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상실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출하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강사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결성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 표창
    2026-06-14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18,897
  • 인요한, 이틀째 일정 중단…혁신위 동력 상실에 ‘김기현 체제’ 유지되나

    인요한, 이틀째 일정 중단…혁신위 동력 상실에 ‘김기현 체제’ 유지되나

    이준석 전 국민의힘 대표를 비판하면서 “준석이는 도덕이 없는데, 부모의 잘못이 큰 것 같다”는 부모 비난 발언으로 구설에 오른 인요한 혁신위원장이 전날에 이어 이틀째 공개 일정을 삼갔다. 혁신위가 동력을 잃어가는 가운데 당내에서는 그간 혁신위의 중진 험지출마 압박에 불쾌해했던 김기현 대표의 행보에 관심이 쏠린다. 국민의힘은 28일 인 위원장의 일정을 ‘통상 업무’로 갈음해 공개했다. 전날 한국노총 방문 일정을 취소한 데 이어 이틀째 숙고에 들어간 셈이다. 인 위원장은 이 전 대표를 비판한 자신의 발언에 대해 전날 “사과의 뜻을 전한다”고 몸을 낮췄지만 비판은 수그러들지 않았다. 일각에선 그간의 적지 않은 설화를 고려할 때 터질 문제가 터졌다는 반응이 나왔다. 인 위원장은 ‘윤심’(윤석열 대통령의 의중)을 언급하며 당무 개입 논란을 빚었고, 자신의 발언을 “농담이었다”는 식으로 얼버무리기도 했다. 특히 인 위원장이 그간 사석에서 이 전 대표를 강도 높게 비난했다는 전언이 적지 않았다. 이번 구설로 30일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 인사들의 불출마, 혹은 험지 출마 요구를 담은 혁신안을 의결하고 최고위원회의로 보내려던 혁신위의 행보에 제동이 걸릴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후통첩 성격의 혁신안을 내놓는 데는 혁신위의 공신력이 중요한데, 이에 흠집이 났다는 것이다. 혁신위의 조기 해산 가능성도 거론된다. 반면 혁신위발(發) 용퇴 압박의 정점에 있던 김 대표는 숨통을 틔울 것이라는 관측이다. 김 대표는 지난 주말 울산을 방문해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라며 혁신위의 용퇴 요구를 사실상 거부했다. 더 나아가 김 대표가 공천관리위원회나 선거대책위원회 같은 공식 총선기구를 조기 출범시킨 뒤 한동훈 법무부 장관 등의 등판으로 새바람을 일으켜야 한다는 제언도 나온다. 장성철 공론센터 소장은 “형식적으로 김기현 당 대표 체제가 유지되고, 당은 공관위나 선대위 (체제로) 급속하게 재편될 가능성이 높다”고 봤다.
  • 현역 국회의원 중 22명은 자질 불성실·부도덕…경실련 발표

    현역 국회의원 중 22명은 자질 불성실·부도덕…경실련 발표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의정활동 실적이 저조하고 도덕성 미달 등 사회적으로 물의를 빚은 국회의원 22명의 명단을 발표했다. 경실련은 2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국회의원 22명을 ‘불성실·부도덕’ 의원으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검증 대상은 총 316명으로, 의원직을 상실한 이들도 포함됐다. 자질 검증 항목은 7가지로 법안 대표 발의 건수 저조 상위 10명, 본회의·상임위 결석률 상위 10명, 사회적 물의로 인한 제명·탈당·퇴직·사직자, 전과자, 부동산·주식 과다 보유자 등이다. 7가지 검증 항목 중 5가지에 해당하는 의원은 김철민 더불어민주당 의원,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 2명이었다. 김 의원은 비주거용 건물 5채와 토지를 보유하고 음주운전 등 전과가 4범인 점이 문제점으로 꼽혔다. 박 의원은 상임위 결석률이 19.6%로 상위 6위, 이해충돌 의혹으로 탈당, 창고 등 비주거용 건물과 토지 보유, 3000만원 초과 주식 보유, 건설업법 위반 전과 1범 등이 문제로 지적됐다. 4개 이상에 부합하는 의원은 박정·서영석·김홍걸 더불어민주당 의원, 강기윤·허은아·권영세 국민의힘 의원 등 6명이다. 7가지 기준 중 1개 이상 해당하는 의원은 전체 절반이 넘는 173명(54.7%)으로 나타났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86명, 더불어민주당 83명이었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은 “총선이 가까워지면서 정치권이 현역 의원 물갈이를 검토하고 있지만 구태 공천이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스럽다”며 “부적합 후보들에 대해 더 엄격한 공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경실련은 22명의 명단을 각 정당에 전달하고 다음달 중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각각 최종 공천배제 명단을 발표할 예정이다.
  • “현역 국회의원 중 22명 자질 의심”…경실련, 명단 공개

    “현역 국회의원 중 22명 자질 의심”…경실련, 명단 공개

    경실련 자체 검증 결과…“내년 총선 공천에 더 엄격한 기준 적용해야”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경실련)이 현역 국회의원 22명을 ‘자질 의심’ 의원으로 분류해 명단을 공개했다. 경실련은 28일 서울 종로구 경실련 강당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제21대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자체 자질검증한 결과를 발표했다. 검증 대상이 된 의원은 총 316명으로 여기에는 의원직이 상실된 이들도 포함됐다. 자질검증 항목은 7가지로 ▲법안 대표발의 건수 저조 상위 10명 ▲본회의·상임위 결석률 상위 10명 ▲사회적 물의로 인한 제명·탈당·퇴직·사직자, 전과자 ▲부동산·주식 과다 보유자 등이다. 이 중 1개 이상 항목에 해당하는 의원은 전체의 절반이 넘는 173명(54.7%)으로 집계됐다. 정당별로는 국민의힘 86명, 더불어민주당 83명으로 나타났다. 경실련은 7개 항목 중 3개 이상에 해당하는 국회의원은 22명에 대해 ‘자질 의심’ 의견을 냈다. 경실련 평가에서 국민의힘 박덕흠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철민 의원은 7개 기준 중 5개 항목에 해당해 가장 많이 이름을 올렸다. 4개 이상에 해당한 의원은 국민의힘 강기윤·권영세·허은아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김홍걸·박정·서영석 의원 등 6명, 3개 이상은 국민의힘 김태호 의원과 더불어민주당 설훈 의원 등 14명이었다.김성달 경실련 사무총장은 “이 명단이 바로 공천 배제로 이어지지는 않겠지만 각 당에서 좀 더 철저한 검증을 해주셔야 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에 이 같은 검증 결과를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김 사무총장은 또 각 당에 ▲현역 의원 평가·공천심사 자료 투명 공개 ▲공천 배제 예외규정 삭제 ▲하위 20% 이상 의원 공천 배제 등을 요구했다. 정지웅 경실련 시민입법위원회 위원장은 “제22대 국회의원 선거에 가까워지면서 정치권은 혁신위원회, 총선기획단 구성 등을 통해 현역 의원 물갈이를 검토하고 있지만 극심한 양극화와 진영 대립으로 지도부 입맛에 맞는 후보 줄 세우기 등 구태 공천이 이어지지 않을지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이어 “각 당은 높은 역량과 도덕성을 갖춘 후보를 공천해 정당한 후보자가 나라의 진정한 일꾼이 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며 “부적합 후보들에 대해 더 엄격한 공천 기준을 적용해야 한다”고 말했다. 경실련은 다음 달 중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 당사 앞에서 각각 최종 공천배제 명단을 발표하고, 제22대 총선과 관련해 투명한 공천을 촉구할 방침이다.
  • 불안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하다면 자기계발서 놓고 ‘철학책’ 들어봐

    불안하고, 우울하고, 무기력하다면 자기계발서 놓고 ‘철학책’ 들어봐

    한 장 남은 달력을 보면 ‘그동안 뭐 하고 살았지’라는 생각이 스친다. 잘하고 행복했던 순간보다 실수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른다. 오죽하면 ‘뇌는 행복을 기억하지 않는다’는 책이 나올 정도다. 소셜미디어(SNS)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나와 달리 모두 행복해 보일 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라는 고민에 머리가 복잡해진다. 이 때문일까. 요즘 서점가에서는 불안, 좌절, 우울, 무기력감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을 위한 철학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철학책들은 자기계발서에 나오는 하나 마나 한 뻔한 이야기를 던지는 대신 삶에 제대로 주의를 기울여 집중할 수 있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라고 조언한다.●생각의 근육 강조 ‘해방하는 철학자’ ‘해방하는 철학자’(다산북스)는 현대를 ‘생각 상실의 시대’라고 진단하면서 시작한다.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SNS에는 수많은 정보가 조작되거나 오류인 채로 쏟아지고 있다. 당면한 문제나 다가올 위험에 어떤 전문적 의견이나 전망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인이 불안, 좌절, 무기력감에 사로잡혀 몰입과 성찰에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영국 왕립철학협회 학술원장 출신인 저자는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정치나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이해하는 데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 준다. 자기계발서나 대중 심리학책과 다른 점은 책에서 제시하는 생각법만 따라 하면 금세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사탕발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고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고 강조한다. 생각하는 힘은 천천히 힘들게, 제대로 해야 기를 수 있다고 하는 저자의 조언이 자기계발서들보다 훨씬 공감되는 이유다.●스스로 질문 던지는 ‘가치 있는 삶’ 미국 예일대 인문대학 교수들이 함께 쓴 ‘가치 있는 삶’(흐름출판)도 사는 게 힘들고 무기력감을 느껴지는 순간이야말로 ‘좋은 삶’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현대인이 철학책을 멀리하는 이유는 어렵기도 하지만 자신의 고민에 대해 자기계발서처럼 즉각적인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자기계발서가 내놓는 해법들은 대부분 ‘영양분 없이 단맛만 있는 싸구려 과자’와 같다고 비판한다. 이 책에서도 저자들은 가치 있는 삶, 좋은 삶에 대해 하나의 답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질문을 던진다. 저자들은 여러 사람이 선택하는 평범하고 편한 길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많은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만으로 그 삶이 선하다고 할 수 없으며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치열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답을 제시해야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 “술도 안마시는데”…50세 김창옥, 집 주소도 잊었다

    “술도 안마시는데”…50세 김창옥, 집 주소도 잊었다

    ‘소통 전문가’로 불리는 김창옥 강사가 알츠하이머 의심 진단을 받았다는 충격적인 소식을 전했다. 알츠하이머는 치매를 일으키는 가장 흔한 퇴행성 뇌 질환으로, 기억력을 포함한 인지기능의 악화가 점진적으로 진행되는 병을 말한다. 김창옥은 최근 자신의 유튜브 채널을 통해 ‘생각지도 못한 위기가 내 인생을 뒤흔들 때’라는 제목으로 20분 가량의 영상을 올렸다. 이 영상에서 김창옥은 심각한 기억력 감퇴 증상으로 검사를 받았으며, 알츠하이머가 의심된다는 진단을 받았다고 전했다. 김창옥은 “(내 나이가) 50세인데, 최근 뇌 신경 자기공명영상(MRI)을 찍었다. 처음에는 자꾸 잃어버렸고 숫자를 잊어버렸다. 숫자를 기억하라고 하면 엄청 스트레스를 받게 됐다”며 “그러다가 집 번호, 집이 몇 호인지도 잊어버렸다”고 운을 뗐다. 그는 “뇌신경외과에 가서 검사했더니 치매 증상이 있다고 MRI와 양전자방출단층촬영(PET)을 찍자고 했다”며 “결과가 지난주에 나왔는데 알츠하이머가 있을지도 모르겠다고 하더라”고 털어놨다. 그는 강연에 대해서도 “관객들이 재미가 없어하면 불안하다”며 “결론적으로 (알츠하이머 증상으로 인해) 강의를 못하겠다. 일반 강의는 거의 그만뒀다. 유튜브는 두 달에 한 번 정도 하려고 한다”고 말했다.한창 활동할 나이에…인지 기능 저하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 기억력 감퇴는 알츠하이머병의 초기부터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증상이다. 일반적으로 알츠하이머병 환자는 65세 이후인 노년기에 발생한다. 하지만 이보다 이른 50대, 60대 알츠하이머병 환자도 계속해서 늘고 있다. ‘조기 발병 알츠하이머병’이라고 불리는 이 증상은 사회활동이 여전히 활발한 시기인 50대, 60대에서 나타나기 때문에 환자의 직업, 가족, 사회생활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 사회적·가족적 부담이 노인성 알츠하이머병보다 클 수밖에 없는 셈이다. 알츠하이머병은 일반적으로 8~10년에 걸쳐 서서히 진행된다.초기에는 주로 최근 일에 대한 기억력에서 문제를 보이며 언어기능이나 판단력 등 다른 여러 인지기능의 이상을 동반하게 되다가, 결국에는 모든 일상생활 기능을 상실하게 된다. 인지기능 저하뿐만 아니라 성격 변화, 우울증, 망상, 환각, 수면 장애 등의 정신행동 증상이 흔히 동반된다. 김창옥도 “기억력 검사를 했는데 내 또래라면 70점이 나와야 하는데 내가 0.5점이 나왔다. 1점이 안 나왔다”며 “내가 사실 얼굴을 기억 못 한다”라고도 토로했다.완치 불가능하다는 ‘알츠하이머병’, 치료할 수 있을까 40~50대의 중년기로 접어들 때는 머리 외상을 조심하고 고혈압, 과음, 비만 등을 조절하는 것이 도움이 된다. 가장 발병률이 높은 노년기에는 사회적으로 고립되는 상황이나 우울증을 피해야 한다. 지속적으로 사회 활동을 하고 사람들과 꾸준히 만나며 소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전문가들은 조언한다. 규칙적인 운동은 중추신경계의 염증 과정을 줄이고 뇌세포의 산화 손상을 감소시킬 수 있다. 또 뇌 영양인자가 많이 만들어져 뇌세포 보호와 성장에 도움을 주며 뇌의 혈액 순환을 촉진한다. 매일 30분 정도의 가벼운 걷기만으로도 알츠하이머병에 걸릴 확률을 낮출 수 있다. 알츠하이머병은 현대 의학으로는 완치가 불가능하다고 알려져 있으나, 최근 미국 바이오젠과 일본 에자이가 알츠하이머병 치료제 ‘레켐비’를 개발해 상용화 절차를 받고 있다. 레켐비의 주 성분인 레카네맙은 알츠하이머병 유발 물질인 뇌 속의 아밀로이드-베타 덩어리를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이를 통해 알츠하이머병 환자의 기억력과 사고력 저하를 늦출 수 있다. 레켐비 정맥 주사는 지난 7월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얻었다. 학회 측은 “레카네맙 등의 치료제가 FDA 승인을 얻어, 머지않아 우리나라에서도 사용될 것이라 기대한다”고 했다.
  • [이슈&이슈] “55년째 통행료 징수…경인고속도로 무료화 해야”

    [이슈&이슈] “55년째 통행료 징수…경인고속도로 무료화 해야”

    국내에서 가장 오래된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무료화 요구가 총선을 앞두고 다시 제기되고 있다. 1969년 7월 유로도로로 개통한 경인고속도로는 이미 오래 전 건설 및 유지관리 비용 6000억원의 2배 이상인 1조 3000억원의 통행료 수입을 거둬 1998년 부터는 무료화 했어야 했다. 하지만 국토교통부가 다른 고속도로와의 형평성을 이유로 ‘통합채산제’라는 규정을 빌미로 계속해서 통행료를 징수해 선거철 마다 논란이 되고 있다. 인천시는 현재 예비타당성 조사가 진행 중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을 앞두고 관계 부처와 정치권에 상부 도로 통행료 폐지를 여러차례 건의했다고 27일 밝혔다. 올해 국회와 국토교통부 장관에게 건의문을 여러 번 보냈고 시의회도 지난 9월 관련 결의문을 채택해 중앙정부에 보냈다. 고속도로가 지나는 부평구 구의회도 결의문을 채택하는 등 억울함을 하소연하고 있다. 시민사회단체들도 수차 무료화를 촉구해왔다. 시는 경인고속도로 개통 후 50년 넘게 통행료를 징수해 이미 건설 유지비의 배 이상을 회수한 만큼 현재 900원인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경인고속도로는 54년 전 개통 후 2021년까지 총 1조 4716억원의 통행료를 받아 2.6배 수익을 거둔 상태다. 특히 23.9㎞ 전체 구간 중 10㎞가량이 2017년 일반도로(인천대로)로 바뀌면서 13.4㎞로 축소됐다. 이마저도 출퇴근 시간대에는 평균시속 30㎞로 서행할 정도로 정체가 심해 이미 고속도로의 기능을 상실했다는 게 폐지론의 핵심이다. 인천시 “지하화 완공 2030년보다 6년가량 앞서 통행료를 폐지해야”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폐지 요구는 1997년 인천시가 정부에 공식 건의한 이후 20년 넘게 이어지고 있으나, 국토부는 계속해서 징수를 고수하고 있다. 1999년에는 ‘경인고속도로 통행료 납부 거부 시민대책위’가 구성돼 통행료 폐지를 강하게 촉구하기도 했다. 그러나 2014년 통행료 부과가 합헌이라는 헌법재판소 판결 이후 무료화 요구 동력이 약해졌다. 헌재는 “투자비 회수가 완료된 고속도로를 무료화할 경우 지역 불균형이 심화할 것”이라며 “통행료가 크게 부담되는 금액이라고 보기 어렵고 과도하게 재산권을 침해하지는 않는다”는 애용의 합헌 결정을 내렸다. 총사업비가 2조 856억원인 경인고속도로 지하화 사업은 남청라나들목(IC)부터 신월나들목까지 19.3㎞ 구간을 대상으로 한다. 국토부는 2027년 착공을 목표로 예비타당성 조사를 진행 중이다. 완공 시점은 착공으로부터 3년여 후가 될 것으로 전망된다. 정부는 경인고속도로를 지하화하면서 기존 도로는 시내 교통을 위한 일반도로로 전환하고 상부 도로의 여유공간에 녹지와 공원 등을 조성하는 방안을 지자체와 함께 추진할 계획이다. 이에 대해 시는 지하화 사업이 기존 지상 고속도로의 일반도로 전환을 전제로 하는 만큼, 지하화 완공 추정 시점인 2030년보다 6년가량 앞서 통행료를 폐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 TBS “민영화로 새로 태어날 것…서울시 지원폐지 조례 한시적 연기해달라”

    TBS “민영화로 새로 태어날 것…서울시 지원폐지 조례 한시적 연기해달라”

    내년 1월 1일부터 서울시 예산 지원을 중단하는 조례안 시행을 앞두고 TBS가 조례안 시행을 연기해 달라고 공개적으로 요청했다. TBS는 27일 입장문을 통해 “이제 TBS는 민영방송사로 새로 태어나고자 한다”면서 “다만 효율적인 조직 재구성 등 민영화 준비를 위한 최소한의 시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어 서울시 및 서울시의회를 향해 “서울특별시 미디어재단 tbs 설립 및 운영에 관한 조례 폐지조례안 시행을 한시적으로 연기해 달라”고 촉구했다. TBS는 “TBS는 시민들에게 공정하고 유익한 콘텐츠를 제대로 제공하지 못해 존재의 의미를 상실한 것이 아니냐는 따가운 비난을 받아왔다”고 돌이켰다. 이어 “TBS는 지원 폐지 조례가 공포된 이후, 공정하고 유익하며 신뢰받는 방송으로 새로 태어나기 위해 다양한 노력을 해왔다”고 했다. 방송의 공정성을 강화하기 위한 방송출연제한심사위원회를 신설하고, 희망퇴직 실시했다는 입장이다. TBS는 “그러나 이런 노력들에도 불구하고, 아직 미래에 대한 뚜렷한 설계도 마련하지 못한 상황”이라며 “이제 TBS는 자립을 위해 조직을 합리적으로 재정비하고 우선순위가 낮은 예산과 사업은 과감히 청산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 철학은 쓸모없고 고리타분하다고? 자기 계발서 버리고 철학책 들어라

    철학은 쓸모없고 고리타분하다고? 자기 계발서 버리고 철학책 들어라

    찬바람이 귓가를 스치고 한 장 남은 달력을 볼 때면 ‘그동안 뭐 하고 살았지’라는 생각이 스친다. 물론 한해를 알차게 보낸 사람들도 있겠지만 사람은 ‘후회의 동물’이라는 말처럼 잘하고 행복했던 순간보다 실수하고 힘들었던 기억이 더 많이 떠오른다. 오죽하면 ‘뇌는 행복을 기억하지 않는다’라는 책이 나올 정도다. 소셜 미디어(SNS)에서 보이는 사람들은 모두 행복해 보일 때, 삶이 권태하고 무료해질 때, 삶이 힘들 때 “어떻게 살아야 잘 사는 걸까”라는 질문이 떠오른다. 현대 모든 학문은 사실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특히 철학의 발전과정은 ‘의미 있는 삶’ ‘자신과 세계와의 조화로운 관계’를 찾기 위한 여정이다. 이 때문에 서점가에서는 불안, 좌절, 우울, 무기력감에 사로잡힌 현대인들을 위한 철학책들이 쏟아져 나오고 있다. 철학책들은 자기 계발서에 나오는 ‘하나 마나 한’ ‘뻔한’ 이야기가 아닌 삶에 제대로 주의를 기울여 집중할 수 있는 생각의 근육을 키우라고 조언한다.‘해방하는 철학자’(다산북스)는 현대를 ‘생각 상실의 시대’라고 진단하면서 시작한다. 질병과 전쟁, 불황 등이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가운데 스마트폰을 통해 손쉽게 접할 수 있는 소셜미디어(SNS)에는 수많은 정보가 조작되거나 오류인 채로 쏟아지고 있다. 당면한 문제나 다가올 위험에 어떤 전문적 의견이나 전망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현대인이 불안, 좌절, 무기력감에 사로잡혀 몰입과 성찰에서 멀어지는 것은 당연하다고 책은 이야기한다. 영국 왕립철학협회 학술원장 출신 저자는 “철학적으로 생각하는 습관이 정치나 인생의 문제를 해결하고 세상을 이해하는데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보여준다. 이를 위해 아리스토텔레스부터 비트겐슈타인까지 철학자들의 사상을 12가지 생각법을 정리해 제시한다. 자기 계발서나 대중 심리학책들과 다른 점은 저자가 제시하는 생각법만 따라 하면 금세 사유의 힘을 얻을 수 있다고 사탕발림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저자는 시종일관 ‘제대로 생각하는 것’은 쉽지 않고, 왕도나 지름길은 없다고 강조한다. 생각하는 힘은 천천히 힘들게, 제대로 해야 기를 수 있다고 하는 저자의 조언이 자기 계발서들보다 훨씬 공감 가는 이유다.미국 예일대 인문대학 교수들이 함께 쓴 ‘가치 있는 삶’(흐름출판)도 사는 게 힘들고 무기력감을 느껴지는 순간이 다시 ‘좋은 삶이 무엇인가’에 대해 질문을 던져야 할 때라고 말한다. 많은 현대인이 철학책을 읽기 어려워하는 이유는 자신의 고민에 대해 자기 계발서처럼 즉각적인 답을 주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철학자들은 그런 즉자적 답은 ‘영양분 없이 단맛만 있는 싸구려 과자’와 같다고 비판한다. 이 책에서도 저자들은 가치 있는 삶, 좋은 삶에 대해 하나의 답만 제시하는 것이 아니라 독자 스스로 답을 찾을 수 있도록 계속 질문을 던진다. 저자들은 많은 사람이 선택하는 평범하고 편한 길이 존재한다는 이유만으로 그 길을 따라가서는 안 된다고 조언한다. 많은 사람이 선하다고 생각하는 이유만으로 그 삶이 선하다고 할 수 없으며 어떤 길을 걸어야 할지 치열하게 생각하고 스스로 답을 제시해야 좋은 삶이라는 것이다.
  • [데스크 시각] 언론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김미경 문화체육부장

    [데스크 시각] 언론의 위기, 민주주의의 위기/김미경 문화체육부장

    10여년 전 미국 대학에서 같이 연수를 했던 동남아 한 나라의 최대 방송사 앵커 출신 친구가 한국을 찾았다. 오랜만의 반가운 만남은 지나간 세월을 나누며 밤늦게까지 이어졌다. 친구가 가져온 깜짝뉴스는 10년 넘게 맡았던 앵커 자리를 내려놓고 회사를 떠나 미디어 관련 스타트업을 차렸다는 소식이었다. 잘나가던 방송사를 왜 떠났냐는 질문에 그는 “대통령과 정치권의 압력이 너무 심해 숨 쉬기 힘들었다. 앵커 역할을 제대로 할 수 없었다. 회사 수익은 쪼그라들고 인재들도 많이 떠났다”고 답했다. 남의 얘기 같지 않았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언론 현실이 떠올라 씁쓸했다. ‘낙하산 인사’ 논란을 빚은 보수 신문사 출신 박민 신임 KBS 사장은 최근 취임하자마자 이례적으로 ‘대국민 사과 기자회견’을 열어 “공영방송으로서 공정성을 훼손해 국민의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 깊은 유감을 표하며 국민 여러분께 사과드린다”며 고개를 숙였다. 박 사장은 KBS의 ‘불공정 편파 보도’ 사례를 열거한 뒤 “일부 진행자가 일방적으로 한쪽 진영 편을 들거나 패널 선정이 편향된 경우가 적지 않았다”고 했다. 박 사장 취임과 동시에 정부를 비판하는 논조의 시사 프로그램들이 폐지되고 9시 뉴스 등 앵커들이 전격 교체됐다. 더욱 안타까운 것은 이후 KBS 뉴스에서 비판적 시각을 담은 보도는 찾아보기 힘들고 ‘보도자료’ 수준으로 대부분 바뀌었다는 점이다. 국가기간뉴스통신사 연합뉴스의 예산을 둘러싼 정부와 여야 간 공방도 언론 장악 논란을 가열시키고 있다. 정부가 내년 연합뉴스 예산을 올해보다 82% 삭감한 50억원으로 책정하자 “언론 탄압 신호탄”이라고 비판한 더불어민주당이 국회 문화체육관광위원회 전체회의에서 250억원으로 다시 올리는 등 정쟁 소재가 되고 있다. 연합뉴스가 최대주주인 연합뉴스TV의 전격 민영화 추진도 논란이다. 네이버 등 포털뿐 아니라 유튜브 등 소셜미디어(SNS)를 통해 다양한 뉴스를 접하는 요즘 KBS와 연합뉴스의 위상이 예전 같지는 않지만 신뢰도 높은 공영언론이라는 점에서 영향력은 여전하다. 그렇기에 총선을 앞두고 정부와 정치권이 이들 매체에 압력을 가하며 ‘언론 길들이기’를 하겠다면 오산이다. 유권자이기도 한 시청자와 독자가 5공 시절 ‘땡전뉴스’쯤은 구별하고 평가할 수 있기 때문이다. KBS와 연합뉴스의 앞날이 주목되는 가운데 일부 언론사와 언론인에 대한 고소·고발과 검찰의 압수수색·소환조사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도 우려스럽다. 이들 대다수는 정권과 정권 핵심 관계자에 대한 비판적 기사를 쓴 언론사와 언론인으로, 이례적인 법적 조치가 빈번해지자 ‘언론 재갈 물리기’가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특히 언론 장악 논란의 중심에 선 방송통신위원회 이동관 위원장이 ‘가짜뉴스’를 때려잡겠다며 추진하는 ‘원스트라이크아웃제’는 이런 의구심을 더 키운다. 여야 간 첨예한 충돌 속 민주당은 이 위원장에 대한 탄핵소추안 표결을 새달 1일 국회 본회의에서 다시 추진한다는 입장이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언론 장악 시도는 끊이지 않았다. 보수 정권뿐 아니라 진보 정권도 기자실에 대못을 박았고, 징벌적 손해배상을 골자로 한 언론중재법을 강행하며 언론 길들이기에 열을 올렸다. 진보·보수 정부를 막론하고 비판을 수용하기는커녕 언제까지 정권 입맛에 맞는 언론만 찾을 것인가. 언론의 사명은 권력에 대한 감시와 비판이다. 권력이 부패하지 않도록 견제하고 의혹을 제기하는 기능을 상실한다면 그것은 ‘죽은’ 언론이다. 언론이 바로 서지 못하고 위기에 처하면 이는 곧 민주주의의 위기다. 대한민국이 ‘공산전체주의’ 국가가 아니라 ‘민주주의’ 국가라면 언론의 역할은 자명하다. 이제는 인공지능(AI)발 가짜뉴스까지 판치는 세상에서 언론이 제 역할을 하지 못한다면 국가 기능도 마비된다. 프랑스 철학자 르네 데카르트의 명언을 빌려 본다. ‘나(언론)는 비판한다. 고로 존재한다.’
  • 세 가지 없는 혁신위…이대론 또 ‘잔혹사’

    세 가지 없는 혁신위…이대론 또 ‘잔혹사’

    국민의힘 ‘인요한 혁신위원회’가 좌초 위기에 직면했다. ‘주류 희생’ 권고안에 대해 지도부·중진·친윤(친윤석열)계의 반발이 거센 데다 혁신위 내에서도 더이상 들러리를 서지 않겠다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어서다. 대선주자급 당대표의 전권 위임, 지도부의 혁신안 부응, 절실한 위기감 같은 이른바 혁신위 성공의 3대 요소가 보이지 않아 ‘혁신위 잔혹사’가 재연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지난 25일 지역구인 울산 남구에서 의정보고회를 개최하고 “내 지역구가 울산이고, 내 고향도 울산”이라며 “지역구를 가는데 왜 시비인가”라고 말했다. 의정보고회는 통상적인 행사지만 김 대표의 이날 발언은 혁신위의 불출마 또는 험지 출마 권고를 사실상 일축한 것이라는 해석이 나왔다. 일각에서는 ‘윤핵관’(윤석열 대통령 측 핵심 관계자)인 장제원 의원이 지지자 모임 ‘여원산악회’를 소개하며 “버스 92대, 4200여 회원이 운집했다”고 세 과시를 했던 것과 유사하다는 분석도 있다. 특히 김 대표는 “저는 대통령과 자주 만난다. 어떤 때는 만나면 3시간씩도 얘기한다. 어떤 때는 하루에 3번, 4번씩 전화도 한다”며 ‘윤심’(윤 대통령의 의중)을 드러냈다. 혁신위는 “27일로 예정된 화상회의를 취소했다”고 26일 밝혔다. 오는 30일 대면 회의에서 ‘주류 희생’을 담은 혁신안을 의결할 방침이다. 당 주류가 모르쇠로 일관하자 박소연, 이젬마, 임장미 등 혁신위원 3명이 사의를 표명했다는 이야기가 퍼지는 등 지도부와 혁신위 간 갈등이 곪을 대로 곪은 상태다. 인 위원장이 봉합에 나서면서 일단락됐지만 이대로면 자진 해산이 정해진 수순이라는 얘기마저 나온다. 여야 혁신위 단 두 번만 성공김기현, 울산서 ‘험지 출마’ 일축원희룡만 수용… 혁신 동력 상실당 내선 “사실상 해체, 자진 해산”안철수 “혁신 수용해야 총선 승리”민주 김은경號처럼 대부분 실패 인 위원장은 험지 출마를 시사한 원희룡 국토교통부 장관과 전날 오찬을 하며 ‘중진 용퇴’를 더욱 압박했다. 원 장관은 “가는 길이 쉬우면 혁신이 아니다. 혁신은 선택이 아니라 우리의 생명줄”이라고 말했다. 원 장관은 내년 총선에서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의 지역구인 인천 계양을 또는 다른 험지 출마가 거론되고 있다. 원 장관은 회동 후 기자들과 만나 중진 용퇴에 대해 “우리가 택하고 안 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 이것은 사느냐 버림받느냐의 길이기 때문에 방향은 이미 정해졌다”고 했다. 지난달 23일 출범한 인요한 혁신위는 서울 강서구청장 보궐선거 참패 이후 당 혁신을 주도하며 반향을 일으켰다. 하지만 2호 혁신안(지도부·중진·친윤 불출마 및 험지 출마 권고)에 대해 지도부·중진·친윤계 의원들이 침묵하거나 사실상 거부하자 동력을 잃었다는 평가를 받았다. 이후 인 위원장이 이들을 압박하려 ‘윤심’을 언급한 건 패착으로 거론된다. 당 관계자는 “이번 주에 (중진 등의 험지 출마 선언 등) 응답이 없으면 사실상 해체하는 것 아닌가”라고 내다봤다. 안철수 의원은 이날 MBN에서 “(김 대표가) 혁신위의 요구를 대폭 수용하는 모습을 보여야만 내년 총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했다. 앞서 야당인 민주당의 ‘김은경 혁신위’도 ‘불체포특권 포기’를 1호 혁신안으로 내놓으며 거센 반발에 직면했고, 결국 격론 끝에 추인이 불발됐다. 특히 2호 혁신안으로 ‘꼼수 탈당 방지책’을 내놓자마자 당 지도부가 부동산 문제로 자진 탈당했던 김홍걸 의원을 복당시켜 혁신위와 지도부 간 불협화음을 그대로 드러냈다. ‘노인 폄하’, ‘코로나 세대 학력 저하’ 등 김 위원장의 ‘막말’ 논란은 혁신위의 종료를 앞당겼다. 여야 할 것 없이 역대 혁신위는 대부분 실패했다. 그나마 성공 사례로 꼽히는 것은 2005년 박근혜 대표 시절 한나라당의 ‘홍준표 혁신위’와 2015년 문재인 대표 시절 새정치민주연합의 ‘김상곤 혁신위’ 정도다. 두 사례 모두 차기 대선 주자가 힘을 실어 줬으며 유불리를 따지지 않고 수용했다는 공통점을 갖고 있다. 각 당이 선거에 연이어 패배한 이후 위기감이 팽배했다는 점도 유사하다. 2005년 한나라당의 경우 16대 대선, 17대 총선에서 연이어 패배한 이후 ‘보수 위기론’이 대두됐다. 2015년 새정치민주연합도 17·18대 대선에서 연거푸 패배하면서 ‘진보 궤멸론’이 고조됐다. 홍준표 혁신위는 당권과 대권의 분리, 공직선거 후보 공천 시 일반 국민 의사 50% 반영 등 혁신안 도입에 성공했다. 김상곤 혁신위도 현역 의원 평가 하위 20% 배제를 핵심 내용으로 한 선출직공직자평가위원회 설치, 계파 갈등 해소를 위한 사무총장제 폐지 등을 관철했다. 이재묵 한국외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결국 ‘혁신안이 먹혀야 우리가 살 수 있다’는 공감대가 있어야 하는데 지금은 여야가 ‘상대가 못하면 우리는 산다’고 서로 생각하는 것 같다”며 “특히 여당은 수도권과 영남 의원 간 차이가 크다”고 진단했다. 조진만 덕성여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김기현 대표가 과거 박근혜, 문재인처럼 확실한 차기 대선 주자도 아닌 데다 윤 대통령도 거리를 두면서 인요한 혁신위에 힘이 빠졌다”고 지적했다.
  • 쾌변 돕는 장내 미생물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쾌변 돕는 장내 미생물 찾았다 [달콤한 사이언스]

    변비는 가장 흔한 소화기 질환으로 국내에서도 식습관 변화로 점차 증가하는 추세다. 여성과 노년층에서 특히 많이 발생하고 있으며, 전체 인구의 약 16.5%가 변비를 앓는 것으로 알려져 있만 변비 때문에 병원을 찾는 사람은 많지 않아 실제 환자는 더 많은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가운데 장운동을 개선해 변비를 치료해줄 수 있는 장내 미생물이 발견돼 주목받고 있다. 중국 장난대(Jiangnan University), 장난대 보훈병원 소화기내과, 하이난대, 홍콩대 공동 연구팀은 장 운동성을 개선하는 데 도움이 되는 ‘프로바이오틱스 비피도박테리아 롱검’(probiotic Bifidobacteria longum, B.롱검) 유전자를 발견했다고 2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생명과학 분야 국제학술지 ‘셀 호스트 앤 마이크로브’ 11월 22일자에 실렸다. 장운동 장애로 인해 발생하는 변비는 장내 미생물 불균형과 관련이 있다. 이는 유익한 미생물의 수가 감소하면서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래서, 증상 완화를 위해 경구용 프로바이오틱스를 섭취하는 사람들이 점점 늘고 있다. 그렇지만 변비에 대한 프로바이오틱스의 치료 효과는 장내 미생물 분포나 숫자에 따라 달라진다는 문제가 있다. 연구팀은 우선 다양한 B.롱검 균주가 동물의 변비 완화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변비는 식물 다당류의 일반적 구성 성분이지만 동물, 특히 사람의 장에서는 소화가 잘되지 않는 ‘아라비난’이라는 식이섬유가 원인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생물학 라이브러리에서 B.롱검 균주 내 abfA 유전자가 아라비난을 쉽게 분해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0세부터 108세까지 다양한 연령대의 남녀 중국인 354명의 분변에서 185개의 B.롱검 균주를 분리했다. 장내 미생물에 abfA 유전자가 풍부한 사람은 변비에 걸리지 않는다는 사실도 추가로 확인했다. 연구팀은 변비를 일으킨 생쥐에게 abfA 유전자가 있는 B.롱검 균주를 이식한 결과 변비 증상이 완화되는 것도 관찰했다. 연구를 이끈 장지아차오(張家超) 하이난대 교수(미생물학)는 “프로바이오틱 균주가 장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동물 모델에서는 확실히 나타났지만, 사람을 대상으로 하는 임상실험에서는 결과가 명확하지 않은 경우가 많았다”라면서 “이번 연구는 동물과 인간을 대상으로 하는 교차 검증과 함께 생물학적 분석으로 프로바이오틱 균주의 효과를 확인했다는 점에 의미가 크다”라고 말했다. 장 교수는 “abfA 유전자 클러스터가 사람의 변비에 대한 장내 미생물 치료 표적”이라면서 “이를 활용한 변비 치료 약물이나 장 건강을 위한 건강기능식품 개발이 가능할 것으로 본다”라고 덧붙였다.
  • ‘행정통합 논의 다음에’...국힘 뉴시티 특위위원장 경남 방문 취소

    ‘행정통합 논의 다음에’...국힘 뉴시티 특위위원장 경남 방문 취소

    24일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조경태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별위원회 위원장 등이 참석해 진행할 예정이었던 ‘부산·경남 행정통합 현안 간담회’가 취소됐다. 조 위원장이 방문 취소를 알려와서다. 경남도는 이날 오전 “오전 11시 경남도청 도정회의실에서 예정됐던 조경태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 위원장 현안 간담회는 일정 취소됐다”고 공지했다.조 위원장이 방문을 취소한 이유는 알려지지 않았지만, 지역 정가에서는 2030 세계박람회 개최지 결정 후로 일정을 연기한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온다. 국민의힘 뉴시티 프로젝트 특위는 경기 김포시의 서울 편입을 추진하는 기구로, 이달 6일 출범했다. 이른바 서울 메가시티론을 두고 비수도권에서 반발이 일자 국민의힘은 부산·경남 행정통합 논의에도 속도를 내고 있다. 국민의힘 중앙당 차원에서 부산·경남 행정통합 관련 특별법안 발의도 검토하고 있는데, 조 위원장의 경남 방문 역시 이 연장선에서 이뤄질 예정이었다. 이와 관련해 조 위원장은 앞서 “국가 균형발전을 위해 서울·부산·광주 3축을 중심으로 한 메가시티가 이뤄져야 하고, 대구·대전도 활발히 논의되면 그 도시들도 메가시티화하는 게 바람직하다고 본다”며 “박완수 경남지사와 통화했는데 통합 의지가 매우 강했다. 경남도청을 방문할 것” 밝힌 바 있다. 이날 예정된 간담회는 취소됐지만 박완수 경남도지사와 박형준 부산시장이 행정통합에 공감대를 형성하고 있는 만큼, 추후 간담회 일정은 다시 나올 것으로 보인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은 지난해 민선 8기 출범 후 박완수 지사가 제안하면서 공론화 됐다. 이후 행정통합 연구나 설득 부족에 추진 동력이 상실했다는 평가를 받았으나, 최근 김포시의 서울 편입 논쟁과 맞물려 재점화 했다. 행정통합이 가시화하려면 시민 공감대 확산이 선행돼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지난 5월 경남도와 부산시가 공동으로 진행한 여론 조사에서는 행정통합 찬성 35.6%, 반대 45.6%, 잘 모름 18.8%로 나타났다. 특히 경남도민은 부산시민보다 부정적 견해를 더 많이 보였다. 경남도민은 찬성 33.4%-반대 48.5%, 부산시민은 찬성 37.7%-반대 42.8%였다. 이를 두고 박 지사는 지난 26일 기자간담회에서 “행정통합 역시 시도지사가 하겠다고 해서 되는 게 아니고 시민 공감대가 어느 정도 형성됐을 때 시행하는 게 바람직하다”며“지속적으로 통합 노력을 하겠다. 도민 인식을 넓힐 수 있도록 홍보를 강화하고, 경남 계획이 서면 부산시와도 의논하겠다”고 밝혔다. 부산·경남 행정통합에 앞서 부산과 경남, 울산이 공동 추진한 부울경특별연합은 출범 8개월 만에 좌초됐었다. 부울경 특별연합은 청사 위치나 의회 구성, 초대 단체장을 올 1월 확정할 예정이었지만 지난해 지방선거에서 부울경 특별연합에 부정적 의견을 밝힌 국민의힘 소속 후보가 모두 당선되면서 좌초의 길로 들어섰다.
  • [책꽂이]

    [책꽂이]

    나는 메트로폴리탄 미술관의 경비원입니다(패트릭 브링리 지음, 김희정·조현주 옮김, 웅진지식하우스) 잡지 ‘뉴요커’에서 야심하게 이력을 일궈 가던 저자는 형의 죽음으로 삶의 의욕을 잃는다. 뉴욕 메트로폴리탄미술관 경비원으로 단순노동을 하며 자신을 내려놓은 그가 상실의 아픔 속에 조용히 바라본 예술과 삶의 의미가 찬란하다. 360쪽. 1만 7500원.피아노로 돌아가다(필립 케니콧 지음, 정영목 옮김, 위고) 워싱턴포스트 예술·건축 평론가이자 퓰리처상 수상 작가인 저자가 어머니의 죽음 이후 5년에 걸쳐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배우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여정을 담았다. 난해한 도전에 점점 매료되며 불행하고 복잡했던 어머니와의 관계를 이해하고 애도에 이르는 내면의 기록이 인상적이다. 400쪽. 2만 5000원.투명한 것과 없는 것(김이듬 지음, 난다) 도발적인 시편으로 기성 세계의 부조리를 날카롭고도 명랑하게 찔러 온 김이듬 시인의 여덟 번째 시집. 일상의 에피소드를 시 안에 들여와 익숙함의 틈을 벌려 보이고, 다른 존재를 지극한 마음으로 들여다보는 시인의 ‘사랑하려는 마음’ 고백이 투명하게 와닿는다. 176쪽. 1만 2000원.아웃퍼포머의 힘(송의달 지음, W미디어) 가짜뉴스의 범람과 유튜브와 같은 소셜미디어(SNS)의 득세로 진짜 언론의 존립 가치까지 흔들리고 있다. 이에 34년차 현역 언론인이 한국 언론의 생존과 존재 가치를 어떻게 증명해야 할지 저널리스트로서의 소명을 실천한 9명의 직업정신, 분투를 통해 모색한다. 335쪽. 2만원.어승생오름, 자연을 걷다(김은미·송관필·안웅산·조미영 지음, 송유진 그림) 아모레퍼시픽그룹 이니스프리 모음재단이 제주 오름 보전을 위해 지원한 연구들이 교양 과학서로 펴 나왔다. 지질학자, 식물학자, 동물학자, 여행작가가 지난 1년간 한라산 국립공원 오름 가운데 가장 규모가 큰 어승생오름을 오르며 발견한 자연의 가치를 생동감 있게 전한다. 264쪽. 1만 7500원.아프리카 이리 재미날 줄이야(안정훈 지음, 에이블북) ‘TV 속 아프리카’가 성에 차지 않아 칠순의 나이에 260일간 아프리카 11개국을 종횡무진한 여행기. 20~30대도 힘든 아프리카로의 여정을 자신만의 방식으로 스며들어 만끽한 이야기를 들려준다. 370장의 사진이 곁들여져 간접 체험에 실감을 더한다. 316쪽. 2만원.
  • 엄마를 잃은 황량한 계절… 그 끝에 사랑이 피어났다

    엄마를 잃은 황량한 계절… 그 끝에 사랑이 피어났다

    소설에 쓰인 모든 문장에 눈물이 맺혀 있다. 애써 참다가도 끝내 터지고야 만다. 왜? 한없이 공허하다고 느낀 이 세상에서 결코 혼자가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조해진 작가의 신작 ‘겨울을 지나가다’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 이후 남겨진 자의 상처를 보듬는다. 죽음의 고통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죽음과 마주하기 전엔 이를 모른다. 언제나 영원히 살 것처럼 굴며 사랑하기도 아까운 시간을 매일 허비하는 이유다. 작가는 그래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고. “겨울은 춥고 때때로 우리의 마음을 황량하게 하지만, 그래서 아주 차갑고 길쭉한 통로가 연상되지만, 그 통로 끝은 어둡지 않으니까요.”(‘작가의 말’ 중에서)소설은 겨울이라는 통로를 지나 봄으로 향하는 이들을 그린 일종의 ‘로드무비’다. 동지(冬至)와 대한(大寒), 우수(雨水)로 이어진다. 연중 밤이 가장 긴 날인 동지는 그야말로 겨울의 한가운데에 있다. 췌장암을 선고받은 엄마는 잇단 치료에도 차도가 없자 “이제 그만하고 싶다”며 투항한다. 죽을 때가 돼서야 “북유럽이 어떤 데인지 보고 싶긴 했다”고 고백하는 엄마에게 주인공은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소리친다. 사랑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기어이 외면한 자신을 향한 통렬한 질책이다. “엄마 갔어, 라고 말하는데 그제야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그 말을 함으로써 엄마의 부재를 실감하는 마음의 공간이 확보되었다는 듯이. 눈물의 감촉은 따듯했다. 배신감이 느껴질 정도의 온기였다.”(33쪽) 주인공은 그래서 엄마가 되기로 한다. ‘J읍’에 있는 엄마의 집에 내려가 살며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의 털신도 신는다. 엄마처럼 칼국수를 만들어 팔면서 조금씩 죽음으로 향하던 엄마를 온몸으로 이해한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소설 끝부분 이웃에 사는 노파와의 대화에서다. “점심 안 하셨으면 저랑 칼국수 먹어요.” “소화가 안돼.” “밥도 있어요.” “난 안 가지. 밥 그까짓 게 뭐라고 남의 집에서 돈 내고 먹나.” “그냥 제가 드리고 싶어서요. 사 드시는 거 아니고요.” “….” “왜 웃으세요, 할머니?” “그이 딸내미 맞으니까 웃었지.”(111쪽) 천진한 얼굴로 엄마를 기다리고 있지만 상실의 고통까지는 미처 느끼지 못할 반려견 ‘정미’를 주인공은 은근히 질투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울감에 집 밖으로 한 발짝 나서지 못할 때도 산책이 필요한 정미를 위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계속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앞으로도 나의 보살핌이 필요한 정미 때문 아니었을까. “나는 한쪽 무릎을 접고 앉아 정미의 목덜미에 내 뺨을 부볐다. 나를 붙잡아 달라는 듯이, 숲과 그 숲에서 나와 함께 발을 맞추며 걸었던 엄마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나기를 바랐던 그 무모한 소망을 깨뜨려 달라는 듯이, 감촉으로 이토록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으로 내가 있는 곳은 그저 현생일 뿐이란 걸 알려 달라는 듯이….”(49쪽) 봄은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처를 품고 있었고 그걸 기꺼이 드러내 보였던 목공소 남자 영준과 주인공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둘은 결국 사랑하게 됐을까. 소설은 다만 이렇게 끝난다. “정미와 함께 식당에 도착하자 시내로 나가기 전 반죽해 놓은 밀가루가 기특하게도 먹기 좋을 만큼 숙성해 있었다. 나는 영준씨에게 칼국수를 먹으러 오라고, 어서 오라고 말했다.”(133쪽)
  • 강동의 가을밤 적신 명품 선율… 레비트가 선사한 베토벤 스페셜 세트

    강동의 가을밤 적신 명품 선율… 레비트가 선사한 베토벤 스페셜 세트

    “1820년 여름 동안 마이들링에서 보낸 베토벤은 빈으로 돌아오자마자 꿀벌같이 산속을 돌아다니면서 모은 악상을 단숨에 곡으로 완성했다. 그것이 바로 최후의 피아노 소나타들인 30번, 31번, 32번이다.” 베토벤의 비서이자 전기작가 안톤 펠릭스 쉰들러는 피아노 소나타 30~32번에 대해 이런 기록을 남겼다. 청력을 상실한 절망적인 상황에 조카의 양육 문제로 법적 분쟁에 휘말리며 심경마저 복잡했던 시기였지만 불멸의 명작을 향한 베토벤의 내면은 결코 꺾이지 않았다. 베토벤의 만년이 담긴 작품이기에 피아노 소나타 30~32번은 후대의 음악가들과 클래식 음악 애호가들에게도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22일 서울 강동구 강동아트센터 대극장 한강에서는 이고르 레비트(36)가 이 세 곡을 연주하는 무대가 마련됐다. 레비트는 2019년 제5회 국제 베토벤상을 수상했고 그가 발매한 베토벤 소나타 전곡 음반으로 2020년 도이치 그라모폰 올해의 아티스트상과 오푸스 클래식상을 받는 등 이 시대를 대표하는 ‘베토벤 스페셜리스트’로 꼽힌다. 수수한 옷을 차려입고 나타난 레비트는 관객들에게 가볍게 인사한 후 풍부한 악상과 베토벤의 독창적인 음악성을 보여주는 소나타 30번을 차분히 연주해나갔다. 아담한 크기의 강동아트센터 대극장은 지난해와 전날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할 때보다 레비트의 소리를 오롯이, 더 밀도 높게 감상할 수 있게 했다. 레비트는 관객들의 작은 숨소리까지 멎게 하는 압도적인 무대로 가을밤의 낭만을 차곡차곡 채워 나갔다.30번과 31번을 한 곡처럼 연주하면서 레비트는 기술적으로 완벽한 연주와 특별한 해석으로 그만의 색깔을 보여줬다. 베토벤의 곡이라면 응당 그럴 것이란 편견을 깨고 모차르트, 슈베르트, 바흐 등 다른 작곡가의 곡을 함께 연주하는 것 같은 분위기가 느껴지는 무대였다. 기존의 전통적인 베토벤 연주법에 익숙한 관객이라면 낯설게 느낄 부분도 있었지만 틀을 과하게 벗어나지 않는 연주로 관객들을 사로잡았다. 32번을 연주하기 전 자리에 일어서서 인사하는 모습은 곡이 가진 서사를 전하기 위한 그의 생각을 엿볼 수 있는 대목이었다. 30번과 31번은 연결성을 강하게 가져가면서 32번은 구분을 둔 것에서 베토벤 후기 소나타의 맥락을 독자적으로 파악해 전달하고자 하는 의도를 느낄 수 있었다. 베토벤이 쓴 피아노 소나타의 대미를 장식하는 32번에서 레비트는 베토벤 곡의 스타일을 보여주면서도 자신만의 색을 잃지 않는 균형감각을 보였다. 관객들은 건반 위를 세심하고 개성 있게 오가며 전한 마지막 여운이 사라질 때까지 숨을 죽였고 연주가 모두 끝나자 기립박수로 화답했다. 황장원 음악칼럼니스트는 “베토벤 후기 소나타 특유의 회고적 정서와 사색적인 면을 자신만의 호흡으로, 그러나 극단으로 흐르지 않고 잘 정돈된 표현으로 풀어나가는 면모가 돋보였다”면서 “레비트가 하고 싶은 걸 충분히 다 표현하는 것처럼 보였다. 작품 자체가 가진 본질적인 특성이나 매력에 집중한 연주였다”고 말했다.이날 공연은 클래식 애호가로 알려진 박찬욱 영화감독과 박해일 배우가 찾았을 정도로 관심을 받았고 기대를 저버리지 않는 무대로 깊은 감동을 남겼다. ‘2023 GAC 클래식 시리즈’의 두 번째 공연으로 가을밤의 명품 콘서트를 선물한 강동아트센터는 오는 12월 2일에 선우예권과 국립슬로박 필하모닉 오케스트라의 내한 공연과 12월 9일 디토 오케스트라의 베토벤 교향곡 제9번 합창도 선보일 예정이다. 심우섭 강동문화재단 대표이사는 “강동아트센터는 해외 우수 클래식 공연을 유치하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면서 “서울 동남권 명품 아트센터 브랜딩을 위해 2024년 프로그램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강동아트센터의 행보에 많은 관심을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 눈물 맺힌 문장은 사랑의 계절로 가려는 몸부림

    눈물 맺힌 문장은 사랑의 계절로 가려는 몸부림

    겨울을 지나가다 조해진 지음/작가정신/140쪽/1만 4000원 소설에 쓰인 모든 문장에 눈물이 맺혀있다. 애써 참다가도 끝내 터지고야 만다. 왜? 한없이 공허하다고 느낀 이 세상에서 결코 혼자가 아니란 걸 알았기 때문이다. 조해진 작가의 신작 ‘겨울을 지나가다’(작가정신)는 사랑하는 이의 죽음 이후 남겨진 자의 상처를 보듬는다. 죽음의 고통은 남은 자들의 몫이다. 하지만 죽음을 마주하기 전엔 이를 모른다. 언제나 영원히 살 것처럼 굴며, 사랑하기도 아까운 시간을 매일 허비하는 이유다. 작가는 그래도 괜찮다고 다독인다. 겨울은 누구에게나 오고, 기필코 끝날 수밖에 없다고. “겨울은 춥고 때때로 우리의 마음을 황량하게 하지만, 그래서 아주 차갑고 길쭉한 통로가 연상되지만, 그 통로 끝은 어둡지 않으니까요.”(작가의 말 중에서)소설은 겨울이라는 통로를 지나 봄으로 향하는 이들을 그린 일종의 ‘로드무비’다. 동지(冬至)와 대한(大寒), 우수(雨水)로 이어진다. 연중 밤이 가장 긴 절기인 동지는 그야말로 겨울의 한가운데. 췌장암을 선고받은 엄마는 잇단 치료에도 차도가 없자 “이제 그만하고 싶다”라고 투항한다. 죽을 때가 돼서야 “북유럽이 어떤 데인지 보고 싶긴 했다”라며 고백한 엄마에게 주인공은 “왜 진작 말하지 않았느냐”고 소리친다. 사랑할 시간이 있었음에도 기어이 외면한, 자신을 향한 통렬한 질책이다. “엄마 갔어, 라고 말하는데 그제야 눈물이 쏟아지기 시작했다. 마치 그 말을 함으로써 엄마의 부재를 실감하는 마음의 공간이 확보되었다는 듯이. 눈물의 감촉은 따듯했다. 배신감이 느껴질 정도의 온기였다.”(33쪽) 주인공은 그래서 엄마가 되기로 한다. ‘J읍’에 있는 엄마의 집에 내려가 살며 엄마의 옷을 입고 엄마의 털신도 신는다. 엄마처럼 칼국수를 만들어 팔면서 조금씩 죽음으로 향하던 엄마를 온몸으로 이해한다. 생각지도 못한 부분에서 눈시울이 붉어진다. 소설 끝부분, 이웃에 사는 노파와의 대화에서다. “점심 안 하셨으면 저랑 칼국수 먹어요.” “소화가 안 돼.” “밥도 있어요.” “난 안 가지. 밥 그까짓게 뭐라고 남의 집에서 돈 내고 먹나.” “그냥 제가 드리고 싶어서요. 사드시는 거 아니고요.” “…….” “왜 웃으세요, 할머니?” “그이 딸내미 맞으니까 웃었지.”(111쪽) 천진한 얼굴로 엄마를 기다리고 있지만, 상실의 고통까지는 미처 느끼지 못할 반려견 ‘정미’를 주인공은 은근히 질투하기도 한다. 그러나 우울감에 집 밖으로 한 발짝 나서지 못할 때도, 산책이 필요한 정미를 위해 무거운 몸을 일으켰다. 그래도 계속 살아야겠다고 생각한 건 앞으로도 나의 보살핌이 필요한 정미 때문 아니었을까. “나는 한쪽 무릎을 접고 앉아 정미의 목덜미에 내 뺨을 부볐다. 나를 붙잡아달라는 듯이, 숲과 그 숲에서 나와 함께 발을 맞추며 걸었던 엄마가 다시 내 앞에 나타나기를 바랐던 그 무모한 소망을 깨뜨려달라는 듯이, 감촉으로 이토록 따뜻하고 부드러운 감촉으로 내가 있는 곳은 그저 현생일 뿐이란 걸 알려달라는 듯이…….”(49쪽) 봄은 바야흐로 사랑의 계절. 자신과 마찬가지로 상처를 품고 있었고, 그걸 기꺼이 드러내 보였던 목공소 남자 영준과 주인공 사이에 묘한 분위기가 흐른다. 둘은 결국 사랑하게 됐을까. 소설은 다만 이렇게 끝난다. “정미와 함께 식당에 도착하자 시내로 나가기 전 반죽해놓은 밀가루가 기특하게도 먹기 좋을 만큼 숙성해 있었다. 나는 영준 씨에게 칼국수를 먹으러 오라고, 어서 오라고 말했다.”(133쪽)
  • [정재정의 독사만평] 통계 조작에 어른거리는 옛소련 망령/서울시립대 명예교수

    [정재정의 독사만평] 통계 조작에 어른거리는 옛소련 망령/서울시립대 명예교수

    감사원은 지난 9월 15일 부동산, 고용, 가계소득 등의 통계 조작 혐의로 문재인 정부 정책실장 4명을 비롯해 총 22명을 검찰에 고발했다. 혐의를 받은 전현직 고위 공무원 대다수는 통계 조작 직후 승진 또는 영전했다. 이들의 범죄 여부는 검찰 수사로 밝혀지겠지만 감사원이 혐의를 잡은 것만으로도 문 정권의 신뢰는 근본에서 무너졌다. 게다가 고발당한 정책실장들은 민주·정의를 입에 달고 살아온 학자·운동가 출신으로 위선의 민낯을 보여 줬다. 그들은 잘못을 사과하고 반성하기는커녕 오히려 날조한 수치를 경제 상황의 호전 징표라고 강변해 공직윤리와 공공의식의 타락까지 드러냈다. 소련 등 사회주의 국가에서는 정책 실패를 감추기 위해 으레 통계를 조작했다. 가공한 통계는 당연히 현실과 동떨어진 정책으로 연결돼 국정을 더욱 파탄으로 몰아넣었다. 소련은 스탈린의 지도 아래 1928년부터 제1차 5개년 계획을 추진해 단기간에 중화학공업을 발전시켰다. 공식 발표로는 국민경제에서 근대 공업의 비율이 55%에서 70%, 기계공업 비율이 15%에서 26%로 높아졌다. 사회주의에 공감한 일본 등 서방의 좌파 경제학자들은 소련의 과장된 통계를 사실로 받아들여 사회주의 계획경제가 자본주의 시장경제보다 우월하다고 상찬하는 저작을 쏟아냈다. 반면에 그들은 미국 등 서방 진영이 소련에 수백억 달러를 원조하고, 소련이 200만 정치범을 강제로 사역하거나 2000만 아사자를 내며 우크라이나의 곡물을 수출함으로써 중화학공업을 지탱한 사실은 애써 외면했다. 통계 조작이 정책뿐만 아니라 연구도 망치는 허방다리 역할을 한 셈이다. 패전 전 일본이 세운 국책기관인 남만주철도주식회사 조사부에는 마르크스주의에 동조하는 연구자들이 많았다. 관동군의 지원 아래 그들은 소련의 계획경제를 원용해 만주국을 일거에 중화학공업 체제로 재편하려는 전략을 수립했다. 만주국은 만철 조사부 등이 입안한 청사진에 따라 1937년부터 ‘만주산업개발 5개년 계획’과 ‘만주북변 개발계획’ 등을 강력히 추진했다. 그 결과 만주국은 10년도 안 돼 세계 유수의 중화학공업 지대로 변모했다. 풍부한 자원, 과감한 투자, 전체주의식 동원 등이 효과를 발휘한 것이다. 패전으로 만철 조사부가 해체되자 일본의 소련 경제 연구는 새로운 전기를 맞았다. 소련의 현실 정보를 제공해 준 인적 네트워크를 상실했기 때문이다. 이로 인해 주로 공식 문건에 의존할 수밖에 없었다. 그렇지 않아도 사회주의에 환상을 품은 일본의 연구자들은 소련이 발표한 거짓 통계를 교묘히 활용해 현실과 괴리된 결론을 그럴듯하게 쏟아냈다. 예를 들면 노노무라 가즈오는 만철 조사부에서 소련 경제 연구를 하다 귀국해 오랫동안 히토쓰바시대학 교수로 재직하며 명성을 날렸다. 그는 1960년대 초 소련 공업의 성장 능력을 높게 평가해 1980년 무렵이면 국가나 개인의 공업 생산이 미국을 확실히 능가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당시는 사회주의를 칭찬해야 지식인 대접을 받는 풍조가 유행했다. 그리하여 다른 좌파 연구자들도 소련의 현재와 장래를 장밋빛으로 묘사했다. 한국에서도 비슷한 현상이 일어났다. 그러나 좌파의 주장이 틀렸음은 곧 판명됐다. 소련 경제는 진작부터 기능 부전에 빠져 1989년 마침내 연방을 해체하고 사회주의마저 폐기했다. 그제야 노노무라는 ‘소련을 나쁘게 쓰면 입국할 수 없었다’, ‘내가 쓴 것은 모두 틀렸다’고 변명 겸 자책하며 학계를 떠났다. 문 정권의 통계 조작 소식을 접하고 소련과 노노무라를 떠올린 것은 자유민주주의적 사고에서는 상상할 수도 없는 일이 일어난 충격 때문이다. 한국이 소련과 노노무라의 전철을 밟지 않으려면 이번 통계 조작 사건을 엄정히 다스려 재발의 씨앗까지 원천적으로 없애야 한다.
  • “한반도 우발적 충돌 가능성 커졌지만… 北, 9·19 파기 원치 않을 것”

    “한반도 우발적 충돌 가능성 커졌지만… 北, 9·19 파기 원치 않을 것”

    정부가 22일 오후부터 9·19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을 정지하면서 남북 관계는 다시 한 치 앞을 알 수 없는 긴장 상태에 놓이게 됐다. 다만 정부가 “남북한 신뢰가 회복될 때까지”를 단서로 일부 조항의 효력만 정지한 만큼 북한의 향후 대응이 남북 관계의 향방을 좌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유환 동국대 명예교수는 “정찰위성 발사에 대해 남북 간 해석이 상반돼 9·19 합의를 위반했냐는 부분도 엇갈릴 수 있다”며 “일단은 북한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두고 봐야 한다”고 했다. “합의를 파기하지 않고 ‘효력 정지’를 한 것은 북한의 행동에 따라 다시 발효시킬 수 있는 여지도 있는 것”인 만큼 당분간 북한의 대응 및 도발 수위에 한반도의 긴장 정도가 달려 있다는 얘기다.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는 “남북이 서로 오해와 오인, 오판에 의한 우발적 충돌 가능성을 한층 더 높이게 됐다”며 “북한도 이제 군사분계선 상공에서 정찰감시활동을 재개할 수 있게 돼 안전장치가 없는 상황에서 또 다른 충돌을 야기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반면 문성묵 한국국가전략연구원 통일전략센터장은 “9·19 군사합의를 사실상 파기시킨 것은 북한”이라면서도 “북한이 우리 정부의 효력 정지 결정을 도발의 명분으로 악용할 가능성은 있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북한이 포격 도발을 감행하면 결국 다른 조항들도 무력해지는 상황이 올 수 있는데, 자신들에게 유리했던 합의 내용이 망가지는 것을 오히려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이 원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한미일 공조 강화 및 중국의 역할 촉구에 적극 나서야 한다는 제언도 있었다. 박원곤 이화여대 북한학과 교수는 “북러는 군사협력을 어떻게든 부인하며 국제사회의 제재를 피하려 할 것”이라며 “미국과 명백한 메시지 관리 및 대응을 보다 적극적으로 해 나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 그는 “러시아가 북한에 계속 무기 기술을 이전한다면 (우리도) 우크라이나에 살상무기를 제공하는 등 여러 가지를 결단할 수밖에 없다는 메시지를 줘야 한다”고 밝혔다. 문 센터장도 “미국과의 관계 개선에 신경 쓰는 중국을 향해 북한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도록 역할을 촉구하고 협조를 구하는 노력을 계속해야 한다”고 말했다. 정성장 세종연구소 통일전략연구실장은 “힘의 균형을 회복하기 위해 우리도 최소한 일본 정도 수준의 핵 잠재력을 갖춰야 북한이 좀더 절제된 태도를 취할 것”이라며 “9·19 합의도 이미 정치적 신뢰가 전혀 없는 상황이니 이어 가려 애쓰기보다는 다른 방도를 찾아야 한다”고 제언했다. 9·19 군사합의의 일부 효력 정지에 대해 여당은 불가피한 조치라며 환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잘못된 처방이라고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대한민국의 안전을 지키는 데 야당이라고 소홀히 하는 것은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고 했고,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9·19 합의는 이미 오래전에 효력을 상실한 재래식 분야 합의서”라며 ‘단계별 완전 폐기’를 주장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일각에선 과거 북풍처럼 북한의 도발을 유도하거나 충돌을 방치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도 있다”며 정부를 겨냥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을 지낸 최종건 연세대 교수는 “우리 군의 정찰 역량이 휴전선 일대에 드론을 띄워야만 북한의 군사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인 거냐”며 “상대방이 난폭 운전을 한다고 안전벨트를 푸는 것처럼 우발적 충돌을 방지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없앤 것”이라고 말했다.
  • 與 “9·19합의 효력 정지 불가피” vs 野, 北 규탄하면서도 “잘못된 처방” 비판

    與 “9·19합의 효력 정지 불가피” vs 野, 北 규탄하면서도 “잘못된 처방” 비판

    정부가 22일 북한의 군사정찰위성 3차 발사에 대응해 ‘9·19 남북 군사합의’ 가운데 대북정찰 능력 제한 조항의 효력을 정지하자, 국민의힘은 북한의 도발에 대한 불가피한 조치라며 환영했고, 더불어민주당은 잘못된 처방이라고 반발했다. 김기현 국민의힘 대표는 이날 “대한민국의 안전을 지키는 데 야당이라고 해서 소홀히 하는 것은 그야말로 책무를 방기하는 것”이라며 9·19 군사합의를 옹호하는 민주당을 비판했다. 윤재옥 원내대표도 “국민의 불안과 나라를 지키기 위해 정부가 해야 할 불가피한 조치”라며 “안보 위기 상황에서 여야가 따로 없단 생각을 갖고 같이 마음을 모아주셨으면 하는 바람”이라고 했다. 탈북민 출신인 태영호 의원은 페이스북에 “9·19 군사합의는 이미 오래전에 효력을 상실한 재래식 분야 합의서”라며 ‘단계별 완전 폐기’가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재명 민주당 대표는 이날 최고위원회의에서 “북한의 군사 정찰위성 발사는 명백한 유엔 안보리 결의 위반”이라고 규탄하면서도 “일각에선 과거 북풍처럼 군사도발을 유도하거나 충돌을 방치하는 상황이 오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한다”고 말했다. 박성준 대변인은 “어떻게든 전임 정부의 업적을 지우려는 윤석열 정권의 편협함이 기가 막히다”고 했다. 윤건영 민주당 의원 등 문재인 정부 출신 인사들의 정책포럼 ‘사의재’도 이날 입장문을 내고 “남북 간의 군사적 긴장과 우발적 군사적 충돌 가능성이 고조되고, 전체 군사합의 폐기로 이어질 가능성이 우려된다”고 했다. ‘문재인 청와대’에서 국가안보실 평화군비통제비서관을 지낸 최종건 전 외교부 1차관(연세대 교수)은 서울신문과의 통화에서 “우리 군의 정찰 역량이 휴전선 일대에서 드론을 띄워야만 북한의 군사 동향을 파악할 수 있는 수준이란 말인가”라며 “그동안 국방예산 늘린 것은 어디로 갔냐”고 비판했다. 이어 “상대방이 난폭 운전한다고 안전벨트를 푸는 것처럼 우발적 충돌을 방지할 최소한의 안전장치를 없앤 것”이라고 했다.
  • 멀티버스의 문학적 변주…후회를 극복하는 ‘가능세계’ 그렸다

    멀티버스의 문학적 변주…후회를 극복하는 ‘가능세계’ 그렸다

    1·2권 합쳐 1500쪽이 넘는 압도적 분량은 독서의 전의(戰意)를 상실케 하기 충분하다. 하지만 괜찮을 것이다. 폴 오스터니까. 휘몰아치듯 속도감 있는 문장을 따라가다 보면 어느새 끝에 닿아 있으리라. 굳게 믿는 사람에게는 달콤한 열매가 있을지니. 오스터 필생의 역작으로 꼽히는 소설 ‘4 3 2 1’(열린책들)이 한국어로 옮겨졌다. 오스터는 예전 영국 가디언과의 인터뷰에서 “이 책을 쓰기 위해 평생을 기다려온 것만 같다”고도 했다. 한국어판 추천사를 쓴 김연수 소설가의 첫 문장은 의미심장하다. “끝까지 읽을 분들에게만 말하겠다. 이 소설의 분량은 너무 적다.” 양자역학, 중첩, 멀티버스…. ‘마블 시리즈’ 탓인지 어느새 우리에게 친숙해져 버린 단어들이다. 이 책도 멀티버스를 다루고 있다. 주인공 아치 퍼거슨의 삶이 네 가지 버전으로 평행하게 전개된다. 책 제목은 거기서 파생했다. 평행세계가 분화하는 지점은 퍼거슨이 했던 ‘선택’이다. 여섯 살 퍼거슨은 참나무에서 떨어져 다리가 부러지고 깁스 신세를 진다. 만약 나무에 올라가지 않았다면 어땠을까. 잘못 떨어져서 팔·다리 모두 쓰지 못하게 됐다면. 아니, 아예 죽어버렸다면. 멀티버스의 상상력이 작가들을 자극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아마도 인간이 후회하는 존재이기 때문일 것이다. 올해 초 타계한 일본의 거장 오에 겐자부로 소설 ‘개인적인 체험’에도 이런 부분이 나온다. “죽음과 삶의 갈림길에 설 때마다 인간은 그가 죽어버려서 그와는 관계가 없어진 우주와 그가 여전히 살아 나가면서 관계를 이어가는 우주라는 두 개의 우주를 앞에 두게 되는 거야. 내 남편이 자살했을 때도 그와 같은 우주의 세포 분열이 있었던 거지.” 영국의 젊은 극작가 닉 페인의 ‘별무리’도 떠오른다. “양자 멀티버스에선 우리가 했던, 그리고 하지 않았던 모든 선택, 결정들이 상상할 수 없는 엄청난 숫자의 평행우주들에 존재하게 돼요.”“눈에 보이는 사람들과 그들의 그림자 같은 사람들, 지금 이대로의 세상은 진짜 세상의 일부에 불과하다는 느낌, 현실은 일어날 수 있었지만 일어나지 않은 일들로도 이루어져 있다는 느낌이었다.”(2권 730쪽) 오스터의 분신이기도 한 퍼거슨은 평행우주의 진실을 이토록 예민하게 감지한다. 그 귀결은 이렇다. “신은 어디에도 없다고, 그는 스스로 말했다. 하지만 삶은 어디에나 있고, 죽음도 어디에나 있고, 살아 있는 자와 죽은 자는 그렇게 합류한다.” 이 책은 현대 미국문학을 대표하는 작가인 오스터가 한국에 10년 만에 선보이는 작품이다. 1947년생으로 올해 76세인 그는 이 소설에서 케네디 대통령 암살, 흑인 민권 운동, 베트남 전쟁 반대 시위 등 미국의 굵직한 현대사도 녹여냈다. 부커상 후보로도 올랐던 이 작품의 심사평은 이렇다. “퍼거슨의 내밀한 플롯이 차례로 20세기 중반 미국의 격동적이고 분열된 지형을 가로지름에 따라 이 돌고 도는 내러티브는 역사의 외적인 힘에 감싸인 내면세계의 정교한 춤으로 진화한다.” 어지럽게 펼쳐진 평행세계의 지적 유희는 끝났다. 다시 현실로. 번민으로 가득한 이 삶을 우리는 그저 살아 나가는 것 외에 도리가 없다. 그러면 우리는 잘못된 선택을 한 것일까. 퍼거슨, 또는 오스터는 이렇게 대답한다. “잘못된 선택을 한 건지 아닌지는 절대 알 수가 없다는 거야. 그 모든 사실을 알아야 했는데 그 모든 사실을 알 방법은 두 곳에 동시에 있는 것밖에 없고, 그건 불가능하잖아.”(1권 436쪽)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