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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리우의 毒, 평창엔 藥/조현석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리우의 毒, 평창엔 藥/조현석 체육부장

    ‘지구촌 축제’ 브라질 리우데자네이루 올림픽이 두 달여 앞으로 다가왔다. 국제올림픽위원회(IOC) 출범 122년 만에 처음으로 남아메리카 대륙에서 열리는 올림픽이다. 예전 같으면 지금쯤 축제 이야기로 한창 들떠 있을 법하지만 이번에는 좀체 분위기가 살아나지 않고 있다. 오히려 세계인들의 관심을 떨어뜨릴 만한 어수선한 소식들이 전해지면서 올림픽 회의론도 고개를 들고 있다. 축제를 주관하는 브라질부터가 시끄럽다. 현지에서 훈련 중인 외국 선수들이 권총 강도를 당하는 등 치안이 불안한 데다 지우마 호세프 대통령의 탄핵 심판 절차로 인해 시위가 끊이지 않고 있다. 대통령 탄핵의 여파로 체육부 장관까지 바뀌었다. 여기에 브라질 현지가 가을로 접어들면서 조금 수그러들긴 했지만 선천성 기형인 소두증을 유발하는 지카 바이러스에 대한 우려도 여전하다. 전 세계 체육계도 시끄럽다. 러시아 육상은 도핑 파문으로 올림픽 출전길이 막혔고, 러시아의 여자장대높이뛰기 선수인 ‘미녀새’ 옐레나 이신바예바는 러시아 육상에 대한 제재 조치를 풀어 주지 않으면 제소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도핑 논란을 겪은 여자 테니스 선수 마리야 샤라포바가 자국 대표팀에 포함되면서 논란이 일고 있다. 이뿐만 아니다. 올림픽에 대한 관심을 높이기 위해 112년 만에 골프가 새롭게 정식 종목으로 추가됐지만 세계 톱 랭커들이 이런저런 이유로 줄줄이 불참을 선언하면서 올림픽의 의미를 퇴색시키고 있다. 남자 테니스 선수들도 불참 표명이 이어진다. 국내도 예외는 아니다. 수영 선수 박태환의 올림픽 출전 여부를 놓고도 시끄럽다. ‘이중처벌’을 놓고 박태환과 대한체육회가 힘겨루기를 하면서 국제스포츠중재재판소(CAS)가 중재에 나섰다. CAS가 박태환의 손을 들어 주더라도 대한체육회 규정을 바꾸는 문제를 놓고 한동안 공방이 이어질 전망이다. 리우올림픽이 이런저런 이유로 외면당하고 있지만 가장 큰 이유는 올림픽의 근본 정신이 많이 퇴색됐기 때문이다. ‘스포츠 마피아’로 불리는 IOC가 막강한 권력을 휘두르면서 올림픽 개최지 선정 등을 놓고 각종 비리·뇌물 의혹이 끊이지 않고 있다. 치솟는 광고료, 방송중계권료 등 상업화가 심화되면서 올림픽 정신을 ‘돈’과 바꿨다는 비난을 받은 지는 오래다. 올림픽을 개최했던 많은 도시들이 경기장 건설 등으로 막대한 돈을 쏟아부으며 빚더미에 올라앉았다. 또 올림픽 끝나고 애물단지로 전락한 경기장과 유지 관리를 위한 부작용들이 속출하고 있다. “올림픽이 뭐길래”라는 푸념이 저절로 나올 법하다. 올림픽이 다시 지구촌 축제로 거듭나려면 초심으로 돌아가야 한다. 점점 상업화되고 있는 올림픽에서 탈피해 근대올림픽의 창시자인 피에르 쿠베르탱의 정신으로 돌아가야 한다. 더이상 올림픽 개최가 경제 성장의 상징이 되고, 올림픽 메달의 개수가 국력의 상징처럼 돼서는 안 된다. “올림픽의 의의는 승리가 아니라 참가하는 데 있으며, 인간에게 중요한 것은 성공보다 노력하는 것이다”라는 쿠베르탱의 말처럼 지구촌 축제로서 올림픽의 숭고한 정신과 이념을 이어 가야 한다. 리우올림픽이 끝난 뒤 1년여가 지나면 곧바로 2018년 평창동계올림픽이 이어진다. 평창올림픽이 122년 전 올림픽 출범 당시의 정신을 되살린다면 금메달 몇 개, 세계 몇 위라는 것보다 더 오래 세계인의 기억에 남는 대회가 되지 않을까. hyun68@seoul.co.kr
  • 한미약품, 국내 첫 폐암 표적항암제 ‘올리타’ 새달 출시

    한미약품, 국내 첫 폐암 표적항암제 ‘올리타’ 새달 출시

     한미약품이 국내 첫 3세대 폐약 표적항암제 ‘올리타정’(성분명 올무티닙)을 출시한다.  한미약품은 20일 서울 중구 소공동 웨스틴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개최하고 올리타정을 내달부터 국내에 시판한다고 밝혔다. 올리타정은 27번째 국산 신약이며 3세대 폐암 표적항암제로는 국내에서 판매되는 첫 신약이다. 표적항암제는 암세포 성장에 관여하는 신호를 방해해 암세포 증식 등을 억제하는 약물로 기존 항암제 대비 부작용이 적은 장점이 있다. 3세대 표적항암제인 올리타정은 1세대 표적 폐암치료제인 ‘EGFR-TKI(상피세포성장인자수용체 티로신키나제 억제제) 제제에 내성이 생겨 더 이상 치료할 수 없는 환자들이 복용 대상이다.  올리타정은 아울러 한미약품이 창사 이후 처음으로 허가받은 신약이기도 하다. 올리타정의 주 성분인 올무티닙은 미국 식품의약국(FDA)으로부터 ’혁신치료제‘로 지정받았다. 혁신치료제는 FDA가 생명을 위협하는 중대한 질병의 치료를 기대할 수 있는 신약 후보물질에 대해 기존 치료법보다 우월한 효력이 입증될 경우 신속한 개발과 허가를 위해 시행하는 제도다. 손지웅 한미약품 부사장은 “폐암은 여러 암 중에서도 가장 치료하기 어려운 암종 중 하나이고, 이로 인해 많은 폐암환자들이 큰 고통을 겪고 있다”면서 “올리타는 암으로 고통받는 환자들에게 새로운 희망이 되고, 나아가 국내 첫번째 글로벌 혁신신약으로서 제약강국으로 도약하는 계기를 마련하는 약물이 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올리타정의 약가는 아직 확정되지 않았으나 내년 상반기 이전에 보험급여 문제가 마무리 될 것이라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앞서 한미약품은 지난해 7월 독일 제약업체인 베링거인겔하임과 총 8500억원 규모의 기술수출 협약을 맺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이에 따라 향후 한국과 중국을 제외한 전 세계 개발 및 상업화 판권을 보유하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현재 진행 중인 글로벌 2상 임상 결과를 바탕으로 올해 안에 유럽의약국(EMA)과 FDA에 허가 신청서를 제출할 계획이다. 박재홍 기자 maeno@seoul.co.kr
  • [열린세상] 한국 영화산업의 두 가지 과제, 다양성과 글로벌화/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열린세상] 한국 영화산업의 두 가지 과제, 다양성과 글로벌화/전범수 한양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2016년 들어와 천만 영화로 대표되는 국내 대작 영화들이 눈에 잘 띄지 않고 있다. 대신 ‘동주’나 ‘귀향’ 등 기존 영화와는 다른 다양한 영화들이 영화산업을 지탱하고 있는 듯하다. 영화진흥위원회 한국 영화산업 결산 자료(2015년도)에 따르면 한국 영화산업은 2015년 기준으로 2조 1000억원 이상의 매출에 관객수 2억명을 넘어섰다. 한국 영화시장의 성장은 232편에 이르는 국내 영화 제작 편수의 증가와 극장 및 부가시장 매출 증가의 결과다. 게다가 영화 콘텐츠 품질 제고 및 투자 규모 확대도 일조했다. 영화를 상영하는 극장 자체도 쇼핑이나 엔터테인먼트 공간과 통합된 멀티플렉스 공간으로 변화하고 있다. 극장은 영화를 관람하기 위한 공간이 아니라 현대 시민들의 보편적 여가 소비 공간으로 변신했다. 게다가 케이블TV와 IPTV 등이 제공하는 VOD 서비스가 늘어나면서 극장 이외 영화 수요도 많이 늘어났다. 인터넷이 연결된 TV를 비롯해 PC, 태블릿, 스마트폰 등을 통해 영화 VOD 소비와 이용이 늘어나는 추세다. 반면 지난해 국내 영화의 해외 매출은 총 628억원으로 전체 영화산업 매출 규모의 3% 정도에 불과했다. 게다가 국내 영화 투자 수익률은 평균 -7.2%로 나타났다. 이는 외형적으로 성장한 국내 영화산업의 두 가지 취약점을 보여 준다. 첫째, 내수 시장과 달리 국내 영화 콘텐츠의 해외 경쟁력이 아직은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 영화의 해외 수출이 일부 국가에만 한정되거나 또는 수출된다 하더라도 수출액이 크지 않다는 의미다. 영화의 해외 수출은 큰 비용 없이 판권 활용이 가능하다는 점에서 이점이 있다. 더구나 해외 수출로 벌어들인 추가 매출은 다시 양질의 영화를 제작하는 비용으로 선순환 투자될 수 있다. 따라서 국내 영화 제작 수준을 글로벌 표준에 맞추거나 또는 매우 독창적인 방식으로 글로벌 경쟁력을 키울 필요가 있다. 둘째, 국내 영화 투자 규모가 점차적으로 늘어나는 추세이지만 그 수익률은 높지 않다는 점이다. 이는 국내 영화 수익성 대부분이 소수 흥행 영화 중심으로 집중돼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스타 배우와 감독 또는 대형 배급사에 의존하고 대규모 제작비가 투입되는 몇몇 영화들이 국내 영화에서 생산되는 수익성의 대부분을 점유하게 되는 것이다. 이와 같은 환경에서 다양성을 기반으로 하는 영화들은 설 자리가 없어지게 된다. 그 결과 단기적으로는 돈이 될 만한 기준에 부합되는 상업 영화들이 반복적으로 제작되는 패턴이 나타나며, 이에 따라 중장기적으로 영화 제작의 토양이 획일화되거나 상업화하는 가능성이 커질 수 있다. 그래서 영화산업의 다양성은 중요하다. 다양한 영화 주제와 실험, 독창적인 접근으로 제작 가능한 다양성 영화들이 지속 가능한 영화산업의 허리를 담당하기 때문이다. 특히 다양성 영화는 시장에서는 성공할 수 없는 시장 실패의 속성이 있다. 영화를 제작하면 제작할수록 수익성은 줄어들고 제작자나 감독 등의 추가 제작 의지는 감소한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려면 정책 지원이나 새로운 제작비 파이낸싱 방식들이 더 개발돼야 한다. 특히 영화 콘텐츠의 창의성이나 기술력을 강화할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을 강화하는 동시에 다양성 영화에 투자될 수 있는 자본 투입을 원활히 할 수 있는 방식들이 제시될 필요가 있다. 다양성 영화 또는 실험적·창의적 영화 콘텐츠 제작은 국내 영화 콘텐츠의 글로벌 진출이나 확장과도 직접적으로 연계될 수 있다. 그동안 국내 흥행 대작 영화들이 해외 시장에서 흥행에 성공한 사례들은 많지 않았다. 오히려 다른 국가들에서 살펴볼 수 없었던 독특한 장르나 실험적 감독이 제작한 영화들이 해외에서 더 많은 주목을 받았던 것은 아닌지 모르겠다. 영화 콘텐츠의 작품성이나 완성도에 바탕을 둔 다양성 영화를 통해 해외 시장을 개척하는 것도 새로운 전략이 될 수 있을 것이다. 이와 같은 맥락에서 우리 영화산업도 다양성 영화와 해외 시장을 연계하는 정책을 준비할 시점이 된 것 같다.
  • 내 폰 속 아바타야~ 홈쇼핑 옷 대신 입어봐 줄래?

    내 폰 속 아바타야~ 홈쇼핑 옷 대신 입어봐 줄래?

    # 홈쇼핑 화면 속 QR코드를 스마트폰으로 스캔하자 화면 속 블라우스를 입은 내 모습이 나타난다. 이번에는 원피스의 QR코드를 스캔하자 움직일 때마다 하늘거리는 원피스의 질감까지 표현된다. 센서가 장착된 특수 거울 앞에서 한 번만 내 모습을 찍어 두면 백화점 등에서 옷을 입어 보지 않고도 자신에게 꼭 맞는 옷을 살 수 있게 된다. 거울 속 사물의 깊이를 측정하는 센서가 신체 정보를 가상의 아바타에 저장하고 QR코드로 얻은 옷의 정보와 합쳐 모바일로 전송하는 원리다.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이 만든 ‘프리스타일’이라는 기술은 올해 안에 백화점 등에 이전될 예정이다. # 영아의 기저귀 밴드에 500원짜리 동전만 한 웨어러블 기기를 착용시켰더니 아기 피부 온도, 호흡 상태, 수면 패턴 등이 스마트폰으로 전송된다. 한밤중 아기가 평소와 다른 호흡 패턴을 보이자 즉시 가족들에게 경보가 전달된다. 영아돌연사증후군을 막기 위해 소아과 의사와 창업가가 함께 만든 영아 웨어러블 기기 ‘올비’는 정보통신산업진흥원(NIPA)의 창업 지원을 통해 탄생했다. 오는 7월 상용화된다. # 하늘을 날아다니던 드론이 배터리가 떨어지자 팔각형의 착륙장 위로 조심스럽게 내려온다. 새 배터리로 갈아 끼우지 않아도 3시간 후 충전을 끝낸 드론이 다시 하늘로 날아오른다. ETRI가 개발 중인 이 무선충전 시스템은 자기장을 이용한 무선에너지 전송 기술을 드론에 적용한 기술이다. 정부 지원을 통해 개발돼 상업화를 앞두고 있는 최신 정보통신기술(ICT) 제품들이 한자리에 모였다. 미래창조과학부는 17일부터 20일까지 서울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에서 ‘K-ICT 기술사업화 페스티벌’을 열고 그간 정부 지원을 통해 창출된 정보통신 연구개발(R&D) 우수 기술을 선보인다. 이 자리에는 미래부 산하 ICT 관련 출연 연구기관과 대학, 중소·중견기업의 200여 부스가 마련됐다. 우수 기술개발 성과를 전시하는 ‘기술이전관’과 기술 이전 후 사업화 성과를 홍보하는 ‘기술마케팅관’ 등도 자리를 잡았다. 기술 수요자와 공급자 간 실질적인 사업화가 이뤄지도록 비즈니스 정보 교류에 초점을 맞춘 부대행사도 진행됐다. 김정기 정보통신방송기술정책과장은 “이번 페스티벌은 정부 지원을 통해 창출된 우수 기술이 국내 연구소·대학 등을 넘어 세계시장으로 진출할 수 있는 기술 교류의 장”이라며 “앞으로도 우수 기술 확산을 위해 관련 정책을 지속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윤수경 기자 yoon@seoul.co.kr
  •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1층은 상점·2층은 주거… ‘무지개떡 건축’의 탄생

    [건축가 황두진의 무지개떡 건축을 찾아서] 1층은 상점·2층은 주거… ‘무지개떡 건축’의 탄생

    좋은 도시란 무엇인가? 여기에 대해 나는 ‘무지개떡 건축’이 많아야 좋은 도시라고 답하고 싶다. ‘무지개떡 건축’이란 ‘중층 고밀도 주상복합 건축’을 다르게 표현한 것으로, 일단 ‘상가주택’으로 이해해도 큰 문제는 없다. 이런 유형의 건축은 가로를 활성화하여 걷고 싶은 거리를 만드는 데 기여한다. 그리고 일터와 집이 서로 가까이 있다는 의미인 직주근접(職住近接)을 통해 출퇴근에 걸리는 시간을 줄여준다. 나아가 옥상에 마당을 조성하면 도시 안에서도 경관을 즐기며 야외생활을 할 수 있게 해 준다. 도시건축의 범세계적 기본 유형인 것이 우연이 아니다. 흥미롭게도 한국 도시에서 이러한 유형은 오히려 예외에 속한다. 대부분의 건물들은 단일 용도를 갖는다. 주거면 주거, 상업이면 상업, 업무면 업무, 이런 식이다. 그 결과 한국 도시의 복합 지수는 매우 낮으며 이것은 다음 세대에게 부담을 줄 것이다. 이제 본격적인 고민을 할 시점이 되었다. 그간 흥미로운 시도들이 없었던 것은 아니다. 도시의 미래에 대한 귀중한 교훈을 줄 선례들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한국 ‘무지개떡 건축’의 사례들을 발굴하고 소개하고자 한다. 관련 있는 해외 사례들도 등장할 것이다. 개인적으로는 지난해 말에 펴낸 ‘무지개떡 건축, 회색 도시의 미래’에서 일부 소개했던 내용을 확장하고 심화하는 기회를 갖게 되었다. 보행자 중심의 도시, 직주근접, 옥상의 재발견이라는 세 가지 키워드를 염두에 두고 이 연재를 접하면 도움이 될 것이다. 도시의 미래를 함께 고민하는 계기가 되기를 희망한다. # 한국 건축史 최대 실험, 그 시작은 ‘가게’였다 한국 최초의 무지개떡 건축은 무엇이었을까? 이 간단한 질문에 자신 있게 대답할 수는 없다. 당장 조선 시대만 해도 기록이나 유구가 부족한 형편이며, 시간을 거슬러 고려나 삼국시대로 올라가면 상상력으로 채워 넣어야 하는 부분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그러나 어느 정도 상업이 발달한 지역이라면 상점과 주거가 연결된 유형이 있었을 것이라는 정도는 추측할 수 있다. 즉, 삶의 절실한 필요에 의해서 사는 곳이 곧 일터가 되는 그런 상황 말이다. ‘가내수공업’이라는 단어에서 짐작할 수 있듯이 집안에 생산을 위한 공간이나 간단한 시설이 들어 있는 경우도 생겼다. 만들어진 물건은 장터에 나가 팔기도 했지만 거리에 면한 집의 한 구석에서 팔기도 했을 텐데, 이것이 가게라는 단어의 한 기원이 되었다. 이런 점에서 주거가 딸린 가게는 가히 무지개떡 건축의 시원적 사례라고 할 만하다. 사실상 이러한 ‘상가주택 1.0’ 유형은 지금도 우리 주변에서 종종 발견된다. 특히 여러 도시의 구도심에 가면 상점이나 식당의 안쪽에 주인의 가족들이 기거하고 있는 경우를 볼 수 있다. 그만큼 역사가 오래고 생명력이 질긴 유형인 셈이다. 동네가 완전히 재개발된다면 모를까, 이런 집들은 의외로 세상의 변화에도 잘 버틴다. 박지원의 ‘양반전’, 김주영의 ‘객주’ 등 역사소설에서 등장하는 객주의 집, 즉 객주가(家) 또한 이런 관점에서 볼 수 있다. 객주란 일종의 브로커인데 매매를 주선한 수수료를 받을 뿐 아니라 상인에 대한 숙박업, 화물의 보관 및 운반, 심지어 기본적인 금융 서비스도 제공했던 존재였다. 즉 객주가란 당시의 기준으로는 가히 복합건축의 결정판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지금은 음식점으로 사용하는 인천 중구 소재 월아천 등이 현존하는 객주가의 하나며, 19세기 말 기산 김준근의 풍속화인 ‘넉넉한 객주’는 당시의 객주가의 모습을 생생히 전하고 있다. 그러나 대체로 상업을 천하게 여기는 분위기에서 그 영향력은 제한적이었다. 그래서 중세 유럽의 상인주택이나 일본의 마치야(町屋, 혹은 町家) 등 상업이 발달한 나라들에서 흔히 보는 본격적인 다층 상가주택은 아직 찾아볼 수 없었다. 기원전 세워진 로마의 배후 도시인 오스티아의 경우 1층은 상가고 그 위에 주거가 있는 대규모의 상가주택이 보편적인 유형이었는데, 이러한 사례에 비하면 한국은 세계사적 관점에서 상가주택의 발전이 상당히 늦었다. 흥미로운 것은 규모나 형태는 다르더라도 이러한 복합적인 삶의 방식이 서서히 되돌아오고 있다는 것이다. 당장 우리 주변에서 흔히 듣는 ‘소호’가 그 대표적인 예다. 특히 컴퓨터나 모바일 기기 등의 보급이 이런 현상을 더욱 가속화하고 있다. 요즘 사람들은 일터에서만 일하지 않는다. 주거는 다시 생산과 작업의 공간으로서의 기능을 서서히 회복 중이다. 또한 이런 현상을 바라보는 시각도 달라지고 있다. 상업 활동이 보편화되고 도시적인 사고방식을 가진 사람들이 늘어나면서 이런 현상들은 오히려 도시적 삶의 한 부분으로 받아들여진다. 생존의 절박한 필요에서 시작된 직주근접이 오히려 도시적 삶의 매력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는 것이다. # 2층 한옥, 주거·생산의 공존 ‘소호’로 진화하다 서울 서촌의 옥인동. 지금은 주거와 상업이 혼재된 지역으로 서울의 새로운 관광지가 되었지만 한때 이곳은 장동 김씨와 파평 윤씨라는, 당대 세도가들의 세거지였다. 겸재 정선이 이곳에 살면서 주변 풍광을 그렸을 정도로 도성 안에서도 유난히 아름다운 곳이었다. 옥인동이 그 남쪽의 누상동 및 누하동과 이루는 경계는 계곡을 따라 형성되어 있고 당연히 이를 따라 개울이 흐른다. 지금은 복개되어 그 존재를 알 수 없지만 서울시는 청계천처럼 언젠가 이 물길도 다시 햇빛을 보게 하겠다는 야심 찬 계획을 갖고 있기도 하다. 인왕산 중턱의 수성동 계곡에서 흘러내리는 이 개울이 통인시장 서쪽 입구 근처에서 동남쪽으로 방향을 선회하는 그 근처에 작은 2층 한옥 하나가 서 있다(자세히 보면 두 채지만 한 채는 심하게 변형되어 한옥으로 보이지 않는다). 1층에는 옷과 모자 등을 파는 패션 상점들이 있고 그 오른쪽에 작은 쪽문이 하나 있다. 궁금해서 물어보니 주인이 2층에 기거한다고 한다. 별것 아닌 이야기처럼 들리지만 여기에는 흥미로운 사실 두 가지가 담겨 있다. 우선 2층 한옥의 존재 그 자체다. 2층 한옥은 개화기에 등장한 새로운 유형의 한옥으로서 서울의 경우 20세기 초반에 주로 운종가, 즉 현재의 종로 등 기존의 상업 가로변에 세워진 것이었다. 그러다가 서서히 대상지의 범위를 넓히면서 급기야 도심에서 비교적 떨어져 있는 옥인동 계곡에까지 2층 한옥 상가가 들어선 것이다. 이 건물의 건립 연대가 1940년대라고 하므로 이 과정에 수십년이 걸린 셈이다. 보문동, 삼선교, 북아현동 등 사대문 밖 지역에도 수많은 2층 한옥 상가가 들어섰다. 2층 한옥 상가의 출현은 관점에 따라서는 한국 건축사 최대의 사건 중 하나로 봐도 좋을 듯하다. 그 이전에도 육안상 다층으로 보이는 건물들이 있었으나 주로 궁궐이나 사찰 등 일상적인 용도가 아니었고, 게다가 문루를 제외하고는 내부 공간은 단층으로 구성된 것이 대부분이었다(물론 덕수궁 석어당과 같은 예외는 있다). 일부 민가 건축에 2층으로 볼 수 있는 구조가 있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부분적인 경우이기 때문에 보통 중층(重層) 구조라고 한다. 이런 상황에서 정말로 본격적인 2층 건물이 출현한 것이니 그 의미가 자못 크다. 또 다른 의미는 이것이야말로 의도적으로 계획된 최초의 본격적인 상가건축 유형이라는 것이다(위에서 이야기한 주거가 딸린 가게나 객주가 같은 것은 주거 건축에 있어서의 근본적인 변화라고 보기는 어렵다). 다만 가로에 면한 2층 부분은 위아래 모두 상가로 사용되었고, 주거, 즉 살림집 부분은 그 뒤에 따로 전형적인 단층으로 딸려 있었던 점이 흥미롭다. 즉 주거와 상업이 공존하되, 수직적인 방식이 아니라 수평적인 방식이었다. 그런데 이 옥인동 2층 한옥 상가의 또 다른 흥미로운 사실은 2층에 주거가 있다는 것이다. 물론 건립 당시는 그렇지 않았을 것이고 후대의 개·보수에 의한 결과일 것이다. 그렇다면 왜 당초 2층 한옥의 2층에는 주거가 들어가지 않았던 것일까? 여기에는 기술적인 이유가 있었다. 바로 온돌 때문이었다. 주거가 들어가려면 온돌이 필수적인데 당시 기술로는 축열층이 수십㎝에 이르는 재래식 구들을 목구조의 2층에 올려놓을 수 없었다. 물론 이후 기술이 발달하여 현재와 같은 온수 혹은 전기 코일 방식 등이 개발되면서 드디어 주거와 상업은 처음으로 수직적인 관계를 맺을 수 있게 되었다. 옥인동 2층 한옥 상가는 이러한 진화의 흐름을 자연스럽게 보여주고 있는 사례인 것이다. 이것은 정세건의 건양사에 의해서 주도된 주거용 도시 한옥의 대량 보급 및 진화에 필적하는, 한옥 근대화의 큰 흐름 중 하나다. 지금은 이런 기술이 보편화되어 은평 한옥마을 등 전국 곳곳에서 본격적인 2층 한옥의 시대가 다시 열리고 있다. # 유럽·日선 흔한 상가주택… 도시건축이 가야할 길 그러나 2층 한옥 상가와 1층 살림집의 조합이라는 유형은 곧 그 한계에 부딪히게 된다. 상업의 밀도가 높아지면 2층으로는 도저히 그 압력을 감당할 수가 없다. 그리고 무엇보다 복잡해지는 도심에서 주거와 상업이 수평적으로 공존하면 주거 공간의 질이 급격히 나빠질 수밖에 없다. 이러한 현상이 가장 잘 드러난 곳이 바로 인사동, 관훈동, 낙원동, 청진동 등 종로변의 구도심 일대다. 이 일대에 있었던 수많은 2층 한옥 상가는 지금 거의 다 사라지고 없다. 예외적으로 남아 있는 것들도 외관을 알아볼 수 없을 정도로 변형되어 있다. 특히 한때 주거 및 상업이 혼재되어 있던 지역이라고 믿기 어려울 정도로 상주인구가 대폭 감소되어 있다. 1990년대 말 학생들과 함께 이 지역을 조사한 경험이 있었는데 특이하게도 이발소, 상점 등 지역 거주민을 상대로 하는 상업 기능이 건물의 3, 4층에 올라가 있음을 알게 되었다. 즉, 이미 상주인구가 상당히 감소했으나 그나마 일부는 남아 있던 상황이었으므로 상대적으로 임대비가 싼 상층부로 일반 도시 기능이 올라간 것이었다. 지금은 이마저도 거의 남아 있지 않으며 인사동 일대는 완전히 상업화되어 대낮의 활기와 한밤중의 적막함이 공존하는, 서울의 대표적인 도심 공동화 지역이 되었다. 한때 2층 한옥 상가에 인접하여 살림집으로 사용되던 부분은 살던 사람들이 떠난 이후 마당을 유리로 덮은 한정식 집이 되었다. 이러한 현상은 2층이라는 낮은 밀도가 갖는 절대적인 한계, 그리고 주거와 상업 기능의 수평적 공존이 갖는 한계 등을 동시에 보여주는 것이다. 역사에 가정이 없다고 하지만 만약 한국에 5층 정도 규모로 주거와 상업이 수직적으로 공존하는 건축의 유형이 오래전부터 있었다면, 현재 구도심의 풍경은 지금과는 사뭇 달랐을 것이다. 즉 한국은 근본적으로 밀도와 복합이란 측면에서 유럽과는 완전히 다른 상황에서 본격적인 경제 성장기를 맞이한 것이다. 이에 부응하는 새로운 건축 유형의 탄생은 전통적인 구법이나 개념으로는 도저히 기대할 수 없었다. 그것은 철과 유리, 그리고 콘크리트라는 신기술을 필요로 하는 것이었다. 이렇게 아마도 한반도 최초였을, 전통적 방식을 응용한 다층 상가건축 실험은 지극히 제한적인 성공만을 거두고 역사 속으로 사라져 갔다. (*2층 한옥 상가에 대한 부분은 문정기가 쓴 서울시립대학교의 석사 논문 참조.) ■ 건축가 황두진은 건축가 황두진은 건축 작업과 글쓰기를 병행하고 있으며 현대 건축가지만 한옥 작업으로도 잘 알려져 있다. 주요 작업으로는 ‘춘원당 한방병원 및 박물관’, ‘캐슬 오브 스카이워커스’, ‘원 앤 원 빌딩’, ‘무카스 파주 사옥’, ‘통인시장 아트 게이트’ 등이 있다. 저서로는 ‘당신의 서울은 어디입니까’, ‘건축가 김수근’, ‘한옥이 돌아왔다’ 등이 있고, 최근 ‘무지개떡 건축’을 펴냈다. 건축문화대상, 서울시건축상, 대한민국 공공디자인 대상, 유네스코 아시아 태평양 문화유산상 등을 수상했다.
  • 우직한 마에스트로 임헌정 “변화하는 뒷모습 보이며 걸어가고 싶다”

    우직한 마에스트로 임헌정 “변화하는 뒷모습 보이며 걸어가고 싶다”

    “내가 늘 하는 얘기가 있죠. 변하지 않는 건 죽은 것이다. 죽으면 안 변해요. 살아 있으면 세포가 바뀌잖아요. 음악도 어떻게 늘 똑같이 연주해요. 그건 예술가가 아니죠. 늘 변화하는 뒷모습을 보이며 걸어가는 게 선생으로서 내 책임감이죠. 제자나 후배들이 보고 ‘나도 저렇게 가야지’ 해야지, 내 뒷모습을 보고 속으로 ‘아이고, 인간아~’ 하면 어떡해요”(웃음). 임헌정(63) 지휘자에게 ‘변화’와 ‘도전’은 예술가의 필수 덕목이다. 스스로 그 말을 실천해 왔다. 1989년부터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와 국내 최초로 말러, 브루크너, 브람스 등 작곡가들의 전곡 시리즈를 우직하게 이어 오며 국내 음악계의 지형을 넓혔다. 지난해에는 클래식 지휘자로 국악관현악단 지휘를 맡아 국악에 ‘파격’을 더했다. 코리안심포니오케스트라 예술감독이자 상임지휘자인 그가 올해는 세종문화회관 상주 음악가로서 모차르트의 실내악곡으로 객석을 매료시킨다. 오는 30일 조성현(플루트), 박수화(하프)가 협연하는 연주회를 시작으로 올해 네 차례 열리는 ‘오마주 투 모차르트’(세종문화회관 체임버홀)다. 앞서 26일에는 예술의전당 브루크너 전곡 시리즈 일곱 번째 연주회도 예정돼 있다. 일반인에게 모차르트와 브루크너의 음악은 판이하게 다르다. 하지만 그에겐 맥이 닿아 있는 거장들이다. “영화 ‘아마데우스’ 봤죠? 당대 최고 작곡가였던 살리에리 음악은 철학적이고 무거워요. 반면 모차르트 음악은 날아다니죠. 가볍고 애들처럼 단순해요. 그래서 사람들이 모차르트 음악을 더 좋아하고 깊은 감동을 느끼죠. 예술의 극치는 단순함에서 나오는 아름다움 아니에요? 예술가들이 그걸 찾기 위해 평생을 바치는 거니까. 그런 차원으로 보면 모차르트의 가벼움과 브루크너의 숭고함은 사실 맞닿아 있는 거죠.” 브루크너 전곡 시리즈는 2007~2013년 부천필하모닉오케스트라에서 진행하던 때와는 달리 관객의 호응이나 이해가 한층 높아졌다. 그러나 대중적인 레퍼토리나 음악가에 대한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사람 사는 세상이 너무 자극적이고 상업화되고 있어요. 관객을 얼마나 동원할 수 있느냐는 티켓 파워로 음악가를 재단하는 건 매니지먼트의 폐단이죠. 관객이 몰린다는 건 나쁜 게 아니지만 레퍼토리 등에 균형이 맞춰져야죠. 브루크너만 해도 지루할 수 있고 범접하기 힘든 곡이지만 우리가 잘 모르는 또 하나의 영혼의 세계가 거기 있어요. ” 제자들에게 음악적 기교를 강조하기보다 ‘파우스트’, ‘자라투스트라는 이렇게 말했다’ 등 읽을 책부터 숙제로 내주는 것도 그 때문이다. ‘반짝’ 빛났다 사그라드는 스타가 아니라 평생을 지탱할 철학이 있는 음악인을 길러 내는 게 우리 음악계를 견고히 할 정수이기 때문이다. “(오케스트라 수준은) 아직도 많이 떨어져요. 온전히 솔로이스트(독주자)로 먹고살 수 있는 사람은 전 세계적으로도 몇 명 안 됩니다. 미국, 독일 등의 명문 음악 학교들은 좋은 오케스트라 연주자들을 키워 내는 데 집중해요. 우리나라도 멀리 보고 좋은 오케스트라를 만드는 시스템을 마련해야 되는데 교육은 단기 입시에 매달리고 사회는 뭐든 빨리 성과를 보려 하니 아직 멀었죠. 공연도 스타 지휘자니 연주자니 외국 사람 데려와 ‘보여 주기’에 치중하니 자꾸 헛발질이죠. 몇 십 년이 걸리더라도 이제라도 차분하게 오케스트라 플레이어들을 균형 있게 발전시킬 토양을 만들어야 합니다.” 글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사진 안주영 기자 jya@seoul.co.kr
  • 한·호주 FTA 이후 최대 규모 바이오 산업단 방한…재생의학·임상시험 교류

    호주의 주요 바이오 산업 대표단이 한국을 찾아 제약·임상시험·재생의학 등 바이오 산업을 교류하는 기회를 갖는다. 29일 주한 호주대사관에 따르면, 이번에 방한하는 호주 산업 대표단은 총 9개 업체로 구성돼 역대 가장 큰 규모로 30일부터 다음달 1일까지 열리는 ‘바이오코리아 2016’에 참석하기 위해 한국을 방문한다. 특히 지난 2014년 12월 12일 발효된 한·호주 자유무역협정(FTA)로 양국의 바이오 산업 교류가 확장된 시점에 이뤄지는 것이어서 호주의 바이오 산업 및 연구, 임상시험, 재생의학 연구 역량에 대한 국내 바이오 산업 및 의료 업계의 관심도 집중되고 있다. 호주 산업 대표단에는 ▲아시아 퍼시픽 시뮬레이션 얼라이언스(Asia Pacific Simulation Alliance) ▲클리니컬 스템 셀스(Clinical Stem Cells) ▲시나타 테라퓨틱스(Cynata Therapeutics) ▲조지 클리니컬(George Clinical) ▲IDT/CMAX ▲노라 테라퓨틱스(Nohla Therapeutics) ▲노보텍(Novotech) ▲프라우덱스 오스트레일리아(Proudex Australia) ▲SFI 헬스(SFI Health) 등의 업체가 포함됐다. 이들은 30일에 열리는 한·호주 재생의학 라운드테이블에 참석해 한국과 호주의 재생의학 관련 업체가 모여 재생의학 분야 협력 및 파트너십 기회를 모색한다. 또 양국 정부의 주도로 이뤄지는 재생의학 관련 사업에 대해 논의하고 재생의학 기술 상업화 및 성공전략, 성체줄기세포와 배아줄기세포 분야, 난치병 종양 치료 개발 등의 주제를 다루게 된다. 글로벌 줄기세포·재생의료 연구개발촉진센터(GSRAC) 관계자는 “이번 논의를 통해 한국·호주 양국 간의 줄기세포·재생의료 산업 교류를 증진하고, 양국의 재생의학 및 세포치료 관련 산업에 대한 이해를 높여 향후 글로벌 시장 진출을 위한 협력 방안을 모색할 예정”이라면서 “나아가 호주 바이오협회인 AusBiotech과의 적극적인 상호 교류와 MOU 등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31일에는 호주 임상시험 세미나가 진행된다. 이번 세미나를 통해 호주의 임상시험 산업 역량 및 강점을 접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호주는 높은 수준의 의학 리서치와 의료 인프라와 안정적인 사회·경제적인 환경을 갖췄고 특히 다문화 인구구성을 바탕으로 한 다양한 샘플이 확보돼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기에 강력한 지적재산권 등 임상시험 산업을 위한 다양한 제도적, 사회적 여건이 잘 갖춰져 있다. 또한 신속한 임상시험 승인시스템과 R&D 투자를 위한 경쟁력 있는 세금 인센티브 등 효율적인 관련 제도도 마련, 임상시험에 최적화 되어 있다고 평가받는다. 글렌 크로스 호주바이오산업협회 최고운영책임자(COO)는 “평균적으로 제약, 바이오테크, 의료기기 분야에서 매년 1000건의 새로운 임상시험이 호주에서 시작된다”면서 “호주 바이오테크 협회는 한국 바이오 시장을 중요하게 인식하고 있으며, 이번 방문을 통해 양국 관련 업체간의 협업이 증가했으면 좋겠다. 한국 내 회사들이 호주에서 더 많은 임상시험을 진행하기를 희망한다”고 강조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투자가 미래다] 효성그룹, 글로벌 톱3 탄소섬유기업 목표

    [투자가 미래다] 효성그룹, 글로벌 톱3 탄소섬유기업 목표

    올해 창립 50주년을 맞는 효성그룹은 어려운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도 글로벌 생산시설에 대한 투자 확대와 고부가가치 창출을 위한 제품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화학부문에서는 중국 저장성 취조우시에 약 2000억원을 순차적으로 투자해 2017년 상반기까지 연산 2500t 규모의 삼불화질소(NF3) 생산 공장을 신설할 계획이다. 중국공장 신설은 화학소재 분야에서의 첫 해외 공장 건설이라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효성그룹은 또 1500억원을 투자해 울산 용연 1공장 내 부지에 연간 생산 20만t 규모의 폴리프로필렌(PP) 공장을 짓고 있다. 지난해 탈수소화(DH) 공장 증설을 완료해 PP의 원료가 되는 프로필렌 물량이 연산 30만t 이상 늘어나게 되면서 PP 생산량도 확대하기 위해서다. 2017년 1분기에 완공하는 게 목표다. 탄소섬유 사업부문은 2013년 상업화 이후 고객 확대를 위한 마케팅 활동과 품질 인증 획득을 위한 활동에 집중하고 있다. 탄소섬유는 다양한 용도 개발을 통해 연간 12% 이상의 시장 성장률을 보이고 있을 정도로 급속하게 커지고 있는 시장이다. 2030년에는 탄소섬유의 세계 시장이 100조원에 이를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효성그룹은 2020년까지 1조 2000억원을 투자, 연간 생산 1만 4000t의 탄소섬유 생산 기지를 구축해 글로벌 톱3 수준의 탄소섬유 생산업체로 거듭나겠다는 계획이다.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 구글, 로봇 사업 손 뗀다

    인공지능(AI) 등 차세대 산업에 통 큰 투자를 해 온 구글이 로봇 개발·제작 자회사인 보스턴다이내믹스를 매물로 내놨다. 무인자동차 등 달 탐사만큼이나 어려운 ‘문샷(Moon Shot) 프로젝트’의 일환으로 인수했지만 가까운 장래에 상품성 있는 제품을 내놓지 못할 것이라는 판단에 따라 매각하기로 한 것이다. 구글의 지주회사인 알파벳은 2013년 말 인수한 보스턴다이내믹스의 인수자를 찾고 있다고 파이낸셜타임스, 블룸버그가 17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안드로이드 스마트폰 소프트웨어 사업을 이끌었던 앤디 루빈이 대규모 로봇 전문가팀을 만들면서 구글에 인수된 보스턴다이내믹스는 네 발로 뛰어다니는 ‘빅도그’(Big Dog)나 ‘스폿’(Spot), 인간처럼 걸어 다니는 ‘아틀라스’(Atlas) 등 10여종의 개 로봇을 개발한 회사다. 이들 로봇이 뛰거나 걷는 모습을 담은 동영상은 유튜브에서 수억만건 조회되는 등 화제가 되기도 했다. 하지만 루빈이 2014년 말 구글을 떠나면서 로봇 개발 프로젝트도 한동안 표류했다가 지난해 말 구글X 사업부로 통합됐다. 구글X는 무인자동차와 가상현실(VR) 등을 주도하는 곳이다. 알파벳은 보스턴다이내믹스의 기술이 당장 상업화와는 거리가 있다고 판단해 매각을 결정한 것으로 보인다. 구글은 지난해 지주회사 알파벳을 세우면서 수익성이 있는 사업을 우선순위에 두겠다는 의지를 밝힌 바 있다. 김규환 선임기자 khkim@seoul.co.kr
  • “생명나눔, 고귀한 가치·배려 종교계 뜻 합쳐 확산시켜야”

    “생명나눔, 고귀한 가치·배려 종교계 뜻 합쳐 확산시켜야”

    장기기증 등록자 120만명 성과…등록받는 기관 380곳 달해 위험 “생명 나눔에 어떻게 종교의 구분이 있을 수 있나요. 생명존중을 으뜸의 가치로 여기고 실천해야 하는 종교계라면 응당 배려와 나눔 운동에 앞장서는 게 당연하지요. 장기기증 운동도 그 차원에서 종교계가 지금보다 더 뜻을 합쳐 확산시켜야 한다고 봅니다.” 1991년 설립돼 국내에서 가장 먼저 장기기증 운동을 벌여 온 재단법인 사랑의장기기증운동본부(이하 운동본부) 이사장 박진탁(80) 목사. 운동본부 설립 25주년을 맞아 최근 서울 아현성결교회에서 조촐한 기념행사를 가진 박 목사는 16일 서대문구 서소문로 본부 사무실에서 기자를 만나 “고귀한 생명 나눔의 차원에서 장기기증 운동의 뜻이 종교계를 중심으로 더 알차게 결집될 수 있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거듭 밝혔다. 운동본부를 만든 박 목사는 정부에 앞서 1969년 한국헌혈협회를 창립해 헌혈운동 확산에 앞장섰는가 하면 1991년 국내 최초로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한 인물. 반평생을 장기기증운동 확산에 치중해 살았던 만큼 종교계 안팎에서 ‘생명나눔 운동의 대부’로 널리 알려져 있다. 한신대를 졸업하고 목사 안수를 받아 우석대병원 원목실에서 사목하던 무렵 혈액이 없어 수술을 받지 못하는 환자를 보고 문득 하나의 생각이 뻗쳤다고 한다. “예수님은 나와 우리를 위해 모든 피와 목숨까지 주셨는데 나는 무엇을 하고 있는가.” 그래서 ‘헌혈전도사’가 됐고 1988년 미국으로 이민 간 지 얼마 안 돼 한 교민의 뇌사 장기기증을 목격한 후 감동을 받아 귀국해 1991년 만든 게 운동본부였다. 그가 운동본부를 만들 무렵은 장기 매매가 극성을 부리던 시절. 장기 기증의 개념조차 없었던 때 한양대병원을 직접 찾아가 환자를 소개받고 신장을 기증했다고 한다. “1991년부터 최근까지 958명의 기증자가 운동본부를 통해 타인에게 신장을 기증했고 2015년 가족 간 생존 시 장기기증이 1934건에 이르렀는가 하면 지난해에는 국내 장기기증 운동 사상 처음으로 한 해 뇌사 장기기증자 수가 500명을 돌파했어요. 장기기증 등록자도 꾸준히 증가해 현재 120만명을 넘어섰지요.” 이런 성과의 과정에서 범법자로 몰리고 생명을 상업화한다는 비아냥 등 굴곡과 시련이 많았다고 한다. “장기기증 개념과 시스템에 대한 일반과 정부기관의 오해가 컸던 탓이지요. 지금도 여전히 어려움이 많아요. 장기기증 등록을 받는 기관이 민간 17개를 포함해 380개나 돼요. 사고와 행정 오류의 위험성이 있어요. 타인 간 장기기증이 사실상 금지돼 있고 기증 연령이 너무 높게 규정돼 있는 등 행정의 경직성도 장기기증 확산을 막는 주요인입니다.” 그래서 생명존중을 큰 가치로 여기는 종교가 장기기증과 관련한 격식과 영역을 허물고 보편적인 뜻을 모을 때 기증운동이 훨씬 더 활성화될 것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비록 생전엔 나누고 살지 못해도 사후에라도 남에게 준다면 아름다운 죽음이 될 수 있지 않을까요.” 장기기증 운동을 하면서 우연히 ‘남이 화급한 일을 당했을 때 돕지 않거나 조치를 취하지 않는 자는 곤장 100대를 치라’는 1905년 형법대전 속 ‘견급불규율’ 규정을 알게 됐다는 박 목사. “100년 전에도 일상 속 생명존중의 실천이 그토록 엄하게 지켜졌는데 지금 사람들은 남의 어려움에 너무 몰인정한 것 같아요.” 목사 안수를 받은 이후 한 주도 거르지 않고 각 교단에 소속된 운동본부 목사들과 함께 전국의 교회를 돌며 장기기증 서약을 받아 왔다는 박 목사는 이번 주말에도 전남의 한 교회를 찾아간다며 기자에게 장기기증 희망등록 서약서를 내밀었다. 글 사진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관절 질환 우습게 봤다간 큰 코, 관절 수술 잘하는 정형외과는?

    관절 질환 우습게 봤다간 큰 코, 관절 수술 잘하는 정형외과는?

    관절 질환은 많은 직장인들의 고질병 중 하나다. 가장 흔한 것이 어깨 관련 관절 질환인데, 장시간 책상에 앉아 컴퓨터를 하는 사무직 직장인들의 경우 잘못된 자세로 인해 석회화 건염이나 오십견 등의 어깨 질환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석회화 건염은 어깨 힘줄에 석회가 생기는 질환으로 칼로 찌르는 듯한 날카롭고 심한 통증을 동반하며 젊은 층에서부터 중장년층까지 다양하게 발생한다. 어깨관절의 관절낭이 오그라들면서 발생하는 오십견은 통증과 함께 어깨 사용 범위를 축소시켜 일상생활에 불편을 초래한다. 하이힐을 자주 신는 여성 직장인이나 자주 걸어야 하는 직업을 가졌다면 무지외반증, 발목인대파열, 퇴행성 관절염 등 무릎, 족부 관련 관절 질환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하다. 이 중에서도 무지외반증은 엄지발가락이 바깥쪽으로 휘면서 관절을 둘러싼 조직이 부어 통증을 느끼는 질환으로 방치하면 수술이 복잡해진다. 정형외과 전문의 새길병원 이대영 대표 원장은 “실내에서 업무를 하는 직장인이나 외부 활동이 많은 직장인 모두 관절 질환의 고통에서 자유롭지 못한 것이 현실”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관절 질환으로 고통을 느끼면서도 시간이 없어 그냥 방치해 두는 직장인들이 많은데, 이는 더 큰 고통과 치료를 불러온다”며 “통증 발생 즉시 가까운 병원을 찾아 진단을 받고 질환에 맞는 치료를 받는 것이 현명하다”고 조언했다. 영등포 정형외과, 여의도/당산역 정형외과로 소문난 새길병원은 바쁜 직장인들을 위해 일일 수술과 당일 입퇴원 시스템을 완비하고 있는 병원이다. 비혈관적 수동술(오십견), 관절경을 통한 석회제거술(석회화 건염), 무지외반증 교정술, 발목인대 강화술 등으로 직장인들의 관절 질환을 치료해줄 뿐만 아니라 재발을 막아준다. 무엇보다 일일 수술 시스템을 통해 직장인들이 시간을 절약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새길병원의 일일 수술절차는 ▲외래진료 후 당일 수술결정 ▲상담 후 수술 전 검사진행 ▲입원수속 ▲수술 및 회복 ▲퇴원 등의 순서로 신속하게 진행된다. 또한 새길병원은 각 분야에 특화된 전문 의료진이 환자를 치료해 더욱 신뢰할 수 있다. 정형외과, 신경외과, 통증의학과, 재활의학과, 내과 등의 의료진이 서로 협업을 통해 전문화되고, 차별화된 진료 서비스를 제공한다. 또 1:1 개인별 증상 및 원인을 찾아 맞춤 치료를 진행해 환자들 사이에서 관절 수술 잘하는 곳으로 정평이 나 있다. 이대영 원장은 “의료계의 상업화 바람에 흔들리지 않고, 환자와 인간적으로 소통하고 환자의 아픔을 가족처럼 공감하는 병원으로 만들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환자의 질환을 정확히 이해하고 돕는 병원, 환자 스스로 질환을 관리하고 치료할 수 있도록 돕는 병원, 환자가 질환을 극복해 나갈 수 있도록 돕는 병원이 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정형외과 관절 전문의 새길병원 이대영 원장은 시사매거진이 선정한 100대 명의에 선정된 바 있으며, 탁월한 수술실력과 더불어 환자와의 소통을 중시하는 차별화된 진료 철학을 가지고 새길병원을 운영하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부산시, 젠트리피케이션방지 종합대책 시행

    부산시는 원도심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마련,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문화창작공간 ‘또따또가’ 등이 자리한 중구 중앙동 40계단 일원이 대상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도시 환경이 변하면서 중·상류층이 도심 낙후된 지역으로 유입돼 지가, 임대료 등이 상승하고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 등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뜻한다. 도시 낙후지역을 재생하고 활력을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지나친 상업화로 지역 정체성 상실, 원주민 퇴출 야기 등 여러 문제를 낳는다. 시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건물주, 예술인, 부산문화재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이어 건물주, 예술인 등이 참여하는 ‘원도심 문화거리 조성 협약’을 체결하고, 참여하는 건물주에는 착한 건물 인증제, 감사패 증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을 사들여 소공연장, 갤러리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영화 多樂房] ‘사울의 아들’, 홀로코스트 속 한 줌의 존엄성을 찾아

    [영화 多樂房] ‘사울의 아들’, 홀로코스트 속 한 줌의 존엄성을 찾아

    ‘존더코만도’는 아우슈비츠 수용소 내에서 포로들을 가스실로 이송시키고 뒤처리를 하던 유대인 작업반의 명칭이다. 비교적 우호적인 대우를 받았던 이들은 아우슈비츠 역사상 유일한 무장 반란 사건을 일으키기도 했는데, 25일 개봉하는 ‘사울의 아들’은 그 사건 가운데 있었던 한 인물의 개인사에 초점을 맞춘 작품이다. 처음부터 기존의 홀로코스트 영화들과는 다른 지향점을 갖고 만들어진 영화로 모든 면에서 매우 독창적이고, 대담하며, 강렬하다. 가스실에서 나온 시체들을 옮기던 존더코만도, ‘사울’은 우연히 죽어가는 한 소년을 보게 된다. 그는 그 소년이 자신의 아들이라며 은밀히 소년의 주검을 빼내 정식으로 장례를 치러 주려고 한다. 이를 위해 사울은 먼저, 유대인의 법대로 ‘카디시’(죽은 자의 영혼을 위한 기도)를 암송해 줄 랍비를 찾아 몇 군데의 작업장을 전전해 보지만 아우슈비츠에서 유대인 장례 절차에 따라 소년을 묻어 주기란 거의 불가능해 보인다. 그러나 하루 동안 몇 번의 죽을 고비를 넘기면서도 사울은 포기하지 않고 오로지 목표를 향해 돌진한다. 집착에 가까운 사울의 행동은 한 소년의 장례를 치러 주는 일이 본인은 물론이요 동료들의 목숨까지 담보할 만큼 의미 있는 일인가 하는 질문을 던진다. 영화의 후반부, 그 소년이 정말 그의 아들인지에 대한 의혹이 불거지면서 이 의문은 더욱 커지는데, 그럴수록 반대로 소년이 아우슈비츠에서 있었던 수많은 죽음의 대표성을 띠고 있음이 명백해진다. 인간의 가치가 나락으로 떨어진 이 공간에서 사울이 그토록 바라는 법도를 갖춘 장례란 인간의 존엄성을 회복하고자 하는 처절한 몸부림과도 같다. 소위 ‘다양성 영화’를 즐겨보는 이들도, 작품성이 높은 영화를 선호하는 이들도 불편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에는 도통 관심을 갖지 않는다. 상업화되지 않은 홀로코스트 영화들이 대개 외면받아 온 이유는 그것이 역사의 깊은 상흔을 감상적인 휴머니즘으로 아물게 만드는 대신 인간의 극악함을 집요하게 파헤치고 피해자들의 고통을 깊이 체화하도록 만들기 때문이다. 어떤 이들은 반 세기가 넘도록 만들어진 홀로코스트 영화들의 목록만으로 충분하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러나 세월이 흘러도 이러한 영화들은 계속 만들어져 우리의 얄팍한 기억을 깨워야 한다. ‘사울의 아들’이 증언하고 있듯 불과 수십 년 전 인간이 인간에게 가했던 그 충격적인 만행들에 대해서 우리는 아직도 모르는 것들이, 느껴야 할 것들이 많다. 라즐로 네메스 감독은 소년의 장례를 정식으로 치러 주려는 사울의 심정을 영화의 모든 요소에 고스란히 담아 절도 있는 수작을 완성시켰다. 4대3 비율의 답답한 화면에 대부분의 장면을 사울의 시점샷, 롱테이크, 편심 초점으로 촬영하고 정교한 사운드로 현장감을 살리는 등 강박적일 만큼 까다로운 형식을 고수한 것은 그것이 감독 나름의 예를 갖춘 장례 절차였기 때문이다. 현실과 환상이 나긋이 교차하는 마지막 신의 여운이 길게 남는 작품이다. 청소년 관람 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포스코 리튬사업 시동…아르헨티나 공장 착공

    포스코 리튬사업 시동…아르헨티나 공장 착공

    권오준 포스코 회장의 숙원 사업인 리튬 사업이 본격 가동된다. 포스코는 14일(현지시간) 아르헨티나 살타주에서 권오준 회장과 주정부 관계자 등이 참석한 가운데 상업용 리튬 생산공장 착공식을 가졌다고 15일 밝혔다. 국내 기업이 리튬 공장을 짓는 것은 처음이다. 포스코는 이곳에서 연간 2500t 규모의 2차전지용 고순도 리튬을 생산한다. 전기차 한 대당 배터리 원료로 리튬 40㎏가량 필요한 점을 감안하면 약 6만대 분량이다. 당장 올해부터 국내외 자동차 배터리용 양극재 업체에 공급될 예정이다. 포스코의 리튬 사업은 권 회장이 포항산업과학연구원장으로 재직 중이던 2010년부터 기술 개발을 진두지휘해 온 대표 사업이다. 기존 생산 기술보다 한 단계 진일보한 독자 기술을 개발해 리튬 추출 기간(1년→1개월)을 크게 줄였다. 이후 시험 생산량을 늘리면서 상업화 가능성을 엿 본 권 회장은 리튬 생산 최적지로 꼽히는 아르헨티나 포주엘로스 염호(鹽湖)에 공장을 짓기로 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권 회장이 15일(현지시간) 마우리시오 마크리 아르헨티나 대통령과 단독 면담을 갖고 리튬 개발에 관한 양국 간 협력 관계 구축에 대해 논의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봉’된 팬들… 응원 접고 응징

    ‘봉’된 팬들… 응원 접고 응징

    경기 관람을 위한 입장권 가격 인상에 축구팬들이 반발하면서 유럽 축구계가 몸살을 앓고 있다. 10일(한국시간) 열린 독일축구협회(DFB) 포칼 8강전에서는 전반 24분쯤 원정팀인 도르트문트 서포터들이 그라운드로 테니스공 수백 개를 집어던지는 사태가 벌어졌다. 주심이 경기를 중단시키고 선수들이 테니스공을 치워야 했다. 이날 경기 입장료가 이 같은 행동의 발단이었다. 안방팀인 슈투트가르트는 도르트문트 팬들에게 38.5유로(약 5만 1500원)부터 70유로(약 9만 3000원)까지 내게 했다. 분데스리가 평균 입장료는 약 30유로(약 4만원)이다. ●EPL 세 경기 입장료=바르사 시즌권 이에 앞서 지난 6일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EPL)에서는 리버풀 서포터스 1만여명이 홈팀 리버풀이 선덜랜드에 2-0으로 앞서던 후반 32분 홈구장인 안필드를 빠져나오는 집단행동을 벌였다. 리버풀 구단이 메인 스탠드 한 경기 입장권 최고가를 59파운드(약 10만원)에서 77파운드(약 13만원)로 올리겠다고 밝힌 것이 발단이었다. 팬들이 빠져나간 뒤 리버풀은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겨 두고 2골을 허용해 결국 2-2로 비겼다. 당시 홈구장을 빠져나온 리버풀의 열성팬인 롭 구트만은 영국 일간지 가디언에 기고한 글에서 “리버풀 서포터들은 더 나은 대접을 받을 자격이 있다”고 주장했다. 스스로를 ‘축구에 사로잡힌 노예’로 표현할 만큼 열성팬인 구트만은 지난 30년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시즌 입장권을 사기 위해 지갑을 열었다. 그는 “만약 축구 팬이 없다면 경기장에는 바보 22명만 뛰고 있을 것이다. 우리는 더이상 구단으로부터 조롱받고 싶지 않다”고 말했다. 20개 EPL 구단 팬들은 아예 집단행동까지 논의하고 있다.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는 “축구서포터스연맹(FSF)이 20개 구단 팬들과 입장권 인상 반대 행동을 위한 회의를 열 것이라고 밝혔다”고 전했다. FSF 관계자는 “(항의 수단으로) 다양한 선택이 있다”면서 “리버풀 팬들의 집단 퇴장은 티켓 가격 문제를 성공적으로 부각시켰다. 구단들이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지나친 상업화·선수 몸값 전가 탓” EPL 팬들의 불만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2011년부터 2014년까지 세 시즌 평균 입장료는 같은 기간 물가상승률인 6.8%의 두 배에 가까운 13%나 상승했다. 이번 시즌 개막 당시에도 ‘20파운드면 충분하다’는 현수막이 경기장 곳곳에 걸렸다. 영국 일간 인디펜던트에 따르면 EPL 한 경기 입장권 평균 가격은 약 5만원이다. 세계적인 명문 구단인 바이에른 뮌헨과 FC바르셀로나의 시즌권 최저 가격이 각각 18만원과 13만원인 것과 비교하면 속이 쓰릴 수밖에 없다. 영국 축구 팬들은 EPL 구단들이 막대한 수익을 거두는데도 입장료를 올리는 것은 지나친 상업화와 하늘 높은 줄 모르고 오르는 선수 몸값을 팬들에게 전가하기 때문이라고 비판한다. 2016~19 세 시즌 EPL 영국 내 중계권료 수익은 역대 최고액인 약 8조 5500억원에 달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연구실 개구리’ 日대학, 1000억엔 부어 돈 되는 기술로 점프

    ‘연구실 개구리’ 日대학, 1000억엔 부어 돈 되는 기술로 점프

    일본 대학이 변하고 있다. 순수 기초기술 연구에 전념하던 대학들이 벤처투자펀드 규모를 늘리며 대학발(發) 벤처 붐을 주도하고 있다. 학내에 벤처 전용 투자펀드와 투자 지원기구들을 속속 설립하면서 벤처펀드 조성액이 가파르게 치솟고 있다. 대학의 공격적인 벤처투자를 통해 부진한 경제를 타개하자는 분위기가 물씬 풍긴다. 기초기술 연구를 제대로 상용화하지 못하고 있다는 목소리에 대한 자성인 셈이다. 지난해 말 기준 일본 주요 대학의 벤처펀드 규모는 1000억엔(약 1조 300억원)대 수준이며 이는 전년도의 2.6배라고 니혼게이자이신문이 12일 전했다. 이과대·의대·공과대 교수, 연구원 등 전문 지식을 축적한 전문가 집단이 벤처를 이끌고 있다. 올해 들어서도 대학에 대형 벤처투자펀드가 잇달아 발족하고 있다. ‘노벨상의 산실’로 불리는 일본 기초과학의 메카 교토대는 지난 4일 160억엔 규모의 ‘1호 펀드’를 설립했다. 오사카대, 도호쿠대에 이어 공적자금을 활용한 세 번째 국립대 벤처 전용 펀드다. 교토대는 튼튼한 기초과학 기반과 학풍을 반영하듯 재생 의료, 신약 개발 등 사업화에 긴 시간이 필요한 바이오 관련 기업 등에 투자하겠다는 생각이다. 운용 기간도 일반보다는 긴 15년이다. 자금을 운용할 교토대 이노베이션캐피탈 측은 “1개 투자 대상에 약 3억엔씩의 투자를 연 10건 정도 진행하겠다”고 밝혔다. 도쿄대도 문부과학성 등 정부의 벤처투자펀드 지원금 417억엔을 활용해 수백억엔대의 펀드 설립을 준비하고 있다. 도쿄 이과대는 2월 40억엔 규모의 펀드를 설립한다. 로봇이나 에너지, 농업 등 폭넓은 분야의 연구 성과를 가진 도쿄대는 주요 대기업과 함께 해마다 5개 안팎 분야에 투자처를 넓혀 나가겠다는 복안을 갖고 있다. 명문 지방국립대인 오사카대와 도호쿠대도 공격적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일본 대학 벤처의 선구자라는 오사카대는 벤처기업 마이크로파화학에 3억엔을 출자하고, 마이크로파를 활용한 유화제 양산공장의 연내 건설 및 가동을 목표로 하고 있다. 도호쿠대도 지난해 말 11월 에너지 절약 성능을 높이는 특수 합금을 다루는 동북마그넷협회에 출자했다. 명문 사립대의 대표 주자인 게이오대도 국립대에 질세라 지난해 12월 노무라홀딩스(HD)와 벤처펀드를 설립, 올 상반기부터 30억엔가량을 첨단 기술과 지적 재산 분야에 투자하기로 했다. 대학발 벤처투자 및 전용 펀드 설립 붐에는 정부 추진력이 크게 작용했다. 2014년 시행된 산업경쟁력강화법에 따라 소위 ‘빅4’라는 도쿄대·교토대·오사카대·도호쿠대 등 대학이 벤처펀드로 활용할 1000억엔의 자금을 마련해 놓고 지원하고 있다. 대학 벤처 전용 펀드의 활성화는 민간 벤처기업이 하기 어렵고, 시간과 돈이 많이 드는 첨단 기술 실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점에서 주목받고 있다. 연구 첨단에 서 있는 대학과 전문가들이 선택해 투자하는 만큼 옥석 구분에 도움을 줄 것으로 일본 정부는 기대하고 있다. 교토대 이노베이션캐피탈 측은 “대학 벤처는 일반 민간 벤처기업에 비해 판단이 어려운 첨단 기술의 평가가 용이하고 더 쉽게 투자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재단법인 벤처기업센터의 이치카와 류지 이사장은 “대학의 벤처 전용 펀드 규모는 지난해 3월 기준으로 민간 벤처펀드 총액인 1조 6426억엔(약 16조 9200억원)의 16분의1 정도”라고 말했다. 대학 벤처펀드의 갈 길이 아직 멀다는 걸 보여준다. 향후 대학 벤처 전용 펀드에 어떻게 경영 감각을 불어넣느냐도 관건이다. 사업화를 위한 지적 재산 평가 시스템 등을 갖추고 보다 공격적으로 상업화에 나서야 한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일본 정부와 벤처업계는 재생 의료, 로봇, 인공지능, 신소재 및 이를 사물인터넷(IoT) 등으로 연결하는 사이버 연구 등 첨단 연구 성과를 상업화, 실용화하는 데 대학 벤처펀드들의 역할을 기대하고 있다. 도쿄 이석우 특파원 jun88@seoul.co.kr
  •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운동만 잘하는 선수보다 운동도 잘하는 인재 키운다

    미국인들에게 체육부 활동을 했다는 것은 운동도 잘하는 엘리트로 비친다. 학교에서 운동부 생활을 했다는 것은 단체생활과 성실함, 거기다 건강까지 갖춘 우수한 인재로 보기 때문이다. 게다가 학점을 평균 이상 유지하지 못하면 운동부 참가 자체가 안 되도록 한 미국 제도는 이런 인식을 더 강화시킨다. 결국 체육특기생으로 대학을 졸업했다면 취업에서도 유리할 수 있다. 대학마다 스카우트가 있고 이들이 유망주들을 발굴하고 영입한다는 점도 특징이다. 조지아주 수에니시에 있는 한 사설 체육클럽에서 만난 마이클 에디 매니저는 “토너먼트 기간에는 미 전역에서 대학 스카우트들이 찾아와 선수를 관찰한다”면서 “소속팀 성적이 아니라 선수 개개인을 직접 관찰하고 특기생으로 뽑아간다”고 설명했다. 미국대학경기협회(NCAA)는 프로스포츠와 생활체육 사이에서 연결고리 구실을 한다. 미식축구, 농구 등 주요 종목의 프로구단들은 대부분 NCAA 소속 대학에서 선수를 스카우트한다. 가령, 미식축구리그에서 프로선수로 뛰려면 반드시 대학팀에서 최소한 3년을 선수로 뛴 경력이 있어야 한다. 유럽 프로축구 구단들이 자체적인 유소년 육성제도를 갖춘 것과는 사뭇 다른 양상이다. NCAA는 대학리그 선수들이 일정 수준 이상의 학업성취도를 기록하지 못하면 토너먼트 출전 금지를 비롯한 제재를 가하는 학사관리를 강조한다. 미국 프로농구를 상징하는 마이클 조던은 노스캐롤라이나대 농구팀에서 활약할 당시 문화지리학을 전공했다. 대학 평균 평점이 3.3인 것에서 보듯 농구를 하는 도중에도 학업을 게을리하지 않았다. 고등학교 때는 3.6이었다. 학사관리를 제대로 못하면 소속팀이 제재를 받는다. 지난해 NCAA 농구 챔피언에 오른 코네티컷대는 2013년에 학업성취도가 기준에 미치지 못해 토너먼트 출전이 금지당하기도 했다. 하지만 지난해 코네티컷대 소속 농구 선수들 졸업률이 8%에 불과한 것에서 보듯 대학체육은 다양한 도전에 직면해 있다. 가장 큰 도전은 갈수록 규모가 커지는 상업화 물결과 아마추어 정신 사이에 괴리가 점점 커지고 있다는 점이다. 영국 주간 이코노미스트에 따르면 NCAA는 아마추어 정신을 강조하며 대학선수들에게 별도 연봉을 주지 않는다. 이로 인한 엄청난 예산절감 덕분에 연간 수익은 10조원을 넘는다. 39개 주에서 가장 많은 연봉을 받는 공무원이 대학 미식축구나 농구팀 코치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통합체육회’ 발판으로 지역·학교클럽 활성화…선순환 시스템 만들어야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 ‘통합체육회’ 발판으로 지역·학교클럽 활성화…선순환 시스템 만들어야

    지난 25년간 따로 운영하던 대한체육회와 국민생활체육회가 내년 3월부터 하나로 통합된다. 통합체육회 출범을 앞두고 서울신문은 지난 23일 편집국 회의실에서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라는 주제로 좌담회를 열었다. 좌담회에는 안양옥 통합준비위원장, 남상남 한국체육학회장, 심동섭 문화체육관광부 체육정책관이 참석했다. 기존 엘리트체육 위주의 체육 시스템에서 파생된 문제점과 향후 생활체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했다. 참석자들은 통합체육회 출범을 발판으로 지역스포츠클럽, 학교클럽을 활성화해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이 서로 선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들어야 한다고 입을 모았다. →통합체육회 출범을 앞두고 지난 9일부터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꾸자’라는 주제로 스포츠 선진국들의 현장을 돌아보는 기획기사를 실었다. 평가를 한다면. ●안양옥 통합준비위원장(안 위원장) 체육회 통합을 앞두고 시의적절한 기사였다고 생각한다. 선진국 사례를 실었는데 한국 체육계 현실과 비교가 돼 특히 좋았던 것 같다. 1회에도 나왔지만 일본은 학교체육 모델을 기반으로 생활체육, 엘리트체육 모두 발전한 스포츠 선진국이다. 물론 일본이 최근 스포츠과학연구소를 만드는 등 엘리트체육의 경기력 향상에 부쩍 힘써 온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오랜 시간 생활체육 중심으로 기반을 잘 잡아 놨기 때문에 효과가 금방 나오는 것이다. 전문체육은 생활체육이라는 하부구조를 바탕으로 형성되기 마련이다. 반면 우리는 생활체육 기반이 잡혀 있지 않은 상태에서 엘리트체육 위주로 투자를 했기 때문에 부작용이 많았다. ●남상남 한국체육학회장(남 회장) 흔히 한국은 지역클럽 중심인 유럽형 시스템보다는 학교체육 중심인 미국, 일본 스타일에 가깝다고 말한다. 그러나 미국, 일본도 지금의 시스템이 정착되기까지 과도기를 거쳤다. 일본은 1972년 삿포로동계올림픽 이후 생활체육을 집중 육성해 엘리트체육과 연결시키는 현재 시스템을 만들었다. 여기까지 오는 데 20년이라는 시간이 필요했다. 이제 막 생활체육 중심으로 시스템 전환을 시작한 우리도 최소 10년 이상은 걸리지 않을까. 기사에 이런 과도기를 강조해 줬으면 더 좋았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든다. ●심동섭 체육정책관(심 정책관) 기사를 통해 국민들이 체육회 통합 및 생활체육에 대해 자연스럽게 관심을 가질 수 있게 됐다고 생각한다. →통합체육회 출범 준비를 하면서 상임감사 문제, 회장 선출 방식의 문제 등 부수적인 요소로 잡음이 많았다. 통합체육회의 궁극적인 목적은 무엇인가. ●심 정책관 선진국 시스템으로 가자는 것이다. 현재 우리는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완전히 분리돼 있다. 여기서 오는 비효율성을 줄이고 선순환 구조를 만드는 것이 통합체육회의 궁극적인 목적이다. 일본, 유럽, 미국 등 스포츠 선진국에서는 지역·학교 스포츠클럽에서 엘리트선수가 나온다. 우리처럼 운동부를 만들어서 인생을 걸고 집중 양성하는 시스템이 아니다. 클럽에서 운동을 하다가 자비로 대회에 출전하기도 한다. 여기서 재능이 발견되면 국가대표가 되는 식이다. 최근 일본, 영국 등이 국제대회에서 따오는 메달 수가 예전 같지 않다며 엘리트선수를 집중 육성한다고 하는데, 어디까지나 생활체육 기반이 잡혀 있는 상태에서 이뤄지는 부차적인 개념으로 봐야 한다. 결과적으로 생활체육과 엘리트체육의 선순환 시스템을 만들면 엘리트체육도 함께 성장하지 않을까. →엘리트체육 위주의 시스템에서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었나. ●안 위원장 운동부 학생이 운동만 하는 것이다. 우리가 1988년 서울올림픽을 치르면서 사회적으로 발전했을지는 모르지만 엘리트 육성에 집중하면서 체육계는 하부구조가 완전히 망가졌다. 운동을 하는 학생이 공부를 하는 학생과 섞이며 자연스럽게 운동을 즐기는 프로로 성장해야 하는데, 공부와 운동이 철저하게 분리돼 있는 것이 현실이다. 또 비인기 종목 선수들은 인위적으로 조성된다. 이 과정에서 입시 비리 등 체육계의 고질적 병폐가 일어난다. 그러나 통합체육회가 만들어지면 이런 부분들이 차츰 해결될 것이다. ●남 회장 엘리트체육 위주로 가니까 우리 학생들이 체격은 전보다 커졌는데 체력은 저하되는 결과가 초래됐다. 물론 지난 김대중, 노무현 정부 때 생활체육 중심의 시스템으로 변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있었고 실제로 유럽식 지역클럽 모델을 받아들였다. 그러나 아무런 기반이 잡혀 있지 않은 상황에서 너무 급하게 유럽식으로 하려다 보니 또 부작용이 있더라. 지역스포츠클럽에 투자하다 보니 상대적으로 학교체육이 위축됐다. 불필요한 정책은 아니었지만 우리 현실에 맞는 모델이 무엇인지 생각해 보고 합리적으로 정책을 만들어 실시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심 정책관 과거 동독이 올림픽에서 메달은 많이 땄지만 스포츠 선진국으로 볼 수는 없지 않았나. 우리도 마찬가지다. 특정 종목에서 올림픽 메달이 나와도 해당 종목을 즐기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과 잘하는 사람이 오랫동안 단절됐다. 장기적으로 양궁, 레슬링 등 비인기 종목도 국민들과 같이 리그를 형성해야 한다고 본다. →스포츠 강국으로서 엘리트체육도 중요하다. 생활체육 중심으로 스포츠 패러다임을 바꾼다고 했는데, 앞으로 엘리트체육은 어떻게 발전시켜야 할까. ●안 위원장 한국 엘리트체육이 오랫동안 국위 선양에 크게 일조한 것은 사실이다. 그러나 올림픽에서 메달을 따는 것이 전부가 아닌 시대다. 국제사회에서 올림픽을 유치하는 게 예전만큼 인기가 있는 것도 아니고, 상업화 물결 때문에 올림픽 정신도 많이 퇴색됐다. 생활체육에 파고드는 것은 전 세계적인 현상이다. 네덜란드 같은 경우는 코프볼 같은 ‘뉴스포츠’를 만들어 세계화시키더라. 엘리트체육에 대한 지원은 유지하면서 이런 새로운 부분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남 회장 장기적으로 봐야 한다. 생활체육 중심의 시스템으로 가면서 양궁, 레슬링 등 아직 저변이 넓지 않은 스포츠에 대해 특별 지원을 계속해야 한다. 비인기 종목은 앞으로도 정책적인 배려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심 정책관 비인기 종목은 대중화하기 위해 노력해야 한다. 물론 정부에서도 이들에 대한 지원은 계속할 것이다. 스포츠가 가지는 국위 선양 기능도 배제할 수는 없다. 현재 있는 엘리트체육에 대한 지원은 계속 가져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하고 그렇게 하려고 계획하고 있다. →선진국에서는 스포츠를 활용한 복지와 교육이 잘돼 있더라. 생활체육과 복지가 어떻게 연결될 수 있을까. ●안 위원장 복지는 결국 국민 건강과 직결된다. 수명 연장, 출산율 증가, 질병 예방은 운동으로 충분히 할 수 있다는 것이 상식이다. 생활체육이 활성화되면 장기적으로 복지 예산도 줄일 수 있다. 이러한 부분을 정책에 반영해야 한다. 현재 초등학생에게 적용되는 1인 1스포츠가 좋은 예다. 각 종목을 수준별 디비전으로 나누고 운동을 즐기는 사람이라면 누구나 대회에 출전할 수 있도록 스포츠클럽을 생활화할 수 있는 정책이 필요하다. ●남 회장 ‘체력은 국력이다’라는 말이 왜 나왔겠나. 생활체육을 활용한 복지 정책을 만들 때 부처 간 협의가 가장 중요하다. 보건복지부, 교육부, 문화체육관광부가 합심해 어떻게 하면 현실에 맞고 일상생활에 밀접한 스포츠 복지를 만들 수 있을지 고민해야 한다. ●심 정책관 저소득층을 위한 스포츠 바우처 제도는 이미 실시하고 있다. 지자체와 예산을 50대50으로 매칭해서 월 14만원씩 6개월간 방과후 체육센터를 다닐 수 있도록 하고 있다. 또 내년에는 범죄 청소년을 체육을 통해 계도해 보자는 취지로 태권도를 활용한 교육을 하려고 경찰청과 함께 준비 중이다. 기존 바우처 제도는 계속 확대할 예정이다. →통합 후 청사진을 그려 달라. ●안 위원장 미국 정치인들은 운동선수 경력이 굉장한 메리트로 작용한다.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휴가 가서 농구하는 모습을 보여 주지 않나. 스포츠가 생활화됐기 때문이다. 통합 이후 국가대표만 체육인이라는 생각을 버려야 한다. 스포츠 활동 문화를 바꿔 학생이 운동도 하고 공부도 하는 게 당연한 일이 돼야 한다. 언론도 프로스포츠 경기 중계만 하지 말고 ‘하는 스포츠’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 ●남 회장 과도기를 거쳐 생활체육 저변을 확대한 뒤 엘리트체육에 투자한 일본과 지역클럽 중심으로 생활체육을 활성화시킨 유럽 모델을 잘 참조해 우리만의 생활체육 시스템을 구축했으면 좋겠다. 또 현재는 운동선수가 대학 체육계열에만 입학할 수 있게 제한돼 있어 운동선수의 미래, 진로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대학 스포츠도 전반적으로 죽어 있는데 대학 스포츠가 활성화돼야 중·고등학교 스포츠도 발전한다. 통합 이후 이런 문제들이 해결됐으면 좋겠다. ●심 정책관 통합 후 스포츠 패러다임이 변할 것이다. 이제 더이상 ‘넌 공부하지 말고 운동만 해라’ 이런 말들은 나오지 않을 것이다. 지역 전문 스포츠클럽을 양성하고, 전국 체전에서도 엘리트체육과 생활체육이 섞여 경쟁하는 방식으로 바뀔 것이다. 사회 조현석 체육부장 hyun68@seoul.co.kr 정리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스크린 위 연극, 무대에 선 영화

    스크린 위 연극, 무대에 선 영화

    연극이 스크린에 걸리고, 영화가 무대에 오른다. 장르로 치면 이웃사촌이라 이러한 전이 현상은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 양방향 교류가 두드러지고 있다. 대중문화 팬 입장에선 즐거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최근 개봉해 잔잔한 인기를 모으고 있는 로맨틱 코미디 영화 ‘극적인 하룻밤’은 2009년 초연 이후 누적 관객 22만명을 자랑하는 연극이 원작이다. 몸이 먼저 만난 커플이 진정한 사랑을 찾아가는 과정을 그렸다. 지난달 개봉한 ‘늙은 자전거’는 2010년 초연한 우리나라 대표 극작가 이만희의 연극이 원작. 괴짜 장돌뱅이 할배와 손자의 우연한 동거를 그렸다. 현실에 있을 법한 다채로운 사랑 이야기를 감성적으로 담은 ‘춘천 거기’(2005년 초연)와 1990년대 인기 대중가요에 스포츠 성장 이야기를 접목시킨 ‘유도소년’(2014년 초연)도 각각 ‘관상’을 연출한 한재림 감독의 우주필름과 ‘국제시장’ 윤제균 감독의 JK필름에서 영화화를 추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연극으로 먼저 상연된 인기 웹툰 ‘신과 함께’는 내년 상반기 크랭크인을 앞두고 있다. 연극이 스크린으로 옮아가 작품성은 물론, 흥행 대박까지 일군 전례가 수두룩하다. ‘이’(爾)를 원작으로 한 ‘왕의 남자’는 한국 영화 역대 두 번째로 1000만 관객을 돌파했다. ‘날 보러 와요’를 영화로 만든 ‘살인의 추억’은 봉준호 감독을 일찌감치 거장 반열에 올려 놨다. ‘웰컴 투 동막골’과 ‘약속’도 연극에서 출발한 영화다. 이전에는 연극의 영화 진출이 수동적이었다면 최근에는 능동적인 흐름도 생겨나고 있다. 극단이 영화 제작에 뛰어든 경우가 나온 것. 지난해 ‘해무’에 이어 올해 ‘극적인 하룻밤’의 영화 제작에 참여한 연우무대가 주인공이다. 1977년 창립 이후 창작극의 외길을 걸어온 이 극단은 이미 ‘칠수와 만수’, ‘날 보러 와요’, ‘이’ 등을 통해 한국 영화에 큰 기여를 해 왔다. 유인수 대표는 “‘해무’는 원래 영화를 먼저 생각하다가 무대에 올린 작품”이라며 “최근 개봉한 ‘극적인 하룻밤’ 외에도 우리 극단이 선보였던 창작극 중 서 너개 정도가 영화화를 추진하고 있다”고 말했다. 영화의 연극화는 연극의 본산인 대학로의 상업화 경향과 맞물리며 수년째 로맨틱 코미디가 주도하고 있다. 대학로에서 데이트를 하는 커플들을 겨냥해 인기 로맨틱 코미디 영화의 연극화가 활발하게 진행된 것. 2000년대 이후 인기를 모았던 로맨틱 코미디 영화 상당수가 연극으로 상연되고 있다. 올겨울에도 ‘작업의 정석’, ‘연애의 목적’, ‘엽기적인 그녀’ 등이 다시 무대에 오른다. 물론, 사극 ‘광해, 왕이 된 남자’, 멜로 ‘만추’ 등 궤를 달리하는 연극의 영화화가 진행되기도 했다. 최근엔 영화로 익숙한 해외 작품들이 무대에 오르고 있어 눈길을 끈다. 현재 상연 중인 ‘엘리펀트 송’과 내년 1월 초연되는 ‘렛미인’이다. 실종사건을 둘러싼 두뇌 게임을 담은 ‘엘리펀트 송’은 프랑스 연극이 원작이지만 캐나다 천재 감독 그자비에 돌란이 출연한 영화가 유명하다. 뱀파이어 소녀와 외톨이 소년의 사랑을 다룬 ‘렛미인’은 스웨덴 소설이 원작이지만 2008년, 2010년 만들어진 스웨덴, 미국 영화가 인기를 끌었다. 2013년 스코틀랜드 국립극단이 초연한 연극을 이번에 그대로 가져왔다. 영화 ‘검은 사제들’에서 열연한 박소담이 주연을 맡았다. 한 연극계 관계자는 “아무래도 제작자 입장에선 관객들에게 익숙해 실패할 확률이 적은 작품을 선택하기 마련”이라면서 “관객들이 지속적으로 연극을 관람하고, 창작자도 키울 수 있는 흐름이 생겨나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예술의 역할·본질·방향성… 광주비엔날레 주제 포럼

    내년 열리는 제11회 광주비엔날레의 주제 선정을 위한 오픈 포럼이 3일 오후 서교동 홍익대 홍문관에서 열렸다. 전윤철 광주비엔날레 이사장의 개회사로 시작된 행사에서는 2016 광주비엔날레 예술총감독을 맡은 마리아 린드 총감독이 ‘예술은 무엇을 하는가’를 주제로 발표한데 이어 고은 시인이 ‘예술이 가는 길’, 김우창 문학평론가가 ‘예술과 화평의 이상’을 주제로 각각 발제했다. 린드 예술총감독은 “세계적으로 예술이 도구화되고 상업화되는 시점에서 예술을 무대의 중앙에 놓고 예술이 지닌 잠재력과 미래에 대한 투사와 상상력을 끌어내야 한다”면서 “2016년 광주비엔날레는 ‘예술에 대한 신뢰 회복’과 ‘미래에 대한 상상력’, ‘매개체로서의 예술’을 주요 키워드로 하는 전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광주와 한국이라는 특수한 지리적·문화적 맥락에서 예술의 다양한 매개자인 작가 및 큐레이터들과 함께 이 논제가 심화되고 확장될 수 있기를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먼지 한 톨, 물 한 방울’을 주제로 열린 2004년 광주비엔날레에서 주제시 ‘먼지’를 창작했던 고은 시인은 “일회성 성격을 지닌 설치미술의 성행 등 세계 각처의 숱한 비엔날레들이 생산하고 소비하는 예술에 대해 회의를 지니고 있다”며 “예술은 생동성을 지녀야 하며, 이는 심오한 예술적 본능과 사유의 축적이 예술성을 획득해야 하는 것이 예술의 덕망”이라고 예술의 본질에 대해 설명했다. 김우창 평론가는 “예술은 아름다움을 만들어내고 그것 자체만으로도 인간의 심성을 순화하고, 사람과 사람, 나라와 나라 사이의 화평과 평화에 기여한다”면서 ‘화평과 평화를 위한 예술’, ‘예술과 삶의 일체성’, ‘예술의 아름다움과 삶의 조화’ 등을 제언했다. 재단법인 광주비엔날레는 오픈 포럼을 통해 도출된 예술의 가치와 역할, 광주비엔날레의 방향성, 국제 미술계를 선도할 수 있는 담론 등을 반영해 내년 초 2016광주비엔날레 전시 주제를 발표할 예정이다. 함혜리 선임기자 겸 논설위원 lot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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