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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과기부, ‘지식마일리지’ 우수자 선정, 김성규 사무관등 5명 수상

    과학기술부는 지난 3월 도입된 지식마일리지제도에 대한 상반기 평가를 실시,행정법무담당관실 김성규(사진·최우수상) 행정사무관 등 우수자 3명과 공보관실 김원기 기계주사 등 특별상 수상자 2명을 선정해 20일 장관상과 부상을 수여했다. 과기부는 지식정보화 시대에 능동적으로 대처하기 위해 담당 업무영역에서 생산되는 전자문서와 같은 ‘표출적 지식’과 개인이 업무 수행과정에서 체득한 노하우,아이디어 등 ‘암묵적 지식’을 확대·재생산해 모두 직원이 공유할 수 있도록 과학기술지식관리시스템을 구축,올해 초부터 서비스를 시작했다. 아울러 체계적인 축적·관리 및 운영 활성화를 위해 지식범위,지식평가방법,포상실시 등 세부사항을 정한 지식관리 시스템 운영 및 지식마일리지 제도를 지난 3월 도입했다. 과기부는 앞으로 지식마일리지 우수자에게는 상장 및 부상 수여와 함께 각종 인센티브의 확대는 물론 우수 부서에 대해서도 시상하고 축적된 지식관리 시스템 정보 중에서 공개 가능한 정보는 홈페이지 ‘지식창고’와 연계해 일반국민에게도 서비스할 방침이다. 함혜리기자
  • 지역 특화산업 본격 육성

    대구의 섬유와 부산의 신발 등 전통적인 기반 산업외에 대전의 지능로봇,강원도의 바이오타운 등 지역 특화산업육성이 본격 추진된다. 19일 산업자원부에 따르면 지역산업 진흥을 위한 지역별 전략산업 지원 계획에 따라 지난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대구·부산·광주·경남을 특화산업지역으로 지정한데 이어 올해는 대전·충청권,전라·제주권,울산·경북·강원권 9개 시·도를 추가했다. 대전·충청권은 전자·생물 특화산업,전라·제주권은 자동차부품 및 기계,생물 특화산업지역,울산·경북·강원권은 자동차·전자·생물산업 특화산업지역 등이다. 이에 따라 대전·충청권에는 208억원,전라·제주권 265억원,울산·경북·강원권 174억원 등 9개 시·도에 올해 총 447억원의 국비가 지원된다. 지역산업진흥계획은 지역 특화산업 육성을 통해 지역 발전 및 경쟁력 제고를 목적으로 기업에 대한 직접 지원보다 연구개발을 위한 각종 인프라 구축에 초점을 맞추고 있으며 대구의 ‘밀라노 프로젝트’가 대표적이다. 밀라노 프로젝트는 대구의 기반산업으로 90년대 들어 경쟁력을 상실한 섬유산업의 르네상스를 꿈꾸며 지난 99년부터 5개년 계획으로 국비 3670억원 등총 6800억원이 투자된다. 대전시는 IT분야 고주파부품지원센터와 BT의 바이오벤처타운,그리고 IT·BT융합기술로서 지능로봇분야가 전략산업으로 선정됐다. 이 가운데 내년부터 2006년까지 구축되는 지능로봇 산업화센터는 차세대 프런티어 기술로 부상하고 있는 로봇(RT)과 관련해 지역내 인프라가 풍부하고사업화를 이룰 벤처기업이 많다는 점에서 가능성을 높이 평가받고 있다. 총 사업비 419억원이 투자돼 대덕테크노밸리(부지 5000평)에 들어설 센터는 정보교류실과 연구개발실,기술지원실 등이 설치된다. 대전시 기업지원과 이택구 과장은 “지역진흥사업은 연내 설립되는 통합법인에서 맡게 되며 중소기업지원센터 운영 경험을 살려 기금 조성과 임대,장비이용 등 자립기반도 마련해 놓고 있으며,대전을 로봇의 상징 도시로 관광상품화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정부대전청사 박승기기자 skpark@
  • 남북장관급회담/부문별 점검/‘불완전 합의’…실천이 문제

    이번에는 믿어도 될까.14일 남북한은 제7차 남북 장관급회담에서 경제협력추진위 재개 등 10개항의 합의문을 만들어냈다.하지만 합의 실천에 필요한 군사실무회담 일정을 못박는 데는 실패,‘불완전 합의’라는 지적도 받고 있다.북한이 만약 지금까지 8차례나 말로만 약속한 경의선연결 사업을 다시 지체시킬 경우 경의선 연내 완공은 물건너 간다.남북간에 합의된 내용의 실천가능성을 정밀진단해 본다. ■경의선.군사회담.쌀지원 남북한은 오는 26∼29일 서울에서 개최예정인 경제협력추진위에서 경의선연결을 위한 착공 날짜를 잡기로 합의했다.이를 토대로 군사실무회담 시기도 결정한다는 계획이다. 정부 당국자는 15일 “북측의 완강한 태도로 이번에 날짜는 확정하지 못했다.”면서 “원칙적 합의 도출 뒤 1주일 만에 열리는 이번 회의에서 북한이 합의를 번복하거나 착공전 군사실무회담 개최에 응하지 않으면,모든 것이 무위가 된다.”고 강조했다.정부도 이번 경추위를 북한의 경의선 연결 실천 의지의 시험대로 보고 있는 것이다. 우리 정부는 신뢰구축의 상징적인 조치인 경의선 연결과 이를 위한 군사실무회담을 제7차 장관급회담의 최우선 의제로 삼았다.비무장지대(DMZ)내 공사를 위해선 남북이 이미 합의한 군사보장합의서를 교환,발효시켜야 하고,이를 위해선 군사실무회담이 따라야 하기 때문이다. 북한은 체제상 내각이 군부의 의사결정에 개입할 수 없다며 날짜확정을 거부했다.“믿어달라”는 말만 되풀이하며,“군부에 건의한다.”는 입장으로 맞섰고 “조속히 개최한다.”는 우리 표현과 달리 ‘건의’라는 용어를 북측 보도문에 명기했다. 우리측은 경의선 철도 연결이 연내에 완공되어야 하고,이를 위해선 최소한 다음 달엔 착공해야 한다는 입장이다.우리의 목표가 달성될지 여부는 이달하순 경추위에서 결판나는 셈이다. 정부 당국자는 쌀문제와 관련,“북한이 경추위에서 제기하면 논의하겠지만 더 이상 지렛대는 아니다.”라고 말했다.잉여쌀의 사료화에 대한 농민 반발등 우리측 사정도 있고 북측도 이를 알기 때문이라는 것이다.경의선 연결 문제는 그 자체로 해결한다는 설명이다.“북한이 또다시 약속을 어길 경우 미국과 일본 등 국제사회의 신뢰를 완전히 상실하게 될 것이라는 점을 북한에 강하게 주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농림부는 지난 14일 대북 지원쌀 규모를 “30만t,210만섬 안팎”이라고 밝히고 향후 신축적으로 조정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김수정기자 ■이산 상봉·면회소 설치/ 정례화 미합의…추가협상 필요 남북은 이번 회담에서 제5차 이산가족 상봉을 금강산에서 갖기로 했다.합의문에는 ‘추석(9.21)을 계기’로 란 표현을 썼다.날짜는 확정짓지 못했지만,우리측도 “추석전 하기로 했다.”고 밝혔고,김령성 북측 단장도 서울을 떠나면서 “당연히 추석전이지요.”라고 확인했다. 제5차 상봉은 남북 각각 100명씩 순차적으로 지난 4차 상봉 관례에 따라 치러질 것으로 보인다. 판문점 협의에서 일정이 확정되는 대로 방문단 후보자 선정과 명단 교환,생사확인,최종방문단 명단 교환 등의 절차를 거쳐 상봉이 이루어지게 된다. 문제는 정례화다.정부 당국자는 15일 “이번 회담에서 정례화에는 합의하지 못했지만,매년 평균 1만명의 이산 가족이 숨지는 상황을 감안,정례화문제를 어떻게든 풀어나가야 한다.”면서 “10월 예정된 8차 장관급 회담에서 6차이산가족 상봉을 논의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면회소 설치 등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제도화 문제는 우리측이 이번 회담에서 합의를 끌어내려 노력한 분야다. 새달 4∼6일 금강산에서 열리는 적십자사 책임자급 회의에서 금강산 면회소설치 및 운영방법 등을 논의,최종 합의도출을 끌어낼 수 있다는 것이 정부당국자의 설명이다. 이번 회담에서 북측은 우리측이 제안한 금강산면회소를 사실상 수용했다.그러나 금강산에서 어느 건물을 사용할 지,새롭게 지을지,운영주체를 누가 할지 등 복잡한 문제들이 많고,북측이 계속 협상카드로 남겨 놓을 여지도 배제할 수 없다. 때문에 실제 면회소 건립이 이뤄지기까지는 몇차례 추가 협상이 더 필요할 수도 있다. 김수정기자 crystal@ ■금강산관광 전망/ 연내 동해안도로 뚫릴수도 남북 장관급회담을 계기로 금강산의 관광특구 지정과 육로관광 가능성이 되살아나면서 금강산관광사업 활성화에 대한 기대도 커지고 있다. 지난해 10월 제1차 당국자회담과 지난 6월 2차 회담까지 무산되고,북측이 애매모호한 버티기로 일관하면서 관광특구와 육로관광의 연내 성사는 불투명했다. 다행히 남북이 다음달 10∼12일 금강산 관광사업 활성화를 위한 제2차 당국자회담을 금강산에서 개최키로 합의했고,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 2차 회의(26∼29일)와 군사당국간 회담이 잇따라 계획돼 있어 관광특구와 육로관광의 가능성은 한층 밝아졌다. 이번 결과로 지난 4월 임동원 대통령특사의 방북시 합의한 1차 육로관광루트인 ‘동해선 철도·도로(7번국도) 조기 연결’이 본격적으로 진행된다면 적어도 2∼3개월 내에는 임시도로를 타고 금강산에 갈 수 있게 된다. 동해선 도로는 단절된 우리측 고성 통일전망대에서 북한측 고성 삼일포로 연결되는 구간(13.7㎞)이다.이 도로를 이용하면 배편으로 4시간 걸리는 금강산 관광길이 30여분으로 단축된다. 전문가들은 일단 육로관광 실시가 구체화되면 관광특구 지정 문제는 쉽게 풀릴 것으로 분석하고 있다.관광특구는 북한측이 특별법을 제정,공포하면 되는 데다 북한 당국이 느끼는 부담도 육로관광에 비해 훨씬 가벼울 것이라는 설명이다. 이처럼 관광특구와 육로관광이 현실화되면 금강산 현지에 위락시설이 대거 들어서고,국내외 기업들의 투자유치도 용이해져 금강산 관광사업이 본궤도에 오를 것으로 기대된다. 그러나 육로관광에 앞서 반드시 필요한 군사당국간 회담일정이 아직 구체적으로 잡히지 않아 장밋빛 전망만 할 수는 없다는 지적도 있다. 최여경기자 kid@ ■개성공단 건설/ 민간중심 사업…경의선이 열쇠 개성공단 건설이 오는 26일 열릴 남북경제협력추진위원회(경추위)의 주요의제로 정해짐에 따라 국내기업의 본격적인 북한 진출이 성사될지 주목된다. 우리쪽 사업주체인 현대아산과 한국토지공사는 2000억원을 들여 개성에 800만평 규모의 공단을 조성한다는 계획이다.국토연구원은 공단이 완공될 경우북한은 모두 17만명의 고용효과와 함께 210억 9000만달러의 생산효과 및 6억 6000만달러의 소득을 얻을 것으로 보고 있다. 이미 부산신발지식산업협동조합,한국섬유산업연합회 등 3개 협회가 입주의향서를 제출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이와 별도로 300여개 개별기업도 현재 공단입주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고 현대아산은 설명했다.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이번 경추위가 잘 가동되면 연내 100만평 규모의 시범단지 조성공사에 착공,늦어도 2년 안에 완공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그러나 경추위에서 시원한 해결책이 나올지는 미지수다.그동안 현대아산과 토지공사는 노동력·전력 등의 안정적 공급,사회간접자본 확충,근로자 급여기준 마련 등 사업의 연속성을 보장할 수 있는 특별법 제정을 요구해 왔다. 반면 북한당국은 남한정부의 적극적인 지원 등을 바라며 미온적인 반응을 보여왔다.이에대해 우리정부는 개성공단을 금강산관광처럼 민간 중심으로 진행시킨다는 입장이어서 향후 협상진행 과정이 순탄치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개성공단의 성패를 좌우할 경의선 철도 복원이 어떻게 진행 될지도 관건이다. 재정경제부 관계자는 “경의선 복원·임진강 수해복구 등 연관된 다른 문제가 많은 데다 국내기업들이 북한과 직접 교섭을 해야 하는 부분이 많아 섣불리 낙관할 수는 없다.”고 말했다. 김태균기자 windsea@ ■체육분야/ 축구·태권도 교류 차질 없을듯 체육 분야에서 합의된 남북 친선 축구,북한의 부산아시안게임 참가,태권도교류 등은 그동안 여러 경로를 통해 추진돼 온 것들로 실천하는 데 큰 문제는 없을 전망이다. 남북 친선축구는 지난 6월 박근혜 의원이 유럽-코리아재단 이사 자격으로 방북,김정일 국방위원장과 회담을 갖고 합의된 사항을 재확인한 것이다. 당시 양측은 북한선수단이 9월6∼9일 서울에 와 8일 상암동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경기를 갖기로 합의했다.이 경기는 이미 국제축구연맹(FIFA)으로부터 정식 A매치로 인정받은 상태다. 태권도 시범단 교환은 지난 2000년 12월 제4차 장관급회담에서 쌍방 태권도 단체들 사이의 접촉을 권고하기로 했고 제5차 장관급회담에서도 논의된 사항. 지난 5월 말 북한의 조선태권도위원회(위원장 황봉영) 초청으로 정종택(鄭宗澤) 충청대 학장 등 세계태권도문화축제 조직위원회 관계자들이 평양을 방문,‘남북 태권도 학술회의’를 갖기도 했다. 이번 합의에서는 구체적으로 9월 중순 남한의 시범단이 북한을 방문하고 북한의 시범단은 아시안게임이 끝난 뒤인 10월 하순에 남한을 방문하기로 했다. 북한의 부산아시안게임 출전은 지난 9일 북한 올림픽위원회의 통보 이후 남북이 협의에 들어가 구체적인 내용에 대한 조율만 남은 상태다.북한은 특히 선수 350여명과 예술단 100여명 등 600여명 이상의 선수단 및 응원단을 파견키로 해 최대 규모의 남북 교류가 될 전망이다.양측은 오는 17∼19일 금강산에서 실무협의를 진행,백두산 성화 채화 등 제반 문제를 매듭지을 예정이다. 곽영완기자 kwyoung@
  • 한탄강 관광지 옮긴다

    집중호우 때마다 큰 피해를 보고 있는 연천군 전곡읍 한탄강 국민관광지가 이전될 전망이다. 경기도는 상습 수해발생지역인 한탄강 관광지를 안전한 곳으로 이전하기로 하고 재원마련과 구체적인 이전방안을 마련중이라고 13일 밝혔다. 지난 77년 지정된 한탄강관광지는 124억 2000여만원을 들여 공중화장실,운동시설,취사장 등 공공시설과 음식업 및 숙박시설 등이 조성됐으나 지난 96년 여름 687㎜의 폭우로 130억원의 큰 피해가 발생했다. 이후에도 수해가 계속 이어져 지난 2000년까지 150억원의 피해를 입었으며 올해도 주택 4동이 침수되고 저지대 도로가 침수되는 등 피해가 잇따랐다. 때문에 지난 7년사이 50여곳이었던 상가가 20여곳으로 줄어들었으며 관광객수도 전성기를 누렸던 지난 95년(19만 5000여명)의 10분의 1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지난 96년 수해직후 불거진 한탄강관광지 이전문제는 상인들의 반대로 한동안 잠잠했으나 올해도 수해가 발생하자 이전하는 쪽으로 여론이 형성되고 있다.연천군도 최근 관광지 주민 여론조사를 실시한 결과94%가 이주에 찬성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도는 한탄강 관광지를 옮길 대체 유원지 조성과 한탄강 유역 주변에 특성화된 종합관광지를 개발하는 2가지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한탄강 관광지 이전에는 300여억원이 들 것으로 예상되며 국비를 지원받아 추진할 것으로 알려졌다. 도 관계자는 “거의 매년 수해가 되풀이되고 있는 데다 지난 97년부터는 유량 감소로 강이 오염돼 관광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한 상태여서 이전이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수원 김병철기자
  • 찰튼 헤스턴 “나 치매 걸렸어요”

    (로스앤젤레스 연합) 미국의 원로 배우 찰튼 헤스턴(78)이 9일(현지시간) 로스앤젤레스 베버리힐스호텔에서 기자회견을 갖고 자신에게 알츠하이머병으로 보이는 증상이나타나고 있다고 밝혔다. 찰튼 헤스턴은 지난 7일 미리 녹음한 비디오 테이프를 통해 이같은 사실을 공개하면서 친지와 팬들에게 인내와 이해심을 갖고 자신을 대해 달라고 당부하고 “나는 포기하지도 굴복하지도 않고 있다.”고 말했다. 기억상실증을 유발하는 신경학적 질환이있다고 밝힌 헤스턴은 “언제 말을 할 수 없을 때가 다가올지 몰라 여러분에게 전할 몇 마디를 준비하고 싶었다.”면서 “동점심을 느끼지 말아달라.”고 당부했다.
  • 현대문학 8월호 ‘탄생 100주년 특집’ 소월詩 다시읽기/소월詩엔 ‘국가·노동’도 있다

    보통 사람들에게 김소월은 ‘정한(情恨)’에 익숙한 시인이다.특히나 교과서밖의 시문학에 별다른 관심이 없는 독자라면 더욱 그렇다.더러는 ‘나라잃은 설움’이나 ‘망국의 한’이 시구에 담겨 있기도 하나 그것이 주된 흐름이나 색깔을 결정하는 본질은 아니었다.그를 아는 대개의 사람들이 이렇게 김소월을 읽어내고 있다. 그러나 이런 이해는 김소월의 한 단면에 불과하다.월간 현대문학이 8월호에 꾸민 ‘김소월 탄생 100주년 기념 특집’에 실린 충북대 정효구교수의 김소월론 ‘빼앗긴 땅,꿈꾸는 노동’은 이런 점에서 시사하는 바가 크다. ‘바라건대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이 대일 땅이 있었드면’이라는 긴 제목을 가진 시는 1925년 발간된 그의 시집 ‘진달래꽃’에 들어 있는 작품이다.‘나는 꿈꾸었노라,동무들과 내가 가즈란히/벌가의 하루일을 다 마치고/석양에 마을로 돌아오는 꿈을,/즐거이,꿈 가운데.’로 시작되는 시는 얼핏 이상화의 ‘빼앗긴 들에도 봄은 오는가’를 떠오르게 할 만큼,알려진 소월의 시세계와는 다른 작품이다. 이 글이 드러내는 중요한 흐름은 소월의 뚜렷한 국가관.나라를 잃어버린 비애와 이를 극복하고자 하는 의지를 대지,이를테면 땅·들·밭 등 다분히 농경사회적 상상력을 통해 드러내 보인다. ‘그러나 집잃은 내 몸이여,/바라건대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었드면!/이처럼 떠돌으랴,아침에 저물손에/새라 새롭은 탄식을 얻으면서.’라고 토로한다.그의 시에서는 드물게 노동의 보람과 기쁨에 대한 꿈을 적극적으로 표현하고 있다.‘보섭대일 땅’이란 실제의 경작,즉 쟁기질할 수 있는 땅에의 향수와 그 땅을 스스로 경작하고 싶은 열망을 직설적으로 표현한 시적 수사이다. 이를 두고 정교수는 “안타까운 현실인식 속에서 그는 절절하게 솟구쳐 오르는 소망을 피력한다.소망이란 ‘바라건데는 우리에게 우리의 보섭대일 땅이 있었드면!’이라는 말이 의미하는 바”라고 해석한다.그러나 일제에 나라를 강점당한 현실은 소망을 꿈으로 밀어낸다.‘동무들과 내(시인)가 벌판에서의 하루일을 마치고 석양 무렵 안식처로 돌아오는 정경’에서는 ‘땀흘려 가꾸고 거기에서꿈을 수확할 나라가 없음’이 간절한 시각효과를 낸다. ‘인간과 인간,인간과 대지(땅),인간과 노동이 이 장면에서 한치의 어긋남이나 소외도 없이 완벽한 조화와 합일 속에 놓여 있다.’는 정교수의 지적처럼 소월에게서 일찍이 이보다 더한 노동성과 나라정신을 읽은 적이 없다. 소월의 시정신은 마지막 4연에서 빛난다.‘그러나 어쩌면 황송한 이 심정을! 날로 나날이 내 앞에는/자칫 가늘은 길이 이어가라.나는 나아가리라/한 걸음.또 한 걸음.보이는 산비탈엔/온 새벽 동무들 저저 혼자……산경을 김매이는’에서는 소월의 연상이미지로 굳어진 ‘체념’과 ‘부정’‘한’대신 ‘희망’과 ‘의지’가 읽힌다.소월이 결코 나라와 민족이라는 집단의 문제를‘허무나 패배주의적 관점에서 다루지 않았음을 증명해 보이는 대목’이다. 결국 이 작품을 통해 우리는 ‘나약한 시인’김소월이 아니라 막막한 절망속에서도 ‘언젠가는 다시 올 땅일구고 씨뿌리는 그날’을 꿈꾸는 ‘주체적이고 능동적인 시인’을 만나게 된다.김소월을 더는 ‘패배주의적이고 무기력한정한’의 틀에 가둬둘 수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정교수는 “이 작품에 호감을 갖는 것은 국권을 상실하고 떠도는 자의 비애감을 너무나 절실하게 표현했을 뿐 아니라 공동체의식과 노동의 환희가 농경사회적 상상력을 활용해 참으로 인상깊게 표현되고 있는 점 때문”이라고 말하고 있다. 심재억기자 jeshim@
  • 8.8재보선 이후/親盧·反盧 본격 세대결/“分黨땐 공멸…그래도 맞대결”

    민주당 각 정파는 8일 치러진 재·보선에서 당이 참패하자 ‘분당(分黨)=공멸’이란 인식을 공유,즉각적인 전면전은 자제했다.하지만 “이대로는 대선승리가 어렵다.”는 데는 이론이 없어 당장 9일부터 지도부 책임론과 함께신당 논의가 불을 뿜을 가능성이 커 보인다.이에 따라 노무현(盧武鉉) 대통령후보를 지지해온 쇄신연대가 이한동(李漢東) 전 총리와 골프모임을 가진 신당추진파 의원들을 선제 비난하는 성명을 발표하는 등 긴장감이 높아졌다.한마디로 민주당은 대격돌을 앞둔 폭풍전야의 모습이었다. ◇친노(親盧)측- 노 후보는 재·보선 참패로 신당 논의를 피해갈 수 없을 것으로 판단,9일 기자간담회를 갖고 재경선과 신당 창당 문제를 포괄적으로 논의할 당내 논의기구 구성의 필요성을 밝힐 것으로 알려졌다.기득권 유지 고집 시 반노(反盧) 진영의 거센 공격을 피할 수 없고,여론 지지율이 급등한 무소속 정몽준(鄭夢準) 의원 영입 요구도 거세질 것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친노파의 긴장감은 극도로 높아졌다.노 후보 지지의 핵심역할을 해온 쇄신연대가 이날 반노파 비난 성명을 발표한 것도 이런 분위기를 보여주는 대목이다.장영달(張永達) 의원이 중심이 된 쇄신연대는 이날 ‘민주당 쇄신연대’란 이름으로 성명서를 발표,이 전 총리와 지난주말 용평 골프장에서 라운딩을 하며 신당 창당 문제를 논의한 것으로 알려진 당내 의원 8명을 비난했다. 성명은 “중진으로서 책무는 저버린 채 연일 신당이나 후보 사퇴만을 배후에서 확산시켜온 당의 일부 중진들에 대해서는 이제 당헌·당규에 따라 엄중한 조치가 반드시 따라야 할 것”이라는 초강경 주장을 폈다.선거 패배에 따른 책임론을 무력화시켜 보겠다는 의지로 풀이되지만,오히려 반노측을 자극하는 악수로 작용할 소지도 없지 않다. 따라서 친노 진영은 전면전에 대비,대통령 특사로 남미를 순방 중인 정대철(鄭大哲) 최고위원에게 조기귀국을 요청하는 등 전열정비를 서둘렀다.자파의원들의 대책모임도 잦아졌다. ◇반노측- 노 후보측이 ‘즉각적인 신당 논의 반대’ 입장을 고집할 경우 친노측과의 일전이 불가피하다고 판단,선거참패에 따른 지도부책임론 등을 제기하며 공세를 취할 태세다. 특히 당내 의원들은 물론 일반 당원들 사이에서도 노 후보의 위상 문제와 별개로 신당 논의가 대세를 점했다고 분석,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신당 창당문제를 공식의제로 상정할 계획이다. 그러나 반노측은 당 분란 시 책임론에 대비,선공은 자제하는 분위기다.신당 논의 착수와 함께 곧바로 노 후보에게 ‘선 후보사퇴’를 요구할 경우 분당 상황을 우려하는 중도계열 의원들의 집단 이탈도 우려되기 때문에 전술적인 변화를 꾀하는 분위기다. 당초 30명 이상의 의원이 참여해 신당 창당 즉각 논의를 촉구하고 노 후보의 후보직 사퇴 등 당내 모든 ‘기득권 포기’를 요구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9일 발표한다는 계획을 일시 유보하기도 했다.하지만 재·보선 참패로 상황이 급변,즉각적인 전면전 돌입 가능성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이에 따라 반노 진영은 연일 개별·집단적 접촉을 강화하면서 세확산에 주력했다.‘명분 축적’과 ‘여론 흡수하기’도 게을리하지 않으면서 임박한 결전에 대비하는 분위기였다. ◇중도파- 한화갑(韓和甲) 대표,정균환(鄭均桓) 총무 등 중도세력도 재·보선 참패라는 상황변화에 긴장감이 높아갔다.친노·반노 진영의 충돌을 지연시키며 절충점을 찾으려던 노력이 무력화될 것으로 보기 때문이다. 따라서 “신당 논의도 불가피하지만,분당사태 또한 막아야 한다.”는 중도파의 그동안 주장은 급격히 명분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아 보인다.중도파가 친노냐,반노냐의 선택을 해야 할 시점이 급격히 앞당겨지고 있는 것이다. 이에 따라 9일 최고위원회의에서 중도파 최고위원 중 일부가 최고위원 전원 사퇴 등 강경 주장을 제기할 가능성도 있어 보인다.‘기득권 포기 원칙’을 강조할 것으로도 알려졌다. 중도파의 움직임도 긴박해지고 있다.정균환 총무가 이끄는 중도개혁포럼은 9일 오후 원내·외 지구당위원장 연석회의를 열어 진로를 논의할 복안이다. 김원길(金元吉) 박상규(朴尙奎) 유재건(柳在乾) 의원 등 중진의원들도 회동,위기타개책을 모색할 계획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부천 테크노파크 3차단지 조성 검토

    부천시 오정구 삼정동 ‘부천테크노파크’ 3차단지가 조성될 전망이다. 시는 6일 기존 테크노파크 1·2차단지에 인접한 농수로 1만 3000여평이 기능을 상실함에 따라 이곳을 매립,200여개의 업체가 들어설 수 있는 3차단지조성을 검토중이라고 밝혔다.시는 이를 위해 사업 타당성조사 용역을 조만간 발주할 방침이다. 이는 2004년 5월 입주 목표로 현재 조성중인 2차단지(입주업체 300개)의 분양률이 94%에 이르는 등 수도권지역 중소기업 사이에 부천테크노파크의 인기가 높은 점이 고려됐다.부천테크노파크는 기계장비·전자·전기 등 무공해·고부가가치 산업을 위해 조성중인 아파트형 공장으로 입지가 좋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부천 김학준기자
  • [글로벌 시각] 변화하는 일본, 희망은 있다

    일본을 보는 세계의 시각이 흔들리고 있다.고이즈미 준이치로(小泉純一郞)정권이 탄생했을 때 지나친 기대를 했던 사람은 큰 실망에 빠져 ‘일본은 안된다.’는 논리가 극도로 강하다. ‘3월 위기’를 일본은 그럭저럭 극복했지만 ‘예금보호 상한제(페이오프)’의 부분 유보가 뜻하는 금융시스템의 구조적 문제가 금융위기를 일으킬 것으로 보는 전문가가 많다. 이런 의견은 부시 미 행정부 내에도 강하다.부시 대통령이 일본에 취하고 있는 입장에 의문을 표하는 사람도 늘고 있다. 부시는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클린턴 전 대통령과 달리 일본 정부에 외압을 가하지 않겠다고 약속했다.그는 약속을 지키고 있다.그러나 고이즈미 정권은 부실채권의 신속한 처리의 필요성을 주장하면서도 과감히 처리하지 않고 디플레이션 현상에 제동을 거는 정책도 취하지 않은 채 도로공단이나 우정사업의 민영화에만 에너지를 쏟는다. 중요한 세제정책에 대해서 “개혁은 필요하지만 어떤 개혁이 좋은지 모르기 때문에 공부를 시키겠다.”고 할 뿐 지도력을 발휘하지 않는다.그러나 이런 추세가 부시 정권의 대일 정책을 크게 바꿀 것 같지는 않다.부시는 고이즈미 총리를 마음에 들어 하고 있고 고이즈미를 대신할 힘 있는 정치가는 없다고 생각한다.부시 정권은 대일(對日) 정책을 바꾸지 않고 대신 일본에 대한 관심과 주목을 낮출 가능성이 크다. 이같은 ‘일본 때리기’가 미국뿐 아니라 다른 나라에도 일어나고 있다.세계 제2의 경제대국이면서도 ‘변화하지 않는 일본’은 매력을 잃고 ‘잊혀지는 나라’가 되고 있다. 이것은 여러가지 의미에서 유감이고 또한 위험하기조차 하다.뭐라고 해도 일본이 세계에 미치는 경제적 영향은 강하고 동아시아의 안정에 있어 떠맡고 있는 역할도 크다. 그러나 가장 큰 문제는 ‘일본은 안된다.’는 논리를 펴는 사람들이 현재 물밑에서 일어나고 있는 획기적인 변화를 무시하고 있는 점이다.일본의 1990년대는 ‘잃어버린 10년’이 아니고 일본 근대사의 큰 분수령이었다고 몇차례 지적한 바 있다. 정치도 그렇다.이제 막 끝난 최악의 ‘의혹 국회’를 되돌아보면 정치가 좋아질 조짐이 나타났다고 생각한다. ‘나가타초(永田町·일본 정계)의 논리’는 보통의 가치관과 너무나 동떨어져 있어 이제 허용될 수 없다.낡은 수법밖에 알지 못하는 정치가가 정계에서 사라져가는 중요한 전환기인 셈이다.젊은 정치가 가운데에는 정책에 밝은 사람이 많다. 또한 ‘가스미가세키(霞が關·일본 관청)의 논리’라고 일컬어지는 관료의 오만함도 국민들의 분노를 자아냈다.관료제도의 신뢰 상실이 정부의 정책 결정 시스템과 국가와 시민사회의 관계를 바꾸는 요인이 된다. 최근 1년간 제1야당인 민주당이 만든 의원입법은 70개를 넘는다.어떤 것도 그대로 국회를 통과하지 못했지만 관료에 의존하지 않고 법안을 만드는 것은 새로운 정책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한 ‘연습’의 의미가 크다. 고이즈미 총리는 자민당을 바꾸든가 부수든가 하겠다고 했다. 의도적으로 자민당을 부술 의도는 없다고 생각하지만 결과론으로서 고이즈미 정권 아래에서 전통적인 일본 정치는 붕괴할 가능성이 대단히 크다.고이즈미는 ‘일본의 고르바초프 전 소련 대통령’이 될 것 같다.이처럼 일본에서 의미있는 변화가 진행되고 있는데도 미국을 포함한 전세계에서 ‘일본 때리기’로 일관하는 것은 유감이다. 제럴드 커티스(미 컬럼비아대 교수)
  • 위헌결정 택지소유초과 부담금“강제징수분 돌려줘야”

    택지소유상한법의 위헌결정이 나기 전에 부담금 부과처분을 했더라도 위헌결정 후 공매예고통지서 발송 등 체납처분절차에 따라 강제로 부담금을 징수한 것은 ‘부당이득’이라는 판결이 내려졌다. 서울지법 민사24부(부장 尹載允)는 1일 백모씨가 “택지소유상한법에 대한위헌결정 이후 강제로 징수당한 2억 4000여만원의 부담금을 돌려달라.”며국가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 반환소송에서 원고 승소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판결문에서 “부담금을 납부하지 않으면 국세징수법 체납처분 규정에 따라 강제 징수하도록 한 택지소유상한법상의 조항은 위헌결정과 동시에 효력을 상실했다.”면서 “위헌결정 이후 부담금 징수를 위해 공매예고통지서를 발송하는 등 원고를 압박한 것은 강제징수”라고 밝혔다. 백씨는 부담금을 안냈다는 이유로 지난 2000년 9월 토지 1필지가 압류되자 이를 매각한 대금으로 체납금 2억 4000만원을 납부한 뒤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 장상총리 임명동의안 부결/ 도덕성 ‘덫’‘첫 女재상’ 안통했다

    31일 장상(張裳) 총리서리에 대한 국회의 인준 부결로 당분간 정국은 혼돈상태를 피하기 어렵게 됐다.첫 법적 인준청문회까지 거친 장 서리 인준안의 부결로 엄청난 수준의 정치·행정적 파장이 야기될 것이라는 뜻이다. ■부결원인·정국전망 ◇정국 전망- 우선 장 총리서리를 지명한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청와대의 정국 주도력은 심대한 타격을 입게 됐다.임기말 대통령의 레임덕 현상이 가속화할 것으로 보인다.한나라당 서청원(徐淸源) 대표는 “김대중 대통령과 민주당은 오늘로서 사실상 집권능력을 상실했다.”고까지 했다.총리 부재상태가 장기화하면서 행정공백 등 후유증도 예상된다. 정치적으로는 더욱 큰 파장이 예고된다.당장 민주당이 요동치고 있다.신당창당과 정개개편 논의로 들끓고 있던 차에 기름을 부은 양상이다.청와대와 민주당,당내 각 계파간 주도권 선점을 둘러싼 대립의 심화될 전망이다.이미 부결에 대한 지도부 책임론이 제기됐다. 한나라당과 민주당의 관계도 악화일로로 치달을 조짐이다.가뜩이나 이날 양당은 정계개편,이회창(李會昌) 후보 장남의 병역문제를 놓고 서로 신경이 날카로워진 상태였다.벌써부터 인준 부결에 대한 책임공방이 뜨겁다.피차 정치적 부담감을 지지 않겠다는 기색이 역력하다. 한나라당은 공적자금 국정조사와 권력비리 특검제 도입으로,민주당은 ‘이회창 5대의혹’으로 사생결단식 전의를 불태우고 있다.실제 이낙연(李洛淵)대변인은 이날 “아들 병역문제와 원정출산,호화빌라,부친의 친일의혹 등 이 후보를 둘러싼 여러 의혹들에 대해 계속 추궁해나갈 것”이라며 이회창 후보의 사퇴를 요구하는 등 파상공세를 예고했다. ◇부결 배경- 도덕성·신뢰성에 대한 의혹 제기가 가장 큰 이유가 됐다.“아파트 투기 등 여러 문제가 불거지고도 장 총리서리가 이를 부인하거나 책임을 회피하자,지역주민들의 여론이 급속히 악화됐다.”는 게 상당수 의원들의 전언이다.이는 첫 여성총리라는 정치적 의미까지 완전히 상쇄했다.인터넷에서 반대의견이 늘어갔던 점 등도 의원들이 반대표를 던지는 데 적지 않은 작용을 한 듯하다. 물론 정치적 배경도 없지 않다.민주당에서는 “당내 특정세력이 ‘청와대와의 절연’을 가장 극명한 방식으로 보여주었다.”는 분석도 나왔다. 한나라당으로서는 임명동의안 부결시 따를지 모를 ‘역풍’을 중시하지 않은 결과로도 받아들여진다.민주당이 신당 창당을 공식 천명하며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이고 있고,이른바 ‘이회창(李會昌) 5대의혹’을 들고 나와 본격적인 전선(戰線)이 형성돼 폭풍이 휘몰아칠 마당에 역풍에 연연할 필요가 있겠냐는 의견이 공감대를 얻은 것이다. 한마디로 정치적 고려의 여지가 줄어들었다는 얘기다.어쨌거나 인사청문회와 인준 표결은 국민들이 공직자들에게 한층 높은 ‘도덕률’을 요구하고 있음을 확인시켜 주었다.이는 앞으로는 새 총리를 쉽게 선정하기 힘들 것임을 가리킨다. 이지운기자 jj@ ■인준안 표분석 31일 실시된 장상(張裳) 국무총리서리에 대한 임명동의안은 반대표의 압도적 우위로 끝났다.총 투표자 244명 가운데 142명이 장 서리의 임명을 반대한 것이다. 한나라당·민주당 지도부는 각각 원내 제1당과 정책여당이라는 점에서 임명동의안이 통과되길 내심 바라는 눈치였다.대한매일이 이달 중순 실시한 의원 설문조사 때만 해도 자유투표시 인준안이 통과될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점쳐졌다. 그러나 실제 인사청문회를 거치면서 장 서리에 대한 의원들의 시각이 급격히 악화된 것으로 분석된다.더욱이 각 당은 모두 당론투표가 아닌 의원 개개인의 뜻에 따르는 자유투표를 하기로 결정했다. 민주당도 ‘가결시켜줬으면 좋겠다.’는 당 지도부의 권유만 있었을 뿐이었다. 이날 투표에는 재적의원 259명 가운데 244명이 참여했다.한나라당은 128명가운데 125명,민주당은 111명 가운데 105명,자민련은 14명 가운데 9명이 투표했다.군소정당을 포함한 무소속 6명은 정몽준(鄭夢準) 의원을 제외한 5명이 참가했다. 한나라당이 장 서리의 임명동의안을 부결시킨 주역이라는 게 정치권 안팎의 대체적인 분석이다. 원내 과반수에 육박하는 한나라당 소속 의원들 대부분이 장 서리에 대해 부정적 입장을 밝힌 만큼,최고위원 및 총무단 20여명을 뺀 나머지 80∼90명은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관측된다. 민주당도 투표 결과에 일조(一助)한 것으로 추정된다. 김성호(金成鎬) 의원 등 ‘새벽21’ 소속 의원 5명은 이날 장 서리에 대해‘문제가 많다.’고 지적했다. 찬성표가 100표밖에 안 나왔다는 점에서도 민주당 투표자 105명 가운데 최소한 10명,많게는 20여명이 반대표를 던진 것으로 추정된다. 자민련 등 비교섭단체 의원 14명은 찬성·반대를 놓고 반으로 나뉘었던 것으로 보인다.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총재는 장 서리의 임명 소식을 듣고,“지금까지 인선 가운데 가장 잘 됐다.”고 높이 평가했다. 그러나 김종호(金宗鎬)·정우택(鄭宇澤) 의원 등은 반공개적으로 반대의사를 밝혔다. 홍원상기자 wshong@
  • 대구대 최병두교수‘근대적 공간의 한계’출간

    20세기 들어 급속히 진행된 근대화 과정에서 노출된 문제점을 꼽으라면 아마 극심한 빈부 격차,인간 감성의 극단적인 메마름,생태 환경의 황폐화,전통적인 공동체 공간 해체 등을 들 수 있지 않을까. 근대화가 준 이러한 한계들은 그동안 대부분 사회소통론,또는 생태적 시각에서 비판되고 연구돼 왔다.그러나 1990년대 이후 ‘공간의 문제’로 접근하는 학자들이 늘고 있다. 대구대 사회교육학부 최병두 교수가 최근 펴낸 책 ‘근대적 공간의 한계’(삼인)는 사회와 공간의 관계에 바탕을 둔 연구를 통해 근대화가 가져온 제반문제점을 분석하고,대안 마련에 토대를 제시하고 있다. 여기서 말하는 공간은 물리적 거리로 측정되는 기하학적 공간과 달리 사회적 사물과 사건들로 가득찬 사회적 공간이다.따라서 사회적 공간은 그 속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현상과 분리해 이해될 수 없다.즉 사회적 공간의 형태는 사회적 과정의 투영이지만 동시에 사회적 과정의 재구조화에 영향을 미친다.이러한 점에서 저자는 사회적 공간을 ‘상호 내포적 또는 변증법적’성격을지니고 있다고 풀이한다. 그렇다면 근대화는 인간의 사회적 공간에 어떤 영향을 주었길래 각종 문제점을 노출하고 있는가.그것은 ‘공간의 축소’이다. 근대화에 따라 자본주의 시장은 세계적으로 확대되고,세계 모든 지역이 자본 축적의 논리에 의해 지배받게 되었다.이는 곧 근대화 이전에 생산과 소비가 일정한 범위내에서 이루어지던 공동체적 공간이 해체되고,전세계가 자본주의의 기능적 공간으로 전환하게 된 것을 의미한다. 반면,이러한 기능적 공간의 세계화에 노출된 인간은 자신의 생존 공간을 축소시키게 되었다.대면적 관계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공동체 공간이 해체되면서 현대사회의 개인들은 점차 공공적 공간을 상실하고,결국 가족간 사적관계로 구성되는 가정의 공간을 자신의 은신처로 삼게 된 것이다. 최근엔 가족 공간조차 해체되면서 인간은 마지막 보루인 신체 공간으로 더욱 축소됐으며,급기야 현실의 사회적 공간 개념이 완전히 사라진 사이버 공간에서 해방감을 추구하게 되었다. 이러한 상황에서 현대인의 삶의 조건은 완전히 황폐화했다.결국 근대적 공간이 한계에 달한 것이다.그렇다면 극도로 발달했지만 동시에 완전히 파괴적인 근대적 공간에서 우리는 어떤 대안을 찾을 수 있을까. 미래에 대한 희망과 이를 실현시킬 수 있는 힘이 소진되는 상황에서 현대인이 계획적으로 개입할 여지는 없는 것처럼 보인다.시장 메커니즘을 신봉하는 신자유주의자들도 ‘대안은 없다.’고 주장한다. 하지만 저자는 미국 좌파 지리학계의 거두인 데이비드 하비가 ‘희망의 공간’에서 주장하는 ‘유토피아적 공간’처럼 이땅에 새로운 삶의 공동체를 만드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주장한다. 노동 분업의 완화,인종간 불평등 해소,생태적 생활환경 조성,노동 과정에 대한 노동자의 통제력 향상 등 많은 학자들이 이미 언급했지만 여전히 실현되지 않은 것들이다. 저자는 결국 자본의 논리가 지배하는 현대사회에서도 서로의 차이를 인정하고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 복원을 통해 ‘세계화를 극복할 수 없다는 허무함’을 극복하고자 하는 강력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임창용기자 sdragon@
  • [우리區 청사진] 한인수 금천구청장/광역전철 안산선 금천통과 추진

    “재정확충을 통해 꿈과 희망이 깃든 새로운 금천으로 거듭나겠습니다.” 한인수(韓仁洙·56) 금천구청장의 비장한 각오다. 금천 토박이인 한 구청장은 10년전 시의회 의원으로서 지하철 10호선 설계비를 확보하는 수완을 발휘하는 등 지역발전을 위해 혼신의 노력을 다했다.하지만 사업이 백지화되면서 빛을 보지 못했다.이 때문에 금천 지역의 살림을 책임지고 꾸려나가게 된 그로서는 감회가 남다르다. 금천구는 이달 초 나온 재산세 납부액이 강남구의 8분의1에 불과할 정도로지역 여건이 열악하다.구청사도 임대 청사다.보건소를 포함해 모두 5곳으로 분산돼 직원들의 근무 여건이 좋지 않다. 27만 구민들의 숙원인 구 독립청사 확보는 여전히 난제다.지역 발전의 걸림돌인 독산동 군부대는 경기도 성남시로의 이전이 결정된 상황.하지만 성남주민들의 반대로 진척을 보지 못하고 있다. 교통난도 심각하다.중심축인 시흥대로는 종일 차량 홍수로 마비 상태다.게다가 내년 10월이면 경기도 시계에 위치한 경부고속전철 일직역을 이용,안양이나 강남으로 가기위한 차량이 시흥대로로 대거 몰려들 전망이어서 최악의 교통난을 예고하고 있다. 이 때문에 한 구청장은 교통난 해소와 지역경제 활성화를 구정의 최우선 과제로 삼았다. 그는 “수도권 광역전철망 건설계획에 포함돼 있는 신(新)안산선이 반드시 금천을 통과할 수 있도록 서울시,건설교통부 등과 적극 협의하겠다.”고 강조했다. 경부철로변에서 시흥대로를 지나 호암길로 연결되는 동서 도로망 구축도 조속히 추진할 계획이다. 주차난 해소와 주민들의 휴식공간 확보를 위해 다목적 공원도 만들 생각이다.우선 시흥본동 부장천 공원을 확장해 지하에는 주차장을 짓고 지상에는 생태공원을 겸한 연못,야외공연장,체력단련시설 등을 갖추기로 했다.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서는 서울디지털 산업단지 일부를 국가공단에서 해제,상업지역으로 확장해야 한다고 지적했다.현재 의류 할인매장 등이 몰려있는 2단지는 산업단지로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판단에서다.구에서는 대신 이 일대를 유통·컨벤션·문화가 어우러진 서울 서남부의 중심으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이를 위해 시,민간연구기관,관내업체가 공동참여하는 ‘구로공단 발전기획단’도 만든다. 이와 함께 시흥3동을 고층 업무빌딩 단지로 조성하기 위해 이 곳을 풍치지구에서 해제해 줄 것을 시에 건의할 방침이다. 한 구청장은 “가난하고 힘없는 서민을 위해 여러가지 정책을 모색중”이라면서 주민들도 구정에 적극 참여해 줄 것을 당부했다. 박현갑기자 eagleduo@
  • 정치권 공방 안팎/ 北 교전유감 싸고 南南 설전

    북한의 서해교전 유감 표명 이후 정부의 대북 대응 자세를 둘러싼 정치권의 논란이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이회창(李會昌) 대통령 후보 등 한나라당측은 “북한에 대한 사과와 재발방지 약속,책임자 처벌 요구는 최소한의 요구”라면서 남북관계에서 지켜야 할 원칙을 강조하고 있고,이에 민주당은 “냉전수구적 사고”라고 반박하고 있다. ◇한나라당-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사과 인정 발언과 관련,“북한의 유감표명 몇마디에 면죄부를 발부해주었다.”면서 강하게 반발했다.특히 이번 사건에 대한 북한의 사과 수위나,전달방식이 예전에 비해 훨씬 미흡한 것이라고 지적했다.남경필 대변인은 “북한의 이번 사과는 무력도발과는 무관한 ‘인공기 게양사건’ 때보다도 못한 수준”이라고 말했다.또 “현 정권은 북한이 신속하게 유감을 표명했다고 하지만,도끼만행 사건 때도 북측은 3일만에 유감을 표했다.”며서 북한의 ‘늦은 사과’에 불만을 표출했다. 북한의 유감 전달방식도 무성의하다고 보았다.“과거에는 최고지도자 명의로 메시지를 전달하거나 외교부 대변인 이름으로 중앙통신·평양방송을 통해 방송을 했으나,이번에는 전화통지문 전달에 그쳤다.”는 얘기다.“군사적도발에 장관급회담 수석대표가 나선 것도 격에 맞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한나라당은 “96년 잠수함사건 이후 북한의 언급이 ‘시인-사과-재발방지’의 3요소를 갖췄는데도,당시 김대중 국민회의 총재는 ‘부족하다.’고 했다.”는 사례를 거론하며,“더구나 정부의 공식적인 대응이 나오지 않은 상태에서 대통령이 서둘러 입장을 표명한 것은 국군통수권자·국가최고지도자로서 경솔한 판단”이라고 비난했다. ◇민주당- 한나라당의 반응을 이해할 수 없다는 분위기다.과연 한나라당과 이회창후보가 남북대화의 의지가 있는지 의심스럽다는 것이다. 민주당은 기본적으로 북측의 ‘유감’표명을 받아들이는 것이 남북대화를 위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고 있다. 민주당 장전형(張全亨)부대변인은 28일 한나라당 이 후보가 북한의 ‘유감’ 표명에 대한 정부의 수용태도를 비난한 것에 대한 논평을 내고 “원내 1당의 후보로서 균형감각을 상실한 무책임한 처사”라고 비난했다. 이어 “사사건건 대북문제에 대해 흠집내기와 발목잡기로 일관해온 이 후보가 또다시 비전과 대안은 제시하지 못하면서 한쪽이 망하는 순간까지 전쟁 한번 하자는 것인지 묻지 않을 수 없다.”고 말했다. 이지운 김재천기자 jj@
  • “인문학 위기는 과학 지향한 탓”

    ‘인문학의 위기’는 해묵은 담론이다.그러나 대학이나 학술세미나 등에서수없이 난도질 당했음에도 여전히 미궁을 헤매고 있는,어쩌면 인문학자들에겐 ‘10년 묵은 체증’ 같은 주제라고도 할 수 있다. 아직 확실한 진단은 내려지지 않았지만,인문학의 위기는 대체로 ‘유용성’의 위기로 귀착된다.여기서 유용성은 많은 경우 전공자의 감소,사회적 위상저하 등 사회·경제적 위기를 의미하고,따라서 한편에선 인문학과 정보기술(IT) 사업과의 접목,콘텐츠 문화사업의 기초로서의 인문학 부각 등을 대안으로 제시하기도 한다. 하지만 인문학의 위기를 외적 유용성의 위기보다는 내적 유용성의 위기,즉인문학 자체의 가치 상실에 있다고 보는 학자들도 있다.대표적인 사람이 서강대 철학과 강영안 교수다. 그는 최근 펴낸 책 ‘인간의 얼굴을 가진 지식’(소나무)에서 인문학을 둘러싼 경제적인 곤란과 비관적인 지표들은 인문학의 한 외피에 불과하다는 점을 반성하며 논의를 시작한다. 그에게 있어 인문학의 사회경제적 위기는 어디까지나 외적 위기일 뿐이지 결코 학문 자체가 지닌 고유사명을 실현하지 못하거나 기능을 수행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내적 위기는 아니다. 저자는 인문학의 내적 위기가 인문학도 과학이 되고자 했기 때문에 비롯된 것으로 진단한다.즉 인격적 인간 자체를 배제하고 ‘과학성’이란 요구를 수용하기 시작하면서 더이상 인문학이기를 그쳤다는 것이다. 철학은 삶의 의미에 관한 문제에 관여하기보다는 논리 분석의 도구로 전락했고,종교학은 종교적 헌신이나 관여보다는 종교현상을 기술하는 과학이 돼버렸다. 그는 인문학이 이처럼 과학을 지향하는 ‘외도’를 하게 된 배경을 데카르트의 수학적 사고에 기초한 지식론을 통해 드러낸다.데카르트의 ‘객관주의’는 ‘진리의 절대 부동의 토대’를 찾고자 했고,이후 ‘논리 실증주의’와 ‘통일과학 이념’이라는 보다 극단화된 형태로 이어졌다.그러나 이 과정에서 인문학은 인간의 내면성이나 개별성을 배제하는 불운을 맞게 됐다는 것이 저자의 판단이다. 그렇다면 인문학의 미래는 무엇인가.저자는 마이클 폴라니의 ‘인격적 지식’에서 대안을 모색한다.마이클 폴라니는 객관주의와 논리적 실증주의로 대변되는 근대 지식이념에서 벗어나 지식을 개인적·인격적 성취로 보는 대안적 이론을 전개한 헝가리 출신의 세계적 과학철학자이자 화학자다. 저자는 인문학이 인문학으로서의 자기 존재를 확인하는 일에서부터 인문학의 미래가 열릴 수 있다고 본다. 예컨대 철학은 삶의 의미와 자기 인식을 위한 배움으로,문학은 인간의 욕망과 감정 그리고 인간성과 상호관계를 작품의 상상적 공간 안에서 관조적으로 이해하고 탐구하는 배움으로 제자리를 찾아야 한다는 것이다. 아울러 인문학은 치열하게 인격적 참여가 개입되는 학문이라는 점에서 자연과학처럼 아무런 관점 없이 객관적으로 사물을 보아야 한다는 오해를 버려야 한다는 점을 일관되게 주장한다. 당장 사회·경제적 유용성을 찾아 현실적 위기를 벗어나려는 학자들에게 저자의 ‘내적 위기론’이 얼마나 피부에 와 닿을지는 미지수다.그러나 객관주의를 넘어 인격적 지식의 개입을 통해 보다 근본적인 병소를 찾아 처방을 내리려는 저자의 시도는신선하고 설득력 있는 해법으로 다가온다. 임창용기자 sdragon@
  • 국방회담 열린다면/ 주적 포기-철도·도로 軍보장 합의 ‘주고받기’ 신중 검토

    제7차 남북장관급 회담이 성사되면 남북간 군사적 현안중의 하나로써 우리군의 주적론(主敵論) 폐지 문제가 불거질 가능성이 짙어 관심을 끈다. 국방부는 북한의 회담 제의에 대해 26일 “일단 한반도 긴장 완화를 위해서는 바람직하다.”고 평가하고 장관급 회담을 계기로 제2차 국방장관회담도 개최되기를 바라는 분위기다. 국방부는 장관급 회담에서 주요 의제의 하나로 다뤄질 것으로 예상되는 경의선 및 동해선 철도·도로 연결사업과 관련,이번엔 반드시 북측으로부터 ‘철도·도로 군사보장합의서’를 받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따라서 군사보장합의서를 받아내는 대신 국방백서에 규정된 ‘북=주적’을 폐지할 수도 있다는 입장인 것으로 분석된다. 여기에는 이미 주적론이 그 ‘실현적 가치’가 상실됐다는 저변의 판단도 함께 작용하는 게 사실이다.아울러 지난 5월 정부 일각에서 주적론 폐지 방침이 불거졌을 때 국방부는 “아무런 조건없는 포기보다는 남북 군사 당국자 회담에서 ‘양보 카드’로 제기하는 것이 낫다.”는 의견을 내놓은 바 있다.학계에서도 동의한 의견이다. 그러나 국방부 관계자는 “주적론 폐지는 군사회담에서 검토할 수도 있다는 것이 국방부의 입장”이라면서도 “이번 제의가 국방장관 회담으로 이어지면 환영할 일이지만 그 가능성에 대해서는 더 지켜봐야 겠다.”고 말했다. 한편 군사당국자 회담이 열려도 북측이 서해교전 관련자에 대한 문책 조치를 내리기는 어려울 전망이다.국방부 관계자는 “그동안 북측의 태도를 볼때 선언적 유감 표명과 군에 대한 처벌은 별개 문제였다.”고 강조했다.북한은 무력도발에 대해 5∼6차례 유감을 표명했으나 군을 공식적으로 문책한 것은 지난 68년 청와대 무장공비 침투사건이 유일한 것으로 알려졌다. 김경운기자 kkwoon@
  • [열린세상] 통치능력 상실한 아르헨티나

    지난 3월7일자 파이낸셜 타임스에는 경제학자 루디거 돈부시와 리카르도 카바예로가 기고한 ‘믿을 수 없는 아르헨티나’란 글이 실렸다.두 사람은 아르헨티나 국민들은 스스로 통치할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에,제3국의 전문가집단이 관리하는 위원회의 통치를 적어도 5년간 받아야 한다는 충격적인 제안을 했다. 이 글에 따르면,아르헨티나는 자신의 통화·재정·규제·자산 관리의 주권을일정 기간 포기하여 경제가 정상화될 때까지 ‘멀리 떨어져 있는,불편부당한 소국인 영국·네덜란드·또는 아일랜드’ 출신 총독(commissioner-general)의 통치를 받는 게 좋단다. 특히 아르헨티나의 통화정책을 경험이 많은 외국 중앙은행 금융인들이 통제해야 한다고 이들은 주장한다. 민영화할 수 있는 것은 거의 모두 팔아먹었기에,돈부시와 카바예로는 이제마지막으로 남아 있는 항구와 세관을 민영화할 것을 제안한다.당연히 민영화와 탈규제 사업도 외국인 대리인들이 맡아야 한다고 덧붙인다. 아르헨티나 정치인들과 국민들에게 거의 모욕으로 여겨질 ‘주권 이양’ 주장은 단순히 저명한 경제학자들의 소신에 그치지 않는다.돈부시는 7월 들어‘세계경제보고·미국의 경기회복에 대한 위험으로서 주변부의 문제점’이란보고서를 의뢰한 ‘초국적 연구소’(Trans-National Research Corporation)에 제출한 모양이다. 이를 입수한 아르헨티나의 한 일간지에 따르면,보고서의 골자가 “권위주의가 탄생할 때까지 IMF 지원은 멈춰야 한다.”는 내용이라고 한다. 마르틴 그라노프스키 기자의 요약을 살펴보자.보고서에 따르면 그는 아르헨티나의 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어 어떤 군부독재가 들어설 때까지 외부지원을 이야기할 수도 없으리라.”고 진단한다.“아르헨티나에는 배제된 사람들의 계급투쟁이 확산되고 있고,제도들은 완전히 붕괴되고 있다.”는 것.그의 진단은 다음 세 가지로 요약된다. 첫째,제도들은 계속 붕괴하고 있다.둘째,제도의 붕괴는 군부독재로 귀결될 것이다.셋째,아르헨티나에 대한 경제지원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만약 세 문장을 연결된 분석이라고 한다면 여기서 두 개의 조건문이 탄생한다.첫째,군부독재가 들어서면 경제지원을 할 수 있다.둘째,군부독재가 들어서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 경제지원을 해야만 한다. 불행히도 민주주의를 살리기 위해 인도적 차원에서 경제지원을 해야 한다는 주장은 국무부의 미주담당 차관보인 오토 라이시가 주도하는 강경노선이나 앤 크루거가 주도하는 IMF 근본주의 입장과는 양립하지 않는 것 같다. 그렇다면 대답은 간단하다.군부독재가 들어서서 시민들의 시위나 불복종을 완전히 잠재울 수 있어야 경제지원의 효과가 발생하리라는 결론이 위 보고서의 핵심일 것이다. 투자은행이나 IMF의 이해를 대변하는 한 경제학자의 보고서가 연초부터 아르헨티나 정가를 여러 차례 강타하고 있지만,정작 국난을 극복하기 위한 리더십이나 연대의식은 별로 보이지 않는다.페론당 지도자들은 국난 극복은 뒷전이고 여전히 파벌의 손익계산에 맞춰 움직인다.정치인들의 구태에 식상한 시민들은 주방기기를 두들기며 연일 광장과 가도를 누빈다. 당연히 무력진압 과정에서 사상자가 나온다.민중과 정치인들 사이에 증오는 더욱 심해진다.지식인들도 암울한 현실에서 점차 무력감을 느끼고,급진화된 말만 내뱉는다.중도좌파 정치인들에 대한 지지도가 늘어가지만,이들이 과연 국제금융권과 여론의 지지를 얻을 수 있을 것인지 의문스럽다. 이런 와중에 차라리 외국인 총독정치가 뭐가 나쁘냐는 반응도 만만찮다.수도권의 800명을 대상으로 한 최근의 한 조사에서 응답자의 45%가 주권 이양 의사가 있는 것으로 드러났던 것이다. 비전이 없는 엘리트들은 주권을 방어할 능력을 상실했고,정치인들은 신뢰를 깡그리 잃어버렸다.국민들은 빈자와 부자로 양분화되어 서로에 대한 증오를 재생산한다.과학자들과 젊은이들은 나라를 등지고 먼 이국 땅에서 자신의 미래를 도모한다.부에노스아이레스의 잠 못이루는 밤은 언제나 끝날 것인가? 이성형(세종硏 초빙연구위원.정치학)
  • 안산시 ‘모기와의 전쟁’

    안산시가 ‘모기와의 전쟁’을 선포했다.수자원공사가 지난 5월 개장한 시화호 인공습지에서 모기 등 유해 해충이 집단 발생해 주민들의 피해가 우려되기 때문이다. 25일 시에 따르면 최근 모기발생 실태조사 결과 103만㎡에 달하는 인공습지에서 과거 모기 발생으로 심각한 피해가 났던 전남 해남군 고천암 간척지와 울산시 오대오천 마을 간척지 등에서 발생한 이나토미집모기·줄숲모기 등 7종류의 모기가 집단 서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시는 방역작업을 미룰 경우 앞으로 2∼3년안에 인공습지에서 모기가 포화상태를 이뤄 생태공원이나 자연학습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하고 인근 작업장이나 주택가에서 심각한 모기 피해가 발생할 것으로 예측했다. 시는 이에 따라 1.1㎞ 길이의 습지 관찰로와 25㎡ 크기의 정자 13곳 바닥천장에 유제처리 모기장을 활용한 잔류분무소독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유충을 선별적으로 죽일 수 있는 생물학적 제제를 습지에 투여하고 연막·분무소독 등도 벌이기로 했다. 시는 수자원공사와 함께 빛의 파장을 이용,모기를 유인해죽이는 유문등 및 살문등을 습지 곳곳에 설치하고 송사리·미꾸라지 등 천적어류 등을 이용한 방역대책도 펼 계획이다. 시 관계자는 “인공습지의 모기 문제를 방치할 경우 안산시 일원에서 심각한 피해가 발생할 수 있다.”며 “물리·화학적 방제작업은 물론 천적을 이용한 친환경적인 방제방안을 적극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안산 김병철기자
  • [워싱턴 엿보기] 10년 호황에 나사풀린 美기업

    한 주가 시작되는 월요일에 무기력증을 느끼는 현상을 ‘월요병’이라 한다.2∼3일씩 쉰 명절이나 연휴 뒤에도 마찬가지다. 휴가를 다녀온 뒤라면 파장은 더 오래간다.방학이 끝난 뒤의 학교 생활이 뒤숭숭한 것과 비슷하다.쉬는 동안 일상의 긴장이 풀렸기 때문이다.휴식은 재충전을 위해 필요하지만 기간이 길수록 후유증도 크다. 미 경제는 10년 잔치를 벌였다.1997∼98년 세계적인 통화위기의 여파로 일시적 침체가 있었으나 큰 흐름은 장기 호황이었다.1987년 대폭락 이후 증시도 상승세를 탔다. 특히 90년대 중반 ‘닷 컴’ 열풍을 탄 신경제의 붐은 불황없는 21세기를 예고했다.후퇴와 성장을 거듭하는 경기 변동론조차 ‘구시대의 유물’로 치부될 정도였다.그러다보니 미 기업문화의 근간이 송두리째 흔들렸다. 미 기업 시스템이 찬사를 받았던 이유는 세가지다.소유와 경영을 구분하는이사회 제도,재무 건전성을 보장하는 외부감사제,시장 감시기능을 하는 소액주주의 활동 등이다.경영진의 전횡을 견제하면서 기업의 투명성을 높여주는 역할을 했다.경제후진국에선 거의 찾아보기가 어렵다.선진국에서도 미국만큼 제도가 잘 갖춰진 곳은 없다. 그러나 오랜 잔치에 긴장감은 느슨해졌고 견제의 감각은 무뎌졌다.흑자의 연속과 주가의 고공행진은 이사회를 ‘경영의 시녀’로 만들었다.경영을 감시하고 기업의 방향타를 설정해야 할 이사회는 ‘거수기’ 역할만 했다. 코카콜라가 이사로 있는 워렌 버핏의 주장을 받아들여 스톡옵션을 비용 처리키로 정한 것은 월드컴의 회계부정이 터진 뒤다.이 문제는 10년전부터 제기됐으나 대부분의 이사회는 외면해 왔다.이사회가 기업 인수·합병(M&A)에 제동을 걸기 시작한 것도 최근에서다. 회계법인을 통한 외부감사 역시 형식에 치우쳤다.성장의 속도가 너무 빨라‘설마 망하랴.’하는 선입견이 팽배했다.기업 내부의 작은 티는 봐주는 게 관행이 됐고 회초리를 들어야 할 회계법인이 기업으로부터 돈을 받고 경영자문을 했다.그러다보니 ‘누이 좋고 매부 좋다.’는 식의 엉터리 감사가 만연했다.엔론사태가 터지자 회계관행의 문제점이 봇물 터지듯 거론됐으나 ‘사후 약방문’을 쓴 것과 다름없다. 과거같으면 소액주주들은 기업의 회계부정에 집단소송을 내고 기업주를 고발하는 등 맹위를 떨쳤을 법하다.그러나 지금은 조용하다. 증시 분석가의 낙관적인 기업전망에 대해서도 거의 반론을 제기하지 못하고 있다.그동안 기업이 베푼 과실을 받는 데에만 익숙해져 기업을 견제하고 스스로의 권익을 찾는 능력을 상실했기 때문일까. 잘 나갈 때일수록 위기대처 능력을 키워야 한다.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에서 갓 벗어난 우리도 결코 예외가 될 수는 없다. 백문일 특파원
  • 법원 위헌제청…여성계 반발, 청소년보호위 “”9월 명단공개 강행””

    청소년 대상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가 ‘이중처벌금지 원칙’과 ‘적법절차원칙’을 규정한 헌법에 위배된다며 법원이 헌법재판소에 위헌 여부를 가려달라는 위헌심판을 제청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헌법재판소가 위헌 여부에 대해 판단을 내릴 때까지 관련 재판을 한시적으로 중단했다.그러나 여성단체들이 반발하고 있고 청소년보호위원회가 신상 공개를 강행키로 하는 등 논란이 일고 있다. 서울행정법원 행정11부(부장 韓騎澤)는 24일 청소년 성매매 혐의로 벌금형이 확정된 전직 공무원 A씨가 낸 위헌법률심판제청 신청사건에서 “청소년의 성보호에 관한 법률 가운데 신상 공개를 규정한 제20조 2항 1호와 3∼5항이 위헌소지가 있는 것으로 판단된다.”며 헌법재판소에 위헌심판을 제청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신상공개제도는 형법이 정하는 명예형인 자격정지 혹은 자격상실과 비슷한 고통과 징벌의 효과를 주는 실질적인 형벌의 속성이 있다.”면서 “형사처벌을 받은 성범죄자의 신상 공개는 헌법 제13조 제1항의 동일한 범죄에 대해 거듭 처벌받지 않는 ‘이중처벌의 금지원칙’에 배치돼 위헌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재판부는 또 “신상공개제도의 처벌적 성격으로 볼 때 청소년보호위가 행정처분을 통해 신상을 공개하는 행위는 헌법 제12조 제1항의 법관에 의하지 않고는 어떤 처벌도 받지 아니할 권리를 보장하는 ‘적법절차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지적했다. 2000년 7월 여중생과 성관계를 갖고 6만원을 준 혐의로 기소돼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은 A씨는 청소년보호위에 의해 신상공개 대상자로 선정되자 지난해 7월 신상공개처분취소 청구소송과 위헌제청을 신청했다. 국무총리 산하 청소년보호위는 지난해 8월과 지난 3월 모두 612명의 청소년 성범죄자의 신상을 관보와 인터넷 홈페이지에 게재했다.청소년보호위 관계자는 “9월에 발표할 3차 대상자 675명의 신상을 예정대로 공개할 방침”이라면서 “현재 제기된 신상공개처분취소 청구소송은 5∼6건에 불과하다.”고 밝혔다. 위원회는 법원이 위헌의 근거로 든 ‘이중처벌 금지 원칙’과 ‘법관에 의한 재판을 받을 권리를 침해했다.’는두가지 이유에 대해서도 나름대로 법리를 갖춰 대응하기로 했다. 청소년보호위 선도보호과 박금렬 과장은 “미국의 경우 법원뿐만 아니라 행정기관 자체적으로 명단을 공개하고 있는 주가 7개주나 된다.”면서 “우리는 확정 판결을 받은 전체 명단을 무조건 공개하지 않고 심사를 통해 억울한 이들을 선별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승희 위원장은 “청소년 성보호는 법리만을 가지고 따질 수 없는 문제”라면서 “신상공개 지지율이 높고 오히려 확대해야 한다는 여론이 압도적인 점도 헌재의 판단에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전망했다. 안동환기자 sunstory@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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