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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마티네’… 4050 주부들 유혹하다

    ‘마티네’… 4050 주부들 유혹하다

    20~50% 할인 덤… 관람문화 대세로 지난 17일 오후 4시, 뮤지컬 ‘넥스트 투 노멀’이 공연된 서울 종로구 두산아트센터 연강홀. 평일 낮 시간인데도 620석 규모의 공연장이 관객들로 가득했다. 20대 대학생들과 커플들도 눈에 띄었지만 40·50대 주부가 압도적으로 많았다. 공연이 끝나자 로비는 흡사 동창회를 보는 듯했다. “어쩜 남편이 그럴 수 있어. 어떻게 아픈 아내에게 뇌에 전기 충격을 가하는 치료에 사인하라고 할 수 있어.” “남편한테 보여 줘야겠다. 너무 슬퍼. 이렇게 슬픈 내용일 줄 몰랐네.” 그들은 극중 남편이 조울증에 시달리다 자살을 시도한 아내에게 기억을 송두리째 상실할 수 있는 ‘뇌 전기 충격 치료’에 동의하라고 말하는 장면을 두고 대화하고 있었다. 딸과 함께 온 한 중년 여성은 “남동생이 어릴 때 죽었는데 평생 마음속 멍에로 지고 살며 아무에게도 얘기하지 않았다. 공연을 보면서 제 얘기를 하는 것 같아 펑펑 울었다. 이제는 딸에게 오래전 죽은 남동생 얘기를 할 수 있을 것 같다”며 눈시울을 붉혔다. 다른 중년 여성은 “가정주부로 이 나이쯤 되면 우울증에 시달리는 사람이 적지 않을 것”이라며 “공연을 보며 치유받는 느낌이 들었다. 평일 낮 공연은 가정주부들에게 숨통을 틔워 주는 ‘치유의 약’인 것 같다”고 말했다. 평일 뮤지컬 낮 공연(마티네)이 주부들의 스트레스 탈출구이자 활력소 역할을 톡톡히 하고 있다. 인터파크의 이달 3, 17일 수요일 낮 공연 여성 예매자 종합 평균과 이달 1~17일 평일 저녁·주말 공연 여성 예매자 종합 평균에 따르면 ‘넥스트 투 노멀’의 수요일 낮 공연은 40대 관객이 29.1%로, 평일 저녁·주말 40대 관객 10.1%보다 2배 이상 많았다. 뮤지컬 ‘레베카’도 수요일 낮 공연의 40대 관객이 28.7%로 평일 저녁·주말보다 많았고, 특히 50대 관객은 3배 이상 월등히 많았다. 김선경 인터파크 홍보팀장은 “특정 공연 몇 개만 샘플로 뽑은 결과지만 전체 공연을 다 분석해도 평일 낮 공연은 40·50대 중년 여성이 많을 것”이라며 “실제 마티네는 중년 여성을 주 타깃으로 기획하기도 한다”고 설명했다. 공연 관계자들은 “평일 낮 공연은 공연 관람 이후 아이들과 남편이 학교와 직장에서 귀가하기 전에 집에 도착할 수 있어 주부들이 선호한다”고 입을 모았다. 높은 할인율도 주부들의 마음을 움직인다. 주말엔 관객들이 몰려 매진을 기록하기 때문에 대개 할인율이 적용되지 않지만 수요일 낮 공연은 적게는 20%에서 많게는 50%까지 할인한다. 김지원 EMK뮤지컬컴퍼니 부대표는 “주부들을 대상으로 한 브런치 콘서트나 클래식 마티네가 호응을 얻어 뮤지컬에도 마티네 시장이 있을 수 있겠다고 판단해 낮 공연이 시도됐다. 객석 점유율도 평일 저녁 공연과 별 차이가 없을 정도로 호응이 좋다”고 전했다. 신시컴퍼니 관계자는 “현재 마티네는 주부나 어린이를 대상으로 한 공연, 즉 조금 쉽게 접근할 수 있는 공연이 많다”면서 “앞으로 마니아들을 위한 공연도 마티네 효과를 볼 수 있다면 공연 저변이 더욱 넓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 부대표도 “일본엔 저녁 공연이 없다. 직장인들도 월차나 반차를 내고 공연을 보러 온다. 우리나라도 일본처럼 낮 공연이 활성화되면 좋을 듯하다”고 말했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더민주 컷오프’ 홍의락, 탈당 선언… “대구에서 희망 찾기, 저만의 욕심이었나”

    ‘더민주 컷오프’ 홍의락, 탈당 선언… “대구에서 희망 찾기, 저만의 욕심이었나”

    ‘더민주 컷오프’ 홍의락, 탈당 선언… “대구에서 희망 찾기, 저만의 욕심이었나” 더민주 컷오프 홍의락 더불어민주당의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컷오프(공천배제)’ 대상이 된 홍의락 의원은 25일 “당이 대구를 버렸다”며 탈당과 무소속 출마를 선언했다. 이와 관련, 홍 의원과 함께 4·13 총선에서 ‘험지’인 대구 출마를 준비중인 김부겸 전 의원은 당의 홍 의원에 대한 공천 배제 조치를 즉각 취소할 것을 요구했다. 홍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대구에서 새로운 희망을 찾겠다던 포부, 대구를 전략 지역으로 만들겠다던 기대가 저만의 욕심이 아니었는지 한탄스럽다”며 “이의신청은 의미가 없다. 즉시 탈당 절차를 밟겠다”고 밝혔다. 홍 의원은 또 “무소속 후보로서 대구 정치의 균형을 위해 혼신의 힘을 다하겠다”며 4·13 총선 때 대구 북구을에서 무소속으로 출마하겠다는 방침을 밝혔다. 그는 “지역구도 타파, 지역문제 해결을 위해 당이 부여한 역할에 따라 2012년 비례대표 공천을 받고 국회에 들어왔다”며 “바로 이듬해 망설임 없이 아무도 가지 않으려는 대구로 향했고 야당의 교두보 확대와 전국정당화를 위해 피나는 헌신을 했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런 제 활동의 목적은 오로지 야당의 외연 확대였다”며 “대구 경북에서 야당 후보가 15% 이상의 득표를 할 수 있는 정치적 토양을 만들어야 한다는 신념, 다음 대선에선 대구 경북에서 100만 표차를 줄여야 이길 수 있다는 확신으로 여권의 심장부인 대구에 터를 잡았던 것”이라고 설명했다.홍 의원은 비례대표 의원이기 때문에 탈당 선언에 이어 탈당계를 제출하면 곧바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또 임기를 120일 이내로 남겨 놓을 경우 비례대표 의원이 의원직을 상실하더라도 그 직을 승계하지 못하도록 한 선거법 규정에 따라 후임자는 없다. 이로써 더민주의 의석수는 108석에서 107석으로 줄어들게 됐다. 김부겸 전 의원도 성명을 내고 “홍 의원은 더민주와 대구 경북을 잇는 단 하나의 가교였다. 그런데 창구를 닫고 가교를 끊는 짓을 당 공천관리위원회가 하고 있다”며 “최전선에서 육탄전을 치르는 홍 의원에게 오인사격을 한 공천관리위원회는 사과해야 한다. 배제 조치를 당장 취소해야 한다”고 밝혔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이영희 성균관대 교수

    [한길 큰길 그가 말하다] 이영희 성균관대 교수

    깡촌 소작농의 아들 누나의 희생으로 진학 철도원으로 살다가 다시 주경야독육사에 붙고도 결핵으로 불합격그래도 내 결론은 도전박운상 선생님 덕에 물리학에 눈떠4년 만에 석·박사 탄소나노튜브 실험과 응용 연구나는 콧수염 학자 애벌레처럼 살 거야 “제가 원래 털이 빨리 자라는 편이에요. 철도원 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공부를 오랜만에서 해서 그런가,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공부에만 정신이 팔리니까 다른 일들은 다 귀찮아지더군요. 하루이틀 안 깎은 게 60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콧수염의 역사를 묻자 이영희(61) 교수는 “사람들이 전공인 탄소나노튜브보다 이 털들을 더 궁금해하니 큰일”이라며 껄껄 웃었다. 경기 수원에 있는 연구실(성균관대 자연과학캠퍼스 물리학과)로 그를 만나러 간 지난 15일은 전국에 매서운 한파가 몰아친 날이었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리구조연구단 단장을 겸하고 있는 이 교수는 7명의 교수, 30명의 박사후연구원 및 연구교수, 80명의 석·박사 과정 학생 등 120명에 이르는 대식구와 분주한 하루를 보낸다. “학생들 논문 지도 때문에 요즘 정신이 없다”며 약속 시간에 30분 늦은 데 대해 양해를 구했다. -1974년 2월의 어느 날 아침. 그날도 오늘처럼 추웠다. 기차를 타고 출근하며 메마른 창밖을 내다보는데 문득 ‘10년 뒤에 나는 어떤 삶을 살고 있을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국립철도고를 졸업하고 철도청에 들어간 지 한 달 정도 됐을 때였다. 인천 부평에서 누나 집에 얹혀살며 매일 근무지인 서울역으로 통근을 했다. 갑작스럽게 든 생각처럼 결론도 갑작스럽게 났다. ‘그래, 다시 공부를 하는 거야. 공부를 하다 보면 새로운 길이 열리겠지.’ 그때 고민만 하고 끝났다면 지금쯤 난 한적한 시골역의 역장이 돼 있지 않았을까 생각해 본다. 물론 그렇게 산 것도 나쁘지는 않았을 것 같다. -중학교 때까지 전북 김제의 깡촌에서 자랐다. 논이 동네 주변을 빙 둘러싸고 있는 전형적인 농촌 마을이었다. 누가 “이 동네에서 가장 못사는 집이 어디냐”고 묻는다면 누구라도 우리 집을 가리켰을 것이다. 부모님은 다른 사람의 땅을 빌려 농사를 짓는 소작농이었다. 좀 더 정확히는 머슴에 가까웠지만. 그런 부모님을 보면서 초등학생 때 가진 꿈은 말을 타고 돌아다녀야 할 정도로 큰 농장을 갖는 것이었다. 가난하다는 이유로 아버지가 어린 사람에게까지 무시당하는 게 너무 싫었다. 그래서 초등학교 때는 동네 형들하고도 주먹질을 할 정도로 괄괄한 ‘이씨네 말썽꾸러기’로 통했다. -원래 집안 사정이 안 좋기는 했지만 애들이 공부도 제대로 못 할 만큼 어려워진 것은 ‘딸깍발이’ 할아버지 탓이 컸다. 일제가 쳐들어와 양반들이 몰락하자 “왜놈들 세상에선 아무것도 안 한다”며 평생 돈벌이라곤 하지 않으셨다. 집 안에 먹을 게 다 떨어져 자식들이 굶고 있는데도 할아버지는 소신만 지키셨던 것 같다. 평생 힘들게 사신 아버지와 어머니를 생각하면 할아버지에 대한 원망은 지금도 여전하다. 어려서 “할아버지 때문에 우리 집은 이게 뭐냐”고 대들다가 아버지나 삼촌들한테 맞은 적도 여러 차례 있었다. -가난한 집에 먹는 입은 많다고, 나는 3남 2녀 중 장남이었다. 바로 위 누나를 생각하면 지금도 눈물이 나고 미안한 마음이 크다. 누나는 집안 사정 때문에 제대로 된 교육을 받지 못했다. 우리를 위해 모든 것을 바쳤다. 내가 이만큼이나마 된 것도 그렇지만 여동생과 남동생이 초등학교 교사와 공무원을 하고 있는 것도 누나의 희생을 바탕으로 가능했다. -부모님은 “우리 장남 영희는 중학교까지는 나와야지”라고 입버릇처럼 말씀하셨다. 뒤집어 보면 중학교 졸업도 쉽지 않은 일이어서 그랬는지 모른다. 남의 집 머슴일을 하면서 틈틈이 중학교 등록금을 모아 놓으셨는데, 어느 날 그 돈을 한꺼번에 잃어버리는 일이 벌어졌다. 중학교에 못 가게 될 상황이 된 거였다. 그때 이웃집 할머니께서 “사내놈이 중학교까지는 나와야 하지 않겠나”라며 여기저기 수소문해 장학금을 받을 수 있도록 다리를 놓아 주셨다. 그게 나에겐 약이 됐다. 중학교 들어가서 정말 미친 듯이 공부만 했다. 한 초등학교 친구가 “영희가 미쳤다”고 말하고 다닐 정도였다. 꿈은 없었다. 그냥 공부를 잘하는 걸로 만족이었다. -대학교까지는 아니더라도 고등학교는 마치고 싶었다. 집안 사정을 생각하면 인문계는 언감생심이었다. 그러다 나라에서 세운 철도고에 들어가면 학비 대주고, 나중에 취업까지 시켜 준다는 얘기를 들었다. 딱 내 학교였다. 그렇게 철도고에 들어갔는데 철도원으로 인생의 방향이 정해지다 보니 별달리 꿈이란 게 생길 턱이 없었다. 머리건 몸이건 좀 더 써 보고 싶은데, 내 몸의 혈액과 호르몬들은 나에게 한계 상황까지 가 보라고 다그치는데 현실은 그저 ‘등교-수업-하교’가 전부였다. 그러다 유도를 시작했다. 먹고 자는 시간과 수업받는 시간을 빼고는 그것만 했다. 다른 생각은 없었다. 어떻게 하면 상대방을 멋지게 업어치고 메칠 수 있을까, 관심은 그것뿐이었다. -1974년 1월 5일 토요일에 졸업식을 하고 7일 월요일 서울역으로 첫 출근을 했다. 통신전자과 출신인 나에게는 통신기지국과 열차 간 송수신기에 문제가 없는지를 점검하고 열차 자동 정지장치를 수리하는 일이 부여됐다. 그렇게 정신없이 한달을 지내고 난 어느 날 아침, 불현듯 미래에 대한 고민이 들었던 것이다. -주경야독(晝耕夜讀)이 시작됐다. 딱히 어떤 대학, 어떤 학과를 가겠다는 생각 같은 건 없었다. 공부가 하고 싶었다. 배움에 대한 갈증에 공부를 벌컥벌컥 마시고 싶었다고나 할까. 실업계 학교를 나왔으니 당연히 대학 입시 기초가 약했다. 서울 종로2가에 있는 종로YMCA에서 대학입시반 수업을 듣기 시작했다. ‘난 책 읽고 글 쓰는 걸 좋아하는 국문학과가 어울릴까? 수학 문제를 풀 때가 제일 신나는데, 그리로 가 볼까?’ -물리학을 공부하기로 한 것은 학원에서 ‘분석물리’ 과목을 가르치던 박운상 선생님 덕이다. 입시 학원이었음에도 문제 풀이 요령만 가르치는 게 아니라 간단한 실험도구를 갖고 물리를 알기 쉽게 설명하는 모습을 보면서 “물리학도 문학만큼이나 세상을 아름답게 표현해 내는구나.” 거창하게 말하면 내 인생이 ‘코페르니쿠스적 전환’을 맞는 순간이었다고나 할까. -1975년 초 기관차 수리 공장이 있는 수색역으로 발령났다. 24시간 근무하고 24시간 쉬는 곳이라 공부하기엔 좋았지만 그러다 보니 체력은 바닥나고 업무 환경도 그리 좋지 않아 대입 공부를 시작한 지 1년 만에 결핵이라는, 당시로서는 꽤 중한 병을 얻었다. “고등학교 졸업해 번듯한 직장까지 얻었으면서 몸까지 상해 가면서 대학을 가려고 하느냐.” 아버지는 나를 꾸짖다가 “다 내가 못나서 널 제때 공부를 못 시켜 준 탓”이라며 통곡을 하셨다. -‘먹여 주고, 입혀 주고, 재워 주고, 공짜로 공부시켜 주는 곳.’ 내가 가야 할 대학의 최우선 조건이었다. 육군사관학교에 지원했다. 필기·실기시험에 모두 합격했지만 결핵 때문에 신체검사에서 떨어졌다. 그때의 상실감은 아주 컸다. 회사에 2개월 휴직계를 냈다. 머리까지 박박 밀고 고향집에서 2주 동안 한 발짝도 나오지 않았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부모님께서는 ‘얘가 죽으려고 하는 것 아닌가’ 걱정하셨단다. 방 안에 틀어박혀셔 ‘과연 나는 뭘 해야 할까’ 고민을 했다. 결론은 ‘일단 시작한 것, 원 없이 한번 도전해 보자’는 것이었다. -2개월 휴직 기간이 끝나니 김제에서 가까운 익산역으로 근무지가 바뀌었다. 직장 생활과 대학 생활을 병행할 수 있는 곳을 찾았다. 전북대 물리학과였다. 입학 성적이 좋아 장학금을 받고 76학번으로 입학했다. 함께 일하는 직장 선배가 눈감아줘 근무 시간에 전공 수업을 들으러 학교에 갔다. 그러기를 1년. 공부도 어려웠지만 무엇보다 회사에 못 할 짓이란 생각이 들었다. 사표를 냈다. -죽어라고 공부만 했다. 장학금 받기 위해서도 필사적이 될 수밖에 없었다. 그렇게 이뤄진 공부가 쌓이자 내 평생의 업이 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대학원 진학을 결심했다. 지도교수님께서 미국 켄트대를 추천해 주셨다. 입학 지원서를 냈는데 놀랍게도 전액 장학금을 주겠다고 했다. 1982년 8월 졸업이 예정돼 있었는데 가을 입학을 하라는 통보를 받아 7월 미국으로 건너갔다. 유학 후 첫 학기를 끝낸 1월 갑자기 온몸이 아파 왔다. 이러다 죽는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하지만 웬걸. 학교 보건소 의사는 타이레놀 한 알을 주더니 “푹 자라”고 했다. 다음날 거짓말처럼 멀쩡해졌다. 유학에서 비롯된 극심한 스트레스였다. -좋아하는 공부를 장학금 받고 해서 그랬을까. 석·박사 과정을 4년 만에 초고속으로 마쳤다. 박사 학위를 받게 됐다고 모교인 전북대 교수님께 말씀드렸더니 “마침 우리 학교에 교수 자리가 하나 났으니 지원하라”고 하셨다. 덜컥 합격했는데 그게 1986년 여름이었다. 7월 켄트대 학위수여식을 한 달 앞두고 모교에 돌아왔다. 고등학교 때부터 박사 때까지 희한하게 다음 단계로 진행하는 과정이 순조로웠는데 외려 그것 때문에 나는 졸업식에 참석해 본 적이 없다. 그 흔한 학위 모자를 쓰고 찍은 사진이 없다. 아들내미와 딸내미가 아빠 학력 위조한 거 아니냐고 말한 적도 있었다. -반도체 물리학이 전공이었지만 다양한 분야에 항상 눈과 귀를 열어 놓고 있었다. 1991년 탄소나노튜브가 세상에 처음 소개됐다. 논문들을 읽다 보니 지금까지와는 다른 세계를 본 듯한 충격을 받았다. 무엇보다 기초연구이면서도 실험과 응용연구가 가능했다. 대단한 매력이었다. 물리학은 다른 학문과 달리 이론과 실험 두 분야를 동시에 하는 경우가 거의 없다. 그렇지만 내게는 공고 출신이라는 남다른 이력이 있었다. 직장에서 열차 무전기를 고쳤던 경험 등 현장에도 익숙하다. 그래서 이론물리학을 전공했지만 실험과 응용연구에 두려움이 없었다. -일반 사람들에게 내 연구 분야는 아주 생소하다. 이름부터가 그렇지 않은가. 탄소는 뭐고, 나노는 뭐고, 거기에 튜브는 뭐란 말인가. 탄소나노튜브 연구가 잘 이뤄지면 요즘 많은 사람이 관심 갖는 전기자동차의 상용화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정도로 설명하면 이해가 쉬울까. 탄소나노튜브를 응용하면 고성능 에너지 저장장치를 만들 수 있고 이를 통해 전기차의 생명인 배터리 성능을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다. 전자 소재로 응용될 경우 지금과는 비교도 안 되게 빠른 초고속 컴퓨터를 만들 수도 있다. 응용 분야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에 각국의 연구자들이 지금 이 시간에도 눈에 불을 켜고 책과 논문을 파고 실험을 하는 것이다. 탄소나노튜브의 기초이론을 보강하고 응용연구로 연결시키는 과정은 앞으로도 지난할 것이다. 그게 바로 내가 후배들과 함께 가야 할 길이다. -과학자들은 다른 사람들이 가지 않은 길을 가는 경우가 많다. 그러다 보니 자주 막다른 길에 부딪힌다. 그럴 때마다 나 자신은 물론 연구원들에게도 나는 트리나 폴러스의 ‘꽃들에게 희망을’이란 책에 나온 구절을 인용한다. ‘애벌레가 화려한 나비로 거듭날 수 있는 것은 중간에 포기하고 싶어질 정도의 시련에도 불구하고 성공을 의심하지 않고 끝까지 도전하기 때문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최종 목표’를 묻는데 나는 그런 것이 없다. “내 최종 목표는 이거다”라고 정해 버리면 그것을 성취하고 난 다음에는 무슨 재미로 삶을 살겠나. 나도 알 수 없는 미지의 내 인생 최종 목표를 향해 이제 제대로 한 걸음 뗄 수 있는 준비가 됐다는 생각으로 하루하루를 살아간다. 유용하 기자 edmondy@seoul.co.kr 【이영희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우리나라보다 해외 학계에서 더 유명하다. 기초과학연구원(IBS) 나노물리구조연구단장을 함께 맡고 있는 그는 전 세계 대학 연구실과 산업 현장에 ‘탄소나노튜브’ 열풍을 일으킨 한국의 대표 물리학자 중 한 명이다. 차세대 신소재로 각광받는 단층 탄소나노튜브의 대량 합성과 성장 메커니즘 규명이 그의 성과다. 대부분의 물리학자들은 ‘이론’과 ‘실험’ 가운데 하나를 골라 자기 주력 분야를 정한다. 그러나 이 교수는 탄소나노튜브 이론뿐 아니라 수소 저장, 투명전극, 복합체 연구 등 산업화 기술도 함께 개발해 이론과 실제를 겸비한 학자로 평가받는다. 그래서 누가 “기초과학은 투자 대비 성과가 적다”, “기초과학은 돈이 안 된다” 같은 말을 하면 질색을 한다. ‘기초과학을 통해 우리나라의 국가 경쟁력을 높인다’는 게 그가 제자들에게 항상 강조하는 말이다. ▲1955년 전북 김제 출생 ▲1987년 전북대 물리학과 교수 ▲1989년 미국 에임스국립연구소 방문연구원 ▲1993년 IBM 취리히연구소 방문연구원 ▲2001년 성균관대 물리학과 교수 ▲2006년 한국물리학회 학술상 수상 ▲2006년 국가석학 선정 ▲2014년 수당상 기초과학분야 수상. 【탄소나노튜브 Carbon nanotube】 탄소 6개로 이뤄진 육각형 모양이 서로 연결돼 가늘고 긴 대롱 모양을 이루고 있는 신소재. 1991년 일본 이지마 스미오 박사가 처음 발견한 이 물질은 튜브의 지름이 머리카락 굵기의 10만분의1에 불과한 나노(10억분의1)급 크기여서 탄소나노튜브로 불린다. 탄소나노튜브는 구리보다 전기 전도율이나 열 전달률이 우수하고 강도도 강철보다 100배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반도체, 배터리, 초강력 섬유, 생체 센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될 것으로 기대된다. “제가 원래 털이 빨리 자라는 편이에요. 철도원 생활을 하다가 스물두 살에 대학에 들어갔는데 공부를 오랜만에서 해서 그런가, 너무 재미가 있는 거예요. 공부에만 정신이 팔리니까 다른 일들은 다 귀찮아지더군요. 하루이틀 안 깎은 게 60이 넘은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는 거죠.”
  • 김현·전정희 “이의 신청” 유인태·백군기 “수용”

    더불어민주당 현역 컷오프(공천심사 배제) 20% 명단이 24일 개별 통보 형식으로 공개되자 당사자들은 애써 차분한 반응을 보였지만 당혹감을 감추지는 못했다. 당 안팎에서도 이날 ‘정치적 사망선고’를 받은 10명의 이름이 공개되자 여기에 포함된 일부 의원에 대해서는 다소 뜻밖이라는 반응이 나오기도 했다. 앞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의 현역 의원 평가는 크게 ▲여론조사 35% ▲의정활동 및 공약이행 35% ▲선거기여도 10% ▲지역활동 10% ▲다면평가 10% 등으로 이뤄졌다. 세부적으로 보면 여론조사는 재출마 시 적합도, 후보지지도 등, 선거기여도는 지방선거 득표율과 선거 결과 등, 지역활동은 조직실적과 운영실적 등으로 전체 평가 항목은 70여개로 이뤄져 있다. 이 같은 평가항목을 감안하면 컷오프 대상자들은 평가에서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여론조사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지 않았겠느냐는 분석이 나온다. 문희상 의원은 처남에게 채무변제 명목으로 취업을 알선했다는 의혹으로 검찰 수사를 받았고, 신계륜 의원은 입법로비 의혹으로 1심에서 의원직 상실형을 받고 현재 재판이 진행 중이다. 당사자들은 ‘정치적 수사’라고 반발하지만, 이러한 구설은 선거를 앞둔 의원들에겐 지역에서 치명타나 다름없었다. 이번 컷오프에 포함된 3선 이상의 중진들은 지역민들에게 다소 ‘피로감’을 줬던 것 아니냐는 해석도 나온다. 당 관계자는 “논란이 된 중진들은 재출마 시 적합도 조사 등에서 결과가 나쁘게 나왔을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크게 의정활동 70%와 다면평가 30%로 평가받았던 비례대표들은 실제 점수 차가 크지 않았을 것으로 분석된다. 대체로 비례대표들의 의정활동 차이가 크지 않기 때문이다. 일각에서는 동료 의원과 당직자가 평가하는 다면평가에서 낮은 점수를 받은 게 원인인 경우도 있었을 것이란 해석이 나온다. 군인 출신으로 이념적으로 보수 성향이란 평가를 받는 백군기 의원의 경우 의원·당직자들이 상대적으로 진보적이다 보니 평가가 낮게 나온 것 아니냐는 말이 있다. ‘안철수계’로 분류되는 송호창 의원에 대한 동료·당직자들의 평가도 높지 않았을 것이란 추측이 가능하다. ‘대리기사 폭행 사건’에 연루돼 재판을 받은 김현 의원의 경우 사건 뒤 여론의 질타를 받으며 안전행정위원회에서 외교통일위로, 다시 정무위로 상임위를 계속 옮겨 다니면서 의정에 집중하지 못해 의정활동 부문에서 낮은 점수를 받았을 가능성이 있다. 이날 개별 통보를 받은 당사자들은 대부분 컷오프 결정을 수용하겠다는 반응을 보였지만, 일부는 기계적인 판단에 따른 것이라며 불만을 나타내기도 했다. 또 공천심사 배제 연락을 받은 뒤 지역구 활동을 중단하고 대책 마련에 들어간 의원도 있었다. 유인태 의원은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저의 물러남이 당에 도움이 되길 바랄 뿐”이라고 수용 의사를 밝혔다. 백군기 의원은 “정장선 총선기획단장에게 직접 전화를 받았는데, 친분도 있는 사이인데 ‘죄송하다, 저는 명단만 받은 것’이라고 하더라”며 “이의신청을 한들 무엇이 바뀌겠느냐”고 말했다. 문희상 의원은 주변에 “당을 위해서라면 다 던질 수 있고 죽을 수도 있다”고 말한 것으로 전해졌다. 의정부갑지역위원회는 25일 관련 성명서를 낼 것으로 알려졌다. 신계륜 의원은 “만약 기소된 것 때문이라고 한다면 혹시 그럴 수도 있겠다 싶다”고 말했다. 김현 의원은 “당의 결정을 존중한다”면서 “하지만 이의신청을 할 것이고, (예정대로) 국회 본회의 무제한 토론자로도 참석할 것”이라고 밝혔다. 김 의원은 최근 1심 재판에서 무죄를 받는 등 상황에 변화가 생긴 만큼 결정이 달라질 수 있다고 보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정희 의원도 이의신청을 위해 보좌관을 서울로 보냈다. 송호창 의원은 휴대전화를 꺼 놨고, 임수경·홍의락 의원 등과도 연락이 닿지 않았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수요 에세이]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수출하자/한만희 전 국토부 1차관·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수요 에세이] 한국형 스마트시티를 수출하자/한만희 전 국토부 1차관·서울시립대 국제도시과학대학원장

    국가 주력 상품들이 점차 줄어들면서 정부와 업계는 물론 국민들도 우려를 나타내고 있다. 이를 타개하기 위해 정부는 창조경제 기치를 내걸고 각 분야에서 차세대 먹거리를 육성하고 있다. 이러한 시점에 국가 주력 상품화할 수 있는 분야가 바로 민관 협력 기반의 ‘한국형 스마트시티’가 아닌가 싶다. 스마트시티란 도시 건설과 운영에 정보통신기술(ICT) 등 신기술을 접목해 교통·의료 등 시민 생활 편의를 개선하고, 에너지의 효율적인 이용을 촉진하며, 도시 운영 비용을 크게 줄일 수 있는 도시다. 아시아개발은행(ADB)에 따르면 2010년부터 10년간 아시아 지역에서만 스마트 시장 규모가 8조 2000억 달러에 이른다. 스마트시티를 선점하려는 각국의 경쟁 또한 치열하다. 중국 시진핑 국가주석은 500개의 스마트시티 건설에 182조원을 투자하겠다고 선언했다. 시장 선점을 위해 ‘일대일로’(One Belt One Road) 정책을 제시하는 한편 최근 이란 테헤란까지 연결하는 3조원 규모의 철도 사업을 추진하겠다고 발표했다. 인도의 나렌드라 모디 총리도 100개의 스마트시티 건설을 선언하고 지난달 말 20개 도시를 선정하는 등 발빠른 행보를 보였다. 일본 또한 아베노믹스의 하나로 2014년 민관 합작으로 ‘해외교통·도시개발사업지원기구’(JOIN)를 설립해 2010년 10조엔 규모의 해외 수주를 2020년에는 30조엔으로 확대하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정부의 주도 아래 은행, 종합상사, 기업이 뒤따르는 ‘올 재팬 전략’으로 수주 성과를 극대화하고 있다. 미국,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등도 각각 스마트시티 구축 전략에 국력을 쏟아붓고 있다. 우리나라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 정도로 짧은 기간에 성공적으로 신도시들을 건설한 경험을 갖고 있다. 이를 바탕으로 2010년 초까지 ICT를 접목한 U시티를 건설, 이 분야의 실적과 노하우가 풍부하다. 또한 스마트시티 분야에서 많은 강점을 보유하고 있다. 우리가 가진 강점을 더욱 극대화하고 약점을 보완한다면 스마트시티를 차세대 국가 주력 상품으로 육성할 수 있다고 본다. 그러나 이러한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몇 가지 과제가 해결돼야 한다. 첫째, 공공과 민간 부문의 법·제도 개선이다. 대부분의 도시와 인프라 건설 노하우를 가진 공공기관들이 외국에 투자하려는 경우 300억원 이상은 예비타당성 검토를 거쳐야 한다. 고작 10억원 정도의 투자도 주무 부처와 관계 부처의 사전 협의를 거치도록 하기 때문에 사업 기회를 놓치거나 추진 의지가 상실되는 일이 많은 게 사실이다. 무분별한 해외 투자가 우려된다면 전문 리스크 분석기관이나 보험 기능 등을 통해 보완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다. 또한 외국은 ICT 기업들의 자국 프로젝트 참여에 5년간의 실적을 요구하고 있는데도 국내에서는 이 분야에 대기업 참여를 제한, 실적 부족으로 해외 프로젝트 참여가 사실상 불가능한 실정이다. 따라서 대기업, 중견·중소 기업이 하나의 컨소시엄을 이뤄 국내 사업을 활성화시키고 향후 해외까지 동반 진출할 수 있도록 민간 규제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 둘째, 민관 협력 기반의 스마트시티 협의체, 가칭 ‘팀 코리아’를 제안한다. 도시개발에 관한 기술과 노하우를 보유한 중앙정부 및 공공기관, U시티 사업을 선도했던 건설 및 ICT 민간기업, 그리고 도시라는 하나의 유기적인 복합체가 효율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직접적인 관리와 운영을 담당하는 주요 지자체가 참여해야 한다. 셋째, 금융 부문의 역할이 강화돼야 한다. 글로벌 스마트시티 사업은 단순 도급사업이 아니라 투자개발형 사업이다. 담보요구 관행과 단기 실적주의에서 벗어나 국책은행과 연기금이 보다 적극적인 자세로 시장 개척에 동참할 필요가 있다. 경쟁이 치열하게 이루어지고 있는 글로벌 스마트시티 시장 선점을 위한 골든타임을 놓치지 않기 위해서는 이를 차세대 주력 상품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정부의 굳은 의지와 함께 신속하고도 세심한 정책 집행이 필요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 듣지 못하는 그녀의 삶…듣고 싶은 그녀의 음악

    듣지 못하는 그녀의 삶…듣고 싶은 그녀의 음악

    “청각을 잃게 되면서 나는 더 잘 들을 줄 아는 사람(a better listener)이 됐다.” 언뜻 이치에 닿지 않는 말이다. 하지만 누군가는 이를 현실로 이뤘다. 열두 살 때 청각을 완전히 상실했지만 스타 타악기 연주자로 세계 무대를 누비는 에벌린 글레니(51)다. ‘듣지 못하는데 연주가 가능한가’라는 의문은 그의 행보 앞에서 간단히 지워진다. 스코틀랜드 출신인 그는 2012년 영국 런던 올림픽 개막식에서 1000명의 드럼 연주자들을 이끌고 오프닝 곡을 연주해 깊은 인상을 남겼다. 세계 유수 오케스트라와의 협연, 대중 음악가(아이슬란드 가수 뷔욕, 미국 가수 바비 맥퍼린)들과의 협업 등 연간 100여건의 연주회를 치른다. 지금껏 30개가 넘는 음반을 낸 그는 1989년 그래미상(최우수 실내악 연주 부문), 지난해 폴라음악상 등을 수상했다. 연주뿐 아니라 음악 교육, 강연 활동 등도 활발해 2007년 대영 제국 훈장 2등급(작위급)을 수여받았다. 다음달 내한 공연을 앞두고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이메일 인터뷰에서 글레니는 “청각을 상실함으로써 음악을 더 잘 이해하고 음악과 더 긴밀하게 연결됐다”고 했다. ‘어떻게 그게 가능했느냐’는 질문에 그는 ‘교육의 힘’을 꼽았다. 여덟 살 때부터 귀에 이상을 느낀 그는 열두 살 때부터는 소리를 전혀 듣지 못했다. 하지만 이미 타악기에 담뿍 빠져들었을 때였다. “음악을 계속할 수 있었던 건 초등학교 때 선생님 덕분이었어요. 선생님이 팀파니를 치는 동안 저는 연습실 벽에 손을 대고 음의 높낮이를 구분하는 걸 처음 배웠죠. 어떤 음은 손가락을 얼얼하게 만드는 정도였는데 어떤 음은 몸 전체로 퍼져 나갔어요. 제 몸이 공명하는 방처럼 울린다는 걸 알게 된 거죠. 몸 전체를 거대한 귀라고 생각하고 써 보니 내가 원하는 대로 소리를 다룰 수 있더라고요.” 그는 연습실 벽에 머리를 대 보거나 손이나 팔로 울림을 느끼는 등 몸 전체의 촉각을 통해 소리에 대한 감각을 발전시켰다. 무대나 녹음실에서 ‘맨발의 연주자’가 되는 것도 그 때문이다. “하루는 선생님이 드럼 스틱도 없이 작은북 하나만 집에 가져가 보라고 했어요. 북을 두드려도 보고 긁어도 보다가 어떻게 습득했느냐고 하시길래 나도 모르겠다고 했죠. 그러자 선생님께서 ‘이제 폭풍의 소리를 내 봐라, 속삭이는 소리도 내 봐라’고 하셨어요. 그때 불현듯 내가 머릿속에 그림을 연상하며 소리를 만들어 내야 한다는 걸 깨달았어요. 제 음악 세계가 열린 날이었죠. 이후 지금까지 쭉 소리를 향한 탐험을 해 온 거예요.” 좌절은 없었을까. 그는 “귀로만 들을 수 있다고 생각했을 땐 낙담하기도 했다”고 말했다. 그래서 보청기 같은 보조 기구에 의지해 보기도 했다. 하지만 대부분의 소리가 왜곡되거나 고통스럽게 들렸다. 외려 보청기를 벗어던지자 자유가 찾아왔다. 글레니는 타악기 수집광으로도 유명하다. 전 세계에서 2000여개의 타악기를 사 모았다. 우리나라 국악기도 소장하고 있다. “수년 전 BBC 다큐멘터리 ‘위대한 여행’(Great Journeys) 촬영차 한국을 방문했을 때 국악 명인들을 만나 한국 전통음악을 접했는데 정말 아름다운 경험이었어요. 그때 구한 멋진 악기들을 지금도 갖고 있답니다.” 그는 다음달 25일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열리는 KBS교향악단 정기연주회(704회)에서 조지프 슈완트너의 ‘타악기 협주곡’을 협연한다. 요엘 레비 KBS교향악단 음악감독 겸 상임지휘자의 섭외로 내한하는 그는 “음악으로 터뜨리는 불꽃놀이를 경험하게 될 것”이라고 귀띔했다. 2만~10만원. (02)6099-7400. 정서린 기자 rin@seoul.co.kr
  • 느낌이 좋아 새 얼굴 6인

    느낌이 좋아 새 얼굴 6인

    매년 신진 작가들을 발굴해 전시 기회를 제공해 온 서울 종로구 인사동 선화랑에서 ‘2016 예감’전이 열리고 있다. 올해 5회째인 이번 기획전은 ‘여섯 개의 시선’이라는 부제를 달고 남재현, 문선미, 문호, 오상열, 이상원, 이영지 작가를 소개한다. 선화랑 1, 2층 공간에 작가별로 5~10점씩 총 80여점이 걸렸다. 2009년 서울대 동양화과와 시각디자인과를 졸업한 남재현(35)은 현대인의 정체성에 대한 고민을 재치 있게 풀어낸다. 장지에 채색기법으로 일상 속 공간에 또 다른 공간을 담아내 생경한 분위기를 연출하고 있다. 문선미(47)는 보테로의 작품처럼 뚱뚱하면서도 익살스러운 인물들을 독특한 눈빛과 몸짓으로 표현하며 삶이 어떠한가를 묻는다. 성신여대 서양화과를 졸업한 작가는 6회의 개인전을 열었다. 문호(37)는 거대한 도시에서 살아가는 인물들 간의 미묘한 관계를 주제로 담아낸다. 직접 촬영한 이미지를 컴퓨터 작업으로 색과 면을 분할한 뒤 또 다른 화면을 구성한다. 제작 과정에서 원본이 재구성되고 이미지가 캔버스에 옮겨지면서 개별적으로 존재했던 요소들이 서로 얽히고 더 큰 단위의 유기적 결합체가 된다. 중앙대 서양화과를 나와 미국 로체스터공대(RIT)에서 시각예술을 전공했다. 현대인의 소소한 단면을 그리는 오상열(37)은 비슷한 모습의 여러 군중을 한 화면에 나란히 그려 넣고 그중 눈길이 가는 중심인물을 선택해 이 시대의 화제와 스토리를 부여한다. 제주대 미술학과를 졸업하고 2005년 성균관대 일반대학원 미술학과(서양화)를 졸업했다. 여가를 즐기는 사람들의 다양한 모습을 그려 온 이상원(38)은 이번 전시에서 미디어를 통해 전달되는 다양한 이미지들을 시각화한 작품들을 선보였다. 분별력을 상실하는 일상과 몰개성적인 현대인의 습성을 보여 주는 작품들이다. 홍익대 회화과와 동 대학원 회화과를 졸업했다. 이영지(41)는 사랑을 주제로 따뜻한 정서를 담아낸다. 배접된 장지를 물에 적시고 오래된 회벽 느낌이 날 때까지 여러 번 밑색을 칠한 뒤 파릇한 풀과 나무, 화사한 꽃을 그려 찬란하고 아름다운 세상을 담아낸다. 성신여대 대학원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했다. 전시는 3월 8일까지. (02)734-0458. 함혜리 선임기자 lotus@seoul.co.kr
  • 부산시, 젠트리피케이션방지 종합대책 시행

    부산시는 원도심 젠트리피케이션 종합대책을 마련, 시행한다고 22일 밝혔다. 문화창작공간 ‘또따또가’ 등이 자리한 중구 중앙동 40계단 일원이 대상이다. 젠트리피케이션이란 도시 환경이 변하면서 중·상류층이 도심 낙후된 지역으로 유입돼 지가, 임대료 등이 상승하고 비싼 월세 등을 감당할 수 없는 원주민 등이 다른 곳으로 밀려나는 현상을 뜻한다. 도시 낙후지역을 재생하고 활력을 촉진하는 긍정적 효과도 있지만, 지나친 상업화로 지역 정체성 상실, 원주민 퇴출 야기 등 여러 문제를 낳는다. 시는 공감대 형성을 위해 건물주, 예술인, 부산문화재단, 전문가 등이 참여하는 민관협의체를 구성해 정책 방안을 협의할 방침이다. 이어 건물주, 예술인 등이 참여하는 ‘원도심 문화거리 조성 협약’을 체결하고, 참여하는 건물주에는 착한 건물 인증제, 감사패 증정 등 인센티브를 제공하기로 했다. 지역 정체성 유지 차원에서 역사적, 문화적으로 가치 있는 건물을 사들여 소공연장, 갤러리 등 문화공간으로 활용하는 방안도 마련하기로 했다. 부산 김정한 기자 jhkim@seoul.co.kr
  • 불 질러 남편 살해한 부인·내연남 징역 30년

    울산지법은 집에 불을 질러 남편을 숨지게 한 A(53)씨와 그녀의 내연남 B(50)씨에게 현존건조물방화치사죄 등을 적용해 22일 각각 징역 30년을 선고했다. 이들은 지난해 8월 A씨의 남편이 이혼해주지 않자 술에 취해 잠자던 남편의 방에 불을 질러 숨지게 한 혐의를 받고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들은 피해자 몰래 내연관계를 맺은 것에 그치지 않고, 살해까지 해 사회통념상 도저히 용인할 수 없다”면서 “특히 만취상태에서 잠들어 방어할 능력을 상실한 피해자를 상대로 한 범행은 매우 잔혹하다”고 지적했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제대로 알자! 의학 상식] 우울증 병원 가면 절반 치료… 조증은 갈등 원인 해소해야

    기분장애엔 크게 우울증(우울 장애)과 조울병(양극성 장애)이 있다. 우울증은 상대적으로 잘 알려진 질환으로 누구나 우울한 적이 있기 때문에 익숙한 편이기도 하다. 우울함은 인류의 보편적인 감정 체험으로 볼 수 있으나 심각한 우울증, 질병으로서의 우울증은 스트레스나 실망감으로부터 생기는 일시적인 슬럼프 상태와는 전혀 다르다. 마찬가지로 사람의 기분은 날씨가 변덕을 부리듯 변화무쌍한데, 조울병은 평생을 거쳐서 몇 개월 단위씩 기분이 좋은 조증 상태와 기분이 울적한 우울증 상태가 반복되는 질환을 말한다. 때로는 우울증 시기 없이 기분이 좋아지고 말이 많아지는 조증 시기만 반복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는데, 이 경우에도 조울병, 즉 양극성 정동장애라는 말을 사용한다. 이 병에 평생 걸릴 확률이 대체로 1% 정도라고 하니 그렇게 희귀한 병도 아닌 셈이다. 우울증 환자는 심적인 고통을 겪을 뿐만 아니라 제대로 대인관계를 맺지도, 맡은 일을 잘 해 나가지도 못한다. 사람을 만나도 진정한 즐거움을 느끼지 못한다. 아주 작은 일도 부담스럽고 앞날이 비관적으로 보이기 때문에 극단적인 생각을 하거나 실제로 자살을 기도하는 경우가 매우 많아 조심해야 한다. 조울병도 기분이 급상승했다가 다시 급강하하는 증상이 반복돼 그것 자체로 매우 괴롭다. 여러 가지 합병증이나 사회생활에 지장을 가져온다. 또 정신병적 증상이 동반되는 일도 있어 정신분열병으로 오인되기도 한다. 흔히 기분이 좋아지는 조증 시기는 활력이 넘쳐 좋은 일이 아니냐고 생각하는데, 정상적인 주의력과 판단력을 상실한 상태이기 때문에 결과는 매우 엉뚱하고 부적절한 행동으로 나타난다. 우울증은 치료 효과가 매우 높은 질병이다. 따라서 우울증 치료는 병원을 찾는 것만으로도 절반은 성공했다고 볼 수 있다. 치료법은 다양하다. 신경전달물질의 균형을 찾아 주는 항우울제 투여, 세상에 대한 잘못된 인식을 상담을 통해 바로잡아 주는 인지치료가 기본이다. 효과가 좋은 약이 많이 개발돼 부작용이 거의 없고 완치율도 높다. 재발을 방지하려면 증상이 소실되고 나서도 6~9개월 정도 지속적으로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조증 환자는 자신감이 있고 기분이 좋아서 자신이 환자라는 사실을 인식하지 못한다. 증상이 반복되는 환자는 자신의 병을 알면서도 기분이 침울해지는 것이 너무 싫어 치료를 받지 않으려고 하는 경향이 많다. 그래서 대개 보호자가 환자를 설득해 병원에 데리고 오거나 입원 치료를 받게 한다. 조증의 원인은 아직 정확히 알려지지 않았지만, 심장병이나 위장병에 걸리듯 뇌가 병에 걸리게 되는 일종의 뇌질환이다. 따라서 이런 뇌의 이상 상태를 교정하려면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조증이나 우울증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가 많아 이를 확인하고 갈등을 해결하는 정신 치료와 환경 조정이 반드시 필요하다. ■도움말 주연호 서울아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통 잇는 한옥… 문화 있는 쉼터

    [명인·명물을 찾아서] 전통 잇는 한옥… 문화 있는 쉼터

    조선 후기 사대부 한옥 14동 그대로 복원 주말 관람객 200여명… 휴식 장소로 역사민속관은 민속 자료 보존·체험 학습 경남 창원시에 있는 사라져 가는 전통 한옥과 지역 역사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문화시설이 인기를 끌고 있다. 창원시 의창구 사림로와 창이대로 인근(사림동), 주택지역 안에 나란히 있는 ‘창원의 집’과 ‘창원역사민속관’이 바로 그곳이다. 21일 창원시에 따르면 두 시설은 도심에 있어 접근이 편한 데다 입장료가 없어 동시에 둘러보며 전통문화와 역사를 두루 체험할 수 있어 많은 방문객이 찾고 있다. 외국인 관광객도 적지 않게 방문한다. 옛 창원·마산·진해 3개 시가 합쳐 출범한 통합 창원시 가운데 옛 창원시 지역은 우리나라에서 최초로 조성한 계획도시다. 1973년 4월, 박정희 대통령이 직접 창원지역을 둘러보고 그해 8월 창원기계공업기지 건설계획을 확정해 공업단지조성 사업을 시작했다. 인구 50만명 수용 규모의 산업도시를 건설하는 계획에 따라 도시건설 예정지에 포함된 논밭과 임야, 마을을 모두 수용했다. 수용한 지역은 공업용지, 주거지, 공공용지, 도로 등으로 구분해 터를 닦아 산업도시를 조성해 경남의 중심도시로 발전시켰다. 공업단지를 조성하기 전인 1970년대 초까지 창원지역은 논밭·구릉지·야산과 함께 옹기종기 자연마을을 형성한 인구 3만 5500여명의 전형적인 농촌이었다. 자연마을에는 명문가 집안 등이 몇 대에 걸쳐 대대손손 살던 오래된 전통 한옥도 많았다. 그러나 공업도시 개발과 도시화가 진행되면서 전통 한옥은 사라지고 아파트 단지나 현대식 단독주택 등이 줄지어 들어섰다. 경남도청 인근 주택단지 안에 있는 창원의 집은 사라져 가는 우리 고유의 전통 한옥 보존과 함께 전통문화를 배우고 체험하는 장소로 활용하기 위해 조성한 전통 한옥 체험 시설이다. 조선 후기 한학자인 퇴은 안두철(1809~1877) 선생이 건립해 당호(堂號·집이름)를 ‘성퇴헌’(省退軒)이라 짓고 살았던 전통 한옥 옛집이 있었던 곳이다. 퇴은을 비롯해 순흥 안씨 7대가 성퇴헌에서 대대로 살았다. 창원시는 성퇴헌 건물과 부지를 매입한 뒤 1984년 9월부터 1986년 6월까지 새 성퇴헌 건물(사랑채)을 비롯해 여러 동의 한옥을 복원·신축해 ‘창원의 집’으로 이름을 붙여 문을 열었다. 1만 208㎡ 널찍한 부지에 솟을대문, 중문, 곁문, 사랑채(성퇴헌), 안채, 민속교육관, 정자, 팔각정, 연자방아 등 모두 14동의 한옥 시설을 조성했다. 이들 한옥은 성퇴헌 건축 구조와 양식을 그대로 따라 지어 조선시대 사대부의 전형적인 가옥 형태를 갖추고 있다. ‘창원의 집’ 표지판이 걸려 있는 대문을 들어서면 오른쪽에 커다란 물레방아가 돌아가고 분수가 치솟는 연못이 있다. 중문채를 지나면 사랑채와 본채가 앞뒤로 위치해 있다. 대문에서부터 가장 안쪽에 있는 안채는 집안 주인마님을 비롯해 여성들의 생활공간이다. 정면 6칸, 측면 1.5칸 크기로 정지(부엌)와 온돌방 3칸, 대청 2칸 등으로 이뤄져 있다. 손님을 맞이하는 집인 사랑채는 사랑방과 서당, 주인이 기거하는 방이 있다. 정면 4칸, 측면 1.5칸 규모로 온돌방 3칸과 대청 1칸이 있다. 농기구 전시관 건물에는 갖가지 농기구와 베틀, 생활 도구 등 450여점이 전시돼 있다. 민속교육관은 시민이 직접 참여해 다도와 예절 등 전통생활과 풍습을 배우고 익히는 장소로 사용한다. 가축의 힘을 이용해 맷돌을 돌려 곡식을 찧는 연자방아 시설도 마당 한쪽에 보존돼 있다. 갖가지 나무와 꽃, 자연석으로 곳곳에 크고 작은 정원과 화단을 조성해 놨다. 맨 뒤쪽 언덕에 있는 2층으로 된 팔각정에 오르면 한옥 전체 모습이 기와지붕과 함께 한눈에 들어온다. 전문해설사가 근무하고 있어 관광객들이 요청하면 자세하게 설명을 해 준다. 창원역사박물관 쪽으로 연결되는 후문 옆에 빨간색의 느린 우체통 하나가 서 있다. 이 우체통에 편지를 넣으면 주소가 적힌 곳으로 1년 뒤 배달이 된다. 창원의 집 안에 있는 한옥시설과 마당은 전통혼례식장으로 개방했다. 원하는 사람에게 무료로 빌려준다. 결혼식이 많은 봄·가을 주말에는 전통 혼례식이 자주 열려 외국인을 비롯한 방문객들에게 색다른 구경거리를 선사하기도 한다. 김옥순(68·여) 문화해설사는 “하루 평균 방문객이 평일에는 100명, 주말과 휴일에는 200여명에 이르고 외국인 관광객도 많이 온다”고 소개했다. 지난 15일 창원의 집을 찾아 사진을 찍고 구경을 하던 23세 동갑내기 친구인 대학생 성진영·한가혜씨는 “옛날에 지었던 모양 그대로 복원해 놓은 한옥을 둘러보니 당시 생활 모습과 전통문화를 이해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창원시는 전통 한옥의 멋과 여유, 정취를 느낄 수 있는 창원의 집이 접근이 편한 도심에 있는 덕분에 어린이들과 시민들이 체험학습이나 휴식 장소로 많이 이용한다고 밝혔다. 창원의 집과 나란히 있는 창원역사민속관은 창원의 역사와 민속문화를 다양한 자료와 영상 등을 통해 시대별로 전시해 보여 주는 전시관이다. 3135.1㎡ 부지에 지하 1층, 지상 2층으로 건립해 2012년 8월 24일 문을 열었다. 1층에 있는 역사관과 현대관은 선사시대부터 산업도시로 발전해 통합시에 이르기까지 창원의 역사를 유물과 모형, 영상 등을 이용해 알기 쉽게 전시해 놨다. 2층에 마련된 제1민속관은 연도여자 상엿소리, 마산 오광대 등 지역 내 각종 무형문화재의 유래와 공연모습을 보여 준다. 무형문화재를 재현할 때 사용하는 전통악기 소리도 들어 볼 수 있도록 꾸며놨다. 제2민속관은 조상들이 사용했던 농기구와 의복, 가옥형태 등을 전시해 놓은 공간으로 선조들의 삶의 흔적을 느끼고 체험할 수 있는 곳이다. 3차원(3D) 영상을 관람하는 영상실도 마련돼 있다. 방문객들이 주변 경치를 구경하며 쉴 수 있게 건물 밖에는 공간이 넉넉한 누각이 들어서 있다. 창원의 집은 일년 내내 개방하고 창원역사민속관은 매주 월요일과 1월 1일, 설날과 추석은 문을 닫는다. 두 시설 모두 운영시간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다. 두 곳 다 주차공간도 여유 있게 조성돼 있다. 글 사진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경남 의령·함안·합천 군의회 등 선거구 유지 촉구

    20대 총선을 앞두고 선거구 조정 대상 지역으로 거론된 경남 의령·함안·합천군 의회 등이 선거구가 조정되면 4월 총선을 거부하겠다고 나섰다. 함안군의회는 22일 의령·함안·합천 선거구 유지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최근 발표하고 함안군민은 의령·함안·합천 선거구 분할을 결코 받아들일 수 없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강조했다. 군의회는 성명서에서 의령·함안·합천 선거구가 지난해 현재 인구 14만 6845명으로 제20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의 하한선으로 예상되는 14만명을 초과해 헌법재판소의 인구 편차 헌법불합치 결정에서 자유롭다고 주장했다. 또 의령·함안·합천 선거구는 지리적·역사적·경제적으로 상당한 동질성을 지니고 있다며 일부 국회의원이 정치적 영달의 희생양으로 ‘의령·함안·합천’을 이용하려는 행태에 분노를 금할 수 없다고 밝혔다. 군의회는 경남지역은 제19대 국회의원 선거구 획정에서도 정치적 힘의 논리에 밀려 1석을 잃었다며 멀쩡한 농촌지역구를 합심해 지키지 못한 경남 국회의원의 역량도 실망스럽다고 덧붙였다. 이와 함께 군의회는 명분 없는 의령·함안·합천 선거구 분할 만행이 벌어지면 3개 군민이 일치단결해 주민등록 반납과 4월 총선 전면 거부 등의 실력행사에 나서겠다고 경고했다. 앞서 함안군의회는 지난해 11월 초 ‘의령·함안·합천 선거구 유지 건의안’을 채택해 국회 등에 건의하기도 했다. 또 차정섭 함안군수는 지난해 11월 19일 국회를 방문해 현행 선거구 유지를 촉구하는 각계 군민들의 성명서를 전달했다. 의령군 의회도 지난 16일 국회의원이 공석인 지역구를 해체하는 것은 ‘빈집털이식의 개편’이라며 현행 선거구 존치를 촉구하는 성명서를 발표했다. 합천군의회도 지난해 9월 기자회견을 갖고 선거구 조정에 반대하는 내용의 성명을 발표하고 선거구를 조정하면 선거 불참 등 행동에 나설것 이라고 밝혔다. 의령·함안·합천 선거구는 19대 국회의원이던 조현룡 전 의원이 철도부품 납품과 관련해 뇌물을 받은 혐의로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의원직을 상실해 지역구 국회의원이 공석 상태다. 함안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20대 국회서 정치개혁 범국민 배심원단 구성”

    “20대 국회서 정치개혁 범국민 배심원단 구성”

    정진후 정의당 원내대표는 19일 “20대 국회 시작과 함께 ‘정치개혁을 위한 범국민 배심원단’을 구성하자”고 밝혔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 본회의 비교섭단체 대표발언에서 “우리나라 선거제도는 민의를 가장 심각하게 왜곡하는 불공정한 선거제도이지만, 양당 독점 국회는 이런 불공정성을 개선할 능력을 상실했다”면서 이같이 제안했다. 이어 “19대 국회는 선거구획정위원회를 독립기구로 꾸렸지만 정작 획정위는 여야 대리전을 치르느라 아무런 결정을 내리지 못했다”면서 “과오를 반복하지 않으려면 국민이 직접 정치개혁의 주체로 나서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정의당은 그동안 사표 방지를 위한 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 등을 요구했지만, 정치제도 개혁 협상과정에서 새누리당의 반대로 뜻을 이루지 못했다. 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굴러온 돈의 횡포…뜨는 동네의 눈물

    굴러온 돈의 횡포…뜨는 동네의 눈물

    뜨는 동네의 딜레마, 젠트리피케이션/DW 깁슨 지음/김하현 옮김/눌와 출판/408쪽/1만 8000원 어느 시골에서 상경한 듯한 가족. 삽과 곡괭이가 가장의 머리맡에 놓여 있고, 어린아이는 아버지 옆에, 임신한 아내는 남편의 아랫배에 머리를 대고 곤히 공사장에서 잠들어 있다. 잠자는 가족의 모습 뒤로는 폐허가 된 도시가 있고, 귀퉁이 한쪽 논밭에서는 어린애를 업은 채 논일을 하는 아낙네가 보인다. 임옥상 화백의 회화 ‘행복의 모습’(1983)은 역설적이다. 폐허가 된 도시를 배경으로 피곤에 찌들어 잠든 가족의 모습을 행복의 한 장면으로 꼽는다. 행복하기보다는 상실감과 인간 소외가 느껴지는 그 그림 속 여인의 배는 불러 있다. 그럼에도 생명을 잉태하고 있는 것이다. 사회학자 우석영은 신간 ‘철학이 있는 도시’(궁리)에서 이 그림을 가리켜 “논밭이라는 농촌공동체의 토대는 이제 변두리 공간으로 밀려나고 중심 공간은 난개발이 일어나는 도시 공간으로 한국의 대도시 이주민 집단 전체의 알레고리로 봐야 한다”고 분석한다. 장면을 바꿔 보자. 2013년 뉴욕 시장에 당선된 빌 더블라지오는 “우리는 거대 개발업자들에게 더 저렴한 주택을 지으라고 요구하고, 동네 병원을 럭셔리한 콘도로 바꾸지 말라고 항의한다”며 “이 지역에 뿌리를 내리고 부지런하게 살아가는 사람들을 위해서 그러는 것이며 이 사람들은 자신이 사랑하는 동네에서 매일매일 건강하게 일하고 살아갈 수 있어야 한다.”고 공약했다. 뉴욕은 월가뿐 아니라 도시 전체가 마치 자본주의의 ‘견고한 성채’ 같다. 거대한 자본들이 뉴욕으로 몰려들었고, 낡은 집들을 허문 자리에는 새 건물과 멋진 상점, 카페들이 들어선다. 집값과 임대료가 치솟고, 오랫동안 살아온 원주민들과 상인들은 변두리로 밀려나고 만다. 바로 한국의 홍대, 성수동, 이태원, 경리단길, 가로수길 등 ‘뜨는 동네들’에서 건물주의 갑질과 맞물려 일어나는 ‘젠트리피케이션’(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 등이 쫓겨나는 현상)이다. 뉴욕과 서울은 이 점에서 쌍둥이처럼 닮아 있다. 이 책의 저자는 20여년 전만 해도 소득이 낮은 유색 인종과 이민자들이 거주하던 지역에서 소위 쿨한 동네로 떠오른 뉴욕 브루클린에 사는 수십명의 사람들을 만나 젠트리피케이션의 생생한 현장을 포착한다. 젠트리피케이션은 누구에게는 낙후된 지역을 개발하는 긍정적 일이지만 어떤 이들에게는 정든 삶의 터전을 떠나게 만드는 자본의 횡포가 되고 있다. 저자는 “젠트리피케이션은 그 폭력성을 뚜렷하게 드러내지 않는다”며 “총알이나 칼날보다는 한 건물 한 건물씩 서서히 퍼져 나가는 유독한 일산화탄소 가스와 비슷하다”고 지적한다. 저자가 만난 사람들은 각자 이해관계에 따라 다른 목소리를 낸다. 브루클린의 부동산 업자인 트칼라 키튼은 “브루클린이 개발돼서 쫓겨난 사람이 몇 명이나 있습니까? 있어도 그건 쫓겨난 게 아니었어요”라고 젠트리피케이션을 옹호한다. 주택 임대업자는 “피땀 흘리지 않고 번 돈이 단 1달러도 없다”고 강변하고, 부동산 전문 변호사는 젠트리피케이션은 불가피한 현상이라고 주장한다. 반면 5대째 브루클린에 살고 있는 토박이 주민 샤이타 스트로더는 “새로 온 사람들이 지역사회에 참여하지 않는다”고 불평하고, 건축가 기타 난단은 “주민에게 필요 없는 가게가 들어오는 건 젠트리피케이션의 전형”이라고 반론한다. 딜런 고티에 뉴욕시립대 교수는 “돈이 전부가 아니라는 걸 빨리 알아차리자”고 역설한다. 한 미술품 중개인은 “임대료가 터무니없이 비싸져서 아예 뉴욕을 떠나버리기 전까지 예술가들은 얼마나 더 변두리를 전전해야 할까요”라고 반문한다. 뉴욕을 서울로 바꿔 읽으면 홍대에 있던 예술가들이 치솟는 임대료를 견디지 못하고 쫓겨나는 현상과 다를 바 없다. 저자 역시 명쾌한 해결책을 제시하지는 못하지만 결론만큼은 단호하다. 개발업자뿐 아니라 동네 토박이들조차 땅을 상품으로만 여기고 젠트피케이션의 개발 신화에 젖어 있다는 비판이다. 도시에 활기를 불어넣는 것은 자본이 아니라 그곳에 사는 사람들 간의 상호 작용이라는 저자의 인식이 전환적 출발점이 되지 않을까. 안동환 기자 ipsofacto@seoul.co.kr
  • [열린세상] 의원의 이합집산, 괜찮은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열린세상] 의원의 이합집산, 괜찮은가/계승범 서강대 사학과 교수

    총선이 끝나면 으레 일어나는 몇몇 현상이 있는데, 무소속 당선자의 정당 가입이 그 한 예다. 각 정당은 인위적으로 의석수를 늘리기 위해 무소속 영입에 열을 올린다. 정당의 공천에 불복해 무소속으로 출마함으로써 심각한 해당 행위를 했음에도 일단 당선만 되면 그것을 불문에 부치고 동지애를 강조하며 손을 내민다. 무소속 당선자도 마치 개선장군인 양 만면에 미소를 머금고 그 손을 덥석 잡는다. 국회의원의 정당 ‘갈아타기’는 임기 중에도 발생한다. 총선에서는 A 정당으로 당선되고도 정치노선을 달리하는 B 정당으로 옮겨 가는 경우도 있다. 예전에는 대개 정변에 따른 국정 중단 사태라는 비상시기를 거쳐 야당에서 여당으로 옷을 바꿔 입곤 했는데, 1989년의 3당 합당부터는 정략과 계산에 따라 정당을 갈아탄다. 최근에도 부산의 한 지역구에서 이런 일이 실제로 발생했다. 그런가 하면 집단 탈당해 아예 새로운 정당을 만드는 일도 다반사다. 대한민국 역사에서 사례가 워낙 많은 탓에 일일이 거론하기조차 불가능할 지경인데, 지난해 말 시작해 지금도 진행 중인 야당의 분열과 새 정당의 등장이 최근 사례다. 국회의원의 이합집산에 따른 정치권의 지각변동이 있을 때마다 그 여파는 장삼이사들의 술자리 대화에까지 고스란히 전이돼 파장을 일으킨다. 차라리 분당이 낫다는 둥, 여당을 도와주는 이적행위라는 둥 온갖 촌평이 난무하면서 장삼이사 스스로 각각 어느 한쪽 편에 서서 열변을 토한다. 지역구 유권자들의 동의도 없이 자기 마음대로 정당을 갈아타도 괜찮은가라는 본질적 의문은 아예 생각조차 하지 않으면서 말이다. 국회의원은 유권자의 선택을 받은 국가대표다. 그런데 그 선택 과정에는 많은 요소들이 복합적으로 작용해 유권자의 최종 결정을 좌우한다. 모든 후보자는 굵직한 공약 외에도 정당 배경을 반드시 내건다. 요즘 유권자들은 어떤 후보의 개인적인 성향만으로 투표하지 않는다. 특히 후보가 난립하고 세대가 교체돼 누가 누군지 잘 모르는 상황에서는 그 후보의 정당 배경이 최종 선택에 큰 영향을 준다. 무소속도 일종의 정당 배경이다. 소속 정당이 없다는 것도 현 정치 상황에 대한 자신의 의사 표현이기 때문이다. 따라서 지역구에서 당선된 국회의원이 혼자의 결정으로 정당을 바꾼다면 그것은 자신을 뽑아 준 유권자에 대한 기롱이자 선거 당시의 약속을 저버리는 위약이나 다름없다. 물건을 고를 때 구매자는 온갖 조건들을 조목조목 따진다. 가격 대비 효용성을 비롯해 성능이나 디자인도 보지만, 제품을 만든 회사 곧 메이커도 중요하게 고려한다. A 메이커 제품을 주문했는데 B 메이커의 동종 제품을 택배로 받았다면 소비자는 어떤 반응을 보일까. 당장 전화해서 반품 처리하고 구매 후기에 불만을 상세히 적을 것이다. 국회의원이 상품은 아니지만 선택받는 기본 원리는 다를 바 없다. 그래서 임기 중에 어떤 이유로든 정당 배경을 바꾼다면 그 유효성 여부를 객관적인 수치로 판정할 필요가 있다. 지역구 유권자의 의사를 투표 형태로 묻되 바로 이런 식이다. 어떤 국회의원이 소속 정당을 바꾸면 30일 안에 지역구 유권자의 의사를 투표 형식으로 물어서 동의를 받아야 정당 변경을 인정한다. 동의 여부 기준은 득표수로 하되 애초 당선될 때 득표한 수를 모수로 해 그중 50% 이상의 투표율(과반 참석)에 50% 이상의 찬성(과반 찬성) 기준을 적용한다. 예를 들어 어떤 국회의원이 총선 당시 10만표를 얻어 당선됐다면 5만명 이상의 투표에서 2만 5000표 이상의 찬성을 획득해야 정당 변경을 인정한다. 단, 찬성표를 이미 충족했다면 투표율이 비록 50%에 못 미칠지라도 인정한다. 이를 충족하지 못한다면 해당 국회의원은 의원직을 상실할 뿐 아니라 투표 경비 전액을 부담한다. 국회의원을 각기 보유한 두 개 정당이 통합해 새 당을 만드는 경우에도 당 대 당 통합은 자유지만, 해당 국회의원들의 의원직 유지 여부는 위의 기준에 따라 지역구 유권자의 동의를 얻어야만 의원직을 유지할 수 있다. 국민의 종복은커녕 마치 봉건영주처럼 행세하며 권력가로서 군림하는 국회의원들이 너무 많다 보니 이런 생각까지 뇌리를 스친다.
  • 연일 남침 위협하는 北… 내부 동요 단속용인 듯

    인민무력부장 “죽탕쳐 버린다” … 총정치국장, 김정은에 충성맹세 서해 함대에 큰 전함 다수 배치… “전쟁 벌이기엔 역부족” 분석도 북한의 제4차 핵실험과 장거리 미사일 도발 이후 북한군 수뇌부가 연일 호전적인 발언으로 남측을 위협하고 있지만 정작 북한군의 실상은 전쟁을 수행하기에 역부족이라는 주장이 제기됐다. 미국 자유아시아방송(RFA)은 18일 “최근 북한 군부의 호전적 발언은 국제사회의 제재가 본격 가동되는 가운데 나온 것으로, 북한군 내부 동요를 막기 위한 미봉책으로 풀이된다”고 보도했다. 북한 박영식 인민무력부장은 지난 12일 백두산에서 열린 충성결의대회에서 “원수들을 씨도 없이 모조리 죽탕쳐 버리겠다”고 위협 발언을 했다. 황병서 총정치국장도 16일 김씨 일가 시신이 안치된 금수산태양궁전 앞에서 진행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에 대한 충성맹세 자리에서 군사적 도발을 고취시키는 호전적인 발언을 이어 갔다. 하지만 북한 군부의 이러한 도발 발언에도 불구하고 동해 바다를 지키는 북한 해군의 전투력은 상당 부분 상실됐다는 주장이 나왔다. 북한 동해함대 사정에 밝은 군 소식통은 “동해 바다에 상시 경비함이 두 척가량 운용되고 있는데 기름이 없어 매년 동기훈련 때는 기동훈련 한번 제대로 하지 못한다”며 “설사 해상에 나가더라도 함선들은 보름 동안 바다 위에 떠 있다가 돌아오는 실정”이라고 밝혔다. 이어 “넓은 동해 바다를 지키려면 적어도 수백t급 경비함이 여러 척 있어야 하지만 배를 건조하지 못해 30년 이상 된 고철 함선을 그대로 운영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반면 서해함대에는 큰 전함이 많이 배치된 것으로 전해졌다. 북한 해군 출신 탈북자는 “서해 바다에서 싸움이 많이 일어나기 때문에 서해함대에 배수량이 큰 경비함을 많이 배치하고 있다”며 “군의 기강도 동해보다는 잘 갖춰졌다”고 말했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을 봐도 북한 잠수함의 기습 능력은 상당히 위협적이다. 재래식이기는 하지만 북한은 70여척의 잠수함정을 보유하고 있다. 문경근 기자 mk5227@seoul.co.kr
  • 서울시교육청, 전교조 전임자 학교복귀 명령

    법원이 전국교직원노동조합(전교조)에 대해 ‘법외노조’ 판결을 내림에 따라 서울시교육청이 변성호 위원장 등 17명의 전교조 전임자에 대해 학교 복귀 명령을 내리기로 했다. 서울시교육청 관계자는 17일 “전교조 본부와 전교조 서울지부에 ‘전교조 전임자의 휴직 허가가 취소돼 다음달 22일까지 복직해야 한다’는 내용의 안내 공문을 곧 발송키로 했다”고 말했다. 이는 지난달 21일 서울고법 행정7부(부장 황병하)가 전교조의 법외노조 통보 처분이 정당하다는 판결을 내리면서 교육부가 17개 시·도 교육청에 오는 22일까지 후속 조치를 취하라는 공문을 보낸 데 따른 것이다. 시교육청의 휴직 허가를 받아 전교조 본부와 서울지부에서 전임자로 활동하는 교사는 변 위원장을 포함해 17명으로 이들의 휴직기간은 이달 29일까지다. 시교육청은 지난해 12월 전교조 서울지부와 체결한 교원 업무 경감, 교육활동 지원, 교권 보호, 노조활동 보장 등을 담은 단체협약도 효력을 상실했다는 통보를 조만간 할 것으로 알려졌다. 교육청 관계자는 “법령에 따라 교육부 방침을 수용할 것”이라며 “전임자 복귀 외의 다른 부분도 교육부 방침대로 하기로 결정했으며 언제 시행해야 할지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광주시교육청도 지난 5일 복귀 명령을 담은 공문을 보냈다. 하지만 교육부의 후속 조치 이행 지시에 일부 교육청은 지시를 전부 따르지 않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제훈 기자 parti98@seoul.co.kr
  • 부부관계 딸에게 보여주고 추행, 인면수심 아버지 구속

    수원지검 안산지청 형사2부(부장 이기선)는 18일 아내와 성관계하는 모습을 친딸에게 강제로 보여주고 수년간 딸을 성추행한 A(43)씨를 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및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는 2010년 5월부터 2013년 10월까지 5차례에 걸쳐 경기도 자신의 집에서 친딸(18)의 몸을 만지거나 딸의 몸에 신체 특정 부위를 밀착시키는 등 추행한 혐의를 받고 있다. 또 A씨는 2010년 5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5차례에 걸쳐 딸에게 자신의 음란행위 하는 모습을 보게 하는 등 성적으로 학대한 혐의도 받고 있다. 특히 A씨는 2013년 8월 딸에게 “성관계하는 방법을 배워야 한다”며 부인과 성관계하는 모습을 강제로 보게 하는 등 엽기적으로 성학대를 해온 것으로 조사됐다. A씨의 딸은 수년간 아버지의 범행을 참고 지내다가 지난해 9월 담임교사에게 피해 사실을 털어놨다. 담임교사는 지역 여성단체에 상담했고, 여성단체는 A씨를 경찰에 고발했다. 검찰조사에서 A씨는 “부끄러워서 말하기 힘들지만 모든 범죄사실을 인정하고 반성한다”고 진술했다. 아울러 검찰은 남편과 성관계하는 모습을 딸에게 보여준 A씨의 부인(46)에 대해서도 딸에 대한 성적 학대의 책임을 물어 아동복지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하지만 A씨의 부인은 혐의를 완강히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A씨 부인은 2013년 10월 집을 나와 최근까지 따로 생활하고 있다. 검찰 관계자는 “현재 피해자인 딸은 보호시설에서 생활하면서 심리적인 안정을 찾고 있다”며 “피해자 보호를 위해 법원에 친권상실 청구도 진행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병철 기자 kbchul@seoul.co.kr
  • [이호준 시간여행] 손 편지와 함께 사라진 것들

    [이호준 시간여행] 손 편지와 함께 사라진 것들

    몇몇이 식사를 하는 자리에 함(函)이 화제에 올랐다. 혼례를 앞두고 신랑 집에서 신부 집으로 보내는 함이 사라지고 있다고 한다. 해질 무렵 골목을 떠들썩하게 울리던 “함 사세요” 하는 소리가 사라진 것도 물론이다. 전통적으로 함에는 채단과 혼서지(婚書紙)를 담아 보냈다. 채단은 신부의 치마저고릿감을 말하고, 혼서지는 신랑 집 가장이 신부 집 가장에게 귀한 따님을 제 아들의 배필로 주셔서 고맙다고 예를 다해 쓰는 편지다. 함을 주고받는 풍습이 사라지고 있다니 혼서지 역시 사라질 게 틀림없다. 어찌 혼서지뿐일까. 요즘은 손 글씨로 쓰는 편지 자체를 보기 어려워졌다. 전화가 많이 보급되지 않았던 몇십 년 전까지만 해도 편지는 거의 독보적인 통신 수단이었다. 멀리 떨어져 있는 가족 간에, 친구 간에, 연인 간에…. 특히 청춘 남녀의 연애에는 빠지면 안 되는 메신저 역할을 했다. 이름 모를 소녀에게…, 사랑하는 그대에게…, 숙아! 네가 없는 세상은…. 온갖 미사여구를 편지지에 심은 뒤, 봉투에 넣고 풀칠하고 우표를 붙이는 내내 가슴은 풍선처럼 부풀어 올랐다. 하지만 그렇게 쓴 편지가 모두 상대방에게 가 닿는 것은 아니었다. 밤새워 써 놓고도 아침에 읽어 보면 왜 그리 유치하던지. 보내지 못하고 찢어버리는 경우도 많았다. 편지를 보낸 뒤에는 세상이 온통 꽃밭처럼 환했다. 답장을 기다릴 때의 그 두근거림은 겪어 보지 못한 사람은 결코 알 수 없다. 안절부절못하다가 집배원 자전거가 오는 기색이면 후다닥 달려 나가고는 했다. 그렇게 사람과 사람 사이를 이어 주던 편지도 시간 앞에서는 무력하기만 했다. 어느 날부터 사람들은 편지 쓰는 법을 잊기 시작했다. 연인들도 더이상 편지를 쓰지 않는다. 이메일을 주고받는 것조차 거추장스러워한다. 그 배후에는 시대의 총아로 등장한 휴대전화가 있었다. 입력된 번호만 누르면 어디서라도 보고 싶은 사람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세상이 된 것이다. 그러니 누가 일일이 편지를 쓰고 우표를 붙이는 수고를 할까? 집집마다 편지함은 상업용 DM이나 고지서들의 전유물이 됐다. 편지가 사라진 세상은 속도가 지배하기 시작했다. 모든 것은 순식간에 오고 간다. 짝사랑으로 애를 태우고 밤새 편지를 썼다 지우고, 우체통 앞에서 다시 한번 망설이는 청춘 남녀는 거의 없다. 마음이 끌리면 “우리 사귈래?” 한마디로 사랑의 가부간이 결정된다. 싫으면 고개만 저으면 된다. 헤어지는 것 역시 초고속으로 해결한다. 상대방에 대해 화가 나거나 싫어지면 문자 메시지 한 줄만 보내면 된다. 밤새 이별 편지를 쓰는 대목은 케케묵은 소설에나 나올 뿐이다. 이별의 아픔이야 어찌 고금이 다를까만, 의사전달 수단의 발달이 고민의 여지까지 빼앗아 버리고 만 것이다. 편지가 오가는 시간이 줄어든 만큼 세상은 급하게 돌아간다. 빛의 속도라는 말이 더이상 낯설지 않다. 스스로 목숨을 버리는 사람들이 크게 늘어나는 것 역시 편지를 쓸 만큼의 여유를 잃었기 때문이라고 하면 억지일까? 왠지 고개가 힘차게 저어지지 않는다. 사색과 사유는커녕 생각할 틈까지 상실한 시대, 스스로 어디로 가고 있는지도 모르면서 달려가는 사람들…. 모든 게 너무 급하다. 느리게 걸어야 비로소 보이는 것들이 얼마나 많은데. 편지 쓰기 운동이라도 해야 하는 건 아닐까? 생각이 많은 아침이다.
  • 수원 맑은미소치과 문상필 원장 “자연치아 최대한 살리는 치과가 임플란트 잘하는 곳”

    수원 맑은미소치과 문상필 원장 “자연치아 최대한 살리는 치과가 임플란트 잘하는 곳”

    기술이 발달하면서 기능을 상실한 신체 부위를 인공물로 대체해 환자가 건강한 삶을 누릴 수 있도록 하는 의학 분야 역시 눈부신 발전을 거듭하고 있다. 나이가 들어 무릎 관절이 마모돼 심한 통증을 느낀다면 인공관절을, 심장 판막에 문제가 생긴다면 인공판막을 이식 받을 수도 있다. 특히 이미 많은 사람들이 경험하고 있는 인공치아 임플란트 치료는 가장 보편화된 치과 치료법으로 자리매김하는 모습이다. 하지만 아무리 기술이 발달한다고 해도 인공물은 인공물일 뿐 인체조직을 대체하는 완벽한 대안이 될 수는 없다. 진짜와 가짜에는 엄연한 차이가 존재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실제로 우리가 가장 흔히 접하는 인공치아 임플란트만 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는 매우 안전하고 반영구적인 효과로 각광 받고 있지만, 사용면이나 관리면에서 모두 자연치아에 비해 상대적으로 더욱 조심하고,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 것이 사실이다. 자연치아 살려주는 치과의사로 더 잘 알려진 수원 맑은미소치과 문상필 원장은 “최근 임플란트에 대한 대중적인 선호도와 치료 만족도가 높아지면서, 자연치아 발치에 대한 두려움도 크게 낮아진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임플란트가 훌륭한 치료법이라는 정의는 자연치아를 살리려는 노력이 전제 됐을 때 완성된다는 사실을 명심할 필요가 있다. 아무리 훌륭한 치료법이라도 해도 자연치아를 대체할 수는 없기 때문”이라고 전했다. 임플란트는 인공치아 또는 제3의 치아라고 불리기도 한다. 보통 임플란트 치료는 치아의 결손이 있는 부위나 치아를 발치한 자리의 턱뼈에 골 이식, 골 신장술 등의 부가적인 시술을 진행해 충분히 감쌀 수 있도록 부피를 늘린 턱뼈에 생체 적합성이 뛰어난 임플란트 본체를 심는 과정으로 진행된다. 식립된 임플란트는 정상적인 기능이 유지되고 있는 턱뼈와의 형태적, 생리적, 직접적 결합인 골유착이 이루어진 후 턱뼈의 골 개조 과정을 거쳐 정상적인 치아로써의 기능을 할 수 있게 된다. 문 원장은 “최근 들어 치아에 문제가 생기면 무조건 임플란트를 시술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아지고 있는데, 임플란트는 어디까지나 자연치아 살리기가 불가능한 경우에 한해 최후의 수단으로 선택해야 더욱 만족도를 높일 수 있다”라며 “임플란트 역시 주변의 자연치아와 잇몸이 튼튼해야 부작용 우려를 줄이고, 보다 건강하게 오래도록 기능을 유지할 수 있기 때문이다”라고 전했다. 실제로 임플란트를 시술하는 과정은 건축을 진행하는 과정과 매우 흡사하다. 건축에서도 튼튼한 건축물을 완성하기 위해서는 탄탄한 기초 공사가 필수인 만큼, 임플란트 시술 시에도 아래쪽 치조골이 충분하고 단단한 경우 적응이 빨라질 뿐 아니라, 사용 시에도 더욱 강한 힘을 발휘할 수 있다. 이때 주변의 자연치아와 잇몸이 임플란트를 잘 지지해 준다면 더욱 튼튼한 건축물이 완성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마지막으로 문 원장은 “현재 문제가 되는 치아뿐 아니라, 건강한 치아 역시 언제든 문제가 발생할 수 있는 만큼 꼭 필요할 때 임플란트를 건강하게 이식하기 위해서라도 자연치아를 소중하게 생각할 필요가 있다”라며 “따라서 치아가 문제가 생겼을 때는 이왕이면 자연치아를 살리는 치료법을 우선하는 치과와 의사를 선택해 장기적인 관점에서의 치아관리를 해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라고 전했다. 한편, 시사매거진 100대 명의로 선정된 문상필 원장이 직접 진료하는 수원 맑은미소치과는 자연치아 살리기를 실천하는 치과로 잘 알려져 있다. 자연치아를 최대한 살려주는 치료 및 무조건 적인 임플란트 치료 등 과잉진료를 철저하게 배제한 신뢰할 수 있는 진료를 원칙으로 하고 있다. 이를 통해 치료에 대한 만족도를 크게 높이면서 임플란트 잘하는 ‘세류동 치과’, ‘권선동 치과’, ‘인계동 치과’로 입소문을 타고 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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