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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툭하면 싸우는 ‘LG-SK’… 이번엔 특허 무효 놓고 ‘난타전’

    툭하면 싸우는 ‘LG-SK’… 이번엔 특허 무효 놓고 ‘난타전’

    전기차 배터리 기업 LG에너지솔루션과 SK이노베이션의 ‘특허 신경전’이 점입가경이다. 이번엔 배터리 기술 특허 무효 심판을 놓고 난타전을 벌였다. 15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특허 무효 심판 청구에서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11월 말 6건, 지난 12일 2건 등 8건을 모두 각하했다. 앞서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의 SRS 특허와 양극재 특허를 무효로 해 달라”며 특허 무효 심판을 청구했다. LG에너지솔루션은 “조사 개시 결정에 대한 항소가 불가능하기 때문에 SK이노베이션은 LG에너지솔루션 특허의 유효성에 대한 다툼을 시작조차 해보지 못하는 상황에 처했다”면서 “업계 전문가들은 SK이노베이션이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보다 특허심판원에서의 특허 무효율이 더 높다는 점에서 특허 무효 심판을 대거 신청했으나, 이번 조사 개시 거절 결정으로 특허 소송 전략에 큰 타격을 입을 것으로 보고 있다”고 전했다. 이어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특허심판원에 제기한 배터리 모듈 관련 특허 무효 심판 1건은 지난해 9월 30일 조사 개시가 결정돼 현재 진행 중이고, 최종 결정은 올해 하반기에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고 덧붙였다. 이에 SK이노베이션은 보도자료를 내고 “LG에너지솔루션은 본질적 내용을 왜곡하면서 아전인수식으로 여론을 호도하고 있고, 특허 무효성 다툼에서 LG에너지솔루션이 우위를 점한 것처럼 왜곡하고 있다”면서 “정정당당하고 떳떳하게 소송에 임해달라”고 촉구했다. SK이노베이션 측은 “LG에너지솔루션은 미국 특허청의 정책 변화에 따라 복잡한 미국 소송 절차 가운데 일부가 진행되지 않는 것을 마치 실체법적으로 자사에 유리한 판단이라 왜곡하며 호도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각하 이유에 대해 “특허심판원은 지난해 초부터 특허 무효 심판 결과보다 ITC나 연방법원에 제기된 소송 결과가 먼저 나온다고 판단될 때 중복 청구를 이유로 특허 무효 심판 개시를 각하하는 결정을 하기 시작했다”면서 “특히 미국 특허청장이 지난해 9월 이런 결정을 적극적으로 진행할 것을 독려하는 취지의 발표를 했고, 그 후 특허심판원은 ITC 소송에 계류 중인 특허에 대한 무효 심판 청구를 모두 각하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런 정책 변화에 따라 SK이노베이션은 각하 가능성도 이미 염두에 두고 대응해 왔다”고 덧붙였다. 특허심판원의 각하 결정이 정책에 따른 것에 불과할 뿐, SK이노베이션이 소송전에서 불리해진 건 아니라는 주장이다. 그러자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의 주장대로 지난해 초부터 중복 청구를 이유로 특허 무효 청구를 각하하는 결정이 시작됐다면, 왜 비용을 들여 8건의 무효 심판을 청구했는지에 대해선 해명이 없느냐”라면서 “본인의 실수를 유리하게 왜곡하는 모습이 매우 안타깝다”고 반박했다. 이어 “가장 효율적으로 무효 판단을 받을 수 있는 특허심판원에 제기한 청구가 모두 각하돼 기회를 상실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면서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금 양사가 할 도리”라고 주장했다. LG에너지솔루션이 SK이노베이션을 상대로 ITC에 제기한 영업비밀 침해 소송 최종 판결일 다음달 10일이다. 하지만 지금까지 거듭 연기돼 온 만큼 또 연기될 가능성은 남아 있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LG에너지솔루션 “SK 특허 무효 소송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

    LG에너지솔루션 “SK 특허 무효 소송 시작하기도 전에 끝나”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이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을 상대로 제기한 배터리 특허 무효 심판 청구를 기각했다. 양사의 특허 유효성 다툼이 시작되기도 전에 끝나버린 것이다. 15일 배터리 업계와 외신 등에 따르면 미국 특허청 특허심판원(PTAB)은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배터리 특허는 무효”라고 주장하며 제기한 특허 무효 심판 청구에서 원고 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다. SK이노베이션이 LG에너지솔루션의 SRS 특허와 양극재 특허가 무효라며 청구한 총 8건의 심판을 모두 기각한 것이다. 미국 특허심판원의 조사 개시 기각에 대해서는 항소할 수 없다. SK이노베이션 측은 “미국 국제무역위원회(ITC)나 연방법원 소송과의 절차 중복을 이유로 각하 결정을 내린 것일 뿐”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에너지솔루션은 “SK이노베이션의 주장대로 지난해 초부터 중복 청구를 이유로 무효 신청을 각하하는 결정이 시작됐다면 왜 비용을 들여 8건의 특허 무효 심판 청구를 진행한 것인지 해명해야 하는데도 아무런 해명 없이 자신의 실수를 유리하게 왜곡하고 있다”면서 “가장 효율적으로 무효 판단을 받을 수 있는 미국 특허심판원에 제기한 신청이 모두 각하돼 기회를 상실한 것은 명백한 사실”이라고 반박했다. 이어 “소송을 통해 시시비비를 명확히 가리고, 결과에 책임지는 모습을 보이는 것이 지금 양사가 할 도리”라면서 “LG에너지솔루션은 배터리 사업에서 가장 중요한 2만 7000여건의 특허를 비롯한 지식재산권을 침해하는 어떠한 행위에 대해서도 단호하게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영준 기자 the@seoul.co.kr
  • 지앤넷, 비플러스랩과 전략적 제휴 체결

    지앤넷, 비플러스랩과 전략적 제휴 체결

    비플러스랩과 지앤넷이 제휴를 통해 언택트 헬스케어 분야에 적극 나선다. 지앤넷은 지난 14일 비플러스랩 본사 임상실험센터에서 비플러스랩과 ‘상호협력을 위한 MOU 체결식’을 가졌다고 15일 밝혔다. 비플러스랩은 임상경험을 기반으로 질병을 AI 문진하고 의료기관을 추천하는 ‘어디아파’를 운영하고 있다. 부민병원을 통한 빠른 임상 피드백으로 서비스를 고도화 중인 기업이라고 한다. 지앤넷은 의료정보전송플랫폼인 ‘실손보험 빠른청구’를 통해 출력물 없는 보험청구를 서비스하고 있다. 제휴 병원이 아니어도 ‘구디AI’ 기술을 활용해 서류 이미지에서 데이터로 추출하고 보험사로 전송할 수 있다. 또한 지앤넷은 서울시 기업지원센터의 AI챗봇 개발과 운영을 맡는 등 독자적인 AI챗봇 기술도 보유했다. 이번 제휴를 통해 어디아파에서도 실손보험 빠른청구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도록 개발된다. 지앤넷은 어디아파 문진의 서비스 고도화를 위해 지앤넷의 AI 기술을 전략적으로 지원할 예정이다. 지앤넷 관계자는 “최근 코로나 등의 감염병 이슈의 장기화로 의료 서비스 환경도 빠르게 변화하고 있는 가운데 ▲비대면 AI 문진 서비스를 통한 의료기관 안내 ▲의료기관 이용 후 보험청구 서비스와 같이 메디컬 헬스케어를 한 곳에서 이용할 수 있는 서비스가 기대된다”고 말했다. 서울비즈 biz@seoul.co.kr
  • 선거법위반 정천석 울산동구청장 1심 벌금 500만원...직위상실 위기

    21대 총선을 앞두고 특정 후보 지지 발언을 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진 정천석 울산동구청장이 1심에서 직위상실형에 해당하는 벌금 500만원을 선고받았다. 울산지법 형사12부(부장 김관구)는 15일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를 받는 정 구청장에게 벌금 500만원을 선고했다. 정 구청장은 2019년 12월부터 지난해 1월 사이 3차례에 걸쳐 확성기를 사용해 현직 국회의원과 입후보 예정자 지지 발언을 하는 등 사전선거운동을 한 혐의로 기소됐다. 재판부는 “자치단체장으로서 정치적 중립 의무를 어겼고 동종 처벌 전력도 있다”고 양형 이유를 밝혔다. 1심 선고대로 벌금형이 확정되면 정 구청장은 당연퇴직으로 직위를 상실한다. 선출직 공직자가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100만원 이상 벌금형이 확정되면 당선무효 또는 당연퇴직이 된다. 울산 박정훈 기자 jhp@seoul.co.kr
  • 신정현 경기도의원, 코로나19 위기속 20대 여성 실태파악 및 지원방안 정담회 개최

    신정현 경기도의원, 코로나19 위기속 20대 여성 실태파악 및 지원방안 정담회 개최

    경기도의회 여성가족평생교육위원회 신정현(더불어민주당·고양3) 의원은 지난 12일 경기도의회 제1정담회실에서 코로나19 위기속 20대 여성 실태파악 및 지원방안 마련을 위한 관계자 정담회를 개최했다. 이날 정담회에서는 경기도 여성가족국 가족다문화과 및 여성정책과, 복지국 청년복지정책과 관계 공무원들과 경기도정신건강복지센터 윤미경 부센터장,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임혜경 연구위원, 경기도 여성비전센터 이미정 팀장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코로나19 위기 속 20대 여성들이 겪는 사회구조적 문제를 도출하고 정책적 대안을 마련하는 데 힘을 모았다. 신정현 의원은 “통계청 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상반기 20대 여성의 자살률은 전년 동기 대비 43% 급증했고, 2020년 1월부터 8월까지 집계된 20대 여성의 자살 시도자가 전체 자살 시도자의 32.1%로 전세대에서 가장 많은 것으로 나타나 우려스럽다”며 “특히 코로나19 이후 20대 여성들은 지난해 3월 기준 13만개의 일자리를 상실하는 등 코로나의 피해를 가장 직접적으로 받아 우울감과 고립감이 심화되고 있어 20대 여성에 대한 실태파악과 맞춤지원이 절실한 상황이다”라고 정담회의 추진배경을 설명했다. 이 자리에서 신 의원은 각 부서가 현재 추진 중인 경기도의 20대 여성 지원 정책들을 살펴봤는데 담당부서조차 20대 여성이 겪는 어려움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해 정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황이라고 말했다. 여성정책과 임혜경 여성정책자문관은 정담회를 준비하는 과정에서 경기도의 대부분의 자료가 성별 분류조차 되어 있지 않아 20대 여성 관련 자료를 파악하는데 어려움을 겪었다고 호소하면서 성별에 따른 사업 결과를 면밀히 분석하고 효율적인 정책설계를 위해 성인지통계 작성 의무를 보다 구체화해 모든 부서가 이행할 수 있게 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또한 경기도여성가족재단 임혜경 연구위원은 최근 연구에서 20대 여성은 현재 자신들의 지원하는 법제도가 충분하지 않다고 인식하고 있으며 최근 코로나19로 고용시장에서 가장 큰 타격을 받은 20대 여성들에게 자신의 정체성을 찾아갈 수 있도록 일자리와 사회활동을 병행할 수 있는 공공일자리 프로그램을 적용하자는 의견을 제시했다. 여성정책과 송지현 여성정책개발팀장은 20대 여성들이 서로가 겪고 있는 어려움을 공감하고 격려하며 함께 대안을 찾아가볼 수 있는 여성 커뮤니티 활동을 통해 여성 스스로 연대하고 협력할 뿐만 아니라 정책을 제안하고 추진하는 당사자가 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서 경기도 정신건강복지센터 윤미경 부센터장은 커뮤니티가 구성되면 일자리 부재, 주거 불안정성, 문화적 소외로 인한 우울감과 고립감 등 다양한 고충에 공감하고 대책을 연결해 줄 수 있는 게이트키퍼의 역할이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며 센터 차원에서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강구하겠다고 했다. 신정현 의원은 “20대 여성들이 저임금의 불안정한 일자리, 직장 내 보이지 않는 차별과 소외, 주거 부담 증가와 불안정성 확대, 데이트폭력·스토킹과 같은 범죄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심리적으로 위축을 느끼는 상황에서 코로나19마저 장기화되면서 우리 사회의 가장 약한 연결고리인 20대 여성의 경제적·심리적 고통이 가중되고 있다”며 “사회적 혼란의 시기에 자신의 정체성을 찾고 건강한 사회관계를 형성하며 인생을 설계할 수 있도록 경기도가 희망과 비전을 제시해야 한다”고 말했다. 끝으로 신 의원은 향후 20대 여성 당사자들이 직접 참여하는 비대면 정담회를 열어 당사자가 문제제기와 대안제시를 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고 해당 정책의 추진과정에서 총괄부서를 정하여 일관성 있는 정책추진에 대한 이해관계에 있는 부서의 적극적인 협조를 당부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일베 파문’ 7급 공무원, 대면 조사…경기도 “이달말 결론”

    ‘일베 파문’ 7급 공무원, 대면 조사…경기도 “이달말 결론”

    성희롱과 장애인 비하 글 올려 논란경기도, 이달 말 징계 수위 결정 방침“징계 확정되면 별도로 경찰 고발” 경기도는 극우 성향의 커뮤니티 ‘일간베스트저장소’(일베) 등에 성희롱과 장애인 비하 글을 올려 논란이 된 7급 공무원 합격자 A씨에 대한 대면 조사를 마쳤다고 13일 밝혔다. 도는 조사 결과를 토대로 이달 말 인사위원회를 열어 A씨에 대한 임용 취소 등 징계 수위를 결정할 방침이다. 도에 따르면 성희롱과 장애인 비하는 지방공무원임용령 제4조에 따라 ‘임용후보자로서 품위를 크게 손상하는 행위’로, 공무원으로 직무를 수행하기 곤란하다고 인정되면 인사위 의결을 거쳐 임용후보자 자격 상실을 결정할 수 있다. 도 관계자는 “인사위원회에서 A씨에 대한 징계가 확정되면 성범죄 의혹 등에 대해서는 별도로 경찰에 고발할 방침”이라고 말했다. 경기도는 지난해 12월 30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일베 등에 성희롱 및 장애인 비하 글을 수시로 올린 사람이 최근 경기도 지방공무원 7급 임용시험에 합격했다”며 임용 취소를 요구하는 글이 올라오자 사실 확인에 나섰다. 자신을 경기도민이라고 밝힌 청원자는 이 글에서 “인터넷 커뮤니티에 공무원 합격 인증사진을 올린 사람이 과거 길거리에서 여성과 장애인을 몰래 촬영한 뒤 조롱하는 글을 커뮤니티에 수시로 게시했다”며 “미성년 여학생에게도 접근해 숙박업소로 데려간 뒤 부적절한 장면을 촬영해 자랑하듯 글과 함께 5차례 이상 올렸고 더 충격적인 내용도 있다”고 주장했다. 또 “면접에서 이런 그릇된 인성을 가진 사람을 걸러내지 못하고 최종 합격시켰다는 사실이 납득이 안 되고 화가 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임용 취소 청원글에는 이날 기준 9만 7000여명이 동의했다. 이재명 경기도지사는 지난달 페이스북을 통해 “만일 사실이라면 주권자인 도민의 대리인으로서 권한을 위임받아 도민을 위한 공무를 수행할 자격이 없다”며 A씨에 대한 엄정 조사를 주문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19세에 소설 발간’ 파리에서 자취 감춘 세네갈 천재 소녀

    ‘19세에 소설 발간’ 파리에서 자취 감춘 세네갈 천재 소녀

    세네갈의 천재로 불리던 소녀가 지난 4일(이하 현지시간) 프랑스 파리에서 자취를 감췄다. 실종된 다이어리 소우(Diary Sow)는 파리의 유명 고등학교인 리세 루이르그랑에서 수학하는 도중 실종 소식이 전해졌다. 그는 우수한 성적을 내며 2018년과 2019년에 최상위 학생에 이름을 올렸으며, 세네갈을 대표하는 촉망받는 인재로 주목 받았다. 또한 소우는 작년에 19살의 나이로 소설을 발간하기도 했다. 그는 13살에 자신만의 글을 쓰기 시작했고, 15세에 그의 첫 번째 소설을 집필하기 시작했다. 세네갈에서 소설을 발간하며 유명세를 탔지만 소우는 과학과 공학 분야에서 꿈을 키우고 있었다. 그는 “과학자지만 과학에만 한정되고 싶지 않다”고 다양한 분야에 대한 자신의 관심과 꿈을 밝힌 바 있다. 소우의 뛰어난 재능에 대해 세네갈의 대통령은 “소우는 국민들이 자랑스러워할 떠오르는 스타”라고 언급하기도 했다. 하지만 리세 루이르그랑 학교 측은 지난 4일 소우가 더 이상 학교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고 있다며 세네갈 대사관 측에 연락을 취했다. 파리 경찰은 도시를 샅샅이 뒤졌지만 어떠한 단서도 찾지 못하고 있다. 지난해 발간한 소우의 책의 검수를 맡았던 마메 쿰바 디우프 새그나는 “모든 사람들이 소우를 걱정하고 있다”며 “그는 이루고자 했던 수많은 꿈과 사람들에게 줄 큰 희망을 가지고 있었다”고 염려를 표했다. 마키 살 세네갈 대통령도 조사를 돕기 위해 지원 인원을 보낸 것으로 알려졌다. 또 파리와 인근에 거주하는 세네갈 국민들 역시 소우의 얼굴이 담긴 팸플릿을 나눠 주는 등 소우를 찾는 일에 동참하고 있다. 이번 천재 소녀의 실종 사건이 알려지자 SNS 등을 통해 누리꾼들은 “지난해 소우의 아버지가 세상을 떠나 큰 상실감에 빠졌을 것이다”, “아무리 천재여도 학업에 대한 압박이 있었을 것이다”, “자신의 꿈에 대한 의지를 고려해보면 타인에 의한 실종사건이다” 등 의견이 엇갈리고 있다. 강경민 콘텐츠 에디터 maryann425@seoul.co.kr
  • [글로벌 In&Out] 은희경의 ‘빛의 과거’, 시공간을 넘어 배우는 문화/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글로벌 In&Out] 은희경의 ‘빛의 과거’, 시공간을 넘어 배우는 문화/페브리아니 엘피다 트리흐따라니 서울대 국문학과 박사 과정

    지난 학기 수업에서 한국 소설 몇 편을 읽었다. 은희경 작가의 장편소설 ‘빛의 과거’(2019)는 가장 최신작으로 매우 흥미롭게 읽었다. 주인공 ‘김유경’의 시점으로 2017년과 1977년의 시공을 넘나든다. 김유경은 친구, 즉 김희진이라는 인물의 소설을 읽으면서 신입생으로 기숙사에 처음 입사한 시기인 1977년의 추억을 상기한다. 1977년 신입생인 김유경과 그녀를 둘러싼 룸메이트와 동료들의 이야기, 신입생 환영회, 첫 미팅, 봄 축제, 학보사 경험, 오픈하우스, 연애사건들이 전개됐다. 가장 흥미로운 점은 김유경과 김희진이라는 인물의 시점으로 그려진 청춘문화이다. 한국에 오기 전 대중매체로 한국 문화를 배우면서 청춘문화 혹은 대학생 문화도 동시에 접했고, 한국 생활에서 그 문화를 직접 경험할 기회를 얻었다. 그러나 1970년대의 청춘문화는 이 소설에서 처음으로 접했다. 소설 속 당대의 대학생의 생활과 대학생 문화는 특히 눈에 띄었다. ‘빛의 과거’ 속 1977년은 감시와 검열의 시기, 즉 ‘긴급조치 9호’의 시기였지만 그 안에서는 정부와 맞서는 시위 외에 대학생 문화도 상당했다. 이 소설의 주요 인물들이 여대 기숙사생이라서 여성에 집중돼 당대의 대학생 문화를 두드러지게 담았다. 가령 단체 미팅, 연애와 축제와 관련된 대학생 문화가 그것이다. 특히 미팅 이야기는 자주 등장해 당시 대학생의 중요 관심사 중 하나라고 파악했다. 단체미팅을 할 때 소설 속 등장인물의 이름이 쓰인 카드를 배부하면서 파트너를 정하자 그 이름으로 불리게 된 것이 기억에 남는다. 나는 한국의 대학생들처럼 미팅을 직접 체험해 보지 못해 지금도 미팅문화가 존재하는지 정확히 모르지만 이 부분을 읽으면서 소개팅과 같은 문화를 연상했다. 대학생들의 데이트 문화도 흥미로웠다. 1977년대에 주로 다방이나 찻집, 음악감상실 등과 같은 문화생활을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데이트 코스로 정했다. 야구대회에서 데이트하는 대목도 발견됐다. 더 나아가 이 소설에서 대학교 축제도 활발했다는 것을 알았다. 한국에 오기 전에 듣고 왔던 대학교 봄 축제는 한국에 처음 왔을 때 직접 경험했다. 그러나 이 소설을 읽으면서 대학교 축제에 대한 궁금증이 더 생겨 자료를 찾아보았다. 봄 축제는 1970년대 이전에도 이미 개최했다. ‘빛의 과거’에서 주인공이 강조한 “PDT(파트너, 드레스, 티켓)라는 항목”이 있다. 여학생들이 축제에 같이 갈 수 있는 파트너를 바쁘게 찾기 시작하고 축제에서 입어야 할 드레스를 맞춰야 되는 대목이 그려졌다. 대학생의 활기차고 다채로운 모습이었다. 1970년대는 검열의 시기이다. 이 소설은 그 같은 엄격한 시대적 배경에서 그 시대 청춘들의 분위기를 동시에 묘사해 ‘어둠’ 속에도 그나마 ‘빛’이 있다는 것을 암시하지 않았나 싶다. 주인공들의 시점으로 보는 이러한 문화적인 요소에서 제목에 들어 있는 ‘빛’이라는 단어의 뜻을 다시 생각했다. 은희경 작가 스스로 빛이 현재와 과거를 관통하는 이미지라고 언급한 적이 있지만 소설에 나타난 대학생 문화, 즉 청년문화의 묘사가 ‘빛’을 의미할 수 있다고 생각하게 됐다. ‘빛의 과거’로 대학생 문화에 더 관심이 생겼다. 기말과제를 준비하면서 이 소설과 관련한 글들을 읽었는데 이 소설을 읽으면서 드라마 ‘응답하라’ 시리즈를 보는 느낌이 들었다는 평가도 읽었다. 아직 ‘응답하라 1994’밖에 보지 못했으나 평가에는 공감이 됐다. ‘빛의 과거’에서 1970년대 대학생의 모습을 엿본다면 ‘응답하라 1994’에서는 1990년대 대학생의 모습을 엿볼 수 있다. 한국문학 작품에 큰 관심을 두게 두는 이유다. 문학을 한다는 것은 재미도 있고 안에 포착된 사회와 문화적인 요소를 동시에 파악할 수 있어 큰 보람을 느낀다.
  • 해수부 어선원 재해보험 관리·운영 엉망

    해양수산부가 법적 근거 없이 보험료를 산정하는 등 어선원 재해보험 관리·운영을 엉망으로 한 것으로 나타났다. 감사원은 해수부에 대한 정기감사 결과 어선원들의 재해보험을 위탁운영하면서 보험료 및 보험급여 기준이 되는 보험가입자의 임금 산정을 엉터리로 고시했다고 12일 밝혔다. 해수부는 어선원의 재해를 신속하고 공정하게 보상하기 위해 어선원재해보상보험을 수협에 위탁해 운영하면서 선주가 납부하는 보험료의 일부(2019년 688억여원)를 지원하고 있다. 어선원재해보험법 등에 따르면 어선원보험의 보험료와 보험급여는 보험가입자가 신고한 임금을 기준으로 산정하되 임금 관련 자료가 없는 등 임금 산정이 곤란한 경우 어업재해보험심의회의 심의를 거쳐 해수부 장관이 정해 고시하는 금액(이하 기준임금)을 적용해야 한다. 기준임금에 따라 선주·국가 부담, 어선원 보험급여 수준이 달라지므로 3년 범위 내에서 재해보상 승선평균임금 상승 등을 고려해 적정성을 재검토한 후 고시해야 한다. 이에 해수부는 기준임금 고시 재검토 기한(2015년 6월 7일)이 끝나기 전 합리적 수준의 기준임금을 다시 정해 고시해야 했지만 이 기한으로부터 5년이 지난 지난해 6월 현재까지 기준임금을 재검토하지 않고 그대로 고시했다. 그 결과 수협이 최근 4년간(2016∼2020년) 이미 효력이 상실된 기준임금 고시에 따라 기준임금을 적용하는 등 법적인 근거 없이 어선 톤수별로 차등을 둬 어선원보험의 보험료를 산정·부과하도록 했다. 또 보험의무가입자 가입 현황 등 실태를 파악해 의무가입률이 저조한 경우 별도의 가입률 제고방안을 마련해야 하는데 제대로 하지 않았다. 최광숙 선임기자 bori@seoul.co.kr
  • 흥분·공포 심리에 널뛰는 증시… 주식과 결혼 말고 연애만 하라

    흥분·공포 심리에 널뛰는 증시… 주식과 결혼 말고 연애만 하라

    ‘흥분과 공포 심리가 이끄는 널뛰기 장세.’연초 국내 주식시장의 풍경은 이렇게 요약된다. 개장 이후 5거래일간 9.7%나 올랐던 코스피는 과열 우려 속에 11일과 12일 연속 빠졌지만 개인투자자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이틀간 6조 8000억원어치를 폭풍 매수했다. 전문가들은 “장기적으로 볼 때 주식은 조급한 쪽이 지는 시장”이라면서 단기 조정을 계기로 투자의 마음가짐을 가다듬어야 한다고 조언했다. 코스피 시장에 개인투자자의 ‘포모’(FOMO·소외 공포증) 심리가 널리 퍼졌다는 걸 부정하는 이는 많지 않다. 상승장에서 소외될 수 있다는 불안감 탓에 일단 사고 보려는 사람이 많다는 얘기다. 유효상 숭실대 경영대학원 교수는 “주식은 기본적으로 돈 벌기 위해 하는 건데 정치인들이 나서 (동학개미를) 애국자라고 칭찬해 주니 (다수의 의견이나 행동을 따르는) 밴드왜건 효과가 더 강하게 나타나고 있다”고 말했다. 서준식 숭실대 경제학과 겸임교수는 “가계 자산 중 주식 비중이 너무 낮았는데 돈이 지난해부터 주식 시장으로 이동한 건 바람직하다”면서도 “요즘 투자자들의 마음을 보면 돈을 잃는 대표적 심리인 ‘최근성 편견’이 엿보인다”고 했다. 지금 오르는 종목은 영원히 오르고, 떨어진 종목은 계속 떨어질 것 같은 심리다. 서 교수는 “삼성전자가 좋다고 하니 6거래일간 4조원 가까이 사들였다”면서 “가격이 싼 종목에도 분산투자하는 등 상승의 온기가 시장 전체에 퍼져야 강세장이 계속 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장 전문가들은 “마음이 급해서는 장기적으로 살아남기 힘들다는 게 경험칙”이라고 말한다. 특히 변동성이 클 때 대출받아 투자했다가는 ‘빨리 수익을 내야 한다’는 조바심이 커지기에 ‘빚투’(빚내서 투자)는 절대 피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하지만 주식 투자하려고 증권사에서 빌린 신용융자 잔고가 역대 최고치인 20조 5110억원(11일 기준)까지 치솟았다. 유 교수는 “‘수익 실현을 했다면 빚부터 갚아야 한다”면서 “그래야 3월 공매도 재개 등의 이슈로 주식시장이 큰 폭의 조정을 받아도 최악을 피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 관점에서 투자 자세를 재정비해야 한다는 조언도 나온다. 스타 펀드매니저 출신인 홍진채 라쿤자산운용 대표는 “주식을 사거나 팔아야 하는 시점보다 중요한 건 전체 자산 중 주식 비중을 얼마나 가져갈 것인가의 문제”라고 말했다. 그는 “주식 자산 중에서도 패시브 투자(지수의 등락에 따라 기계적으로 편입된 종목을 사고파는 투자)와 액티브 투자(종목을 능동적으로 골라 하는 투자) 비율도 잘 조정해야 한다”면서 “처음에는 상장지수펀드(ETF) 등 패시브 투자 비율을 높였다가 3~7년 정도 경험을 쌓으며 스스로 시장 평균 보다 높은 수익률을 낼 수 있다고 판단되면 전략을 바꾸는 게 좋다”고 말했다. 서 교수는 “투자 전 가장 중요한 마음가짐은 ‘내 머리를 믿지 말자’는 것”이라면서 “천재인 아인슈타인이 노벨상 상금을 날리고, 뉴턴이 돈을 잃은 곳이 주식시장”이라고 했다. 아무리 똑똑해도 사람의 본성을 따라 움직이면 돈을 잃을 가능성이 높은 만큼 겸손해야 한다는 것이다. 김성봉 한성대 경제학과 교수는 “주식과는 사랑에 빠져 결혼까지 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장기투자할 곳과 안 할 곳이 나뉘는 만큼 맹목적으로 주식을 바라보기보다는 적정한 거리를 두며 ‘밀당의 고수’가 되는 게 중요하다는 의미다. 김경일 아주대 심리학과 교수는 “돈은 벌 때 느끼는 기쁨보다 잃을 때 느끼는 상실감이 2~3배는 커 폭락장이 오면 만회를 위해 투기적 행태가 나타날 수 있다”며 “감당할 수 있는 액수로 길게 투자하는 관점을 가져야 한다”고 말했다. 윤연정 기자 yj2gaze@seoul.co.kr유대근 기자 dynamic@seoul.co.kr
  • 인공지능윤리협회 “이루다, AI 윤리 어겨”…서비스 중단 촉구

    인공지능윤리협회 “이루다, AI 윤리 어겨”…서비스 중단 촉구

    학계 첫 성명…“데이터 정제 안됐다”개인정보 무단 수집 및 노출도 지적“서비스 중단하고 개선 뒤 재출시해야” 인공지능(AI) 챗봇 ‘이루다’가 동성애·장애인 혐오와 성차별을 학습했다는 논란에 관련 학계가 AI 윤리를 위반했다며 “이루다 서비스를 중단하라”는 첫 성명을 냈다. 한국인공지능윤리협회는 11일 성명서를 재고 “AI 챗봇으로 인해 AI의 편향성, 개인정보 유출, 악용 등 AI 윤리 문제가 논란이 됐다”며 “AI 서비스를 만드는 기업들과 이용자들이 AI 윤리 필요성과 중요성을 아직 인식하지 못하는 상황”이라고 짚었다. 협회는 “AI에 학습되는 빅데이터는 신뢰할 수 있고 편향적이지 않아야 한다”며 “이번 (이루다) 사례에서는 데이터 정제·선별 작업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아 AI 챗봇이 동성애·장애인 등에 대한 편향 결과를 그대로 노출했다”고 지적했다. 이어 “AI 제품과 서비스는 출시 전 충분한 품질 검사를 거치고, 중립적인 기관의 검수도 거쳐야 한다”며 “AI는 기계학습 과정에서 인간이 예측하기 어려운 결과물을 내놓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루다를 학습시키는 과정에서 활용된 실제 연인들 간 대화 데이터를 이용자의 구체적 동의 없이 수집하고, 이를 제대로 익명 처리하지 않아 개인정보를 노출했다는 논란에 대해서도 비판 의견을 내놨다.협회는 “카카오톡 대화를 챗봇 학습 데이터로 활용한다는 명확한 고지가 없었다”며 “카톡 대화의 상대방들은 개인정보 제공에 동의하지 않았기 때문에 문제 소지가 있다”고 의견을 냈다. 협회는 이루다 서비스를 중단해야 한다면서 “AI 윤리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개선한 다음 재출시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협회는 “소비자도 AI 서비스를 올바른 방법으로 사용해야 한다”며 “성적 도구화, 성희롱 등의 문제는 법적 문제는 없어도 윤리적 문제가 분명히 있다”고 비판했다. AI 챗봇이든 무엇이든 성적 도구화 및 학대는 그 행위 자체로 잘못된 것이기 때문에, 이를 죄의식 없이 하게 되면 인간성 상실로 이어져 실제 인간에게도 비슷한 행위를 할 가능성이 커진다는 게 AI윤리협회의 지적이다.협회는 “초·중·고 청소년 시기부터 AI 개발 및 사용 윤리를 가르치고, 새로운 AI 윤리 이슈를 모든 시민에게 교육해야 한다”며 “AI는 인간의 편익과 행복을 위한 기술이지만, 잘못 개발·사용되면 위험성과 역작용이 막대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국내 스타트업 스캐터랩이 지난해 12월 23일 페이스북 메신저 기반으로 출시한 AI 챗봇 ‘이루다’는 실제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하는 느낌을 준다는 평가를 받으며 10~20대 사이에서 인기를 얻었다. 이용자가 40만명을 넘어가는 등 주목을 받던 중 일부 이용자들이 이루다를 대상으로 성희롱을 일삼는 등 성적 도구화한다는 비판이 제기됐고 동성애나 장애인, 여성 등을 차별하는 듯한 응답을 내놓는 등 연이어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논란이 계속되자 스캐터랩은 이날 중으로 입장을 밝힐 예정인 것으로 전해졌다. 신진호 기자 sayho@seoul.co.kr
  • 비타민D는 코로나 시대 필수 영양소?… 영국, 논쟁 끝 임상시험 중

    비타민D는 코로나 시대 필수 영양소?… 영국, 논쟁 끝 임상시험 중

    코로나19로 인한 사망자가 늘기 시작한 지난 3월 영국 뉴캐슬어폰타인(뉴캐슬) 병원이 코로나19 환자들에게 고함량 비타민D를 처방한 결과를 보고했다. 비타민D가 면역·대사 기능 강화에 핵심적인 역할을 해 지역사회 호흡기 질환 위험을 줄일 수 있다는 결론이었다. 하지만 영국 국민보건서비스(NHS)는 뉴캐슬 병원의 결론에 논란 소지가 있다고 보고, 코로나19 환자에게 비타민D를 처방하는 지침 또한 만들지 않았다. 이 병원에서 비타민D를 투여한 환자들이 호전된 것은 특이 사례로 간주했다. 그럼에도 전 세계 임상의와 내분비 학자들 사이에서 충분한 수준의 비타민D 투여가 코로나19 중증화와 사망률을 줄일 수 있을지에 대한 논쟁은 이어지고 있다고 영국 가디언이 10일(현지시간) 전했다. 가디언은 또 코로나19 환자에게 비타민D 투여 지침을 만들어야 한다고 주장하는 데이비스 데이비드 전 영국 브렉시트(유럽연합 탈퇴)부 장관의 분투기를 소개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데이비스의 분투 끝에 영국에선 비타민D가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임상실험이 진행 중이다.#英 공중보건국 “비타민D 매일 섭취… 코로나19 치료 목적은 아니지만…”뉴캐슬 병원이 시도했던 비타민D 처방량은 영국 공중보건국 권장량의 최대 750배였다. 뉴캐슬 병원 의료진은 지난해 7월 ‘비타민D를 투여한 코로나19 환자 134명 중 94명이 퇴원했다. 24명은 입원 치료를 받았고, 그 중 16명은 사망했다. 사망자 중 13명은 노쇠한 90대였다’고 미국 내분비학회 학술지인 ‘임상 내분비학·대사 저널’에 발표했다. 지난해 3월에 이미 이같은 연구 결과를 알았지만 큰 의미를 두지 않았던 영국 NHS와 다르게 의료계 안팎에선 비타민D 효과에 대한 기대가 커졌다. ‘최전망 면역지원팀’이란 자원봉사 단체는 코로나19 치료 최전선에 선 NHS 직원들에게 면역령 강화를 위한 ‘웰빙팩’을 지원했는데 이 안에 비타민D와 비타민C, 아연을 챙겼다. 일부 의사는 환자들에게 비공식적으로 비타민D 섭취를 권했다. 영국의 인도계 의사 협회는 “비타민D 결핍이 코로나19 중증화의 주요 위험 요소라는 증거가 축적되고 있다. 더 어두운 피부로 태어난 사람들은 비타민D가 만들어지는 더 깊은 층에서 자외선을 덜 받기 때문에 상대적으로 비타민D3 결핍이 되기 쉽다”는 내용의 서신을 회원들에게 보냈다. 결국 뉴캐슬 병원의 임상 한 달 뒤인 지난해 4월 영국의 잉글랜드공중보건국은 비타민D 섭취 지침을 ‘비타민D가 결핍된 경우 섭취하라’에서 ‘일반 건강한 성인들도 매일 비타민D 10㎍을 섭취하라’로 바꿨다. 지침까지 바꾸면서도 잉글랜드공중보건국은 비타민D가 코로나19 증세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언급을 삼가했다. 대신 “코로나19로 야외활동이 줄고 가정에 있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햇빛 만으로 하루에 필요한 비타민D를 모두 얻지 못하기 쉽다. 이로 인해 골다공증 위험이 높아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비타민D는 태양 자외선을 쬐면 체내에서 자연 합성되기 때문에, 야외활동이 줄거나 자외선 차단제를 발라 자연합성이 잘 안돼 결핍 상태가 되면 영양제로 보충하게 된다. # “뉴질랜드 방역 성공은 요양원에 비타민D 처방했기 때문”비타민D 효과를 더 탐구하려는 노력은 의학계와 정치권에서 동시에 일어났다. 우선 뉴캐슬 병원 연구를 따라한 실험이 이어졌다. 프랑스 요양원에서 66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팀은 “정기적으로 비타민D를 복용하는 게 생존율을 높이는 일과 관련이 있다”고 했다. 퀸엘리자베스 병원과 이스트 앵글리아 대학은 공동 예비연구를 통해 ‘비타민D 수치가 낮은 유럽 국가와 코로나19 감염률 사이 상관관계를 발견했다’고 밝혔다. 지난해 9월 스페인에선 50명의 코로나19 환자에게 고용량 비타민D를 투여한 결과 1명만 집주치료실(ICU) 입원을 했고 나머지는 경증만 겪었다고 보고했다. 대조군으로 비타민D를 투여하지 않았던 26명 중에선 절반이 집중 치료를 받고, 이 중 2명이 사망했다. 정치권에선 보수당 데이비스 의원과 노동당의 루파 허크 의원이 명확한 인과관계를 더 찾기 위해 비타민D 처방 권고를 주저하는 영국 보건당국의 행보에 불만을 드러냈다.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두 정치인은 환원론이나 음모론으로 보일 법한 주장도 서슴지 않았다. 73세인 데이비스 의원은 자신도 고용량 비타민D 보충제를 매일 복용한다며 “비타민D 처방이 노인, 비만인, 유색인종 같은 취약 계층의 위험을 완화하는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지난해 9월 영국 텔레그래프에 보낸 기고글 등에서 “브라질과 인도를 제외하면, 코로나19가 (일조량이 적은) 위도 40도 이상에서 심각하게 존재하고, 자외선이 줄어드는 겨울에 심각하게 존재한다”고 비판했다. 허크 의원은 더타임스에 쓴 글에서 “2011년부터 모든 노인 요양원에 비타민D를 처방한 뉴질랜드, 유제품에 비타민D를 첨가하는 핀란드에서 코로나19 사례와 사망자가 드문 게 우연이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유색인종 비타민D 결핍 더 심한데… “당국의 무관심은 구조적 인종차별”비타민D가 코로나19 치료에 효과가 있는지 필요한 연구에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고 있다고 비판하던 두 의원은 지난해 10월 맷 핸콕 영국 보건복지부 장관을 면담했다. 이후 핸콕 장관은 “코로나19에 대한 저항력과 면역력 차원에서 비타민D 영향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살펴볼 것을 과학계에 요청한다”면서 “비타민D는 전반적인 건강에 도움이 되고, 보충해서 나쁠 일은 없다는 점을 민들에게 전달하겠다”고 약속했다. 이후 퀸 메리 유니버시티 오브 런던에서 올 여름까지 비타민D 복용이 코로나19 감염 예방에 도움이 되는지 확인하는 5000명 규모 임상연구가 진행되고 있다. 영국에선 또 지난해 11월부터 교도소 수감자들에게 비타민D를 지급하고 있다. 데이비스와 허크, 두 의원이 정치적 압력을 가하지 않았다면 비타민D가 코로나19 치료에 도움을 주는지 여부는 과학적 규명 기회를 얻지 못한 채, 일부 의사와 병원의 주장이나 속설로 남게됐을 가능성이 높다고 가디언은 보도했다. 허크 의원은 그러나 코로나 백신에 천문학적 자금이 투입되는 동안 취약계층이 접근하기 쉬운 비타민D라는 해법을 찾는 임상 연구에 자금 지원이 이뤄지지 않았던 배분 구조에 여전한 실망감을 드러냈다. 영국의 심장 전문의이자 작가인 아심 말호트라는 특히 유색인종의 면역 증진 방안인 비타민D 권장에 영국 의약당국이 열의를 보이지 않은 점을 “구조적 인종 차별”이라고 비판했다. 코로나19가 확산됐던 지난해 뿐 아니라 코로나19를 없앨 올해도 ‘뉴노멀’(구조 변화)이 될 것임을 짐작케 하는 진단들이다. 홍희경 기자 saloo@seoul.co.kr
  • [전문]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사

    [전문] 문재인 대통령 2021년 신년사

    문재인 대통령은 11일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에서 발표한 신년사에서 “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 중 최고 성장률로 GDP(국내총생산)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하는 등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가 밝음을 보여주고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아래는 신년사 전문.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신축년 새해를 맞았습니다. 희망을 기원하면서도 마음이 무겁습니다. 새해가 새해 같지 않다는 말이 실감 납니다. 코로나와의 기나긴 전쟁이 끝나지 않았습니다. 생명과 안전이 여전히 위협받고, 유례없는 민생경제의 어려움이 지속되고 있습니다. 일상의 상실로 겪는 아픔도 계속되고 있습니다. 고난의 시기를 건너고 계신 국민들께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립니다. 그러나 새해는 분명히 다른 해가 될 것입니다. 우리는 함께 코로나를 이겨낼 것입니다. 2021년은 우리 국민에게 ‘회복의 해’, ‘포용의 해’, ‘도약의 해’가 될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2020년, 신종감염병이 인류의 생명을 위협했고, 일상은 송두리째 바뀌었습니다. 우리 또한 예외가 아니었습니다. 세계 경제도 대공황 이후 최악의 침체를 겪었습니다. 우리 경제 역시 마이너스 성장을 면치 못했습니다. 모두가 어렵고 힘들었습니다. 국민들은 일 년 내내 불편을 감수해야 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꺾이지 않았습니다. 위기 속에서 대한민국은 오히려 빛났습니다. 의료진들은 헌신적으로 환자를 돌봤고 국민들은 스스로 방역의 주체가 되었습니다. 우리 국민들은 이웃의 안전이 곧 나의 안전이라는 지극히 평범한 진실을, 놀라운 실천으로 전 세계에 보여주었습니다. 국민들이 자발적으로 구상한 창의적인 방역 조치들은 신속하게 현장에 적용되었습니다. 한국의 진단키트와 ‘드라이브 스루’ 검사방법과 마스크 같은 방역 물품들은 세계 각국에 보급되어 인류를 코로나로부터 지키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K-방역’은 국민 한 사람 한 사람의 헌신과 희생 위에 세워진 것입니다. 세계 최초로 전국 단위 선거와 입시를 치러냈고 봉쇄 없이 확산을 최대한 억제하며 OECD 국가 중에서도 손꼽히는 방역 모범국가가 된 것은 우리 국민들이 만들어 낸, 누구도 깎아내릴 수 없는 소중한 성과입니다. 우리 국민들의 상생 정신은 경제 위기를 극복하는 데에도 가장 큰 힘이 되었습니다. ‘착한 임대료 운동’을 시작으로 ‘착한 선결제 운동’과 ‘농산물 꾸러미 운동’이 이어졌고,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이웃들과 함께 사는 길을 찾았습니다. 노동자들은 경제 위기 극복에 앞장섰고 기업들은 최대한 고용을 유지해주었습니다. 우리 경제는 지난해 OECD 국가 중 최고의 성장률로 GDP 규모 세계 10위권 안으로 진입할 전망이며 1인당 국민소득 또한 사상 처음으로 G7 국가를 넘어설 것으로 예측됩니다. 주가지수 역시 2,000선을 돌파하고 14년 만에 주가 3,000시대를 열며 G20 국가 중 가장 높은 주가 상승률을 기록했고, 위기 속에서도 한국 경제의 미래전망이 밝음을 보여주고 있습니다. 대한민국은 결코 멈추지 않았습니다. 국민 모두 어려움 속에서 최선을 다하며 위기에 강한 대한민국의 저력을 보여주었습니다. 이제는 드디어 어두운 터널의 끝이 보입니다. 불확실성이 많이 걷혀 이제는 예측하고 전망하며 계획을 세울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 우리는 온전히 일상을 회복하고 빠르고 강한 경제회복으로 새로운 시대의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입니다. 하지만 국가 경제가 나아지더라도 고용을 회복하고 소상공인·자영업자들이 입은 타격을 회복하는 데는 더 많은 시간이 걸릴 것입니다. 코로나로 더 깊어진 격차를 줄이는 포용적인 회복을 이루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 국민 여러분, 마스크에서 해방되는 평범한 일상으로 빠르게 돌아가는 것이 급선무입니다. 점차 나아지고 있는 방역의 마지막 고비를 잘 넘기는 것이 우선입니다. 정부는 국민과 함께 3차 유행을 조기에 끝낼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다음 달이면 백신 접종을 시작할 수 있습니다. 우선순위에 따라 순서대로 전 국민이 무료로 접종받을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우리 기업이 개발한 치료제의 심사도 진행 중입니다. 안전성의 검사와 허가, 사용과 효과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을 투명하게 공개하겠습니다. 자체적인 백신 개발도 계속 독려할 것입니다. 백신 자주권을 확보하여 우리 국민의 안전과 국제 보건 협력을 강화하는 데 기여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경제에서도 빠르고 강한 회복을 이룰 것입니다. 이미 우리 경제는 지난해 3분기부터 플러스 성장으로 전환했습니다. 지난해 12월 수출은 2년 만에 500억 달러를 넘었고 12월 기준으로는 역대 최고치를 기록했습니다. 이 기세를 이어 우리 경제는 올해 상반기에 코로나 이전 수준을 회복하게 될 것입니다. 민생경제에서는 코로나 3차 확산의 피해 업종과 계층을 지원하기 위해 오늘부터 280만 명의 소상공인, 자영업자와 특수고용직, 프리랜서, 돌봄 종사자를 비롯한 87만 명의 고용 취약계층에게 3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합니다. 충분하지 않은 줄 알지만 민생경제의 회복을 위한 마중물이 되기를 기대합니다. 정부는 이에 그치지 않고 민생경제 회복을 위해 앞으로도 정책역량을 총동원하겠습니다. 상반기 중에 우리 경제가 코로나 이전 수준으로 회복될 수 있도록 확장적 예산을 신속하게 집행하고 110조 원 규모의 공공과 민간 투자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겠습니다. 민생경제의 핵심은 일자리입니다. 지난해보다 5조 원 늘어난 30조 5천억 원의 일자리 예산을 1분기에 집중 투입 하겠습니다. 특히, 청년·어르신·장애인을 비롯한 취약계층을 위해 직접 일자리 104만 개를 만들 예정입니다. 함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한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도 한층 강화됩니다. 청년층과 저소득 구직자들이 취업지원서비스와 함께 생계비를 지원받을 수 있는 국민취업지원제도가 이달부터 시행됩니다. 지난해 예술인들에 이어 오는 7월부터 특수고용직까지 고용보험 적용이 확대될 예정입니다. 그동안 부양의무자가 있다는 이유로 생계급여를 받지 못했던 어르신과 한부모 가정, 저소득 가구 모두 이달부터 생계급여를 받을 수 있게 되었으며 내년부터는 모든 가구의 부양의무자 기준을 폐지합니다. 앞으로 전 국민 고용보험제도, 상병수당 등 고용안전망과 사회안전망 확충 노력을 계속해 나가겠습니다. 위기일수록 서로의 손을 잡고 함께 가야 합니다. 함께 위기에서 벗어나야 일상으로 돌아가는 일도 그만큼 수월해집니다. 지난해 적극적인 일자리 창출과 저소득층 지원 노력으로 다른 나라들에 비해 고용 충격을 완화할 수 있었습니다. 저소득층에 대한 정부 지원을 대폭 늘려 재정을 통한 분배개선 효과도 크게 늘어났습니다. 하지만 아직 부족합니다. 민생 회복과 안전망 확충을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불편을 참고 이웃을 먼저 생각해주신 국민들의 노력이 헛되지 않도록 ‘격차를 좁히는 위기 극복’으로 보답하겠습니다. 주거 문제의 어려움으로 낙심이 큰 국민들께는 매우 송구한 마음입니다. 주거 안정을 위해 필요한 대책 마련을 주저하지 않겠습니다. 특별히 공급확대에 역점을 두고, 빠르게 효과를 볼 수 있는 다양한 주택공급 방안을 신속히 마련하겠습니다.국민 여러분, 코로나로 인해 세계 경제가 빠르게 바뀌고 있습니다. 비대면 경제와 디지털 혁신이 가속화되고 4차 산업혁명이 앞당겨지고 있습니다. 코로나 이후 변화하는 세계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각국의 경쟁도 더욱 치열해질 것입니다. 미래는 준비하는 자의 몫입니다. 우리 경제도 ‘선도형 경제로의 대전환’에 나섰습니다. 자동차, 조선과 같은 우리 주력산업들이 경쟁력을 되찾고 있습니다. 자동차 생산량은 지난해 세계 5강에 진입했고, 조선 수주량은 세계 1위 자리를 되찾았습니다. 정부가 역점을 두어온 시스템반도체, 미래차, 바이오헬스 등 3대 신산업 모두 두 자릿수 수출증가율을 보이며 새로운 주력산업으로 빠르게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미래에 대한 투자도 꾸준히 늘고 있습니다. 연구개발 투자 100조 원 시대가 열렸습니다. 세계에서 다섯 번째 규모입니다. 코로나 상황 속에서도 제2의 벤처 붐이 더욱 확산되어 지난해 벤처펀드 결성액이 역대 최대인 5조 원에 달하고, 벤처기업 증가, 고용증가, 수출 규모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습니다. 우리 경제의 혁신 속도는 상생의 힘을 통해 더욱 빨라질 것입니다. 우리는 대·중소기업의 협력으로 일본 수출규제의 파고를 이겨냈고, 광주에서 시작된 상생형 지역 일자리는 전국으로 확산되어 전기차, 첨단소재 등 새로운 성장동력을 키우고 있습니다. 올해부터 본격적으로 추진되는 한국판 뉴딜의 핵심 또한 ‘사람’과 ‘상생’입니다. 한국판 뉴딜이 본격 추진되면 대한민국은 전국 곳곳에서 변화가 일어날 것입니다. 새로운 인재를 육성할 것이며 새로운 성장동력과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될 것입니다. 디지털 뉴딜과 그린 뉴딜은 국민의 삶의 질을 바꾸게 될 것입니다. 무엇보다 국민이 한국판 뉴딜을 체감하고 선도국가로 가는 길에 동행하는 것이 가장 중요합니다. 한국판 뉴딜의 중점을 지역균형 뉴딜에 두겠습니다. 지역이 주체가 되어 지자체와 주민, 지역 기업과 인재들이 머리를 맞대고, 현실적이고 창의적인 발전전략을 만들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지역경제 혁신을 위한 노력도 더욱 강화하겠습니다. 국가지방협력 특별교부세 등을 활용한 재정지원과 함께 규제자유특구를 새롭게 지정하여 혁신의 속도를 높이겠습니다. 또한 국가균형발전을 위한 대규모·초광역 프로젝트를 신속하게 추진하고, 생활 SOC 투자를 늘려 지역 주민의 삶의 질을 더욱 높이겠습니다. 한국판 뉴딜이 지역균형 뉴딜을 통해 우리 삶 속에 스며들고, 기존의 국가균형발전계획과 시너지를 낸다면 우리가 꿈꾸던 혁신적 포용국가에 성큼 다가설 수 있을 것입니다. 정부는 민간이 활발하게 참여할 수 있도록 뉴딜 펀드 조성과 제도기반 마련에 힘쓰겠습니다. 디지털경제 전환, 기후위기 대응, 지역균형발전 등 뉴딜 10대 영역의 핵심입법을 조속히 추진하고 기업과의 소통과 협력을 강화해 나가겠습니다. 국민들께서도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기 바랍니다. 사회가 공정하다는 믿음이 있을 때 우리는 함께 사는 길을 선택할 수 있고, 실패해도 다시 일어설 수 있다는 용기로 혁신의 힘이 강해질 수 있습니다. 우리는 공정의 힘을 믿으며 그 가치를 바로 세워가고 있습니다. 권력기관 개혁은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일입니다. 법질서가 누구에게나 평등하고 공정하게 적용되도록 하는 것입니다. 우리는 지난해 오랜 숙제였던 법 제도적인 개혁을 마침내 해냈습니다. 공정경제 3법과 노동 관련 3법은 경제민주주의를 이뤄낼 것이며 성장의 지속가능성을 높여줄 것입니다. 모두 오랜 기간 형성된 제도와 관행을 바꾸는 일인 만큼 현장에 자리 잡기까지 많은 어려움과 갈등 요소가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다양한 이해관계자들과 긴밀히 소통하고 협력하여 개혁된 제도를 안착시켜 나가겠습니다. 코로나 시대 교육격차와 돌봄격차의 완화, 필수노동자 보호, 산업재해 예방, 성범죄 근절, 학대 아동 보호 등 우리 사회 각 분야에서 새롭게 제기되는 공정에 대한 요구에도 끊임없이 귀 기울이고 대책을 보완해 가겠습니다. 국민 여러분, 기후변화와 같은 지구적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도 상생의 정신이 발휘되어야 합니다. 우리 국민들은 자신이 좀 불편해도 자연과 더불어 살아가겠다는 강한 의지를 갖고 있습니다. 올해는 기후변화협약 이행 원년입니다. 정부는 그동안 우리 경제 구조의 저탄소화를 추진해왔습니다. 그 노력을 확대하여 올해 안에 에너지와 산업을 비롯한 사회 전 분야에서 ‘2050 탄소중립’ 추진계획을 구체화할 것입니다. 정부는 수소 경제와 저탄소 산업 생태계 육성에 더욱 속도를 내고 세계시장을 선점해 나가겠습니다. 오는 5월 서울에서 열리는 ‘제2차 P4G 정상회의’가 탄소중립을 향한 국제사회의 의지가 결집되는 장이 될 수 있도록 국민들과 함께 준비하겠습니다.소프트파워에서도 선도국가로 도약할 것입니다. 우리 문화예술은 민주주의가 키웠습니다. 우리 문화예술의 창의력, 자유로운 상상력은 민주주의와 함께 더 다양해지고 더 큰 경쟁력을 갖게 되었습니다. BTS와 블랙핑크, 영화 ‘기생충’ 같은 K-콘텐츠들이 세계인을 매료시키고, 행복을 주고 있습니다. 정부는 문화예술인들이 마음껏 창의력과 끼를 발휘할 수 있도록 예술창작 활동을 지원하고, 한류 콘텐츠의 디지털화를 촉진하는 등 문화강국의 위상을 더욱 확실하게 다져나가겠습니다. 훌륭한 기량을 갖춘 우리 스포츠 선수와 지도자들도 그 자체로 대한민국을 알리는 K-콘텐츠입니다. 지난해 손흥민, 류현진, 김광현, 고진영 선수를 비롯한 많은 체육인들이 우리 국민과 세계인들에게 희망과 용기를 전했습니다. 이제 메달이 중요한 시대는 지났습니다. 즐기는 시대입니다. 정부는 전문 체육인들과 생활 체육인들이 스포츠 인권을 보장받으면서 마음껏 스포츠를 즐길 수 있도록 간섭없이 지원하겠습니다. 코로나는 거리두기를 강요했지만, 역설적으로 전 세계인의 일상이 하나로 연결되어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한국은 당당한 중견국가로서 선진국과 개도국이 서로를 더 잘 이해하며 상생할 수 있도록 ‘가교 국가’의 역할을 다할 것입니다. RCEP, 한-인도네시아 CEPA에 이어 필리핀, 캄보디아, 우즈베키스탄과의 FTA에 속도를 높여 신남방, 신북방 국가들과의 교류와 협력을 넓히겠습니다. 중국, 러시아와 진행 중인 서비스 투자 FTA, 브라질, 아르헨티나를 비롯한 메르코수르, 멕시코 등 태평양 동맹과의 협상을 가속화하고 CPTPP 가입도 적극 검토하겠습니다. 한일 관계의 미래지향적 발전을 위해서도 계속 노력해 나갈 것입니다. 우리의 검증된 보건의료 역량과 높은 시민의식, 우수한 문화 역량과 디지털기술의 발전, 탄소중립 사회의 의지, 높아진 국제사회에서의 역할과 위상을 통해 대한민국은 소프트파워에서도 책임 있는 선도국가의 길을 당당하게 걸어갈 것입니다. 국민 여러분, 올해는 남북이 유엔에 동시 가입한 지 30년이 되는 해입니다. 한반도 평화와 번영이 국제사회에도 도움이 된다는 것을 남북은 손잡고 함께 증명해야 합니다. 전쟁과 핵무기 없는 평화의 한반도야말로 민족과 후손들에게 물려주어야 할 우리의 의무입니다. 정부는 미국 바이든 행정부의 출범에 발맞추어 한미동맹을 강화하는 한편 멈춰있는 북미대화와 남북대화에서 대전환을 이룰 수 있도록 마지막 노력을 다하겠습니다. 남북협력만으로도 이룰 수 있는 일들이 많습니다. ‘평화’가 곧 ‘상생’입니다. 우리는 가축전염병과 신종감염병, 자연재해를 겪으며 서로 긴밀히 연결되어 있음을 자각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많은 문제에서 한배를 타고 있습니다. 남북 국민들의 생존과 안전을 위해 협력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야 합니다. 코로나에 대응하는 과정에서 상생과 평화의 물꼬가 트이기를 희망합니다. ‘동북아 방역·보건 협력체’, ‘한-아세안 포괄적 보건의료 협력’을 비롯한 역내 대화에 남북이 함께할 수 있길 바랍니다. 코로나 협력은 가축전염병과 자연재해 등 남북 국민들의 안전과 생존에 직결되는 문제들에 대한 협력으로 확장될 수 있을 것입니다. 협력이 갈수록 넓어질 때 우리는 통일의 길로 한 걸음씩 나아갈 수 있습니다. 한반도 평화 프로세스의 핵심 동력은 대화와 상생 협력입니다. 언제든, 어디서든 만나고, 비대면의 방식으로도 대화할 수 있다는 우리의 의지는 변함없습니다. 지금까지 남과 북이 함께 한 모든 합의, 특히 ‘전쟁 불용’, ‘상호 간 안전보장’, ‘공동번영’의 3대 원칙을 공동이행하는 가운데 국제사회의 지지를 이끌어낸다면 한반도를 넘어 동아시아 지역을 중심으로 한 ‘평화·안보·생명공동체’의 문이 활짝 열릴 것입니다. 존경하는 국민 여러분, 마스크는 지금까지 아주 쉽게 구입할 수 있었고 인류의 삶에서 그리 주목받는 물품이 아니었습니다. 그러나 코로나가 닥쳐오자 마스크는 자신을 지키기 위한 보호장비이면서 동시에 배려의 마음을 표시하는 아름다운 물품이 되었습니다. ‘필수노동자’라는 말도 새롭게 생겨났습니다. 코로나를 겪으면서 보건, 돌봄, 운송, 환경미화, 콜센터 종사자와 같이 우리의 일상 유지를 위해 없어서는 안 될 필수적인 역할을 하는 분들의 노고를 새롭게 깨닫게 되었습니다. 우리는 주변에서 흔하게 보던 물품 하나가 어느 순간 가장 중요한 물품이 될 수 있다는 것을 깨달았고, 마찬가지로 우리는 꼭 필요한 역할을 하면서도 제대로 된 처우를 받지 못하는 분들이 여전히 많다는 것도 새삼 느끼게 되었습니다. 지난해 우리는 우리 사회에 정말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돌아볼 수 있었습니다. ‘모두의 안전이 나의 안전’이라는 사실을 되새기며 함께 행동에 나설 수 있었습니다. 2021년, 우리의 목표는 분명합니다. ‘회복’과 ‘도약’입니다. 거기에 ‘포용’을 더하고 싶습니다. 일상을 되찾고, 경제를 회복하며, 격차를 줄이는 한 해가 될 것입니다. 코리아 디스카운트 시대가 끝나고 코리아 프리미엄 시대로 나아가는 선도국가 도약의 길을 향할 것입니다. 지난해는 위기에 강한 나라, 대한민국을 재발견한 해였습니다. 2021년 올해는 회복과 포용과 도약의 위대한 해로 만들어 냅시다. 감사합니다. 정현용 기자 junghy77@seoul.co.kr
  •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임병선의 메멘토 모리] 텐안먼 유혈 진압에 반기 5년 옥살이 쉬친셴

    지난 1989년 중국 베이징 톈안먼(天安門)에 모여 민주화를 외친 학생 등 시위대를 무력 진압하려는 명령을 유일하게 거부해 5년 동안 옥살이를 한 인민해방군 군단 사령관 쉬친셴(徐勤先) 장군이 지난 8일 세상을 떠났다. 향년 86. 현지 매체들에 따르면 톈안먼 사건 때 베이징으로 출동한 제38집단군 군장이던 쉬친셴 예비역 중장이 코로나19가 다시 급속히 번질 조짐을 보여 봉쇄 상태에 들어간 허베이성 스자좡(石家莊) 소재 군병원에서 눈을 감았다. 쉬친셴은 지난 몇년 동안 스자좡의 인민해방군 허핑병원에 입원 치료를 받아 왔는데 당국이 면회를 금지한 상황에 지난해는 언어 기능까지 상실했는데 이날 새벽 음식물이 목구멍에 막히는 바람에 질식사했다고 매체들은 전했다. 31년 전 베이징에 인접한 허베이성 바오딩 시에 주둔하던 제38집단군을 지휘한 쉬친셴은 무력행사를 준비하라는 덩샤오핑(鄧小平) 중앙군사위원회 지도부의 명령에 반기를 들었다. 덩 주석의 구두 지시를 받은 강경파 양상쿤(楊尙昆) 중앙군사위 부주석이 전면에 나서 군을 동원해 유혈 진압을 지시했다는 것이 정설이다. 1935년 후베이성 다우현에서 빈농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950년 한국전쟁이 터지자 자원 입대했다. 한 차례 거부 당하자 먹지에 혈서를 써서 기어이 입대했다. 1980년 제1장갑 사단장이 됐으며 1984년 대규모 군사훈련 열병식에서 덩 주석에게 부대 설명을 할 정도로 장래가 촉망되던 장군이었다. 1987년 우리의 성남에 해당하는 바오딩에 주둔한 제38 집단군 사령관에 올라 수도 베이징을 지키는 중책을 맡았다. 중국 인민지원권 사령관 펑더화이(彭德懷)가 ‘만세군’이라고 칭찬할 정도로 인정 받았던 부대라 상장 승진이 유력했다. 그러나 쉬 중장은 시위가 정치적인 문제라며 무력이 아니라 대화를 통해 해결해야 한다고 상부에 진언했다. 20년 뒤 홍콩 빈과일보 기자가 어렵사리 그를 찾았을 때 “후회하지 않는다. 그때로 되돌아가도 그렇게 하겠다. 죽는다고 해도 역사의 죄인이 되지 않겠다(寧殺頭 不做歷史罪人)”는 기개 넘치는 한마디를 남겼다. 그 뒤 쉬친셴은 악명 높은 친청(秦城) 감옥 등에서 5년 동안 복역하고 풀려난 뒤에도 사실상 가택연금 신세였으며 최근 와병 중이던 기간에도 당국의 감시를 받아왔다. 빈과일보는 쉬 전 사령관의 장례를 위해 베이징에 있는 세 자녀가 스자좡을 찾는 것은 당국이 허용했지만, 친구들의 방문은 불허했다고 전했다. 또 ‘전 인민해방군 38군 사령관’이라는 표현을 묘비에 새기거나 장례식에서 언급하는 것도 불허했다고 덧붙였다. 톈안먼 학생 시위를 주도한 뒤 미국에 망명한 왕단(王丹)은 페이스북에 그의 말년 사진 두 장을 올리고 “양심을 지키기 위해 장군직과 자유를 미련 없이 버린 쉬친셴 장군을 당시 우리 학생들은 영원히 잊지 않을 것”이라고 애도했다. 2017년 11월 기밀 해제된 영국 외교문건을 보면 당시 사정에 정통한 중국 국무원 고위층 인사는 민주화 시위에 참여한 학생과 시민을 선양군구에 속한 제27집단군이 무력 진압해 학생, 민간인, 군인을 합쳐서 1만명에 육박한 희생자가 나왔다고 주장했다. 1990년대 말 장쩌민 집권 시기 흘러나온 백악관 기밀문서도 중국 내부문건을 인용해 톈안먼 광장과 주변 창안제(長安街)에서 8726명이 죽었고, 시내 다른 곳에서도 1728명이 변을 당한 것으로 봐 희생자 수를 1만 454명으로 추정했다. 반면 유혈 진압 다음날(6월 5일) “사망자 1만명 육박”이란 전문을 타전했던 앨런 도널드 주중 영국 대사는 6월 22일 전문에다 사망자 수를 2700~3400명으로 추산하면서 시신 전부를 병원에 안치할 수 없어 지하보도에 쌓아놓았다고 본국 정부에 보고한 것으로 2017년 11월 영국 국가문서국이 비밀 분류를 푼 톈안먼 사건에 관한 외교문건 수천 쪽 가운데 나온다. 2018년 7월 87세를 일기로 세상을 떠난 도널드 대사가 추정한 이 숫자가 ‘신빙성 있는 정보’에 근접한 것으로 보아야 한다는 평가가 주류를 이루고 있다. 한편 톈안먼 유혈 진압 26주기인 2015년 6월 4일을 앞두고 희생자 유족 단체 ‘톈안먼 어머니’회는 시진핑(習近平) 국가주석 등 중국 현 지도부에게 진상을 규명하고 책임을 인정하라고 촉구하는 성명을 발표했다. 이에 대해 당국은 역사적 평가는 이미 이루어졌다며 당과 정부는 이를 폭란으로 규정한 입장에 변함이 없다는 입장을 견지했다. “톈안먼 사태에 대한 역사적 평가는 이미 내려졌다”는 말을 처음으로 한 이는 톈안먼 사태 3년 뒤 1992년 10월 중국공산당 14차 전당대회 기간 내외신 기자회견에 임한 리펑(李鵬) 전 총리였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단절과 고립… 그녀가 잃은 건 직장만이 아니었다

    단절과 고립… 그녀가 잃은 건 직장만이 아니었다

    우리가 잃어버린 것/서유미 지음/현대문학/176쪽/1만 3000원 15~54세 기혼 여성 857만여명 가운데 직장을 그만둔 ‘경력단절여성’(경단녀)이 지난해만 150만여명(17.6%)에 이른다. 직장을 그만둔 사유는 육아, 결혼 순이다. 일과 육아의 병행이 힘들다는 점을 보여 주는 통계다. 신임 여성가족부 장관은 최근 여성새로일하기센터를 찾아 경단녀들의 재취업 기회를 확대하느라 분주하다. 하지만 경단녀들의 고통이 단지 재취업 문제뿐일까.서유미 작가 신작 소설 ‘우리가 잃어버린 것’은 경단녀의 이중적 고뇌를 그린다. 아이를 키우며 직장, 친구 등 기존의 세계를 그리워하면서, 새로운 환경에서 벗어나지도 적응하지도 못하는 모습이 생생하다. 육아 휴직을 한 40대 초반 노경주는 회사에 복직하지 않고 회사를 그만둔다. ‘일은 나중에도 구할 수 있지만 아이의 유아기는 지나가면 다시는 돌아오지 않는다’는 조언 때문이다. 경주는 딸 지우를 어린이집에 보내고 카페 ‘제이니’에서 재취업을 위한 구직 활동을 계속하지만 녹록지 않다. 그러는 동안 결혼 전까지 마음을 나누던 비혼 친구들과의 인간관계도 단절된다. 결국 마음의 문을 닫고 ‘자발적 고립’의 상태로 자신을 몰아넣는다. 그런 경주에게 카페 주인 ‘미스 제이니’는 뭔가 대단해 보이는 사람이다. 항상 꿋꿋이 자기 자리를 지키는 미스 제이니에게 자신의 미래를 투영한 경주는 희망을 품는다. 그러나 미스 제이니는 아이가 아파 당분간 카페 문을 닫는다는 메모를 남긴다. 카페가 휴업하자 버림받은 느낌에 경주는 고개를 숙인다.소설은 얼핏 재취업하려 노력하는 여성의 분투기로 보인다. 그러나 경단녀의 쓸쓸한 현실과 두려움이 담겼다. 회사는 나이 많은 경력직을 꺼리고, 가까스로 얻은 듯한 일자리도 육아와 병행하기엔 집과 거리가 너무 멀다. 작가는 “삶이 지속된다는 것은 무언가를 천천히 잃어가는 일이기도 하다는 걸, 그걸 알아가는 게 슬프기만 한 건 아니라는 얘기도 나누고 싶었다”고 밝혔다. 작품 속 경주가 잃은 것은 직장뿐 아니라, 20년간 인연을 이어 온 비혼 친구들과의 우정이다. 결혼이 의무가 아닌 선택이 된 시대에 가부장적 속박을 거부한 비혼 여성과 기혼 여성 사이에 공감할 대상이 부족한 냉혹한 현실 탓이다. 카페 제이니는 경주에겐 독신이던 시절의 자신을 경험하는 것과 같은 기억을 불러일으킨다. 하지만 진정 원하는 것이 ‘완전히 혼자가 된 나’는 아니다. “경주가 이따금 돌아보는 건 타인이 아니라 과거의 자신이었다. 과거의 자신이 당연하게 여기던 것과 잃어버린 것에 대해 생각했다. 현재의 삶을 그래도 유지한 채로 과거의 어떤 부분만 돌이키고 싶은 게 솔직한 심정이었다. 그 이중적인 심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82~83쪽)카페 제이니가 영업을 중단했을 때의 상실감, 그리고 미스 제이니가 아이를 가진 엄마라는 사실은 일과 육아에서 모두 성공하고 싶은 경단녀들에게 어떤 도피처·안식처도 없다는 것을 암시한다. 작중 경주의 남편 주원의 역할도 제한적이다. 육아를 거부하진 않지만 적극적으로 도와주진 못한다. 여성들이 결혼하지 않으려 하고 출산율도 낮은 이유가 결혼으로 형성되는 불평등한 관계 때문이라는 점을 의미한다. 저출산이 국가적 위기라면서 일시적 출산장려금 등 눈에 보이는 대책에만 초점을 맞추는 정부도 곱씹어 볼 내용이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비탈진 도로·후륜車·미흡한 대처… 강남이 멈췄다

    비탈진 도로·후륜車·미흡한 대처… 강남이 멈췄다

    서초 13.7㎝ 기습 폭설 지자체 초동 대처 미흡후륜 구동 수입차 많아 결빙 구간서 미끄러져 “‘왕~왕~’ 아니 이게 뭐야. 액셀을 아무리 밟아도 제자리에서 헛도네.” “어~어, 저 흰색 벤츠가 미끄러지네.” 지난 6일 오후 폭설이 내린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사거리에서 언덕길에 뒷바퀴만 공회전할 뿐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승용차와 화물차 등이 뒤엉키면서 도로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여기저기서 ‘왕~’ 하는 굉음과 ‘쿵~쿵~’ 미끄러지는 차량끼리 부딪치는 등 몇 시간째 도로가 기능을 상실한 채 주차장으로 변했다. 도로 한편에는 아예 자신의 차량을 버리고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민들이 빼곡히 주차했다. 서울의 올림픽도로에 수억원을 호가하는 페라리를 버렸다는 목격담이 온라인에서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날 퇴근길 시민들의 대혼란은 폭설이 한강 이남에 집중되면서 서울 강남권 일대에 집중됐다. 예고보다 일찍 시작된 폭설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일각에서는 중앙재해대책본부와 서울시의 소극적 대처와 늘어난 후륜구동 차량(외제차)이 시민들의 불편을 더욱 키웠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지난 6일 서초구의 최대 적설량은 13.7㎝로 서울의 6개 관측지점 중 가장 많았다. 이어 동작구(9.1㎝)가 뒤를 이었고, 노원구(5.6㎝), 종로구(3.8㎝), 은평구(3.7㎝), 서대문구(3.6㎝) 순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강남 지역에 기상청 예보보다 일찍 많은 양의 눈이 내리면서 제설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도로 결빙에 취약한 외제차가 증가한 것도 교통 마비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2018년 말 기준 서울의 등록 외제 승용차 47만 8139대 중 강남구(7만 5986대·15.9%)와 서초구(5만 4951대·11.4%), 송파구(4만 3096대·9.0%) 등 강남 3구가 전체의 3분의1이 넘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외제차 대부분이 후륜구동이라 도로가 얼면 미끄러지게 된다”면서 “2010년 폭설 당시에도 빙판이 된 구릉지에서 외제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많이 발생했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탈진 도로가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 강남구 신사동 사거리와 르네상스 호텔, 강남역 사거리 등이 서울의 대표적인 비탈길 도로다. 그래서 이번 폭설로 강남권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 강남권의 특수한 도로 사정 등을 감안해 더 선제적인 제설 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7일과 8일 대중교통 출퇴근 집중배차 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지하철 배차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이 밖에 지자체의 초동 대처도 미흡했다는 지적도 나온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구하라法’ 입법예고

    ‘구하라法’ 입법예고

    자녀를 학대하거나 부양 의무를 저버린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내용의 이른바 ‘구하라법’ 입법이 추진된다. 법무부는 상속인이 부양 의무 위반, 학대 등 부당한 대우, 중대 범죄행위 등을 한 경우 가정법원이 상속인의 상속권 상실 여부를 판단할 수 있게 한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했다고 7일 밝혔다. 현행법은 재산을 물려주는 피상속인을 해하거나 유언장을 위조하는 등의 경우에만 상속받을 자격이 없다고 보고, 기타 중대한 범죄나 양육 의무를 저버렸다 해도 상속을 제한하지 않았다. 개정 법률안에 따르면 가정법원은 피상속인이나 또 다른 상속인의 청구에 따라 상속권 상실 사유가 인정된다고 판단하면 상속인의 상속권을 박탈할 수 있게 됐다. 법원 결정으로 상속인의 상속권이 상실되면 그 배우자나 자녀도 대신 상속할 수 없도록 하는 내용도 포함됐다. 피상속인의 의사가 최대한 반영될 수 있도록 한다는 취지다. 다만 피상속인이 상속인을 용서한 경우에는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고성·속초 산림 잿더미 만든 전신주 불꽃… 한전 직원 7명 기소

    고성·속초 산림 잿더미 만든 전신주 불꽃… 한전 직원 7명 기소

    산림 1260㏊(1200만㎡)를 잿더미로 만든 2019년 4월 강원도 고성·속초 산불과 관련, 한국전력공사 직원 7명이 재판에 넘겨졌다. 춘천지검 속초지청은 7일 업무상실화와 업무상과실치상, 산림보호법 위반 혐의로 전 한전 속초지사장 A(60)씨 등 7명을 불구속으로 기소했다고 밝혔다. A씨 등은 전신주를 방만하게 관리한 과실로 전선이 끊어지면서 전기불꽃이가 발생, 대형 산불로 이어져 899억원에 달하는 재산피해와 산림 1260㏊ 가 불에 타고 주민 2명이 상해를 입은 혐의다. 유지·관리를 담당하는 도급 업체 관계자 2명에는 불기소 처분을 내렸다. 검찰은 압수수색과 현장검증, 대검 영상 감정과 포렌식, 한국강구조학회 감정의뢰 등 과학수사를 통해 데드엔드클램프 하자 방치를 화재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지목했다. 데드엔드클램프는 배전선로에 장력이 가해질 때 전선을 단단히 붙들어 놓기 위해 사용 되는 금속 장치다. 검찰 수사 결과 피고인들은 화재 전신주 위치가 점검·관리에 적합하지 않은 사실을 확인해 이설 공사에 착수하고도 수년간 방치했다. 전선을 철저히 점검하라는 내부 지침과 본사 지시에도 아무런 이유 없이 화재 전신주에 대한 점검을 빠뜨렸다. 또 화재 전신주 전선이 90도로 꺾여 있어 육안으로도 이상 유무를 확인할 수 있었지만 데드엔드클램프를 전혀 확인하지 않았다. 화재 발생 후 확인 결과 데드엔드클램프 6곳 중 3곳 내부에 조류 둥지가 있었고, 화재 전신주의 데드엔드클램프에는 볼트와 너트 사이에 필수적으로 체결돼있어야 할 기계 부품이 전혀 체결돼있지 않았다. 데드엔드클램프로 고정된 전선 내 강선 1가닥과 소선 4가닥은 이미 절단돼 2018년 2월부터 전선이 90도로 꺾인 채 위태롭게 방치된 것으로 드러났다. 검찰은 A씨 등의 부실한 관리로 남은 소선 2가닥마저 마모 피로현상으로 끊어진 후 전신주와 접촉하면서 아크가 발생했고, 낙엽과 풀 등으로 옮겨붙어 산불로 번졌다고 설명했다. 속초 조한종 기자 bell21@seoul.co.kr
  • 폭설 내린 그날 밤 ‘아수라장’ 강남 도로…진짜 범인은?

    폭설 내린 그날 밤 ‘아수라장’ 강남 도로…진짜 범인은?

    “‘왕~~왕’ 아니 이게 뭐야 엑셀러레이터를 아무리 밟아도 제자리에서 헛도네.” “어~어, 저 흰색 벤츠가 미끄러지네” 지난 6일 오후 폭설이 내린 서울 역삼동 르네상스 사거리에서 언덕길에 뒷바퀴만 공회전할 뿐 앞으로 나가지 못하는 승용차와 화물차 등이 뒤엉키면서 도로는 삽시간에 아수라장으로 변했다. 여기저기서 ‘왕~’하는 굉음과 ‘쿵~쿵~’ 미끄러지는 차량끼리 부딪치는 등 몇 시간째 도로의 기능을 상실한 채 주차장으로 변했다. 도로 한편에는 아예 자신의 차량을 버리고 지하철로 이동하는 시민들이 빼곡히 주차했다. 서울의 올림픽도로에 수 억원을 호가하는 페라리를 버렸다는 목격담이 온라인에 화제가 되기도 했다. 차량 버리고 지하철 이용하기도... 올림픽 대로에는 페라리도 방치 이날 퇴근길 시민들의 대혼란은 폭설이 한강 이남에 집중되면서 서울 강남권 일대에 집중됐다. 예고보다 일찍 시작된 폭설이 직접적인 원인이지만, 일각에서는 중앙재해대책본부와 서울시의 소극적 대처와 늘어난 후륜구동 차량(외제차)이 시민들의 불편을 더욱 키웠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기상청에 따르면 6일 서초구의 최대 적설량은 13.7㎝로 서울의 6개 관측지점 중 가장 많았다. 이어 동작구(9.1㎝)가 뒤를 이었고, 노원구(5.6㎝), 종로구(3.8㎝), 은평구(3.7㎝), 서대문구(3.6㎝) 순이었다. 서울시 관계자는 “서울 6개 관측지점 중에서 강남지역의 서초지점이 다른 지점보다 월등히 적설량이 많았다”면서 “강남지역에 기상청 예보보다 일찍, 많은 양의 눈이 내리면서 제설제가 효과를 발휘하지 못했다.”고 말했다. 서초구 최대 13.7cm... 제설제도 안 먹혀 여기에 도로결빙에 취약한 외제차가 증가한 것도 교통마비의 한 원인으로 지적된다. 2018년 말 기준 서울의 등록 외제 승용차 47만 8139대 중 강남구(7만 5986대·15.9%)와 서초구(5만 4951대·11.4%), 송파구(4만 3096대·9.0%) 등 강남 3구가 전체의 3분의 1이 넘는다. 자동차업계 관계자는 “외제차 대부분이 후륜구동이라 도로가 얼면 미끄러지게 된다”면서 “2010년 폭설 당시에도 빙판이 된 구릉지에서 외제차가 미끄러지는 사고가 많이 발생했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비탈진 도로가 많은 것도 한 원인이다. 대표적으로 강남 신사동 사거리와 르네상스 호텔·강남역 사거리 등 서울의 대표적인 비탈길 도로다. 그래서 이번 폭설로 강남권 시민들의 불편이 더욱 컸다는 분석이다. 시 관계자는 “앞으로 서울 강남권의 특수한 도로 사정 등을 감안해 더욱 선제적인 제설대책을 마련하겠다”면서 “시민 불편을 최소화하기 위해 7일과 8일 대중교통 출퇴근 집중배차시간을 30분 연장하고, 지하철 배차도 늘리기로 했다”고 말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구하라법’ 입법 예고…양육 의무 저버린 부모 상속권 박탈

    ‘구하라법’ 입법 예고…양육 의무 저버린 부모 상속권 박탈

    양육 의무를 저버리거나 자녀 학대를 일삼은 부모의 상속권을 박탈하는 이른바 ‘구하라법’이 입법 예고됐다. 법무부는 7일 이 같은 내용을 담은 민법 일부 개정 법률안을 입법예고 했다고 밝혔다. 법률안에 따르면 상속을 받을 사람이 피상속인(상속 재산을 물려주는 사람)에 대한 부양 의무 위반, 학대 등 부당한 대우, 중대 범죄 행위 등을 한 경우 가정법원은 피상속인이나 법정 상속인의 청구에 따라 상속권 상실 여부를 결정할 수 있다. 다만 피상속인이 공증을 받아 상속인을 용서한 경우에는 상속권 상실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가정법원에 상속권 상실을 청구할 수 없으며, 선고는 효력을 잃는다. 상속권을 잃으면 배우자나 직계비속이 대신 상속하게 되는 대습상속 제도도 적용받지 않는다. 현행법은 상속 개시 전 상속인이 사망하거나 결격자가 된 경우에 대습상속을 인정한다. 그러나 개정안에서는 상속인이 사망할 경우에만 배우자나 형제자매 등이 상속받을 수 있도록 한다. 이 밖에 사정판결제도(공공복리에 부합하지 않을 때 청구 기각)를 도입하고, 상속권 상실 선고 확정 전 거래 안전을 위한 제3자 보호 규정 신설 등이 포함됐다. 앞서 가수 고 구하라씨 오빠인 구호인씨는 “어린 구씨를 버리고 가출한 친모가 구씨 사망 이후 상속 재산의 절반을 받아 가려 한다”며 ‘구하라법’ 제정 청원을 해 10만명 이상의 동의를 얻었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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