했고, 프라밀라 자야팔 하원의원은 “인간성을 회복시키겠다던 말을 (바이든) 스스로 어겼다. 외국인 혐오를 반영한, 인종차별적인 조치”라고 비난했다. 그럼에도 바이든이 지난 2월 약속한 것과 같이 난민 수용 인원을 6만 2500명까지 늘릴지는 미지수다. 젠 사키 백악관 대변인은 이번 긴급 재가는 일시적인 것으로 다음달 15일까지 새 기준이 정해질 것이라고 해명했지만, 6만 2500명까지 확대하기는 힘들 것으로 봤다. 바이든의 이민자 포용정책에 대한 기대감으로 중남미의 ‘캐러밴’ 행렬이 줄을 잇는 상황에서 난민 확대는 국경 혼란으로 이어질 수밖에 없다. 미국·멕시코 국경에서 지난달 체포된 이주민 수는 17만 1000명으로 15년 만에 최고 수준이었다. 무엇보다 공화당 지지자는 물론 민주당 지지자들 사이에서도 이런 혼란을 반기지 않는 기류가 커지고 있다. AP통신은 최근 설문조사 결과 성인 중 40%가 바이든의 ‘보다 인간적인 난민 정책’에 대해 반대했다고 전했다. 찬성은 24%였다. 퓨리서치센터도 설문 결과 민주당 지지자 중 불법이민을 ‘중대한 문제’로 보는 비율이 지난해 6월 15%에서 현재 29%로 거의 2배로 늘었다고 했다. NBC방송은 민주당 안에서도 이민 정책에 대한 생각이 크게 달라 바이든이 내년 중간선거에서 이기려면 자신의 기반인 중도층을 잡을 ‘안전지대’를 찾아야 한다고 설명한 뒤, 아직은 “(이민) 정책 목표를 정치적 이익과 어떻게 일치시킬지 혼란스러운 상황”이라고 전했다. 워싱턴 이경주 특파원 kdlrudwn@seoul.co.kr
  • 피델 이어 라울도 ‘카스트로 시대‘ 저물어…막후에서 덩샤오핑처럼

    피델 이어 라울도 ‘카스트로 시대‘ 저물어…막후에서 덩샤오핑처럼

    쿠바의 ‘카스트로 시대’가 60여년 만에 막을 내리게 됐다. 라울 카스트로(89) 쿠바 공산당 총서기(제1서기)는 16일(이하 현지시간) 수도 아바나에서 개막한 제8차 공산당 전당대회 첫날 자리에서 물러나겠다는 뜻을 공식적으로 밝혔다. 그는 지난 2016년 7차 전당대회에서 “혁명과 사회주의의 깃발을 젊은 세대에게 넘겨주겠다”며 5년 후 차기 전당대회에서 총서기직을 내려놓을 것임을 시사한 바 있다. 이날 카스트로 총서기는 누구에게 자리를 물려줄지는 언급하지 않았으나, 미겔 디아스카넬(60) 대통령이 자리를 이어받는 것이 이미 기정사실화됐다. 쿠바 혁명 이후인 1960년에 태어난 디아스카넬 대통령은 앞서 2018년 카스트로 총서기로부터 국가평의회 의장 자리를 물려받았다. 이로써 카리브해 섬나라 쿠바에서는 1959년 쿠바 혁명 이후 60여년 이어진 ‘카스트로 시대’가 저물게 됐다. 쿠바 혁명의 주역인 피델 카스트로(1926∼2016년)가 2011년까지 공산당을 이끌었고, 이어 동생 라울 카스트로가 자리를 물려받았다. 라울은 1931년 6월 3일 가난한 사탕수수 농부의 아들로 태어나 하바나의 예수교 학교에서 공부했다. 하바나 대학에서 경제학을 전공하며 공산당 청년 그룹과 어울렸다. 1953년 형 피델을 도와 풀젠시오 바티스타 장군을 축출하기 위해 몬카다 군대 참호를 공격하는 계획을 세우고 실행했는데 실패한 뒤 13년형을 선고받았지만 1955년 사면을 받고 멕시코로 망명했다. 그곳에서 아르헨티나 출신 혁명아 에르네스토 체 게바라를 만나 형 피델에게 소개해줬다. 라울은 쿠바인들이 7월 26일 혁명운동이라 부르는 피델의 망명자들과 함께 그랜마 호에 올라 1956년 12월 쿠바로 돌아와 시에라 마에스트라 산에서 게릴라 전투를 벌여 끝내 바티스타 정권을 전복시키고 피델이 총리에, 라울이 혁명군 사령관을 맡았다. 라울은 1965년 새로 구성된 공산당 중앙위원회 2서기로 올라섰다. 피델은 1서기로 같은 해부터 2011년까지 일한 뒤 동생에게 물려줬다. 피델은 2016년 11월 병사했고, 동생 라울은 산티아고 드 쿠바에 있는 산타 이피게니아 공동묘지에 있는 형의 묘에 유골을 뿌렸다. 19일까지 나흘간 이어지는 전당대회에선 호세 라몬 마차도 벤투라(90) 부서기도 물러날 예정이라 혁명세대들이 모두 공산당 정치국에서 퇴장하게 된다. 다만 쿠바의 공산당 1당 체제나 사회주의 모델에 당장 급격한 변화가 오지는 않을 전망이다.영국 분석기관 이코노미스트 인텔리전스 유닛의 노먼 매케이 연구원은 AFP 통신에 “카스트로가 통치하지 않는다고 해서 반드시 공산당 스타일에 갑작스러운 변화가 있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변화의 압력이 더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1960년대 이후 미국의 금수 조치로 어려움을 겪어온 쿠바 경제는 도널드 트럼프 전 행정부의 제재 강화와 코로나19가 겹쳐 더욱 위기를 맞고 있다. 주된 소득원이던 관광산업이 마비되면서 지난해 경제는 11% 추락했다. 식품 등 생필품 부족도 심해져 국민의 삶의 질도 크게 낮아졌다. 쿠바 당국은 올해 이중통화 제도를 폐지하고, 민간에 대한 경제 개방의 폭도 점점 넓혀가고 있다. 좀처럼 들리지 않던 체제 비판이나 반대도 들려오기 시작했다. 엄격한 코로나19 방역 지침 속에서도 최근 쿠바 곳곳에서 소규모 시위가 이어지고 있다고 로이터 통신은 전했다. 쿠바계인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은 최근 트위터에 “라울 카스트로가 공산당 당수에서 물러나는 것이 진정한 변화는 아니다. 하지만 진정한 변화는 이미 진행 중”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라울 카스트로 총서기는 은퇴 후에 책을 읽고 손주들을 돌보며 시간을 보낼 것이라고 말한 바 있다.그러나 그가 무대 밖으로 퇴장해도 계속 영향력을 행사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쿠바 전직 외교관인 카를로스 알수가라이는 AFP·로이터 통신에 “라울은 계속 중요인사로 남을 것”이라며 “중국 덩샤오핑이 모든 직책을 내려놓은 후에도 계속 최종 결정권을 가졌던 것과 마찬가지”라고 말했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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