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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시대] 총선은 지방선거가 아니다

    [지방시대] 총선은 지방선거가 아니다

    4·10 총선이 다가오자 후보들과 함께 지방의원들도 덩달아 바빠졌다. 이들은 “내 선거처럼 뛴다”고 말한다. 실제로 그렇다. 이른 아침부터 늦은 저녁까지 지역 곳곳을 다니며 자당 후보를 알리고, 후보가 출마 선언이나 공약을 발표하는 기자회견장에서는 연단 뒷줄에 서서 자리를 지킨다. 후보 캠프에서 직책을 맡아 선거전 전면에 나서기도 한다. 과도하게 선거운동을 해서 선거법 위반으로 고발당하는 경우도 있다. 본선에 앞선 당내 경선에서 서로 지지하는 후보가 달라 얼굴을 붉히며 ‘집안싸움’을 벌이기도 한다. 자기 선거가 아닌데 자기 선거처럼 뛰는 것은 왜일까. 국회의원이 지방의원 공천권을 갖고 있어서다. 지방선거를 앞두고 정당마다 공천 관리 기구를 두고, 또 ‘시스템 공천’도 가동하지만 그보다 더 강한 건 국회의원의 입김이다. 정치인에게 공천권은 곧 생존권. 정치생명이 왔다갔다하는 상황에서 자기 선거처럼 뛰지 않는 게 오히려 이상하다. 지자체장은 지방의원보다 더 곤혹스럽다. 지자체장 역시 ‘공천 족쇄’에 묶여 있는 것은 마찬가지인데 공직선거법상 정치적 중립을 지켜야 해 선거에 개입하면 안 된다. 언행과 처신에 신경을 쓰며 성실하게 법을 지키다가 총선 후에 있을 지방선거에서 공천과 멀어질 수 있으니 지자체장으로서는 참으로 난감한 노릇이다. 지방선거 정당공천제는 국회가 법으로 못박았다. 기초단체장 정당 공천은 1995년, 기초의원은 2006년부터 시행됐다. 당시 옳고 그름을 면밀하게 따지기보다는 당리당략과 진영논리에 의해 졸속으로 도입이 결정됐다. 이후 지방에서는 정당공천제 폐지론과 무용론이 끊이지 않았다. 위에서 보듯 중앙정치권이 공천권으로 지방 정치인의 목줄을 쥐고 있어서다. 정당공천제는 지방의회가 주민들의 목소리를 전달하고 대변하는 민의의 장이 아닌 여의도 정치의 대리전을 벌이는 정쟁의 도구로 변질해 그 기능을 상실하게 하는 부작용도 낳고 있다. 지방선거가 중앙정치권이 쳐 놓은 ‘대선의 연장전’이라는 프레임에 갇혀 지방 살림을 챙길 유능한 일꾼을 뽑는 자리가 아닌 거대 정당이 벌이는 사생결단식 싸움판으로 전락하는 것도 정당공천제가 가져온 폐해다. 풀뿌리 민주주의라 불리는 지방자치가 중앙정치에 치여 제대로 뿌리내리지 못하는 것이다. 정당공천제가 절대 악인 것은 아니다. 후보 능력과 자질을 사전 검증해 부적격자를 걸러내고, 무분별한 후보 난립을 막고, 신인과 여성·장애인의 정치 진출 기회를 넓혀 주는 순기능도 있다. 하지만 득보다 실이 많다. 지방자치의 근간이 흔들리는 판에 더이상 무슨 말이 필요한가. 그래서인지 총선과 대선처럼 큰 선거가 있을 때면 정당공천제를 폐지하거나 수정하겠다는 말들이 나왔다. 그런데 어째 4·10 총선을 앞두고는 정당공천제를 손보겠다는 말이 전혀 들리지 않는다. 지방정치의 중앙 예속화가 더 심해지는 게 아닌지 걱정스럽다. 김정호 전국부 기자
  • 4월의 한 주…책속에 스며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4월의 한 주…책속에 스며들다 [박상준의 書行(서행)]

    꽃피는 전주… 봄날에 물들다 오는 12일은 도서관의 날이고 18일까지는 도서관 주간이다. 전북 전주는 도서관의 날을 위해 아껴 둔 여행지다. ‘도서관의 천국’이라 불러도 좋겠다. 전국에서 유일하게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 있을 정도다. 도서관을 돌아보는데 굳이 프로그램까지 예약할 일인가 반문할 수 있다. 하지만 일부 코스는 예약 당일 마감되기도 한다. 충분히 그럴 만하다. 프로그램이 아니어도 무방하다. 전주의 작은 도서관들은 잘 꾸며진 책방이나 북카페와 견주어 부족함이 없다. 지금 도서관이 어디까지 왔는지 알고 싶다면 단연코 전주다.●너와로 지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 두 해 전이다. 전주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 다녀왔다. 전주의 도서관들이 막 알려지던 시절이고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이 소문나기 전이다. 조문차 찾았던 길이었다. 내 선배인 당신의 자식과 친구들의 생활이기도 한 책의 공간이라서, 좀더 머물다 가는 것을 이해해 주리라 믿었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은 맏내호수를 내려다보는 학산 기슭에 있었다. 그림동화에 나올 법한 아담한 집이었다. 너와를 비늘처럼 장식한 외관은 숲과 잘 어울렸다. 실내는 계단식 열람석과 다락방 등으로 이뤄져 있었는데 어느 쪽에서나 호수가 보였다. 빼곡한 시집의 서가에서 ‘우리는 좀더 어두워지기로 했네’(이설야·창비)를 집어 들었다. ‘크레파스’라는 시를 제법 오래 그리고 반복해서 읽었다. 사물함에서 사라진 반장의 크레파스에 관한 내용이었다. 그 시를 여러 번 읽은 건 ‘모두가 거짓말 같은/엄마의 장례식,/지나서였다’라는 마지막 연 때문이었다. 시인이 말한 죽음이 오늘의 죽음과 같은 뜻인지는 알 수 없었다. 하지만 죽음은 그 자체로 슬프고 처연해서 ‘공사장에다 크레파스를 파묻어버’린 소녀의 심정에 공감할 수 있었다. 시집을 덮고는 내 곁에 없는 그리운 얼굴들을 떠올려 보았다. 상실은 쓸쓸한 감정인데 텅 빈 채로만 남지 않는다는 건 또 고마운 일이었다. ●4월의 숲과 정원의 도서관 죽음이란 무엇일까, 시란 무엇일까, 하고 거창하게 묻지 않아도 어떤 물음은 종종 우리를 여행에서 여행 바깥으로 이끈다. 책은 그런 질문의 친구이고, 전주의 도서관들은 여행자를 책 곁으로 이끄는 길라잡이다. 2019년 전주시립도서관 꽃심 개관 후 전주 도서관의 변화는 놀랍기만 한데, 사람들에게 책 읽기를 강요하지 않고 어떻게 책과 마주하게 할 것인가를 고민한 흔적이 역력하다. 학산숲속시집도서관에서 ‘크레파스’에 마음을 포갤 수 있었던 건 숲이라는 장소와 시(집)를 짝지어 책 읽는 이들의 시심을 깨워 낸 도서관 사람들의 덕이기도 했을 것이다. 전주 도서관들은 책과 책의 공간을 큐레이션하는 능력이 확실히 남다르다. 그러니 전주에서 도서관 여행의 첫걸음을 떼도 좋겠다. 전주에는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외에도 잔잔한 책 쉼터로 추천할 만한 크고 작은 도서관이 많다. 그 가운데 4월의 도서관으로는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을 꼽아 본다. 4월의 봄과 무관하지 않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학산숲속시집도서관과 더불어 전주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의 정원 코스에 속한다. 이맘때가 제격이다.●정원의 쉼 같은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은 전주의 작은 도서관 중에서도 개방형 야외 정원을 가진 예술특화도서관이다. 이를 언급하지 않아도 왜 정원 코스의 출발지인지 금세 알 수 있다. 건물 동은 북쪽 은행나무동과 한때는 카페로 쓰였던 남쪽 팽나무동, 50년 가까이 의료원이었던 담쟁이동으로 나뉜다. 팽나무동은 도서관 남서쪽에 팽나무 고목이 있어서, 담쟁이동은 옛집의 벽을 타고 오르는 담쟁이가 아름다워 붙은 이름이다. 팽나무동과 담쟁이동은 남쪽으로 아담한 정원을 공유한다. 4월은 정원의 새순이 돋는 시기고 담쟁이가 푸르러지는 계절이다. 정원 의자에 앉아 봄날의 공기를 머금고 있으면 잠시나마 내 집의 정원인 양하고 또 그랬으면 싶어진다. 묵은 근심들은 책을 들기 전에 이미 시나브로 잊힌다. 결국 여행은 희망 닮은 햇볕 한 줌 주워 보려 나서는 것인지 모를 일이다. 봄볕에 그슬릴 때쯤 팽나무동 안으로 자리를 옮긴다. 팽나무동은 복층의 형태로, 책을 팔지 않을 뿐 영락없는 북카페다. 커피나 음료의 반입은 기본이다. 실내디자인은 빈티지풍이다. 옛 건물의 골격을 살렸고 고재나무 책장으로 온기를 더했다. 2층까지 두루 보고 나면 의자와 책상, 받침대 하나하나까지 세세하게 신경 써 골랐다는 걸 알 수 있다.●서가 사이 숨은 예술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의 서가는 크게 빛들다, 깃들다, 스며들다, 물들다의 네 가지 주제로 나뉜다. 팽나무동 1층은 빛들다이다. 이때 빛은 사진 예술의 근간을 일컫는다. 스티브 매커리, 만 레이, 로버트 프랭크 등의 사진집을 볼 수 있다. 또 한쪽 벽을 허문 방에는 아이들을 위한 팝업 북과 그림책이 가득하다. 도서관은 전주교대 부설초등학교와 이웃한다. 아이들이나 부모들이 서로를 기다려 만나곤 하는데, 그림책 방의 평일 오후는 다정하게 복작댄다. 2층은 스며들다와 깃들다이다. 스며들다는 음악이 주제다. 음악과 관련한 책들은 물론 CD와 LP 플레이어 등이 공존한다. 이제 도서관에서 음악을 들으며 책장을 넘기는 건 낯선 경험이 아니다. 깃들다에는 서학예술마을 예술가들의 전시 도록 등이 비치돼 있다. 도서관을 나와 마을을 산책할 때 우연히 마주칠 수 있는 작가들이다. 담쟁이동은 팽나무동에서 2층 난간으로 곧장 연결된다. 담쟁이동 2층은 물들다로, 미술 관련 서적이 모여 있다. 한쪽에는 자그마한 개방형 다락방이 있다. 1층 정원을 내려다보며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자리로, 박공지붕 아래 은밀한 다락이라기보다 우리네 한옥의 누마루처럼 안락한 느낌의 공간이다. 1층은 담쟁이갤러리다. 책 대신 예술가들의 작품을 만나 볼 수 있는 전시실이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의 예술은 예술서적과 갤러리에 그치지 않는다. 지역 작가들의 작품은 도서관 서가의 책과 책 사이에 또 다른 책처럼 숨어 있다. 무심코 책을 꺼내다 또는 책을 읽거나 메모를 하다 우연히 눈이 마주친다. 문수호 작가의 ‘책과 꼭두’는 익살스러운 장면이 위트 있고, 한숙 작가의 ‘꽃물’은 전주와 잘 어울린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만의 특색이다. ●책은 우리를 더 멀리로 전주 작은 도서관들은 소소한 체험거리도 흥미롭다. 다이어리를 꾸미듯 방명록을 남기거나 컬러링으로 개성을 발휘할 수 있다. 서학예술마을도서관에는 담쟁이동 1층 창가에 ‘예술을 쓰다’라는 코너가 있다. 글감바구니에서 글감 쪽지 2개를 꺼내 자유롭게 표현하는 방식이다. 헤밍웨이가 단어 여섯 개로 썼다는 세상에서 가장 슬픈 소설 ‘For sale: baby shoes, never worn’(팝니다. 아기 신발. 신은 적 없음)이 생각난다. ‘오후’와 ‘찾아온다’ 두 단어를 뽑고는 어떤 문장을 만들지 고민하다가, 앞선 이들이 쓰고 꾸민 글들에 그만 기가 죽고 만다(명색이 여행작가인데). 대신 옆 서가에서 사진집 한 권을 꺼내서는 정원 쪽 창가에 앉는다. ‘노 시그널 자연과 가장 가까이 사는 법’(브리스 포르톨라노·복복서가)은 프랑스 다큐멘터리 사진작가 브리스 포르톨라노의 사진에세이다. 작가는 ‘월든’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에게서 영감을 받아 약 5년간 21세기 소로를 찾아 떠났다. 첫 장은 핀란드 라플란드에 사는 티냐 편이다. ‘매번 좀더 멀리 가본다. 숲속에서 티냐는 자연의 일부로서 자기 자리를 잘 지키고 있다’라고 쓰여 있다. 썰매 자국이 선명한 설원 사진 한 장이 강렬하다. 도서관에서 읽는 책들은 우리의 여행을 ‘매번 좀더 멀리’로 데려간다. 오늘은 핀란드에서 출발해 몽골, 미국 알래스카, 이탈리아, 이란 등으로 이어진다. 책 속의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낭만의 동경보다 ‘소박함, 여전히 소박함, 언제나 소박함이 중요하다’고 말한다. 창밖에는 팽나무 노거수가 이백몇 번째인지 알 수 없는 봄을 맞이하고 있다. 뒤늦게 ‘오후’와 ‘찾아온다’로 작문할 말이 생각난다. 작은 도서관의 오후, 4월의 초록이 찾아오고 있다. ●도서관 여행해설사와 Go! 전주는 한옥마을이 유명하다. 오목대에 꼭 올라가 보길 바란다. 한옥마을의 웅장한 전경이 펼쳐진다. 전주가 첫 여행이 아니라면 다른 선택도 고려해 보시길. 예를 들면 앞서 말한 도서관 여행 프로그램이다. 전주 도서관 여행은 도서관 여행해설사와 전주의 여러 도서관을 방문한다. 매주 토요일 하루 코스와 반일 코스를 운영하며 격주 단위로 코스가 바뀐다. 프로그램은 매월 1일부터 다음달 예약을 받는다. 5월 정원 코스는 이미 매진이다.전주의 도서관들은 도시재생, 생활관광, 예술여행 같은 테마들이 자연스레 녹아든다. 무엇보다 도서관 여행해설사의 활약을 빼놓을 수 없다. 도서관과 도서관을 이동하는 차 안에서 책에 관한 다채로운 이야기를 펼쳐 놓는다. 마치 책 한 권을 같이 읽은 기분이다. 특히 올해는 전주의 여행지와 체험프로그램을 추가했다. 전주천년한지관, 팔복예술공장 등을 경유하거나 책놀이 프로그램, 반려식물 체험 등이 어우러져 여행의 느낌을 배가한다. 매월 둘째, 넷째 주 ‘비밀코스’는 출입연령 제한이 있는(어른의 입장이 불가하다) 전주시립도서관 꽃심의 우주로1216과 혁신도시복합문화센터 청소년창작기지 등을 방문할 수 있어 한층 특별하다.●동문헌책도서관서 보물책 찾기 홀로 여행하는 걸 선호하는 이들은 전주도서관이 직영하는 작은 도서관들에 주목할 일이다. 각각의 작은 도서관은 시, 예술, 여행, 헌책 등의 주제로 특화돼 있고, 그에 걸맞은 공간으로 꾸려져 도서관 여행의 즐거움을 더해 준다. 책의 기둥이 건물을 받치는 전주시청 로비의 책기둥(도서관), 옛 치안센터(파출소)를 개조해 취조실을 연상케 하는 다가여행자도서관의 지하 열람실, 첫마중길여행자도서관에서 볼 수 있는 데이비드 호크니의 38㎏짜리 한정판 비거북(Bigger Book), 덕진공원 연못 가운데 연꽃처럼 뿌리 내린 연화정도서관, 옛 전주공예명인관의 전통한옥을 개조한 한옥마을도서관 등은 공간과 요소들만으로 이채롭다. 여느 도시의 책방 투어 이상이다. 그중 동문헌책도서관은 비교적 최근에 개관했다. 몇몇 신간을 제외하고 도서관에 헌책 아닌 것이 어디 있을까? 헌책과 도서관이라는 모순과 조화가 관심을 끈다. 실은 동문의 헌책방골목에서 기인한다. 지금도 근처에는 헌책방들이 영업 중이다. 물론 추가된 의미도 있다. 동문헌책도서관 간판에는 ‘보물책 찾아 삼만 리’라는 부제가 붙어 있다. 지난 시절의 옛 책을 보물로 해석하고, 숨은 보석 같은 책들을 찾아내 추천하겠다는 표명이다. 그래서 서가의 구성도 한때는 금서로 지정돼 볼 수 없었던 ‘어제의 금서가 오늘의 고전’, 같은 테마의 다른 책을 짝지은 ‘책짝궁’ 등으로 독특하다.제일 인기 있는 서가는 대한민국 30여명의 명사가 추천, 기증한 ‘내 인생의 책’이다. 문재인 전 대통령, 영화배우 전도연, 축구선수 박지성 등의 추천 도서를 볼 수 있다. 소설가 조정래와 김훈은 육필 추천사를 따로 남겼다. 책의 보물은 역시 ‘보물섬’(만화잡지 1982~1996)이지,라고 말하는 이들은 지하 1층의 ‘만화야’와 ‘추억책방’을 놓치지 마시길. 옛 만화책과 추억의 잡지가 기다리고 있다.●‘금암’ 뷰 ·‘완산’ 꽃동산도 봄날에 딱 작은 도서관 외에 전주를 대표하는 시립도서관들 역시 빼어난 여행지다. 금암도서관과 완산도서관은 오히려 ‘여행’에 방점이 찍힌다. 금암도서관은 1980년에 개관한 전주 최초의 시립도서관으로 몇 해 전 새로 단장했다. 현재는 전주도서관 가운데 최고의 전망을 자랑한다. 도서관 2층 지식마루에 이르니 탁 트인 전망이다. 고지대에 위치한 까닭에 여느 호텔 스카이라운지 버금간다. 창가 쪽 에그체어가 명당인데 경쟁률이 치열하다. 그럴 만하다. 책장을 넘기기보다 풍경에 빠져드는 시간이 더 길 수밖에. 3층 트인마당은 아예 야외 테라스로 나아간다. ‘전망대’라는 이름이 어울리는 경관이고, 망중한이나 봄을 ‘멍’하니 누리기 알맞은 자리다.완산도서관은 현재 리모델링을 위해 휴관 중이다. 그러니 도서관 때문에 소개하는 건 아니다. 완산도서관 옆은 완산공원 꽃동산이다. 전주의 대표적인 꽃놀이 명소로 매해 4월에는 겹벚꽃과 철쭉이 만개한다. 언덕길을 따라 벚꽃 터널이 열리는데 꽃철에는 늘 사람들로 북적인다. 철쭉 또한 봄꽃의 주인공을 쉽사리 양보하지 않는다. 사람 키보다 높고 넓게 꽃가지를 드리우니 봄날이 이리 붉어도 되나 싶다. 겹벚꽃과 철쭉은 벚꽃보다 개화 시기가 조금 늦는 편이다. 이번 주말보다 도서관 주간인 12~18일 사이가 낫다. [여행수첩] ●학산숲속시집도서관 운영 시간 화~일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lib.jeonju.go.kr 063-714-3525 ●서학예술마을도서관 운영 시간 화~일 오전 9시~오후 6시, 월요일, 법정공휴일 휴관 누리집 lib.jeonju.go.kr 063-714-3528 ●전주 도서관 여행 매주 토요일 하루 코스 6000원(여행기록물 등 제공, 중식 불포함), 반일 코스 4000원(여행기록물 등 제공) 누리집 lib.jeonju.go.kr 063-230-1842 사전예약제, 7세 이상 권장
  • 서상열 서울시의원, 서울 청년들 시정 참여 기회 확대 앞장선다

    서상열 서울시의원, 서울 청년들 시정 참여 기회 확대 앞장선다

    서울시의회 도시계획균형위원회 서상열 의원(국민의힘·구로1)은 지난 3일 서울시 소관 모든 위원회에 청년을 위촉, 청년들의 정책 참여 기회를 확대하는 ‘서울시 청년 기본 조례’ 일부개정조례안을 발의했다. 현행 조례에 따르면 청년의 시정 참여 확대를 위해 서울시 소관으로 설치·운영하는 각종 위원회에 위촉직 위원의 10% 이상을 청년으로 의무 위촉해야 하는 ‘청년 친화위원회’를 선정하도록 하고 있다. 서울시는 지난 2023년도 기준 131개의 청년친화위원회를 지정·운영해 분야별 전문성을 가진 청년들이 서울시 각종 위원회에서 주요 정책 결정 과정에 적극적으로 의견을 개진하고 참여할 수 있도록 독려해왔으나, 작년 9월 청년기본법과 청년기본법 시행령 개정에 따라 정부의 모든 위원회에 청년 참여가 의무화되면서 특정 위원회에만 청년을 일정 비율 이상 참여토록 했던 기존 방침이 원칙적으로는 모든 위원회에 청년 위원을 두는 것으로 변경된 바 있다. 이에 조례 개정안에는 법 개정 사항을 반영, 특정 위원회에만 청년 위촉 비율을 의무화하는 ‘청년 친화위원회’의 개념을 없애고 서울시가 맡는 모든 위원회에 청년 위촉 의무를 부여하는 내용을 담았다. 다만 외교·국방·안보 정책을 다루거나 인사·감사·계약 등 행정기관 내부 업무처리를 위한 위원회 등 청년 위촉이 곤란한 경우는 청년정책조정위원회의 심의·조정을 거쳐 제외할 수 있게 된다. 또한 서울시가 자체적으로 구축해 운영하던 서울미래인재DB 사업을 정리하는 내용도 포함됐으며, 서 의원이 지난 행정사무감사에서 해당 사업의 실효성 상실 및 강화에 대해 문제를 제기한 후 후속 조치 차원이다. 서울시는 향후 국무조정실에서 운영 중인 청년참여플랫폼 청년 DB를 활용, 인재풀을 일원화해 보다 적극적인 인재 발굴 및 지원을 이어나갈 예정이다. 서 의원은 “서울시에 설치된 모든 위원회에 청년 위촉이 의무화됨에 따라 서울 청년들의 정책 효능감을 상당히 높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라며 “오랜 시간 각종 청년 정책을 선도해온 서울시와 노하우를 공유하며 청년들의 정책 참여 기회 확대를 위해 노력하겠다”고 강조했다.
  • “너 나하고 간통했지?” 김제시의원, 이번엔 스토킹·폭행 혐의로 제명

    “너 나하고 간통했지?” 김제시의원, 이번엔 스토킹·폭행 혐의로 제명

    동료 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빚어 4년 전 제명됐다 복귀했던 전북 김제시의원이 이번엔 여성을 폭행하고 스토킹한 혐의로 수사를 받으면서 또 제명됐다. 4일 김제시에 따르면 김제시의회는 전날 무소속 유진우(57) 의원의 제명을 의결했다. 본회의 표결 결과 유 의원을 제외한 재적 의원 13명이 투표해 찬성 12표, 기권 1표로 제명안을 의결했다. 현행법에 따라 지방의회 의원에 대한 징계 최고 수위인 제명은 지방의회 재적의원 3분의 2 이상이 찬성해야 한다. 제명안 의결 즉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돼 유 의원은 의원직을 잃었다. 김제경찰서는 지난 1월 5일 스토킹처벌법 위반과 폭행 혐의로 유 의원을 검찰에 송치했다. 유 의원은 지난해 12월 8일 김제의 한 마트 창고에서 업주 A(여·40대)씨에게 침을 뱉고 주먹으로 얼굴과 가슴 등을 때린 혐의를 받고 있다. 당시 마트 폐쇄회로(CC)TV에는 유 의원이 A씨에게 과일 상자를 들어 던지려는 장면과 A씨 허리춤을 잡고 가게 입구 쪽으로 끌고 가는 모습이 담겼다. 제명안이 가결된 뒤 유 의원은 취재진에게 “피해 여성과 10년 넘게 사귀는 사이였는데, 여성이 선거자금을 빌려준 적도 없으면서 갑자기 수천만원을 돌려달라고 해 감정적으로 대응했다”고 해명했다. 유 의원은 기혼이다. 한편 A씨는 원하지 않는데도 유 의원이 찾아오거나 전화를 시도했다고 주장했다. 유 의원은 “조례에 시의원의 품위 유지 의무 위반 최고 징계 수위가 ‘출석정지 30일’로 정해져 있는 만큼 법원에 징계 무효 가처분 신청을 낼 계획”이라며 “승소 후 복권되면 스스로 의원직을 내려놓겠다”고 밝혔다. 유 의원은 2020년에도 동료 여성 의원과 부적절한 관계로 물의를 빚어 제명됐다가 징계 절차에 하자가 있다는 법원 판결에 따라 복귀한 바 있다. 스캔들 당사자인 두 의원은 현충일 추념식장에서 말다툼을 벌였고, 유 의원은 기자회견을 자청해 “항간에 떠돌던 소문은 사실이다. 여성 의원이 나를 내연관계가 아닌 일방적인 스토커로 몰고 있어 억울해서 사실을 밝힌다”면서 부적절한 관계를 인정했고 “‘죽어서도 당신을 사랑하겠다’ 등의 구애 편지를 받았다”고 주장했다. 심지어 시의회 본회의장에서 유 의원이 “내가 스토커야? 얘기해 봐”라고 고함을 치자 여성 의원은 “그럼 제가 꽃뱀입니까”라고 되물었다. 이에 유 의원은 “꽃뱀 아니었어? 너는 내가 전국적으로 매장시킬 거야. 너하고 나하고 간통했지. 할 말 있으면 해”라고 받아치며 10여분간 소동을 빚었다. 2020년 7월 시의회는 임시회 본회의를 열고 두 의원에 대해 제명 징계안을 의결했다. 그러나 유 의원은 김제시의회를 상대로 의원직 제명 처분 무효 소송을 냈고, 법원은 2021년 12월 원고 일부 승소 판결을 했다. 당시 법원은 징계 수위를 정하는 김제시의회 윤리특별위원회가 해당 의원에게 회의 날짜와 장소를 알려주지 않아 방어권을 박탈했다고 판단했다. 유 의원은 2022년 지방선거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해 다시 당선됐다. 김영자 김제시의회 의장은 제명안 가결을 선포하면서 “시민에게 진심으로 송구하다”면서 “신뢰받는 의회로 다시 태어나도록 모든 노력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 새만금 매립지 관할권 전쟁 새달 종식되나

    수십년간 인접 시군 갈등을 빚어온 새만금 매립지 관할을 둘러싼 영토전쟁이 이르면 다음 달 종식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공유수면 매립지 관할구역 결정권을 부여하는 ‘구 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다음 달 17일 예정된 행안부 중앙분쟁위원회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관할권 갈등 중인 새만금 주요 매립지는 만경 7공구 방수제, 새만금 동서도로, 새만금 신항 방파제·비안도 어선보호 시설, 새만금 남북도로 등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매립지와 기반 시설을 놓고 시군이 다투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남북도로를 제외한 3건이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 안건으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새만금 신항만과 동서도로를 차지하기 위한 군산과 김제의 갈등이 첨예하다. 두 지자체는 새만금 개발로 인해 황금어장이 급격히 망가져 주민(어민)들이 삶의 터전을 상실했다. 군산시는 충남 서천 앞바다에서 전북 부안 앞바다에 이르는 대부분의 해역을 해상경계선에 따라 군산시가 관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김제시는 새만금에 빼앗긴 ‘끊어진 바닷길’을 강조한다. 또 김제시는 신항만과 연결된 2호 방조제가 김제 차지가 된 만큼 방조제 및 육지와의 연결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만금 내부도로 행정구역 결정 역시 관심을 끈다. 동서도로는 새만금 방조제 완공 이후 최초 기반 시설로, 지난 2015년 공사를 시작해 2020년 11월 개통됐지만 여전히 공식 지번이 없다. 남북도로는 군산과 김제, 부안을 연결하는 도로지만 관리 주체가 명확지 않다. 동서남북 십(+)자 도로 인근에는 인구 3만 5000명을 목표로 하는 새만금 수변도시가 있어 주소지 부여가 시급하다.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를 준비하는 전북도 역시 새만금 행정구역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 관계자는 “관할권 결정은 전북도가 아닌 행안부에 달린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건물 유리문 부서져 부상입은 美 여성, 472억원 배상받은 사연

    건물 유리문 부서져 부상입은 美 여성, 472억원 배상받은 사연

    미국 뉴욕시의 한 사무실 건물 유리문이 부서지면서 뇌손상을 입은 여성이 우리 돈으로 무려 472억원에 달하는 배상을 받을 수 있게 됐다. 지난 2일(현지시간) 미국 뉴욕포스트 등 현지언론은 전직 JP모건 애널리스트 출신의 메간 브라운(36)이 사고 건물주를 상대로 낸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다고 전했다. 보도에 따르면 최근 뉴욕 법원 배심원단은 브라운이 제기한 소송에 손을 들어주며 건물주가 총 35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사건은 9년 전인 지난 2015년 2월 맨해튼 매디슨애비뉴 271번지에 위치한 한 빌딩에서 벌어졌다. 당시 브라운은 건물 밖으로 나가기 위해 왼쪽 어깨로 유리문을 밀었고, 바로 뒤를 따르던 한 남성도 유리문 중앙을 밀었다. 이때 갑자기 문이 부서지면서 순식간에 유리가 브라운의 머리 위로 쏟아져내리며 부상을 입었다.이 사고로 브라운은 영구적인 외상성 뇌손상과 두통, 빛에 대한 민감성, 현기증 그리고 치매 조기 발병 가능성을 입었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는 사고 당시 27세의 전도 유망했던 JP 모건 애널리스트 경력이 사실상 끝났으며 심지어 연애 생활에도 어려움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에대해 브라운은 법정에서 “외상성 뇌손상으로 후각과 미각 상실, 한때 유창했던 스페인어도 잊어버리는 등 수많은 문제가 생겼다”면서 “기억력, 집중력, 어휘력이 모두 저하됐다”고 말했다. 이어 “사고 후 1년을 휴직하고 복직했으나 결국 성과상의 이유로 해고됐다”면서 “약혼자와도 정상적인 삶을 가질 수 없어 결국 헤어졌다”고 덧붙였다.이에대해 건물주의 변호사 측은 브라운의 주장을 하나하나 반박했다. 토마스 소필드 변호사는 “당시 건물은 안전상의 문제가 없었으며 사고 유리문도 규정대로 잘게 부서졌다”면서 “해당 사고로 브라운이 입은 유일한 부상은 꿰매야 할 상처뿐이었고 불과 5일 만에 제거했다”며 원고의 주장은 일관성이 없고 신뢰할 수도 없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배심원단은 건물주의 과실이 브라운의 부상을 초래한 실질적인 원인이라고 판단하고 과거, 현재, 미래의 고통과 치료비, 삶의 즐거움 상실 등을 이유로 건물주가 브라운에게 총 3500만 달러를 배상하라고 평결했다.
  • 매립지 관할권 키를 쥔 행안부, 새만금 삼국지 결말은?

    매립지 관할권 키를 쥔 행안부, 새만금 삼국지 결말은?

    수십년간 인접 시군 갈등을 빚어온 새만금 매립지 관할을 둘러싼 영토전쟁이 이르면 다음 달 종식될 전망이다. 헌법재판소가 행정안전부 장관에게 공유수면 매립지 관할구역 결정권을 부여하는 ‘구 지방자치법 제4조 제3항’에 대해 합헌 결정을 내리면서 다음 달 17일 예정된 행안부 중앙분쟁위원회의 판단에 관심이 쏠린다. 서울신문 취재를 종합하면 현재 관할권 갈등 중인 새만금 주요 매립지는 만경 7공구 방수제, 새만금 동서도로, 새만금 신항 방파제·비안도 어선보호 시설, 새만금 남북도로 등이다. 사실상 거의 모든 매립지와 기반 시설을 놓고 시군 다투고 있는 셈이다. 이 가운데 남북도로를 제외한 3건이 행안부 중앙분쟁조정위원 안건으로 올라간 것으로 파악된다.특히 새만금 신항만과 동서도로를 차지하기 위한 군산과 김제의 갈등이 첨예하다. 두 지자체는 새만금 개발로 인해 황금어장이 급격히 망가져 주민(어민)들이 삶의 터전을 상실했다. 지자체와 의회, 시민단체들이 힘을 합해 서로 관할권을 주장하고 있다. 군산시는 충남 서천 앞바다에서 전북 부안 앞바다에 이르는 대부분의 해역을 해상경계선에 따라 군산시가 관리했다는 점을 근거로 들고 있다. 김제시는 새만금에 빼앗긴 ‘끊어진 바닷길’을 강조하고 있다. 또 김제시는 신항만과 연결된 2호 방조제가 김제의 차지가 된 만큼 방조제 및 육지와의 연결성이 중요하다는 입장이다. 새만금 내부도로 역시 행정구역 결정이 시급하다. 이 중 동서도로는 새만금 방조제 완공 이후 최초 기반 시설로, 지난 2015년 공사를 시작해 2020년 11월 개통됐지만 여전히 공식 지번이 없다. 또 남북도로는 군산과 김제, 부안을 연결하는 도로지만 관리 주체가 명확지 않다. 동서남북 십(+)자 도로 인근에는 인구 3만 5000명을 목표로 하는 새만금 수변도시가 있어 주소지 부여가 시급하다. 새만금특별지방자치단체 설치를 준비하는 전북도 역시 새만금 행정구역 결정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도 관계자는 “관할권 결정은 전북도가 아닌 행안부에 달린 만큼 그 결과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 미국 외교관 고통받은 ‘아바나 증후군’ 결국 러시아 소행이었나

    미국 외교관 고통받은 ‘아바나 증후군’ 결국 러시아 소행이었나

    쿠바와 같은 적성국에 주재한 미국 외교관 등이 경험한 뇌 손상 및 청력 상실을 일컫는 ‘아바나 증후군’을 러시아가 일으켰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인사이더, 슈피겔, CBS 등 언론사들은 지난 31일 미 외교관에게서 일어난 ‘건강 사고’의 근원지는 러시아 정보부대란 합동 조사 보고서를 내놓았다. 미국 국방부는 지난해 리투아니아 빌뉴스에서 열린 나토 국제군사동맹 정상회담에 참석한 고위 관리도 ‘아바나 증후군’과 비슷한 증상을 겪었다고 밝혔다. 이는 1년 전 미 당국이 쿠바, 중국, 유럽 여러 지역의 대사관 직원들 사이에서 발생한 ‘아바나 증후군’이 에너지 무기나 외국의 적에 의해 발생한 것이 아니라는 결론과 모순되는 것이다. 언론사들은 1년간의 조사 끝에 러시아 정보기관 GRU의 29155부대가 제작하고 사용하는 음파 무기가 아바나 증후군의 원인일 수 있다고 밝혔다. 악명 높은 러시아의 29155부대는 해외 군사 정보 작전을 책임지고 있으며, 2018년 영국에서 망명한 세르게이 스크리팔을 독살하려 시도하는 등 여러 물의를 일으켰다. 아바나 증후군은 2016년 쿠바 수도인 아바나에 주재하는 미국 외교관들이 밤에 날카로운 소리를 들었다며 처음 보고됐다. 이어 전 세계 다른 지역과 워싱턴 DC의 직원들도 코피, 두통, 시력 및 청력 저하 등과 같은 아바나 증후군에 따른 증상을 보였다. 편두통, 메스꺼움, 기억 상실 및 현기증 등도 아바나 증후군에 포함된다. 피해자들은 조기 퇴직하거나 미국으로 조기 귀국하는 등의 피해를 겪었다. 언론의 합동 조사 보고서는 “크렘린의 악명 높은 군사 정보 파괴 작전반의 구성원들이 해외 미국 정부 인사와 그 가족에 대한 공격이 의심되는 현장에 배치됐다”고 밝혔다. 이어 “아바나 증후군은 러시아 하이브리드 전쟁 작전의 모든 특징을 보여준다”면서 “크렘린이 실제로 공격의 배후에 있다는 것이 입증된다면 10년에 걸친 작전은 미국에 대한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가장 큰 전략적 승리 중 하나로 간주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지난해 3월 미국 7개 정보기관이 내놓은 보고서는 아바나 증후군이 적에 의한 것이 아니라고 결론지은 바 있다. 러시아 측은 이같은 언론 합동 조사의 새로운 결론에 대해 “근거가 없다”고 일축했다. 드미트리 페스코프 크렘린 대변인은 “수년 동안 소위 아바나 증후군은 언론에서 과장되었으며 처음부터 러시아를 비난하기 위한 것이었다”며 “설득력있는 증거가 없으며 언론의 근거없는 비난에 지나지 않는다”고 주장했다. 인사이더는 아바나 증후군이 2016년 쿠바에서 처음 발생한 사례보다 2년 앞서 독일에서 가장 먼저 발생했을 수 있다고 제시했다. 보고서는 “2014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총영사관에 주둔하던 미국 정부 직원이 강력한 에너지 빔과 유사한 물체에 의해 의식을 잃은 공격이 있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뒤늦게 알린 이혼…“3년 전 혼자 돼”

    데이브레이크 이원석, 뒤늦게 알린 이혼…“3년 전 혼자 돼”

    밴드 데이브레이크 멤버 이원석의 이혼 소식이 뒤늦게 전해졌다. 이원석은 2일 자신의 블로그를 통해 “2021년, 두 번의 큰 이별을 겪고 나는 다시 혼자가 됐다”며 “다시는 함께할 수 없는 이별. 그리고 서로 각자의 삶을 선택한 이별. 무엇으로도 채워지지 않는 상실감은 좌절하고 극복하는 식의 삶의 태도로는 이겨내지지가 않았다”고 이혼 사실을 털어놨다. 이원석은 이어 “아픈 기억들과 최대한 거리를 두며 살다가 괜찮아졌나 싶어 마음의 상처를 툭 건드려보면 여지없이 무너져버려서 그 흔한 발라드곡조차 듣기 쉽지 않았다. 감정의 요동이 무서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 많은 부분들이 아프고, 부서지고, 흩어져야 비로소 이별을 받아들일 수 있는 거였다. 그렇게 자연스럽게 3년이 흘렀다”며 “세상엔 만회할 수 없는 특수한 것들이 있음을 깨달았다”고 덧붙였다. 이원석이 속해 있는 데이브레이크는 2007년 정규 1집 ‘어반 라이프 스타일’(Urban Life Style)로 데뷔했으며 ‘들었다 놨다’ ‘꽃길만 걷게 해줄게’ 등의 곡으로 사랑받았다. 이원석은 2011년 비연예인과 결혼했다. 그는 2021년 이혼과 부친상의 아픔을 겪었다.
  • 반성문 30번 넘게 썼지만…신발로 직원 폭행한 축협 조합장 ‘징역 10개월’

    반성문 30번 넘게 썼지만…신발로 직원 폭행한 축협 조합장 ‘징역 10개월’

    직원들에게 상습적으로 폭언·폭행한 전북 순정축협 조합장에게 실형이 선고됐다. 반성문만 30번 넘게 재판부에 제출했지만 조합장 직위 상실형을 피할 수 없었다. 전주지법 남원지원 형사1단독(이원식 판사)은 2일 특수폭행 및 특수협박, 강요, 근로기준법 위반, 스토킹 처벌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 된 고모(62) 씨에게 징역 10개월을 선고했다. 고 씨는 지난해 4월부터 9월까지 축협 직원 4명을 손이나 술병, 신발 등으로 여러 차례 폭행한 혐의 등으로 기소됐다. 고 씨는 직원들에게 사직을 강요하거나 노동조합 탈퇴를 압박한 혐의도 받는다. 그는 지난해 4월 노래방에서 술에 취해 맥주병 2개를 깨뜨린 뒤 한 직원에게 “내가 조합장인데 어떻게 우리 집 주소를 모르냐, 당장 월요일까지 사표 쓰라. 안 쓰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협박했고 같은 해 9월에는 장례식장에서 직원에게 “노조에서 탈퇴해라. 다른 지역으로 보내버리겠다”며 손으로 수차례 때리고 위협한 것으로 파악됐다. 고 씨는 피해 직원들이 고소하자 합의를 빌미로 피해자와 가족들에게 수십차례 연락했고 이들이 입원한 병원과 집에 일방적으로 찾아가기도 했다. 고 씨는 최후 진술을 통해 “진심으로 반성하고 후회하고 있다”며 “조합원들의 생계를 책임질 수 있도록 선처해달라”고 호소했다. 그러나 피해자들은 피고인을 용서하지 않았고 엄벌을 탄원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은 조합장과 조합 직원이라는 수직 관계에서 이뤄졌기 때문에 일반적인 폭력 사건보다 죄질이 훨씬 안 좋고 피해자들의 자율권을 침해할 정도로 모멸적인 방법으로 이뤄졌다”며 “현재 단계에서 집행유예는 전혀 적절하지 않고 실형의 선고가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 “남편 성 따릅니다”…2530년 일본인 전부 ‘사토 상’ 된다

    “남편 성 따릅니다”…2530년 일본인 전부 ‘사토 상’ 된다

    요시다 히로시 도호쿠대 교수, 조사 결과 발표 500년 뒤 일본인의 성씨는 모두 ‘사토(佐藤)’ 하나로 통일될 것이라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일본에서는 결혼할 경우 배우자 한쪽의 성씨를 따르는 부부동성제도가 있기 때문이다. 2일(한국시간)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요시다 히로시 도호쿠대 교수의 조사 결과를 인용, 지금으로부터 500년 뒤인 2531년 일본에서 ‘사토’라는 성씨가 전체 성씨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100%가 될 것이라고 보도했다. 현재 일본 전체 성씨에서 사토는 약 1.5%를 차지한다. 우리나라 김씨가 전체 인구 중 20%로 그 비중이 훨씬 높은데도 불구, 이런 추산이 나오는 이유는 일본의 부부동성제도 때문이다. 일본은 민법에서 ‘부부는 혼인 시에 정하는 바에 따라 남편 또는 아내의 성씨를 따른다’고 규정하고 있다. 이를 따르지 않고 각각의 성씨를 유지할 경우 법률혼으로 인정받을 수 없다. 결국 이 제도를 지속할 경우 사토 성을 가진 사람과의 혼인이 늘어날 수밖에 없고, 오랜 시간을 거치면 모든 성씨가 사토로 흡수된다는 것이 요시다 교수의 지론이다. 요시다 교수는 “기존 제도를 유지할 경우 성씨가 상실된다는 주장을 뒷받침하는 추계라고 말할 수 있다”며 “성씨가 가지는 전통이나 문화, 개인의 생각을 존중하기 위한 방안을 생각해야 할 때”라고 밝혔다. 매체는 “이미 약 13만개의 성씨 중 5만개는 멸종위기다. 이미 소멸한 성씨도 적지 않다”고 덧붙였다. 요시다 교수는 결혼, 이혼, 출생, 사망에 의해 변화하는 변수까지 고려해 2022년과 2023년 총무성 인구수 데이터를 기반으로 성씨 비율을 산출했다. 이에 따르면 사토 성을 가진 인구는 연 0.8%씩 증가하고, 한쪽의 성씨를 따르는 제도를 계속 유지한다고 가정하면 2531년 100%에 이르게 된다.일본, ‘부부 동성 제도’ 법 명시한 유일한 나라 일본에서 부부 동성 제도가 정착한 것은 사무라이 등 일정 수준 이상 신분에만 허용됐던 성이 보편화한 1868년 메이지 유신 이후다. 일본은 법률상 부부가 남편이나 부인의 성 중 하나만 택하게 하고 있으며, 대다수 부부는 부인이 남편 성을 따른다. 일본은 부부 동성 제도를 법에 명시한 유일한 나라다. 실제로 일본에서는 부부별성제도 도입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는 추세다. 혼인 시 성씨를 바꾸는 사람 중 90% 이상이 여성이기 때문에, 이것이 여성의 사회적 진출을 막고 있다는 지적이 나오기 때문이다. 지난달 3월 8일 세계 여성의날을 맞아 기업 CEO 등 재계 인사 1000명은 부부별성제 조기 실현을 정부에 촉구하는 요구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서명에는 니이나미 다케시 산토리 홀딩스 회장, 미키타니 히로시 라쿠텐 그룹 회장도 이름을 올려 힘을 보탰다. 지난 2월 게이단렌의 도쿠라 회장은 “여성의 일하는 방식 개선 등을 지원하기 위해 별성 제도 도입을 최우선 과제로 해줬으면 한다”고 밝혔다.
  • [사설] “與 총선 지면 윤 대통령 ‘없는 존재’”라는 조국

    조국 조국혁신당 대표가 어제 “4월 10일 국민의힘이 패하면 걷잡을 수 없는 분란에 휩싸일 것이다. 그렇게 되면 윤석열 대통령이 직을 유지해도 사실상 없는 존재와 마찬가지여서 실질적으로 (정권이) 조기 종식되는 것”이라고 말했다. 조 대표는 그러면서 “윤석열 대통령에게 남은 선거 전략은 국민의힘을 탈당하고, 김건희 여사와 함께 석고대죄하는 것 하나뿐”이라고 했다. 그는 또 한동훈 국민의힘 비상대책위원장에 대해서도 “(4·10 총선 이후) 윤 대통령과 국민의힘으로부터 버려지지 않을까 생각한다”는 말도 했다. 야당 정치인이 총선에서 대통령을 비판할 수는 있다. 하지만 국민에 의해 선택되고 헌법에 의해 임기가 보장된 현직 대통령의 존재를 부정하고 멋대로 임기 종식을 말하는 것 자체는 정치적 금도를 넘어도 한참 넘은 것이다. 더욱이 조 대표는 자녀 입시비리와 감찰무마 혐의로 2심까지 징역 2년의 실형이 선고돼 있는 사람이다. 대법원에서 그대로 징역형이 확정되면 설사 이번에 국회의원이 된다 해도 감옥에 가고 의원직을 상실하는 것은 물론 차기 대선 출마도 불가능하다. 스스로 자숙하고 겸허한 자세로 사법 절차를 밟아야 할 사람이 권력에 의한 희생양 코스프레를 하며 총선을 복수혈전의 무대로 삼아 당을 만들고 나선 것 자체가 법치주의와 민주주의에 대한 농락으로 느끼는 국민이 적지 않다. 틈만 나면 총선 후 사실상 탄핵을 시사하며 ‘레임덕’, ‘데드덕’으로 헌정 중단 내지는 국정의 마비를 기정사실화해 온 그가 최근 지지율 상승에 취해 ‘오버’를 해도 한참 한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려울 것이다. 조 대표가 이 같은 막말을 계속한다면 스스로 국민들에 의해 버려질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해야 할 것이다.
  • 13년 만의 통합우승… 현대건설, 여제 눈앞서 ‘배구 왕국’ 건설

    13년 만의 통합우승… 현대건설, 여제 눈앞서 ‘배구 왕국’ 건설

    3차전 적진서 3-2 극적 역전승챔프전 최초 3연속 풀세트 접전코로나 때 챔프전 취소 한풀이‘여제’ 김연경, 2년 연속 준우승 프로배구 여자부 현대건설과 흥국생명의 챔피언결정전(챔프전) 3차전 5세트 14-7. 현대건설의 특급 외국인 선수 레티치아 모마 바소코(등록명 모마)가 네트 오른쪽 앞에서 상대 블로킹을 보고 때려 터치아웃시켰다. 득점이 확인된 순간 현대건설 선수들은 코트로 몰려나와 어깨동무로 ‘강강술래 세리머니’를 만끽했다. 8년 만의 챔프전 우승이자 13년 만의 통합우승(정규리그 1위·챔프전 우승)을 두 손을 꼭 잡고 기도하듯 지켜보던 노란색 현대건설 팬들은 열광했다. 현대건설이 1일 적진인 인천 삼산월드체육관에서 열린 2023~24시즌 챔프전 3차전에서 ‘뒷심’이 약한 흥국생명을 추궁, 세트스코어 3-2(22-25 25-17 23-25 25-23 15-7)로 역전승을 거뒀다. 챔프전 여자부 1~3차전에서 내리 5세트까지 간 것은 사상 처음이다. 앞서 안방인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두 경기를 모두 역전승으로 챙긴 현대건설은 2015~16시즌 이후 8년 만이자 구단 통산 3번째 우승컵을 품었다. 2010~11시즌 이후 13년 만의 통합우승이다. 특히 2019~20시즌과 2021~22시즌 정규리그 1위를 차지하고도 코로나 19 탓에 챔프전 무대를 밟아 보지 못한 설움도 날려 버렸다.현대건설은 올 시즌 정규리그에서 승점 80(26승 10패)으로 1위를 차지하고, 챔프전에 직행해 체력을 비축할 수 있었다. 현대건설의 정규리그 1위는 구단 사상 다섯 번째로 흥국생명(6회)에 이어 이 부문 2위다. 1세트를 내준 현대건설은 2세트 초반부터 거세게 밀어붙였다. 초반 7-3으로 앞선 현대건설은 일방적으로 밀어붙여 21-12까지 앞섰다. 범실은 흥국생명이 5개를 저질렀지만 현대건설은 1개뿐이었다. 세트스코어를 원점으로 돌린 현대건설은 3세트에 흥국생명의 반격에 시달리다 내줬다. 4세트 초반 현대건설 선수들도 집중력이 떨어지자 흥국생명이 추격했다. 현대건설은 18-15에서 김연경은 연속 3득점으로 동점을 허용했다. 이후 한 점씩 주고받다가 고민지의 서브 범실로 20점 고지를 내준 현대건설은 양효진의 연타로 동점을 만들었다. 모마의 강타와 시간차 공격, 후위공격, 고예림의 블로킹에다 상대 범실을 묶어 세트스코어를 다시 원점으로 돌렸다. 5세트 들어 김연경 강타의 블로킹에 성공한 양효진이 코트를 뛰어 돌면서 분위기를 끌어올렸다. 이어 양효진과 모마의 강타로 3-0으로 앞서며 세트 초반 기선을 제압했다. 이다현의 속공과 모마의 서브, 강타를 묶어 한 점씩 따라붙는 흥국생명의 반격을 뿌리치며 8-4로 앞선 상태에서 코트를 교체했다. 이후 현대건설은 코트를 뛰며 기운이 넘친 반면 흥국생명은 추격 동력이 상실됐다. 한편 ‘배구여제’ 김연경이 이끈 흥국생명은 지난 시즌 챔프전에서 한국도로공사에 대역전패를 당한 데 이어 이번에는 단 1승도 챙기지 못하고 시즌을 마쳤다.
  •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 식물기구 전락한 WTO [뉴스 분석]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 식물기구 전락한 WTO [뉴스 분석]

    미중(G2) 무역전쟁을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가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되면서 수조~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활용한 각국 첨단전략산업 육성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출 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과거 ‘자유무역’ 관점에선 명백한 반칙에 해당하지만 무역 분쟁을 조정해야 할 세계무역기구(WTO) 기능은 4년 넘게 고장이 났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된 WTO 위상 추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실상 형해화한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가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제조기업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총 25억 유로(약 3조 7000억원)를 긴급 투입하는 대책을 내놓은 데서 보듯 각국 정부는 반도체·전기차 등 전략산업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이전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선진국만 보조금을 감당할 실탄이 있다는 점에서 ‘부익부’ 전략으로도 불린다.#선진국의 ‘부익부’ 전략각국 전략산업에 보조금 퍼주기자국기업 챙기기 보호무역 강화 미국은 2022년 반도체지원법 시행으로 5년간 527억 달러(71조원) 투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직접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195억 달러(26조 2700억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60억 달러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자국 기업 챙기기를 노골화하며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나선 것이다. 1980년대 후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가 10%대로 후퇴한 일본은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30억 달러(4조원) 이상 보조금을 주고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유치했다. 일본은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약 35조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반도체 기업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지급한 보조금만 1600억 위안(29조 7000억원)에 달했다. 2014년부터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3429억 위안(63조 6000억원)을 조성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도 본격화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2009년부터 ‘보조금 특혜’를 앞세워 EU에 전기차를 ‘덤핑 수출’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EU도 남 탓할 처지는 아니다. 독일은 2016년부터 8년간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했고 프랑스도 올해부터 EU에서 생산한 차량에 보조금 우대 혜택을 준다. EU는 수입차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EU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다른 국가의 보조금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면서 자국의 보조금은 괜찮다는 ‘내로남불식’ 경쟁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 #2018년 G2무역전쟁 시작美 고율 관세·IRA 등 대중 압박다자주의 추구 WTO 유명무실 각국의 이러한 경쟁적 보조금 정책은 ‘자유무역’의 종말을 뜻한다. 시발점은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무역 갈등이 본격화했다. 그는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등 다자 간 협정에도 회의적 모습을 보였다. 당은 다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용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며 대중국 견제를 이어 갔다. G2의 무역 갈등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WTO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자국 우선주의 논리가 강화되면서 WTO의 분쟁 절차 회부 건수는 2018년 38건, 2019년 20건, 2020년 5건, 2021년 9건, 2022년 8건, 2023년 6건으로 급감했다. WTO는 공정 무역을 방해하는 보조금을 ‘금지보조금’으로 규정하는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상대 교역국의 보조금 효과로 수입·수출에 피해를 입을 국가는 WTO에 제소할 수 있다. #망가진 신자유주의 유물美, 2019년 상소위원 선임 거부WTO 분쟁 조정 기능 마비상태 하지만 미국이 2019년 12월 WTO 상소기구의 상소위원 선임을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분쟁 조정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중국이 최근 “IRA의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은 WTO 규칙을 위반한다”며 미국을 WTO에 제소한 건도 정상적인 절차 진행이 어렵다. 분쟁 조정 기능을 상실한 WTO를 향해선 ‘망가진 신자유주의의 유물’이란 비판이 쏟아진다. 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WTO 개혁을 통해 자유무역과 진정한 다자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보조금 살포로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은 터라 시 주석의 주장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31일 “미국을 WTO에 제소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 (중국이) 찔러 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의롭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흠집을 내려는 것인데 실효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총무역액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다. #11월 美 대선에 쏠린 눈트럼프 재집권 땐 보호무역 강화동맹국 협력보다 양자 협상 전망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추세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더 강화될 전망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중국에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한 걸로 봐서 장벽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바이든 정부와 달리 동맹국 간 협력이 덜 강조되고 양자 협상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에 식물기구로 전락한 WTO

    ‘내로남불’ 보조금 전쟁에 식물기구로 전락한 WTO

    미중(G2) 무역전쟁을 계기로 세계경제 질서가 ‘보호무역주의’로 재편되면서 수조~수십조 원의 ‘보조금’을 활용한 각국 첨단전략산업 육성 경쟁이 점입가경이다. 수출 산업에 대한 보조금은 과거 ‘자유무역’ 관점에선 명백한 반칙에 해당하지만 무역 분쟁을 조정해야 할 세계무역기구(WTO) 기능은 4년 넘게 고장이 났다. 강력한 보호무역주의를 내세운 도널드 트럼프 1기 행정부 때 시작된 WTO 위상 추락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최근 들어서는 사실상 형해화한 것이란 얘기마저 나온다. 지난 28일(현지시간) 네덜란드가 세계 유일 극자외선(EUV) 노광 장비 제조기업 ASML의 해외 이전을 막기 위해 총 25억 유로(약 3조 7000억원)를 긴급 투입하는 대책을 내놓은 데서 보듯 각국 정부는 반도체·전기차 등 전략산업 투자를 유치하거나 해외 이전을 막는 데 사활을 걸고 있다. 일부 선진국만 보조금을 감당할 실탄이 있다는 점에서 ‘부익부’ 전략으로도 불린다. 미국은 2022년 반도체지원법 시행으로 5년간 527억 달러(71조원) 투자에 나섰다. 조 바이든 대통령은 지난 20일(현지시간) 직접 미국 반도체 기업 인텔에 195억 달러(26조 2700억원) 보조금을 지급하겠다고 밝혔다. 삼성전자가 받을 것으로 예상되는 60억 달러의 3배를 웃도는 규모다. 자국 기업 챙기기를 노골화하며 보호무역 기조 강화에 나선 것이다.1980년대 후반 세계 반도체 시장 점유율 80%를 차지했다가 10%대로 후퇴한 일본은 세계 파운드리 1위 업체인 대만 TSMC에 30억 달러(4조원) 이상 보조금을 주고 구마모토현에 공장을 유치했다. 일본은 2021년 ‘반도체·디지털 산업전략’을 수립하고 약 35조원 규모의 예산을 확보해 반도체 기업 보조금을 늘리고 있다. 중국은 강력한 정부 보조금에 힘입어 전기차 시장 점유율 1위에 올랐다. 2009년부터 2022년까지 14년간 지급한 보조금만 1600억 위안(29조 7000억원)에 달했다. 2014년부터는 국가집적회로산업투자펀드 3429억 위안(63조 6000억원)을 조성하며 반도체 산업 육성도 본격화했다. 유럽연합(EU)은 중국 전기차 업체가 2009년부터 ‘보조금 특혜’를 앞세워 EU에 전기차를 ‘덤핑 수출’했다며 조사에 나섰다. 하지만 EU도 남 탓할 처지는 아니다. 독일은 2016년부터 8년간 전기차 구매자에게 보조금을 지급했고 프랑스도 올해부터 EU에서 생산한 차량에 보조금 우대 혜택을 준다. EU는 수입차 관세를 10%에서 25%로 인상하는 방안도 추진한다. 세계 주요 완성차 업체가 EU 현지에 생산공장을 짓도록 유도하기 위해서다. 다른 국가의 보조금은 불합리하다고 지적하면서 자국의 보조금은 괜찮다는 ‘내로남불식’ 경쟁이 판을 치고 있는 것이다.각국의 이러한 경쟁적 보조금 정책은 ‘자유무역’의 종말을 뜻한다. 시발점은 2018년 시작된 미중 무역전쟁이다. 당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중국 제품에 고율 관세를 부과하는 행정명령에 서명하면서 무역 갈등이 본격화했다. 그는 2017년 환태평양경제동반자협정(TPP)에서 탈퇴하는 등 다자 간 협정에도 회의적 모습을 보였다. 당은 다르지만 조 바이든 대통령도 인플레이션 감축법(IRA)으로 중국산 전기차 배터리 소재 사용에 대한 지원을 차단하며 대중국 견제를 이어 갔다. G2의 무역 갈등은 다자주의와 자유무역을 추구하는 WTO를 유명무실하게 만들었다. 자국 우선주의 논리가 강화되면서 WTO의 분쟁 절차 회부 건수는 2018년 38건, 2019년 20건, 2020년 5건, 2021년 9건, 2022년 8건, 2023년 6건으로 급감했다. WTO는 공정 무역을 방해하는 보조금을 ‘금지보조금’으로 규정하는 ‘보조금 및 상계조치에 관한 협정’을 마련해 두고 있다. 상대 교역국의 보조금 효과로 수입·수출에 피해를 입을 국가는 WTO에 제소할 수 있다. 하지만 미국이 2019년 12월 WTO 상소기구의 상소위원 선임을 거부하면서 현재까지 분쟁 조정 기능이 마비된 상태다. 중국이 최근 “IRA의 차별적인 보조금 정책은 WTO 규칙을 위반한다”며 미국을 WTO에 제소한 건도 정상적인 절차 진행이 어렵다. 분쟁 조정 기능을 상실한 WTO를 향해선 ‘망가진 신자유주의의 유물’이란 비판이 쏟아진다.미국의 보호무역이 강화되고 대중국 압박이 거세지자 중국의 시진핑 국가주석은 지난해 9월 “WTO 개혁을 통해 자유무역과 진정한 다자주의를 회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중국 역시 보조금 살포로 자국의 전기차 산업을 세계 1위로 올려놓은 터라 시 주석의 주장은 반향을 일으키지 못하고 있다. 김태황 명지대 국제통상학과 교수는 31일 “미국을 WTO에 제소해 봐야 소용없다는 걸 알면서 (중국이) 찔러 보는 것”이라면서 “미국이 의롭거나 공정하지 않다고 흠집을 내려는 것인데 실효성은 없다”고 평가했다. 중국은 2001년 WTO 가입 이후 총무역액이 10배 이상 늘어나는 등 자유무역의 최대 수혜국이다. 미국의 자국 우선주의 추세는 11월 대선에서 트럼프 전 대통령이 재집권하면 더 강화될 전망이다. 송영관 한국개발연구원(KDI) 선임연구위원은 “트럼프가 중국에 60% 관세를 매기겠다고 언급한 걸로 봐서 장벽은 더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정철 한국경제연구원장은 “트럼프 2기가 들어서면 바이든 정부와 달리 동맹국 간 협력이 덜 강조되고 양자 협상을 통해 원하는 바를 얻으려는 움직임이 강화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 대구도축장, 54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대구도축장, 54년만에 역사의 뒤안길로

    전국에 유일하게 남은 공설 도축장이 결국 문을 닫게 됐다. 대구시는 북구 검단동 축산물도매시장(일명 대구도축장)이 4월 1일 폐쇄한다고 31일 밝혔다. 시는 도축 물량이 지속적으로 감소되고, 시설 노후화로 안정성 문제 및 개보수 비용이 많이 증가해 공정기능을 상실했다고 판단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도축장은 전국 70개 도축장 중 행정기관이 소유한 유일한 도축장이다. 다만 도축장과 함께 운영되던 축산 부산물 상가는 오는 2026년 9월까지 정상 운영된다. 대구도축장은 1970년 1월 달서구 성당동에 처음 개설된 뒤 서구 중리동으로 한차례 이전했고, 2001년 5월 현재의 위치로 다시 신축 이전했다. 하지만 20년이 경과하면서 급속한 노후화로 시설 개보수비용이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다. 개·보수비용으로 연간 9억원이 지출된다. 관리 공무원 인건비까지 포함하면 연간 비용은 14억원에 달한다. 세입 6억원 대비 233%의 시비를 부담하면서 운영하는 것이다. 이 도축장은 하루 소 160두, 돼지 1100두를 처리할 수 있는 능력을 갖추고 있다. 대구도축장이 폐쇄된 뒤 남는 땅은 도시철도 4호선 차량기지로 활용될 예정이다. 시 관계자는 “향후 대구 시민 편의를 증진할 시설물이 이곳에 들어설 것”이라고 밝혔다.
  • ‘롯데 3세’ 신유열 38살 생일, 병역면제 가능…승계 속도 낼까

    ‘롯데 3세’ 신유열 38살 생일, 병역면제 가능…승계 속도 낼까

    신동빈 롯데 회장의 장남 신유열 전무가 30일 38세 생일을 맞아 올해 한국 국적을 회복하고 본격적으로 롯데 승계 작업에 속도를 낼지 관심이 쏠린다. 재계에 따르면 신 전무는 1986년 3월 30일생으로 이날 만 38세가 됐다. 신 전무는 영국 런던에서 태어났으나 일본 도쿄에서 성장해 현재 일본 국적을 보유 중이다. 신 전무는 2020년부터 롯데 계열사에서 근무를 시작하면서 한국과 일본으로 오가며 경영 수업을 밟고 있다. 재계에서는 그가 한국에서 본격적으로 경영 승계작업을 시작하고 기업가로 활동하기 위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꾸준히 제기돼왔다. 특히 올해부터 한국 롯데에서 그룹의 미래 성장 동력 발굴을 책임지게 된 만큼, 신사업 등에서 일정 부분 성과를 낸 뒤 국적을 회복하고 본격적인 승계 발판을 마련해가지 않겠느냐는 시각도 있다. 신 전무의 한국어 실력도 의사소통이 가능한 수준으로 전해졌다. 이런 이유를 종합해 신 전무가 올해 한국 국적을 회복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는 시각이 우세하다. 올해부터는 신 전무가 한국 국적을 얻는다고 해도 병역을 이행할 의무는 없다. 국내 병역법에 따라 국적 회복자는 38세부터 병역의무가 면제되기 때문이다. 병역법은 만 나이가 아닌 연 나이를 적용하기 때문에 신 전무는 생일과 상관 없이 지난 1월부터 언제든지 국적을 회복해도 병역을 이행할 의무는 없다. 신 전무는 현재까지 법무부에 국적 회복 신청을 하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1955년생인 신동빈 회장은 과거 한국과 일본 이중 국적자로 알고 지내다가 ‘외국 국적 취득자는 자동으로 한국 국적을 잃는다’는 국적법에 따라 1996년 한국 국적을 상실했다가 같은 해 국적을 회복한 바 있다. 당시 41세였다. 신 회장은 일본에서 대학을 졸업하고 미국 컬럼비아대에서 경영학석사(MBA) 과정을 밟았으며 노무라증권과 일본 롯데상사 등을 거쳐 35세 때인 1990년 롯데케미칼의 전신인 호남석유화학에 입사했다.신 전무도 일본에서 대학을 나와 컬럼비아대에서 MBA를 받고 노무라증권 싱가포르 지점을 거쳐 2020년 일본 롯데와 일본 롯데홀딩스에 부장으로 입사해 아버지와 똑같은 경로를 밟고 있다. 작년부터는 신 회장의 해외 출장에 동행하고 사장단 회의에도 참석하며 본격적인 경영수업을 받기 시작했고 작년 말 인사에서 전무로 승진해 롯데지주에 신설한 미래성장실장과 롯데바이오로직스의 글로벌전략실장을 맡았다. 이달 초에는 롯데바이오로직스 사내이사로도 선임됐다. 최근 롯데바이오로직스가 미국 시라큐스 대학과 산학협력 교육 프로그램 공동개발을 위해 손을 잡는 자리에도 모습을 드러내는 등 보폭을 확대하고 있다. 롯데바이오로직스는 올해 상반기 송도에 메가플랜트도 착공할 예정으로, 롯데그룹이 공을 들이고 있는 신성장 영역의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신 전무는 또 롯데지주 미래성장실장을 겸하며 롯데 계열사들이 현재 영위하는 사업을 어떻게 발전시켜 나갈지를 들여다보고 새로운 성장 동력을 찾는데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다만 재계에서는 신 전무가 아직 핵심 계열사들의 지분을 보유하지 않고 있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경영수업을 본격적으로 받고 있지만 롯데 승계를 위해서는 복잡하게 얽혀있는 한일 롯데 핵심 계열사 지분을 무리 없이 확보하는 것이 신 전무의 최우선 과제로 꼽힌다.
  • 볼티모어 사망·실종 8명 모두 중남미 출신…“이것이 이주민의 비극”

    볼티모어 사망·실종 8명 모두 중남미 출신…“이것이 이주민의 비극”

    미국 메릴랜드 볼티모어 대형 교량 붕괴 사고로 사망하거나 실종된 이들 모두가 중남미 지역 출신 이주 노동자로 확인됐다. 미국인들이 일하기 꺼리는 심야 시간에 위험을 무릅쓰고 다리 보수 공사에 나섰다가 변을 당했다. 미 해안경비대는 27일(현지시간) “전날 볼티모어 항구에서 발생한 프랜시스 스콧 키 브리지 붕괴 사고로 8명이 물에 빠졌다. 2명이 구조됐고 2구의 주검이 수습됐다”고 밝혔다. 구조당국은 실종자 4명도 사망한 것으로 보고 추가 수색을 중단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이들이 모두 멕시코, 온두라스, 엘살바도르 등에서 온 이민자라는 데 주목하고 “임시 일자리의 불안과 불법 이민자 단속의 위협 때문에 경제적 어려움이 컸다. 이들이 추방되길 바라는 사람들의 경멸적 시선도 참아야 했다”고 전했다. 온두라스 출신 실종자인 마이노르 야시르 수아소 산도발(39)은 18년 전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자 홀로 미국으로 건너왔다. 온갖 잡일로 생계를 꾸리다가 서른아홉 번째 생일을 며칠 앞두고 사고를 당했다. 그의 직장 동료인 헤수스 캄푸스는 WP에 “내 친구들이 그 다리에서 힘든 일을 하고 있었다”면서 “그들은 적은 임금에도 해외에 사는 가족들을 부양했다”고 말했다. 중남미 정부도 이번 사고에 비통함을 드러냈다. 이날 안드레스 마누엘 로페스 오브라도르 멕시코 대통령은 “이 비극은 이민자들이 미국 경제에 어떻게 기여하는지 잘 보여 준다”고 말했다. 이번 사고로 멕시코 출신 2명이 실종됐고 1명이 구조됐다. 실종자 2명이 나온 과테말라의 베르나르도 아레발로 대통령도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어려운 시기에 실종자 및 가족과 연대하겠다”고 밝혔다. 제니퍼 호멘디 미 국가교통안전위원회(NTSB) 위원장은 “블랙박스와 전자장치, 일지 등 여타 서류를 모두 확보했다. 28일부터 조사에 돌입한다”고 밝혔다. 월스트리트저널은 “대형 화물선이 동력을 상실하고 교각을 들이받는 데 ‘오염된 연료’의 역할이 있었는지 조사한다”고 보도했다. 화물선 엔진과 연결된 필터가 오염된 연료 찌꺼기에 막혀서 사고가 났을 가능성이 대두된다.
  • 어두운데 따뜻한 미소… 밝은데 씁쓸한 웃음[OTT 언박싱]

    어두운데 따뜻한 미소… 밝은데 씁쓸한 웃음[OTT 언박싱]

    최근 넷플릭스에서 컬트적인 인기를 끌고 있는 시리즈가 있다. 닭강정으로 변한 딸을 되돌리기 위해 분투하는 아버지의 이야기를 다룬 ‘닭강정’이 그 주인공이다. 독창적인 스토리와 센스가 느껴지는 언어유희, 감정을 자극하는 뭉클한 감동이 더해지면서 소소하지만 확실한 인상을 주는 작품으로 자리매김했다. 이런 독특하지만 마음을 사로잡는 코미디에 반한 분들을 위해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에서 볼 수 있는 두 편의 코미디 드라마를 추천한다. 먼저 어둡고 기괴한 분위기의 코미디를 좋아한다면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웬즈데이’에 반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작품은 미국의 클래식 만화 ‘아담스 패밀리’의 인기 캐릭터 웬즈데이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스핀오프다. 죽음과 고통 등 부정적인 감정을 너무나 사랑하는 아담스 패밀리의 장녀 웬즈데이는 학교에서 사고를 친다. 동생을 괴롭힌 무리에게 복수하고자 학교 수영장에 피라냐를 푸는 엽기적인 행각을 벌인 것이다. 이로 인해 전학을 가게 된 곳은 부모의 모교이자 별종들의 학교로 불리는 네버모어 아카데미다. 뱀파이어, 늑대인간, 세이렌 등 다양한 특수능력을 지닌 학생들이 모인 이곳에서 웬즈데이는 기묘한 모험과 남다른 우정을 경험한다. 연출을 맡은 팀 버턴 감독은 ‘해리포터’ 속 호그와트 기숙학교의 공포·코미디 버전처럼 느껴지는 공간을 창조해 내며 ‘가위손’, ‘비틀쥬스’ 등의 작품에서 선보인 몽환적이면서 기이한 미장센의 힘을 다시 한번 보여 준다. 차가워 보이는 무표정에 내뱉는 말마다 독설인 웬즈데이의 캐릭터성을 중심으로 펼쳐지는 시니컬한 블랙코미디는 MZ세대의 열광적인 호응을 얻어 냈다. 강한 개성을 중시하며 자신을 보여 주고 싶어 하지만 관계에 있어서는 서툰 MZ세대처럼, 음침한 걸 좋아하는 웬즈데이가 우정에 대해 고민하는 모습은 공감을 자아낸다. 특히 발랄한 소녀 이니드와 만나면서 시크함을 무기로 숨겨 왔던 내면을 조금씩 보여 주는 지점들은 감정을 자극한다. ‘웬즈데이’가 어두운 분위기 속 따뜻함이 느껴지는 유머 감각을 지니고 있다면 왓챠에서 만날 수 있는 코미디 시리즈 ‘키딩’은 밝은 분위기에 쓴웃음을 유발하는 블랙코미디의 어두운 유머를 장착했다. ‘이터널 선샤인’의 미셸 공드리 감독과 배우 짐 캐리가 다시 뭉친 이 작품은 농담처럼 느껴지는 터무니없는 현실과 직면한 한 남자의 이야기다.제프는 ‘피클스 아저씨’로 불리는 어린이 방송 사회자다. 무려 30년의 세월 동안 꿈과 희망을 말하며 사랑받아 온 그는 미국에서 대통령보다 더 유명하고 영향력 있는 존재다. 하지만 교통사고로 아들이 죽은 사건을 계기로 자신의 삶을 되돌아보며 후회와 분노를 느낀다. 그간 제프는 TV 속 존재인 피클스 아저씨처럼 살아가기 위해 노력해 왔다. 과할 정도로 자신을 통제하며 선행을 베풀어 왔다. 하지만 현실은 잔인하게 그를 무너뜨린다. 방송의 총괄 PD인 제프의 아버지는 죽음과 상실에 대해 이야기하고 싶다는 아들의 부탁을 거절한다. 아픔에 공감하고 위로를 건네기보다 사업이 무너질 것에 대해서만 우려한다. 아내 질은 아들을 죽인 가해자의 생계를 위해 거액을 지원해 준 남편의 지나친 선행에 질렸음을 고백한다. 인생은 멀리서 보면 희극이지만 가까이서 보면 비극이라는 찰리 채플린의 말처럼 TV 속 모두의 사랑을 받는 피클스 아저씨와 달리 현실의 제프는 누구의 사랑도 받지 못한다. ‘이터널 선샤인’에서 연인과의 이별 후 기억을 지워 상실을 이겨내고자 했던 조엘을 연기한 짐 캐리는 제프 역을 맡아 자신을 옥죄고 있는 피클스 아저씨를 향한 분노와 슬픔을 심도 있게 표현해 냈다. 폭소제조기로 불리는 할리우드 최고의 코미디 배우가 온몸으로 유발하는 냉소와 조소라는 별미를 즐기고 싶다면 후회 없는 선택이 될 것이다. 김준모 키노라이츠매거진 편집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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