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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평범한 삶 거부한 23인의 모험인생

    꽉 막힌 교통지옥 속에서 윈드서핑하기를 꿈꾸고,콩나물시루 엘레베이터에 갇힐 것이 아니라 시원스레 보드를 타고계단 위를 질주하고 싶다면 꼭 봐야 할 프로그램이 있다. 광고 속에서나 실현가능한 일상으로부터의 일탈을 실제로해내는 사람들을 다룬 EBS의 특선 다큐멘터리 ‘모험과 완벽을 선택한 사람들’이 18일 오후 10시 첫 방송된다.극단적인 모험에 뛰어드는 기술자,안전관리요원,목숨을 내건 직업을 가진 사람 등 23명의 모험인생을 다룬 이 다큐멘터리는 프랑스 국영방송국 등에서 만들었다. 매주 금요일 밤마다 6주동안 방송될 ‘모험과 완벽을 선택한 사람들’의 첫 주인공은 새로운 기술의 한계에 도전하는 사람들이다.63세의 장 크레그 브리들러브는 50년동안 자동차경주를 하면서 매년 신기록을 경신하고 있다.마사 본 메이어는 레이더망에 걸리지 않기로 유명한 정찰기 SR-71 블랙버드를 정비하는 에드워드 미 공군기지 소속의 여성 항공기술자다. 25일 밤에는 ‘인류 안전의 승부사’들이 등장한다.테러리스트 소탕을 위해 육해상에서 특수훈련을 받는 프랑스 국립경찰파견부대(GIGN) 요원들,비밀리에 적지에 침투하여 조기에 전투를 막는 프랑스의 정예 낙하산특공대 등의 활약상이소개된다. 이태리인 움베르토 펠리자리는 무호흡 잠수 세계챔피언으로 바다 속에서 인간의 한계를 조금이라도 극복하기 위해노력한다. ‘생명을 지키는 수호천사들’편에는 바하마에서 상어를돌보는 미국 여성 미셸 코브,코소보에서 선생님으로 일하며광산촌에 묻힌 폭탄도 제거하는 레오노라 등이 나온다. ‘끝없는 도전’편에서는 자동차 경주대회 포뮬러 원의 세계챔피언인 브라질의 페드로,15살때부터 프랑스 공중 곡예팀에서 활약하며 두 아이의 어머니이기도 한 용감한 아줌마카트린 모누리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EBS의 이재우PD는 “유럽 각국이 참여해 만든,낯선 직업에도전해 한계를 뛰어넘은 사람들의 이야기”라면서 “청소년들이 보면 새로운 직업에 대한 눈을 넓히고 꿈을 가질 수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윤창수기자 geo@
  • 서해안 ‘조스 경계령’

    “식인상어 조심하세요.” 충남 태안해양경찰서는 7일부터 키조개를 잠수 채취하는어민들이 조업하는 보령시 오천면 삽시도 해역 등에 경비정 4척을 배치,식인상어 출몰에 대비하고 있다. 최근 바다 수온이 급격히 높아지면서 잠수부와 해녀들이패류를 채취하는 현장에 식인상어인 ‘조스’가 나타나 사람을 해칠 가능성이 높아졌기 때문이다. 해경은 또 홍보 전단 1,000장을 만들어 보령·태안 등 어민들에게 배포했다.해경은 전단을 통해 바닷물 속에 들어갈 때는 2명 이상 짝을 짓고,식인상어를 만나면 고함을 지르거나 자극적 행동을 피하고 침착하게 선박으로 가거나육지로 빠져나올 것을 당부하고 있다. 또 ▲상어의 공격을 받을 경우 눈이나 코를 힘껏 내리쳐라 ▲상어가 나타나면 긴 띠를 풀어 자신의 몸집이 큰 듯보여라 ▲몸에 상처가 있으면 물에 들어가지 마라 ▲잡은고기를 허리에 묶지 마라 ▲상어가 활동하는 저녁 및 야간작업을 피하라 ▲물고기가 이상한 행동을 하거나 떼지어다니면 잠수하지 마라 등 상어 대처방법도 제시했다. 서해안에서는 지난 59년 오천면 삽시도 해상에서 피서객1명이 식인상어에 물려 숨진 것을 비롯해 96년까지 모두 6명이 상어로 인해 사망했으며,이 가운데 5명이 5월에 상어의 공격을 받고 숨졌다. 태안 이천열기자 sky@
  • [다가오는 시베리아](5)행정수도 하바로프스크

    하바로프스크의 밤은 아무르강 위로 지는 석양으로부터 시작된다. 중심가 무라비요부 아무르스키 거리의 가로등과 상가에 불이 켜지고 자작나무 숲에 둘러싸인 극동러시아의 행정수도는 서편에서 휘감아도는 아무르강과 함께 어둠에 묻힌다. 도시 서편 부두 선착장은 아무르강을 따라 러시아 내륙과중국으로 향하는 선박과 승선을 기다리는 승객,화물로 밤을지새운다. 시베리아산 목재,석탄을 싣고 오호츠크해로 향하는 화물선, 중국 국경도시 헤이허로 향하는 여객선 등 아무르강은 가끔 눈에 띄는 철갑상어의 유영(遊泳)속에 선박과선착장의 불빛으로 아른거린다. 시베리아횡단철도(TSR)도 하바로프스크에서 아무르강을 건넌 뒤 강과 평행선을 그으며 내륙으로 달린다.우수리강도이곳서 세계 9번째로 긴 강(4,350㎞)인 아무르와 만난다.중국인들은 헤이룽장(黑龍江)으로 부르는 아무르강은 중국과1,890㎞를 맞대며 국경을 이루는 주요 운송로다. 극동군관구 사령부,극동철도관리국,주 법원의 유럽풍 대형건물과 극동최대라는 경기장도 ‘극동의 심장부’에 권위를더한다. 콤소몰스카야 거리엔 극동전역의 TSR를 컴퓨터로 조종하는10층 건물의 철도국 전산소도 보인다.1992년 군항 블라디보스토크의 개방으로 경제적 역할은 퇴색했지만 도시 전체가교통·운수의 중심이면서 군과 행정의 사령탑이다.상주 5년째인 조창호(趙昌浩) C&S코리아 사장은 “이곳은 교통요지·물산 집산지로 모피,목재,철재,광산물을 매매하는 한국무역상들이 모여든다”고 설명했다. 러시아 연방국기가 펄럭이는 셰로노브거리 22번지 8층 건물의 극동지역 대통령대표부.주 정부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지난해 5월 중앙집권 강화를 위해 전 러시아를 TSR처럼 7개 구역으로 나눠 그 중심에 대통령대표부를 설치해 지방정부를 감독하는 푸틴의 눈과 귀”라고 설명했다.콘스탄틴 브리코프스키 대표는 3성 장군 출신의 체첸전쟁 영웅.푸틴 측근이다.법률전문가들이 지방정부의 입법이 헌법에 어긋나지 않는지 여부도 심사한다. 최근 주변지역인 사할린의 가스·유전개발이 본격화되면서사할린과 하바로프스크주 북부를 터널로 연결하고 원유를파이프로 수송하는 계획이 본격화되고 있다. 세르게이 로파틴 하바로프스크주 경제국장은 “사할린 개발 및 자원개발진전,군수공업의 순조로운 민영화 과정에 힘입어 생산량이15%나 증가하는 등 주춤했던 경제가 활기를 되찾고 있다”고 말했다.로파틴 국장은 “하바로프스크주가 극동 제일의선박,항공기,중기계 등 중공업 중심지란 점도 저력”이라며“석유·천연가스는 매장량만도 5억t이고 알루미늄,주석 등광산개발, 군수공업의 민영화 참여 등의 협력전망이 좋다”고 말했다. 이고르 보스트리코프 극동상공회의소 부회장은 “지역 경제생산량의 60%나 되던 군수산업이 소련 해체후 정부 수주중단으로 어려움을 겪었으나 민수품 생산과 민영화로 극복중”이라고 설명했다.비행기엔진과 장갑차를 만들던 공장이자동변속기,변압기, 산업용 엔진을 제조하고 냉장고,압력밥솥까지 만들며 시장경제 적응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그러나군함 제조로 유명한 하바로프스크 선박회사측은 약속을 하고 방문자 안내소에 기다리던 기자 일행에게 팀추크 바실리예비치 부사장을 보내 “외국기자의 취재에 최고경영자가난색을 표시했다”고 사과하면서 허가를 취소하는 민감한태도도 보였다. 하바로프스크 남서쪽 70㎞지점의 바트스코예.모스크바방송국 기자를 지낸 이주학(李柱鶴)씨는 “1940년대 북한 김일성(金日成) 주석이 한국·중국·러시아 혼성부대인 88여단의 한인부대 대대장으로 주둔했던 곳”이라며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출생지”라고 설명했다.미국,일본 등주요국가와 직항로가 개설된 항공교통 요지인 이곳에서 서울까지 직항로로 1시간40분.고대 한민족의 활동영역이었던이곳에는 지금도 중앙아시아에서 민족차별을 피해 몰려드는고려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하바로프스크 (러시아) 이석우특파원 swlee@. *“러 군수기술 한국기업 활용 가능”. [하바로프스크 (러시아) 이석우특파원] 주정부 경제부처가몰려있는 푸른츠 거리.러시아 무기수출공단 ‘로스아바드’의 극동대표부가 자리잡고 있다. 수리진 알렉산드로비치 대표는 “개인 화기는 물론 수호이(SU-35)전투기,잠수함,군함등도 판매 목록에 들어있다”고밝혔다. 수호이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콤소몰스크의 가가린항공회사는 외국 구매자들의 관심 대상.알렉산드로비치 대표는 “80년대 이후 항공기를 3,000대 이상 수출했고 최근에도 해마다 100∼200대 가량을 수출한다”면서 “한국 항공전문가들도 지난해 공장을 방문,구매가능성을 타진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제품판매와 함께 기술이전도 가능하다”면서 “레이저 박막기술,극한지에서 활용 가능한 유압기술,특수합성 세라믹 등 러시아 군수산업이 보유한 기술을 한국기업들이 민수부문에 활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러시아 무기수출은 전략적 육성부문. 소련 해체후 정부 주문 급감과 민영화 속에서 활로모색을 위해 민수품 생산과함께 해외수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그는 “흑상어란 뜻의군용헬기 ‘아쿠’를 만들었던 아르시니예프 군수공장은 전자제품 생산과 민용 헬기생산으로 전환했다”고 소개했다. ‘로스아바드’ 극동대표부도 군수산업의 해외시장 개척을위해 중앙정부 지시로 설치 운영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알렉산드로비치 대표는 “한국측은 전투기 잠수함 등 첨단군수품의 구입에 긍정적인 자세고 러시아도 적극적이지만이를 원치 않는 나라가 있는 등 아직 국제정치 역학상 여러난관이 있다”고 덧붙였다.
  • 50대 영국인 노 저어 태평양횡단

    [런던 연합] 50대 영국인이 아무런 도움도 없이 10m길이의 작은 배를 노를 저어서 몰아 태평양을 횡단하는 기록을수립했다. 영국 레밍턴 스파 출신인 짐 쉬크다(54)는 9개월전 남아메리카의 페루를 출발,274일 동안 1만 마일의 긴 여정 끝에 호주 퀸즐랜드 해안 인근에 도착한 뒤 부인과 두딸의환영을 받았다.엔지니어인 쉬크다는 원래 칠레에서 출발할예정이었으나 칠레 당국의 거부로 페루에서 태평양 횡단을 시작했다. 그는 태평양을 횡단하는 동안 상어가 배를 공격하는 바람에 위험에 빠지기도 했고 배 옆을 지나가는 유조선이 만들어낸 물살로 인해 침몰 위기를 겪기도 했다.쉬크다는 횡단과정에서 요리용 가스와 식량이 떨어져 몸무게가 84파운드(약38㎏)정도 빠졌다.
  • 푸틴 한국방문때 유도 시범경기 추진

    국제유도연맹(IJF·회장 박용성)이 오는 27일 1박2일간의일정으로 방한하는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 대 국내선수의 유도 시범경기를 추진 중이다. IJF 관계자는 22일 당초 푸틴 대통령은 방한 기간 동안 박용성 IJF 회장과 함께 태릉선수촌을 방문,대표선수들을 격려하고 잠시 훈련을 같이하는 계획을 잡았으나 촉박한 일정상어려울 것으로 보여 대신 유도 시범대결을 추진 중이라고 밝혔다. 이 관계자는 “푸틴 대통령이 묵을 숙소나 박 회장이 대한상공회의소 회장 자격으로 베풀 오찬장 내 적당한 공간에 매트를 깔고 임시 도장을 차리는 방안을 강구 중”이라면서 “성사 가능성은 반반”이라고 전했다. 공인 유도 6단으로 지난해에는 유도인 2명과 함께 ‘유도의역사, 이론 및 실전’이라는 저서를 발간하기도 한 푸틴 대통령은 지난해 7월 일본 방문 때도 초등학교 선수와 일정에없는 시범경기를 가진 바 있다. 그는 특히 정상회담 등 자리를 불문하고 “유도는 연장자와상대방에 대한 예절을 가르치는 철학”이라고 극찬을 아끼지않는 등 유도에 대한 열정이 대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곽영완기자
  • “잘 쑨 죽 한사발 열 보약 안부럽다”

    ‘모두들 장수를 바라지만 그것이 제 곁에 있음을 모르네…그저 죽을 먹으면 신선이 된다는 것을’ 시인 육유(陸遊,1125∼1210년)가 남긴 ‘식죽(食粥)’이란시의 한 귀절이다. 별미식·건강식으로 죽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자 한국의 요리 전문가 및 관련 교수들이 최근 공동으로 ‘조상의 지혜가담긴 한국의 죽’이란 책을 펴냈다. 한국음식의 정신 가운데 하나인 약식동원(藥食同源)의 사상을 잘 담고있는 죽은 멥쌀을 주재료로 삼아 대추·인삼·잣등 다양한 부재료를 넣어 맛을 낸다. 우유와 찹쌀가루로 만드는 타락죽(일명 우유죽)은 젖이 부족한 산모와 위와 장이 나빠 설사하는 사람에게 좋다.율무가루죽은 류머티스 관절염으로 고생할 때,노인의 몸이 자주 부을 때 효과가 있다.팥죽은 변비에 탁월한 효능을 발휘하며,흑임자죽을 먹으면 머리가 빨리 세지 않는다. [죽 잘 쑤는 법] ①곡식을 미리 물에 충분히 불린다.②들어갈 물의 양을 정확히 계량해 부어야 한다.중간에 물을 보충하면 죽이 뻑뻑해진다.③센불에서 1번 끓인 뒤 반드시 약한불로 은근하게끓인다.④곡물이 부드럽게 퍼진 다음 간장,소금,설탕,꿀 등을 입맛에 따라 넣는다.죽은 뒤섞지 말고 살살저어야 잘 퍼진다. 이용기가 쓴 ‘조선무쌍신식요리제법’(1943년)에서는 ‘사람이 죽을 기다릴지언정 죽이 사람을 기다려서는 안된다’고하였다. 다시말해 죽은 오래 두면 맛이 변하고 국물이 마르므로 쑤어서 바로 먹어야한다는 뜻이다. [소문난 죽집] 한국의 집(02-722-2610)은 10년된 죽집으로공간은 작지만 주문 즉시 죽을 만들며 가격도 싸다.소공동죽집(02-752-6400)은 일본인 관광객이 많이 찾으며 상어지느러미죽,성게알죽이 유명하다.송죽(02-2265-5129)은 30년된죽전문집으로 야채죽,새우죽 등이 맛깔스럽다.죽향(02-2265-1058)은 국산재료만 쓰며 녹두죽과 깨죽이 별미다. 윤창수기자 geo@
  • 성북구 재래시장 8곳 도시계획용도 폐지

    성북구는 관내 재래시장의 재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도시계획상 시장으로 용도지역이 지정된 관내 재래시장 8곳 3만4,544㎡의 도시계획 용도지구를 모두 폐지하기로 했다.구는 이달중 서울시에 시장용도 폐지 계획안을 제출할 예정이다. 성북구의 시장용도 폐지조치는 재건축때 도시계획시설 용도변경을 제한한 개정 도시계획법이 지난해 7월부터 시행되면서 이들 재래시장의 용도를 그대로 둘 경우 재건축이 사실상어렵기 때문이다. 이에 따라 서울시가 성북구의 이같은 시장용도 폐지조치를수용하면 이들 지역에서는 재래시장의 기능을 겸한 주상복합건축물 신축 등이 가능해 재개발·재건축이 활기를 띨 전망이다. 성북구가 시장용도를 폐지하기로 한 곳은 장위시장(6,260㎡)을 비롯해 장계(2,516㎡) 길음(4,840㎡) 석관(3,666㎡) 월곡(4,090㎡) 종암(3,305㎡) 번동시장(5,068㎡)과 신세계백화점 미아점(4,798㎡) 등이다. 심재억기자 jeshim@
  • 경찰청, 총경급인사 번복 물의

    경찰청이 지난 10일 실시한 총경급 승진 및 전보 인사에서 입원 치료중이어서 정상 근무가 어려운 환자를 일선 서장으로 발령했다가 번복하는 해프닝을 빚었다. 경찰청은 당초 경북 청도서장에 신종철(申鍾哲·50) 총경을 발령했으나 13일자로 이를 취소,정의욱(鄭義旭·) 영천서장을 청도서장으로임명했다. 영천서장 후임에는 이대원(李大原·59) 대구지방경찰청 보안과장을 발령했다. 신총경은 경찰고위정책과정 교육을 받던 지난해 11월20일 뇌졸중으로 쓰러져 경희대 한방병원에 입원 치료중으로,업무 수행이 사실상어려운데도 경찰청이 이를 제대로 파악하지 못하고 인사를 냈다가 발령을 취소했다. 대구경찰청 보안과장 후임에는 김용수(金容水·총경 승진후보) 경기경찰청 감찰계장이 발령됐다. 이에 대해 경찰청 관계자는 “대상자가 404명이나 되는 대규모 인사를 하면서 신상 파악이 일부 미흡해 행정착오가 발생했다”면서 “하지만 당초 발령일자인 15일 이전인 지난 13일 재발령을 냈기 때문에업무상 차질은 없었다”고 말했다. 대구 한찬규기자 cghan@
  • 전북 창단 첫 우승 감격

    ‘그래,바로 이 맛이야’-.전북 현대가 창단후 첫 우승의 감격을 누렸다. 전북은 5일 제주종합경기장에서 열린 2000 서울은행 FA컵 축구대회결승전에서 스트라이커 김도훈이 1골 1도움으로 맹활약하고 골키퍼서동명이 종료직전 페널티 킥을 막아내는 등 눈부신 선방을 한데 힘입어 사상 첫 2연패를 노린 성남 일화를 2-0으로 완파했다. 전북은 우승컵과 함께 5,000만원의 상금을 받았다.지난 94년 창단한전북이 우승컵을 차지하기는 정규리그와 컵대회 등을 통틀어 이번이처음이다.전북은 또 이번 우승으로 1년전 이 대회 결승에서 성남에당한 0-3 패배를 말끔히 설욕했다. 전북의 박성배는 대회 최우수선수(MVP)의 영예를 안았다. 전남 드래곤즈와 포항 스틸러스,부천 SK에 잇따라 역전승을 거두고결승행에 성공한 전북은 김도훈 박성배 등 정예 멤버를 대부분 가동,적극 공세를 펼치다 전반 26분 결승골을 얻었다. 전반 초반은 성남이 확실한 주도권을 장악한 가운데 일방적으로 전북 문전을 두드리는 형국이었다.성남은 전반 10분까지 이상윤 신태용 박남열 등노장 트리오와 게임메이커 박강조가 잇따라 위협적인 슈팅을 날리면서 기세를 올렸다.7분 벌칙지역 왼쪽 바깥에서 얻은 프리킥을 신태용이 절묘하게 오른발로 감아 찼으나 전북 골키퍼 서동명의 펀칭에 막혀 뜻을 이루지 못했다. 그러나 이후 경기의 흐름은 양현정의 왼쪽 돌파가 살아난 전북 쪽으로 서서히 기울었다.생기를 얻은 전북은 김도훈이 두차례 슈팅 기회를 잡으면서 확실히 주도권을 빼앗았다.전반 26분 벌칙지역 오른쪽을 파고든 김도훈이 튀어나온 공을 그대로 왼발 슛,결승골을 올렸다.성남 골키퍼 김해운이 방향을 잡고 몸을 날렸으나 낮게 깔린 공은 수비 몸맞고 꺾여 골문으로 빨려들었다. 반격에 나선 성남은 41분 문전에서 골찬스를 맞았으나 이상윤 박남열의 슈팅이 잇따라 서동명의 선방에 막혔다. 전북은 후반 14분 김도훈의 패스를 받은 올시즌 신인왕 양현정이 벌칙지역 오른쪽에서 수비 사이를 비집는 쐐기골을 넣었다.전북은 후반 12분 박성배가 성남 김상식으로부터 페널티킥을 얻어내는 행운을 잡았으나 김도훈이 이를 실축,2골차 승리에 만족해야 했다. 성남도 종료직전 박강조가 얻어낸 페널티 킥을 신태용이 찼으나 서동명의 손에 걸렸다. 박해옥기자 hop@. *박성배는 누구-준결승까지 2골…팀 결승行 견인. “뜻하지 않은 큰 상을 받게 돼 어리둥절합니다” ‘흑상어’ 박성배(25)는 MVP에 오른 소감을 밝히면서 쑥스러운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박성배는 결승전에서 골을 넣지는 못했지만 성남 문전을 헤집으며골찬스를 열어주는 등 팀 기여도를 인정받아 수상의 영예를 안았다. 또 준결승까지 3게임을 치르는 동안 2골을 기록,팀이 결승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공헌을 했다. 숭실대를 거쳐 98년 입단해 공격형 미드필더 자리를 굳힌 박성배는올시즌 삼성디지털 K-리그에서도 23게임 출장에 8골을 올리는 등 득점왕 김도훈(12골)에 버금가는 골잡이이자 2선 공격수로 각광받았다. 181㎝·75㎏의 당당한 체격에 100m를 12초5에 주파한다. 박해옥기자
  • 프랑스만화가 몰려온다

    ‘잉칼’을 내놓은 교보문고는 아예 ‘그래픽 노블’ 시리즈를 내기로 했다.이세욱씨가 번역한 프랑수아 부크의 ‘제롬 무슈로의 모험’를 이미 내놓았고 ‘마술사의 아내’,프랑수아 스퀴텐의 ‘기울어진아이’,데이브 맥킨의 ‘흑난(베트맨의 후속 시리즈)’ 등이 연이어나올 참이다. 우연인지는 몰라도 B&B출판사 또한 색다른 분위기의 프랑스 성인만화 2편을 내놓았다.이슬레르와 발락의 ‘쌍브르’와 원작소설에다 기발한 상상력을 덧입힌 ‘피터팬’을 현지에서 만화이론을 전공하고 있는 이재형씨가 우리말로 옮겼다. [제롬 무슈로의 모험] 고삐풀린 상상력이 한껏 풀어헤쳐진다.호피무늬 정장에 만년필을 코에 꽂고 다니는 보험 외판원 제롬.평범한 가장이지만 정글과도 같은 세상에서 가정을 지켜내려는 그를 보고 아내는 ‘벵골 호랑이’라고 치켜세운다. 제롬에겐 ‘뜻밖의 일’이 괴물이다.그 괴물은 벽을 뚫고 출몰하는상어로,이 세상 온갖 아름다운 빛깔을 삼켜버리는 체크무늬 먹구름으로 나타난다. [쌍브르] 혁명 기운이 감도는 19세기초 지방귀족 쌍브르와 붉은 눈의 매혹적인 소녀 쥴리(아마도 만화 사상 가장 낭만적인 여주인공 캐릭터)의 사랑을 통해 사랑,저주,살인,광기,열정,그리고 혁명 등을 파노라마로 펼쳐보인다.색채미가 뛰어나고 충격적인 소재들을 담아 시선을 끈다.정사장면을 리얼하게 묘사한 점도. [피터팬] 바로크 화풍을 만화에 도입한 개성파,레지스 르와젤의 작품으로 주인공 피터팬을 어린 시절 읽었던 동화속의 인물로 그리지 않는다는 점이 이채롭다.런던 빈민가에서 술주정뱅이 어머니와 살고 있는 가난한 이야기꾼 피터가 팅커벨의 도움으로 모험에 뛰어든다.프랑스에서만 50만부 이상 팔렸고 세계 최고권위의 국제 앙굴렘 만화제에서 최고 작품상을 수상했다. 임병선기자
  • 시드니 올림픽 폐막식 이모저모

    “아듀 시드니” 17일동안 각국 선수들이 뿜어내는 뜨거운 열기로 가득했던 시드니올림픽이 1일 스타디움 오스트레일리아를 찾은 11만7,000여 관중과 TV를 통해 지켜본 지구촌 사람들에게 화려하고 다채로운 폐막식으로 작별을 알렸다. 땅거미가 완전히 진 저녁 7시15분(한국시간 5시15분).경기장내 초대형 전광판에는 이번 대회의 명승부와 20세기 올림픽 하이라이트 장면이 떠 올랐다. 올림피언들의 정상을 향한 집념과 의지,환희와 좌절 등이 어우러져당시의 감격에 젖어들게 했다. ●남북한 선수단은 개막식에 이어 폐막식에서도 하나된 민족임을 전세계에 과시했다. 선수와 임원 150여명은 폐회식 행사의 전통에 따라 전선수들이 함께섞여 입장하게 되는 바람에 손에 손을 잡을 기회가 적었지만 폐막식쇼 도중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눈웃음을 짓고 대화를 나누는 등 다정한 모습을 보였다. 통일을 상징하는 한반도 깃발은 한국선수단 기수인 여자농구대표 정은순이 들었다.정은순은 북한 선수와 임원들 옆에서 밝은 표정으로경기장 트랙을 행진했으며 남북한선수와 임원들이 무리지어 그 뒤를따랐다.스타디움의 통로 4곳을 통해 입장한 남북한 선수들은 특히 트랙을 걸으면서 손에 든 작은 한반도기를 12만 관중석을 향해 흔들었다. 한국 선수들은 운동복을,북한 선수단은 짙은 푸른색의 정장을 입고입장했다. ●폐막식에서는 각국 선수들이 떼지어 입장하면서 자원봉사자 등 진행요원들과 손뼉을 마주치는 정겨운 장면이 잇따라 연출됐다. 네덜란드 선수들은 특히 입장 때 호주 국민들의 응원 구호인 ‘오시(aussie),오시,오시,오이(oi),오이,오이’를 외치며 흥을 돋궈 가장큰 박수를 받았다. ●폐막식은 호주 연예스타들의 한마당이었다.후안 안토니오 사마란치국제올림픽위원회(IOC) 위원장의 폐회식 연설이 끝나자 호주 출신인이넥시스와 미드나이트 오일,카일리 미노그 등 대중음악 스타들이 경기장을 거대한 콘서트장으로 바꿔놓았다. 호주 출신 가수들의 공연이 열기를 더하자 관중들 뿐만이 아니라 그라운드 위의 각국 선수들까지 함께 춤을 추며 열광했다.이후 호주가낳은 세계적 프로골퍼 그레그 노먼이 상어모양의 대형 조형물을 타고 경기장에 입장했고 영화배우 폴 호건이 모자 모양의 탈 것에 올라관중들의 박수를 유도했다. ●17일 동안 올림픽의 기쁨을 만끽한 호주인들은 ‘빛의 강’이라고명명한 대형 불꽃놀이를 위해 시내로 몰려드는 등 축제의 마지막을한마음이 돼 즐기는 모습.불꽃놀이는 13.6㎞ 길이의 도화선이 올림픽파크에서 홈부시베이를 가로 질러 시드니 하버브리지로 연결돼 장관을 연출했다. ●사마란치 IOC위원장은 폐막식 연설에서 “시드니올림픽의 승자는시드니”라며 “이보다 더 좋을 수 없는 최고의 올림픽”이라고 격찬을 아끼지 않았다.한편 이날 폐막식은 시드니를 가로지르는 거대한스크린을 통해 지구촌 37억 시청자들에게 생방으로 방영됐다. ●폐막식은 시드니 하늘에 휘날렸던 대형 올림픽기가 내려지고 성화의 불꽃이 시들면서 서서히 차분한 분위기로 가라앉았고 각국 선수들은 2004년 아테네에서 다시 만날 것을 기약하며 석별의 아쉬움을 달랬다. 시드니 특별취재단
  • 中 WTO 연내 가입 무산될듯

    [제네바 연합] 중국의 세계무역기구(WTO) 가입 작업반 회의가 28일아무런 성과없이 종료됨으로써 사실상 연내 가입이 무산된 가운데 미국은 정치적 타결을 통한 돌파구 마련을 위해 고위급 양자 회담을 중국에 제의했다. WTO는 지난 13일부터 재개된 중국의 가입협상이 별다른 진전없이 끝남에 따라 10월말이나 11월초 가입 작업반 회의를 다시 개최키로 했으나 극적인 타협점이 모색되지 않는 한 중국의 연내 가입은 사실상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이런 가운데 샬린 바셰프스키 미무역대표는 교착상태에 빠진 중국의WTO 가입협상을 타개하기 위해서는 정치적 절충이 필요하다고 판단,주룽지(朱鎔基) 중국총리와의 회담을 요청했다고 영국 파이낸셜 타임스가 보도했다.14년에 걸친 중국의 WTO 가입협상은 미국 상원의 항구적 정상무역관계(PNTR) 법안 통과를 계기로 연내에 완결될 수 있을것으로 관측됐으나 실질 현안에 관한 입장차이가 너무 크고 협상대표간의 불신도 쌓여 WTO 차원에서는 교착국면을 타결하는것이 쉽지 않을 것이라고 관계자들은 전망했다.
  • Queen 10월호 소개

    하이 클래스를 위한 최고급 리빙 문화 정보지 ‘THE QUEEN’ 10월호가 22일 발행됐다. 이번호에는 생활 공간에 깊은 멋을 선사하는 유럽풍 앤틱 즐기기, 갖고 싶은 뉴 디자인의 가을 쿠션, 발밑이 포근해지는 러그의 선택과 연출법 등 이 가을에 꼭 필요한 리빙 기사를 담았다. 인테리어 기사로는 멋스러운 네오 바로크풍의 이탈리아 하우스,‘데칼코마니아’를 이용한 클래식 데커레이션, 건축가 류춘수씨의분당 자택 등을 소개했다. 이와함께 보석과 패션, 명품 가방과 지갑, 더욱 다양해진 가죽 웨어,남성 명품 슈즈, 리치 감각의 액세서리 등 패션리더를 위한 앞선 정보들도 눈에 띈다. 뷰티 기사로는 런칭한 이래 가장 많이 팔린 명품브랜드의 베스트 셀러 아이템, 진귀한 철갑상어의 알로 만든 캐비어화장품의 효능, 시즌 메이크업 키워드, 보석에 어울리는 향수 등을자세하게 알아봤다. 이밖에 새빨간 유혹의 색을 벗겨낸 사과의 뽀얀 속살 이야기,로맨틱한 바에서 즐기는 가을밤의 칵테일 파티 등 다채로운 요리 기사와 크루즈로 떠나는 환상의 여행, 명문 CC로 알려진 오크밸리 탐방 등 생활의 풍요로움을 더해주는 레저 기사도 놓쳐서는 안될 읽을거리. 모든 독자에게 참존화장품 2종 세트와 해외 톱브랜드 럭셔리 워치카탈로그를 별책부록으로 무료 증정한다.임시 특가 8,500원.
  • 시드니 소식 D-5/ “일부종목 선수 90% 금지약물 사용”

    ■일부 올림픽 종목의 선수들 90% 가 금지약물을 사용하고 있다고 뉴욕타임스가 9일 백악관의 연구 보고서를 인용해 보도했다. 뉴욕타임스는 또 “일부 국가에서는 애국심과 명예를 의식해 이같은사실을 외면하고 있다”고 폭로했다. 이와 함께 국제올림픽위원회(IOC)의 감시 부재도 지적했다. 이에 대해 IOC측은 “우리가 약물과의 전쟁에서 이겼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그러나 향후 2년간 2,500만달러를 투입해 모든 종류의 약물 사용을 금지시킬 수 있는 기술과 감시체계를 완성하겠다”고 말했다. ■처음 정식종목으로 채택된 트라이애슬론 수영경기를 치르게 될 시드니항에 상어가 출몰한다는 소문이 떠돌자 주최측이 적극 진화에 나섰다. 경기진행의 총책임자인 데이비드 한센은 9일 “경기장 주변에 전류장치를 설치해 상어의 접근을 원천봉쇄했다”고 말했다. 시드니항에서 가장 최근 발생한 상어떼의 공격은 2년전에 있었고 마지막으로 상어에 의해 인명피해를 낸 것은 1963년 이었다. ■시드니로 향하던 유람선 승객중에 폐렴환자가 발생해 보건당국에비상이 걸렸다. 뉴사우스웨일즈 보건당국은 시드니로 입항하던 프린세스호 승객 가운데 폐렴증세를 보인 환자가 발생해 보호수용하는 등 조치를 내렸다고 발표했다. 시드니 보건당국은 이 유람선이 10일 시드니에 도착하는 즉시 역학조사를 실시할 예정이다. ■시드니에 도착한 선수 가운데 140명에 대한 무작위 도핑테스트를실시한 결과 전원 음성반응이 나와 IOC가 안도의 한숨을 쉬었다. IOC는 그러나 세계반도핑기구(WADA)가 4월부터 1,811명의 선수들에대해 실시한 검사결과 10명이 양성반응을 나타냈다고 덧붙였다. 이에 따라 헝가리육상 400m의 주디트 세케레스와 단거리선수 가보도보스의 선수자격을 2년간 박탈하기로 했고 체코 역도선수 지네크바큐라에게 대회참가 불허를 통보했다.
  • 독자의 소리/ 알뜰한 추석선물 아쉬워

    추석을 앞두고 유통업계 등에서는 ‘혼마’ 골프채 등 고가 수입상품과 양주,중국산 오룡차와 동정오룡차 세트,‘벨루가’ 캐비어(철갑상어알),홀 구스리버 푸와그라(거위간) 세트 등 이름조차도 생소한고가의 선물용품을 내놓고 치열한 판촉경쟁을 하고 있다. 올해 추석은 늦더위 속에 맞아 정육·갈비·과일 선물세트 등을 판매하기 어렵게 되자 부유층 대상으로 고가 수입품 판매에 힘을 쏟고 있는 것이다. 추석선물 50년사를 살펴보면 50년대는 계란 한줄,60년대는 라면 한상자,70년대는 화장품세트,80년대는 조미료세트,90년대는 수입양주등의 추세로 그래도 검소하고 정이 담긴 선물들이었다.그러나 올해는 예년과는 판이하게 소모성 고급선물이 판을 치고 있어 위화감 조성과 물가오름세 및 과소비를 부추기지나 않을까 우려하는 시각도 적지 않다.보다 검소하고 훈훈한 정이 담긴 선물이 아쉽다. 김동균[부산시 해운대구 좌동]
  • 마루야마·가토 대담집 ‘번역과 일본의 근대’

    일본의 메이지 시대는 번역이 홍수를 이룬 시대였다.불과 6∼7년 사이에 거의 모든 영역에 걸쳐 수만 권의 책이 번역돼 나왔다.몽테스키외의 ‘법의 정신’과 함께 근대법의 주요 고전으로 꼽히는 헨리 휘턴의 ‘만국공법’(Elements of International Law)’은 베스트셀러가 되기도 했다.이 책은 중국에서는 관청에나 비치돼 있는 정도였으며,한국에서는 아직 번역도 되지 않았다.일본인들이 ‘근대’에 얼마나 발빠르게 대응했는가를 짐작하게 하는 대목이다.번역은 근대화 과정의 일본 사회와 문화에 무엇보다 커다란 영향을 끼쳤다. ‘일본 학계의 천황’으로 불린 정치학자 마루야마 마사오와 문예비평가 가토 슈이치가 주고받은 문답을 엮은 ‘번역과 일본의 근대’(임성모 옮김,이산 펴냄)는 이러한 인식 아래 씌어진 ‘번역의 사상사’다. 메이지 시대 번역서들이 양산된 것은 가토의 표현대로 “졌다고 생각하면 바로 상대국에 유학생을 보낸다”는 일본인들의 극적인 사고방식에 힘입은 바 크다. 우리에게 잘 알려진 이토 히로부미나 이노우에 가오루 같은인물도존왕양이론(尊王攘夷論)을 주장하다 미국·영국·네덜란드·프랑스등 4개국 연합함대에 패배한 조슈 번(藩)이 영국에 파견한 유학생이었다.가토는 “일본이 패전을 겪고 하루 아침에 변하는 것은 실로 극적일 정도”라고 말한다.이것은 서양에 졌다고 스스로 깨달은 순간,존왕양이의 쇄국 이데올로기를 버리고 막부를 몰아낸 메이지 유신의정신과도 일맥 상통한다. 이 책은 번역은 재창조의 과정임을 보여준다.우리가 사용하는 번역어는 우리의 독자적인 번역과정을 거친 것이라기보다는 일본어와 외국어 사이의 일대일 대응관계를 그대로 빌려 온 것이 대부분이다.일본에서 소사이어티(society)의 번역어가 정착되기까지는 근대 일본의정신적 궤적 만큼이나 복잡한 과정을 거쳤다. 하지만 우리는 그 과정을 건너뛴 채 소사이어티=사회라는 하나의 공식 같은 결과만을 받아들인다.그런 만큼 ‘계약관계에 의해 성립된인간집단’이라는 고유한 의미를 제대로 알기 어렵다.단어대 단어가아니라 의미대 의미의 번역이 중요하다고 한 키케로의 말은 귀기울일만하다. 메이지 초기에는 서양문화를 받아들이기 위해서는 번역밖에없다는 번역주의가 팽배했다. 늘 그렇듯이 그때에도 오역이 적지 않았다.이 책에서는 사회진화론을 제창한 영국의 보수적인 사상가 허버트 스펜서의 ‘사회정학(Social Statics)’이 엉뚱하게 ‘사회평권론’으로 번역되면서 급진적인자유민권운동가들의 성전이 된 일화가 소개된다.번역의 오류를 경계하기 위해서다. 또한 번역주의보다 한층 과격한 주장인 모리 아리노리의 ‘영어국어화론’에 대해서도 언급한다.일본어의 뼈대인 야마토 말에는 추상어가 없기 때문에 야마토 말만으로는 서양문명을 일본 것으로 만들 수없다는 게 그 요지.‘영어공용화론’이 공공연하게 제기되고 있는 우리에게도 많은 것을 시사하는 대목이다.이 책은 번역은 단순한 어학의 문제가 아니라 다른 언어의 문화를 주체적으로 수용하는 과정임을새삼 일깨워준다. 김종면기자 jmkim@
  • 한강에 철갑상어 살았다니…

    ‘평범한 사람들에게 캐비어(철갑상어 알젓)’라는 세익스피어의 대사가 있다.맛을 모르는 사람에게는 최고급 음식도 소용이 없다는 뜻이다.그래서 흔히 ‘돼지목의 진주’라고 번역하곤 한다.서양 귀족문화를 상징하는 음식이 바로 카스피해 연안에서 주로 난다는 캐비어다.이런 물고기를 옛날 마포 뱃사공들이 먹을 수 있었을까. 오는 10월23일까지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열리는 ‘한민족의 젖줄,한강’기획전에 가면 해답을 얻을 수 있다.철갑상어는 과거 한강하구에살며 산란기가 되면 상류가 거슬러올라가 알을 낳았다는 사실을 어류학자 최기철이 소장하고 있다는 이 물고기의 박제를 통하여 확인할수 있기 때문이다.‘한강’전은 지난 9일 막을 열었다. 흔히 독일의 경제부흥을 ‘라인강의 기적’이라고 하듯,한국의 경제발전도 ‘한강의 기적’이라고 부른다.한강은 강의 이름이기도 하지만 한국을 상징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그런 때문인지 전시회를 둘러보다보면 내용은 한강주변의 역사에 한정되어 있음에도,그것이 곧 우리 역사의 축소판일 수 밖에 없음을자각하게 된다.한편으론 너무 가까이 있어 무관심했던 한강에 대한 무지를 깨우쳐주는 계기도 될 것 같다. 이번 전시회는 그 의미에 못지않게 볼거리도 풍성하다.야외전시장에는 마포새우젓으로 유명하던 마포나루의 객주가가 재현됐다.이제는찾아볼 수 없는 나룻배와 함께 주점·객방·창고가 실물크기로 관람객을 맞는다. 기획전시실은 ▲한민족과 함께 한 한강 ▲삶의 터전,한강 ▲문화와생태 환경의 심장부,한강이라는 3개의 주제로 구성됐다.전시장 중심의 13m 길이로 재현된 장사거룻배가 구경거리.40여년 동안 한선(韓船) 제작에만 매달려온 손낙기옹이 소금장사를 하던 동네분들과 옛날처럼 황포돛대로 내달리고픈 소원을 담았다고 한다.정선의 뗏꾼 신경우옹이 만든 뗏목도 한강하구에서 강원도 오지에 이르는 ‘교통로로서한강’의 역할을 보여준다. ‘삼국의 격전지,한강’에는 서울 구의동의 고구려화살촉과 이성산성의 신라 화살촉,미사동의 백제 청동거울 등을 나란히 전시하여 한강을 사이에 둔 삼국의 각축을 무언으로 웅변한다.‘교역의 장으로의한강’에서는 구한말 객주풍경 등을 담은 사진과 함께 창고에 물건을보관할 때 받은 영수증인 임치증(任置證)과 소작료로 보이는 곡식을실었다는 확인서인 선복기(船卜記), 물건을 배에 실어보냈다는 증명서인 선도록(船都錄) 등 체계화됐던 조선시대 상업활동의 기록들이눈길을 끈다.1994년 무너졌던 성수대교의 모형이 전시되어 있는 것은아마도 산업화 과정에서 잃어버렸던 것을 되찾아야하지 않겠느냐는뜻으로 읽혀졌다. 어른이건 어린이건 발걸음을 쉽게 떼지못하는 곳은 두개의 한강에 사는 물고기들이 헤엄치고 있는 두개의 대형어항앞.쉬리·몰개·참종개등이 지천으로 찾아지는 등 이 강이 다시 살아났을 때 제2의 한강의기적도 이루어진다는 메시지를 담고 싶었다는 것이 민속박물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서동철기자 dcsuh@
  • 中 장젠, 세계 최장거리 수영 신기록

    중국인이 사상 처음으로 한반도와 마주보고 있는 보하이(渤海) 해협을 헤엄쳐 횡단하는데 성공,세계 남자 최장거리 수영신기록을 세웠다. 그 주인공은 베이징(北京)체육대학 부연구원이며 베이징시 철인3종 경기협회 비서장인 수영선수 장젠(張健·36).베이징체육대학 체육과를 졸업한 그는신장 176㎝, 체중 90㎏, 양팔 길이 184㎝이며,29살의 부인 리샤오나(李小娜)도 허베이(河北)성 수영선수 출신이다. 8일 오전 8시 랴오닝(遼寧)성 다롄(大連)시 뤼순(旅順)항을 출발한 장젠은10일 오전 10시22분 산둥성(山東) 펑라이(蓬萊)해안에 도착하기까지 이틀밤동안 한숨도 자지 않고 한시도 물속을 떠나지 않은 채 거친 파도와 상어떼등과 싸우며,109㎞(직선거리)의 보하이(渤海)해협을 50시간22분만에 헤엄쳐건너는데 성공했다.거친 풍랑을 자주 만나 밀려나는 바람에 그가 실제 수영한 거리는 직선거리보다 14㎞ 이상 늘어난 123.58㎞이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전국 호우피해 상보

    집중 호우로 인한 피해가 전국적으로 발생한 가운데 비가 개기 시작한 경기 남부지역등에서는 수해 복구 작업이 시작됐다. 피해의 대부분은 시간당 20㎜가 넘는 호우로 인한 천재(天災)였지만 일부지역에서는 난개발과 사전대비 미흡으로 인한 인재(人災)로 지적되기도 했다. 23일 현재 중앙재해대책본부가 집계한 폭우 사상자는 사망 15명 실종 3명부상 24명으로 지난해 800㎜가 퍼부은 경기북부 지역의 사망 6명 실종 3명에 비해 인명 피해가 더 컸다. ◆피해복구 및 방역활동=경기도와 시군재해대책본부등은 23일 오후부터 공무원 3,000여명과 굴착기등 중장비 1,200여대를 동원,유실된 둑과 도로 긴급복구에 나섰다.대한적십자사등으로 구성된 이재민 응급구호팀은 침구류등 1,000여 세트의 구호물품을 수재민에게 지급했으며 방역 및 의료지원단은 장티푸스 예방접종과 방역활동을 벌였다. ◆용인=23일 오전까지 전국 최고인 400㎜에 육박하는 집중호우가 쏟아졌다. 시간당 최고 93.5㎜의 강우량도 기록,산사태와 주택침수 등 피해가 속출했다. 22일 오후 7시쯤 용인시 남사면 원암리 신광철씨(45)집 뒷산이 무너지면서토사가 신씨집을 덮쳐 집안에 있던 권정애씨(45)가 숨졌다. 특히 무분별한 아파트 건축 등 난개발로 파헤쳐진 야산 인근 지역들의 피해가 컸다.수지읍과 기흥읍 곳곳에서는 공사현장에서 흘러나온 토사로 배수관로가 막혀 빗물이 역류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수지2지구 43번 국도변과 구성지구 청덕리 1·2리 일대,마북 1리 현대필그린아파트 일대의 피해가 특히 컸다.또 기흥읍 보라지구 보라2리와 구갈2지구,신갈오거리 등 신개발지역은 어김없이 침수피해를 입었다. 수지2지구 풍덕리 이장 배미혜씨(39·여)는 “건설업자들이 공원조성 공사를 하기 위해 깎아 놓은 아파트 뒷산 절개지에서 시뻘건 흙탕물이 흘러내리면서 배수구를 막았다”면서 “정부와 건설업자들이 아무 대책없이 산을 파헤쳐 주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 구성지구 청덕 1·2리는 마을 뒤편 전원주택 개발예정지에서 토사가 흘러내려 가옥이 침수돼 주민들이 대피했다.기흥읍 보라2리도 주변 아파트공사장에서 토사가밀려들어 하수도가 막혀 5∼6가구가 침수됐다. 이와 관련 환경운동연합 나규화 지회장(53)은 “난개발은 집중호우시 산사태와 급속한 수량증가에 따른 재해로 이어질 수 있다”면서 “산림훼손을 막지 못하면 용인지역의 비 피해는 갈 수록 늘어날 수 밖에 없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수원·평택·안성=수원시 권선구 관내 저지대 주택 900여 가구와 농경지 3,000여㏊가 침수됐다. 평택에선 22일 하오 10시 20분쯤 평택시 도인동 상리 다리위에서 베스타 승합차가 급류에 휩쓸리면서 떠내려가 타고 있던 선신덕씨(48·여·평택시 고덕면)와 선씨의 조카 선연경양(7)이 숨졌다. 안성에선 22일 오후 11시쯤 고삼면 가유리 신안골프장내 저수지 둑이 터지며 골프장 하류 양어장 2곳을 덮쳐 철갑상어 2만마리와 메기 1만5,000마리가 집단폐사하고 양어장 모터 등 각종 시설이 휩쓸려내려가 6억2,000여만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냈다. ◆안양천=안양천변 21개 주차장에는 호우경보가 내려져 있는데도 주차통제등 수해예방 조치가 전혀 이뤄지지 않았다.이 때문에 비가 쏟아져 안양천변이침수되면서 긴급 견인 작업이 이뤄졌지만 차량 160대가 침수되고 7대는 떠내려갔다. ◆전북·경북= 전북 완주군 이서면·화서면 일대 농경지 24.5㏊가 침수됐고주택 10여가구도 침수됐다. 또 전주시 동산동 조촌가압장이 침수돼 23일 오전 10시부터 전주시내 14개 동에 수돗물 공급이 중단됐다. 23일 오전 7시쯤엔 완주군 고산면 계곡 주변에서 야영중이이던 피서객 17명이 갑자기 불어난 물에 고립돼 119가 출동,구조작업을 벌였다. 23일 오후 7시 40분쯤 경북 성주군 수륜면 보월리 월촌마을에서 이조석씨(67)의 집이 사태로 매몰돼 이씨의 부인 임삼금씨(64)가 숨졌다. 전국 종합◆사망자 △함용길경사(48)△권정애(45·여)△오현순(51·여)△이태호(17·안성고 2년)△강태운(68)△김정선(59·여)△선신덕(48·여)△이병엽(82·여)△노영철(44)△선연경(7)△임삼금(64·여)◆실종자 △김인숙(33·여)△박평선(53)△김남지(42)
  • 재미언론인 文明子씨, 金正日국방위원장 단독 인터뷰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이 끝난지 보름쯤 지난 6월 30일 재미언론인 문명자씨가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과 정상회담 이후 세계 최초로 단독인터뷰를 가졌다.장장 6시간 동안 북한 원산초대소에서 진행된 인터뷰에서 김 위원장은 정상회담 당시 김대중 대통령 내외로부터 받은 느낌을 비롯해 남북공동선언에관한 평가,미일 관계 등 주요 현안에 대해 시종일관 거침없고 당당한 태도로입장을 피력했다. 이번 인터뷰는 정상회담 당시 TV에서 드러났던 김 위원장의 모습을 좀더 세밀하게 보여주고 있어 그의 품성과 지도자적 자질을 파악하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문씨는 인터뷰후 지난 7일 중국 베이징에서 신준영 대한매일 기자를 만나 회견기사와 관련사진을 본지에 보내왔다. [편집자 주] 2000년 6월30일 오전 9시50분 원산초대소.김정일 국방위원장은 현관 앞까지 나와 필자를 기다리고 있었다.역사적인 순간이었다.김 위원장과의 ‘세계최초 인터뷰’는 그렇게 시작되었다. 지난 몇 년간 필자는 계속해서 북측에 김 위원장과의 인터뷰를 요청했다.답변은항상 “때가 되면”이었다.지난 5월27일 필자는 남북정상회담 취재를위해 방북했다.외신중 정상회담 취재를 허가받은 기자는 필자뿐이었다.정상회담이 끝난 후 필자는 회담 이후 북의 표정을 취재하기 위해 계속 평양에머물고 있었다.이번에야말로 역사적인 인터뷰가 성사될 수도 있지 않을까 하는 기대도 적지 않았지만 확신할 수는 없었다.김정일 국방위원장 자신의 결심이 있어야만 가능한 문제였기 때문이다.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로부터인터뷰가 성사됐음을 통보받았을 때 필자는 ‘새로운 시대’의 시작을 직감할 수 있었다. 원산초대소는 풍광좋은 바닷가에 위치하고 있었다.전날인 6월29일 김정일국방위원장이 정주영 회장을 접견한 장소이기도 했다.김 위원장은 원산 인근의 해군기지 현지 지도차 원산에 머물고 있다고 했다.평양에서 원산비행장까지 30분,비행장에서 초대소까지 자동차로 20분이 걸렸다. 김 위원장은 특유의 점퍼옷 차림이었다.그는 활짝 웃으며 활달하게 손을 내밀었다.함께 면담실로 들어갔다.CNN이 나오고 있었는데 자리에 앉은후 김위원장은 텔레비전을 껐다.인터뷰에는 김용순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위원장이 배석했다. 김용순 위원장과 내 자리에는 ‘성천담배’와 재떨이가 놓여있었는데 김 국방위원장 앞에는 물컵만 놓여 있었다.김 국방위원장은 담배를 끊었다고 했다.그가 말했다. “이 성천담배는 지난 72년 북남회담때 김영주 조직부장이 박정희 대통령에게 선물로 보낸 담배입니다.박 대통령이 즐겨 피웠다고 들었습니다”■외신중 유일하게 역사적인 남북정상회담 취재를 허가해주시고 이처럼 단독인터뷰를 위해 시간을 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내가 외신기자들은 모두 사절해도 문 선생은 부르라고 했습니다.우리 민족으로서 화해와 통일을 위해 정력적인 기자활동을 하고 계신데 마땅히 초청해야 하지 않겠습니까?”■감사합니다.귀한 시간 내주셨는데 전 세계가 궁금해 하는 문제들에 대해한 가지씩 질문드리도록 하겠습니다.우선 6월 정상회담에 대해서입니다.말그대로 전 민족적 열광 속에서 진행되었는데 그 성과를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우리 민족의 힘으로 민족의 염원인 통일을 향해 첫 발을 내디뎠다는데 가장 큰 의의를 두고 싶습니다.이것은 우리 인민들의 간절한 염원이고,나 자신으로선 수령님의 유훈을 계승한다는 의의가 있습니다.우리 속담에 시작이 반이라고 하지 않았습니까.하루빨리 통일을 이룩할 수 있도록 노력할 때가 되었습니다”■지난 6월13일 김대중 대통령이 평양비행장에 도착했을 때 비행장까지 나가서 맞이하셨는데 이는 외교의전상 유례를 찾아볼 수 없는 파격적인 조치였습니다.어떻게 해서 그런 결심을 하셨습니까. “내 스스로 결심했습니다.그동안 통일후에도 미군이 계속 주둔해야 한다는발언이나 통일운동가 구속, 비전향 장기수를 돌려보내지 않는 일 등이 보도되어 사실 김 대통령에 대한 우리 인민들의 인상이 좋지 않았습니다.김 대통령께서 통일을 위해 어려운 결심을 해서 평양까지 오시는데 분위기가 그래서는 안되겠기에 예정에 없이 공항에 나갔습니다”■김 대통령에 대한 인상은? “이번 수뇌급 회담에서 합의된 5대 공동선언은 민족의 통일대헌장이라 할정도의 의의를 가집니다.한꺼번에 다 할 수는 없지만 시간이 걸리더라도 반드시 실천돼야 합니다.나는 김 대통령께서 이를 차근차근 실천해나가려는 의지와 성의를 가진 분이라고 믿습니다” 김 위원장은 “사람의 5대 복 중 하나가 처복이라는데 김 대통령은 처복이있는 분이다”라면서 이희호 여사에 대해 다음과 같이 말했다.“체구도 크지않은 분이 여성계 지도자로서, 또 남편의 석방을 위해 그처럼 강인하게 투쟁했다는 데에 깊은 인상을 받았습니다”■6월14일 만찬석상에서 김 위원장께서 이희호 여사를 김 대통령 옆으로 부르셨지요? “그 날은 한국측 초청만찬이었기 때문에 자리배치를 남측에서 했습니다.제가 가보니 남자 여자를 갈라서 앉혔는데 이희호 여사도 여자들과 함께 멀리앉아 있었습니다.그래서 내가 말했지요.‘이거 통일을 하자는 뜻입니까? 안하자는 뜻입니까.가족을 갈라 이산가족을 만들어놓아서야 되겠습니까?’”김 위원장은 다시 물었다. “김 대통령은 가톨릭 신자이신데 이희호 여사는 가톨릭입니까? 기독교 신자입니까?” 남편을 따라 개종을했는가라는 의미인 듯했다.나는 “이 여사는 기독교 신자”라고 답했다. ■그동안 역사를 보면 남북관계가 전향적으로 풀렸다가도 다시 대결구도로돌아간 일이 여러차례 있었습니다.현재도 일각에서는 그런 과거가 되풀이되지 않을까 우려하고 있습니다.김 위원장님께서는 6·15공동선언의 실현 전망을 어떻게 예측하십니까? “이번 5대 공동선언은 반드시 실천되어야 합니다.최근 비전향 장기수 송환시기가 당초 합의보다 늦어지는 등 다소 차질이 발생하고 있는데 앞으로는이런 일이 있어서는 안될 것입니다.우리는 5대 공동선언의 실천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남쪽에서는 김 위원장님의 서울방문에 대한 기대가 큰 것 같습니다.언제쯤으로 기대할 수 있겠습니까. “5대 공동선언의 실천 과정을 보면서 결정할 것입니다”■정상회담 직전에 중국을 방문하셨는데 중국식 개방에 대한 견해는? “경제성장에서 긍정적이었습니다.인민들을 잘 살게 해야 할 것입니다”■남북관계에 획기적인 진전이 있는 데 반해 조·미관계는 주춤한 느낌입니다.어떻게 전망하십니까? “미국에서 페리가 특사로 왔으니까 우리가 볼을 던질 차례가 되었습니다. 곧 고위급에서 대표를 파견할 것입니다”■현재까지 서방에서 대미특사로 거론해온 급보다 더 고위급 인사를 보내신다는 의미입니까? “그렇습니다”■김대중 대통령은 이번 남북정상회담 과정에서 “주한미군의 즉각적인 철수는 현실적으로 힘들다”는 점을 설명해서 김 국방위원장께서 완전한 동의는아니나 일부 납득했다고 말했는데 이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십니까. “그동안 미군더러 나가라고 했지만 그들이 당장 나가겠습니까.우선 미국스스로가 생각을 달리해야 합니다.그들은 분단에 책임이 있는 만큼 통일에도책임이 있습니다. 지난날 닉슨도 카터도 미군을 철수하겠다고 했는데,주한미군 문제는 우선 그들 스스로가 우리 민족의 통일을 적극적으로 돕는 방향에서 알아서 결정해야 합니다”■제10차 조·일 국교정상화 회담이 지난 5월로 예정됐다가 취소된 후 아직다음 회담 날짜가 발표되지 않았습니다.조·일관계는 어떻게 풀어나가실 예정입니까? “일본을 흔히‘가깝고도 먼 나라’라고 하는데 우리는 일본과 ‘가깝고도가까운 나라’가 될 준비가 되어 있습니다.이웃이 마치 지구 양극에 사는 것처럼 지내는 것보다 가까운 친구로 지내는 것이 좋지 않습니까. 우리는 일본과의 국교정상화를 원하지만 그것은 일본의 결정에 달려 있습니다. 일본인들은 우선 납치니 뭐니 하는 얘기를 치우고 과거청산 등 근본문제를 풀기 위해성의와 진실을 가지고 노력해야 합니다” 12시.식당으로 자리를 옮겼다.차림표에는 더운 음식에 ‘야자제비둥지상어날개탕’‘소고기 철판구이’‘감자만두 튀기’‘김치무우장’‘잣죽’,찬음식에 ‘게사니 향료 찜튀기’‘꽃게 살라드’‘록두묵’ 등이 적혀 있었다.‘야자제비둥지상어날개탕’은 반 자른 야자에 담긴 수프였는데 김대중 대통령 초청만찬 때도 대접했던 음식이라고 했다. ■94년 대홍수 이후 경제문제가 심각했는데 그 시기를 어떻게 보내셨습니까? “지난 5년간 어려운 시기 속에서 2,000만의 운명에 대해 참으로 고민 많이했습니다. 그때 우리에게 식량을 보내준 한국,미국,일본 등세계 여러 나라사람들의 인도주의에 깊이 감사합니다”■지도자로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덕목은 무엇입니까? “인민이 지지하지 않는 지도자는 있을 수 없다는 점입니다.수령님께서 말씀하셨듯이 인민들 위에 군림해서는 안됩니다.그들과 함께 일해야 합니다.인민과 지도자의 단결을 방해하는 것이 관료주의인데 우리는 그것이 없었기 때문에 어려움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그는 식사중에 전날 만난 정주영 회장의 건강을 걱정하기도 했다.그간 정회장이 해낸 역할을 높이 평가하면서 “이번에 현대가 많은 일을 할 수 있도록 금강산특구 등 원하는 것을 파격적으로 허용해 주었다”고 했다.남북경제협력의 미래를 확신하는 듯 “통일되면 우리나라는 잘 살게 될 것”이라고역설했다. 인터뷰 내내 ‘김대중 한국 대통령’‘한국’‘한국 국민’이란 용어를 일관되게 쓰는 것도 인상적이었다.단, 김영삼 전 대통령에 대한 부정적인 평가는 여전했다.김 위원장은 “‘김영삼씨만 빼고 전직 대통령들 누구든 초청하겠다’고 김 대통령께 말했다”고 밝혔다.마지막으로 한 가지 물었다. ■정상회담 후 남에서 ‘김정일 쇼크’‘김정일 신드롬’이 일어나고 있다는사실을 알고 계십니까. “그동안 왜곡보도가 많아 인상이 매우 나빴는데 본인이 화면에 나타나니까뿔 달린 인간이 아니라는 것을 알았나 봅니다” 오전 9시50분부터 오후 3시30분까지 장장 6시간 동안 진행된 인터뷰에서 기자의 눈으로 본 ‘지도자 김정일’은 강하면서도 소탈한 인물이었다.특히 그의 자세와 손짓은 지난 92년과 94년 필자가 두 차례에 걸쳐 인터뷰했던 고김일성 주석을 연상시켰다. 국내외적 현안에 대해 거침없이 답변하는 것은 물론,식사중에는 가톨릭과기독교,고혈압과 유황온천,피자와 녹두빈대떡 등등 다종다양한 화제를 이끌어 갔다. 원산비행장으로 달리는 차 안에서 필자는 생각했다.전 세계가 지금 ‘김정일 쇼크’에 빠져 있다.그런데 과연 누가 변한 것인가.그가 이번에 새로운모습으로 변화한 것일까.그는 원래 그런 모습이었는데 그에 대한 우리의 생각이 변함으로 인해 그가 다르게 보이는 것은 아닌가.분명한 것은 북의 지도자김정일을 제대로 읽기 위한 연구가 새롭게 시작돼야 한다는 점이다. *문명자는 누구. 문명자(文明子)씨는 올해 71세로 재미 원로언론인으로 미국 ‘US아시안 뉴스서비스’의 주필이며,아직도 미 백악관을 출입하고 있는 현역이다. 61년 조선일보 워싱턴 특파원을 시작으로 국내 여러 언론사의 워싱턴 특파원을 지낸 문씨는 73년 11월 당시 보도 금지사항인 ‘김대중 납치사건’을 보도한 직후 미국에 망명했다.90년 이후 10여차례 방북 취재했고 두 차례에 걸쳐 김일성 주석과 회견했다.그녀는 서방기자중 ‘최고의 북한 소식통’으로불릴 정도로 북한 지도층과 북한 사회에 이해가 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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