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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수원~천안 버스 수입 50% 급감 전·철·유·탄

    수원~천안 버스 수입 50% 급감 전·철·유·탄

    지난달 20일 서울∼천안간 경부선 복복선 전철 개통으로 이 구간을 운행하는 버스업계가 휘청거리고 있다. 운행 시간이 20분 가량 단축되고 요금도 절반밖에 되지 않는 전철에 승객을 빼앗기면서 수입이 크게 줄어 울상을 짓고 있다. 버스회사들은 고육지책으로 적자 노선에 대한 감차를 추진, 버스 이용객들의 불편이 예상되는 데다 이로 인한 버스 이용률 저하→추가 감차→노선 폐지 등 악순환마저 우려되고 있다. ●시간·요금 경쟁력 상실에 울상 전철 개통으로 직격탄을 맞은 노선은 천안·아산과 평택·오산·수원·안양 등 경기 남부권을 운행하는 10여곳의 버스업체. 125대의 광역 시외버스를 운행하고 있는 수원 용남고속의 경우 전철 개통 이후 93대가 적자를 기록하는 등 80% 이상이 적자로 돌아섰다. 이 회사의 수원역∼천안역 운행 버스는 전철 개통 전만해도 버스 1대당 하루평균 45만 1000원의 수입을 냈으나 지금은 22만 8000원으로 절반 가량 줄었다. 또 수원∼오산∼평택∼천안간 버스도 전철 개통 전 35만 9000원이던 하루 평균 수입금이 개통후 40% 줄어든 21만 7000원으로 나타났다. 회사 관계자는 “하루 1000만원씩 까먹고 있다. 이대로 가면 연간 36억원의 적자가 예상된다.”며 “일단 10%를 감차했으나 적자폭이 커질 경우 추가로 감차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천안에서 강남고속버스터미널과 남부터미널로 가는 고속버스도 20∼30% 줄었다. 전철 개통 전에는 45석 가운데 30석이 찼으나 개통 후에는 20석을 채우는 데도 허덕거리고 있다. ●감차→노선폐지 악순환 우려 서울역∼천안 구간의 경우 전철 요금이 2300원인데 비해 광역버스는 5100원으로 두배가 비싸다. 운행 시간도 버스가 1시간 20∼30분으로, 전철보다 10∼20분 더 걸린다. 천안∼서울 고속버스 요금도 일반 4200원, 우등 6100원으로 전철에 비해 훨씬 비싸다. 게다가 65세 이상 노인들은 무료인데다 일반인들은 서울에서 지하철이나 버스 등으로 갈아탈 경우 ‘통합환승할인요금제’를 적용받아 훨씬 더 싸게 이용할 수 있다. 수원 김병철 천안 이천열기자 kbchul@seoul.co.kr
  • ‘생활고’ 보험해약 봇물

    ‘생활고’ 보험해약 봇물

    생활고(苦) 때문에 불이익을 감수하고 생명보험에 가입한 지 2년안에 보험을 해약하는 사람이 가입자의 절반 가까이나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은행·우체국 등의 보험업 진출로 경영 위기를 맞고 있는 보험업계에 엎친 데 덮친 격이 아닐 수 없다. ●IMF이후 제2의 해약사태 15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2004회계연도 상반기(2004년 4∼9월) 국내 21개 생명보험사의 ‘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평균 56.4%에 그쳤다.25회차 보험계약유지율은 2002년 4∼9월 체결된 전체 계약중 2년이 지났는데도 유지되고 있는 계약 비율을 말한다. 따라서 100명 가운데 44명은 보험 가입 2년 이내에 해약 등으로 보험의 효력을 잃었다는 의미다. 보험해약자는 신규가입자 63만 2408명의 43.6%인 27만 5730명에 이른다. 이 기간에 우연치 않게 보험금을 받아 계약 효력이 없어진 예도 있지만 이는 극히 드물다는 게 보험업계의 지적이다. 지난해 ‘효력 상실해약’ 건수도 전년(599만건)보다 36.8% 증가한 819만건으로 집계됐다. 외환위기 직후의 무더기 해약 사태를 연상케 한다. 효력상실 해약 건수는 1996년 499만건에서 외환위기 직후인 98년에 949만건까지 폭증했다.2000년 이후 3년동안은 평균 500만건을 유지하다 2003년부터 다시 늘고 있다. 생보업계는 무더기 해약의 원인을 경기침체로 매월 내는 보험료에 부담을 느끼는 가입자들이 늘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지난 2002년의 경우 고객의 재무상태에 대한 분석이나 상품에 대한 충분한 설명없이 부탁 등으로 체결된 보험계약(불완전판매)이 많았던 점도 이유로 꼽혔다. ●보험사 경영난의 원인 보험의 무더기 해약사태는 생보사의 경영난으로 이어지고 있다. 삼성·대한·교보 등 8개 주요 생보사의 지난해 매출(수입보험료)은 43조 3023억원으로 전년보다 2.1% 감소했다. 당장의 매출 감소도 문제지만 앞으로 발생될 보험료 수입이 끊어지는 점이 더 큰 부담이다. 2001년부터 생보사의 효자 노릇을 하던 종신보험도 더 이상 ‘캐시카우(주요 현금수입원)’가 아니다. 신규 가입자가 예전처럼 크게 늘지 않고 있는 데다 올해까지 25조원에 이를 것으로 예상되는 책임준비금을 마련해야 하기 때문이다. 종신보험은 초기 사업비용 비중이 높아 판매후 2년동안에는 책임준비금 부담이 적지만 3년째부터는 적립 부담이 부쩍 커진다. 은행에서 보험상품을 판매하는 방카슈랑스와 우체국·농협·새마을금고 등의 보험상품 판매도 생보사의 발목을 잡고 있다. 이에 따라 보험업계는 내부 구조조정이 불가피한 실정이다. 보험개발원 이기영 보험연구소 실장은 “보험업계가 구조조정의 회오리에 휘말리면 금융시장이 요동칠 수 있다.”면서 “새 상품개발과 판매채널 다원화 등의 노력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원금 회수는 거의 불가능 보험에 가입한 지 2년도 되기 전에 해약하면 가입자도 불이익이 많다. 상품에 따라 차이는 있지만 연금보험이나 보장성 보험 등은 원금 회수를 거의 포기해야 한다고 보면 된다. 환금성 보험도 원금의 절반 이상을 되찾기 힘들다. 이는 보험사들이 신규계약 확장 등을 위한 초기 사업비용을 2년 이내에 대부분 집행하기 때문에 해약을 원하는 고객들에게 돌려줄 돈이 없도록 해놓았기 때문이다. 따라서 가입자는 불가피할 경우 3년이 지난 뒤 해약을 해야 불이익을 줄일 수 있다. 보험소비자연맹은 해약이 불가피하더라도 확정금리형 고금리 보험이나 생계보장형 보험 가입자가 해약하면 손해라고 지적했다. 젊을 때 가입했거나 건강 상태가 나빠진 뒤 해약을 해도 마찬가지라고 덧붙였다. 연맹 관계자는 “종신보험 등 확정금리형은 해약보다 대출이 유리하고, 암보험 등 생계보장형은 위급할 때 생계마저 위협받기 때문에 그대로 두는 게 낫다.”고 조언했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학력·직업 속여 파혼했는데 오히려 위자료 청구소송 당해

    저는 회사에 다니고 있고 25살입니다. 우연히 친구의 소개로 남자를 만나서 1주일 정도 교제를 했습니다. 서로 마음이 통하는 것 같아 친하게 됐습니다. 그 남자는 명문 고교를 졸업하고 지금은 모 시청 일반직 7급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다고 했습니다. 양가의 부모님과 친지들 앞에서 약혼식을 올렸지만 알아보니, 그 남자는 그 고교를 나오지도 않았고 시청 일반직 공무원도 아니었습니다. 저는 남자에게 파혼을 통고했습니다. 그러자 그 남자는 정당한 이유 없이 약혼을 파기했다면서 위자료 500만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냈습니다. 저는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이영희(가명)- 영희씨, 위자료 소송 중에 오히려 영희씨가 그 남자를 상대로 반소를 걸어서 위자료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작가미상이지만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 사랑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일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일이다.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업은 무엇인가, 사랑하는 사업이다. 그러면 세상에서 가장 중요한 사람은 누구인가, 현재 당신이 만나고 있는 사람이다. 과거는 이미 지나간 것, 미래는 신의 영역에 속한다. 내 어찌 현재 만나고 있는 이 사람에게 진실로써 대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라는 시가 있습니다. 누구나 ‘현재 만나고 있는 사람’에게 진실로 대해야 하는 것은 물론입니다. 일생의 반려자를 선택해 혼인을 약속하는 약혼에는 더더욱 진실이 요구됩니다. 약혼에 진실이 없다면 불행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또 약혼을 했다고 해도 결혼을 강제할 수는 없습니다. 영희씨가 속히 결단을 내려 파혼통고를 했다니 그나마 다행입니다. 판례 중에는 질문과 거의 비슷한 사례가 있습니다. 이 경우도 남자가 명문고교를 졸업하고 시청 일반직 공무원이라면서 약혼을 했습니다. 하지만 남자는 고등학교 병설 방송통신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시청 산하 문화회관에서 기능직 공무원으로 일하고 있었습니다. 여자가 이 사실을 알고 파혼선언을 했더니 남자가 먼저 위자료 소송을 걸었습니다. 여자측도 반소로 위자료 청구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소송 결과, 남자는 위자료 300만원을 지급하라는 판결이 나왔습니다. 약혼할 때는 당사자의 학력, 경력, 직업 등이 평가의 중요한 자료가 됩니다. 이를 속인 것이 약혼 뒤에 밝혀져 상대방에 대한 믿음이 깨진 경우에는 약혼을 유지하고 혼인을 하는 것이 합리적이지 않다고 지적합니다. 따라서 법원은 이 파혼은 적법하다고 했습니다. 파혼시 문제가 되는 것은 약혼예물의 처리입니다. 약혼예물은 앞으로 혼인이 성사될 것을 전제로 건네준 선물입니다. 결혼을 할 것이 아니라면 예물을 주지 않았을 것입니다. 따라서 파혼을 하게 되면 반환하는 것이 원칙입니다. 법률용어로는 “혼인의 불성립을 해제조건으로 하는 증여”라고 설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혼인이나 사실혼이 성립된 경우는 예물을 반환할 필요가 없습니다. 합의로 파혼할 경우에는 당사자 사이의 합의로 예물의 반환문제도 처리할 수 있습니다. 하지만 합의가 안되거나 어느 한쪽의 과실로 파혼된 경우는 사정이 달라집니다. 파혼에 과실이 있는 당사자는 약혼예물의 반환청구권이 없습니다. 선의·무과실의 당사자는 반환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끝으로 약혼 중의 정조상실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문제입니다. 약혼을 하고 서로 성관계를 하더라도 누가 막을 수 있는 길은 없습니다. 그러나 성관계 후에 결혼에 골인하지 못하고 파혼된 경우, 그 정조상실로 인한 위자료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1960년대 이전의 판례는, 혼인 전에 몸을 허락하는 것은 용납할 수 없다면서 위자료 청구 주장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당시의 판결문을 보면 “약혼은 혼인할 합의에 그치는 것으로서 동거의무까지 허락한 것은 아니다.”라면서 “남녀간의 동거의무는 혼인단계(사실혼 포함)에서 비로소 발생하는 것으로 약혼단계에서의 남녀관계는 권리로서 주장하거나 의무로서 강요당할 수 없다.”고 설명합니다. 그러나 1980년대 이후의 판례는 약혼 중의 정조상실을 이유로 한 위자료청구를 인정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어떻든간에 혼인 전에는 서로 정조를 지키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 [Doctor & Disease] ‘혈관전문의’ 강남연세흉부외과원장 김해균 박사

    [Doctor & Disease] ‘혈관전문의’ 강남연세흉부외과원장 김해균 박사

    “하지정맥류가 목숨을 위협하는 경우는 드뭅니다. 그러나 치료를 받고 나면 왜 이 질환을 경계해야 하는지 알게 됩니다. 치료를 받아보면 개인이 자기 몸에서 느끼는 많은 질병의 징후 가운데 상당 부분이 정맥류에 기인한다는 사실을 알게 되니까요. 정맥류는 삶의 질을 가르는 질환입니다.” 강남연세흉부외과 원장 김해균(47) 박사. 그는 2년 전만 해도 국내 굴지의 대학병원에 소속된 명망있는 교수였다. 수술은 2년, 진료 예약은 6개월씩 밀리기도 했다. 그런 그가 2년 전, 그 자리를 털고 나왔다. 의사는 의사대로 골병들고, 환자는 환자대로 불만이 쌓여가는 진료 여건만 개선되면 언제든 내 자리로 다시 오겠다며 개원의 대열에 들어선 것. 그와 만나 정맥류에 대해 얘기했다. 하지, 즉 다리 부분에 나타난다는 정맥류란 어떤 질환을 말하는가. -세계보건기구(WHO)의 정의에 따르면 정맥 혈관이 부풀어 올라 기능을 상실한 경우를 말한다. 동맥을 통해 다리 부위로 내려간 피가 심장으로 복귀하지 못하고 다리 부분에 고여 심부정맥 고혈압이나 피부궤양, 색소침착 등의 문제를 일으키는 질환이다. 원인과 발생 경로도 설명해 달라. -원인은 크게 2가지다. 하나는 다리의 혈관판막이 기능을 못해 혈액의 역류를 막지 못하는 경우이고, 또 하나는 혈관이 노후해 판막을 손상시키는 경우다. 발병 요인으로는 유전적 소인이 많고, 여성은 임신과 출산, 호르몬체계의 변화, 허리띠를 꽉 졸라매거나 한 동작이나 자세를 오래 반복하는 직업, 생활습관, 복부비만, 외상으로 인한 혈관 손상 등이 꼽힌다. 일단 다리로 보내진 피는 근육이 수축할 때 짜여져 올라가는데, 이때 판막이 기능을 못하면 상체 부위로 올라가야 할 피가 역류하면서 고여 혈관을 부풀리는 것이다.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나. -외관상 90%는 혈관이 부풀어 있다. 그러나 초기에는 특별한 증상이 없거나 다리가 무겁고 피로하며, 붓고 당기거나 쥐가 난다. 이런 증상이 나타나면 혈관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로 보는데, 이게 지속적으로 되풀이되면 병원을 찾는 게 좋다. 문제는 많은 사람들이 이런 증상을 병증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김 박사는 정맥류를 인간만이 가진 현대병이라고 규정했다.“직립 보행을 하는 인간의 경우 활동 패턴이 중력을 거스르기 때문에 나이가 들면서 불가피하게 정맥류를 겪을 수밖에 없지요. 게다가 예전처럼 수명이 짧고 경제력이 취약했던 시절에는 증상이 나타나기 전에 죽거나 설령 증상이 나타나도 심각한 질환으로 여기지 않았는데, 최근에는 노령화로 환자가 부쩍 늘고 있습니다.” 이 질환이 왜 문제가 되는가. -정맥류가 초래하는 건강상의 문제는 많다. 혈관이 불거져 외관상 흉한 것은 차치하고라도 혈관염이나 심장의 과로로 인한 심장질환은 물론 일상적인 삶의 질도 크게 낮아진다. 이 질환이 있는 사람은 상대보다 더 많은 짐을 갖고 달리는 마라토너와 비슷하다. 처음에는 짐의 무게를 못 느끼지만 달릴수록 짐의 무게가 심각해져 마침내 완주를 포기해야 한다. 마찬가지로 누군가 성인 평균 혈액량 4000∼5000㏄의 10분의1을 항상 다리에 얹고 평생을 산다면 그게 보통 일이겠는가. 최근 정맥류 발병에 특이한 추세가 나타나고 있는가. -젊은 환자들이 많다. 예전에는 50∼60대 환자가 대부분이었으나 요새는 20∼30대 환자도 많다. 초기에 질환을 치료하거나 병증의 악화를 막는다는 점에서 고무적인 현상이다. 젊은 환자가 늘고 있다고 했는데, 정맥류와 운동은 어떤 관계가 있나. -확실히 운동이 정맥류를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그러나 정맥류가 진행 중인 경우라면 운동이 상태를 더 악화시킨다. 우리나라는 외국과 달리 청소년기에 체계적인 운동을 못하고 성장해 혈관이 약한 사람이 의외로 많다. 이런 사람이 운동을 하면 갑자기 상태가 나빠지는데, 한번 나빠진 혈관은 운동으로 치료되지 않는다. 정맥류의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인체에 수압이 작용하고 몸통을 수평으로 하는 수영이 좋다. 정맥류의 유형은 어떻게 구분하나. -보통은 부푼 혈관의 직경이 2∼3㎜ 이하이면 1형,3∼4㎜는 2형,7∼10㎜는 3형,12㎜ 이상은 4형,1∼4형에 혈관궤양이 동반되면 5형으로 분류한다. 다른 질환과 정맥류의 상관성도 무시할 수 없다. 간이 나쁜 경우에는 식도정맥류가 오기 쉽고, 항문 부위의 정맥류는 치질로 이어진다. 치료법도 소개해 달라. -크게 봐 약물과 경화요법, 수술치료로 나눌 수 있다. 약물로는 혈관 내벽 강화제와 혈액순환 개선제가 주로 쓰인다. 경화요법은 주사로 경화제를 투입해 문제가 되는 혈관을 없애는 방법이다. 또 내부의 큰 혈관이 문제가 된 경우 초음파로 혈관을 봉쇄하는 전동정맥류 적출술, 한 곳에 문제가 있을 경우에 이를 해소하는 보행정맥류 적출술, 최근 선호되는 레이저수술 등이 대표적이다. 일반적으로 이런 방법을 병용해 치료효과를 높인다. 치료법을 택하는 기준은 무엇인가. -통상 혈관초음파로 혈관의 기능을 살펴 치료 방법을 선택하는데, 복제혈관에 손상이 온 경우라면 수술을 해야 하나 그렇지 않다면 약물이나 경화요법을 우선 적용한다. 김 박사는 특히 여성 정맥류를 경계해야 한다며 이렇게 조언했다.“여성은 임신 출산으로 남성에 비해 정맥류에 노출될 가능성이 2∼3배나 높습니다. 그러나 많은 사람들이 초기에 긴가민가하다가 치료 적기를 놓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병증이 진행되면 당연히 치료가 어렵고 비용 부담도 커집니다. 호미로 막을 일 가래로도 못막는 사태가 올 수 있다는 거죠.” 글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사진 김명국기자 daunso@seoul.co.kr ■ 김해균 박사는 ▲연세대의대 및 대학원(박사)▲미국 마요(Mayo)클리닉 연수(폐이식 및 협심증)▲연세대의대 흉부외과 교수▲영동세브란스병원 호흡기센터 폐이식·폐암·협심증 담당 교수▲국제심폐이식학회, 대한흉부외과학회, 정맥학회 회원▲한국 최초로 폐이식수술 성공(97년)▲돼지 폐를 이용한 이종간 폐이식실험 성공(98년)▲내시경을 이용해 협심증 환자의 정맥적출 성공(99년)▲혈액형이 다른 환자의 폐이식 성공(99년)▲한국 최초로 양측 폐이식과 심장수술 동시시행 성공(20000년)
  • [北 核보유 공식선언 파장] 北은 이란보다 한수아래?

    |워싱턴 이도운특파원|미국 정부가 북한의 핵무기 보유 선언을 ‘평가절하’하는, 그래서 북한·이라크·이란 등 ‘악의 축’ 3개국 가운데 유독 북한에만 다른 기준을 적용하는 이유는 뭘까? 첫째는 북핵문제가 미국 대외정책의 우선순위에서 벗어나 있기 때문이다. 조지 W 부시 대통령의 최우선적인 대외정책은 ‘중동의 민주화’이다. 미국은 아프가니스탄전을 치렀고, 이라크전을 치르고 있으며, 이란을 공격할 가능성도 제기되고 있다.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도 4년만에 평화협상을 시작했다. 이같은 상황에서 부시 행정부로서는 북한과 또다른 전선을 형성할 만한 외교적·군사적 여력이 없다. 특히 북한은 이라크나 이란과는 비교할 수 없는 군사적 강국이다. 북한의 공격은 남한에서 수백만명의 사상자를 낼 수 있다. 둘째는 북한 핵 기술에 대한 의구심이다. 지난해 1월 북한 당국의 초청으로 영변을 찾은 미국 로스앨러모스 핵연구소의 지그프리드 헤커 박사는 평양당국이 ‘핵 억지력’이라고 제시한 플루토늄 분말과 덩어리를 보고 나서도 “북한이 핵무기 개발능력을 갖고 있는지 확신할 수 없다.”고 유보적인 반응을 보였었다. 셋째는 북한이 보유했을 것으로 추정되는 핵무기의 군사전략상 한계 때문이다. 설령 북한이 일부에서 추정하는 대로 핵무기를 8,9기까지 보유했다 하더라도 군사학적으로 미국에 대한 억지력을 가졌다고는 볼 수 없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핵물질을 보유했더라도 이를 탄두로 만들고 미사일에 실어 날라야 위협이 되는데, 북한은 그같은 능력을 증명하지 못했다는 것이다. 북한의 장거리 미사일인 대포동은 실험 발사에서 실패했다. 북한이 보유한 미사일 능력은 일본을 공격할 수 있는 노동미사일 정도다. 이와 함께 북한 당국의 신뢰성 상실도 평가절하의 주요인인 것 같다. 북한은 그동안 한국과 미국을 비난할 때마다 극심한 ‘언어의 인플레이션’을 보여줬다. 또 말 자체의 표현뿐만 아니라 북한의 습관적인 ‘벼랑끝 전술’도 드러날 만큼 드러난 상태다. 미국 정부의 이같은 태도는 부시 대통령과 딕 체니 부통령 등이 직접 나서 이란 핵 문제의 위협성을 강조하는 상황과 대비된다. 국무부의 10일(현지시간) 정례 브리핑에서는 북한의 핵 보유 선언에 대한 미국 정부의 ‘미온적’ 반응을 지적하며 이란 핵 문제와의 형평성을 제기하는 질문이 쏟아졌다. 이에 대해 애덤 어럴리 부대변인은 “다른 나라, 다른 지역, 다른 상황 때문”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란은 아직 개발 단계지만, 북한은 이를 넘어 확산의 단계이고 ▲이란 핵 문제는 해결 틀이 없으나 북한에는 이미 6자회담이라는 틀이 있다고 설명했다. dawn@seoul.co.kr
  • [儒林 속 한자이야기] (58)

    退朝(퇴조) 儒林 274에는 ‘退朝(물러날 퇴/조정 조)’가 나온다. 이 말은 ‘조정(朝廷)이나 朝會(조회)에서 물러남’을 뜻한다. ‘退’자는 원래 內(안 내)와 止(그칠 지)를 합한 모양이었다. 그런데 周易(주역) 艮卦(간괘)의 艮자와 混用(혼용)되면서 ‘걸어가다’라는 뜻의 을 덧붙인 ‘退’자가 새로 만들어졌다.用例(용례)에는 ‘退色(퇴색:빛이 바램)’‘出鄕(출향:고향을 떠남)’‘寸進尺退(촌진척퇴:전진하기보다 오히려 더 후퇴하거나 얻는 것은 적고 잃는 것이 많음)’ 등이 있다. ‘朝’자의 甲骨文(갑골문)을 해석하면 해가 뜰 때까지 아직 달이 지지 않은 ‘아침’을 뜻함을 알 수 있다.金文(금문)에서는 오른쪽 부분이 ‘水’ 내지 ‘川’으로,小篆(소전)에서는 ‘舟(배 주)’로 바뀌었다. 잘못 바뀐 小篆(소전)에 근거하여 ‘舟를 音符(음부:발음요소)’라고 한 說文解字(설문해자)의 주장은 甲骨文에 의해 완전히 說得力(설득력)을 喪失(상실)하였다.‘아침’이 원래 뜻이고 ‘뵈다’‘조회하다’ 등은 여기서 派生(파생)됐다. 用例에는 ‘朝歌夜弦(조가야현:종일 놀며 즐김을 이름)’‘朝變夕改(조변석개:아침저녁으로 뜯어고친다는 뜻으로, 계획이나 결정 따위를 일관성이 없이 자주 고침을 가리킴)’‘朝露(조로:아침 이슬. 인생의 덧없음을 비유)’‘朝名市利(조명시리:명예는 조정에서 경쟁하고 이익은 저자에서 다투듯, 무슨 일이든 적당한 곳에서 다루어야 한다는 말)’ 등이 있다. 周易 繫辭傳(계사전)에는 ‘退藏於密(물러날 퇴/감출 장/어조사 어/그윽할 밀)’이라는 句節(구절)이 있는데,‘(현직에서) 물러나 자취를 감춘다.’라고 풀이할 수 있겠다.賢者(현자)는 머물 곳과 떠날 때를 정확히 판단할 줄 안다. 이들이 현실을 떠나는 것은 敗北(패배)이기 때문이 아니다.小人輩(소인배)들이 득실거려 더 이상 군자의 이상을 실현할 수 없다는 것을 알기 때문에 불필요한 정력 낭비를 하지 않고 조용히 물러나 學問(학문)을 修養(수양)하며 때를 기다린다. 세상을 살아가는 데 있어서 謙讓(겸양)은 美德(미덕)이다.謙遜(겸손)한 사람은 섣불리 자신의 財産(재산)이나 知識(지식),榮譽(영예) 따위를 내세우지 않는다.謙讓의 덕을 갖춘 사람은 不勞所得(불로소득)을 노린다거나 자신의 存在(존재) 價値(가치)를 내세우는 등의 小我的(소아적) 삶에 연연하지 않는다. 老子(노자) 70장에 被褐懷玉(입을 피/베옷 갈/품을 회/구슬 옥)이란 말이 있다.‘해진 누더기를 입어도 가슴속엔 옥을 품는다.’는 뜻이다. 꾸밈없이 소탈한 삶을 살면서도 그 속에 옥과 같이 빛나는 진실을 간직하고 살아가기 때문에 겉보다 속이 실하고, 말은 어눌할지언정 眞實(진실)이 담겨져 있으며,放心(방심)의 틈을 노리는 慾望(욕망)을 節制(절제)하기 때문에 늘 마음이 따뜻하고,善(선)을 행하되 功名(공명)을 내세우려 하지 않기 때문에 상대방에게 편안함을 준다. ‘학문과 지식이 있어도 없는 것처럼, 실력이 있어도 속이 텅 빈 사람처럼 겸허하라.’(有若無 實若虛:유약무 실약허)는 曾子(증자)의 가르침을 곰씹어본다. 김석제 경기 군포교육청 장학사(철학박사)
  • [씨줄날줄] 권영길 구하기/이목희 논설위원

    각계로 확산되는 ‘권영길 구하기’ 움직임은 연구 대상이다. 노동운동으로 좁혀봐도 의미있는 사건이다. 정치적으로 풀어본다면 진보세력의 나아갈 길을 알려주는 듯하다. 권영길 민노당 의원은 지난 1994년 민주노총의 전신인 전국노조대표자회의 공동대표 시절 지하철노조 파업에 간여했다는 혐의로 2001년 1심에서 징역 10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았다. 오는 16일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가 10년도 더 지난 제3자개입 혐의 때문에 이러한 위기에 처하자 각계가 ‘벌떼처럼’ 구원행렬에 동참하고 있다. 여야 정당, 진보·보수 불문이다. 국회 환경노동위 소속 의원들은 항소심 재판부에 선처를 호소하는 의견서를 제출했다. 노동단체는 물론 시민·사회단체들도 탄원서를 제출하거나, 마련중이다. 관련 국제기구·단체에서도 적절한 방법으로 의견을 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94년 당시 노동부장관이었던 남재희씨는 이미 재판정에서 권 의원을 옹호하는 증언을 했다. 민노당 관계자는 “이해찬 총리가 최근 민노당 인사들을 만난 자리에서 근로기준법을 개정해서라도 권 의원을 살려야 한다는 취지의 언급을 했다.”고 전했다. 제3자개입금지조항은 악법이라는 지적속에 1996년 손질됐다. 하지만 부칙에 “이전 행위에 대해서는 구법을 적용한다.”는 단서조항을 둠으로써 권 의원의 발목을 잡았다. 재판부가 융통성을 발휘하지 않는다면 이 단서조항을 아예 없애겠다는 것이다. “죽은 법이 산 사람을 잡는다.” 권 의원이 재판과정에서 줄기차게 외친 말이다. 악법이라며 개정해 놓고, 고치기 전의 잣대로 처벌한다는 것은 법정신에도, 국민감정에도 맞지 않는다. 때문에 권 의원 판결은 국가보안법 개폐 논란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노총 위원장 시절 총파업을 주도하던 권 의원은 특파원들과 만나 유창한 프랑스어로 인터뷰를 했다. 당시 한 외신기자는 “저런 노조지도자가 있느냐.”고 놀라움을 표시했다. 권 의원은 진보세력을 이끌면서도 과격해 보이지 않는다. 대통령후보로서 득표력과 진보정당의 원내진입 주도 배경 중 하나다. 정파·이념을 초월해 ‘국회의원 권영길’을 유지시키려는 움직임에는 ‘합리적 진보’에 대한 바람이 깔려 있다. 이목희 논설위원 mhlee@seoul.co.kr
  • 작년 같지 않은 ‘부모님 건강’ 챙기자

    작년 같지 않은 ‘부모님 건강’ 챙기자

    ‘올 설에는 부모님 건강 좀 챙깁시다.’떨어져 살다가 모처럼 뵌 부모님이 원인도 모르는 이런저런 질환으로 고생하는 모습을 보면 죄스러움과 안타까움이 앞선다. 노인들이 겪는 각종 질환의 고통은 매일 얼굴을 마주하는 자식도 낱낱이 알기는 어렵다. 올 설날 귀향 때는 마음 먹고 부모님의 건강을 살피는 기회를 갖는 게 어떨까. ●퇴행성 관절염 온돌 중심의 좌식생활을 하는 우리나라 노인들 대부분이 노후에 퇴행성 관절염을 겪는다. 무릎을 구부리거나 쪼그린 자세, 방바닥에 눕고 일어나는 행동이 반복돼 척추와 무릎에 무리를 주기 때문이다. 퇴행성 관절염은 우리나라 55세 이상 노인의 80%,75세 이상 노인 대부분이 앓을 정도로 흔하다. 이 질환이 나타나면 앉았다 일어서기가 힘들 정도로 활동에 제약이 따른다. 아직 완벽한 치료법이 없어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기능을 유지하는 방법이 주로 사용된다. 그러나 진통·소염제의 경우 위장관 출혈 등 부작용이 따르므로 조심해야 한다. 흔히 ‘연골주사’라 불리는 하이알루론산 주사는 초기 관절염엔 효과가 있지만 진행된 관절염에는 효과가 없다.‘뼈주사’라는 스테로이드주사는 관절이 붓거나 심한 통증 조절에는 효과가 있으나, 부작용이 있어 남용은 금물이다. 증상이 심하다면 인공관절도 권할 만하다. 최근에는 인공관절의 질이 좋아져 20년 정도는 통증없이 살 수 있다. 관절염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생활습관을 바꿔야 한다. 일상적으로 의자와 소파, 좌변기를 활용하고 식사도 밥상보다 식탁을 이용한다. 또 방바닥보다 딱딱한 매트의 침대에서 자는 것이 좋다. 운동은 관절에 충격이 적은 걷기, 수영, 실내자전거 타기가 적당하다. ●골다공증 여성은 폐경기 이후 호르몬 부족으로, 남성은 음주·흡연으로 뼈의 칼슘이 빠져나가면서 골밀도가 급격히 떨어진다. 이렇게 초래된 골다공증이 무서운 것은 약해진 뼈가 쉽게 부러지고, 부러지면 잘 낫지 않아 사망에 이르기도 하기 때문. 특히 척추가 주저앉아 허리통증을 일으키는 척추압박골절은 특별한 외상 없이도 생기곤 한다. 척추골절이 일어나면 허리뼈가 굽어 배가 눌리고 허리와 등에 심한 통증이 오며, 식욕과 호흡기능이 떨어진다. 이를 방치하면 허리가 구부정하게 되면서 만성요통이 온다. 치료에는 다친 척추뼈에 의료용 골시멘트를 주입하는 척추성형술이 일반적이다. 국소마취로 시술이 가능하고, 시술 3시간 후면 활동이 가능하다. 압박골절을 예방하려면 우유, 멸치, 생선 등 칼슘이 많은 음식을 섭취하고, 가벼운 운동을 생활화해 근력을 키워야 한다. ●치아 한 조사에 따르면 우리나라 65∼74세 노인의 치아는 12개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75세 이상은 2.46개로, 이런 상황에서는 음식을 제대로 섭취할 수가 없어 건강에 치명적이며 더러는 우울증을 초래하기도 한다. 또 빠진 이를 방치하면 입술이 안으로 말려들어가 미관상 좋지 않을 뿐 아니라 음식섭취 장애, 치아 불균형으로 인한 턱관절 손상은 물론 척추만곡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노인들의 치아를 대체할 수 있는 방법으로는 틀니, 임플란트, 투키 브리지(two-key brige) 등이 있다. 틀니는 비용이 싸고 시술 기간도 3주 정도로 짧지만 깍두기나 고기류를 먹기 힘들고 잇몸에 문제가 생길 수도 있다. 임플란트는 잇몸 뼈에 금속 기둥을 박고 그 위에 인공치아를 얹는 방법으로, 씹는 힘은 자연치와 차이가 없으나 잇몸 뼈가 부실하거나 당뇨·고혈압 등 전신질환자는 시술이 어렵다. 최근에 선보인 투키 브리지는 남은 치아에 구멍을 내 인공치아를 다리(브리지)처럼 거는 시술법으로 치아가 연속해 4개까지 없는 경우에도 시술할 수 있으며, 당뇨나 고혈압 등 전신질환자나 고령자에게도 시술이 가능하다. ●노인변비 소화기관이 노후해 나타나는 변비가 만성화되면 변을 볼 때 무리하게 힘을 주게 돼 뇌졸중 위험이 높아지며, 치질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원인은 대장의 운동기능이 약해져 변을 밀어내지 못하기 때문. 변비 초기라면 대장 운동을 촉진하는 약물로 치료되지만 만성인 경우 대장 기능을 상실해 대장을 절제하기도 한다. 노인변비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식습관과 배변습관의 개선이 무척 중요하다. 노인들은 치아가 부실해 부드러운 음식을 주로 찾지만 대장 운동을 돕기 위해서는 식이섬유와 물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잡곡밥, 고구마, 과일, 야채, 된장국, 토란국, 미역국 등이 식이섬유를 많이 함유한 식품이다. 아침에 찬물을 두컵 정도 마시는 것도 좋다. 규칙적인 배변 습관을 가져야 하며, 가벼운 산책이나 맨손체조 등 전신운동도 장운동을 돕는다. 간혹 대장·직장암이 변비를 유발하기도 하므로 50세 이후에는 정기적으로 대장내시경을 해보는 것이 좋다. ■ 도움말 성연상 21세기병원 부원장, 이동근 한솔병원장, 황성식 미소드림치과 원장 ■ 증상으로 질환 읽기 ●호흡기질환 호흡곤란이 3개월 이상 지속되면 기관지천식, 흡연자가 이런 증상을 보이면 만성기관지염, 폐기종, 간질성 폐질환일 가능성이 크다. 희거나 분홍색 거품의 가래와 함께 다리가 부을 경우에는 심장병이나 폐부종을, 진한 황갈색 혹은 검은 가래가 나오면 만성기관지염이나 기관지 확장증, 여기에 체중이 5㎏ 이상 줄었다면 폐암을 의심해 봐야 한다. 또 숨소리가 쌕쌕거리고 기침이 심하면 기관지천식일 가능성이 있다. ●체중감소 다뇨, 다음, 다식, 피로감에 체중이 줄었다면 당뇨병, 식사량은 늘었으나 물을 많이 먹지 않으며 체중이 줄었다면 갑상선 기능항진증, 속쓰림과 설사, 구토, 복통이 주기적으로 발생하고 체중이 줄었다면 소화기 장애를 생각할 수 있다. 성욕이 감퇴하고, 털이 빠지며 피부가 하얗게 변하고 체중이 줄면 뇌하수체기능저하증일 수 있다. ●당뇨병 피로감, 체중감소 또는 식욕 급증과 체중증가는 초기 당뇨병 가능성이 있다. 이 경우 다음, 다뇨, 다식에 피부 종기가 잘 낫지 않고 가려우며, 여성은 음부 가려움증이 나타난다. 특히 당뇨일 경우 발에 상처가 있는지를 주의깊게 관찰할 필요가 있다. ●암 항문 출혈이 있고 대변이 가늘거나, 대변보는 습관이 바뀌었다면 대장암, 성교후 출혈과 피 섞인 분비물, 생리기간이 아닌 때의 출혈이 보이면 자궁암이 의심스러우며, 악취 분비물과 요통, 하지통, 하지부종, 혈뇨가 보이면 진행된 자궁암일 가능성이 있다. ●뇌졸중 뇌졸중은 전조증상을 잘 살펴야 한다.▲신체 한 쪽에 갑자기 힘이 빠지거나 감각이 둔해진다▲시야장애가 나타나거나 갑자기 한 쪽 눈이 안 보인다▲말이 잘 안되거나 발음이 어눌해진다▲갑자기 어지럽고 휘청거린다▲전에 경험하지 못한 심한 두통이 온다면 뇌졸중을 의심할 수 있으며 이 경우 서둘러 종합병원 응급실로 옮겨야 한다. ●두통 다음 중 1가지 증상이라도 있으면 정밀진단을 받을 필요가 있다.▲두통이 항상 일정 부위에 온다▲생전 겪지 못한 극심한 두통이 갑자기 온다▲전부터 앓던 두통 횟수가 증가하고 정도가 훨씬 심해졌다▲묵직하던 두통이 욱신욱신하면서 터질 것 같은 통증을 보이며 오심, 구토가 따른다▲자세에 따라 두통이 생기거나 누웠다 일어날 때 두통이 발생한다. ■ 도움말 이정권 삼성서울병원 가정의학과 교수 심재억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열린우리당 사법부 탓하지 말라

    열린우리당 내에서 사법부에 대한 불만이 고조되고 있다고 한다. 이유는 새만금사업 관련 행정소송 판결에서 국책사업이 제동이 걸렸다는 인식과 함께 최근 이부영 전 당의장과 김희선 의원에 대한 검찰수사, 선거법 위반 판결에 의한 의원직 상실이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열린우리당은 개인차원의 수사나 판결에는 잠자코 있다가, 새만금 판결을 계기로 기다렸다는 듯이 사법부가 ‘월권’을 하고 있다며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사법부가 여당에 대해 편파적이고, 헌법과 국익에 반하는 월권을 했다는 증거는 없다. 여당 인사들에 대한 검찰조사는 위법 혐의가 있었기 때문이며, 조사결과 결백하다면 문제될 것도 없다. 편파수사라는 물증도 없다. 또 선거법 위반 재판은 계속되고 있고, 여당의원이라서 재판에 더 불리했다고 보여지지는 않는다. 그런데 마침 새만금 관련 판결이 있고서야 사법부를 공격하는 것은 ‘울고 싶은데 뺨을 때려준 격’이라고밖에 볼 수 없다. 열린우리당은 대통령 탄핵안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 때도 헌재재판관의 자질문제를 거론한 바 있고, 검찰의 대통령 측근비리 수사 때도 검찰의 권한 축소를 얘기했고, 사법부의 판결에는 ‘역차별’이라고 나서고 있다. 유리하면 잠자코 있다가, 불리하면 손을 보겠다고 나서는 것은 3권분립 정신에 어긋나는 오만일 뿐이다. 그러니까 ‘코드’를 내세워 편가르기에 나선다는 오해를 받는 것이다. 열린우리당은 헌법재판소의 권한을 축소하는 입법안을 제출해 놓고 있고, 대법원장 및 대법관 6명의 임기만료를 앞두고 개혁인사로 교체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이념적 편차가 첨예한 상황에서는 무엇보다 대법원의 중립이 보장되어야 하고, 일정부분 진보보다는 보수적이어야 하는 것이 안정적이다. 여권의 입맛과 코드에 맞는 결론이 아니라고 뒤집겠다는 생각은 아무리 ‘사법개혁’이라는 포장을 한다고 해도 설득력이 없다. 사법부는 정치외압으로부터 반드시 보호되어야 한다.
  • [산하기관 탐방] 수원 작물과학원

    [산하기관 탐방] 수원 작물과학원

    올 가을에는 ㎏당 1만원이나 하는 국내에서 가장 비싼 쌀이 선보인다.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서둔동 농촌진흥청 산하 ‘작물과학원’은 수입 쌀 브랜드와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확보하기 위해 세계 최고 품질의 쌀을 생산한다. ‘제2의 쌀 혁명’이 본격 시작된 셈이다. 제1의 쌀 혁명은 1970년대부터 시작됐다. 당시에는 통일벼를 통해 주곡 자급화에 초점을 둔 ‘양의 혁명’이었지만 이제부터는 ‘질의 혁명’이다. 이를 위해 작물과학원 소속 370여명의 연구진이 총 동원된다. 작물과학원은 본원과 호남·영남농업연구소 등 2개연구소, 목포시험장 및 5개출장소로 구성된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작물연구기관이다. 다수확 및 고품질 쌀을 비롯한 기능성 쌀 등 다양한 쌀 품종 개발과 수확후, 기술 보급이 주된 업무다. 맥류 중심의 실용화 연구와 함께 특용·약용 소득작물 연구 육성 등은 산하 연구소 및 시험장에서 담당한다. 그동안 13개작물 30개의 신품종을 개발, 등록을 완료했다. 특히 올해부터 본원을 중심으로 본격 연구하게 될 ‘최고 쌀’ 품종은 국제적으로 맛에 있어서 최고 점수를 받은 일품벼를 업그레이드한다. 첨단기술을 총투입해 저비료·저농약인 친환경적으로 재배한 다음 최적 상태에서 수확해 적정 건조와 저장 과정을 통해 생산한다는 구상이다. 금이 가거나 깨진 쌀을 제외한 완전미의 비율은 98% 이상으로 가공한다. 수요에 따라 백미 가공과 청결 세척 후 시중 유통은 여름철은 15일, 겨울철은 30일 이내로 한정한다는 엄격한 품질 규정도 세웠다. 기능성 쌀 개발에도 박차를 가하고 있다. 식이섬유 함량이 높고 소화되기 어려운 전분을 지닌 비만억제용 쌀 보급을 앞두고 있다. ‘고아미2호’로 명명된 이 품종은 . 지난 3년간 재배 안전성 시험을 거쳐 최근 정식 품종으로 출원됐으며 올해부터 각 농가에 종자를 보급할 계획이다. 비만환자의 경우 체질량 지수와 혈액내 중성지방이 현저하게 줄어든 것으로 임상실험 결과 입증됐다. 이 곳에는 일반인을 위한 시설도 갖추고 있다. 노루오줌, 능소화, 기린초, 지황, 당귀 등 500 여종이 넘는 국내 약용식물을 한자리에 모아놓은 약용식물원.2002년 조성된 식물원은 8000㎡ 규모로, 약용식물원과 약용수목원, 약용식물 유전자원 보존포 등으로 구성됐다. 봄부터 일반에 개방되며 국내 약용식물의 재배 환경과 효능에 관한 교육도 실시한다. 수원 김병철기자 kbchul@seoul.co.kr
  • [빚탈출 희망찾기-김관기 채무상담실] 과소비로 빚지고 못갚아도 직장있으면 개인회생 가능

    Q.1999년 은행 직원의 권유로 신용카드를 만들었습니다. 만들기는 했지만 지갑에 넣고만 다니는 정도였습니다.2001년 친구를 사귀면서 용돈이 많이 들자 통장 잔고만으로 사용대금 결제가 안돼 현금서비스로 막았습니다. 현금서비스 한도도 500만원까지 늘었기에 매달 30만원 이상 초과 지출했습니다. 이 때문에 이자와 수수료가 누적돼 2002년 말 채무가 1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여러 신용카드를 발급받아 돌려막고, 사채까지 쓰다 보니 2004년 말에는 빚이 5000만원이 넘었습니다. 저의 월급 100만원으로는 이자도 감당할 수 없게 된 것입니다. 빚 독촉에 회사조차 다니기 힘들고, 남자친구의 결혼제의조차 받아들일 용기가 나지 않습니다. 파산으로 새 출발할 수 있다는 이야기는 들었는데, 저처럼 과소비한 경우에는 면책받기 어려운 것 아닌가요. -한수지(29) A. 신용카드에는 중독성이 있습니다. 흔히 감자칩증후군(potato chip syndrome)이라고 하는데, 감자칩의 맛이 ‘딱 하나만 더’ 먹겠다는 마음이 들게 해서 결국 사람을 비만에 빠지게 하는 것과 마찬가지라는 말입니다. 신용카드도 당장 결제해야 하는 것이 아니라 “이것만 더 쓰고….”하는 마음을 들게 하는 경향이 있습니다. 카드회사의 공격적인 영업과 결합되면 전문적 식견이 없는 사람은 중독되기 쉽고 상황을 깨달았을 때에는 이미 변제능력을 상실한 뒤입니다. 물론 결과를 예측할 수 있는데도 감당하지 못할 소비를 선택한 데 대한 책임은 1차적으로 카드를 쓴 사람에게 있습니다. 마치 담배를 피우고 술을 많이 마셔 폐나 간이 병드는 것 같은 불이익을 소비자가 입는 것과 마찬가지입니다. 하지만 결과적으로 술·담배의 판매자가 중독자를 만들 듯이, 신용카드를 비롯한 소비자신용의 확대가 채무의 노예를 만들어내는 현실을 똑바로 볼 필요가 있습니다. 그런 이유로 파산법상으로는 낭비로 재산을 감소시킨 경우 면책을 하지 않을 수 있지만, 단순히 소득의 규모를 초과하는 소비지출이라는 것만으로 낭비했다고 단정하지 않습니다. 돈을 빌려 카지노나 경마장 출입, 해외관광을 상습적으로 한 경우에는 일벌백계 차원에서 면책을 부인합니다. 하지만 충동적 미용성형수술, 간헐적 명품 구입, 신혼여행 정도는 상관이 없습니다. 새출발을 허용해도 갈 길이 먼 가난한 젊은이를 풀어주는 것이 저출산 시대의 바람직한 정책일 수밖에 없습니다. 또한, 낭비로 채무가 늘어났더라도 직장이 있는 사람이라면 개인회생을 할 수 있습니다. (파산·개인회생 전문 변호사) ●김관기 변호사의 ‘채무상담실’ 상담신청은 인터넷 서울신문(www.seoul.co.kr)에서 받습니다.
  • 헌재 ‘호주제 헌법불합치’ 결정

    헌재 ‘호주제 헌법불합치’ 결정

    헌법재판소 전원재판부(주심 김영일 재판관)는 3일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 778조와 781조 1항의 일부분,862조 일부 조항에 대해 재판관 9명 가운데 6명의 다수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의 이번 결정은 그동안 제기됐던 호주제 위헌 논란에 종지부를 찍은 것으로 현재 국회에 계류중인 호주제를 폐지하는 민법개정안의 처리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전망된다. 재판부는 결정문에서 “가족제도가 헌법 제36조 제1항이 요구하는 개인의 존엄성과 양성평등에 반한다면 헌법 9조를 근거로 그 헌법적 정당성을 주장할 수 없다.”면서 “호주제는 호주 지위를 승계할 때 남성우월적인 서열을 매기고 혼인할 때 처가 일방적으로 편입돼 부부간의 수동적·종속적인 관계를 형성하는 등 정당한 이유없이 남녀를 차별하는 제도다.”라고 위헌 이유를 밝혔다. 재판부는 또 “경로효친, 가족화합 등의 전통과 미풍양속은 문화와 윤리의 측면에서 충분히 계승, 발전시킬 수 있다.”면서 “호주제는 사회의 분화에 따라 다변화된 오늘날 가족제도와 조화되기 어렵다.”고 덧붙였다. 그러나 합헌이라고 소수 의견을 낸 김영일, 권성 재판관은 “호주제는 우리 고유의 합리적인 관습으로 평등의 잣대로 전통을 재단해 전통 가족문화를 송두리째 해체해서는 안 된다.”면서 “호주제가 실질적 차별이 아닌 전통과 현실에 기초했고 호주제의 폐해를 완화하기 위해 임의분가, 호주승계권 포기 등의 제도를 두고 있다.”고 밝혔다. 한편 김효종 재판관은 “호주를 두고 있는 민법 제778조는 가족제도를 보장하기 위한 입법으로 헌법에 위배되지 않으나, 자녀나 처가 일방적으로 편입되는 제도는 위헌”이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헌법 불합치는 법률조항이 위헌이라고 인정하면서도 법률이 개정될 때까지는 일정기간 효력을 인정하는 결정이다. 이번 결정에서도 호주제의 위헌성을 확인했지만 즉시 효력을 상실할 경우 발생할 수 있는 호적 사무의 혼선을 피하기 위해 호적법이 개정될 때까지 호주제의 효력은 인정된다.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헌법재판소 호주제 위헌판결문 바로가기 ■ 호주제 폐지되면 헌법재판소가 호주제를 규정한 민법 조항에 대해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림에 따라 호주제 폐지가 기정사실화됐다. 국회에 계류돼 있는 민법 개정안이 그대로 통과되는 것을 전제로 예상되는 주요 변화상을 짚어봤다. ●가족의 범위가 넓어진다 현행 민법은 가족 구성원을 ‘호주와 가족’으로 나눈다. 호주를 기준으로 배우자, 자녀, 자녀의 배우자를 가족이라고 일컫는다. 그러나 앞으로는 배우자와 직계혈족 및 형제자매는 물론 한 집에 살며 생계를 같이하는 경우, 며느리, 사위, 장인, 장모, 시아버지, 시어머니, 처남, 처제까지 모두 법적인 가족의 범위에 들어간다. ●어머니 성(姓)과 본(本)을 따를 수 있다 개정안은 혼인신고 때 부부가 협의해 자녀가 어머니의 성과 본을 따를 수 있도록 했다. 경우에 따라 자녀가 어머니 성을 이어받을 수 있다. 하지만 부부간에 합의되지 않으면 자녀들은 아버지의 성을 따른다. 재혼한 여성이 데려온 아이에게 새아버지의 성과 본을 따르도록 할 수도 있다. 또 앞으로 아내의 동의 없이는 남편이 다른 곳에서 낳은 아이를 가족구성원으로 올릴 수 없다. 아이 어머니의 동의도 필요하다. 현재는 친아버지로 확인만 되면 호적에 입적된다. ●양아버지 성(姓)으로 변경한다 성이 다른 아이를 부부합의로 입양했을 때 입양한 아이의 성과 본을 양아버지의 성과 본으로 바꾸고 친생자로 기재하는 친양자 제도가 도입된다. 친생자로 등록되면 양자라는 기록은 완전히 사라진다. 적용 대상은 결혼한 지 5년 이상된 부부가 7세 미만의 아이를 입양했을 때다. 국회는 혼인기간을 3년 이상으로 단축하고, 아이를 15세 미만으로 확대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정은주기자 ejung@seoul.co.kr
  • [시론] 로드킬과 생태 네트워크/김귀곤 서울대 환경생태계획학 교수

    [시론] 로드킬과 생태 네트워크/김귀곤 서울대 환경생태계획학 교수

    최근들어 도로건설로 인한 야생동물의 서식처 손실과 파편화 문제가 심각해지고 있다. 도로를 건너다 차량에 치여 죽는 야생동물(로드킬:road-kill)의 숫자가 늘고 있기 때문이다. 국립공원 지리산 일대 도로에서 차량사고로 숨진 야생동물이 최근 7개월 동안 1500마리를 웃돌았다고 한다.〈서울신문 1월31일자 1·24면 보도〉 지리산 일대 도로뿐만 아니고, 로드킬은 전국 곳곳의 도로 어디에서나 일어나고 있는 현상이다. 한 자료에 의하면 2001년의 경우, 도로개설로 서식지를 단절당한 야생동물이 도로에서 자동차와 충돌한 사고가 연간 348건에 이르고 있다고 한다. 특히 너구리, 토끼, 오소리 등 중형 포유류의 도로횡단 중 사고가 많은 것으로 조사되었다. 요즈음은 차에 치인 고라니도 쉽게 관찰되고 있다. 이러한 로드킬은 야생동물 자체에 대한 위협일 뿐 아니라 차량사고라는 점에서 사람의 안전에도 위협이 된다. 로드킬은 도로를 설계할 때 야생동물 이동과 서식영역 등의 생태적 고려를 제대로 하지 않았거나 환경영향평가 과정에서 생태적 영향에 대한 부실한 예측과 적절치 않은 저감대책을 세운 데서 비롯된다. 로드킬을 줄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몇 가지 제안하고자 한다. 첫째, 도로를 좁은 선형통로로만 보아서는 안 되고 주변 생태계와의 연결성을 고려해야 한다. 이를 위해 도로주변의 광역 생태조사를 실시해야 한다. 그런 다음 이들 자료를 활용해 주요 동물의 서식처 적지(適地)와 이동 패턴을 파악한 지도를 작성하여, 도로설계에 반영하여야 한다. 필요할 경우, 도로변 ‘보전지역권(Conservation Easements)’을 설정해야 한다. 이와 같은 보전지역권이나 자연생태계 보전지역을 지나는 구간은 지하수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한 뒤 터널로 길을 내면 서식처 상실을 막을 수 있을 것이다. 둘째, 야생동물 이동에 대한 고려가 도로계획 과정에 통합되도록 사전환경성 검토 지침을 보완하여야 한다. 최근 환경부에서는 기존의 제도를 보완하여 500억원 이상의 도로건설사업은 사전환경성 검토과정을 거치도록 했다. 단일 노선에 대한 환경적 타당성을 검토하는 현행 지침을 보완하여 대안 노선별로 야생동물 이동에 미치는 영향을 고려하여 최적 대안이 선정되도록 할 필요가 있다. 셋째, 불가피하게 서식처를 파편화하거나 손실시킬 경우에는 저감과 보상대책을 강구해야 한다. 이와 같은 대책이 사업계획 단계와 전략적 단계 모두에서 고려될 때 해당 지역이 ‘섬 생태계’로 고립되는 현상을 막을 수 있다. 구체적인 대책으로는 생태다리의 건설, 도로 밑을 지나는 야생동물 이동통로의 조성, 유도 펜스의 설치, 구름다리의 마련, 생태연못 조성 등을 들 수 있다. 계류를 포함한 수로는 야생동물 이동통로로 이용되어야 한다. 없어지는 서식처에 대한 대체 서식처의 조성은 최후의 선택이 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전국 여러 곳에 조성된 생태통로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하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통합된 생태 네트워크의 틀 속에서 조성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생태다리는 파편화된 서식처를 단순히 연결시켜 주는 차원에 그쳐서는 안된다. 야생동물의 안전한 이동통로를 확보해 주고 그들의 영역권을 회복해 줄 때 비로소 생태다리가 제 기능을 하게 된다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한다. 또한 먹이연쇄 등 야생동물의 생태적 과정과 기능을 회복시켜 주는 배려도 필요하다. 지방적, 지역적 그리고 국가적 차원에서 생태 네트워크를 구축함으로써 야생동물이 안심하게 서식하고 이동할 수 있는 자연환경을 되찾아 주어야 할 때다. 김귀곤 서울대 환경생태계획학 교수
  • 주말 극장가 ‘3색 사랑이야기’

    가벼운 로맨틱코미디부터 생각에 잠기게 하는 고급 멜로물까지. 이번 주말 다채로운 사랑이야기가 극장가를 점령했다.3색 멜로, 취향따라 골라보자. ●지적인 대사의 맛 일품 ‘우디 앨런의‘ “코미디엔 심오한 지혜가 담겼어.” 영화 속 우디 앨런의 대사가 바로 그의 영화를 설명한다. 유쾌한 상황과 대사 속에 심오한 삶의 의미들이 숨겨져 있는 것. 특히 이번 영화 ‘우디 앨런의 애니씽엘스’(Anything Else)는 삶을 관조하는 여유있는 태도가 녹아들어 있다. 친구의 애인인 아만다에게 첫 눈에 반한 젊은 극작가 제리. 각자의 연인과 헤어진 뒤 둘은 새로운 사랑을 시작하지만 이기적인 아만다 때문에 제리의 맘고생은 이만저만이 아니다. 복잡한 인간관계 속에서 아등바등 살아가는 삶의 풍경을, 한 발짝 떨어져 관찰하게 하는 힘을 지닌 영화다. 우디 앨런 특유의 ‘속사포’ 대사의 맛도 여전하다.‘아메리칸 파이’의 청춘스타 제이슨 빅스와 ‘슬리피 할로우’의 크리스티나 리치가 호흡을 맞췄다. ●엇갈리는 사랑의 깊은 감성 ‘클로저’ “안녕 낯선 사람” 신문 부고기사를 쓰는 댄(주드 로)은 출근길에 스트립 댄서 앨리스(내털리 포트만)를 보는 순간 그렇게 말한다. 낯선 사람에 대한 강렬한 유혹이 운명 같은 사랑을 뜻하는 걸까. 영화 ‘클로저’(Closer)는 우리가 흔히 운명이라고 믿는 ‘사랑’을 클로즈업해 그 속성을 속속들이 들춰낸다. 소설가로 데뷔한 댄은 책 표지를 찍기 위해 만난 사진작가 안나(줄리아 로버츠)와 또 한번 ‘낯선’ 설렘을 경험한다. 엇갈리는 큐피드의 화살 사이에서 질투하고 집착하고 상실감에 떠는 인간들의 세세한 감정결을 잘 살린 영화. 톱스타들을 한꺼번에 만날 수 있는 것도 영화의 미덕이다.‘졸업’‘워킹걸’의 마이크 니콜스 감독. ●톡톡 튀는 로맨틱코미디 ‘B형 남자친구’ “이 남자 믿어도 될까요?” ‘B형 남자친구’(제작 시네마제니스)는 성격이 판이한 연인이 좌충우돌하며 사랑을 키워가는 로맨틱코미디물이다. 똑같은 휴대전화가 뒤바뀌면서 사랑이 시작된다는 설정은 진부하지만, 작은 일상 속에서 사랑을 키워가는 모습이 감각적이면서도 설득력있게 그려졌다. 멋있게 망가지는 이동건과 귀여운 한지혜의 연기도 볼 만하다. 최석원 감독의 장편 데뷔작. 김소연기자 purple@seoul.co.kr
  • [문화마당] 컴맹과 완행열차/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사실 이 글을 쓰는 당사자는 컴퓨터에 대해 상당히 원망을 한 때가 있다. 처음 286 기종이 출시되었을 때 컴퓨터 구조와 체계에 대해 거의 모든 것을 알고 있었다. 그런데 기종이 386에서 486으로 그리고 586으로 순식간에 바뀌면서 모르는 것이 점차 많아지더니, 최첨단의 복잡한 기능을 지닌 지금의 컴퓨터에 이르러 아는 것이라곤 한글 문서를 작성하고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밖에 없다. 이른바 시대에 뒤떨어진 ‘컴맹’이 된 것이다. 그런데 지금은 ‘컴맹’인 것이 고마울 때가 많다. 컴퓨터를 잘 모르니 컴퓨터 외의 다른 것을 많이 할 수 있어 무엇보다 좋다. 시집이나 소설책을 읽기도 하고, 교정을 산책하고 등산을 하기도 하고, 때론 훌쩍 먼 곳으로 여행을 홀가분하게 떠나기도 한다. 사각의 밀폐된 컴퓨터 화면에 어쩔 수 없이 붙잡혀 있던 시선을 탁 트인 자연으로 돌릴 때 느끼는 상쾌함과 신선함은 이루 말할 수 없을 정도이다. 간혹 시골의 완행버스를 타다 보면 순박한 이들의 걸쭉한 입담과 투박한 사투리에 배어 있는 사람다운 냄새를 물씬 맡을 수 있다. 얼마 전 고속열차를 타고 서울에서 부산으로 간 적이 있다. 예전에는 5시간 넘게 걸리던 것이 불과 2시간 반으로 줄어들었으니 감탄이 저절로 나왔다. 그러면서 비판적 상상력이 작동하면서 ‘파시스트적 속도’라는 단어가 떠올랐다. 이 단어는 컴퓨터로 상징되는 정보사회가 도래하면서 사회 변화의 속도가 엄청나게 빨라졌음을 함축하고 있다. 이전의 사회변화가 완행열차의 속도에 비유될 수 있다면, 정보사회의 변화는 고속열차의 속도에 비유될 수 있다. 완행열차를 타고 가다 보면, 느릿하게 창 밖을 스쳐 지나가는 풍경들을 보면서 지난 삶을 반성하고 미래에 대한 꿈을 꿀 수 있다. 그리고 간이역에 내려 자신이 타고 가는 열차의 모습을 조망할 수도 있다. 이를 통해 자신이 타고 가는 열차가 아름다운 것인지, 아니면 흉측한 것인지를 판단할 수 있고 비판할 수 있다. 그러나 고속열차를 타고 가면 그런 풍경 감상이나 삶에 대한 반성과 미래에 대한 전망을 할 수 없다. 열차의 가공할 속도로부터 일탈되지 않기 위해 그 열차의 속도에 편승할 수밖에 없다. 고속열차에서 내려 열차의 전체적인 모습을 비판적으로 조망할 여유도 전혀 없다. 고속열차의 속도로 급변하는 시대, 그 변화에 적응하기 위해 온 신경을 곤두세우고 정신없이 따라가야만 하는 시대가 오늘날이다. 컴퓨터가 바뀌면 기존의 컴퓨터를 사용할 수 있는데도 바꾸어야 한다. 옷이며, 가구며, 액세서리며, 핸드폰이며 모든 것이 바뀔 때마다 바꾸어야 한다. 그래야 낙오자가 되지 않고 사회의 최신 변화를 따라갈 수 있다. 결국 모두가 개성이나 독창성, 인간다움, 혹은 비판정신을 상실한 채 획일화될 수밖에 없다. 똑같은 옷을 입은 마네킹들이 거리를 활보하는 사회, 그것은 똑같은 제복을 입은 로봇 전사들이 위협적으로 거리를 행진하는 끔찍한 전체주의 사회에 다름 아니다. 속도로부터 일탈해, 그립고 고마운 이들에게 사나흘 밤을 새워 사랑 가득한 편지를 쓴다. 그리곤 완행열차를 타고 한적한 곳으로 가서 눈 덮인 들길을 산책한다. 그곳에서 지난 시간을 반성하면서 순백의 하얀 눈 위에 앞날의 아름다운 발자취를 새겨 본다. 그러면 속도의 노예가 되어 그 동안 잊고 있던 소중한 체취를 새록새록 되살릴 수 있을 것이다. 다가올 설날 아침, 그런 마음으로 정성스럽게 차례를 지내고 밝고 희망찬 앞날을 까치의 경쾌한 노래에 담아 창공으로 날려 보내면 올 일년이 풍요롭지 않을까. 문흥술 서울여대 교수·문학평론가
  • [기고] 영화는 성장엔진이자 보험이다/곽영진 영화평론가

    지난 1월25일자 오피니언면에 실린 이영선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의 글 ‘소득 2만달러 시대와 서비스 산업’은 서비스·문화 산업의 중요성을 강조한 좋은 말들로 가득했다. 하지만 결론 부문에서 갑자기 스크린쿼터의 유지 반대를 주장해 당황스러웠다. 글의 9할 가량을 세계경제사와 현 한국경제에서 차지하는 서비스산업의 중대성을 설파하더니, 스크린쿼터 감축 주장으로 비약했다. 서비스산업의 자유경쟁과 전면개방의 필요성을 주장하는 것의 일환이었지만, 그런 식으로 간단하게 결론지어서는 곤란하다고 본다. 스크린쿼터제 유지 반대의 근거로 동아시아 한류 열풍과 우리 문화산업 및 영화산업의 높은(?) 국제경쟁력을 단 한 마디로 제시한 것도 사실적이지 않거니와 불성실해 보였다. 글과 논리의 균형상, 이 교수는 전면개방의 단점과 폐해를 함께 지적하고 우리 문화산업의 구조와 발전단계를 예시하며 개방의 불가피성을 주장했어야 옳지 않았을까. 민족적으로나 집단적으로, 경제적으로나 문화적으로 사안이 너무 중대하고 이해관계가 복잡하기 때문이다. 세계 경제구조는 자본·노동 중심에서 지식기반 중심 경제구조로 전환되며, 영화·비디오 및 인터넷동영상 등 영상산업이 지식기반 경제의 선도적 산업분야로 성장하고 있다. 영화와 영화산업은 영상과 영상산업은 물론, 방송·온라인망과 음반·게임 등으로 확장되는 복합영상산업의 핵심이다. 아울러 이 복합영상에 연관되고 매개된, 상대적으로 독립된 영역을 널리 갖춘 거대 문화산업의 성장엔진이기도 하다. 정부도 연평균 20% 내외로 성장하는 문화산업을 국가의 전략산업으로 보고 있다.10년 후에는 GDP의 약 10%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하며 국가 기간산업으로까지 그 위상을 내다보고 있다.2차적이거나 파생적이지 않고 오리지널한 영상소스인, 바로 영화가 이러한 문화산업의 성장엔진인 것이다. 한국을 인터넷 초강국이요, 게임 ‘강국’이라 한다. 영화는 어떠한가? 정부가 미래의 세계 5대 문화강국·영화강국의 깃발을 치켜들고 전진하려는 모습은, 허장성세만은 아니지만 허실이 공존한다. 한국영화의 관객점유율이 40,50% 대에 이른다고 기뻐할 일만이 아니다. 극장 수익은 2000년부터 2003년까지 -20,+20,-20,-7%의 저조한 비율을 나타냈다. 전체 수익의 무려 72%가 극장 수익에 집중된 반면, 비디오·방송 등 윈도의 수익 저조로 전체 수익률 또한 전반적으로 미흡하다. 그리고 영화를 핵심·중추로 한 영상산업 및 복합영상산업의 발전 도정에서, 기존 VHS산업은 물론이고 벌써 DVD산업의 위기나 붕괴가 초래되고 있다. 한류도 탄탄한 문화산업의 체질·수준과 전략에 기초한다기보다 배우·탤런트·가수들의 스타성에 크게 의존하고 있어 구조가 취약하다. 그런 상황에서 정부는 스크린쿼터의 축소를 기도해 이제 막 도약하여 세계로 뻗어 나가려는 한국영화산업에 타격을 입히려 하고 있다. 그 타격은 투자 감소, 제작편수 감소, 점유율감소, 배급구조·수익률 악화, 영화문화 다양성 상실 등으로 나타날 것이다. 영화는 오락이기 이전에 문화이며, 한국영화는 현실의 약자이지만 미래의 강자이다. 따라서 문화 논리뿐 아니라 국익 관점의 경제논리 때문에라도 스크린쿼터는 유지되어야 한다. 정부의 기존 감경제도에 의해 40%는커녕, 실질적 의무비율 29%만 지켜지고 있는 현실에선 더욱 그렇다. 할리우드 초(超)제국주의에 대한 변방 영화 소국의 29% 보호장치는 ‘임계선’이다. 세계시장에서 차지하는, 매출규모 50 대 1의 ‘권투시합’에서 29% 이상의 ‘보험’장치가 있어야 한국영화는 안전 운행과 함께 세계영화의 일각을 차지할 수 있다. 그리고 그 일각은 동아시아 중심의 2%를 넘어 유럽·미국 등을 향한 세계의 3%,5%로 확장될 것이다. 곽영진 영화평론가
  • 이공계 박사들 ‘잠 못이루는 밤’

    이공계 박사들 ‘잠 못이루는 밤’

    ‘세계 최초’‘국내 최초’ 등의 수식어를 단 이공계 분야의 연구개발 성과가 봇물을 이루고 있다. 최근 지속적으로 이뤄진 정부와 민간의 연구개발(R&D) 투자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 이같은 연구성과가 초저금리에 지친 400조원대의 부동자금과 연결고리를 찾을 경우,‘제2의 벤처 붐’을 이끌 원동력이 될 것이라는 기대를 크게 한다. 이처럼 시장의 반응과 기대가 뜨거워지면서 ‘잠을 이루지 못하는 박사님’들이 늘고 있다. ●뇌졸중 치료약 로열티만 1조원 아주대 의대 곽병주 교수는 요즘 미국 메이저리그의 고액 연봉자인 박찬호 선수도 부럽지 않다. 곽 교수는 최근 엠코사와 공동으로 세계 최초의 뇌졸중 치료 신약 ‘뉴 2000’을 개발했다. 그는 미국 제약회사인 머크에 기술이전을 조건으로 1조원가량의 로열티를 일시불로 받고, 매출액의 5∼10%가량을 매년 추가로 지급받기로 했다. 머크는 오는 2010∼2012년 뇌졸중 치료제를 시장에 선보일 예정이어서 ‘대박’을 터뜨릴 날이 멀지 않았다. 또 지난달 시험장에서 휴대전화를 탐지할 수 있는 ‘휴대전화 이용제어기’를 발명한 경희대 김인석 교수는 정작 자신에게 밀려드는 전화를 ‘제어’하지 못하고 있다. 관련업체 등의 제작참여 문의가 빗발치고 있기 때문이다. 김 교수는 “일단 자체 제작할 계획이라 업체의 참여 제안을 정중히 거절했다.”면서 “특히 교육청 등으로부터는 이 장비를 올해 수능시험 부정 방지용으로 도입할 수 있느냐는 문의전화도 걸려 왔다.”고 말했다. ‘휴대전화 커닝’ 때문에 한바탕 홍역을 치른 정부가 이 장비를 도입할 경우,2만 6000여개 고사실(1000여개 시험장)별로 최소 1대씩이 필요하다. 김 교수는 “이달중 시제품이 나와 봐야 알겠지만, 개당 가격은 대략 수십만원 정도”라고 덧붙였다. 다른 시험장으로 확대될 가능성을 배제하더라도 당장 수십억원의 매출을 올릴 수 있는 기반이 닦인 셈이다. ●“재주는 곰이 돈은 사람이” 한국화학연구원 전기원 박사는 지난달 ‘DME’(산소 함유 액화석유가스) 생산기술을 개발했다.DME는 석유보다 싸지만 대기오염물질은 적게 배출하는 차세대 청정연료로 향후 5년 안에 대량생산이 이뤄질 것으로 점쳐지고 있다. 이에 따라 발표 직후 관련업체 10여곳으로부터 물밑 접촉이 본격화됐다. 대림산업과 삼성에버랜드 등은 연구소를 직접 방문하기도 했다. 대림산업의 경우 화학공장 건설분야에서 입지를 넓히기 위한 뜻으로 풀이된다. 삼성그룹 전체의 에너지관리를 담당하는 삼성에버랜드측은 현재 사용하고 있는 액화천연가스(LNG)를 DME로 교체할 수 있는지 여부를 타진하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 특히 삼성이 기업도시 건설에 뛰어들 경우 기업도시의 주요 에너지원으로 DME가 채택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그러나 이 기술은 현재 개발비용을 댄 SK기술원으로 특허권 양도절차가 진행되고 있다. 개발을 주도한 전 박사 등은 로열티 수입을 기대하기 어렵다. 전 박사는 “상업화가 본격화되면 매출이 조단위로 이뤄질 가능성이 높다.”면서 “일생에 한번 올까 말까 한 연구성과이기 때문에 (보상이 뒷받침되지 않는) 아쉬운 측면이 있지만, 보람으로 여길 뿐”이라고 말했다. 이처럼 공공기관 연구원들은 연구비를 지원한 정부나 민간업체에 연구성과에 대한 권리를 넘기는 게 일반적이다.‘재주는 곰이 부리고 돈은 사람이 챙기는’ 셈이다. 쉽게 분해되면서도 생산단가는 기존의 절반에 불과한 ‘생분해성 플라스틱’(PHB) 생산기술을 개발한 한국원자력연구소 김인규 박사도 마찬가지다. 김 박사는 “독점계약 등을 통해 선점 효과를 거두려는 관련업체 7∼8곳이 관심을 표명했다.”면서 “하지만 이 기술은 국내는 물론 미국과 일본 등 해외에서 특허 출원 중이며, 그 권리는 정부가 갖는다.”고 말했다. 1회용 플라스틱 용기의 시장규모는 지난 2001년 현재 100조원대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특히 석유가격 상승으로 석유합성 플라스틱 가격이 오르는 만큼 PHB의 상용화 시기도 앞당겨지고 있다. ●상업화 문의전화 밤낮없어 민간기업의 적극적인 지원이 연구원들의 성과를 더욱 빛나게 만드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한국기계연구원 강건용·오승묵 박사는 지난해 12월 SK가스와 E1의 지원을 받아 차세대 LPG버스 엔진기술을 개발했다. 정부의 지원이 뒷받침되지 않아 자칫 사장될 우려도 있었던 이 기술은 SK가스에 의해 해외시장 개척이 진행되고 있다. 오 박사는 “중국은 LPG 수요창출을 위한 교두보 마련을 위해 SK가스가 LPG버스 수출에 적극 나서고 있다.”면서 “일본 정부는 올해 20억엔(약 200억원)의 예산을 편성,LPG버스 시범운영에 돌입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뛰어난 연구 성과를 낸 연구자들에게는 ‘스타’ 이상의 국민적 관심이 쏠려 곤혹스럽게 만들기도 한다. 지난해 12월 간암 환자들의 생존율과 재발 가능성 등을 예측할 수 있는 DNA(유전자)칩 임상실험에 성공한 한국원자력의학원 이기호 박사는 밤낮으로 울리는 전화와 한바탕 전쟁을 치러야 했다. 이 박사는 “간암 환자들의 가족 등으로부터 검사를 받게 해달라는 전화가 쇄도해 정상적인 업무가 불가능할 정도였다.”면서 “검사를 받으려면 임상시험위원회의 심의와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 등 절차가 까다로울 뿐만 아니라, 환자에게 결과를 알려줄 수 있는 단계가 아니기 때문에 실질적인 도움을 줄 수 없는 실정”이라고 설명했다. 결국 이 박사는 임상실험 성공 결과 내용이 언론에 보도된 지 1주일 만에 문의전화를 받는 별도의 직원을 뒀다. ■ 특허 소유권은 특허제도는 발명자에게 특허권이라는 독점적·배타적인 재산권을 부여하고, 일반인들은 발명내용에 대해 기술료(로열티)를 지불하고 이용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다. 즉 특정 기술을 가장 먼저 발명했다는 이유만으로 이같은 권리가 인정되는 것이 아니라 특허권을 확보해야 비로소 가능하다. 특허권을 얻기 위해서는 개인과 법인, 정부(중앙정부와 지방자치단체) 등 발명에 대한 권리를 가진 주체가 이를 요구하는 의사표시 행위인 ‘특허 출원’을 해야 한다. 이중 민간기업과 대학·정부출연연구소 등에서는 발명자와 특허 소유자가 일치하지 않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이들 기관은 연구자에게 연구비 등을 지원하는 대신 특허권을 기관 명의로 하기 때문이다. 특히 서울대 등 국립대학의 특허권은 정부에 귀속되다 지난해부터는 대학 재단에서 관리하고 있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도덕성 시비 대기업 노조] (下) 노·사 상생의 해법은

    [도덕성 시비 대기업 노조] (下) 노·사 상생의 해법은

    ■ ’일그러진 노조’ 왜? 노동 전문가들은 기아차의 ‘취업 장사’로 불거진 노조의 도덕적 해이가 “결국 곪은 것이 터진 것뿐”이라며 “특정 대기업 노조만의 문제가 아니다.”고 입을 모은다. 정부의 노조(약자) 편향성, 강성 노조에 대한 사측의 눈치보기, 노조의 비민주성 등이 어우러져 ‘일그러진 노조’를 낳았다는 분석이다. 예컨대 정치세력인 대기업 노조를 감싸는 듯한 정부의 태도,‘당근’을 제시하며 노조 간부 회유에 나서는 사용자, 이를 통해 권력화된 노조가 우리 사회의 ‘귀족 노동자’들을 양산해 냈다는 지적이다. 따라서 법과 원칙에 입각한 정부의 중재와 불법파업에 대한 사측의 엄격한 노조원 징계, 노조 운영의 투명성 확보와 시스템 정착만이 건전한 노사 문화와 상생을 이끌어 낼 수 있다는 진단이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일부 대기업 노조의 도덕성 상실을 이유로 아직도 사측의 전횡에 시달리는 비정규직과 영세 노조까지 싸잡아 매도해서는 안 된다는 지적도 나온다. ●비정규직·영세노조와 구분돼야 노사가 상생하기 위해서는 법과 제도의 보완, 노사정 3자의 파트너십 정신이 요구된다고 지적한다. 특히 노조의 1차 대화 상대인 사용자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노조의 권력화 이면에는 사용자의 묵인이 일정 부분 내포돼 있기 때문이다. 노조의 불법 파업에 대해 사용자가 끝까지 책임을 묻는 경우가 드물다는 점에서 잘 드러난다. 28일 노동부에 따르면 불법파업에 대해 사측이 노조에 제기한 손배·가압류는 갈수록 줄고 있다.2002년 59건,2003년 33건, 지난해 17건으로 조사됐다. 연세대 연강흠 교수는 “정부나 사측이 불법파업에 대해 노조를 제대로 응징한 적이 있느냐.”면서 “‘좋은 것이 좋다.’는 식으로 흐지부지 넘어간 것이 결국 ‘브레이크’없는 노조를 만들었다.”며 현행 법률의 엄격한 적용을 주문했다. 홍익대 김종석 교수는 노조의 이권 개입을 일종의 ‘프리미엄’으로 해석하고 이를 차단하기 위한 제도적인 보완을 주장했다.“대기업에서는 힘의 균형추가 노조로 넘어간 만큼 외부 견제 시스템이 무엇보다 중요하다.”면서 “자신만의 논리에 빠져 자정 기능을 상실한 노조에 모든 것을 맡기는 것은 ‘제2의 기아차’ 사태를 야기할 수 있다.”고 밝혔다. ●“노조 절대권력에 사용자 대항권 부족” 자유기업원 권혁철 박사는 “노조의 힘은 사실상 일부 간부들의 독점적인 지배구조와 조합비에서 나온다.”면서 “회계와 노조활동의 투명성을 높인다면 노조의 권력화는 어느 정도 차단할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와 함께 “불법에 대한 정부와 사측의 합당한 처벌까지 이뤄진다면 지금의 귀족 노조는 발을 붙일 수 없다.”고 덧붙였다. 경영자총협회 김영완 전문위원은 “노조의 절대 권력은 사용자의 대항권이 부족해서 나타난 결과”라면서 “대체근로 허용 등 노조에 맞설 수 있는 권리를 사용자측에 부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노동연구원 이주희 박사는 “기아차와 같은 유사한 사례가 더 있을 수도 있겠지만 모든 노조가 그렇다는 것은 ‘오버’”라면서 “무엇보다 사측과 노조 간부들간에 이뤄지는 음성적이고 왜곡된 거래를 차단하는 것이 개혁의 시발점”이라고 말했다. ●美 윤리·투명 노조운영 법으로 규정 미국은 윤리적이고 투명한 노조 운영을 위해 법(Landrum-Griffin)으로 명시해 놓고 있다. 우선 노조로부터 조합비 미납에 따른 징계를 빼고는 그 어떤 조합원도 벌금이나 정직, 제명 처분을 받지 않도록 했다. 또 재정에 대한 회계처리 사항과 노조·사용자 사이의 자금 이동 사항을 의무적으로 공개한다. 특히 신탁관리제를 도입해 노조의 자금운영에 대한 부정부패를 원천 차단하고 있다. 영국에서는 노조의 단체교섭권을 제한해 무제한적인 노조의 교섭 요구 남발을 방지하고 있다. 노조의 단체교섭권은 노조 설립과 동시에 자동적으로 부여되는 것이 아니라 사용자에게 교섭파트너로 인정받아야 획득할 수 있다. 영국은 파업 찬반투표 실시 7일 전에 사용자에게 일시 및 참가자 수를 통보해야 하며, 법정 투표용지 사용 의무화와 우편투표제를 실시한다. 경총 김영완 전문위원은 “국내 일부 노조는 투표율을 높이기 위해 개별 조합원을 방문해 투표를 종용하고, 미리 찬반투표를 가결시켜 놓고 교섭에 임하는 경우도 있다.”면서 “노조의 비민주성이 이같이 넘쳐남에도 불구하고 밖으로만 시선을 돌리는 노조의 행태는 극히 비이성적”이라고 꼬집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결별한 ‘파업동지’ …그후 10년 “사고없이 멋진 공사를 수행할 수 있도록 기회를 준 엑슨모빌사에 현대중공업 노조를 대표해 감사드립니다.” 현대중공업 노동조합이 회사 고객인 세계 최대 정유회사 엑슨모빌사측에 지난 26일 감사 편지를 보냈다. 회사측은 노조의 감사편지가 선주사에 노사안정과 기술에 대한 강한 믿음을 갖게 해 앞으로 수주활동에 큰 힘이 될 것이라며 환영했다. 울산에 있는 또 다른 대기업으로 세계적인 자동차 회사로 도약을 꾀하고 있는 현대자동차 공장은 비정규직 문제로 요즘 분위기가 어수선하다. 지난 19일에는 비정규직 노조가 정규직화를 요구하며 파업을 하는 바람에 5공장 투싼 생산라인이 하루종일 멈췄다. 회사측은 이날 투싼 260대를 생산하지 못해 46억원의 손실이 났다고 했다. 현대중공업(위원장 탁학수)은 조합원 2만여명, 현대차(위원장 이상욱)는 조합원 4만 1000여명(울산 공장 2만 5000여명)으로 우리나라 노동계의 양대 축이다. 1987년 동시 창립한 두 거대 노조는 80년대 후반에서 90년대 중반에 걸쳐 우리나라 노사분규를 주도하고 흐름을 좌지우지했던 강성노조의 대표주자였다. 그러던 두 노조가 뚜렷이 비교되는 다른 길을 지금 가고 있다. 현대중공업 노조는 실리·합리 노조로 탈바꿈했다. 고공농성의 효시로 불리는 ‘골리앗 크레인 점거 투쟁(1990년 4월)’을 했던 투쟁지향적인 모습은 찾아볼 수 없다. 민주노총과도 ‘정치성 투쟁에 치중한다.’며 한동안 거리를 두다 지난해 9월 결별했다. 노조는 결별을 선언하면서 “어떤 노조도 시도하지 못했던 노동운동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선보이겠다.”며 “집단이기주의에 매몰돼 있는 노조활동 관행을 과감하게 떨치고 개인·회사·국가 발전에 도움이 되는 21세기 노동운동의 방향타가 되겠다.”고 천명했다. 현대차 노조는 여전히 투쟁하는 강성이미지로 남아 있어 정치적 성향이 강하다는 평이다. 노조 설립 뒤 94년 한 해를 빼고 해마다 파업을 거르지 않았다. 올해도 사정이 간단치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사내 비정규직 문제에다 2년마다 돌아오는 단체협약 협상까지 걸려 있다. 현대중공업이 떠난 민주노총을 지탱하는 핵심사업장으로, 사업장 밖의 각종 노동관련 문제에 대해 노·정 대리전에 나서야 하는 점도 부담스러운 부분이다. 현대중공업과 현대차 노조 행보가 달라지게 된 원인은 두 사업장의 작업특성 때문이라는 게 노동전문가 등의 공통된 견해다. 조선업은 한두달 작업을 중단해도 나중에 몰아치기로 일을 해 공기를 맞출 수 있지만 자동차의 경우 파업은 바로 생산차질로 이어져 타격이 심하다는 것이다. 이 때문에 현대중공업 사측은 원리원칙을 벗어나는 노조 요구에 대해서는 파업으로 압박하더라도 끝까지 수용하지 않고 버틸 수 있었다.1988년에는 이듬해까지 128일 동안 파업을 견뎌낸 적도 있다. 이것이 해를 거듭하면서 원칙으로 자리잡아 노조측도 인식을 바꾸게 됐다는 분석이다. 그러나 현대차는 장기간 파업을 견뎌내기 어려운 나머지 노조의 무리한 요구를 더러 수용하는 바람에 노조 입지와 목소리가 강해졌다는 해석이다. 현대차 노조가 단협 때마다 인사권과 경영권 관여를 주장, 일부 요구를 관철시킨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현대중공업 노조의 경우 인사·경영권은 회사 고유권한으로 인정, 논란의 소지가 있는 조항은 언급하지 않는다고 회사측은 설명한다. 한편 현대차 현장에도 1∼2년 전부터 변화의 조짐이 엿보인다. 파업투표 찬성률이 낮아지고 집행부의 무리한 투쟁을 지적하며 제동을 거는 조합원들의 목소리가 많다. 잦은 파업에 염증을 느끼는 조합원들이 늘어나는 데다 조합원 평균 연령(현대차 41세·현대중공업 44세)이 높아지면서 성향이 경제적 안정을 중시하는 온건·합리로 점차 바뀌고 있기 때문이라는 풀이다. 울산 강원식기자 kws@seoul.co.kr
  • 창당 5돌 민노당 ‘힘든 겨울’

    창당 5돌 민노당 ‘힘든 겨울’

    30일 창당 5돌을 맞는 민주노동당이 요즘 힘들다. 밖으로 당의 지지기반인 민주노총 소속 기아차 노조의 ‘취업장사’논란과 안으로 중앙당기위원회 징계 결정 파문 등 각종 악재들이 민주노동당을 괴롭히고 있다. 창당대회 당시 당원 수 1만 2000여명의 ‘초미니’ 원외 정당에서 지난해 총선을 통해 의석 10석을 확보, 원내 3당으로 도약하면서 이제는 당원 수도 무려 7만명을 넘어섰다. 그러나 당 바깥 사정이 순탄하지 않다. 의원 10명중 ‘유이(唯二)한’ 지역구 의원인 경남 창원을 권영길 의원과 울산 북구 조승수 의원이 각각 노동법과 선거법 위반 혐의로 재판을 받으며 의원직 상실의 위기에 놓여 있다. 기아차 노조 간부의 취업 관련 금품 수수에 대해 ‘침소봉대하지 말라.’는 논평으로 노조의 부도덕함을 감싸는 듯한 뉘앙스를 풍기는 바람에 국민들의 곱지 않은 시선을 자초했다. 중앙당기위 징계결정도 당 내부갈등의 빌미가 됐다. 지난해 8월 두 남성 중앙 당직자가 술자리에서 여성 당직자를 폭행했던 사건에 대해 최근 중앙당기위원회가 ‘당원 자격정지 4년’을 결정했다. 당원들의 즉각적인 반발과 함께, 현 지도부 사퇴를 요구하고,NL(민족해방)-PD(민중민주) 노선 문제까지 번지고 있다. 이와 관련해 노회찬 의원은 27일 서울시당강연회에서 “당이 원내 진출이라는 큰 성과를 얻었으나 샴페인을 너무 일찍 터뜨렸다.”며 비판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열린세상] 2005년,한국의 대외전략 지침/홍현익 美 듀크대 초빙교수·세종연구소 연구위원

    태프트-가쓰라 밀약과 을사조약 체결 100주년을 맞았다. 강대국의 호의에 의존, 부국강병을 소홀히 하면 주권을 상실할 수 있다는 교훈을 되새길 시점이다. 당시 열강들이 한반도에서 제국주의 세력 경쟁을 벌였듯이 현재도 주변강국들이 군사적·경제적 국익 추구에 전념하고 있다. 특히 북핵 6자회담은 열강들의 영향력 발휘에 정당성을 실어주고 있다. 한·미관계가 동맹이라는 것은 당시와 다르다. 그러나 고종 황제가 미국의 ‘선처’를 기대했던 것이 허망했던 것처럼 광복 이후 미국은 우리와 별 상의없이 주한미군을 5차례 이상 감축해 왔다. 당시처럼 미국은 한·미동맹보다 미·일동맹을 훨씬 더 중요시하고 있을 뿐 아니라 일본 자위대의 군사력 강화와 역할 확대를 종용하고 있다. 북핵 등 한반도 문제는 중국·일본과의 역학관계를 골자로 한 동북아 전략과 반테러전쟁의 구도 속에서 바라본다. 따라서 미국에 대한 지나친 기대는 어리석다. 그렇다고 미국과의 우호관계를 소홀히 하는 것은 위험하다. 현 시대 유일 초강대국인 미국은 ‘제국’의 지위를 넘보고 있고, 국익을 위해서는 명분이 희박해도 군사공격마저 서슴지 않고 있다. 미국의 독선적인 대외정책에 비판적인 강대국들도 미국과의 우호관계만은 유지하려 노력하고 있다. 더구나 우리의 현안 해결이나 국가전략을 위해서는 미국과의 정치·군사·경제 협력이 필수적이다. 대미 외교에서 돌파구는 명분의 영역에 있다. 한반도와 동북아에서 타협을 통해 평화와 공영의 질서를 회복하여 중장기적으로 자유와 인권의 확대를 도모하는 것이 자유의 확대를 위한 강압보다 더 합리적이고 효율적임을 구체적 방안을 통해 적극적으로 제기하는 것이 필요하다. 정부는 한·미동맹보다 남북관계를 더 중시하지 않느냐는 의혹을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 북한의 전략목표가 남북협력보다 미국과의 담판이고 한·미관계의 단절이라는 점을 항상 유념해야 한다. 대북정책이 한반도 국제정치라는 큰 틀에서 작성된 대외전략 속에서 잘 조율된다면 미국의 대북 강경책은 대북정책에 선용될 수도 있다. 단지 인도주의적 사업들은 지속 추진하고 남북 경협은 경제 논리에 입각, 보다 적극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한류 열풍 속에 한·일 관계가 개선된 것은 고무적이다. 이 기회를 일본이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협력하도록 선용해야 한다. 동시에 일본은 침략적 과거에 대한 명확한 반성없이 지역 패권을 추구하므로 미·일동맹이 일본의 재무장을 억지하는 방향으로 작동하도록 유도하고 일본이 궁극적인 남북통일을 방해하지 않도록 도모해야 한다. 중국은 비약적인 경제성장을 하면서 우리에게 막대한 무역 흑자를 제공하고 북핵문제의 외교적 해결을 위해 적극적으로 노력하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군사·경제면에서 미국과 견주려면 15년은 더 있어야 하고, 경제발전을 미국 등 서방의 협력에 의존하고 있으므로 국제적 영향력 행사에는 한계가 뚜렷하다. 장차 중국이 지역 패권자로서 어떤 역할을 할 것인지도 불확실하다. 따라서 중국과의 경제협력을 강화하고 중국이 북한을 타협의 장으로 인도하도록 도모하되, 한·중 외교 연대는 한·미동맹 관계를 저해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조율되어야 한다. 역으로 한·미간의 미사일방어(MD) 협력이나 지역 방위로의 동맹역할 확대 등 민감한 사안에서는 중국의 기본적인 안보이익을 신중히 배려해주는 지혜가 필요하다. 핵문제에서는 여전히 초강대국인 러시아는 북핵문제의 평화적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수행하여 시베리아·극동과 동북아 정세를 안정시키고 지역간 경제협력을 진흥하고자 한다. 또한 6자회담을 발전시켜 동북아 다자안보 협력체제를 출범시키려 하고 남북 평화통일을 후원하고자 한다. 따라서 한·러 경제협력을 보다 적극화하여 러시아의 전략적 협력을 유도해야 한다. 정부는 한·미동맹을 축으로 하여 주변 열강과의 양자·다자적 협력을 용의주도하게 수행함으로써 외교 현안들을 해결하고 북한을 관리하여 ‘평화와 번영’을 향한 국익을 극대화해야 한다. 홍현익 美 듀크대 초빙교수·세종연구소 연구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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