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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김병일 사람과 향기] 60대 할머니들이 유치원에 가는 까닭

    [김병일 사람과 향기] 60대 할머니들이 유치원에 가는 까닭

    이 봄 다투어 피고 지는 꽃들의 분주함 못지않게 전국은 유치원 아이들에게 옛이야기를 들려주는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선발 열기로 뜨겁다. 문화체육관광부의 지원으로 한국국학진흥원이 추진하고 있는 이 사업은 지원자가 지난해보다 배 가까이 늘어나 4월 한 달 내내 권역별 면접이 진행되고 있다. 2009년 대구·경북에서 30명을 선발해 시작된 이 사업은 지난해에 전국적으로 600명 선발에 1300여명이 지원해 2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고, 올해는 720명 선발에 2600여명이 지원해 4대1 가까이에 이르는 뜨거운 열기를 보이고 있다. 일주일에 평균 3일간 3곳의 유치원에 가서 이야기를 들려주며, 월 40만~50만원의 실비 수준 보수가 주어지는 이 일에 왜 전국의 할머니들이 몰릴까? 아이들이 좋아한다며 활동복으로 한복을 10여 벌 자비로 구입하기도 하고, 때로는 활동하던 유치원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이사하고서도 적지 않은 교통비 지출을 감수하면서까지 유치원으로 가는 까닭은 무엇일까? 무엇이 60대 할머니들을 이처럼 빠져들게 할까? 아이들과의 만남이 그들에게 삶의 새로운 의미를 주기 때문이다. 여자로 태어나 남자 형제들 그늘에서 어렵게 자랐고, 결혼해서는 시부모 모시고 남편 뒷바라지와 자식 교육에 오롯이 자신을 바쳐온 것이 우리 60대 할머니 대부분의 삶이다. 그러다 노년에 이르자 삶에 의미를 부여했던 자식들은 떨어져 나가고 여행이나 친구들과의 수다도 메워주지 못하는 허전함과 상실감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럴 때 경험하게 된 유치원 아이들과의 만남은 새로운 삶의 의미를 부여하는 원천이다. 설레는 마음으로 가면 매번 달려 나와 반기고 정성 들여 준비해간 이야기를 넋을 놓고 들어주는 아이들이 있다. 그래서 귀엽고 천진난만한 눈동자가 아른거리고 자신을 진정으로 반기는 존재가 있다는 사실에 꿈만 같은 새로운 세상이 열린다. 어느덧 일상이 즐겁고 그런 만큼 더 젊어지고 아름다워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야기할머니들의 이런 사례가 우리에게 주는 가르침은 적지 않다. 우선, 마음먹기에 따라서는 일 많고 삶의 부담도 많은 젊은 시절보다 오히려 노년에 보람과 행복을 느낄 수도 있다는 것이다. 또 아이들과의 만남이 가져다준 삶의 의미에서 정신적 가치를 발견하고 소중히 여기는 할머니들의 변화는 모든 것을 돈과 물질 위주로 평가하는 우리 사회의 그릇된 풍조를 다시 생각하게 한다. 그뿐만 아니라 누구를 대하든 진정성을 갖고 최선을 다하면 뜻한 바를 이룰 수 있음도 알려준다. 5~7세의 유치원 아이들은 부담을 주지 않고 진심으로 가르쳐주는 할머니를 좋아하고 따른다. 그 결과 아이들은 할머니들이 들려주는 이야기 속 옛사람들의 행동을 자연스럽게 따라한다. 억지로 강요하지 않아도 인성교육이 저절로 되는 것이다. 할머니들은 이처럼 경제적으로나 신분적으로 안정적이라 할 수 없는 일 속에서 사랑의 마음 하나로 아이들의 관심과 흥미를 불러일으켜 소기의 인성교육 효과를 만들어 낸다. 신분 보장이 곧 큰 성취를 담보해 주는 조건은 아닌 것이다. 공직자나 교사 등 이른바 정규직으로 있는 이들이 차분히 돌이켜볼 만한 일이다. 할머니와 아이들 모두를 변화시키고 미래세대의 인성교육에 중요한 기여를 하는 이 일의 외연을 넓혀나갈 필요가 있다. 참여하는 할머니들이 지난해 말 기준으로 1000명에 이르지만 아직 전국 유치원의 20%만을 대상으로 하고 있을 뿐이다. 대상 연령층도 점차 초등학교 저학년까지로 확대해 명실상부한 ‘조기 인성교육’이 되도록 해야 할 것이다. 또 가능하다면 할아버지들에게도 사랑방 글공부를 통한 인성교육 등 여성과 다른 장점과 경륜을 활용한 사회적 기여의 길을 찾아 주어야 한다. 이처럼 ‘아름다운 이야기할머니’ 사업의 성공 사례 속에는 우리 사회가 나아갈 방향을 생각하고 실천하는 데 필요한 성찰의 실마리들이 듬뿍 들어 있다.
  • [길섶에서] 연등과 유등/정기홍 논설위원

    며칠 전 해가 저물 무렵, 서울 중구 장충동 인근 동국대 교정에 들렀다가 내걸린 연등의 화려함에 감탄사를 연발한 적이 있다. 불자들이야 연등 불빛이 부처의 자비로 와 닿겠지만, 어둠과 어우러진 연등을 즐기는 맛은 사뭇 달랐다. 다음 달 17일이 부처님오신날이니 지금쯤 전국에서는 연등달기 작업이 한창일 게다. 종로의 조계사 인근은 벌써 알록달록한 연등 불빛이 밤거리 정취를 바꿔놓고 있다. 등(燈)은 범어로 지혜를 뜻한다고 한다. 화려하게만 보이는 연등에 중생을 깨우치는 깊은 뜻이 담겼다는 걸 이제야 알았다. 가난한 이의 등불 하나도 더없이 큰 공덕이라는 불가의 ‘빈자일등’(貧者一燈) 의 가르침. 상실의 시대, 심신을 씻어주는 등불의 의미가 새삼 가슴에 와 닿는다. 우리의 진주남강유등축제가 캐나다 나이아가라 빛축제에 초대받았다고 한다. 임진왜란 때 진주성 싸움에서 등불을 남강에 띄워 강을 건너려는 왜군을 막았다는 데서 비롯된 행사다. 전국에 등과 관련한 축제가 한둘이 아니다. 옛 호롱불 정취의 재발견이요 재탄생 아닌가 싶다.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황사엔 삼겹살이 명약? 살만 쪄요

    봄철 불청객 황사가 올 때면 삼겹살을 파는 음식점이 호황을 누린다고 한다. ‘돼지고기를 먹으면 황사 먼지를 몸 밖으로 배출하는 데 도움이 된다’는 속설 때문이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과학적 근거가 없는 속설일 뿐이다. 환경부는 황사를 비롯해 환경보건에 관련된 올바른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환경을 알면 건강이 보입니다’ 웹진을 발간, 대국민 캠페인을 벌인다고 22일 밝혔다. 올바른 황사 대응법을 소개한다. 한국환경건강연구소 전상일 박사는 “속설만 믿고 황사 때 삼겹살을 많이 먹으면 오히려 몸에 안 좋은 동물성 포화지방만 늘어나게 된다”면서 “황사를 핑계로 술과 삼겹살을 찾지 말고 일찍 귀가해서 씻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라고 설명했다. 황사는 입자가 작아서 마스크와 모자를 쓰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황사가 온 날 담배를 피우는 것은 금물이다. 먼지를 밖으로 밀어내는 역할을 하는 유용한 섬모는 담배 연기에 본래의 기능을 상실해 유해물질이 몸 안에 자리 잡게 되기 때문이다. 창문을 닫고 실내의 산소를 소모하는 행위도 삼가는 것이 좋다. 촛불은 켜지 말고, 가스연료를 사용하는 조리시간도 가급적 짧게 줄여야 한다. 전문가들은 “황사 때 야외 운동은 호흡량이 늘어 먼지를 많이 들이마시게 되므로 금물”이라며 “특히 노약자와 어린이, 호흡기 질환이나 심장질환이 있는 사람들은 외출에 각별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경고했다. 세종 유진상 기자 jsr@seoul.co.kr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샛재로 되짚어 갔다는 만기 일행이 말래 도방으로 되돌아온 것은 술시가 가까운 시각이었다. 월천댁은 병자의 부러진 다리에 버드나무 껍질을 벗겨 지지대를 붙이고 감발로 싸 동여 놓았다. 만기 일행은 어찌나 황망히 길을 줄였던지 그 한절에도 온몸에 땀이 비 오듯 하였다. 그들은 행수가 누울 아랫목 자리에 병자를 뉘었다. 월천댁의 알뜰한 구완에 병자는 얼추 기신을 차린 듯하였으나 어찌 된 셈인지 감긴 눈은 제출물로 뜨지 못했다. 얼굴이 죽장같이 부어올랐기 때문이었다. 다시 옷깃을 차근차근 뒤져 보았으나 역시 본색을 알아차릴 만한 증거는 찾을 수 없었다. 동무하는 행중이 푸념하였다. “기필코 궐자의 본색을 알아서 무엇하겠습니까. 정신 차리고 일어나면, 제 가던 길을 찾아가겠지요. 우리도 그만하면 도리를 할 만치 했지 않습니까.” “생선과 나그네는 사흘만 되면 냄새가 나는 법인데… 이 위인은 우리들이 업어 온 날짜만 되어도 사흘이나 되는데 도무지 본색을 모르겠네요.” “활인했으면 되었지, 구태여 본색은 알아서 뭣하겠나.” 모두 중구난방으로 한마디씩 거드는 말을 가만히 듣던 행수가 손사래치며 나직하게 말했다. “구완했다는 생색내려 하지 말고 정신이 돌아올 때까지 잠자코 기다리는 게 도리일세.” 부기가 얼추 가라앉아 어섯눈을 뜨고 묻는 말에 대꾸할 만하게 된 것은, 의원이 당도하여 꼬박 뜬눈으로 구완하며 밤을 새운 그 이튿날 해질 무렵이었다. “이제 기신을 차릴 만하오?” 병자는 알아들었다는 듯 희미하게 웃었다. “십이령 비알진 기슭에서 노형을 발견하였소. 함자는 무엇이고 생업은 무엇으로 연명하오?” 위인이 내키지 않는 듯 한동안 대답을 주저하는 기색이더니 끙 하고 반 몸을 비틀어 가까스로 몸뚱이를 일으키고는 입을 열었다. “남행하는… 길이었습니다… 날이 저물자 초행길이라 조바심 나서 용수 걸린 집을 찾아 천방지축으로 헤매던 중에 험구를 만나 실족하고 말았습니다. 비알진 기슭에서 어찌나 곤두박질하였던지. 정신이 올지갈지해서 다른 것은 도무지 생각이 나지 않습니다. 초행길이라 하더라도 어째서 이곳으로 노정을 고쳐 잡게 되었는지, 도무지 기억에 없습니다… 신세를 졌습니다. 필경 길송장이 되어 개호주에게 물어뜯기거나 까마귀밥이 될 초개 같은 목숨을 성의를 바쳐 활인하여 주셨으니 그 은공 평생 잊지 않으리다….” “낯을 내자고 활인한 것은 아니오만, 입성이며 온몸에 어혈 자국이 낭자하니, 노형의 처지가 범상치 않음이오. 몸에서 누린내까지 나는 걸 보면 실족을 당했을 뿐만 아니라, 싸다듬이로 된불조차 맞은 듯한데, 산속 길을 헤매던 중에 적변을 당했거나, 악소 패거리들을 만나 대판 시비가 붙었던 것은 아니오?” “….” “우리들은 울진 포구에서 검은 돌 마을 거쳐 현동 저자나 내성으로 가는 십이령길을 수시로 넘나드는 원상들이오. 댁의 본색을 알려고 아득바득 파고드는 것을 섭섭하게 생각하지 마시오. 이 십이령길에서 어떤 작폐가 일어나든, 그 내막을 속속들이 알고 있어야 할 처지가 아니겠소. 적변이 있었다면, 그 패당들을 소탕해야 할 것이고, 무뢰배들이 숨어 있다가 길손들을 등쳐 먹고 행리를 탈취한다면, 그 작폐 또한 저지시켜야 할 것입니다.” “시생은 원상도 아니고 농투성이도 아닙니다… 남도 쪽에 시생의 인척이 있어 찾아가는 길이었습니다. 그 도중에 이런 환난을 겪게 되었으나, 박이 터진 것처럼 도무지 기억이 희미할 뿐입니다.” 위인의 말투는 조근조근했으나 겪은 사연이란 내막이 허황되고 동에 닿지 않아 본색을 숨기려 한다는 것은 틀림없었다. 그러나 굳이 기억에 없다고 모르쇠로 버틴다면, 더이상 파고들 빌미가 없었다. 박을 다쳐 기억상실이 되었다면, 사매질로 다스리지 못하는 이상 그대로 믿는 수밖에 용뺄 재간이 없었다.
  • 경찰 ‘성접대 의혹’ 수사 지휘부 전원 교체

    건설업자 윤모(52)씨의 고위 공직자 성접대 의혹에 대한 경찰 수사가 공전을 거듭하고 있는 가운데 수사 착수 1개월 만에 경찰 수사 지휘부 전원이 교체됐다. 수사에 뚜렷한 진전을 보이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인사조치가 이뤄짐에 따라 경찰이 사건을 마무리할 출구를 찾고 있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온다. 경찰청은 18일 총경 300명에 대한 보직 인사에서 해당 사건의 수사 실무 책임자인 이명교 특수수사과장과 반기수 범죄정보과장을 각각 서울경찰청 국회경비대장과 경기 성남수정경찰서장으로 각각 전보 발령했다. 두 사람은 그동안 고위관료, 동영상, 별장파티 등 자극적인 요소로 세간의 이목을 집중시킨 이번 사건의 수사를 지휘해 왔다. 경찰청 과장급은 평균 1년가량 보직 근무를 이어 간다. 그런 점에서 지난해 7월 특수수사과장이 된 이 과장이 9개월 만에 전보 조치된 것은 이례적이다. 무엇보다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의 사퇴 등 사회적 여파가 컸던 사건을 한창 수사 중인 가운데 핵심 실무 책임자가 교체돼 배경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앞서 지난 15일 경무관 인사에서 실질적으로 이번 사건 수사를 지휘해 온 이세민 수사기획관이 경찰대 학생지도부장으로 옮겼다. 앞서 이달 5일에는 수사국 1인자인 김학배 경찰청 수사국장이 울산경찰청장으로 발령 났다. 경찰이 수사 의지를 상실했다는 관측과 함께 서둘러 사건을 털어버리려는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는 이유다. 수사가 본격화한 이후 취임한 이성한 경찰청장으로서는 가뜩이나 부담이 큰 이번 사건에 그다지 집착할 이유가 없을 것이란 점도 이런 추측을 뒷받침하고 있다. 특히 그동안 경찰 안팎에서는 정권의 핵심에서 이번 수사를 탐탁지 않게 여긴다는 얘기가 돌아 왔던 터다. 지난 15일 예정됐던 경무관 승진 인사가 연말로 미뤄진 것도 최고위층의 이런 기류와 무관치 않은, 일종의 경고성 시그널이었다는 관측도 있다. 경찰청 관계자는 “새 청장이 취임하고서 조직 정비 차원의 정기 인사일 뿐 다른 뜻이 있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 김정은 기자 kimje@seoul.co.kr
  • 수원여대생 성폭행 피고인 2명 공모 인정 안돼 항소심서 감형

    술에 취한 여대생을 모텔로 끌고 가 성폭행한 뒤 방치해 숨지게 한 20대 2명이 항소심에서 감형을 받았다. 서울고법 형사9부(부장 김주현)는 18일 특수준강간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고모(28)씨와 신모(25)씨에게 각각 징역 12년과 징역 10년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징역 10년과 징역 6년으로 감형했다. 10년간 신상정보 공개와 고지 명령은 유지됐다. 이들은 지난해 8월 같이 술을 마시던 여대생(당시 21세)이 만취하자 모텔로 데려가 차례로 성폭행한 혐의로 기소됐다. 피해자는 의식을 잃고 7시간 넘게 모텔 객실에 방치됐다가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일주일 만에 숨졌다. 재판부는 고씨와 신씨의 준강간미수 공동 범행과 고씨의 준강간 단독 범행을 각각 유죄로 판단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이 자기 방어를 할 수 없는 심신 상실 상태의 피해자를 모텔로 데려가 승낙·동의 없이 성관계를 가진 사실이 인정된다”는 원심 판단을 유지했으나 1심과 달리 이들이 공모하지 않았다는 일부 주장을 받아들여 “고씨의 준강간 행위는 신씨와 공모한 것이 아니라 고씨 단독 범행으로 보인다”며 감형 사유를 밝혔다. 피해자의 아버지(51)는 “지난해 8월부터 계속 탄원서를 냈는데도 피고인들이 감형을 받았다”면서 “검찰이 의지만 있으면 추가 기소도 할 수 있었을 텐데 너무 원통하다”고 말했다. 검찰은 고씨와 신씨가 피해자의 사망에 직접적 책임이 있는지 불분명하다는 이유로 당초 ‘준강간치사죄’가 아닌 ‘준강간죄’만을 적용했다. 앞서 수원지법 형사11부(부장 이동훈)는 “죄질이 매우 불량하고 반성을 하지 않아 초범이지만 중형 선고가 필요하다”며 특수준강간죄에 대한 권고형(징역 6~9년)을 넘는 형량을 선고했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美 보스턴 테러] 9·11-보스턴테러 다 겪은 한인

    [美 보스턴 테러] 9·11-보스턴테러 다 겪은 한인

    미국 테러 역사상 가장 큰 충격을 준 2001년 9·11테러와 지난 15일 보스턴 테러. 두 사건을 모두 겪은 ‘비범한 운명’의 주인공이 있다. 뉴욕에 사는 교민 데이비드 강(53) 푸른여행사 상무다. 그는 12년 전 9월 11일 한국에서 온 관광객을 인솔해 뉴욕 맨해튼에 들어갔다가 테러를 목도했고 이번엔 마라톤 현장에서 관광객을 안내하다가 테러를 목격했다. 강 상무는 16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전화 인터뷰에서 “9·11테러 때는 멍하고 어이가 없었다면, 이번 보스턴 테러를 보고는 화가 났다”고 말했다. →9·11테러 때 어디 있었나. -한국에서 온 지방 공무원들을 차에 태우고 맨해튼의 세계무역센터(WTC) 빌딩 78층에서 열리는 행사에 참석차 가는 길이었다. 강변도로에 들어섰는데 WTC에서 연기가 치솟는 게 보였다. WTC 근처에 다다랐을 때 벼락 치는 듯한 굉음이 나면서 건물이 무너지기 시작했고, 빌딩 잔해가 덮쳤다. 황급히 차를 돌려 피신했다. 원래 그날 WTC 행사는 테러가 일어나기 이전에 열릴 예정이었는데, 막판에 2시간 뒤로 연기됐다. 연기되지 않았다면 운명을 달리했을 것이다. →보스턴 테러 때는 어디 있었나. -결승선을 지나 메달 나눠 주는 곳에서 마라톤을 마친 한국 관광객을 맞기 위해 서 있었는데 갑자기 쾅하는 소리와 함께 하얀 연기가 치솟았다. 만약 주자들의 골인 장면을 구경하고 싶은 욕심에 결승선 근처에 서 있었다면 변을 당했을 것이다. →9·11테러와 보스턴테러의 느낌이 다른가. -9·11테러 때는 상실감 같은 게 있었다면 이번엔 화가 났다. 마라톤은 이념과는 무관한 순수한 인간의 축제인데 어떻게 테러를 저지를 수 있나. →두 차례 큰 사건을 겪고 나서 달라진 게 있나. -9·11테러를 겪어서 그런지 이번 테러 현장에서는 다른 사람보다 침착했던 것 같다. 하지만 이런 일을 연거푸 겪다 보니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에 가면 긴장이 된다. 오늘도 관광객들을 인솔해 뉴욕 엠파이어스테이트 빌딩에 올라가는데 주위를 두리번거리게 되더라. 하지만 정신적으로 크게 두려운 것은 아니다. 사고는 언제든 일어날 수 있는 것 아닌가. 워싱턴 김상연 특파원 carlos@seoul.co.kr
  • [길섶에서] 차 없는 하루/정기홍 논설위원

    수년 전에 승용차를 판 뒤 “불편하지 않은가”라고 가끔은 자문해 본다. 은행권 대출 서류의 승용차 유무란은 아직도 가중치를 인정받고 있는 시대이다. 운동량이 적어진 중년의 요즘, 그 결정이 잘못되지 않았다는 생각을 많이 한다. 주변에서도 차를 ‘버리는’ 이가 더러 보인다. 이유는 여럿 있을 터이지만…. 가족에게도 “차 없는 불편이 없냐”고 물어보지만, 생필품은 주로 홈쇼핑에서 사는 터라 어려움을 그다지 못 느낀단다. 마트 등에서 쇼핑할 땐, 차가 있는 친척을 불러서 함께 수다 떠는 것도 나름의 재미라고 했다. 무엇보다 건강이 좋아진 것이 차를 없앤 상실감을 대신하는 듯했다. 최근 한 방송의 ‘비만 프로그램’이 제안한 ‘지하철 한 정거장 먼저 내리기’가 솔깃하게 들렸다. 앞서 내려 걷는 시간만큼 운동이 된다는 식이다. 바쁜 출근시간에 쉽진 않겠지만…. 하지만 지하철을 기다릴 때 우두커니 서 있지 말고 플랫폼을 왔다갔다하는 작은 습관도 건강을 지키는 파수꾼이 아닐까. 정기홍 논설위원 hong@seoul.co.kr
  • [DB를 열다] 1차 확장공사 끝난 1972년 만리동 고개

    [DB를 열다] 1차 확장공사 끝난 1972년 만리동 고개

    서울 마포구 공덕동에서 서울역으로 넘어가는 고개가 만리재다. 서울의 풍수에 따르면 삼각산을 중심으로 오른쪽이 우백호(右白虎)인데 우백호는 인왕산에서 사직동에 이르는 내백호와 안산에서 만리재에 이르는 외백호로 나뉜다. 일설에는 만리동은 훈민정음 제정에 반대하는 상소를 올린 조선의 문인 최만리가 살았던 곳에서 유래한 지명이라고 한다. 만리동은 도심과 가까이 있으면서도 서울에서 개발의 바람이 가장 늦게 도착한 곳이다. 시간이 멈춘 듯 수십년 전 재래시장의 모습을 간직하고 있는 만리시장과, 벽돌을 쌓아 올려 만든 굴뚝이 세월의 깊이를 말해주는 목욕탕도 예나 다름없다. 1927년 문을 연,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래된 이발소인 성우이용원도 옛 그대로의 모습으로 손님을 맞고 있다. 만리동에는 스튜디오와 현상실, 편집실, 녹음실을 갖추고 영화를 제작하던 촬영소도 있었다. 만리동 고개는 1960년대까지 폭이 10m밖에 되지 않는 좁고 가파른 언덕길이었다. 이후 이 고갯길은 확장 공사를 하게 되는데, 사진은 서울역에서 고개 정상까지 28m의 폭으로 확장된 고개 주변 모습이다. 정면으로 보이는 쪽이 공덕동으로 넘어가는 길이다. 고개에서 공덕동까지 1.3㎞ 도로의 확장 공사는 1974년 5월 착공해 그해 12월 15일 공사를 마쳤다. 만리동도 개발의 압력을 견디지 못하고 옛집이 조만간 헐리고 아파트가 들어서게 된다. 손성진 국장 sonsj@seoul.co.kr
  •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핵심특허로 10년 뒤 중국과 대규모 분쟁 대비해야”

    [커버스토리-삼성·애플 특허소송 2년 빛과 그림자] “핵심특허로 10년 뒤 중국과 대규모 분쟁 대비해야”

    “미국에 이어 일본, 10년 뒤에는 중국이 국내 기업들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특허 소송을 벌일 겁니다. 선제적 대응과 함께 핵심 특허 기술 확보가 필수입니다.” 특허 및 지적재산권 전문가들은 최근 국내 기업을 겨냥해 끊임없이 행해지는 해외 기업들의 특허 소송을 ‘전초전’이라고 평가했다. 한국 기업의 세계 시장점유율 1, 2위 제품들이 늘어나고 첨단 소재와 부품 산업들이 중요시되면 될수록 그 빈도와 수위는 점점 더 잦아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나 현재 국내에서 이런 특허 전쟁에 대비할 만한 곳은 삼성, LG 등 일부 대기업에 국한돼 있다는 평가다. 전문가들은 신성장 분야를 개발해 양이 아닌 실제로 사업을 보호할 수 있는 질 좋은 ‘유효 특허’를 보유해야 하며 경험이 풍부한 특허 전문 인력을 확보해 사전에 위험 요소를 차단하는 게 필요하다고 주문했다. 박준성(왼쪽·씨앤에스) 특허 전문 변호사는 “최근 노키아 등 세계 시장 1위 기업들이 급격하게 경쟁력을 상실하면서 특허권이 시장에 무분별하게 매각돼 실체가 없는 특허괴물들에게 흘러가 특허 시장이 교란되고 있다”고 우려했다. 그러면서 “정보기술(IT), 반도체에서 경박단소형 제품을 만들기 위한 전자 소재, 바이어, 첨단 섬유 등에까지 특허 전쟁이 확산될 수 있는 만큼 특허 건수로 승부하기보다 상대방에게 직접 써먹을 수 있는 좋은 특허를 확보하는 전략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지재권 분야 권위자인 윤선희(오른쪽) 한양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는 “앞으로 해외 기업 간의 분쟁은 더욱 심화될 것이며 특히 일본 기업들이 향후 15년까지 공격적으로 특허 분쟁을 일으킬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윤 교수는 “삼성 등 소수 대기업에 특허 기술들이 쏠려 있는 것과 달리 일본은 자동차 부품 등 특수 분야의 뛰어난 기술로 무장한 중소기업형 기업들이 많다”면서 “하루에 두세 번씩 일본 인사들이 한국 로펌 중에 어느 곳이 기업 특허를 맡고 있고 그에 대항할 만한 로펌이 어딘지, 어느 변호사가 잘하는지를 묻는다”며 철저한 대비를 강조했다. 세계지적재산권기구에 따르면 중국은 지난해 미국을 제치고 특허신청건수 1위(52만 6412건)에 올랐다. 윤 교수는 유럽과 달리 통신, 반도체 등 주력 산업이 겹치는 일본, 중국의 특허 소송에 선제적으로 대비할 것을 주문했다. 그는 “국내 기업들은 해외 기업들의 개량 기술들을 업그레이드한 것들이 많아 특허 침해 우려가 높다”면서 “IT, 반도체를 제외하면 내로라할 만한 특허가 많지 않은 만큼 자만하지 말고 현지에 주재관을 보내 경쟁 기업의 기술과 경영전략을 정확히 파악하고 무효 소송 등 선제 공격하거나 피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박 변호사는 국제 특허 소송 대비와 관련, “국내 기업들이 배출하는 특허 인력들은 사실상 산업 현장에서 분쟁 경험이 미미해 방어 기능도 취약하다”면서 “특허 가치를 인정받아 로열티를 차감하든지 특허괴물로 넘어가기 전에 사전에 방어 논리를 보강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한국은행, 우리투자증권 등에 따르면 지난해 외국기업의 특허 분쟁은 279건으로 전년보다 50% 늘었고, 3년간(2008~2011년) 국제특허분쟁은 157.3%나 증가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집단주의에 질린 日 ‘하루키스트’들 열광… 열도 들썩

    집단주의에 질린 日 ‘하루키스트’들 열광… 열도 들썩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64)가 3년 만에 내놓은 장편소설 ‘색채가 없는 다자키 쓰쿠루와 그의 순례의 해’가 12일 출간되면서 일본 열도는 물론 전 세계 ‘하루키스트’(하루키 팬을 칭하는 용어)들이 열광하고 있다. 도쿄 등 일본 주요 지역의 서점에서는 전날 저녁부터 책을 사려는 하루키 마니아들이 줄지어 서는 진풍경이 벌어졌다. 사전 예약 주문만 50만권에 달했다. 출판사인 분게이슌주(문예춘추)는 첫날 반응에 고무돼 초판 발매량을 60만부로 늘렸다. 신작은 한 남자가 마음의 상처에서 회복해 가는 과정과 연애를 둘러싼 이야기다. 주인공 다자키는 나고야 출신의 철도회사 남자 직원이다. 다자키는 고교 시절의 친한 친구 4명으로부터 대학 2학년 때 절교를 당한다. 큰 상처를 입은 그가 과거의 자신과 마주하며 점차 고통에서 회복돼 가는 여정이 책에 담겨 있다. 370쪽으로 된 작품 제목에 등장하는 ‘순례의 해’는 헝가리 태생의 낭만파 작곡가 프란츠 리스트의 피아노 소곡집에서 따왔다. 책 표지에는 20세기 미국 추상화가 모리스 루이스의 작품이 사용됐다. 발매 시간인 이날 0시 이전부터 ‘하루키 독서회’를 연 도쿄 다이칸야마의 쓰타야 서점에는 150여명이 넘는 사람들이 늘어서면서 북새통을 이뤘다. 산세이도서점 도쿄 진보초 본점은 11일 밤 옥외 간판에 ‘무라카미 하루키도(堂)’라고 쓰인 패널을 부착하며 아예 간판을 바꿔 달았다. 일본 언론들은 발매 시간부터 주요 서점들의 ‘발매 실황’을 트위터로 생중계하는 등 열기에 동참하고 있다. NHK 등 방송사 출판담당 기자들은 신간을 구입하자마자 즉석에서 읽은 뒤 아침 프로그램에 출연해 서평을 하는 발 빠른 모습을 보였다. 일본에서 하루키 열풍이 식지 않는 이유는 다양하다. 우선 이번 신작이 3년 만에 나와 독자들의 관심이 절정에 달했다. 또한 갈수록 도전의식이 희박해지는 ‘우치무키’(내향화) 현상을 겪고 있는 일본인들에게 외국에서 집필 활동을 하고 있는 하루키는 세계로 연결되는 ‘창’으로 여겨지고 있다. 실제로 하루키는 ‘다른 것’을 인정하지 못하고 ‘서로 봐줘 가며 일하는’ 일본 특유의 집단주의에 신물을 느끼며 세계를 무대로 자유롭게 소설 작업을 하고 있다. 인터넷이 발달하면서 ‘출판 대국’의 명성이 잦아들고 있는 시점에 유명 작가의 새 책은 다시 서점으로 일본인들의 발길을 돌리게 했다. 이런 차원에서 분게이슌주 출판사는 신작의 내용을 발매 이전까지 비밀에 부치는 ‘신비주의 마케팅’을 구사해 독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었다. 하루키는 1979년 ‘바람의 노래를 들어라’로 문단에 데뷔한 뒤 왕성한 창작 활동으로 전 세계에 두터운 팬층을 확보한 인기 작가다. 수년째 노벨문학상 후보로도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주요 작품으로는 ‘노르웨이 숲(상실의 시대)’, ‘댄스 댄스 댄스’, ‘렉싱턴의 유령’, ‘해변의 카프카’ ‘1Q84’ 등이 있다. 이 중 ‘노르웨이 숲’은 일본에서만 1100만부, ‘1Q84’는 770만부가 판매됐다. 도쿄 이종락 특파원 jrlee@seoul.co.kr
  • 이재오, 朴대통령 겨냥 “자기 눈높이 인사” 비판

    이재오, 朴대통령 겨냥 “자기 눈높이 인사” 비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이 10일 박근혜 대통령의 인사 스타일을 직설적으로 비판했다. 국회에서 열린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다. 이 의원은 “대통령이 인사를 할 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해야지 자신의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하면 안 된다”고 질타했다. 자질 논란을 빚고 있는 윤진숙 해양수산부, 최문기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를 비롯해 새 정부의 인사 낙마 사태를 겨눈 것이다. 이 의원은 “청문회는 우리가 야당 때 대폭 강화해서 만든 법인데 그 법에 의해 청문회를 하면 청문회 결과에 대해서도 국민 여론을 존중해야 한다”면서 “청문회는 청문회대로 하고, 당은 당대로 의견을 받고, 임명권자는 임명권자대로 인사를 하는 것이 국민들로부터 신뢰를 잃는 길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대통령도 청문회 결과를 존중하고 당의 입장을 존중해 인사를 해야 한다”면서 “청문회에서 부적격하다고 판단되거나 국민 눈높이에 맞지 않는 인사가 있으면 스스로 물러나는 것이 가장 좋지만 그렇지 않을 경우 대통령이 과감하게 국민 눈높이에 맞는 인사를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이 의원은 또 “국회 고유의 일인 정치개혁 부분에 대해서도 당이 청와대의 눈치만 보거나 대통령의 심기를 살피거나 해서는 국민으로부터 존재감을 상실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개헌은 물론 정당 선거제도·행정제도 개혁 등 새 정부에 걸맞게 국정 전반의 틀을 새로 잡는 개혁을 당이 주도적으로 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재연 기자 oscal@seoul.co.kr
  • 보금자리주택사업 폐지

    이명박 정부의 상징적인 주택정책이었던 보금자리주택사업이 폐지된다. 10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국토부는 보금자리주택건설 등에 관한 특별법을 개정하기로 했다. 법률이 개정되면 보금자리주택사업 브랜드(명칭)는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국토부는 보금자리주택법에 국민·영구임대주택 건설 규정 등도 담긴 만큼 개정 법률 이름을 기존 임대주택까지 아우르는 가칭 ‘공공주택사업법’으로 정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박근혜정부의 대표적인 주택 공약인 ‘행복주택’사업은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고 보금자리주택법 개정안의 테두리 안에서 추진하되, 사업 명칭은 그대로 유지하기로 했다. 개정안은 철도부지, 국공유지, 공공시설용지로 획정됐으나 목적을 상실한 땅 등을 행복주택 용지로 사용할 수 있게 명확한 근거를 마련하는 동시에 점용허가 의제사항 등을 담을 계획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행복주택 사업을 원활하게 추진하기 위해서는 법적으로 국공유지 점유 등 특례조항이 필요하다”며 “그러나 별도 특별법을 제정하지 않고 보금자리주택법에 행복주택 건설을 촉진할 수 있는 내용을 포함, 개정하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보금자리주택은 공공임대주택만이 아니라 공공이 짓는 중소형 분양주택과 임대주택을 포괄하는 개념으로 2008년 9월 이명박 정부가 ‘국민주거안정을 위한 도시공급 활성화 및 보금자리주택 건설방안’을 내놓으면서 추진됐다. 2018년까지 분양주택 70만 가구와 임대주택 80만 가구 등 150만 가구를 공급할 계획이었다. 그동안 그린벨트를 풀어 지정된 보금자리지구는 21곳이며, 지난해 말까지 53만 8000가구를 공급했다. 보금자리주택은 정부가 그린벨트를 풀고 한국토지주택공사(LH) 등 공공기관이 싼값으로 아파트를 공급, 민영주택 분양가를 끌어내렸다는 긍정적인 효과와 함께 공공기관이 분양 아파트까지 공급, 기존 주택시장 질서를 무너뜨렸다는 비판도 받고 있다. 세종 류찬희 선임기자 chani@seoul.co.kr
  • 현대백화점 ‘코엑스몰 운영권’ 소송

    현대백화점이 서울 강남 코엑스몰 운영권을 놓고 한국무역협회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현대백화점은 계열사인 한무쇼핑의 코엑스몰 관리운영권을 보장해 달라며 서울중앙지법에 위탁계약체결금지 등 청구소송을 제기했다고 9일 밝혔다. 백화점 측은 “지난 2월 무역협회가 한무쇼핑과의 코엑스몰 매장관리 협약을 일방적으로 종료하겠다고 통보한 것은 1986년 체결한 출자약정을 정면으로 위반한 위법행위”라고 주장했다. 현재 코엑스몰은 2014년 11월 완공을 예정으로 리모델링 공사 중이다. 현대백화점 측은 무역협회가 별도의 유통자회사 신설을 통해 코엑스몰을 운영하기 위해 한무쇼핑을 배제하려 한다고 덧붙였다. 1986년 무역센터 단지 일대의 호텔 및 쇼핑센터 개발을 추진할 당시 무역협회, 현대산업개발 등 출자사들은 호텔과 쇼핑센터 사업을 분리해 지하 아케이드 운영권을 쇼핑센터 법인에 주는 약정서를 체결한 바 있다. 이에 대해 무역협회는 “한무쇼핑과의 계약은 이미 효력을 상실했다”고 맞섰다. 1998년 아셈사업, 지금의 코엑스몰로 변신하면서 최초 계약 당시의 작은 지하 아케이드에 불과했던 때와는 시설 및 규모가 다르기 때문에 계약 연장 의무가 없다는 것이다. 한편 한무쇼핑 지분은 현대백화점과 정몽근 명예회장 등이 65.4%를 보유하고 있으며, 무역협회가 33.4%를 갖고 있다. 박상숙 기자 alex@seoul.co.kr 한준규 기자 hihi@seoul.co.kr
  • [중국통신] 쓰러진 노인 위로 넘어다니며 ‘본체만체’

    중국인의 도덕성 문제에 다시금 불이 지펴졌다. 길 위에 쓰러진 노인을 보고 도와주기는커녕 노인의 몸 위를 넘어 지나가는 장면이 폐쇄회로 등에 찍히면서 논란이 확산되고 있다고 양청완바오(羊城晩報) 등이 보도했다. 지난 5일 오전 9시경 지린(吉林)성 창춘(長春)시의 차이선(財神)타워 인근 채소가게에서 물건을 구입하던 한 노인이 갑작스럽게 경기를 일으키고 쓰러지면서 뒤에 있던 상점의 강판에 머리를 부딪혔다. 노인은 곧 정신이 혼미해졌으며 구토를 하기 시작하는 등 긴급히 도움이 필요한 상태였다. 그러나 노인이 쓰러져 있는 동안 178명의 사람이 사건현장을 목격하고도 수수방관하거나 심지어 노인의 몸 위로 넘어 지나갔고, 노인이 쓰러지기 직전 물건을 샀던 채소가게의 주인 역시 자신의 가게 바로 앞에 노인이 쓰러져 있었지만 본체만체 하며 장사하기에만 급급한 모습이 CCTV에 고스란히 찍혔다. 10 여분 뒤 흰옷을 입은 여자가 쓰러진 노인에게 다가가서는 종이뭉치를 이용해 머리를 받치고 지나가는 사람들에게 다리 위로 지나가지 말도록 요청을 하는 등 적극적으로 노인을 돕기 시작했다. 곧 구조대가 도착하여 노인을 후송했고 노인을 도왔던 여자는 후송과정을 끝까지 도운 뒤에야 자리를 떠났다. 사건 소식을 접한 누리꾼들은 “중국인은 도덕성 상실한지 오래”, “예의 중요시하던 전통미덕도 옛말”, “같은 중국인으로서 부끄럽다” 등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중국통신원 홍진형 agatha_hong@aol.com
  • ‘친족 성범죄’ 5년간 60% 이상 늘었다

    ‘친족 성범죄’ 5년간 60% 이상 늘었다

    서울고법 형사10부(부장 권기훈)는 3일 친딸을 5년간 성폭행한 이모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심과 같이 징역 18년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자신이 소중하게 보호하고 양육해야 할 어린 자녀를 지속적으로 추행·강간하고도 거짓말을 한다고 비난하는 등의 태도로 미뤄 무거운 처벌이 불가피하다”고 판시했다. 딸의 성폭행 사실을 알고도 방관한 어머니 안모씨도 방조죄가 적용돼 징역 4년을 선고받았다. 아동·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친족 간 성범죄가 해마다 급증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이를 사회문제가 되고 있는 실업, 학교폭력 등과 같은 ‘사회병리현상’으로 진단하고 ‘컨트롤 타워’ 구성이 시급하다고 지적했다. 정부는 오는 6월부터 ‘친족 성범죄 피해자 보호시설’을 기존 두 곳에서 네 곳으로 확대키로 했다. 수사기관은 피해 아동의 ‘2차 피해’를 막는 데 힘을 쏟고 있다. 대검찰청의 ‘친족관계에 의한 성범죄 접수·처리 현황’에 따르면 접수 건수는 2008년 293건에서 지난해 469건으로, 불과 5년 만에 60% 이상 증가했다. 이 중 재판에 회부된 건수도 2008년 180건에서 지난해 252건으로, 40%나 늘었다. 대검 관계자는 “최근 몇 년 사이 친족 간 성범죄가 급격히 늘었다”면서 “친족 성범죄는 피해 아동들이 성인이 된 후 또는 상담 과정에서 뒤늦게 드러나 수사 착수 이후 증거 수집이 어렵다”고 말했다. 재경지법의 한 부장판사는 “친족 간 성범죄는 가족의 신뢰를 악용한 범죄로 절대 용인돼선 안 된다”면서 “반성하기보단 아이에게 혐의를 덮어씌우는 어른들을 볼 때면 평정심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격분했다. 전문가들은 친족 간 성범죄 증가 이유로 ▲상대적 빈곤 및 박탈감 ▲이혼 및 재혼 가정 증가 ▲넘쳐나는 변태적인 성인물 등을 꼽았다. 승재현 형사정책연구원 박사는 “가해자들은 대부분 어릴 때 불우한 환경 등으로 상대적 박탈감을 겪은 이들”이라며 “아이를 통해 자신의 지배욕을 만족시키려는 경향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상규 춘천성심병원 기획관리국장은 “재혼 가정이 늘면서 친부모보다는 도덕 관념이 낮은 의붓아버지로 인해 피해 아동이 많이 생기고 있다”고 설명했다. 승 박사는 “친족 간 성범죄는 영혼 살인”이라며 “현행법은 ‘처벌불원’을 양형 감경 사유로 규정하고 있는데, 친족 간 성범죄는 아이들이 가족 해체 등을 우려해 용서해 달라고 해도 감경 없이 형량을 정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승 박사는 또 “학교폭력 등과 마찬가지로 친족 성범죄도 사회 문제로 공론화하고 학교, 정부부처, 수사기관, 시민단체 등이 동참해 피해 아동을 돌볼 기관도 마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영희 대한변호사협회 수석대변인은 “부모들도 성교육을 이수하게 하는 등 근본적인 인식 개선도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검찰 관계자는 “재범 방지를 위해 검찰 차원에서 친권상실 청구를 권장하고 있다”면서 “국선변호사 선임, 영상녹화 조사 등을 통해 수사 과정에서의 2차 피해를 최소화하고자 노력하고 있으며, 유관기관과 협조해 위탁가정 등을 알선하고 생계비 등 경제적 지원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여성가족부 관계자는 “친족 성범죄 피해자 보호시설을 현재 경북과 경남 외에 추가로 만들 곳을 찾고 있다”면서 “보호 기간도 만 18세에서 만 20세로 최대 2년까지 연장토록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최지숙 기자 truth173@seoul.co.kr
  • 재외국민용 주민증 발급 추진… 복수국적 허용 범위 확대하기로

    재외국민용 주민증 발급 추진… 복수국적 허용 범위 확대하기로

    여야는 복수 국적 허용 범위를 확대해 나가기로 2일 합의했다. 우수한 해외 인재들이 모국 발전에 기여할 수 있는 기회를 부여하기 위한 차원에서다. 이에 따라 한국 국적을 가진 해외 동포 수가 대폭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다만 복수 국적 취득 가능 연령을 현행 65세에서 몇 세까지로 낮출 것인지에 대해서는 여야 간 이견이 있어 추후 논의하기로 했다. 새누리당 재외국민위원장인 원유철 의원과 민주통합당 세계한인민주회 수석부의장인 김성곤 의원은 이날 국회에서 공동 기자회견을 열고 “동포 사회의 권익 신장에는 여야가 따로 있을 수 없다는 점을 인식하고 재외동포정책이 조속히 실현될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할 것”이라는 내용의 합의문을 발표했다. 해외 동포들이 ‘소중한 인적 자산’이라는 점에 여야가 인식을 같이한 것이 복수 국적 허용 확대에 합의한 배경이 됐다. 현행 국적법에 따르면 외국에서 거주하다 국내에서 영주할 목적으로 귀화한 사람 가운데 만 65세가 넘으면 복수 국적이 허용된다. 원 의원은 이 연령을 55세까지 하향 조정하는 안을 지난해 국회에 국회에 제출했고, 이는 새누리당 대선 공약으로도 제시됐다. 그러나 민주당은 복수 국적 허용 범위를 확대하는 것에 동의하면서도 연령을 55세로 낮추는 것에는 신중한 입장을 보이고 있다. 복수 국적자가 무분별하게 대량 양산될 수도 있다는 우려 때문이다. 여야가 복수 국적 허용 확대에 속도를 내는 것은 복수 국적 논란 속에 사퇴한 김종훈 전 미래창조과학부 장관 후보자의 사례가 직간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것으로 보인다. 단, 국적 선택과 상실 연령은 기존 국적법을 따른다. 미국처럼 속지주의를 따르는 해외에서 태어난 복수 국적자는 만 22세가 되기 전까지 하나의 국적을 선택해야 한다. 병역의무 대상 가운데 제1국민역에 편입된 남성은 병역법에 따라 만 18세 때 국적을 결정해야 한다. 여야는 또 ‘재외국민용 주민등록증’ 발급도 추진하기로 했다. 국적 문제로 기본적인 사회적 혜택을 제대로 누릴 수 없었던 재외국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서다. 재외국민이란 한국 국적을 가지고 있으면서 해외에 90일 이상 장기간 체류하는 ‘해외 거주 한국인’을 말한다. 이들은 투표권을 갖지만 주민등록이 말소된 경우가 많다. 이 때문에 취업, 신용카드 발급, 송금 등에서 불이익을 받아 왔다. 이 밖에 여야는 ‘해외 한국학교 및 한글 교육 지원 강화’, ‘거주국에서의 지방참정권 부여’ 등도 합의했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뇌물수수 혐의 장만채 전남교육감 징역 6년 구형

    뇌물수수 혐의 장만채 전남교육감 징역 6년 구형

    검찰이 뇌물 수수 등의 혐의로 기소된 장만채 전남도교육감에게 징역 6년과 추징금 등을 구형했다. 광주지검 순천지청은 2일 광주지법 순천지원 형사1부(부장 강화성) 심리로 열린 결심공판에서 장 교육감에게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뇌물수수, 업무상 횡령 및 정치자금법위반 등의 혐의로 징역 6년에 추징금 1억 4300만원, 벌금 500만원을 구형했다. 장 교육감은 정치자금법 위반 혐의로 벌금 100만원 이상을 선고받아 확정되거나 뇌물수수나 횡령 등으로 금고 이상의 형을 선고받으면 직위를 상실한다. 검찰은 장 교육감에게 자녀 입시 청탁과 함께 신용카드를 빌려준 혐의를 받고 있는 장 교육감의 고교동창 정모(55)씨와 손모(55)씨에 대해서는 각각 징역 10개월을 구형했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베네수엘라 교도소에 최신식 클럽 들어서

    베네수엘라 교도소에 최신식 클럽 들어서

    베네수엘라의 한 교도소에 디스코텍이 문을 열었다는 현지 언론의 보도가 나와 논란이 일고 있다. 논란에 휘말린 교도소의 당국자들은 이에 대한 사실 확인을 거부하고 있다. 현지 언론의 고발 보도가 나온 곳은 베네수엘라 북동부 마르가리타 섬에 위치해 있는 산안토니오 교도소다. 카라카스에서 발행되는 한 일간지는 “산안토니오 교도소에 (불법으로) 디스코텍이 최근 문을 열었다.”면서 “디스코텍이 화려하게 오픈 행사까지 치르고 성업 중”이라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문제의 디스코텍은 600명을 동시에 수용할 수 있는 규모로 ‘요트클럽’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영업 중이다. 디스코텍은 문을 열면서 섬 주민들까지 초청해 오픈행사를 열었다. ‘교도소 무료입장권’까지 발행해 재소자 가족과 친구들까지 행사에 참석하게 했다. 업소는 “첨단 조명, 완벽한 음악, 냉방시설에 남녀 누드무희까지 갖춘 최신식 업소”라며 입장객을 끌어모았다. 현지 언론은 “(성적으로) 문란한 파티가 개장 첫 날 밤새 열린 것으로 확인됐다.”고 보도했다. 산안토니오 교도소 당국은 현지 언론의 이 같은 보도 내용을 부인하지 않고 있어 논란과 의혹은 점점 커지고 있다. 베네수엘라의 교도소는 위기상황이다. 범죄조직이 교도소를 장악하는 등 당국이 사실상 통제권을 상실하면서 지난해 베네수엘라 교도소에선 재소자 591명이 피습 등으로 사망했다. 사진=자료사진 임석훈 남미통신원 juanlimmx@naver.com
  • 반갑다, 정통멜로의 귀환

    반갑다, 정통멜로의 귀환

    2013년 봄, 안방극장에 정통 멜로의 꽃이 만개하고 있다. 남녀의 순수한 사랑을 주제로 한 정통 멜로는 사극과 전문직 드라마의 범람 속에서 외면받아온 것이 사실. 하지만 지난해 하반기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를 시작으로 올해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MBC ‘남자가 사랑할 때’ 등이 모두 같은 시간대 시청률 1위를 기록하며 정통 멜로의 부활을 알리고 있다. ‘겨울 연가’, ‘천국의 계단’에서 시작된 한국형 정통 멜로 드라마는 배용준, 권상우 등 수많은 한류 스타를 배출하고 K팝의 유행에 물꼬를 튼 한류의 첨병이었다. 하지만 출생의 비밀, 기억 상실, 불치병 등 비슷한 소재가 반복되면서 드라마의 질이 저하되고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자기 복제’라는 비난을 받기도 했다. 이후 ‘내 이름은 김삼순’, ‘시크릿 가든’ 등 캐릭터를 강조하고 장르를 변형한 로맨틱 코미디가 대유행을 했다. 하지만 최근 2~3년 사이에는 KBS ‘추노’, MBC ‘골든 타임’ 등 아예 멜로 라인을 배제하거나 축소된 작품이 인기를 끌면서 정통 멜로는 안방극장에서 사라지는 듯했다. 그러나 지난해 KBS ‘세상 어디에도 없는 착한 남자’에서 MBC ‘보고 싶다’, SBS ‘그 겨울, 바람이 분다’, MBC ‘남자가 사랑할 때’까지 바통을 이어받으며 정통 멜로의 열기가 식지 않고 있다. 다음 달에는 김남길·손예진 주연의 정통 멜로 ‘상어’가 뒤를 이을 예정이다. 최근 들어 진부하고 신파조라는 선입견을 깨고 정통 멜로가 각광을 받은 데는 여성 스타 작가들의 탄탄한 대본이 한몫했다. 이들은 인물들의 섬세한 감정선을 개연성 있고 감각적으로 그리면서 시청자들의 감수성을 자극했다. 멜로의 전형적인 공식을 따르기보다는 신선하고 새로운 감각으로 재탄생시킨 작품들도 많았다. 수목극 정상을 차지하고 있는 ‘남자가 사랑할때’는 여자 주연 서미도(신세경)와 남자 조연 이재희(연우진)의 멜로 라인 속에 남자 주연 한태상(송승헌)의 순애보적인 짝사랑을 그려 기존 멜로의 공식을 비틀어 재미를 주고 있다. 자신이 사랑했던 여자의 배신으로 상처받은 남자의 사랑 이야기를 그린 ‘착한 남자’나 일본 드라마를 원작으로 했지만, 시각장애인 여자와 전문 도박사의 이야기를 감정의 밑바닥까지 절절하게 끌어낸 ‘그 겨울, 바람이 분다’는 ‘미안하다, 사랑한다’와 ‘우리가 정말 사랑했을까’ 등으로 한국 멜로 드라마의 한 획을 그었던 이경희, 노희경 작가의 필력에 신선한 감각이 더해져 흥행에 성공했다. ‘남자가 사랑할 때’의 김인영 작가 역시 ‘태양의 여자’에서 탄탄한 대본으로 통속 멜로의 부활을 알린 작가이고 ‘보고 싶다’의 문희정 작가도 ‘내 생애 마지막 스캔들’, ‘그대, 웃어요’를 흥행시킨 작가로 중견 여성 작가의 파워를 보여주고 있다. 방송 전문가들은 정통 멜로를 갈구하는 기본적인 시청자층이 늘 존재하기 때문에 편성에서 빠지지 않는 장르라고 강조하면서도 최루성 정통 멜로가 인기를 끄는 것은 대중들의 사회심리적인 원인과 관련이 있다고 분석했다. 이강현 KBS 드라마국장은 “요즘 경기도 좋지 않고 정치나 외교의 불안 및 긴장 관계가 계속되면서 동화 같은 멜로나 사랑 이야기를 통해 현실을 잊으려는 심리에서 정통 멜로가 부활한 것 같다”면서 “2013년형 멜로는 소재의 자극성이 아니라 멜로선을 중심으로 완성도나 작품성을 잃지 않고 소설적인 분위기나 드라마적인 극성을 살린 작품이 많다”고 말했다. MBC 드라마의 한 관계자는 “세상이 각박해지고 가볍고 계산적인 만남이 많아지면서 어떤 이해관계도 없는 순수한 사랑을 그린 정통 멜로가 일종의 판타지처럼 여겨지는 것 같다”고 말했다. 여주인공 중심에서 남성 신파로 멜로의 중심축이 이동했고, 멜로가 여성 시청자의 전유물이 아니라는 점도 주목할 만한 부분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정통 멜로는 액션과 함께 복잡한 현실로부터 도피하고 싶을 때 선호되는 장르이기 때문에 조금 무겁고 감정적인 소비가 있더라도 소구하는 지점이 있다”면서 “특히 최근에는 남녀를 떠나 시대상을 반영하고 자기 연민이나 외로움 등 인간의 근원적인 존재감에 대한 고민을 담은 무게감 있는 작품이 많아 자기 감정과 심리 상태를 파악하고 이해하려는 시청자들이 적극적으로 공감하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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