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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상파 규제 완화에 “공공성 악화 우려” vs “정상화 첫 단추”

    지상파 규제 완화에 “공공성 악화 우려” vs “정상화 첫 단추”

    시민단체 “상업화 심화…공론화 거쳐야”신문협회 “시청자 권익 심각하게 침해”방송협회 “비대칭 규제 해소 더 기대”방송통신위원회가 지상파에 중간 광고를 허용하는 등 규제 완화 방안을 추진하자 각계 반응이 엇갈리고 있다. 지상파 방송사들은 “방송산업 정상화”라며 환영했지만, 시민단체 등은 “상업화가 심화될 것”이라며 우려를 표했다. 민주언론시민연합은 14일 ‘방송시장 활성화 정책 방안에 관한 긴급 좌담회’를 온라인 화상회의로 열었다. 참석자들은 전날 방통위가 발표한 정책 방안이 사업자를 우선한 규제 완화로, 시청자 권익을 해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김서중 민언련 상임대표(성공회대 신문방송학과 교수)는 “미디어 환경이 급변하는 상황에서 새로운 공공성 구축은 시급한 문제”라며 “방통위의 시장 활성화 정책은 규제 완화가 시민들에게 양질의 프로그램을 제공할 수 있는지에 대한 고민이 부족하다”고 밝혔다. 특히 “글로벌 OTT 진출로 경쟁 체제가 된 것이 완화 명분이지만, 각국 상황에 맞는 규제 방법을 적극적으로 찾고 OTT에 어떤 공공적 책무를 부여할지 고민하는 게 정책 당국의 올바른 접근”이라고 비판했다. 광고 규제 완화 방향성에 대한 문제제기도 나왔다. 정연우 세명대 광고홍보학과 교수는 “광고를 예외적으로 규제하는 것은 사실상 다 풀겠다는 것”이라며 “광고 형태가 방송에서 어떻게 등장할지 우려스럽고, 프로그램을 광고주 입맛에 맞춰 만들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특히 “앞서 간접광고, 가상광고를 도입할 때는 수많은 토론과 논의를 거쳤다”면서 “공론화와 사회적 동의 없이 사업자 재량에 맡기는 것은 대단히 위험하다”고 강조했다. 신문협회도 이날 성명을 내고 방송법 시행령 개정안 철회를 촉구했다. 협회는 “방통위 발표는 지상파 방송의 존립 이유를 망각한 것이며 국민의 권익을 중대하게 침해한 잘못된 결정”이라며 “방통위가 진정 지상파 방송의 위기를 걱정한다면 수신료 인상이나 중간광고 허용이 아닌 지상파에 대해 고강도 자구노력을 주문하는 게 순서”라고 주장했다. 반면 지상파 방송사들로 구성된 한국방송협회는 환영의 뜻을 밝혔다. 협회는 이날 성명에서 “방송산업의 정상화를 향한 첫 단추가 비로소 채워졌다”며 “추후 방통위가 비대칭 규제 해소라는 정책 목표 실현에 더 박차를 가할 것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이어 “방송사들도 더 정상화된 시장 환경 속에서 당면한 어려움을 극복하고 재도약하는 모습을 선보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방통위는 지난 13일 방송 사업자 구분 없이 중간 광고를 전면 허용하는 내용 등을 담은 방송법 시행령 개정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가상·간접광고(PPL)가 금지되던 주류 등 품목도 특정 시간대에 허용하기로 했다. 개정이 이뤄질 경우 1973년 중간광고 금지 후 48년만의 변화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적응 아닌 적성에 맞는 일자리 찾아줘야… 정보격차 해소가 관건”

    “적응 아닌 적성에 맞는 일자리 찾아줘야… 정보격차 해소가 관건”

    예술은 ‘안정적인 직업’이 될 수 없다는 편견이 있다. 특히 발달장애인의 예술이라면 더욱 그렇다. 이 편견에 도전하는 움직임이 있다. 발달장애인 화가를 정규직으로 고용해 그림을 가구에 접목시키겠다는 아이디어다. 지난 17일 발달장애인 화가들을 정규직으로 고용하게끔 이끈 한국장애인고용공단 이효성 중증통합지원 국장을 만났다. 이 국장의 마음을 움직인 건 “우리 아이들은 그림을 그리지 않으면 못 살아요”라던 간절한 발달장애인 부모들의 한마디였다. 그는 “여러 발달장애인들이 생산직으로 일하는 경우가 많은데 실제로 만나 보면 음악이나 미술 등 예술적 재능이 훌륭한 경우가 많다”면서 “그런데 그 그림이 상업화돼 하나의 직업으로서 인정받는 일이 어렵다는 호소를 들었다”고 말했다. 시작은 ‘아트 소화기’였다. 사회적 협동조합 아르브뤼코리아에 소속된 발달장애인들의 그림을 소화기에 입혀 출시했다. 시장의 반응이 좋았다. 이 국장은 “그림 자체가 별로였다면 사업체들 설득이 어려웠을 것”이라며 웃었다. 이 시도가 정규직 채용 아이디어로까지 이어졌다. 수익 창출 단계까지 이르지는 못했지만, 장애인 취업 시장에 새로운 활력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는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은 선례를 만들고, 생태계를 조성하는 것이라 생각한다”면서 “적성이나 흥미 대신 기존 일자리에 장애인들이 적응해야 했던 과거에서 벗어나 장애인들의 적성에 맞는 일자리를 찾아 줬다는 점에서 뿌듯함을 느낀다”고 말했다. 아쉬움도 있다. 이 국장은 “실무와 현장 사이 큰 온도 차를 느낀다”고 했다. 장애인들을 위해 여러 직업을 개발해 취업을 장려하고 고용 유지를 위해서도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지만, 여전히 장애인들 사이에 정보 격차가 크다는 의미다. 그는 “아무리 홍보를 많이 해도 지나치지 않을 정도로 정보 격차가 크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면서 “(공단에서) 입사 전 직무 습득을 돕는 잡 코치나 보조공학기기 지급 등 여러 가지를 지원하고 있으니 적극적으로 정보를 활용하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이근아 기자 leeguenah@seoul.co.kr
  • 1장에 최대 1170만원 ‘세계 최초 크리스마스 카드’ 경매 나온다

    1장에 최대 1170만원 ‘세계 최초 크리스마스 카드’ 경매 나온다

    크리스마스를 3주가량 앞둔 가운데, 세계 최초의 크리스마스 카드가 경매에 나온다. 영국 가디언 등 현지 언론의 3일 보도에 따르면 경매에 나오는 크리스마스 카드는 전 세계 최초 인쇄물 형태의 시판용 크리스마스 카드로, 지금으로부터 177년 전인 1843년 인쇄가 시작됐다. 당시 가격은 1실링으로, 현재 가치로 환산하면 3파운드, 한화로 4400원가량이다. 카드가 처음 시판됐을 당시에는 큰 인기를 끌지 못했다. 이 때문에 1843년 이 카드가 처음 등장한 뒤 이듬해부터 5년간은 크리스마스 카드가 시판되지 않았다. 당시 제작된 크리스마스 카드의 판매 수량은 1000장으로 추정되며, 이중 현재 남아있는 수량은 21장으로 파악된다. 177년 전 크리스마스 카드에는 현재에도 흔하게 볼 수 있는 메시지인 ‘메리 크리스마스 앤드 해피 뉴 이어 투 유’(A Merry Christmas and A Happy New Year to You)라고 적혀있다. 해당 카드는 수채화로 그려진 그림은 석판인쇄법으로 인쇄됐고, 카드에는 일가족으로 보이는 남녀노소가 붉은색 음료를 마시고 있다. 다만 눈에 띄는 것은 카드의 중심에는 유복하고 화목해 보이는 가족이 컬러 물감으로 그려져 있지만, 카드 좌우에는 허름한 옷차림을 한 사람들이 흑백으로 그려져 있다는 사실이다. 그림을 그린 사람의 정확한 의도는 남아있지 않아, 보는 사람에 따라 다양한 해석이 나온다.가디언은 “이 카드는 크리스마스와 새해 첫날을 기념하기 위해 제작됐으며, 런던 빅토리아 앨버트 박물관 설립자이자 디자인계의 선구자로 불리는 헨리 콜의 주문으로 디자인됐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당시 헨리 콜은 손글씨로 편지를 쓰는 번거로움을 피하기 위해 인쇄가 가능한 크리스마스 카드를 고안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또 오늘날 수백만 달러 규모의 산업인 크리스마스 카드를 보내는 전통에도 일조했다. 이러한 전통에 일조한 또 한 사람의 유명인사는 영국 소설가 찰스 디킨스다. 디킨스는 크리스마스 카드의 상업화에 일조했으며, 카드가 제작된 1843년은 디킨스의 ‘크리스마스 캐럴’이 출간된 해이기도 하다. 런던 크리스티가 담당하는 이번 경매에서 최초의 크리스마스 카드의 예상 낙찰가는최대 8000파운드, 한화로 1168만 원 선으로 알려졌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7분 내에 현장서 코로나19 진단”…초고속 PCR 개발

    “17분 내에 현장서 코로나19 진단”…초고속 PCR 개발

    “진단장비 작고 가벼워 휴대 용이…정확도 기존 PCR과 같은 수준”장비 상업·상용화엔 추가 연구 필요 국내 연구진이 코로나19 감염 여부를 현장에서 단 17분 안에 정확하게 진단할 수 있는 초고속 ‘나노PCR’(nanoPCR) 장비를 개발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의학연구단(단장 천진우 연세대 교수)은 3일 천 단장과 이재현 연구위원(연세대 고등과학원 교수)팀이 하버드의대 이학호 교수팀과 함께 나노자성물질을 이용해 코로나19 바이러스를 17분 안에 정확히 검출하는 현장진단(POC) 기술을 개발했다고 밝혔다. 현재 국내에서는 코로나19 확진 검사에 정확도가 높은 실시간 ‘역전사 유전자 증폭’(RT-PCR) 방식을 채택하고 있다. 그러나 현행 RT-PCR 방식은 검체 채취에서 바이러스 검출 확인까지 4시간 이상 걸리는 게 현실이다. 이 때문에 신속 대응이 어렵고, 고가의 대형 장비를 갖춘 병원이나 연구소 등으로 바이러스 검체를 운송해 진단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과 비용도 많이 든다.연구진은 이런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플라스모닉 금속 물질과 자성을 띠는 물질을 결합해 30~40㎚(나노미터 :10억분의 1m) 크기의 ‘마그네토 플라스모닉 나노입자’(MPN)를 개발했다. MPN은 빛 에너지를 빠르게 열에너지로 바꿔주는 나노입자다. 나노PCR 기계에 바이러스 검체 샘플과 MPN 등을 섞은 용액을 넣고 빛을 가하면 용액이 가열되면서 유전물질 증폭 과정이 시작된다. 처음 6분가량 샘플에 빛을 가하면 온도가 섭씨 42도까지 올라가는데, 이 과정에서 RNA과 DNA로 변화하는 역전사 반응(RT)이 일어난다. 이후 초고속으로 섭씨 60~90도 사이 온도를 올렸다 내리는 작업을 진행해 유전자를 증폭시킨다. 기존 RT-PCR에서는 이 과정에 2시간 이상이 걸리지만 나노PCR에서는 5분 이내에 가능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천 단장은 “MPN 혼합 용액이 녹아있는 튜브가 플라스모닉 효과에 의해 균일하게 데워진다”며 “일반 PCR은 온도가 올라갔다 내려가는 사이클 1회에 2∼3분이 걸려 유전자 증폭에 총 2시간가량 걸리지만 나노 PCR에서는 사이클 40회를 진행하는 데 5분가량 걸린다”고 말했다. 증폭이 끝나면 기계 내에 있는 자석을 활용해 샘플에 자기장을 건다. 이때 검은색의 MPN 입자는 자기장에 끌려 아래로 가라앉고 바이러스의 유전물질은 초록색을 띠는 형광을 내며 위로 떠 오른다. 형광을 띠면 검체 속에 코로나19 바이러스가 있다는 뜻이다. 연구진은 MPN이 자성을 띠고 있어 샘플 내 유전 물질과 나노입자를 자동으로 분리하기 때문에 소량의 DNA로도 정확하게 코로나19 바이러스를 검출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이 나노PCR을 이용해 코로나19 확진자 75명과 대조군 75명 검체를 검사한 결과, 정확도는 99% 이상, 민감도는 3.2 copies/㎕로 기존 RT-PCR 방식과 비슷한 것으로 나타났다. 나노 PCR은 장치 크기(15×15×18.5㎝)가 작고 무게가 3㎏으로 가볍다. 휴대가 용이해 실험실이나 연구소뿐만 아니라 어디서든 활용할 수 있다.다만 이제 막 개발된 단계이기에 아직 현장 사용은 어려운 상태다. 장비를 상업화하거나 상용화하려면 추가 연구 개발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천 단장은 “PCR 구동 방법을 개량하고 소형화해 코로나19를 현장에서 손쉽고 신속하게 진단하는 PCR 기술을 개발했다”며 “코로나19뿐 아니라 향후 다양한 바이러스 전염성 질병 진단에 유용한 플랫폼으로 활용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 결과는 이날 국제학술지 ‘네이처 바이오메디컬 엔지니어링’(Nature Biomedical Engineering)에 게재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셀리드, LG화학과 코로나 백신 협약…주가 30% 폭등

    셀리드, LG화학과 코로나 백신 협약…주가 30% 폭등

    LG화학과 셀리드는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코로나19) 백신 개발과 생산, 상업화에 상호 협력하는 협약을 체결했다고 5일 밝혔다. 두 회사는 셀리드가 자체 개발 중이던 코로나19 백신 후보물질(AdCLD-Cov19)의 개발과 대량생산을 위한 협력 체계를 구축할 방침이다. 강창율 셀리드 대표이사는 “이번 업무협약 체결로 코로나19 백신 대량생산 공정개발과 제품생산으로 신속한 백신 사업화가 가능할 것”이라며 “이를 통해 국민의 정상적인 사회활동 영위와 위축한 국가경제 및 산업 활성화에 기여하겠다”고 전했다. 손지웅 LG화학 생명과학본부장은 “코로나19 백신의 신속한 개발과 사업화가 이뤄지기를 기대한다”며 “코로나19 백신자체개발과 위탁생산 등 다양한 방식으로 코로나19 퇴치에 기여하겠다”고 밝혔다. 한편 5일 오후 2시 29분 기준 셀리드는 전 거래일 대비 가격상한폭인 30%(1만1700원) 오른 5만700원에 거래됐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특별기고] 식량안보, 종자(種子)에서 출발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특별기고] 식량안보, 종자(種子)에서 출발한다/김한호 서울대 농경제학과 교수

    투탕카멘 완두콩. 3300년 전 고대 이집트 피라미드 투탕카멘의 왕묘에서 출토된 완두콩을 종자로 해서 증식 보급한 보랏빛 완두콩이다. 지난 2007년 우리나라 산림청(국립수목원)도 증식에 성공해서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완두콩 원종(原種)을 가졌다는 보도로 떠들썩했다. 종자 생명력의 신비성, 엄청난 시간과 공간 격차를 메우는 생명공학 수준, 그를 활용한 새로운 종자 개발 가능성 등 많은 것을 시사한다. 포스트 코로나, 기후변화, 디지털혁명, 스마트농업. 요즈음 많이 듣는 말이다. 팬데믹이 초래한 뉴노멀 시대, 자연과 산업 환경의 급변, 그리고 식량안보 산업인 농업의 진로를 표현하는 말이다. 그런데 모든 변화에 대한 농업부문 대응은 종자 개발·확보가 시작이자 끝이다. 최근 세계 종자 시장 재편과 그 가운데 벌이는 다국적 종자 기업들의 사활을 건 경쟁, 종자 소비 대국 중국과 종자 선진국 네덜란드의 국가적 대응 등은 종자 개발·확보의 중요성과 의미를 말한다. 우선 세계 종자 시장과 다국적 기업은 독과점 구조를 심화한다. 바이엘의 세계 최강 종자 기업 몬산토 인수·합병은 그 신호탄이다. 중국은 국영 화학기업 중국화공(캠차이나)을 내세워 스위스 다국적 농약·종자 기업 신젠타를 인수했다. 거대인구의 식량안보 확보를 위해 이미 완성된 세계 농업기업 인수라는 중국 농업 부문 해외 진출 전략의 대표적 사례이다. 네덜란드는 종자 산업을 국부창출 기반 산업으로 육성한다는 목적으로 정부와 민간이 어우러진 가장 모범적인 종자산업 생태계를 구축했다. 채소원예작물, 식량작물, 구근화훼작물로 구분한 품목별 정부 검역시스템 완비, 적정 위치에 산·학·연이 유기적으로 연계된 품목별 종자단지(시드밸리) 조성, 국제기구와 세계시장에 강력한 영향력을 미치는 종자산업협회(플란텀) 구축 등은 네덜란드를 세계 종자산업 질서 주도국으로 끌어 올린다. 한국 종자산업을 말할 때 국내 굴지의 종자 기업 다수가 해외 기업에 인수·합병되었던 1990년대 말 외환위기 때를 빼놓을 수 없다. 당시 토종 종자의 종주권을 우려할 만큼 국내 종자산업은 초토가 됐다. 긴 힘든 시간을 거쳐 정부와 민간의 노력으로 국내 종자 시장 60% 정도를 국내기업이 회복한 상태이다. 정부의 장기 지속적 정책 시행이 민간을 유인하여 이 정도까지 회복했다. 정책이 보여준 희망이다. 이 희망을 부른 대표적 정부 정책은 전략품종 종자의 국산화율 제고와 국산 종자의 수출을 지향한‘골든시드 프로젝트’(2012~2021년)와 생명공학과 연계된 육종 원천기술 확보를 추구한‘차세대 바이오그린21 사업’(2011~2020년)이다. 그러나 국내 종자산업 내용을 보면 여전히 영세성을 면하지 못한다. 소규모 다품종 생산이 불가피한 국내 종자시장에서 다국적 기업이 경제성 문제로 포기한 틈새 영역을 개인 육종가 또는 소규모 개인 기업이 파고들어 어느 정도 국내 시장을 회복한 것이다. 포스트 코로나, 기후변화, 디지털혁명, 스마트농업 등을 대비하며 세계무대에서 경쟁을 펼쳐 확고한 종자주권 회복을 통한 식량안보 기반 마련에는 여전히 거리가 멀다. 새롭게 대두하는 국내 또는 글로벌 차원의 다양한 시대적 문제에 우리 종자산업이 효과적으로 대응할 수 있도록 다시 한번 국가적 종자 사업의 시행이 필요하다. 특히 기존 생명공학기술에 빅데이터, 인공지능 등 4차 산업혁명 기술이 융·복합된‘디지털 육종기술’기반 종자 개발 사업이 절실한 때이다. 향후 종자 산업 경쟁력을 좌우할‘디지털 육종기술’기반 종자 개발에 선진국은 이미 상업화 단계에 진입했으나 한국은 아직 실용화 초기 단계에 있다. 아울러 새로운 국가적 종자 사업은 연구개발뿐만 아니라 정부와 민간, 종자 관련 산·학·연이 함께 하는 네덜란드 유형의 종자 생태계 구축까지 사업 내용에 포함해야 할 것이다. 네덜란드 종자산업 생태계는 우리에게 중요한 푯대를 제공한다.
  • 사모님 따라 강남 간 화랑… 가로수길에 예술이 피어났다

    사모님 따라 강남 간 화랑… 가로수길에 예술이 피어났다

    서울미래유산 투어로 가는 길. 지하철 속에서 사람들은 똑같은 모습으로 핸드폰 화면에 고개를 박고 있지만 보고 있는 것은 제각각이다. 지하철 한 칸이라는 공간 안에 있는 사람들의 시선과 마음은 핸드폰 화면을 통해 가까이는 집에서부터 학교, 일터, 부산, 먼 이국으로 가 있다. 비디오 아티스트 백남준을 만나는 투어를 앞두고 있어서일까? 공간에 가득 이어진 가상의 선들이 보이는 듯했다. 서울신문이 서울시, 사단법인 서울도시문화연구원과 함께하는 ‘2020서울미래유산-그랜드투어’ 제16회 ‘백남준 만나기’는 비 내리는 한남대교를 바라보며 시작됐다. 예술로 소통을 시도했던 백남준의 투어를 소통의 관문인 한남대교에서 시작한 전혜경 해설사의 선택이 탁월했다.●서울미래유산 지정된 ‘제3한강교’ 한남대교가 서울미래유산으로 지정된 이유는 서울 강남 시대를 여는 출발점인 교량이고, 경부고속도로와 연결돼 서울과 전국이 소통하는 관문의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 다리는 용산구 한남동과 강남구 신사동 사이를 잇는 한강에서는 네 번째로 건설된 교량이다. 개통 당시 광진교를 제외한 인도교 중에서 세 번째로 지어졌기 때문에 제3한강교로 불려서 1979년 가수 혜은이가 부른 ‘제3한강교’라는 노래가 공전의 히트를 했다. 1985년 한강종합개발사업을 하면서 한남대교로 이름이 변경됐다. 한남대교는 한양과 삼남(충청·전라·경상) 지방을 연결하는 선상에 위치한 교통 요충지로 한양의 ‘한’, 삼남의 ‘남’에서 한 글자씩을 따와 붙여진 명칭이다. 경부고속도로의 종점은 양재IC이지만 한남대교 남단이 경부간선도로의 종점이다 보니 일반적으로 경부고속도로 입구라고 부른다. 투어단 일행은 발걸음을 옮겨 길 입구에 노란 은행잎 문양의 표지판이 세워져 있는 가로수길로 들어섰다. 1980년대 중반 자발적으로 길가에 심은 은행나무 때문에 가로수길이란 명칭을 얻게 됐다. 신사동 가로수길의 중요한 특색은 갤러리와 패션 관련 업종의 입점을 들 수 있다. 갤러리는 신사동 가로수길 형성 과정에서 문화적 이미지 활성화의 촉매 역할을 했다. 미술품을 향유하던 부유층이 강남 지역으로 대거 이동하자 인사동 지역의 화랑들도 강남으로 이전했다. 1997년 17곳이던 갤러리는 신사동 가로수길이 문화 브랜드로 발전할 수 있는 밑거름 역할을 했다. 그러다 1997년 외환위기와 함께 미술품 수요가 사라지면서 강남의 미술품 수요가 위축됐고 화랑들은 다시 강북으로 회귀하게 된다.●파리 패션전문기관 에스모드 분교 개교 패션 관련 업종으로 프랑스 파리의 패션 전문교육기관인 에스모드(ESMOD)가 1989년 신사동에 서울분교를 개교했고, 1991년에는 서울모드 패션전문학교가 문을 열었다. 이로 인해 신사동 가로수길 일대는 패션 디자이너 지망생과 해외 유학을 다녀온 디자이너들이 자리잡게 되는 계기가 되면서 ‘패션 거리’, ‘디자이너 거리’로 불리게 됐다. 2011년에는 패션 관련 업종이 45.7%를 차지할 만큼 가로수길의 상업화에 중요한 역할을 했다. 가로수길처럼 자생적인 변화를 겪어 온 장소들은 대부분 일정한 변화의 패턴을 거친다. 먼저 특정 문화를 공유하는 사람들이 자신들에게 도움이 되는 조건을 찾아 모여든다. 두 번째 단계는 이들이 선호하는 예술적 분위기를 가진 카페, 다양한 외국 음식점 등이 생겨난다. 이용자들의 특색에 맞춰 형성된 독특한 분위기에 매혹된 다수의 일반인들이 유입된다. 세 번째 단계에서는 방문자의 증가가 지역 상권 확대로 이어지며 지대와 임대료를 끌어올리게 된다. 이 과정에서 임대료를 부담할 수 없는 업소는 결국 떠나게 된다. 사람들이 가로수길로 모이는 이유는 분위기 때문인데, 현재 가로수길에는 어느 곳에서나 볼 수 있는 대형 프랜차이즈 상점들이 들어서며 예전의 독특한 매력과 정체성을 지닌 분위기는 사라졌다. 압구정로에서 가로수길로 들어서 잠시 걷다 보면 오른편에 거대한 캔버스를 연상시키는 예화랑이 보인다. 예화랑은 1978년 개관해 백남준 관련 작품전을 기획했고, 강남의 첫 화랑으로서 신사미술제를 개최하는 등 강남 지역의 미술문화를 선도한 화랑으로 지난해 서울미래유산으로 선정됐다. 예화랑 건물은 장운규 건축가가 설계했다. 이 건축물은 2006년 한국건축가협회상, 2006년 한국건축문화대상, 제24회 서울시건축상 등을 받았다. 외벽을 하나의 공간으로 설계한 입체적인 건축물은 벽이면서 동시에 무한한 가능성을 표현하는 입체 조각물이다. 정면보다 골목을 돌아 측면에서 봐야 외벽 사이 공간으로 새로운 시야를 경험할 수 있다. 건물 자체가 예술이다.●화랑 ‘강남 시대’ 연 이숙영 관장 우리나라 화랑의 강남 시대를 연 어머니 이숙영 관장의 뒤를 이어 예화랑을 이끄는 2세대 김방은 관장은 대중과 함께 호흡하는 예술을 지향한다. 갤러리 공간 안에서의 전시기획뿐 아니라 도시의 문화 환경을 조성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와 외부 전시 기획, 기업과의 문화 마케팅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미술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러일으키는 활동을 전개하고 있다. 2층에는 니콜라스 보데의 작품을 전시하고 있었는데 계단 사이로 비추는 빛과 조도를 달리한 조명등에 보이는 작품들은 공간과 소통하는 듯 생생한 감동을 전달해 준다. 이날 참석자들은 2016년 백남준 타계 10주년을 기념해 예화랑에서 개최했던 특별전 ‘백남준 쇼’ 관련 영상을 3층 영상실에서 보면서 김 관장의 특별해설을 들었다. 코로나19로 인한 언택트 상황에서 중요한 사회적 화두로 언급되는 것 중 하나가 ‘소통’인데, 백남준은 50여년 전부터 ‘참여와 소통’을 주제로 작품 활동을 했다. 그는 한국의 무속이 신과 인간을 연결해 주는 소통이요 커뮤니케이션이라고 말하며, 자신을 ‘굿쟁이’로 규정하며 예술가로서 자신의 정체성을 무당에 비유했다. 백남준의 여권 번호는 7번이었다. 그만큼 해외로 나가기 어려웠던 시절에 일찍부터 일본과 독일에서 음악 공부를 한다. 1958년에는 전위음악가 존 케이지를 만나 인생과 예술세계에 일대 전환을 맞는다. 이후 1963년 독일에서 열린 첫 개인전 ‘음악의 전시-전자TV’로 비디오아트의 선구적 활동을 전개하고, 1964년 뉴욕에서 음악, 퍼포먼스, 비디오를 결합한 작품들을 선보이며 센세이션을 일으켰다. 비디오아트에 관심이 많았던 백남준은 TV 기술 연구에 몰두해 영상제작 기계인 비디오 신시사이저를 개발한다. 그는 자신의 작품을 기술과 예술을 합친 비빔밥이라고 칭한다.이러한 백남준의 경력은 그를 세계적 예술가로 평가하게 하는 데 손색이 없지만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에 대해서는 회의적인 의견이 많다. 하지만 백남준은 자신의 인생을 결정지은 사상이나 예술의 바탕은 한국을 떠나기 전에 모두 흡수했고 자신의 뿌리는 한국에 있다고 말한다. 그의 어린 시절 추억은 예술 창조에서 영감의 원천으로 작용한다. 특히 여러 사람이 소리를 지르고 춤을 추도록 부추기는 굿하는 장면은 그가 작품을 만들 때 가장 큰 영향을 준다고 고백한다. 한 예로 샴페인을 구두에 따라 마시기 같은 해프닝은 어린 시절 새참과 함께 나온 막걸리를 고무신에 받아 마시는 것을 봤던 기억에서 비롯된 의식이라고 한다. 백남준의 작품 ‘다다익선’은 ‘많음’의 대상이 물건이 아니라 ‘수신(受信)의 절대 수’, 즉 커뮤니케이션을 뜻한다. 차별 없는 새로운 커뮤니케이션의 장을 열어 많은 사람들이 서로 말하고 들으면서 효율적인 의사소통을 할 수 있다. 결국 현대의 소통 부재인 조직의 혁신까지도 가능하게 하자는 메시지를 담았다. 이처럼 백남준은 일생 ‘참여와 소통’이라는 분야를 개척하고 예술로 승화시켰다. 백남준은 첨단 테크놀로지를 과감하게 예술에 도입해 새로운 장르들을 열며 시간을 앞서간 개척자다. 이는 그가 예술뿐 아니라 기술에 대해서도 많은 관심을 가지고 연구했기에 가능한 일이다. 다양한 예술과 기술에 깊은 관심을 기울이고, 각 영역을 넘나들면서 새로운 예술의 가능성을 끊임없이 추구한 점에서 그는 ‘현대예술의 르네상스 맨’으로 평가받고 있다.이날 투어의 마지막 코스는 도산공원이었다. 도산공원에는 도산기념관과 도산 안창호 선생 내외 묘소, 동상이 있다. 도산 안창호 기념관은 코로나19로 관람할 수 없었는데 입구에 도산 안창호 선생이 앉아 있는 포토존 벤치가 마련돼 있다. 16세에 조국과 민족을 위해 평생을 바치기로 했다는 안창호 선생의 애국심에 절로 고개가 숙여졌다. 백남준과 안창호 두 사람은 서로 다른 길을 걸어간 이들이다. 업적의 경중을 따지기보다 각자의 위치에서 보여 준 열정에서 다시금 힘을 얻을 수 있었다. 글 이소영 동화작가 사진 김학영 서울도시문화연구원 연구위원 ■다음 일정 제17회 풍납동 전설 ●일시 : 9월 19일(토) 오전 10시 ●신청: 서울미래유산 홈페이지(futureheritage.seoul.go.kr) ●문의 : 서울도시문화연구원(www.suci.kr)
  • “이게 예술이야? 나도 하겠네… 이런 반응 나오면 성공이죠”

    “이게 예술이야? 나도 하겠네… 이런 반응 나오면 성공이죠”

    바구니·놋그릇 등 잡동사니로 작품 제작 코로나로 전 세계가 혼란을 겪는 시기에 놓치고 살았던 일상의 가치 다시 깨달아플라스틱 바구니, 놋그릇, 거울 등 일상 속 잡동사니들로 다양한 설치작품을 만드는 작가 최정화는 “일상이 예술”이라고 말하는 생활예술 예찬론자다. 익숙하고 하찮은 물건에서 아름다움을 찾는 일이 예술이며, 그건 예술가만이 아니라 누구나 할 수 있다고 여긴다. 지난 28일 서울 용산구 P21갤러리에서 개막한 최정화 개인전 ‘살어리 살어리랏다’(10월 10일까지)는 작가가 오랫동안 전파해 온 일상의 예술화, ‘생생활활’(生生活活)의 연장선에 놓여 있다. 코로나 팬데믹(대유행)으로 전 세계 인류가 혼란을 겪는 시기 일상의 가치에 주목해 온 작가의 작업이 한층 관심 있게 다가온다. 수십 년간 틈틈이 수집한 동서고금의 각종 오브제들을 결합해 예술품을 만드는 방식은 여전하지만, 이번 전시에선 상형문자와 숫자를 활용한 연작을 처음 선보인다.독특한 문양의 스카프와 머플러 위에 형광 네온사인으로 생(生)과 우(雨) 자가 반짝거리고, 버려진 나무 패널 위에선 황금비율의 비밀로 불리는 피보나치수열이 빛을 발한다.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흙에서 싹이 자라는 모양이 점점 변해서 ‘날 생(生)’이 되잖아요. 숫자의 질서인 피보나치수열은 곧 자연의 질서를 말하고요. 이번 전시에선 그러한 자연의 원리가 중요하다는 걸 전하고 싶었습니다.” 고려가요 ‘청산별곡’에서 따온 전시 제목에는 하루빨리 일상이 회복되길 바라는 작가의 소망이 담겨 있다. “이상향은 저 멀리 있지 않습니다. 진정한 행복은 좋은 공기 마시며 산책하고, 밥 잘 먹고, 잠 잘 자는 평온한 일상에 있다는 걸 그동안 잊고 지냈죠. 코로나 바이러스가 우리가 놓치고 살았던 가치들을 다시 일깨워줬습니다.”대형 야외 설치작업이나 미술관 전시를 주로 해온 작가가 상업 화랑에 서는 건 3년 만이다. ‘모두를 위한 공공미술’을 강조하면서 소수 컬렉터 대상의 판매가 주목적인 상업화랑 전시는 일견 모순이 아닐까. 작가는 “저도 그게 딜레마”라며 웃었다. “하지만 요즘은 관람객이 갤러리에 오면 사진을 찍어서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리잖아요. 예술이 주인공이 아니라 관람객이 주인공이 되는 거죠. 그런 측면에서 갤러리 전시도 필요하다고 봅니다.” 작가는 오는 10월 경남도립미술관에서 같은 제목으로 대규모 전시를 준비하고 있다. 현지에서 구한 재료로 지역의 생활과 문화, 역사를 예술로 형상화하는 공공미술 프로젝트다. 청과물시장의 짐수레, 수산물시장의 각종 도구, 바닷가에 버려진 부표 등이 작품 재료가 된다. 늘 그랬듯 지역 주민, 활동가 등과 협업한다. “내 작업을 보고 ‘이게 예술이야? 예술이 이래도 돼?’라는 의문을 넘어 ‘나도 하겠다’는 생각이 든다면 성공입니다. 예술은 내가 아니라 관객이 완성하는 것이니까요.” 글· 사진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인간의 고민 없는 기술 발전에 ‘경고’

    인간의 고민 없는 기술 발전에 ‘경고’

    2016년 인류는 충격적인 장면을 목격했다. 인간과 인공지능(AI)의 바둑 대결에서 인류를 대표한 이세돌 9단이 AI 알파고에게 무릎을 꿇은 사건이었다. 이 사건은 이후 미래 세계에 대한 수많은 논의들을 촉발시키는 계기가 됐다. 한데 충격은 이제 시작일 뿐이다. 근미래에는 ‘나보다 더 나은 나’의 시대가 온다. 인간강화 기술을 통해서다. 대표적인 게 인공장기다. 타고난 것보다 더 튼튼한 심장, 체내이식형 인공 폐와 신장, 간 등 놀라운 인공장기들은 이미 우리 곁에 와 있다. 인류는 이 놀라운 기술들을 받아들일 준비가 된 걸까. 철학적, 윤리적, 제도적 기반은 갖췄을까. ‘아무도 죽지 않는 세상’은 이런 성찰과 고민을 담는다. 현재 과학기술이 어느 단계까지 와 있는지 살피고, 필연적으로 수반될 문제들을 짚고 있다. 사실 인공장기는 하나의 예일 뿐이다. 책은 나노기술, AI, 로봇기술 등이 비약적으로 발전하며 융합해 인간 사회를 상상도 못했던 차원으로 끌고 가는 모습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저자의 예상대로라면 수대 뒤에 태어날 우리의 자손이 현재와 같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을지조차 불분명하다. 책에 등장하는 많은 기술들은 동물실험으로 원리가 입증돼 인간을 대상으로 임상시험 중이거나, 이미 개발이 끝나 상업화를 기다리고 있다. 이런 융합기술이 가진 상업적 잠재력은 엄청난 것이어서 일단 발을 들이고 나면 인간 사회 곳곳에 엄청난 변화를 몰고 올 것이다. 어쩌면 무한이윤을 추구하는 자본의 속성으로 인해 그 시점에서 이미 인류의 미래가 결정됐을 수도 있다. 이에 반발한 네오러다이트 운동이 기술의 확산 속도를 잠시 늦출 수는 있겠지만 멈춰 세우지는 못한다. 저자가 이제부터라도 ‘트랜스 휴머니즘(과학기술을 통해 인간의 신체적, 정신적 능력을 개선할 수 있다고 믿는 신념 혹은 운동)의 시대’가 초래할 문제들에 대한 해답을 강구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이유다. 손원천 기자 angler@seoul.co.kr
  • 유럽진출 1호·월북… 화가 배운성을 만나다

    유럽진출 1호·월북… 화가 배운성을 만나다

    등록문화재 ‘가족도’ 등 작품 한자리에2001년 48점 첫 공개 이후 19년 만우리나라 최초의 서양화가는 1909년 일본 도쿄미술학교 서양학과에 입학한 고희동(1886~1965)이지만 서양화의 본고장인 유럽에서 유학하고, 현지 화단에서 활동한 1호 화가는 배운성(1901~1978)이다. 1922년 독일로 유학을 떠나 1940년 귀국 전까지 베를린과 프랑스 파리에서 활동하며 파리 ‘살롱 도톤느’ 등 여러 공모전에 입상했고, 수차례 개인전도 열었다. 귀국 후엔 홍익대 미술대 초대학장, 경주예술학교 명예학장으로 추대되며 한국 미술교육에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러나 6·25전쟁 직후 월북하면서 그에 대한 기록과 연구는 자취를 감췄다. 1988년 월북 예술인들에 대한 해금 조치 이후에도 배운성의 작품이 공개된 건 전무했다. 그러다 2001년 국립현대미술관 덕수궁관에서 배운성이 유럽 체류 시절 완성한 작품 48점이 한꺼번에 공개됐다. 불문학자인 전창곤 대전 프랑스문화원장이 파리에 유학하던 1997~98년 골동품상에게 두 차례에 걸쳐 구입해 소장하고 있다가 그해 귀국하면서 들여온 것이다. 한옥을 배경으로 가족사진을 찍는 듯한 대가족의 모습을 그린 ‘가족도’, 이국적인 외모의 여인을 그린 ‘화가의 아내’ 등 인물의 초상과 한국 전통민속을 그린 그림들은 동양적인 선과 서양 기법을 조화시킨 그의 초기 작품세계를 엿보게 했다.19년 만에 그의 작품 48점을 한자리에서 다시 만나는 전시가 마련됐다. 서울 종로구 홍지동 웅갤러리·본갤러리·아트아리가 합심해 ‘배운성 전 1901-1978: 근대를 열다’를 기획했다. 작품 판매가 주업인 상업화랑에서 열리지만 순수하게 관람객 감상을 위한 전시다. “작품을 뿔뿔이 흩어지게 할 순 없다”(전창곤 원장)는 소장자의 신념과 “1년에 한 달 정도는 대중을 위한 전시를 하고 싶다”(최웅철 웅갤러리 대표)는 화랑주의 결단이 맞아떨어졌다. 한국 미술사에서 상대적으로 소외된 근대미술에 대한 인식이 달라지길 바라는 소망을 담았다.당대 주거와 복식 등을 생생하게 묘사해 등록문화재로 지정된 ‘가족도’에는 화가 자신의 모습도 담겨 있다. 맨 왼쪽 수줍은 듯 다소곳하게 서 있는 젊은 남자가 배운성이다. 그림 속 가족은 가난 때문에 그가 열다섯 살에 서생으로 들어간 서울 갑부 백인기의 가족으로 알려져 있다. 그가 일본을 거쳐 독일로 떠난 것도 백인기의 아들 백명곤의 유학길에 동행한 것이었다. 남의 집 더부살이에서 유럽 진출 1호 화가로 명성을 떨치고, 이어 월북 화가로 금기시되는 등 파란만장한 삶을 살았던 배운성을 돌아보는 기회다. 전시는 오는 29일까지, 입장료 3000원. 이순녀 선임기자 coral@seoul.co.kr
  • 삼성바이오, 생존율 높은 세포주 자체 개발

    삼성바이오, 생존율 높은 세포주 자체 개발

    삼성바이오로직스는 바이오 의약품 상업 생산성을 높일 자체 개발 세포주 ‘에스초이스’를 5일 공개했다. 세포주는 생체 밖에서 대량 증식해 원하는 항체 의약품을 만들어 주는 세포다. 에스초이스는 다른 세포주보다 빠른 속도로 많이 번식해 오랜 기간 생존하는 만큼 에스초이스를 통해 바이오의약품 후보물질의 상업 생산이 활성화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회사 측은 설명했다. 에스초이스의 세포 발현량은 업계 평균 대비 2배가량 높고 세포 분열 속도도 만 하루가 걸리는 다른 세포주에 비해 4시간 빠르다. 최근 도입한 최신 세포 배양기 ‘비콘’으로 에스초이스를 배양하면 세포주 개발에 소요되는 시간이 평균 4개월에서 3개월로 단축될 수 있다. 번식 속도가 빠른 세포주를 보유하고 있다는 것은 의약품 개발을 위탁한 제약회사가 원하는 항체 의약품을 빠르게 만들어 낼 수 있다는 의미다. 김태한 삼성바이오로직스 사장은 “에스초이스를 통해 삼성바이오로직스는 압도적인 속도와 퀄리티의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며 “에스초이스의 강력한 퍼포먼스로 고객 만족도를 높이고 전 세계 의약품 공급 수요를 충족시키고 신약 개발 성공률을 높이는 데 일조할 것”이라고 말했다. 심현희 기자 macduck@seoul.co.kr
  • 중국 시노백, 브라질서 코로나19 백신 3차 임상시험 돌입

    중국 시노백, 브라질서 코로나19 백신 3차 임상시험 돌입

    중국 백신 개발업체가 브라질에서 코로나19 백신 3차 임상시험을 진행한다. 7일 베이징 시노백(Sinovac·科興中維) 생물유한공사 홈페이지와 중국 관영 매체 글로벌타임스 등에 따르면 브라질 보건부 산하 국가위생감시국(ANVISA)은 지난 3일(현지시간) 시노백의 3차 임상시험을 비준했다. 코로나19 백신 개발과 관련해 3차 임상시험 승인 사례는 전 세계적으로 이번이 세 번째라고 로이터통신은 설명했다. 이번 임상시험은 브라질 백신생산업체인 부탄탄 연구소와 함께하며, 브라질 6개 지역의 12개 연구센터에서 9000명에 가까운 지원자를 대상으로 진행한다. 연구진은 성인(18∼59세)과 노년층(60세 이상) 두 집단으로 나눠 2주 간격으로 두 차례 백신을 접종한 후 최장 12개월간 추적 조사하며 안전성과 효과를 검증할 예정이다. 글로벌타임스에 따르면 시노백은 지난달 13일 1·2차 임상시험 예비분석 결과를 발표했으며, 2차 임상시험에서는 2주 안에 중화항체가 생성됐고 중화항체 형성률이 90% 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시노백 측은 “기술 라이센싱, 시장 허가 획득, 상업화 등에서 부탄탄 연구소와 광범위하게 협력관계를 구축할 것”이라고 밝혔다. 브라질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브라질 국가위생감시국은 이번 임상시험을 약 2주 만에 신속히 승인한 것으로 전해졌다. 브라질 상파울루 정부 측에 따르면 지난달 29일 이미 임상시험 지원자 9000명이 모였으며, 부탄탄 연구소는 임상시험에 8500만 헤알(약 190억원)을 쓸 예정이다. 상파울루 정부 측은 백신의 효과가 입증될 경우 내년 상반기부터 상파울루에서 대량생산하고 주민 수백만명에게 무료로 접종하겠다는 구상이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SK바이오팜 ‘찐’인가, ‘버블’인가…상한가 행진은 일단 멈춤

    SK바이오팜 ‘찐’인가, ‘버블’인가…상한가 행진은 일단 멈춤

    SK바이오팜, 상한가 4거래일만에 멈춰장중 한때 SK·SKT 시총 넘어서기도전문가들 “수급 불균형도 급등 원인”거래소, SK바이오팜 투자주의 종목 지정“ 바이오주 특성상 추이 예단 어려워”공모주 청약에서 역대급 흥행을 기록한 뒤 상장 이후 연일 상한가를 기록해온 SK바이오팜의 시가총액이 모회사인 SK와 그룹의 ‘캐시카우’(현금창출원)인 SK텔레콤을 장중 한때 뛰어넘었다. 이 회사가 바이오업계의 기대주인 건 맞지만, 주가의 거침없는 상승세는 기업의 펀더멘탈(기초체력)보다 수급 불균형에 따른 현상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가격이 크게 오른 만큼 향후 조정받을 여지도 있다는 얘기다. 한국거래소는 7일 이 주식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이날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SK바이오팜은 이날 주당 21만 6500원으로 장을 마감했다. 전 거래일보다 2000원(0.93%) 오른 액수다. 특히 이날 장초반 26만 9500원까지 급등해 시가총액이 20조원을 돌파해 코스피 전체 시장에서 시총 13위까지 올라섰다가 다시 떨어져 17위(16조 9548억원)로 장을 마감했다. 한때나마 최대주주인 SK(시총 18조 3640억원·15위) 와 SK텔레콤(17조 6026억원·16위)을 뛰어넘었던 것이다. 상장 첫날인 지난 2일 상한가를 기록한 이후 3거래일 연속 이어오던 상한가 행진은 멈춰섰지만 소폭 오름세는 이어졌다. SK바이오팜의 치솟은 몸값을 바라보는 시장의 시선은 복잡하다. 다만 현재 급등세의 한 원인이 수급 불균형에 있다는 점은 의견이 모인다. 서근희 삼성증권 책임연구위원은 “(수요 측면에서) 기대감이 큰데 비해 유통 물량이 적다”고 말했다. 사려는 투자자는 많은데 더 오를 것이라는 기대감 때문에 팔려는 사람이 없다보니 가격이 크게 올랐다는 얘기다. SK바이오팜은 기업의 미래 가치를 볼 때 충분히 평가받을 만한 종목이라고 자평한다. 이 회사는 이미 출시한 뇌전증(간질) 치료제 ‘세노바이메이트’와 기면증 치료제 ‘솔리암페톨’ 등 중추신경계 질환 치료제 개발을 주력 사업으로 한다. 국내 제약사 가운데 처음으로 자체 개발한 신약을 임상 단계가 아닌 상업화 단계에서 상장하는 업체로 미국 FDA(식품의약국)에 판매허가를 신청해 승인도 받았다. 또 희귀 신경계 질환과 집중력 장애, 조현병, 조울증 등을 치료할 파이프라인(신약후보물질)도 준비하고 있다. SK바이오팜은 지난달 금융당국에 제출한 투자설명서에서 “글로벌 중추신경계 의약품 시장은 840억달러(약 100조 4000억원) 규모로 향후 연평균 6%대로 성장해 2024년 1180억 달러(약 141조 690억원) 규모의 시장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상장과 동시에 기록적 급등세를 이어온 것은 가치를 잘 따져 투자한 돈 때문만이 아니라 투기성 자금과 묻지마 투자가 함께 몰렸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이 때문에 한국거래소는 이날 SK바이오팜을 투자주의 종목으로 지정했다. 투자주의 종목이란 거래소 시장감시위원회가 투기적이거나 불공정거래의 개연성이 있는 종목에 대해 일반 투자자들이 분위기에 편승해 매매하는 것을 막으려고 내리는 경보 조치다. SK바이오팜 주가의 향후 추이는 예측하기 어렵다. 국내 대형 증권사의 한 애널리스트는 “바이오 주식 등은 꿈을 먹고 자라는 사례가 많다”면서 “앞으로 SK바이오팜의 주가가 어떻게 변동할지는 알 수 없는 부분”이라고 말했다. 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LG화학 “모든 사업장 100% 재생에너지 활용”

    LG화학 “모든 사업장 100% 재생에너지 활용”

    LG화학이 국내 화학업계 최초로 ‘탄소중립’ 성장 전략을 발표했다. 재생에너지 활용 등으로 2050년까지 탄소배출량을 현재와 비슷한 수준으로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6일 LG화학의 ‘2050 탄소중립 성장 선언’에 따르면 회사의 탄소배출량은 지난해 1000만t 수준이다. 앞으로 사업이 성장하는 것을 감안하면 2050년 총 4000만t에 이를 전망이다. 이를 최대한 억제해 지난해 수준으로 관리하겠다는 게 LG화학의 목표다. 30년간 탄소배출량 3000만t을 감축해야 하는 셈이다. 이는 내연기관 자동차 1250만대가 1년간 배출하는 탄소와 맞먹으며 소나무 2억 2000만 그루를 심어야 상쇄할 수 있는 수준이다. 이를 위해 LG화학은 재생에너지를 적극적으로 활용하기로 했다. 국내 기업 중 처음으로 모든 사업장에 ‘RE100’을 추진하기로 했다. 오로지 재생에너지만으로 제품을 생산하겠다는 계획이다. 직접 재생에너지를 생산할 수 있으며 발전기업에서 재생에너지로 생산한 전력을 구매해서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탄소포집저장활용’(CCUS) 기술 개발과 도입도 추진한다. 생분해성 플라스틱 개발 등을 통해 자원이 선순환되는 시스템도 구축한다. 2024년까지 생분해성 고분자인 ‘PBAT’와 옥수수 성분의 ‘PLA’를 상업화하기로 했다. 신학철 부회장은 “지속가능성을 핵심 경쟁력으로 삼아 혁신적이며 차별화된 솔루션을 제공하고 환경과 사회의 ‘페인포인트’(취약점)까지 해결해 영속할 수 있는 모델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오경진 기자 oh3@seoul.co.kr
  • 종로 문화재생 전초기지 ‘경복궁 서측 지원센터’ 운영

    서울 종로구는 서울형 도시재생활성화지역으로 선정된 경복궁 서측(상촌) 지역에서 청운효자동, 사직동 주민들과 소통하는 열린 공간으로 ‘경복궁 서측 도시재생지원센터’를 본격 운영한다고 15일 밝혔다. 지난 4월 문을 연 센터는 지역에 필요한 도시재생의 방향과 사업 발굴, 주민공동체 활성화를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상촌 지역은 수계를 따라 형성된 조선시대 도시조직의 모습이 잘 보존돼 있으며, 서울에서 주거용 한옥이 가장 많이 있는 한옥마을이다. 세종대왕이 태어난 지역으로 미래유산 등 역사문화자산이 풍부하다. 그러나 급속한 상업화로 주거환경이 열악해졌다. 이에 구는 정주 여건을 개선하고 역사 도심 주거지의 모습을 지켜 나가기 위한 ‘역사문화형 도시재생’을 추진한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원격의료? 의료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원격의료? 의료는 돈벌이 수단이 아니다”

    “원격의료 얘기가 나온지 10년이 됐습니다. 전화통화로 상담하는 비대면 전화상담 말고 국민건강권에 도움이 되는 걸 하나라도 내놓은게 있습니까?” 정형준(45)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위원장은 18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시도하던 원격의료를 문재인 정부에서도 꺼냈다는 게 착찹하다”면서 “기획재정부가 대통령과 국민을 속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경기도 구리시 원진녹색병원에서 일하는 재활의학과 전문의인 정 위원장은 환자들을 만나는 속에서 시간을 쪼개 보건의료단체연합과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공공의료위원장 등 의료공공성을 위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의사 겸 보건의료운동가가 원격의료 비판에 앞장서는 이유를 들어봤다. -최근 정부에서 원격의료 확대 주장이 나오고 있다. 지난 13일 김연명 청와대 사회수석이 비대면 전화상담 확대 필요성을 언급하기도 했다. “김 수석 발언은 코로나19라는 비상상황에서 시행하는 비대면 전화상담에 관한 것이다. 홍남기 기재부 장관과 김용범 기재부 1차관이 침소봉대하는 원격의료와는 다른 범주다. 다시 말해, 기재부가 말하는 ‘원격의료’는 김 수석이 말한 ‘비대면 전화상담’이 아니다. 보건의료단체연합에서 반대하는 건 비대면 전화상담이 아니라 원격의료다. 기재부에 자꾸 ‘비대면 전화상담=원격의료’로 호도하며 국민들 눈과 귀를 가리고 있다.” -원격의료 얘기가 나온지는 사실 10년이 넘었다. “시작은 노무현 정부 당시 민간보험회사에서 꺼낸 ‘건강관리 서비스’였다. 미국식 건강관리서비스를 본따서 질병 예방과 건강관리 보험상품을 출시해 새로운 수요를 창출하고 싶어했다. 보험회사에서 건강관리 서비스를 하기 위해서는 개개인의 건강정보를 보험회사에서 수집하고, 처방 약제 관련 정보를 확보하고, 의료진이 상담을 하는 게 가능해야 한다. 그 세가지가 갖춰져야만 보험상품을 판매할 수 있다. 당연히 현행 국민건강보험 정책과 충돌한다. 당시엔 민주당에서도 의료민영화 방안이라며 반대했다. 건강관리 서비스가 벽에 부딪치니까 등장한 게 ‘원격의료’다.” -원격의료에 반대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건강관리 서비스를 위해 민감한 건강정보를 민간 보험회사에 제공한다고 하면 거부감이 크니까 그걸 우회하기 위해 민간 보험회사가 편의성을 강조하는 원격의료를 강조하기 시작했던 것으로 본다. 민간 보험회사와 의료기기 관련 업체, 스프트웨어 업체 등으로 이해관계자 집단이 형성됐다. 하지만 현실을 보자. 원격의료는 지금 이순간에도 기술은 물론 임상 등에서도 효과가 검증된 게 없다. 박근혜 정부조차 원격의료를 위해 여러 차례 시범사업까지 했지만 건강개선 효과는 물론 비용대비 효과도 입증을 못했다. 환자에게 도움이 돼야 도입을 할지 말지 결정을 할 것 아닌가.” -코로나19 이후 시행한 비대면 전화상담은 꽤 효과를 봤다는 평도 있다. “몇차례 시범사업에서 효과가 입증된 건 딱 하나, 당뇨나 고혈압 등 만성질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건강관리다. 하지만 그 정도는 이미 건강보험료 수가 책정이 돼 있다. 비대면 전화상담은 의사와 환자가 대면해서 진단을 이미 한 상태에서 별도로 진단할 게 없는 만성질환을 대상으로 한 보완적인 의료행위로 정리할 수 있다. 가령 전국민 주치의 제도를 시행하는 유럽에서는 이미 전화상담을 시행한다. 기재부에서는 뭔가 대단한 원격장비와 스프트웨어로 대단한 혁신이라도 할 것처럼 떠들면서 정작 근거로 들이미는 건 전화기만 있으면 할 수 있는 비대면 전화상담이다.” -첨단기술이 의료를 대체할 수 있다는 환상이 존재하는 게 사실인 것 같다. “공상과학 영화와 현실을 혼동하면 안된다. 의료는 사람 목숨을 다루는 일이다. 안전이 가장 중요하다. 아무리 그럴듯한 첨단기술이라도 안전을 입증하지 못하면 무슨 쓸모가 있겠는가. 그 비싼 최첨단 영상장비조차도 전문 의료진이 판독하지 않으면 무용지물이다. 인공지능이니 로봇수술이니 하지만 현재 의학기술 수준은 자율주행에 비유하면 기찻길 위를 달리는 것조차 사고 위험이 있는 정도다. 더 중요한 건 공공의료제도다. 삼성만 해도 간이 체외진단기기로 해외시장 뚫어보려고 유럽에 진출했는데 실패했다. 의료전달체계가 갖춰진 곳에서는 그런 기계가 필요가 없으니까. 주치의에게 상담받으면 되는데 그런 기계를 돈주고 살 이유가 없는 거다.” -원격의료를 둘러싼 논란이 벌어지는 양상은 박근혜 정부나 문재인 정부나 별 차이가 없는 것 같다. “당연하다. 의료산업화만 놓고 보면 다를게 없으니까. 포장지만 창조경제에서 4차 산업혁명으로 달라졌다. 지난달 29일 정부가 발표한 혁신 10대 과제 중 하나가 건강관리 서비스 활성화였다. 내년에는 법안도 국회에 제출하겠다고 한다. 문재인 정부 들어서 금융감독원은 ‘건강증진형 보험상품’도 허용해줬다. 문재인 정부에게 간곡히 조언하고 싶다. 지금이 원격진료와 같은 뜬구름잡는 한가한 얘기나 하고 있을 때인가. 당장 에크모나 PCR 같은 의료기기 비축과 국산화, 고도화가 더 시급하다. 이명박·박근혜 정부가 도입하려던 원격의료 반대운동을 문재인 정부 들어 또다시 하는게 착찹하다.” -원격의료 문제는 결국 국민건강정책의 우선순위에 관한 논쟁인 것 같다. “의료란 공공재다. 헌법에서도 강조하는 건강권을 위한 수단이 돼야 한다. 환자를 진료할 때는 눈에 보이는 증상 몇개만 보면 안된다. 그 환자의 노동환경, 경제상황, 가족관계까지 살펴야 정확한 진단이 가능하다. 현실을 돌아보면 한국 의료계는 너무 상업화돼 있다. 그런 토대 위에서 원격의료 얘기가 나온다. 국민 주치의 제도가 뿌리내리고, 행위별 수가제를 총액 수가제로 개혁하면 원격의료 논쟁도 자연스럽게 사그라질 것이다. 국민건강을 위해서는 집 가까운 곳에 있는 1차 의료기관이 잘 작동하는게 가장 중요한데도 국가정책에선 뒷전이다.” -의사협회는 원격의료는 반대하지만 의료공공성은 등한시한다는 지적을 받는다. “한국에서 의료가 공공성이 있고 의료전문가주의가 좋은 측면에서 작동한다고 하면 보건의료단체연합이나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가 하는 일을 의사협회가 다 하고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의사협회가 공공의과대학은 반대하면서 원격진료도 반대한다고 하니 국민들에게 신뢰를 못 받는다. 의사로 일하면서 보건의료운동하는 나같은 사람이 있다는 것 자체가 한국 의료의 문제를 보여준다. 한국 의료 공익성 강화돼 의사협회가 의료공공성을 운동을 하고 나는 조용히 의료봉사활동이나 하는 세상이 오기만 바랄 뿐이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시민사회단체 “의료비만 폭등”… 원격의료 추진 중단 촉구

    코로나19 와중에 기획재정부가 원격의료 도입 군불을 때는 움직임을 보이자 시민사회단체가 반대 의사를 표명하고 나섰다. 전국민주노동조합총연맹과 건강과대안 등 500여개 시민사회단체로 구성된 ‘코로나19 사회경제위기 대응 시민사회대책위원회’는 15일 서울 종로구 참여연대 아름드리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정부는 원격의료 추진을 중단하라”고 촉구했다. 이들은 성명서에서 “정부가 여러 차례 시범사업을 했지만 안전과 효과가 증명되지 않아 추진되지 못한 대표적인 의료영리화가 원격의료”라며 “원격의료 기기와 통신기업,대형병원의 돈벌이 숙원사업이지만 환자에게는 의료수준의 향상 없이 의료비만 폭등시킬 제도”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들은 “현재 병·의원에서 하는 비대면 전화상담은 코로나19로 한시적·제한적으로 용인되고 있는 조치“라며 “비상 상황을 빌미로 원격의료를 제도화해 기업들의 숙원사업을 허용해주는 것은 ‘재난 자본주의’의 전형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이어 “방역 성공조차도 자신할 수 없는 이 시기에 원격의료와 의료영리화를 추진하겠다고 나서는 정부의 방향은 잘못돼도 크게 잘못됐다”라며 “의료영리화가 아니라 공공의료를 강화해야 할 때”라고 강조했다. 전진한 보건의료단체연합 정책국장은 “지금은 감염경로를 파악할 수 없는 환자가 계속 나오는 등 위기상황”이라며 “정부가 원격의료를 이야기할 만큼 한가한 상황인가”라고 꼬집었다. 시민대책위는 “정부는 원격의료뿐 아니라 ‘디지털 뉴딜’이라는 이름으로 개인의료정보 상업화도 적극적으로 추진하고 있다. 기업은 돈을 벌지 몰라도 개인은 온갖 인권침해와 차별을 겪을 수 있다”며 관련 논의를 중단하라고 요구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열린세상] 디지털이 우리를 구해 줄 수 있을까/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열린세상] 디지털이 우리를 구해 줄 수 있을까/하대청 광주과학기술원 기초교육학부 교수

    5G와 인공지능으로 첨단화된 디지털 기술이 코로나 바이러스의 위협으로부터 우리를 구해 줄 수 있을까. 디지털로 가능해진 비대면 만남들이 감염 위험으로부터 우리를 보호해 줄 수 있을까. 디지털 기술 산업지원이 이 경제 위기로부터 우리의 일자리를 지켜 줄 수 있을까. 며칠 전 문재인 대통령의 취임 3주년 연설을 보면서 든 생각이다. 대통령은 디지털 기반 산업을 육성하고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해 ‘한국판 뉴딜’을 이끌겠다고 약속했다. 그런데 디지털은 정말 우리를 구원해 줄 수 있을까? 한국의 IT 역량을 한국판 뉴딜을 위한 버팀목으로 삼겠다는 이 희망이 기존의 혁신성장 계획과 크게 다르지 않다는 점은 제쳐 두자. 코로나 위기 이전의 계획에 국난극복이라는 새로운 목표를 하나 더 얻은 것은 아닐까 하는 의심도 미뤄 두자. 데이터 기반 디지털 기업의 일자리 창출 효과가 기존 제조업에 비해 훨씬 미약하다는 통계 자료도 잠시 접어 두자. 무엇보다 이번 정부 계획이 우리가 이 위기를 다시 겪지 않도록 해 주는 방향으로 한 걸음이라도 우리 사회를 진전시키느냐는 질문만 던지고 싶다. 몇 주 전 일거리가 완전히 사라진 이 상황이 다시 또 올까 봐 너무 두렵다고 울먹이던 한 관광버스 기사를 TV에서 보면서 많은 이들이 나처럼 이번이 끝이 아닐 거라고 직감하고 있다고 생각했다. 우리 아이들은 이런 현실을 뉴노멀로 여기고 앞으로 어떻게 살아갈 수 있을까, 마음이 무거웠다. 디지털 인프라를 구축하고 관련 산업을 육성하면 우리는 이런 위기의 재발로부터 점점 멀어질 수 있는 것일까. 코로나 팬데믹은 단지 공중보건의 위기가 아니다. 여러 학자가 주장하듯이, 신종 감염병이 불러온 공중보건의 위기를 넘어 기후변화를 포함한 지구 규모의 생태적 위기의 일부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코로나바이러스를 “중국 바이러스”로, 영국의 보리스 존슨 총리는 “보이지 않는 강도”로 부르며 외부의 적으로 규정했지만, 사실 이는 우리의 삶이 낳은 문제이다. 바이러스를 무도한 침입자로, 인간을 선량한 희생자로 만들고 싶겠지만 이 위기는 익숙한 삶의 방식들을 누리고 받아 든 냉정한 계산서이다. 경쟁력을 이유로 경제적 지구화를 무한히 확장하고, 여유로운 삶을 찾아 때마다 해외여행을 하며, 자연에서 자원을 얻는다는 명목으로 숲을 개간하고 야생의 삶을 침입하고 상업화한 결과이다. 예외적 상태가 아니라 글로벌 자본주의에 익숙한 우리의 삶이 가져온 평범한 결과이다. 디지털 기술은 문제가 되는 삶의 방식을 수정하기보다는 연장하는 것에 가깝다. 디지털 기술은 종이를 사용하지 않고 가상의 비트를 사용하기 때문에 친환경적이라고 생각하지만, 상당한 생태적 흔적을 지구에 남기고 있다. 스마트폰과 전기자동차 배터리에 들어가는 리튬, 전기회로판 재료로 쓰이는 콜탄 등의 광물을 찾는 채굴작업은 아프리카 등 지구 곳곳에서 이뤄지고 있다. ‘토스터 프로젝트’로 유명한 디자이너 토머스 트웨이츠는 우리가 전자기기를 싼값에 이용할 수 있는 것은 이런 채굴작업에서 발생하는 하천오염 등 생태적 비용을 정당하게 지불하지 않기 때문이라고 꼬집은 적이 있다. 데이터를 물리적으로 저장하는 데이터센터의 경우, 서버에 전기를 공급하고 열을 식히기 위해 엄청난 에너지를 소모한다. 최근에 만들어진 기술이지만, 벌써 인간이 사용하는 전기의 1~1.5%를 사용하며 인간이 배출하는 이산화탄소 배출의 0.3%를 차지한다. 우리의 주변 기기들이 더 스마트해질수록 이런 생태적 흔적이 더 커질 전망이다. 일상의 삶이 자동화되고 사물인터넷이 보편화한다는 것은 결국 이런 인간의 생태적 영향이 더 깊어진다는 의미이다. 디지털 산업 육성을 외치면서 코로나 위기가 재발하지 않기를 바랄 수는 없다. 인프라의 디지털화를 지원하면서 미세먼지가 퇴치되길 기대할 수도 없다. 이 위기로 불행을 당한 이들이 많지만, 화석연료가 없어지면 지구가 어떤 모습일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던 것을 매일 느끼고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지금 멈춰 선 활동들 중에서 다시 보고 싶지 않은 것들이 무엇인지 상상해 볼 기회도 얻었다. 디지털 뉴딜보다는 훨씬 과감한 정책적 상상을 할 수 있는 때이다.
  • 아시아 국가들 ‘아기 밀매’ 몸살…“SNS 통해 수천만원에 거래”

    아시아 국가들 ‘아기 밀매’ 몸살…“SNS 통해 수천만원에 거래”

    아시아 국가들이 소셜미디어(SNS)를 통한 ‘아기 밀매’로 골머리를 앓고 있다. 두 사람이 은밀하게 대화를 주고받을 수 있는 SNS 때문에 불법 온라인 입양이 활개를 치고 있다는 분석이다. 중국 관영 글로벌타임스는 “소셜미디어 ‘QQ’와 지식 공유 사이트 ‘즈후’ 등을 통해 아기가 불법으로 거래된다”고 17일 고발했다. 글로벌타임스는 공산당 기관지 인민일보의 자매지다. 이 보도에 따르면 중국에서 신생아는 많게는 십여만 위안에 거래된다. 실제로 중국 SNS에 올라온 게시물에는 10만위안(약 1700만원) 이상의 희망 금액이 붙어있다. 아기가 태어나기 전부터 매매가 이뤄지기도 한다. 퉁샤오쥔 중국사회과학원 아동복지학 교수는 “일부는 입양을 상업화하고자 임신한 여성을 돌본다”고 말했다. 아기 밀매 채팅방은 ‘실종 아동 부모 찾아주기’ 같은 단체로 교묘하게 위장해 운영된다. 브로커들은 고객의 신원을 철저히 체크해 단속을 피한다. 이들은 출생증명서를 받고 호적에 올리는 것까지 해결해준다. 글로벌타임스 취재 이후 ‘중국판 지식IN’이라고 할 수 있는 즈후는 아기 밀매 광고를 삭제하고 관련 계정을 영구 폐쇄했다. QQ를 운영하는 텐센트 역시 불법 온라인 입양 범죄를 강력히 막겠다고 밝혔다. 중국에서 불법 입양이 성행하는 것은 현행법상 합법 입양이 매우 까다롭기 때문이다. 부모가 양육권을 포기하려면 아이를 부양할 능력이 없다는 것을 증명해야 하는데 이 역시도 쉽지 않다. 전문가들은 이 문제가 해결되려면 중국 정부가 입양의 문턱을 낮추는 것을 검토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중국에서는 최근 변호사이자 기업 임원인 A씨가 온라인 플랫폼에서 불법 입양한 딸을 14세 때부터 지속적으로 성폭행했다는 의혹이 드러나면서 아기 밀매가 관심을 얻고 있다. 베트남에서도 갓난아기를 중국 등에 몰래 팔아넘기는 사건이 잇따라 발생해 문제가 됐다. 베트남 현지 언론에 따르면 지난해 말 중국 접경지역인 북부 꽝닌성에서 30∼40대 중국인 남성 2명이 생후 15일된 남자아이를 데리고 국경을 넘어가려다가 국경 수비대에 붙잡혔다. 이들은 남부 호찌민시에서 현지인 대리모가 낳은 아이를 중국으로 데려가려고 했다. 대리모에게 15만 위안(약 2500만원)을 제공했다고 진술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8월에는 북부 랑선성에서 갓난아기를 데리고 중국으로 밀입국하려던 21세 베트남 여성이 체포됐다. 7월에도 생후 14일 된 남자아이를 중국에 팔아넘기려고 국경을 넘으려던 부부가 체포됐다. 이들은 아기 밀매에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필리핀에서는 페이스북이 아기 밀매에 악용돼 논란이 됐다. 채널뉴스아시아(CNA) 보도에 따르면 지난달 필리핀 국가조사국(NBI)은 “10~15년 전부터 신생아·아동 불법 밀매를 통해 이익을 취해오던 사람들이 있었다. 최근에는 온라인 사이트를 통해 이 시장이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로널드 아구토 NBI 국제 운영 본부장은 “판매자들이 SNS를 사용해 익명성을 보장받고 있다”고 지적했다. 신생아·아동은 일반적으로 200달러(약 24만원) 정도에 거래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지만 많게는 1000달러(120만원)에 달하기도 했다. 페이스북을 비롯한 다수 SNS에서 아동 밀매의 흔적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특히 7000만명 가까운 필리핀 주민이 사용하는 페이스북에는 신생아의 연령·성별·사진 등 세부 사항이 공개돼 있는 경우도 쉽게 찾아볼 수 있었다. 이에 대해 페이스북 측은 “우리는 불법 입양 및 아동 판매 등에 대한 무관용 정책을 유지하고 있다. 모든 기술을 사용해 이같은 콘텐츠를 찾아내 지울 것”이라고 발표했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홈팀 구단주 모욕한 원정 팬… 공 돌리기로 항의한 선수들

    홈팀 구단주 모욕한 원정 팬… 공 돌리기로 항의한 선수들

    호펜하임 지분 96% 보유한 호프 겨냥 원색적 욕설 표현에 두 차례 경기 중단 맨시티도 재정적 페어플레이 위반 논란프로스포츠에서 돈의 지배는 얼마만큼 용인될 수 있을까. 이 같은 논란과 관련해 원정 팬들이 홈팀 구단주를 모욕해 경기가 중단되는 초유의 사태가 독일 프로축구 분데스리가에서 일어났다. 1일 새벽(한국시간) 독일 진스하임 프리제로 스타디움에서 열린 1899호펜하임과 바이에른 뮌헨의 경기에서 원정팀 뮌헨이 6대0으로 앞서던 후반 20분쯤 주심이 경기를 잠시 중단시켰다. 원정 팬들이 호펜하임의 구단주인 ‘독일의 빌 게이츠’ 디트마르 호프를 원색적 욕설로 지칭하며 모욕하는 플래카드를 내걸었기 때문이다. 카를 하인츠 루메니게 뮌헨 이사장, 한스 디터 플릭 감독과 선수들이 원정 응원석으로 가 플래카드를 내려 달라고 호소했고, 경기가 재개됐으나 경기 종료 10여분을 남겨 둔 상황에서 같은 일이 반복되자 그라운드를 빠져나갔다가 돌아온 양팀 선수들은 항의 차원에서 경기장 중앙에서 공을 돌리며 시간을 보내 경기를 마무리했다. 루메니게 회장은 경기 후 “너무 부끄럽다”며 뮌헨 팬을 비난했다. 막판 공 돌리기에 대해서는 “선수들이 주심과 상의한 뒤 아이디어를 냈다”고 했다. 앞서 비슷한 행위를 반복한 도르트문트 팬들은 2021~22시즌까지 프레제로 입장이 금지되기도 했다. 이처럼 분데스리가의 상당수 팬이 호프를 ‘공공의 적’으로 여기고 있는 것은 구단의 지나친 상업화를 지양하는 독일 축구의 불문율을 깨뜨렸다고 보기 때문이다. 세계적 IT 기업 SAP의 공동 설립자인 호프는 1989년부터 8부리그 ‘동네 축구팀’에 불과하던 호펜하임을 지원하기 시작해 2008~09시즌 마침내 1부 리그에 입성시켰으나 ‘돈으로 성적을 샀다’는 눈총을 받았다. 분데스리가에서는 구단이 거대 자본에 휘둘리는 것을 막는다는 취지에서 구단 자체나 비상업·비영리단체(해당 구단 팬)가 구단 지분 51% 이상을 보유해야 한다는 로컬 룰 ‘50+1’을 적용하고 있는데 호프가 이를 깨뜨렸다는 인식이 크다. 2015년 독일축구협회는 20년 이상 ‘50+1’을 준수하며 한 팀을 지원한 경우 예외를 적용하기로 했고, 호프는 곧 호펜하임의 지분 96%를 사들였다. 현재 잉글랜드 프로축구 프리미어리그의 맨체스터시티도 ‘돈으로 성적을 샀다’는 논란으로 곤욕을 치르고 있다. 구단주인 석유 재벌인 셰이크 만수르가 2조원을 퍼부어 만년 중위권이던 맨시티를 빅 클럽으로 탈바꿈시켰는데, 최근 유럽축구연맹(UEFA)이 재정적 페어플레이(FFP) 규정 위반을 이유로 맨시티의 차기 두 시즌 유럽 클럽대항전 출전을 금지한 것이다. 구단이 벌어들인 수입 이상을 넘어 선수 영입 등에 돈을 쓰지 못하도록 했는데 맨시티가 스폰서십 수입을 부풀리는 식으로 위반했다는 것이다. 그러나 맨시티는 “UEFA가 편파적 조사로 일관했다”며 스포츠중재재판소(CAS) 항소 절차를 밟고 있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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