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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미국인 48% “휘발유값 급등, 트럼프 탓”…美여론 인내심 바닥났다 [핫이슈]

    미국인 48% “휘발유값 급등, 트럼프 탓”…美여론 인내심 바닥났다 [핫이슈]

    미국인의 절반 가까이가 미국의 대이란 전쟁이 촉발한 휘발유값 급등 책임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에게 돌리고 있다는 여론조사 결과가 나왔다. 올해 11월 의회 중간선거를 앞두고 있는 트럼프 행정부에 빨간불이 켜진 셈이다. 12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여론조사업체 모닝컨설트가 이번 주 미국 유권자들을 대상으로 한 여론조사에서 응답자의 48%는 기름값 상승 원인으로 트럼프 대통령과 행정부를 지목했다. 이는 석유 및 가스 회사(16%), 시장 논리와 석유수출국기구(OPEC)(13%), 조 바이든 전 대통령(11%) 등 다른 집단을 꼽은 응답자보다 압도적으로 높은 수치다. 또 응답자 10명 중 8명은 최근 몇 주 사이 주유소 가격 변화를 감지했다고 답했다. 전미자동차협회(AAA)에 따르면 이날 기준 미국에서 주유소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6달러까지 치솟았다. 이는 트럼프 대통령이 대이란 전쟁을 시작한 이후 20% 이상 상승한 수치이며, 그의 2기 임기 중 가장 높은 수준이다. 주유소 기름값은 12일 연속 상승했다. 이란의 호르무즈 해협 봉쇄 위협으로 원유 가격이 고공행진을 지속하는 한 상승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문가들은 전망한다. 미국에서 휘발유 가격은 갤런당 3.5달러가 임계치로 통하고 있다. 이번 조사에서 미국인의 47%는 미국의 이란 공격에 반대하며, 이들 중 63%는 휘발유 가격 상승을 우려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최근 유가 흐름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트루스소셜 게시물에서 “이란 핵 위협의 파괴가 끝나면 급격히 하락할 단기 유가는 미국과 세계, 안전과 평화를 위한 아주 작은 대가”라고 주장해 반발 여론에 불을 질렀다. 이란 전쟁의 여파로 에너지 가격이 급상승하면서 백악관은 미국 내 항구 간 물자 운송은 미국 선박으로만 하도록 한 규제를 한시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다. 이날 워싱턴포스트(WP)에 따르면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은 성명에서 “국가안보를 위해 백악관은 필수적 에너지 제품과 농산물이 자유롭게 미국 항구들에 유입될 수 있도록 존스법을 한시적으로 면제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블룸버그 통신은 사안을 잘 아는 관계자를 인용, 30일간의 유예 방안이 검토되고 있으며 원유와 휘발유, 경유, 액화천연가스, 비료 등이 대상이라고 보도했다. 1920년 제정된 존스법은 미국 항구 사이에 상품을 운송할 때 미국 선박을 이용하도록 규정하고 있다. 존스법의 한시적 면제는 이란 전쟁에 따른 유가 급등의 여파를 달래기 위한 차원에서 검토되는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12일(현지시간) 미국이 군사작전을 진행 중인 이란에 대해 “그들은 테러와 증오의 국가이며, 지금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고 말했다. 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열린 ‘여성 역사의 달’ 행사에서 “그들은 테러와 증오의 국가이며, 지금 큰 대가를 치르고 있다”며 “이란과의 상황은 매우 빠르게 전개되고 있다. 매우 잘 진행되고 있다”고 주장했다. 이어 “우리의 군사력은 타의 추종을 불허한다. 지금까지 이런 것은 없었다. 누구도 이런 것을 본 적이 없다”며 “우리는 반드시 해야 할 일을 하고 있다”고 강조했다. 또 “지난 47년간 했어야 할 일이고, 여러 사람이 할 수 있었던 일이지만, 그들은 그렇게 하지 않기로 선택했다”라고도 말했다. 호르무즈 해협의 전황은 점점 더 복잡해지고 있다. 이란은 이곳에 수십기의 기뢰를 설치하고 해상 드론과 무인 수상정(USV)까지 동원하기 시작했다. 미군이 호르무즈 해협을 지나는 선박의 호위에 시간이 걸린다는 발언이 나오면서 미국 내 실망감이 커졌다. 크리스 라이트 미국 에너지부 장관은 “호르무즈 해협에서 미군의 선박 호위는 지금 당장은 불가능하다”며 “이달 말이면 해군이 유조선을 호위하고 있을 가능성이 꽤 높다”고 말했다. 미국 기준 원유인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는 11일 전장 대비 4.6% 상승한 배럴당 87.25달러에 마감했다. 지난달 28일 미국과 이스라엘이 이란을 처음 공격한 이후 3분의 1 이상 올랐다. 캐피털 이코노미스트는 원유 가격이 현재 수준을 유지하면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 상승률이 2월의 전년 대비 2.4%에서 3월에 2.9%로 급등할 것으로 추정했다.
  • 대출 문턱 높였더니… 신축 열기 시들고, 구축 수요 몰렸다

    대출 문턱 높였더니… 신축 열기 시들고, 구축 수요 몰렸다

    서울에서 준공된 지 20년 넘은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률이 신축 아파트를 뛰어넘는 현상이 이어지고 있다. 신규 아파트 공급이 줄어든 서울에서 대출 규제 등으로 자금 조달마저 어려워지자 구축에 살면서 재건축이나 리모델링을 기다리는 수요가 증가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11일 한국부동산원 통계에 따르면 3월 첫째 주(2일 기준) 서울 아파트 연령별 매매가격 변동률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가 0.11%로 가장 높았다. 이어 준공 5년 초과~10년 이하 아파트 상승률은 0.07%, 준공 5년 이하는 0.03%로 나타났다. 10년 초과~15년 이하 및 15년 초과~20년 이하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각각 0.06%, 0.03%였다. 재건축 연한(30년)까지 얼마 남지 않은 20년 초과 구축 아파트의 상승률은 1월 다섯째 주 이후 6주 연속 다른 연령 아파트들에 비해 높은 수준을 지속하고 있다. 지난 1월 서울의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 매매지수는 109.4로 지난해 1월(99.0)보다 9.6% 올랐다. 특히 강남 3구와 강동구가 속한 동남권의 경우 20년 초과 아파트 가격 매매지수가 116.7로 1년 전(96.7)보다 20.7%나 상승했다. 지난 1월 서울 전역의 5년 이하 신축 아파트 매매지수의 경우 108.5였고, 동남권만 보면 111.3이었다. 구축 아파트의 강세는 서울 지역의 신축 공급이 부족한 가운데 지난해부터 이어지고 있는 정부의 대출 규제 강화 때문으로 보인다. 구축 아파트가 금액 면에서 상대적으로 진입 문턱이 낮기 때문이다. 소위 ‘얼죽신’(얼어 죽어도 신축)이라는 신축 선호 현상은 여전히 강하지만, 현실적으로 매수 가능한 구축으로 수요가 이동하는 것이다. 한국부동산원과 부동산R114에 따르면 올해 서울 아파트 입주 물량은 2만 7158가구로 전년(4만 6710가구)보다 약 42% 줄어 구축 아파트의 가격 상승 흐름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 고준석 연세대 상남경영원 교수는 “신축 아파트에 대한 선호가 여전히 높지만 자금을 맞추다 보니 신축보다는 저렴한 구축으로 몰리게 되고 ‘키 맞추기’를 통해 가격 상승률이 오르는 것”이라며 “실거주를 해야 하니 이른바 ‘몸테크’를 하며 향후 재건축·리모델링 등을 기다리는 수요도 있다”고 설명했다.
  • ‘벚꽃 추경’ 공식화… 물가 안정책 병행해야 민생 살린다

    ‘벚꽃 추경’ 공식화… 물가 안정책 병행해야 민생 살린다

    정부가 ‘벚꽃 추경(추가경정예산)’ 편성을 공식화했다. 반도체 활황으로 늘어난 세수를 재원으로 중동발(發)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를 조기에 진화하겠다는 구상이다. 민생 지원에 방점을 둔 이번 추경이 고유가·고물가·고환율의 파고를 넘는 소방수 역할을 할 것이란 기대와 함께 물가 상승을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구윤철 부총리 겸 재정경제부 장관은 11일 비상경제장관회의를 주재하고 “중동 상황 영향을 최소화할 수 있도록 추경을 포함한 모든 정책 수단을 활용해 충분한 지원을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구 부총리는 이날 국회 재정경제기획위원회 현안 질의에서 “성장보다는 민생의 어려움을 덜어주고 그런 부분이 부차적으로 성장 부분에 기여한다면 더 좋은 상황 아니냐”며 추경 편성 필요성을 강조했다. 그는 “전 국민에게 돈을 지원하겠다는 게 아니라 화물자동차, 택배 기사, 농어민 등 취약계층을 타깃으로 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정부는 국채 발행 없이 초과 세수로만 추경 편성이 가능하다고 보고 있다. 다만 추경으로 시중에 자금이 풀리는 만큼 불안한 물가 상승세에 기름을 부을 수 있다는 우려도 제기된다. 실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이 발발한 2022년 당시 정부는 54조 9000억 원 규모의 추경을 편성한 바 있다. 전쟁 발발 직후인 그해 2월 3.8%였던 전년 동월 대비 물가 상승률은 추경안이 통과된 5월 5.3%로 올라섰고, 예산이 집행된 6월 6.0%, 7월 6.3%까지 치솟으며 정점을 찍었다. 이후 하반기 내내 5%대 고물가가 이어졌다. 전문가들은 현재 경기 상황이 2022년과 달라 단순 비교는 어렵다면서도 추경의 적절성을 두고는 시각차를 보였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러·우 전쟁 당시에는 코로나19 여파로 경기 침체기였기에 추경이 물가에 미치는 영향이 작았지만 지금은 경기 회복세에 접어든 상황”이라며 “인플레이션을 자극할 위험이 있고, 만약 전쟁이 조기에 종료되면 시중 자금이 주식과 부동산 시장으로 쏠려 자산 거품을 키울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부 명예교수는 “통화당국이 물가 불안 등으로 금리를 낮추기 어려운 상황이라 재정정책 외에는 쓸 수 있는 카드가 없다”면서도 “정부가 내수 경기 부양을 우선해 추경을 강행하겠지만 이로 인해 물가는 상승 압력을 받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분석했다. 정부가 시나리오별로 선제 대응에 나선다면 물가 자극은 제한적일 것이란 반론도 있다. 주원 현대경제연구원 연구본부장은 “러·우 전쟁 당시 물가 상승은 추경이 아니라 국제 유가와 원자재 가격 폭등 때문이었다”며 “중동 정세가 유동적인 만큼 한 달 정도 상황을 지켜보며 최적의 추경안을 집행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추경 규모는 10조~20조원 수준이 될 것이란 전망이 나온다. 구 부총리는 “피해 현황과 유가 상황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며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 기름값 인상, 대중교통이 갈랐다

    기름값 인상, 대중교통이 갈랐다

    대구에 사는 이지홍(26)씨는 평소 외근이 잦은 터라 최근 기름값이 폭등하자 직장 동료들과 저렴한 주유소 위치를 찾아 수시로 공유하고 있다. 그런데 이씨는 “서울 등 다른 지역 친구들과 이야기하다 보니 대구 기름값이 유독 많이 올랐더라”고 말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전국 주유소 기름값이 ℓ당 평균 1900원을 넘어선 가운데 유가 상승폭이 지역마다 큰 차이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대구의 경우 전국 17개 시·도 중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했다. 11일 유가 정보 사이트 오피넷에 따르면 미국·이란 공습이 시작된 지난달 28일부터 이달 10일까지 전국 평균 휘발유 가격은 ℓ당 214.1원(상승률 12.6%) 올랐다. 같은 기간 전남은 165.1원(9.7%), 서울은 196.7원(11.2%) 오른 반면 대구는 265.3원(16.0%) 급등했다. 대구에서 승용차에 주로 주유하는 휘발유 가격 상승세가 특히 가파른 이유는 대중교통 이용률이 상대적으로 낮고, 자차 이용률이 높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한국교통연구원에 따르면 2023년 대구의 일평균 통행 가운데 버스·철도가 차지하는 비중은 19.1%로, 서울(36.7%)과 부산(23.4%)보다 낮은 수준이다. 장태훈 에너지경제연구원 석유정책연구실 박사는 “대구는 도시철도가 있지만 자가용 이용 비중이 높아 수요가 가격 상승을 자극하는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기존 대구의 기름값이 다른 지역보다 상대적으로 낮았던 점도 이번 상승폭을 키운 요인으로 지목된다. 지난달 28일 기준 대구의 ℓ당 휘발유 가격은 1656.0원으로 전국 17개 시·도 가운데 가장 낮았다. 이은희 인하대 소비자학과 교수는 “가격 경쟁 등으로 그동안 가격을 충분히 올리지 못했던 주유소들이 전쟁 이후 선제적으로 가격을 인상했을 가능성도 있다”고 분석했다. 경유 가격은 휘발유보다 상승폭이 더 크고 지역 간 차이도 두드러졌다. 전국 평균 경유 가격이 ℓ당 333.8원(20.9%) 오르는 동안 대구(387.2원·24.9%)와 울산(383.9원·24.4%)은 더 빠르게 올랐다. 유승훈 서울과기대 미래에너지융합학과 교수는 “산업단지가 밀집한 울산 등은 화물차의 경유 수요가 많다”며 “운송 일정에 맞춰야 하는 화물차는 가격이 올라도 기름을 줄이기 어려워 단기간에 가격이 높게 형성될 수 있다”고 말했다.
  • 중동발 ‘S공포’, 골든타임 4주… 100달러 땐 성장률 0.3%P 하락

    중동발 ‘S공포’, 골든타임 4주… 100달러 땐 성장률 0.3%P 하락

    사태 장기화 땐 경기 침체 현실화2% 경제 전망도 유가 62달러 전제최고가격제 도입, 공급 위축 우려도“석유 의존도 낮출 구조 개편 시급”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 이후 치솟던 국제유가가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조기 종전’ 언급에 7~8% 하락했다. 하지만 불안한 중동 정세는 그대로다.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중동발 3고’가 불러올 ‘S(스태그플레이션·경기 침체 속 물가 상승)의 공포’는 한국 경제 깊숙이 스며들고 있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4주가 중동발 충격이 실물 경제 침체로 옮겨갈지를 결정할 ‘골든타임’이라고 입을 모은다. 장중 110달러를 넘었던 국제유가가 9일(현지시간) 100달러 아래로 떨어지며 일시적인 숨 고르기에 들어갔다. 그러나 전 세계 석유 해상 운송량의 20%가 오가는 호르무즈 해협에 전쟁의 긴장감이 해소되지 않은 만큼 유가 상승 랠리는 언제든지 이어질 수 있다. 유가 상승은 경상수지 악화와 환율 상승을 촉발하고, 다시 물가를 자극해 실물경제 전반의 동력을 갉아먹는 악순환의 굴레를 초래한다. 전문가들은 이번 사태가 4주 이상 장기화하면 한국 경제가 본격적인 경기 침체 국면에 진입할 거라고 경고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전쟁이 한 달 이내 끝난다면 기업의 재고 물량과 200일분의 정부 비축유로 어느 정도 버틸 수 있으나 두 달을 넘기면 경기 둔화 위험이 커진다”고 분석했다. 석병훈 이화여대 경제학과 교수도 “지금은 고유가에 따른 일시적 충격 단계지만 4주를 넘기면 국제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을 수 있다”며 “그러면 스태그플레이션 진입이 가시화될 것”이라고 언급했다. 중동 전쟁 여파로 지난해보다 낙관적이었던 올해 경제 전망도 흔들리고 있다. 재정경제부의 올해 성장률 전망치 2.0%는 산유국의 공급 확대로 두바이유가 62달러로 하락할 것을 전제로 산출됐다. 물가상승률 2.1%와 경상수지 1350억 달러 전망치도 같은 유가 전망을 전제로 설계됐다. 따라서 이번 중동발 악재에 따른 경제 지표 전망치의 하향 조정은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올해 유가가 연평균 100달러 수준으로 오르면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최소 0.3% 포인트 하락하고 150달러까지 오르면 최소 0.8%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정부는 급등한 유가를 안정시키기 위해 29년 만의 ‘석유 최고가격제’ 시행을 예고했다. 하지만 시장에선 사재기 현상이나 공급 위축 등 부작용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상당하다. 익명을 요구한 한 경제학과 교수는 “정부가 비축유를 풀 때 가격 인상을 자제한 정유사에 물량을 우선 배정하는 방식은 시장을 간접 통제하는 수단으로 활용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전문가들은 원유 수입의 70% 이상을 중동에 의존하는 구조를 개편하지 않고선 중동발 변수에 경제 구조가 요동치는 걸 막기 어렵다고 입을 모은다. 양 교수는 “장기적으로는 원자력에너지와 재생에너지를 활용한 에너지 믹스를 개편하는 등 산업 구조 자체의 석유 의존도를 낮추려는 노력이 시급하다”고 강조했다.
  • 강남 하락, 한강 주춤…서울 집값 조정 흐름

    강남 하락, 한강 주춤…서울 집값 조정 흐름

    정부의 강력한 집값 안정 의지와 압박으로 서울 강남 3구와 용산구에서 하락세가 이어지는 가운데 이런 가격 조정 흐름이 서울 전역으로 확산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9일 한국부동산원에 따르면 3월 첫째 주(지난 2일 기준) 서울 아파트 가격 변동률은 전주보다 0.09% 상승했다. 2월 마지막 주에 기록한 0.11%의 상승률과 비교해 그 폭이 줄었다. 특히 강남구의 3월 첫 주 낙폭이 0.07%로 2월 마지막 주의 0.06%에 비해 소폭 커졌고, 같은 기간 송파구는 0.03%에서 0.09%로 내림세가 강화됐다. 2월 마지막 주에 0.01% 내렸던 용산구도 3월 첫주에 0.05%로 내림세가 커졌다. 서초구도 3월 첫 주에 0.01% 하락해 전주에 이어 내림세가 계속됐다. 지난해 강남 3구에 이어 가격 오름폭이 컸던 ‘한강벨트’의 상승률도 주춤했다. 지난 1월 26일 기준 0.44%까지 올랐던 동작구는 3월 첫째 주 0.01%로 전주(0.05%)보다도 상승폭을 좁혔다. 성동·광진구(각 0.18%), 영등포구(0.17%), 마포구(0.13%) 등도 상승세는 지키고 있지만 상승폭은 전주보다 0.2~0.3% 포인트씩 줄어들고 있다. ‘한강벨트’에서도 기존 시세보다 가격을 낮춘 급매물들이 나오고 있다. 호가가 27억 5000만원에 달하는 마포구 아현동 마포래미안푸르지오 전용면적 84㎡는 25억원에도 매물이 나왔다. 다만 강북에서는 신고가 거래가 이어지는 등 상승세가 여전한 분위기다. 핵심지에 매물이 쌓이고 있지만 대출 규제 등으로 접근이 쉽지 않아 외곽 지역에서 실수요자들을 중심으로 거래가 이뤄지고 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집캅에 따르면 지난 한 달간 서울에서 이뤄진 신고가 거래는 843건으로, 이 가운데 강남 3구(131건)와 용산구(19건) 아파트의 신고가 거래는 150건(17.8%)에 불과했다. 서울에서 가장 많은 신고가 거래가 이뤄진 곳은 영등포구(81건·9.6%)였다. 양지영 신한프리미어 패스파인더 전문위원은 “핵심지의 가격 조정이 도미노 현상으로 이어지고 서울 및 수도권 외곽의 오름폭도 15억원을 넘어선 뒤로는 주춤할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 오일쇼크 뒤엔 늘 ‘S공포’ 덮쳤다

    오일쇼크 뒤엔 늘 ‘S공포’ 덮쳤다

    국제 유가가 9일 배럴당 120달러 선까지 위협하면서 세계경제에 고유가 충격 우려가 확산하고 있다. 역사적으로 고유가 국면은 물가 상승과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나고 금융시장 변동성을 확대시키는 계기로 작용해 왔다. 우리은행은 9일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 이상으로 장기간 유지될 경우 에너지 가격 상승이 물가를 끌어올리는 동시에 소비와 투자 위축을 불러와 경기 침체를 유발하는 스태그플레이션(고물가 속 경기 침체) 압력을 키울 수 있다고 분석했다. 대표적인 사례가 1970년대 오일쇼크다. 중동전쟁 이후 산유국 감산으로 국제 유가는 약 3달러에서 11~12달러로 약 4배 급등했다. 이에 따라 1974년 미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11.0%까지 치솟았고 같은 해 미 경제성장률은 -0.5%를 기록했다. 1979년 이란 혁명 이후 발생한 2차 오일쇼크 때도 국제 유가는 약 15달러에서 39달러까지 상승했고 미 물가 상승률은 1980년 13.5%까지 올라갔다. 같은 해 경제성장률은 -0.3%로 떨어지며 고물가와 경기 둔화가 동시에 나타났다. 이후에도 고유가 충격은 반복됐다. 1990년 걸프전 당시 국제 유가는 약 17달러에서 36~40달러까지 급등했고 1991년 미 경제성장률은 -0.1%로 둔화됐다. 2007~2008년 원자재 가격 급등기에는 국제 유가가 약 60달러에서 147달러까지 치솟으면서 2008년 미 물가 상승률이 5.6%까지 올라갔다. 증시 역시 고유가 국면에서 변동성이 확대되는 경향이 있다. 신한투자증권에 따르면 지정학적 충돌로 유가가 급등할 경우 에너지와 원자재 업종은 상대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반면 소비재와 정보기술(IT) 등 경기 민감 업종은 약세를 보이는 흐름이 나타나는 경우가 많다. 고유가가 장기화될 경우 금융시장 불확실성도 확대된다. DB증권은 전쟁이나 에너지 충격 초기에는 인플레이션 우려로 채권 금리가 상승하고 위험자산이 조정을 받는 경우가 많다고 분석했다. 이후 경기 둔화 우려가 확대되면 증시 변동성이 커지고 투자 심리가 위축되는 흐름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 중동발 유가·환율·물가 ‘3고 악재’… 올해 성장률 2% 먹구름

    미국과 이란의 군사충돌로 촉발된 중동 사태가 장기화할 조짐이 보이면서 ‘고유가·고환율·고물가’ 등 이른바 ‘3고 충격’이 가시화하고 있다. 에너지와 원자재 수입 의존도가 높은 한국 경제 특성상 이런 충격이 이어질 경우 정부가 제시한 올해 경제성장률 2.0% 전망도 흔들릴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8일 국가통계포털(KOSIS) 등에 따르면 우크라이나 전쟁이 시작된 지난 2022년 연간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5.1%로 외환위기 중이던 1998년(7.5%) 이후 가장 높았다. 당시 미국과 유럽의 러시아산 석유 제재로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를 넘어서면서 국내 휘발유와 경유 가격도 리터당 2100원을 돌파했다. 유가 급등은 단순히 에너지 가격 상승에 그치지 않는다. 원유는 운송비와 전기요금, 각종 원자재 가격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나면 전반적인 물가 상승 압력으로 번지는 경우가 많다. 현재 물가 지표만 보면 아직 충격은 제한적이다. KOSIS에 따르면 지난달 소비자물가지수는 전년 동월 대비 2.0% 상승했다. 다만 리터당 2000원 돌파를 앞두고 있는 최근의 유가 급등이 통계에 반영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향후 물가 압력이 다시 커질 가능성이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중동 사태는 환율 시장에도 충격을 주고 있다. 지난 6일 환율은 전 거래일보다 8.3원 오른 1476.4원에 마감했다. 특히 지난 4일 새벽에는 장중 1500원을 넘어 1506원에 근접하기도 했다. 환율이 1500원을 돌파한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 시기인 2009년 이후 약 17년 만이다. 환율 변동성도 크게 확대됐다. 한국은행 경제통계시스템에 따르면 이달 들어 6일까지 원달러 환율의 일일 변동폭은 평균 13.2원으로 집계됐다. 이는 코로나19 금융시장 충격이 극심했던 2020년 3월 이후 가장 큰 수준이다. 달러 강세 속에 다른 통화보다 원화 약세가 유독 두드러져 최악의 경우 환율이 1600원까지 치솟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고유가와 고환율이 실물경제에 충격을 주면 기업의 생산비와 수입물가가 함께 상승하면서 경제 성장 전망에도 변수가 될 수 있다. 현대경제연구원은 지난 3일 과거의 ‘오일 쇼크’ 같은 사태로 치닫는 시나리오에서 연평균 유가가 배럴당 150달러까지 치솟으며 우리나라 경제성장률은 0.8% 포인트 하락할 수 있다고 예측했다. 씨티 연구진은 브렌트유 가격이 기존 전망치인 배럴당 62달러보다 급등해 82달러대를 계속 유지할 경우 올해 한국 성장률이 0.45포인트 떨어질 것이라고 봤다. 김광석 한국경제산업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중동 사태 격화 정도에 따라 정부가 제시한 2.0% 성장률 조정이 이뤄질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석 가톨릭대 경제학과 교수는 “중동 사태가 단기간에 끝날 가능성이 낮다는 점이 가장 큰 변수”라고 우려했다.
  • 하루 새 뒤집혔다…코인 뺨친 코스피

    하루 새 뒤집혔다…코인 뺨친 코스피

    경기 수원에 거주하는 직장인 강모(31)씨는 지난달 26일 ‘국장’에 발을 들였다가 며칠간 밤잠을 설쳤다. 증시 급등세에 ‘급전’ 7000만원을 빌려 국내 대형주에 투자했는데 이란 사태 여파로 이틀간 시장이 1000포인트 넘게 추락해서다. 다음 날 코스피가 장 초반 10% 넘게 급등했지만, 강씨는 여전히 불안하다. 그는 “손실이 절반 정도 줄었지만 ‘롤러코스피’ 장세라 팔아야 할지 더 들고 있어야 할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최근 국내 증시에 투자한 개인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국장인지 코인(가상자산) 시장인지 모르겠다”는 말이 나온다. 미국과 이란의 전면전 우려로 글로벌 금융시장이 흔들리는 가운데 코스피가 하루 사이 두 자릿수 급등락을 기록하는 등 이례적인 변동성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보다 490.36포인트(9.63%) 오른 5583.90에 거래를 마쳤다. 장중 5715.30까지 뛰어 12.21%의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코스닥도 137.98포인트(14.10%) 오른 1116.41로 마감했다. 이틀 동안 951조원 증발했던 코스피·코스닥 시가총액은 이날 하루에만 412조원이 회복됐다. 원달러 환율도 4거래일 만에 하락해 1468.1원으로 마감했다. 개장 직후인 오전 9시 6분 코스피와 코스닥 시장에서는 프로그램 매수 호가 효력을 일시 정지하는 ‘사이드카’가 동시에 발동됐다. 전날에는 매도 사이드카와 거래를 일시 중단하는 ‘서킷브레이커’까지 발동되는 등 시장 분위기가 하루 만에 급반전했다. 사이드카와 서킷브레이커는 급격한 가격 변동이 발생할 때 각각 5분, 20분 동안 거래를 멈추는 장치다. 올해 들어 사이드카는 이미 8차례 발동됐다. 아직 3월인데도 연간 발동 횟수 기준 역대 여섯 번째 수준이다. 글로벌 금융위기였던 2008년에 45번 발동된 게 역대 최대 기록이었다. 극심한 변동성은 개인 투자자의 혼란으로 이어지고 있다. 공포에 따른 투매(패닉셀)와 뒤늦게 따라 사는 ‘추격 매수’가 반복되고 있다. 최근 주식 투자를 시작한 30대 A씨는 “더 내릴까 봐 손해를 감수하고 어제 팔았는데 오늘은 또 급등하니 허탈하다”고 말했다. 불안은 실제 피해로도 이어지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4일 증권사가 투자자 주식을 강제로 처분한 ‘반대매매’ 규모는 225억원으로 집계됐다. 지난달 평균(135억원)보다 많이 늘어난 수준이다. 주가가 급락하면서 추가 증거금을 내지 못한 투자자들의 계좌에서 증권사가 담보 주식을 강제로 처분하는 사례가 늘었다는 의미다. 전문가들은 최근 증시 과열과 지정학 리스크가 겹쳐 이례적인 변동성이 나타난 것으로 본다. 이효섭 자본시장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단기 매매 중심 투자 방식은 위험을 키울 수 있다”며 “급락 구간에 장기 투자 관점에서 분할 매수하는 방식이 유효하다”고 조언했다. 다만 시장의 기초 체력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는 평가도 나온다. 이준서 동국대 경영학과 교수는 “코스피 5000선이 당분간 하방 지지선 역할을 할 가능성이 있다”며 “변동성은 있겠지만 반도체 등 실적 기반이 있어 버블 국면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 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상… 국제 유가·해상 운임 급등 불가피

    호르무즈 해협 봉쇄 비상… 국제 유가·해상 운임 급등 불가피

    원유 수입 71% 중동산 의존도 커 오만 유조선 잇단 피격… 4명 부상원유 배럴당 100달러 전망도 나와 해상 운임 최대 80% 폭등 가능성 미국과 이스라엘의 이란 공습으로 유조선과 상선의 관문인 호르무즈 해협이 사실상 봉쇄되면서 정유·해운·항공업계 등이 바짝 긴장하고 있다. 사상 처음으로 호르무즈 해협이 완전 봉쇄되고 공습이 장기화하면 국제 유가 및 해상 운임 급등에 경제 전반의 충격이 불가피하다. 로이터 통신은 1일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가 ‘호르무즈 해협 통항이 허용되지 않는다’고 주변 선박들에게 초단파무선(VHF)으로 통보하고 있다고 전했다. 이란 정부의 공식 발표는 아직 없지만, 대부분 선박은 해협을 우회하고 있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지난달 28일(현지시간) 해당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은 기존의 3분의 1 미만으로 급감했다. 호르무즈 해협 인근에서의 선박 피격 사례도 잇따라 보고되고 있다. 오만 정부는 해협을 지나던 유조선이 오만 카사브 항구 인근에서 공격받아 4명이 다쳤다고 밝혔다. 이란 국영 TV도 “호르무즈 해협을 불법적으로 통과하려다 공격받은 유조선이 현재 침몰 중”이라고 보도했다. 이란 리스크는 글로벌 에너지·물류 공급망 전반에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호르무즈 해협은 페르시아만과 오만만을 연결하는 좁은 해협으로, 국제 석유 물동량의 20~30%가 지나는 핵심 수송로다. 전체 폭 55㎞ 중 유조선이 통항할 수 있는 구간은 10㎞ 이내인데, 모두 이란 영해에 속한다. 한국은 원유의 70.7%를 중동에서 수입하고, 이 중 95%가 호르무즈 해협을 통해 들어온다. 경제조사기관 캐피털 이코노믹스는 현재 배럴당 67달러(서부텍사스중질유 기준)인 국제 유가가 배럴당 100달러까지 오를 수 있고, 세계 평균 물가 상승률이 0.6∼0.7%포인트 상향될 것으로 예상했다. 산업통상부는 상황 악화 시 전국 9개 비축기지에 보관된 비축유를 국내 시장에 공급할 계획이다. 국내 석유 비축분은 약 1억 배럴(약 7개월분)이지만 사태 장기화 땐 소비자 가격 상승으로 이어질 수 있다. 해운 운임 상승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해양수산부는 호르무즈 해협 인근을 운항하는 우리 선사에 운항 자제를 권고했다. 우리 수출 기업들은 살랄라, 두쿰 등 오만의 주요 항만에서 하역 후 내륙으로 이동하거나 연안 소형선을 통해 대체 루트를 활용해야 한다. 한국무역협회는 우회 루트 활용시 해상운임이 최대 80% 상승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 과거 보험료가 최대 7배까지 할증된 적도 있다. 항공업계도 유가가 1달러 상승할 때마다 항공사 부담 비용은 연간 수백억원까지 증가한다. 유류할증료 인상에 따른 항공권 가격 상승 가능성도 있다. 최근 호르무즈 해협에 불안이 발생한 건 미국이 2020년 초 이란 이슬람혁명수비대(IRGC)의 정예 쿠드스군 사령관이었던 가셈 솔레이마니를 사살했을 때다. 한재완 무역협회 물류서비스실장은 “단기적으로 수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지만, 장기화할 경우 부담이 커질 것”이라고 밝혔다.
  • 반도체가 밀어올린 성장률 2%… 금리는 묶었다

    반도체가 밀어올린 성장률 2%… 금리는 묶었다

    반도체 수출 호조와 내수 회복세에 힘입어 한국은행이 올해 경제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올렸다. 미국 관세 불확실성과 건설 투자 부진에도 반도체 경기 개선세와 예상을 뛰어넘는 세계 경제 회복세 등이 국내 경제 성장세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이다. 한은은 26일 발표한 수정 경제 전망을 통해 올해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기존 1.8%에서 2.0%로 상향 조정했다. 이는 지난해 11월 전망치인 1.8%보다 0.2%포인트 높고 잠재성장률(약 1.8%)을 소폭 웃도는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성장률은 건설 투자 부진으로 0.3% 역성장했지만, 올해 들어 반도체 경기 활황으로 경기 회복세가 뚜렷할 것이라는 평가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이날 기자간담회에서 “반도체 경기 호조와 세계 경제의 양호한 성장 흐름으로 수출과 설비 투자 증가세가 당초 예상을 상회할 것으로 전망되는 점이 올해 성장률을 0.35%포인트 높이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소비 측면에서도 양호한 기업 실적에 따른 소득 여건 개선으로 성장률을 0.05%포인트 정도 높이는 요인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반면 건설 투자와 관련해서는 “회복이 예상보다 지연되는 점은 성장 전망을 0.2%포인트 정도 낮추는 요인으로 작용했다”고 전했다. 미 관세 판결의 영향에 대해선 “수출 등 성장 전망에 미치는 영향은 아직까지는 제한적일 것으로 봤다”고 밝혔다. 한은은 지난해 11월 1.9%로 처음 제시한 내년 성장률 전망치를 이번엔 1.8%로 0.1%포인트 하향 조정했다. 이 총재는 “반도체 등 정보기술(IT) 제조업이 올해 성장률에 0.7% 포인트 정도 기여할 것”이라며 “성장 기여도로 봐서는 내년에는 조금 낮아지지 않겠나 생각한다”고 밝혔다. 올해 소비자물가 상승률 전망치는 2.1%에서 2.2%로 0.1%포인트 상향 조정했다. 내년 전망치는 기존 2.0%를 유지했다. 한은은 이날 금융통화위원회 통화정책방향 회의에서 기준금리를 만장일치로 연 2.50%로 동결했다. 지난해 5월 기준금리를 0.25%포인트 내린 뒤 같은 해 7·8·10·11월과 올해 1월에 이어 이날까지 여섯 차례 연속 금리를 묶었다. 수도권 집값, 가계부채, 고환율, 고물가 등이 여전히 불안하다고 본 것이다. 이 총재는 수도권 주택 가격과 관련해 “정부 대책 등의 영향으로 가격 오름세가 둔화했다”면서도 “추세적 안정 여부는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또한 “부동산 대출을 통한 가계대출이 너무 늘어 금융 안정을 위협할 수준”이라며 “가계대출과 부동산 담보 대출을 줄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그는 환율에 대해서도 “원달러 환율이 최근 상당 폭 낮아졌지만, 여전히 변동성이 높아 안심하기 이르다”고 평가했다. 아울러 “국민연금에 의한 해외 투자 유출은 많이 줄었지만, 올해 1∼2월 개인들의 투자는 상장지수펀드(ETF)를 포함해 지난해 10∼11월과 거의 같은 비율로 늘었다”고 분석했다. 정보기술(IT) 중심 성장, 주가 상승, 인공지능(AI) 기술 발전 등을 양극화 배경으로 꼽기도 했다. 최근 코스피 6000선을 돌파한 국내 증시에 대해선 “국내 증시가 저평가 상태에서 벗어나 레벨업됐다는 것은 긍정적으로 평가한다”면서도 “전 세계에서 유례없이 빠르게 오른 상황이기 때문에 대내외 충격 시 변동성이 확대될 수 있다”고 우려했다. 한편 이날 처음 공개된 금통위 점도표에서는 전체 21개의 점 가운데 16개가 2.50%에 몰렸다. 금통위원 대부분이 6개월 후에도 금리 동결을 예상한다는 의미다. 이 총재는 “3개월 내 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있다고 얘기한 금통위원은 없었다”고 공개했다.
  • 초강력 규제에 ‘부동산 불패’ 흔들… 강남·서초 100주 만에 하락

    초강력 규제에 ‘부동산 불패’ 흔들… 강남·서초 100주 만에 하락

    다주택자 압박에 급매 풀린 영향서울 전체 매매가 상승폭도 둔화李 “부동산 공화국 해체도 가능”전문가 “내림세 확산은 지켜봐야” 서울 부동산 ‘불패 신화’를 상징하던 강남3구(강남·서초·송파)와 용산구 아파트 가격이 이번 주 일제히 하락세로 돌아섰다. 정부의 전방위적 다주택자 압박 기조가 효과를 보인 가운데 서울 전역으로 가격 조정 흐름이 이어질지 관심이 쏠린다. 한국부동산원이 26일 발표한 ‘2026년 2월 4주(2월 23일 기준) 아파트가격 동향’에 따르면 서울 강남구 아파트 매매 가격은 전주 대비 0.06% 하락했다. 강남구의 하락 전환은 2024년 3월 둘째 주 이후 100주 만이다. 서초구도 0.02% 하락해 역시 100주 만에 마이너스로 돌아섰다. 송파구는 0.03% 하락해 지난해 3월 넷째 주 이후 47주 만에 하락 전환했다. 용산구는 0.01% 하락했으며 101주 만의 하락 전환이다. 서울 아파트 매매가격은 0.11% 올랐지만 상승률은 지난주(0.15%)와 비교해 0.04%포인트 축소됐다. 강남 3구와 용산의 아파트 매매가 하락 전환은 오는 5월 9일 ‘다주택자 양도소득세 중과 유예 종료’를 앞두고 일부 다주택자들이 급매에 나섰기 때문으로 보인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 청와대 수석보좌관회의에서 “망국적 부동산 공화국 해체는 결코 넘지 못할 벽이 아니다”라며 “주택 매물은 눈에 띄게 증가하고 있고 전셋값 상승도 둔화 중이라고 한다”고 강조했다. 부동산 빅데이터 업체 아실에 따르면 이날 기준 서울 아파트 매물은 7만 784건으로 이 대통령이 다주택자 양도세 중과 유예 연장 종료를 밝힌 지난달 23일(5만 6219건) 대비 25.9% 늘었다. 서초구 잠원동 메이플자이 전용 59㎡는 최근 41억 5000만원에 거래돼 직전 최고가 45억 5000만원에서 약 4억원 떨어졌다. 강남구 개포동의 한 공인중개사는 “원래 38억 2000만원이던 개포 디에이치퍼스티어아이파크 33평형이 최근 34억 7000만원에 계약됐다”며 “다주택자들이 세금 부담을 우려해 싸게라도 파는 것”이라고 전했다. 서울 상급지의 아파트값 하락 반전이 주변으로 확산될지 주목된다. 송파구 인근 강동구는 주간 상승률이 0.03%까지 낮아졌고, 서초구에 인접한 동작구도 0.05%로 오름세가 눈에 띄게 축소됐다. 김효선 KB국민은행 부동산수석전문위원은 “대출 규제가 풀리지 않는 상황에서 종부세 등 세금이 강화된다면 지금 같은 하락세가 확산될 수 있다”면서도 “고가 아파트 위주로 하락하지만, 수요가 많은 중저가 아파트 가격이 하락할지는 지켜봐야 한다”고 말했다.
  • [사설] 빨라도 너무 빠른 코스피 상승… 변동성 대비도 서둘러야

    [사설] 빨라도 너무 빠른 코스피 상승… 변동성 대비도 서둘러야

    코스피가 ‘꿈의 지수’ 5000을 넘어선 지 불과 한 달 만에 6000 고지를 밟았다. 장중 한때 6100선도 돌파했다. 큰 조정 한번 없이 치고 올라오는 흐름이어서 더 무섭다. 올해 상승률은 40%를 웃돌며 세계 주요 증시 가운데 1위다. 시가총액도 5000조원을 넘어섰다. 외형만 놓고 보면 한국 증시는 확실히 ‘레벨업’됐다. 상승의 배경에 기업 이익 개선이 자리하고 있어 더욱 긍정적이다. 올들어 상장사 순이익 전망치는 두 달 새 330조원에서 457조원으로 상향 조정됐다. 반도체를 중심으로 한 AI 투자 확대 기대와 기관의 순매수가 상승을 떠받쳤다. 그러나 환호가 커질수록 시장 내부의 경고음도 함께 커지고 있다. 특히 단기 급등 속에 하락에 베팅하는 자금이 빠르게 늘고 있다. 공매도의 선행지표인 대차거래 잔고는 두 달 새 42조원이나 늘어 사상 처음 150조원을 넘어섰다. 공매도 순보유 잔고도 22조원을 웃돌며 증가세다. 통상 상승장이 비교적 안정적으로 이어질 때는 이런 지표들이 완만해지는 흐름을 보이지만, 지금은 오히려 반대로 움직인다는 점이 불안 요소다. 변동성도 심상치 않다.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6거래일째 오름세를 이어 가며 코로나19 이후 최고 수준까지 치솟았다. 지수는 고점을 경신하고 있지만, 대차 잔액과 공매도 물량이 누적된 상황에서 흐름이 꺾일 경우 매도 압력은 빠르게 증폭될 수 있다. 가파른 상승 뒤에는 장세가 예민해지기 마련이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12조원 넘게 순매도하며 반도체 대형주에서 차익 실현에 나선 점 역시 수급 측면의 변수다. 개인이 이를 받아내고 있지만, 외국인 자금이 본격적으로 이탈할 경우 변동성은 한층 확대될 수 있다. 과열 신호가 쌓이는 만큼 금융당국의 선제적 대응이 요구된다. 신용거래 잔액이 사상 처음 30조원을 넘어선 만큼 ‘빚투’ 확산 속도를 점검해야 한다. 공매도 쏠림 여부와 신용거래 한도, 증거금 관리도 적정 수준을 유지해야 한다. 상승세를 억누르자는 것이 아니라, 조정 시 충격이 과도하게 확대되지 않도록 안전장치를 갖추자는 취지다. 코스피 6000은 분명 상징적인 고지다. 그러나 주가는 앞서가고 있는 반면 실물 경기에는 아직 온기가 충분히 확산됐다고 보기 어렵다. 실적과 산업 경쟁력이 뒷받침되지 않으면 고점은 오래 지속되기 어렵다. 환호도 필요하지만 상승을 지탱할 조건이 갖춰져 있는지 냉정하게 점검해야 한다. ‘불장’이 실물로 연결될 때에만 한국 경제의 ‘골디락스’가 분명해질 것이다.
  • 말하는 대로… ‘6000P 시대’

    말하는 대로… ‘6000P 시대’

    5000P 달성 한 달 만에 신고가美 관세 압박에도 가속도 붙어李 “돈 흐름 부동산서 주식으로”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넘어섰다. ‘오천피’(코스피 5000) 달성 후 약 한 달 만에 세운 대기록이다. 25일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114.22포인트(1.91%) 오른 6083.86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지수는 개장과 동시에 6000선을 돌파하며 상승폭을 빠르게 확대했다. 한때 2.93% 오른 6144.71까지 급등하며 하루 만에 6000선과 6100선을 차례로 돌파했다. 1980년 1월 4일 100으로 시작한 코스피는 1989년 1000선, 2021년 3000선을 넘어선 뒤 한동안 박스권에서 등락했다. 그러다 지난해 하반기 이재명 정부가 ‘오천피’를 정부 추진 과제로 내세우며 분위기가 달라졌다. 지난해 10월 27일 종가 4000선을 돌파하고 3개월 만인 지난 1월 27일 5000선에 올랐다. 미국 트럼프 행정부발 관세 불확실성에도 상승 속도가 오히려 빨라졌다. 이런 상승세는세계 주요 증시 지수와 비교해도 압도적이다. 연합인포맥스가 집계하는 국가대표지수 40개 가운데 코스피와 코스닥 연초 대비 상승률이 각각44.4%, 25.9%로 나란히 1·2위를 차지했다. 이어 튀르키예(24.8%), 대만(22.3%), 브라질(18.9%) 등 순이었다. 반도체주를 중심으로 한 기관 순매수세가 상승세를 주도했다. 올 들어 코스피 시장에서 외국인과 개인이 각각 11조 7465억원, 3266억원어치를 순매도하는 동안 기관이 10조원 넘게 사들이며 대부분을 회수했다. 이 기간 기관 순매수 1·2위는 SK하이닉스와 삼성전자였다. 이재명 대통령은 이날“최근 생산적 금융으로 부동산에서 돈이 흘러서 주식시장으로 가는 현상은 굉장히 긍정적”이라고 말했다고 이규연 홍보소통수석이 전했다.
  • 세상에 없던 MLB급 계약… “전략적 투자” vs “역대급 거품”

    세상에 없던 MLB급 계약… “전략적 투자” vs “역대급 거품”

    뉴 프랜차이즈 스타 잡기에 베팅손혁 단장 “한화 레전드 가능성”“물가 상승률 대비 아꼈다” 분석도3할 타율 없고 최근 타율 하락세큰 부상 땐 구단은 손실 감수해야“300억 돌파는 너무 지나쳐” 지적 프로야구 한화 이글스가 지난 23일 노시환(26)과 이제껏 볼 수 없던 새로운 계약을 맺으면서 향후 국내 리그에 어떤 영향을 미칠지 관심이 쏠린다. 11년 307억원은 역대급 거품이라는 비판이 나오는 한편 프랜차이즈 스타의 가치, 물가 상승률 등을 고려하면 미래에 쓸 돈을 미리 상징적으로 썼다는 분석이 엇갈린다. 노시환의 계약은 한국 프로야구의 역사를 바꾼 사건으로 꼽힌다. 총액과 기간 모두 한화와 류현진(39)이 체결한8년 170억원을 훌쩍 뛰어넘는 최초 기록이다. 미국 프로야구 메이저리그(MLB)에서나 봤던 계약이 한국에도 나오면서 프로야구의 계약 지형도가 달라질 것으로 예상된다. 일각에선 200억원을 넘어 300억원까지 돌파한 것은 지나친 거품 아니냐는 지적이 나온다. 프로야구 선수들의 몸값 거품론은 늘 있었지만 아직 3할 타율을 찍어본 적이 없고 최근에는 타율이 하락세인 노시환이기에 갑론을박이 이어진다. 지난해 노시환은 개인 최다인 32홈런과 101타점을 올리긴 했지만 타율 0.260에 그쳤다. 커리어 하이인 2023년 타율 0.298 31홈런 101타점을 기록했는데 이대호(44), 박병호(40)의 전성기보다는 떨어진다. 만약 부상으로 급격하게 실력이 꺾이기라도 하면 구단으로서는 막대한 손실을 감수해야 한다. 반대로 프랜차이즈 스타가 사라져가는 시대에 프랜차이즈 스타를 잡기 위한 전략적 투자라는 분석도 있다. 구단이 애써 키우고 팬들의 마음에 정착한 선수가 떠나면 그만큼 타격이 크기 때문이다. 일례로 나성범(37)이 2021시즌 종료 후 NC 다이노스에서 KIA 타이거즈로 6년 150억원에 이적했을 당시 NC 팬들은 돈으로 환산할 수 없는 충격과 상실감을 경험해야 했다. 손혁 한화 단장도 “노시환은 장종훈, 김태균처럼 한화의 레전드가 될 가능성이 있는 선수”라며 “저런 선수를 다른 팀에 뺏긴다고 생각하면 그만한 선수를 다시 키워내는 건 너무나 어려운 일”이라고 설명했다. 노시환은 리그에 귀한 우타 거포로서 가치도 높게 평가받는다. 총액만 보면 307억원이 막대한 금액이지만 4년 100억원 수준의 FA 계약을 3번 정도 했을 때 정도의 금액이라는 점도 고려했다고 볼 수 있다. 물가 상승률을 생각하면 되레 아꼈다는 분석도 나온다. 단순 계산해서 지난해 물가상승률(2.1%)이 매년 유지된다고 가정했을 때 지금의 100억원은 5년 뒤 90억원, 11년 뒤 80억원 수준으로 계산된다. 샐러리캡을 고려해야 하는 구단으로서는 핵심 선수를 변수가 아닌 상수로 고정할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무엇보다 이번 계약은 MLB에서나 가능한 초대형 장기계약의 물꼬를 텄다는 점에서 의미가 크다. 오타니 쇼헤이(32)의 경우 2023 시즌 후 LA 다저스와 10년 7억 달러(약 1조원)에 계약했는데 ‘지급 유예’ 조항에 따라 연봉의 97%는 10년 뒤에 받는다. 초대형 장기계약이었기에 이런 방식이 가능했다. 노시환이 새로운 길을 걸어감으로써 국내에서도 보다 다양한 형태의 계약이 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 상위 20%가 주택 78% 싹쓸이… ‘불평등 쓴맛’만 키운 대한민국

    상위 20%가 주택 78% 싹쓸이… ‘불평등 쓴맛’만 키운 대한민국

    지난해 서울 아파트값 13.5% 올라1월 분양 평당 5273만원 역대 최고상위 0.1% 연봉, 서민 165년 일해야안전한 공간 ‘도넛’ 밖으로 내몰려20대 금융빚은 빠르게 늘어 악순환공공지출 OECD 수준으로 늘려야 대한민국 다주택자 상위 20%가 전체 주택 자산의 78%를 보유한 것으로 나타났다. 상위 20% 가구가 전체 순자산의 63.1%를 점유하는 등 부의 쏠림은 임계치에 다다랐다. 특히 부동산이 자산 증식의 핵심 수단으로 작동하면서 ‘집이 자산을 만들고, 자산이 다시 격차를 키우는’ 불평등의 악순환이 굳어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국제구호개발기구 ‘옥스팜’은 23일 발간한 ‘2026 도넛 리포트’에서 한국 사회가 모두가 안전하고 존엄하게 번영할 수 있는 공간인 ‘도넛’ 밖으로 빠르게 밀려나고 있다고 경고했다. 분배 시스템이 사실상 한계에 도달했다는 진단이다. 자산 격차는 곧 소득의 극단적 양극화로 이어진다. 소득 하위 50% 근로자가 상위 0.1%의 연 평균소득(약 14억 2000만원)을 벌기 위해서는 단 한 푼도 쓰지 않고 165년을 일해야 한다. 상위 0.1%가 단 이틀 만에 버는 소득이 하위 절반 근로자의 1년 평균소득(858만원)에 맞먹는다. 내 집 마련의 문턱은 특히 청년 세대에게 높다. 서울시에 따르면 지난해 12월 서울 아파트 실거래가는 전년 대비 13.5% 상승하며 2021년 이후 최대폭을 기록했다. 연간 전세가 상승률(5.6%) 역시 최근 5년 내 가장 높았다. 올 1월 기준 서울 민간아파트 평당(3.3㎡) 분양가는 5273만원으로 역대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30평형 아파트 한 채를 분양받는 데 평균 15억 8190만원이 든다는 의미다. 생활권역별 아파트 실거래 가격은 강남 3구가 포함된 동남권(서초·강남·송파·강동)이 23.0%로 가장 많이 올랐고, 도심권(종로·중·용산) 15.6%, 서남권(강서·양천·영등포·구로·금천·동작·관악) 12.5% 순이었다. 지난해 기준 서울 아파트 평균 매매가격(약 13억 4543만원)을 마련하려면 월 중위소득(2023년 기준 278만원)을 전액 저축해도 약 40년이 걸린다. 소득의 절반만 저축할 경우 기간은 80년 이상으로 늘어난다. 반면 2012년 이후 20대의 금융부채는 3.4배로 급증했다. 자산은 더디게 늘고 부채는 빠르게 불어나는 구조다. 노동시장과 성별에 따른 격차도 뚜렷하다. 같은 연봉을 벌기 위해 비정규직은 정규직보다 267일을, 중소기업 근로자는 대기업 근로자보다 220일 더 일해야 한다. 여성 근로자가 남성과 같은 임금을 받으려면 130일 더 출근해야 한다. 특히 여성은 첫 자녀 출산 10년 후 남성과 임금 격차가 33.4%까지 벌어지는 것으로 조사됐다. 남성이 평균 200만원을 벌 때, 여성은 133만 2000원밖에 벌지 못한다는 의미다. 교육 역시 계층 이동의 사다리가 아닌 부모의 경제력이 자녀의 성취로 이어지는 ‘불평등의 대물림’ 수단으로 전락하고 있다. 사회경제적 배경 상위 10% 학생은 하위 40%보다 사교육비를 2배 이상 지출한다. 기후 위기도 예외가 아니다. 월 소득 600만원 이상 가구가 100만원 미만 가구보다 열에너지를 4배 더 소비하며 탄소를 배출하고 있지만 피해는 고스란히 약자의 몫이다. 온열질환자 4명 중 1명(26%)은 단순 노무 종사자이며 기초생활수급자와 차상위계층 10명 중 6명은 폭염 등에 따른 추가 생활비 지출로 경제적 부담을 겪고 있다. 옥스팜은 하위 40%에 대한 공적 이전 소득을 7.5% 늘린다면 상위 10%와 하위 40%가 공정한 몫을 나누는 ‘팔마 비율 1.0’에 도달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현재 한국의 국내총생산(GDP) 대비 공공사회지출은 15.3%로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평균(21.2%)의 72% 수준에 불과하다.
  • [서울광장] 집값 안정보다 주거 안정·임대 공급에 초점을

    [서울광장] 집값 안정보다 주거 안정·임대 공급에 초점을

    이재명 정부는 다주택자의 주택 관련 대출에 이전 정부들과 다른 입장이다. 결과에 대한 전망은 주택 시장의 다양한 이해 관계자만큼 제각각이다. 최근 5년간 임대 시장도 많이 변한 터라 방정식 또한 복잡해졌다. 지난해 6월 1일부터 전월세를 신고하지 않으면 과태료가 부과된다. 2020년 7월 세입자의 계약갱신청구권과 전월세 5% 상한제의 ‘임대차2법’은 국회 통과 이후 바로 시행됐지만, 신고제는 계도 기간이 적용됐다. 보증금 6000만원 또는 월세 30만원 초과 계약을 체결할 경우 30일 이내에 신고해야 한다. 지연 신고 시 최대 30만원, 허위 신고 시 최대 1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신고가 누적된 터라 지난해 전월세 임대차 계약의 월세 비중 63%는 과거보다 시장을 잘 반영한다. 월세 비중은 2022년(52.0%) 절반을 넘어선 뒤 가파르게 오르고 있다. 지난해 서울의 월세 상승률(3.27%)은 전세 상승률(2.99%)을 웃돈다. 전세 상승률은 전년(3.25%)보다 낮아졌는데 월세 상승률은 전년(2.14%)보다 가파르다. 다주택자 규제 등으로 서울 집값 상승세는 둔화됐지만 아직도 오르고 있다. 다주택자 규제 강화는 그동안 임차인에게 전가돼 왔다. 전월셋값이 오를 가능성이 더 커졌다. 월세 비중이 늘고 가격도 오른 이유는 크게 두 가지다. 첫째, 계약갱신청구권으로 전월세 거래량 자체가 줄었다. 집주인은 2+2, 즉 4년 단위 신규 계약 때 4년치 상승분을 한꺼번에 반영하려 한다. 인상된 전세보증금 부담으로 월세를 선택하는 경우가 늘고 있다. 둘째, 전세사기 여파다. 지금까지 인정된 전세사기 피해가 3만 6449건이다. 보증금 3억원 이하(97.5%)가 대부분이고 피해자는 30대 이하가 다수(76.0%)다. 사회 경험도, 모은 돈도 적은 청년이 ‘사회적 재난’의 최전선에 섰다. 2023년 제정된 전세사기특별법은 두 번의 개정을 거쳐 내년 5월 31일까지 유효하다. 지난해 6월 1일 이후 신규 계약은 전세사기 피해 지원 대상에서 제외된다. 전세사기 예방 시스템이 완비됐다고 판단해서다. 전세는 우리나라에만 있는 임대차 계약이다. 세입자에게는 월세, 전세, 자가로 이어지는 ‘주거 사다리’의 중간 역할을 해 왔다. 집주인은 보통 다음 세입자의 보증금으로 기존 보증금을 갚는다. 사실상 전 재산인 보증금을 온전히 돌려받지 못할 위험성이 있다. 수십·수백채를 가진 동일인에 의해 전세사기가 발생하기 전까지는 이런 위험성을 등한시했다. 사고는 종종 일어났지만 계약 기간이 길어 피해가 분산됐고 세금 체납, 보증 사고, 등기 등도 여러 기관에 흩어져 있어서다. 안심전세 앱(2023년), 계약 전 임대인 정보 조회(2025년) 등이 도입됐다. 몰라서 안 쓰는 경우가 없게 지나칠 정도로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다. 집은 ‘사는(buying) 곳’ 이전에 ‘사는(living) 곳’이다. 주택 정책은 집값의 오르내림이 아닌 주거 안정이 기준이어야 한다. 다주택자 대출 규제는 번복하지 말자. 5대 은행의 다주택자 주택담보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36조 4686억원이다. 2023년 1월 말(15조 8565억원)보다 배 이상 늘었다. 그해 6월부터 ‘규제 정상화’라며 다주택자·임대·매매 사업자의 주담대가 허용됐다. 고금리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대출 등으로 전년(2022년) 주택 가격이 큰 폭으로 하락해서다. 규제 완화 이후 수도권은 오르고 지방은 계속 내리며 양극화가 커졌다. 다주택자의 투자·투기 주택 구매는 선호 지역에 몰리기 때문이다. 정책대출 규제 일부는 완화하자. 6·27 대책에서 디딤돌(구입) 대출 한도는 최대 1억원, 버팀목(전세) 대출 한도는 최대 6000만원씩 줄었다. 관련 대출은 6개월 이내 전입 의무가 있는 실수요자 대출이다. 주택 마련이 결혼과 출산에 긍정적 영향을 미치는 만큼 금융정책과 떼어내 검토할 필요가 있다. 김용범 정책실장은 지난 22일 다주택자 레버리지의 점진적 축소와 임대 공급 구조 개편을 언급했다. 경제 상황이 어렵다고, 선거가 다가와서 등의 이유로 정책이 바뀌면 시장에 내성만 쌓인다. 주택 문제는 단기간에 해결되지 않는다. 지금 세운 정책이 당장은 아니겠지만 맞았다는 평가를 받길 바란다. 전경하 논설위원
  • [단독] 자산가 37% vs 개미 1%… 수익률 양극화… 돈이 돈을 벌었다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단독] 자산가 37% vs 개미 1%… 수익률 양극화… 돈이 돈을 벌었다 [2026 투자 격차 리포트]

    전 재산 투자한 20대 수익률 -42%자산가는 5억 증여받아 50억 운용 코스피가 연일 신기록을 쓰고 있다. 하지만 이 숫자가 모두의 성공을 의미하는 건 아니다. 누군가는 몇 차례 거래로 수십 퍼센트의 수익을 올리고 누군가는 수십 번을 사고팔고도 마이너스다. 자산 규모에 따라 정보 접근력, 투자 방식, 위험을 견디는 여력이 달라지면서 수익률 격차가 뚜렷해졌다. 서울신문은 증권사와 투자자들을 심층 취재해 정보·시간·네트워크가 투자 성과를 좌우하는 구조적 현실을 점검하고, 자본시장이 모두를 위한 성장의 무대가 되려면 어떻게 거듭나야 할지 4회에 걸쳐 짚는다. 김성현(27·가명)씨는 고시원에 살며 아르바이트 세 곳을 전전한다. “안 하는 사람이 없다”는 말을 듣고 지난해 주식을 시작했다. 처음에는 2만원짜리 종목이 3만원이 되며 자신감이 붙었다. 초심자의 행운은 오래가지 않았다. ‘곧 미국에서 신약 허가가 나온다’는 인터넷 글을 보고 1년간 총 1500만원을 바이오주에 투자했지만 현재 수익률은 -42%다. 투자금은 그의 전 재산이었다. 10억원 이상 자산가의 모습은 달랐다. 30대 스타트업 사업가 송세원씨는 부모에게 5억원을 증여받아 투자로 자산을 불렸다. 현재는 약 50억원을 운용한다. 그는 증권사 전담 프라이빗뱅커(PB)를 통해 자산을 나눠 관리한다. 40%는 공격적으로, 나머지는 장기 투자로 묶는다. 특히 상장 전 주식을 장외에서 거래하는 ‘프라이빗 딜’ 기회도 고액 개인 투자자 네트워크를 통해 얻는다. 상장 후 주가가 오르면 그 차익을 고스란히 가져가는 구조다. 벤처캐피털(VC), 고액 투자 네트워킹을 통해 알게 된 지인에게서도 유망 종목이나 상장 정보 등을 듣는다. 그는 “정보와 네트워크가 곧 수익”이라고 했다. 이런 투자 격차는 통계로도 확인된다. 10억원 이상을 굴리는 자산가는 지난해 평균 40%에 가까운 수익을 낸 반면 1000만원 미만 소액 투자자의 수익률은 1%대에 그쳤다. ‘돈이 돈을 벌고 있다’는 의미다. 정보·네트워크가 곧 수익전문 PB에게 받는 체계적 자산 관리상장 전 장외 거래 ‘프라이빗 딜’ 기회지인에 유망 종목·상장 정보 얻기도서울신문이 23일 국내 대형 증권사에 의뢰해 고객 100만명의 지난 한 해 연간 수익률(잔고 기준·2024년 말 대비)을 분석한 결과 이 증권사 계좌에 10억원 이상을 보유하고 있는 고객의 수익률은 평균 37.4%였다. 전체 분석 대상 중 가장 높은 수치다. 반면 1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투자자의 수익률은 1.5%에 그쳤다. 2%대 예금 금리만도 못하다. 지난해 물가 상승률(2.1%)에도 못 미친다. 사실상 ‘마이너스’라고 봐야 한다. 2025년은 코스피가 75.6% 오른 해였지만, 자산이 가장 적은 구간에서는 상승장의 온기를 거의 누리지 못한 셈이다. 같은 시장에서 출발했지만 도착 지점은 달랐다. 올들어 지난 두 달여간 코스피가 40% 가까이 오른 만큼 이런 추세라면 투자 격차는 더 벌어졌을 가능성이 크다. 수익률 자료를 제공한 증권사 관계자는 “자산 구간별 수익률은 공모주 관련 출금 금액을 제외한 데이터로 이를 포함할 경우 수익률은 일부 달라질 수 있다”고 밝혔다. 그 외 투자자 수익률은 구간별로 ▲5000만~1억원 미만 31.4% ▲1억~3억원 33.2% ▲3억~ 5억원 미만 32.0% ▲1000만~5000만원 미만 29.1%였다. 격차는 ‘거래 방식’에서도 드러났다. 주식 거래 횟수를 보면 자산 10억원 이상 고객(수익률 평균 37.4%)의 회전율은 421%였다. 회전율은 일정 기간 동안 주식을 얼마나 사고팔았는지 보여 주는 지표다. 100%면 한 번 사고판 것이다. 421%는 약 네 번 거래했다는 뜻이다. 적게 사고 오래 들고 가는 전략으로 37% 수익을 냈다는 의미다. 반면 100만원 이상 1000만원 미만 투자자의 회전율은 1만 6634%였다. 160번 넘게 사고판 셈이다. 하지만 수익률은 1%대였다. 적은 돈으로 수익을 내려다 보니 ‘짧게 자주’ 거래하는 전략을 택했지만, 결과는 달랐다. 시장에서는 이를 ‘패닉 매매’라고 부른다. 하락장에서 손실을 만회하려다 매매 횟수만 늘어나는 현상이다. 울산에 사는 박모(48)씨가 그런 경우다. 그는 2019년 말 직장 생활로 모은 돈을 다 털어 공업 단지를 낀 목 좋은 자리에 편의점을 차렸다. 이듬해 코로나19 사태가 터지면서 공장들이 문을 닫았다. 막막해진 그는 ‘전기차가 뜬다’는 온라인 글을 보고 빚까지 얻어 한 코스닥 전기차 기업에 2억원을 투자했다. 주가는 2021년에 고점을 찍고 미끄러졌지만 ‘버티면 언젠가는 오른다’는 생각에 3년 넘게 50번(1억원가량)이나 물을 타며(추가 투자) 폭풍 매매를 했다. 해당 종목은 지난해 상장 폐지됐다. 가맹 계약을 채우지 못해 3000만원 웃돈을 주고 편의점 문을 닫은 박씨는 현재 개인회생 절차를 밟고 있다. 부의 대물림 만드는 ‘시간’1000만원 미만 구간선 ‘폭풍 단타’수익률 1.5%… 물가상승률 못 미쳐10억 이상 고객은 회전율 낮은 ‘장투’증권업계 관계자는 “같은 3% 수익률이라고 해도 100억원을 투자하면 3억원, 100만원을 투자하면 3만원의 수익이 나니 투자자의 체감이 다를 수밖에 없다”며 “때문에 시드머니가 적은 이들이 더 공격적으로 투자하지만 주가가 내릴 때는 크게 고꾸라지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자산가들에게는 전문가가 전담으로 붙어 부의 대물림을 돕는다. 전문가들은 자산가들이 대외 경제 변화에 따라 시시각각 주식·부동산·채권 등 자산 포트폴리오를 변경하도록 조언한다. 최성훈(51)씨는 부모에게 강남 집을 증여받기 전 서울 강남구의 PB팀을 소개받았다. 그는 “주식 투자뿐 아니라 규제가 완화될 부동산 지역 추천이나 장기 투자 상품, 적금 특판 상품, 상속과 증여 등 가족 재산까지 종합 관리해 줘 자녀에게도 연결해 줬다”고 했다. 자산가 가정에서는 투자 교육도 빠르다. 20대 대학생 김가온씨는 중학생 때부터 부모가 만든 계좌를 통해 투자했다. 현재 시드머니는 4억원, 수익률은 약 30%다. 그는 “부모님이 ‘왜 이 회사를 사야 하는지’를 보고 단기 매매보다는 장기 가치 투자를 하라고 했다”고 말했다.
  • 불장 타고 날았다… 증권주 두 달 새 두 배

    불장 타고 날았다… 증권주 두 달 새 두 배

    올들어 코스피가 불을 뿜으며 질주하는 가운데 금융주가 ‘주 엔진’으로 올라탔다. 반도체가 끌던 장세에 은행·증권·보험 등 이른바 ‘금융 3형제’ 주가가 가속 페달을 밟으며 코스피 지수 상승률을 앞질렀다. 증시 강세가 수수료 등 수익 개선 기대(증권)로 이어졌고, 배당 확대(은행)와 자사주 소각(보험) 등 주주환원 이슈가 겹치면서 금융주 전반에 상승 탄력이 붙었다. 2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1월 2일 대비 2월 20일 기준 KRX 증권지수는 1567.81에서 3064.23으로 95.46% 급등했다. 올해 들어 두 배 가까이 오른 것이다. 같은 기간 KRX 은행지수는 1297.13에서 1799.65로 38.75%, KRX 보험지수는 2653.69에서 3694.88로 39.26% 각각 상승했다. 코스피가 4309.63에서 5808.53으로 34.77% 오른 것과 비교하면 금융 3업종 모두 초과수익을 기록했다. 이 기간 코스피 상승을 주도한 반도체지수 상승률이 41.78%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금융주 역시 지수 견인 축으로 부상한 것이다. 시장 강세에 수수료 수익 늘어 올해 KRX증권지수 95% 급등코스피 35%·반도체 42% 압도KRX 증권지수는 미래에셋증권, 삼성증권, 키움증권 등 대형사를 포함해 14개 종목으로 구성된다. 은행지수는 KB금융, 신한지주 등 4대 금융지주를 비롯한 10개 종목이고 보험지수는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10개 상장 보험사로 이뤄진다. 증권주는 코스피 급등의 직접적인 수혜주다. 지수가 연일 사상 최고치를 경신하며 거래대금이 늘자 중개 수수료 수익 증가 기대가 커졌다. 여기에 기업공개(IPO), 회사채 발행, 인수합병 자문 등 투자은행(IB) 부문 실적 개선 전망이 더해지며 업종 전반의 이익 추정치가 상향 조정됐다. 증권사의 투자 수익이 늘어날 것이라는 기대도 주가를 밀어 올렸다. 보험주는 1월까지만 해도 7.47% 상승(2653.69→2851.93)에 그쳤지만 2월 들어 급등세로 전환했다. 자사주를 일정 기간 내 소각하도록 하는 3차 상법 개정안 논의가 본격화되면서 주주환원 강화 기대가 반영된 영향이다. 통상 자사주 소각은 유통 주식 수를 줄여 주가를 높이는 효과가 있다. DB손해보험(15.2%), 한화생명(13.5%), 현대해상(12.3%) 등이 자사주 비율이 상대적으로 높은 보험사다. 보험주 ‘상법 개정’ 기대 39%↑ 은행주 ‘실적 안정성’ 39% 올라코스피 낙관론에 상승세 이어져‘전통 강호’이자 고배당주로 불리는 은행주는 실적 안정성과 주주환원 확대 기대가 맞물려 주목받고 있다. KB금융은 최근 종가 기준 시가총액 60조원을 넘어선 첫 국내 금융주로 기록됐고, 주가순자산비율(PBR)도 1배를 넘어섰다. 은행주는 과거 0.4~0.6배에 머물러 왔다. 4대 금융지주를 중심으로 배당 확대와 자사주 소각 계획이 이어지면서 투자심리가 개선됐다는 평가다. 코스피에 대한 낙관론도 금융주 강세를 뒷받침한다. 한국투자증권은 연간 코스피 상단을 7250으로, 하나증권은 향후 1년 상단을 7900으로 제시했다. NH투자증권은 7300, 유안타증권은 6300~7100을 제시했다. 글로벌 투자은행(IB) JP모건은 7500, 시티는 7000을 각각 전망했다. 다만 변동성 지수는 높아지고 있다. 한국거래소 정보데이터시스템에 따르면 지난 20일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전 거래일보다 1.31 포인트(3.08%) 오른 43.87로 마감했다.
  •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 관세 전쟁의 진짜 피해자

    [세종로의 아침] 트럼프 관세 전쟁의 진짜 피해자

    “미국이 한국산 자동차 관세를 올리면 가격 인상분은 결국 미국 소비자가 떠안게 됩니다.” 지난해 미국 버지니아에서 만난 전직 미국인 공무원은 “관세가 25% 오르면 4만 달러(5800만원) 수준인 한국 자동차 가격이 5만 달러(7200만원)까지 오를 수 있다”며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기업은 손해 보며 팔지 않는다”며 “한국 자동차는 미국 브랜드보다 디자인과 편의성, 가성비가 좋은데 관세가 붙어 더 비싸게 사야 한다. 누구를 위한 정책인가”라고 토로했다. 시장조사업체 워즈 인텔리전스에 따르면 지난해 현대자동차·기아의 미국 내 점유율은 역대 최대인 11.3%까지 확대됐다. 제너럴모터스(GM)·포드 등 미국 브랜드는 30% 수준에 머물렀다. 관세 인상분이 미국 소비자의 부담을 키울 거란 우려는 미국 주요 기관과 학계 등에서도 확인된다. 지난 12일(현지시간) 뉴욕 연방준비은행은 보고서에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수입품에 부과한 관세의 90%를 미국 소비자와 기업이 부담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는 관세 비용을 ‘외국 수출업자가 낸다’는 트럼프 대통령의 주장과 상반된 내용이다. 보고서는 또 “지난해 미국이 부과하는 평균 관세율이 2.6%에서 13%로 상승했는데 외국 수출업자가 가격을 낮추지 않아 관세 부담이 전적으로 수입 가격에 반영돼 미국 시민의 부담이 커졌다”고 명시했다. 미 의회예산국(CBO)도 보고서에서 “관세가 수입품 가격을 올려 미국 소비자와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킨다”면서 “관세는 외국 수출업자가 약 5%, 미국 기업이 30%를 부담하고 나머지 65%는 가격에 반영돼 소비자에게 전가된다”고 분석했다. 예일대 예산분석·정책연구실은 “25% 관세 인상 시 자동차 가격이 평균 13.5% 상승한다. 수입 부품을 포함한 차량 가격은 최대 31%까지 인상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조세 정책 연구기관 ‘택스 파운데이션’은 “트럼프 행정부의 관세 정책으로 지난해 미국 가구당 평균 1000달러의 ‘세금 인상 효과’가 나타났으며 정책이 유지된다면 올해는 가구당 1300달러까지 비용이 늘어날 것”이라고 추정했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연준) 관계자들도 “관세가 물가를 일정 부분 끌어올렸다”며 지난 1월 미 물가상승률(2.4%)이 올해 물가상승률 목표치 2%를 초과한 원인 중 하나로 관세를 꼽았다. 큰 폭의 관세 인상과 철회, 부과 지연을 반복하며 심리적 기대 인플레이션을 높이고 금융 시장의 변동성과 경제 불확실성을 키웠다는 것이다. 스콧 베선트 미 재무장관 등 일부 행정부 인사들도 월마트 같은 미국 소매업체들이 관세 인상의 영향을 받았음을 인정했다.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해 7월 “대한국 무역적자를 개선하겠다”며 한국에 25%의 고율 관세를 매기겠다고 했다가 한국이 3500억 달러(506조원) 대미 투자를 약속하자 관세를 15%로 낮췄다. 그러다 지난달 26일 한국의 대미 투자 입법 처리 속도가 늦다며 다시 25%로 올리겠다고 압박했다. 모든 지표가 가리키는 결론은 분명하다. 대미 수출기업에 단기적인 충격은 있겠지만 트럼프 행정부 관세 정책의 최종 피해자는 미국 소비자란 점이다. 관세 인상으로 자동차 가격이 뛰면 중고차 가격과 보험료도 덩달아 오른다. 이렇듯 물가 상승으로 생활비가 늘어 소비자의 구매력이 감소하면 경제는 둔화한다. 미국 기업은 수입 부품 가격 인상으로 생산비가 늘어 가격 경쟁력을 잃는다. 첨단 기술력을 다수 보유한 한국은 미국의 주요 공급망 파트너이자 안보 협력국이다. 미국은 관세 인상이 아닌 그간 한미 무역을 통해 쌓은 신뢰를 바탕으로 상생 방안을 찾아야 한다. 우리 정부는 대미 투자를 약속한 만큼 ‘우리가 잘하는’ 분야에서 양국이 윈윈할 1호 프로젝트를 추진해야 한다. 미국 기업이 국내에서 사업을 확장하는 데 걸림돌이 되는 규제를 선제적으로 완화하는 등 미 행정부에 관세를 인상할 빌미를 주지 않는 전략도 필요하다. 강주리 경제정책부 기자(차장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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