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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씨줄날줄] 이학재와 이부자리 ‘혼수’/이종락 논설위원

    [씨줄날줄] 이학재와 이부자리 ‘혼수’/이종락 논설위원

    여의도 정가에 때아닌 ‘이부자리 혼수’ 논란이 뜨겁다. 이학재 의원이 지난 18일 바른미래당에서 자유한국당으로 옮겨 가면서 국회 정보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자 정당들이 설전을 주고받느라 여념이 없기 때문이다. 논란은 손학규 바른미래당 대표의 발언으로 촉발됐다. 손 대표는 이날 한국당으로 복당하는 이 의원에게 “절이 싫으면 중이 떠나는 것이지만, 절에서 덮으라고 준 이부자리까지 가지고 가는 경우는 없다”고 공격했다.민주평화당 박지원 의원이 이 발언을 받았다. 박 의원은 이날 페이스북에 “‘(바른미래당 비례대표 3인) 이상돈·박주현·장정숙 세 분 의원을 보내 주는 것이 손 대표의 말씀과 합당하다”며 출당을 요구했다. 박 의원은 “그 세 의원은 이부자리는 가지고 가지 않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민의당 소속이던 세 명의 의원은 바른정당과 합당해 소속 의원이 됐지만, 이후 평화당으로 또 분당하는 과정에서 바른미래당에 남게 됐다. 비례대표 의원은 자진해 탈당하면 의원직을 상실하게 되지만, 출당 조치를 당하면 의원직을 유지한 채 평화당으로 넘어올 수 있는 점을 감안한 발언이다. 이 의원은 이부자리 혼수 논란과 관련해 “최근 당적 변경과 관련된 여러 경우가 있었지만 단 한 차례도 당적 변경으로 인해 상임위원장직을 내려놓았다든가, 사퇴했다든가 한 사례가 없었다”며 위원장직 유지 의사를 거듭 확인했다. 이 의원의 말대로 그동안 대부분의 의원들이 당적을 변경하면서 상임위원장직을 사퇴하지 않는 것은 사실이다. 지난해 12월 유성엽, 장병완 의원이 국민의당을 탈당해 민주평화당으로 옮길 때 각각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산업자원통상위원장 자리를 지켰다. 2016년에는 새누리당 소속으로 법제사법위원장, 국방위원장, 정무위원장을 맡고 있던 권성동, 김영우, 이진복 의원이 당을 떠나 바른정당에 입당하면서 위원장직을 내려놓지 않았다. 또한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 박주선 교육문화체육관광위원장과 김동철 국토교통위원장도 각각 자리를 유지하고 국민의당에 합류했다. 하지만 예외도 있다. 2016년 국회 안전행정위원장을 맡았던 진영 의원이 새누리당을 탈당해 더불어민주당에 입당하면서 사임계를 제출했다. 원내 정당의 몫으로 나누는 상임위원장 반납 여부가 논쟁거리가 되는 것은 국회법상 해당 의원 본인의 사의가 없으면 상임위원장직 사퇴를 강제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그렇더라도 한국당은 이부자리 혼수에 욕심을 내는 모습을 보이기보다는 보수 대통합 작업을 위해서라도 “혼수가 없어도 받아 준다”라는 메시지를 던지는 게 낫지 않을까 싶다. jrlee@seoul.co.kr
  • ‘KBS 세월호 보도 개입’ 이정현, 1심 불복해 항소

    ‘KBS 세월호 보도 개입’ 이정현, 1심 불복해 항소

    KBS의 세월호 참사 보도에 개입한 혐의로 의원직을 상실할 위기에 처한 이정현(60·무소속) 의원이 1심에 불복해 항소했다. 18일 법조계에 따르면 이 의원의 변호인은 1심 재판부인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재판부에 17일 항소장을 냈다. 이 의원으로선 의원직을 유지하려면 항소가 불가피했다. 국회의원은 형사사건에서 금고 이상 형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는다. 1심 재판부는 이 의원에게 징역 1년,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이 의원은 2014년 4월 세월호 참사 직후 KBS가 해경 등 정부 대처와 구조 활동의 문제점을 주요 뉴스로 다루자 김시곤 당시 KBS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뉴스 편집에서 빼달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며 편집에 개입한 혐의로 기소됐다. 방송의 자유와 독립을 보장을 위해 제정된 방송법 제4조와 제105조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한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북 GP에서 총안구 10여개 발견…군 “완전파괴돼 불능화” 결론

    북 GP에서 총안구 10여개 발견…군 “완전파괴돼 불능화” 결론

    우리 군이 남북이 시범 철수하기로 한 전방 감시초소(GP) 22곳을 상호 현장검증한 결과를 발표했다. 우리 군은 북측 GP가 완전히 파괴됐으며 군사시설로 활용이 불가능하다고 평가했다. 다만 5곳의 북측 GP에서 각 1~2개의 파괴되지 않은 총안구가 발견됐다. 우리 군은 안전상 이유로 해당 총안구를 직접 확인하지 못했으며 “미확인 지뢰지대의 돌무지” 등 북측의 설명을 수용해 총안구의 기능과 역할이 상실된 것으로 평가했다. 총안구는 기관총이나 소총 등을 운용할 수 있는 진지를 뜻한다. 총안구는 GP와 지하갱도 또는 교통호로 연결돼 있다. 서욱 합동참모본부 작전본부장(육군중장)은 17일 기자 브리핑을 통해 “국방부와 합참은 금번 시범 철수한 북측의 GP가 감시초소로서의 임무 수행이 불가능한 것으로 평가하여, 불능화가 달성되었다고 판단했다”고 밝혔다. 앞서 남북 군사 당국은 지난 12일 시범 철수하고 파괴하기로 합의한 22개 GP에 대한 상호 현장검증을 했으며, 이후 국방부와 합참은 GP별 통합평가분석회의와 전문가 토의 등으로 평가분석 작업을 했다.서 중장은 “(우리 군의) 현장검증 및 평가분석 결과, 북측 GP내 모든 병력과 장비는 완전히 철수한 것으로 확인했다”면서 “지상시설인 전투시설과 병영막사, 유류고, 탄약고 등 지원시설은 폭파방식 등을 통해 완전히 파괴한 후 흙으로 복토하거나, 건물 흔적을 제거하고 정리된 상태였다”고 설명했다. 특히 북한 GP의 “지하시설은 출입구 부분과 감시소·총안구 연결 부위가 폭파되거나 매몰되어 있음을 확인했다”면서 “미확인 지뢰지대 내 부분 파괴된 총안구가 일부 식별되었으나, 그 기능과 역할이 상실된 것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이와 관련, 군 관계자는 “북한의 5개 GP별로 미확인 지뢰지대에 있는 1~2개 정도의 총안구에 대해서는 신변 안전상 접근해서 볼 수는 없었다”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북측 시범철수 GP 5곳에서 100~200m 떨어진 지점에 파괴되지 않은 모습의 총안구 1~2개가 식별됐다”며 “이들 총안구는 1~2명이 들어갈 수 있지만, GP와 연결되는 교통호가 매몰되어 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것으로 평가했다”고 강조했다. 북측은 이에 대해 “미확인 지뢰지대 내 총안구여서 사용하지 않거나 (시범철수 대상이 아닌) 인접 GP의 총안구, 혹은 총안구가 아닌 미확인 지뢰지대 내 돌무지”라고 설명한 것으로 전해졌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프리스트’ 정유미 주변을 맴도는 악령 “봉인 방법을 찾아라“

    ‘프리스트’ 정유미 주변을 맴도는 악령 “봉인 방법을 찾아라“

    오늘(16일) 밤, ‘프리스트’의 최대 미션은 악령의 봉인 방법을 찾아내는 것. 연우진과 박용우가 이를 찾아내 봉인에 성공할 수 있을지, 더불어 악령이 정유미의 주변을 맴도는 이유가 무엇인지,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OCN 토일 오리지널 ‘프리스트’(극본 문만세, 연출 김종현, 제작 크레이브웍스, 총 16부작) 지난 방송에서 지금까지 악령이 부마자들을 옮겨 다니며 폭주했던 이유가 밝혀졌다. 영을 가둘 수 있다는 고려시대의 공예품 나전향상 안에 6.25 전쟁 당시 국민보도연맹의 학살을 주도했던 인물에 씐 악령이 봉인돼 있었고, 교구청 지하에 보관돼있던 봉인함이 반출돼 악령이 풀려났던 것. 문제는 이 봉인함에 함께 보관돼있던 구마의식 방법에 대한 기록이 불에 타 사라졌다는 점이다. 단지 “지금까지 봐왔던 악령과는 차원이 달랐다”는 악령을 설명한 기록과, 이를 구마했던 사제 3인의 사진만이 남아있었다. “놈을 잡는 유일한 방법은 나전향상에 잡아 가두는 것”이라고 판단한 문기선(박용우)이 이에 634 레지아 단원들에게 남아있는 기록을 토대로 구마 방법을 찾으라는 명을 내렸다. 신미연(오연아)은 ‘나전향상’ 복원 심포지엄을 찾아가는 등 관련 학과 교수들을 통해 기록을 찾아다녔지만, 고려시대 때 만들어진 성물이라는 것 외에는 자료가 거의 남아있지 않았다. 정용필(유비)은 구마사제 3인의 사진을 토대로 이들의 행방을 추적했고, 3인 모두 사망했다는 사실을 알게 된 가운데, 수상한 점을 발견했다. 이중 두 신부가 8년 전 같은 날에 사망했다는 것. 2010년 11월10일, 봉인함이 누군가에 의해 반출된 그날, “결코 오지 말아야 할 놈이 세상에 나온 날”이었다. “풀려나자마자 자신을 구마했던 사제를 찾아갔던 것이겠지”라는 문신부의 눈빛엔 분노가 서려있었다. 이 과정에서 제기된 또 다른 의문. “왜 하필 병원에서 나타났을까?”, 그리고 “악령은 왜 함은호의 주변을 맴돌까”라는 점이다. 먼저 문신부는 “악마의 유혹에 빠지기 쉬운 사람들이 가장 많이 모여 있는 곳이지. 의술이란 과학만으로 어찌할 수 없는 사람들, 그런 절박한 상황에 놓인 사람들, 살 수만 있다면 악마에게 영혼이라도 팔겠다고 할 수 있는 그런 위기에 빠진 사람들이 모여 있는 곳, 그런 곳이 병원이겠지”라고 설명했다. 그러나 오수민(연우진)은 이것만으로 함은호와 악령의 관련성에 대한 답을 얻을 수는 없었다. 함은호는 우주(박민수), 송미소(박정원), 서재문(연재욱)까지 자꾸 자신의 주변에서 반복되는 부마 현상에 대해, “악마가 예전부터 절 알고 있었던 게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며 “혹시 8년 전 사고 때 부분적인 기억상실이 왔는데 그때 그 악마랑 무슨 일이 있었던 거 아닐까요?”라고 의심하고 있었다. 이때 상담을 담당했던 이가 문신부란 사실을 알게 된 오수민은 “보통 부마된 사람들은 깨어난 후에 기억을 못하죠. 그래서 ‘사고가 좀 있었다, 그 충격으로 기억을 못하는 거다’라고 부마자를 속이는 게 우리 634에 흔한 프로토콜이구요”라며 “함선생이 예전에 부마자였던 것 아닙니까”라고 물었지만, 문신부는 답을 하지 않았다. 함은호는 스스로에게서 답을 찾기로 결정했고, 최면 치료에 돌입했는데, 최면 속에서 누군가와 함께 있는 이미지들이 나타났다. 그리고 악령의 유혹에도 구력으로 버텨내던 구형사(손종학)는 부마자였던 딸까지 등장시킨 악령에게 굴복했다. 함은호는 최면치료를 통해 악령과의 관련성을 찾아낼 수 있을까. 오수민과 문신부는 악령을 봉인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내, 구형사를 구해낼 수 있을까. ‘프리스트’ 제8회, 오늘(16일) 일요일 밤 10시20분 OCN 방송.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이군현 의원, 27일 대법 판결…의원직 상실시 내년 4월 선거

    이군현 의원, 27일 대법 판결…의원직 상실시 내년 4월 선거

    내년 4월 재보선 ‘문재인 정부’ 중간 평가 성격도지역 정가 관심 집중 … 민주당 돌풍 계속도 주목정치자금법 위반 등의 혐의로 1·2심에서 징역형을 선고받은 이군현 자유한국당 의원(통영·고성)이 27일 대법원 판결을 앞두고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다. 이 의원이 대법 판결에서도 징역형이 확정되면 의원직 상실에 따른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앞서 대법원은 지난 6일 이군현 의원에게 선고기일 통지서를 발송했다. 그동안 대법원이 이 의원에게 소송기록 접수 통지서를 전달하려 했으나 ‘폐문 부재’로 5~6차례 반송되면서 이 의원 측이 대법 심리 지연 작전을 벌이는 것이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됐다. 이군현 의원은 2011년 7월부터 2015년 12월까지 보좌관 3명의 월급 2억 4600여만 원을 불법정치자금으로 가로챈 혐의를 받고 있다. 또 정치자금은 선거관리위원회에 신고한 예금계좌로 써야 하는데, 회계처리를 하지 않은 점과 한 동문에게서 1500만 원을 격려금 명목을 받은 혐의로 기소됐다. 1심과 2심은 모두 정치자금 불법수수 혐의에 징역 1년 6개월에 집행유예 3년, 회계보고 누락 혐의에 대해선 징역 6개월에 집행유예 3년을 선고했다. 추징금 2억 6100만원과 사회봉사 200시간도 그대로 명령했다. 대법원 선고에서도 1·2심과 같이 징역형의 유죄가 확정되면 의원직을 상실하면서 내년 4월 보궐선거가 실시된다. 내년 보궐선거가 문재인 정부에 대한 사실상의 중간평가 성격을 띰에 따라 지역정가에선 지난 지방선거처럼 민주당 돌풍이 계속될지 주목하고 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1심 유죄…형 확정시 의원직 상실

    ‘세월호 보도개입’ 이정현 1심 유죄…형 확정시 의원직 상실

    세월호 참사 당시 청와대 홍보수석비서관이었던 이정현(60·무소속) 의원이 1심에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선고받았다. 서울중앙지법 형사17단독 오연수 판사는 14일 방송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이 의원에게 징역 1년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앞서 검찰은 징역 1년을 구형했다. 이 의원은 2014년 4월21일 세월호 참사 직후 KBS 김시곤 전 보도국장에게 전화해 “해경이 잘못한 것처럼 몰아간다”, “10일 후에 어느 정도 정리된 뒤에 다시 하라”, “다시 녹음해서 만들어 달라”고 항의하면서 뉴스 편집에 압력을 행사한 혐의를 받는다. 방송법 제4조와 제105조는 방송 편성의 자유와 독립을 침해한 경우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3000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이 의원은 형이 확정될 시 의원직을 상실하게 된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씨줄날줄] 백의종군/김성곤 논설위원

    [씨줄날줄] 백의종군/김성곤 논설위원

    정치권에 난데없이 백의종군(白衣從軍)이 화제다. 더불어민주당의 잠재적인 대권 주자이자 광역자치단체장인 이재명 경기지사와 김경수 경남지사가 앞서거니 뒤서거니 “재판이 끝날 때까지 백의종군하겠다”면서 모든 당직을 내려놓았기 때문이다. 먼저 시동을 건 사람은 이재명 지사다. ‘친형 강제 입원’ 의혹과 관련해 직권남용과 공직선거법 위반 등의 혐의로 검찰에 의해 기소된 이 지사가 지난 12일 자신의 페이스북 계정을 통해 “당의 단합을 위해 필요할 때까지 모든 당직을 내려놓고 평당원으로 돌아가 당원의 의무에만 충실하겠다”면서 백의종군 의사를 밝혔다. 하루 뒤 드루킹 댓글 조작 사건으로 재판을 받고 있는 김 지사도 백의종군을 선언한다. 이 지사가 백의종군을 선언했는데 자신만 가만히 있기도 난처했을 법하다. 이들이 백의종군을 선언하자 일각에서는 “왜구로부터 나라를 구하다가 순국한 이순신 장군의 백의종군을 왜 들먹이느냐”는 비난도 쏟아지고 있다. 조선왕조실록에 보면 백의종군은 연산군 때부터 등장한다. 이후 60여건의 백의종군 기록이 나온다. 그중에 두 번은 이순신 장군의 것이다. 첫 번째는 선조 20년인 1587년 조산보만호 겸 녹둔도 둔전관 직책을 맡던 중 북방 오랑캐를 제대로 막지 못했다는 누명을 쓰고 백의종군에 처한다. 두 번째는 1597년 정유재란 때 원균과의 갈등에다가 이순신을 제거하기 위한 일본 간첩의 작전에 휘말린 선조가 수군통제사 자리를 뺏고 백의종군을 명한다. 기록에 보면 이순신 장군은 첫 번째 백의종군 때 완전 졸병이 아닌 ‘우화열장 급제’라는 전투편제에 속하게 된다. 갓 급제해 장교 보임을 받지 못한 것과 같은 대우인 셈이다. 지금으로 보면 행시 합격 후 수습 사무관 정도로 볼 수 있다. 두 번째 백의종군 때에도 이순신은 도원수 권율의 자문 역할을 하며, 둔전 경영도 책임진다. 예전 부하들로부터 전쟁 상황도 보고받곤 했다. 이순신을 각별하게 챙겼던 권율의 배려도 있었지만, 백의종군 시에도 일정 수준의 예우는 있었다는 것이다. 그러나 그는 군인이었고, 지휘권을 빼앗겼다는 점에서 큰 상실감을 맛보지만, 묵묵히 견뎌 내다가 복권돼 노량해전에서 장렬히 전사해 성웅이 된다. 이 경기지사와 김 경남지사는 민주당의 당원권이 정지되고, 각종 위원장 자리를 내려놓은 것은 맞다. 그러나 도정을 총괄하는 도지사직은 유지한다는 점에서 이순신 장군과 같다고 할 수 없다. 차이는 그뿐이 아니다. 이들이야 자발적이지만, 이순신 장군은 모함 등으로 임금으로부터 백의종군을 명령받았기 때문이다. 과거와 현대의 두 백의종군이 같은 듯 많이 다르다. 김성곤 논설위원 sunggone@seoul.co.kr
  • 경제 직접 지휘 나선 文대통령

    경제 직접 지휘 나선 文대통령

    장관회의 첫 주재… 부총리 접촉 늘려 고용·분배 악화에 국정 동력 상실 우려 김정은 답방 연기 등 외교 숨고르기도 문재인 대통령이 집권 중반기에 접어들면서 경제를 ‘톱다운’ 방식으로 직접 챙기는 모습을 보여 주목된다. 오는 17일 확대경제장관회의를 처음으로 직접 주재하고 월 1회 받던 경제부총리의 보고를 격주로 늘리는가 하면 홍남기 신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원톱’으로 분명히 지목해 힘을 실어 준 것은 분명한 변화로 읽힌다. 지금까지는 ‘경제는 대통령이 직접 개입하기보다는 전문가나 관료에게 맡기는 게 낫다’는 조언 내지 관행에 따라 재량권을 폭넓게 부여했다면 이제부터는 팔을 걷어붙이고 ‘지휘권’을 적극 행사하겠다는 의도가 읽힌다. 여권 관계자는 13일 “김동연 전 부총리와 장하성 전 청와대 정책실장을 투톱으로 했던 1기 경제팀이 끊임없이 불화를 빚고 최저임금 인상 등 일부 정책에 대한 민심이 제대로 보고되지 않는 등 부작용을 감안한 방향 전환으로 보인다”며 “어제 홍 부총리와의 첫 대면보고 자리에서 민감한 최저임금 문제를 적극 논의하고 그것을 언론에 알린 것도 핵심을 피해 가지 않겠다는 느낌을 준다”고 말했다. 대통령의 경제 행보에는 양면성이 있다. 재계와 노동계 등 개별 경제주체와 관료사회에 ‘명확한 신호’를 보내고 국민들의 불안심리를 잠재울 수 있는 긍정적 측면이 있지만, 성과를 거두지 못한다면 그 부담이 대통령에게 돌아가는 ‘리스크’도 있다. 이를 모를 리 없는 문 대통령이 드라이브를 건 것은 현 경제상황이 그만큼 엄중한 데다 대통령이 앞장서서 집권 중반기 느슨해질 수도 있는 공직사회를 다잡기 위한 의도가 깔린 것으로 보인다. 통상 1월에 이뤄지던 부처 업무보고를 이례적으로 12월(지난 11일~)부터 받기 시작한 것도 그런 맥락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고용노동부 업무보고에서 “정책이 성과를 제대로 내기까지는 시간이 걸리지만 국민들은 오래 기다릴 만한 그런 여유가 없다. 사는 것이 힘들기 때문에 정부로서는 빠르게 성과를 보여 줘야 한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경남 창원 경남도청에서 열린 중소기업 스마트 제조혁신 전략보고회로 달려가 “우리 경제가 어려운 이유는 전통 주력 제조업에서 활력을 잃고 있기 때문으로, 제조업에 혁신이 일어나야 대한민국 경제가 살고 경남 지역경제도 살아난다”며 “혁신성장과 일자리 만들기를 위한 제조혁신은 더는 미룰 수도 피할 수도 없는 과제”라고 강조했다. 전략보고회 후에는 지역경제인들과 오찬 간담회를 갖고 마산합포구의 창동예술촌을 찾아 시민과 상인들의 얘기를 직접 듣는 등 현장소통 행보를 이어 갔다. 이러한 ‘경제·민생 드라이브’는 올 들어 최저임금 및 소득주도성장 등 경제기조를 둘러싼 논란이 증폭되는 가운데 고용·분배 지표가 개선되지 못하는 상황과도 무관치 않다. 9월 말부터 하락세가 이어지면서 최근 50% 선이 붕괴된 국정지지율이 고착화되거나 더 떨어진다면 집권 3년차이자 문재인 정부의 성패를 좌우할 내년 국정운영 동력을 잃을 수도 있다는 위기감이 여권 내에 확산되는 게 현실이다. 문 대통령은 그동안 국정운영의 무게를 상당 부분 한반도의 완전한 비핵화와 평화프로세스 구축 등 외교·안보에 뒀다. 하지만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의 연내 서울답방이 미뤄지는 등 호흡 고르기에 들어간 국면이 역설적으로 ‘속도감 있는 경제성과’에 더 집중하게 한 측면도 있다. 최저임금 속도조절 등 정책 유연성도 확대되는 양상이다. 지난 7월 문 대통령이 ‘최저임금 임기 내 1만원’ 공약을 지키지 못하게 된 점을 사과하며 “인상 속도가 기계적 목표일 수는 없다”고 밝힌 것을 기점으로 예측가능한 수순이었지만, 현재 분위기로는 내년에 보다 구체화될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문 대통령의 행보에 대해 야당은 비판적이다. 자유한국당 김병준 비상대책위원장은 이날 “문 대통령이 (어제 국무회의에서) 경제 거시 지표가 괜찮다고 했는데 대통령이 자꾸 이러니까 시중에서 ‘대통령 리스크’를 안고 있다는 말이 나온다”며 “실제 고통은 사업하고, 가게를 운영하는 중소상인들이 안고 있으며 그분들과 대화하면 금방 안다. 서민의 삶과 경제 상황을 좀더 꼼꼼히 챙겨 달라”고 했다. 임일영 기자 argus@seoul.co.kr
  • 검찰, 삼성바이오 본사·회계법인 압수수색…수사 본격화

    검찰, 삼성바이오 본사·회계법인 압수수색…수사 본격화

    검찰이 삼성바이오로직스(삼성바이오) 분식회계 의혹 사건과 관련, 전격 압수수색을 나서며 수사를 본격화했다. 서울중앙지검 특수2부(부장 송경호)는 13일 오후 인천 연수구에 있는 삼성바이오 본사 회계부서에 검사와 수사관을 보내 회계 관련 장부 등을 확보했다. 삼성바이오의 외부감사를 맡은 삼정회계법인과 안진회계법인도 압수수색 대상에 포함된 것으로 알려졌다. 금융위원회 산하 증권선물위원회는 삼성바이오가 2015년 말 자회사인 삼성바이오에피스를 종속회사에서 관계회사로 회계처리 기준을 변경하는 과정에서 고의 분식회계가 있었다고 판단하고 지난달 20일 삼성바이오를 검찰에 고발했다. 증선위는 삼성바이오의 분식회계 규모를 약 4조 5000억원으로 보고 있다. 앞서 지난 7월에도 삼성바이오가 미국 바이오젠과 삼성바이오에피스의 주식매수청구권(콜옵션) 계약을 맺고도 고의로 공시를 누락했다고 보고 고발장을 제출한 바 있다. 이 계약은 삼성바이오의 지배력 상실과 이에 따른 회계 처리 방식과 긴밀한 관련이 있는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 검찰은 우선 금융감독원 감리 결과와 증선위 고발 내용, 이날 확보한 삼성바이오 회계 관련 자료 등을 토대로 분식회계에 고의성이 있었는지, 정확한 분식 규모가 얼마인지 확인한 다음 관련자들을 소환 조사할 방침이다. 검찰 수사 과정에서 분식회계가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및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의 경영권 승계와 어느 정도 연관됐는지 드러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2015년 삼성물산·제일모직 합병 당시 주식교환 비율은 제일모직 1, 삼성물산 0.35였다. 제일모직이 상대적으로 높게 평가받은 데는 자회사였던 삼성바이오의 기업가치가 반영된 것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당시 제일모직 지분의 23.2%를 보유한 이재용 부회장은 합병 이후 삼성물산 최대주주가 됐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아찔한 교통사고 순간 애 안고 뛴 여성 ‘구사일생’

    아찔한 교통사고 순간 애 안고 뛴 여성 ‘구사일생’

    어린 자녀를 안은 여성이 교통사고 현장에서 가까스로 위기를 벗어나는 모습이 공개됐다. 지난 10일, 베트남의 한 도로를 주행 중이던 대형 트레일러가 갑자기 중심을 잃고 갓길에 세워진 차들을 덮치는 사고가 발생했다. 끔찍한 당시 상황은 사고 현장에 있던 차 블랙박스에 고스란히 담겼고, 지난 11일 ViralHog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됐다. 공개된 영상을 보면 트레일러가 느닷없이 평온한 도로를 덮치는 순간, 아이를 안은 여성이 차들을 피해 아슬아슬하게 위기를 피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마치 전쟁터를 방불케 하는 사고 현장에서 아이를 안고 무사히 참사를 피하는 여성의 모습이 지켜보는 이들을 안도케 한다. 하지만 사고로 인한 다른 부상자의 상태 여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영상을 게재한 이는 “통제력을 상실한 트럭이 중앙분리대를 지나 정차 중인 차량 3대를 들이받았다”며 “도로에 있던 여성과 어린 아이를 거의 칠 뻔했다”고 설명했다. 사진 영상=ViralHog 유튜브 채 영상팀 seoultv@seoul.co.kr 
  • 뱃속의 아기 잃었는데 아기옷 광고 쏟아지면 어떻겠는가?

    뱃속의 아기 잃었는데 아기옷 광고 쏟아지면 어떻겠는가?

    태아를 유산했는데 신생아 출산과 관련한 광고가 계속 온다면 어떻겠는가? 미국 워싱턴 DC에 사는 길리안 브로켈이 이런 황망한 일을 겪었다. 그녀는 페이스북, 인스타그램, 트위터, 익스페리안 등에 보낸 공개 서한을 통해 이들 회사가 자신의 임신 사실을 파악할 정도로 똑똑하다면 태아가 세상을 떠난 사실도 당연히 파악했어야 했다고 공박했다. 이어 지난달 자궁에서 태아가 숨진 사실을 트위터에 올렸으니 다른 회사들도 이를 파악해 자신에게 상처를 입히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그녀는 편지에 “나처럼 자주 (소셜미디어에) 출몰하는 인간이 사흘이나 침묵한 것을 보지 않았느냐? 그리고 친구들이 ‘애통하다’거나 ‘문제’나 ‘사산(stillborn)’ 같은 표현을 동원해 위로하고 200개에 이르는 눈물방울 이모티콘을 보내지 않았느냐? 그런 건 추적할 수 없는 거냐?”고 따졌다. 이어 이들 회사에 임신과 관련한 프로모션 광고들이 비치지 않게 조치를 취하려 했지만 그들은 본체 만체했다고 덧붙였다. 이들 회사 임원진 가운데 가장 먼저 그녀의 편지에 반응을 보인 이는 페이스북 광고 책임자 롭 골드먼이었다. 그는 먼저 브로켈이 이런 일을 겪게 만든 데 대해 사과한 뒤 예를 들어 부모 노릇과 같은 주제들의 광고를 차단할 수 있는 옵션이 플랫폼에 있다고 해명했다. 이어 “여전히 개선할 필요가 있지만 우리가 애쓰고 있다는 점은 알아달라”고 호소했다. 브로켈은 답장을 준 데 대해 감사하다면서도 솔루션이 이상적이지 않다고 덧붙였다.다른 이용자들은 페이스북의 ‘Hide Ad Topics’ 세팅이 늘 원하는 만큼의 효과를 가져다주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지난달 비슷한 고통을 겪은 영국 여성도 공개 서한을 보내 “여러분의 광고들이 제가 잃어버린 것에 대한 기억을 되살려 의도치 않게 절 고문하고 있다”고 호소했다. 하지만 그녀는 여전히 아기와 관련한 상품 광고가 전달된다고 털어놓았다. 페이스북은 영국 BBC에 일종의 버그가 일어나 이런 일이 벌어졌다고 설명했다. 트위터는 성명을 내 “이런 상실을 경험한 이들에게 우리가 얼마나 고통을 안겼을지 상상할 수조차 없다”며 “우리 서비스를 이용하는 사람들에게 적절한 콘텐트가 제공될 수 있도록 광고 관련 노력을 계속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익스페리안은 브로켈과 직접 대화한 뒤 코멘트할 계획인 것으로 알고 있다고 방송은 전했다. 임병선 선임기자 bsnim@seoul.co.kr
  • ‘가족 단절’ 수용자 도운 교도관 등…법무부, 우수 인권공무원 14명 선정

    법무부는 세계인권선언 70주년을 맞아 법무·검찰 공무원 14명을 우수 인권공무원으로 선정했다. 수상자 명단에는 ‘혐의 없음’ 의견으로 송치된 강간사건을 재조사해 피해자의 억울함을 풀어 준 검사와 가족관계 단절 위기에 처한 수용자들을 도운 교도관 등이 포함됐다. 법무부는 12일 정부과천청사에서 인권보호를 위해 노력한 검사 3명, 검찰 수사관 3명, 교도관 4명, 소년보호교사 1명, 보호관찰관 1명, 출입국관리공무원 2명을 ‘2018년 우수 인권공무원’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이날 박상기 법무부 장관은 법무부의 인권존중 문화에 기여한 수상자들과 그 가족들에게 칭찬과 감사의 뜻을 전달했다. 법무부는 2012년 하반기부터 우수 인권공무원을 선정해 표창하고 있다. 올해 수상자 중 한 명인 부산지검 서부지청 이은우(여·38·사법연수원 42기) 검사는 피해자가 소리를 질러 도움을 요청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혐의 없음’ 의견으로 송치된 강간 사건을 재조사해 가해자를 재판에 넘겼다. 이 검사는 피해자의 성격이나 일행과의 관계 등을 조사해 피해자가 당시 처한 상황에서 최대한 저항했음을 입증했다. 검찰시민위원회 의결을 거쳐 기소된 가해자는 결국 법정 구속돼 피해자가 억울함을 풀 수 있었다. 이 밖에도 5명의 자녀를 방임한 지적장애인 부부에 대한 친권상실 청구 자료를 수집해 미출생신고 자녀들의 출생신고를 한 대전지검 우미라(여·36) 검찰 수사관과 가족관계 단절 위기에 있는 수용자들을 가족접견 참여 대상자로 선정하게 한 밀양구치소의 사진하(50) 교도관 등이 우수 인권공무원으로 선정됐다. 이근아 기자 leegeunah@seoul.co.kr
  •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보석 신청…:“한쪽 눈 거의 실명”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 보석 신청…:“한쪽 눈 거의 실명”

    공정거래위원회 퇴직 간부들을 재취업시키도록 대기업을 압박한 혐의로 구속기소된 김학현 전 공정위 부위원장이 시력 상실을 이유로 법원에 보석(보증금 등 조건부 석방)을 신청했다. 김 전 부위원장의 변호인은 12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32부(부장 성창호) 심리로 열린 심문에서 “녹내장이 있는 피고인이 구속 후 시력의 급격한 저하로 오른쪽 눈이 거의 실명에 가깝게 됐다”며 “왼쪽 눈도 시력이 많이 떨어져 정밀 검진과 집중 경과 관찰이 필요하다”며 보석을 허가해달라고 요청했다. 김 전 부위원장도 “오른쪽 시신경은 10% 정도 남아있고, 왼쪽은 60% 정도 남아있다고 한다”고 호소했다. 검찰은 최근 재판부에 낸 의견서에서 신병을 풀어줄 만한 사정 변경이 없는 만큼 보석을 허용해선 안 된다고 주장한 것으로 알려졌다. 재판부는 가급적 이날 중 보석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
  •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보험료 30%만 내고 고액 진료 혜택 빼먹는 ‘건보 먹튀’ 외국인들

    [공공서비스 업그레이드 1.0] 보험료 30%만 내고 고액 진료 혜택 빼먹는 ‘건보 먹튀’ 외국인들

    지난해 ‘C형 간염약’이 국내에서 큰 논란을 불러 일으켰다. 중국 동포와 중국인이 고가의 C형 간염약을 우리나라에서 집중적으로 처방받는 문제 때문이었다. C형 간염약은 한 알에 25만~30만원에 이른다. 하지만 건강보험을 적용받으면 약값의 30% 정도만 내고 처방받을 수 있다. 약은 12주를 사용하면 환자에 따라 완치율이 최대 97%에 이를 정도로 효과가 높다. 이 약들은 2016년 5월부터 건강보험이 적용됐다. 중국 동포사회 등을 중심으로 이런 이점이 알려지면서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을 수 있는 최소 기간인 3개월 정도만 국내에 체류해 집중적으로 약을 타가는 행태가 나타났다. 실제로 중국인 266명은 2016년 국내 의료기관에서 본인부담금 12억 8472만원만 내고 30억 8960만원의 C형 간염약 보험 혜택을 받았다. 지난해 1~9월에는 274명이 13억 2504만원을 내고 31억 7877만원어치의 건보 혜택을 받았다. 외국인이 건강보험료 일부만 부담하고 고액의 혜택을 받은 뒤 출국하는 이른바 ‘건강보험 먹튀’ 사례가 늘고 있다. A(15)군은 중국에서 치료가 어렵게 되자 2015년 4월 한국으로 넘어와 3개월을 체류한 뒤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었다. 그는 올해까지 3년간 국내 병원에서 치료했는데 병원비가 4억 7500만원이나 나왔다. 이 가운데 건강보험 부담금은 4억 2700만원이었다. 본인부담금 4800만원 중 1800만원은 본인부담 초과액으로 결정돼 환자 가족에게 돌려주기까지 했다. A군의 부모가 납부한 건강보험료는 고작 260만원에 그쳤다. A군과 같은 건보 진료비 상위 외국인 환자 100명을 분석한 결과, 지난 5년 동안 224억 8000만원을 건강보험에서 타간 것으로 드러났다. 하지만 이들이 부담한 건강보험료는 4억원에 그쳤다. 고액 치료를 받는 사례는 해외 동포가 38명으로 가장 많았다. 국내 건강보험제도의 허실을 잘 알고 있기 때문으로 추정된다. 모든 외국인이나 해외 동포가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니다.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의료기관에서 받은 보험 혜택보다 낸 보험료가 훨씬 많다. 외국인도 직장인은 건강보험에 즉시 가입된다. 이런 이유로 외국인 전체 가입자의 재정수지는 지난해 2490억원 규모 흑자를 기록했다. 최근 5년간 흑자액은 1조 1000억원이나 된다. 실제로 건보공단의 ‘2013∼2017년 국민·외국인·재외국민 건강보험료 현황’ 자료에 따르면 건강보험 외국인 직장가입자는 최근 5년간 1인당 평균 537만원의 건강보험료를 냈지만 받은 급여 혜택은 220만원에 그쳤다. 재외국민 직장가입자도 같은 기간 1인당 평균 건보료로 846만원을 납부하고 370만원의 보험급여만 받았다. 재외국민은 외국에 체류하거나 오랫동안 살면서도 대한민국 국적을 유지하고 있는 사람이다. 문제는 ‘외국인 지역가입자’다.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1인당 평균 137만원의 보험료를 내고 3배가 넘는 472만원의 보험급여를 받았다. 재외국민 지역가입자도 1인당 평균 344만원을 내고 806만원의 보험 혜택을 받았다. 이에 따라 외국인 지역가입자의 건강보험 재정수지는 지난해 2051억원을 포함해 지난 5년간 7000억원의 적자를 냈다. 3개월만 체류하면 건강보험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을 수 있다는 점을 악용해 외국인 일부가 적은 돈을 내고 많은 혜택을 받고 있는 것이다. 더 큰 문제는 C형 간염 치료제처럼 특수 상황에서 지역가입자가 갑자기 늘어 건보재정에 악영향을 줄 수 있다는 점이다. 우려는 현실화되고 있다.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2013년 16만 2265명에서 올해 6월 기준 29만 876명으로 꾸준히 늘고 있다. 비판이 거세지자 정부가 대책을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지난 10월 외국인이 국내에서 건강보험 혜택을 받기 위한 최소 체류 기간을 3개월에서 6개월로 연장하는 내용 등을 담은 ‘장기체류 재외국민 및 외국인에 대한 건강보험 적용기준 고시 개정안’을 행정 예고했다. 현재는 3개월만 체류하면 지역가입자 자격을 얻지만 내년부터 최소 체류 기간이 6개월로 늘어난다. 만약 30일을 초과해 해외에 체류하면 재입국일이 최초 입국일로 다시 산정된다. 외국인 지역가입자는 건강보험료를 내국인과 동일하게 소득과 재산에 따라 부과하되 전년도 건강보험 가입자의 평균 보험료 이상을 내게 했다. 그러나 이 방법으로 모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마지막 방법은 ‘외국인 건강보험 의무가입’이다. 직장가입자가 아닌 외국인은 임의가입이 가능해 고액 치료를 목적으로 입국해 체류하다 보험료를 일시불로 내고 지역가입자가 된 뒤 출국하는 사례가 많다. 소득과 재산을 파악하기 어려워 체납 보험료 부과나 부당이득금 환수도 어려운 실정이다. 이에 김상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일정 요건을 갖춘 외국인은 지역가입자로 당연 가입하도록 하고 보험료를 체납하면 완납할 때까지 보험 급여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건강보험법 개정안’을 냈다. 사실상 외국인 건강보험 먹튀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수 있는 방안이지만 아직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했다. 일부 시민단체는 “가난한 외국인의 보험료 부담이 늘어난다”며 반대하고 있다. 그러나 복지부 관계자는 “현실적으로 우리가 시도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며 “정치권이 합심해 힘을 보탰으면 한다”고 말했다. 건강보험 대여·도용 문제 해결도 시급하다. 국내에 가족이나 지인이 있는 해외 동포가 건강보험증을 빌리거나 주민등록번호를 외운 뒤 보험 혜택을 받는 사례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복지부와 건보공단은 전자건강보험증과 지문인식 등 다양한 대책을 내부적으로 검토했지만 비용 대비 낮은 효과 탓에 지난해를 끝으로 도입 논의를 중단했다. 전자건강보험증과 지문인식시스템 도입에는 2000억~6000억원의 비용이 소요될 것으로 예측됐다. 이미 무인 민원발급기에서도 지문을 활용해 건강보험 관련 증명서를 발급받을 수 있지만, 비용 부담을 우려하는 의료계의 반발과 정보 유출 우려를 제기한 시민단체 반대로 논의에 진전이 없다. 그러나 문제를 마냥 방치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 2013년부터 올해 9월 말까지 외국인 32만 4794명이 건강보험증을 대여·도용하거나 자격 상실 후 건강보험 급여를 받았다. 적발한 부정수급액이 지난 5년간 280억원에 이른다. 부정수급액은 2013년 33억 8300만원에서 지난해 68억 4600만원으로 급증했다. 당국이 적발하지 못한 금액은 이보다 훨씬 많을 것으로 추정된다. 독일은 1993년 건강보험 대여와 도용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전자건강보험증을 도입했고, 프랑스와 대만도 각각 2001년과 2004년 이 제도를 도입했다. 허대석 서울대병원 혈액종양내과 교수는 “당뇨환자가 쓰러지면 환자 이송과 혈액 검사에 많은 시간이 소요되는데 전자건강보험증에 정보를 넣어놓으면 즉각 인슐린 처치를 할 수 있다”며 “프랑스는 이런 이점을 들어 국민들을 설득했는데 우리는 개인정보 유출 논쟁만 거듭하다가 결국 도입이 무산됐다”고 지적했다. 이어 “전자건강보험증은 부정 사용을 원천 차단할 수 있는 데다 중복 검사와 처방을 획기적으로 줄이는 기능이 있다”며 “정부가 공공의 이익을 앞세워 추진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검찰도 ‘PC방 살인’ 동생 폭행만 인정…김성수, 피해자 80차례 찔러

    검찰도 ‘PC방 살인’ 동생 폭행만 인정…김성수, 피해자 80차례 찔러

    검찰이 서울 강서구 PC방 살인사건 피의자 김성수(29)에 대한 수사를 마무리하고 재판에 넘겼다. 검찰 역시 김성수의 동생(27)에 대해 살인 혐의 공범이 아닌 폭행에만 가담한 것으로 결론내렸다. 서울남부지검 사행행위·강력범죄전담부(부장 최재민)는 김성수를 살인 혐의로 구속기소하고, 동생은 폭력행위등처벌에관한법률 위반(공동폭행) 혐의로 불구속기소했다고 11일 밝혔다. 김성수는 10월 14일 오전 8시 8분 강서구의 한 PC방에서 아르바이트 직원 A(21)씨를 주먹으로 폭행하고 흉기로 찔러 살해한 혐의를 받고 있다. 동생은 김성수가 A씨를 폭행할 때 피해자를 붙잡아 폭행을 도운 혐의를 받는다. 검찰 수사 결과 김성수는 피해자와 자리를 치우는 문제로 말다툼을 시작, 얼굴과 머리를 때리고 피해자를 바닥에 넘어뜨렸다. 동생은 이 과정에서 피해자의 허리를 잡아당겨 폭행에 가담했다. 김성수는 미리 챙겨온 흉기로 피해자를 찔렀다. 김성수는 피해자를 무려 80차례나 찌른 것으로 조사됐다. 이로 인해 얼굴과 팔 등의 동맥이 절단되는 등 피해자가 크게 다쳤고, 이로 인해 사건 뒤 약 3시간 만에 과다출혈로 숨졌다. 검찰은 당시 장면이 녹화된 CCTV와 현장 목격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김성수의 동생에게 살인죄를 적용하기는 어렵다고 결론내렸다. 김성수가 피해자를 쓰러뜨리고 흉기를 휘두르기 시작하는 장면은 현장 CCTV에 찍히지 않았다. 당시 CCTV에는 약 34초간의 녹화 공백이 있었다. 검찰은 김성수가 피해자를 주먹으로 폭행할 때는 동생이 가담했지만, 흉기로 찌르는 상황에서는 가담하지 않은 것으로 파악해 동생은 살인죄 공범은 아닌 것으로 판단했다. 피해자 유족 등 일부에서는 피해자가 쓰러지기 전에도 김성수가 흉기를 사용하는 장면이 CCTV에 찍혔다면서 당시 피해자를 붙잡고 있던 김성수의 동생이 살인에도 가담한 것으로 봐야 한다고 주장했지만, 검찰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다. CCTV상 김성수가 피해자를 쓰러뜨리기 전까지 흉기를 꺼내는 동작이 없었다는 점, CCTV에서 흉기로 보이는 것은 화면 번짐(블러) 현상이나 김성수의 옷에 달린 끈으로 파악됐다는 점 등이 이유다. 또한 검찰은 김성수가 범행 당시 심신미약 상태에 있지 않았다고 밝혔다. 김성수는 경찰 조사 과정에서 우울증 진단서를 제출했고, 이 때문에 여론의 공분을 사기도 했다. 범행 당시 ‘심신 미약’ 상태를 인정받아 정상참작을 받으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었다. 그러나 공주치료감호소에서 정신감정을 진행한 결과 김성수는 심신상실 또는 심신미약 상태가 아닌 것으로 나왔다. 그럼에도 형사 사건에서 심신미약 감경에 대해 반대 여론이 높아져 정치권은 형법상 심신미약 감경을 의무 조항에서 선택 조항으로 법을 개정했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시론] ‘적과의 동침’과 ‘적대적 공존’/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시론] ‘적과의 동침’과 ‘적대적 공존’/최창렬 용인대 교양학부 교수

    임기 말 레임덕은 한국 대통령제의 숙명이다. 1987년 9차 개헌으로 최소정의적 접근의 절차적 민주주의가 확립됐으나 어느 정권이나 예외 없이 임기 3년차부터는 위기에 봉착했다.임기 초의 80%를 넘나드는 지지율의 고공행진은 집권 1년 6개월 무렵부터 하락하기 시작한다. 문재인 대통령과 집권당의 지지율 하락 추이도 심상치 않다. 최저임금 인상에 따른 자영업과 소상공인들의 어려움, 고용·투자·소비 등 거시경제 지표의 악화가 주된 원인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단기간에 경제가 호전되기는 어려울 것이란 전망도 지배적이다. 자영업의 비중이 높고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의 심화 등 한국 경제의 구조적 문제는 물론 4차 산업혁명의 변화도 무시할 수 없는 요인이기 때문이다. 청와대 민정수석실 특별감찰반원의 비위가 적발되고, 청와대가 감찰에 나섰으나 이를 공개하지 않았다. 이뿐만이 아니라 최근 청와대 공직 기강 해이의 조짐이 여러 곳에서 나타났다. 청와대의 공직사회에 대한 장악력이 떨어졌다는 분석마저 나오는 상황이다. 최저임금 산입 범위와 탄력근로제 확대 등의 정책 지향과 노선을 달리하는 민주노총 등 진보연대의 정권과의 불화도 문재인 정부로서는 큰 부담이다. 지지율 하락의 원인 분석도 정확해야 한다. 경제적 요인에 무게를 두는 보수적 시각이 주를 이루지만 개혁 동력의 상실도 간과할 수 없는 요인이다. 촛불집회 2년이 넘은 지금 개혁을 상징하는 촛불정신은 작동되고 있는지 돌아보아야 한다. 지난 정권의 불의와 부정의의 단죄만으로 촛불시민의 의사를 대변할 수 없다. 전적으로 최저임금의 인상이나 소득주도성장에 경제 악화의 혐의를 두는 프레임은 정확하지도 않고 온당하지 못하다. 최저임금 인상의 속도나 이에 따른 부작용에 대한 면밀한 검토가 부족했던 점은 분명하다. 그러나 경제 악화의 원인을 전적으로 개혁적 정책으로 본다면 과거의 성장 프레임으로 돌아가자는 것이나 다름없다. 통계청이 발표한 3분기 가계동향조사에 의하면 상위 20%와 하위 20%와의 소득격차는 더 벌어졌다. 소득 불평등, 사회적 양극화를 완화하지 못하면 한국 사회의 통합은 물론 지속 가능한 발전은 불가능하다. 그러나 경제와 민생의 난조는 개혁 동력의 약화를 결과하고 급기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임금 격차, 경제력 집중과 부의 편중, 사학의 구조적 비리, 전관예우, 낙하산 인사 등 사회 전반의 개혁의제 자체가 실종되는 형국에 이르렀다. 역사에 수구와 반동의 존재는 필연이다. 제1 야당인 자유한국당은 헌법을 유린하고 국정을 농단한 집권세력으로서 아직도 국민에게 반성하고 사과하지 않았다. 오히려 박근혜 탄핵에 찬성하여 탈당했던 전력을 문제 삼고, 친박이 당내 주류로 약진하는 역사적 퇴행이 벌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오세훈 전 서울시장은 박근혜 전 대통령 탄핵에 찬성하기 위하여 탈당했던 일을 반성한다며 한국당에 입당했다. 주권자의 의지에 의해 진행된 전직 대통령의 탄핵에 동참했던 사실을 반성한다면 헌법 절차에 따른 전직 대통령의 파면을 전면 부정하는 것에 다름 아니다. 그럼에도 한국당의 지지율은 2016년 최순실 농단 직전의 지지율을 회복하고 있다. 이렇듯 문재인 정부 집권 1년 7개월이 지난 시점에 나타나는 징후들은 개혁 의제의 상실과 수구세력의 반격으로 요약된다. 문재인 정부의 지지율 하락은 경제 악화만으로 설명될 수 없다. 같은 무게로 진보적 의제의 실종이 지적되어야 한다. 노무현 정부가 출범하던 2003년 화물연대 파업도 정권의 부담으로 작용했다. 그러나 정권은 예산안 처리에서 ‘적과의 동침’을 택했다. 선거제도 개혁의 지연 등 국정농단 세력과의 정치공학에 따른 묵시적 연대가 ‘적대적 공존’이 관철되는 한국 정치 패러다임에서 선거에 유리하다는 판단을 했다면 ‘촛불시민’에 대한 배신이 아닐 수 없다. 지지율을 비롯한 다양한 층위의 신호는 정권에 대한 경고음이다. 위기를 인식하지 못하고 견강부회나 확증편향에 집착한다면 역대 정권의 위기를 답습할 수 있다. 보수·진보를 막론하고 국민 일반의 정서에 부합하지 않거나 교만했던 정권은 급전직하했다. 냉전세력은 아직도 강고하다. 범여권 등 진보연대로 개혁 의제를 쟁점화시킴으로써 촛불의 모멘텀을 확립해야 하는 이유이다. 위기와 기회는 동전의 양면이다.
  • 부서지기 쉬운 삶, 그게 인생

    부서지기 쉬운 삶, 그게 인생

    나는 지금 삶을 살고 있지만 정작 삶에 대해 아는 게 별로 없다. 음식을 잘 먹는 사람이 반드시 음식에 대한 해박한 지식을 가진 게 아니듯이. 그런 나도 삶에 관해 말할 수 있는 게 하나 있기는 하다. 어떤 것인가 하면, 우리네 삶은 생각보다 부서지기 쉽다는 점이다. 빈틈없어 보이는 삶일수록 더욱 그렇다. 늘 염두에 뒀던 명제인데 영화 ‘더 파티’를 보고 머릿속에서 그 비중이 한층 커졌다. 파티가 열리는 장소는 자넷(크리스틴 스콧 토머스)과 빌(티모시 스폴) 부부의 집이다.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으로 임명된 자넷을 축하하려고 친구들이 그곳에 모이기로 했기 때문이다. 이제 그들이 도착했다. 냉소적 현실주의자 에이프릴(패트리시아 클라크슨)과 명상하는 인생 상담 코치 고프리드(브루노 간츠) 커플, 페미니스트 마사(체리 존스)와 인공수정으로 세쌍둥이를 임신한 그의 연인 지니(에밀리 모티머), 젊은 은행가 톰(킬리언 머피)이다. 다들 짝이 있는데 톰만 싱글이냐고? 아니다. 그에게도 짝이 있다. 에이프릴의 평에 따르면 “태풍의 눈”에 해당하는 “아리따운 메리앤”이다. 그녀는 오늘 조금 늦는단다. 그런데 여기 모인 이들의 상태가 심상찮다. 특히 두 사람이 눈에 띈다. 넋이 나간 빌과 좀처럼 흥분을 가라앉히지 못하는 톰이다. 둘의 모습에서 관객은 이곳에 곧 ‘태풍’이 몰아닥칠 것임을 예감하게 된다. 스포일러이기에 그 거대한 사건이 무엇인지 이 글에서 밝힐 수는 없다. 다만 고백과 폭로, 그럼에도 남아 있는 비밀이 얽힌 가운데 ‘더 파티’가 진행된다는 사실은 언급해도 괜찮을 듯싶다. 유력 정치인과 명문대 교수라는 그럴 듯한 외피 안에, 어쩌면 자기 삶을 끝장낼 수도 있는 진실이 꿈틀대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래서 우리네 삶은 생각보다 부서지기 쉽다는 것이다. 영화 초반에 고프리드는 자넷에게 농담을 한다. “미리 위로할게요. 정상에 올랐으니 이젠 내리막길만 있겠네요.” 한데 자넷을 위한 축하 파티가 점점 희비극으로 바뀌어가는 장면을 보면서 우리는 직감한다. 고프리드가 던진 농담이 실은 진리였음을.이는 자넷에게만 해당되는 인생의 냉엄함이 아니다. 거기에는 예외가 없다. 누군가 행복하다고 느끼는 순간 그에게 불행이 닥치는 경우는 수두룩하다. 아니 정확히 표현하자면, 행복 안에 불행이 잠재해 있다고 해야 할 테다. 암담한 생이다. 그나마 위로가 되는 건 그 반대―‘불행 안에 행복이 깃들어 있다’도 참이라는 점이다. 전혀 위로가 안 된다고? 그럼 덧붙여 한 철학자의 방법을 소개한다. 그는 부서지기 쉬운 삶을 사는 우리에게 “존재의 근본적인 불안을 받아들이라”(토드 메이, ‘부서지기 쉬운 삶’)고 충고한다. 물론 이렇게 한다고 문제가 해결되지는 않는다. 그래도 한번 노력은 해봐야겠다. 적어도 상실감에 허우적대지는 않을 수 있다니까. 허희 문학평론가·영화칼럼니스트
  •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사망…한국당 “군인의 명예 지키려는 몸부림”

    이재수 전 기무사령관 사망…한국당 “군인의 명예 지키려는 몸부림”

    자유한국당은 7일 세월호 유가족에 대한 불법 사찰을 지시한 혐의로 검찰 수사를 받던 이재수 전 국군기무사령관이 스스로 목숨을 끊은 것과 관련, “고인의 자결은 군인으로서 명예를 지키려는 마지막 몸부림”이라고 말했다. 이 전 사령관은 2013년 10월부터 1년간 기무사령관으로 재직하며 2014년 6·4 지방선거를 앞두고 이른바 ‘세월호 정국’이 박근혜 정권에 불리하게 전개되자 세월호 유족 동향과 개인정보를 사찰하도록 지시한 혐의(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를 받는다. 윤영석 한국당 수석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고인은 국방부 특별수사단의 발표, 검찰 조사과정에서 군인으로서 심한 굴욕감을 느꼈을 것이며, 크나큰 명예의 손상을 입었을 것이다”라면서 이같이 말했다. 이어 “문재인 정부는 그동안의 과거사 조사, 적폐 청산이라는 미명하에 얼마나 많은 분들을 억울하게 만들었는지, 굴욕감과 상실감에 빠지게 했는지 되돌아보기 바란다”면서 “국가를 지키는 참군인의 길을 묵묵하게 걸어오신 고인을 이렇게 황망하게 떠나보내면서 망연자실하실 유가족과 친지 분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린다”라고 고인의 명복을 빌었다. ※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 예방 핫라인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 울산교육감, 중구청장, 남구청장 등 단체장 3명 줄줄이 법정에 선다

    지난 6·13 지방선거에서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혐의로 수사를 받던 울산 교육감과 기초자치단체장 등 3명이 모두 기소돼 재판을 받게 됐다. 울산지검은 선거 과정에서 허위 학력을 공표한 혐의 등으로 김진규 울산 남구청장을 불구속 기소했다고 7일 밝혔다. 김 청장은 6·13 지방선거를 앞두고 발행한 선거 공보와 선거 벽보, 선거운동용 명함 등과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허위 학력을 공표한 혐의를 받고 있다. 그는 모 대학교 경영대학원을 졸업하지 않고 중퇴했지만, 선거 공보 등에 경영대학원 총동문회 수석부회장이라고 게재했다. 또 김 구청장은 지방선거 과정에서 금품을 제공한 혐의도 받고 있다. 검찰은 이와 관련해 선거 당시 회계책임자와 선거대책본부장 등 6명도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 관계자는 “선거관리위원회가 고발한 내용 중 일부는 사실과 다른 것으로 확인돼 불기소 처분했다”고 밝혔다. 이에 앞서 박태완 울산 중구청장도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박 청장은 지난 5월 21일 지방선거 후보로 울산시의회에서 기자회견을 하면서 “엄격한 고도제한으로 공항 주변 주민들이 재산권 행사에 제약을 받고 있는데, 정부는 2013년 울산 등 7개 공항을 고도제한 완화 대상으로 지정했다”고 발언한 것이 문제가 됐다. 그는 선거 방송토론회에서 ‘중구가 고도제한 완화구역에 포함돼 있는데, 현직 구청장이 완화 조처를 하지 않아 구민이 피해를 보고 있다’는 취지의 발언을 한 혐의도 받고 있다. 노옥희 울산시교육감은 선거 TV 토론회에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지방교육자치에 관한 법률 위반)로 재판에 넘겨졌다. 노 교육감은 교육감 후보 시절이던 지난 6월 5일 열린 토론회에서 자신을 ‘한국노총 울산본부 지지를 받는 후보’라고 소개해 허위사실을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다. 다른 후보가 이 발언을 문제 삼아 “한국노총은 공식적으로 지지 선언을 한 사실이 없다”며 울산지검에 노 교육감을 고발했다. 당시 다른 후보 6명도 “노 후보가 진보 단일화 후보가 아닌 데도, 이런 사실을 페이스북에 광고했다”며 노 교육감을 고발했으나, 당시 수사를 진행한 경찰은 두 건의 고발 중 한국노총 관련 발언에 대해서만 혐의가 있다고 판단해 사건을 송치했다. 지방지방교육자치법은 선거와 관련된 사안을 공직선거법에 준용하도록 정하는데, 노 교육감의 토론회 발언은 공직선거법상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에 해당한다. 공직선거법은 허위사실공표죄(제250조)에 대해 당선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후보자에게 불리한 허위사실을 공표한 사람은 7년 이하 징역이나 500만∼3000만원 이하 벌금에 처하도록 정하고 있다. 공직선거법을 위반한 당선인은 징역형 또는 1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으면 직을 상실한다. 선거사무장·회계책임자나 배우자 등 직계존비속이 금품 제공, 기부 행위 등으로 징역형 또는 3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을 받을 때도 당선이 취소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책꽂이]

    [책꽂이]

    민주주의는 회사 문 앞에서 멈춘다(우석훈 지음, 한겨레출판 펴냄) 일도 하고 정치도 해야 하는 회사. 사장님에 팀장님, 선배님까지 모시는 회사. 세계적으로 유례가 없는 대한민국식 ‘직장 갑질’ 현상을 사회과학과 경제의 논리로 분석한다. 저자는 ‘직장 내 위계에 의한 갈등을 줄이고 수평적인 구조를 만드는’ 직장 민주주의를 실현하기 위해 팀장·젠더·오너 수준의 3가지 틀을 제시한다. 280쪽. 1만 5000원.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황영미 지음, 솔 펴냄) 영화평론가로 알려진 작가가 1992년 등단한 이래 26년간 써 내려온 작품들을 모은 첫 소설집. 표제작 ‘구보 씨의 더블린 산책’은 ‘소설가 구보 씨의 일일’을 썼던 소설가 박태원이 제임스 조이스의 소설 ‘율리시스’의 배경 더블린을 찾아 하루 동안 산책하는 이야기를 그렸다. 268쪽. 1만 3000원.조선 엄마의 태교법(정해은 지음, 서해문집 펴냄) 1800년 조선시대 여성이 펴낸 태교 전문서인 ‘태교신기’. 이 책에서는 태교를 여성의 역할로 가두지 않고 남편과 가족의 참여를 역설했다. ‘태교신기’의 관점에서 저자는 태교의 중심이 개인에서 사회와 국가로 이동해야 하며, 고귀한 생명이 안전하게 세상에 나올 수 있도록 사회 구성원 모두가 노력해야 한다고 설파한다. 300쪽. 1만 7000원.길 잃기 안내서(리베카 솔닛 지음, 김명남 옮김, 반비 펴냄) ‘맨스플레인’(man+explain)이라는 신조어를 만든 페미니스트 미국 소설가가 조언하는 인간의 성장 방식. 저자는 인간의 영혼이 길 잃기를 통해 성숙한다며 상실과 방황을 거쳐야 진정한 자아 정체성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이민자 출신으로서 돌아본 청소년기와 청년기의 풍경을 그렸다. 300쪽. 1만 7000원.이 싸움은 우리의 싸움이다(엘리자베스 워런 지음, 신예경 옮김, 글항아리 펴냄) 미국 민주당 차기 대권 유력 후보로 손꼽히는 저자가 몰락한 중산층 남녀를 인터뷰했다. 하버드 법대 교수 출신의 파산법 전문가인 저자가 그간 수행해 온 중산층 연구, 정치가로서의 신념과 행보, 개인적인 생애 이야기를 담았다. 508쪽. 1만 9000원.달나라로 간 소신(이낙진 지음, 지식과감성 펴냄) 한국교총이 만드는 한국교육신문의 편집국장인 저자가 써 내려간 ‘알고 보면 소중한 일상 혹은 히스토리’. 기억과 기록으로 풀어 낸 가족에 관한 에세이다. 저자는 “네 잎 클로버의 행운을 쫓아가다 보면 세 잎의 행복은 외면해버리기 일쑤”라며 “이미 행복한 사람들이 신기루 같은 행복을 찾아 시간을 낭비하지 않기를 바란다”고 조언한다. 228쪽. 1만 3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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