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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열린세상] 타이완과 일본의 교육이 주는 시사점/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열린세상] 타이완과 일본의 교육이 주는 시사점/박남기 광주교육대 교수

    올해 일본과 타이완의 교육계, 학계의 초청으로 강연 투어를 하면서 이들과 교육에 관한 경험을 공유할 기회를 가졌다. 이를 통해 깨달은 것 중 하나는 두 나라가 유사한 문제 상황으로 빠져들고 있다는 것이었다. 양국 학자들은 학생들의 공부에 대한 열의가 점점 떨어져 가고 있고 학부모들의 교육열 또한 점차 식어 가고 있는 상황을 걱정하고 있었다. 미래에 대한 큰 꿈을 품고 더 넓은 세계로 나아가고자 하는 도전 의식을 상실한 채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젊은이가 늘어가고 있고, 그 때문인지 해외 유학을 가고자 하는 학생도 눈에 띄게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양국 교육계는 부모와 학생들의 교육열이 지속적으로 높게 유지되고 있으며, 아직도 많은 학생들이 해외 유학을 가고 있고, 젊은이들이 자기 나라에 대한 높은 자부심과 헌신하고자 하는 마음을 유지하고 있는 우리를 부러워하며 그 비결을 궁금해했다. 밖으로 드러난 자료를 보면 우리나라는 이들 나라에 비해 상황이 좋은 게 사실이다. 지난 11월 영국의 교육전문 그룹 피어슨이 서구 선진국을 비롯한 40개 국가를 대상으로 벌인 국가별 교육 시스템 경쟁력 평가 결과에서도 우리나라는 세계 2위를 차지했다. 교육 시스템 평가에서뿐만 아니라 국제 학력 비교에서도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은 늘 최상위권을 유지하고 있다. 하지만 안을 들여다보면 우리 사회에서도 비슷한 문제가 점차 커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이들 나라가 과거에 그러했던 것처럼 우리나라도 이런 결과는 당연한 것으로 간주하며 부모와 학생들이 보다 인간답게, 어쩌면 보다 편하게 살도록 하는 데 초점을 맞추는 것 같다. 그래서 자녀 교육비 지출을 줄이는 방안, 교육열이 지나친 학부모의 고통을 줄여 주는 방안에 힘을 쏟고 있다. 하지만 그 사이에 자녀 교육에 아예 무관심한 부모의 비율이 증가하고 있다. 소외된 지역의 학교에서는 학부모회의를 열어도 참석하는 부모의 비율이 극히 낮다고 한다. 학생들의 공부 자세도 마찬가지다. 너무 열심히 공부하는 학생들의 고통지수를 낮춰 주는 쪽에 사회적 관심이 몰리는 사이에 학교 이탈 학생 수가 늘고 있으며, 무기력감에 빠진 젊은이들도 증가하고 있다. 얼마 전 서울 출신 학생의 비율이 높은 서울 소재 대학의 지방 캠퍼스에서 교수 대상 강연을 가졌는데 학생들을 가르치면서 가장 큰 어려움이 뭐냐고 물었더니 한결같이 학생들의 학습 의욕 부재를 들었다. 정보기술(IT) 업계의 강자였던 노키아가 상황이 좋을 때 미래를 철저히 대비하지 못해 순식간에 무너져 내린 경우와 일본·타이완 교육이 갑작스러운 어려움에 봉착한 데서 보듯 좋은 상황일 때 잘 대비하지 않는다면 우리나라 초중등 교육의 성과나 경쟁력도 어느 순간 무너져 내릴지 모를 일이다. 이를 예방하기 위해 필요한 것 중 하나는 미래 세대로 하여금 개인적으로 더 나은 삶을 추구하는 데에서 한발 더 나아가 우리 사회, 그리고 세계의 보다 나은 미래를 만드는 데 기여하고자 하는 큰 뜻을 갖도록 이끄는 일이다. 학교와 종교단체, 그리고 시민단체들이 힘을 모아 지금처럼 깨어 있는 노력을 경주한다면 일본과 타이완이 직면한 문제를 최대한 지연시킬 수 있을 것이다. 가슴에 큰 뜻을 품은 젊은이는 무기력감에 빠져 허우적대는 대신 더 큰 세상을 향해 스스로 나아갈 것이다. 한국 기업이 세계 어디로 진출하든 능력을 갖춘 한국인을 충분히 확보해 지사 경영진으로 채용할 수 있었기에 오늘날과 같은 경쟁력을 갖출 수 있었다는 것이 ‘타이거 매니지먼트’ 저자의 주장이다. 물론 유학이라는 이름으로 돈과 젊음을 낭비하지 않도록, 그리고 큰 뜻을 잃지 않도록 이끌 필요는 있다. 국민소득 1만 달러 이상인 부모 밑에서 유소년기를 보낸 세대에게 어렵게 살아온 부모만큼의 강한 의지로 자신들이 경험해 보지 못한 다가올 겨울을 대비해 열심히 살아가기를 기대하기는 어려울지 모른다. 하지만 그들에게도 그들의 겨울은 다가올 것이므로 이에 대비해 열심히 살아가도록 그들에게 적합한 방식으로 의지를 북돋아 주고, 실력을 쌓아 가도록 우리 사회가 이끌어야 한다.
  • “천연물신약 문제 많아… 정책 백지화를”

    “천연물신약 문제 많아… 정책 백지화를”

    포괄수가제, 의약품 재분류 등 정부의 의료정책을 놓고 의료계의 갈등이 끊이지 않고 있는 가운데 올 들어 한의사들의 목소리가 부쩍 커졌다. 천연물신약, 한의사의 의료기기 사용, 치료용 첩약 건강보험 급여 등의 이슈에서 양의사, 약사 등과 대립각을 세우면서 일각에서는 1993년 한약분쟁을 잇는 ‘제2의 한약분쟁’으로 비화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대한한의사비상대책위원회의 안재규 위원장은 7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직역 간 밥그릇 다툼이 아니라 한의사에게 한의학을 돌려 달라고 정부에 요구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한의사들은 정부의 천연물신약 정책을 비판하며 지난 10월부터 전국 각지에서 집회를 열었다. 천연물신약은 천연물질에서 추출한 성분을 연구 개발해 양약으로 만든 것으로, 한의사들은 천연물신약을 두고 ‘한의약을 양의사들이 빼앗아 간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지난 10월 보건복지부가 노인과 여성을 대상으로 치료용 첩약에 건강보험 급여를 적용하는 시범 사업을 벌인다고 발표하자 한의사들은 약사에게 환자 진단권을 부여하는 정책이라며 반대하기도 했다. “천연물신약은 한약 제제를 가공해 양약으로 만든 것일 뿐입니다. 한약에 필요한 독성검사나 임상실험도 제대로 이뤄지지 않았지요. 한약의 원리로 처방해야 하는 약을 양의사들이 처방하는 것은 말이 안 됩니다.” 그는 “그런 약에 건강보험 재정을 투입하는 것은 국민을 우롱하고 제약회사를 배불리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천연물신약을 둘러싼 갈등을 한의사와 양의사 간의 처방권 다툼이라고 보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한의사들이 주장하는 것은 천연물신약의 처방권을 달라는 것이 아니라 천연물신약의 전면 백지화라고 안 위원장은 강조했다. 한의계에 던져진 최대 과제는 국민들의 한방의료에 대한 접근성을 높이는 일이다. 보건사회연구원이 지난해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한방의료에서 개선해야 할 점으로 한약재의 안전성 확보(30.5%)와 고가의 진료비 개선(29.3%) 등이 꼽혔다. 안 위원장은 “식약청이 허가한 한약 제제 중 건강보험이 적용되는 것은 전체의 7%도 되지 않는다.”면서 “지난 20년 동안 하나도 늘지 않은 결과”라고 말했다. 안 위원장은 한의학의 발전 방향을 위해 한방의료의 건강보험 적용 확대, 한약에 대한 법체계 정비, 한의학청 설립 등을 주문했다. 안 위원장은 “중국, 일본, 타이완 등은 전통의학을 발전시키기 위한 준비에 박차를 가하고 있지만 우리나라는 아직 더디다.”면서 “우리나라가 한의학 강국의 지위를 빼앗기지 않도록 체계적인 노력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김소라기자 sora@seoul.co.kr
  • 제3세계 출신들이 미국에 산다는 건…

    제3세계 출신들이 미국에 산다는 건…

    파키스탄 출신으로 미 프린스턴 대학 노벨 문학상 수상자인 토니 모리슨과 유명작가인 조이스 캐럴 오츠라는 두 거장이 가르치는 창작수업을 듣고, 하버드대 로스쿨에서 기업법을 공부한 뒤 뉴욕에서 경영컨설턴트로 일했던 모신 하미드(41)가 쓴 ‘주저하는 근본주의자’(The Reluctant Fundamentalist·민음사 펴냄)는 어떻게 읽느냐에 따라 연예소설로 또는 정치소설로 다르게 읽히는 소설이다. 하미드와 거의 비슷한 이력을 가진 22살의 파키스탄 출신 찬게즈와 역시 프린스턴대 출신의 ‘가십걸’들이 사는 뉴욕 어퍼이스트사이드 출신 에리카의 이룰 수 없는 애절한 사랑이야기이다. 찬게즈는 프린스턴대를 우수한 성적으로 졸업한 뒤 뉴욕 맨해튼의 언더우드 샘슨이라는 기업컨설팅회사에 취직한다. 세계에서 가장 부자 국가의 일원이 돼 거액의 학자금 대출도 모두 갚고 거액의 연봉을 받으며 행복을 만끽하게 된다. 뉴욕에서 찬게즈가 만난 에리카는 상냥하고 너그럽고 아름답다. 찬게즈는 에리카와 어떤 육체적 접촉도 유예하며 달콤한 나날을 기다린다. ●정치소설도 되고 연애소설도 될 수 있어 찬게즈의 연적은 크리스. 20대가 되기도 전에 폐암으로 크리스가 죽자 에리카는 그 상실감을 견디지 못하고 약물에 의존해 가까스로 정신을 추슬러 중편소설까지 썼지만, 찬게즈의 등장으로 에리카는 다시 정신이 붕괴되고 육체마저 황폐해진다. 찬게즈는 깨닫는다. “(그녀가) 강력한 노스탤지어 속으로 사라지고 있다는 것”을 말이다. 죽은 크리스의 대역까지 자처했던 찬게즈는 “그녀는 크리스의 암 때문에 자신이 삶의 덧없음과 죽음에 대해 알게 되기 이전의 사춘기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 같다. 어쩌면 그들이 같이 보낸 시간은 그녀가 나에게 여러 차례 이야기한 것처럼 경이로웠는지 모른다.”고 말한다. 그러나 이 소설을 알레고리로 읽을 수도 있다. 찬게즈는 칭기즈칸의 앞 이름에서 따 온 알레고리적 이름으로 대전사를 뜻하고, 에리카도 미국에서 따 온 이름으로 읽을 수 있기 때문이다. 에리카는 2001년 9월 11일 이후 미국을 상징하는 것이다. 흔히들 미국은 9·11 이전과 이후로 나뉜다고 할 정도로 완전히 달라졌다고 한다. 1, 2차 세계대전의 대량인명 살상을 피한 강대국 미국에 사는 사람들의 죽음은 늙어서 죽는 자연사나 병사, 사고사 정도였다. 그러나 9·11 이후 외부의 공격으로 죽을 수 있다는 공포에 시달리게 된다. 개방보다 안으로 움츠러들고 외국인에 비우호적인 분위기가 팽배한다. 찬게즈는 “미국도 위험한 노스탤지어에 점점 더 빠져드는 것 같았다. (중략) 의무와 명예 같은 단어들이 나오는 신문 기사 제목에는 확실히 예전으로 돌아가려는 듯한 모습이 있었어요. 나는 늘 미국이 앞을 바라보는 국가라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처음으로 돌아보려고 하는 미국의 의지를 보았던 거죠. 뉴욕에 사는 것이 갑자기 제2차 세계대전 관련 영화 속에서 사는 것 같았아요. (중략) 의문의 여지가 없는 우위? 안전? 도덕적 확신?”이라고 말한다. 찬게즈는 또한 이렇게 말한다. “당신네들은 파키스탄인 모두를 잠재적 테러리스트라고 상상하면 안 돼요. 우리가 당신네 미국인들 모두를 변장한 암살자라고 상상하면 안 되는 것처럼 말이죠.” ●9·11이후 미국의 현실을 문학적으로 승화 소설은 파키스탄 라호르 지방, 어둠이 내리기 직전 옛 시가지이자 왕자를 사랑한 고급 창부의 이름을 딴 아나르칼리 지역의 한 식당에서 진행된다. 파키스탄에서 교수로 지내는 25살의 찬게즈는 수상쩍은 미국인과 독백 같은 대화를 진행한다. 한국 등 제3세계 출신들이 미국에서 산다는 것의 의미, 미국에 동화돼 자신의 출신을 잊어버리는 근본이 낮은 태도와 열등감을 되새겨보게 한다. 과연 당신은 오스만제국이 기독교 국가 출신 소년으로 키운 전사 ‘예니체니’가 아닌가 돌아봐야 할 수도 있다. ‘테러리즘’과의 전쟁을 선언하고는 이슬람과의 전쟁에 빠져든 병약한 미국의 현실이 문학적으로 승화돼 있다. 역시 문학은 학술을 이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시리아, 폭탄에 화학무기 탑재”… 알아사드 망명 타진說

    시리아의 화학무기 사용 임박설이 속속 제기되는 가운데 정부군이 맹독성 사린가스의 원료를 폭탄에 탑재했으며, 바샤르 알아사드 대통령의 명령만을 기다리고 있다고 미국 NBC뉴스가 5일(현지시간) 보도했다. NBC는 미 정부 당국자들의 말을 인용해 “이 폭탄들은 수십대의 전투 폭격기를 통해 시리아 국민들의 머리 위로 떨어질 수 있다.”고 경고했다. 이들은 그러나 “아직 폭탄은 전투기에 실리지 않았고, 알아사드 대통령도 최종 명령을 내리진 않았다.”면서 “하지만 일단 명령이 내려지면 국제사회가 이를 막을 방법은 거의 없다.”고 강조했다. 앞서 AFP통신 등은 지난 3일 “시리아 정부가 사린가스를 만드는 데 사용되는 화학물질을 배합하고 있다고 믿을 만한 여러 징후를 포착했다.”는 미 당국자의 발언을 보도해 국제사회를 긴장시켰다.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5일 벨기에 브뤼셀에서 열린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외무장관 회의에서 “알아사드의 퇴진은 필연적이다. 다만 얼마나 더 많은 인명 희생이 있은 후에 물러날 것이냐의 문제만 남아 있다.”면서 “상황이 절박해진 알아사드 정권이 화학무기 사용을 감행하거나 또는 화학 무기에 대한 통제력을 상실해 시리아 내 단체 중 한 곳으로 넘어갈 수 있다는 점이 우려된다.”고 지적했다. 알아사드 정권은 막판 궁지에 몰린 형국이다. 정부군은 수도 다마스쿠스를 통제하고 있지만 주변국들의 무기 지원을 받은 반군은 다마스쿠스 인근 군사 공항까지 밀고 들어왔다. 이날 하루 동안 정부군과 반군 간 교전으로 시리아 전역에서 100여명이 사망했다고 현지 인권단체들이 전했다. 나토는 전날 터키 남부 시리아 접경지역에 패트리엇 미사일 배치를 결정하며 유사시 본격적인 개입을 예고했다. 이런 가운데 알아사드 대통령이 대리인을 내세워 남미 국가로의 망명을 타진하고 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이스라엘 일간 하레츠는 이날 파이잘 알미크다드 시리아 외무차관이 최근 몇 주 동안 쿠바와 베네수엘라, 에콰도르 등의 국가를 방문해 망명 의사를 담은 비밀 서한을 각국 정상들에게 전달했다고 보도했다. 베네수엘라 외무부는 현지 언론에 알미크다드 차관이 우고 차베스 대통령에게 알아사드 대통령의 서한을 전달한 사실을 확인했지만 “두 정상 간의 개인적인 사안”이라며 구체적인 언급을 피했다. 마크 토너 미 국무부 대변인은 쿠바 등 관련국들이 시리아 국민들에게 책임 있게 행동해야 한다며 망명 허용에 신중해야 한다는 메시지를 전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개신교, 잇따른 개혁·자성 목소리

    개신교, 잇따른 개혁·자성 목소리

    교회와 목회자들의 부도덕한 처신으로 한국교회에 대한 이미지가 실추된 가운데 개신교 개혁과 목회자의 환골탈태를 다짐하는 선언과 천명이 잇따라 주목된다. 미래목회포럼(대표 오정호 목사)은 지난달 30일 서울 중구 장충동 앰버서더호텔에서 ‘제9차 정기총회 및 사단법인 설립총회’를 열고 “한국교회에서 제기되는 제반 현안에 대한 모니터링 및 연구를 통해 건강한 방향성을 제시하는 데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한목협·대표회장 전병금 목사)도 지난달 29일 기독교회관에서 독립 상설기구 ‘한국교회목회자윤리위원회’ 출범을 알리면서 목회자 윤리회복 사명 수행을 위한 ‘목회자 윤리선언문’을 발표했다. 이 가운데 미래목회포럼은 지난 2003년 한국교회 목회의 방향성을 제시한다는 목적으로 창립된 단체. 이날 회의에서 회원들은 “열린 개혁과 중단 없는 개혁으로 한국 교회의 미래를 열어가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다짐했다. 특히 내년도 주요 사업계획을 ▲공교회의 거룩성 회복과 ▲한국 교회연합 ▲사회공익 실천에 초점을 맞춰 주목된다. 이와 관련해 개혁과 자정, 성결과 참회선언, 세습 금지 운동을 전개하면서 목회자질 향상을 위해 미래목회 설교 아카데미와 미래교회 리더십 콘퍼런스, 기획목회 사역설명회를 개최키로 했다. 한목협의 윤리선언도 관심을 모으는 집단 행동이다. 한목협은 윤리선언을 통해 “오늘 한국교회가 당면한 모든 위기는 목회자의 거룩성 상실에 있다.”고 자성한 뒤 “오늘의 윤리 선언이 선언적 의의로만 끝나지 않고 모든 목회자들이 서로 돕고 격려하며 이를 함께 이루어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짐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한목협 소속 15개 교단 및 기관에서 추천받은 지도자들로 구성된 목회자윤리위원회가 발표한 윤리선언은 교회세습·금권선거 반대와 양심운동 전개, 투명한 재정운영, 권력쟁취를 위한 정당가입 반대, 가정 순결, 타종교 존중을 골자로 하고 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외솔 최현배 선생은

    최현배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한 기념관이 2010년 3월 울산 중구 동동 613 일원에 문을 열었다. 최현배 선생은 1894년 울산에서 태어나 일제 강점기 조선어학회를 창립하고 ‘한글맞춤법 통일안’을 만드는 등 우리말 보급과 교육에 힘썼다. 해방 뒤에도 미 군정청에서 교과서 행정을 맡고 한글학회 이사장과 연세대 부총장을 지내는 등 활발한 교육활동을 펼쳤다. 주요 저서로 ‘우리말본’, ‘한글갈’ 등을 남겼다. 울산 중구는 최현배 선생의 업적을 기리기 위해 생가 옆에 지상 2층, 지하 1층 규모의 기념관을 세웠다. 이곳은 외솔의 업적과 유품, 저서 등으로 채워진 전시관과 영상실, 한글교실 등으로 조성됐다. 1층 기념관에는 1만여점에 달하는 유물 및 자료가 전시돼 있다. 전시 자료는 선생의 저서와 한글 관련 서적 1만여점, 타자기·지팡이·옷·초상화 등 유품 30여점 등이다. 휴관일인 월요일을 제외하고 매일 오전 9시부터 오후 8시까지 무료로 개방된다. 다목적 강당 등에서는 노인들을 대상으로 한글교실을 운영하는 한편 문화해설사를 기용해 관람객들에게 외솔의 업적 등을 설명해 주고 있다. 지난해 10월에는 외솔 동상 제막식도 열렸다. 동상(높이 2.5m·청동)은 유족의 뜻에 따라 60대의 외솔 선생이 한복을 입고 오른손에 안경, 왼손에 책을 든 모습으로 제작됐다. 중구 관계자는 “한글을 목숨으로 여긴 외솔 선생의 철학과 업적을 전 세계에 알릴 예정”이라며 “특히 외솔 선생의 한글 사랑, 겨레 사랑, 나라 사랑을 되새기는 학술 세미나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울산 박정훈기자 jhp@seoul.co.kr ●30회에는 전주 권삼득로를 소개합니다.
  • 쓸모없던 약 오히려 藥이 되다

    쓸모없던 약 오히려 藥이 되다

    1990년대 중반 다국적 제약사 화이자 연구진은 절망에 빠져 있었다. 엄청난 시간과 돈을 쏟아부은 합성물질 ‘UK92480’이 임상실험에서 협심증 치료에 별 효과가 없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었다. ‘실데나필’을 주성분으로 한 UK92480 실험은 곧바로 종료됐다. 하지만 이 실험의 결말이 두고두고 회자될 최고의 해피엔딩으로 바뀌는 데는 그리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았다. UK92480 임상실험에 참가한 지원자들 중 남자들은 이상한 경험을 공유하게 됐다. 투약 3일 뒤 하나같이 성기가 발기했다는 보고가 이어졌다. 당시 연구에 참여했던 이언 오스테로는 최근 영국 일간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수요일에 협심증 치료제를 먹은 사람이 토요일에 발기가 됐다는데 누가 약이 문제라고 생각했겠는가.”라며 “연구진이 예상했던 모든 종류의 부작용 리스트에도 없던 현상”이라고 털어놓았다. 같은 증상이 모든 사람에게 동시에 나타나자 화이자는 후속연구를 시작했다. 그 결과로 1998년 등장한 것이 전 세계인의 성생활을 바꾼 파란약. 발기부전 치료제 ‘비아그라’다. 비아그라는 지난해에만 전 세계적으로 20억 달러어치 이상이 판매됐다. 가디언은 “오래된 약이나 실패한 약이 새로운 사용처를 찾아 거대한 시장을 형성한 사례는 얼마든지 있다.”면서 “화이자의 또 다른 약인 ‘로게인’ 역시 비아그라와 비슷한 길을 걸었다.”고 소개했다. 로게인은 고혈압 치료를 목표로 개발됐지만 환자들의 혈압을 낮추는 대신 머리카락을 나게 했다. 현재 로게인은 탈모치료제 시장의 최강자다. 처음부터 특별한 목적을 가지고 치료제를 개발하기 시작하는 것은 위험하고도 지루한 여정이다. 안전성과 효과가 입증된 하나의 타깃치료제를 만들기 위해서 평균적으로 10~15년의 기간 동안 13억 달러가 투입된다. 성공한 사례만 모았을 때의 계산인 만큼 사라진 돈과 시간은 짐작조차 불가능하다. 실패한 약의 재활용이 주목받기 시작한 것은 1990년대 초반부터다. 획기적인 신약이 한동안 개발되지 않자 대학 기반의 소규모 제약 벤처들이 이미 개발됐다가 ‘효과가 없다’는 이유로 폐기처분됐거나 오래된 약을 다시 살피기 시작했다. 이들이 주요 자료를 구한 존스홉킨스대 도서관의 경우 3500개의 약품 정보를 값싸게 제공하기도 했다. 이런 시도는 수많은 약들의 또 다른 얼굴을 찾아냈다. 제약사 일라이 릴리가 개발했던 우울증 치료제 ‘심발타’는 현재 극심한 고통을 수반하는 희귀질환 섬유근육통의 치료제로 쓰인다. 항바이러스제였던 ‘젬자’는 항암제로 폐암, 유방암, 췌장암, 자궁암 등 대부분의 암에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나타내는 약이 됐다. 역시 릴리의 ‘에비스타’는 피임약으로 개발됐지만 폐경기 여성의 골다공증 치료와 유방암 예방 효과가 뒤늦게 밝혀지면서 매년 10억 달러 이상의 매출을 올리고 있다. 개발된 지 아주 오래된 약들도 재활용의 예외는 아니다. 바이엘이 1897년 개발한 ‘아스피린’은 진통제의 대명사지만 최근 들어서는 심장병 예방약으로 주목받는다. 또 부츠가 1960년대 처음으로 선보인 ‘이부프로펜’은 류머티즘 관절염 치료제였지만 파킨슨병 예방 효과도 인정받는다. 다국적 제약사 글락소스미스클라인 경영진이었던 파리드 칸 박사는 “효율적이지 않은 것으로 판명된 약의 경우 특허에 대한 부담이 없다는 장점이 있었고, 대부분의 약이 임상실험을 거쳐 최소한 인체에 안전하다는 것은 입증된 상태”라며 “개발 비용과 위험에 대한 부담을 덜 수 있는 최고의 기회”라고 강조했다. 칸 박사는 현재 1980년대 파킨슨병 치료제로 개발돼 1500만명 이상에게 투약됐던 화학물 ‘PK-048’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사용할 수 있는지에 대한 연구를 진행 중이다. 그는 “PK-048은 낮은 강도의 약으로 사용됐지만, 개발 단계에서 영장류 실험을 통해 뇌혈관류의 순환에 높은 효과가 있는 것으로 보고돼 있다.”면서 “이는 PK-048을 알츠하이머 치료제로 재활용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말했다. 칸 박사가 맨체스터대와 함께 진행하고 있는 실험은 PK-048이 알츠하이머 진행을 늦추는데 효과가 있다는 결과를 보여주고 있다. 가디언은 “2007년에서 2009년까지 미국에 출시된 약의 30%는 이미 존재했거나 오래된 약을 새로운 기능으로 전환한 것”이라면서 “모든 대형 제약사들이 새로운 시장을 만들기 위해 버려둔 약을 다시 살피고 있다.”고 전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사설] 朴·文, 검찰 개혁 시대적 요구 제대로 담아내길

    최근 ‘뇌물 검사’, ‘성추문 검사’에 이어 검찰 수뇌부 내홍과 한상대 검찰총장의 사퇴 등으로 이젠 검찰 개혁은 더 이상 미룰 수 없는 시대적 과제가 됐다. 이에 발맞추듯 새누리당 박근혜, 민주통합당 문재인 후보가 어제 검찰 개혁 공약을 발표했다. 박 후보의 개혁안 핵심은 대검 중수부 폐지, 검찰 시민위원회를 통한 검찰 기소권 제한, 검찰 수사 기능 축소 등이다. 문 후보도 대검 중수부 폐지, 검찰총장 후보 추천위원회 구성, 고위공직자비리수사처(공수처) 설치 등을 제시했다. 고위공직자 비리 척결과 관련해 박 후보는 상설특검제 등을 내세운 반면 문 후보는 공수처 설치를 주장하는 등 각론에서 차이가 있긴 하지만, 큰 틀에서 보면 두 후보 모두 무소불위의 검찰권력을 분산하고 견제한다는 점에서 궤를 같이하고 있다. 두 후보의 개혁안은 그동안 국민에게 군림하고, 공정하지 못한 수사로 권력의 시녀로 전락한 검찰 조직을 대대적으로 손보겠다는 강력한 의지 표명으로 평가할 만하다. 우선 자체 개혁 능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이는 검찰을 바꾸려면 박·문 후보가 제시한 제도적 개혁방안 중 상당부분을 전향적으로 수용해야 한다고 본다. 특히 최소한 중수부 폐지, 검·경 수사권과 검찰 인사권 조정 등과 같이 검찰의 독주를 막는 장치를 마련해 놓지 않으면 검찰 개혁은 구호만 요란한 공염불에 그치고 말 것이다. 물론 이와 함께 검찰 내부 구성원들의 의식 변화도 중요하다. 아무리 좋은 제도를 도입한들 검사들이 권위의식과 특권의식을 버리지 못한다면 실질적 검찰 개혁은 어려울 수 있다.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정치권도 ‘검찰 정치’를 하지 않아야 한다. 사실 검찰의 ‘정치검찰화’는 일차적으로 검찰에 가장 큰 책임이 있지만, 정치권도 일정 부분 책임이 있다. 역대 어느 정권이나 검찰 인사를 통해 검찰 권력을 정권의 입맛에 맞게 휘두르고자 하지 않았던가. 두 후보 중 누가 대통령이 되더라도 검찰 개혁에 대해 그 어느 때보다 강한 국민의 열망을 받들어 이번이 검찰 개혁의 마지막 기회라는 심정으로 단호하게 드라이브를 걸어야 한다. 집권하고 나서 언제 그랬냐는 듯 검찰 개혁안을 후퇴시키는 일이 있어서는 결코 안 될 것이다.
  • 검찰총장 인선, 朴 “청문회 통과해야” vs 文 “외부인사 개방”

    검찰총장 인선, 朴 “청문회 통과해야” vs 文 “외부인사 개방”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가 2일 강력한 검찰개혁의 칼을 빼들었다. 무소불위의 권력을 휘두르는 검찰 스스로가 자정 능력을 상실했고 검찰에 대한 국민의 불신이 극에 달해 이 기회에 검찰개혁의 강도를 끌어올린 것으로 해석된다. 최근에 내놓았던 정치쇄신안에 포함된 검찰개혁안보다 한층 진일보한 것으로 검찰에 대한 ‘정권 통제’가 아닌 ‘국민 통제’에 초점을 맞췄다. 양측은 대검 중앙수사부 폐지와 검찰인사제도의 쇄신, 검·경 수사권 조정 등 상당 부분에서 일치했다. 다만 ‘고위공직자 비리수사처’(공수처) 신설과 검찰총장의 인선 방식에 대해서는 뚜렷한 견해 차이를 드러냈다. 양측은 고위공직자와 판검사, 대통령 친·인척 비리 수사에 대한 접근 방식에서 달랐다. 박 후보 측은 ‘상설특검제’와 ‘특별감찰관제’ 도입으로 권력형 비리를 차단할 수 있을 것으로 봤으며 ‘공수처’ 신설에 따른 불필요한 ‘옥상옥’을 만들지 말아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문 후보 측은 상설특검이 검찰 권력에 대한 통제와 견제에 효과적이지 않다는 점에서 별도의 독립 수사기구인 ‘공수처’ 설치가 필요하다고 봤다. ●상설특검 vs 공수처 정옥임 새누리당 중앙선거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공수처 신설은 소수의 특권 수사세력을 만들겠다는 것”이라면서 “공수처장만 장악하면 오히려 정권의 입맛대로 수사를 좌지우지할 수 있게 된다.”며 문 후보 측 검찰개혁안을 비판했다. 이에 대해 박용진 민주당 대변인은 “중수부를 폐지하는 것만으로 검찰 권한이 나뉘는 것이 아니다.”라면서 “공수처 설치 등이 함께 따르지 않으면 절름발이 검찰 개혁에 그치고 말 것”이라고 반박했다. 박·문 후보 측은 검찰의 인사개혁 필요성에 대해서는 일치했다. 검찰총장직 인사와 관련해 박 후보는 추천위원회가 추천한 인물 가운데 국회청문회 통과 시에만 임명하는 안에, 문 후보는 대통령 임명 대신 외부에 개방하는 안에 방점이 찍혔다. 또 검사장 등 차관급 고위 인사가 검찰 내 너무 많다는 점도 공통된 인식이다. 그동안 ‘말 많았던’ 검·경 수사권 조정도 이뤄질 전망이다. 박 후보는 경찰 수사의 독립성을 인정하는 방식으로, 문 후보는 경찰이 수사를, 검찰이 기소를 담당하는 방향으로 원칙을 정했다. ●실현 가능성과 문제점 문 후보 측 검찰개혁안과 관련해서는 검찰총장을 외부인사로 수혈할 경우 검찰 조직을 잡음 없이 통솔할 수 있을 것인가 하는 근원적 문제가 제기됐다. 박 후보 측은 “검찰의 잘못이 있다면 이를 고쳐 바른 길로 가게 하는 것이 진정한 개혁이지 검찰을 무력화하겠다는 발상은 옳지 않다.”며 이는 국정운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질타했다. 문 후보 측은 박 후보의 검찰개혁안과 관련, 최근에 발표한 정치쇄신안에 대검 중수부 폐지가 포함된 것 외에는 새로울 것이 없다고 밝혔다. 문 후보 측 김인회 반부패특위 간사는 “박 후보 측이 제시한 검찰총장 후보추천위를 비롯해 검찰시민위원회는 지금도 있다.”면서 “이것만으로는 정치 검찰을 개혁하고 검찰의 권한을 통제·견제하는 검찰 개혁을 제대로 수행할 수 없다.”고 주장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황비웅기자 stylist@seoul.co.kr
  • [흔들리는 검찰] 檢亂에 당혹한 靑 사표 수리 했지만 국정동력 상실 우려

    30일 오전 한상대 검찰총장이 2분여의 짧은 사퇴 기자회견을 가진 직후 이명박 대통령은 한 총장의 사표를 곧바로 수리했다. 이 대통령이 신속하게 사의를 받아들인 것은 그만큼 이번 사태를 엄중하고 심각하게 보기 때문이라고 청와대는 설명했다. 하지만,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검란’(檢亂)으로 당혹감에 빠진 청와대는 벼랑 끝에 몰려서야 ‘한상대 카드’를 버렸다. 실제로 최근 뇌물수수 검사, 성(性) 추문 검사 사건이 연이어 터져도 청와대는 검찰 총장 교체에 부정적인 반응을 보였다. 대선을 코앞에 두고 후임 총장을 임명하는 것이 인사청문회 일정을 감안할 때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는 이유에서다. 더구나 그동안 이런저런 말이 많았던 한 총장이 후배들에게 떠밀려 쫓겨나는 모양새를 보이게 되면 이 대통령이 특정인맥에만 의지해 ‘검찰 인사’를 처음부터 잘못해서 임기 말 결국 이 같은 사달을 불러왔다는 비난이 커질 수 있다는 판단도 작용했다. 그러나 상황이 예상보다 급박하게 돌아가고 부정적인 여론도 거세지자 결국 지난 29일 오전 권재진 법무장관이 청와대에서 관련 상황을 보고하는 자리에서 한 총장을 교체하기로 내부 방침을 정한 것으로 알려졌다. 한 총장은 사퇴의사를 밝히기에 앞서 검찰개혁안을 발표하고, 또 청와대에 재신임을 묻겠다며 마지막까지 버티려고 했지만 한 총장과 사시 동기(23회)인 정진영 청와대 민정수석, 권 장관(20회)이 전날 밤까지 설득을 거듭해 개혁안 발표 등을 하지 않고 곧바로 퇴진하는 쪽으로 상황을 정리했다고 한다. 일단 청와대로서는 또 한 차례의 불필요한 마찰은 피한 셈이지만, 사상 유례없이 검찰총장 대행 체제로 대선을 치르게 되는 등 마지막 남은 임기 말 국정운영의 동력마저 상실한 게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프로축구] 2부 광주FC

    [프로축구] 2부 광주FC

    내년 K리그에서 광주FC를 볼 수 없게 됐다. 광주는 28일 대구스타디움에서 열린 K리그 43라운드에서 대구에 0-2로 덜미를 잡혀 프로축구 사상 첫 강등팀이 되는 비운을 맞았다. 아시아축구연맹(AFC)의 클럽라이선스 요건을 갖추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동 강등’이 결정된 상주 상무를 제외하면 처음으로 강등 팀이 나온 셈이다. 반면 승점 43인 강원은 성남 원정에서 백종환의 천금 같은 결승골에 힘입어 1-0으로 승리, 승점 46으로 1부리그 잔류를 확정 지었다. 승점 42의 광주는 마지막 라운드에서 승점 3을 보태도 승점 45에 그쳐 강등이 확정됐다. ‘스플릿 시스템’의 첫 희생양이 되는 순간이었다. 승점 47의 대전은 이날 전남과의 원정경기에서 1-3으로 지고도 1부리그에 잔류하는 기쁨을 누렸다. 최만희 감독의 광주는 이날 말 그대로 사생결단의 심정으로 경기에 나섰다. 하지만 그 절박함이 발목을 잡았다. 반면 대구는 전반 26분 인준연이 선제골을 뽑아 광주를 벼랑끝으로 내몰았다. 광주는 선취골을 넣어도 시원찮을 판에 오히려 대구에 선제골을 내주며 최악의 시나리오에 한발 다가섰다. 조급해진 광주는 전반 39분 이른 시간에 ‘조커’ 주앙 파울로를 교체 투입하는 강수를 뒀으나 마무리가 좋지 않았다. 전반 43분 김동섭이 골키퍼와 1대1 상황에서 오른발 슈팅을 날렸으나 박준혁 골키퍼의 선방에 막혀 만회골 기회를 놓쳤다. 후반에는 골 결정력 부족과 수비에 허점까지 드러내며 후반 17분 최호정에게 추가골을 허용, 전의를 상실했다. 최 감독은 경기 뒤 “팀 창단(2010년 12월) 이후 여러 과정에서 어려웠기에 강등만큼은 되고 싶지 않았다. 우리 팀은 한 단계씩 이뤄나가는 과정이었는데….”라면서 “(K리그 출범) 30년 만에 처음 강등되는 상황인데 계약기간이 남았다고 해서 감독이 책임을 지지 않는 것은 도의상으로 옳지 않다. 광주로 돌아가서 구단주 등과 거취에 대해 논의하겠다.”고 착잡한 심경을 드러냈다. 막판까지 광주와 강등 싸움을 벌인 강원은 집중력을 끝까지 발휘하며 잔류에 성공했다. 강원은 전반 43분 지쿠의 패스를 받은 백종환이 선제골을 터뜨려 승기를 잡은 뒤 상대의 맹공을 모두 막아내며 승리를 지켜냈다. 포항에서 임대온 지쿠는 1부리그 잔류의 일등공신이 됐다. 포항에서 6골에 그친 지쿠는 강원에선 9골을 터뜨리는 맹활약을 펼쳤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남북교역 상징’ 화물선 끝내 폐선

    남북교역의 상징과도 같았던 인천∼남포 간 정기 화물선 ‘트레이드포춘호’(4500t급)가 화물 감소 탓에 운항이 중단된 후 폐선됐다. 28일 인천지방해양항만청에 따르면 국양해운은 최근 트레이드포춘호 선체를 해체하고 중국 업체에 고철로 매각했다. 트레이드포춘호는 2002년 이후 주 1회 인천과 북한 남포를 오가며 남북교역의 중추적인 역할을 했다. 이 화물선을 이용한 대북 반출품은 섬유류, 화학제품, 전자전기제품이 주를 이뤘고 반입품은 농수산물, 철강금속제품이 대다수였다. 교역물품뿐 아니라 염소, 분유, 밀가루 등 민간단체들의 대북지원 물품도 대부분 이 화물선을 통해 전달됐다. 특히 트레이드포춘호는 2002년 서해교전, 2009년 북 핵실험 등으로 남북관계가 경색 국면에 빠졌을 때도 정기 운항하며 남북 긴장완화에 일정한 역할을 해왔다. 그러나 2010년 천안함 사건 여파로 남북교역을 중단하는 5·24조치가 발표된 이후 북한을 오가는 횟수가 급격하게 줄었다. 지난해 다섯 차례만 운항했고, 올해는 단 한 차례도 남포를 찾지 못했다. 최근 일본과 중국 등지의 비정기 항로를 돌며 돌파구를 찾았지만 화물 유치에 어려움을 겪었다. 이에 따라 인천항의 대북교역액도 급격히 줄어들었다. 인천본부세관에 따르면 인천항을 통한 남북 교역액은 2007년 7억 6000만 달러로 정점을 찍은 뒤 2008년 6억 7000만 달러, 2009년 4억 8000만 달러, 2010년 3억 7000만 달러로 매년 줄었다. 지난해에는 1300만 달러에 불과했으며 올해는 10월 말 현재 746만 달러에 그쳤다. 남북 교역액의 50∼60%를 차지했던 인천항이 대북교역 전초기지로서의 역할을 상실해 가고 있는 것이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사이버대 특집] 고려사이버대학교

    고려사이버대는 2013학년도 입시부터 전기전자공학과에서 첫 신·편입생을 모집한다. 협력 기업인 SK텔레콤과 공동으로 개발한 가상실험실을 통해 온라인에서 효과적인 실험 실습이 가능하도록 했으며 선취업 후진학 특별전형을 설치해 일반전형과 달리 사이버대 최초로 면접전형을 실시한다. 지원 자격은 2010년 이후 최근 3년 이내 고교 졸업자로, 고등학교 성적 50%, 학업계획 및 면접 50%를 반영해 모두 500명을 선발한다. 상위 20명에게는 입학금을 비롯해 4년 전액 장학금을, 차순위 30명에게는 2년 전액 장학금을 준다. 원서 접수는 다음 달 1일부터 내년 1월 4일까지이며 신입학은 고등학교 성적과 학업계획서, 편입학은 전적 대학 성적과 학업계획서를 각각 50%씩 반영한다. 학업계획서는 고려사이버대 입학지원센터에서 입학지원서 제출 시 함께 작성하면 된다. 홈페이지(http://go.cyberkorea.ac.kr)와 전화(02-6361-2000)를 통해 상담받을 수 있다.
  • [시선집중] (5)윈윈 전략 찾는 노원·도봉

    [시선집중] (5)윈윈 전략 찾는 노원·도봉

    창동역 일대 개발을 두고 노원구와 도봉구가 머리를 맞대고 있다. 윈윈 전략을 찾아내기 위해서다. 창동역 환승주차장, 차량기지, 도봉면허시험장 등의 이전에 따른 개발 방향에 대해 두 자치구가 지역과 주민들에게 꼭 필요한 개발 청사진을 찾고 있는 것이다. 문화체육관광부와 서울시의 최종 안이 나오진 않았지만 대규모 아레나공연장의 창동 일대 유치를 기대하고 있다. 이동진 도봉구청장과 김성환 노원구청장이 지난 21일 노원구청장실에서 만나 1 시간가량 그들이 바라는 개발 방향 등을 허심탄회하게 털어놨다. →‘창동’이 노원과 도봉의 신개발 축으로 부상하고 있다. 이동진(이하 이) 도봉구청장 창동역 환승주차장이 생긴 게 18년 전이다. 당시엔 창동역이 종점이었기 때문에 8만 3068㎡나 되는 주차장이 의미가 있었지만 지금은 존재 의미를 상실한 지 오래다. 서울시에서 이곳을 오래전에 상업지역으로 용도를 변경한 것도 그 때문이다. 그럼에도 여지껏 그것도 이용하는 사람이 거의 없는 주차장으로 쓰는 건 말이 안 된다. 어떻게든 이 지역에 변화를 위한 계기를 마련해야 한다는 고민 끝에 나온 게 아레나공연장 건립 계획이다. 김성환(이하 김) 노원구청장 주민들에게 별 도움도 없는 차량기지와 면허시험장이 노원구의 가장 중심지에 24만㎡나 차지하고 있다. 이전 요구가 나온 지 20년 가까이 된다. 최근 차량기지를 경기도 남양주시로 이전하고 차량기지 부지는 개발 승인을 받았다. 노원구 처지에서 보면 최대 숙원이 이제야 본궤도에 오르는 셈이다. 이곳에 무엇을 할지 중론이 완전히 모아진 건 아니지만 노원의 백년을 좌우한다는 마음으로 신중히 결정하려 한다. →사업을 추진하는 데 걸림돌은. 김 구청장 창동역 차량기지는 개발 승인을 받았지만 도봉면허시험장의 문제가 남아 있다. 창동역 차량기지를 이전하더라도 면허시험장을 그대로 두면 기형적 개발이 될 수밖에 없다. 면허시험장을 적절한 장소로 이전하는 것을 포함한 종합적인 발전 전략을 세워야 한다. 이 구청장 얄궂은 일이지만 문화체육관광부가 가장 골치다(웃음). 현재 문화체육관광부에서 정부 고시 사업으로 아레나공연장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문화부는 최근 선정 기준을 바꿔서 해당 자치단체장이 프레젠테이션을 하는 절차를 추가하고 입지 선정도 12월 말로 연기했다. 정부 얘기로는 민간이 아레나공연장을 지으면 국비 250억원을 들여 부대시설을 건립하겠다는 것이다. 이 경우 투자위험분담제도에 따라 사업이 제대로 안 될 경우 정부가 부담을 질 수밖에 없다. 최근 문화부 고위 간부를 만나 이 사업을 민간 제안 사업으로 방식을 변경하고 사업 예정지도 타당성 있는 여러 곳을 선정해 민간에서 나서도록 제안했다. →아레나공연장의 사업 방식은. 이 구청장 최근 몇 년간 민자사업의 폐해가 많았다. 특히 수요를 인위적으로 부풀린 다음 정부로부터 적자를 보전받는 식으로 특혜를 누리는 게 가장 큰 비판 대상이었다. 우리는 민간 제안 사업 방식을 통해 이 문제를 해결하려 한다. 수익에 대한 모든 책임은 민간 사업자에게 있다. 도봉구에선 서울시에 아레나공연장 건립 제안서를 이미 제출했다. 민자사업 문제를 풀기 위해 박원순 시장 지시로 설립된 공공투자지원센터에서 아레나공연장 건립 사업의 타당성을 검증해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기대되는 시너지 효과는. 이 구청장 아레나공연장을 창동에 유치한다면 파급효과가 동북 4개구 전체에 미친다. 실업률 15%를 상회하던 폐탄광 도시인 영국 세이지게이츠헤드는 아레나공연장이 들어선 뒤 일자리 3만 7000개가 생기고 대학 졸업생 정착률이 46%로 영국 도시 중 최상위를 차지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차량기지나 면허시험장, 환승주차장 모두 포함한 ‘창동’ 일대는 동북부 지역에서 유일하게 남아 있는 대규모 부지다. 과거 같은 개발논리로 접근하자는 게 아니다. 자치구 경계를 놓고 생각하기보다는 상생발전할 수 있도록 어떻게 연계하고 어떻게 협력할지 끊임없이 함께 고민하는 게 중요하다. 김 구청장 최근 도시계획은 인구 10만~20만 자족도시를 지향한다. 일자리와 주거를 조화시킨다는 관점에서 보면 노원·도봉구는 서울에서 가장 출퇴근 거리가 길다. 주거 여건은 좋지만 일자리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환승주차장, 차량기지, 면허시험장은 서울의 동북 지역 주민들에게 좋은 일자리와 품격 높은 문화를 즐기게 하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다. 주민 삶의 질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함께 조화롭게 발전하길 진심으로 기대한다. 서울 동북의 업무문화 중심이 되면서 일자리 창출, 주거·일자리 조화, 문화 발전 등 지역 발전에 비약적으로 기여할 것이다. 힘을 합친다면 충분히 해낼 수 있다. →노원구의 ‘제2 코엑스몰’ 계획은 공급과잉 우려가 있다. 김 구청장 일자리 관점에서 볼 때 서울에서 가장 취약한 곳이 동북 4개구다. 인구가 180만명가량이지만 출퇴근 시간에 지하철 4호선을 타 보면 당고개역에서 동대문역까지 내리는 사람이 거의 없다. 삶의 질을 높이려면 거주지와 일자리 거리를 줄여야 한다. 그래서 ‘제2의 코엑스몰’이라는 상징적 표현으로 종합개발계획을 논의하고 있다. 이걸 두고 오해가 있는데 핵심은 좋은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는 업무시설 유치라고 할 수 있다. 상대적으로 교통인프라는 거의 완성이 돼 있기 때문에 추가 설비투자가 거의 필요없는 데다 동북 4개구에 자리한 4년제 종합대학이 14곳이나 되는 걸 잘 활용한다면 업무와 문화 중심지로 발전시킬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文 “범국민 새정치委 만들겠다”

    文 “범국민 새정치委 만들겠다”

    대선 후보 등록 이후 법정 선거운동을 하루 앞둔 26일 문재인 민주통합당 대선 후보가 충청·호남 지역을 돌며 대선 레이스 ‘출정식’을 가졌다. 특히 문 후보는 민주당의 전통적 표밭인 호남을 찾아 야권을 모두 아우르는 ‘새로운 정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야권 단일 후보로서 범야권의 표심을 집결시키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 문 후보는 이날 광주 국립 5·18민주묘지 내 5·18추모관에서 가진 광주·전남 시민사회 인사와의 차담회에서 “우리 캠프 내 새정치위원회와 안철수 전 무소속 대선 후보 측에서 ‘새정치’를 논의해 온 인사들, 시민·학계 인사들을 총망라하는 ‘범국민적 새정치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후보 단일화가 온전하게 이뤄졌다고 하기에 부족한 점이 많다는 것을 잘 알고 있다.”면서 “안 전 후보를 지지했던 분들의 상처와 상실감을 다 씻어 주지 못했다.”며 낮은 자세를 취했다. “참여정부가 호남의 지지에 힘입어 출범하고도 ‘호남이 홀대당했다’는 아픔을 드리고 이명박 정부에 정권을 넘겨준 것에 대해 뼈아픈 성찰을 하고 있다.”고도 했다. 문 후보는 이날 민주묘지를 참배할 때 대열 앞줄에서 광주·전남 시민사회 인사들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모두 뒤로 빠져 있었다. 문 후보 측 관계자는 “호남 홀대론에 서운한 감정이 있는 이곳 유권자들 앞에서 민주당이 자숙하고 있다는 의지를 보여 주기 위한 차원”이라고 설명했다. 방명록에는 ‘오늘의 광주 정신은 새 정치입니다.’라고 적었다. 앞서 문 후보는 야권 단일 후보가 된 이후 첫 번째로 충청 지역부터 찾았다. 역대 대선에서 충청 지역에서 이긴 후보가 모두 대통령에 당선된 바 있어 이른바 ‘캐스팅보트’ 지역으로 본 까닭이다. 특히 문 후보는 충북 청주시의 한 산부인과를 방문해 신생아실을 둘러보고 임산부 5명과 간담회를 가졌다. 야권 단일 후보로서 ‘첫출발’이라는 상징적 의미를 보여 주는 것과 동시에 ‘여성 대통령론’을 내세우고 있는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겨냥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청주·광주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입양딸 폭행해 숨지게 한 엄마, 법원 “다른 입양아 친권도 박탈”

    입양한 어린 딸을 폭행해 숨지게 한 여성이 남은 입양아에 대한 친권마저 잃게 됐다. 서울가정법원 가사합의2부(부장 박종택)는 상해치사 혐의로 중형을 선고받은 A씨로부터 부모로서의 권리를 박탈해달라는 검사의 친권상실선고 청구를 받아들였다고 25일 밝혔다. 2009년 A씨는 교제하던 남성과의 사이에서 임신한 아이를 유산하자 남성 몰래 뇌병변장애 1급의 장애아(남)를 입양한 뒤 친자식인 것처럼 속여 출생신고를 했다. A씨는 이듬해 생후 3개월 된 여자 아이를 다시 입양했는데 이후 수차례 구타해 뇌 손상을 입혔고,이 때문에 결국 아이가 사망하면서 상해치사 혐의로 기소돼 대법원에서 올해 9월 징역 6년의 확정판결을 받았다. 재판부는 “A씨는 자신이 키우던 아이를 심하게 구타해 사망에 이르게 함으로써 유죄 판결을 받아 장기간 수감 생활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지숙기자 truth173@seoul.co.kr
  • [프로배구] 삭발 투혼도 안 먹혀요… 러시앤캐시 ‘0승’ 행진

    [프로배구] 삭발 투혼도 안 먹혀요… 러시앤캐시 ‘0승’ 행진

    프로배구 러시앤캐시 선수들이 삭발했다. 팀의 주축 신영석(26)과 이강주(29), 박상하(26) 등은 머리를 짧게 깎고 결연한 표정으로 전의를 다졌다. 그러나 마음만큼 몸이 따라주지 않았다. 러시앤캐시는 25일 충남 아산 이순신체육관에서 열린 NH농협 2012~13시즌 V리그 홈경기에서 대한항공에 0-3(20-25 22-25 16-25)으로 무릎 꿇으며 6연패 늪에 빠졌다. 러시앤캐시는 지난 시즌까지만 해도 안정적인 리시브를 바탕으로 한 유기적인 패턴플레이가 살아 있었다. 그런데 올핸 다르다. 강서브는 실종됐고 리시브는 흔들린다. 잦은 범실 때문에 손발도 안 맞는다. 하위권을 맴돌았지만 고춧가루를 제대로 뿌릴 줄 알았던 투혼은 온데간데없다. 러시앤캐시는 1세트 중반부터 범실이 쏟아져 나오면서 무너졌다. 대한항공의 외국인 마틴은 1세트에만 블로킹을 3개나 터뜨리는 등 재를 제대로 뿌렸다. 1세트를 20-25로 힘없이 내준 러시앤캐시는 2세트 들어 분발하는 듯했다. 김학민(대한항공)의 오픈을 신영석이 가로막으며 5-4로 앞서갔다. 그러나 대한항공은 추격의 의지마저 철저히 꺾어 버렸다. 김학민의 서브 득점에 이어 하경민의 잇단 블로킹과 속공이 터지면서 10-7로 다시 승기를 잡았다. 마틴의 백어택으로 20-13으로 쐐기를 박았고 막판 신영석의 서브득점으로 21-17까지 러시앤캐시가 따라붙었지만 결국 대한항공이 25-22로 세트를 가져갔다. 전의를 상실한 러시앤캐시는 3세트에 와르르 무너졌다. 초반부터 안준찬의 공격이 잇따라 마틴에게 막힌 것을 비롯해 이 세트에만 여섯 차례나 대한항공의 철벽 블로킹에 가로막혔다. 결국 16-25로 세트를 마감했다. 러시앤캐시는 팀 공격성공률이 36.25%에 그칠 정도로 부진했다. 대한항공은 44.12%. 러시앤캐시는 블로킹(3-13)과 서브(3-5)에서도 상대에 압도당했다. 화성에서 열린 여자부 경기에서 IBK기업은행은 외국인 알레시아(18점)·박정아(15점)·김희진(11점)의 삼각편대 활약을 앞세워 흥국생명을 3-0(25-23 25-14 25-14)으로 제압하고 선두로 뛰어올랐다. 흥국생명은 4연패의 늪에 빠졌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프로축구] 챔프의 ‘말쇼’… 상암은 ‘폭소’

    [프로축구] 챔프의 ‘말쇼’… 상암은 ‘폭소’

    프로축구 FC서울의 최용수(39) 감독이 진짜 말을 탔다. 서울은 25일 서울월드컵경기장에서 열린 K리그 42라운드에서 몰리나(32)의 선제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전북을 1-0으로 눌렀다. 쌀쌀한 날씨에도 자리를 지킨 2만 5316명의 관중이 지켜보는 가운데 선수와 가족들은 그라운드에 나와 올 시즌 좌절과 영광의 순간을 담은 영상을 감회어린 표정으로 지켜봤다. 주장 하대성이 K리그 우승 트로피를 높이 들어 올리자 폭죽이 터졌다. 백미는 최 감독의 세리머니였다. 말을 타고 홈 서포터들 앞에 나타났다. 구단 넥타이를 채찍처럼 휘저어 관중의 폭소를 자아냈다. 그러나 말 위에서 진짜 말춤을 추겠다는 계획은 이뤄지지 않았다. 말이 관중의 박수갈채에 놀라 긴장했기 때문이다. 낙마할 뻔한 아찔한 순간도 있었다. 최 감독은 “태어나서 처음”이라며 “난 말이 무서웠고 말은 내 눈을 피했다.”고 말했다. 지난 21일 이미 우승을 확정했던 터라 김빠진 대결이 예상됐지만 역시 서울과 2위 전북은 한 치의 양보도 없었다. 선제골은 꽤 빨리 몰리나의 발끝에서 터졌다. 전반 15분 고명진이 왼쪽에서 올려준 크로스를 환상적인 시저스킥으로 연결했고, 바닥을 한 번 치고 날아간 공은 골포스트를 맞은 뒤 그물로 향했다. 시즌 18호골이자 K리그 4시즌 만에 개인 통산 50골을 달성하는 순간이었다. 전북은 전반 40분 추격의 동력을 상실했다. 잔칫집 분위기에 재를 뿌리려 했던 전북은 에닝요가 에스쿠데로에게 반칙을 범해 경고 누적으로 퇴장당하면서 먹구름이 끼었다. 이에 항의하던 이흥실 전북 감독대행 역시 퇴장당해 관중석에서 경기를 지켜봤다. 한편 수원월드컵경기장으로 부산을 불러들인 수원은 상대 자책골과 김두현의 득점을 엮어 2-1로 승리했다. 김두현이 수원 소속으로 정규리그 경기에서 골을 터뜨린 것은 2010년 10월 27일 이후 761일 만이다. 20승13무9패(승점 73)가 된 수원은 경남과 3-3으로 비긴 포항(승점 71)을 4위로 끌어내리고 3위로 올라서며 남은 두 경기에 관계없이 내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 출전권을 확보했다. 5위 울산(승점 62)이 두 경기를 모두 이겨도 수원을 따라잡을 수 없다. 그룹 B(하위)에선 전남이 전날 성남을 2-0으로 물리치고 내년 1부리그 잔류를 확정한 가운데 대전, 광주, 강원의 강등권 탈출 싸움은 계속 불꽃 튀게 됐다. 13위 대전(승점 47)은 이날 광주와 1-1로 비기는 바람에 14위 강원(승점 43)을 따돌릴 기회를 놓쳤고 광주(승점 42)는 15위로 내려앉았다. 강동삼기자 kangtong@seoul.co.kr
  •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열린세상] 대선 후보와 대북 정책/장철균 서희외교포럼대표·전 스위스 대사

    12월 19일에는 앞으로 5년간 우리나라의 안보와 경제를 책임지게 될 대통령을 선출한다. 대선 분위기는 경제적으로 어려워진 다수 국민들의 심정을 헤아리는 후보들의 경제민주화 공약으로 국내 문제에 쏠림현상을 보이고 있다. 대중은 경제에는 민감하지만 안보에는 무관심한 경향을 보인다. 경제가 중요함은 분명하지만 한국의 현실을 돌아볼 때 안보와 직결된 대북정책 공약도 국민이 눈여겨보아야 한다. 이제까지 제시된 후보들의 공약은 다소 차이가 있지만, 북한과 먼저 대화하고 나중에 비핵화하자는 소위 유화책도이 눈에 띈다. 이명박 정부의 원칙론이 효험이 없어 변화가 필요하다는 인식과 안정적인 남북관계를 바라는 국민들의 마음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북한의 김정은 체제는 선군(先軍)에서 선경(先經)으로 이동하면서 군부교체 등 체제안정을 위한 시간벌기가 필요한데 남쪽의 대선 후보들이 대화와 경협을 우선하겠다고 하니 내심 만족하고 있을 것이다. 실제 북한의 안보 위협은 우리가 느끼고 있는 체감온도보다 매우 악화된 상태이다. 2년 전 연평도 포격은 침공에 가까운 무력도발이었다. 포격 5개월 전 김정은 체제가 등장하면서 헌법 전문에 ‘김정일 동지께서는 우리 조국을 불패의 정치사상 강국, 핵보유국, 무적의 군사강국으로 전변시키시었다.’고 명기해 비핵화의 레드라인을 넘었다. 최근 북한의 잦은 북방한계선(NLL) 침입은 서울조차 북한의 공격에 취약함을 보여주고 있다. 북한은 남측의 유화책에 관계없이 핵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며 필요하면 서해 도발을 계속할 것이다. 역사에는 유화책이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일방적인 양보는 상대의 오판을 초래하게 되고, 싸워야 할 상황에서 싸움을 피하면 더 큰 싸움이 일어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역사의 교훈이다. 도발에 대한 응징을 포기했기 때문에 억지력이 상실된 것이다. 1950년 북한의 남침을 보고받은 미국의 트루먼 대통령이 머리에 떠올린 것은 1938년의 뮌헨협정이었다. 영국 체임벌린 총리가 히틀러에게 체코의 영토를 내준 이 협정은 유화의 대표적 사례로 ‘뮌헨신드롬’이라고 한다. 트루먼은 남침을 허용하면 소련의 팽창을 막을 수 없다고 판단하고 ‘단호하게 대처하라‘(Hit them hard)고 하면서 즉각 참전을 결정했다. 우리 역사에는 안이한 유화적 인식과 함께 유비무환의 부재로 화를 부른 사례가 많다. 선조는 이율곡의 10만 양병론을 무시했다가 임진왜란이 발발하자 압록강 의주까지 피신했고 조선은 초토화되었다. 왜란을 경험한 재상 유성룡이 남긴 ’징비록‘에는 군사(안보)를 모르는 임금과 정파 대립으로 인한 자중지란을 경계해야 하고 유사시 도와줄 맹방의 필요성을 적고 있다. 우리는 과거 정권들이 교체되면서 대북정책이 좌우로 흔들리는 시계추 현상을 목격해 왔다. 이러한 ‘안보 공회전’ 현상이 반복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는 대북정책이 정권교체와 관계없이 일관성 있게 추진되어야 한다. 그래서 북한은 물론 중국, 미국 등 6자회담 이해당사국, 그리고 국제사회에 일관된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어야 한다. 헌법과 국가이익에 기초해 여야 정치권, 국민 대다수가 동의할 수 있는 대북정책의 공통분모로서 필자는 다음 다섯 가지를 제시해 본다. 첫째, 북한의 핵개발과 핵무기 보유를 용납하지 않는다. 둘째, 북한이 헌법에 핵 보유를 명기한 것은 양측이 합의한 한반도 비핵화와 6자회담 합의에 위배되므로 즉각 삭제해야 한다. 셋째, 북한이 6자회담에 복귀해 비핵화 협의에 응하지 않는 한, 북한에 대한 현금 지원과 추가적인 경제협력은 고려하지 않는다. 넷째, 북한 정부와 주민을 구분하여 주민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한다. 다섯째, 북한의 무력도발에 대해서는 즉각 무력 응징한다. 혹자는 ‘유화외교’로 협상을 잘하면 북한 핵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그러나 외교 협상은 보조수단이지 상대를 움직일 수 있는 힘은 아니다. 외교의 힘은 국내 정치의 초당적 결집과 국민적 지지에서 나온다. 앞으로 5년을 허비한 후에 다시 생각하기에는 늦다. 안보에 관한 국민의 ‘현명한 여론’과 ‘정치권의 합심’이 요구된다.
  • [선택! 역사를 갈랐다] (36)박정양과 안경수

    [선택! 역사를 갈랐다] (36)박정양과 안경수

    박정양(1841∼1905)과 안경수(1853∼1900)! 모두 일반인들에겐 낯선 이름들이다. 그러나 독립협회 혹은 만민·관민공동회와 밀접하게 관련된 인물이라고 하면, 조금은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다. 안경수는 독립협회 초대 회장이었고, 박정양은 의정부 참정으로 관민공동회를 주도했던 장본인이었다. 자주독립과 자유민권의 열기가 무르익었던 당시의 현장에서 두 사람은 정부와 재야의 대표로서 각각 시대적 과제를 해결하기 위해 온몸을 던졌다. 하지만, 가문과 신분, 지위가 서로 달랐던 두 사람은 개혁의 수위를 놓고 서로 다른 행보를 이어갔다. 그들의 삶은 오늘날 우리에게 어떠한 화두를 던져줄까? ●명문가 출신 전형적 관료형 정치가 박정양 박정양은 조선시대 노론의 대표적 가문인 반남 박씨 출신으로 문과에 급제한 이래 출세길을 달렸다. 1881년 조사시찰단의 조사로 선발되어 일본의 제도와 문물을 시찰한 뒤 개화정책을 추진하였다. 1887년에는 초대 주미 전권공사로서 청의 압력에 굴하지 않고 미국 대통령에게 신임장을 제정하고 자주외교를 펼치다가 강제 귀국당하였다. 이 사건을 계기로 박정양은 반청자주외교의 상징적 인물로 부각되었다. 이후 그는 호조판서·내무부독판을 거쳐 전환국관리 겸 교환국관리를 겸직하면서 화폐개혁을 주도하였다. 갑오개혁 기간에 박정양은 일본의 내정간섭에 반대한 친미 반일세력 ‘정동파’의 핵심인물로 군국기무처 회의원·학부대신·내각총리대신 등을 지냈다. 1896년 아관파천 후 그는 의정부 참정대신으로 민심을 수습하고, ‘독립신문’의 창간과 독립협회의 설립을 지원하고 근대적인 제도개혁을 주도해 나갔다. 이처럼 박정양은 줄곧 고종의 신임 아래 정부의 요직을 거치면서 점진적인 개혁을 펼쳤다. 특히 그는 외국인들도 인정할 정도로 청렴결백한 성품으로 자신의 직무를 충실히 수행한 전형적인 관료형 정치가였다. ●몰락 잔반 출신 개혁론자 안경수 안경수는 조선 중기 이래 몰락한 죽산 안씨 출신으로 농사를 짓다가 서울로 올라와 당시의 세도가인 민영준의 문객이 되었다. 그는 민영준의 추천으로 1884년쯤 일본으로 건너가 방직기술을 배웠으며, 능통한 일본어 실력을 인정받아 1887년 외아문 주사를 거쳐 새로 설치된 주일공사관의 번역관이 되었다. 이어 그는 전환국방판으로 발탁되어 일본을 왕래하면서 화폐개혁의 실무를 맡았는데, 자신을 후원해준 민씨척족의 전횡에 대해서는 비판적 태도를 취하였다. 따라서 안경수는 1894년 고종과 민씨척족이 동학농민군을 진압하기 위해 청국군의 파견을 요청한 데 반대하면서 군국기무처 회의원·탁지부협판 등으로 갑오개혁에 참여하였다. 하지만, 그는 일본의 보호국화정책에 반발해 삼국간섭 후 정동파로 돌아섰다. 민비살해사건 후에 고종을 경복궁에서 탈출시키려는 춘생문사건에 가담했다가 체포되었다. 아관파천이 성공한 뒤 사면을 받은 그는 독립협회 초대 회장과 대조선저마제조회사 회장 등 주로 재야에서 활동하였다. 이처럼 그는 처음에 일본을 근대화의 모델로 삼은 일본통이었지만, 시세에 민감하게 대처한 현실주의적 개혁론자였다. ●개혁 수위를 둘러싸고 다른 선택 박정양과 안경수는 개화정책의 추진세력으로 전환국과 군국기무처에서 함께 근무했으며, 정동파의 일원으로서 활약한 인연도 있었다. 또 박정양은 정부 대신으로 독립협회에 직접 참여하지 않았지만, 자신의 비서 격인 이상재를 통해 독립협회에 관여했던 만큼, 안경수와 여전히 개혁의 뜻을 공유했다고 볼 수 있다. 그러나 두 사람은 신분과 정치 역정이 달랐듯이 개혁의 추진과 방법에 대한 입장차이도 존재하였다. 독립협회 회장으로 안경수가 마지막으로 펼쳤던 행동은 1898년 2월 독립협회 회원 135명의 서명을 받아 고종에게 ‘구국운동상소문’을 올렸던 일이었다. 이 상소문은 러시아 등 제국주의 열강의 내정 간섭과 이권 침탈로 국가적 위기가 고조되는 상황 속에서 대한제국이 재정·군사·인사권을 상실했을 뿐 아니라 법률을 실행하지 못하는 현실을 개탄하면서 황권의 자주(自主)와 국권의 자립(自立)을 촉구하는 내용을 담고 있었다. 이 상소문에 대해 고종이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자 독립협회는 회장을 안경수에서 이완용으로 바꾸는 등 대대적인 임원 개편을 통해 현안에 신속하게 대응해 나갔다. 러시아의 이권 요구 철회, 러시아 군사교관과 재정고문 철수, 그리고 이권양도에 관련된 대신 규탄 등을 요구했던 것이다. 또한, 이를 관철하기 위해 3월 10일 독립협회의 주도로 종로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근대적 민중대회 또는 정치집회로 평가되는 제1차 만민공동회가 열리게 되었다. 만민공동회에 참가한 1만여명의 시민들은 외교사절단의 감탄을 자아낼 정도로 질서정연하게 회의를 진행하면서 자주의식을 대내외에 과시하였다. 당시 서울 인구가 17만명 전후였다는 사실을 감안하면, 실로 자발적으로 집회에 참석한 사람들은 단순한 1만명이 아니라 온 국민의 뜻을 대변하는 ‘만민’이었다. 결국, 고종도 만민공동회에서 드러난 민의를 쫓지 않을 수 없었고, 러시아 측도 기존의 요구를 철회하기에 이르렀다. 이는 정부가 외세에 질질 끌려가면서 제대로 오금도 펴지 못하던 상황 속에서 민중의, 민중에 의한, 민중과 국가를 위해 자주와 독립을 쟁취한 쾌거였다. 그 후 독립협회는 국내문제에 관심을 돌려 민권보장 및 참정권획득운동을 본격적으로 펼쳐나갔다. 그러나 황제권의 축소를 염려한 고종과 수구파는 독립협회를 탄압하기 시작하였다. 이에 독립협회는 국권의 상징으로서 황제권을 인정하되 교육과 계몽을 통해 점진적인 제도개혁을 주장하는 윤치호·이상재 등 온건파, 그리고 황제 중심의 권력구조 자체를 부정하고 정부의 대폭적인 인사 개편으로 권력을 장악함으로써 체제변혁을 도모하려는 안경수·정교 등 급진세력으로 나누어졌다. 그 가운데 안경수는 일본에 망명 중인 박영효와 관련을 맺고 고종의 양위를 추진하다가 사전에 발각되어 일본으로 망명하였다. 이른바 ‘안경수 쿠데타 음모사건’이었다. 이로 말미암아 고종은 정부의 요직에 조병식 등 수구적 인사들을 대거 기용하고, 동시에 독립협회를 탄압·해산시키려 하였다. 위기에 직면한 독립협회는 다시 만민공동회와 합동집회를 열어 수구파 대신들의 탐학을 비판하고 사직을 요구하였다. 학생들과 시민들이 대거 집회에 가담하고 상인들도 철시를 통해 독립협회를 성원하자, 고종은 마침내 수구파 대신을 해임한 뒤 독립협회가 선호하는 인물을 중심으로 새로운 내각을 출범시켰다. 이 개혁내각의 수장은 박정양이었다. 고종을 부정하던 안경수가 정계에서 쫓겨나고 박정양이 정부의 개혁을 담당한 선봉장으로 나섰던 것이다. ●민심을 외면한 고종과 수구세력의 희생양 박정양은 독립협회와 협조하면서 내정개혁과 중추원 개편을 통한 의회 개설을 추진하고, ‘백성과 나라를 편하게 하는’ 정책을 마련하기 위해 관민공동회에 참석해 ‘헌의 6조’를 받아들였다. 그러나 위기의식을 느낀 수구파세력은 독립협회가 박정양을 대통령으로 추대해 황제 중심의 전제군주체제를 공화정치 체제로 바꾸려고 한다고 모함하였다. 이에 고종은 “관리와 백성의 마음을 합하자.”는 민심을 외면한 채 박정양을 파면시키고 독립협회의 지도자들을 체포한 데 이어 독립협회마저 해산시켰다. 이로써 황제권을 인정하되 중추원의 기능을 강화함으로써 황제권을 견제하고 관민협동을 도모해 개혁을 추진하려 했던 역사상 최초의 의회개설운동은 좌절되었다. 박정양과 안경수가 활약했던 시기에 우리는 국가의 운명을 좌우할 수 있는 매우 중차대한 기로에 서 있었다. 제국주의 열강의 침략과 위정자들의 무능·부패로 여러 차례 국망의 위기를 맞이했음에도, 자주독립을 보존하고 근대적 개혁을 추진할 수 있는 실낱 같은 가능성이 아직은 남아 있었기 때문이다. 따라서 민중의 각성된 모습과 저력을 보여주었던 최초의 근대적 민중집회인 만민공동회, 정부 관료와 민중이 머리를 맞대고 국가의 장래를 논의했던 사상 초유의 관민공동회는 한국근대사상 획기적이고 역동적인 움직임으로 주목할 만하다. 그 역사적 현장에서 박정양과 안경수는 각각 조야에서 방법을 달리하면서도 민의를 바탕으로 시대적 당면과제를 해결하려고 노력하였다. 그러나 고종의 무능함을 비판하고 혁신을 도모했던 안경수는 망명길을 떠났고, 고종을 위해 민중과 소통해 점진적 개혁을 추진했던 박정양마저도 쫓겨나고 말았다. 기득권을 고수하는 데 눈이 먼 고종과 수구세력에 의해 그들은 모두 개혁의 꿈을 접었던 것이다. 수구세력이 역사의 수레바퀴를 거꾸로 되돌렸던 대가는 너무나도 가혹하였다. 그들이 그토록 애써 지키려 했던 황제권뿐만 아니라 국권마저 일본에 강탈당하는 빌미를 제공했기 때문이다. 120여년 전 만민공동회와 관민공동회에 참여했던 민중은 장작불을 태워 밤을 지새우면서 외압에 저항해 자주를 주장하고, 위정자들의 무능과 탐학에 항거해 개혁 추진과 민권 강화를 외쳤다. 그 반면 민의를 저버리고 탄압으로 일관한 소통 부재의 위정자들은 기득권을 보존하기는커녕 국망을 초래하고 국민을 고통과 신음의 구렁텅이로 빠트렸다. 황제가 아니라 국민이 나라의 주인이 된 지금, 국가의 명운이 걸린 중요한 선택의 순간순간에서 100여년 전 역사의 거울을 다시금 냉철하게 들여다본다. 한철호(동국대 역사교육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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