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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영화리뷰] ‘된장’

    [영화리뷰] ‘된장’

    영화 제목이 ‘된장’이란다. 구수하고 수수한 느낌이다. 어머니의 손맛을 주제로 손발이 오그라드는 모성애를 그려냈을까. 아니면 농촌에서의 삶을 통해 안빈낙도(安貧道)를 찬양하는 영화일까. 모두 아니다. 젊은 감각의 로맨스 영화다. 탈옥 5년 만에 검거된 희대의 살인마 김종구. 그를 잡은 것은 경찰도 검찰도 아닌 된장찌개의 신비스러운 맛이었다. 제보를 받은 방송국 PD 최유진(류승룡)이 취재에 나서지만, 이 기막힌 사건의 열쇠를 쥔 ‘된장 달인녀’ 장혜진(이요원)은 자취를 감춘다. 그리고 연이어 밝혀지는 3명의 죽음. 방송취재가 본격적으로 진행되면서 수많은 관계자들의 흥미진진한 진술이 이어지고 미스터리는 반전을 향해 치닫는다. ‘된장’은 무척 감각적인 영화다. 충무로에서 독자적인 영역을 구축하고 있는 장진 감독이 기획했고, 동화적 상상력으로 무장한 여감독 이서군이 메가폰을 잡았으니 고루하거나 촌스러울 리는 만무할 터. 이 감독이 밝힌 영화의 취지는 나름 신선하다. “보통 생각하는 아주 오래된 전통의 이미지와 반대되는, 젊고 동화적이면서 다채로운 이미지를 만들고 싶었다. 우리 삶 속에서 된장처럼 초라하고 소박해 보이는 것들이 꼭 그래야 하는가, 정말 소중하고 마법 같고 풍성한 이야기로 만들어 질 수는 없을까라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영화는 많은 재료들이 버무려지면서 비로소 맛과 향기를 내는 된장처럼 다양한 요소들이 얽히고설켜 있다. 영화의 전반부, 된장의 비밀을 파헤치려는 한 인물의 모습에서 왠지 ‘식객’류의 요리 영화가 떠오른다. 시골의 정경은 드라마 ‘전원일기’와 같은 귀농 분위기가 물씬 풍기며, 가슴 아린 사랑은 절제되고 깨끗한 일본 로맨스 영화를 연상케 한다. 여기에 ‘도깨비’라는 신화적인 요소와 ‘음모론’까지 뒤섞인다. 하지만 그 장르적 버무림의 성과는 영화가 말하고자 하는 ‘그 위대한’ 된장의 맛과는 달리 허전하고 밋밋하다. 또 장진 감독은 “페이크 다큐, 애니메이션, 멜로드라마 등 총체적 장르를 만날 수 있어 한가지로 칭하기 곤란할 만큼 독특한 장르의 영화가 나온 것 같다.”고 밝혔지만 관객의 입장에서는 너무 혼란스럽다. 감독의 과한 욕심이 재미, 감동, 긴장감 가운데 어느 토끼도 잡지 못했달까. 편향된 대중영화 시장에서 새로운 장르를 개척하기 위해 다각도의 노력을 기울이는 사람들을 보면 정말 고마우면서도 한편으로는 참 안쓰럽다. 의외로 대중영화의 범위가 참 좁아 ‘새로운 시도’란 것을 대중들이 달가워하지 않는 거다. 도전은 분명 미덕인데, 막상 그만한 성과물이 나오지 않으면 아니함만 못해버리니까. 이를 어찌해야 할까. 21일 개봉. 12세 관람가.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파리 톱시크리트’ 루브르박물관 복원연구소를 엿보다-한국언론 첫 공개

    ‘파리 톱시크리트’ 루브르박물관 복원연구소를 엿보다-한국언론 첫 공개

    프랑스 파리 루브르박물관을 찾은 사람들은 계단 한가운데에서 두 날개를 펼친 채 환한 햇살을 받고 서 있는 승리의 여신 ‘니케’(Nike)의 자태에 감탄을 금치 못한다. 그러나 1863년 프랑스 영사 샹푸아소가 사모트라케섬에서 처음 발견했을 때 그는 100여개의 돌덩이에 불과했다. 오늘날 우리가 니케상을 볼 수 있는 것은 오랜 시간에 걸쳐 문헌을 찾고, 상상력을 보태 기원 전의 모습을 재현하기 위해 노력했던 루브르 복원사들이 있었기 때문이다. 함무라비 법전에서 나폴레옹 3세의 샹들리에까지, 밀로의 비너스에서 모나리자까지. 수천년의 시간을 이어주는 30여만점의 소장품. 관람하는 데만 5일이 걸린다는 세계 최대의 보물창고 루브르 박물관. 그 지하와 방문이 굳게 잠긴 곳에는 무엇이 있을까. 인류의 유산에 쌓인 시간의 흔적을 되돌려 원형을 찾아가는 복원기술의 노하우는 어떤 것일까. 이 같은 궁금증을 풀기 위해 지난 13일(현지시간) 루브르궁 안의 ‘프랑스 복원 및 보존연구소’(C2RMF)를 찾았다. 한국 언론 최초로 이루어진 C2RMF 방문은 한국 기초기술연구회의 주선으로 3개월 만에 성사됐다. “1998년 12월, 곳곳에 산재돼 있던 복원 및 보존 관련 연구소를 통합해 설립된 C2RMF는 1000여개가 넘는 프랑스 전역의 박물관과 미술관 소장품을 모두 관할합니다. 가지 수로는 최소한 50만점이 넘죠. 작품에 손상을 입히지 않으면서 연구를 할 수 있는 첨단 기술력과 기원 전부터 16~18세기의 작업방식을 그대로 계승한 작업방식이 공존하는 곳입니다.” C2RMF 홍보디렉터인 소피 르페르는 기자가 들고 있는 카메라에서 눈을 떼지 못했다. 촬영이 가능한 곳과 아닌 곳을 철저히 구분했고, 확신이 서지 않으면 담당자에게 일일이 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아직 박물관에서 공개하지 않은 작품이 많고 진품 감정 중인 물건도 있다.”면서 “어떤 작품이 복원이나 연구가 진행 중인지 자체가 대외비”라고 설명했다. 작품이 보관돼 있는 수장고는 극히 제한된 인원만이 출입할 수 있다. 르페르는 “최소한 수십억원이 넘는 작품들로 가득차 있는 만큼, 어떤 작품이 있다거나 하는 사실이 밝혀지면 도난의 위험이 따른다.”고 강조했다. C2RMF는 크게 연구소와 복원소로 나뉘어 있다. 작품에 대한 성분 분석과 원형연구, 복원방식 등은 과학자들이 중심이 된 연구소에서 진행한다. 200명의 과학자들은 모두 박사급으로, 대부분 고고학이나 미술학 관련 학위를 동시에 갖고 있다. 전국의 박물관에서 매입을 검토 중인 작품에 대한 감정 역시 중요한 업무다. 르페르는 “연구소에서 모조품으로 판명이 나 매입을 취소한 경우가 여러 건 있다.”면서 “진품 여부는 개인의 이익과 연결될 수 있기 때문에 박물관 측에만 통보되고, 소장자에게는 알려주지 않는다.”고 설명했다. 기초연구가 끝난 작품이나 유물은 엘리베이터를 통해 복원실로 옮긴다. 복원은 루브르궁과 베르사유 궁전 지하 등 두 군데에서 진행된다. 각각 1만 5000㎡가 넘는 규모다. 연구소와 달리 복원소에는 정규직 직원보다 외부 전문가들이 많다. 복원소 디렉터인 로베르타 코스토파시는 “가구만 해도 시계나 피아노 등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가 필요하다.”면서 “그림도 시대와 화가에 따라 전문가가 다르기 때문에 전문가풀을 만들어 놓고 프로젝트별로 고용한다.”고 설명했다. 파리 박건형 순회특파원 kitsch@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누가 내 머리에 똥 쌌어?(베르너 흘츠바르트 글, 볼프 에를브루흐 그림, 사계절 펴냄) 아이들의 영원한 베스트셀러가 사운드북으로 새롭게 출시됐다. 199 3년 첫 출간된 이후 100만명이 넘는 어린이들의 마음을 사로잡은 유쾌한 그림책이 철썩, 쿠당탕, 타타타, 오도당동당, 쫘르륵 등 온갖 똥 소리로 재무장했다. 동물들의 생태적 특성을 배우는 교육적 효과에다 유머까지 더한 이 책은 20개 언어로 번역되어 세계 어린이들의 사랑을 듬뿍 받고 있다. 1만 9800원. ●낯선 사람은 따라가지 않을래!(안나 바켄호프 글, 지그리트 레버러 그림, 이수연 옮김, 베틀북 펴냄) 흔히 일어날 수 있는 유괴의 전형적 모습과 주인공 안나가 위험한 상황에서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보여주어, 위험에서 어린이들이 스스로를 보호할 수 있도록 돕는다. 아이들 안전교육용으로 그만인 책. 끝 부분에는 초등학교 선생님인 저자가 전하는 용기 있고 자존감 높은 아이로 키우기 위한 부모 안내가 있다. 9000원. ●드래곤 조그(줄리아 도널드슨 글, 악셀 셰플러 그림, 노은정 옮김, 비룡소 펴냄) 영국의 가장 오래된 어린이 문학상인 네슬레 스마티즈상을 받은 그림책 작가 콤비의 신간. 작가의 재치있는 상상력과 생동감 넘치는 그림이 어우러진 꼬마 용 조그의 성장기가 희망 넘치는 메시지를 전달한다. 만화영화 ‘슈렉’처럼 상식을 뒤흔드는 공주와 떠돌이 기사, 용의 결말이 흥미진진하다. 1만원. ●몬스터, 제발 나를 먹지 마세요!(카를 노락 지음, 카를 크뇌이크 그림, 지명숙 옮김, 다른세상 펴냄) 뚱보에 먹보지만 자신을 아주 사랑하는 주인공 알렉스는 몬스터에게 잡힌 상황을 한탄하거나 겁에 질려서 떨지 않는다. 아이들의 일상생활에 상상력이란 양념을 더해 재창조해낸 이야기는 어린이들이 자신이 가진 힘과 능력을 생각해 보게끔 만들어준다. 1만 2000원.
  • 최제훈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

    2007년 제7회 ‘문학과사회’ 신인문학상을 받으며 ‘놀라운 신인’으로 주목받은 최제훈(37)이 소설집 ‘퀴르발 남작의 성’(문학과지성사 펴냄)을 냈다. 그가 지난 3년간 발표했던 단편 소설들을 모아 출간한 소설집에는 등단작인 ‘퀴르발’을 비롯해 총 8편의 소설이 실려 있다. 기존 서사를 해체하고 재구성해 독창적인 상상력을 선보인 저자는 소설집에서 속도감 넘치는 문장, 허를 찌르는 위트로 참신한 ‘이야기꾼’으로서의 내공을 유감없이 발휘한다. 표제작인 ‘퀴르발’은 최제훈 소설 특유의 구조적 완성도와 재기 발랄함을 맛볼 수 있는 작품이다. 젊음과 생명을 영원히 유지하기 위해 어린아이들의 인육을 먹는 퀴르발 남작 이야기가 중심이다. 허구의 구전 설화 ‘퀴르발 남작 전설’을 토대로 했다. 전설을 소재로 구성된 총 12개의 에피소드들은 한국, 미국, 프랑스, 일본 등 공간을 초월해 각기 다른 시간대의 6월9일에 있었던 일들이다. 책은 퀴르발 남작이라는 인물과 그에 대한 이야기가 어떻게 변형되어 다른 시공간의 사람들에게 전달되는지 그 과정을 추적한다. 설화에서 소설, 영화는 물론 각종 블로그와 보고서 등 각종 텍스트에 따라 전달되는 사람들의 입맛에 맞춰 이야기가 재해석되는 과정은 한 편의 영화를 보는 것처럼 흥미진진하다. 작가는 이처럼 무한 복제 과정을 역추적함으로써 이야기의 속성과 본질에 접근한다. 이야기 속 진실은 실상 가능하지 않으며, 오히려 변용과 왜곡이 본질에 더 가까울 수도 있다는 가정은 우리가 편의에 따라 삶을 굴절시키고 진심을 왜곡하기도 한다는 것을 상기시킨다. 서간문 형태의 소설 ‘셜록 홈즈의 숨겨진 사건’도 흥미롭다. 그는 이 작품에서 명탐정 셜록 홈즈가 코넌 도일의 죽음을 추적하는 과정을 특유의 상상력에 근거해 재구성한다. 메리 셰리의 소설 ‘프랑켄슈타인’을 분석하고 재해석한 소설 ‘괴물을 위한 변명’도 독특하다. 작가의 말을 대신하는 마지막 단편 ‘쉿! 당신이 책장을 덮은 후’에서는 ‘퀴르발 남작의 성’에 등장하는 모든 인물들이 총출동한다. 작가가 생각하는 소설적 정의를 엿볼 수 있는 작품이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노벨문학상 수상 바르가스 요사 작품세계·삶

    노벨문학상 수상 바르가스 요사 작품세계·삶

    남미 문학 하면 주로 ‘마술적 리얼리즘’을 떠올리지만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는 사실성과 유머, 에로틱함을 겸비한 다양한 작품 세계를 펼쳤다. 사실적인 표현 방식, 빠른 사건 전개, 치밀한 구성으로 특징지어지는 요사의 문학 세계는 날카로운 위트와 재치, 풍부한 상상력, 짙은 휴머니즘 정신에 의한 공감과 감동으로 세계성을 인정받았다. 요사는 1936년 페루의 아레키파에서 태어나 두 살 때 외교관인 할아버지를 따라 볼리비아로 갔다. 아홉 살에 귀국해 수도원 부설 학교에서 소년 시절을 보내고, 1950년 리마의 레온시도 프라도 군사학교에 진학했다. 군사학교에서의 경험은 1963년 27살에 내놓은 첫 장편소설 ‘도시와 개들’에 녹아 있다. 외부와 단절된 군사학교를 배경으로 시험지 유출 등 학교에서 일어나는 사건을 통해 위선과 도덕적 부패, 폭력으로 얼룩진 페루의 정치 현실을 신랄하게 풍자한 이 작품으로 요사는 어린 나이에 작가로서의 위치를 굳혔다. 1953년 리마의 산마르코스 대학교에 입학해 문학과 법학을 공부했고, 스페인 마드리드 대학교에서 문학박사 학위를 받았다. 1955년 결혼했다가 1964년에 이혼했으며, 이듬해 지금의 부인인 사촌 패트리샤와 재혼해 2남1녀를 두었다. 요사의 젊은 시절은 지난해 우리나라에 번역 출간된 자전적 장편소설 ‘나는 훌리아 아주머니와 결혼했다’에 잘 녹아 있다. 이 소설은 ‘열여덟 살이나 먹은 남자 마리오와 서른두 살밖에 안 된 여자 훌리아의 사랑 이야기’를 중심축으로, 마리오가 일하는 라디오 방송국 인기 연속극과의 교차 편집을 통해 현실과 허구의 벽을 허물고 동시다발적인 인간 삶의 다양한 형태를 유머로 풀어 냈다. 대선에 출마할 정도로 요사는 사회 현안에 대한 발언을 서슴지 않았다. 젊은 시절에는 사회비판에는 성역이 없어야 한다며 독재 정권을 비판했다. 하지만 1971년 쿠바의 한 젊은 시인이 시집에서 쿠바 정부를 비판했다는 이유로 투옥되고 공개적으로 자아비판을 받은 사건을 계기로 우파로 돌아선다. 이 사건은 많은 지식인이 쿠바 정부의 이념적 경직성에 회의를 품게 했고 요사 자신 역시 마찬가지였다고 이후 자신의 정치적 입장 변화를 설명하는 글에서 밝혔다. 우석균 서울대 라틴아메리카연구소 교수는 7일 “요사의 노벨문학상 수상에 대해서는 찬반양론이 엇갈릴 것”이라고 평가했다. 우 교수는 “1990년 노벨문학상을 받았던 멕시코 시인 옥타비오 파스를 요사가 변절자 취급한 적 있는데 그 역시 현재 좌파로부터 변절자, 백인 중심주의자로 비난받고 있다.”고 이유를 설명했다. 1990년 대선에서 낙마한 것도 지나친 신자유주의적 공약 탓이란 분석이 지배적이다. 요사의 작품을 예정작까지 포함해 5종 출간한 출판사 문학동네 해외문학팀의 오영나 부장은 “적당히 야하고 풍자적이며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등장하는 요사의 작품은 이미 한국에서도 충실한 독자층을 형성하고 있다.”며 “현실에 기반을 둔 상상력이 환상적인 데다 아이러니한 삶의 모습이 녹아 있으며 이야기를 끌어가는 힘이 강하다.”고 말했다. 요사는 1982년 콜롬비아 작가 가브리엘 가르시아 마르케스가 노벨 문학상을 받은 이후 남미에서는 28년 만에 처음으로 올해 노벨 문학상 수상자로 선정됐다.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요사는 ▲1936년 페루 아레키파 출생 ▲1952년 16살에 희곡 ‘잉카의 도주’로 문단 데뷔 ▲1953년 리마 산마르코스대학에서 문학과 법학 전공 ▲스페인 마드리드대학에서 문학박사 학위 ▲1963년 ‘도시와 개들’ 발표 ▲1966년 ‘녹색의 집’ 발표. 페루국가상, 스페인 비평상 수상 ▲1994년 세르반테스 문학상 수상
  • 호날두-폭스 ‘속옷차림’에 도심 마비소동

    호날두-폭스 ‘속옷차림’에 도심 마비소동

    레알 마드리드 축구팀의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할리우드 최고 섹시미녀인 메간 폭스가 LA 한복판을 마비시켰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에 따르면 명품 브랜드인 엠포리오 아르마니 언더웨어의 메인모델인 두 사람의 대형 광고가 LA 할리우드 선셋거리에 걸리자 이 일대를 지나던 차량들이 멈춰서 정체를 빚었다. 대형 광고속 폭스는 블랙과 화이트가 조화된 레이스 란제리를 입어 강렬하면서도 매혹적인 분위기를 연출했다. 조각같은 근육을 자랑하는 호날두도 전문모델을 능가하는 표정과 포즈로 눈길을 모았다. 두 사람이 함께 출현한 특별 TV광고는 팬들의 호기심을 더욱 자극한다. 광고에는 웨이터 차림의 호날두가 란제리만 입은 채 머물고 있는 폭스의 방에 들어가는 장면이 등장한다. 이후 아르마니 진을 입은 말쑥한 차림이었던 호날두가 속옷만 입은 채 바지를 걸치는 장면이 나와 시청자들의 야릇한 상상력을 자극한다. 한편 두 사람은 뛰어난 호흡을 선보인 데이비드 베컴-빅토리아 베컴 부부에게 바통을 이어받은 뒤 광고계에서 최고의 몸값을 자랑하고 있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상상 톡톡 미술관’ 8일 문엽니다

    ‘상상 톡톡 미술관’ 8일 문엽니다

    서울시가 처음으로 어린이 전용 미술관을 연다. 5일 서울시에 따르면 오는 8일 강북구 번동 북서울 꿈의 숲에 있는 미술관을 어린이 전용 ‘상상톡톡 미술관’으로 새단장해 문을 연다. 지상 2층, 560㎡(170여평)의 이 미술관은 어린이들이 미술과 자연을 함께 체험하며 상상력과 창의력을 키울 수 있도록 만들었다. 어린이와 가족 관람객 편의를 위해 휴게실과 수유실을 갖췄으며 어린이들이 좋아하는 동·식물 캐릭터와 독특한 인테리어로 꾸몄다. 또 어린이들이 안전하게 놀 수 있도록 모든 시설을 친환경 소재로 만들었다. 개관 기념 전시회로는 관람객이 작가 16명의 미디어아트와 설치작품을 통해 자연을 느끼고 상상력을 키울 수 있는 ‘동동(童動) 숲으로의 여행’이 내년 1월16일까지 열린다. 1·2층으로 이어지는 3개 전시장 안에서 어린이들은 신비롭고 생동하는 자연의 움직임에 따른 숲속 여행을 통해 자연과 교감하는 색다른 체험을 하게 된다. 특히 미술관 2층 테라스에 단비를 내려 어린이들이 노란 우비와 우산을 쓰고 비를 맞는 체험을 할 수 있는 등 눈으로 보는 전시가 아니라 직접 체험하고 느끼는 전시로 꾸몄다. 단체 관람객은 작품을 관람하고 직접 미술 활동을 해보는 등 교육 프로그램에 참가할 수도 있다. ‘상상톡톡 미술관’은 어린이를 위한 미술 전시와 체험 교육을 비롯해 다양한 문화 예술 체험의 장을 마련하고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개발할 계획이다. 한편 지난해 북서울 꿈의 숲과 함께 문을 연 ‘꿈의 숲 아트센터’는 오는 10일부터 24일까지 국내외 정상급 음악가들이 참가하는 개관 1주년 페스티벌을 연다. 이루마, 송영훈, 산토 오로 등 국내외 정상급 음악가들이 출연해 가을밤의 색다른 추억을 선사한다. 관람료는 1만원이다. 한준규기자 hihi@seoul.co.kr
  • 아이에게 피가되고 살이되는 고전 둘

    어린이의 눈높이에 맞춰 고전을 재해석한 책 두 권이 나왔다. ‘열하일기’(리상호 옮김, 홍영우 그림, 보리 펴냄)는 연암 박지원의 여행기를 청소년이 읽기 쉽게 다시 펴낸 것이다. 1950년대 북녘 학자 리상호가 박지원의 ‘열하일기’를 최초로 완역했는데 이 번역본을 다시 다듬은 것. 서울사대부고 국어 교사인 서미선씨는 “아이들에게 박지원을 말할 때면 목소리가 높아진다. 멋진 사람을 소개하는 즐거움 때문”이라며 “여러 번 ‘열하일기’를 읽었는데 단숨에 읽어 내려간 것은 처음이다. 온전하게 ‘글맛’이 살아 있는 여행기로 박지원을 생생하게 마주 대하는 듯했다.”고 소개했다. 그만큼 번역이 뛰어나다는 얘기다. 박지원이 18세기 중국 베이징 일대를 여행하고 남긴 책이 세계 최고의 여행기라 불리는 ‘열하일기’다. 마부 청대와 마두 장복이, 길동무 어의 변계함, 중국 점방과 거리에서 만난 사람들 등 재미있는 등장인물이 많아 생동감이 넘친다. 베이징 북동쪽의 열하는 중국 황제들의 별장이 많이 있던 곳으로, 온천이 많아 강물이 얼지 않는다고 해서 열하란 이름이 붙었다고 한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는 ‘열하일기’의 그림은 ‘21세기 김홍도’라 불리는 홍영우 작가가 그렸다. 사신행차도, 연암과 친구들이 어울리는 그림 등은 전통 기법으로 그린 채색화로 책의 재미를 한껏 높여준다. 1만 2000원. ‘왕실 도서관 규장각에서 조선의 보물찾기’(신병주·이혜숙 지음, 책과함께어린이 펴냄)는 규장각을 다룬 첫 번째 어린이 책이다. 규장각에 소장된 수많은 책을 소개함과 동시에 조선 시대의 투철한 기록 정신을 어린이들에게 전해 준다. 저자인 신병주 건국대 사학과 교수는 서울대 규장각한국학연구원 학예연구사를 지냈다. 규장각 유물에 대한 상세한 소개를 통해 아이들은 기록 문화의 소중함을 깨닫고, 작고 사소한 기록들이 쌓여 자신에게 꼭 필요한 역사가 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다. 왕의 숨결이 느껴지는 어필, 왕이 목욕하던 온양온천을 보여주는 ‘온양별궁전도’, 조선 시대 외국어 학습서인 ‘노걸대’, 조선을 대표하는 백과사전 ‘지봉유설’, 김정호의 ‘대동여지도’ 등 규장각의 대표적인 자료들이 흥미로운 이야기와 함께 소개된다. 1만 1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주말 데이트] ‘스캣의 여왕’ 말로

    [주말 데이트] ‘스캣의 여왕’ 말로

    “미국만 봐도 자기네 옛 노래들을 끊임없이 재해석하고 불러 음악 팬들을 즐겁고 행복하게 만들죠. 수출까지 하잖아요. 우리는 무엇을 할 수 있을까 고민해 봤죠. 잊혀져 가는 우리의 주옥 같은 옛 노래들을 요즘 팬들이 수용할 수 있는 어법으로 환원해 감동을 주는 것도 가치가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그에게 한국적인 재즈 찾기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2002년 즈음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서울 이태원의 재즈 클럽이었다. 해외의 재즈 ‘스탠더드’(세월이 흘러도 끊임없이 재해석되며 불려지는 명곡)를 노래했다. 클럽 절반가량을 차지한 외국 관객은 소리 지르고 신을 냈다. 반면 국내 관객들은 턱을 괴거나 팔짱을 낀 채 별다른 감흥을 드러내지 않았다. 우리나라 사람들의 음악 수용 능력이 떨어지는 게 아닌데 어떤 차이가 있어서였을까. 그런데 이따금 우리 옛 노래를 부르면 국내 관객들이 그렇게 좋아할 수가 없었다. 내 노래를 1차적으로 들려줄 수 있는 관객들은 누구일까, 그리고 어떤 메시지를 전달할 수 있을까, 곰곰이 생각하게 됐다. ●재즈와 한국말은 안 어울린다는 통념 깬 미국 유학파 이 지점에 대한 고민을 담아낸 앨범이 2003년 3집 ‘벚꽃 지다’와 2007년 4집 ‘지금, 너에게로’였다. 재즈와 우리말은 어울리지 않는다는 통념을 깨고 전곡을 한글 가사로 채웠고, 갈채를 받았다. 내 이웃들이 언어적인 소외감 없이 제대로 즐길 수 있게 우리 말 재즈를 하는 것도 충분히 가치가 있다는 생각이 제대로 들어맞은 것. 최근 선보인 스페셜 앨범은 같은 맥락에서 한국적인 재즈 스탠더드를 찾아가는 작업으로 한 발 더 나아갔다. ‘동백 아가씨’, ‘신라의 달밤’, ‘빨간 구두 아가씨’, ‘서울 야곡’ 등 국내 전통 가요의 고전 11곡에 스윙, 차차차, 아프로큐반 등 재즈 옷을 세련되게 입혔다. 물론 이전에도 재즈로 재해석한 ‘봄날은 간다’, ‘황성 옛터’ 등을 부른 적이 있으나, 앨범 전체를 ‘케이-스탠더드’(K-Standard)로 꾸민 것은 처음이다. 국내 최고 재즈 보컬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말로(39·본명 정수월)의 이야기다. ●물리학도서 인생 대전환… 지독한 연습으로 재능 인정 최근 서울 서교동의 소속사 사무실에서 만난 그는 “따라쟁이처럼 외국 것만 쫓아가는 게 아니라 우리 안에서 뭔가를 찾고 싶었다.”면서 “좋은 노래를 후대에 이어주는 징검다리 역할을 하고 싶다는 욕심도 있었다.”고 강조했다. 평소 전통가요를 즐겨 부르는 것은 아니다. 어려서부터 장르를 가리지 않고 음악을 즐기던 부모와 할머니 덕택에 전통가요가 낯설지 않았다. 일제 강점기의 만요(漫謠)까지는 거슬러 올라가지 말고, 1970년대까지는 내려오지 말자는 기준으로 자신의 깜냥이 감당할 수 있는 노래를 골랐다. 나중에 정돈하다 보니 우연히 1970년대 작품인 ‘하얀 나비’의 악보가 끼어 있었지만 개인적으로 좋아하는 곡이라 굳이 빼지는 않았다고. “시대가 달라져도 누구나 연주하고 싶은, 자꾸 바꿔 불러보고 싶은 노래가 명곡이라고 생각합니다. 꽉 짜여져 바꿀 여지가 없거나 상상력을 보탤 여지가 없는 노래는 한 시대의 유행가일 뿐이에요. 명곡 가운데에서도 재즈와 궁합이 맞는 노래를 고르고 골랐죠.” ●“나윤선·웅산과 3대 디바? 무개념 호칭 사양합니다” 어려서부터 피아노와 기타를 능숙하게 다뤘던 말로의 대학 전공은 의외로 물리학. 학업에서 두각을 나타냈지만 인근 카페에서 통기타 가수로 활동하며 음악에 대한 끈을 놓지 않았다. 1993년 대학교 3학년 때 자작곡을 들고 나간 유재하음악경연대회에서 은상을 받기도 했다. 졸업반 때 뒤늦게 재즈를 접한 뒤 음악적 충격을 받은 말로는 졸업 뒤 미국 버클리 음대로 떠났다. 재즈 늦깎이였으나 연습 벌레였던 그는 6개월 만에 재능을 인정받았고, 버클리 휴학 뒤 돌아온 국내 클럽 무대에서 혜성과 같은 존재가 됐다. 그의 별명 중 하나는 엘라 피츠제럴드 같은 ‘스캣의 여왕’. 스캣은 뜻이 없는 음절로 이어진 소리를 내 즉흥적으로 노래하는 재즈 창법이다. 한편으로 말로는 나윤선(41), 웅산(37)과 함께 국내 재즈의 3대 디바로 불리기도 한다. 으레 따라붙는 이러한 수식어에 그는 “다른 사람의 진입을 막는 호칭”이라며 정색했다. “너무나 보수적이고 편의적인 호칭인 것 같아요. 판단하지 않는 상용구라고나 할까요. 각각 어떤 성향이 있고, 왜 그런가를 알고 쓰는 사람이 몇 명이나 될까요.” 유럽에서 공부한 나윤선이 ‘모던하고 쿨한’ 재즈를, 웅산은 팝 성향의 재즈를, 미국에서 유학한 말로는 즉흥적이고 열정적인 재즈를 한다는 게 재즈 평론가들의 평가. 말로는 “왜 노래에 기름기가 없냐, 너무 정직하게 부른다는 얘기를 주위에서 많이 듣는다.”며 자신의 스타일을 에둘러 설명했다. ●12일 마포아트센터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 재즈 클럽에서 일주일에 한 차례 잼(즉흥 합주) 형식의 공연을 하고, 각종 페스티벌 무대에 단골 손님으로 등장하는 그이지만, 단독 콘서트를 갖는 것은 1년에 많아야 서너 번 정도. 오는 12일 오후 8시 서울 대흥동 마포아트센터 아트홀 맥에서 스페셜 앨범 발매 기념 콘서트를 연다. 앨범에 참여한 집시·스패니시 기타리스트 박주원이 함께하지 못해 아쉬운 점도 있지만, 전제덕이 하모니카로 힘을 보탠다. 말로는 “재즈가 어렵다고 느끼는 분들은 재즈에 더 가깝게 다가설 수 있는, 특히 중장년층들이 문화적 소외감을 잊을 수 있는 순간이 될 것”이라고 자신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거장 바흐의 위대한 음악 언어로 변주 ‘참신한 시도’

    지금은 의심을 받지만, 바흐의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심한 불면증을 앓던 한 러시아 대사의 청탁에 의해 만들어졌다는 이야기가 있다. 대사는 잠자리에서 듣기 좋은 음악을 원했고, 바흐는 변주곡 형식의 작품을 만들어 보냈다. 그러나 정작 불면의 밤을 보낸 것은 이 곡을 연주하려는 후대의 수많은 피아니스트들이었으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골드베르크 변주곡’은 처음부터 끝까지 완벽한 조화를 이루며 쳐내기가 쉽지 않아 유명 피아니스트들도 공개 연주를 꺼리는 곡으로 ‘악명’이 높다. 까다로운 곡이라도 임자는 있었다. 괴짜 피아니스트 글렌 굴드. 독창적 해석과 리듬감 넘치는 타건으로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훌륭하게 소화해내 아무도 따라올 수 없다는 평가를 받았다. ‘골드베르크 변주곡’과 글렌 굴드는 따로 떼낼 수 없는 관계다. 소설가 서준환이 등단 9년 만에 처음 내놓은 장편소설 ‘골드베르크 변주곡’(문학에디션 뿔 펴냄)에도 글렌 굴드를 연상시키는 주인공이 등장한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연주로 유명해진 피아니스트 길렌 골드문트다. 유서 깊은 음악 도시 비히니스부르크의 골드베르크 재단의 초청을 받은 그는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언어’로 변주해 달라는 제의를 받는다. 그는 피아니스트, 작가, 기타리스트, 작곡가, 성악가 등 각 분야에서 활동하는 예술가 15명을 불러 모아 언어의 유희 가득한 변주를 시작한다. “저는 애초부터 골드베르크 변주곡을 말로 변주해 보는 데 관심이 많았습니다./…/사람들이 제 연주를 좋게 평가해 준 것도 어쩌면 평소부터 이렇듯 골드베르크 변주곡의 음악적 양식을 언어로 옮겨 보려는 연습에서 기인하지 않았나 싶습니다./…/말과 글이 음악과 이질적이라고 하셨지만 꼭 그렇게 생각하지만은 않습니다. 음표와 문자는 서로 아무 상관도 없고 우리에게 전달될 때의 기능도 전혀 다르게 나타나니까요. 하지만 그것을 움직여 가는 상상력의 측면에서는 각각의 뿌리가 맞붙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을 아주 오래전부터 개인적으로 해왔습니다.” ‘골드베르크 변주곡’ 전곡 녹음으로 연주 인생의 처음과 끝을 장식한 굴드가 소설을 통해 생애 한번도 시도하지 않았던 말로 음악을 연주하는 기회를 갖게 됐다고 할 수 있겠다. 거장의 뛰어난 음악을 ‘언어로 변주’해 보려는 시도는 참신하다. 그러나 15인의 예술가들이 끊임없이 낯선 장소와 새로운 인물을 등장시켜 전개하는 이야기는 대중적 난이도 측면에서 높은 점수를 받기는 힘들어 보인다. 박상숙기자 alex@seoul.co.kr
  • 중지 올린 ‘손가락욕’ 대형 조각상, 누구를 향해?

    이탈리아의 한 예술가가 외국에서 흔히 알려진 ‘손가락 욕’을 표현한 조각상을 대형은행 앞에서 공개해 화제를 모으고 있다. 과감한 시도를 한 예술가는 이탈리아 출신의 유명 예술가인 마우리치오 카텔란. 그는 최근 밀라노의 증권거래소 앞에서 중지를 올려 남을 조롱할 때 흔히 쓰는 제스처인 손가락 욕을 실감나게 표현한 조각상을 공개했다. 높이가 9m에 달하는 이 조각상은 손등에 올라온 핏줄이 세밀하게 묘사돼 있고, 치켜세운 중지 또한 실제 손가락과 매우 유사하게 제작됐다. 카텔란에게 조각상을 이용한 모욕을 받은 대상은 밀라노의 금융전문가들. 그는 이들이 유럽에 엄청난 금융위기를 초래했다며 이를 비난하려고 조각상을 만든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현지 언론과 한 인터뷰에서 “이 작품의 공식적인 제목은 ‘L.O.V.E‘이지만 많은 사람들은 그 안에서 각자의 서로 다른 이미지를 연상하게 된다.”고 작품 배경을 설명했다. 한편 ‘미술계의 악동’으로 불리는 이 예술가는 자칭 ‘앤디워홀의 후계자’로 풍부한 상상력과 과감한 표현력을 바탕삼아 관객들을 자극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서울신문 나우뉴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영화단신]

    ●서강대 동아연구소는 9~12월 동남아를 소재로 한 영화 4편을 상영하는 ‘안에서 보는 동남아 vs 밖에서 보는 동남아’ 행사를 이 대학 다산관 610호에서 연다. 오는 29일 상영하는 태국 영화 ‘수리요타이’는 16세기 태국을 배경으로 하는 대하사극으로, 7년에 걸쳐 120억원의 제작비가 소요된 초대형 블록버스터답게 웅장하고 수려한 볼거리를 제공한다. 11월24일 상영되는 베트남 영화 ‘더 레블-영웅의 피’는 프랑스 지배를 받던 1920년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하는 화려한 액션 서사극이다. 각각의 작품은 19세기 태국 왕실을 배경으로 한 미국 영화 ‘왕과 나’(11월3일), 1930년대 베트남을 배경으로 한 프랑스 영화 ‘인도차이나’(12월8일)와 비교된다. ●한양대학교 아태지역연구센터의 러시아·유라시아 연구사업단은 새달 6일부터 3일 동안 서울 낙원동 서울아트시네마에서 ‘전쟁, 휴머니즘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러시아 영화제를 연다. 한국·러시아 수교 20주년을 기념한 영화제다. 러시아 모스크바 국제영화제와 캐나다 몬트리올 국제영화제 등에서 상을 받았던 알렉산드로 로고주킨 감독의 ‘뻐꾸기’(2002)를 비롯해 ‘살아남은 자’(2006) ‘어떤 전쟁’ ‘레닌그라드’(이상 2009) 등 전쟁을 배경으로 인간 내면의 사랑과 휴머니즘적 시각을 부각시킨 작품 6편을 상영한다. 모두 국내에 처음 소개되는 영화다. 무료. ●서울국제여성영화제(집행위원장 이혜경)의 문화예술 포럼인 ‘F포라’가 오는 28일 서울 대현동 이화여대 ECC관에서 이장우브랜딩마케팅의 이장우 대표를 초청해 오픈 포럼을 진행한다. 이 대표는 ‘마케팅 상상력으로 흘러가는 구름’을 주제로 강연할 예정이다.
  • 지혜를 찾아나선 두 철학자 이야기

    ‘깨어 있는 자들의 나라’(이재룡 옮김, 사월의책 펴냄)는 저자의 이력이 화려하다. 저자 자크 아탈리(67)는 ‘살아 있는 프랑스 최고의 석학’으로 불리는 데다 정치, 경제, 인문, 예술 등 학문의 경계를 넘나드는 저술로 유명한 지식인이다. 1943년 알제리에서 태어나 프랑스의 그랑제콜에서 공학, 토목공학, 정치경제학을 전공했다. 프랑스 최고지도자 양성소인 국립행정학교를 거쳐 소르본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이런 이력 때문에 프랑스에서는 ‘시험으로 대통령을 뽑는다면 자크 아탈리가 1등으로 당선될 것’이란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라고 한다. 역사 소설 ‘깨어 있는’은 아탈리의 몇 안 되는 소설 가운데 대표작으로 꼽힌다. 소설은 12세기 스페인을 배경으로 고대의 지혜를 찾아나선 두 철학자의 이야기다. 아리스토텔레스가 남긴 책을 찾아가는 이슬람 철학자 아베로에스(이븐 루시드)와 유태 철학자 마이도니데스(모세 벤 마이문)의 여정을 아탈리는 참고 문헌과 상상력으로 복원해냈다.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같은 지식소설의 계보를 잇는다는 게 출판사 측의 설명이지만 문학적 재미는 훨씬 떨어진다. 소설의 시간적 배경인 12세기 스페인은 역사상 딱 한 번 있었던 기독교와 유태교, 이슬람교가 조화를 이루며 살았던 20년 동안의 시절이다. 12세기 초 스페인 안달루시아에서는 유일신을 믿는 세 개의 종교가 서로 존중하고 찬양하며 서로에게서 자양분을 섭취하는 믿을 수 없는 일이 있었다. 아브라함을 공통의 조상으로 하는 세 개의 종교가 어떻게 해서 어긋나기 시작해 서로 죽이지 못해 안달하는 사이로 변한 것인지 아탈리는 역사에 추측과 상상력을 보탰다. 소설의 주인공인 철학자는 기록에 등장하는 실존 인물이지만 ‘깨어 있는 자들의 결사단’과 아리스토텔레스의 ‘절대적 영원에 대한 논고’라는 책은 허구에 가깝다고 아탈리는 서문에서 밝힌다. 비슷한 분위기의 ‘장미의 이름’이나 ‘다빈치 코드’는 논쟁을 일으키며 미국 할리우드 영화로까지 만들어졌다. 하지만 ‘깨어 있는’의 문체나 소설 작법은 그다지 대중적이지 못하다. “나쁜 소설만이 자전적이다. 좋은 소설은 인간의 본성을 이해하는 데 쓰인다. 그리고 그 본성이란 허구 속에서만 찾을 수 있다.”는 대사가 소설 중간에 나온다. 1만 3000원. 윤창수기자 geo@seoul.co.kr
  • [미술플러스]

    세종문화회관 광장서 조각가 김선구 개인전 조각가 김선구의 개인전이 서울 인사동 선화랑과 세종문화회관 본관 광장에서 10월8일까지 열린다. 1995년 일본 이와테현 경마조합회에서 공모한 ‘국제말조각 공모전’에서 대상을 받은 작가는 2004년 중국 베이징아트페어를 시작으로 상하이 쉬훼이미술관 초대전, 마카오미술관 조각전 등 중국에서 주목받고 있다. 세종문화회관 광장의 대형 조각 4점을 비롯해 총 24점이 전시됐다. (02)734-0458. 안윤모 ‘책, 음악, 휴식’展 중견작가 안윤모가 10월16일까지 서울 역삼동 문 화인아트갤러리에서 ‘책, 음악, 휴식’전을 연다. 우화적이면서 익살스러운 내용의 편안한 상상력을 보여 온 작가는 의인화된 동물의 모습을 통해 책을 읽고, 음악을 들으며, 적절한 휴식을 취하는 여유로운 삶의 행복을 전한다. (02)554-6106.
  • [한가위 영화] 3D 애니 슈퍼배드 VS 캣츠 앤 독스2

    추석 영화가 데이트를 즐기려는 연인들의 전유물만은 아닐 터. 아침에 조상님께 차례 드리고, 오후에는 아이들 데리고 영화 한 편 보는 것도 꽤나 솔깃한 추석 연휴 패키지(!)다. 이렇게 센스 있는 가족들을 위한 할리우드 가족 애니메이션 두 편이 준비돼 있다. ‘슈퍼배드’와 ‘캣츠 앤 독스2’다. 슈퍼배드는 할리우드 애니메이션 제작의 양대 산맥인 픽사와 드림웍스의 아성에 도전하는 ‘아이스에이지’ 제작팀과 미국의 대형 영화사 유니버설픽쳐스가 손을 잡고 만든 작품이다. 스펙터클한 모험과 웃음 그리고 가슴 찡한 감동을 3차원(3D) 애니메이션으로 그려냈다. 미국에서만 2억 3000만달러(약 2711억원)를 벌어들이며 올 상반기 개봉한 드림웍스의 ‘드래곤 길들이기’(2억 1000만달러)를 따돌렸다. 세계 최고의 슈퍼 악당이 되고 싶은 그루. 하지만 여기 저기서 나타나는 젊은 악당들에게 밀려 퇴물로 전락할 위기에 처한다. 그루는 모든 사물을 작게 만들 수 있는 ‘축소 광선’으로 달을 훔치려는 야심에 찬 계획에 도전하지만 축소 광선은 또 다른 악당 벡터의 손에 있다. 벡터가 쿠키 마니아라는 사실을 안 그루. 쿠키를 팔러 다니는 세 자매인 마고와 에디트, 아그네스를 입양하고 벡터에게 세 자매를 접근시켜 축소 광선을 탈취하는 데 성공한다. 하지만 이내 역공을 당하고 아이들은 위험에 처한다. 사실 슈퍼배드는 픽사나 드림웍스의 애니메이션처럼 기발한 상상력이 돋보이진 않는다. 하지만 눈높이를 조금 낮춰 보면 아이들이 무척 좋아할만한 소재가 많다. 특히 짧은 팔다리에 통통한 몸을 한 ‘미니언’들의 캐릭터는 귀여울 뿐 아니라 막판 대활약을 펼치면서 흐뭇함을 자아낸다. 세 소녀 가운데 첫째 마고와 둘째 에디트의 목소리를 걸그룹 소녀시대의 태연과 서현이 맡았다. 이에 맞서는 ‘캣츠 앤 독스2’도 3D 애니메이션이다. 전편보다 업그레이드된 기상천외한 하이테크 첩보전이 재미를 더한다. 이야기는 전편의 개·고양이 전쟁이 끝나고 휴전으로 찾아온 평화에서 시작된다. 하지만 광기 어린 고양이 ‘키티’가 복수의 발톱을 갈고 있다. 한때 고양이 정보국에 몸 담았던 키티는 숙적인 개 종족은 물론 동료였던 고양이와 인간들까지 제거하고 자신의 자존심을 회복할 수 있는 계획을 세운다. 키티 때문에 세상이 멸망할 위기에 직면하자 개와 고양이 종족은 동맹을 결심하고 역사상 전례 없는 연합작전을 펼친다. 인간을 능가하는 조직력과 기발한 발상, 촌철살인 유머를 구사하는 동물들의 능청스러운 연기는 영화에 대한 기대감을 높인다. ‘007’을 비롯해 ‘본 아이덴티티’, ‘양들의 침묵’, ‘미션 임파서블’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패러디는 놓칠 수 없는 볼거리. 동물 캐릭터 외에 크리스 오도넬이 개의 주인인 인간 형사로 등장하며 베트 미들러와 닉 놀테, 로저 무어 등 할리우드 최고의 명배우들이 목소리로 출연한다. 특히 영화의 3D 버전은 한국의 3D 컨버팅 회사인 스테레오픽처스코리아가 맡아 화제를 모았다. 이경원기자 leekw@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엉클 분미’

    [이용철의 영화 만화경] ‘엉클 분미’

    분미(왼쪽)는 신장 질환을 앓는 중년 남자다. 오래 전 아내를 잃었고, 몇 년 뒤 아들마저 행방불명된 터라 그는 불법체류자 청년의 도움으로 병마와 싸우는 형편이다. 가까운 사람이 그리운 그는 자신이 운영하는 농장으로 처제와 젊은 청년 통을 초대한다. 세 사람이 저녁 식사를 나누던 중 놀라운 일이 벌어진다. 죽은 아내가 슬며시 식탁으로 찾아와 말을 걸고, 원숭이처럼 털이 자란 아들이 돌아와 지난 이야기를 들려준다. 죽음이 곧 다가올 것임을 알아차린 분미는 유령으로 귀환한 처, 다리가 아픈 처제, 청년 통과 함께 미지의 동굴로 길을 떠난다. 태고의 신비를 간직한 동굴은 바로 분미의 생이 시작된 곳이다. ‘엉클 분미’는 올해 칸영화제에서 황금종려상을 수상한 작품이다. 이 영화를 감독한 태국 감독 아피찻퐁 위라세타쿤은 데뷔 당시부터 세계적인 주목을 받아왔고, 2004년 작품 ‘열대병’으로 이미 칸영화제의 심사위원상을 받은 바 있다. 작금의 영화가 도달할 수 있는 가장 먼 곳에 도착한 그의 작품은 보통 난해하다는 평가를 듣는다. 그것은 영화의 내용이 이해하기 어려워서라기보다 그가 추구하는 영화 양식이 통상의 내러티브를 파괴하기 때문이다. 아피찻퐁의 영화는 기승전결의 구성과 완전히 어긋나 있으며, 심지어 이야기하기라는 영화적 기능을 무시하려는 듯 보인다. 아피찻퐁의 데뷔작 ‘정오의 낯선 물체’는 정해진 대본 없이 진행된 영화다. 중요한 건 대본의 부재가 아니라, 이야기의 전개 주체가 감독과 마주친 일반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각자 이야기를 풀어놓은 결과가 영화로 완성됐으니, ‘정오의 낯선 물체’의 힘은 전적으로 사람들의 상상으로부터 나왔던 것이다. 그러므로 아피찻퐁의 영화는 기존 영화의 이미지와 이야기가 관객의 상상력을 오히려 방해해 왔음을 방증한다 하겠다. 예술의 역할 중 하나가 상상력을 고취하는 것인데, 상상의 산물인 영화가 정작 그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한 것이다. 데이비드 린치나 아피찻퐁의 영화는 이야기의 틀 속으로 관객을 밀어 넣지 않는다. 그들의 영화는 관객이 극장 문을 나서면서 이야기를 스스로 구성하기를 원한다. 물론 ‘엉클 분미’에도 쉬 해석 가능한 몇몇 장면이 있다. 도입부의 정글 장면에서 남자가 소와 조우하는 걸 두고 불교와 연결해 도 혹은 전생으로 읽을 수 있고, 아피찻퐁 영화에 간혹 삽입되는 군사문화, 이민자 문화를 통해 태국의 정치사회 상황을 유추해 보는 것도 흥미롭다. 하지만 ‘엉클 분미’의 주제가 딱히 무엇이라고 규정하는 건 작가의 의도와 맞지 않거니와, 어쩌면 감독이 기대하는 건 이야기로부터의 해방일지도 모른다. ‘엉클 분미’에는 불가해한 이미지들이 연이어 등장해 순수한 이미지의 체험을 유도한다. 폭발하는 이미지 앞에서 이야기는 참으로 시시할 따름이다. ‘엉클 분미’는 영화의 원래 주인이 이야기가 아닌 이미지임을 상기시키는 작품이다. 16일 개봉. 영화평론가
  • 인기 원작 = 드라마 흥행 공식 깨지나

    인기 원작 = 드라마 흥행 공식 깨지나

    한때 인기 원작이 드라마 흥행의 보증수표로 여겨지던 때가 있었다. 2004년 인기 만화를 드라마화한 ‘풀하우스’의 성공에서 불기 시작한 원작 열풍은 2005년 ‘내 이름은 김삼순’, 2006년 ‘궁’으로 이어졌고, 지난해 ‘꽃보다 남자’에서 재확인됐다. 이 때문에 많은 제작자들이 시장에서 이미 한 차례 검증된 인기 원작의 판권을 확보하기 위해 경쟁을 벌였다. 그러나 최근들어 인기 만화나 소설을 원작으로 한 드라마 성적표가 영 신통치 않아 그 원인에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소설 ‘성균관 유생들의 나날’을 원작으로 한 KBS 월·화 드라마 ‘성균관 스캔들’이나 일본의 동명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한 MBC 수·목 드라마 ‘장난스런 키스’는 모두 시청률 한 자릿수에서 허우적대고 있다. 이렇듯 ‘원작 드라마 흥행 불패 신화’에 급제동이 걸린 것은 올해 초. 인기 만화를 원작으로 100억원의 제작비를 들인 MBC 주말 드라마 ‘신이라 불리운 사나이’가 기대에 못미치는 성적을 거두면서 조짐이 나타났다. 뒤이어 소설을 원작으로 한 SBS 드라마 ‘커피하우스’도 한 자릿수 시청률을 기록하고 조용히 물러나야 했다. 방송 관계자들은 이 같은 성적 부진이 인쇄 매체와 영상 매체의 문법 차이에서 빚어진 것이라고 지적한다. 시·공간의 제약 없이 독자의 상상력을 무한대로 자극하는 만화나 소설과 달리 드라마는 이를 현실화하는 과정에서 제작비나 촬영 기간의 제약을 받을 수 밖에 없다는 것이다. 허웅 SBS 드라마국장은 “드라마가 편집이나 연출의 묘미로 원작의 맛을 살리기도 하지만, 드라마 구조에 맞추기 위해서 혹은 제작비나 제작기간 제약 때문에 등장인물 수를 줄이거나 공간적인 한계를 드러내는 경우도 있다.”면서 “독자들이 원작에 대해 갖고 있는 수많은 이미지를 하나의 드라마 톤으로 전달한다는 것은 사실 마이너스적 요소가 더 많다.”고 털어놓았다. 만화적 상상력과 감수성을 드라마로 옮기는 과정에서 현실감을 잃거나 지나치게 과장돼 대중과 거리감을 줄 수 있다는 지적이다. 때문에 대본, 연기, 연출 모두 보다 더 세밀하고 치밀한 준비가 요구된다는 것이다. 드라마 평론가인 윤석진 충남대 교수는 “원작의 인기와 유명세만 믿고 제작하다가는 대중의 기대에 못 미칠 수 있다.“면서 “한국적 정서에 맞는 드라마 내용은 물론 원작을 효과적으로 재구성하는 각본과 연출 등 새로운 창작물로서 더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은주기자 erin@seoul.co.kr
  • ‘인문주간’ 13일 개막

    한국연구재단(이사장 박찬모)이 주최하는 ‘2010 인문주간’이 13일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열리는 개막식과 함께 시작된다. 인문주간은 한 주간 다양한 행사를 통해 대중들이 인문학에 보다 쉽게 접근하게 하기 위한 행사로 2006년이후 다섯 번째다. 올해 인문주간의 주제는 ‘기억과 인문학적 상상력’으로 전국 15개 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170개 행사가 열린다. ‘기억 속의 대한제국’(숙명여대), ‘한강 선유락’(건국대) 등은 물론, ‘삼덕동, 삼덕동 사람들’(대구YMCA), ‘과거에서 찾는 소중한 가치-신당기행’(제주대) 등의 지방행사도 많다. 자세한 프로그램은 홈페이지(hweek.nrf.go.kr), 트위터(twitter.com/hweek2010) 참조.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한·중·일 삼국지 만화 똑같을까

    한·중·일 삼국지 만화 똑같을까

    중국의 고전 ‘삼국지’를 흔히 ‘천년의 베스트셀러’라고 한다. 시대와 작가에 따라 다양한 모습으로 살아 숨쉬는 작품이기 때문이다. 지금도 세계 곳곳에서 삼국지에 대한 각종 책과 연구서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또 만화, 영화, 게임 등 다양한 콘텐츠로 변신하기도 한다. 한국의 삼국지, 중국의 삼국지, 일본의 삼국지는 다 똑같을까? 그렇지 않다. 만화를 통해 살펴보면 같은 장면이라도 한국의 삼국지는 서정적이고 예를 중시하는 분위기가 강하다. 반면 중국의 삼국지는 호방하고 과장된 느낌이 많다. 국기의 상징인 붉은 태양이 자주 등장하는 일본의 삼국지는 상상력이 빼어나지만 자극적이고 그로테스크하다. 아시아의 삼국지가 한자리에 모인다. 오는 15일부터 5일 동안 경기 부천 상동 한국만화영상진흥원에서 열리는 제13회 부천국제만화축제(BICOF) 및 제11회 국제만화가대회(ICC)의 핵심 행사인 ‘아시아 삼국지 만화전’을 통해서다. 아시아 최고의 원천 소스인 삼국지의 과거와 현재, 미래를 한눈에 살펴볼 수 있는 흔치 않은 기회다. 한국의 민화, 중국의 목판화 및 민간 연화, 일본의 장벽화(미닫이에 그린 그림)와 우키요예(목판화)에 나타난 삼국지의 주요 장면들을 비교하며 과거를 짚어볼 수 있다. 이 부분의 전시는 삼국지 관련 한·중·일의 옛 그림을 모아 비교 분석한 책을 냈던 김상엽 문화재청 문화재감정위원의 도움으로 이뤄졌다. 다양하게 재해석된 현대의 만화를 통해서는 삼국지의 현재를 접할 수 있다. 삼국지 만화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한국 만화의 거장 고(故) 고우영과 일본 만화의 거장 고 요코야마 미쓰데루의 작품을 비롯해 이현세의 ‘처음으로 만나는 삼국지’, 이희재·이문열의 ‘삼국지’, 이충호·황석영의 ‘삼국지’, 최훈의 ‘삼국전투기’, 조조를 주인공으로 내세운 이학인의 ‘창천항로’, 삼국지를 소녀 학원물로 변형시킨 시오자키 유지의 ‘일기당천’, SF적 상상력을 보탠 요시토 야마하라의 ‘용랑전’, 중국 고전을 만화로 옮겨 이름이 높은 타이완의 거장 채치충의 ‘만화 중국고전-삼국지 편’, 중국의 국보급 작가 진유동의 ‘삼국지’, 태국 출신 무 닌자의 ‘알기 쉬운 삼국지’를 만날 수 있다. 도원결의, 초선의 미인계, 삼고초려, 적벽대전, 오장원 전투의 다섯 가지 명장면을 테마로 각 작품의 그림과 이야기의 같고 다른 점을 비교할 수 있어 흥미롭다. 다양한 디지털 미디어 매체를 통해 진화하고 있는 삼국지의 미래는 관객 참여 형식으로 살펴볼 수 있다. 아이패드 등을 이용해 말풍선을 채워넣는 게임, 조만간 서비스되는 삼국지 관련 컴퓨터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아시아 삼국지 만화전’의 대미는 정사인 진수의 삼국지를 바탕으로 한·중·일 합작 프로젝트 차원에서 제작 중인 하승남의 ‘삼국지’와 관련한 전시다. 이번 만화전을 준비한 한국만화영상진흥원의 유주아 전시 PD는 “한국, 일본, 중국, 타이완 등이 주축인 ICC와 BICOF가 함께 열리기 때문에 동아시아를 아우르며 모든 나라에서 다양한 콘텐츠로 발전, 변형하는 삼국지를 주요 전시 테마로 골랐다.”면서 “삼국지에 대한 흥미로운 체험을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만화 축제에서는 산악 만화의 걸작 ‘신들의 봉우리’로 유명한 일본 만화가 다니구치 지로가 한국을 찾아 엄홍길 대장 등과 나누는 대담도 주목된다. 올해 부천만화대상 해외작가상 수상자인 다니구치를 위한 특별전도 열린다. 미국 만화 및 그래픽노블 시장 진출을 꿈꾸는 국내 작가들에게는 미국 최대 만화출판사 마블코믹스의 편집자 C B 세뷸스키의 세미나를 놓쳐서는 안 될 듯. 축제에 활력을 불어넣는 다양한 체험 행사도 각양각색이다. 화려한 퍼포먼스로 만화 팬들과 시민의 열띤 호응을 얻어온 ‘코스프레 최강자 대회’, 각종 애니메이션 상영회, 오감 체험 ‘4D 라이더 버스’, 나만의 캐릭터 휴대전화 고리나 배지 만들기, 목공 공작 만들기, 대나무 곤충 만들기, 캐릭터 툰토이 만들기, 캐리커처 체험 등이 관객을 기다리고 있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창의교육…아이폰에서 노벨상까지] 동기부여 필수… 개성 발산할 시간 줘야

    호기심이 많다,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질문이 많다, 자신만의 세계를 갖고 있다, 자신의 고집을 쉽게 꺾지 않는다, 아이디어가 많고 다양한 방법으로 탐색한다…. 창의적인 아이들에 대한 이런 일반적인 특성은 장점인 동시에 단점이 된다. 특히 교실 등에서 집단 생활을 할 때 이런 특성들이 전체적인 수업 분위기를 흐리는 요인이 되기도 한다. 예컨대 다른 아이들에 비해 질문이 많기 때문에 전체적인 수업 진도가 늦어지고, 자신만의 세계를 갖기 때문에 다른 학생이나 교사와 의견이 충돌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콩나물 교실’ 사라지는 추세 에디슨이나 아인슈타인이 우리나라에서 태어났으면 낙제했을 것이라는 말이 ‘뼈 있는 농담’으로 회자되지만, 창의성이 높은 학생을 가르치기 부담스러운 게 비단 우리 교육만의 특징은 아니다. 창의적인 학생에 대한 교수법 연구가 하나의 연구분야로 활성화되어 있다는 점이 이를 입증한다. 물론 빈약한 재원과 높은 교육열 덕에 교사 한 명에 학생이 빽빽이 들어선 ‘콩나물 교실’ 형태로 공교육을 시작한 한국에서는 학생의 개성이 무시되는 측면이 강했다. 이 같은 물리적인 제약이 사라지면서 아이의 개성을 북돋고, 창의성을 키우려는 시도가 곳곳에서 일어나고 있다. 특히 자녀의 창의성에 주목하는 학부모가 늘어나면서, 교사들도 창의성 교육법에 관심을 보이고 있다. 영어 교사를 가르치는 ‘교사의 교사’인 YBM원격교육연수원 박상효 강사는 “영어 교육에서 창의력을 강조하는 것은 학생들에게 동기 부여를 해 줄 수 있다는 점에서 필수적인 일”이라고 말했다. 학창 시절을 영어권 국가에서 보낸 적이 없는 그는 “좋아하는 영어 소설을 읽다가 어떤 대목에서 ‘주인공이 이런 식으로 말하면 더 좋지 않았을까.’라고 막연히 생각하다가 다른 소설에서 비슷한 표현을 보면 선물을 받은 것처럼 좋아 영어에 더 빠져든 기억이 있다.”면서 “언어나 문화를 배울 때 상상력을 활용하기 위해 창의성은 필수”라고 설명했다. ●“재능없는 아이는 없어” ‘그림으로 말하는 아이’라는 책의 저자인 이지연 아트플러스 콘텐츠개발연구소장은 “부모 세대가 미술학원에 다닐 때 며칠 만에 재능이 있고 없음을 평가받은 경험이 있겠지만, 사실은 재능이 없는 아이는 없다.”면서 “어떤 학생이 개성을 충분히 발산하고 스스로 경험할 수 있는 시간을 준다면, 각자의 창의성을 모두 이끌어낼 수 있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홍희경기자 sal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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