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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자와의 차 한잔] “아파트 편안함 누리며 한옥에 살려는 건 욕심”

    [저자와의 차 한잔] “아파트 편안함 누리며 한옥에 살려는 건 욕심”

    “한옥은 과학적이다 못해 오묘합니다.” 건축가인 임석재 이화여대 교수의 말이다. 그의 설명을 들어보자. 한옥은 여름에 바람이 잘 통하고 겨울에 햇빛이 잘 드는 구조다. 지구가 23.5도 기울어져 있어 북반구의 해는 여름에 높게, 겨울엔 낮게 뜬다. 한옥의 처마는 햇빛이 여름엔 집으로 들어오는 것을 최소화하고, 겨울에는 집안 깊숙이 받아들인다. 복사와 대류의 원리를 이용한 온돌은 열 보전과 전도가 뛰어나 아파트 난방에도 사용된다. 바람도 지혜롭게 활용했다. 대문, 중문, 마당, 대청을 한 일(一)자로 배열, 바람길을 냈다. 에어컨과 비교할 수 없는 시원한 천연 바람이다. 그는 최근에 낸 ‘지혜롭고 행복한 집 한옥’(인물과사상사)에서 “한옥의 과학은 기계를 하나도 사용하지 않아 자연친화적”이라고 했다. 한옥은 또 생활미학이 뛰어난 집이다. 한옥의 공간은 갈라지고 순환하는 것은 물론 창문을 열고 닫는 데 따라 모습이 바뀐다. 숨을 수 있는 곳도 많아 아이들이 숨바꼭질하기에 좋다. 문이나 창에 바르는 창호지는 여름에 햇빛을 쳐내 시원함을, 겨울엔 햇빛을 받아들여 따뜻함을 느끼게 하고 봄, 가을 등 4계절과 아침, 저녁 등 시시각각 분위기를 다르게 한다. “한옥에 대한 책은 많이 나와 있지만 집의 의미와 가치가 무엇이고, 집이 우리들에게 정서적·정신적으로 어떤 영향을 끼치는지 설명해 주는 책은 없습니다.” 책을 쓰게 된 동기를 이렇게 밝힌 그는 “아파트 등 현대의 공동주택은 놀이기능을 상실한 단조롭고 재미없는 집”이라면서 “집이 재미없으니 현대 한국 남성들이 밖으로 겉돌아 유흥·향락 문화에 빠져드는 것”이라고 분석했다. “아파트의 편안함을 다 누리면서 한옥에 살려는 것은 욕심입니다.” 그는 온몸에 퍼져 있는 신경을 통해 세상을 인식하고 판단하는 ‘체성(體性)감각’을 들어 이유를 설명한다. 체성감각은 적절히 자극받아 깨어 있으면 정서가 안정되고 혈과 기가 잘 돌아 건강에 좋다. 한옥은 체성감각을 자극하고 살리는 데 제격이지만 아파트는 이를 봉쇄하고 퇴보시킨다. 물론 한국인은 아파트에 살면서도 집에 들어가면 신발과 양말을 벗어 발을 해방시키지만 한옥에 비할 바가 못 된다. 마당과 대청, 부엌 등 높낮이가 다른 한옥은 자연스레 신경부위가 집중된 발을 지압해 주고 온돌에 앉고 눕는 좌식문화는 신체 접촉을 최대한 늘려준다. 한옥에 살면 체성감각의 작동이 생활화돼 건강하고 행복해지는데 조금 불편하다고 해서 체성감각을 사장시키는 집에 살 것이냐고 반문한다. 생활방식, 삶에 대한 접근법 등을 근본적으로 바꿔 불편을 즐기면서 살아가는 것이 현명하다는 말이다. 그는 최근 한옥 열풍에 편승한 한옥의 변신에 대해선 말을 아꼈다. 많은 사람들이 보온이 잘 되는 우수 창호를 쓰고, 최신식 싱크대와 수세식 변소를 갖추고, 평면화된 아파트 공간을 도입하는 등 한옥의 개량화, 현대화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하지만 이러한 편리함으로 인해 한옥의 장점이 많이 죽은 것도 사실이라며 신중한 자세를 보였다. 한옥의 대중화에 대해 묻자 “사실 도시에서 한옥의 부활이 쉽지는 않다”면서 “앞으로 21세기의 집이 무엇인지에 대해 더 공부하겠다”고 했다. 21세기는 상대주의 문명인 만큼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21세기와 한옥의 공존이라는 더 어려운 숙제가 우리들에게 놓여 있다. 임태순 선임기자 stslim@seoul.co.kr
  • 소설 속 얼굴로 한국인 정체성을 읽다

    소설 속 얼굴로 한국인 정체성을 읽다

    한국인의 탄생/최정운 지음/미지북스/580쪽/2만원 두 가지 반전이 있는 책이다. 하나는, 묵직한 제목만 봐선 딱딱한 역사서 또는 사상철학서일 거라 짐작되지만 실은 한국인이라면 누구나 알고 있는 근대 문학을 주 재료로 다루고 있다는 점이다. 다른 하나는, 그럼에도 저자는 문학 전공자가 아닌 정치학자란 사실이다. 5·18 광주 민주화운동에 대한 담론을 집대성한 ‘오월의 사회과학’(1999)으로 국내는 물론 해외에서도 주목받은 최정운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가 14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정치학자인 저자는 왜 한국인의 정체성의 근원과 진화 과정을 근대 소설의 주인공들에게서 탐색하려는 시도를 했을까. 저자는 우리의 근현대 사상사가 정통적인 방법론으로는 접근하기가 거의 불가능했다고 말한다. 그는 책 도입부에서 “우리의 근현대 역사에는 서구의 경우와 같이 사상사로 읽고 분석할 수 있는 그런 종류의 저서들, 텍스트가 거의 없다”면서 “사상사적 자료가 그나마 가장 풍부하게 남아 있는 분야가 있다면 문학, 특히 소설일 것이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이야기들이 보여주는 내용은 사실과 이상과 고민을 포함한 역사적인 현실이며 그러한 역사적 현실의 재구성이 이 책의 목표”라고 썼다. 책은 구한말 망국과 국권 상실의 지옥 같은 불구덩이에서 태어난 근대 한국인이 일제 강점기를 거쳐 해방에 이르는 혼돈의 시기를 헤쳐나오면서 어떻게 새로운 한국인상을 모색하며 정체성을 확립해왔는지를 근대 소설 속 주인공의 모습을 통해 설명한다. 저자는 먼저 20세기 초반 신소설이라 불리는 최초의 근대 소설문학 작품 중 이인직의 ‘혈의 누’, 이해조의 ‘구마검’ 등을 분석하면서 구한말의 ‘홉스적 자연상태’, 즉 보호 기제가 모두 허물어져 생존만을 유일한 목표로 삼을 수밖에 없는 상황에 처한 피해자들에 주목한다. 그러나 한일병합 직전에 이르면 피해자의 모습에서 벗어나려는 새로운 종류의 한국인들이 등장하기 시작한다. 혐오의 대상이자 무의미한 존재인 대한제국의 ‘국민’ 대신 국가를 매개로 하지 않은 ‘민족’의 개념이 비로소 실체적인 의미를 갖게 된 것이다. 이즈음, 민족주의자들은 개화 민족주의와 저항 민족주의로 갈라진다. 춘원 이광수가 1917년 발표한 ‘무정’의 ‘이형식’이 초기 개화 민족주의자라면 단재 신채호의 1916년작 ‘꿈하늘’의 주인공 ‘한놈’은 저항 민족주의자였다. 저자는, 개화 민족주의자들은 서구의 사상으로 새로운 지도자가 되길 열망했지만 정체성의 기반이 부족했으며, 저항 민족주의자들은 내면의 각성 없이 투쟁 본능만을 갖추고 있어 역사를 추동할 동력이 없었다고 분석한다. 상실감의 시대였던 1920년대, 지식인들은 강한 한국인을 길러내야 한다는 명제에 대체로 합의했다. 김동인은 초기작 ‘약한 자의 슬픔’‘목숨’ 등을 통해 강한 한국인의 모델을 찾아 헤맸지만 이런 노력이 작품 속에 제대로 구현되지는 못했다. 1930년대에 들어서면 서울을 배경으로 기이한 생태의 대도시 지식인들이 등장한다. 박태원의 ‘소설가 구보씨의 일일’과 이상의 ‘날개’는 현실과 이상의 간극 속에서 길을 잃고 헤매는 파리한 지식인들의 초상을 선명하게 보여준다. 한편에선 강한 한국인을 창조하려는 작가들의 노력이 성과를 내기 시작했다. 저자는 춘원의 ‘유정’속 주인공 최석이 집요함을 핵심적 특징으로 하는 근대 한국인의 최신 모델이며, 이러한 춘원의 작업은 심훈의 ‘상록수’에 큰 영향을 미쳤다고 해석한다. 같은 시대에 벽초 홍명희는 ‘임꺽정’이라는 새로운 민중영웅의 모습을 만들어냈다. 저자는 “춘원은 우파의 입장에서, 벽초는 좌파의 입장에서 유사하면서도 상이한 두 인물을 창시했고, 이 두 영웅의 모델은 현대 한국인에게도 중대한 의미를 갖는다”고 지적했다. 책은 벽초가 임꺽정을 통해 이성의 자리에 저항 정신을 심었으며, 원한과 증오에 기반한 순수한 저항 정신이 반지성주의를 확산시켰다고 주장한다. 기실 반지성주의는 일제 시대를 거치는 동안 우리 사회에 만연한 풍토였다. 일제에 빌붙어 민족을 배신하고, 서구의 지식을 무작정 들여와 계몽하려는 근대 지식인들의 행태를 지켜보면서 생긴 반감이 1930년대 반지성주의로 나타나기 시작했다. 저자는 이렇게 형성된 반지성주의가 또 하나의 역사적 저주인 ‘교육만능주의’와 짝을 이뤄 오늘날 우리 사회를 왜곡시키고 있다고 강조한다. 저자는 해방된 한국인들이 강한 유전자를 확립하기 위해 과도하게 힘을 추구하는 과정에서 도덕성을 과소평가하는 우를 범했다고 지적한다. 그럼에도 “우리의 근현대 역사는 사람이 살 수 없는 곳, 그런 상황에서 시작되었다. 우리는 그간 엄청나게 먼 길을 왔고, 우리는 자부심을 느낄 자격이 있다”고 결론짓는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재경매 조총련건물 몽골법인이 541억원에 낙찰

    재경매에 부쳐진 일본 도쿄의 재일본조선인총연합회(조총련) 본부 건물과 토지가 새 입찰자에게 낙찰됐다. 17일 입찰표를 개봉한 결과 2명의 입찰자 중 ‘아바르 리미티드 라이어빌리티 컴퍼니’(이하 아바르)가 50억 1000만엔(약 541억원)을 써 넣어 낙찰자로 결정됐다. 입찰 서류상 ‘아바르’의 소재지는 몽골로 기재돼 있다고 NHK가 전했다. 향후 도쿄지방법원은 심사를 거쳐 오는 22일 낙찰자를 최종 확정한다. 새 낙찰자가 계속 사용하도록 허용하지 않으면 조총련은 건물에서 나가야 한다. 지난 3월의 1차 경매에서는 가고시마현에 있는 사찰인 사이후쿠사가 45억 1900만엔에 낙찰을 받았다. 북한 고위인사들과 교류가 있는 사이후쿠사의 이케구치 에칸 대승정이 은행 융자를 받아 경매 대금을 납부한 뒤 조총련에 다시 건물을 빌려 주려고 했다. 하지만 금융기관이 대출에 난색을 보여 낙찰 자격을 상실했다. 조총련 본부는 1986년 도쿄 지요다구 소재 2387㎡의 부지에 지상 10층, 지하 2층으로 완공된 뒤 사실상 ‘북한대사관’ 역할을 해 왔다. 도쿄 김민희 특파원 haru@seoul.co.kr
  • 노량진 청과도매시장 34년 만에 역사 속으로

    서울 노량진 청과물 도매시장이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서울시는 도시계획위원회(도계위)를 열어 동작구 노량진동 16-7 노량진 청과물 도매시장의 시장 기능을 폐지하기로 조건부 가결했다고 17일 밝혔다. 도계위는 청과물 도매시장의 지역 현황을 고려할 때 시장으로서의 기능을 상실했기 때문에 도시계획시설 폐지를 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판단했다. 이번 결정으로 1979년 준공된 청과물 도매시장은 34년 만에 완전히 문을 닫게 됐다. 청과물 도매시장은 1984년 가락시장이 문을 연 데 이어 1990년대 대형마트가 등장하며 직거래 등 유통 구조가 변화함에 따라 입지가 좁아졌다. 또 2002년 6월 폐쇄 공고 뒤 현재까지 창고로 사용되며 도매시장의 기능을 잃었다. 시는 다만 향후 해당 부지의 용도와 구체적인 개발 계획, 공공 기여에 대한 내용이 정해진 뒤 최종 결론을 짓기로 했다. 한편, 도계위는 마포구 망원동 450-3 일대 망원유수지 내 구민체육센터 건립을 결정했다. 지상 4층에 연면적 7280.68㎡ 규모의 센터에는 다목적체육관, 볼링장, 체력단련실 등이 들어선다. 184억원이 투입되며 2015년 6월 완공 예정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전력공급·밀양 송전선로 공사 ‘빨간불’

    시험성적서 위조로 재시험 명령이 내려진 신고리 원전 3, 4호기 제어케이블에 대한 전면교체 결정이 내려졌다. 이 때문에 내년 8월과 2015년 6월 준공 예정이던 신고리 원전 3, 4호기의 준공 시기도 늦춰지게 돼 내년 여름철 전력공급에 비상이 걸렸다. 밀양 송전선로 공사에 대한 반발도 거세질 전망이다. 한국수력원자력은 16일 오후 긴급 브리핑을 갖고 “새한티이피(TEP)의 시험성적서 위조에 따라 재시험을 추진 중이던 신고리 3, 4호기 JS전선 케이블에 대해 재시험을 실시한 결과 기준을 통과하지 못했다”고 발표했다. 신고리 3, 4호기 제어케이블은 지난 5월 28일 원자력안전위원회가 신고리 1, 2호기 및 신월성 1, 2호기의 부품 시험성적서 위조 사실을 발표한 이후 지난 6월 28일 재시험 또는 교체를 결정했다. 한수원은 신고리 3, 4호기에 설치된 JS전선 케이블에 대해 방재시험연구원에서 화염시험을 했으나 이날 시험총괄기관인 한국기계연구원으로부터 규제 기준에 불만족하다는 사실을 통보받았다고 설명했다. 한수원은 제어케이블에 대해 화염시험과 냉각재 상실사고(LOCA) 시험을 진행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1단계 시험인 화염시험에 불합격함에 따라 냉각재 상실사고 시험은 실시하지 않고 전면교체 결정을 내렸다. 한수원은 이에 따라 신고리 3, 4호기에 설치된 케이블 철거 작업에 착수했다. 김창길 한수원 건설처장은 “교체할 케이블 총량은 신고리 3, 4호기를 합쳐 890㎞에 달한다”고 말했다. 김 처장은 준공 시점과 관련, “케이블 교체와 관련한 상세 일정이 나와야 하기 때문에 지금은 정확한 날짜를 언급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전력업계에서는 최소 6개월에서 최장 2년까지 공기가 늦어질 가능성이 있다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신고리 3, 4호기는 기당 설비용량이 140만㎾인 최초의 한국형 원전으로 전력 당국은 신고리 3호기를 내년 8월 본격 가동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신고리 3, 4호기 준공 지연으로 밀양 송전선로 사업도 차질이 예상된다. 정부가 신고리 3호기가 생산할 전력 송전을 이유로 밀양 송전선로를 세우고 있기 때문이다. 밀양 송전탑 반대 대책위는 “밀양 송전탑 공사 강행의 근거가 된 신고리 3호기의 준공이 무한정 뒤로 늦춰졌다”며 “지금 당장 공사를 중단하고 사회적 공론화 기구를 구성하라”고 주장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2013 국정감사] “국적 이용 병역면제자 5년간 1만6981명”

    15일 열린 국방위 병무청 국감에서는 각종 병역회피를 위해 동원된 수단이 공개됐다. 유기준 새누리당 의원은 “입대 전 신체검사에서 멀미약을 눈에 발라서 눈동자 장애를 유발한 뒤 병역을 면제받으려 하는 등 각종 면탈 수법이 등장하고 있다”며 병무청의 적극 대응을 주문했다. 민주당 김광진 의원은 “국적을 ‘상실’하거나 ‘이탈’하는 방식으로 병역을 면제받은 인원이 지난 5년간 1만 6981명에 달한다”고 지적했다. 같은 당 이석현 의원은 “2005∼2012년까지 행방불명을 이유로 병역을 면제받은 사람이 모두 1만 820명”이라고 밝혔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모비스 프로농구 최다연승 눈앞

    모비스 프로농구 최다연승 눈앞

    울산 모비스가 역대 최다 점수 차로 승리를 거두며 정규시즌 최다 연승 타이기록을 세웠다. 모비스는 15일 전주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농구 전주 KCC와의 경기에서 문태영(22득점)과 함지훈(20득점)의 활약에 힘입어 101-58, 무려 43점차의 대승을 거뒀다. 1999년 인천 신세기 빅스(현 전자랜드)와 2005년 서울 삼성이 기록한 42점 차를 뛰어넘는 역대 가장 큰 점수 차로 승리했다. 모비스는 또 지난 시즌 13연승과 올 시즌 3연승을 합쳐 16연승을 질주, 2011~12시즌 원주 동부가 세웠던 역대 최다 연승 기록과 어깨를 나란히 했다. 모비스는 오는 19일 홈에서 고양 오리온스를 상대로 신기록에 도전한다. 모비스는 초반부터 거세게 몰아붙였다. 박구영과 함지훈, 양동근이 차례로 3점포를 터뜨렸고, 로드 벤슨은 상대 골밑을 휘저었다. 반면 KCC는 타일러 윌커슨 외에는 선수들이 슛 난조를 보이며 어려움을 겪었다. 1쿼터를 24-12로 앞선 모비스는 2쿼터 문태영의 득점포를 앞세워 23점 차까지 달아났다. KCC는 박경상과 김효범의 슛이 살아났지만 좀처럼 따라붙지 못했고, 설상가상으로 윌커슨이 파울 트러블로 코트를 떠났다. 모비스는 3쿼터에서도 상대 약점인 골밑을 집요하게 파고들었고, KCC는 전의를 상실하며 수모를 당했다. 주포 강병현이 허리가 좋지 않아 뛰지 못한 게 치명적이었다. 허재 감독은 이날 심판 판정에 큰 불만을 드러냈다. 한편 서울 삼성은 지난시즌 전자랜드에서 뛰었던 디안젤로 해밀턴에 대한 가승인 신청을 이날 프로농구연맹(KBL)에 제출했다.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열린세상]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정건전성/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열린세상] 지속가능한 복지와 재정건전성/차은영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

    미국의 중앙은행이라 할 수 있는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새 의장으로 재닛 옐런 현 부의장이 지명되었다. 미국 경제는 물론 세계경제에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자리에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역사상 처음으로 여성이 임명되는 것이 이슈가 되었지만 사실은 양적 완화에 관한 정책기조 변화 여부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옐런은 상원의 청문회를 통과한다면 현재 벤 버냉키 의장의 임기가 끝나는 내년 2월부터 의장직을 수행하지만 미 정부, 상원, 하원 간의 첨예한 대립이 풀리지 않는다면 청문회를 통과하는 과정이 쉽지 않을 가능성도 제기된다.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까지 초래한 갈등의 핵심에는 여러 정치적 요인이 있지만 선례 없는 국가채무를 해결하기는커녕 더 급속하게 증가시키는 건강보험 개혁안 ‘오바마케어’가 쟁점이다. 이미 국가부채율 100%를 넘어버린 미국의 재정건전성은 악화일로를 걷고 있다. 양적 완화로 인해 경제가 턴어라운드한듯 보이지만 실업률과 일자리 창출 속도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것으로 나타나 지속가능성은 의문시되기 때문이다. 야당인 공화당이 정부 지출에 제동을 걸면서 연방정부가 문을 닫고 최악의 경우 국가 디폴트 사태까지도 고려해야 할 상황이 된 것이다. 우리가 직면하고 있는 문제도 크게 다르지 않다. 내년 예산안의 기본 골격이 복지예산을 크게 늘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화 분야 예산이 복지 분야에 이어 두 번째로 크게 증가한 반면, 산업 및 중소기업 지원 분야 예산과 사회간접자본 예산 분야는 오히려 감소했다. 대선 공약이라는 도그마에 사로잡혀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면서 형평성도 잃고 전체적으로 통일성도 상실한 땜질식 정책을 지원하도록 예산을 책정한 결과이다. 사실 대선공약이란 선거에 이기기 위한 전략이다. 집권하면 펼칠 청사진이기도 하지만 밖에서 보는 것과 안에서 보는 것에는 냉정한 현실의 갭이 존재하기 마련인데, 현 정부가 지나치게 장밋빛 스탠스로 포장한 것이 사실이다. 막상 나라살림을 운영하는 주체가 되어 보면 만만한 구석이 한 곳도 없다는 것을 깨달았을 것이다. 글로벌 경제 상황이나 국내 경제 상황도 생각처럼 빠르게 회복되지 않고 있고 오히려 저성장 고착화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 정부의 씀씀이를 뒷받침해 줄 수입이 신통치 않고 앞으로도 수입이 늘어날 뾰족한 수도 별로 보이지 않는다. 지하경제의 양성화, 불필요한 지출의 삭감 등을 통해 세금은 증가시키지 않으면서 복지 수요를 해결하겠다고 큰소리쳤지만 실현 가능성이 떨어지는 것을 우리 모두 알고 있다. 큰 논쟁거리로 등장한 기초연금만 해도 그 성격상 연금인지도 애매모호한 일방적 정부의 지원인데, 국민연금과의 연계성 이슈는 차치하고라도 늘어나는 노령인구를 감당하기엔 턱없이 역부족이다. 더구나 약간의 조정이 되기는 했지만 내년 경제성장률을 4%에 근접하는 수치로 예상한 세수입은 너무 낙관적으로 계산한 것이라는 지적이 많다. 기획재정부가 발표한 향후 5년간의 국가재정운용계획에 따르면 복지예산은 연평균 7%의 성장률을 보이면서 예측되는 재정적자가 88조원에 육박하고 국가채무는 610조원까지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는 국내총생산의 36%에 근접할 것으로 예상되어 재정건전성에 심각한 위협이 될 것으로 보인다. 복지를 마다할 국민이 어디 있겠는가. 대학등록금도 국가가 내주고, 나이 들면 국가가 매달 돈 주고, 자녀를 출산하면 모든 비용을 국가가 지불해서 양육해주고, 취업 안 되면 나랏돈으로 일자리도 만들어 준다는데 싫어할 사람은 없다. 문제는 모두가 원하는 복지가 이런 방식으로 지속가능한지를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지하경제를 추적하고 몇몇 재벌기업 세무조사로 해결될 일이 아니다. 쓸 돈이 없으면 지출을 줄이고 꼭 써야 된다면 수입을 더 증가시키는 것이 답이다. 당장은 지출을 전용하고 경기회복을 통해 세수를 늘릴 수 있다 해도 장기적으로 지출의 지속적인 효율화와 병행하여 세금의 증가 없이는 복지 지출의 확대는 지속가능하지 않다.
  • [시론] 회의록 공방과 북한 변수/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시론] 회의록 공방과 북한 변수/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지난해 10월 8일 통일부 국정감사에서 새누리당의 정문헌 의원이 2007년 남북정상회담 때 노무현 전 대통령이 서해 북방한계선(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다는 의혹을 제기한 이후 남북정상회담 회의록을 둘러싼 공방은 바야흐로 3막에서 또 다른 변신을 모색 중이다. NLL 포기 여부가 1막이고 회의록 공개의 적법성 여부가 2막이면, 회의록 삭제와 국가기록원 미(未)이관 문제가 3막이다. 국가기록원에서 회의록이 발견되지 않으면서 ‘사초 실종’ 논란으로 쟁점을 바꾼 공방은 10월 2일 검찰의 중간수사 결과 발표 이후 ‘사초 삭제’ 논란으로 국면을 선회했다. 그리고 음원 파일 공개 여부를 둘러싸고 정파별·계파별로 대립하는 양상으로 진행되고 있다. 그래서 ‘신NLL’ 공방이다. 국회 일정 때문에 정치권의 관심이 국감으로 옮겨 갔지만 여전히 회의록 공방은 활화산 형국이다. 과문한 탓인지 한 가지 이슈가 1년 넘게 정치적 국면과 상황에 따라 논점과 주제를 달리하며 끈질긴 생명력을 보이는 경우를 보지 못했다. 가히 정치적 이슈의 진화라고 명명해도 손색이 없을 듯하다. NLL 공방 얘기다. ‘87년 체제’의 출범 이후 민주주의의 실험이 성공적이었다는 말은 최근 일련의 사태를 보면 듣기 민망한 얘기다. 선거 국면에서 등장하곤 하는 북한 변수와 여전히 한국 정치의 이면에서 작동하고 있는 안보 변수는 우리의 현실이다. 최근의 정치적·공적 영역의 흐름에서 과거 권위주의 정권 때의 안보 이데올로기의 남용이 데자뷔처럼 떠오른다면 정치적 상상력인가, 사회과학적 예지(銳智)인가. ‘북풍’은 새삼 사례를 거론하지 않아도 한국 정치에 깊은 영향을 끼쳐 왔다. 선거의 흐름을 바꾸고 정치사회적 이슈를 한숨에 빨아들이는 ‘블랙홀’의 원조다. 좌와 우로 갈라진 대립 구도는 경제사회적 측면보다 정치 이념적으로 강한 영향력을 행사해 왔고, 이는 삶의 질에 관련된 이슈 집단보다는 안보적 관점에서 날카롭게 대치했다. 좌파라는 용어는 서구적 관점에서의 본원적 의미보다는 한국의 역사지형과 정치구도에서 ‘종북’이라는 전혀 다른 용어와 조우하면서 보수 세력의 정치적 우위에 결정적 역할을 해 왔다. 물론 보수와 진보의 용어도 우파, 좌파라는 용어의 부자연스러운 동거에서 사회의 균형추 역할을 상실했음은 물론 정당 체제 내에서도 조화와 건강한 긴장의 메커니즘으로서가 아니라 대립과 갈등의 재생산 도구로 전락하고 있다.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의혹 사건의 일단에서 등장하는 좌파, 합참의장 후보자조차도 ‘NLL은 수호되고 있고 논쟁 자체가 의미가 없다’는 취지의 말을 했음에도 불구하고 끈질기게 이슈화되고 있는 회의록 공방, 국정원 개혁과 관련한 대공수사 폐지 여부 등은 모두 북한 변수와 관련돼 있는 사안들이다. 분단이라는 외생적 변수가 정치의 주요한 인자로 기능하고 있는 불가피한 현실을 고려해야 하는 것과 이를 정치적으로 유리하게 활용하려 하는 것은 엄연히 별개의 문제다. 민주 대 반민주의 정치 구도에서 민주 세력을 탄압하는 데 악용됐던 안보 논리가 21세기 한국에서 만일 보수 정당이 상대 정파를 제압하는 데 이용된다면 민주화 이후 25년 동안의 민주주의가 성공적이었다는 외부적 평가는 철회돼야 마땅하다. 안보 이슈가 불리한 정국 구도나 정치적 국면을 호도하거나 전환하기 위해 꺼내 드는 ‘전가의 보도’가 된다면 다시 민주화 투쟁의 향수가 살아나지 말라는 법도 없다. 지금의 회의록 공방이 국익에 도움이 되지 않고, 여야 모두에 정파적으로 이용되는 측면이 있다는 사실에 동의한다면 남북정상회담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이 NLL을 포기하는 발언을 했을지 모른다는 의심은 버려야 한다. 그것은 ‘합리적 의심’이 아니라 ‘의도된 의심’의 혐의를 벗어날 수 없다.
  • [심재억 전문기자의 건강노트] 가슴 성형 신중해야

    유방이 갖는 상징성은 생각보다 큽니다. 가장 중요한 점은 갓 태어난 아기가 젖을 빨며 생명을 유지한다는 사실입니다. 이때의 유방은 ‘생명줄’의 역할을 하지요. 그러나 유방이 ‘젖통’ 구실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기는 젖을 빨며 엄마, 또 엄마로 상징되는 세상과 부단히 교류하고 소통합니다. 그렇게 보면 유방은 한 생명을 실체로 존재하게 하는 실존의 기반이기도 합니다. 지금이야 관음(觀淫)에 대한 경계심이 워낙 과민해 가슴을 여미고 아이에게 젖을 먹이는 원초적 모성을 찾아보기 어렵지만 예전에는 달랐습니다. 여성의 노출을 죄악시했으면서도 단 하나의 예외가 있었습니다. 바로 아기에게 젖을 물릴 때에 한해 여성의 유방 노출을 용인했다는 사실입니다. 유방의 또 다른 상징성은 성적인 기호(記號)입니다. 확대니, 축소니 하는 소위 유방 성형도 이런 사회적 기호나 언어로서의 유방을 의식한 결과일 것입니다. 사람들 눈길이 부담스럽다며 큰 유방을 줄이는 것도, 아예 눈길조차 못 끄는 게 속상하다며 작은 유방을 키우는 것도 다 이런 성적 기호의 반영이라고 할 수 있겠지요. 그렇다고 유방이 성적 유희의 도구로만 작용하는 건 아니지요. 늙은 할아버지가 세파를 헤쳐 오느라 쪼그라든 아내의 젖가슴을 보며 애잔해하는 것은 성욕과는 전혀 다른 인간적 일체감의 발현입니다. 요즘 암 때문에 유방을 잃는 여성이 적지 않습니다. 큰 상실이지요. 그러나 필요는 창조를 낳아 이번에는 유방재건술이 생겨 암 때문에 유방을 포기해야 했던 여성의 상실감을 채워주고 있습니다. 그러나 아무리 감쪽같이 재건하고, 복원해도 인간은 원형에 대한 미련을 갖기 마련입니다. 원형의 관점에서 보자면 외형만큼 기능도 무시할 수 없는데, 그렇다고 보면 오로지 지금의 생각만으로 함부로 가슴을 키우거나 줄이는 시도로 충족될 수 없는 또 다른 욕구를 낳을 가능성을 배제하기 어려운 것도 사실입니다. 물론 의학적 필요성에 따른 것이라면 다른 얘기지만 생각 없이 가슴을 고쳐 원형을 훼손하는 일, 다시 생각해 볼 문제 아닐까요. jeshim@seoul.co.kr
  • 공공 검증기관도 원전부품 성적서 조작 의혹

    민간 검증기관에 이어 공공 검증기관도 원전 부품 시험성적서를 조작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국회 산업통상자원위 소속 우윤근 민주당 의원은 13일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이 지난 7월 한국기계연구원으로부터 제출받은 피동촉매형 수소제거장치의 냉각재 상실사고 재시험 결과를 아무런 근거 없이 ‘부적합’에서 ‘적합’으로 바꿔 원자력안전위원회에 보고했다고 밝혔다. 피동촉매형 수소제거장치는 천재지변으로 원자로에 공급되는 전기가 끊겨 냉각기가 제 기능을 못하는 사고가 발생할 경우 원자로 내부에서 대량으로 나오는 수소를 제거해 폭발사고를 막는 장치다. 이 장치는 2011년 일본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국내 원전 23기 중 18곳에 설치됐고, 순서대로 모든 원전에 설치될 예정이었다. 재시험을 수행한 한국기계연구원은 시험 설비에 수소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수소가 폭발하는 비상상황이 발생하자 안전사고를 우려해 수소 주입을 중단한 뒤 나머지 시험을 진행하고 보고서에 ‘부적합’ 의견을 명시했다. 그러나 한국산업기술시험원은 자체 보고서에 수소 폭발 사실을 누락하고 ‘적합’, ‘허용기준 만족’으로 바꿔 의견을 명시했다. 우 의원은 “사실상 시험결과를 조작했다”면서 “한국산업기술시험원과 함께 시험 전 과정을 참관했던 원자력안전기술원이 보고서를 채택한 것은 조직적으로 시험 결과를 조작·은폐하려 한 것”이라고 의혹을 제기했다. 원안위는 한국산업기술시험원 보고서를 근거로 지난 8월 “파동촉매형 수소제거장치 재시험 결과 성능에 문제가 없다”고 발표하고 지난 10일 원전비리 근절 관계부처 합동 브리핑에서도 한국기계연구원의 의견은 빠뜨렸다. 이에 따라 원안위가 시험성적서를 제대로 검토하지도 않고 서둘러 재시험 결과를 발표한 게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공기업 탐방-코레일] 용산개발사업 무산으로 자본 감소·부채 증가…공영개발 대신 상품성 갖춘 뒤 매각 방안 거론

    [공기업 탐방-코레일] 용산개발사업 무산으로 자본 감소·부채 증가…공영개발 대신 상품성 갖춘 뒤 매각 방안 거론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린 용산국제업무지구가 첫 삽도 뜨지 못한 채 결국 최종 사망선고를 받았다. 서울시는 지난 10일 토지소유 요건 미달로 자격이 상실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도 고시했다. 앞서 코레일은 지난달 5일 대한토지신탁에 토지대금 2조 4167억원을 최종 반납한 후 관련 토지(10만 6400㎡)에 대한 소유권을 원상회복했다.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는 자격(국·공유지를 제외한 2/3 이상 소유) 요건에 미달하는 59.6%만 갖게 돼 자동으로 사업권을 상실했다. 2007년 8월 사업 계획 발표 후 6년여간 표류한 용산개발사업은 이로써 백지화됐다. 용산국제업무지구는 코레일의 부채 해결을 위해 용산 철도정비창 등 철도부지(35만 6492㎡)와 서부이촌동 일대 등 총 51만 8692㎡ 부지에 랜드마크 타워와 호텔·백화점·주상복합아파트 등을 건설하는, 사업비 31조원 규모의 초대형 프로젝트였다. 서울의 마지막 남은 요지라는 점에서 개발 청사진이 공개되자 관심이 집중됐다. 사업자가 제시한 철도부지의 토지가격만 8조원으로 코레일이 제시했던 최저가격(5조 8000억원)을 38% 초과했다. 토지대금이 일시불로 들어온다면 코레일은 부채(6조원)를 단번에 해소할 수 있었다. 코레일은 2007년 용산역세권 토지매각 대금(4000억원)이 들어오면서 첫 경영흑자를 기록하는 등 용산개발사업은 철도에 ‘황금알을 낳아줄 거위’로 큰 기대를 안겼다. 그러나 부동산 경기 침체 여파 등으로 사업성이 악화되면서 사업 추진에 차질이 빚어졌고 결국 좌초했다. 코레일의 후유증도 심각하다. 자본 감소 및 토지대금의 반환대금 조달에 따른 부채가 증가하는 등 부담이 커졌다. 출자금을 날릴 상황에 처한 드림허브 출자사들의 손해배상 청구소송도 우려되고 있다.드림허브가 명목상 소유권을 가지고 있는 잔여 철도부지(24만 9918㎡) 회수도 시급하다. 코레일은 사업해제를 둘러싼 당사자 간 갈등을 신속히 마무리하고, 토지복원과 토양오염정화사업 등을 재개키로 했다. 전문가 자문과 관계부처 협의, 연구용역 등을 거쳐 활용을 모색할 계획이다. 정부 부담이 뒤따르는 공영개발보다 인허가 및 개발계획 수립 등 ‘상품성’을 갖춘 뒤 매각하는 방안이 거론되고 있다. 대전 박승기 기자 skpark@seoul.co.kr
  • 용산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

    단군 이래 최대 개발사업으로 불린 용산 개발 프로젝트가 최종 사망 선고를 받았다. 서울시는 10일 토지소유 요건 미달로 자격이 상실된 용산국제업무지구 사업시행자 지정을 취소하고, 도시개발구역 지정 해제도 함께 고시했다. 사업 초기 지정한 이주대책기준일 해제도 공고했다. 이로써 2007년 8월 사업 계획 발표 뒤 6년 넘게 온 나라를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용산 개발 프로젝트는 갈등과 상처만 남기고 없던 일로 돌아갔다. 시는 “단기간에 사업 재개가 불가능한 상황에서 부동산 거래의 숨통을 틔워 주민 피해를 조금이라도 줄이자는 판단에 따라 내린 결론”이라고 설명했다. 시는 이미 지난달 5일 구역 해제 방침을 밝혔다. 같은 달 12일엔 시보를 통해 고시할 예정이었으나 개발 사업 최대주주인 코레일의 사업 부지 소유권 이전 등기가 늦어지며 고시를 미뤄야 했다. 앞서 사업시행자인 드림허브가 디폴트(채무불이행)를 선언하자 정상화 방안을 놓고 실랑이를 벌이던 코레일이 사업 해제를 결정한 뒤 지난달 5일까지 토지 대금 2조 4000여억원을 모두 반환하며 철도정비창 부지를 회수했다. 지난 4일 등기 이전이 완료됐고, 드림허브는 사업 부지의 3분의2 미만인 59.6%만 갖게 돼 자동으로 사업권을 상실했다. 이번 고시로 사업 부지는 2001년 결정된 용산 제1종지구단위계획 구역으로 돌아간다. 서부이촌동 일대는 재생 사업을 통해 현대화할 것으로 보인다. 시는 노후주거지를 중심으로 지역 주민과 도시관리계획 가이드라인을 만들고 주거환경 개선 기반을 마련할 계획이다. 홍지민 기자 icarus@seoul.co.kr
  • 집에서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아토피 치료의 해답 ‘스톤터치’

    집에서도 편리하고 안전하게! 아토피 치료의 해답 ‘스톤터치’

    아토피는 심한 가려움증이 동반되는 피부 습진 질환으로, 우리나라 소아의 20%, 성인의 30% 정도가 겪고 있다. 최근 의료보험공단의 조사에 따르면 이렇게 추산된 국내 아토피 환자는 약 800만 명을 넘는다. 아토피 피부염의 가장 큰 특징은 외부의 자극 혹은 알레르기 유발 물질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한다는 것이다. 때문에 줄곧 이어지는 가려움증이 고통을 유발하며, 이는 또 다시 습진으로 번지는 등 악순환이 지속될 수밖에 없다. 아토피 피부염을 ‘현대의 난치병’이라 부르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이다. 그런데 최근 아토피 환자들에게 희소식을 전할 만한 의료기기가 등장했다. 얼마 전 롯데홈쇼핑에서 성공리에 론칭을 마친 ‘스톤터치’가 그 주인공이다. 이날 방송에서 스톤터치는 많은 화제를 모으며 매진에 가까운 판매기록을 세웠다. 제품을 구입한 주부 김 모씨는 “아토피 환자들의 대부분이 항염증 치료제에만 의존하고 있는 상황에서 스톤터치의 등장은 그야말로 획기적”이라며 “보다 안전하고 편리한 방법으로 아토피를 치료할 수 있다고 해 구입하게 됐고 번거로운 치료과정을 겪지 않아도 돼 여러 면에서 만족하는 편”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아토피 환자들이 스톤터치에 열광하는 이유는 안전성과 효과 때문이다. 스톤터치는 알루미나석에서 발생하는 긴파장의 원적외선을 이용해 아토피 세균을 죽이고 가려움증을 치료하는데, 이러한 원리로 아토피를 치료하는 조사기는 스톤터치가 유일하다. 대개 아토피 치료에 사용되는 스테로이드제가 눈과 심장, 간, 혈관 등에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는 데 반해 스톤터치의 치료 원리는 매우 안전하다는 것이다. J대 및 K대 대학병원에서 임상실험을 한 결과, 스톤터치를 2주간 사용했을 때 아토피성 습진 가려움증의 약 90%, 피부병변 염증 증세의 약 75%가 치료됐으며, 식약처의 임상시험 결과 스톤터치의 적외선 조사가 피부에도 크게 자극을 주지 않는 것으로 판명됐다. 스톤터치를 개발한 임동기 박사는 “아토피 피부염의 치료 원칙은 증상의 발현과 악화를 예방하기 위해 원인과 유발 인자를 제거하는 것”이라며 “스톤터치는 이것이 가능한 획기적인 의료기기”라고 설명했다. 현재 스톤터치의 신기술은 온열치료기 발열체 물질 원천특허와 실용신안특허를 취득한 데 이어 국제특허와 유럽 35개국 특허를 출원 중이다. 한편 스톤터치는 10월 11일 저녁 10시 45분부터 롯데홈쇼핑을 통해 판매될 예정이다. 자세한 사항은 홈페이지(www.stonetouch.kr)와 전화(1544-8914)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사설] 고위공직자 아들의 국적포기 이유 알 만하다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고위공직자 15명의 아들 16명이 국적 포기로 병역의무에서 면제된 것으로 파악됐다. 불법성은 드러나지 않았지만 공직자의 도덕성 수준을 보여주는 것으로 너무 부끄러운 일이다. 정부는 본인은 물론 자녀 병역문제에 하자가 있는 경우, 고위 공직 후보군에서 원천적으로 배제하는 인사시스템을 강구하기 바란다. 병무청이 민주당 안규백 의원실에 제출한 공직자 직계비속 중 국적 상실에 의한 병적제적자 명단에 따르면 지난 8월 말 기준 유민봉 청와대 국정기획수석과 신중돈 국무총리실 대변인, 신원섭 산림청장 등 공직자 15명의 아들 16명이 국적을 포기했다. 13명은 미국, 3명은 캐나다 국적이었다. 이들은 가족이 함께 유학·이민을 가거나 홀로 유학하는 과정에서 그 나라 시민권 등을 취득해 국적을 자동상실한 경우가 대부분이었다. 미국은 유학생 신분으로 5년 이상 머물면 시민권을 얻을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외국에서 살던 한국인 부모 사이에서 태어나 태생적 복수국적자가 된 경우도 있었다. 이 경우, 18세가 되는 해 3월 말까지 두 나라 국적 중 하나를 선택하여 이탈할 수 있다. 이들의 병적 제적일을 확인한 결과, 16명 중 9명은 만 18세, 4명은 19세가 되는 시기에 우리나라 국적을 포기한 것으로 파악됐다. 자동적으로 국적을 상실한 경우가 많았음에도 이런 결과가 나온 것은 병역기피 의혹을 짙게 하고 있다. 이에 대해 이들은 자녀 교육을 위한 불가피한 결정, 자녀 선택이었다고 해명했다. 공직자가 될 줄 몰랐다는 등의 어처구니없는 해명도 나왔다. 일반 국민도 병역을 기피해선 안 되지만 고위공직자라면 솔선수범해야 한다. 공직자들이 자녀 교육을 위해서 자녀의 국적을 포기한다면 일반 국민들이 믿고 의지해야 하는 우리 교육은 어찌 되는 것인가. 게다가 군 복무 중 사고로 목숨을 잃거나 부상을 당하는 병사들도 적지 않은데 고위 공직자 아들들이 병역을 기피한다면 누가 병역의무를 성실히 이행하려 하겠는가. 공직자 병역문제는 인사청문회 단골메뉴일 정도로 전 국민적인 관심사다. 정부는 공직자 본인은 물론 자녀가 병역의무를 기피한 의혹이 나오면,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아들 병역문제에 하자가 있는 경우에는 고위공직자 후보군에서 배제하는 인사시스템도 마련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실추된 병무행정의 신뢰를 확보할 수 있을 것이다.
  • [열린세상] DMZ세계평화공원-들어가지 않기, 나누지 않기/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열린세상] DMZ세계평화공원-들어가지 않기, 나누지 않기/권영걸 서울대 디자인학부 교수

    정전협정 60주기를 맞아 생명의 땅 비무장지대(DMZ)를 세계평화의 메카로 만들기 위한 논의가 한참이다. 지난 5월 박근혜 대통령이 미국 상·하원 합동회의 연설에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의 뜻을 밝혔고, 8·15 경축사를 통해 이를 북측에 제의했다. 세계평화공원이 제시되자 경기도 및 강원도의 DMZ 인접 지자체들이 저마다 사업추진단을 구성하고 유치 경쟁에 나섰다. DMZ 인근에 평화산업단지 조성 주장에서부터 공원단지 내 국제기구 유치, 외국인 거주타운 조성, 동서평화고속도로 건설, 나아가 공원 내 독서시설 요청에 이르기까지 주장과 제안 또한 백출하고 있다. 종합계획이 나오기도 전에 개발이득을 염두에 둔 도(道) 및 지역 간의 신경전이 일고 있으며 분쟁의 조짐마저 보인다. 세계평화공원 조성에 참여할 당사자들이 공유해야 할 계획의 전제조건이 필요한 시점이다. 첫째, 모든 개발 프로젝트는 DMZ 역내로 들어가지 않아야 한다. 독일의 경우 동·서독 접경지대는 민간 환경단체와 연방 주들 간의 협조로 지금까지도 그린벨트 조성이 진행 중이다. 그곳은 철저한 녹지보전지역인 ‘그뤼네스 반트‘(Grunes Band)로, 환경적 차원을 넘어 역사자원도 그대로 보존되고 있다. 민간 자연환경보호단체인 분트(BUND)는 통일 직후부터 지금까지 토지 공유화를 위한 보상금 조달 시민모금, 시민교육, 농약사용 줄이기를 위한 홍보 등 다양한 활동을 펴고 있다. 시민의 자발적 참여, 지자체와 연방정부의 협력으로 현재 그뤼네스 반트는 스칸디나비아부터 발칸을 거쳐 유럽대륙까지 확산되는 ‘대륙 생태 띠’를 만들었고 국제 환경운동의 거점으로 성장했다. 한국 DMZ보다 5.6배 더 긴 그뤼네스 반트는 20여년이 지난 지금도 별다른 인공시설물이나 대형 공원이 들어간 적이 없으며, 있는 그대로의 순수한 자연경관으로 가치를 발하고 있다. 자전거 길도 과거 동독의 국경 순찰차량 도로를 활용하고 있고, 생태교육장도 동·서독의 주 사이에 위치한 옛 군사시설을 활용하고 있다. 또한 그뤼네스 반트의 운동가들은 접경지역 인근에 살면서 거주민들의 유기농 농업교육, 환경 모니터링 등 활동을 지속적으로 펴고 있다. 그들은 어떤 경우에도 그 안에 새로운 시설의 개발을 상정하지 않는다. 둘째, DMZ가 구획되거나 나누어지지 않아야 한다. 가장 우려되는 시나리오는 DMZ 인접 지자체마다 공원 및 시설들을 개발하여 DMZ의 전체 가치를 상실케 하는 것이다. 동서를 가로지르는 DMZ는 하나의 연결공간이다. 국토의 남북 축인 백두대간, 도서연안과 함께 한반도의 ‘핵심 생태 축’으로 분절된 공간이 아닌 연속된 생태 네트워크 공간이다. 따라서 DMZ 세계평화공원 조성도 부분이 아닌 전체 공간을 아우르는 종합보존 계획을 먼저 수립하고, 단일한 관리체계 하에서 이루어져야 한다. DMZ를 하나로 보는 통합장소 브랜드를 구축하고 지역 비교우위에 의해 개발의 수준과 범위를 조율하여 정부가 개발 과열을 잠재워야 한다. DMZ 내에 포장도로 및 인공시설의 개발을 억제하고, 접경지역 주민 보상 및 협의 방침도 적극적으로 마련해 ‘100년 처녀지 DMZ’로 지켜 나가자. 공원을 조성하기란 쉬운 일이다. 그러나 60여년 침묵의 청정지역이 그 자체로 공원이 되도록 하는 데는 고도의 디자인 역량이 필요하다. 또 인위적으로 장소를 만들기란 쉬운 일이다. 그러나 역사 및 생태자원이 널려 있고, 숱한 스토리가 켜켜이 쌓여 있는 그곳이 본디 가지고 있던 장소성을 회복하게 하는 일은 실로 어렵다. DMZ 세계평화공원은 쉬운 방법을 버리고 어려운 선택을 해야 한다. 155마일의 긴 공간 자체가 하나의 공원이다. 설계자는 조건만 부여하고 살아 있는 모든 것들이 스스로 자라나게 하는 자생 디자인을 기반으로 해야 한다. DMZ의 경우, 신중한 개발이라도 개발은 하책이요, 지속가능한 보존의 디자인이 상책이다. 세계평화공원 논의와 함께 일고 있는 상업주의를 경계하고, 개발주의자들의 논리가 득세하지 못하도록 규율해 나갈 필요가 있다. 지역주민이 개발의 욕망을 억제하고 국민이 감시하여 DMZ 전체가 세계적 역사문화생태공원이 되도록 지켜 나가자.
  • [세종로의 아침] 타산지석 삼아야 할 ‘세종시 실패’/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세종로의 아침] 타산지석 삼아야 할 ‘세종시 실패’/이석우 정책뉴스부 선임기자

    올 연말까지 세종시로 이전해야 할 6개 정부 부처들과 직원들의 본격적인 이전 준비와 마음고생이 서늘해진 가을 바람을 타고 깊어지고 있다. 중앙행정기관들의 세종시 이전은 당사자들을 불편과 곤혹 속에 빠뜨렸고, 국가적으로는 행정 비효율과 행정 서비스 저하라는 부담의 그림자를 드리우고 있다. 삶의 근거를 떠나 허허벌판에 인프라를 갖추지 못한 미완성 도시로 이주한다는 것은 누구나 원치 않는 일이다. 지난해 말 기획재정부 등 중앙행정기관들의 1단계 이전이 있었지만, 자족적 도시기능을 갖추려면 몇 년은 더 있어야 한다. 맞벌이 가구나 40대 이상은 대개 두 집 살림을 택했고, 여건이 나은 대전에 둥지를 튼 이들도 적지 않다. 정착파 가운데도 “불편은 참지만 질 낮은 교육은 참을 수 없다”며 ‘껍데기만 교육 특구’를 탓하며 세종시 탈출을 계획하는 ‘역 이주족’도 늘고 있다. 서울을 매일 오가는 출퇴근족도 줄지 않고 “2015년 수서발 고속철 KTX가 개통되면 서울로 돌아가 출퇴근하겠다”고 결의를 다지는 비분강개파들도 늘었다. 첫 단추를 잘못 끼운 세종시는 개인의 고통보다 국가 행정의 비효율을 쌓아가면서 심각성을 더한다. 장·차관은 물론 실·국장이 세종시를 비우는 날이 많다고 해서 “우두머리(부서장) 없는 신나는 날”이란 뜻의 ‘매일이 무두절(無頭節)’이란 농담도 상징적이다. 승용차 없이는 출퇴근이 어려운 세종시에 통근버스 대부분이 오전 8시는 넘어야 정부청사에 도착하는 탓에 전처럼 이른 근무 분위기는 찾기 어렵다. 지역 주민들이 “행정기관 이전이 땅값 상승 말고 지역경제 활성화에 크게 기여하지 않는다”며 “기업과 대학들은 언제 오냐”는 말을 하기 시작했다. 청와대와 국회가 서울에 버티고 있고, 세종·서울·과천·대전 등 4곳으로 정부 청사가 흩어진 상황은 유례가 없다. 올 연말 복지부, 노동부 등 6개 부처가 옮겨 오면 민원 업무도 크게 늘어 일반인들도 행정기관의 세종시 이전이 뭘 의미하는지 피부로 느끼게 될 터이다. 세종시의 비효율은 영상회의 같은 미봉책으론 치유되지 않는다. 계속 안고 가야 할 지병이고, 행정의 암적 요소로 악회되지 않게 관리해야 할 뿐이다. 정부 부처의 세종시 이전은 처음에는 지역균형발전이란 이상 속에서 시작됐다고 치더라도 지역 이기주의에 영합한 정치인들과 국가적 통합능력을 상실한 정치 등 우리의 한계 속에서 국가적 낭비를 키워가고 있다. 이익을 위해 투표권을 흔들 줄 알게 된 지역 유권자, 불 보듯 뻔한 결과의 정책결정을 못 본 척 눈감는 고위정책결정자 등 여러 요인들이 뒤범벅되면서 가지 말야야 할 방향으로 이끌려 왔다. 성장동력을 상실한 ‘한국호’가 십여년째 소걸음질 속에 다른 후발국들에 차례로 따라잡히는 상황에서, 세종시의 상황은 후진국 대열을 향해 미끄러져 내려가는 국가 추락 증후군의 한 사례가 아닌지 걱정스럽다. 세종시 상황이 지역 압력에 코가 꿰인 각종 지역개발사업과 공약을 총체적으로 되짚어보고 더 늦기 전에 국민을 향해 진실을 이야기할 때가 됐음을 알려주는 타산지석이 됐으면 한다. jun88@seoul.co.kr
  • [글로벌 경제] “세계 경제 회복세”… 문제는 美양적완화·디폴트

    [글로벌 경제] “세계 경제 회복세”… 문제는 美양적완화·디폴트

    미국 연방정부의 일시 폐쇄(셧다운)와 국가 부도(디폴트)에 대한 우려로 불확실성이 고조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선진국들의 호조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완만한 회복세에 접어든 것으로 전망됐다. 이번 주 워싱턴에서 열리는 국제통화기금(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 세계 경제전망에 대한 논의를 앞두고 있어 특히 주목된다. 6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는 미국 싱크탱크인 브루킹스연구소와 공동으로 개발한 ‘타이거지수’를 인용해 세계 경제가 다시 정상 궤도에 진입했다고 분석했다. 타이거지수는 주요 20개국(G20)의 경기회복 여부를 판단하는 지표로 실물 경제 활동과 금융 변동성, 신뢰도 등을 종합해 산출한다. 타이거지수는 2008년 세계 금융위기 이후 2009년 3월 최저 수준인 -14.97을 기록했다가 2010년 3월 15.17까지 올랐다. 유럽발(發) 재정 위기로 인해 2012년 6월 다시 -0.98까지 곤두박질친 타이거지수는 지난 8월 2.11을 기록하는 등 최근 들어 다시 반등세를 보이고 있다. 브루킹스연구소의 에스와르 프라사드 선임 연구원은 “선진국의 소비자 신뢰도 회복과 신흥국의 안정적인 성장에 힘입어 세계 경제가 회복하고 있다”고 진단했다. 유로존(유로화 사용 17개국)의 경제 둔화 가능성이 줄어들고 중국을 비롯한 신흥국들이 올해 초에 상실했던 경기 추동력을 회복한 것이 세계 경제가 회복 국면에 접어든 최대 원동력으로 지목됐다. 프라사드 연구원은 그러면서도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에는 이르다”면서 “경제 회복 속도가 여전히 미약하고 한두 가지 충격이 더해지면 또다시 무너질 수 있는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가 양적완화 축소 가능성을 언급하고 난 이후 신흥국에서 자본이 유출되고 성장세가 꺾이는 등 여전히 경제가 취약한 상황이기 때문이다. 이런 가운데 오는 11~13일 미 워싱턴에서 열리는 IMF·세계은행 연차 총회에서는 미 연방정부의 셧다운과 디폴트를 비롯해 연준의 양적완화 축소에 따른 세계 경제 위기 대처 방안이 집중적으로 논의될 예정이다. 크리스틴 라가르드 IMF 총재는 앞서 지난 3일 워싱턴에서 한 연설에서 “미국 정부가 부채한도 증액에 실패한다면 미국 경제뿐 아니라 전 세계 경제에 중대한 타격을 주게 될 것”이라고 강조한 바 있다. 특히 8일 발표될 IMF 세계경제전망 보고서에서 경제 전망치가 추가로 하향될지 여부와 선진국 및 신흥국 경제에 대한 전망 변화에 관심이 쏠린다. IMF는 지난 7월 보고서에서 ▲주요 신흥국의 성장부진 ▲유로존의 침체 지속 ▲미국의 재정지출 감축 전망에 따른 수요 부진 등을 이유로 올해와 내년 세계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각각 종전 3.3%, 4.0%에서 3.1%, 3.8%로 하향 조정했다. 조희선 기자 hsncho@seoul.co.kr [용어 클릭] ■타이거지수 (Tracking Indexes for the Global Economic Recovery Index·TIGER Index) 미국 브루킹스연구소와 영국 경제지 파이낸셜타임스가 공동 개발해 2003년 1월부터 산출하고 있는 주요국 경제종합지수로 주요 20개국(G20)의 경기 회복세를 가늠하는 척도로 활용된다. 각국의 국내총생산(GDP)과 수출입 증가율, 주식 시장 등의 금융 지표와 기업 및 소비자 신뢰 지수 등을 종합적으로 반영해 산출한다.
  • 노벨 생리의학상 美 로스먼·셰크먼·쥐트호프

    노벨 생리의학상 美 로스먼·셰크먼·쥐트호프

    113주년을 맞은 노벨 생리의학상은 사람의 세포들이 어떻게 신호를 전달하고 물질을 정확하게 움직이는지를 밝혀낸 세 명의 과학자들에게 돌아갔다. 이들은 사람을 비롯한 생물의 생체활동의 가장 밑바닥을 형성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세포 내의 자루 모양 구조인 ‘소포’(小胞)를 통해 이뤄진다는 점을 최초로 밝혀냈다. 스웨덴 카롤린스카의대 노벨위원회는 7일 스톡홀름 노벨포럼에서 기자회견을 열어 올해 노벨 생리의학상 수상자로 제임스 로스먼(63) 미 예일대 교수와 랜디 셰크먼(65) 버클리 캘리포니아대 교수, 토마스 쥐트호프(58) 스탠퍼드대 교수 등 3명을 선정했다고 밝혔다. 특히 세 사람의 연구는 효모 같은 미생물부터 사람과 같은 고등동물에 걸쳐 동일하게 이뤄지는 현상을 규명했기 때문에 기초과학에서 산업계에 이르기까지 폭넓은 파급효과를 미치고 있다. 안면마비 및 미용에 사용되는 보톡스가 이들의 연구를 기반으로 한 대표적인 결과물이다. 셰크먼 교수는 1980년대 초반 효모에서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된 단백질을 찾아냈다. 로스먼 교수는 1990년대 중반 세포 내에서 물질이 전달될 때 필요한 에너지를 공급하는 ‘스네어’ 단백질을 찾아냈다. 신경생물학자인 쥐트호프 교수는 쥐 실험을 통해 실제 동물에서 신경전달물질이 이 같은 원리로 분비된다는 것을 확인했다. 이들의 연구가 발표된 후 자폐증, 당뇨병 등 다양한 난치·불치병과 관련해 새로운 치료제와 임상실험이 전 세계적으로 활발해진 것도 이들의 공로를 우회적으로 설명해 주는 대목이다. 고란 한슨 카롤린스카의대 교수는 “1970년대부터 시작된 이들의 연구는 신경질환과 면역질환, 당뇨 등 수많은 질병과 관련한 치료제들을 개발하는 가장 기본적인 원리로 자리매김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윤태영 한국과학기술원(KAIST) 교수는 “사람의 생체활동이 원활하려면 특정 호르몬이나 물질이 체내 특정 장소에 정확하게 전달되어야 한다”면서 “망망대해를 항해하는 배는 선적한 화물의 목표지와 내릴 분량을 정확히 파악해야 하는데 세포에서는 소포가 이 역할을 한다는 점을 밝혀낸 것”이라고 설명했다. 쥐트호프 교수의 제자인 고재원 연세대 생화학과 교수는 “세 사람의 연구는 생명 유지나 질병과 관련된 세포 내 단백질 전달 메커니즘을 구체적으로 밝혀내 질병 치료를 위한 신약 개발의 해법을 제시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올해 노벨상은 물리학상(8일), 화학상(9일), 문학상(10일), 평화상(11일), 경제학상(14일) 등의 순서로 발표된다. 스톡홀름(스웨덴) 박건형 기자 kitsch@seoul.co.kr
  • 원수 손에 자란 살인병기 소년, 복수 앞에서 고민에 빠져버리다

    원수 손에 자란 살인병기 소년, 복수 앞에서 고민에 빠져버리다

    ‘화이:괴물을 삼킨 아이’는 인간과 가족, 인간과 사회의 관계를 탐구하는 경이로운 역작이다. ‘지구를 지켜라’ 이후 10년 만에 돌아온 장준환 감독은 부계 사회의 은유를 통해 우리 안의 괴물이 탄생하는 과정을 보여준다. 인간의 본성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이 돋보이지만 상업 영화의 장르적 재미도 잃지 않는다. 화이(여진구)는 어린 시절 납치돼 ‘낮도깨비’라 불리는 범죄자 집단의 손에서 길러진다. 석태(김윤석)를 비롯한 다섯 명의 아버지들은 사격과 운전 등 각종 범죄 기술을 가르치며 화이를 살인 병기에 가까운 아이로 성장시킨다. 과거를 알지 못한 채 자란 화이는 어떤 사건을 계기로 낮도깨비가 실은 원수이며 자신이 우발적으로 이들의 악행에 가담했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명석한 형사 정민(김영민)이 낮도깨비를 쫓고 부패한 경찰 창호(박용우)는 이들을 비호하는 가운데 진실을 마주한 화이는 아버지라 불러 왔던 이들을 죽이기로 결심한다. 영화는 처음부터 선택권을 빼앗긴 화이가 자신의 기원을 찾아 거슬러 올라가는 과정을 보여준다. ‘화이’라는 이름이 연상시키는 것처럼 화이는 끊임없이 ‘왜’(why)라는 의문을 품는다. 복수심에 불타는 화이는 “왜 날 키웠느냐”고 묻지만 석태는 “아빠한테 그게 무슨 소리냐”고 대답할 뿐 좀처럼 이유를 말하지 않는다. 화이는 자신을 키워낸 사회의 실체를 깨닫고 바깥으로 탈주하려 하면서도 손쉽게 복수를 단행하지 못한다. 석태는 “나를 죽이면 너는 혼자가 된다”고 화이를 다그친다. ‘설국열차’ 바깥의 냉혹한 설원으로 나아가는 것이 고독한 결단을 요구하듯 주어진 울타리를 벗어나는 것은 회복할 수 없는 상실과 희생을 요구한다. 석태는 괴물의 환영을 보는 화이에게 “괴물이 되어야 괴물이 사라진다”며 익숙한 사회 안에 머물라고 유혹한다. 복수의 에너지를 분출하던 화이가 석태의 말에 따라 실존의 결정을 망설이고 유예할 때 역설적이게도 영화의 긴장감은 최고조에 이른다. ‘화이목’이라는 가상의 나무에서 이름을 가져왔다는 감독은 “식물에서 기인한 뿌리로 만들어진 괴물이라는 의미가 ‘화이’라는 이름에 얽히게 하고 싶었다”고 설명한다. 영화는 인간이 능동적으로 열매 맺는 존재라기보다 가족이라는 사회와 구조의 영향력 아래에서 만들어진다는 점을 상기시킨다. 언뜻 스쳐 가는 화이의 원래 이름 ‘근영’은 뿌리(根)가 없다(零)는 점을 상징하는 것처럼 보인다. 감독은 뿌리의 빈자리에 관객이 오랫동안 곱씹게 될 여러 질문을 심어 놓는다. 여진구와 김윤석을 중심으로 한 배우들의 연기는 감독의 통찰력만큼 빛난다. 낮도깨비의 일원인 조진웅과 장현성, 김성균, 박해준은 물론이고 작지만 비중 있는 역으로 출연하는 문성근과 이경영, 박용우도 극의 무게를 확실히 잡아준다. 특히 연극 무대에서 오랜 경험을 쌓은 김영민의 재치 있는 연기는 영화에 인상 깊은 활력을 불어넣는다. 엔딩 크레디트 뒤에 추가 영상이 있다. 126분. 9일 개봉. 청소년 관람 불가.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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