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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후 첫 미군 사망자 3명 발생…美, 보복 예고

    하마스-이스라엘 전쟁 후 첫 미군 사망자 3명 발생…美, 보복 예고

    지난해 10월 7일 팔레스타인 무장단체 하마스의 이스라엘 기습 공격 후 이스라엘의 보복 지상전으로 불거진 중동 분쟁이 시작된 후 처음으로 미군 전사자가 발생했다. 중동을 둘러싼 분쟁에 미국 등 서방국가의 보복이 이어진다면 중동 확전은 불가피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28일(이하 현지시간) 성명을 통해 시리아 국경과 가까운 요르단 북부 미군 주둔지 ‘타워 22’가 전날 밤 무인기(드론) 공습을 받았으며, 이 과정에서 미군 3명이 사망하고 다수가 부상했다고 밝혔다.뉴욕타임스에 따르면, 미국의 우방인 요르단에는 3000여 명의 미군이 주둔해 있으며, 이번에 공격을 받은 타워22에는 시리아 알 탄프 미군 주둔지를 지원하는 특수작전 부대 및 군사훈련병과 요원들이 배치돼 있었다. 당초 미 중부사령부는 부상자가 25명이라고 발표했지만, 이후 미 당국자는 외상성 뇌 손상 등을 입은 부상자가 최소 34명이라고 밝혔다. 미 당국은 미군 주둔지를 공격한 주체가 요르단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라고 지목했다. 바이든 대통령은 “우리는 이 공격의 사실관계를 아직 확인하고 있지만, 이란이 후원하고 시리아와 이라크에서 활동하는 극단주의 민병대가 공격했다는 것을 알고 있다”면서 “우리가 선택하는 시기와 방식으로 이 공격에 대해 책임을 물을 것”이라면서 직접 ‘보복’을 언급하기도 했다. 중동 확전 가능성 우려 더욱 커졌다 미국은 2021년 ‘테러와의 전쟁’ 공식 종료를 선언한 후에도 무장단체 이슬람국가(IS) 소탕 등을 목적으로 이라크와 시리아에 병력을 주둔시켜왔다. 지난해 10월 하마스의 이스라엘 테러 이후, 이라크와 시리아에 있는 친이란 민병대와 무장단체들은 중동에 주둔한 미군에 대해 여러 차례 무력으로 도발해왔다. 미군도 이에 상응하는 공습을 가했고 그 과정에서 부상자는 여럿 발생했지만 사망자는 없었다. 해외에 주둔하는 자국군 또는 해외 거주 국민 등 자국민 보호에 최우선 가치를 둬 왔던 미국 정부 입장에서 중동에서의 미군 사망자 발생은 묵과하기 어려운 사건에 속한다.이에 일각에서는 이전까지와는 비교할 수 없는 수준의 보복이 단행될 가능성이 거론되기도 한다. 특히 올해 11월 대선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전 대통령과의 양자대결에서 낮은 지지율을 보이고 있는 바이든 대통령은 이번 일이 대선에 악재가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한 강한 대처를 선택할 가능성이 크다. 워싱턴포스트는 “가자지구 전쟁 이후 첫 미군 사망자가 발생하면서 미국 정부가 어디에서 어떤 방식으로 이를 대응할 것인지에 즉각적인 물음이 제기되고 있다”면서 “미국은 미군에 대한 공격을 막기 위한 방어적 목적이라는 명분으로 최근 수 주 동안 이라크, 시리아, 예멘에 대한 공격을 감행해 왔다”고 전했다. 앞서 공화당은 그동안 중동에서 제한적인 공격만 이어 온 바이든 행정부를 비난하며, 이란이 지원하는 무장단체들에 대한 강경 대응을 압박해왔다. 지지율 고전을 면치 못하는 바이든 대통령이 ‘보복’을 직접 언급한 만큼, 중동 지역의 긴장이 전례없는 수준까지 치솟을 것이라는 우려의 목소리가 쏟아지고 있다.
  • 서방세력 vs 친이란 확전… 이란, 이라크·시리아 ‘전방위 공격’

    서방세력 vs 친이란 확전… 이란, 이라크·시리아 ‘전방위 공격’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중동 역내 곳곳에서 주말 내내 무력 공방이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로 국한됐던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과 중동 ‘저항의 축’을 뒷받침하는 ‘친이란’ 진영으로 빠르게 번져 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마제흐 지역 한 주택을 미사일로 폭파시켰다. 이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장교와 대원 등 5명이 숨졌다. 이들 중 3명은 혁명수비대의 고위 지휘관으로, 당시 시리아 내 정보책임자 등과 회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미군과 연합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공격에 대해 이라크 현지 무장정파 이슬라믹 레지스턴스가 배후를 자처하며 “가자지구 내 시온주의 단체의 학살에 대한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이날 이라크 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도 탄도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받았다. 이 공습으로 이라크 군인 한 명이 다치고 미국 측 직원 여러 명이 외상성 뇌 손상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고 미군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앞서 이란은 가셈 솔레이마니 IRGC 사령관 4주기 추도식에서 벌인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6일 이라크, 시리아, 파키스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다. 이틀 뒤인 18일 파키스탄은 이란 영토에 미사일과 드론으로 보복 타격했다.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근까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이 미군 등을 향해 드론과 로켓을 발사한 횟수는 최소 143번이라고 CNN은 집계했다. 로이터는 이란·중동 소식통 6명의 말을 인용해 IRGC가 후티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고 홍해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이란이 후티에 이스라엘 연계 민간 선박을 식별하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선박식별데이터도 제공했다고 설명했다. 미군도 전날 예멘 후티 반군의 대함 미사일 3기를 공격하면서 맞대응했다. 가자지구 상황도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이스라엘이 강도 높은 공격을 이어 가면서 이날까지 팔레스타인인 누적 사망자 수는 2만 5105명, 부상자 수는 6만 2681명이라고 가자지구 보건부가 밝혔다. 라나 누세이베흐 주유엔 아랍에미리트(UAE) 대사는 블룸버그통신 인터뷰에서 “우리는 지금 인도주의적 휴전이 필요하다”면서 미국에 “확전을 막을 수 있는 시간이 얼마 남지 않았다. 긴장 완화를 위한 핵심적인 역할을 해야 한다”고 요구했다.
  • 이스라엘, 미국에 등돌린 사이 이란은 이라크·시리아 전방위 공격 ‘통제불능’

    이스라엘, 미국에 등돌린 사이 이란은 이라크·시리아 전방위 공격 ‘통제불능’

    시리아, 레바논, 이라크, 예멘 등 중동 역내 곳곳에서 주말 내내 무력 공방이 이어졌다. 팔레스타인 가자지구 내로 국한됐던 이스라엘과 무장정파 하마스의 충돌이 미국을 중심으로 한 서방세력과 중동 ‘저항의 축’을 뒷받침하는 ‘친이란’ 진영으로 빠르게 번져가고 있다.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에 따르면 이스라엘군은 시리아 다마스쿠스의 마제흐 지역 한 주택에 미사일로 폭파시켰다. 이 공습으로 이란 혁명수비대(IRGC) 소속 장교와 대원 등 5명이 숨졌다. 이들 중 3명은 혁명수비대의 고위 지휘관으로, 당시 시리아 내 정보책임자 등과 회동 중이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에브라힘 라이시 이란 대통령은 이날 공습 이후 성명을 통해 “이란은 시온주의자 정권의 범죄를 묵과하지 않을 것”이라며 보복을 예고했다. 이날 이라크 서부 아인 알아사드 공군기지도 탄도 미사일과 로켓 공격을 받았다. 발사된 미사일 대부분은 미군 방공시스템에 의해 격추됐으나 일부 시설이 타격을 입었다. 이 공습으로 이라크 군인 한 명이 다치고 미국 측 직원 여러 명이 외상성 뇌 손상 여부를 검사받고 있다고 중부사령부는 밝혔다. 미군과 연합군을 겨냥한 것으로 보이는 이번 이라크 현지 무장정파 이슬라믹 레지스턴스는 공격 배후를 자처했다. 이 단체는 성명에서 “미국 ‘점령군’에 대한 저항이자 가자지구에서 벌어지고 있는 ‘시온주의 단체의 학살’에 대한 대응이었다”고 주장했다. 앞서 이란은 가셈 솔레이마니 IRGC 사령관 4주기 추도식에서 벌인 폭탄 테러에 대한 보복으로 지난 16일 이라크, 시리아, 파키스탄을 향해 미사일을 발사했고 이틀 뒤인 지난 18일 파키스탄은 이란 영토에 미사일과 드론을 타격해 보복한 바 있다. 지난해 10월 7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이 시작된 이래 최근까지 이라크와 시리아에서 친이란 무장세력이 미군 등을 향해 드론·로켓을 발사한 횟수는 최소 143번으로 CNN은 집계했다. 로이터는 여러 이란·중동 소식통을 인용해 IRGC가 예멘 후티 반군에 무기를 제공하고 홍해 선박에 대한 공격을 직접 지휘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들은 후티에 이스라엘과 연관된 이스라엘과 연계된 민간 선박을 구별하는 노하우를 전수하고 해상에서 선박을 식별할 수 있는 정보도 공유했다고 설명했다. 미군도 전날 홍해를 겨냥해 미사일을 발사혀려던 후티의 대함 미사일 3기를 공격하는 등 후티 본진 공습을 연일 이어가고 있다. 레바논 국영 NAA 통신에 따르면 이날 레바논 마와힌 지역에서는 이스라엘의 드론 공습으로 최소 2명이 사망했다. 이스라엘 군은 해당 공격에 대해서는 입장을 내놓지 않았으나 성명에서 이스라엘 전투기가 레바논 남부 알아디사 지역에 있는 헤즈볼라의 전투 시설을 공격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 군도 가자지구에서 강도 높은 공습을 이어가고 있다. 가자지구 보건부는 이날 팔레스타인 누적 사망자 수가 최소 2만 5000명이 넘었다고 밝혔다. 이스라엘군은 이날 남부 도시 칸 유니스의 한 하마스 대원의 집 밑에 있는 1㎞ 길이의 지하터널에서 약 20명의 인질이 갇혀 있던 비좁은 감옥을 발견했다.
  •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 사라진다…‘사나이’ 대신 ‘이것’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 사라진다…‘사나이’ 대신 ‘이것’

    농심 대표 라면 제품 신라면의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광고 카피가 역사 속으로 사라진다. 성평등이 강조되는 요즘 굳이 ‘사나이’를 강조하지 않고 소비자를 아우르겠다는 의미다.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이라는 카피는 신라면이 처음 출시된 1986년부터 나왔다. 남자는 씩씩하고 웬만하면 눈물도 흘리지 않아야 한다는 성 고정관념이 강하던 시절이다. 이 카피는 2021년 작고한 농심 창업자 신춘호 회장이 직접 만든 것으로 유명하다. 신라면이라는 제품명도 신 회장이 ‘맵다’는 의미도 담긴 자신의 성을 따서 붙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신라면의 광고모델도 여러 사람을 거쳤다. 박지성, 송강호·유해진, 최수종, 류수영·박형식 등이 출연했고, 이들 모두 ‘사나이 울리는 농심 신라면’을 외쳤다.다만 최근 몇 년간 손흥민이 모델로 출연한 신라면 광고에도 ‘사나이 울리는’이라는 문구가 사용되기는 했지만, 이보다는 ‘세계를 울리는’이라는 카피가 부각됐다. ‘월드클래스’ 손흥민의 이미지와 더불어 전 세계적으로 수출돼 사랑받는 신라면의 이미지를 강조하는 의미였다. 연합뉴스에 따르면 농심 관계자는 ‘사나이 울리는’이라는 카피를 이제 쓰지 않기로 한 결정이 성평등이 강조되는 사회 변화에 따른 것 아니냐는 분석에 “그렇게 볼 수도 있겠다”라면서도 “신라면은 거의 40년간 고객에게 사랑받은 제품이다. 단순하게 사나이, 남자보다 소비자 전체에 감동을 주는 광고를 하겠다는 의도”라고 말했다.농심의 새 TV 광고에는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새로운 카피가 들어간다. 일반인 모델을 활용해 일상의 순간을 함께하는 대한민국 대표 라면의 친근함과 일상성을 강조하는 콘셉트다. 출시 이후 줄곧 사용된 ‘사나이 울리는 신라면’이라는 카피는 눈물이 나올 정도로 맛있게 매운맛을 강조했다면, 새롭게 선보이는 ‘인생을 울리는 신라면’은 단순한 식품을 넘어 고객과 희로애락을 함께 하며 정서적 교류를 나누는 동반자가 되겠다는 의미가 있다고 농심은 설명했다.새 광고는 ‘인생을 맛있게 메워주는 라면’을 주제로 가족, 친구, 동료와 즐기는 신라면의 모습을 담았으며 해외에서 세계인도 즐기는 신라면의 위상을 표현했다. 농심 신라면 광고 ‘인생을 맛있게 메워주는 라면’ 편은 오는 20일 방송되며 다음 달부터는 가족과 캠핑에서 즐기는 신라면, 회식 다음 날 속을 달래는 신라면, 친구들과 함께 먹는 신라면, 나만의 공간에서 편하게 즐기는 신라면 등 4편도 차례로 공개된다.
  • ‘커튼 머리’ ‘뽀샵’ 사라진다…범죄자 동의 없어도 ‘머그샷’ 공개

    ‘커튼 머리’ ‘뽀샵’ 사라진다…범죄자 동의 없어도 ‘머그샷’ 공개

    중대범죄 피의자의 신상을 강제 촬영해 공개할 수 있도록 한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을 앞두고 정부가 구체적인 공개 절차 등을 마련했다. 법무부는 16일 국무회의에서 머그샷 촬영 방법과 신상 공개 절차 등을 담은 중대범죄신상공개법 시행령 제정안이 의결됐다고 밝혔다. 중대범죄 신상공개법과 시행령은 오는 25일부터 시행된다. 이전에는 특정강력범죄와 성폭력범죄의 피의자 신상정보 공개가 가능하고, 피의자의 동의 없이는 ‘머그샷’ 촬영이나 공개가 어려웠다. 오는 25일부터는 내란·외환, 폭발물사용, 현주건조물방화치사상, 중상해·특수상해, 아동대상성범죄, 조직·마약범죄가 공개 대상 범죄에 추가된다. 재판 단계에서 공개 대상 범죄로 공소장이 변경된 경우에는 피고인도 공개 대상이 된다.주요 내용을 살펴보면 검찰과 경찰은 중대범죄 피의자의 얼굴을 공개할 때 원칙적으로 30일 이내의 모습을 공개해야 한다. 이를 위해 필요하면 피의자의 얼굴을 동의 없이 촬영할 수 있다. 수사기관이 사진을 찍을 경우 피의자의 정면·왼쪽·오른쪽 얼굴 컬러사진을 촬영하여 전자기록으로 저장·보관한다. 공개 결정 전에는 피의자에게 의견 진술 기회를 제공하고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 개최일 등을 고지하도록 했다. 또 피의자가 즉시 공개에 동의하지 않으면 공개 결정 후 최소 5일의 유예기간을 두도록 정했다. 신상정보는 검찰총장이나 경찰청장이 지정한 인터넷 홈페이지에 30일간 게시하고, 신상정보 공개 심의위원회는 공무원이 아닌 위원이 과반이 되도록 구성하도록 했다. 법무부는 “신상공개 제도가 정비되면 유사 범죄를 예방하고 국민의 알 권리를 보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밝혔다.
  •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면… 자신의 길 찾아갈 수 있길

    마지막 페이지에 다다르면… 자신의 길 찾아갈 수 있길

    괴테의 말마따나 인간은 한없이 방황하는 존재다. 그런 우리가 소설을 펼치는 건 거기에도 우리처럼 방황하는 존재가 있어서일 것이다. 결국엔 그들도 자신의 길을 찾길 응원하면서 소설의 마지막 페이지를 넘긴다. 아직은 어둑한 새해, 혼란 속에서 고민하는 주인공이 등장하는 신작 소설 세 편을 소개한다. “책상에 앉아 내가 갖고 싶은 세 개의 화분을 그렸다. 꽃이 피지 않는 종류가 좋겠다. 꽃은 아주 잠깐만 예쁘고 지저분하게 시드니까.” 안보윤(왼쪽)의 ‘수미’(현대문학 1월호)는 독자 내면에 켜켜이 쌓인 내밀한 죄의식을 건드린다. ‘폭력’을 상징하는 인물인 ‘전수미’·‘구원장’과 대립하며 양심을 지키는 주인공 ‘전수영’을 앞세워 두 유형의 인물 중 무엇을 선택할 것인지 질문한다. 전수미와 구원장은 전수영이 저지른 실수(또는 죄)를 내세우며 “너도 우리와 같다”고 은밀한 연대의 손길(또는 압박)을 건넨다. 전수영은 그 손을 떨칠 수 있을 것인가. “음란하고 불온한 소녀들에게.” 안담(가운데)의 ‘소녀들은 따로 자란다’(위즈덤하우스)는 혼란스러운 사랑을 마주한 소녀의 이야기다. ‘나’는 교실 안에서 여자애도, 남자애도 아닌 중간자다. 누구도 그를 선뜻 ‘친구’로 명명하지 않는다. 다만 소녀들에게 ‘나’의 쓰임새가 하나 있다. 진짜 여자가 되기 전 ‘여자가 되는 연습’(!)을 할 때다. 이 에로틱한 연습, 그것은 사랑인가 아닌가. 안담은 작가 소개에서 “정상성의 틈새, 제도의 사각지대로 숨어드는 섹슈얼리티 이야기에 이끌린다”고 했다. “종(種)이 가진 신체 메커니즘으로부터 완전히 해방된 우리는 무엇이 되어 가는 중일까요?” 좀더 큰 질문을 던지는 건 현실을 뛰어넘는 상상력이 가능한 SF소설의 역할이다. 우다영(오른쪽)의 ‘그러나 누군가는 더 검은 밤을 원한다’(문학과지성사)는 인간이 빅데이터 시스템 ‘매기’에 의식과 신체를 모두 내맡긴 이후의 세상을 그린다. 매기에 종속되길 선택한 인간은 세계에 실존하길 포기하고 “오직 현상으로 남기를 택”한다. 그러나 매기 안의 존재인 ‘승용’은 주인공 ‘혜경’을 점차 사랑하게 되며 ‘요람’으로 표현되는 시스템 바깥의 삶을 제시한다. 이제 눈을 감아도 계속 떠오르는 ‘벽 너머’의 삶. 어떻게 할 것인가. 영화 ‘매트릭스’에서 제시했던 질문과도 비슷하다. ‘빨간 약’을 먹고 고통스러운 진실의 세계로 향할 것인가, 아니면 ‘파란 약’을 삼키고 평안한 거짓의 세계에 남을 것인가. ‘작가의 말’에 우다영은 이렇게 적었다. “우리는 암호화되어 도착한 세계의 함의입니다. 세계의 악의이자 선의입니다. 그러므로 우리가 가진 영감에서는 세상 모든 것의 원본을 발견할 수도 있고, 때로는 본질보다 앞선 진실이 발생될 수 있습니다. (…) 그러므로 이 이야기가 끝난 후에 당신의 이야기가 시작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테러범에게도 인권 있다?…77명 살해한 연쇄테러범, 국가 상대 소송[핫이슈]

    테러범에게도 인권 있다?…77명 살해한 연쇄테러범, 국가 상대 소송[핫이슈]

    노르웨이의 연쇄테러범이 국가를 상대로 소송을 제기했다. 교도소에 갇혀있는 동안 인권을 침해받았다는 것이 소송의 이유다. 2011년 7월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정부청사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이후 총기를 난사해 총 77명의 목숨을 앗아간 연쇄 테러범 안데르스 베링 브레이빅은 이듬해부터 교도소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독방에 감금된 자신의 교도소 생활이 유럽인권협약에 따라 비인도적인 처우에 해당한다며 인권을 침해받았다고 주장해 왔다. 그러나 현재 브레이빅이 수감돼 있는 오슬로 북서부 티리스트란드의 링기케 교도소는 매우 쾌적하고 넓은 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AP통신은 “브레이빅은 주방과 식당, 게임기, 여러 개의 안락의자와 에펠탑 그림이 걸린 교도소의 독방에서 생활한다”면서 “해당 교도소에는 웨이트 트레이닝이 가능한 다양한 운동기구도 마련돼 있다”고 설명했다.브레이빅의 변호인단 측은 “브레이빅은 독방에서 생활함으로써 외부 세계의 그 누구와도 의미있는 관계를 맺는 것이 불가능하다”면서 “특히 그가 외부에 편지조차 쓰지 못하도록 한 조치는 인권 침해에 해당한다”고 주장했다. 앞서 브레이빅은 2012년에도 교도소 측에 서한을 보내 수감생활에 대한 불만을 털어놓은 바 있다. 그는 ‘빵에 바를 버터를 충분히 제공하지 않는다’, ‘커피가 너무 차갑다’, ‘보습제를 제공하지 않는다’, ‘수감실에 장식이 되어 있지 않고, 풍경도 아름답지 않다’, ‘수갑이 너무 날카로워 손목이 베인다’ 등의 항의를 한 것으로 알려졌다. 당시 브레이빅의 주장은 유럽인권재판소에서 기각됐다. 이후 브레이빅은 2022년 가석방을 신청했지만, 역시 받아들여지지 않았다. 잉게 한센 현지 법률 전문가는 “테러범은 수감된 지 10년이 지난 지금도 달라진 게 전혀 없다”며 “그의 가석방 가능성은 전혀 없다”고 단언했다. 검찰 측도 “그가 석방될 경우 재범 가능성이 크다”고 강조했다. 브레이빅은 이후 법의학위원회에 의해 망상성정신분열병 진단을 받았다. 77명 살해한 극우주의자 “무슬림 이민자로부터 유럽 구하려 한 것” 한편, 브레이빅은 2011년 7월 22일, 노르웨이 수도 오슬로 정부청사 건물에 폭발물을 설치하고, 이후 10~20대 학생들 700여 명이 참여한 여당 노동당의 청년캠프 행사장에서 총기를 난사해 77명의 목숨을 빼앗았다. 이후 그는 “무슬림 이민자로부터 서유럽을 구하려 한 것”이라며 허무맹랑한 주장을 늘어놓았다. 그는 지난해 가석방 심리에 출석할 당시에도 영어로 ‘백인 민족에 대한 학살을 멈춰라’라는 문구가 쓰인 종이를 들고 법정에 들어서며 나치 경례를 하는 등 극단적인 극우주의자의 면모를 고스란히 보여줬다. 이 자리에서도 브레이빅은 “나는 (극우주의자들로부터) 세뇌당했다. 제3제국(나치 독일 체제)을 재건하라는 명령을 받았고, 그것을 어떻게 할지는 각 전사에게 달려 있다”고 주장했다. 브레이빅은 연쇄 테러 혐의가 유죄로 인정돼 징역 21년 형을 선고받았다. 노르웨이 법정은 피고에게 선고한 징역형이 끝나는 시점에 다시 5년을 연장할 수 있는 권한이 있으며, 이 권한은 복역이 끝날 때마다 무제한으로 적용된다. 따라서 노르웨이 법원이 브레이빅을 사회에 복귀시킬 수 없을 만큼 위험하다고 판단한다면, 징역형을 5년 씩 추가로 연장해 무기징역형 또는 종신형을 살게 할 수 있다.  
  • 용인서 20대 노동자 공장서 ATM에 깔려 사망

    용인서 20대 노동자 공장서 ATM에 깔려 사망

    용인의 한 현금자동입출금기(ATM) 제조 공장에서 완제품을 차량에서 내리던 20대 노동자가 ATM에 깔려 사망는 사고가 발생했다. 4일 경기 용인동부경찰서에 따르면 전날 오후 4시 10분쯤 경기 용인시 처인구 모현읍의 한 ATM 제조공장에서 20대 직원 A씨가 ATM에 깔리는 사고가 발생했다 A씨는 신고받고 출동한 구급대원들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결국 숨졌다. 당시 A씨는 공장 내부에서 화물차에 실린 ATM을 리프트로 들어 내리는는 작업을 하고 있었던 것으로 파악됐다. 바닥에 내린 ATM이 균형을 잃고 넘어지면서 그대로 A씨를 덮친 것으로 조사됐다. A씨는 두개골 골절과 외상성 심정지 상태로 병원 이송됐으나 숨졌다. 경찰 관계자는 “ATM 바닥에는 손으로 끌고 밀 수 있도록 바퀴가 달려 있는데, 하역 중 바퀴가 돌아가면서 사고로 이어진 것으로 보인다”며 “현장에 안전조치 미준수 사항이 발견될 경우 업무상 과실치사 혐의를 적용해 처벌할 방침이다”라고 말했다.
  • “가족이 아픕니다”…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녹취록 보니

    “가족이 아픕니다”…아내 살해 변호사 ‘119 신고’ 녹취록 보니

    아내를 폭행해 숨지게 한 혐의를 받는 대형로펌 출신 미국 변호사 A(50)씨가 검찰에 넘겨진 가운데 A씨가 범행 후 119에 신고한 기록이 공개됐다. 녹취록에는 전직 다선 국회의원인 A씨의 아버지가 소방 출동 전 이미 현장에 도착해 구급대원과 나눈 대화도 담겼다. 지난 15일 국회 행정안전위원회 이성만 무소속 의원이 소방청으로부터 제출받은 ‘119신고자 통화 녹취록’에 따르면 지난 3일 오후 7시 49분쯤 119에 “여기 구급차가 급히 필요하다. 우리 가족이 아프다”는 내용의 신고가 접수됐다. 119상황요원이 가족 중 누구 아프냐고 묻자 A씨는 “와이프”라고 답했다. 상황요원이 아내의 상태를 자세히 설명해달라고 요구하자 A씨는 “크게 다쳤다. 머리도 다치고 크게 다쳤다”고 설명했다. “의식은 있어요?” “부르면 대답해요?”라는 질문에 A씨는 “의식이 조금 있다”며 “(부르면) 조금 반응은 하는데 크게 반응은 안 한다”고 답했다. 상태를 상세하게 묻는 상황요원의 질문이 이어지자 A씨는 “정확하게 모르겠다”며 제대로 답변하지 못했다. 이에 옆에 있던 그의 아버지 B씨가 전화를 받아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B씨는 검사 출신 전직 다선 국회의원으로, 피의자가 사건 발생 직후 119보다 먼저 연락해 현장에 온 것으로 파악됐다. B씨는 상황요원에게 “일단 빨리 와 달라. 응급처치를 할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다”라며 “지금 사고가 나서 피를 많이 흘리고 있다”고 했다. 당시 A씨 부인은 위중한 상태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구급활동보고서에는 “접촉 당시 환자가 무의식, 무호흡, 맥박이 없다”며 “외상성 심정지로 추정된다”는 등의 내용이 적혔다. A씨 부인은 같은 날 오후 9시쯤 사망한 것으로 전해진다. 한편 서울 종로경찰서는 지난 12일 살인 혐의를 받는 A씨를 서울중앙지검에 구속 송치했다. 경찰에 따르면 A씨는 지난 3일 오후 7시 50분쯤 서울 종로구 사직동의 한 주상복합아파트에서 아내를 폭행해 살해한 혐의를 받는다. 폭행 과정에는 둔기도 동원된 것으로 파악됐다. 경찰 관계자는 현장에 함께 있던 B씨에 대해선 “범죄 혐의점이 없어 입건하지 않았다”고 밝혔다. A씨는 국내 한 대형 로펌 소속 미국 변호사였는데, 사건에 연루된 직후 퇴직 처리된 것으로 알려졌다.
  • 기억 잃은 두뇌 
빛·전기 쪼이면 
52% 돌아온다

    기억 잃은 두뇌 빛·전기 쪼이면 52% 돌아온다

    정신 장애 연관된 외상성 뇌 손상시상하부에 전극 심어 심부 자극주의·문제해결·판단력 향상 가능 광선 요법, 치매 환자 수면 질 높여머리에 전류 흘리면 인지 기능 개선 뇌과학은 21세기 들어 가장 빠르게 발전하고 있는 연구 분야 중 하나다. 덕분에 난치병으로 알려진 각종 뇌신경 질환의 예방과 진단 기술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미국 코넬대 의대, 하버드대 의대, 유타대, 플로리다대, 스탠퍼드대, 밴더빌트대, 시애틀 워싱턴대 공동 연구팀은 외상성 뇌 손상(TBI)으로 장기 인지기능 결손 진단을 받은 환자들의 시상하부 부위를 ‘심부 뇌 자극’하면 인지 기능 개선 효과가 있다고 6일 밝혔다. 이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네이처 의학’ 12월 5일자에 실렸다. TBI는 머리에 외부의 강한 물리적 힘이 가해지면서 뇌에 손상이 발생하는 것을 말한다. 손상 부위나 정도의 차이가 있지만 신체 기능, 언어나 의사소통, 기억 등 인지 기능, 성격, 심리상태 등 정신 기능에 종합적으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연구팀은 시상하부의 주요 뇌 회로 활동 손실이 인지 기능 장애와 관련이 있다는 기존 연구 결과들을 주목했다. 이에 연구팀은 중증 외상성 뇌손상을 앓는 22~60세 남녀 6명을 대상으로 실험했다. 우선 신경 영상기술로 손상된 신경 회로의 정확한 위치를 찾고, 인지능력 테스트를 했다. 그다음 외과 수술을 통해 시상하부 특정 부위에 전극을 이식하고 정기적으로 심부 뇌 자극을 했다. 실험 결과 심부 뇌 자극을 받은 사람들은 주의력이나 문제해결 능력, 공간 인식능력, 기억력, 판단력 등이 최대 52% 향상된 것이 관찰됐다. 그런가 하면 중국 웨이팡 의과대학 간호학과 연구팀은 빛을 이용해 뇌의 시교차상핵(SCN)을 자극해 인체 일주기 리듬을 조절해 알츠하이머 환자의 수면과 정신 기능 개선이 가능하다고 미국공공과학도서관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플로스 원’ 12월 7일자에 발표했다. 알츠하이머는 초기에 기억력에 문제를 보이다가 언어기능, 판단력 등 여러 인지기능 이상이 나타난다. 또 수면 장애와 성격 변화, 우울증, 망상, 환각, 공격성 증가 등 이상 증상이 동반되기도 한다. 빛을 이용해 수면 조절에 관여하는 시교차상핵을 자극하는 광(光)생체조절은 알츠하이머 증상 완화에 도움을 줄 것이라 주목받고 있지만 효능과 안전성에 대한 체계적 평가는 없었다. 이에 연구팀은 2005년부터 2022년까지 7개국에서 알츠하이머와 치매 환자를 대상으로 광생체조절 임상시험을 한 연구 15개를 정밀 메타분석 했다. 분석 결과 광선 요법이 환자들의 일주기 리듬을 안정적으로 유지해 수면 효율을 높인다는 것을 확인했다. 또 환자의 우울증, 강박증 같은 정신장애 증상을 완화한다는 사실도 밝혀냈다. 한편 중국 닝보대 의대 연구팀도 ‘경두개 직류 자극’(tDCS)을 실시하면 알츠하이머 환자의 인지기능 개선이 가능하다는 연구 결과를 영국의학회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일반 정신과학’ 12월 6일자에 발표했다. tDCS는 뇌에 전극을 심지 않고 머리에 전극을 붙여 약한 전류로 뇌 신경세포를 자극하는 기술이다. 연구팀은 65세 이상 남녀 알츠하이머 환자 140명을 무작위로 선정해 최대 6주간 주 5일, 하루에 2번씩 tDCS를 실시해 의사 결정, 작업 기억 등에 관여하는 전전두엽 피질을 자극했다. 그 결과 tCDS를 받은 사람들은 언어 기능과 단어 인식, 기억 능력이 눈에 띄게 향상됐다.
  • 덤프트럭과 정면 충돌... 피해액 19억원인데 5억원도 못 받게 생긴 까닭은 [보따리]

    덤프트럭과 정면 충돌... 피해액 19억원인데 5억원도 못 받게 생긴 까닭은 [보따리]

    A씨의 차가 중심을 잃고 미끄러지면서 중앙선을 넘어갔다. 반대 차로에서는 덤프트럭이 달려오고 있었다. A씨의 차는 덤프트럭과 정면 충돌했다. A씨는 크게 다쳤다. 그는 외상성 거미막하 출혈, 급성 경막하 출혈, 두피 열상, 뇌경색증, 뇌수두증 등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여러 차례 수술하고 오래 입원했다. A씨 측이 계산한 피해 규모는 19억 289만 2091원이었다. 이것은 A씨의 수입, 간병비, 위자료 등을 합친 액수였다. A씨 측은 보험사에 자동차상해 담보특약의 보상 한도액인 5억원을 보험금으로 달라고 했다. 피해규모 19억... 보상 한도인 5억 달라 보험사는 A씨 측의 보험금 계산 방법에 문제가 있다며 맞섰다. A씨 측은 소송했다. 관건은 약관이었다. 약관에는 “피보험자가 피보험자동차를 소유·사용·관리하는 동안 그 운행으로 인한 사고로 죽거나 상해를 입은 경우 보험사는 그로 인한 손해를 보상하되, 지급할 보험금은 ‘실제손해액’에서 비용을 더하고 공제액을 뺀 금액으로 계산하며, 이때 ‘실제손해액’은 ‘대인배상,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 또는 ‘소송(민사조정, 중재를 포함)이 제기되었을 경우에는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을 의미한다”고 쓰여 있었다. A씨 측과 보험사는 이 문구를 서로 다르게 해석했다. A씨 측은 “피고(보험사)는 원고(A씨 측)에게 특별약관에 따라 보험가입금액의 한도 내에서 실제손해액에 비용을 더하고 공제액을 차감한 금액을 보험금으로 지급할 의무가 있다. 이 사건과 같이 소송이 제기된 경우에는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 즉 법원이 민사소송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손해계산방법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이 ‘실제손해액’”이라고 주장했다. 즉 실제손해액이 5억원을 훌쩍 넘는 만큼 5억원을 받을 만하다는 것이었다. 보험사는 피해자 측 계산 방식 문제 삼아 보험사는 그러나 A씨 측의 실제손해액 계산이 틀렸다고 주장했다. 보험사는 “특별약관에서 말하는 ‘실제손해액’은 ‘대인배상,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산출한 금액’을 의미한다. 법원이 민사소송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손해계산방법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을 의미한다고 볼 수 없다”고 했다. 1심과 항소심 모두 A씨 측의 손을 들어줬다. 당시 재판부는 “보험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실제손해액은 법원이 민사소송에서 일반적으로 하는 손해계산방법(일반적인 손해액 산정 기준)에 따라 산정한 손해액”이라면서 “원고의 손해액은 위자료를 제외하더라도 보상한도액 5억원을 초과하는 합계 15억 4000여만원으로 산정되므로 피고(보험사)는 원고에게 보험금 5억원을 지급하라”고 했다. 대법원의 판단은 달랐다. 대법원은 이번 소송과 같은 경우에는 A씨 측의 방식으로 실제손해액을 계산하는 것이 타당하지 않다고 봤다. 별개의 소가 제기됐을 때라면 몰라도 특약에 따라 자동차상해보험금을 청구하는 소 자체가 제기됐을 때에는 사용할 수 없는 방식이라는 것이었다. 대법 ‘판결에 따른 따른 보험금’은 별도 소송에 적용 대법원은 “‘법원의 확정판결 등에 따른 금액으로서 과실상계 및 보상한도를 적용하기 전의 금액’을 ‘실제손해액’으로 볼 수 있게 되는 ‘소송이 제기된 경우’란 보험사고에 해당하는 자동차사고 피해에 관하여 손해배상청구 등 별개의 소가 제기된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지 위 특별약관에 따라 자동차상해보험금을 청구하는 소 그 자체가 제기된 경우는 포함되지 않는다고 해석하여야 한다”고 했다. 혼란을 우려하기도 했다. 대법원은 “만일 여기서 ‘소송이 제기되었을 경우’에 ‘이 사건 특별약관에 따라 보험금을 청구하는 소가 제기된 경우’도 포함된다고 해석하면, 피보험자가 보험사고에 관하여 다른 소송이 계속되거나 그에 관한 확정판결 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동차상해보험금 청구의 소를 제기한 경우 보험금지급채무를 부담하는 보험자는 물론 그 채무의 존부와 범위를 판단해야 하는 수소법원도 어떠한 기준에 따라 보험금을 계산해야 하는지 알 수 없는 결과가 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원고가 이 사건 사고와 관련하여 일반적인 손해액 산정 기준에 따라 원고의 손해액을 인정해야 할 다른 소송이 계속되거나 그에 관한 확정판결 등이 존재하지 않는 상태에서 자동차상해보험금 지급을 구하는 이 사건 소를 제기한 이상, 이 사건 특별약관상 ‘실제손해액’은 ‘대인배상, 무보험자동차에 의한 상해 보험금 지급기준’에 따라 계산되어야 한다고 봄이 타당하다”며 보험사의 손을 들어줬다. 대법은 원심을 파기환송했다.우리가 낸 보험료가 줄줄 새고 있습니다. 보험금을 눈먼 돈으로 여기고 사건을 조작하거나 사고를 과장해 타내려 하는 일이 흔합니다. 때론 보험금을 타내기 위해 남의 목숨까지 해치는 끔찍한 일도 벌어지죠. 한편으로는 약관이나 구조가 너무 복잡해 보험료만 잔뜩 내고는 정작 필요할 때 혜택을 받지 못하는 일들도 벌어집니다. 든든과 만만, 그리고 막막의 사이를 오가는 ‘보험에 따라오는 이야기들’을 보따리가 하나씩 풀어드리겠습니다.
  • 천문연, 세계 최대 망원경 ‘제미니천문대 전용 분광기’ 개발

    천문연, 세계 최대 망원경 ‘제미니천문대 전용 분광기’ 개발

    ┃적외선분광기, 2024년부터 연구에 활용 한국천문연구원(이하 천문연)이 세계 정상급 대형망원경인 제미니천문대에 쓸 적외선 고분산 분광기 ‘아이그린스-투’(이하 IGRINS-2, Immersion GRating INfrared Spectrograph)를 개발해 첫 관측에 성공했다고 발표했다. 분광기는 천체관측 망원경을 통해 모아진 빛을 파장별로 분해해 분석하는 장비로, 천체의 구성성분이나 천체의 속도 등을 파악하기 위해서 필수적이다. 빛을 나눈다는 의미의 분산은 얼마나 자세하게 나누느냐에 따라 고분산, 중분산, 저분산 등으로 구분한다.IGRINS-2 분광기는 내년 상반기에 추가 시험 관측과 성능검증 과정을 거쳐 이르면 하반기부터 세계 천문학자들이 연구에 활용하도록 제공될 예정이다. 제미니천문대는 미국 하와이와 칠레 세로파촌에 1기씩 세워진 지름 8.1m의 대형망원경으로 구성된 국제 공동 운영 천문대다. 현재 단일경으로는 스바루 망원경과 함께 세계에서 가장 큰 광학망원경으로 꼽힌다. 천문연 관측기기 개발팀은 지난 10월 해발 4200m 하와이 마우나케아에 있는 천문대에 분광기를 설치했고, 백조자리의 행성상성운 NGC 7027의 팽창 중인 기체 방출선을 성공적으로 포착했다.첫 관측 대상인 행성상성운 NGC 7027은 지구로부터 약 3000광년 떨어져 있으며, 질량은 태양보다 3~4배 질량이 크고 항성 진화의 마지막인 죽음 단계에 있는 별이다. 개발팀은 IGRINS-2를 이용해 중심부로부터 팽창하는 기체로부터 나오는 다양한 분광선들을 성공적으로 포착했다.IGRINS-2 분광기는 별과 행성계의 탄생과 진화 과정, 외계행성의 발견 및 특성 규명 연구에 특화된 관측기기다. 실리콘 담금격자를 핵심 부품으로 이용해 기존의 분광기보다 작은 부피로 넓은 파장 대역을 높은 감도로 관측할 수 있다. 특히 적외선 영역인 H-밴드(1.49-1.80마이크로미터)와 K-밴드(1.96-2.46마이크로미터) 대역을 동시에 관측할 수 있어 천체의 물리적 특성을 자세히 분석할 수 있다. 개발 책임자인 박찬 천문연 책임연구원은 “개발 기간의 대부분 동안 코로나-19 팬데믹 상황의 영향을 받았음에도 일정 지연이 없이 개발과 시험 관측을 완료했다는 점에서 국내 천문기술 개발 역량에 자부심을 확고히 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박병곤 천문연 대형망원경사업단장 책임연구원은 “우리나라 최초로 8m급 대형망원경의 주력 관측기기를 개발해 활용하게 됐다는 점에서 의의가 크다”고 평가했다. 천문연은 2019년부터 미국, 캐나다, 브라질, 아르헨티나, 칠레 등과 함께 제미니천문대를 국제 공동 운영하고 있다. 천문연은 2014년 미국 오스틴 텍사스대학교와 공동으로 개발했던 IGRINS 분광기가 제미니천문대 커뮤니티에서 성능을 인정받자 그 성능을 개량한 IGRINS-2를 2020년부터 제미니천문대 전용으로 개발해왔다.
  • 헌책방서 찾는 ‘인생책’… 그 사연들을 수집하다

    헌책방서 찾는 ‘인생책’… 그 사연들을 수집하다

    읽은 사람이 없는 책은 아직 책이 아니다. 종이 뭉치에 불과하다. 누군가가 읽었을 때라야 책은 비로소 책이 된다. 사람의 이야기도 그때부터 책에 스며들기 시작한다. 헌책방을 찾는 사람 중엔 단순히 저렴하게 책을 사려는 이들도 물론 있다. 하지만 대개는 크건 작건 복잡하건 단순하건 어떤 사연을 갖고 헌책방을 찾기 마련이다. 새 책 ‘헌책방 기담 수집가’는 바로 그런 사람들의 사연을 담고 있다. 저자는 헌책방 주인이다. 10년 넘게 사람들의 ‘인생 책’을 찾아 줬다. 절판됐거나 희귀한 책을 찾아 주는 대신 그에 얽힌 삶의 사연들도 함께 수집했다. 책은 이런 사연들을 정리한 것이다. 저자는 그중에서 매우 기이한 사연만 추렸다. 예를 하나 들자. ‘목요 문학회 미스터리’의 한 장면이다. 각각 콧수염과 턱수염을 기른 두 중년 남성이 헌책방 문을 열고 들어섰다. 한 명은 살바도르 달리를 닮은 여덟 팔자 콧수염, 또 다른 한 명은 히틀러식 콧수염을 턱에 기르는 몰골을 하고 있다. 두 수염이 하나로 합치면 멋졌을 텐데 각각의 수염만 놓고 보자니 여간 기이한 게 아니다. 둘은 서가에서 오래된 책 한 권을 발견하고는 기적 운운하며 호들갑을 떨었다. 1989년에 출간된 미르체아 엘리아데의 철학책 ‘요가’였다. 저자는 궁금했다. 두 사람과 ‘요가’란 책에 대체 어떤 사연이 있길래 이렇게 부산을 떠는가. 결국 저자는 그들과 함께 ‘요가’ 책에 얽힌 과거 속으로 빠져들기 시작한다. 추리영화 같지만 절대 영화는 아니고 소설은 더더욱 아니다. 실제 있었던 실화를 각색한 것이다. 책은 전작에 이은 속편이다. 하지만 에피소드 중심의 책이라 신규 독자들도 무리 없이 읽을 수 있다. 책은 4부로 구성됐다. 1부와 4부에선 전편처럼 개별 에피소드들이 소개된다. 절판된 책을 찾아나서는 과정에서 추리의 쾌감을 느낄 수 있다. 2부에선 중편 분량의 미스터리한 모험 이야기를 다룬다. 3부에는 환상성과 섬뜩함이 도드라지는 에피소드들이 모였다.
  • 창원 한 신축 공사장서 건설 자재에 깔린 40대 숨져

    창원 한 신축 공사장서 건설 자재에 깔린 40대 숨져

    경남 창원시 성산구 성주동에 있는 한 반도체부품 제조 기업 제조동 신축 공사현장에서 건설 자재에 깔린 40대 노동자가 숨지는 사고가 났다. 창원소방본부는 30일 오후 3시 3분쯤 이 현장에서 지반 보강 작업을 하고자 크레인으로 옮기던 5t가량의 건축자재 PHC파일(무른 땅 지내력을 높이고자 박는 기초공사용 콘크리트 말뚝)이 떨어지면서 인근에서 일하던 노동자 A(43)씨가 깔려 숨졌다고 밝혔다.사고로 외상성 심정지 증상을 보인 A씨는 끝내 목숨을 잃었다. 사고 현장은 포크레인 등 중장비를 활용해 수습하고 나서 경찰에 인계됐다. 경찰과 창원고용노동지청은 정확한 사고 원인을 조사하고 있다. 이 사업장은 중대재해 처벌법 대상업체로 확인됐다.
  • 뇌의 ‘이것’이 다이어트 핵심이었네

    뇌의 ‘이것’이 다이어트 핵심이었네

    인체 항상성을 유지하는 시상하부를 조절해 체중을 조절할 수 있는 방법을 국내 연구진이 개발했다. 대구경북과학기술원(DGIST) 뇌과학과 연구팀은 뇌의 시상하부 기능을 조절해 살을 빼는 새로운 비만 치료 후보물질을 찾았다고 27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의학 분야 국제학술지 ‘EMBO 분자의학’에 실렸다. 뇌의 시상하부 내 궁상핵은 식욕 조절, 에너지 소비 등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연구팀은 시상하부 궁상핵의 신경세포 내 식욕을 촉진하고 억제하는 신경펩타이드 유전자 발현에 주목했다. 기존 비만 치료제는 식욕억제 원리를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불안증, 구토증세와 함께 중추신경계를 교란하는 등 부작용이 크다. 또 혈당을 낮추면서 체중감소 효과를 보이는 치료제도 개발되고 있지만 주사라는 특성과 비싼 가격으로 접근성이 떨어진다. 연구팀은 시상하부 궁상핵에 존재하는 신경세포 내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타이드와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타이드의 유전자 발현을 조절하는 방식을 새로운 비만 치료제 개발의 전략으로 삼았다. 연구팀은 약물 데이터베이스를 활용해 사람의 소장에서 만들어지는 올레산의 천연 대사산물로 식욕, 체중, 콜레스테롤의 자연 조절제인 ‘올레오일에탄올아미드’와 유사한 구조를 지난 2500여 개 저분자화합물 중 항비만 효과가 아직 알려지지 않았던 헥사메틸렌 비스아세타미드(HMBA)를 후보 물질로 선별했다. HMBA는 비정상 세포가 정상 세포로 바뀔 가능성을 보여준 세포분화제다. 연구팀은 고지방식을 계속 먹여 비만을 유발한 생쥐에게 HMBA를 정맥, 복강, 뇌 내실에 투여하는 실험을 했다. 그 결과 식욕을 촉진하는 신경펩타이드가 감소하고, 반대로 식욕을 억제하는 신경펩타이드는 증가하는 것이 관찰됐다. HMBA를 투여받은 비만 생쥐에서 식욕억제, 체내 지방량 감소, 갈색지방의 열 생산 증가, 에너지 소비 증가로 인한 체중감소, 당 대사와 인슐린 민감성 개선 효과를 확인했다. 연구를 이끈 김은경 교수는 “이번 연구는 기존에 알려지지 않은 HMBA의 효능과 신경세포 내에서 조절 메커니즘을 규명해 비만과 당뇨 등의 치료 전략에 새로운 단서를 제공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 ‘당기시오’ 문 밀었다가 노인 사망케 한 50대…‘무죄→유죄’ 뒤집힌 판결

    ‘당기시오’ 문 밀었다가 노인 사망케 한 50대…‘무죄→유죄’ 뒤집힌 판결

    ‘당기시오’라는 안내가 붙은 출입문을 밀어 밖에 서 있던 70대를 넘어뜨려 숨지게 한 50대가 1심에서 무죄를 받았다가 항소심에서 유죄를 선고받았다. 지난 25일 법조계에 따르면 대전지법 제2형사부(부장 최형철)는 과실치사 혐의로 기소된 A(52)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1심을 파기하고 벌금 100만원과 집행유예 1년을 선고했다. A씨는 지난 2020년 10월 31일 오전 8시쯤 충남 아산시 한 건물 지하 업소에서 1층 출입문으로 올라오던 중 출입문 밖에 서 있던 B(76·여)씨를 충격해 넘어지게 했다. 이 사고로 B씨는 외상성 뇌출혈 등으로 그 자리에서 숨졌고, A씨는 과실치사 혐의로 재판에 넘겨졌다. 당시 출입문 안쪽에는 ‘당기시오’라는 팻말이 붙어 있었다. 검찰은 A씨가 출입문을 안쪽으로 당겨 문을 열어야 함에도 주변을 잘 살피지 않고 세게 밀어 주의 의무를 다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1심 재판부는 “피고인의 과실로 피해자가 출입문에 부딪히는 사고가 발생했다고 하더라도 검사가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피해자가 출입문과 부딪힌 뒤 바닥에 넘어져 머리를 보도블록에 부딪혀 사망하는 것까지 예견할 수 있다고 보기 어렵다”며 “해당 출입문은 반투명 재질 유리로 만들어진 여닫이 방식으로 주의 깊게 보지 않으면 출입문 앞에 사람이나 물체가 있음을 곧바로 알아차릴 수 없다”고 밝혔다. 특히 피해자는 건물 밖에서 40초가량 서성거렸는데, 재판부는 건물 안에 있는 사람이 이러한 행동을 예견하기 어려운 점 등을 들어 A씨에게 무죄를 선고했다. 검찰은 “피해자의 사망이라는 결과를 예견할 가능성이 충분히 인정된다”며 사실 오인의 위법을 들어 항소했다. 이와 함께 항소심에서 과실치사 혐의를 주위적 공소사실(주된 범죄사실)로, 과실치상 혐의를 예비적 공소사실로 추가해 공소장을 변경했다. 2심 재판부는 과실치사 혐의는 무죄로 판단했으나 과실치상 혐의에 대해서는 유죄로 인정했다. A씨는 “출입문 밖에 사람이 있다는 것을 알기도 어려웠고, 세게 민 적도 없다”고 주장했으나 재판부는 “부주의하게 출입문을 열다 피해자를 충격해 뇌출혈 등의 상해를 입게 한 죄책이 가볍지 않다”며 1심의 무죄 판결을 뒤집었다. A씨는 2심 판결에 불복해 상고했다.
  • 부산역 화장실서 여성 무차별 폭행...50대 남성 구속기소

    부산역 화장실서 여성 무차별 폭행...50대 남성 구속기소

    부산역 여자 화장실에서 처음 본 여성을 무차별 폭행한 남성이 구속기소됐다. 부산지검 형사1부(김도연 부장검사)는 50대 남성 A씨를 살인미수 혐의로 구속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A 씨는 지난달 29일 오후 3시 45분쯤 부산역 1층 여자 화장실에서 일면식 없는 여성 B씨를 폭행해 외상성 뇌출혈 등 중상을 입힌 혐의를 받는다. 검찰에 따르면, 당시 A씨는 ‘여자 화장실에 남성이 들어왔다’며 B씨가 항의하자 B씨 머리채를 손으로 잡고 여러 차례에 걸쳐 바닥에 내려쳤다. A씨는 신고를 받고 출동한 경찰에 의해 10여 분 만에 붙잡혔고 부산지방철도특별사법경찰대에 인계됐다. 애초 이 사건은 중상해 혐의로 송치됐다. 하지만 검찰은 목격자 조사, 법의학 전문가 자문 등 보완 수사를 벌여 A씨가 치명상이 가능한 머리와 상체 부위에 강한 폭력을 반복적으로 행사했고 피해자 사망 가능성을 인식하고도 범행을 저지른 점을 규명해 살인미수 혐의로 변경했다.
  • 뇌진탕보다 스트레스가 뇌에 더 나빠 [달콤한 사이언스]

    뇌진탕보다 스트레스가 뇌에 더 나빠 [달콤한 사이언스]

    흔히 ‘스트레스는 만병의 근원’이라고 한다. ‘스트레스받는다’라는 말을 입에 달고 사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스트레스받아 죽겠다’라는 말을 쉽게 하는 이들도 많다. 그런데 실제로 아동, 청소년기 스트레스는 낙상이나 뇌진탕 같은 머리 외상보다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충격적인 연구 결과가 나왔다. 미국 오하이오주립대 연구팀은 낙상, 외력으로 인한 충격 등으로 발생하는 외상성 뇌 손상보다 어린 시절 스트레스가 뇌에 악영향을 미치고 심할 경우 유전자에도 영향을 준다고 16일 밝혔다. 이번 연구 결과는 지난 11~15일 미국 워싱턴DC에서 열린 미국 신경과학회 연례 콘퍼런스인 ‘신경과학 2023’에서 발표됐다. 낙상 같은 외부 충격으로 인한 머리 부상은 어린이들에게 흔히 발생하는데 심할 경우 성인이 돼서 기분 장애나 사회적 어려움과 연결될 수 있다는 것은 잘 알려져 있다. 그런데 심리적 충격이나 작은 스트레스라도 지속 기간이 길어질 때, 어떤 결과로 이어지는지는 명확히 밝혀진 바 없다. 연구팀은 갓 태어난 생쥐들을 세 집단으로 나눠 한 집단은 14일 동안 매일 어미와 일시적으로 분리해 극심한 스트레스 상황을 유발한 뒤 뇌진탕과 비슷한 정도의 부상을 가했다. 다른 집단은 머리만 다치게 하고, 또 다른 집단은 스트레스만 줬다. 연구팀은 이렇게 스트레스 단독 처리, 단독 머리 부상, 머리 부상에 스트레스까지 가한 집단으로 처리한 다음 성장한 뒤 스트레스나 머리를 다치지 않은 생쥐들과 비교했다. 그 결과, 외상성 뇌 손상을 입거나 스트레스를 받은 생쥐들은 그렇지 않은 생쥐들보다 성인이 돼서 이상 행동을 더 많이 보이는 것이 관찰됐다. 특히 외상성 뇌손상만 입은 생쥐보다 스트레스만 받은 생쥐들의 행동이 더 이상한 것으로 나타났다. 또 연구팀은 단일 핵 RNA 시퀀싱 기술을 통해 이들 생쥐가 성장했을 때 뇌를 분석했다. 그 결과 스트레스만 받거나 스트레스와 외상성 뇌 손상을 함께 입은 생쥐들의 해마 영역 유전자 변형이 심각한 것으로 나타났다. 어린 시절 스트레스가 기억과 판단 등에 관여하는 해마 부위의 변형을 가져온 것이라고 연구팀은 설명했다. 스트레스에 노출된 생쥐들은 성체가 된 뒤 포식자의 눈에 쉽게 띄는 장소에 자신을 노출하는 모습이 자주 관찰됐다. 자신을 위험에 노출하는 경향이 강해진다는 것이다. 연구를 이끈 캐서린 렌츠 교수(행동 신경학)는 “생애 초기 스트레스는 성인이 돼 각종 신경정신질환이나 약물 남용의 우려를 높인다는 경고는 계속 나왔다”라면서 “동물 실험으로 얻어진 결과이지만 이번 연구는 외상성 뇌손상보다 스트레스가 아동에게 더 심각한 영향을 미친다는 것을 보여준다”라고 말했다. 렌츠 교수는 “유아기 스트레스의 영향은 사회적 지원 등을 통해 완충할 수 있다”라면서 “초기 스트레스 요인을 다루지 못하면 개인적으로 뿐만 아니라 사회적으로도 엄청난 비용이 들 수 있다”라고 덧붙였다.
  • 유토피아인 듯 아닌 듯…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들추다

    유토피아인 듯 아닌 듯… 뒤틀린 인간의 욕망을 들추다

    언뜻 보면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광이다. 스위스의 설산, 베트남의 계단식 논밭, 한국 특유의 산세 등이 뒤섞인 ‘낙원’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배경으로 서양란 머리 모양을 한 요정 형상의 존재들이 밭을 일구거나 가축을 돌본다. 분명 초록 가득한 풍경인데 그림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 방호복을 입은 존재들, 거대한 직육면체 모양의 수박, 핵발전소 안 방사능 가득한 푸른 수조를 연상시키는 녹색 등이 기이하고 섬뜩한 감정을 불러일으키기 때문이다.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진 작가를 국내에 활발히 알려 온 서울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이 장종완(40)의 개인전 ‘골디락스 존’을 통해 소개하는 풍경이다.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적 세계에 대한 불안을 들춰 온 작가는 신작 회화 28점으로 이런 세계관을 확장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형태와 색조를 담은 풍경들이 인간의 욕망으로 뒤틀린 세계를 직면하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장 작가는 “인간의 수요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량되고 변형된 과일이나 꽃 자체가 ‘SF’(공상과학)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신작들은 지구의 근미래에 대한 상상이자 우주의 어딘가가 지구를 대체해 이주할 다음 정착지일 수 있다는 상상이 뻗어 나간 것”이라고 소개했다.기하학적인 논밭의 형태가 우주 속 은하를 연상케 하는 대작 ‘베리 밀키 웨이’, 여러 자연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분해해 재조합한 ‘마운틴 메로나’ ①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의 규칙에 균열을 내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 의식, 지구 온난화나 감염병 사태 등 재난 상황과 맞물려 번지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 등이 추동한 풍경들은 지독한 농담처럼 뼈아프거나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인류를 보는 듯 생경하고 낯설다. 바위산에 새겨진 사자와 이를 배경으로 한 사자, 아기 사자를 나란히 배치해 그린 ‘야망의 전설’은 현대에도 야만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세계를 혼란으로 이끄는 전 세계 스트롱 맨들을 ‘블랙 유머’로 꼬집는다. 지하 2층 전시장에는 적외선 카메라로 바라보는 듯 녹색이 주조인 작품들을 모았다. 매순간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는 미어캣들이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장 작가는 “긴장감을 내포한 녹색으로, 안 보이는 걸 드러내는 적외선 카메라처럼 보이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 보려는 의도”라며 “끊임없이 주위를 경계하면서도 거대한 흐름에 동화되어 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 주려 했다”고 말했다.바이파운드리에서는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에 참여해 주목받은 한지형(29)이 미래 사회의 펫샵인 ‘마이 G(My G)’를 구현했다. 상품처럼 진열한 반인반수인 ‘퍼리’의 초상②과 이들의 정보를 보고 취향에 따라 파트너나 친구로 삼을 수 있게 설정한 전시다. 안개처럼 흐릿하게 그려진 퍼리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희미하고 성별과 인종, 나이도 구분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존재들은 ‘진실한 나’를 탐구하게 한다.
  •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인간 욕망으로 ‘뒤틀린 낙원’

    미래는 유토피아일까, 디스토피아일까…인간 욕망으로 ‘뒤틀린 낙원’

    언뜻 보면 평화롭고 목가적인 풍광이다. 스위스의 설산, 베트남의 계단식 논밭, 한국 특유의 산세 등이 뒤섞인 ‘낙원’은 초현실적이기까지 하다. 이를 배경으로 서양란 모양의 머리를 한 요정 형상의 존재들이 밭을 일구거나, 가축을 돌본다. 분명 초록 가득한 풍경인데 그림은 ‘힐링’과는 거리가 멀다. 방호복을 입은 존재들, 거대한 직육면체 모양의 수박, 핵발전소 안 방사능 가득한 푸른 수조를 연상시키는 녹색 등이 기이하고 섬뜩한 감정을 일으키기 때문이다.동시대 미술계가 주목하는 신진 작가를 국내에 활발히 알려온 서울 한남동 파운드리 서울이 장종완(40)의 개인전 ‘골디락스 존’으로 소개하는 풍경이다. 유토피아와 같은 이상적 세계에 대한 불안을 들춰온 작가는 신작 회화 28점으로 이런 세계관을 확장했다. 아름다우면서도 기괴한 형태와 색조를 담은 풍경들이 인간의 욕망으로 뒤틀린 세계를 직면하게 한다. 최근 전시장에서 만난 작가는 “인간의 수요에 맞게 인위적으로 개량되고 변형된 과일이나 꽃 자체가 ‘SF’(공상과학) 같다는 인상을 받았다”며 “이번 신작들은 지구의 근미래에 대한 상상이자 우주의 어딘가가 지구를 대체해 이주할 다음 정착지일 수 있다는 상상을 뻗어나간 것”이라고 소개했다. 기하학적인 논밭의 형태가 우주 속 은하를 연상시키는 대작 ‘베리 밀키 웨이’, 여러 자연의 이미지를 수집하고 분해해 재조합한 ‘마운틴 메로나’ 등이 대표적이다. 자연의 규칙에 균열을 내는 인간의 이기심에 대한 비판의식, 지구 온난화나 감염병 사태 등 재난 상황과 맞물려 번지는 미래에 대한 위기감 등이 추동한 풍경들은 지독한 농담처럼 뼈아프거나, 새로운 행성에 정착한 인류를 보는 듯 생경하고 낯설다.바위산에 새겨진 사자와 사자, 아기 사자를 나란히 배치해 그린 ‘야망의 전설’은 현대에도 야만의 역사를 되풀이하며 세계를 혼란으로 이끄는 전 세계 스트롱맨들을 ‘블랙 유머’로 꼬집는다. 지하 2층 전시장은 적외선 카메라로 바라보는 듯 녹색이 주조인 작품들을 모았다. 매순간 경계하며 두리번거리는 미어캣들이 여러 작품에 등장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작가는 “긴장감을 내포한 녹색으로, 안 보이는 걸 드러내는 적외선 망원경처럼 보이지 않는 감정을 드러내보려는 의도”라며 “끊임없이 주위를 경계하면서도 거대한 흐름에 동화되어가는 (인간의) 모습을 보여주려 했다”고 말했다.바이파운드리에는 올해 파리 플러스 파 아트바젤에 참여해 주목받은 한지형(29)이 미래 사회의 펫샵인 ‘마이 G(My G)’를 구현했다. 상품처럼 진열한 반인반수인 ‘퍼리’의 초상과 이들의 정보를 보고 취향에 따라 파트너나 친구로 삼을 수 있게 설정한 전시다. 안개처럼 모호히 흐려 그린 퍼리들은 인간과 동물의 경계가 희미하고 성별과 인종, 나이도 구분되지 않는다. 정상성을 벗어난 존재들은 ‘진실한 나’를 탐구하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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