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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데스크 시각] ‘그림자 국가’ 우크라이나 딜레마/이순녀 국제부장

    [데스크 시각] ‘그림자 국가’ 우크라이나 딜레마/이순녀 국제부장

    나라가 쪼개질 위기에 처한 최근의 우크라이나 사태를 분석할 때 자주 인용되는 저서는 즈비그뉴 브레진스키의 ‘거대한 체스판’(1997년)이다. 지미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국가안보담당 특별보좌관을 지낸 그는 “유라시아는 일등적 지위를 향한 미국의 싸움이 계속되는 체스판”이라면서 미국이 패권을 유지하려면 유라시아 대륙이라는 체스판에서 승리하는 게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그는 특히 러시아와 우크라이나의 관계에 주목했다. ‘러시아는 우크라이나 없이 제국이 될 수 없다’면서 우크라이나를 체스판 위의 ‘지정학적 주축’으로 규정했다. 17년이 흐른 지금, 우크라이나 사태를 놓고 미국·유럽연합(EU)과 러시아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러시아의 집착은 브레진스키의 체스판 비유로 어느 정도 설명이 된다. 경제와 안보 측면에서 EU와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의 동진에 대항하는 것은 물론 러시아 제국의 재건을 위한 마지노선으로 우크라이나는 결코 양보할 수 없는 카드다. 그런데 미국의 대응은 어딘지 석연치 않다. 브레진스키의 조언대로라면 미국은 경제적 제재든 군사적 개입이든 적극적으로 사태 해결에 나서야 하는 데 러시아보다 상황대처에 늘 한발 늦고, 주저하는 모습이다. 이는 단순히 버락 오바마 대통령의 외교력 문제로 볼 수 없다. 무엇이 근본적인 원인일까. 지난주 국내에 번역돼 출간된 이언 브레머의 ‘리더가 사라진 세계’(2012년)에서 해답의 실마리를 얻을 수 있다. 컬럼비아대 교수이자 위기컨설팅업체 유라시아그룹 의장인 브레머는 현시대를 특정 국가나 국가들의 연합이 세계적인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는 글로벌 리더십의 진공상태, 즉 ‘G제로 세계’로 명명했다. 브레머는 냉전 종식 이후 세계 유일의 초강대국으로 세계를 통치했던 미국이 심각한 경기침체와 국가부채에 발목이 잡히면서 리더로서의 역할을 상실했다고 진단한다. EU도 회원국들이 신용위기를 겪으면서 책임을 떠안지 않으려 하고, G7이나 G20 같은 국제기구들도 한목소리를 내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한다. 우크라이나 사태 해법을 둘러싸고 미국과 서방의 입장이 미묘하게 엇갈리고, 러시아 제재 방안에 대해서도 EU 회원국들 간 온도 차가 있는 작금의 현실이 이해되는 대목이다. 미국이 일등 지위를 유지한다는 전제하에 설계된 브레진스키의 체스판은 진작에 엎어진 셈이다. 우크라이나에 대한 브레머의 견해도 흥미롭다. 그는 우크라이나를 ‘그림자 국가’(shadow state)로 명명했다. 브레진스키가 우크라이나를 ‘지정학적 주축’으로서 긍정적으로 바라봤던 것과 달리 브레머는 우크라이나가 유럽과 새로운 관계를 구축하고 싶어하면서도 러시아의 그림자에서 벗어나지 못해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하는 나라로 평가한다. 그는 “G제로 세계에서 그림자 국가는 패자일 수밖에 없다”면서 “러시아와 EU 사이에서 자신들의 가치를 높일 만큼의 충분한 힘과 독립성을 아직 확보하지 못하고 있어 짧은 시간에 ‘중심축 국가’(pivot state)로 거듭날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고 지적했다. 쫓겨난 대통령의 호화 관저와 부정축재 수사 등을 보면서 ‘충분한 힘과 독립성 확보’는 나몰라라 했던 역대 지도자들을 제 손으로 뽑은 우크라이나 국민들에게 안타까움을 넘어 측은함이 느껴진다. coral@seoul.co.kr
  • SOS도 없이 증발… 급박한 상황 때 기체 순식간에 폭발했나

    지난 8일 베트남과 말레이시아 인근 남중국해에서 실종된 말레이시아항공 소속 보잉 777-200 여객기 수색이 난항을 겪으며 추락 원인에 대한 다양한 해석이 나오고 있다. 말레이시아항공은 여객기 조종사가 구조 신호조차 보내지 못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 발생한 것으로 예측했다. AP통신은 9일 말레이시아 여객기가 실종된 사고에 대해 테러, 기체 결함, 조종사 실수 등 다각적으로 원인을 분석했다. 비행기 사고 대부분은 이륙이나 착륙 과정에서 일어나며, 1만m 상공을 순항하던 중에 발생하는 경우는 극히 이례적이다. 현재 가장 주목되는 가능성은 테러다. 구조 신호조차 보내지 못할 만큼 급박한 상황이라면 테러로 인해 기체가 순식간에 폭발했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로이터통신은 말레이시아 조사팀 관계자의 말을 빌려 사고 여객기가 1만m 상공에서 분해됐을 것이라고 보도했다. 이 관계자는 “잔해를 찾기 어려운 이유는 공중에서 분해돼 추락했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말레이시아 정부는 탑승객 중 도난·위조된 여권을 사용한 4명에 대해 조사하고 있다. 도난 신고된 이탈리아, 오스트리아 여권을 이용한 2명은 태국 바트화로 중국 남방항공을 통해 항공권을 공동 구매했고, 티켓 번호도 이어져 있어 탑승하기 위해 사전에 준비했을 가능성이 제기됐다. 우크라이나인으로 추정되는 이들은 쿠알라룸푸르에서 베이징을 경유해 네덜란드 암스테르담까지 함께하는 경로로 항공권을 구매했다. 이탈리아 여권을 가진 사람은 암스테르담에서 덴마크 코펜하겐으로, 오스트리아 여권을 가진 사람은 독일 프랑크푸르트로 향하는 항공권을 각각 예약했다. 말레이시아 공군은 사고 전 여객기가 항로를 벗어났다며 말레이시아 쪽으로 회항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발표했지만, 회항 사실이 테러와 연관된 것인지에 대해서는 언급하지 않았다. 말레이시아 당국은 위구르족 개입 여부도 조사 중이다. 말레이시아 정부 관계자는 “2011~2012년 위구르족이 위조 여권을 사용해 중국으로 추방당한 사실이 있다”면서 “위구르족이 사고와 연관 있다고 단정 짓기는 어렵지만 위구르족이 개입됐을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고 로이터가 전했다. 기체 결함 가능성도 있다. 프랑스 항공 전문가 베르나르 샤베르는 전날 프랑스 라디오 채널 유럽1에 출연해 사고 여객기가 2012년 상하이 공항 이착륙장에서 중국 남방항공 여객기와 충돌한 사고 전력이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당시 광범위한 수리를 했으며, 특히 오른쪽 날개 일부 부품을 교체했다”고 밝혔다. 이에 대해 말레이시아항공은 “2012년에 사고가 난 것은 사실이지만 안전하게 수리했다”며 “10일 전 안전 점검에서도 정상 상태로 나왔다”고 기체 이상 가능성을 일축했다. AP통신은 보잉 777의 경우 양쪽 날개에 엔진이 한 개씩 달린 여객기로, 엔진 2개가 모두 고장 나 사고가 발생했을 수도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엔진이 고장 나더라도 최장 20분간 비행할 수 있어 구조 신호를 보내지 않은 것은 의문으로 남는다. 조종사들이 오토파일럿(자동항법장치)을 끈 상태에서 수동으로 기체를 몰다 방향 감각을 상실하는 등 실수했을 가능성도 제기됐다. 2009년 대서양에 추락한 에어프랑스 여객기도 이번 사고처럼 구조 요청 없이 갑작스레 연락 두절됐지만, 비행기의 외부속도 감지기가 파손됐을 때 기장이 휴식을 취하고 있었고 부기장은 정상 운항 절차를 따르지 않은 점이 나중에 확인됐다. 그러나 이번 사고 여객기의 조종사인 자하리 아흐마드 샤(53)는 1만 8000여 시간의 비행 경력을 지닌 베테랑인 만큼 가능성이 크지 않다는 의견도 있다. 이민영 기자 min@seoul.co.kr
  •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산 울주군 ‘간절곶’

    [명인·명물을 찾아서] 울산 울주군 ‘간절곶’

    ‘간절곶에 해가 떠야 한반도에 아침이 온다.’(艮絶旭肇早半島) 새천년 해맞이 행사를 통해 한반도에서 가장 먼저 해가 뜨는 곳으로 알려진 울산 울주군 서생면 간절곶. 조용한 어촌이 일출 명소로 뜨면서 연간 170만명 이상의 관광객이 찾는 ‘명품 해양 관광 명소’로 진화하고 있다. 9일 울주군에 따르면 군과 한국수력원자력, 서생면 주민대표 등은 지난달 ‘간절곶 명소화사업’(명품 해양 관광지) 청사진을 제시하고 사업에 들어갔다. 이 사업은 한국수력원자력에서 지원하는 원전자금으로 간절곶 공원 내 부지를 사들여 관광객이 찾을 수 있는 공간으로 조성하는 것이다. 명소화사업은 지역 주민들의 소득을 창출할 수 있는 사업도 적극적으로 발굴하게 된다. 부지는 간절곶 공원 내 카페촌 일대 2만 9713㎡(21필지) 규모다. 군은 2007년 고리원전 1호기 계속운전 결정으로 울주 지역에 배정된 주민복지사업비(서생 지역 주민숙원사업) 350억원 가운데 1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다. 이에 따라 수력원자력이 부지 매입비와 용역비를 지원하고 울주군에서 수익시설을 설치한 뒤 서생면 주민협의회가 운영을 맡게 된다. 군은 야영장과 오토캠핑장, 해돋이 박물관, 바다가 보이는 도서관, 북카페, 음악감상실, 휴게실 등의 가족 테마공원 시설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시설은 용역 결과에 따라 확정된다. 군은 또 해마다 늘어나는 관광객 수요에 대비, 편익시설을 늘리기 위해 공원 면적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공원부지 경계를 반듯하게 정리하고 현재 34만여㎡ 규모의 공원구역을 54만여㎡로 대폭 확대할 방침이다. 간절곶 방문객은 2012년 163만명에 이어 지난해 170만명을 넘어섰다. 해마다 새해 첫 일출을 보려고 찾는 관광객도 10만~15만명에 이른다. 반면 관광객 만족도를 분석한 결과 쉼터 부족과 볼거리 부재, 짧은 산책로 등이 단점으로 지적돼 시설물 확충과 산책로 연장 등 공원 확장이 필요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바다를 조망하고 사색하는 장소로서의 의미를 퇴색시키는 많은 조형물이 설치돼 간절곶 등대와의 조화를 위해서는 시설물 정리가 필요한 것으로 분석됐다. 이런 문제점이 개선되면 2023년에는 연평균 221만명이 찾을 것으로 전망된다. 이와 함께 군은 간절곶 소망길에 이야기를 더하고 있다. 2011년 6월 공모를 통해 명선교에서 신암항까지 10㎞ 구간을 대상으로 스토리텔링 작업을 시작했다. 간절곶 소망길 스토리텔링은 ▲연인의 길 ▲낭만의 길 ▲소망의 길 ▲사랑의 길 ▲행복의 길 등 5개 구간으로 나뉜다. 구간마다 전설과 유래 등을 쉽게 이해하고 공감할 수 있도록 이야기를 만들고 상세 지도와 으뜸 상품, 행사 등에 대한 소개도 곁들였다. 여기에다 2016년 진하해수욕장 일대에 해양레포츠 테마공원이 문을 열면 간절곶은 해양스포츠 관광지로 한발 더 도약할 것으로 보인다. 군은 260억원을 들여 진하해수욕장 야영장 일대 3만 5200㎡에 해양레포츠센터와 캠프장을 조성할 예정이다. 해양레포츠센터에서는 서핑과 카약 등의 레포츠를 누구나 쉽게 체험할 수 있게 된다. 캠핑객들을 위해 50여면의 캠핑장도 마련한다. 이렇게 되면 진하해수욕장에서 간절곶으로 연결되는 서생면 일대는 전국에서 주목받는 해양스포츠 테마공원으로 탈바꿈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간절곶 공원 주변에는 진하마리나항(요트 680척 규모), 오토캠핑장을 갖춘 해양레포츠센터(면적 3만 5200㎡), 해안 산책로, 출렁다리, 소공원 등이 조성되거나 계획 중이다. 특히 2006년 12월 해맞이 행사를 앞두고 설치된 소망우체통(높이 5m, 무게 7t)은 간절곶을 찾는 관광객들이 반드시 한번 들르는 명물로 자리 잡았다. 방문객들은 이곳에서 가족이나 연인, 친구 등에게 엽서, 편지를 써 보낸다. 또 간절곶은 영화와 드라마 촬영지로도 유명하다. 지난해 9월에는 한국 영화 최초의 지방 로케이션 영화 제작 발표가 열려 관심을 끌었다. 영화 ‘친구2 크랭크업 보고회’가 간절곶 등대 일원 특설무대에서 진행됐다. ‘친구2’는 2001년 개봉 당시 8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끌어들인 흥행작 ‘친구’의 후속 작품으로 관심을 끌었다. 원작과 원작의 인물에 대한 추억 및 그 후의 이야기를 담았는데 영화의 50% 이상을 울산에서 촬영했다. 간절곶 북쪽에 자리한 드라마하우스는 MBC ‘메이퀸’에서 해주의 아버지를 죽이고 조선소를 집어삼킨 장도현의 저택으로 나온다. 간절곶은 드라마 ‘욕망의 불꽃’과 ‘한반도’ 촬영지로 먼저 알려졌다. 지금은 드라마하우스로 변신해 1층은 웨딩스튜디오, 2층은 레스토랑으로 영업하고 있다. 간절곶에서 남쪽으로 이어지는 해안도로는 멋진 드라이브 코스로도 유명하다. 연인과 가족들이 많이 찾아 사진을 찍는 등 영화와 드라마 속 주인공처럼 추억을 쌓고 있다. 군 관계자는 “간절곶이 일출 명소로 유명해지면서 전국적인 해양 관광지로 뜨고 있다”면서 “간절곶은 인근 진하해수욕장 등 다양한 관광 인프라를 갖춘 만큼 최고의 해양 관광지로 조성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IOC 왜곡 보도 논란 “김연아, 소트니코바 우월 인정” 김연아에 확인해보니

    IOC 왜곡 보도 논란 “김연아, 소트니코바 우월 인정” 김연아에 확인해보니

    ‘IOC 김연아 왜곡 보도 논란’ 국제올림픽위원회(IOC)가 김연아의 인터뷰를 왜곡 보도해 논란에 휩싸였다. 6일(현지시각) IOC는 공식 홈페이지에 ‘유스올림픽(14∼18세 선수들이 참가하는 청소년 올림픽)이 소치의 성공을 이끌었다’는 제목의 기사에서 피겨 금메달리스트인 러시아 소트니코바 선수 등을 조명했다. IOC는 “2012년 인스부르크에서 열린 첫 유스 동계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딴 소트니코바가 당시 경기 대사였던 올림픽 챔피언 김연아에게 가치 있는 조언을 들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IOC는 “김연아가 소트니코바에게 패한 것을 인정했다”며 “김연아가 경기 후 ‘소트니코바가 좋은 경기를 보여줬다. 기술이 매우 좋은 소트니코바를 이기는 것은 어려운 일’이라고 말했다”고 밝혔다. 또 IOC는 김연아가 “인스부르크에서는 홍보대사로서 소트니코바를 봤다. 오늘밤에는 우리 두 사람 모두 금메달을 위해 싸웠지만 소트니코바가 노력한 끝에 우승을 차지했다”고 말했다고 전했다. 이에 대해 김연아의 소속사 올댓스포츠 측은 김연아가 어떤 매체와 인터뷰에서도 이런 말을 한 적이 없다며 IOC 인터뷰가 왜곡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소속사 측은 IOC 왜곡 보도 논란에 대해 “IOC 커뮤니케이션 팀 관계자에게 정정을 요청한 상태”라고 밝혔다. 김연아 역시 은메달을 딴 결과에 대해 “난 클린 연기로 그동안 준비해 온 내 할일을 다했고 심판의 판정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고 한결 같이 말해온 바 있어 IOC 인터뷰 내용과는 상반된다. 네티즌들은 “IOC 김연아 왜곡 보도 논란, 끝까지 어이 상실이다”, “IOC 김연아 왜곡 보도 논란, 기사가 아니라 소설이네”, “IOC 김연아 왜곡 보도 논란, 러시아 기자가 썼나”, “IOC 김연아 왜곡 보도 논란, 김연아 정말 황당할 듯” 등의 반응을 보였다. 사진 = IOC 기사 캡처(IOC 김연아 왜곡 보도 논란) 연예팀 seoulen@seoul.co.kr
  • 임대소득 은퇴자 이번엔 건보료 공포

    집을 세 채 이상 가졌거나 두 채를 가졌더라도 연간 임대소득이 2000만원을 넘는 임대사업자들은 오는 12월부터 연간 수백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한다. 올해부터 주택 임대 시 확정일자 등 신고 내역이 국세청에 통보돼 사업소득이 노출되면서, 그간 직장인 자녀의 피부양자로 등재돼 건강보험료를 안 내던 은퇴자들이 피부양자 자격을 잃게 돼서다. 6일 기획재정부·국세청·건강보험관리공단 등에 따르면 국세청은 매년 10월 관련 법령에따라 신고 받은 소득금액을 건보공단에 통보한다. 임대사업자의 사업소득이 통보되면 건보 공단은 이를 토대로 올해 11월 피부양 자격 상실자를 가려 낼 예정이다. 사업소득이 있으면 피부양자가 될 수 없다. 그간 임대사업자는 임대소득을 국세청에 신고하지 않는 것이 관행이었지만 앞으로는 사업소득이 드러나면서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는 이들이 나오는 것이다.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면 올해 12월 1일부터 지역가입자 신분으로 건보료를 내야 한다. 기준시가 3억원 상당의 집 두 채와 5년 된 2000㏄ 중형 자동차를 갖고 있는 은퇴자가 연 임대수익이 2100만원이라면 지역가입 건보료는 289만 3188원(월 24만 1099원)이 된다. 직장보험료는 직장에서 절반을 내주지만 지역가입자는 개인이 모두 내야 한다. 다만 집이 두 채 이하이거나 연 임대 수익이 2000만원 이하인 경우는 2년간 과세를 유예하기로 했고 2016년부터도 분리과세(특정한 소득을 종합소득에 합산하지 않고 분리해 과세하는 것)를 하기로 했기 때문에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한다. 분리과세를 하면 임대 관련 사업 소득으로 과세되지 않기 때문이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年소득 2000만원↓땐 0원 2100만원이면 289만원

    年소득 2000만원↓땐 0원 2100만원이면 289만원

    지난 6일 정부가 2주택 이하·임대수입 연 2000만원 이하인 영세임대사업자에 대해 세금을 2년 유예하고 2016년부터 분리과세를 하는 ‘전월세 보완대책’을 발표하면서 건강보험료 부과를 두고 형평성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2주택자의 경우 임대수입이 연 2000만원 이하면 피부양자 자격을 유지할 수 있지만, 2100만원만 돼도 피부양자 자격을 잃어 월 24만 1099원의 건강보험료를 내야 하기 때문이다. 세무사업계에 따르면 분리과세를 적용받지 못하는 임대소득 연 2000만원 이상인 2주택자 및 3주택 이상을 소유한 임대사업자는 올해부터 사업소득이 노출된다. 자식 등의 건강보험에 피부양자로 올라있는 은퇴자의 경우 올 12월부터는 피부양자 자격을 상실하고, 지역가입자로 전환되는 것이다. 주택 한채 공시지가가 3억원이고, 5년 된 2000cc 중형차를 가지고 있다면, 2주택자 중 연간 임대수익이 2100만원인 경우 올해 말부터 내야 하는 연간 건보료는 289만 3188원이다. 연간 임대수익이 2500만원일 때는 337만 3632원, 3000만원이면 355만 4844원, 3500만원이면 373만 6068원 등이다. 3주택자라면 연 임대수익 2100만원이면 연 건보료는 312만 4980원, 3000만원이면 378만 6636원, 4000만원이면 408만 7968원이다. 4주택자는 연간 임대수입이 2100만원이면 325만 9836원, 3000만원이면 392만 1504원, 4000만원이면 422만 2824원이다. 지역가입자의 건보료가 연간 수백만에 이르는 것은 건보료가 소득뿐 아니라 재산에 따라서도 크게 오르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임대수입이 2500만원이라면, 임대수입에 기준경비율(2400만원 초과는 22.2%)을 곱한 555만원을 제외한 1945만원을 기준으로, 국민건강보험법 시행령에 따라 계산한 임대수입에 대한 보험료 부과 점수는 780점이 된다. 기준시가 3억원인 아파트가 2채라면 6억원의 재산에 대한 보험료 부과 점수는 731점이다. 5년 된 2000cc 자동차의 점수가 90점으로 모두 1601점이고, 1점당 175.6원의 보험료를 책정하기 때문에 월 28만 1136원(1601점×175.6원)이 부과되는 것이다. 건강보험공단은 아직 기획재정부로부터 요청을 받지 않아 월세보완대책에 따른 건보료 부과에 대해 세밀히 검토하지는 않았다. 하지만 현재 건보료를 내는 직장가입자(1457만 7405명)보다 보험료를 내지 않는 피부양자(2038만 5380명)가 더 많은 상황이기 때문에 부정적이지 않다. 월세 소득공제를 세액공제로 바꿔 총급여 7500만원까지 연간 임대료의 10%를 돌려주기로 한 ‘주택임대차시장 선진화 방안’(2월 26일 발표) 역시 자영업자는 소외됐다는 지적이 나온다. 저소득층의 경우 임금근로자보다 자영업자가 더 많다는 것이다. 안창남 강남대 세무학과 교수는 “집주인들이 늘어나는 세금이나 건보료를 세입자에게 전가해 월세만 올라가지 않을지 우려된다”고 말했다. 세종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김유정 기생 곡비 연기, 아역배우 극과극 변신 드라마스페셜 관심

    김유정 기생 곡비 연기, 아역배우 극과극 변신 드라마스페셜 관심

    아역배우 김유정이 기생 연기를 통해 극과 극의 변신을 시도한다. 김유정은 오는 9일 방송되는 KBS 2TV 드라마스페셜 ‘곡비’(哭婢)에서 주인공 연심 역을 연기하며 상갓집에서 양반을 대신하여 곡을 하는 계집종 곡비와 웃음을 파는 기생으로 극과 극의 변신을 보여준다, 천한 신분의 곡비에서 기생이 되고자 하는 연심이라는 파란만장한 인물을 연기해본 경험에 대해 김유정은 “처음 해본 기생 역할, 예쁘게 화장하고 예쁜 옷을 입으니 좋았다”며 “극과 극 캐릭터를 연기하면서, 극중 인물에 대해 깊이 있게 연구하게 돼 값진 경험이었다”고 털어놨다. 한편 ‘곡비’는 울지 못하는 사람들 대신 울어야 하는 운명을 거부하고 웃기 위해 기생이 되려는 연심, 그리고 얼자(孼子 : 천한 첩에게서 얻은 자손)라는 태생적 한계와 어머니에 대한 상실감 때문에 존재감 없는 삶을 사는 윤수(서준영)가 만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로 9일 밤 11시 55분 방송된다. 단막극 ‘기적 같은 기적’을 통해 아시아TV 어워즈에서 우수상을 수상한 바 있는 이은진 PD의 세 번째 단막극이다.
  • [시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보고/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시론]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보고/안동현 서울대 경제학부 교수

    박근혜 정부가 취임 1주년을 맞아 마침내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공표했다. 3대 목표, 25개 추진과제로 구성된 계획안은 작년 6월 발표된 창조경제 실현 계획의 완성판으로도 볼 수 있지만 다루는 내용이 훨씬 광범위하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라는 3대 핵심과제는 현재 우리 경제의 고질적인 문제점을 적시해 방향을 설정했다는 측면에서 후한 점수를 줄 수 있다. 더불어 작년 계획안이 발표되었을 때 추진과제가 모호하고 액션플랜이 부실하다는 비판을 의식해서인지 이번 계획안은 그 내용이 훨씬 구체적이고 추진 과제의 실현 가능성에 무게를 둬 좀 더 질량감이 느껴진다. 예를 들어 공사채 발행 총량관리제도, 상가 권리금 보호제도 도입이나 기술은행 설립, 한국형 요즈마펀드 조성, 규제총량제 도입, 자동효력상실제 도입 및 확대 등은 기존 정책보다 한층 더 실효성을 띠고 있다. 더불어 정치적 수사성이 짙지만 소위 ‘474비전’, 즉 2017년까지 잠재성장률 4%, 고용률 70%, 1인당 국민소득 4만 달러라는 정량목표를 설정해 정책의 지향점을 설정했다는 점에서 작년 계획안에 비해 진일보했다고 평가된다. 그러나 ‘백화점식 정책 나열’이나 ‘기존 정책들의 데자뷔’란 상투적인 비판은 접어두고라도 몇 가지 아쉬운 측면이 있다. 먼저 정량적 정책목표와 전략과제 간의 연계성이 보이지 않는다. 고등학교 때 배운 함수, y=f(x)를 떠올려보자. y변수는 정책목표로 4% 잠재성장률이라고 하자. x변수는 25개 전략이라고 볼 수 있다. 작년 계획안이 비판받은 건 y가 무엇인지도 제시되지 않았고 x변수는 모호해서였다. 이번 계획안은 그런 면에서 분명 진일보했지만 문제는 f(·)라는 함수 자체가 여전히 불투명하다는 데 있다. 즉, 각 전략이 얼마만큼 성장률 제고에 공헌할 수 있는지에 대한 설명이 없다. 이렇다 보니 정책 목표와 전략 과제가 따로 노는 ‘따로국밥식’ 계획안이라는 인상이 짙다. 이번 경제혁신 계획안의 모태가 되는 1962년 경제개발 5개년 계획을 돌아보면 성장률 7.1% 목표 아래 이를 실현하기 위해 농림어업 5.7% 성장, 광공업 15% 성장, 심지어 인구증가율 2% 등 매우 정밀한 중간목표치를 설정하고 또 이 중간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어떤 세부전략이 필요한지 매우 조밀한 톱-다운(top-down)식 순서도를 제시하고 있다. 물론 과거와 달리 이미 관치 시대가 아니고 경제환경이 훨씬 복잡다기화되어 그렇게 조밀한 전략목표를 설정하기 쉽지 않다. 그러나 적어도 중간목표의 정량화가 없으면 모니터링이 되지 않기 때문에 실효성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더불어 이번 계획안을 보면 부처 간 이견을 조율해야 할 컨트롤 타워인 부총리가 제 역할을 하고 있는지 의문이 든다. 예를 들어 부동산활성화 대책으로 재건축규제를 풀면서 총부채상환비율(DTI), 주택담보대출비율(LTV) 규제의 합리적 개선방안 마련이란 문구가 들어가 있다. 그런데 이 부분이 규제 완화로 해석되면서 다음 날 금융위원회가 곧바로 이에 반박하는 촌극이 벌어졌다. 기획재정부, 국토교통부와 금융위 사이에 이견이 있는 것이다. 실제 1000조원을 상회하고 있는 가계대출을 줄이기 위해 금융위는 총력을 펼치고 있으며 이번에 발표된 25개 추진 과제에도 들어가 있다. 가계대출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고 있는 것이 고액부동산 담보대출이다. 이러한 고액부동산 보유자의 디레버리징(부채 감축)을 유도해야 가계대출 감축의 물꼬를 틀 수 있다. 그런데 대부분이 고가인 재건축대상 아파트의 건축 규제를 완화하고 거기다 DTI, LTV 규제까지 완화할 경우 가계대출이 줄어들기는커녕 오히려 증가할 우려가 있다. 한쪽에서는 빚 줄이기에 나서는데 다른 한쪽은 빚 권하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다. 이번 계획안이 각 부처에서 각기 내놓은 정책들을 모은 뒤 위에서 설정한 3대 추진전략이란 통에 하나씩 집어넣어 급조했다는 생각이 드는 이유다.
  • 뿌리내리지 못함 그 쓸쓸함에 대하여

    뿌리내리지 못함 그 쓸쓸함에 대하여

    은희경(55) 작가의 다섯 번째 소설집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문학동네)에는 뿌리 없이 부유하는 존재들이 서성인다. 아버지가 반대하는 결혼을 하면서 남편 하나만 믿고 신도시에 둥지를 튼 새댁, 남쪽 바닷가 고향을 떠나 대기조차 날카로운 서울로 유학 온 소녀들, 신도시에서 외국으로 이민을 떠났다 적응에 실패하고 다시 신도시로 유턴하는 청년 등이다. 이들에게서는 한곳에 뿌리내리지 못하는 사람의 상실감과 결핍, 불안이 반복된다. 삭막한 삶의 조건에 부딪히고 마모되지만 인물들은 새된 비명을 내지르는 대신, 견딤으로써 살아 낸다. ‘프랑스어 초급 과정’에서 가족에게 고립되고 어떤 질서도 통하지 않는 세계, 신도시로 삶을 옮긴 ‘그녀’는 적응하려 애쓰지만 돌아오는 건 울리지 않는 전화벨, 대답을 삼킨 침묵, 시들어 버린 거울 속 얼굴뿐이다. 그런 그녀가 몰두하는 것은 바이올렛 키우기. 자른 잎을 물에 담가 두면 며칠 새 뿌리를 내리는 바이올렛 화분을 늘려 가며 그녀는 자랑한다. “우리 아들은 군대에 가도, 외국 생활을 해도 세상 어디에든 뿌리를 잘 내릴 거예요. 신도시의 아이거든요. 갚을 빚도 없고 상처도 없고, 그리고 과거도 지니지 않은 가벼운 존재니까요. 뭐 하나 가르쳐 드릴까요? 뿌리를 잘 내리고 싶다면 가벼워져야만 해요. 물에 떠 있는 바이올렛 잎처럼 말이죠. 제가 어떻게 바이올렛 화분을 열네개로 늘렸는지 알고 싶지 않으세요?”(68~69쪽) 하지만 인간은 바이올렛처럼 터를 잡지 못한다. 작가는 화자의 입을 빌려 낯선 곳에 당도한다는 것, 그로써 획득하는 자유와 고독이 인생임을 담담하게 진술한다. “낯선 곳에 가야 한다고 해서 저렇게 흐느껴 우는 건 아직 인생이 예상대로 되지 않는다는 걸 모르기 때문이야. 매 순간 예상치 않았던 낯선 곳에 당도하는 것이 삶이고, 그곳이 어디든 뿌리를 내려야만 닥쳐오는 시간을 흘려보낼 수 있어.”(66쪽) 2009년부터 2013년까지 4년의 간극을 두고 쓰였지만 6편의 단편 속 인물들은 느슨한 연결 고리로 서로 스쳐 가고 포개진다는 점에서 ‘연작소설’의 형태를 띤다. ‘프랑스어 고급 과정’의 ‘그녀’와 그녀가 배 속에 품고 있던 아기는 ‘스페인 도둑’에 등장하는 어머니와 아들 완으로 연결되고, ‘금성녀’에 등장하는 주인공 마리와 육촌 형제 현과 완규는 다른 단편 속 청년들과 공통분모를 지닌다. ‘다른 모든 눈송이와 아주 비슷하게 생긴 단 하나의 눈송이’의 안나는 ‘T아일랜드의 여름 잔디밭’에 등장하는 소년의 엄마와 겹치는 식이다. 이에 대해 작가는 이렇게 설명했다. “우리는 각자의 인생을 살지만 끊임없이 타인과 스치고 있다. 자신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의 삶과 어떤 식으로 스치고 얽히고 풀어지는 순간이 있었을 테고, 또 그것이 인생을 바꿔 놓았는지도 모른다. 그런 이야기를 쓰고 싶었다.(계간 문학동네 봄호) 뿌리 뽑힌 존재들을 통해 주류의 질서나 시스템에서 벗어난 개인의 고유성을 드러냈다면, 작가는 무관해 보이는 인물들을 하나로 묶으면서 우리도 모르는 사이 스치는 인연이 건네는 위로와 그로 인해 생겨나는 인생의 변곡점을 짚어 낸다. 그의 말을 빌리면 “노마드적인 신인류들이 찾아낸 쓸쓸함의 연대”인 셈이다. ‘완은 어머니와 달랐다. 힘들게 이루어 낸 사랑에 대해서도, 돌아갈 고향에 대해서도 알지 못했다. 비어 있는 의자에 이방인끼리 자리를 좁혀 앉는 법에 대해서는 알고 있었다. 그리고 이방인의 부축이란 사랑하는 이의 헌신이 결코 줄 수 없는 방심과 편안함을 제공하기도 한다는 것을.’(104쪽)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서울광장] 일상화된 소외의 절망, 연대가 희망이다/박찬구 논설위원

    [서울광장] 일상화된 소외의 절망, 연대가 희망이다/박찬구 논설위원

    ‘스마트폰으로 잃어버린 것들에 대한 묵념’, 공감 가는 카피다. 스마트폰이 ‘대화’와 ‘가족’, ‘열정’, ‘관심’을 우리에게서 멀어지게 하고 잊히게 하는 세태를 꼬집었다. 먼 훗날 사람은 등이 굽고, 손가락이 길어지며, 지문이 옅어지고, 눈은 흐릿해질지 모른다. 스마트폰에 밀려 대화와 열정이 사라지면 일상에서 개인은 소외된다. 상실이며 단절이다. 첨단기술의 배후에는 거대 기업의 수익 논리와 권력화한 자본이 도사리고 있다. 의제 설정부터 프레임 구성까지, 첨단기기는 우리의 일상을 연출하고 조정하려 든다. 하루하루 일상에서 시민은 ‘기술로부터의 소외’에 직면하고 있다. 일상의 소외는 시장에서도 일어난다. 잘나가던 회사 간부도 거리에만 나가면 맥없이 무너진다. 지난해 부도를 낸 자영업자의 47.6%가 50대 베이비붐 세대다. 거대 자본이 점령한 시장, 갑을병정의 구조가 굳어진 골목에서 자영업자에게 돌아갈 몫이라고 해봐야 단 몇 개월간의 희망과 미련, 끝내 맞게 되는 절망이 거의 전부인 시절이다. 부활의 신화는 드라마의 비현실이다. 풀빵 장수는 한겨울도 못 버텨 천막을 걷고, 거리의 행상은 꾸깃한 천원짜리 지폐를 몇 번이나 세어 가며 하루를 접는다. 영하의 밤에도 우체국 앞 공터를 떠나지 못하는 중년의 행상은 “장사가 너무 안 돼요”라며 때묻은 면장갑만 툭툭 털어댄다. 열심히 정직하게 일하면 시장에서 살아남을 수 있다는 얘기는 자본이 만들어낸 허구이며 착시일 뿐인가. 일상에서 이웃과 가족은 ‘시장으로부터의 소외’를 피할 수 없다. 공동체의 가치와 시장의 가치가 지속 가능한 성장의 수레를 이끄는 두 바퀴라고 했던가. 자본과 시장으로부터의 소외가 구조화된 일상에서는 헛된 얘기다. 노동은 자본과 제도 권력으로부터 소외되고 배제된다. 부당한 용역계약서로 대학의 청소노동자는 잠재적 범죄자가 되고, 격일로 맞교대 하는 아파트 경비원 상당수가 최저임금에도 못 미치는 월급을 울며 겨자 먹기로 움켜쥔다. 재벌 계열사가 하청업체를 상대로 단가 후려치기를 자행하는 사회에서 상생이니, 적하효과니 외치는 건 뻔뻔스러운 일이다. 노조를 옥죄는 손배·가압류의 악령에 노동자가 짓눌림을 당해도 국회와 정치는 두 손을 놓고 있다. 손배청구 요건과 범위를 강화하는 노조법 개정안이 국회에 제출돼 있지만 정치권은 관심 밖이다. 시민의 일상은 ‘정치와 권력으로부터의 소외’로 피폐해진다. 사회 시스템과 권력 구조가 후진적인 사회일수록 시민은 정치와 권력의 주체가 아니라 수단으로 밀려난다. 공적 이슈는 시민들이 활발하게 토론하는 공론(公論)의 장(public forum)을 거치기보다 정치와 권력에 의해 자의적으로 규정되고 좌지우지된다. 기초연금법과 의료민영화, 역사교과서 문제, 정보기관의 대선개입 의혹이 그렇다. 자율적인 시민의 영역이나 다양성과 공존의 가치, 사상과 이념의 자유는 끼어들 여지가 없다. 소외된 시민은 ‘홀로’ 남는다. 신용불량과 병마에 시달리던 세 모녀는 극단적 선택으로 내몰리고, 빚더미 아버지를 따라 열일곱 소녀가 유서를 쓴다. 나면서부터 비극인 삶이 어디 있으랴마는, 빈부가 세습되고 최소한의 안전망도 보장되지 않는 사회에서 누군들 안온한 일상을 장담할 수 있을까. 일상이 소외되고 소외가 일상화되는 사회를 우리는 살고 있다. ‘중산층 복원’은 상투적인 레토릭으로 와 닿는다. 허망한 추락을 반복할 수는 없다. 주변과 나락에서의 탈출, 그리고 일상의 회복은 오롯이 시민의 몫이다. 국가는 물론 선출된 권력조차 외면하는 일이다. 손배·가압류로 고통받는 노동자를 돕기 위해 4만 7000원 기부 운동에 동참하고 나아가 사회적 기구를 띄운 것은 미약할지 몰라도 의미 있는 연대의 시작이다. 흩어지고 파편이 된 개인과 개인이 서로 손잡고 희망을 모색하는 작업, 그것이 구조화된 일상의 소외에서 벗어나 ‘사람’을 되찾는 대안의 첫걸음이 되리라 믿는다. ckpark@seoul.co.kr
  • [사설] 목불인견 교수 채용 파행 겪는 서울대 성악과

    지금 관악산 기슭에서 흘러 나오고 있는 불협화음은 더 이상은 참고 듣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른 듯하다. 때 이른 상춘객의 술 취한 노랫가락이라면 그저 웃으며 무시해 버리면 그뿐이다. 하지만 잡음이 새어 나오고 있는 곳이 서울대라는 데 문제가 있다. 그것도 누구보다 정신 차리고 노래를 가르쳐야 할 성악과 교수실이라니 심각한 일이다. 몇 사람 되지 않는 교수들이 파당을 지어 대립하는 바람에 퇴직이 잇따랐음에도 교수 임용은 2011년 이후 중단됐다. 이 과정에서 특정 파벌이 미는 후보의 임용을 반대하는 상대 파벌은 학장실에 들어가 서류를 조작하는 일도 있었다. 이것으로도 모자라 투서가 줄을 이으며 학력 위조에 불법 고액 과외, 나아가 제자인 여학생에 대한 성희롱 논란까지 불거졌다. 참다못한 학생들이 “교수를 빨리 채용해 교육받을 권리를 보장해달라”고 청원하자 “음악 인생 끝날 줄 알라”는 협박까지 가해졌다고 한다. 서울대 성악과가 우리나라 음악계의 중심축을 형성하는 일원이라는 데 이의를 제기하는 사람은 거의 없을 것이다. 교수 한 사람 한 사람은 ‘세계적 성악가’라는 평판을 듣기도 한다. 당연히 학생들도 우리나라는 물론 세계 음악계의 미래를 짊어진 꿈나무들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학교에서 차마 눈뜨고는 볼 수 없는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이 놀랍기만 하다. 무엇보다 하나 하나의 사안이 체면손상에 그치는 수준의 단순한 추문이 아니라 사법적 책임을 져야 마땅한 행위라는 데 사태의 심각성이 있다. 대학교수에 과거처럼 고도의 도덕성을 요구하는 것이 이제는 현실성이 없을 수도 있다. 그렇다고 범죄조직과 분간이 되지 않을 정도로 타락한 모습을 보이는 것은 있을 수 없는 일이다. 이제는 자정능력을 완전히 상실한 성악과와 음대 대신 학교당국이 수습에 나서야 한다. 사태의 가장 큰 피해자는 학생들이다. 각고의 노력 끝에 들어간 대학에서 마주친 현실에 망연자실하지 않은 사람이 하나라도 있겠는가. 하루빨리 교육을 정상화하되 대학당국이 마련하고 있다는 ‘학과 폐지안’(案)도 악화된 여론을 잠재우는 방편에 그쳐서는 안 된다. 대학교육을 퇴행시키고, 음악을 모독한 사람들에게도 엄하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 “로스쿨의 사회적 소수 지원 기회균등에 더 이바지 해”

    “로스쿨의 사회적 소수 지원 기회균등에 더 이바지 해”

    변호사 예비시험 도입을 둘러싼 논쟁이 재연되고 있다. 박영선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변호사시험법 일부개정법률안을 대표발의하면서 변호사 예비시험제도가 “로스쿨에 가기 힘든 사정이 있는 사람들에게 법조인이 될 수 있는 희망의 사다리, 서민들의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이에 대해 법학전문대학원(로스쿨) 쪽에서는 “결국 사법시험 못지않은 과열경쟁을 불러일으킬 것”이라며 반발하고 있다. 신현윤(연세대 부총장) 법학전문대학원협의회 이사장은 26일 “전문교육을 통해 변호사를 양성하자는 사회적 합의를 무너뜨리는 결과를 초래할 것”이라며 변호사 예비시험 반대 입장을 분명히 했다. 그는 “사법시험이 개천에서 용 나는 통로가 된다는 건 신화에 불과하다”면서 “오히려 로스쿨이야말로 특별전형과 장학금 혜택을 통해 계층 이동과 기회균등에 더 이바지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신 이사장은 “선진사회와 후진사회를 판단하는 것은 예측 가능성 여부에 있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는 “로스쿨은 예측 가능한 제도인 반면 사법시험은 로또와 같은 제도”라면서 “로또에 청춘을 거는 젊은이들을 양산하는 제도로는 우리 사회가 치러야 하는 사회적 비용이 너무 크다”고 말했다. 이어 “어렵게 만든 로스쿨 제도를 뒤흔들어서 우리 사회가 얻을 수 있는 게 무엇인지 묻고 싶다. 로스쿨 제도 아래서 누구나 로스쿨에 입학하도록 하고 그 속에서 사회적 소수자를 지원하는 게 사회적 평등에 더 부합한다고 본다”고 밝혔다. 신 이사장은 “예비시험이 서민들의 계층 이동을 위한 사다리가 될 것”이라는 주장을 조목조목 반박했다. 그는 “예비시험 도입은 사법시험 부활이 될 수밖에 없다”면서 “사법시험 합격자 중 부유층 출신 비중이 갈수록 높아지는 것에서 보듯 이미 사법시험은 가난하지만 똑똑한 젊은이들의 신분 상승 수단으로서의 의미를 상실했다”고 꼬집었다. 또 예비시험 제도가 예산낭비 요소가 크다는 점도 지적했다. 그는 “예비시험을 운영하는 데 최소 수십억원, 거기다 로스쿨이 아닌 별도 교육과정을 위해 또 막대한 정부예산이 필요하다. 차라리 그 예산을 사회적 약자 출신 로스쿨 학생을 위한 장학금으로 주는 게 더 생산적일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신입생 선발이나 변호사 시험에 사회적 약자를 위한 몫을 늘리는 ‘소수자 우대’를 시행하는 방식이라면 반대할 이유가 없다”고 덧붙였다. 신 이사장은 “로스쿨이 귀족학교라는 식으로 비난하는데 이는 사실과 다르다”며 적극적인 반론을 제기했다. 그는 “로스쿨 입학생은 대개 25~30세이고 중산층 집안 출신이 큰 비중을 차지한다. 최소 5%를 사회적 약자를 위한 특별전형으로 선발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6%가량 된다”고 말했다. 이어 “로스쿨 제도를 통해 학부에서 다양한 전공을 공부한 법조인이 많아진다는 점도 감안해야 한다”고 밝혔다. 일부 서울 지역 사립대는 등록금이 2000만원 수준인데 과도한 부담 아니냐는 세간의 질문에 대해 “전체 평균은 1400만원가량이고 국립대는 1000만원 미만 수준”이라면서 “수백억원대 시설투자와 30%가 넘는 장학금, 법대 시절보다 몇 배가 늘어난 교수진 등 학교 측에도 로스쿨 운영이 적잖은 부담이라는 것을 감안해 달라”고 설명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실험을 통해 밝혀진 눈 운동의 4가지 효과

    실험을 통해 밝혀진 눈 운동의 4가지 효과

    병원에 가면 의사들이 항상 하는 얘기가 있다. 바로 ‘운동’을 하라는 것이다. 적절한 운동은 어떤 보약이나 건강식품보다 효과가 크다는 것이 의사들의 얘기다. 안과의사들 역시 ‘눈 운동’을 하라고 조언한다. 눈 운동은 시력을 보호하고 노화를 예방해 눈을 건강하게 만들어준다는 것. 특히 라식, 라섹 등 시력 교정을 한 사람은 눈 운동을 반드시 해야 한다고 조언하는 의사도 있다. 그동안 실험을 통해 밝혀진 눈 운동의 효과를 소개한다.   1. 시력이 좋아진다 국내 유명 종합병원에서 시력이 나빠진 성인 50명과 나빠지기 시작한 성인 50명 총 100명을 대상으로 눈 운동의 시력향상 효과에 대한 임상실험을 한 적이 있다. 실험 결과 참가자의 67%가 시력이 좋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임상실험에 참여한 안과의사는 “휴식 중 혹은 자기 전에 간단한 눈 운동을 통해 시력이 좋아질 수 있다는 희망적인 메시지를 남겼다”고 말했다. 이미 시력이 나빠진 성인들도 시력이 좋아질 정도이니 성장기 아이들은 더욱 효과가 크다고 볼 수 있다. 아이 시력 때문에 고민하는 부모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 아닐 수 없다.   2. 창의력이 높아진다 눈 운동을 하면 창의력이 높아진다. 미국의 리처드스톡턴대학 연구팀이 눈 운동에 대한 흥미 있는 실험을 했다. 실험 결과 30초간 눈 운동을 한 집단이 그렇지 않은 집단보다 창의적인 아이디어를 훨씬 더 많이 냈다. 연구팀은 눈과 두뇌의 신경이 연결되어 있기 때문인 것으로 분석했다. 이 실험 결과는 미국 뉴스위크에 자세히 보도된 바 있다.   3. 암기력이 좋아진다 2011년에 방영된 MBC 프로그램 ‘뇌를 깨우는 101가지 비밀’에서 30초간 눈 운동을 한후 암기력을 테스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실험 결과 대학생은 24%, 초등학생은 21.4% 정도 높아진 것으로 나타났다. 실험을 주도한 교수는 “눈 운동을 하면 눈의 시신경이 전두엽을 활성화해 소뇌를 자극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4. 스트레스를 없애준다 눈 운동은 정신 장애를 치료하는 7가지 방법 중에서 가장 효과적이다. 최근의 연구결과를 보면 실연, 성폭행, 강간, 자연재해, 전쟁 피해자나 심각한 상처를 경험한 사람들 중 84~90%가 눈 운동 요법으로 정신적인 고통이 감소된 것으로 밝혀졌다. 미국 FDA도 눈 운동을 가장 효과적인 정신 치료법으로 인정하고 있다.   모든 운동이 그렇듯 눈 운동도 효과적인 운동법이 있다. 단순히 눈동자를 움직인다고 해서 운동이 되는 것은 아니다. 눈 운동을 정확하게 하고 싶으면 ‘아이비케어’를 이용하는 것이 좋다. ‘옵토 메카트로닉스’라는 첨단 기술로 만든 이 제품은 다양한 눈 운동 프로그램을 내장하고 있어 효과적인 눈 운동이 가능하다. 사용법도 매우 간단해 안경처럼 착용하고 버튼만 누르면 기기가 알아서 눈 운동을 시켜준다. 특히 눈 주위의 혈점을 자동으로 마사지해 주는 기능도 있어 눈의 피로를 즉시 풀어준다. 국내 응용광학계 권위자인 정진호 박사, 로봇설계 전문가, 한의사가 3년 동안 공동 개발했고, ‘시력보호장치’ 특허를 획득해 기술력을 인정 받았다. 아이비케어는 갑자기 시력이 나빠진 아이, 심한 눈 피로와 스트레스에 시달리는 수험생과 직장인, 노안이 시작된 중장년층 사이에서 필수품으로 자리잡고 있다. 자세한 정보는 www.ibcare.kr에서 확인할 수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영화 多樂房]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영화 多樂房]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

    매즈 미켈슨은 독보적인 배우다. 연기력도 물론 출중하지만, 사실 그를 유일무이한 배우로 만드는 것은 그의 외양이다. 매즈 미켈슨만큼 얼굴만으로 특유의 카리스마를 뿜어내는 배우는 드물다. 깎아지른 듯한 각진 코가 그리스 조각상을 연상케 하지만 꽃미남과(科)와는 다르고, 도드라진 광대와 넓은 턱은 강하고 남성적이면서도 위협적이지 않다. 필경, 우수에 찬 눈매와 투명한 갈색 눈동자 때문이리라. 정의를 지키고자 목숨을 내건 16세기의 상인, ‘미하엘 콜하스’역에 매즈 미켈슨 이외의 배우를 상상할 수 있을까. 있었을 것이다. 단, 이 영화가 완성되기 전에는. ‘미하엘 콜하스의 선택’은 하인리히 폰 클라이스트의 소설을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독일 원작, 프랑스 감독, 그리고 덴마크 배우의 조합은 다국적 영화라는 현대의 트렌드를 반영한다기보다 이 이야기가 얼마나 보편적으로 공감할 수 있는 주제를 담고 있는지 말해 준다. 말 상인이었던 콜하스는 남작에게 잡혀 있던 자신의 말 두 필이 처참한 상태가 된 것을 보고 재판을 요청한다. 그러나 공기관의 부정부패로 인해 그의 요청이 기각되고 공주에게 이의신청을 하러 떠난 아내마저 살해당하자 콜하스는 군사를 모아 반란을 일으킨다. 미켈슨은 상실의 슬픔 가운데 이성적으로 행동하려 애쓰는 콜하스에게 생기를 불어넣음으로써 정당성을 부여하고, 나아가 그의 ‘폭력’에 미사여구를 동원하게 할 만큼 관객들을 압도한다. 그래서 제도로부터 보호받지 못한 권리를 되찾으려는 콜하스의 행동은 용맹하고 정의롭게 느껴진다. 또한 그가 바랐던 것은 오로지 적법한 재판이며 핏빛 복수나 권력 장악과 거리가 멀다는 점에서 성인(聖人)으로 비쳐지기까지 한다. 그러나 혁명의 성공을 눈앞에 두고 콜하스는 평소 존경하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에게 엄중한 질책을 듣게 된다. 콜하스의 선택은 그가 믿는 정의에 입각한 것일 뿐, 조화와 공존을 강조하는 루터의 사상이나 교리와는 달랐던 것이다. 결국 콜하스는 재판을 통해 건강한 상태의 말들을 되찾지만 반란죄에 대한 처벌은 면치 못한다. 이 진중한 영화는 먼저, ‘만약 당신이라면…?’이라는 질문을 던진다. ‘종교적 정의’의 세례를 받은 16세기 평민이라는 전제하에, 악인에 대한 심판은 신에게 맡기고 묵묵히 부조리를 견딜 것인가, 아니면 콜하스와 같은 선택을 할 것인가, 그것도 아니면 완전한 체제의 전복을 도모할 것인가. 정답은 없지만 논리는 필요하다. 다음으로, 이 쉽지 않은 질문에 대답을 망설이는 동안 영화는 호소할 것이다. 콜하스의 반란에 대한 동의와 내적 갈등에 대한 이해, 그리고 냉혹한 결말의 슬픔을. 조용하고 나긋하게, 그러나 강하고 집요하게. 그러는 사이, 관객들은 ‘죄와 벌’, ‘정의와 자비’라는 테제로부터 뜻밖에 사유의 즐거움을 느끼게 될 것이다. 영화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웅장한 자연의 빛과 소리는 과분한 덤이다. 27일 개봉. 청소년 관람불가. 윤성은 영화평론가
  • [경제혁신 3개년 계획] 규제총량제 도입… 그린벨트내 공장 허용 추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민간 중심으로 서비스업, 정보통신기술(ICT) 산업을 활성화해 창조경제를 실현하겠다는 데 초점이 맞춰져 있다. 기업의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기업 활동을 가로막는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원칙적으로 폐지하는 방안이 핵심이다. 규제 개혁으로 기업의 투자를 늘리면 자연스럽게 일자리도 늘어나 핵심 국정과제인 고용률 70%를 달성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 국무총리실 산하 규제개혁위원회에 등록된 규제는 지난해 말 기준으로 1만 5269건에 달한다. 1997년 외환위기 직후 7000건까지 떨어졌지만 정권마다 규제를 늘렸다. 이명박 정부 때 만들어진 경제 규제만 335건이었다. 정부는 앞으로 3년간 기업 활동에 부담을 주는 규제를 뜯어고치기 위해 ‘규제총량제’를 도입하기로 했다. 기업 활동과 관련된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때는 기존에 있는 규제를 폐지하거나 개선하도록 해 규제가 늘어나는 것을 막는다. 개별 규제를 적용할 때마다 기업이 부담해야 하는 비용을 돈으로 계산해 규제총량을 맞춘다는 계획이다. 새로운 규제를 만들 때 폐지해야 하는 규제의 비용을 단계적으로 상향조정해 결국 규제총량을 줄이기로 했다. 모든 규제를 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금지 조항을 두는 ‘네거티브 규제방식’으로 전환한다. 이와 함께 규제 기간이 끝나면 자동으로 폐지되는 ‘자동효력상실제도’도 도입하기로 했다. 상반기 중에 네거티브 규제 방식과 자동효력상실제의 적용범위, 방법 등에 대한 지침을 마련할 계획이다. 창업, 인력, 자금, 판매 등 기업활동 단계별로 규제 완화를 추진한다. 복잡한 창업절차 등 경쟁국에 비해 과도한 규제를 집중 개선할 방침이다. 현재 법인인감 제작→잔액증명 신청→법인등록면허세 신고납부→법인설립등기 신청→사업자등록 신청 및 4대보험 신고 등 5단계로 된 창업 절차를 뉴질랜드·캐나다(이상 1단계), 호주(2단계), 싱가포르(3단계) 등 경쟁국 수준으로 줄인다. 기업 투자의 발목을 잡고 있는 ‘그린벨트’도 추가로 해제한다. 앞으로 그린벨트의 공장 건설을 허용하고, 상가와 고층 아파트도 들어서도록 규제를 푼다. 민간 투자를 유도하기 위해 현재 남아 있는 그린벨트 면적 238㎢의 용도규제를 대폭 완화하는 방안이 유력하다. 세종 장은석 기자 esjang@seoul.co.kr
  •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경제혁신 3개년 계획]박근혜 대통령 담화문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올해 초 신년구상에서 우리 경제의 혁신과 재도약을 위해 ‘경제혁신 3개년 계획’ 추진을 밝힌 바 있습니다. 지금 세계 경제는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한 채 대전환기를 맞고 있습니다. 세계 각국은 구조 개혁을 강화해서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노력하고 있고, 통상을 둘러싼 주도권 경쟁도 갈수록 치열해 지고 있습니다.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닙니다. 지금 도약이냐 정체냐를 결정지을 중대한 기로에 서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세계 10위권으로 이끌었던 기존의 추격형 전략이 한계에 직면했고, 비정상적인 관행들이 경제의 효율성과 역동성을 저하시키고 있습니다. 수출과 내수, 대기업과 중소기업, 제조업과 서비스업간 불균형 등 해결해야 될 구조적 과제들이 산적해 있고, 인구고령화가 OECD국가 중 가장 빠른 속도로 진행되면서 2017년부터는 생산가능 인구도 감소하게 됩니다. 이것은 소리없이 다가오는 무서운 재앙입니다. 그 전에 우리가 경제의 체질을 바꾸고, 비정상적인 관행들을 고치면서 장기간 이어져온 저성장의 굴레를 끊지 못한다면, 우리의 미래는 없을 것입니다. 그동안 우리는 과거부터 이어져 온 잘못된 관행과 틀에서 과감히 벗어나지 못했습니다. 오랜 시간 이런 많은 문제들에 대해 눈을 감고, 본질적인 해결을 피해왔는데 그래선 우리의 병이 깊어질 뿐이고, 점점 고칠 수 없는 고질병이 될 것입니다. 이제 우리는 다시 시작을 해야 합니다. 경제혁신을 강력하게 추진해서 이런 고질적인 관행과 문제들을 해결해야만 국민이 행복해지고, 희망의 새 시대를 앞당길 수 있습니다. 저는 IMF사태 때 대한민국이 뿌리채 흔들리고, 국민들이 큰 고통을 겪는 것을 보면서 정치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제 2의 한강의 기적을 이뤄내서 우리 경제를 튼튼한 반석위에 올리고, 국민행복시대를 여는 것이 저의 사명이자 정치 신념입니다. 이번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통해, 2017년에 3%대 초반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되는 잠재성장률을 4%대로 끌어 올리고, 고용률 70%를 달성하고, 1인당 국민소득 3만불을 넘어 4만불 시대로 가는 초석을 다져 놓겠습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 ‘역동적인 혁신경제’ ‘내수·수출 균형경제’ 등 3대 핵심전략을 제가 임기 내내 직접 챙기면서 강력하게 추진해서 성공적으로 이끌어갈 것입니다. 그래서 우리 경제의 지속가능한 성장 토대를 마련하고,꺼져가는 성장엔진을 다시 한 번 힘차게 점화해서 모든 국민이 함께 성장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기초가 튼튼한 경제’는 비정상적인 제도와 관행들을 바로잡는 일에서 출발합니다. ‘공공부문 개혁’,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 ‘사회안전망 확충’은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핵심과제입니다. 우선, 공공부문부터 개혁하겠습니다. 그동안 공공부문은 비정상적인 관행과 낮은 생산성이 오랫동안 고착화되었습니다. 이 오랜 관행과 비리가 국가경제와 국민경제 발전에 더 이상 발목을 잡아서는 안됩니다. 앞으로 철저한 쇄신과 강도 높은 개혁과 체질 변화를 해나갈 것입니다. 상당수 기관들이 영업이익으로 이자도 충당하지 못하고 있는데도, 부채가 많은 상위 12개 공기업의 복지비가 최근 5년간 3천억원을 넘었습니다. 22조원이 투입된 4대강 사업처럼, 정부 재정 부담을 공기업에 떠넘겨 부실을 키우는 경우도 적지 않았습니다. 비정상적인 관행의 핵심은 방만경영과 높은 부채비율, 그리고 각종 비리입니다. 방만 경영을 개선하기 위해 공공기관의 경영 비밀을 제외한 모든 정보를 공개할 것입니다. 사업조정, 자산매각과 함께 공사채 발행총량 관리제를 도입하고, 정부정책사업과 공공기관 자체사업을 분리해서 관리하는 구분회계제도를 확대적용해서, 2017년까지 공공기관의 부채비율을 200%로 대폭 낮추겠습니다. 원전비리와 같은 공공기관의 구조적 부패와 불공정행위도 근본적인 고리를 끊어야 할 것입니다. 뇌물수수 등의 입찰비리를 한번이라도 저지른 기관은 입찰업무를 2년간 조달청에 강제로 위탁하게 하는 ‘원 스트라이크 아웃제’를 도입하고, 공공기관 퇴직 임직원이 임원으로 취직한 업체와는 2년간 수의계약을 금지시킬 것입니다. 또 공기업의 계열사 일감몰아주기 등 불공정 행위를 엄단하고 적발된 공기업의 명단을 공개하겠습니다. 부채 증가를 억제하고 방만경영을 바로잡는 것 못지않게 공공기관의 생산성을 높여서 제대로 된 서비스를 낮은 비용으로 제공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조직 안팎으로 경쟁원리를 과감하게 도입할 것입니다. 철도처럼 공공성은 있으나 경쟁이 필요한 분야는 기업분할, 자회사 신설 등을 통해 공공기관간 경쟁체제를 도입하고 임대주택 등 민간참여가 가능한 공공서비스 분야는 적극적으로 민간에게 개방하겠습니다. 유사.중복사업 통폐합을 통해 정부재정사업을 향후 3년간 600개 이상 감축하고 공무원연금, 군인연금, 사학연금 등 3개 공적 연금에 대해서는 내년에 재정 재계산을 실시하여 개선방안을 마련하고 관련 법도 개정하겠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초를 튼튼히 하기 위한 두 번째 과제는 원칙이 바로 선 시장경제를 확립하는 것입니다. 시장이 공정하지 못하고 경제적 강자가 약자의 경제적 과실을 독차지한다면 시장에서 누가 열심히 일하고 창의력을 발휘하겠습니까. 대기업과 중소기업, 고용주와 근로자, 생산자와 소비자 등 경제주체들 간에 서로 원칙을 지키고 땀 흘린 만큼 공정하게 보답받는 사회가 될 때 모두가 최선을 다하게 될 것이고 그러한 최선의 결집이 국가 전체의 경쟁력 향상과 통합으로 이어질 것입니다. 경제구조를 왜곡시키고 민간의 창의적 혁신을 제약하는 대.중소기업간 불공정거래 관행과 칸막이식 규제와 높은 진입장벽을 방패로 현실에 안주하는 행태, 그리고 노동시장의 낡은 제도와 관행을 바로 잡을 것입니다. 지난해에 하도급업자와 가맹점주 등 경제적 약자의 권리를 강화하는 법안들이 역대 어느 때보다 많이 입법화되어 공정거래를 위한 제도적 기반이 마련되었습니다. 이제 중요한 것은 이를 확실히 정착시켜 현장에서 변화가 체감되도록 만드는 일입니다. 앞으로 관련기업, 민원인들과 합동으로 TF를 구성하여 새로운 제도들이 제대로 작동하고 있는지 6개월마다 실태를 점검하고 그 결과를 공개하도록 할 것입니다. 아울러, 현재 제한적으로 시행하고 있는 신고포상금제도를 하도급 등 불공정거래 전반으로 확대할 것입니다. 경제적 약자인 임차인의 권리를 보호하기 위해 상가 권리금을 제도적으로 보장하겠습니다. 권리금 보장보험을 도입하고 분쟁조정기구를 설치하여 임차인이 억울하게 삶의 기반을 잃는 일이 없도록 만들겠습니다. 우리 경제가 한 단계 더 발전하기 위해서는 세계 최하위 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노사관계 생산성부터 끌어올려야 합니다. 이를 위해 대립적 노사관계를 대화와 타협의 관계로 바꾸어야 합니다. 임금과 생산성간 연계를 강화하여 정규직과 비정규직간 불합리한 임금격차를 줄이고, 비정규직 해고요건을 강화하여 고용보호 격차를 줄여 나갈 것입니다. 통상임금과 근로시간 단축, 정년연장 등 노사 모두에게 큰 영향을 미치는 노동시장 현안들은 모두가 열린 마음으로 서로 머리를 맞대고 해결해야 합니다. 이와 함께, 소비자의 권리보호도 대폭 강화하도록 할 것입니다. 개인정보 유출로 국민들이 불안해하는 일이 없도록 ICT 발전 속도에 부합하는 근본적인 재발방지대책을 마련하고, 금융소비자 보호기능을 전담하는 금융소비자보호원 설립도 조속히 추진해 나가겠습니다. 기초가 튼튼한 경제를 만들기 위한 세 번째 과제는 사회안전망을 강화하는 것입니다. 우리 경제를 혁신하는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어려움을 겪게 되는 분들과 용기있게 도전했지만 실패를 경험한 분들에게 다시 일어설 수 있는 기회를 드려야 합니다. 저는 사회안전망을 확충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경제가 여러 충격에도 흔들리지 않고, 중심을 잡을 수 있는 가장 중요한 주춧돌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동안 사회보험 사각지대와 획일적인 기초생활 보장 등 미흡한 사회안전망은 불안과 저항의 원인이 되어 경제혁신의 동력을 약화시켰습니다. 취업자의 절반 이상이 고용보험에 가입하지 못하는 비정상적 상황부터 시급히 바로잡아야 합니다. 특수형태 업무종사자는 물론 자영업자와 예술가와 일용근로자까지 고용보험 가입대상을 단계적으로 확대하고, 실업급여 체계도 일을 하는 것이 유리하도록 개편해나가겠습니다. 소득이 적어도 일하는 만큼 재산을 늘려갈 수 있도록 본인저축액만큼 국가도 저축해주는 희망키움통장 대상을 차상위 계층까지 확대하고, 근로장려금(EITC) 지원액도 높여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경제혁신의 두 번째 전략은 역동적인 혁신경제로의 전환입니다. 우리는 7년째 1인당 국민소득 2만불대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의 기존 성장방식이 한계에 부딪힌 것입니다. 우리가 이 한계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새로운 발상과 패러다임의 전환이 필요합니다. 저는 그것을 창조경제에서 찾아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지금은 한 사람의 창의력과 상상력이 수십만명을 먹여 살리는 시대입니다. 우리 모두는 저마다 다른 소질과 잠재력을 지니고 있습니다. 우리 경제를 국민 개개인에 잠재된 상상력과 창의력을 최대한 끌어내는 창조경제로 전환하지 않으면 우리에게 미래가 없고 경제도 살릴 수 없을 것이라고 저는 확신합니다. 창조경제를 통해 신기술, 신산업, 신시장을 개발하여 세계시장을 선도하고 개척하는데 역량을 집중해야 합니다. 우리나라의 기존 주력산업도 창조경제로 거듭날 때 경쟁력이 배가될 것입니다. 저는 지난 1월 다보스포럼에서 세계적인 IT기업 CEO들과 만났었는데, 그 분들 모두가 우리의 창조경제에 대해 깊은 관심을 갖고 있었습니다. 온라인 창조경제타운과 내년까지 전국 17개 광역시도에 설치될 오프라인 창조경제혁신센터는 창조경제 구현의 핵심이 되고 지역사회 발전과 인재양성의 요람이 될 것입니다. 이를 통해 창의적 아이디어가 쉽고 빠르게 창업으로 이어지고 창업이 대박으로 이어지는 성공 사례를 만들어서 세계적인 신화를 써 내려 가시기 바랍니다. 앞으로 창조경제혁신센터가 지역의 창의적 아이디어를 사업화로 연결시키고 지역 주도의 창조경제 구현에 핵심 역할을 하도록 정부와 민간, 중앙과 지방정부의 역량을 총결집할 것입니다. 벤처·창업기업이 중소·중견기업으로 성장하고 더 나아가 글로벌 전문기업으로 커갈 수 있도록 창업, 성장, 회수 그리고 재도전에 이르는 전 과정에서 지원은 강화하고 규제는 혁파해 나갈 것입니다. 기술은행을 설립하여 대기업 등이 보유한 非활용 기술을 창업에 활용할 수 있도록 하고, 우수 창업자에 대한 연대보증도 폐지할 것입니다. 청년창업과 엔젤투자펀드를 7600억원까지 추가 확충하고, 글로벌 벤처투자회사와 공동으로 국내창업기업에 투자하는 2천억원 규모의 한국형 요즈마 펀드도 조성할 것입니다. 이를 포함하여 창업 벤처생태계 조성을 위해, 향후 3년간 4조원 규모의 재정을 투입하겠습니다. 창조경제의 비타민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기술과 ICT, 문화컨텐츠 등은 우리가 강점을 지닌 분야입니다. 이를 제조업 등 타 산업과 잘 접목한다면 제조업의 혁신은 물론 사물인터넷(IoE), 클라우드 컴퓨팅, 빅데이터 등 새로운 융합산업이 창출될 수 있습니다. 이를 위해 창조경제 비타민 프로젝트를 향후 3년간 120개 사업으로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역동적인 혁신경제를 이루기 위해서 ‘창조경제’와 함께 ‘미래대비 투자’와 ‘해외진출 촉진’도 핵심과제로 추진해 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혁신을 위해, 선도적인 미래대비 투자가 필요합니다. 창조경제의 기반이 되는 과학기술 역량 강화를 위해, 2017년까지 R&D투자를 GDP의 5% 수준까지 끌어올리겠습니다. 세계 최상위 1% 과학자 300명을 유치하고 해외 우수 신진연구자의 국내성장을 지원하는 ‘Korea Research Fellowship’ 제도를 신설하여 대학의 연구역량도 대폭 강화할 것입니다. 지적재산권 거래가 활성화될 수 있도록 기술이전소득에 조세를 감면하는 제도도 확대하겠습니다. 그리고 지금보다 100배 빠른 기가인터넷, 5세대 이동통신 등 네트워크 인프라 고도화를 위한 투자가 제 때 이루어지도록 해서 인터넷 기반 융합산업의 비약적 발전을 이끌겠습니다. 기후.환경.에너지 등 범세계적인 문제에도 선제적으로 대비하여 새로운 사업을 창출하고 새로운 일자리를 만들어내는 기회로 삼아야 합니다. 이를 위해 청정화력과 친환경자동차, 탄소 포집.저장(CCS) 등에 기술개발 투자를 확대하여 민간의 혁신활동을 지원하고, 소각장, 매립지 등 기피시설을 ‘親환경 에너지 타운’으로 조성하는 시범사업도 금년부터 시작해서 점차 확대시켜 나갈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역동성을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해외로 진출하여 새로운 시장을 지속적으로 개척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 경제의 수출의존도가 높은데도 불구하고, 전체 중소, 중견기업 가운데 2.7%만이 수출을 하고 있고, 이 기업들이 우리나라 전체 수출의 3분의 1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내수중심의 중소기업들을 수출 역군으로 육성한다면 우리 수출의 무한한 잠재력을 폭발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현재 우리나라는 미국, EU 등과 체결한 9건의 FTA를 발효 중이고, 2건의 FTA도 최종 마무리 단계에 있습니다. 한중 FTA는 물론 영연방 3국과 인도네시아.베트남 등과의 FTA도 조기에 마무리해서 2017년까지 우리 FTA 시장규모를 전 세계 GDP 대비 70% 이상으로 확대되도록 하겠습니다. 매년 7~8%씩 늘고 있는 해외 건설.플랜트 시장 진출 확대도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100억불 규모의 외화 지원제도를 도입하고, 2017년까지 수출금융기관의 자본금과 출연금 2조 3천억원을 확충해서, 수출기업 등에 대한 지원을 확대하겠습니다. 대외경제협력기금 등 원조자금과 연계한 지원체제도 구축해 나갈 것입니다. 많은 한류콘텐츠가 해외에서 좋은 성과를 거두고 있는 것은 우리 콘텐츠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방증하고 있습니다. 우리 콘텐츠산업의 수출 경쟁력을 지속적으로 향상시키기 위한 수출금융과 현지 마케팅 지원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경제혁신을 위한 세 번째 전략은 “내수와 수출의 균형성장” 입니다. 우리 경제가 안정적이고 지속적으로 발전해 나가기 위해서는 내수와 수출, 제조업과 서비스업, 대기업과 중소기업, 수도권과 지방 등 모든 부문이 균형있게 성장해서 그 결실이 국민 모두에게 골고루 돌아가야 합니다. 균형경제는 ‘내수기반 확대’와 ‘투자여건 확충’ ‘청년·여성 고용률 제고’의 3대 과제를 중심으로 추진해 갈 것입니다. 내수기반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국민들의 소비를 짓누르고 있는 가계부채와 전세값 상승 문제를 최우선적으로 해결해야 합니다. 우선 가계부채부터 확실하게 관리해 나갈 것입니다. 주택담보대출은 선진국처럼 고정금리, 장기, 원리금 분할 상환 방식으로 지속적으로 전환해가고, 이를 위해 세제혜택과 장기주택자금 공급을 확대하겠습니다. 저소득층의 채무부담을 완화하기 위해 영세자영업자 바꿔드림론 등 서민금융 상품의 지원한도를 확대하고 지원요건도 완화할 것입니다. 이를 통해 2017년까지 가계부채 비율을 지금보다 5%p 낮춰서 처음으로 가계부채의 실질적 축소를 이뤄내겠습니다. 가계부채 증가와 소비 위축의 주요한 원인이 되고 있는 전세값 상승도 잡아내겠습니다. 주택매매 활성화를 위해 민간택지에 건설하는 민영주택에 대한 전매제한을 완화하고 민영주택 청약가점제와 청약자격 요건 등 청약제도를 개선해서 신규주택 수요에 대한 진입 장벽을 낮출 것입니다. 주택시장 상황 등을 고려하여 ‘내집마련 디딤돌 대출’, 공유형 모기지 등 주택구입자금 지원도 강화할 것입니다. 또한, 공공임대 리츠 등 민간 자본 참여를 통해 공공임대 공급주체를 다양화하고, 쾌적하고 다양한 형태의 공공 임대주택을 공급하도록 하겠습니다. 아울러 임대소득 과세방식을 합리화해서 장기 민간 임대공급을 확대해 나가겠습니다. 월세가 확대되는 상황에 맞춰 주택임대시장의 패러다임도 바꿔 나갈 것입니다. 월세에 대한 소득공제를 대폭 세액공제로 전환하고 지원대상도 중산층까지로 확대하여 월세 부담을 대폭 낮추도록 할 것입니다. 내수활성화를 통해 균형경제를 이루기 위해서는 투자여건을 확충해야 합니다. 돈 한 푼 들이지 않고 투자를 늘릴 수 있는 방법은 규제개혁 뿐입니다. 투자의 가장 큰 걸림돌인 규제를 반드시 혁파하겠습니다. 한 건 한 건씩 하는 규제 개선을 넘어 앞으로는 규제의 시스템 자체를 개혁해 나갈 것입니다. 규제를 신설하거나 강화할 경우에는, 반드시 그 만큼의 기존 규제를 폐지하거나 완화토록 하는 규제총량제를 도입하여 규제가 늘어날 수 없도록 할 것입니다. 모든 규제를 원점에서 재검토하여 불필요한 규제는 없애고 남아 있는 규제는 네거티브 방식으로 전환시킬 것입니다. 네거티브로의 전환마저 어려운 규제가 있다면, 존속기한이 끝나는 즉시 자동으로 효력이 상실되는 자동효력상실제를 도입하려고 합니다. 아울러, 지난 1월에 구축한 ‘규제정보 포털 사이트’를 통해 모든 규제의 상세한 현황과 정부의 규제개선 노력의 결과들을 한 곳에 모아 공개해서 국민들이 실시간으로 감시하고 의견을 제시할 수 있도록 할 것입니다. 이 모든 규제개혁의 과정 하나하나를 제가 규제장관회의를 통해 직접 챙겨 나갈 것입니다. 서비스산업에 대한 투자가 확대되고 양질의 일자리를 만들어낼 수 있도록 그동안 제조업 중심으로 이루어진 재정과 R&D, 금융지원을 서비스산업에도 제조업 수준으로 적극 확대해서 서비스산업이 획기적으로 발전할 수 있는 기반을 구축하겠습니다. 특히, 청년들이 선호하는 일자리이면서 투자수요가 많은 보건.의료, 교육, 금융, 관광, 소프트웨어 등 5대 유망 서비스업은 민관합동 T/F를 통해 규제를 전면 재검토하고, 인허가부터 실제 투자가 이루어지는 전 과정에 걸쳐 불편이 없도록 원스톱 서비스를 지원할 것입니다. 예를 들어, 보건.의료 분야의 경우 경제자유구역 내 투자개방형 병원 규제를 합리화하고, 의료기관의 해외진출 활성화를 위한 종합적인 서비스 제공과 함께, 원격의료도 활성화할 것입니다. 상대적으로 침체되어 있는 지역투자를 살리기 위해 투자의 걸림돌을 과감히 제거하겠습니다. 우선 농지&산지 등에 대한 입지규제는 물론, 건설.유통.관광 등 지역 밀착형 산업에 대한 규제를 획기적으로 완화할 것입니다. 첨단.특화산업단지 조성과 노후산단 리모델링을 본격화하고, 지역에 대한 재정.금융 지원뿐만 아니라 지역 소재 기업들에 대한 인력과 연구 개발 등의 인센티브도 확대해 갈 것입니다. 경제 분야를 중심으로 중앙정부의 포괄보조사업도 대폭 확대하겠습니다. 내수활성화를 위한 핵심과제는 일자리 창출입니다. 특히, 선진국과 비교해 크게 취약한 청년과 여성의 고용률을 확실히 끌어 올려야 합니다. 먼저 청년의 취업 단계별 애로요인을 해소하여 청년 일자리 50만개를 창출할 것입니다. 이를 위해 학벌보다 능력이 중시되는 사회를 만들겠습니다. 우선 금년말까지 800여개 모든 직무에 대해 국가직무능력표준(NCS) 개발을 완료하고, 현재 일부 기관에서 시행 중인 직무능력평가제를 단계적으로 확대해 가도록 하겠습니다. 고등학교만 졸업해도 취업할 수 있고, 취업 후에도 원하는 대학에 가서 공부할 수 있다면 청년실업문제가 많이 해소될 수 있을 것입니다. 이를 위해 일과 학습 병행제도 참여기업과 학교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서 선취업 후진학을 정착시키겠습니다. 선취업한 학생이 향후 학업을 계속할 수 있도록 전문대학 중 일부는 평생직업교육기관으로 전환을 유도하고 대학진학에서의 재직자 전형, 계약학과 등도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이와 더불어, 산업계 수요에 맞게 교육과정을 개편하고 특성화고와 마이스터고 등의 직업교육과정에 참여한 기업에 대해 세제지원을 강화할 것입니다. 산업단지별로 기업과 학교간 대화체계를 구축하여 시범사업을 시작하고 이를 단계적으로 늘려갈 것입니다. 아울러 청년 일자리 미스매치를 완화하기 위하여 청년층이 선호하는 서비스분야 일자리 확대와 함께 산업단지를 청년 친화적 근무환경으로 바꾸어 나갈 것입니다. 특히, 고졸 중소기업 재직자를 대상으로 과거 재형저축과 유사한 청년희망키움통장을 도입하여 중소기업 근무 유인도 강화할 것입니다. 우리 경제의 지속성장을 위해서는 여성 인력을 어떻게 활용하느냐가 관건입니다. 경력단절 문제만 해결되어도, 우리 경제는 10%의 여성 인적자원을 더 얻을 수 있습니다. 우리의 우수한 여성들이 출산과 육아로 경력단절을 겪지 않도록 생애주기별로 약한 고리를 해소하여, 여성 일자리를 150만개 만들겠습니다. 내년부터 시간제 보육반을 전국으로 확대하여 근로유형에 맞는 맞춤형 보육.돌봄 지원체계를 정립하고, 비정규직과 소규모 사업장에서 일하는 여성들의 육아휴직이 보다 용이하도록 고용보험 지원을 늘리겠습니다. 육아휴직과 육아기 근로시간 단축제도 활용을 촉진하기 위해 대체인력 뱅크를 확충하고, 활용기업에 대한 인센티브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또한, 여성에 적합한 일자리 확산을 위해서는 시간선택제 일자리 활성화가 급선무입니다. 육아.임신.간병 등으로 근로 시간을 단축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전일제 근로자의 시간선택제 전환청구권을 부여하고 추후 전일제로의 복귀를 보장하겠습니다. 시간선택제로 채용된 근로자도 원하면 전일제로 전환할 수 있도록 전일제 근로자 신규 채용시 우선 고용기회를 확대해 나갈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저는 신년기자회견에서 ‘통일은 대박’이라고 말씀드린 바 있습니다. 내년이면 한반도가 분단된 지 70년이 됩니다. 너무 오랜 시간 우리는 분단의 아픔과 고통을 안고 살아 왔습니다. 이번 이산가족 상봉을 통해서 보셨듯이 분단의 비극이 사랑하는 가족과의 천륜을 끊고, 만난 후에 또 다시 헤어져야 하는 뼈저린 아픔과 고통을 느끼게 하였습니다. 이제 한반도의 진정한 평화와 대한민국의 대도약을 이루기 위해서는 새로운 한반도 시대를 여는 통일을 준비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우리보다 먼저 통일을 이룬 독일도 오래전부터 하나씩 준비해 나가서 성공적인 통일시대를 열었습니다. 저는 앞으로 한반도의 평화와 통일을 위한 초석을 다지고 반드시 한반도의 통일을 이뤄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 대통령 직속으로 통일준비위원회를 발족시켜 체계적이고 건설적인 통일의 방향을 모색해나가고자 합니다. 이곳에서 한반도의 통일을 준비하고 남북간의 대화와 민간교류의 폭을 넓혀갈 것입니다. 외교·안보, 경제·사회·문화 등 제반 분야의 민간 전문가들과 시민단체 등 각계 각층이 참여할수 있도록 하여 국민적 통일 논의를 수렴하고, 구체적인 ‘통일 한반도’의 청사진을 만들어 나갈 것입니다. 이를 통해 남북간, 세대간의 통합을 이루어 새로운 시대의 대통합을 이끌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국민 여러분,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은 우리 대한민국이 다시 한번 대도약하기 위해서 반드시 이뤄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제대로 실천한다면, 청년들은 교육.의료.금융.관광.컨텐츠 등 선호하는 서비스분야에서 일할 기회가 늘어날 것이며, 취업을 위한 스펙쌓기에서 벗어나서 선취업 후진학과 일.학습을 병행할 수 있는 기회가 확대되는 등 취업여건이 크게 나아질 것입니다. 여성들은 경력단절 걱정 없이 일할 수 있게 되고, 맞춤형 보육 확충으로 일과 가정이 양립될 수 있는 환경 속에서 안정적으로 직장을 다닐 수 있을 것입니다. 각 가정들도 그동안 어깨를 무겁게 해온 가계부채.주거비 부담이 덜어지게 될 것입니다. 벤처기업과 창업자들은 창의적인 아이디어만 있으면 이를 사업화하여 창업할 수 있는 여건이 조성될 것이며, 중소기업은 공정거래 환경 속에서 성장의 사다리를 타고 중견기업, 대기업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는 길이 열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우리 국민들은 과거 한강의 기적을 이루었고,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희생과 헌신으로 이 나라를 반석위에 올려놓았습니다. 이제 다시 한번 국민들의 역량과 지혜를 모아 경제 혁신에 함께 나서주시길 부탁드립니다. 3개년 계획을 아무리 촘촘히 준비했다 하더라도 정부 노력만으로는 실현하기 어렵습니다. 사회 각계각층의 적극적 지지와 동참이 있어야 가능합니다. 서로 조금씩 어려움을 나누고 작은 이득을 조금씩 내려놓고 공생과 상생의 길을 걸어가 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특히 노동시장의 과제들은 노사정이 함께 머리를 맞대고 상생하는 합의를 이뤄야만 가능합니다. 기업들도 정부의 규제개혁 보폭에 호응하여 보다 적극적으로 투자를 늘려 주시기 바랍니다. 국회의 협력도 필요합니다. 관련 법안이 적기에 통과되도록 간곡히 협조를 부탁드립니다. 앞으로 정부는 혼신의 힘을 다하여 경제혁신 3개년 계획을 차질없이 진행하여 국민 행복시대를 열어 나가겠습니다. 3개년 동안 연차적으로 계획을 국민들에게 투명하게 알려서 모든 국민들의 이해와 관심 속에서 차질없이 해 나가겠습니다. 미래의 대한민국이 지금 세대와 후손들에게도 떳떳하고 자랑스런 나라. 경제적으로 윤택한 나라가 될 수 있도록 국민 여러분들이 힘을 모아주시고, 함께 나서주실 것을 부탁드립니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시론] 기독교 신앙과 우상파괴의 정신/신광은 열음터교회 목사

    [시론] 기독교 신앙과 우상파괴의 정신/신광은 열음터교회 목사

    필자는 최근 책을 한 권 출간했다. 의외로 반응이 뜨겁다. 대중서이긴 해도 신학적인 내용을 감안하면 아주 성공적이다. 하지만 어머니에게 이 뜨거운 반응을 알려드리지 못하고 있다. 권사로서 평생 교회를 섬기신 독실한 신자이시라 책이 한국교회를 비판한다는 얘기를 들으시고는 노심초사하신다. ‘예수님이 비판하지 말라고 했는데 왜 비판하느냐. 주님의 몸 된 교회를 왜 해하려느냐’는 것이다. 같은 이유는 아니지만, 한국교회 신자들 사이에는 이와 유사한 의식이 파다하다. 일부 목사나 장로가 온갖 악덕을 저지르고, 교회가 지독히 부조리한 짓들을 자행해도 신자들은 당최 비판할 줄 모른다. 거룩한 하나님의 종을 건드리면 벌 받으리라는 의식과 교회에 대적하는 자는 심판받는다는, 불안과 공포가 상식적인 판단마저 마비시킨다. 이런 판단중지는 자정능력의 상실을 초래한다. 자기정화 시스템이 망가져 버린 한국교회, 남은 건 추락뿐이다. 성서는 이런 판단중지 행위를 결코 옹호하지 않는다. 오히려 반대다. 기독교 신앙의 핵심에는 거짓 권력과 권위를 탈신성화하고 해체시키는, 우상 파괴의 정신이 있다. 이 정신은 이스라엘의 창조신앙에서 발견할 수 있다. 고대인들은 하늘, 태양, 달, 산, 바위 등 자연물들을 신으로 섬기는 데 매우 익숙해 있었다. 이스라엘 창조신앙은 그 모든 것들은 야훼의 피조물일 뿐 결코 신이 될 수 없다고 선언한다. 이스라엘의 예언자들 역시 우상 파괴 정신으로 충일한 자들이다. 그들은 왕이라도 잘못을 행하면 가차없이 책망하고 나무랐다. 나단이 다윗왕에게, 엘리야가 아합왕에게 그러했다. 아모스, 호세아, 예레미야 등 숱한 예언자들은 같은 이유로 돈과 권력을 집중해 신성화한 왕정체제를 혹독하게 책망했다. 왕은 신도 아니고 신의 현현도 아니다. 야훼의 종일 뿐이다. 예수는 우상파괴 정신의 정수를 보여준다. 예수는 카이사르(정치권력)의 권위를 해체했고, 맘몬(경제권력)의 오라를 제거했으며, 성전(종교지배)체제를 부정했고, 바리새인(도덕권력)을 꾸짖었다. 제자들에게 이렇게 가르쳤다. “옳은 건 옳다, 틀린 건 틀렸다고 하라.”(마5:37) 이렇게 하지 않는 건 다 악이라고 했다. 이 정신은 교회의 역사에서도 반복된다. 1517년 독일의 한 성직자가 부패한 중세교회를 향해서 사자후를 내뿜었으니 이것이 바로 종교개혁이다. 개신교회는 이런 개혁자들의 저항 정신 위에 세워졌다. 우상 파괴의 정신을 계승한 예언자들의 후예인 개신교도들이 어찌 부패한 교회의 실상을 보고도 침묵하며 묵종할 수 있는가. 우상 파괴의 정신이란 불상이나 단군상을 훼손하거나 이웃 종교를 핍박하는 것이 아니다. 자기 안에 자리 잡은 거짓된 신성들, 하나님보다 더욱 두려워하는 거짓 권위들, 돈과 권력으로 거짓 신성을 두르고 스스로 하나님인 척하는 가짜 신들을 뉘우치고 회개하는 것이다. 하늘, 태양, 달, 산, 바위가 신이 아니듯 목사, 교회, 돈, 권력도 신이 아니라고 선언하는 것, 이것이 참된 우상 파괴의 정신이며 기독교 신앙이다. 한국교회가 왜 이 지경이 되었는가. 간단하다. 잘못을 고치지 않기 때문이다. 복음은 죄인을 죄 안 짓는 사람으로 만드는 것이 아니라, 죄인으로 하여금 끊임없이 뉘우쳐서 점점 더 거룩한 사람으로 바꾸겠다는 하나님의 은총에 대한 약속이다. 잘못은 할 수 있다. 그러나 깨닫고 고쳐야 한다. 그래야 참 교회고, 참 신자다. 그런데 고치기는커녕 잘못 자체를 깨닫지도 못한다. 틀린 걸 틀렸다고 말을 안 한다. 교회나 목사가 가지고 있는 거짓 권위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말을 못한다. 한국교회가 자정능력을 회복하기 위해서 필요한 것은 단 하나, “옳은 건 옳다, 틀린 건 틀렸다”라고 말하는 것이다. 거짓 권위에 주눅들지 않고 “임금님이 벌거벗었다”고 외칠 수 있는 어린아이의 정직함이다. 어린아이의 우상파괴적 천진함 속에 기독교 신앙의 정수가 있으며, 교회 개혁의 길이 열릴 것이다.
  • [사설] 박근혜정부 1년 우리는 좀 더 행복해졌는가

    박근혜 정부가 내일로 출범 1년을 맞는다. ‘국민행복과 국가발전이 선순환하는 새로운 패러다임의 시대’라는 국정비전을 세우고 달려온 지 1년을 맞는 것이다. 밖으로 경제 협력과 역사 갈등이라는 한·중·일 3국의 역설 구조와 남북 간 대립이 빚어낸 거센 풍랑에 맞서 싸우고, 안으로는 자꾸 주저앉으려는 경제와 구심력보다는 원심력이 더 힘을 받는 사회적 갈등을 어렵게 헤쳐온 1년이었다. 5년 단임 대통령제에서 집권 1년은 국정의 목표를 세우고, 이를 실현할 기반을 다지는 해다. 새 정부 1년을 돌아보는 우리의 자세 또한 눈앞의 성과보다는 잠재적 가능성을 살피는 데 역점을 둬야 할 것이다. 그런 점에서 지난 1년 박근혜 정부는 가능성과 아쉬움을 동시에 보여주었다고 본다. 분명 성과는 있었다. 언제 표변할지 모를 북한인지라 낙관할 수는 없으나 눈앞에 펼쳐진 이산가족 상봉에서 보듯 남북 간 신뢰 회복의 가능성을 발견한 한 해였다. 한·미 동맹을 바탕으로 중국 및 러시아와의 협력을 다방면으로 확장시키고 아베 일본 정부의 잇단 과거사 도발에 원칙을 견지하며 의연하게 대응한 점도 평가할 대목이다. 지표로 보는 경제에서도 성과가 보인다. 2.8%의 지난해 경제성장률은 오랜 경기침체에서 벗어날 가능성을 보여준다. 신규 취업자 수도 38만명에 이르러 정부 목표치 25만명을 크게 웃돌았다. 3년 연속 무역 1조 달러 달성과 사상 최대 수출, 사상 최대 흑자를 기록한 대외경제도 우리 경제를 지켜줄 버팀목이다. 그러나 이런 지표상의 성과 너머로 더 절실하고 강렬하게 솟구치는 물음이 하나 있다. 그래서 지금 우리는 행복한가, 우리는 과연 지금 행복으로 가고 있는가다. 가진 자와 못 가진 자의 답이 크게 다르지 않을 것이다. 일자리를 찾는 청년이든, 막 가정을 꾸린 젊은 부부든, 정년퇴직을 앞둔 가장이든 저마다 힘든 오늘과 불안한 내일에 가슴을 졸이고 있다. 모두가 억울한 을(乙)들일 뿐인 부조리의 생태계는 날로 사회적 상실감을 확산시키고 있고, 당리당략에 매몰된 정치는 이를 교묘하게 악용해 분노와 원망의 바이러스를 배양하고 퍼뜨리는 데 부심하고 있다. 네 편과 내 편이 가른 깊은 골 속으로 관용과 배려가 무너져 내리고 있다. 경제지표 몇 가지가 나아진다고 해서 풀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경제적 도약 못지않게 날로 파열음이 커가는 사회를 다독이고 화합시킬 노력들이 필요하다. 그것이 탕평인사일 수도 있고, 국민 대통합 행보를 되살리는 일일 수도 있다. 그러나 더 근본적으로는 내일에 대한 불안감과 확산일로의 상실감을 줄여나가는 노력이 돼야 한다고 본다. 피부에 와닿는 민생정책으로 국민들이 희망을 갖게 해야 한다. 50%대 중반의 국정 지지도를 현 정부는 아프게 받아들여야 한다. 왜 30%가 넘는 국민이 현 국정에 반대하는지 치열하게 고민해야 한다. 이들을 끌어안지 못하는 한 나머지 국민의 행복 또한 결코 담보할 수 없다. 국민행복시대의 가능성을 보여주는 집권 2년차가 되길 바란다.
  • 대구한의대 간호학과, 제54회 간호사 국가고시 전원합격

    대구한의대(총장 변창훈) 간호학과(학과장 김용숙)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발표한 2014년 제54회 간호사 국가고시에서 졸업생 74명 전원이 합격, 2006년 이후 9년 연속 100% 합격률을 기록했다고 밝혔다. 대구한의대에 따르면 이번 간호학과 졸업생 상당수가 서울대학교병원, 분당서울대학교병원, 신촌세브란스병원, 서울아산병원, 강북삼성병원, 고려대학교병원 등 대학병원, 상급종합병원급 이상의 대형병원에 취업이 확정된 상태다. 대구한의대 간호학과장 김용숙 교수는 “올해 간호사 국가고시 시험 유형은 환자사례중심으로 통합적으로 출제된 문제가 다수 있었다”며 “대구한의대 간호학과만의 차별화된 교육과정이 결과적으로 국가고시 100%라는 쾌거를 이룰 수 있었다”고 전했다. 실제로 대구한의대 간호학과는 환자사례중심, 상황중심의 이론 및 실습 교육과정이 운영되고 있어서 암기 위주의 교육보다는 환자의 질병, 치료 및 간호과정을 이해하는 폭을 더 넓힐 수 있도록 지도하고 있었으며 임상현장에 잘 적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올해부터는 임상실습 강화를 위해 대구한의대학교 삼성캠퍼스에 실습실을 새로이 구축하여 지도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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