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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상생 금융
    2025-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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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어린애가 돈은 무슨 돈…”무시해도 괜찮은 걸까 ?

    ■어린이 경제교육 어떻게 ‘어린이 경제교육’이 큰 관심을 모으고 있다.경제관념을심어주는 인터넷사이트가 속속 생기는가 하면 서점에서 아이들에게 경제교육을 시켜주는 책들이 불티나게 팔린다.‘돈이 제갈량’인 세상에서 아이들에게 어떻게 하면 경제관념을심어줄 수 있는지 전문가 등으로부터 들어본다. 전문가들은 “돈을 빼앗는 등 아이들 눈앞에서 돈이 사라지면 돈 관리의 의욕을 잃는다.”면서 “어려서부터 돈의 소중함를 알고 직접 쓰는 경험을 해야한다.”고 강조한다.부자가 되는 법을 가르치는 것이 아니라 ‘합리적인 소비자’가 되는 길로 안내하는 것이 어린이 경제교육이란 설명이다. 돈에 대한 직접적인 경험을 위해서는 용돈을 주는 것이 가장 좋다.“엄마 나 돈.”이라며 달라는 표현을 하고 돈을 어디에 흘리고 다니지 않는다면 용돈을 줄 때가 됐다는 신호다.대략 유치원에 다니는 시기부터 지급 간격,액수 등을 단계적으로 밟아나간다.(표 참조) 용돈기입장을 쓰는 등 ‘지독하게’ 돈 관리를 하게 하되지나치게 틀에 박힌 교육은 좋지 않다.천규승 KDI경제교육팀장은 “만7세 정도면 돈에 대한 가치는 알고 있다.”면서 “어른들이 모범을 보여 아이들이 아는 가치를 행동으로 옮기도록 이끄는 것이 핵심”이라고 지적했다. 세뱃돈 등 갑자기 많은 액수의 용돈이 아이에게 주어져도절대 뺐으면 안된다.건국대 소비자주거학과 이승신교수는 “통장에 넣어서 보여주고 함께 어디에 쓸지 토론해 보는 것이 좋다.”면서 “초등학교 고학년이 되면 스스로 관리하게 하고 1주일에 한 번은 평가해줘야한다.”고 조언했다. 구두를 닦는다거나 숙제를 하는 등 착한 일을 할 때 용돈을 더 주는 것은 위험하다.책임과 의무조차도 거래관계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가족 구성원,학생으로서 해야할 일이 있다는 것을 알려줘야 한다. 돈 관리와 함께 자신의 물건을 소중히 여기고 아끼게 해야한다.경제교육 시범학교인 서울 탑산초등학교는 학용품에 이름쓰기,폐품활용 작품 만들기,경제일기 쓰기 등을 가르치고있다.문은자 교사는 “버리고 마구 쓰는데 익숙하던 아이들의 생활자세가 많이 바뀌었다.”고 말했다. 한국조폐공사 화폐박물관(www.komsep.comuseum)과 한국은행 화폐금융박물관(www.bok.or.krusium.html) 등 경제관련 박물관에 가는 것도 도움이 된다.화폐의 역사,제조와 순환과정,물가의 개념 등을 배우고 전시된 화폐를 통해 상상력을 키울 수도 있다. 어린이책인 ‘어린이와 돈 그리고 가치(시그마프레스 펴냄)’‘돈은 하늘에서 떨어지지 않는다(동문선)’‘돈 밝히는아이 돈 모르는 아이(중앙M&B)’는 용돈 쓰는 법을 상세하게 담고 있다.‘열두살에 부자가 된 키라(을파소)’는 어린이가 경제활동을 벌이면서 커나간다는 내용의 창작동화로 돈에 대한 올바른 가치관을 갖게 해주는 책이다.‘아이들이 읽어야 할 경제이야기’(사계절)‘그림과 만화로 배우는 어린이경제백과’(을파소)는 경제의 개념과 원리를 쉽게 설명하고있다.경제전문 사이트로는 어린이 서울경제에서 운영하는 ‘이코노아이’(econoi.co.kr)와 인터넷 신문인 이데일리가 운영하는 ‘이코비’(ecovi.co.kr)가 있다.비즈니스 체험,경제동화 등을 실어 쉽고 재미있게경제를 배울 수 있다. 김소연기자 purple@ ■일상생활속 아이들 교육요령 용돈 교육 외에도 실생활의 ‘작은 사건’속에서 아이들이경제에 친숙해지도록 해보자. [광고 보고 사달라고 떼쓸 때] “저 음료수 사줘.이거 TV광고에 나온다.”며 졸라대는 아이에게 자연스럽게 광고를 보는 안목을 가지게 한다.“엄마 생각에는 그 음료수 만드는사람들은 만드는 동안 애정이 생겼으니까 좋은말만 할 것 같아.그 사람들 생각하고 다른 사람 생각은 다를 수 있겠지?”라며 광고를 만드는 사람은 그 상품의 생산자라는 사실을 충분히 이해시킨다. 초등학교 고학년이 됐다면 정보와 상업광고를 구별하는 것도 가르쳐주자.신문에서 상업광고 지면과 정보 지면을 비교해 보도록 하면서,유용한 정보를 통해 현명하게 의사를 결정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알게 해 준다. [친구와 물건을 바꿨을 때] 친구의 물건이 순간적으로 좋아보여 자신의 것과 바꾼 뒤 다시 돌려달라고 떼쓰는 아이들이 많다.당장 찾아다주는 것보다는“그렇게 소중한 것이라면많이 생각했어야지.아까워도 할 수 없어.네 스스로 결정했잖아.”라며 계약의 의미를 가르쳐야 한다.계약은 충분한 협의와 신중한 고려를 통해 이루어져야 하고 한번 결정되면 최선을 다해 지켜야한다는 것을 알려 주자. 놀이공원·미술관·영화관 입장권이나 고속버스,기차 승차권에 인쇄된 약관 등을 읽어보게 하는 것도 산교육이다.자유입장권,빅 3 등의 선택을 직접 하게 하고 결과를 스스로 평가하게 하는 것도 좋다. [물건을 훔쳤을 때] 아이들은 때때로 친구 물건이나 진열대의 작은 상품을 그냥 가져온다.초등학교 저학년까지는 소유권에 대한 개념이 덜 발달했기 때문에 지나치게 혼을 내는것은 좋지 않다.아이를 데리고 가게에 가서 물건 값을 돌려주면서 “다음부터 그러면 너 혼자 가서 돌려줘야 한다.”고 지적해 준다. 돈에 쉽게 노출돼 있거나 지나치게 금지돼 있다면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도 손버릇이 고쳐지지 않을 수 있다.아무리 작은 액수의 동전이라도 부모가 함부로 취급해서는 안된다. ▲도움말 한국소비자보호원 정책연구실 배순영 박사
  • 발전노조 파업 장기화… 전문가 진단

    민영화 철회를 요구하는 발전노조 파업이 보름째 지속되고있지만 노정(勞政)간 대립은 갈수록 심화되는 양상이다. 각계 노동 전문가들은 11일 “‘민영화 철회 절대불가’ 공언에 묶여 협상의 여지를 스스로 좁힌 정부나 불법적인 실력행사로 사태를 원점으로 돌리려는 노동계 모두 이번 싸움의패배자”라고 비판했다.지금이라도 노정간 민영화 협의기구를 구성,상생의 해법을 모색하라고 촉구했다. [노사의 감정적 대응] 이번 파업에서는 노사의 감정 대립이사태를 악화시킨 측면이 크다. 발전 자회사들의 분사 이후지난 8개월간 노사간 ‘협상다운 협상없이 곧바로 파업에들어갔다.’는 지적도 나왔다. 발전파업 중재위원회에 참여한 박윤배(朴允培·노사문제연구소 창조와모색 소장)씨는 “민주노총이 처음부터 발전부문 민영화 논쟁을 투쟁방향으로 잡은 건 사실이지만 앞서발전 회사들이 노사교섭에 성실하게 임했더라면 민영화 철회를 명분으로 내건 파업은 일어나지 않았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 소장은 “발전노조 위원장이 지난달 중노위에 와서 사측 대표를 처음 만난 것은 노사운영 능력의 현실”이라며정부와 사측의 대응 능력 부족을 개탄했다. [민영화 추진과정의 문제점] 국가 기간산업 민영화를 둘러싼 국민들의 공감대 형성 과정도 문제로 지적됐다.김대환(경제학)인하대교수는 기간산업 민영화에 대한 국민적 공감대 형성이 문제라고 지적한다.김 교수는 “민영화 문제가아직 국민적 검증이 끝나지 않은 만큼 경쟁체제도입과 소유지배구조 및 공익확보 부분에 대해 대폭적인 수정·보완이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서울대 최종태(崔鍾泰·경영학·중노위 공익위원) 교수는“공공재인 전력부문의 민영화는 일반제조업의 민영화보다훨씬 신중하고 조심스럽게 진행됐어야 하는데 졸속 추진되는 바람에 파업을 초래한 측면이 있다.”고 밝혔다. 파업 등 극한투쟁으로 지난해 통과된 민영화 관련법을 원점으로 돌리려는 노동계의 ‘무리수’도 적지 않은 문제점을 야기하고 있다는 지적이다. 한국경제연구원 법경제연구센터 조성봉(趙成鳳) 연구위원은 “지난해 민영화 관련법 통과 당시 국민적 여론을 수렴한 만큼노동계가 민영화에 이의를 제기하고 싶으면 불법파업보다는 법개정 운동 등 정당한 절차를 밟아야 한다.”고말했다.최종태 교수는 “여러 문제가 있더라도 이미 민영화관련법이 통과됐기 때문에 노조의 주장대로 다시 원점에서논의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며 “정부는 민영화는 추진하되 우려되고 있는 전기료 인상,전력 공급 불안정 등을 어떻게 해결할 것인지와 전력사업 발전 방안 등 장기 비전을제시해야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가기강 확립] 보름째 불법파업을 계속하고 있는 노동계에 민영화 문제를 양보할 경우 국가기강 확립 자체가 어렵다는 것이 정부의 진단이다. 방용석(方鏞錫) 노동장관은 “여야 만장일치로 통과된 민영화 관련법을 노동계가 파업을 한다고 다시 원점으로 돌리는 것은 국가운영을 포기하는 것”이라고 완강한 입장을 대변했다. 조성봉 연구위원은 “현재 제기되고 있는 전력요금 상승,공공성 훼손 등의 우려도 법 제정 당시에 충분히 검토돼 보완책이 마련돼 있으므로 재론하자는 것은 민주국가의 정체성을 위협하는 행위”라고강조했다. [노사간 민영화 협의기구 설치] 명분과 실리를 주고받는 상생의 해법을 촉구하는 목소리가 높았다. 한국노동연구원 임상훈(林相勳) 연구위원은 “단위사업장차원에서 논의돼야 할 단체교섭은 상당부문 합의가 됐으므로 노조는 민영화의 각론에 대한 논의가 약속되면 파업을풀고,정부와 사측도 민영화 방침 변경 불가만을 외치지 말고 구체적이고 설득력있는 민영화추진 계획을 제시해 노조와 국민을 이해시켜야 한다.”고 주문했다. 익명을 요구한 정부 고위관계자는 “전부 아니면 전무라는현재 상황을 타개하기 위해선 노사간 발전협의회(가칭)를구성,민영화 이후 대량해고 등을 최소화하는 방안이 논의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오일만 류길상기자 oilman@ ■“발전노조 파업은 불법쟁의”. 중앙노동위원회는 지난 8일 발전사 노사가 합의 도출에 실패함에 따라 단체협약 합의안과 동일한 효력을 갖는 중재재정 결정을 내렸다.이 순간부터 발전노조의 파업은 노동조합및 노동관계조정법을 위반한 불법쟁의가 됐다. 하지만 전기사업과 같은 필수공익사업장에 대해 노동위원회가 분규를 강제로 제어하는 중재재정 결정에 대해서는 ‘합헌성’을 둘러싸고 논란이 적지 않다. 노동계는 ‘근로자의 기본권을 과도하게 제한한다.’는 국제노동기구(ILO)의 지적과 지난해 11월16일 서울 행정법원이 ‘필수공익사업에 대한 노동위원장의 직권중재 회부결정규정은 위헌의 소지가 있다.’는 판결내용을 근거로 노동조합법의 관련규정이 악법이라며 목청을 높이고 있다. 행정법원은 당시 전국보건의료산업노조가 제기한 중재회부결정의 무효확인 및 취소 청구소송에서 “중재재정 이후에는 어떠한 쟁의행위도 못하게 하는 것은 단체행동권을 과도하게 침해,과잉금지의 원칙에 위배될 뿐 아니라 단체행동권을 사실상 박탈하는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에 대해 중앙노동위와 노동부는 행정법원의 위헌 신청에대한 헌법재판소의 결정이 내려지지 않은 만큼 중재결정을무시한 발전노조의 파업은 ‘명백한 실정법 위반’이라며단호한 입장이다. 하지만 지난달 발전노조의 파업이 초읽기에 접어들었을무렵 정부의 고위 당국자는 막바지 타결 가능성에 무게를 두면서도 노동위원회 중재재정-불법파업이라는 최악의 수순으로 치닫게 되면 ILO의 지적과 행정법원의 판단이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토로한 적이 있다. 우득정기자 djwootk@ ■노조 “민영화=국부유출”. ‘민영화는 곧바로 해외매각으로 이어져 국부가 해외로 유출되는 결과를 초래하기 때문에 민영화 방침에 필사적으로반대하는 겁니다.’ 발전노조의 파업이 장기화되는 가장 큰 이유는 해외매각에대한 근로자들의 불안 때문이다. 해외매각 방침만 철회하면파업을 풀겠다는 것도 같은 맥락이다. 발전노조와 민주노총등은 지난 98년부터 99년초까지 진행된 한 ·미투자협정을근거로 민영화 방침의 ‘순수성’을 의심하고 있다. 지난해 4월 한 월간지가 폭로한 한·미투자협정 7개 문건에 따르면 미국은 가스,전기,포철,담배인삼,한국통신 등 5개 공기업의 민영화와 해외매각을 강력히 요구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해외자본에 대해 ‘내국민 대우’를 적용하는 데 있어 전기사업과 천연가스 도매업을 유보키로 했던 산업자원부가 미국의 압력이 전달된 지 40일만에 외국인 지분참여를자유화하는 쪽으로 선회한 대목이 발전부문 민영화와 무관하지 않다는 게 노조의 시각이다. 올해 중 매각하기로 한 발전 자회사 1곳은 외국계 거대 자본이 아무런 차별없이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된 것으로 알려졌다.한나라당 안영근(安泳根) 의원은 “한·미투자행정문서를 분석해 보면 IMF 협상 때 약점을 잡힌 우리 정부가미국의 요구로 발전부문을 국내외 차별없이 매각하기로 양해가 이뤄진 것이 아니냐는 의구심이 든다.”고 말했다. 발전노조는 해외매각되면 공급가격 급등과 함께 수급 불균형을 초래할 수 있다고 지적한다.노조는 안양,부천열병합발전소가 텍사코와 LG에 넘어간 뒤 난방비가 40%나 폭등한 점을 예로 들고 있다. 손낙구(孫洛龜) 민주노총 교육선전실장은 “해외매각 후시설투자 기피와 정리해고 등으로 대규모 정전사태 등 전체산업에 걷잡을 수 없는 피해를 끼칠 우려가 있다.”고 경고했다. 김윤자(金潤子) 한신대 교수는 “외국인지분한도를 30%로정했다가 2년만에 폐지함으로써 61%로 높아진 포철의 경우에서 보듯 발전시설이 민영화되면 결국 외국자본의 손아귀에 들어가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임병선기자 bsnim@ ■정부 “전기요금 폭등없다”. 정부는 발전 민영화 이후 전기 요금 상승이나 해외 매각에따른 국부 유출 우려에 대해 ‘민영화 반대를 위한 억측’이라고 반박한다. 전력산업을 민영화한 대다수 국가에서 전기 요금 폭등 문제는 발생하지 않았고,6개 발전회사 가운데 화력 2개 정도만 해외 매각되기 때문에 국부 유출 주장은 터무니없다는것이다. [민영화 후에도 전기료는 그대로] 민영화되는 발전자회사는수력·원자력 발전회사 1곳을 제외한 화력 5개사다. 이들발전업체의 전력 공급량은 전체의 60% 선이며 각 사별로는10∼15% 수준이다.따라서 특정 회사가 독단적으로 전기료를올리기는 어렵다는 것이다. 민영화 이후 전기료는 전력거래소를 통해 모든 발전회사의비용을 감안한 최저 가격으로 결정되므로 특정 발전회사의이윤 추구를 위한 가격 인상은 어렵다고 정부는 설명한다. 안양·부천열병합발전소의 경우도 원재료인 LNG 가격 변동에 따른 가격 조정만 있었다고 산자부는 설명했다.아울러산자부 산하에 전기위원회를 둬 가격 담합 등 불공정거래행위를 수시 점검함으로써 독과점 폐해나 인위적 전기료 인상을 원천 봉쇄한다는 복안이다. [발전회사 2곳만 해외 매각] 전력산업구조개편촉진법에 따르면 민영화 이후 전체 전력설비의 30%만 해외에 매각할 수있다. 민영화되는 5개 발전자회사 가운데 많아야 2개사만해외에 매각되고 나머지 3개사는 국내 기업에 매각되는 것이다.따라서 2개 발전회사가 국내 전력산업을 좌지우지할수 없는 만큼 ‘민영화=해외매각=국부유출’이라는 등식은억지라는 게 정부의 입장이다. 아울러 포철이나 한국중공업 등 여타 공기업과는 달리 각발전회사의 시장 점유율이 일정 수준(15%)을 넘지 않도록미리 나눈 상태에서 민간에 넘기므로 국내 재벌에 의한 독점 가능성도 극히 희박하다고 정부는 주장한다.김영준(金永俊) 전기위원회 사무국장은 “포철이나 국민은행의 경우 외국인 지분이 60%를 넘어섰지만 이들 기업을 외국기업으로분류하거나 철강이나 금융산업을 외국에 넘겼다고 보는 사람은 없다.”고 말한다. 전광삼기자 hisam@
  • 진로 김선중회장 시집 출간

    금융인에서 기업인으로 변신한 뒤 기업 경영에 전념해온 진로 김선중(金宣中) 회장이 일상생활에 대한 감상을 담은 시집을 펴내 화제다. ㈜진로는 김 회장이 틈틈이 써온 시 100여편을 엮은 ‘새처럼 나무처럼 그렇게 살리’(삼화출판사)를 발간했다고 24일밝혔다.김회장의 시에는 중년 이후 평범한 일상과 자연에서느낀 감상이 담겨있다. 생활 주변의 일을 소박하고 담백한필치로 썼다. 시집 출간은 김 회장의 글쓰기 작업을 알고 있는 선·후배와 친지들의 적극적인 권유로 이뤄졌고,2집 출간도 준비 중이다.김 회장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산업은행·증권감독원 등을 거쳐 97년부터 진로 회장으로 재직 중이다. 김미경기자 chaplin7@
  • [사설] 열린 자세로 국정운영을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어제 국회 본회의에서 이한동(李漢東)총리가 대독한 내년도 예산안 시정 연설을 통해 당략을 떠난 대승적 차원의 여야 협조를 수차례 강조했다.최근경제난,미국 테러사건의 충격에다 내년에는 월드컵 행사와 대통령선거 등 굵직한 현안이 산적해 발빠르고 적절한국정 운영이 그 어느 때보다 요구된다. 이번 시정 연설은 변화하고 있는 국제환경 속에서 국정을안정적으로 운영하고,경기 부양을 꾀하면서 서민층의 복지를 확대하겠다는 뜻으로 받아 들여진다.특히 현 정부 들어 처음으로 맞는 여소야대의 새로운 정치 환경 속에서 “야당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겠다”는 김 대통령의 언급은 매우 주목된다.그동안 우리 정치는말로만 ‘상생(相生)’을 외쳤지,실제는 정쟁과 대결로 일관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대화와 타협을 통한 생산적인국정 운영은 집권 소수 여당이나 원내 제1당인 야당 등 어느 일방의 힘만으로는 이뤄지지 않는다. 정부·여당이 국정운영을 야당과 함께 원만하게 이끌어나가기 위해서는 투명하고공정한 자세로 국정에 임해야한다.세간의 의혹으로 떠오른 금융비리 사건도 그야말로‘부패방지 인프라를 구축하고 행정제도를 개혁하는’ 차원에서 이를 철저히 조사해 관련자들을 엄벌해야 할 것이다.국민들의 흐트러진 마음을 다잡고 야당을 국정운영의장으로 끌어들이는 길은 이것밖에 없다. 우리는 경제난 극복과 남북문제에 여야가 대승적 차원에서 협력해야 한다고 본다.세계 경기 침체로 수출이 어려운마당에 내수를 살려야 하며 이를 위해 기업투자활성화와소비 촉진이 시급하다.장기적으로 기업 경쟁력을 강화하는투자도 해야 하며 이같은 경제 살리기에는 여야가 있을수 없다.사회복지 확대는 앞으로도 경기침체와 실업자 증가 상황에서 정권에 관계없이 반드시 시행되어야 할 사항이다.남북문제는 화해 협력이라는 큰 틀에서,그리고 장기적인 안목에서 접근해야 한다.그런 의미에서 대북 포용정책은 인내심과 진실된 자세가 필요하며,동시에 국민적인공감대 위에서 추진되어야 한다.
  • 김대통령 “금융비리 엄정 처리”

    김대중(金大中)대통령은 5일 “최근에 발생한 금융비리사건 등에 대해서는 법과 원칙에 따라 예외없이 엄정하게처리해 나갈 것”이라며 “정부는 내년 1월에 설치될 부패방지위원회를 중심으로 부패를 유발하는 불합리한 환경과제도를 근원적으로 개혁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은 이날 정기국회 본회의에서 이한동(李漢東)총리가 대신 읽은 2002년도 예산안 시정연설을 통해 “공직자의 부패행위에 대해서는 지위고하를 막론하고 엄정히 대처해 나갈 것”이라며 이같이 강조했다. 김 대통령은 “여소야대의 새로운 환경 속에서 야당과 협조할 것은 협조하고 수용할 것은 수용하는,열린 자세를 견지해 나갈 것”이라면서 “신뢰의 정치,상생의 정치로 국민의 신뢰회복과 국민통합을 이끌어 나가겠다”고 말했다. 이어 “우선 경제와 민족문제만이라도 여야를 초월한 협력이 이뤄져야 하겠다”면서 “여야가 당리당략을 떠나 대승적 차원에서 선거·정당·국회의 진정한 정치개혁 방안을 도출해 줄 것을 기대한다”고 덧붙였다. 김 대통령은 “내년에 있을지방선거와 대통령 선거를 우리 역사상 가장 공명정대한 선거가 되도록 할 것임을 국민앞에 다짐한다”고 말했다.미국의 테러참사에 대해서도언급,“이번 사태를 계기로 우리의 비상 대비태세와 국가위기관리 시스템 전반을 철저히 재점검해 지속적으로 보완·확충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남북문제와 관련,“무엇보다 이산가족문제의 해결을 최우선 과제로 추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 대통령은 내년 예산과 관련,“올해 예산보다 6.9% 증가한 112조5,800억원 규모로 책정했다”면서 “최근 우리 경제의 어려움을 감안해 재정이 경제회복에 활력을 줄 수 있도록 경기진작 효과가 큰 분야에 대한 투자를 늘렸다”고설명했다. 김 대통령은 “대형국책 사업을 비롯해 도로·항만·공항·지하철 건설 등 경기진작 효과가 큰 분야에 재원을 집중투자하겠다”면서 “매년 55만호씩 주택을 건설함으로써2003년까지 주택보급률 100%를 달성해 건설경기를 활성화하고 서민들이 집 걱정을 덜도록 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와 함께 ▲수출·투자 확대와 사회간접자본 확충▲부품·소재산업 육성과 정보화 기반 구축 ▲미래 핵심 유망기술분야 집중 육성 ▲공공부문 개혁 지속과 전자정부 구현▲지역간 균형발전 대책의 지속 추진 ▲농수산업 경쟁력강화와 농어가 소득 안정 등 6개 정책과제를 제시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부수고 넓히고…中 ‘바꿔’ 열풍

    베이징시가 이달초부터 좁은 도로는 넓히고 낡은 건물은부수어 새로운 현대식 건물을 짓는 도시정비 사업을 본격시행하면서 온통 거대한 공사장으로 변하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의 개최와 세계무역기구(WTO)의 가입을 앞두고 국제적 위상이 높아진 중국이 베이징을 중심으로 도시정비 사업·국제화 등의 부문에 집중 투자함으로써 중국 대륙에 ‘바꿔’ 열풍이 세게 불고 있는 것이다. 베이징시는 오는 2008년까지 230억달러를 교통과 환경시설,주택 건설 등 도시 인프라사업에 투자하고 있어 문화시설과 휴식공간도 늘어나고 있다.3년여만에 베이징을 다시찾은 제레미 페이지(47)는 “베이징이 ‘빛의 속도’로 변모하고 있다는 말이 실감난다”고 혀를 내둘렀다. 중국 변화의 바람은 ‘도시정비’라는 하드웨어뿐 아니라‘국제화’라는 소프트웨어로 빠른 속도로 옮겨가고 있다. 중국 정부는 탁월한 국제감각을 지닌 외부 인사를 영입하고 선진국에 연수를 보내며,대학생·일반인들 사이에는 유학과 외국어붐이 일고 있다. 특히 선진금융 시스템을 도입하기 위해 지난 3월 홍콩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이던 스메이룬(史美倫·여)을 중국 증권감독위원회 부주석으로 영입한데 이어,장기적으로 1만명의 금융인들을 미국에 파견,선진금융기법을 익히도록 할계획이다. 정부 부문에 못지 않게 대학생들 사이에는 유학열기가 뜨겁게 달아오르고 있다.중국 중앙 및 지방정부는 15일 5만여명의 지원자중 국비 유학생 4,900여명을 선발했다.중국최고의 명문대학인 베이징대와 칭화(淸華)대학의 경우 올해 졸업생 가운데 30% 정도가 유학을 떠났다.7월초 베이징대 국제관계학과를 졸업한 장메이(張美·22)는 “취직을했으나 장래를 생각해 좀더 공부를 하고 싶어 일본 유학을준비중”이라고 말한다. 일반인들의 외국어 학습붐도 거세게 일고 있다.영어전문학원인 쑤저우(蘇州)국제외국어학원의 경우 지난해는 수강생이 2,700여명이었으나 올해에는 67.5%가 늘어난 4,000명을 넘어섰다.베이징시 당국이 베이징 올림픽을 성공적으로치르기 위해 정기적으로 영어시험을 보기로 결정한 때문에공무원들과 택시 운전사들 사이에는 영어학습 열기가 높다. 택시기사인 리바오환(李寶桓·35)는 “하루에 4∼5시간 이상 영어회화 테이프를 듣지만 실력이 늘지 않아 고민”이라고 털어놓는다. 변화의 바람은 일상생활 속으로 파고들고 있다.중국 경제의 고도성장으로 휴대폰·컴퓨터 등 각종 ‘생활필수품’의 보급률이 폭발적인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중국 정보산업부에 따르면 7월말 현재 중국의 휴대폰 보유자는 1억2,060만명을 기록,미국(1억2,010만명)을 제치고 세계 1위로도약했다.1990년 1만8,000명에 불과하던 휴대폰 보유자 수가 11년만에 1만배 가까이 늘어난 셈이다. 베이징 김규환특파원 khkim@
  • [대한칼럼] 중국경제는 ‘거품’인가

    2008년 베이징 올림픽 유치와 오는 11월 세계무역기구(WTO) 가입을 앞두고 중국의 급속한 성장에 대한 놀람과 우려의 소리가 높다.중국이 빛의 속도로 변해 ‘세계의 공장’‘세계 경제의 심장’이 되어가고 있으며 한국을 머지않아 추월할 것이라는 말이 최근 우리 경제정책 담당자와 대기업의 최고경영자들 사이에서 나오고 있다. 세계은행은 오는 2020년이면 구매력지수(PPP)기준으로 중국이 미국을 제치고 세계 최대 경제대국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중국 경제에 날개를 달아 줄 베이징 올림픽 개최가결정되기전의 분석이다.미국의 랜드 연구소도 2015년 중국의 국내총생산(GDP)이 11조∼12조 달러로 미국과 비슷한규모에 달할 것으로 전망했고,워싱턴 대학의 미국비즈니스연구소(CSAB)는 중국의 GDP가 2005년에 일본을 추월하고 2020년에는 미국을 앞지를 것으로 예측했다.한국의 경제인과 정책 담당자들의 호들갑이 뒤늦은 셈이다. 그러나 우리 중국 전문가들 사이에선 중국 경제는 상당부분 ‘거품’이란 시각도 있다.중국에 대한 지나친 평가는음모론에 바탕을 둔 ‘황화론(黃禍論)’같은 것이며 중국의 지금까지 발전은 대외의존적인 것이므로 그 바탕이 허약하다는 주장이다.노동집약적 산업에서 기술집약적 산업으로 경제구조를 선진화하려면 연구·개발(R&D)투자가 필수적인데 중국의 R&D는 전체 소득의 0.8%,재정의 4% 이하로 미약하다. 그동안 중국 경제발전의 주요 원동력은 화교와 다국적 기업인데 화교경제는 국가 조직이 없는 ‘기생(寄生)경제’이기 때문에 역시 R&D가 없고 다국적 기업과 미국·일본등은 기술이전을 하지 않는다.또 동아시아 금융위기는 유태인의 고유영역인 세계금융을 화교들이 넘보려다가 한방먹은 것이라는 분석도 있는 만큼 화교경제엔 한계가 있다. 이런 시각을 가진 이들은 WTO 가입이 중국경제에 암초가 될 수도 있다고 본다. 물론 이에 대한 반론도 만만치 않다.중국을 견제하려 했던 미국의 노력은 이미 실패했고 중국 경제는 독자적으로생존할 수 있는 충분한 역량을 지녔다는 것이다.R&D문제는중국의 ‘보이지 않는 측면’을 감안해야 한다는 얘기다. 노벨과학상을 받은 중국인이많고 미국에 유학간 외국인학생중 중국인이 가장 많다(5만4,000여명)는 사실과 칭화대 등 중국 대학들의 국제경쟁력이 세계적으로 인정 받고있다는 점, 그리고 첨단군사기술 연구에 대한 집중투자가이루어지고 있다는 것 등이 그 근거다.또 중국은 WTO 가입에 대비해 7∼8년전부터 대응전략을 세워왔고 소매금융에대한 유보조항이 있어 가입에 따른 부작용을 무난히 해결해 나갈 수 있으리라고 본다.교육의 공백기였던 문화대혁명 기간에 성장한 세대들을 뛰어넘어 젊은 인재,즉 제3세대가 전면에 나서고 있다는 점도 주목한다. 이처럼 엇갈리는 전문가들의 시각은 우리가 중국을 지나치게 두려워 할 필요가 없으며 그렇다고 ‘거품’으로 보고 안심해서도 안된다는 사실을 일깨운다.중국 경제라는거대한 블랙 홀에 대만과 홍콩이 빨려들어 갔듯이 한국 경제가 공동화되기 전에 살 길을 찾아 내야 하는 것이다.현재 중국과 한국의 기술수준 격차는 일반적으로 7∼10년이다.이 격차를 더욱 넓히거나 현수준을 유지할 수 있도록우리 기초실력을 다져야 한다.또 중국은싸워서 이겨야 할대상이 아니라 상호보완을 통한 상생관계로 협력해서 동반상승하는 이웃이 돼야 한다. 중국인과는 진심으로 마음이 통하면 모든 일이 잘 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중국 시장을 놓고 외국기업과 경쟁해야 하며 국내 기업끼리는 과당경쟁을 지양해야 한다.국제통화기금 관리체제 이후 각 기업이나 연구기관에서 대폭축소된 중국 연구인력을 확충하는 것도 시급하다.중국 전문가들의 일치된 견해다. 중국의 급속한 경제성장은 지역간 격차를 심화(상하이의경제력은 구이저우의 17배)시켜 사회적 갈등이 커지고 있다.향후 10년내 중국에서 공산당 지배가 종말을 고할 것이라고 예측하는 미국 학자도 있다.중국이 지역적으로 분할되고 정치적 격변을 맞는다면 한국에도 막대한 영향을 미칠 것이다. 중국은 우리에게 ‘위기’이자 ‘기회’가 되고 있다. 참으로 지혜롭게 대처해야 할 듯싶다. [임영숙 논설위원실장] ysi@
  • [21세기 담론-생명을 말한다](14)생태경제학자 강원돈 박사

    ▲경제의 사전적 의미는 ‘인간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을 생산,분배,소비하는 모든 활동과 그것을 통하여 이루어지는 사회적 관계’로 규정돼 있습니다.여기에 ‘생명’이라는 접두어를 붙이는 것이 ‘역전앞’처럼 중복이라는 느낌이 듭니다. ‘생명경제’란 용어를 쓰는데는 두가지 이유가 있습니다.하나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의 생산,분배,소비’의 균형이 깨져 생명을 위한 경제의 본 뜻이 희미해졌기 때문입니다.또 하나는 인간 생활에 필요한 재화나 용역은 결국 생태계로부터 취해 다시 생태계로 돌려 주는 순환구조여야 하는데 인간의 탐욕이 대량생산 대량소비의 악순환 구조를 만들다보니 이 순환이 깨져 버렸습니다.그 결과 첫째 생태계를, 즉 생명군(生命群)을 죽이고,둘째 후손이 사용해야 할 자원을 고갈 시키며,셋째 환경을 오염시켜지구를 살기 힘든 곳으로 만들었기 때문입니다. ▲생태계는 환경문제이고 생산·분배구조는 경제문제인데양자를 묶는 까닭이 있습니까. 물론입니다.두 문제가 다 넓게는 인류,좁게는 자본의 탐욕에연유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대량생산 대량소비 구조하에서 빈곤문제와 생태계 파괴가 동시에 이루어진다는 말이겠군요. 그렇습니다.제가 보기에는 1992년 ‘리우 환경회의’ 경고에도 불구하고 환경문제 해결의 길이 보이지 않는 것은경제대국들의 성장 강박증 때문입니다.이들은 여전히 대량생산과 대량소비 구조를 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개인의소득이 높아지면 욕구가 높아지고 높은 욕구는 더 많은 생산을 부추기는 악순환의 구조 말입니다.물론 포드식 대량생산 시스팀 대신 고급 다품종 소량생산이라는 신경영이도입되기는 했지만 욕망의 확대충족이라는 성장논리에서벗어나진 못했습니다.동구 멸망후 신자유주의는 이 모순구조를 더 확대 시키고있습니다. ▲‘제3의 길’은 신자유주의 대안이 못된다고 보십니까?. 케인즈식 복지모델은 진작 한계가 드러났지요. 그 대안으로 나온 것이 ‘일하는 복지’인데 이것도 자본의 야수성을 그대로 둔채 복지의 방법만 손질한 것이어서 한계가 있다고 봅니다.‘일하는 복지’의 핵심이 말 그대로 직업교육을 통해 재취업 시킨다는 것인데 기술의 개발속도가 워낙 빨라 한번 탈락하면 다시 따라 잡기가 어렵습니다.그러니까 열심히 교육을 받아 재취업한 사람이 예전 급료의 40% 받기가 일쑤지요.그나마 대부분 임시직이고…,지금 정부의 실업률 통계도 일시 취업을 포함한 것이기 때문에 실상은 정부의 통계보다 훨씬 심각 합니다. ▲결국 그 대안은 무엇입니까. 자본의 중립화 입니다.자본의 사유를 금하자는 것이 아니라 자본의 무한 욕구에 대한 제동장치를 만들자는 겁니다. ▲그것을 강제하면 자본주의 틀을 바꾸는 것 아닌가요. 노동이 경영에 참여하는 공동결정제도를 도입하는 겁니다.그래서 자본의 이해관계로 인해 노동이 희생되지 않도록하자는 것입니다. ▲노동자 권한이 강화되면 생산성은 떨어지는 것 아닙니까. 독일의 철강산업과 석탄산업이 이 제도를 도입했는데 세계최고의 생산성을 구가하고 있습니다. ▲자본의 무한 욕구를 제한하면 대량생산으로 인한 생태계파괴를 막을수 있다는 말은 납득이 갑니다. 자본과 노동의견제와 균형도 그렇고…, 그런데 실업자문제는 별개인 것같습니다. 기술이 계속 발전하는데 따라 일자리가 계속 줄어드는 문제 말입니다. 잘 아시겠지만 1993년 독일의 폴크스바겐 자동차 회사 예가 있지요.그 때 회사는 노조에게 20% 감원 아니면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삭감,양자택일을 요구 했습니다. 결국 노조가 노동시간 단축과 임금삭감을 받아들였지요.소위 일자리나누기 입니다. ▲임금이 깎이면 가계를 줄여야 하는데 기술이 더 발달하면 노동시간을 더 줄이고 임금을 더 삭감해야 하지 않겠습니까?. 열쇠는 거기에 있습니다.가계 지출을 줄일수는 없지요.그러면 어떻게 해결 하느냐.남는 시간을 골목이나 마을 단위의 품앗이 노동으로 채웁니다.즉 일정한 단위에서 목수에소질있는 사람,정원사 자격증이 있는 사람,그밖에 자동차수리,컴퓨터 전문가,페인팅,도배,배관,가전제품 수리 등다양한 기능을 가진 사람들끼리 품앗이를 하는 겁니다.그러면 가계부 적자를 해결하면서 창조적 노동을 통해 보람을 찾을수도 있습니다.또 지역 공동체가 형성돼 삶의 질도높아지고…. ▲그것만 가지고 자본의 식욕을 억제할 수 있을까요?. 세계화 이후 자본은 이익을 찾아 국경을 마음대로 넘나들고 있습니다.말하자면 세계화 경제란 자본의 세계화인 셈입니다.그에 비해 노동은 이동이 자유롭지 못합니다.노동이 근거지를 옮기려면 새로운 언어,문화에 적응해야 하고또 혈연을 떠나 부초처럼 되기 때문에 간단치 않습니다.이렇게 한쪽은 유리한 곳을 찾아 마음대로 날아 다니고 한쪽은 고정된 위치에 있으니 자연히 불평등 계약이 성립될 수밖에 없습니다. 결국 노동의 유연성이란 노동자가 아닌 사용자의 자유를 신장하는 것입니다.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노동력,자원,금융이 지역에서 순환되는 지역경제라야 합니다. ▲지역단위의 자급자족을 말씀하시는건가요. 가내 수공업 수준의 자급자족이 아니라 자원과 노동력,생산성을 고려한 지역경제는 여러가지 이점이 있습니다.제일급한 것이 식품인데 전국 단위의 식품의 경우 우선 원자재와 상품의 물류비용, 그 과정에서 낭비되는 자원이 얼마입니까.또 장기간 유통시키려면 필연적으로 방부제가 들어가야 합니다.지역단위 생산과 유통에서는 재고가 남지 않고물류비용이 안들고 방부제를 사용하지 않아도 됩니다. 옛말에 ‘100리 밖에서 온 것은 먹지 말라’고 했는데 그냥생긴 말이 아닙니다. 식품 뿐 아니라 모든 산업이 나무의잔뿌리처럼 지역에 기반을 두어야 합니다. 경제가 그렇다면 정치도 자연히 따라 가는 것인데 이를 지역 자치의 생명력이라고합니다. 동양의 이상국가 단위가 닭우는 소리가들리는 범위라고 하지 않습니까. ▲유사한 모델이 있습니까. 일일이 설명하기는 어렵지만 독일이 지역경제를 바탕으로일어선 국가입니다. 일례로 독일의 은행 수신고 70%가 지방은행에서 나온다면 납득이 가겠지요?▲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제도적인 뒷받침이 필요하겠습니다. 먼저 토지의 반(半)공개념이 도입돼야 합니다.땅이 투기대상이 돼서는 안되기 때문입니다.다음에 조세제도가 바뀌어 명실상부한 자치정부가 돼야 합니다.지금처럼 중앙정부에서 교부금을 타다 쓰는 지방자치는 허울 뿐인 자치입니다.이렇게 소단위 자치가 살아야 경제가 고루 활성화 되고생태계도 건강이회복 됩니다. 김재성 논설위원. △강원돈박사 약력. ▲1955년생▲한국신학대학,동대학원 졸업▲독일 함부르크대학교 신학박사(생태학적 노동개념)▲한국신학연구소 번역실장,학술부장 역임,▲현재:서울 강남구 은혜교회 목사,아시아경제윤리연구소소장,한국생명학연구원 연구지원처장,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신학전문위원,한신대,서울신학대학,배재대학 출강,▲저서:‘물의 신학’‘‘살림의 경제’▲역서:‘경제윤리 1,2’(A 리히) ‘하느님의 정치경제와민중운동’(U 두흐로) 외 10여권. ■생태경제학이란. 경제의 지구화가 급속히 진행되는데 각국의 금융,기업구조와 노동시장이 이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해 사회 혼란이야기되고 있다.우리나라의 경우도 국제통화기금(IMF) 관리체제가 시작된 후 신자유주의적 구조조정은 짧은 기간에우리 사회에 급속한 변모를 가져다 주었다.실업률이 더 높아졌고 빈부의 격차는 더 커졌고 자본과 노동의 세력관계에서 노동은 더욱 불리한 위치로 몰렸다. 이같은 현실 속에서 좀더 인간적이고 좀더 사회적이고 좀더 생태 친화적인 세상을 꿈꾸는 사람들이 생겨나기 시작했다.이들은 경제,금융정책 등이 자본의 요구만을 일방적으로 충족시키는 상황에서 이 정책들이 사회정책과 복지정책 그리고 환경정책과 결합되기를 바라는 것이다.그리고여기에 시민들이 참여하여 사회적 합의를 도출해 내고 그바탕 위에서 모든 정책들을 조합하는,과정이 자리잡기를바라는 것이다. 이들은 ‘경제는 효율적이어야 한다’는 것에 대해 동의한다.한정된 자원을 가지고 많은 사람들의 욕망을 충족시켜야 하기 때문이다.그리고 시장은 경제의 효율성을 실현시키는 한 수단이라는데 대해서도 동의 한다.그러나 이들은 시장이 거기서 파생되는 문제들을 스스로 해결하지는못한다고 생각 한다.따라서 그 문제들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정치적인 판단과 개입이 필요하다고 본다.더많은 공익을 실현하기 위해서 시장의 규율을 제도화 해야 하는데 이과정에서 정치의 개입이 불가피 하다는 입장이다. 기독교 사회윤리를 공부한 강원돈(姜元敦)박사는 상생의순환원리 관점에서 오늘의 신자유주의 경제를 비판하고 그대안을 말한다. 강 박사는 “본질적으로 무한 확장의 욕구를 가지고 있는 자본에 시장을 맡겨 두면 언젠가는 자본자체가 무너진다”고 말한다.이는 사자의 장애물을 없애버리면 토끼와 사슴의 멸종으로 결국 사자도 굶어 죽는 원리와 같다. 그 반대의 경우 역시 서구가 일찍이 경험했던 복지병처럼 자본도 노동도 공멸하는 결과를 낳는다.‘생명경제’는 이같은 모순을 극복하고 노동과 자본 뿐 아니라 생태계까지도 공생할 수 있는 길을 모색하는 경제학이다.
  • 4대개혁 현주소/ 국가체질 혁신 ‘미완’

    국제통화기금(IMF) 위기 속에서 출범한 국민의 정부는 대기업,금융,노사,공공 부문 등 4대부문 개혁을 강력히 추진해왔다.세계화의 진전에 발맞춰 경제체질 개선을 통한 장기적 경쟁력을 확보하기 위해서였다.그러나 지난 3년반 동안의구체적인 개혁 성과에 대해선 전문가들이 후한 점수를 주지 않고 있다.4대부문 개혁은 여전히 미완성인 동시에 현재진행형이라고 할 수 있다. ◆공공부문=국민의 정부출범후 하드웨어적인 부문에서는 공공부문 개혁이 나름대로 성공적으로 이뤄지는 편이다.모(母)기업 기준으로 민영화 대상인 11개 공기업 가운데 한국중공업(현 두산중공업),포항제철,대한송유관공사,국정교과서,한국종합화학,한국종합기술금융(현 KTB)등 6개사는 이미 지난해 말까지 민영화됐다.담배인삼공사와 지역난방공사는 올해말,한국통신과 한국가스공사는 내년까지 민영화할 계획이지만 주식시장이 변수다.한국전력은 발전부문을 6개 자회사로 나눠 내년부터 민영화에 들어간다. 또 공기업 자회사 정비 계획에 따라 61개 자회사중 20개사가 정리됐다.남은 41개 자회사중 36개를 내년까지 민영화하거나 통폐합할 계획이다.공공부문 인력도 13만1,000명을 감축해 97년말의 정원보다 18.7%가 축소됐다.20개 공기업과 199개 정부산하기관 등 모두 256개 기관이 퇴직금누진제를없앴다. ◆기업부문=지난해말에 비해서는 기업구조조정의 방향이 본궤도에 올랐다는 긍정론과 미흡하다는 부정론이 교차하고있다. 한국개발연구원(KDI)기업정책팀 임원혁(林源赫)연구위원은 “늦은 감은 있지만 현대 등 부실기업 처리방향을 제대로잡아가고 있다”면서 “3년반을 돌아보면 75점 정도는 줄수 있다”고 평가했다.산업연구원 김용렬(金龍烈)기업정책실장도 “4대 부문 구조조정 가운데 기업분야가 그나마 제일 잘된 것”이라며 “앞으로 구조조정이 활성화되기 위해선 시장을 구성하는 하부시스템을 대폭 강화해야 한다”고지적했다. 반면 미흡하다는 평가를 내리고 있는 측은 부실기업 처리가 미약했고,강도높게 추진한 구조조정이 실제 경영성과로이어지지 못했다고 지적하고 있다.채권단도 정부의 신호가없으면 부실기업에 대한 지원을꺼리는 관행도 해소하지 못했다는 지적이다. ◆금융부문=이 분야 역시 양론으로 갈리고 있다.점수가 낮은 쪽은 하이닉스 반도체나 현대건설 지원에서 드러나듯 금융당국이 채권 금융회사에 여신 지원을 강요하는 등 시장원리가 작동되지 않았다는 것이다.이처럼 관주도로 인해 금융시장의 불안이 지속되고 있다는 게 이들의 시각이다. 한양대 나성린(羅城隣) 교수는 “지금까지의 금융 구조조정 실적에 대한 평가를 하자면 시장안정을 위해 갈 길이 멀게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러나 점수가 후한 쪽에서는 우리 금융지주회사 출범이나 국민·주택은행의 합병을 통한 대형화 추진작업이 아직 초기단계이지만 필요하며,잘될 경우 국내 금융산업의 경쟁력을 제고할 수 있을 것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금융연구원의 이동걸(李東傑) 연구위원도 “부실채권 비율을 연말까지 5% 이하로 낮추겠다고 한 것은 바람직하다”면서 “정부소유 은행의 민영화 및 공적자금 조기회수에 얽매여 산업자본의 금융자본 소유제한 문제를 풀어나가는 것이바람직한 지는 생각해봐야 한다”고 덧붙였다. ◆노사부문=정부가 추진했던 노동개혁은 아직 ‘미완 상태’다.최근 민주노총의 연대·총파업에서 보듯 노사의 상생(相生)에 맞춘 신노사문화 정착 등은 아직 착근이 안된 것같다. 하지만 김호진(金浩鎭) 노동부장관은 “일부 노조지도부나강성 사업장을 제외하면 노사 모두가 살아야 한다는 인식이 급속히 확산 중”이라며 낙관론을 펼쳤다. 주 5일 근무제 등 주요 노동현안이 타결될 경우 금년 말이나 내년 초부터는 상당한 변화가 있을 것이란 전망도 내놓았다.LG경제연구원 김성식 연구위원은 노동개혁과 관련,“국가 전체의 틀은 마련됐지만 과도기체제에서 반발과 진통이 있는 만큼 개별기업 차원에서 이를 노사문화나 관행으로 접목해가는 노력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곽태헌 박현갑 오일만 김성수기자 tiger@. ■ 왜 지지부진한가. 국민의 정부가 들어선 이후 추진돼온 정치개혁은 지금까지 국민들이 그 성과를 느끼기 어려울 만큼 낙제 수준이다.여타 부문에 비해 개혁의 속도가 가장 뒤쳐졌다는 얘기다. 우선 여야는 생산적정치를 위한 제도적 장치로 ‘정치개혁특위’,‘여야 정책협의회’를 구성했으나 몇 개월도 제대로 운영하지 못한 채 중단하는 등 말로만 정치개혁을 외치고 있다. 정치개혁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정치관련법 개정 또한거의 진척이 없는 상태다.지난 5월 중앙선거관리위원회가시민단체의 선거운동을 활성화는 선거법,정치자금의 양성화에 중점을 둔 정치자금법,상향식 공천을 골자로 하는 정당법에 대한 개정의견을 발표했으나 여야는 얽히고 설킨 자신들의 이해관계 등으로 그대로 방치해 두고 있다. 그나마 지난해 6월 국회가 인사청문회법을 제정,헌정사상최초로 이한동(李漢東)총리에 대한 인사청문회를 실시하고지난 4월·6월 임시국회에서 인권법,부패방지법을 차례로처리하는 등 부분적인 성과가 있었지만 이 또한 내용 면에서 미약하다는 평가다. 결국 국민이 바라는 정치개혁을 이루기 위해서는 대중 속에 뿌리를 둔 상향식 민주주의의 도입과 당리·당략을 벗어난 정치개혁의 실천의지가 필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홍원상기자 wshong@. ■남은 과제들.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이 지난 98년 2월 취임 이후 줄곧주창해온 것은 ‘개혁’이다.이같은 역사적 소명은 그의 임기 말까지 계속될 것으로 여겨지고 있다.개혁을 하지 않으면 우리나라의 미래가 없기 때문이다. 쉼없이 기업·금융·공공·노사 등 4대 부문 개혁과 함께구조조정을 지속적으로 추진한 결과 피로증후군(疲勞症候群)이 생긴 게 사실이다. 이와 관련,박지원(朴智元) 청와대 정책기획수석은 “국민의 정부는 IMF 외환위기에 빠졌던 대한민국을 살리기 위해 개혁을 추진하지 않을 수 없었다”면서 “자기 일자리를 잃은 사람들로부터 어떻게 지지받기를 기대하겠는가”라고 반문했다. 그렇다고 개혁을 중단할 수 없는 게 우리의 현실이다.최근 방한한 앤서니 기든스 영국 런던정치경제대학 총장과 스탠리 피셔 IMF 수석부총재가 그동안의 개혁을 높이 평가한뒤보다 강도높은 개혁과 구조조정을 주문한데 주목할 필요가있을 것 같다. 김 대통령 역시 역사에 남는 대통령이 되기를 간절히 희망하고 있다.이를 위해 김 대통령이 앞으로 가장 역점을 둘분야는 상시개혁을 통한 4대부문 개혁 완수,임기 중 전자정부 실현,남북관계의 지속적 개선 등을 꼽을 수 있다. 오풍연기자 poongynn@
  • 한미銀 상품홍보 강화

    한미은행이 광고전략을 확 바꾼다. ‘편안한 은행’에서 ‘돈되는 은행’으로다.하영구(河永求)행장의 작품이다.한미은행은 12일 하행장이 취임직후 광고전략 변경을 지시했다고 밝혔다. 부부가 출연해 날씨 등일상생활의 얘기를 주고받는 현행 광고는 은행광고의 틀을깬 대표적인 이미지 광고로 꼽힌다.그러나 광고호감도에 비해 실익은 적었다는 게 내부의 평가다. 실무팀은 이날 회의를 열어 이미지광고를 상품광고로 전환하기로 결정했다.취급하는 금융상품을 ‘직접화법’으로 세세히 홍보해 나가기로 한 것이다. 직원들은 외국계은행(씨티)에서 잔뼈가 굵은 하행장의 실리 스타일을 반영한 것으로 풀이한다. 하행장은 또 조직개편에도 착수했다.적정 점포수·특화 가능성 상품 등을 파악해 ‘수익성’으로 최대한 연결지을 작정이다.하행장은 기자들과 만나 “8월까지는 조직개편 및임원인사를 마치겠다”고 밝혔다.8월에는 부행장 3명의 임기도 만료된다.대대적인 ‘물갈이’가 예상된다. 하행장은 창립대주주인 BOA(아메리카은행)가 지분을 팔고소액주주로 남았지만 ‘한미은행’이라는 간판을 바꿀 생각이 없다고 강조했다.20년 가까이 쌓아온 ‘브랜드 파워’를고려한 것으로 실리경영과 맥을 같이한다. 안미현기자
  • 집중취재/ 벼랑 치닫는 출판산업

    출판산업이 벼랑으로 내몰리고 있다.인터넷시대를 맞아 인터넷서점들의 할인경쟁 강도가 갈수록 거세지고 있다.이에따라 오프라인서점들이 속속 문을 닫고 있다. ■책 구매 행태가 변한다 ㈜동방 박창기(朴昌基·41)과장은“서점에서 이책 저책 뽑아보는 재미를 인터넷서점에서는느낄 수 없지만 시간 절약을 위해 꼭 필요한 업무관련 서적이나 아이들 참고서는 비교적 싼 맛에 인터넷 서점을 이용한다”고 말했다.사무실에서 동료들이 함께 책을 주문해 배송료를 면제받기도 한다. 이모씨(45·서울 목동)는 얼마전 아이 참고서를 사주러 아파트 단지 안에 있던 동네서점에 갔으나 폐업한 바람에 할수 없이 다음날 점심 때 시내 직장 부근 대형서점에서 구입했다고 말했다. ■상처뿐인 인터넷서점 약진 99년 4월 업무를 시작한 예스24는 지난해 매출이 170억원으로 99년에 비해 10배 이상 뛰며 업계 1위로 올라선 데 이어 올들어서는 월 30억∼40억원을 기록하고 있다.그러나 과도한 할인 때문에 누적 적자가상당한 것으로 전해진다.인터넷교보문고가 할인하지 않고 1만원 이상 구입시 배송료를 무료로 했을 때 매출액의 10%이상이 적자였다.따라서 현재 할인업체들의 적자 폭이 어느정도인지를 짐작할 수 있다. 배송비를 받는 상태에서 할인율이 20% 이상이면 흑자를 내기 어렵다는 게 출판계의 정설이다. 인터넷서점은 물류비용이 적게 든다는 데 대해서도 출판계는 이의를 제기한다.매출 규모가 비슷한 도매상 송인서적과비교하면 예스24의 직원이나 창고 수가 3배 정도씩 많아서도매상에 비해 물류비가 더 든다고 주장한다.미국 아마존식의 집중형은 수익모델이 아닌 것으로 입증됐고,전국 1,500개 체인서점에서 배달하는 반즈앤드노블식의 온·오프라인모델만이 살 길이란 것. 고객의 충성도도 문제다.와우북이 50% 할인을 했을 때 하루 매출이 최고 3억4,000만원으로 평소의 7∼8배를 기록한반면 여타 업체 매출이 30∼50% 감소한 것을 보면 가격이최대 경쟁수단임을 알 수 있다.높은 할인율로 치고 나오는업체가 생기면 언제라도 고객을 빼앗길 수 있는 취약한 구조다.L인터넷서점 등도 곧 오픈기념 대할인 행사를 기획중인것으로 알려졌다. 지난달 취임한 와우북 신용호(申容浩)대표는 옥션 부사장을 지낸 금융통으로 1년 안에 승부를 내 1등을 차지하지 못하면 도태된다는 신념으로 승부수를 띄운 것으로 전해진다. ■소형서점 “어찌 하오리까?” 국내 서점의 92%가 50평 미만의 소형서점이다.평균 마진율은 22.4%.이런 여건에서 인터넷서점의 할인판매를 따라가는 것은 자살행위여서 슬금슬금 문닫는 곳들이 늘어난다. 울며 겨자먹기 식으로 베스트셀러와 중·고교 참고서를 할인하는 곳도 더러 있다.서울 광진구 구의동에서 T서점을 15년 동안 경영해온 윤영유(尹永有·43)씨는 “온라인 할인에익숙한 손님들이 찾아와 왜 할인이 없느냐고 항의해 어쩔수 없이 지난해 11월부터 마진 폭을 줄여 20%씩 깎아 팔고있다”고 말했다.이 결과 매출액은 늘었지만 이익이 줄어,어렵기는 마찬가지다.10% 할인 합의를 준수하는 교보문고등도 매출이 떨어지고 악덕상인 소리를 들으며 기업 이미지가 나빠지는 상황을 더이상 참기 어렵다는 분위기다. 한국서점조합연합회는 최근 할인율이 높은 인터넷서점 8곳을 덤핑 혐의로 공정거래위원회에 고발했다.인터넷서점의대폭 할인이 가능한 것은 거품가격이 있기 때문이라며 책정가 내리기 운동도 소비자운동 차원에서 전개할 방침이다. 그러나 이런 방안이 효과를 나타낼지는 미지수다. 김주혁 박홍기기자 jhkm@. * 출판산업 살릴 대안은 없나. 출판산업의 위기를 극복할 뾰족한 방안이 없을까. 오프라인서점계와 출판계는 정부가 출판문화산업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도서정가제 의무화를 법제화하거나,최소한 도서관의 양서 구입 지원예산을 대폭 늘려야 한다고 주장한다. 이창연(李昌淵) 한국서점조합연합회장은 처벌조항 없이 도서정가제를 내년 말까지 유지하도록 규정한 공정거래법 시행령과 관련,할인 판매를 막지 못하는 정가제 규정은 도덕일 뿐 법이 아니며,1등 제일주의 원칙만이 적용되는 인터넷서점의 생리상 상생을 위한 자율 조정은 기대하기 어렵다며처벌조항을 포함한 도서정가제 입법을 촉구한다. 이에 대해 인터넷서점들은 과도한 할인이 문제라는 데는공감하면서도 할인 제한은 싼값에 책을 살 소비자 권리를제한한다며 반대한다. 상황의 심각성에도 불구하고 정부도 대책 없이 바라만 보는 실정이다.문화관광부는 출판시장 질서 확립과 지식산업육성을 위해,출간된 지 1년 미만의 신간을 할인판매하면 500만원 이하의 과태료를 물리는 출판 및 인쇄진흥법 제정안을 지난해 9월 입법예고했다.그러나 공정거래위원회와 정보통신부 등의 반대에 부딪혀 부처 협의 끝에 처벌조항뿐 아니라 ‘도서정가제’라는 용어 자체를 삭제한 채 법안을 최근 법제처 심의에 넘겼고 다음달쯤 임시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공정거래위는 할인 여부를 시장 기능에 맡겨야 한다는논리이고, 정보통신부는 전자상거래가 활성화돼야 하며 시장 재편은 인터넷경제로 넘어가는 과정에서 불가피한 현상이란 주장이다. 도서관 콘텐츠 확충과 지식사회만들기 국민운동 이용훈 사무처장은 “공공도서관이 기초학문 분야 출판물의 한정부수를 구매함으로써 안정적인 연구와 출판이가능하게 하는 외국과는 달리 한국에는 그런 제도가 없다”면서 획기적인 도서관 정책 전환을 촉구했다. 이승용(李升用) 한국출판인회의 유통대책위원장(홍익출판사 대표)은 “정가제의 틀 안에서 울타리를 만들어 상생의지혜를 찾아야 한다”면서 정부와 출판사,유통업자,소비자의 냉철한 사태 인식과 실천 의지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강조한다. 김종면기자 jmkim@. * 출혈판매 1년후의 ‘뒤끝’. 책 뒷면에 가격표시를 수시로 고치느라 스티커가 덕지덕지붙은 시절이 있었다.해방 후 30여년 동안 극도의 혼란을 겪었던 한국출판시장의 유통질서를 바로잡기 위해 78년 도서정가제가 시행된 뒤 3년 만에 신간 발행종수는 50% 증가했다.그 도서정가제가 23년여 만에 붕괴위기를 맞고 있다.출판시장의 1년 뒤 미래상을 가상시나리오로 그려본다. 2002년 5월초.바짝 다가온 월드컵 축구대회 분위기로 전국이 떠들썩하다.30대 후반의 가정주부로 대회 자원봉사 요원인 A씨는 영어회화 책을 한권 더 사고 싶은데 동네서점들은자취를 감춘 지 오래다. 멀리 대형서점까지 가기가 귀찮아서 인터넷서점으로 들어가 책을 고르다 보니 또다시 짜증이난다.책 값이 너무 올랐기 때문이다. 주변에서 추천받은 책이 정가 1만2,000원에 20% 할인해서9,600원.불과 1년 전만 해도 이런 책은 정가 8,000원에 30%할인해 5,600원 정도면 살 수 있었는데…. 인터넷서점과 출판사 게시판에 항의 글을 여러차례 띄워봤지만 변명뿐이다. 하기야 출판사를 운영하는 친구 B씨한테 들으니 그럴 만도하다. 지난해 150여곳이나 됐던 인터넷서점들이 출혈 할인경쟁에 열을 올리다 대부분 장렬히 ‘전사’하고 지금은 서너곳만 살아남았단다.그동안 누적된 손실을 만회하려니 출판사에 높은 마진율을 요구하고,출판사도 손해를 안보려니정가를 높일 수밖에 없다는 얘기다.서점과 도매상 수가 1년만에 절반 이하로 줄어들어 서점 하나 없는 중소도시가 수두룩하다.그 바람에 반품과 받은어음 부도로 골치가 아픈데다가 판매처가 줄어든 만큼 책도 덜 팔려 대중서는 1,500부,인문학책은 500부 등 초판을 1년 전의 절반정도밖에 못찍는다. 따라서 출판사 입장에서도 값을 올렸고, 가격이 오르니 책은 더 안팔리고 있다. 가치있는 원고를 그나마 500부도 안팔릴까봐 걱정돼 출간하지 못할 때는 가슴이 아프단다. 문닫지 않으려면 차라리 3류 연애소설이나 낼까 하는 생각이들 때가 한두번이 아니라는 말이 이해가 간다. 그러고 보니 A씨의 전공인 인류학과 관련해서도 근래에 나온 책들이 드물다.이러다가 기초학문 자체가 없어지는 건아닌지 걱정된다.이제는 책값이 비쌀 뿐 아니라 원하는 책을 찾아보기도 힘들 게 됐으니….하기야 A씨도 책을 할인받아 싸게 산다고 좋아했으니 누구를 탓하겠는가.그때 도서정가제 수호운동을 왜 외면했는지 두 사람은 이제야 후회한다. 김주혁기자. *OECD국가 사정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주요 회원국 가운데 도서정가제를통해 출판시장을 보호하는 나라는 한국을 비롯, 프랑스 독일 일본 등 12개국이다.그중 프랑스는 지난 81년부터 ‘랑법’에 따라 신간을 5% 이상 할인하면 권당 10만원 정도의벌금을 매기고 있다. 한때 도서정가제 폐지가 공론화되던 일본은 서점연합회가정가제 유지를 위해 100만명 서명 운동을 펼치는 등 각별한노력을 통해 정가제를 정착시켰다. 처벌조항은 없지만 온라인서점들도 할인판매를 거의 하지 않는다. 반면 도서정가제를 실시하지 않는 11개국 중 그리스 터키등 출판시장이 협소한 5개국을 빼면,미국 캐나다 영국 등모두 영어권 국가들이다. 미국의 도서수출액은 99년 22억달러에 이르며,세계 출판시장 제패전략의 하나로 각국에 정가제 폐지를 요구하고 있다.영국은 가격이 책 수출의 걸림돌이 되지 않도록 하기 위해166년 동안 시행해오던 정가제를 지난 95년 폐지했다. 이송하기자 songha@
  • [대한광장] 개혁 방법론

    국어대사전에 ‘개혁’의 낱말 뜻이 “합법적 절차를 밟아 정치·사회상의 묵은 체제를 새로운 체제로 바꾸는”것으로 정리되어 있다.이것을 구체적으로 접근해보면 여러 설명이 가능하다. 혁명이 사회의 모든 시스템을 변화의 대상으로 삼는 ‘전사회적 개조’를 추구하는 것이라면 개혁의 경우 범위가제한적이다.혁명과 달리 속도 역시 느리고 완만한 편이다. 혁명이 강제력의 동원에 의존하는 반면,개혁은 철저하게합법성을 띤다.이런 점에서 개혁은 상대적으로 보수적이다.이것은 주체의 차이 때문인데,역사적으로 기존 체제를 반대하는 진영에서 혁명의 주체가 나온다면 개혁은 집권세력이나 지배집단이 추진하는 전략이다.따라서 혁명이 아래로부터의 변화라면 개혁은 위로부터의 변화에 해당한다. 개혁은 구체적인 추진방법론에 따라 미세하게 다섯가지정도로 나뉘어진다.전체적인 결함을 인정하고 전체를 바꾸는 개혁(reform),전체와는 무관하게 국부적으로 잘못된 부분만을 겨냥한 개혁(correct),일부 잘못된 부분의 변화를통해서 전체를 교정하는 개혁(amend),잘잘못과 무관하게더 좋은 방향으로 향상시켜 나가는 개혁(improve),부분의잘못보다는 전체의 구조를 일신하는 개혁(restructure)이있다. 위의 방법론들은 현실의 개혁과정에서 명료하게 구별되기 어려운 경우가 많고,실제로 대부분의 개혁은 복합적인 성격을 가지고 있다.그러나 방법론상의 미세한 차이가 중대한 차이로 증폭될 수 있는데,특히 개혁을 둘러싼 갈등구조의 형성에서 그러하다.개혁의 성공 여부는 개혁을 둘러싼갈등의 조절방식에 절대적으로 의존한다.갈등관계는 힘의관계를 의미한다.개혁은 철저하게 합법성에 의존해서 추진되기 때문에 사회적 힘의 관계에서 승리하지 못하는 한 성공할 수 없다.개혁의 구심점인 개혁주체를 형성한다든가효과적인 개혁전략을 수립하는 목적 역시 갈등관리를 위한 것이다. 이런 점에서 개혁을 추진하는 사람들이 꼭 염두에 두어야 할 진리가 있다.첫째,개혁의 주체를 가급적 넓게 잡되 그 대상은 매우 좁게 설정해야 한다.모든 사람을 대상으로설정한 개혁은 “실패가 예정된 개혁”이다.둘째,개혁의수혜자가 박탈감을 느끼는 사람보다 ‘매우’ 많아야 한다.수혜자의 반응은 소극적이고 분산적이지만 피해자의 반응은 적극적이고 단호하며 집요하고 집단적이기 때문이다.셋째,적대적 반대자와 비적대적 반대자를 구분하는 지혜가필요하다.반대세력의 결집은 작게는 행정비용의 낭비를,크게는 정책의 실패를 강요한다.마지막으로,개혁의 대상에게도 최소한의 퇴로를 열어주어야 한다.결사항전의 위험부담을 덜기 위한 방책이다. 다섯가지 개혁의 방법론과 네가지 개혁의 지침을 기준으로 과거와 현재의 개혁을 평가해보면 재미있는 결과가 나온다.특히 문민정부 아래서 하나회 해체나 고위공직자 재산공개가 성공한 이유와 금융실명제가 실패한 이유를 잘설명할 수 있다.뿐만 아니라 현정부 들어 남북관계가 진전된 반면,정치개혁이 실종되고 재벌개혁이나 교육개혁이 혼선을 거듭하는 이유 또한 해명할 수 있다.개혁은 원칙인동시에 방법론이기 때문이다. 개혁의 실패는 삶의 퇴보를 가져오고 불만과 갈등을 조장하며 급기야는 혁명이나 반혁명을 동반한다.따라서 개혁은 특정시대의 일시적인 과제가 아니라 전 시대를 통해 지속되어야 하는 과제이다.개혁은 반짝쇼가 아니라 그 자체가 정치이고 행정이며 일상생활이어야 한다.또한 개혁은정권 초기에만 추진하는 것이 아니라 집권기간 내내 지속적으로 추진되어야 하는 것이다.단지 강도와 방법에 차이가 있을 뿐이다. 중국 은나라 탕왕의 정치가 그러했던 것처럼 일신우일신(日新又日新)하는 자세야말로 개혁의 가장 근본적이고 고전적인 철학적 접근이 아닌가 한다.아직도 2년을 남겨둔 정부에서 개혁의 화두가 실종된 듯해서 매우 유감스럽다. 정 대 화 상지대교수
  • 김대표·이총재 어색한 ‘비행기 조우’

    민주당 김중권(金重權) 대표와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30일 경남 산청군 단성면 겁외사(劫外寺)에서 열린성철(性徹) 스님 생가 복원 및 겁외사 창건법회에 참석했다. 이날 아침 같은 비행기를 타고 겁외사를 찾은 두 사람은때아닌 함박눈이 내리는 법회장 맨 앞줄에 나란히 앉아 합장했다.이날은 김 대표의 취임 100일이 되는 날이기도 했다.비행기 통로에서 “반갑다” “오랜만이다”라며 간단히 인사를 나눈 두 사람은 그러나 그 뒤로 날씨 외에 별다른 대화를 나누지 않았다. 박준영(朴晙瑩) 청와대 공보수석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의 축하메시지를 대독한 데 이어 단상에 오른 이 총재는“성철 큰스님은 가장 작은 말씀으로 크고 우렁찬 가르침을 주셨던 분으로 나의 삶을 항상 밝혔다”고 성철 스님을기렸다. 김 대표는 “경제 회생과 국민 화합,남북 화합을위해 불교의 사상이 가장 필요한 때가 지금이라고 믿는다”고 말했다.두 사람은 법회가 끝난 뒤 선원(禪院)에서 큰스님들과 점심공양을 함께 했다. 겸상을 마주하고 앉은 두 사람은 그러나일상적인 대화만짤막하게 나눴을 뿐 정치얘기는 없었다고 배석한 한나라당 함종한(咸鍾漢) 의원이 전했다.공양에 함께 한 해남 대흥사 조실(祖室) 철운 스님은 이 총재에게 “김영삼(金泳三) 전 대통령은 금융실명제로 실인심(失人心)하고,김대중대통령은 의약분업으로 실인심했는데 (이 총재는)무슨 일해서 실인심하시겠소”라고 묻고는 “대통령이 되거든 득인심만 하시라”고 덕담을 건넸다. 법회에 앞서 큰스님 7명은 이 총재를 선방으로 불러 지난1월 정대(正大) 조계종 총무원장이 이 총재를 비난한 데대해 얘기를 나눴다.조계종 원로위원인 성수(性壽)스님은“정대 스님 얘기를 고깝게 들으셨소.보복정치를 막고 상생의 정치를 하라는 뜻이니 총재께서 넉넉히 생각하시오”라고 다독였다.이에 이 총재는 “제가 부족해서 그렇습니다.오해하게끔 한 제 잘못이 큽니다”라고 화답했다.이날정대 스님은 선약을 이유로 불참했다.이 총재 때문이냐는질문에 총무원측은 “이 총재 참석이 결정되기 전에 정대스님 불참이 결정됐다”고 밝혔다. 법회가 끝난 뒤 김 대표는 시지부 후원회 참석을 위해 대전으로,이 총재는 대구·경북지역의 한나라당 시·도의원간담회에 참석하기 위해 대구로 향했다.대구 파크호텔에서열린 간담회에서 이 총재는 “강한 야당이 되기 위해 단단히 뭉쳐야 한다”며 민주당의 ‘강한 여당론’에 맞서‘강한 야당론’을 주창했다. 이 총재는 “우리가 민심을 대변하면 어떤 정권이 감히 무시할 수 있겠느냐”며 “대통령과 여당이 무시하지 못하게힘을 모아야 한다”고 강조했다.한편 이날 법회에는 여야정치인 50여명이 참석했다. 산청 이종락 김상연기자 jrlee@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제도개혁과 국민의식

    우리는 일상생활에서 일이 어려운 처지에 놓이거나 기대에 못 미칠 때 낭패(狼狽)라는 말을 쓰곤 한다.낭패는 중국의 상상속의 동물인 낭(狼)과 패(狽)에서 비롯되었다고한다.낭(狼)은 앞다리가 길고,패(狽)는 뒷다리가 긴 동물이다.이 두 짐승은 서로 앞뒤로 올라타고 다녀야 온전하게 역할을 할 수 있다.만일 둘이 서로 떨어지게 되면 절룩거리고 넘어지는 결과를 초래한다. 사람·조직·사회라는 하나의 시스템이 제대로 기능하기위해서도 손발·조직구성원·재정과 사회간접자본 등 눈에 보이는 외형의 하드웨어적 요소와,이들의 작용을 지휘하고 조절하는 의식·행동양식·조직규범과 문화·사회적 관계 등의 눈에 보이지 않는 소프트웨어적 요소가 서로 잘맞물려 돌아가야 한다. 우리는 현재 기업·금융·노동·공공부문의 4대 개혁을의욕적으로 추진하고 있으나,그 성과가 국민들의 피부에와 닿지 않는다는 지적이 있다.부실기업에 대한 공적자금투입으로 경제회생을 기하려 하고 있으나 기업경영의 투명성 약화,노사간 갈등 등으로 기업과 금융부문의 구조조정이 지연되고 있으며,사회적으로는 정신적·문화적 일탈현상과 물질만능주의 등으로 여러 분야에서 갈등을 겪고 있는 상황이다.이와 같은 문제들은 우리 사회에 만연해 있는 편협한 이기주의,도덕적 해이와 지역·계층간의 위화감등이 원인이라 할 수 있다.우리사회의 구조적 틀을 바꾸려는 많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의식이나 행동양식 등의 소프트웨어적인 면에서 과거의 구습과 관행에서 탈피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애벌레가 현실에 안주하고 허물을 벗어 던지는 고통을 감수하지 못하면 번데기에 그치고 마나,끊임없는 노력과 인내를 통해 허물을 벗고 나오면 나비가 되어 하늘을 마음껏 날아 다닐 수 있는 것과 같이,우리사회가 한 단계 높은차원으로 도약하기 위해서는 개혁이라는 노력과 고통이 수반되어야 한다.우리가 추구하는 개혁의 과실을 얻기 위해서는 제도적·물질적·구조적인 측면에서 사회적 역량을투입하는 것 못지 않게 정치·경제·사회 시스템 작동의원리가 되는 사회규범이나 행동양식의 변화가 필요하다.이러한 변화는 바로 사회시스템의운영에 대한 사회적 합의와 건전한 국민의식의 확립에서 비로소 형성될 수 있다. 건전한 국민의식은 국가가 누란의 위기에 처해 있을 때자신을 버리고 대아를 취한 선열들의 위국헌신정신에서 그 정수를 찾을 수 있다.선열들의 나라사랑하는 마음을 새로운 시대정신으로 승화시키기 위해서는 국민 정신교육이나의식개혁을 위한 자발적인 시민운동이 필요하다고 본다. 한 사회의 품격은 물질적 풍요의 정도에 의해서 결정되는 것이 아니라 구성원의 의식수준에 의해 좌우된다.제도와의식이라는 수레의 양바퀴가 균형있게 제 역할을 할 때,우리가 원하는 선진사회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다. 김유배 국가보훈처장
  • “”고금리 보장”” 유사 금융업체 판친다

    시중은행 예금금리가 연 6%대로 낮아진 틈을 타 시중금리의 최고 60배까지 준다고 속여 서민 6,300여명의 돈을 끌어모아 유용한 불법 사이비 금융업체들이 검찰에 적발됐다. 서울지검 특수1부(부장 李承玖)는 8일 ㈜상생 등 유사금융업체 7곳을 적발,㈜상생 전무 지순기씨(47) 등 24명에 대해유사수신행위 규제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구속영장을 청구하고 S사 대표 김모씨 등 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다주인들 회장 이모씨 등 19명은 수배됐다. ◆수법=사이비 금융업체들은 제도권 금융기관의 저금리 추세를 악용,실현 가능성이 없는 고금리를 내세워 서민들의 주머니를 털었다.이들은 벤처기업 투자,오락실 운영,부동산 경매 등을 통해 고수익을 보장할 수 있다고 속였다. ㈜다주인들은 “벤처기업 주식을 액면가의 2배에 매입,10배 이상에 팔아 수익을 내 월 5%의 이자를 주겠다”고 투자자들을 현혹했다.그러나 투자하겠다는 벤처기업은 실적이 거의 없는 업체들이었다. ㈜제이에스월드와 ㈜상생은 투자금으로 동영상자판기와 커피제조기를 설치해 고수익을낼 수 있다고 투자자들을 속였다.㈜낙산월드는 민속장터 개설,㈜썬코리아는 법원 부동산경매 수익금을 미끼로 투자자들을 끌어들였다.이 업체들은경제신문에 광고를 내고,사무실도 화려하게 꾸며 투자자들을 꾀었으며 한두달은 이자를 주기도 했다. ◆피해 실태=이들은 피라미드식 모집 수법으로 투자자들을쉽게 끌어모았다.‘다주인들’은 3,100여명으로부터 320억원을 모았으나 대부분 이자와 투자자 모집 성과급 등으로 써버리고 현재 잔고는 8억원만 남아 있다.남편 퇴직금 2억5,000만원을 몽땅 투자했다 날린 부인은 자살 기도까지 한 것으로 드러났다. ㈜제이에스월드는 지난해 11월부터 최근까지 4개월여 동안1,726명으로부터 138억원의 돈을 끌어모았다.‘다주인들’의 경우 선임이사는 250∼300명의 하부 조직을 관리하고,이사는 9∼11명의 팀장을 거느리며 투자액의 0.3∼1%를 성과급으로 챙겨 고수익을 올렸다. 박홍환기자 stinger@
  • 2與 새달 재·보선서 ‘공조 첫 작품’

    민주당과 자민련이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의 2일 만찬회동에서 합의한 ‘상생공득(相生共得)’의 공조 체제를 본격 가동하기 시작했다.양당은‘상생공득’을 공동정부 출범 정신으로 규정,국정 운영과각종 선거에서 실현하는 방안을 모색키로 했다. 특히 ‘상생공득’의 첫 시도로 다음달 열리는 4·26 재·보궐선거에서의 ‘연합공천’ 여부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현재 양당 지도부 차원에서 실현방안이 은밀히 논의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선거공조는 길게는 내년 지방선거와 대선에서의 공조 여부가 관건이다.양당은 이를 위해 우선분위기 조성 작업에 주력한다는 입장이다.정치권의 지각변동에도 공동 대응해 나간다는 자세다. 선거공조를 위해서는 정책공조가 선행되어야 함은 물론이다. 양당은 정책위의장과 원내총무가 5일 낮 함께 만나 ‘정책협의회’를 재개해 인권법,반부패 기본법 등 개혁입법의 국회통과를 논의한다.개별법안의 내용과 처리 우선순위를 놓고양당의 입장 차이가 커 조율결과가 주목된다.민주당은 자금세탁 방지와 관련된 특정금융거래에 관한 법과 범죄수익 은닉의 규제 및 처벌에 관한 법,약사법 개정안을 이번 임시국회 회기내에 처리하고,인권법과 반부패기본법등은 공론화 과정을 거친 뒤 4월 임시국회 처리할 방침이다. 국가보안법 개정은 충분한 협의를 거쳐 양당 공동안을 올상반기중 국회에 제출하거나,자민련이 계속 반대하면 민주당단독안을 내는 방안도 검토중이다. 교섭단체 구성요건을 국회의원 정수의 5%(14명)로 낮추는국회법 개정안은 야당과의 합의를 전제로 자민련안에 찬성키로 했다. 자민련은 양당 4역회의를 월 1회로 정례화하는 방안을 추진하되,민주당이 추진하는 개혁입법에 무조건 따라가기보다는자민련의 의견을 개진하고 반영하는 노력을 기울이기로 당론을 모았다.그러나 국보법은 당의 정체성과 관련된 핵심으로판단하고 현행대로 유지키로 했다. 이러한 현안들이 어떻게 처리되고,조율될지가 공조 강도를가늠하는 잣대가 될 것이다. 이춘규기자 taein@
  • DJP 내년 大選 공조 합의

    김대중(金大中) 대통령과 자민련 김종필(金鍾泌) 명예총재는 2일 청와대에서 부부동반 만찬을 갖고 각종 선거에서 확고히 공조한다는 데 합의,내년 대선에서의 양당 공조를 확인하는 7개항의 공동발표문을 발표했다.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는 2개월여만에 이뤄진 이날 회동에서 “우리는 공동정부를 출범시킨 상생공득의 정신으로 앞으로 각종 선거에서의 확고한 공조는 물론 국정의 모든 분야에서 긴밀히 협의,협력해 국민이 믿고 안심할 수 있는 국정운영이 이뤄지도록 최선을 다한다”고 밝혔다. 두 사람은 특히 “북한 김정일(金正日) 국방위원장의 답방이 가까운 장래에 이뤄질 수 있도록 공동 노력한다”는 데에도 의견을 같이 했다. 또 인권법,반부패기본법 등 개혁법안을 조속히 처리한다는데 합의했다. 그러나 이날 공동발표문에는 민주당과 자민련이 이견을 보이고 있는 국가보안법 개정에 대한 언급이 일체 없어 향후처리방향이 주목된다. 여권 관계자는 “이날 만찬을 앞두고 양측이 보안법 문제를조율했으나 자민련이 개정을 완강히 반대, 접점을찾지 못했다”고 밝혔다. 김 대통령과 김 명예총재는 이밖에 ▲국가발전과 민생안정을 최우선으로 하는 정치실현 ▲금융,기업,공공,노사 등 4대개혁의 기본틀 마련 ▲법과 원칙이 존중되는 사회적 기풍 확립 등에도 합의했다. 이종락기자 jrlee@
  • [대한포럼] 지금 景氣논쟁 할 때인가

    사람들은 가끔 잊어야 할 것을 잊지 않고,잊어서 안될 것을 잊어버리는 우(愚)에 빠지게 된다.도가(道家)에서는 이런 잊음을 ‘성망(誠忘)’이라고 일렀다.성망이라는 병(病)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은 자신의 생명을 버리는 행위와 같다고 했다.잊지 말아야 할 것을 잊는 일이 그만큼 위험하다는 뜻일 것이다. 요즘 정치권에서 불거진 때아닌 경기(景氣)논쟁을 보면서 정치인들이 혹시 ‘성망증’에 걸리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이 든다. 자금시장이 되살아나면서 경제회생의 발판이 마련됐다는 여당의 주장에 야당은 수출과 내수시장이 침체되는 등 오히려 디플레이션이 심화되고 있는데 무슨 소리냐고 맞선다.여기에 일부 언론까지 가세해 경기논쟁에 불을 지피고 있다.급기야 청와대 경제수석이 나서 “경기가 바닥을 쳤다고 말한 적이 없다”고 해명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결론부터 말하면 이런 논쟁은 현 경제상황에 비춰볼 때 또 하나의 소모적 정쟁에 불과하다.우리 경제의 최대 현안이 구조조정을 서둘러매듭짓는 것이란 사실을 간과하고 있는 탓이다.개혁의 중요성과 시급성을 도외시한 채 경기논쟁에 얽매이는 것은 분명 논점의 본질에서벗어난 처사다.이런 태도가 성망을 대수롭지 않게 여기는 것과 무엇이 다르겠는가. 정부가 4대부문 개혁을 완수하기로 한 시점은 겨우 한달밖에 남지않았다.이제 시간과의 싸움을 벌여야 할 판이다.지금은 경기저점 통과 여부 논쟁이 중요한 것이 아니라 기업·금융·공공·노동 등 4대부문 개혁에 힘을 모아야 할 때다.그래서 2차 구조조정의 틀을 매듭지어야 한다.경기부양에 따른 ‘반짝효과’이든,그렇지 않든간에 요즘들어 자금시장이 좋아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그렇다면 정책적 여유가 다소 생긴만큼 이를 토대삼아 개혁의 고삐를 바짝 조여야 할 일이다. 지금 우리에게는 ‘창조적 파괴’가 필요한 시점이다.창조는 늘 건설적인 파괴를 수반한다.자유시장에서는 이런 과정을 통해 경쟁력이떨어지는 기업은 퇴장하고 진보적인 아이디어로 무장한 기업이 그 자리를 메우게 된다.따지고 보면 개혁이나 구조조정도 창조적 파괴 활동이다.미국이 지난 1992년 이후 호황을 누릴 수 있었던 것은 1980년대 장기불황의 어려운 여건에서 지속적으로 추진한 기업·금융 구조조정과 기술혁신 덕분이란 사실을 되새겨야 한다.일본의 경우 1990년대 초 부동산과 증권시장 거품이 빠지면서 비롯된 불황이 10년 이상지속될 것이라고 누가 상상이나 했겠는가.일본이 장기 복합불황에 빠진 것은 금융구조조정을 미적거린 나머지 금융부문과 실물부문이 함께 부실해졌기 때문임은 타산지석(他山之石)으로 삼아야 할 대목이다.우리 경제가 일본의 ‘잃어버린 10년’을 답습할 것이냐,아니냐의여부는 전적으로 우리의 선택에 달려 있다. 다만 구조조정은 반드시 고통을 수반한다는 점을 외면해선 안된다. 개혁은 다분히 기존 질서와 기득권을 파괴하는 행위이기 때문이다.따라서 정부는 구조조정의 성과만큼이나 과정상의 확고한 준칙을 중시해야 한다. 개혁 과정에서 언제,어떤 일이 발생할 것인지를 예측하고 이에 따른대책을 세우는 관리프로그램도 조속히 만들어야 한다.지난 1980년대영국의 구조조정 당시 탄광노조가 대규모 파업을 벌이자 대처 전 총리가 사전에 다른 에너지를 충분히 준비해서 국민들의 피해를 최소화했던 사례를 눈여겨 볼 만하다. 그러나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구조조정 과정에서 정치적 고려를 철저히 배제하는 일이다.민주국가에서 정치적 견해는 입법과정을 통해반영되기 마련이므로 행정부의 경제정책이 정치적 입김에 따라 흔들려서는 곤란하다.그래야 구조조정이 기업과 노동자를 함께 살리는 ‘상생(相生)의 정책’이었음을 정부와 정치권은 후세에 자랑스럽게 말할 수 있을 것이다. 박건승 논설위원
  • 여야 의원연수회서 드러난 정국해법 차이

    29일 각각 개최한 의원·지구당위원장 연수에서 여야는 정국에 대한현격한 인식의 간극을 보였다.당력 결집을 도모하는 행사의 성격도한 이유이겠으나,정국 현안에 대한 입장 차이와 내년 대선을 앞둔 정치일정이 여야를 곧추세우는 요인으로 풀이된다. ◆ 민주당. ■민주당 이날 연수에서 ‘강력한 여당’ 건설을 다짐했다.김중권(金重權) 대표는 인사말에서 “자신감과 책임의식을 갖고 정치를 주도해나가는 강력한 여당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적극적으로 정치현안이나 쟁점에 대해 자기 목소리를 내는 ‘살아있는 정당’이 돼야한다”는 것이다. 4대 부문 개혁에 있어서 김 대표는 “성공적 마무리를 위해 국민들의 동의와 동참을 이끌어내야 한다”며 “실패한 기업인,금융인들에게 책임을 물어 국민여론에 화답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당정관계에 있어서도 당이 정책 입안을 주도하는 ‘당 우위론’을 역설했다.김 대표의 ‘책임여당론’은 대야관계에서 뚜렷해진다.“원칙을 지키겠다”는 것이다.“국정의 파트너로서,상생의 정치를 위해 계속 대화하고 책임있는 주장은 과감히 수용하겠지만 정치공세에는 단호히대처하겠다”고 못박았다.김 대표의 발언 가운데 특히 주목되는 대목은 정권 재창출에 대한 강한 의지 표명이다.김 대표는 “다음달 국민의 정부 출범 3년을 맞아 의약분업,국민기초생활보장제,국민연금 확대 등의 개혁작업을 꼼꼼히 점검,그 효과가 대선 이전에 확실하게 느껴지도록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그래야 정권 재창출이 가능하다는지적이다. 결국 김 대표가 밝힌 정국운영 기조는 “집권여당에 걸맞은 강력한정국 주도권을 행사,그 결과를 내년 대선에서 심판받겠다”는 것으로요약된다. 이 과정에서 야당과는 ‘원칙을 지키는 협력관계’를 견지한다는 복안이다. ◆ 한나라당. ■한나라당 이회창(李會昌)총재가 29일 연찬회에서 열흘간에 걸친 ‘칩거구상’의 일단을 피력했다.이 총재가 인사말을 통해 밝힌 정국운영의 기본 골격은 두 가지로 나뉜다. 경제와 민생문제,남북관계에는 “국회를 중심으로 당의 총력을 기울여 대처할 것”이라고 밝혔다.경제와 안보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원내에서 따질 것은 따지고,협조할 것은 협조하겠다는 뜻으로 읽힌다. 자민련 원내교섭단체 인정 문제에 더이상 연연하지 않겠다는 복안도담겨 있다. 그러나 대여(對與)관계에서는 확고한 대응방침을 분명히 했다.“국민의 힘을 결집해 현 정권의 비열한 공작정치를 강력 분쇄하겠다”는것이다. 안기부자금 지원 사건과 국고 환수소송 등을 ‘야당 죽이기’로 규정,필요하면 시민단체 등 외부 세력과도 공동 대응할 방침이다. 이 총재는 정국을 구상하는 과정에서 느낀 소회를 거침없이 토로하며,현 정권의 행태를 성토했다.현 정국상황과 관련,“정치 입문 5년을 맞아 암담한 정치현실 앞에 자괴감도 들고,책임있는 야당 총재로서 국민 앞에 죄송스러운 심정”이라고 유감을 표명했다. 이어 “역사의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리려는 현 정권의 구태정치에분노한다”며 “국민이 흘린 피의 대가로 현 정권이 탄생했는데,이들은 마치 민주화의 독점자인 양 국가발전과 민주주의를 위한 정치 본연의 역할을 저버리고 있다”고 비판했다. 진경호 박찬구기자 jade@
  • 올 노사관계 ‘흐린후 맑음’

    올해의 노사분규는 ‘흐림 후 맑음’으로 가닥이 잡혀질 것같다. 상반기까지는 기업·금융 부문의 구조조정과 근로시간 단축 등 제도개선을 둘러싼 노동계의 반발과 춘투(春鬪)분위기도 만만치 않다.하지만 구조조정이 마무리되는 시점에서 ‘안정기조’로 들어설 것이란전망이 우세하다. 올초 일찌감치 임단협이 타결되거나 노사 ‘무분규’를 선언하는 기업체도 속출하고 있다.경제침체 속에서 무분별한 투쟁보다는 노사화합을 통한 ‘파이 늘리기’를 선호하기 때문이다. 강성으로 알려진 서울지하철노조는 지난 21일 4년 만에 임단협 체결을 ‘무파업’으로 마무리시켰다.배일도 노조위원장은 “지하철 공사를 포함한 개별 사업장의 명목임금 추구는 더이상 바람직 하지 않다”며 ‘전투적 노동조합주의 종언’을 선언했다. LG전자는 지난 2일 올해 임단협 협상 타결의 첫 테이프를 끊었다.임금인상 5.9%,상여금 110%,경조금 20만원 인상에 사인했다.LG 노경기획그룹 조용성 차장은 “회사가 망하면 노사 어느 누구도 설 땅이 없다는 공감대가 형성된 덕분”이라며 “지난해 임단협 결정 이외에 성과 배분 형식으로 320%의 추가 상여금을 지급했다”고 덧붙였다. 이런 분위기는 아직 노사 전체로 확대된 것은 아니지만 제조업체를중심으로 노사화합 행사도 적지않다.세아제강은 지난 3일,한솔포램은11일 “노사분규 없는 사업장을 만들자”며 단합행사를 가졌다. 지난해 노사분규에 시달렸던 (주)쌍용도 지난 주말 ‘노사 무분규 동의서’를 채권은행에 제출,관심을 모았다. 이들 기업들의 공통점은 노사간 신뢰가 끈끈하다는 점이다.경영 투명성을 바탕으로 임금인상의 폭을 조절하고 적절한 성과배분을 통해근로자들의 협력을 이끌어 내고 있는 셈이다.하지만 올해는 경제침체와 실업자 양산 등 악재가 산적해 있다.‘구조조정 결사반대’를 외치는 노동계의 움직임도 심상치 않다.노사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상생의 노사관계’가 어떻게 정착될지 주목된다. 오일만기자 oil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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