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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 나로호 발사 日 실패서 배워라

    한국 나로호 발사 日 실패서 배워라

    │도쿄 이종락특파원│ 한국 첫 우주발사체 나로호(KSLV-I)의 2차 발사 시기가 오는 6월 초로 결정될 가능성이 높은 가운데 우주선진국 가운데 하나인 일본의 실패사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수차례 실패한 일본, 우주강국으로 거듭나 우주 개발분야에 세계 최고 수준을 자랑하는 일본은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47차례 인공위성을 쏘아 올렸으나 3차례나 실패했다. 본격적으로 N-1로켓을 발사한 지난 1975년 이전에는 연거푸 4차례에 걸쳐 발사 실패를 맛봤다. 일본은 미국이나 러시아보다 우주개발이 20~30년 늦었다. 그렇지만 로켓 제조와 발사를 비롯한 모든 과정의 독자적 기술을 확립하는 우주강국으로 거듭 났다. 발사 실패 등에 대한 원인을 철저히 규명, 발전의 밑거름으로 삼았기 때문이다. 특히 우주개발에 나설 때부터 많은 시간과 자금을 투입한 데다 로켓 부품 제조와 발사 등 모든 과정의 기술자립 목표를 갖고 추진했다. ●“나로호 페어링 파고들면 그 분야선 1위 될 것” 한국이 지난해 8월 발사한 나로호가 페어링 분리 이상으로 실패한 점에 대해 일본 우주업계는 “왜 실패했는지 원인을 철저하게 분석한다면 한국은 적어도 페어링 분리에서만큼은 세계 1위가 될 수 있을 것”이라고 충고했다.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은 지난 9일 나라호 발사 실패 원인으로 위성덮개가 분리되는 과정에서 전기 배선에 문제가 생겼거나 기계적인 끼임현상이 있었을 것이라는 최종 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일본은 유인우주선 분야에서 1979년 모리 마모루가 우주선 셔틀 실험에 참가한 이래 4일 야마자키 나오코까지 모두 7명의 비행사가 12차례에 걸쳐 탑승했다. 일본은 오랫동안 미국과 러시아가 독점해온 우주기술을 흡수해 국제우주정거장(ISS)에 독자적인 유인 실험시설 ‘기보(希望)’를 쏘아 올렸고 우주수송선 ‘HTV’의 발사와 도킹에도 성공했다. ●일본 10년 내 독자 유인 우주선 발사 목표 일본은 최근 유인우주선 발사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정부는 우주개발전략본부를 출범시키는 등 범정부 차원에서 총력전을 펴고 있다. 최근에는 일본판 NASA(미 항공우주국)인 ‘우주청’의 설치도 추진 중이다. 일본은 또 향후 5년간 34기의 위성을 개발·운영한다는 내용의 제1차 우주기본계획을 지난해 5월에 수립했다. 계획에 따르면 일본은 주력 로켓인 H2A 발사 횟수를 현재의 배로 확대하고, 소형 위성의 발사 수요에 대응하는 고체 로켓 개발을 추진할 예정이다. 또한 2020년을 목표로 무인 달탐사 이족보행로봇을 제작하는 한편 2014~20년 상업위성을 만드는 등 위성 수를 60개로 확대한다는 복안이다. 우주산업의 상업화도 마찬가지다. 일본 우주항공개발연구기구(JAXA)와 함께 우주선을 개발해온 미쓰비시중공업을 통해 내년 한국의 다목적 실용위성 ‘아리랑 3호’를 다네가시마 우주센터에서 발사한다. 해외 시장을 상대로 한 발사대행사업에 처음으로 진출하게 되는 셈이다. 일본이 향후 해결해야 할 과제도 적지 않다. 아직 자체적으로 유인 우주왕복선을 만들 정도는 아니다. 때문에 미국의 우주계획에 대한 의존이 크다. 하지만 미국의 버락 오바마 정권은 지난 2월 전 정권에서 세운 유인 우주왕복선 프로그램을 예산 등의 문제로 당분간 중단키로 했다. 미 정부 주도에서 민간 업체로 이관할 방침이다. 대미 의존 일변도였던 일본의 우주 개발은 큰 전환기를 맞게 됐다. 일본은 내년부터 러시아의 우주왕복선 ‘소유스’에 부탁할 수밖에 없는 처지에 놓이게 됐다. 우주왕복선을 독점하게 될 러시아는 1명당 30억엔이던 우주선 탑승요금을 50억엔으로 올렸다. 매년 유인실험시설인 ‘기보’에 약 400억엔이 들어갈 전망이다. 일본 정부의 재정이 어려운 가운데 해마다 3000억엔(3조 6000억원)의 우주 관련 예산을 줄이자는 목소리도 나오고 있다. jrlee@seoul.co.kr
  • [데스크 시각]김길태 사건이 주는 교훈/이기철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김길태 사건이 주는 교훈/이기철 사회부 차장

    “빨간 점퍼를 입은 다섯 살 여자 아이 OOO을 데리고 있습니다. 서울 XXX동에서 왔습니다. 아이 부모님께서는 빨리 관리사무소로 와 데려가시기 바랍니다.” 봄 행락철이 본격적으로 시작됐다. 주말마다, 놀이공원마다 미아를 찾는 이 같은 방송이 하루에도 셀 수 없이 반복될 것이다. 여름철이면 해수욕장을 지키는 경찰도 이같이 알린다. 그러나 아이들의 신상이나 특성을 공개하는 이런 유의 방송은 아이들을 아동 범죄에 고스란히 노출시키는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 어른 위주의 이런 방송을 “서울 XX동에서 온 OOO씨(아이)가 △△△씨(부모)를 찾습니다. 관리사무소로 와주십시오.”로 바꾸면 어떨까? 보호 중인 사람이 굳이 어린이라는 사실을 알릴 필요는 없다. 김길태 사건이 3월 내내 질풍노도처럼 몰아쳤다. 많은 것이 논의됐다. 아동 성폭행범에게 전자발찌 부착기간을 소급 적용하는 안도 국회를 통과했다. 7월부터 발효된다. 2008년 9월부터 시행된 전자발찌 부착 대상자가 법 제정 이전에 형이 확정된 성폭력범에게도 소급 적용된다. 부착기간도 최장 30년이다. 또 올 1월부터 공개가 시작된 아동 및 청소년 대상 성폭력범에 대해서도 소급적용하며, 대상자를 확대하는 방안도 제시됐다. 경찰은 직무규정과 달리 체포 순간 김길태 얼굴을 공개했다. 사형 집행에 대한 여론 탐지용 애드벌룬도 띄웠다. 아동 성폭행의 재범 방지를 위한 교육 프로그램 부족도 지적됐다. 숨 가쁠 정도로 많은 사안이 거론됐지만 거칠다. 전자발찌 부착과 성폭력범의 신상공개 소급 적용은 형벌이냐 아니냐를 두고 논란이 일고 있다. 얼굴 공개는 인권과 공익이 교차한다. 그나마 논의된 게 전부 사건이 발생하고 난 뒤의 일이다. 예방보다는 사후약방문 격이다. 무성한 논의만으로 어른들의 책임을 다한 것인가? 성폭행범과 흉악범의 얼굴을 공개하고, 전자발찌를 오래 채워 사회에서 격리하고, 수틀리면 전기의자에 앉히는 것으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그렇게 한다고 아동 성폭력이 사라질 것이라고 믿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인권침해와 함께 헌법이 금지한 소급입법을 들먹임으로써 포퓰리즘에, 또 입법 만능주의에 정신을 뺏기지나 않았는지 되돌아봐야 할 때다. 법률로 사회를 옥죄면 죌수록 범행은 더욱 지능화·흉포화할 가능성이 높다. 사형 집형이 범죄예방과는 별 관계가 없었다. 국가인권위 자료에 따르면 1997년 국내 살인사건은 789건이 발생해 23명이 처형됐지만 다음해 살인사건은 오히려 966건으로 증가했다. 아동 성폭행이 많이 발생하고, 범행이 흉포화한 것에 대한 처방이 대증요법 수준을 넘어섰다. 모두가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 우리를 돌아보자. TV에는 불륜과 치정이 얽히지 않으면 스토리 구성이 되지 않는 막장 드라마가 넘치고, 게임은 폭력적이며 중독적이다. 성의 상업화도 성행한다. 또 학교는 인성을 왜곡하는 데 오히려 일조한다. 학생들은 배려보다 경쟁을 먼저 배운다. 급우는 평생 가는 친구라기보다 라이벌이 된 지 오래다. 여기서 파생된 엄청난 스트레스 등이 성폭행범을 키우는 요인이다. 마치 모두가 조금씩 개입한 오리엔탈 특급열차 살인사건처럼. 사실 아이들을 범죄에서 보호하기 위한 교육이 어른이나 어린이에게 절실하다. 놀이터에서 아이 혼자 놀게 하는 것도 미국에서는 금지한다. 등·하교를 혼자 하도록 하는 것도 범죄에 노출될 기회를 늘린다. 조두순 사건의 피해자는 2008년 12월11일 오전 8시30분쯤 혼자 등교하다 범행 대상이 됐다. 김길태 사건 피해자도 혼자 있다가 피해를 당했다. 김길태 사건은 어른이 아니라 아이들 눈높이에 맞는 범죄 예방교육과 인성교육이 절실하다는 과제를 남겼다. 이런 논의와 대책이 이 사건의 변곡점이다. 더 근원적 처방이 나와야 또 다른 아동 피해자, 또 다른 성폭력을 막을 수 있다. 그런 점에서 김길태 사건은 시작이다. chuli@seoul.co.kr
  • 식물도 공장생산 시대로

    식물도 공장생산 시대로

    상추, 인삼 등 식물도 공장에서 생산하는 시대가 열렸다. 전북 전주시는 29일 햇볕 대신 발광다이오드(LED) 빛을 쪼여 야채와 식물을 재배하는 ‘미래형 식물 공장’을 선보였다. 송천동 농수산물시장 관리동 지하 1층에 마련된 이곳은 전주생물소재연구소(소장 권태호 박사)가 연구 결과를 상용화하기 위해 만든 도심형 식물공장이다. 221㎡의 부지에 132㎡의 생산공간을 갖췄다. 이 공장에서는 철제와 플라스틱 선반에서 상추, 치커리, 인삼 등 11종의 식물이 시험재배되고 있다. 흙과 햇볕이 없이 인공양액과 인공광원을 활용해 식물을 재배 하는 첨단 시스템을 갖췄다. 특히 이 공장은 식물별로 광합성을 극대화할 수 있는 최적의 광파장을 맞춰 주기 때문에 작물의 생육과 영양성분이 뛰어나 상용화될 경우 식물재배에 일대 혁명을 가져 올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전주생물소재연구소가 2008년부터 적색과 파랑색 LED 빛을 식물별로 적합한 비율로 쪼여 재배한 결과 생육속도가 일반 토양보다 2~3배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비타민C, E 등의 함유량도 2~3배 높았다. 인삼의 경우 사포닌 함량이 잎은 10배, 뿌리는 3배가 많이 함유된 것으로 분석됐다. 식물공장은 무농약 재배가 가능하다. 식물이 잘 자랄 수 있는 최적의 내부 환경을 제공하고 병해충 침입을 원천적으로 차단 할 수 있기 때문이다. 계단식 재배로 재배면적을 극대화하면 좁은 공장 내에서 생산성도 높일 수 있다. 전주생물소재연구소 관계자는 “LED 식물공장은 인위적인 환경을 조성해 고품질 야채를 연중 생산함으로써 시설농업의 고도화를 가능하게 했다는 데 큰 의미가 있다.”면서 “식물공장은 용도 폐기된 터널이나 폐교 시설을 재활용할 수 있어 토양·시설·수경재배에 비해 다양한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그러나 상용화하기 위해 해결해야 할 과제도 많다. 우선 초기 투자비용이 비닐하우스보다 15~20배 많이 들어간다. 대량 생산시설을 갖추고 상용화 해도 비닐하우스의 3배가량 투자비가 들어갈 것으로 예상된다. LED 빛의 색깔이 아직은 자연광과 같은 다양한 색깔을 낼 수 없어 재배 가능한 식물의 종류가 제한적인 것도 풀어야 할 과제다. 한편 미국, 유럽 등 선진국에서는 식물공장에 대한 연구가 활발히 진행 중이고 일본에서는 이미 상업화 단계에 접어든 것으로 알려졌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공기업 녹색경영 특집] 한국석유공사

    [공기업 녹색경영 특집] 한국석유공사

    한국석유공사는 온실가스 감축 기술 확보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천연가스에서 청정 합성연료를 제조해 내는 ‘화석연료청정화(GTL)’ 기술은 2016년 상업화를 목표로 하고 있다. 2012년 동해-1 가스전 육상터미널에 ‘파일럿 플랜트(소규모 시험설비)’를 건설해 운영할 예정이다. 이산화탄소저장(CCS) 기술 확보에도 나선다. 특히 이산화탄소저장 기술 가운데 포집 분야보다 연구 기술이 뒤진 지중저장 부문에 집중하고 있다. 공사 관계자는 “지난해 한국지질자원연구원과 공동으로 연구해 지중저장소를 확보할 기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 공사는 또 기후변화 정책에 대응 능력을 키우기 위해 국내 4개 사업장에 ‘온실가스 인벤토리’를 작성, 온실가스 배출 정보 체계를 구축했다. 여기에 온실가스 배출 정보의 객관성과 투명성을 확보하기 위해 에너지관리공단으로부터 검증까지 받았다. 공사 측은 향후 5년간 2만 5030t 규모의 이산화탄소 배출을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공사 관계자는 “에너지 절약을 위해 2012년까지 실내 조명기기 가운데 30% 이상을 발광다이오드(LED) 조명으로 교체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업종간 벽 없애는 산업융합촉진법 만든다

    업종간 벽 없애는 산업융합촉진법 만든다

    #1. LG전자는 2004년 혈당 측정과 투약 관리를 할 수 있는 최첨단 휴대전화 ‘당뇨폰’을 개발했다. 하지만 당뇨폰은 의료법상 의료기기로 분류돼, LG전자는 각종 인·허가에 대한 부담으로 사업을 접었다. #2. 신세계는 지난해 10월 ‘지능형 탈의실’을 선보였다. 옷을 입은 채 탈의실에 들어가면 몸 치수를 자동으로 잴 수 있는 탈의실이다. 하지만 ‘디지털 인체형상 정보소유권’ 등 관련법 미비로 매장에 이 탈의실을 내놓지 못하고 있다. 신세계 관계자는 “시장 선점효과를 누리지 못하고 있다.”며 제도적 보완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당뇨폰과 지능형 탈의실 등 이종(異種) 산업과 기술이 결합돼 새로운 가치와 시장을 창출하고 있는 첨단 융합제품이 빛을 못 보고 있다. 관련 법제도가 따라가지 못해 상업화와 출시가 늦춰지고 있기 때문이다. 지식경제부는 이 같은 개별법의 ‘사각지대’를 메우고 산업과 기술 간 융합을 촉진하는 ‘산업융합촉진법’을 오는 9월쯤 제정하기로 하고, 추진위원회를 발족했다고 26일 밝혔다. 산업융합촉진기획단(가칭)을 설치해 기업의 애로사항을 발굴하고, 불합리한 규제를 신속하게 해결하기로 했다. 또 개별법의 한계로 인증·감독 기관의 분류가 불분명해 제품의 상용화가 늦어지는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임시로 인증하는 ‘융합 신제품 인증제’를 마련한다. 지경부 관계자는 “SM중공업은 지게차와 트럭을 접목한 ‘트럭지게차’를 개발했지만 자동차와 건설기계 간 기준이 모호해 제품 승인에 4개월 이상 지연됐다.”면서 “결국 자동차로 승인을 받았지만 SM중공업은 60억원의 손해를 봤다.”고 말했다. 대한상공회의소가 최근 국내 기업 1346곳을 대상으로 ‘융합산업 실태와 애로요인’을 조사한 결과 조사 기업의 41.0%가 ‘융합제품을 출시하는 과정에서 진행이 지연된 경험이 있다.’고 답했다. 업종별로는 제조업이 45.6%로 가장 많았다. 건설업(32.5%)과 서비스업(29.8%)도 상대적으로 높았다. 특히 기업 4곳 가운데 1곳은 ‘제품개발이 끝났음에도 해당 법령이나 기준 미비로 인·허가가 거절되거나 지연됐다.’고 답했다. 출시 지연에 따른 손실액도 상당한 것으로 조사됐다. 손실 추산액이 ‘1억원 미만’이라는 기업이 30.4%로 가장 많았다. ‘1억~10억원 미만’이 27.5%, ‘10억원 이상’이 8.9%였다. 최경환 지경부 장관은 “산업융합촉진법 제정은 우리나라의 성장동력 정책에서 한 획을 긋는 의미가 있다.”면서 “업종별 법제정 수요를 흡수할 수 있고, 매번 별도의 입법과정 없이 신산업을 지원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문화마당] 숙련공/신동호 시인

    [문화마당] 숙련공/신동호 시인

    ‘노동’이란 단어에 다시금 경외의 마음을 표현하고 싶다. 노동이 갖고 있는 근원적인 정직함, 인간생활의 저변을 떠받치는 묵묵함 때문이다. 그러나 현대 사회는 자본의 이익을 위해 노동을 부정적 이미지로 바꿔버리는 데 안간힘을 쏟는다. 어느 정도는 성공을 해서, 노동은 언제부턴가 파업이라든지 갈등 같은 단어와 동일한 선상에 놓이게 되었고 요즘에 들어서 노동조합은 이익집단으로 취급당하기까지 한다. ‘노동’이란 단어가 들어간 정당, 단체, 활동들에 대한 이 지독한 반감을 단지 대중조작 소비사회의 특성쯤으로 취급해도 되는 것일까. 노동으로 단련된 근육과 감각은 재료를 유익하게 뚝딱 바꿔 놓는다. 지금까지 우리는 그들을 노동자라 불렀다. 세월의 힘과 노동에 대한 자긍심이 더해진 노동자는 이윽고 숙련공이 되었다. 숙련공들은 존경 받았고 수많은 견습생들의 지표였다. 나는 그들이 위대한 예술가와 다르지 않았다고 생각한다. 그들이 선반 위에서 깎아낸 나사 선의 곡선은 실로 아찔하다. 광부들이 굉도에 세운 절묘한 버팀목과, 필경사들이 눈이 멀도록 옮겨 적은 지식의 보고들 모두 숙련된 노동의 산물이다. 물론 서명 따위는 없다, 고려청자처럼. 손톱 밑에 흙이 낀 도공의 손길이 부드러운 어깨선을 빚을 때 청자는 문화재가 아니었다. 효용을 위해 생산된 일상용품에 불과했다. 그래서 모든 청자는 무명 도공의 작품이지만 우리는 지금 청자를 예술품으로 여긴다. 고장난 라디오의 전자기판을 보고 즐거움을 느낀 시절이 있었다. 합리적인 배치로 자리잡은 트랜지스터와 다이오드들을 고사리손으로 조심스럽게 만져본 기억이 난다. 마치 감시인 몰래 살짝 손을 대 본 귀중한 문화재처럼 짜릿했다. 극장도 갈 수 없고 전시회도 없는 향리에서 오래된 괘종시계의 톱니바퀴와 방앗간의 덜컹거리는 기계들은 고상한 예술품을 대신했다. 오토바이를 수리하던 큰아버지의 손놀림을 하루종일 구경하기도 했다. 마음속에 야릇한 감정이 전해 왔지만 그것이 미적 감흥인지는 몰랐다. 미(美)라는 건 교과서 한쪽에 조그맣게 실린 피카소나 로댕의 창조물에서만 느껴지는 거라 배웠기 때문이었다. 미의 역사는 노동의 축적이며 기술의 발전에 의해 변화되어 왔다. 여기에 숙련이 더해져 예술이 태어난다. 숙련공의 손은 조금 더 거칠 뿐 몸의 기억이 사회적 가치와 문화를 창조한다는 면에서는 거듭된 연습으로 완성된 화가나 피아니스트와 차이가 없다. 아니 오히려 예술이 숙련공의 기술에 더 기대왔다. 더불어 무효용의 미를 주장한 칸트와 달리 기능성을 가진 것들도 미적 감흥을 줄 수 있다는 걸 나는 ‘80일간의 세계일주’의 작가 쥘 베른을 통해 확인했다. “나는 공장에 들어가서 기계들이 작동하는 걸 몇 시간씩 지켜보곤 했다. 이런 취미는 평생 동안, 그리고 아직까지도 남아 있다. 지금도 멋진 기관차나 증기기관이 작동하는 걸 들여다볼 때면, 라파엘로나 코레즈의 그림을 응시할 때 느끼는 즐거움을 느낀다.”고 그는 고백했다. 예술종합학교의 강의실에서 입술이 셋인 여학생을 보았다. 대금연주의 연습이 반복되면서 아랫입술 아래로 굳은살이 솟아 생긴 입술이었다. 끝내 그 아름다운 입술이 국악을 국민들 곁으로 가져가리라 나는 의심치 않았다. 생산을 위해 숙련된 노동이 새로운 문화와 미적 감흥을 우리 사회에 선사할 것 또한 나는 믿고 있다. 노동은 생산할 때 힘이 있다. 모든 미와 문화가 자본의 소유인 것 같지만 결국은 새로 태어나고 가치는 변화한다. 자본의 문화를 모방하느라 스스로 숙련공이 되기를 포기했던 건 아닌지, ‘노동’이란 단어를 붙인 정당, 단체, 활동들은 뒤를 돌아다 보아야 한다. 이 소비적이고 상업화된 문화에 국민들도 조금은 지쳐 있다. 소비할 줄만 아는 이들에게 연민을 가져도 좋다. 주말의 미술관 나들이도 좋겠지만 기름칠로 빛나는 자동차 엔진을 미술품과 등가로 놓는 자부심도 무방하다. ‘노동’이란 단어의 의미를 되찾는 것만으로도 우리 사회는 충분히 부자다.
  • 지식서비스분야 창업 최고 4000만원 지원

    중소기업청은 24일 지식서비스 분야와 관련한 사업을 창업하면 건당 최고 4000만원까지 지원한다고 밝혔다. 지원 대상은 만화·게임·캐릭터·애니메이션·영화·방송 등 문화콘텐츠 분야와 이러닝(전자학습)·정보서비스 등 정보기술(IT) 분야 9개 업종으로, 중기청은 이들 산업 창업과 관련한 아이디어 100여개를 선정해 자금을 지원할 예정이다. 중기청 관계자는 “홍보와 투자유치, 구매 상담 등 다양한 방법으로 상업화의 성공을 지원할 것”이라며 “상업화에 성공한 기업은 최근 급성장하는 앱스토어와 연계해 판로를 확보할 수 있도록 적극적으로 도울 예정”이라고 말했다. 사업 참가 대상은 지식서비스 분야 예비창업자와 3년 이내 창업 초기기업으로, 다음달 1일부터 3월 말까지 아이디어 비즈뱅크(www.ideabiz.or.kr)와 한국콘텐츠진흥원(www.kocca.kr) 등에 신청하면 된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건강노트] 시래깃국과 대장암

    아무리 들여다 봐도 시래기는 볼품 없습니다. 맛과 향기, 모양 등 소위 식도락의 조건을 단 하나도 충족시키지 못합니다. 한마디로 ‘웃기는 꼬라지’를 하고 있지요. 그러나 이 시래기 간단치 않습니다. 얼마 전, 복지부가 발표한 암 통계에서 대장암은 여전히 발병률 수위에 올라 있습니다. 대장암이 왜 이렇게 많이 생기냐고요? 서구식 식생활 탓이 큽니다. 좀 막연한가요? 한마디로 바로 동물성 지방이 문젭니다. 지방은 가열해 조리하면 참 부드럽습니다. 목넘김도 좋고, 덩달아 술맛까지 살려줍니다. 첨가물 범벅인 치즈나 버터, 햄, 소시지는 또 어떻습니까? 애들이 한번 맛 들이면 안 사 먹이고는 못배깁니다. 왜 그럴까요? 간단합니다. 거기에 넣는 첨가물이 건강보다 입맛을 당기게 하는 것들이라 그렇습니다. 사람의 혀만큼 간사한 게 없다잖습니까? 이런 상업화된 음식들이 기를 써도 따라올 수 없는 것이 시래기에는 차고 넘칩니다. 바로 식이섬유입니다. 장을 청소하는 굴뚝 쑤시개 같은 것이지요. 장삿속 음식에는 이런 식이섬유를 넣을 수 없습니다. 맛이 거칠어 안 팔리기 때문입니다. 대장암 걱정 되시죠? 그렇다면 이 겨울, 시래기와 더 친해 보세요. 시래기뿐입니까? 땅에서 자란 모든 푸성귀가 건강에는 복음입니다.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박수근·이중섭… 현대미술의 역사를 본다

    박수근·이중섭… 현대미술의 역사를 본다

    대한민국 최초의 현대식 화랑은 1959년 세워진 반도화랑이지만 본격적으로 그림을 판 상업화랑은 1970년 서울 인사동에 들어선 현대화랑이다. 지금의 롯데호텔 자리에 있던 반도호텔 안의 반도화랑은 외국인들에게 한국 작가의 그림을 소개하는 역할을 했으며, 여기에서 화랑 경험을 쌓은 박명자씨는 현대화랑을 차린다. 이제는 갤러리 현대로 불리는 우리나라 근·현대 회화사의 중심이 40주년을 맞아 12일부터 2월10일까지 ‘한국 현대미술의 중심에서’ 전을 연다. 인사동에서 시작한 갤러리 현대는 현재 사간동에 신관과 본관의 전시장 2곳을 두고 있으며 신사동에 아트타워 전시장이 있다. 총 3곳의 전시장에서 한국 현대미술을 대표하는 원로, 중견작가 68명의 대표작 140점을 선보인다. ●원로·중견작가 68명 대표작 140점 전시 전시가 열리는 동안 갤러리 현대의 신관 1층은 한국 근대 미술 교과서의 집약판으로 변한다. 박수근, 이중섭, 김환기, 장욱진, 도상봉 등 미술 교과서에서 익숙하게 보아 온 작고 작가들의 작품이 한데 걸려 있다. 전 문화재청장인 유홍준 명지대 미술사학과 교수는 “처음 현대화랑이 생겼을 무렵에는 신문 문화면 한구석에 ‘그림을 팝니다’란 신종업종 소개 기사가 실리기도 했다.”며 갤러리 현대의 40년 세월을 회고했다. 정중헌 서울예술대학 부총장은 “현대화랑 이전에 화가는 환쟁이 취급을 받았고 그림은 얻어 가지는 것으로 인식됐다.”면서 “그런 시절에 화랑을 열어 그림을 걸어주고 팔아서 돈까지 주니 화가들에게 현대화랑은 사막의 오아시스나 다름없었다.”고 갤러리 현대의 역사적 의미를 되새겼다. 40년 역사의 화랑인 만큼 기념비적인 전시 또한 셀 수 없다. 1970년 개관한 갤러리 현대의 첫 초대전은 박수근전이었고, 1972년에는 이중섭 사후 최초의 유작전을 열어 이중섭 신화의 모태를 만들었다. 1973년 열린 천경자 초대전은 그녀 특유의 화려한 화풍에 반한 관람객으로 장사진을 이뤘다. “지금의 박수근, 이중섭 신화는 박명자라는 안목이 뛰어난 화상에 의해 만들어졌다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고 오랜 세월 신문사 문화부 기자로 활약했던 정중헌씨는 의미를 부여했다. ●한국미술의 세계화 과제로 백남준이 1990년 흰 도포에 갓을 쓰고 절친한 친구였던 요제프 보이스(1921∼1986)의 추모 굿을 벌인 곳도 갤러리 현대 뒷마당이었다. ‘거간꾼’은 ‘물방울 시리즈’로 유명한 원로 화가 김창열씨다. 김 화백은 “백남준과 박명자를 묶어준 구실만으로도 나는 (미술사에) 이름이 남을 것”이라며 “마침 백남준도 파리에 오고 박명자도 파리에 체류 중이어서 몽파르나스 우리 집에서 화기애애하게 백남준이 피아노 치고 노래를 부른 이후 현대화랑은 백남준과 전속계약을 맺었다.”고 추억을 돌이켰다. 박명자 회장은 40주년을 맞아 “돈벌이로 화랑을 하지 않았다.”면서 “예술에 대한 애정이 없으면 할 수 없는 일”이라고 말했다. 갤러리 현대는 이화익갤러리의 이화익 대표와 아트파크의 박규형 대표 등의 전시 기획자를 길러내기도 했다. 2006년 갤러리 현대는 2세인 도형태 대표가 취임하면서 새로운 전기를 맞게 된다. 2002년 개관한 두아트 갤러리를 통해 젊은 작가들을 발굴해 온 갤러리 현대는 40년 전통과 새로운 트렌드를 조화시켜야 할 지점에 서 있다. 한국의 미술시장을 태동시키고 발전시켜 온 갤러리 현대 40주년 앞에는 이제 한국 미술의 성숙과 세계화란 또 다른 주문이 놓여 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서울광장] 인사동다워야 할 이유/김성호 논설위원

    [서울광장] 인사동다워야 할 이유/김성호 논설위원

    뉴욕 센트럴파크와 42번가 브로드웨이, 파리 샹젤리제와 몽마르트르, 베이징 톈안먼광장과 왕푸징(王府井), 도쿄 신주쿠(新宿)와 하라주쿠(原宿)…. 미국, 프랑스, 중국, 일본을 찾는 이라면 한 번쯤 보고 싶어 하고 발길들이 끊임없이 이어지는 거리 명소들이다. 이렇게 보란듯이 이름을 알려 사람들이 찾아들게 할 만한 한국의 거리가 있다면 어떤 곳일까. 한국의 ‘문화지구 1호’ 서울 인사동이라면 그 반열에 올릴 수 있을까. 인총이 몰리는 명소라면 이름에 걸맞은 가치들이 있을 터. 외국인들이 즐겨 찾는 인사동의 가치는 한국문화의 전통과 숨결일 것이다. 인사동이 어떤 땅인가. 조선 정궐에 가깝다 하여 내로라하는 세도가며 명인들이 자리잡아 살았고 그에 따른 문화와 풍습들이 옹골차게 배어든 곳이다. 조선시대 중부 관인방의 인(仁)자와 지명인 대사동의 사(寺)자를 엮어 이름 지어진 인사동이다. 오래도록 탑동, 사동, 탑사동이란 이름이 통용된 건 원각사에 딸린 석탑이 유명했기 때문이고 지금도 비슷한 이름의 상호며 건물을 찾아보기란 어렵지 않다. 이름과 명성은 사람과 사건을 불러오게 마련. 조선조 최대의 철학가 이이, ‘사동대감’이라 불렸던 문신 김병학은 지금도 회자되곤 한다. 장안의 부호와 총독부 관리들이 즐겨 찾았고 3·1독립선언의 현장이기도 하다. 한신대 전신인 조선신학교가 개교한 승동교회는 일제치하 전국으로 번진 학생운동의 발상지였으니 인사동은 분명 보통 땅은 아니다. 일제 말부터 형성되기 시작한 골동품 상가는 아무래도 인사동 정체성의 으뜸이다. 살아 있는 노상박물관의 별명답게 200여개의 골동품, 전통공예상이 즐비했고 고미술품을 감정하는 한국미술협회가 이곳에서 태어난 것도 우연은 아니다. 수도 한복판에 이만큼 한국의 가치를 담았던 역사적 공간이 또 있을까마는 인사동의 모습은 영 딴판이 되어가고 있다. 하루 5000명, 한 해 170만명이 방문한다니 연간 외국인 관광객의 25%가 찾는 셈이다. 이같은 숫자의 성황 속에 가치 변질이 급속 진행되고 있어 안타깝다. 문화지구로 지정된 2002년 기준으로 골동품점은 33%, 필방·지업사는 21%가 준 데 비해 술집은 80%, 음식점은 35%가 늘어났다고 한다. 먹거리, 잡상품을 팔려는 호객이며 목소리의 홍수는 여느 유흥가와 다르지 않다. 인사동 변질의 아픔은 10년 전 이미 겪은 바여서 안타까움이 더 크다. 인사동길 복판, 이른바 ‘전통 12가게’가 개발에 밀려 사라질 위기에 처해 인사전통문화보존회 등이 보존운동에 나섰던 것이다. 종로구가 호응했고 서울시가 문예진흥법에 따라 2002년 지정한 게 문화지구이다. 빼어난 전통과 가치의 자랑이 아닌, 홍수처럼 밀려드는 싸구려 상점과 먹거리 장사들을 제어하기 위한 태생의 아픔을 갖는 것이다. 하루가 다르게 변해가는 인사동의 값싼 상업화는 악의 개선이 아닌, 전철의 답습으로밖에 볼 수 없다. 가치의 상실은 현실의 쇠퇴와 몰락을 불러옴을 역사는 고스란히 보여준다. 이대로라면 외국인이 더 이상 찾을 가치가 없는, 이름뿐인 인사동의 함몰은 불을 보듯 뻔한 것이다. 한국 ‘문화지구 1호’ 명예(?)의 손상이고 그것은 곧 한국전통의 큰 훼손이다. 우리가 스스로 지켜내지 못할 소중한 가치를 그 어느 외국인이 찾아낼까. 다행히 서울시는 최근 인사동 새 정비안을 마련했다고 한다. 문화지구 1호의 박탈을 보게 되지 않기를 간절히 바랄 뿐이다. 김성호 논설위원 kimus@seoul.co.kr
  • 전북, 녹색산업에 5년간 12조 투자

    전북, 녹색산업에 5년간 12조 투자

    전북도가 2020년 동북아의 녹색성장 거점으로 발돋움하기 위해 녹색성장산업을 집중 육성한다. 도는 최근 녹색성장위원회를 개최해 올해부터 2013년까지 3개 분야 177개 사업을 추진하는 ‘전라북도 녹색성장 추진계획’을 확정했다고 8일 밝혔다. 앞으로 5년 동안 도는 ▲녹색성장산업 ▲녹색국토 ▲녹색생활 등 3개 분야에 11조 9000억원을 투자해 녹색산업을 신성장 동력으로 발전시킨다는 구상이다. 녹색성장산업 분야는 풍력, 태양광 등 신재생에너지 원천기술을 개발하고 상업화하는 방향으로 가닥을 잡았다. 새만금을 중심으로 12건의 굵직한 녹색성장산업을 육성한다. 이를 위해 새만금지구에 풍력산업 클러스터를 조성, 2015년까지 동북아 풍력산업의 허브를 구축하기로 했다. 풍력 관련 대기업 3개, 중핵기업 50개를 유치할 계획이다. 또 부안군 하서면 백련리 일원에 신재생에너지단지를 조성하고 LE D 특화산업 클러스터도 조성한다. LED 클러스터에는 중핵기업 50개를 유치해 1만명의 고용창출과 2조원의 부가가치 효과를 거둘 예정이다. 친환경 그린카 핵심 부품산업 육성, 지능형 수처리시스템 개발, 생태산업단지 조성, 에너지 저장 시스템 개발사업도 함께 추진한다. 녹색국토 분야는 7개 대형 사업 위주로 추진된다. 우선 새만금지구를 녹색산업의 거점과 생태복원의 세계적인 명소로 구축할 계획이다. 고군산군도는 그린허브 거점으로 개발하고 세계에서 가장 긴 33㎞의 새만금 방조제를 달리는 자전거 축전도 개최한다. 경관이 아름답고 자연환경이 잘 보존된 예향천리 마실길 493㎞를 생태탐방로로 개발하고 동부권에 에코드라이빙 관광도로도 조성한다. 녹색생활 분야는 도민들이 효율적인 온실가스 감축에 적극 동참하도록 한다는 방침이다. 각 가정의 전기, 수도, 도시가스 사용량을 전년과 비교해 감축한 만큼 인센티브를 주는 탄소포인트 제도를 확대해 녹색가정을 늘려나갈 계획이다. 온실가스 줄이기 범 도민 실천운동을 펼치고 폐식용유 바이오연료화 사업도 추진한다. 농촌에는 영농폐기물을 수거해 자원화하는 시스템을 구축하고 무주군 안성면에는 에듀랜드를 조성해 기후변화와 관련된 홍보와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이와 함께 부안군 하서면 등에 민간주도형 에너지 자립마을도 조성한다. 전주 임송학기자 shlim@seoul.co.kr
  • 포천에 전통술 특구

    막걸리로 유명세를 치르고 있는 포천에 전통술 특구가 조성된다. 경기 포천시는 이를 위해 화현·내촌·일동·이동·신북·가산면 등 7개 지역을 ‘전통술 특구’로 지정할 계획이라고 10일 밝혔다. 전통술 특구에는 2019년까지 1200여억원을 들여 전통술과 관련된 특화품목 재배단지, 음식타워·타운, 문화센터 등이 건립되고 지역 대학과 연계한 전통술 개발연구소와 전통술학과도 개설된다. 전통술 문화센터는 1900여㎡ 규모의 한옥 건물로 전통술·음식·문화체험시설, 정자와 전통정원, 누룩방·소주방·전통양조 체험시설, 근대양조 체험시설 등을 갖춘다. 전통술의 품질을 유지하기 위해 농협과 공동으로 벼와 과실 등 특화품목 재배단지 조성도 추진된다. 또 전통주 제조과정을 체험할 수 있는 체험장, 축제나 문화 체험장, 특산물을 판매하는 민속장터, 한옥식 펜션 등을 갖춘 테마파크도 조성해 관광자원으로 활용한다. 대진대와 경복대 등 포천 소재 대학과 협의, 전통술의 연구와 인력 양성을 위한 연구소와 학과를 개설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다. 전통술을 주제로 먹고 마실 수 있는 ‘전통 술타운’을 조성하고 세제 감면 등 특구내 전통술 상업화 기반 시설도 지원한다. 아울러 필요한 재원은 민간투자방식으로 마련하기로 했다.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데스크 시각] 헌재와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문소영 문화부 차장

    [데스크 시각] 헌재와 민주주의를 생각한다/문소영 문화부 차장

    이완용, 나라와 민족을 팔아먹은 매국노라는 그에 대해 4~5년간 생각이 많았다. 미술관 갤러리를 다니면서 이완용에 대해 생각할 기회가 더 많았다. 가까이는 올 초 상업화랑에서 근대 서화전이 몇 차례 열려 이완용의 글씨가 등장하면 꼼꼼히 살펴보게 됐다. 중국 북송의 시인 소동파가 ‘서당대유가서후’에서 “무릇 글씨는 그 사람을 닮는다. 옛적에 글씨를 논하는 사람들은 작가의 평생도 아울러 논하였다.”고 말했기 때문이다. 이완용의 유려하고 맺히는 데 없는 글씨체와 항일독립운동의 군자금을 댔다는 김진우의 단정하고 깐깐한 글씨체, 거칠 것 없이 호방한 안중근의 글씨체를 비교해 보기도 했다. 이완용을 생각할 때 문득 머릿속으로 더듬어지는 부분이 있었다. ‘이완용은 외교권을 헌납한 을사늑약과, 국권을 고스란히 갖다바친 경술국치를 체결했을 때 나라를 팔아먹는다는 스스로의 자각이 과연 있었을까?’ 하는 것이다. 이완용은 당시 최고의 지식인이자 예술인, 고위 공무원, 노회한 정치인이었다. 일본·중국 등에서 들어오는 최신 저서를 직접 읽었을 것이고, 국제 정세에 대한 고급 정보도 이런저런 통로를 통해 들었을 것이다. 그래서 그는 국호를 조선에서 대한제국으로 바꾼 조국의 운명이, 사실은 풍전등화라고 직감했을 것이다. 그는 메이지 유신을 통해 나라를 일신하고, 청나라와의 전쟁은 물론 서양인 러시아와의 전쟁에서 승리한 뒤로 서양과 대등하게 올라선 일본과 손을 잡는 것이 최선이라고 판단하지 않았을까 싶다. 다만 그의 불행은 일본이 1945년에 그렇게 빨리 패권을 잃어버릴 줄 몰랐다는 것이다. 그렇지 않았더라면 우리는 2009년 11월에 광화문에서 안중근 의사의 얼굴이나, 약지를 단지한 그의 손바닥 도장 대신 이완용의 얼굴이나 글씨를 마주하고 있을지도 모른다. 이런 가정과 상상도 해본다. 정치인이자 고위 공무원인 이완용의 오판을 1905년, 1910년에 막아줄 제도적 장치가 있었다면 어땠을까. 행정부의 잘못된 결정을 평가해 뒤집을 수 있는, 이를테면 의회라든지, 법적으로 효력을 다투는 사법부 말이다. 그랬더라면 이완용의 판단은 국회나 사법부를 통해 바로잡힐 수 있지 않았을까. 이완용의 처지에서 100여년 전에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나, 제도로서의 민주주의도 없었던 것이 안타까울 수 있겠다. 요즘 헌법재판소(헌재)를 자주 생각해본다. 헌재는 최근 미디어법과 관련해 국회 본회의에서 대리투표 등 위법행위가 있었지만, 미디어법의 국회 통과는 유효하다는 결론을 내놓았다. ‘과정이 결과보다 중요하다.’라는 민주주의적 의사 결정 방식에 대해 배우고 자라온 상식선에서 볼 때 의외의 판결이다. 대리시험을 봤지만, 합격은 유효하다, 도둑질은 위법이지만 장물취득은 유효하다, 커닝해도 좋은 성적은 유효하다, 간통을 했지만 기존 결혼은 유효하다는 식의 인터넷 유머가 나돌아다니는 까닭 또한 그렇다고 생각한다. 헌재는 1987년 학생·직장인 등 대부분의 한국인들이 거리에서 목이 터져라 ‘호헌철폐, 직선쟁취’를 외치고, 꽃 같은 목숨을 여럿 잃어가며 만든 제6공화국 헌법으로 탄생한 기구이다. 그간 사법부가 워낙 행정부(검찰)의 시녀처럼 굴었던 탓에 사법부를 불신하며, 헌법정신을 지켜보자고 대법원 위에 옥상옥으로 만들어졌다. 헌재는 집권당의 통치행위를 옹호하고 국민의 법 감정과 법질서를 교란하는 정치적 판단을 내리라고 만들어진 기구가 아니다. 이번 미디어법 결정을 볼 때 절차로서의 민주주의를 수호하지 못하는 헌재가 존재할 이유를 통 모르겠다. 헌재는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나 수단이 없었던 이완용처럼 핑계도 없으면서 말이다. 문소영 문화부 차장 symun@seoul.co.kr
  •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예술가의 비장한 고뇌

    살 것인가 죽을 것인가…예술가의 비장한 고뇌

    예술가가 누워 있는 침대 밑에는 소총이 놓여 있다. 사람이 다가가면 센서가 부착된 소총은 서서히 일어서며 안전장치를 풀고 방아쇠를 스스로 당긴다. ‘피웅’하는 소리가 날까, ‘빵’하는 소리가 날까. ‘예술가의 침대’라는 제목의 이 작품에서 조각가 안수진(47)은 총소리로 ‘벨소리’를 차용했다. ‘차랑’하는 소리는 새로운 손님이 방문했다는 듯이 경쾌하고 즐겁기도 하다. 이 작품의 주제는 ‘예술가의 자살을 통해 본 예술의 죽음’에 관한 것이었다. 매일 아침 창의적 아이디어의 고갈로 고통받는 예술가의 고뇌를 표현하고자 했던 안 작가는 무척 고민했다고 한다. 끝내 예술가를 살릴 것이냐 죽일 것이냐? 죽인다면 관객들은 예술가의 비장한 고뇌에 깊은 공감을 느낄 것이고, 살린다면 시장과 야합하는 예술가의 비굴한 삶을 보게 될 것 같았다. 안 작가는 예술가의 자살을 유예하기로 했다. 죽음에 직면했지만 새로운 아이디어를 통해 또다른 작업에 들어감으로써 계속 구차하게 목숨을 연명해가는 예술을 풍자한 것이다. ●김종영 미술관 ‘오늘의 작가’… 새달 3일까지 초대전 서울 평창동 조각전문 미술관인 김종영미술관은 봄과 가을에 각각 한 명을 선정하는 ‘오늘의 작가’로 안수진씨를 선정해 12월3일까지 초대전을 연다. 전시제목은 ‘프레임’. 김종영미술관이 선정하는 오늘의 작가는 전업작가로서, 미술시장에는 덜 알려졌지만 수준 높은 작업을 하는 비교적 젊은 조각가들을 선정해왔다. 2004년 정현과 이기칠, 2005년 김주현과 박선기, 2006년 최태훈과 이상길, 2007년 박소영과 민균홍, 2008년 신옥주와 고명근, 올 봄엔 박원주 등이다. 안 작가도 이런 기준에 딱 맞는 작가라고 할 수 있겠다. 안 작가는 서울대 조각과와 대학원을 졸업하고 전업작가로 일해왔다. 그는 30대 이후로 키네틱 조각을 해왔는데, 키네틱 조각이란 기계를 활용해 작품 그 자체가 움직이거나 움직이는 부분을 넣은 조각을 말한다. 주로 센서들이 달려 있어 관객들의 움직임에 따라 반응하기 때문에 상호작용하거나 교감한다는 느낌이 들기도 한다. 1990년대 중반 이후로 미술시장이 상업갤러리에 의해 재편된 탓에 안 작가의 작품은 주로 미술관에서 사랑받았다. 첫 개인전을 연 1994년 이래로 약 5년에 한 번꼴로 개인전을 연 안 작가의 작품은 주로 일민미술관, 토탈미술관 등에서 소개됐다. “미술관이 사랑하는 조각가라고 불러주니, 만감이 교차한다. 나도 상업화랑으로부터 사랑받는 조각가이고 싶다. ”고 안 작가는 웃으며 이야기한다. 평론가와 미술관이 ‘사랑한다.’는 것은, 작품 수준은 인정받지만 예술가 이전에 가장이자 생활인으로서 삶이 보장되지 않는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즐겁기도 하고 버겁기도 한 이유다. 그의 작품은 크기에서도 압도적인 느낌을 준다. 레오나르도 다빈치의 ‘비트루비우스의 인간’(나체의 남성이 원과 정사각형 안에 사지를 벌리고 있는 모습)을 형상화한 3개의 대형 스테인리스 스틸 원과 그 안에서 회전하는 남성들, 해변을 보여주는 3개의 LCD모니터가 결합한 ‘평면의 시간’이 그렇다. 이들 남성의 가슴에는 도시 이름이 새겨져 있는데, 서울과 서울의 대척점인 부에노스아이레스, 서울과 부에노스아이레스를 이은 정중앙에서 직각점에 있는 도시 나이로비 등이다. ●사회비판… 그러나 작품 저변엔 긍정의 힘 안 작가는 “우리는 똑바로 서 있다고 생각하지만, 사실 지구와의 관계를 생각하면 기울어져 있는 것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 이 조각들은 이런 상황을 인지하지 못하는 사람들에게 보여주는 작품”이라고 말했다. LCD에 나타나는 수평선의 모습은 자전하는 지구에 따라서 기울어지는 상황을, 비트루비우스의 인간 역시 이에 맞춰서 10분에 한 번씩 자신들이 서 있는 위치를 변경해 보여준다. 작품 ‘다이빙대’도 재밌다. 사람은 없지만 다이빙대로 올라가는 계단에는 붉은 전등이 달려 있어 센서로 그들의 움직임을 연상해볼 수 있게 된다. 계단의 붉은 점을 다 통과해 다이빙대까지 올라간 투명인간은 발판을 몇 차례 구른 뒤 물로 뛰어든다. 다이빙대가 흔들거리며 그 족적을 보여준다. 안 작가는 또한 현대 한국사회를 살아가는 지식인으로서의 성찰도 잊지 않는다. 좌익과 우익 등의 이념논쟁이 여전히 격렬한 한국 사회를 보여주는 흰 날개와 검은 날개로 구성된 ‘어느 무정부주의자의 날개’나, 강박적으로 평균과 수평을 유지하려는 한국사회를 건축용 수평기계로 만든 평균대로 표현한 ‘관성의 평균대’, 골프로 사회적 문제를 일으키는 한국사회를 한반도 지도를 네 번 접어 만든 골프 코스를 통해 풍자한 ‘라데팡스’ 등이다. 전시 전체를 관통하는 힘은 ‘비판정신’이지만, 안 작가는 ‘긍정의 힘’을 버리지 않았다. 전시실 맨 끝에 가면 관객들은 ‘역사를 핥아라’는 작품을 만나게 된다. 고서를 연상시키는 나무판 안팎으로 작은 혀와 커다란 발이 왔다갔다 하는데, 혀로는 역사를 구석구석 핥고, 발로는 천천히 역사를 음미하라는 의미다. 그는 “역시 사회를 움직이는 힘과 에너지는 역사를 이해하는 과정을 통해 얻을 수 있지 않을까 싶다.”고 말한다. 이 작품은 뒤샹의 조각작품들에 나타나는 미학을 보여주는 것으로, 스펙터클한 미디어아트에 대한 반성이 들어 있다. (02)3217-6484.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CEO 칼럼] 창의력의 미학/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CEO 칼럼] 창의력의 미학/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얼마전 ‘와우 팩토리’라는 사내 아이디어 게시판에서 재미있는 사례를 봤다. 일반적으로 지하철역에 계단과 에스컬레이터가 함께 있으면 다들 후자를 선택하는데 스웨덴 스톡홀름에 있는 한 역에선 사람들이 대부분 계단을 선택한다고 한다. 이유는 계단 표면에 띠지를 붙여 피아노 건반같이 꾸미고, 센서와 음향 장치를 이용해 계단을 밟으면 여러 높낮이의 피아노 소리가 나도록 했기 때문이다. 사소하지만 창의적 아이디어 하나가 여러 사람들에게 재미와 건강을 선사하고 있다는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일반적으로 창의력이란 ‘새로운 생각을 해내는 힘’, ‘누군가가 어떤 일을 할 때보다 새롭고 독창적이되 그 목적에 적절하게 하는 것’이라고 정의되어 있다. 즉, 새롭고 가치있는 것을 만들어내는 역량이라고 할 수 있다. 인류의 역사는 상상력과 창의력이 이끌어 왔지만 현대의 지식중심 사회에선 창의력이 더욱 중시되고 있다. 기업에서도 창의와 자율이 늘 화두가 되고 있다. 창의와 자율이 살아 숨쉬는 조직이 더 독창적이고 효율적인 고객 가치를 창출하고 시장에서 앞서가기 때문이다.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이 영화 한 편으로 국내 자동차 회사가 1년간 벌어들인 것과 비슷한 수입을 올리고, 마이크로소프트의 빌 게이츠 전 회장이 웬만한 한 나라의 국민총생산액과 맞먹는 수입을 올리는 것이나, 서태지가 한국 가요계의 신화로 남게 된 것은 그들만의 창조적이고 독창적인 세계가 있기 때문이다. 이와 같이 창의력의 발현은 때로는 사소한 변화를 낳고, 때로는 그야말로 막대한 가치와 부를 창출하기도 하고, 때로는 시대적 트렌드를 이끄는 동서고금의 변화의 동력이 될 수 있다. 이 같은 창의력은 어디서 위축되고 어디서 생성되는 걸까. 일반적으로 창의력을 방해하는 요인들로 주입식 암기와 습관, 사물을 보는 타성·집착·고정관념, 문화·환경적 요인 등이 거론되지만 이런 요인들을 배제하는 것이 참 단순할 것 같으면서도 쉽지만은 않다. 또 한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창의성은 저절로 갑자기 나오는 것’이라는 생각이 창의성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라는 것이다. 세계적인 경영분야 저명작가인 맬컴 글래드웰은 최근 저서인 ‘아웃라이어’에서 1만 시간의 법칙을 이야기했다. 뛰어난 창의성과 성공을 위해서는 어떤 분야든 특정 분야에 숙달해야 가능하고, 이를 위해서는 하루 3시간씩 10년의 세월이 필요하다고 역설했다. 즉, 창의성도 혹독한 훈련과 몰입으로 가능하다는 것이다. 빌게이츠와 비틀스, 타이거우즈를 보면 하나같이 창의적인 사람들이지만 그 이면엔 한 분야에 대한 엄청난 시간과 훈련, 숙달, 몰입이 기초가 됐다는 공통점이 있다는 것이다. 최근 우리 회사도 기존의 물질보다 세포의 괴사 억제 효과가 획기적으로 뛰어난 혁신적 세포보호 물질을 개발해 상업화를 모색하고 있다. 사실 이 물질의 효능을 발견하기까지 수많은 합성과 분석 데이터가 뒷받침됐고, 앞으로도 지속적인 연구와 실험이 이뤄질 것이다. 국내 제약기업이 성공 확률 1만분의1이라는 신약 개발에 도전하면서 수많은 시간과 자금, 인력을 투입하지만 이 같은 시간과 경험이 결국은 모방의 단계를 지나 새로운 창조로 이어질 수 있다는 희망이 ‘창의력의 미학’인 것 같다. 김인철 LG생명과학 사장
  • [정준모의 시시콜콜 예술동네] 기업들 미술지원사업 구조조정이 필요하다

    요즘 기업들이 너나없이 정부의 ‘녹색성장’ 모토에 코드를 맞추려고 고군분투하는 모습들이다. 하지만 지난 정부에서 이들은 ‘사회적 기여’, ‘사회봉사’, ‘사회공헌’을 목청 높여 외치면서 정권과 코드 맞추기에 여념 없었다. 도대체 기업의 정체성이 의심스러울 정도다. 자신의 목소리와 색깔이 전혀 없다.대한민국 기업 대부분은 장학·문화재단을 두고 있다. 물론 주요사업은 ‘장학사업’이다. 장학 사업은 중요하고 필요하다. 하지만 대학진학률이 84%에 달하는 우리 현실에서 재단의 사회공헌 자금 중 90% 이상이 장학 사업에 투입된다는 것도 문제다. 아마도 70년대 어려웠던 시절에 계획하고 실행해온 일을 지금까지 큰 고민 없이 관행적으로 해온 때문일 것이다. 그간 기업 체질 개선과 구조 조정에는 열을 올렸지만 ‘사회공헌’ 분야는 입으로만 외칠 뿐 큰 관심 없었다는 것을 반증한다. 물론 차별화된 ‘사회공헌’사업의 일환으로 일부 기업은 ‘미술관’을 설립 운영해 왔다. 하지만 ‘전시관’과 ‘미술관’을 구분하지 못하는 기업간부나 오너의 몰지각함으로 인해 기업이 운영하는 미술관은 상업화랑들과 장소 임대를 놓고 경쟁하는 사이가 됐다. ‘기업 미술관’은 경비절감을 위해 ‘큐레이터’를 해고하고 ‘인턴’이라는 유노동, 무임금직을 활용해서 경영의 효율성(?)을 높여 왔다. 사정이 이러함에도 불구하고 미술관을 운영하는 기업은 문화를 지원하는 기업으로, 오너는 문화를 아는 기업으로 알려졌다. 최소한의 비용도 들이지 않은 채 문화인의 반열에 든 셈이다. 무임승차라고 할 수 있다. 안쓰러운 일은 순진한 예술인들이 이들이 지원이라도 해줄까 하여 온갖 자료를 들고 드나든다. 또 일부 기업 미술관의 경우 CEO가 바뀌고, 간부들이 자리를 옮길 때 마다 ‘미술관의 기본원칙’과 ‘운영방침’이 흔들린다. 미술관은 그들의 친구나 후배, 동생 또는 작가로 활동하는 지인들의 전시장으로 전락했다. 경우에 따라서는 줄을 대어 전시라도 한번 해 보려하는 개념 없는(?) 미술인들의 발길이 이들 간부들 책상 앞에 줄을 설 정도였다. 경기가 악화되면 기업의 경영 합리화가 거론되면서, 미술관은 항상 0순위 대상이 되어야 했다. 입으로는 창조와 창의를 이야기하면서 그 원천기술의 보고인 미술관을 홀대, 아니 제대로 개념조차 파악하지 못하고 있는 때문이다. 우리의 경제규모가 세계 11~12위를 한다지만, 기업의 사회공헌 의식은 때때로 발주업체가 아닌 하청업자의 수준에 머물러 있다. 미술관에 대한 명확한 개념을 확보한 뒤 자신만의 색깔을 가진 사회공헌사업을 해 나가는 기업들이 많아지길 기대한다. 미술지원, 정부의 코드에만 맞출 것이 아니라 스스로 필요한 분야를 개척해 나가야 한다.
  • 강렬한 색·대비… 인간을 닮은 동물들

    강렬한 색·대비… 인간을 닮은 동물들

    김영미(48)는 종이에 먹으로 수묵화를 그리는 한국화가였다. 그러나 지금은 아마포에 유화물감으로 그린다. 한국에서 그림을 그리는 작가를 한국화가라고 부른다면 그는 현재도 한국화가지만, 수묵 그림을 그리느냐는 것을 기준으로 한다면 그는 한국화가가 더이상 아니다. 먹을 버리고 아크릴 물감으로 그림을 그린 것은 2005년부터, 본격적으로 유화물감을 사용한 것은 2006년부터다. 서울 신사동 필립강갤러리에서 8일부터 개인전을 여는 김 작가의 이번 작품들은 모두 유화다. 새파란 바탕에 빨간 옷을 입은 사람이나, 붉은 색이 도드라지는 강아지, 부엉이, 토끼, 소, 당나귀들을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의인화된 귀여운 동물 친구들은 어딘가 그를 닮아 있다. 또한 강렬한 색의 대비는 그가 관람객에게 무언가를 강하게 호소하고 있다는 느낌이다. 제대로 평가받고 있지 못한 한국화와 자신의 그림에 대한 애착일 수도 있겠다. 김 작가는 “10여년 전부터 미술과 상관없이 해외로 나갈 일이 많아졌는데, 어느 날인가는 큰 맘 먹고 일본, 독일, 프랑스 등의 상업화랑의 문을 직접 두드렸다가 문전박대를 당했다.”면서 “목숨걸고 그려온 그림들이 거절당하자 정신적인 충격을 많이 받았고, 그림에 변화를 준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당시 해외 갤러리들은 ‘유화만 취급한다.’며 그의 그림을 거들떠보지도 않았다고 했다. 눈길 한번이라도 주고, 평가라도 한 뒤에 거절당했더라면 억울하지도 않았을텐데 그런 취급을 받은 뒤 그는 종이와 먹을 뒤로 물렸다. 국내 시장만이 아니라 세계 시장에서 평가받는 작가가 되기 위해서는 불가피한 결단이었다. 그림이 바뀐 뒤로 독일 베를린에서 올 4월에 전시를 했고, 독일의 다른 화랑에서도 전시하자는 요청이 들어오는 상황이다. 중국 상하이 페이즈 갤러리에서 전시일정도 잡혀 있는 상태다. 그는 작업량이 많은 작가로 평가된다. 지난 15년간 토요일마다 200여 명의 모델들과 2만 점이 넘는 드로잉을 그려냈다. 2005년에는 드로잉만으로 상갤러리에서 전시회를 갖기도 했다. 김 작가는 “결혼도 하지 않고 혼자서 외로워 그림을 더 많이 그린 것 같다.”고 말하기도 했는데, 즐거운 듯하지만 고독하고 쓸쓸한 느낌의 그림을 즐겨볼만 하겠다. (02)517-9014~5.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청동·대리석에 녹아든 애틋한 가족사랑

    청동·대리석에 녹아든 애틋한 가족사랑

    서울 세종로 사거리 동화면세점 앞에는 청동으로 만든 ‘가족’상이 정겹게 서 있다. 아이를 가운데 앞세우고 키가 큰 아빠가 엄마의 어깨를 감싸안은 이 조각은 엄마와 아이의 팔이 모두 하늘로 향하고 있다. 가족 소풍에 흥이 난 모양새이다. 원로 조각가인 민복진(82)이 1989년에 제작한 조형물이다. 버스를 기다리다가 또는 5호선 지하철을 타기 위해 오고가다가 살펴보게 되는 이 작품은 세계적인 영국 조작가 헨리 무어(1898~1986)의 가족상이나 모자(母子)상을 연상시키기도 한다. 1956년 홍익대 조각과를 졸업한 이후로 53년간 한결같이 ‘모자상’과 ‘가족’을 주제로 작업해온 민 작가가 25일부터 10월15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랑에서 개인전을 연다. 1994년 아라리오 갤러리 이후 15년 만의 개인전이자, 그의 생애 4번째 개인전으로 화집출판기념을 겸해 회고전 형식을 띠고 있다. 5점의 대형 조각과 35점의 소형 조각이 전시된다. ●25일부터 새달15일까지 인사동 선화랑서 전시 조각가 고정수(62)는 “선생님은 당초 이번 전시를 조용히 치를 계획이었으나 제자들이 제대로 형식을 갖춰서 하자고 해서 이뤄졌다.”면서 “보통사람들의 생각으로는 의당 거쳐야 할 과정조차 선생은 너절한 겉치레로 여기고 있다.”고 말했다. 전업작가로 평생을 살아온 그를 두고 미술계에서 ‘학같은 인품’이라고 평가하는 이유 중 하나다. 이번 전시작들의 소재는 단연 가족이다. 사랑, 대화, 자장가, 모정 등 다양한 작품의 이름이 있지만, 본질적으로 어머니와 아들의 애틋한 사랑과 가족의 단란함이 묻어난다. 그가 50여년 넘게 이 소재와 주제에 천착한 것은 그의 가족사가 이유였다. 그는 어려서 아버지를 여의고 홀어머니 밑에서 독자로 자라나 아버지에 대한 그리움과 어머니에 대한 절대적인 사랑을 품게 됐다고 미술계에 알려져 있다. 그러나 사실은 작은 아버지가 후사 없이 돌아가시고 작은 어머니가 홀로 남게 되자 아들이 많았던 큰 집에서 자란 민 작가가 양자로 가게 됐던 것. 제사를 지낼 아들이 필요한 유교적 풍토에 푹 젖어있던 1930년대에 양자를 보내고 들이는 일은 사회적으로 흔하디 흔한 일이었지만, 그 흔한 일이 개인사로 돌아가면 고통이자 아픔이 된다. 언제쯤 민 작가가 양자로 들어간 일을 알았는지 명확하지는 않지만, 민 작가는 장년이 지난 이후에도 이런 가족사가 회자되는 것을 꺼려했다고 한다. 두 어머니를 둔 그로서는 두 분 모두에게 평생 그리움과 애틋함을 가슴에 품었을 듯싶다. 가족에 대한 애정이 각별한 그는 수십년간 지병을 앓고 있는 아내를 살뜰하게 살피고 있다. 그의 모자상이 경건하고 엄숙한 대상인 탓에 일각에서는 기독교의 성모자상을 떠올리기도 하지만, 종교적인 이미지를 의도적으로 표현하지는 않는다. 대담한 생략이 도드라진 그의 작품이 헨리 무어를 많이 연상시킨다. 이에 대해 민 작가는 “헨리 무어는 거대한 언덕이나 산과 연결지을 수 있지만, 나는 호젓한 계곡과 능선, 넓은 바다와 창공을 생각하며 그것을 작품에 도입했다.”고 말했다. ●53년간 한결같이 모자상·가족상 조각 한국 현대 조각가 1세대로 분류되는 민 작가는 1984년에 현대화랑에서 첫 개인전을 열었다. 그의 나이 57세였다. 이순신 장군상을 조성한 김세중 작가 등 당대에 가장 잘나가던 작가들이 개인전 한 번 없이 세상을 뜬 것을 감안하면, 조각계에 몸담은 지 30년 만의 개인전은 늦었지만, 그로서는 다행한 일이었다. 이번 회고전을 기획한 서양화가 하종현은 “조각가들은 회화작가들에 비해 청동이나 대리석 등 재료비가 많이 필요하기 때문에 개인전을 열지 못하는 경우가 과거에는 비일비재했다.”면서 “최근에는 조각품에 대한 기호가 크게 떨어져 상업화랑에서도 전시회를 기피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전업작가로 최근 3년 전까지 대형 작업을 하던 민 작가는 이제 건강이 많이 나빠져 작업을 거의 하지 않고 있다. 드릴소리와 돌가루에 눈과 귀가 상한 것이다. 민 작가의 작품에 대해 미술 평론가들은 “조형물을 너무 오랫동안 했고, 똑같은 경향의 작품을 지속해 변화의 타이밍을 잃어버린 것이 안타깝다.”고 지적했다. (02)734-0458. 문소영기자 symu@seoul.co.kr
  • 英, 테러범 석방 뒷거래설 일축

    1988년 270명의 목숨을 앗아간 스코틀랜드 남부 로커비 마을 상공에서의 뉴욕행 팬암기 폭발 사건, 이른바 로커비 테러범 석방을 둘러싼 미국과 영국, 리비아의 갈등이 심화되고 있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을 시작으로 미국은 연일 석방을 비판하고 있으며 영국은 리비아와의 거래설을 해명하느라 진땀을 빼고 있다.당시 사건을 담당했던 로버트 뮬러 미 연방수사국(FBI) 국장은 테러범 압둘 바셋 알리 알 메그라히(57)를 석방한 스코틀랜드 법무장관에게 보낸 항의 서한에서 “이번 석방은 법을 조롱한 것”이라며 강력 비난했다고 CNN 등이 22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알 메그라히는 팬암 항공기 폭파 혐의로 8년간 스코틀랜드 교소에서 복역했으나 말기 암환자라는 이유로 지난 20일 리비아로 송환됐다. 당일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에는 수천명이 모여 국기를 흔들고 꽃을 뿌리며 그를 영웅 대접했고 이는 희생자 유족들의 분노를 샀다.석방 당일 “이 같은 결정은 실수라고 생각한다.”는 입장을 내놓았던 오바마 대통령은 다음날인 21일 이 같은 귀국 광경에 대해 “대단히 불쾌하다(highly objectionable).”고 목소리를 높였다.영국은 리비아 정부의 ‘거래설’을 잠재우기 위해 바쁘다. 석방 당일 리비아 국가원수 무아마르 카다피의 아들 사이프 알 이슬람 카다피가 “영국과의 석유, 가스 상업화 논의에서 알 메그라히는 언제나 협상 테이블에 올랐다.”고 주장했다.이에 영국 외무부는 “양국 사이에는 어떤 거래도 없었다.”고 일축했다. 이어 피터 만델슨 영국 사업부 장관도 기자들과 만나 “양국 거래설은 잘못됐을 뿐만 아니라 그럴듯한 얘깃거리도 되지 못한다.”고 항변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포스코 ‘철강업계 도요타’ 만들겠다”

    “포스코 ‘철강업계 도요타’ 만들겠다”

    │알타미라(멕시코) 김경두특파원│정준양 포스코 회장은 6일 “글로벌 자동차메이커 15개사에 자동차용 강판을 제공하는 업체는 포스코밖에 없다.”면서 “기술로 승부해 포스코를 세계 철강산업의 ‘도요타’로 만들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이날(현지시간) 멕시코 자동차강판 공장 준공식에 앞서 가진 기자간담회에서 “포스코가 글로벌 철강업체 가운데 상반 관계인 강도와 연신율(끊어지지 않고 늘어나는 비율)을 동시에 강화한 신제품(TWIP강·TRIP강)의 상업화에 가장 먼저 성공했다.”면서 “이제는 세계 어느 철강사와도 자동차강판 시장에서 겨뤄볼 만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월드 베스트 제품을 오는 10월 도요타 제품 전시회에 선보일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그는 또 “도요타 일본 공장에 자동차용 강판을 납품한다는 것은 이미 기술적으로 인정받았다는 의미”라면서 “다른 자동차 메이저업체(본사 공장)로부터 물량 공급 요구를 받고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포스코의 멕시코 진출은 세계 자동차산업의 중심지인 북중미에 교두보를 확보했다는 것”이라면서 “글로벌 자동차 업계의 요구에 즉각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체계를 구축했다.”며 의미를 부여했다. 특히 정 회장은 향후 경영계획과 관련, 오는 2011년까지 ‘컨틴전시 플랜(비상계획)’에 따른 긴축 경영을 계속하겠다고 밝혔다. 정 회장은 “한 번 더 위기가 오는 경로로 간다면, 두 번째 회복은 2011년 하반기에나 되는 것 아니냐는 의견이 많다.”면서 “지금 회복세가 계속되기를 간절히 바라지만, 그러지 않을 경우에 대비해 컨틴전시 플랜을 짜고 2011년까지는 허리띠를 졸라매는 경영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반기 경영 전망과 관련해서는 “올 3·4분기는 회복세가 뚜렷할 것”이라고 내다보면서 “철강가격이 상승세인 만큼 환율만 안정된다면 하반기에 영업이익을 2조원가량 올릴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정 회장은 대우건설 인수 문제에 대해서는 “우리도 포스코건설을 갖고 있기 때문에, 일단 매물이 나왔으니까 쳐다보는 정도”라면서 “예쁜 여자가 나왔으니, 그냥 쳐다보고는 있다.”며 신중한 입장을 취했다. 정 회장은 세계 최대 철강사인 아르셀로미탈이 최근 스테인리스 부문 합작법인 설립을 제안한 것과 관련, “중국 스테인리스 메이저가 과잉설비를 가진 상황에서,스테인리스 집중은 쉽지 않을 것”이라며 부정적 의견을 내비쳤다. golder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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