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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은수미 성남시장 항소심서 벌금 300만원...시장직 상실 위기

    은수미 성남시장 항소심서 벌금 300만원...시장직 상실 위기

    조직폭력배 출신 사업가로부터 차량편의 등을 받은 혐의(정치자금법 위반)로 불구속 기소된 은수미 경기 성남시장에게 2심 공판에서 당선무효형을 선고했다. 수원고법 형사1부(노경필 부장판사)는 6일 항소심 선고 공판에서 은 시장에 대한 원심을 파기하고 벌금 300만원을 선고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은 교통편의를 기부받는다는 사정을 충분히 인식하면서도 1년 동안 코마트레이드 측으로부터 차량과 운전 노무를 제공 받았다”며 “이런 행위는 민주정치의 건전한 발전에 기여해야 할 정치인의 책무 및 정치 활동과 관련한 공정성·청렴성에 대한 국민 신뢰를 버린 것”이라고 판시했다. 선출직 공무원은 정치자금법 위반죄로 벌금 100만원 이상의 형이 확정될 경우 당선이 무효가 된다. 형이 확정되면 은 시장은 시장직을 잃게 된다. 검찰은 지난달 결심 공판에서 당선무효형에 해당하는 벌금 150만원을 구형한 바 있다. 항소심 선고 후 은 시장은 기자들에게 “항소심 선고가 부당하다고 생각한다”며 “상고해서 잘 대응 하겠다”고 말했다. 은 시장은 2016년 6월부터 2017년 5월까지 1년여 동안 자신의 정치 활동을 위해 코마트레이드와 최아무개씨로부터 95차례에 걸쳐 차량 편의를 받아 교통비 상당의 정치자금을 불법 수수한 혐의로 불구속기소 됐다. 코마트레이드 대표 이아무개씨는 성남지역 조직폭력배 출신이며, 최씨는 코마트레이드 임원인 배아무개씨의 소개로 은 시장의 운전기사로 일하며 코마트레이드로부터 렌트 차량과 함께 월 200만원을 받은 것으로 조사됐다. 신동원 기자 asadal@seoul.co.kr
  • 파산 결정 후 미지급 임금…대법 “사업주 책임 못 물어”

    대법원이 임금을 체불한 혐의로 실형을 선고받았던 병원장 사건을 다시 심리해야 한다고 판단했다. 병원 파산 결정 이후 죄책을 물을 수 없다는 취지에서다. 대법원 1부(주심 김선수)는 부산 소재 한 병원의 원장을 지낸 A씨의 근로기준법 위반 등 혐의 사건 상고심에서 징역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부산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5일 밝혔다. 대법원은 2017년 7월 병원 파산선고로 직원들에 대한 임금 지급 책임을 면하게 됐음에도 원심이 이를 간과했다고 판단했다. 대법원은 “A씨는 파산선고 결정과 동시에 임금, 퇴직금 등의 지급 권한을 상실했고, 그 지급 권한이 파산관재인에게 속하게 됐다”고 판단했다. 이어 “파산선고 결정 후 지급 사유가 지난 부분에 대해서는 A씨에게 체불로 인한 죄책을 물을 수 없음에도, 원심에서는 법리를 오해해 판결에 영향을 미친 잘못이 있다”고 덧붙였다. A씨는 퇴직 근로자들에게 100억원대의 임금을 기한 내 지급하지 않은 혐의 등으로 재판에 넘겨졌다. 1심은 A씨에 대해 유죄를 인정해 징역 1년 2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하고 16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다. 2심도 1년 2개월의 실형을 선고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
  • 설렘 가득한 연애시와 감성 가득한 에세이 ‘우리 사랑은 매년…’

    설렘 가득한 연애시와 감성 가득한 에세이 ‘우리 사랑은 매년…’

    우리 사랑은 매년 다시 피어나는 봄꽃 같았으면 좋겠다/서동빈 지음/함주해 그림/허클베리북스 펴냄/240쪽/1만 4000원 작가 서동빈이 신간 ‘우리 사랑은 매년 다시 피어나는 봄꽃 같았으면 좋겠다’를 펴냈다.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낸 뒤 작가는 문득 자신이 전혀 다른 사람이 됐다는 사실을 알아차렸다. 그 사람을 사랑한다고 하면서 사실은 상대방에 대한 소유욕과 스스로의 상실감에 가득했던 자신이 이제 온 세상을 사랑할 수 있게 된 것이다. 이 책은 사랑하는 사람을 떠나보내고 오히려 더 충만해져 버린 사랑을 어떻게 다루어야 할지 고민하다가 만든 책이다. 막스 자코브, 무하마드 루미, 릴케, 살로메, 브레히트 그리고 장경경과 다이라노 가네모리, 박미산과 김므즈에 이르기까지 유럽과 미국, 아시아, 중동, 대한민국의 아름다운 사랑의 시 31편에 그 시들을 바탕으로 떠올린 작가의 추억이 에세이 형식으로 덧붙었다. 이 책에 실린 31편의 시 중에서 11편은 국내에 처음으로 번역 소개됐거나 이 책을 위해 새로 쓴 시들이다. 작가는 시를 모으고 그 시들에 자신의 글을 덧붙이는 과정에서 사랑의 진정한 의미를 찾아냈다. 소유나 자기 연민으로서의 연애가 아니라 자기를 버리고 상대방을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연애를 할 때 비로소 사람들은 이성뿐만 아니라 세상을 더 사랑하게 되고, 스스로를 아끼며 살아갈 수 있게 된다는 것이다. 이 책은 내용뿐 아니라 ‘물성’으로서의 책 자체도 그 아름다움으로 큰 화제다. 작가와 일러스트레이터, 시인들과 편집자 그리고 번역자가 1년 6개월간 한 땀 한 땀 공들여서 만든 역작이다. 본문의 일러스트는 사람과 세상의 풍경을 서정적이고 환상적인 세계관으로 그려내는 함주해 작가가 맡았다. 또 북디자인은 최근 우리나라 북디자인 풍경의 새로운 물결을 일으키고 있는 북디자인 스튜디오 ‘urbook’에서 담당했다. 시인 박미산과 가수 김므즈, 번역가 김유 등과의 컬래버레이션 또한 빛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이재훈 매너 여전해” 이본, ‘콩다방’ MC로 컴백 [일문일답]

    “이재훈 매너 여전해” 이본, ‘콩다방’ MC로 컴백 [일문일답]

    ‘까만콩’ 이본이 ‘올드송감상실 콩다방’ 촬영 소감을 밝혔다. 이본은 오는 12일 첫 방송되는 SBS미디어넷의 신규 채널 SBS FiL(에스비에스필)의 ‘올드송감상실 콩다방’(이하 콩다방) MC로 발탁돼 촬영을 마쳤다. 이에 이본은 “진짜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편했다. 내 컨디션만 좋다면 1년치 분량 녹화하자 해도 할 수 있을 만큼 즐겁게 촬영했다”고 전했다. ‘콩다방’은 이본이 안내하는 뉴트로(NEW+RETRO) 감성의 음악 다방. 90~00년대의 올드 케이팝을 들으며 그 때 그 시절의 행복한 추억을 떠올릴 수 있다. 오는 2월 12일 저녁 8시 SBS FiL, 같은 날 밤 9시 SBS MTV에서 첫 방송되며, 매주 수요일 저녁 8시 SBS FiL, 밤 9시 SBS MTV에서 확인할 수 있다. 다음은 이본과 나눈 일문일답. 1. ‘콩다방’ 출연을 결정하게 된 이유는? 제목부터가 ‘콩다방’이지 않나. 안 나가면 안될 것 같은 FEEL(느낌)이 왔다. 어떤 마음에서 해야겠다라는 것 보다는 그 때 당시 노래 전할 수 있고, 레트로 감성이 추세니까 이것을 거부하면 안되겠다는 직감이 들더라. 2. ‘콩다방’ 촬영을 마쳤는데 소감은? 오랜만에 음악 프로그램 MC인데 소회가 남다를 것 같다. 진짜 예전으로 돌아간 것 같은 느낌이었다. 너무 편했다. 내 컨디션만 좋다면 1년치 분량 촬영하자고 해도 할 수 있을 만큼 즐겁게 촬영했다. 촬영 분위기가 너무 재미있었다. 스폐셜 게스트들과 전화 연결해 그 때 추억담을 들었는데 그것이 기억에 남는다. 과거 라디오 진행도 하고, 쇼 MC를 했는데 ‘콩다방’ 촬영을 하며 그 때 분위기 느꼈다. 정말 안 느꼈다면 거짓말이다. 감회가 새롭더라. 3. 이본이 생각하는 ‘콩다방’의 관전 포인트는 무엇인가. 프로그램 자랑을 해달라. 일단 난 꾸밈이 없다. 예나 지금이나 시간이 흘러도 변함없는 성격을 지니고 있다는 것은 자랑이라면 자랑이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다. 그 때 당시 난 많은 가수들과 함께 했기 때문에 ‘콩다방’에서 귀동냥으로 들은 이야기를 전달하는게 아니라 함께 했던 사람들의 이야기를 자신 있게 할 수 있는 것이 가장 큰 장점이 아닐까 싶다. 요즘 좋은 노래도 많고, 프로그램도, 콘텐츠도 많아서 제가 생각하는 관전 포인트는 각자의 추억을 되돌아 보는 시간을 가질 수 있는게 아닐까 싶다. 삶이 매번 돌아가는 대로 흘러가고 무료하다 싶을 때 예전의 초심들을 생각하며 시청하면 훨씬 더 추억 떠오르고 좋을 것 같다 4. 90~00년대 음악을 다시 듣는 등 레트로가 유행이다. 그 시대의 아이콘으로서 그 시절이 다시 각광받는 이유가 무엇 때문인 것 같나? 패션도 유행이 있어서 돌고 돈다. 음악도 마찬가지이지 않을까. 그 때 당시 음악이 레트로라는 이름으로 회자가 되고 그래서 그 때를 음미 하면서 찾게 되는 것이 아닐까 싶다. 지금에 충실하다 보니 예전 것에 소중함을 느낀 것이 아닐까. 내가 전문 음악인도 아니고, 가수들을 존경하는 연기자일 뿐이지만 그 때 낭만을 뽑으라면 내 세대가 아날로그와 디지털 세대를 다 아울렀던 세대다. 음악 방송을 할 때는 테이프, CD, LP을 건드리기도 했다. CD 케이스에서 CD를 꺼내 타이틀 곡을 눌러서 들었다. 지금은 거의 느껴볼 수 없지 않냐. 그런 낭만들이 있었다. 음악을 듣기 위한 수동적으로 해야 하는 작업들이 낭만이었다. 5. 매회 코너를 통해 게스트들과 통화를 했는데 가장 반가웠던 인물과 그 이유는? 쿨의 이재훈. 늘 똑같이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마무리는 화장실로 가고 싶다 해서… 방송으로 확인해달라. 여전했던 이재훈의 위트가 기억에 남는다. 몇 년이 지났는데도 매너는 똑같더라. 변함없었던 션 씨도 기억에 남는다. 그 외에도 주영훈, 유진 너무 많다. 6. ‘콩다방’을 통해 진짜 보고 싶었던 인물이 있다면? 신승훈 오빠랑도 하고 싶었고, 에즈원 멤버들도 어떻게 지냈는지 이야기를 듣고 싶었다. 솔리드 이준, 클론, R.ef… 녹화 끝나고 R.ef 성대현과 통화했다. ‘프로그램을 통해서 만나고 싶었는데 이것 마저 잘 안된다’ 같은 이야기를 주고 받았다. 성대현은 활동을 하고 있으니까 또 다른 멤버 이성욱 씨도 보고 싶다. 전화 연결 해야 하는 사람이 너무 많다. 7. 방송 활동을 복귀해 활약 중인데 소감은 어떤지? 나는 사실 늘 항상 이 일을 하는 사람이고, 좋은 역할이 있으면 연기를 하는 사람이고, 가수 분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으면 얼마든지 마이크를 잡을 수 있는 MC다라고 늘 생각했다. 공백 기간에도 그렇게 생각하며 지냈다. 내 마음과 다르게 엄마가 나를 필요로 했다. 내가 한참 바쁘고 어린 나이에 엄마의 손길이 필요했듯이 엄마도 나를 필요했고 일을 떠나 있을 수 밖에 없었다. 참고 인내 했더니 내가 좋아하는 일을 할 수 있는 때가 다시 오는 것 같다. 감회가 새롭다거나, 복귀라고 거창하기 보다 잠깐 여러가지 사정으로 쉬었으나 다시 일 전선에 뛰어 든 느낌이다. 8. 활동 계획은? 쉬는 동안 생각해보니 연기에 미련이 많이 남더라. 연기를 해야 할 때 쇼, 프로그램 진행 보느라 최선을 다하지 못했고 해서 올해는 이본이 아닌 작품의 역할로 인사를 드렸으면 좋겠다 생각한다. 극중에 인물로 인사 드리고 싶다. 9. 끝으로 새해 목표와 시청자들에게 인사를 부탁드린다. 너무나 화목한 분위기에서 ‘콩다방’을 촬영을 했는데 ‘콩다방’이 여러분들의 마음이 힘들 때 즐거운 추억들을 꺼내서 배시시 웃었으면 좋겠다. 오지 않을 것 같았던 2020년이 왔다. 경자년에 늦은 감이 있지만 새해 복 많이 받으시고, 가장 중요한 건강 잘 챙기시며 열심히 달리는 한해가 되길 바란다. 이본도 많이 응원해주시고, ‘콩다방’도 많은 시청 부탁드린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 천연두·콜레라·독감… 전염병이 역사를 바꿨다

    천연두·콜레라·독감… 전염병이 역사를 바꿨다

    임진왜란 때 조선 수군에 전염병 확산 사망자 속출 속 이순신 장군 위기 면해 숙종이 천연두 걸려 결국 ‘장희빈 탄생’ 고대 아테네선 전염병에 전쟁 양상 변화 전염병으로 아메리카 원주민 90% 몰살#장면1 임진왜란이 발발한 다음해인 1593년 3월 남해안 일대에 전염병이 번졌다. 이순신 역시 12일간 고통을 겪어야 했다. 좁은 배 안에서 함께 생활하던 조선 수군에선 전염병으로 인한 사망자가 전투 중 전사자보다 몇 배 더 많았다. 1594년 4월 이순신이 조정에 올린 보고서를 보면 전염병 사망자가 1904명, 감염자는 3759명으로 전체 병력 2만 1500명의 40%가량이 전투력을 상실한 상태였다. 다시 전염병이 창궐한 1595년 수군 병력은 4109명까지 감소했다. 당시 이순신이 전염병에 쓰러졌다면 임진왜란은 어떻게 끝났을까? #장면2 숙종 10년(1683) 숙종이 천연두에 걸렸다. 첫 부인인 인경왕후 김씨를 천연두로 잃은 숙종을 살리기 위해 숙종의 어머니 명성왕후는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무당이 알려 준 황당무계한 처방에 따라 한겨울에 소복 차림으로 물벼락을 맞았다. 이로 인해 병을 얻어 12월 5일 사망했다. 명성왕후는 숙종이 총애하던 중인 출신 궁녀를 궁궐에서 쫓아낸 적이 있는데 명성왕후가 죽자 숙종은 그 궁녀를 궁궐에 다시 데려왔다. 그 궁녀가 나중에 경종을 낳은 장희빈이다. 숙종이 천연두에 걸리지 않았다면 오늘날 사극의 단골 소재인 인현왕후와 장희빈 이야기는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몽골제국 몽케칸, 남송 원정 도중 병사 역사를 바꾼 결정적인 순간에 전염병이 있었다. 지금처럼 보건위생 개념이 발달하지 않고 상하수도 시설과 화장실 설비가 부족했던 전근대사회에선 대규모 전염병이 빈발했으며 그때마다 수많은 사람이 목숨을 잃었다. 때로는 역사의 물줄기까지 바꾸는 일도 잦았다. 고대 아테네에서 기원전 430~428년 발생한 전염병은 펠로폰네소스 전쟁의 양상을 바꿨다. 당시 아테네 성벽 안에 있던 주민 가운데 3분의1이 사망했고 그중에는 페리클레스도 있었다. 특히 아테네가 자랑하던 해군력에 큰 타격을 입혔다. 칭기즈칸의 손자로 몽골제국 네 번째 칸이었던 몽케칸은 남송 원정을 이끌던 1259년 여름 지금의 쓰촨성 지역에서 갑작스레 사망했다. 페르시아어로 기록된 몽골제국사인 ‘집사’(集史)는 몽케를 쓰러뜨린 전염병을 ‘바바’라고 표현했다. 정확히 어떤 전염병이었는지는 지금도 불분명하다. 일부에선 흑사병이었을 것으로 짐작하기도 하지만 확실하진 않다. 몽케칸이 갑작스럽게 사망하는 바람에 몽케의 그늘에 가려 있던 동생 쿠빌라이가 몽골제국의 칸이 됐다. 몽케칸을 만나러 가던 도중 그가 사망했다는 소식을 듣고 고려로 되돌아가던 고려 태자 일행은 쿠빌라이와 만나면서 쿠빌라이와 고려 태자 사이에 일종의 밀약이 이뤄진다. 고려 태자는 훗날 고려 원종이 되고, 원종과 쿠빌라이는 사돈 관계로 이어진다. 전염병은 때로 제노사이드보다 더한 비극을 초래하기도 했다. 유럽인들이 아메리카 대륙에 상륙한 뒤 발생한 대규모 전염병은 원주민 인구 가운데 90%를 몰살시켰다. 오늘날 미국에 해당하는 지역만 해도 인구가 1500년 500만명에 달했지만 1800년에는 6만명으로 줄었다. ●인도 풍토병인 콜레라 전 세계 휩쓸어 조선 중종 19년(1524) 7월 평안도관찰사 김극성의 보고서가 국왕에게 도착했다. 평북 용천군 지역에 전염병이 돌아 670명이 사망했다는 내용이었다. 평안도 전역과 황해도까지 전염병이 전파되면서 이듬해 가을까지 사망자는 2만 3000여명에 달했다. 중종대 인구가 400만명 내외로 추정되니까 전체 인구의 0.5% 이상이 사망한 것이다. 현재 남북한 인구 7000만명을 대입해 보면 35만명가량이 전염병으로 사망한 셈이다. 이 전염병은 ‘티푸스’로 추측되고 있다. 17세기는 세계적으로 소빙하기였다. 각종 전염병이 빈번했다. 특히 천연두가 많았다. 천연두는 조선에선 두창, 마마, 손님 등으로 불렀다. ‘백세창’이라고도 했는데 평생 한 번은 겪고 지나가야 하는 질병이라는 뜻이었다. 공기로 전염되는 바이러스성 질환인 천연두는 일단 감염되면 고열과 발진이 일어나고, 두통과 구토 등을 일으킨다. 얼굴, 손, 몸통에 발진이 생긴다. 증상이 일어난 지 8~14일이 지나면 딱지가 앉고 흉터가 남는다. 그 흉터를 흔히 마마 자국이라고 부른다. 1886년 제중원에서 작성한 ‘조선 정부 병원 1차연도 보고서’에서 4세 이전의 영아 40~50%가 두창으로 사망한다고 할 정도로 무서운 전염병이었다. 치료법도 발전했다. 일종의 백신을 활용한 치료법인 인두법이 대표적이다. 1821년(순조 21년) 조선은 듣도 보도 못한 새로운 전염병인 ‘콜레라’로 치명상을 입는다. 그해 8월 평양감사 김이교가 작성한 보고서는 이렇게 시작한다. “갑자기 괴질이 발생해 구토와 설사와 가슴이 막혀 타는 듯한 고통을 호소하다 잠깐 사이에 사망한 사람이 1000여명이나 되었습니다. 의약도 소용없고 구제할 방법도 없으니 눈앞의 광경이 매우 참담합니다.” 인도 풍토병이었다가 1817년 콜카타에서 본격 발병한 콜레라는 말 그대로 전 세계를 휩쓸었다. 콜카타에 있던 영국 군인 5000명을 1주일 만에 몰살시킨 콜레라는 1819년에 유럽, 1820년에는 중국에 상륙했다. 조선에 상륙한 콜레라는 1821년 9월 17일 황해감사 이용수가 “사망자가 8000~9000명에 이르며 한창 앓고 있는 무리는 그 수를 다 셀 수 없는 상황”이라고 보고할 정도로 확산됐다. 콜레라는 중부지방을 통과해 제주도까지 퍼졌다. ●전염병 때마다 등장하는 소수자 혐오 전염병이 번질 때마다 등장하는 것 가운데 하나가 소수자 혐오다. 질병의 원인을 ‘저들’에게 돌리는 건 동서고금을 막론하고 인간의 오랜 못된 버릇이다. 19세기 콜레라가 한창일 당시 청나라에선 반체제 성향 신흥종교인 백련교도들에게 혐의를 돌리기도 했다. “백련교도들이 우물에 독약을 뿌리고 오이밭에 독약을 뿌려 생긴 질병”이라는 유언비어가 난무했다. 1918년 처음 발병해 감염자 5억명에 사망자가 최소 2500만명에서 최대 1억명으로 추산되는 ‘스페인 독감’만 해도 최초 발생지인 미국에선 “독일인 때문에 생겼다”, “동유럽 이민자 때문에 생겼다”, “흑인 때문”이라는 등 소수자에게 원인을 돌리는 각종 소문이 횡행하기도 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바른미래·손학규 파국

    바른미래·손학규 파국

    임재훈 총장 등 당직자 무더기 해임 집단탈당 임박… 孫대표 오늘 입장 발표바른미래당과 손학규 대표가 파국을 맞았다. 손 대표의 퇴진을 둘러싼 극심한 내홍은 결국 ‘탈당 러시’와 당 붕괴 국면으로 넘어갔다. 총선 전 100억원대 국고보조금이 물거품이 된 것은 물론 ‘빈껍데기 정당’이 될 가능성이 크다. 손 대표는 4일 최고위원회의에 불참해 온 김관영·주승용 최고위원, 임재훈 사무총장, 장진영 비서실장, 이행자 사무부총장 등 주요 당직자들을 무더기 해임했다. 손 대표는 통보 전화에서 “나는 죽는 길을 가겠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임 사무총장은 입장문을 내고 “손 대표의 명예로운 퇴진과 예우에 대해 많은 방안을 강구해 왔다”면서 “당 재건을 위해 혼신을 다해 온 중진들을 내쳐서 손 대표가 살 수 있는 길은 다시 토담집으로 가는 길뿐”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이찬열 의원의 탈당은 위태롭던 바른미래당에 결정적인 금을 냈다. 손 대표의 최측근이었던 이 의원은 “어제의 동지가 오늘의 적이 되는 비정한 정치판이지만 저라도 의리와 낭만이 있는 정치를 하고자 했다. 그러나 이제 한계”라며 탈당 선언을 했다. 이 의원의 탈당으로 바른미래당의 의석수는 20석에서 19석으로 줄었다. 위태롭게 지켜 오던 교섭단체 지위를 상실하면서 총선 전 받을 수 있던 약 120억원의 국고보조금(1분기 경상보조금+선거보조금) 중 약 80여억원이 날아가게 됐다. 더 큰 우려는 탈당 러시다. 국고보조금 증발에 더해 손 대표에 대한 신뢰가 완전히 무너지면서 릴레이 탈당이 예상된다. 이 사무부총장은 해임에 반발해 이날 탈당계를 냈다. 당 사무처 부서장들은 “대표가 살신성인으로 이루어 낸 준연동형 비례대표제 도입마저 당의 분열과 갈등 앞에서는 총선 승리에 기여할 수 없다는 것이 자명해지고 있다”며 “당내 구성원들과의 소통을 통해 당의 정상화 단초를 마련해 달라”는 성명서를 손 대표에게 전달했다. 손 대표가 5일 오전 최고위원회의에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가운데 퇴진을 극구 거부하면 당 붕괴는 가속될 전망이다. 한 관계자는 “당권파들이 (대안신당·민주평화당과의) 호남 통합에 참여하면 기호 3번은 유지할 수 있을 것”이라며 손 대표를 배제한 당 재건 의지를 내비쳤다. 이정수 기자 tintin@seoul.co.kr
  • 秋 “검찰 지휘·감독 권한 행사하겠다”… 윤석열과 재충돌 가능성

    秋 “검찰 지휘·감독 권한 행사하겠다”… 윤석열과 재충돌 가능성

    서울고검에 공보 담당 배치 등 압박에도 검찰은 靑 겨냥 수사 인력 늘리며 만전 “검사동일체는 상명하복 아냐” 반발도추미애 법무부 장관이 검찰에 대한 지휘·감독 권한을 실질적으로 행사하겠다는 뜻을 내비치면서 윤석열 검찰총장과의 재충돌 가능성이 제기된다. 조국(55·불구속 기소) 전 법무부 장관이 발족시킨 법무·검찰개혁위원회에 힘을 실어 준 추 장관이 개혁위를 앞세워 검찰을 전방위로 압박할 것이란 전망도 나온다. 윤 총장은 이에 맞서 현 정권을 수사 중인 수사팀 인원을 늘려 수사뿐 아니라 공소 유지도 강화할 방침이다. 4일 법무부와 검찰에 따르면 추 장관은 전날 개혁위에 참석해 “개혁위 권고들을 이행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조 전 장관 사퇴 이후 동력을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았던 개혁위에 대해 ‘지지’ 의사를 분명히 한 셈이다. 추 장관은 검찰사무 최고 감독자로서의 역할을 강조하며 검찰에 대한 고삐를 더욱 바짝 조일 전망이다. 추 장관은 개혁위에서 “감찰권을 행사한다든지, 보고사무규칙을 통해 사무보고를 받고 일반 지시를 내린다든지, 인사를 한다든지 이런 지휘 방법과 수단이 있다”며 “(검찰이) 아직 실감 있게 받아들이는 분들이 아닌 것 같다”고 했다. 법무부가 검찰개혁 등 공보 기능을 강화하기 위해 정부과천청사에 사무실을 뒀던 공보 담당자들을 이르면 오는 10일부터 서울고검에 마련된 별도 사무실에 상주시키기로 한 것도 비슷한 취지다. 추 장관은 전날 전입 검사 신고식과 신임 검사 임관식에서 잇따라 “검사동일체 원칙은 사라졌는데도 검찰 조직에는 상명하복의 문화가 뿌리 깊게 자리잡고 있다”고 비판하며 검찰과 신경전을 벌이기도 했다. 검찰 내부 개혁에 대한 당위성을 높이려는 것으로 풀이된다. 이에 검찰에서는 “‘검사동일체=상명하복 문화’로 규정짓는 것에 대해 동의하지 못한다”는 목소리가 나온다. 검찰 관계자는 “검사동일체 원칙은 검사는 직무 대체성이 있어 교체되더라도 소송법상 효과에 영향을 주지 않는다는 의사결정 시스템을 설명하는 법률 용어”라고 말했다. 검찰은 추 장관의 압박에도 진행해 온 수사와 공판에 주력해 수사 과정에 대한 명분을 쌓을 것으로 보인다. 검찰은 전날 청와대 선거 개입·하명수사 의혹을 수사하는 서울중앙지검 공공수사2부(부장 김태은)의 검사 인력을 11명에서 14명으로 늘렸다. 조 전 장관 일가 비리 의혹 수사 부서인 반부패수사2부(부장 전준철)도 8명에서 10명으로 늘었다. 윤 총장은 전날 “공판중심주의, 구두변론주의라는 재판 운영 시스템의 변화를 따라가지 못한 측면이 있다”면서 적극적인 재판 대응을 강조하기도 했다. 김헌주 기자 dream@seoul.co.kr허백윤 기자 baikyoon@seoul.co.kr
  • [오일만 논설위원의 시시콜콜] ‘윤창호법’ 위반자가 총선 공천에서 배제돼야 하는 이유

    [오일만 논설위원의 시시콜콜] ‘윤창호법’ 위반자가 총선 공천에서 배제돼야 하는 이유

    참으로 심각하다. 21대 총선 예비후보 세 명 중 한 명이 전과자로 나타났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의 집계 자료를 보면 국회의원 예비후보자 1593명 중 447명(28%)이 전과자였다. 현행법상 범죄 전력은 피선거권 제한 요건으로 작용하지 않지만 해도 너무한 수치다. 죄목별로는 음주운전과 무면허 운전을 비롯한 도로교통법 위반이 297건으로 가장 많았다. 도로교통법 위반 중에서는 음주운전 전과가 1위였다. 137명의 예비후보자가 음주운전을 저질렀다. 음주운전 전력이 2건 이상인 예비후보자도 20명에 이르는 것으로 집계됐다. 정당별로는 허경영 씨가 당 대표로 있는 국가혁명배당금당(배당금당)과 집권 여당인 더불어민주당이 각각 122명을 기록해 가장 많았다. 총선 예비 후보 가운데 전과자가 차지하는 비율이 선거를 거듭할수록 높아지는 추세라고 하니 참으로 안타깝다. 많은 유권자들은 4·15 총선에서 각종 범죄와 음주운전 이력자에 대한 공천 배제의 목소리가 높다. 정당에서 범죄자를 걸러주는 역활을 하고, 공천 심사에서 배제하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 정당 스스로 정치 불신을 양산한다면 이는 공당의 자세가 아니다. 총선 패배의 길로 가는 지름길이다. 이런 맥락에서 국민들의 손으로 만들어진 ‘윤창호법’이 시금석이 돼야 한다. 시계바늘을 2018년 9월로 돌려보자. 당시 부산 해운대구에서 만취 운전자의 차량에 치여 뇌사상태에 빠졌던 군인 윤창호(당시 22세)씨. 휴가 기간에 어쩌구니 없는 사고로 귀한 청춘을 마감했다. 이 안타까운 소식은 윤씨 친구들의 목소리를 통해 세상에 알려졌다. 윤씨의 친구들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음주운전 처벌기준 강화를 주장하는 글을 올렸고,이에 호응한 열화 같은 국민들의 성원이 잇따랐다. 갖은 이유로 윤창호법에 반대했던 일부 국회의원들도 서슬퍼런 국민들의 목소리에 슬그머니 찬성으로 돌아섰다. 음주운전 강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를 토대로 국민들의 의지가 ‘윤창호법’을 국회에서 통과시킨 것이다. 윤창호법은 음주운전 초범 기준을 현행 ‘2회 위반’에서 ‘1회 위반’으로 바꾸고, 음주 수치 기준을 혈중알코올농도 최저 0.05%에서 0.03%로 낮추며, 음주 수치별 처벌을 강화하는 게 골자다. 또 특정범죄 가중처벌법을 고쳐 음주운전으로 사람을 사망에 이르게 할 시 살인죄를 적용하자는 내용도 담고 있다. 음주운전 강화를 요구하는 국민청원이 잇따르자 문재인 대통령도 수석 비서관·보좌관 회의(2018년 10월 10일)에서 “음주운전 사고는 실수가 아니라 살인행위가이며 다른 사람의 삶을 완전히 무너뜨리는 행위”라며 강력한 처벌의 필요성을 지적했다. 문 대통령은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윤창호법 청원이 25만명이 넘었다’고 지적한 뒤 “특히 재범 가능성이 높은 음주운전 특성상 초범이라 할지라도 처벌을 강화해야 한다”고 밝혔다. 문 대통령의 지적처럼 음주운전은 살인행위나 다름없다. ‘윤창호법’ 시행 이후 공직사회는 이런 국민들의 뜻을 받들고 있다. 음주운전 전력자는 승진 배제 등 불이익을 받고 있다. 경남 김해시의 경우 음주운전 공무원을 승진에서 배제하는 내용의 인사운영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현재 시행 중이다. 지난해 2월 1일 이후 음주운전으로 범죄사실이 확인된 공무원에 대해서는 혈중알코올농도에 관계없이 승진 심사에서 배제키로 한 것이다. 음주운전에 대한 사회적 경각심이 높아지고 처벌수위가 강화되고 있어 공직사회에서부터 음주운전을 뿌리 뽑아야 한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정치권은 어떤가. 국민들의 생각과는 정반대로 윤창호법 시행 이후버젓이 음주운전을 자행한 자들이 이번 총선에 나오겠다고 설치고 있다. 공천과정에서 이를 거르지 못하면 국민들은 등을 돌릴 것이다. 집권당인 더불어 민주당이 솔선수범해야 한다. 국민에게 약속한 개혁과 쇄신 의지를 보여야 한다. 공당의 공천은 과정도 철저히 국민의 눈높이에 맞춰져야 한다. 총선 때마다 ‘그 나물에 그 밥’이라는 비판과 ‘사천(私薦)’ 논란이 반복되는 건 기득권 정당들이 민심의 상식에 반하는 공천을 해왔다는 증거다. 선거가 국민의 축제가 되려면 그 출발점은 공정한 공천(공천)이다. 구태를 되풀이한다면 여권 스스로 국민의 정치 혐오와 불신만 키울 뿐이다. 조만간 민주당 공직선거후보자추천관리위원회(이하 공관위·위원장 원혜영)는 전국 지역구의 예비후보자 475명을 상대로 면접심사를 치를 방침이다. 민주당은 지난해 7월 공천의 ‘도덕성’ 기준과 관련해 선거일 전 15년 이내 3회 이상, 최근 10년 이내 2회 이상 음주운전이 적발된 경우 부적격 처리하기로했다. 특히 음주운전 처벌을 강화한 ‘윤창호법’이 시행된 작년 12월 18일 이후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된 경우 공천에서 원천 배제하기로 했다.하지만 벌써부터 공천 기준이 후퇴하고 있어 걱정이 앞선다. 공천 단계에서 원칙과 기준이 무너지면 공당으로서 설 땅이 없다. 윤창호법 시행 이후 음주운전 위반자는 경중을 따지지 말고 공천에서 완전 배제하는 것이 국민들의 뜻이다. 공천은 선거의 첫 단추다. 사회적 지탄을 받는 중대 비리는 물론 출마자의 도덕성에 대한 종합적 검토가 필요하다. 국회의원은 법을 만든다. 법을 만드는 국회가 법을 어긴 전과자로 채워진다면 이는 심각한 문제다. 국민들에게 법의 준수를 요구할 진정성이 현격하게 떨어진다. 국민들이 입법부에 대한 신뢰가 상실하면 국가 존립 자체가 흔들린다.이른바 국기문란인 것이다. 국기문란을 방조하는 정당에게는 미래가 없다는 것을 가슴에 새겨야 한다. 오일만 논설위원 oilman@seoul.co.kr
  • [기고] 포용인재가 주도하는 산업전환/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기고] 포용인재가 주도하는 산업전환/임춘택 한국에너지기술평가원장

    바나나가 멸종 위기다. 다양성이 부족해서다. 한 품종에서 가지치기해서 세계적으로 퍼져나갔기 때문이다. 전염병이 돌면 모든 바나나 나무가 죽는다. 생물종이 환경 변화에 살아남으려면 다양성과 적응력이 필수다. 세계적인 디지털전환, 에너지전환, 휴먼전환, 글로벌패권전환이 몰아치고 있는 산업계도 마찬가지다. 2020년대는 산업전환의 시대다. 미중, 미·유럽, 한일 무역 갈등이 기술·통상 지형을 바꾸고 있다. 우리 산업이 가야 할 길은 어디인가. 역사적으로 세 번의 산업혁명이 있었다. 260년 전에 증기기관이 주도한 1차 산업혁명, 120년 전에 전기모터와 기계엔진이 주도한 2차 산업혁명이 있었다. 50년 전 컴퓨터와 인터넷이 주도한 정보혁명이 3차 산업혁명이다. 1, 2차 산업혁명은 영·미·독·일이 기득권 저항을 극복하고 신문물·인재를 받아들여 주도했다. 3차 산업혁명은 아시아 신흥국이 자유무역과 기술 도입으로 부상한 계기다. 산업혁명의 교훈은 변화를 수용하는 포용역량이 국가운명을 좌우한다는 것이다. 현재 우리나라의 포용역량은 경계선에 있다. 디지털세대의 다양한 취향, 다문화 가정, 글로벌 한류, 750만명의 재외국민은 기회요인이다. 반면 배타적 민족주의와 종교는 극복요소다. 한편 ‘한강의 기적’으로 불렸던 주력 산업들이 전환기에 있다. 반도체·통신, 자동차·조선산업, 석유화학·철강산업, 원전·석탄발전산업, 전통제조업이 그렇다. 변화를 포용하지 않으면 기득권 상실과 도태의 기로에 서게 될 것이다. 산업전환을 하려면 우선 국정개혁을 통해 경제·노동·교육의 다양성을 확보해야 한다. 거시경제보다는 혁신·산업·복지 등 미시경제가 강조돼야 한다. 노동의 유연안정성 확보와 기술이민 확대도 필요하다. 대학의 학과 신설·융합, 산업·직업전환 교육이 많아져야 한다. 다음으로 포용인재 확보에 나서야 한다. 신산업과 신기술을 유연하게 받아들이고 주도할 다양한 인재가 필요하다. 매사추세츠공대(MIT) 기계공학과에서 전자공학박사를 교수로 초빙했듯이 화학연구원장에 재료기술사가, 전자통신연구원장에 전산학박사가 올 수도 있어야 한다. 신산업 분야 연구개발 투자도 대폭 확대해야 한다. 기술창출과 함께 신산업을 이끌 인재가 육성되기 때문이다. 2020 CES에서 확인됐듯이 LG전자와 삼성전자는 미래자동차와 스마트시티를, 현대·기아자동차는 전기·자율주행차와 미래항공기·물류를 넘봐야 한다. 이를 위해 아직은 비주류인 인재를 과감히 발탁·영입해야 한다. 포용인재 혁명에 산업전환의 성패가 달렸기 때문이다.
  • 후베이성 확진자 1만 1177명… “앞으로 2주간 절정기 될 것”

    후베이성 확진자 1만 1177명… “앞으로 2주간 절정기 될 것”

    후베이, 中확진자 65%·사망자 97% 차지 택배기사 감염된지도 모르고 일해 ‘충격’ 세계 확진자 사스 8098명보다 2배 많아 中 관련 통계 실제보다 크게 축소 의혹도 NYT “신종 코로나 세계적 유행병 될 듯” 美, 전염병 전문가 지원 제안… 中은 침묵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 불과 두 달 만에 361명의 사망자를 내며 사스를 넘어서는 위력을 발휘하는 가운데 중국 정부가 발원지인 후베이성에 대한 바이러스 통제력을 상실한 것으로 보인다. 중국 당국이 발표하는 신종 코로나 관련 통계가 실제보다 크게 축소됐을 것이라는 의혹도 나왔다. 미국이 전염병 확산 방지를 위해 전문가 파견을 제안했지만 중국 정부가 답을 내놓지 않는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3일 오후 10시 현재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에서 하루 만에 확진자가 2103명, 사망자는 56명 늘었다고 발표했다. 후베이 지역의 누적 확진자는 1만 1177명, 사망자는 350명이다. 중국 전체 확진자의 65%, 사망자의 97%가 후베이 지역에서 나왔다. “신종 코로나와의 전쟁에서 성공을 거두고 있다”는 중국 당국의 주장이 무색하게 발원지에서는 확산세가 조금도 꺾이지 않고 있다. 특히 홍콩과 인접한 광둥성 선전에서는 택배 기사가 자신이 감염된지도 모르고 일을 하는 바람에 몇 명이 추가로 감염됐는지 확인조차 어려워 충격을 주고 있다. 홍콩 명보 등에 따르면 중국 누리꾼 팡빈은 지난 1일 신종 코로나 발원지인 우한의 한 병원 입구에서 촬영한 영상을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올렸다. 그가 병원을 지켜본 5분 사이에 무려 8구의 시신이 자루에 담겨 병원 밖으로 나갔다. 이 병원에서만 하루에 최소 수십명이 숨졌을 것이라는 추정이 가능하다. 팡빈은 당국에 체포됐다가 다음날 풀려났다. 한 신종 코로나 지정병원 책임자는 “이틀간 병원에 80명의 폐렴 관련 환자가 왔지만 5명만 입원할 수 있었다”며 “나머지 75명은 어쩔 수 없이 집으로 돌려보냈다”고 말했다. 다른 의사는 “600명의 중증 환자가 있었지만 신종 코로나 검사지가 부족해 단 한 명의 확진 판정도 내리지 못했다”고 털어놓았다. 이때 사망자는 신종 코로나 사망자 통계에 잡히지 않고 ‘보통 폐렴 사망자’ 등으로 처리된다고 차이신 등이 전했다.뉴욕타임스(NYT)는 2일(현지시간) 신종 코로나가 전 세계적인 유행병(팬데믹)이 될 것으로 내다봤다. 지금까지 전 세계 확진자는 1만 7300명이 넘는다. 2003년 사스(중증급성호흡기증후군) 창궐 당시 확진자 수 8098명, 2015년 메르스(중동호흡기증후군) 때 2500명을 뛰어넘는다. 실제 감염자 수는 이미 10만명이 넘었을 것으로 NYT는 추산했다. 페터 피오트 영국 런던위생·열대의학대학원 원장은 “신종 코로나 사망률이 단 1%라고 가정해도 100만명이 걸리면 1만명은 죽는다”고 설명했다. 중국 호흡기 질병의 최고 권위자로 2003년 사스 사태 때 결정적 공헌을 한 중난산(84) 중국공정원 원사(과학영웅)는 “현재 중국 전역의 전염병이 (후베이 지역 등) 국지적으로 폭발할 것으로 보인다”며 “앞으로 2주간 절정기를 맞게 될 것”으로 내다봤다고 환구망이 3일 전했다. 신종 코로나 사태로 미중 갈등도 깊어지고 있다. 2일 로이터통신 등에 따르면 로버트 오브라이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중국이 미국의 지원 제안에 응답하지 않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자 화춘잉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3일 언론 브리핑에서 “미국은 공포를 조장해 퍼뜨리기만 하면서 나쁜 선례를 남겼다. 신종 코로나가 확산되자 가장 먼저 대사관 직원 일부를 철수시키고 중국 여행객에게 입국 금지 조치를 내린 것이 미국”이라고 맞받아쳤다. 한편 중국 민용항공국은 지난 1일까지 총 4대의 전세기를 파견해 해외에 있는 후베이성 및 우한 주민 399명을 데려왔고 3일에도 추가로 전세기를 보내 주민들을 복귀시킨다고 밝혔다. 류지영 기자 superryu@seoul.co.kr
  • [이해영의 쿠이 보노] ‘제2의 이란’과 파병의 추억

    [이해영의 쿠이 보노] ‘제2의 이란’과 파병의 추억

    1979년 2월 이란에서 혁명이 일어났다. 미국의 지원을 젖줄로 연명하던 부패한 국왕이 추방되고 이슬람 혁명 정부가 들어섰다. 미국은 패닉에 빠진다. 중동의 핵심 거점을 상실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같은 해 한국에서 박정희가 사망했다. 미국 외교는 공황 상태였다. 이란을 잃고 한국마저 잃는다면 인권 대통령 카터의 차기 재선은 물 건너간다. 한국 위기에 직면해 미국은 관계기관이 망라된 최고위급 대책팀을 꾸렸다. 그 팀의 활동 기록을 모은 것이 ‘체로키파일’이다. 이에 따르면 1979년 12월 3일 당시 미국무부 동아태차관보 홀브룩은 주한미대사 글라이스틴에게 비밀전문을 보낸다. “상하 양원의 핵심 인물과 사적으로 대화를 나눴다. … 다른 이들도 마찬가지지만 이들의 태도는 이란 위기에 압도돼 있다. 그리고 말할 것도 없이 그 누구도 또 하나의 이란을 바라지 않는다.” 한국이 ‘제2의 이란’이 돼서는 안 된다는 것, 나는 바로 여기에 전두환의 광주 학살을 묵인, 방조한 지미 카터 대통령의 소위 ‘인권’ 외교의 모든 모순과 자기기만이 자리잡고 있다고 본다. 1980년 당시 대선을 앞둔 카터는 이란 위기 해소에 총력을 집중해야 할 판이었고, 한국의 민주화보다 ‘법과 질서’의 유지가 우선이었다. 광주 학살은 그래서 카터 외교의 의도하지 않은 결과일지 모른다. 하지만 이렇게 미국을 매개로 우리와 이란의 현대사는 알게 모르게, 원하건 그러지 않건 서로 맞물려 돌아간다. 미 국무장관 책상에서는 그것이 이란이건 북핵이건 그때그때 자국 이익에 맞게 처리해야 할 업무일 뿐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혹 차이가 있다면 그때는 우리가 죽었고, 이번에는 이란 쪽에서 죽었을 뿐이다. 우리 군대가 ‘독자파병’한다. 겉으로는 소말리아 해적 소탕을 위해 아덴만에 주둔 중인 우리 구축함의 작전 반경을 호르무즈해협까지 확장한다고 둘러댄다. 우리 정부가 ‘독자파병’을 강조하는 이유는 파병이 이른바 국제해양안보구성체(IMSC)에 가담하는 것이 아님을 강조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대해 이란 정부는 공식적으로 “미국의 모험주의에 동조하는 것은 오랜 양국 관계에 맞지 않고 받아들일 수 없는 결정”임을 분명히 했다. 이미 주한 이란대사는 한 국내 인터뷰에서 파병 시 ‘단교’할 수 있음을 경고한 상태다. 그런데 여기서 IMSC란 건 또 무언가. 2019년 9월 미국이 결성한 한시적 군사동맹이다. 여기엔 언제나 미국 따라 하는 영국, 미국의 압력에 따라 들어온 호주, 그리고 역내 국가인 사우디, 아랍에미리트, 바레인 등이 포함된다. 사실상 트럼프의 최대 압박전략, 즉 대이란 봉쇄전을 수행하기 위한 미국 주도 역내 군사동맹이다. ‘독자파병’되는 우리 해군 청해부대 왕건함에는 특수전 요원을 비롯해 전투원 등 약 300명이 탑승하고 있고, “필요할 경우 IMSC와 협조할 방침”임을 밝히고 있다. 그렇게 본다면 적어도 미국과 유사한 압박을 받았을 일본의 대응과 비교될 법하다. 일본 해상자위대의 작전 반경에는 이란으로선 극도로 민감할 수밖에 없는 바로 자국 앞바다 호르무즈해협이 제외돼 있다. 또 미국 주도 IMSC에도 참여하지 않으며, 일본 방위성설치법을 핑계로 ‘조사·연구 활동’을 이유로 들었다. 요컨대 한국의 이란 파병은 자국민 보호와 선박 안전을 들고 있지만, 미국 주도 IMSC에 참여하고 이란 앞바다인 호르무즈해협을 작전 반경에 포함시킨 사실상의 전투행위를 전제로 한 파병이라고 볼 수밖에 없다. 결과적으로 이란이 경고한 것처럼 ‘미국의 모험주의에 동조’함으로써 극도로 복잡한 중동 내 친이란 세력을 자극해 역내 우리 국민의 안전과 우리 수입 원유의 70%를 공급하는 호르무즈해협 통과 유조선의 해상 안전을 한층 위태롭게 만든 더듬수를 둔 셈이다. 이란은 역내 군사강국이다. 전 세계 석유매장량의 5분의1을 차지하는 산유국으로, 약 35만명의 정규군을 보유하고, 바로 1979년 창설된 엘리트 군대 이슬람혁명수비대는 15만명에 달한다. 혁명수비대 산하 쿠드스군의 총사령관이 이번에 암살된 솔레이마니다. 이슬람권에서도 상대적으로 민주주의와 여성 권리가 잘 보장돼 있고, 400만명에 달하는 대졸 고학력 인프라를 갖추고 있으며 문맹률도 매우 낮다. 주식시장 규모는 이집트의 3배에 달하는 그리고 상당한 수준의 핵·미사일 능력을 보유한 인구 8400만명의 나라다. 적어도 계획도 준비도 없이 미국 말만 듣고 괜스레 구축함 한 대 들이대고 깝죽거릴 그럴 대상국은 아니다. 그래도 미국이 영 갈궈 대면 양쪽 편을 다 드는 것이 지혜다. 그것이 그리고 외교다.
  • [특파원 칼럼] 혐한 서적 대놓고 밀어주는 아베 정권/김태균 도쿄 특파원

    [특파원 칼럼] 혐한 서적 대놓고 밀어주는 아베 정권/김태균 도쿄 특파원

    ‘제2의 히틀러 문재인’, ‘문재인은 탈북자 학살범’, ‘문재인은 시진핑의 충견’, ‘가랑이 찢어지는 문재인’. 인용을 위해 글자를 옮기는 것 자체가 민망한 수준의 이 말들은 언뜻 인터넷 기사에 달린 악성 댓글 같아 보이지만, 나름 활자와 제본의 형태를 갖추고 세상에 나오는 한 일본 월간지의 올 1월호, 2월호 표지 제목들이다. 하나다 가즈요시(78)라는 극우 인사가 편집장을 맡고 있는 ‘월간 Hanada(하나다)’라는 잡지다. 아무리 ‘혐한’이 일본 출판계의 효자상품이 돼 너도나도 벌거벗고 달려든다 해도 최소한의 품격조차 상실한 조잡한 단어들의 조합은 일본에서 많이 쓰이는 ‘선(一線)을 넘어섰다’라는 말 자체를 무색하게 만든다. 하지만 단체 작품이 아닌가 싶을 정도로 절륜의 다작(多作) 기술을 과시하는 닳고 닳은 극우 논객들의 ‘막말 대잔치’는 수위가 아무리 높아진다 해도 그 자체로서 크게 새로울 것은 없다. 그보다 더 놀랍고 무서운 것은 따로 있다. 골방에서 만들어진 혐오와 날조의 문언에 자신들의 이름값을 더함으로써 지원을 아끼지 않는 일본 정치권력 핵심 인사들의 행태다. 2016년 창간돼 4년이 채 되지 않은 월간 하나다는 다른 어떤 동종 잡지들보다 화려한 출연진을 자랑한다. 당장 2월호 톱기사의 주인공이 아베 신조 총리다. 그는 ‘아베, 시진핑과 문재인에게는 한 발짝도 양보하지 않는다’는 제목의 인터뷰를 통해 이 잡지에 힘을 불어넣어 줬다. 일간지를 비롯한 주요 매체들의 인터뷰 요청에 거의 응하지 않으면서 자신을 추종한다는 이유로 여기에는 모습을 비치고 있는 것이다. 그가 이 잡지에 등장한 것은 이게 처음이 아니다. 지난해 8월에는 지나친 언행으로 일본 내 일부 우익 인사들로부터도 비판받는 극우 논객 사쿠라이 요시코와 대담을 하며 자신에게 비판적인 언론과 야당을 비난했다. 총리가 이럴진대 다른 인사들은 불문가지. 정부 2인자인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은 지난해 8월 야당에 일본을 맡겨서는 안 된다는 내용의 인터뷰를 한 데 이어 12월호에서 역시 사쿠라이와 대담했다. 정권의 지원을 등에 업고 월간 하나다는 매월 신문에 전면광고를 내는 등 비슷한 성향의 극우·혐한 잡지 중 가장 왕성한 선전활동을 하고 있다. 이 잡지가 나오는 곳은 ‘한국의 2가지 거짓말-징용공과 위안부’, ‘붕한론’(崩韓論), ‘왜 일본인은 한국에 혐오감을 느끼는가’, ‘한민족이야말로 역사의 가해자다’ 등 숱한 혐한 서적을 펴낸 아스카신사라는 출판사다. 두 차례에 걸쳐 8년 넘게 집권하며 일본 최장수 총리 기록을 세운 아베 총리는 잘잘못에 대한 평가와는 별개로 현대 일본을 대표하는 정치인이다. 그가 나오는 것만으로 많은 일본 국민들은 해당 매체에 높은 신뢰도를 보낼 수밖에 없다. 사쿠라이 같은 선동가들에 회의적인 사람이라도 당장 현실 정치권력의 정점에 있는 아베 총리나 스가 장관 같은 사람이 그녀와 대담을 하는 것을 보면 생각이 달라지기 쉽다. 이 잡지를 살지 말지 망설이던 사람은 구매에 대한 믿음이 생기고, 매월 한 권씩 사보던 사람은 연간구독에 대한 확신을 얻게 될 수 있다. 혐한을 전도하려 애쓰는 사람에게는 권력의 1인자와 2인자가 등장하는 이 잡지야말로 극우와 혐한의 전도에 더할 나위 없는 수단이 된다. 월간 하나다 2월호를 우리나라 버전으로 바꿔 보면 ‘아베는 트럼프의 충견이다’, ‘가랑이 찢어지는 아베’라는 글들이 실린 월간지에 문재인 대통령 인터뷰가 톱기사로 실리는 꼴이 된다. 이런 수준으로까지 바닥에 떨어지지 않은 우리나라가 다행스러운 것과는 별개로 이런 상황이 앞으로 일본에서 더욱 공공연하고 활발하게 일어날 수 있다는 사실을 새삼 인식할 필요가 있겠다는 생각이 든다. windsea@seoul.co.kr
  • 이혼 너무 쉬운 日… ‘일본어 서툰 외국인 아내’ 피해 속출

    이혼 너무 쉬운 日… ‘일본어 서툰 외국인 아내’ 피해 속출

    ‘혼인 비자’ 상실로 불법체류자 되기도 무단이혼 줄이기 위한 매뉴얼 등 배포“(일본인) 남편이 (외국인인) 제가 모르는 상태에서 제멋대로 이혼신고서를 제출해 버렸어요. 그래서 이혼이 인정됐고 이제 저는 사랑하는 아이도 만날 수가 없게 돼 버렸네요.” 일본인과 국제결혼을 한 40대 여성 A(국적 미공개)씨는 “나는 아무런 잘못도 안 했는데 왜 내가 아이와 같이 살 수 없는지 모르겠다”며 한숨지었다. 효고현에 사는 이 여성은 “몇 년 전부터 부부 사이가 나빠져 별거하고 있는 상태에서 남편이 나의 서명을 위조해 몰래 행정기관에 이혼신고서를 제출했다”며 “아이의 친권자도 전남편으로 정해졌다”고 하소연했다. 2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인과 결혼한 외국인 가운데 이렇게 일방적으로 이혼을 당하는 피해 사례가 일본 각지에서 잇따르고 있다. 대부분 외국인 남편이나 아내가 일본어에 서툰 점을 악용해 서명을 위조하거나 다른 용도의 문서라고 속여 이혼 관련 서류에 서명을 하도록 유도하는 식이다. 이렇게 한쪽 배우자가 마음대로 이혼의 ‘조작’을 할 수 있는 것은 일본만의 독특한 ‘협의이혼’ 제도 때문이다. 각 시구정촌(기초자치단체) 사무소에 부부 양쪽의 서명이 들어 있는 이혼서류만 제출하면 별다른 추가 절차 없이 쉽게 이혼을 할 수 있다. ‘일본은 전 세계에서 이혼이 가장 쉬운 나라’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다. A씨는 결국 지난해 11월 인권단체의 도움을 받아 가정법원에 이혼 무효확인 청구소송을 냈다. 법원은 남편이 서명을 위조한 사실을 인정해 이혼신고서 자체는 무효라고 판단했지만, 아이가 몇 년째 아버지와 같이 살아온 현실적 상황을 중시해 양육권은 그대로 유지했다. 오사카부 도요나카시 도요나카국제교류협회의 요시지마 가오리 상담원은 “배우자가 멋대로 이혼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외국인들의 피해 상담을 우리 협회에서만 연간 10건 이상 받고 있다”며 “일본어를 잘 못하는 배우자에게 ‘아이의 학교에 내야 하는 서류’ 등으로 거짓말을 해서 서명을 시키는 사례 등이 나타나고 있다”고 니혼게이자이에 말했다. 이렇게 졸지에 이혼이 인정되면 외국인 배우자는 ‘혼인 비자’의 효력이 상실돼 불법체류자로 전락하기 쉽다. 일본정부 통계에 따르면 일본인과 외국인 부부의 이혼은 2018년 기준 약 1만 1000건에 달했다. 국제결혼 관련 분쟁 전문인 시바이케 도시테루 변호사는 “배우자가 무단으로 이혼신고서를 제출했다는 외국인들의 피해 사례를 자주 접한다”며 “이들 중에는 서툰 일본어 때문에 소송을 망설이는 경우가 많으며, 대개 고민만 하다 포기하고 만다”고 말했다. 니노미야 슈헤이 리쓰메이칸대 교수(가족법)는 “대부분 나라에서는 이혼을 위해 부부가 법원이나 행정기관에 직접 찾아가는 게 일반적”이라면서 “종잇장 1장만 있으면 이혼이 가능한 나라는 일본밖에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일방적인 이혼의 피해를 막기 위한 보완장치로 이혼신고서에 대한 ‘불(不)수리 신청’ 절차도 있지만, 이를 알지 못하는 사람이 많다”며 “특히 외국인은 거의 모르는 게 현실”이라고 했다. 외국인 이혼 피해자를 줄이기 위해 변호사, 연구자 등이 결성한 협의이혼문제연구회는 ‘무단이혼 대응 매뉴얼’을 제작, 다양한 언어로 배포하고 있다. 이 매뉴얼은 ‘일본에서는 한 사람만 이혼신고서를 제출해도 이혼이 가능하다’, ‘이혼신고서 서명이 위조됐어도 관공서에서는 접수를 한다’, ‘이혼신고서만으로 자녀의 친권자가 결정된다’ 등 정보와 함께 이혼신고서 불수리 신청 절차 등을 안내하고 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여자친구와의 싸움 말리던 시민 폭행, LG 배재준 무기한 선수 자격 정지

    여자친구와의 싸움 말리던 시민 폭행, LG 배재준 무기한 선수 자격 정지

    KBO, 40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500만LG트윈스, 무기한 선수 자격 정지임의탈퇴, 1년 지나야 복귀 가능무기자격정지, KBO 총재가 풀면 다음날 복귀 가능 여자친구와의 싸움을 말리던 시민을 폭행해 경찰조사를 받은 LG트윈스 배재준(26)에 대한 KBO와 구단의 징계 결과가 확정됐다. KBO는 40경기 출장 정지,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고, LG트윈스는 무기한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렸다. 배재준은 피해자와의 합의로 법적 처벌은 면했지만 프로 야구선수로서의 도덕적 책임을 피할 수 없었다. 야구팬들의 실망이 프로야구 인기 하락으로 직결될 수 있음을 선수들이 자각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한국야구위원회(KBO)는 “31일 오후 1시 상벌위원회를 열고 배재준에게 KBO 규약 제151조 [품위손상행위]에 의거해 40경기 출장 정지 및 제재금 500만원을 부과했다”고 밝혔다. LG 트윈스는 KBO 상벌위 결과에 대해 “KBO 징계를 겸허히 수용하고 KBO 징계 종료와 동시에 배재준에게 구단 자체로 무기한 선수 자격 정지 처분을 내리겠다”고 발표했다. LG 구단은 징계 결과와 함께 ‘팬 여러분께 진심으로 사과드립니다’란 제목의 사과문을 발표했다. 사과문에는 ‘어떠한 이유를 막론하고 프로야구 선수로서 사회적 책임과 모범을 보여야 할 선수의 폭력 행위는 야구팬 여러분의 기대와 신뢰를 저버린 불미스러운 일로서 구단은 선수단 관리에 책임을 통감하고 있다’며 ‘앞으로 이런 문제가 재발하지 않도록 선수단 교육과 관리에 더욱더 정진하겠다’고 썼다. 앞서 배재준은 지난 29일 호주 시드니로 떠난 LG 트윈스 1군 스프링캠프 명단에서 제외됐고, 2군 합류도 불발됐다. 이규홍 LG 트윈스 대표이사는 지난 8일 신년사에서 배재준 사건과 관련해 “선수 폭력 행위로 구단 이미지가 실추됐고, 100만 트윈스 팬과 동료들에게 큰 충격과 상실감을 줬다”며 “어떤 상황에서도 프로야구 선수라는 신분을 망각하지 마시고, 사회적 책임을 다하는 모범적 자세를 지켜달라”고 밝힌 바 있다. LG의 중징계 결정은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사건에 대해서 엄정하게 대응하겠다는 구단의 일관된 기조 아래 이뤄진 것으로 읽힌다. KBO 야구 규약 상 ‘무기한 자격 정지’를 받은 선수는 총재가 실격처분을 해제한 날의 다음 날부터 복귀를 신청할 수 있다. 임의탈퇴선수는 총재가 당해 선수를 임의탈퇴선수로 공시한 날로부터 1년이 경과한 날부터 복귀를 신청할 수 있는 것에 비하면 KBO 총재의 직권에 따라 복귀의 길이 열려 있는 셈이다. 지난달 29일 새벽 서울 용산구 이촌동 인근의 아파트 앞에서 여자친구와 격렬하게 다투던 배재준은 자신을 말리던 시민을 폭행했다. 이 과정에서 딸을 보호하려던 여자친구의 어머니도 밀려 넘어진 것으로 전해졌다. 오전 1시 40분쯤 경찰이 출동했으나 배씨 여자친구의 가족은 원하지 않아 배재준과 피해자만 경찰서에 동행했다. 만취한 배재준을 조사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경찰은 배재준을 귀가시켰다. 사건을 담당했던 서울 용산경찰서는 31일 ”해당 사건은 공소권 없음으로 처리한 사건“이라며 “피해자와의 합의로 내사 단계에서 사건을 종결했다”고 밝혔다. 단순 폭행은 피해자가 원하지 않으면 처벌하지 않는 ‘반의사불벌죄’에 해당한다. 한편, KBO는 음주운전으로 물의를 빚은 삼성 라이온즈 최충연(23)에 대한 상벌위원회도 곧 열 계획이다. 최충연은 지난 24일 오전 2시쯤 대구 시내에서 음주운전을 하다 경찰의 음주 단속에 적발됐다. 경찰 단속 당시 최충연의 혈중 알코올 농도는 0.036%로, 제2윤창호법에 따르면 면허 정지 기준 0.03%을 넘는 수준이었다. 최충연은 시속 150km의 공을 뿌리는 우완 정통파 유망주 투수로 삼성의 미래를 책임질 자원으로 주목받고 있었다. 2018 자카르타-팔렘방 아시안 게임 금메달로 병역 특례 혜택을 받으며 병역으로 인한 공백도 해결했다. 하지만 이번 사고로 인해 최충연은 제 발로 ‘공든 탑’을 무너뜨렸다. 2017년 관중 840만을 동원하며 정점의 인기를 구가하던 프로야구는 2018년 807만, 지난해 728만으로 급격한 하락세를 보였다. 미세먼지에 따른 실외 활동 자제, 프로야구 경기력 저하 등 다양한 원인이 프로야구 관중 하락 원인으로 지목되지만 프로야구 선수들의 끊이지 않는 사건사고 또한, 실망한 야구 팬들이 야구장에 발길을 끊는 원인으로 작동하고 있다. 최영권 기자 story@seoul.co.kr
  •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보는 ‘생물무기’의 공포

    [김대영의 무기 인사이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로 보는 ‘생물무기’의 공포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확산하면서 근거 없는 가짜 뉴스들이 번지고 있다. 다양한 가짜 뉴스 가운데 하나가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원래 중국이 은밀한 생물무기 개발계획의 하나였으며 우한 바이러스학 연구소에서 누출되었다는 것이다.우선 생물 무기란 세균이나 바이러스 등의 병원체를 전쟁이나 테러에 무기로 사용하는 것을 말한다. 실제로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가 최초 확산된 중국 우한에는 중국과학원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이 있다.지난 2015년 문을 연 중국과학원 우한 국가생물안전실험실은 생물안전 4등급인 BL4 실험실로 알려져 있다. BL4 실험실은 우주복 같은 완전 밀폐된 의복을 입는 실험실이다. 에볼라 바이러스를 비롯하여 두창바이러스, 라싸열 바이러스 등 사람에게 치명적인 질병을 일으키며 전염성이 높아 공중보건 상 심각한 위험을 가할 수 있으나, 이에 대한 효과적인 예방 및 치료제가 존재하지 않는 제4위험군 병원체를 다루고자 할 때 사용 주로 사용된다. 이와 관련하여 해외 매체에서는 이를 근거로 몇몇 전문가들의 말을 빌어 의구심을 증폭시켰다.하지만 아직까지는 이를 증명할 근거가 매우 부족한 상황이다. 또한 중국은 생물무기금지협약에 가입한 나라이다. 생물무기금지협약이란 생물무기 및 독소무기의 개발과 생산 그리고 비축 및 금지와 폐기에 관한 협약으로 1975년 3월 발효되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국은 1980년대에 생물무기 개발계획을 은밀히 추진했던 것으로 전해진다. 소련의 생물무기 기관이었던 바이로프레파라트(Biopreparat) 지휘관이었던 케니스 알리벡은 정찰위성을 통해 중국의 핵실험장 근처에서 생물무기 연구시설과 공장의 존재를 확인했다고 주장한 바 있다. 이밖에 소련은 중국 국내에서 발생한 출혈열 증상이 생물무기 연구시설에서 발생한 사고가 아닌가 하는 의심을 갖기도 했다고 전했다. 또한 2002년 미국 정부는 화학무기 및 생물무기 제조에 사용되는 물질을 이란에 공급한 중국 기업 3곳에 대해 제재조치를 부과하기도 했다. 이에 대해 중국정부는 2002년 하반기에 군사 및 민간용으로 사용할 수 있는 생물학적 기술에 대한 기술 수출 관리 조례를 시행했다. 이번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를 통해서도 알 수 있지만 생물무기는 보호 장비나 백신으로 막기에는 한계가 있다. 특히 치료제인 백신의 경우 신종 바이러스가 나타나면 이를 분석하고 임상실험을 하는데 많은 시간이 많이 걸린다. 반면 생물무기는 생산비가 싸고 적은 양으로 큰 효과를 볼 수 있다는 장점을 가지고 있다. 우리나라와 북한도 1987년에 생물무기금지협약에 가입했다. 하지만 북한은 여전히 생물무기를 개발 중이라는 의심을 받고 있다. 우리나라는 전염병 예방을 위해 2017년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에 BL4 실험실을 설치했으며, 이 보다 등급이 낮은 BL3 실험실은 60개에 달한다. 이밖에 우리 군에는 생물무기에 대응할 수 있는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가 2002년 창설되었다. 국군화생방방호사령부는 전∙평시 적 화생방 테러 및 공격으로부터 국민과 군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고 국가의 주요행사 때마다 화생방 방호작전과 경호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또한 군 유일의 국가급 화생방 전문연구기관인 화생방방어연구소를 운영하면서 화생방전에 대비하는 장비와 물자의 개발에도 매진하고 있다. 김대영 군사평론가 kodefkim@naver.com
  • 우리·하나은행…비(非)이자수익·고객 신뢰 상실에 타격 불가피

    우리·하나은행…비(非)이자수익·고객 신뢰 상실에 타격 불가피

    역대급 과태료·6개월 사모펀드 판매 중지 등 중징계펀드 판매 위축으로 비(非)이자수익 감소 예상고객 신뢰 추락·이미지 손실 등 우려도대규모 원금 손실 피해가 발생한 파생결합펀드(DLF) 사태로 중징계 처분을 받은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고객 신뢰 등 이미지 손실뿐 아니라 비(非)이자 수익 확대에도 제동이 걸렸다. 31일 금융권에 따르면 두 은행은 경영진에 대한 중징계로 인한 지배구조의 불확실성은 물론 은행의 영업과 직결되는 부분도 타격을 입게 될 전망이다. 금융감독원은 지난 30일 DLF 사태의 책임을 물어 하나은행과 우리은행에 대해 6개월간 사모펀드 판매 정지와 과태료 부과라는 중징계 처분을 내렸다. 우리은행과 하나은행에 부과된 과태료는 각각 200억원으로 역대 은행이 받은 과태료 중 최대금액이다. 금감원 관계자는 “DLF 사태가 다수의 소비자 피해 발생 등 사회적 물의를 일으킨 중요 사안인 점을 감안했다”며 “사실 관계와 입증자료를 자세히 살펴 매우 신중하고 심도 있는 심의를 통해 엄중한 징계를 내렸다”고 설명했다.우리은행과 하나은행은 역대급 과태료, 피해 고객에 대한 자율배상 등으로 당장 지출해야 할 비용이 크다. 게다가 6개월간 사모펀드 판매가 중지되면 비이자 수익은 줄어들 수밖에 없다. 금융권 관계자는 “우리은행은 사모펀드 판매잔액이 5조원, 하나은행은 3조원이 조금 넘는다”며 “6개월간 영업정지로 다른 은행이나 증권사에 펀드 고객을 빼앗길 수 있다”고 설명했다. 또 기존의 고객이 이번 사태 때문에 이탈하거나 영업정지 이후에도 신뢰 상실로 인해 유사한 상품의 판매가 어려울 수 있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DLF에 이어 라임자산운용의 대규모 펀드 환매 연기 등으로 은행 창구에서 사모펀드 판매가 어려워진 분위기”라며 “당장은 수익과 직결되는 영향은 미미하겠지만, 6개월이라는 긴 시간동안 관련 상품을 판매하지 못하면 발생하는 문제들이 꽤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홍인기 기자 ikik@seoul.co.kr강윤혁 기자 yes@seoul.co.kr
  • 신종 코로나에 동요한 민심 잡으려 거액 동원하는 中은행

    신종 코로나에 동요한 민심 잡으려 거액 동원하는 中은행

    중국 인민은행이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확산으로 동요한 민심 잡기에 나섰다. 인민은행은 신종 코로나 발생 및 전염 문제로 내달 3일로 미뤄진 시장 개장 문제의 해법으로 막대한 자금을 동원키로 했다고 31일 이 같이 밝혔다. 이에 앞서 국가위생건강위원회는 춘제 연휴를 내달 2일까지 연장한 바 있다. 이에 따라 중국 인민 은행의 개장 시기 역시 지난 28일에서 내달 3일로 미뤄진 것. 인민은행은 이날 은행 간 휴장 일정을 공개, 내달 3일 개장 후 만기하는 막대한 자금 문제를 고려해 충분한 유동성을 투입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인민은행은 이날 공식 홈페이지와 SNS 계정 등을 통해 은행 간 채권, 은행 간 외환 및 어음 등 시장의 휴장 기간을 연장해 내달 3일부터 청산 및 결제 서비스를 재개할 것이라는 입장을 공개했다. 이 같은 결정은 인민은행과 국가외환관리국이 공동으로 논의한 결과로 알려졌다. 인민은행은 중국 전역의 모든 은행을 대상으로 이용자의 소액 결제 1회 한도를 최대 5억 위안(약 847억 원)으로 상향 조정토록 조치했다. 이는 기존의 소액 결제 1회 한도액 100만 위안(약 1억 7000만 원)과 비교해 약 400배 이상 상향 조정된 수치다. 이 같은 결정에 대해 인민은행 측은 앞서 당국의 춘제(중국의 설날, 春節) 기간의 연장과 신종코로나 전염병 확산으로 다수의 도시가 봉쇄조치 되는 등 국가 위기 상황에서 주민들의 어음 교호나 및 자금 지불 편의성을 높이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충분한 유동성 자금 확보를 위한 움직임에 ‘증권감독관리위원회(이하, 증감회)’와 ‘은행보험감독관리위원회’(이하, 은보감회)도 동참하는 분위기다. 증감회는 이날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 예방 및 통제 업무 이행에 관한 통지문’을 공개, 투자자의 전염병 확산 상황에 대해 이성적이고 객관적인 분석을 이끌 것이라는 입장을 공고히 했다. 증감회 측은 장기 투자와 가치 투자의 관점에서 국가 위기를 극복하고 투자자의 안전을 도모하기 위해 합법적인 투자 활동을 유도하겠다는 방침이다. 이와 함께, 은보감회는 ‘은행보험업 금융서비스 강화를 통한 신종코로나바이러스 감염 방지작업 협조에 관한 통지문’을 공개, 이를 통해 향후 지속적인 전염병 확산으로 소득이 감소한 주민들에게 적절한 신용 대출을 제공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 위기 상황 속에서 자금 확보에 어려움을 겪는 주민들에게 ‘신용대출’로 이용 가능한 최대 금액을 상향 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또한 대출 만기일에 대해서도 합리적인 수준에서 연장 조치할 것이라고 밝혔다. 이는 기존의 상당수 대출 서비스가 주택담보와 신용카드 등에 기반했던 것과 큰 차이다. 특히 은보감회 측은 우한을 포함한 후베이성 일대의 지역에 대해 주요 소득원을 상실한 이들의 수가 상당할 것으로 짐작했다. 이에 따라 소득원 상실 주민에 대해서 모든 수수료를 면제하고, 소득을 상실한 주민이 대출 서비스를 신청할 시 이들을 우선적으로 고려하는 지원 방식을 추가로 검토할 것이라는 입장을 밝혔다. 이와 함께 향후 인민은행은 각 지역 은행과 보험기관 등에 대해 지역별 대출 융자 서비스 확대를 강조했다. 또 신종코로나 감염 문제로 큰 피해를 입었을 것으로 알려진 소규모 자영업자, 숙박업, 요식업, 물류 및 운수업, 관광업 등의 종사자에 대해서는 대출 금지를 적절히 인하하고 대출 기간에 대해서도 연장하는 등의 방식을 통해 각 분야 종사자에 대한 지원을 독려했다. 한편 이 같은 금융권의 자금 지원 움직임에 대해 인민은행 관계자는 “국가의 전염병 예방 통제 조치에 발걸음을 맞추기 위한 구체적 행동이 시작된 것”이라고 분석했다. 이 관계자는 이어 “인민은행과 은보감회, 증감회 등 일명 1행 2회로 불리는 공개 시장조작 등 통화 정책 수단을 최대한 적시에 활용하는 방식으로 은행업계의 합리적이고 충분한 유동성을 유지할 것”이라면서 “도시 봉쇄와 도시 간 이어지는 도로망 확보 불가능의 현재 상황 속에서 주민들이 최대한 빠른 시일 내에 불편을 해소하고 정상적인 일상으로 돌아갈 수 있도록 다양한 방식의 해법을 강구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욕망·탐욕이라는 바이러스…우린 이미 지독히 감염됐다

    [장동석 평론가의 뉴스 품은 책] 욕망·탐욕이라는 바이러스…우린 이미 지독히 감염됐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가 전 세계를 공포로 몰아넣고 있다. 발생지인 중국 우한은 이미 도시 시스템이 마비됐다. 유럽과 미국 등 세계 곳곳에서 확진자가 나온다. 국내에서도 네 번째 확진자가 나오면서 정부는 대응 단계를 ‘주의’에서 ‘경계’로 상향 조정했다. 홍콩의 한 매체는 4월 말이나 5월 초 바이러스가 대규모로 창궐해 수십만명이 감염될 수도 있다는 전염병 전문가의 말을 인용 보도했다. 백신과 치료제가 없는 상황에서 전 세계인의 공포심은 더 커진다. 1998년 노벨문학상 수상자 조제 사라마구의 ‘눈먼 자들의 도시’는 도시 전체에 ‘실명’이 전염되며 벌어지는 인간성 몰락의 모습을 적나라하게 그린다. 신호가 바뀌기를 기다리다 실명한 남자, 그를 진찰하다 더불어 눈이 멀어 버린 안과 의사 등 실명은 빠르게 전염되고, 급기야 정부 당국은 과거 정신병원으로 쓰던 건물에 눈먼 사람들을 강제 수용한다. 수용소는 곧바로 아비규환이 된다. 모두가 눈이 멀었지만 그곳에서도 권력은 작동하고 한사코 나쁜 방향으로만 치닫는다. 처음에는 먹을 것을 독차지하더니 곧이어 폭력과 강간 등 수위가 높아진다. 도시 모든 사람이 실명했지만 오직 한 사람, 안과 의사의 부인만은 멀쩡했다. 남편이 첫 실명 환자를 진료하고 눈이 먼 뒤 여자는 수용소로 가야 하는 남편을 지키기 위해 눈이 먼 듯 사람들을 속였다. 여자는 그곳에서 인간의 온갖 추잡함을 목도하고, 아주 가끔 서로 돕고 지켜 주려 하는 온정적인 사람들에 안도한다. 급기야 수용소에 큰불이 나고, 여자는 온정적인 사람들과 함께 탈출을 감행한다. 그러나 도시는 지옥으로 변한 지 오래다. 매캐한 연기 속에서 각종 오물이 밟히고, 곳곳에 썩은 시체가 널브러져 있다. 굶주린 개들은 썩은 시체 사이를 오가며 배를 채운다. 눈이 먼 사람들은 볼 수 없는 그 참상을 오로지 여자만 본다. 온전히 자신만 의지하는 사람들을 차마 버릴 수 없어 그들을 인도해 탈출하지만 여자는 실명하지 못하는 자신을 저주하기에 이른다. 소설은 인간성을 상실한 비정한 현대인들의 모습, 아울러 제어할 수 없는 욕망에 빠진 인간의 적나라한 자화상을 여지없이 보여 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도 어쩌면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의 탐욕이 만든 결과물일지 모른다. 중국인의 탐욕스러운 식욕 때문이라고만 욕할 수도 없다. 몸에 좋다면 무엇이든 잡아먹는 우리의 적나라한 모습 아니겠는가.
  • 이광재, 공동선대위원장 받고 강원 출마까지 ‘더블’로 가나

    이광재, 공동선대위원장 받고 강원 출마까지 ‘더블’로 가나

    이해찬 李에 역할 요청… 직접 출마는 고민 김두관도 양산을 출마, 경남라인 총책으로 서울·호남 이낙연, 대구·경북 김부겸 지휘 4·15 총선에서 권역별 대표주자를 정해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더불어민주당의 전략이 가시화되고 있다. 이광재 전 강원지사가 30일 4·15 총선에서 민주당의 공동선거대책위원장을 맡는 한편 강원 지역 출마를 고민하기로 했다. 이 전 지사는 “고민하겠다”고 했지만, 당에서는 강원 출마로 가닥이 잡힌 것으로 보고 있다. 경남지사를 지낸 김두관(경기 김포갑) 의원은 이날 당의 요청을 받아들여 경남 양산을 출마를 선언하면서 민주당의 경남 대표주자로 나서게 됐다. 이 전 지사는 이날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이해찬 대표를 만나 이 대표로부터 선대위원장직과 강원 지역 출마를 제안받았다고 자리에 함께한 이재정 대변인이 전했다. 이 전 지사는 “선대위원장직을 수락한다”며 “출마는 어떤 방식이든 백의종군 방식으로 역량을 보태겠다”고 말했다. 그러자 이 대표는 “직접 출마하는 것이 기여하는 방식”이라고 재차 권유했고 이 전 지사는 “고민해보겠다”고 답했다. 강원 평창 출신인 이 전 지사는 원주에서 중·고교를 다녔고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에 출마해 재선까지 했다. 이 전 지사는 2011년 불법 정치자금 수수 혐의로 지사직을 상실한 뒤 최근 특별사면을 받았다. 당내에서는 원주 출마가 유력한 것으로 보고 있다. 김두관 의원이 나서는 양산을은 문재인 대통령의 사저가 있어 민주당으로선 상징성이 큰 곳이다. 게다가 지역주의 타파를 위한 노무현 전 대통령의 꿈이 담긴 낙동강 벨트의 핵심이다. 김 의원이 이곳으로 옮겨 간다는 것은 당선을 넘어 경남 지역 총선을 책임진다는 의미다. 특히 경남 16개 지역구 중 7~8곳 정도는 확보하겠다는 게 김 의원의 목표다. 20대 총선에서 민주당의 경남 성적표는 3석이었다. 김 의원과 경남 대전을 벌일 것으로 예상되는 자유한국당 홍준표 전 대표는 페이스북에 “나는 밀양에 터 잡고 부산·경남(PK) 수비대장하러 내려가는 것이지 병졸과 싸우기 위해 내려가는 것이 아니다”라며 김 의원을 ‘병졸’에 비유했다. 이 밖에도 서울 종로에 출마하는 이낙연 전 국무총리는 서울과 호남, 대구·경북은 김부겸 의원, 부산은 김영춘 의원 등 대표주자들이 권역별 선거를 지휘할 것으로 보인다. 문제는 충청이다. 지역 대표로 바람몰이를 할 인물이 없는 상황이다. 이 대표는 이 전 지사에게 충북까지 대표주자로 총선을 맡아달라고 부탁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전 지사는 “(이 대표가) 저한테 요청한 곳은 강원과 중부지역 같다”면서도 “(충청 중원)그것은 제 역량을 넘어선다”고 선을 그었다. 김진아 기자 jin@seoul.co.kr
  • 5살 의붓아들 얼굴에 뜨거운 물…학대치사 30대 계모 감형

    5살 의붓아들 얼굴에 뜨거운 물…학대치사 30대 계모 감형

    2심 재판부, 징역 11년으로 4년 감형시켜“날카로운 물체로 피해아동 가격 후 재가격”살뺀다는 이유로 강제로 다리찢기 등 10개월간 가혹 행위…외상성 뇌출혈 사망얼굴에 멍자국, 뒷머리 상처…상습학대 소견 자신의 말을 듣지 않는다고 5살 의붓아들의 얼굴에 뜨거운 물을 부어 화상을 입히는 등 가혹한 학대 행위로 아들을 숨지게 한 30대 계모가 항소심에서 감형됐다. 법원은 계모가 3년간 피해 아동을 성실히 보살핀 점 등을 감안했다며 감형 사유를 밝혔다. 광주고법 제주재판부 형사1부(이재권 수석부장판사)는 29일 아동학대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A(37)씨의 항소심 선고공판에서 징역 15년을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징역 11년을 선고했다고 밝혔다. 또 아동학대 치료프로그램 80시간 이수 및 아동 관련 기관 5년간 취업제한을 명령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이 피해아동의 친모로부터 용서받지 못하고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으며 반성의 모습을 보이지 않고 있다”면서도 3년간 피해 아동을 성실히 보살핀 점 등을 고려해 양형을 정했다고 설명했다.재판부는 “날카로운 물체로 피해 아동을 가격한 뒤 일주일 후 또다시 가격하는 등 직접사인인 ‘외상성 뇌출혈에 의한 뇌손상’을 일으킨 점이 인정돼 가장 존엄한 가치인 생명상실을 초래했다”고 밝히기도 했다. 앞서 1심 재판부는 지난해 9월 16일 A씨에 대해 징역 15년 선고했다. 그러나 피고인과 검사는 양형부당과 법리오해 등을 이유로 모두 항소했다. A씨는 2018년 2월부터 의붓아들인 B군(5)을 10개월 간 지속해서 학대하다 같은 해 11월 29일 오후 B군의 뒷머리 부분에 상처를 입히고, 다음 달 6일 오후 B군을 훈육하던 도중 기절하게 해 사망에 이르게 한 혐의로 구속기소됐다. B군은 쓰러진 뒤 A씨의 신고를 받고 출동한 119에 의해 병원으로 실려 가 외상성 뇌출혈 진단을 받고 치료를 받다가 20일 만인 지난해 12월 26일 오전 외상성 뇌출혈에 의한 뇌손상으로 사망했다.경찰은 당시 의료진으로부터 B군의 얼굴에서 멍 자국이 발견되는 등 학대를 당한 것으로 의심된다는 신고를 받고 수사에 착수, 지난 2월 24일 A씨를 구속했다. 수사당국은 A씨가 자주 울고 떼를 쓴다는 이유로 뜨거운 물로 B군의 얼굴에 화상을 입히고, 살을 빼게 한다며 강제로 다리 찢기를 시키는 등 지속해서 학대했다고 판단했다. 부검에서도 상습적인 학대 정황이 있다는 결과가 나왔으며, 학대가 의심된다는 전문의 5명의 의견이 있었다. 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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