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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선택 2007 D-5] 군소후보 4인 “우리도 있다”

    13일 밤 중앙선관위가 주최하는 지지율 1% 이하 군소후보들의 합동 토론회가 열렸다. 그동안 홍보 기회가 부족했던 참주인연합 정근모, 경제공화당 허경영, 새시대참사람연합 전관, 한국사회당 금민 후보 등 4인은 사실상 ‘공중전’으로는 마지막 기회인 이날 토론회에서 자신의 정책 알리기에 최선을 다했다. 각당 후보들에게 연대를 제안했다가 지난 5일 대선 완주를 선언한 정 후보는 이날 자신의 ‘20대 핵심공약’을 중심으로 토론회에 임했다. 정 후보는 과학을 기반으로 한 경제 발전을 주장했다. 그는 “과학을 통해서 경제·안보 등 모든 문제를 해결하겠다.”면서 800만 일자리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공직자 도덕성 문제와 관련, 그는 대통령에서 차관급까지 공직 비리에 대한 공소시효를 없애는 방안을 제시했다. ‘천재 대통령’임을 주장하는 허 후보는 모두 발언 준비 없이 토론에 임했다. 그는 핵심 공약인 ‘유엔 본부 판문점 이전’을 비롯, 교육 정책의 ‘3불 제도’ 폐지와 대학 등록금 국가 전액 지원, 각종 세금 폐지 등으로 다른 후보와의 차별화를 시도했다. 군인 출신인 전 후보는 “대통령은 거창한 비전이나 계획만을 내놓는 것이 아니라 국민 여러분과 함께해야 한다.”면서 ‘국민 공동 경영’을 강조했다. 지방자치제도 활성화 방안으로는 ‘국가 기획부’를 신설, 국가 전체를 보는 큰 그림을 그려야 한다고 제안했다. 금 후보는 민주노동당과 차별화되는 새로운 진보임을 부각시키기 위해 노력했다. 그는 “진보는 무능하지 않다. 모두에게 좋은 성장을 이룰 능력이 있다.”면서 “하지만 코리아 연방 공화국을 외치는 진보는 그런 능력을 상실했다.”고 민노당을 비판했다.나길회기자 kkirina@seoul.co.kr
  • [사설] 하남시장 주민소환 무산이 남긴 교훈

    경기도 하남시에서 치러진 시장과 시의원에 대한 주민소환 투표가 그제 치러졌다. 김황식 시장에 대해서는 유권자의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가해야 하는 규정에 미달해 개표도 하지 않고 소환이 부결됐다. 지난달 16일 투표 공고와 함께 직무정지된 김 시장은 즉각 업무에 복귀했다. 시의원 3명 중 2명은 지역구에서 투표율을 충족해 개표한 결과 가결로 나와 의원직을 상실했다. 소환을 청구한 측은 “절반의 승리”라고 밝혔고, 김 시장은 “신임으로 생각한다.”고 투표 결과를 놓고 저마다 해석이 달랐다. 결과만 따지면 광역화장장 추진이 잘못이라며 시장 소환을 청구한 주민의 패배라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김 시장을 비롯한 행정 측과 시의회는 물론 주민들이 둘로 쪼개져 갈등과 반목에 휩싸였다는 점에서 하남시 전체의 패배라고 봐야 한다. 후유증이 크다. 투표에 의해 광역화장장 유치가 신임받은 게 아니기 때문이다. 소환을 추진한 주민들은 여전히 화장장 반대운동을 벌이겠다고 밝히고 있어 시설을 유치하려는 행정측과의 충돌은 계속될 전망이다. 하남시가 살려면 지역발전의 협력모델을 주민과 행정이 함께 만들어가는 노력을 해야 한다. 내 땅에 절대 화장장은 안 된다는 이기심으로는 문제가 해결되지 않는다. 아무리 좋은 정책이라도 밀어붙여서만은 동의를 얻지 못한다는 교훈을 각자 새겨야 한다. 소환 투표를 한 하남시는 9억원이 넘는 재정 손실을 봤다. 행정공백에 무엇보다 분열의 상처가 컸다. 지방자치가 시행되고 12년간 드러난 단체장·의원의 권한 남용을 견제하기 위해 지난 5월부터 도입한 주민소환제는 풀뿌리 민주주의 시대의 소중한 제도이다. 그러나 하남시 사태에서 보듯 집단이기주의를 관철하는 방도로 악용되는 것을 막으려면 청구 요건을 강화하는 등의 제도보완도 시급하다.
  • [문화마당] 김근태 형께/ 송기원 소설가

    이렇듯 대중 앞에서 드러내 놓고 김형께 다소 사적인 편지를 씁니다. 꽤 오래 못 보았지요? 돌이켜 보면, 김형과의 만남은 평범한 일상사를 벗어나 항상 극적인 점이 없지 않았습니다.85년의 늦가을이었던가요. 김형과 내가 검찰청 복도의 을씨년스러운 복도에서 우연찮게 마주친 것은. 그때 김형은 양쪽에서 겨드랑이를 맞잡은 두 교도관에 의해 겨우 몸을 지탱하며 질질 끌리다시피 걸어오고 있었습니다. 그러다 나를 발견한 순간, 두려움이 가득한 눈에 금방 눈물이 맺히며, 송형, 소, 송형, 하고 안타깝게 나를 불렀습니다. 나 또한 덩달아 김형을 불렀던가요. 그렇게 김형을 부르면서도 나는 어쩔 수 없이, 이 사람이 정말로 내가 아는 김근태가 맞아, 하고 내 눈을 의심했을 터입니다. 김형이라고 인정하기에는 그때의 김형은 평소에 내가 알던 김형과 너무 판이하게 아니, 너무 깊게 망가져 있었기 때문입니다. 김형과의 만남은 그러나 교도관들의 저지에 의해 더 이상 어떤 말도 주고받지 못한 채 서로 반대방향으로 멀어지고 말았습니다. 검찰청에서 교도소로 돌아와 빈방에 앉아서도 나는 김형과 마주친 한 순간이 흡사 무슨 깊은 꿈속에서의 일처럼 도저히 사실로 믿겨지지 않아 몇 번이고 자신의 눈을 부볐습니다. 그렇게 눈을 부비며 나는 어쩔 수 없이 생각했습니다. 아아, 이제 김근태는 더 이상 사람노릇 하지 못하겠구나. 김형은 그때 안기부 남영동 분실에서 한 달 이상을 갖은 고문에 시달린 끝에, 결국 인간으로서의 어떠한 작은 존엄성마저도 상실한 몸과 마음으로 검찰청에 끌려 나왔던 것입니다. 다시 한번 김형을 예사롭지 않게 만난 것은 그로부터 10년쯤 세월이 지난 후 인사동의 탑골이라는 허름한 술집에서였습니다. 그때 김형은 더 이상 사람노릇을 하지 못하리라는 나의 어설픈 예상을 보기 좋게 깨부수고, 누구보다도 건강한 몸과 마음으로 다시금 재야에서 이 땅의 민주화운동을 이끌어 가고 있을 때였지요. 나는 무엇보다도 나의 어설픈 예상을 깨부순 형이 반가워서 쩔쩔 매었을 터입니다. 그런 나에게 김형이 아주 조심스럽게 속내를 드러냈지요. 소위 정치판으로 들어가겠다고요. 그때 나는 평소부터 경박한 나의 심성대로, 김형의 속내를 대하자마자 기다리지도 않고 반박했을 것입니다. 에이, 가지 말아요. 그 더러운 진흙탕에 무얼 하러 들어가요? 그런 나에게, 그러면 어디로 가면 좋겠냐고 김형이 반문했었지요. 그래서 내가 다시 한번 경박하게 대답했던가요. 문화판에 와서 놀아요. 내가 술도 가르쳐 주고 잡기도 가르쳐 주고 그렇게 재미있게 노는 법을 가르쳐 줄 테니까. 나의 경박한 대답을 김형은 사람 좋은 웃음으로 넘겨 주었습니다. 김형은 결국 정치판으로 들어갔지요. 만약에 김형 또한 이번에 대통령 후보가 되었다면, 나는 틀림없이 김형에게 나의 소중한 한 표를 던졌을 것입니다. 그만 하면 김형의 정치역정은 성공한 셈인가요? 그럴지도 모르지요. 그러나 왜 이렇듯 새삼스럽게 김형이 안타까워지는지요. 내가 보기에는 세상의 어느 누구보다도 올곧고 아름답게 살아온 김형이 문민정부, 국민정부, 참여정부로 일컬어지는 소위 민주화 정부들의 끝줄에서 난데없이 ‘김근태 노망’이라는 구정물을 뒤집어 쓰다니요. 구정물을 뒤집어 쓴 채 김형은 말했다지요.‘당은 지지층이 모두 떠나고 완전히 거지신세’라고. 그러면서 그 책임을 통감한다고. 들리는 소문에 의하면 김형은 85년 고문의 후유증 탓인지 오른손이 떨리는 등 건강이 좋지 않다고 합니다. 그런 김형더러 다시 한번 문화판에 와서 놀자고 권유한다면, 이번에는 내가 노망이겠지요. 그런 식으로 노망이 들어서 그런지 범여권이라고 불리는 이들이 ‘다시 야당하면 되지!’라고 떠들면, 한편으로는 참 괘씸하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가엾기도 합니다. 온전한 정신으로는 차마 견디기 힘든 혹한의 시절에 김형의 건투를 빕니다. 송기원 소설가
  • [Metro] 하남 전국 첫 주민소환투표

    전국에서 첫 실시되는 주민소환투표가 12일 경기도 하남시 36개 투표구에서 진행됐다. 투표율이 소환여부를 좌우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는 가운데, 주민소환을 추진한 주민들과 소환 대상인 김황식 시장측간 팽팽한 긴장감 속에 투표가 실시됐다. 비교적 차분한 가운데 투표가 시작됐으나 오전 9시가 넘어서면서 인근 아파트 단지 등에서는 투표율을 높이거나 낮추려는 치열한 신경전이 벌어졌다. 양측은 자원봉사자와 참관인들을 투표구마다 배치해 차량을 이용한 선거인 동원, 투표 방해 등 선거법 위반행위를 자체적으로 감시했다. 이날 오후 3시 현재 투표율은 김 시장에 대한 소환투표가 22.0%이고 유신목·임문택 시의원 27.8%, 김병대 시의원 15.5% 등이다. 양측은 개표 결과가 나온 이후 투표의 공정성 문제 제기 등을 염두에 둔 듯 카메라를 이용해 상대방의 선거법 위반 행위 장면을 포착하려는 시도를 곳곳에서 벌였고 이 과정에서 언쟁을 벌이는 등 마찰을 빚었다. 광역 화장장 유치문제가 이번 소환투표의 계기로 작용한 탓인듯 화장장 부지와 가까운 천현동 투표장과 아파트 단지가 밀집한 신장2동 투표장에서는 오전 한때 줄을 서 투표순서를 기다리는 등 다른 동보다 높은 투표율을 보였다. ●어떻게 진행되나투표권자는 하남시에 주민등록된 19세 이상 주민이며 시장의 경우 10만6435명이고 시의원의 경우 가선거구 5만5775명, 나선거구 5만660명으로 집계됐다. 주민소환은 투표권자 총수 3분의1 이상이 투표에 참여해야 개표가 진행되며 개표결과 유효투표 총수의 과반수가 찬성하면 소환이 확정된다. 투표자수가 3분의1에 미달될 경우 개표하지 않고 소환대상자의 직이 유지되며 개표를 통해 과반수를 넘어서면 공표와 동시에 소환대상자의 직이 상실된다. 개표는 신장초등학교 석바대체육관에서 진행되며 개표결과는 소환대상자 4명에 대한 개표가 모두 이뤄질 경우 당일 자정을 전후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하남 윤상돈기자 yoonsang@seoul.co.kr
  • [이정연 가족클리닉-행복만들기] 옛 여인 못잊어 괴로운 39세 유부남

    Q남을 고치는 의사이면서 정작 나 자신은 만성 질병을 안고 살아갑니다. 예전에 헤어진 여성에 대한 기억을 떨쳐내지 못하고, 괴로운 나날을 보냅니다. 친구 통해 간간이 소식은 듣지만, 늘 머릿속에 그녀에 대한 생각이 떠오릅니다. 그렇다고 결혼생활이 불행한 것도 아닙니다. 바쁠 때는 잊었다가도 한가해지면 항상 옆에 있는 것처럼 느껴집니다. 다시 만날 자신도, 지금 아내와 헤어질 용기도 없으면서 이렇게 이중생활을 하는 나 자신이 연극배우같습니다. -김병수(가명·39) A이유없이 앓는 병이 있는데, 남녀 간의 사랑이라는 병입니다. 왜 끌리는 건지, 왜 끊을 수 없는 건지 알 수 없는 열병입니다. 김병수님은 안정된 결혼 생활을 하면서도 마음 속으로는 아직 정착하지 못 한 것 같습니다. 마치 정박하지 못한 배처럼 과거의 강물에 떠 있으면서도 마음 한 가운데는 정지된 시간에 붙들려 있습니다. 사람들은 다 나이를 먹는데, 과거의 추억은 그대로 신선한 터치로 그려져 있으니, 그리움이 더해지는 건 그 때문입니다. 어쩌면 김병수님은 행복한 사람일지 모릅니다. 언제든 돌아갈 아름다운 영화의 한 장면을 가지고 있으니까요. 하지만 사랑도 지나치면 심신을 상하게 합니다. 헤어진 사람과 다시 만나면 예전으로 돌아갈 수 있을까요? 자신이 간직하고픈 추억만을 골라서 지은 집에 애인을 숨기고 있는 건 상대방을 진정 사랑해서가 아니라 자기애(自己愛)의 다른 표현입니다. 그녀를 사랑한다고 하지만, 사실은 자신이 지은 드라마를 더 사랑하는 건 아닐까요. 특히 나이상으로도 서른 아홉에는 심리적으로 유혹과 갈등이 많은 나이라고 합니다. 중년이 되는 것을 거부하고 여전히 자신의 젊음을 입증하고픈 성인기 홍역이 한 차례 찾아오기 쉽습니다. 마흔 아홉, 예순 아홉과는 다른 그런 발달상의 저항입니다. 현실에 적응하는 소시민의 모습이 초라해보이고, 다시 한 번 이상과 낭만을 찾아 꽃피우고 싶은 자기선언적인 욕망이 강해지기에 외도와 탈선이 많은 시기인 것입니다. 김병수님은 지금 누리고 있는 사랑보다 상실한 사랑에 더 비중을 두고 있는 자신을 관찰하고, 혼자 잡고 있는 끈이 누구를 위한 것인지 다시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과거로 돌아간다고 해도 끊어진 필름이 다시 이어지는 건 아니며, 가슴에 간직해둔 아름다운 사랑 한 편을 잃게 될 수도 있습니다. 억지로 잡아두고자 할 때 사랑이 빛을 잃게 됩니다. 떠나간 연인도, 내 곁에서 잠드는 아내도 다 소중한 사람입니다. 억지로 잊거나 지키려고 하지 말고 바람결에 풀어두는 것이 낫습니다. 가두고 숨길수록 더 커지는 불온한 사랑은 허상입니다. 사랑의 떨림이 있다해도 그대로 느끼면서 앞으로 나아가세요. 당신이 자신을 믿고 지켜나간다면 당신을 삼킬 듯한 그리움도 잦아들게 마련입니다. 오랫동안 혼자서 은폐해온 연극이 끝나게 됩니다. 봄이 아름다운 건 예전의 봄이 돌아와서가 아니라 늘 새로운 봄이 찾아오기 때문이며 그건 자연의 법칙입니다. 이제 당신이 당신을 치료할 차례입니다. <목포대교수·한국가족상담사협회장>
  • [사회공헌] 아모레퍼시픽-유방암 예방 핑크리본 캠페인 주도

    [사회공헌] 아모레퍼시픽-유방암 예방 핑크리본 캠페인 주도

    아모레퍼시픽은 지난 2001년부터 매년 10월이면 서울 상암동 월드컵공원을 핑크 빛으로 물들인다. 핑크리본 사랑 마라톤 대회 때문이다. 한국유방건강재단이 주최하고 아모레퍼시픽이 주관한다. 유방암에 대한 예방의식 향상과 조기검진을 통한 모성보호의 중요성을 홍보하기 위한 핑크리본 캠페인의 하나다. 대회 참가비는 모두 한국유방건강재단에 기부된다. 지난해에는 대회 참가비 2억 7300만원이 한국유방건강재단에 전달됐다. 올해에는 4월 부산을 시작으로 5월 광주,6월 대전,9월 대구,10월 서울 대회로 핑크 빛이 이어졌다. 회사측은 유방암 투병 중인 환자들이 항암 및 방사선 치료로 외모가 변하면서 겪는 상실감을 이길 수 있도록 무료로 화장품을 제공하는 프로그램도 후원하고 있다. ‘여성과학자상’은 올해 2회를 맞아 대상에 여성으로서 나노마이크로 정보소재 제어기술에서 뛰어난 업적을 세운 최순자 인하대 교수를 선정했다. 여성부와 과학기술부가 후원하며 총상금 7000만원 규모로 국내 여성 과학자상으로는 가장 크다. 창업자인 고(故) 서성환 회장의 유지를 받들어 만든 아름다운세상 기금은 저소측층 여성 가장과 그 아이들에게 창업과 교육의 기회를 제공하는 데 쓰인다. 아름다운세상 기금으로 만든 희망가게는 3년만에 24호점이 문을 열었다. 모자(母子) 가정의 어머니들이 희망가게를 운영해 자립하고 나아가 남은 수익은 다시 ‘아름다운세상 기금’으로 기부, 또 다른 모자가정의 자립을 돕는 밑거름이 되고 있다. 사회복지법인 태평양복지재단과 함께 여성 및 아동생활시설의 목욕탕과 화장실을 개·보수해주는 해피바스, 해피스마일을 올해로 3년째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부터 연 2회 전 임직원이 전국 300여개 사회복지시설을 찾아가 각 시설에 필요한 봉사 활동을 펴고 사랑의 물품(화장품, 생활용품, 녹차)을 전달하는 사랑의 나눔 행사도 하고 있다. 주현진기자 jhj@seoul.co.kr
  • [서울광장] 국민의 선택, 프랑스의 교훈/함혜리 논설위원

    [서울광장] 국민의 선택, 프랑스의 교훈/함혜리 논설위원

    얼마전 유럽 출장에서 돌아오는 길에 프랑스 파리를 들렀다. 도시의 모습은 예전과 달라진 것이 없었다. 구름이 낮게 내려앉은 날씨도 똑 같았다. 그런데 뭔가 달라진 게 분명했다. 시장, 공원, 거리를 다녀봤다. 활기가 느껴졌다. 지난 1년 동안 프랑스에서 있었던 변화를 꼽는다면 대통령이 바뀐 것이다. 대통령 한 사람 바뀐다고 이렇게 분위기가 달라질 수가 있을까? ‘그렇다.’는 것을 프랑스는 보여주고 있었다. 프랑스 국민들은 지난 5월6일 대통령선거 결선투표에서 대중운동연합(UMP)의 니콜라 사르코지를 선택했다. 전후세대인 그는 정계에 입문하려면 으레 거쳐야 하는 국립행정학교(ENA) 출신이 아니다. 헝가리 이민 2세다. 대통령이 되기엔 키가 너무 작다는 우스갯소리도 있었다. 인종차별주의자라며 그를 증오하는 사람도 많았다. 그렇지만 사르코지는 1차 투표에서 31.2%라는 높은 지지를 받았고, 결선 투표에서는 53.06%를 기록하며 사회당의 세골렌 루아얄에 낙승했다. 프랑스 사회는 변화가 필요했고, 국민들은 사르코지가 변화를 가져올 수 있다고 판단했기 때문이었다. 사르코지는 유세기간 내내 “프랑스는 변화가 필요하다.” “더 일하고, 더 벌자.”고 외쳤다. 당시 프랑스인들의 걱정거리는 높은 실업률, 낮은 구매력, 치안부재, 그리고 교육 경쟁력 상실 등이었고 그의 구체적인 공약은 실현 가능성이 높아 보였다. 투표 이후 여론 조사에 따르면 사람들은 사르코지라는 인물(23%)보다는 정책을 지지하기 때문(47%)에 그를 지지했다. 그는 추진력과 결단력에서 높은 평가를 받았다. 그리고 그는 국민과의 약속을 하나 둘씩 실천해 나가고 있다. 사르코지 대통령은 취임 직후 각료회의에 참가하는 장관 자리를 31개에서 15개로 줄이고, 여성장관을 대거 기용했으며, 야당인 사회당의 거물을 외교장관에 영입하며 작은 정부, 열린 정부를 만들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총선에서 UMP가 577석 중 313석이라는 안정적인 의석을 차지한 뒤 고실업·저성장이라는 ‘프랑스병’ 치유를 위한 개혁을 본격화했다. 고질적인 경제 침체를 해결하기 위해 그가 내린 처방은 ‘작은 정부, 큰 시장’이다. 대학의 자율권과 경쟁체제를 도입하는 교육개혁안도 강행 중이다. 사르코지의 개혁안은 대학생들과 공공부문 노조의 거센 반발을 샀지만 그는 타협을 거절했다. 변화를 원했고, 그래서 사르코지를 선택했던 국민들은 국민과의 약속을 실천하는 사르코지 정부의 개혁안에 힘을 실어줬다. 파업 천국이라고 할 정도로 전통적으로 파업에 관대한 국민들이었지만 파업 기간 중 실시한 여론조사에서는 국민 68%가 파업이 부당하다고 답했고,69%는 정부가 노조에 굴복해서는 안 된다는 입장을 보였다. 확실히 프랑스는 달라졌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변화의 중심에 서 있다. 앞으로 5년은 우리가 선진국으로 도약할 수 있느냐, 아니면 중국과 일본 사이에서 주저앉고 마느냐를 가늠하는 중대한 시기다. 국가의 먼 장래를 바라볼 줄 아는 통찰력을 지닌 지도자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 강력한 추진력은 필수다. 정치권, 재벌기업, 공무원 집단에 휘둘리지 않고 단호하게 개혁을 밀어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제 17대 대통령을 뽑는 날이 8일 앞으로 다가왔다. 현명한 유권자라면 누가 국민과의 약속을 끝까지 지킬 인물인지 정도는 판단할 수 있을 것이다. 함혜리 논설위원 lotus@seoul.co.kr
  • 현대·기아차 ‘中서 年 100만대 생산’ 시동

    현대·기아차 ‘中서 年 100만대 생산’ 시동

    |옌청(중국) 김태균특파원|현대·기아차가 ‘중국내 연산 100만대 시대’에 한걸음 더 다가섰다. 기아차의 중국 생산법인인 둥펑위에다(東風悅達)기아는 지난 8일 중국 장쑤성 옌청시에서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과 량바오화 장쑤성 서기 등 주요 인사 및 현지 임직원 등 7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연산 30만대 규모의 제2공장 준공식을 가졌다. 정 회장은 인사말에서 “기아차가 중국에서 메이저 자동차 회사로 성장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말했다. ●부품공장 근거리 위치… 생산과정 ‘한번에´ 이로써 현대·기아차의 중국내 생산능력은 현대차 제1공장(쏘나타, 엘란트라, 투싼, 엑센트) 30만대, 기아차(프라이드, 옵티마, 스포티지, 카니발) 제1공장 13만대와 합해 총 73만대로 늘었다. 내년 4월 연산 30만대의 현대차 제2공장이 완공되면 현대·기아차는 총 103만대로 중국 자동차업계 최상위권으로 올라서게 된다. 기아차, 둥펑그룹, 위에다그룹 등 3개사가 총 8억달러를 투자해 제1공장에서 3.5㎞ 떨어진 곳에 지은 기아차 제2공장은 프레스, 차체, 도장, 조립, 엔진 제작 등 모든 과정이 한꺼번에 이뤄지는 종합 자동차 생산공장이다. 특히 현대·기아차그룹의 종합부품회사인 현대모비스 장쑤 제2공장과 나란히 붙어 있어 각종 부품을 원활하게 공급받을 수 있다. 우선 현지 소비자에 특화된 ‘중국형 쎄라토’를 주력으로 생산하게 된다. 제2공장 완공으로 기아차의 해외생산 능력은 슬로바키아 질리나공장(30만대)과 함께 연 73만대가 됐으며 2009년 미국 조지아공장(30만대)이 완공되면 103만대로 늘어난다. ●중국 車시장 세계 2위… 경쟁 치열 2004년에서 2006년까지 전세계 자동차 시장은 5.3% 성장했지만 같은 기간 중국시장은 42.3%가 커졌다. 승용차의 경우 지난해 518만대로 일본을 제치고 세계2위가 된 데 이어 2010년에는 730만대로 미국도 추월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기아차가 중국시장에 막대한 투자를 하고 있는 이유다. 하지만 현 상황이 썩 밝은 것만은 아니다.1997년과 2002년 중국 진출 이후 가파르게 이어져 온 기아차와 현대차의 상승세가 올해 큰 폭으로 꺾였다. 지난해 29만대를 팔아 중국내 자동차업계 5위(시장점유율 6.8%)를 했던 현대차는 올 들어서는 10월까지 18만 6600대에 그쳐 8위(4.4%)로 하락했다. 기아차도 같은 기간 13위(11만 5000대·2.7%)에서 19위(8만 100대·1.9%)로 떨어졌다. 전세계 자동차업계가 중국에서 치열한 경쟁을 벌이면서 가격우위를 상실했고 현지시장에 특화된 맞춤형 차량의 출시도 부진했다. ●현지 맞춤형 차량 판매 주력 정 회장도 이를 의식하고 준공식 인사말에서 “올 들어 중국시장에서의 치열한 경쟁으로 도전상황에 직면해 있다.”면서 “비 온 뒤 땅이 굳어지듯 이번 제2공장 건설을 계기로 이를 슬기롭게 극복하고 한 단계 도약해 중국에서 가장 성공한 기업으로 발전할 것”이라고 말했다. 판매확대가 최대의 당면과제임을 강조한 것이다. 현대·기아차는 이를 위해 현지 맞춤형 차량의 개발과 판매에 주력할 계획이다. 기아차 제2공장에서는 ‘중국형 쎄라토’를, 현대차 제2공장에서는 ‘중국형 아반떼’를 주력으로 생산키로 한 이유다. 또 원가 경쟁력을 강화하는 한편 현지 판매망도 현대차는 올해 400개에서 2010년 600개로, 기아차는 270개에서 670개로 각각 200개씩 늘릴 방침이다. windsea@seoul.co.kr
  • [한국인의 질병] (13) 위암

    [한국인의 질병] (13) 위암

    우리 몸에서 에너지를 만들도록 돕는 대표적인 소화 장기라면 ‘위(胃)’를 들 수 있다. 또한 우리 몸에서 암이 가장 흔하게 발생해 말썽을 일으키는 부위도 위다. 따라서 ‘위암’은 가장 잘 알려진 병이면서 동시에 누구나 잘 알고자 하는 병이기도 하다. 삼성서울병원 김성(위암센터장) 교수를 만나 우리가 잘 모르고 지나쳤던 위암에 대한 허와 실을 들어봤다. ●암 발병률 매년 1위 국가암정보센터의 1999∼2002년 국내 암환자 통계 자료에 따르면 위암은 10대 암 가운데 매년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이 기간 동안 연 평균 남성 위암 환자수는 1만 4300명으로 전체의 23.5%를 차지했다. 폐암(1만 294명·16.9%)과 간암(1만 177명·16.7%), 대장암(6264명·10.3%)과 비교해도 월등히 높은 수치다. 여성의 경우도 위암 환자가 7464명(16.1%)으로, 유방암(6610명·14.2%)과 대장암(4914명·10.6%), 자궁경부암(4394명·9.5%)을 앞섰다. 우리나라에서 유독 위암 발생 빈도가 높은 이유는 무엇일까. “짠 음식과 탄 음식 외에도 기름에 튀긴 음식, 지방이 많은 음식, 쇠고기나 양고기 등 붉은 색을 띠는 육류가 나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마찬가지로 위궤양과 위염을 일으키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도 위암 발병과 관련이 있죠. 그러나 단정적으로 이런 요인들을 제시하는 것은 아니고, 여러 원인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할 때가 많다고 말할 수 있죠.” ●짠 음식 즐기면 발생위험 2배↑ 1970년대 냉장고의 보급은 암 발생률을 억제하는 데 다소 긍정적인 영향을 미쳤다. 이는 음식을 보관하기 위한 용도로 주로 사용했던 소금의 양이 줄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짠 음식을 즐기면 위암으로 진행할 가능성이 있는 ‘위염’ 발생 위험이 2배 이상 상승하고, 소금을 많이 섭취하는 사람은 그렇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률이 최대 80%까지 높아질 수 있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담배도 위암의 발암 인자인 ‘질소아민’을 함유하고 있어 위험 요인이 된다. 일반적으로 흡연자가 비흡연자에 비해 암 발생률이 2배가량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만 술은 최근 연구에서 위암과의 관련성이 높지 않다는 사실이 새로 밝혀지기도 했다. 그러나 일정한 나이가 되면 이같은 1차적인 예방 수칙만으로 당장 눈에 띄는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20∼30년간 열로 조리했거나 짠 음식을 섭취해 온 사람이 당장 식이요법에 신경을 쓴다고 해서 암 발병 위험이 낮아지지는 않기 때문이다. 식이요법은 소아, 청소년 등 연령이 비교적 낮은 시기에 시작해야 높은 효과를 볼 수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견해다. 또 20세 이상 성인의 70∼80%가 감염돼 있는 헬리코박터 파이로리균의 박멸도 사실상 불가능하다. 위암 발병 위험이 급격하게 증가하기 시작하는 40세 이상의 성인에게 조기 검진을 권장하는 것은 이 같은 이유에서다. ●20세 넘으면 식이요법만으론 안심 못해 “단순히 발암 물질을 피하는 것도 좋지만 성인이 되면 1차 예방법은 사실상 큰 효력을 발휘하지 못해요. 따라서 소아나 청소년은 발암 물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하도록 노력하고, 성인은 정기적인 검진에 관심을 가져야 합니다. 연령에 따른 예방법을 잘 이해하는 자세가 필요합니다.” 위암의 검진은 현재로서는 내시경이 가장 효과적인 수단으로 활용된다. 의료진은 ‘상부위장관 내시경’이나 ‘상부위장관 조영술’ 등의 검사법을 동원해 육안으로 종양을 찾는다. 그러나 증상을 확진하기 위해서는 반드시 조직 검사가 필요하고, 다른 장기로의 전이 여부를 판별하기 위해 복부 컴퓨터 단층촬영(CT) 등이 함께 사용되기도 한다. 대장암을 효과적으로 예방하기 위해서는 5년 주기로 1회씩 내시경 검사를 받아야 하지만, 위암은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증세가 나타나지 않는 경우가 많아 2년에 한 번꼴로 내시경 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 외과 의술의 발달로 종양이 전이되지 않은 위암 환자의 수술 성공률은 비교적 높은 편이다. 암세포가 전이되지 않은 위암 1기 환자 가운데 위 절제술을 받은 환자의 95%는 재발 기준으로 보는 5년의 생존이 가능하다. 그러나 2·3·4기로 넘어갈 때마다 5년 생존 확률이 15∼20%씩 낮아지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또 단순히 종양의 크기가 작다고 해서 수술 후 생존율이 높아지는 것은 아니다. 육안으로 관찰했을 때 종양의 크기가 작고 깊이가 얕다고 해서 위 주변 림프절로 전이가 되지 않았다고 단정할 수 없기 때문에 조직 검사로 전이 여부를 확인해야 한다. ●수술후 단백질도 알맞게 섭취 일부 환자는 위 절제술 후에 식이 요법에 치중하다가 건강이 악화되는 상황에 이르기도 한다. 위암이 재발할까 두려워 영양을 균형적으로 섭취하지 못해 문제가 생기는 경우다. 심지어는 나무껍질이나 버섯을 닥치는 대로 복용해 문제가 생기는 환자도 있다. “어느 날 살이 많이 빠져서 한눈에 보기에도 문제가 있어 보이는 환자가 내원했습니다. 위암이 재발돼 살이 빠진 것으로 생각했는데 알고 보니 영양실조 상태였습니다. 고기를 안 먹으면 위암이 재발되지 않는다는 소문을 들은 탓이었죠. 체력을 돋우기 위해서는 영양을 균형적으로 섭취할 필요가 있는데 단순히 먹지 않는다고 암이 생기지 않는 것은 아닙니다. 잘못된 편견에 빠지면 오히려 건강을 해칠 수도 있습니다.” 몸의 기운을 돋우는 한약이나 건강식품도 주의해서 먹어야 한다. 간혹 간에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에 위암을 치료하는 과정에 복용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위의 기능이 정상으로 돌아올 때까지 기다렸다가 복용하는 습관을 길러야 한다는 의미이다. 김 교수는 “한약을 복용하다가 간기능이 떨어지면 항암제나 방사선 치료 등 항암 요법의 효과도 낮아질 수 있다.”면서 또한 위가 음식을 소화시킬 수 있는 능력을 상실했을 때 건강기능식품을 먹어봤자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고 강조했다. 글 정현용기자 junghy77@seoul.co.kr 사진 류재림기자 jawoolim@seoul.co.kr
  • 보아 “4년내 미국 유학가서 꼭 꿈 이룰 것”

    보아 “4년내 미국 유학가서 꼭 꿈 이룰 것”

    가수 보아가 최근 일본의 한 언론과의 인터뷰를 통해 자신의 근황과 앞으로의 꿈을 털어놓았다. 일본 산케이신문은 9일 “14살의 나이로 일본으로 온 보아가 데뷔 7주년을 맞아 소녀에서 여성으로 성장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며 그녀와의 단독 인터뷰를 보도했다. 보아는 인터뷰에서 “일이 즐겁지 않다. 더 과장되게 말하면 인간으로서의 존재감이 없어진 것 같다.”며 “지난 2005년 베스트앨범을 낸 이후 목표감을 상실했다.”고 최근의 심정을 털어놓았다. 이어 “아마도 지금까지 쉬지않고 계속 달려왔기 때문일 것”이라며 “그러나 노래를 부르기 위해서 태어난 내가 음악을 그만 둔다면 어떻게 될까라는 생각에 마음을 다시 잡을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또 “그동안 한국와 일본을 왕래하며 여권만 해도 4개 이상 달했다.”며 “너무 바빠 황폐해가는 자신을 느꼈지만 15세때 세운 미국 유학길을 생각하며 꿈을 잃지 않았다.”고 회고했다. 아울러 “4년후인 25세때는 틀림없이 미국에서 유학 중일 것”이라며 “그곳에서 음반작업을 하면서 영어공부와 발레 등의 춤 레슨을 받고 싶다.”고 앞으로의 계획을 밝혔다. 보아는 “일본의 전통음식인 낫토(納豆), 우메보시(梅干し) 등 처음에 먹기 어려웠던 음식을 이제는 먹을 수 있게 되었다.”며 “때때로 혼자서 운전을 하며 거리구경을 나간다.”며 일본에서의 생활을 전했다. 사진=보아 공식 블로그 서울신문 나우뉴스 주미옥 기자 toyobi@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李·昌·鄭 캠프 사령탑에 듣는 막판 선거 전략

    17대 대선이 열흘 앞으로 다가오면서 주요 후보들의 선거전이 더욱 불꽃을 뿜고 있다. 고공행진을 거듭하는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 진영은 만에 하나 있을지 모를 돌출변수에 촉각을 곤두세운 채 판세 굳히기에 나섰다. 반면 무소속 이회창, 대통합민주신당 정동영 후보측은 전세 역전이 가능하다며 추격의 고삐를 당기고 있다. 세 후보 진영의 선거 사령탑들과의 긴급인터뷰를 통해 열흘 남짓 남은 선거전략을 점검한다. ■ 강재섭 한나라 공동선대위원장 “자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최선을 다하겠다.” 한나라당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고 있는 강재섭 대표는 7일 “끝까지 긴장을 늦추지 않겠다.”는 말로 대선 승리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내보였다.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를 통해 이명박 후보에 대한 의혹이 해소되면서 대선 승리의 걸림돌들이 대부분 사라졌다는 판단이 엿보인다. 그러면서도 강 대표는 대세론에 안주하지 않겠다는 말도 잊지 않았다. 강 대표는 이번 대선 최대 승부처로 충청권을 꼽았다. 그는 “어느 지역이든 다 승부처이지만 충청권은 상당히 중요하다. 한나라당은 지난 두 번의 대선에서 충청권의 마음을 얻지 못해 집권에 실패했다. 지금 충청권에서 이 후보가 앞서 있지만 절대적 지지를 얻는 데 더욱 힘쓰겠다.”고 강조했다. 한나라당은 ‘불모지’인 호남을 제외하면 이 후보에게 유일한 취약지역인 충청권에서의 승리가 대선 필승을 담보할 것으로 보고 있다. 대선을 불과 열흘 남짓 남겨 놓은 시점에서 강 대표가 꼽은 남은 변수는 이 후보의 신변 안전이다. 강 대표는 “후보의 경호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혹시 있을지 모를 저쪽(여권)의 네거티브도 신경 쓰인다. 잘 단합해서 오만하지 않고 겸손하게 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강 대표는 “남은 기간 우리의 뜻에 맞는 분들을 모시는 것에도 노력하겠다.”고 말해 외연 확대 작업도 병행할 것임을 밝혔다. 그는 또 검찰의 BBK 수사 결과 발표 이후에도 계속되는 여권과 무소속 이회창 후보측의 공세에 대해서는 “이회창 후보가 법과 원칙을 강조해 왔는데 법이 정한 것을 인정 못 하겠다고 하는 것은 자기 부정이다.”고 비판했다. 김지훈기자 kjh@seoul.co.kr ■ 강삼재 무소속 전략기획팀장 무소속 이회창 후보 캠프의 선거 사령탑인 강삼재 전략기획팀장은 7일 “시간은 많다.”고 잘라 말했다. 대선까지 남은 열흘 남짓의 시간을 그는 많다고 했다.“국민을 믿는다.”는 것이다. 그는 “선거일을 12일 앞두고 지지율 40%대로 독주하는 후보가 있는데도, 미국 정가에서 한국 대선의 향방을 예측하지 못하고 있다.”면서 “그만큼 역동성을 지닌 게 한국의 대선”이라고 말했다. 강 팀장은 “BBK 수사발표 뒤 40%대인 이명박 후보 지지율이 선거일 직전에는 35% 이하로 떨어질 것”이라고 단언했다. 근거로 그는 BBK 수사에 대한 여론이 점점 이명박 후보에게 불리해져 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발표 첫날 수사발표를 신뢰한다는 응답이 절반 정도였다면, 지금은 40%대라는 것이다. 강 팀장은 “현명한 국민들이 진실을 꿰뚫어보고 탄핵 사태 때와 같은 역풍을 일으킬 것”이라고 말했다. 이명박-이회창 구도가 형성되면, 최종적으로 이회창 후보의 당선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분석이다. 이 후보가 대선을 완주한다는 메시지를 던지는 것도 남은 선거기간 중요한 홍보 포인트 가운데 하나라고 강 팀장은 설명했다. 그는 “한나라당에서 이회창 후보에게 사퇴를 요구하며, 완주불가 여론을 만들려고 해도 소용없을 것”이라고 일갈했다. 이어 “국민들이 정권교체에 실패할까봐 쉽게 이명박 후보를 이탈하지 못하고 있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이회창 후보가 대안임을 확신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강 팀장은 “무소속으로 출마해 불공정 게임을 하는 측면이 있는데도, 국민들이 20% 가까운 지지를 보내주고 있다.”고 자평한 뒤 “앞으로 더 많은 국민들이 우리 고충과 마음을 헤아려주실 것”이라고 말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 정대철 신당 총괄선대위원장 대통합민주신당 정대철 총괄 선대위원장은 7일 대선을 불과 열흘 남짓 남기고도 ‘역전 가능성’의 꿈을 놓지 않았다. 검찰의 ‘BBK 수사’ 발표 이후 한나라당 이명박 후보의 대세론이 더욱 탄력을 받고 있지만 정동영 후보가 결국 최종 승리자가 될 것이라고 내다 봤다. 하지만 정 위원장의 이런 전망에도 불구하고 정 후보측이 놓인 상황은 불리한 요인들로만 휩싸여 있다. 창조한국당 문국현 후보와의 단일화가 이날 사실상 무산돼 정 후보의 지지율 상승 요인을 이끌어낼 수 있는 동력을 상실했기 때문이다. 정 위원장은 대안으로 “일단 문 후보와의 단일화를 접고, 민주당과의 합당을 다시 추진하겠다.”며 수정된 선거 전략을 내놨다. 정 위원장의 논거는 호남 표심을 결집시킬 수 있는 전략의 일환이다. 민주당과의 합당으로 호남 표의 쏠림 현상이 일어나면 정 후보의 지지율이 현재 15%대에서 5∼10%포인트 상승해 20% 중반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계산이다. 그동안 난항을 겪던 양당간 합당 논의도 최근 이탈 현상을 겪은 민주당의 적극적인 자세 전환으로 인해 급물살을 타고 있다는 게 정 위원장의 설명이다. 그는 “20∼30대가 통일과 민주주의 개혁에 대해 진보적이지 못해 아쉽지만 검찰의 편파적인 수사에 대한 비판 여론이 높아지면 결국 정 후보 지지로 돌아설 것”이라고 낙관했다. 정 위원장은 문 후보의 지지율이 대선에 임박할수록 급감할 수밖에 없어 대선일 직전 단일화가 이뤄질 수 있을 것으로 내다봤다. 그러면 정 후보측의 지지율이 37∼38% 정도에 이르러 이명박 후보와 2∼4% 포인트 차이에서 박빙 승부를 다툴 것으로 예상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주말탐방] “韓中소무역상인으로 불러주세요”

    [주말탐방] “韓中소무역상인으로 불러주세요”

    “아직도 중국을 오가는 보따리상이 있습니까.” 이같은 의문을 제기하는 사람이 적지 않지만 보따리상들은 여전히 끈끈한 생명력을 이어오고 있다. 오히려 현실에 적응하면서 진화하고 있다고 표현하는 것이 정확할지도 모른다. 이들은 한∼중 간 항로가 개설된 1992년부터 10개 항로 여객선을 통해 중국 농산물을 우리나라로 들여와 팔면서 보따리상으로 불리게 됐다. 물건을 보따리에 담고 오는 경우가 많아 이같은 명칭이 붙여졌지만 정작 이들은 상당히 불쾌해 한다. 규모가 작기는 해도 자신들이 하는 일도 엄연히 무역인 만큼 ‘한·중소무역상인’으로 불리는 것이 합당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이들이 만든 단체 이름도 ‘한·중카페리 소무역상인연합회’다. ● “IMF당시 한·중 여객선 승객 2명 중 1명은 보따리상” 어쨌던 보따리 장사가 ‘물좋은’ 것으로 알려지면서 IMF 사태 때에는 실직자들이 대거 몰려 “한·중 여객선 승객 2명 중 1명은 보따리상”이라는 말까지 나돌았다.5000명이 넘었다는 것이 정설이다. 이들은 고추·참깨·잣·참기름 등 값싼 중국산 농산물과 한약재 등을 들여와 팔아 수배에 달하는 시세 차익으로 평균 월수입이 200만∼250만원은 족히 되었고, 일부는 큰 돈을 벌었다는 소문도 돌았다. 이 중에서도 고추·참깨의 시세차익이 커 단골 품목이었다. ‘잘 나가던’ 시절을 구가하던 보따리상은 인천세관이 1999년 국내 농업을 보호하기 위해 세금없이 휴대 반입할 수 있는 농산물을 80㎏ 이내로 제한하면서 일대 위기를 맞게 된다. 나아가 세관측은 2000년 6월부터 두달 간격으로 면세 허용량을 70㎏→60㎏→50㎏으로 계속 낮췄다. 이제 수백㎏씩 수레로 실어나르는 일이 불가능해진 것. 보따리상들은 자구책으로 규제를 완화시켜줄 것을 요구하는 농성을 끈질기게 벌였지만 한번 강화된 규제는 요지부동이었다. 이 여파로 보따리상은 점차 감소해 2003년쯤에는 1500명 정도로 줄어들었다. 조선족과 중국인이 보따리상 대열에 뛰어든 것은 이때부터다. 절반 수준으로 줄어든 수입으로 한국 보따리상들은 활력을 상실했지만 조선족 등에게는 큰 돈이기 때문이다. 대신 남아 있는 보따리상들은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 변신을 꾀한다. 지난날 농산물만 취급하던 것과 달리 공산품으로 영역을 확장했다. 중국으로 갈 때는 기업 부자재나 가전 제품을, 한국으로 올 때는 생산품 샘플이나 농산물을 가져오는 방식이다. 보따리상이 중국에 진출한 한국 기업과 국내를 잇는 ‘퀵서비스’로 탈바꿈된 것이다. 보따리상 신모(52)씨는 “요즘도 중국에서 농산물을 들여오지만 여객선 운임이나 마련하자는 차원”이라고 말했다. 기업들도 물건을 화물로 보내면 요금이 비싸고 며칠씩 걸리지만 보따리상은 15∼25시간이면 어김없이 물건을 전달하기에 이들을 선호한다. 물건 분실이나 파손 우려도 화물 운송보다 적다. 이처럼 기업과 보따리상 간에 이해관계가 맞아 떨어져 국가 간에도 ‘인간택배’라는 기이한 형태가 생겨난 것이다. ●2004년 중국인여행자 입국절차 간소화로 급증 게다가 2004년부터 중국인 여행자에 대한 입국 절차가 간소화되면서 중국인 보따리상이 증가, 지금은 보따리상이 2500여명으로 다시 늘어났다. 그렇지만 공산품 운송이 큰 수입을 보장하지는 않는다. 공산품은 ㎏당 2500∼3000원의 운반비를 받는데, 한국의 경우 공산품 면세 허용량이 40㎏에 불과해 큰 돈벌이가 되지 않는다. 올해 들어 한국∼중국 간 항공 요금이 여객선과 비슷할 정도로 크게 내려 보따리상들이 대거 인천항에서 인천공항으로 옮겨갈 것이라는 예상이 있었지만 실상은 그렇지 않았다. 배에서는 숙식을 해결할 수 있으며, 화물의 집하 등은 선박을 이용하는 편이 유리하기 때문이다.1주일에 두번 이상 중국을 왕복하는 보따리상에게 여객선은 ‘집’같은 존재이고, 선사에게는 보따리상이 여전히 ‘VIP’다. 보따리상은 긍정·부정적 측면을 동시에 갖고 있지만 세관으로서는 ‘뜨거운 감자’다. 수·출입 절차 간소화로 민원이 급격히 줄고 있는 데도 불구하고 보따리상은 항상 민원의 소지를 안고 있기 때문이다. 보따리상이 들여오는 물품은 검역 대상에서 제외되기 때문에 국민 건강을 위협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 보따리상과 연계된 마약류·짝퉁물품 반입, 지적재산권 침해, 외화 밀반입 등도 늘고 있다. 하지만 보따리상들의 입장은 절박하다. 한 보따리상은 “대부분 50·60대여서 다른 선택의 여지가 없다.”면서 “당국이 아량을 베풀어 이들이 노숙자나 범죄자로 전락하지 않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세관측도 이같은 점을 어느 정도 인정하고 있다. 우범성이 높은 일부 보따리상에 대한 집중관리 필요성은 인정되지만, 현실적으로 보따리무역 실체를 부인하기는 어렵기 때문이다. 인천세관 관계자는 “한국과 중국 간에 자유무역협정이 체결돼 관세 장벽이 없어지면 보따리상은 자연히 사라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다시 말해 1960∼70년대에 비행기를 통해 일본 전자제품을 몰래 들여왔던 ‘원조 보따리상’들이 일본제품 수입자유화 이후 일제히 자취를 감춘 점을 상기하라는 얘기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수입품 통관’ 3시간이면 OK… 2003년보다 3배 단축 보따리상과 좋든 싫든 긴밀한 관계를 맺고 있는 인천세관도 진화를 거듭하고 있다. 양상이 다르다면 국민들에게 극히 바람직한 방향으로 변화하고 있다는 것이다. “너무 많이 풀어준 것 아니냐는 목소리도 있었습니다.” 관련 절차가 복잡하기 그지없어 ‘말 많고 탈 많았던’ 관세 행정을 간소화한 데 따른, 인천세관 한 직원의 솔직한 소회다. 절차와 규제를 대폭 줄인 뒤 밀수 등 일부 부작용도 드러나고 있다. 그러나 화주 등 고객들은 세관의 조치를 크게 반기고 있다. 지난날 며칠씩 걸리던 수입화물 통관 절차가 수시간으로 줄어들어 물류비와 시간 낭비가 크게 줄어들었다. 통관이 잘 될까 마음을 졸여야 했던 ‘정신적’ 비용까지 감안하면 이득을 수치로 산출하기조차 힘들다. 때문에 세관에서 민원인들이 호소하거나 떼를 쓰는 장면은 이제 먼 옛날의 일처럼 돼 버렸다. 수입 절차의 경우 70% 가량이 서류 제출없이 전산망으로 수입신고를 접수하고 승인을 해준다. 관련 서류를 제출해야 하는 경우는 30%에 불과하다. 수출의 경우 이보다도 적은 20% 선이다. 수입품 통관에 소요되는 시간도 크게 줄어들었다.10여년 전만 해도 3∼5일 걸리던 것이 지금은 3시간에 불과하다.2003년 9시간에 비교해도 4년 동안 3배나 단축시켰다. 전국 항만세관 가운데 가장 빠른 수준이다. 수출허가 절차는 더 간단해 10분이면 끝난다. 세액 문제는 선 통관 후 사후 심사하는 형태를 취한다. 검사 대상도 크게 줄어들었다. 수입신고 전에는 관리대상 품목에 한해 검색대 검사나 정밀검사를 하는데 대략 수입건수의 10%에 불과하다. 수입신고 후에는 5% 정도만 직원들이 직접 검사를 한다. 검사 대상을 줄이는 대신 차량형 X-Ray 등 첨단 장비를 동원함으로써 정확성을 보완한다. 컨테이너 한개를 사람이 검사하려면 1시간 이상 걸리지만 검색기는 5분이면 된다. 이처럼 수출입 절차나 검사에서 사람이 개입할 여지가 적다 보니 자연히 부정이 사라지고 투명성이 확보된다. 인천세관 옴부즈만 최은환씨는 “애로사항을 수렴하기 위해 기업을 방문하다 보면 세관에서 해결할 수 없는 것을 요구하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고객 입장에서 사안에 접근하도록 노력하고 있다.”고 말했다. 인천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한국민중구술열전/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 엮음

    구술사(oral history)가 지향하는 가치는 뚜렷하다. 구술사가 지지하는 사람들은 영웅이 아닌 민초들이고, 구술사의 역할은 ‘역사 기록하기’가 아닌 ‘역사 찾아주기’다. 구술사가 활용하는 자료는 권위 있는 역사문헌이 아닌 ‘하찮은´ 개인 소장품이고, 구술사는 중대 사건이 아닌 ‘개인의 기억’으로 재구성된다. 그렇게 구술사는 ‘역사의 개인화’를 지향한다. ‘한국민중구술열전’(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 엮음, 눈빛 펴냄)이 지향하는 가치는 뚜렷하다.‘김점칠’‘서순례’‘조풍도’ 같은 누구에게도 주목받지 못한 보통 사람들 ‘개인의 역사’를 찾아주는 것이다. 책은 김점칠이 ‘핑크의상실’을 냈을 때의 기쁨, 서순례가 스무살 첫 생리를 했을 때의 당혹감, 조풍도가 머슴살이할 때의 힘겨움을 소재로 그들의 역사를 재구성한다. 그렇게 ‘역사 없는 사람들의 역사’ 곧 ‘역사의 민주화’를 지향한다. 지난해 민중구술열전 열다섯 권을 펴낸 20세기민중생활사연구단이 이번엔 2차분 열세 권을 출간했다. 책은 논리적·선형적인 삶을 산 영웅들의 전기가 아닌 비논리적·비선형적인 삶을 산 평범한 이웃의 생애사를 다룬다. 한 남편과 산 두 할머니가 남편을 먼저 보내고 친자매처럼 함께 늙어가는 모습을 담은 ‘윗마을의 두 아낙네’(기록 신기선)를 비롯,‘어제와 오늘2-한국민중 37인의 사진첩’‘서울 근교의 마지막 농사꾼들’ 등 세 권의 사진집도 함께 나왔다. 지역을 기준으로 구술 대상자를 선별했던 1차분과 달리,2차분에서는 직업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물색했다. 농부, 버스차장, 뱃사공, 하역인부, 거리의 악사 등을 20세기를 상징하는 직업군으로 선정했고, 하나의 직업에 복수의 대상자가 있을 경우 연장자를 우선으로 택했다. 시간은 고령의 이웃을 기다려주지 않고, 구술사 연구자는 늘 마음이 급하다. 구술집 각권 7500원, 사진집 각권 3만원. 이문영기자 2moon0@seoul.co.kr
  • [문화마당] 골드러시/ 전기철 숭의여대 교수 미디어창작학과·시인

    요즘 금값이 천정부지로 치솟고 있다고 한다. 연초에 온스당 400달러대였던 금값이 지금은 800달러대에 이른다고 하니 가히 금이 귀한 시대라고 할 만하다. 그만큼 금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졌다는 것이다. 골드펀드를 관리하는 전문가들에 의하면 사회가 불안하면 금값은 꾸준히 상승하는 국면에 이르는데 지금이 그러한 시기여서 금값 상승은 당분간 지속되리라고 한다. 골드러시는 19세기 중반 미국에서 있었다. 그리고 이러한 골드러시를 배경으로 영화화한 것이 미국 서부영화이다. 서부영화의 배경이 되는 19세기 중반 일확천금을 꿈꾸는 이들은 금을 찾아 캘리포니아로 몰려든다. 금광을 찾아 사람들이 모여든 곳에서 법과 도덕은 미치지 않고 갱단은 무소불위의 착취와 살인을 행한다. 그리고 접근방법이 다르기는 하지만 골드러시의 결말이라 할 수 있는 찰리 채플린의 ‘황금광시대’는 황금광을 찾아 무작정 알래스카로 온 주인공이 황금을 찾지 못하고 돌아갈 곳도 의지할 곳도 잃어버린 채 추위와 굶주림의 처참한 지경에 이른 모습을 보여준다. 골드러시는 우리나라에도 있었다. 미국의 공황으로 1930년대 일제의 경제가 어려워지자 그 여파가 식민지였던 우리나라에도 그대로 나타났다. 금광으로 돈을 번 사람들이 많아지면서 너도 나도 자신의 일자리를 박차고 금을 찾아 다녔다. 이는 일반서민뿐만 아니라 부자나 지식인, 언론인, 관료 할 것 없이 나타난 현상이었다. 김유정의 ‘금 따는 콩밭’, 채만식의 ‘황금광시대’‘금의 정열’ 등은 모두 일확천금을 찾아 터무니없이 헤매는 사람들의 애환을 다룬 작품이다. 사실 이들 작품들은 당시 실상을 그대로 보여주기도 하지만 작가 자신들이 직접 금광을 찾아 헤맨 실화이기도 하다. 그런데 골드러시의 원인은 사회가 도덕적으로 해이해지면서 삶의 가치관이 무너지고 사람들은 오직 돈에 의지할 수밖에 없게 된 데에서 비롯한다. 사회의 정의가 무너지고 삶의 의미를 상실할 때 민중은 생의 푯대를 상실하고 물질적 욕망의 노예가 된다. 그때 믿을 것은 오직 물질뿐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러한 골드러시 속에서는 서민만 희생을 당한다. 자세한 정보도 없이 세태에 휩쓸려 결국 늘 막차를 타거나 잘못된 투자를 하기 일쑤이다. 김유정의 ‘금 따는 콩밭’ 한 대목을 보면 금을 캔다고 멀쩡한 콩밭을 헤집어서 잘된 콩조차 먹지 못하게 되었을 뿐만 아니라 도지(賭地)도 못 내게 된다. 그 한 대목을 보자. “밭에 구멍을 셋이나 뚫었다. 그리고 대고 뚫는 길이었다. 금인가 난장을 맞을 건가 그것 때문에 농군은 버렸다. 이게 필연코 세상이 망하려는 징조이리라. 그 소중한 밭에다 구멍을 뚫고 이 지랄이니 그놈이 온전할 건가.” 물질적 욕망만이 지배하는 사회에서는 애꿎은 서민만 낭패를 당한다. 이러한 시기에 정부는 부정부패로 제 역할을 하지 못하고 법은 올바로 서지 못하며 지식인은 눈을 씻고 봐도 보이지 않는다. 정치가나 관료는 말할 것도 없고 지식인이나 지도자들까지 너나 할 것 없이 금맥을 찾아 떠나 버렸기 때문이다. 그러니 서민들은 콩밭이나 망치면서 결국 처참한 지경에 이르게 될 게 불을 보듯 뻔하다. 지금 우리 사회를 보라. 대통령은 막대한 세금을 들여 퇴임 후 제 사저나 꾸미고 있고 정치가나 판검사, 심지어 사회단체들까지 유력 재벌로부터 떡값을 정기적으로 받아 왔다고 한다. 이런 세태 때문일까. 요즘 어른들은 자신의 집값이 떨어질까 봐 노심초사이고, 아이들은 쇠침으로 고양이 눈 맞히기, 아파트 옥상에서 병아리 날리기 놀이를 즐기고 있다고 한다. 금값이여, 언제 떨어질 것인가. 그것이 알고 싶다. 전기철 숭의여대 교수 미디어창작학과·시인
  • 외국發 악재 불똥… 경기 수축기 진입?

    외국發 악재 불똥… 경기 수축기 진입?

    한국은행이 내년 경제성장률에 대해 우울한 전망치를 내놓았다. 한은은 올해 내내 “내년은 올해보다 경제가 좋아질 것”이라고 밝혀온 터여서 4.7% 성장 예상은 충격으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민간경제연구소들이 최근 고유가와 서브프라임모기지 부실에 따른 세계경제 불확실성 등 대외 변수에도 불구하고, 내년 경제성장률을 5.0∼5.1%로 전망했기 때문에 상실감은 크다. 특히 내년에는 물가가 크게 오를 것으로 예상돼 벌써부터 서민들의 마음을 얼어붙게 하고 있다. ●왜 성장률 예상보다 낮아졌나 한은이 성장률 전망치를 낮춘 것은 세계경제성장률 둔화와 고유가 등 대외변수 때문이다. 한은은 내년 세계경제성장률을 4.6%로 올해 5.1%보다 낮게 봤다. 미국 경기는 1.8%, 중국은 10.5%로 올해에 2.1%,11.3%에 비해 둔화될 것으로 봤다. 국제유가는 연평균 81달러로 올해 평균 69달러보다 높여 잡았다. 한은 김재천 조사국장은 “미국 경제 성장률은 올 4·4분기부터 2%대 초반으로 꺾여서 내년 상반기까지 비슷한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하지만, 내년 하반기에는 조금 나아질 것으로 본다.”면서 “서브프라임 여파가 내년에도 계속되고, 실물경기에 큰 영향을 주는 주택경기도 내년까지 부진이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즉 미국 경제성장률이 2%에 못 미치는 등 세계 경제의 성장세가 둔화되리라는 것이다. 금융연구원 하준경 연구위원은 “대외변수가 워낙 불확실하니까 한은이 전망치를 4.5∼5.0%사이에서 보수적으로 조절한 것 같다.”면서 “국제유가가 낮은 수준에서 안정되거나 세계경제 성장률이 조금만 개선되어도 성장률이 높아지게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삼성경제연구소의 황인성 수석연구원은 “한은의 성장률 전망이 민간연구소보다 낮지만 추세는 비슷하다.”면서 “새정부가 들어서면 경제에 긍정적인 변수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성장률은 개선될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한은은 정부지출이 연간 4.6% 성장할 것으로 보고 있는데 재정투입을 늘릴 경우 경제성장률 0.3%포인트 상승, 즉 5%대 성장은 어려운 일이 아니라는 것이다. ●경기 수축기로의 전환은 아닐까 경제성장률은 올 3·4분기에 전년 동기 대비 5.2%로 정점을 찍고 4분기에 5.1%, 내년 상반기에 4.9%, 하반기에 4.4%로 연속 3분기 하락할 것으로 보인다. 즉 경기사이클이 확장기에서 수축기로 전환된 것 아니냐는 우려도 나온다. 한은은 “전년동기 대비가 아니라 전분기 대비로 볼 때 경제성장률은 올 2분기 1.8%로 상승했다가 3분기 1.3%,4분기 1.0%를 유지하다가 내년 상반기에 약간 올라 1.1% 하반기에 1.0% 성장하며 속도를 조절하는 모습을 보일 것”이라면서 “경기수축기에 접어들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설명했다. 금융연구원 하 연구위원도 “대외적 요인으로 인한 경제성장률 하향세를 경기사이클로 치환해서 보기는 어렵다.”고 했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Local] 전남대 의대 화순 이전 추진

    광주시 동구 학동 전남대학교 의과대학이 전남 화순으로 이전될 전망이다. 5일 전남대에 따르면 최근 화순에 설립을 추진 중인 ‘의생명과학 융합센터’로 의대 캠퍼스를 옮긴다는 내용의 ‘의과대학 캠퍼스 이전안’을 교육부에 제출했다. 이에 따라 화순의 의대에 병리학, 생리학, 미생물학, 해부학 등 기초 분야 연구실 및 학장실 등 주요 시설이 들어서면서 ‘제1캠퍼스’가 된다. 캠퍼스가 이전되면 진료와 관계 없는 병리학과·미생물학과 등 기초의학 분야의 교수들은 화순 제1캠퍼스에서 연구와 강의를 하게 되며,480여명의 의대생들도 이곳으로 등교하게 된다. 그러나 임상실습은 지금처럼 학동 캠퍼스와 전남대병원에서 이뤄진다.광주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 [2007 대선 릴레이 시론(11)] 이번 대선의 직무유기/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2007 대선 릴레이 시론(11)] 이번 대선의 직무유기/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악법도 법이다.’라는 말이 있다. 정의롭지 못한 권력을 법으로 치장할 때 으레 사용하는 언술이다. 그래서 이 말은 군사정권 이래 국민윤리의 한복판을 차지해 왔고, 국가인권위원회 등이 교과서에서 삭제할 것을 권고했음에도 권력의 맛을 못 잊는 위정자들은 이런저런 수사를 달아 이 말을 반복한다. 물론 이 말은 소크라테스와 무관하다. 폭력이 법의 이름으로 전횡하던 시절, 경성제대의 한 일본인 법학교수가 밑도 끝도 없이 이런 말을 만들어내고 소크라테스를 끌어들였을 뿐이다. 그 바람에 소크라테스는 2400년이 지난 오늘의 한국 땅에 부유하며 유신과 신군부 정권을 옹호하는 망령으로 부활하였다. 하지만 분명 ‘악법도 법이다.’ 그것이 폭력이 아니라 법이라면 단언하건대 악법도 법이다. 어느 한 사람이 좌지우지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모든 사람에 대해 언제 어디서나 동일하게 적용되는 일반적인 규범이라 한다면 ‘악법도 법’이 될 수 있다. 소크라테스의 인용은 이 즈음에서야 가능하다. 비록 나에게 해로운 법이라 하더라도 공동체의 모든 구성원들이 받아들인 법이라고 한다면 그것은 나에게도 법이어야 한다. 만약 모두가 법이라고 외쳐도 나 혼자만 예외를 주장할 수 있다면 그것은 폭력에 불과하다.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 이런 폭력과 법의 문제는 이미 현재진행형이다. 유전무죄가 그 대표격이다. 그것은 과거 정치권력에 기생하던 법원·검찰이 이제는 그 숙주를 자본권력으로 이전함으로써 나타나는 작은 현상에 지나지 않는다. 여기에는 만인에 공평하게 적용되는 법은 존재하지 않는다. 외관상으로야 경제발전에 기여했느니 국가신인도에 영향이 있느니 하며 재벌총수의 불법을 무마하지만, 그 실질은 사법권력과 자본권력의 유착이다. 여기에 더하여 대형화 일변도로 치닫는 로펌들은 그 강력해진 힘을 이들을 위해 쏟아붓는다. 합법적인 방법이든 로비나 전화변론과 같은 불법·탈법이든 가리지 않은 채 고객인 재벌총수와 기업가들의 가방끈을 놓지 않으려 애쓸 뿐이다. 법원은 법원대로 더욱 빠른 속도로 스스로를 관료화하면서 대법원을 정점으로 한 수직적 상명하복 체계를 강화한다. 검사동일체의 원칙에 버금가는 법원동일체를 만들어 놓고 일사불란한 지휘계통 속에서 자신들만의 법을 만들어내며 국민 위에 군림하려 든다. 예컨대 우리들의 법은 지금 현재 부재중인 셈이다. 하지만 유독 이번 대선만큼은 이런 법치의 상실에 대해 고민하지 않는다. 민주화 이후 모든 선거는 고소·고발로 얼룩져 온 터에, 이번 대선은 작정한 듯 아예 검찰수사로 선거일정을 메워나가기조차 한다. 그리고 이런 선거판 속에서 유독 사라져버린 것은 사법개혁이라는 명제다. 법을 국민의 것으로 만들어 국민에게 돌려주어야 한다는 시대적 요청은 어떤 후보의 공약에서도 본격적으로 의제화되지 않는다. 모든 후보가 한결같이 깨끗한 정치를 외치면서도 정작 그 청결성을 감시하고 담보하는 국민의 법을 어떻게 구성해야 할지에 대해서는 침묵할 뿐이다. 서민이 주인되는 사회를 말하면서도 정작 서민의 정의를 바로 세워줄 서민의 사법은 외면한다. 정치가 사법화하면 필연코 그 정치는 사법의 볼모가 되고 만다. 그리고 이렇게 정치와 자본과 사법이 유착하는 와중에 법은 폭력으로 변질되어 버린다. 그러나 아직도 이번 대선은 이런 야만의 현실을 방임하고 있을 뿐이다. 한상희 건국대 법대 교수·참여연대 사법감시센터 소장
  • 「미스·삼보(三寶)출판」이유숙(李有淑)양 - 5분데이트(126)

    「미스·삼보(三寶)출판」이유숙(李有淑)양 - 5분데이트(126)

    양장점도 경영하고 운전도 배우는「미스·삼보(三寶)출판」 이유숙(李有淑)양 윤곽이 큼직큼직하고 시원스러운 현대적「마스크」의 이유숙양(24). 삼보출판 사장 비서실에 근무한지 만 1년째. 이화여대 음대 출신. 저녁에 회사일이 끝난후에는 그녀가 직접 경영하는「유숙 의상실」(서울 창신동 소재)로 달려가 밤늦게까지 손님을 맞기에 바쁘다. 그날 하루의 지출과 수입을 일일이「체크」하랴, 단골손님들을 접대하랴 그러다보면 으례 12시가 넘어 잠자리에 들기 일쑤라고. 그러나 개업한지 7개월째 접어든 의상실이 점점 확장되는 재미가 이만저만 아니어서 피곤한줄 모른단다. 거기다 요즘은 매일 하루 1시간씩 S자동차 학원에 나가 운전기술을 배우고 있다고 자랑. 무슨 일에나 너무 욕심을 부리고 극성스럽게 일만 하다보니 연애할 시간이 없었다고 푸념이다. 올해안에는 어떻게 해서든지 시집을 가야겠다는 그녀는 키 160cm, 몸무게 50kg의 알맞은 체격. 아버지는 외국어대 교수라고 하는데 이름은 밝히지 말아 달라는 부탁. 4남매의 둘째 딸로 언니와 오빠는 미국에 가 계시다고. [선데이서울 71년 4월 4일호 제4권 13호 통권 제 130호]
  • [Seoul In] 새달 10일 클래식음악감상실 운영

    강북구(구청장 김현풍) 다음달 10일 오전 10시30분 삼각산문화예술회관에서 ‘명품 클래식 음악감상실’을 운영한다. 베토벤의 운명교향곡, 모차르트의 피아노협주곡21번, 차이콥스키의 1812서곡 등을 감상할 수 있다. 특히 임정빈 음악전문 해설가가 작품의 배경, 음악 상식, 동영상 감상법 등을 지도해 클래식 입문자에게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문화공보과 901-6323.
  • [여수 엑스포 유치] 밤새운 시민들 “여수 만세”

    27일 이른 아침,‘여수 유치 확정’ 소식이 한려수도에 도착하면서 여수는 열광의 도가니로 변했다. “여수 만세, 엑스포 만세” 전날 오후부터 철야 응원이 펼쳐진 여수시청 광장과 오동도 박람회 홍보관 일대에선 시민들이 얼싸안고 감격의 눈물을 흘렸다. 행사 유치 축포도 여명을 가르며 도심 새벽 하늘을 수놓았다. 애국가 제창에 이어 가수 정수라가 ‘아 대한민국’을 선창하자 일순 시청광장 무대는 춤판으로 변했다. 엑스포 깃발과 태극기도 쉼없이 흔들렸다. 주민 주용열(52·여서동)씨는 “여수 확정 소식을 듣는 순간 온몸에 피가 솟구치는 희열을 느꼈다.”고 말했다. 남인숙(47·여)씨는 “자원봉사로 애써온 노력이 헛되지 않았다.”고 눈물을 훔쳤다. 밤을 새웠다는 주은정(35·여·박람회유치 지원과)씨도 “2010년 박람회 유치 실패로 인한 상실감을 없애준 쾌거”라며 “이를 주민 화합과 지역 발전의 계기로 삼았으면 한다.”고 환하게 웃었다. 여수 최치봉기자 cbcho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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