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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기고]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박얼서 시인

    도덕과 양심이 제자리를 이탈하게 되면 그 어떤 지성적·종교적 양심마저도 바로 설 자리를 잃은 채 그대로 주저앉고 말 터이다. 정직과 정의가 사라진 세상을 상상해 보라! 자기 자신마저 속이는 양심이라면 이건 곧 인간성 상실에 처한 셈이다. 생각만 해도 두려움이 앞선다. 정직과 정의를 빼앗긴 깜깜한 어둠 속에서 불안감을 느끼지 못한다면 위기의식마저 사라져 가고 있다는 증세다. 이런 황폐한 토양 위에 점점 더 뿌리를 뻗치는 건 사회적 불신과 갈등뿐이다. 비겁한 경제논리에 짓밟힌 우리 사회의 현주소이다. 이런 음습함 속에선 악순환적인 병폐들만 사회 곳곳에 숨어들 판이다. 오늘날 우리 사회 깊이 뿌리내린 이기심과 증오, 폭력과 살인, 심지어 패륜적 범죄까지…. 이런 흉악함 앞에서 어떤 죄책감이나 거리낌 없이 아무렇지도 않게 살아가는 오늘날 우리 사회 분위기 속에서 불쑥불쑥 공포를 느끼곤 한다. 물론 우리들 먹고사는 방식들, 그 자체가 늘 위험하고 각박할 수밖에 없는 현실을 반영하는 각축장임에는 틀림없다. 하지만 요즘의 세상살이, 그 행태를 듣고 바라보노라면 우리 사회의 불안이 재앙의 수준으로까지 비쳐지는 까닭이다. 그 어둠의 정도가 지나치다 못해 깊은 중병의 신음처럼 들려오니 말이다. 사실 우린 서로가 한 사슬에 묶인 공동운명체일 테다. 함께 마음 졸이고 함께 살아남아야 하는 한배를 탄 식구들인 셈이다. 서로의 안전과 생명을 걱정하고 책임져야 할 존재들이다. 풍랑이 거세면 거셀수록 더 단단히 붙잡고 서로 의지해야만 하는, 끊으려야 끊을 수 없는 인연 줄로 이어져 있다. 높고 짙게 둘린 장벽, 이런 사회적 병리현상에 대한 책임과 손해도 고스란히 우리 스스로의 몫이라는 걸 이참에 반드시 깨달아야 할 때다. 우리 사회의 모순적 갈등의 올바른 치유책이 절실한 오늘이다. 그 증상에 맞는 진단과 처방이 적극 필요한 시점이다. 그동안 우리 서로가 층층 겹겹이 쌓인 고질병적 양극화를 해결하기 위한 노력이 부족했던 까닭이다. 이럴 때일수록 더 많은 지혜와 슬기를 모아야 할 참이다. 하루속히 정직과 정의, 상식의 가치를 올바르게 세우는 일이 급선무일 거라는 생각이 든다. 우리 사회 구석구석에 만연한 반칙과 부정, 속임수를 철저히 감시하고 막아내는 일이 성장의 가치보다도 더 중요할 수밖에 없는 이유다. 건강한 우리 사회를 갈망하는 진심 어린 양심들이 더 많이 쏟아졌으면 하는 바람이다. 강자보다는 사회적 약자를 더 먼저 챙길 줄 아는 그런 공정한 사회가 되었으면 좋겠다. 기쁨보다는 이웃의 아픔에 좀 더 가까이 다가가 귀 기울이는 그런 착한 세상이 되었으면 좋겠다. 그동안 우린 숨차게 달려 왔다. 지금쯤 다시 한 번 호흡을 가다듬을 때이다. 정치, 경제, 문화, 종교 등등 그 어떤 현안을 앞세우며 최우선이라는 논리는 있을 수 없다. 수레바퀴 어느 한 축도 멈출 수 없는 동반성장이 미래가치이기 때문이다. 이젠 한 걸음 더뎌질지라도 순리를 되찾을 때다. 우리 사회가 좀 더 진실해져야 할 때다. 하늘은 진실만을 응원하기 때문이다.
  • 보행 재활치료 로봇 국내 첫 도입

    사람의 도움 없이도 보행 재활치료를 돕는 로봇이 처음으로 국내 의료기관에 도입됐다. 뇌졸중(중풍) 등으로 보행기능을 상실한 환자들의 회복에 큰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병원은 뇌졸중이나 척수 손상 등으로 보행기능을 잃은 환자들이 로봇을 이용해 재활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보행로봇재활치료센터’를 개소해 운영을 시작했다고 최근 밝혔다. 정부가 운영하는 재활로봇시범사업단의 지원으로 문을 연 로봇재활센터는 국립재활원, 부산대병원, 원주기독병원에도 함께 설치돼 4곳에 1대씩의 로봇이 배치됐다. 서울대병원에 따르면 이번에 도입된 보행로봇은 환자의 몸통과 고관절·무릎·발목 등을 움직여 보행이 가능하도록 제어하는 기능을 가졌다. 로봇의 센서가 환자의 생체신호를 탐지해 인공 관절부가 두 다리를 움직이게 하는 방식이다. 보행 패턴은 사전에 프로그래밍된 환자의 신체 특성에 따라 체계적이고 반복적인 재활치료를 돕는다. 특히 이 로봇은 관절에 걸리는 하중을 최소화함으로써 관절을 보호하도록 설계된 것은 물론 정상적으로는 걷기 힘든 환자들이 물리치료사 등 의료진의 도움 없이도 걸을 수 있도록 보행 효과를 극대화시킬 수 있다고 병원 측은 설명했다. 이 병원 재활의학과 정선근 교수는 “로봇재활이 보행에 어려움을 겪는 많은 사람에게 큰 희망이 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도약하는 대학] 조선대학교

    [도약하는 대학] 조선대학교

    올해 개교 66주년인 조선대가 제2의 비상을 꿈꾸고 있다. 혁신과 통합을 통해 국제적 경쟁력을 갖춘다는 복안이다. 시대에 맞게 학과를 통폐합하거나 구조조정을 서두르는 것도 이 때문이다. 구성원들 사이에서는 개혁을 토대로 지방사립대가 겪고 있는 구조적 문제에서 벗어나겠다는 공감대가 커지고 있다. 이를 위해 최근부터 학문의 영역을 허무는 ‘융합’을 내세워 특성화 대학으로의 변신을 꾀하고 있다. 대표적인 학과가 2010년 지식경제부 등의 공모사업으로 선정되면서 출발한 ‘디자인 공학과’이다. 이 학과는 ‘디자인+경영+전자공학+광기술학’ 융합학과로 주목을 받고 있다. 이를 통해 차세대 디자인 거점 대학으로 발돋움한다는 구상이다. 지경부와 한국디자인진흥원(KIDP)도 이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이 학과는 전국 공모를 통해 호남권에서 유일하게 선정되면서 향후 5년간 국비 15억을 지원받는다. 학생들은 디자인과 공학·경영 등 다른 영역의 학문을 고루 섭렵할 수 있다. 해외연수, 국제공모전 참여 등 현장 교육이 강화됐다. 실무교육은 3학년 2학기부터 학생 전원이 산업체와 디자인 개발을 공동으로 추진하는 산학프로젝트에 참여하는 방식으로 진행된다. 이 학과는 대학원과 연계한 5년제(학부 3.5년 대학원 1.5년) 방식도 결합됐다. 2013학년도에는 ‘작업치료학과’가 신설된다. 교육과학기술부로부터 정원 20명을 배정받아 정시모집에 들어갔다. 작업치료는 신체적·정신적 장애인 재활이 목표다. 최근 산업재해, 교통사고, 노인인구 증가 등에 따라 수요가 급증하고 있다. 이 학과를 졸업하면 얻게 되는 작업치료사는 ‘한국성장 직업 20선’에 선정될 정도로 호응을 얻고 있다. 작업치료사는 산·학 연계 교육을 통해 의료보조자가 아닌 주체로서 이론과 현장 실무교육을 받는다. 의과대학 간호학과와 약학과, 의학전문대학원, 치의학전문대학원 등이 설치된 만큼 부속병원 등을 임상실습교육장으로 활용할 수 있다. 앞서 2012학년도부터 임상약학대학원을 운영 중이다. 지원 자격은 국내외에서 약학대학 학사학위를 취득한 사람이다. 2000년 의약 분업 이후 약국에서 취급하는 전문의약품이 늘었고, 최근 학제가 4년제에서 6년제로 개정됐기 때문이다. 또 의치학전문대학원은 2015학년도부터 의과대학과 치과대학으로 각각 부분 전환하고, 2017학년도부터는 의·치대를 완전 분리 모집한다. 조선대가 이처럼 발 빠르게 수요자 중심의 교육체제로 변신을 꾀하면서 취업률도 크게 높아졌다. 교과부와 한국대학교육협의회가 최근 공시한 자료에 따르면 올 8월 현재 취업률은 57.3%로 졸업생 3000명 이상의 전국 대학 중 10위를 기록했다. 지난해 51.5%보다 6%가량 증가했다. 이는 지방 사립대 가운데 최상위권에 해당한다. 학과 신증설 및 통폐합 작업도 이뤄지고 있다. 유사 단과대학 및 학부(과) 통폐합이 불가피할 것으로 점쳐진다. 행정 분야의 개편을 통해 경상경비를 줄이고, 이를 대학 시스템 선진화, 재정건전성 확보, 취업률 증가에 보탤 계획이다. 광주 최치봉 기자 cbchoi@seoul.co.kr
  • [31일 TV 하이라이트]

    ●한국기행(EBS 밤 9시 30분) 대한민국의 낭만가도라고 불리는 7번 국도는 부산광역시 중구를 기점으로 경상남북도, 강원도를 거쳐 닿을 수 없는 북녘 땅 함경북도 온성군에 이르는 일반국도다. 동해의 쪽빛 바다를 두르고 굽이굽이 산천으로 이어지는 대한민국의 7번 낭만가도. 그 길 위에 그려진 아름다운 비경과 사람들이 남긴 발자국을 따라가 본다. ●2012 KBS 연기대상(KBS2 밤 8시 50분) MC 윤여정, 유준상의 진행으로 2012년 시청자들을 울고 웃게 한 KBS 드라마들의 왕중왕을 가린다. 한 해 동안 시청자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던 드라마들. 올해 최고의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넝쿨째 굴러온 당신’의 ‘천방커플’ 이희준과 조윤희가 특별한 무대를 선사한다. 과연 올 한해 최고의 드라마의 제왕은 누가될까. ●2012 MBC 가요대제전(MBC 밤 8시 50분) 올해는 현재 많은 사랑을 받고 있는 아이돌스타는 물론 선배가수들의 특별 무대로 준비한다. 뿐만 아니라 MC 붐이 K팝의 역사를 정리하는 특별 코너를 마련해 가수들과 함께 꾸민다. 1990년대 인기 가요를 새롭게 편곡 및 재해석하며, 무대를 꾸미는 등 과거와 현재를 넘나드는 구성으로 다양한 볼거리를 선사한다. ●세상에서 가장 아름다운 여행(SBS 오후 5시 35분) 지난 5월 방송된 청수를 기억하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화마가 휩쓸고 지나간 어린 청수의 눈빛에서는 더 이상 아무런 희망이 보이지 않았다. 프로그램의 도움으로 꾸준한 수술과 치료를 받게 된 청수의 건강한 모습을 공개한다. 또 올 한 해 동안 여러 지역아동센터와 아이들에게 전해진 감동 스토리를 확인해본다. ●다큐10+(EBS 밤 11시 15분) 드넓은 태평양 바다 한가운데, 아름답고 신비로운 혹등고래 수천 마리가 모여드는 곳이 있다. 바로 캐나다 브리티시컬럼비아 앞바다. 일년 내내 물이 따뜻해 최적의 조건을 갖춘 이곳은 범고래와 돌고래를 비롯한 다양한 해양 동물의 천국이라고 할 수 있다. 혹등고래는 거대한 몸집으로 가뿐하게 수면을 뚫고 날아오르는 장관을 연출하는데…. ●신년특집 HOME 1부(OBS 밤 9시 55분) ‘신의 시선’이라는 극찬을 받고 있는 세계적으로 유명한 프랑스 사진작가 얀 베르트랑. 그는 열기구를 타고 전 세계 상공을 비행하며 곳곳의 대지를 촬영한다. 높디 높은 상공을 여행하면서 담은, 날로 증가하는 인구와 가난, 점점 상실해가는 생물학적 다양성, 기후 변화, 농업의 세계화, 그리고 대지의 아름다움을 들여다본다.
  • 푸틴, 러 아이 美입양 금지법 서명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을 금지하는 법안에 28일(현지시간) 최종 서명했다. 2008년 미국인 양아버지의 부주의로 차 안에서 질식해 사망한 러시아 입양아의 이름을 따 ‘디마 야코블레프 법안’이라고 불리는 이 법안은 앞서 26일 러시아 상원이 만장일치로 통과시켰다. 리아노보스티 통신에 따르면 드미트리 페스코프 대통령 공보실장은 대통령의 법안 서명 사실을 밝히면서 “법안이 대통령 행정실 사이트나 관영 신문인 ‘로시이스카야 가제타’에 게재되고 나면 곧바로 발효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관보 게재와 동시에 미국에 입양 협정 폐기를 통보할 것”이라면서 “협정은 폐기 통보 1년 후에 효력을 상실하지만 미국인의 러시아 아이 입양은 내년 1월 1일부터 중단된다.”고 덧붙였다. 지난해 양국이 체결한 입양 협정은 지난달 발효됐었다. 푸틴 대통령은 이날 러시아 내에서의 입양 절차를 간소화하고 입양한 부모에게 세제상의 혜택을 주는 내용을 포함한 고아 보호 조치에 관한 대통령령에도 서명했다. 정부는 내년 3월까지 해당 내용을 담은 법안을 의회에 제출할 예정이다. 러시아의 대미(對美) 인권 법안은 미국이 러시아인 인권변호사 세르게이 마그니츠키의 피살 사건에 연루된 러시아 관리들의 미국 비자 발급 금지 및 미국 내 자산 동결 내용을 담은 일명 ‘마그니츠키법’을 통과시킨 데 대한 보복 차원에서 추진됐다. 한편 미국 정부는 이날 푸틴 대통령이 법안에 서명한 것에 대해 유감을 표시했다. 패트릭 벤트렐 미 국무부 대변인은 성명에서 “러시아가 양국 간 입양을 중단하고 미국인과 협력하는 러시아 시민 단체의 활동을 제한하는 법안을 처리한 것에 깊은 유감을 표시한다.”고 밝혔다. 벤트렐 부대변인은 특히 러시아의 대미 인권 법안에 대해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결정’이라고 비판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 [커버스토리-대한민국 대통령의 모든 것] 대통령 연봉·퇴직 후 대우

    [커버스토리-대한민국 대통령의 모든 것] 대통령 연봉·퇴직 후 대우

    대한민국 대통령으로 일하면 연봉을 얼마나 받을까. 대통령은 100만명에 이르는 공무원 가운데 최고위직으로, 당연히 연봉도 가장 많다. 올 1월 국무회의에서 의결한 ‘2012 공무원 보수 및 수당 규정 개정안’에 따르면 이명박 대통령의 연봉은 1억 8641만 9000원이다. 대통령의 연봉은 세계 정상들과 비교하면 11위권이다. 1위는 싱가포르 리셴룽 총리의 170만 달러(약 19억 3000만원)다. 우리나라 국무총리의 연봉은 1억 4452만원, 감사원장 1억 933만 7000원, 장관급 1억 627만 3000원, 법제처장·국가보훈처장·통상교섭본부장·청와대 정책실장 1억 474만원, 차관급 1억 320만 9000원 등이다. 대통령의 연봉은 지난해보다 733만원(4.09%) 올랐다. 월급으로 계산하면 한 달에 1553만원이다. 각종 수당이나 보조비, 상여금 등은 포함하지 않은 액수다. 대통령의 올해 월급은 갓 군대 생활을 시작한 이등병 월급(8만 1500원)의 190배가 넘는다. 대통령의 연봉은 매달 320만원이 지급되는 직급보조비와 13만원의 급식비를 합치면 2억 2637만원으로 늘어난다. 이렇게 되면 매달 실수령액은 1886만원에 이른다. 대통령의 월급은 매달 10일 개인통장으로 입금된다. 월급 외에도 대통령은 연간 130억원에 달하는 업무추진비를 사용한다. 5년간 650억원에 이르는 엄청난 금액이다. 이 돈은 주로 정책조정 및 현안 관련 간담회비, 각계 각층에 보내는 경·조사비와 기념품비에 쓰인다. 대통령에서 물러나도 혜택은 적지 않다. ‘전직’(前職)이라는 수식어만 앞에 붙을 뿐 생활은 대통령 못지않다. 연금을 받고 경호 서비스도 제공된다. 전직 대통령 예우에 관한 법률이 적용되기 때문이다. 전직 대통령 중에서는 유일하게 김영삼 전 대통령만 연금을 받는다. 그는 매달 연금 1088만원과 교통·통신비 명목의 1700여만원을 합해 모두 2788만원을 받는다. 고(故)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와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의 부인 권양숙 여사는 전직 대통령 배우자로서 연금을 받는다. 이들이 받는 연금은 매달 801만원 정도다. 전직 대통령들은 경호·경비 외에 사무실, 기념사업 지원, 본인과 가족에 대한 병원 치료비의 혜택을 받고 비서관도 둘 수 있다. 하지만 헌법상 재직 중 탄핵 결정을 받아 퇴임하거나 금고 이상의 형이 확정된 경우, 형사처분을 회피할 목적으로 외국으로 떠나 있거나, 한국 국적을 상실한 경우는 연금을 받지 못한다. 전두환·노태우 두 전 대통령은 1997년 12·12사건으로 대법원에서 각각 무기징역, 징역 17년형이 확정돼 경호·경비 이외의 예우는 받지 못한다. 전직 대통령의 경호는 경호처가 최대 10년까지 맡으며 그 이후는 경찰로 임무가 넘어간다. 경호 주체가 바뀔 뿐 사실상 ‘종신경호’를 받는 셈이다.
  • ‘반성’ 없는 민주… 그들만의 전쟁

    ‘반성’ 없는 민주… 그들만의 전쟁

    민주통합당이 대선에서 패배한 지 26일로 일주일이 지나도록 당의 구심점과 쇄신책을 찾지 못한 채 표류하고 있다. 당을 수습해야 할 비상대책위원장 겸 원내대표 선출을 놓고 주류와 비주류 간 권력 투쟁이 격화되면서 국민들에게 약속한 정치 쇄신과 새 정치는 뒷전으로 밀려났다. 대선 패배 이후 문재인 전 민주당 후보를 지지했던 48%의 유권자가 소셜네트워크(SNS)상에서 극심한 상실감을 호소하고 있는 데도 책임지겠다는 사람은 없다. 25일 한국외국어대 노조지부장 이모(47)씨가 자살하는 등 대선 이후 4명의 노동자가 처지를 비관해 목숨을 끊었지만, ‘사람이 먼저다’는 대선 캐치프레이즈가 무색하게 민주당은 아직도 그들만의 ‘전쟁’을 진행 중이다. 주류와 비주류 간 권력 투쟁은 계파의 존폐와도 직결된 문제여서 28일 원내대표를 선출해 임시 사령탑을 세운다고 해도 조기에 종결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박원호 서울대 교수는 “단일대오 아래 설 수 없는 사람들이 선거에서 진 데다 패배의 충격이 예전 선거와 비교할 수 없을 만큼 크기 때문에 후유증이 한동안 계속되지 않을까 싶다.”고 말했다. 계파 간 충돌 양상은 26일에도 어김없이 되풀이됐다. 친노 핵심 참모인 전해철 의원은 이날 라디오 인터뷰에서 “신당 이야기가 나올 정도로 민주당에 실망이 크다는 것을 인정하고 잘 알아야 한다·”면서도 “일부를 한정해 책임 운운하는 것은 기본적으로 맞지 않다.”고 친노 책임론을 반박했다. 반면 비주류인 안민석 의원은 언론 기고문에서 “만약 친노패권주의 인사들이 주도권을 놓지 않을 경우 민주당 핵심기반인 호남에서 민주당에 등을 돌릴 것이고, 당에 분란이 쌓이면 ‘안철수 신당’의 길이 더욱 넓게 만들어질 것이다.”고 주장했다. 문 전 후보 캠프에서 대선을 함께 뛰었던 외부 인사들은 민주당에 깊은 실망감을 표시했다. 윤여준 전 국민통합추진위원장은 “민주당의 저런 모습은 다 예상했던 일이 아니냐.”며 “지금 대한민국에 명실상부한 민주진보 진영이란 게 있나. 지금은 아무 말도 하고 싶지 않다.”고 했다. 민심 이반 조짐까지 감지되자 박홍근 의원 등 민주당 초선의원 20여명은 “역사 앞에 씻을 수 없는 죄를 지었다.”며 특단의 조치로 이날 오후 국회 정문 앞에서 대선 패배에 대한 ‘사죄와 참회’의 1000배를 올렸다. 정치 전문가들은 반성과 민생 정치를 주문했다. 신율 명지대 교수는 “책임질 줄 모르는 사람들이 무슨 정당을 이끌어가겠나.”라며 “모종의 결단을 내려야 한다. 반성 없는 정당에 뭘 바라겠는가.”라고 꼬집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당권과 책임론을 얘기하기보다 대국민 정치를 펼쳐가며 희망의 메시지를 던져야 한다. 정당으로서 중도 사회 약자층 보호 방안을 선도적으로 제기해 나가는 방식의 쇄신이 이뤄져야 한다.”고 지적했다. 반면 민주당의 내부 정비 과정을 우선 지켜봐야 한다는 의견도 적지 않다. 이철희 두문정치전략연구소장은 “대선 패배로 고통 받는 사람들을 나몰라라 할 수는 없지만 일에는 순서가 있다.”며 “극심한 혼돈이 오더라도 결론이 날 때까지 처음부터 제대로 시작해야 한다. 그 속에서 쇄신의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해구 성공회대 교수는 “선거에 지면 논란이 많은 것은 당연한 일”이라며 “쇄신이 될지 망할지는 모르겠지만 일단 두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열린세상] MB가 꿰어야 할 민심의 단추/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열린세상] MB가 꿰어야 할 민심의 단추/한희원 동국대 법대 교수

    다사다난했던 대한민국의 2012년은 12월 19일의 대통령선거와 함께 저물어 간다. 그날이 어떤 누군가에게는 희망의 날이었을 것이다. 또 다른 사람에게는 실망의 날일 수도 있다. 하지만 대한민국은 과반수 지지로 종북은 절대로 아니라고 믿은 최초의 여성 대통령을 선택했다. 순국선열이 피로써 획득한 자유와 민주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가치가 훼손될 수 없다는 사실을 108만표 차이로 꾸짖은 것이다. 그러나 18대 박근혜 대통령의 임기는 2013년 2월 25일 시작된다. 따라서 두 달가량 남은 이명박 대통령의 역할은 매우 중요하다. 국민들은 이명박 정부가 원활하게 국정을 인계받지 못한 것을 기억한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정부조직개편안에 거부권 행사를 거론하며 협조하지 않았고, MB 인수위의 정책과 공약을 틈만 나면 비난하고 국정을 팽개치는 듯한 태도를 보였다. 새로운 정부가 그렇게 시작되어서는 누가 대통령이 된다고 하여도 국정운용을 원활하게 할 수 없다. 물론 이 대통령에 대한 평가는 후일에 이루어지겠지만, 글로벌 경제위기에 이룩한 성과는 그 어떤 대통령도 이루지 못한 것이었다. CNN이나 BBC 등 국제 언론은 “한국이 세계를 지배한다.”는 기사를 내보냈다. IMF 외환위기 당시 한국을 투기등급으로 분류했던 무디스 등 세계 3대 신용평가사는 대한민국의 신용등급을 일본보다 높게 매겼다. 그뿐이 아니다.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비상임이사국 진출,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와 핵(核)안보 정상회의 개최 등, 글로벌 경제위기에 이렇게 국가위상을 드높인 나라가 어디 있느냐는 평가였다. 대한민국은 이미 전 세계가 부러워하는 나라가 된 것이다. 원래 대통령은 군사조직의 우두머리인 통령(統領) 가운데 가장 큰(大) 우두머리라는 뜻이다. 그것은 대통령은 국내적으로는 국토안보, 즉 치안질서를 확고히 하고, 대외적으로는 국가위협세력으로부터 국가안보를 확보하는 것이 기본적인 책무라는 것을 의미한다. 하지만 이명박 정부는 명예훼손, 허위사실 유포, 음모론이 금수강산을 뒤흔드는 무법천지도 방관했다. 결코 법치의 준엄함을 보여주지 못했다. 또한 북한의 장거리 로켓 발사와 핵실험,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공격 및 북방한계선 침범, 독도에 대한 일본의 영유권 주장과 중국의 영토위협 등 해외세력으로부터 수차례 국가위신을 손상당하는 일을 겪었다. 이 모든 것이 전문용어로는 정보 실패(intelligence failure)에 기인한다. 정보 실패를 예방하기 위한 방책은 국가정보기구의 혁신밖에는 없다. 현재의 국내정보와 해외정보가 통합된 비대한 국가정보 체계와 비전문적인 운용으로는 박근혜 정부에서도 제2, 제3의 정보 실패에 따른 국가안보 위협은 불가피해 보인다. 이 대통령의 진정한 성패는 남은 임기에 달려 있다. 임기를 마무리하는 이 대통령은 “나는 헌법을 준수하고 국가를 보위하며….”라는 헌법 제69조의 취임선서문을 곱씹어 보아야 한다. 그동안 대한민국은 영토주권에 대한 개념도 상실했고, 법치의 무능함으로 인해 국가발전의 원동력인 자유와 자율의 소중한 가치를 포퓰리즘의 쓰나미에 방치했다. 17대 이명박 정부는 제18대 박근혜 정부가 국민대통합을 이루며 국민행복시대를 열 수 있도록 악역을 해서라도 정지작업을 해 놓아야 한다. 이에 이명박 대통령은 신년연설 등에서 첫째, 자유와 민주 그리고 평화통일의 지향이 대한민국의 정체성임을, 둘째, 북방한계선(NLL)이 대한민국의 영토주권선이고 독도는 우리영토임을, 셋째, 김정은 노동당정권이 대한민국의 주적임을, 넷째, 엄격한 법 집행으로 법치주의가 확립되어야 함을 만천하에 엄숙히 선언해야 한다. 이것은 참여정부 때의 언어로는 대한민국의 정체성과 국정이념에 대해 대못을 박는 일이다. 이명박 대통령은 국가 정체성에 대해 대못을 박고, 차기정부에 정통성 있는 대한민국을 인계하여 18대 박근혜 대통령이 확고한 치안질서와 튼튼한 국가안보 위에서 국가를 경영할 수 있도록 해 주고 떠나야 한다. 이것이 바로 이명박 대통령이 제18대 대통령 선거 결과에서 나타난 민심의 단추를 올바르게 꿰는 길이다. 대통령 임기 두 달은 역사를 바꿀 수도 있는 마지막 기회이지 않겠는가?
  • [사설] 민주당, 1469만명의 상실감 알기나 하는가

    민주통합당은 그제 대선 패배에 따른 당론 수습을 위해 당무위·의원총회 연석회의를 열고 원내대표가 비상대책위원장을 겸하는 선에서 지도체제를 정비하기로 했다. 다섯 시간 넘게 이어진 회의에서는 친노 주류와 비주류 간 책임론과 정상화 해법을 놓고 격론이 벌어졌다. 그러나 통렬한 반성은 온데간데 없고, 누구도 책임지는 자세를 보이지 않아 적이 실망스럽다. 심지어 나름대로 최선을 다한 문재인 후보에게 의원직까지 내놓으라며 윽박지르는 듯한 발언까지 나와 절망을 느끼게 한다. 제1 야당이 대선 패배의 충격에 휩싸여 일주일이 넘도록 갈피를 못 잡는 모습이 참 안쓰럽다. 대선에서 새 정치와 정권 교체의 희망을 걸고 민주당을 성원한 1469만명의 유권자들은 지금 낙담 속에 마음을 잡지 못하고 있다. 실의를 못 이겨 끝내 목숨을 버린 노동자가 있는가 하면, 문 후보를 압도적으로 지지한 젊은 세대와 호남지역에서는 집단 허탈감에 빠져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민주당은 이런 유권자들의 상실감을 헤아리기나 하는가. 지금 당내에서 누가 누구에게 돌을 던질 수 있는가. 다들 승리를 위해 최선을 다했다 하더라도, 대국민 설득방식이 잘못돼 최종 선택을 받지 못했을 뿐이다. 선거에서 민심을 얻고 잃고는 늘상 있는 일 아닌가. 지금이 어디 책임 공방이나 당권·계파 다툼을 벌일 때인가. 작금의 패배를 겸허하게 책임지고 반성하는 것만이 민주당을 응원한 유권자들의 마음을 다독이고 그들의 일상을 되찾게 해주는 길이다. ‘지려야 질 수 없는 선거’였다는 착각이나 아쉬움도 미련 없이 툭툭 털어내야 한다. 민주당은 이달 말쯤 새 원내대표를 선출하고 대선평가위원회를 구성한다고 한다. 그때 가서 냉정하고 철저한 패인 분석을 거쳐 집권당보다 더 확실하게 쇄신하면 민심은 오히려 더 보태지지 않겠나. 마음을 준 유권자들도 그렇게 아픔을 딛고 의연하게 일어서는 민주당을 보고 싶을 것이다. 정부 교체기와 연말이 겹쳐 나라의 일도 쌓여 있다. 내년도 예산을 마무리하고, 민생법안도 다룰 게 적지 않다. 민주당은 하루빨리 내홍을 추스르고 제1 야당으로서 본연의 역할을 다해야 할 것이다.
  • 한국사회 ‘2030 vs 5060’ 양분화… ‘세대간 전쟁’으로 번질 수도

    세대별 뚜렷한 투표 성향이 승패를 가른 18대 대선 이후 세대 갈등이 격화되더니 ‘갈등’ 수준을 넘어 ‘전쟁’으로 번지는 양상이다. 한국 사회가 아예 2030세대와 5060세대로 양분돼 가는 분위기다. 지역·성별·빈부·이념 등 여러 갈등의 한 축이었던 세대 갈등은 이제 사회 분열의 핵심 축으로 등장하게 됐다. 대선 직후 포털사이트를 달군 노인 무임승차 폐지 논란은 시작일 뿐이다. 한 네티즌이 포털 사이트에 “노인 무임승차를 전면 폐지해 주시기 바란다.”며 올린 이 청원에는 25일 현재까지 1만여명이 넘는 네티즌이 서명했다. 기초노령연금제를 폐지하자는 주장에 이어 아예 70세 이상 노인들에게 투표권을 주지 말자는 청원도 등장했다. 이 청원에 서명한 네티즌들은 “대한민국 젊은이들이 알바(아르바이트)의 늪에 빠졌는데도 노인들은 자기 욕심만 찾으려는 이기주의로 투표권을 남발하고 있다.”며 감정 섞인 반응을 쏟아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갈등이 사회적으로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며 “새 정부가 서둘러 세대 갈등을 봉합하지 않는다면 갈등 수준을 넘어 전쟁으로 번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1997년 외환위기 이전 세대 갈등은 주로 정치·문화적 차이에서 표출됐고 이후에는 한정된 경제적 자원을 둘러싼 세대 간 주도권 싸움으로 나타났지만 지금은 정치·경제·문화적 차이가 복합돼 고차방정식만큼 복잡한 형태로 나타나고 있다. 전문가들은 경제가 어려워질수록 세대 갈등도 극단적 형태로 나타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부모와 자식 세대라는 끈끈한 연대감, 결국은 가족 구성원이란 점이 세대 갈등의 표출을 억제하고 있었지만, ‘88만원 세대’에 이어 연애·결혼·출산을 포기한 ‘삼포세대’로 내몰린 2030세대의 상실감이 대선을 계기로 증폭돼 세대 갈등과 계층 갈등이 결합된 형태로 폭발력을 가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가난한 2030세대와 돈, 권력, 지위를 가진 5060세대의 정면충돌이다. 노인을 부양해야 할 젊은 층은 일자리가 없고, 세대 간 부양 형태인 국민연금 등을 통해 부모 세대를 책임질 경제력도 없는 반면, 노인이 될 50대는 대부분이 안정적인 경제력과 사회적 지위를 갖추고 있다. 2030세대의 상실감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된다. 퇴직을 강요당하는 ‘베이비부머’ 세대들도 한정된 일자리를 놓고 젊은 세대와 다퉈야 한다. 외국의 선진 복지 시스템을 접한 고학력자가 많아 노후 복지에 대한 기대는 크지만, 한국의 복지 시스템은 이를 뒷받침하지 못하고 있다. 복지에 대한 요구는 높아지고 있지만 쓸 수 있는 재원 역시 한정돼 있다. 복지 재원을 마련하기 위한 세금은 젊은 세대의 몫이다. 세대별 이해와 양보, 통합이 전제되지 않고서는 갈등과 불신의 악순환이 반복될 수밖에 없는 구조다. 고령화 사회로 진입하며 이번 대선 부터는 5060세대가 늘어나고 2030세대가 줄어들었다. 대선뿐만 아니라 총선도 5060세대의 손에 달린 셈이다. 일부에서는 5060세대가 사회적 압력 집단으로 대두될 가능성도 제기된다. 윤희웅 한국사회여론연구소 조사분석실장은 “선거에서 이기려면 정치권도 유권자 비중이 높은 중장년층을 타깃으로 노령연금 제도 등의 정책을 집중 개발할 수밖에 없을 것”이라며 “젊은 세대가 정책적 수혜를 받지 못하고 소외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정치가 고령층에 의해 주도되기 시작하면 젊은 층은 정치적 의사 결정에서 점차 배제돼 정치적 갈등이 한층 더해진 세대 갈등으로 나타날 수 있다.”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세대 간 타협을 통해 정년을 연장하고 젊은 층이 진출할 수 있는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이 근본적 해결책이라고 입을 모았다. 무엇보다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이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 단계부터 실질적 대통합을 보여 주는 게 급선무라고 지적했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경제살리기 올인… 성적은 ‘기대 이하’

    경제살리기 올인… 성적은 ‘기대 이하’

    경제계 인사 80명의 현 정부 마지막 경제팀에 대한 평가는 ‘미흡’이었다. 글로벌 경제위기라는 큰 파고가 있었던 점을 들어 당사자들은 “선방했다.”고 강변할 수 있지만, 5년 전 이명박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을 표방하며 경제 살리기에 올인한 점을 감안하면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이다. 가장 높은 점수를 받은 박재완(4.0점) 기획재정부 장관만 하더라도 성적표를 구체적으로 살펴 보면 대놓고 1등을 자랑할 처지가 못 된다. 낮은 학점을 준 평가자의 상당수는 리더십을 문제 삼았다. 경제부총리는 아니지만 선임 경제부처 수장으로서 박 장관이 제 역할을 못했다는 평가다. ‘비서 타입 행정가’, ‘스태프형 장관’이라는 심사 각주가 적지 않았다. 박 장관에게 높은 점수를 준 재정 건전성은 양날의 칼이었다. 재정 건전성에 함몰돼 경기 상황을 오판, 소극적인 경기 부양에 그치면서 올해의 ‘성장률 쇼크’를 완화하지 못했다는 비판이 부메랑으로 돌아왔다. 권도엽(3.2점) 국토해양부 장관은 취득세와 양도세 등 주택거래세 인하를 끌어냈다는 점에서 좋은 점수를 받았다. ‘잘못된 세제나 규제 조치를 바로잡으려 노력했다.’, ‘건설산업의 투명화에 노력했다.’ 등의 평가도 나왔다. 하지만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이 무척 많았다. 부동산 정책 실패, 4대강에 대한 과도한 투자 등도 4명에게서 낙제점(F학점)을 받았다. 철도경쟁체제를 추진한 점에 대해서는 평가가 엇갈렸다. 존재감이 약하다는 지적은 홍석우(3.5점) 지식경제부 장관도 받았다. 재벌에 편향됐다는 비판도 있었다. 그래도 1조 달러 무역시대를 열고 경상수지 흑자 폭을 확대한 것은 평가할 만한 공적이라는 의견도 있었다. 전력 위기관리에 대해서는 마무리는 그럭저럭 했지만 위기를 막기 위한 수급체계를 만들지 못한 점은 아쉬움으로 지적됐다. 유난히 많은 산하 공공기관 구조조정에 손대지 않음으로써 후임 장관에게 큰 짐을 안겨줬다는 뼈 아픈 평가도 있었다. 김석동(3.5점) 금융위원장은 존재감이 너무 강해서 문제가 된 경우였다. ‘소리만 요란한 꽹과리’라며 ‘과거의 전문성과 통솔력이 사라졌다.’는 비판이 적지 않았다. 권혁세 금융감독원장과의 불협화음 탓인지 다른 부처와의 정책조정 기능이 미흡하다는 평가도 있었다. ‘모피아’(옛 재무부 출신과 마피아의 합성어)라는 출신 성분의 한계와 ‘관치금융 심화’ 등도 혹평의 주된 이유였다. 하지만 가계부채 연착륙을 유도하고 저축은행 구조조정을 단행했다는 점에서 A학점을 준 사람도 11명이나 됐다. 금융소비자 보호를 강화하고 금융회사의 사회적 책임을 끌어낸 점 등도 좋은 점수를 받았다. 김동수(3.3점) 공정거래위원장은 ‘부처’보다는 ‘개인’을 앞세웠다는 평가가 많았다. 자신의 치적을 의식해 담합 조사 등을 남발했는 것이다. 또 한 가지 눈에 띄는 대목은 공정위를 보는 시선에 따라 김 위원장에 대한 평가가 극명하게 갈렸다는 점이다. 물가 단속 등 본연의 목적에 맞지 않는 잘못된 정책을 추진하는 바람에 공정위의 존재감을 없게 만들었다는 비판과, 공정위의 역할을 적극적으로 해석했다는 평가가 공존한 것이다. 공정위의 역할에 대한 새 정부의 사회적 합의 필요성을 말해 주는 대목이다. 김중수(2.9점) 한국은행 총재가 D학점을 받은 주요 요인은 금리 정책 실기였다. 이를 중앙은행의 독립성 약화와 연결시킨 평가도 제법 있었다. 취임 초기 ‘한은도 정부’라고 했던 김 총재의 발언이 두고두고 발목을 잡은 것으로 풀이된다. ‘한은 내부 인력들과의 조화에 실패했다.’는 목소리도 있었다. 하지만 안팎의 비판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생각한 대로 밀어붙였다는 점에서 ‘소신’을 높게 평가한 사람도 있었다. 전경하기자 lark3@seoul.co.kr 경제·산업부 종합 ■어떻게 평가했나 대학 교수, 민·관 경제연구소 연구위원, 투자은행(IB) 및 증권사 이코노미스트 등 경제 전문가와 은행장, 기업체 임원, 경제 관련 단체 등 경제현장에서 뛰는 인사 등 총 80명이 지난 18일부터 21일까지 점수를 매겼다. 금융, 부동산, 실물 등 가급적 여러 영역이 고루 섞이도록 했다. 총 5점 만점으로 5점=A, 4점=B, 3점=C, 2점=D, 1점=F다. 점수와 평가자 수를 곱해 합산한 뒤 총평가자(80명) 수로 나눠 단순 평균했다. 소수점 두 자리에서 반올림했으며 학점별로 초반은 ‘-’, 중반은 ‘0’, 후반은 ‘+’로 구분했다. 예컨대 C학점의 경우 3.0~3.3은 C-, 3.4~3.6은 C, 3.7~3.9는 C+다. ■ 평가에 참여해 주신 분(가나다순) 강삼중 중기중앙회 소상공인지원단장, 권영대 무협 회원서비스실장, 권영준 경희대 경영학부 교수, 권혁부 대한상의 금융세제팀장, 김규복 생명보험협회장, 김균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김극수 무협 기획실장, 김두영 코트라 인재경영실장, 김병권 새로운사회를여는연구원 부원장, 김성수 코트라 글로벌기업협력실장, 김용환 수출입은행장,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김종석 홍익대 경영학과 교수, 김지환 하나대투증권 리서치센터장, 김태동 성균관대 경제학부 명예교수, 김홍인 현대그룹 상무, 노영훈 조세연구원 선임연구위원, 문재우 손해보험협회장, 민왕일 현대백화점그룹 재경담당 상무, 박병원 은행연합회장, 박상협 코트라 해외투자지원 단장, 박연채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 박영석 서강대 경영학과 교수, 박원갑 국민은행 수석부동산팀장, 박종갑 대한상의 조사2본부장, 박찬영 신세계그룹 상무, 박희석 LS그룹 상무, 변양규 한국경제연구원 거시정책연구실장, 손영기 상의 거시경제팀장, 송재학 우리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송형근 무협 미래산업실장, 송홍선 자본시장연구원 펀드연금실장, 신광철 롯데 미래전략센터 이사, 신승관 무협 동향분석실장, 안홍진 효성그룹 전무, 양갑수 중기중앙회 국제통상실장, 오성진 현대증권 리서치센터장, 오정근 고려대 경제학과 교수, 오혁종 코트라 정보기획실장, 원윤희 서울시립대 세무대학원 교수, 유광수 중기중앙회 동반성장실장, 유병삼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 유영창 전문건설협회 부회장,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 유진성 한경연 연구위원, 윤석헌 숭실대 금융학부 교수, 윤용로 외환은행장, 이경상 상의 산업정책팀장, 이두형 여신금융협회장, 이명활 금융연구원 거시·국제금융연구실장, 이부형 현대연 연구위원, 이석우 전문건설협회 건설지원본부장, 이순우 우리은행장, 이승준 보험연구원 연구위원, 이승호 자본시장연 연구위원, 이영 한양대 경제금융학부 교수, 이재우 BOA메릴린치증권 상무, 이재준 KDI 연구위원, 이종우 IM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이화석 대한항공 전무, 임희정 현대연 연구위원,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부사장,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 전수봉 상의 조사1본부장, 정병욱 서울시립대 경영학과 교수, 정승화 건설협회 경영지원본부장, 정인교 인하대 경제학과 교수, 조동철 KDI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조복현 한밭대 경제학과 교수, 조원희 국민대 경제학부 교수, 조익재 하이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 조준희 기업은행장, 조호정 현대연 연구위원, 최공필 금융연 수석자문위원, 최복희 중기중앙회 정책총괄실장, 최진호 동부그룹 상무, 최흥식 하나금융지주 사장, 최희갑 아주대 경제학과 교수, 한동우 신한금융지주 회장, 한무영 부영그룹 상무
  • [Weekly Health Issue] 부정맥

    [Weekly Health Issue] 부정맥

    심장은 전기 자극에 의해 박동한다. 사람 몸에 무슨 전기 자극이냐고 반문할지 모르지만 심장에는 전기를 생산하는 자극 생성 조직이 존재하며 여기에서 만들어진 전기가 심근세포에 전달돼 수축과 이완, 즉 박동을 가능하게 한다. 따라서 이 전기 자극이야말로 생명의 원천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런 전기 자극이 만들어지거나 전달되는 과정에서 부실이나 오류가 발생하는 상황을 부정맥이라고 한다. 한마디로 심장 박동이 항상성을 갖지 못해 문제가 되는 것이다. 호흡 곤란은 물론 현기증과 실신, 심하면 심장마비까지 초래할 수 있는 부정맥에 대해 서울성모병원 순환기내과 노태호 교수와 얘기를 나눴다. ●먼저, 부정맥이란 어떤 상태를 말하는가. 한마디로 심장 박동이 정상에서 벗어나는 현상이다. 사람의 심장은 분당 60∼100회 정도로 고르게 박동하며 환경 변화나 신체의 필요에 유연하게 반응하는데 이 범위를 벗어나면 부정맥으로 간주한다. 심장 박동이 고르지 않거나 지나치게 늦고 빠른 경우가 여기에 해당된다. 또 심장 박동이 신체 조건에 잘 반응하지 못해 운동할 때 심박수가 충분히 늘지 않거나 잠잘 때 낮아지지 않는 경우도 부정맥에 해당한다. ●부정맥에 주목해야 하는 이유는. 고혈압·당뇨병·고지혈증·대사증후군 등의 성인병과 흡연, 과도한 스트레스는 심장과 혈관 손상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이런 요인에 의해 심장 근육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심장에 혈액을 공급하는 관상동맥이 좁아지거나 막히면 허혈성 심질환이 생기는데 이때 심실의 심장세포가 손상돼 부정맥을 만든다. 바로 심실성 부정맥으로, 방치하면 심인성 급사로 이어질 가능성이 높다. 또 심방세포가 노화된 고령자에게 흔한 심방세동은 갑자기 심박수가 빨라져 응급상황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그런가 하면 심실로 보내지지 않아 심방에 정체된 혈액이 응고된 상태로 혈관을 떠돌다가 뇌혈관을 막아 뇌졸중을 유발하기도 한다. 문제는 이런 부정맥이 지속적으로 증가한다는 사실이며 이 때문에 적극적인 치료를 위한 인식 개선이 절실하다. ●유병률과 발병 추이도 짚어 달라. 국내에서는 허혈성 심질환이 증가 추세에 있으며 여기에 수반되는 심실성 부정맥과 이로 인한 심인성 급사도 함께 늘어나고 있다. 특히 심방세동은 세계적으로 증가 추세를 보여 30년 후에는 유병률이 지금의 2배가 될 것이라는 보고도 있다. 빠른 노령화를 보이는 우리에게는 중요한 경고가 아닐 수 없다. 여기에다 심박수가 적어 인지기능 저하와 호흡 곤란, 운동 제한 등을 유발하는 노인성 동기능 부전증후군도 함께 증가하는 추세다. ●부정맥의 유형과 원인은 무엇인가. 발생 양상을 기준으로 볼 때 먼저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부정맥이 있다. 흔한 유형의 부정맥으로 심방이나 심실에서 너무 빨리 전기 자극을 보내는 심방 혹은 심실기외수축이 여기해 해당되며 가슴이 ‘덜컹’, ‘울컥’ 하는 느낌이 온다. 다음은 분당 심박수가 100회를 넘는 빈맥을 들 수 있다. 빈맥은 심방 등 심실 상부에서 생기는 상실성 빈맥, 심실에서 발생하는 심실빈맥으로 나뉘는데 심폐질환이나 갑상선기능항진증 등 전신질환이 있을 때 잘 생기며 심방세동과 발작성 상실성 빈맥이 여기에 해당된다. 이 중 상실성 빈맥의 경우 두근거림 증상은 심하지만 생명을 위협하지 않는 반면 심실빈맥은 심인성 급사로 이어지는 경우가 많아 특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심실빈맥은 대부분 심근경색 등 허혈성 심질환의 합병증으로 발생하지만 비후성 심근증, 심부전 등과도 관련이 있다. 또 심박수가 분당 50회 이하인 서맥도 있다. 서맥은 동기능 부전증후군으로, 심장에 전기를 공급하는 동기능에 문제가 있거나 전기가 심실로 전달되지 못할 때 흔히 나타난다. ●유형별 증상은 어떻게 나타나는가. 부정맥은 증상이 다양할 뿐 아니라 같은 부정맥이라도 개인차가 매우 크다. 간헐적 부정맥의 경우 가슴이 ‘덜컹’, ‘울컥’ 하는 불쾌감을 느끼며 위험성이 낮은 단순 기외수축은 별 증상이 없지만 더러는 심한 공포감을 느끼기도 한다. 빈맥은 두근거림이 주요 증상으로, 심하면 혈압이 떨어지면서 어지럽거나 정신을 잃기도 하는 만큼 증상이 발생하면 즉시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 그러나 놀라거나 흥분할 때 심박수가 증가해 가슴이 두근거리는 것은 부정맥과 관련이 없다. 서맥은 심장 박동수가 줄면서 뇌와 장기로 가는 혈류가 감소해 기운이 없고 숨이 차며 인지기능이 떨어지거나 만성적인 두통이 생기기도 하며 심하면 혈압이 떨어져 의식을 잃는 응급상황이 오기도 한다. 이런 부정맥은 항상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진단하기가 쉽지 않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날 때 스스로 분당 맥박수를 측정해 의사에게 알려주면 큰 도움이 된다. ●치료는 어떻게 하며 예후는 어떤가. 허혈성 심질환, 고혈압, 호흡기질환, 흡연, 스트레스가 원인이라면 먼저 원인을 치료·관리하는 것이 중요하다. 일단 증상이 나타나면 생명이 위험한가, 합병증이나 관련 증상을 얼마나 유발하는가 등을 따져 안전한 수준이라고 판단되면 굳이 치료를 하지는 않는다. 심방세동 등 상실성 부정맥에는 흔히 항부정맥 약제를 사용하는데 이 약제는 기질적 심질환이 있는 경우 오히려 예후를 나쁘게 할 수 있어 조심해야 한다. 심방세동에는 심박수를 낮추는 약물과 혈전을 억제하는 약물을 함께 사용하기도 한다. ●부정맥의 새로운 치료 트렌드라면…. 심인성 급사를 막는 삽입형 제세동기(ICD), 심장박동을 인위적으로 만들어 서맥성 부정맥을 치료하는 영구형 심장박동기, 전도장애 환자의 심부전을 개선하는 심장 재동기(CRT), 발작성 상실성 빈맥 등에 적용하는 전극도자절제술 등에서 보듯 최근 치료 경향은 비약물 치료로, 치료 성적도 뛰어나다. ●부정맥은 치료에 소홀한 면이 있는데…. 부정맥은 심각성에 비해 증상이 경미한 경우가 많아 대부분의 환자들이 적절한 치료를 받지 못하고 있다. 심근경색 이후에 발생한 심실성 부정맥처럼 생명을 위협하거나 심방세동처럼 중풍이나 심부전 등의 합병증이 예상되는 경우, 또 위험성은 크지 않지만 증상이 심한 경우라면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한다. 심재억 전문기자 jeshim@seoul.co.kr
  • [사설] 이제 ‘차이’를 넘어 세대공존의 지혜 모을 때

    인터넷상에 노인복지 축소 청원운동이 벌어져 대선 이후 세대 간 갈등이 본격화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를 낳고 있다. 한 누리꾼이 포털사이트에 지하철 노인 무임승차 폐지 청원을 올리자 1만여명이 서명했다고 한다. 이 누리꾼은 “노인들이 국민 복지에 대해 달갑게 생각하지 않으니 이들이 즐겨 이용하는 무임승차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논리를 폈다. 50~60대가 보편적 복지에 반대하는 박근혜 후보에게 표를 몰아줬으니 그들이 누리는 복지혜택을 없애야 한다는 것이다. 자신이 지지한 후보가 패배한 데 따른 상실감과 박탈감이 크리라는 것은 충분히 짐작이 간다. 하지만 그런 식의 무분별한 ‘욕구분출’이 과연 타당한 것이냐 하는 것은 별개의 문제다. 무임승차 폐지운동에 대한 20~30대의 호응은 만만치 않다. 당초 7000여명 서명을 목표로 했으나 이틀 만에 9000여명을 넘겼다. 또 다른 누리꾼은 한발 더 나아가 노인들 역시 선별적 복지가 필요하다면서 기초노령연금제도를 폐지해야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방송3사 대선 출구조사 결과 20대 유권자의 65.8%, 30대의 66.5%가 문재인 민주통합당 후보를 지지했다. 반면 50대와 60대 이상에서는 62.5%, 72.3%가 박근혜 당선인에게 표를 몰아줬다. 노인복지 축소 청원은 이 같은 세대 투표의 후유증이 결코 간단치 않음을 보여 준다. 그러나 선거 이후까지 세대별 편가르기를 어어가는 것은 온당치 않다. 선거 결과에 대한 승복이야말로 민주주의의 기본이다. 박 당선인이 보편적 복지에 반대했으니 선별적 복지를 실행해야 한다는 주장도 설득력을 얻기 어렵다. 무상급식 주민투표에서 패배한 이후 새누리당 역시 0~5세 무상보육정책을 펴는 등 선별복지에서 무상복지로 나아갔음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비록 소수이지만 세대 간 갈등을 우려하며 자제하자는 목소리도 있다고 하니 다행이다. 50~60대는 20~30대의 어머니이고 아버지다. 우리 사회를 구성하는 공동체의 소중한 일원이다. 20~30대는 미래세대답게 욕구와 분노를 다스리고 성숙한 시민의식, 공동체 의식을 새롭게 하기 바란다. 박 당선인과 그를 선택한 50~60대 기성세대 또한 2030세대와의 공감대를 넓히는 데 한층 진력해야 할 것이다. 지금이야말로 세대 간 ‘차이’를 극복하고 공존의 지혜를 모을 때다.
  • 탈지역·탈이념·탈계파 ‘무게’… 의외의 인물 발탁 가능성

    탈지역·탈이념·탈계파 ‘무게’… 의외의 인물 발탁 가능성

    박근혜 대통령 당선인은 23일 서울 강남구 삼성동 자택에서 휴식을 취하며 정국 구상에 몰두한 것으로 전해졌다. 대통령직인수위원회 구성뿐만 아니라 국무총리를 포함한 내각 인선, 청와대 참모진 배치 등 고심이 깊을 수밖에 없는 상황이다. 특히 박 당선인은 지금까지 ‘대탕평’이라는 대원칙만 제시했을 뿐 인선과 관련해 이렇다 할 가이드라인은 없는 상태다. 대탕평 원칙은 역대 정권의 인사 실패에 대한 일종의 ‘트라우마’로도 볼 수 있다. 앞서 이명박 정부는 첫 인선부터 이른바 ‘고소영’(고려대, 소망교회, 영남 출신) 등 각종 논란에 휘말리면서 국정 운영의 동력을 일정 부분 상실하기도 했다. ‘탈지역, 탈이념, 탈계파’ 등이 박 당선인의 인선 기준이 될 것으로 전망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이렇듯 인선 문제를 놓고 추측만 무성한 데는 ‘보안’을 중시하는 박 당선인 특유의 인사 스타일이 작용하고 있다. 지난여름 대선 경선 캠프를 구성할 때도 박 당선인이 실무진 하나하나까지 직접 고른 것으로 전해졌다. 이 때문에 인선 내용이 중간에 외부로 새 나가는 일도 거의 없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박 당선인은) 등 떠밀려 결정하는 것처럼 비치는 것을 싫어한다.”고 귀띔했다. 따라서 박 당선인은 인선의 속도보다는 과정을 더 신경 쓴다고 할 수 있다. 박 당선인은 사람을 쓸 때 ‘신뢰’를 가장 중시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박근혜식 용인술의 핵심으로 지목된다. 박 당선인이 새 사람을 추천받을 경우 하는 첫 질문이 “믿을 만한 분이냐.”라는 것은 참모들 사이에서 유명하다. 박 당선인은 한번 믿고 맡긴 일에 대해서는 무한한 신뢰를 보내지만 권한이나 역할을 벗어나 ‘오버’하는 사람은 싫어한다는 게 중론이다. 지난 9월 박 당선인이 과거사 논란을 겪는 과정에서 박 당선인과 사전 상의 없이 사과의 뜻을 외부에 알린 대변인을 교체한 사례도 있다. 박 당선인의 인선 스타일을 직접 눈으로 확인할 수 있는 사례로는 경선 캠프와 본선 캠프 두 가지가 대표적이다. 이 가운데 경선 캠프는 실무형으로 꾸려지면서 측근들이 대거 전진 배치됐다. 이는 업무의 연속성과 전문성, 안정감 등에 초점을 맞춘 것으로 해석된다. 또 본선 캠프는 확장형으로 외부 인사들이 대거 중용됐다. 외부 영입 인사들은 박 당선인의 이미지 변신을 이끌어내는 기폭제 역할을 했으며 지난해 12월 비상대책위원회 출범 당시에도 같은 인사 스타일을 보여준 바 있다. 이는 인사를 통해 상징성과 참신성 등을 강조하기 위한 의도가 깔려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박 당선인이 꺼내 든 인사에는 늘 예상 밖의 인물이 포함돼 있었다. 지난해 말 비대위에서는 김종인 전 청와대 경제수석, 4·11 총선 때는 부산 사상에서 문재인 민주당 후보에게 맞선 27세 손수조씨, 본선 캠프에서는 안대희 전 대법관 등이 이른바 ‘깜짝 카드’에 해당된다. 그러나 특정 인사에게 힘이 쏠린 적은 거의 없었다. 박 당선인은 특정인에게 권한이 집중되는 상황을 좀처럼 만들지 않는다. 이 때문에 ‘2인자’ 또는 ‘좌장’이 나올 수 없는 구조다. 박 당선인 측 관계자는 “‘정치인 박근혜’에서 ‘대통령 박근혜’로 상황이 바뀌었지만 기존 인사 스타일은 유지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봤다. 장세훈기자 shjang@seoul.co.kr
  • ‘文의 48%’ 집단 상실감

    서울 동대문구 이문동의 한 생맥주집은 대선 다음 날인 20일부터 22일까지 문을 닫는다. 가게 앞에는 사람이 죽었을 때 슬픔을 나타내는 ‘謹弔’(근조)라는 표시가 붙었다. 대통령 선거일인 19일 이 가게에서 TV를 통해 개표 결과를 지켜보고 있었던 박모(32) 씨는 “밤 11시쯤 ‘박근혜 당선 확정’이라는 메시지가 나오자 가게 주인이 ‘더 이상 영업을 못하겠다’며 나가달라고 말했다. 돈은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트위터에는 전라북도 정읍의 한 편의점 주인이 내건 ‘잠시 쉽니다. 세상이 바뀌길 바랐는데. 가슴 아픈 분 소주는 그냥 가져가세요’라는 휴업 알림 사진이 전파됐다. 페이스북에도 “아침에 눈을 뜨기 싫다. 아직도 현실을 믿을 수 없다.”는 문재인 전 민주통합당 후보 지지자들의 울분에 찬 글들도 적지 않았다. 이번 대통령 선거 후 야권지지층 중에서 문 전 후보의 패배에 대해 실망감을 넘어 상실감을 호소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는 얘기가 나오고 있다. 문 후보에게 표를 줬던 유권자는 1469만2632명. 전체 유효투표의 48.02%에 달한다. 이들 중 일부는 트위터나 페이스북 등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를 통해 ‘무력감’, ‘좌절’, ‘원망’ 같은 감정을 표현하고 있다. 소설가 이외수씨는 21일 새벽 트위터에 “오랜만에 술 마시고 대취해서 울었다. 원래 술 마시면 꺼이꺼이 잘 운다”라고 적었다.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는 백모(27)씨는 “선거날부터 이틀째 밤에 잠을 제대로 못 자고 있다. 속이 메슥거리고 입맛이 없다.”고 호소했다. 이 같은 증상에 대해 전문가들은 ‘한시적 외상후 스트레스 증후군’이라는 소견을 내놓고 있다. 권준수 서울대병원 신경정신과 교수는 “일종의 심리적 트라우마로 볼 수 있다.”며 “자신이 당연히 믿었던 것, 반드시 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게 이뤄지지 않으면서 거기서 오는 실망감 자체가 매우 컸을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권 교수는 “물론 집단적인 현상이라고 단정하기는 쉽지 않다.”면서도 “이런 반응이 지속될 것이라고 생각하지는 않는다. 일시적인 현상으로 끝날 것”이라고 말했다. 김윤철 경희대 후마니타스칼리지 교수는 “2002년에는 막판에 단일화가 깨지면서 노무현 당시 후보가 당선될지 반신반의하는 야권 지지자들이 많았지만 이번에는 높은 투표율 등 기대감을 가질 수 있는 요인들이 많았다. 덩달아 허탈감도 더 컸을 것”이라며 “박근혜 당선인이 이를 잘 보듬어야 한다.”고 말했다. 송수연기자 songsy@seoul.co.kr
  • 최영조 경산시장 “혈연·학연·지연 인사 관행 혁파”

    최영조 경산시장 “혈연·학연·지연 인사 관행 혁파”

    최영조(57·무소속) 신임 경북 경산시장은 당선 첫날인 20일 오전 9시 충혼탑을 찾아 참배하는 것으로 공식 일정을 시작했다. 이어 10시 시청 대회의실에서 열린 민선 5기 제7대 시장 취임식에서 “경산은 이제 갈등과 분열의 시대를 끝내고 ‘시민이 행복한 새로운 경산 건설’에 다 함께 매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시의회 방문해 현안 협조 당부 최 시장은 또 “경제는 구미처럼, 생활은 (대구) 수성구처럼, 복지는 엄마처럼 멋지게 한번 해보겠다.”면서 청사진을 밝힌 뒤 “구겨진 경산의 자존심을 회복하고 힘을 하나로 모아 경산시민이 편안하고 행복하게 지내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임 시장이 직원 승진 인사 등과 관련한 금품 수수 등으로 지난해 7월 구속된 것에 대해 그는 “앞으로 학연, 지연, 혈연은 물론 금품이 오가는 인사 관행을 혁파하고 철저히 능력 위주의 인사를 단행하겠다.”면서 “1000여명의 공직자들은 저만 믿고 오직 시민을 위한 일에만 전념해 달라.”고 당부했다. 시의회를 방문해서는 “대구도시철도 1호선 하양 연장과 경제자유구역 조성, 삼성현(원효, 설총, 일연) 역사문화공원 완공 등 산적한 현안 사업이 조속히 마무리될 수 있도록 적극 협력해 줄 것”을 요청했다. 그는 출입 기자들과의 간담회에서는 “약속한 공약은 꼭 지키겠다.”고 말했다. 또 “전임 시장이 계획하거나 추진했던 현안 사업은 기본적으로 마무리되어야 한다.”면서 “하지만 수정할 것이 있다면 과감하게 수정하겠다.”고 덧붙였다. ●수도권에 경산학숙 설치 등 공약 오후엔 대구 지역 언론사를 방문하는 등 첫날부터 바쁜 일정을 보냈다. 최 시장은 ▲일자리 1만개 창출 ▲경제자유구역 중심의 성장 주도 산업 클러스터 육성 ▲영남대학교 제2부속병원 경산 유치 ▲영남대 부속 고등학교 유치 ▲수도권에 경산학숙 설치 등을 공약했다. 경산 남산면이 고향인 최 시장은 대구상고와 영남대 행정학과를 졸업하고 행정고시(23회)를 통해 공직에 발을 들인 후 31년간 줄곧 경북도에서 근무했다. 경제통상실장, 구미 부시장, 의회사무처장 등의 요직을 두루 거쳤다. 최 시장은 유효표 14만 5326표 가운데 2만 9582표를 얻어 득표율 20.35%로 당선됐다. 경산 김상화기자 shkim@seoul.co.kr
  •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일자리 창출 등 공약은 꼭 실천”

    김홍섭 인천 중구청장 “일자리 창출 등 공약은 꼭 실천”

    “구민 여러분의 뜻을 가슴 깊이 새겨 구민을 위한 구청장, 일하는 구청장, 당당한 구청장의 모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세 번째 하는 구청장이라 낯설지 않아 인천 중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로 당선된 김홍섭(63) 구청장은 20일 오전 수봉공원 현충탑을 찾은 뒤 출근해 간부공무원들로부터 보고를 받는 것으로 업무를 시작했다. 이어 오후에 관내 주요 지역을 방문한 그는 “세 번째 하는 구청장이라 그런지 낯설지만은 않다.”고 말했다. 민선 2, 3대 중구청장을 역임하기도 한 김 구청장은 올해 63세로 인천 중구 영종도 출신이다. 인천시의원을 비롯해 월미테마파크 회장, 인천체조협회장 등을 역임해 지역 사정에 매우 밝은 마당발로 통한다. 그는 “중구가 최근 몇 년 새 신도심에 밀려 많이 낙후됐다.”면서 “선거 과정에서 내건 공약은 반드시 실천하겠다.”고 다짐했다. 김 구청장은 2만 8607표(득표율 52.55%)를 얻어 2만 5823표(득표율 47.44%)에 그친 민주통합당 강선구(50) 후보를 2784표 차로 제쳤다. 그는 인천·영종대교 통행료 감면 연장, 영종하늘도시 기반시설 확충, 원도심 학교 신도심 이전 문제 해결 등을 핵심 공약으로 제시했다. 또 물류·유통·첨단산업단지 유치를 통한 일자리 창출을 약속했다. “인천항은 임대 기간이 끝나는 8부두를 시작으로 내항을 주민들의 품에 돌려 드리고 중구의 많은 관광 자원을 활용해 외국인 관광객 유치에 힘쓰겠습니다.”라고 말했다. 아울러 문화와 예술, 관광이 융합하는 도시의 밑그림을 그리고 국내 대학 예술학과를 유치해 젊은 도시로 변모시키겠다고 강조했다. 재개발, 재건축 사업은 실현 가능성 여부를 정밀 검토한 뒤 해당 주민들이 원하는 방향으로 사업 추진 여부를 결정해 재정착률을 높이겠다는 구상을 하고 있다. ●중구를 중국 교류 중심지로 육성 김 구청장은 “지역별 특성에 맞게 살 거리, 볼거리, 먹을거리 등을 조성해 차이나타운이 있는 중구를 중국 교류의 중심지로 발돋움시켜 관광 부흥의 새 시대를 열겠다.”는 포부도 함께 밝혔다. 한편 인천 중구청장 보궐선거는 김홍복 전 구청장이 지난 9월 공갈 혐의로 징역형을 선고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함에 따라 치러졌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자연은 어떻게 좀비를 만드는가

    자연은 어떻게 좀비를 만드는가

    중남미 코스타리카의 열대우림 속에 사는 거미 ‘아네로시무스’는 이상하고 변덕스러운 행동으로 유명하다. 애써 지은 거미줄을 버리고 전혀 다른 거미줄을 치기 시작하는데, 이 거미줄은 자신을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몸 속에 살고 있는 기생 말벌을 위한 것이다. 말벌의 유충이 뱃속에서 부화하면 거미는 죽고, 유충들은 그 몸 속에서 거미줄의 보호를 받으면서 성충이 될 때까지 지낸다. 아네로시무스의 기괴한 행동은 스스로 의지가 아닌 몸 속 말벌에 의해 마치 ‘좀비’처럼 이뤄지는 것이다. ‘죽어도 죽지 못하는 존재’. 공포 영화의 기괴한 모습으로 알려져 있는 좀비는 자연에서 어렵지 않게 찾을 수 있다. 바이러스, 진균류, 원생동물, 벌, 촌충 등 수많은 생물이 기생을 통해 숙주의 뇌를 조종해 자신이 원하는 것을 얻어낸다. 국제저널 ‘실험생물학 저널’은 최신 호에서 주요 이슈로 ‘좀비 동물’을 다루며 “생물학계는 이제 기생동물을 찾는 데 그치지 않고 이들이 어떻게 다른 동물의 체내에 침입해 뇌를 장악하고, 명령을 내릴 수 있는지를 밝혀내는 단계에 이르렀다.”고 밝혔다. ●감염된 거미는 말벌 유충 위한 거미줄 만들어 아네로시무스는 새로운 거미줄을 완벽하게 말벌 유충의 생활에 적합하도록 짓는다. 일반적인 거미줄은 얇고 복잡하게 얽혀 있으면서도 동심원 형태의 규칙성을 갖지만 말벌용 거미줄은 비를 막을 수 있도록 특정 부분을 덧댄 것처럼 두껍게 만들어진다. 나중에 말벌 유충은 이 부분으로 기어가 비를 피하는 동시에 거미줄에 걸린 벌레를 통해 영양분을 쉽게 공급받을 수 있다. 이처럼 거미를 조종하기 위해 말벌은 독특한 단백질을 생산해 숲속 곳곳에 뿌린다. 이 단백질은 숲 속 어디에나 폭넓게 퍼져 있는 바큘로바이러스와 함께 작용해 거미를 감염시켜 번식을 위한 ‘좀비’로 만든다. 사람이 이 바이러스를 먹고 말벌의 좀비가 되지 않을까 걱정할 필요는 없다. 이 바이러스는 거미와 집시나방 등 일부 곤충류에만 작용한다. 집시나방의 경우 나뭇잎 등에 묻어 있는 바큘로바이러스에 감염되면 바이러스는 집시나방의 세포를 파고 들어가 ‘높이 올라가라.’는 명령을 내린다. 집시나방이 나무 꼭대기로 올라가 죽으면 사체는 분해돼 아래쪽으로 뿌려지면서 확산되어 훨씬 더 많은 생물을 바큘로바이러스에 감염시킨다. 집시나방에게 이 같은 명령을 내리는 유전자가 ‘egt’다. egt는 보통 효소 형태로 벌레 내부에서 활성화돼 집시나방의 호르몬을 파괴함으로써 생식이나 탈피 등 일체 체내 활동을 하지 못하게 만든다. 집시나방을 바이러스를 위해서 살아가는 ‘좀비’ 상태로 만드는 것이다. 데이비드 휴스 펜실베이니아 주립대 교수는 “일반적인 집시나방은 밤에 나와 먹이를 구한 뒤 나무 아래쪽에 지어놓은 집에 숨는다.”면서 “하지만 egt의 영향을 받은 집시나방은 먹이를 구하는 활동 자체를 멈추지 않고 끊임없이 헤매다가 나무 꼭대기로 올라 간다.”고 설명했다. 이어 “마치 환상을 보는 것처럼 먹고 또 먹는다.”고 덧붙였다. 숙주의 뇌 속 신경 전달물질 자체를 개조하는 기생동물들도 있다. 흡충(가시머리벌레)이 대표적이다. 흡충은 연못 등에 사는 ‘옆새우’에 기생한다. 옆새우는 일반적으로 진흙 속에서 사는데, 흡충에 감염되면 옆새우는 미친 듯이 헤엄을 쳐서 연못 가장자리의 나무줄기나 바위 위로 몸을 던진다. 나무줄기나 바위 위로 드러난 새우는 새의 먹이가 되고, 이를 통해 흡충은 자신의 후손을 광범위하게 퍼뜨릴 수 있게 된다. 사이먼 헬루이 웨슬리대 교수는 “가시머리벌레가 옆새우에 침입하면 새우의 면역시스템이 여기에 강력하게 저항하며 화학물질을 분비하게 된다.”면서 “가시머리벌레는 면역시스템과 싸우지 않고 최대한 빨리 새우의 뇌로 침입해 세로토닌이 과다 분비되도록 해 면역시스템 자체를 붕괴시킨다.”고 설명했다. 세로토닌은 뇌의 핵심 신경 전달물질이지만 과도하게 분비될 경우 시신경에 문제를 일으킨다. 진흙 속에서 사는 옆새우 신경에 문제가 생기면서 옆새우는 반대로 햇빛을 자신이 사는 암흑으로 인식하고 찾아 헤매게 돼 결국 물 밖으로 뛰어나가게 되는 것이다. ●사람을 좀비로 만드는 방법은 없어 과학자들은 실험실 수준에서 수백~수천개의 뉴런을 가진 무척추동물의 신경을 조종할 수 있는 수준에 이르렀다. 하지만 사람을 비롯한 척추동물의 경우 수백만~수천만개의 뉴런을 갖고 있다. 특히 각각의 뉴런이 어떤 형태로 연관을 짓고 어떤 역할을 하는지조차 분명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현 단계에서는 사람을 좀비로 만들 수 있는 방법은 개발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물론 좀비와 같은 이상행동을 보이는 척추동물도 있다. 이들은 대부분 원형세포 형태의 기생충에 감염된 경우다. 세포내에서 증식하는 기생세포인 톡소플라스마는 포유류와 조류에 널리 기생하는데 포식자로 숙주를 옮기는 특성이 있다. 흔히 고양이에서 톡소플라스마 감염이 많이 발견된다. 감염된 새나 쥐 같은 작은 포유류를 고양이가 잡아 먹는 먹이사슬을 통해서다. 톡스플라스마에 감염된 쥐는 고양이에 대한 선천적인 두려움을 상실해 더 쉽게 잡아 먹힌다. 이는 톡소플라스마가 숙주 몸 속에서 신경 전달물질인 도파민 생산을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도파민이 과다분비된 숙주는 호기심이 더 많아지고, 두려움을 느끼지 않게 된다. ●톡소플라스마 감염땐 정신분열증 유발도 톡소플라스마는 쥐 등 일부 수컷 동물에서는 남성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 과다분비도 일으킨다. 테스토스테론이 과다분비된 수컷 동물은 암컷을 찾아 번식에 몰두하게 된다. 암컷도 또다른 숙주가 되는 것이다. 모두 기생동물들이 자신의 생존이나 번식을 위해 숙주를 조종하고 있는 사례들이다. 사람도 톡소플라스마의 영향을 받는다. 감염된 고양이를 만지거나 감염된 동물의 고기를 먹고 사람이 감염된 사례가 종종 보고된다. 일부 환자들은 성격이 변하거나, 정신분열증을 일으키는 등 톡소플라스마에 의해 뇌를 지배당하기도 한다. 과학자들은 이 같은 기생동물에서 새로운 치료제의 아이디어를 얻기 위해 애쓰고 있다. 도파민이나 세르토닌을 과다분비시키는 기생동물의 방식은 인류가 개발해 온 각종 의약품과는 접근 자체가 다르다. 아다모 교수는 “일반적인 의약품은 한 종류의 분자나 유전자를 공략하도록 개발되지만 기생동물은 숙주를 치밀하고 다양한 방식으로 점령한다.”면서 “이는 신약 개발을 연구하는 학자들에게는 아주 신기하고도 놀라운 현상”이라고 강조했다. 박건형기자 kitsch@seoul.co.kr
  • 최명복 “문용린 위해 후보 사퇴하라는 압력 받았다”

    최명복 “문용린 위해 후보 사퇴하라는 압력 받았다”

    보수 진영의 후보 사퇴 회유 등 서울시교육감 선거전 막판에 극심한 혼탁 양상이 나타나고 있다. 최명복 서울시교육감 후보는 17일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보수 진영 교육감 후보 단일화 기구인 ‘좋은교육감추대시민회의’의 A사무총장이 “차기 서울시교육감으로 밀어줄 테니 문용린 후보를 위해 사퇴하고 반(反)전교조 노선에 동참하라.”는 취지로 회유한 통화 내용을 공개했다. 최 후보는 “공정해야 할 교육감 선거에서 남승희 후보는 신변의 위협을 느낀다고 폭로할 만큼 부도덕하고 비상식적인 선거 행태가 난무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A사무총장은 “12일 최 후보가 전화해 도움을 요청하기에 보수 단결을 위해 최 후보가 용단을 내려주는 게 좋을 것 같다는 취지로 얘기했을 뿐”이라고 반박했다. 문 후보 측도 논평을 내고 “선거를 이틀 앞둔 시점에 당선이 유력한 후보를 억지로 관련지어 회견하는 것은 오해의 소지가 있다.”고 밝혔다. 진보 진영의 이수호 후보는 이날 오후 서울 종로구 수송동 선거사무실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문 후보는 서울교육 수장으로서의 자격을 상실했다.”고 공격했다. 이 후보는 지난 16일 TV 토론에서 자신이 위원장을 지낸 전교조를 비난한 박근혜 새누리당 대선 후보를 선관위에 조사 의뢰하기도 했다. 보수 성향의 남승희 후보도 이날 오전 서울시교육청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교육감 선거가 정치판의 대리전과 어른들의 싸움터로 변질됐고, 패거리를 위해 상대 후보에게 사퇴하라는 협박을 서슴지 않고 있다.”고 문 후보를 비난했다. 윤샘이나기자 sam@seoul.co.kr
  • 기초생활수급 민원 급증

    고등학생 A군은 초등학교 때 부모가 이혼한 뒤 줄곧 연락이 끊겼던 어머니와 최근 재회했다. 그러나 재혼한 어머니는 경제적 도움을 줄 수 없는 형편인데, 어머니의 소득 때문에 기초생활수급 자격을 잃었다는 통보를 받았다. 국민신문고로 기초생활수급자들의 민원이 쏟아지고 있다. 9일 국민권익위원회의 집계에 따르면 올해 3분기에 국민신문고에 접수된 기초생활수급 관련 민원은 모두 539건으로 월평균 180건에 이르렀다. 권익위는 “가족생계를 책임지는 40~50대 가장들과 아르바이트 등으로 일용소득이 발생하는 20대 대학생들의 민원이 두드러졌다.”고 분석했다. 민원 유형별로는 수급자격 상실과 지원 축소에 대한 이의가 219건(40.6%)으로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지원확대 및 운영개선 요청(165건, 30.6%)이 많았다. 수급자격 상실과 지원 축소 관련 민원으로는 연락이 끊겼거나 사실상 부양의무를 하지 않는 부양의무자 때문에 수급 자격이 상실된 사례(124건)가 가장 많았다. 황수정기자 sjh@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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