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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전시장 속 공연장

    전시장 속 공연장

    박물관과 음악이 만났다. 서울 서초동 국악박물관에서 국악의 향연이 펼쳐지는 것. 전시도 관람하고 음악도 들을 수 있는 ‘일석이조’ 공연 패키지다. 국립국악원은 11일 오후 6시 국악박물관 중앙홀 로비에서 ‘음악이 머무는 국악박물관’ 첫 번째 공연인 ‘가민의 마술피리’의 막을 올린다. 고악기들이 전시돼 있는 공간에서 펼쳐지는 음악회로 무대와 객석의 분리 없이 연주자와 관객이 자연스럽게 소통할 수 있는 자리다. 국립국악원이 1995년 개관한 이래 처음으로 여는 박물관 중앙홀 공연이다. 무료. ‘가민의 마술피리’는 국악기를 만드는 8가지 재료인 팔음(八音), 즉 금(金·쇠붙이), 석(石·돌), 사(絲·명주실), 죽(竹·대나무), 포(匏·바가지), 토(土·흙), 혁(革·가죽), 목(木·나무)을 주제로 기획됐다. 공연에서는 이 팔음 가운데 금과 석을 테마로 1부 ‘석-스톤’(石-Stone), 2부 ‘금-메탈(金-Metal)’로 나누어 1시간 동안 공연된다. 가민(34·본명 강효선)은 한국예술평론가협의회 주최 제26회 ‘2006 올해의 신인예술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립국악원 창작악단 피리 부수석 출신이다. 공연에서 가민은 피리와 생황을 연주한다. 생황으로 들어보는 궁중음악 ‘경풍년’, 초연인 김승근 작곡의 ‘피리와 국악기를 위한 음악’, 독일 출신 롤란드 브라이텐펠트 작곡의 ‘전자음향 스톤, 메탈’ 등 전통에서 현대까지 아우르는 보기 드문 공연이 국악박물관의 고악기를 깨운다. 국악박물관은 국악기와 고악보, 고문헌 및 명인들의 유품 등 총 3000여점을 소장하고 있다. 이 가운데 450여점이 중앙홀을 비롯한 악기전시실, 국악사실, 입체영상실, 국악체험실 등에 전시돼 있다. (02)580-3130.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임두성 의원직 상실

    임두성 의원직 상실

    임두성(61·비례대표) 한나라당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했다. 임 의원의 후임으로 최경희(63·여) 한국식품공업 대표가 의석을 승계하게 됐다. 대법원 3부(주심 박시환 대법관)는 9일 아파트 분양가 승인을 도와주는 대가로 건설 시행사에서 수십억원을 받은 혐의(특가법상 알선수재·정치자금법 위반)로 기소된 임 의원의 공소 사실을 모두 유죄로 인정한 원심을 확정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추석선물 특집] 동국제약

    [추석선물 특집] 동국제약

    치주질환이 심한 부모님에게 잇몸병 치료제를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우리나라 국민들이 감기 다음으로 많이 앓고 있는 병이 바로 ‘치주병’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2009년 진료비통계지표’ 자료에 따르면 잇몸병으로 치과를 찾은 국민이 730만명을 돌파했다. 이는 전체 질환 가운데 3위에 해당한다. 잇몸 질환은 보통 잇몸이 부어 피가 나고 시리거나 심하면 치아가 흔들리는 증상이 나타난다. 염증 자체가 원인일 수도 있지만, 보통 치아를 받치고 있는 잇몸 속 치조골이 허물어지거나 치아와 잇몸을 연결해주는 치주인대가 손상돼 염증과 기타 잇몸 질환 증상이 나타난다. 인사돌은 잇몸 속에서 허물어진 치조골을 재건시키면서 잇몸 속 기초를 단단하게 해준다. 또한 파괴된 치주인대의 재생을 도와 치아의 비정상적인 흔들림을 막아준다. 잇몸 질환 환자가 치과 치료와 병행해 인사돌을 복용하면 더 효과적이다. 국내 주요 치과대학병원의 임상실험 결과 인사돌을 치과 치료와 병행할 경우 치주병 치료에 따른 회복이 더 빠른 것으로 나타났다. 동국제약 관계자는 “인사돌은 다른 잇몸 약과는 달리 장기간 복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게 장점”이라고 설명했다.
  • 어깨·팔 등 신체장애 배상액↑

    신체장애에 따른 배상기준이 47년 만에 새로 마련됐다. 의학 발달과 직종 변화를 반영해 만들어진 새 기준이 시행되면 사고로 어깨·팔·손 등을 다쳤을 때 손해배상액이 지금보다 많아지는 등 큰 변화를 가져올 것으로 보인다. 대법원은 대한의학회에 의뢰해 손해배상 사건에서 노동능력상실률을 계산하는 새로운 기준을 만들었다고 9일 밝혔다. 대한변호사협회 등 관계기관의 의견 수렴을 거친 뒤 올 연말부터 6개월간 시험적용에 들어간다. 이르면 내년 하반기부터 실제 재판에 적용할 방침이다. 새 배상기준은 어깨·팔·손의 중요성을 크게 봐 관련 장애로 인한 노동능력 상실률을 종전보다 높게 평가한 것이 특징이다. 또 1200여개에 달하는 직업을 39개 직업군으로 분류하고, 피해자의 신체장애율과 직업별 피해 정도를 적용해 노동능력 상실률을 정하도록 했다. 이 기준에 따르면 사고로 두 팔이 절단된 경우 지금까지는 노동능력 상실률을 75~88%로 봤던 것을 89~95%로 평가하게 된다. 두 다리가 절단된 경우는 종전 58~83%에서 67~81%로 높아진다. 반면 척추질환은 노동능력 상실률이 63~86%에서 28~40%로, 관상동맥질환은 75~89%에서 45~57%로 하향 조정되게 된다. 이런 변화는 종전까지 주로 피해자의 신체 손상이나 해당 직업의 노동 강도를 기준으로 산정하던 노동능력 상실률에 정신적 피해와 직업별 특성까지 반영한 결과다. 대법원 관계자는 “시험적용 뒤 실무에 새 기준을 적용할 것”이라며 “손해배상 소송에 큰 변화를 초래할 것인 만큼 착오 없도록 준비하겠다.”고 말했다. 김승훈기자 hunnam@seoul.co.kr
  • [추석선물 특집] 신승산업

    [추석선물 특집] 신승산업

    가까운 친지나 친구가 심한 코골이로 고민이 많다면 코골이 퇴치 제품을 선물하는 것도 고려해 볼 만하다. 수면과학 전문기업 신승산업은 코골이 방지베개인 ‘이편한베개’(13만 5000원)를 내놓았다. 최근 코골이에 대한 인식은 ‘시끄러운 잠버릇’에서 다른 사람에게 피해를 주는 ‘심각한 질병’으로 바뀌어 가고 있다. 코골이가 심한 이들은 대부분 제대로 숙면을 취하지 못해 자고나도 머리가 무겁고 업무집중력도 떨어지는 경우가 많다. 상태가 심각해지면 성욕 감퇴로 결혼 생활이 원만하지 못하게 되기도 하고, 수면 무호흡증 때문에 고혈압과 협심증, 심근경색 등 성인병에 걸릴 확률도 높아진다. 최근 코골이 치료를 위한 다양한 수술요법이 소개되고 있지만 비용과 시간, 재발 가능성 등으로 망설이는 이들이 많다. 그래서 치료하지 않고도 코골이를 치료할 수 있는 예방 제품들이 각광받고 있다. 이편한베개는 코골이 예방을 위한 인체공학적 설계에 건강에 좋은 천연소재(옥돌, 참숯, 황토)가 어우러져 혈액순환을 촉진해 숙면을 취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실제 임상실험 결과 이편한베개 사용자의 80% 이상에서 코골이가 현저하게 줄어드는 효과를 확인했다는 게 업체의 설명이다.
  • D-30 지방직 7급 난이도 상승 대비하라

    D-30 지방직 7급 난이도 상승 대비하라

    올해 마지막 공무원 시험인 지방직 7급 공채가 한 달 앞으로 다가왔다. 오는 10월9일 서울, 인천, 울산, 제주를 제외한 전국 12개 시·도에서 치러지는 이번 시험에는 모두 2만 2774명이 원서를 냈다. 하지만 선발인원이 가장 많은 경기도도 24명만 뽑는 등 각 지역별로 10명 안팎의 채용규모를 보이고 있어 수험생들은 또 한 번 높은 경쟁률을 이겨내야 할 것으로 보인다. 행정안전부가 일괄 출제하는 시험인 만큼 국가직 7급 방식에 맞춰 공부를 진행하되, 올해 국가직 7급 난이도가 유난히 낮았다는 사실을 고려, 갑작스러운 난이도 상승에 반드시 대비를 해야 한다. 서울신문은 에듀스파와 함께 이번 지방직 7급 시험 대비전략을 구성해 봤다. 지난 7월24일 실시된 국가직 7급 시험은 수험생 가채점 결과 지난해에 비해 일반행정직 합격선이 18~19점 오를 것으로 예측될 만큼 쉽게 출제됐다. 국가·지방직 7·9급은 1~2달 간격으로 진행되고 모두 행안부 수탁 출제 문제를 이용해 치러진다. 때문에 특정 시험의 난이도가 지나치게 높거나 낮았다면 다음 시험은 이를 고려한 ‘난이도 조절’이 중시될 가능성이 크다. ●한국전 휴전과정 등 정리 잘하길 유두선 남부행정고시학원 국어 강사는 “국가직 7급이 변별력을 상실한 만큼 올해 지방직 7급은 어렵게 출제될 것으로 생각하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체계적인 독해를 바탕으로 시간 단축연습을 꾸준히 하고 문법에서는 어법, 표준발음, 로마자·외래어 표기, 맞춤법 등을 최종 정리해 두어야 한다. 영어는 새로운 시도를 하기보다 지난해 기출문제의 유형과 그동안 스스로 정리해 둔 부분을 재점검하는 것이 좋다. 김채환 영어 강사는 “특히 문법은 짧은 기간 동안 가장 많은 효과를 거둘 수 있는 부분이다.”면서 “매일 3~5개 정도의 독해지문 연습과 병행해 공부할 필요가 있다.”고 조언했다. 한국사는 최근 7·9급 등 관련 시험 간의 경계가 희미해지고 있다. 따라서 기존 7급 문제뿐만 아니라 한국사 능력검정시험, 수능 등 다양한 형태의 문제를 접할 필요가 있다. 선우빈 강사는 “특히 한국전쟁발발 60년이 되는 해인 점을 염두에 두고 휴전과정과 1954년 제네바 회담내용을 정리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지난달 15일 공개된 광화문과 관련, 경복궁의 역사와 건물의 특징들도 출제 가능성이 높다. ☞<정책·고시·취업>최신 뉴스 보러가기 행안부 수탁 출제로 인해 지방직 시험의 특색은 점차 사라지고 있는 추세다. 하지만 수험생 입장에서는 모든 가능성을 열어두고 시험을 준비해야 한다. 김유환 행정법 강사는 “법령과 판례에서 기본서 구석에 있는 지엽적인 부분들이 많이 출제되는 등 지방직의 전형적인 출제경향을 고려해야 한다.”면서 “빈출 법률인 행정절차법,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정보공개법, 개인정보보호법 등을 살펴야 한다.”고 조언했다. 특히 올해 전면 개정된 행정심판법의 조문들은 여러 번 반복해 정리해야 한다. ●경제학 선택과목화 영향 작을 듯 방성은 행정학 강사는 “지방직 특유의 지방행정 관련 문제들에 더해 최근 출제가 잦아지고 있는 조직론의 정보화부분에도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경제학은 올해부터 선택과목으로 바뀌었다. 박지훈 경제학 강사는 “기존에는 미시경제학 40%, 거시 및 국제경제학 40%, 계산문제 20%의 비중을 보였다.”면서 “선택과목으로 변경된 것이 큰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고 분석했다. 최고보험료 계산, 게임이론의 내쉬균형 등이 빈출주제로 꼽힌다. 헌법은 최근 판례비중이 늘고 이론 부분 난이도는 낮아지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 이론은 기출문제를 활용해 점검하고, 판례는 논리구조를 명확히 파악해 두는 것이 좋다. 국회직, 법무사, 법원행정고시, 법원서기보시험의 기출문제를 풀고 간다면 좋은 성과를 기대할 수 있다. 황남기 헌법 강사는 “헌법조항 중 특히 통치구조 조항을 반복해서 암기해야 한다.”면서 “특히 국회법, 지방자치법은 출제빈도가 높으니 재차 점검이 필수적”이라고 덧붙였다. 이재연·남상헌기자 oscal@seoul.co.kr
  •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 경기 화성 전곡리 물푸레나무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 (1) 경기 화성 전곡리 물푸레나무

    태풍이 사납게 불어닥쳤다. 바람이 지나가자 하늘이 파랗게 드러났다. 티끌 먼지까지 모두 휩쓸어간 때문이다. 큰 나무로 다가서는 길 위로 여름내 비바람 맞고 늦여름 햇살을 받은 풀들이 무릎 위까지 웃자랐다. 비탈 길을 오르는 발길에 여린 풀들이 차인다. 큰 나무 아래 오래된 집 한 채가 있다. 대문 앞 마당에서 팔순을 내다보는 노파가 참깨를 턴다. 영감님을 떠나보낸 지 20년째 홀로다. “나무가 사람 손을 타면서 눈에 띄게 고와졌어. 옛날에는 장정들도 가까이 가지 않던 나무였어. 생김새도 음산했지. 줄기에 구멍이 큼지막하게 났잖아. 그 안에 천년 된 구렁이가 산다고 했거든.” ●나무 앞 오래된 집의 노파 더듬더듬 노파의 이야기가 이어진다. “2004년이야. 고추 모종을 심다가 나무를 바라봤는데, 꽃이 활짝 피어난 거야. 오십 년째 여기 살면서 저 나무에 꽃이 피는 건 처음 봤어. 하도 신기해서 동네의 구십 된 노인에게 이야기했더니, 그 양반도 처음이래. 고목에 꽃이 피었으니, 좋은 일이 있을 거라 했지. 그러곤 2006년에 한번 더 피었는데, 올해는 안 폈어.” 이 나무가 천연기념물에 지정된 것이 2006년이다. 이전까지 거의 버려지다시피 한 나무를 찾아내 문화재청에 천연기념물 지정을 처음 건의한 때가 2004년이었다. 나무가 천연기념물로 지정됐다 해서 마을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좋아질 일은 없다. 마을의 자랑거리이기야 하겠지만, 천연기념물 관리 규정에 의한 제약이 뒤따르는 까닭으로 마을 사람들은 오히려 귀찮아하는 편이다. 이 때문에 이 나무의 천연기념물 지정을 위해 나름대로 열심히 뛰어다닌 게 바로 ‘나’라는 이야기를 밝히지 않았다. 나무의 신비로운 개화 이야기를 듣고는 못내 참지 못하고, 내 정체를 드러내고 말았다. 노파는 가볍게 웃으며, ‘그까짓 건 뭣하러 했어. 이제 와서 취소할 수야 없을 테니, 앞으로 관리나 잘했으면 좋겠네.’ 하고 만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고 오래된 물푸레나무 이 나무를 찾아내기 전까지 공식적인 기록에 의하면 천연기념물 제286호인 경기 파주 무건리 물푸레나무가 우리나라에서 나이나 규모면에서 가장 큰 물푸레나무였다. 150살에 키 15m의 무척 아름다운 나무다. 다른 종류의 나무에 비하면 나이나 키가 턱없이 작다. 관련 학자들의 기록에 의하면 목질이 단단한 물푸레나무는 쓰임새가 많은 까닭에 제대로 자라기 전에 베어내 쓴다는 것이다. 오래도록 크게 자라지 못하는 이유다. 아무리 쓰임새가 요긴했다 해도 나무를 베어내기만 했으리라고는 믿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아직 어디엔가 살아있는 물푸레나무를 찾아 헤매기 시작했다. 나라 안 곳곳의 물푸레나무를 찾아다니던 중에 이곳 경기 화성 서신면 전곡리 웅지마을까지 찾아오게 됐다. 그리고 마을 뒷동산에서 한 그루의 커다란 물푸레나무를 찾아냈다. 그때가 2003년이었다. 우선 키가 무건리 나무보다 훨씬 큰 20m라는 것이 눈에 들어왔다. 나이도 한눈에 무건리 나무와는 비교하기 어려울 만큼 오래돼 보였다. 300 살은 넘어 보이는 이 나무는 나중에 문화재청의 정밀 조사 끝에 350살로 결론내려졌다. 나무를 찾아내고 기뻤지만, 문제가 있었다. 나무는 한국전쟁 전까지만 해도 마을에서 동제와 기후제를 올리던 당산나무였다고 했지만, 지금은 나무에 제를 올릴 사람이 없다. 나무 근처에 옹기종기 모여 있던 마을이 죄다 흩어진 상태다. 나무 바로 아래에는 예의 노파가 사는 살림집 한 채만 덩그마니 놓여 있고, 그 바로 아래에는 공장이 들어와 있었다. 당산나무였을 때의 영화는 이미 사라진 지 오래고, 나무 주위로는 키 작은 나무들이 빽빽이 들어차서 나무 가까이에 접근하기조차 어려웠다. 돌보는 이 없이 버려지다시피 한 상태였다. 이대로라면 나무는 언제라도 사람의 기억으로부터 완전히 사라지고 말 것이라는 조급함이 일었다. 어떻게든 나무를 보호해야 하겠다는 마음에 문화재청 천연기념물과를 두드렸다. 그때가 2004년이었다. 나무도 그걸 알았던 것일까. 마을의 구순 된 노인도 한번 보지 못했던 꽃을 그해에 처음 피웠다. 그로부터 3년에 걸쳐 문화재청 전문가들이 이 나무를 정밀하게 조사했다. 고목에서 꽃이 피었다고 신기해했던 노인도 나무에 무슨 일이 일어나는지는 짐작하지 못했다. 그리고 마침내 2006년 4월에 나무는 드디어 나라에서 인정하는 최고의 지위인 천연기념물 제470호로 지정됐다. 생식능력을 상실할 만큼 오래 살아온 나무는 새로 태어나는 기쁨을 자축하기 위해 안간힘을 다해 그해 5월 다시 꽃을 피웠다. ●나무와 더불어 살아가기 위하여 말 없이 살아가는 나무이지만, 필경 나무도 살아있는 생명체인 이상 사람과 끊임없이 느낌을 나누며 살아간다. 다만 그의 표정이나 그의 온몸에서 배어나오는 식물성의 언어를 인간의 언어에만 익숙한 우리가 알아보지 못할 뿐이다. 햇살 따가운 여름에 더 싱그러운 물푸레나무. 목질이 단단한 물푸레나무는 웬만한 태풍쯤은 너끈히 이겨낸다. 지난 태풍 정도는 물푸레나무에게 아무런 부담도 주지 못했다. 나무 주변에 무성하게 돋아난 이름 모를 풀과 관목들이 성가실 뿐이다. 나무를 더 잘 보호하고 오래도록 그가 들려줄 생명 이야기를 귀에 담아내는 건 그와 함께 살아가는 우리들의 몫이다. 나무칼럼니스트 gohkh@solsup.com →가는 길:전곡리 물푸레나무는 찾아가는 길이 비교적 까다롭다. 서해안고속도로 비봉나들목으로 나가 제부도로 이어지는 지방도 306호선을 타고 송산면 소재지까지 간다. 지방도 309호선으로 갈아타면 곧 나오는 삼거리에서 오른쪽 마을 길을 타고 칠곡리에 들어선다. 이 길을 따라 3㎞ 남짓 가면 오른쪽으로 주유소가 나오는데, 주유소 바로 앞에서 좌회전하여 마을 길로 들어서야 한다. 마을 길에 들어서자마자 오른쪽으로 난 작은 길의 끝에 나무가 있다. ●이번 호부터 ‘고규홍의 나무와 사람이야기’가 매주 1회 독자를 찾아갑니다. 고씨는 중앙 일간지 기자를 거쳐 충남 태안의 천리포수목원에서 오랜 기간 나무와 더불어 살아온 ‘나무 스페셜리스트’입니다. 앞으로 전국의 ‘큰 나무’를 찾아 그 안에 담겨 있는 옛날 사람들의 이야기와 오늘날에도 여전히 어우러져 살고 있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전할 예정입니다. 독자 여러분의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 물 줄줄새는 ‘맥주병 장갑차’

    최신예 장갑차라던 K21장갑차에 5가지 이상의 치명적인 결함이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명품’이란 주장이 무색할 정도로 장갑차를 이용해 물을 건너는 도하훈련은 장병들의 목숨을 담보로 한 위험한 훈련이었다. 8일 서울신문이 단독 입수한 K21장갑차 사고 조사 관련자료에 따르면 K21장갑차는 ‘무게중심 상이’, ‘물막이 기능 상실’, ‘배수펌프 기능 부실’, ‘변속기 이상’ 등 다수의 치명적 결함을 갖고 있었다. 특히 지난해 12월 발생한 침수 사고에서 원인이 된 엔진실의 물 유입도 결함으로 포함돼 사고 후 보완했다던 국방부 등 관련기관의 발표가 결과적으로 허언(虛言)이 됐다. 이 같은 내용을 종합하면 K21장갑차는 ‘맥주병’ 장갑차라는 결론에 도달한다. 또 조사에 참여했던 국방과학연구소(ADD)는 장갑차 제조회사가 제조공정상에서 설계를 변경한 것이 물이 샐 수밖에 없었던 치명적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자료에 따르면 장갑차의 무게가 변속기와 엔진이 함께 달린 파워팩으로 인해 앞쪽으로 기운 데다 장갑차에 일반적으로 사용하는 30㎜포보다 화력을 높이기 위해 40㎜포를 장착하면서 무게가 더해졌다. 또 설계 당시보다 떨어지는 성능의 배수펌프를 장착해 사실상 배수기능을 하지 못 했다고 지적했다. 이와 함께 장갑차가 물속에 들어가 기동할 때 전방에서 들이치는 파도를 막는 ‘파도막이’가 제 기능을 못해 물의 유입을 막지 못했다고 분석했다. 지난해 남한강 도하훈련 중 발생한 침수사고의 원인으로 밝혀진 엔진실로 물이 들어오는 부분에도 추가조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조사단은 보완 방법에 대한 여러 의견도 제시했다. K21장갑차의 치명적 결함을 해소하기 위해 무게중심을 맞출 수 있도록 외부와 내부의 장비 구조 변경이 필요하고, 파도막이는 물살에 변형이 생기지 않도록 강도를 보강해야 한다고 밝혔다. 또 배수펌프의 용량을 늘리고 바닥에 더욱 가깝게 위치조정이 필요하다는 처방을 내놓았다. 육군 등 합동조사단이 이처럼 문제점과 관련한 보완점까지 마련해 국방부에 보고했지만 국방부는 재조사를 실시하고 있다. 한편 지난해 말 감사원 감사에 따른 후속조치로 올해 초부터 K1A1전차의 변속기 생산이 중단된 사실이 뒤늦게 밝혀졌다. 또 육군이 500여대를 운용하고 있는 K-9자주포에 사용설명서와 다른 부동액을 사용했다가 엔진에 문제가 생긴 사실도 드러났다. 오이석기자 hot@seoul.co.kr
  • 명문여고 간부 딸 성적조작 의혹

    ‘장관 딸’ 특채 파문이 충격을 던져주고 있는 가운데 이번에는 서울의 한 명문 여자고등학교가 이 학교 간부 딸의 성적을 조작해 상을 받게 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서울시교육청은 지난 6월 열린 E여고 수학경시대회에서 이 학교 교무차장의 딸 A(고3)양의 성적이 부풀려져 수상자가 뒤바뀌었다는 주장이 제기돼 사실 여부를 조사하고 있다고 7일 밝혔다. 시교육청과 해당 학교 관계자에 따르면 9등까지 입상자격을 주는 이 경시대회에서 A양은 문과반 공동 9등으로 입상했다. 하지만 이과반 채점교사들은 교무차장과 친분이 있는 특정 교사가 출제와 채점을 동시에 하는 점을 이상하게 여겨 학교 측에 재채점을 요구하면서 성적 조작 의혹이 불거졌다. 평소 학부모들도 A양이 특정 교사가 주관한 교내대회에서 잇달아 수상한 것에 대해 의혹을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새 채점기준을 마련, 재채점한 결과 A양은 9등에서 입상권 밖인 12등으로 밀렸다. 하지만 학교 측은 채점 교사의 실수로 등수가 달라진 점을 고려해 A양의 수상실적을 그대로 인정했고, 문제를 제기한 교사들에게 구두경고와 더불어 함구령을 내린 것으로 알려졌다. 학교 측은 “서술형 문제 특성상 채점기준이 달라지면 문항마다 점수가 조금씩 차이가 나기 마련”이라면서 “(함구령을 내린 것은) 채점 기준에 대한 규정으로 생긴 일이어서 학교 안에서 문제를 해결하자는 취지였다.”고 밝혔다. 한편, 교무차장은 2008년 초 A양을 이 학교에 입학시키기 위해 위장전입했으나 당국으로부터 별다른 제재를 받지 않아 특혜 의혹이 제기됐다. 최재헌기자 goseoul@seoul.co.kr
  • SKT 반발, 방통위 MVNO ‘도매대가 할인율’…지나친 혜택

    SKT 반발, 방통위 MVNO ‘도매대가 할인율’…지나친 혜택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SK텔레콤은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가 8일 회의를 통해 발표한 이동통신재판매(MVNO) 도매대가 할인율에 대해 반발하고 나섰다.이는 방통위가 단순MVNO의 경우 31% 할인과 부분 및 완전MVNO는 소매가격의 33~44%를 할인하기로 확정한데 따른 것이다.SK텔레콤은 재판매 관련 방통위 발표에 따른 입장 자료를 통해 “방통위가 발표한 도매대가 할인율은 해외사례, MVNO 제도도입 취지 등 고려시 지나친 혜택을 주는 것이다.”고 주장했다.이어 영국, 프랑스, 일본, 덴마크 등 해외 주요국가 할인율은 소매요금 대비 평균 32% 수준에 불과하다고 입장을 밝혔다.SK텔레콤은 또 MVNO 제도는 차별화된 경쟁력을 가진 새로운 사업자의 시장 진입을 유도해 경쟁을 촉진시키자는 것이지, 단순히 낮은 대가로 이통서비스를 구매해 차익만 남기고 되파는 사업자를 양산시키자는 것은 아니라고 전했다.사업법에서 도매대가 산정방식으로 Retail-minus를 규정한 취지도 효율적인 사업자의 진입을 유도해 기존사업자에게 자극을 주고 경쟁을 촉진시키자는 취지와 다르게 MVNO에게 과도하게 많은 마진을 보장해 주는 결과가 될 것이라고 우려했다.또한 지나치게 낮은 도매대가 적용시 시장왜곡, 이용자 피해 발생, 투자 위축, 외국업체의 국내시장 잠식 등 부작용 발생을 우려하며 자격을 갖추지 못한 MVNO 난립 및 퇴출 등으로 인해 예상치 못한 이용자 피해 발생과 이로 인한 정책 부담이 발생된다고 밝혔다.특히 SK텔레콤은 미국 MVNO인 Amp’d mobile을 예로 청소년 대상 무리한 마케팅으로 체납자 양산 등 사회문제를 야기하다 결국 파산해 서비스 중단 등 소비자 피해를 초래했다고 전하며 단순히 낮은 도매대가로 공급받아 차익만 남기려는 사업자가 난립할 경우 소비자나 국가 경제에 대한 기여보다는 MNO의 투자 의욕만 상실된다고 강조했다.이는 지난 10년간 유수한 외국 업체들이 바라던 국내통신시장 진출의 결정적인 기회로 작용돼 국내통신시장이 대가 잠식된다는 우려다.약 30% 할인된 도매대가로도 성공적인 MVNO 사업을 수행해 왔던 외국업체들은 국내 시장의 높은 할인율 하에서 막대한 이익 확보가 가능해지는 등 향후 시장상황 전개가 우려스럽다고 피력했다.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 ‘동이’ 이광수, 한복+선글라스로 강남스타일 선비

    ‘동이’ 이광수, 한복+선글라스로 강남스타일 선비

    배우 이광수가 조선시대 선비차림으로 선글라스를 착용해 ‘강남 스타일’ 패션을 완성했다. 이광수는 MBC 월화드라마 ‘동이’의 감초 역 영달로 활약하며 발랄하고 유쾌한 캐릭터를 구축했다. 솔직한 악공연기로 뜨거운 사랑을 받은 이광수가 이번에는 강남 스타일 선비로 분해 웃음을 자아냈다. 이광수는 8일 오전 자신의 트위터에 장난끼가 엿보이는 엽기사진을 게재하며 “강남스타일 영달2 의상실에서”라고 설명했다. 사진 속에는 촬영 도중 도포와 갓을 쓴 채 검정색 보잉 선글라스를 착용한 영달의 모습이 담겨있다. 사진을 접한 네티즌들은 앞서 시트콤 촬영당시 협찬 받은 시계와 의상으로 ‘강남스타일’ 콘셉트로 소화했던 당시를 회상하며 “개그 연기자, 매력만점", "도포차림에 선글라스가 왜이리 자연스러워 보일까", "강난 선비 코스프레 족", "강남에 집착하는 이유는 무엇인가" 등 폭발적인 반응을 보였다. 한편 이광수는 MBC 시트콤 ‘지붕뚫고 하이킥’에서 다진 코믹연기를 사극 ‘동이’에서 선보여 폭넓은 팬층을 확보했다. 현재는 유재석과 함께 출연중인 SBS ‘런닝맨’에서 예능감각을 인정받고 있다. 사진 = 이광수 트위터 서울신문NTN 전설 기자 legend@seoulntn.com ▶ 최희진, 이루 앞에선 ‘사과’ vs 뒤에선 ‘정정’…"키보드 워리어?"▶ ’자이언트’ 황정음, 행방불명 예고… 세남자 행보 관심집중▶ ’결혼’ 이유리, 금빛 웨딩드레스…’화려함 극치’▶ 학자금 대출제한 대학명단 발표…"불량학교 리스트"▶ MBC ‘W’ 폐지…김혜수 배신감? "와전됐다…열심히 녹화"▶ 아사다 마오, 새코치 노부오 영입 "오서코치 아냐?"
  • [데스크 시각] 오은선과 겁쟁이 게임/김영중 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오은선과 겁쟁이 게임/김영중 체육부장

    산악계에서 진실게임이 벌어지고 있다. 여성 산악인 오은선은 지난 4월27일 안나푸르나(8091m) 정상 등정에 성공, 여성으로서는 세계 최초로 히말라야 8000m급 14좌 완등 기록을 세웠다. 그런데 지난해 5월6일 오른 칸첸중가가 문제가 되고 있다. 지난달 21일 SBS가 ‘그것이 알고 싶다’를 통해 오은선의 등정이 의심스럽다는 내용을 보도하면서 논란은 더 커졌다. 방송 5일 뒤인 26일 대한산악연맹은 칸첸중가 등정자 회의를 열고 “정상에 오르지 못한 것으로 보인다.”고 의견을 모았다. 방송으로 달아오른 분위기에 기름을 부은 격이 됐다. 하지만 오은선이 등정하지 않았다는 새로운 증거는 없었다. 지난해부터 제기된 의혹 수준을 크게 벗어나지 않았다. 네티즌들도 시비를 따지고 있다. 이런 가운데 특정 언론은 오은선 관련 뉴스를 쏟아낸다. 확실하게 오은선이 정상에 올랐다는 증거에 관한 내용은 아니다. 올랐을 개연성만을 주장할 뿐이다. 언저리에서 맴도는 수준이다. 물론 책임은 오은선에게 있다. 누구도 트집 잡을 수 없을 만큼 명확한 증거를 제시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오은선은 위대한 도전을 시작했고, 완성했다. 하지만 깔끔하지 못했다. 당시 날씨가 상당히 나빴다고 한다. 화이트 아웃(시야상실)으로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고 한다. 그건 전문가에겐 핑계다. 게다가 산악은 자신과의 싸움이다. 여느 스포츠처럼 심판이 있지도 않다. 공식기록을 관리하는 국제기구도 없다. 엘리자베스 홀리 여사의 히말라야 데이터베이스 정도가 신뢰로 운영되고 있다. 하지만 새 역사를 쓰려면 확실한 증거나 증언이 필요했다. 경쟁자가 있어서다. 스페인의 에두르네 파사반이다. 그도 오은선이 세계 기록을 세운 지 한 달여 만에 14좌 완등에 성공했다. 이런 가운데 오은선과 산악연맹의 움직임을 보면 겁쟁이 게임(치킨 게임)을 보는 것 같다. 치킨은 햇병아리라는 뜻으로 겁쟁이를 말한다. 요절한 미국의 청춘스타 제임스 딘이 출연한 영화 ‘이유 없는 반항’으로 잘 알려진 게임이다. 용감한 사람과 겁쟁이를 가리는 무모한 게임이다. 양끝에서 마주 보고 운전하다 둘 다 핸들을 돌리지 않으면 정면충돌이라는 최악의 결과가 나온다. 둘이 서로 중간에서 핸들을 돌리면 뻘쭘하지만 서로 피해를 보지 않는다. 최적 대응처럼 보인다. 적당한 선에서 끝내면 될 것 같다. 하지만 전략을 다루는 게임이론으로 따져보면 그렇지 않다. 최정규 교수는 저서 ‘이타적 인간의 출연’에서 보수를 대입해 풀어봤다. 끝까지 버티면 둘 다 손해라 보수는 -1이 된다. 둘 다 막판까지 버티다 동시에 핸들을 돌려 피하면 용감하다는 칭찬과 함께 다치지 않았으므로 둘 다 보수는 1이다. 피한 사람은 얼마를 버텼든 겁쟁이가 돼 0을, 용감한 사람은 2의 보수를 주도록 한다. 결론적으로 최적 대응은 한 사람이 끝까지 핸들을 돌리지 않는 것이고 다른 사람이 핸들을 돌리는 것이다. 즉, 내가 선택할 수 있는 최적 대응은 두 가지다. 결국 겁쟁이 게임은 상대방의 양보를 강제해 파국으로 치달을 수밖에 없다. 오은선과 산악연맹도 마찬가지다. 연맹은 오은선이 참석하지 않은 상태에서 회의를 열고 그 내용을 공개했다. 오은선은 다른 등반가의 등정 사진을 달라고 했다. 내가 직접 대조해 보겠다는 것이다. 겁쟁이 게임을 시작한 것이다. 이젠 던진 말을 먼저 바꿀 수 없게 됐다. 중도에서 포기하면 겁쟁이가 된다. 지금까지 쌓은 신뢰도 날아간다. 아무리 스포츠가 상업화에 오염됐다 해도 스포츠의 근본은 페어플레이 아닌가. 그런 스포츠마저 얽히고설킨 세태처럼 겁쟁이 게임을 한다는 게 당혹스럽다. 오해가 있으면 얼굴을 맞대고 술 한잔 하며 풀 수 있다. 하지만 진실게임은 한쪽이 거짓말쟁이가 돼 끝난다. 어떤 결과가 나오든. 언젠가는 진실이 나올 것이다. 그때까지 어떤 파국과 불신이 횡행할지 기우하게 된다. 이래저래 술 권하는 사회다. jeunesse@seoul.co.kr
  • “상생의 노사문화 구축,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

    “상생의 노사문화 구축, 일자리 만들기에 앞장”

    우여곡절 끝에 ‘이희범호(號)’가 닻을 올렸다. 한국경영자총협회(경총)는 6일 서울 롯데호텔에서 임시총회를 열고 이희범(61) STX에너지·중공업 총괄회장을 제5대 회장으로 선출했다. 이 회장은 한국무역협회 회장에 이어 또 다른 경제5단체 회장직을 맡는 진기록을 갖게 됐다. ●추락한 경총 위상회복 시급 이 회장은 취임식에서 “노조전임자 급여지급 문제와 근로시간 면제 제도의 도입, 복수노조 시행이라는 중대한 환경변화를 맞고 있는 시기에 경총 회장으로서 공직 생활과 경영 일선의 경험을 살려 주어진 책무를 수행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고 밝혔다. 또 “일자리 만들기에도 앞장서겠다.”면서 “상생의 노사문화를 토대로 고용촉진을 위한 유연성 제고를 실천하겠다.”고 강조했다. 경제5단체 가운데 수개월째 회장 공백으로 마음을 졸였던 경총으로서는 이 회장의 취임으로 한숨을 돌리게 됐다. 하지만 이 회장에게는 순탄치 않은 앞날이 기다리고 있다. 우선 존재감을 거의 상실한 경총의 위상 회복이 시급하다는 지적이다. 회장 공석으로 경총은 수개월 간 노동계의 협상 파트너로서 제 목소리를 내지 못했다. 특히 현대기아자동차의 회원사 탈퇴로 힘의 불균형마저 초래했다는 비판마저 나온다. 이 회장이 현대기아차와 경총 간 꼬인 매듭을 어떻게 풀어낼지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기아차는 노사 문제에 관한 재계 서열 1위 그룹으로 현대기아차를 빼고 노사 현안을 다룬다는 것은 불가능하다. 현대기아차 측은 이 회장 취임과 관련, “여러가지 생각을 하고 있다.”면서 “언제까지 이 상태로 가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고 밝혀 경총의 태도에 따라 관계 개선에 나설 가능성을 내비쳤다. ●타임오프제 정착 현안으로 이와 함께 ‘타임오프제(근로시간 면제제도)’의 정착도 이 회장이 다뤄야 할 주요 업무다. 겉으로 보기에는 타임오프제가 빠르게 안정을 찾아가고 있지만 사업장마다 ‘편법·불법적인 내부거래’가 적지 않아 이를 바로잡는 것도 쉽지 않아 보인다. 여기에 내년 7월 예정된 복수노조 허용과 관련해 노사관계 조율도 큰 과제이다. 이 회장은 “기업인과 근로자 모두 서로 상대편의 입장에 서서 이해하는 역지사지의 자세로 원칙과 합리가 산업현장에 정착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지난 6년여간 경총을 이끈 이수영 OCI 회장은 이임사에서 “이희범 회장이 새로 오셔서 경총에 뜻깊은 일이 많이 일어날 것”이라고 덕담을 건넸다. 취임식에는 이재오 특임 장관과 박재완 고용노동부 장관, 강만수 청와대 경제특보, 김성순 국회 환경노동위원장, 장석춘 한국노총 위원장, 임채민 국무총리 실장, 오영호 무역협회 부회장 등이 참석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열심히 공부하면 뭐하나, 행시개편 특혜 없어야”

    “열심히 공부하면 뭐하나, 행시개편 특혜 없어야”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이 딸에게 특채 혜택을 줬다는 의혹이 6일 행정안전부 감사 결과 사실로 밝혀지자 공무원 임용을 준비하는 고시생들은 믿을 수 없다는 반응이었다. 졸업을 미루고 휴학한 상태에서 고시공부에 매달린 학생들은 충격에 빠진 듯 입을 다물지 못했다. 고시생 대부분은 이런 상황에서 정부의 행정고시 개편안이 특혜 문제를 더욱 심화시키지 않을까 몹시 우려하는 모습이었다. 행정고시에 1년을 매달린 서울의 사립대 휴학생 김모(21)씨는 “믿을 수 없다. 아무리 열심히 공부해도 정당하게 공부한 만큼 대가를 얻을 수 없다고 생각하니 억울하다는 생각밖에 들지 않는다.”고 토로했다. 김씨는 “다른 사람이 내가 공부한 내용을 훔쳐 간다는 생각까지 든다.”면서 “최근 행정고시 축소 정책이 나름 폐쇄적인 공무원 조직에 활력을 준다고 믿었는데 오히려 현행대로 유지해야 한다는 생각까지 든다.”고 덧붙였다. 행시 공부에 2년을 매진한 대학생 최모(27)씨는 “실력이 없어도 부모만 잘 만나면 합격할 수 있다는 생각이 강한 판국에 특채 비율을 50%까지 늘린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면서 “시범운영을 하든지 고시생들이 납득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일부 고시생은 더이상 공부할 여력이 없다며 자포자기하는 심정까지 보였다. 우모(25)씨는 “행시를 1년 정도 준비했는데 지금은 책을 보고 있어도 집중이 안 된다. 집에서도 힘내라고 전화가 자주 오는데 너무 힘 빠지고 의욕이 상실돼 괴롭다.”고 토로했다. 우씨는 “최근 특채 규모를 늘린다는 뉴스를 접했는데 취지에 공감이 가면서도 정부가 믿음을 주지 못하고 있어 너무 화가 난다.”고 말했다. 이모(25)씨는 “1년 이상 고시 공부를 했는데 정말 욕부터 나온다.”면서 “이런 식으로 뽑는다면 누가 외시나 행시 공부를 하겠는가.”라고 말했다. 외시 준비생 김모(25·여)씨는 “유 장관 딸 채용 과정에서도 드러났듯이 면접만으로 외교부 공무원을 채용하는 것은 문제가 있다. 국회에서 주도적으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주장했다. 고시생들이 자주 찾는 인터넷 카페도 정부를 성토하는 목소리로 들끓었다. 12만명의 회원이 가입한 인터넷 포털사이트 다음의 한 행정고시 카페 가입자는 “기존 공직사회의 문제는 뽑는 것보다 밀어주고 당겨주는 줄문화와 출신에 따라 인사가 결정되는 시스템”이라면서 “모두에게 공정한 기회가 열리고 그에 대한 합당한 평가를 받아야 하는데 그것이 안 되고 있다.”고 불만을 쏟아냈다. 또 다른 고시생은 “이 기회에 특채 출신에 대한 대대적인 조사를 통해 그들이 누구의 자식인지, 과연 특채가 공정했는지 등을 먼저 밝혀야 한다.”면서 “조사 결과 문제가 없다면 앞으로 특채 비율을 늘린다고 해도 수용하겠지만 그렇지 않다면 (행정고시 개편안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일부 외시 준비생들은 2013년 도입되는 ‘외교 아카데미’가 고위 공무원 자녀의 특채 혜택 결정판이 될 것이라며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외교 아카데미가 특채처럼 면접이 모든 당락을 결정할 수 있어 현대판 ‘음서제(蔭敍制)’가 될 것이라는 주장도 나왔다. 한 외시 준비생은 “한국 사회, 더욱이 숟가락·젓가락 몇 개 있는지까지 안다는 외교부 고위 공무원과 특권층 아들이 면접을 하고 있으면 어떻게 공정하게 평가할 수 있느냐. 우리는 반드시 현대판 음서제를 막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현용·김양진기자 junghy77@seoul.co.kr
  • [열린세상] G20, 세대간 소통의 기회로 삼아야 /조화순 연세대 정치학 교수

    [열린세상] G20, 세대간 소통의 기회로 삼아야 /조화순 연세대 정치학 교수

    기성세대에게 이명박 정부의 외교적 성과를 꼽으라면 아마도 올해 11월에 개최될 예정인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의 유치일 것이다. 1950년대 전쟁의 폐허 속에서 경제발전을 이룩했고, 1997년 국가적 금융위기를 극복했으며, 1995년에야 일종의 선진국의 상징인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에 가입할 수 있었던 한국의 입장에서 G20의 유치는 감격스러운 일이다. 그런데 G20에 대해서는 세대에 따라 국민적 관심과 호응이 다르다. 최근 인터넷 블로그에서 이명박 정부와 연관된 주제어를 조사한 결과에 의하면 다른 주제어에 비해 G20은 거의 논의되지 않고 있다. G20에 대한 한 신문의 여론조사에서도 장년층과 노년층은 높은 관심을 표명한 반면 많은 20대는 관심이 없다고 대답했다. 이처럼 G20 정상회의에 대해 세대에 따라 관심의 차이를 보이는 것은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를 노장년층과 청년세대가 공유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실 1950년대 폐허 속에서 근면과 희생으로 한국의 경제발전을 이룩한 기성세대의 입장에서 G20의 개최는 감회가 남다르다. 가난의 설움에서 벗어나기 위해 열심히 일해야 한다고 믿었고, 독일광부로, 중동 건설노동자로 돈을 벌러 떠나야 했다. 빈곤과 궁핍을 벗어나지 못했던 과거의 경험을 갖고 있는 근대화 세대에게 한국이 세계 금융협력의 지도자로 역할을 하게 되었다는 소식은 얼마나 가슴이 찡한 일인가? 반면 청년세대는 근대화 세대의 역사적 경험을 공유하고 있지 못하다. 세계화의 화두 속에서 고용 없는 성장과 청년실업의 문제를 온몸으로 느끼는 이들에게 중요한 화두는 취업이다. 근대화 경험이나 전통적 가치관이 힘을 발하지 못하고 자신들을 88만원 세대로 비하하는 이들은 개인적인 자유와 생존의 문제가 아닌 이야기에는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한다. 이들 세대 사이에서 근대화 세대의 경험을 자식들에게 전달할 수 있었던 소위 386세대는 세대를 연결하는 중간자 역할을 하지 못했다. 그도 그럴 것이 민주화세대는 근대화 권력이 정치적 정당성을 상실했다고 보고 근대화 세대를 공격하는 데 치중해 왔기 때문이다. 따라서 G20 정상회의와 같은 국가적 행사가 세대를 아우르는 공감을 받지 못하는 것은 당연하다. G20 정상회의에 대해 세대 간 인식의 균열이 나타나는 것은 안타까운 일이다. 역사는 세대가 서로에 대한 도전과 저항 속에서 과거의 경험을 토대로 미래를 설계하고 융합할 때 변혁과 발전의 궤적을 기록한다. G20의 역사적 의미가 빛을 발하려면 세대를 아우르는 이야기 속에서 노년층과 청년층을 아우르는 역사적 공감과 인식의 공유가 이뤄져야 한다. 물론 세대 간 갈등이 큰 화두인 한국에서 세대를 아우르는 화두를 찾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다. 그런데 며칠 전 1960년대 서독의 경제원조를 이끌어 낸 백영훈 박사와 학생들과의 만남에서 그 단초를 발견할 수 있었다. 이제 80세를 넘긴 백영훈 한국산업개발연구원장은 근대화 세대이다. 그는 1960년대 해외 원조가 끊긴 상황에서 서독에 보낸 광부와 간호사의 월급을 담보로 차관을 들여온 이야기, 수출을 위해 어머니들의 머리카락을 잘라 가발을 만들고 쥐를 잡아서 코리안 밍크라는 이름으로 수출했던 감격을 열정적으로 털어놓았다. 자칫 진부하게 들릴 수 있었던 60년대 이야기가 학생들과 학부모들의 가슴을 뜨겁게 만들었고 눈물을 흘리게 했다. 이것은 이야기의 저변에 깔려 있는 근대화 세대의 공동체에 대한 희생과 역사적 소명의식이 전달되었기 때문이다. 시대마다 국가적 화두는 다르지만 모든 세대는 역사적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 한국의 근대화 세대가 어떤 역사적 소명 속에서 한국을 발전시켜 왔고 G20 정상회의의 의장국을 계기로 이것이 어떻게 청년세대의 역사적 소명과 연결될 수 있는지 세대 간 소통이 이뤄져야 할 것이다. 21세기를 살아가는 청년세대는 그들의 할아버지 세대처럼 지난 세월을 돌아보고 미래 100년을 준비하는 역사적 소명을 부여받고 있다. 한국이 지구공동체를 위한 국제규범의 형성에 참여하는 G20을 계기로 한국의 국가적 화두와 비전이 정립되고 미래가 설계되는 세대 간 소통이 일어나기를 희망해 본다.
  • 땅속으로 사라진 부부… ‘블랙홀 안방’ 미스터리

    마른하늘에 날벼락이 이럴 때 쓰는 말일까. 중국의 70대 부부가 자다가 지반이 붕괴돼 침대와 함께 땅속으로 사라지는 황당한 사건이 벌어졌다. 현지 언론매체에 따르면 광동상 우화 현에 있는 3층짜리 다세대주택 1층에 살던 노부부가 지난 4일 새벽 잠을 자다가 지반이 붕괴돼 실종됐다. 78세 남편과 72세 부인은 장성한 자녀들을 모두 출가시킨 뒤 단 둘이 살아왔다. 조카가 이날 오전 8시께 이들의 집을 찾았을 때 부부의 모습은 보이지 않았다. 침대가 있던 자리에 큰 구멍이 뚫려 있는 모습을 확인하고 경찰에 신고한 것으로 전해졌다. 붕괴된 지반은 직경 2m에 깊이 5m 정도로 지반 밑이 하천 모래로 다져져 있었다. 현지 전문가들은 물로 포화된 모래가 지지능력을 상실해 무너진 것으로 보고 있다. 구조대는 장소가 협소하고 붕괴 위험이 농후에 구조작업에 어려움을 겪었다. 부인의 사체 일부를 발견했으나 아직 시신을 찾지 못한 상태다. 소방당국은 다세대 주택에 사는 총 10가구를 포함한 이 마을 주민 100여 명을 긴급 대피시켰으며 경찰은 자세한 사고 경위를 조사하는 중이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강원도 고교평준화 싸고 동문간 분열

    “지역 화합 위해 고교 평준화를 해야 한다.” “지역 인재 유출이 심화돼 평준화는 안 된다.” 강원도내 고교 동문들이 학교 평준화와 비평준화를 놓고 대결 양상으로 치닫고 있다. 발단은 지난 6·2선거에서 고교 평준화를 내세운 진보성향의 민병희 도교육감이 선출된뒤 평준화 작업이 발빠르게 추진되면서부터다. 지난달 춘천·원주·강릉지역의 소위 명문 6개 고교 동문회장들은 도교육청을 찾아 평준화 반대 의사를 분명히 했다. 이들은 “가뜩이나 열악한 지역 교육환경으로 인재들이 고향을 떠나 서울 등 대도시로 가는 마당에 고교 평준화까지 실행되면 지역 인재 공동화가 심화될 것”이라고 우려했다. 이에 맞서 지난 2일에는 춘천· 원주· 강릉지역 17개 학교 동문회가 원주 대성중고동문회 사무실에 모여 ‘강원 고교평준화추진 운동본부’ 를 구성하고 본격적인 활동에 돌입했다. 각 학교 동문회 관계자들은 지역 간 유기적인 협조체제를 갖추고 학생, 학부모, 동문회원 등 여론조사 대상자를 대상으로 토론회, 홍보 등 다양한 방법을 통해 평준화 제도의 필요성을 알려나가기로 했다. 오는 10일에는 도교육청을 방문해 민병희 교육감과 면담을 하고 고교평준화에 대한 지지 입장도 전달한다. 춘천 반종영 고교평준화실현시민운동본부 상임대표는 “학교 서열화에 따른 대다수 학생의 자신감 상실이 도민 정서에까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 고교 비평준화의 가장 큰 문제점”이라며 “고교 평준화를 통해 지역의 균형 발전과 화합을 이룰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춘천 조한종기자 bell21@seoul.co.kr
  • 일제강점기 통감·총독 면면을 읽다

    일제강점기 통감·총독 면면을 읽다

    일제 강점기를 떠올리는 것은 여러 각도에서 가능하다. 짐승 이하의 대접을 받으며 일본군 위안부의 치욕을 견뎌왔던 할머니들의 생생한 육성을 듣고 삶의 존엄과 일제의 야만성에 새삼 가슴 저려올 수 있다. 아니면 가야마 미쓰로(香山光郞) 혹은 이광수의 매국적인 행위를 다시 접하며 공분을 키울 수도 있다. 또는 조선의 청년을 일제의 야만적인 전쟁터의 부속품으로 내모는 시를 쓰며 자신의 천재적 문재(文才)를 악용했던 다쓰시로 시즈오(達城靜雄) 혹은 서정주를 돌이키는 것으로도 가능하다. 물론 그리 거창할 필요는 없다. 이제는 몇 남지 않았을 장삼이사 평범한 어르신들이라도 당시 일제의 지긋지긋함을 증명할 구체적인 유·소년의 사례 몇 가지씩은 충분히 갖고 있다. 친일문제 연구에 천착해온 서울신문 기자 출신의 재야사학자 정일성(68)씨는 약간 다른 곳에서 일제 강점기의 기억을 돌이킨다. 그는 최근 펴낸 ‘인물로 본 일제 조선지배 40년’(지식산업사 펴냄)에서 당시 식민지 조선 지배의 최일선을 진두지휘했던 일본 제국주의 인물들, 즉 통감과 총독의 면면과 구체적인 행적을 똑똑히 살피고 기록함으로써 일제 식민지배의 야만성과 폭압성, 조선의 백성들이 겪었던 고통의 실체에 접근해 간다. 그는 1910년 이전, 사실상 국권을 상실한 1905년 을사늑약을 실질적인 강점기의 시작으로 본다. 그는 초대 통감이던 이토 히로부미와 그를 이은 두 번째 통감 소네 아라스케를 제외하고 총독을 지낸 8명은 모두 육군, 또는 해군 대장 출신들이라는 점에 주목한다. 조선 지배의 야만성과 폭력성의 또다른 이유라고 분석한다. 지난 2일 정씨를 만났다. 그는 “도대체 일제 시대 통감· 총독이 어떤 역할을 수행했고, 무슨 일을 했는지 제대로 조명하지 못했다. 이러한 인물을 제대로 아는 것이 중요하다.”면서 “총독의 얼굴이 모두 군인이었던 만큼 식민통치가 더욱 강경해질 수밖에 없었다.”고 말했다. 그는 강점기의 역사를 학문적이기보다는 저널리즘의 시각에서 접근했다고 덧붙였다. 책은 강제 징용, 창씨개명, 강제 동원, 문화재 약탈, 무참한 학살 등을 어느 시대에, 누가 했는지를 여러 실증적인 자료를 바탕으로 실사구시적으로 추적하고 있다. 또한 적극적인 부역자로서 친일파 관료들의 규모와 내용 또한 여러 자료로 뒷받침하고 있다. 초대 통감이자 일본 제국주의 침략의 ‘그랜드 비전’의 틀을 만든 이토 히로부미를 시작으로, 문화재 약탈을 자행한 2대 통감 소네 아라스케, 강제 병합의 주역인 통감으로 초대 총독까지 겸한 데라우치 마사타케, 3·1만세운동을 학살의 장으로 삼은 하세가와 요시미치(2대 총독), 기만적인 문화통치를 펼친 사이토 마코토(3, 5대 총독) 등 10명의 통감· 총독이 일본에서 갖는 정치적 위상과 성장 배경, 개인적 특징 등을 면밀히 조사해 기록했다. 정씨는 특히 제7대 총독이었던 미나미 지로를 ‘조선의 히틀러’라고 불렀다. “모국어를 빼앗아 정신을 말살하려 했으며, 창씨개명을 주도해 민족의 뿌리까지 빼앗으려 했던 가장 악질적인 총독이었다.”고 말했다. 이력을 다시 들여다 보니 그는 30년 가깝게 서울신문사 기자 생활을 했다. 1985년 일본 게이오대학에서 객원연구원으로 있으면서 메이지유신에 대한 연구를 시작하며 관심의 싹을 틔웠다. 그리고 1998년부터 본격적으로 연구 성과를 쏟아냈다. ‘황국사관의 실체’, ‘후쿠자와 유키치-탈아론을 어떻게 펼쳤는가’, ‘이토 히로부미-알려지지 않은 이야기들’ 등 ‘인물로 본’까지 포함해 평균 2년에 한 권 꼴로 저서를 냈다. 책 뒤쪽에 일제의 한국 병탄 조약문들을 모아놓았다. 외교권과 사법권을 박탈해가는 일한협약, 한국병합 조약 등을 따라 읽노라면 100년 전 역사 속 우리의 무력함과 치욕감, 그들의 야만적인 폭압에 저절로 얼굴이 붉어진다. 또한 두 번째 부록으로 통감·총독 시절에 도지사를 맡았던 인물들의 실명이 총독(통감) 임기와 맞물려서 나열된다. 당대의 적극적 친일부역자들의 대표쯤이 되겠다. 객관적 사실의 힘은 그 자체로 절대적이고 감정을 뒤흔든다. 2만 3000원.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이광재 강원지사 직무 복귀

    이광재 강원지사 직무 복귀

    헌법재판소가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은 지방자치단체장의 직무를 확정 판결 이전에 정지하도록 한 지방자치법 제111조 1항 3호가 헌법에 합치되지는 않는다는 결정을 2일 내렸다. 이에 따라 6·2지방선거에서 당선돼 취임과 동시에 직무가 정지된 이광재 강원도지사가 두 달 만에 업무에 복귀했다. 헌재는 결정문에서 “해당 조항은 무죄추정의 원칙에 위배되고, 공무담임권과 평등권도 침해한다.”며 재판관 5(위헌) 대 1(헌법불합치) 대 3(합헌)의 의견으로 헌법불합치 결정을 내렸다. 헌재는 법률 적용을 즉각 중지하고, 2011년 12월31일까지 해당 조항을 개정하지 않으면 효력을 상실하게 된다고 결정했다. 2005년 같은 법 조항에 대해 재판관 4(합헌) 대 4(위헌) 대 1(각하) 의견으로 합헌 결정을 내렸으나 5년여 만에 이를 뒤집었다. 이 지사는 이날 “소속 정파를 뛰어 넘어 강원도를 위해 분골쇄신하고 강원도를 땀으로 적시겠다.”고 말했다. 이 지사의 직무수행 기간은 대법원 판결에 따라 결정된다. 그는 지난해 4월 박연차 전 태광실업 회장에게서 1억 8000만원 받은 등의 혐의로 기소돼 1·2심에서 집행유예를 선고받고 직무가 정지되자 대법원에 상고하고 헌재에 헌법소원을 냈다. 헌재의 이날 결정으로 직무에 복귀하지만 대법원이 최종적으로 벌금 100만원 이상 형을 확정하면 이 지사는 관련 법률에 따라 도지사직을 결국 잃게 된다. 강원 조한종·서울 강병철·임주형기자 bckang@seoul.co.kr
  • [종편 2차 공청회] 공정성과 콘텐츠 공통…사업자수·자본금 相異

    [종편 2차 공청회] 공정성과 콘텐츠 공통…사업자수·자본금 相異

    “제 각각 자기가 원하는 마음속 코끼리를 놓고 그림 그리기를 하고 있다. 희망사업자들 주요언론사업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기준 모델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달라고 제시하고 있다.” [서울신문NTN 이규하 기자] 방송통신위원회(이하 방통위)는 3일 과천 정보통신정책연구원에서 ‘종편·보도PP 기본계획안’ 2차 공청회를 개최했다. 이번 2차 공청회는 오후 3시부터 학계·연구기관·시민단체 및 관련 사업자 대표 9명이 토론자로 참석, 선정 기준에 대해 공정성과 공익성, 자본금규모, 콘텐츠 경쟁력을 강조했다. 패널들은 보도채널의 공정성과 콘텐츠가 주요하다는데 공통된 의견을 보이면서도 사업자 숫자 및 자본금 등은 학계와 방송업계가 판이한 입장을 보였다. 이날 김대호 인하대 교수, 황승홈 국민대 교수, 김용규 한양대 교수, 초성운 KISDI 방송전파정책연구실장, 한석현 서울YMCA 시청자시민운동본부 방송통신팀장,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 성회용 SBS 정책팀장, 성기현 한국케이블TV방송협회 사무총장, 이창수 판미디어홀딩스 대표 등이 패널석에 참석했다. 먼저 발제를 시작한 김대호 교수는 “사업자수에 대해 절대평가를 해서 자격을 갖추고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선정할 것”을 제시했다. 심사기준에 대해서는 플랫폼이 무한대 상황에서 콘텐츠 경쟁이 중요하다고 말하며 콘텐츠 배점을 27% 이상으로 상향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황성흠 교수는 “넓게 참여를 보장해야한다. 신청자격에 문제에 있어서는 기존에 사업권을 갖고 있다고 하더라도 신청자체는 하도록 해야 한다.”고 말했다. 황 교수는 또 “신청이후에는 방송법 1조의 목적 조항이나 5조, 6조의 공공성 조항을 봤을 때 한사업자가 여러 채널을 소유하는 것이 바람직하지 않다고 보고 하나의 사업만 하도록 제한하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김용규 교수는 “사업자 선정방식은 일정한 심사 기준을 충족하는 사업자를 모두 선정하는 절대평가가 좋다고 본다.”면서 방송의 공정성을 감안할 때 민주적인 기업지배구조, 편성의 독립성, 보도의 공정에 관한 사항이 전제될 것을 제시했다. 승인 최적 점수 관련해서는 “주요항목 부분과 재정적 능력은 60점을 받아야한다.”며 “납입자본금 규모는 정부가 제시한 수치를 만족시켜야한다.”고 말했다. 초성운 실장은 “이미 다채널 매체가 많이 진입했다. 그 매체들 간에 진정한 경쟁을 통해서 글로벌 미디어 기업이 출현하는 것을 기대해 본다면 사업자수를 못 박는데 부담을 느낄 필요는 없다고 밝혔다. 논란이 되는 자본금 문제에 대해서는 “3천억원이 적은 돈이 아니다. 자본조달금 방식은 다양하고 이 금액을 보유한 국내 기업은 많지 않을 것이다.”며 자본금이 많아지는 것에는 반대했다. 이는 거대 자본금으로 만든 대작들이 빛을 못 보는 경우와 저예산 프로그램도 대박 나는 경우가 많아 콘텐츠 질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한석현 팀장은 “방송현실은 시청자의 측면보다는 공급자의 싸움이라면서 시장 환경에 있어 시청자의 입장을 고려한 방송환경을 만들 수 있는지를 우선해야 할 것”이라며 “사업자를 2개 3개 4개 등 선정한다고 매체의 다양성이 반드시 생겨난다고 볼 수는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지상파 의무재전송은 문제가 많다고 보며 시행령 제도 개선이 이뤄져야 할 것을 제안했다. 강정화 사무총장은 “시청자 선택권 확대나 시장의 상황에서 새로운 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위해 사업자수를 미리 정하는 방식 보다는 절대평가를 통해 선정하는 방식이 맞다.”며 콘텐츠 경쟁력과 방송의 공적인 사회적 책임을 주장했다. 이어 실제로 제안한 사업계획과 납입 자본금 규모가 적합한지에 대한 적합성 평가도 필요하다면서 방송의 공적 책임을 볼 때 투명성 및 보편성, 독립성 확보 방안에 대한 평가가 중점될 것을 제안했다. 사업자 입장에서의 어려움을 토로하는 발제도 나왔다. 성회용 팀장은 희망사업자, 주요언론사업자들은 자기가 원하는 기준 모델이 있기 때문에 만들어달라고 요구하고 있다며 처음 SBS가 허가를 받은 아날로그 사업자 시장 때와는 판이 하게 다르다고 피력했다. 이는 아날로그가 디지털을 넘어서 SD, HD, UDTV로 갈 때마다 자본금이 4배씩 들어간다며 지상파만 5개 있던 상태에서 현재는 250개 사업자로 폭증했다고 토로했다. 또한 정책목표인 여론의 다양성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보도가 필수 인데 이 보도를 하기 위해서 다른 부분에서 벌어 보도를 먹여 살리는 문제가 있다며 그래서 자본금이 커질 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특히 한정된 시장에서 자원을 두고 매체가 경쟁하게 되면 시장에서 망하지 않기 위해 플랫폼 사업자의 지원도 필요하겠지만 결국 자기가 어떤 콘텐츠 목표를 갖고 있느냐가 중요한 부분이라고 밝혔다. 종편숫자는 최소화가 필요하다는 주장도 제기 했다. 침체기에 접어든 방송시장에서 새로운 플랫폼이 아닌 기존 플랫폼에 신규 사업자를 허가할 경우 광고, 콘텐츠, 시장상황 등을 고려해야한다는 말이다. 이는 각종 광고규제가 완화되고 KBS 수신료가 인상, 다수 종편PP가 생존할 수 있는 신규 광고시장 창출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것이다. 방송광고시장의 동향과 제작비용 상승 등의 현실적 여건을 고려할 때 최소한의 종편PP 도입이 바람직하다는 견해다. 이와 같은 주장에 있어 대만 케이블TV 정책이 10개가 넘는 종합편성 패널들로 난립하게 됐고 이들이 제작비 절감을 위해 외국산 프로그램을 무분별하게 수입·방영한 결과 국내 제작기반의 붕괴는 물론 외국 콘텐츠의 범람으로 문화주권까지 상실한 상태라고 예를 제시했다. 성회용 팀장은 “절대평가든 비교평가든 최소화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며 1개부터 출발한 뒤 시장상황에 맞춰 추가 선정하는 것이 시장의 우려를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특히 규제기관에 아쉬움도 토로했다. 성 팀장은 “종편사업자가 시장에 들어오는 데 반대하지 않는다.”고 말하며 동등한 경쟁 환경 조성과 동일 수준의 규제와 심의를 받는 것이 진정한 시장 경제 원리라고 강조했다. 이어 소유제한, 광고, 편성분양 규제는 시장 선진화 측면에서 반드시 동일화가 되어야한다고 제안했다. 신규사업자에 대해서는 의무재송신과 유료매체 채널번호의 우선배정 특혜가 제공되면 신규채널 도입할 때마다 점점 강도 높은 혜택을 부여해야하는 상황에 직면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성기현 사무총장도 “현재 구도 하에서 사업자 수는 최소화되는 게 맞다.”고 전했고 이창수 대표는 외주제작사가 당하는 불공정 수직 구조가 이번을 계기로 개선되길 바란다고 말했다. 이창수 대표는 특히 “핵심은 콘텐츠고 케이블 시장을 지배하고 있는 건 지상파 콘텐츠다.”며 “양적 팽창만 있었지 질적 팽창은 없었고 글로벌 미디어가 주체가 아니라 글로벌 콘텐츠가 있어야 한다.”고 발제했다. 주제발표를 진행한 김준상 방송정책 국장은 “공청회와 각계 의견을 수렴해 공정하고 합리적으로 사업자를 선정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방통위는 이번 공청회 등 온·오프라인을 병행해 기본계획안에 대해 의견을 수렴해서 9월 중순에 의결할 계획이다. 이규하 기자 judi@seoulnt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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