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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삼성 ‘편법증여’ 유죄] 삼성 “무죄 확신했는데…” 당혹감

    [삼성 ‘편법증여’ 유죄] 삼성 “무죄 확신했는데…” 당혹감

    법원이 4일 에버랜드 전환사채(CB)증여는 불법이라고 선고하자 삼성그룹은 큰 충격에 빠져 대책을 세우느라 분주했다. 허태학, 박노빈 전·현직 에버랜드 사장과 삼성 관계자들은 충격을 받은 듯 재판이 끝난 뒤에도 텅빈 재판정을 한동안 떠나지 못했다. 허 전 사장과 박 사장은 고개를 떨구거나 천장을 쳐다보며 10여분간 말이 없었다. 허 전 사장 등은 삼성 직원들에게 둘러싸여 “법무팀과 상의해 항소 여부를 결정하겠다.”면서 “이건희 회장이 지시한 적은 없다.”는 말만 남긴 채 황급히 법원을 떠났다. ●삼성 당혹 속 대책 마련 고심 삼성은 검찰 수사가 이건희 회장까지 확대될 것으로 보여 초긴장 상태에 빠졌다. 삼성은 일단 법원 판결을 면밀히 검토해 항소 여부를 결정할 입장이지만 삼성의 경영권 승계작업에서 갖는 이번 사건의 중요성으로 볼 때 삼성이 항소하는 것은 기정 사실이다. 삼성 관계자는 “무죄를 확신했지만 이런 결과가 나와 무척 당혹스럽다.”는 말로 회사의 분위기를 전했다. 삼성은 특히 시민단체 등에서 이재용 상무 등의 삼성가 3세들의 에버랜드 CB 인수를 통한 경영권 승계를 더욱 문제삼을 것으로 예상돼 앞으로 더욱 곤란한 처지에 놓일 전망이다. ●“실권 관련 이사들 고발 검토” 반면 참여연대와 기업구조개선 운동을 펼친 시민사회단체들은 이날 법원의 판결을 환영했다. 참여연대 경제개혁센터 최한수 팀장은 “이번 판결은 삼성의 편법적 경영권 승계가 타 회사나 주주에게 손해를 끼친 것을 인정한 첫 판례”라고 의미를 부여했다. 최 팀장은 “검찰은 약속한 대로 이건희 회장을 포함한 나머지 임원을 수사해 기소해야 한다.”면서 “당시 삼성 에버랜드 CB를 포기해 실권하도록 한 제일모직 등 다른 삼성 계열사의 이사들도 고발할지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경제정의실천시민연합 윤순철 정책국장은 “이번 판결은 삼성이 아무런 법적 문제가 없다고 주장해온 편법증여에 쐐기를 박은 것”이라면서 “이번 판결이 삼성뿐 아니라 상속을 목적으로 불법을 저질러온 다른 기업에 경각심을 일깨우고 에버랜드 등 경영진의 불법 행위로 손해를 본 계열사 주주들의 소송도 잇따르게 하는 계기가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관심집중 법정 북새통 에버랜드 사건의 1심 선고공판이 열린 서울중앙지법 423호 법정에는 취재진과 방청객, 삼성 관계자 등 100여명이 몰려 발 디딜 틈이 없었다. 피고인석에 검은 양복을 입고 나란히 선 허 전 사장과 박 사장은 이혜광 형사 25부 부장판사가 주민등록번호 등을 묻자 힘없이 답했다. 재판부가 이 선고에 앞서 두 피고인에게 “판결 이유를 읽으려면 시간이 오래 걸리니 앉아서 들으라.”고 말하자 법정 안에는 한때 긴장감이 흘렀다. 재판부가 약 40분간 판결 내용을 읽어가며 회사에 손해를 끼쳤는지 등 법적 쟁점들에 대해 “변호인측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는다.”는 취지를 밝히자 법정 곳곳에서 짧은 탄식이 나왔다. 재판부가 결국 피고인들의 배임죄를 인정하자 결과를 예상치 못한 듯 메모하는 삼성 관계자들의 손놀림이 빨라졌다. 삼성 관계자는 “생각했던 것보다 세게 나왔다.”며 씁쓸한 표정을 지었다. 김경두 박경호기자 kh4right@seoul.co.kr
  • 패리스 힐튼, 파혼 공식 발표

    힐튼 호텔의 상속녀이자 모델, 영화배우로 활약하며 각종 화제를 낳고 있는 패리스 힐튼(24)이 1일(현지시간) 그리스 선박 재벌의 상속남인 패리스 랫시스(22)와의 파혼을 공식 발표했다. 약혼한 지 다섯달 만이다. 힐튼은 AP통신을 통해 발표한 성명에서 “결혼할 준비가 돼 있지 않아” 파혼을 결정했다고 밝혔다. 힐튼은 “사랑하지만 너무 서둘러 결혼하는 바람에 헤어지는 커플을 많이 봤다.”면서 “결국 이혼으로 끝나는 실수는 저지르고 싶지 않다.”고 설명했다. 이 커플은 올 봄 약혼했으며 힐튼은 랫시스로부터 500만달러에 이르는 24캐럿의 다이아몬드 약혼반지를 받았다.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03일 TV 하이라이트]

    ●다큐극장-맞수(EBS 오후 9시30분) 칵테일 바에서 현란한 묘기로 주흥을 돋우는 플래어. 흔히 바텐더로 불리는 이들은 아직까지 우리 사회에서 긍정적으로 받아들여지지 않는 직종이다. 하지만 Dano와 그의 맞수 K2를 비롯한 수많은 바텐더 지망생들에게 플래어는 인생을 건 도전이며, 가능성이 무한한 미래다.   ●솔로몬의 선택(SBS 오후 8시55분) 영화 속에서 집주인 허락없이 남의 집에 들어가서 책상을 뒤지고, 일기를 꺼내 훔쳐보는 장면이 있다. 이처럼 주인 허락없이 남의 집에 들어가 물건을 뒤지는 것이 죄가 되는지를 알아본다. 또 다른 집에 양자로 간 아들은 친아버지의 재산을 상속 받을 권리가 있는지도 확인해 본다.   ●사이언스+(YTN 오후 1시25분) 결혼과 육아 등으로 취업과 경력개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여성이라면 누구나 컨설팅을 받을 수 있는 여성 과학기술인 지원센터 WIST. 과학기술 분야의 성비 불균형과 남성 중심의 과학기술 인력 수급의 한계 극복을 위해 마련된 교육프로그램 사이언스 커뮤니케이터를 찾아가 본다.   ●안녕, 프란체스카(MBC 오후 11시5분) 우연히 들른 은행에서 2인조 강도를 때려잡은 공로로 대통령으로부터 ‘용감한 시민상’을 받게 된 프란체스카. 인성이 학교에서는 장한 어머니상을 받고, 내침 김에 전국체전 성화봉송까지 하는 등 전국에 프란체스카 열풍이 분다. 하지만 프란체스카는 유명세만큼 사는 게 피곤해지는데….   ●TV소설 고향역(KBS1 오전 8시5분) 선경은 경찰서에서 조사를 받은 뒤에야 겨우 풀려나게 되고, 민호를 숨겨준 일 때문에 우체국을 그만둬야 할 상황에 처한다. 착잡한 마음에 라디오를 켠 선경은 우연히 준호가 보낸 라디오 사연을 듣게 되고, 힘겨운 고민 끝에 준호에게 쓴 편지를 고목나무에 남겨 두는데….   ●위험한 사랑(KBS2 오전 9시) 세진은 정현에게 수완이의 임신과 관련, 정자의 주인이 강제라는 걸 밝히고 정현은 미칠 지경이 된다. 강제는 세진이 정현에게 말했을까봐 전전긍긍인데, 정현이 사무실에 들어와 대뜸 진짜냐고 묻는다. 강제는 아니라고, 믿을 수 없다면 차트를 보여주겠다고 말한다. 정현은 뭐가 뭔지 알 수 없어 불안하다.
  • 아줌마·아저씨된 ‘노찾사’ “아직 쌩쌩해요”

    아줌마·아저씨된 ‘노찾사’ “아직 쌩쌩해요”

    강산이 두번이나 변했건만 그들의 노래 찾기 작업은 여전히 계속되고 있었다. 지난 25일 저녁 7시 서울 상도동의 한 교회. 샐러리맨, 가정주부 등 30∼40대 아저씨·아줌마 10여명이 피아노 앞에 도란도란 모여 입을 맞추고 있다. “빨간 꽃 노란 꽃 꽃밭 가득 피어도…”“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80년대 청춘을 보낸 사람이라면 누구나 한번쯤 불러봤을 낯익은 노래들을 열창하는 이들은 노래패 ‘노래를 찾는 사람들(이하 노찾사). 지난 84년 김민기와 대학노래패 출신들이 모여 탄생한 단체로 고 김광석, 안치환, 권진원 등의 요람이다.‘사계’,‘솔아 솔아 푸르른 솔아’,‘광야에서’ 등 노래들을 집회·시위 현장을 넘어 TV와 노래방으로, 민중 가수의 구성진 음성에서 신세대 래퍼의 칼칼한 목소리로 진화시키며 세대간의 교감을 이뤄낸 주역들이다. 올해로 스물한 살. 노찾사는 새달 8일 오후 6시 이화여대 대강당에서 열릴 ‘노찾사 20주년 콘서트’(02-3141-4751)를 통해 또 다른 노래 찾기 작업에 나선다. 이 공연을 시작으로 노찾사는 다시 세상속으로 나와 활동을 재개한다. 과연 그들은 왜 다시 노래를 찾아 나섰으며, 또 어떤 노래를 찾고 있는 것일까. “노찾사의 ‘과업’이 완결되지 않은 상태로 잠자고 있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시대는 변했지만, 여전히 우리네 사회에는 우려할 만한 부분이 많죠.”(한동헌·46·노찾사 대표)“양상만 달라졌을 뿐이에요. 노인, 장애인, 가난한 이웃 등 소외된 사람들 편에 서서 그들의 아픔을 치유하고 싶어요.”(조성태·벤처사업) 연습에 몰두하는 이들의 얼굴에서는 젊은 시절의 풋풋함은 찾아볼 수 없었지만, 노래에 대한 열정은 여전히 온기를 유지하며 땀방울로 흘러내리고 있었다.“이젠 삶에서 조금은 떨어져서 객관적으로 조망하며 부르게 되더라고요.20대 후반에 목에 핏발을 세워 가며 노래 부르던 모습을 보고 싶어 오시는 분들은 조금 실망할지 모르겠어요.(웃음)”(문진오·가수) 이번 공연에서 노찾사 멤버들은 민중가요 등 모두 26곡을 부른다. 눈에 띄는 코너는 노찾사 회원들의 아들과 딸 5∼6명으로 구성된 ‘노찾사 2세’들의 무대. 세월의 변화를 상징하기 위해 마련했다. 노찾사 1집의 ‘바람 씽씽’을 부를 예정이다. 그러면 앞으로 노찾사는 어떻게 변해갈까. 신지아(동덕여대 실용음악과 강사)씨 등 멤버들은 “젊어져야 한다.”고 한 목소리를 낸다.“세대간을 잇기 위해 문호를 더 열고 후배 멤버들을 많이 양성하려고요. 그러나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현 시대에 맞는 ‘젊은’ 노래를 창작해내는 것이겠죠. 저희들의 노래를 찾는 작업은 영원히 계속돼야 하니까요.” 글 이영표기자 tomcat@seoul.co.kr
  • 섹스토리-어느 여대생의 자위행위

    섹스토리-어느 여대생의 자위행위

    마음이 답답할 때는 그저 마스터베이션과 함께 환상에 빠져드는 것이 제일이었다. 마스터베이션은 내게 황홀한 나르시시즘을 선물해주기 때문에 더욱 좋았다. 마스터베이션을 하고 싶어질 때면 온몸에 미열이 느껴지면서 다리가 여럿 달린 유충이 내 몸뚱아리 위를 스멀스멀 기어다니며 몸안 구석구석의 작은 세포들까지 자극하는 것 같은 느낌이 왔다. 특히나 외로움을 더 타게 되는 토요일 오후 같은 때가 되면, 나는 벌거벗은 채로 침대 위에 드러누워 좀더 멋진 엑스터시를 만들어보려고 안간힘을 썼다. 창을 통해 들어오는 햇살이 발가벗은 내 몸을 검게, 붉게, 그리고 투명하게 비추어댄다. 얇은 솜이불이 주는 나른한 촉감을 더욱 배가시켜주는 눈부시도록 밝은 햇살은, 내 몸 구석구석의 작은 털 하나하나까지 바싹 달라붙게 만들면서 들춰진 이불 사이로 집요하게 파고든다. 하지만 내 은밀한 그곳은 햇빛에 아랑곳하지 않고 더욱 축축한 습기로 젖어 있다. 나는 눈을 감고서 어떤 풍경 하나를 상상해보려고 애를 쓴다. 상상속의 화면에서는 한 아름다운 중년부인이 두 다리를 활짝 벌린 채 독수리의 검은 깃털로 자신의 그곳을 부채질하듯 털어내듯 조심스럽고 부드럽게 자극하고 있다. 아아, 세뇨라…! 불행한 결혼을 한 여자가 그녀의 욕정을 못 이겨 자위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세뇨라’는 내가 얼마전에 본 외국영화의 여주인공 이름이었다.) 으으으음…. 나는 세포 하나하나에서 미치도록 스멀거리는 느낌에 점차 숨이 가빠온다. 아아, 나는 간지러움을 유난히도 많이 타는 여자. 누군가 사람을 간지르는 장면만 봐도 참을 수 없을 정도의 소름끼치는 흥분을 느끼게 되는…. 나의 몸은 그토록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온통 민감점(敏感點)들뿐이다. 누군가 내 손등이나 귓불을 만져줘도 어느새 나의 그곳이 축축히 젖어오면서 자지러질듯한 흥분이 온다. 만약에 기막힌 미남자의 손길이 내 가슴과 그곳을 거칠게 또 부드럽게 만져준다면…. 상상만 해도 나는 야릇한 쾌감에 저절로 눈이 감기고, 심장이 벌렁거려지고, 젖꼭지가 딴딴해져 오는 것이다. …나는 이제 오른손을 가만히 움직이기 시작한다. 솜털이 감지될 정도의 가벼운 접촉을 유지하면서 내 손은 매끄러운 아랫배를 지나 허벅지 사이의 검은 수풀을 부드럽게 어루만지고 있다. 약간의 두려운 망설임 끝에 나는 가운데 손가락을 곧게 펴서 그곳에 조금씩 조금씩 넣어본다. 어느새 내 다섯 손가락들이 내 의식과는 무관하게 가늘고 거칠게 움직이고 있다. 나는 잠시 멍한 상태로 있다가 엉덩이를 치켜올린 상태로 엎드린다. 여전히 내 오른손은 불두덩이 아래의 수풀속에서 푸들푸들 살아 움직이고 있고, 나의 왼손은 젖가슴을 어루만지고 있다. 그 상태로 하체를 들썩거리자 침대의 탄력은 하체의 요동을 더욱 세차게 가중시킨다. 순간, 나는 내 자신이 의심스럽다. 지금 내가 하고 있는 행위가 정녕 내 의식으로부터 나오는 것일까. 나는 눈을 뜨고 방안을 본다. 침대 위에 붙어 있는 대형 거울이 햇볕을 가득 담은 채 내 얼굴을 비춰주고 있다. 흐리도록 졸린 눈빛. 그러나 뭔가를 애타게 갈구하는 듯한…. 문득 나는 내 전신을 바라보고 싶어진다. 나는 침대 위에서 일어선다. 순간 창문이 의식된다. 누군가 나를 훔쳐보고 있다면 더욱 야릇한 쾌감이 생겨날지도 모르지만, 나는 결국 왠지 모를 두려움 때문에 커튼을 치고 만다. 그러자 건너편 아파트의 창문이 아쉽게 가려진다. 갑자기 방안이 은은하게 어두워졌다. 그 은은함에 투영되어 드러나는 내 육체. 핑크빛으로 솟아오른 가슴. 적당히 탄력있게 매끄러운 엉덩이. 그리고 그 갈라진 선을 따라 윤기있게 돋아난 털. 그 털이 무성하게 삼각형으로 모아진 그곳 위로 보이는 사슴의 목처럼 가늘고 애처로운 허리. 솜털이 촘촘하게 돋아난, 그리고 바닐라 향내가 풍겨나올 듯한 먹음직스러운 허벅지, 그리고 종아리. 가지런하고 좁은 발끝에서 광기어린 빛을 내뿜고 있는 발톱들. 나는 샐쭉이 웃어본다. 살짝 튀어나온 하얀 이빨이 가지런히 드러나자 그 순간 나는 아무 생각도 못 하는 바보가 된다. 나는 역시 아름답다…. 적당히 물이 오른 내 알몸뚱이. 잔주름이 하나도 없이 부드럽고 싱싱하여, 잘근잘근 씹어먹고 싶은 충동이 일어날 정도이다. 아, 나는 귀여운 털복숭이. 탐스럽게 숱많은 머리카락과 허벅지 사이의 촘촘하게 새까만 숲. 겨드랑이의 윤기 나는 털들, 그리고 귀엽게 돋아난 솜털들. 그 솜털들로 인해 내 몸은 내가 만질 때마다 마치 솜털 스웨터를 만지는 듯한 포근한 감촉을 느끼게 해준다. 가슴에 털이 가득한 서양남자의 품은 얼마나 부드러울까. 아니 또 흑인들 같이 매끈매끈한 피부는 또 어떨까. 침대 위에 꼿꼿이 선 채 이리저리 몸을 틀면서 내 몸 구석구석까지 살펴본 나는, 문득 내가 아직 제대로 보지 못한 내 몸안의 은밀한 구석까지 살펴보고 싶어진다. 그러나 다리 사이의 털숲으로 숨어 버린 채 귀여운 악마는 좀처럼 거울에 비춰지지 않는다. 다리를 높이 치켜들고 고개를 숙여 거꾸로 가울을 봐도, 허리만 아파올 뿐 그것을 속속들이 관찰하기란 좀처럼 쉽지가 않다. 그래서 나는 면경(面鏡)을 가지고 그것을 살펴보기 시작한다. 두꺼운 베개를 등에 깔고 두 다리를 팔처럼 벌려 든 채 나는 면경을 두 다리 사이 엉덩이 밑으로 가까이 들이대고, 고개를 빳빳이 들어 면경을 들여다본다. 아아아…, 이것이 바로 나의 귀여운 악마였군…. 내 몸뚱아리에 붙어있으면서도 마치 내 의식과는 동떨어져 있는 것 같은 별개의 살아있는 짐승…. 개미지옥과도 같이 쪼글쪼글한 주름이 진 항문 위로 가지런히 나있는 털을 따라서 가는 핏줄이 선연하게 부어오른 갈색의 두 입술이 가늘게, 그러나 힘차게 팽창하여 수축하고 있다. 그 부어오른 입술 사이로 주홍빛 속살이 가늘게 떨며 촉촉한 습기를 내뿜는다. 새까만 공간 속에서 떨리고 있는 빨간 불빛. 갑자기 나는 그것을 미치도록 핥고 싶어진다. 핥고 싶다, 핥고 싶다, 핥고 싶다…. 그러나 이무리 다리를 머리위로 치켜 올려 허리를 구부려봐도 내 혀가 닿는 곳은 겨우 젖가슴 언저리. 언젠가 텔레비전의 서커스 묘기시간에 본 중국 소녀의 체위가 생각난다. 두 다리 위로 머리를 빼서 물구나무서기를 하던 그 소녀. 그 소녀라면 스스로 아랫입술을 핥는 것이 가능할 텐데…. 나는 절망에 못 이겨 혀로 미친듯이 내 말캉한 젖가슴을 핥기 시작한다. 고개가 아플 정도로 숙인 후 한 손으로 가슴을 치켜올린 채 혀를 길게 내밀어보니까 겨우 젖꼭지에 닿는다. 이미 팽팽하게 솟아오른 젖꼭지. 아, 나는 그것을 한 입에 물고 싶다. 그리고 힘차게 빨고 싶다. 간지러운 느낌과 함께 찾아오는 피부의 알싸한 수축감을 맛보고 싶다. 그리고 또 그것을 잘근잘근 깨물어보고도 싶다. 이럴 때 누군가가 지금 내가 원하는 것을 마치 충실한 하인인 양 도와준다면 얼마나 좋을까. 내 입술이 닿지 않는 나의 귀여운 악마, 나의 항문, 그리고 나의 젖꼭지를 누군가가 세차게 빨아주고 핥아준다면…. 타인의 신비로운 촉각에 의해 내 몸이 부서져버릴 정도로 강하게 애무될 수 있다면…. 그가 남자든 여자든 그 누구라도 상관없다. 나이어린 미소년이라면 더욱 더 사랑스러울 텐데. 나는 베개를 다리 사이에 넣은 채 몸을 미친듯이 비비 꼬며 들썩거려 본다. 가는 한숨이 저절로 나온다. 그러나 해소되지 않는 흥분…. 갈증. 이러한 갈증을 어디에서 해소할까. 어떻게. 나는 벌떡 일어나 방문을 연다. 빈 집의 썰렁한 기운.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나의 육체는 무인도의 윈시소녀인 양 자유롭게 거실을 떠돈다. 가슴이 탈랑거린다. 가죽소파의 감촉이 벌거숭이 맨살에 서늘한 감촉으로 느껴진다. 나는 새로운 흥분이 호기심으로 증폭되어 미칠 것만 같다. 나는 소파에서 일어나 아버지의 서재로 갔다. 서재 가운데 위치한 탁자 위에 나는 엉덩이까지만 걸친 채 반듯이 눕는다. 머리 위로 작은 샹들리에가 가볍게 흔들린다. 손을 뻗쳐 전원을 올린다. 순간 불빛이 어지럽게 튀며 내 몸을 훤히 비추어댄다. 오랫동안 불빛을 올려다보니 눈을 감아도 분홍빛 불꽃이 튄다. 나는 왼쪽 손을 뻗어 아버지의 책상 서랍을 뒤져 가장 큰 붓을 꺼내 잡는다. 우둘우둘한 흙빛 손잡이가 묵직하게 잡혀지고 그 위로 바싹 말라 수북한 털이 보기만 해도 간지러움을 느끼게 한다. 나는 묘한 기대감을 가지고 그 붓으로 내 온몸을 가만히 문지르기 시작한다. 얼굴에서 목으로 다시 가슴으로, 다시 그곳으로…. 나는 다리를 활짝 벌린 채 그곳을 가만히 가만히 문지른다. 먹빛으로 바랜 털과 윤기나는 새까만 털이 서로 교차되며 뒤엉킨다. 맥박이 뛰고 다시 내 그곳의 모든 세포가 하나하나 경련하듯 떨기 시작한다. 나는 돌아누워 온몸을 탁자위에 올린 후 마치 암캐마냥 엉덩이를 치켜올리고서 엎드린다. 그리고 이제 붓끝을 항문으로 가져간다. 부드럽게, 더 부드럽게…. 내 귀여운 짐승이 헐떡거리며 촉촉하게 젖어온다. 나는 더이상 참지 못하고 붓의 방향을 돌려 묵직한 손잡이 부분을 서서히 내 항문 속으로 집어넣기 시작한다. 그러자 내 귀여운 악마가 마치 자기에게 해달라는 듯이 더욱 빠르게 수축을 한다. 오, 나의 귀엽고 탐스러운 짐승. 우툴두툴한 붓대를 나는 더욱 세차게 움직인다. 알싸한 아픔이 묵직한 붓끝으로부터 느껴진다. 아아, 내 귀여운 악마의 두 입술이 이젠 팽팽해지다 못해 붉은 피를 토해낼 것만 같다. 나는 붓대를 항문에서 빼낸다. 엉덩이 사이에서 마치 원래 처음부터 있었던 무엇인가가 빠져나간 듯한 허전한 공백감이 느껴진다. 처음엔 잔뜩 움츠려있던 엉덩이 사이가 이젠 활짝 벌려진 채 뭔가를 끊임없이 요구하고 있는 것만 같다. 나는 다시 붓대를 이번엔 내 작은 악마 앞으로 가져간다. 묘한 흥분 때문에 나의 악마는 진한 액체를 지르르 흘리고 만다. 후각을 자극하는 냄새. 더이상 참지 못하고 나는 붓대를 그 속에 조심스럽게 밀어넣는다. 머릿속이 정신없이 꿈나라를 헤매고 있다. 꿈나라에서 공주가 되어 있다. 그리고 건장한 흑인 노예의 남근을 기분좋게 받아들이고 있다. 또 다른 미소년 하나가 나의 그곳을 보드랍게 핥아주고 있다. 아, 그래, 나는 역시 혀로 보드랍게 핥아주는 것을 좋아해…. 붓대도 좋지만 붓털이 더 좋아. 두 가지를 한꺼번에 사용할 순 없는 것일까. 아아아, 으으으으음…. 누군가 내 작은 악마를 충성스럽게 핥아줬음 좋겠어…. 그 순간 내 머릿속으로 내가 어렸을 때 집에서 기르던 강아지 ‘코보’ 생각이 난다. 그래,‘코보’와 놀아봐야지. 코보는 무엇이든 핥는 것을 좋아하니까…. 어느새 내 입술이 열리며 나직이 소리를 지르고 있다. “코보…코보…어디 있니?” ■마광수는1951년 경기 수원 출생 연세대 국문과 졸업(문학박사) 현재 연세대 국문과 교수 ▲저서 ‘윤동주 연구´ ‘상징시학´ ‘카타르시스란 무엇인가´ ▲장편소설 ‘권태´ ‘즐거운 사라´ ‘불안´ ‘알라딘의 신기한 램프´ ▲시집 ‘가자 장미여관으로´ ‘사랑의 슬픔´
  • 민영연금 하나쯤 가입을

    민영연금 하나쯤 가입을

    우리나라도 본격적인 저출산·고령화 사회에 접어들었다. 현재 40대 중반에서 50대 초반인 이른바 ‘베이브 붐’ 세대가 노인이 되면 더 이상 자식에게 기대어 살 수 없음을 의미한다.2018년에는 만 65세 이상의 노년층이 인구의 14%쯤 된다. 이 때문에 요즘 노후를 대비한 재(財)테크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젊을 때부터 노(老)테크 평균 수명이 길어지면서 일시적으로 목돈을 만들던 과거의 재테크는 빛을 잃고 있다. 대신 내집 마련, 자녀의 교육과 결혼자금, 노후대비 자금 등으로 구체적인 장기계획을 세워 이에 맞춰 다양한 투자방법을 뒤섞어 효과를 높이는 방법이 주목을 받고 있다. 현재 50대 중반 이하의 세대는 주식투자에 대해 거부감이 작은 편이다. 비교적 금융 지식도 풍부한 편이다. 이를 활용해 적극적인 ‘노테크’가 필요하다. 노후의 위험을 대비하고 안정된 생활을 위해선 적금이나 주식 외에 보험도 적극 활용해야 한다. 연금은 필수 준비물이다. 전문가들은 국민연금과 퇴직연금이 있다고 하지만 민영연금 하나쯤은 가입을 권했다. 한국사회과학데이터센터가 성인 10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안정된 노후생활을 위해선 월평균 176만원이 필요할 것으로 분석됐다.50대의 응답평균은 130만원으로 가장 적었다.30대는 201만원,20대는 194만원,40대는 187만원이었다. ●예금과 연금을 적극 활용 예금은 지출이 필요한 시기에 따라 예금의 만기 시점을 맞추고 이자를 받는 방법 등을 미리 정하는 게 좋다. 생활비는 매월 이자를 받는 상품에, 그 이상의 금액은 만기 때 한꺼번에 이자를 받는 상품에 가입하는 게 현명할 수 있다. 물론 비과세 상품이나 세금우대 상품을 고르는 게 좋다. 은행권 상품 중에는 노후대비와 웰빙을 동시에 겨냥한 복합금융상품이 인기다. 국민은행의 ‘KB시니어웰빙통장’은 일반 정기예금 및 적금, 확정금리형 연금을 동시에 겸하고 있다. 예금은 500만원 이상, 적금은 월 20만원 이상이다.1대 1 주치의를 통해 건강정보 제공, 검진예약 대행, 검진료 할인 등의 서비스를 24시간 받을 수 있는 게 장점이다. 노후대책으로 가장 확실한 방법은 연금보험에 가입하는 것이다. 연금보험은 4가지로 구분된다.▲연말에 납입보험료에 대해 소득공제를 받는 제도성 개인연금보험 ▲소득공제 혜택은 없지만 10년뒤 비과세 혜택을 받는 일반연금보험 ▲일시에 보험료를 전액 내고 다음달부터 연금을 받는 즉시연금보험 ▲최근에 인기를 모으는 변액연금보험 등이다. 삼성생명의 ‘변액연금보험’은 보험료를 펀드에 투자해 실적에 따라 노후연금과 사망보험금이 연동되는 투자형 연금상품이다. 펀드는 국공채·주식·기업어음(CP) 등에 투자된다. 시장 상황에 따라 연 12회까지 펀드 형태를 바꿀 수 있다. 수익률이 떨어져도 최저한도의 연금과 사망보험금을 보장해주는 게 특징이다. 미처 금융상품을 통해 노후를 대비하지 못하고 아파트 한채 뿐인 가구주에게는 ‘역(逆)모기지론’이 괜찮아 보인다. 이것은 주택을 담보로 맡긴 뒤 매월 일정액의 대출금을 연금식으로 받는 상품이다. 원리금 합계 1억원을 대출받으면 1개월,3개월 등 본인이 지정한 주기에 따라 일정액을 받아 생활비로 충당할 수 있다. 대체로 대출기간이 15년 등으로 제한돼 있고, 대출금액도 한정된 만큼 수령 시점 등을 꼼꼼하게 설계하는 게 현명하다. ●부동산 비중을 줄여라 노테크의 기본은 ▲연금식 상품과 투자형 상품을 잘 섞어 활용하고 ▲절세상품을 최대한 이용하며 ▲상속세 절세대책을 마련하는 것이다. 생활비 충당을 위해선 즉시연금식 상품에 가입, 매월 입출금식 통장을 통해 받으면 이자 혜택을 더 누릴 수 있다. 투자를 위한 상품을 고를 때에는 장기간에 걸쳐 안정된 수익을 내는 것이 좋다. 원금보장이 되면서 투자결과에 따라 높은 이자를 지급하는 시장지수연동예금 등도 권할 만하다. 노년층을 위한 대표적인 절세상품이 생계형 저축상품이다. 상속세 부담을 줄이기 위해선 자산규모를 점차 줄이되 부동산의 비중을 더 줄이는 것이 바람직하다. 김경운기자 kkwoon@seoul.co.kr
  • 盧 “삼성태도 문제있다”

    盧 “삼성태도 문제있다”

    노무현 대통령은 27일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삼성그룹의 금융산업구조개선법(금산법) 위반 문제에 대해 “그동안 삼성의 대응 태도에 문제가 있었다.”면서 “사회적 합의에 의해 만들어진 규범은 동의하든, 안 하든 존중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노 대통령은 이날 중앙언론사 경제부단장을 청와대로 초청해 오찬을 겸한 간담회를 갖고 “금융자본의 산업자본 지배규제에 대한 정부 정책에 대해 법리적인 논쟁을 들어 버티는 것은 국민정서에 맞지 않는다.”고 밝혔다. 이는 삼성이 지난 6월 금융계열사의 의결권을 제한한 공정거래법 규정을 놓고 헌법소원을 제기한 데 불만을 표시한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노 대통령은 “하지만 이 문제를 일도양단으로 해결하면 삼성의 경영권 문제도 있는 만큼 정부의 위신도 세우고 삼성의 경영도 살리는 묘안을 위해 서로 한발씩 물러서야 한다.”고 지적했다. 노 대통령은 정부의 금산법 안이 ‘삼성봐주기 아니냐.’는 논란을 의식한 듯 “정부가 한 기업을 위해 예외를 만든 것처럼 한 것은 법의 신뢰나, 정부의 신뢰를 위해 좋지 않다.”고 선을 그었다. 노 대통령은 이건희 회장의 장남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의 편법 증여 논란에 대해 “(당시에는) 상속세가 합법적이었다 하더라도, 세금을 적게 낸 건은 국민 정서에 맞지 않는다.”면서 “포괄적인 타협점을 찾길 바란다.”고 말했다. 노 대통령은 1990년 3당 합당에 대해 “합리적이지 않은 정치구도를 만들어 놓은 것이 바로 3당 합당”이라고 지적하고 “한나라당은 이 부채를 언젠가 벗어야 하고, 그것은 역사의 부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박정현 김경두기자 jhpark@seoul.co.kr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0)명차(名茶)와 설화(說話)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10)명차(名茶)와 설화(說話)

    “진정으로 묘한 작용 알고 싶다면 일상생활에서 천연을 섬겨라. 물 길어 차 달여 마시고 자리에 올라 다리 뻗고 잠잔다. 솔개는 날아 푸른 하늘을 가로지르고 물고기는 뛰어올랐다가 깊은 못속으로 들어간다. 만물은 그지없이 활발하여 잠시도 중단되는 일 없으니 푸른 구름 먼 산마루에 일어나도다.” 우리나라 다승중 한 분인 보우선사는 ‘차’의 정신을 선가의 정신인 ‘평상심시도’에 비유한 선시를 남겼다. 차의 진정한 묘용은 바로 차의 일상성에 있다. 학교에서든 직장에서든 차를 마시는 법식은 따로 없다. 그저 차를 마실 수 있는 잔에 찻잎을 띄워 그냥 필요할 때 마시면 된다. 그러나 차를 마실 때는 차에 깃든 일상의 도를 생각해야 한다. 수단선사의 ‘다당청규’는 ‘화경청적’의 묘리를 잘 말해주고 있다. 중국의 대선사로 불리는 양기선사의 문하에서 공부를 하던 수단선사는 10년이 넘도록 깨달음을 얻지 못했다. 낙심한 수단선사는 양기선사의 문하를 떠나기 위해 하직인사를 했다. 수단선사의 모습을 본 양기선사는 그의 수행이 충분히 익을대로 익었음을 단박에 알아차렸다. ●스님 차나 한잔 하고 가십시오 양기선사는 수단선사에게 “스님 떠나시더라도 차나 한잔 하고 가십시오.”라고 말했다. 마음이 바빴던 수단선사는 차를 내오는 시자스님에게 “나는 갈길이 바쁘니 빨리 차를 가져오라.”고 청했다. 수단선사는 시자스님이 가져온 차를 급하게 마시다 그만 목에 걸렸다. 목에 걸린 차 때문에 고통을 받던 수단선사는 차의 향기가 코로 스며들어오는 순간 깨달음을 얻었다. 깨달음을 얻은 수단선사는 ‘명선’(茗禪)이란 공안과 ‘다당청규’를 제시했다. 수단선사는 ‘다당청규’에서 “처음에 정좌하여 호흡을 조용히 한 다음 세 번 깊게 코로 들이마시고 입으로 내쉰다. 몸의 탁한 기운을 다 빼는 것이다. 그리고 입을 다물고 코로만 호흡한다. 마음을 가라앉혀야 호흡도 가라앉는다. 희로애락에 마음이 쏠려 기분이 들떠 있거나 가라앉아 있으면 호흡을 제대로 할 수 없다. 호흡을 들여다 내 뿜어야 한다. 그러면 일상에 들떠 있던 ‘마음’이 천천히 가라앉는다.”고 말하고 있다.‘화경청적’의 묘용은 일상속에서 차를 통해 자신의 내면을 가라앉히는 것이다. 가라앉은 내면은 온화한 얼굴이 되며 평온한 마음을 통해 활력있는 일상과 지혜를 얻을 수 있기 때문이다. 현재 약 5000여종의 차가 있는 중국의 차 이야기는 무궁무진할 정도로 많다. 그중 옛날부터 전해오는 명차와 그에 얽힌 이야기들을 소개해 보겠다. 우리는 그 수많은 명차들 속에 당시대를 살다간 민중의 피와 땀이 배어 있다는 것을 알아야 한다. ●명차엔 중생들의 피와 땀이 황제의 나라 중국에서는 ‘공다원’같은 공적인 기관을 두어 차를 체계적으로 관리했다. 차가 귀한 공물이었음을 알게 하는 대목이다.‘공다원’ 같은 기관에서는 공차를 5등급으로 분류했다고 한다. 그중 가장 어려웠고 민중을 수탈했던 것은 첫물차를 공납하는 것이었다.‘급정차’(急程茶)이야기는 그같은 사실을 우리에게 잘 상기시킨다. 공다원에서는 첫 번째 청명 10일전에 차를 황제가 살고 있는 장안으로 운송해야 했다. 차를 운송해야 하는 장흥에서 장안까지는 4000리 정도. 당나라때 교통조건을 따진다면 10일 안에 도착하는 것은 거의 불가능에 가까운 일이었다. 절강북쪽 지구에 속하는 장흥은 기온이 다른 곳보다 낮아 봄이 늦게 오는 곳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황실에서는 종묘제사에 쓸 공차를 청명 이전에 장안에 보내라고 했던 것이다.‘급히 운송한 차’라는 점에서 ‘급정차’라고 불렸던 그 차에 대해 호주자사 원고는 “걸핏하면 천금을 내라고 하니 백성들은 날로 빈곤해진다. 내가 고저에 온 후로 찻일을 알게 되었는데 바삐 농사 짓고 차 채집하는 일은 너무나 힘들다. 사람들은 노동을 위해 온 방 가득 모여든다. 하루종일 채집해도 다 채우지 못하고 손에는 온통 주름이 잡힌다. 비탄의 소리는 산을 울리고 초목은 봄을 맞지 않는다. 어두운 언덕에 싹 아직 안 돋았어도 관리들은 조급히 재촉한다. 망망한 푸른 바다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어디에 토로할까”라고 차공납의 어려움을 토로하고 있다. 망망한 차의 대해로 불리는 중국에서 명차가 탄생한 이면에는 이같은 중생들의 피와 땀이 배어 있다는 것을 우리는 알아야 한다. ●죽은사람도 살린다는 ‘선약´ 중국차의 전설은 몽정산의 몽정차로 시작된다.‘동다송´ 19절에 “육안차는 맛이요 몽산차는 약이다.”라는 구절이 있듯 몽정차는 그 어느 차보다 약성이 두드러진 차다. 몽정산 상청봉에서 나는 몽정차는 죽은 사람도 살릴 수 있다는 ‘선약’이라는 전설이 내려올 정도로 뛰어난 약성을 보유하고 있어서 ‘길상예’‘성양화’라고도 부른다. 감로보혜선사가 몽산 상청봉아래 일곱 그루를 심어 만들기 시작했다고 하는 몽정차는 맛이 달고 맑으며, 그 빛은 황금빛을 띤 푸른색으로 향기가 오랫동안 사라지지 않는다고 한다. 당나라대 문헌인 ‘국사보´에서는 몽정차를 황차 가운데 가장 뛰어난 차라고 적고 있으며 뇌명, 무종, 석화, 감로, 자설, 백호, 미아, 황아, 능백 등 다른 이름으로 불리기도 한다. 중국의 대표적인 녹차는 동정 벽라춘이다. 춘분에서 곡우 때까지 따는 벽라춘은 아주 어린 잎으로 만든다.1등급에서 7등급으로 나뉘는 벽라춘은 1등급 한 근에 어린 찻잎과 싹이 약 6만 5000개 가량 들어있고,2급의 벽라춘에는 5만 5440개 정도의 찻잎과 차싹이 들어있다. 참으로 놀랍고 어마어마한 차인 벽라춘은 짙은 향기와 신선한 맛을 지니고 있다. 우려낸 차의 빛깔도 선명한 벽록색이며 어린 차싹과 잎은 여린 녹색 비취 빛이고 그잎의 모양은 소라고동처럼 구부러져 있어서 ‘일눈삼선’이라는 이름이 붙어 있기도 하다. 오늘날 마치 중국차의 대명사처럼 불리는 ‘오룡차’는 중국 푸젠성에서 생산되는 무이산 암차가 그 원류이다. 푸젠성 숭안현 남쪽에 있는 무이산은 그 자연환경이 차의 재배에 최적의 조건을 가진 곳으로 유명하다. 무이암차에는 육계, 수선, 오룡, 철라한, 대홍포, 기란, 매점 등의 차가 있다. 그중 가장 뛰어난 것이 바로 육계와 수선, 그리고 오룡차이다. 무이암차는 봄과 여름 두철에 걸쳐서 찻잎을 채취한다. 무이암차의 찻잎을 따는 기준은 녹차와는 다르다. 녹차는 어린 차싹과 찻잎을 따지만 무이암차는 다 펼쳐진 찻잎을 딴다. 찻잎을 너무 일찍 따면 무이암차의 독특한 향기와 맛을 낼 수 없기 때문이다. 우리가 흔히 알고 있는 운남 보이차도 명차 중 하나다. 운남의 대엽종 찻잎으로 만드는 차인 보이차는 보이현에서 모아 출하하기 때문에 보이차라는 이름을 붙였다. 보이차는 발효성분과 타닌성분이 많아 그 차맛은 아주 진하며 자극성이 있고 여러차례 우려낼 수가 있다. 보이차는 잎을 채취하여 차를 만드는 시기로 구분하는데 그 시기에 따라 어린 잎의 부드러운 정도가 차이가 난다. 차를 따서 만드는 시기에 따라 춘첨, 춘중, 추미, 이수, 곡화 등의 이름이 붙는 것이다. 보이차는 크게 산차와 고형차로 나눈다. 그 형태와, 어린잎 센잎을 섞는 비율의 기호도는 판매되는 곳의 습관에 따라 다르다. 만두와 같이 생긴 타차, 아주 단단하게 만든 긴차, 떡차인 병차, 칠자병차, 그리고 둥글거나 네모진 형태의 벽돌처럼 만든 박차…. ●안계철관음 과일향처럼 은은 안계철관음 역시 중국에서 오랫동안 내려온 명차로 인식되고 있다. 안계철관음은 푸젠성 안계현에서 생산되는 차로 높은 향기가 오랫동안 유지될 뿐만 아니라 차맛이 달고 입안을 시원하게 해준다. 또한 마신 뒤에는 입안에 과일의 향기와 같은 향이 감돌기도 한다. 일반적으로 찻잎은 4계절에 걸쳐서 따는데 시기에 따라 봄에 따는 춘차, 여름에 따는 하차, 더울 때 따는 서차, 그리고 가을의 추차로 나눈다. 철관음을 우려낸 차의 탕색은 금빛이 감도는 선명한 등황색이고 잎은 두텁다. 두터운 찻잎이 원래 차나무 잎보다 무겁기 때문에 철관음의 ‘철’자가 붙었다고 한다. 부드러운 은빛털이 빛나는 ‘황산모봉차’도 명차다. 황산모봉차를 처음 보는 사람은 놀란다. 작고 흰 은빛털이 온몸에 감고 있어 마치 여우털이나 밍크를 온몸에 감고 있는 귀부인을 연상시키기 대문이다. 특급에서 3급까지 나뉘어지는 황산모봉차는 또 높은 향기와 부드러운 맛을 자랑한다. 찻잎의 색깔은 황록색이고 우려낸 탕색은 맑고 투명하다. 어린 황산모봉차의 찻잎을 차호에 넣고 더운 물을 부으면 차호 안에서 찻잎이 물위에 둥둥 뜨다가 계속해서 물을 부으면 천천히 차호에서 가라앉는다. 이밖에도 청대에 이르러서 황실에 바치던 귀한 차인 군산은침차는 첨차와 용차로 구분되었으며 차싹이 검과 같고 흰털 난 것이 녹용과 같은 모습인데 조공되는 차는 첨공이라고 했다. 안후이성 남단에서 나오는 기문홍차도 중국 10대 명차의 반열에 속한다. 기문홍차는 흔히 ‘기홍’이라고도 부르며 꽃다운 향기가 넘치고 단맛이 돌 뿐만 아니라 신선한 차맛을 자랑한다. 이밖에도 가슴속을 향기로 가득 채우는 동정오룡차, 다성 육우가 극찬했던 대로 자줏빛 차움이 아름다운 고저자순차, 중국최고의 다완으로 불렸던 천목다완과 너무도 잘 어울렸던 여향경산차, 높고 깊은 푸른 하늘을 담고 있다는 천목산의 청정차 등은 중국을 대표하는 명차들로 우리에게 알려져 있다. 중국의 시인들은 명차중 하나인 ‘경정차’에 대해 이렇게 노래했다.“그 모습은 작설과 같은데 백호를 보이니/비취빛 어린 잎 향기도 짙어라/부드럽고 순한 맛이 가슴을 적시고/넘치는 샘물 담은 잔에 눈꽃이 핀다.” 일지암 암주 ■ 장쑤성 동정산 벽라춘 중국을 대표하는 명차들에는 아름다운 전설같은 이야기들이 얽혀 있다. 몽정산의 몽정차, 용정산 용정차 등에는 각기 그럴듯한 전설들이 전해진다. 중국의 명차중 장쑤성의 벽라춘이라는 차가 있다. 벽라춘은 장쑤성과 동정의 동·서쪽산 일대에서 생산되는 아주 어린 잎으로 만든 차로, 탕색은 푸른 녹색에 천연 꽃향기와 과일향의 맑고 그윽한 품위 있는 차향이 나고 신선하고 상쾌한 맛이 있고 마신 후에는 단맛이 난다. 그런 벽라춘에는 한폭의 수채화 같은 아름다운 차이야기가 숨어 있다. 먼 옛날 태호 동정산에 아름답고 착한 처녀인 벽라가 살고 있었다. 벽라는 동정산을 대표하는 노래꾼이었다. 노래를 부르기 좋아한 벽라는 고기를 잡거나 농사를 짓는 중생을 위해 노래를 불러주곤 했다. 벽라의 노래에는 중생에게 노동의 피로를 잊게 하는 신기한 힘이 있었다. 동정산에는 무예가 뛰어나고 의협심이 강하나 고기잡이로 생계를 꾸려가는 착한 청년 아상이 살고 있었다. 아상은 벽라의 노래를 좋아했다 그러던 어느 날 마을에 큰 재앙이 닥쳤다. 태호에 살던 나쁜 용이 아름다운 벽라가 탐이나 아내가 되어줄 것을 요구한 것이다. 마을사람들이 그 요구를 거절하자 용은 바람과 불을 일으켜 마을과 배를 폐허로 만들었다. 벽라를 구하기로 마음먹은 아상은 용을 잡는 작살을 들고 밤낮없이 7일 동안 싸워 이겼다. 그러나 용에게 깊은 상처를 받은 아상의 목숨은 경각에 달렸다. 벽라는 자신을 위해 싸운 아상을 깊은 정성으로 치료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아상의 병은 깊어만 갔다. 깊은 시름에 빠진 벽라는 아상을 생각하며 용과 싸운 곳을 서성이다 작은 찻나무를 발견했다. 벽라는 그 찻나무를 아상을 위해 매일 가꾸기 시작했다. 벽라의 정성을 들었음인지 경칩이 지나자 그 차나무에서는 어린 찻잎이 움트기 시작했다. 어린 찻잎이 얼어붙을까봐 벽라는 매일 아침 그곳에 가서 한번씩 뜨거운 입김을 불어넣어 주었다. 청명이 지나자 그 차나무는 차잎을 풍성하게 갖추기 시작했다. 벽라는 그 차나무를 바라보며 “이 차나무는 아상의 선혈과 내 입의 온기로 자란 것이다. 이 찻잎을 따다가 아상에게 마시게 하면 그 병이 낫지 않을까.”라고 생각했다. 벽라는 아상을 위해 여린 잎을 한잎 따서 차를 만들어 아상에게 권했다. 그 찻물을 마신 아상은 기운을 차리기 시작했다. 그 모습을 본 벽라는 매일 여린싹을 한 줌 뜯어 품에 넣고 자기체온으로 잎을 말려 차를 만든 후 아상에게 끓여줬다. 그러나 불행하게도 아상의 간호에 너무 정성을 기울인 나머지 벽라는 아상의 품에서 결국 숨을 거두고 말았다. 슬픔에 젖은 아상은 벽라의 시신을 동정산 차나무 옆에 묻어 주었다. 사람들은 벽라와 아상의 슬픈 사랑이야기를 전하기 위해 그곳에서 나는 차 이름을 ‘벽라춘’이라고 불렀다.
  • [책꽂이]

    ●중국 상하 오천년사(풍국초 지음, 이원길 옮김, 신원문화사 펴냄) 중국의 역사·문화학자들이 오천 년 중국사를 알기 쉽게 인물과 사건 중심으로 풀어썼다. 제왕들의 흥망성쇠와 영웅들의 활약, 다양한 분야의 사건들을 역동적으로 재구성했다.1만 3000원.●안도에게 보낸다(퇴계 이황 지음, 정석태 옮김, 들녘 펴냄) 퇴계 이황이 손자에게 보낸 편지들을 번역해 역은 책. 일상의 대소사에서 교육에 대한 생각, 사사로운 감정에 이르기까지 퇴계의 학문적 세계 이면에 숨은 인간적 모습이 오롯이 담겨 있다.1만 3000원.●카사노바는 책을 더 사랑했다(존 맥스웰 해밀턴 지음, 승영조 옮김, 열린책들 펴냄) 책의 역사에서부터 책과 관련된 재미있는 일화들을 모았다. 문화 전달 매개로서의 출판, 즉 책의 집필과 출판, 판매, 수집, 보관, 독서 등에 대한 이야기들을 솔직하고 유머러스하게 풀어놓았다.1만 8000원.●이슬람 미술(로버트 어윈 지음, 황의갑 옮김, 예경 펴냄) 이슬람의 예술 전반에 대해 주제별로 광범위하게 담은 책. 대모스크들의 화려한 모습과 기하학적 장식 문양, 도자 및 공예술, 채색 사본 발전과 서예의 발달 등 이슬람 예술 전 분야를 망라했다.2만 2000원.●동아시아의 문화선택 한류(백원담 지음, 팬타그램 펴냄) 한류는 과연 지속 가능한가. 한류를 버려야 한류가 산다? 등 그동안 제기되었던 한류현상에 대한 우리 사회의 의문점들을 인문학적 시각으로 종합하고 그에 대한 답과 비전을 제시한다.1만 5000원.●자크이브 쿠스토(베르나르 비올레 지음, 이용주·최영호 옮김, 사이언스북스 펴냄) 세계적인 해저 탐험가 자크이브 쿠스토의 평전. 그 이전까지 상상속의 세계로만 존재했던 해저의 세계를 평생 탐사했던 쿠스토의 삶과 그가 헤쳐나가야 했던 20세기의 역사를 함께 살펴본다.1만 5000원.●갑골문 해독(양동숙 지음, 서예문화 펴냄) 국내에서 처음 나온 갑골문 자전. 갑골문은 문장형식을 갖춘 중국 최초의 문자로, 중국의 갑골문 자료집인 ‘골문합집’에 실린 4만 2000여편 가운데 탁본이 선명하고 자료 가치가 있는 400여편을 22개 항목으로 분류해 수록했다.6만원.●움베르토 에코의 즐거운 상상 시리즈(조형준 옮김, 새물결 펴냄) 이탈리아의 세계적 석학인 에코가 20세기 사회를 향해 던진 날카로운 질문과 답변들을 담았다.‘스누피에게도 철학은 있다’‘대중의 영웅’‘글쓰기의 유혹’‘철학의 위안’‘포스트모던인가 새로운 중세인가’ 등 5권으로 구성됐다. 각권 1만 3500∼1만 5000원.
  • [박동섭 가족클리닉 행복만들기] 사실혼 관계의 유복자 상속권은?

    Q아이 2명이 달린 이혼남과 동거를 했습니다. 저는 그의 아이를 가진 지 3개월째입니다. 그런데 혼인신고를 하기 전에 남편이 교통사고로 숨졌습니다. 남편은 보험금 1억원짜리 손해보험에 가입했고, 시가 5억원 정도 되는 아파트 1채를 남겼습니다. 뱃속의 아이를 키울 일이 막막해 남편의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확보하고 싶은데 어떻게 해야 할까요. -김정순(가명·34)- A태아가 태어나기 전에는 생모라도 가압류나 가처분 등 어떤 보전조치도 취할 수 없습니다. 상속재산에 대한 권리를 주장하려면 우선 그가 망인의 상속인이라는 사실을 증명해야 합니다. 임신 중인 아이의 아버지가 누구인지 증명하기란 쉬운 일이 아닙니다. 민법은 생부가 살아 있다면 태아를 자신의 친생자라고 ‘유언인지’를 할 수 있도록 했습니다. 생부의 유언집행자는 유언자의 사망 후 1개월 안에 인지신고를 해야 합니다. 유언 인지신고를 하기 위해서 유언서 등본, 녹음유언의 경우에는 속기사가 녹음내용을 기록한 속기록을 첨부해야 합니다. 다만 산모가 유부녀라면 생부라도 인지할 수 없습니다. 혼인 중인 부인이 출산한 아이는 호적상 남편의 아이로 추정되기 때문입니다. 이런 상황에서는 아이가 호적상 아버지를 상대로 친생부인 또는 친자관계부존재확인 소송을 제기해 승소 확정판결을 받은 뒤에 생부를 비롯한 제3자의 인지가 가능해집니다. 그렇다면 태아 상태에서 생부를 상대로 인지청구를 할 수 있을까요. 불가능하다는 것이 다수설입니다. 일단 태어나야 생부를 상대로 인지 청구를 할 수 있습니다. 김정순씨의 경우에는 생부의 사망 당시 뱃속의 아이가 아직 임신 3개월 상태이므로 생부가 남긴 재산은 그의 직계비속인 아이들 2명에게 2분의1씩 상속됩니다. 이혼한 전처에게는 상속권이 없습니다. 아이들이 미성년자라면 전처가 아이들의 법정 대리인으로 상속재산을 관리할 권리를 갖고, 관리하게 됩니다. 태아가 태어났을 때에도 생부가 남긴 재산이 생부 이름으로 그대로 남아 있다면 출생한 아이가 새로운 상속인이 되어 상속재산 분할에 참가할 수 있습니다. 생부의 유언인지 없이 유복자로 출생한 아이가 분할절차에 참가하기 위해서는 인지청구 소송을 제기해 승소판결을 받는 것이 먼저 이루어져야 합니다. 돌아가신 생부에 대한 인지청구 소송을 어떻게 하면 될까요. 이 경우에는 검사를 피고로 가정법원에 인지청구 소송을 내고 생모가 아버지의 혈액형 등을 증거로 친자임을 입증하면 됩니다. 소송을 낼 수 있는 기간은 2년으로 제한됩니다. 이 2년은 일정한 권리에 대해 법률상으로 정한 존속기간인 제척기간에 해당됩니다. 천재지변 등 불가항력으로 인해 소를 제기할 수 없는 경우에도 일단 기간이 지나면 방법이 없습니다. 태아가 태어난 뒤 전처 자녀들이 이미 상속재산을 나누어 버리거나 처분한 경우에 대해 민법은 일정한 제한을 두고 있습니다. 새로 상속인 자격을 얻은 아이는 전처의 자녀들을 상대로 자신의 상속지분에 상당하는 돈을 달라고 청구할 수 있습니다. 김정순씨, 답답하겠지만 아이가 출생하면 방법이 생길 테니 그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도리가 없습니다.
  • 그 아이는 남편의 아이냐

    그 아이는 남편의 아이냐

      『어린애의 아버지를 알고 있는 사람은 그의 어머니 뿐』이라고「괴테」는 영탄했다. 시성(詩聖)의 이 망언(?)이 진작 알려졌던들 그 주옥 같은 명편(名篇)들이 여성들에 의해 그렇게 잘 읽히지는 않았으리라.「패터니티·테스트」라는 이름의 친자(親子)감정이 요즘 법의학계의 큰「이슈」로 화제를 모으고 있는 것은 여러모로 생각을 갖게 하는 일.「여성상위」「모성우위」의 천하에서 현대의「아담」들은 내심 그 아들이 자기의 발가락이라도 닮아주길 눈물겹게 바라고 있는 것이 아닐까. 작년 10월 말까지 서울가정법원에 접수된 이혼소송 건수는 모두 1,267건. 이중 60%가 남편 혹은 아내의 부정(不貞)을 이혼사유로 들고 있다. 여기 곁들이게 마련인 것이 친자확인 혹은 친자감정문제- 현대판「솔로몬」의 재판은 그렇게 해서 개정(開廷)된다. 혈액검사로 밝혀낸「남의 아이」의 실례(實例) <사건 1> 남편은 김석환(金錫煥)(가명·50) 아내는 이화자(李花子)(가명·47). 고급 공무원인 남편과「인텔리」인 아내가 50의 문턱에서「서로 갈라지길」선언했다. 최근에 와서 갑자기 가정에 등한해진 남편을 상대로 이여인이 이혼소송을 제기한 데 대해 남편 김씨는 아내가 부정을 저질렀다고 주장, 막내 아들인 영진(永珍)(4)군에 대한 친자확인 소송을 낸 것이다. 남편 김씨에 의하면 영진군은 분명 자기의 자식이 아니며 거기에서 받은 충격으로 그는 수년 동안 가정을 저버릴 수밖에 없었다는 것. 김씨와 이여인 그리고 영진군에 대한 혈액검사가 1차적으로 모 의학 권위기관에 의해 실시되었다. 남편은 B형, 아내는 AB형. 그러니까 이 부부 사이의 자식은 법의학상 A형이나 B형 혹은 AB형의 혈액형이어야 한다. 그런데 불행히도 영진군의 혈액형은 O형. 의학은「부권부정(父權否定)」을 선언했다. 친자감정도 안 한 채 처음 원고쪽인 이여인에게 승소판결을 내렸던 법원은 이와 같은 법의학의 확정 감정으로 당초의 판결을 번복하지 않을 수 없게 된 셈. 이 사건은 아직도 해결이 안 난 채 법원에 계류 중이다. <사건 2> 경기도 고양군 을(乙)면, 후미진 산골짜기에 외딴집 두 채가 있었다. 하나는 정삼길(가명·45), 이순자(가명·39)씨 부부의 집이며 다른 하나는 최오철(가명·39), 전양옥(가명·38)씨 부부의 집. 최씨의 부부가 아들 딸 여섯을 두고 있는데 비해 정씨의 부인 이씨는 마흔이 넘어서도 어린애를 낳지 못했다. 이여인에겐 어린애를 못 낳는다고 시댁으로부터 심한 눈총이 들어왔으며 마음에선 정씨에게 소실을 보라는 보이지 않는 압력이 들어오기까지 했다. 그러던 어느 때, 결혼생활 25년 동안 어린애를 갖지 못하던 이여인이 뜻밖의 임신을 했다. 남편은 물론 시댁과 마을에서도 이여인을 의심하기 시작했다. 분만한 씨는 분명히「불의의 씨」이며 그 씨의 주인은 옆집남자인 최오철씨일 거라는 것. 「부권확정」을 위한「패터니티·테스트」가 대한적십자사 혈액원에서 실시되었다. 남편이 A형, 산모가 A형, 옆집남자가 O형인데 어린애는 A형. 따라서 이 아이는 정씨의 것일 수도 있고 최씨의 것일 수도 있다는 판정이 나왔다. Rh-Hr형 검사가 2차적으로 실시되었다. 남편이 CC, 산모가 Cc, 옆집남자가 cc인데 아기는 cc. 즉 남편과 산모 사이에는 CC인자형이나 Cc인자형의 자녀만이 출산되며 옆집남자와의 사이에는 cc인자형이 출산될 수 있다. 옆집남자인 최씨와의 불의가 있었음이 인정되었다. 뒤늦게 알려진 얘기지만 남편 정씨는 남성 불임증 환자. 임신을 못해 쫓겨나게 된 이여인은 의식적으로 옆집남자인 최씨를 유혹, 그의 씨를 받아 여권(女權)(?)을 지키려 했던 것. 촌부(村婦)의 무지가 빚은 단막극이었다. 「아버지 아니다」는 알아도「당신의 아이다」는 못가려 법의학에서 응용되는 친자문제는 보통 다음 세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첫째, A라는 사람이 a라는 어린이의 아버지가 될 수 있는가. 둘째, A’라는 부인이 a라는 어린이의 어머니가 될 수 있는가. 셋째, A라는 사람과 A’라는 부인이 a라는 어린이의 부모가 될 수 있는가. 친자감정은 우선 혈액형 검사부터 시작된다. 우리나라에서 지금 응용되고 있는 것은 ABO형, MN형, Rh-Hr형 검사이며 외국에선 PQ, Ee, Pp형 검사 등도 실시되고 있다. 혈액형 검사에서는「친권긍정」은 못하고「친권부정」만을 할 수 있다. A라는 아이가 A라는 사람의 아이가「아니라는」것은 증명해도「A의 아이다」는 것은 확정을 못한다. A형의 부(父)와 B형의 모(母) 사이에 난 아이가 B형이라 해서 그 아이가 반드시「A형인 부」의 자식일 순 없다. O형과 B형의 부에게서도 B형의 자식은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대체로 법의학상 친권부정율은 다음과 같다.(적십자혈액원장 원종덕 박사의 말) ① ABO형으로 산출되는 부권부정율은 19.86%, MN형은 18.74%, Rh-Hr형은 31.93%로 총부정율은 51.36%이다. ② 절대적으로 모권이나 부권을 부정할 수 있는 총 부정율은 26.62%이다. 지문·미각·침 등에 유전학(遺傳學) 적용, 귀지의 습도(濕度)도 부전자전(父傳子傳) 즉 전체 친자감정 건수 중 약 반은「A가 a의 아버지가 아니다」라는 부권부정을 할 수 있으며 나머지 반의 해결을 위해 지문, 타액, PTC 등의 다른 검사가 실시된다. 혈액형 검사 이외의 친자감정 방법에 대해 과학수사 연구소 문국진(文國鎭) 법의학과장의 얘기를 들어보자. <지문 검사> 지문검사는 친자감정에 광범히 이용되고 있다. 생후 한 달 반이 지나면 사람에겐 지문이 생기는데 보통 두 살만 되면 지문검사를 할 수 있을 정도로 지문이 뚜렷해진다. 지문에는 궁상(弓狀)문, 제상(蹄狀)문, 와상(渦狀)문 등 백여 가지가 있는데 그것이 유전된다는 원칙 아래 부모의 것과 자식의 것을 비교 대조하는 것이다. 지문 외에도 장(掌)문(손바닥), 족적(足跡)문, 구진(口唇)문 등이 친자감정에 이용된다. <PTC 미각검사> PTC(페닐디오카바마이드)란 약을 입에 넣었을 때 쓴맛을 느끼는 사람과 안 느끼는 사람이 있다. 느끼는 사람을 양성, 안 느끼는 사람을 미맹(味盲)이라 하는데 이것이「멘델」법칙에 의해 유전된다는 것이다. <타액 검사> 자기의 혈액형 물질을 침에 배설하는 사람과 배설하지 않는 사람이 있다. 배설형을 S, 비배설형을 s로 할 때 그 자식의 형을 보는 것이다. <귀지 검사> 사람의 귀지에는 마른 것(乾)과 습한 것의 두「케이스」가 있다. 아버지의 귀지가 마른 것이면 아들도 같이 마르다는 것이다. <인류학적 생체검사> 첫째, 기형(畸形)여부를 본다. 언청이, 요도의 위치, 육손이 등의 기형은 일반적으로 자식에게 유전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둘째, 계획(計劃)검사를 한다. 예를 들면 신장과 양손 끝(指端間)의 거리의 비율은 항상 같다는 것 등 124개「포인트」를 계측한다. 모발과 눈동자의 빛깔 등도 유전요소가 된다. <산과(産科)적인 고찰> 임신기간과 성교날짜, 배란기에 성교를 했는지의 여부 등을 면밀히 검사하여 친자여부를 감정한다. 희극배우 채플린의 친자확인 소송(訴訟)은 의학계 결론과 달라 말썽 문국진 박사에 의하면 형사문제로까지 확대되는 친자확인 소송은 군인들 세계에서 많다. 전방 주둔부대의 군인이 그곳 다방, 술집 등에 근무하는 여성들과 일시적인 정교(情交)관계를 맺는 경우, 몇 년 후에 소위「당신의 아들」을 업고 나타난다는 것이다. 위자료, 양육비, 재산상속 등의 문제와 관련되는 친자확인 소송은 돈 많은「화이트·칼라」족에 많다는 것. 유명한 희극배우「채플린」은 몇 번의 정교를 맺은 어느 배우지망생으로부터 친자확인 소송을 제기받은 적이 있다. 「채플린」은 혈액형이 O형, 여자는 A형인데 아이는 B형. 의학계는 친권부정을 판정했다. 그러나 미국의 배심법정은 아이를「채플린」의 씨로 단정, 매주 75「달러」의 양육비와 변호사료 5천「달러」를 지불토록 한「난센스」판결을 내려 세상의 빈축을 산 적이 있다. 서울가정법원 사무국장 김동선(金東先)씨에 의하면 아직도 우리나라에서는 친자문제와 관련되는 대부분의 사건을「패터니티·테스트」없이 처리한다. 발가락조차 닮지 않은 자식을 할 수 없이 자기의 자식으로 믿고 살아야 하는,「억울한 부권」이 많다는 얘기가 아닐까. [ 선데이서울 69년 2/2 제2권 제5호 통권19호 ]
  •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2005 재계 인맥·혼맥 대탐구] 금호아시아나그룹 (2)지분·경영권 ‘교통정리’

    금호아시아나그룹은 ‘형제경영’의 모범을 보이고 있는 기업이다. 최근 두산그룹이 형제간 분쟁에 휩싸이는 등 재계 일각에서 ‘피도 눈물도 없는’ 친족간 지분다툼을 벌이고 있는 것과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잡음없는 형제경영은 박인천 창업주 회장이 생전에 그룹경영 원칙을 세우고,2세들이 이를 충실히 따른데서 비롯됐다. 박 회장은 2세들의 지분 분배와 관련해 ▲여러 사람이 관여하면 분란이 생기기 쉬우므로 남자들에게만 상속하고 ▲4자(5남 가운데 4남 종구씨를 제외한 성용·정구·삼구·찬구씨)합의 경영 형태로 형제간 합의아래 회장을 선임하고 ▲주요 사안에 대해서도 4자 합의가 최우선이지만 합의가 안되면 다수결 원칙에 따르고 그래도 결정나지 않으면 가장 손윗사람이 결정권을 갖는다는 원칙을 세웠다. ●“동생에게 물려주겠다” 1984년 그룹 총수에 취임한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평소에도 입버릇처럼 “동생에게 자리를 물려주겠다.”며 형제경영 실천의지를 보였다. 박 명예회장의 말에 반신반의하는 사람들도 많았지만 그는 실제로 65세가 되던 1996년 그룹창사 50주년을 맞아 동생 정구 회장에게 ‘대권’을 물려줬다. 이후 정구 회장이 65세이던 2002년 폐암으로 갑작스레 세상을 뜨자 3남인 삼구 현 회장이 회장직을 물려받았다. 결국 그룹의 두 형제는 65세에 동생에게 회장직을 물려주는 전통이 우연히 만들어진 셈이다. 올해 한국 나이로 61세인 삼구 회장이 65세가 되는 2009년에 회장직을 4남인 찬구(58)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에게 넘겨줄지 아직 미지수다. 그러나 대부분의 그룹 관계자들은 박 회장이 동생 찬구 부회장에게 회장직을 이양하는데는 별다른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고 있다. ●재계 10대 기업으로 키워내 성용 명예회장은 박인천 창업회장의 49재를 지낸 1984년 8월3일 제2대 그룹 회장으로 조용히 취임했다. 선친이 타계한 지 얼마되지 않은 탓도 있지만 성격대로 요란한 취임행사나 이미지 구축을 위한 경영전략 발표도 일절 갖지 않았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했던 박 명예회장은 일찍부터 그룹 경영을 자문해 왔다. 그러다가 1973년 10월 부친의 ‘명령’에 따라 교단을 떠나 금호실업 사장으로 본격적인 경영참여를 시작했다. 이후 1979년 10월 그룹 부회장을 거쳐 10년만에 그룹 총수를 맡게 된 것이다. 성용 회장은 누구에게도 뒤지지 않을 만큼 경영이론에 밝은 ‘총수’였다. 미국 예일대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고 버클리대에서 조교수로 일했다. 당시 3회 이상 논문 게재시 노벨상 수상도 가능하다던 세계적인 논문 권위지인 ‘인터내셔널 이코노믹 리뷰’에 두 차례에 걸쳐 논문이 실리는 등 미국에서 계량경제학자로 왕성한 연구활동을 벌였다. 그러다가 박정희 대통령 당시 해외 고급두뇌 유치정책에 따라 1968년 귀국행 보따리를 쌌다. 성용 회장은 부친의 권유로 정부에 몸담게 된다. 창업주 회장이 버스조합 이사장으로 있으면서 요금인상 문제로 당시 알고 지내던 이후락 청와대 비서실장과 김학렬 경제수석을 만나 성용 회장을 소개했고 그 자리에서 비서관으로 채용케 했다. 그는 대통령 경제비서관, 부총리 특별보좌관으로 재직하다 1971년 평소 원해 왔던 학계로 다시 옮겼다. 서강대 교수로 재직하며 부총리를 지낸 남덕우 전 총리, 이승윤 전 부총리 등과 함께 경제학계의 탄탄한 학맥인 ‘서강학파’를 형성했다. 이 때 교단에서 만난 제자들을 회사에 입사시키기도 했다. 박상환 금호생명 부사장 등이 박 명예회장의 ‘애제자’들이다. 이러한 박 명예회장의 독특한 경력은 당시 재계의 2세 경영인 중에는 찾아보기 어려웠다. 이런 ‘아웃사이더’로서의 삶이 오히려 그룹을 경영하는 데 많은 도움을 받는 광범위한 인맥들을 형성했다. 그러나 박 명예회장이 취임한 1984년 그룹은 안팎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었다.1980년 초 일어난 삼양타이어 분리파동과 때마침 불어닥친 경기불황의 여파 때문이었다. 그는 경제이론의 대가로서 현실 경영인으로서는 결심하기 힘든 단안을 내린다. 한보철강의 전신인 극동철강과 금호섬유를 매각하고, 삼양타이어와 금호실업을 통합해 상호를 ㈜금호로 바꿨다. 흑자기업인 광주고속은 금호건설을 합병했고, 금호화학과 한국합성고무를 합쳐 금호석유화학으로 재탄생시켰다. 취임 당시 9개사인 계열사를 4개로 줄이고, 비주력부문을 과감히 매각하는 등 경영내실화에 박차를 가했다. 또 석유화학분야를 그룹 주력 업종으로 성장시켰다. 당시에는 ‘구조조정’이라는 말 대신 ‘합리화’라는 표현을 썼다. 박 명예회장은 1997년 국제통화기금(IMF)체제 이후 한국경제의 최대 화두였던 구조조정의 선구자인 셈이다. 박 명예회장은 아시아나항공을 출범시키면서 취임 당시 6900억원이었던 그룹 매출을 1995년 4조원대로 끌어올리는 등 금호아시아나를 국내 10대 그룹 반열에 올려놓았다. ●두 세발 먼저 앞서간 이상적인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현실에 치우치기보다는 이상적인 경영관을 실현하려고 애썼다. 지금은 누구나 갖고 다니는 휴대전화가 ‘대박’을 터뜨릴 것이라는 예상을 했고, 집앞까지 배달해 주는 택배회사의 성공을 예견했다. 장성지 금호아시아나그룹 상무는 “명예회장님이 1990년대 초반에 이미 인터넷을 능수능란하게 다뤄 임원들에게 이메일로 지시사항을 보내놓고 답신 시간을 일일이 확인하셨다.”면서 “어떤 전자서류는 새벽 2,3시에도 결재하셨다.”고 회고했다. 박 명예회장의 이상적인 경영스타일은 음악, 미술 등 문화사업으로 이어졌다.1990년 금호 현악4중주단을 창단하고, 고가의 세계적인 명품 고악기를 사들여 한국을 빛낼 가능성이 높은 연주자에게 무상으로 대여해줬다. 비수익사업에 힘을 쏟는 박 명예회장의 경영스타일에 비판도 적지 않았지만 그는 “우리 기업도 미국의 카네기재단이나 일본의 소니그룹처럼 사회문화사업에 뛰어들어야 한다.”며 “당장은 돈이 부담스럽지만 장기적으로는 그룹 이미지를 높이는 계기가 될 것”이라고 뜻을 굽히지 않았다. 박 명예회장은 일선에서 물러난 뒤 1998년 예술의전당 이사장과 2002년 통영 국제음악제 이사장을 맡는 등 문화·예술 사업에 전념했다. 1997년 국민훈장 무궁화장,2002년에는 기업메세나 대상(대통령상)을 받았다. 박 명예회장의 예술사랑 덕분에 지난 5월 장례식에서는 예술인들이 그의 죽음을 누구보다 더 애통해 했다. 박 명예회장의 친구인 이승윤 전 부총리는 “박 회장은 단순히 선친으로부터 기업을 물려받은 2세 기업인이 아니라 전문지식을 지닌 뛰어난 전문경영인이었다.”고 회고했다. ●발로 뛰는 경영인 박 명예회장은 1993년부터 동생 고 박정구 회장에게 회장직을 넘기겠다는 뜻을 밝혔다. 박 명예회장은 “미국 CEO들은 환갑만 지나면 경영 일선에서 물러난다.”며 동생에게 총수직을 맡아줄 것을 수차례 요구했다. 형의 요구를 고사하던 정구 회장은 1996년 그룹 창사 50주년이 되는 해 박 명예회장이 “65세에 회장직을 물려주겠다는 약속을 지키고 싶다.”는 뜻을 거듭 밝히자 회장직에 올랐다. 순조로운 경영권 이양에 대한 보답 차원이었는지는 몰라도 정구 회장의 형에 대한 예우는 남달랐다. 성용 명예회장은 그룹의 자금사정이 좋지 않은 상태에서도 문화·예술 사업 등 이상적인 아이디어를 곧잘 제기했다. 수요와 공급 원칙에 철저히 따르는 동생 정구 회장으로선 형의 제안이 별다른 실익이 없다는 사실을 누구보다 잘 알고 있으면서도 “그렇게 하시죠.”라며 무조건 따랐다. 그러나 정구 회장은 형과는 사뭇 다른 경영스타일을 보였다. 경제 이론을 중요시했던 형과 달리 본능적인 감각과 불도저식 추진력을 발휘하는 현장중심의 경영방식을 택했다. 이는 연세대 법학과를 졸업하자마자 22세에 광주여객 영업과장으로 회사에 몸 담으며 철저히 경영수업을 받아온 당연한 결과이기도 했다. 정구 회장은 취임하자마자 아주생명을 인수, 금호생명으로 변경해 보험업에 진출했다. 강원 설악과 전남 화순, 경남 충무, 제주 남원에 잇달아 콘도를 개장, 미래의 유망분야인 관광·레저사업 부문을 확대했다. 정구 회장이 재임때 가장 역점을 둔 사업은 중국 진출이었다. 항공·타이어·고속버스 분야를 중심으로 중국 시장을 개척했다. 정구 회장의 불도저식 경영은 1997년 이후 IMF 위기에서도 발휘됐다. 계열사간 합병·지분매각·청산 등을 통해 한계사업과 비주력사업부문을 과감히 접었다.1997년 당시 32개였던 계열사를 2001년 15개로 축소했다. 자본유치, 부동산 및 유가증권 매각, 유상증자 등을 통해 97년 말 966%에 달했던 그룹 부채비율을 2001년 말 360%로 낮추는 등 재무구조를 개선시켰다. 대부분의 그룹 임직원들은 3대 정구 회장이 풍부한 경험과 의리를 앞세우며 선 굵은 경영을 펼쳤던 경영인으로 기억하고 있다. ‘폭탄주’를 즐기던 정구 회장은 특유의 뚝심으로 IMF 파고를 넘었지만 2002년 폐암으로 운명을 달리했다. ●아버지를 쏙 빼닮은 셋째아들 정구 회장에 이어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5남3녀중에서도 아버지 박인천 회장을 가장 닮은 아들로 꼽힌다. 수리에 밝고 매사에 적극적인 성격을 갖고 있다. 나이에 비해 생각하는 것이 젊어 ‘영원한 39(삼구)세’라는 별칭도 갖고 있다. 높은 결단력과 추진력을 겸비해 한번 결정하면 물러서지 않는 원칙론자이기도 하다. 이런 그의 성격은 그룹 창사 이래 최고의 실적을 내는 업적을 이뤄냈다. 연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약관 22세의 나이에 한국합성고무를 차릴 정도로 경영인으로서의 ‘끼’를 발휘했다. 그룹 총수이면서도 재무·관리·세무회계 등에 정통해 그룹의 세세한 재무상태까지도 훤히 꿰고 있다. 서구 금호아시아나그룹 고문은 “회장님이 업무면에서는 섬세하고 치밀해 한치의 오차도 허용하지 않지만 형님들을 모시거나 동생들을 보살피는 데는 넓은 포용력을 발휘한다.”고 말했다. 형들을 생각하는 박 회장의 정성은 극진했다.2004년 박성용 명예회장이 세계문화예술 발전에 공헌한 공로로 독일의 몽블랑 문화재단으로부터 ‘몽블랑 예술후원자상’을 받자 밤 11시에 형에게 달려가 깜짝 축하파티를 열어주기도 했다. 웬만한 주요 행사에는 바로 아래 동생인 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을 반드시 동행토록 해 사소한 의사결정때도 동생의 의견을 듣는다. 삼구 회장은 잔정이 많다는 게 그룹 임직원들의 대체적인 평가다. 지난 1998년 당시 아시아나 사장이던 삼구 회장은 IMF를 맞아 전년도 입사자들이 1년간 무급휴가를 마치고 회사로 복귀하는 행사장에서 5분간 말을 잇지 못하고 계속 눈물만 흘린 사실은 아직도 회자되고 있다. ●그룹 제2의 중흥기 맞아 2002년 9월2일에 4대 회장에 취임한 삼구 회장은 IMF 이후 2004년까지 4조 9961억원의 구조조정 실적을 이뤄내는 자구노력으로 기업을 회생시켰다. 이 구조조정 기간에 공적자금을 지원받지 않고, 직원 감축없이 그룹을 살려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2004년에는 사상 최대 실적인 매출액 8조 5447억원, 경상이익 8140억원을 달성했다. 박 회장은 앞으로도 항공·고속 등 운수분야와 타이어, 석유화학 계열, 관광·레저, 금융 등의 기존 사업분야는 경영합리화를 통해 수익성을 극대화한다는 방침이다. 여기에 물류·레저사업을 상호 연계,2010년까지 재계 5위에 올라서겠다는 포부를 밝히고 있다. ●뒤에서 묵묵히 보좌하는 4남 4남 박찬구 금호석유화학 부회장은 미국 아이오와 주립대 통계학과를 졸업해 수치에 밝고 경제의 맥을 잘 짚는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혹시 형인 삼구 회장에게 누가될까봐 뒤에서 묵묵히 돕고 있다. 전공을 살려 회사내의 재무상황을 꼼꼼히 챙기고 재무구조 개선에 앞장서 왔다. 찬구 부회장은 지난 1992년부터 2003년까지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는 비전경영실의 사장을 겸직하며 그룹에서 추진되고 있는 구조조정 사안들을 일일이 챙겼다. 그는 유연한 조직체계 및 관리체계를 구축해 금호석유화학을 합성고무부문에서 국내시장 점유율 1위, 세계 4위의 생산능력을 보유하는 기업으로 키워냈다. ●금호아시아나그룹 전문 CEO 아시아나항공 박찬법(60) 사장은 2001년 1월 대표이사직에 취임해 대규모 흑자 전환, 세계 최대의 항공제휴망인 ‘스타얼라이언스’ 가입 등의 성과를 올렸다. 철저한 원칙주의자로 정평이 나있다. 금호타이어 오세철(58) 사장은 1974년 금호타이어 입사 후 연구·생산분야에서 잔뼈가 굵은 엔지니어 출신이다.‘현장중시’의 경영철학을 실천하고 있다. 금호산업 건설사업부 신훈(60) 사장은 지난 2002년 사장으로 취임한 이후 뛰어난 경영수완을 발휘,2004년 상장사 중 최고의 주가상승률을 이뤄냈다. 금호산업 고속사업부 이원태(60) 사장은 그룹내 손꼽히는 중국 전문가로 통한다.1993년부터 금호아시아나의 중국사업 전진기지인 북경대표처에서 근무하며 타이어, 항공, 고속 등 그룹의 중국 진출을 이끌었다. 금호석유화학 김흥기(59) 사장은 1973년 금호석유화학의 전신인 한국합성고무에 입사한 뒤 재무담당임원을 두루 거친 그룹내 재무전문가다. 금호피앤비화학 류명렬(59) 사장은 비상경영을 통한 획기적인 원가절감과 생산성 향상으로 연속 적자에 시달리던 회사를 1년이 채 지나지 않아 흑자로 전환시켰다. 금호폴리켐 기옥(56) 사장은 재무통으로 금호타이어 경리부에서 출발해 회장부속실 근무중 아시아나항공 설립과 함께 직원 1호로 발탁되기도 했다. 금호미쓰이화학 김성기(61) 사장은 오랜 기간 미국 법인과 금호 미국 현지법인에서 수출·마케팅 업무를 담당한 미국 전문가다. 금호렌터카 김성산(59) 사장은 1960년 광주고속에 입사하여 40년간 장기근속한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산증인이다. 금호페이퍼텍 이삼섭(55) 사장은 종합무역상사인 금호실업에 입사, 금호건설을 거친 후 비전경영실부사장을 지냈다. 타이어, 항공, 고속, 건설, 화학 등 그룹 전 분야에 해박한 지식을 갖고 있다. 아시아나IDT 박근식(59) 사장은 IT출신이 아니지만 2003년부터 그룹 IT전문회사인 아시아나IDT대표를 맡고 있다. 사이버대학 IT관련 학과에 다니는 노력 끝에 전문가를 능가하는 실력을 갖췄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한국복합물류 김종호(57) 사장은 외국어에 능통해 해외영업을 총괄하는 등 타이어 해외수출의 선봉장 역할을 해왔다. 인천공항에너지 류병률(59) 사장은 아시아나항공 서울지점장과 여객담당 임원 등 영업에서만 10년이상 근무한 영업통이다. 금호생명 박병욱(58) 사장은 한양대에서 ‘회사 시책이 보험설계사 마케팅에 미치는 영향’을 연구해 경영학 박사 학위를 받을 정도로 이론과 실무에 능한 수재형 CEO다. 금호종금 이기수(56) 사장은 30여년간 경리·자금분야에서 실무와 관리능력을 인정받았다. 아시아나CC 김창규(52) 대표이사 상무는 금호산업 레저사업부 대표도 겸직하고 있다. 그룹 전략경영본부 오남수(57) 사장은 현재 구조조정본부 역할을 하고 있는 그룹 전략경영본부의 실무 총괄 책임자다.1997년 시작한 그룹의 구조조정 작업에 줄곧 몸담아 왔다. 재계에서 손꼽히는 와인 애호가 및 전문가로 최근에는 ‘어너더 와인, 어너더 테이스트(Another Wine,Another Taste)’란 제목의 와인 가이드 포켓북을 발간하기도 했다 jrlee@seoul.co.kr ■ 재벌 혼맥의 허브… 삼성·LG등 사돈박인천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와 2세인 5남3녀는 자식들의 혼사에 각별히 신경써 화려한 혼맥을 형성하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가(家)는 2,3세들의 혼인을 통해 삼성,LG, 대우, 대상그룹과 사돈을 맺는 등 ‘재벌가 혼맥의 허브’로 부상했다. 박 창업주 회장의 장남인 고 박성용 명예회장은 아들 재영(35)씨를 구자훈 LG화재 회장 3녀인 문정(30)씨와 결혼시켰다. 재영씨의 장인인 구자훈(58) 회장은 구인회 회장의 손밑 동생 철회(75년 작고)씨의 3남이다. 박 명예회장과 구 회장이 자식들의 혼사로 인해 ‘사돈’ 관계를 맺게 된 것이다. 금호아시아나가의 장손인 재영씨의 처고모부인 박용훈(63)씨는 두산산업개발 부회장이어서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두산그룹과도 혼맥으로 연결돼 재계 명문가의 위상을 이어갔다. 박 부회장은 박우병 전 두산산업 사장의 장남이다. 2남 정구 회장의 장녀 은형(35)씨도 김우중 전 회장의 차남 김선협(36·포천아도니스CC 사장)씨와 혼인해 일가를 이뤘다. 금호아시아나가의 혼맥은 뭐니뭐니해도 3녀 현주(52)씨를 통해 빛을 발한다. 현주씨는 임창욱(56) 대상그룹 명예회장에게 시집갔다. 또 큰 딸인 임세령(28)씨를 삼성그룹 이건희 회장의 아들 이재용(37) 삼성전자 상무와 결혼시켰다. 세령씨와 이재용 상무간의 결혼은 호남 집안인 금호아시아나가와 대상그룹, 영남집안인 삼성가가 사돈을 맺었다는 점에서 재계의 화제가 됐다. 또한 ‘미원-미풍 전쟁’을 벌였던 삼성과 대상그룹이 혼맥으로 합쳐졌다는 점에서 지대한 관심을 끌었다. 세령씨는 시어머니인 홍라희(60) 여사가 보광그룹의 장녀여서 홍석현(52) 전 중앙일보 회장과 홍석규(49) 보광그룹 회장을 시외삼촌으로 모시고 있다. 특히 박현주씨는 금호아시아나가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 봉쇄됐었다. 하지만 결혼 이후 전문 경영인으로 변신하고 있다. 박씨는 대상그룹 계열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대표로 활발한 경영활동을 하고 있는데 이어 9월13일 대상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 등기임원에 선임될 예정이다. 옥중에 있는 남편 대신 시댁의 회사를 진두지휘할 것으로 보여 이목이 쏠리고 있다. jrlee@seoul.co.kr ■ 3대째 이어지는 원칙금호아시아나그룹의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3대째 이어지고 있다. 장자승계 원칙이 일반적인 다른 그룹과 달리 창업 2세 가구별로 똑같은 지분을 확보, 경영권을 공유하고 있는 것이다. 고 박성용 명예회장 등 금호 경영에 참여한 4형제는 공교롭게도 아들을 1명씩 두고 있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지난달 4일 고 박 명예회장이 보유해온 계열사 지분 전량을 장남인 재영(35)씨가 상속했다고 공시했다. 이에 따라 박성용-정구-삼구-찬구로 이어져온 금호아시아나그룹의 형제경영 체제가 3세에서도 이어질 수 있는 틀이 마련됐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의 지분구조는 특이하다.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을 기준으로 창업 2∼3세들의 지분구조가 9.24%로 똑같다.2세 경영인 중 회사 경영과 무관한 5남 종구(국무총리실 경제조정관)씨를 빼고는 4명의 형제가 동일한 지분을 갖고 있다. 2세들이 작고하면 이 지분은 고스란히 3세 경영인들에게 상속돼 지분구조를 둘러싼 분란이 생길 틈이 없다. 재영씨는 그룹 지주회사인 금호석유화학의 보통주 136만 2512주와 우선주 8만 3251주, 금호산업의 보통주 35만 5000주, 금호종합금융의 보통주 3만 9070주, 금호페이퍼텍의 보통주 2585주와 우선주 4만 1087주를 받았다. 이로써 재영씨는 금호석유화학 지분 9.24%를 소유하게 됐다.2002년 작고한 정구 회장의 장남 철완(27)씨도 부친 지분 9.24%를 그대로 상속받았다. 이로써 사촌지간인 재영씨와 철완씨는 나란히 금호아시아나그룹의 대주주로 떠올랐다. 그룹의 지주회사격인 금호석유화학의 최대 주주는 자사주 19.8%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고 재영, 철완씨는 2대 주주가 된 것이다. 이들은 금호산업과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똑같이 보유하고 있다. 금호산업 지분은 42.49%를 보유한 금호석유화학이 최대 주주로 있으며 재영, 철완씨가 1.87%씩 갖고 있다. 두 사람은 금호종합금융의 지분도 1%씩 보유했다. 이처럼 철저한 동등지분 원칙이 적용되는 것은 창업 2세 형제들이 그룹 지분을 똑같이 나눠 갖고 형제경영을 하는 것처럼 3세도 이같은 전통을 이어가겠다는 뜻에서다. 금호아시아나가(家) 3세들의 경영참여 시점도 관심거리다. 재영씨는 미국 LA에서 경영과는 동떨어진 영화 공부를 하고 있고, 철완씨는 국내에 있는 보스턴 컨설팅 그룹에서 경영수업을 쌓고 있다. 금호아시아나 그룹 관계자는 “재영씨와 철완씨가 지분 승계로 대주주가 됐지만 당분간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학업에 전념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jrlee@seoul.co.kr ●특별취재반 산업부 홍성추 부장 (부국장급·반장) 박건승·정기홍·류찬희 차장 이종락·이기철·주현진·류길상·김경두기자
  •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9) ‘중국의 차’ 유래와 풍습

    [여연스님의 재미있는 茶이야기] (9) ‘중국의 차’ 유래와 풍습

    “가을바람에 객을 보내며 마시는 고로차, 혓속 깊이 특이한 맛과 향이 남아 무한한 옛정을 느끼게 한다.” 고온(高溫)에서 불에 쬐고 말리는 홍배(烘焙)를 하는 고로차는 마치 옛정을 간직한 가을바람을 닮은 향과 맛이 풍긴다. 먼바다에서 불어오는 태풍을 한잔의 찻속에 떨어뜨린다. 차는 근원적으로 ‘평상심(平常心)’을 나누는 것이다. 그것이 혼자가 되었던 둘이 되었던 차는 ‘평상심’을 나누기 위한 ‘고요함’(靜)과 ‘맑음’(淸)을 근본으로 하고 있다. 차의 어머니는 물이다. 그 따뜻한 물속에 담겨서 찻잎이 맑은 색과 향을 뱉어내며 퍼지는 것을 한번 살펴보라. 마치 삶의 윤회를 보는 것 같지 않은가. 찻잎은 기쁘게 ‘열반’에 들며 자신의 모든 것을 헌신해 버린다. 차 한잎에 한 인간의 일생이, 한 사회의 역사가, 온 우주가 담겨 있다는 말이 과언이 아닌 것이다. 차의 본향은 중국이다. 중국인들은 대략 5000년 전부터 차를 마시기 시작했다. 베이징이나 상하이 그리고 저 산간오지까지 차가 없는 중국과 중국인은 상상할 수 없다. 중국의 다점(茶店)에 가면 차 한잔을 시켜놓고 한없이 대화를 하는 사람들을 자주 볼 수 있을 정도로 차는 일상의 생활속에 깊이 침투해 있다. ●상류층선 차만 다루는 노비 두고 음용 중국의 음다풍속이 일상화된 것은 전한(前漢)시대로 본다.‘사기´에는 춘추전국시대 전한 선제때 차에 관한 기록이 있다. 왕포는 어떤 과부로부터 양혜라는 편료(便了:차를 다루는 노비)를 1만 5000냥에 사들였다.‘동약’이라는 노비매매 문서에는 편료가 해야 할 일을 적고 있다. 먼저 무도(武都)에 가서 차를 사오는 일, 손님이 오면 차를 달여 접대하는 일등을 구체적으로 적고 있다. 편료의 존재는 전한시대에 이미 쓰촨 일대에서 차가 지배층들을 중심으로 일상화되어 있음을 알게 한다. 차만 전문적으로 다루는 노비의 매매가가 1만 5000냥이란 거금이라면 차도 매우 귀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우리 시대의 고전인 ‘삼국지´는 그같은 사실을 잘 일깨운다. 위진시대 직전 유비 현덕은 누상촌에서 돗자리를 짜고 있었다. 돗자리를 팔러간 현덕은 당시 명차였던 ‘옥로’를 사들이고 싶었다. 그러나 그 옥로 값은 터무니없이 비쌌다. 효심이 지극했던 현덕은 어쩔 수 없이 집안대대로 물려내려오던 보검과 맞바꿨다. 그런 현덕에게 어머니는 “그 까짓 차가 뭔데 조상을 팔았는가.”하며 한탄했다 한다. 현덕이 가보인 보검과 맞바꿀 정도로 차는 귀하디귀한 품목이었음에 틀림없다. 쓰촨성을 중심으로 한 남쪽에서 주로 음용되던 차는 남북조시대를 마감하고 중국을 통일한 후 수나라가 대중화의 물꼬를 텄다. 중국의 원활한 통치와 물자교류를 위해 운하를 건설한 것이 결정적인 계기가 된 것이다. 당대에 보편화된 것은 차의 가공이다. 단병차뿐만 아니라 떡차, 조차, 산차, 말차 등 여러 제다법이 개발, 보급되기 시작했다. 중국 명차의 주인공은 사찰과 스님들이다. 중국의 차 문화는 대부분 불교를 바탕으로 하고 있다. 음용품으로서 차와 정신문화의 최고봉인 ‘선’이 만나 일궈낸 차문화는 이른바 ‘다선일미’라는 독특한 선차문화를 탄생시켰다. 중국에서는 “천하명산에 승려가 많고 높은 산에는 좋은 차가 난다.”고 했다. 그같은 선차문화를 통한 중국명 차와 차문화의 탄생은 마조 도일선사와 백장 회해선사에서부터 시작된다. 농경시대 중요한 생산동력인 ‘농선결합’의 자급자족적인 생산공동체는 ‘백장청규’를 만들어 냈다. 백장청규의 정신은 “하루 일하지 않으면 하루를 먹지 않는다(一日不作,一日不食)”로 철저한 농선결합을 강조하고 있다. 그런 점에서 사찰의 ‘백장청규’는 사찰에서 차를 마시는 음다풍속과 함께 차의 재배, 제다, 그리고 상품화까지 지속적인 차 생산활동을 촉진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큰 절에선 茶僧이 생산·관리 맡아 조동종의 조사중 한 분인 도응 선사가 주석했던 장시성 영수 운거산의 진여선사(眞如禪寺)에서는 1000년 동안 차를 재배해 왔다고 한다. 그 재배면적은 무려 100무(畝:1무는 300평)였고 그 차밭에서 해마다 생산되는 찬림차는 1000근이나 됐다. 또 다른 기록도 전해온다. 푸젠성 무이사에서 생산되는 무이암차 이야기다. ‘민산이록’이란 책에서는 “무이사의 승려들은 대부분 진강 출신으로 차밭을 삶터로 삼는다. 각 사찰마다 천주 사람을 차 스승으로 삼는다. 청명이 지나고 곡우가 되기까지 장시 일대에서 차를 채취하는 사람은 1만여명에 이른다.”고 적고 있다.“남조(南朝)의 480개 사찰에서는 얼마나 많은 누각이 차를 찌는 연기에 휩싸여 있나.”라는 시구(詩句)가 있을 정도다. 차에 대해 상상을 초월할 만한 기록들이다. 차를 재배한 사찰뿐만 아니라 거기에 투여된 인원, 차 생산량 등이 가공할 정도로 어마 어마하기 때문이다. 사찰에서는 명차의 생산이 당연했다. 대규모 사찰에서는 다승(茶僧)을 두고 차의 생산과 관리책임을 전문화시켰다. 차나무의 재배부터 제다까지 풍부한 경험은 대대로 이어져 왔고 그것은 명차를 만들 수 있는 기본조건을 충족시켜 준 것이다. 대표적인 명차의 산지들을 대강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웅이산 달마묘탑, 몽정산의 몽정차, 청성산의 태안사, 서안 차문화의 발상지인 종남산 정업사, 안후이성 구화산의 김지장선차, 천태산 만년사의 천태차, 천주산 마조암·장시성 석문사·보봉사·공공산 보화사·산동성 무염원지·항저우고려사지의 용봉차. 이밖에도 천목산 사자암지, 경산사, 하무산, 천호암 등 명차를 생산한 사찰들의 수는 헤아릴 수 없을 지경으로 많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그 어떤 것이든 정신을 동반하지 않고 살아남을 수 있는 것은 없다. 차도 마찬가지다. 약용과 음용으로 출발한 차는 중국 선불교와 만나 그 화려한 꽃을 피운 것이다.‘다선일미’로 시작되는 중국 선차의 출발은 “스님들의 가풍을 이루는 석 잔의 차”로 통할 정도로 강력한 것이었다. 사찰에서는 불법을 강론하고 대중들을 초대해 차를 음미하는 상설적인 차 공간인 ‘다당’(茶堂)을 설치했다. 또한 사찰 법당의 왼쪽 모퉁이에 ‘다고’(茶鼓)를 설치해 시간에 맞춰 다고를 울려 차를 마셨고 다두(茶頭)를 두어 찻물을 긷고 차를 우려 손님을 접대하는 일을 시켰다. 한 명 내지 몇 명의 다두는 매일 이른 새벽에 찻물을 끓여 차를 준비한다. 그들은 아침, 점심 공양이 끝난 스님들에게 차를 공양했다. 또한 수행을 하던 선승들은 좌선을 하면서 매번 향 하나가 탈 때마다 차를 마시고 정신을 집중시켰다. 차에 관한 의례도 발전했다. 새벽에 일어난 사찰의 주지 스님이 불전에 찻물을 봉양하는 ‘차탕’(茶湯), 부처님과 조사에게 올리는 ‘전차’(奠茶), 수계를 전후해 마시는 ‘계랍차’(戒臘茶), 공동으로 함께 마시는 ‘보차’(普茶) 등 차탕회를 할 때 정해진 점차(點茶)와 점탕(點湯)의식이 있었다. 중국 선사들과 사대부의 교류는 위진 시대 이래로 형성된 중요한 지적 교류의 전통이 이미 형성되었다. 이같은 전통은 선차와 문인사대부의 만남을 주선했고 민간에도 선차의 폭넓은 문화가 전파된 가장 중요한 요인이기도 했다. ●손님 격에 따라 접대차 달라 저장성 여향의 천목산맥에 자리잡고 있는 경산사의 ‘경산의 다연’은 그것을 잘 입증하고 있다. 유명한 차 산지였던 경산사에서는 해마다 봄이 되면 사찰에 귀한 손님을 초청해 다연을 열었다. 경산의 다연에는 헌다(獻茶), 문향(聞香), 관색(觀色), 상미(嘗味), 약차( 茶), 서의( 誼)로 이어지는 절차에 따라 차를 음미한다. 가장 먼저 주지 스님이 직접 차를 우려 경의를 표시한 다음 ‘다두’에게 명하여 다연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에게 음미하게 하는 ‘헌다’를 한다. 다연에 참석해 차를 받은 대중들은 먼저 다완의 뚜껑을 열어 향을 맡고, 다시 다완을 들어 올려 빛깔을 살핀 다음 맛을 세 번에 걸쳐 음미한다. 그런 후 차의 향기와 빛깔에 대해 품평하고 주지 스님의 품행을 칭송한 후 불경을 독송하며 다연을 끝냈다. 경산의 다연에 참석했던 명대의 명문장가였던 왕홍 왕기 왕주 왕기 등은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 “높이 걸린 등불 아래 봄비 내리는 승방에서/차 이야기 나누노라니 마음은 한층 그윽하다/만길 용담에는 나는 듯 폭포수 쏟아지고/오봉의 학수에는 구름이 모였구나/빗돌에 새긴 황제의 글귀엔 푸른 이끼 가득한데/경산에 피어난 우담바라가 계절조차 잊게한다/능소화 마냥 아름다운 풍경에/긴 강은 동쪽 바다로 흐른다.” 당시 사찰에서는 손님들에게 차를 대접하는 것이 일상화되어 있었다. 그러나 그 차 대접에도 차등이 있었다. 최상품은 부처님께 공양을 하고, 최하품은 스님들이 마셨으며 보통 손님에게는 보통차를, 최상위 손님에게는 고급차를 접대했다. 송나라때 안탕산의 한 사찰에 낙향을 한 소동파가 방문했다. 다두를 맡은 스님은 소동파의 초라한 행색을 보고 등받이도 없는 나무의자를 가리키며 “앉게.”라고 했다. 그리고 동자승에게 “차”라고 명령을 했다. 소동파와 몇 마디 이야기를 나눈 그 다두는 그가 예사롭지 않은 인물을 알아차렸다. 다두를 맡은 그 스님은 소동파를 객사로 안내하고 “앉으시지요.”권하고 동자승에게 “차를 가져오라.”고 명령했다. 결국 그 스님은 그가 유명한 소동파임을 알게 됐다. 방장에게 소동파를 인도한 그 스님은 “위로 앉으십시오, 위로 앉으십시오.”라며 환대를 했다. 동자승에게는 “향차를 올리거라.”고 명령했다. 방장과 차담을 마친 소동파가 떠나려 하자 그 스님은 글귀를 소동파에게 청했다. 소동파는 빙그레 웃으며 다음과 같은 시를 남겼다.“앉게! 앉으시지요! 위로 앉으십시오!/차! 차를 가져와라! 향차를 올리거라!”다두를 맡은 그 스님과 차 문화를 통절하게 비판하는 소동파의 기가 막힌 반전이 차인의 진정한 묘리가 어디에 있음을 알게 한다. ■ ‘분차’와 ‘나한공차’이야기 송나라 때는 투차(차의 맛과 향기 등을 품평하는 대회)의 풍속이 있었다. 투차는 본래 당나라 조정 관료들이 차의 품질을 품평하던 것이었으나 송나라 때 이르러 민간의 풍속으로까지 자리잡았다. 그런 점에서 투차는 매우 대중적인 행사였다. 이에 반해 차를 홀로 즐기는 분차(分茶)의 풍속도 있었다.‘분차’는 끓는 물에 차를 우린 다음 작은 대나무 조리로 저어 찻물의 표면에 사람, 금수, 화조, 산수, 글씨 등 묘한 형상의 무늬를 만드는 것으로 당시 차를 고급스럽게 마시던 사람들 사이에서 유행했다.‘분차’의 진수는 ‘나한공차’의 전설 같은 이야기속에 담겨있다.11세기 무렵 천태산 나한당에서는 매일 500나한상에 헌다를 했다고 한다. 그러던 어느 날 차를 올리던 동자승은 그 모든 찻잔에 여덟 잎의 연꽃무늬가 만들어져 있는 것을 발견했다. 찻잔속에 새겨진 여덟 잎의 연꽃 소식에 여러 문인들이 시를 지어 찬미했다. 결국 그 소식은 그 지역의 관리에게까지 알려졌고 조정에서는 재상을 파견하기에 이르렀다. 그 재상이 나한당에 도착하자 신기하게도 그 찻잔에서는 ‘대사응공(大士應供)’이란 네 글자가 나타났다. 이것이 바로 그 유명한 ‘나한공차’의 이야기다. 분차는 또 차백희(茶百戱)라고도 불렀다. 도곡의 ‘천명록’에서는 “근세 이래로 일부 사람들은 차탕으로 날짐승 들짐승 곤충 물고기 화초 따위의 무늬를 만들 수 있다. 마치 그림처럼 섬세한데 순식간에 사라진다. 사람들은 이를 차백희라고 부른다.”고 그 사실을 적시하고 있다.‘천명록’에서 말하는 ‘차백희’는 바로 물속의 그림이란 뜻을 가진 ‘영단청’(永丹靑)으로 불리는 ‘분차’를 가리키는 것이다. 당시에 분차에 가장 뛰어났던 스님의 한 일화가 전한다. 복전이라는 스님은 ‘분차’를 통해 그 어떤 형상도 만들어낼 수 있었다고 한다. 그리고 그 스님은 또 순식간에 시 한 구절을 지어내는 특출한 재주가 있었다. 어느 날 분차의 신묘한 재주를 배울 것을 간청하자 그 스님은 이렇게 답을 했다. “찻잔에 수단청 만들어지니/묘한 솜씨는 배워서 됨이 아니라/지난날 육우마저도 비웃으며/차를 우려 좋은 명성 얻는다.” 남송시대의 시인인 육우도 ‘분차’에 대해 이렇게 적고 있다.“작은 종이에 비스듬히 초자 몇자 끌쩍이다/맑은 세유로 분차놀이를 즐긴다.” 분차놀이는 일상속에서, 의례속에서 차의 화려함이 어디까지 미칠 수 있는가를 잘 보여주는 대목이기도 하다.‘분차’에 대한 이야기는 단순한 전설을 넘어 여러 가지 기록속에서 사실로 보여진다. 그러나 마치 ‘신의 손’ 같은 차 우려내는 기술은 안타깝게도 지금은 볼 수가 없다.
  • [재계 인사이드] 대상 박현주씨 ‘경영 챙기기’

    [재계 인사이드] 대상 박현주씨 ‘경영 챙기기’

    비자금 조성 혐의로 구속기소된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의 부인인 박현주(52) 상암커뮤니케이션즈 부회장이 오는 13일 그룹의 지주회사인 대상홀딩스의 등기임원으로 선임된다. 재계에서는 박 부회장의 임원 등재 배경을 놓고 분석이 엇갈리고 있다. ●남편대신 경영? 대상그룹측은 박 부회장의 등기이사 선임 이유에 대해 “대주주의 의견을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대상그룹의 해명대로라면 수감중인 남편 임 명예회장이 박 부회장을 통해 ‘원격 경영’을 펴겠다는 의도로 해석될 수 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이 남편이 영어의 몸이 된 상태라 시댁 회사인 대상그룹을 직접 챙기겠다는 ‘적극적인 경영의지’의 반영이라는 해석이 더욱 설득력을 얻고 있다. 박 부회장은 금호아시아나그룹 창업주인 박인천 회장의 5남 3녀중 막내딸이다. 금호아시아나그룹은 남자들에게만 지분을 상속한다는 대원칙을 고수해 박 부회장은 친정에서는 경영참가가 원천봉쇄됐었다. 그러나 박 부회장은 임 회장과 결혼한 뒤로 남편의 내조만 해야 하는 조용한 금호가(家)의 가풍에서 벗어나기 시작했다. 지난 93년 대상그룹 계열 광고회사인 상암커뮤니케이션즈의 경영에 참여하면서 경영인의 길을 걸었다. 상암커뮤니케이션즈는 ㈜대상과 아시아나항공을 주요 광고주로 지난해 매출 101억원, 당기순이익 1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 ●재계의 여걸 꿈꾸나 박 부회장은 등기 이사에 선임된 뒤 상암커뮤니케이션즈와 대상홀딩스를 오가며 경영활동을 할 전망이다. 실제로 박 부회장은 최근 그룹의 업무 파악을 위해 각종 현안에 대해 수시로 보고 받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또 이재용 삼성전자 상무를 사위로 두고 있어 알게 모르게 최고 기업인 삼성의 경영 노하우를 배울 수 있다는 이점도 있다. 이 상무는 웬만한 공연관람이나 저녁 식사 자리에는 장모와 부인, 처제 상민씨와 동행할 정도로 처가에 극진해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한편 이번 주주총회에서 선임되는 신임 등기 이사는 박 부회장을 비롯해 김학태 대상 품질경영실장, 주홍 홍보실장, 최진호 이화여대 나노과학부 석학교수(사외이사) 등이다. 이전에는 공동대표를 맡고 있는 임 명예회장과 김상환 대표, 사외이사인 심재륜 전 대구고검장만 등재돼 있었다. 임 명예회장은 지난 97년 전문경영인에게 경영을 맡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가 최근 대표이사로 옥중 복귀했다. 이종락기자 jrlee@seoul.co.kr
  • 평택 미군기지 미협의 부지 120만평 강제수용 착수

    국방부는 평택 미군기지 이전 예정부지 가운데 협의 매수가 이뤄지지 않은 토지 120만여평에 대한 강제수용 절차에 착수했다고 8일 밝혔다. 기지 이전 예정부지인 평택 팽성과 오산 공군비행장 일대 349만여평 중 229만평은 협의매수가 완료됐다.국방부는 9일 건설교통부 중앙토지수용위원회에 수용을 위한 재결절차를 건의할 예정이다. 국방부 관계자는 “11월께 재결이 나고 12월부터 수용에 들어갈 것”이라면서 “중앙토지수용위원회 재결 전까지 소유자가 협의매수를 요청해 오면 성실하게 협의에 임할 것”이라고 말했다.수용 대상 부지는 세종대학교 학교법인 소유 20만 15평과 등기상 소유주가 불확실하고 미등재된 토지 등 20만 8000평을 비롯한 종중명의 토지, 상속절차 미협의 토지 등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8월 말부터 이전 예정 총부지 349만평에 대한 협의매수 결과 오산비행장 지역은 96%가, 팽성지역은 60%가 소유주와 협의를 거쳐 매수됐다. 그러나 토지수용을 거부하는 팽성지역 주민 및 시민단체의 반발이 거세 상당한 진통이 예상된다.정부는 기지 예정지에 살고 있는 주민들을 위해 서산간척지 150만평에 대체 농지를 알선하고 택지개발지역내 택지 및 상업용지 공급 등의 지원대책을 관계기관과 협의 중이며 이주단지에 입주를 희망하는 주민들의 신청을 받고 있다.김수정기자 crystal@seoul.co.kr
  • 부산서도 조상땅 찾기 바람

    부산에서도 ‘조상땅 찾기’ 신청이 크게 늘고 있다. 8일 부산시에 따르면 행정자치부의 지적정보센터를 활용한 ‘조상땅 찾기’ 제도가 도입된 2001년의 경우 46명이 신청해 94필지,7만 600여㎡의 땅을 찾았다. 2002년에는 53명이 신청해 160필지,26만 400여㎡를 찾아갔고,2003년에는 63명이 신청해 63필지,78만 8900여㎡를 찾는 등 신청자수가 점차 증가하고 있다. 또 지난해는 전년의 배가량 되는 115명이 신청해 75필지,2만 2600여㎡의 땅을 상속받았다. 특히 올들어 신청자수가 급증, 지난달말 현재까지 전년의 3배에 달하는 345명이 신청해 315필지,53만 5600여㎡의 땅을 찾은 것으로 집계됐다. 시 관계자는 “‘조상땅 찾기’ 제도에 대한 홍보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는 데다 최근 부동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인 것 같다.”며 “조상땅을 찾으려면 사망자의 주민등록증이나 재적등본 등을 갖고 관할 자치단체를 방문해 신청서를 제출하면 된다.”고 말했다.부산 김정한기자 jhkim@seoul.co.kr
  • 무지갯빛 ‘희망 滿船’

    낚싯대로 ‘희망’을 낚아 올릴 수만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젊은 작가 안윤모의 ‘희망낚기전’에는 꿈도 희망도 접고 고단하게 살아가는 도시민들에게 다시 희망을 낚자는 메시지가 울려퍼진다. 노란 배, 파란 배, 빨간 배, 초록 배 등 갖가지 색깔의 배가 바닷가에 낚싯대를 드리우고 희망을 낚고 있다. 인생의 항로를 긍정적으로 개척해 나갈 배를 형상화한 이들 입체작품 70여점이 전시장에 설치돼 있다. 이 커다란 배의 낚싯줄에 관람객들은 자신의 희망의 메시지를 달 수 있는 퍼포먼스를 할 수 있다. 전시회 때마다 ‘상상속 TV’‘여름 밤의 비행’등 다양한 주제를 내용으로 그림 이야기꾼으로 나서는 안씨. 그는 “불혹의 나이에 접어 들면서 삶의 원동력을 희망에서 찾고자 하는 마음이 들었다.”면서 “인생 항로에서 많은 사람들이 희망을 낚기 바란다.”고 말했다. 오는 16일까지 서울 인사동 선화란 (02)734-0458.최광숙기자 bori@seoul.co.kr
  • [씨줄날줄] 반려동물/박홍기 논설위원

    미국에서 지난해 한 노인이 함께 생활한 개들에게 80만 달러의 유산을 상속, 화제가 된 적이 있다. 노인은 유언장에 이렇게 썼다.‘유산 중 80만달러를 내가 죽은 시점에서 나와 함께 지낸 개에 물려준다. 재산 관리인은 항상 집을 깨끗하게 유지, 개가 사는 데 불편함이 없게 한다. 개를 돌볼 관리인도 둔다.’ 돈벼락을 맞은 주인공은 노인과 13년간 지낸 ‘티나’와 ‘케이트’라는 이름을 가진 콜리종이다.TV드라마 ‘돌아온 래시’로 잘 알려진 명견 래시가 콜리종이다. 미국이나 영국에서 개나 고양이에 대한 재산 상속은 심심찮게 일어난다. 영국의 한 동물협회는 동물에게 상속된 유산 1600억원을 관리하고 있을 정도이다. 캐나다에서는 이혼한 남자에게 전처의 개에게 매달 18만원씩의 양육비를 지급토록 한 판결도 있었다. ‘세상에 이런 일이’라는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기란 그리 어렵지 않다. 개와 고양이를 인간을 위한 ‘장난감’ 즉, 애완동물(愛玩動物·Pet)이 아닌, 더불어 살아가는 같은 생명체로 여기기 때문이다. 최근 동물보호 운동가들 사이에서는 반려동물(伴侶動物·Companion animal)이라는 용어가 자주 쓰인다. 말 그대로 ‘짝이 되는 동무, 늘 가까이하거나 가지고 다니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 1983년 오스트리아 빈에서 열린 ‘인간과 애완동물의 관계’를 주제로 한 국제심포지엄에서 처음 제안된 용어이다. 미국의 웬만한 아파트나 호텔의 서류에는 ‘확대가족(Expanded Family)의 유무’를 묻는 칸이 있다. 특히 개를 넓은 범위의 가족 구성원으로 인정, 소유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다.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애완동물을 반려동물로 바꿔 부르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한국동물복지협회는 1일부터 이틀동안 동물 학대·복지 문제를 논의하는 ‘반려동물 국제회의’를 열기도 했다. 실내에서 개와 고양이를 기르는 인구가 300만명으로 추산되는 상황에 비춰보면 자연스러운 현상이다. 또 핵가족이 늘수록, 고령화 사회로 갈수록 동물과 함께하는 가정이 증가할 것이다. 그렇지만 개를 식용과 애완으로 구별짓는 우리 사회에서 ‘반려동물’이라는 용어가 의미에 걸맞게 정착되는 데는 적잖은 시간이 걸릴 것만 같다. 박홍기 논설위원 hkpark@seoul.co.kr
  • EBS “올 가을엔 가족과 함께”

    EBS “올 가을엔 가족과 함께”

    EBS가 발빠르게 가을개편을 단행했다. 온 가족이 모이는 오후 8∼10시 시간대의 가족·어린이 프로그램을 강화한 것이 특색이다. 새 유아·어린이 프로그램은 이번 주부터, 다른 프로그램은 오는 5일부터 만날 수 있다. 오후 8시대에는 3개의 프로그램이, 오후 9시30분대에는 2개의 프로그램이 신설됐다. 먼저 월요일 오후 8시에 시청자를 찾아가는 프로그램은 개그맨 이홍렬이 진행자로 나선 퀴즈프로그램인 ‘튀는 지식-팝콘’. 일상속 궁금증을 퀴즈로 풀어보면서 재미와 건전한 웃음을 전달할 예정이다. 육아 지침서를 표방한 ‘대발견 아이Q’는 화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 개그우먼 박미선과 가수 이상우가 아이에 관한 다양한 지식을 전한다. 로봇을 소재로 한 프로그램 ‘EBS 로봇파워’는 금요일 오후 8시 방송된다.‘다큐 극장-맞수’는 월∼수요일 오후 9시30분 방송된다. 이어 목∼금요일 오후 9시30분에는 1999년부터 2000년까지 방영됐던 어린이 다큐멘터리 ‘난 할 수 있어요’속 인물을 다시 찾아가는 ‘다큐 성장-6년 후’가 마련된다. 어린이 프로그램도 새 단장을 했다.‘방귀대장 뿡뿡이’는 오전 8시45분부터 15분씩 주5회 방송으로 시간을 늘렸다. 사물을 재료로 이용해 만들기에 도전하는 ‘만들어 볼까요’와 동물의 모습을 포착하는 ‘씽씽 동물나라’도 신설됐다.‘미피와 친구들’ 등 6개 애니메이션도 새롭게 시작된다. 성인들을 위한 시사정보 프로그램 ‘생방송 시선’은 주철환 이화여대 교수와 방송인 이명선씨가 사회자로 나섰다. 주요 뉴스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분석한다는 계획이다.‘미래특강’과 실버세대를 위한 ‘행복의 오솔길’도 편성됐다.EBS 라디오도 어학 프로그램 중심으로 개편했다. 지난봄 개편때 저녁 시간대로 옮겨졌던 ‘모닝 스페셜’은 월∼토요일 오전 6시40분으로 돌아왔다. 또 30∼40대의 영어공부를 위한 ‘영어 스타트! 김 과장’과 송지현 이화여대 교수가 진행하는 중국어 프로그램 ‘니하오마’도 청취자를 기다린다. 국악인 임동창씨는 월∼토요일 오후 1시 전파를 타는 ‘임동창의 풍류’진행을 맡는다. 그는 5년간 칩거생활을 마치고 옛 글과 음악을 통해 청취자들에게 문화적 감성을 전해줄 예정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8·31 부동산대책-주문답풀이]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해당안돼

    [8·31 부동산대책-주문답풀이] 재개발·재건축 지역은 해당안돼

    수도권내 1억원 이하의 주택이라도 재개발·재건축 지역의 주택은 2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이다. 주거용 오피스텔도 마찬가지다. 그러나 상속받은 농지는 농촌에 살지 않더라도 양도세 중과대상에서 제외된다. 서울 송파구 거여 신도시와 택지지구내 아파트 분양은 2008년부터 시작되고 공영개발때 분양가는 주변의 시세에 근접하도록 규제된다.31일 발표된 세제강화와 공급확대 및 서민지원 대책 등을 문답으로 알아본다. ●종합부동산세와 양도소득세 ▶종부세의 가구별 합산은 -가구원이 소유한 주택가격을 모두 합산한 뒤 공시가격 기준으로 6억원 초과분에만 1∼3%의 세율을 적용한다. 부모와 같이 살고 있는 아들이 5억원짜리 집을 1채씩 보유했을 경우 지금은 각각의 재산세만 내면 되지만 내년부터는 종부세 부과기준인 6억원을 넘는 4억원에 대해 종부세를 내야 한다. 재산세는 가구별이 아닌 물건별로 합산한다. ▶종부세의 가구별 합산과세시 납세 의무자는 누구인가 -주택을 소유한 배우자나 가구원 중 주택금액이 가장 많은 사람이다. 주택금액이 같을 경우 종부세 신고서에 ‘주된 주택소유자’로 기재한 사람이 납세의무자가 된다. ▶보유세 과표가 올라간다는데. -과세표준을 말한다. 세금을 실제로 부과하는 기준금액이다. 지금은 세부담을 덜어주기 위해 공시가격의 50%를 과표로 삼고 있다. 예컨대 공시가격이 10억원인 집은 5억원을 과표로 보고 세금을 산출한다. 종부세는 내년 70%를 거쳐 2009년 100%를 적용한다. 재산세는 2년간의 유예기간을 거쳐 2017년 100%가 된다. 그만큼 세부담은 늘어난다는 뜻이다. ▶비사업용 토지에도 종부세가 강화되는가. -생산활동에 사용되는 토지는 분리과세하지만 놀리는 땅은 가구별로 합산하고 과표도 70%로 높아진다.20억원짜리 나대지의 경우 올해 종부세를 825만원 냈다면 내년에는 1247만원,2009년에는 올해의 2.2배인 1780만원을 내야 한다. ▶내년부터 양도소득세가 실거래가로 과세한다는데 그 대상은. -1가구 2주택자와 비사업용 나대지·잡종지, 부재지주의 농지·임야·목장용지 등이다.1가구 1주택은 비과세 원칙이 유지되지만 1주택자라도 양도금액이 6억원을 넘으면 계속 실거래가로 과세한다. 등기하지 않거나 1년 이내의 양도, 투기지역 등에서의 거래도 지금처럼 실가로 과세한다. ▶2007년부터 시행되는 2주택자 양도세 중과를 피하려면 -내년 12월31일까지 주택을 팔면 양도세율 50%가 아닌 현재의 일반세율 9∼36%가 적용된다. 주택을 판 시점은 잔금청산일이나 등기이전일 가운데 빠른 날로 본다. ▶수도권 등의 1억원 이하 주택은 양도세 중과대상에서 무조건 빠지나. -도시 및 주거환경 정비법에 따라 정비구역으로 지정된 재개발지구나 재건축구역의 주택은 1억원 이하라도 2주택자일 경우 양도세가 중과된다. ▶수도권에 기준시가 2억원짜리와 9000만원짜리 집을 가졌을 경우에는. -어떤 집을 먼저 파느냐에 따라 다르다. 일단 1가구 2주택자에 해당되지만 9000만원짜리 집을 먼저 팔면 ‘수도권 1억원 이하의 주택’ 예외규정에 따라 중과되지 않는다. 그러나 2억원짜리 집을 먼저 팔면 2주택자 양도세 중과 대상이 된다. ▶다가구 주택 1채를 소유했을 경우 양도세 중과대상인가. -세법상 2개의 가구를 각각 1개의 주택으로 보기 때문에 2주택자가 된다. 그러나 주택가격이 수도권에서는 1억원 이하, 그 이외 지역에서는 3억원 이하인지를 따져야 한다. 다만 다가구주택을 하나의 단위로 보고 한 사람에게 팔 때에는 1주택으로 간주한다. ▶주거용으로 사용되는 오피스텔도 주택에 포함시키는가 -사실상 주거용으로 사용하는 경우에는 하나의 주택으로 계산한다. 따라서 아파트와 주거용 오피스텔을 보유하고 있을 경우 양도세 중과대상이 된다. ▶집을 장기간 보유한 뒤 팔면 세제상 혜택이 있나. -오래 보유할수록 양도차익을 많이 공제해 준다.3∼5년 보유시 10%,5∼10년 15%,10∼15년 30%,15년 이상은 45%를 공제해 준다. 따라서 15년전 1억 5000만원에 집을 사 내년에 4억 5000만원에 팔 경우 이전에는 30%가 공제돼 양도세 6200만원을 냈는데 내년부터는 45%를 공제받아 양도세는 4600만원으로 1600만원을 덜 낸다. ▶부모와 자녀가 각각 주택을 보유했다면 1가구 2주택 적용을 받나. -자녀가 30세 이상이거나 직업이 있고 따로 가구를 구성했을 경우 1주택자가 된다. 그러나 자녀가 미혼이고 30세 미만이며 직업이 없으면 2주택자로 본다. ▶다른 곳에 농사짓기 위해 기존의 농지를 팔면 양도세가 부과되나. -새로 산 농지가 기존 농지보다 크거나 금액이 3분의1 이상이면 1억원까지만 비과세된다. ▶농촌에 살지 않는 외지인의 농지나 임야 등을 팔면 양도세가 중과되나. -상속받았거나 농사를 짓다가 이농한 경우 5년 이내에 팔면 일반세율로 과세한다. 가구당 300평 이내의 주말농장이나 종자생산사 등도 중과대상에서 제외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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