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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시사지 표지에 유머카툰 싣는 외국 부러워”

    “시사지 표지에 유머카툰 싣는 외국 부러워”

    “대개 아이디어란 어떤 제품을 만들기 위한 것이죠. 하지만 카툰에서의 아이디어는 그럴 수 없다는 게 독특합니다. 카툰에서는 그만큼 모든 물리학 법칙을 무시한 무한 상상이 가능합니다.” 한국 카툰의 대부 사이로(69·본명 이용명) 작가의 작품집 ‘꿈꾸는 선’(파란미디어 펴냄)이 나왔다. 만화책이 숱하게 넘쳐나지만 한 칸 안에 철학과 인생, 웃음, 해학을 담는 카툰 작품집은 흔하지 않은 터라 더욱 반갑다. 그의 작품집은 이번이 7번째로 2003년 ‘사이로의 여행기’ 이후 6년 만이다. 아마추어 시절까지 포함해 약 50년 동안 1만점이 넘는 작품을 그린 것에 견주면 작품집이 그리 많은 편은 아니다. 신문이나 잡지 등에 한 번 게재된 카툰은 대부분 책으로 묶이지 못하고 사라지게 되는 국내 풍토 탓이 크다. 흔히 카툰하면 신문에 연재되는 만평을 떠올리지만, 정통 카툰인 유머 카툰과는 다른 것이라고 사이로 작가는 선을 그었다. “시사 카툰은 소재가 뉴스이고 현실에 있는 비유를 사용합니다. 그러나 유머 카툰은 사람이 구름 위에서 낚시하는 식의 현실에서는 있을 수 없는 은유와 상상력으로 유머를 일으킵니다.” 시사 만평이나 ‘광수 생각’ 같은 여러 칸 작품도 카툰으로 여기는 추세라 넓은 의미에서 카툰은 활성화됐다고 볼 수도 있다. 그러나 유머 카툰은 외려 발표할 매체가 없어져 전시회나 작품집으로 팬들과 만날 수 밖에 없다는 게 사이로 작가의 설명이다. “1990년대 초반 각종 스포츠지에서 유머 카툰을 앞다퉈 실었던 시절이 너무 짧았다.”며 아쉬워하기도 했다. 법대(한양대) 출신인 그가 카툰 작가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우연이었다. 취미로 그림에 관심을 갖고 있다가 대학에 입학하면서 신문사에 독자투고를 했는데 ‘덜컥’ 채택되는 바람에 카툰 투고를 아르바이트로 삼게 됐다. 1965년 잡지 ‘아리랑’의 신인 만화상에 당선되며 정식 데뷔를 했다. “카툰 작가의 길은 항상 어려웠지만 후회는 없고, 요즘도 책상 앞에 앉으면 가슴이 설렌다.”는 그는 이번 작품집에 여백, 자연, 서정을 주제로 한 약 300편을 담았다. 특유의 간략한 선 처리와 독특한 아이디어가 눈에 띈다. 시처럼 우리 정서를 압축해 전달하는 카툰과 친해지는 비결을 “순간적으로 보고 즐기기보다 조금 더 생각하기”라고 설명하는 그에게 유머 카툰이 발전하려면 어떻해야 하는지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단호한 대답이 돌아왔다. “미국이나 유럽의 유명 시사주간지들은 시사만평보다 유머 카툰을 많이 실어요. 미국 ‘뉴요커’는 표지에 유머 카툰을 게재하죠. 우리는 유머 카툰에 대한 인식이 낮은 것 같아요. 발표할 수 있는 매체가 늘어났으면 정말 바랄 게 없습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책꽂이]

    ●지금 어디선가 누군가 울고 있다(장석주 지음, 문학의문학 펴냄) 사람들의 마음을 흔들었던 세기의 문장들을 모았다. 라이너 마리아 릴케, 프란츠 카프카, 정약용, 김현 등 동서고금을 막론한 명(名) 문장가들의 문장 50편가량을 뽑아 묶었고, 문장마다 지은이의 감상과 설명을 덧붙였다. 송영방 화백이 그린 삽화들이 보는 재미를 더한다. 1만 3000원.●뿔치(보린 지음, 푸른책들 펴냄) 바다를 향한 모험은 언제나 무한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국내 최초의 ‘해양판타지’. 마을 사람들에게 부정한 존재로 낙인 찍힌 주인공 뿔치와 살강이는 낙인을 지울 방법을 찾기 위해 용왕을 찾아 나선다. 바다를 건너며 온갖 고난을 겪는 주인공들, 그리고 점점 밝혀지는 이들의 진짜 모습. 1만 1000원.
  • ‘셜록 홈즈’ 패셔니스타로 스크린 속 부활

    ‘셜록 홈즈’ 패셔니스타로 스크린 속 부활

    역사상 가장 유명한 영국 탐정이 12월 스크린 공략에 나선다. 하지만 관객들이 만나게 될 ‘셜록 홈즈’는 아서 코난 도일의 원작소설 속에 묘사된 단정한 영국인들와는 조금 다르다. 가이 리치 감독은 ‘셜록 홈즈’의 배경인 19세기 영국 빅토리아 시대의 고전적인 스타일을 사실적으로 재현한 동시에, 창의적인 상상력을 더해 독특한 스타일로 개성 넘치는 캐릭터들을 창조했다. ‘셜록 홈즈’ 제작진은 ‘아이언맨’의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19세기 셜록 홈즈로 변신시키면서 창백한 영국신사가 아니라 온몸으로 사건을 파헤쳐가는 육식남의 모습을 강조했다. 단정한 수트를 배제하고 빈티지 스타일의 의상들을 선택한 결과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의 셜록 홈즈는 보헤미안 기질을 가진 로맨티스트 전사로 구체화됐다. 제작진은 로버트 다우니 주니어를 “빅토리아 시대의 롤링스톤즈”로 묘사하며 감탄을 아끼지 않았다. 반면 셜록 홈즈의 영원한 조력자 왓슨 박사는 단정하고 깔끔한 의상을 통해 영국신사의 이미지를 살렸다. 영국 출신 배우 주드 로가 연기하는 왓슨은 쓰리피스 수트와 페도라를 매치해 섹시함을 부각시킨다. 셜록 홈즈가 유일하게 기억하는 여성인 팜므파탈 아일린 역에는 레이첼 맥아덤즈가 요염한 매력을 발산한다. 검은색 레이스 블라우스와 트위드 수트, 실크 벨벳과 새틴을 정교하게 재단한 드레스 등 아일린을 위해 준비된 의상은 패션쇼를 방불케 한다. 레이첼 맥아덤즈는 “의상들이 근사해 캐릭터의 매력을 흠뻑 느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해 팬들의 기대를 더했다. 최고의 탐정 캐릭터에 스타일 아이콘으로서의 위상을 더한 ‘셜록 홈즈’는 오는 24일 매력적인 활약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사진 = ‘셜록 홈즈’ 스틸이미지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광장] ‘엄친아’ 두바이의 위기가 주는 교훈/이순녀 논설위원

    [서울광장] ‘엄친아’ 두바이의 위기가 주는 교훈/이순녀 논설위원

    ‘사막의 기적’, ‘중동의 진주’로 칭송받던 두바이의 체면이 말이 아니게 됐다. 국영기업 두바이월드가 590억달러가 넘는 빚에 대한 채무 불이행을 선언하면서 국가 신뢰에 치명타를 입었다. 다행히 두바이 쇼크는 세계 금융위기로 확산되지 않고 빠르게 진정되고 있지만 21세기형 성장모델로 승승장구하던 두바이의 성공 신화에는 급브레이크가 걸리게 됐다. 지난해 3월 두바이를 방문할 기회가 있었다. 특집기사 취재를 위해서였다. 실용주의와 CEO형 리더십을 내건 이명박 정부의 벤치마킹 대상인 두바이 모델을 현지에서 살펴보자는 취지였다. 출장을 가기 전 국내외 언론을 통해 머릿속에 각인된 두바이의 이미지는 휘황찬란한 꿈과 환상의 도시, 그 자체였다. 세계 최고층 빌딩(버즈 두바이), 야자수 모양의 세계 최대 인공섬(팜 주메이라), 사막 한가운데 설치된 대형 실내스키장(스키 두바이) 등 말만 들어도 입이 쩍 벌어지는 대역사(大役事)를 실제 눈앞에서 볼 수 있다는 기대에 부풀었다. 막상 가 보니 두바이의 첫 인상은 몹시 어수선했다. 도시 전체가 거대한 공사판 같았다. 이곳저곳에서 초고층 건물들이 정신없이 올라가고 있었다. 인구 150만명의 소도시에 저렇게 많이 지어도 되나 싶은 생각이 절로 들었다. 하지만 유명 스타를 비롯해 외국 투자자들이 물밀듯 들어오던 터라 이런 걱정은 기우에 불과해 보였다. 현지 관계자들의 태도는 낙관적이었다. 불과 6개월 뒤 글로벌 금융위기가 닥치리라고 누가 예상이나 했겠는가. 기사는 두바이 모델의 우수성에 찬사를 보내고, 두바이 지도자 셰이크 모하메드의 상상력과 창조적 리더십을 본받아야 한다는 내용으로 작성됐다. 의도하진 않았지만 결과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두바이 성공 신화의 확대재생산에 기여한 셈이 됐다. 두바이가 한창 잘 나갈 때도 한쪽에선 위험을 지적하는 경고음이 계속해서 울리고 있었다. 제조업 기반 없이 건설업과 외국자본에 의존하는 차입경영은 사상누각에 불과하다는 지적과 더불어 공급과잉으로 인한 거품 붕괴 시나리오가 지속적으로 제기됐다. 하지만 돈벌이에 눈먼 투자자들과 화려한 외양에 취한 세계 지도자들은 보고 싶은 것만 보고, 믿고 싶은 것만 믿었다. 우리 정부도 그랬다. 이명박 정부에게 두바이는 닮고 싶은 ‘엄친아(엄마 친구 아들)’였다. 과감한 규제개혁과 개방정책으로 무역, 금융, 관광, 정보기술(IT)의 허브를 꿈꾸는 두바이의 전략은 모범생의 답안 같았다. 인천 송도신도시, 부산 신항만, 전북 새만금 등이 앞다퉈 두바이를 개발 모델로 삼았다. 엄친아가 하루아침에 문제아로 전락한 꼴이지만 이번 위기를 두바이의 침몰로 단정짓기는 일러 보인다. 셰이크 모하메드는 “두바이 경제는 여전히 강하고 견고하다.”고 주장한다. 채무 구조조정이 순조롭게 진행된다면 단기적으론 고통을 겪더라도 장기적으로 체질개선을 위한 호기가 될 수도 있다. 문제는 두바이 모델을 추종해온 우리 정부가 얻어야 할 교훈이다. 성공을 벤치마킹하는 것 못지않게 실패를 벤치마킹하는 것 역시 중요하다. 두바이 위기의 원인으로 토목과 건설 등 외형에 치중하고, 단기간에 무리한 성과를 내려는 조급증을 지목하는 이들이 적지 않다. 리더십이 일방통행으로 흐를 때 초래될 위험에 대한 신호를 읽어내기도 한다. 4대강을 비롯해 대형 국책 사업을 추진하는 현 정부가 모두 귀 기울여야 할 대목이다. 이순녀 논설위원 coral@seoul.co.kr
  • 대종상과 청룡상 ‘동시석권’ 노리는 스타들

    대종상과 청룡상 ‘동시석권’ 노리는 스타들

    대종상 수상자들 중 연기파 배우의 본좌 김명민, 영화계의 블루칩 진구, 수십년 연기내공을 쌓아온 김영애, 독립영화에서 탄생한 스타 김꽃비가 청룡상 후보에도 올라 2관왕을 노린다. 또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도 대종상에 이어 청룡상에서 작품상 후보에 올랐다. 반면 대종상 여우주연상을 차지한 ‘님은 먼 곳에’의 수애와 ‘7급 공무원’으로 신인남우상을 수상한 강지환은 후보에 오르지 못해 아쉬움을 남겼다. 먼저 김명민은 ‘거북이 달린다’의 김윤석부터 ‘박쥐’의 송강호, ‘굿모닝 프레지던트’의 장동건, ‘국가대표’ 하정우까지 쟁쟁한 배우들과 남우주연상을 놓고 경쟁을 벌인다. 김명민은 ‘베토벤 바이러스’, ‘하얀 거탑’ 등 드라마를 통해 연기파 배우로 입지를 굳힌 뒤 ‘내 사랑 내 곁에’를 통해 브라운관에서 스크린으로 자신의 카리스마를 확장시켰다. 특히 영화를 위해 수십 킬로그램을 감량한 김명민은 “사점을 봤다.”고 할 정도의 고통을 이겨내며 흥행과 평단을 한꺼번에 사로잡아 가장 유력한 후보로 거론되고 있다. 남우조연상 후보에 오른 진구는 ‘마더’에서 주역은 아니지만 극을 이끌어가는 동네 건달 역을 실감나게 연기했다. 특히 진구는 바보 같은 도준(원빈 분)을 이용해먹으면서도 살인자로 몰린 도준을 도와주는 등 알 수 없는 인물인 진태 역을 눈빛과 몸짓 하나 하나에 잘 담아내 영화를 더욱 빛나게 했다. 진구가 ‘해운대’의 김인권과 이민기, ‘국가대표’의 성동일, ‘박쥐’의 신하균과의 경쟁에서 승리해 2009년 최고 조연배우로 등극할 수 있을지 궁금하다. 여우조연상 후보엔 ‘애자’의 김영애를 비롯해 ‘불신지옥’의 김보연, ‘박쥐’의 김해숙 등 유난히 베테랑 연기자가 많이 포진돼 있다. 그 중 가장 맏언니인 김영애는 ‘애자’에서 영원한 안식처인 엄마의 모습을 감동적으로 담아내 관객들의 눈물샘을 자극했다. 또 딸 역의 최강희와 걸쭉한 부산 사투리를 주고받으며 이뤄낸 연기호흡은 진짜 모녀 아닌가라는 착각에 빠져들게 했을 정도다. 평생 단 한번 밖에 기회가 없는 신인상부문에선 김꽃비가 대종상과 청룡상 석권을 노린다. 김꽃비는 양익준 감독의 ‘똥파리’를 통해 하루아침에 유명해진 배우지만 신인답지 않은 차분하고 절제된 연기가 일품이다. 김꽃비는 ‘과속 스캔들’로 스타덤에 오른 박보영과 박빙의 경쟁을 펼칠 것으로 보인다. 배우들 외에 ‘국가대표’의 김용화 감독도 대종상과 청룡상에서 감독상 석권을 바라보고 있다. 김용화 감독 외에 ‘마더’로 대학영화제에서 감독상을 수상한 봉준호 감독, ‘박쥐’로 칸 국제 영화제에서 심사위원상을 수상한 박찬욱 감독, 올해 1000만 관객을 돌파한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특유의 상상력과 유머코드를 ‘굿모닝 프레지던트’에 녹여낸 장진 감독이 후보에 올라 치열한 접전이 예상된다. 이외에도 지난 2004년 ‘태극기 휘날리며’로 남우주연상을 수상했던 장동건이 ‘굿모닝 프레지던트’를 통해 청룡 주연상 트로피를 2개 이상 가져간 배우대열에 합류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지금까지 신연균, 김혜수가 3개씩을 받았고 김승호, 최무룡, 박노식, 안성기, 박중훈, 문성근, 윤정희, 전도연, 장진영이 2회 수상했다. 사진 = 서울신문NTN DB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시크릿’ 대학영화제 개막작 선정… “스릴러의 교범”

    ‘시크릿’ 대학영화제 개막작 선정… “스릴러의 교범”

    차승원 송윤아 주연의 스릴러 ‘시크릿’이 대학영화제 개막작으로 선정됐다. 1일 영화제 측에 따르면 ‘시크릿’은 1일부터 3일까지 서울 영등포구 CGV영등포에서 열리는 ‘제 5회 대한민국 대학영화제’에서 개막작으로 상영된다. 영화제 측은 선정 이유에 대해 “요즘 학생들이 가장 추구하는 스릴러 장르의 문법을 잘 살려 영화를 공부하는 학생들에게 교범이 될 만한 영화”라고 밝혔다. ‘시크릿’은 살인사건 현장에서 아내(송윤아 분)의 흔적을 발견하고 이를 은폐하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형사(차승원 분)가 사건에 감춰진 비밀과 진실에 맞닥뜨리게 되는 스릴러 영화다. ‘시크릿’은 흥미로운 상황설정에 영화 ‘세븐 데이즈’의 시나리오를 썼던 윤재구 감독 특유의 섬세하고 치밀한 연출이 더해져 기대를 모으고 있다. 한편 대한민국 대학영화제는 전국 대학생 및 영화영상관련 대학생들이 상상력과 창조성을 발휘해 만든 영화를 통해 한국영상문화의 발전을 도모하는 영화축제다. 사진 = ‘시크릿’ 포스터 서울신문NTN 정병근 기자 oodless@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74대 피아노 하늘로… 백남준과 영혼 결혼

    74대 피아노 하늘로… 백남준과 영혼 결혼

    “시대를 앞서가는 악동이었던 남준 오빠랑 이날 하루만 그의 신부로 영혼 결혼식을 한다는 의미의 퍼포먼스입니다.” 백남준아트센터 국제예술상의 첫번째 수상작가인 무용가 안은미(47)는 지난 28일 경기 용인시 상갈동 백남준아트센터 앞에서 74대의 피아노를 크레인을 이용해 하늘로 들어올렸다. 고(故) 백남준의 일흔넷 생애를 상징하는 피아노 가운데 한 대는 지상으로 떨어져 산산이 부서졌다. 흰색 넥타이로 만든 웨딩드레스를 입은 안씨 역시 공중에 매달려 도끼로 피아노를 부수는 퍼포먼스도 펼쳤다. 백남준아트센터는 무용가 안은미와 함께 이승택, 캐나다의 로버트 애드리안 엑스, 독일 베를린에 거주하는 설치작가 시엘 플로이에를 공동 수상자로 선정했다. 이들의 작품은 내년 2월28일까지 아트센터에서 전시된다. 수상작가에게는 총 5만달러의 상금이 나눠 수여된다. 이영철 백남준아트센터 초대관장은 “백남준의 예술처럼 국제예술상 자체가 하나의 실험이자 모험”이라고 설명했다. 이승택(77) 작가는 1950년대 대지예술을 제작하고 불, 연기, 바람, 머리카락, 돌, 돈 등 다양한 재료로 작품을 만든, 시대를 앞서 간 작가였다. ‘한국 현대미술의 선구자’인 이씨는 “백남준과 작업은 무관하나 새로운 비주얼을 위해 창조하는 정신에 있어서는 공통점이 있다.”고 밝혔다. 해외 작가 부문에서 선정된 로버트 애드리안 엑스는 1979년 전화기를 이용해 백남준이 시도했던 위성쇼 ‘미스터 굿모닝 오웰’처럼 세계를 연결하는 실험을 했다. 시엘 플로이에는 전등 스위치와 같은 일상의 오브제로 유머있는 설치 작품을 선보인다. 안은미는 “몸을 써서 예술을 하고 무당같다는 점에서 남준 오빠와 공통점이 많다.”면서 “백남준처럼 장난이 가진 상상력을 이용해 사람들을 놀래주는 예술가로 성장하고 싶다.”고 말했다. 안씨는 퍼포먼스의 마지막을 피아노를 불태우는 의식으로 장식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올해 가장 섹시한 게임 캐릭터는 누구?②

    올해 가장 섹시한 게임 캐릭터는 누구?②

    와우~ 실제 미인 같잖아.현실적인 모습의 섹시 게임 캐릭터가 고개를 들고 있다.비정상적인 관능미를 자제하고 현실 속의 예쁘장한 모습으로 섹시미를 뽐내려는 움직임이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국내 온라인게임을 중심으로 올해부터 불기 시작한 이러한 현상은 과장된 노출보다 사실적인 모습에 중점을 둔 것이 특징이다.이는 게임 그래픽 기술의 발전과 맞물려 확산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캐릭터 커스터마이징(맞춤화) 시스템이 활성화되면서 게임 캐릭터에 사실성이 더해진 결과다.캐릭터 커스터마이징 시스템이란 온라인게임에서 나만의 캐릭터를 만들 수 있게 한 것을 말한다. 이를 이용할 경우 캐릭터의 얼굴, 머리 모양, 피부색 등을 조합할 수 있다. 엔씨소프트의 ‘아이온’, NHN의 ‘C9’, 넥슨의 ‘마비노기 영웅전’ 등은 이러한 방식을 채용한 대표적인 온라인게임이다.이 때문에 이들 게임에서는 과장된 섹시 게임 캐릭터보다 현실적인 상상력을 더한 섹시 게임 캐릭터들을 찾아볼 수 있다.이러한 추세를 반영하듯 이용자들의 관심도 높다. ‘아이온’은 출시 후 지금까지 줄곧 1위 자리를 차지하고 있으며 ‘C9’과 ‘마비노기 영웅전’도 이용자들의 기대치를 한 몸에 받고 있다.현실 속의 모습을 본딴 이들 게임 캐릭터는 기존의 캐릭터와 또 다른 매력으로 이용자들을 유혹 중이다.게임 기술의 발전에 힘입어 이들 게임 캐릭터가 향후 어떠한 모습으로 진화할 수 있을지 자못 궁금하다.사진 = ‘C9’ 샤먼 캐릭터서울신문NTN 최승진 기자 shaii@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서울현대도예공모전] “안팎의 대조적 느낌은 자신 숨기는 우리 모습”

    ■ 대상 이혜진씨 지난해 첫 출품작 ‘투영’으로 우수상을 받은 이혜진(27) 작가는 올해 두번째 도전해 영광의 대상을 받았다. 그는 “작업에만 집중했던 대학원 시절은 잊을 수 없는 즐거웠던 시간이었고, 졸업을 앞두고 이런 큰 상을 받는다는 것이 믿어지지 않고 실감이 나지 않는다.”며 수상 소감을 밝혔다. 지난해 우수상을 받은 이혜진 작가의 작품에 대해 심사위원 권오훈 교수는 “작품이 지난해에 비해 완숙의 단계에 접어들었다.”면서 작품의 완성도를 높이 평가했다. 하나의 얼굴 형상 안에 또 다른 해체된 얼굴이 보이는 ‘Face’는 웅장하고 압도적인 느낌을 주기 위해 높이 140㎝정도로 크게 제작하였으며, 안팎의 얼굴을 각각 따로 제작하여 조립하는 방식을 취하였다. “안팎의 대조적인 느낌은 현대의 일상에서 좀처럼 자신을 드러내지 않는 사람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해요.” 무표정함으로 때로는 여유로운 표정으로 자신을 방어하려 하지만 그 내면에는 불안감으로 가득 차 있고, 이율배반적이고 계산적인 현대인의 심리적 모순을 상징적으로 표현하려고 했다고 이 작가는 전했다. ■ 우수상 황지혜씨 “제가 만든 바다생물 통해 추억·동심 떠올려 보세요” 조형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황지혜(27) 작가는 “부족한 것이 많은 저에게 뜻 깊은 상을 주셔서 감사하고, 타지에서 지내는 딸을 위해 항상 기도해주시는 부모님과 이 기쁨을 함께 나누고 싶다.”라며 수상 소감을 전했다. ‘몽환의 海林-그녀를 만나다’는 황 작가의 기억과 감정을 바다생물의 이미지를 통해 재창조하여 주관적으로 표현하였다. 동시에 잊혀 가는 꿈이나 추억들을 아름답게 만들어 사람들로 하여금 자신의 지나간 추억과 동심을 더듬어 보고 싶다고 말한다. 바다는 황 작가에게 아주 중요한 추억의 한 부분이고 상상력을 지니게 할 수 있는 요소이며 끝없는 관심과 동경의 대상이기도 하여 바다에 대한 아름답고 신비스러움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덧붙였다. ■ 우수상 김선민씨 “반구·타원 기초 도형으로 생성·소멸되는 변화 표현” 세라믹디자인 부문에서 우수상을 받은 김선민(32) 작가는 “개인적으로 올 한해는 많은 것을 새로이 시작하는 어수선한 한 해였는데, 그 마무리를 이렇게 뜻 깊게 할 수 있어서 내년은 더욱더 알찬 해가 될 수 있을 것 같다.”라고 수상 소감을 밝혔다. 김 작가는 “흙과 함께했던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흙은 많은 것을 대신해 주었고 가끔은 친구로, 가끔은 조언자로, 또 가끔은 좌절감을 안겨주는 매개체로 변하기도 했지만 언제나 그 좌절감을 극복하게끔 도와주는 것 또한 흙의 몫이었다.”라고 덧붙였다. 작품명 ‘more and more’ 는 무언가 변화되었고, 변화되고 있으며 변화되어 간다는 의미를 내포하고 있다. 세상 모든 것들은 변화하기 마련. 이런 변화의 중심에는 물리적, 심리적 자극이 존재하고, 이러한 자극들은 인간과 자연을 여러 방향으로 변화시켜나가는 원동력으로 작용한다는 것이 김 작가의 생각이다. 그는 이번 작품에서 “이런 자극을 기본 개념으로 반구, 타원 등 기초 도형의 변화를 디자인해 점점 더 사라지거나 생성되는 변화를 표현하고 싶었다.”라고 전했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박진영, 여성을 연주하다?’ 파격 포스터 화제

    ‘박진영, 여성을 연주하다?’ 파격 포스터 화제

    박진영이 올해도 가수로 돌아온다. JYP의 수장인 박진영이 자신의 연말 브랜드 콘서트 ‘나쁜파티’에 앞서 파격적인 포스터를 공개했다. 박진영의 ‘나쁜파티’는 지난 2007년과 2008년 전국 공연 티켓 매진의 기록을 세우며 관객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스토리와 화려한 퍼포먼스로 호평받았던 바 있다. 올해로 3회 째를 맞는 2009년 ‘나쁜 파티’의 타이틀은 ‘나쁜 파티- Heartless, 이제 사랑은 없다’로 지난 26일 공개된 포스터에는 박진영이 매혹적인 여성 모델을 피아노 건반을 연주하듯 다루고 있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이번 콘서트를 기획한 ‘좋은 콘서트’ 측은 “포스터가 공개된 후 콘서트에 대한 문의가 부쩍 늘었다. 박진영만의 차별화된 이미지가 잘 부각된 포스터로 공연에 대한 기대와 관심이 더욱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현재 박진영은 이번 콘서트 준비로 바쁜 시간을 보내고 있는 중이다. 소속사 측은 “관객들에게 최고의 연말을 선사할 박진영의 콘서트에 많은 관심과 사랑을 부탁 드린다.”고 기대를 당부했다. 사진 = JYP 엔터테인먼트 서울신문NTN 최정주 기자 joojoo@seoulntn.com@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제15회 서울광고대상- 본상]대상- 삼성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

    [제15회 서울광고대상- 본상]대상- 삼성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

    올해 제15회 서울광고대상에서 삼성의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이 대상에 선정된 것을 기쁘게 생각합니다. 국내 광고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해 온 서울광고대상이 앞으로 더욱 더 성장해 나가길 바랍니다. 삼성의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은 ‘풍요로운 녹색 삶(green life)’을 실현하기 위해 차근차근 미래를 준비해 가고 있는 삼성의 모습을 전달하는 데 초점을 맞추었습니다. 아울러 ‘역동적이고 젊은 삼성’, ‘미래를 향한 변화를 위해 노력하는 삼성의 모습’을 보여줌으로써 국민과 소통하고 고객과 함께 미래를 준비하는 친근한 삼성으로 다가가고자 했습니다. 캠페인 소재로 활용된 ▲삼성전자의 태양광 충전 휴대전화 ▲삼성LED의 친환경 LED ▲삼성SDI의 리튬이온 2차 전지 등은 삼성이 보다 편리하고 친환경적인 생활을 실현시키고자 심혈을 기울여 개발하고 있는 미래형 신기술 제품들입니다. 자칫 어려울 수 있는 신기술을 보다 쉽게 전달하기 위해 재미있는 애니메이션과 단순 명료한 카피로 신선한 이미지 변신을 시도했습니다. 특히 젊은 세대가 신기술이 가져올 풍요로운 세계를 폭넓게 경험해볼 수 있도록 인터넷, 모바일과 같은 다양한 채널을 통해 새로운 방식의 커뮤니케이션도 시도하고 있습니다. 글로벌 경영 환경에서 기업이 생존해나가기 위해서는 ▲미래를 내다보는 상상력 ▲변화를 주도하는 창조적인 힘 ▲끊임없는 도전정신을 갖춰야 합니다. 그 일환으로 삼성은 에너지, 환경, 바이오, 헬스케어 등 여러 분야에서 미래 신수종사업을 발굴하기 위해 꾸준히 노력해 오고 있습니다. 삼성은 앞으로도 미래의 신기술 개발이 단순한 기술적 발전에 그치지 않고 고객과 사회, 나아가 인류의 삶의 질을 높이는 데 공헌하도록 노력할 계획입니다. 다시 한번 수상을 감사 드리며, 본 행사의 무궁한 발전을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 작품설명 일러스트 이용해 ‘기술’을 감성적으로 표현 먼저 영광스러운 수상을 하게 되어 무척 기쁘게 생각합니다. 삼성의 이번 ‘두근두근 Tomorrow’ 캠페인은 자칫 어렵고 복잡하게 느껴질 수 있는 미래의 신기술들을 보다 쉽고 친근하게 전달하고자 ‘일러스트 기법’을 활용한 것이 특징입니다. ‘스노 캣’이라는 캐릭터로 널리 알려진 일러스트 작가 권윤주씨와의 공동작업을 통해 ‘기술’이라는 이성적이고 차가운 요소를, 일러스트가 지닌 감성적이고 따뜻한 느낌으로 표현했습니다. 아울러 이번 광고는 신기술이라는 소재를 전문적이고 논리적인 방식으로 표현하기보다는 이해하기 쉽고 간단한 메타포(은유적 방법)를 활용하여 각 기술이 지닌 긍정적 의미와 혜택을 표현하고 있습니다. 예를 들어 태양광 휴대전화의 경우 꽃을, LED의 경우별을 메타포로 활용하여 내용에 대한 쉬운 이해를 돕도록 구성하였습니다. 앞으로도 희망찬 미래를 맞는 두근두근한 설렘이 광고에 잘 표현될 수 있도록 멋진 크리에이티브를 위해 더욱 노력하겠습니다. 제일기획 권세호 CD
  • [문화마당]‘자살공화국’과 인문학의 위기/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문화마당]‘자살공화국’과 인문학의 위기/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얼마 전 한국을 대표하는 모델이 프랑스의 자기 집에서 자살했다. 외신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30개 회원국 중 가장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고 있는 한국이 최근에는 대통령과 톱스타에 이르기까지 자살이 만연한 ‘자살공화국’이라고 전했다. 우리 사회에서 일어나고 있는 가장 대표적인 삶의 재앙이 자살이다. 자살이라는 죽음에 이르는 병은 우리사회에서 빈민, 기업가 등 거의 모든 계층에 퍼져 있는 전염병이다. 죽어야 할 운명을 갖고 태어난 인간은 어느 시대에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의 문제를 고뇌해야 한다. 특히 중세 말 흑사병이 당시 유럽 인구의 3분의1에 해당하는 2000만명을 죽음에 이르게 했을 때 세상의 종말이 도래한 것처럼 사람들은 두려움에 떨었다. 죽음에 대한 공포를 이용하여 교회와 기득권 세력들은 마녀사냥과 같은 광기를 부추겨서 민중을 통제하고 권력을 강화했다. 하지만 죽음의 손길은 추기경과 왕, 귀족과 기사, 농부와 거지 그리고 은둔한 성자까지 모든 사람을 끌고 간다. 이건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운명이다. 중세인들은 이 같은 인간 운명을 ‘죽음의 춤(dance macabre)’이라는 예술적 형태로 승화시키는 상상력을 발휘했다. 그리하여 죽음을 의인화한 해골들이 등장해 산 자들을 ‘저 세상’으로 데려가면서 춤을 추는 것으로 표현하는 드라마, 시, 음악과 회화 등이 창조됐다. 이 춤의 메시지는 죽음의 불가피성과 공정성이다. 인간은 불평등하게 태어나지만 죽음 앞에서 모든 인간은 평등하다. 신이 인간에게 선물한 평등은 죽음으로 구현되고, 인간은 결국 모두 죽어야 할 운명을 가졌다는 것이 역설적이게도 사람을 사람답게 만드는 요소가 된다. 이 같은 맥락에서 메멘토 모리(memento mori·죽음을 기억하라)라는 말이 나왔다. 인간에게 가장 확실한 것은 죽는다는 것이고, 가장 불확실한 것은 언제 죽느냐다. 이렇게 불확실한 죽음의 때를 스스로 결정하는 것이 자살이다. 자살이란 삶을 포기한 것이 아니라 죽음을 선택하는 인간으로서 가장 어려운 결단이다. 자살에 대한 가장 높은 인문학적 성찰을 한 사람이 알베르 카뮈다. 그는 “인생을 괴로워하며 살 값어치가 있는지를 판단하는 게 철학의 기본적인 질문에 답하는 것이라면, 참으로 위대한 철학의 문제는 자살이라는 단 하나밖에 없다.”고 말했다. 카뮈가 자살을 옹호했느냐 아니냐를 따지기 이전에 삶의 의미와 무의미에 대한 근본적인 성찰을 해야 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이 같은 성찰이 인문학의 존재이유다. 산이 높으면 골이 깊은 것이 인생이다. 그 차이를 심각하게 느낄 때 사람은 우울해지고 모든 것이 무의미하게 보인다. ‘글루미 선데이’는 이런 사람의 모습을 잘 그려낸 영화다. ‘글루미 선데이’라는 음악을 듣고 많은 사람이 죽었다고 한다. 이 노래는 영화에서 누군가가 했던 말처럼 저주의 노래인가. 아니다. 이 노래를 통해 사람들은 자기 마음의 밑바닥까지 내려가 자기 존재의 심연을 보고 자기 삶의 덧없음에 절망하여 죽음의 유혹에 빠지게 된다. 누구나 살면서 감기에 걸리듯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라는 병을 앓는다. 이러한 실존적 감기에 대한 면역력을 키워주는 것이 바로 인문학이다. 무엇을 위한 수단이 아니라 그 자체가 목적인 인문학은 현상적으로는 먹고사는 문제와 상관없는 비실용적인 학문으로 보이지만, 본질적으로는 인간 삶의 목적과 의미를 성찰하는 가장 실용적인 학문이다. 오늘날 우리는 위기에 빠진 인문학의 길을 물어야 하는 동시에 인문학에 길을 물어야 하는 창과 방패의 모순에 직면해 있다. 이 모순을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를 화두로 삼고 우리 시대 인문학자들은 자살이라는 우리 사회의 죽음에 이르는 병을 치유할 대책을 내놓아야 한다. 김기봉 경기대 사학과 교수
  • 눈높이 교재가 스스로 공부습관 만들죠

    눈높이 교재가 스스로 공부습관 만들죠

    신종플루가 유행하면서 휴교나 결석 등의 조치로 집에 머무는 학생들이 늘고 있다. 학교를 결석하면 일주일 정도는 수업을 빠지는 게 예사다. 완치되고 학교로 돌아가도 뒤처진 학업진도를 헐레벌떡 따라가야 한다. 방학이 다가오면서 다른 때처럼 학원을 보내야 할지 결정하기도 쉽지 않다. 집에 있는 아이를 부모가 직접 가르치는 홈스쿨링이 확산되고 있다. 아이 눈높이에 맞춘 홈스쿨링을 하려면 우선 연령을 고려해야 한다. 아직 공부 습관이 몸에 배어 있지 않은 초등학교 저학년 아이에게 딱딱한 형식의 학교 교과서를 내밀거나 고학년 아이를 너무 어린애처럼 취급하는 것은 비효율적이라고 전문가들은 지적했다. 한우리독서논술 이언정 선임연구원은 23일 “저학년의 경우에는 학업에 대한 호기심과 흥미를 유발시키면서 자연스럽게 학습 습관을 길러주는 것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고 조언했다. 어린이들의 생활을 바탕으로 삼은 생활동화나 학교, 공부, 친구 사이의 우정을 그린 책을 함께 읽으면서 학업에 대한 긍정적 이미지를 유지시키는 게 좋다는 설명이다. 수학·과학 같은 과목도 도감과 그림 등을 담은 초보적인 도서를 활용해 설명할 수 있다. 시계보기, 식물 기르기, 실험 등을 통해 자연스럽게 아이의 흥미를 유도하는 게 효과적인 학습법이다. 그릇에 물을 떠놓고 물건을 빠뜨리는 실험을 통해 아르키메데스의 원리를 익히거나, 소금물 등을 만들면서 포화용액의 원리를 이해시킨다면 학습효과도 내면서 아이와 공감대를 형성하기 쉽다. ●연령 맞는 부교재로 학습활동 다양하게 초등학교 고학년이라면 학업에 대한 나름의 습관이나 요령을 터득한 경우가 많다. 그래서 쉬는 동안 교과와 관련된 책을 읽히면서 학업을 이어가게 하거나, 부족했던 부분을 보완할 기회로 삼게 하면 학습에 도움이 된다. 싫어하는 과목에 대한 흥미를 북돋아줄 기회이기도 하다. 국어 교과서에 나오는 소설·시·수필 등의 원문을 담은 책이나 과학 원리를 발명해 낸 과학자들의 위인전은 학교 과목에서 배운 내용과 연결되는 부교재라고 하겠다. 특히 초등 4~5학년은 한국지리와 한국문화에 대한 내용을 배우고, 6학년은 한국사를 배우므로 역사 및 지리에 대한 책을 권하는 게 좋다. 신문과 방송 뉴스를 보고 사회과목에서 배운 개념과 비교해 아이와 이야기를 나누는 것도 추천할 만한 방법이다. 사회 이슈에 대한 관심을 나누면 아이의 사고력이 높아질 뿐 아니라 문제의식도 생겨 인지력과 문제 해결력을 길러 준다. 공부하는 것이나 책 읽기를 싫어하는 아이라면 학습만화나 스포츠 등 관심 있는 분야에 대한 정보를 중심으로 주의를 끄는 방법도 써볼 만하다. 연령에 맞춰 홈스쿨링의 부교재를 선택하고 내용을 정했다면, 다양한 활동을 통해 아이와 함께 공부를 할 차례다. 이참에 집을 공부하는 분위기로 쇄신한다는 목표를 세워도 좋다. 홈스쿨링 학습법을 소개한다. ●독서일기·독서레터·독서만화 홈스쿨링의 목표 가운데 하나는 아이가 스스로 공부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도록 하는 것이다. 아이가 책 읽기에 흥미를 붙이고 능동적으로 읽기 시작한다면 절반은 성공한 셈이다. 책을 읽은 뒤 내용을 정리하는 습관을 들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독서일기는 책을 읽은 뒤 느낀 생각을 일기로 쓰는 활동이다. 독서레터는 책 속의 인물에게 직접 편지를 쓰는 것이다. 독서만화는 책으로 읽은 내용을 직접 상상해 그림으로 표현하는 것을 말한다. 연령과 아이의 취미에 맞춰 다양한 피드백 활동을 펼 수 있다. 꾸준히 하면 고등학생이 됐을 때 대입을 위한 논술에도 익숙해지기 쉽다. 억지로 시키기보다는 아이에게 일정 분량을 30분 정도 읽히고 5분 정도 시간을 정해 내용을 정리하게 하는 일부터 서서히 시작하는 것도 좋다. ●가족들만의 토론회 아이가 집에 있는 시간이 늘어나면 가족이 함께 모여 대화할 시간도 넉넉해진다. 이 시간을 활용하는 비법 가운데 하나는 온 가족이 사회 이슈에 대해 토론회를 여는 것이다. 관심 있는 사회 이슈를 하나 선정해 토론을 하면, 아이는 자연스럽게 논리적인 발표력을 기를 수 있다. 자기와 다른 입장을 이해하는 배려심까지 키울 수 있다면 금상첨화이다. 부모들에게는 평소 자녀가 갖고 있던 생각과 속마음을 들어볼 수 있는 기회도 된다. TV뉴스나 신문을 함께 보고 그 가운데 한 가지 사안을 놓고 서로 의견을 말해 보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딱딱한 뉴스에 흥미를 갖지 못하는 아이라면, 신문 사진에서부터 출발하는 것도 좋다. 신문의 사진설명을 감춘 채 사진만 보고 어떤 상황인지 추론해 보도록 유도하고, 이후 사진설명을 보고 어떤 사안인지 부모가 설명해 주는 방법이다. 사진을 보여준 뒤 일정 시간을 주고 기사나 인터넷 검색 등을 통해 사진의 내용을 추론할 수 있게 하면 아이들이 퀴즈처럼 느껴 흥미를 갖게 된다. ●속담놀이·끝말잇기·빙고게임 학습에 크게 흥미를 느끼지 못하는 자녀라면 놀이를 적극적으로 활용해야 한다. 유익한 속담을 선정해 뜻은 무엇인지, 유래는 어떻게 되는지, 유사한 내용의 사자성어는 어떤 것들이 있는지를 퀴즈로 묻고 답하는 놀이인 속담놀이가 한 예이다. 뜻을 모르는 속담을 문제로 낸 뒤 상상력을 발휘해 설명하다 보면 창의력도 기를 수 있다. 아이가 내놓은 오답에 대해서도 함께 웃어 주고 왜 그렇게 생각했는지를 물어 보는 인내심이 필수다. 심심풀이로 하는 끝말잇기도 훌륭한 학습 도구가 될 수 있다. 책을 읽기 싫어하는 아이라면 책을 옆에 놓고 끝말잇기가 막혔을 때 들춰보도록 허용하면, 낱말을 찾다가 책과 익숙해질 수 있다. 끝말잇기가 끝난 뒤 아이가 처음 익힌 낱말로 문장을 만들어 보는 연습을 하면 기억에 오래 남는다. 가로 5칸, 세로 5칸으로 된 마방진 안에 중요 낱말에서 연상되는 단어를 쓰고 번갈아 가며 순서대로 지워 나가는 빙고게임도 어휘력과 창의력을 키우는 학습법이다. 예를 들어 백설공주를 제시어로 주면, 사과·난쟁이·거울·사냥군 등의 단어로 빙고게임을 하는 것이다. 책을 읽은 뒤 책에 나온 소재로 빙고칸을 채워도 집중력을 키우기에 좋다. 이영준기자 apple@seoul.co.kr
  • 고수 “‘백야행’ 위해 손예진 멀리했다”

    고수 “‘백야행’ 위해 손예진 멀리했다”

    영화 ‘백야행’이 드리운 어둠 속에서 요한이라는 남자는 빛이 난다. 요한은 어린 시절 친아버지를 죽이고 이후 여러 번의 살인과 성폭행마저 저지른다. 그가 현재를 저당 잡히면서까지 악의 존재가 된 건 사랑 때문이며, 이렇게 스스로를 암흑에 가둔 요한의 사랑은 섬뜩하고 또 아름다웠다. 배우 고수(31)는 서울신문 NTN 과의 인터뷰에서 ‘백야행’을 찍는 3개월 동안 “요한이라는 캐릭터에 잠식당했다.”고 말했다. ◆ 그런 사랑도 사랑이더라 ‘백야행’을 처음 시나리오로 만났을 때, 고수는 상상을 초월하는 비극에 압도당했다. 살인용의자의 딸과 피해자의 아들이 14년에 걸쳐 얽히는 비극적 사랑. “물론 연인이 같이 밝으면 좋겠죠. 하지만 세상에는 우리가 모르는 어떤 상황들이 많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어딘가에는 이런 비극도 숨어있지 않을까요?” ‘백야행’ 속 요한의 사랑을 이해하기 위해 고수는 “영화를 찍은 3개월을 꼬박 어둠 속에 머물렀다.”고 고백했다. “사랑하지만 만날 수도 없는 여자, 내 현재를 짓밟고 자신의 미래를 설계하는 미호에게 모든 삶을 건 이 남자를 대체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막막했죠.” 고수는 극단적인 방법을 택했다. 요한처럼 스스로를 어둠 속에 가둬 버린 것이다. 보일러의 소음과 집밖에서 새어 들어온 인적이 친구처럼 반가웠다는, 차마 그 누구에게도 말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털어놨다. “3개월은 감당하기 적절한 시간이었습니다. 크게 보면 배우로서 재미있기도 했죠. 하지만 더 이상은 하고 싶지 않아요.” (웃음) ◆ 미호를 사랑했고, 손예진을 멀리했다 ‘백야행’ 속에서 요한은 미호를 만나지 못한다. 어린 시절의 추억과 한 번의 스쳐 지나감이 전부다. 고수 역시 상대배우 손예진을 거의 만날 수 없는 상황에서 멜로 연기를 펼쳤다는 결론이 나온다. “연기라는 것 자체가 배우의 상상에서 풀어내는 작업이니까요. ‘백야행’은 그 상상력에 의존하는 연기가 더 많았을 뿐입니다. 특별히 힘들거나 어렵지는 않았어요.” 고수는 어둠 속에서 손예진의 미호를 끊임없이 생각하고, 또 사랑했다. 하지만 그녀를 만날 수는 없었다. 현실 속의 고수와 손예진은 요한과 미호 그 자체였다. “손예진은 팜므파탈의 매력을 갖고 있는 배우에요. 도도하고 치명적인 매력의 소유자인 미호와 쌍둥이처럼 닮았어요. 실제로 손예진의 캐릭터가 그런 건지 표현을 잘 한건지는 모르겠습니다만.” 한 편의 영화를 함께했지만 아직도 손예진을 잘 모른다고 고수는 쑥스럽게 밝혔다. 그리고 변명처럼 덧붙였다. “도대체 그녀를 만나지 못했다니까요.” 이제 자신의 필모그래피에 추가된 ‘백야행’을 위해 고수는 시나리오에만 집중했다. 일본 나오키상 수상 작가인 히가시노 게이고의 동명 원작 소설이나 일본에서 제작된 동명 드라마는 일부러 보지 않았다. 인터뷰 말미에 고수는 기자에게 물었다. “제가 지금까지 설명한 ‘백야행’의 요한과 원작 소설 속의 료지는 어떻게 다른가요?” 두 사람은 흡사했다. 5년 만에 돌아온 고수는 이렇게 진지한 배우가 되어 있었다. 서울신문NTN 박민경 기자 minkyung@seoulntn.com / 사진=이규하 기자@import'http://intranet.sharptravel.co.kr/INTRANET_COM/worldcup.css';
  • [씨줄날줄] 순천만/이춘규 논설위원

    전라남도 동남쪽 끝자락 고흥반도와 여수반도 사이의 순천만은 수많은 문인들에게 문학적 상상력의 젖줄이다. 시인 곽재구는 산문집 ‘포구기행’에서 “저문 시간이면 순천만에 나간다. 눈앞에 펼쳐지는 너른 개펄이 좋고 개펄 냄새를 이리저리 싣고 다니는 바람의 흔적이 좋다. 키 넘게 훌쩍 자란 갈대숲·갈대들의 목은 꺾여져 있다. 모두 같은 방향이다. 바람은 가끔씩 갈대숲 사이로 들어온다.”고 추억했다. 시인 나희덕은 순천만 와온마을의 낙조를 “와온 사람들아, /저 해를 오늘은 내가 훔쳐간다”고 읊었다. 그런 순천만이 용케도 개발폭풍을 피했다. 개발바람이 남해안 지역을 강타했을 때 접근성이 좋고, 드넓은 순천만도 홍역을 앓았다. 개펄을 매립해 공업단지를 유치하면 지역경제가 발전할 수 있다며 개발론자들의 기세가 등등했다고 한다. 우여곡절을 겪은 뒤 순천만은 거기 그대로 있게 됐다. 순결함을 지켜냈다. 그래서 더 값지다고 지역주민들은 안도한다. 지금도 너른 개펄은 갈대, 철새를 품고 생명을 노래한다. 세계 5대 연안습지로 지정돼 더욱 주목받게 되었다. 등 굽은 소나무가 고향 선산을 지켜주듯 개발바람의 열병을 치른 순천만은 순천시에 효자가 됐다. 한때 무분별한 생태관광으로 훼손의 위기를 맞기도 했지만 민관이 일체가 되어 생태계가 더욱 자연친화적으로 가꾸어지고 있다. 습지 생태계의 보고로 입소문 나며 공단이 들어선 것 이상의 경제적 혜택도 주고 있다. 2007년 180만명에 이어 지난해는 260만명의 관광객이 다녀갔다. 연간 경제효과만 적게 잡아 1000억원이란다. 공업단지 효과를 훨씬 능가한다고 순천시는 분석한다. 순천만을 내세워 순천시는 ‘대한민국의 생태 수도’라고 강조하고 있다. 실제로 이달 초 서울에 상주하는 외국 특파원들이 순천만을 다녀갔다. 세계 각국 환경단체 회원들이나 외국인 관광객들도 속속 방문한다. 세계적인 생태관광지라는 명성에 손색이 없다. 하지만 국내외 관광객의 급증은 순천만의 평화를 다시 심각하게 위협할 수도 있음을 잊어선 안 된다. 세심하고 지속적인 관심과 애정만이 순천만을 온전히 지켜낼 수 있을 것이다. 이춘규 논설위원 taein@seoul.co.kr
  • [18일 TV 하이라이트]

    ●산너머 남촌에는(KBS1 오후 7시30분) 대흥리에 알뜰장터가 열리면서, 종갓집을 주축으로 메주 만들기 체험행사가 개최된다. 길선을 대신해 명희가 전면에서 행사준비를 진행하고, 방송에도 영곤과 명희가 얼굴을 비추자, 마을 사람들은 영곤과 명희가 된장 사업을 일으킬 거라며 치켜세운다. 한편 정미는 자꾸만 뒤로 밀려나는 재곤이 안쓰러운데…. ●한밤의 문화산책(KBS2 밤 12시45분) 커피의 역사부터 커피에 관련된 문화 이야기까지 커피의 모든 것. 소설가 김탁환, 가수 윤건, 일러스트레이션 박상희와 함께 커피 여행을 떠나본다. 세 예술가들의 상상력에 불을 지피고, 창작의 밑거름이 되는 커피. 커피의 매력에 푹 빠진 세 예술가들의 재미난 이야기를 만나본다. ●지붕뚫고 하이킥(MBC 오후 7시45분) 어린 ‘로키’로 변신한 해리. 대체 무엇이 해리를 만능 열혈 체육 어린이로 돌변하게 만들었을까. 보다 빠르게, 보다 힘차게, 보다 날쌔게 해리는 오늘도 달린다. 한편 집세 인상을 앞두고 자옥은 한없이 관대하기만 하다. 그러나 두 얼굴의 자옥은 기막힌 계략을 세우는 중인데…. ●괜찮아U(SBS 오후 6시25분) 먹기 위해서라면 어디든 간다. 식객단이 먼 길을 달려 도착한 곳은 전라남도 완도군. 힘들게 도착한 멤버들, 다시 배를 타고 ‘이것’이 많이 난다는 노화도로 가라는 소식을 듣게 되는데. 이들이 힘들게 찾아 헤맨 것은 예로부터 진시황제가 불로장생을 위해 즐겨 찾았다는 ‘전복’. 전복을 찾아 나선다. ●리얼리티쇼 유아독존(EBS 오후 8시) 외아들딸이 대세인 요즘 아이들의 생활 습관은 어떠할까. 혼자서는 잘 씻지도 않고 먹지도 않는 의존형. 하루 종일 TV, 게임기와 사투를 벌이는 놀자형. 원하는 거라면 고집부터 부리는 고집불통형. 이런 아이들을 위해 준비한 생활개선 프로젝트. 아이들이 가진 문제점을 그대로 재연해 본다. ●리얼메디컬 다큐 병원(OBS 오후 11시) 삶과 죽음이 공존하는 병원. 현석용 환자는 6개월 전부터 복부가 부풀어 오르기 시작했다. 복부대동맥류였다. 심장과 연결된 가장 큰 동맥이 풍선처럼 커지는 질환이다. 현씨의 배는 이미 정상 크기의 3배. 수술하지 않으면 조만간 터질 가능성이 큰 심각한 상황이다. 이를 위해 혈관 외과 의료진들이 나선다.
  • [지방시대] 공연예술로 거듭나는 안동의 고택/임재해 안동대 한국학 교수

    [지방시대] 공연예술로 거듭나는 안동의 고택/임재해 안동대 한국학 교수

    여러 해 전에 음악가 임동창이 경북 안동의 고가에서 ‘성주풀이’ 공연을 기획해 문화계의 주목을 받았다. 임하댐 수몰지역 근처를 지나다가 스러져 가는 집을 보고 그냥 지나칠 수 없어서 집에 깃들어 있는 성주신을 위로하고, 집의 삶을 온전하게 마감시켜 주는 성주풀이 축제를 구상했다. 그러자 뜻을 같이하는 예술가들이 두루 참여하여 고가에서 하룻밤의 예술축제를 독특한 양식으로 벌였다. 안방에서 다듬이 소리가 들리는가 하면, 사랑방에서 가곡을 부르고 대청에서 춤을 추며 툇마루에서 가야금을 연주하고 마당에서 장승을 깎는 등, 보는 이들의 시차에 따라 제각기 다른 시선으로 다른 갈래의 예술을 감상하는 별난 공연문화가 창출되었다. 그동안 고택은 문화유산 답사지로 머물거나, 관광객의 숙박체험 시설로 이용된 까닭에 주민들의 관심을 끌지 못했다. 그런데 안동시가 고택을 무대로 전통음악과 노래극 공연을 기획함으로써 사정이 달라졌다. 한옥을 지역의 공연문화 공간으로 재인식하게 하는 한편, 지역 예술인들의 예술활동을 지원하고 주민들의 예술향유 수준을 높이는 계기가 되었다. 작년에 오천 군자리에서 ‘우리가락 고택에서 노닐다’는 주제로 가곡과 입춤·거문고산조·해금·대금·사물놀이 등을 공연했다. 오래된 한옥들이 창조적인 공연공간 기능을 발휘한 것이다. 한식과 한옥·한복·국악 등의 ‘한 브랜드’ 가운데 한옥과 전통음악을 결합시켜 공연예술의 조화로운 어울림을 만들어 냄으로써, 그냥 거기 있던 고가들이 지금 여기로 다가오는 연행(演行) 예술의 입체적 무대로 재탄생됐다. 고가의 여러 공간을 두루 이용하는 다면적 공연양식이 역동적으로 창출된 것이다. 올해도 ‘소리, 몸짓 고가에 드리우다’는 주제로 고택음악회가 이어졌다. 무실마을 수애당에서 시작, 묵계서원·치암고택·임청각·간재종택 등 안동의 대표적 고택에서 고택 예술축제가 주말마다 펼쳐졌다. 퇴계 이황과 두향의 사랑을 다룬 안동국악단의 ‘450년 사랑’도 고택을 무대로 창작된 새로운 양식의 노래극이다. 고택의 실경을 무대로 한 노래극이어서 ‘실경 뮤지컬’로 일컫기도 한다. 사실 여부를 떠나서 퇴계와 두향의 신분을 초월한 고품격 사랑 이야기가 자못 감동적이다. 안동 사람들의 이야기를 안동 사람으로 구성된 출연진과 제작진으로 안동의 고택을 무대 삼아 안동다운 노래극으로 만든 김준한 감독의 창조적 발상과 역량이 특히 돋보인다. 자칫 진부할 수 있는 줄거리 해설 방식을 안동 토박이말로 구수하게 살려낸 점도 탁월하다. 450년 사랑은 군자리의 초연부터 시민들의 소리 없는 열광과 입소문의 성화로 여러차례 재공연을 하게 되었다. 퇴계가 단양군수로 있을 때 두향과 사랑을 나눈 인연을 아는 단양군민들도 안동까지 공연을 보러 왔으며 마침내 단양군의 초청공연까지 이뤄졌다. 10월 말에는 운현궁 문화마실의 초청공연으로 서울시민에게도 선을 보였다. 노래극의 불모지에 새로운 노래극이 창작돼 700년 하회탈춤의 오랜 명맥에다 새로운 형태를 더 보태는 한편, 창작 공연예술의 주변부인 지역에서 중앙 무대로 진출하는 보기 드문 성과도 거뒀다. 그 결과 시민들의 문화욕구를 충족시키고 지역 예술인들의 작품활동 기회를 높임으로써 지역문화 발전의 한 분기점을 이룬 것이다. 어느 고장이나 독특한 지역문화의 전통이 있다. 눈 밝은 사람들이 문제적 시각과 창조적 상상력으로 보면 모두 이야기 창작 소재들이자 예술활동 자원들이다. 중앙만 쳐다보지 말고 지역문화를 제대로 찾아 공부하는 가운데 독창적 문예창작 자원으로 활용하는 구상을 다각적으로 시도해야 지역문화의 미래가 열린다. 임재해 안동대 한국학 교수
  • [객원칼럼] 바다를 잊지 마세요/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객원칼럼] 바다를 잊지 마세요/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정치권에 온통 세종시 논란뿐이다. 세종시로 편을 가르고, 세종시로 패를 짓고, 세종시로 잃어버린 표를 되찾으려고 안달이다. 살아있는 중달(仲達)이 죽은 공명(孔明)을 이기지 못하는가. 한국 정치가 가고 없는 노무현 전 대통령의 프레임에 빠져 있다. 한국 정치의 상상력이 내륙에 함몰되어 있다. 이 와중에 완전히 잊혀진 건 바다다. 잘나가는 나라들을 보라. 미국은 뉴욕과 로스앤젤레스. 중국은 베이징과 상하이, 일본은 도쿄와 오사카, 프랑스는 파리와 마르세유. 그 어느 나라도 내륙 한 곳에만 국가 경제를 집중하지 않는다. 우리 영해(領海)는 남한 면적의 71.2%인 7.1만㎢이며, 통일이 되면 25만㎢로 한반도 전체 면적(22.1만㎢)보다 넓어진다. 또 우리의 배타적 경제수역(EEZ)은 남한 면적의 약 3.7배인 37.5만㎢이며, 통일이 되면 63만㎢로 한반도 면적의 약 3배에 이르게 된다. 우리는 이렇게 넓은 바다를 가지고 있는 해양국가임에도 고려 말 이후 해양력이 날로 쇠퇴해 왔다. 오늘날 세계 각국은 바다를 국부를 창조하는 경제영토로 인식하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다. 많은 선진국들이 대륙붕 천연가스, 심해저 광물자원 등 해양 에너지 개발과 해양심층수, 대형위그선·해양바이오·심해무인잠수정·쇄빙선 등 해양과학 육성, 해양 관광자원 개발에 박차를 가하고 있다. 그런데도 대한민국 3면의 바다는 마치 잊혀진 원시림처럼 정책의 손길을 애타게 기다리고 있다. 우선 서해안은 해상 운송 및 수송망을 정비해서 옛 장보고의 해상 네트워크를 복원하고 싶어 한다. 충청남도 바다는 해상 관광산업을 크게 일으켜 국가 경제의 신성장 엔진이 되고 싶다. 남해안은 무엇보다 남해안 특별법에 목이 마르다. 각종 규제에 묶여 있는 남해안은 특별법을 통해 지역마다 산발적으로 이뤄지는 난개발을 막고, 발전 잠재력이 뛰어난 지역을 거점 개발하고 싶어 한다. 영·호남에 걸친 광역 교통인프라와 관광루트를 개설해서 동서 교류를 촉진시키고 영·호남이 함께 사는 길을 도모하고 싶다. 동해안은 목이 마르다 못해 온 몸이 아프다. 해양 온난화의 피해가 강릉 인근 바다까지 강타하고 있다. 수산과학 클러스터를 조성하여 바다를 되살리고 싶다. 해양바이오 과학기지를 건설해서 해양과학의 메카가 되고 싶다. 선거를 의식하지 않으면 바다가 보인다. 세계적인 이코노미스트로 미국 UCLA대 정책학부 교수인 오마에 겐이치는 한국인도 아니고 부산 사람도 아니다. 그런데도 부산이 동아시아의 ‘중심’이 되어야 한다고 주장한다. 동아시아 경제가 ‘국경 없는 체계’로 변화하면서 한·중·일 3국을 끼는 ‘허브’항을 가진 부산이 중심 역할을 해야 부산 주변의 일본 중국 지역들도 함께 발전한다는 논리다. 따라서 항만 물류기능에 대한 획기적 투자와 함께 ‘동아시아 해양경제거점도시권’을 구축할 것을 권하고 있다. 참고로 이 사람의 고향은 후쿠오카다. 그런데도 부산이 동아시아 거점도시로 더 적합하단다. 우리 여야 정치지도자들이 내륙만 들여다보고 있는 게 아닌가 걱정이 된다. 특히 큰 꿈을 품은 차기 대권주자들이 눈앞의 여론만 살펴서 내륙에 파묻히는 우를 범할까 우려된다. 나는 그분들에게 말하고 싶다. 단기적 표의 유혹에 빠지지 말고, 조국의 큰 미래를 보라고. 아울러 전략적으로도 훈수하고 싶다. 한번 써먹은 수(手)는 두 번 통하지 않는다고. 큰 꿈을 품은 그대. 바다를 잊지 마세요. 김무곤 동국대 신문방송학과 교수
  • [CEO 칼럼] 패셔니스타 영부인을 기다리며/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CEO 칼럼] 패셔니스타 영부인을 기다리며/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미셸 오바마의 패션은 전통적인 영부인의 그것을 넘어섰다. 유쾌하고 스릴이 넘친다. 그래서 미셸은 미국의 첫 흑인 대통령인 버락 오바마만큼이나 관심을 받는다. 그녀의 당당한 패션은 나이와 시대를 넘나든다. 1950년대에나 볼 수 있는 큰 리본에서 타이트한 청바지, 하늘색의 언밸런스한 카디건, 펑키한 블랙벨트, 코믹한 나팔소매 재킷, 민소매 원피스, 스니커 비닐 운동화, 페이크 진주 목걸이, 일본 ‘사쿠라’ 원피스까지 다양하다. 스패니시룩에서 차이니스룩, 유러피언룩, 컨트리룩까지 5대양 6대주를 넘나드는 미셸의 패션은 튼실한 미국·다양성이 존중받는 미국·자유로운 미국을 대변한다. 파격적이면서도 친근한 그녀의 패션 덕에 미셸은 때로는 여신과 같은 분위기를 풍기고 때로는 농염한 매력을 발산한다. 재기 발랄한 소녀가 되는 등 변신은 무한하다. 그래서 오바마는 “그녀는 나보다 똑똑하고, 나보다 강하고, 확실히 나보다 근사하다.”고 말한다. 그녀의 캐시미어 코트에 기대어 비행기 안에서 잠든 오바마 부부 사진을 보면 그녀만 있으면 오바마가 담요도 필요 없이 만사형통할 것 같다는 착각마저 든다. 안락함과 평화로움에 기대 미국 시민의 행복을 꿈꾸는 대통령 부부의 모습이 그들의 패션코드에 담겨 있다. 미셸 덕분에 미국의 디자이너들도 행복할 것 같다. 자신이 구상한 노란색 러플 재킷에 어울리는 초록색 장갑과 초록색 구두를 만들어 달라고 코디를 부탁하는 미셸을 그려보면 미국 디자이너들이 부럽다. 게다가 현재 미셸이 만나서 의뢰하고 대화하는 미국의 디자이너들은 모두 다른 국적을 갖고 있다. 이는 더 나은 세상을 향해 달려온 그녀의 내면 이야기와 맞아떨어진다. 흑인이자 여성이기에 겪어야 했던 차별에 좌절하지 않고, 희망으로 자신의 삶을 살아온 그녀이기에 이미 유명한 브랜드는 식상하다. 자신의 생각을 들어주고 함께 의논하고 변죽을 맞추는 상상력이 풍부한 디자이너가 미셸에게 어울린다. 1950년대 재클린 케네디는 당대의 패셔니스타로 유명했다. 재클린이 애용한 구치 핸드백은 아예 재키백으로 불리고, 루돌프 발렌티노와 랠프 로런 등 유명 디자이너들도 재클린에게 영감을 받았다고 밝혔다. 그러나 미셸은 스타일리스트를 고용하지도 않고 특정 브랜드를 선호하지도 않는다. 대신 그는 시카고의 디자이너 마리오 핀토에게 5년 동안 도움을 받았고, 지금도 멋진 색상과 원단의 도움을 얻어 디자이너들과 소통하며 자신의 세계를 표현한다. 워싱턴의 패션 에디터인 로빈 지브한은 미셸을 “멋을 알고 자신을 표현할 줄 아는 진정한 패셔니스타”라고 부르는 데 주저하지 않았다. 반면 우리나라 역대 영부인의 옷에서 자유의지나 재미, 스릴을 찾기는 좀처럼 힘들다. 한복을 입었을 때를 제외하고는 철갑을 두른 듯 지루하거나 답답한 감도 있었다. 이제 김윤옥 여사가 당당하게 꽃무늬 블라우스로 대중을 들뜨게 하고, 가죽 재킷을 카리스마 있게 걸치면 어떨까. 점자원단(브레이얼) 블라우스로 따뜻함을 표현하고 자라나는 디자이너들과 소통할 수 있다면 어떨까. 동대문의 하얀 레이스 원피스를 손수 쇼핑한 영부인 덕에 한국 아줌마들이 하얀 레이스 드레스를 따라 입는 해프닝을 기대해 본다. 후대에 패션 아이콘이 되고, 많은 행복 바이러스를 퍼뜨린 영부인으로 기억된다면 한류를 만드는 것은 물론 신진 디자이너들에게 꿈과 희망을 줄 것이다. 이경순 누브티스 대표
  • 미실 떠난 ‘선덕여왕’은?

    MBC 월화 사극 ‘선덕여왕’에서 강력한 카리스마를 선보이며 드라마 인기를 견인하던 미실(고현정)이 지난주 50회 방영에서 죽음을 맞게 됨에 따라 향후 이야기 전개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당초 50회로 예정됐던 ‘선덕여왕’은 큰 인기에 힘입어 12회 연장이 결정된 상태이며, 추가 연장도 거론되고 있는 상황. 제작진에게 아쉬운 점이 있다면 훗날 선덕여왕이 되는 덕만공주(이요원)와 맞대결을 펼치며 팽팽한 긴장감을 불어넣던 미실이 퇴장하기 전에 시청률 45%를 돌파하지 못했다는 것. 미실의 마지막을 담은 49회와 50회는 각각 전국 시청률 44.9%와 44.4%(TNS 미디어코리아 기준)를 기록했다. 미실의 죽음 뒤 미실파를 이끄는 칠숙의 난, 미실의 아들임을 자각한 비담의 난, 그리고 덕만공주의 선덕여왕 즉위와 죽음에 이르는 과정이 실제 역사와 상상력을 섞어가며 전개될 것으로 점쳐진다. 타이틀롤 못지않게 힘을 발휘하던 미실 캐릭터가 퇴장해 인기가 한풀 꺾일 것이라는 예상도 나오고 있는 가운데 ‘선덕여왕’이 유종의 미를 거둘 수 있을지 주목된다. 이와 관련, 김영현 작가와 함께 대본을 집필하고 있는 박상연 작가는 덕만의 어린 시절을 시즌 1, 서라벌로 돌아온 덕만이 미실과 맞서는 과정을 시즌 2, 미실의 죽음 이후를 시즌 3로 규정하며 “시즌3로 넘어가는 마지막 후반기에는 덕만, 유신, 비담, 춘추 등 각 캐릭터가 성장을 다해 진화하고 있는 특색이 최고 절정을 이룰 것”이라고 말했다. 네 캐릭터가 각자의 길을 간다는 것이다. 박 작가의 설명에 따르면 덕만 공주는 고독과 절망을 겪으며 진정한 왕으로 태어난다. 대기만성형 유신은 비로소 무적의 군신으로 거듭나 ‘천년의 이름’을 거머쥐며, 비담은 ‘천년의 이름’과 ‘신국’과 ‘덕만’ 가운데 아무것도 얻지 못한 채 모자 간에 대를 이어 반복되는 처절한 비극의 주인공으로 남게 된다. 박 작가는 “미실의 시대로 시작한 드라마는 덕만의 시대를 거쳐, 춘추의 시대가 시작되는 것으로 끝이 날 것 같다.”며 조숙한 천재인 춘추가 어떤 과정을 거쳐 새 시대의 주인으로 떠오르게 되는지 지켜봐 달라고 당부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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