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상상력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부친상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징역 6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상임위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 관객
    2026-08-16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52
  • 음란시비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작가 사법처리 반대 성명

    ◎「젊은작가들 모임」 신작소설 「내게 거짓말을 해봐」로 최근 음란성 시비에 휘말린 작가 장정일씨에 대해 젊은 작가들이 사법처리 움직임에 반대하는 성명을 냈다. 「장정일 죽이기에 반대하는 젊은 소설가들의 모임」은 3일 「장정일 사태에 대한 우리의 견해」를 발표,『장씨의 소설이 이미 회수,폐기처분됐는데도 사법처리가 논의되는 것은 일개 작가를 넘어 한 민족의 상상력과 문화적 생산력을 억압하는 폭력적 대응』이라고 주장했다.
  • 무용가 김현자(이세기의 인물탐구:109)

    ◎일체의 형식 거부… 생명·자유를 춤춘다/끈질긴 실험정신… 공연마다 변형춤 창조/5살부터 정식 사사… 발레·현대무 고루 섭렵 2년전 백남준의 초청으로 뉴욕 코트하우스시어터에서 김현자가 「생춤」공연을 가졌을때 뉴욕타임스는 생춤을 「Lived dance」로 표기하고 「무대에서의 빛의 번쩍거림과 깊은 어둠의 교차조차 춤이며 빛의 어둠과 밝음의 존재를 수묵화로 그려낸 춤」이라고 평했다.특히 가야금산조에 맞춘 그의 「묵」과 「샘」은 한국춤에서의 정중동과 동중정을 아름답게 일깨우면서 때론 훨훨 벗고 때론 독수리처럼 훨훨 날면서 비상중의 정지,빛과 어둠속에서의 움직임과 정지를 교묘하게 엇가른다. 중앙대 정병호 교수는 김현자를 두고 이렇게 말한적이 있다.『그는 무한한 창의력과 에너지로 자신의 춤을 추고있다.남의 춤을 흉내내는 춤은 아무리 잘추어도 「좋은 춤」이라고 하기는 어렵다.무용가라면 시의에 맞는 자신의 춤을 만들수 있어야하며 그가 바로 김현자다』 그리고 「현대한국무용」이라는 차원에서 「그의 춤은 단연 빼어나다」고 못박았다. 92년 문예회관대극장에서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김현자의 춤」을 공연했을때도 이를 관람한 도올 김용옥은 「백남준 선생의 해프닝 등 두개의 퍼포먼스가 한무대에 있어야만하는 아무 의미나 커넥션을 발견할수 없었으나」 「얼음덩어리들이 매달려있는 좁은 연단위에서 김현자선생이 추는 춤에대해서는 누구나 좋았다고 생각했고 탁월한 수작이라는데 이의가 없었다」고 그의 「석도화론」에 쓰고 있다. 김현자는 의외성이 많은 무용가다.한군데 머물러 「스스로 고이거나 누적되지 않고」「춤의 완성」을 위한 끈질긴 집념을 불태운다.그의 대명사로 일컬어지는 「생춤」은 이른바 「무와의 대결」이며 시인 김영태에 의하면 「얽히고 설킨 칡넝쿨이 바람에 쓸리고 흔들리면서 춤이 자연의 일부임을 가장 자연스럽게 표현하는 춤」이다. 그는 지금까지의 식상과 타성에서 벗어나 「모든 것을 버림으로써 얻는다」는 신념으로 오늘에 이른 예술가다. ○의외성 많은 무용가 69년 「황진이」부터 82년 대한민국무용제 연기상을 수상한 「열녀문」까지는 그의 선배들이 걷던 전통춤의 맥을 잇는 작업이었고 그때는 철저하게 계산된 스토리가 있는 정교한 극춤을 추었었다.특히나 흰수건을 떠받치고 추는 「살풀이」는 「살을 푸는 그의 떨림이 관객의 피부에 예리하게 촉감」될 정도였고 그의 부드러움은 「안개와 같다」고 찬사하는 이들도 있었다.이후 대한민국무용제 대상작품인 「홰」에 이르러 원로 박용구씨는 「단일하고 통일된 상상력과 구성력을 갖춘 뛰어난 작품」으로 평가하는가하면 김태원은 신무용의 전통과 밀착된 「신신무용」이란 새로운 용어를 등장시키기도 했다.그의 「춤의 비약」의 기미는 그렇게 태동하고 있었다. 둘째는 87년 럭키무용단을 창단하면서 그는 본격적인 실험정신이 깃든 춤을 선보이고 나섰다.창단기념공연인 「황금가지」는 인위적으로 모자이크된 박제된 춤을 버리고 무용수들이 거의 반라로 무대에 올라 「외설시비」를 불러일으킬만큼 센세이셔널한 충격을 던졌다.「그것이 한국춤이냐 아니냐」는 논란이전에 그의 변형춤은 그가 춤출때마다 하나의 사건으로 무용계를 긴장시켰고 철근골조와 육체의 대비를 그린 「회일」경우는 「강렬하고 자신만만하게 허심탄회를 춤추었다」는 평을 받았다.다음은 수년간 기훈련에 심취하더니 최근 7,8년사이 「인체에 내재하는 자연의 섭리」로 「육체와 정신의 무화」를 꾀한 자연스러운 춤을 끌어내게 되었다. ○럭키무용단 해체 아픔 그는 경관이 수려한 진주에서 태어나 푸르른 남강을 내려다보면서 장래 「강물처럼 춤추는 무용가」가 될것을 꿈꿔왔다.부친은 소설가 이병주씨와 절친하던 김성범씨(전 마산대 교수)이고 그를 실질적으로 무용가로 키워낸 사람은 그의 어머니 조우상달 여사(76)다.만 다섯살이전에 황무봉문하에 들어가 춤을 배웠고 김백봉 송범 이매방 한영숙을 사사, 발레와 현대무용을 고루 섭렵하면서 일찍이 「비범」을 보여 주변의 기대를 한몸에 모았다.무용가답게 아름답고 아담한 체구에 강인한 그의 춤은 언제나 「최고」라는 찬사에 둘러싸여 있었으나 「살아있지 않은 춤, 자신을 일깨우지 못하거나 상투적인 무대형식」을 경계하여 「무위」로 가기 위한 긴 몸부림을겪을 수밖에 없었다.그리고 「자연그대로의 생생한 춤」, 모든 형식에서 벗어나서 생명의 가장 근본적인 기로 추는 「생명의 춤, 자유의 춤」을 달성하게 된 것이다. 그는 정이 많고 대범하면서도 불투명한 것은 참지 못하는 선명한 성격이다.춤에 침몰하여 「우주의 심장에 도사린 춤의 핵심」에 파고들뿐 사교적인 자리에 나타나거나 단체공연에는 비교적 참가하지 않는다.그처럼 철저한 그에게 얼룩이 있었다면 럭키산하의 무용단 창단후 「세계적인 무용단」을 표방하고 밤낮없이 하드 트레이닝을 강행한 것이 단원들의 반발을 산것과 단체를 2년만에 해산한 것, 이로인해 아끼던 제자들과의 결별이 아픔으로 남아있으나 지금도 「공들이지 않고 달콤한 아름다움만을 추구하는 안일한 정신은 용서되지 않는다」고 외면한다. 그동안 부산에 살고있다가 7년전 서울근교인 경기도 하남시 하산곡동에 정착, 부군 정정철씨는 철학과 종교에 심취한 자유인이고 어머니와 아들과 함께 살면서 일주일에 3일은 부산대 강의, 그외엔 사방이 산으로 둘러싸인 집에 머물러 주로 안무와 관련된 사색을 즐긴다. 「묵」과 「샘」이후 지난봄 호암아트홀에서 보여준 그의 「메꽃」은 「예살과 서기를 배제하고 몸으로부터 치솟는 샘물같은 정기와 몸속깊이 스민 묵존을 춤추어」 다시한번 관객의 뜨거운 박수를 받았다.그러나 「회전하는 버선끝에서는 살풀이나 승무의 무보가 현란하고 사선과 나선형으로 말려 올리는 자진몰이부분은 한층 미의 극치를 이루어」 지난날 김영태가 그의 「살풀이」를 보고 「김현자의 살풀이는 독하고 요기가 서려 한의 끝자락이 강물에 녹는듯하다」던 평을 상기시킨다. 한군데 머무르기를 거부하고 끊임없이 새로운 것을 만들면서도 그것이 한낱 시도나 실험정신이 아닌 「완성된 정품」이기를 원하는 그는 무대 한복판에 박힌 「한덩어리의 보석」인양 언제라도 눈부신 광채를 발하면서 「이시대 찬연한 존재」임을 그때마다 확인시켜 주고 있다. □연보 ▲1947년 경남 진주 출생 ▲54∼74년 황무봉 사사외 김백봉 한상묵 이매방 송범 한영숙 사사 ▲57년 진주개천예술제 특상·한국무용협회 주최 대한민국문화예술상 신인상 ▲63년 이화여대 주최 전국무용콩쿠르 1등 ▲70년 이대 무용과 졸업 ▲75년 김현자 무용발표회 ▲76∼82년 부산시립무용단장 ▲79년 일본 오키나와 한국인위령탑건립 5주년기념 초청공연 ▲82년 논문 「동래 기방무에 대한 연구」로 동아대대학원서 석사 ▲83∼현재 부산대 무용과 교수 ▲83년 김현자무용단 창단,뉴욕 한국문화원 및 호암아트홀개관기념 초청공연,마사 그레이엄센터 하계 연수 ▲84년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 및 미국 한스빌본브라운센터 초청공연,머스 커닝햄댄스스튜디오 연수 ▲85∼87년 럭키창작무용단장 ▲96년 아시안게임 개막식 안무 ▲87년 김현자 춤아카데미 설립,서울창작무용제 주관 ▲89년 김현자 「생춤」 발표 ▲92년 「백남준의 퍼포먼스와 김현자의 춤」 공연(문예회관 대극장) ▲94년 한양대서 이학박사,백남준 기획초청 뉴욕 코트하우스극장공연 ▲96년 하와이대 동서문화센터초청 「한국의 소리」,현대춤작가전 「메꽃」 공연(호암아트홀) 〈대표작〉 「황금가지」 「분리에서 합으로」 「윤사월」 「바람개비」 「갯마을」 「여자 새되어 울다」 「보리피리」 「홰」 「하루1,2」 「생춤」 「샘」 「묵」 등 다수 〈수상〉 대한민국무용제 연기상(82년) 대한민국무용제 대상(84년) 부산예술대상(90년) 〈저서〉 「김현자 생춤의 세계」(문학사)
  • SW산업 상상력이 키운다/이중한 논설위원(서울논단)

    정보통신부가 전문가정책토론회를 통해 상당한 규모의 소프트웨어산업 육성방안을 28일 내놓았다.2001년까지 5년간 소프트웨어산업을 국가전략산업으로 집중육성한다는 원칙에서 전문기술인력 7만명 양성,5백개 소프트웨어기업 창업유도,그리고 올해 3천만달러 수준에 있는 소프트웨어산업수출액을 25억달러 규모로 이끌어 올리겠다는 등 의욕적 목표들을 담고 있다. 이 시대가 산업적으로나 문화적으로나 소프트웨어 경쟁력의 시대임은 이제 하나의 상식이므로 우리는 이러한 목표설정의 의미강조나 또는 과연 실현가능한 것인가라는 등의 쓸데없는 의문들을 제기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그러나 이 목표를 달성하기위해 무엇을 해야 할것인가에는 좀 더 많은 관점의 집합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스티븐 스필버그의 영화 「쥬라기공원」1편이 자동차 1백50만대를 판것보다 더 많은 돈을 벌었다는 설명에 온 사회가 함께 떠들썩했던 기억을 갖고 있다.하지만 이때 「쥬라기공원」을 만들어낼수 있는 실제의 힘이 어디에 있는가에는 별로 관심을 갖지 않았다.스필버그배경에는 그보다 더 상상력의 귀재인 영화마술사 조지 루카스가 있다.「스타워즈」와 「인디애나 존스」의 제작자다.「쥬라기공원」을 성공시킨 것은 디지털기술로 만들어진 컴퓨터화면으로서의 공룡이었고 이 기술은 바로 루카스회사 기술에 근거한 것이었다. 루카스는 지금 4개의 자기회사를 운영하고 있다.영화·TV제작회사인 「루카스 필름」,시각효과전문 「인더스트리얼 라이트 앤드 매직(ILM)」,음향효과전문 「스카이워커 사운드」를 소유하는 「루카스 디지털」,비디오게임 사업을 하는 「루카스 아츠」가 그것이다.그리고 최근엔 새로운 교육용 멀티미디어회사 「루카스 러닝」을 설립중이다.이 모든 회사들에는 물론 그나름대로 세계시장에 도전할만한 창조적 재능과 상상력의 인재들이 모여 있다.이 기반위에 스필버그는 우수한 캐릭터 팀과 마케팅팀을 더하여 「쥬라기공원」을 탄생시킨 것이다.다시말해 이런 문화인프라의 단단함과 다양성이 있어야 디지털이든 아날로그든 성공한 영화 1편을 만들어낼 수가 있다는 것이다. 이점에서 볼때 지금 우리가키우고자 하는 소프트웨어 인력의 어려움은 무엇인가.어느날 갑자기 시작해서 몇년만 컴퓨터만지기 기술로만 맹훈련을 하면 얻어낼수 있는 인력인가.결코 그렇지 않다는 문제를 우리는 좀더 심각하게 생각해야 한다.그리고 이것이 초등학교에서부터 창조력을 키울수 있어야 하고,때문에 또 그 교육내용이 모두 상상력 훈련의 소재로 쓰일수 있는 커리큘럼을 가져야만 그중 몇명씩의 대가가 겨우 태어날 수 있다는 평범한 진리 역시 다시 절감해볼 필요가 있는 것이다. 지난해부터 프랑스의 교육·문화정책담당자들은 학교에서의 교육을 오전에 끝내고 모든 학생을 12시부터는 문화적소재가 있는 사회공간으로 내보내자는 계획을 검토하고 있다.이유는 아주 명료하다.현존 교육과정으로는 창조적 상상력키우기에 역부족이라고 보는 것이다.그리고 스스로 보고 느끼고 배우는 문화감수성이야말로 가장 개성적인 상상력의 기초가 된다는 믿음을 갖는 것이다.우리는 이런 변화들을 좀더 세심히 읽으면서 소프트웨어산업 육성 역시 어디서부터 출발해야 할것인가를 다시정리해보는 것이 도움이 될 것이다. 재정적 지원에서도 산업사회적 관행으로는 결코 쉽지 않은 난점이 있다.디지털기술산업은 지금 무수한 실패를 통해서만 성장한다.성공했다해도 한 제품의 생명주기는 3개월이나 6개월이 태반이다.따라서 이 분야의 모든 투자는 모험적일수밖에 없고 실패에 책임을 묻는 것도 어렵다.그러므로 아예 실패를 통한 목표설정이 있어야 한다.이것이 기존 예산구조나 행정절차로는 불가능할 것이다.정보화사회에 요구되는 제도나 구조가 무엇인가의 검토가 아니라 빠른 선택을 해야 하는 것이다.점점더 분명하게 문화경쟁력을 키워야 하고,문화산업시장에 나서지 않으면 사양화되는 산업시대 장치산업제품으로 먹고 살기가 힘들어진다는 것을 이제는 사실로 인정해야 한다.그리고 소프트웨어산업에서는 더욱 최고의 완제품만이 성공할수 있다는 것도 새로운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
  • 독 작가 C.W.세람 「발굴하는 발굴의 역사」

    ◎고고학은 영원한 「진행형의 학문」/그리스·로마문명­바빌론과 설형문자 등 탐구/주요발굴사례 통해 본 인류문명의 궤적 밝혀 고고학사에 큰 획을 긋는 주요 발굴사례들을 통해 인류문명의 궤적을 밝힌 역사교양서 「발굴하는 발굴의 역사」(도서출판 차림)가 최근 출간돼 관심을 모으고 있다.지은이는 고고학 분야의 저술로 세계적 명성을 얻고 있는 독일작가 C W 세람.그의 또다른 저서 「낭만적인 고고학산책」 「히타이트의 비밀」과 함께 「세람의 3부작」으로 꼽히는 이 책의 특징은 무엇보다 326컷에 이르는 진귀한 사진과 삽화를 실은 일종의 화보집으로 고고학 「발굴의 미학」을 담아내고 있다는 점이다. 16세기 초엽,기원전 1세기경의 작품인 라오콘 군상과 리비아 거상 등 서구문명사에 기록될 만한 발굴물들이 쏟아져 나오면서 서서히 자신의 존재를 알리기 시작한 고고학.그 발굴의 역사는 1738년 1천700년이상 매몰돼 있던 불운한 도시 폼페이가 독일의 미술사가 빙켈만에 의해 온전한 모습으로 발견되면서 절정을 이룬다.그러나 고고학사에서 가장 극적인 사건은 단연 하인리히 슐리만의 트로이 발굴이다.독일의 가난한 목사의 아들로 태어난 그는 1868년 사업가의 길을 포기하고 트로이 발굴에 착수,마침내 호메로스의 「일리아스」가 상상속의 이야기가 아닌 사실의 기록이라는 파천황의 발견에 이른다.역사에 대한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고고학,그것은 바로 슐리만으로 부터 시작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 이 책의 내용은 크게 ▲서구문명의 뿌리를 찾기 위한 그리스·로마문명 탐구 ▲스핑크스를 낳은 이집트문명 해부 ▲바벨탑의 전설을 간직한 바빌론문명과 설형문자 해독 ▲인류사의 영원한 비밀을 간직한 중앙 아메리카문명 탐험 ▲현대고고학의 발전경로와 최근경향 소개 등 다섯가지로 요약할 수 있다. 세람은 이집트의 신비를 스핑크스,피라미드,미라라는 세가지 물상으로 압축한다.사막의 황색모래를 뚫고 솟아 있는 반인반수의 스핑크스는 과연 여성일까 남성일까.그리스의 스핑크스는 악마 에키드나의 딸로 여성,이집트 가자지역의 스핑크스는 남성이며,17∼18세기 유럽에서는 양성의스핑크스가 바로크식 정원의 장식물로 이용되곤 했다는 게 지은이의 설명이다.또 피라미드는 건축의 목적과 쓰임새에 대해 논란이 많지만 파라오의 석관이 놓여져 있는 조그만 방위에 세워진 거대한 요새,곧 무덤이라는 주장도 편다. 바빌로니아 문명의 본거지였던 페르시아제국의 옛도시 페르세폴리스 유적에서 나온 생소한 설형문자는 서구인들의 동양문명에 대한 접근을 막은 커다란 장애물이었다.이 설형문자의 텍스트를 해독하는 데는 그로테펜트라는 독일의 한 교사가 제기한 가설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그러나 로제타 스톤의 상형문자를 해독한 샹폴리옹은 「이집트학의 창시자」로 공인받고 있는 반면 그로테펜트의 업적은 무시되다시피 하고 있다.세람은 이같은 아이러니를 『도무지 이해할 수 없는 역사의 변덕』이라고 일갈한다. 그리스·로마문명에 결코 뒤지지 않았지만 서구 황금만능주의자들의 탐욕에 의해 짓밟힌 중앙아메리카 문명은 또 어떠한가.에스파냐의 멕시코 정복자 코르테스 일행은 아즈텍 원주민들의 후의를 피비린내나는 살육으로 응답,이 지역의 유산은 기록으로 남아있는 것이 드물다.이 책에서는 정글속 사원도시 팔렌크의 유적을 비롯해 특이한 건축구조의 「태양사원」(일명 「트로피 사원」),전형적인 올멕 스타일의 제의용 도끼 등 기묘하고 화려하며 괴기스런 중앙아메리카 문명의 상징들이 소개된다.너무나 짧은 기간에 몰락했기에 비감한 정서마저 끓어오르게 하는 이 중앙아메리카의 문명을 지은이는 수메르·바빌로니아·앗시리아·크레타·그리스·로마·이집트문명과의 총체적인 맥락속에서 살핀다. 지은이는 끝으로 『고고학의 개척시대는 지나갔다.하지만 지난날의 뛰어난 업적만으로
  • 20세기 최고의 SF작가 아시모프/미소개 초기·유고 단편작 나와

    SF소설의 대명사 아이작 아시모프의 단편선집 「골드」가 한뜻출판사에서 최근 나왔다.(김민식·김선형 옮김) 아시모프는 장편 「로봇」 「파운데이션」 등 소설은 물론,자서전·자연과학론까지 골고루 번역됐을만큼 국내에서도 인기작가가 됐지만 이번 책은 소개 안된 초기작과 유고집에 실린 단편을 한데 묶어 작품세계의 변천을 보여주는게 특징.테크놀로지가 고도화한 미래사회를 배경삼은 것은 공통적이지만 1부에 실린 초기작들이 흥미로운 공상과학적 상상력을 최대로 보여준다면 2부로 묶인 후기작들엔 예술과 글쓰기의 조건을 탐색하는 목소리가 보태져 있다. 1부 작품의 하나인 「교정보는 로봇」은 인간의 단순노동을 완벽하게 대행하는 로봇을 설정,노동에서 느끼는 즐거움을 로봇에게 뺏기게 될 때 인간의 처지가 어떻게 될지를 문제제기하고 있다.그 유명한 「로봇 3원칙」을 단서로 한 투명한 논리전개가 돋보인다.한편 말년에 쓴 「골드」는 무한발달한 테크놀로지를 손에 쥔 시대에도 예술혼이 유효할지,이는 어떤 식으로 발현될지를 고민하는 「예술가」아시모프의 초상으로 읽힌다.
  • 백민석씨 장편 「내가 사랑한 캔디」

    ◎90년대 학번/그들의 지향없는 ‘공허’/어느 고3생의 대학시절까지의 기록/욕망과 허기로 살아가는 신세대의 저항 백민석씨의 두번째 장편소설 「내가 사랑한 캔디」가 김영사에서 나왔다. 우리나라에 그런 작가가 있느냐며 고개를 갸웃거릴 이들도 많겠지만 알만한 사람은 모두 백씨를 장래 문단의 재목감으로 꼽는다.지난해 8월 펴낸 첫 장편 「헤이,우리 소풍 간다」(문학과지성사)는 소설은 아무튼 인문적이어야 한다는 전통적 관념에 신물이 난 「언더그라운드」 문인들에게 완전히 새로운 감각으로 다가섰다. 지난해 「문학과사회」 여름호에 발표한 원고지 200장짜리 동명 중편을 350장 더 늘린 「…캔디」는 첫 장편과 분위기가 사뭇 다르다.80년대초 철거와 폭력이 난무한 빈민촌에서 자란 젊은이들의 살풍경한 의식을 보여줬던 「헤이…」의 독한 쓰라림에 비해 90년대 학번의 지향없는 공허감을 그린 「…캔디」의 어투는 경쾌하기까지 하다.문장을 뚝뚝 분질러놓아 읽기에 고통을 주던 잦은 쉼표도 사라졌다. 소설은 고3부터 대학시절까지 한 청년의성장기록.그중 「캔디」와의 연애담이 기둥 줄거리를 이룬다.동명 만화의 주인공과는 달리 남자인 캔디는 고교시절 「나」의 동성연애자.하지만 대학에 들어가 여자친구가 생기면서 갑자기 남성다움을 과시하더니 첫사랑의 기억을 부인해 버린다. 이같은 중심에 작가는 무궁무진한 상상력으로 첨단적이면서도 아기자기한 세세한 묘사를 입힌다.세상 모든 과일들을 조합,끝없는 메뉴를 제공하는 백화점 청과물식당 「U.F.O」는 무한히 증식하는 자본주의의 욕망을 닮았고 이한열,김귀정 등의 영정으로 벽을 덮은 카페 「지리산」은 어느새 살은 내리고 액자로 요약된 90년대 학생운동의 몰골로 읽힌다. 현대사회의 이런저런 체제에 버티던 이들도 하나둘 쓴웃음속에 사라져간다.캔디는 나를 지워버리고,제도권 교육에 항의,사표를 던진 고릴라 선생은 추레한 환자가 돼 병실을 찾은 학생들을 쑥스럽게 맞는다.뭐라 말할 수 없이 얄팍해진 삶을 프로그레시브 록그룹 벨벳 언더그라운드는 『싸구려 인생,그것이 우리의 유일한 다투는 이유이다』라고 노래한다.주인공은이 모든 것을 가로질러갈 방법으로 「총잡이」를 꿈꾸지만 탈주범 지강헌은 실패했고 기말리포트로 내기로 한 총잡이 소재의 소설은 작심에 그친다.열한시에 정지한채 고여버린 시간처럼 항의조차 무력해진 요즘 청춘들의 초상을 작가는 이전세대와 완전히 구분되는 새로운 소설공간에다 그려보고 있다. 사이버문화에 에워싸인 세대의 정황을 말한 작품은 많지만 그 문명을 백씨처럼 아예 「살아버린」 작가는 거의 없었다.한없이 증식하는 욕망과 결코 채워지지 않는 허기사이에 끼인 신세대를 백씨는 가장 현대적인 어투로 그려내고 있다.민음사 편집부의 장은수씨는 『백씨는 자연에 대한 기억자체가 없이 태생부터 인공문명에 근원을 둔데다 이런 정황에 죄의식을 느끼지 않는 첫번째 세대라는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라면서 『바로 이처럼 현대의 아이이기 때문에 또한 언젠가는 현대문명에 가장 효과적인 소설적 저항을 보여줄 것』이라고 기대했다.〈손정숙 기자〉
  • 정보화 정부가 앞장선다(사설)

    김영삼 대통령은 제1차 정보화추진 확대보고회의에서 「국가경쟁력 강화를 위한 정보화전략」을 직접 발표하면서 총체적 국가경영의 정보화를 통해 사회전반의 효율을 높이고 정보산업을 주도산업으로 하여 생산성을 제고하자는 강력한 의지를 천명했다.인상적인 일이다. 우리의 정보화성장률은 88년부터 연평균 33%에 이르러 상당한 수준에 있는 것처럼 보이긴 하나 그 절대수준에 있어서는 매우 낙후돼 있는 것이 사실이다.1994년 기준 우리 정보화수준을 100으로 했을때 미국은 828.9,유럽 평균은 548.8,일본은 361.0이다. 대통령이 제시한 전략 항목들은 모두 적절하다.무엇보다 정부부터 정보화를 실천하여 정부내 능률을 높이겠다는 것은 필수적이다.정부종합전산망을 기간으로 현단계에서도 민원행정서비스를 획기적으로 개선할 수 있는 여지는 많다.문제는 정부가 실제로 행정생산성을 높이려면 민원담당 공무원들의 정보화 마인드가 성립돼야 한다는데 있다.서류만 컴퓨터화하고 현장은 여전히 구태를 못벗는다면 정보화는 서류형태만 바꾸는 것이 될 수도있다. 경제분야에서는 노동관행과 고용관행을 바꿔야 한다는 거대한 과제가 있다.정보화시스템을 채택함으로써 고비용구조와 물류비 규모를 혁명적으로 개선하고 있는 사례는 지금 세계 곳곳에서 무수히 찾을수 있다.하지만 우리는 조정의 시간이 필요하다.이 조정과정에서의 과도기적 경쟁력을 어떻게 유지해갈 것인가의 지혜가 매우 중요하다. 정보산업들은 또 대부분 벤처사업일 수밖에 없다.모험적 투자와 거듭되는 실패를 통해서만 성장이 실현된다.따라서 산업사회적 지원방식을 벗어나 정보산업에 적합한 혁신적 기업환경을 빨리 만들어야 한다.그리고 이 기반에는 창조적 인력이 있어야 한다.이를 배출할 수 있는 인문과학적 상상력교육과정이 또한 새롭게 창출되어야 한다.
  • 수양대군 다시 읽기/최정용(화제의 책)

    ◎「단종애사」의 허구성 낱낱이 분석 수양대군에 대한 역사적 재평가를 시도한 연구서.계유정난과 수양대군의 집권과정에 얽힌 역사적 사실들에 초점을 맞춰 15세기 한국사에 대한 능동적인 이해를 꾀한다. 많은 사람들은 수양대군을 『왕이 되기 위해 계유정난을 일으켰고,어린 조카 단종으로부터 왕위를 찬탈해 전제왕권을 강화시켰으며,충성스런 신하들인 사육신을 잔인하게 처단한 야욕과 권모술수의 인물』로 본다.그러나 이 책은 수양대군에 대한 이같은 부정적 고정관념은 춘원 이광수의 소설 「단종애사」 등에 영향을 받은 편견일 뿐이라고 주장한다.이런 전제에서 지은이는 문학적 상상력으로 역사의 진실을 묻어버린 「단종애사」에서의 「수양대군 죽이기」의 허구성을 낱낱이 분석·검증한다. 특히 계유정난에 대해 『단종을 해치려고 한 세력을 사전에 제거함으로써 결과적으로 왕실을 유지하고 국가를 보위한 사건』으로 평가해야 한다는 진보적인 견해를 펴 눈길을 끈다.학민사 7천원.
  • ‘독서 길라잡이’ 문학개론서 3권/문예출판사·민음사·문지서 출간

    ◎문학이란 무엇인가­시·소설 등 삶의 언어를 이용한 예술/문학주제학이란 무엇인가­국내 처음 소개되는 문학주제학 이론/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우리시각으로 분석한 문예사조 흐름 한편의 시나 소설을 읽기 위해 문학이론이나 비평에 대한 지식까지 굳이 갖춰야 할까.일부 평론가들은 문학비평 혹은 이론은 문학작품을 감상하고 이해하는데 오히려 걸림돌이 될뿐이라고 주장한다.문학작품에 대한 자발적이고 순수한 반응을 기대하기 어렵다는 것이다.그러나 인간과 관련된 모든 일이 그러하듯 우리는 문학작품을 읽을 때도 가치판단으로부터 결코 자유로울 수 없다.작품에 대해 보이는 아주 단순한 반응조차도 사실은 이미 어떤 이론적 입장을 전제로 하기 일쑤다.문학작품을 읽는 일이 이렇듯 묵시적 비평행위에 참여하는 것이라면 구체적인 작품읽기에 앞서 문학에 대한 이론적 소양을 갖출 필요성은 한층 높아진다.최근 출간된 「문학이란 무엇인가」(김욱동 지음,문예출판사),「문학주제학이란 무엇인가」(이재선 엮음,민음사),「문예사조의 새로운 이해」(오생근 등 엮음,문화과지성사)는 일반독자들이 좀더 밝은 눈으로 문학작품을 볼 수 있도록 도와주는 문학개론서로 관심을 끈다. 「문학이란…」은 문학의 개념과 본질을 알기 쉽게 설명한 문학입문서.문학의 정의와 역할,시·소설·희곡·문학비평·문학사조의 개념 등 7개 주제를 실제비평 보다는 문학원론이나 이론에 비중을 둬 다뤘다.『문학은 삶과 밀접한 언어를 최대한 이용하는 예술』이라고 정의하는 지은이는 우선 문학이 추구하는 예술적 진리와 허구적 세계를 창조해내는 작가의 상상력에 주목한다.그 상상력은 연금술과도 같아서 쇳덩이를 황금으로 변하게 하며,문학을 아름다운 거짓말로까지 만드는 「문학행위의 생명」이라는 것.이 책은 또 문학이 갖는 기능을 공리성과 실용성,심미성과 쾌락성의 관점에서 살피는 한편 산문과 운문의 차이,시와 일상언어의 차이,비유와 상징의 차이,소설의 구성요소 등을 현진건의 「B사감과 러브레터」,김승옥의 「서울,1964년 겨울」,안수길의 「북간도」 등 실제작품을 예로 들어 설명해 문학의 기초개념에 어렵잖게 접근할 수 있도록 했다. 「문학주제학…」은 주제와 모티프,상징연구 등에 기초한 문학이론인 문학주제학을 국내 처음으로 소개한 책.문학주제학은 그동안 문학을 문학 외적인 것에 기대어 평가하는 반영론이나 문학의 내적 구조를 분석하는 형태주의 비평의 위세에 밀려 그다지 주목받지 못했다.그러나 최근들어 형태주의 비평이 문학을 인간의 실제적 삶의 공간에서 유리시키고 있다는 비판이 높아지고,문학 내적인 연관에 소홀했던 반영론의 한계가 지적되면서 문학주제학의 방법론은 새롭게 각광받고 있다.이 책은 레이몽 트루송,엘리자베스 프렌첼,프랑수아 조스트,테오도르 지올코우스키 등 문학주제학 분야의 대가 14명의 이론을 소개하며,문학주제학적 방법에 입각한 구체적인 작품분석을 시도한다.부록으로 「주제 모티프 사전」과 주제학 관련 주요이론,국내 연구서지 등이 실려있어 문학주제학에 대한 총체적인 이해를 돕는다. 「문예사조…」는 서구 문예사조를 주체적으로 성찰한다는 문제의식으로부터 출발해 눈길을 끈다.우리 문학사에서 서구문예사조의 이해는 곧 서양 근대문학의 이해와 같은 것으로 간주돼왔다.때문에 서양문학을 그 역사적 토양의 뿌리로부터 이해하고 받아들인 것이 아니라 거꾸로 문예사조라는 개념을 통해 포획하려는 잘못을 저질러왔다.그동안 되풀이 되어온 우리나라에서의 문예사조의 혼란은 근본적으로 우리가 갖고있는 이같은 자세와 밀접한 관련이 있다.이 책은 바로 이런 측면에 대한 반성을 바탕으로 서구 문예사조와 우리의 문예사조를 나란히 겹쳐서 보려 한다.서구의 문예사조에 일방적으로 해바라기하며 끌려갔던 그동안의 「문학적 컴플렉스」에서 벗어나 우리의 균형된 시각에서 문예사조의 흐름을 제대로 이해하자는 의도에서다.
  • 서울신문 기획물 「한국인의 얼굴」/내년 초등학교 국어책에 실린다

    ◎무용총수렵도·백제토기인물상 등 3편/역사적 상상력·다양한 문장표현력 키워/민속학 친화계기 마련… “초일류 고급정론지” 서울신문 입증 서울신문의 장기 기획시리즈 「한국인의 얼굴」(글 황규호 서울신문 문화부 부국장급 기자)이 내년 97년도에 사용할 초등학교 5학년 국어 읽기 교과서에 실려 화제다.신문에 연재중인 기사가 교육부가 펴낸 국어 교과서에 실리기는 이례적인 일. 지난 94년10월 첫회를 내보낸지 만2년,78회를 이어오면서 뚜렷한 고정 독자층을 갖게 된 이 시리즈의 가장 큰 특징은 풍부한 사례와 더불어 우리 역사를 쉽게 풀어 쓰고 있다는 점이다. 역사속에 투영된 민족의 자화상으로서의 얼굴,희로애락의 감정에 따라 무한대의 표정이 가능한 얼굴.우리는 과연 어떤 얼굴을 하고 있으며 어떠한 얼굴을 가꿔 나가야 할까.「한국인의 얼굴」은 이처럼 각종 유물이나 유적에 드러난 다양한 한국인의 얼굴을 통해 읽는 이로 하여금 스스로 역사의 의미를 곱씹게 하는 데 미덕이 있다. 이번 국어교과서에는 무용총 수렵도,백제토기 인물상,괴산 고성리 목장승 등 3편의 글이 「알맞은 표현」이란 단원에 실렸다.「설명과 묘사가 적절한지 생각하며 글을 읽어보자」라는 부제가 암시하듯 이 단원은 학생들에게 다양한 문장표현력과 역사적 상상력을 키워주기 위해 마련된 것.그런 점에서 볼때 이 글은 안성맞춤이다. 『무용총 수렵도에 등장한 인물들은 말을 타고 있다.모두가 발걸이를 밟고 곧추선 자세를 했다.말을 탄 인물들은 힘이 넘친다.그래서 시위를 당긴 활이 부러질듯 휘었는데,더러는 달리는 말 잔등에서 몸을 뒤로 틀었다』 문장의 장단,곧 짧고 긴 「숨」을 그대로 살린 스타카토 문체는 헤밍웨이의 소설을 읽는 것처럼 힘있고 생생하다.또 살아 움직이는 듯한 사냥장면 묘사는 고구려인의 활달대도 정신을 고스란히 엿보게 한다.요컨대 문장교육과 역사교육이 한꺼번에 이루어지고 있는 셈이다. 이번에 실린 글은 또한 초등학교 학생들이 한국학 내지 민속학과 친해질 수 있는 작은 계기를 마련했다는 점에서도 그 의의를 찾을 수 있다. 이 교과서에서는 하나의 예로 괴산 고성리 목장승이소개된다.장승은 「장생」이라는 이름으로 15세기 말에 쓰여진 「태평한화골계전」이란 책에 처음 나온다.이 장생이 17세기 이후부터는 장승으로 표기됐다.장생의 생이라는 한자에는 나무를 나타내는 글자가 들어 있다.그렇다면 장승은 혹시 처음 생겨날 때부터 나무로 만들어진 것이 아닐까.이 글은 이처럼 스무고개넘기 놀이를 하듯 흥미롭게 우리의 전통문화를 다루고 있어 「국적있는」 교육의 전범구실을 하고 있다. 저자 황규호 기자는 20여년간 종교·문화재 분야를 주로 다뤄온 전문기자.최근엔 인더스문명의 꽃인 파키스탄 모헨조다로 유적과 불교미술의 본거지인 간다라 현장을 탐방,르포기사를 써 왕성한 필력을 보여주기도 했다. 『역사에 대한 관심을 심어줄 수 있는 글,특히 우리 것의 소중함을 일깨워주는 글들이 보다 많이 초등학교 교과서에 실렸으면 한다』는 게 그의 소박한 바람이다.
  • 두번째 시집 「죽은 자를 위한 기도」 남진우씨

    ◎“죽음에 대한 강박관념 예전보다 한층 강해져”/치연한 장면 연결 “한편의 괴기영화” 남진우씨의 두번째시집 「죽은 자를 위한 기도」가 9월초 문학과지성사에서 나온다.문학평론가로 더 많은 글을 써온 남씨는 81년 신춘문예를 통해 시인으로 먼저 등단했다.하지만 90년에야 첫 시집 「깊은곳에 그물을」을 묶어낼 정도로 시를 아껴왔다. 역시 한참의 침묵끝에 나온 새 시집은 처연한 장면들이 그물코처럼 이어져 책전체가 한편의 괴기영화같다.가시돋친 육체,폐와 머리를 채우는 재들,피처럼 끈적거리는 검은 물 등의 이미지들은 쉬운 전망을 거절한 채 일제히 죽음을 향해 떨어져내리고 있다. 불온하다고 내쫓긴 죽음은 이 속에서 끊임없이 삶과 접선을 시도한다.(「목소리­심야통화」중) 죽은 이를 태운 검은 돛배가 간밤 우리의 잠자는 머리맡에 닻을 내린다고 해서 삶의 현실원칙이 바뀌는 것은 아니다.다만 바쁜(「증언」중) 삶의 심연에 눈뜬 이는 더이상 안주의 일상에 실려가지 못한다.공기조차 (「악몽연습」중)는 불모성을 통각하기 때문이다. 문학동네 기획실장으로 출근하랴,평론하랴 눈코뜰새 없지만 남씨에게는 소나기밥 먹듯 시가 폭발할 때가 있다.이번 시집도 2∼3년전 몇달간 집중적으로 몰아쓴 시들이 중심이 됐다.그는 이번 시집을 『탐미적 낭만주의에 기울었던 첫 시집에 비해 죽음에 대한 강박관념,종말론적 상상력이 한층 강해졌다』고 문학평론가답게 조목조목 자평해 주었다.
  • 소설로 읽는 인류의 기원 유인원 소재 번역물 출간 붐

    ◎「네안데르탈」 「…아담」 등… 영화작업도 병행 사이버 시대에 웬 유인원? 인류의 조상에 밀려 멸종되거나 현생인류로 진화,사라져간 유인원들이 소설속에서 속속 부활하고 있다.국내에도 소개될 이 소설들은 영화화도 동시 진행중이어서 「멀티 미디어」적 유인원 바람을 몰고올 듯하다. 도서출판 황금가지가 출간한 「네안데르탈」 전 2권은 제목 그대로 네안데르탈인에 초점을 맞춘것.82년 퓰리처 상 수상자인 기자출신 존 단튼의 최신작이다.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흔적을 추적하는 내용을 담은 미국 시나리오 작가 펠투 포페스쿠의 「올모스트 아담」도 한 국내 출판사에 의해 출간 준비중. 「네안데르탈」의 영화화는 제일제당이 지분참여한 할리우드 영화제작사 「드림웍스 SKG」가 맡는다.「인디아나 존스」「쥬라기 공원」 등에서 인류 기원에 대한 반짝이는 상상력을 발동했던 스티븐 스필버그가 메가폰을 잡을 예정.「올모스트 아담」은 20세기 폭스사에서 영화로 제작중이다.월트 디즈니에서도 티베트고원에 출몰하는 정체모를 스노맨을 다룬 필립케어의 최신 소설 「에사우」를 영화화,「유인원 되살리기」에 가세했다. 「네안데르탈」에서는 세계의 지붕 타지크 공화국 파미르 고원에 탐사나간 고고학의 대부 켈리커트 박사가 소포 하나만을 남기고 실종된다.그의 애제자인 수잔과 매트가 함께 뜯어본 스승의 소포상자속엔 죽은지 25년 밖에 되지 않은 네안데르탈인의 두개골이 들어있다.이를 스승이 보낸 구조신호로 감지한 이들은 현지에 출동,놀랍게도 한 계곡에 네안데르탈인 마을이 숨겨져 있는 것을 발견하지만 에덴동산 같은 이 낙원에서 스승은 유인원들과 어울려 살며 그들의 평화를 찬양한다.한편 네안데르탈인의 초능력을 군사적 목적에 이용하려는 전직 CIA 요원이 군대를 이끌고 쳐들어오면서 마을엔 긴박감이 감도는데…. 이에 견줘 「올모스트 아담」은 세계적 오지 아프리카 케냐가 무대.미국의 고고학자 켄은 케냐 평원에서 바로 전날 새겨진 오스트랄로피테쿠스의 발자국을 발견하지만 라이벌 앤더슨 교수가 그의 업적을 가로채려 도사리고 있다.소설은 켄과 원시인 소년과의 우정,유인원들사이의 세력다툼 등으로 전개되면서 인류의 기원에 다채롭게 접근한다. 이밖에 여성 유인원 제나를 통해 원시 모권제를 부각시킨 여성 인류학자 존 램버트의 소설 「인간의 시작」전2권(햇살과 나무꾼 옮김 아름드리),유인원에 대한 고고학적 접근인 「작은 인간」(마빈 해리스 지음,민음사),「작은 인간 루시」(도널드 요한슨 지음,푸른숲) 등도 앞다투어 인류의 기원 밝히기에 가세하고 있다.
  • 작가 김주영씨 역사소설 「야정」 5권 펴내

    ◎19세기말 만주 이민 풍속사 재현/텃세·이민족간의 갈등 등 애절한 정착 과정/8차례 현지답사… 민중의 삶 현장 꼼꼼히 묘사 중견작가 김주영씨의 또다른 역사소설 「야정」 전5권이 문학과 지성사에서 발간됐다.「객주」「화척」 등 이전의 대하소설을 통해 각각 조선조말 보부상의 발흥과 고려 무신정권시대 민중의 삶을 고증했던 작가가 이번엔 구한말 만주로 무대를 옮겼다. 강계땅 부농 홍씨의 노비 성률은 자신의 아내를 임신시킨뒤 후환을 없애려는 주인에게 쫓겨 만주로 월강한다.세도가의 늑탈에 맞서다 발붙일 곳 없게 된 창만,우덕,맹보 등도 식솔들을 이끌고 동행한다.이들이 남의 땅 만주에서 원주민 텃세와 이민족들간 힘겨루기,비적떼의 발호 등 갖은 고초를 겪어가며 뿌리를 내리는 과정이 유장한 호흡으로 그려지고 있다. 작가는 1872년 평안북도 한 군수의 명에 의해 작성된 월강 범죄자 동태보고서인 「강북일기」에서 작품의 발상을 얻었다.신문에 작품을 연재하던 4년여 동안 그는 정확한 현장고증을 위해 압록강과 두만강 상·하류를 각각두번씩 답사하는 등 8차례나 중국을 다녀오기도 했다.상상력만으론 메울수 없는 역사소설 특유의 사실성을 확보하기 위해 연재해서 받는 고료를 아낌없이 쏟아부으며 자료조사와 현지답사에 매달렸다고 한다. 일주일에 5일간 집필하고 나머지 이틀을 생생한 현장언어 수집을 위해 지방 장터로 떠돌았다는 서울신문 연재소설 「객주」때처럼,개성을 그리면서 현지에 가보지도 않는 것은 거짓이라며 절필을 선언했던 「화척」때처럼 이번에도 그는 구두 뒤축에 바람실린 떠돌이 기질을 한껏 발휘,작품의 무대를 파고들었다.때문에 작품은 19세기 말 만주이민 1세대의 풍속사로 손색이 없을 만큼 당시 민중살이의 세목들을 시시콜콜하고도 풍요롭게 되살려내고 있다. 이 작품도 그렇지만 김씨는 무수한 인간들이 얽히고 설키는 삶의 현장에서 한 시대의 새롭고도 거대한 징후를 드러내는 보기드문 능력을 지니고 있다.이는 개인의 운명을 집중 파고드는 실존적 관심과는 물론 다르며 군웅이 할거하는 거대서사시 같은 것도 아니다.「들판의 장정(야정)」이라는 제목 그대로 당시 아무데서고 찾아볼 수 있었을 별 볼일없는 인물들의 원한과 설움,생존 본능 등이 아무 미화도 없이 날것으로 펼쳐진다.하지만 이처럼 거칠고도 검질긴 성정의 필부필부들은 황폐한 이국땅에 살아남아 근대사의 또다른 줄기를 발원시켰다.이 작품은 걸쭉하고 해학적인 토속어로 활기넘치는 민중들의 삶을 꼼꼼하게 재현,역사의 원동력이었으되 묻혀졌던 민중들을 무대 전면으로 끄집어냈다.〈손정숙 기자〉
  • 남녀의 성 뒤집힌 가상국가/이색소설 「이갈리아의 딸들」 출간

    어머니는 돈벌어 가족을 부양하기 때문에 아버지가 살림하며 그 시중을 들어야 마땅한 사회.남녀의 성역할이 완전히 뒤집힌 가상국가 이갈리아를 배경으로 한 소설 「이갈리아의 딸들」(게르드 브란튼베르그 지음,노옥재 등 옮김,황금가지 간)이 여성독자들의 눈길을 끈다. 중심인물은 브램장관네 아들 페트로니우스.여기서 브램장관은 남자가 아니라 여자이며 남편과 딸,아들이 여성 가장의 성을 따라 일가를 이루고 있다.이 사회에서 여자들은 근육질의 젖가슴을 훌훌 벗어붙인채 남자를 선택하거나 강간한다.한편 여자들에게 선택되지 못하면 가정도 자식도 뺏길 처지의 남자들은 통통하고 자그마한 몸매나 예쁘게 만 수염 등 외모가꾸기에 여념이 없다.또 남자들은 성기를 받치는 「페호」라는 것을 착용해야 하는데 이는 가부장제 사회의 브래지어에 해당한다. 이갈리아라는 국가명은 평등주의(egalitarian)와 유토피아의 합성어.지은이는 소설에서처럼 남녀 「입장 바꿔보기」를 통해 여성이라는 이유때문에 차별받지 않는 평등한 유토피아를 꿈꾸고 있는지도모른다.뛰어난 관찰력과 상상력,재치가 넘치는 이 책의 지은이는 노르웨이에서 「오슬로 여성의 집」「매맞는 아내들을 위한 쉼터」를 운영하고 있다.〈손정숙 기자〉
  • 티미의 이야기/어린이 영어학습용 프로(볼만한 CD롬)

    ◎마이니치 일어사전/일한·한일·한자사전 통합 ◇티미의 이야기=사고력을 증진시키는 다양한 게임과 학습을 통해 어린이에게 꿈과 상상력을 키워주는 내용의 어린이 영어학습 프로그램.이스라엘의 데이비드 그로스만의 동화를 바탕으로 주인공 티미가 밤마다 동화를 읽으면서 벽에 걸린 그림속으로 들어가 여행하는 형식으로 되어 있다.장마다 화면 속에는 퍼즐맞추기,색칠하기,실로폰 연주하기,음악교실등 다양한 게임이 숨어 있다.전체적으로 한편의 만화영화를 보는듯 자연스러운 진행이 돋보인다.미원정보기술 발매.사용환경 IBM PC 486이상,윈도 3.1이상,4MB 이상.1만9천8백원. ◇마이니치 일본어 사전=일본어 학습에 필수적인 일한,한일,한자 사전 등 3개의 사전이 하나로 통합된 전자 사전.4만4천자의 일본어 사전,1만5천자의 한일 사전,1천9백자의 한자 사전이 수록됐다. 1.0버전에 비해 하이퍼 텍스트에 의한 다양한 검색기능과 마우스로 일본어 자판을 입력할 수 있는 등 사용법이 편리해졌다.신문이나 텔레비전에 자주 나오는 최신 외래어와 중·고생과 젊은이 사이에 유행하고 있는 신조어도 싣고 있는 것이 특징.생활일어 회화 프로그램인 「이치반」도 함께 수록돼 있다.3.5인치 플로피 디스크로도 나와있다.한백에버린 개발.사용환경 IBM PC 386DX 이상.5만5천원.
  • 일 최고 기초과학 산실 이화학 연구소(G7으로 가는 길:33)

    ◎연구소 과감히 개방… 연구원 25%가 외국인/임기제 「계약고용」 도입… 조직의 효율성 등 확보/“개량기술론 한계” 2천년 목표 「프런티어 프로그램」 시행/광역학 등 첨단 5개분야 장기적 안목 집중투자 일본 토쿄에서 동북쪽으로 1백㎞,와코(화광)시에 있는 이화학연구소의 한 연구동.연구실 안에서 연구원간에 토론이 한창 벌어지고 있다.재료공학의 세계적 권위자인 히로유키 사사베박사가 이끄는 초정밀광전소자학(나노포토닉스)연구팀에 속한 이들은 청바지에 티셔츠,혹은 턱수염을 텁수룩이 기르고 있어 연구원이라기보다는 대학생처럼 보인다.4명중 3명은 푸른 눈의 외국인.나이도 20대 후반이거나 30대 초반이다.한켠에는 테이블 위에 먹다 남은 케이크와 찻잔이 흐트러져 있다. 75년의 오랜 역사를 지닌 일본 최고의 기초과학연구소 정경 치고는 뜻밖의 모습이다.노벨상 수상자를 2명이나 내고 기술대국 일본을 일으키는 버팀목이 돼왔다는 전통 깊은 연구소라면 엄격한 권위나 세월의 냄새가 풍겨나야 하지 않을까. 『독일에서 온 연구원이 계약기간이 만료돼 송별파티를 막 끝낸 참입니다.우리는 파이버를 깎아낸 다음 화학파트에서 개발한 물질을 집어넣어 새로운 스위칭소자를 만들어내는 연구를 하고 있는 중이고요』 연구팀의 중간책임자 하라 마사히코(원정언) 박사는 태연하게 설명한다. 외국인 연구원의 과감한 채용,계약제 고용제도,물리와 화학·생물등 다양한 전공자가 한팀을 이뤄 프로젝트를 수행하는 학제적(Interdisciplinary)연구,젊은 연구원의 대거기용…. ○노벨상수상 2명 배출 하나 만으로도 엄청난 개혁이라 할 수 있는 이같은 일이 전통 깊은 연구소에서 동시에 일어나고 있다는 것은 결코 예사로운 일이 아니다. 『80년대초에 국가과학기술개발의 방향을 놓고 대토론이 벌어졌습니다.지금까지의 개량적인 기술개발만으로는 더이상 경제발전을 뒷받침할 수 없다는 결론이 나왔지요.서방국가들이 이룩해놓은 기초과학에 무임승차해서 경제적 이익만 챙기고 있어서는 안된다는 반성도 나왔습니다.그 결과 미래를 향한 여러 지침이 제시됐는데 창조적 기초과학연구강화,국제화,연구조직의 유연성 등이 그것이었어요』 이화학연구소 미야카와 카즈오(궁천수부) 이사는 『이와 같은 지침을 구체적으로 실천에 옮기기 위해 만든 것이 이화학연구소의 「프런티어 리서치 프로그램」』이라면서 『사사베박사의 연구팀은 이 프로그램의 재료연구실 연구팀중 하나』라고 설명했다. 프런티어 리서치 프로그램은 「선단적 기초연구」를 내걸고 1986년 시작됐다. 오는 2000년까지 15년동안의 장기계획으로 발진된 프로그램인 만큼 연구주제부터 대단히 거시적이다.연구소가 전문가들과 오랜 토론 끝에 선정한 연구주제는 바이오 호메오스타시스(생체항상성),프런티어 재료,뇌·신경과학,광역학,생체모방기술등 5개 분야.연구소는 전혀 생소한 이 분야를 집중공략하기 위해 주제별로 연구실을 만들고 연구실마다 4∼5개의 연구팀(총 26팀)을 구성,7∼8년단위 연구를 시작했다. ○7∼8년 단위로 연구 「국제화」를 위해서 연구소를 과감히 개방한 것도 눈에 띈다.각 연구실은 네이처지 등 세계적인 과학저널에 모집광고를 내 세계 일류과학자를 끌어모았다.그 결과 프런티어 프로그램의 연구원은 총 2백48명중 25%인 62명이 미국·독일·한국·프랑스·인도등에서 온 외국인이다.연구책임자자리에도 과감히 외국인을 앉혔다.또 신선한 아이디어를 찾아 젊은 층을 대거채용,연구실은 생기가 넘친다.연구원의 평균 연령은 33.7세. 하지만 무엇보다 파격적인 것은 임기제 계약고용제도의 도입이다.사람을 한번 채용하면 정년까지 일자리를 보장하던 「종신고용」은 세계가 찬사를 아끼지 않던 일본적 경영전통이다.하지만 연구소는 종신고용제가 조직의 유동성과 창의를 떨어뜨리고 비능률·비경제적이라는 일부 비판을 수용,모든 연구원을 1년 계약제로 채용했다. 미야카와 이사는 『처음엔 아주 걱정했지만 결과는 성공적이었다』고 말한다.국내외에서 우수한 과학자가 대거응모해온 것.반도체 연구실 이시바시 코지(석교항치)박사는 『젊은 과학도에게는 안정된 직장도 좋지만 좋은 연구성과를 낼 수 있는 여건 자체가 더욱 중요하다』면서 『일단 좋은 연구성과를 올리면 좋은 직장에 좋은 조건이 마련되는 것 아니냐』고 연구원의입장을 설명했다. 프런티어 연구원은 일단 팀의 일원이 되면 생활걱정이나 연구비걱정은 하지 않아도 된다.연구원 채용등 모든 권한은 과제책임자에게 부여돼 외부간섭 없이 연구에 전념할 수 있다.평가방식도 독특해 매년 의무적으로 보고서 제출 따위는 하지 않는다.대신 전체연구기간이 절반정도 경과했을 때,그러니까 3∼4년정도에 한번 중간평가를 받는다.그러나 이 평가도 전원 외부인에 의한 전문가평가로 수행돼 비판보다는 바람직한 방향제시에 주력한다는 설명이다. ○논문만 1천6백여건 프런티어 프로그램은 이제 10년에 접어들면서 구체적인 성과물을 하나씩 내놓고 있다.그동안 발표된 논문만도 1천6백여건.지난해에는 원자층 제어성장을 용이하게 하는 새로운 양자 나노구조 제작기술을 개발,양자 나노구조의 물성 규명에 획기적인 전기를 만들었고 신경세포의 분화를 일으키는 유전자를 발견,노인성 치매 치료에 새로운 전망을 던져주기도 했다. 이들 연구성과는 당장 어떤 응용을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아니다.하지만 남이 하지 않은 창의적 첨단연구는 미래 일본기술의 저력으로 재생산될 것이 분명하다.일본은 불확실한 것에 대한 과감한 투자라는 새로운 전략으로 미래를 개척하는 모습을 보여주고 있다.〈일 와코시=신연숙·최해국 특파원〉 ◎전문가 인터뷰/창조성연구 대가 일 교육학자 온다 아키라 박사/“창의력 향상은 곧 잠재력 계발”/소질 발휘할수 있는 환경조성이 중요 「창의력은 과연 키워질 수 있는 것일까」 창조성 연구의 대가인 일본의 교육학자 온다 아키라(은전창·61·도요대학 명예교수)박사는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스스로 창의력 부족을 느끼고 있는 사람에게는 절망을 주는 답변이다.하지만 너무 실망할 일은 못된다.『소질이 있어도 환경이 주어지지 않아 창의력 발휘를 못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 그 다음 답변이기 때문이다.온다박사를 만나 창조성에 대해 물어보았다. ­창조성이란 무엇인가. ▲창조성은 새로운 가치 있는 것,또는 아이디어를 창출하는 능력으로 정의될 수 있다.종교나 예술에서는 상상력과 직관력,과학분야에서는 논리적 사고가 창조력의 원천이 될 것이다. ­창조성은 증진시킬 수 있는가. ▲양면성이 있다.창조성은 특별한 재능의 창조성과 자기실현의 창조성으로 나눠볼 수 있는데 후자의 입장을 강조하고 싶다.인간은 자기가 가지고 있는 잠재능력을 일생동안 10%이상을 발휘하지 못한다는 연구도 있다.여기에서 교육이나 연구관리가 개입할 여지가 생긴다. ­창조력 향상을 위해서 중요한 것은. ▲어릴 때부터의 교육,특히 국가가 관심을 갖고 나가야 한다.교육은 첫째로 창조적 사고를 위해 발산적 사고를 유도해야 한다.발산적 사고란 지금까지 동양의 교육이 행해온 수렴적 사고와 대칭되는 말로 어떤 표준을 설정해놓고 여러가지 방법을 사고해보는 것을 말한다.둘째로는 직감적 사고력을 키워나가야 한다.섬광 같은 지혜의 번뜩임은 가르침을 통해서가 아니라 체험을 통해 느낌으로써 오는 것이다.호기심과 탐구심을 갖고 스스로 파고들어 실패해보는 게 필수적인 과정이다.최근의 정보사회화는 경험부족·비인간화를 초래할까봐 염려스럽다. ­일본 기술을 창조성 측면에서 평가한다면. ▲일본인의 창조력이 가미됐다고 본다.일본은 메이지시대부터 서양문화를 유입,모방하고 개선해 좋은 물건을 냈다.그중에는 아무도 가르쳐주지 않은 것도 많다.이제는 개량 아닌 첨단개발이 남았는데 이를 위해서는 독립기술을 독창적으로 해나가야 한다고 본다.이런 측면에서 일본은 교육부터 바꿔야 한다.
  • 사이버 월드(외언내언)

    사이버 스페이스란 개념이 처음 등장한 것은 지난 80년대.윌리엄 깁슨의 공상과학소설,즉 사이버 펑크에서 이 용어가 처음 사용되기 시작했다.국내에도 소개된 바 있는 영화 「코드명 J」의 원작자인 깁슨은 「뉴로맨서」 등 그의 소설에서 첨단과학이 마련한 사이버 스페이스를 『아찔하게 하는 위험한 장소』이자 『실제 삶에서 경험할 수 있는 어떤 것도 능가하는 아주 강렬한 경험들을 할 수 있는 곳』으로 그려냈다. 작가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사이버 스페이스는 이제 컴퓨터 기술을 통해 조성되는 인공공간 내지 가상공간으로 현실화되고 있다.디지털화한 모든 미디어가 서로 결합하여 정보를 주고 받음으로써 만들어지는 이 가상공간이 우리 앞에 무한대로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사이버 오페라,사이버 교회,사이버 시장,사이버 섹스….심지어 사이버 정부,사이버 전쟁까지 이루어지고 있다. 현실속의 모든 것과 그 이상의 것을 사이버 스페이스에 만들어 내는 정보혁명의 도도한 물결은 우리 생활의 질과 속도와 규격을 완전히 뒤집어 버리고 있다.앞으로 전개될 거대한 멀티미디어 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상업적 의도까지 여기 가세함으로써 정보화 물결에서 소외된 사람들은 불안하다.컴퓨터를 다룰줄 모르는 컴맹들의 테크노 스트레스가 늘어나고 있는 것이다. 아직도 컴퓨터를 만져보지 못한 계층이 우리 국민의 80%를 넘고 PC통신을 사용하는 인구는 2.5%에 불과하며 인터넷 이용자는 더더욱 적은 숫자다. 미국의 문명비평가 제레미 리프킨은 그의 최근 저서 「노동의 종말」에서 미래사회가 하이테크 산업의 정보기술을 장악한 소수와 직장없는 다수라는 두개의 대립적 집단으로 분해될 것으로 전망하기도 했다. 서울신문은 5일 8개면에 걸친 특집 「Cyber World­열려라 정보세상」을 마련했다.앞으로 매주 금요일에 게재될 이 특집은 그동안 정보화의 물결에서 소외된 사람들에게도 컴퓨터를 친근한 이웃으로 만들어 주어 정보화의 대중화·민주화에 기여할 것이다.〈임영숙 논설위원〉
  • 캄보디아 앙코르:상/앙코르사원(세계 문화유산 순례:1)

    ◎힌두신에 바친 세계최대 석조신전/“죽은자의 땅” 해지는 서쪽에 정문/머리일곱 뱀신 「나가」 7대양 상징/넓이 2㎢·정교한 부조장식… 7대 불가사의 위대한 존재는 정녕 신인가,인간인가. 인간이 만든 신의 도시 「앙코르」. 신은 우주와 인간을 창조했고,인간은 다시 앙코르를 지어 신에게 바쳤다. 그 앙코르는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은 경지에 있었다. 앙코르는 캄보디아 역사상 가장 번성한 나라 크메르제국(서기 802∼1432년)의 왕도였다.아직 우리에겐 앙코르보다 「킬링 필드」로 더 기억되는나라 캄보디아를 찾아가는 여정은 짧았다.여객기가 태국 방콕을 떠난지 한시간이 채 안됐는데도 기내방송은 캄보디아 수도 프놈펜의 포첸통공항에 도착했음을 알린다. 곧바로 국내선 청사로 가 시엠립으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탔다. 시엠립공항에서 차로 10여분 거리인 「앙코르 와트」로 직행했다.사람들은 「앙코르」(도시라는 뜻)보다는 「앙코르 와트」란 단어에 더 친숙하다.그러나 역사도시 앙코르는 「와트」(사원)말고도 「앙코르 톰」(거대한 도시, 또는 성벽의 도시)과 주변 밀림 속에 산재한 여러 사원등 많은 유적을 품에 안고 있다. 앙코르 와트에 도착해 정문 앞에서 차를 내렸다.3백여m 저쪽에 「세계 7대불가사의」니 「세계 최대의 사원」이니 하는 거대한 석조물이 시야로 들어왔다. 한국의 가을만큼이나 높고 푸른 하늘 아래 검은빛을 띤 사원은 의연했다. 좌우로 길게 늘어선 단층형 건물 뒤로는 산봉우리처럼 솟은 높고낮은 상륜(불탑의 뾰족한 끝 부분)들이 하늘을 찔렀다. 그러나 나그네와 와트(사원)사이엔 아직 해자가 가로놓여 있다.해자란 성을 외적으로부터 방어하고자 설치한 인공 물길이지만,이 해자는 앙코르 와트의 신계와 속세를 구분짓는 경계선이다.폭 2백m,둘레길이 5.5㎞에 이르는 인공물길은 차라리 강이었다. 해자를 건너기 위해 돌다리를 밟았다.한걸음 한걸음 「신의 세계」를 향해….돌난간에 형상화한 사신 「나가」가 방문객을 맞았다.난간은 몸통이며 중간중간 치솟아 부채살처럼 퍼진 부분은 나가의 머리다. 그 머리에는 코브라 7마리를 돋을 새겨 넣었다. 이는 힌두교 신앙을표현한 것이다.일곱 코브라는 7대양을 의미하고 난간인 몸통은 인간과 신의 세계를 잇는 교량을 뜻한다니 신의 나라에 들어가는 인간을 인도하는 셈이다. 앙코르 와트는 12세기에 수르야바르만 2세가 지은 힌두사원으로 힌두 3대신의 하나인 「비시누」신을 모셨다. 크메르제국의 신앙 특징은 신왕합일에 있었다. 왕은 살아 있는 신으로 군림하다 죽어 사원에 묻히면 그 주신과 하나가 된다고 믿었다. 따라서 앙코르 와트는 「죽은 자의 땅」이다. 해가 지는 서쪽 문으로 정문을 삼은 이유가 여기에 있다. 다리를 건너 만난 사원은 3층 구조물로 길이가 동서로 1.5㎞,남북 1.3㎞에 넓이가 2㎢쯤이나 됐다.막상 맞닥뜨린 사원은 과연 세계 최대라는 사실을 실감나게 했다.그러나 감탄도 1층 회랑에 한걸음 들어서면서 금방 잊어버렸다.벽면을 가득 메운 정교한 돋을새김의 릴리프(부조)때문이다. 회랑을 왼쪽부터 시계 반대방향으로 돌아갔다. 파노라마가 펼쳐진 듯한 작품은 크게 두가지.하나는 사원을 세운 수르야바르만 2세의 승전을 기념한 내용이요, 다른 하나는 인도의 서사시 「마하바라타」를 도설한 것이다.굳이 그 내용을 구분해 볼 필요도,자세한 설명을 들을 이유도 없으리라. 한장면 한장면이 모두 분명한 메시지를 전하면서 다가왔다. 한쪽에는 천국과 지옥을 그렸다. 라마신이 살아 생전 선악을 판단한 뒤 악한 자를 지옥으로 떨어뜨린다. 바로 이어지는 지옥도에는 불꽃이 타올랐다. 그 위에서 악인이 버둥거리고 옆에서는 지옥사자가 한 죄인의 몸에 대못을 박아버린다. 그리고 뜨거운 물에 던져지는 악인….너무 생생한 지옥을 구경했다. 이어서 창을 든 군인들이 나타났는데,더러는 코끼리.사자에 올라탄 장군도 보이고 발밑에는 사상자들이 널브러졌다.벽면을 따라 한참을 가야 이에 맞선 적군이 그만큼의 숫자로 등장한다.이 한 장면에 새긴 군인이 모두 3천명이어서 「3천명의 군인」이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부조를 새긴 회랑의 벽은 총길이 8백4m,폭 2m나 됐다. 그만한 크기의 캔버스에 그림을 그렸어도 세계적 예술품 대우를 받았을 것이다. 하물며 돌을 쪼아 그 많은 장면을 연출했다는 사실은 참으로 놀라웠다.불쑥 이런 생각이 든다. 『얼마나 많은 조각가를 동원해 몇년동안이나 새겨야 이같은 작품을 완성할까?』라고. 2층 회랑에 올랐다.이번에는 춤추는 여신 「압사라」가 곳곳에서 반겨준다.반듯한 이마에 길면서도 큰 눈,도톰한 입술이 한결같이 미인이다.거기에 잘룩한 허리와 속살 비치는 옷맵시를 했으니 또한 육감적이다.압사라는 앙코르유적 어디에서나 보이지만 앙코르 와트 2층에만도 1천5백여 군상이 있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똑같은 모습이 하나도 없다는 것이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머리에 쓴 관이나 헤어스타일,춤추는 동작들이 서로 다 달랐다. 사원 꼭대기인 3층은 그 옛날 왕과 고위사제들만이 오를 수 있었다고 한다.하늘 높이 솟은 5개의 원추형 탑이 뿌리박은 사원의 핵심부분이다.중앙탑을 올려다 보며 문득 『여기서 저 탑 꼭대기까지가 파리 노트르담사원 높이와 같다』는 생각을 해보았다. 그러다 얼른 고개를 저었다.비교가 무슨 의미가 있단 말인가. 인간이 만든 신의 집 꼭대기에 오른 것만으로도 충분했다. 「백문이 불여일견」이란 말이 이처럼 실감나는 곳이 또 있을까.앙코르 와트는 멀리서 보면 웅장했고,가까이서 보면 빈틈없이 정교했다. 그것은 바로 경이였다.
  • 불문학자 김화영 교수 산문집·평론 총정리한 선집 곧 출간

    ◎일상서 포착한 삶의 진한 의미 가득/신작 산문집 「바람을…」 1권으로 절판된 박사학위 논문 카뮈론도 아름답고 개성적인 문장의 산문가,프랑스 현대소설의 보고를 발굴·소개한 불문학자,풍요로운 이미지 읽기로 이름높은 문학평론가 김화영씨(고려대 불문학과 교수)의 문학선집이 나온다. 문학동네는 신작산문집 「바람을 담는 집」을 내주중 선집의 첫째권으로 펴내고 지금은 구할 수 없게 된 김씨의 옛날 산문집과 논문들도 새단장,선집으로 묶어낼 계획이다.지중해적 감수성으로 빛나던 「예술의 성」「행복의 충격」등 과거의 얄팍한 예술기행집을 최근의 인도기행문 등과 한데 모은 또다른 산문집이 다음차례로 출간된다. 「문학상상력의 연구­알베르 카뮈론」이라는 제목으로 이미지비평의 탁월한 예를 보여줬던 절판된 박사학위 논문도 재출간을 기다리고 있다.이밖에 소설론만을 따로 모은 신작 평론집도 선집의 한권으로 연내 선보일 예정이다. 「바람을 담는 집」은 김씨의 최근 산문들을 묶은 책.최근이라고는 하지만 80년대 말부터 95년 무렵까지 10여년의 터울을 두고 여기저기 흩어져 발표됐던 글들을 모았다. 평론가로서 김씨가 작품에 내비치는 사소한 이미지들을 겹쳐 작가의 웅숭깊은 내면의 전모를 드러내려 해온 것처럼 산문가인 그는 사소한 일상의 기미들에서 삶의 의미를 포착한다.그 기미란 그저 우연히 스치는 냄새나 빛깔 따위다.이를 테면 지표를 막 뚫고 오른 연두빛 싹을 보며 그 정일함에 견줘 꿰지않은 구슬들같은 정보화사회를 꼬집어보거나,종로 4가에서 언뜻 맡은 생선굽는 냄새에 젊은날 생선구이집에서 친분을 다진 영화감독 고 하길종을,더 나아가 밥집 생선냄새로 각인된 중학교 입학당시의 첫 서울길을 떠올리는 식이다. 이처럼 이미지들이 흐르는 대로 겅중겅중 좇아다니지만 그의 글은 하나도 억지스럽지 않다.오히려 「인생은 하나의 축제」라고 설득하는 매혹의 목소리로 가득하다.문학과 예술에 대한 깊은 이해가 자유롭게 떠도는 이미지들 사이의 징검다리가 되어,그 골을 메우며,그윽한 향기를 풍기기 때문이다. 산문집은 삶의 단상이나 현대생활에 대한 비판 등을 담은 1부,독서교육부터 사적인 책 편력,프랑스 현대작가에 대한 소론 등을 묶은 2부,영화·미술론인 3부로 나눠져 있다.프랑스 굴지의 출판사 갈리마르에 대한 대해부부터 전후 김씨를 문학의 길로 인도한 「현대문학」과의 인연을 너무나 소탈하게 털어놓는 글까지 문화의 이런저런 실핏줄들이 이 책을 통해 섬세하게 드러난다.무엇보다 그의 은은한 문장에는 알베르 카뮈에게 빚진 실존주의적 세계인식이 배어나고 있다.한 예로 95년 발표한 「냄새와 기억」같은 글에서 그는 처음 접한 귤,오렌지 냄새를 언어로 형용할 수 없었던 체험으로부터 다음과 같은 문장을 끄집어내고 있다.『왜 냄새는 구체적인 경험 속에서 빌려온 은유로 밖에는 묘사할 수가 없는 것일까? 우리 각자의 몸만이 알고 있는 냄새는 우리 각자의 극복할 길 없는 고독을 손가락질하고 있다』〈손정숙 기자〉
  • 미국의 「어린이박물관」(G7으로 가는 길:28)

    ◎상상력·호기심자극 “놀이통해 배우게”/직접 만들고·느끼고·체험하는 대규모 놀이터/화성 가상비행뒤 「게놈프로젝트」 이론 공부도/미 전역에 250여곳… “놀면서 배운다” 교육철학 실천 LA다운타운 템플가에 있는 「LA어린이박물관」은 보통 박물관과는 아주 다르다.단순히 전시물을 구경하고 감상하는 곳이 아니다.무엇이든 만지고 느끼며 직접 만들어 봄으로써 상상속에서나 그려 보던 세계를 실제로 체험토록 해주는 「살아 숨쉬는 박물관」이다. 이 곳에서는 보통 박물관이 풍기는 엄숙함을 어디에서도 찾아 볼 수가 없다.입구에 들어서자마자 아이들의 고함소리와 기계음 때문에 귀를 틀어 막아야 할 정도다.박물관이 온통 아이들의 즐거운 비명과 고함소리,그리고 북소리·자동차 경적소리 등으로 뒤엉켜 아수라장을 연상케 한다. 「LA어린이박물관」이 내걸고 있는 캐치프레이즈는 『놀면서 배우자』이다.말 그대로 어린이들이 마음껏 재미있게 뛰노는 과정에서 자연·과학·예술·스포츠등의 다양한 분야와 접하며 실생활의 여러면을 자연스럽게경험토록 해주자는 것이다. 「LA어린이박물관」은 이처럼 제약없는 환경속에서 무엇이든 스스로 경험할 수 있도록 꾸며져 있어 박물관이라기보다는 「놀이터」같다는 느낌이 들게 한다. ○실생활 궁금증 해결 샌프란시스코의 「엑스플로라토리엄」이 주로 성인을 대상으로 하는 탐구관이라면 이 곳은 초·중학생을 위한 체험학습관으로 볼 수 있다.박물관의 모든 전시물은 2살에서 12살까지의 어린이들이 마구 돌아다니며 생활에 필요한 실제 적응력을 개발하고 풍부한 정서와 상상력을 자극할 수 있도록 만들어 졌다. 학부모와 교사들이 이 곳에 어린이를 데려와 한나절 남짓 함께 보냄으로써 성장기 아동들의 적성과 취향을 파악하기에도 매우 유익한 장소로 알려지면서 학교밖 교육의 새로운 모델로 인기를 더하고 있다. 「LA어린이박물관」은 지난 78년 보스턴어린이박물관을 둘러 본 레빗과 제키 두베이라는 여교사가 LA에도 어린이를 위한 전용 박물관 설립의 필요성을 역설,LA시민과 시정부의 적극적인 협조를 얻어 개관하게 됐다.이어 지난 80년 세계적인건축가 프랭크 게리가 다시 디자인해 현재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LA어린이박물관」에서는 어린이들이 평소 보고 듣기만하며 궁금해 하던 것들을 스스로 체험할 수가 있다. 자동차나 경찰 모터사이클에 올라 직접 운전을 해볼 수 있 뿐 아니라 교통신호의 원리에 대해서도 실제 체험을 통해 익힐 수가 있다. 음악실에서는 아이들이 전시된 악기들을 직접 연주해 볼 수 있다.북·실로폰·신시사이저등을 두드려 보며 각각의 악기에 대한 고유의 이미지를 갖게 해주자는 뜻에서다. 또 TV스튜디오안에서 헤드폰을 끼고 노래하며 녹음하는 과정을 체험토록 하는가 하면 청진기와 혈압계등을 이용해 실제로 건강상태를 체크할 수 있도록 하는 프로그램도 갖추고 있다.이밖에 대형 귀모양을 설치해 놓고 사람이 어떤 과정을 통해 소리를 듣게 되는지를 설명해 주기도 한다. ○놀이로 학습효과 높여 아이들은 손으로 직접 만지고 노는데서 가장 많이 배우게 된다는 교육철학을 그대로 이행하고 있는 셈이다. 9살난 아들과 5살짜리 딸을 데리고 웨스트 코비나시에서 왔다는 신시나 카실레스씨(36)는 『억지공부보다 놀이를 통한 학습이 얼마나 효과적인지를 확인시켜 주는 곳』이라며 『박물관을 일상 생활공간속으로 옮겨 놓은 점도 매우 인상적』이라고 말했다.그녀는 또 『이 곳이 버스운전등 평소 하기 어려운 일들을 체험토록 함으로써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해 주고 있는 것 같다』면서 자신도 이 곳에서 새로운 것을 많이 경험했다고 털어놨다. 미국에는 현재 「LA어린이박물관」과 같은 시설이 2백50여곳에 이른다.이 박물관들은 대부분 90년을 전후해 생겨난 것처럼 미국에서는 최근들어 어린이박물관 건설 붐이 일고 있다. 새너제이 중심가에 있는 「어린이과학탐구관」은 컴퓨터세대인 어린이들에게 리모콘 작동을 통해 우주개발·지구기후변동·생명공학 분야를 직접 체험시켜 주는 특수 어린이박물관이다. 이 곳 역시 오로지 보는 것으로 만족해야 하는 전시관시설 중심이 아니다.모든 시설물에 대해 모의 실험을 해보는 실험관인 동시에 뛰고 달리고 소리지를 지르는 「놀이터」다. ○유전자 배열구조 진열 「어린이과학탐구관」에서는 1시간 정도면 화성탐사가 가능하다.특수안경을 착용한 채 컴퓨터스크린을 손으로 만지면 붉은 화성표면을 따라 날아가는 듯한 가상체험을 즐길 수 있다.또 화성 지도상의 원하는 지점을 만지면 분화구·계곡·언덕등이 동화상으로 나타나 실제로 화성에 와 있는 것 같은 기분이 들게 한다. 이 곳은 특히 2005년 완성을 모표로 진행중인 인체유전자 규명작업인 「인간게놈프로젝트」를 어린이들에게 매우 실감나게 보여주고 있다.인간이 앞으로 규명해야 할 인체유전자 10만여개를 전화번호부 5백여권을 쌓아 올려 나타내 줌으로써 「게놈프로젝트」가 얼마나 방대한 작업인지를 말해 준다.또한 지금까지 밝혀진 유전자 1천5백여개의 배열구조를 알기 쉽게 진열해 놓았으며 「게놈프로젝트」가 완성될 경우 인간이 선천성 질병으로부터 얼마나 자유로워질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잘 설명해주고 있다. 「어린이과학탐구관」 건너편에 있는 「새너제이어린이박물관」에 들어서면 먼저 어린이들이 소방차에 몰려들어 소방놀이 하는 모습이 눈에 들어온다.운전대를 돌려 보고 소방호스로 물을 뿜어보는라 여념이 없다.옆에 놓여 있는 구급차속에서도 어린이들이 부산하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나라 어린이들도 평소 사이렌을 요란하게 울리며 길거리를 오가는 구급차를 많이 볼 수는 있다.그러나 우리 어린이들 가운데 구급차의 내부가 어떻게 생겼는지를 아는 어린이는 얼마나 될까. 「LA어린이박물관」에서 만난 재미교포 김병구씨(42)는 『한국에 최근 어린이용품만 전문 판매하는 어린이백화점이 생겼다는 얘기를 들었다』고 운을 뗀 뒤 어린이를 돈벌이의 대상으로 삼는 어린이백화점은 있어도 새싻들의 호기심을 자극해 주는 어린이박물관 한 곳 없는 우리 현실을 개탄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