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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기짱 ‘스포츠 카이트’

    “야 저게 무슨 연이야.연이 자동차를 끌고 가네.” 이런 탄성은 매주 일요일 서울 잠실 유람선 선착장에 가면 들을 수 있다.이름도 생소한 신종 X스포츠 중 하나인 ‘스포츠 카이트’는 비닐 우산의 대나무 살을 종이에 붙여서 만든 방패연이나 가오리연과는 다르다.패러글라이딩 기체나 스포츠 고글 모양,또 각종 입체적 형상의 연 등 우리의 전통연이 아닌 서양에서 레저용으로 개발된 ‘스포츠 연’이다. 스포츠 연은 ‘스턴트 카이트’와 ‘포일 카이트’ 두 가지로 나뉜다.예전에 우리가 많이 날리던 가오리연 형태가 ‘스턴트 카이트’.양 손에 두가닥의 줄을 잡고 조종해 공중에서 묘기를 부리는 연이다.수직 상승에 이은 수직 하강,360도 회전은 보통.공중에 멈춰서 헬리콥터의 프로펠러처럼 회전하는 백스핀 묘기도 부린다.바람이 강한 날이면 시속 100㎞로 허공을 질주해 스포츠 카를 운전하는 재미를 느끼게 한다. ‘포일 카이트(일명 파워 카이트)’는 낙하산처럼 생긴 것으로 길이가 1.5m에서 최대 12m까지 달한다.바람을 맞는 힘이 강해 사람을 끌고 다닐 정도. 얼마전 조종을 잘못해 10만원짜리 스턴트 연을 박살내고 구경만 하던 박한영(52)씨는 동우회 회원 최인하(34)씨의 파워연 조종간을 넘겨 받았다.“야 손맛 죽인다.어,어,어-”하다가 연에게 10m나 끌려간다. 간신히 자리로 돌아온 박씨는 “방심하다간 큰일 나겠네.아직 파워연은 무리야.”라며 최씨에게 조종간을 넘긴다.재작년 어깨를 다친 박씨는 운동삼아 시작한 카이트 날리기의 재미에 푹 빠져있다. “정말 손맛이 끝내줘요.낚시에 비유하면 고래를 낚는 느낌이랄까요.”라며 “겨울에도 1시간만 카이트를 날리면 땀이 솟는다.”고 했다. 파워연을 넘겨받은 최씨는 갑자기 점프를 한다.높이뛰기 선수도 아닌 그가 족히 2m를 뛰어오르더니 리듬에 맞추어 연속적으로 뛴다.구경꾼들이 탄성을 지른다.우쭐해진 그는 이상하게 생긴 차 위에 올라 시민공원을 질주하기 시작한다.카이트가 사람을 당기는 힘을 이용해 버기(바퀴가 굵고 커서 모래사장이나 흙길을 달릴 수 있는 차량)를 타고 두 발로 방향을 조절한다. 카이트를 이용해 할 수 있는 스포츠는 다양하다.인라인 스케이트를 탈 수도 있고 여름에는 한강에서 ‘카이트 서핑’도 한다.1시간만 배우면 누구나 스턴트 카이트 정도는 조종할 수 있다.심만석(35)씨는 “보기에는 별것 아닌것 같지만 막상 카이트의 줄을 잡으면 허리와 다리에 힘이 들어간다.”며 “운동량이 만만치 않아 다이어트에 꽤 도움이 된다.”고 카이트 예찬론을 폈다.한국스포츠카이트협회(www.sport kite.or.kr) 연이 무슨 50만원이냐고요? 우리나라에서 유일하게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에서 카이트(연) 숍을 운영하고 있는 맹성수(37)씨. 그의 카이트 사랑은 남다르다.1998년 한강시민공원에서 카이트를 날리는 사람을 처음 보고 잠을 이룰 수 없었다.눈만 감으면 푸른 하늘을 이리저리 날아다니는 카이트 때문이었다. 인터넷을 아무리 뒤져도 우리나라에서는 카이트에 대한 자료를 찾을 수 없었다.그래서 미국과 유럽 등에서 자료를 수집하고 카이트 제작회사와 한국판권을 계약해 정식 수입을 했다. 1999년에 분당 킴스클럽에서 오프라인매장과 ‘카이트7’이라는 인터넷 쇼핑몰을 운영했다.사람들의 관심은 끌었지만 판매로 이어지지는 않았다.가격을 물어보고는 사람들은 놀랐다.“아저씨 무슨 연이 10만원이에요.우 와 이건 50만원이네.”라며 기존 ‘연’에 대한 인식이 바뀌지 않아 고전했다.지난해 1월에 경기도 광주시 오포읍 추자리로 보금자리를 옮기고 수입뿐 아니라 자체 제작을 시작했다. “아무래도 가격대를 낮추어야 사람들이 부담없이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요.”라면서 오늘도 카이트 연구에 몰두하고 있다.시제품 2호인 스턴트 카이트 ‘에어로’를 곧 선보일 예정. 지난해 5월에 열린 백상배 연날리기대회에서 지름 25m의 거대한 연을 날려 주위의 눈길을 끌었다.참가자 100여명의 도움으로 연을 하늘에 띄울 수 있었다고 한다. “모두들 눈이 휘둥그레졌어요.자기 집만한 연이 날아 오르는 것을 본 사람들에겐,아니 제 자신에게도 잊을 수 없는 경험이었습니다.” “아마 우리가 전 세계적으로 기술력은 최고 일거예요.자동차,상어,문어 등 어떤 모양과 형태로도 연을 만들 수 있어요.다만 아직 시장 형성이 되지 않아 못 만들지요.”라며 맹씨는 아쉬움을 토로했다. 누구든지 일요일 오후 잠실선착장으로 나오면 맹씨를 만나 카이트를 배울 수 있다.카이트7(www.kite7.com),(031)768-5770. 한준규기자 hihi@ ˝
  • 女골퍼 PGA투어 출전논란 재연

    지난해 5월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의 미프로골프(PGA) 투어 콜로니얼클래식 출전을 놓고 한차례 벌어진 여자선수의 남자대회 출전 논쟁이 올시즌 재연되고 있다. 올시즌 논쟁의 중심에는 한국계 ‘천재 소녀 골퍼’ 미셸 위(15)가 있다.지난달 하와이 호놀룰루의 와이알레이골프장에서 열린 소니오픈에 주최측 초청으로 출전해 1타차로 컷오프됐지만 세계 최정상급 남자골퍼들과 겨뤄도 손색이 없다는 강한 인상을 남기면서 논쟁의 불씨를 댕긴 것. 게다가 소니오픈에서의 선전을 발판으로 7개 남자대회로부터 초청을 받은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쟁의 강도가 세지고 있다. 논쟁의 범위나 주제도 지난해 소렌스탐의 도전 당시와는 다르다.당시에는 비제이 싱(피지)만이 “여자선수들의 남자대회 도전은 이해할 수 없는 일”이라고 부정적인 견해를 나타냈을 뿐 다른 대부분의 남자선수들은 논평 자체를 피했지만 이번에는 많은 스타들이 좋고 싫음을 분명히 밝히고 있다. 가장 적극적으로 부정적인 견해를 밝힌 선수는 호주의 ‘백상어’ 그레그 노먼. 세계 골프계에 영향력이 큰 노먼은 최근 “여자선수는 여자대회에 출전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여성선수들은 남자와 맞설 수 있다고 생각할지 모르지만 출전할 때마다 실패를 맛볼 것”이라고 말했다. ‘황제’ 타이거 우즈도 “미셸 위에게 어울리는 곳은 주니어 무대”라며 성인 남자대회 출전 자제를 권했다. 부정적인 의견을 보이는 측은 무엇보다 여자선수를 초청함으로써 남자선수들의 입지가 좁아진다는 사실을 든다. 지난해 싱이 소렌스탐을 비난한 이유도 마찬가지였다. 이에 대해 소니오픈 때 미셸 위와 연습라운드를 한 뒤 극찬을 한 어니 엘스(남아공)는 “대회 스폰서가 여자선수를 자꾸만 초청선수로 출전시키는 것은 문제가 있다.”며 “여성 선수가 예선을 통과해 남자대회에 출전한다면 별다른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을 없을 것”이라며 중재안을 내놓았다. 올해의 논쟁이 지난해와 달라진 점이 있다면 긍정적으로 보는 측도 있다는 사실.대표적인 선수가 한때 노먼과 함께 세계 골프계를 양분한 ‘스윙 기계’ 닉 팔도(영국)다. 팔도는 “문제는 여성들이 남자대회에서 경쟁력이 있는지이지만,경쟁력이 있다면 남자대회 출전에 아무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분명히 했다. 한편 미국 스포츠전문 케이블 ESPN(www.espn.com)이 실시중인 네티즌 설문조사에서는 67%가 앞으로도 미셸 위가 계속 PGA 투어대회에 출전해야 한다고 응답했고,출전하지 말아야 한다는 응답은 32.9%에 그쳤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시론] FTA 정면 돌파하자/신동헌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키위는 원산지가 중국이다.한국에는 ‘참다래’라는 이름으로 키위가 생산된다.참다래 육성농가의 농민대표는 정운천씨다. 요즘 뉴질랜드산 키위가 강세를 보이고 있지만 참다래도 이에 뒤지지 않는다.지난해 1500농가와 함께 올린 매출이 500억원이다.현재 참다래는 1㎏에 4500원에 팔리는데,수입산 키위에 비해 두배쯤 비싸다.하지만 참다래는 수입 키위를 무서워하지 않는다.수확후 관리 등 고품격 농업이 이를 보완해 주고 있기 때문이다. 정씨는 정면돌파형이다.이 때문에 한·칠레 자유무역협정(FTA)도 빨리 처리되기를 바란다.그는 “키위 수출 세계 3위인 칠레와 자유무역을 하게 되면 참다래도 힘들 수밖에 없죠.하지만 비켜갈 생각은 없습니다.위기는 기포회입니다.”라고 말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회는 한·칠레 FTA를 놓고 찬반 대립의 연속이다.대다수 여론이 국회 비준을 촉구하고 있다. 칠레는 지난 1월 상원까지 비준안이 통과됐다.이제 우리 국회도 ‘특단의 대책’ 등의 상투어는 접어두고 어떻게 칠레 농업을 극복할 것인가를 연구해야 한다.칠레를 이기지 못하면 우리 농업의 미래도 없다.칠레의 지난해 농산물 수출은 세계 24위로 세계교역량의 0.78%를 차지했다.대부분 포도,사과,배 등이다. 엊그제 백화점을 둘러보았다.칠레산 수입 포도가 1㎏에 8500원으로 3∼5월 출하되는 우리의 시설포도 8000∼1만 2000원과 가격이 엇비슷하다.문제는 품질이다.세계 1위 칠레 포도의 품질에 약점이 보였다.줄기가 부실해 들어올리면 포도알이 떨어질 듯하고 푸석해 보였다.적도를 통과하는 45일간의 장기항해가 칠레 포도를 지치게 한 게 아닌가 생각했다. 도관세 46.5%가 무관세가 되더라도 품질경쟁이라면 한번 해볼 만하다는 생각이 들었다.일본은 칠레산 포도를 이겨내고 있다.포도관세가 7.6%이지만 수입이 7000t(우리는 6000t)에 머물고 있다.‘500g 포도’를 개발해 고품질로 승부를 걸었기 때문이다. 칠레보다 더 경계를 늦쳐서는 안 될 곳이 중국 등 주변국가다.우리는 한·중 마늘파동을 겪었다.아무리 막으려 해도 안 된다는 것도 배웠다.벅찬 상대는 무수히 많다.칠레는 우리 수출농업의 스파링 상대라는 생각을 갖고 농업발전의 새 전기를 마련해야 한다.정부가 농가부채를 모두 해결해 주어도 농촌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니다.더 중요한 것은 개방시대에 꼭 살아남겠다는 자신감과 정직한 농심,그리고 성실한 실천뿐이다. 월드컵 4강을 이룬 것은 반드시 이겨야 한다는 투혼과 체력,그리고 전략이 있었기 때문이다.농업도 3박자가 맞아야 한다. 정운천씨는 어떻게 하든지 이 기회에 고품질 생산기반을 확실히 다져 놓을 생각을 하고 있다.대형 수입상에 맞서 싸울 수 있는 브랜드 육성과 생산자 조직강화에 심혈을 쏟고 있다.브랜드 ‘맛젤’은 그래서 태어났다.델몬트나 돌,선키스트와 한번 붙어 보겠다는 마음을 갖고 있다. 언젠가 언론에서 상어에게 왼팔을 잃은 13세 소녀를 소개했다.해밀턴이라는 이 미국인 소녀는 학생서핑대회에서 5등을 했다. 주위의 도움을 거절하고 밀려오는 파도를 한손으로 헤쳐나갔다고 한다.올해 우리 농업은 정말 힘겨울 것 같다.쌀 재협상과 도하개발어젠다(DDA) 농업협상이 기다리고 있다.감당할 수밖에 없는 파고들이다.시련을 정면 돌파하려는 농민들에게 격려의 한마디가 필요한 때다. 신동헌 전국농민단체협의회 사무총장˝
  • 싱, 골프역사 바꾼다/오늘 11개대회 연속 톱10 노먼의 대기록 도전

    지난해 미프로골프(PGA) 투어에서 ‘황제’ 타이거 우즈의 상금왕 5연패를 저지하며 생애 첫 상금왕에 등극한 ‘흑진주’ 비제이 싱(피지)이 우즈를 넘어설 또 하나의 대기록 달성을 눈 앞에 두고 있다. 바로 PGA투어 최다연속 ‘톱10’ 신기록으로,지난 시즌 막판 8개 대회 연속 ‘톱10’을 달성한 싱은 올시즌 초반 하와이에서 치러진 ‘알로하시즌’의 2개 대회에서도 거푸 ‘톱10’에 들어 10개 대회 연속 ‘톱10’을 질주중이다. 지난 1993년 막판부터 94년 초반까지 ‘백상어’ 그레그 노먼(호주)이 작성한 뒤 아직까지 깨지지 않고 있는 11개 대회 연속 ‘톱10’에 1개차로 다가선 대기록. 앞으로 싱은 2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톱10’에 들면 골프사에 빛날 새로운 기록을 달성하게 되는 것이다.우즈가 지닌 115개 대회 연속 컷 통과 못지 않은 대기록으로 받아들여지고 있으며,PGA 관계자들도 숨을 죽인 채 싱의 활약을 지켜보고 있다. 신기록 달성 전망은 매우 밝은 편이다.싱은 우선 29일 개막한 애리조나주 스콧츠데일의 스콧츠데일TPC(파71·7059야드)에서 개막한 FBR오픈에서 노먼과 타이 기록을 만든 뒤 다음 대회에서 신기록을 세우겠다는 각오. FBR오픈은 지난해 싱이 존 휴스턴을 3타차로 꺾고 우승한 대회로 지난주 밥호프크라이슬러클래식을 쉬며 컨디션을 조절해온 싱은 ‘톱10’보다 2연패를 공언할 만큼 자신감에 넘쳐 있다. 문제는 그 다음 대회인 AT&T페블비치내셔널프로암대회.캘리포니아주 페블비치 링크스코스에서 열리는 이 대회에서 싱은 지난해 공동 28위에 그쳤다.확실한 자신감을 갖기엔 부족한 성적이다. 그러나 지난 2000년과 2001년 연속 준우승을 차지한 적도 있어 기대감이 더 높다. 싱 또한 “내가 원하는 것은 이제 넘버원이다.내 머리 속에는 아무도 이루지 못한 대기록을 작성하고야 말겠다는 생각으로 꽉 차 있다.”며 강한 의욕을 보이고 있다. 과연 우즈의 가장 강력한 라이벌로 떠오른 싱이 우즈를 넘어설 또 하나의 대기록을 작성할지 주목된다. 곽영완기자 kwyoung@
  • 산자와 죽은자의 만남 祭 禮

    국립문화재연구소 지음 전통 유교사회에서 가족은 조상까지 포괄하는 개념이다.집안 대소사가 있으면 후손들은 먼저 사당에 모신 조상에게 고했다.조상은 후손과 함께 살아갈 뿐 아니라 그들의 삶에 큰 영향을 미치는 존재로 여겨졌다.조상의 혼을 위로하는 제례의식도 그래서 생겨났다.제례를 통해 산 자와 죽은 자는 하나가 됐고,조상을 매개로 가족과 문중은 결속을 다졌다.그러나 가족의 해체가 심각한 사회문제로 떠오른 오늘날 전통 제례는 그 의미가 바랜 채 얼마간은 ‘부담스러운’ 의무로 변질됐다. 국립문화재연구소가 전통문화의 보존과 전승을 위해 추진해온 ‘전통 기ㆍ예능 조사연구 프로젝트’의 하나로 선보인 ‘종가의 제례와 음식’(전3권,김영사 펴냄)은 한국의 전통 봉제사(奉祭祀) 풍습을 통해 사라져가는 우리 문화의 참모습을 일깨워준다.조선시대 가문 중에서 그 조상이 공자를 모신 문묘에 배향되거나 제왕가의 사당인 종묘에 공신으로 오른 종가를 대상으로 삼았다.책에는 불천위(不遷位) 제사를 지내는 전국 30여개 종가 가운데 다섯곳이 소개된다.의성김씨 학봉 김성일 종가(1권),서흥김씨 한훤당 김굉필 종가,반남박씨 서계 박세당 종가(2권),월성손씨 양민공 손소 종가ㆍ청주한씨 서평부원군 한준겸 종가(3권)가 그것이다.불천위란 나라에 큰 공을 세운 사람에 대해 신주를 묻지 않고 사당에 영구히 모신 채 제사를 지내도록 한 신위를 일컫는 말.신주를 매안(埋安)하지 않고 계속 봉사한다고 해 부조묘(不廟)라고도 불린다. 요즘은 일반 가정에서 사당이 사라져버려 사당 참배 제사나 속절(俗節) 제사는 좀처럼 찾아보기 힘들다.설날과 추석차례 정도만 민족의 가장 큰 명절 차례로 남아 있다.그렇지만 유교문화의 마지막 보루인 종가,그 중에서도 몇몇 명문 종가에서는 나름의 엄격한 제사 풍습을 지켜오고 있다.‘제사는 가가례(家家禮)’라는 말이 있듯이 제례 풍습은 각양각색이다.집집마다 제물의 내용이나 진설 방법이 다르다. 임진왜란 때 경상우도 병마절도사를 지낸 학봉 김성일은 서애 유성룡,한강 정구와 함께 퇴계 문하의 세 인물로 꼽히는 성리학자다.안동의 학봉 종가는 북어·고등어·방어·상어·조기·쇠고기·닭 등을 전혀 조리하지 않은 날것으로 올린다.‘예기’의 법도에 따른 것이다.세배도 신년 세배보다 섣달 그믐날 밤에 하는 묵은세배,즉 묵세배를 진짜 세배로 친다. 조선 전기의 성리학자 한훤당 김굉필 종가는 이와 또 다르다.성균관 대성전에 조선시대 인물로서 첫 자리에 배향된 ‘유학의 조종(祖宗)’이 바로 한훤당이다.대구 달성군에 있는 한훤당 종가에서는 모든 음식을 익혀서 쓴다.이곳에서는 10여년 전만 해도 붕어구이를 올렸다.‘신증동국여지승람’에도 나오는 토산물인 붕어를 이용한 붕어구이는 제사음식으로 오랜 역사를 갖고 있지만 지금은 사라져버린 제물이 됐다. 한훤당 종가에서는 제사 절차를 문서로 적은 홀기(笏記)없이 제례를 올리는 점이 눈에 띈다.전문가들은 이런 제례 방식은 규범보다는 관행을 앞세우는 가야문화권의 영향이라고 말한다.명문 종가에서는 보통 ‘주자가례’를 비롯한 예서들을 토대로 홀기를 만들고,창홀을 하면서 의례를 진행한다. 목민관의 모범을 보여준 조선초 문신 양민공 손소 종가의 제사풍습은 어떨까.경주 양동마을 손소 종가의 제사음식은 경주라는 문화적·지역적 배경과 밀접한 관련이 있다.다른 지역과 달리 대나무꼬치를 많이 사용해 음식을 만드는데,이는 경주가 대나무 산지인 것과 무관하지 않다.같은 경상북도이면서도 안동지역은 고등어를 제사음식으로 사용하는 데 반해 경주 지역에서는 고등어를 제상에 올리지 않는다.경주지역은 해산물이 풍부하기 때문에 흔한 생선에 대해선 배타적이라는 것이다.갈치·삼치·꽁치·멸치 등 ‘치’자가 붙은 생선에 대한 금기는 손소 종가 내지 양동마을의 독특한 풍습이다. 종가의 전통은 종손과 종부를 중심으로 이어지고 있다.그러나 대부분의 종부들은 70∼80대 고령에 접어들어 전통 제례와 음식의 맥이 끊어져가고 있는 실정이다.2년간에 걸친 문헌연구와 현장조사 끝에 내놓은 이 시리즈는 우리의 소중한 전통 제례의식을 뒤늦게나마 복원해냈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270여 점의 원색도판이 ‘종가문화’의 현장을 생생하게 전해준다.각권 1만900원. 김종면기자 jmkim@
  • 주말매거진 We/우탄이 안아볼까 비단뱀 만져볼까-고양 테마동물원 ‘쥬쥬’

    올해는 갑신년 원숭이 해.민첩하고 재치 있는 원숭이의 코믹한 재롱을 보며 새해를 시작해보자.원숭이를 안고 환하게 웃는 아이의 모습은 보기만 해도 유쾌하다. 경기도 고양시 관산동에 자리잡은 테마동물원 ‘쥬쥬’는 어린이들이 책에서 보았던 동물들을 직접 만져보고 함께 놀 수 있는 동물원.원숭이에게 먹이를 주거나 토끼를 안아 보고,염소를 따라다니며 뛰어 다닐 수 있다. 10살배기 오랑우탄 ‘우탄이’와 악수를 하고 아이스크림을 나누어 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미의 열대우림을 연상시키는 파충류관에선 5m가 넘는 미얀마 비단구렁이를 직접 만져볼 수 있다.마치 아마존 밀림에 들어온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키게 된다. ‘쥬쥬’는 이밖에도 철갑상어를 비롯한 국내외 각종 민물고기를 볼 수 있는 민물고기관,구관조가 재롱을 부리는 조류관,1000여 평의 숲속에 타조,토끼,염소마을을 꾸민 자연학습장 등을 갖췄다.자연학습장에선 아이들이 직접 동물을 만지고 함께 뛰어놀 수 있다. 당근,고구마,바나나,파인애플 등 동물 먹이를 준비해가면 아이들과함께 직접 동물들에게 먹이를 주는 기쁨도 누릴 수 있다. 개장시간은 오전 10시부터 오후6시이며 연중무휴.입장료는 대인 7500원,중고생 6000원,초등학생 5000원.홈페이지(www.themezoozoo.com)에서 할인권을 다운받아 가져가면 4인까지 10%를,국민카드로 결제하면 4인까지 15% 할인받을 수 있다.주차장 무료.(031)962-4500. 한준규기자 hihi@
  • 책꽃이

    ●淸算別曲(이만영 지음,한일문화교류센터 펴냄) 18세기까지만 해도 영국에서는 유권자들에게 “어느 후보를 찍을 것인가.”라고 물으면 ‘돈을 가장 많이 주는 사람(Mr.Most)’을 찍겠다는 말이 유행했다고 한다.그러나 영국은 이같은 부끄러운 역사를 청산하고 오늘날 가장 돈 안드는 선거를 실시하고 있는 정치선진국으로 자부하고 있다.청와대 정무비서관을 지낸 저자는 부패청산을 위한 제도적 방안을 폭넓게 제시한다.8000원. ●속설과 진실(김용일 지음,교육비평 펴냄) 교육에 대한 공적 책임을 강조한 칼럼집.저자(한국해양대 교수)는 지금은 줄 세우고 갈라치는 교육이 아니라 더불어 함께 하는 교육을 추구할 때라고 말한다.노골적으로 ‘비평준화 명문고’ 타령을 하는 서울대 총장의 행보에 대해 ‘교육의 실물’에 기초하지 않은 ‘속설’이라고 신랄하게 비판한다.1만원. ●열목어 눈에는 열이 없다(권오길 지음,지성사 펴냄) 서양 사람들은 메기가 고양이를 닮았다고 해서 캣피시(catfish)라 부른다.비린내가 나고 비늘 없는 고기를 먹지 않는 그들이지만 그래도 비림이 거의 없는 메기는 먹는다.미국인들이 가장 좋아하는 것은 새우와 바다가재이며 그 다음이 메기라고 한다.민물에 사는 담수어에 얽힌 기발하고 유쾌한 이야기들이 실렸다.러시아에서 시집온 철갑상어,체내수정을 하는 물고기 상어,국위를 떨치는 드렁허리와 가물치 등이 그 주인공이다.1만2000원. ●명문 종가 이야기(이연자 지음,컬처라인 펴냄) ‘주자가례’에서는 하나의 성이 시작되는 시조로부터 대대로 맏아들로 이어져 오는 집을 대종가라 했다.그로부터 자손이 번창하고 뚜렷한 업적을 이룬 중시조를 중심으로 새로운 종가가 형성되는 것을 파종(派宗) 또는 소종(小宗)이라 한다.퇴계 이황 종가,의성 김씨 학봉 김성일 종가,하회마을의 서애 류성룡 종가,율곡 이이 종가 등은 모두 이 파종가에 속한다.사라져가는 종가의 생활문화를 생생히 소개.1만8000원. ●최후의 연금술사(이안 맥킬만 지음,김흥숙 옮김,서해문집 펴냄) 혁명을 꿈꾼 프리메이슨이며 이성의 시대를 뒤흔든 이탈리아의 마법사 칼리오스트로 백작에 관한 이야기.영국 시인 윌리엄 블레이크는 급진적 예언시 ‘프랑스 혁명’에서 그를 반체제적인 저항인물로 묘사했고,모차르트는 오페라 ‘마술피리’에서 ‘자라스트로’라는 이름으로 그를 등장시켰다.칼리오스트로의 삶의 궤적을 통해 18세기 유럽의 감춰진 역사를 복원한다.1만3900원. ●리더의 아침을 여는 책(김정빈 지음,동쪽나라 펴냄) ‘강철왕’ 앤드루 카네기의 묘비에는 이렇게 적혀 있다.“자기보다 현명한 인물들을 주변에 불러 모을 줄 알았던 사람,여기 잠들다.” 또 처칠은 옥스퍼드 대학에서 세 마디로 된 유명한 연설을 남겼다.“포기하지 마라,포기하지 마라,절대로 포기하지 마라.” 이 책은 이처럼 최고의 리더들이 어떻게 비전을 제시하고 결단하며 한 시대를 이끌었는가를 보여준다.1만8000원.
  • [이경기의 스크린 1인치]영화속 ‘서로 광고’… 형님좋고 아우좋고

    영화는 보고 즐기는 것이라고요? 너무 단순하게 영화를 감상하셨군요! 한 편의 영화속에는 그야말로 기기묘묘한 장면들이 펼쳐지고 있습니다.당연히 감독에 의한 고도로 연출된 장면들이죠.그런 장면속에 감추어진 의도나 메시지를 풀어보는 것도 색다른 영화 여행이 되실 겁니다. 알렉 기네스,‘인디아나 존스’ 나이트클럽 간판에 전격 등장? ‘감독도 웃깁니다!’ 옥동자가 재치 있는 말솜씨로 시청자를 웃기는데 반해 감독은 화면을 통해 웃음의 메시지를 날리고 있다. 스티븐 스필버그,조지 루카스는 SF 영화 장르의 대가뿐만 아니라 할리우드에서 첫번째로 꼽히는 영상 재담가.스필버그의 80년대 최고 히트작중의 하나인 인디아나 존스(Indiana Jones and the Temple of Doom).오프닝 장면은 1935년 상하이의 한 나이트클럽에서 악인 라오 일당과 인디아나 존스가 다이아몬드를 놓고 벌이는 난투극을 다루고 있다. 클럽 안에서 다이아몬드를 놓고 총격전 등 한바탕 소란을 벌인 끝에 댄서 윌리와 클럽을 가까스로 빠져 나와 공항으로 줄행랑을 치는 장면.이때 인디 박사가 악당들의 손아귀에서 벗어나는 유흥점 이름은 ‘클럽 오비 완(Club Obe Wan)’.(사진1) 조지 루카스의 ‘스타 워즈’에서 알렉 기네스가 맡았던 배역 이름이다.스필버그는 루카스가 배급과 공동 제작을 맡은 이 작품속에서 루카스의 출세작에 대한 은근한 홍보 작전을 시도했던 것이다. ‘포레스트 검프’의 로버트 저매키스 감독은 스필버그가 배출한 수제자중의 한 명.‘백 투더 퓨쳐 2(Back to the Future Part II)’.1985년에 살고 있는 마티는 괴짜 브라운 박사의 권유로 2015년 미래 여행을 떠난다.타임 머신을 타고 도착한 미래 도시.신기한 듯 이곳저곳을 둘러 볼 때 흰색 대리석 건물이 보이고 ‘텍사코에 오신 것을 환영한다.’는 음성이 들려온다.이어 모노맥스 극장을 쳐다볼 때 극장 간판에서 날카로운 이빨을 드러내는 풍선으로 만든 상어가 마티를 공격하다 바람이 빠져 사라진다.이런 해프닝을 보여줄 때 극장 상영작 간판을 보면 막스 스필버그 감독의 ‘조스 19부’.(사진2) 75년 공개된 ’조스‘는 당시 약관 27세에도 불구하고스필버그의 원숙하고 천부적인 오락 재능을 유감없이 발휘해준 출세작.저매키스는 스승의 초기 히트작의 장수 인기를 기원하는 뜻에서 이같은 장치를 삽입시켰다는 후문.한 편의 영화속에서 전개되는 파노라마 같은 숨은 의도를 파헤쳐 보는 것.시네마 천국의 또다른 묘미가 아닐까? 영화칼럼니스트
  • 서울신문 신춘문예 동화 당선작/현영이가 만난 하느님

    정 회 옥 버스가 멈추고 사람들이 모두 내립니다.현영이는 자리에 그대로 앉아 있습니다.마지막으로 내리려던 운전기사님이 현영이를 봅니다. “넌 왜 내리지 않니?” “여기는 우리 집이 아니에요.” “하지만 여기는 종점이라 모두 내려서 다른 버스를 타야 한단다.” 현영이가 내린 곳은 한번도 와본 적이 없는 큰 호텔 앞이었습니다.반대편에는 바다가 보였습니다.학교가 끝난 뒤 버스를 탔지만 오늘은 너무 멀리 와 버렸습니다.현영이는 가만히 앉아 있으면 버스가 돌고 돌아 다시 집 앞까지 데려다 줄 거라고 생각했습니다.그러나 그것은 옳은 생각이 아닌 모양입니다.엄마가 걱정하실 겁니다.그 생각을 하니 서둘러 집을 찾아야겠습니다.그런데 어디서 어떻게 찾아야 할지 영 떠오르지 않습니다.호주머니에 손을 넣어 봅니다.친구들과 뽑기도 하고 게임을 하느라 200원밖에 남지 않았습니다. 바다가 내려다보이는 방파제 위에 섰습니다.바다는 온통 파랗습니다.그리고 멀리 하늘과 바다가 맞닿은 부분은 눈이 시려서 볼 수가 없습니다.한참 동안 멍하니 바라보고 있는데 누군가 부릅니다.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바다에 눈을 돌렸을 때입니다. “넌 누구니?” 현영이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습니다. “누구냐니까?” 거대한 몸집을 한 바다가 조금 화가 난 듯 다시 묻습니다. “나,나는 최현영.초등학교 1학년이야.” “그런데 혼자 여기까지 온 거야?” “응,그렇게 됐어.집에 가려고 버스를 탔는데 너무 멀리 와 버린 것 같아.” “그래,집은 어딘데?” “초원 청아 아파트.너 혹시 모르니?” “글쎄,잘 모르긴 하지만…….초원이니까,아마 풀이 많고 산 가까이에 있지 않을까?” “그래,맞아.난 가끔 집에서 가까운 산에 올라 가곤 했단다.” 현영이는 기뻐서 말했습니다. “아함.” 바다가 큰 소리로 하품을 합니다. “미안해.도와주지 못해서.난 지금 너무 졸려.이른 아침부터 이곳까지 밀려왔거든.잠시 쉬어야겠어.난 또 해가 질 무렵 다시 반대쪽으로 이동을 해야 해.안녕.” 바다는 그렇게 말하고 잠잠해졌습니다.현영이는 혼자가 되었습니다.점심도 먹지 못했습니다.빨리 집으로 돌아가야 할 텐데 걱정입니다.바다는 좋겠습니다.혼자가 아니고 모두 같이 있어서 집을 잃을 일은 없을 것 같습니다.바다의 말이 생각나 현영이는 아래쪽으로 걸어갑니다. 한참을 걸었습니다.배도 고프고 다리도 아픕니다.잠시 현영이는 길옆에 걸터앉았습니다.엄마의 말이 생각납니다. “학교가 끝나거든 한눈 팔지 말고 곧장 집으로 와야 한다.” 어떡하죠? 오늘은 곧장 집으로 갈 수가 없습니다.너무 멀리 와 버렸으니까요.잠시 슬픈 생각이 들었습니다.생각이 눈물로 변했습니다.눈물 몇 방울이 땅위에 똑똑 떨어졌습니다. “아얏,비가 오나 봐.” 정말 작은 소리였습니다.주위가 조용하지 않았다면 현영이는 들을 수 없었을 것입니다.한참을 두리번거리다가 눈을 아래로 향했습니다.좀 전에 떨어트렸던 눈물이 조그만 동그라미를 만들었습니다.그리고 그 속에서 허우적거리는 개미를 발견했습니다. “개미야,뭐하니?” 현영이는 눈물을 훔치며 말했습니다. “비가 오려나 봐,서둘러 집에 가야겠어.난 비가 싫어.” “그건 내 눈물이야.비는 오지 않아,내가 도와줄게.” 현영이는 개미를 마른 땅 위로 옮겨주었습니다. “고마워.그런데 넌 왜 여기서 울고 있니?” 개미는 아직 물기가 남아있는 몸을 부르르 떨며 말했습니다. “난 집을 잃어버렸단다.버스를 탔는데 너무 멀리와 버렸어.” “그랬구나.” “너 혹시 초원 청아 아파트가 어디 있는지 알겠니?” “미안해.나는 거의 땅에 붙어 있어서 땅위에 있는 물체를 잘 알아보지 못한단다.그리고 눈도 좋은 편이 아니야.하지만 멀리 왔다면 온 길을 따라 내려가면 될 것 같구나.” “그렇구나.” “난 서둘러 집에 가야겠어.어두워지면 집을 찾기가 곤란하거든.” 개미는 그렇게 말하고 서둘러 가버렸습니다.현영이도 자리에서 일어났습니다.개미의 말처럼 하는 것이 집에 가까이 갈 수 있을 것입니다. 한참을 가다 보니 큰 길이 두 갈래로 나뉘어졌습니다.망설이는데 바람이 휙 불어옵니다.아직 바람이 찹니다. “어떡하지.” 현영이는 걱정스레 혼자 말을 했습니다.그 말을 스쳐가던 바람이 들었습니다. “뭘 어떡해?” 차가운 바람이 현영이 곁에 머물자 갑자기 몸이 떨렸습니다. “미안해.내가 아직 차갑게 느껴지지.그러나 네가 걱정하는 모습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었단다.” 바람이 걱정스러운 표정을 지으며 말했습니다. “고마워.난 집을 잃어버렸단다.도무지 집을 찾을 수가 없어.” “안됐구나,곧 날이 어두워질 텐데.” “바람아,너는 안 가본 곳이 없지?” 현영이가 다급하게 물었습니다. “그렇다고 할 수 있지.” “그럼,초원 청아 아파트가 어디 있는지 아니?” “글쎄,우리는 한 곳에 머물지 않아.그리고 우리가 옮겨 다니는 속도는 굉장히 빠르단다.너도 알 거야.특히 여름철 태풍은 정말 눈 깜박할 사이에 바다를 건너기도 해.미안해,도와주지 못해서.” “아니야,괜찮아.” “빨리 집을 찾았으면 좋겠다.날이 어두워지기 전에,안녕.나도 바빠서 같이 있어줄 수가 없구나.” 바람이 윙 소리를 내며 지나갔습니다.또 현영이는 혼자가 되었습니다.점심도 먹지 못했습니다.그래서 더 춥게 느껴집니다. 집 생각이 납니다.엄마는 현영이가 올 무렵 점심을 차려놓고 기다립니다.아마 엄마도 걱정이 되어 밥을 먹지 못했을 것입니다.갑자기 엄마가 몹시 보고 싶습니다.엄마는 승용차로 학교를 데려다 주겠다고 했습니다.그러나 현영이는 친구들과 놀고도 싶고,여기저기 구경도 하고 싶어 엄마의 제안을 거절했습니다. 아빠는 저녁 무렵 집에 돌아오십니다.아빠의 몸에서는 한약 냄새가 납니다.아빠는 한의사입니다.가끔 쓴 한약을 안 먹겠다고 버둥대는 현영이를 꼭 안고 어르십니다.약을 잘 먹으면 놀이공원에 데려간다든지 아니면 맛있는 갈비를 사주겠다고 말입니다. 현영이는 눈을 꼭 감고 못 이기는 척 받아먹습니다.최대한 아빠의 애를 태우면서.그러나 현영이는 아빠가 든든합니다.빨리 집에 가고 싶습니다. 4월이 시작된 지 얼마 되지 않아 해가 짧습니다.벌써 주위가 어둑어둑해집니다.현영이는 조바심이 납니다.기억을 더듬어 버스가 왔던 길을 생각해 봅니다.두 길 중 한 길이 분명합니다.이럴 줄 알았으면 좀 더 잘 살필 걸 그랬습니다.간신히 한 길을 택했지만 조바심만 날 뿐 확실하지 않습니다. 터덜터덜 걷고 있는데 무슨 소리가 들립니다. “얘,넌 누구니? 힘이 없어 보이는구나.” 현영이가 주위를 두리번거립니다.그러나 아무도 현영이에게 관심을 보이지 않습니다. “나야,어둠이.” “응?” “어둠이라구.” “벌써 어두워지는구나.” “지금은 그래도 덜 어두운 편이야.저쪽에선 더 까만 애들이 준비하고 있단다.” 어둠이 반대편을 가리키며 심각하게 말했습니다. “어떡해.” “왜 그래? 무슨 일 있어?” “난 집을 잃어버렸단다.” “큰일 났구나.조금 있으면 더 어두워질 텐데.” “넌 혹시 초원 청아 아파트를 아니?” “초원 청아 아파트?” “응.그곳이 우리 집이야.” “그런데 넌 왜 여기까지 왔니?” 어둠은 고개를 갸웃거리며 말합니다. “난 버스를 타고 집에서 조금 떨어진 곳에 있는 학교를 다닌단다.엄마가 그 학교가 더 좋다고 그곳까지 보냈거든.” “엄마들의 욕심은 그렇지.그런데?” “오늘은 다른 생각을 하다가 내릴 곳을 지나쳤어.난 버스가 돌아서 다시 우리 집까지 갈 거라고 생각했거든.그런데 종점에서 사람들이 다 내리고 나도 내리게 됐어.그리고 여기까지 걸어서 왔어.” “저런 고생이 많았구나.그러나 더 어두워지기 전에 집을 찾아야겠다.밤은 낮과는 달라.사람의 좋은 마음과 나쁜 마음의 차이지.밤에는 나쁜 마음이 더 강해져.다 그런 것은 아니지만 이곳에 그냥 있으면 안돼.나를 따라와.” 현영이는 어둠이 이끄는 대로 몇 발자국 움직였습니다.버스 정류장이 나오고 사람들이 많이 서 있었습니다. “여기가 좋겠어.잘 봐.” 어둠이 말했습니다.현영이는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이 분이 좋겠어.이 분은 옷차림은 조금 허름하지만 마음이 착해 보여.침착하게 물어봐.넌 학교도 다니니까 잘 할 수 있을 거야.” “고마워.” 어둠이 빙그레 웃습니다. “빨리 서둘러.” 어둠이 현영이의 등을 떠밉니다.현영이는 용기를 냈습니다. “저,아주머니.제가 집을 잃어버렸거든요.초원 청아 아파트를 아세요?” “그럼,알고말고.나도 거기 근처에 산단다.그동안 고생했겠구나.” 아주머닌 정말 어둠이 말대로 마음씨가 착한 분이었습니다. “자,이 버스를 타면 된단다.그리고 아줌마랑 같이 내리면 돼.” “고맙습니다.” “아이고,인사성도 바르구나.” 주머니가 활짝 웃었습니다.벌써 집에 도착한 것처럼 마음이 편안해졌습니다.많이 기다렸을 엄마가 생각납니다.빨리 엄마를 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얼마나 갔을까요.그동안에도 사람들은 버스를 타고 내렸습니다.사람들은 표정이 없습니다.아마 피곤한 모양입니다.그들은 다른 사람들에게 시선을 주지 않습니다.멍하니 창밖을 보거나 아니면 눈을 감고 있습니다. “여기야.이젠 내리면 된단다.” 현영이는 눈에 익은 동네가 보이자 가슴이 뛰었습니다.버스에서 내려 다시 인사를 했습니다. “고맙습니다.” “그래,어서 가거라.엄마가 많이 기다리시겠다.” 한참 동안 아주머니는 그 자리에 서 있었습니다.현영이는 달려가다 몇 번 이나 뒤를 돌아보았습니다.이제 아주머니 모습은 보이지 않았습니다.그 곳에는 어둠이만 자리를 지키고 있습니다.어둠이 씨익 웃어 줍니다. 현영이도 한 번 웃어주고 달렸습니다.엄마와 아빠가 기다리는 집으로. “딩동” “누구세요?” 엄마의 떨리는 목소리가 바로 나옵니다. “엄마.” “현영아.정말 현영이구나.하느님 감사합니다.” 엄마는 그동안 몇 차례나 밖으로 현영이를 찾아 다녔습니다.그리고 조금 전에 집에 들어와 경찰서에 전화를 했습니다. “집을 잃어버렸으면 전화를 해야지.그럼 엄마가 데리러 갔을 텐데.” 엄마에게 전화를 했다면 쉽게 집에 올 수 있었겠지만 아마 바다나 개미,바람과 어둠이와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겠지요. “그냥,물어서 왔어요.” 집에 돌아온 현영이는 안심이 되면서 피곤해졌습니다.아빠도 일찍 들어왔습니다.온 가족이 모였습니다.밥을 먹고 양치질을 하고,일기를 쓰고 잠자리에 들었습니다. 잠자리에 든 현영이는 엄마의 말이 생각났습니다. “하느님 감사합니다.” 엄마는 분명 하느님이라고 했습니다.그런데 아무리 생각해 봐도 하느님은 만나지 않았습니다.그러나 고마운 분들은 많습니다.바다,개미,바람,어둠이,아주머니.모두 다 고마운 분들입니다. 집과 숨바꼭질을 한 현영이는 어느새 잠이 들었습니다. - 끝 - ■당선 소감 겨울,바람 끝에 칼이 숨어 있다.회색의 거리로 나왔다.어색한 미소를 머금고 기웃거렸다.누군가 나를 봐주었으면 했을까.그것은 나름대로 세상 밖으로 나오려는 시도였다.수많은 사람들이스쳐 지나갔다.그들은 표정이 없는 얼굴로 옷깃을 꼭꼭 여민 채 빠른 속도로 내 곁을 지나쳤다. 맥없이 또각또각 걸음을 옮기는데 가는 눈발이 발길을 잡았다.하늘을 보았다.가는 눈발이 함박눈으로 변했다.순간 같은 곳에서 많은 시선을 보았다. 일시에 사람들이 걸음을 멈추고 하늘을 향했다.그들의 얼굴에서 환한 미소를 보았다.곧이어 수없이 재잘거리는 소리가 들렸다. 순간 욕심이 생겼다.저 눈 같은 동화를 써 봤으면. 잠시 여유를 가져 보자.무심히 스치는 것들과 이야기를 나누어 보자.내가 모르는 많은 것들이 얼마나 간절히 말을 걸고 싶어 하는지.나 또한 누군가와 말을 하고 싶은지도 모른다.우리는 모두 현대라는 빠르고 거대한 틀 속에 소중한 것들을 잃어버리고 사는 것은 아닌지. 보고 싶은 분들이 많다.조그만 가능성을 발견해 주셨던 배봉기 교수님,많은 가르침을 주셨던 광주 대학 문예창작학과 교수님께 진심으로 감사드린다.그리고 나보다 더 가슴을 졸였을 가족들,같이 했던 문우들,세상 밖으로 끌어내 주신 심사위원님께 다시 한번 고개 숙여진심으로 감사드린다. ●약력 1959년 광주 출생 광주대학교 문예창작학과 대학원 재학 ■심사평 최종심까지 올라온 작품은 김혜정의 ‘청새리상어의 눈물’,김희진의 ‘휘파람새를 아세요?’,윤숙희의 ‘풍경’,최지혜의 ‘손수레에 넣어준 사랑’,정회옥의 ‘현영이가 만난 하느님’ 등 다섯 편이었다.이들 작품은 어느 작품을 당선작으로 해도 손색이 없을 만큼 비교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어서 당선작 결정에 고심을 거듭하지 않을 수 없었다.먼저 ‘손수레에 넣어준 사랑’은 지문보다 대화에 의존한 문장이 불안하고 전체적으로 응집력이 부족하다는 이유로,‘풍경’은 소재가 진부하고 주인공 보현이가 밤길을 걸어 종소리를 찾아오는 부분에서 작위성이 드러난다는 이유로,‘청새리상어의 눈물’ 또한 실어증을 앓던 어린이가 말을 하게 되는 부분에서 작위성이 느껴져 오히려 감동이 반감되었다는 이유로 먼저 논의에서 제외되었다. 그리고 남은 두 작품을 두고 고심한 결과 ‘현영이가 만난 하느님’을 당선작으로 결정하였다.‘휘파람새를 아세요?’는 군더더기 없는 치밀한 문장과 소설적 완결성을 보여주어 앞날이 크게 기대되는 작품이었다.그러나 동화라기보다는 소년소설에 가깝다는 점이 단점으로 지적되었다. 당선작 ‘현영이가 만난 하느님’은 잔잔한 일상 속에 내재돼 있는 동심을 발견하고 형상화하는 과정에서 자연스럽게 얻게 되는 어떤 소중한 감동을 동화의 본질이라고 볼 때,이 작품은 그 본질에 성큼 가까이 다가간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집을 잃은 어린이가 집을 찾아가는 과정에서 만난 바다와 개미와 바람과 어둠에게 감사한 마음을 나타내는 데서 맑은 샘물과 같은 동심의 감동을 느낄 수 있었다.낙선자에게는 격려를,당선자에게는 축하를 드린다. 조대현 정호승
  • 책꽂이

    ●은밀한 게임(김광현 지음,조선일보사 펴냄) ‘20여년간 추적한 권력실세와 돈의 파워네트워크’라는 부제에서 알 수 있듯이 주로 경제부에서만 20여년 동안 기자로 활약한 저자가 기사로 차마 다 쓰지 못했던 흥미로운 일화와 뒷 이야기를 담았다.저자는 SK는 ‘부실보고서’를 잘 작성해 놓았다가 재수가 없어 적발됐을 뿐 다른 대기업들도 마찬가지로 분식회계를 하고 있을 것이라고 시사한다.정계와 재계의 커넥션이 지속되는 한국형 부패의 특징과 부패 공화국이라는 오명을 벗기 위한 대안도 제시한다.1만원. ●스페인어 속으로(민원정 지음,신아사 펴냄) 에스페로(희망),티뷰론(상어),티코(코스타리카 사람),아반테(전진),마티즈(뉘앙스),산타페(성스러운 믿음),엘 니뇨(남자아이,아기예수),펠리스 나비닷(메리 크리스마스)….이같은 말들에서 알 수 있듯이 우리 주변에선 스페인어가 의외로 많이 쓰인다.스페인어는 본토인 스페인뿐만 아니라 브라질을 제외한 중남미 거의 전 지역에서 사용된다.이 책은 이야기식으로 풀어 쓴 스페인어 교본이다.부록으로 국립국어연구원의 스페인어 한글표기법 등을 실었다.1만원. ●인간동물원(데즈먼드 모리스 지음,김석희 옮김,물병자리 펴냄) 동물학적 관점에서 인간의 ‘문명적 광기’를 파헤쳤다.현대 도시인들에게서 관찰되는 스트레스나 뒤틀린 행동양태가 ‘동물원’이라는 부자연스러운 환경에 놓여 있는 동물들과 비슷하다는 데 착안했다.인간동물원은 인류가 몸담고 살아가는 도시환경을 냉소적으로 표현한 말.책은 초부족,초지위,초섹스,자극투쟁 등의 개념을 다룬다.저자는 인간을 ‘털없는 원숭이’로 부르며 동물학적 인간론을 펼쳐 큰 반향을 일으킨 영국 태생의 동물행동학자다.1만 2000원. ●상하이에서 돈버는 47가지 방법(류용 등 지음,최경일 옮김,이지북 펴냄) 상하이에는 100년 이상 거주한 명문가가 없고 토착민도 없다.광동계·영파계·장수성 북부계 등 여러 지방인들이 흘러들어 상하이니즈(Shanghainese)를 형성하고 있다.상하이 사람들은 스스로를 상하이니즈라고 부른다.다른 지방의 차이니즈와 차별화하고자 하는 상하이 사람들의 자부심이 담긴 말이다.현재 상하이 경제를 주무르는 대표주자들은 상하이 본토의 사람들이 아니라 저장성에서 온 사람들로,그들은 ‘저상(저장 상인)’이라 불린다.상하이 성공투자 사례를 유형별로 살폈다.1만 3700원. ●서발턴과 역사학 비판(김택현 지음,박종철출판사 펴냄) ‘서발턴(Subaltern)적’ 역사학은 오랫동안 영국의 지배를 받았던 인도의 역사학자들이 1982년에 서발턴 연구집단을 결성하고 ‘서발턴 연구’라는 잡지를 내면서 시작됐다.서발턴은 안토니오 그람시의 개념을 빌려온 것으로,계급·카스트·연령·젠더·직위 등 모든 측면에서 종속적 위치에 있는 층을 가리킨다.우리 말로는 흔히 ‘하위 주체’로 번역된다.이 책은 제3세계의 식민적·포스트 식민적 역사가 얼마나 서양의 근대 역사학 혹은 권력으로서의 자본의 서사로 덧씌워져 있는가를 생생하게 보여준다.1만 5000원.
  • [녹색공간] 먹을거리 함부로 바꾸면

    산을 좋아하는 사람들이 잘못 알고 있는 것이 하나 있다.그것은 음식쓰레기는 산에다 버려도 괜찮다는 생각이다.사람이 먹는 것이니까 새나 짐승들이 못 먹을 게 뭐냐는 것이다.그래서 먹다 남은 김밥이나 과일 껍질들을 함부로 숲에다 버린다.그러고는 심지어 산에 사는 동물들에게 좋은 일을 했다는 식으로 자기를 합리화시키기도 한다. 그러나,그건 그렇지 않다.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수억만년 동안 섭취해온 저들대로 고유한 먹을거리가 따로 있다.먹을거리가 바뀌면 탈이 난다.그들에 비해 덩치가 큰 사람들도 먹을거리가 바뀌어지면 배탈이 나는데,하물며 작고 여린 동물들이 전혀 먹어본 적이 없는 먹을거리를 먹고 아무 탈이 없겠는가. 함량의 차이는 있지만,우리의 먹을거리에는 방부제,조미료,색소 등 화공약품들이 다 들어가 있다.우리 사람에게는 미량(微量)일지 모르지만,작고 여린 동물들에게는 초과량 또는 치사량일 수 있다.체중을 비교해보면 얼른 납득이 갈 것이다.‘인체에 해롭다’는 정도라면 새들에게는 치사량에 이른다.설령,덩치 큰 동물이라 지금 당장 치사에 이르지 않았다고 해도 음식물에 든 해로운 성분이 몸속에 쌓이면 언젠가는 심각한 탈을 일으킬 것이 분명하다.그것을 먹은 동물뿐만 아니라 그 새끼들까지도 탈이 유전될 수도 있다. 인간이 먹는 것과 동물이 먹는 것은 엄연히 다르다.인간은 동식물을 다 섭취하는 잡식성이지만,이 지상에는 잡식성 동물의 숫자보다 초식이나 육식 어느 한 가지만 하는 동물들이 더 많다. 소는 초식이다.그런 소에게 고기를 섞은 잡식성 사료를 주었기 때문에 광우병이 생긴 것이다.광우병은 인간이 소의 오랜 습(習)을 인위적으로 깨뜨린 데서 오는 재앙이다.더욱 놀라운 것은 소의 병인 광우병이 인간에게까지 미치고 있다는 사실이다.원인자인 변형 프리온은 끓여도 죽지 않고,쇠고기를 먹지 않아도 인간에 의해 전염된다는 사실이다.그뿐만 아니라,광우병과 같은 불치의 병이 다른 생명체한테서도 독자적으로 일어날 수 있다는 점이다. 얼마 전에 공주 마곡사를 다녀온 적이 있다.마곡천의 상류인 태극천은 북원의 서북쪽에서 흘러오기 때문에 맑고 차다.그래서 버들치와 같은 1급수 어종이나 살 만한 곳이다. 그런데,절에서 태극천 아래쪽에 큰 돌을 주워다 보처럼 막아놓고는 연못처럼 만들어 비단잉어를 풀어놓았다.비단잉어는 육종 관상어라 수온이 낮은 계류에는 적합하지 않다.게다가 내방객들에게 물고기 사료를 팔고 있다.일반적으로 물고기 사료에는 영양제,방부제,항생제 등이 들어있다.그것에 익숙해진 비단잉어나 금붕어는 별 탈이 없겠지만,그런 화학물에 한번도 노출되지 않은 1급수 어종인 버들치에게는 큰 탈이 일어날 수 있다.예를 들면,유전자변형 등과 같은 좋지 못한 결과가 태극천의 고유한 자생어종에게 일어날 수 있다는 이야기이다.마곡사 말고도 계류를 막아 연못처럼 관상어를 키우는 산간사찰이 많다. 먹을거리만 그런 게 아니다.마실 것도 마찬가지이다.모든 살아있는 것들은 깨끗한 물을 마셔야 한다.사람은 물만 바꿔 먹어도 배탈이 난다.그렇게 해서 설사를 닷새를 계속하면 사람은 탈수 증세로 기력을 잃고,열흘 계속해 설사를 하면 탈수증세로 생명이 위기에 처한다.그런데,계곡과 하천과 심지어 하늘이 내리는 빗물까지 오염되어 있으니 그 물을 마시고 그 여린 생명들이 아무 탈이 없겠는가.계곡의 수환경을 지키고 수질을 보전하는 것이 진정한 방생이다. 김 재 일 두레 생태기행 대표
  • 국방부산하 연구소장 2명 긴급체포

    국방부 산하 양대 연구기관장 2명이 방산업체로부터 수천만원의 돈을 받은 혐의로 긴급체포됐다.이에 따라 군납비리를 둘러싼 수사가 군 수뇌부를 대상으로 확대되고 있다. 경찰청 특수수사과는 20일 국방부 산하 국방과학연구소(ADD) 소장 박모(62·육사 22기·예비역 중장)씨와 한국국방연구원(KIDA) 원장 황모(58·육사 24기·예비역 대령)씨 등 2명을 뇌물수수 혐의로 긴급체포한 데 이어 22일 중으로 구속영장을 신청할 방침이다. 박씨는 지난해 8월과 11월 두 차례에 걸쳐 수중무기 생산업체인 M사 대표 최모(53·구속)씨로부터 “차기 고속정용 추적레이더사업의 개발업체 선정과 관련해 편의를 봐달라.”는 부탁과 함께 2000만원을 받은 혐의를 받고 있다.또 황씨는 지난해 8월 최씨로부터 워게임 시뮬레이션 개발업체 선정과 관련해 1000만원을 받은 혐의다. 경찰은 김동신(62)씨가 국방부 장관으로 재직하던 지난해 초 연구소장에 임명된 박씨와 열린우리당 천용택(66) 의원의 군내 인맥으로 알려진 황씨를 상대로 당시 군 수뇌부의 부탁을 받고 다른 불법행위에 가담했을 가능성도 수사 중이다. 책임자들의 수뢰혐의가 드러난 두 연구기관은 국방분야의 대표적인 싱크탱크이다.국방과학연구소는 현재 1700명의 석·박사 출신 고급 인력이 국방에 필요한 무기의 연구개발과 실험평가를 담당하고 있다.한국형 보병전투장갑차 K-200,열상관측장비(TOD),잠수함 탑재용 중어뢰 ‘백상어’ 등을 개발했으며 개발 무기 선정에도 직·간접적인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또 국방연구원은 매년 100여개의 연구보고서를 통해 안보환경 분석과 군사력 건설방안,무기체계 정책 등에 대한 연구활동을 벌이고 있다. 조승진 장택동기자 taecks@
  • 한겨울 충남 서천 나들이/일출·일몰·철새 군무·갈대 물결 겨울운치 한곳에

    충남 서천은 겨울 여행의 3박자를 갖춘 곳이다.한 해를 정리하고,새해를 설계하는 해넘이·해돋이 감상,금강 하구둑의 철새 관찰,겨울의 운치가 살아 있는 신성리 갈대숲 산책이 그것. 여기에 더해 제 철을 맞은 간재미와 1300년 역사의 한산 소곡주 맛기행은 덤이다. ●마량포구 일출,춘장대 일몰 마량리에 해가 솟는다.끝없이 펼쳐진 갯벌을 벌겋게 물들이며,대장간의 후끈 달아오른 쇳덩이처럼 밝은 빛깔을 머금고 힘차게 솟아오른다. 서천 비인반도 끝자락 마량포구가 해돋이 마을로 유명해진 것은 불과 4,5년 전.지구 공전으로 해가 가장 남쪽으로 치우치는 12월과 1월은 서해에서 드물게 해상 일출을 감상할 수 있어,여느 동해안의 해돋이 못지 않은 운치를 느낄 수 있다. 불과 100여가구가 사는 이곳엔 해돋이 축제 첫해(1999년)에 수만명이 몰려 시끌벅적했다.해넘이와 해돋이를 한 군데서 즐길 수 있는 곳이라는 사실이 몇몇 매스컴과 관광객들의 입소문을 타면서 마량리는 하루아침에 벼락스타가 되었다. 한 주민은 “당시 8만여명의 관광객이 자동차를끌고 오는 통에 비인반도 전체가 주차장이 돼버렸다.”고 회고한다. 일출 포인트는 포구 방파제 끝,일몰은 화력발전소 뒤에서 감상해야 가장 아름답다.발전소 뒤 넓은 공터에 차를 세우면 된다.공터에서 방파제까지는 1.5㎞ 정도로 차로 2∼3분 걸린다.마량포구가 너무 붐비면 춘장대 해변으로 발길을 돌려보자.마량리에 닿기 3∼4분 전 오른쪽으로 춘장대 해수욕장 빠지는 길이 나온다.너른 갯벌을 붉게 물들이며 해가 뚝 떨어지는 일몰은 그 아름다움이 마량포 못지 않다. ●금강 하구둑 철새 금강 하구둑은 철새를 가장 가까이서 관찰할 수 있는 곳이다.웬만한 철새 도래지에선 인기척만 나도 새들이 날아올라 제 모습을 보기 어렵지만 이곳은 철새 모이주기 덕분에 오히려 전망대 앞에 새들이 몰려 있다. 청둥오리,가창오리 등 오리류는 사람이 옆에 가도 아예 도망갈 생각을 하지 않을 정도.전망대 옆에는 조그만 바가지에 새 모이를 담아 놓았다.500원만 내면 가져다가 새들에게 뿌려줄 수 있다.이 때문에 철새들이 야생성을 잃고 있다는 지적이 일부 환경단체에서 나오고 있다. 하구둑 인근에 서식하는 철새는 총 20여종 10만여마리.천연기념물인 개리,큰고니,고니,두루미도 볼 수 있다.가장 많은 새는 청둥오리와 가창오리,붉은부리갈매기 등. 전망대에 서니 마침 붉은부리갈매기떼가 하얗게 수면을 덮고 있다.잠을 자는 듯,물결에 몸을 맡기고 흔들리는 모습이 멀리서 보면 종이배를 수천개 띄워놓은 것 같다. 그러다가 마치 관람객을 의식한 듯 일제히 떠올라 에어쇼를 펼치는데,밀집대형을 유지했다가 모래를 흩뿌리듯 사방으로 흩어지더니 이내 수면 위에 사뿐히 내려앉는다.1시간 정도 머무는 동안 서너번 정도 이같은 군무를 선보이는 것이 꼭 조련사의 조종을 받는 듯하다.철새탐조대(041-956-4002) 또는 서천환경운동연합(041-956-3901)에 미리 연락하면 철새 탐조와 관련된 상세한 안내를 받을 수 있다. ●신성리 갈대숲 금강 하구둑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부여 방면으로 14㎞쯤 가면 신성리 갈대숲으로 빠지는 길이 나온다.여기서 갈대밭 이정표를 따라 500m쯤 가면 온통 갈색 물결로 뒤덮인 신성리 갈대밭이다.영화 ‘공동경비구역’이 촬영된 곳. 폭 200m,길이 1㎞의 갈대밭엔 비옥한 강변의 영양분을 먹고 자란 갈대가 빽빽히 들어서 있다.키가 3∼4m에 달해 수십명이 숲속에 들어가도 밖에서 보면 티도 안난다. 6만여평에 달하는 갈색 물결은 막바지 서해 합류를 앞둔 금강의 푸른 물결과 어우러져 제방 너머 드넓은 서천벌을 위협하듯 넘실댄다.서해에서 불어오는 해풍이 불 때마다 도미노처럼 쓰러졌다가 일어서는 모습에 가슴 속이 뻥 뚫린 듯 시원하다. 10여년 전만 해도 이곳 갈대들은 대부분 베어져 인삼밭 햇빛 가리개나 지붕용으로 팔렸다고 한다.하지만 요즘은 검은 망사가 이것들을 대체해 갈꽃비를 매는 사람들이 조금씩 베어갈 뿐이다. 금강 하구는 역사적으로도 의미가 깊은 곳이다.고려 말 최무선 장군과 나새 장군이 이곳에서 서해를 타고 올라와 침입하는 왜구를 막기 위해 포를 쏘던 장소로 알려져 있다. 숲속엔 갖가지 새들이 둥지를 틀고 살아간다.봄·여름엔 참새들이 많지만 지금은 철새들이 주인.이맘 때면 세계적 희귀조인 검은머리물떼새 수천마리가 날아와 볼거리를 제공한다고.그러나 마침 인근 다른 곳으로 먹이 사냥을 떠났는지 보이지 않고,청둥오리들만 수백마리가 여유롭게 헤엄을 치며 놀고 있었다. 글·사진 서천 임창용기자 sdragon@ 가이드 ●가는 길 서해안고속도로 춘장대IC에서 빠져 21번 국도와 607번 지방도를 갈아타고 30분쯤 달리면 도둔리를 지나 마량리에 이른다.금강하구둑은 서천IC에서 빠져 4번 국도,21번 국도를 갈아타고 서천읍을 지나 40분 정도 남쪽으로 가면 나온다.신성리 갈대숲은 하구둑에서 29번 국도를 타고 부여 방면으로 14㎞ 정도 가면 나온다. ●숙박 마량리에 해돋이산장(041-952-3013),동백정별장(041-952-2245) 등 모텔과 민박집들이 많다.12월31일엔 방이 꽉 차므로 예약하는 게 좋다.빈 방 잡기가 여의치 않으면 인근 도둔리 여관도 알아보자.신흥파크(041-952-2526),아드리아모텔(041-951-6699) 등이 있다. ●마량포 해돋이축제 31일 오후부터 새해 첫날 아침까지 마량포구 특설 행사장에서 다채로운 프로그램이 진행된다.31일 오후 4시부터 해넘이 길놀이및 풍물놀이가 펼쳐지고,일몰 감상과 함께 해넘이 시낭송회가 열린다. 또 어선 15척이 포구 앞바다에서 퍼레이드를 벌이는 가운데 달집을 태우며 한 해를 마감한다.저녁 8시20분부터 10시까지는 댄싱 및 노래동아리들의 경연이 펼쳐지며,서면 동백국악원의 국악공연이 이어진다. 자정을 전후해 신년 카운트다운,새 희망 불꽃쇼가 펼쳐지고,새벽 6시까지 6인조 앙상블과 대전시립교향악단의 신년음악회가 이어진다.일출과 함께 관광객들이 소원을 빌며 풍선을 날리는 이벤트도 열린다. 이밖에 10∼15개 정도의 모닥불이 피워진 캠프파이어장이 운영되며 고구마 구워먹기,떡국 나누어먹기도 진행된다.한산소곡주,서천김 등을 살 수 있는 특산물 장터도 열린다.서천군청 문화공보실 (041)950-4224. 식후경 서해안은 요즘 간재미가 제 철이다.사투리로 ‘갱게미’로 불리는 간재미의 공식 명칭은 상어가오리. 모양은 ‘홍어 사촌’쯤 되고,크기는 그보다 작다.값은 홍어보다 싸지만 맛은 홍어 못지 않아 날씨가 추워지면 간재미를 찾는 발길이 서해안으로 몰린다.간재미는 사철 잡히기는 하지만 산란기인 겨울에 가장 많이 잡히고 맛도 좋다.살이 가장 통통하게 올랐을 뿐만 아니라 임신 중이어서 영양분이 많이 비축되어 있기 때문. 서천에선 대부분의 횟집에서 간재미를 내는데,마서면 당선리의 ‘해강’은 입소문을 따라 찾아오는 이들이 꽤 많은 횟집이다. 이곳에서 내는 간재미 요리는 회와 회무침 두가지.연한 뼈째 두툼하게 저민 회는 기름소금에 찍어 상추에 싸서 먹거나 묵은 김치를 곁들여 먹는다.고소하면서도 연골과 함께 살점이 씹히는 맛이 일품. 회무침은 매콤달콤한 양념맛 때문에 여성과 아이들이 좋아한다.간재미 겉피부에 있는 끈적끈적한 액체와 내장을 제거한 다음 고기 결을 거슬러 포를 뜬다.이렇게 떠낸 포에 미나리,참깨,고추장,고춧가루,참기름,막걸리,식초 등을 넣어 무친다.밥 반찬으로도 훌륭하다. 간재미 회는 1접시에 1만 8000원.둘이서 먹을 만하다.회무침(2만 5000원)은 3∼4명이 먹어도 부족하지 않다.(041)956-8885.
  • 한나라·이회창캠프반응/ 한나라 ‘술렁’ 李前총재 ‘‘

    이회창 전 한나라당 총재의 법률고문이었던 서정우 변호사에 대한 긴급체포 소식이 전해진 8일 한나라당은 크게 술렁였다.서 변호사가 이 전 총재의 측근 중 측근으로 후원회 상임부회장까지 지냈던 인물인지라,다른 어떤 상황보다 검찰의 칼날을 위협적으로 느끼는 분위기였다.일각에서는 “이 전 총재에 대한 소환조사가 임박한 것이 아니냐.”는 우려도 내놓았다. ●이 전 총재측 반응 이 전 총재는 ‘별 말이 없었으며,무거운 분위기 속에서 좀 더 지켜보겠다는 자세였다.’는 게 이종구 전 특보의 전언이다.서 전 고문과 가까웠던 이병기 전 특보도 “놀랐다.어떤 내용인지 자세히 모르겠다.검찰이 사실에 근거해서 수사하는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이 전 총재의 측근들은 사안을 대단히 심각하게 받아들였다.한 측근은 “서 전 고문은 당 안팎에서 전후좌우 행보에 거침이 없는 위치에 있었으며,후원회에도 일정부분 깊숙이 개입한 것은 사실”이라면서 자금 모금의 개연성에 무게를 뒀다.일각에서는 “검찰의 발표대로 100억원대 자금을 모았다면 어디론가 전달하지 않았겠느냐.”면서 불똥이 어디로 튈지 촉각을 곤두세웠다.당내에서는 “검찰이 이 전 총재의 전 특보들 계좌를 뒤지기 시작했다.”는 소문도 나돌기 시작했다. ●분개하는 한나라당 당은 서 전 고문에 대한 긴급체포에 앞서 한나라당 불법대선자금이 700억원에 달한다는 검찰발 언론보도가 잇따르자 ‘보복 수사’라며 강력 반발했다.박진 대변인은 논평에서 “검찰의 편파적인 야당탄압 수사가 갈수록 위험수준으로 치닫고 있다.”면서 “여권비리는 축소·은폐하고 야당에 대해선 혐의를 극대화하는 정치 검찰의 전형적 수법”이라고 비판했다. 홍사덕 총무는 “며칠 전 노무현 대통령이 국민과의 대화 토론에서 ‘여당이 100억원 미만의 불법자금을 쓴 데 반해 야당은 훨씬 더 많았다.’고 했는데,이처럼 대통령이 제시한 가이드라인을 수사당국 관계자가 거의 앵무새처럼 되풀이하고 있다.”고 비난했다.이어 “87년 직선제 개헌 이후 3차례 대선이 갈수록 깨끗해지고 있지만,승자의 태도는 갈수록 더 가혹해지고 있다.”면서 “50여년 헌정 사상어떤 승자도 패자에게 이와 같이 가혹한 보복의 채찍을 든 적은 없었다.”고 목청을 높였다. 그러나 당 일부에선 “이젠 그야말로 이 전 총재가 나서서 해결해야 할 때가 왔다.”는 주장도 제기됐다.한 핵심관계자는 “지난주에 이미 서 전 고문과 이 전 후보의 후원회장을 지낸 이정락 변호사에 대해 검찰이 출국금지시킨 사실을 알고 있었다.”며 “대선자금 수사가 막바지에 이르렀다는 감을 잡았다.”고 밝히기도 했다. ●이 전 총재,최병렬 대표 방문 이런 가운데 이 전 총재가 지난 5일 오후 단식농성을 마치고 서울대병원에 입원해 있던 최병렬 대표를 위로 방문,30여분간 가진 밀담 내용에 뒤늦게 시선이 쏠리고 있다. 양측은 이에 대해 “10일간의 단식농성 후 입원한 최 대표에 대한 위로 차원의 방문이었을 뿐”이라며 대화 내용에 대해서는 함구하고 있다. 이지운기자
  • 반가워 땡땡/佛대표만화 땡땡 24권 국내 첫 완간 10대 소년기자의 좌충우돌 모험그려

    사례 하나.샤를 드골 프랑스 전 대통령은 재임 시절 절대적인 인기를 바탕으로 독재에 가까운 권력을 행사했다고 평가받는 인물이다.그런 드골 대통령은 재임 당시 문화부 장관이었던 소설가 앙드레 말로에게 자신의 인기를 이렇게 자랑한 적이 있다.“내 라이벌은 ‘땡땡(Tintin)’ 하나뿐이여∼!” 사례 둘.1982년 벨기에 천문학회는 목성과 화성 사이에서 발견된 소행성에 ‘에르제(Herge) 행성’이라는 이름을 붙였다.자국 만화가 ‘에르제’(본명 조르즈 레미,Georges Remi,1907∼1983)의 75회 생일을 기념하자는 천문학자들의 의견을 수용한 것이다. 사례 셋.지난 1월말 열린 세계적인 만화축제 ‘앙굴렘 국제만화 페스티벌’ 개막식은 프랑스 남서쪽 보르도 인근의 소도시 앙굴렘의 ‘마렝고 광장’을 벨기에 만화가 에르제의 이름을 따 ‘에르제 광장’으로 바꾸면서 시작되었다.“프랑스가 ‘허구의 아들’로 입양한” ‘땡땡’의 아버지를 기리기 위한 것이었다.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국내 최초로 완간 동그란 얼굴에 닭벼슬 머리,키 140㎝의 10대소년 기자 땡땡은 프랑스가 전세계에 자랑하는 문화영웅이다.프랑스 일간지 ‘르 주르날 드 디망쉬’에 따르면 프랑스 가정의 절반이 땡땡 시리즈를 소장하고 있고,50여개 언어로 전세계 60여개국에서 3억부 이상 팔렸다. “땡땡은 디즈니의 모든 캐릭터를 합친 것보다도 의미있다.”(프랑스 일간지 ‘리베라시옹’)는 말이 허풍처럼 들릴 수 있지만,미국 팝 아트의 거장 앤디 워홀은 이를 그대로 긍정한다.“땡땡은 내 작품 세계에 디즈니보다 훨씬 큰 영향을 미쳤다.” 그런 ‘프랑스의 자존심’ 땡땡이 최근 국내의 솔 출판사를 통해 24권 전량이 최초로 번역·완간됐다.1980년대 중반 월간 소년만화잡지 ‘보물섬’을 통해 부분연재되거나,90년대 중반 출판이 시도됐었지만 전편이 완간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지난 99년에는 MBC에서 ‘틴틴의 대모험’이라는 제목으로 애니메이션 21편이 방영되기도 했다. ●프랑스 초등학교에서 교재로도 쓰여 ‘땡땡의 모험’ 시리즈는 소년 기자 땡땡이 흰강아지 밀루와 함께 동서고금 세계 각국을 돌아다니며 겪는 모험담형식이다.콩고 이집트 티베트 페루 등 유럽인들에게 이국적인 지역들을 주무대로,나중에는 바다밑,극지,사막,심지어 달까지 악당이 있는 곳이라면 어디라도 찾아간다.조지 루카스가 “영화 ‘인디애나 존스’ 시리즈는 ‘땡땡의 모험’을 원형으로 했다.”고 고백할 정도.여기에 각국의 지리·역사·문화·과학 등을 재미있게 녹여내 프랑스 초등학교에서는 교재로도 사용된다.팔레스타인 문제,남미의 정치·경제적 상황,영국의 인도 식민지 문제 등 20세기 세계사에 대한 예리한 인식이 담겨 있다. 땡땡은 1929년 당시 21세의 젊은 만화가 에르제가 벨기에 가톨릭계 보수 일간지인 ‘20세기’의 어린이잡지인 ‘르 프티 벵티엠’의 편집장을 맡으면서 시작되었다.필명인 에르제는 본명의 머리글자 ‘GR’를 거꾸로 해 불어식으로 읽은 것이다. ‘…벵티엠’을 통해 ‘소비에트에 간 땡땡’으로 처음 시작한 땡땡 시리즈는 시간이 갈수록 점점 인기가 높아졌다.1930년 첫 출판 당시 고작 5000부가 팔렸던 ‘소비에트에…’는 지난 81년 재출간때는 3개월 만에 10만부가 팔려 나갔다.에르제는 1930년부터 1976년 ‘땡땡과 카니발 작전’까지 벨기에의 카스테르만 출판사를 통해 23권의 땡땡 시리즈를 내놓았다.24권인 ‘땡땡과 상어호수’는 원작을 토대로 만든 애니메이션에서 스틸 컷을 뽑아 만든 것이다. ●‘땡땡 스타일’의 핵심은 명료성 에르제는 생전 ‘소심하다’느니 ‘결벽증 환자’라는 놀림을 살 정도로 ‘명료성’에 집착했다고 한다.미려하고 깔끔한 외곽선을 얻기 위해 종이에 구멍이 뚫릴 때까지 선을 반복해서 긋곤 했다는 일화는 유명하다.에르제의 ‘명료성’은 작화에만 국한된 이야기는 아니다.이야기 전개방식,칸 구성,인물 창조 등 곳곳에서 보여지는 특유의 명료함은 ‘땡땡 스타일’이라는 별명을 낳았다. 1969년 미국이 유인우주선을 달에 착륙시키기 15여년 전에 그려진 ‘달 탐험 계획’(1953년)과 ‘달나라로 간 땡땡’(1954년)을 보면 왜 유럽 과학자들이 동호회까지 만들어가며 땡땡 시리즈에 열광하는지 짐작할 수 있다.정확한 과학기술 지식을 바탕으로 보여주는 달 착륙 과정은 지금보아도 실감이 날 정도.이것 말고도 로켓,수륙양용전차,가변익 비행기,잠수함 같은 복잡한 기계들을 정확한 과학지식을 바탕으로 상상,만화적이지만 정교한 그림으로 묘사해냈다. ●땡땡의 정치적 성향? 땡땡은 종종 서구중심적·제국주의적이라는 비판을 받는다.초기작인 ‘소비에트로 간 땡땡’에서처럼 구소련을 부정선거와 납치,고문이 자행되는 나라로 그리는가 하면,‘서구가 미개한 동양을 개화시켰는데도 은혜를 모른다.’는 식으로 동양 식민지인들의 독립운동을 폄하하기 때문이다.그러나 그것은 에르제의 한계라기보다는 당시 유럽인들의 한계로 보는 것이 타당하다. 오히려 땡땡 시리즈는 뒤로 갈수록 ‘푸른 연꽃’(1946년)에서처럼 제국주의에 대해 비판적으로 변화된 시선을 담아낸다.일본의 남만주 기차선로 폭파사건에서 영감을 얻어 그린 ‘푸른 연꽃’은 제국주의로 경도되는 일본과,그를 지지하는 서구에 대한 비판이 들어 있다. 땡땡은 ‘티베트에 간 땡땡’(1960년)에서는 중국인 친구 창을 구하기 위해 목숨을 걸기도 한다.달라이 라마는 “서구인들이티베트를 이해하는 데 도움을 줄 소중한 책”으로 ‘티베트에…’를 소개하기도 했다.기본적으로 땡땡은 다른 문화의 소중함을 이해·포용하려고 노력하는 호기심 많은 소년이다. 사실 땡땡의 ‘색깔’은 프랑스 국회에서도 공식적인 격론을 벌이는 문제다.국민들의 절대적인 사랑을 받는 캐릭터인 만큼 각당의 ‘영입 경쟁’이 치열한 것.프랑스 우파 제1당인 공화국 연합당은 “특출한 애국심과 역사관으로 볼 때 땡땡은 우리 당이 확실하다.”고 주장한다.이에 맞서 온건 좌파인 사회당은 “중국인 소년 창을 구하고 동지로 삼는 반인종주의적 행동으로 볼 때 땡땡은 사회당”이라고 목소리를 높인다. 어쨌든 모든 논란에도 불구하고 프랑스인들의 땡땡에 대한 의견은 프랑스 철학자 미셸 세르의 한 마디로 통일되는 듯 싶다.“고마워요,에르제.” 채수범기자 lokavid@
  • “값은 비싸지만 잘먹고 잘살자”프리미엄 식품 각광

    자연 친화적인 유기농 식품,신선초·녹차잎·약콩·맵쌀 등의 건강식품을 한데 모은 선식(禪食),감기·천식 등에 대한 예방 효과가 뛰어난 백두산의 야생차인 ‘백산차’,미네랄 함유량이 많은 해양 심층수…. ‘잘 먹고 잘 살자’는 ‘웰빙(Well-being)’을 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힘입어 가격은 비싸지만 건강을 추구하는 ‘프리미엄급 식품’이 각광받고 있다. ●유기농 야채서 항균오징어 먹물까지 김갑준 롯데백화점 식품매입팀 바이어는 “웰빙 붐을 타고 값은 일반 농산물보다 비싸지만 건강에 좋은 친환경 농산물의 매출액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60% 증가한 급신장세를 보이고 있다.”며 “소비자들은 유기농 제품의 경우 대부분 익히지 않고 쌈으로 싸서 먹는 쌈거리용 채소나 건강차를 선호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프리미엄급 식품 가운데 대표적인 것들은 자연 친화적인 유기농 야채와 친환경 과일을 포함해 건강차,각종 비타민,식이 섬유,검은콩 식품,보리·천연 효모빵 등 유기농빵,항암·항균 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진 오징어 먹물 식품,선식과 건강죽 등이 있다. 롯데백화점은 유기농 야채와 친환경 과일을 판매하는 유기농 농산물 전문매장인 ‘푸룸’을 운영하고 있다.유기농 야채는 치커리·민들레잎·겨자잎·신선초 등 쌈거리용 채소가 인기를 끌고 있다.가격은 100g당 1200원 선이다.감기·천식·비염 등에 예방효과가 있는 백두산 야생차인 백산차가 2만∼3만원,고혈압에 좋고 몸을 따뜻하게 보호해 주는 국화차가 2만원,목감기·두통에 효과가 있는 유럽산 국화차인 캐모마일차가 2만원,일종의 장미 열매로 비타민 C가 풍부한 로즈힙차가 2만원에 선보이고 있다. ●영양사둔 비타민 전문코너도 신세계백화점 강남점은 우리나라를 비롯해 캐나다·호주·핀란드 등 세계 각국에서 만들어진 비타민 70여종을 전문적으로 취급하는 비타민 코너를 운영하고 있다.과다한 업무 스트레스로 지친 직장인에게 도움이 되는 맨스포뮬라(4만 6000원),엽산·비오틴·칼슘 등 여성들에게 필요한 영양소가 함유된 우먼스포뮬라(4만 4000원),두뇌의 영양공급에 도움을 주는 DHA&EPA(4만원) 등을 내놓았다.오징어 먹물 스파게티(9900∼1만 2000원),해양심층수(500㎖·5000원) 등도 내놓았다. 현대백화점도 비타민하우스 매장을 개설,운영중이다.전문 영양사가 체계적인 식이요법 상담도 해준다.종합 비타민(3개월분·4만 4000원),비타민C(3개월분·3만원),칼슘(2만 5000원) 등을 판매하고 있다.무역점은 천연 원재료로 생산한 유기농빵을 전문적으로 판매하는 ‘내추럴 베이커리’ 코너를 개설했다.오징어 먹물 바게트(4000원),곡물식빵(3000원),알로에주스 등 건강야채주스(4000원),흑임자 라떼(4000원) 등을 매장에 내놓았다. ●케일·신선초·마 등 특선선식 갤러리아백화점 패션관은 건강식품 전문 매장인 ‘GNC’를 운영하고 있다.비타민과 체내 질소 균형을 유지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아미노산,관절에 도움을 주는 글루코사민,식이섬유 제품 등을 판매하고 있다.글루코사민(550㎎)을 2만 1000원,상어연골을 7만 5000원,식이섬유 실리움을 4만 4000원,씹어먹는 칼슘인 액티브 칼을 5만원에 팔고 있다.행복한세상은 케일·신선초·녹차잎·마·약콩·맵쌀 등 28가지로 이뤄진 특선 선식(3만 7000원),유기농 아이스크림인 나뚜르아이스크림(2000∼1만 4000원),피로회복과 혈액순환에 좋은 홍삼양갱(30개·5만 4000원),유기농 쌈모음(100g·3610원)을 내놓고 있다. 애경백화점은 저칼로리 식품인 김과 성인병 예방효과가 있는 다시마를 동시에 먹을 수 있는 정동명가 김(1만 7000원),철·아연 등 무기원소들이 골고루 함유돼 있는 다시마 김치(1만∼4만 5000원)를 판매하고 있다.삼성플라자는 유기농 야채와 친환경 과일을 출시했다.유기농 상추(100g) 450원,무 1개 3000원,사과(4개) 9900원,배(1개)를 2500원에 출시했다. ●저콜레스테롤·더덕달걀도 신세계이마트는 70여개 품목의 유기농 야채와 기능성 달걀을 선보이고 있다.유기농 야채의 경우 청정 쌈배추(100g) 368원,양배추(100g) 280원,풋고추(150g)를 2180원에 판매하고 있다.기능성 달걀인 저콜레스테롤란(10개)을 2680원,위건강에 좋은 닥터 IGY란(10개)을 2980원에 내놓았다.킴스클럽은 더덕란(10개·2400원)과 검은콩 만두(1248g·6000원),메밀·감자 부침가루(850g·4350∼4950원) 등을 출시했다.CJ홈쇼핑은 영양보조드링크인 팻다운(60개들이·10만 5000원)과 자일리톨 비타민(13만 8000원)을,CJ몰(www.CJmall.com)은 다이어트면인 가쓰오 온면(18개·3만 9900원),아침생식(6만원) 등을 내놓고 있다. 김규환기자 khkim@
  • 책 / 매화

    이어령 등 지음 생각의나무 펴냄 조선의 대표적 유학자인 퇴계 이황은 임종 직전에 “저 매화에 물을….”이라는 말을 남겼다고 한다.매화에 대한 퇴계의 남다른 애정을 엿보게 하는 대목이다.퇴계는 매화를 매형(梅兄)·매군(梅君)·매선(梅仙) 등으로 부르며 하나의 인격체로 대했고,때로는 의인화시켜 시를 주고받기도 했다.“막고산 신선님이 눈 내린 마을에 와/형체를 단련하여 매화 넋이 되었구려…”.퇴계의 이 매화시에서 막고산 신선은 살결이 빙설 같고 몸이 가볍고 보드랍기가 처자 같다는 신선을 일컫는다.그런 신선이 눈 내린 마을에 와 매화가 됐다니 그 청정함이란 짐작하고도 남음이 있다. ●원산지는 中 광둥성·쓰촨성·후베이성 일대 망매지갈(望梅止渴)이라는 말도 있다.매실은 보기만 해도 갈증이 멎는다는 뜻이다.조조가 언덕 너머에 매림이 있다는 말로 병사들의 입에 침이 괴게 해 갈증을 씻게 했다는 ‘삼국지’ 고사에서 생겨난 말이다.그런가하면 매우(梅雨)는 매실이 익을 무렵인 6∼7월 상순에 걸쳐 계속되는 장마를 뜻하는 말로,한국에서는 낯선 말이 됐지만 일본에서는 지금도 일상어로 흔히 사용하고 있다. 한국과 중국 그리고 일본의 매화 이야기는 이처럼 풍성하다.‘매화’(이어령 등 지음,생각의나무 펴냄)는 이 동북아 3국이 공유하고 있는 매화의 상징과 이미지를 고리로 세 나라의 ‘문화유전자’를 읽어낸 책이다. 저자들에 따르면 매화는 원산지인 중국 뿐 아니라 한반도와 일본의 섬에 퍼져 토착화되면서 세 나라의 문화를 매개하는 ‘매화문화권’을 형성해 왔다.매화야말로 3국의 문화적 DNA를 해독할 수 있는 열쇠인 셈이다.매화의 원산지는 중국 광둥성·쓰촨성·후베이성 일대.그 한자 이름과 함께 한국과 일본에 건너온 것으로 알려져 있다.한자의 뜻을 살펴보면 매(梅)는 꽃보다는 산과(酸果) 즉 신열매를 가리키며,완상용이라기보다 신에게 제사 드리는 신성한 나무로 간주됐고,서민보다는 선비들의 꽃이었다. ●궁극적 깨달음의 상징 책은 먼저 종교적 상징으로서의 매화를 다룬다.퇴계가 자신이 기르던 분매(盆梅)에 물을 주라고 한 유언은 매화의 유교적 상징과 관련된 일화로 회자되지만 매화의 상징성이 꼭 유교의 범주에 머무는 것은 아니다.유교의 대표적 경전인 ‘논어’‘맹자’ 등에는 매화란 말이 한마디도 나오지 않는다.성리학의 이념을 나타낸다는 문인화의 묵매(墨梅)를 처음 그린 사람도 유생이 아닌 중국의 선승 중인이다.매화를 아내로 하고 학을 아들로 삼아 평생 서호의 고산에 들어가 살았다는 북송 시인 임포의 매처학자(梅妻鶴子) 이야기도 유교의 군자보다는 도교적 신선의 경지를 암시한다.눈 내린 산중에서 매화를 찾아다닌다는 탐매(探梅) 혹은 심매(尋梅)란 말에서도 신선이나 은자를 좇는 구도의 상징성이 묻어난다.일본에서 매화는 일반적으로 유교의 꽃이 아니라 선종의 도를 상징하는 꽃이다.일본의 선종은 궁극적인 깨달음의 세계를 눈 속에 핀 매화 한 송이에서 찾는다. ●순결한 미녀·정절의 표상 문학 속의 매화는 어떤 모습일까.이 책은 매화를 처음 시조형식으로 노래한 고려 말 문인 이색의 작품,조선 고종 때 예인 안민영의 ‘매화사’,판소리 열두 마당의 하나인 ‘강릉매화타령’,조선후기 애정소설인 ‘매화전’ 등을 한국의 대표적인 ‘매화문학’으로 꼽는다.또 ‘사문유취’‘한산시’ 등 중국의 한시와 ‘만요슈’‘고금집’ 등 일본 시가집의 매화시도 소개한다.‘만요슈’에 나오는 노래는 모두 백매(白梅)를 읊은 것이다.‘만요슈’시대의 매화의 인기는 헤이안시대 초까지 지속됐다.꽃이라고 하면 으레 벚꽃을 의미하던 10세기 초까지도 시가에서 매화는 꽃을 대표했다. 풍속비평적인 글들도 적잖이 실렸다.조선실록 중종 편에는 중국으로부터 매화 말안장을 만들어 보내라는 기사가 보인다.이것은 매화의 남성적 상징성을 보여주는 드문 예에 속한다.매화는 흔히 군자의 절개를 상징하는 꽃으로 알고 있지만 순결한 미녀와 정절의 상징으로도 쓰인다.매화는 중국에서는 남녀의 결합을 암시하는 꽃이었으며,일본에서는 섹슈얼리티를 뜻하기도 했다.매화가 정숙한 부인과 기녀를 동시에 아우르는 상징이란 점은 사뭇 역설적이다. ●일본엔 관련된 속담도 많아 매화와 관련된 한·중·일 3국의 속담이나 속설은 색다른 흥미를 안겨준다.매실을 그다지 식용하지 않던 한국에서는 그 수가 별로 많지 않지만 일본에는 유난히 특이한 속담들이 많다.‘매근성’(梅根性,끈질기고 좀처럼 변하기 어려운 성질),‘매화에 꾀꼬리’(서로 조화가 잘 이뤄진 풍경),‘매화와 벚꽃을 양손에 쥐었다.’(좋은 일이 여러 가지 생겼다) 등이 대표적인 일본 매화 속담.매화와 국화를 짝지어 표현한 한국의 ‘매화도 한 철,국화도 한 철’이나 중국의 ‘매형국제’(梅兄菊弟,한 해에 제일 먼저 피는 매화를 모든 꽃의 형에,가을에 늦게 피는 국화를 아우에 비유한 말) 같은 속담도 눈길을 끈다. 출판사측은 이 책에 이어 앞으로도 ‘문화 표제어’를 매개로 한·중·일 3국의 문화적 정체성을 풀어내는 단행본을 계속 펴낼 계획이다.책임편집을 맡은 이어령씨는 “한·중·일 3국은 서양을 알기 이전부터 3000년 동안 함께 나눠 온 문화를 갖고 있지만,중국의 중화사상과 일본의 대동아 공영권 같은 일국중심의 지배이론으로 동북아시아의 문화적 가치는 편향되고 왜곡돼 왔다.”면서 “이제 우리는 동북아시아가 공유하고 있는 지역문화의동질성과 특성을 새롭게 물어야 할 중대한 문명사적 소명 앞에 있다.”고 지적한다.‘매화’는 그런 물음에 답하는 첫 과실이다.2만 9500원. 김종면기자 jmkim@
  • “권노갑씨 1년 밥값 3억”현대비자금 공판서 증인 밝혀

    권노갑 전 민주당 고문이 서울시내 고급호텔에서 1주일에 3∼4차례씩 1인당 30만원 정도의 고급 중국요리를 즐겼다는 법정 진술이 나왔다. 신라호텔 중식당 ‘팔선’ 직원인 유모(29)씨는 28일 오전 서울지법 형사3단독 황한식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현대비자금’ 관련 권씨 공판에 변호인측 증인으로 출석해 이같이 밝혔다.유씨는 “권 고문은 99년 봄부터 지난해 4월까지 중식당을 자주 찾아 1인분에 7만∼8만원하는 상어 지느러미찜과 이벤트 음식,포도주 ‘샤토 탈보’를 주문하곤 했다.”고 말했다.샤토 탈보는 한병 가격이 12만∼14만원인 프랑스산 고급포도주다.또 “4명이 함께 식사하면 부가세 등을 포함,한끼에 120만∼150만원 정도 나온다.”면서 “권 고문이 주로 계산했다.”고 덧붙였다.결국 권씨가 일주일에 최고 600만원,1년에 3억원 정도를 밥값으로 사용했다는 얘기다. 권씨가 유명인과 자주 식사했느냐는 변호인측의 질문에 유씨는 “박지원,한화갑 의원 등과 함께 왔다.”면서 “그러나 고 정몽헌 현대아산 회장은 보지 못했다.”고 진술했다.지난 공판에서 이익치 전 현대증권 회장은 “중식당에서 정 회장,권 고문 등과 함께 밥을 먹었다.”고 증언했다. 한편 재판부는 이날 오후 4시 권씨가 정 회장 등을 만나 총선자금 200억원을 요구했다는 신라호텔 커피숍 등을 현장검증했다.이익치씨가 커피숍에서 “처음엔 흡연석에서 만났고,다음엔 금연석에서 얘기를 나눴다.”고 진술하자 권씨는 “수십년 동안 흡연석에 앉아본 적이 없다.”면서 “거짓말”이라고 일축했다.또 권씨는 “신라호텔 곳곳에 CCTV가 작동하고 있어 비밀리에 만나 돈거래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변호인측은 “현금상자 18∼19개 무게는 600㎏정도”라면서 “돈을 운반한 승용차가 운행할 수 있는지 검증하자.”고 재판부에 신청했다.황 판사는 은행이 검증에 필요한 현금 40억원을 협조할 수 있는지 알아보라고 지시했다. 정은주기자 ejung@
  • 영국서 건너온 ‘도발적 상상’/화가 허스트·휴스展 30일까지 설치작품·움직이는 그림 돋보여

    데이미언 허스트(38),그리고 패트릭 휴스(64).두 영국 화가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기발한 상상의 도발적인 작가라는 것이다.허스트는 포름알데히드액에 박제시킨 상어와 소,새끼양 등 현란한 색채와 자극적인 주제의 작품들을 발표하며 지난 10년간 세계 예술계에 센세이션을 불러일으킨 인물.또 휴스는 역(逆)원근법을 이용한 ‘움직이는 그림’으로 잘 알려져 있다.이들의 작품이 각각 국내 화랑에 전시돼 미술애호가들의 관심을 모으고 있다.서울 사간동 갤러리현대에 마련된 ‘크로매틱 센세이션(Chromatic Sensation,색채감각) by HERA’전과 청담동 박여숙화랑의 ‘패트릭 휴스-움직이는 그림’전이 그것.두 전시는 30일까지 계속된다. 화가이자 조각가인 허스트는 영국 미술의 세대교체를 이끈 아이돌 스타다.세계적인 미술품 수집가이자 젊은 작가 발굴에 탁월한 감각을 지닌 영국의 사치 경과 만나면서 작가로서 급성장했다.허스트의 작품 소재는 종종 약국으로부터 나온다.이번 전시에는 작가의 작업실을 주제로 한 ‘약사로서의 자화상을 묵상함’을 비롯해대형 컬러 패널 작품,약국의 이미지를 이용한 설치 작품 등 대표작들이 고루 나와 있다.올해 사치 갤러리의 재개관 기념 첫 전시에 초대되는 등 인기를 끌고 있는 허스트의 작품이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소개되기는 이번이 처음이다.이 전시는 ㈜아모레퍼시픽의 브랜드 ‘헤라HERA’가 주최하고 갤러리현대가 협찬해 이뤄진 것으로 기업과 화랑이 함께 하는 새로운 차원의 예술 마케팅 무대란 점에서 주목된다. 패트릭 휴스의 한국 전시는 2001년에 이어 두번째다.휴스의 작품들은 역원근법에 따라 먼 곳에 위치한 배경의 풍경이 돌출돼 가까이 있는 것처럼 보이는 착시현상을 일으키는 것이 특징.관람객들은 그림 앞에서 위치를 이동함에 따라 그림도 천천히 움직이는 듯한 착각에 빠진다.그래서 ‘움직이는 그림’이다.이번 전시에는 나무 보드 조형물 위에 유채로 그린 원화 18점과 석판화 6점이 걸렸다.휴스는 발랄한 상상력으로 우리를 일상의 삭막함에서 구해준다.문이 서서히 열리면서 푸른 하늘아래 아름다운 호수가 펼쳐지는가 하면,문 뒤로 만리장성의 모습이 다가오고,지중해식 건물 기둥 사이에는 파도가 하얗게 부서지는 푸른 바다가 위용을 드러낸다.휴스의 작품은 이처럼 가상의 공간을 만들어낸다는 점에서 르네 마그리트나 파울 클레,조르조 데 키리코 같은 초현실주의 작가의 영향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하지만 초현실주의자들의 우울함과는 거리가 멀다.휴스의 상상은 퍽이나 유쾌하다. 김종면기자 jmkim@
  • 웹 “1년만에 우승이야”/박세리는 공동6위 체면치레

    안니카 소렌스탐(스웨덴)과 ‘코리아군단’의 위력에 기를 펴지 못하던 ‘여자 백상어’ 캐리 웹(호주)이 오랜 침묵을 깨고 우승컵을 안았다.박세리(CJ)는 막판 선전으로 공동 6위까지 치고 올라와 상금 랭킹 2위의 체면을 지켰다. 웹은 8일 미국 오클라호마주 털사의 털사골프장(파70·6233야드)에서 열린 미여자프로골프(LPGA) 투어 존Q해먼스호텔클래식(총상금 100만달러) 마지막 3라운드에서 4언더파 66타를 쳐 합계 10언더파 200타로 캔디 쿵(타이완),도로시 델라신,태미 그린(이상 미국) 등 공동 2위에 무려 9타 차의 완승을 거뒀다. 웹은 이로써 지난해 8월 브리티시여자오픈 우승 이후 13개월 만에 우승컵에 입을 맞췄다.또 개인통산 29승째를 거둔 웹은 96년 LPGA 투어에 발을 들여 놓은 이후 한 해도 거르지 않고 해마다 1승 이상을 달성한 선수가 됐다. 박세리는 이날 버디 5개와 보기 2개를 묶어 3언더파 67타를 쳐 합계 이븐파 210타로 공동 28위에서 단숨에 공동 6위로 올라섰고,김미현(KTF)은 합계 2오버파 212타로 공동 15위에 올랐다. 이창구기자window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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