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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②

    [지방행정의 달인] 행정달인 18인 릴레이 인터뷰 ②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선정된 18명의 릴레이 인터뷰 2회를 게재한다. 이번에는 소송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이기용 경기 파주시 총무과 팀장과 장은길 김포시청 주무관, 사회교육복지 부문의 류성한 경남 통영시립도서관장, 세정 부문의 김종현 서울 강남구청 세무과 주무관 등 4명을 소개한다. 이기용 파주시 총무과 팀장 “고구려 덕진산성 등 문화재 사유화 막아” 경기 파주시 총무과의 이기용(52·지방행정 6급) 팀장은 사무실보다도 법정이 더 익숙한 공무원이다. ‘행정 변호사’란 별명은 그래서 붙었다. 주특기는 국공유 재산 환수보전소송. 지난 12년간 잃어버린 145만 5017㎡(44만 143평)의 국공유 재산을 환수해 파주시에 500억원이 넘는 재정 수익을 올려준 주인공이다. 신학대를 나와 한때는 목회자의 길을 꿈꿨으나 집안 형편이 어려워 공무원이 됐다. 파주시청에 몸담은 것은 1991년. 뜻하지 않게 국공유 재산 관리 업무를 맡았다가 승소하는 사례가 많아지자 2000년 당시 송달영 시장은 그에게 아예 국공유재산관리팀장을 맡겼다. 그는 내친김에 방통대에 편입해 법학을 전공했고 그것도 성에 안 차 고시촌의 법학원을 노크하기도 했다. “3년여간 법에 미쳐 살았다. 한창 일이 몰릴 때는 1년에 국공유 재산 소송이 400건이나 됐다”는 그에게 가장 기억에 남는 일은 옛 장단군 지역의 면 소유 재산을 파주시 소유로 승계시킨 소송이다. 이 팀장은 “장단군 지역이 행정구역상 파주시로 편입됐지만 재산권까지 승계할 수 있으리라는 생각은 누구도 하지 못했다”면서 “오랫동안 민통선 구역으로 방치됐던 장단군 지역의 국공유재산을 되찾기 위해 일제강점기 문서가 보관된 국가기록원에서 살다시피 했다”고 말했다. 그 과정에서 굵직한 문화재도 환수해 냈다. 토지 브로커들의 농간으로 꼼짝없이 개인소유로 넘어갈 뻔했던 고구려 덕진산성과 고려 시대 마애사면석불이 그것들이다. “6·25전쟁으로 소유권 등기가 사라진 덕진산성의 경우 조선총독부가 1942년 발간한 자료집까지 뒤져 원래 국유지였다는 결정적인 증거를 찾았다”고 말했다. “소송을 진행하면서 브로커들의 협박을 받을 때가 가장 힘들었다”는 그는 국공유재산에 관한 한 공직사회의 명강사로 꼽힌다. 직접 쓴 책 ‘국공유 재산 소송실무’는 전국 재산 담당 공무원들에게 교과서로 통한다. 황수정 기자 sjh@seoul.co.kr 류성한 통영시립도서관장 “나이 들면 경로당 대신 도서관 찾게 할 것” 그와 함께 일하는 것은 직원들에게 혹독하기만 하다. 밤 11시까지 도서관 문을 열고 시민들을 맞아야 한다. 덕분에 시민들은 편하다. 보고 싶은 책이 장서 목록에 없어도 말만 하면 재깍 어디선가 구해 와 빌려준다. 책 보는 곳일 뿐 아니라 세미나, 교양강좌, 영화 상영 등을 하는 종합 문화 공간이다. 도서관이 세 곳으로 나뉘어 있고 휴관일도 각각 다르니 1년 내내 언제나 이용할 수 있다. 류성한(51) 통영시립도서관장이 있는 경남 통영시 얘기다. 류 관장이 ‘지방행정의 달인’으로 뽑힌 것은 호랑이 등에 날개를 달아 준 격이었다. 이미 시모범공무원상은 물론 국무총리표창, 문화체육관광부 장관 표창 등을 휩쓸었다. 류 관장은 2007년 1월 통영시립산양도서관장으로 처음 발령받았다. 당시 도서관은 이용객도 별로 없었고 흉물스러웠다. 그는 버리는 보도블록을 주워다 쉼터를 꾸미고, 나무 분재를 얻어 도서관 안팎을 가꾸면서 산뜻한 도서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또 섬마을 욕지도에 세워놓은 뒤 무협지 정도 겨우 갖춘 ‘동네 책방’ 같던 욕지도서관을 번듯하게 바꿔 냈고 시와 도를 뛰어다니며 예산을 따내고 민자를 유치해 통영시립도서관 본관을 만들었다. 또 통영 시민 30%가 사는 신시가지에도 충무도서관을 만들어 오는 7일 문을 연다. 박경리, 유치환, 김춘수, 백석 등 통영과 인연을 맺은 작가들의 숨결을 느낄 수 있는 ‘테마 도서전’은 물론 ‘도서 나눔 운동’ ‘북콘서트’ 등 많은 창발적 사업을 쉼 없이 쏟아냈다. 그는 “지난 6년은 정말 밤낮없이 여기저기 뛰어다니며 도서관만 생각하고 살았던 시절이었다”고 돌아봤다. ‘도서관 전도사’ 류 관장의 관심은 벌써 또 다른 곳으로 향하고 있다. “나이가 들면 경로당으로 가는 것이 아니라 도서관을 찾도록 문화가 만들어져야 합니다. 도서관이 중심이 된 문화센터, 노인들이 편하게 찾을 수 있는 ‘실버 도서관’ 등 가야 할 길이 아주 멉니다.” 글 사진 통영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장은길 김포시청 회계과 주무관 “시·국가의 땅도 내 땅 찾는 것처럼 최선” 경기 김포시 회계과에 근무하는 장은길(42·행정 6급) 주무관은 ‘소송의 달인’이다. 어감만으로는 행정·사법관청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악성 민원인을 연상시키지만 이는 장 주무관이 지방자치단체와 국가 재산을 소송을 통해 지키다 보니 듣게 된 말이다. 김포시는 2008년 도로사업과 관련해 부당이득금반환소송 등 15건이나 제소당했다. 1970∼80년대 시가 보상을 했지만 등기가 이전되지 않은 점을 이용해 변호사와 소유주가 합작으로 기획소송을 제기한 것이다. 기획담당관실에서 일하던 장 주무관은 선배 공무원들이 야속했지만 소송에 적극적으로 대응했다. 밤낮으로 법 공부에 매달리면서 대응책을 마련했다. 그 결과 소송에서 시가 100% 승소했다. 하지만 문제는 여기에서 끝나지 않았다. 보상을 했는데도 미등기된 토지는 지역에 널려 있었다. 장 주무관은 해당 토지 소유주나 상속인에게 등기 이전에 협조해 줄 것을 당부했다. 선뜻 응해 주는 경우도 있었지만 상당수는 “당시 등기 이전에 필요한 서류를 줬는데 이제 와서 그러느냐”고 반발했다. 장 주무관은 거주지가 다양한 소유주나 상속인을 일일이 찾아가 진정성 있게 설득했다. “시간이 지날수록 상속이 진행돼 땅 찾기가 더 어려워진다”는 강박관념이 그를 괴롭혔다. 해당인이 국외에 거주할 때는 주소지에 메모를 붙여 놓고 연락 오기를 몇달씩 기다리기도 했다. 이렇게 해서 2008년부터 지난해까지 281필지(7만 7330㎡)에 대한 등기 이전을 마쳤다. 도저히 협의가 되지 않을 때는 소송을 걸어 102필지(1만 8890㎡)를 되찾았다. 이들 땅은 공시지가 기준 106억원으로 국가에 98필지, 김포시에 283필지, 경기도에 2필지가 귀속됐다. 장 주무관은 “만약 내가 조상에게 물려받은 땅이 남의 소유로 돼 있다면 가만히 있었겠느냐”면서 “시와 국가의 땅을 찾는 일에도 같은 심정으로 임했다”고 말했다. 김학준 기자 kimhj@seoul.co.kr 김종현 강남구청 세무과 주무관 “체납자 정보 공유… 법원배당금 추징을” “세금 체납자들이 세금 징수를 피하는 걸 보면 기상천외하다는 생각까지 듭니다. 어렵게 징수에 성공하면 또 다른 허점을 파고들거든요.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 그리고 꽁꽁 숨겨놓은 재산과 돈을 찾아내는 노하우를 갖춰야 징수에 성공할 수 있습니다.” 제3회 지방행정의 달인에 선정된 김종현(44·서울 강남구청 세무관리과) 주무관은 세금 체납자들에게는 염라대왕이나 마찬가지다. 도저히 찾아낼 수 없을 것 같은 돈을 찾아내 결국 체납 세금을 징수해 가기 때문이다. 김 주무관은 지난해 전국 최초로 체납자가 은닉한 법원배당금을 압류하는 시스템을 도입, 5억 8000만원을 압류해 주목받았다. 현재 일선 행정기관에서는 법원이 관할하는 경매 배당금 관련 인적 정보를 전혀 알 수 없다. 그럼에도 김 주무관은 경매 관련 업체와 제휴해 배당금 지급이 예상되는 사람들 중에서 체납자를 찾아내 법원이 배당금을 지급할 때 체납 세금을 먼저 징수하는 데 성공했다. 업체들이 파악한 배당 예상자들의 주민번호 앞자리 및 성별 정보를 구청 체납자 정보와 매칭시켜 배당자 중 체납자를 가려내는 시스템이다. 그는 “법원이 세무당국에 배당 지급 예상자 정보를 제공하면 간단히 해결될 문제이지만 개인정보 보호를 내세워 난색을 보인다”면서 “정보 공유만 된다면 전국적으로 수백억원의 체납 세금 추가 징수가 가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아울러 체납 세금 징수율을 높이기 위한 핵심 포인트로 담당공무원의 노하우 공유를 꼽았다. 오랜 기간 체납 징수 업무를 하면서 익힌 경험과 노하우를 동료 및 후배 공무원들과 충분히 나눌 때 체납 세금 징수율이 극대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런 신념 때문에 그는 현재 구청 내에서 체납업무를 하면서 체납 징수 전문 강사로도 활동하고 있다. 또 서울시 데이터센터 ‘자료마을’의 전문강사로 서울시 타 구청 세무공무원들에게 체납 징수 기법도 전수한다. 임창용 전문기자 sdragon@seoul.co.kr
  • 조인성 “5년 공백 뒤, 더 자유로워져…흥행보다 호평받고 싶네요”

    조인성 “5년 공백 뒤, 더 자유로워져…흥행보다 호평받고 싶네요”

    “‘조인성’이라는 이름이 창피하지 않은 작품이 돼야죠. 흥행보다 연기를 잘했다는 평가를 받고 싶어요.” 안방극장에 조인성 바람이 불 것인가. 톱스타 조인성(32)이 오는 13일 첫 방송되는 SBS 새 수목드라마 ‘그 겨울, 바람이 분다’로 브라운관에 복귀한다. 2011년 5월 제대한 그가 드라마에 복귀하는 것은 ‘봄날’(2005) 이후 무려 8년 만이다. 오랜 공백을 딛고 복귀한 그에게 방송계 안팎의 관심이 쏠리고 있다. 최근 만난 조인성에게서는 긴장감과 여유가 동시에 느껴졌다. “8년 만의 복귀라고 많은 분이 관심을 가져 주셔서 부담감을 느낍니다. 복귀작이라기보다 차기작이라고 불러 주셨으면 좋겠어요. 저도 제대 이후 빨리 찾아뵙고 싶은 마음이 간절했는데 말년 휴가 때 출연을 결정한 영화 ‘권법’의 준비 기간이 길어지면서 공백기가 생겼어요. 그래서 다른 작품을 찾아봤을 때는 이미 캐스팅이 끝난 상태더군요. 오랫동안 기다려 주신 팬들에게 죄송한 마음이 컸어요.” 그는 팬들을 마냥 기다리게 하는 것이 미안해 예능 프로그램도 출연하고 CF에도 얼굴을 비쳤다. 그렇게 오랜 기다림 끝에 그가 만난 작품은 노희경 작가의 ‘그겨울, 바람이 분다’였다. 일본 드라마 ‘사랑 따윈 필요없어, 여름’이 원작이다. 그가 맡은 오수는 돈과 욕망을 좇는 전문 도박사로 시각장애인 상속녀 오영(송혜교)에게 자신을 오빠라고 속이고 접근하는 인물이다. “처음 이 작품을 봤을 때 도전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어요. 사실 노희경 작가의 작품은 대본으로 읽었을 때와 연기했을 때 느낌이 굉장히 다르고 어렵거든요. 배우로 발전하려면 꼭 한번 도전해 볼 만하다고 생각했죠. 시청자들이 작품을 보면서 마음을 줄 만한 캐릭터가 될 수 있도록 고민하고 있어요. 이야기의 중심을 이끌어 가는 인물이니까 그가 변화하는 과정을 잘 표현하고 시청자와 함께 호흡해 나가도록 연기할 생각입니다.” 오수는 상당히 거칠지만 내면의 아픔을 가진 차가운 인물이다. 가족에게 버림받고 첫사랑마저 잃은 뒤 절망 속에서 살아간다. 하지만 삶을 포기하려는 여자 오영을 본 뒤 생긴 궁금증이 점차 사랑의 감정으로 변하게 된다. 노희경 작가와 조인성은 오수라는 인물에 대해 의견 차이를 보이기도 했다. “원작에서는 남자 주인공의 직업이 호스트로 나오지만 갬블러로 바뀌었어요. 직업적인 설명보다는 캐릭터에 집중했죠. 진실과 거짓, 선과 악을 오가는 점을 중점적으로 연구했죠. 큰 의견 차이라기보다는 배우가 투입되면서 표현 방법이 좀 달라진 부분이 있어요. 작가님 말씀처럼 원작보다 더 젊고 생동감 있는 인물이 된 것 같아요. 원작과는 또 다른 새로운 인물이 탄생하리라 생각합니다.” 노희경 작가는 “원작에는 일본 정서와 상당히 차가운 느낌이 강하다. 하지만 이번 드라마에서는 따뜻한 감정을 관계 속에 녹이려고 했다”면서 “조인성은 현장에서 자신의 단점을 스스럼없이 내보일 정도로 자신감이 있고 누구보다 뜨거운 배우”라고 평가했다. 김규태 감독은 “현장에서 인성씨가 분위기 메이커였다. 작품에서도 그의 동적이고 유머러스한 부분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달 31일 드라마 제작 발표회에서 제대 이후 첫 공식 석상에 선 조인성은 이전보다 한결 여유롭고 편안해 보였다. 군대가 연기자 조인성에게 어떤 변화를 만들어 줬을까. “여유로워졌다기보다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일이나 사람들과의 관계에서 자유로워진 것 같아요. 앞으로 시간이 지나면서 무언가에 얽매이기보다는 편안하고 자유롭게 사고를 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어요. 인간 조인성은 별로 달라진 것이 없지만 시청자들께서 드라마를 통해 연기자로서 변화한 조인성의 모습을 찾아주셨으면 좋겠네요.”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과 ‘피아노’, 영화 ‘비열한 거리’ 등 그의 필모그래피를 들여다보면 유독 어둡고 상처받은 역할이 많았다. 영화 ‘쌍화점’ 이후 5년간의 공백기가 연기에는 어떤 변화를 가져왔을까. 오랜만의 복귀인 만큼 흥행 성적도 관심이 쏠리는 부분이다. “물론 공백기 동안의 변화가 좋은 방향으로 이해됐으면 합니다. 전 생각보다 무거운 놈이 아니거든요(웃음). 연기하는 캐릭터의 경우도 진중하게 다가가려고 하지만 재밌는 장면들이 많아서 균형을 잘 이룰 것 같아요. 물론 배우로서 흥행에 대한 의무감이 있지만 저는 연기자로서 제 직분을 다하는 게 우선이라고 생각합니다. 흥행은 하늘의 뜻에 달리지 않았을까요(웃음).” 군대에서 일과를 마친 뒤 틈틈이 드라마를 봤다는 그는 드라마 ‘골든 타임’의 이선균 역할이 특히 매력적이었다고 말했다. 섬세한 감정 표현을 잘하는 노 작가의 작품에 출연하면서 연애나 사랑에 대한 갈망이 생기지는 않았을까. “글쎄요. 신인 연기자였을 때는 그런 생각이 있었을 수도 있겠죠. 데뷔 10년이 지나니까 순간적으로 작품에 집중하고 역할에서도 잘 빠져나오는 편입니다. 내가 만일 오수가 되어 오영이라는 여자를 만나 사랑한다면 어떤 기분일까를 상상하면서 연기하죠.” 벽돌을 한장 한장 쌓아 멋진 성이 완성되듯이 매 장면 최선을 다해 표현하려고 한다는 조인성. 그에게서 이번 작품에 임하는 남다른 각오가 느껴졌다. 이번 작품을 통해 조인성이 배우로서 얻고 싶은 것은 과연 무엇일까. “노 작가의 대본은 결코 눈빛 연기 하나만으로는 표현할 수 없는 것이 사실입니다. 물론 너무나 힘들지만 캐릭터를 흉내 내는 것이 아니라 제가 오롯이 오수가 되어 진정성 있게 담아내려고 노력하고 있어요. 대본 속의 오수를 캐내 내 안에 심는 것이 지금 제가 할 수 있는 최선인 것 같아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이혼소송 서류, 법원 대신 인터넷으로 OK

    법원에 직접 가지 않고 인터넷을 통해 이혼소송 서류를 제출하는 게 가능해졌다. 법원 가사·행정사건 전자소송 서비스가 21일 0시를 기해 시작됐다. 누구라도 인터넷 대법원 전자소송 홈페이지(ecfs.scourt.go.kr)에 접속해 관련 서류를 인터넷 화면의 지시에 따라 제출하면 된다. 이에 따라 가사소송에서는 ▲혼인 무효·취소 ▲이혼 ▲면접교섭 ▲재산분할 ▲사실혼 부당파기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 ▲친생자 관계 존부 확인 ▲자녀 성본 변경 ▲상속 포기 및 한정승인 ▲유언 관련 분쟁 등 사건의 서류를 인터넷으로 낼 수 있게 됐다. 행정소송에서는 ▲운전면허 취소처분 및 건축허가처분 분쟁 ▲종합소득세·부가가치세·증여세·상속세 등 각종 조세부과처분 이의 제기 ▲재건축조합 설립인가 신청 거부처분 취소 등이 인터넷으로 가능하다. 대법원 관계자는 “전자소송은 소송관계인의 시간과 비용을 절감하고 재판업무를 효율화하는 장점이 있다”고 말했다. 박성국 기자 psk@seoul.co.kr
  • [시론] 이제는 정책 토론을 시작할 시간/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시론] 이제는 정책 토론을 시작할 시간/박원호 서울대 정치외교학부 교수

    “경제는 일류, 정치는 삼류”라는 편견을 잠시만 버리고 한국의 정치사를 되돌아보자. 의외로 우리는 매우 많은 것들을 상대적으로 짧은 시간에 이루어 냈다는 사실을 알 수 있을 것이다. 1987년 한국의 민주화 이래 우리의 정치는 노태우 정부의 북방정책을 통해 탈이념적 외교의 근간을 마련했으며, 김영삼 정부의 군(軍)개혁과 금융실명제를 통해 문민통치와 조직적 부패 방지의 기틀을 만들었다. 김대중 정부가 만들어 낸 남북화해의 가능성과 노무현 정부의 권위주의적 정치 문화 극복 역시 우리 정치가 일궈낸 중요한 자산일 수밖에 없다. 이곳에서 우리는 다음과 같은 두 가지 흥미로운 점들을 발견하게 된다. 첫째, 우연찮게도 우리는 적절한 때에 적절한 리더십이 항상 존재했다는 점이다. 군 및 여당 출신의 노태우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과연 그 시기에 자유롭게 북방정책을 추진하는 것이 가능했을지 의문이며, 김영삼 대통령의 전격적인 리더십이 아니었다면 군 개혁이나 금융실명제가 불가능했을 것이라는 평가들 또한 심심찮게 들린다. 북한을 대화의 테이블로 이끌어내고 한반도 평화 정착의 가능성을 보여준 것은 김대중 대통령이 아니었다면 어려웠을 것이고, 노무현 대통령은 그만의 독특한 방식과 파격으로 정부의 문턱을 낮추고 대통령의 권한을 상당 부분 포기했던 것도 사실이다. 둘째, 우리는 위에 열거한 대통령들의 정치적 성과에 대한 긍정적인 평가를 내리는 데 매우 인색했으며, 각 정권의 실정(失政)과 부패만이 뚜렷하게 기억되고 있다는 점이다. 어떠한 정부이든 공과(功過)가 있는 것인데, 흥미롭게도 우리의 기억에 남아 있는 것은 공(功)보다는 과(過)인 것 같다. 다시 말해 우리는 과거 정부의 레거시(legacy·유산)가 없다는 점이며, 이는 한국정치의 근본적인 비극일지도 모른다. 정권 교체, 나아가 시대 교체 등의 슬로건들이 난무했던 이번 선거 역시 과거의 정치를 부정하고 지워버려야만 현재의 정치가 살 수 있다는 한국정치의 기본적인 인식틀에서 벗어나는 것은 아니었다. 과거 정권들의 정치적 상속자들이 주요 후보였던 이번 선거의 기본 구도에도 불구하고 선거에서 가장 많이 사용된 말들은 ‘혁신’과 ‘개혁’, 그리고 ‘미래’였다. 아마도 정권인수위원회가 출범하면 정부 부처 개편부터 시작해 시민들 삶의 구석구석까지 백지 위에 새로운 그림을 그리기 시작할 것이다. 그러나 정작 새 정부가 가장 먼저 해야 할 일들은 과거 정부들이 남긴 유산에 대한 철저한 반성과 평가, 그리고 그 계승이라는 연장선상에서의 고민이어야 할 것이며, 이는 진보-보수 진영 간의 진정하고 솔직한 토론에서부터 시작될 수밖에 없다. 한국의 정치가 얼마나 발전하고 우리의 정책적 토론 기반이 얼마나 성숙했는지는 이번 대통령 선거에서 양대 후보 진영이 내놓은 공약과 정책들을 보면 매우 분명하다. 정치 개혁에서부터 경제정의나 복지, 그리고 지역발전 등의 공약에 이르기까지 정책적 논의들이 상당히 수렴하는 경향을 보였으며, 그 논의 수준 또한 몇 년 전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훨씬 진전되고 구체화된 것이었다. 선거 국면에서는 그 디테일에 대한 차이점만이 강조되었고, 선거 후반 네거티브 공방에 후보들의 정책적 내용이 묻혀 버린 것도 사실이지만, 어떤 의미에서는 공통점을 찾아 나가는 정책적 토론의 가능성이 이번 선거만큼 열려 있었던 적도 없었다. 우리의 정치가 더 이상 삼류가 아닌 것은 대한민국 유권자들의 성숙한 정치의식에 힘입은 바 크다. 기록적인 투표 참여를 통해서 그리고 선거과정 곳곳에서 다양한 방식으로 적극적인 의견을 표출했던 우리 유권자들은 단순히 주어진 후보들을 선택하는 것이 아니라 양 진영의 공약 수립과 선거운동 과정 구석구석까지 논평을 남기고 영향을 미쳤다. 선거라는 거대한 민주주의의 잔치가 끝나고 난 지금이야말로 본격적인 정책적 숙의가 시작되어야 할 시간이며, 이는 박근혜 당선인이 그리고 우리의 정치가 유권자들에게 진 빚이기도 하다.
  • 또… 빚 300만원·월세 못내 ‘생활고 모녀’ 동반자살

    은행 빚과 월세 독촉에 시달리던 모녀가 번개탄을 피워 놓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이들은 “반지와 금붙이를 팔아 빚을 갚고 장례도 하지 말고 화장해서 아무 데다 뿌려 달라.”는 유서를 남겼다. 28일 인천서부경찰서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1시 15분쯤 인천 서구 심곡동 K아파트에서 이모(48)씨와 이씨의 어머니(78)가 숨져 있는 것을 이씨의 오빠(52)가 발견해 경찰에 신고했다. 이씨는 방바닥에 반듯이 누운 채, 어머니는 안방 침대에서 숨져 있었으며, 주위에서 불에 탄 번개탄과 버너가 발견됐다. 창문틀에는 연기가 새 나가지 못하도록 청테이프가 붙어져 있었다. 경찰은 이들이 숨진 지 2∼3일 정도 지난 것으로 보고 있다. 경찰조사 결과 이씨는 보증금 1000만원에 월세 55만원인 아파트에 거주해 왔으나 세를 7개월째 내지 못해 집주인으로부터 월세 독촉 내용증명서를 받은 상태였다. 또 은행에서 빌린 300만원을 못 갚아 독촉장이 날아들었다. 특별한 직업이 없고 결혼도 안 한 이씨는 2009년부터 뇌졸중을 앓고 있는 노모와 함께 살면서 극심한 생활고를 겪어 왔다. 수시로 어머니 대소변을 받는 등 병수발을 해야 하기에 취업조차 할 수 없었다. 아버지는 3년 전 사망했고, 오빠는 사업에 실패해 모녀에게 생활비 지원을 해주지 못했다. 어머니 앞으로 나오는 월 9만여원의 기초노령연금 외에는 별다른 소득이 없었다. 이씨는 평소 주변 사람들에게 “병든 노모를 두고 먼저 떠날 수 없다.”는 말을 자주 했다. 이씨는 오빠에게 남긴 유서에서 “금융권 채무가 있으니 가족들에게 피해가 안 가게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를 해 달라.”고 썼다. 한정승인과 상속포기는 상속받은 재산범위 내에서만 채무를 승계하고 재산과 채무 모두를 포기하는 것을 뜻한다. 유서는 어머니 반지 등 얼마 안 되는 금붙이와 함께 상자에 담긴 채로 발견됐다. 경찰 관계자는 “집을 깨끗이 치워 놓고 유서를 작성할 정도로 깔끔한 성격으로 보이는 이씨가 생활고를 견디다 못해 어머니와 합의하에 동반자살한 것으로 판단된다.”고 말했다. 김학준기자 kimhj@seoul.co.kr
  •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2012 대선후보 심층분석]〈12〉안철수 쟁점행적(하)

    안철수 무소속 대선 후보는 출마선언 이후 끊임없이 도덕성 논란에 휩싸이고 있다. 대담집 ‘안철수의 생각’ 등에서 밝힌 자신의 말과 실제 행동이 다른 경우가 적지 않다는 게 정치권 비판의 핵심이다. 안 후보가 깨끗한 이미지를 앞세우면서 새로운 정치를 강조하고 있지만, 표리부동한 행적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는 것이다. 안 후보가 의도했든 의도하지 않았든 지나치게 깨끗한 이미지를 부각한 게 도덕성 논란의 부메랑이 되고 있다고 정치권은 보고 있다. 안 후보와 부인 김미경 서울대 의대 교수가 아파트 매입 시 이른바 ‘다운계약서’를 작성했다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안 후보는 2000년 10월 당시 실거래 가격이 2억 4000만원가량인 본인 명의의 서울 동작구 사당동 대림아파트를 팔면서 담당 구청에는 7000만원에 매각했다고 신고했다. 실거래가의 3분의1 수준으로 국세청 기준시가(1억 5000만원)의 절반 정도에 불과하다. 김 교수도 2001년 10월 송파구 문정동 올림픽훼밀리타운 아파트를 2억 5000만원에 매입했다고 송파구에 신고했다. 하지만 당시 이 아파트 시세는 4억 5000만~5억 2000만원 선으로 김 교수가 2억원 이상 거래 가격을 낮춰 신고해 취·등록세를 탈루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깨끗한 이미지 ‘부메랑’ 맞는 安 실거래 가격으로 신고하는 부동산 실거래가 신고의무 제도는 2006년 도입돼 안 후보나 김 교수의 다운계약서는 엄밀히 말하면 실정법 위반은 아니다. 안 후보는 ‘안철수의 생각’에서 “탈루되는 세금이 없도록 세무 행정을 강화하고, 탈세가 드러날 경우 일벌백계로 엄중하게 처벌해서 세금을 떼먹는 것은 엄두도 내지 못하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다운계약서 논란이 일자 안 후보 측은 “당시에는 위법은 아니었다.”면서도 “안 후보가 탈루된 세액에 대해 납부할 방법을 찾아보라고 해 알아봤지만 당시의 다운계약서는 탈법은 아니기 때문에 세금을 다시 납부할 방법은 없다.”고 설명했다. 안 후보도 “여러 가지 이유가 있을 수 있지만 어쨌든 잘못된 일이고 국민께 사과드린다. 앞으로 더 엄정한 잣대와 기준으로 살아가도록 노력하겠다.”고 직접 사과했다. 부동산 문제는 전세살이 및 상속·증여 논란으로 이어진다. 그는 스스로 “오랫동안 전세살이를 해 봐서 집 없는 설움을 잘 안다. 부모님께 손 벌리는 일은 절대 없어야 한다.”고 강조했지만 본인의 다운계약서 논란을 불러온 사당동 아파트는 모친이 ‘딱지’를 구입해 마련해 줬다는 지적도 있었다. 안 후보는 사당동 아파트에서 4년을 살았고 이후 사당동 아파트를 전세 놓고 모친 소유의 재개발 아파트인 도곡동 아파트로 이사했다. 안 후보의 모친이 1988년 매입한 아파트였다. 안 후보와 모친은 일주일 간격으로 사당동 아파트 딱지와 도곡동 아파트 지분을 사들였고 12년 뒤에는 석 달 간격으로 두 아파트를 팔았다. 2001년에는 부인 명의의 문정동 아파트를 샀고 지난해 12월 팔았다. 현재 용산 주상복합건물에서 전세를 살고 있는 안 후보는 그동안 대전의 빌라와 여의도 주거형 오피스텔을 오가며 생활했다. 종합해 보면 안 후보가 결혼 이후 집 없이 전세살이한 기간은 2년 남짓인 셈이다. 하지만 안 후보 측은 “안 후보 가족이 자기 집이나 부모 소유의 집이 아닌 다른 사람 집에서 전세로 거주한 기간은 8년”이라고 설명하고 있다. ●조부 부동산 편법증여 의혹도 또 안 후보는 저서 ‘행복바이러스 안철수’에서 “내가 살면서 할아버지께 물질적으로나 정신적으로 큰 도움을 받지는 않았다.”고 밝혔지만, 그의 조부는 1979년 부산 수영구 남천동 99㎡ 규모의 2층 주택과 224㎡ 규모의 토지를 안 후보를 포함한 가족에게 증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1994년 매각 당시 해당 토지의 공시지가는 2억 3000여만원. 안 후보의 지분 20%를 금액으로 환산하면 9200만원 정도다. 당시 안 후보는 고교 3학년이어서 매매로 위장한 편법 증여 의혹까지 제기됐다. 두 사안에 대한 안 후보 측의 해명은 비슷하다. 딱지구입 논란에 대해서는 “부모가 직접 구해 줘 안 후보는 잘 알지 못하고 있고, 지금은 부모들이 연로해 당시 상황을 잘 기억하지 못한다. 서류도 사실관계만 나와 파악에 한계가 있다.”고 해명했다. 상속 논란에 대해서는 “돌아가신 조부가 하신 일로 현재 경위는 알 수 없지만, 안 후보는 아무런 금전적 이득을 본 사실이 없다. 부동산실명제 시행 이전의 일이어서 명의신탁이었는지 증여였는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고 밝혔다. 군 생활도 책에서 밝힌 내용과는 차이가 있다. 심재철 새누리당 최고위원은 안 후보가 군생활 중 주말마다 비행기를 타고 외박을 했다고 주장했다. 심 위원은 안 후보가 1995년 출판된 저서 ‘별난 컴퓨터 의사 안철수’에서 ‘군대생활 39개월은 나에게 커다란 공백기였고 의학연구나 컴퓨터 일을 할 수 없어 엄청난 고문’이라고 밝힌 점을 거론하며 “군 복무 기간을 입대 전 사회생활 때 했던 것을 할 수 없게 됐다고 ‘공백기’, ‘고문’이라고 폄훼하는 것은 안보에 대한 오도된 가치관이자 군과 군인에 대한 모독”이라고 주장했다. 새누리당은 안 후보의 의인화(義人化) 또는 위인화(偉人化) 태도도 비판하고 있다. 심 최고위원은 “생존한 인물 중 최초로 모두 11종의 초·중·고 교과서에 실린 안 후보의 미담 중 상당 부분은 안 후보가 스스로를 의인화·위인화한 데서 시작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한 사례로 안철수연구소 창업 배경과 관련해 “2001년 발간된 저서와 인터뷰에서는 ‘학교 측의 채용보류 결정에 10개월간 실업자로 지내면서 아내가 벌어 온 돈으로 사는 게 견디기 어려워 창업했다’고 했는데 2003년부터는 자신이 의대 교수직을 자발적으로 포기하고 험난한 길에 뛰어들었다는 식으로 말했다.”고 지적했다. 미담이 각색되며 과대포장됐다는 게 새누리당 측의 비판이다. ●安측 “논문의혹 문제없다” 반박 한국연구재단에 등록된 안 후보 논문은 모두 5편으로, 이 가운데 4편은 재탕 또는 표절 의혹이 제기됐다. 안 후보 측은 논문 의혹에 대해서는 “지금까지 제기된 의혹에 대해 학계에서는 전혀 문제가 없다는 입장”이라며 조목조목 반박하고 있다. 1993년 한 학술지에 게재된 논문은 제1저자가 5년 전 쓴 학위 논문을 재탕한 것이 아니냐는 게 논쟁의 핵심이다. 안 후보는 군복무 중일 때 이 논문에 제2저자로 참여했다. 1991년 의학박사 논문도 표절이라는 주장이 일었다. 안 후보가 2년 앞서 박사 학위를 받은 서인석 서울대 의대 교수의 논문 일부를 표절했다는 주장이다. 또 안 후보가 연구조원으로 참여해 제출된 1992년 연구보고서가 같은 해에 나온 다른 석사의 논문과 유사하다는 점, 한국과학재단으로부터 1년에 500만원씩 1000만원의 연구비를 받았으며 1993년 안 후보가 제3저자로 학회지에 발표한 논문도 1992년 다른 학회에 실린 논문과 비슷하다는 점이 생물학 연구 정보센터(브릭)의 자유게시판 등에서 논쟁거리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안 후보 측은 학위 논문은 학술지에 게재하는 것이 의무사항(1993년 논문)이고, 일부에서 인용 없이 사용했다고 문제 삼는 볼츠만 공식은 물리학적 원칙으로 인용문을 달지 않는 것이 관례(1991년 논문)라고 반박하고 있다. 1992년 연구보고서에 대해서는 논문에 이름이 등재된 사실을 몰랐고 연구비를 받은 적도 없다고 해명하고 있다. 김효섭기자 newworld@seoul.co.kr
  • [커버스토리-혼외출생 1만명 시대] 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출연 김현진·최형숙씨와 유쾌한 수다

    [커버스토리-혼외출생 1만명 시대] 다큐멘터리 영화 ‘미쓰마마’ 출연 김현진·최형숙씨와 유쾌한 수다

    “그런 놈들 북한으로 보내 버려야 돼. 정신교육에 그만한 데가 없다니까.” 양육 미혼모들을 다룬 백연아 감독의 다큐멘터리 ‘미쓰마마’에 나오는 네살짜리 아들을 키우는 장지영(31)씨가 ‘비정한 아빠’에게 던지는 뒷담화다. 혼외출생 1만명 시대, 무책임한 남자와의 사랑 없는 결혼 대신 아이와 자신의 삶을 선택한 ‘미쓰마마’들을 만났다. 최형숙(41)씨는 올해 초등학교에 입학한 준서(7)의 엄마다. “미혼이 아니라 모(母)가 중요하다.”는 최씨는 자기소개를 부탁하는 질문에 아들 이름부터 입에 올린다. 이들에게 엄마라는 이름은 낙인이 아니다. 하지만 우리 사회는 여전히 결혼하지 않은 엄마를 이상하게 여긴다. TV 속 미혼모들의 삶이 늘 모자이크 뒤에 가려져 있다는 게 그 증거다. 그러나 엄마라는 게 부끄럽지 않은 최씨는 ‘생얼’을 드러내는 데 인색하지 않다. “어두운 시사프로그램 대신 버라이어티쇼에 나가고 싶다.”고 농담처럼 말하는 것도 같은 이유에서다. 출산에 대한 고민이 없었던 건 아니다. 최씨는 오랫동안 연애하던 남자친구와의 사이에서 준서를 임신했다. 임신 사실은 헤어진 뒤에야 알았다. 처음엔 낙태를 고민했다. 못할 짓이다 싶어 낳았지만 가족들은 입양을 강요했다. 마지못해 준서를 시설에 보냈다. 밤새 울다 다음 날 아이를 찾으러 다시 시설에 갔다. 갑작스러운 임신이었지만 억지로 결혼하고 싶지는 않았다. 최씨는 “결혼은 의무가 아니라 가치관이라고 생각한다. 그 가치관을 어떻게 받아들일지는 개인의 몫”이라고 했다. 최씨는 미혼보다는 비혼(非婚·결혼할 의지가 없음)에 가깝다. 결혼을 선택하지 않아 생긴 장점도 있다. 최씨에게는 눈치 볼 시댁이 없다. 무조건적인 희생과 집안일을 강요하는 남편도 없다. 최씨는 “월급만 가져다주고 아빠 노릇 다했다고 생각하는 남편이 무슨 의미냐.”고 되묻는다. 혼외출생을 보는 일반적인 인식은 양면성을 띄고 있다. 통계청이 2009년 발표한 전국 결혼 및 출산 동향 조사에 따르면 혼전임신을 했을 경우 미혼남성(20~44세)의 21.5%, 미혼여성(20~44세)의 16.6%가 ‘반드시 낳아야 한다’고 답했고, 미혼남성 56.6%, 미혼여성 60.7%는 ‘가능하면 낳아야 한다’고 답했다. 젊은 남녀 모두 혼전임신이라도 출산은 필요하다고 여긴다는 방증이다. 하지만 ‘결혼하지 않아도 자녀를 가질 수 있다’는 항목에서는 미혼남성의 36.4%, 미혼여성의 36.5%만이 찬성(전적으로 찬성+대체로 찬성)했다. 이미 생긴 아이는 낳는 게 좋지만 결혼을 전제로 하지 않는 출산에 대해서는 여전히 부정적 인식이 많음을 보여 준다. ●“칙칙한 시사프로 대신 버라이어티쇼 나가고 싶다” 백 감독은 이에 대해 “가부장적 편견과 모순의 집결체가 미혼모에 대한 시각”이라고 지적했다. 최씨는 과거 미혼모라는 사실을 수군대는 회사가 싫어, 입사 사흘만에 사직서를 제출했다. 네살짜리 딸 아이를 키우는 미혼모 김현진(29)씨는 “미혼모라면 무조건 문란하고 부도덕하다고 여기는 게 너무 화가 난다.”고 했다. 다큐멘터리에 출연한 장지영(31)씨가 “드라마에 나오는 미혼모는 왜 항상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구제받지? 혼자 애 키우면서 살아가면 안 되나?”라고 불평하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우리 사회에서 미혼모는 여전히 구제와 손가락질의 대상이다. 또 다른 미혼모 원미현(가명·35)씨는 “준비되지 않은 상태에서 임신했지만 종교적 신념 때문에 지운다는 건 상상도 못했다. 하지만 남자친구는 냉정하게 낙태수술 예약을 잡더라.”고 8년 전 일을 회상했다. 원씨는 두 번이나 병원을 찾았지만 차마 수술대에 오르지 못했고 현재 혼자 아이를 키우고 있다. 아이 친부는 ‘혼인신고를 하면 죽여버리겠다.’는 통보를 마지막으로 연락을 끊었다. 원씨는 “당당한 싱글맘으로 살려해도 ‘사생아’라고 손가락질 받는 아이를 보며 울 때가 많았다.”고 했다. 이처럼 현실 속의 양육은 오롯이 여성들 몫이다. 통계청이 5년에 한 번씩 발표하는 총가구조사에 따르면 2010년 혼자서 아이를 키우는 미혼여성은 16만 6609가구로 혼자 아이를 키우는 미혼남성 1만 8118가구에 비해 크게 앞섰다. 미혼여성이 13만 3234가구, 미혼남성이 9218가구였던 2005년 조사보다 ‘싱글대디’의 비율이 크게 증가하긴 했지만 차이는 압도적이다. 전문가들은 이러한 인식이 사회규범적 의식과 현실적 요인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라고 설명한다. 이미정 한국여성정책연구원 연구위원은 “남성들은 ‘나는 낙태하라고 했는데 네가 좋아서 낳은 거니까 책임지라.’는 인식을 갖고 있다.”면서 “결혼하지 않더라도 양육비를 지원하게 하는 등 법적 책임을 강제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진미정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사회적으로 양육의 1차적 책임이 어머니에게 있다는 보이지 않는 규범이 강하다.”면서 “모유 수유 등의 측면에서 남자 혼자 아이를 키운다는 게 현실적으로 어려운 측면도 있다.”고 설명했다. 혼외출생에 대한 편견은 미혼모 자신에게 그치지 않는다. 미혼모의 부모와 자녀도 똑같은 편견에 시달린다. 김씨는 “부도덕한 미혼모를 만든 부모도 똑같다고 여기는 문화 때문”이라고 말했다. 최씨의 임신 사실을 알게 된 최씨의 아버지도 처음에는 “연을 끊자.”고 했다. 경상도 출신인 최씨의 아버지는 다음 날 변기통을 부여잡고 남몰래 펑펑 울었다. 김씨는 “솔직히 엄마는 평생 내가 미혼모라는 사실을 받아들이지 못할 것 같지만 그래도 미우나 고우나 함께해 주는 건 가족”이라고 덧붙였다. 최씨도 “출산을 반대하던 오빠가 지금은 ‘내가 왜 컴퓨터 앞에만 앉으면 미혼모부터 검색해 보는지 모르겠다.’고 하더라.”며 웃었다. ●“엄마, 엄마는 왜 거북이처럼 느리게 일해?” 여권이 신장됐다고 하지만 미혼모들이 사회인으로 홀로 서기를 하기란 여전히 벅찬 게 현실이다. 정부는 가족관계법·한부모가족지원법 등에 따라 혼외출생자들을 지원하고는 있다.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의하면 양육 미혼모의 54.7%는 한부모가족지원법에 따라 기초생활수급비를 지원받고 있다. 자녀가 18개월 미만일 경우 월평균 63만원을, 36개월 이상은 32만원을 받는다. 그러나 취업에는 보이지 않는 벽이 있다. 미혼모는 남녀고용평등과 일·가정 양립지원에 관한 법률에 따라 임신, 출산과 관계없이 직장생활을 지속할 수 있지만 현실에서는 퇴사 등 불이익을 겪는다. 2009년 한국여성정책연구원에 따르면 미혼모의 95%가 ‘임신 이후 직장을 그만두었다.’고 답했다. 이 연구원은 보고서를 통해 미혼모라는 이유로 채용에서의 불이익도 크다고 적었다. 여성가족부는 ‘미혼임산부 및 미혼모에 대한 직장에서의 차별금지’를 추진 중이다. 비양육 미혼부에게 양육비를 청구하는 법안도 도입을 준비하고 있다. 최씨는 미혼모들의 처우 개선을 위한 단체인 한국미혼모가족협회에서 대외정책팀장으로 일하고 있다. 김씨는 비슷한 처지의 양육 미혼모들이 함께 만든 사회적 기업 ‘용감한 컵케이크’에서 제빵 일을 돕다 얼마 전 그만뒀다. 최씨는 직장 탓에 집에 늦게 돌아오는 날도 많다. 준서는 그런 엄마를 두고 “왜 안 놀아주느냐.”며 울먹인다. 사회적 지원이 부실한 상황에서 미혼모가 일과 양육을 병행하는 건 불가능에 가깝다. 다큐멘터리 속에서 울먹이던 준서는 “엄마는 왜 거북이처럼 느리게 일하냐.”고 묻는다. “빨리 일 끝내고 와서 놀아달라.”며 보채는 것이다. 연신 “미안하다.”는 말을 되풀이하는 것밖에는 도리가 없다. 김씨는 용감한 컵케이크를 떠나 독립을 준비하고 있다. 아름다운 재단에 창업 지원 자금을 신청했다 지난 4일 탈락의 고배를 마신 김씨는 “혼자 설 수 있다고 생각했는데 자신감이 좀 떨어지긴 했다.”며 씁쓸한 웃음을 지었다. 물론 포기하지는 않는다. 김씨는 엄마와 아이가 함께 입을 수 있는 커플룩을 판매하는 의류 매장을 운영할 생각에 밤잠을 설친다. 양육 미혼모뿐만 아니라 사실혼이나 동거관계에 있는 신가족들도 결혼을 기준으로 짜여진 사회 제도 속에서 살아가기란 쉽지 않다. 사실혼·동거 관계 역시 각종 사회보장제도를 비롯, 세제혜택과 상속 등 경제적인 부분에서 차별을 받고 있다. 신혼부부 특별청약을 실시하는 보금자리주택은 혼인신고를 한 가족에게만 청약자격이 주어진다. 공공임대주택의 경우도 다자녀가구, 3세대 가구 등 대가족에게 우선권을 준다. 사실혼 관계라 해도 연말정산 소득공제에서도 부양가족에 대한 인적공제가 전혀 제공되지 않는다. 전문가들은 이에 대해 편견과 차별로 엄격하게 대하기보다는 생활과 양육에 필요한 지원을 해 건강한 사회구성원으로 편입시키는 한편 다양한 가족 형태를 아우를 수 있는 제도도 도입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이삼식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저출산고령사회연구실장은 “정부나 기성세대들은 ‘그렇게까지 지원해야 하나.’고 되묻는다.”면서 “조장할 필요는 없지만 사회변화의 산물에 대해서는 충분히 인정하고 보호할 법·제도적 장치가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유럽과 북미 선진국은 혼외출생, 이혼, 비혼(非婚) 등 아이를 혼자 키우는 사람이 많아지자 이들을 다양한 가족의 형태로 받아들여 적극적인 지원책을 마련했다. 프랑스는 혼외출생이 절반 이상으로 늘어나자 2006년부터 법적부부의 출산과 혼외출산을 구별하는 규정을 폐지했다. 자녀를 양육하는 자체로 가족수당, 양육수당을 받고 출산·육아휴직 등의 혜택을 차별 없이 받는다. 변화순 팸라이프가정연구소 소장은 “프랑스는 정식부부보다 혼외출생에 대한 지원·혜택이 더 잘돼 있다.”면서 “그래서 결혼보다 동거가 급증하는 부작용이 초래됐을 정도”라고 설명했다. 영국은 아동부양비와 양육수당, 교육유지수당 등 다양한 형태의 보조금과 바우처를 제공하고 있다. 미혼모들에게 주택·건강·부모교육·고용훈련 등을 제공하는 슈어스타트(Sure Start) 프로그램도 운영 중이다. 독일도 최저생계비·부모수당을 지급하며 모성보호법 등에 근거해 10대 미혼모의 교육권까지 철저히 보장하고 있다. 조은지·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10) 좌담 (끝)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 (3부) 한국형 공익재단의 도전 (10) 좌담 (끝)

    ‘재단 천국’인 미국의 공익재단들이 복지·교육·보건분야 등의 각종 사회 딜레마를 해결할 수 있었던 것은 부자들이 기부한 엄청난 자산 때문만은 아니다. 슈퍼리치들은 돈뿐 아니라 자신의 상상력과 리더십, 세상을 바꾸려는 열정 등을 온전히 재단에 쏟아냈다. 양적으로 전성기를 맞은 우리 재단들이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려면 유념해야 할 대목이다. 서울신문 창간 특별기획 ‘공익재단, 부자의 상상력을 기부하라’가 13일 10회로 막을 내린다. 시리즈를 통해 국내 재단의 현주소와 문제점을 짚어보고 국내외 재단들의 창의적이고 혁신적인 운영 실태를 살펴봤다. 또 재단 관계자와 전문가들에게 우리 재단이 가야 할 길을 물었고 창의적 활동을 가로막는 장벽 등을 확인했다. 걸림돌을 뿌리 뽑으려면 민간 재단과 정부, 학계가 머리를 맞대야 한다. 마지막회에서는 김응권 교육과학기술부 1차관, 박태규 연세대 경제학부 교수, 원윤희 서울시립대 정경대학장(아름다운재단 기부문화연구소장), 유승권 SPC 행복한재단 사무국장 등의 좌담을 통해 국내 재단이 우리 사회의 진짜 희망으로 거듭나기 위해 해결해야 할 남은 과제들을 알아봤다. 대담은 지난 10일 김균미 문화에디터가 진행했다. →지금 우리사회에 공익재단이 필요한 이유는. 김응권 차관 사회가 발전하면서 국민이 바라는 서비스 분야는 많아졌는데 정부 기능은 과거보다 축소됐다. 결국 정부가 다 할 수 없는 부분을 보완해 줄 주체로 공익재단 등 사회단체가 주목받는다. 박태규 교수 자수성가한 부자 중 자녀에게 무작정 상속하는 것을 원치 않는 사람이 여럿 있다. 또 성공한 사업가들은 매우 진보적 시선으로 사회를 바라보고, 어떤 방향으로 변화해야 하는지에 대한 깊은 통찰력을 가진 이들이 많다. 그래서 (자신이 직접적인 사회 변화를 만들어 내고 싶기 때문에) 공익재단을 세우는 것 같다. 성취감 등 개인적 동기와 사회적 동기, 세제 혜택 등이 결합하면서 공익재단이 활성화하고 있는 듯하다. →국내 재단의 목적사업이 장학·학술 분야에 지나치게 쏠려 있다는 지적이 있다. 김 차관 우리처럼 교육을 중시하는 문화 속에서 배움에 대한 갈증을 느끼며 살아온 이들은 돈을 벌었을 때 장학재단을 세워 자선하려는 경향이 있는 것 같다. 또 경제가 발전하기 전에는 정부가 (국민이 원하는) 교육 수요를 다 채워 주지 못한 측면도 있었다. ●교육 격차 해소·공교육 방향 선도했으면 어려운 학생에게 장학금을 주는 재단이 대부분인데 다문화 가정 학생들에 대한 지원 등 이제 다원화할 필요가 있다. 우리의 공교육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설정해 선도하고, 필요하면 교육기관을 압박하는 곳들이 나왔으면 좋겠다. 교육격차를 보완하는 운동을 주도하는 것도 생각해볼 수 있다. 교과부도 공익재단들이 교육기부 사업에 큰 역할을 할 수 있도록 시·도 교육청이 맡던 대형 장학재단 5곳을 교과부 소관으로 최근 바꿨다. 또 기업, 공공기관, 금융기관, 대학 등 총 73개 기관과 교육 기부 관련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재단들이 고유 목적사업에만 얽매이지 않고 과학교사 연수 등 영구적 교육기부사업 등을 벌일 수 있게 유도할 예정이다. 원윤희 학장 공익법인 설립 운영법을 보면 공익의 범위를 교육 및 자선사업으로 한정해 뒀다. 법률에서 범위를 제한하고 있어서 국내 재단들의 목적사업이 교육 등에만 집중된다고 보는 시선도 있다. 외국 재단들은 문화예술, 학술진흥, 복지 등 사회변화의 동력을 제공하는 선도적 역할을 많이 했다. 찬반이 확연히 나뉘는 주제까지 공익의 범위에 포함시키기는 어렵더라도 주제를 좀 더 확대할 필요가 있다. 유승권 국장 공익법인 설립을 위해 관청의 주무관을 만나면 기존에 설립된 재단의 서류를 보여 주며 ‘같은 사업을 하라’고 하는 경우가 많다. 새로운 사업을 하면 관리·감독 측면에서 어려움이 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목적사업의 다양성이 줄어든다. 재단 설립자들의 전문성이 떨어지는 것도 문제다. 국내 재단의 경우 설립 초기에 전문적 사업을 벌일 능력과 노하우를 갖춘 직원들이 참여하기 어렵다. 왜냐하면 재단들이 (직원 급여 등에 드는) 운영비는 최소화하고 사업비를 늘려 직접 지원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래서 뭔가 새로운 사회적 이슈 해결에 도전하고 싶어도 재단의 전문성이 떨어진다. →제 역할을 못하는 군소재단이 많다. 원 학장 과거 예금금리가 연 10%를 넘었을 때는 총자산 10억원만 있어도 큰 돈이었다. 그러나 이자율이 떨어져 적은 예산 탓에 거의 활동을 못 하는 재단들이 나오고 있다. 이들의 사회적 역할을 유도할 수 있는 다양한 방법이 있다. 상법에서 휴면회사를 통폐합할 수 있도록 하듯 재단 통폐합의 길을 열어 줄 수도 있고, 사용이 제한된 기본재산을 특정 목적사업에 쓸 수 있도록 해 주는 방법도 있다. 군소재단이 활동을 제대로 못 하는 것은 정보나 관리능력이 없기 때문인데 이 부분을 지원해 줄 지원재단이 필요하다. 박 교수 등기소에 등록된 재단이 5000개가 넘는다고 하는데 어떤 법에 근거해 설립됐는지조차 알 수 없는 재단이 상당히 많다. 그중 많은 재단이 활동을 안 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재단들이 협의회를 만들어 정보나 어려움 등을 공유해야 하는데 우리나라에는 재단 협의체가 별로 없다. 협의체를 만들어 정부에 재단이 당면한 문제도 알리고 아이디어도 제공하는 등의 역할을 해야 한다. ●재단 설립 원스톱서비스 지원 있어야 유 국장 재단들이 모여 서로 생각을 나누도록 이끌어 낼 수 있는 유일한 곳은 정부 부처다. 특정 재단이 “우리 사무실에 모여 토론해 보자.”고 하면 잘 오지 않는다. 하지만 정부가 간담회를 제안한다면 재단들이 모일 것이고 건설적 논의를 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재단 활성화를 위해 가장 시급히 풀어야 할 법·제도적 문제는. 유 국장 공익법인 업무를 전문적으로 담당하는 정부기관을 만들어야 한다. 그래서 원스톱 서비스를 제공했으면 좋겠다. (재단 설립 업무가 여러 부처에 흩어져 있다 보니) 관청 실무자의 업무 경력 등에 따라 설립에 걸리는 시간이 크게 달라진다. 행정적 낭비다. 자산가 중에는 선한 마음으로 재단을 만들려다 중도에 지쳐 포기하는 사람도 여럿 있다. 민간 쪽에서는 미국의 재단센터처럼 재단 설립을 원하는 이들을 교육하고 정보를 제공하며, 기존 비정부기구(NGO)들과 연결시켜 주는 등의 역할을 하는 지원재단이 더 많이 생겨야 한다. 또 재단의 사업영역을 제한하는 것도 문제다. 예컨대 빌&멀린다게이츠재단은 장학사업, 의료사업, 교육개선사업 등을 벌인다. 그런데 국내 재단은 장학을 목적으로 세워졌다면 의료사업이나 복지사업을 할 수 없도록 돼 있다. 다른 공익사업을 못 하도록 막을 것이 아니라 필요하면 장학사업, 의료사업 등을 함께 할 수 있도록 칸막이를 없애야 한다. 김 차관 공익재단은 세금 혜택을 받는 만큼 전문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세제 혜택 얻으려고 꼼수를 쓴 것 아니냐’는 부정적 시선을 피할 수 있다. 그런데 우리의 경우 재단 수가 증가하는 데 비해 관련 인력, 인프라, 제도는 이를 절대적으로 따라가지 못하고 있다. 공익재단 업무를 포괄적으로 담당하는 정부 부처가 어디인지 불명확하다. 박 교수 사업 영역을 넘나들 수 없게 벽이 쳐진 것은 사업별 주관부처가 다르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일본은 사업을 넘나들려면 총리실에 재단 등록을 하도록 했다. 공익재단뿐 아니라 다양한 NGO가 늘고 있는데 총괄 관리하는 기구 설립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다. →공익재단 설립을 희망하는 자산가들에게 조언한다면. 원 학장 설립자는 재산을 왜, 어떤 목적으로 내놓을 것인지 확실한 신념을 갖고 있어야 한다. 설립·운영 과정에 어려움이 많기 때문에 이 같은 부분을 사전에 충분히 숙지해야 한다. 전문가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 박 교수 출연자는 돈뿐 아니라 리더십과 상당한 시간, 자신의 경험을 재단에 쏟아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재단이 사회적 역할을 제대로 해내기 어렵다. 출연자가 재단의 이사장이나 최소한 명예 이사장을 맡아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본다. 김 차관 재단이 늘어나고 더 큰 역할을 하려면 투명성을 확보해 신뢰를 얻어야 한다. 특히 재단 이사회 구성을 지인 위주로 하는 경우가 많은데 신뢰를 얻으려면 이 같은 관행부터 깨야 한다. 정리 유대근기자 dynamic@seoul.co.kr
  • 삼성가 유산소송 상속재산분할협의서 공방

    삼성가(家)의 상속재산인 차명주식을 둘러싼 소송에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 측이 제출한 ‘상속 재산 분할 협의서’를 두고 공방이 벌어졌다. 쟁점은 형제들 사이에서 재산 분할을 둘러싸고 협의를 했는지다. 서울중앙지법 민사합의32부(부장 서창원)는 25일 고 이병철 전 회장의 장남 맹희, 차녀 숙희, 삼남 창희씨의 며느리 최선희씨 등이 이 회장 등을 상대로 제기한 상속재산 반환 청구 소송 3차 변론을 진행했다. 이맹희씨 측 변호인들은 “대(大)삼성그룹에서 그렇게 할 리가 없다.”, 이 회장 측은 “소설에 가까운 부당한 주장”이라며 서로 공격했다. 이 회장 측은 재판에 앞서 이병철 전 회장 타계 2년 뒤인 1989년에 작성된 ‘상속 재산 분할 협의서’를 법정에 제출했다. 협의서에는 ‘제일합섬 주식 7만 5000주는 창희씨, 10만주는 건희씨, 전주제지 주식 7만 4000주는 인희씨가 갖는다.’는 등 주식 분배 내용에 대해 형제들이 동의한 내용이 담겨 있다. 이맹희씨 측은 “삼성생명·전자 등이 빠져 있고 ‘나머지 재산에 대해 이건희 회장에게 귀속한다’는 문구가 없다.”면서 “차명주식에 대한 상속재산 분할 협의는 존재하지 않았다.”고 반박했다. 이 회장 측은 또 ‘선대 회장의 유언장은 존재하지 않았다.’고 전제한 뒤 “재산 상속은 선대 회장 생전에 이뤄졌다.”면서 “협의서는 재산 분할을 확인하고 등기하기 위한 형식적인 것이었다.”고 말했다. 이미 기명·차명재산을 나눠 줬고 남은 것은 분할한 것에 불과하다는 얘기다. 고려병원·전주제지·호텔신라는 이인희, 제일합섬은 이창희, 조선호텔·신세계 주식은 이명희씨에게 갔다는 것이다. 이어 “이맹희, 이숙희는 상속을 포기했으며 합의서는 나머지 형제들에게 일일이 찾아다니며 날인을 받은 것”이라고 덧붙였다. 재판장은 “동산(動産)의 상속회복 청구권에 대한 대법원 판례가 없어 매우 특이한 사건”이라면서 “가장 큰 특징은 ‘차명주식’과 ‘25년 경과’ 문제다.”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 삼성 특검 기록 중 ▲선대 회장 생전 차명 상태로 관리된 주식 현황 자료 ▲특검팀 계좌 추적에 의해 확인된 금융 자료 ▲이건희 회장 진술서 ▲공판 조서를 증거로 채택했다. 다음 재판은 8월 29일에 열린다. 이민영기자 min@seoul.co.kr
  • [씨줄날줄] 태양절 돌고래쇼/구본영 논설위원

    북한에는 대중적 레저 시설이 부족한 탓일까. 평양 대성산 기슭의 조선중앙동물원이 꽤 인기 있는 명소라고 한다. 1959년 김일성의 교시로 건립된 이곳이 국제적 화제를 불러일으켰던 적이 있다. 1997년 김정일 국방위원장의 지시로 사자와 백두산 호랑이가 싸우는 동영상이 공개됐을 때다. 오는 4월 15일 김일성 생일인 소위 태양절에 맞춰 평양 능라도에 돌고래쇼장이 들어설 것이란 소식이다. 보도에 따르면 여기에 바닷물을 끌어들이기 위해 남포에서 평양까지 50여㎞의 수로 파기 공사가 한창이라고 한다. 대학생과 군대까지 동원하는 등 인력과 자금을 쏟아넣고 있다. 그러잖아도 ‘광명성 3호’로 이름 붙인 로켓을 쏘아올리는 데만도 8억 5000만 달러가 든다고 한다. 북한의 2년치 쌀 부족분을 충당할 수 있는 액수다. 지난해 북한의 총예산은 57억 달러 규모로 추정된다. 그런데도 올해 김일성 생일 행사에만 무려 20억 달러를 쏟아붓는다니 합리적 상식으론 이해하기 어렵다. 그러나 일부 북한 전문가들이 말하는 이른바 ‘내재적(內在的) 시각’으로 보면 고개가 끄덕여진다. 생전의 김정일도 아버지의 생일을 최대 명절로 경축했다. 특히 북한은 5년, 10년 단위의 이른바 ‘꺾어지는 해’를 중시하는 경향이 있다. 더욱이 올해는 김일성의 100회 생일이라 ‘김씨 왕조’의 3세 상속자 김정은의 입장에선 ‘백두 혈통’의 비조(鼻祖) 격인 그를 대대적으로 기념하는 게 하등 이상한 일이 아닌 셈이다. 후계구도를 굳히기 위해서 무리수를 두더라도 특별한 세리머니를 펼쳐야 할 처지란 얘기다. 북한은 올해를 ‘강성대국의 대문을 여는 해’로 규정했다. 하지만 축포를 쏘듯 광명성 3호를 발사하고 돌고래쇼를 벌인다고 강성대국이 펼쳐질 리는 만무하다. 가뜩이나 거덜난 북한경제가 나락으로 떨어지면서 북한주민들의 삶이 더욱 피폐해질 게 불을 보듯 훤하다. 미국은 북한이 로켓 발사를 강행하면 대규모 대북 영양지원을 중단할 것이라고 한다. 몇년 전 북한 중앙동물원이 ‘세계에서 가장 슬픈 동물원’의 하나로 꼽혔다. 미국의 환경 뉴스 사이트 ‘머더 네이처 네트워크’(MNN)에 의해서다. 수용된 맹수들이 굶주리면서 수시로 우리 안에서 싸우는 쇼에 내몰렸던 탓이다. 북한이라는 쇼윈도 속에서 원치 않는 ‘트루먼 쇼’에 동원돼 살아가야 할 보통 주민의 처지가 떠올라 새삼 슬퍼진다. 북한 당국이 가련한 주민들을 생각해서라도 국제적인 대북 제재를 부를 로켓 발사를 포기하길 빌 뿐이다. 구본영 논설위원 kby7@seoul.co.kr
  • 유산 싸움하다 경찰까지 부른 형제 알고 보니 모친 통장엔 93만원뿐

    유산 싸움하다 경찰까지 부른 형제 알고 보니 모친 통장엔 93만원뿐

    연년생인 정모(43·서울 송파구 문정동)씨 형제는 우애가 깊었다. 오래전 아버지를 여읜 뒤 홀어머니를 모시며 막노동으로 생활했지만 서로 믿고 의지했던 터다. 그러다 지난해 12월 어머니가 세상을 떠났다. 어머니는 지병을 앓았지만 마땅히 치료도 받지 못했다. 두 아들은 죄책감이 컸다. 술로 보내는 날이 많았다. 지난달 26일 오후 11시 17분쯤 형제는 집에서 술을 마시다 다툼을 벌였다. 어머니 통장에 남아 있던 돈에서 비롯됐다. 형이 동생에게 “인감도장과 신분증을 달라.”고 했다. 둘 가운데 한 명이 상속 의사를 포기하지 않는 한 자녀 모두의 신분증과 인감도장이 있어야 인출이 가능했기 때문이다. 동생은 “돈을 반반씩 나누자.”고 했다. 그러자 형이 욕심을 부렸다. “형인 내가 더 가져야 하지 않겠느냐.”며 화를 냈다. 동생은 “그럴 수 없다.”고 맞섰다. 급기야 형은 동생의 멱살을 잡고 손찌검을 했다. 동생도 형을 밀쳤지만 심하게 대들지는 않았다. 화가 사그라지지 않은 형은 부엌에 있던 흉기를 들고 와 동생에게 “죽여 버리겠다.”고 소리를 질렀다. 신변의 위협을 느낀 동생은 홧김에 경찰을 불렀다. 서울 송파경찰서는 1일 정씨 형제를 폭행 혐의 등으로 입건했다. 조사 결과 정씨 형제의 어머니 통장에 남아 있던 돈은 고작 93만원이었다. 형제는 벌금을 낼 여유조차 없는 처지다. 경찰은 “합의를 권하긴 했지만 형제 간 유산 상속 문제에 공권력이 개입하기가 좀 그렇다. 추가 조사는 하지 않을 방침”이라고 밝혔다. 배경헌기자 baenim@seoul.co.kr
  • “귀중한 고미술품 자식에게 상속 말고 박물관에 기증 하세요”

    “귀중한 고미술품 자식에게 상속 말고 박물관에 기증 하세요”

    1950년 9월 김재원 초대 국립중앙박물관장(재임 1945~1970년)은 덕수궁 석조전에서 북한군이 총부리를 겨누는 상황에서 문화재 이송에 필요한 짐을 꾸리고 있었다. 9·28 서울 수복을 앞두고 북한군은 서울의 문화재를 싸들고 북으로 가겠다고 했다. 북한 체제가 완료되기 직전 1947년 개성박물관에서 고려청자 등 귀중한 유물을 다 싸들고 내려왔던 김 관장에겐 하늘이 무너지는 일이었다. 들키면 죽을 각오를 하고 낮이면 문화재 포장을 하는 척했다가 밤이면 그 포장을 풀었다. 결국 북한군은 문화재 북송을 포기하고 철수했다. 문화재를 지키는 사람들에게 전설처럼 내려오는 이야기다. 김영나 국립중앙박물관장은 아버지가 초대, 자신은 11대 박물관장이라는 사실에 기분 좋아하는 소녀의 감수성을 지녔다. 그 감수성으로 김 관장은 지난해 가을 유품으로 간직하던 운보 김기창의 독락도(獨圖) 등 29점을 국립중앙박물관에 기증했다. 기증품엔 1950년대 한·타이완 학술대회 때 갑골문자 해독의 권위자인 둥쭤빈(董作賓·1895~1963)이 써준 갑골문서예(甲骨文書藝), 청나라의 마지막 황제 푸이(溥儀) 사촌이 써 준 서예 등도 있다. 기증품을 엄격히 골라서 받아들이는 국립중앙박물관 유물부의 안목을 고려할 때 문화재적 가치가 상당하다. 다만 기증품의 가치를 돈으로 환산하기는 쉽지 않다. 최근 미술시장에서 한국화가 평가절하되고 있어서다. 김 관장은 26일 “수집한 골동품들이 아니고 대부분 아버지가 선물 받았던 것인데, 가격 환산은 어렵다.”면서 “국제 교류가 적었던 시절에 국립중앙박물관이 세계 박물관들과 어떤 교류를 했는지 보여 주는 사료적 가치가 있는 것들이 많다.”고 했다. 하지만 대략 미술계의 감정가 등으로 미뤄볼 때 29점의 가치는 수억원대로 평가된다. 1954년에 그려 아버지 이름으로 증정된 운보의 ‘독락도’에는 일화가 있다. 그는 “덕수궁 석조전으로 가기 전에 국립박물관이 남산에 있었는데, 그때 우리는 그 근처에 집을 사서 살았고, 6·25전쟁이 일어나기 전까지는 다시 김기창과 우향 박래연 화백이 살았던 게 인연이 됐다.”고 했다. 그 집터는 현재 서울시가 운영하는 ‘문학인의 집’이 됐는데, 1950년대에는 연합참모본부가 사용했다고 한다. 김 관장은 “국립중앙박물관의 유물 구매 예산은 연간 29억원에 불과해 1960~1970년에 골동품을 수집했던 애호가들의 기증이 꼭 필요하다.”면서 “현재 국립중앙박물관 유물 중 20%는 기증에 의한 것으로, 국보급·보물급 등 모두 기증받은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김 관장은 “1960~1970년대에 골동품을 수집하셨던 분들은 자식들에게 물려주기보다는 기증해 주셨으면 좋겠다.”고 당부했다. 비단이나 한지에 그린 그림들은 전문가가 아니면 보관이 어렵다. “완벽하게 보관하고 전시하게 되면 ‘○○○ 기증’이란 꼬리표를 꼭 달겠다.”고 말했다. 외국 주요 박물관 큐레이터의 주요 업무가 좋은 작품을 많이 가진 수집가들에게 기증을 간곡하게 요청하는 일이듯이 국립중앙박물관에 오래 몸담은 큐레이터들도 이 업무를 ‘한국적 방식’으로 전개하고 있다고 했다. 지난해 2월 9일 취임해 벌써 취임 1주년을 넘긴 김 관장은 올해 ▲터키문명전(5월) ▲미국 소재 한국 미술전(6월) ▲고대마야문명전(9월) ▲천하제일 비색 청자전(10월) 등을 계획하고 있다. 외국 문명 전시 시리즈를 지속하는 이유에 대해 김 관장은 “세계화 시대에 외국을 잘 알수록 우리를 더 잘 알게 되기 때문”이라며 “온종일, 일주일 내내 놀고 뒹굴 수 있는 박물관을 임기 내에 만들어 보려고 하니 기대해 달라.”고 했다. 글 사진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김영나 관장은 근대미술사를 주로 연구한 미술사학자로 서울대 고고미술사학과 교수를 하던 중 지난해 2월 국립중앙박물관장이 됐다. 언니는 불교 조각 연구의 권위자인 김리나 문화재청 문화재위원. 서양미술사학회장, 문화재위원, 서울대 박물관장을 지냈다. 경기여고를 나와 미국 물렌버그대학 미술학과를 거쳐 오하이오주립대에서 석·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1년 서울생.
  • 세종시 분양대박에 건설사 희비

    “위약금까지 물면서 해약을 했는데 그 땅이 황금알을 낳는 거위가 됐으니 되살 수도 없고….” 충남 연기군 세종시 시범 생활권 내 공동주택용지를 분양받았다가 포기한 대형 건설업체 A사 임원의 얘기다. 12일 한국토지주택공사(LH)와 관련 업계에 따르면 미분양이 예상됐던 세종시에서 아파트 청약열풍이 불어 분양 대박이 이어지자 세종시 사업을 포기한 업체와 그렇지 않은 업체 간에 희비가 교차하고 있다. LH는 2007년 세종시 시범생활권에서 공동주택지 26필지(블록)를 12개 건설사에 분양했다. 하지만 정치권에서 세종시 수정안을 놓고 논란이 일면서 사업이 늦어지자 대우건설과 극동건설을 제외한 10개 업체가 22개 필지의 해약을 요구했다. ●미분양 예상속 청약열풍 ‘이변’이 가운데 쌍용건설과 풍성주택은 토지대금 연체 등을 이유로 2009년에 계약이 해지됐다. 나머지 현대건설과 삼성물산, 대림산업·포스코건설·롯데건설·두산건설·금호산업·효성 등 8개 업체는 사업 전망이 없다고 보고 해약을 요청했지만 LH는 “국책사업에 대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 문제를 거론하며 해약 시엔 위약금을 물어야 한다.”고 맞섰다. 결국 이 업체들 가운데 포스코건설은 당초 분양받았던 2개 블록을 해약하고, 다른 2개 블록을 분양받았다. 현대건설은 5개 블록 가운데 4개 블록은 해약하고 가장 규모가 큰 1개 블록은 사업을 하는 방향으로 타협점을 찾았다. 하지만 삼성물산·대림산업·롯데건설·두산건설·금호산업·효성 등 6개 사는 끝내 지난해 사업을 포기했다. 이 건설업체들은 규정에 따라 땅값의 10%인 682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야 했다. 문제는 지난해 하반기 세종시 분양시장이 달아오르면서 시작됐다. 해약을 하지 않았던 대우건설과 극동건설이 분양 대박을 터뜨린 데 이어 포스코건설과 한신공영(해약 택지 매입) 등도 분양에 성공했기 때문이다. 이들 아파트는 프리미엄까지 붙어서 거래되고 있다. 포스코건설의 세종시 더샵 101㎡ 테라스형은 1억원이 훨씬 넘는 웃돈이 붙기도 했다. ●사업부지 추가 확보에 동분서주상황이 바뀌자 모든 건설사들이 이제 거꾸로 세종시에서 사업부지를 확보하기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사업을 포기한 B사 한 임원은 “당시엔 사업 전망이 불투명해 해약하는 것이 당연했지만 상황이 바뀌면서 ‘불과 1년 앞도 내다보지 못했다’는 말을 듣게 됐다.”고 하소연했다. 그나마 현대건설은 해약을 하지 않은 M7블록이 입지가 괜찮은 데다 규모도 해약 면적과 비슷해 다른 업체와 달리 실속을 챙겼다는 분석이다. LH는 해약 택지 중 남아 있는 물량에 대해 지구단위계획 변경을 거쳐 다음달 중 공급할 계획이다. LH 관계자는 “해약한 업체에 페널티를 주지도 않겠지만 해약한 땅을 되파는 일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김성곤기자 sunggone@seoul.co.kr
  • [열린세상] 한·중 FTA와 가교 국가전략/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한·중 FTA와 가교 국가전략/박진 한국개발연구원 국제정책대학원 교수

    미국과 중국 중 어느 나라를 택할 것인가? 한·중 정상이 자유무역협정(FTA) 협상 개시에 합의하면서 우리에게 다시 다가오는 질문이다. 몇달 전 외교통상부 장관은 두 나라 중 한 곳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 발생하는 것은 ‘악몽’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한국은 미국과 중국 중 한쪽을 선택하고 나머지를 포기하는 극단적 전략을 구사해서는 안 된다. 균형외교가 정답일 것이다. 그러나 균형외교란 정책결정에 명확한 지침을 주기에는 모호하다. 모든 분야에서 5대5의 균형을 맞추는 것은 가능하지도, 바람직하지도 않다. 우리는 안보와 경제를 분리하여 안보는 6대4로 미국에, 반대로 경제는 6대4로 중국에 가까이 가면서 종합적으로 5대5 균형을 이루는 국가전략을 지향해야 한다. 두 진영의 중간에 있으면서 적극적으로 양쪽을 연결한다는 의미에서 가교(架橋)국가 전략이라고 부를 수 있다. 안보 동맹의 파트너로는 중국보다 미국이 더 적합할 것이다. 중국은 최근 어선의 불법 조업에서 보듯이 우리와 지역 내 분쟁 가능성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이 존재하는 한 더욱 그러하다. 미국이 전 세계 국방비의 43%를 쓰고 있고 2위인 중국의 비중이 7% 남짓에 불과한 현실도 고려해야 한다. 그러나 경제적으로는 미국보다는 중국과 더 긴밀한 관계를 맺어야 하며 우리는 이미 그 길로 가고 있다. 중국은 한국 수출의 24%, 수입의 17%를 차지하고 있는 최대 무역 파트너이다. 대미 무역의 두 배 수준이다. 더욱이 중국은 한국에서 중간재를 수입하여 완제품을 조립, 이를 미국·유럽연합(EU) 등에 수출하는 산업구조를 가지고 있다. 예컨대 중국의 일부 휴대전화 수출의 경우, 중국 내에서 생산된 부가가치는 수출가격의 3.6%에 불과하고 나머지는 한국·일본·타이완에서 창출된다는 분석도 있다. 게다가 중국은 곧 세계 제1의 경제대국이 된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중국의 구매력평가(PPP) 기준 국내총생산(GDP)이 2016년이면 세계 GDP의 18%에 달하면서 미국을 앞선다는 전망을 하기도 했다. 중국이 부동의 세계 1위 외환보유국이 된 지는 오래되었다. 일반적으로 두 나라 간의 경제통합은 FTA로 시작하여 관세동맹, 공동시장, 현재의 EU와 같은 경제동맹으로 단계를 밟으며 심화되어 간다. 멀리 있는 미국과 FTA 이상의 경제통합을 이루기는 어렵다. 그러나 한국은 장차 중국, 일본과 FTA를 넘어 과거의 유럽공동체(EC) 수준의 공동시장을 지향해야 한다. 그래야 안보와 경제를 종합하여 미·중 간에 5대5로 균형을 이룬 가교국가 전략이 가능해진다. 중국은 군사 최강국 미국과 안보동맹을 맺고 있는 한국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며, 미국은 경제 최강국 중국과 긴밀한 경제통합을 이루고 있는 한국을 존중하지 않을 수 없을 것이다. 2020년 세계의 5대 경제권은 중국, 미국, EU, 일본, 인도가 될 것으로 보이는데 한국은 이 5대 경제권과 모두 FTA를 체결하는 최초의 국가가 될 가능성이 높다. 이렇게 되면 한국은 미국과 중국 사이의 가교만이 아니라 선진국과 거대 개발도상국을 연결하는 가교국가로서 상당한 경제적, 외교적 역할을 할 수 있다. 일반적으로 FTA는 직접투자를 통해 양국의 기술격차를 줄이는 반면 무역을 통해 경제적 분업관계를 고착시키는 효과를 동시에 가진다. FTA를 잘 활용하면 선진국을 따라잡으며 개도국과의 격차를 유지할 수 있는 것이다. 더구나 한·중 FTA는 양국의 외교적 관계를 더욱 강화시키고 북한의 개방을 유도하는 효과도 있을 것이다. 나아가 한·일 FTA에 소극적인 일본을 끌어들이는 효과도 발휘할 것이다. 중국, 일본과의 FTA는 가교국가 대한민국을 위해 꼭 필요하다. 그리고 남북통일은 가교국가 전략으로 가는 마지막 숙제가 될 것이다. 물론 농업과 저부가가치 산업의 큰 피해를 고려하여 한·중 FTA의 깊이와 협상속도는 조절할 필요가 있다. 현재 협상 타결에 마음이 급한 것은 중국이라는 점도 잘 활용해야 한다. 그러나 한·중 FTA가 우리의 가교국가 전략에 꼭 필요한 수순이라는 점도 잊어서는 안 된다.
  • [서울광장] ‘김씨 조선’ 3세 상속자 김정은의 앞날/구본영 논설위원

    [서울광장] ‘김씨 조선’ 3세 상속자 김정은의 앞날/구본영 논설위원

    ‘데자뷔 현상’이 이런 걸까. 그제 점심 때 북한 김정일 국방위원장이 사망했다는 특별방송을 접하자 ‘이미 봤다는 느낌’이 확 들어왔다. 1994년 7월 8일 통일원을 출입하던 기자는 점심으로 시킨 짜장면이 나오자마자 젓가락을 놓아야 했다. 김일성 주석이 급사했다는 TV 자막을 보고 신문사로 뛰어들어가야 했다. 17년이란 시차에도 불구하고, 두 권력자의 사망 직후 제기되는 북한의 앞날에 대한 전망도 판박이처럼 닮았다. 한마디로 북한체제의 불확실성이 커졌다는 것이다. 그러나 김일성 사망 직후 북한의 내구력을 과소평가한 오류를 기억할 필요가 있다. 당시 일부 전문가들은 김정일 체제가 이르면 6개월 이내에, 늦어도 3년 이내에 붕괴할 것으로 내다봤다. 하지만 희망사항에 불과했다. 북한 주민이 적게는 수십만명, 많게는 200만명이 굶어죽었다는 1990년대 후반 ‘고난의 행군’을 거치면서도 명맥은 이어졌다. 그렇다면 ‘김씨 조선’의 3대 상속자인 김정은은 수성에 성공할 것인가. 딱히 그런 근거를 찾기 어려운 것도 사실이다. 무엇보다 ‘우리식 사회주의’라는 배급경제가 한계를 드러낸 지 오래라는 점에서다. 1990년대 초반 남북고위급회담이 열린 평양의 만찬장에서 남측 대표단 수행원이 들었다는 비화가 이를 방증한다. 김책공대에서 약전(弱電·반도체)을 전공하는 아들을 둔 북한 인사가 “통일이 되면 사상이 아닌 기술을 전공한 아들이 더 나은 대우를 받지 않겠느냐?”고 은근히 물어왔다는 것이다. 북한 노동당 간부가 일찍이 체제의 장래에 회의적 시각을 표출한 셈이다. 생전의 김대중 전 대통령은 김정일에 대해 “지도자로서 판단과 상당한 식견을 가지고 있다.”고 평한 적이 있다. 절반은 맞고, 나머지 반은 틀린 인물평일 게다. 그는 독재권력 유지라는 합목적성에 맞는 최상의 대안을 구사했다는 점에선 유능했는지 모르겠다. 하지만 세습체제의 덫에서 빠져나올 비전을 찾는 데는 무력했다. 북한이 당면한 최악의 경제난을 타개하기 위해선 개혁·개방을 선택해야 하나, 그러다 보면 체제 유지가 어려워지는 딜레마를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는 뜻이다. 이처럼 고장난 비행기 같은 북한체제가 추락하지 않고 ‘비틀거리며 날아온’(muddling through) 또 다른 원동력은 무엇일까. 해답으로 경제학자 케네스 볼딩의 탁견을 원용할 만하다. 즉, “과거엔 대도시가 외부의 위험으로부터 안전판이었지만, 공중전과 핵무기 등으로 이젠 그 속의 시민이 인질이 돼 버렸다.”는 ‘도시 인질론’이다. 북한이 핵과 미사일 개발을 포기하지 않으면서 1000만 서울시민이 볼모로 잡힌 상황을 이보다 더 잘 설명할 순 없을 것이다. 선대의 체제 유지 전술을 제대로 전수받지 못한 채 김정은 체제가 막 비행을 시작할 참이다. 그가 운행할 항로를 점치는 일은 쉬운 노릇이 아닐 게다. 조종 경력 1년짜리 조종사를 평화통일의 길로 인도하는 일은 김일성·김정일을 상대하는 것보다 더 고난도일 수도 있다. 우린 지난 십수년간 북한의 불가측성을 여러 번 목격했다. 지난해 천안함 폭침과 연평도 포격 도발이 단적인 사례다. 심지어 남측이 햇볕을 쪼인다고 해서 선의로 화답한다는 보장도 없었다. 온갖 경제 지원을 아끼지 않았을 때도 북측은 핵실험과 연평해전으로 응수하지 않았던가. 주민의 삶의 질 향상이나 남북관계 개선보다 체제 유지에 최우선 순위를 둘 수밖에 없는 북한정권의 속성 탓이다. 그런 맥락에서 미국의 26대 대통령 시어도어 루스벨트의 대외 정책을 벤치마킹할 만하다. ‘먼 길을 가려면 부드러운 말(言)과 큰 몽둥이를 준비해야 한다.’는 아프리카 속담을 원용한, 이른바 ‘큰 몽둥이 정책’이다. 김정은 체제가 제 풀에 무너지지 않는 한 평화통일의 상대임을 인정하고 부드러운 대화를 이어가야 한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그들의 호전적 속성을 버리지 않을 때를 대비해 우리의 힘도 비축해 둬야 한다. kby7@seoul.co.kr
  • [서울광장] ‘100세 시대’ 준비 누가하는가/오병남 논설실장

    [서울광장] ‘100세 시대’ 준비 누가하는가/오병남 논설실장

    세모(歲暮)만큼이나 스산하고 우울한 일이다. 오래 살 수 있다는 것은 기뻐할 일이다. 그러나 현실은 역설적이다. 10여년 뒤면 ‘100세 시대’가 열린다. 경제인문사회연구회는 우리나라의 최빈사망 연령(가장 많은 사람이 사망하는 연령)이 2020년 90세 이상으로 올라서면서 ‘100세 시대’에 본격 진입한다고 예고했다. 65세 이상 인구 비중이 2020년 15.6%가 되며, 은퇴가 진행 중인 60세 전후 세대가 100세가 되는 2050년에는 38.2%까지 치솟는다. ‘80세 시대’의 일반적인 라이프 사이클 30(교육·병역 기간)-30(직장생활 기간)-20(은퇴생활 기간)은 30-30-40으로 바뀌게 된다. 은퇴 이후 기간이 갑절로 늘게 되는 셈이다. 한국보건사회연구원은 지난 8월 30~69세 남녀 1000명 가운데 무려 43.3%가 ‘100세 시대’는 축복이 아닌 것으로 여기고 있다고 밝혔다. 불과 28.7%만이 축복으로 생각한다. 노년기가 너무 길고, 빈곤·질병·소외·고독감 같은 노인문제가 벅차고, 자식에게 부담을 주고 싶지 않다는 것 등이 그 이유다. 성큼성큼 다가오는 ‘100세 시대’를 준비 없이 맞아야 하는 불안감이 짙게 묻어난다. 우리나라 노인 빈곤율(45%)이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회원국 중 가장 높다는 사실은 차치하더라도, 자녀의 부양을 기대하기 어려운 상황에서 연금 등 사회안전망마저 부실한 현실을 감안하면 당연한 얘기다. 최근 한 대학의 보고서는 ‘노부모를 부양하겠다’는 인구가 2008년 40%에서 2040년에는 19.20%로 반토막 날 것이라는 전망도 내놓았다. 축복 받는 ‘100세 시대’는 어떤 모습일까. 오래 일할 수 있고, 삶의 활기와 행복을 느낄 수 있는 세상일 것이다. 하지만 ‘100세 시대’로 다가갈수록 우리의 경제 활력은 떨어질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전체 인구의 약 15%(759만 2000명)에 달하는 베이비붐 세대(1955~1963년생)가 지난해부터 본격 은퇴하는 것이 큰 원인이다. 베이비붐 세대 가운데 임금근로자 312만여명은 대부분 10년 내 정년을 맞는다. 경제의 활력이 떨어지는 가운데 은퇴는 점점 빨라져 준비 안 된 여생이 길어진다는 것은 ‘세상은 넓은데 할 일은 없는’ 격이다. ‘100세 시대’가 차라리 ‘재앙’이라는 탄식이 실감날 수밖에 없다. 축복의 ‘100세 시대’는 도대체 어떻게 준비해야 하는 것일까. 누구도 답을 모른다. 미증유의 일이기 때문이다. 세계 최장수 나라인 일본은 물론 세계 어느 나라도 ‘100세 시대’를 아직은 경험하지 못하고 있다. 우리 스스로 ‘100세 시대’의 설계도를 그려야 할 형편이다. 그래서 더 불안하다. 정부는 이제 막 연구를 시작한 단계다. 기획재정부를 중심으로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등 10여개 부처가 참여한 ‘100세 시대 프로젝트 태스크포스’를 만들어 정책 패러다임을 다듬고 있다. 자립 지원, 기회균등, 참여, 세대 간 상생 등 4대 원칙을 세웠다고 한다. 연말까지는 가시적인 성과를 내놓을 방침이지만 어느 정도의 내용이 담길지는 미지수다. ‘100세 시대’ 준비는 개인적인 삶의 방식을 비롯해 사회시스템과 국가정책 패러다임의 대변화가 전제돼야 하기 때문이다. 교육·취업·연금·복지·과세체계 등의 전면적인 재검토가 필요하다. 노인복지 체계를 다시 짜고, 노동시간 등 근로여건의 고령친화적 개편이 있어야 한다. 노인용 주택 등 노후 관련 제조업과 노인 건강 서비스업 등의 집중적인 육성도 필수다. 개인적인 차원에서도 좀 더 정교하고 공격적인 인생 후반전 설계를 해야 한다. 전문가들은 노후자금의 균형투자, 평생 현역, 배우자 노후 준비, 자녀에 대한 상속 포기, 집에 대한 개념 전환 등을 ‘당당한 100세 시대’를 위한 5대 준비로 꼽는다. 진시황은 오래 살기 위해 서복에게 불로초를 구하게 했지만, 준비 없이 ‘100세 시대’를 맞아야 하는 이들로서는 ‘불로를 막는 약’이라도 구해야 할 판이다. 정부도, 개인도 ‘100세 시대’를 살아갈 지혜를 모아야 할 때다. obnbkt@seoul.co.kr
  • ‘억만장자’ 85세 여공작, 61세 애인과 ‘결혼’

    신분도 나이차도 뛰어넘는 세기의 만남이었다. 스페인 최고 명문귀족이자 억만장자인 알바가문의 마리아 델 로자리오 카예타나 여공작(85)이 수년 간 사랑을 키워온 24세 연하의 하위 공무원 알폰소 디에스(61)와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었다. 지난 5일(현지시간) 카예타나 여공작은 스페인 남서부 세빌랴의 15세기에 지어진 성 앞에서 남자친구 알폰소 디에스와 하객 38명을 초대한 결혼식에서 혼인서약을 맺고 정식 부부로 거듭났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가 보도했다. 카예타나 여공작은 이날 순백의 드레스가 아닌 연한 분홍색 웨딩드레스를 입었다. 여기에 흰색 파마머리 가발을 써 평소처럼 개성 있는 패션을 마무리했다. 새신랑은 회색 턱시도를 말쑥하게 차려입었다. 둘은 팔짱을 낀 채 성문을 들어서 많은 시민들의 축하를 받았다. 결혼식에 참석했던 하객들에 따르면 카예타나 여공작은 열정적인 플라멩코 춤으로 결혼식을 자축했다. 결혼식 내내 성 앞을 지킨 축하객들은 “여공작은 우리에게 여왕과도 같은 존재”라면서 “사랑을 이뤄낸 용기 있는 모습에 많은 사람들이 감동했다.”고 응원했다. 개인자산이 5조4000억원에 달하는 여공작과 사회안전보장국 하위직 공무원의 결혼까지는 우여곡절이 많았다. 2번의 결혼생활에서 모두 남편을 일찍 여읜 카예타나는 2008년 디에스와 결혼을 추진했다가 스페인 국왕의 반대로 결혼식이 무산된 바 있다. 이후에는 자녀들 6명이 재산분배를 이유로 결혼식을 반대하고 나섰다. 하지만 둘은 반대에 굴하지 않았다. 올해 초 “돈은 원하지 않는다.”면서 디에스가 재산 상속권리를 포기했고, 카예타나 여공작은 올해 초 손주 8명을 포함한 자녀들에게 궁궐과 토지 등 권리를 분배했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 [열린세상] 세법개정안과 설탕 기본관세 인하/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열린세상] 세법개정안과 설탕 기본관세 인하/최원목 이화여대 법학전문대학원 교수

    정부가 지난달 말 국회에 제출한 2011 세법개정안의 내용은 중산 서민의 세 부담을 줄이고 기업이 일자리 창출에 나서게 하는 유인 제공과 재정 건전성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둔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공생 발전 아이디어와 친서민정책의 기조를 세제정책 차원에서 구현하기 위해 과표 500억원 이상의 법인세에 대해서는 감세 철회, 기업의 계열회사에 일감몰아주기에 대한 증여세 과세, 중소기업 가업상속 공제확대 등을 추진할 것을 골자로 하고 있다. 이 중에는 국제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정책도 포함되어 있다. 밀가루, 과자, 설탕, 커피, 타이어 등 서민 밀접 품목과 독과점 품목의 관세율을 인하하여 국내 물가안정을 기하고 국내산업 경쟁 촉진을 꾀한다는 것이다. 일반적으로는 관세율을 인하하면 수입품목의 국내판매 가격 인하로 이어져 국내물가 안정에 도움이 된다. 그렇더라도 기본관세를 대폭 인하하는 경우에는 그만큼 부작용도 따르기 마련이다. 특히, 설탕류와 같이 미·일·유럽연합(EU) 등 선진국들이 100%가 넘는 고관세 정책을 유지하고 있는 상황에서 우리만 35%인 현행 관세를 5%로 급격히 낮추는 경우, 값싼 외국설탕이 대거 국내로 수입되는 사태를 초래할 수 있다. 이때, 국내의 물가안정에는 다소 도움이 되고 식품 가공업체 등 설탕을 중간재로 삼아 제품을 생산하는 업계는 이익을 볼 것이나, 국내 제당업계는 산업기반을 잃게 될 가능성이 있다. 또한 내수시장을 장악한 외국 제당수출업계의 가격정책에 따라 국내 설탕가격이 변동할 여지도 있다. 실제로 2003년 베네수엘라가 생필품가격 안정을 위해 정부의 설탕 고시가격을 국제 가격 수준으로 책정, 사실상 설탕관세를 없애는 효과를 노렸으나 결국 자국 제당산업이 붕괴되고 설탕가격이 3배나 폭등했던 사례도 있었다. 결국, 불안정한 국제시장 가격의 변동으로부터 국내산업을 보호하는 안전장치로서의 관세 기능도 고려해야 한다. 우리 정부는 그동안 미국, EU 등 각국과의 자유무역협정(FTA) 협상에서 설탕관세를 유지하는 데 많은 협상력을 투입했고, 그 결과 FTA 발효 후 15년간 설탕관세율을 30% 선에서 유지하는 것으로 양허 합의를 이끌어낸 바 있다. 그런데 이번에 우리 스스로 기본관세율을 5%로 낮추게 되면, 기본관세율이 오히려 FTA 관세율보다 낮아지는 역전현상이 벌어지게 된다. 이럴 경우, 한-EU FTA에 따르면 FTA 관세율보다 낮아진 기본관세율을 EU 설탕에도 자동적으로 적용토록 되어 있다. 결국, 애초 EU와 합의한 30% 관세율 유지는 무의미해지고 5%를 대신 적용받게 되는 셈이다. 이렇게 되면 당초 FTA협상에서 설탕관세 30%선 방어를 위해 다른 품목에서 우리가 크게 양보할 이유가 없었다는 이야기가 된다. 아울러 앞으로 중국, 일본, 남미국가 들과 진행하게 될 FTA 협상에서 설탕관세 레버리지를 미리 포기해 버리는 측면도 있다. 정부는 이미 할당관세라는 탄력적 제도를 운영해 오고 있다. 즉, 물자수급이 불안해지거나 가격이 급등하는 경우, 일정 수입물량에 대해 관세율을 한시적으로 인하함으로써 해당 물품의 수입을 촉진하여 물자수급과 가격안정을 도모해 오고 있다. 설탕의 경우, 이미 상당한 수입물량에 대해 1년 6개월 동안이나 0%의 할당관세율이 적용되어 왔다. 물가안정과 국내 제당업계의 경쟁 촉진이라는 정책목표는 이 할당관세 제도를 보완하고 확대하여 적용함으로써 달성할 수 있다. 굳이 기본관세 자체를 35%에서 5%로 급락시키는 것이 필요한지는 재고해볼 만하다. 이번에는 FTA 관세 인하 스케줄에 맞게 30%까지만 낮추어 FTA 관세와의 관계에서 역전현상이 발생하는 것은 막아야 할 것이다. 국회는 국내정책이 국제관계에 미치는 영향까지 고려하여 정부가 제출한 세법개정안의 정책적 목표와 수단 간의 정합성을 철저히 심의하고 그 내용을 보완해 공생과 균형재정이 함께 달성되도록 지혜를 모아야 한다. 우리 제당업계도 이번 일을 계기로 장기적으로는 관세율이 5%대로 낮추어질 수 있다는 가정을 세워야 한다. 더 이상 높은 관세장벽의 보호 하에서 내수용 독과점 산업으로 머물지 말고, 국제경쟁력을 키울 수 있도록 체질 개선에 매진해야 한다.
  • 공생·쇄신… 경제단체 환골탈태 움직임

    공생·쇄신… 경제단체 환골탈태 움직임

    최근 정치권 등에서 “전국경제인연합회(이하 ‘전경련’)를 쇄신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커지면서 전경련을 비롯한 경제5단체(전국경제인연합회, 대한상공회의소, 한국경영자총협회, 한국무역협회, 중소기업중앙회) 등 이익단체들이 시대 상황에 맞춰 환골탈태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회원사의 이익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한다는 지적에서부터 시대는 달라졌는데 협회나 단체는 그대로라는 불만이 터져 나오고 있다. 일각에선 이들 협회나 단체가 좀 더 미래지향적인 방향으로 변모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커지고 있다. ●대한상의 “중기 지원 방안 모색” 18일 업계에 따르면 경제단체의 ‘맏형’이라 할 수 있는 전경련의 변화 여부가 가장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 허창수 전경련 회장은 재벌 이기주의 및 정부와의 조율 부재 등으로 전경련에 대한 쇄신 여론이 커지자 지난달 국회 청문회에서 “(전경련의 변화 필요성을) 검토해 보자고 한 상태다. 과제가 나오면 얘기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이에 따라 전경련은 이달 말 ‘한국 경제 50년과 전경련의 역할’이라는 주제로 토론회를 열고 향후 전경련의 발전 방안을 모색하기로 했다. 전경련 관계자는 “토론회에서 나온 내용들이 향후 전경련 쇄신 방안에 상당 부분 반영될 것”이라면서 “이미 한국경제연구원을 ‘헤리티지 재단’(미국의 대표적인 보수주의 연구소) 형태로 바꾸는 방안을 회장에게 보고했다.”고 설명했다. 대한상공회의소는 아직 전경련에 비해 내부적인 변화의 목소리는 크지 않다. 전경련과 달리 대기업과 중소기업을 모두 회원사로 둬 ‘대기업 편향적’이라는 지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기 때문이다. 다만 대한상의 관계자는 “정부의 공생 기조에 맞춰 대기업의 경영 노하우를 중소기업에 전수하는 동시에 해외 진출 활성화를 돕는 등 어려움을 겪고 있는 중소 회원사를 돕기 위한 방안을 모색하겠다.”고 말했다. ●무협 “무역 1조 달러 시대 맞게” 올해로 창립 65주년을 맞은 한국무역협회도 ‘포스트 무역 1조 달러’ 시대에 대비해 서비스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하는 등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 무협은 향후 모든 무역 서비스가 ‘스마트’로 수렴될 것으로 보고 무역 통계, 환율, 원자재 정보 등을 모바일로 서비스해 스마트 시대를 선도하기로 했다. 경제5단체 가운데 노사 관계 분야에 주력하고 있는 한국경영자총협회도 최근 “다양한 노동 현안에 유연하게 대처하지 못하고 있다.”는 안팎의 비판을 감안해 쇄신을 고심하고 있다. “회원사에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는 서비스가 제공되면 좋겠다.”는 요구에 따라 경영 전략 소개 등 기업 관련 컨설팅 제공 등의 방안도 고려하고 있다. 반면 올해 정부로부터 동반성장 관련 대책을 이끌어낸 중소기업중앙회는 상대적으로 여유로운 모습이다. 중소기업들의 숙원 사업이던 가업 승계 시 상속세 완화와 중소기업 전용 홈쇼핑 사업 등도 순조롭게 진행하고 있어 당분간 변화에 대한 목소리는 나오지 않을 전망이다. 하지만 일부는 삼성의 소모성 자재 구매대행(MRO) 업체인 ‘아이마켓코리아’ 인수에 나서려다 포기하고 4세대(4G) 이동통신 사업에 참여하기로 하는 등 협회의 몸집에 걸맞지 않은 무리한 수익 사업 확대에 나서고 있어 논란이 되고 있다. ●어려움 처한 건설 단체, 활로 모색 대한건설협회, 한국주택협회 등 건설 관련 단체들도 경기 침체로 근본적인 변화에 직면해 있다. 건설협회는 경기 침체로 회비가 걷히지 않자 최근 회비를 공사 금액 대비 1000분의6에서 1000분의7로 인상했다. 그럼에도 올해 회비 징수 규모는 81억~83억원대로 지난해보다 10억원 가까이 줄어들 전망이다. 이에 따라 건설협회는 기존의 팀제에서 대(大)팀제로 바꿔 조직을 슬림화했고 판공비를 절반 이하로 줄이는 등 긴축 경영에 나서고 있다. 게다가 7600여 회원사의 대부분이 중소업체여서 대형업체의 목소리를 대변하지 못한다는 태생적 한계를 지니고 있다. 이에 대한 해소책이 나오지 않을 경우 협회가 중소업체 중심으로 운영돼 갈수록 위상이 추락할 수 있다는 위기감이 팽배한 상태다. 한국주택협회는 최근 권오열 부회장이 직원들에게 “상황에 따라서는 급여 지급을 유보할 수도 있다.”고 통보할 만큼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주택협회는 회원사들의 아파트 분양 면적에 따라 회비를 걷어 살림을 꾸려왔지만 최근 아파트 분양이 저조해지면서 그간 쌓아뒀던 적립금으로 협회를 꾸리고 있다. 당초 주택협회는 1970년대 신도시 건설을 앞두고 단시간에 주택을 대량 공급하기 위해 도입한 ‘지정업자 제도’에서 출범했다. 당시 지정업자에게는 택지 매수 우선권 등의 혜택이 주어졌지만 지금은 지정업자 제도가 없어져 협회 설립 취지가 퇴색된 만큼 새 방식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 많다. 류지영기자·산업부 종합 superryu@seoul.co.kr
  • “부자에게 세금을” 유럽의 두 모습

    “부자에게 세금을” 유럽의 두 모습

    ■ “재정긴축은 빈곤층 타격…왜 증세 않는가” 세금 더 내겠다는 獨부자들 미국과 프랑스 등에서 잇따른 부유층의 자발적인 부유세 납부 선언이 독일까지 번졌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독일 부유층 모임인 ‘자본과세를 위한 부자들’ 회원 50명이 성명서를 통해 “갈수록 심각해지는 빈부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자신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거둘 것을 앙겔라 메르켈 총리에게 촉구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이들은 독일에서 가장 잘사는 부자들이 2년간 부유세 5%만 납부하면 정부는 1000억 유로(약 155조원)나 되는 추가 세입을 얻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 모임 설립자 디터 렘쿨은 “우리는 우리가 필요로 하는 것보다 더 많은 돈을 갖고 있다.”고 강조했다. 그는 2년 전에도 메르켈 총리가 조세정책을 재고해야 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메르켈 총리는 취임 이후 감세정책을 통해 헬무트 콜 전 총리 당시부터 이어져온 최고 소득세율 53%를 42%로 줄였다. 그는 “빈곤층에 심각한 타격을 입히는 재정긴축이 아니라 부자들에게 더 많은 세금을 걷는 것이야말로 독일이 직면한 문제를 푸는 해법”이라고 말했다. 그는 “정부는 허리띠를 졸라맨다고만 할 뿐 증세를 하겠다는 말은 하지 않는다. ”며 독일 정부의 재정긴축 정책을 비판했다. ‘자본과세를 위한 부자들’이 제시한 부유세 신설 방안은 자산이 50만 유로를 넘는 개인에게 2년간 세율 5%, 그 뒤에는 1% 이상을 추가 징수하자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는 지난주 프랑스 부자들이 스스로 세금을 더 내겠다고 밝힌 성명과 비슷한 문제의식을 담고 있다. 앞서 세계적인 화장품 회사 로레알 그룹의 상속녀 릴리안 베탕쿠르를 비롯한 프랑스 대표 갑부 16명은 지난 24일 주간 ‘누벨오브세르바퇴르’에 부유층에게 더 많은 세금을 매길 것을 제안하는 청원서를 냈다. 이들은 “우리는 프랑스와 유럽의 경제 시스템에서 많은 혜택을 받아 왔다.”면서 “프랑스와 유럽의 운명이 위태로운 상황에서 우리가 국가에 기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라고 말했다. 벨기에 국적 항공사 브뤼셀항공의 에티엔 다비뇽 이사회 의장도 28일 인터뷰에서 “거부들에게 한시적으로 위기세를 부과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부유층의 자발적인 협조에 힘입어 유럽 각국은 재정적자를 줄이기 위해 속속 부자증세를 추진하고 있다. 프랑스 정부는 이미 지난주 연소득이 50만 유로 이상인 부유층에 대해 소득세를 3% 포인트 올리기로 했다. 부동산 매매에 대한 자본이득세 면세 범위도 축소하고 자본이득세를 높여 올해 5억 유로, 내년에 15억 유로의 세금을 더 걷는다는 계획이다. 스페인 정부도 3년 전 폐지했던 부유세를 다시 도입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부유층 5만여명이 과세 대상이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 거꾸로 가는 이탈리아 고소득자 연대세 계획 백지화 ‘재벌’ 베를루스코니 배후 추정 심각한 재정적자에 직면한 유럽 각국이 부유세 신설을 비롯해 다양한 부자증세 방안을 검토하거나 도입하는 상황에서 이탈리아만 거꾸로 가고 있다. AFP통신은 이탈리아 정부가 고소득층에 부과하려던 연대세 신설 계획을 백지화했다고 29일(현지시간) 보도했다. AFP통신은 그 자신이 미디어 재벌이자 억만장자인 실비오 베를루스코니 총리가 그동안 부자증세에 부정적이었다는 점을 이번 백지화의 배경으로 꼽았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이날 밀라노에 있는 자택에서 연정 파트너인 움베르토 보시 북부연맹 대표, 줄리오 트레몬티 경제부 장관 등과 회담한 뒤 연간 소득이 9만 유로(약 1억 4000만원)를 넘는 고소득자에게 추가 소득세율을 적용하려던 계획을 포기했다. 총리실은 2013년까지 균형재정을 달성하고 세수를 확대하기 위해 도입하려던 연대세는 탈세자에 대한 단속을 강화하는 다른 조치로 대체할 것이라고 밝혔다. 베를루스코니 총리는 지방자치단체 지원금의 감축 규모도 조정하기로 했다. 강국진기자 betul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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