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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회개혁은 구두선인가/문호영 정치부기자(오늘의 눈)

    차수를 넘겨 진행된 17일 심야 예결위는 국회 개혁의 필요성을 절감케 한 자리였다.고함,욕설,도를 넘어선 필리버스터링등 과거 국회에서나 볼 수 있던 「진면목」이 그대로 재연됐다. 이날 회의의 쟁점은 안기부 예산.민주당의원들은 예산회계특례법과 안기부법을 반대해석,경쟁적인 의사진행발언을 통해 경제기획원 예비비에 포함돼 있는 안기부예산의 공개를 끈질기게 요구했다.하지만 이경식부총리는 『공개 비공개에 대한 해석이 달라 지금까지 한번도 공개한 적이 없다』는 관례를 내세워 공개를 한사코 거부했다.지루한 공방이 계속된 것은 뻔한 일. 보도진조차 지루한 입씨름에 점차 염증을 느끼기 시작할 무렵 장기욱의원(민주)이 심심파적이라도 하듯 그런대로 진지하던 분위기에 불쑥 파열음을 냈다.『악법도 법이라고 하면 될 것 아닌가』.이부총리의 답변을 빗댄 발언이었다.하지만 예결위원이 아닌 장의원의 발언은 즉시 민자당의원들의 반발을 샀다.장의원이 이해찬의원의 자리에 앉았다는 사실까지 문제가 됐다. 『예결위원이 아닌 사람이 왜 남의자리에 앉아 있나.나가』 다혈질인 박희부의원(민자)이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장의원에게 달려가 삿대질을 하며 고함을 질렀다.때가 때인만큼 맨정신일리 없는 장의원도 『국회법에 예결위원이 아니더라도 회의장에 나올 수 있어』라고 역시 반말로 맞받아치며 말끝머리에 욕설을 빼놓지 않았다.박의원의 상소리가 이어졌다. 2라운드의 주연은 이원형 김종완의원(이상 민주).이의원과 김의원은 애매한 국회사무처 여직원에게 역정을 냈다.『야 임마 마이크 왜 안 켜』.같은 당 박계동의원이 의사진행발언을 신청했는데도 여직원이 마이크에 전원을 연결시키지 않았다는 것.하지만 위원장이 발언을 허용하기 전에는 마이크에 전원을 연결할 이유는 없다.잘못도 없이 혼쭐이 난 여직원은 30분가량이나 눈시울을 붉혔다.인신공격도 적지 않아 몸싸움 직전의 상황이 벌어지기도 했다.특정 의원을 겨냥해 『신성한 의사당에서 알콜 냄새가 나니 회의 진행에 앞서 공기 정화부터 먼저 하자』고 시비를 걸자 상대방은 『정회하면 될 것 아니냐』는 빈정거림으로 대응했다.이날 의원들의 태도는 국회의원이라는 신분을 스스로 평가절하하는 것 이외에 아무것도 아니다.특히 『안기부의 근본적인 개편 없이는 민주주의는 요원하다』고 입버릇처럼 되뇌이던 민주당의원들이 정작 안기부문제를 거론하는 자리에서 보여준 냉소적이고 신경질적인 자세는 납득이 가지 않는다.
  • 신과소비·뇌동소비 확산 막아야(최택만 경제평론)

    최근 소비형태가 이상기류로 흐르고 있다.때아닌 낭비적 소비가 성행하고 있다.과거 3저의 호황 때 과소비로 인해 온통 세상이 떠들썩 했던 일이 있었다.6공 정부는 지난 86년부터 89년까지 국제수지 흑자가 발생하자 『잉여달러를 써야 한다』며 전면 수입자유화조치에 이어 여행자유화조차를 단행한 바 있다. 수입이 대폭 자유스럽게 되면서 고가사치품이 물밀듯이 쏟아져 들어왔고 일본에서 활선어 등 횟감까지 수입되었다.우리나라 수출 초창기 시절 가발과 함께 한국의 수출주종 품목이었던 활선어가 거꾸로 수입되는 기현상이 나타났다.한국이 91년 횟감인 돔만 1천2백만달러어치를 수입해 가자 일본정부 고위당국자가 『한국정부가 무역역조 시정을 일본측에 요구할 게 아니라 활선어 수입부터 줄이라』는 비아냥 섞인 말을 한 일이 있다. 외화의 과소비는 국민의 해외여행에서 더욱 기승을 부렸다.91년 외국관광객이 1인당 평균 한국여행에서 1천57달러를 쓴데 비해 우리국민은 해외에서 한사람당 2천97달러를 소비했다.해외관광 붐이 일면서 우리관광객들이해외에서 추태를 부리는 일이 비일비재했다.동남아 등지에서 퇴패 향락적인 관광 뿐이 아니고 미국 등 선진국에서도 골프와 낚시 등 레저를 빙자한 탈선관광이 속출했다.결코 생각하고 싶지 않은 그같은 과소비가 경제가 침체된 상황에서 다시 고개를 들고 있어 걱정이다.아직은 과소비가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일어나고 있기는 하지만 그냥 보아 넘길 일이 아니다.최근 백화점에는 백여만원대의 모피의류를 찾는 손님이 끊이지 않고 외국산 대형냉장고와 대형TV 등 내구소비재를 사가는 소비자가 부쩍 늘고 있다고 한다. 중형이상의 승용차를 사려면 3개월 이상을 기다려야 하고 외제자동차의 수요도 지난 달에는 평소보다 배나 증가했다.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해외관광도 다시 크게 늘고 있고 주택내부를 대리석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고급아파트 분양이 인기를 끌고 있다.반면에 일반서민들이 주로 찾는 동대문시장·평화상가 등과 같은 재래시장은 한산하다.이른바 신과소비가 양극화 현상 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중이다. 신과소비는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침체국면에서 생긴 최근의 과소비는 현시적 소비설 등 일반 소비이론으로는 설명할 수가 없다.그같은 소비형태는 실명제 실시 이후 나타났다.일부 부유층이 저축해둔 돈을 찾아 고급소비재와사치품 등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전해지고 있다.실명제 실시이후 소득의 노출을 염려하는 불로소득계층 등 일부 계층이 차제에 『쓰고 보자』는 식의 낭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여기에다 일부 중산층 주부들이 가세를 하고 있다.그동안 생활비를 아끼어 푼푼이 저축을 한 주부들 가운데 상당수가 실명제 실시후 『종합과세가 실시되면 세금을 많이 내게되므로 미리 돈을 찾아 써야 한다』며 금융기관에서 돈을 인출해 해외관광에 나서거나 백화점을 찾아 사치품을 구입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번 신과소비는 실명제실시라는 특수상황에 의해 발생한 셈이다.우리경제를 재도약시키려면 저축을 늘려도 부족한 형편인데 저축을 오히려 감소시키는 부작용이 나타났다.이미 저축한 것까지 미리 찾아쓰는 위험한 낭비가 더 이상 확산되면 성장의 원천인투자재원의 동원이 어렵고 그렇게 되면 경제발전이 벽에 부딪친다.정책당국이 『돈을 찾아 쓰고 보자』는 식의 낭비를 중단시켜야 한다. 신과소비의 대상은 소득의 노출을 꺼리는 계층과 세금에 대한 막연한 불안감을 갖고 있는 중산층으로 나눌 수 있다.먼저 불로소득의 노출을 꺼려 예금을 인출하는 계층의 경우 현재 노출된 소득에 비해 호화스런 생활을 할 때는 세무조사와 추계과세 등을 통해 응분의 세부담을 하도록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반면에 주부를 비롯하여 정상소득을 예금한 사람은 저축으로 인해 피해를 보는 일이 없도록 해야 할 것이다. 일부 중산층의 막연한 불안을 해소하기 위해 일정액 이하 저축에 대해서는 현행과 같이 분리과세를 존속시키는 방법이 있다.정책당국은 하루빨리 종합과세방안을 확정,발표하여 중산층의 신과소비를 차단해야 한다.일정한 소득원이 없으면서 호화·퇴패적인 생활을 하는 사람은 추적해서 과세를 하고 땀흘려 번 돈을 저축한 계층은 세제면에서 우대를 하는 것이 당연하다.그것이 실명제가 지향하는 경제정의의구현이다. 정상소득을 저축한 중산층이 막연한 불안감을 가질 필요가 없다.정상소득자들은 「검은 돈」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과 장단을 맞추는 뇌동소비를 중단하고 합리적인 소비자세로 되돌아가는 게 현명하다.
  • 소비 양극화(외언내언)

    요즘 때아닌 낭비적 소비가 성행하고 있다.과거 3저의 호황 때 기승을 부렸던 과소비가 현재와 같이 경기침체국면에서 일부 계층을 중심으로 다시 고개를 들고 있다.부유층이 드나드는 백화점·호텔·고급음식점 등은 장사가 잘되고 부유층이 주로 찾는 외제가구·대형세탁기·대형냉장고·대형TV 등 내구소비재와 모피·외제의류 등을 취급하는 업소는 호황을 구가하고 있다. 한동안 감소세를 보였던 해외관광이 다시 크게 늘고 주택내부를 대리석 등으로 화려하게 꾸민 고급아파트를 선호하는 경향이 나타나고 있다고 한다.외제차의 수요도 지난달에는 평소보다 배나 증가했다. 반면에 일반서민들이 주로 찾는 동대문시장·평화상가 등과 같은 재래시장은 한산하다.이른바 신과소비는 양극화현상속에서 진행되고 있는 것 같다. 신과소비는 왜 일어나고 있는 것일까.침체국면에서 생긴 최근의 과소비는 과시적 소비 등 일반 소비이론으로는 분석할 수가 없다.그같은 소비형태는 실명제 실시이후 나타났다.일부 부유층이 저축을 해둔 돈을 찾아 고급소비재 등을 구입하고 있는 것이 주요 원인으로 전해지고 있다. 실명제 실시이후 소득의 노출을 염려하는 부유층 등 일부 계층이 차제에 『쓰고 보자』는 식의 낭비를 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번 신과소비는 실명제라는 특수상황에 의해 발생한 것이므로 정책적 대책이 있어야 할 것이다.저축보다는 소비가 더 이상 확산되면 성장의 원천인 투자재원의 동원이 어렵게 될 수도 있다.저축한 돈을 찾아 쓰고 보자는 식의 위험한 낭비를 중단시켜야 한다. 당국은 정상소득을 예금한 사람은 저축으로 인해 결코 피해를 보는 일이 없을 것이라는 사실을 홍보하는 일이 시급하다. 정상소득을 저축한 사람들은 「검은 돈」을 낭비하고 있는 사람들과 장단을 맞추는 뇌동소비를 중단하고 합리적인 소비자세로 돌아가는 게 현명하다.
  • 화수분이다… 은행나무를 심자(박갑천 칼럼)

    노란 은행잎이 지고있다.그걸 주워서 책갈피에 끼워보지 않은 소년소녀시절 보낸사람 있다 하겠는가.이무렵이면 은행잎 밟으면서 밀어를 나누었던 추억에 젖어드는 사람 또한 적지않을 것이다. 『여기 한거물이 있다.갑오는 물론 병자 임진의 난을 모다 겪었다./만약 그팔을 편다면 온동네가 그늘지고 똑바로 선다면 구름도 아마도 스쳐가고 그저 소박 장엄 침묵 그려도 봄은 봄가을은 가을로서 천지와 함께 늙지를 아니한다./내 마냥 그앞을 지나면 절로 발을 적이고 고개도 아니숙일수 없다』.가람 이병기의 「공손수」 전문이다.공손수는 은행나무의 별칭이다. 단종이 손위했을 때 안평대군용은 즉시 죽음을 당했고 금성대군유는 순흥으로 귀양가서 군사를 일으키려다 뜻을 못이루고 역시 죽음을 당한다.그래서 순흥고을을 없애게 되었을 때 백성들 사이에 이런노래가 번져났다.­『은행나무가 다시 살아나면 순흥이 회복되고 순흥이 회복되면 노산(노산:단종임금)도 복위된다』 그후 2백30년이 넘어 순흥부 동쪽에서 은행나무가 저절로 나서 자라게 되었는데 옛날 그곳에 그나무가 있었기에 그런노래도 생겼다는 것이었다.은행나무가 새로 돋아난뒤 순흥고을이 다시 설치되고 취은 신규가 단종복위 상소를 올리자 조정의 공론도 찬성으로 기운다.순흥백성들의 노래가 들어맞은 셈이다(성호사설권6). 빙하기를 거치면서 살아남은 전세기 유물식물로 1속1과 1품종의 일가친척 없는 나무이다.꽃말이 장수이듯이 수명이긴 나무이기도 하다.그래서 신비로움을 곁들인 순흥고을 민담도 낳았다고 할 것이다.공손수란 별칭외에도 잎이 오리발같다 하여 압각수라고도 한다.은행열매를 익혀먹으면 폐를 다습게하고 기를 돋우며 천식과 기침을 다스린다고 했다(본초강목).정력에 좋다면서 구워서들 먹었으나 많으면 해롭다고 알려진다. 60년대 모택동이 은행잎을 달여마심으로써 건강을 유지한다는 말이 퍼지면서 은행잎에 대한 세계약학계의 관심은 높아졌다.그후 각종성인병 치료에 효능높은 성분들이 추출됨에따라 「은행」나무는 「김행」나무로 되어온다.더구나 한국산 은행잎은 외국것의 10∼20배정도 유효성분이 많아 외국업체들이수입하려고 열을 올리고있다.한데 그 농축액 주사를 방사선·화학요법제와 병행할 때 암치료의 효과를 높인다는 사실까지 밝혀진다. 은행나무야말로 우리의 화수분이다.은행나무를 많이 심어서 잘 가꿔야겠다.그러고 보니 노란 이파리는 황금의 상징이었구나.
  • 민사분쟁 조정 신청 쇄도/서울지법 올봄 전담판사 배치후 큰성과

    ◎올 천건중 72%선 타협유도/20일정도면 끝나 비용 절약/전세금·손배송 해결로 인기 전세금소송이나 손해배상소송등 각종 민사분쟁을 복잡한 재판절차 없이 해결할 수 있는 조정제도가 높은 인기속에 뿌리내리고 있다. 대법원이 지난 90년 각 개별법에 흩어져 있던 조정관련 규정을 통합,민사조정법을 마련하고 서울민사지법이 지난 3월 조정전담판사를 배치한 이래 서울민사지법에서 조정으로 처리된 건수는 1천21건으로 90년 27건,91년 66건 ,92년 57건에 비해 20배 이상의 높은 이용률을 보이고 있다. 지난 3월부터 8월까지 서울민사지법에서 처리된 1천여건 가운데 조정이 성립된 것은 7백30여건으로 72.2%의 성공률을 보였다. 조정에 회부된 날로부터 조정성립에까지 걸린 시간은 평균 20일로 정식 소송을 통해 판결을 받아보는데 걸리는 시간이 보통 6개월이상인데 비해 매우 신속한 타결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주택시공업자와 보증금 1천만원의 전세계약을 체결했다가 집주인이 퇴거를 요구하며 지난 5월 소송을 내는 바람에 졸지에 거리로 나앉을뻔했던 김모씨(45·여·서울 동작구 사당동)는 4개월여의 재판을 통해 집주인과 팽팽한 다툼을 벌이다가 조정을 통해 보름만에 집주인과 시공업자로부터 7대3의 비율로 보증금을 돌려받고 분쟁을 끝낼 수 있었다. 김씨는 『집주인과 마찬가지로 값비싼 변호사수임료를 감당할 수 없어 복잡한 소송절차를 직접 수행하다보니 시간도 많이 걸리고 감정대립도 심화됐었다』면서 『조정을 통해 양쪽이 한발씩 양보,서로 만족해하는 타협에 이를 수 있었다』고 말했다. 조정을 신청하는데 드는 비용은 소송을 제기하는데 드는 인지대의 5분의1이며 신청과에서 신청서 한통만 작성해 제출하면 된다.
  • 새로운 건설시장(평화 싹트는 중동:10·끝)

    ◎중동 종단·횡단도로 등 청사진 화려/“신속성 긴요” 한국업체 진출 유망/레바논 송전선공사 이미 현대 참여 이스라엘을 여행하다 보면 카키색 군복차림에 거꾸로 총을 맨 이스라엘 병사들이 히치 하이킹(공짜로 차타기)하는 모습을 흔히 볼 수 있다.유난히 여자병사가 많고 더러는 상당히 나이들어 보이는 병사들도 눈에 띈다. 이스라엘­팔레스타인간의 극적인 평화협정은 팔인들보다도 오히려 이스라엘사람들에게 더 큰 희망을 안겨주고 있다.골란고원에서 지뢰탐지·매설반에 소집돼 복무중인 예비군 로렌스 리프킨씨(39·건축업)는 『팔레스타인과의 평화협정을 쌍수를 들어 환영한다』면서 『이제 생업에 지장을 초래하던 예비군복무가 대폭 줄어들 것이고 아랍 보이콧정책이 완화되면 이스라엘의 침체된 경기도 살아날 것』이라며 큰 기대감을 나타냈다. ○예비군 50% 감축 그는 『이스라엘은 남녀 똑같이 18세부터 3년간 의무적으로 군복무를 하게 돼있으며 제대후에는 50세까지 연 30일씩 정기소집된다』고 설명하고 『그러나 각종 비상소집 등으로 실제로는 적게는 45일부터,많게는 90일까지 복무해 왔다』고 말했다. 이같은 기대를 반영하듯 지난 10월초 국방장관을 겸임하고 있는 이츠하크 라빈총리는 한 야당의원의 질의에 대한 서면 답변에서 오는 96년까지 예비군을 91년 기준으로 50%까지 감축,점차 정규군으로 대체해나가겠다고 밝혔다. 이같이 이스라엘과 팔레스타인 모두의 기대를 안고 있는 이 평화협정은 세기말 이 지구상에 평화 도미노의 가능성을 크게 하고 있다.협정에 제시된 7개의 시한 가운데 이미 조인(9월13일)과 발효(10월13일)가 순조롭게 이뤄지고 있는 상황에서 그같은 기대는 더욱 설득력을 갖는다. ○미 원조 이달 도착 이스라엘은 팔레스타인인 수감자 6천명에 대한 석방에 합의하고 1차적으로 지난달 25일 수감중인 팔레스타인인 6백17명을 석방했다.또 이스라엘 치안당국은 지난 3월부터 시행중인 팔인들에 대한 예루살렘 출입제한 완화방침을 밝혔다. 국제적으로도 이 협정의 성사를 위해 많은 노력이 기울여지고 있다.협정이행의 최대 걸림돌인 시리아의 참여를 유도하기 위해 호스니 무바라크 이집트대통령 등 각국 지도자들이 이스라엘과 시리아간 대화 중재에 나서고 있다.또 11월부터는 세계 각국이 약속한 경제원조 가운데 우선 미국으로부터 약속된 일부가 도착할 예정이다. 따라서 앞으로 남은 ▲12월13일(5년자치 개시) ▲94년 4월13일(이스라엘군 가자지구·예리코 완전철수) ▲94년 7월13일(팔 총선완료,자치정부수립 위한 평의회구성) ▲95년 12월13일(점령지 지위를 규정할 항구평화협상 개시) ▲98년 12월13일(팔 자치기간 만료,점령지 지위확정)등 5개의 시한도 순조롭게 진행될 수 있지 않겠느냐는 기대를 낳게 한다.더욱이 그 시한은 최대한으로 잡은 것이기 때문에 잘만 된다면 기간이 짧아질 가능성도 없지 않다. ○골란고원을 관통 벌써 이곳에서는 중동 종단평화고속도로등 각종 대형건설공사 계획등이 발표되고 있어 평화의 도래와 함께 이 지역이 과거 중계무역지로서의 세계적 명성을 되찾을 날도 멀지 않은듯 했다.베냐민 벤 엘리저 이스라엘주택장관이 밝힌 이 도로는 이집트의 알렉산드리아에서 지중해안을 따라 터키의 이스켄데룬을 잇는 것으로 이집트 이스라엘 레바논 시리아 터키 등을 지나게 돼있다.또 골란고원을 관통,이스라엘의 하이파항과 시리아의 다마스쿠스를 연결하는 횡단도로도 계획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중동의 평화에 대비하는 우리 기업들의 움직임도 빨랐다.아직 우리 대사관이나 대한무역진흥공사 등 정부기관이 없는데도 이스라엘이나 레바논 등지에서 이미 한국제품들은 깊숙이 자리잡고 있었다.동예루살렘의 팔인 호텔 룸에서 금성TV를 볼 수 있었으며 베이루트에서 다마스쿠스를 운행하는 관광버스는 대우버스였다.또 현대건설은 레바논정부의 「호라이즌 2000」계획의 첫 사업인 8천만달러짜리 송전선공사를 따내 공사에 들어가고 있었다. ○곳곳에 한국 상품 오랜 전쟁의 질곡에서 평화로 깨어나는 중동.가자시장 자카리아 미키박사의 얘기는 중동에 다시 한번 한국의 위력을 떨칠 그날을 기대하게 했다.『현재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신속성」 입니다. 웨스트뱅크의 비행장도 가자지구의 항만건설도 빨리 해야합니다.그렇기 때문에 기술도 좋고공사도 빨리 해낼 수 있는 업체라면 우리는 대환영 입니다』
  • 군 보직인사 단행

    ◎정책실장 조성대중장/육사교장 장성중장/청와대 비서관 이청남소장 국방부는 21일 소장·중장급 진급인사에 따른 후속 보직인사를 단행,국방부정책실장에 조성대1군단장(중장·육사20기),육군사관학교장에 장성국방부정책실장(중장·육사18기),청와대국방정책비서관에 이청남국방부사업조정관(소장·육사21기)을 각각 임명했다. 또 국방부정책기획관에 한승의사단장(소장·육사22기),획득개발국장에 최수웅품질관리소장(소장·육사21기),국방장관보좌관에 최동진수방사참모장(준장·육사25기)을 보임했다. 이날 인사에서 김정헌육사교장(중장·육사18기),김상순합동참모본부작전기획본부장(중장·육사19기),이택형합참전략기획본부장(〃),안광렬국방부시설국장(소장·육사20기),최기홍국방부정책기획관(소장·육사22기)등 5명은 육군본부로 원대복귀했다. 이 가운데 김육사교장과 안시설국장은 곧 자진전역할 것으로 알려졌다. 또 김종배3군단장(중장·육사20기),이재달7군단장(〃),함덕선11군단장(〃),최승우교육사참모장(소장·21기)은 육본정책위원으로 전보됐으며 연천포사격장 폭발사고로 보직해임돼 육본에 대기중이던 배문한전수도군단장(중장·육사20)도 육본정책위원으로 보임됐다. 한편 이유수중장(육사20기)등 중장진급자 4명은 군단장에,김희상소장(육사24기)등 소장진급자 11명은 사단장에 임명됐다.
  • 노벨평화상/만델라­클레르크/남아공 인종차별정책 철폐 공로

    【오슬로·요하네스버그 로이터 AP AFP】 올해 노벨평화상은 남아프리카공화국의 인종차별정책을 철폐한 공로로 흑인민권지도자 넬슨 만델라(75)와 백인정부대통령 프레데릭 데 클레르크(57)가 공동 수상했다고 노르웨이 노벨상위원회가 15일 발표했다. 노벨상 5인위원회는 이날 비록 인종차별을 철폐한 민주주의로 가는 과정이 폭력으로 얼룩지고 있으나 정치적 숙적인 만델라와 데 클레르크대통령이 수세기에 걸친 백인통치를 끝내기 위해 노력한 점을 높이 평가한다며 선정이유를 밝혔다. 남아공출신이 노벨평화상을 수상한 경우는 지난 60년 당시 아프리카민족회의(ANC)의장이었던 알베르트 루툴리,84년 요하네스버그의 데즈먼드 투투 영국성공회 주교에 이어 이번이 세번째다. 수상소식을 전해들은 데 클레르크 대통령은 노르웨이 라디오방송과 가진 기자회견을 통해 『남아공의 평화를 위해 노력한 다른 지도자들을 대신해 이 상을 받는다』며 수상소감을 밝혔다.
  • 신입사원 면접시험 요령/답변할때 결론부터 짧고 자신있게

    ◎회사정보 미리 알아보고 예상질문 준비/흰색 셔츠에 감·회색 계통의 정장 바람직/지나친 겸손·주장 삼가고 실수땐 변명보다 사과를 취직시험철이 다가왔다.올해 입사시험은 인물중심의 채용 경향으로 어느해보다도 면접시험의 비율이 높아진 것이 특징. 따라서 더욱 치열하게 면접을 통해서 자신의 실력과 개성을 충분히 보여주여야만 입사의 영광을 누릴수 있다.시중 서점에서는 면접시험에 대비하는 전문가들의 지침서도 다수 선보이고 있다.인력관리 컨설턴트 김재한씨의 도움말로 입사로 인도하는 올바른 면접요령을 소개한다. ▷복장◁ 면접시험에서 복장의 평가비중은 그리 크진 않지만 선입견을 갖게 하는 요소가 되므로 단정하게 차린다. 양복은 곤색이나 회색계통이 좋으며 셔츠는 흰색이 무난하지만 베이지나 연한 청색,가는 줄무늬가 있는 것도 좋은 인상을 준다.넥타이는 지나치게 요란한 것보다는 무늬가 명확하고 색깔의 대조가 강한 스트라이프나 도트형이 무난하다. ▷태도◁ 면접은 면접관이 자신과 함께 일해 나갈 동료를 뽑는 자리이므로무엇보다 협조적인 동지라는 인상을 주는 것이 중요하다.면접관이 싫어하는 타입은 안하무인이며 완고한 주의 주장의 소유자임을 풍기는 「공격형」을 비롯해 의타적이며 무사안일을 추구하는 인상의 「무기력형」,지나치게 겸손해 무능력해 보이는 「후퇴형」이다.이밖에 ▲문제의식이 없고 수동적인 사람 ▲타성에 젖은 대학생활을 보낸 사람 ▲단체행동에 어울릴 것같지 않은 자기중심적인 사람 ▲지망동기에 뚜렷한 주관이 없는 사람 등도 실격 대상이다. ▷대답◁ 면접관의 질문에 대한 대답은 면접에서 주평가대상이므로 신중히,그러나 자신있게 해야 한다.참고로 면접에서는 복장과 태도외에 적극성·성실성·판단력·표현력 등을 평가한다.각 업계별·기업별로 선호하는 인물상이있으므로 이를 미리 파악하고 신상소개·지망동기·학창생활·성격·취미·시사문제 등 자주 나오는 질문 등은 미리 준비해 간결하고 조리있게 말할수 있도록 해야 한다.대답은 상대방을 똑바로 바라보고 결론부터 먼저 말하는 것이 좋다.일반론이 아닌 자신의 견해를 말해야 하며사무적이고 객관론으로 그칠것 같은 이야기에는 이를 뒷받침할수 있는 에피소드를 덧붙이는 것이 좋다.반드시 지켜야 할 금기사항은 ▲동종 업계의 타회사를 나쁘게 말하는 것 ▲감정을 드러내는 것 ▲제 멋에 겨워하는 행동 ▲연줄이 있음을 드러내는 것 ▲변명하는 것 ▲지나친 자신감 ▲컴플렉스를 드러내는 것 ▲회사의 약점을 건드리는 것 ▲거들먹거리는 태도 등으로 위반하면 실격 대상이다.집단토론면접의 경우에는 주도성 뿐만아니라 공헌도·협동성도 함께 평가하므로 토론을 주도하려고 해서는 안되며 합심하는 모습도 보여주어야 한다. ▷난관대처◁ 교통체증 또는 회사까지의 소요시간을 잘못 계산해 지각했을 경우 군말없이 사과하고 선처를 바라는게 예의다.면접관이 한 질문의 뜻을 모를 때에는 『죄송합니다.잘 듣지 못했습니다.다시 말씀해 주십시오』라고 다시 물어보면 된다.힐책의 뉘앙스가 있는 『잘 안들립니다』와 같은 표현은 안 쓰는것이 좋다.말에 모순이 있음을 깨달았으면 『죄송합니다.긴장해서 이야기가 빗나간 것 같습니다.정리해서다시 말씀드려도 되겠습니까』하고 양해를 받은뒤 고쳐 말한다.진술내용의 오류를 지적당했을 때에는 『매우 따끔한 지적이십니다.질문의 취지는 ……라고 생각됩니다만,그렇다면……』라고 상대방의 의도를 다시 확인하고 대답하거나 솔직히 잘못을 인정하고 사과를 구한다.자신도 모르게 반론하기 쉬우나 이는 감점대상이다.
  • TV3사/옴부즈맨 프로 앞다퉈 신설

    ◎「TV속의 TV」 시청자 서비스 강화 일환/방송의 쌍방커뮤니케이션시대 새 전기 『추석연휴기간중 KBS­1TV 특집극 「해가 뜨면 달도 뜨고」를 보니 창생당 한의원이라는 큰 간판이 TV화면으로 나오던데 한의원이라고 바뀐지가 언젠데 아직도 이런 오자간판을 내보내고 있습니까』 『1TV 「아침마당」을 보면 여러가지 사연을 지닌 주부들이 나와 거침없이 할 말을 다하는데 이에 크게 공감하곤 합니다』 KBS 시청자상담실(783­0513∼5).각양각색의 항의와 격려성 당부에 이르기까지 쏟아지는 「방송민원」에 골머리를 앓아온 곳이지만 「시청자 주권시대」를 맞아 바야흐로 방송옴부즈맨정신의 실천현장으로 주목의 대상이 되고 있다.이는 최근 방송3사가 TV옴부즈맨 프로를 앞다퉈 마련하는등 「열린방송」을 지향함에 따라 시청자와 방송사간의 창구역할이 강화된데 따른 것. 84년 시청자본부 상담실로 발족,10년간의 상담경력을 쌓은 KBS상담실은 완비된 전산시스템에 의해 방송·기술·경영등으로 세분화된 전문상담을 실시하는 것이 특징.아침 7시부터 방송종료때까지 하루평균 5백여건의 시청자 의견이 접수돼 이중 통상 20∼25%가 처리되며 상담결과는 일일보고서 형식으로 현업부서에 통보,프로그램 제작에 반영된다.특히 KBS상담실은 이달 중순부터 구내 모든 전화에 VMS(음성엽서장치 혹은 음성정보사서함)및 ARS(자동음성응답시스템)방식을 도입,각종 음성정보는 물론 컴퓨터에 저장돼 있는 데이터도 조회,대시청자 서비스를 강화할 계획이다.이와 관련,허환시청자부장은 『실질적인 공영방송의 원년으로서 국민의 기대에 부응키 위해서는 시청자부 부터 거듭나야한다』고 전제,『그동안 열악한 근무조건에서 「변두리부서」로 소외돼온 만큼 차제에 제 위상을 확보키 위해서는 인력·예산등 보다 실질적인 뒷받침이 따라야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MBC도 지난 4일 여의도 쌍마빌딩 9층에 「MBC 시청자상담실」(789­2791∼3)을 열고 본격 업무에 나섰다.이 상담실은 시청자의 의견및 불만사항을 능동적으로 수용,프로그램의 질적 향상을 꾀하는 한편 고발성 프로그램에 대한 외부의 압력과 시각차등을 조정,민원인과 제작부서와의 중계역할을 맡고있다. MBC는 상담실 개설의 취지를 보다 구체화하기 위해 가을 프로그램 개편에 옴부즈맨프로인 「TV속의 TV」(일 상오7시40분)를 신설한다.30분동안 진행될 이 프로는 시청자제공 영상소개,시청자와 방송사간의 의견교환 코너등으로 꾸며지며 프로그램 제작과정의 뒷얘기와 프로그램에 대한 외부평론도 소개해 시청자들의 방송에 대한 이해를 높일 계획이다.24일 첫 방영될 「TV속의 TV」시간에는 강성구사장이 직접 출연,시청자들의 불만처리에 적극 나선다. 사장직속의 시청자 상담실(369­1090∼3)을 설치,운영해온 SBS는 9일 가을개편에 맞춰 상담실 기능강화와 함께 20분짜리 옴부즈맨프로인 「TV를 말한다」를 신설,민원접수 내용을 소개하며 시청자들의 매체비평 혹은 모니터교육등의 코너도 마련할 예정이다.한편 시청자상담실의 활성화를 통한 방송3사의 이같은 대시청자 서비스경쟁은 그동안 시청자를 단순 전파소비자로만 인식해온 수동적 시청자관에서 탈피,「방송의 쌍방커뮤니케이션시대」를 한층 앞당길 수 있는긍정적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돼 관심을 모은다.
  • 노벨문학상 수상 소설가 모리슨의 생애와 작품세계

    ◎「흑인여성」 이중 소외 형상화/섬세한 문체에 주변이야기 담아/흑인사회의 과거·현재 집중 조명/버지니아 울프 연구로 석사학위… 극작가로도 명성 금년도 노벨문학상수상자인 미국의 흑인여류작가 토니 모리슨(62)은 흑인여성들의 섬세한 심리묘사를 통해 소리없는 인종갈등을 그린 미국최고의 작가로 평가받고 있다.토니 모리슨의 수상은 흑인여성으로는 첫 수상이며 여류작가로는 8번째,미국인으로는 10번째이다. 모두 6편의 소설을 쓴 토니 모리슨의 대표작이자 최근작인 「재즈」(92년작)는 1920년대 미국 할렘가를 배경으로 재즈음악의 깊은 슬픔과 변덕스러움을 바탕으로 한 흑인부부와 다양한 주변인물들의 살아가는 모습을 섬세하고 서정적인 문체로 그린 작품이다.베스트셀러가 된 이 소설은 화장품외판원인 「조」가 아내몰래 사귀던 18살의 소녀를 총으로 쏘아 죽이면서 전개된다.이 사실을 알게된 아내 「바이올렛」이 소녀의 장례식에 찾아가 소동을 벌이지만 작가는 단순한 치정사건을 화해의 정신으로 아름답게 승화시키고 있다.또 자신의 조카를 살해하고 모욕했던 부부를 용서하는 「멘프레드」,남편과 정을 통하다 죽임을 다한 처녀를 결국 용서하고 연민을 보내는 여주인공 「바이올렛」등 인물을 통해 삶의 고통과 황폐함을 뛰어 넘는 힘이 무엇인지를 보여준다. 토니 모리슨은 지난 70년 데뷔작인 「가장 푸른 눈」의 출판으로 첫 성공을 거둔 재능과 운을 겸비한 작가.이 작품은 금발에 푸른눈이 사회의 규범이 되고 있는 사회에서 한 흑인어린이가 겪는 소외감을 묘사해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이어 74년에 발표한 「술라」「솔로몬의 노래」(77년),「타르베이비」(81년)등 일련의 작품에서도 일관되게 흑인사회의 과거와 현재 이야기에 천착해왔다. 그녀에게 국제적인 명성을 안겨준 것은 87년 퓰리처상 소설부문 수상작인 「소중한 사람」(Beloved).흑인노예 어머니의 고통스런 삶을 그린 이 소설은 미국 남북전쟁후 1860년대를 배경으로 펼쳐진다.한 흑인 노예 어머니가 딸에게마저 노예의 굴레를 안겨주지 않기위해 자신의 손으로 딸을 숨지게 한뒤 겪는 고통이 줄거리를 이룬 이 작품은 노예제도의 비인간성을 폭로한 것으로 출간하자마자 대단한 화제를 모았다. 퓰리처상 수상이전 토니 모리슨의 높은 명성에도 불구하고 전국서적상,비평가상등 각종 문화상을 받지 못한데 격분한 저명한 흑인작가및 비평가 48명이 항의성명을 발표하는 소동을 빚는 일화를 남기기도 했다. 소설가이자 명문 프린스턴대학 고전문학과 교수로 재직중인 토니 모리슨은 뮤지컬 「뉴올리언스」,「꿈꾸는 에미트」등을 쓴 극작가로도 유명하며 미국 유수출판사인 랜덤하우스편집인직도 맡고 있다. 미국 오하이오주 로레인에서 흑인노동자 가정의 4남매중 둘째로 태어난 모리슨의 올 노벨문학상 수상으로 지난91년 남아공의 네이딘 고디마,92년 영연방 세인트루시아의 데릭 월코트에 이어 3년 연속으로 인종및 흑인문제를 다룬 작가가 노벨문학상을 수상하게 돼 세계문학조류의 변화를 실감케 한다. 토니 모리슨은 지난 88년 「소중한 사람」이 퓰리처상 수상작으로 선정되면서 국내에 알려진 이후 지금까지 「솔로몬의 노래」「재즈」등 3편이 번역·출판돼 있다.「재즈」는 동시출간된 또다른 흑인여류작가 앨리스 워커의 「은밀한 기쁨을 간직하며」와 함께 흑인문학의 진수를 보였다는 평을 얻으며 베스트셀러 목록에 올랐다. 흑인이라는 불리한 장벽을 뛰어넘고 미국최고의 작가로 이름을 떨친뒤 노벨문학상마저 거머쥔 토니 모리슨은 현재 3자녀의 어머니이자 이혼녀이다. 모리슨은 이번 수상으로 6백70만 크로네(미화 82만5천달러)를 받는다.시상식은 오는 12월10일 열린다. ◎모리스 연보/「소중한 사람」으로 88년 퓰리처상 ▲31년 미국 오하이오주 로레인 출생.어릴때 이름은 클로에 앤터니 워포드 ▲49년 워싱턴D.C. 하워드대 입학.재학중 자메이카출신의 건축학도 해럴드 모리슨과 결혼 ▲55년 포크너와 버지니아 울프 연구로 코넬대에서 석사학위 취득 ▲64년 이혼한뒤 뉴욕으로 가 출판사 「랜덤 하우스」의 편집인이 됨.이후 권투선수인 무하마드 알리를 다룬 책을 펴내 베스트셀러기록 ▲70년 첫소설 「가장 푸른 눈」출간 ▲74년 두번째 소설 「술라」출간,「내셔널 북 어워드」의 후보작이 됨 ▲77년 「솔로몬의 노래」출간,미국 비평가협회상 수상 ▲81년 「타르 베이비」출간 ▲83년 뮤지컬을 위한 희곡 「뉴 올리언스」출간 ▲88년 「소중한 사람」출간,퓰리처상 수상 ▲89년 프린스턴대 교수 ▲92년 「재즈」출간 ◎수상 소감/“영광이다… 열악한 환경이 밑거름” 대학동료로부터 이날 아침(미국 시간) 수상소식을 전해들은 모리슨씨는 『뭐라 말할 수 없이 기쁘다.개인적으로는 무엇보다도 노벨문학상이 이제서야 미국의 「흑인작가」에게 돌아가게 된데 놀라움을 금할 수 없다』고 소감을 밝혔다.그녀는 또 『이렇게 큰 상을 받게돼 매우 영광스럽게 생각하며 이 기쁜 소식을 연로하신 어머니와 함께 나눌 수 있도록 지켜주신 하나님께 감사한다』고 말했다. 그녀의 작품들은 현재 세계 14개국어로 번역,출판돼 베스트셀러를 기록하고 있다. 한편 그녀는 지난 81년 소설「타르 베이비」발표 당시 자신의 이야기가 미국의 권위있는 시사주간지 「뉴스위크」의 커버스토리로 다뤄지자 『이같이 편견이 심한 사회에서 중년의 흑인여성을 주간지의 표지로 내세운 것은 의외』라는 반응을 보였었다.그녀는 또 『나는 흑인 작가 또는 흑인 여성작가라고 지칭되는 것을 상관하지 않는다.왜냐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들보다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느낄 수 있는 감정의 폭과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훨씬 깊고 광범위하다고 생각하기 때문』이라며 흑인여성작가로서의 자신의 역할을 밝힌 바 있다.그녀는 『내가 「흑인 여성」이기 때문에 표현하는데 한계가 있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오히려 「흑인 여성」으로서 백인위주의 남성사회에서 처해있는 이중삼중의 열악한 환경이 보다 폭넓은 세계를 경험하고 이것을 작품속에 그려낼 수 있게 만들었다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선정 이유/“독특한 구성·시적 표현들 높이 사” 한림원은 7일 미국의 흑인소설가 토니 모리슨씨가 미국사회 현실의 가장 근원적인 단면들을 마치 환영을 쫓는듯한 강한 힘과 시적 표현들로 뛰어나게 형상화시켜 올해의 노벨문학상 수상자로 결정됐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한림원 관계자는 『그녀가 문학을 통해 인종의 족쇄로부터의 해방을 추구해 왔으며 특히 이런 강한 주제를 시적인 언어들로 표현해냈다』고 밝혔다. 한림원 관계자는 또 『그녀는 윌리엄 포크너 등 미국 남부출신 소설가들로부터 영향을 받았지만 특유의 독자적인 서술법을 발전시켜 왔다』면서 『특히 작품에 따라 서술방식을 달리하고 있는 점이 독특하다』고 덧붙였다. 한림원 관계자는 그녀의 작품들은 무엇보다도 인간,좁게는 흑인에 대한 연민과 사랑을 심오하면서도 유머러스하게 표현해내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모리슨은 92년에 출간한 자신의 수필집에서 『나는 작품을 쓸때마다 내가 성과 인종차별이 심한 사회에서 미국의 흑인여성으로서 얼마만큼 자유로울 수 있는가를 끊임없이 천착해 왔다』며 자신의 작품관을 밝혔었다.
  • 재판장 “피고인 유세장 온것같다” 경고/박철언의원 공판 표정

    ◎“미체류 홍여인 소환 불가능” 통보에/변호인들,“우리가 찾아내겠다” 흥분 슬롯머신업자 정덕진씨의 동생 덕일씨(44)로부터 세무조사 무마비조로 6억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기소된 국민당의원 박철언피고인(52)에 대한 6차 공판은 1심 구속만기일이 얼마 남지 않은 탓인지 검찰측과 변호인측의 신경전은 물론 재판장까지 이에 가세해 열기를 보였다. ○…5일 하오2시 박피고인이 입정할때 2백50여명의 방청객이 박수를 보내자 박피고인은 웃으며 손을 흔들어 답례. 그러나 재판장은 『여태까지 참아왔던 말』이라며 『피고인은 재판을 받으러 온건지 유세장에 온건지 잘 모르는 것같다』고 엄중 경고. ○…이날 증인으로 출석한 3명의 증언을 마친뒤 재판장이 5억원이 오가는 것을 목격했다는 홍성애씨(43·미국체류중)의 증언불능 사실을 통보하자 변호인측은 홍씨증언을 들을때까지 판결을 내려서는 안된다고 고집. 재판장은 『증인소환장을 보냈으나 주소지 거주인으로부터 홍씨가 고의로 연락을 끊고 증언을 회피하고 있다는 연락이 왔다』면서 더 이상소환가능성이 없음을 알리자 변호인은 『우리가 주소를 알아서라도 찾아내겠다』며 강력하게 이의를 제기. 변호인측이 『돈을 줬다는 정덕일씨의 불확실한 진술만으로는 재판의 진실성이 확보될 수 없다』며 목소리를 높이자 재판장은 『홍씨 증언의 가치는 재판장이 판단할 문제』라고 일침. 이어 재판장이 『피고인의 구속만기일이 11월 20일로 다음 공판에는 결심을 해야한다』며 곧 선고가 있을 것임을 예고하자 변호인단은 『충분한 증거도 없이 재판을 끝낼 수 없다』고 흥분.
  • 제13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대상 서상원작 「…미래를 향한…」

    ◎우수상엔 이천수씨의 「환상」/특선/진장현씨의 「토기장이…」등 5점/장려상/신수길·전문재씨 외3명 받아/26일부터 서울갤러리서 전시 제13회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영예의 대상(상금 5백만원)은 「S=K의 미래를 향한 움직임」을 출품한 서상원씨(28·서울 강남구 개포동 주공아파트 607동 403호)에게 돌아갔다. 우수상은 「환상」을 출품한 이천수씨(29·경기도 부천시 소사구 심곡본동 796의 4)가 특선은 ▲민지희(26·서울 강남구 압구정동 현대아파트 87동 1208호) ▲서병주(28·서울 관악구 신림9동 건영아파트 7동 1407호) ▲이동구(31·경기도 고양시 성사동 주공아파트 220동 208호) ▲진장현(45·서울 종로구 창성동 99) ▲김일용씨(30·서울 동작구 상도4동 산65의 41)가 각각 차지했다. 그밖에 장려상은 신길수,전문재,김희연,박상구,정재진씨가 선정됐다. 국내 도예계에서 가장 권위있고 전통있는 공모전으로 올해 13회를 맞은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는 1백98명의 응모자가 2백24점의 작품을 출품했고 이가운데 대상등 입상자 12명과 입선자 59명(작품 60점)을 선정했다. 올해 심사는 권순형(서울대교수·심사위원장) 조정현(이화여대교수) 신상호(홍익대교수) 이부웅(단국대교수) 임무근(서울여대교수)씨가 맡았다. 입상및 입선작은 오는 26일부터 31일까지 서울 프레스센터 1층 서울갤러리에서 전시된다. ▷입상자 명단◁ △김혜진 △오순학 △김승희 △이재석 △박선순 △조영은 △현경란 △곽노훈 △김남경 △신윤희 △신윤희 △김기현 △최철형 △이지연 △이영실 △최승주 △이강심 △최병만 △박재연 △안성민 △이석영 △정춘정 △정혜선 △민홍동 △조영국 △정지숙 △김미성 △김선영 △박채련 △심희정 △정민숙 △허윤영 △양용진 △현의경 △최경화 △손희정 △정인숙 △이양재 △한혜정 △장숙희 △김영기 △안해옥 △유태근 △조일묵 △이춘림 △이항렬 △신민근 △홍성환 △유성희 △서미경 △강병옥 △한유미 △손순경 △최남길 △신미영 △김명희 △이인철 △안병옥 △손종만 △박재현 ◎뽑고나서/“색유약 구사·소성과정등 무리없이 처리/수차례 걸쳐 협의… 특성있는 작품 엄선” 13회째가 되는 「서울현대도예공모전」은 현대 도예로서의 새로운 창의력과 능력을 우리의 긴 도예역사에 버금가는 새로운 경지로 조성하는데 크게 기여하고 있다고 하겠다. 올해 출품된 작품 경향은 예년과 다름없이 의욕넘친 역작들을 볼 수 있었으나 전반적으로 일률적인 점토를 사용한 성형으로 도조적인 것과 오브제적인 작품이 많고 유약의 구사능력이 비슷하다는 점에서 한번 짚고 넘어갈 필요를 느낀다. 공모전 초창기에는 기물 중심의 작품이 태반이었는데 근간에는 도조적인 방향으로 나가고 있다.이같은 점은 세계의 도예가 미술로서의 범주속에서 필요이상의 긍지를 느끼면서 단순하고 욕망적인 자기의 이상을 높이고자 하는데 있다고 생각되어 염려스럽기도 하다. 도예의 원천은 역사적으로 동양에서 발생되어 오늘에 이르렀다는 것은 이미 국제적으로 미술사에서 알려져 있는 사실이다. 지금부터 다시한번 생각하여 우리의 뿌리를 찾아 현대적이며 심도있고 창의적인 도예세계를 구축하여 가는 길을 모색해 볼 시점에 온 것으로 생각된다. 이번에 대상으로는 서상원작 「S=K의 미래를 향한 움직임」이 수상하였는데 아마도 꿈 속에서 성장하는 자기 세계를 표현한 작품으로 성형에서나 많은 색유약을 구사한 것이나 그리고 소성에서도 어려웠던 작업 과정이 무리없이 처리되었다는 점에서 영광을 얻었다.다음으로 우수상에는 이철수작 「환상」이 선정되었는데 물레성형 과정을 통한 여러 부위를 접목한 자연스럽고도 균형있는 형태로서 유약처리와 일체감을 나타내고 있다.그 외의 입선권의 작품은 수차에 걸친 엄선으로 특성있는 작품을 선정하였다. 전체적으로 지적하고 싶은 것은 폭넓은 재료와 유약의 선택,그리고 소성에서 이루어지는 효과적인 감각을 포착하여 각자 나름대로 반복된 시련을 거쳐 자기의 멋의 세계를 이루어 주었으면 하는 점이다. ◎대상 서상원씨/“한국도예 세계진출에 한몫 하고파”/고3때 입문… 상금으로 내년 뉴욕 유학(인터뷰) 서울현대도예공모전에서 올해의 대상을 거머쥔 서상원씨(28)는 『좋은 작품이 많이 출품돼 제게 이런 영광이 돌아올 줄은 정말 몰랐다』고수상소감을 밝혔다.『오늘이 있기까지 뒷바라지해주신 부모님과 스승님들,힘을 북돋워준 친구들에게 감사한다』는 그는 상금 5백만원을 유학경비로 쓰겠다며 밝은 웃음을 보였다. 지난해 같은 공모전에 출품,특선을 한후 두번째 도전에서 도예계 가장 큰상의 영예를 안은 행운아 서씨는 평범한 가정에서 큰 어려움없이 자신의 전공을 닦아온 인물.국민학교때부터 미술을 좋아했으나 본격적으로 미술을 공부하기는 고3때부터.당시 도예를 전공한 미술선생의 영향으로 도예의 길을 선택,홍익대 도예과를 졸업(90년)하고 동대학원 4학기에 재학중이다. 『갈수록 심오하고 힘든 작업이 도예의 경지지만 평생 순수예술의 측면에서 도예인의 길을 걸어가겠다』는 그는 『세계무대에 진출해서 한국의 도예를 인식시키는데 한몫을 하고 싶다』고. 대상 수상작 「S=K의 미래를 향한 움직임」은 조합토로 빚어 전통안료를 이용한 유약을 바른 작품.구상에서 제작까지 5개월이 걸린 역작으로 『상상속의 세계,동화속의 세계를 나름대로 해석하여 미래지향적으로 표현했다』는설명을 붙이고 있다.상상과 동화의 이미지를 한곳에 집중시켜 한 덩어리의 조형물을 제작,강렬한 느낌을 주는 이 작품은 색깔도 자유분방하게 쓸수있는 것을 다 써봤다고 한다. 『미술 타장르에 비해 여러가지 측면에서 지원이 부족하고 낙후된 도예계에 서울현대도예공모전과 규모있는 공모전의 증가와 정책적인 배려가 절실하다』는 그는 내년 여름 대학원을 마치면 개인전을 갖고 뉴욕으로 유학갈 예정이다.아직 미혼이다.
  • 언로 넓은 사회는 건강하다(박갑천칼럼)

    사람이 걸어다니는 곳만이 길은 아니다.차가 다니는 찻길에 배가 다니는 물길도 있고 비행기가 다니는 날길(항로)도 있다.아내의 길,스승의 길,사람으로서의 길…등등 세상에는 마음의 길도 있는 것이 아니던가. 언로­그것은 글자뜻 그대로 말길이다.말에도 가고오는 길이 있다는 뜻이다.이 말길 또한 다른길들과 마찬가지로 탄탄해야 하고 트여있어야 하며 암초도 없어야 한다.가정에서 그렇고 직장에서 그렇다.본디 언로라는 말이『군주나 정부에 의견을 말하는 길』(후한서:원소전등)이었음을 생각하더라도 국민과 위정,위정과 정치 사이가 예외로 될수는 없겠다. 말의 길에는 막힘이 없어야 한다.그게 막힐 때 웅덩이에 괸 물과 같이 된다.썩는다.냄새가 난다.그뿐이 아니다.흘러빠질곳 없이 물길을 틀어막아 놓은 둑의 신세로 될수도 있다.물길이 넘쳐 마침내 둑을 헐듯이 말길이 막혔다가 넘치면 역시 둑을 헐어버린다.역사에서 수도없이 보아오는 일이다. 「십팔사략」에 보이는 주여왕의 경우도 그것이다.그는 말길(언론)을 탄압한다.그에 대해 소공이 간하는 대목은 이렇다.『…대저 백성의 입을 막는 것은 내를 막는 것보다 더한 것이 있습니다(방민지구 심어방천).내가 막혔다가 터지면 사람을 많이 상하게 합니다.백성들의 경우도 같습니다.그러므로 내를 다스리는 사람은 물이 흘러내리도록 하고 백성을 다스리는 사람은 백성들이 생각하는 대로 말을 하게 합니다』 그런 간언에도 불구하고 여왕은 계속 말길을 막는다.드디어 폭동이 일어나고 그는 도망친 곳에서 평생을 갇혀사는 신세로 된다. 조선조에서 말길(언로)에 대해 가장 많이 언급하는 사람이 정암조광조이닐까 한다.그는 임금(중종)에게 말길 막지말라고 자주 진언한다.말길을 연 박상·김정등을 죄주자고한 대간들은 파직시켜 언로를 열어야 한다고 상소하는 것(사간원에서 양사의 파직을 청원한계)도 그것이다.『…비록 재상이 죄주기를 청해도 마땅히 구하여 언로를 넓혀야 옳겠거늘 도리어 언로를 막으니… 그 직책을 잃은 것입니다』 임금은 그의 말을 받아들여 김정등의 죄를 묻지않는다.조정암은『언로를 장려하는 덕이 드러났다』면서 다시 계를 올리고 있다. 대통령과 민자당의원들이 만난 자리에서「언로」얘기가 많이 오고간 것으로 보도되었다.이는 그동안에는 막혀있었다는 뜻으로 받아들여지게 한다.말의 길은 사통팔달이 되게 해야한다.그럴때 귓길 또한 밝아진다고 할 것이기 때문이다.
  • “사법부 개혁통해 독립성 확보”/윤관대법원장 취임 첫 기자회견

    ◎「정치판사」는 진퇴 스스로 판단을/성실성·개혁자세 인사 적극 반영/사시 사법부에 이관… 특별법원 설치 검토 『과거에 대한 깊은 반성으로 사법부개혁에 착수,국민들로부터 신뢰받는 사법부가 되도록 최선을 다할 각오입니다』 3차 사법파동으로 불리는 전임 대법원장의 사퇴의 진통끝에 12대대법원장직을 맡은 윤관 신임대법원장은 27일 취임후 첫 기자회견에서 의례적인 인사치레나 감회는 생략한채 강도높은 개혁의지를 천명했다 윤대법원장은 특히 재산공개와 관련한 문제법관이나 이른바 정치판사의 거취문제에 대해서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하는 법관 스스로가 판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용이다. ­취임사에서 사법부 개혁을 위해 범국민적 기구를 만들겠다고 했는데. ▲개혁은 시대적 요청이다.특히 근대사법 도입 1백년과 21세기를 앞둔 시점에서의 개혁은 매우 뜻있는 일이다.우선 제도적 측면에서는 우리 대법관의 재판업무가 폭주해 거의 한계에 이르고 있다.상소남발에 따른 이런 문제와 법관을 선발하기 위한 사법시험제도의 이관문제,법관개인의 평가문제,특별법원 설치문제등 개혁의 대상이 되는 문제는 여러분야에 걸쳐 있다.앞으로 법조계는 물론 학계와 언론계등 국민의 의사를 반영할 수 있는 각계가 총망라된 개혁기구를 설치할 생각이다. ­재산공개로 문제가 되고 있는 법관의 인책문제와 관련한 견해는. ▲재산공개로 사법부는 충격과 교훈을 함께 얻었고 국민들로부터 따가운 눈총을 받은 것이 사실이다.그러나 이와 관련한 법관의 문책은 달리 봐야 한다.법관은 헌법등에 의해 신분이 보장되고 있는만큼 여론으로 법관을 문책하는 것이나 법관을 조사하는 것도 법관의 신분상 독립을 해치는 것이기 때문이다.법과 양심에 따라 재판을 하듯 재산공개와 관련해 문제가 있는 법관은 자기양심에 따라 진퇴를 결정해야 할 것이다. ­결국 판사 개개인의 판단에 맡길 수밖에 없다는 뜻인가. ▲그렇다. ­이른바 정치판사에 대한 개인적 견해와 인적청산은 어떤 방식으로 할 계획인가. ▲어느 법관이 판사의 길을 포기하고 정치권력에 영합해 출세하려 했다면 법관 스스로 그런 판결을 했는지 판단을 내려 용퇴해야 할 것이다. ­정치판사는 30여년의 법관경험으로 있다고 생각하는가. ▲얘기하기 곤란한 문제지만 특정 보직에 근무했다는 것만으로 정치판사라 할 수는 없을 것이다. ­문제있는 법관의 인사조치는 고려하고 있는가. ▲재산공개등에 물의가 있었다면 빠른 시일안에 검토해서 인사에도 적절하게 반영할 것이다. ­사법부독립에 관한 평소의 소신은 어떤 것이며 외부에 당부하고 싶은 말은. ▲사법부의 독립은 민주주의의 기본이다.정치권력이 사법부를 시녀로 만들려면 굴종하든지 국민과 함께 독립을 쟁취하든지 둘중에 하나다.새정부는 사법부의 독립을 해치려하지 않을 것으로 확신한다.해치려해도 소신을 갖고 지킬 것이다.또한 사법부의 독립은 독선이 아니고 입법 행정부와 조화속에 견제와 균형을 이루는 것임을 모두 이해해야 한다. ­사법부가 권위주의적이라는 말을 많이 하는데. ▲재판관의 권위는 존중돼야 한다.권위가 존중되지 않으면 재판이 불신받기 때문이다.국민들도 재판을 신뢰해야 하며 재판에서 최선을 다해도 진다면 법관을 이해하려 해야 할 것이다. ­법관의 인사원칙과 인사시기는. ▲사법부의 안정을 위해 후속인사는 최대한 빨리 단행할 생각이다.인사의 공정과 관련해 문제가 있는 것이 사실이다.소장판사와 법관의 의견을 최우선으로 들을 생각이다.인사에서 서열이나 능력만을 중시할 수는 없다.자세와 성실성도 중요하다.법관회의를 의결기구로 만들 계획도 갖고 있고 법관회의를 인사의 공정성보장을 위해 앞으로 어떻게 운영할 것인지 검토할 예정이다. ­재조와 재야의 갈등문제에 대해서는 어떻게 보는가. ▲변호사는 중요한 역할을 함에 틀림없지만 같은 차를 타고 간다 하더라도 사법부가 앞바퀴라 할수 있다.앞으로 변협과의 유대강화를 위해 노력할 계획이다.
  • 「국민학교」(외언내언)

    스포츠지의 연재만화속에 다음과같은 대사가 있었다.『요오씨! 쥑여버리겠다』.만화가로서 비중이 있다는 작가의 것이었다.「요오씨」가 감탄사로서 결의나 승낙을 나타내는 일본말임을 모르고 썼음이 분명하다. 일제의 굴레에서 벗어난지 반세기가 돼가건만 그잔재는 곳곳에 배어있어 무시로 고개를 내밀곤한다.더구나 앞서의 만화대사에서 처럼 그 잔재인줄을 모른채 무심코 쓰는 경우까지 많아져간다.서울의 동명에서 가령 북창동만해도 쌀창고 있는 곳이라 하여 일제가 붙였던 이름이건만 그냥들 쓴다.한강의 중지도는 일본말 「나카노시마」를 한자음따라 「중지도」라 부르고 있으니 「가운뎃섬」이라는 한국말은 어디갔는가.「섬둑」이면 될걸가지고 일본말 「와쥬테이」(윤중제)에서 따온 「윤중제」로 쓰면서 한걸음 내쳐 「윤중중학교」라는 이름까지 만들어버린다.일제잔영은 스러지긴커녕 새끼까지 치고 있지 않은가. 「국민학교」라는 이름에서도 일제의 냄새는 물씬거린다.일제가 소위 황민화정책을 보다 노골화하면서 「대동아전쟁」을 일으키던 해인1941년2월 「칙령」으로 그때까지의 「심상소학교」를 고쳐 국민학교라 부르게 하고 있으니 말이다.이 이름에는 「황국신민」속의 두글자 「국민」이 투영된다.그위에 나치독일의 망령이 곁들여있기까지 하다.전체주의교육을 상징하는 폴크스슐레(Volksschule:국민학교)의 정신을 수용하고 있는 것이기 때문이다. 대학도 국민이 다니는 국민학교인데 유독 어린이가 다니는 학교를 이르면서 국민학교라고 했던데에서 일제가 노린바 뜻을 읽을수 있다.그래서 패전후의 일본은 그이름을 버리고 「소학교」라 하고 있다.그들은 버렸는데 우리는 쓰고 있으니 처지가 우습다. 진작부터 이이름 버리자는 움직임은 있어온다.교육부등 관계요로에는 건의서가 전달되고 강연회·공청회도 열리면서 갈음해야할 이름들이 제시되고도 있다.어떤 이름으로 되든 일제의 잔영만은 어서 지워내야겠다.
  • 12회 미술대전/대상 양화부문 이영박씨

    ◎우수상엔 임태규(한국화)·장광의(양화)·이용찬(판화)·김현호(조각)씨/구상/모두 2,148점 응모… 특·입선작 306점/입상작은 28일부터 「과천미술관」서 전시 제12회 대한민국미술대전(2부 구상계열)에서 영예의 대상은 양화부문에 「삶­맑음 그리고 비」를 출품한 이영박씨(46·서울 도봉구 미아9동 139의 9)가 차지했다. 23일 상오 심사결과를 발표한 한국미술협회(이사장 박광진)는 이번 가을 구상부문 미술대전에는 모두 2천1백48점이 응모된 가운데 양화부문의 대상을 포함,4개부문(양화 한국화 조각 판화)에서 3백11점의 입상·입선작을 냈다고 밝혔다. 우수상 수상자는 ▲한국화부문에 「새벽」을 출품한 임태규씨(30·서울 마포구 서교동 346의 34) ▲양화부문에 「8월의 오후」를 출품한 장광의씨(36·서울 노원구 상계9동 639) ▲판화부문에 「옹중석­ 섬+바다」를 출품한 이용찬씨(28·경기 안양시 석수 3동 785의 17) ▲조각부문에 「윤회」를 출품한 김현호씨(25·부산시 영도구 남항동1가 98)가 각각 결정됐다. 이밖에 특·입선작은 한국화1백35점,양화1백3점,판화25점,조각44점등 모두 3백6점이다. 김흥수 심사위원장은 『이번 심사에서는 미술대전의 질적향상을 위해 입선작의 수를 예년에 비해 43점 정도 줄였다』면서 『개성과 예술성,다양한 표현양식에 비중을 두어 수상작을 선정했다』고 말했다. 입상·입선작은 28일부터 10월17일까지 과천 국립현대미술관에서 전시되며 천안(10.20∼29·천안시민회관),광주(11.1∼10·광주시립미술관),대구(12.1∼10·대구문예회관) 등에서 순회전시된다. 올해 미술대전은 처음으로 비구상과 구상으로 나누어 실시됐으며 비구상계열의 심사결과는 지난 봄에 발표된 바 있다. 심사위원 명단은 다음과 같다. ▲심사위원장=김흥수 ▲부위원장=김영중 ▲한국화=김흥종 이영찬 하태진 임용의 김철성 윤애근 ▲양화=황유엽 윤재우 김흥수 김숙진 김 태 심죽자 박창돈. ▲판화=송번수 김현실 ▲조각=전뢰진 김영중 최종태 최의순. ◎양화 「삶…」으로 대상 수상 이영박씨/“서민의 삶·맑은 심성 표현 노력”(인터뷰) 『어젯밤 수상소식을 전해듣고 도저히 믿기지 않아 주최측에 재차 확인을 했습니다』 제12회 대한민국미술대전(2부 구상계열)에서 대상을 수상한 이영박씨(47)는 고등학교를 간신히 졸업,정규미술교육을 전혀 받아보지 못한 자신이 대상을 받으리라곤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다며 당혹스런 표정을 감추지 못했다. 경남 창원태생으로 어려운 집안 형편때문에 공민학교로 중학과정을 마치고 북부산고를 졸업한 이씨는 24살에 상경,가난한 생활속에서도 어려서부터 좋아해온 그림에 대한 집념을 버릴수 없었다고 털어놓았다. 『힘들게 살아온 제가 이런 영광을 안게돼 많은 분들의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는것 같습니다.솔직히 그림외에 제가 살아온 얘기는 세세히 밝히고 싶지 않습니다.아내가 가내공업으로 생활을 맡아오는데 남편인 제가 막노동과 장사는 못해봤겠습니까』 지나온 삶의 이야기들을 도무지 거론조차 하기 싫어하는 그는 친구의 화실을 전전하며 그림에 몰두해왔고 이번 대상 수상작 「삶­맑음 그리고 비」도 지난 여름 미아리 전철역부근 건물2층에 있는 친구의 화실에서 내려다본 그 일대풍경을 소재로 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구상은 오래 걸렸지만 그리는 데는 보름정도 걸린 작품입니다.저와 똑같은 미아리 서민들의 삶을 소재로 그들의 가난하지만 맑은 심성들을 가슴으로 생각하면서 마음을 쏟아 정성껏 그렸습니다.좋은 그림에는 여건이 필요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이씨는 지난83년 대한민국미술대전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미술대전에 5차례나 입상했고 목우회 특선상을 세차례 수상하면서 84년부터는 목우회 회원으로 활동하고있다. 『구매자가 없어 작품을 팔아본 적이 전혀 없으며 그저 친구들에게 몇점 선물한 것이 고작』이라며 개인전도 제대로 한번 못해봤지만 이제부터 시작이라는 각오로 임하겠다고. 의류관계 소규모 가내공업을 하는 부인 김영하씨(44)와 두딸을 두고 있다.이씨는 그림그리는 사람이라기보다 거리에서 흔하게 만날수 있는 40대 평범한 가장의 모습이다. ◆DB편집자주:명단생략 HRM­930924­13­01 참조
  • “1국 2대통령” 러정국 대혼미/옐친·의회 통치권 다툼

    ◎군부선 “옐친 지지” 다짐/의회,해산반발 루츠코이대행 선임/헌재소장,총선·대선 동시실시 촉구 【모스크바=이기동특파원】 보리스 옐친 러시아대통령이 21일(한국시간 22일 상오) 최고회의(상설의회)를 전격 해산하고 12월 조기총선 실시를 발표한데 맞서 최고회의가 22일 옐친대통령의 권한을 박탈하고 알렉산드르 루츠코이 부통령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선포함에 따라 러시아정국은 지난91년 보수파의 불발 쿠데타 이후 최대의 혼미상황에 빠졌다. 루츠코이는 대통령 권한대행 지명후 즉각 대통령 포고령을 발표,옐친대통령의 조치를 무효화하는 한편 자신의 지시에 따를 것을 명령하는 등 통치권 장악을 위해 필사의 노력을 기울이고 있으나 군부 지도자들이 여전히 옐친에 대한 충성을 다짐하고 있고 국민들도 냉담한 반응을 보여 상황을 반전시키지 못하고 있다. 모스크바 시내 최고회의 의사당 주변에 수천명의 시민들이 결집한 것을 제외하고는 22일 현재 러시아는 시위나 병력이동및 군부동요 없이 평온을 유지하고 있다. 미국 등서방선진 각국과 독립국가연합 공화국들로부터 지지성명이 잇따르는 가운데 옐친대통령은 22일 상오 국방·내무·보안장관을 대동하고 모스크바 중심가를 돌아보며 『우리는 어떤 폭력도 쓸 의사가 없으며 모든 것을 평화적으로 유혈사태 없이 해결하기를 원한다』면서 정치위기 해소를 위한 무력동원 가능성을 배제했다. 옐친대통령은 또 루츠코이부통령의 권력장악 기도에 대해 『별로 심각한 일은 아니며 아마추어적인 것』이라고 일축하고 독립국가연합 정상회담이 오는 24일 모스크바에서 예정대로 열릴 것이라고 자신감을 보였다. 파벨 그라초프 러시아 국방장관은 각급지휘관들과 협의한 결과 군부는 옐친대통령을 전폭 지지하고 있으며 국방부는 최고회의에 복종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히고 군부대 상황은 평온하다고 강조했다.국방부는 또 러시아 핵무기 발사지휘장치가 옐친대통령의 통제하에 있다고 밝혔다. 그라초프장관은 그러나 일부부대와 군사학교가 최고회의에 의해 보수파 국방장관으로 임명된 블라디슬라프 아찰로프장군의 「명령」을 수행하고 있음을 시인했다. 러시아의 정정불안으로 인해 세계주요증시가 폭락세를 보였고 달러화는 강세를 띠었으며 귀금속 가격및 유가는 급등세를 나타냈다. 러시아헌법재판소가 22일 옐친대통령의 의회해산 포고령이 위헌이며 탄핵대상이 될수 있다고 판시한데 이어 발레리 조르킨 러시아 헌법재판소장은 위기상황 타개를 위해 의회·대통령 선거의 동시 조기실시를 촉구했다. 21일밤 비상소집돼 철야로 진행된 최고회의는 옐친대통령의 자격박탈을 표결에 부쳐 출석의원 1백39명중 1백16명의 찬성으로 가결한데 이어 루츠코이부통령을 대통령 권한대행으로 선임하고 국방·보안·내무장관을 해임,각각 후임자를 임명했다.옐친대통령의 최대정적인 루슬란 하스불라토프 최고회의의장은 옐친의 조치를 쿠데타로 규정,퇴진을 요구했으며 전국적인 총파업과 함께 군경에 대해 대통령의 명령에 불복종할 것을 촉구했다. 이에 앞서 옐친대통령은 21일밤 예고없이 20분간 생중계된 대국민 TV연설을 통해 최고회의와 인민대표대회의 모든 권한을 즉각정지시키고 오는 12월11,12일중 상하원 연방의회를 선출하는 조기총선을 실시한 뒤 대통령선거도 조기에 실시할 것이라고 발표했었다.옐친대통령은 시장개혁을 고의로 저해하고 있는 의회를 제거하기 위해 불가피하게 이같은 전격적인 조치를 취하게 됐다면서 보수파들이 러시아를 끝없는 혼돈으로 몰아가고 있다고 비난했다.
  • 되는일 안되는일이 분명해져야(박갑천칼럼)

    『되는일도 없고 안되는일도 없다』­그동안의 우리사회 생리를 자조적으로 표현해온 말 아닌가 한다.말이 되는것도 같고 안되는것 같기도 한 표현이다.그러나 우리사회의 실제가 그랬다.되어야 할일도 돈과 뒷줄이 없으면 힘이 들고 안될것 같은일도 돈을 쓰거나 뒷줄이 단단할때 되는것 아니었던가. 의사표시가 자유로워진 정부가 들어선 다음 집단이기주의네,지역이기주의네 하여 아드등거리는 사단이 많아진 맥락도 거기서 찾을수 있다.못이뤄낼것 같은 일도 목청을 높임으로써 이뤄내는 사례를 경험해오지 않았던가.제아무리 소리를 높이고 다수의 기세로 밀어붙여도 안될일은 안된다고 할때 악장칠 소지는 없어진다.그런데 그게 아니었다.안될일도 되는수가 있었기에 소리를 높여보자는 생각을 하게 되는것이다. 조선 인조조 정묘호란때 청나라군사가 평안도를 함락시킨다.평안감사는 윤훤이었는바 그가 지키지 못하고 도망간 죄를 군법으로 다스리자고 대간들이 청했으나 임금은 윤허하지 않았다.그런데 윤훤의 조카 신지의 아내인 정혜옹주가 입궐한길에 시삼촌의 죄를 사하여주도록 임금에게 간청했다.그는 임금의 고모였다. 그게 역효과를 낸다.대간들의 청에 윤허를 내려 죽음에 이르게하기 때문이다.조정일은 공론에 부쳐야 하는데 고모가 나를 만난다음 윤훤의 죽음이 용서된다면 사정을 두었다 할것이 아니냐는게 이유였다.이를 두고 인선장대비는 공주들에게 경계하는 사례로 삼고있다(죽헌 정재륜의 「공사견문록」).안될일을 옹주가 들어 되게 할수는 없었다는 말이다.될일이라면 옹주가 나서지 않아도 되어야한다. 회재 이언적도 나라를 다스림에 있어 엄정한 강기가 중요한 것임을 뼈지게 강조한다.­『대저 어진자가 있는데는 은연히 호랑이와 표범이 산에 있는 형세가 되고,공도가 게양된 곳은 일월이 중천에 밝은것과 같아서 여우와 삵이 넋을 빼앗겨 도망가 숨고 음예한것이 햇볕에 흩어져 없어지는것과 같으니…』(회재집 권12 홍문관상소중에서).확고한 기강을 세워 흐트러짐이 없게 해야겠다는 뜻이었다. 될일은 잔재주 안부려도 되고 안되어야 할일은 공주의 아버지가 들어도 안되는 사회기강을 세워나가야 한다.만인에게 똑같이 적용되는 잣대질­.그래야 착하게 부지런하게 사는 보통사람들의 기가 산다.불신의 벽은 그때 헐린다.비로소 사람들은 참다운 주인의식을 갖게된다.지금 우리는 그길로 들어서고 있는가.
  • 민족 자긍심의 회복(사할린한인 망향의 한 50년:4·끝)

    ◎「문화재생」 노력… 광복절 등 새 명절로/한글교육 중학교 생기고 한복 보급 강제징용으로 사할린에 끌려온 1세 노인들이 고향으로 돌아갈 날만을 기다리며 평생을 지냈다면 소위 2,3세 젊은 사람들의 생각은 분명 이와 다르다. 『우리는 누구인가.러시아친구들과 어울려 러시아말을 하며 자랐는데 어느날 갑자기 한국이라는 나라가 우리 앞에 나타났다.한동안 한국이 모든 것을 해결해줄 구세주라는 기대도 가졌던게 사실이다.하지만 지금은 다르다.우리는 분명 한국인이지만 이 땅에서 뿌리를 내리고 살아가야 한다』­사할린컴퓨터연구소에 다니는 김용수(45)씨의 이 말은 이 땅에 사는 소위 한인 2,3세들이 겪는 또다른 고민을 보여준다. 한국과의 길이 열림으로써 사할린사회는 그동안 알게 모르게 많은 변화를 겪었다.가장 큰 변화는 역시 애환과 탄식으로 점철된 이 사회에 희망과 활력이 생겨났다는 점일 것이다.그것은 수십년간 억눌렸던 민족문화와 한국인이라는 자긍심의 재생으로 연결됐다. 지진대인 관계로 사할린의 주거건물은 5층이하 아파트건물이 대종을 이룬다.그중 가장 인기없는 1,5층을 가리켜 이곳에서는 「카레이스키 에타쥐(한국인 층)」라고 부른다.소련시절 소수민족으로 한인들이 당한 설움을 보여주는 한 예이다. 같은 한인이면서 러시아본토(원동,중앙아)한인들로부터도 차별대우를 받았다고 한다.해방뒤 공산주의 사상을 교육시키기 위해 사할린으로 파견된 본토거주 한인(큰땅배기)들은 이곳 한인(본토배기)들을 소위 「삼방꼬(삼등자)」로 부르며 멸시했다고 한다.러시아인,본토 한인에 이은 삼등민족이라는 말이다.본토배기들은 큰땅배기들을 『빨갱이 선전하러 온 자들』로 욕했다. 두곳 출신 한인들은 그때 생긴 감정 탓에 지금도 자리를 같이하기를 꺼린다. 그 「삼방꼬」들이 이제는 반대로 러시아인들로부터 부러움을 사는 입장이 됐다.한국상품의 대거진출은 러시아인들로 하여금 이곳 한인들을 다른 눈으로 보게 만들었다.아직 한국기업의 대규모 투자는 이루어지지 않고 있지만 최고급이라는 한국식당이 지난해 문을 열었고 한국사업가가 사할린 유일의 「45분 필름현상소」도 이곳에 열었다.가게에는 한국산 가전제품,라면,과자,즉석식품들이 진열장을 가득 메우고 러시아 고객들의 발길을 멈추게 한다.지난해 일본에 대한 쿠릴열도반환 반대집회장에서 한 러시아여인이 『일본은 필요없다.우리에겐 한국이 있다』고 소리치는 장면이 TV로 방영돼 화제가 되기도 했다. 이런 외적인 변화는 한인사회 자체에도 많은 변화를 가져왔다.사할린주 한인협회의 김홍지회장은 『그동안 추진해온 민족문화재생사업의 결과 설날,단오,추석 등 우리의 고유명절이 한인사회의 주요명절로 자리를 잡았고 어버이날,광복절 등 「한국에서 배운」 새로운 명절까지 추가됐다』고 말했다. 지난해부터 러시아 제9중등학교가 한글교육 시범학교로 지정돼 교장(신숙자)외 10명의 한인교사가 부임,주10시간씩 한글을 가르치고 있다.사할린시 대의원인 김춘경씨(여·57)는 『이곳에 진출한 선교사·사업가 부인들한테 한복입는 법도 배우고 서울의 모 교회에서 남녀한복 1백벌을 보내주어 한복도 많이 보급됐다』고 했다. 또한 지난해 6월에는 어느 재일한국인의 지원으로 건평 6백평짜리 극장을 구입,한인문화관을 열었고 서울의 모 독지가의 도움으로 장서 1만여권을 갖춘 도서관도 문을 열었다.지난해 발족한 「무궁화예술단」(단장 온명춘)은 한인들의 행사에서 모국의 음악을 연주한다. 하지만 문화행사를 주관하는 사람들의 눈에는 아직 모든 게 미흡하다.김춘경씨는 『문화는 결국 행사를 통해 보여줘야 하는데 그러려면 모국으로부터 재정지원은 물론 전문가들의 지도가 무엇보다 아쉽다』고 말했다. 사할린방송국에서 일하는 한 젊은 기자의 말처럼 이제는 「찔끔찔끔 도와주며 생색이나 내려는 짓」은 그만두어야 할 것 같다.그보다는 1세 노인들의 한을 조금이라도 덜어줄 수 있는 길이 무엇인지,그들의 후손들이 어렵게 찾은 모국을 소중히 간직할 수 있도록 어떻게 도와야할지를 보다 진지하게 생각할 때라는게 취재를 마치며 느낀 소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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