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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아이돌 그룹 생존 경제학

    아이돌 그룹 생존 경제학

    10대 청소년 전유물에서 대중문화계 블루칩으로 등극한 아이돌 그룹. 그들은 어떻게 가요는 물론 방송, 영화, 뮤지컬계까지 두루 섭렵하는 최고의 히트 상품으로 떠올랐을까. 아이돌 그룹의 생존 경제학을 들여다봤다. ●한 명만 떠라… 리스크 최소화 가요계에는 하루가 멀다하고 신인 아이돌 그룹이 쏟아지고 있다. 최근 그룹 ‘쥬얼리’의 소속사에서 내놓은 신인 걸그룹 ‘나인뮤지스’의 멤버 수는 총 9명으로 ‘소녀시대’와 같고, 몇 달 전 데뷔한 신인 남성 그룹 ‘인피니트’의 멤버는 총 7명이다. 이처럼 요즘엔 솔로 신인을 찾아보기 힘들다. 멤버 수가 최소 4~5명에서 많게는 7~9명에 이른다. 1990년대 유행했던 ‘서태지와 아이들’ ‘듀스’ ‘SES’처럼 2, 3인조도 드물다. 여기에는 리스크를 최소화하고자 하는 기획사의 의도가 깔려 있다. 신인에게는 수억원의 초기 비용이 투입되지만, 솔로로 데뷔시켰다가 흥행에 실패하면 그만큼 타격이 크다. 대신 여러명의 멤버로 구성된 그룹의 경우는 그 중 한명만 인기를 얻어도 그룹 전체 인지도가 올라가면서 다른 멤버들에게까지 영향을 미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위험 부담이 줄어들 수밖에 없다. ●‘5초 가수’면 어때… 철저한 분업화 때문에 아이돌 그룹 멤버들은 구성 때부터 노래, 예능, 연기, 댄스 등 각자 업무를 철저히 분업화한다. 과거엔 가수라면 모든 멤버가 노래와 댄스 등 기본기를 익힌 뒤 데뷔했지만 지금은 각자의 영역과 이미지만 뚜렷하면 아이돌 그룹에 이름을 올리는 것이 그리 어렵지 않다. ‘선택과 집중’이 일상화돼 있는 이들에게 ‘5초 가수’란 비판은 그리 와닿지 않을 수도 있다. 대신 데뷔와 동시에 ‘각개전투’가 불을 뿜는다. 각자 맡은 임무를 얼마나 훌륭히 소화해 내느냐가 ‘생존’의 관건이기 때문이다. 예전엔 그룹 활동이 정리된 뒤에 개인 활동에 들어갔지만, 일단 얼굴을 알리기 시작하면 가수 활동은 후순위로 밀려나는 경우도 많다. 일례로 걸그룹 ‘애프터스쿨’의 유이는 지난 3월 싱글 3집 앨범 ‘뱅’ 활동에 참여하지 않았다. 드라마 ‘버디버디’ 촬영 때문이었다. 지상파 및 케이블 TV 예능 프로그램의 수가 늘어나 ‘구인난’이 심각해진 것과 소량의 곡이 담긴 디지털 싱글 앨범을 내고 수시로 컴백할 수 있는 것도 아이돌의 효용 가치를 끌어올리는 요소다. ●멤버 수마저 바꾼다… 빠른 시장 적응력 한때 아이돌 시장에서는 그룹 내에서 소그룹(유닛)을 만들어 ‘따로 또같이’ 활동을 하는 것이 유행이었다. 빠르게 변하는 가요 환경에 대처하기 위해서였다. 그러나 요즘에는 끼 있는 멤버를 영입하기 위해 처음에 정한 멤버 숫자마저 자유자재로 바꾸는 ‘고무줄 전략’으로 변신을 모색한다. 6인조로 출발한 걸그룹 ‘티아라’는 최근 멤버 한 명을 더 영입해 7인조로 바꾸었고, 5명으로 시작한 ‘애프터스쿨’은 3명의 멤버를 더 영입해 8명이 됐다. 멤버의 탈퇴나 교체가 그룹 존폐를 뒤흔든 적도 있었지만, 지금의 아이돌에게는 정해진 규칙이나 고정관념은 불필요한 명제에 불과하다. ●가수는 사라지고 엔터테이너만 양산 우려 가요계는 아이돌 그룹의 생존력을 높게 평가하면서도 지나친 상업화를 경계하는 분위기다. 임진모 대중음악 평론가는 “가수들이 생존을 위해 다양한 분야로 영향력을 확대하는 것은 긍정적이지만, 가수 활동의 집중도가 떨어지고 가요가 점차 예능 프로에 예속되는 것은 문제”라고 지적했다. 가수는 사라지고 엔터테이너만 양성한다는 우려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3관왕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장철수 감독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 3관왕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 장철수 감독

    “투자사 등과 후반 작업 때 의견 일치가 안돼 힘든 과정을 거쳤죠. 희한하게도 개봉이 미뤄져 칸에 갈 수 있었어요. 칸 이후에도 여전히 개봉이 늦어져 원형 탈모증까지 생겼죠. 하지만 그러는 바람에 부천에서 상을 탔네요. 악재라고 생각했던 게 호재가 되니 아이러니합니다.” 올해 칸국제영화제 비평가주간에 초청되며 화제를 뿌렸던 스릴러 ‘김복남 살인사건의 전말’이 최근 막을 내린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에서 작품상, 여우주연상 등 3관왕이 됐다. 외딴 섬마을에서 전근대적인 가부장 시스템에 짓눌려 살아가던 한 여인이 벌이는 잔혹한 복수극을 그린 작품이다. 이 작품으로 ‘입봉’(데뷔)한 장철수(36) 감독을 최근 서울 광화문에서 만났다. 상업성이 떨어진다는 평가에 개봉이 지연되며 겪었던 마음 고생을 훌훌 털어버린 듯했다. →칸에 이어 부천에서도 좋은 평가를 받았는데. -천만다행이라는 느낌이다. 칸 초청 뒤 개봉이 곧 될 것 같았는데 쉽지 않았다. 상업성에 의구심을 갖는 배급사가 많았다. 이번 수상으로 어느 정도 해소된 것 같다. 9월 초 정도 개봉할 것 같다. 다행스럽다. →지난해 10월 촬영을 끝낸 것으로 알고 있다. 개봉이 한참 늦어져 섭섭했을 것 같다. -요즘 영화계가 너무 상업화되다 보니 감독 입장에서 자기 색깔을 낸다든지 하는 일들이 무시당하는 풍토가 아쉬울 뿐이다. 상업성하고 거리가 있는 작품이 해외 영화제에 간다고 여기는 경향도 있다. 그래서 칸에 갔을 때도 축하하면서 한편으론 걱정하는 시선도 있었다. →영화 전반부는 학대 받는 복남이의 처절한 모습에, 후반부는 잔혹한 복수 장면에 불편함을 느끼는 관객도 있을 법한데.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해외에서도 그런 상황에 놓인 여성들이 어디인가에는 분명히 있다. 아동 성폭행이나 근친상간 뉴스도 심심치 않게 나오지 않는가. 이 작품은 어머니들에 대한 위로다. 우리나라가 현대화되는 과정에서 어머니들이 버티고 참아야 했던 한을 복남이를 통해 보여주고 해소시켜주고 싶었다. 그래서 리얼리티를 강조했던 전반부와 달리 후반부는 비현실적으로 보일 만큼 강하게 갔다. →딸을 잃은 복남이가 다소 늦게 복수를 시작하는데. -이성을 잃은 채 복수하는 것으로 보이고 싶지 않았다. 그래서 템포를 조절했다. 주변 사람들의 뻔뻔한 모습, 진실을 외면하는 형사, 방관하는 친구 해원에게서 서서히 희망을 잃어가다 결국 운명이라는 태양에 맞서 폭발하게 되는 것이다. →후일담을 상상한다면, 사건의 전말은 제대로 알려질 수 있을까. -한 여자가 실성해서 사람들을 죽이고 자기도 죽었다는 정도로 묻힐 것 같다. 유일하게 진상을 알고 있는 해원은 변화하려고 하지만 변화하기에 너무 늦은 캐릭터다. →궁극적으로 무슨 이야기를 하고 싶었나. -인터넷 매체가 발달하며 타인의 불행에 대한 관심은 높아졌는데, 그 불행에 대해 친절을 베푸는 일은 줄어들었다. 그러한 불친절함은 영화에 나오듯 한 사회를 소멸시키는 비극을 불러올 수 있다. 이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은 방관이다. 우리는 보통 당사자가 아니라는 생각에 방관자가 되는데 어느 순간에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도 있다. →칸에서, 부천에서 관객들 반응은 어땠나. -신기하게도 상영 때마다 반응이 달랐다. 프랑스에서는 복남이가 복수하는 끔찍한 장면에서 (통쾌하다는) 반응이 있었고, 국내에서는 유머러스한 장면에서 잘 웃어줬던 것 같다. 관객의 반응이 겉으로 드러날 때 보람을 느꼈다. →서영희의 연기가 돋보인다. -처음에는 조금 더 인지도가 있는 배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하지만 잔인하고 동물적인, 자기자신을 내던지는 연기를 겁내더라. 결과적으로 서영희가 아니었다면 큰일 날 뻔했다. →어떤 스타일의 작품을 좋아하나. -좋은 구도는 없지만 나쁜 구도는 있는데, 그것은 작위적인 구도라고 유영길 촬영 감독님이 말했다. 작위적인 영화 빼고는 다 좋아한다. 물론 재미도 필요하다. 지루한 영화는 죄악이라고 생각한다. →시각디자인 전공이 영화에 도움이 됐나. -전공을 했기 때문에 남들보다 미학적인 부분이 뛰어나다는 생각은 없다. 다만 그 부분을 과하지 않게 잘 조절한다는 생각은 한다. →어렸을 때부터 영화 감독을 꿈꿨나. -극장이 없었던 강원도 영월 산골에서 자라서 그런지 영화를 싫어했다. 왜 보는지 몰랐다. 차라리 빵을 사먹는 게 낫다고 생각할 정도였다. TV 명화극장, 중학교 때 본 에로 비디오가 내가 아는 영화의 전부였다. 미대 가려다 낙방해 힘들었던 시기에 그림 선생님이 추천한 ‘택시 드라이버’와 ‘시네마 천국’을 봤고, 그제서야 영화의 매력을 알게 됐다. →김기덕 감독이 스승인데. -원래 광고를 하고 싶었는데, 그게 창의적인 일만은 아니었다. 고민 끝에 영화를 결심했다. 영화 공부차 일본에 갔다가 김 감독님의 ‘섬’을 보고 다시 돌아왔다. 적은 비용으로 존재감 있는 작품을 만들어내는 에너지와 비결을 알고 싶어 무작정 찾아갔다. →‘의형제’의 장훈 감독도 김 감독의 연출부 출신인데. -‘사마리아’를 통해 김 감독님과 세 번째 작업을 할 때 면접을 봐 뽑았던 친구다. 대구 지하철 가스 폭발 사고로 인한 외상 후 스트레스 등 사회적인 문제에 관심이 많았다. 지금은 상업적 이야기와 사회적 이야기를 잘 섞어서 풀어가는 것 같다. →후배의 데뷔가 빨라 부럽지는 않았나. -부럽다기보다 가족에게 창피하고 미안한 정도였다. 어렸을 때는 일찍 데뷔해 세상을 놀라게 하고 싶었다. 그렇게 할 수 없는 나이가 되니 어떤 작품으로 존재감을 알려 다음 작품을 계속할 수 있을까, 그런 생각을 많이 하게 되더라. →감독으로서 목표와 앞으로 작품 계획은. -오래 남는 감독이 되고 싶다. 한 작품, 한 작품 실망시키지 않는 게 목표다. 그런 점에서 클린트 이스트우드를 존경한다. 나이를 먹을수록 관록을 보여주고 있다. 하고 싶은 이야기가 많지만 어떤 게 다음 차례일지는 나도 모른다. 어디로 튈지 모르는 감독이라는 소리를 듣고 싶다. ‘이런 이야기도 할 줄 아는 사람이야?’하고 말이다. 글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사진 이종원 선임기자 jongwon@seoul.co.kr
  • [원자력 르네상스 글로벌 현장] 한국형 수출 청사진

    [원자력 르네상스 글로벌 현장] 한국형 수출 청사진

    한국은 지난해 말 아랍에미리트연합(UAE)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을 수주하며 세계 원전업계의 ‘신데렐라’로 떠올랐다. 프랑스(아레바)와 미국·일본(GE·히타치 컨소시엄) 등을 제치고 세계 6번째 원전 수출국이 됐다. 풍부한 운영경험, 높은 가격경쟁력, 짧은 건설기간 등 3색 매력이 잘 먹힌 덕분이다. 한국의 원전 이용률은 2008년 기준 93.3%로 6대 원전 수출국 중 최고다. 미국(89.9%)보다 3.4%포인트, 세계 평균(79.4%)보다는 13.9%포인트 높다. 원전 이용률이란 연간 원자로를 실제 가동하는 시간의 비율로 93.3%라면 1년에 340일, 한달에 28일 꼴로 원전을 운영한다는 뜻이다. ●2030년까지 80기 수출목표 쉴 새 없이 원자로를 돌리면서도 사고는 거의 없었다. 갑작스러운 고장 등으로 발전기가 정지되는 시간인 ‘비(非) 계획 발전 손실률’이 0.8%로 세계 최저 수준이다. 미국은 1.5%, 일본은 7.9%다. 1978년 1호 원전을 건설한 한국은 현재 20기의 원전을 운영 중이다. 1979년 스리마일섬(TMI) 원전 방사능 유출사고 이후 원전 건설을 중단한 미국이나 유럽 등과 달리 원전을 1년에 1기꼴로 지으며 건설 경험을 축적했다. 한국형 원전은 가격경쟁력이 최대 매력이다. UAE에 수출될 140만㎾급 APR1400 모델은 1㎾당 건설 단가가 2300달러(약 270만원) 정도다. 3582달러인 미국 AP1000 모델의 64%에 불과하다. 한국형 원전은 건설기간에서도 유리하다. 국산 100만㎾급 OPR1000의 공기가 52개월로 미국 AP1000(57개월)보다 5개월 짧다. 프랑스 CPR1000과 러시아 VVER1000의 공기는 각각 60개월, 83개월이다. 심기보 원자력문화재단 팀장은 “4차원 컴퓨터 디자인(CAD)을 활용해 공정을 최적화하고 원자로 냉각재 배관을 자동 용접하는 등 최신 시공기술을 도입해 공기를 단축했다.”고 설명했다. ●개도국용 중소형 시장 주목 정부는 한국형 원전의 특장점을 살려 2012년까지 10기, 2030년까지 80기의 원전을 수출할 계획이다. 430기 규모의 신규 원전 건설시장의 20%를 차지하겠다는 것이다. 벌써 필리핀, 아르헨티나, 멕시코 등이 한국형 원전에 러브콜을 보내고 있다. 정부는 중소형 원전과 개발도상국 시장에 주목하고 있다. 미국 에너지국(DOE)과 세계원자력에너지파트너십(GNEP)은 2050년까지 500~1000기의 중소형 원전이 건설될 것으로 전망한다. 산업발전으로 전력수요가 늘고 있지만 대형 원전을 짓기에는 재정이 버거운 개발도상국의 수요가 증가한다는 것이다. 한국은 OPR1000 모델과 함께 독자기술로 개발 중인 10만㎾급 ‘스마트원자로’로 350조원 규모의 중소형 원전 시장을 공략할 계획이다. 스마트원자로는 전력 생산과 더불어 해수 담수화에도 사용할 수 있는 똑똑한 원자로다. 국제원자력기구(IAEA)가 신개발 원전 기술 중 최고로 평가하기도 했다. 정부는 2012년부터 스마트원자로를 상업화하고 수출기반을 확보할 예정이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후 원 : 한국언론진흥재단
  • 獨 ‘압사당한 축제’… 최소 19명 사망

    獨 ‘압사당한 축제’… 최소 19명 사망

    독일의 유명 음악 축제에 예상보다 많은 청중이 한꺼번에 몰리면서 최소 19명이 숨지고 300여명이 다쳤다. DPA 등에 따르면 24일(현지시간) 오후 독일 북서부 뒤스부르크에서 열린 유럽 최대의 테크노 음악 축제 ‘러브 퍼레이드’ 공연장에서 대규모 압사 사고가 발생했다. 사망자 19명에는 호주인 여성, 이탈리아인 여성, 중국인 남성 그리고 네덜란드인 남성 등 외국인 4명도 포함돼 있다. 사건 당일 경찰이 밝힌 부상자는 80여명이었지만 25일 현지 경찰은 적어도 342명이 다쳤다고 설명했다. 이 가운데 중상자가 상당수 포함돼 있어 사망자는 더 늘어날 가능성이 크다. 이번 사고는 화물 기차역을 개조해 만든 공연장으로 통하는 터널로 인파가 한꺼번에 들이닥치면서 벌어졌다. 공연장으로 들어가는 입구는 터널 한 곳이 전부였다. 주최 측은 당초 70만~80만명 정도의 청중을 추산했지만 실제로는 50만명 정도인 뒤스부르크 인구의 3배에 가까운 140만명에 달했다. 공영 ZDF방송은 사고 당시 “구조요원들이 부상자들이 있는 곳까지 헤집고 들어가지 못하는 등 공포스러운 상황이었다.”면서 “터널 안은 말 그대로 사람들이 서로 상대를 짓밟는 아비규환이었다.”고 전했다. 앙겔라 메르켈 독일 총리는 사고 직후 “연민의 마음과 슬픔을 그들에게 전한다.”며 유족들에게 깊은 애도를 표시했다. 또 “파티에 간 젊은이들이 겪었을 어려움과 아픔을 생각하니 끔찍하고 괴롭다.”고 밝혔다. 이번 사고로 21년 전 처음 시작된 음악 축제가 역사 속으로 사라지게 됐다. 이 축제의 창시자는 “늘 평화로운 행사였고 행복한 파티였던 러브 퍼레이드가 비극으로 빛을 잃었다.”면서 러브 퍼레이드를 다시는 개최하지 않겠다고 발표했다. ‘러브 퍼레이드’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기 4개월 전인 1989년 7월 음악을 통한 평화 추구라는 뜻과 베를린의 클럽 문화가 결합되면서 처음 열렸다. 이후 정치적·이념적 색채는 줄어드는 대신 상업화됐고 소음, 마약, 환경 오염 등의 문제가 발생하는 등 부작용이 드러났다. 게다가 재정 문제까지 겹치자 베를린 시당국이 행사 지원에 난색을 표하면서 2007년에는 에센, 2008년 도르트문트에서 열렸으며 지난해에는 보훔에서 개최될 예정이었으나 취소됐다. 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상업미술에 반기 든 이색전시회

    상업미술에 반기 든 이색전시회

    우리나라 미술시장의 지나친 상업화를 자성하면서 예술 본연의 실험성과 소통을 강조하는 의미 있는 전시회가 나란히 열리고 있다. 서울 문래동 비영리 예술공간 ‘솜씨’의 개관전과 전국 대학생들의 자발적 미술운동인 ‘MYA’(Messege from young artists) 전은 예술의 가치가 돈의 가치로 치환되고, 작가의 이름이 곧 작품값이 되는 현실에 반기를 들고 대안을 모색하려는 신선한 시도로 주목받고 있다. 지난 12일 문을 연 솜씨는 강무성 대표 등 상업 갤러리 기획자 출신 3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일종의 대안 공간이다. 문래동 예술창작촌에 거주하는 예술가와 지역 주민 간 소통의 거점 역할을 자임한다. 권기수, 김기라, 김수영 등 작가 40명이 주제, 장르, 매체에 상관없이 40×40×40㎝ 크기의 작품을 선보이는 개관전 ‘40×40×40×40’은 이 공간의 지향점을 단적으로 보여 준다. 모든 작품은 익명으로 출품되고 전시되는데 이로써 관람객은 작품 자체만을 순수하게 감상하는 기회를 얻고, 창작자는 경력 때문에 시도하지 못했던 새로운 실험을 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지역 주민, 관람객 등 일반인들도 자유롭게 자신의 창작품을 전시·판매하도록 함으로써 전문 예술가뿐 아니라 누구나 창작활동을 통해 타인과 소통, 교감할 수 있다는 점을 보여 준다. 강무성 대표는 “전시를 통해 미술이 ‘그들만의 문화’가 아니라는 걸 공유하고 싶다.”고 말했다. 공간 안에 작은 카페를 운영하고, 다양한 기금 모금 행사 등을 통해 공적 지원 없이 자생적이고 독립적인 공간으로 키워 갈 계획이다. 8월14일까지. (02)2633-3313. 지난 14일 서울 인사동 관훈갤러리에서 개막한 MYA 전은 국내 대학생들의 첫 자발적 미술운동을 표방하고 있다. 전국 16개 대학 학생 20명이 자본과 상업성에 치우친 기성 미술계에 ‘예술은 값이 아니라 값진 것이다.’란 메시지를 던지기 위해 한자리에 모였다. 문상원 MYA 대표는 “상업성이라는 기치 아래 전시되고 유통되는 현대 상업미술계의 구조에 대한 의문점에서 출발하게 된 전시”라며 “예술에서 추구해야 할 가치관에 대해 재고해 보고자 한다.”고 설명했다. 전시에는 회화, 설치, 미디어, 퍼포먼스 등 50여점의 작품과 더불어 이해완 서울대 미학과 교수, 김동유 작가 등 관계자들이 현대 미술계의 문제점과 대안을 이야기하는 인터뷰 영상 등이 소개된다. 17일 오후 5시 오프닝 행사에선 작가들이 검은 정장을 입고 상업미술에 대한 장례식 의례로 인사동 길을 순회하는 퍼포먼스도 열린다. 20일까지. (02)733-6469.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Next 10년 신성장동력] SK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선도 기업으로

    [Next 10년 신성장동력] SK에너지, 전기차 배터리 등 친환경 선도 기업으로

    SK에너지가 기술 기반 종합에너지 기업으로의 변신을 선언했다. 석유공정, 석유화학촉매기술, 윤활유 등 기존 에너지 관련 기술 기반에다 녹색에너지에 대한 의지가 더해져 ‘저탄소 성장’이라는 청사진을 제시하고 있다. 이를 위해 SK에너지는 ‘그린카 배터리’ 청정 석탄에너지의 이산화탄소를 이용해 생산하는 친환경 플라스틱 제품인 ‘그린폴(Green Pol)’ 등 중점추진 분야를 정해 기술개발과 상용화에 매진하고 있다. SK에너지는 그린카의 세계 4대 강국 진입을 위한 핵심기술인 전기자동차용 리튬이온 배터리 기술개발에 힘써 지난해 10월 다임러그룹의 전기차용 배터리 공급업체로 선정됐다. 이를 계기로 앞으로 진행될 다임러그룹의 다양한 하이브리드 및 전기자동차 배터리 프로젝트에 우선 협력업체로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을 확보하고 글로벌 대형 자동차업체들과의 협력 강화를 통해 본격적으로 세계 자동차용 배터리 시장 공략에 유리한 고지에 올라설 수 있게 됐다. 이는 세계에서 3번째로 상업화에 성공한 리튬이온전지의 분리막(LiBS) 소재 기술과 박막 코팅 기술, 배터리 팩·모듈 제조기술 등 SK에너지의 리튬이온 관련 소재 및 제품 제조 기술력이 높게 평가받은 결과다. SK에너지는 현대자동차와 함께 지식경제부의 국책과제인 전기차 프로젝트에 사용될 리튬이온 배터리 공급업체로도 참여하고 있다. 나아가 SK에너지는 미국 전기차 개발 컨소시엄의 기술평가 프로그램에도 참여한다. 또 국내 근거리 저속 전기차 생산업체인 CT&T의 차량 개발에 참여하는 등 국내외 여러 전기차 배터리 개발 프로젝트에 적극 나서고 있다. SK에너지가 ‘저탄소 성장’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하고 있는 기술은 그린폴로 불리는 이산화탄소 플라스틱이다. 이산화탄소를 회수해 저장하는 데 그치지 않고 촉매 기술을 통해 플라스틱의 원재료인 폴리머로 전환하는 기술이다. 그린폴은 연소할 때 물과 이산화탄소로 분해되기 때문에 유해가스가 발생하지 않아 깨끗하다. 또한 투명성과 차단성 등이 뛰어나 건축용 자재, 포장용 필름, 식품 포장재 등 다양한 분야로 적용이 확대될 것으로 기대된다. SK에너지는 이 기술을 기반으로 상업공정 및 제품 용도개발을 위한 파일럿 플랜트를 완성하고 상용화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석유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고 풍부한 석탄을 깨끗하게 이용하기 위한 ‘청정 석탄에너지’ 기술도 개발 중이다. 저급 석탄을 석탄가스화 공정을 통해 합성가스로 전환하고, 전환된 합성가스를 활용해 합성석유, 합성천연가스, 화학제품 등을 생산하는 기술이다. 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Next 10년 신성장동력] 삼성중공업, LNG-FPSO 등 특수선박 시장 선도

    [Next 10년 신성장동력] 삼성중공업, LNG-FPSO 등 특수선박 시장 선도

    2008년부터 불어닥친 글로벌 금융위기의 충격을 가장 극심하게 겪은 분야 중 하나가 조선업이었다. 전 세계 선박업체들이 허리띠를 조이면서 선박 발주량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기업에게 불황은 오히려 기회가 된다. 줄어든 ‘파이’가 이들에게 몰릴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운반선 및 부유식 액화천연가스생산저장설비(LNG-FPSO) 등 고부가가치 특수선 시장을 석권하면서 경제위기 상황을 슬기롭게 극복했다. 또한 풍력발전 설비 등 신규 사업 육성에도 지속적으로 참여하고 있다. 삼성중공업은 신개념 선박인 LNG-FPSO의 ‘원조’다. 2008년 LNG-FPSO를 세계 최초로 개발하고 2008년 이후 전 세계에서 발주된 LNG-FPSO 6척을 모두 수주하면서 100%의 시장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다. LNG-FPSO는 원유를 생산, 저장하는 일반적인 원유생산저장설비(FPSO)와 달리 해상에서 천연가스를 생산과 액화, 저장할 수 있는 LNG 생산설비다. 기존 FPSO는 가스전에서 뽑아올린 천연가스를 파이프라인을 통해 육상 액화·저장 설비에 보관해 뒀다가 LNG선으로 운송했다. 그러나 삼성중공업이 개발한 LNG-FPSO는 해상에서 바로 액화·저장할 수 있는 설비를 장착한 복합기능 선박이다. 평균 2조원에 달하는 육상 액화·저장설비를 지을 필요가 없고, 중·소 규모 해양 가스전의 상업화도 가능하다. 특히 삼성중공업은 2009년 7월 원유 메이저 회사 로열더치셸과 향후 15년간 LNG-FPSO 최대 10척, 500억달러 규모를 건조한다는 계약을 체결하고, 지난 3월에는 이 중 첫 번째 LNG-FPSO에 대한 계약을 완료했다. 삼성중공업은 LNG-FPSO 계약을 체결할 때 투입되는 주요 장비 등 필요한 모든 항목에 대한 단가를 먼저 결정한다. 물량과 전체 금액은 작업 해역 등 조건 등을 감안한 상세 설계가 완료된 뒤 산정한다. 이를 통해 돌발 변수나 물량 증감에 따른 영향을 받지 않고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계약 구조를 채택하고 있다. 업계에서는 프로젝트 규모가 척당 40억~50억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첫 번째 LNG-FPSO는 삼성중공업과 프랑스 테크닙사가 공동 설계한 뒤 제작은 거제조선소에서 일괄적으로 수행한다. 2012년 건조에 착수, 2016년 발주처에 인도할 예정이다. LNG-FPSO는 길이 468m, 폭 74m, 높이 100m로 차체 중량만 20만t에 달한다. 국내에서 3일 동안 소비할 수 있는 45만㎥의 액화천연가스를 저장할 수 있는 규모다. 삼성중공업은 2016년부터 호주 북서부 해상 가스전에서 연간 350만t의 천연가스를 생산할 계획이다. 삼성중공업은 신규 사업인 풍력발전설비 사업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지난해 5월에는 사업 착수 9개월 만에 미국 시엘로사로부터 2.5㎿급 풍력발전기 3기를 수주하면서 성공적으로 미국시장에 진출했다. 같은 해 11월에는 국내 최초로 풍력발전기를 해외에 수출, 신규 사업을 조기에 안착시키는 데 성공했다. 삼성중공업은 또 지난해 5월 국내 최초로 미국 휴스턴에 풍력발전설비 영업지점을 개설한 데 이어 2010년에는 미국 포틀랜드 지점, 2011년 독일 지점을 각각 개설할 계획이다. 2011년에는 물류 및 애프터센터도 가동하는 등 미국과 유럽을 본격 공략한다는 전략이다. 삼성중공업 관계자는 “업계에서는 삼성중공업 풍력발전 설비가 기존 제품보다 발전 효율이 10% 이상 높고, 내구성도 5년 정도 긴 25년에 달한다고 평가하고 있다.”면서 “미국과 캐나다 등지의 발전사업자들이 주목하는 것도 이러한 장점 덕분”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개콘’ 동혁이형, 응원녀의 ‘무개념 노출’ 맹비난

    ‘개콘’ 동혁이형, 응원녀의 ‘무개념 노출’ 맹비난

    ’개그콘서트’의 ‘동혁이형’ 장동혁이 ‘월드컵 응원녀’들의 도를 넘어선 노출에 거침없는 비난을 쏟아냈다. 지난 4일 방송된 KBS 2TV 개그프로그램 ‘개그콘서트-봉숭아 학당’에 출연한 장동혁은 월드컵 기간 중 과도한 노출로 응원문화를 어지럽힌 ‘월드컵 응원녀’들의 행태를 꼬집었다. 이날 방송에서 장동혁은 “발자국녀, 복근녀, 똥습녀까지 잘도 갖다 붙인다.”고 운을 뗀 뒤 “말이 좋아 응원녀지 연예인 지망생, 쇼핑몰 CEO 등 홍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지 않느냐.”며 상업화된 월드컵 응원문화를 비판했다. 이어 장동혁은 “응원녀 컨셉 좋다. 근데 왜 훌러덩 벗고 나오냐.”며 “축구선수도 옷 벗고 골 세리머니하면 경고 먹는데 (응원녀들은) 경고도 없고 경우도 없다.”고 일침을 가했다. 또한 장동혁은 “온 국민의 축제를 (응원녀들이) 자기네들 PR의 독무대로 삼고 있다.”며 “진짜 연예인이 되고 싶다면 무대에서 실력을 보여줘라.”는 멘트로 독설을 마무리해 방청객과 시청자들들의 호응을 이끌어냈다. 사진 = KBS 2TV ‘개그콘서트’ 방송 화면 캡처 서울신문NTN 김수연 인턴기자 newsyouth@seoulntn.com
  • 코엑스 ‘10~20대’ 서울광장은 ‘가족’

    ‘코엑스=10~20대, 서울광장=가족, 대학로=대학생(?)’ 남아프리카공화국 월드컵과 관련, 이전에 보지 못한 ‘장소별 거리응원 공식’이 생겨나고 있다. 특히 길거리 응원의 양대 메카로 떠오른 서울광장과 코엑스의 경우 참가자들의 연령대가 뚜렷이 구별되는 점은 이색적인 현상이라는 지적이다. 전문가들은 ‘상업성 정도에 따라 촉발된 현상’이라고 분석했다. 코엑스에는 경기마다 아이돌 가수들이 대거 출연하는 상업적인 공연과 기업관련 홍보행사가 집중되기 때문에 10~20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는 것. 아르헨티나와의 2차전 경기가 열린 지난 17일엔 서울 영동대로에서 소녀시대와 슈퍼주니어, f(x)(에프엑스), 엠블랙 등 아이돌 가수들이 잇달아 출연해 10대들이 오후 3~4시부터 진을 치는 모습도 목격됐다. 기업들의 홍보행사도 한몫을 했다. 현대차가 도로 한복판에 쏘나타 2대를 전시하고 응원막대를 나눠줬고, KT는 로고 이름을 적은 초코파이를 돌렸다. 반면 서울광장에는 30~40대 가장을 중심으로 가족들의 발길이 유독 많았다. 열린음악회 등 문화행사가 잦은 곳인 만큼 이곳을 자주 찾던 가족 단위의 응원객들이 눈에 띄었다. 홍성태 상지대 사회학과 교수는 “접근성도 코엑스보다 뛰어나기 때문에 가족들이 찾기 쉽고, 상업성 배제 등 의미가 부여되면서 기업행사 등이 몰린 다른 곳보다 중장년층이 선호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 또 대표적 ‘문화예술의 거리’인 대학로에는 이름만큼 대학생들이 많이 몰려 재즈페스티벌 등을 즐기며 응원전을 펼쳤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장애인과 노인층을 위한 배려가 부족하다는 의견도 제기됐다. 주요 응원장소마다 휠체어 등을 둘 공간이 부족했고 노년층을 위한 행사도 배제됐다. 임수철 장애우권익문제연구소 정책팀장은 “장애인도 여가와 월드컵을 누릴 권리가 있지만 행사들이 상업화되면서 소외계층을 위한 배려가 실종됐다.”고 말했다. 백민경·김양진기자 white@seoul.co.kr
  • [영화리뷰] ‘런어웨이즈’

    [영화리뷰] ‘런어웨이즈’

    전설의 록밴드 ‘런어웨이즈’(Runaways)를 아는가. 록이 남자들의 전유물로 치부됐던 1970년대. 여성, 그것도 10대 사춘기 소녀들로 구성됐던 런어웨이즈는 록 음악계의 견고했던 남성 카르텔에 당당히 도전장을 내밀었다. 이들은 단순히 인기가 많았던 밴드 그 이상의 의미를 갖는다. 시대의 자유와 해방, 저항정신의 아이콘이었다. 24일 개봉하는 ‘런어웨이즈’는 이 전설적인 밴드의 흥망성쇠를 다룬다. 로커를 꿈꾸지만 정형화된 록 음악을 거부하는 조안 제트(사진 오른쪽·크리스틴 스튜어트), 지긋지긋한 가난에서 탈출을 시도하는 체리 커리(왼쪽·다코타 패닝). 클럽에서 우연히 만난 이들은 프로듀서 킴 파울리(마이클 새넌)와 함께 다른 멤버를 모아 여성 록밴드를 결성, 성공을 이룬다. 영화는 이 밴드의 탄생을 시작으로 성공과 해체까지 그간 알려지지 않았던 뒷얘기도 담아냈다. 어린 소녀들에게 아무것도 허용되지 않던 시절, 그들이 원하는 새로운 음악을 위해 겪어야 했던 고통과 아픔, 시행착오가 고스란히 녹아 있다. 특히 다코타 패닝은 16살의 나이에 어울리지 않는 노출과 파격 연기를 선보여 주목을 받았다. 하지만 영화는 이들의 전기(傳記)에 집착하지 않는다. 이들이 추구한 자유와 해방도 결국 시대의 한계에 직면할 수밖에 없었음을 설명한다. 음반 제작자들은 런어웨이즈의 저항 의식을 철저히 상업화하는 데 혈안이 돼 있었다. 심지어 이들은 옷까지 벗어가며 철저히 본인 스스로를 성적으로 상품화시키는 데 익숙해져 버린다. 런어웨이즈는 단지 대중의 관음증을 충족시키는 가십, 그 이상 그 이하도 아니었다. 해방을 노래하면서 정작 자신들은 해방될 수 없었던 역설. 자유를 노래했지만 결코 자유롭지 않았다. 눈은 자유를 향하고 있지만 정작 몸은 억압 속에서 뒷걸음치던 그들. 결국 이들을 달랠 수 있는 것은 담배와 마약, 그리고 섹스뿐이었다. 여기서 영화는 묻는다. 과연 런어웨이즈는 남성 위주의 세상에 도전장을 내밀었던 혁명적인 밴드가 맞았을까. 정작 이들의 삶은 남성 위주의 상업논리에 물들어 있지 않았던가. 영화는 바로 이 역설의 지점에서 관객을 고민하게 만든다. 다만 영화는 이런 식의 문제제기를 하면서도 더 깊게 나아가려 하지 않는다. 가령, 런어웨이즈의 성공기에 수많은 시간을 할애하면서도 그들을 억압하는 현실에 대한 고민과 한계를 짚는 부분은 너무나 빨리 흘려 보낸다. 영화가 런어웨이즈 구성원들의 ‘감정선’보다는 ‘감각적인’ 공연 장면에 더 공을 들이고 있는 까닭이다. 어쩌면 영화의 뼈대는 이들의 성장통일 듯 싶은데 물리적인 비중부터가 작다 보니 전체적으로 왠지 모를 어색함과 허전함이 느껴진다. 까마귀 날자 배 떨어진 인과관계일 수도 있겠지만, 영화의 감독이 뮤직비디오 연출로 유명한 플로리아 시지스몬디이다. 어쩌면 내용의 깊이보다 영상에 더 치중했다는 것은 예견된 일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감정보다 감각의 궤적에 천착한 감독의 안일함이 아쉽다. 청소년 관람불가. 106분.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정세균 “언론만 거꾸로 간다”

    정세균 “언론만 거꾸로 간다”

    민주당 정세균(얼굴) 대표는 곽노현 서울시·김상곤 경기도 교육감 당선자 등 진보진영의 교육감 당선자들과 교육 정책을 협의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20일 여의도 당사에서 가진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민주당이 구성할 ‘참 좋은 지방정부위원회’를 통해 진보 교육감들과 협력에 나설 것”이라면서 “민주당이 다수가 된 서울시의회와 경기도의회 등에서는 어차피 이들 교육감과 협력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7·28 재·보궐 선거 공천과 관련, “4대강 사업 반대 민심을 대표할 만한 인물을 후보로 내세우겠다.”고 밝혔다. 정 대표는 “8개 재·보선 지역마다 후보자 선정 기준이 다르겠지만, 국민권익위원회 이재오 위원장의 출마가 확실시되는 은평을 지역구는 개혁진영이 큰 관심을 갖는 곳”이라면서 “4대강 사업 ‘전도사’ 역할을 했던 이 위원장이 출마하면 4대강 반대 민심이 뭔가를 요구할 것이고, (야권은) 이에 부응해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또 ‘(4대강 사업 반대처럼) 당의 정신에 부합하는 외부 인사를 영입할 뜻이 있느냐.’는 질문에 “문호가 열려 있고, 삼고초려할 생각도 있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이와 함께 “최근 들어 언론사의 소유(경영)와 편집권의 분리 문제가 전혀 논의되지 않고 있다.”면서 “다른 분야는 다 발전하는데, 한국 언론만 거꾸로 가고 있다.”고 비판했다. 정 대표는 이어 “언론이 너무 상업화된 게 가장 큰 문제”라면서 “권력감시라는 언론 본연의 기능이 무뎌졌다.”고 덧붙였다. 정 대표는 6·2지방선거 과정에서 논란이 됐던 여론조사의 부정확성 문제에 대해 “공안통치가 계속되는 한 100번 여론조사를 해도 소용이 없다.”면서 “다만 돈을 적게 들여 응답률이 극히 낮은 여론조사는 보도하지 못하도록 제도 개선을 할 필요성은 있다.”고 말했다. 이창구기자 window2@seoul.co.kr
  • 지구지킴이 향유고래

    지구지킴이 향유고래

    남극해의 향유고래들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첨병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의 활동으로 인해 제거되는 온실가스가 무려 자동차 8만대가 배출하는 양에 달하는 것으로 조사됐다. BBC는 15일(현지시간) 남극해에 집단 서식하는 1만 2000여마리의 향유고래들이 물고기와 오징어 등을 먹은 후 한 마리당 연간 50t의 철 성분을 바닷속에 배설한다는 호주 과학자들의 연구결과를 전했다. 과학저널 영국왕립학회보 최신호에 게재된 이들의 논문에 따르면 이 철 성분은 식물성 플랑크톤의 생장과 광합성을 하도록 촉진시켜 대기중 이산화탄소 제거를 돕는다. 연구팀은 남극해의 향유고래 집단이 철분 배설을 통해 제거하는 이산화탄소의 총량을 40만t수준으로 추산했다. 이는 승용차 1대가 매년 2만㎞를 주행한다고 가정했을 때 승용차 8만대가 연간 내뿜는 이산화탄소의 총량과 비슷한 규모다. 연구팀은 “포경이 상업화되기 전에는 남극해에 지금보다 10배나 많은 향유고래가 서식했던 점을 감안하면, 향유고래의 무분별한 남획도 지구온난화에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볼 수 있다.”고 주장했다. BBC는 “수십년 전부터 일부 과학자들이 제기했던 철 성분으로 지구온난화를 막을 수 있다는 가설이 확인됐다.”고 덧붙였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필리핀 영어학원, ESL교재 저작권법 위반 심각

    필리핀내 학원들이 사용 중인 ELT·ESL 교재들이 불법복사돼 유통되면서 저작권법 위반실태가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이같은 불법복사는 2000년 이후 무분별하게 확산돼 필리핀 어학연수 시장이 극단적인 상업화로 물들고 있다.  4일 현지 학원가와 국내 교재유통업계에 따르면, 연간 2만명 이상의 한국과 일본인 학생이 필리핀의 ESL(제2언어로서 영어) 학원에 영어연수 등록을 하고 있다. 필리핀 어학연수는 다른 서구권 국가에 비해 비용이 싸고 ‘1대1 수업’ 또한 경제적 부담이 적어 시장의 성장세가 눈부시다.  이에 따라 복사본 교재를 프린트 하는 한국계 복사 전문점도 성업 중인 것으로 조사됐다. 영어교재 전문 출판사들은 최근 10년간의 이같은 불법유통 사례들을 신고받아 법적대처 조치를 취하기로 했다.  ’캠브리지 유니버시티 프레스 필리핀’과 ‘피어스 필리핀’은 최근 이같은 불법을 저지른 ESL 학원과 복사업체들을 필리핀의 지식재산권청에 신고했다. 이들 출판사는 경찰과 함께 불법 학원과 복사 업체들을 급습할 계획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이 외에도 맥그로힐·센게이지맥밀런 출판사들도 이 문제를 해결할 방법을 강구 중이다.  한편 필리핀 저작권법에 따르면 이같은 불법복사는 벌금과 함께 징역형을 선고한다.  인터넷서울신문 최영훈기자 taiji@seoul.co.kr
  • “평화 위해 DMZ공연”

    “평화 위해 DMZ공연”

    “존 레넌이 노래했던 것처럼 이번 비무장지대(DMZ) 공연이 평화에 기회를 주었으면 한다.” ‘우드스탁의 아버지’ 아티 콘펠드(68)가 1일 서울 청담동 한 음식점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한국판 우드스탁 페스티벌 개최 소감을 전했다. 그는 “1969년 우드스탁은 전쟁에 반대하기 위한 신념을 갖고 열었다. 이번 공연도 평화를 위한 공연으로 보면 된다.”면서 “아이들이 두려움 없이 평화롭게 살 수 있는 미래를 만들고 싶다는 취지에서 기획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69년 우드스탁을 함께했던 파트너들이 하고 있는 페스티벌은 상업화됐다.”면서 “나는 우드스탁 본연의 정신을 유지하고자 한다.”고 덧붙였다. 콘펠드는 우드스탁코리아와 함께 ‘더 피스 엣 디엠지 위드 아티 콘펠드, 더 파더 오브 우드스탁69’ 페스티벌을 8월6~8일 경기 파주 임진각 평화누리공원에서 개최한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Hello 월드컵]축제 속 숨겨진 비밀

    [Hello 월드컵]축제 속 숨겨진 비밀

    월드컵. 공 하나에 수십억의 사람들이 울고 웃는 이 축제의 이면에는 복잡한 정치적 계산과 공공연한 비밀, 그리고 음모론이 존재한다. 남아프리카공화국이 올해 사상 최초로 아프리카 대륙에서 월드컵을 개최하게 된 것은 요제프 블라터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의 장기집권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는 게 공공연한 비밀이다. 1998년 임기 4년인 FI FA 회장에 취임한 블라터는 2002년 재선을 위해 아프리카 대륙에 손을 내민다. 렌나르트 요한손 유럽축구연맹(UEFA) 회장이 각종 추문에 휩싸인 FIFA의 개혁을 외치며 강력한 경쟁자로 등장해서다. 당시 블라터는 투표권의 25%(54개국)를 차지한 아프리카축구연맹(CAF)의 환심을 사려고 “재선되면 아프리카에서 2006년 월드컵이 개최되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하지만 블라터는 유럽 회원국의 반감을 염려, 남아공과 독일을 모두 지원하는 전략을 취했다. 남아공은 집행위원 투표에서 11-12(1명 기권)로 독일에 졌다. 이를 계기로 남아공이 2010년 개최지가 됐지만, 블라터에게 철저히 이용 당했다는 오명을 쓰게 됐다. 월드컵 공인구는 전파를 타고 전 세계에 엄청난 광고 효과를 누린다. 그런데 왜 항상 아디다스가 만들까. FIFA와 아디다스의 밀접한 관계 때문이라고 한다. 다즐러 아디다스 전 회장은 블라터의 전임 주앙 아벨란제 FIFA 회장의 월드컵 상업화 전략에 적극적으로 협력했다. 다즐러는 공식스폰서십 제도와 중계권을 통해 엄청난 돈을 벌게 해주겠다고 제안했고, 이는 현실이 됐다. 그리고 차기 FIFA 회장은 다즐러가 스카우트한 블라터가 됐다. 1966년 ‘산티아고’부터 올해 ‘자블라니’까지 모두 아디다스 제품이다. 이와 함께 음모론도 ‘단골손님’이다. 우승 후보팀들이 예상 이하의 성적을 내거나 주요 게임에서 패했을 경우 음모론을 제기하며 변명거리를 찾기 때문이다. 1966년 잉글랜드월드컵 잉글랜드-프랑스전에서 잉글랜드 제프 허스트의 골을 인정해 준 러시아 출신의 선심에게, 1978년 아르헨티나대회에서는 홈팀인 아르헨티나가 조별리그에서 페루를 4골차로 이겨야 결승에 진출할 수 있는 상황에서 6골을 성공시킨 뒤 파죽지세로 우승까지 하자 온갖 의혹이 제기됐다. 1994년 미국대회에서는 우승후보였던 콜롬비아가 미국에 패해 예선 탈락한 것을 두고 논란이 불거져 나왔고, 이 경기에서 자살골을 넣은 콜롬비아의 안드레스 에스코바는 귀국해 팬의 총에 맞아 숨졌다. 이탈리아는 2002년 16강에서 홈팀인 한국에 패하자 음모론을 제기했고, 2006년 독일대회 조추첨에서는 독일의 로타어 마테우스가 항아리에 든 공의 온도 차이를 이용해 체코-가나-미국 등 강호들이 속해 있는 E조에 배치됐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장형우기자 zangzak@seoul.co.kr
  • 뮤지컬계는 지금 아이돌 열풍­…티켓 파워! 반짝 흥행?

    뮤지컬계는 지금 아이돌 열풍­…티켓 파워! 반짝 흥행?

    뮤지컬계의 아이돌 캐스팅이 한창이다. 핑클 출신 옥주현, SES 출신 최성희(바다)는 이미 여러 작품을 거치면서 뮤지컬 배우로 안착했다. 또 뮤지컬 ‘캣츠’에 대성(빅뱅), ‘샤우팅’에 승리(빅뱅), ‘모차르트’에 시아준수(동방신기), ‘올슉업’에 손호영(GOD), ‘금발이 너무해’에 제시카(소녀시대), ‘형제는 용감했다’에 온유(샤이니), ‘태양의 노래’에 태연(소녀시대)이 있다. 그런데 최근 공연계의 아이돌 캐스팅에서 다소 다른 흐름이 눈에 띈다. 예전에는 작품을 정하고 배역에 맞는 아이돌을 찾았다면, 요즘엔 아이돌을 먼저 정한 뒤 거기에 맞는 작품을 고르는 것이다. 공연기획 S사 관계자는 11일 “음반시장 불황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대형 연예기획사들의 경우 스타급뿐 아니라 연습생들도 뮤지컬 무대에 올리는 방안을 모색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면서 “연예계 측에서는 무대경험을 쌓을 좋은 기회이고, 뮤지컬계 측에서는 검증된 신인을 쓸 수 있다는 점에서 나름의 윈윈 전략인 셈”이라고 전했다. ●흥행보증수표·훈련된 무대매너 가장 큰 이유는 뭐니뭐니해도 티켓 파워. ‘오빠’, ‘언니’가 나온다는 이유만으로 ‘묻지마 예매’와 매진사례가 속출하는 것이 공연계 현실이다. 경기 불황으로 침체된 공연시장에서 이 정도 티켓파워를 보여준다면 고마울 따름이라는 게 공연기획자들의 한결같은 얘기다. 아이돌의 빠른 적응력도 장점이다. 지난해 여성 아이돌을 내세워 짭짤한 재미를 본 한 기획사 관계자는 “워낙 스케줄이 빠듯해 연습도 제때 못하는 경우가 많았지만, 어린 시절부터 연습생으로 혹독하게 단련되어서인지 일단 무대에만 서면 거의 조건반사적으로 연기하고 노래해 깜짝 놀랐다.”고 말했다. 아이돌 자체가 이미 잘 다듬어진 상품이기 때문에 별다른 노력 없이도 일정 수준 이상의 가창력과 연기력을 기대할 수 있다는 얘기다. 뮤지컬 시장을 넓힐 수 있다는 점도 또 하나의 장점으로 꼽힌다. 10대들을 공연장으로 끌어들이는 ‘미끼 상품’으로서의 효용이 크다는 의미다. 업계에서는 주된 뮤지컬 관객층을 ‘20대 후반에서 30대 초반의 4만~5만명’으로 추산한다. 아이돌을 캐스팅하면 이 관객층을 10대까지 확장할 수 있는 것이다. 아이돌 이름값에 끌려서라도 일단 한번 공연을 접하게 되면 뮤지컬을 다시 찾을 가능성이 높다는 계산도 깔려 있다. ●지나친 상업화·거액 몸값 알력도 그러나 지나친 상업화라는 반발도 만만치 않다. 아이돌은 자그마한 카메라 앵글에 익숙하다. 그러다보니 개방적인 무대 위에서 극 흐름의 전체를 보는 능력이 상대적으로 미흡할 수 밖에 없다는 게 뮤지컬계에서 잔뼈가 굵은 배우들의 얘기다. 배우 간 앙상블을 맞추는 능력도 부족해 결국 공연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지적이다. 뮤지컬 기획사 관계자는 “나쁘게 말해 아이돌은 대개 예쁘게 노래 잘하는 수준에 그친다.”면서 “아이돌로 인한 반짝 흥행에 중독돼서는 안된다.”고 경고했다. 몸값도 알게 모르게 알력을 야기한다. 다른 관계자는 “뮤지컬계의 스타 배우 출연료는 회당 100만원 안팎이지만, 아이돌 스타들은 기본적으로 300만원을 넘나든다.”고 말했다. 어디까지나 공식적으로 알려진 금액만 그렇다는 전언이다. 남성 아이돌을 내세워 흥행에 성공했던 한 공연은 아이돌에게 수억원을 건네고 나니 다른 공연과 수익성에서 별 차이가 없었다는 얘기도 전해진다. 한마디로 출혈경쟁이라는 비판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냉전’ 주제로 해외서 인정받은 박찬경 첫 상업화랑 개인전

    ‘냉전’ 주제로 해외서 인정받은 박찬경 첫 상업화랑 개인전

    ‘칸의 남자’로 불리는 박찬욱 영화감독의 동생 박찬경(45)씨가 전업작가로 나섰다. 다음달 11일까지 서울 화동 PKM갤러리와 BB&M에서 ‘광명천지’전을 연다. 상업화랑에서 여는 첫 개인전이다. 박씨는 ‘냉전’을 주제로 사진, 영상 등의 미디어 작업을 주로 해왔다. 여러 국제 비엔날레에 작품을 출품해 외국에서 먼저 알려졌다. 2004년에는 에르메스 미술상을 받았다. 프랑스 낭트현대미술관 등은 그의 작품을 소장하고 있다. ●‘칸의 남자’ 박찬욱 감독의 동생 세계 최대 비엔날레인 이탈리아 베니스에서 인정받아 ‘형은 칸 박, 동생은 베니스 박’으로 불릴 수 있겠느냐고 물으니 “베니스에 한 번도 못 가봤다. 작가로서 베니스는 최고의 영광”이라는 대답이 돌아온다. 형 이야기는 부담스럽지만 이제는 “형에 관한 질문이 들어오지 않으면 서운할 정도”라고 한다. 그동안 작품을 판매해 생계를 유지하는 전업작가의 길이 막막해 작품을 만들면서 평론가, 시간강사 등으로 활동했다. 전시 제목인 ‘광명천지’는 판소리 심청가의 마지막 대목에서 모든 맹인과 동물들이 일제히 눈을 뜨는 장면인 “지어비금주수(至於飛禽走獸)까지 일시에 눈을 떠서 광명천지가 되었구나!”에서 따온 것. 전시의 화두이자 민간에 전승되어 온 ‘한국적 유토피아’를 그려낸 장면이다. “냉전을 작품 주제로 삼다가 본질적 문제에 접근해야겠다고 생각했습니다. 한국의 최대 타자(他者)는 북한 아니면 전통이라고 봤어요. 너무 빨리 변하잖아요.” 낯설고 두렵지만 통과해서 보면 익숙한 것은 북한과 전통의 공통점이다. 전통(또는 북한)을 쉽게 현대화할 수 있다는 믿음 자체가 잘못된 것이라고 작가는 꼬집는다. 그가 한국적 유토피아로 생각한 장소는 밤에 방문한 절, 대형 분재를 조경한 서울 강남의 아파트, 계룡산 등이다. 2008년 제작한 45분짜리 대형 영상 설치작품 ‘신도안’은 계룡산 아래 구체적 현실로 존재했던 유토피아를 다뤘다. 전시에서는 이러한 이상향에 대한 상상력이 현대와 어떻게 충돌하는지를 회화, 사진, 설치 등으로 보여줬다. 상업 화랑에서 하는 전시인 만큼 “책임을 지겠다.”는 작가의 의지가 담긴 작품들이다. 작가는 산과 바위, 절과 마애불, 판소리와 민화의 이미지를 빌려 일종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로 전시를 꾸몄다. 그는 사진 작품인 ‘민학 바위맨’이 바로 전통문화를 바라보는 자신의 심정을 대변한다고 설명했다. ‘민학’은 1970~1973년 전국의 민속자료를 찾아다녔던 민속학자들이 출간한 책이다. 작가는 어렵게 책을 구해 그 속에 실린 사진들을 확대했다. ●사회에 대한 반성을 예술적 상상으로 그는 1980년대 민중미술의 사회 비판적 메시지를 정교한 현대 미술 언어로 결합하는 것이 작업의 지향점이라고 밝혔다. “세계, 한국, 서울은 이미 광명천지로 밝지만 북한은 만성적인 전기 부족에 시달리고 있지요. 계몽된(밝아진) 사회는 빛, 비전, 공동체로부터 멀어졌고 유토피아의 상상으로부터도 멀어지고 있습니다.” 사회에 대한 반성을 예술적 상상과 실천으로 승화한 박찬경의 ‘광명천지’전은 이렇듯 우리에게 한국적 유토피아를 새롭게 바라볼 기회를 준다. (02)734-9467.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러 6개 과학연구기관 서울로

    서울시가 러시아 최고수준의 연구소 3곳, 국립대학 3개기관과 협력해 상암동 DMC에 IT·BT·GT 분야 첨단 융복합 기술연구소를 설립한다. 서울시는 3일 시청 서소문별관에서 나노 바이오 광학기술 분야의 협력을 위한 공동연구소를 설립하는 MOU를 체결했다고 밝혔다. 공동연구소 설립에는 이오페물리학연구소를 비롯해 국립광학연구소,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의과대, 모스크바 국립대, 상트페테르부르크 국립폴리테크대 등 6개 연구기관이 참여한다. 6개 연구기관은 조직 검사 없이 레이저에 대한 반응만으로 자궁경부암·방광암·피부암·당뇨 등을 조기 진단하고 펨토초(1000조분의1초) 레이저를 통해 태양전지·LED(발광다이오드)·솔라셀·반도체 등의 핵심부품을 가공하는 등 세계 최고수준의 기술을 한국에 선보일 예정이다. 경쟁력강화본부 관계자는 “광학기술과 융합된 최첨단 의료바이오 초정밀 영상기술과 나노 그린 가공 원천기술 개발 등에 주력할 계획”이라며 “연구개발·상업화·공동이익분배로 이어지는 윈윈전략을 통한 직접적인 경제파급 효과를 가져다 줄 것으로 기대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들 기관은 지금까지 4명의 노벨상 수상자를 배출했으며 정보기술(IT)·생명과학기술(BT)·녹색기술(GT) 등의 분야에서 실력을 인정받고 있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사형수·피해자 부모 이야기 ‘기묘여행’ 연출 류주연씨

    사형수·피해자 부모 이야기 ‘기묘여행’ 연출 류주연씨

    “심각하고 어둡다고요? 아니에요. 소재가 특이해서 그렇지, 웃기는 연극이에요.” 25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 연극 ‘기묘여행’(극단 산수유)을 올리는 류주연(39) 연출의 말이다. ‘기묘여행’은 사형수 부모와 피살자 부모가 함께 사형수를 면회 가는, 말 그대로 기묘한 여행을 다룬 작품이다. 강호순·김길태 사건 덕분에 사형 부활 논의가 나오는 형국인지라, 오해의 소지가 있겠다. 소재만 특이할 뿐, 웃기는 연극이라니…. “생활 속의 희극적 요소를 짚어내는 세밀한 대목 때문에 그래요. 극작가 안톤 체호프의 작품관처럼 희극이란 게 결국 누군가의 아픔 때문에 가능하거든요.” 가령 차마 눈을 마주칠 수 없어 곁눈질로만 보다 보니 가해자 엄마는 피해자 부모의 오른쪽 얼굴만 완벽하게 기억한다던가, 이들 간 첫 만남 장소가 하필이면 노래방이라던가 하는 대목들이다. 그래서 주변 반응도 엇갈린다. 연출가 선배들은 한창 들끓어오른 사형제 논의 때문에 연극적인 측면에서 손해 보는 것 아니냐고 걱정하고, 배우들은 체호프적인 캐릭터가 살아 숨쉰다며 “내친 김에 일본투어도 가자.”고 한다. ●“피해자 부모역 남명렬·예수정 출연 감사” 그가 큰소리치는 것은 ‘비빌 언덕’이 있어서다. 용서와 복수심 사이에서 갈등하는 심리를 밀도 있게 그려내야 할 피해자 부모역에 남명렬·예수정 두 배우가 캐스팅됐다. “예수정 선생님은 제가 연극학교 다닐 때 진짜 선생님이기도 했어요. 부탁드리기 어려웠는데 쉽게 허락해 주셨습니다.” 지난해 격찬을 받은 ‘경남 창녕군 길곡면’ 덕도 봤다. 남명렬은 이 작품을 보고 류주연의 연출력을 인정했고, 흔쾌히 출연을 약속했다. ‘경남 창녕군 길곡면’은 경상도부부의 일상을 다룬 작품이다. 연극의 대중화·상업화를 내건 연극열전이 작품성을 보완하기 위해 우수하지만 잘 알려지지 않은 작품 1~2편씩을 선택해 무대에 올리는 ‘연극열전 초이스’에 뽑혔다. 오는 8~10월 석 달 동안 공연된다. 류 연출은 개인적으로는 사형제를 반대한다고 했다. 때문에 가장 기억에 남는 대사도 남명렬의 “죽일 수 없다.”를 꼽았다. “복수하겠다지만, 사형수 앞에서 땀만 뻘뻘 흘리다 나와서는 애꿎은 인형만 찌릅니다. 그런데 인형일 뿐인 데도 배우 입장에서는 굉장히 연기하기가 어렵다고 해요. 관객 분들도 그 장면에서 그런 감정을 꼭 느끼셨으면 합니다.” 하지만 연극 자체는 열린 결말이다. 사형제 존폐 논란 자체보다 가해자와 피해자 부모들처럼 남겨진 이들이 겪어야 하는 “그 펄떡이는 감정”에 공감해 보라는 것이다. ●“개인적으론 사형제에 반대” 두 부모 간 만남을 주선하는 코디네이터와 피의자보호센터 자원봉사자의 존재도 눈길을 끈다. 코디네이터는 전직 교도관으로 사형을 집행해 본 경험이 있고, 자원봉사자는 아버지를 살인범에게 잃었던 기억이 있다. 아픔과 강박을 어떤 식으로 치유해야 하는지 보여줄 수 있는 인물들이다. 작품은 류 연출이 4~5년 전 일본에 갔다가 발견한 일본의 극작가 고죠우 도시노부의 원작을 연극화한 것이다. 고죠우는 조지 부시 전 미국 대통령의 ‘테러와의 전쟁’을 보며 이 작품을 썼다고 한다. 사형제 자체보다 인간의 가장 원시적인 보복감정을 다룬 이야기인 셈이다.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기고] 유전자변형 작물을 다시보자/서석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농학박사

    [기고] 유전자변형 작물을 다시보자/서석철 국립농업과학원 농업연구관·농학박사

    세계는 곡물가의 급격한 상승으로 심한 몸살을 앓고 있다. 인구증가, 개발도상국의 경제성장에 따른 식량수요의 증가와 유가급등, 지구온난화 등 환경문제에 대응한 바이오에너지의 수요 증가 등으로 곡물가의 상승은 상당기간 지속될 것이다. 곡물 수요 증가를 충족시키고자 세계는 지속가능한 방법으로, 날로 줄어드는 경작면적에서 더 많은 농산물을 생산해야 할 필요성이 제기되고 있다. 이와 같이 인류에게 닥쳐온 새로운 도전에 슬기롭게 대응하기 위해서는 지난 10여년간 지속적으로 성장하고 있는 유전자변형 작물 시장을 다시 한번 조망해볼 필요가 있다. 현재 상업화된 유전자변형(GM) 생물체의 대표주자는 아무래도 유전자변형 작물(GMO)일 것이다. 1996년부터 본격적으로 재배가 시작된 후 면적이 지속적으로 증가하여 2009년에는 25개국에서 1억 3400만㏊에 걸쳐 재배되었다. 1996년의 170만㏊에 비하면 79배 증가한 것이다. GMO가 지니고 있는 장점은 생물다양성을 보존하며 지속 가능한 작물생산체계에서 식용과 사료 및 섬유 안보를 향상시키기 위한 작물 생산성 증대, 빈곤과 기아 완화, 환경에 미치는 농업의 영향 감소, 기후변화와 온실가스 감소 및 바이오연료의 효과적인 생산에 기여한다. 머지 않은 미래에 대다수 국가는 GMO를 재배하게 될 것이고, 이를 통해 농업이 식량공급 산업에서 다양한 고기능성 소재를 생산하는 고부가 기반산업으로 발전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우리나라도 1980년대 초반부터 생명공학 기술의 중요성을 인식하기 시작, 1990년대 후반 이후에는 생명공학을 차세대 성장엔진으로 선정하여 기술 수준이 양과 질적인 면에서 괄목할 만한 성장을 이루었다. 특히 농촌진흥청은 2009년 현재까지 18작목 88종의 GMO와, 2가축 9종의 형질전환동물을 단계별로 개발 중에 있다. 그러나 이러한 노력에도 불구하고 국내에서 개발된 GMO의 품종화·산업화는 아직 이루지 못한 실정이다. 가장 중요한 원인은 유전자변형 생물체를 바라보는 국민의 부정적 인식이다. 우리나라는 일본과 더불어 유전자변형 생물체에 대한 여론이 가장 나쁜 나라 중 하나이다. 유전자변형 생물체의 장점보다는 위해성 등 부정적인 측면에 동조하는 비율이 높아 GMO의 식품 및 환경 안전성 혹은 안전관리와 관련된 논란이 지속되면서 유전자변형 생물체 및 생명공학이 가진 잠재력을 온전히 발휘하기에는 어려운 환경이 조성되었다. 이로 인해 정부는 실제적인 유전자변형 생물체의 위해성에 비해 매우 엄격하고 복잡한 규제정책을 펴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우리나라는 그동안의 국책사업을 통해 GMO 개발과 관련된 기반 기술 체계를 구축하였고 안전한 GMO의 실용화를 위한 역량을 키웠다. 또한 농진청 국립농업과학원에서는 국민의 안전한 먹거리를 제공코자 GMO 안전관리체계를 구축하여 운영하고 있다. 앞으로 GMO 규제 제도가 합리적으로 조정되고 안전한 먹거리 생산 지침도 나와 우리의 역량이 제대로 발휘될 기회가 주어진다면 농업생명공학과 GMO는 우리의 농업과 경제를 선도하는 핵심 기술로 그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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