찾아보고 싶은 뉴스가 있다면, 검색
검색
최근검색어
  • 상상력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스카이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콧수염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타이틀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 카타르
    2026-08-13
    검색기록 지우기
저장된 검색어가 없습니다.
검색어 저장 기능이 꺼져 있습니다.
검색어 저장 끄기
전체삭제
6,352
  • 해태·용에 도깨비방망이 꼬리

    해태·용에 도깨비방망이 꼬리

    조각의 얼굴은 조각가를 닮는다고 한다. 이쾌대의 군상에서 나오는 얼굴 중 다수가 이쾌대 얼굴인 것처럼 말이다. 서울 신사동 청작화랑이 제5회 청작미술상 수상자로 선정한 조각가 김성복(45) 성신여대 교수의 작품이 그렇다. 김 작가는 수상 기념으로 17~29일 청작화랑에서 개인전을 여는데, 신화 속의 동물인 해태나 용 등의 형상에 자신의 상상력을 더해 만든 ‘신화’ 연작이 꼭 그의 얼굴을 닮았다. 둥글고 넉넉해 보이면서 친근하기까지 한 것이 작가의 얼굴과 정말 닮았다. 얼핏 보면 익살스럽고 능글맞은 면도 살아 있다. 이 동물상들은 도깨비 방망이 같은 꼬리를 가지고 있는데 김 작가는 “꼬리를 유난히 강조한 것은 남성적인 힘 등을 강조하기 위해서”라고 설명한다. ‘바람이 불어도 가야 한다’ 연작에서 나오는 인물상은 거침없는 걸음걸이와 품새가 특징인데 “사찰의 금강역사상에서 착안했다.”고 김 작가는 설명했다. 원로 조각가 전뢰진(80)의 제자인 김성복은 돌을 쪼는 맛을 좋아해 대형 작품은 대부분 돌로 작업하고, 소품은 애호가를 위해 브론즈로 뜬다. 이번 개인전은 ‘신화’ 연작을 중심으로 돌 조각과 브론즈 조각 15점으로 꾸며진다. (02)549-3112.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발언대] 도심 흉물로 전락한 고가차도/김기래 서울 중구의회 부의장

    [발언대] 도심 흉물로 전락한 고가차도/김기래 서울 중구의회 부의장

    서울시의 청계천 복원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상상력이 만들어 낸 걸작 중 하나다. 청계고가차도의 철거와 공사로 일어날 교통체증을 우려했다면 손도 못 댔을 일이다. 국가산업 발전기에 교통의 효율성만을 중시했던 ‘고가차도 패러다임’은 청계고가가 철거되면서 깨졌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것이다. 도시 공간과 조망, 삶의 질을 중요시하는 요즘에 효율이란 이름으로 주민들에게 강요하는 부당한 요구는 반드시 없어져야 할 규제일 수 있다. 청계천 복원 이후 일대의 미세먼지와 이산화질소 등 수치가 대폭 감소한 것이 사실이다. 고가차도가 철거됐는데도 차량 통행이 오히려 줄었고 칙칙하고 어둡기만 하던 공간이 활기차고 밝은 공간으로 되살아났다. 고가차도는 미관을 해칠 뿐만 아니라 주변 생활환경 자체도 나빠지게 한다는 게 더 큰 문제다. 도심 고가차도의 하부지역은 슬럼화되는 경향이 있다. 중구 광희고가차도는 철거 후에 뻥 뚫린 도로를 달리는 차량들로 오히려 더 원활한 소통을 보이고 있다. 대한민국 수도 서울의 중심인 중구에는 고가차도 2개가 더 있다. 서울역을 지나 관광특구인 남대문시장과 명동을 이어주는 회현고가와 장충동과 강남권을 연결해 주는 약수고가다. 하지만 제 기능을 상실한 지역의 흉물로 철거를 희망하는 주민들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준공된 지 30년이 넘은 회현고가는 더 심각한 상황이다. 국내·외 관광객이 가장 먼저 떠올리는 명소이자 쇼핑 공간인 남대문시장과 명동의 한가운데 위치해 흉물스러울 뿐만 아니라 지역 상권 퇴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꼽힌다. 오세훈 서울시장은 “센트럴 파크가 뉴욕의 자부심이듯 남산이 서울의 자부심이 되도록 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서울시의 포부대로 남산을 센트럴 파크처럼 멋스러운 자연공원으로 꾸미기 위해서는 그 초입을 가로막는 애물단지인 회현고가 철거와 함께 시작하기를 희망한다. 김기래 서울 중구의회 부의장
  • 서툰 사랑 섬세한 사랑

    서툰 사랑 섬세한 사랑

    “내 빛의 사서함을 열자/붉고 노란 웃음소리가 쏟아져 나왔다./웃음소리를 만지자/수련이 쑥쑥 솟아오른다./고통만 들이닥치는 것이/인생이 아니라는 듯.(시인의 말 중에서)” 시인 박라연(58)이 여섯 번째 시집 ‘빛의 사서함’(문학과 지성사)을 냈다. ‘우주 돌아가셨다’ 이후 3년 만이다. 등단 19년째인 시인은 섬세한 사랑의 눈길로 대상들을 노래한다. 하지만 그녀의 사랑은 여전히 서투르다. 해설을 붙인 문학평론가 오생근도 “그녀의 슬픔은 사랑의 감정이 많은 사람이 사랑의 문법에 서툴러 겪는 슬픔”이라고 했다. 그래선지 자주 눈물을 보인다. ‘대왕호랑나비 한 마리 날아와 비쩍 마른 채송화의 등을 어루만’(Love)져도 눈물이 겨워, ‘헐값의 눈물들을 쌓아둘 곳간 궁리’(낡아빠진 농사)를 해야 할 정도다. 하지만 만약 시인이 사랑에 익숙했다면 이런 섬세함을 보여 줄 수 없었을 것이다. “온갖 풍화를 받아들여 돌처럼/단단해진 몸을 손톱으로 파본다/ 빛이 뭉클, 만져졌다.”(고사목 마을) 오래 잊혀 생명이 없는 돌처럼 변한 죽은 나무에서도 시인은 끝내 뭉클한 빛을 찾아 내고야 만다. 서투른 사랑이기에 꾸준할 수 있고, 그러기에 결국은 죽음에서 생명의 빛을 찾는 일도 가능하다. 또 그 사랑 일방적인 것만도 아니다. 시인은 손가락에 앉은 잠자리를 두고 “기댐과 돌봄 사이에 행여 금이 갈까 두려워 온몸에 쥐가 나도록”(손가락 의자) 가만히 다독여 준다. 그러자 또 다른 손가락에 잠자리 한 마리가 날아 들어 서투른 사랑에 화답한다. 잠자리뿐 아니다. 목단에서부터 수련, 나팔꽃, 해바라기, 코스모스 등 시집 곳곳에 등장하는 꽃들도 모두 시인은 섬세한 사랑으로 보듬는다. “놀라서 뒷걸음치다 바닷물에 비친 제 모습을” 보니 코스모스가 돼 있기도 하고(코스모스 세례), “수십만 송이의 해바라기를 내려다 보다가 수십만 송이의 해바라기가 되고 있는 나와 마주”치기(해바라기 63)도 한다. 시인은 서투른 사랑으로 끝내 대상들과 하나되는 경지에까지 이른다. 오생근은 이번 시집에서 시인이 “슬픔의 눈물이 행복의 눈물로 변화하는 과정에 있다.”면서 “그 어느 때보다 풍부하고 활달한 상상력의 경지를 보여 준다.”고 설명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재조명 받는 ‘문학적 상상’

    재조명 받는 ‘문학적 상상’

    이해조는 1908년 제국신문에 ‘쌍옥적(雙玉笛)’을 발표하며 ‘정탐소설(偵探小說)’이란 이름을 붙였다. 한국에서 추리소설이 처음 등장하는 순간이었다. 하지만 지난해 100돌이 된 한국추리소설의 현실은 서글프다. 여전히 ‘방계의 문학’ 취급을 받는다. 하지만 무시할 수 없는 힘이 있다. 바로 꾸준한 대중적 인기다. 탄생 100년이 넘어서야 한국 추리소설의 원류를 찾고자 하는 움직임들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김내성(1909-1957)이 그 중심에 서있다. 한국 최초의 추리소설은 이해조가 썼지만, 두말할 것 없이 한국 최초의 본격 추리소설가는 김내성이다. ●1930~70년대 독보적 추리작가 장르문학 전문 계간지 ‘판타스틱’은 봄호에서 김내성 특집을 마련했다. 그의 초기 대표작은 물론, 김내성에 대한 에세이와 연보, 사진자료도 함께 실었다. 김내성은 1930년대부터 죽은 뒤인 1970년대까지도 한국문단에서 독보적인 추리작가였다. 일본 와세다 대학 유학 시절인 1935년 일본 추리소설 잡지 ‘프로필’에 단편 ‘타원형의 거울’, ‘탐정소설가의 살인’이, ‘모던 일본’에 ‘연문기담’ 등이 잇달아 당선되며 화제가 됐다. 판타스틱은 이 데뷔작 3편을 처음으로 한꺼번에 번역해 실었다. 문학적 상상력으로 미궁에 빠진 살인 사건을 풀어 간다는 설정의 ‘타원형의 얼굴’은 70여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신선한 반전과 흥미를 전한다. 특히 ‘탐정소설가의 살인’에서는 이후 김내성의 필명이자 대표작 속에서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탐정 유불란(劉不亂)의 탄생을 목격할 수 있다. ‘연문기담’은 1950년 이후 대중소설작가로도 사랑받았던 김내성의 ‘끼’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그럼에도 지금껏 학계에서는 김내성을 외면했고, 문단에서도 논외로 취급했다. 최근에서야 몇몇 학자나 출판계를 중심으로 그를 재조명하려는 움직임이 감지되고 있다. 김내성을 연구하고 있는 박진영 연세대 박사과정 연구원은 판타스틱에 김내성 연보와 작품목록을 정리해 실었다. 그는 “지금껏 김내성 연구는 대표작 ‘마인’ 정도에만 국한돼 있다.”면서 “대중을 문학으로 끌어 들인 그의 힘을 인정하고 본격적 연구를 펼쳐야 한다.”고 주장했다. ●문단·학계, 탄생 100주년 집중조명 오는 5월 한국작가회의와 대산문화재단이 공동 개최하는 ‘탄생100주년 문학인 기념문학제’에서도 김내성을 다룬다. 탄생 100주년 맞은 시인 신석초, 소설가 박태원, 평론가 김환태 등과 함께 한국 추리소설의 비조로서 김내성을 집중 조명한다. 조성면 인하대 교수가 ‘김내성과 장르문학’이라는 주제의 논문도 발표할 예정이다. 한편 지난 1월에는 김내성의 ‘진주탑’이 재출간됐다. 프랑스 소설가 알렉상드르 뒤마 ‘몽테크리스토백작’을 번안한 ‘진주탑’은 한국전쟁 중에도 쇄를 거듭할 만큼 인기가 있었다. 강병철기자 bckang@seoul.co.kr
  • [문화마당] 전통문화 교육 제자리 찾으려면/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문화마당] 전통문화 교육 제자리 찾으려면/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21세기는 불모지를 삶의 터전으로 바꾸는 유목민처럼 창의력을 발휘하고 변화하는 자만이 살아남을 수 있다(자크 아탈리). 2020년이면 정보의 시대는 끝나고 지식 이상의 가치와 목표를 중시하는 영감의 시대가 올 것이다(윌리엄 할랄). 이러한 사회에서 생존하기 위해서는 개척자적 입장에서 상상력, 이미지, 창의성, 문화, 예술 등에 초점을 맞추어 인재를 양성하여야 한다(짐 데이터). 급격한 세계화는 문화산업을 둘러싼 국가간 경쟁을 한층 심화시키고, 거대 문화자본과 토착 문화산업 자본 간의 갈등을 심화시키고 있다. 또한 정보통신기술의 발전은 인터넷 이용과 인터넷 커뮤니티의 보편화를 초래하여 쌍방향 의사소통을 활성화시키면서 문화수요자의 적극 참여를 확대시키고, 문화수요자의 취향을 과거와 달리 고급화·세분화시키고 있다. 이러한 사회적 환경 및 삶의 양식 변화에 제대로 적응할 수 있는 문화교육이 절실히 요구된다. 우리 헌법은 모든 국민이 균등하게 교육 받을 권리를 선언하고 있다. 그러나 교육을 관장하는 정부부처와 문화를 지원·육성하는 정부부처가 분리·운영됨에 따라 새로운 문화수요에 요구되는 교육과정이 정규교육과정에 반영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더 나아가 문화를 관장하는 정부부서가 교육·양성한 문화전문인력들은 현행 교육체계 하에서 정규교육에의 참여가 원천적으로 제한되는 현상도 보이고 있다. 특히 우리의 삶과 문화산업의 바탕을 이루는 전통문화교육은 더욱 그러하다. 전통문화는 전통사회의 문화가 아니라 과거와 현재·미래를 연결하는 문화자산이며, 현대와 미래사회의 새로운 문화창조를 풍요롭게 하는 바탕이 된다. 그러나 전통문화교육은 종래 전통기능·전통원형의 전승을 중시한다는 관점에서 장인의 도제방식에 의한 소수의 전승교육이 강조되어 초·중등교육과정에서 제대로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다. 더 나아가 고등교육과정에서도 각종 학교의 형태로 운영됨에 따라 일반학문의 영역과 달리 대학원 과정의 개설이 불가능하여 우리 전통문화의 학문적 체계화와 상상력·창의력을 갖춘 고도화된 미래형 전문인력의 양성에 걸림돌이 되고 있다. 자국의 전통문화를 존중하는 프랑스에서는 1964년 음악관련 정부부처간 혼합위원회를 만들어 문화분야의 발전을 위한 교육부와 문화부의 협력이 시작되었다. 1977년에는 교육부 주도하에 학교교육 문화활동담당관실이 창설되어 학생들이 문화예술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 개발이 장려되었고, 1980년대에는 학교교육 내에서 문화활동 양성가들과의 협력관계가 강화되어 문화교육이 다양한 교과목으로 편성되었다. 또한 1988년 당시 교육부장관이었던 리오넬 조스팽이 피에르 바크 교수에게 ‘모든 사람들을 위한 문화예술’에 대한 보고서를 작성하게 한 이래로 교육과 문화를 연계하는 프로젝트의 추진이 활성화되었다. 더 나아가 2005년에는 문화부장관과 교육부장관이 문화교육정책에 대한 공동성명을 발표하는 등 두 부처의 끊임없는 협력관계 강화는 정규교육체계에서 전통문화교육이 제자리를 찾는데 커다란 기여를 하였다. 이제 우리나라도 정규교육체계의 외곽지대에 놓여 있는 전통문화교육의 발전을 위하여 교육과학기술부와 문화재청(문화체육관광부)이 함께 노력해야 할 시점이다. 정규교육과정 중 초·중등교육현장에서는 전통문화전문인이 직접 교육할 수 있도록 하고, 고등교육현장에는 전통문화의 학문적 체계화와 고도화된 전문인 양성을 위한 대학원과정의 개설이 허용되도록 제도적 장치가 마련되어야 한다. 지금까지 고등교육법에 남아 있는 낡은 각종학교제도는 조속히 폐지하고, 전통문화교육 진흥을 위한 특별법 제정을 기대한다. 김창규 한국전통문화학교 문화재 관리학과 교수
  • 통섭시대 미래대학의 모습은?

    통섭시대 미래대학의 모습은?

    ‘통섭’이란 용어가 대중적으로 회자된 건 2005년 미국의 사회생물학자 에드워드 윌슨의 저서 ‘통섭, 지식의 대통합’이 국내에 번역 출간되면서부터다. 이전까지 인문학과 과학, 정치, 경제, 예술 등 다양한 영역에서 통합, 복합, 융합이란 이름으로 교류하던 학제간 연구는 ‘통섭’ 개념의 등장으로 좀더 구체화되고 본격화됐다. 더불어 미래의 학문인 융합학문이 어떻게 발전하고, 이에 발맞춰 대학이 어떻게 변화할 것인지에 대한 학계의 논의도 활발해졌다. 2007년 3월 김광웅 전 서울대 행정대학원장의 주도로 발족한 ‘미래학문과 대학을 위한 범대학 콜로키엄’이 그간의 연구 성과를 정리한 ‘우리는 미래에 무엇을 공부할 것인가’(생각의나무 펴냄)를 내놨다. 융합학문이 보편화되는 시기에 무엇을 공부하고, 어떻게 가르칠 것인가에 대한 석학들의 제언이다. 김광웅 서울대 명예교수를 비롯해 12명이 필진으로 참여했다. 오세정 서울대 교수는 현재 대학의 형태와 학제의 미래에 대해 다양한 관점과 사례를 제시한다. 그는 전체적으로 대학의 양극화가 진행돼 세계적으로 소수의 명문 엘리트 연구중심 대학들은 앞으로도 번창하겠지만 그 수준에 못 미치는 대다수 대학은 인터넷 강의를 이용한 직업교육에 중점을 두는 대중대학으로 바뀔 것이라고 예측한다. 또 현재의 전통적인 학문 분야에 기초한 학과(학부)체제가 유지되는 곳이 있는가 하면 완전히 새로운 범학문적인 융합연구 또는 교육을 하는 조직이 번성하는 대학도 생길 것으로 예상했다. 유영만 한양대 교수는 미래 융합대학의 교수 방법으로 참여와 대화를 지향하는 ‘Teaching 2.0’을 제안한다. 전공분야에 대한 지식을 배타적으로 전달하는 데 목적을 두지 않고, 학습자가 창조적 상상력을 발휘해 새로운 지식을 창조하는 과정으로 유도하는 것이 융합대학이 지향해야 할 교수법의 핵심이란 주장이다. 그렇다면 창조적 교육을 위한 미래 대학 캠퍼스는 어떤 모습일까. 올해 개교하는 핀란드의 알토 대학교는 기존 헬싱키 공과대학교와 헬싱키 경영대학교, 헬싱키 디자인예술대학교를 합병했다. 미래사회의 핵심 이슈인 지속가능한 가치와 에너지 문제를 다학제적 접근으로 탐구하기 위한 시스템이다. 이순종 서울대 교수는 “디자인과 경영과 공학이 모여 각 학문의 앎을 미래의 지속가능한 삶으로 만들어 가기 위해 노력하는 미래 대학의 비전을 엿볼 수 있다.”고 평가했다. 이순녀기자 coral@seoul.co.kr
  • [대학총장 초대석] 조인원 경희대 총장

    [대학총장 초대석] 조인원 경희대 총장

    서울 지하철 1호선 회기역에서 내려 버스로 10여분을 가면 경희대가 나온다.‘문화세계의 창조’라는 교시탑, 본관 그리고 평화의 전당 등 하얀 색의 웅한 석조건물들을 보노라면 지식과 진리탐구의 터라는 느낌이 절로 든다. 학문을 통한 인류발전에 관심이 많은 조인원 경희대 총장으로부터 대학발전 방안에 대해 들어봤다. 조 총장은 1977년 이 대학 정치외교학과를 졸업하고 미국 펜실베이니아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정치학자다. →대학문화의 새 패러다임 창조를 강조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총장님이 보시는 우리나라 대학 문화는 어떠하며 창조하겠다는 패러다임은 어떤 것인지요. -우리 대학들을 보면 대학 본연의 역할을 못하고 있습니다. 어렵게 공부해 대학에 입학하고 나면 ‘이젠 좀 쉬자.’며 놀다가 졸업을 앞두고는 취직준비에 매달리느라 제대로 된 교육이 안 되고 있습니다. 대학에서는 세계 문제에 대한 인식을 공유해야 합니다. 그러러면 학생들이 사람을 이해하는 게 가장 중요합니다. CEO 인문학 강좌가 인기 있는 이유가 뭐냐 하면 사람을 이해하고 인문학적 상상력을 키워야 하기 때문입니다. 단순히 경영학적 지식만 가지고는 한계가 있다는 것이죠. 경희대는 설립정신이 ‘문화세계 창조’입니다. 이는 사람 중심의 민주사회 구현에 있습니다. 대학이 문화인, 세계인을 양성하는 곳이 됐으면 좋겠습니다. 사람이 중심이 되는 문명세계, 공동체로 어우러지는 사회, 특히 교양과정에서 이를 강조합니다. 교양학부에서 넓은 세상을 볼 수 있게 우주에 대한 이해, 생명에 대한 이해, 공동체에 대한 이해, 규범과 윤리의 문제를 두루 접했으면 좋겠습니다. 이를 위해 우리 경희대는 학제간 교육을 많이 합니다. 학문과 학문이 서로 교류하고 학문과 사회가 소통할 때 인간과 학문의 편협함을 극복할 수 있지 않겠습니까. →인간을 이해하기 위해 신입생들에게 권하고 싶은 책이 있는지요. -고전이 중요합니다. 애덤 스미스, 칼 마르크스, 마키아벨리, 니체 등 다양한 고전을 읽어야 합니다. 그래야 세상을 보는 시각이 다양해집니다. →올해 개교 60주년인데 어떤 계획을 갖고 있는지요. -단과대학이 역동성을 가져야 대학이 발전합니다. 그래서 지난해 시범운영을 거쳐 올해부터는 모든 단과대학별 자율운영 체제를 도입합니다. 인사·예산권을 단과대학에서 갖습니다. 본부는 심의만 합니다. 물론 순수 학문 하는 곳은 대학본부에서 예산을 지원합니다. 시대가 변해도 ‘문사철’은 필요하니까요. 공간측면에서 보면 서울캠퍼스는 대운동장과 노천극장 일대를 중심으로 한의학, 의학, 치의학, 약학 등 의학계열과 생명, 의료 등 첨단 기술이 결합된 의생명과학 단지로 조성됩니다. 국제캠퍼스는 연구단지, 산학협력관이 들어서는 연구복합단지와 유엔 평화공원, 국제 NGO센터 등으로 구성되는 국제문화교류단지, 종합체육관 등으로 공간이 조정됩니다. →올해(2010학년도) 대입 전형은 어떤 방향으로 잡고 있는지요? -올 대입전형은 모집시기별 전형요소를 단순화해 수시1차 일반전형은 계열별 논술고사 중심으로, 특별전형은 서류와 면접 중심으로, 수시2차는 학생부 중심으로, 정시모집은 수능 중심으로 각각 선발합니다. 특히 논술고사에서 계열별 출제방식은 유지하되, 학생이 지원하는 대학에 따라 지문의 배점을 달리해서 각 대학이 요구하는 학생의 소양을 측정합니다. 사회과학부에 지원하든 영어학부에 지원하든 논술고사 지문별 배점이 같았던 것을 학문영역에 따라 가중치를 둔다는 것입니다. 이와 함께 잠재력 있는 학생선발을 위해 서류와 면접 등 정성적 평가 요소를 활용한 입학사정관제 전형을 확대합니다. 즉 전년도에 네오르네상스 전형(20명)과 사회배려대상자 전형(96명)으로 116명을 선발했으나, 올해는 네오르네상스 전형은 100명으로 늘리고 사회배려대상자 전형(96명)에다 기존에 있던 국제화 전형을 입학사정관제 전형으로 돌려 150명을 선발하고 과학인재특기자 전형을 신설해 19명을 선발하는 등 모두 4개 전형에서 365명을 선발하게 됩니다. 앞으로 대입자율화가 보장된다면 일반전형으로는 수월성이 높은 학생을 선발하고, 특별전형으로는 창의성이 높은 학생을 발굴할 것입니다. 다시 말하면 모집단위별 학생상을 설정하고 대입전형에서 모집단위별 특성화를 강화할 것입니다. 예를 들자면 수시 논술고사에서 계열별 출제방식에서 계열별 세분화(어문학, 사회, 상경, 예체능, 공학, 자연과학) 출제방식으로 전환할 것입니다. →경희대 하면 한의대를 떠올리는 수험생들이 많은 것 같습니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한 대학 구상이 있는지요. -우리 대학은 한의대를 포함하여 의대, 치대, 약대, 간호대를 모두 갖춘 국내 유일의 의과학 종합대학입니다. 우수 인재 유치를 위해 학생 선발과 입학 후 관리 두 가지 관점에서 노력하고 있습니다. 학생 선발에 있어서는 단기적이고 수동적인 학생 선발이 아니라 장기적이고 능동적인 학생 유치로 전환합니다. 이를 위해 올해부터 ‘예비 네오르네상스 추천시스템’을 개설합니다. 우리 대학 인재상에 맞는 고1·2 학생을 교사나 학부모, 본인으로부터 추천받고 성장과정을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는 것입니다. 이들 가운데 가정형편이 어려운 학생에게는 장학금을 지원하고 나중에 경희대에 입학시켜 그 잠재력을 키워 오바마 대통령 같은 인재로 만들 것입니다. 현재 정식 입학사정관 2명과 계약직 4명에 교수로 구성된 비상임입학사정관 12명이 있어 인력은 충분합니다. 입학 후에도 잠재능력을 키우기 위해 ‘복수학위제도’와 ‘교환학생제도’는 물론 ‘Global Collaborative Summer School’을 3년째 미국의 펜실베이니아 대학 등과 공동 운영 중입니다. 또 네오 르네상스 장학제도를 통해 유엔에서 학부생 30여명이 한 학기동안 인턴십을 갖는 ‘UN 및 국제NGO 인턴십’도 지난해부터 운영하고 있습니다. →월드시빅포럼(World Civic Forum)을 준비 중인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어떤 행사인가요. -평화 인류복지 기후변화 등의 현안에 대한 지구적 차원의 대화와 대안을 모색하자는 취지로 준비하게 됐습니다. 이 포럼은 유엔과 경희대학이 세계 최초로 함께 주최하는 국제포럼입니다. 5월5일부터 8일까지 서울 코엑스에서 ‘우리들의 아름다운 지구행성을 위해서’라는 타이틀로 열리게 됩니다. 박현갑기자 eagleduo@seoul.co.kr
  • ‘자명고’ 북이 아닌 공주였다 … 참신·발칙한 상상

    ‘자명고’ 북이 아닌 공주였다 … 참신·발칙한 상상

    최근 정조가 직접 쓴 비밀 편지가 공개됐다. 일반적으로 알려진 것과는 달리 권모술수에 능한 모습도 찾아볼 수 있었다. 독살설이 맞는지에 대해서도 논란이 일었다. 지난 1월에는 전북 익산 미륵사지의 서탑에서 금판에 새긴 명문이 나오는 바람에 서동요의 러브스토리에 대한 믿음도 잠시나마 흔들렸다. 백제 무왕과 그의 왕비이자 신라 진평왕의 딸인 선화공주가 절을 중건한 것으로 알려져 있었으나, 명문에는 무왕의 왕후는 백제 최고의 관직이었던 좌평의 딸이라고 기록됐던 것이다. ●자명고는 사람이었다? ‘자명고 설화’를 다룬 대하사극이 SBS에서 10일 시작된다. 50부작으로 예정된 ‘왕녀 자명고’(극본 정성희, 연출 이명우)다. 우리나라 최초 TV 사극이었던 ‘국토만리’(1964년)도 우리나라에서 전승되는 가장 아름다운 비극 멜로라는 이 설화를 소재로 했다. 하지만 ‘왕녀 자명고’는 이를 지금까지와는 다른 시각으로 그려낸다. 고구려 대무신왕의 아들인 호동왕자를 사랑하게 된 낙랑국의 낙랑공주가 적이 침입하면 저절로 소리를 내는 나라의 보물 자명고를 찢고 결국, 고구려는 낙랑국을 정복한다는 게 우리에게 친숙한 내용. 그러나 ‘왕녀 자명고’는 자명고가 북이 아니라 나라를 구하려고 했던 공주였다는 설정에서 출발한다. 낙랑공주의 배다른 자매인 자명공주가 구국의 영웅이다. 또 호동왕자와 삼각 관계를 이루기도 한다. 정성희 작가는 “언젠가 자명고가 하늘에서 내려온 신물이 아니라 실은 사람이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던 게 단초가 됐다.”면서 “설화에 나오는 상징 체계를 어떻게 풀어 나가는 게 좋은지 접근해 보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실제로 자명고가 봉화 등으로 적의 출현을 빠르게 알리는 경보 시스템이라거나 첩보원 같은 스파이 시스템, 점쟁이였을 것으로 추론하는 논문이나 서적들도 있다. 정 작가는 여기에 덧붙여 아직도 그 실체가 무엇이었는지 이론이 있는 낙랑국을 조명하려고 한다. 그는 “사료에 따르면 인구 30만명의 낙랑은 18만명의 고구려에 견줘 그 영토도 비옥했다.”면서 “인구나 물자로 치면 질 수 없었던 전쟁에서 낙랑은 졌고, 그 이유가 궁금했다.”고 말한다. 최근 고구려 열풍이 불었고, 승자 입장에서 바라본 고구려 이야기가 쏟아졌지만 패자 입장의 낙랑을 조명한 것도 의미 있는 작업이라는 설명이다. 정 작가는 고구려사를 전공한 역사학자와 함께 6개월 동안 토의하고 검증하며 빙산의 일각이나마 낙랑에 가까이 다가가고자 했다. ‘왕녀 자명고’는 우리의 전통 무술도 되살리려고 하는 한편, ‘와호장룡’에서 보듯 무협 영화적인 요소도 곁들여 극적 재미를 높인다. 정려원이 타이틀롤을, 박민영이 낙랑공주 역을 맡았다. 호동왕자는 정경호가 연기한다. 특히 대무신왕으로는 문성근이 나와 눈길을 끈다. 모두 사극은 처음이라 시청자들에게 낯설음과 신선함을 동시에 전달할 것으로 보인다. ●다른 시선의 사극 봇물 올해 안방극장에 선보이고 있는 또 다른 시선의 사극은 ‘왕녀 자명고’ 뿐만이 아니다. 우선 KBS가 1월부터 방송하고 있는 ‘천추태후’가 있다. 고려 시대 천추태후는 성종이 숨진 뒤 나이 어린 목종이 즉위하자 섭정을 펼쳤고, 불륜 상대인 김치양과 사이에서 낳은 아들을 왕으로 만들려다가 유배되어 생을 마감한 인물이다. 그를 권력욕의 화신으로 바라보는 게 정설이지만 고려의 주체성을 확립하려 했고, 거란으로부터 고려를 구한 여걸이라는 가설에서 모티프를 따왔다. 오는 5월 시작 예정인 MBC ‘선덕여왕’에서는 신라의 ‘팜프파탈’ 미실이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공주와 함께 극을 이끌어간다. 지금도 진위 여부 논란이 끊이지 않고 있는 ‘화랑세기’ 필사본에서 그 존재를 알린 미실은 신분과 여성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노력했던 인물로 그려질 예정이다. 이런 형태의 사극이 역사 왜곡의 줄타기를 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그러나 정 작가는 “역사를 볼 때 진정한 의미에서 사실이 있을까. 기록이 있을 뿐이고 그 기록도 다 믿을 수 있는지 궁금하다.”면서 “우리가 알고 있는 역사는 큰 바다에 놓여진 몇 개의 징검다리 같은 것이라고 본다. 빈공간을 상상력으로 메워야 하는 사극은 리얼리티를 살리는 것도 중요하지만 무엇을 말하려 하는가가 더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와 관련, 임동주 서울대 초빙교수는 “요즘 여성 주인공을 전면에 내세운 사극들이 나오고 있어 참신하다는 생각이 든다.”면서 “하지만 영향력이 강한 지상파에서 내보내는 역사 드라마는 되도록이면 역사적인 사실에 기초를 두며 오해의 소지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유키 구라모토 “내 음악은 다양한 초콜릿”

    유키 구라모토 “내 음악은 다양한 초콜릿”

    뉴에이지 피아니스트 유키 구라모토(일본)가 본인의 음악을 ‘초콜릿’이라고 표현하는 것과 관련해 솔직한 생각을 밝혔다. 유키 구라모토는 9일 오후 서울 소공동 롯데호텔에서 진행된 ‘화이트데이 콘서트 전국투어Romance-당신을 사랑합니다’의 기자간담회에서 지난 7일,8일에 있었던 공연의 소감을 묻자 “그건 공연에 왔던 관객분들에게 소감을 묻는 게 맞는 거 같다.(웃음) 저는 공연하면서 편곡과 연주에 집중하고 있어 주위의 반응에는 신경 쓸 겨를이 없었다.”고 답했다. 유키 구라모토는 한국의 매력을 묻는 질문에 “매력이라고 설명하기 보다 저의 음악을 듣고 인정해주신 분들이라 대단히 감사하단 말씀을 전하고 싶다.”며 “한국의 젊은 층이 저의 음악을 좋아한다고 생각한다. 한국에서는 제 음악이 ‘뉴에이지’ 장르라고 언급되고 있는 걸로 알고 있지만 저 자신은 그런 음악 분류에 대해서는 신경 쓰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한국팬들이 많은 이유에 대해 유키 구라모토는 “제 음악에 상상력이 부족하다는 얘기를 듣고 있다. 맞는 말이라고 생각하지만 나름의 노력을 하고 있다.”며 “한국에서 인기 있을 것 같은 곡들을 위주로 음반을 내고 있다. 여러 가지 시도한 음반을 내고 싶지만 많이 팔리지 않기 때문이다.(웃음) 제 음악은 클래식에 기반을 두고 친숙하고 알기 쉬운 선율의 음악이라 한국 분들이 좋아해주시는 것 같다.”고 솔직하게 답변했다. ‘화이트데이 콘서트’라는 제목의 공연인만큼 특별한 이벤트가 있냐는 질문에는 “특별히 달콤한 걸 준비하진 않았다. 많은 분들이 제 음악을 초콜릿으로 예를 많이 든다. 초콜릿도 여러 가지 맛과 모양이 있다. 단지 달콤한 맛 뿐 아니라 그 안에 숨은 맛도 있고 새로운 맛도 있다.”며 “나는 고급스러운 초콜릿을 비싸지 않게 만들 수 있다는 생각으로 음악을 만들고 있다. 나의 음악은 초콜릿같이 달콤한 음악을 좋아하는 사람들 취향에 맞다고 생각한다.”며 환하게 웃었다. 유키 구라모토는 1999년 예술의 전당에서 열린 첫 콘서트를 전석 매진시키며 한국 데뷔를 성공적으로 자리매김했다. 매 공연마다 매진을 기록하며 한국에 뉴에이지 붐을 일으킨 주인공이다. 1996년 첫 피아노 솔로앨범 ‘Lake Misty Blue’를 발표한 유키 구라모토는 데뷔 직후 평론가들의 극찬을 받았다. 이후 유키 구라모토는 드라마와 영화 음악에도 참여하며 대중적으로 큰 사랑을 받았다. 올해로 한국 데뷔 10주년을 맞아 기념 전국 투어를 진행하는 유키 구라모토는 지난 7일 대구시민회관을 시작으로 8일 마산 3.15아트센터, 13일 노원문화예술회관, 14일 예술의 전탕 콘서트홀, 17일 의정부 예술의 전당으로 이어질 예정이다. 서울신문NTN 김예나 기자 yeah@seoulntn.com / 사진=조민우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SPECIAL 독자수필] 음악편지

    [SPECIAL 독자수필] 음악편지

    쿵쿵딱딱 쿵쿵쿵 도도레도 파미~ ♪♬ “아니, 박자가 틀렸잖아. 다시!” 트로트나 뽕짝에 간드러지는 코러스를 센스 있게 넣는 내 실력으로 편곡한 생일축하 노래. 4분의 3박자, 겨우 여덟 마디. 간단하고 짧은 곡인데도 서로 자꾸 어긋난다. 몇 년 전 봄, 우리 삼남매와 내 친구는 세상에서 가장 감동적인 생일 축하곡을 위해 밴드를 급히 결성했다. 제법 거창하지만 실상은 이렇다. 사촌동생에게서 잽싸게 빌려온 멜로디언이 키보드. 냄비뚜껑과 밥그릇과 그 위를 미친 듯이 질주하는 젓가락이 타악기. 음정은 불안정하지만 소리 지르는 것 하나는 끝내주는 동생이 보컬. 마음 내킬 때에 추임새를 넣는 코러스, 오빠. 대학에 온다고 삼남매가 모두 상경해서, 공부를 하네, 아르바이트를 하네, 동아리를 하네, 연애를 하네, 이것저것 바쁜 일도 많아 우리는 평소 고향집에 별로 못 내려갔다. 그런데 하필 그해 엄마 생신날이 개강과 겹쳤다. 그래서 생신에 맞춰 도착할 수 있게 편지를 쓰자고 우리 남매는 의견을 모았다. 엄마에게 보내는 편지. ‘어머님 전상서’는 뭔가 비장하고 ‘사랑하는 엄마께’는 괜히 낯간지러웠다. 그냥 ‘어머니께’라고 쓰기에는 너무 밍밍했고, 그렇다고 딱히 어울리는 수식어도 떠오르지 않았다. 엄마의 심금을 울리고 감동의 도가니로 몰고 갈 편지. 자식 키운 보람이 있다고 절로 콧노래가 나올 편지. 어미 배 아프게 하고 세상에 나온 자식들이 보낼 수 있는 가장 멋진 편지. 그건 대체 무엇일까. 상상력이 빈곤하고 몸은 게으른 삼남매가 머리를 맞대고 궁리를 한 끝에 노래로 편지를 대신하자고 의견을 모았다. 카세트플레이어에 공테이프를 넣고 연주를 녹음해서 들어보기를 수차례. 불타오르던 우리의 의욕은 조악한 환경을 핑계로 그 기세가 슬그머니 수그러들었다. 아무리 들어봐도 우리의 실력은 크게 나아지는 게 없었고, 오히려 우리의 귀가 점점 익숙해져서 이 정도만 해도 어쩐지 괜찮을 것 같았다. 마지막으로 기를 모으고 열과 성을 다해 녹음한 끝에 겨우 완성한 곡. 최선을 다해 연주한 곡이라고 생각하며 들어서인지 지금까지 녹음된 것 중에 나름 훌륭했다. 특히 곡이 끝난 후 “엄마, 생신 축하해요!”라고 소리를 지른 부분은 웅장한 맛이 있었다. 이걸 우리는 편지랍시고 엄마께 부쳤다. 며칠 후 엄마께 전화를 걸었다. “엄마, 우리 음악편지 괜찮았어?” “아, 테이프? 그게 편지야? 고맙다. 그런데 아직 못 들어봤어. 잘 들어볼게.” 집에 있는 카세트플레이어가 말썽이라 엄마는 아직 음악테이프를 못 들었다고 하셨다. 어쨌든 고맙다고 하시며, 곡을 잘 들어보고 평가를 해주겠다고 했다. 그리고 전화를 끊기 직전에 한마디 덧붙였다. “근데 고맙긴 한데 다음에는 좀 현실적인 걸로 보내라.” “알았어. 다음에는 진짜 편지 쓸게.” 하고 대답하니 엄마가 툭 내뱉었다. “아니, 내 말은 그게 아니라 돈 같은 것.” 돈이면 돈이지 돈 같은 것은 또 뭔가 싶었다. 그런 식의 표현은 우리가 보낸 음악편지가 딱히 엄마 마음에 와닿지 않는다는 뜻이었다. 내용이 짧든 길든 우리들의 손글씨로 적힌 편지를 퍽 좋아하셨던 엄마다. 손으로 한 자 한 자 정성들여 쓴 편지가 아니라, 녹음한 테이프가 도착해 아무래도 섭섭하셨던 것 같았다. 그때 종이에 직접 편지를 써서 보냈다면 어땠을까. 그래도 엄마는 ‘좀 현실적인 무언가’를 언급하셨을지 모른다. 엄마는 나이를 먹으니 하루가 다르다며, 젊었을 때의 낭만을 점점 놓치는 때가 많았으니까. 몇 년이 지난 아직까지도 엄마는 우리의 음악편지를 듣지 못했다. 고장난 플레이어를 고친다 고친다 하면서 차일피일 미루다가, 사는 게 바쁘고 시간은 덧없이 흘러서 그 테이프를 어디에 뒀는지 잊어버렸다고 한다. 그렇게 불후의 명곡, 우리들의 음악편지는 사라졌다. 대신 불후의 명언, 엄마의 말이 해마다 울려 퍼진다. “애들아, 그냥 돈으로 줘.” 글 김연화 경기도 구리시 수택1동
  • [책꽂이]

    ●유, 로봇(듀나 외 지음, 황금가지 펴냄) 젊은 SF작가 10인의 작품을 모았다. 영화평론가이자 주목받는 SF작가 듀나를 비롯해 과학기술 창작문예 공모전 출신의 배명훈, 박성환, 김보영 등도 가세했다. 특별한 능력을 가졌기에 고통받는 소수들의 이야기 ‘다섯 번째 감각’, 미래 후손들이 좌지우지하는 현재의 모습을 그린 ‘미래관리부’, 외계 문명을 발견한 연구소에서 일어나는 왕따 이야기 ‘박시은 특급’ 등 기상천외 상상력이 돋보이는 작품 10편이 실렸다. SF 소설 입문서를 표방, 사전지식 없이도 읽을 수 있는 작품만 모았다. 400쪽. 1만 1000원.●헬렌 켈러 자서전(헬렌 켈러 지음, 김명신 옮김, 문예출판사 펴냄) 헬렌 켈러의 자서전과 국내 소개되지 않은 에세이를 함께 묶였다. 1부 ‘내가 살아온 이야기’는 헬렌 켈러가 대학 2학년 때 쓰기 시작한 자서전으로 신체 불편으로 말미암아 상처 받았던 학창 시절 이야기가 진솔하게 담겨 있다. 처음 국내 번역된 2부 ‘나의 낙관주의’는 헬렌 켈러의 삶의 지표였던 낙관주의를 논리적으로 분석한 중수필이다. 그녀의 낙관주의에 대한 믿음의 실체를 문학과 철학, 종교에 접목해 규명했다. 240쪽. 8000원.
  • 71세 노시인 멈춤없는 열정 보여주다

    ‘그래, 젊음 뒤로 늙음이 오지 않고/ 밝은 낙엽들이 왔다.…늙음을 제대로 맞으려면/ 제대로 착지법을 익혔어야.’(‘밝은 낙엽’) 71세의 황동규가 ‘꽃의 고요’ 이후 3년 만에 신작 시집 ‘겨울밤 0시 5분’(현대문학 펴냄)을 내놓았다. 열네 번째 시집이다. 그는 여전히 젊다. 시어(詩語)만 젊은 게 아니라 실제 삶도 젊다. 어느 겨울날 ‘사흘간 내리 마셔댄 줄 술’로 밤새 고생하다가 젊은 시절처럼 ‘다시 한 번’, ‘오른 주먹 불끈 쥐고’ 헛된 금주의 맹세를 남길 줄 안다.(‘다시 한 번’) 시에 대한 멈춤 없는 청년의 열정, 의지가 시편들 곳곳에서 포착된다. 한 걸음 떨어져 일상을 들여다보며 애정을, 연민을, 희망을 남긴다. 하지만 아무리 ‘사당동패’들과 어울려 10년 단골 지하호프 피카소나 남원집, 봉화집을 다녀도, 다도해로, 통영으로, 중국으로 쏘다녀도 감추지 못할 부분은 있다. 대한민국예술원 회원이자 등단 50년을 넘어선 시인의 삶과 세계의 관계에 대한 농익은 관조, 번뜩거리는 실존적 성찰은 하릴없이 드러난다. 자신에게서 한 걸음 떨어져 바라볼 수 있는 글은 시편마다 절로 배어 있다. ‘밤꽃 냄새’에서는 ‘아직 뭔가 더 베낄 일이 있다고 이렇게 폐허에서/ 두리번대며 사람 숨 쉬던 자취 찾아다니는 일/ 흉물스럽지 않은가?’라고 자신을 객관화하더니 시인은 한적한 임실 시골길을 운전하며 들꽃에 한눈팔다 ‘길 한가운데로 당당히 걸어오는,/ 손끝이 거의 땅에 닿도록 허리 굽었으나/ 조금도 두리번대지 않던 노인’을 치일 뻔한 상황을 맞았다. 하지만 그 노인은 ‘그가 차 바로 앞에서 걸음 멈추고/ 나를 향해 천천히 수직으로 허리를 들’며 그윽히 시선을 내려보낸다. 깊고 길고 오래된 것의 힘이다. 황동규가 경험한 빛나는, 또 다른 자아와 만남의 순간이다. 시인이자 문학평론가인 정끝별은 “그의 시는 다양한 경험과 추억력(기억에 상상력이 가미된 회상)을 근간으로 하는 시공간적인 연장 혹은 연속의 논리 속에서 서술은 유연하게 흐른다.”고 설명했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 [보고 듣고 즐기세요]

    ■ 연극·뮤지컬 ●경남 창녕군 칠곡면 8일까지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 계획에 없는 아이를 임신한 부부. 계산기를 두드려 보지만 아이 한 명 키우기에 턱없이 모자란 살림살이에 한숨만 나온다. 돈 없으면 아이도 못 낳는 대한민국의 현실을 적나라하게 꼬집는다. 김선영 이주원 등 출연. 1만 5000~2만원.(02)518-6687. ●청춘 18대1 15일까지 두산아트센터 스페이스111. 1945년 광복 한 달전, 독립운동에 목숨을 바친 청춘들의 뜨거운 열정, 혹은 무모한 객기. 극작가 한아름·연출가 서재형 콤비의 독특한 무대적 상상력이 돋보인다. 민대식 이진희 등 출연. 2만 5000원.(02)708-5111. ●아이러브유 6일~9월13일 KT&G상상아트홀. 첫 만남에서 연애, 결혼, 육아, 노년의 로맨스 등 사랑에 관한 모든 에피소드를 담았다. 4명의 배우가 60개의 배역을 쉴새없이 소화하는 모습을 지켜 보는 재미도 쏠쏠하다. 남경주 난아 등 출연.3만5000~5만원.(02)501-7888. ■ 대중음악 ●여행스케치 대학로 컴백쇼2 15일까지 평일 오후 7시55분, 토 오후 4시33분·7시55분, 일 오후 5시55분(월 쉼) 대학로 스타시티 5만원.(02)745-1575. ●조규찬 소극장 콘서트 15일까지 목·금 오후 7시30분, 토 오후 4시·7시30분, 일요일 오후 6시(월~수 쉼) 대학로 신연아트홀 5만원.(02)745-1575. ●추가열 라이브 콘서트 6~8일 금 오후 7시30분, 토·일 오후 5시 문화일보홀 4만~5만원.(031)871-5044. ■ 전시 ●김구림 개인전 3~21일 김재선갤러리. ‘음양 시리즈’ 중 소개되지 않았던 신작들과 최근 몇 년간의 드로잉 소품이 전시된다. 음양시리즈는 사실과 추상, 자연과 문명, 있음과 없음, 실제와 허상, 실제와 이미지 등 대립되는 요소들이 강하게 마찰하면서도 서로가 서로에게 의지하여 새롭게 통일된 제3의 이미지다. (02)3445-5438. ●독일의 ‘디갤러리’ 한국지점 개관전 4월 3일까지. 디 갤러리는 1979년 독일 프랑크푸르트에서 출발한 독일의 대표적 화랑. 이탈리아,미국,스페인에 이어 한국에 화랑을 열었다. 개관전으로 게르하르트 리히터,게오르그 바젤리츠,베르너 뷔트너,A.R.팽크 등 독일 현대 미술 거장들의 회화 및 조각 작품 30여 점이 전시된다.(02)3447-0049. ■ 국악·클래식 ●명창 김혜란이 걸어온 소리인생 ‘가인(歌人)’ 6~7일 국립국악원 예악당. 한국민요연구회 이사장인 김혜란 명창의 소리 인생이 고스란히 전달된다. 6일은 제자들과 함께 부르는 ‘우리 비나리’, 제자들이 들려 주는 ‘스승을 위한 노래-가인(歌人)’ 등이 이어진다. 7일에는 민요, 단소 병창, 이생강류 산조합주 등 다양한 국악 공연으로 꾸몄다. 5만~10만원. (02)926-4177. ●마티아스 괴르네 리사이틀 13일 오후 8시, 14일 오후 7시 서울 세종문화회관 세종체임버홀. 독일 가곡의 거장, 첼로처럼 노래하는 바리톤으로 평가받는 마티아스 괴르네가 선사하는 독일 연가곡의 진수. 정겨운 슈베르트, 베토벤의 가곡을 느낄 수 있는 기회. 6만~12만원. (02)399-1114~6. ●정명훈과 함께하는 로마 한인교회를 위한 자선음악회 7일 오후 7시 연세중앙교회 문화홀.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는 이탈리아 로마 한인교회를 거쳐간 성악가가 성가곡과 오페라 ‘토스카’ ‘세비야의 이발사’ 등의 주요 아리아 등을 들려 준다. 특별출연하는 정명훈은 일부 성가곡을 반주한다. 1만~2만원. (02)565-1394.
  • 가장 섹시한 페티쉬 모델 ‘톱10’…”몸매 완벽하지?”

    가장 섹시한 페티쉬 모델 ‘톱10’…”몸매 완벽하지?”

    페티쉬란 성적 환상을 불러일으키는 존재를 의미한다. 남성을 자극하는 섹시한 여성들이 이에 해당한다. 각종 성인 화보를 통해 빼어난 몸매를 자랑하는 모델들 역시 빼놓을 수 없다. 상상력을 자극하는 의상과 포즈가 페티쉬란 말에 딱 어울린다. 미국을 대표하는 남성 웹진 ‘에스크맨 닷컴’은 최근 설문조사를 벌였다. 주제는 세계에서 가장 섹시한 패티쉬 모델. 그리고 상위 10명의 순위를 발표했다. 1위부터 10위까지 오른 모델들의 몸매는 기대 이상이었다. 전 세계 남성 팬들의 마음을 사로잡기에 충분했다. ◆ 1위, 비앙카 뷰샴프 캐나다 출신 모델 비앙카 뷰샴프가 패티쉬 모델 1위에 선정됐다. 뷰삼프의 강점은 DD컵에 이르는 큰 가슴과 매혹적인 빨간 머리다. 플레이보이 등 유명 남성지를 통해 란제리와 망사 의상 등을 선보이며 그 가치를 인정받은 셈. 157cm로 키는 작지만 35DD-25-35라는 완벽한 신체 사이즈로 이마저 극복할 수 있었다. ◆ 2위, 다렌지아 유명 글래머 모델 다렌지아는 2위를 차지했다. 다렌지아는 가장 모던한 마스크의 섹시 모델로 평가 받는다. 특히 망사 스타킹과 레이스 달린 란제리가 잘 어울린다. 검은 머리와 그에 대비되는 뽀얀 피부, 빼어난 각선미와 D컵에 이르는 큰 가슴으로 남성 팬들의 마음을 녹였다. ◆ 3위, 디타 본 티즈 누드 퍼포머 디타 본 티즈는 3위에 선정됐다. 눈부시게 흰 피부와 윤기나는 검은 머리칼, 눈 밑의 점, 붉은 립스틱으로 대변되는 관능적인 이미지가 지지의 이유다. 각종 행사에서 누드 퍼포먼스를 열거나 란제리, 토플리스 등 여러 영역을 자유롭게 넘나들며 성적 환상을 극대화 시켰다. ◆ 4위, 크리스틴 돌체 미국 출신의 섹시 모델 크리스틴 돌체는 4위에 올랐다. 돌체는 하드코어 누드로 유명하다. 포즈나 의상이 거칠기 그지 없다. 때문에 인기가 높다. 이런 유명세는 개인 홈페이지에서도 나타난다. 미국 사이트 마이 스페이스에서 돌체의 개인 홈피는 방문자가 톱3 안에 들 정도다. ◆ 5위, 앙실라 틸리아 5위는 독일 모델 앙실라 틸리아다. 귀여운 외모와 환한 미소, 이에 맞지 않는 풍만한 엉덩이와 가슴이 특징인 모델이다. 가터 벨트나 망사 스타킹을 즐겨한다. 틸리아가 모델로 나서는 플레이보이지 독일판을 매번 뜨거운 반응을 일으켰다. 고급스러우면서도 부담스럽지 않은 글래머 스타라는 평가다. ◆ 6위, 애슐리 르네 미국을 대표하는 섹시 모델 애슐리 르네는 6위를 차지했다. 원숙한 외모와 완벽한 s라인 몸매가 전형적인 글래머 스타일이라는 점이 상위권으로 치고 올라온 원동력이다. 34D-25-34라는 신체 사이즈가 놀랍다. 풍만한 사이즈에도 불구 47kg밖에 나가지 않는다는 점도 눈여겨 볼 만 한 점이다. ◆ 7위, 수잔 웨이랜드 독일 출신의 모델 수잔 웨이랜드는 7위에 선정됐다. 눈부신 금발머리와 또렷한 이목구비로 바비 인형이라는 찬사를 듣는 유명인이다. 웨이랜드는 E컵의 큰 가슴을 지녔다. 어떤 포즈를 지어도 가슴이 먼저 눈에 띌 정도다. 남성들의 판타지를 자극하는 모델임에 틀림없다. ◆ 8위, 쟈스민 싱클레어 영국 모델 쟈스민 싱클레어가 8위에 올랐다. 싱클레어는 남성지 ‘주’, ‘로디드’, ‘너츠’ 등을 넘나드는 최고의 글래머 스타다. 오밀조밀한 이목구비와 큰 가슴이 특징이다. 32D-23-33이라는 완벽한 사이즈와 매혹적인 금발머리가 아름답다. 소녀같은 외모와 대비되는 몸매가 아름답다. ◆ 9위, 사라 코저 미국 리얼리티 TV스타이자 섹시 모델인 사라 코저가 9위다. 태닝된 구리빛 피부와 금발머리 탄탄한 피부가 압권이다. 주로 비키니 모델로 나서 그녀만의 매력을 한껏 드러내고 있다. 외모는 귀여운데 반해 가슴은 풍만한 것도 또 하나의 매력. 누구나 꿈꿔온 청순한 이미지다. ◆ 10위, 카타제나 영국 출신의 글래머 스타 카타제나가 마지막 10위를 차지했다. 카타제나의 특징은 완벽한 콜라병 몸매라는 사실. 34D컵의 큰 가슴과 22인치 밖에 되지 않는 잘록한 허리가 상상 속에만 존재하던 S라인이다. 풍만하고 미끈한 엉덩이와 허벅지도 빼놓을 수 없는 그녀만의 매력이다. 기사제휴/스포츠서울닷컴@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감각적인 드로잉 속으로

    감각적인 드로잉 속으로

    드로잉(drawing)은 무엇인가. 페인팅의 전단계인 밑그림일까? 아니면 그것 자체로서 그림으로서의 지위를 확보하고 있는 것일까. 드로잉 작가 김소연은 “그림보다 더 감각적이고 상상력이 발휘되는 공간이 드로잉”이라고 설명했다. 김 작가는 “드로잉과 페인팅을 나누는 행위가 다소 무의미하다.”며 드로잉 자체가 완벽한 그림으로서 충분히 평가받아야 한다고 말한 것이다. 독일 유학을 마치고 최근 열정적으로 작업을 하고 있는 그의 드로잉은 그래서 색칠까지 깔끔하고 마무리된 그 자체로서 일반적으로 말하는 페인팅(그림)이다. ●日서 기획… 韓·日 순회전 김 작가의 드로잉을 비롯해 일본, 필리핀, 인도, 파키스탄, 타이완 등 아시아 작가 16명이 참가한 ‘이모셔널 드로잉(Emotional Drawing)’ 전이 올림픽 공원 소마미술관에서 4월19일까지 열린다. 소마미술관을 운영하는 국민체육진흥공단의 창립 20주년을 기념하는 전시로, 도쿄국립근대미술관을 거쳐 소마미술관으로 온 순회전이다. 일본국제교류기금과 주한일본대사관이 후원했다. 전시회는 개최되는 지역의 국민성이 고려되기 마련이다. 원래 일본에서 기획한 전시이니 만큼 일본작가의 참여가 두드러진다. 사카가미 칭키와 이케무라 레이코, 쓰지 나오유키, 고니시 도시유키 등 네명이 참가했다. 당초 기획전시에 한국 작가는 김정욱만 참가했지만, 한국 순회전이 확정되면서 김소연, 이영빈 등 두명이 추가됐다. 예술적 표현에는 국경이 없다고 하지만, 전시장을 둘러보고 나면 작가의 개성이라는 것이 국민성과 잘 버무려져서 나타난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김정욱 작가의 작품을 보면 일본 사람들이 좋아할 만한 먹이 스며든 것 같은 커다란 검은 눈이 인상적인 여인의 초상들이다. 반면 김소연 작가의 경우 한국과 독일 문화가 이종교배된 듯한 유니크한 작품이, 이영빈 작가는 섬세한 삼베를 전자 현미경으로 확대한 뒤 그 위에 인간의 빈약한 나체를 그려낸 형식에서 한국적인 냄새가 물씬하다. 이번 전시에서도 한국인의 정서도 상당히 고려된 셈이다. ●4월19일까지… 김정욱 등 한국작가 3명 참여 특히 인도의 미투 센이 손해를 봤다. 그의 작품은 일본의 선정적인 만화의 캐릭터를 활용한 에로틱한 작품이 많았으나, 풍만한 가슴을 드러낸 반라의 만화 캐릭터를 어린이들도 관람하는 미술관에서는 곤란하다는 판단에 따라 비교적 덜 에로틱한 작품 두점만 출품됐다. 두점의 작품을 위해 일본에서 특별 주문했다는 대형 종이에 대해 생각해 볼 만하다. 소마미술관의 소마드로잉센터에서는 허윤희 작가의 ‘한 잎의 생각’전도 감상할 수 있다. 2008년에 작가 공모를 통해 선정된 작가 4인의 기획전시 중 첫번째로 3월15일까지 열린다. 길다란 막대기에 목탄을 묶어 흰 벽면에 그려낸 허 작가의 드로잉은 수묵화 같은 필력과 농담이 느껴진다. 작은 설치 작품들도 검은 먹의 거침없는 움직임이 느껴지면서 시원한 바람이 흐르는 분위기다. 대학생 포함 성인 3000원, 중고생 2000원, 어린이 1000원. (02)425-1077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전세계 넘나드는 명품 추격전, ‘인터내셔널’

    전세계 넘나드는 명품 추격전, ‘인터내셔널’

    제 59회 베를린 국제 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돼 화제를 모아온 영화 ‘인터내셔널’이 19일 용산구 용산 CGV에서 열린 시사회를 통해 드디어 공개됐다. ‘인터내셔널’은 전세계 190개국을 장악한 다국적 은행의 숨겨진 충격적 음모를 파헤치기 위한 한 남자의 끈질긴 추격을 그린 액션스릴러다. 은행이 권력을 장악하기 위해 살인은 물론 무기 암거래와 테러, 전쟁까지 일삼는 집단이라는 파격적인 설정은 경기 침체로 인해 반토막 나버린 펀드, 금융 조작사건 등 현실의 사건들과 시의적으로 맞물리면서 관객에게 큰 공감대를 형성한다. 이 영화가 더욱 충격적인 것은 작가의 상상력으로만 꾸며진 이야기가 아닌 파키스탄 BCCI 은행 스캔들을 모티브로 하고 있다는 것. 아그하 하산 아베디에 의해 설립된 BCCI 은행은 설립 직후 돈 세탁은 물론 무기거래, 용병, 국가기밀 정보수집, 테러지원 등 역사상 최대 금융범죄를 자행했었다. 특히 각국 정부의 비호를 받으며 20여 년간 지속된 BCCI은행 범죄는 지난 1991년 미국과 영국 국회의원들의 비리가 폭로 되면서 알려져 전세계를 충격으로 몰아넣은 사건이었다. 직장동료의 갑작스런 죽음에 혼란스러운 인터폴 형사 루이 실린저(클라이브 오웬 분)는 돈 세탁, 무기 거래, 테러 등 전 세계적으로 일어나고 있는 범죄가 세계 금융권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IBBC은행과 관련되어 있다는 첩보를 입수하고 맨해튼 지방 검사관 엘레노어 휘트먼(나오미 왓츠 분)과 함께 수사를 시작한다. 베를린에서 밀란, 뉴욕, 이스탄불까지 불법적인 자금의 흐름을 추적하던 실린저과 휘트먼은 IBBC 은행의 실체에 조금씩 다가서게 되고 미국정부는 물론 CIA, 러시아 범죄조직의 비호를 받으며 금융테러와 전쟁을 위해 심지어 살인까지도 서슴지 않음을 알게 된다. IBBC 은행의 실체를 파헤치기 위한 실린저와 휘트먼의 치열한 추격은 그들의 목숨까지도 위협하게 된다. 세계 각국을 누비며 다국적 은행의 숨은 실체를 파헤치기 위해 뛰어든 인터폴 형사의 목숨을 내건 숨막히는 추격은 미국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 이스탄불 등 7개국에 이르는 사상 최대 로케이션으로 120여분 동안 쉴 틈 없이 펼쳐진다. 시사회에 참석한 영화관계자는 “실제 상황이었다는 것이 섬뜩하다.”며 “액션에 새로운 장을 열게 될 작품이다. 말 그대로 ‘명품 액션 스릴러’”라고 평가했다. 거대한 다국적 은행의 블랙머니 게임의 실체를 드러낸 영화 ‘인터내셔널’은 오는 26일 일반관객들을 찾아간다. 서울신문NTN 이현경 기자 steady101@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나무로 만든 거대한 ‘동화책 집’ 화제

    거대한 동화책 모양의 지붕을 한 일명 ‘동화책 집’(Fairytale House)이 공개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외부는 물론 내부까지 모두 나무로 구성된 이 집은 세계적인 목공예가 리비오 드 마치가 심혈을 기울여 완성한 작품이다. ‘동화책’의 모습을 한 이 집은 예술가의 기발한 상상력이 담긴 유쾌한 작품이다. 지붕은 푸른색 동화책이 거꾸로 펼쳐진 모습을 하고 있으며 굴뚝은 연필이 거꾸로 꽂힌 것처럼 보인다. 집 울타리는 색연필이 세워져 있는 모습이며 대문은 안경모양을 하고 있다. 따라서 외부에서 집을 볼 때는 안경을 쓰고 책을 들여다 보는 것 같은 착각을 일으킨다. 이 집을 제작한 마치는 “내 마음속에 간직한 환상의 세계를 목공예를 통해 하나씩 이뤄가는 과정”이라고 자신의 작품세계를 설명했다. 이 목공예가는 그동안 어린이처럼 순수하고 풍부한 상상력으로 세계 유명 목공예품 여러 편을 만들어 발표했다. 특히 지난 2006년에는 고급 자동차인 페라리 F50을 나무로 재현해 이를 강에서 직접 타는 시범을 보였다. 또 목공예로 종이학을 만들어 세계의 이목을 끈 바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 @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꽃남펌박스⑧] 매회 이색 장소로 시청자 사로잡아

    [꽃남펌박스⑧] 매회 이색 장소로 시청자 사로잡아

    지난 1월 5일 첫 방송을 시작해 돌풍적인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KBS 월화미니시리즈 ‘꽃보다 남자’ F4 멤버들의 일거수일투족이 네티즌의 관심으로 떠오른 가운데 그들이 가는 장소에 대한 관심도 높아졌다. 1회와 2회에서 소개된 신화학원과 구준표의 저택, F4의 아지트 외에도 600평이 넘는 부지 위에 건립된 대규모 세트 뿐만 아니라 해외 로케이션 등 매 방송마다 시청자들의 시선을 사로잡고 있다. # 신화 고등학교가 어디야? 드라마 속 ‘F4’와 금잔디가 다니는 신화 고등학교는 방송 첫회부터 화제를 불러모은 장소. 실제로 이 장소는 대구 계명대학교 대명캠퍼스와 성서 캠퍼스로 ‘F4’의 전용교실과 복도는 양평 영어 마을에서 촬영됐다. # 한국판에서만 만날 수 있는 F4 특별 전용 교실 F4 멤버들을 위한 특별 전용 교실은 한국판 드라마를 통해서만 만나볼 수 있는 곳이다. 고풍스러운 분위기의 공간 안에 F4 멤버들의 명패가 놓인 책상 네 개가 묵직하게 자리하고 있는 이 교실은 말 그대로 F4 멤버들을 위한 특별한 공간이다. 세계 30대 재벌기업 입성을 넘보고 있는 신화그룹의 구준표, 전직 대통령의 손자이자 수암문화재단의 후계자 윤지후, 국가 최고 규모의 개인박물관 우송의 후계자 소이정, 신흥 부동산 재벌 일심건설의 후계자 송우빈으로 구성된 F4는 대한민국을 이끌어 갈 차세대 재벌 후계자들다운 특화된 리더십 교육을 받는다는 설정 때문. ‘상상, 그 이상의 하이 판타지 로망스’를 장르명으로 내세우고 있는 ‘꽃남’ 배월이 미술감독의 지휘 아래 F4 전용 교실 외에도 여러 새로운 공간을 꾸준히 선보이고 있다. 신화학원과 구준표의 저택, F4의 아지트 외에도 600평이 넘는 부지 위에 건립된 대규모 세트 안의 여러 공간들이 시선을 압도한다. 이는 호화로운 세트로 화제를 모았던 드라마 ‘궁’에 버금가는 규모다. 원작의 상상력 너머에 자리한 한국판 ‘꽃보다 남자’만의 매력포인트로 거듭나고 있다. # 이색적인 해외 로케이션, 뉴칼레도니아 마카오 ‘꽃남’에서 간접광고의 비판을 받기도 한 뉴칼레도니아는 유럽에서 세계 부자들의 휴양지로 널리 알려져 요트를 타고 온다는 특별한 휴양지다. 드라마에 등장한 뉴칼레도니아가 주목 받고 있는 이유는 국내에 크게 알려지지 않은 휴양지로 남들과 다른 여행을 즐길 수 있기 때문이다. 드라마 제작진은 “드라마의 해외 로케이션지 선정기준은 촬영지원 조건이 아니다.”며 “한국드라마에서 볼 수 없었던 새로운 풍경이 기준”이라고 밝힌바 있다. 한편 16일과 17일 양일간 방송될 마카오 리조트 촬영은 ‘아시아 라스베이거스’로 일컬어지는 세계 최대 규모의 호텔 카지노가 개장한 곳이었다. 해당 리조트는 극중 신화그룹의 호텔체인으로 구준표(이민호)가 경영수업을 받는 장소로 등장한다. # F4 승마 카레이싱 수영으로 대결 뉴칼레도니아 여행을 배경으로 전개된 5, 6부를 통해 첫 키스를 나눈 윤지후와 금잔디를 목격한 구준표는 윤지후를 F4에서 제명하고 금잔디와 함께 퇴학시키겠다 선언한다. 이에 미국에서 귀국한 준표의 누나 구준희(김현주 분)의 제안으로 펼쳐지는 F4 배틀은 승마, 카레이싱, 수영으로 구성 된 3판 2선승제 대결을 펼쳤다. 체감 온도 영하 20도를 기록한 강원도 태백 소재의 레이싱파크, 눈보라로 뒤덮인 안산 대부도 소재의 승마장, 그리고 수중 촬영이 동반된 수영 배틀까지 이어진 과정 중에는 위험하고 아찔한 순간도 많았다. 이에 대해 F4의 숨은 리더 송우빈 역의 김준은 “뉴칼레도니아의 말들과 달리 한국말이라 말귀를 잘 알아들어 괜찮을 것이다.”며 이민호와 김현중에게 맏형다운 훈수(?)를 아끼지 않았다. 승마와 카레이싱에 이은 최종 라운드 수영 배틀에서 준표를 대신해 출전한 소이정 역의 김범은 밤새 이어진 수중 촬영 내내 “F4 멤버들은 마냥 편하고 쉽게 사는 줄 알지만 전혀 그렇지 못하다.”며 고충을 털어놓기도 했다. 사진출처 = 서울신문NTN DB, 그룹에이트, KBS 방송캡쳐, 미니홈피 서울신문NTN 연예부@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100년 전 비밀문자로 써진 ‘러브레터’ 발견

    100년 전 비밀문자로 써진 ‘러브레터’ 발견

    “당신이 내 사랑을 버리면 가슴이 찢어진다오.” 최소 100년 전 비밀문자로 써진 러브레터가 발견돼 화제를 모으고 있다. 영국 대중지 더 선에 공개된 이 러브레터는 19세기 웰리엄 웨이트먼이라는 남성이 자신이 연인에게 보내는 편지로 최근 영국 스완지대학교의 도서관에서 소장돼 있던 오래된 기록문서에서 발견됐다. 문서를 처음 발견한 엘리자베스 비네트 수완지대학교의 공문서 보관인은 “오래된 문서를 훑어보던 중 기록 한쪽에 이 쪽지가 꽂혀있는 것을 발견했다.”고 당시 상황을 설명했다. 처음에는 단순한 낙서로 생각했지만 자세히 보니 ‘러브레터’였다. 글자 대신 빼곡히 그려져 있는 앙증맞은 그림 기호는 당시 그들의 애정을 엿볼 수 있었다. 비네트는 “편지에 그려진 대부분의 그림들은 복잡하고 세밀했다. 글자 대신 눈, 톱, 배, 채찍, 부채 등 다양한 기호를 사용한 것으로 봐서 이 편지를 쓴 남성은 언어를 사용하는 상상력이 풍부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전문가들은 이 러브레터가 최소 1890년 이전에 써진 것으로 당시 연인이었던 팬(Dearest Fane)에게 사랑을 고백하던 편지였던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이 러브레터를 쓴 남성은 하트를 통과하는 줄을 긋고 푸딩을 그리면서 “만약 당신이 내 사랑을 버린다면 가슴이 찢어질 것이오.”(would be broken-hearted if you desert me)라고 재치있게 표현했다. 사진=더 선 서울신문 나우뉴스 강경윤기자 newsluv@seoul.co.kr@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아무도 죽지 않는다면 행복해질까

    ‘다음날, 아무도 죽지 않았다.’로 소설은 시작되고 끝난다. 새해 첫날 0시부터 죽음이 사라졌다. 노화는 여전히 진행됐고, 망가진 몸뚱아리가 만들어지는 사고도 계속됐지만 아무도 죽지 않게 됐다. 누군가는 ‘죽음의 파업’이라고 불렀다. 다수의 시민들은 국기를 내걸어 영원한 죽음을 찬양했고, 한 걸음 더 나아가 ‘불멸의 국기를 내걸지 않은 사람은 생명을 누릴 자격이 없다.’는 위협까지 서슴지 않았다. 하지만 이는 죽음을 목전에 둔 누군가에는 절대적인 고통의 연장이자 무한한 재앙을 의미한다. 정부의 감시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죽음을 찾아 국경을 넘어가는 행렬이 이어지기 시작했다. 그러다 갑자기, ‘일주일 뒤의 죽음’을 상징하는 자주색 편지와 함께 죽음이 한꺼번에 찾아왔다. 영원히 살고 싶다는 희망과 절대 죽지 않는다는 공포 사이에서 사람들은 갈등한다. ●끊이지 않는 사라마구 열풍 생명과 죽음에 대한 본원적 탐구를 가능케 하는 주제 사라마구의 또 다른 소설 ‘죽음의 중지’(정영목 옮김·해냄 펴냄)다. 광기에 가까운 전체주의, 안락사 논쟁, 언론의 천박성, 죽음의 부재를 종교의 존재 이유 부재로 해석하는 추기경, 정치인의 기만성 등이 사라마구 특유의 너른 상상력과 시니컬한 메타포가 동원돼 숨돌릴 틈도 없이 펼쳐진다. 사라마구는 올해 여든 일곱이다. 하지만 그의 끝없는 창작 열정과 광활한 인문학적 상상력은 젊은 세대가 부끄러울 정도다. 1998년 ‘수도원의 비망록’으로 노벨문학상을 받은 이후 한국에서 그에 대한 열광은 서서히 끓어올랐다. ‘눈 먼 자들의 도시’, ‘예수의 제 2복음’이 동시에 번역됐다. 이후 ‘이름 없는 자들의 도시’, ‘돌뗏목’, ‘동굴’, ‘도플갱어’, ‘눈 뜬 자들의 도시’ 등 10여권이 번역됐다. 이중 ‘눈 먼 자들의 도시’는 무려 18만부가 팔렸다. ‘죽음의 중지’는 15개 장(章)으로 나뉘어 있다. 숫자도, 제목도 붙어 있지 않으며 거의 모든 장은 많아야 네 다섯 개의 문단으로 이뤄졌을 정도로 불친절하다. 여기에 쉼표와 마침표 외에는 문장부호를 사용하지 않는 대단히 인색함도 함께 곁들여졌다. 그럼에도 그가 각광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광활한 상상력·시니컬한 메타포 동원처음에는 그의 서사에 빨려든다. 이야기꾼으로서 현실 불가능한 상황을 만들어낸 뒤 우화적·철학적 상상력의 정교함을 덧입힌다. 허무맹랑한 상황에서 근원적 주제의식을 끄집어내 천착케 한다. 하지만 진지하기만 하다면 다수의 독자가 그를 찾기는 어렵다. 사라마구는 아주 재미있다. 국내 젊은 작가에 비한다면 박민규·성석제를 떠올려도 좋을 것이고, 외국의 영화 감독 우디 앨런을 떠올려도 유사성을 찾을 수 있다. 운율이 살아있는 문장과 시니컬하면서도 정수를 꿰뚫는 동서고금 공통 정서의 유머는 글 곳곳에서 사람들을 웃음짓게 만든다. 그는 지난해 ‘코끼리의 여행’이라는 장편소설을 다시 펴냈다. 사라마구가 가진 광활한 상상력의 또다른 정수를 우리도 조만간 맛볼 수 있을 것 같다. 박록삼기자 youngtan@seoul.co.kr
위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