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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등교 한 달 새 학교서 21명 숨져… 코로나에 무너진 브라질

    전 세계에서 백신 공급으로 코로나19 확산 우려를 줄이고 있지만, 브라질에서는 예외다. 워싱턴포스트(WP)는 9일(현지시간) “브라질의 코로나바이러스 감염 증가는 국경을 넘어 위협이 되고 있다”고 보도했다. 월드오미터에 따르면 브라질의 코로나19 사망자는 26만 8000여명으로 전 세계에서 미국 다음으로 많다. 누적 확진자는 1112만 5017명에 이른다. 사실상 국가가 제 기능을 하지 못하는 이 같은 상황에 대해 WP는 “자이르 보우소나루 대통령의 혼돈의 리더십이 라틴아메리카에서 가장 큰 국가를 코로나에 대한 부정적인 자세, 사회 정치적 분열, 무관심, 쾌락주의, 돌팔이 의술에 굴복시켰다”고 꼬집었다. 브라질에서는 입원 환자가 급증하면서 전국적으로 병상이 부족해 어려움을 겪고 있다. 현지 언론에 따르면 보건부 연계 연구기관 오스바우두 크루스 재단(Fiocruz)은 전국 27개 주의 주도 중 25개의 공공의료시설 병상 점유율이 80% 이상이라며 “극도로 위험한 상황”이라고 밝혔다. 환자들은 병상을 찾아 다른 주까지 수백킬로미터씩 이동하고, 병원에선 산소 호흡기가 없어 간호사들이 수동으로 인공호흡하는 실정이다. 코로나19 확산세가 이어지는데도 등교수업이 이뤄지면서 교사와 학생 중에서도 확진자가 잇따랐다. 상파울루주 교육 당국의 집계를 보면 각급 학교 등교수업을 시행한 지 한 달이 지난 현재 교사와 학생 4000여명이 확진됐고, 21명이 사망한 것으로 파악됐다. 더 큰 문제는 브라질발 변이 바이러스다. 아마존 열대우림에서 처음 발견된 이 바이러스는 미국을 포함한 24개국으로 퍼졌다. 전문가들은 발병이 통제되지 않은 지역사회에선 치명적인 변이 바이러스가 계속 생길 수 있다고 경고한다. 세계보건기구(WHO) 테워드로스 아드하놈 거브러여수스 사무총장은 “브라질의 상황은 다른 지역에 지속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며 “브라질만의 문제가 아니다. 라틴아메리카 전체, 나아가 그 너머에 대한 것”이라고 경고했다. 브라질 정부는 이날 백신 공동구매·배분 국제 프로젝트인 ‘코백스 퍼실리티’에 공식적으로 지원을 요청하며 “브라질에 특별한 관심을 가져 달라”고 밝혔다. 브라질은 올해 코백스 퍼실리티로부터 4250만회분의 백신을 받을 예정이지만, 이 물량으로는 단기간에 접종률을 높이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김정화 기자 clean@seoul.co.kr
  • 10년 만에 돌아온 정재일 “덧없는 인생 노래한 시편, 내게 외는 주문”

    10년 만에 돌아온 정재일 “덧없는 인생 노래한 시편, 내게 외는 주문”

    ‘기억하소서, 제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당신께서 모든 사람을 얼마나 헛되이 창조하셨는지를.’(시편 89:48) 신을 향한 절규와 고백을 담은, 성서에서 가장 긴 시가인 ‘시편’이 현대의 음악으로 태어났다. 작곡가 정재일이 10년 만에 낸 정규 앨범인 3집 ‘시편’(psalms)은 서양 관현악과 국악의 구음, 일렉트로닉 음향을 100분간 펼쳐 낸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정재일은 “시편 89장 48절을 내 만트라(기도, 주문)로 삼았다”고 앨범의 주제를 설명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위에 너무나도 많은 사건과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을 겪으면서 되뇌어야 하는 구절이었다”고 부연했다. 팬데믹을 비롯해 끝없는 아픔과 비극,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만 그럼에도 벗어나고자 애쓰는 인간의 운명을 떠올렸다. 고통과 상실이라는 테마는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헌정 음악 작업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한국을 회고한 장민승 작가의 시청각 프로젝트 ‘둥글고 둥글게’의 사운드 트랙에다 “쌓아 뒀던 재료와 편린을 곳간에서 꺼내” 곡들을 추가했다. 광주를 포함한 현대사의 상처를 기억하려는 의지를 녹인 것들이었다. 그는 “장 작가와의 작업은 많은 자유와 대화가 함께하기 때문에 더 내밀한 감정이 들어간다. 아주 사적인 기도의 의미를 담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앨범엔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코어링 오케스트라의 현악 앙상블과 라틴어 합창, 소리꾼 정은혜의 구음 등이 어우러져 있다. 시편 장과 절의 숫자가 붙은 트랙들과 ‘memorare’(기억하소서), 144장 4절을 인용한 ‘his days are like a passing shadow’(그의 날들은 지나가는 그림자와 같다) 등 21곡이다. 미사곡 같은 성스러움과 한 서린 구음이 얽혀 위로이자 토로가 된다. 정규 앨범은 오랜만이지만 그는 쉼 없이 작업을 이어 왔다. 17세에 ‘천재 소년’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밴드 긱스의 베이시스트로 대중음악에 발을 들인 후 박효신 등 여러 가수와 협업했고 무용, 연극, 뮤지컬 등을 두루 접했다. 영화 ‘기생충’엔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그는 “무용은 무용수의 움직임에, 영화는 감독의 의도에 집중해 항상 초보자의 마음으로 긴장하고 많은 이야기를 듣는 게 원칙”이라고 했다. 지난해 ‘사군자, 생의 계절’ 음악 작업으로 만난 발레리나 김주원을 떠올린 정재일은 “한순간 폭발하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자신을 끝까지 갈고닦는, 지난한 세월과 고통을 견뎌 낸 후 너무나 아름다운 빛을 내는 분들에게 경외심과 감동을 느낀다. 이런 데서 에너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예술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곡가 중 한 명이 됐지만 그는 “클라이언트들이 더 만족하는 기술을 갖추려 한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제가 만드는 소리들이 더 깊어지고 단순해지고 아름다울 수 있기를 꿈꾼다”는 음악가로서의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우리 댕댕이도 이젠 어엿한 가족… 1인 가구 ‘깔맞춤 제도’ 나온다

    우리 댕댕이도 이젠 어엿한 가족… 1인 가구 ‘깔맞춤 제도’ 나온다

    1인 가구가 급증하면서 정부가 다인 가구 중심의 기존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 특히 정부가 검토 중인 반려동물의 법적 지위를 개선하는 법 개정이 현실화된다면 동물이 ‘물건’이 아닌 ‘가족’으로서 보호받을 수 있는 길이 열린다. 법무부는 1인 가구의 사회적 공존을 지원하기 위한 ‘사공일가’(사회적 공존·1인 가구) 태스크포스(TF)를 지난달 3일 발족하고 다양한 제도 개선책을 논의 중이라고 9일 밝혔다. TF는 2019년 기준 1인 가구가 전체 가구의 30.2%를 차지할 정도로 비중이 커진 현실을 고려해 기존의 1인 가구 지원책을 넘어서 보다 근본적인 제도 정비 필요성이 제기되면서 꾸려졌다. 특히 법무부는 5대 중점 과제 중 하나로 ‘유대’를 꼽고, 1인 가구와 함께 급성장한 반려동물 문화에 발 맞춰 동물권 강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 동물을 일반적인 물건과 구분하는 동물의 비물건화 등 법적 지위를 개선하는 정책이 주요하게 검토된다. 동물을 물건으로 규정하는 현행법으로 인해 반려동물이 사고나 학대 피해를 당해도 제대로 보호받을 수 없다는 문제가 지적돼 왔다. 해외에서도 동물의 법적 지위를 보장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독일은 1990년, 스위스는 2002년 민법 개정을 통해 동물을 물건에서 제외했다. 미국 캘리포니아에서는 2019년부터 시행된 ‘반려동물 양육권 판결법’에 따라 이혼시 누가 반려동물의 양육권을 가질지 판결하도록 했다. 반려동물에 대한 압류금지 등도 추진된다. 지금까지는 채무불이행을 한 반려동물 소유자에 대해 강제집행이 개시될 때 민법 상 물건에 해당하는 반려동물에 대한 강제집행도 가능하다. 이에 ‘사실상 가족’인 반려동물은 집행 대상에서 제외하는 내용의 민사집행법 개정안이 국회에 발의된 상태다. 이밖에 법무부는 1인 가구를 위한 제도 개선의 중점 과제로 친족·상속·주거·보호 문제를 설정했다. 전통적인 혈연 중심의 가족 개념에서 벗어나 민법상 가족 개념의 재정립 필요성이 검토된다. 일명 ‘구하라법’으로 불리는 상속권 상실제도 도입이나 증여 해제 범위를 확대하는 ‘불효자 방지법’ 등 피상속인의 의사를 잘 반영할 수 있도록 하는 제도 개선도 논의된다. 1인 가구의 주거공유가 원만하도록 임차권 양도·전대 요건을 완화하거나 1인 가구를 보호할 수 있는 임의후견 제도 활성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법무부 관계자는 “실제 법 개정까지 의견 수렴 및 관계부처 협의가 필요한 만큼, 너무 서두르지 않고 지속적인 과제로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진선민 기자 jsm@seoul.co.kr
  • 인간의 고통과 상실을 마주하다…10년만에 앨범 낸 정재일

    인간의 고통과 상실을 마주하다…10년만에 앨범 낸 정재일

    지난달 정규 3집 ‘시편’(psalms) 발매“많은 사건 겪으며 인간의 운명 생각”지난해 5·18 40주년 헌정 음악 재구성“늘 초보자의 마음으로 긴장하며 작업”‘기억하소서, 제 인생이 얼마나 덧없는지를 당신께서 모든 사람을 얼마나 헛되이 창조하셨는지를.’(시편 89:48) 신을 향한 절규와 고백을 담은, 성서에서 가장 긴 시가인 ‘시편’이 현대의 음악으로 태어났다. 작곡가 정재일이 10년 만에 낸 정규 앨범인 3집 ‘시편’(psalms)은 서양 관현악과 국악의 구음, 일렉트로닉 음향을 100분간 펼쳐 낸다. 최근 서면으로 만난 정재일은 “시편 89장 48절을 내 만트라(기도, 주문)로 삼았다”고 앨범의 주제를 설명하며 “우리가 살고 있는 땅 위에 너무나도 많은 사건과 예측하지 못한 상황들이 있었다. 개인적으로도 많은 일을 겪으면서 되뇌어야 하는 구절이었다”고 부연했다. 팬데믹을 비롯해 끝없는 아픔과 비극, 어리석음을 되풀이하지만 그럼에도 벗어나고자 애쓰는 인간의 운명을 떠올렸다. 고통과 상실이라는 테마는 지난해 5·18 민주화운동 40주년 헌정 음악 작업에서 시작됐다. 1980년대 한국을 회고한 장민승 작가의 시청각 프로젝트 ‘둥글고 둥글게’의 사운드 트랙에다 “쌓아 뒀던 재료와 편린을 곳간에서 꺼내” 곡들을 추가했다. 광주를 포함한 현대사의 상처를 기억하려는 의지를 녹인 것들이었다. 그는 “장 작가와의 작업은 많은 자유와 대화가 함께하기 때문에 더 내밀한 감정이 들어간다. 아주 사적인 기도의 의미를 담고 싶기도 했다”고 밝혔다. 더불어 “이 음반을 한번 정도는 처음부터 끝까지 들어주십사 한다”고 당부했다. 앨범엔 헝가리 부다페스트 스코어링 오케스트라의 현악 앙상블과 라틴어 합창, 소리꾼 정은혜의 구음, 일렉트로닉이 어우러져 있다. 시편 장과 절의 숫자가 붙은 트랙들과 ‘memorare’(기억하소서), 144장 4절을 인용한 ‘his days are like a passing shadow’(그의 날들은 지나가는 그림자와 같다) 등 21곡이다. 미사곡 같은 성스러움과 한 서린 구음이 얽혀 위로이자 토로가 된다. 정규 앨범은 오랜만이지만 그는 쉼 없이 작업을 이어 왔다. 17세에 ‘천재 소년’이라는 수식어를 달고 밴드 긱스의 베이시스트로 대중음악에 발을 들인 후 박효신 등 여러 가수와 협업했고 무용, 연극, 뮤지컬 등을 두루 접했다. 영화 ‘기생충’엔 음악감독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무용은 무용수의 움직임에, 영화는 감독의 의도에 집중해 항상 초보자의 마음으로 긴장하고 끊임없이 그들의 이야기를 듣는 게 그의 작업 방식이다. 지난해 ‘사군자, 생의 계절’ 음악 작업으로 만난 발레리나 김주원을 떠올린 정재일은 “한순간 폭발하고 불타는 것이 아닌, 오랜 시간 자신을 끝까지 갈고 또 갈고 또 닦는, 지난한 세월과 고통을 견뎌낸 후 너무나 아름다운 빛을내는 분들에게 항상 경외심과 감동을 느낀다”면서 “이런 데서 에너지를 받는다”고 덧붙였다. 예술가들이 가장 많이 찾는 작곡가 중 한 명이 됐지만 그는 “클라이언트들이 더 만족하는 기술을 갖추려 한다”고 겸손하게 답했다. 더불어 “제가 만드는 소리들이 더 깊어지고 단순해지고 아름다울 수 있기를 꿈꾼다”는 음악가로서의 바람도 빼놓지 않았다. 김지예 기자 jiye@seoul.co.kr
  • “개인정보 못 준다”…국토부·LH 직원 12명 ‘조회 거부’

    “개인정보 못 준다”…국토부·LH 직원 12명 ‘조회 거부’

    국토부 현안보고 자료 국회 제출“합동조사단이 이들 조치 방안 결정” 정부가 3기 신도시 땅 투기 의혹에 대한 전수조사에 들어간 가운데 1차 조사 대상인 국토교통부 공무원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임직원 12명이 조사에 필요한 개인정보 이용에 불응했다. 9일 국토교통부가 국회에 제출한 3기 신도시 투기 의혹 관련 현안보고 자료에 따르면 정부 합동조사단이 국토부와 LH 직원들을 상대로 1차 조사에 착수한 가운데 41명은 개인정보 이용동의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제출을 거부했다. 조사단은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RTMS)에 국토부와 LH 직원의 이름과 주민등록번호를 입력해 조회하는 방식으로 6개 3기 신도시와 과천지구, 안산 장상지구 등 8개 택지에 선투자했는지를 조사 중이다. 부동산거래관리시스템, 개인정보 입력하려면 당사자 동의 필요 국토부에 따르면 4509명 중 4508명이 동의했으나 1명은 거부했다. LH는 총 9839명 중 9799명은 동의했으나 29명은 군 복무나 해외 체류 등의 이유로 미제출했고 11명은 동의하지 않았다. 참여연대 등의 기자회견 등으로 확인된 LH 투기 의혹자 13명은 모두 동의서를 냈다. 국토부는 “동의 거부자에 대한 조치 방안은 합동조사단이 결정한 후 발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조사단은 국토부와 LH 직원의 배우자와 직계존비속에 대한 정보제공 동의서는 10일까지 받아 그 즉시 조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지자체와 지방공사에 대한 동의서는 다음주까지 받는다. 조사단은 3기 신도시 거래 내역이 있는 직원은 투기 혐의가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합동특별수사본부에 수사 의뢰할 계획이다. 국토부는 포괄적이고 실효적인 공직자 부동산 투기 억제 방안을 마련하겠다고 보고했다.업무 관련성 없더라도 미공개 정보 이용한 종사자도 처벌 대상 택지 개발 등 업무 관련성이 없더라도 미공개 정보를 이용한 종사자나 이를 부정하게 취득·이용한 외부인 등도 처벌 대상으로 포함시킬 예정이다. 법망을 교묘히 탈피하게 하는 지나치게 한정적인 금지 행위도 더욱 포괄적으로 규정해 적용 범위를 확대한다. 일례로 현재로선 한국토지주택공사법에는 ‘업무와 관련된 정보를 이용해 공사가 공급하는 주택이나 토지 등을 자기 또는 제3자에게 공급받게 해서는 안 된다’고 돼 있는데, 이를 ‘정보를 목적 외에 사용할 수 없다’ 등으로 포괄적으로 정한다는 것이다.미공개 정보를 이용해 얻은 부당이익을 환수하기 위해 자본시장법을 준용해 부당이득의 3∼5배를 환수하는 방안도 검토되고 있다. 자본시장법에 부당이익이 50억원 이상인 경우 무기징역 혹은 5년 이상의 징역에 처하게 돼 있는데, 이와 비슷한 수준의 가중처벌이 이뤄지도록 입법하는 방안이 논의되고 있다. 부당이익이 매우 커 대다수의 성실한 국민들에 심한 상실감과 분노를 줄 수준인 경우 가중처벌하는 방안도 추진된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이의진의 교실 풍경] 나중에 온 일꾼에게도 품삯을 주시오

    [이의진의 교실 풍경] 나중에 온 일꾼에게도 품삯을 주시오

    어느 날 포도밭 주인이 밭에서 일할 일꾼들을 사려고 이른 아침 집을 나선다. 그는 일꾼들과 하루 한 데나리온으로 합의하고 자기 포도밭으로 보낸다. 다시 아홉 시쯤에 나가 역시 하는 일 없이 장터에 서 있는 사람들에게 “정당한 삯을 주겠소” 하고는 포도밭으로 보낸다. 열두 시와 오후 세 시쯤에도 나가서 같은 일을 한다. 그런데 오후 다섯 시쯤에 나가 보니 여전히 하는 일 없이 서 있는 한 무리의 사람들이 있었다. “당신들은 왜 온종일 여기 서 있소?” 묻자 그들이 말한다. “아무도 우리를 사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주인은 다른 이들에게 한 것과 마찬가지로 “당신들도 포도밭으로 가시오”라고 말한다. 저녁 때가 되자 주인은 관리인에게 ‘품삯을 내주라’고 지시한다. 오후 다섯 시쯤부터 일한 이들이 와서 한 데나리온씩 받았으니, 맨 먼저 온 이들은 자신들이 더 받을 것으로 기대한다. 그런데 이게 웬일인가? 그들에게도 한 데나리온씩만 주어졌다. 당연히 투덜거릴 수밖에. “맨 나중에 온 저자들은 한 시간만 일했는데도, 뙤약볕 아래에서 온종일 고생한 우리와 똑같이 받는군요.” 성경에 나오는 포도밭 주인과 일꾼들의 이야기다. 젊은 날엔 이 이야기를 읽으면서 발끈했다. 무슨 소리인가, 어떻게 이른 아침부터 일한 사람과 오후 늦게 일을 시작한 자가 똑같은 임금을 받을 수 있단 말인가, 공정하지 못하다고 분개했다. 그런데 차차 ‘오후 다섯 시’까지 ‘일을 얻지 못하고 서 있던 자’들이 어떤 사람들인가에 생각이 닿았다. 하루종일 ‘아무도 사 가지 않은 자’, 오늘날로 치자면 노동력을 상실했거나 혹은 다른 이들보다 부족하다고 여겨지는 사람들이었을 것이다. 신체가 불편하거나, 나이가 많거나, 너무 어리거나, 아이가 딸린 여성이었거나. 해가 지기 직전까지 아무도 ‘사 가지 않던 자’들에게 기계적으로 주어지는 노동시장의 평등한 기회는 정말 공정한 기회였을까? 많은 이가 공평하게 교육받고 각자 최선을 다해 경쟁하는 사회를 가장 공정하다고 생각한다. 그리고 그 경쟁의 결과로 얻게 된 불평등은 오롯이 무능하고 게으른 개인이 감수해야 할 몫이라고 암묵적으로 전제한다. 공정한 경쟁을 통해 높은 성적을 얻을 수 있고 모두가 좋은 대학에 진학할 수 있다는 믿음은 얼마나 달콤한가. 모든 것이 오로지 ‘너’의 무능함 때문이라고 하면 마음은 또 얼마나 편안한가. 그러나 자기 방을 가진 아이와 반지하 셋집에서 공부방은커녕 머물 공간 하나 확보하지 못한 아이가, 학원가가 형성된 도시에서 공부하는 아이와 벽촌의 아이가, 장애가 있는 아이와 건강한 아이가, 정규직 부모를 가진 아이와 비정규직 부모 밑에서 아르바이트를 해야만 공부할 수 있는 아이가 처음부터 공정한 경쟁을 하기는 어렵다. 출발선부터 차이가 날 수밖에 없는 현실을 인정한다면 기회의 평등이 곧 공정으로 이어진다고 쉽게 말하지 못한다. ‘21세기 자본’에서 토마 피케티는 “과거가 미래를 잡아먹는다”고 했다. 심지어 눈에 보이는 경제적 부, 계급, 학력, 지역 격차만이 아니라 학습능력에 결정적 영향을 미치는 문화자본의 차이가 점점 벌어지는 사회에서 기회의 평등이란 ‘눈 가리고 아웅’이기 쉽다. 우리 사회가 인간다운 삶을 지향해야 한다고 쉽게 말하지만 정작 중요한 걸 잊고 있다. 모두에게 출발선이 같을 수는 없겠지만, 도착 지점은 비슷하거나 최소한 차이가 적은 사회로 나아가야 한다는 걸 말이다. 지금의 격차가 단지 한 개인의 노력 부족을 탓할 문제만은 아님을 우리는 알고 있다. 나중에 온 일꾼에게 얼마의 품삯을 주어야 하는지에 대한 사회적 고민과 합의는 우리 사회가 더 나은 미래를 향해 움직이게 하는 중요한 동력이 될 것이다. 이것이야말로 초·중·고를 거치는 12년 동안 공교육 현장에서 교육과정과 토론을 통해 고민하고 발전시켜야 할 시민사회의 핵심 과제다.
  • 코로나19 여파로 공세권 아파트 인기…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 주목

    코로나19 여파로 공세권 아파트 인기…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 주목

    포스트 코로나 시대를 맞아 주변에 공원이나 산, 숲, 공원 등이 있는 이른바 ‘공세권 아파트’가 주목받고 있다. 감염병 확산에 따른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로 건강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단지 인근에서 휴식을 취할 수 있는 공간이 절실해진 까닭이다. 여기에 풍부한 녹지로 공기 정화 효과까지 기대할 수 있어 많은 사람들이 찾고 있다. 또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30분간 숲길 2㎞를 걷는 것만으로 긴장·우울·분노·피로 등 부정적 감정이 70% 이상 감소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코로나19로 인한 우울증, 이른바 ‘코로나 블루(Corona Blue)’를 극복하는 데도 도움이 될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 ‘공세권 아파트’는 작년 청약시장에서 흥행을 주도했다. 한국부동산원 청약홈에 따르면, 지난해 서울시에서 가장 높은 경쟁률을 보였던 서울 강동구 ‘고덕아르테스 미소지움’은 단지 옆에 명일근린공원이 위치해 있다. 또 은평구에서 높은 경쟁률을 기록한 ‘DMC SK뷰 아이파크포레’ 역시 인근에 봉산도시자연공원이 위치해 있다. 한 부동산 전문가는 “코로나19 대유행을 겪으면서 주거 패러다임에도 변화가 일어나고 있다”며 “포스트코로나 시대에는 정서적 안정감과 건강증진에 보탬이 되는 숲, 녹지공간 등이 중요 가치로 부각되고 있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각 건설사에서도 숲이나 공원이 가까운 주거환경을 장점으로 내세워 분양에 나서고 있다. 대림건설은 3월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를 분양할 예정이다. 울산광역시 울주군 어음리에 들어서는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지하 2층~지상 25층, 10개 동, 전용면적 59·74·84㎡, 총 934가구로 구성된다. 이 가운데, 121가구를 일반에 분양할 예정이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 인근에는 약 6만6,000㎡여 규모의 언양문화공원이 조성될 예정이다. 이곳에는 문화회관, 야외음악당, 숲속도서관, 생태체험정원 등 다양한 문화시설도 함께 들어선다. 또 태화강변에 위치해 강을 조망할 수 있는 단지로도 주목을 받고 있다. 쾌적한 주거환경 외에도 다른 장점도 많다. 먼저 교육환경이 좋다. 단지 앞뒤로 언양고와 울주도서관이 위치한다. 반경 3km 내에는 삼남초, 언양초·중, 신언중, 영화초 등의 학군도 조성돼 있다. 교통도 편리하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도보권에 KTX 울산역이 있다. KTX 울산역을 통해 KTX 대전역까지는 1시간대, KTX 서울역까지는 2시간대로 접근할 수 있다. 차량 이용 시 서울산IC, 경부고속도로, 함양울산고속도로 등을 통해 외곽 지역으로 빠르게 이동이 가능하다. 또한 e편한세상 브랜드 프리미엄도 기대된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지난 2015년 분양에 성공한 ‘e편한세상 울산온양’에 이어 울산 울주군에 들어서는 두번째 e편한세상 브랜드 아파트다. e편한세상은 지난해 최고의 삶을 선사하는 주거공간이라는 뜻을 담은 e편한세상의 새로운 약속 ‘For Excellent Life(포 엑설런트 라이프)’라는 슬로건과 함께 리뉴얼된 브랜드 아이덴티티(BI)를 발표했다. 이에 따라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브랜드 리뉴얼을 통해 새로워진 e편한세상의 브랜드 철학과 아이덴티티가 적용될 예정으로, 한 차원 높은 수준의 단지로 거듭나게 된다. 이와 함께, e편한세상은 소비자가 뽑은 가장 신뢰하는 브랜드 대상(총 9회 수상), 국가브랜드대상 및 스타브랜드 대상 3년 연속 수상, 대한민국 올해의 브랜드 대상 6년 지속 수상 등 빛나는 수상실적을 자랑하는 브랜드다. e편한세상 브랜드에 걸맞는 다양한 커뮤니티 시설도 들어선다. 단지 내 피트니스 센터를 비롯해 골프연습장, 주민회의시설이 들어선다. 특히, 자녀가 있는 가구를 위한 어린이놀이터, 작은 도서관(라운지 카페) 등이 마련된다. 이외에도 잔디광장, 휴게공원, 주민운동시설 등이 조성된다. 빠른 입주도 장점이다. ‘e편한세상 울산역 어반스퀘어’는 2022년 8월 입주 예정으로, 분양 후 이듬해 내 집을 마련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전매제한 기간도 짧아져 수요자들의 높은 관심이 예상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IS에 무너져내린 성당 앞에서 교황 “평화가 전쟁보다 위력적”

    IS에 무너져내린 성당 앞에서 교황 “평화가 전쟁보다 위력적”

    가톨릭 교황 중 처음으로 이라크를 찾은 프란치스코 교황이 7일(현지시간) 수니파 극렬 테러집단 이슬람국가(IS)의 공격으로 크게 파손된 성당과 교회를 찾아 전쟁 희생자들을 다독였다. 이날 아침 북부 쿠르드 자치구의 아르빌에서 헬리콥터를 이용해 모술에 도착한 프란치스코 교황은 IS와의 전쟁 과정에 파괴된 네 군데 교회의 가운데 있는 ‘교회 광장’에서 평화로운 공존을 호소했다. 세상에서 가장 오래 된 기독교 공동체 가운데 하나였던 모술은 지난 2017년 IS가 패퇴하기 전까지 최대 거점이었다. 모술이 속한 니나와주(州)에선 IS의 공격으로 수십만명의 기독교인들이 이주해야 했다. 교황은 벽이 부분적으로 무너져내린 모술의 알타헤라 시리아 가톨릭 성당을 배경으로 한 연설을 통해 “기독교인들이 이라크와 다른 지역에서 비극적으로 추방된 것은 해당 개인과 공동체뿐 아니라 그들이 떠난 지역에도 헤아릴 수 없는 피해를 줬다”면서 이라크와 중동 지역 기독교인들이 고향에 머물 수 있도록 기원했다. 교황은 “문명의 요람이었던 이 나라가 그토록 야만스러운 공격으로 피해를 보고 고대 예배소들이 파괴되고, 수많은 무슬림과 기독교인, 야지디족 등이 강제로 이주되거나 살해된 것은 얼마나 잔인한 일인가“라고 개탄하면서 특별히 IS의 대량 학살과 납치, 성노예 대상이 됐던 야지디족의 역경을 언급했다. 이어 “하지만 오늘 우리는 형제애가 형제살해죄보다 더 오래 가고, 희망이 증오보다 더 강력하며, 평화가 전쟁보다 더 위력적임을 재확인한다”고 강조했다. 교황은 이어 모술로부터 30㎞ 떨어진 도시 카라코시를 방문해 미사를 집전했다. 카라코시는 이라크의 가장 오래된 최대 기독교 마을로, 2014년 IS가 장악하면서 파괴됐다가 2017년 이후 기독교인들이 돌아와 서서히 복원되고 있다. 모술 성당과 마찬가지로 알타헤라로 불리는 카라코시 성당 미사를 통해 교황은 신자들에게 “꿈꾸기를 멈추지 말라. 포기하지 말라. 희망을 잃지 말라”고 당부하며 “지금은 재건하고 다시 시작할 때”라고 위로했다. 다시 아르빌로 돌아온 교황은 현지 스타디움에서 IS 치하에서 살아 남은 기독교인들을 위로하기 위한 대규모 미사를 집전했다. 코로나19 확산 위험에도 수천명이 참석해 교황을 환영했다. 교황은 “여러분들과 함께 하면서 슬픔과 상실의 목소리를 들었지만, 동시에 희망과 위로의 목소리도 들었다”면서 “이제 내가 로마로 돌아갈 시간이 다가오지만 이라크는 내 마음 속에 항상 남아있을 것”이라고 축복했다. 아르빌은 지난 몇년 동안 IS의 폭력을 피해 연고지를 떠난 난민들의 수용소가 돼 왔다. 교황 경호대 측은 이라크 북부에 여전히 IS 잔당이 남아 있음을 고려해 경계 태세를 최고조로 높였다.교황은 아르빌 미사를 마친 뒤 2015년 9월 난민선을 타고 가다 익사해 전세계에 난민의 비극을 알린 시리아 난민 아이 알란 쿠르디(당시 3세)의 부친 압둘라 쿠르디를 만나 위로했다. 교황은 오랜 시간 압둘라 쿠르디와 대화했고, 가족을 잃은 아버지의 고통을 경청했다고 교황청은 전했다. 알란과 그의 형, 어머니 등은 다른 난민들과 함께 소형 보트를 타고 터키에서 그리스 코스섬으로 가다 배가 뒤집히면서 익사, 터키 남서부 해안에 떠밀려와 엎드려 숨진 채 발견됐다. 아르빌 일정을 마친 교황은 수도 바그다드로 이동하면서 이라크 방문 일정을 마무리했고 8일 오전 로마로 돌아간다.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日국민 10명 중 7명 원전 반대…후쿠시마 비극, 또 터질 수 있어”

    일본 후쿠시마 원자력발전소에서 발생한 유례없는 원전 사고가 올해로 10년을 맞는다. 2011년 3월 11일 발생한 규모 9.0 강진과 쓰나미는 센다이현과 후쿠시마현 등 동일본 지역을 한순간에 쑥대밭으로 만드는 데 그치지 않았다. 쓰나미로 인한 정전으로 후쿠시마현 바닷가에 자리잡은 후쿠시마 제1원전 1~4호기 냉각장치의 가동이 중단되면서 노심용융(멜트다운)과 수소 폭발이 발생했다. 이로 인해 방사성물질이 대량 유출되고 숱한 피난민이 나왔다. 원전의 안전성을 다시 생각하고, 더 나아가 탈원전을 이뤄야 한다는 요구가 높아졌지만 일본 정부는 논의 자체에 소극적인 상황이 이어지고 있다. 일본이 겪은 충격과 비극은 한국에서도 언제라도 벌어질 수 있다. 한국 역시 현재 24기에 이르는 원전을 가동 중이기 때문이다. 일본의 경험과 고민을 통해 우리는 무엇을 배워야 할지 일본을 대표하는 반핵 운동가로 국제적인 명성을 갖고 있는 반 히데유키(70) 원자력자료정보실 공동대표와 지난 5일 이메일 인터뷰를 했다. 반 대표는 생활협동조합운동을 거쳐 1990년부터 탈원전을 위해 도쿄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시민단체인 원자력자료정보실에서 일하고 있다. 일본 정부의 원자력 정책, 특히 방사성폐기물과 후쿠시마 원전 문제 등 다양한 활동을 벌이고 있는 대표적인 탈원전 운동가다. 한국도 여러 차례 방문하는 등 한일 간 민간 교류도 활발히 펼치다 2013년 4월에는 인천국제공항에서 입국을 거부당하는 등 이명박·박근혜 정부와 갈등을 빚기도 했다.-최근 일본에서 또다시 대지진이 발생하면서 10년 전 악몽을 떠올리는 사람이 많았다. “2011년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피해를 입은 이들 가운데 많은 이들이 외상후스트레스장애(PTSD)에 시달리는 등 지울 수 없는 상처로 고통받고 있다. 아직도 4000여명이 고향에서 떨어져 지내야 하는 피난민 신세다. 직접 피해를 입지 않은 이들 역시 원전에 대한 두려움을 크게 느끼고 있다. 후쿠시마현에서 생산한 물품은 사지 않고 피하는 사람이 지금도 많을 정도다. 여론조사를 해 보면 대체로 70~80%는 원전을 반대한다고 답한다.” -원전 사고 이후 일본에서 반핵운동이 활발해졌다. “원전 재가동 반대 투쟁과 재생에너지 확대 운동을 중심으로 진행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가동 중지를 주장하는 재판 투쟁이 활발해졌다. 후쿠시마 사고로 인한 생활권 침해와 고향 상실로 인한 손해를 법원이 인정하기 시작했다. 2020년 9월 후쿠시마 사고 주민 3650명이 도쿄전력을 상대로 제기한 ‘생업 소송’ 항소심에서 승소한 데 이어 2020년 12월 오이원전 재가동 승인 취소 판결도 나왔다. 구체적이고 실효성 있는 피난 대책이 없으면 재가동 허가를 하지 않도록 지방자치단체를 압박하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지난 2월 19일에는 도쿄 고등법원에서 원전 주변 주민들을 위한 대책을 제대로 하지 않은 국가의 책임을 인정하는 판결도 나왔다. 도쿄전력 경영진 3명을 형사고발한 재판은 1심에서 패소하긴 했지만 현재 항소심이 진행 중이다. 이와 함께 재생에너지 전면 전환과 지역에 필요한 전기를 각 지역에서 생산하자는 활동도 벌어지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원전 안전 문제에 어떤 변화가 있었나. “원전 사고가 발생하자 당시 간 나오토 총리가 이끌던 민주당 정부는 원전 가동을 전면 중단시키고 원전을 단계적으로 철수한다는 방침을 결정했다. 하지만 민주당 안에서도 탈원전 흐름에 저항하는 이들이 존재했던 데다 2012년 선거 패배로 더이상 진전된 결정을 내놓지 못했다. 원전 안전과 관련해서는 자연재해나 테러 대비 등에서 더 엄격해졌다. 예를 들면 후쿠이현 오이원자력발전소 재가동과 관련해 오사카 지방재판소가 지난해 12월 4일 내진 설계 등 안전 문제를 이유로 위법하다고 판결을 내렸다. 그런 영향으로 원전 관련 비용은 급속히 올라갔다. 이제는 아무도 ‘원전은 저렴하다’는 말을 할 수 없게 됐다.”-현재 일본 자민당 정부의 원전 정책은 어떻게 평가하나. “아베 신조 내각이나 현 스가 요시히데 내각 모두 원전과 관련해 모순된 정책을 추진하고 있다. 한편으로는 원자력 발전 의존도를 줄이겠다거나, 2030년까지 신규 원전 건설은 없을 것이라거나 하는 식으로 말한다. 그러면서도 다른 한편으로는 원자력 규제 위원회가 허가한 원전은 재가동한다고 한다. 그 결과 민주당 정부에서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가동을 전면 중단했던 원전 가운데 9기가 재가동 중이다. 정부가 2050년까지 이산화탄소 제로를 선언했지만 구체적인 실현 방법과 관련해서는 정부 부처 안에서도 의견이 갈린다. 특히 경제산업성에서는 여전히 원전 부활을 염두에 두고 있다. 자민당은 원전 문제 자체가 공론화되는 걸 피하려 한다. 야당인 입헌민주당과 공산당, 자유당, 사회민주당 등 4개 정당이 공동으로 2018년 3월 11일 탈원전 기본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국회 과반 의석을 차지하고 있는 자민당이 논의를 회피하면서 심의조차 이뤄지지 않았다.”-원전 반대 여론에도 불구하고 정부는 여전히 원전에 대한 미련이 강한 것 같다. “정부에서는 탄소 저감을 위해 원자력이 필요하다는 걸 국민들에게 알리려 한다. 향후에는 정부 및 원자력 산업계가 원전 유지 캠페인을 전개할 가능성이 존재한다. 정부가 원자력 산업계(특히 원자력 발전소 제조업체)를 위해 신경을 쓰고 있다. 원자력 산업계의 힘이 막강하기 때문이다. 전력 업계는 정부에 대한 압력과 함께 국회의원 선거에서는 원자력 산업계에 협력하는 의원에 대한 지원을 강화하고 있다. 특히 전력회사 노동조합 연합체인 ‘전력노련’의 영향력이 막강하다. 전력노련은 탈핵으로 가면 자신들이 실업자 신세가 되지 않을까 우려해 원전 추진 입장을 취하고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전에는 원전 반대를 내세우는 의원이 있으면 아예 상대 후보를 집중 지원하거나 자신들 입맛에 맞는 후보를 내세워 낙선시켜 버리는 사례도 많았다. 지금도 자민당 안에서는 전력회사나 전력노련 지원을 받아 당선된 의원들이 일정한 세력을 형성하고 있다. 이들 ‘전력족’은 지금도 원전 재추진 입장에서 움직이고 있다. 정부 안에서는 경제산업성과 자원에너지청을 중심으로 완고하게 원전에 치우친 정책을 유지하려는 경향이 강하다.” -앞으로 상황 변화에 따라 원전 정책이 과거로 회귀할 수도 있겠다. “쉽지는 않을 것으로 본다. 일단 국민 여론이 원전에 부정적으로 바뀌었다. 언론 지형 역시 원전에 우호적이진 않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전 원자력 추진 입장이던 주요 미디어 가운데 아사히, 마이니치, 주니치는 완전히 탈원전으로 입장을 바꿨다. 요미우리나 니혼게이자이 역시 원전 추진을 지지하진 않게 됐다. 게다가 정치권에서도 변화가 있다. 아직 소수파이긴 하지만 고노 다로 행정개혁담당 대신을 비롯해 자민당 안에서도 탈원전을 공개적으로 주장하는 목소리가 존재한다. 지난해 12월에는 현직 자민당 의원이 탈원전을 주장하는 책을 출간한 일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여야를 아우르는 초당파 의원 모임인 ‘원전제로 모임’에 약 10%의 국회의원이 회원으로 참여하기도 했다. 현재는 ‘원자력 발전 제로·재생에너지 100 모임’으로 이름을 바꿔 활동을 이어 가고 있다.” -일본은 에너지나 지하철 등 중요 기간산업이 민영화돼 있는데. “철도가 민영화되면서 이용객이 줄어든 노선을 폐지하는 바람에 주민들이 불편을 겪는 일이 있었다. 현재 일부 지자체는 수도 민영화에 나서고 있다. 민영화가 되고 나면 수도관 교체 등 인프라 정비가 제대로 된다는 보장이 없다. 수도관 누수가 많아지거나 도로 함몰 등도 생길 수 있다. 전력 민영화는 이미 내가 태어나기 전부터 이뤄졌다. 다만 공익사업이란 점을 고려해 한 지역에 한 전력회사만 허용하는 식으로 지역 독점을 인정하고 전기요금은 허가제로 하는 등 엄격한 제한이 존재했다. 그러다 1995년부터 서서히 전력 자유화가 진행되고 있다. 2016년부터는 소비자가 전력회사와 계약을 할 수 있게 되는 등 전력의 완전 자유화가 됐다. 이제 발전 사업은 신고제다. 새 전력회사가 자꾸 생겨나고 있다. 그중에는 이익을 위해 석탄 화력 발전 사업을 추진하는 곳도 있고, 태양광이나 풍력처럼 재생 가능 에너지를 생산하는 곳도 있다.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신재생 에너지를 생산하는 에너지 회사를 선택하거나, 집에 직접 태양광 패널을 설치하는 등 움직임이 강해진 건 다행스럽다.” -일본의 경험은 한국에 적잖은 시사점을 주는데. “후쿠시마 원전 사고 이후 정부 차원에서 구성한 사고조사위원회 하타무라 요타로 위원장은 ‘사고는 반드시 일어난다’는 명언을 남겼다. 후쿠시마 원전 주변 주민들에게 초래한 고통과 아직도 고향에 돌아가지 못하는 안타까움, 장기간에 걸친 방사능 오염, 폐로에 몇십조엔이 드는 경제적 피해 등 후쿠시마 원전 사고로 인한 비극은 말로 다 할 수 없을 것이다. 손해배상이나 오염 지역 제염을 포함해 정부가 추산한 비용은 22조엔(약 229조원)이지만 일본경제연구센터는 최소 30조엔, 최대 80조엔으로 평가하고 있다. 이웃 나라인 한국에 사는 이들이 일본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을 냉정하게 직시해 주면 좋겠다. 그리고 한국과 일본 양국 시민들이 협력해 탈핵이라는 방향으로 나아가기를 희망한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월성 원전’ 내일 첫 재판… 尹 사퇴로 권력 수사 힘 빠지나

    ‘월성 원전’ 내일 첫 재판… 尹 사퇴로 권력 수사 힘 빠지나

    월성 원전 1호기 경제성 평가 조작 의혹으로 구속된 산업통상자원부 공무원들의 첫 재판이 이번 주 시작된다. 검찰 수사가 청와대를 포함한 ‘윗선’으로 확대되긴 어려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오는 가운데 공수처가 수사할 ‘1호 사건’에 관심이 쏠린다. 7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형사11부(부장 박전행)는 9일 공용전자기록 손상 및 감사원법 위반 등의 혐의를 받는 산업부 공무원 3명의 공판준비기일을 연다. 이들은 2019년 11~12월 감사원 감사에 대비해 월성 1호기 관련 자료를 삭제하거나 삭제를 지시·방조한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재판부는 이날 검찰, 변호인 측과 주요 증인신문 계획을 조율할 계획이다. 검찰은 백운규 전 산업부 장관을 증인으로 신청할 것으로 전망된다. 법조계에서는 윤석열 전 검찰총장의 사퇴로 원전 수사를 비롯해 현재 진행 중인 권력 수사의 동력이 약화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대전지검 수사팀은 청와대 ‘윗선’의 경제성 평가 조작 개입 여부에 대한 수사를 이어가고 있지만, 지난달 백 전 장관 구속영장이 기각되면서 난항을 겪고 있다. 수원지검도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출국금지 사건의 피의자인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과 이규원 검사를 공수처로 넘긴 상태다. 검찰이 핵심 피의자로 지목한 차규근 법무부 출입국본부장의 구속영장도 지난 6일 기각되면서 추가 수사 동력마저 상실했다. 이런 가운데 법조계는 공수처의 본격 가동 시점에 주목하고 있다. 김진욱 공수처장은 이날 공수처 검사 선발을 위한 인사위원회 마지막 위원으로 이영주(54·사법연수원 22기) 서울대 인권센터 인권상담소장을 위촉했다. 이로써 인사위는 김 처장과 여운국 공수처 차장, 여당 추천 나기주(55·22기)·오영중(52·39기) 변호사, 야당 추천 유일준(55·21기)·김영종(55·23기) 변호사 등으로 구성을 마쳤다. 공수처는 이번 주 첫 인사위 회의를 열고 검사 면접심사 기준과 방식 등을 검증할 계획이다. 이 소장은 1993년 사법연수원을 수료하고 각급 검찰청 검사를 거쳐 춘천지검 검사장, 법무연수원 기획부장, 사법연수원 부원장 등을 역임했다. 여성으로서 역대 두 번째로 검사장에 올랐고, 공수처 인사위 위원 중에서도 유일한 여성 위원이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부랴부랴 뒷북 대응… 정부의 ‘야심찬’ 공급대책 차질 불가피

    부랴부랴 뒷북 대응… 정부의 ‘야심찬’ 공급대책 차질 불가피

    정부가 7일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을 중심으로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투기 의혹에 대해 사과하고 재발 방지 대책을 발표했지만, ‘뒷북 대응’이란 지적이 많다. 곪을 대로 곪은 환부가 터지고 나서야 부랴부랴 대책을 내놓은 성격이 짙기 때문이다. 이번 의혹을 처음으로 제기한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민변)도 “대책이 여전히 추상적”이라며 냉담한 반응이다. 홍 부총리는 정부의 주택 공급대책을 차질 없이 추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지만, 전문가들은 이미 국민 신뢰를 잃은 상황이라 쉽지 않을 것이라고 우려했다. 홍 부총리는 휴일인 이날 이례적으로 부동산관계장관회의를 열고 변창흠 국토교통부 장관, 구윤철 국무조정실장 등과 함께 ‘국민께 드리는 말씀’을 발표했다. 회의에 참석하진 않았지만 전해철 행정안전부 장관까지 합쳐 4명의 장관급 인사가 합동으로 발표한 호소문이며, 김대지 국세청장도 함께 이름을 올렸다. 그만큼 정부가 이번 사안을 심각하게 본다는 방증이다. 홍 부총리는 “집은 우리 삶의 기본이기에 살고 싶은 주택에 대한 국민의 염원을 잘 알고 있다”며 “부동산 정책을 현장에서 집행하는 가장 공정하고 스스로에게 엄정해야 할 공공기관에서 불미스러운 일이 발생해 참담한 심정”이라고 했다. 홍 부총리는 근본적인 재발방지 시스템을 구축하겠다며 주택 업무를 담당하는 관련 부처와 기관의 직원은 원칙적으로 일정한 범주 내 토지거래를 제한하고, 불가피한 경우엔 신고토록 하겠다고 밝혔다. 또 내부 통제 강화를 위해 이들에 대해선 ‘부동산 등록제’ 같은 상시 감시 체제 도입을 검토하겠다고 덧붙였다. 직원 개인의 일탈이라도 중대한 경우엔 기관 전체의 관리책임을 강화하는 것도 검토하겠다고 강조했다. 기관장에게 책임을 묻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LH는 물론 정부나 공공기관 인사들의 부동산 투기가 ‘공공연한 비밀’처럼 입에 오르내렸음에도 정부가 늑장 대응에 나섰다는 비판을 피하기 어렵다. 실제로 참여연대와 민변엔 이번 의혹 제기 이후 전국 곳곳에서 관련 제보가 들어오는 것으로 알려졌다. 일각에선 정부가 투기꾼들에 대해 무관용을 외쳤지만 소급 적용이 안 되는 만큼 선언적인 의미에 그칠 것이란 지적도 있다. 정부가 집값 안정을 위해 야심차게 추진한 공급대책도 차질을 빚을 것이란 우려가 많다. 심교언 건국대 부동산학과 교수는 “(변창흠 국토부 장관의 첫 작품인) 2·4 공급대책이 큰 타격을 입을 것”이라며 “특히 ‘쪽방촌’ 재개발 등 서울 도심에 주택을 공급하려는 계획은 동력을 상실할 가능성이 높다”고 진단했다. 정부합동조사단은 오는 11일 우선 국토부 공무원·LH 직원 1만 4000여명의 3기 신도시 토지거래 내역을 공개할 계획이지만 토지 몰수나 시세차익 환수 등의 강력한 조치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내부 정보 등으로 투기에 나섰더라도 증거 확보 등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되기 때문이다. 국회에서도 관련법 개정안이 쏟아지고 있지만 소급 적용이 안 돼 부당이익 환수 같은 조치는 불가능하다. 세종 임주형 기자 hermes@seoul.co.kr
  • “기약 없는 ‘전세 난민’ 신세… 3기 신도시 취소될까 불안”

    직장인 이모(28)씨는 지난해 6월 3기 신도시 청약 자격을 얻으려고 아파트를 사는 대신 경기 고양시에 전셋집을 얻었다. 하지만 최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전·현직 직원들의 대규모 부동산 투기 사건으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라는 주장이 커지자 ‘내 집 마련’의 꿈이 멀어질까 봐 불안에 떨고 있다. 이씨는 “잘못은 LH 직원들이 했는데 왜 선량한 시민들이 불안에 떨어야 하느냐”며 “이제는 아파트값이 너무 올라 매수할 엄두도 나지 않는데 사업이 지체되거나 취소된다면 기약 없이 ‘전세 난민’ 생활을 계속할 수밖에 없다”고 걱정했다. 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이 터지면서 3기 신도시 사업을 전면 취소하거나 재검토해야 한다는 주장이 시민단체를 중심으로 제기되자 인천과 경기 고양·부천·남양주 등에서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공분양을 받으려고 기다리던 무주택자들은 망연자실하고 있다. 서울 아파트값 폭등과 정부의 대출 규제 때문에 3기 신도시를 내 집 마련의 마지막 기회로 여겼던 청년 신혼부부들이 대다수다.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는 지난 5일 3기 신도시 사업을 철회해 달라는 청원이 올라와 7일 현재 1만 2000여명이 동의했다. 각종 온라인 부동산 커뮤니티에서도 3기 신도시 사업 취소 필요성을 주제로 갑론을박이 펼쳐졌다. 홍남기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2·4 공급대책을 포함한 주택공급대책은 반드시 일정대로 추진하겠다”며 진화에 나섰지만, 여전히 불안감은 가시지 않고 있다. 부천에 거주하는 무주택자 박모(32)씨는 “사업에 차질이 생긴다면 정부에서 이사 비용과 전세자금 대출 비용을 배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3기 신도시 사업 차질이 집값 폭등을 부추길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송기균 집값정상화시민행동 대표는 “3기 신도시의 취지가 대규모 공급을 늘려 집값을 안정시키겠다는 것”이라며 “사업에 차질이 생기면 서울과 수도권 집값이 폭등할 수 있어 LH 직원들의 법적 처벌과 별개로 주택 공급이 신속히 추진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번 투기 의혹을 가장 먼저 터뜨린 참여연대와 민주사회를 위한 변호사모임은 강제 수사의 필요성을 주장했다. 단체들은 논평에서 “비밀정보 활용이나 투기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정부가 자체 조사하는 것은 제 식구 봐주기식 축소·소극 조사라는 의구심이 든다”며 “정부 합동조사단 조사와 별개로 수사기관의 강제 수사나 감사원의 감사 등이 병행돼야 하고, LH 직원들의 3기 신도시 투기행위에 확실한 환수 조치가 이뤄져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학폭 인정’ 지수, 군대 간다…“반성의 시간 갖겠다” [이슈픽]

    ‘학폭 인정’ 지수, 군대 간다…“반성의 시간 갖겠다” [이슈픽]

    KBS드라마 ‘달이 뜨는 강’ 중도 하차광고 삭제, 출연작 다시보기도 중단소속사 “모든 활동 중단, 통렬한 반성할 것”“위압 동원한 성폭력은 명백한 사실무근”피해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평생 학폭자”중학생 시절 학교폭력 논란을 인정한 배우 지수(본명 김지수·28)가 모든 활동을 전면 중단하고 군에 입대하기로 했다. 지수의 소속사는 “지수는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고 밝혔다. 지수는 주연으로 출연했던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에서도 하차한다. 그가 출연했던 출연작들의 다시보기는 중단됐으며 광고도 삭제됐다. 소속사 “지수, 10월 중순 입대,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 예정” KBS, 지수 배역 교체 후 재촬영“지수 출연 장면 최대한 삭제 방송” 소속사 키이스트는 5일 “지수는 배우로서 계획된 모든 활동을 즉각 중단하고 통렬한 반성의 시간을 가질 것”이라면서 “앞으로도 제보 이메일 접수, 온라인 커뮤니티 모니터링 등 다각도로 관련 사안을 해결하기 위해 노력해 나갈 것”이라고 공식 발표했다. 다만 “항간에 나도는 위압을 동원한 성폭력과 같은 주장들은 명백한 사실무근”이라고 강조했다. 키이스트에 따르면 지수는 지난해 12월 영장을 받아 오는 10월 중순 입대한다. 2016년 급성 골수염 수술을 받은 전력이 있어 사회복무요원으로 복무할 예정이다. 지수가 주연으로 출연 중이던 KBS 2TV 드라마 ‘달이 뜨는 강’은 배역을 교체하고 재촬영해 방송된다. 대타로는 최근 종영한 tvN 드라마 ‘철인왕후’에 출연했던 나인우가 발탁됐다. KBS는 이날 “나인우가 ‘달이 뜨는 강’의 온달 역으로 캐스팅됐다”면서 “9회 이후 방송분은 재촬영해 방송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KBS 측은 입장문을 통해 “방송일이 임박한 7·8회 방송분은 지수가 출연하는 장면을 최대한 삭제해 방송하고, 이번 주말 재방송은 결방한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사건의 심각성을 깊이 인식해 드라마의 편성 취소를 포함한 모든 방안을 검토했다”면서 “‘달이 뜨는 강’을 사랑해 주신 시청자와 드라마 제작에 참여한 수많은 스태프와 연기자, 제작사 등을 고려해 결정했다”고 설명했다.초유 ‘학폭’ 방송 하차 지수, 자필 반성문“과거 저지른 비행, 변명의 여지도 없다” “과거 죄책감에 늘 불안, 진심으로 사죄해”“평생 씻지 못할 과거 반성, 뉘우치겠다” 방영 초반 드라마의 주연 배우가 학교폭력 논란으로 하차하게 된 것은 초유의 사태다. 지난해 12월 배우 배성우가 음주운전 적발로, 2018년 배우 조재현이 ‘미투’ 사태로 작품 말미에 각각 중도 하차한 바 있으나, ‘달이 뜨는 강’의 경우 아직 6회까지밖에 방송이 되지 않은 상태이기에 더 이례적이다. 지수는 온라인 커뮤니티를 중심으로 학창 시절 심각한 수준의 학교폭력을 저질렀다는 의혹이 지속해서 제기되자 전날 “과거에 저지른 비행에 대해 어떤 변명의 여지도 없다”며 인정했다. 지수는 지난 4일 자신의 인스타그램에 올린 자필 사과문에서 “나로 인해 고통받은 분들께 진심으로 사죄드린다. 용서받을 수 없는 행동들이었다”고 사과했다. 이어 “연기를 시작하면서 과거를 덮어둔 채 대중의 과분한 관심을 받으며 여기까지 왔으나 마음 한편에 과거에 대한 죄책감이 늘 존재했고 돌이키기엔 너무 늦은 후회가 저에게는 늘 큰 불안함으로 다가왔다. 어두운 과거가 항상 나를 짓눌러왔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연기자로 활동하는 내 모습을 보며 긴 시간 동안 고통받으셨을 분들께 깊이 속죄하고, 평생 씻지 못할 나의 과거를 반성하고 뉘우치겠다”고 언급했다. 지수는 또 “나 개인의 커다란 잘못으로 방송사와 제작진, 배우들, 드라마 현장을 묵묵히 지켜왔던 스태프에게 엄청난 피해를 주는 것이 괴롭고 죄스럽다”면서 “나로 인해 드라마에 더 이상의 피해가 가지 않기를 간절히 바란다. 나로 인해 피해를 본 모든 분께 무릎 꿇어 진심으로 사죄드린다”고 밝혔다. 앞서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을 중심으로 지수가 학교폭력 가해자라는 의혹이 제기됐다. 그 수위가 지금까지 연예계에서 제기된 의혹 중 가장 심각한 수준이고, 피해를 주장하는 사람도 여러 명 나와 수습이 쉽지 않을 것으로 전망됐다.‘동문’ A씨 “연기하고 싶으면 하라, ‘학폭자’ 타이틀은 평생 품고 살라”“‘사실무근’ 주장하면 피해자들 연대” 지수에게 중학교 시절 학폭을 당했다고 주장한 A씨는 지난 2일 한 온라인커뮤니티에 “배우 지수는 학폭 가해자입니다”라며 장문의 글을 게재했다. A씨는 증거로 서라벌 중학교 졸업장을 게재하며 동문임을 밝혔다. A씨는 지수의 학폭은 언급하며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다. 진심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하고 싶은 게 연기면 하라.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살라”고 못박았다. A씨는 자신에 대해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서울시 강북구 우이동의 서라벌 중학교를 나온 ‘김지수(배우 지수)’와 동문”이면서 “김지수는 착한 척 그 특유의 웃음을 지으며 TV에 나오고 있으나, 그는 학폭 가해자, 폭력배, 양아치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라고 주장했다. A씨는 “지수는 또래보다 큰 덩치로 2007년 중학교 2학년부터 본격적으로 학교 일진으로 군림하여 학교에서 온갖 악행을 저질렀다”면서 “김지수가 포함된 그때의 일진들은 상당히 조직적이었다”고 주장했다. 그는 “지수 무리는 부모님에 대한 패륜적인 발언도 일삼았고 구기 대회 등을 통해서도 치밀하게 괴롭혔다”면서 “우연찮게 접하는 김지수의 인터뷰나 기사를 보면 헛웃음부터 나온다. 저 정도면 진짜 자기 과거를 망각한 기억상실증이 아닐까라는 생각이 든다”고 주장했다.A씨는 “제가 바라는 건 보상도 아니고 사과도 아닙니다. 이미 모든 걸 겪었고, 돌이킬 수 없는 일에 사과 따윈 필요 없습니다”라면서 “제가 바라는 건 딱 하나, 김지수씨. 하고 싶은 게 연기라면 하세요. 다만 그 이름 앞에 ‘학교폭력가해자’ 지수 라는 타이틀은 평생 가슴에 품은 채 사세요”라고 조소했다. 그러면서 “당신이 괴롭혔던 수많은 사람들의 그 기억은 저처럼 평생 잊혀지지 않아요. 순수한 척 순진한 척 착한 척 사람 좋은 척. 가증스러워서 못 보겠습니다. 연기는 스크린 속에서만 하십시오”라고 남겼다. A씨 폭로 이후 지수의 학폭을 주장하는 글들이 잇따라 올라왔다. 지수와 중학교 동창이라는 B씨도 “지수는 중학생 시절 정말 악랄했다”며 학폭 과거를 언급했다. B씨는 “지수는 누굴 특정해서 괴롭힌 것도 있지만, 자신이 왕처럼 학교에서 껄렁껄렁 다니면서 애들한테 무차별적으로 시비 걸고 이유 없이 때리고 욕하고 다녔다”고 주장했다. B씨는 “처음 데뷔해서 TV에 나오는 걸 봤을 때 절대 오래 못 간다고 생각했는데, 내 안일한 생각이었다”면서 “법적으로 책임질 게 있다면, 작성자를 비롯해 다른 피해자들과 연대해 지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만약 소속사를 통해 혹은 본인 입으로 ‘사실무근’이라는 소리가 들려온다면 그때는 더 많은 증거로 연대하겠다”고 경고했다. KBS 시청자 하차 청원 수천건 동의올스톱에 사실상 연예계 ‘퇴출’ 상태 이러한 학교폭력 의혹이 불거지면서 지수의 하차를 요구하는 KBS 시청자 청원은 이날 오후 1시 기준 7000명 이상의 동의를 받았다. 논란이 커지자 지수의 데뷔작 MBC TV ‘앵그리맘’(2015)과 주연으로 출연한 OCN ‘나쁜 녀석들: 악의도시’(2017)는 다시 보기에서 삭제됐다. 지난해 방영된 MBC TV ‘내가 가장 예뻤을 때’ 또한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 플랫폼에서 서비스가 중단된 상태다. 이외에도 지수는 방송가뿐 아니라 출연 광고까지 모두 중단되거나 영상이 삭제되면서 사실상 연예계에서 ‘퇴출’ 상태가 됐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최강욱 “윤석열이야말로 선택적 수사·기소 지시한 장본인”

    최강욱 “윤석열이야말로 선택적 수사·기소 지시한 장본인”

    4·15 총선 당시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로 기소된 최강욱 열린민주당 대표 측이 법정에서 “정치적이고 선별적인 기소”라며 검찰을 비판했다. 최 대표의 변호인은 5일 서울중앙지법 형사합의21-2부(김상연 장용범 김미리 부장판사) 심리로 열린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 사건 첫 공판에서 “피고인의 검찰개혁에 대한 입장이 마음에 들지 않아 검찰이 (최 대표의) 의정활동을 방해·압박하려 공소권을 남용한 것”이라며 날을 세웠다. 최 대표는 법무법인 청맥 변호사로의 일하던 2017년 10월 조 전 장관 아들 조모(25)씨의 인턴 활동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하고도 지난해 총선 유세 당시 확인서를 정당하게 발급했다고 허위사실을 공표한 혐의를 받는다. 이와 별개로 지난 1월 조씨의 인턴 확인서를 허위로 발급해준 혐의(업무방해)가 유죄로 인정돼 의원직 상실형에 해당하는 징역 8개월에 집행유예 2년을 선고받고 항소한 상태다. 최 대표는 재판이 끝난 후 검찰 기소의 부당성을 강조하며 “개가 짖어도 기차는 달린다”며 “기차가 아무리 낡고 작고 허름해도 기차 바퀴에 구멍 내기는 쉽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는 전날 사퇴한 윤석열 검찰총장에 대한 의견을 묻자 “선택적 수사와 선별적 기소를 직접 지시한 사람이 검찰총장이었고, 그런 행위로 검찰 개혁의 필요성을 스스로 입증한 것에 대해 고맙게 생각하고 역사적으로 공로가 있다”며 에둘러 공격했다. 이어 한명숙 전 총리의 모해위증 사건 관련자들의 공소시효가 이달 만료를 앞둔 사실을 언급하며 “검찰총장이 퇴임했음에도 대행 차장을 중심으로 사건을 없던 거처럼 정리해버리려고 시도한다고 들었는데 매우 잘못된 부분”이라고 덧붙였다. 곽혜진 기자 demian@seoul.co.kr
  • [사설] 청년고용의무제 위반 공공기관장 문책하라

    공공기관조차 지난해 청년 고용을 줄였다. 고용노동부가 어제 발표한 공공기관 청년 고용 현황에 따르면 청년고용의무제 적용 대상 공공기관(지방공기업 포함) 436곳의 청년(만 15∼34세) 신규 채용 인원은 2만 2798명으로 2019년 적용 대상 공공기관 442곳의 2만 8689명보다 5891명 줄었다. 해당 기관의 전체 정원이 38만 5862명에서 38만 7574명으로 늘어난 것과 대비된다. 공공부문 비정규직의 정규직 전환과 코로나19 등이 원인으로 거론된다. 2014년에 도입된 청년고용의무제에 따라 공공기관은 해마다 정원의 3% 이상을 청년으로 신규 채용해야 한다. 이를 지키지 못하면 명단이 공개되고 경영실적 평가에 반영된다. 강원랜드·그랜드코리아레저(GKL)·88관광개발 등은 코로나19로 관련 산업이 타격을 받았다지만 APEC기후센터·국립박물관문화재단·예술의전당·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한국건설관리공사·대한법률구조공단 등 6개 공공기관은 2년 연속, 한국석유공사·우체국물류지원단·예술경영지원센터 등 3개 공공기관은 3년 연속 의무를 지키지 않았다는 점은 분명히 짚어야 한다. 지난해 청년(15~29세) 고용률은 42.2%로 전년보다 1.3% 포인트 줄었다. 20대만 보면 감소폭이 2.5% 포인트로 더 커진다. 청년 체감실업률은 25.1%로 4명 중 1명은 사실상 실업 상태다. 현재 고통을 겪는 청년들은 경기가 회복된 이후에도 경력 상실로 인한 임금 손실 및 사회적 격차도 겪을 가능성이 높다. 코로나19로 청년층의 ‘취업절벽’이 심화하면서 이들이 ‘잃어버린 세대’로 전락하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커지는 상황이라 공공기관의 청년고용의무 준수는 매우 중요하다. 정부는 그제 밝힌 대로 청년고용의무제를 올해 말에서 2023년 말로 연장하기 위한 청년고용촉진특별법 개정안을 국회에 하루빨리 제출하고 국회는 이를 조속히 처리해야 한다. 공공기관 운영평가에서도 청년고용의무 준수 반영 비중을 높이고 연속해서 지키지 않는 경우 공공기관장 문책 등 더 강한 대책을 마련하기 바란다. 청년을 지키지 않고는 한국의 미래가 없다.
  • 전력시장 섣부른 규제 완화는 위험… 전기료 결정체계 다양화해야

    전력시장 섣부른 규제 완화는 위험… 전기료 결정체계 다양화해야

    미국 ‘텍사스의 정전사태’가 전력체계 구축 방향의 화두가 되고 있다. 재생에너지 확대를 반대하는 쪽은 혹한에 따른 풍력발전 중단이 정전의 원인을 제공했다며 재생에너지의 한계를 강조하고, 재생에너지 확대를 주장하는 측은 풍력뿐 아니라 전통적인 화력발전 역시 상당 부분 중단됐다고 강조한다. 텍사스 정전사태는 재생에너지의 변동성으로 인한 위험성, 안정적인 송전망 운영을 위한 전력시장체계 등의 논쟁으로 확산하고 있다. 바이든 행정부가 추진하고 있는 저탄소 체제로의 전환에서 풍력과 태양광에 의존하는 것이 과연 적절한 것인지를 둘러싼 논쟁은 정치적 대립으로 확대되고 있다.●송전망도 미국 다른 지역과 연결 안 돼 큰 피해 텍사스는 거대한 면적과 풍부한 자원으로 한국과 전혀 다른 환경이지만, 전력망 운영에선 한국처럼 섬과 같다는 점에서 텍사스 정전사태는 반면교사로 바라볼 필요가 있다. 한국 정부는 지난달 5일 전남 신안을 중심으로 약 48조 5000억원을 투자하는 발전용량 기준 8.2GW 규모의 해상풍력단지 조성을 발표한 상황이다. 30년 만의 ‘겨울폭풍’이 미국 전역을 강타하면서 미국은 전례 없는 추위와 폭설을 경험했다. 뜨거운 태양과 높은 기온으로 선벨트라고 불리는 미국 남부 지역의 기온이 알래스카주보다 더 추운 영하 20도 이하로 낮아졌다. 이러한 기상이변은 기후변화로 북극의 찬 기운을 막아 주던 제트기류가 약화되면서 찬 공기가 평소에 비해 훨씬 더 남쪽으로 내려온 것이 원인으로 지목되고 있다. 일시적인 이변이 아니라 기후변화에 따라 앞으로 반복적으로 나타날 수도 있는 현상이다. 갑작스러운 기상이변으로 인한 전력수요의 폭증과 발전설비의 고장 및 운영 중단은 텍사스주에 대규모 정전사태를 가져왔다. 텍사스의 전력생산에서 천연가스를 이용한 가스화력발전이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지만 풍력 역시 연평균 25%의 높은 비중을 나타낸다. 텍사스의 풍력 발전량을 국가 단위로 환산해 비교하면 전 세계 6위 규모이다. 풍력의 특성상 시기에 따라 발전량 차이가 크지만 2020년 5월의 경우 풍력은 텍사스주 전체 시간당 전력수요의 59%를 충족시키기도 했다. 저렴하면서도 풍부한 천연가스와 풍력이 조화를 이루고 있는 텍사스의 전력망은 이상적이며 안정적인 것으로 간주돼 왔다. 실제로 미국 내 전력망의 신뢰성을 평가하는 북미전력신뢰성위원회(NERC)는 2020년 11월 보고서에서 극단적 기상악화 등이 발생할 경우 텍사스의 전력수요는 최대 67.2GW에 이를 것으로 예상했다. 공급능력은 82.3GW이므로 일부 발전소의 고장 및 정비 등에도 불구하고 큰 문제는 없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예상을 뛰어넘는 수준의 혹한과 폭설에 전력수요가 폭발적으로 증가하자 전력수요는 예상치를 넘긴 70GW 규모에 이르렀다. 수요폭증 상황에서 혹한 탓에 풍력발전기와 가스배관망이 얼어 가동하지 못하면서 몇 시간 만에 전체 발전기의 40%가 가동을 멈추는 사태가 발생했다. 이에 텍사스주의 전력망을 관리하는 전력신뢰성위원회(ERCOT)는 순환정전을 결정했다. 이에 따라 500만 이상의 가정과 사업체 등은 4일 동안 혹한과 정전에 시달렸다. 평소 ㎿h당 25달러 수준이던 전기 도매요금도 9000달러 수준까지 상승해 변동요금제를 선택했던 가구들은 최대 수백만원에 이르는 전기요금 청구서를 받게 됐으니, 텍사스 겨울폭풍의 여파는 여전히 지속되고 있다. 정전 초기에는 풍력발전기의 동결로 인해 대규모 정전이 발생한 것으로 알려져 재생에너지의 취약성을 중심으로 논란이 진행됐다. 하지만 이후 가스화력발전, 석탄화력발전과 원자력 등도 혹한에 따른 영향으로 발전을 중단하거나 발전량이 감소한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력시스템 전반을 둘러싼 논쟁으로 확대되고 있다. 발전기가 고장 나거나 전력수요가 공급을 초과할 경우 일반적으로 예비로 지정해 놓았던 발전기가 투입되거나 다른 지역의 전력을 공급받아 문제를 최소화할 수 있지만 텍사스는 예비발전기 확보가 의무사항이 아니었으며, 송전망 역시 미국 내 다른 지역과 연결돼 있지 않아 피해가 더 커졌다. ●2011년·2014년에도 전력대란… 시스템 불변 텍사스는 2011년에도 한파로 전력부족 사태를 경험한 바 있다. 당시 연방에너지규제위원회(FERC)는 이와 같은 사태에 대응할 수 있도록 예비발전기 지정 등의 방안을 마련할 것을 요구했지만 ERCOT는 이를 의무화하지 않았다. 2014년에도 텍사스는 한파와 발전기 고장 등으로 도매가격이 상한선이던 ㎿h당 5000달러까지 급등했다. 주기적으로 많은 피해와 문제를 겪었음에도 왜 텍사스의 전력체계는 변화하지 않았을까? 한국전력이라는 단일 송·배전 운영회사, 과거 한전 산하에 있던 발전설비를 분할한 6개의 발전 자회사 및 소수의 민간발전, 그리고 표준화된 전력요금체계에 익숙한 우리로서는 이러한 미국의 풍경이 매우 낯설다. 이런 미국을 이해하려면 지난 30년간 진행된 전력시장의 변화를 살펴볼 필요가 있다.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기가 송전 및 배전 과정을 거쳐 소비자에게 전달되고, 소비자는 사용한 만큼의 요금을 납부하는 체계는 1882년 에디슨 조명회사가 뉴욕의 펄스트리트 발전소에서 생산한 전력을 맨해튼 59가구에 자체적으로 가설한 전선으로 공급하면서 시작됐다. 발전·송전·배전으로 이어지는 이러한 수직적 통합구조는 전 세계 많은 지역에서 100년 이상 비슷한 형태로 유지돼 왔다. 미국에서 이러한 구조의 수직통합형 민간전력회사(IOU)들은 주 정부의 규제를 받는 대신 지역별로 독점권을 가지고 정해진 요율에 따라 요금을 징수했다. 전력요금은 전체 비용을 기준으로 사업자에게 적정수익률을 보전할 수 있는 수준에서 규제기관의 승인을 받아 결정됐다. 이 구조는 현재 우리나라와 동일하다. 그러나 1990년대 전력 부문에서도 시장경쟁을 촉진한다면 전체적인 요금이 낮아질 것이라는 주장이 대두됐다. 전력 도매시장에서의 경쟁 활성화를 주요 내용으로 하는 에너지 정책법(EPACT)이 1992년 통과되면서 미국의 전력시장은 큰 변화를 겪기 시작했다. 미국 연방정부는 발전 부문에 대한 경쟁을 확대하려면 송전망에 대한 접근권 보장이 필요하다고 판단, 법률로 송전망을 개방하도록 했으며 기존 전력회사의 송전기능을 의무적으로 분리하도록 했다. 이에 따라 각 지역에 전력망을 운영하는 독립적인 계통운영자(ISO)와 광역송전기구(RTO)가 설립됐다. RTO와 ISO는 송전망을 보유하지는 않지만 송전망을 관리하면서 송전 및 예비력 확보, 품질유지 서비스, 계통관리 등을 담당하는 역할을 수행했다. 현재 미국의 전력망은 10개의 시장으로 크게 구분되며 텍사스의 경우 전기신뢰위원회(ERCOT)가 설립돼 전력망을 책임지고 있다. 여기에 더해 1996년 FERC가 경쟁촉진조치로 ‘명령 888’(Order 888)을 발표하면서 각 주의 전력시장이 주정부의 규제를 받는 수직통합형 전력회사 중심의 전통적 규제모델과 시장기반의 중앙집중형 모델로 점차 분화됐다. 시장기반 모델은 가장 낮은 가격으로 생산되는 전기부터 우선적으로 판매되는 구조로서 발전사업자들이 최대의 효율을 추구해 가격을 낮추면 결국 소비자가 부담하는 가격이 인하될 것이라는 가정을 전제로 한다. 텍사스주는 1999년 당시 주지사였던 조지 W 부시가 시장경쟁에 기반한 새로운 전력시장 체계가 주민에게 더 많은 선택권, 더 낮은 요금을 제공할 것이라며 광범위한 범위의 규제완화 정책을 도입했다. 이후 텍사스의 전력 부문은 200여개 업체가 경쟁하는 체제로 전환됐으며 2002년부터 소비자들은 소매전기 공급업체(REP) 간 가격 및 조건 비교를 통해 사용량 등을 고려해 이동통신 요금과 같이 다양한 요금제와 부가서비스들을 선택할 수 있게 됐다. 텍사스주의 저렴하고 풍부한 가스 및 풍력의 존재, 그리고 업체 간 경쟁에 따라 2021년 3월 현재 텍사스의 평균 전기요금은 ㎾h당 8.91센트로 미국 평균보다 22% 낮다. 가격 측면에서 본다면 텍사스의 전력거래시스템은 규제완화의 목표를 상당 부분 달성한 셈이다. 하지만 저렴한 요금은 반대로 전체 전력시장의 불안정을 가져왔다. 미래의 기대수익을 기반으로 사업자들이 발전시설에 대한 투자를 결정함에 따라 안정적인 전력시스템과는 거리가 멀어졌다. 환경규제 강화와 낮은 전력요금 등이 겹치면서 상대적으로 발전원가 비중이 높아진 석탄 및 원자력 발전 등은 경쟁력을 상실하고 점차 축소돼 갔다. 상시 가동되면서 기저부하를 담당하는 석탄과 원자력의 비중 감소에 따라 2013년 NERC는 2022년에 이르면 텍사스의 전력예비율이 5%까지 하락할 것으로 예측하고 대책을 촉구하기도 했다. 규제가 완화됨에 따라 전력수요가 증가하면 소규모 민간발전사들이 발전량을 고의로 줄여 전력가격 상승을 유도하고 고액으로 전력거래 시장에 입찰해 수익을 추구하는 등 시장교란 사례가 발생하기도 했다.●재생 발전 확대로 기존 전력시스템 변화 요구 텍사스의 전력시장은 규제완화를 통한 공급 확대 및 가격하락과 더불어 시스템의 취약성이 확대되는 현상이 동시에 발생했고 이런 불균형이 예상치 못한 혹한과 폭설로 드러나게 됐다고 볼 수 있다. 예비발전기의 지정을 포함한 전체 전력망의 유지와 안정을 위한 여러 방안이 논의되기 시작했지만 현재로서는 어떠한 변화가 있을지 예측하기 어렵다. 텍사스의 정전사태를 계기로 최근 전력시장에 대한 섣부른 규제 완화나 다양화 등은 위험하다는 인식이 확산한다. 하지만 재생에너지의 확대로 대표되는 변동성 에너지원의 확대는 소수의 대규모 발전설비를 중심으로 형성된 기존 전력시스템의 변화를 요구하고 있다. 이미 전남, 제주 등 지역 내 수요에 비해 재생에너지 공급이 많은 지역은 수급불균형으로 전력계통의 불안정 사례가 증가하고 있다. 여기에 더해 전기차 및 에너지저장시설의 확대는 문제를 더욱 복잡하게 만들고 있다. 우리나라의 현행 전력시장은 변동성이 강한 재생에너지원의 확대, 다양한 사업자의 시장참여를 제한해 시장운영의 자율성과 효율성 측면에서 약점이 많다. 분산에너지원의 확대는 현재와 같은 단순한 일방적 전력공급 차원을 넘어 전력거래 및 관련 서비스에 대한 상호 정보교환을 수행하는 새로운 플랫폼을 필요로 하고 있다. 또한 가격시스템을 이용한 효과적인 자원배분이 이루어질 수 있도록 다양한 가격결정 시스템의 도입이 요구되고 있다. 대규모 해상풍력 시설에 대한 투자는 그것이 최대한 잘 가동되고 긍정적인 역할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갖춰질 때 더 큰 의미가 있다. 텍사스의 대규모 정전사태는 전체적인 전력시스템 변화의 올바른 방향에 대해 한국 정부에도 과제를 주고 있다.
  • 죽어서도 계속되는 혐오·차별… ‘차별금지법’ 제정은 언제쯤

    죽어서도 계속되는 혐오·차별… ‘차별금지법’ 제정은 언제쯤

    트랜스젠더 57% 우울증 진단받거나 치료40% “극단적 선택 경험”… 정신 건강 악화고용 불안정할수록 비극적 선택 더 높아변 前하사도 노동권 침해에 상실 컸을 듯“더는 잃을 수 없습니다. 당신 역시 누구든 항상 안전하길 빕니다.” 한국 최초의 ‘트랜스젠더 군인’ 변희수 전 육군 하사의 사망 소식을 들은 성소수자 인권단체인 트랜스해방전선이 지난 3일 밤 페이스북에 올린 글귀다. 성적 정체성과 무관하게 대한민국 군인으로 살고 싶어 했던 변 전 하사가 세상을 떠나자 트랜스젠더 등 성소수자 사회가 깊은 슬픔에 잠겼다. 고인의 부고 기사에 달린 차별적·혐오적 댓글을 보고 정신적 충격을 호소하는 이들도 적지 않다. 대한민국은 성소수자들이 맘 편히 살아가기 쉽지 않은 곳이다. 지난달 국가인권위원회가 한국에 거주 중인 만 19세 이상 트랜스젠더 59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57.1%가 2019년 한 해 동안 우울증을 진단받거나 치료받았다. 4명 중 1명꼴인 24.4%는 공황장애를 진단받거나 치료받은 경험이 있었다. 만 19세 이상 국민 우울증 발병률 3.9%, 공황장애 0.2%에 비해 월등히 높은 수치다. 정신 건강 악화가 극단적 선택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김승섭 고려대 보건과학대 교수가 2017년 펴낸 ‘트랜스젠더 278명에 대한 사회적 경험·건강 연구 결과’에 따르면 트랜스젠더 40%가 극단적 선택을 시도한 것으로 확인됐다.임푸른 정의당 트랜스젠더인권특별위원회 위원장은 통화에서 “트랜스젠더는 정체성을 숨기고 싶어도 겉모습으로 드러나기 때문에 차별에 노출되기 쉽다”며 “공적 서비스 이용 등 사회 전반에서 차별을 겪다 보니 우울 지수가 높아 극단적 선택을 시도하는 경우가 잦다”고 말했다. 특히 생계와 관련한 차별에서 이들의 우울감은 극대화된다. 2011년 미국 트랜스젠더 평등 센터의 조사에 따르면 고용이 불안정할수록 자살시도율이 37%에서 60%까지 증가한다는 결과도 있었다. 변 전 하사도 육군으로부터 노동권 침해를 당한 만큼 상실감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시민사회는 고인의 죽음을 애도하며 차별금지법 제정을 위해 힘쓰겠다는 뜻을 밝혔다. 성소수자차별반대 무지개행동은 “고인은 트랜스젠더 여성으로서, 육군 하사로서 한결같은 삶을 살았을 뿐이지만 이를 인정하지 못한 채 변화를 거부했던 군대와 이 사회였기에 고인이 준 사회적 울림은 더욱 컸다”며 “고인이 용기 있게 자신을 드러낸 그 모습에 모두가 위로받고 공감하며 힘을 얻을 수 있었다”고 말했다. 최영애 국가인권위원회 위원장도 애도 성명을 내고 “성전환 수술 이후에도 군인으로서의 직무를 다하고자 했을 뿐인 고인의 노력은 앞으로도 영원히 기억될 것”이라며 “국회에 평등법(차별금지법) 제정 논의가 조속히 착수되기를 재차 촉구한다”고 덧붙였다. 한편 변 전 하사가 강제 전역 처분에 불복해 제기한 행정소송은 오는 4월 15일 소송 제기 8개월 만에 첫 변론기일이 열릴 예정이었으나 변 전 하사의 사망으로 소송이 지속될 수 있을지 불투명해졌다. 김한규 전 서울변호사회 회장은 “처분의 위법성 여부에 따라 변 전 하사가 군인인지 민간인인지 결정되기 때문에 재판부가 소의 이익이 있다는 판단을 내릴 수도 있다”고 말했다. 이번 소송이 종료되더라도 변 전 하사의 유족 측이 변 전 하사의 군인 직위 복귀를 위한 별도 소송을 제기할 가능성도 열려 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민나리 기자 mnin1082@seoul.co.kr
  • 윤석열 사직에 국민의힘 “본격적인 정치선언”

    윤석열 사직에 국민의힘 “본격적인 정치선언”

    국민의힘 의원들이 4일 윤석열 검찰총장의 사의표명을 두고 “본격적인 정치선언”이라고 평가했다. 문재인 정부의 중대범죄수사청(중수청)에 반발해 사의하는 만큼 ‘반문’(反文)을 외치는 야권의 한 축이 될 것이란 기대도 전했다. 권선동 의원은 윤 총장 사의를 두고 “본격적인 정치선언이라고 봐야한다”고 말했다. 권 의원은 “안에서 (중수청을) 막으려 해도 도저히 막을 방법이 안 돼 나온 것”이라고도 했다. 향후 행보를 두고는 “문재인 정부에서 수없이 핍박받았다. 여당은 못 가는 것”이라며 “범야권으로 올 것”이라고 말했다. 다만 국민의힘, 국민의당 등 구체적 정당 소속보다는 제3지대에서 활동할 가능성을 높게 봤다. 권 의원은 “일단 무소속으로, 제3지대에서 활동하면서 지켜볼 것”이라고 전망했다. 정치활동 시점을 두고는 “지켜봐야 한다”며 “대선이 얼마 남지 않았지만 윤석열을 모르는 사람이 없지 않느냐”라고 반문했다. 김도읍 의원도 “사실상 윤 총장이 정치선언을 했다”고 평가했다. 김 의원은 “사퇴의 변에서 나왔듯 사법시스템을 붕괴시키고 경제를 도탄에 빠트린 문 정권을 심판하고 국민을 안전하고 행복하게 하겠다는 취지인데, 정치하는 사람은 이런 진정성을 갖고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이 뜻을 같이할 수 있는 사람들이 반문, 자유 민주주의 법치주의 수호 가치를 기치로 해서 다 모여야 한다”며 범야권 결합을 강조했다. 반면 과도한 해석은 섣부르다는 입장도 나왔다. 권영세 의원은 “윤 총장 사퇴에 지나치게 뜻을 부여하는 것은 이르다”며 “소위 ‘검수완박’(검찰 수사권 완전 폐지)을 총수로서 지켜만 보는 것은 적절하지 않다는 행보로 보인다”고 말했다. 또한 ‘사회봉사’를 언급한 것을 두고 “부패 자정능력이 상실되는 것을 사퇴를 통해 막으려고 한 것으로 보는 게 맞다”고도 했다. 이날 국민의힘 배준영 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헌법정신과 법치 시스템이 파괴되는 것을 지켜볼 수밖에 없었던 검찰총장의 회한이 짐작된다”고 말했다. 또 “대한민국의 상식과 정의가 무너진 것을 확인한 참담한 날”이라고 밝혔다. 그러면서 “정권의 핵심과 하수인들은 당장은 희희낙락 할지 몰라도 윤 총장이 내려놓은 결과의 무게를 감당해야 할 것”이라고 경고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변희수 전 하사 사망에…서지현 검사 “그녀를 살릴 수 있었는데…”

    변희수 전 하사 사망에…서지현 검사 “그녀를 살릴 수 있었는데…”

    군 복무 중 남성에서 여성으로 성전환 수술을 해 강제 전역 처리된 변희수 전 육군 하사가 충북 청주시 자택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에 서지현 검사는 “참담하고 참담합니다”고 답답한 심경을 토로했다. 서 검사는 국내 ‘미투 운동’의 시발점을 알린 바 있다. 4일 서지현 검사는 “그녀를 살게 할 수 있었는데 그녀를 살릴 수 있었는데…”라며 “그냥 그녀답게 살게만 했으면 됐는데…참담하고 참담합니다. 삼가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는 글을 남기며 고인을 애도했다. 그러면서 “#지금 당장 차별 금지법”이라는 해시태그를 달기도 했다. 이날 경찰과 소방당국 등에 따르면, 전날 오후 5시 40분쯤 변 전 하사와 연락이 닿지 않는다는 청주시 상당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측의 112 신고가 접수됐다.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은 숨져 있는 변 전 하사를 발견했다. 소방당국은 시신의 부패 정도를 미뤄 변 전 하사가 사망한 지 최소 수일이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고인의 유서 발견 유무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군인권센터도 이날 오후 변 전 하사의 사망 소식을 확인하고 임태훈 소장이 직접 청주로 향한 것으로 파악됐다. 변 전 하사는 상당구 정신건강복지센터 상담자로 등록돼 있었다. 변 전 하사는 지난해 말에도 극단적인 선택을 시도해 그동안 관리를 받아왔던 것으로 전해졌다. 한편, 변 전 하사는 지난 2019년 말 휴가 기간에 해외에서 성전환 수술을 받았다. 육군본부는 변 전 하사에게 고환 결손과 음경 상실을 이유로 심신장애 3급 판정을 내리며 지난 1월 22일 강제 전역시켰다. 변 전 하사 측은 계속 군인으로서 복부하고 싶다며 이에 불복해 지난 2월 인사소청을 냈지만 육군본부는 지난달 3일 인사소청 심사 결과 기각 결정을 내렸다. 우울감 등 말하기 어려운 고민이 있거나 주변에 이런 어려움을 겪는 가족ㆍ지인이 있을 경우 자살예방 상담전화 ☎1393, 정신건강 상담전화 ☎1577-0199, 희망의 전화 ☎129, 생명의 전화 ☎1588-9191, 청소년 전화 ☎1388, 청소년 모바일 상담 ‘다 들어줄 개’ 어플, 카카오톡 등에서 24시간 전문가의 상담을 받을 수 있습니다. 김채현 기자 chkim@seoul.co.kr
  • 김태년 “LH 투기 의혹, 반사회적 범죄…패가망신 귀결될 것”

    김태년 “LH 투기 의혹, 반사회적 범죄…패가망신 귀결될 것”

    더불어민주당 김태년 원내대표는 4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 직원들의 신도시 땅 투기 의혹과 관련 “공직자가 직무와 관련된 정보를 이용해 사적 이득을 취할 경우 법적 처벌과 함께 투기이익을 환수하도록 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이날 정책조정회의에서 “당은 공공기관과 공직자의 투기를 방지하기 위한 강력한 제도적 방안을 조속히 마련하겠다”고 전했다. 그는 “높은 윤리성이 요구되는 LH 직원의 투기 의혹이 국민에게 분노와 상실감을 안기고 있다”면서 “공직윤리 청렴 의무 위반은 물론 부동산시장 안정을 위한 정부 정책에 대한 신뢰를 훼손했다는 점에서 용납할 수 없는 반사회적 투기 범죄”라고 말했다. 그는 “총리실이 중심이 돼 국토부, LH 등 공공기관과 관련 부처의 직원 가족에 대한 토지거래 현황 등에 대해 강도가 높은 전수조사를 서둘러달라”면서 “투기와 부패에 대한 조직적인 의혹 등이 있다면 한 점 의혹도 남김없이 밝히고 일벌백계해야 한다. 공직자 부동산 투기는 패가망신으로 귀결된다는 것을 확실히 보여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 “이번 사건을 계기로 공공기관에 대해 내부정보를 이용한 투기를 막을 수 있도록 시스템을 점검하는 등 강력한 대책을 강구하겠다”고 밝혔다. 김 원내대표는 민주당 소속의 경기도 시흥 시의원의 신도시 투기 의혹과 관련 “송구스럽다”면서 “당 차원에서 윤리감찰단 조사 등 진상규명을 철저히 하고 국민이 납득할 수 있는 조치를 취할 것”이라고 전했다. 이보희 기자 boh2@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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