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상상력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비싸다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4000억원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암 연구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 회복세
    2026-08-15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52
  • 신간 맛보기

    ◆망치의 신학. (밀러드 풀러 지음,김훈 옮김,북하우스 펴냄)=지구촌 빈민주택 추방운동인 해비태트의 선구자 밀러드 풀러의 행동 철학을 담았다. 지은이에 따르면 ‘망치의 신학’은 집을 지어 가난한 가족이 입주할 때까지 못을 거듭 두드려 박으라는 명령어 이자그 가족이 새로운 주택 소유주로서 확고하게 일어설 수 있게끔 끊임없는 사랑과 관심을 보여줘야 함을 뜻한다. 이런 신념을 바탕으로 책 속엔 백만장자의 풍족한 삶을 뒤로 하고 ‘망치’를 들고 거듭 태어나는 사연을 비롯,나눔이 인생에서 지니는 의미,시련과 극복으로 이어지는 해비타트 운동의 여러 사례를 통해 변화하는 빈민 주택들의 모습등이 담겨 있다.8,000원. ◆수정동굴의 비밀. (김진경 글,김재홍 옮김,문학동네 어린이 펴냄)=인간과 자연의 조화를 주제로 한 팬터지 동화.‘고양이 학교’시리즈 제1권.어둠의 신을 섬기는 그림자 고양이에 맞서 수정 동굴을 지키려는 수정 고양이들의 대결,황금시대를 열어갈 ‘태양의 고양이’를 찾아 가는 여정은 어린이들을 동서고금을 넘나들며 환상과 신비로움의 세계로 빠져들게 한다. 80년대 ‘민중교육 사건’으로 해직되기도 한 교사 출신의시인이 특유의 상상력과 창의력을 바탕으로 어린이들의 눈높이에 맞춰 생태학적 주제를 재미있게 들려 준다.여기에‘인간과 환경’이라는 일관된 주제로 작업을 해온 젊은 화가 김재홍의 섬세한 묘사가 가세해 생동감을 더해준다.7,500원. ◆성경엔 없다. (고준환 지음,불지사 펴냄)=러시아 언론인 노토비치가 1894년 펴낸 ‘예수의 알려지지 않은 생애’는 거센 논쟁을 불러 일으켰다.종교계의 반발에도 불구,예수의삶 중 12세에서 30세까지의 행적이 성경에 없다는 사실은줄곧 연구 대상이 되어왔다. 지은이도 이 점에 착안,성경은 물론 많은 문헌을 뒤져 예수의 탄생,결혼,인도 순례,십자가 사건 등을 중심으로 예수의 생애와 그리스도교의 역사적 진실을 겸허하게 밝히고 있다.목적은 창시자의 뜻과는 무관하게 조직종교가 된 뒤 권력집단으로 둔갑하여 많은 무리를 빚은 그리스도교를 새롭게자리매김해 보자는 것.“예수 그리스도는 그리스도교인이아니다.그리스도일뿐이다”라는 지은이의 의도가 행간 곳곳에 배어 있다.9,000원. ◆인터넷 세대를 위한 한문 강의. (김영 엮어 씀,한울 펴냄)=인터넷 세대와 한문이 만난다. 감각적이고 즉자적인 미디어환경에 익숙한 세대들에게 딱딱하고 고루한 한문 강의라니. 하지만 맞선도 붙이기 나름.찬찬히 뜯어보면 그다지 볼썽사나운 만남도 아니다. 지은이는 대학교에서의 강의 경험을 살려 ‘젊은 입맛’에맞게 쉽게 다가선다.공자와 노자,정약용과 박지원 등의 명언들을 신세대의 감각에 걸맞게 짧고 명확하게 재해석했다. 아울러 주해를 재미있게 달아 신세대를 끌어안으려는 노력이 엿보인다.스피드의 시대에서 잠깐 숨돌리고 내면을 살찌우기엔 제 격일 듯.지은이는 “사이버 공간에서 보여주는발랄하고 세련된 모습과는 달리 항상 무언가에 쫓기는 듯한 젊은이들의 뒷모습이 안타까워 책을 썼다”고 말한다.9,800원.
  • 어린이를 위한 타악놀이 ‘난타’

    ㈜PMC프로덕션이 지난 26일부터 서울 양재동 한전아츠풀센터에서 공연중인 ‘어린이 난타’는 철저하게 어린이 눈높이에 맞춰 만든 작품이다.기존 ‘난타’가 결혼 피로연을준비하면서 주방에서 일어나는 에피소드 위주로 진행되는데 비해,‘어린이 난타’는 왕자와 공주의 생일파티를 준비하는 가운데 요정으로 살아난 주방도구들이 어린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도록 꾸며졌다. 원색적인 무대와 거품기 후추통 수저통 국자 등 4가지 캐릭터 및 등장인물들의 의상,그리고 음악이 전혀 색다른 분위기를 연출한다.‘난타’의 칼과 도마 위주의 타악연주가 핸드벨놀이나 그림자놀이 등 어린이들의 놀이문화로 둔갑한다.모두 어린이들이 실제 일상생활에서 접할 수 있는 놀이들이다.아동극 전문극단 사다리의 대표 유홍영이 난타 스태프와 호흡을 맞췄다.8월19일까지 평일 오후2시·4시 토·일오후1시,1588-7890. 김성호기자 kimus@
  • [기고] 언론개혁과 지식인

    지난 6월29일 ‘언론개혁 6월선언’이 발표되었다.필자가대표로 있는 우리단체의 대전지부도 선언을 주관한 ‘신문개혁 국민행동’에 가입돼 있어 몇몇 회원과 함께 서명에참여하였다.그리고 결과를 이메일로 회원들에게 회람을 하였는데 얼마 안 있어 대학교수로 있는 회원에게서 이메일답장이 왔다.내용은 ‘현재의 언론개혁은 순수성이 의심스러우니 김대중씨의 친위변방기구와는 거리를 두는 것이 좋겠다’는 것이었다. 어느 상상력이 풍부하다는 소설가는 오래 전부터 언론개혁을 주장해온 시민단체들에게 ‘그들의 주장이 정부의 주장과 일치한다’며 모족벌신문에 ‘홍위병론’을 흘렸다.그뒤,언론개혁을 지지하는 지식인들을 정권의 친위변방기구주변인물 아니면 홍위병 쯤으로 여기는 사람들이 생겨났다. 정권의 주장과 일치하는 언행을 한다고 해서 그런 말을 함부로 해도 되는 것인지 어처구니가 없으며 거기에는 어떤악의가 내재되어 있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든다.지금 정권과 대치하고 있는 민주노총이 언론개혁에 관하여는정권과 같은 목소리를 내고 있다.그러면 민주노총도 정권의 ‘친위변방기구’이고 또 ‘홍위병’인가. 그리고 홍위병론과 모 대학에서 사회학을 가르친다는 어떤 교수의 ‘악령’론을 전후해서 족벌신문에 실리는 수구논객들의 언사를 보고 있노라면 우선 그 저급함에 당혹감을느낄 정도이다.‘증오’,‘살기’,‘아마겟돈’,‘저런 것들’ 등 무례하고 섬뜩한 말들을 함부로 신문에 올린다.심지어는 ‘제2의 킬링필드’라는 말까지 신문에 나온다. 그들은 이 땅에 언론자유가 없으며 침묵을 강요당하고 있다고 말한다.할말 못할말 최소한의 예의도 갖추어지지 않는 살벌한 언어로 사회적 공기인 신문을 오염시키고 있으면서도 언론자유가 없다고 한다.그들의 주장 중에는 족벌신문사들이 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공헌했다는 것도 있다.그러나분명히 하자.언론자유와 민주주의에 공헌한 쪽은 그 신문사들이 아니라 그 신문사에서 쫓겨난 해직언론인들이다.그 신문사들은 희생을 무릅쓰고 소중한 가치를 지키려 한 기자들을 쫓아내고 독재권력에 굴종했을 뿐이다.그리고 아부의 대가로 사세를 신장시켰던 것이다.그들은 무임승차했을 뿐이다. 그들의 언론자유에 대한 신념이 그토록 강하니 우리의 언론은 앞길이 밝기는 하나,지금 족벌신문의 언론자유에 대해 피끓는 정열을 토로하는 논객들이 그때 해직언론인과 함께 언론자유를 외쳤다면 지금 이런 진통도 없을 것이다.그때는 어디 있었는가? 오해 없기 바란다.필자도 지금의 정권에 실망을 했으며 기대할 것이 별로 없다고 생각하는 사람이다.그러나 이번의 세무조사 관련 조치는 아무리 보아도 비판할 이유가 없다.그러기에 지지하는 것일 뿐이다.소위 지식인으로서 정권에 무조건 반대하는 것만이 올곧은 자세는아니다.언론개혁은 대세이며 그 누구도 거스를 수 없는 시대의 거센 흐름이다.지금 족벌신문 거부운동이 들불처럼 번지고 있다.지식인들에게 충심으로 권유한다.반역사의 주변에서 서성거리지 말고 정의에 동참하길 바란다. 여 인 철 민족문제硏 대전지부장
  • 27일 개봉 ‘캣츠 앤 독스’…개와 고양이 007 되다

    동물이 주인공인 영화는 둘중 하나다.작정하고 아이들 눈높이에 맞췄거나 아니면 온가족이 함께 보는 감동드라마.‘캣츠 앤 독스’(27일 개봉·Cats&dogs)는 영화 시작 5분도 안돼 그런 선입견을 깨부숴 놓는다.패권 장악을 위해 으르렁대는 숙명의 라이벌 고양이와 개들이 웬만한 첩보액션 ‘찜쪄먹게’ 영악한 연기를 펼치는 코믹SF물이다. 영화의 설정에 따르면 수천년전 세계를 호령했던 건 고양이였다.인간의 친구인 개와의 대결에서 패하는 바람에 세력을잃은 고양이들이 옛날의 영광을 되찾겠다며 떨치고 일어섰다.무엇보다 인간과 개가 더 가까워지는 걸 막아야 한다는 판단에서 고양이 팅클이 주도한 일급작전은 개 알레르기 치료약을 개발중인 브로디 교수(제프 골드블럼)의 연구를 무산시키는 것.브로디 교수가 팅클 일당에게 납치되자,‘개 비밀동맹’의 수사견들이 자존심을 건 구출전략을 편다. 화려한 특수효과가 동원된 화면부터 ‘동물영화’의 한계를훌쩍 뛰어넘었다.공중회전으로 멋지게 발차기를 하는 고양이,첨단무기를 척척 조작해내는 개,대사에 맞춘 완벽한 입모양에 희로애락을 표현하는 생생한 표정들.만개한 상상력에 첨단기술력이 합해진 영화는 한마디로 ‘할리우드판 우화’다. 3D애니메이션 ‘개미’를 만든 로렌스 구터만 감독.
  • ‘그림속 그림찾기’展 여는 이희정씨

    ‘도깨비 도시락 속의 도토리,숲속에 숨어있는 사자,낮잠을 자고 있는 난장이,초승달 아래의 촛불….’ “어라! 한 그림안에 같은 닿소리(자음)로 시작하는 작은그림들이 여러개 있네.” 전시에 앞서 그림을 본 어린이들은 이같은 반응을 보였다. 28일부터 다음달 26일까지 ‘그림 속 그림찾기’란 제목으로 전시회를 여는 갤러리사비나의 기획·전시자인 큐레이터이희정씨(28)는 25일 “이번 전시는 그림속에서 한글의 원리를 깨우칠 수 있도록 각각의 작품이 한글 닿소리를주제로 구성됐다”면서 “그림속에서 닿소리로 시작하는 단어를 찾아내게 함으로써 단순한 그림감상뿐만 아니라 관찰력과 어휘력을 키울 수있게 한 것이 두드러진 특징”이라고 말했다. “따라서 닿소리 ‘ㄱ’부터 ‘ㅎ’까지 그림들을 보면서숨어있는 그림을 찾는 재미를 느낄 수 있게 기획된 것”이라는 게 그의 설명이었다. 예를 들어 어린이가 ‘ㅌ’을 주제로 한 그림을 자세히 살펴보면 토마토,트럭,택시,튜립,토끼,텔레비젼,톱,타조,털실,태풍이 보인다.또 ‘ㄷ’ 주제의 그림을 살펴보면 도깨비,도시락,달팽이,달걀,떡꼬치,단무지,달,당근,도토리,도넛,똥,다람쥐 등이 눈에 뛴다. “어른들 눈으로는 다 찾아내기가 쉽지 않을 거예요.그러나 관찰력이 예민한 어린이 눈으로는 어른들이 찾아내지 못하는 단어는 물론 ‘바람이 분다’는 식으로 동사까지 찾아내더라구요.” 상상력이 풍부한 어린이는 어른이 생각하지 못한 기발한 것까지 발견해낸다는 것이 이씨의 말이다. “이 전시회는 우리말과 글을 배우는 만3세 이상 유아부터초등학생까지를 대상으로 한 거예요.어린이들이 작품속에 숨어있는 다양하고 풍부한 사물과 상황을 감상하면서 그림속에서 마음껏 뛰놀고 또 그림에 친숙해질 수 있는 기회가 될 거예요.” 그는 “지난해 10월부터 사계절 출판사와 공동으로 이번 전시회를 기획,준비해왔다”면서 “특정한 주제아래 특정한 연령층을 대상으로 교육적 효과까지 겨냥했다”고 말했다. 박형진,이동기,김태중,박불똥,여동현,박순철,안윤모 등 모두 16명의 서양화,한국화,판화 작가가 각 1편씩 작품을 냈다.전시 개막일에는 사계절 출판사가 펴낸 ‘그림 속 그림찾기’라는 책(8,000원)도 함께 출간될 예정이다. 전시기간중 매일 오전 11시 30분,오후 4시 30분 두 차례 ‘함께 그림찾기’ 행사도 마련된다.(02)736-4371∼2유상덕기자 youni@
  • 객석 박차고 주인공 되어보자

    ‘구경꾼에서 연기자로 태어난다’이맘때면 각종 연극교실과 워크숍이 열려,예비 연기자나 일반 연극 애호가들을 손짓한다.올해도 어김없이 연극 관련 프로그램들이 다양하게 마련됐다.8월까지 열리고 있거나 시작될 프로그램만 하더라도 20여개.초등교사 대상의 교육연극 워크숍을 비롯해 연기전공자들을 위한 전문 워크숍,어린이를 위한 놀이 프로그램,축제행사의 관람객 참여 형태 등 천차만별이다. 이가운데 한국연극협회의 ‘전국 연극지도교사 연극교실’(29∼31일 강화도 강화유스호스텔)과 나우리 연극학교의 ‘교육연극 워크숍’(8월8∼10일 경기 고양시 한국보이스카우트연수원)은 각급 학교 교사들을 위한 자리.‘전국 연극지도교사 연극교실’은 조명·연기·화술·음향·분장실기·무대미술에 걸쳐 각 부문 전문가들이 강사로 나선다.‘교육연극 워크숍’의 경우 기초 신체표현과 상상력·표현력 지도에서부터 교과과정을 직접 무대연극으로 만드는 수준까지 체계적으로 교육을 진행한다.전통놀이극 마임,무대 세트,연극만들기등도 포함돼 있다.나우리 연극학교의 경우 교사 워크숍에 앞서 7월30일부터 8월2일까지 강화유스호스텔에서 초등학생을대상으로 기초연극이론과 아동극 관람,분장 연극발표회로 진행하는 ‘연극캠프’를 갖는다. 사다리 연극놀이연구소의 ‘제1회 세종 그림자극교실’(24∼26일 세종문화회관 소회의실)과 제2회 사다리어린이연극놀이교실’은 어린이들만을 위한 전문 연극교실이다. 극단 김동수컴퍼니의 ‘스타니슬라브스키및 미하일 체홉 연기 워크숍’(8월15일까지 김동수 플레이하우스)은 현역 배우와 전공자를 위한 특별 프로그램.5년전부터 전문 교육을 통해 연기자를 배출하고 있는 대표적인 프로그램.이번에는 현대 연극연기의 바이블로 통하고 있는 스타니슬라브스키 연기시스템의 영향을 받았으면서도 이 시스템에 극단적으로 맞섰던 미하일 체홉과 스타니슬라브스키,두 거장의 연기 시스템을 비교한다. 한편 밀양연극촌 연극캠프(28일∼8월12일 밀양연극촌 숲의극장및 스튜디오극장)는 밀양공연예술축제 기간중 관람객을 위해 마련되는 부대행사이다.20∼30대 젊은 연극인들이 기존레퍼토리를 관람하면서 워크숍·세미나를 통해 우리 연극의개선방향과 문제점을 짚어본다. 극단 김동수컴퍼니 대표 김동수는 “연극 연기교실이나 워크숍은 이제 전문영역으로까지 확산되는 추세로 공연예술 활성화를 위해 바람직한 현상”이라면서 “체계적인 프로그램과상설 교육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시급하다”고 말했다. 김성호기자 kimus@
  • [공직자 에세이] 열린 마음으로/ ‘창조적 상상력’ 키우기

    일요일 아침 팩스 한 장이 날아왔다. ‘삐∼이∼삐∼이익’ 직원들이 휴일에도 쉬지 않고 근무하고 있구나 생각하니 미안한 생각이 들었다.팩스에는 다름아닌 ‘우리나라 학생들이 세계의 생물·화학올림피아드에서 우승했다’는 소식이 담겨 있었다. 며칠 전 수학올림피아드에서 4위를 해서 아쉬웠는데…. 어린 학생들이 긴장된 모습으로 시험지를 받아들고 문제를푸는 모습이 눈에 선했다.떨리는 마음을 가라앉히기 위해 숨을 크게 들이쉬는 모습도 떠올랐다.그 아이들에게 힘찬 박수를 보내고 싶다.어찌 우리의 자랑이 아니겠는가. 지난 25년 동안 우리는 열두번이나 기능 올림피아드에 나가 우승했다.최근 경제협력개발기구(OECD)가 평가한 수학·과학 습득능력 또한 513점으로 OECD 국가중 제일이다. 최근 유엔개발계획(UNDP)은 우리나라가 과학기술 발전 속도에서 세계 5위라는 평가를 내렸다.이 나라 안에 인터넷 인구가 크게 늘고 정보화가 빠른 속도로 진행된 것과 무관하지않을 것이다.공교육이 위기에 처해 있다는 우려가 제기되고창의적인 지식교육이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다고 말하지만곳곳에서는 이처럼 희망적인 소식이 들린다. 부존자원이 빈약한 우리나라가 세계에서 열한번째 경제대국이 된 요인이 어디에 있을까 하고 생각해 보곤 한다.1999년한해만 해도 375억달러를 에너지 수입에 쓰고,약 20억달러를 식량 수입에,15조원 이상의 예산을 국방을 위해 쓰면서도말이다. 그것은 근면성과 세계 제일의 기능 때문이 아닐까? 평소 나는 ‘창조적 상상력’이라는 말을 즐겨 쓴다. 상상력이 풍부하며,창조적인 국민을 어떻게 많이 키워 내느냐에 나라의 미래가 결정된다고 확신한다. 지나칠 정도의 교육열,세계에서 제일 낮은 문맹률,길거리에 나앉는 것을 두려워하지 않는 도전적인 민족성,근면하면서도 섬세한 세계 최고의 손과 우수한 머리,자주적인 문화 창조력,세계 최고의 정보화 적응능력….이런 국민으로 지식정보사회에 우리가 두려워할 것이 무엇이란 말인가! 우리는 과거에 생각하지 못했던 정보기술(IT)·생명공학(BT)·나노기술(NT)·문화기술(CT) 등 신기술의 시대를 맞고 있다. 경제가 어려운가운데서도 우리는 지난 3년동안 1만여개의벤처기업을 창업했고 지금도 한달에 500여개의 벤처기업이만들어지고 있다. 얼마나 엄청난 변화인가! 우리는 이제 자신감을 가질 때가 됐다. 국제대회에서 연속 우승을 해내는 이 나라의 노동자와 청소년 앞에서 걸핏하면 ‘경제파탄이니 위기’를 말하는 내가부끄러웠다. 희망찬 미래를 약속해 주는 그들과 마주 앉아 따뜻한 차 한잔을 마시고 싶다. 김영환 과기부장관
  • 온라인 ‘인문학 캠프’ 연다

    인문학의 위기,기초학문에 대한 홀대가 사회적 문제로 부각되는 가운데 온라인 ‘인문학 캠프’가 마련돼 눈길을끈다. 인터넷 인문사회대학인 넷유니(www.NetUni.net)는 인터넷서점 알라딘(www.aladdin.co.kr·대표 조유식)과 공동으로‘2001년 여름 네트로폴리탄 인문학 캠프’를 열었다. 이번 온라인 캠프에서는 이정우 철학아카데미 원장의 ‘세계철학사’,정현백 성균관대 교수의 ‘여성의 눈으로 본 역사’,임헌영 중앙대 교수(문학평론가)의 ‘문예창작입문’,문화비평가 진중권의 ‘예술정신에서 포스트모던의 탄생’등 대학에서 개설됐던 총24개의 인문학 강좌가 선을 보인다. 수강 신청은 이달 말까지. 신청자들은 임의로 4강좌를택해 신청일로부터 2개월간 개인별로 학습할 수 있다.수강료는 5만원. 공교육은 물론 사교육 영역에서조차 인문학이 외면당하는현실에서 이번 넷유니의 인문학 캠프는 대학 밖에서 인문학 위기에 대응하는 방식을 보여준다는 점에서 주목할만하다.넷유니에서 철학을 강의하는 이정우 원장은 “인문학의 위기를 극복하는 대안 가운데 하나로 기초 인문과학 연구와 보급을 위해 국립 사이버인문과학대학 설립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인문학에 대한 사회적 관심을 환기시킬목적으로 인문학 캠프를 기획한 황인욱 ㈜네트로폴리스 대표는 “인문학에 대한 투자 없이는 어떤 학문이건 산업이건,창의력과 상상력의 고갈이라는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면서 “인간과 기술,정신과 물질이 더 적극적으로 상호 대화하고 교류해야 한다”고 말했다. ‘철학과 삶’‘사화와 삶’‘글과 삶’‘예술과 삶’‘여성과 삶’등 모두 5개 분야로 구성된 이번 인문학 캠프강좌에는 유초하(충북대),김동춘·김창남(이상 성공회대)교수,문인 김하기,오연호 오마이뉴스 대표 등이 사이버 강사로 참여한다.(02)393-2111,netuni@netropolis.co.kr정운현기자 jwh59@
  • “물질 변형의 쾌감” 목수 예찬론

    ■목수일기/ 김진송. “해질녘 몸을 추스리고 나가보니 잘라낸 오리나무의 목심 부분이 벌겋게 되어 있었다.이 놈들도 벚나무처럼 공기 중에 닿으면 산화가 되는 모양이었다.그중 작은 토막을 골라깎아보니 역시 제기를 깎는 나무라 목질은 쓸만한 것 같았다.몇 달이 지나 쓸모를 찾게 되면 오리나무에 대해서 아는 것이 많아질 것이다.” ‘현대성의 형성’이란 주제를 독특한 시각으로 다룬 책‘서울에 딴스홀을 허(許)하라’(현실문화연구)로 화제를모았던 김진송(43)이 ‘목수일기’(웅진닷컴)란 색다른 에세이집을 냈다.미술평론가이자 현실문화연구가인 김씨가 나이 40에 돌연 목수 일을 시작한 지 3년만이다. 김씨는 “감히 목수를 참칭했다”고 말한다.하지만 그는더도 덜도 아닌 직업 목수로서 현장 한 복판에 서 있다.그는 끌과 망치로 나무 속에 숨겨진 물건의 형상을 불러내기전에 나무의 품성부터 살핀다.난대나무와 귀룽나무를 잘 몰라 당황한 기억은 지금도 새롭다.아무리 식물도감을 뒤져봐도 느릅나무과의 난티나무는 있었지만 난대나무는 찾을 수없었다.난대나무는 방추형 가시들이 쇠돌기처럼 붙어 있는도깨비방망이 같은 나무로 예전엔 열매를 따 기름을 내기도 했다는 사실을 결국 물어물어 알아냈다.흰꽃이 무더기로피는 활엽교목 귀룽나무로 벌통을 만들면 나무가 독해서 벌이 다 죽어버린다는 얘기도 목수가 되고 나서 처음 들었다. 김씨는 그동안 세 차례 ‘목수김씨전’을 열었다.기타줄모양의 등받이를 단 의자,돌고래 모양의 스탠드,층층나무로 만든 쇠다리 의자 등 그의 작품은 하나같이 분방한 상상력의 소산이다.“목수는 물질의 변화를 꿈꾸지 않습니다.다만 물질의 변형이 주는 이로움을 생각할 뿐이지요.” 스스로를 “나무에 기생하여 살아가는 존재”라고 규정하는 김씨는 예술가연하거나 목수를 자처하기를 한사코 거부한다. 김종면기자
  • ‘에볼루션’…‘진화’ 그 낯선 경험의 충격

    익살스런 주제곡으로도 유명한 코믹SF ‘고스트 버스터즈’를 지난 84년 선보인 이반 라이트만 감독이 올 여름엔 외계생물체의 진화에 카메라를 맞췄다.제목까지 그대로 ‘진화’를 뜻하는 ‘에볼루션’(Evolution·14일 개봉)이다.영화는정체불명의 외계생명체가 형형색색으로 모양을 바꿔가며 진화하는 과정을 중심소재로 잡았다.덕분에 화면속은 ‘자연사 박물관’을 구경하는 것처럼 기발한 볼거리들로 꽉 찼다. 대학 지질학과 교수인 캐인(데이비드 듀코브니)과 블록(올란도 존슨)은 사막에 떨어진 운석을 조사하던 중 무서운 속도로 진화하는 외계생명체를 발견한다.독자적인 연구를 하려던 두사람은 정부가 파견한 여성 탐사원 리드(줄리언 무어)와사사건건 부딪친다. 손톱만한 편충이 거대공룡으로까지 진화해가는 과정은 컴퓨터그래픽의 위력을 원없이 보여준다.‘킹콩’‘그렘린’‘X맨’등 인기 SF물들의 재미요소를 두루 벤치마킹한 재치가뛰어나다. 소재가 요즘 유행하는 ‘복제’가 아니라 ‘진화’란 점은영화의 강점인 동시에 약점이다.지능게임을 요구하지 않는다는 대목이 부담 없어 좋을 관객도 있을 것이다.하지만 상상력의 수준은 10년전쯤으로 뒷걸음질한 인상을 주는 것도 사실이다.제철 지난 끝물과일을 볼 때처럼 문득문득 옹색함이느껴지는 건 어쩔 수 없다.그러고 보면 가장 특기할 사항은주인공들의 캐릭터 확장이다.‘X파일’에서 FBI 엘리트 요원 멀더역을 맡았던 데이비드 듀코브니와,연기파 배우 줄리언무어가 본격 코미디 연기로 ‘낯선 즐거움’을 안긴다. 황수정기자
  • 클린턴 부부 소재 소설공모 성황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 부부의 퇴임생활을 소재로 한 단편소설 공모가 화제를 모으고 있다. 클린턴 부부의 저택이 있는 뉴욕주 웨스트체스터 카운티의월간 ‘웨스트체스터 왜그’가 최근 독자들을 대상으로 500달러의 상금을 걸고 실시한 단편소설 공모에 200편 이상이출품돼 예상외의 성황을 이룬 것. 클린턴의 경우,재임중 여성과 음식편력으로 자주 구설수에오른 것이 독자들의 소설적 상상력에 대한 자극제가 돼 상당수 작품이 이를 다뤘다.한 작품은 엘비스 프레슬리가 힐러리를 이상형으로 생각해 유령장난으로 클린턴에게 겁을 줘 쫓아내고 10년만에 집으로 돌아온 클린턴은 힐러리와 결혼한프레슬리가 ‘러브 미 텐더’를 부르는 것을 발견한다는 황당한 이야기를 적고 있다. 왜그측은 이달 16일 발행되는 최신호에서 응모한 200여편중 당선작 1편을 골라 발표할 예정이다. 이동미기자 eyes@
  • 14일 개봉 ‘아틀란티스’

    현대인들에게 미지의 세계로 떠나는 모험은 영화가 안겨주는 언제나 신나는 경험이다.‘인디아나 존스’를 그리워하는 이들에게 올해는 사라진 대륙을 찾아떠나는 ‘아틀란티스(Atlan tis:The Lost Empire·14일 개봉)’가 찾아온다. 디즈니의 제작자 돈 한은 “조지 루카스,스티븐 스필버그가 ‘스타워즈’‘레이더스’등으로 일으킨 액션 어드벤쳐붐을 부활시키고자 와이드 스크린 애니메이션을 만들었다”고 말했다.지도제작자이자 언어학자인 마일로 싸치는 돌아가신 할아버지의 꿈을 이어받아 아틀란티스를 찾아 떠난다. 최첨단 잠수함 율리시즈호를 타고 떠난 탐험대는 아틀란티스 입구에서 갑각류 모양의 괴물 리바이어던의 공격을 받는다.천신만고끝에 아틀란티스에 도착하지만 탐험대의 대장루크가 아틀란티스 대륙의 생명인 공주 키다를 납치하자 마일로는 그녀를 구하고자 최후의 전투를 벌인다. 수정의 생명력으로 살아가는 찬란한 푸른색의 도시 아틀란티스를 완벽하게 구현하고자 아틀란티스어가 새롭게 만들어졌다.전통적인 2D와 디지털 3D가 잘 결합되었으며 화면에층과 깊이를 주는 딥 캔버스,디즈­놀라 기법 등으로 역동적인 모험담을 살려냈다.괴물 리바이어던,잠수함 율리시즈,수정의 힘으로 나는 비행기 등 애니메이션의 상상력만으로만들어진 볼거리도 풍부하다.주인공 마일로는 마이클 J.폭스가 목소리 연기를 맡았다. 쥘 베른의 소설 ‘해저 2만리’에서 착안한 ‘아틀란티스’는 역시 같은 모티브의 일본 애니메이션 ‘나디아’를 표절했다는 의혹이 제기되기도 했다.주인공의 외모,분위기,의상 등이 거의 흡사하다는 것이다. 디즈니 애니메이션의 팬들을 실망시킬 정도는 아니지만 빈약한 캐릭터나 고저없는 줄거리에서 혁신의 신선함이나 발전의 놀라움을 찾아볼 수는 없다. 윤창수기자 geo@
  • 14일 개봉 ‘스파이 키드’

    ‘황혼에서 새벽까지’의 로베르트 로드리게즈 감독이 작정하고 판타지 어드벤처를 만든다면 얼마나 재미있을까. ‘스파이 키드’(Spy kids·14일 개봉)는 올해 33세인 ‘악동 감독’이 자신의 세 아이들에게 보여주겠다며 눈높이를 확 끌어내려 만든 가족용 블록버스터. 슈퍼맨을 동경했던 감수성으로 영화를 보기로 한다면,장면장면이 만화경처럼 흥미진진하다. 감독의 장난기는 오프닝신에서부터 넘실댄다.카메라가 바닷가의 동화속 궁전같은 집을 향해 빠르게 초점을 좁혀들어가면 정말 그곳에는 동화같은 이야기가 기다리고 있다. 그렉(안토니오 반데라스)과 잉그릿(칼라 구기노) 부부는왕년에 서로 총을 겨눴던 적국의 스파이 출신.그런 과거를두 남매에게는 감쪽같이 숨기고 살아왔지만 일이 터진다.9년만에 정부의 특명을 받은 왕년의 스파이 부부가 인간로봇 제작에 혈안인 플룹일당을 막으러 나섰다가 오히려 납치되고 만다. 스파이가 되는 게 꿈이던 꼬마 남매는 행방불명된 부모를찾아 모험극을 벌인다. 만화작가 출신 아니랄까봐,로드리게즈 감독의상상력은 확실히 쓸만하다.수륙양용차,동아줄을 끊어버리는 광선반지,액자 겸용 컴퓨터 등 구석구석에서 아이디어의 판도라 상자를 열어보인다. 언제나 그랬듯 이번에도 감독은 굵직한 감동보다는 자잘한재미쪽에 무게를 실었다.‘황혼에서 새벽까지’에서 우정을 쌓았던 조지 클루니까지 깜짝출연시켜 뜻밖의 유쾌함을 안긴다.‘마스크 오브 조로’이후 소식이 뜸했던 안토니오 반데라스의 코믹연기를 보는 것도 즐겁다. 미국에서 3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차지했으며 이미 속편이 기획될 만큼 흥행했다. 황수정기자
  • 도 넘어선 여야독설

    여야 정치권이 언론사 세무조사결과를 놓고 벌이는 ‘독설전쟁’이 점입가경이다.‘막말’에서 상상력을 총동원한 ‘논리 비약’까지 성행하고 있다.‘상생(相生)의 정치’는 없고 본질을 훼손한 ‘독설의 정치’가 난무하는 형국이다. ‘오홍근 국정홍보처장은 김대중 정권권의 괴벨스’(한나라당 권철현 대변인),‘이 땅에 한국판 문화혁명의 광풍이 몰아치고 있다’(한나라당 장광근 부대변인),‘언론기업에 잘보이겠다는 교태’(민주당 김현미 부대변인),‘한나라당 사람들은 족벌언론의 용병’(민주당 안동선 최고위원) 등 정치권은 온통 상대를 비하하는 ‘독설’로 가득하다.언론사 세무조사의 의미는 간데 없고,곁가지인 정쟁만이 판을 치고 있는 형국인 것이다. 여야는 인신공격도 서슴지 않고 있다.민주당 이규정 고충처리위원장은 당무회의에서 “이회창 총재는 아무데나 마구 찔러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선동,국정을 혼란스럽게 한다”며‘대창’과 ‘죽창’에 비유했다. 이치호(李致浩) 윤리위원장도 이총재를 일컬어 색깔론과 지역감정을 부추기는 ‘타락한 법조인’이라고 폄하했다. 한나라당은 민주당 노무현(盧武鉉) 상임고문을 향해 ‘상습폭언가’ ‘광기’라는 용어를 동원했고,김대중(金大中)대통령을 향해서는 ‘사건의 총지휘자’로 묘사했다. ‘아니면 말고 식’의 무책임한 발언도 쏟아지고 있다.한나라당 이경재(李敬在) 홍보위원장은 지난 4일 한나라당 ‘김대중 정권 언론탄압 규탄대회’에서 고발에서 제외된 일부신문사를 향해 ‘정권의 나팔수 노릇을 했기 때문’이라는등 ‘막말’을 했다가 사과를 하기도 했다. ‘김정일 답방 사전 정지설’이 대표적인 사례.한나라당 홍사덕(洪思德) 의원 등이 제기한 ‘색깔론’은 처음에는 ‘…설이라는 속삭임이 있다”고 조심스럽게 접근했다가 “…설이라는 강력한 의혹이 제기되고 있다”고 발전시킨 뒤 급기야 기정사실화하면서 공세의 중심부에 올려놓았다. 민주당 김옥두(金玉斗)의원이 한나라당의 행위를 ‘야당의대권쟁취 5단계 시나리오론’을 주장한 것이나 한나라당이민주당에 ‘여당의 장기집권체제 구축 4단계 시나리오론’을 제기한 것도 같은범주다. 이러한 가운데 한나라당 권철현(權哲賢) 대변인과 민주당전용학(田溶鶴) 대변인은 지난 4일 전 대변인 취임 100일을맞아 한차례 덕담을 주고받았으나,5일 언제 그랬나 싶게 ‘말의 포성’은 멈추지 않았다. 강동형기자 yunbin@
  • [기고] 솔직한 性이야기는 ‘무죄’

    최근 가수 박진영의 노래를 둘러싸고 벌어지는 ‘청소년유해’ 논쟁을 보고 있으면 가슴이 답답해진다.아직도 우리사회가 이런 정도의 문제로 시끄러울 수밖에 없는 건지,개인의 표현의 자유와 솔직한 성 이야기에 대한 진지한 접근이 왜 이리 어려운지,성을 다룬 문화상품과 성을 상품화하는 것을 구별하지 못할 정도로 우리의 상상력이 마비되었는지 안타까울 뿐이다. ‘기독교윤리실천운동’측은 성과 성 표현물에 뭔가 이상한 강박관념,도덕적 순결주의,대상공포성 히스테리에 시달리고 있어 보인다. 성에 대한 솔직한 자기고백과 섹스의 쾌락을 이야기하면,세상의 모든 사람들이 변태적 섹스증후군에 감염되지는 않을까 하는 공포심을 드러낸다.여기에 종교적 사명감과 근거없는 상업적 음모론이 가세되면 공포심은 성적 표현물과 섹스의 자유를 곧바로 음란물,음란한 행위로 규정해 버린다. 박진영의 노래는 이러한 공포심으로부터의 자유를 표현하고 싶어한다.또한 그러한 공포심이 결코 성차별과 범죄를예방하는 만병통치약이 아님을 말하고 있다.‘기윤실’이중요하게 생각하는 청소년보호론이 청소년들에게 일종의 부패방지용 진통제라면,박진영이 드러내고 싶은 성적 자유론은 성과 섹스의 쾌락을 위한 면역성 소화제가 아닐까? 박진영의 솔직한 성이야기는 그리 나쁜 것은 아니라고 본다.물론 지금의 사태를 역산한다면 그의 섹스론이 상업적의도에서 비롯되지 않았나 하는 의구심을 가질 수는 있다. 논쟁이 있고 난 후 사후적인 상품효과를 완전 부정할 수없는 것도 사실이다.그러나 적어도 음악적 선택과 성에 대한 박진영의 자기 주관은 솔직하다고 보고 싶다. ‘기윤실’은 이 솔직함을 두가지로 왜곡하고 있다. 하나는 성을 노래하는 문화상품을 성을 악용한 저질상품으로 왜곡했고,다른 하나는 그의 성 이야기를 청소년 탈선의주범으로 왜곡했다.오히려 박진영의 노래를 접하면서,불륜·낙태·탈선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더 음란하다고 생각한다.정작 청소년이 보호받아야 할 것은 문화적 볼 권리이다. 나는 박진영의 상업적 이해관계를 옹호할 생각은 추호도없다.다만 표현의 자유에 대한 기본 원칙과 권리는옹호되어야 한다고 믿을 뿐이다.표현의 자유는 국민이 누려야 할기본권이다.어떤 문화적 표현물이 인종차별이나,아동학대와같은 인간의 차별을 말하는 것이라면 규제해야겠지만, 개인의 삶의 의미와 가치의 차이를 말하는 것은 지켜지고 옹호되어야 한다. 청소년보호론은 명백하게 차별이 행사되었을 때에만 표현의 자유를 제한할 수 있다.박진영의 노래는 단지 성적 차이만을 당당하게 말했을 뿐이다.나는 차이가 존중되면서 차별을 없애는 사회가 바로 문화사회이며,표현의 자유는 문화사회의 가장 중요한 덕목이어야 한다고 생각한다.지금은 특정한 도덕률을 모두에게 강요하기보다는 문화적 다양성과 차이를 더 많이 인정해야 하는 것이 더 생산적이지 않을까 싶다. 이동연 문화개혁시민연대 사무차장
  • [김삼웅 칼럼] 대모산을 민주역사의 산교육장으로

    미국 웬트워스대 카치아피카스교수(사회학)는 ‘신좌파의상상력’이란 저작으로 한국에도 잘 알려진 학자다. 그가지난 5월 광주민주항쟁 21주기 국제학술심포지엄에서 발표한 내용은 한국민주화운동의 국제적 역할을 되새기게 한다. 그는 광주민주항쟁을 지구를 움직인 ‘아르키메데스의 고정점’에 비유했다.광주항쟁이 필리핀과 타이완의 민주개혁,중국의 톈안먼에서 태국·미얀마·인도네시아로 이어진학생봉기에 윤리적 영감과 전술적 지침을 제공한 ‘아시아민주화운동의 방아쇠’역할을 했다는 평가이다. 광주항쟁뿐일까.근현대 한국의 민족·민주화운동은 항상아시아는 물론 세계적인 민족해방운동과 민주화운동의 ‘방아쇠’역할을 했다.1919년 3·1운동은 아시아의 다른 식민지 및 반식민지의 민족운동에 큰 영향을 미쳤다.특히 중국의 5·4운동, 인도의 무저항배영(排英)자주운동, 사타그라하운동, 이집트의 반영자주운동, 터키의 민족운동 등 아시아·중동지역의 민족해방운동을 촉진시키는 계기가 되었다.1960년 4·19학생혁명도 남베트남·버마·태국·필리핀등 아시아 민주화운동을 불러일으킨 촉진제 구실을 했다. 한국의 젊은이들은 나라가 어려울 때면 항상 깨어있는 지성으로서 행동에 나섰고 이것은 아시아 전역으로 확대되었다. 그러나 엄청난 희생이 뒤따랐다.외적과 싸울 때는 그만두고라도 이승만정권이래 독재정권과 싸우느라 얼마나 많은젊은이가 희생되었던가.4·19와 5·18항쟁은 일시에 다수의 희생을 불러왔지만 ‘6월항쟁’으로 상징되는 민주화운동의 줄기찬 투쟁 과정에서는 오랜 기간에 걸쳐 숱한 젊은이들을 제단에 바쳐야 했다. 4·19혁명과 5·18항쟁의 경우 수유리와 광주에 희생자들을 기리는 묘소를 만들었다.그러나 4·19이래 최근까지 독재정권과 싸우다 희생된 민주열사들을 추모하는, 또 그들의 유해를 모시는 묘역이 조성되지 않았다. 김대중정부가 수립되면서 제주4·3사건진상규명위원회를비롯하여 민주화운동관련자명예회복 및 보상심의위원회,의문사진상규명위원회, 백범김구선생기념관건립위원회 등과거정권에서 하지 못한 일들이 진행되고 있다.마땅히 해야 할 일들이 이제야추진되고 있는 것이다. 그러나 빠진 것이 있다.바로 민주화운동과정에서 희생된민주열사들의 묘역을 만드는 일이다.그동안 유가협을 중심으로 뜻있는 분들이 노력하고 ‘민주화보상심의위원회’가성공회대학에 프로젝트를 준 연구 결과가 보고되었다. 민주열사 묘역조성 후보지로서 서울 내곡동 대모산(大母山)기슭이 추천되었다.남산안기부터와 마석 모란공원 등여러 후보지중에서 대모산을 택한 것은 풍치가 수려하고‘어머니의 품’같은 명당이고 풍수전문가 최창조교수가‘저항과 명상이 숨쉬는’민주묘역의 최고 적지라는 이유에서 추천한 것이다. 민주공원조성과 관련해서 성공회대학측의 연구성과는 새겨둘 만하다.“시공간을 초월해 영속하는 민주화운동의 기치를 역사적 전통으로 기억하고 그러한 행위가 현재와 미래를 열어가는 당대의 사회적 존재양식임을 확인하는” 역사적 의미를 부여하고 있는 것이다. 교육적 의미도 만만치 않다. “자라나는, 그리고 앞으로피어나는 생명체들에게 파급될 구체적인 역사교육의 지향과 내용을 확보하자”는 주장이다. 민주공원은 4·19희생자와 5·18희생자를 제외한 1960∼1990년대 민주화운동 희생자가 대상이다.5·16쿠데타 이후1987년 6월항쟁으로 군사정권을 퇴진시키기까지 민주주의를 위해 자신의 목숨을 내던진 열사들을 모시는 묘역이 돼야 한다. 장소선정이나 안장범위와 관련해서 여러가지 논란이 있을수 있다. 그러나 유가협과 연구팀이 선정한 대모산으로 장소를 정하고 민주화운동 과정에서 죽임을 당한 사망자(250여명)를 중심으로 안장대상을 삼는다면 합의도출이 어렵지않을 것이다. 민주공원에 민주기념관도 함께 건립하여 험난한 민주역정을 돌아보는 산교육장이 되도록 하고 외국관광객들이 찾는‘아시아 민주화운동 방아쇠의 현장’을 생생하게 보여 주었으면 한다. 김삼웅 주필 kimsu@
  • 인기게임 영화팬도 사로잡을까?

    최근 인기게임을 영화로 찍는 시도가 미국 영화계에서 유행하면서 세계영화계의 눈길을 모으고 있다.영화계는 이런 영화가 앞으로 영화팬으로부터 어떤 평가를 얻을지 예의주시하고 있다.더욱이 이런 관심은 올 여름 성수기를 겨냥해 미국 할리우드가 ‘툼레이더’‘파이널 판타지’ 등 두편의 영화를 내놓은 데 따라 한층 증폭되고 있다.사실 게임을 원작으로 한 영화는 93년 닌텐도의 인기 게임을 바탕으로 한 ‘슈퍼마리오’를 시작으로 ‘스트리트 파이터’‘모탈 컴뱃’‘윙 커맨더’‘던전 드래곤’등 여러 편이있었다.하지만 대부분 영화적 밀도가 떨어져 흥행에서 그다지 성공을 거두지 못했다.그 까닭은 영화제작자들이 게임마니아의 일시적인 호기심만을 자극하려할 뿐 시나리오등에서 짜임새를 갖추지 못했기 때문으로 풀이됐다. 반대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인디아나 존스’‘제5원소’‘맨 인 블랙’‘101달마시안’등이 게임으로 만들어졌으나 대부분 시장에서 외면됐다.이는 게임으로서 완성도가형편없이 낮은 탓이었다. 이번에 나온 ‘툼레이더’(Tomb Raider·30일개봉)도 ‘빈약한 서사구조'라는 ‘고질병’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툼레이더’는 안젤리나 졸리를 라라 크로포트역으로 내세워 성적 매력을 발산할 뿐,게임의 묘미는 살리지 못하고있다는 것이다. 이런 결과는 감독 사이먼 웨스트로부터 제작사 파라마운트가 편집권을 빼앗은 탓도 있다. 그럼에도미국에서는 지난 15일 개봉한 이후, 주말 전미 박스오피스1위를 기록해서 툼레이더 마니아의 수자가 만만치 않음을보여줬다. ‘툼레이더’ 게임은 96년부터 세계적으로 3,000만개 이상 팔려 팬이 1억명에 이른다.게임 캐릭터인 라라 크로포트의 인기는 가히 폭발적이다.벌거벗은 라라가 쌍권총을들고 뛰어다니는 누드 버전이 게이머들에 의해 만들어졌을만큼 폭넓은 마니아층을 거느렸다. ‘파이널 판타지’(Final Fantasy·7월28일개봉)는 게임감독 히로노부 사카구치가 영화 감독도 맡았다. 게다가 이미 화려하고 수준높은 게임 동영상으로 게이머들을 충분히매혹시켰고 여러편의 시리즈를 만드는 동안 영화화를 위한충분한 준비작업을 거쳤다. 하지만 14일 17분간 공개된 3D화면은 바람결에 날리는 머리카락의 자연스러움을 그대로살려내기는 했지만 아직 걸음걸이가 뒤뚱거리는 등 미비한점이 눈에 띄였다. 두영화가 이처럼 게임의 재미를 확보하지 못하고 있는 것은 제작자들이 게임과 영화의 본질적 차이를 인식하지 못하기 때문이다.게임은 쌍방향 교신이지만 영화가 되면 일방향이 되고 따라서 게임의 무궁무진한 상상력과 상호작용이 줄어들기 마련이다. 영화는 이를 화려한 특수효과로 대신하려 했지만 뼈대없는화면은 맥빠진 껍데기에 그쳤다. ‘게임 디벨로퍼’의 서인철 편집장은 “영화,게임,만화,소설,애니메이션은 하나의 원작을 여러 매체로 활용하는‘원 소스 멀티 플레이’가 가능하다지만 아직 시행착오단계”라면서 “무엇보다 다른 매체에 대한 충분한 이해가있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현재 영화제작중인 ‘반지전쟁’등 서사구조가 크고방대한 RPG게임이 영화로 만들어진다면 빈곤한 줄거리의문제도 해결될 것이라고 기대했다. 윤창수기자 geo@
  • 인기소설 TV드라마 판권료 얼마일까

    밀리언셀러 ‘상도’의 TV드라마 판권료는 얼마일까. ‘상도’를 드라마로 제작중인 MBC 이병훈 PD는 “TV드라마 원작료는 그리 비싸지 않다”면서 “소설 1편당 500만∼600만원 정도이며 1,000만원을 넘는 경우는 거의 없다”고 말했다.총5권인 ‘상도’의 판권료는 5,000만원 정도인것으로 알려졌다. 방송사들은 판권료가 작가들의 자존심이걸린 문제라며 공개하지 않는다. ‘상도’는 지난해 9월 일간지 연재가 끝나자마자 방송3사가 판권 구입을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였다.하지만 드라마 원작으로서 인기소설의 가치는 90년대말부터 퇴색하기시작했다.KBS 이시운 저작권운영부장은 “80∼90년대에는방송사마다 원작 사재기 경쟁이 심했다.하지만 인쇄매체와영상매체는 엄연히 다르다는 사실을 PD들이 인식하면서 이제는 원작이 필요없다는 생각이 일반적이다”라고 말했다. 이PD는 “굳이 원작을 살 필요는 없었지만 원작을 사지않으면 소설에 담긴 이야기를 피해가야 하는 약점 때문에판권을 샀다”고 말했다.판권을 사더라도 드라마 작가의대본작업을 거치면서 원작 소설의 내용은 대부분 바뀐다. 드라마 ‘허준’의 경우에도 원작의 내용은 30%정도만 살아남고 나머지는 최완규 작가의 상상력으로 새롭게 채워졌다. 따라서 작가들도 ‘족쇄’로 작용하는 원작을 각색하기보다는 온전히 새로운 창작작업을 원한다.‘태조 왕건’도이환경 작가가 원작과 대본을 모두 맡았다. ‘용의 눈물’은 원작이 갖는 상징적 효과를 노려 박종화의 ‘세종대왕’판권을 샀지만 실제 드라마에는 거의 활용되지 않았다. 원작 소설의 인기가 시들해진 데는 방송사의 경제적 부담도 작용했다. 대표적인 예가 94년 SBS프로덕션이 3억3,000만원을 들여 산 ‘장길산’이다.이 금액은 드라마 판권료로는 최고가다.하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영화,TV드라마제작 등의 독점권을 보장한 최초 5년의 시한도 지나버렸다. 5년간의 판권 계약에 대해서는 방송사와 작가의 입장이다르다. 방송사는 드라마로 만들어지지 않았다면 ‘판권은영구적’이라고 주장하는 반면 작가는 ‘한시적’이라는입장이다. 5년이란 독점권한 시한에 대해서는 법적 결정이내려진 적이 없어 ‘잠재적 불씨’로 남아있는 셈이다. 윤창수기자 geo@
  • [대한광장] 인문학의 부활은 꿈인가

    최근 어느 지방대학 당국이 지원자가 없다는 이유로 철학전공을 없애면서 큰 논란이 일었다.사실 이러한 분위기는 대학 사회에 널리 퍼져 있다.학부제 시행과 함께 대학의 구조조정을 시장 논리에 내맡기면서 인문학은 거의 천덕꾸러기 신세로 전락하는 느낌이다.인문학은 실용성 없는 학문이라는낙인을 찍힌 채 대학의 경계 밖으로 밀려나는 추세다. 그러나 정작 대학의 경계를 넘어서면,인문학은 이전보다도더 사람들의 호기심을 끄는 것 같다.김용옥씨의 TV 강의는새삼 소개할 필요도 없고,참신한 주제와 새로운 문제의식을담은 평이한 인문서적들이 사람들을 사로잡고 있다.인문학의 위기는 대학 강단을 어슬렁거리는 연구자들에게나 해당한다는 지적이 가슴을 때린다.그들이 변화하는 시대에 제대로 적응하지 못하고 제 역할을 하지 못했기 때문에 대학의 인문학이 위축됐다는 것이다. 며칠 전 나는 물리학을 전공한 어느 교수와 인문학에 관해환담을 나누었다.그는 내가 역사전공을 개설하지 않는 이유를 물었다.내가 있는 학교에서는 철학이나 역사와 같은 순수한 인문학 전공이 없다.나는 십수년간 교양과정에서 서양사와 관련된 여러 교과목을 가르쳐 왔을 뿐이다. 그동안 이런 질문을 수도 없이 받았지만 그때마다 나는 상투적으로 이렇게 대답한다.지방대학에서 인문학을 전공해서무엇에 쓸 것인가.실용성이 없는 학문을 어떻게 학생들에게강요할 수 있는가.그들이 사회에 나가서 생활하는 데 직접도움이 되지 않는 그 지식체계를 어떻게 감히 배우라고 강요할 수 있는가.이런 자조적인 설명을 되풀이하며 씁쓸하게 웃곤 했다. 미국에서 벤처기업을 꾸린 적이 있는 그 교수는 나의 상투적인 대답에 벌컥 화를 냈다.그의 경험에 미뤄 심지어 컴퓨터 분야에서도 인문학을 전공한 사람들이 실제로 커다란 성취를 이룬 사례를 많이 보았다는 것이다.디지털 시대에 문자언어와 텍스트 대신에 영상언어와 ‘시각적인 것’의 영향력이 증대될수록,오히려 절실하게 필요한 것은 자유로운 정신과 그 정신에서 우러나오는 인문학적 상상력이라는 주장이었다. 그는 고삐 풀린 망아지처럼 제멋대로 돌진하는 과학기술 문명을 보면서이를 제어할 수 있는 인문학적 사유와 성찰이그 어느 때보다도 필요하다는 말을 덧붙였다.그 말을 들으면서 나는 참으로 부끄러웠다.첨단학문 분야에서 일해온 중견물리학자가 인문학적 상상력의 중요성을 역설하는 순간에 나는 패배주의적인 말이나 내뱉고 또 스스로를 합리화했던 것이다. 그동안 나는 문자언어와 텍스트를 주변으로 몰아내는 디지털 혁명에 부정적이었다.인문학의 위축도 이러한 추세와 관련된다고 생각해 왔다.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디지털 혁명은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세계를 보여준다.디지털 세계에서는더이상 권력의 중심이 존재하지 않는다.모든 사람들은 자유로운 주체다.거미가 자신의 방식대로 그물망을 짜듯이 사람은 자신의 의지에 따라 그만의 세계를 만들 수 있다.여기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상상력과 창조적인 사유다.인문학의 양보할 수 없는 자긍심은 바로 이 점에서 찾아야 한다. 대학 인문학의 위기는 인문학 연구자들의 무기력과 직무유기에서 비롯됐다고 해도 지나친 말이 아니다.위기는 새로운기회를 낳는다고 한다.인문학연구자들이 구태의연한 태도에서 벗어나 진정한 인문학적 사유와 성찰에 매진하고 그 성찰의 결과를 좀더 많은 사람들이 쉽게 접근할 수 있도록 끊임없이 갈고 닦는다면,인문학의 부활은 결코 몽상이 아닐 것이다. △이영석 광주대교수
  • 23일 개봉예정 오! 그레이스

    익명의 연애편지 한 통이 온마을에 행복을 ‘전염’시킨 즐거운 영화가 있었다.천커신(陳可辛 )감독의 ‘러브레터’(99년 개봉)였다. 영국의 신인감독 나이젤 콜이 연출한 ‘오! 그레이스’(Saving Grace)가 이런 식의 영화다.대마초 한포기가 작은 마을을 통째로 유쾌하게 뒤흔든다. 그레이스(브렌다 블레신)는 화초나 키우며 짬짬이 동네 여자들과 차를 마시는 게 낙인 고상한 중년부인이다.이름처럼우아하게만 살고 싶은데,운명이 얄궂은 장난을 걸어온다. 사업에 실패한 남편이 갑자기 죽어버리자 여기저기서 감당못할 일들이 터진다.애지중지해온 집과 정원은 빚잔치로 날리게 생겼고 엎친데 덮친격으로 남편의 정부까지 나타나 속을 긁는다.그때부터 ‘돈이 원수’다. 덩달아 일자리를 잃은 정원사 매튜(크레이그 퍼거슨)가 대마초 한포기를 가져오고,그레이스는 빚을 갚기 위해 온실을대마초 밭으로 바꿔간다. 때로 진한 섹스장면들이 스포츠처럼 건강해 보이기만 하는영화가 있다.이 영화도 엉뚱한 데서 매력을 ‘덤’으로 챙긴다.마약이란 위험소재를 끌어들인 불온함에도 불구하고 처음부터 끝까지 싱싱한 웃음과 위무의 기능을 놓치지 않는다.대마를 가꾸느라 밤마다 터뜨리는 조명탄은 멀찍이서 바라보는 마을사람들에겐 흥겨운 불꽃놀이일 뿐이다. 판매망을 뚫겠다며 그레이스가 뉴욕으로 진출한 후반부에서는 반전의 재미까지 톡톡히 선사한다. 삶을 지나치게 낙관적으로 비약시킨 대목이 거북할 수도 있겠다.그러나 곳곳에 상상력을 동원해 삶의 아이러니를 친근하게 은유해낸 감독의 재주는 신통하다.덕분에,지난해 선댄스영화제에서 관객상을 받았다. 별난 소재인 만큼 결론을 점쳐보는 것도 감상포인트가 될법하다.불건전 영화로 내몰리기 십상인 이 대마초 영화는 어떻게 막을 내릴까.그레이스를 ‘마약왕’으로 만들까.힌트.영화는 모든 등장인물들이 함께 즐거워지는 해피엔드다.그리고 까다로운 국내 등급위원회가 수입심의만큼은 별말없이 통과시켰다.브렌다 블레신은 지난 96년 ‘비밀과 거짓말’(감독마이크 리)로 골든글러브와 칸국제영화제의 여우주연상을 따낸 연기파 배우다. 황수정기자 sjh@. * 대마초 흡연장면 “마약홍보”수입사 자진삭제 재심 신청. 알고보면 전혀 ‘환각 혐의’없이 밝은 영화지만 한달간 등급보류판정을 받은 아픔이 있다. 지난 5월26일 개봉예정됐다가 계속 밀린 것은 그 때문이다. 관람연령 등급을 결정하는 영상물등급위원회는 극중 남녀주인공이 해변에서 대마초를 피우는 장면 등을 마약홍보라 판단하고 뒤늦게 제동을 건것.부랴부랴 수입사 제이넷 이미지는 문제의 장면을 포함한 1분 가량을 자진삭제해 재심을 신청했다.심의결과는 오는 18일 나올 예정.이쯤되자 극장가는또한번 심의잣대를 놓고 입방아다.영화평론가 김시무씨는 “끝내 마약을 불태우기까지 하는 영화가 등급보류받는 건 아이러니”라면서 “계속 반복될 민감한 문제인 만큼 체계적인 심의기준이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