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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천안함 사과 압박·대화 모색… 대북 투트랙정책 유지”

    “천안함 사과 압박·대화 모색… 대북 투트랙정책 유지”

    유명환 외교통상부 장관은 17일 서울 도렴동 외교부 청사 접견실에서 진행된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통일세 등 남북문제를 비롯, 미국·일본·중국 등 주변국과의 관계, 그리고 이란·리비아 문제까지 다양한 외교 현안에 대해 의견을 밝혔다. 인터뷰는 이도운 정치부장과의 대담 형식으로 1시간 동안 진행됐다. ●북한문제 →북한과의 관계가 악화일로다. 새로운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남북관계 악화 이유는 가깝게는 천안함 사건이고, 더 근본적인 원인은 북한이 핵실험을 두 번이나 했다는 점이다. 이를 푸는 방법이 어디에 있겠는가. 북한이 천안함 사건에 대한 입장을 밝혀야 한다. 또 비핵화의 진정성을 보여야 한다. 6자회담에 대한 북한의 진정성에 많은 사람들이 회의를 느낀다. 6자회담 재개 등 출구 전략을 우리가 먼저 얘기하는 것은 시기적으로 때가 아니다.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에 지속적으로 압력을 가하면서 동시에 대화의 장을 열어놓는 ‘투트랙’ 정책을 당분간 유지하는 것이 합리적이라고 본다. 북한이 유엔 안보리 제재와 한·미·일 등에 의한 양자간 제재에 대한 반응을 보여야 한다. →정부의 5·24 대북조치는 언제까지 유지되는 것인가. -5·24 조치는 경제적 조치다. 국제적 공조를 통해 유엔 안보리 조치와 양자 경제적 조치를 계속 해나가야 하는 단계라고 본다. 당분간은 이 시점에서 당장 어떻게 출구를 만들자라고 제안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 →북한의 경제난은 어느 정도 심각한 것으로 파악하고 있나. -북한 사회는 통계라든지, 소위 투명성이 없다. 지금까지 알려진 북한의 교역, 그 중 남북 교역이 북한 대외 교역의 3분의1 정도, 33~35%쯤을 차지한다. 따라서 5·24 조치가 영향을 줄 수도 있다고 본다. 일본과 미국, 유럽연합(EU), 캐나다 등이 제재에 동참하는 것도 심리적 압박을 줄 것이다. →중국의 은행들이 북한의 불법 계좌 색출에 호응할까. -미국의 대북 추가 제재 조치가 이달 말쯤 발표되는데, 중국이 원하든 원하지 않든 국제금융은 서로 얽혀 있다. 예를 들어 달러로 국제거래 결제를 하려면 뉴욕에서 청산돼야 한다. 따라서 중국도 필요에 의해 조심하게 될 것이다. 중국의 의지와 관계없이 그것이 국제금융질서의 현실이다. →북한의 붕괴를 통일과 동일시하는 시각이 있다. 동의하나. -국제적인 역학관계에서 보면 북한의 붕괴라는 것을 전제로 공개적으로 얘기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본다. 특히 한반도의 경우 통일도 국제적 역학 속에서 풀어야 하기 때문에 그렇게 간단치 않다. 북한의 붕괴를 많은 사람들이 쉽게 논의하지만 현실적으로 붕괴라는 것이 무엇을 의미하는 것인지 모호하다. 붕괴가 곧 통일이라는 공식으로 얘기하는 것은 단순하고, 적절치 않다. 우리는 평화통일을 염두에 두기 때문에 북한체제의 붕괴를 도모하는 정책은 세우지 않는다. 현 정부의 상생공영 정책은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하지 않기 때문에 그 문제에 대해서는 분명하게 생각해야 한다. →통일과정에서 남북관계와 국제관계 중 무엇이 더 중요한가. -독일 통일에서 교훈을 얻을 수 있는 것은 당사자, 즉 남북이 제일 중요하다는 것이다. 통독은 동독 체제에 반대하는 주민들이 대규모로 이탈하는 데서 시작된 것이고, 그것을 수습하는 과정에서 구 소련이 협조하고 미국·영국·프랑스 등이 합의를 해서 이뤄진 것이다. 그 당시 강대국들이 끝까지 반대했다면 상당히 어려워질 수도 있었다. ●6자회담 →6자회담이 계속 이뤄지지 않고 있다. 6자회담으로는 북한 핵 문제를 해결할 수 없다는 회의론이 많다. -북한의 핵실험을 막지 못했지만 핵개발 속도를 늦춘 성과는 있었다고 본다. 그 과정에서 핵개발에 대한 여러 정보, 사찰관의 영변 주재로 얻은 여러 성과도 있었다. 물론 6자회담으로 핵문제를 완전히 해결할 수 있을까 하는 회의론도 있지만 아직은 유용성이 있다고 생각한다. 북한의 비핵화에 대한 진정성이 확인되면 관계국과 6자회담 재개 조건과 시기를 협의할 수 있다. 지금은 아직 그럴 때가 아니다. →6자회담을 대체한다면 어떤 형식이 될 수 있나. -구체적으로 검토, 제안한 것은 없다. 앞으로 6자회담을 진행하면서 다른 방안이 있다면 모든 옵션을 열어놓고 생각할 수 있다. 그것은 북한에 달려 있다. 북한이 계속 6자회담을 거부하면 회담 성사가 어려우니까 남북간 직접 협상을 할 수도 있고 여러 방안이 있을 수 있다. ●한·미관계 →지금 한·미관계는 과거 어느 때보다 좋다고들 말한다. 이유는 뭘까. -‘2+2 외교·국방장관회의’를 한국에서 개최한 것이 상징적이다. 양국 관계뿐 아니라 국제적 이슈, 즉 테러와의 전쟁, 기후변화, 핵 비확산 등 적극 공조하고 전략적 동맹관계를 확대함으로써 신뢰가 쌓였다. →한·미관계가 중국, 이란 등 다른 나라와의 관계 설정에는 단점으로 작용하는 것 아닌가. -그거야말로 냉전적 사고방식이다. 21세기 국가 관계는 플러스성, 윈윈으로 패러다임이 바뀌었다. 한·미관계 발전이 한·중, 한·러 관계에 장애가 되지 않는다. 장관 취임 후 양제츠 중국 외교부장을 15번이나 만났다. 중·북 관계 발전이 한·중 관계에 영향을 미치는 시대도 지났다. 한·중간 만나면 냉전적 패러다임을 바꾸자고 얘기한다. →한·미 FTA 추가협상에서 미국이 자동차, 쇠고기 분야에서 추가적인 양보를 원한다면, 우리도 새로운 양보를 받아내야 하는 것 아닌가. -한 가지 이해할 것은 FTA 협상이라는 것이 전반적인 이익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자동차 문제를 보면 한 쪽이 유리하다고, 꼭 다른 한 쪽이 불리한 것은 아니다. 그 자체 내에서 관세, 안전 기준, 배기가스 문제 등 제도가 서로 다른 것의 균형을 맞추는 것이다. 미측에서 구체적으로 뭐가 불리하다는 요청을 해오지 않았다. 쇠고기는 관세 문제가 아니고 위생 검역 문제인데 FTA와 연결시킨다는 것은 논리적으로 맞지 않다. ●한·중관계 →미 해군 항공모함이 참여하는 서해 훈련에 대해 중국이 반발하고 있다. 한·미 서해훈련은 실시되는 것인가. -서해 한·미연합훈련에 미 항모가 참가하는가는 구체적으로 결정된 바 없다고 보고 받았다. 얼마 전 미 국방부 대변인 얘기는 원칙적 발언이라고 본다. 한·미연합훈련은 방어적인 것이고 누구를 위협하는 게 아니다. 북한의 추가 도발을 막으려는 것이지 중국과는 관계없는 것이다. →천안함 사건 이후 소원해진 중국과의 관계는 어떻게 관리해 나갈 계획인가. 중국과의 관계에서 어떤 ‘벽’ 같은 것을 느끼나. -우리가 중국에 대해 성의를 가지고 설명해야 한다. 중국의 이익을 저해하는 것이 아니라 북한의 무력 돌출행동을 저지시키는 데 효과가 있다는 점을 지속적으로 설득해야 한다. 그렇다고 훈련에 대한 다른 대안이 있는 것은 아니다. 지금까지도 해왔고, 그에 대해 과잉반응을 보이는 것은 적절치 않다. 한·중 양국은 북한의 개혁개방, 안착을 통해 지역 평화를 유지해야 하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공유하고 있다. ●한·일관계 →일본의 조선왕실의궤 반환 결정이 프랑스의 외규장각 도서 반환(영구대여)에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나. 일각에서는 서울 G20 정상회의가 열리는 11월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이 이에 대한 결단을 발표할 것이란 관측도 있다. -직접적인 영향이 있다고 보긴 어렵다. 나라마다 문화재 반출 경위가 서로 다르기 때문이다. 그렇지만 아무래도 문화재를 반환 받는다는 측면에서 프랑스를 더 강하게 정치적으로 밀어붙이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프랑스도 국내법적 제한이 있어서 그것을 충족시키면서 외규장각도서를 가져오느냐 하는 기술적 문제가 남아 있어 계속 협상하고 있다. 시기적으로 언제 타결될지 확실치 않다. 11월까지 되면 좋지만 조금 성급한 것도 같다. ●중동문제 →한국의 대 이란 독자제재 참여 문제를 놓고 논란이 일고 있다. 한국의 독자제재 참여 가능성은 얼마나 되나. 제재 동참을 요구하는 미국과 제재 시 보복을 천명한 이란 사이에서 한국은 어떤 자세를 취해야 할까. -북한의 핵개발에 대해 유엔 안보리가 국제적인 제재를 하고 있고, 우리와 미국, 일본, EU 등이 양자적으로 제재를 하고 있다. 글로벌 이슈인 비확산 문제에 대해 이중잣대를 들이대는 것은 안 된다. 북핵은 막아달라고 하면서 이란 핵은 별개로 보는 태도를 취할 수는 없다. 우리도 이란 정부에 핵개발에 대한 염려를 지속적으로 얘기하고 있다. 또 유엔 안보리의 대 이란 제재 조치에 동참하고 있다. 현재 국제사회는 추가적으로 비확산에 연루됐다고 의심받는 이란의 금융기관들에 대한 조사를 하고 있다. 비확산이라는 국제사회의 움직임에 동참한다는 대전제가 중요한 것이지, 미국에서 이렇게 희망하니까 한다는 것은 우리 스스로 위상을 떨어뜨리는 것이다. →이란 멜라트 은행 서울지점은 폐쇄로 가나. -금감원이 조사한 것으로 아는데 아직 결론을 들은 바 없다. 기획재정부와 금융위에서 검토하면 외교부도 조치를 취할 수밖에 없다. ●기타 →카운터파트로서 본 힐러리 클린턴 미 국무장관은 어떤 인물인가. -인품이 훌륭하더라. 역시 영부인과 상원의원을 지낸 경륜이 출중한 것 같다. 또 그 전에 변호사여서 그런지 상당히 지적 면모가 돋보인다. 한반도 등 이슈에 대해 상당한 파악이 돼 있었다. 정상회담 배석 시 꼭 메모를 하더라. 그런 모습들이 상당히 인상적이었다. 정리 김상연·김미경기자 chaplin7@seoul.co.kr
  • 삼성전자 ‘1조 상생펀드’ 조성

    삼성전자 ‘1조 상생펀드’ 조성

    삼성전자가 협력업체를 위해 1조원 규모의 ‘상생 펀드’를 조성한다. 또 철판 등 원자재를 대신 구매해 협력업체에 공급하는 ‘사급제도’를 도입하고 1차 협력업체 숫자도 늘릴 계획이다. 삼성전자는 16일 이같은 내용의 ‘상생경영 7대 실천방안’을 발표했다. 이번 방안에서는 1차 협력업체 위주에서 2·3차 협력업체로 지원을 크게 확대함으로써 최근 실적 호조의 과실을 나누는 ‘상생의 울타리’를 넓히기로 했다. ●10월부터 협력업체에 저리 대출 가장 눈에 띄는 상생 방안은 1조원 규모로 조성되는 협력업체 지원펀드이다. 삼성전자는 기업은행과 공동으로 펀드를 조성, 오는 10월부터 협력업체의 설비투자, 기술개발, 운영자금 등 기업경영 전반에 걸쳐 필요한 자금을 낮은 금리로 대출해 줄 예정이다. 삼성전자 역시 2000억원을 직접 출자했다. 이를 통해 협력업체들이 그동안 미뤄왔던 시설투자와 연구·개발(R&D)에 집중하게 돼 경쟁력을 높이는 데 실질적인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라고 삼성전자는 설명했다. 사급제도는 삼성전자가 냉장고와 세탁기, 에어컨, 액정표시장치(LCD) TV 등 대형 가전에 사용되는 철판과 레진(수지), 동(銅) 등 주요 원자재를 직접 구매, 협력업체들에 조달해 주는 제도다. 삼성전자는 대량구매를 통해 원자재 가격 인하의 효과도 기대하고 있다. 현재 현대기아차그룹이 협력업체를 위해 철판 사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지만 삼성전자는 대상 품목을 더 늘렸다. 제도 운영에는 연간 1조 1000억원 정도의 비용이 들지만 이를 통해 원자재 구매에 소요되는 금융비용 부담과 원자재 가격 변동 리스크를 줄일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공정거래 사이버 신문고제도 운영 삼성전자와 직거래하는 1차 협력업체의 수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 삼성전자의 1차 협력업체는 800여개, 2차 업체는 1만여개에 이른다. 삼성전자는 1차 협력업체와 연간 5억원 이상 거래를 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사업부별 심사를 거쳐 1차 업체로 전환시킬 예정이다. 2·3차 협력업체가 1차 업체로 지정되면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물품을 현금으로 지급받고 각종 금융지원 혜택을 받을 수 있다. ‘삼성전자 1차 협력사’라는 타이틀은 대외신인도 향상으로 직결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1차 협력업체와 연간 5억원 이상 거래하는 기업 숫자는 현재 1000개 정도”라면서 “다만 따로 대상 숫자를 정하지 않고 기술과 품질, 거래규모 등 일정 기준을 통과한 기업들은 사업부 심사를 거쳐 1차 협력업체로 전환한다는 게 기본 방침”이라고 설명했다. 여기에 삼성전자는 1차 협력업체의 2차 업체에 대한 물품대금 현금지급 등 지원활동을 유도하기 위해 협력업체 평가제도를 개선하고 1·2차 업체 간 공정거래 문화가 정착될 수 있도록 ‘사이버 신문고’ 제도를 운영한다. 삼성전자는 또 1차 협력업체 대상 교육프로그램을 2차 업체까지 확대하고, 2015년까지 글로벌 톱 수준의 협력업체를 최대 50개까지 육성할 계획이다. 아울러 현재 거래하지 않는 업체라도 신기술 등을 보유한 기업은 자사와 거래할 수 있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고 협력업체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공동 기술개발지원센터’를 운영하기로 했다. 중소기업의 전문인력 수급도 도울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함께 가는 대기업

    함께 가는 대기업

    대기업들이 어려운 이웃과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한 사회공헌과 상생협력 사업을 확대하고 있다. 포스코는 제65주년 광복절을 맞아 생활형편이 어려운 독립유공자 등에 대한 금융지원 등 사회공헌 활동을 강화한다고 15일 밝혔다. 이에 따라 미소금융 지원 대상을 독립유공자 등 보훈대상자 및 가족과 일제강점기 피해자 및 가족들 중 기초생활수급권자·차상위계층으로 확대하고, 신용등급에 관계 없이 창업·사업 운영자금을 대출해 주기로 했다. 연리 4.5%에 최대 5000만원까지 대출이 가능하다. 또한 장애인표준사업장인 포스위드와 포스코에코하우징 등 포스코가 운영하는 사회적 기업 4곳에서 2012년까지 240여명을 채용하고, 보훈가족 등에 우선권을 주기로 했다. 포스코는 또 일부 노약자들에게 무료로 간병 서비스를 하고 매월 셋째 토요일을 ‘자원봉사의 날’로 정해 주거 보수와 청소, 목욕 등의 봉사활동도 할 계획이다. 앞서 포스코는 YWCA와 손잡고 포항 20명, 광양 15명 등의 간병인을 채용, 무료 간병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SK텔레콤도 중소 협력사 임직원들의 경쟁력 강화를 위해 2006년부터 시행하고 있는 ‘SK상생 아카데미’ 교육 수강자가 10만명을 돌파했다고 이날 밝혔다. SK상생 아카데미는 SK텔레콤이 인재육성 교육 인프라를 활용, 중소기업 임직원에게 무상으로 제공하는 역량 향상 프로그램이다. 협력사의 최고경영자(CEO) 등 경영진과 중간 관리자, 실무 담당자 등을 위한 직급별 맞춤형 프로그램이 제공된다. 남산 사옥 교육장에서 오프라인 교육도 실시하고 있다. SK텔레콤은 이와 함께 중소 협력사 임직원 누구나 경영일반과 리더십, 마케팅, 재무·회계, 정보기술(IT) 등 100여개의 온라인 과정을 인터넷에 등록만 하면 수강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정만원 SK텔레콤 사장은 “진정성과 일관성에 바탕을 둔 상생협력 활동을 지속하기 위해 하반기에도 교육 프로그램을 포함해 중소 협력사를 위한 새로운 상생협력 프로그램을 추진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이것이 相生이다] (5·끝) 전문가 3인 지상 대담

    [이것이 相生이다] (5·끝) 전문가 3인 지상 대담

    정부가 대기업·중소기업 간 상생 문제를 강조하고 대기업들도 잇따라 자체적인 상생 방안을 내놓고 있다. 중소기업계는 이런 노력에 대해 기대하면서도 실질적인 ‘상생협력’이 이뤄질지 미심쩍어한다. 대기업계는 최근 분위기에 대한 ‘정치적 의도’를 의심하며 마지못해 대책을 마련하는 분위기다. 서울신문은 지난 9일자부터 5회에 걸쳐 대기업과 중기업이 더불어 잘살 수 있는 길을 찾고자 했다. 김영용 한국경제연구원장과 송재희 중소기업중앙회 상근부회장, 유종일 한국개발연구원(KDI) 교수의 지상(紙上) 대담을 통해 바람직한 상생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송재희 부회장 글로벌 금융위기를 극복하고 눈부신 성과를 이뤄낸 대기업의 노력을 높게 평가한다. 신의와 성실을 바탕으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 협력을 시스템화해 한국 경제가 지속가능한 성장을 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김영용 원장 대기업의 성과는 부품을 공급하는 중소기업의 협조를 통해 가능한 것이었다. 대·중소기업 간 공존은 산업의 효율성과 직결되기 때문에 매우 중요하다. →최근 상생 논란이 적정한가 유종일 교수 솔직히 최근 상생 논란을 보면 답답하다. 사회적 책임에 둔감한 기업도 문제지만 정책이나 제도가 대기업의 횡포를 용인하도록 되어 있는데 말로만 상생하라면 되겠나. 제도적 접근과 더불어 공정거래법 등 기존 법 제도를 제대로 집행하는 것이 선행돼야 한다. 송 부회장 중소기업들도 대기업 못지않게 경제위기 극복에 큰 역할을 수행했다. 그러나 많은 중소기업이 경기회복의 온기를 제대로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 이는 대·중소기업 간 불공정거래 행위와 대기업의 무분별한 중소기업 사업영역 침범 때문이다. 중소기업들이 특혜를 달라는 것은 아니다. 기여한 만큼의 정당한 대가를 요구하고, 공정한 경쟁여건이 조성되기를 바라는 것뿐이다. 그러나 이런 목소리를 대·중소기업 간 갈등이나 포퓰리즘으로 보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특히 대통령이 직접 나설 정도로 대·중소기업 간 상생 문제가 국가사회적으로 이슈가 되고 있는 나라는 우리나라밖에 없을 것이다. 김 원장 논란이 대기업은 높은 수익을 내는 데 반해 중소기업은 그렇지 못한 데 원인을 두고 있는 듯하다. 그런데 이는 근본적으로 대·중소기업 간 생산성 격차 때문이다. 대기업과 달리 중소기업은 혁신과 구조조정이 지연돼 상대적으로 생산성이 낮아져 격차가 커졌다. →불공정거래 중에 가장 큰 문제는 송 부회장 무리한 납품단가 인하와 유통 대기업들의 부당한 횡포 등이 문제다. 대기업의 부당한 납품단가 인하는 협력기업의 채산성 악화로 이어지고 결국 신규투자가 감소해 기업 경쟁력이 약화된다. 납품단가 인하의 경우 구두발주 뒤 경미한 과오를 이유로 납품단가를 깎거나 현금결제 등을 조건으로 하도급대금의 일정비율을 감액하기도 한다. 또 원가계산서를 수시로 요구해 최소한의 이익만 보장하고 삭감하는 일도 비일비재하다. 백화점 등 유통 대기업들은 수수료를 부당 인상하거나 인테리어·행사비용 등을 입점업체에 전가하기도 한다. 또 세일 등 특판 참여를 강요하는 경우도 부지기수다. 김 원장 중소기업계에서는 그런 이유로 납품가 연동제를 요구하지만 이 역시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 우선 비용이 가격을 결정하는 것이 아니라 가격이 비용을 결정한다는 경제원론에 어긋난다. 또 자동적인 가격 보장시스템은 기업의 기술혁신 및 경영혁신 유인을 약화시킨다. 또 소비자와 원사업자의 부담을 국가가 강제하게 되면서 결국 해외 아웃소싱 확대로 국내 산업이 공동화될 우려도 있다. →납품단가 갈등의 해결책은 김 원장 납품단가 계약은 대·중소기업 간의 사적 계약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이나 미국 등은 납품단가에 대해 정부가 직접 개입하지 않는다. 이는 결국 시장경쟁을 통한 비용절감과 품질제고 등을 제약한다. 따라서 대·중소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해 부품의 모듈화와 부품 개수를 줄여 부품생산 단계부터 비용절감에 나서야 한다. 또 디자인과 공정, 자재, 기술 등과 관련된 중소기업의 제안을 대기업이 폭넓게 수용하는 것도 방안이다. 송 부회장 납품단가 계약은 시장 경제원리에 따라 결정되어야 하는 것이 맞다. 그러나 중소기업은 원자재를 대기업에서 구입해 다시 대기업에 납품하는 ‘샌드위치 신세’다. 납품단가 현실화를 위해 대기업이 하도급대금의 부당 감액에 대해 직접 입증하고, ‘납품단가 조정협의 의무제’의 실효성을 높여야 한다. 유 교수 대·중소기업 간 협상력 차이가 납품단가 갈등의 근본 원인이다. 업종별 조합 등에 협상권을 줘서 협상력의 균형을 이루도록 하는 방안 등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중소기업 특허기술이나 인력 유출 문제는 송 부회장 힘들게 기술을 개발한 중소기업이 사실상 특허를 빼앗기는 사례가 많다. 상품화를 위해 대기업에 관련 자료를 제공했다가 대기업이 유사한 제품을 직접 생산하고, 특허등록 무효소송을 제기하는 식이다. 유 교수 기술유출 문제는 공정거래위원회에서 엄격히 단속해 일벌백계해야 한다. 그러나 인력 유출은 자본주의 시장에서 딱히 막을 방법이 없다. 다만 중소기업이 적정한 납품가격을 보장받아 기술인력에 대해 제대로 대우를 해 줘야 한다. 김 원장 부정적인 현상만 많이 부각됐지만 대·중소기업 간 공동기술개발과 대기업 특허 활용, 중소기업의 기술역량 강화 지원 등의 협력 사례도 많다. 대기업의 기술을 협력업체에 지원하거나 대기업이 재원을 조성해 중소기업의 연구·개발(R&D)을 돕기도 한다. 대신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를 방지하기 위해 ‘기술자료임치제도’가 도입돼 있다. 정부가 대기업의 부당한 기술자료 요구 행위를 방지하는 기존 제도를 제대로 집행하는 것도 필요하다. 다만 소프트웨어 산업은 특성상 이직률이 높다. 또 인력 이동은 대·중소기업보다 중소기업 간에 더 많이 일어나고 있다. →1차와 2~4차 협력업체 갈등의 해법은 유 교수 핵심은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 간 공정거래 문화의 정착이다. 여기서 올바른 관행이 확립되면 2~4차 협력업체까지 공정거래 문화가 확산될 수 있다. 송 부회장 대기업이 2~4차 협력업체의 거래 현황을 상호 파악할 수 있도록 거래 단계별 협력기업이 전부 참여하는 의사소통 채널을 확보해야 한다. 또 1차 협력업체의 2~4차 협력업체에 대한 불공정거래 행위 근절을 위한 방안이 필요하다. 정부는 대기업 상생협력 이행 실적을 평가할 때 2~4차 협력업체에 대한 지원 실적과 2~4차 업체의 만족도 등을 반영, 1차 협력업체의 지원을 적극 유도하는 등의 실효성 있는 유인책도 마련돼야 한다. 김 원장 국내기업 간 하도급 구조에서 문제가 되는 거래는 대기업과 1차 협력업체보다 1차 협력업체와 2~4차 업체 사이에서 발생하고 있다. 2차 이하에서 발생하는 납품단가 인하 문제를 해소하기 위해 연구개발 인정 범위나 현금 결제 확대 등의 조치가 강구돼야 한다. →정부가 가장 서둘러야 할 일은 유 교수 정부 출범 이후 취해온 감세, 규제완화, 친기업정책이 결과적으로는 ‘대기업 프렌들리’ 정책이고 양극화를 심화한다는 것을 인식해야 한다. 따라서 공정한 시장경제를 구축하기 위한 패러다임의 전환과 이에 따른 제도 개혁과 정책 선회 등이 이루어져야 한다. 송 부회장 정부는 공정거래를 위한 제도적 장치가 현장에서 제대로 작동하는지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고, 실질적인 상생협력이 이루어지도록 실효성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 특히 법을 위반한 기업을 대외에 공표하고 국책사업 참여를 배제하는 등 엄중한 제재조치가 필요하다. 또 미국처럼 대기업의 불공정거래로 인한 중소기업의 피해를 보상하는 손해배상제도와 상생협력 우수기업에 대한 인센티브 부여 등의 제도 도입도 검토해야 한다. 이두걸·신진호기자 sayho@seoul.co.kr
  • LG ·우수中企 협력 ‘그린 신사업’ 개발

    LG그룹이 ‘그린 신사업 기술’ 공동개발을 위해 우수 중소기업에 1000억원을 지원한다. 2차, 3차 협력업체도 대출받을 수 있는 연간 2500억원 규모의 ‘LG상생협력펀드’를 신설하는 등 협력사 금융지원 규모를 7400억원까지 늘릴 계획이다. LG는 협력 중소기업과의 동반 성장을 위한 5대 전략과제를 다음 달부터 본격 추진하겠다고 12일 밝혔다. LG가 밝힌 5가지 과제는 ▲협력업체와 중장기 신사업 발굴 등 그린 파트너십 강화 ▲자금지원 및 결제조건 개선 ▲협력업체를 통한 장비 및 부품소재 국산화 확대 ▲협력업체의 장기적 자생력 확보 지원 ▲LG협력사 ‘상생고(相生鼓)’ 신설 등이다. LG는 태양전지와 발광다이오드(LED) 등 녹색 신사업 분야에서 우수 중소기업에 연구·개발(R&D) 용역을 지속적으로 발주하고, 중소기업이 연구개발에 활용하도록 향후 5년간 1000억원 규모를 지원할 계획이다. 공동개발 협력사는 오는 12월 개최되는 ‘LG 중소기업 기술박람회’를 통해 선정할 예정이다. 1차뿐만 아니라 2차, 3차 협력사에 대한 금융지원을 목적으로 한 2500억원 규모의 LG상생협력펀드도 다음 달에 신설한다. 1차 협력사에 대한 무이자 직접대출액도 지난해 140억원에서 올해 700억원으로 늘리는 등 협력업체에 대한 금융지원을 연간 총 7400억원 규모로 대폭 확대한다. 이밖에 액정표시장치(LCD)와 LED 장비 등에서 협력업체의 국산화 노력도 적극 지원한다. 협력업체의 고충이나 요청 사항을 접수하고 관리하는 온라인 창구인 상생고도 신설할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포스코·협력업체 수익 공유제 확대

    포스코가 정부에서 추진 중인 대·중소기업 상생협력을 위해 원가절감액을 협력업체와 나누는 ‘베네핏 셰어링(수익 공유)’ 제도를 전체 협력업체로 확대한다. 포스코는 오는 18일 서울 대치동 포스코센터에서 1차부터 4차까지 전체 협력 중소기업과 ‘포스코 패밀리 상생협력 및 공정거래 협약식’을 갖고 베네핏 셰어링과 현금결제 확대를 골자로 한 상생 방안을 발표한다. 베네핏 셰어링이란 포스코가 협력업체의 기술개발 등의 덕분에 원가를 절감하면 그 성과를 협력사와 나눠 갖는 제도로, 2004년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도입했다. 포스코 관계자는 “이번 협약식은 그동안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시행한 제도를 전체 협력업체로 확대하기 위해 마련한 자리”라며 “현금결제를 포함해 각종 자금지원 등도 함께 확대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포스코는 아울러 납품단가 조정과 금융지원펀드 및 상생보증 프로그램 이용 확대, 신제품 개발 때 장기공급권 부여 등의 프로그램도 도입하기로 했다. 또 이날 상생협력 전담조직의 발대식을 열고, 상생협력 활동의 진행 실적을 점검하기로 했다. 이 조직은 상생활동 점검을 위해 매월 각 부문 그룹 리더들이 참여하는 실무협의회와 임원토론회를 개최하고, 전 협력업체까지 거래약관이 지켜지는지 모니터링도 지원할 방침이다. 정준양 회장은 최근 운영회의에서 “상생 경영은 기업에 주어진 숙명”이라면서 “전체 협력 중소기업과 종합적인 상생협력을 추진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이어 “임원평가에도 거래업체와 상생 경영 실천을 포함하고, 구매·마케팅 임원은 모든 협력업체들을 찾아다니며 애로사항을 듣고 의견을 나누라.”고 지시했다. 김경두기자 golders@seoul.co.kr
  • [이것이 相生이다] 중소기업 성장의 족쇄 납품단가

    “큰형이 부모한테 잘 받았으면 아우들에게도 베풀 줄 알아야 한다. 그런 사회가 아름다운 사회다.”(7월31일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이 사회적 이슈로 떠오른 것은 역설적으로 그동안 대기업이 파트너인 중소기업의 동반 성장을 등한시한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빛과 그늘을 극명하게 보여주는 예는 납품단가 현실화 문제다. 9일 중소기업중앙회의 납품단가 현실화 실태조사 결과에 따르면 지난 5월 조사대상인 중소기업 208곳 가운데 ‘원자재 가격 상승분이 납품 가격에 일부라도 반영됐다’고 응답한 업체는 51%였다. ‘전혀 반영되지 않았다’는 곳이 44.2%, 설문에 응하지 않은 업체가 4.8%였다. 반면 글로벌 금융위기 직후였던 지난해 5월 조사에서는 ‘납품단가에 비용 상승분이 반영됐다.’는 업체의 비율이 80.5%였다. 결국 최근 경기회복의 과실이 대기업에만 쏠릴 뿐 하청과 재하청을 받는 중소기업들에는 제대로 돌아가지 않고 있다는 현실을 반영한 것이다. 이러니 대기업과 거래를 하면 할수록 중소기업은 손해를 볼 수밖에 없다. 최근 IBK경제연구소가 5328개 중소기업을 대상으로 총이익률과 대기업 매출 비중 간 상관관계를 조사한 결과 대기업 매출 비중이 1%포인트 높아지면 총이익률은 0.54%포인트 낮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공공기관들도 대기업 못지않게 불합리한 관행을 갖고 있었다. 공정거래위원회의 ‘납품단가 조정협의 실태조사 결과보고서’에 따르면 대기업은 하도급 업체의 납품 가격에 원자재 가격 상승분을 23.3% 반영했지만 공공기관과 공기업은 15%를 반영하는 데 그쳤다. 서병문 중소기업중앙회 부회장은 “금융위기 극복 과정에서 대기업 못지않게 중소기업의 역할이 컸지만 중소기업의 대다수가 경기회복의 온기를 체감하지 못하고 있다.”라고 비판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경제 연속성 위해 ‘컬러’ 유지

    경제 연속성 위해 ‘컬러’ 유지

    현 경제팀의 유임은 기존의 친서민 정책 기조와 4대강 사업 등을 지속적으로 유지하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이에 따라 정부는 올 하반기에 경제의 안정적인 기반 강화 아래 고용 창출력 제고, 서민생활 개선, 위기 이후 재도약 준비에 힘을 쏟을 것으로 보인다. 특히 대·중소기업 상생과 사회 취약계층을 위한 배려 확대를 통해 성장의 과실을 나누고 중산층을 복원하는 데도 초점을 맞출 전망이다. 경제팀의 삼각편대로 일컫는 기획재정부 장관, 금융위원회 위원장, 금융감독원 원장이 모두 유임된 데에는 오는 11월 서울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를 성공적으로 매듭을 지어야 하기 때문이다. 윤 장관의 경우 지난해부터 G20 의장국 재무장관으로서 각종 G20 회의를 주재하면서 각국 주요 인사들과 밀접한 친분을 쌓아 정책의 연속선 상에서 유임될 수밖에 없다는 전망이 지배적이었다. 개각이 마무리된 만큼 정부는 우선 이달 말 예정된 정기 세제 개편에서 친서민을 위한 지원책을 많이 내놓을 것으로 예상된다. 재정 건전성 회복을 위해 세원을 높이고 비과세·감면을 정비하겠다는 게 정부의 방침이지만 서민이나 중소기업 관련 비과세·감면은 남겨두거나 늘리는 방향으로 검토 중이다. 서민 대책과 관련해서는 일용 근로자 근로소득 원천징수 세율을 내년부터 2%포인트 내리고, 저소득 무주택 근로자 월세 소득공제의 혜택을 늘리는 방안도 고려 중이다. 또한 단순한 세제개편을 떠나 친서민 대책의 종합판을 만들어 발표하는 방안도 강구 중이다. 물가 대책은 9월 중에 나오는데 ‘지속 가능한 구조적 물가안정 방안’을 준비 중으로, 지자체의 공공·서비스요금의 가격 정보 공개 확대, 공공요금의 ‘중기(中期) 요금협의제’ 도입 등이 추진되고 있다.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이 유임된 것은 정부의 4대강 사업에 대한 기조가 바뀌지 않을 것임을 말해 준다. 4대강 사업만은 흔들림 없이 추진하겠다는 얘기다. 4대강 사업은 올해 주요 공정의 60%를 마무리해야 하고, 우기에 접어들어 침수와 범람 등 공사 재해가 발생할 수 있는 민감한 시기다. 이런 시기에 4대강 사업의 ‘수장’을 바꾼다면 야당과 시민단체에 또 다른 공격의 빌미를 제공할 수 있다는 것이다. 제2차관 출신인 이재훈 후보자가 장관에 내정되면서 지식경제부는 전문성이 한층 강화될 전망이다. 정책 기조엔 큰 변화가 없을 것으로 예측된다. 김경두·임일영기자 golders@seoul.co.kr
  • 신한금융 서민·中企 프렌들리

    신한금융지주는 창립 9주년(9일1일)에 즈음해 2013년까지 2200억원을 투입하는 중소기업·서민층 상생경영을 추진한다고 4일 밝혔다. 신한금융은 중소기업 신규 취업자 1명당 연간 360만원을 3년간 지원하는 ‘미래 희망펀드’를 조성한다. 또 중소기업에 대해 2조 1000억원 한도 내에서 시설자금대출 금리를 감면해 준다. 최초 1년은 연 1.0%포인트, 이후 만기까지는 연 0.2%포인트의 금리를 깎아 줘 중소기업에 약 420억원의 금융혜택을 제공하게 된다고 회사 측은 밝혔다. 2012년까지 기초생활보장 수급자에게 은행 거래 수수료를 면제해 주고 저신용자 대상 신용대출인 신한희망대출의 금리를 최고 1.0%포인트 내리기로 했다. 신한카드는 소멸되는 신용카드 포인트 중 일부를 소외계층에 지원한다. 신한금융투자는 서민층에 우대금리를 제공하는 적립식 신탁상품을 개발해 판매할 예정이다. 신한생명은 보장성 어린이보험 초회 보험료의 1%를 적립해 저소득층 자녀의 난치병 치료자금으로 제공한다. 또 신한금융은 5년간 매년 100억원씩 출연키로 한 신한미소금융 출연 규모를 올해와 내년에 각각 200억원으로 늘려 총 출연금을 700억원으로 확대하고 하반기 4개 지점을 추가로 내기로 했다. 김민희기자 haru@seoul.co.kr
  • 삼성·LG전자, 1차 협력업체 확대 검토

    삼성전자와 LG전자 등 국내를 대표하는 전자업체들이 1차 협력업체 수를 늘리는 방안을 적극 검토하고 있다. 최근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하는 정부의 움직임에 대한 일종의 ‘성의 표시’인 셈이다. 2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7월 한달 동안 협력업체들의 의견을 취합하고 협력업체와의 상생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 가운데 현재 800여개 정도인 1차 협력업체의 숫자를 늘리는 방안을 유력하게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2, 3차 협력업체들이 1차 협력업체로 지정될 수 있도록 문호를 개방해달라는 요구가 많다.”면서 “결국 정부에서 기대하는 중소기업 상생 방안의 핵심이 협력업체들을 돕는 것인 만큼 우리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대기업들 역시 기존 1차 협력업체의 숫자를 늘릴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LG전자도 1차 협력업체 확대 등을 고려하고 있다. LG전자 관계자는 “현재 1000여곳 수준인 1차 업체의 확대 등을 포함한 협력업체 상생 방안을 취합하고 있고 조만간 결론을 발표할 것”이라고 말했다. 현대기아차 역시 1차 협력사뿐 아니라 2차 협력사까지 포함한 상생 협의체를 구성하고 지원하기로 했다. 중소기업들이 대기업의 1차 협력업체로 지정되기를 바라는 것은 그에 따른 ‘과실’이 상당하기 때문. 삼성전자나 LG전자 모두 1차 협력업체에 대해 4~5년 전부터 어음이 아닌 현금 결제를 하고 있다. 자금 사정이 넉넉지 않은 중소기업 입장에서 큰 도움이 되고 있는 것이다. 또한 삼성전자 등의 1차 협력업체라는 ‘프리미엄’에 따라 주가 상승의 혜택을 볼 수도 있다. 직접 대출과 대출 지원 등 금융 혜택과 경영 컨설팅, 기술 협력과 교육·인력 지원 역시 빼놓을 수 없는 혜택이다. 여기에 최근에는 중소기업과의 상생 노력이 기업 경쟁력 상승으로 이어지는 분위기다. 이두걸·신진호기자 douzirl@seoul.co.kr
  • 靑 정책실장서 초선 정치인으로…충북 충주 윤진식 한나라 의원

    靑 정책실장서 초선 정치인으로…충북 충주 윤진식 한나라 의원

    1일 오전 자동차로 3시간을 달려 도착한 충북 충주시 문화동의 한나라당 윤진식 의원 선거사무소. 축하 화환으로 발 디딜 틈이 없을 것이라는 예상은 사무실 문을 열자마자 보기 좋게 빗나갔다. 이틀 전 선거팀 해단식을 마쳤다는 윤 의원의 선거사무소에는 책상과 의자 등 최소한의 사무집기만 놓여 있어 언뜻 황량해 보이기까지 했다. 윤 의원 측은 “친서민 정신에 충실하기 위해 축하 화환은 일부러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선거운동 때와 마찬가지로 당선 후에도 직접 골목골목 돌면서 ‘친서민 당선사례’를 하느라 바빠 회기 시작 전에는 여의도에 올라갈 계획도 없다고 말했다. 윤 의원은 인터뷰 내내 “이제 청와대 정책실장이 아니라 햇병아리 정치인일 뿐”이라고 몸을 낮췄다. 하지만 그는 “총부채상환비율(DTI) 규제 조치는 이제 손질이 필요하다.”, “현재의 감세정책과 경기부양기조는 유지돼야 한다.”고 말하는 등 ‘전공’인 경제현안에 있어서는 구체적인 의견을 밝혔다. 이명박 대통령에게 어떤 축하를 받았느냐고 묻자 윤 의원은 “투표일 당일 오전에 격려전화를 받았다.”고 밝히고 “그 이후로는 당선사례에 바빠 각지의 축하전화를 받지 않았다.”고 말했다. ●“종부세는 악세다” →최근 정부가 대기업에서 중소기업 중심으로, ‘친서민’을 향해 정책 변화를 꾀하고 있는 데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지난해 우리나라가 전세계적 경제위기를 가장 잘 극복했지만, 국민들 입장에선 별로 실감이 안 난다. 어려운 것은 마찬가지이고 좋아진 것이 뭐 있느냐고 생각한다. 이제 경제가 안정돼 가고 있기 때문에 보다 미시적인 정책을 써서 국민 개개인이, 바닥까지 감지가 되고 느끼도록 하는 것은 정권을 담당하고 있는 정부·여당의 입장에서 당연한 것이다. →한나라당 역시 서민정책특위를 가동하고 ‘서민을 위한 관치금융’까지 언급하는 등 적극적인 자세로 나서고 있다. -관치금융이라는 말은 적절하다고 보기 힘들지만, 내용상으로 볼 때 대부업 금리 등은 지금도 현실적으로 서민들에게 부담을 과도하게 주고 있기 때문에 얼마든지 끌고 내려오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최근 이명박 대통령이 직접 하도급 단가 등을 언급하는 등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정부가 개입할 여지가 있다는 지적이 나오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우리 정부에 들어와서 납품단가 현실화 등을 위해 공정거래위원회를 중심으로 법률에도 반영하고 조정 노력을 했지만 그동안의 실적이 만족할 만하지 못하다. 이제 대기업도 어느 정도 호황을 보고 있으니 고통 분담에 참여하는 방향으로 가는 것이 맞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구체적으로 법으로 하도급단가를 얼마씩 받으라고 정한다든지 하는 것은 맞지 않는 것 같다. 시장 경제, 자유경쟁 원리에 의해 조정돼야 한다. 일종의 운용의 묘인데, 여유 있고 힘있는 대기업이 동참해 주는 방향으로 가야 한다. 지금 대통령께서 직접 관심을 표하는 등 정부가 그렇게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으니 대기업에서도 자발적으로 나설 것이라고 생각한다. →친서민정책의 일환으로 저소득층에 감세 혜택 등을 주겠다는 정책에 대해 재정건전성 악화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지금 정부가 향후 5년 동안의 중기재정계획을 갖고 있는데, 이명박정부가 끝나는 2013년 2월쯤에는 거의 균형재정상태로 갈 것 같다. 현재 적자가 2.5% 정도인데 그때가 되면 0.3% 정도로 균형을 맞출 것 같다. 또 국가채무비율도 35% 이하로 안정적으로 떨어뜨리는 계획을 갖고 있다. 전체적인 세수 규모, 감축 규모 등을 고려해서 짠 계획이라 우려하지 않아도 된다고 생각한다. →종부세 완화로 지방재정이 악화됐다는 지적도 있다. -종부세는 사실 조세 자체를 잘못 도입한, 어떻게 보면 악세다. 종부세 완화를 두고 부자감세 운운하는데, 이는 부자에게 세금을 깎아준다는 것이 아니라 잘못된 조세제도를 고친다는 측면에서 봐야 한다. 종부세 완화로 악화된 지방재정은, 지방소비세 확충 등으로 보완 조치를 취했다. →DTI 규제 완화 필요성이 지적되는데 어떻게 생각하나. -DTI는 부동산에 자금이 몰리는 투기 과열을 막는 근본적인 조치다. 그런데 정상적으로 새로운 아파트를 분양받아 이사를 가려고 해도 집이 팔리지 않는, 이른바 그 자체가 하나의 ‘데드록(교착상태)’이 돼 묶여 버리기 때문에 숨통을 터 줘야 한다는 주장은 충분히 일리 있다고 본다. 따라서 이를 보완하는 범위에서 손질이 필요하고, 정부가 잘 보고 판단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바닥 민심을 봤을 때는, DTI 규제 손질하기에 지금이 적기라고 보이나. -우리 지역에서도 그런 불만 이야기하는 분들이 많이 있다. →청와대 있을 적에 보금자리 주택, 취업후 학자금상환제도(ICL), 미소금융 등의 대표적 친서민정책을 입안했다고 들었다. 하지만 이 정책들이 서민에게 직접 와닿지 않는다는 비판이 나온다. -그런 제도들을 재정이 감내할 수 있는 범위, 살림살이가 감내할 수 있는 범위 내에서 시행해야지, 좋은 일이라고 돈을 펑펑 쓰면 재정이 파탄날 수 있다. ICL의 경우 금리가 높다고들 하는데 그렇지 않다. 정부가 보증할 수 있는 채권을 발행한 것으로 시중금리로는 최대한 낮춘 것이다. 무이자로 해달라는 요구는 지금 재정형편에서는 불가능하다. 어렵지만, 지금 수준에서 국민들이 이해하고 받아들이는 자세가 맞다고 생각한다. →미소금융 역시 당초 취지보다 서민들의 이용이 많지 않다고 한다. -미소금융을 막 나눠주는 형태로 해 버리면 미소금융 재정 자체가 파탄나서 그때 받은 사람은 좋지만 항구적으로 지속되는 제도가 될 수 없기 때문에 까다롭게 최소한의 자금을 빌려준다는 개념으로 한 것이다. 조심스럽게 출발한 것이기 때문에 초기 단계에서 성과가 크게 나지는 않는다. 국민 기대와 현실간 괴리가 있다. 하지만 미소금융을 못 받는 이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한 보완책도 나오고 해서 지금은 불만이 많이 해소된 것으로 알고 있다. →보금자리 주택의 문제는 LH의 자금난과 연결되는 부분으로 보인다. -LH의 자금난은 3~4년전에 이미 초래된 것이다. 주택공사와 토지공사가 경쟁적으로 전국에 일을 벌여 놓고 나서 지금 그걸 하려니 천문학적 금액이 드는 것이다. 이제는 기왕에 벌여 놓은 일들을 선택과 집중 원칙으로 우선순위를 정해서 차근차근 해 나갈 수밖에 없다. →여러 서민정책 운용에 있어 초기 잡음이 있지만 안정감 있게 제도를 지속하면 궁극적으로는 더 많은 서민이 혜택을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가. -그렇다. 경기가 활성화되면 일자리가 생기고, 취업이 되면 그 자체로 체감도 하지만 국민 소득이 올라간다. 그렇게 되면 시장에서 소비가 늘어나니 상인들도, 밑바닥 경기가 좋아지는 것은 시간 문제다. 올 연말 정도 되면 우리 국민들 상당수가 그렇게 체감할 수 있을 것이다. →그런 취지라면, 지금의 부양기조도 유지해야 하는 것이 맞다고 보나. -그렇다. →충주는 4대강 사업의 시작지이다. 4대강 사업에 대한 의견과 충주 시민들의 생각은. -충주 시민 다수가 4대강 사업에 대해 찬성하고 있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충주 지역에 보나 댐을 건설하는 일이 없기 때문이다. 강 바닥 준설 및 습지를 손보는 것에 대해서도 큰 반발은 없다. 오히려 4대강 사업으로 인해 충주 지역에 경제적 혜택이 왔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하는 것 같다. ●“4대강 속도조절 필요 없어” →사업 진행 속도나 규모, 보 준설 등 사업 내용에 대한 수정이 필요하다고 보나. -4대강 사업은 이미 발주받은 기업이 추진 중이기 때문에 지금에 와서 속도를 조절하거나 일부 강만 시범적으로 먼저 하기에는 어려운 점이 있다. 그러나 당초 사업 추진 과정에서 국민의 의견 수렴 등이 부족했다는 비판 여론은 일리가 있다. 친환경적 공법 사용 등 공사 기법이나 집행 방법의 조정은 충분히 가능하다고 본다. →세종시 문제는 원안으로 정리됐지만, 이른바 ‘플러스 알파’ 논란이 계속되고 있다. 원안만으로는 자족기능이 부족하다고 보나. -국민들의 대표격인 국회에서 수정안보다 원안 고수가 낫다고 결정했다. 국론과 국가 방침이 세종시 원안 추진으로 됐으니 잘해야 한다. 세종시 플러스 알파 문제는 충주 지역에 최대한 이익이 돌아오도록 의정활동을 할 것이다. →당내에서 충청권을 대표하는 지명직 최고위원을 맡을 것이라는 이야기가 나오고 있다. 어떤 입장인가. -나는 이제 막 정치권에 입문한 신입이다. 햇병아리 정치인이나 마찬가지다. 그런 내가 과연 최고위원직 일을 해낼지, 스스로 ‘난 아직 부족하다.’고 생각한다. →당내에서 ‘친이계’, ‘친박계’ 등 계파 간 갈등을 없애자는 것이 화두이다. 본인의 계파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내가 대통령을 모셨기에 친이계라는 이야기가 나올지 모르지만 나는 계파보다도 충주 지역을 대표하는 국회의원이다. 지역의 이해관계와 시민의 입장을 우선적으로 생각해야 한다. 나라를 위해 올바른 방향이라면 계파는 상관없지 않을까 생각한다. →친이계에서 부족했던 경제통이 입성했다는 평가도 있다. -친이계든 비(非)친이계든 경제가 좋아지면 좋은 것 아닌가. 충주 유지혜·김정은기자 wisepen@seoul.co.kr
  • 삼성전자 2분기 5조 영업이익 냈지만…

    삼성전자 2분기 5조 영업이익 냈지만…

    “5조원 중 대부분은 해외 매출로 이뤄졌고, 중소기업과의 협력 관계가 많은 국내 세트 부문의 영업이익률은 3%에 불과하다.”(삼성전자 관계자) “전국경제인연합회가 대기업의 이해만을 옹호한다는 비판은 전경련의 존재 가치를 부정하는 것이다.”(전경련 고위 관계자) 삼성전자가 올해 2분기에 매출 37조 8900억원, 영업이익 5조 100억원의 최대 실적을 30일 발표했다. 그러나 표정은 그리 밝지 않다. 정부에서 대기업의 사회적 책임을 거론하며 압박 분위기를 높여 가고 있기 때문이다. 삼성전자는 연결 기준으로 2분기 매출 37조 8900억원, 영업이익 5조 100억원의 실적을 올렸다고 30일 밝혔다.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해 매출은 16.6%, 영업이익은 85.7%나 증가했다. 사상 최대의 이익을 올렸던 지난 1분기(4조 4100억원)보다도 영업이익이 13.4%나 늘면서 연간 ‘매출 150조원, 영업이익 20조원’ 달성 가능성을 높였다. 삼성전자 실적 호조의 일등공신은 반도체 부문. D램 가격 고공행진을 타고 매출 9조 5300억원에 영업이익 2조 9400억원을 기록, 전년 동기 대비 각각 55%, 765%의 눈부신 성장을 이뤘다. 반도체에서 전체 수익의 60%를 벌어들였다. 영업이익률 역시 작년 동기 대비 25% 포인트 성장한 31%를 달성했다. 액정표시장치(LCD) 역시 매출은 작년 대비 31% 증가한 7조 7600억원, 영업이익은 252% 늘어난 8800억원을 기록했다. 반도체와 LCD의 영업이익은 모두 3조 8200억원으로 전체 영업이익의 76%에 달했다. 다만 삼성전자는 향후 전망에 대해 “유럽발 금융위기 등에 따른 수요 둔화와 휴대전화·TV 등에서 업체 간 경쟁 심화로 수익 확보에 어려움이 예상된다.”며 볼멘소리를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실적 호조에 대한 정부의 압박이 심해지는 마당에 장밋빛 전망을 내놓을 수는 없었을 것”이라고 해석했다. 대기업에 대한 정부의 공세는 이날도 계속됐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한 라디오 방송에 출연해 “납품단가 협의제가 유명무실하기 때문에 조합 등 제3자에 의한 신청 제도를 도입하거나, 단가 인하할 때 입증 책임을 대기업에 부여하는 등의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1차 협력업체를 대상으로 한 동반성장 프로그램도 2, 3차 업체로 확대하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고개를 숙이던 재계 단체들도 반박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정병철 전국경제인연합회 상근부회장은 “대통령이 취임할 때 ‘비즈니스 프렌들리’를 강조했는데 그에 대한 부담을 지금 느끼는 게 아닌가 싶다.”고 말했다. 정부의 공세에 정치적인 의도가 다분하다는 뜻이다. 이어 “친서민 정책은 정부가 정말 도와주지 않으면 못사는 사람들에 대해서 해야 하고, 그런 게 복지 정책이라고 본다.”고 밝혔다. 매출의 대부분을 해외에서 올리고 있는 대기업을 압박하는 게 ‘친서민 정책’은 아니라는 말이다. 오영호 한국무역협회 부회장도 “대기업을 공정거래위원회와 국세청에서 압박을 가하는 방식으로는 절대 상생협력이 안 된다.”면서 “당장은 대기업이 말 듣는 시늉은 할지 모르지만, 절대로 제대로 된 협력 관계는 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MB의 여름구상 2題 “자세는 낮게” “사고는 젊게”

    MB의 여름구상 2題 “자세는 낮게” “사고는 젊게”

    이명박 대통령은 30일 “(앞으로) 정부는 더 낮은 자세로 임하겠다.”면서 “그래야 채찍도 받지만 사랑도 받는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날 저녁 청와대에서 안상수 대표를 비롯한 한나라당 신임 당직자들을 초청, 만찬을 함께 하면서 “이번에도 당이 낮은 자세로 임한 것이 (7·28 재·보선에서) 좋은 평가를 받지 않았느냐.”면서 이같이 밝혔다. 이 대통령은 “선거 결과에 새겨진 민심을 잘 새겨 봐야 한다.”면서 “은평(을)과 충주에서 압도적으로 이겼다고 해서 으쓱해서는 안 된다. 그럴수록 큰절하면서 살아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어 “8월25일이 되면 임기 반이 되는데 앞으로 새로운 각오를 다지고 일해야 한다.”면서 “당정청이 새롭게 진용이 갖춰졌으니 앞으로 당정청 간에 충분한 얘기를 듣고 소통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은 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환경 조성은) 법과 규제만으로는 안 된다. 자칫 잘못하면 중소기업이 현실적으로 피해를 볼 수도 있다.”면서 “대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가지고 함께해 줬으면 한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앞으로 당도 최선을 다해서 잘사는 사람과 못사는 사람, 그리고 큰 기업과 작은 기업 할 것 없이 같이 잘사는 나라가 될 수 있도록 함께하자.”고 당부했다. 이 대통령은 미소금융과 중소기업 인력난 해소 정책을 직접 설명하며 “이런 경제적인 문제와 함께 잘사는 사회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당정청이 협력해서 이런 문제를 극복하자.”고 강조했다. 안 대표는 이에 대해 “새 지도부 구성 이후 재보궐 선거에서 보여준 국민의 뜻을 겸허하게 받아들이겠다. 더욱 겸허한 자세로 일하겠다.”고 화답했다. 김무성 원내대표는 “정권 재창출을 위해서는 하나가 돼야 한다. 그래서 당도 계파 해체를 결의했다.”면서 “그런 측면에서 대통령과 박근혜 전 대표의 만남도 잘되기를 바란다. 그렇게 해서 당이 화합해서 이명박 정권을 성공시키고 정권 재창출을 하도록 하자.”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이에 대해 “우리가 국민을 바라보면서 겸허한 자세로 일하면 좋은 결과가 있지 않겠느냐.”고만 말했다. 앞서 이 대통령은 오전에는 청와대에서 열린 확대비서관 회의에서 “공직사회에서 가장 위험한 것은 ‘늙은 젊은이’”라고 지적했다. 최근 개편된 청와대 참모진에 대한 주문이자 새달 개각을 앞둔 인선 기준으로 받아들여진다. 이 대통령은 “요즘 세대교체에 대한 이야기를 많이 하고 젊은이와 소통이 필요하다고 하는데 사고가 낡은 그런 공직자도 많다.”면서 “나이를 기준으로 세대교체를 얘기하는 것은 맞지 않고 사고가 젊은 세대교체가 돼야 한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최근 총리실 공직윤리지원관실의 민간인 사찰 의혹 등을 언급하며 “집권 하반기에 들어 도덕적·윤리적 문제들이 나오는데 청와대에서 일하는 사람들이 오점을 남기지 않도록 각별히 신경을 써 달라”고 강조했다. 이 대통령의 이 같은 언급은 8월9~10일을 전후해 단행될 개각에서 ‘세대교체’, ‘도덕성’, ‘소통’이 중요한 인선 기준이 될 것임을 시사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이 대통령은 “공직자는 공직자 윤리를, 기업인은 기업인 윤리를 지켜야 선진 일류국가가 될 수 있다.”면서 “선진 일류국가는 돈만 있다고 되는 것이 아니라 문화나 인격, 윤리와 같은 가치가 동반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러면서 “우리 정부는 출범 때부터 정치자금 등의 문제에 대해 도덕적으로 깨끗하게 출발했다.”면서 “앞으로도 추호의 흔들림 없이 나가야 하고, 나 자신부터 한 점 흔들림 없이 일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 대통령은 이번 주말부터 다음 주말까지 일주일간 여름휴가를 갖는다. 다음주 초까지는 지방 모처에서 가족들과 함께 보낸 뒤 이어 서울로 와 별도의 공식일정 없이 관저에 머물며 개각구상을 할 계획인 것으로 알려졌다. 김성수·홍성규기자 sskim@seoul.co.kr
  • 대기업·中企 상생 어렵네

    대기업·中企 상생 어렵네

    정부가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위해 다양한 대책들을 추진 중이지만 이미 시행되고 있는 것들 중에도 제대로 안 되는 게 많아 좀더 실질적인 접근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금융권이 대기업과 연계한 중소기업 저리 대출 상품은 구색 갖추기에 그치고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 상생을 위한 납품단가 협의 시스템의 개선안 마련도 진통을 거듭하고 있다. 29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2월 지식경제부가 주관해 시중은행과 포스코 등 9개 대기업이 참여한 ‘대기업 상생보증대출’을 통해 중소기업에 대출된 금액이 당초 예정액의 25%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대기업 상생보증대출’은 대기업과 은행이 매칭 방식으로 신용보증기금에 최대 679억원을 출연하고, 출연금의 16.5배인 1조 1204억원 범위 내에서 유망한 협력 중소기업을 발굴해 지원하는 상품이었다. 금융권에서는 우리·신한·기업·외환은행이 참여했고 기업에서는 포스코·현대자동차·하이닉스반도체·삼성전자·대우조선해양·두산인프라코어·석유화학협회·LG디스플레이·르노삼성자동차 등 9개 업체가 참여했다. 지난해 2월 1차, 5월 2차로 대출을 시행했지만 실제 대출된 금액은 2841억원이었다. 개별 은행에도 대기업 협력기업 상생대출이 있지만 지원 실적은 미미하다. 상생협력 대출은 대기업이 거액의 예금을 유치하면서 예금금리를 포기하는 대신 중소기업에 싼 이자로 대출을 해주는 상품이다. A은행의 경우 이 상품을 통해 135개 기업이 1926개 협력업체에 지원을 해줬는데 출시 4년여가 지난 현재 잔액은 대출약정액의 65%가량에 불과하다. 이 은행 관계자는 “금융위기 이후 대출잔액이 4조원까지 간 적이 있지만 최근 주춤해진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B은행도 “대출 약정액에 비해 실제로 대출된 실적은 절반 미만”이라면서 “은행 입장에서도 이미지 제고를 위해 하는 것일 뿐 많은 이윤이 남는 것은 아니다.”라고 밝혔다. 대·중소기업 간 상생을 유도하기 위한 정책 마련에도 진통이 따르고 있다. 특히 납품단가 협의 시스템의 개선안을 놓고 관련 부처 간 의견차가 뚜렷하다. 중소기업청은 업종별 조합 등 특정단체가 개별 협력사 대신 대기업과 납품단가 협상을 벌일 수 있도록 하는 제도의 도입을 검토 중이다. 협력 중소기업이 실명을 드러내 놓고 원청업체와 협상을 벌이면 당당하게 단가 인상 요구를 하기 어려운 만큼 제3의 단체가 대신 협상 테이블에 나올 수 있도록 하자는 것이다. 하지만 하도급법 관련 주무 부처인 공정거래위원회는 중기청의 아이디어에 반대하고 있다. 납품단가 협상에 조합 등이 나서면 담합 우려가 커진다는 이유 때문이다. 협력사별로 납품단가 인상 요구 수준이 다른데 대표 단체가 나서 대기업과 협상을 벌이면 납품단가 담합이 이뤄질 수 있다는 지적이다. 대신 공정위는 협력업체가 납품단가를 조정하고 싶을 때 원청업체와 협상 없이 즉시 하도급분쟁조정협의회에 단가조정신청을 할 수 있도록 하는 ‘패스트트랙’ 제도 도입을 검토하고 있다. 김민희·유대근기자 haru@seoul.co.kr
  • ‘中企 수호천사’ 産銀

    ‘中企 수호천사’ 産銀

    금호아시아나그룹, 쌍용자동차 등 대기업 구조조정을 주도해 온 산업은행. 보통 사람들에게 산은은 굵직한 기업만 상대하는 금융기관이라는 이미지가 강하다. 중소기업 지원을 꾸준히 늘려온 사실은 상대적으로 덜 알려져 있다. 이명박 대통령이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동반성장을 강조하면서 산은의 특화된 중소기업 정책이 부각되고 있다. 산은 중소기업 정책의 방향은 직접 자금 공급과 기업·투자금융 노하우를 살린 특화지원책 등 두 가지로 나뉜다. 산은은 지난해까지 중소기업에 대한 자금 공급을 꾸준히 늘려 왔다. 2005년에는 4조 6616억원을 지원했지만 이후 매년 20~30%씩 늘려 지난해에는 12조 5026억원을 빌려 줬다. 4년 동안 168% 증가했다. 총 자금 공급량 중 중소기업이 차지하는 비중도 2005년 22.2%에서 지난해 36.8%로 확대됐다. 올해 계획된 중소기업 지원자금은 10조원으로 전년보다 다소 줄었다. 산은 관계자는 “정책금융공사와 자산을 분할하고, 민영화에 대비해 체질을 관리하고 있어 중소기업 지원액이 소폭 줄었다.”면서 “전반적인 확대 기조는 계속 유지될 것”이라고 말했다. 산은은 녹색산업 육성, 성장동력 확충, 경쟁력 강화지원 등 6개 전략부문 기업에 5조 5000억원의 특별 시설자금을 배정하고 0.2%의 우대금리를 적용하고 있다. 중소기업 전용 우대운영자금으로 2조원을 운용하고 있다. 대·중소 상생협력 기업과 신규거래 기업에는 2년 동안 한도 제한 없이 대출해 주고 최대 0.5%포인트의 금리우대를 제공한다. 산은의 기업금융 노하우를 담은 중소기업 정책으로는 kdb글로벌스타, 턴어라운드 PEF 등을 들 수 있다. kdb글로벌스타는 신용등급 BB- 이상인 기업 가운데 국내외 대기업과 협력 양해각서를 체결하거나 해외 시장을 공략할 자체 브랜드를 개발한 기업에 지원된다. 현재 후육강관 생산업체인 스틸플라워 등 42개 업체가 지원을 받고 있다. 턴어라운드 PEF는 은행에서 돈을 빌리기 어렵거나 기업 구조조정 제도의 사각지대에 놓인 중소기업에 사모투자펀드(PEF) 방식으로 투자, 재무적으로 탄탄한 기업으로 변신시키는 지원책이다. 워크아웃 등 법적 절차를 밟고 있는 중소기업과 자발적으로 구조조정을 추진 중인 기업이 대상이다. 산은 관계자는 “기업 특성에 맞게 일반 대출과 주식관련채 등 투자를 병행하는 복합금융 지원은 사실상 산은만 할 수 있는 분야”라면서 “기업 경영진단부터 문제해결까지 원스톱으로 신속히 처리하고 있다.”고 말했다. 대기업에 설비를 납품하던 성진지오텍은 2008년 통화옵션 파생상품(키코) 손실로 1910억원의 적자를 내며 위기를 맞았지만 산은의 컨설팅을 두 차례 받고 자본 확충을 통해 경영이 정상화됐다. 산은은 중소기업 경영인들과 유관기관이 함께 정보를 공유하고 협력하는 장인 비즈니스 리더스 포럼도 열고 있다. 2002년부터는 성장 가능성이 높은 406개 중소업체를 유망기업으로 발굴해 다양한 지원을 하고 있다. 오달란기자 dallan@seoul.co.kr
  • 대기업·中企 상생하려면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함께 걸어야 할 ‘상생의 길’은 아직 험난해 보인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두 기업군의 양극화가 좀처럼 좁혀지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고용 없는 성장’ 탓에 청년 실업문제가 해소되지 않고 있고, 문 닫는 자영업자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에 대해 전문가들은 전반적인 제도와 구조, 정책의 전환이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대기업에 집중되는 세제와 정책을 다시 정비하면서 상생의 우선과제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민주적인 관계’를 제안했다. 대기업의 직접적인 고용보다는 대기업과 중소기업 간의 하도급 구조 속에서 중소기업 경영이 정상화돼야 한다는 것이다.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대기업들이 글로벌 아웃소싱은 늘리면서 정작 국내 중소기업에 대한 발주량은 늘리지 않아 ‘어닝 서프라이즈’라는 성과를 낳고도 직접적인 고용 효과가 드러나지 않는다.”면서 “고용이 늘어난다고 해도 저임금, 비정규직 같은 질 낮은 고용 상황에 처할 수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김 교수는 “중소기업들이 협의회나 협동조합을 만들어 대기업과 대등한 협상을 할 수 있는 협력 네트워크가 강화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정인호 중소기업중앙회 인력정책팀장은 “납품단가조정협의제가 강제성이 있어야 한다. 어렵다면 최소한 상생협력지수를 만들어 기업별로 공개토록 하자.”고 제안했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대기업이 중소기업과 물품에 대한 하청단가 계약을 한 뒤 초과수익을 거뒀다면 이를 공유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초과수익분을 ‘상생 펀드’ 식으로 조성해 중소기업의 경영환경 개선이나 고용지원에 쓰는 것이 대표적인 사례가 될 수 있다. 반면 전경련 산하 중소기업협력센터의 최찬기 팀장은 “공정거래법상 대기업이 2, 3차 협력사에 관여하지 못하게 돼 있어 대기업과 1차 협력사 간 문제보다 2, 3차 협력사 간 문제가 더 크다.”면서 “(상생 문제는) 전체적인 기업 관계로 바라봐야 한다.”며 다른 각도에서 진단했다. 대기업 위주의 조세제도와 환율정책을 정비해야 한다는 목소리도 높았다. 김 교수는 “하도급 거래 실태에 관한 정보가 충분히 공급되고 중소기업이 피해를 봤을 때 구제받을 수 있는 제도를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이어 “조세정책도 투자에 대해 감면 또는 공제해주는 현행 투자세액 공제방식을 고용에 대해서도 감면 또는 공제해 주는 방향으로 개선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김진방 인하대 교수는 “현행 고환율 정책은 수출 대기업에 보조금을 주고 수입 중소기업에 관세를 물리는 차별적 정책이므로 서서히 환율을 낮춰가는 기조로 바뀌어야 한다.”는 입장이다. 구혜영·신진호기자 koohy@seoul.co.kr
  • MB “대기업, 서민정책 적극 동참해야”

    이명박 대통령은 27일 “대기업들은 미소금융 같은 서민정책에 적극 동참하여 사회적 책임을 다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저녁 청와대에서 국무회의를 갖고 “일자리 창출, 투자, 중소기업과의 상생·협력 문제에 있어 대기업들이 좀 더 적극적으로 관심을 가져야 한다.”면서 이같이 말했다고 김희정 청와대 대변인이 전했다. 이 대통령은 “대한민국이 지난 2년간 세계 경제위기를 극복하는 데 있어 우리 대기업은 다른 어느 나라의 기업들보다 크게 기여했다.”고 평가했다. 이어 “지난 10년간 우리 경제가 성장했으나 서민들이 체감하기에는 아직 이르다.”면서 “경제성장을 통해 양극화의 간극을 줄여 나가야 하며 지금은 그런 선순환을 위한 시작단계에 들어섰다고 본다.”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또 “법률안 통과가 시급한 주요 현안들이 있는 상황에서 이른바 ‘방탄국회’라는 말이 나와서는 안 된다.”면서 “당과 협력하여 임시국회가 열릴 수 있도록 하라.”고 특임장관에게 지시했다. 한편 이날 국무회의는 주민 수 등을 고려해 지방자치단체 청사의 면적기준을 정하고 그 범위 안에서 지자체가 조례로 면적기준을 정하게 하는 내용의 ‘공유재산 및 물품관리법’ 시행령 개정령안을 심의, 의결했다. 김성수기자 sskim@seoul.co.kr
  • “친서민·친中企 전환 긍정적… 시스템 정착이 열쇠”

    “친서민·친中企 전환 긍정적… 시스템 정착이 열쇠”

    ‘친(親) 서민’, ‘친 중소기업’을 전면에 등장시킨 정부의 정책기조 전환은 바람직하다. 힘없고 가난한 사람이나 회사를 위해 정책적 배려를 하겠다는데 논란이 있을 수 없다. 하지만 인기 영합주의로 흐르거나 일과성 구호로 끝나서는 안 된다. 지속적으로 유지될 수 있는 시스템의 정착이 중요하다. 정부 정책기조를 바라보는 전문가들의 생각은 대체로 이렇게 요약된다. 방향 설정은 옳은데 앞으로 중요한 것은 실질적 ‘액션플랜’이라는 얘기다. 전성인 홍익대 경제학과 교수는 “어느 정권이나 경제가 나쁘면 대기업 총수들을 불러서 특혜를 줄 테니 제발 투자 좀 하라고 협박성 회유를 하고, 반대로 경기가 호황이면 중소기업이나 서민을 돌아보는 정책을 펴왔다.”면서 지금의 기조 전환은 현 경제상황에 비춰 볼 때 자연스러운 흐름이라고 평가했다. 전 교수는 “중소기업 정책에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관계를 개선하는 것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꽉 막힌 금융 애로의 해소”라면서 “그러나 아직까지 정부는 금융 부문보다는 대기업·중소기업 상생만 얘기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문석 LG경제연구원 경제연구실장은 “대기업 때리기보다는 경쟁력 있는 대기업은 스스로 생존하도록 하고, 어려운 중소기업을 뒷받침해 주는 방향으로 정책을 펴겠다는 뜻으로 보인다.”면서 “대기업도 중소기업이 건실해야 경쟁력을 가질 수 있다는 점에서 양자 간 상생의 생태계 구축이 중요하며, 그래야 사회통합도 유지될 수 있다.”고 의미를 부여했다. 하준경 한양대 경제학과 교수는 “금융위기 이후 대기업은 잘되는데 중소기업은 여전히 어렵기 때문에 정부가 직접 개입할 필요성을 느낀 것 같다.”고 설명했다. 신세돈 숙명여대 경제학부 교수는 정부가 초기 정책기조상의 오류를 인정한 결과라고 평했다. 그는 “대기업을 지원해도 그로 인한 혜택이 중소기업에까지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현 정부가 간과했다.”면서 “중소기업과 서민 중심으로 대통령의 시각이 전환된 것은 올바르지만 이는 필요조건일 뿐이고 진정으로 중요한 것은 경제 전반의 시스템 개혁에 포커스를 맞추는 일”이라고 했다. 김정식 연세대 경제학과 교수는 “분배를 시장에 맡겨두면 대기업들의 잇속 차리기가 더욱 심각해지기 때문에 정부가 나서서 인위적으로 조정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그는 “지방선거 패배, 세종시 수정 무산, 4대강 사업 반대 등 그동안의 국정과제가 벽에 부딪히면서 정책기조가 변화한 것으로 볼 수도 있다.”면서 “과정이 어쨌든 간에 향후 어떻게 정책을 잘 끌어가느냐가 중요하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연구소 금융산업팀장은 “지나치게 친 서민을 강조한 나머지 기존 시장논리가 침해된다면 친 서민 기조가 길게 갈 수 없을 것”이라면서 인기 영합주의를 경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는 대통령이 과도하다고 지적한 캐피털사의 고금리를 예로 들며 “손실률 등을 감안하면 캐피털 대출의 금리는 높을 수밖에 없는데, 이런 부분들이 모두 감안된 발언인지 시장논리 차원의 판단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현욱 한국개발연구원(KDI) 거시경제연구부장은 “장기적인 균형성장을 위해 경제위기를 빨리 극복해가는 과정에서 소외됐던 부분들에 대한 배려를 해야 한다.”면서 “하지만 상생이 목적인 만큼 대기업의 성장을 제한하는 수준으로 정책이 구사돼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정서린·오달란기자 rin@seoul.co.kr
  • [사설] 소통과 화합으로 선진 한반도 시대 열자

    서울신문이 18일로 창간 106주년을 맞습니다. 우리나라에서 가장 긴 연륜의 신문으로서 생일을 자축하는 한편 옷깃을 여미며 새출발의 다짐을 독자와 함께 나누고자 합니다. 서울신문의 전신인 대한매일신보는 일제가 국권 침탈의 발톱을 노골적으로 드러냈던 한말인 1904년 구국의 깃발을 높이 내걸고 탄생했습니다. 애국지사 양기탁 선생과 한국인보다 한국을 더 사랑했던 영국인 배설(裵說·Bethell) 등에 의해 창간된 항일 정론지였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국내 최고(最古)의 민족정론지라는 뿌듯한 자긍심만 내세우려는 게 아니라 차제에 부끄러운 과거도 있었음을 솔직히 고백합니다. 대한매일신보는 1910년 국권 상실과 함께 총독부 기관지인 매일신문으로 제호가 바뀌는 수난을 겪었습니다. 광복과 함께 서울신문으로 재탄생했지만, 1948년부터 정부 소유로 귀속되면서 역대 정권들이 때로 독재나 권위주의로 치달을 때 시비곡직을 가리는 데 주춤거려 독자들의 비판을 받은 적도 있었습니다. 1998년 대한매일로 제호를 바꿨다가 사원이 1대주주인 독립언론으로 거듭나면서 지난 2004년 서울신문이란 이름을 되찾아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다만 우리는 지난 세월의 공과에 대해 겸허히 자성하되 지나친 자기 비하에 빠지지는 않으려고 합니다. 나라와 민족의 안녕을 수호하려 했던 창간 취지를 되살려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의 이익을 맨 앞자리에 놓는, 공정한 보도로 독자로부터 사랑받는 일이 더 소중하다고 믿는 까닭입니다. 100여년 영욕의 시간, 겸허히 자성 서울신문이 지켜본 지난 105년 간의 민족사도 국권상실과 광복, 동족상잔의 전쟁, 그리고 눈부신 경제발전과 민주화 투쟁 등으로 영욕이 교차했습니다. 그래도 우리의 현대사는 총체적으로는 성공 스토리였다는 게 우리의 견해입니다. 미국의 잉여농산물인 옥수수 가루로 허기를 달래던 나라가 세계 15위 경제대국으로 우뚝 섰지 않습니까. 더구나 2차 세계대전 이후 독립한 140여개 신생국 중 산업화와 민주화에 동시에 성공한 나라는 대한민국이 유일하다고 합니다. 그러나 유감스럽게도 한국은 최근 십수년간 선진국의 문턱 언저리에서 맴돌고 있습니다. 올해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 개최국으로 국제적 위상은 높아졌지만 일류 선진국으로 가는 고지는 아직도 신기루인 양 멀어 보이기만 합니다. 미국발 금융 쓰나미에서 보듯이 세계는 지금 문명사적 전환기의 위기를 맞고 있습니다. 유럽 주요국과 일본마저 이른바 ‘선진국의 함정’에 빠져 경제난을 겪고 있음을 보십시오. 보수·진보, 공론의 장으로 역할할 것 이처럼 갈수록 치열해지는 글로벌 경쟁에서 살아남으려면 온 국민이 일치 단결해도 모자랄 판입니다. 그런데도 우리 사회는 내부적으로 갈가리 찢겨져 성장잠재력을 스스로 좀먹고 있습니다. 남북 분단도 서러운데 지역 및 세대간 갈등에다 여당과 야당, 보수와 진보가 사사건건 부딪치고 있습니다. 올 들어 세종시 문제와 4대강 사업을 둘러싼 여야의 무한 대치는 분열과 갈등이 일상화된 우리 사회의 축도일 뿐입니다. 누가 봐도 북한의 도발임이 뻔한 천안함 폭침이라는 국가적 위기를 맞고도 정략과 소리에 휘둘려 서로 눈을 부라리고 있지 않습니까. 이는 소통과 화합의 결핍으로 인한 필연적 결과입니다. 선진국들이 경제위기를 수반한 정치적 격랑에 휩싸여서도 국가적 안정성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은 소통과 타협의 메커니즘이 작동하기 때문일 것입니다. 우리나라도 이미 다문화 사회의 초입에 들어선 만큼 서로 다름을 인정하면서 상생·협력하는 기풍을 확립해 나가야 할 것입니다. 본지 창간 106주년을 맞아 각계 전문가 10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도 각계 원로와 중진들은 이명박 정부의 집권 후반기 최우선 과제로 사회통합을 꼽았습니다. 그래서 서울신문은 무엇보다 국민통합을 이루기 위해서 ‘개혁적 보수’와 ‘합리적 진보’가 소이(小異)를 버리고 대동(大同)을 추구하도록 공론의 장의 역할을 다하려고 합니다. 특히 여야와 각 지역 및 세대가 소속 집단의 이해를 넘어 국가 공동체의 공동선을 추구하는 길에서 만나도록 건전한 비판을 아끼지 않을 것입니다. 소통이 중요하지만, 각계각층의 욕구를 모두 충족시켜 주겠다는 식의 인기영합주의로 흘러 나라 살림이 거덜나서는 안 되기 때문입니다. 서울신문은 머잖아 오고야 말 통일된 선진복지국가를 내다보며 공익을 앞세우는 보도자세를 꿋꿋이 지켜나갈 것임을 거듭 다짐합니다.
  • [청와대 수석급 인사] “정책 조정자로 갈등 최소화”

    [청와대 수석급 인사] “정책 조정자로 갈등 최소화”

    13일 청와대 인사 개편의 하이라이트는 단연 백용호 국세청장의 정책실장 기용이다. 경제학 교수(이화여대) 출신인 백 청장은 경제관료 출신인 임태희(행정고시 24회) 대통령실장과 함께 ‘경제통(通)’으로서 청와대의 핵심 정책라인을 구성하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의 ‘경제교사’로 통하는 만큼 정책실장으로서 그의 역할은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안정된 경제기반 구축에 집중될 것으로 보인다. 특히 일자리 확충과 서민경제 안정은 현 정부 집권 후반기의 가장 큰 정책목표가 될 것으로 보인다. 이 과정에서 다양한 이해집단 및 부처 간 정책 조정자로서 역할이 강조될 전망이다. 백 내정자 스스로 이 부분을 강조했다. 정책실장 내정 직후 “(어느 곳이나) 정책에 따른 갈등은 불가피하다.”라면서 “정책실장으로서 성공 여부는 갈등을 어떻게 조정하고 최소화하느냐에 달려 있다.”라고 말했다. 백 내정자가 옛 재무부 선·후배들로 구성돼 있는 정부 핵심 경제라인에서 적절한 카리스마를 발휘하며 원만한 조정자 역할을 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외형상 최중경(행시 22회) 경제수석 등 청와대 내 경제라인를 대표하는 자리에 앉게 됐지만 윤증현(행시 10회) 기획재정부 장관을 정점으로 하는 정부부처 경제라인과의 원만한 의견 조율 및 합의 도출도 중요하기 때문이다. 백 내정자의 성향을 볼 때 ‘비즈니스 프렌들리(친 기업)’ 정책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백 내정자는 현 정부 초대 공정거래위원장으로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을 강조했다. ‘공정경쟁을 통한 양극화 극복’, ‘진입규제 완화’ 등을 일관되게 주장했다. 국세청장으로 있으면서도 성실납세자에 세무조사 경감 혜택을 주는 등 기업 부담을 줄이는 정책을 추진했다. 백 내정자는 지난해 7월 국세청장 임명에 이어 1년 만에 다시 해결사의 임무를 부여받으며 이 대통령의 두터운 신임을 과시하게 됐다. 그가 국세청장으로서 인사청탁 관행을 뜯어고치는 등 조직혁신과 안정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는 데 적잖은 성과를 보인 점이 이번 인선에 큰 영향을 미친 것으로 알려졌다. 김태균기자 windsea@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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