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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휴식 공간이 물건 적치, 주차장으로…부산 공개공지 42% 기능 상실

    휴식 공간이 물건 적치, 주차장으로…부산 공개공지 42% 기능 상실

    쾌적한 휴식과 보행환경을 위해 조성된 부산 시내 공개공지 상당수가 물건 적치, 주차장 전용 등으로 제 기능을 상실한 것으로 나타났다. 부산시 감사위원회는 시내 공개공지 682곳을 대상으로 특정감사를 진행한 결과 299곳, 총 17만㎡ 면적의 공개공지가 무단 점용·전용 등으로 제 역할을 못 하는 상태라고 16일 밝혔다. 공개공지는 바닥면적 합계 5000㎡ 이상인 판매, 업무, 숙박 시설 등 건물을 지을 때 조성해 일반에 상시 개방하는 소규모 휴식 공간이다. 부산 시내에 만들어진 공개공지는 모두 752곳이다. 면적은 총 40만㎡로 부산시민공원 면적(47만㎡)에 육박한다. 특정감사에서 적발된 위반 유형을 보면 물건 적치가 163건으로 가장 많았고, 주차장 사용 44건, 의무시설 미설치 36건, 출입 차단시설 설치가 23건이었다. 또 공개공지에서 영업행위를 하는 경우도 22건 적발됐다. 감사위는 관할 자치단체의 공개공지 점검이 형식적으로 이뤄지는 것을 이런 위반이 발생하는 원인으로 짚었다. 이번에 적발된 위반 사항은 관할 지자체의 점검에서 확인된 것보다 3.6배 많았다. 41곳에서 상습적인 위반 행위가 벌어지고 있지만 고발하지 않았고, 5곳에 대해 이행강제금을 적게 부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따라 감사위는 22건의 행정·신분상 조치를 시에 권고했다. 감사위는 또 시 건축조례에 공개공지 설치 기준이 마련되지 않은 점도 개선해야 할 사항으로 지적했다. 기준이 없어 건물 사용 과정에서 사유화와 부실 관리로 이어진다는 판단이다. 이에 따라 건축 조례 개정을 통해 높이와 폭, 위치 등 공개공지 조성 기준과 공개공지 설치에 따른 인센티브 부여 방안 등을 마련하도록 권고했다.
  • 수프에 쏠린 가자지구 일가족 눈길…‘라파 통로’ 다시 열려도 인도주의 물품 반입만

    수프에 쏠린 가자지구 일가족 눈길…‘라파 통로’ 다시 열려도 인도주의 물품 반입만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남부 칸 유니스에 사는 일가족 또는 친인척으로 보이는 이들의 눈길이 어머니가 끓이는 수프에 온통 빼앗기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렇듯 가자지구에서는 조금 낯설고 불편한 모습들이 서구 언론의 카메라에 잡히고 있다. 예를 들어 가자 북부를 빠져 나와 무작정 남쪽으로 향하는 말 수레가 그렇다. 뒤에 낙타들이 줄에 묶여 따른다. 칸 유니스의 식수 배급소에 길다란 줄이 형성된 것도 과연 이것이 21세기 모습인가 두 눈을 의심하게 한다. 한 소년은 뒤의 사람들이 밀치는지 뒤를 돌아보며 외마디를 내지른다. 이스라엘이 전면 봉쇄를 명령한 지 며칠째 물, 전기, 식량 공급이 대거 끊긴 상황에 주민들은 며칠째 몸도 씻지 못하고 물도 충분히 마시지 못하고 있다. 일단 몸은 불구덩이를 벗어났지만, 피란지에서의 신산한 삶은 여전하다. 15일(현지시간) 영국 일간 더타임스에 따르면 이스라엘의 대피령 이후 가자 지구 주민 60만명 이상이 이집트와 국경을 맞댄 남부에 몰려들었다. 인구 35만명으로 이미 혼잡했던 남부 칸 유니스에는 난민 유입으로 100만명까지 인구가 늘었다. 유엔은 이스라엘의 가자지구 공습 후 발생한 피란민이 약 100만명에 이른다고 추산했다.AFP 통신, BBC 방송 등에 따르면 칸 유니스에 모인 난민들은 거리에 차를 세워놓고 야영하거나, 안전하다고 생각되는 곳에 한꺼번에 많은 인원이 몰려 혼잡을 빚고 있다. 유엔이 제공하는 피난처에도 50만명이 들어찼다. 역시나 물이 가장 문제다. 아내, 일곱 아이와 함께 가자시티를 떠나왔다는 ***는 AFP에 “며칠째 샤워를 못 했다. 화장실에 가려면 줄을 서서 기다려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먹을 게 없다. 쓸 수 있는 물건은 없고 쓸 수 있는 건 가격이 치솟았다. 우리가 찾은 음식이라곤 참치통조림과 치즈뿐”이라고 토로했다. 가자시티에서 온 모나 압델 하미드(55)는 국경 지역 라파에 있는 친척 집에 가려고 했는데, 정신을 차려보니 알지도 못하는 사람 집에 있다고 말했다. 하미드는 “굴욕과 당혹감을 느낀다”며 “피난처를 찾고 있는데 옷이 많지도 않고 대부분 더럽다. 씻을 물도 없다”고 했다. 그는 “전기도, 물도, 인터넷도 없다. 인간성을 상실한 느낌”이라고 전했다. 사바 마스바(50)는 남편, 딸, 친척 21명과 함께 라파에 있는 친구 집에서 지낸다. 마스바는 “최악이면서도 가장 위험한 건 물을 구할 수 없다는 것”이라며 “물이 너무 귀해 우리 중 누구도 씻질 못했다”고 했다. BBC는 칸 유니스의 한 아파트는 수용 인원을 훨씬 초과해 50∼60명이 모여 사는 집이 돼 있다고 전했다. 한 주민은 “매일 매일 물을 구할 방법을 생각한다. (지금은) 몸을 씻으면 마실 물이 없다”고 전했다. 위험은 곳곳에 도사리고 있다. 대피 명령 이후 라파 등 가자지구 남부에 이스라엘의 공습이 이어지고 있다. 알라 알하마스는 마을에 떨어진 포탄 자국을 가리키며 “여기는 모두 민간인이고 어떤 단체와도 관련이 없다. 그런데 사람이 죽었다. 살아남은 사람이 없다”고 했다. BBC 기자는 현지에서 “이스라엘 드론이 다음 목표물을 찾아 윙윙거리는 소리가 끊이질 않는다”고 전했다. 포탄이 떨어지고 건물이 무너지고 영안실과 병원엔 더 많은 사람이 밀려든다며 “사람이 이렇게 살 수는 없다”고 했다. 그런데 이스라엘이 예고한 가자지구 지상군 투입은 아직 시작도 되지 않았다.이렇게 기본적인 먹거리와 마실 물, 연료 부족으로 인한 이동 수단 부족이란 인도주의적 위기가 조금은 해소될 수 있을까? 미국, 이스라엘, 이집트가 16일 오전 9시~오후 5시(한국시간 오후 3시~11시)까지 8시간 동안 가자지구 남부에서 이집트와 연결된 라파 통로를 일시 휴전과 함께 재개방하기로 합의했다고 로이터 통신이 보도했다. 미국 정부는 이스라엘의 지상전 돌입이 임박한 가운데 민간인들의 대피를 돕기 위해 라파 통로의 재개방을 추진해 왔다. 다만 현재로선 어떤 인원이 어떤 규모로 이 통로를 이용할지 구체적으로 전해지지 않았다. 가자지구를 통치하는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 매체는 관리들이 이와 관련한 어떤 정보도 갖고 있지 않다고 전해 일방적 조치임을 시사했다. 앞서 토니 블링컨 미국 국무장관은 전날 라파 통로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밝혔다. 미국 NBC 뉴스는 소식통을 인용해 16일 오전 9시 라파 통로가 다시 열릴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이집트 당국은 국경 통로를 다시 열되 인도주의 지원을 위한 물품만 반입할 수 있도록 하고 가자지구 주민들을 받아들이지 않을 것으로 보인다. 블링컨 장관은 이날 카이로에서 압델 파타 엘시시 이집트 대통령을 예방한뒤 취재진에게 이렇게 말했다. 그는 “가자 주민을 지원하기 위한 물품들이 마련됐다”며 “유엔, 이집트, 이스라엘 등과 함께 필요한 사람에게 지원하는 방식을 준비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라파는 가자 지구 남쪽 지역으로, 이곳과 국경을 맞대고 있는 이집트는 지난 7일 시작된 팔레스타인 무장정파 하마스와 이스라엘군의 무력충돌에 따라 남쪽으로 피란민이 몰려오고 구호 물자가 끊긴 와중에도 통로를 통제해 국제사회의 많은 비난을 들어왔다. 이집트 적신월사에 따르면 튀르키예와 아랍에미리트, 요르단, 튀니지, 세계보건기구(WHO) 등의 구호 물품을 실은 항공기가 최근 가자지구 국경과 가까운 이집트의 엘 아리시 국제공항에 잇따라 도착해 가자지구 출입 허가를 기다리고 있다. 이집트는 가자지구로 향하는 인도주의적 통로를 열겠다는 의사를 거듭 밝히고 있지만 대규모 난민이나 무장정파 하마스 조직원 유입을 우려해 가자지구 주민을 받아들이지는 않겠다는 입장이다. 사메 수크리 이집트 외무장관은 미국 CNN 방송에 외국인이 국경을 넘을 수 있다면 이집트가 돕겠다면서 라파 등 가자지구 남부를 겨냥한 이스라엘의 폭격이 방해가 되고 있다고 말했다. 그의 발언은 가자지구 안 미국인들이 라파 통로를 통해 이집트로 넘어가 귀국하거나 제3국으로 이동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초점을 맞춘 것이 아닌가 하는 의심을 낳는다.
  • 차의과학대, 건강 기능성게임으로 ‘제16회 성남시민 건강박람회’ 참여

    차의과학대, 건강 기능성게임으로 ‘제16회 성남시민 건강박람회’ 참여

    차의과학대학교(총장 김동익)는 분당차병원과 함께 지난 15일 성남시 율동공원에서 개최된 제16회 성남시민 건강박람회에 참가했다고 밝혔다. 의료홍보미디어학과와 알쥐비메이커스 컨소시엄은 이번 행사에서 고령화 치매 예방 및 건강 기능성 게임 2가지를 전시했다. 고령자들의 인지 능력 향상에 도움이 되는 ▲립모션 센서를 활용한 예술치료 콘텐츠(꽃꽂이) 게임 ‘88가든’ ▲키넥트 센서를 활용한 인지복합운동 콘텐츠(지휘, 체조, 응원 등) ‘88스타’를 선보였다. 립모션 센서와 키넥트 센서는 마우스, 키보드, 조이스틱 등이 없이 고령자들이 손과 몸만을 움직여도 게임이 동작을 감지할 수 있게 하는 센서다.해당 콘텐츠는 지난달 14일부터 4일간 광주 김대중컨벤션센터에서 열린 국제 콘텐츠 종합 전시회인 ‘2023 광주 에이스페어’(ACE Fair)에서도 전시한 바 있다. 하루 400~500명이 부스에 방문해 기능성게임을 체험했고, 국내외 바이어 8팀과 상담도 진행했다. 차의과학대는 한국콘텐츠진흥원이 지원하는 2023 콘텐츠원캠퍼스 사업을 수주해 고령자 치매 예방 및 건강증진 기능성게임을 제작했다. 대학을 중심으로 기업(알쥐비메이커스), 병원(분당차병원), 포천시청(포천 보건소), 경기콘텐츠진흥원을 체계적으로 연결하는 산·학·연·관 협력 네트워크를 구축했으며, 이번 행사에서 전시한 기능성게임 2종은 프로젝트의 성과물이다.의료홍보미디어학과는 전국에서 의료와 커뮤니케이션 분야를 융합한 유일한 학과다. 최근 4년간 학과 전공의 특수성을 살려 콘텐츠원캠퍼스 사업에 참여하고 있으며, 올해는 DTx(디지털 치료제) 개발 및 디지털 웰니스 증진 프로젝트를 기획, 연구개발하고 있다.오는 23일부터는 포천 소재 치매안심마을 두 곳에 올해 개발한 기능성게임 3종을 제공하여 고령자들의 치매 예방 및 정신건강 증진 헬스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실시할 예정이다. 내년부터는 분당차병원과 협력해 기능성게임의 임상실험을 실시할 준비를 하고 있다. 포천시 치매마을에는 이번 건강박람회에서 선보이지 않은 △터치스크린을 사용한 여행 콘텐츠(가을 설악산 여행)를 추가로 공급할 예정이다.이번 건강박람회에 분당차병원은 신경과 김현숙 교수(기억력센터장) 등이 참여하여 치매 및 수면 검사와 상담을 진행했다.2023년 콘텐츠원캠퍼스 사업의 책임연구자인 장정헌 교수(의료홍보미디어학과)는 “올해 여름 방학과 휴가를 반납하며 학생들과 참여기관 알쥐미메이커스 임직원들, 분당차병원 기억력센터 등이 헌신한 결과 성남시 건강박람회에서 고령자 치매 예방 및 인지건강 증진 기능성게임 3종을 개발해 이번 행사에 전시할 수 있었다”며 “이번 성과에 그치지 않고 기능성게임을 고도화시켜 디지털치료제로 허가를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또 개발 콘텐츠를 이용한 헬스커뮤니케이션 캠페인을 통해 지역사회의 건강과 복지 증진에 기여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 김행, 결국 본인이 ‘드라마틱 엑시트’ [주간 여의도 Who?]

    김행, 결국 본인이 ‘드라마틱 엑시트’ [주간 여의도 Who?]

    갖은 논란에 휩싸였던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가 지명 한달 만에 만인 지난 12일 결국 사퇴를 선택했다. 당분간 여의도를 떠나게 된 김 전 후보자이지만 여진은 이어질 전망이다. 김 전 후보자의 ‘주식 파킹 의혹’ 등에 대해 수사기관의 수사 가능성이 거론되고, 사상 초유의 인사청문회 도중 퇴장으로 더불어민주당으로부터 ‘김행 방지법’이 발의된 탓이다.김 전 후보자와 정치권의 인연은 20여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 간다. 2002년 대선 당시 정몽준 후보 캠프에서 대변인과 기획본부장을 지낸 김 전 후보자는 선거 전날 노무현 전 대통령과의 단일화 철회를 직접 발표해 국민들로부터 유명세를 탄 바 있다. 박근혜 정부 출범과 함께 청와대 대변인으로 발탁된 이후 국민의힘에서 행보를 이어오던 김 전 후보자는 지난해 이준석 전 대표의 당대표직 상실 후 들어선 ‘정진석 비상대책위원회’에서 비상대책위원을 맡았다. 비대위원을 지내며 공식 회의와 각종 방송에 출연해 강도 높은 발언으로 더불어민주당을 비판하며, 당내 스피커 역할을 자처해왔다. 하지만 이번 여가부 장관 후보자 지명은 결과적으로 김 전 후보자 본인을 비롯해 국민의힘, 인사권을 가진 윤석열 대통령 등 보수 진영 전체에 상처로 남게 됐다. 지명 직후부터 부적절한 발언으로 인한 논란이 끊이질 않았고, 지난 2013년 청와대 대변인에 임명되면서 자신이 창업한 회사의 주식을 지인과 가족에게 넘겼다가 되샀다는 ‘주식 파킹 의혹’이 불거지면서 여론 악화를 불러왔기 때문이다. 특히 자신에 대한 인사청문회 도중 자리를 비웠다가 복귀하지 않은 초유의 사태는 ‘김행랑(김행+줄행랑)’ ‘김행방불명(김행+행방불명)’ ‘김파행(김행+파행)’ 등의 별명을 양산하며 각종 인터넷 커뮤니티에서 블랙유머의 소재로 활용되기까지 했다.아울러 전격 자진 사퇴 결정마저도 10·11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에 대한 여론 전환 차원의 선택이라는 비판이 제기된다. 한 국민의힘 관계자는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마지막까지 명분과 실리 어느 것 하나 챙기지 못했다”고 지적했다. 이번 사태를 둘러싼 비난의 화살은 한동훈 법무부 장관에게까지 미치고 있다. 법무부 인사정보관리단(인사검증단)이 부실검증을 했다는 지적에서 벗어나기 어려운 상황이 조성됐기 때문이다. 결국 김 전 후보자는 여가부 폐지 문제와 관련 “드라마틱하게 엑시트하겠다”고 발언해 화제를 모았다가, 정작 자신이 ‘드라마틱 엑시트’를 하는 아이러니한 상황에 직면하게 됐다. 김 전 후보자는 사퇴 입장문에서 “(내 사퇴가) 윤석열 정부와 국민의힘에 조금이라도 도움이 되길 기대한다”며 자신을 둘러싸고 불거진 각종 의혹에 대해서는 “결백을 입증하겠다“고 강조했다.
  • ‘언니~’하며 도와준 일가족 4명 몰살… ‘거짓 연극’ 벌인 IQ85 여인[전국부 사건창고]

    ‘언니~’하며 도와준 일가족 4명 몰살… ‘거짓 연극’ 벌인 IQ85 여인[전국부 사건창고]

    2014년 12월 29일 오후 9시 38분쯤 강원 양양군 현남면의 한 시골집에서 불이 났다. 박모(여·당시 37세)씨가 세 자녀와 함께 사는 2층짜리 농가주택의 2층이었다. 박씨는 남편과 별거 중이었다. 소방대원과 소방차 등이 출동해 진화작업을 벌였다. 10여 가구가 전부인 조그만 동네 주민들이 모두 나와 “이걸 어째”라고 소리 지르며 발만 동동 굴렀다. 이런 와중에 이모(여·당시 41세)가 “박씨와 ‘언니 동생’하는 사이인데 집 안에는 박씨뿐만 아니라 세 자녀도 있다”고 알렸다. 불이 꺼진 이날 밤 10시 20분쯤 박씨는 물론 큰아들(당시 11세), 딸(당시 8세), 작은아들(당시 5세) 등 일가족 4명은 모두 숨진 채 발견됐다. 14일 서울신문이 입수한 1·2심 판결문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목격자 행세를 한 이씨가 박씨 가족을 몰살한 범인으로 드러나기까지는 거짓, 위선, 뻔뻔함이 뒤섞인 인면수심(人面獸心)의 연극이 펼쳐졌다. ‘언니’ ‘이모’로 따르던 집에 불 지른 뒤소방차 따라가 연기, 일기에도 구조한 척“동반자살” “옷이 다 벗겨져” 거짓 소문 화재 후 이씨는 주변 사람들에게 “(동반)자살이라고 인터넷에 떴어요. 박씨가 죽고 싶다는 말을 자주 했는데.” “(박씨) 시댁 식구들이 슬퍼하는 기색이 없어 더 화나요.” “애들 아빠가 ‘이혼해도 아이들을 데려가면 끝까지 쫓아가 죽이겠다’고 문자를 보냈다고 박씨가 무서워하며 울었어요.”라는 말을 흘렸다. 그는 자기 오빠에게 “박씨의 하의가 다 벗겨지고 상의가 일부 올라가 있었다”고 성폭력 이후 방화 사건인 것처럼 꾸며댔다. 이씨는 또 불 난 다음날 박씨의 부모에게 전화해 현장으로 데려간 뒤 “내가 소방대원에게 불 난 집에 누가 있는지 다 알리고, 딸(박씨)과 애들 구하기 위해 이리저리 뛰어다녔다”고 거짓말했다. 이어 박씨 부모와 함께 박씨와 자녀의 시신이 안치된 병원과 장례식장으로 가 지인에게도 자신의 구조활동을 자랑하듯이 늘어놓으며 ‘(박씨) 남편이 의심스럽다’고 의심의 눈을 엉뚱한 데로 돌렸다. 여기에 그치지 않고 자기 집 달력의 29일 글자 밑에 ‘박씨네 불 남’이라고 적었고, 일기장에는 ‘12월 29일 오후 9시 30분경 ○○(박씨 자녀 이름)네 불 남. 셋째 언니 전화 받고 감. 죽다 살아났음. 죽을힘을 다해 박씨와 애들 구하려 했는데 못 구함’이라고 쓰는 등 사건과 무관하거나 도운 사람처럼 기록했다. 이씨는 경찰 참고인 조사에서도 “나는 박씨와 애들 구하려고 불 난 집에 다섯 번이나 들어간 사람”이라며 “그날 박씨 집을 찾았던 그의 남편이 의심스럽다”고 말했다. 또 “박씨가 평소 우울증을 앓았다. 나한테 경운기에서 휘발유를 꺼내는 방법을 물어봤다”고 진술해 수사에 혼선을 줬다. 담당 형사에게 전화해 “동생처럼 지낸 박씨와 애들이 숨져 너무 괴롭다”면서 박씨 가족 시신의 부검결과를 묻기도 했다.휘발유·수면제 검출, 범인 구입기록범행 후 “동생 빚 갚으라” 적반하장 하지만 명확한 증거 앞에서 그의 연기는 무릎을 꿇었다. 경찰과 소방당국의 합동감식결과 거실 바닥 등에서 휘발유 흔적이 발견됐고,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박씨 가족 시신 부검에서 수면제 성분이 검출된 것이다. 경찰 관계자는 “검출된 수면제는 한 모금만 마셔도 5분 안에 잠들 정도로 셌다”면서 “이씨는 목격자에 머물 수 있었지만 여러 과학적 증거 앞에서 용의자로 특정되고 범행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이씨는 12월 29일 오후 7시쯤 박씨 집을 찾았다. 거실에서 박씨와 치킨에 술을 마시다 몰래 술잔에 수면제 3정을 넣었다. 박씨의 세 자녀에겐 “영양제를 넣어주겠다”며 음료수에 수면제를 한 알씩 부숴 만든 가루를 탔다. 모두 잠들자 미리 집 밖에 놓은 휘발유를 가져와 집안에 뿌리고 라이터로 불을 붙였다. 방화 후 문을 닫고 집에서 빠져나온 그는 자신의 승용차를 타고 3.5㎞쯤 떨어진 인근 초등학교 근처에서 대기하다 소방차들이 박씨 집으로 달려가는 것을 목격하고 뒤따라가 목격자 행세를 하며 돕는 척 연기했다. 이 가증스러운 행적은 이씨 승용차의 동선이 방범용 폐쇄회로(CC)TV에 포착되면서 드러났다.이씨의 범행은 박씨에게 빌린 돈 때문이었던 것으로 밝혀졌다. 둘은 2011년 12월 이씨의 오빠가 관리하는 집에 박씨 가족이 전세를 오면서 친해졌다. 박씨는 이씨를 ‘언니’, 자녀들은 ‘이모’라고 불렀다. 이 과정에서 박씨는 이씨에게 1880만원을 빌려줬고, 이것이 참혹한 비극의 씨앗이 될 줄 꿈에도 몰랐다. 박씨는 이씨가 빚을 제때 갚지 않자 독촉하기 시작했다. 박씨도 남편이 교통사고로 수입이 끊겨 2013년 5월부터 매달 기초수급비 130만원을 받아 생활하던 중이었다. 이씨는 지인 여럿에게 7700여만원의 빚을 져 원금과 이자로 매달 290만원을 갚아야할 처지에 몰리자 박씨를 살해해 빚을 줄이기로 했다. 그는 이날 별거 중이던 박씨의 남편이 가족을 찾아온다는 사실을 알고 ‘남편에게 죄를 덮어씌우기 좋다’고 생각해 강릉에서 수면제, 캔맥주, 음료수, 휘발유 등을 산 뒤 이같은 끔찍한 범행을 저질렀다. 범행 10일 만에 범인으로 체포되기 전 이씨는 거꾸로 박씨의 언니에게 가짜 차용증을 들이밀고 “당신 동생이 나한테 1800만원을 빌렸다. 갚으라”고 독촉했다. 경찰은 박씨 집에서 진짜 차용증을 발견했다.3일 전 내연남도 살해 시도심리평가 ‘연극적 성향 있다’ 더 충격적인 것은 수사 과정에서 그가 3일 전에 내연관계인 A(당시 53세)씨를 같은 방법으로 살해하려한 사실이 밝혀진 것이다. 그는 그해 12월 26일 오후 3시쯤 강릉시 A씨의 집에서 함께 술을 마시다 미리 준비한 수면제를 술잔에 넣어 A씨를 잠들게 한 뒤 휘발유를 집 안에 뿌리고 불을 질렀다. 다행히 A씨는 잠에서 깨어 집을 탈출하면서 목숨을 건졌으나 기억을 상실해 이씨를 범인으로 지목하지 못했다. 이는 그가 3일 후에 박씨와 세 자녀를 방화·살해하는 흉악 범죄를 미리 막지 못한 결과를 낳고 말았다. 심지어 그는 자신의 방화로 A씨가 병원으로 실려가자 걱정하는 표정으로 찾아가 4일간 간호하고 불에 탄 주민등록증·운전면허증 재발급과 휴대전화 구입 때 함께 다니며 도와주는 뻔뻔함의 극치를 보였다. 이씨가 이 범행을 저지른 것도 A씨에게 빌린 돈 532만원 때문이었다. 그는 또 그해 10월 A씨가 가입한 사망보험금 1억 7000만원을 탈 수 있는 수익자를 범행 3일 전에 자기 이름으로 바꿔놓은 상황이었다. 이씨는 5남매 중 막내로 어릴 적 아버지가 숨져 홀어머니가 키웠다. 회사 경리로 일하다 이혼남과 동거하면서 고교를 중퇴했다. 그는 몇 년 후 이혼하고 또 자식 있는 이혼남과 재혼했지만 몇 년 못가 이혼했다. 그는 2013년부터 자신이 낳은 뇌성마비 1급 아들을 데리고 자식 넷 달린 이혼남 A씨와 동거했다. 이씨는 재판부 요청으로 공주치료감호소가 측정한 지능지수(IQ) 검사에서 ‘85’로 나왔다. 대검찰청이 실시한 임상심리평가에서 “자기중심이 극단적이고, 히스테리성 연극적 성향을 갖고 있다”고 분석됐다.흉악 범죄가 급증합니다. 우리 사회와 공동체가 그만큼 병들어 있다는 방증일 것입니다. 직시하고 아우성치지 않으면 나아지지 않습니다. 사건이 단순 소비되지 않고 인간성 회복을 위한 노력과 더 안전한 사회 구축에 힘이 되길 희망합니다.그는 살인 및 현주 건조물방화 혐의로 구속 기소돼 1심에서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전자발찌 부착 30년을 명령받았다. 검찰은 항소했으나 기각돼 1심 형량이 그대로 확정됐다. 이씨는 “불을 지르라는 환청이 들려 방화했다”고 주장했으나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무기징역, “이것이 가볍다”고“모두 사형을 선고할 수 없다” 1심을 맡은 춘천지법 속초지원 형사부(당시 재판장 김형배)는 2015년 7월 “이씨는 경제적 도움을 준 은혜를 배신하고 박씨 일가족을 무참히 살해하고도 체포되던 날 아침까지 그 언니에게 채무변제를 요구하는, 도저히 사람으로서 할 수 없는 짓을 저질렀다”고 판시했다. 이어 “사형은 문명국가에서 극히 예외적일 때 내리는 형벌”이라고 전제한 뒤 “이씨의 불우한 가정환경과 두 번의 이혼, 자신이 낳은 장애아들과 A씨의 네 자녀를 돌보면서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었던 점 등도 고려했다”고 덧붙였다. 서울고법 춘천 제1형사부(당시 재판장 심준보)는 2016년 1월 항소심을 열고 “이씨보다 훨씬 더 어려운 형편에도 올바르게 자녀에 헌신하는 부모가 많다”며 “사형과 무기징역 간에 종신형 등 적절한 형벌이 없는 형법적 문제가 있는 상황에서 무기징역이 가볍다고 모두 사형을 선고할 수는 없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 “이씨의 숱한 반성문과 법정 태도가 감형 목적의 거짓 연극으로만 볼 수도 없다”고 했다.
  • KBS 사장 후보에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

    KBS 사장 후보에 박민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

    KBS 이사회가 박민(60) 전 문화일보 논설위원을 사장 최종 후보자로 결정했다. KBS 이사회는 13일 임시이사회 표결을 통해 단독 후보로 나선 박 전 논설위원을 제26대 KBS 사장으로 임명 제청했다. KBS 사장은 이사회가 임명 제청한 후 국회 청문회를 거쳐 대통령이 임명한다. 박 후보자는 이날 입장문을 통해 “KBS가 국민의 신뢰를 상실해 TV 수신료 분리 징수, 2TV 재허가 등 여러 위기에 직면한 만큼 빠른 시일 안에 철저히 혁신해 국민의 기대에 부응하는 진정한 공영방송으로 거듭나겠다고 다짐한 바 있다”며 “사장에 공식 취임하면 혁신 방안을 국민에 소상히 밝히겠다”고 밝혔다. 이날 여야 이사들은 임시이사회에서 박 후보자에 대한 찬반 투표와 사장 후보 재공모 여부를 놓고 격돌했다. 야권 이사 5명은 지난 4일 임시이사회에서 최종 후보자 선임이 불발된 만큼 공모 절차가 무효라고 주장했다. 여권 인사인 서기석 이사장 등 6명이 박 후보자에 대한 임명 제청을 강행하자 야권 이사들은 표결에 불참했다. 사장 임명 제청에는 재적이사 11인 중 6명 이상 찬성이 필요해 전날 임명된 이동욱 전 월간조선 기자를 비롯해 여권 이사 6명이 찬성해 제청 절차를 끝냈다. 야권 이사들은 별도의 기자회견을 열어 “방송 문외한인 데다 경영 능력도 확인받지 못한 박민씨가 사장으로 임명 제청된 것은 세간에 알려진 대로 윤석열 대통령과의 친분 말고는 설명할 길이 없다”고 비판했다. 이어 “제청은 무효”라며 서 이사장의 사임을 요구했다.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는 “KBS 이사회가 윤석열 정권 낙하산 후보 임명이 불투명해지자 자신들이 세운 원칙마저 무시하며 사장 임명을 강행했다”며 “졸속 선임을 강행한 이들에게 법적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말했다. KBS 이사회는 지난 4일 최종 사장 후보 투표에서 과반(6명) 득표자 선출에 실패한 후 이사와 사장 후보 사퇴, 이사회 연기 등의 파행을 겪었다. 박 후보자는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한 후 1991년 문화일보 기자로 입사해 사회부장과 정치부장, 편집국장을 역임했고, 최근 문화일보에서 사직했다. 그는 2019∼2022년 제8대 법조언론인클럽 회장에 이어 서울대 출신 언론인 모임인 관악언론인회의 제12대 회장을 맡고 있다.
  • [사설] 여당의 활로, 정치 복원과 쇄신 둘뿐이다

    [사설] 여당의 활로, 정치 복원과 쇄신 둘뿐이다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가 더불어민주당 진교훈 후보에게 17.15% 포인트 차로 졌다. 강서구는 지난 총선이나 대선 때 국민의힘이 이겨 본 적이 없는 곳이다. 지역 특성도 있지만 참패의 주원인은 무리한 공천에 있다. 선거는 김 후보가 지난 5월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구청장직 박탈의 확정판결을 받으면서 치러졌다. 그러나 김 후보는 곧 특별사면되고 일사천리로 공천됐다. 대법원 판결이 부조리하더라도 보선 귀책사유가 있는 정당의 꼼수 공천에 민심이 매섭게 심판해 온 점을 여당은 우습게 봤다. 예상했던 결과가 나왔다. 문제는 앞으로다. 선거를 총지휘한 국민의힘 김기현 대표는 어제 “험지로서 녹록한 여건이 아니었다”고 했다. 강서구가 열세 지역이긴 하다. 하지만 여당 대표로서 책임을 회피하는 듯한 언급은 적절하지 않다. 강서구가 전체 226개 기초자치단체의 하나에 불과하다는 인식도 이번 선거의 본질을 외면하는 것이다. 보궐선거는 내년 4월 총선의 전초전 성격이 컸다. 패인을 아전인수 격으로 해석하지 말고 민심의 흐름이 어디에 있는지 겸허하게 분석해야 한다. 지금 같은 일방통행으로는 전통적 보수층 말고는 기댈 곳이 없다. 지난 1년 5개월간 윤석열 정부는 거대 야당의 입법권에 휘둘렸다. 여성가족부 폐지 같은 대통령 공약 하나 야당의 반대에 부딪혀 이행하지 못했다. 총선에서 여당이 패한다면 국정 동력을 상실한 채 또 4년간 야당에 끌려다녀야 한다. 국정 파행의 피해는 국민들에게 돌아간다. 우리 탓이 아니라고 우겨 봐야 국민들은 정권을 잡은 세력에 책임을 묻기 마련이다. 여권은 이번 선거 결과에 대해 깊이 자성해야 한다. 국민들이 여당에 가혹한 심판을 내린 지점이 어딘지 냉철하게 되돌아보기를 바란다. 대화의 실종이나 협치의 부재는 여권에 절반 이상의 책임이 있다. 거대 야당의 독주만 탓할 게 아니라 도덕적 우위에 서서 국정 주도권을 쥐고 국민만 바라보고 나아갔어야 했는데 그러지 못했다. 장관 후보자 인선을 둘러싼 잡음이 대표적이다. 어제 김행 여가부 장관 후보자가 자진사퇴했으나 교통정리는 더 빨랐어야 했다. 국민의힘과 대통령실은 이제라도 정치 복원과 국민 신뢰 회복에 나서야 한다. 고금리·고환율·고물가 등 3고 위기에 처했다. 국민 눈높이에 맞는 정치만이 위기 극복의 힘이 된다. 이번 패배가 전화위복이 될지는 오로지 여권의 뼈를 깎는 쇄신 노력에 달렸다.
  • 권경애처럼 무변론·재판 노쇼… ‘불량 변호사’ 80% 경징계 받고 복귀

    권경애처럼 무변론·재판 노쇼… ‘불량 변호사’ 80% 경징계 받고 복귀

    최근 10여년간 수임료를 받고도 아무런 변론 활동을 하지 않거나 재판에 불출석해 패소하는 등 ‘성실의무 위반’으로 대한변호사협회 징계 처분을 받은 변호사가 13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과 과태료 처분이 80%에 달해 ‘솜방망이 징계’가 의뢰인을 기만하는 불성실한 변호사를 양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서울신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변협으로부터 제출받은 2012년 1월~2023년 7월 성실의무 위반 관련 변호사 징계 현황(중복 포함)을 보면 과태료가 91건(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직 25건(18%), 견책 19건(14%), 제명 3건(2%) 순이었다. 영구 제명은 한 건도 없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태료의 경우 73%에 해당하는 66건이 1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에 그쳤다. 400만~800만원은 22건(24%)이었다. 1000만원 이상은 단 3건(3%)에 불과했다. 학교폭력 유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3회 불출석해 패소한 권경애 변호사 사건처럼 쌍방 불출석으로 소취하 간주된 사례도 과거에는 과태료 100만원인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권 변호사는 ‘재판 노쇼’로 지난 8월 정직 1년 징계가 확정됐다. 이 의원은 “수임한 사건을 방치해 상습적으로 성실의무를 위반한 변호사가 대부분 과태료만 내고 정직 한두 달이면 돌아오는 현 상황은 국민 상식과 괴리가 크다”며 “비위 변호사에 대한 관리·감독 기능을 상실한 변협의 징계권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제3기관으로 이관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단독]변호사 성실의무 위반 총 138건…80% 과태료 등 솜방망이 징계

    [단독]변호사 성실의무 위반 총 138건…80% 과태료 등 솜방망이 징계

    최근 10여년간 수임료를 받고도 아무런 변론 활동을 하지 않거나, 재판에 불출석해 패소하는 등 ‘성실의무 위반’으로 대한변호사협회 징계처분을 받은 변호사가 138명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 중 경징계에 해당하는 견책과 과태료가 80%에 달해 ‘솜방망이 징계’가 의뢰인을 기만하는 불성실한 변호사를 양산했다는 비판이 나온다. 12일 서울신문이 국회 법제사법위원회 소속 이탄희 더불어민주당 의원실을 통해 제출받은 2012년 1월~2023년 7월 성실의무 위반 관련 변호사 징계 현황에 따르면 과태료가 91건(66%)으로 가장 많았다. 이어 정직 25건(18%), 견책 19건(14%), 제명 3건(2%) 순이었다. 영구 제명은 한 건도 없었다.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과태료의 경우 73%에 해당하는 66건이 100만원에서 300만원 사이에 그쳤다. 400만~800만원은 22건(24%)이었다. 1000만원 이상은 단 3건(3%)에 불과했다. 학교폭력 유가족이 제기한 손해배상 청구 소송에 3회 불출석해 패소한 권경애 변호사 사건처럼 쌍방 불출석으로 소취하 간주된 사례도 과거에는 과태료 100만원인 솜방망이 징계가 내려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앞서 권 변호사는 지난 8월 정직 1년 징계가 확정된 바 있다.이 의원은 “수임한 사건을 방치해 상습적으로 성실의무를 위반한 변호사가 대부분 과태료만 내고 정직 한 두 달이면 돌아오는 현 상황은 국민 상식과 괴리가 크다”며 “비위 변호사에 대한 관리 감독 기능을 상실한 변협의 징계권을 공정하고 객관적으로 심의할 수 있는 제3기관으로 이관하는 제도 개선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 日서 옴진리교처럼 사라지는 옛 통일교… 13일 해산명령 청구

    日서 옴진리교처럼 사라지는 옛 통일교… 13일 해산명령 청구

    일본 정부가 13일 고액 헌금 등으로 문제를 일으킨 세계평화통일가정연합(옛 통일교)에 대한 해산명령을 법원에 청구하기로 했다. 1995년 도쿄 지하철역 사린가스 테러 사건을 일으켰다 사라진 옴진리교처럼 옛 통일교도 일본에서 종교 자격을 박탈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모리야마 마사히토 문부과학상은 12일 종교법인심의회를 열고 옛 통일교의 해산 명령을 법원에 청구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그동안 문화청이 심의회에 자문한 (옛 통일교에 대한) 질문권 행사와 170명이 넘는 피해자 등에 대한 공청회를 통해 정보를 수집해 정밀 검토해왔다”고 해산 명령 법원 청구 이유를 설명했다. 지난해 7월 아베 신조 전 총리가 참의원(상원) 선거 유세 중 전직 해상자위대원 야마가미 데쓰야의 총에 맞아 숨지면서 옛 통일교 문제가 드러났다. 야마가미는 범행 동기로 “어머니가 옛 통일교에 거액을 기부해 가정이 엉망이 됐다”고 밝혔고 옛 통일교와 밀접한 관계가 있었던 것으로 알려진 아베 전 총리를 노렸다고 했다. 아베 전 총리뿐만 아니라 자민당 소속 의원 등이 옛 통일교와 유착 관계가 있다는 사실이 드러나면서 옛 통일교에 대한 비난은 커졌다. 또 옛 통일교는 일반인들에게 특정 물건을 사면 악령을 제거할 수 있다며 평범한 물건을 고액에 판매하고 고액 헌금을 유도한 사실도 뒤늦게 알려졌다. 그러자 문부과학성은 사상 처음으로 종교법인법의 질문권을 활용해 옛 통일교를 조사해왔다. 그동안 7차례 질문권을 행사했고 거액 헌금과 해외 송금, 조직 운영 등에 대해 조사했다. 그 결과 종교법인으로는 부적절하다고 판단해 법원에 해산명령을 청구하기로 했다. 일본 정부가 해산명령을 청구하면 법원은 문부과학성과 옛 통일교로부터 각각 의견을 들은 뒤 최종 판단에 나설 예정이다. 해산명령이 확정돼도 종교상 행위가 금지되지 않고 임의 종교단체로 존속할 수 있다. 하지만 종교법인격을 상실해 세제 혜택을 받을 수 없다. 과거 법령 위반을 이유로 해산명령이 확정된 종교법인은 옴진리교(1996년 해산)와 명각사(2002년) 등 2개 단체가 있다. 민법의 불법행위를 이유로 해산되게 되는 사례는 옛 통일교가 처음이 될 전망이다. 옛 통일교 측은 교단 활동이 해산명령 청구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반발했다. 옛 통일교 신자 5만 3000여명은 11일 정부에 탄원서를 제출하기도 했다.
  • [김천식의 통일직설] 안보정세 급변과 ‘인식 지체’의 무서움/통일연구원장·전 통일부 차관

    [김천식의 통일직설] 안보정세 급변과 ‘인식 지체’의 무서움/통일연구원장·전 통일부 차관

    우리 사회에는 안보정세에 대한 미신과 선동이 상당히 많다. 문재인 정부 때 좋았던 남북 관계가 윤석열 정부 들어 와 파탄 났다는 말이나 미국, 일본에 기울어지는 일방적 가치 외교가 국익을 해치고 있다는 주장이 그런 것이다. 사실을 말하자면 남북 관계는 문 정부 때 이미 파탄 났다. 2018년 잠깐 반짝했던 남북 대화는 2019년부터 일절 열리지 않았다. 북한은 그때부터 문 대통령을 오지랖이라거나 ‘삶은 소대가리’, ‘겁먹은 개’니 하면서 온갖 욕설로 조롱했다. 우리 공무원을 총살하고 시신까지 불태웠다. 개성에 있던 연락사무소는 폭파했다. 북한이 핵무력을 완성했다고 한 것도 문재인 정부 때이며 문 정부 내내 쉼없이 핵무력을 고도화했다. 정상회담이나 실무회담을 몇 차례 했지만 남북 관계는 더 나빠졌다. 북한은 예술단 파견 같은 쉬운 일도 거부하는 등 판문점선언이나 9·19 군사합의를 지킬 생각이 애초 없어 보였다. 문 정부의 정책 실패는 북핵 문제 본질에 대한 이해 부족의 결과였다. 북한의 핵무력이 이미 완성된 현실에서는 신뢰 프로세스나 평화 프로세스가 작동할 수 없다. 북핵 문제의 본질은 북한 스스로 밝혔듯이 체제 문제다. 평화와 협력을 통해 북핵을 해결할 수 있다고 보는 것은 북핵 문제의 본질과 맞지 않고 핵무력 완성 이전의 해법이다. 북한은 핵 포기 의사가 없는데 문재인 정부는 북한의 비핵화 의지가 확고하다고 옹호하면서 북핵 포기를 유도하기 위해 대북 제재부터 풀어 주고 종전선언을 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그때나 지금이나 자칭 핵보유국 지위에서 핵군축 회담을 추구하고 있을 뿐이다. 나아가 핵무기로 남한 지역을 점령하고 통일하겠다는 의지를 드러냈고 이를 위한 군사작전 연습까지 하고 있다. 이 상황에서 우리가 우선적으로 해야 할 일은 무엇인가. 힘으로 북한의 핵전쟁 도발을 억제하고 북한이 결국은 변할 수밖에 없는 환경을 만들어 나가는 것이다. 이걸 잘못하고 있다고 비난하는 것이 상식을 벗어난 것이다. 한반도 안보 상황에서 더 본질적인 문제는 국제질서의 변화다. 탈냉전과 세계화 시기에는 세계가 국경과 이념의 차이를 뛰어넘어 협력할 수 있고 그렇게 함으로써 인류의 복리를 증진할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2010년대 접어들면서 강대국 간 행태가 변했고 이제 전략적 체제 경쟁을 선언했다. 가치와 체제 경쟁을 본질로 하는 냉전으로 전환된 것이다. 그러한 변화가 2017년부터 본격화됐다. 그런데 정부는 ‘탈냉전’으로 외교를 하고 남북 관계에 접근했다. 제대로 될 리 없었다. 북한의 무시는 물론 미일중, 유럽 등 어느 나라로부터도 존중받지 못했다. 지금은 가치, 안보, 경제의 3중 네트워크가 재편되는 추세다. 국제사회는 우리가 어떤 선택을 할지 지켜보고 있다. 한때 전략적 모호성이나 전략적 균형을 주장하는 것이 그럴듯해 보였으나 지금은 철 지난 것이다. 전략적 모호성은 가치와 철학의 부재를 의미한다. 지금 가치 지향의 국제질서에서 그러한 태도는 불신받고 배척되며 국익을 파괴한다. 그동안 우리는 규칙 기반의 자유주의 국제질서를 바탕으로 안보를 지키고 국력을 키웠으며 민주화를 달성했다. 지금 힘에 의한 현상 변경을 추구하는 나라들이 자유주의 국제질서에 도전하고 있다. 이 나라들은 권위주의거나 전체주의에 가깝고 대외 팽창을 추구한다. 자유주의 국가들이 현상 변경 세력의 도전을 막아 내지 못하고 자유주의 연대가 깨진다면 세계는 핵 가진 무법 국가들이 날뛰는 난장판이 될 것이다. 그때 우리나라는 안전이 보장되지 않으며 국민은 자유를 상실할 수 있다. 경제적 번영도 지속될 수 없다. 지금 우리가 한미동맹을 강화하고 자유주의 국가들과 연대하는 것이 국익을 해치는 일인가.
  • [길섶에서] 가을 고궁/이순녀 논설위원

    [길섶에서] 가을 고궁/이순녀 논설위원

    대한제국 영빈관이 100년 만에 다시 문을 열었다기에 모처럼 덕수궁을 찾았다. 함녕전, 중명전을 지나 석조전 옆 언덕으로 발걸음을 옮기니 우뚝 선 돈덕전이 한눈에 들어왔다. 붉은색 벽돌과 청록색 창틀이 어우러진 서양식 건물이 구름 한 점 없는 쾌청한 가을 하늘과 대비를 이루며 존재감을 과시했다. 고종 즉위 40주년 이듬해인 1903년에 외빈 영접과 국제 교류 공간으로 개관한 돈덕전은 국권 상실로 제 기능을 잃은 뒤 일제강점기인 1921 ~1926년 사이 철거됐다. 복원된 돈덕전은 흠집 하나 없이 매끈한 외관과 마찬가지로 내부도 첨단 디지털로 재구성한 자료들로 채워져 한 세기 시차를 실감하게 했다. 구경을 마치고 장욱진 회고전이 열리는 미술관 앞을 지나 정문 쪽으로 걷는데 뜻밖의 안내문이 시선을 끌었다. ‘맨발 보행 금지’ 표시였다. 요즘 유행을 넘어 열풍이라더니 고궁 안에서도 맨발로 걷는 사람들이 적지 않았나 보다. 이 가을, 고궁 나들이를 하지 않았다면 알지 못했을 풍경들이다.
  • 野, 3연패 끊고 총선 전초전 승리… 與, 민심 경고에 전략 수정 불가피

    野, 3연패 끊고 총선 전초전 승리… 與, 민심 경고에 전략 수정 불가피

    11일 치러진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당선되면서 민주당은 2021년 서울·부산시장 재보궐선거, 2022년 대선과 지선 등 3연패의 고리를 끊으며 총선 전초전에서 원하던 결과를 얻었다. 반면 국민의힘은 민심의 경고등을 확인하면서 내년 총선 전략을 수정해야 할 처지에 놓였다. 다만 이번 보궐선거는 기초단체장 한 곳에 불과해 파장이 제한적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이날 오후 8시에 마감된 투표는 오후 10시가 넘어서 첫 개표 결과가 나왔다. 진 후보는 개표 초반부터 김태우 국민의힘 후보를 ‘더블 스코어’로 압도하며 우위를 점했다. 결국 개표 한 시간 만에 개표율이 60%를 넘으면서 당선이 유력해졌다. 지난 6~7일 치러진 사전투표의 투표율이 22.64%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한 가운데 사전투표함에서부터 민주당에 ‘몰표’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 민주당의 주력 지지층인 40~50대가 진 후보에게 대거 표를 던진 것으로 보인다. 최종 투표율은 48.7%였다. 민주당은 선거 승리에 대해 ‘윤석열 정부 민생 파탄에 대한 국민의 승리’로 규정하며 들뜬 분위기 속에서도 내부 단속에 나섰다. 이재명 대표는 오후 11시 50분쯤 페이스북에 “민주당의 승리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며 “우리 안의 작은 차이를 넘어 단합하고 갈등과 분열을 넘어 국민의 저력을 하나로 모아 위기를 극복하고 국가와 국민의 더 나은 미래를 개척해 가겠다”고 썼다. 이번 선거 결과는 민주당에 ‘이재명 체제’의 안정과 당내 내홍 수습의 계기가 될 전망이다. 비명(비이재명)계 의원들이 ‘사법리스크’를 문제 삼아 이 대표 교체를 주장해 왔지만 ‘정권 심판론’을 내건 이 대표의 경쟁력이 확인되면서 당분간 이 대표에 대한 반발의 동력을 상당 부분 상실할 수밖에 없게 됐다. 다만 일각에서는 이번 승리가 오히려 내년 총선에서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국민의힘은 예상보다 큰 격차로 패배하자 충격에 빠졌지만 기초단체장 한 곳에 불과하다며 애써 선거 패배에 의미를 부여하지 않으려는 모습이다. 김 후보가 공무상 비밀누설 혐의로 징역형의 집행유예를 확정받아 직을 상실한 뒤 무리하게 출마한 것에 대한 반감이 작용했다는 분석도 있다. 당초 무공천을 저울질하던 국민의힘은 김 후보가 지난 8월 광복절 특사로 사면되자 김 후보를 공천하는 쪽으로 급선회했다. 국민의힘 지도부 관계자는 “강서구는 ‘민주당의 강남구’ 같은 곳이다. 지난 총선에서 13~22% 포인트 차이가 나지 않았냐”며 “수도권 민심을 확인했으니 총선 준비를 좀더 빨리할 필요성이 생겼다”고 말했다. 김기현 대표를 포함한 지도부 책임론은 불가피해졌다. 국민의힘 관계자는 “애초에 공천하지 않았으면 명분이라도 있었는데, 지도부가 대통령실을 설득하지 못한 책임이 있다”고 비판했다. 다만 지도부 총사퇴 및 비상대책위원회 필요성이 거론되는 반면 현실 가능성은 아직 미지수다. 국민의힘은 12일 오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열어 대책을 논의할 방침이다. 수도권의 한 의원은 “제일 먼저 깃발 들고 나갈 만한 사람이 없다. 수도권이 힘들었던 걸 모르는 것도 아니고, 별다른 상황 변화는 없을 것 같다”고 했다. 김 대표는 자정이 넘은 시각 의원 단체 메시지방에 “전례없는 참여와 선거운동이 강서구에 모였다. 뜨거운 애당심이 내년 총선 압승과 정운(政運)에 큰 힘이 될 것으로 확신한다”고 썼다. 이번 결과는 윤석열 대통령의 국정 운영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민심의 온도를 확인한 만큼 당장 김행 여성가족부 장관 후보자의 임명 여부에 영향을 줄지 관심이 쏠린다.
  • 의원님은 재판중… 총선까지 리스크

    의원님은 재판중… 총선까지 리스크

    ●윤미향·최강욱처럼 재판 지연 혜택 2019년 20대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의사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로 여야 의원 28명을 포함해 관련자 37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 재판만 3년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연된 판결’로 임기 상당을 채운 뒤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전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여전히 재판받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 사례처럼 이들도 재판 지연에 따른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내년 4월 총선에도 출마할 것으로 전망돼 20~22대 국회에 걸쳐 사법 리스크를 안고 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정도성)와 형사12부(부장 당우증)는 각각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 보좌관 등에 대한 재판을 맡고 있다. 이 중 21대 현역 의원은 모두 10명(국민의힘 김정재·박성중·송언석·윤한홍·이만희·이철규·장제원, 민주당 김병욱·박범계·박주민)이다. 이들은 2019년 4월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의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 내에서 극한 대치를 하며 물리적 충돌을 일으켜 기소됐다. ●대법 때린 정치권, 본인 재판엔 침묵 법조계 안팎에선 2020년 1월 2일 재판에 넘겨진 뒤 3년 10개월째 1심 판결도 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치권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재판 초기 21대 총선 준비와 코로나19 사태 등을 핑계로 재판 연기를 수시로 요청해 신속한 진행을 어렵게 했다. 그동안 여야는 입맛대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지체된 정의’에 대해 거칠게 비난해 놓고도 정작 한없이 늦어지는 본인들의 패스트트랙 충돌 재판에 대해선 다 함께 침묵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재판이 늘어지면 국회의원은 죄를 짓고도 정치를 하면서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22대 국회의원) 임기 중 형이 확정된다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피고인 다수가 현역 의원이다 보니 검찰이 초기에 증인을 많이 신청해 혐의를 입증하려 했고 변호인도 일일이 방어하면서 재판이 지연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김남근(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 변호사는 “검찰이 한 재판에 100명 가까운 증인을 신청한 점과 1심 재판이 3년이 넘었는데도 심리를 거의 마치지 못한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인 재판을 둘러싼 ‘지체된 정의’ 논란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의원은 1심 선고가 기소 2년 5개월 만에 나왔고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 다수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 재판의 경우 3년 2개월 만에 1심 재판을 매듭지었다. 문제는 의원들의 사법 리스크가 커져 의원직 상실까지 이어진다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이다. 현역 의원은 국회법 위반 혐의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거나 기타 범죄 등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1심 재판은 물론 상소심까지 이어 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4월 총선 전에 이들의 재판 결과가 확정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 교수는 “정치가 사법을 덮은 형국으로 민주주의 체제의 삼권분립 원칙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시민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사법부와 정치권 모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진교훈 “강서구민의 승리”…김태우 “화답 못해 죄송”

    진교훈 “강서구민의 승리”…김태우 “화답 못해 죄송”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서 진교훈 더불어민주당 후보가 국민의힘 김태우 후보를 두 자릿수 이상 크게 앞서 당선이 확실시된다. 12일 중앙선거관리위원회 개표 현황에 따르면 오전 0시 기준 개표가 71.57% 이뤄진 가운데 진 후보는 59.49%(10만 3129표)를 득표했다. 김태우 후보는 36.64%(6만 3610표)를 기록 중이다. 진 후보가 김 후보를 22.76%포인트 크게 앞서고 있다. 이번 강서구청장 보선은 내년 4월 총선 전초전 성격을 띠며 여야 지도부가 모두 나서 총력전을 펼쳤다. 사전 투표를 포함한 전체 투표율도 48.7%를 기록, 2000년대 이후 대도시 기초단체장을 뽑는 재·보궐선거의 평균 투표율(38.5%)보다 10%포인트가량 높았다. 일찌감치 승리를 예견한 듯 민주당 지도부 대부분이 투표 종료 전부터 진 후보 선거 사무실을 찾았다. 반면 국민의힘은 이철규 사무총장만 김 후보 캠프 사무실을 방문했을 뿐 주요 당직자 대부분이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진 후보는 당선 소감을 통해 “강서구의 미래와 발전을 위해 저를 선택해주신 데 대해 진심으로 감사하다”며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구민 목소리에 귀 기울이고 구민 눈높이에서 일하는 진짜 일꾼이 되겠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 선거가 상식의 승리, 원칙의 승리 그리고 강서구민의 위대한 승리라고 생각한다”며 “낮은 자세로 구민들을 섬기는 구청장이 되겠다”고 덧붙였다. 이재명 대표도 입장문을 내고 “국민의 위대한 승리이자 국정 실패에 대한 엄중한 심판”이라며 “민주당의 승리라 생각하지 않는다. 정치의 각성과 민생 회복을 명하는 국민의 매서운 회초리”라고 말했다. 김태우 후보도 입장문을 통해 “저를 지지해 준 분들의 성원에 화답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진교훈 후보에게 축하의 말을 전하며 부디 강서구의 발전을 위해 민생을 잘 챙겨주시기를 부탁드린다”고 당부했다. 한편, 전북 전주 출신인 진 후보는 경찰대를 졸업한 뒤 서울지방경찰청 정보관리부장, 경찰청 정보국장, 전라북도경찰청 청장, 경찰청 차장 등을 지냈다. 이번 선거는 김 후보가 문재인 정부 시절 청와대 특별감찰반원으로 특감반의 감찰 무마 의혹을 폭로했다가 지난 5월 대법원 유죄 확정판결을 받아 구청장직을 상실하면서 다시 치러지게 됐다.
  • ‘패트 충돌 의원님’ 28명 3년 10개월째 재판 중…내년 총선에도 사법리스크 여전

    ‘패트 충돌 의원님’ 28명 3년 10개월째 재판 중…내년 총선에도 사법리스크 여전

    21대 현역 국회의원 10명도 포함‘지체된 정의’ 비판했지만...3년 10개월째 1심검찰 측 증인만 100여명...변호인도 ‘철벽’ 방어22대 국회에서 형 확정되면 보궐선거로 ‘사회적 비용’ 2019년 20대 국회 신속처리안건(패스트트랙) 의사 절차 과정에서 발생한 충돌로 여야 의원 28명을 포함해 관련자 37명이 무더기로 재판에 넘겨졌지만 1심 재판만 3년 10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지연된 판결’로 임기 상당을 채운 뒤 의원직을 상실한 최강욱 더불어민주당 의원과 여전히 재판받는 윤미향 무소속 의원 사례처럼 이들도 재판 지연에 따른 혜택을 톡톡히 누리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들 중 상당수는 내년 4월 총선에도 출마할 것으로 전망돼 20~22대 국회에 걸쳐 사법 리스크를 안고 갈 것으로 보인다. 11일 법조계에 따르면 서울남부지법 형사11부(부장 정도성)와 형사12부(부장 당우증)는 각각 ‘국회 패스트트랙 충돌’과 관련해 자유한국당(현 국민의힘)과 민주당 의원들, 보좌관 등에 대한 재판을 맡고 있다. 이 중 21대 현역 의원은 모두 10명(국민의힘 김정재·박성중·송언석·윤한홍·이만희·이철규·장제원, 민주당 김병욱·박범계·박주민)이다. 이들은 2019년 4월 선거제 개편과 고위공직자범죄수사처 설치 법안의 패스트트랙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국회 내에서 극한 대치를 하며 물리적 충돌을 일으켜 기소됐다. 법조계 안팎에선 2020년 1월 2일 재판에 넘겨진 뒤 3년 10개월째 1심 판결도 나지 않은 것에 대해 정치권에도 책임이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일부 의원들은 재판 초기 21대 총선 준비와 코로나19 사태 등을 핑계로 재판 연기를 수시로 요청해 신속한 진행을 어렵게 했다. 그동안 여야는 입맛대로 김명수 전 대법원장 시절 ‘지체된 정의’에 대해 거칠게 비난해 놓고도 정작 한없이 늦어지는 본인들의 패스트트랙 충돌 재판에 대해선 다 함께 침묵하고 있다. 신율 명지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재판이 늘어지면 국회의원은 죄를 짓고도 정치를 하면서 임기를 마무리할 수 있다”며 “(22대 국회의원) 임기 중 형이 확정된다면 보궐선거를 치러야 해 사회적 비용이 발생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정치권 관계자는 “피고인 다수가 현역 의원이다 보니 검찰이 초기에 증인을 많이 신청해 혐의를 입증하려 했고 변호인도 일일이 방어하면서 재판이 지연되는 측면도 있다”고 했다. 김남근(민변 개혁입법특별위원장) 변호사는 “검찰이 한 재판에 100명 가까운 증인을 신청한 점과 1심 재판이 3년이 넘었는데도 심리를 거의 마치지 못한 건 이례적”이라고 평가했다. 정치인 재판을 둘러싼 ‘지체된 정의’ 논란은 그간 끊임없이 제기됐다. 시민단체 ‘정의기억연대’ 횡령 혐의 등으로 기소된 윤 의원은 1심 선고가 기소 2년 5개월 만에 나왔고 자녀 입시 비리 의혹 등 다수 혐의로 기소된 조국 전 장관 재판의 경우 3년 2개월 만에 1심 재판을 매듭지었다. 문제는 의원들의 사법 리스크가 커져 의원직 상실까지 이어진다면 결국 피해는 시민들에게 돌아가게 된다는 점이다. 현역 의원은 국회법 위반 혐의로 500만원 이상의 벌금형이 확정되거나 기타 범죄 등에서 금고 이상의 형(집행유예 포함)이 확정되면 의원직을 잃게 된다. 1심 재판은 물론 상소심까지 이어 갈 수 있는 점을 고려하면 내년 4월 총선 전에 이들의 재판 결과가 확정될 가능성은 사실상 없다. 이웅혁 건국대 경찰학 교수는 “정치가 사법을 덮은 형국으로 민주주의 체제의 삼권분립 원칙이 제대로 기능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시민 피해를 줄일 수 있도록 사법부와 정치권 모두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 이스라엘군 “30만 병력 가자지구 인근 배치 완료” 지상전 일촉즉발

    이스라엘군 “30만 병력 가자지구 인근 배치 완료” 지상전 일촉즉발

    이스라엘군(IDF)이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인근에 약 30만명의 병력을 배치했다고 밝혔다. 11일(현지시간) IDF 국제 대변인 조너선 콘리쿠스 중령은 소셜미디어(SNS) 라이브 방송에서 가자지구 인근에 30만명의 이스라엘군이 주둔하고 있다고 밝혔다. 그는 “보병, 기갑병, 포병 부대와 예비군 등 30만 병력을 각 여단 및 사단에 배치했고, 그들은 이제 가자지구에서 이스라엘 정부가 내린 임무를 수행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병력 배치 완료와 함께 수일 내 지상전이 개시될 것이란 전망에도 힘이 실린다. 앞서 이날 알자지라는 이스라엘 남부에 대규모 동원이 계속되고 있다며 지상전이 임박했다는 관측을 내놨다. 매체는 고속도로 경계로 군 부대와 예비군 병력이 속속 도착하고 있으며, 탱크와 헬기 등도 수송 중이라고 전했다.이와 관련해 이스라엘 군 대변인은 가자지구를 둘러싼 포위망을 따라 이른바 ‘아이언 월’(철벽)을 설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이스라엘이 과거 하마스와 교전을 벌였을 때보다 훨씬 더 본격적인 군사 공격을 준비하고 있음을 암시한다. 분쟁 전문 싱크탱크인 국제위기그룹(ICG)의 이스라엘 전문가 메이라브 존스자인은 “이는 분명히 대규모 지상 침공에 대비한 것”이라고 분석했다. 다만 이스라엘이 가자지구 점령이 아닌 하마스의 군사력 무력화를 목표로 할 가능성이 크다. IDF 콘리쿠스 대변인도 “병력 배치는 하마스가 이번 전쟁에서 이스라엘 민간인을 위협하거나 살해할 군사적 능력을 상실하도록 하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했다.그간 이스라엘은 장기전과 대규모 인적·물적 손실을 우려해 가자지구 점령이나 하마스 축출까진 꺼려왔다. 외교전문지 포린폴리시도 “이스라엘 보안 기관은 하마스의 목을 자르려면 일회성 단기 군사 작전보다 훨씬 더 많은 노력이 필요할 것이며, 광범위한 캠페인이 이스라엘 당국에 많은 어려움을 안겨줄 것이라고 오랫동안 믿어 왔다”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지상군을 투입한다는 것은 분쟁 후 팔레스타인을 책임지기 위해 막대한 돈을 쓸 뿐만 아니라 양측 모두 필연적으로 많은 인명을 잃는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하마스의 최근 공격으로 이스라엘 내에서 상대적으로 진보적이고 평화를 추구하는 이들도 관점이 변했다. 이스라엘은 딜레마에 빠졌다”고 강조했다. 보복 작전에 따라 지상전에 돌입하더라도 한계가 분명할 거란 시각이 존재하는 이유다. 더불어 하마스가 이스라엘 국민을 비롯해 다국적 인질을 ‘인간 방패’로 쓰고 있어 섣불리 지상전을 펼치기 어려울 것이라는 시각도 있다. 이스라엘이 인질의 안전을 고려하지 않고 작전을 전개했다가 인명 피해가 발생할 경우 외교적인 문제가 불거질 수도 있다.
  • ‘벼논 물꼬 집에서 원격 관리’...경남도농업기술원 농업관련 기술 특허·기술이전 14건

    ‘벼논 물꼬 집에서 원격 관리’...경남도농업기술원 농업관련 기술 특허·기술이전 14건

    경남도농업기술원은 올해 연구사업 수행을 통해 나무에 달려 있는 과일에 분무살포를 할 수 있는 에틸렌 억제제와 논물 수위 자동측정장치 등 모두 14건의 기술을 개발했다고 10일 밝혔다.개발한 기술 가운데 에틸렌 작용 억제제인 1-DCP와 항비만 효능 반려동물 사료 등 3건은 특허등록을 마쳤다. 또 논 담수위 자동측정장치와 아로니아를 활용한 쌀맥주 제조방법, 양파 스프레드 제조방법 등 3건은 특허출원을 했다. 황산화 활성이 증진된 양파껍질을 이용한 차음료 제조방법 등 8건은 특허등록을 한 뒤 해당 기술을 관련 업체에 이전하는 등 통상실시를 진행중이다. 신선도유지제인 1-DCP는 분무살포를 할 수 있는 세계 최초 에틸렌 억제제다. 기존 에틸렌작용 억제제인 1-MCP는 상온에서는 기체 물질이어서 수확전에 나무에 달려있는 과실에 직접 살포할 수 없어 과실을 수확한 뒤 훈연 처리를 한다. 경남농업기술원이 개발한 1-DCP는 상온에서 물질이 액체여서 수확한 뒤는 물론 수확 전에도 나무에 분무 처리를 할 수 있어 농가에서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경남농업기술원은 반려동물 시장의 성장에 따라 펫(Pet) 사료 개발과 식용곤충 경쟁력 확보를 위한 기능성 탐색에 초점을 두고 곤충을 활용한 산업화 기술개발에 나섰다. 그 결과 장수풍뎅이에서 유래한 펩타이드를 활용해 항비만 효능이 있는 반려동물 사료 시제품을 만드는데 성공했다. 특허출원을 한 수위 자동측정장치는 벼 재배에서 가장 중요한 작업 가운데 하나인 벼논 물대기를 현장에 나가지 않고 원격으로 할 수 있는 장치이다. 우리나라는 농지가 여기저기 흩어져 있어 물 관리에 비용과 노력이 많이 들어간다. 특히 장마때나 태풍때 논 물꼬를 확인하기위해 나갔다가 사고를 당하는 일도 생긴다. 경남도농업기술원은 현장에 나가지 않고 원격으로 논물 수위를 관측해 물꼬를 조작할 수 있는 자동물꼬 시제품을 개발한 뒤 농가에 신속하게 공급하기 위해 후속연구를 진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국내산 아로니아와 쌀을 이용해 만든 수제맥주 ‘아로미’는 기호도 조사를 통해 맛 우수성을 인정받았다. 향기(풍미)와 색깔, 이물감, 목넘김, 거품 등 5가지 항목에 걸쳐 진행한 기호도 조사에서 종합적으로 87%가 우수하다는 평가를 받았다. 농업기술원은 해당 맥주제조 기술을 지역 관련 업체에 이전하기 위한 맞춤형 제작 서비스를 준비하고 있다.기술이전을 진행중인 양파껍질차 제조기술은 항산화 성분과 퀘르세틴 함량이 증진된 추출물을 제조할 수 있는 기술이다. 퀘르세틴은 플라보노이드 화합물 가운데 하나로 항산화, 항염증, 항암 등의 효과가 있으며 채소와 과일을 비롯한 식물의 잎, 종자, 곡물 등에 존재한다. 농업기술원은 해당 기술을 올해 도내 양파 가공 업체에 이전할 계획이다. 흰점박이꽃무지 유충 효소를 활용해 피부 미백용 조성물을 만드는 기술은 해당 기술을 화장품 제조업체에 이전했다. 기능성 화장품이 생산되면 곤충농가에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또 흰점박이꽃무지와 갈색거저리 등 식용곤충을 활용한 성형쌀 제조방법은 단백질 함량이 우수한 곤충을 활용한 새로운 가공품 개발에 기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밖에 사과 전체를 활용한 에너지바(오란다)는 상품화 됐다. 단감말랭이 품질을 높일 수 있는 제조기술도 개발해 지역 업체에 기술을 이전했다. 김영광 경남농업기술원 연구개발국장은 “농가에 직접적으로 도움이 될 수 있는 농업·농산물 관련 기술을 개발하는데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 [씨줄날줄] 사전투표 효과/박현갑 논설위원

    [씨줄날줄] 사전투표 효과/박현갑 논설위원

    우리나라는 ‘선거공화국’이라고 할 정도로 선거가 많다. 대통령선거에서부터 국회의원, 자치단체장, 교육감, 지방의회 선거 등 공직선거에다 입주자대표회의 선거 등 생활선거도 숱하다. 여기에 재보궐선거도 있다. 당선자가 임기 개시 이후 피선거권 상실이나 중도 사퇴, 또는 사망으로 신분을 상실하면 보궐선거를, 당선 무효가 되면 재선거를 하게 된다. 선거가 많다지만 선거를 통해 민주적 정당성을 확보하는 만큼 선거는 중요하다. 하지만 잦은 선거로 인한 ‘선거 피로감’이 낮은 투표율로 이어지는 건 문제다. 특히 재보선은 더 투표율이 낮다. 전국 단위로 치러지는 본선거에 비해 유권자 관심이 낮은 데다 정치불신이 작용해서다. 내년 4월 총선 전 유일한 선거인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에 쏠린 유권자의 관심이 놀랍다. 지난 6, 7일 사전투표 결과 역대 지방선거 및 재보궐선거를 통틀어 최고치인 22.64%의 투표율을 기록했다. 종전 최고 사전투표율은 지난해 6·1 지방선거 때인 20.62%였고, 재보궐선거 중 가장 높은 사전투표율은 2021년 4·7 재보궐선거의 20.54%였다. 높은 사전투표율을 바라보는 여야의 시각은 판이하다. 국민의힘은 유권자들이 야당 심판에 나선 것이라 하고 더불어민주당은 정권 심판을 주장한다. 사전투표에 나선 유권자들 마음속을 들여다본 게 아닌 터이니 ‘정답’은 11일 본투표가 마무리된 뒤에나 가려질 일이다. 다만 판세가 어떠하든 여야가 제 입맛대로 사전투표율을 해석하는 건 그저 ‘밴드왜건 효과’를 노린 선거운동일 뿐이다. 투표를 하지 않은 지지층이나 중도, 무당층 유권자에게 우리 당 후보가 당선 가능성이 높으니 찍어 달라는 메시지를 보내는 것이다. 유권자의 사전투표 관심보다 더 주목되는 건 이번 보선 결과가 여야 지도부에 미칠 파장이다. 비록 구청장 한 명을 뽑는 선거라지만 여야는 이번 보선을 내년 22대 국회의원 총선의 전초전으로 인식하는 분위기다. 실제로 국민의힘이 거물급 중진들로 선거대책위를 꾸린 것이나 민주당이 이재명 대표의 병상유세 지원까지 불사하는 상황이고 보면 가히 총력전이 따로 없다. 선거 결과에 따라 여야 한쪽은 지도부 교체 논란 등 홍역을 예약해 놓은 셈이다.
  • 노벨문학상이 일으킨 때 아닌 희곡 열풍, 지만지 연휴에도 자체 제작

    노벨문학상이 일으킨 때 아닌 희곡 열풍, 지만지 연휴에도 자체 제작

    노르웨이 작가 욘 포세(64)가 올해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되자 때 아닌 희곡 열풍이 불고 있다. 포세의 대표 희곡으로 알려진 ‘가을날의 꿈 외’와 ‘이름/기타맨’은 5일 수상자로 선정된 다음날에만 700권의 주문이 밀려와 이들 책을 출간한 지식을만드는지식(대표 박영률)은 연휴에도 제작 인원을 모두 가동했다. 지만지는 자체 제작 시설을 갖춘 것으로 유명한데 소설 ‘저 사람은 알레스’를 비롯해 국내 출판사 가운데 욘 포세의 작품을 가장 많이 출판한 지만지는 2019년부터 희곡전문 브랜드 지만지드라마를 운영하면서 모든 희곡집을 자체 제작하고 있다. 지만지 관계자는 연휴 이후 주문이 크게 늘 것에 대비해 외주 물량을 확대하고 있다고 9일 말했다. ‘가을날의 꿈 외’는 이날 현재 교보문고 예술/대중문화 부문 5위, ‘이름/기타맨’은 17위에 올라 있다. 그동안 국내 독자들의 희곡에 대한 관심도를 감안하면 상대적으로 열띤 반응이다. 지만지에서 출간한 욘 포세 작품은 모두 한국외대 정민영 교수가 번역해 원작의 수준 높은 감성을 잘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 책에는 ‘어느 여름날’, ‘가을날의 꿈’, ‘겨울’ 등 욘 포세의 희곡 세 편을 담았다. ‘어느 여름날’은 2000년 북유럽연극상을 수상했다. 1999년 작 ‘가을날의 꿈’은 포세의 극작 특성이 가장 선명하게 드러나면서도 연극성이 뛰어나 연극의 정점에 이르렀다는 찬사를 받는다. ‘겨울’은 낯선 두 남녀의 만남을 통해 현대인의 고독을 담담하게 그렸다. ‘이름/기타맨’은 포세의 전형적인 글쓰기 방식을 보여준다. 인물들은 우리 삶의 주변에서 항상 볼 수 있는 평범한 인물이다. 대부분 이름이 없고 특별한 성격이 없는 단순한 인물들이다. 이들 사이에 존재하는 일상의 갈등과 평범한 사람으로서 느끼는 정신적 번민이 겉으로 드러난다. 여기에서 포세가 주목하고 있는 것은 정체성이 분명한 인간 유형이 아니라 사람들 사이의 관계다. 마치 현미경으로 포착하듯 사람들의 관계를 세밀하게 그려낸다. 포세의 작품 가운데 상대적으로 덜 주목받는 ‘저 사람은 알레스’는 희곡 ‘어느 여름날’의 연장으로도 읽힌다. 우리가 살면서 늘 만나게 되는, 답을 알 수 없고 따라서 이해하기 힘든 상실, 외로움, 불안 같은 문제를 독특한 형식에 담는다. 주인공인 싱네와 남편 어슬레는 피오르드 근처의 낡은 집에 살림을 꾸렸다. 하지만 어슬레는 언제나 집을 떠나 바다로 나갔고, 그날은 거센 비바람이 몰아치고 있었다. 어슬레는 어김없이 바다를 향했고 생사도 불명인 채 아직까지 돌아오지 않는다. 싱네의 회상은 어슬레의 고조모 알레스의 기억으로까지 거슬러 올라간다. 알레스 또한 어린 손주를 바다에서 잃었고, 죽은 어슬레의 이름을 싱네의 남편 어슬레가 물려받았다. 상실의 경험이 대를 이어 거듭되고, 남은 이들의 외로움과 불안, 그리움도 이어진다. 자유를 갈망해 바다로 떠난 어슬레는 죽은 것도 산 것도 아닌 채로 싱네의 삶을 이루는 부분이 된다. 과거를 담담하게 받아들이는 싱네의 태도는 누구나 겪는 상실의 경험, 그로 인해 당면하게 되는 정서 또한 삶의 일부이자 피할 수 없는 삶의 본질임을 일깨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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