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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피니와 퍼브’ 캐릭터 특집

    디즈니채널은 기발한 상상력으로 멋진 발명품을 만들어내는 이복형제 피니와 퍼브의 모험을 그린 인기 애니메이션 ‘피니와 퍼브’ 캐릭터 특집을 4월 한달간 매일 오후 7시에 방영한다. 새롭고 신나는 일에 대한 생각으로 가득 차 있는 아이디어 뱅크 피니, 무엇이든 뚝딱 만들어낼 수 있는 퍼브, 시샘 많은 누나 캔디스, 지구를 구하는 특수 요원이란 비밀을 간직한 오리너구리 페리가 등장한다.
  • 민중의 삶·풍속으로 풀어낸 ‘격랑의 근대사’

    민중의 삶·풍속으로 풀어낸 ‘격랑의 근대사’

    작가 문순태(71)에게 강은 “본디 모습 그대로 인간이 살아가는 터전이 되고 또 다른 생명과 교섭하면서 힘의 원천이 되는” 존재다. 그중에서도 영산강은 “전라도 사람들의 핏줄이고, 한과 희망, 슬픔과 기쁨, 절망과 희망, 빛과 그림자를 안고 흘렀고, 지금도 그렇게 흐르는” 삶의 터전, 그 자체다. 작가가 영산강을 배경으로 격랑의 한국 근대사를 풀어낸 ‘타오르는 강’(소명출판 펴냄)이 전 9권으로 끝을 맺었다. 37년을 이어온 역작이 마무리됐으니 작가의 홀가분함이 어느 정도일지 짐작하고도 남는다. 작가는 서울신문과의 전화통화에서 “40년 가까이 붙들고 씨름해 온 책을 드디어 완간했으니 개운함은 이루 말할 수 없다.”면서 “식민사관에 휘둘려 제대로 들여다보지 못한 광주학생독립운동까지 많은 사료를 근간으로 마무리할 수 있어서 더욱 의미가 크다.”고 말했다. ‘타오르는 강’은 1975년 작가가 전남매일신문에 연재한 ‘전라도 땅’에서 시작됐다. 당시 기자였던 작가는 취재차 만난 전남 나주 양반집 할머니에게 노비 얘기를 들었다고 했다. “노비를 꽤 많이 둔 양반집이었는데, 노비 세습제가 폐지되면서 노비들에게 문서를 나눠 주었더니 매달리면서 ‘제발 쫓아내지 말아 달라’고 했다는 거예요. 단 한번도 주체적으로 살아 본 적이 없는 노비들이 갑작스러운 자유를 어떻게 받아들였을까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그 삶을 따라가 보니 당시 버려진 땅이 많았던 영산강에 몰려 터를 닦고, 한(恨)의 민중사를 만들어 낸 거죠.” 전남매일 연재는 2년 후 중단했고, 1981년 한 월간지로 옮겨 다시 소설을 이어 갔다. 이후 주간지와 일간지를 옮겨 가며 연재하다 1987년 창작과비평사에서 전 7권으로 묶어 냈다. 1886년부터 1911년까지 이야기로, 노비인 장웅보 가족사를 중심으로 19세기 말 노비 세습제 폐지부터 동학농민전쟁, 개항과 부두 노동자의 쟁의 등 민중운동 속에 휘말린 민초들의 삶을 다뤘다. 8권과 9권은 작가가 그토록 쓰고 싶어 한 1929년 광주학생독립운동이다. “광주학생독립운동이 객관적으로 서술된 것이 불과 몇 년 전입니다. 독립운동 중심 인물이 사회주의자라는 이유로 역사의 그늘에 가려져 있었고, 그나마도 식민사관에 기초해 한·일 학생들 사이에 일어난 우발적 단순 사건으로 비춰졌죠.” 참여정부 들어 이들의 역사적 공적이 인정받았고, 활발하게 연구가 진행되면서 집필이 가능해졌다. “7권까지는 역사적 사실 위에 대부분 상상력으로 채웠지만, 광주학생독립운동은 사료를 많이 참고했다.”는 작가는 “이 독립운동이 광주청년학원과 광주고보를 비롯한 학생들이 오랫동안 치밀하고 조직적으로 준비해 온 사건임을 밝히고 싶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작가는 소설에 당시 노비들의 질박한 생활과 풍속사도 그대로 녹여 냈다. 특히 “작가는 언어의 채굴자이고 특히 죽어 있는 언어의 활용도를 높여 다시 살려 내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신념에 따라 전라도 토박이말을 원형대로 살렸다. 소설의 별권으로 이 작품의 우리말 사전을 준비 중이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김용 세계은행 총재 후보 지명] ‘오바마의 파격 용인술’ 신흥·경쟁국들 마음도 녹이나

    66년 세계은행 역사상 최초로 아시아계를 총재 후보로 지명한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의 파격 인사에 전 세계가 놀라고 있다. 하지만 알고 보면 이번 말고도 오바마 대통령은 전임자들과는 다른 독특한 인사 스타일로 의표를 찌르곤 했다. 최초의 흑인 비주류 출신 대통령이라는 유전자(DNA)가 고정관념을 깨는 파격의 진앙지 역할을 하는 것으로 보인다. 중국계 미국인 게리 로크를 주중 대사에, 한국계 미국인 성 김을 주한 대사에 임명한 것은 상상력의 한계를 뛰어넘는 묘수다. 한국인과 중국인들은 자신들과 같은 얼굴을 한 미국 대사를 보면서 자존심이 올라갔고 반미 감정은 뒷전으로 밀렸다. 또 자기들과 같은 핏줄의 미국 대사가 같은 편인지 상대 편인지 헷갈리게 됐다. 이번에 세계은행 총재 지명을 앞두고 중국과 브라질 등은 “신흥국 출신이 총재가 돼야 한다.”며 잔뜩 벼르고 있었다. 그런데 김용 후보 지명자 카드가 나오자 중국 등은 즉각 호평을 내놨다. 김 후보 지명자는 아시아계이기는 하지만 어디까지나 미국인이다. 그럼에도 신흥국들은 마치 자신들의 요구가 관철된 양 반응할 만큼 오바마의 인사는 절묘했다. 지난해 6월 국방장관에서 퇴임한 로버트 게이츠는 공화당의 조지 W 부시 전 대통령이 임명한 인물이다. 하지만 민주당의 오바마는 취임 이후 무려 2년 반 동안 게이츠에게 국방장관을 계속 맡겼고 게이츠는 이라크전과 아프가니스탄전을 ‘성공적으로’ 일단락 지은 뒤 본인 희망에 따라 물러났다. 오바마는 오사마 빈라덴 사살 등에 공을 세운 리언 패네타 중앙정보국(CIA) 국장과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아프간 주둔 미군사령관을 각각 국방장관과 CIA 국장으로 승진 임명했다. 하지만 ‘회전문 인사’라는 비판은 어디서도 나오지 않았다. 이전 정권 사람이라고 무조건 내치지도 않았고 다른 사람에게 자리를 챙겨주려고 멀쩡하게 일 잘하고 있는 사람의 옷을 벗기지도 않았다. 힐러리 클린턴 국무장관은 2008년 민주당 대선후보 경선 때 오바마와 막판까지 치열한 접전을 벌인 정적(政敵)이었다. 하지만 오바마는 그녀를 내각에서 부통령에 버금가는 서열인 국무장관으로 기용했다. 물론 오바마에게 수시로 영향을 끼치는 부류는 백악관 참모들이지만 오바마는 결정적 순간에 힐러리의 의견을 존중한다. 지난해 리비아 내전 개입에 부정적이었던 오바마가 입장을 바꾼 것은 유럽 순방 중이던 힐러리가 오바마에게 전화를 걸어 정책 변화를 ‘건의’한 데 따른 것이다. 오바마가 부통령으로 지명한 조 바이든은 과거 오바마가 워싱턴 정계에 입문했을 때 “똑똑하고 예의 바른 흑인”이라고 인종 차별적 발언을 했던 인물이다. 개인 감정을 배제하고 냉철한 이성에 기반해 정적들을 중용함으로써 오바마는 반대파의 민심을 확보했다. 워싱턴 김상연특파원 carlos@seoul.co.kr
  • 포퓰리즘… 방향만 잘 잡으면 ‘약’

    포퓰리즘… 방향만 잘 잡으면 ‘약’

    이 단어. 입 밖으로 내려면 어금니에 힘 한번 꽉 줘야 할 것 같다. 두 손을 선동가적인 제스처로 높이 쳐드는 확신에 찬 동작이나 경멸적이고도 냉소적인 표정까지 곁들이면 금상첨화다. 바로 ‘포퓰리즘’이다. 1930년대 아르헨티나의 페론주의가 대표적인 사례로 꼽힌다. 요즘 툭하면 나오는 ‘잘못하면 그리스 꼴 난다.’의 원래 버전은 ‘잘못하면 남미꼴 난다.’였다. 얼마나 부정적인 어감이 강하던지 한쪽에서 반값 등록금, 무상급식을 두고 ‘복지를 가장한 포퓰리즘’이라 주장하고, 다른 한쪽에서는 ‘재벌과 부자 감세야말로 더 즉흥적인 포퓰리즘’이라 맞받아치는 양상이 숱하게 벌어졌다. 찬반 진영 모두 포퓰리즘을 이 시대 악의 축으로 간주하는 셈이다. 그럼에도 사실 학계에서 포퓰리즘에 대한 합의된, 뚜렷한 정의가 없다. 포퓰리즘에는 분명히 부정적인 측면이 있지만 대중의 욕구에 부응하는 것이 민주주의의 요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반드시 배척해야만 하는 것도 아니다. 대중의 욕구에 부응하지 않으려면 뭣하러 선거해 가며 애써 민주주의 하겠느냐는 말이다. 이렇게 보면 대중의 욕구 분출이 문제라기보다 이를 가다듬어 구체적인 비전이나 정책으로 제시하지 못하는 정치가와 관료들의 정치적 상상력과 정책 기획 집행 능력 부족이 오히려 더 큰 문제일는지 모른다. 가령 1980년 초부터 포퓰리즘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던 영국의 여성 정치학자 마거릿 캐노번은 20여 년의 연구 끝에 “포퓰리즘을 정치적, 병적인 행태로 간주해 가치가 없다고 묵살해서는 안 된다. 직접성, 자발성, 소외의 극복에 대한 낭만적인 충동이 대의제 민주주의와 충돌하는 것은 자연스러운 일”이라고 주장한다. 포퓰리즘은 민주주의의 적대자가 아니라 “민주주의 자체에 드리운 그림자”라는 것이다. 저자가 이쯤에서 불러내는 인물은 정치학자 에르네스토 라클라우다. 라클라우는 포퓰리즘을 “모든 정치 행위를 관통하는 근원적 특성”이라 부른다. “총족되지 않은 민주적 요구와 현상 유지 간에 놓인 정치적 경계를 관통하는 정치 영역의 이분화”가 바로 포퓰리즘의 정체성이라 보기 때문이다. 국민이 뭐라 떠들어도 정치가 꿈적하지 않을 때, 다시 말해 좌파나 일부 불순 세력의 선동 때문이 아니라 불통(不通) 정권이 포퓰리즘을 낳는다는 얘기다. 해서 “포퓰리즘을 둘러싼 혼란이야말로 제대로 된 정치적 시대의 도래”를 뜻한다. 너 나 할 것 없이 무엇이든 간에 포퓰리즘이란 단어를 철썩철썩 가져다 붙이는 지금 한국의 상황은 한국이 진정한 정치적 시대에 돌입했음을 드러내는 하나의 징후라는 것이다. ‘한국 정치를 읽는 20개의 키워드’(홍익표 지음, 오름 펴냄)는 이처럼 지금 한국을 들끓게 하는 이슈들을 되새김질해 볼 수 있는 키워드 20개를 고르고서 이에 대한 정치·사회학자들의 이론적 논의를 덧댄다. 20가지 키워드 가운데 ‘포퓰리즘’에 이어 또 하나 주목할 만한 키워드는 ‘다른 수단에 의한 정치-사법부’다. 미국의 정치학자 마틴 셰프터와 벤자민 긴즈버그는 1970년대 이후 미국이 이미 이런 길로 접어들었다고 분석했다. 선거로 인한 정권교체가 일상화되면서 권력을 완전히 잃거나 얻는 경우가 드물어지면서 격렬한 노선투쟁을 내건 정당 간 경쟁이 사라져버렸다는 것이다. 이는 “정치경쟁의 장소가 투표장이나 유세장에서 사법부나 언론으로 옮겨졌고, 선거를 대신해 폭로-수사-기소가 정치적 투쟁의 유용한 수단으로 등장”했다는 의미다. 검찰이 흘리고 언론이 받아쓴다는 말이 한국 사회만의 얘기는 아니었던 것이다. 또 우리는 ‘클린턴의 섹스 스캔들’ 하면 재미난 이야깃거리 정도로 취급하지만 당시 미국 학자와 언론인들이 그것을 독일 비스마르크 시대 ‘문화 투쟁’에 비유하면서 세속적 정치의 영역이 오그라들고 있다고 한탄한 배경도 짐작해볼 수 있다. 한국에서도 지난 몇 년간 이런 현상은 극에 달했다. 정연주 전 KBS 사장 배임 혐의 기소, 광우병 파동 관련 PD수첩에 대한 명예훼손 소송, 인터넷 논객 ‘미네르바’ 기소, 한명숙 전 총리에 대한 2번의 기소와 무죄 판결, 수도 이전 위헌 결정과는 대비되는 미디어법에 대한 헌법재판소의 애매한 결정 등 사례는 숱하게 많다. 이 외에도 ‘언론-시장에 종속된 공론장’ ‘교회-교회의 정치화’등 한국 사회의 민감한 이슈들이 총망라되어 있다. 오늘날 한국을 둘러싼 논란을 한번쯤 정리해 보고자 한다면 참고할 만하다. 2만원. 조태성기자 cho1904@seoul.co.kr
  • ‘저주받은 작품·작가’ 재조명

    추리소설·SF소설·개화기의 신소설 등 문학사에서 배제되었던 ‘저주받은 걸작’을 재조명한다. 너무 빨리 또는 너무 늦게 발표해서, 더러는 독자들의 편견과 무지 탓에 가치를 인정받을 수 없었던 잊힌 작가와 작품들을 젊은 국문학자들이 21세기에 불러내는 것이다. 26일 ‘김내성의 추리소설 명탐정 유불란 선생과 그의 똘똘이들’을 시작으로 ‘김동리의 밀다원’, ‘1960년대 남한 사회의 SF적 상상력’ ‘완전사회’, ‘신소설 목단화’, ‘소설가 송영과 우리들의 사랑’ 등 5개 강좌이다. 4월 23일까지 월요일마다 서울 필운동 푸른역사아카데미(cafe.daum.net/purunacademy)에서 진행된다.
  • “해리포터 마법씬 본 아이들, 창의력↑”과학적 증명

    “해리포터 마법씬 본 아이들, 창의력↑”과학적 증명

    ‘상상력의 극치’를 보여준 영화 ‘해리포터’를 본 아이들은 이 영화를 보지 않은 또래에 비해 실제로 창의력이 높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고 과학전문매체인 사이언스데일리가 20일 보도했다. 영국 랭커스터대학연구팀은 4~6세 어린이 52명을 두 그룹으로 나눈 뒤, 제1그룹에게는 해리포터 속 등장인물들이 빗자루를 타거나 마법지팡이로 요술을 부리는 장면을 15분간 시청하게 했고, 제2그룹에게는 같은 영화지만 마법이 전혀 등장하지 않는 장면만 모아 15분을 보게 했다. 그 뒤 실험에 참가한 아이들에게 어떤 사물을 주고 그것을 표현해보는 미션을 줬더니, 제1그룹 아이들은 사물을 의인화하는 등 더 풍부한 상상력을 발휘했으며, 사물과 현상을 보는 ‘기발한’ 시각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 연구팀은 동물과 사람이 언어로 대화한다거나 빗자루를 타고 날아다니는 초자연적인 현상들이 아이들의 창의력을 높이고 더 기발한 상상력을 발휘하는데 도움을 준다고 주장했다. 또 어린 아이들이 자신의 일상에서 ‘마법적’(magically)으로 생각한다면, 현실의 어려운 문제에 부딪혔을 때 이전과는 다른 시각으로 볼 수 있는 능력도 배가 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산타클로스나 마법사, 이의 요정(tooth fairy)등이 아이들에게 노출될 경우 교육적인 측면에서 어떤 효과가 있는지 예측할 수 있게 됐다.”면서 “해리포터 속 마법이 등장하는 장면이 아이들의 상상력을 자극하며, 학교가 아이들에게 해리포터 시리즈 같은 영화나 책을 자주 보게 해야 한다.”고 말했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만화 아트 마켓 나온 이현세 스케치의 가격은…

    만화 아트 마켓 나온 이현세 스케치의 가격은…

    국내 대표 만화가 이현세 화백이 그린 인기작 ’폴리스’ 주인공 오혜성의 연필 스케치 100만원, 국내 역사 만화를 그리는 데 둘째 가라면 서러워 할 백성민 화백이 말의 역동성을 포착한 수묵화 500만원, 국내 만화계의 맏형 이두호 화백이 수채화로 그려낸 신천동 판자촌 풍경은 300만원, 시사 만화가로 유명한 박재동 화백이 바라본 한강 저녁 풍경은 30만원….  한국 만화가 ‘아트 마켓’의 가능성에 도전한다.  국내 첫 만화 아트 마켓인 ‘33+컬렉션(Collections)’ 개막식이 14일 서울 동대문역사문화공원 내 디자인갤러리에서 열렸다. 박원순 서울시장, 이현세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이사장, 방중혁 서울애니메이션센터장 등 각계 인사를 비롯해 만화계 관계자 등 100여명이 참석했다. 다음달 14일까지 이어지는 ‘33+컬렉션’은 국내 유명 만화가의 육필 원고와 원화 등을 전시하고 판매하는 행사다. 한국만화영상진흥원과 아르떼피아가 공동 주최한다.  그동안 자선 행사나 정부 주관 사업 차원으로 만화 원화 시장이 열린 적은 있었으나, 민간 차원의 본격적인 만화 아트 마켓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미 미국이나 유럽 등지에서는 만화를 ’제9의 예술’로 명명하고 만화 작가들의 원화를 구입해 소장하는 문화가 일상이 됐다. ‘꼬마 니콜라’로 유명한 프랑스 작가 장 자크 상페의 경우 원화가 수백~수천만원대로 거래되고 있을 정도다. 이번 만화 전문 아트 마켓은 해외에 견줘 저평가돼 있는 국내 만화의 예술 가치를 끌어올리고 만화가의 창작 활동을 활성화하자는 취지에서 마련됐다. 만화계는 이번 행사가 아직 시장 가격조차 제대로 형성되지 않은 국내 만화 아트 마켓의 틀을 확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현세 이두호 이희재 김동화 김형배 백성민 박재동 오세영 김혜린 등 주요 작가 33명을 비롯해 권가야 석정현 최규석 하일권 등 신진 작가, 만화적인 상상력이 뛰어난 현대 미술 작가 등 65명의 작품 168점이 전시된다. 초기작에서 최근작에 이르기까지 출판 만화 원고, 원화, 삽화, 스케치 등이 망라 됐다. 작품당 가격은 적게는 15만원에서 많게는 500만원에 이른다. 총 판매 예상 가격은 무려 2억원이다.  김병헌 한국만화영상진흥원 원장은 “(애호가들에게는) 유명 작가들의 생생한 숨결과 섬세한 펜 터치를 가까이에서 접하고 소장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말했다. 이어 “만화 아트 마켓이 제대로 뿌리 내리면 창작력을 발산해야 할 작가들에게 안정적인 삶을 보장하는 시스템이 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홍지민기자 icarus@seoul.co.kr
  • [생명의 窓] 사무치는 추위 견디지 않고서야/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생명의 窓] 사무치는 추위 견디지 않고서야/구미정 숭실대 기독교학과 강사

    겨울옷을 정리하려다 그만두기를 몇 차례. 낮에는 제법 봄기운이 감돌다가도 밤이면 영락없이 영하권으로 떨어지는 날씨에 애꿎은 감기만 달고 지낸다. 꽃샘추위에 흠칫 놀라기는 사람이 더한 법인지, 정작 꽃들은 의연한데 사람만 호들갑이다. 한겨울 추위보다 꽃샘추위가 더 춥게 느껴지는 건, 그만큼 봄에 대한 그리움이 크다는 뜻. 한데 그토록 기다리던 봄이 올 무렵 자살률이 가파른 상승곡선을 그리는 이유는 또 뭐란 말인가. 호주 베이커 의학연구소의 가빈 램버트 박사에 따르면, 계절별 자살률은 겨울철이 막 지난 초봄에 가장 높다. 겨울에는 자외선 B를 받을 수 없어 비타민 D의 생산이 줄어드는 까닭에 우울증이 초래된다나. 여기서 비타민 D와 우울증의 상관관계를 논하는 건 나의 역량과 관심 밖의 일이다. 다만 나의 상상력은 봄의 어원학적 의미에 가닿을 뿐이다. 봄은 눈으로 본다는 말에서 왔다. 무엇을 보는가 하면, 가령 뽕나무(桑) 새순이 머리를 내미는 형상(春)을 본다. 또 개구리가 용수철(Spring)처럼 뛰어오르는 모양을 본다. 실제로 미국 미주리강 주변에 살던 오마하 인디언들은 3월을 ‘개구리의 달’로 불렀다. 여름과 가을, 겨울의 계절명은 순우리말로 ‘녀름’, ‘가슬/가실’, ‘겨슬/겨실’에서 유래했다. ‘열매’를 ‘거두어들이고’ 나서 집안에 가만히 ‘계시는’ 농부들의 한해살이가 담긴 말이다. 겨우내 집안에만 있다가 날이 풀려 집 밖으로 나가니 산천초목이 약동한다. 죽은 듯 움츠리고 있던 천지사방에서 생명이 꿈틀댄다. 봉오리를 매단 나무들은 신통방통함 그 자체다. 봄이라는 계절 이름에는 이렇듯 생명의 경이에 대한 예찬이 담겨 있다. 문제는 인간의 ‘보는 행위’, 곧 시각 활동이 욕망과 직결된다는 점이다. 사실 대부분의 욕망은 보는 데서 생겨난다. 귀로 듣는 것도 욕망을 자극하지만, 간절함과 집요함의 정도로 따지면 눈으로 직접 보는 것만 못하다. 봄에 만물이 가장 화려한 옷차림을 하고서 마음껏 자기 존재를 뽐내는 걸 바라보는 어떤 이는 생각할 것이다. 저 삶은 눈부시게 아름다운데, 내 인생은 왜 이토록 비루한가라고. 극과 극은 서로 통하는 법이기에, 에로스(사랑 본능)가 충천할 때 타나토스(죽음 본능)도 덩달아 극대화된다. 그러니까 비교하고 경쟁하는 마음, 질투하고 시기하는 마음이 문제라는 말이다. 누군가의 화려한 삶을 동경하고 선망하는 에로스는 곧 그를 짓밟아 없애고 싶은 타나토스로 돌변하기 쉽다. 이때 대상이 자신의 파괴력 범위를 벗어나 있으면, 시샘하는 주체는 자기 자신을 파괴하는 것으로 일종의 복수를 한다. 모든 자살에는 복수의 혐의가 있다. 중세 가톨릭에서는 인간의 일곱 가지 대죄(大罪)를 ‘탐식, 탐욕, 나태, 정욕, 교만, 시기, 분노’로 규정했다. 질투가 빠진 대신에 시기가 들어 있는 걸 눈여겨보아야 한다. 질투는 좋은 것을 자기도 갖고 싶은 마음이다. 해서 기형도의 시 제목에도 나와 있는 것처럼, 잘만 활용하면 ‘질투는 나의 힘’이다. 그러나 시기는 시기하는 대상이 가진 것을 자기도 갖고 싶은데 그럴 수 없기 때문에 없애려는 마음이다. 하여 시기하는 주체와 대상 모두에게 해악만 끼칠 뿐이다. 오죽하면 일곱 가지 대죄 가운데 가장 큰 죄로 지목될 정도일까. 성경은 실낙원 이후 ‘정상적인’ 인간의 방식으로 태어난 첫 사람이 카인이라고 소개한다. 그는 시기심에 눈이 멀어 제 아우를 살해한 범죄자다. 이 에피소드는 결국 모든 인간이 태어날 때부터 시기심으로부터 자유로울 수 없음을 말해준다. 인간은 늘 남과 자기를 비교하고, 남이 가진 좋은 것을 탐하며, 그것을 얻기 위해 안달하는 어리석은 존재다. 꽃이 피는 걸 시샘하여 바람이 이리도 차갑게 부는데, 꽃들은 아랑곳없이 제 길을 가는구나. 남보다 더 곱게 피려고 몸부림을 치는구나. 그래도 남이 피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짓은 하지 않으니 꽃의 은덕이 사람보다 낫다. “뼛속까지 사무치는 추위를 견디지 않고서야 어찌 코끝을 찌르는 매화 향기 얻을 수 있으랴.”
  • 여성 4代의 신산한 삶과 벅찬 사랑

    올림포스의 주신(主神) 제우스가 태어난 섬이자 그리스 문명의 발상지, 크로노스 미궁(迷宮)과 괴물 미노타우로스 설화가 내려오는, 그리스 크레타 섬은 신비감이 가득하다. 지중해에서 손꼽히는 풍광을 자랑하는 곳이라 아름다운 로맨스에 대한 설렘에 휩싸이기도 한다. 영국 여성작가 빅토리아 히슬롭 역시 이 섬에서 소설의 영감을 얻었다. 하지만 시선을 살짝 틀어 크레타 섬의 북쪽, 여행책자에 점으로 찍혀 있을 정도로 작은 섬 스피나롱가에서 상상력을 증폭시켰다. 이 섬에 4대에 걸친 여인들의 신산한 삶과 벅찬 사랑 이야기를 담아, 소설 ‘섬’(노만수 옮김, 문학세계사 펴냄)을 탄생시켰다. 이야기의 시작은 간단하다. 사랑 탓에 혼란스러운 25살 알렉시스는, 먼저 이 나이를 경험했을 엄마라면 어떻게 했을까 하는 질문을 던진다. 답을 얻기 위해 ‘엄마가 항상 입을 다물었던 과거’를 찾아 떠난 크레타 섬에서 외할머니의 친구 포티니를 만난다. 소설은 1939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외증조할머니 엘레나가 나병환자 수용소가 있는 스피나롱가 섬으로 떠나는 모습이다. 이 시점부터 이야기는 쉴새없이 전개된다. 나병환자인 외증조할머니와 묵묵히 사랑을 이어가는 외증조할아버지, 엄마처럼 나병에 걸린 마리아의 잔혹한 운명과 그를 위로해 주는 의사 마놀리의 헌신, 부끄러운 가족을 외면한 언니 안나의 방탕한 삶, 그의 딸 소피아를 거둔 마리아의 희생까지, 외증조할머니에서 외할머니로, 이모할머니에서 엄마로 이어지는 여성의 이야기가 펼쳐진다. “너의 엄마 이야기는 바로 외할머니의 이야기이고, 또 외증조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고, 역시나 이모할머니의 이야기이기도 하지. …뜻밖의 일이란 청천벽력처럼 느닷없이 터져 우리들 삶의 궤적을 뒤바꾸지만, 우리들의 일생을 결정하는 것은 지금 우리 주위에 있는 사람들과, 우리보다 앞서 살았던 사람들의 행동일 거야.”(59~60쪽) 알렉시스에게 이야기를 꺼내기 전, 포티니가 한 말 속에서 작가의 의도가 엿보인다. 다소 어둡고 처연한 분위기에 음울하고 먹먹한 감정으로 떨어질 때쯤 작가는 섬의 아름다운 풍광을 안기며 기분을 상승시킨다. 밝은 색의 카페와 상점, 집 창문마다 늘어진 제라늄과 장미 등 작가의 섬세한 묘사는 독자가 눈앞에 섬을 그려 내기에 충분하다. 작가는 소설을 쓰기 위해 수십 차례 섬을 방문하고, 당시 역사와 나병을 연구했다고 전한다. 이야기 속에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독일군의 크레타 섬 점령과 레지스탕스 운동 등 역사적 사실과 서정적 상상력을 풍부하게 녹여 낼 수 있었던 이유이다. 2005년 영국에서 출간된 책은 당시 ‘더 선데이 타임스’ 페이퍼백 차트에서 8주 연속 1위에 올랐다. 이듬해 ‘해리 포터’, ‘다빈치 코드’ 등을 누르고 영국 아마존, 일간지 ‘가디언’ 등에서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이 책으로 히슬롭은 브리티시 북 어워드에서 신인상을 수상했다. 최여경기자 kid@seoul.co.kr
  • 톱스타 총출동 하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무대 미리보니

    톱스타 총출동 하는 ‘캐치 미 이프 유 캔’ 무대 미리보니

    스티븐 스필버그 연출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톰 행크스가 출연한 동명의 영화를 뮤지컬화한 ‘캐치 미 이프 유 캔’이 오는 14일 2차 티켓오픈을 앞둔 가운데, 내로라하는 스타들이 합류소식과 블록버스터급 무대가 미리 공개돼 기대를 더하고 있다.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2011년 브로드웨이 신작 뮤지컬이며, 세계 최초로 한국 초연하는 작품이다. 이 작품은 영화의 인트로 부분에서 등장한 미국 유명 그래픽디자이너 솔바스(Saul Bass)의 그래픽 애니메이션 영상과 뉴욕의 대표적인 미술양식인 팝 아트(Pop Art)무대양식이 어우러져, 브로드웨이 뮤지컬과 비교해 차원이 다른 색다른 무대구성으로 더욱 화제가 되고 있다. 영화 타이틀 시퀀스, 모션 그래픽의 시초가 된 디자이너인 솔바스는 일명 ‘솔바스 스타일’로 유명해진 아티스트. 그는 작품의 본질을 간결하고 상징적으로 표현하며 시각적 복잡성을 과감하게 제거해 이미지의 함축과 강력한 그림문자로 요약된 이미지를 선보여 왔다. 여기에 연극 ‘됴화만발’로 강렬한 이미지의 무대를 보여줬던 무대디자이너 정승호가 브로드웨이 무대와 차별화된 감각적인 스케일과 실험적인 무대, 그리고 시각적 상상력을 자극하는 다양한 도구를 활용한 무대미학을 구현함으로써 색다른 공연 무대를 선보일 것으로 알려졌다. 뿐만 아니라 팝 아트(Pop Art)적 패턴으로 꾸며진 무대의 전체적인 분위기는 뉴욕의 1960년대를 생생하게 표현해, 브로드웨이 공연보다 더욱 업그레이드된 최고의 무대를 선사할 예정이다. 전세계를 뒤흔들 매력적인 주인공 ‘프랭크’역을 열연할 주인공은 엄기준과 규현(슈퍼주니어), 김정훈, 박광현, Key(샤이니)등이 캐스팅됐으며, ‘프랭크’를 쫓는 집념의 FBI요원인 ‘칼 해너티’역에는 관중을 압도하는 매력적인 보이스 김법래와 변신이 두렵지 않은 뮤지컬계의 신사 이건명이 더블 캐스팅됐고, ‘프랭크’가 사랑하는 여인 ‘브렌다’역에는 공개 오디션으로 발탁된 최우리, 다나, 써니(소녀시대)가 캐스팅돼 호연을 펼칠 것으로 기대된다. 2차 티켓예매는 오는 14일 오후 2시 오픈하며, 엠뮤지컬 회원 대상으로 진행되는 선 예매(공식 티켓 박스 오픈 1일 전에 회원을 대상으로 미리 예매되는 방식)는 10일 토요일 오전 11시에 진행된다. 시간적 장벽을 초월한 무대예술과 시각적인 상상력을 자극하는 영상, 조명, 음향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캐치 미 이프 유 캔’은 오는 28일부터 블루스퀘어 삼성카드 홀에서 공연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문화마당] 팩션 시대의 상상력/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문화마당] 팩션 시대의 상상력/조혜정 중앙대 예술대학원 교수·영화평론가

    무려 400년 만에 바티칸 비밀서고의 문이 열렸다. 1612년에 건립된 교황청 비밀서고에서 보관하고 있던 문서 100종이 일반에 공개된 것이다. 오는 9월 9일까지 로마 카피톨리노 박물관에서 ‘룩스 인 아르카나’(비밀 속의 빛)라는 타이틀로 전시되는 이 비밀문서에는 지동설을 주장한 천문학자 갈릴레이의 재판기록, 독일의 종교개혁가 마르틴 루터에 대한 파문 문서, 헨리 8세와 캐서린 왕비의 이혼 요청문서, 교황 비오 12세에게 보내는 유대인의 감사편지 등이 들어 있는 것으로 보도되었다. 교황청 비밀서고가 대중의 관심을 끈 것은 아마 영화 ‘천사와 악마’(론 하워드 감독, 2009)를 통해서일 것이다. 비밀결사체 ‘일루미나티’의 음모를 풀려는 하버드대 종교기호학 교수 로버트 랭던(톰 행크스)이 단서들을 추적해 나가는 과정에서 등장해 관객의 눈길을 끌었던 바로 그곳이다. 철통 같은 보안시스템이 매우 인상적이던 바티칸의 비밀서고는 실제 그 장소가 아니라 로마의 안젤리카 도서관에서 촬영되었다고 한다. 교황청은 ‘바티칸 비밀서고에 대한, 허구로 가득찬 음모론을 해소해줄 것’이라 기대하며 비밀문서의 일반 공개를 결정했다고 전해진다. 사실 댄 브라운의 소설 ‘다빈치 코드’와 ‘천사와 악마’ 등이 세계적 베스트셀러가 되고 또한 영화로까지 만들어지면서 교황청에 대한 대중의 ‘선정적’ 관심은 한층 더 높아졌다. 물론 댄 브라운의 팩션 소설이 지니고 있는 음모론적 시각이 대중의 관심과 흥미를 북돋운 탓이다. 팩션(faction)은 팩트(fact)와 픽션(fiction)의 결합. 팩트를 재료로 하지만, 픽션이라는 양념으로 버무리거나 고명을 얹어 새로운 맛과 모양을 빚어낸다. 팩션은 역사와 실제라는 단면을 횡단하면서 비어 있거나 부족한 부분을 상상력으로 채운다. 이러한 상상력에 음모론이 끼어들 수도 있고, 인물과 사건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개입하기도 한다. 그런 점에서 이번 비밀문서 전시는 또 다른 팩션의 원천을 제공할지도 모르겠다. 근래 역사소설 장르에서 팩션이 힘을 발휘하고 있다. 김별아 작가의 ‘미실’이나 김탁환 작가의 ‘방각본 살인사건’, ‘노서아 가비’ 그리고 이정명 작가의 ‘뿌리 깊은 나무’ 등 팩션 소설은 역사적 지식의 호사와 함께 극적 재미도 출중한 것으로 평가받으면서 베스트셀러의 반열에 들기도 한다. 또한 이들을 원작으로 하여 만들어지는 드라마나 영화가 대중으로부터 커다란 관심과 평가를 받기도 한다. 지난해 TV 시청자나 관계자들이 이른바 ‘명품드라마’로 주저 없이 꼽았던 ‘뿌리 깊은 나무’는 팩션의 힘이 드라마의 근간이자 뿌리를 이루는 작품이다. 우리 글 ‘한글’을 창제한 가장 걸출한 성군이자 역사인물인 세종대왕을 이 드라마처럼 생생하고 매력적인 캐릭터로 만든 드라마가 있었던가? 세종을 연기한 한석규나 송중기 같은 배우의 발군의 연기력은 두말할 나위도 없지만, 캐릭터의 근원적 힘은 단편적 면모밖에 드러나지 않는 역사적 인물을 상상력을 동원하여 입체화시키는 팩션 스타일에서 비롯된다 해도 지나치지 않다. 또한 한글 반포까지의 7일 동안 일어난 일을 이토록 흥미진진하고 긴장감 있게 상상한 작품이 있었던가? 이미 움베르토 에코의 ‘장미의 이름’과 이 작품의 스타일을 차용한 이인화의 ‘영원한 제국’ 그리고 댄 브라운의 소설이 팩션에 기대 극적 효과를 드높였던 것을 기억하지만, 우리나라에서 ‘뿌리 깊은 나무’가 거두었던 대중적 인지도나 평가를 넘어서지는 못할 것이다. 팩션은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 등 대중문화 장르에서 매우 활발하게 제작되고 있다. 종래 고답적이고 정통적인 방식의 시대극은 상상력과 창의를 바탕으로 현대성을 획득하고, 눈부신 디지털 기술로 인해 시대성을 재현할 수 있게 되었다. 물론 올해 돌풍을 일으키고 있는 드라마 ‘해를 품은 달’처럼 팩션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퓨전사극 혹은 픽션사극이라는 이름의 또 다른 변형체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여전히 중심은 팩션이다. 그것은 팩트가 주는 힘 때문이다. 그 힘은 팩트와 픽션의 경계 사이에 놓인 ‘미묘한 자유’를 허락하므로.
  • [저자와 차 한 잔] 에세이집 ‘1인분 인생’ 펴낸 성공회대 외래교수 우석훈

    [저자와 차 한 잔] 에세이집 ‘1인분 인생’ 펴낸 성공회대 외래교수 우석훈

    내려놓고, 혹은 버리고 홀연히 떠나기란 쉽지 않다. 명망과 신임을 얻어 이른바 잘나가는 위치에 있을 때 그 버림과 포기는 더욱 어렵다. 그런 차원에서 ‘전방위 지식 게릴라’라는 별명을 달고 사는 ‘88만원 세대’의 작가 우석훈(44) 성공회대 외래교수는, 일반의 잣대로 쳐다보기엔 ‘바보 같은 사람’이다. 세계적인 국제 협상가로 나라 안팎에서 명성을 떨치다 느닷없이 ‘저잣거리’로 나앉아 보통 사람들과 부대끼며 사는 그가 일상에서 건져 올린 첫 에세이집 ‘1인분 인생’(상상너머 펴냄)을 펴냈다. “제 나이 40줄에 접어들 무렵 문득 ‘불혹’의 의미를 생각해 봤어요. 사회에서 한창 중추적 역할을 할 나이인데 과연 혼자 힘으로 얼마만큼 자신있게 살아낼 자격과 역량을 갖췄는가에 대한 고민이었지요.” 세상살이에 대한 안목과 철학을 갖춰 더 이상 흔들리지 않는다는 불혹. 일반의 생각과는 달리 그 불혹은 흔들림 없는 인생관이 아닌, 세상에 ‘혹시’는 없다는 냉철한 진리의 발견이었다. 프랑스 파리 제10대학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받아 국내 굴지의 대기업과 현대환경연구원, 에너지관리공단의 핵심 포스트를 거쳐 유엔 기후변화협약 정책분과 의장과 기술이전분과 이사로 국제 협상테이블에서 목소리를 높이던 인사. 그 화려한 이력을 볼 때 ’가난한 자유’를 찾아 떠나는 전격적 삶의 전환은 쉽지 않았을 터이다. “2002년 총리실에 파견 나가 있을 때였어요. 누구를 만나서 우정을 나누는가가 내 생각과 영혼과 삶의 무게를 결정하는 것이란 생각이 불현듯 떠올랐습니다.” 곧바로 몸담고 있던 직장을 떠나 고위 관료며 유명인이 아닌 생활의 현장에서 열심히 고되게 살아가는 사람들과 편하고 자유롭게 어울리고 있다. “직장과 사회에서 어느 정도 얻었고 가졌다는 나이가 40대인데, 직장을 떠나 보니 모든 부분에서 아내의 도움 없이 단 하루도 살기가 힘들다는 사실에 깜짝 놀랐습니다.” 책 제목 ‘1인분 인생’은 바로, 내가 스스로 져야만 할 책임과 역할의 강조란다. 응당 가정이며 직장에서 져야 하지만 경제적 가치에 매몰돼 눈길을 주지 못했던 나의 1인분 인생. 그 인생은 물론 다른 사람의 눈치를 보지 않고, 있는 그대로의 삶을 재미있게 책임지고 꾸려나가는 나날의 삶이다. 책은 딱딱하고 어려운 경제학 이론이나 설명이 아닌, 일상에서 간과한 채 살아가는 가치며 이치들을 알기 쉽게 소개하는 가벼우면서도 묵직한 글 묶음이다. 그 글의 저변엔 어김없이 ‘돈이면 다 된다는’ 경제근본주의의 만연과 해악에 대한 비판이 서려 있다. ‘88만원 세대’로 시작해 올 연말까지 모두 12권을 세상에 내놓을 경제대장정 시리즈와 어찌 보면 맥이 닿는다. “경제학자로 어려운 이론을 들먹이는 것보다 어느 정도 나름의 상상력과 픽션이 허용되는 에세이이며 가벼운 터치의 글들이 훨씬 더 호소력 있고 실제의 경제를 전달하기가 쉽습니다.” 그래서 얼마 전부터 코미디언 김미화씨 등과 함께 진행 중인 팟캐스트 라디오방송 ‘나는 꼽사리다’의 매회 접속자가 300만∼400만에 이른다는 반응이 놀라운 게 아니란다. 지금 이준익 감독과 정부, 특히 경제 관료들의 일그러진 모습이며 일탈을 다룬 영화 제작에 앞서 먼저 소설 ‘모피아’(가제)를 구상 중이라는 우 교수. 그의 저잣거리 속 ‘가난한 자유’는 결코 자유분방과 안이함에 머물지 않는 것 같다. “경제 운영 시스템을 떠올릴 때 정부와 기업 말고 우리 사회에 또 무엇이 있었을까요. 시민이 주체가 돼서 경제시스템을 바람직한 방향으로 유도할 수 있다면 모든 사람들이 ‘1인분 인생’을 훨씬 더 즐길 수 있지 않을까요.”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中 황실의 은밀한 性 이야기

    중국 당나라 때 측천무후(則天武后)가 있다. 지략과 권모술수에 능했다. 4품인 재인(才人)으로서 태종에게 ‘미’(媚)라는 이름을 받아 ‘무미랑’(武媚娘)이라고 불려졌다. 태종이 죽자 무후는 감업사(感業寺)로 출가했다가 고종의 후궁으로 다시 입궁해 이듬해에 2품의 소의(昭儀)가 됐다. 무후는 고종과의 사이에 4남 2녀를 낳았으며 왕황후(王皇后)와 소숙비(蕭淑妃) 등을 내쫓고 황후가 됐다. 자신의 절대 권력에 방해가 되는 두 아들을 죽여가면서 황제의 자리에 등극한 것이다. 역사는 밤에 이루어진다는 말이 있다. 중국 역사에서 황제는 권력의 최고 정점이었다. 하지만 그 권력을 지배한 여인들이 있다. ‘천하는 황제가 다스리고 황제는 여인이 지배한다’라는 흥미로운 부제를 달고 새로 나온 책 ‘황제를 지배한 여인들’(시앙쓰 지음·강성애 옮김, 미다스북스 펴냄)에 자세히 서술되고 있다. 밤의 중국사에서 벌어지는 온갖 기행과 타락, 암투와 배신의 광경이 넘쳐난다. 권모술수로 점철된 중국 황실과 밤의 역사를 들여다볼 수 있다는 점에서 흥미를 끈다. 궁녀 혹은 자신을 길러 준 유모와 성관계를 맺은 황태자, 여동생을 탐한 황제, 한꺼번에 16명의 비빈과 순장된 황제, 아버지의 여자를 취한 황제, 나이 여든을 넘어서까지 남색을 즐긴 여황제 등의 대목에서는 놀라움을 금치 못하게 한다. 이 책은 황실의 치부와 성담론을 세밀하게 다루고 있다. 저자는 중국 황실 역사 전문가답게 황실 관련 기록 속 편린으로 남아 있는 성 관련 사료들을 토대로 무한한 역사적 상상력을 발휘해 황실의 성을 자유롭게 그려내고 있다. 후천적인 노력이나 어떤 상황에 의해 황후가 된 여인들의 분투기는 애절함까지 보여 주기도 한다. 황실의 은밀한 성 이야기는 권력의 속성은 물론이거니와 더 심층적으로 들어가면 인간의 내면적 본성까지 들춰 볼 수 있다는 점에서 눈길을 끈다. 1만5800원. 김문 선임기자 km@seoul.co.kr
  •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표준어 복원처럼 문학도 다양성 인정해야

    지난해 8월 31일은 당시 오세훈 서울시장이 제안한 무상급식 주민투표가 무산돼 그가 사퇴한 날이다. 이후 안철수 서울대 교수, 박원순 아름다운 재단 이사장 등이 시장 후보로 등장하는 등 정국이 시끄러워졌다. 그러나 사실 이날은 국가 언어정책상 아주 특별한 날이기도 했다. ‘짜장면’을 비롯해 ‘개발새발’ ‘맨날’ ‘복숭아뼈’ 등 국민이 일상적으로 쓰던 39개의 단어가 ‘표준어’로 인정된 날이었기 때문이다. 이제 짜장면을 자장면이라고 발음하며 검은색 짜장이 희멀건 자장이 되는 것 같이 어감이 이상하다고 입맛을 짭짭 다실 일이 사라졌다는 의미다. 다시 말해 국립국어원은 지난해 8월 31일 이전까지 일상 단어를 오랫동안 ‘비표준어’로 묶어두고 국민들의 언어생활을 억압해 왔다고 보면 되겠다. 평론가 겸 시인인 방민호(47) 서울대 국문학과 교수는 역사적으로 뜻깊은 이날을 기념하기 위해 ‘짜장면이 맞다’라는 단편소설을 써 문학계간지 ‘문학의 오늘’에 발표했다. 그는 소설 안에서 8월 31일 표준어로 인정된 단어를 모두 굵은 명조체로 표현하며 사랑스럽게 쓰다듬어 주고 있다. 이전부터 표준어로 군림하던 어색한 단어는 굵은 고딕체로 명기해 사람들이 그 언어에 대해 느끼는 부자연스러운 느낌을 잘 표현해줬다. 방 교수는 3월부터 서울대 학보 ‘대학신문’에 단편소설 연재도 한다. 시인에서 소설가로 전업하는 것일까? ‘문학의 오늘’ 봄호가 인쇄돼 나온 지난 2월 29일, 4년에 한번만 돌아오는 독특한 날에 홍익대 앞에서 만나 까칠하고 따뜻하게 우리 시대 문학의 모습에 대해 수다를 늘어놓았다. →이 시대의 문학이 무엇인가. -나를 살아갈 수 있게 해주는 근거다. 교수는 경계 지워진 세상에서 사는데, 그 세상에서 사는 나는 본모습이 아니다. 그 경계 밖으로 경계를 넘나드는 삶, 부분 안에 놓여있지 않고 부분과 부분을 이어주고 좀 더 본질적인 것을 찾아나가는 것이 문학이다. 정치, 도덕 등은 인간을 재는 척도인데 이런 척도들이 인간을 다 말해줄 수 없다. 문학만이 우리 사회를, 인간의 모습을 총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게 하는 유일무이한 것이다. →우리 사회의 문학이 ‘사적(私的)인 문학’으로 환원되지 않았나. -지난 15년 동안 문학이 공공적, 사회적 영역을 버리고 사적인 영역을 타고 들어간 것처럼 보였지만 그마저도 달성하지 못했다. 가장 사적인 인간은 자기 자아가 풍부한 인간인데 자아의 모습을 풍부하고 깊게 그려준 작품이 없고 표층적으로만 다뤘다. 공공성을 회복하자는 주장이 아니라 개인의 풍부한 자아가 섬세하고 깊이 있게 그려지는 다양한 층위의 문학이 필요하다는 얘기다. →소설 ‘도가니’나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등에는 어떤 평가를 내리나. -사회적 요구에 부응하는 문학이다. 장애인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 사형제도가 폐지돼야 한다는 요구에 대해 문학이 반응한 것이다. 정치적 과제, 도덕적 요구에 부응했다. 사회가 변화하길 요구하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에 각광받을 수 있었다. 다만 도스토옙스키의 ‘죄와 벌’이 사악한 노파를 죽인 뒤 풍부한 자책과 정신적 고뇌를 보여주는데 (그런 면에서 ‘도가니’ 등은) 좀 약했다고 볼 수 있다. 하지만 공지영씨 좋아한다. 우리 사회에 최근 10여년 동안 그런 말을 하는 작가가 없었다. 시인으로는 최영미 선배가 있다. →시인인데 왜 소설을 썼나. -평론으로 데뷔했는데 시를 쓰니까 너는 왜 평론가가 시를 쓰느냐고 했다. 이번에 소설을 쓰니까 왜 시인이 소설을 쓰느냐고 한다. 시는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쭉 써 왔다. 1990~93년에 시, 소설 등 습작을 많이 했다. 대학교 때 학생운동 쪼금 했고 사회운동 하려다가 방황을 거쳐 대학원에 들어와 논리를 공부해서 평론으로 먼저 등단했다. 꼭 소설을 쓰고 싶은 것이 아니라 꼭 쓰고 싶은 주제가 있어서 소설을 쓴다. 광릉에 세조가 묻혀있는데 조카인 단종을 죽이고 왕위에 올랐는데 얼마나 재위했는지 아느냐. 겨우 13년을 했다. 그거 하려고 온갖 짓을 다 한 것이다. 자기가 좋은 일을 해야 하는데 내게는 문학이 소중하다. →주목할 만한 젊은 작가들은 누구인가? -박형서의 상상력, 김혜란의 세상에 보내는 따뜻한 시선, 김사과의 자아의 문제에 몰두하는 모습 등에 주목하고 있다. 문학하는 사람들이 잘나가는 출판사나 비평가에게 줄 서지 않았으면 좋겠다. 문학은 자신과 싸우는 것이고 권력은 덧없다. 아무리 작은 사람도 권력이 있고 아무리 큰 권력도 덧없는 것이다. 문소영기자 symun@seoul.co.kr
  • 생각만 하면 움직여…‘뇌파 이용’ 신개념 스케이트보드

    생각만 하면 움직여…‘뇌파 이용’ 신개념 스케이트보드

    뇌파를 이용해 생각만으로 움직일 수 있는 스케이트보드가 나왔다고 25일 영국 데일리메일이 보도했다. 이 매체에 따르면 영국 모바일 애플리케이션 스튜디오인 ‘카오틱 문 연구소’ 기술자들이 지난해 선보인 말소리와 손짓으로 구동되는 스케이트보드를 한층 업그레이드시킨 ‘상상력’ 스케이트보드를 선보였다. 이 스케이트보드는 영화속에나 등장하던 놀라운 능력을 갖고 있다. 즉 인간의 뇌파로 구동되는 것이다. 이 기술의 핵심은 영국 이모티브사의 헤드셋으로된 뇌파 입력장치에 기반하고 있다. 이 장치와 스케이트보드에 장착된 테블릿 PC가 연동돼 모터를 구동시켜 속도와 전후진 그리고 방향을 자유롭게 조종하는 것이다. 한편 연구팀은 현재 개발한 스케이트보드의 시범 운행을 성공적으로 마친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카오틱 문 연구소 윤태희기자 th20022@seoul.co.kr
  •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28일 오후2시 티켓오픈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28일 오후2시 티켓오픈

    브로드웨이의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 뮤지컬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공연이 드디어 2월 28일 2시 티켓 판매를 시작한다. ‘위키드’는 브로드웨이에서 가장 티켓을 구하기 힘든 인기작으로 알려져 있으며, 2003년 초연 이후 현재까지 박스오피스 1위를 놓친 적는 없는 21세기 브로드웨이 대표 뮤지컬이다. ‘위키드’는 브로드웨이에서는 관람을 기다리는 관객 예매 수익이 2,200만 달러(260억 원)에 달해 유례없는 흥행을 써 내려가고 있으며, 영국 웨스트엔드에서도 역대 박스오피스 기록을 경신했다. 일본 도쿄와 독일 슈투가르트 공연 역시 새로운 박스오피스 기록을 세웠으며, 호주 공연에서는 3년간 국민 20명당 1명 이상 관람하는 최다관객 기록을 세운 바 있다. ‘브로드웨이의 가장 거대한 블록버스터’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화려한 무대 매커니즘이 눈을 사로잡는 ‘위키드’는 ‘오즈의 마법사’를 유쾌하게 뒤집은 그레고리 맥과이어를 소설을 모티브로 한 작품이다. 지금까지 아무도 몰랐던 오즈의 두 마녀에 관한 상상력 가득한 스토리에 그래미상을 수상한 수려한 음악, 화려한 350벌의 의상, 54번의 무대전환 등 마법 같은 무대를 선사한다. ‘위키드’의 프로듀서 마크 플랫은 “서울에서 펼쳐질 ‘위키드’는 모든 의상과 세트, 오케스트라 연주까지 브로드웨이 그대로의 프로덕션으로, 브로드웨이에서 일어나는 모든 기적들이 이제 매일 밤 서울에서 나타날 것”이라 설명했다. 이어 ”관객은 멋진 의상에, 아니면 공중에서 날아다니는 원숭이들이 연기에, 혹은 마녀가 공중으로 뜨는 모습에 놀랄 수도 있을 것이다. 유머와 아름다운 음악, 스토리에 빠져들 수도 있다. 관객이 기대하는 것이 무엇이든 ‘위키드’에는 여러분들이 원하는 모든 것이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보였다. 전 세계 3000만 명이 넘는 관객들이 관람한 ‘위키드’ 오리지널 내한 공연은 5월 31일 블루스퀘어 삼성전자홀에서 화려한 막을 올리며, 티켓은 2월 28일(화) 2시부터 모든 예매처에서 동시 판매된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어린이 책꽂이]

    ●겨울눈이 들려주는 학교숲 이야기(노정임 글, 안경자 그림, 류미영 꾸밈, 철수와영희 펴냄) 수수꽃다리 등 대표적인 나무 77종의 생태를 세밀화는 아니지만, 세밀화 수준의 수채화로 보여 준다. 1만 5000원. ●찬다 삼촌(윤재인 글, 오승민 그림, 느림보 펴냄) 찬다 삼촌은 네팔 사람으로 프라찬이란 이름도 있다. 찬다 삼촌은 우리랑 밥 먹는 게 다르다. 하지만 엄마처럼 머리도 감겨 주고, 양말도 꿰매 준다. 1만 1000원. ●살기 좋은 세상을 향한 꿈 맹자(김태환 글, 아이세움 펴냄) 맹모삼천지교의 맹자는 그저 공부만 잘한 학자가 아니라 백성이 잘살 수 있는 사회를 만들고자 꿈을 꾼 철학자였다. 그의 경세지학을 담았다.1만 2000원. ●고양이는 모두 아스퍼스 증후군이다(캐시 후프먼 글, 김선주 옮김, 고슴도치 펴냄) 다른 사람과 소통이 어려운 아스퍼 증후군의 사람들을 이해시키고자 귀여운 고양이를 활용했다. 인생을 다르게 보게 하는 어린이 의학 입문서. 1만 2000원. ●블루문파크-황금전사(조남호 글, 블루문파크 펴냄) 한국판 해리포터를 표방한 판타지 물로 풍부한 상상력과 다양한 캐릭터를 선보인다. 1만 4000원.
  • “섹시한 간호사 뽑아요” 스웨덴 병원광고 논란

    “섹시한 간호사 뽑아요” 스웨덴 병원광고 논란

    스웨덴의 한 병원이 독특한 매력의 간호사를 채용한다는 광고를 공개해 눈길을 모으고 있다. 영국 일간지 데일리메일의 21일자 기사에 따르면, 스웨덴 스톡홀름의 한 병원은 인터넷을 통해 유명 TV연속극 ‘핫’(HOT)속 주인공처럼 섹시한 계약직 간호사를 모집한다고 밝혔다. 이 광고에는 “의욕적이고 전문적이며, 유머감각이 있는 간호사를 모집한다. 반드시 드라마 속 인물처럼 ‘핫’해야 한다.”면서 “전형에서 통과하면 간호사 기본교육을 받은 뒤 응급센터에서 일하게 될 것”이라고 적혀있다. 섹시한 간호사를 뽑는다는 광고에 비난이 쏟아지자, 이 병원 인사관리 담당자는 “우리는 무엇보다도 병원 일에 능숙한 사람을 뽑을 것”이라면서도 “이 광고는 사람들의 관심을 끌기 위한 캠페인의 일환으로 시작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어 “아직까지 부정적인 의견은 전해진 바 없다.”고 설명했지만, 인터넷을 중심으로 이 병원의 광고가 성차별에 해당한다는 지적은 끊이지 않고 있다. 이 관계자는 “외모가 채용조건의 전부는 물론 아니다.”라면서 “우리 회사는 독특하고 상상력이 있는 사람을 채용하길 바란다.”고 덧붙였다. 송혜민기자 huimin0217@seoul.co.kr
  •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철의 여인’

    [이용철의 영화만화경] ‘철의 여인’

    실존 인물의 영화를 만드는 데 공식 같은 건 없다. 인물을 성실하게 탐구해 정전을 만들 수도 있고, 창작자로서 논평을 가해 다른 면모를 드러내는 것도 가능하다. 그 밖에 허구의 상상력을 입혀 실존 인물과 별개의 모델을 만든다 해서 탓할 사람은 없다. 단, 어떤 인물은 함부로 다룰 때 문제가 발생하기도 한다. 역사적 판단이 아직 끝나지 않은 인물 혹은 대중의 논란이 여전히 진행 중인 인물에 대해서는 더욱 신중한 접근이 요구된다. 마거릿 대처는 그런 인물 중 하나다. 영화 주인공으로서 그녀가 매력적인 인물임은 두말할 나위가 없다. 그녀는 단순한 정치지도자를 넘어선다. 서방세계 여성 최초로 정치지도자가 된 인물이고, 자국에서 극단의 반응을 불러일으킨 총리이며, 레이건과 함께 1980년대를 보수 색채로 물들인 장본인이다. ‘철의 여인’은 대처라는 인물에 안일하게 접근한다. 특정 시기를 비중 있게 다루기도 힘겨운 판에, 영화는 인생 전체를 엿보려 한다. 식료품 가게의 딸이 옥스퍼드에 입학하는 순간, 당돌했던 정치 초년병 시절, 총리로 재임한 11년, 치매에 걸린 노인의 현재를 모두 담으려 한다. 관객은 박물관을 찾은 관람객처럼 발자취를 졸졸 따라다니는 것 외에 따로 할 일이 없다. ‘철의 여인’의 줄거리를 쓴다는 건 무의미한 일이다. 대처라는 인물의 연대기를 100분짜리 영상으로 다이제스트한 것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단 하나의 영화적 장면이나 사건이 없다는 것, 그것이 ‘철의 여인’의 가장 큰 문제다. 문제의 원인은 부실한 각본에 있다. 각본을 쓴 에비 모건은 흥미진진한 인물과 시대를 백과사전에 나온 항목 이상으로 표현하지 못했다. 그렇다고 해서 연출을 맡은 필리다 로이드가 죄를 면할 수는 없다. 모건의 각본이 대처를 무채색의 인물로 만든 것도 나쁘지만, 그만큼 나쁜 건 대처의 현재를 빌려 과거를 흐릿하게 지워버리려는 시도다. ‘철의 여인’은 죽은 남편의 망령에 시달리는 노쇠한 대처가 과거를 회고하는 형식을 띤다. 심신이 불편한 노인이 회고의 무대에서 힘겹게 서성이는 내내, 과거는 비정치적이고 낭만적인 대상으로 탈바꿈하면서 어떤 논란거리로도 기능하지 못한다. 현실에 책임을 느껴야 하는 인물을 추억의 여주인공으로 묘사하는 행위는 전혀 옳지 않다. 영국을 계급적, 지역적으로 양분시킨 인물을 다루면서도 영화는 한 번도 민중 쪽으로 시선을 옮기는 법이 없으며, 대처와 죽은 남편의 허망한 관계에 필요 이상으로 집착한다. 현실이 엄연한데 유령에 연연하는 꼴이다. 재미라도 있으면 참으려 했다. ‘철의 여인’은 구식 다큐멘터리보다 더 재미없다. 뻣뻣하고 심심한 이야기는 곧 견뎌야 할 고통이 된다. 영국 영화의 즐거움인 ‘냉소적인 유머’조차 전혀 없어 지루함만 꼬리를 문다. 20세기 영국을 살았던 인물을 다룬, 그리고 근래 가장 성공한 인물영화라 할 ‘더 퀸’(2007년·스티븐 프리어스 감독), ‘킹스 스피치’(2010년·토드 후퍼 감독)의 쌉쌀한 맛은 ‘철의 여인’으로 이어지지 못했다. 신임 영국 총리가 영국 여왕을 알현하는 짧은 장면 속에 수만 가지 이야기를 농축시킨 ‘더 퀸’의 힘이 ‘철의 여인’에는 없다. 뮤지컬로 재미 좀 본 연출가(로이드는 뮤지컬 ‘맘마미아’와 동명영화를 연출)가 겁 없이 달려들기엔 힘겨운 소재였다. 각별한 분장까지 해가며 열연한 메릴 스트립의 노력도 나쁜 영화를 구제하진 못했다. 23일 개봉. 영화평론가
  • [열린세상] 협력위주의 미·중관계와 한반도 운명/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열린세상] 협력위주의 미·중관계와 한반도 운명/이문기 세종대 중국통상학과 교수

    흔히 미·중 관계를 전략적 경쟁자로서 협력과 갈등의 복합적 관계로 규정한다. 그런데 ‘협력’과 ‘갈등’이 동시에 복합적으로 존재한다는 성격 규정은 양국 관계의 가변성을 포괄적으로 설명해 주기에는 편할지 몰라도, 종종 우리를 헷갈리게 만들기도 한다. 향후 미·중 관계의 향배가 한반도에 미치는 절대적 영향력을 고려한다면, 이런 식의 양가론적 인식 틀을 넘어서는 상상력을 발휘하는 것도 중요하다. 그렇다면 향후 미·중 관계의 전략적 성격은 ‘협력’과 ‘갈등’ 중에서 어디에 더 큰 방점을 찍어야 할까? 최근 미·중 관계에 관한 국내 언론의 보도는 ‘갈등적 측면’에 더 큰 방점을 두는 경향이 강하다. 지난 13일부터 17일까지 진행된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부주석의 방미에 대한 국내 언론의 보도내용도 대부분이 그렇다. 실제로 양국 간에는 환율·인권·남중국해 문제, 그리고 눈앞의 현안인 이란과 시리아 제재 문제 등 첨예한 갈등 사안은 매우 많다. 양국 관계는 기본적으로 경쟁 관계이고, 더구나 서로 다른 정치 체제에서 비롯되는 가치규범과 문화적 차이가 너무 크기 때문에 크고 작은 갈등 사안은 계속 생성될 수밖에 없다. 이렇게 보면 미·중 관계의 성격은 갈등구조가 근본이고, 눈앞의 갈등요인을 관리하면서 그럭저럭 유지되는 ‘위태로운 협력상태’인 것처럼 보인다. 지금 위태로워 보이는 양국 간 협력관계가 미래 언제쯤엔가는 파탄날 수도 있고, 아니면 장기간 이런 상태를 유지하거나 혹은 진전된 협력의 틀을 구축할 수도 있다. 모든 가능성은 열려 있다. 하지만 필자의 판단으로는 적어도 향후 10년 정도 중·단기적으로는 충돌보다는 협력 중심의 시대가 계속될 것으로 보인다. 물론 그 이후에도 양국의 정치지도자들이 지혜를 발휘한다면 한 차원 높은 협력의 시대를 이어갈 가능성도 있다. 양국 관계가 중·단기적으로 충돌보다는 갈등 현안을 적절히 관리하면서 새로운 협력의 틀을 모색할 가능성이 높은 이유는 무엇보다도 양국이 처한 국내사정과 현실적 국익 때문이다. 미국은 심각한 국가 재정적자와 경제침체의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서, 중국은 극심한 빈부격차와 사회불안 해소를 위해서 양국 간의 협력이 절실하다. 특히 경제적 상호 의존에 따른 ‘공존의 길’ 모색에 대한 요구가 매우 높다. 과거 냉전체제 하에서 미·소관계가 적대적 경쟁관계이면서도 ‘공포의 핵균형’을 유지했다면, 21세기 미·중관계는 적어도 향후 10년 혹은 그 이후 상당기간 동안 경제적 상호 의존을 바탕으로 ‘공포의 재정균형’이 유지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전략적인 차원에서 양국 관계의 이익구조가 타협과 협력으로 구조화되는 경향은 최근 동아시아 정세변화에서도 그대로 반영된다. 북한의 김정은 후계체제에 대한 미·중 양국의 신속한 동시 승인이나, 연초 타이완 총통선거에서 분리독립을 주장하는 민진당 후보보다는 친중국 성향의 국민당 마잉주(馬英九) 후보를 미·중 양국이 동시에 막후 지원한 사례가 그렇다. 양국 모두 동아시아 지역의 급격한 변화보다는 ‘안정’ 그 자체를 중시하는 전략적 이해관계를 반영한 것이다. 20세기 미국 외교사에 최고의 브레인이자 1970년대 극비리에 중국과의 수교협상을 성사시킨 헨리 키신저 박사는 최근에 출판한 저서 ‘중국 이야기’(On China)에서 향후 미·중 관계는 단순한 파트너십의 유지를 넘어서, 새로운 역사를 함께 써나가야 할 ‘공동진화’의 관계가 되어야 함을 역설했다. 만약 그의 희망처럼 향후 미·중 관계가 새로운 단계의 협력관계로 발전한다면 한반도의 운명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 미·중 간 협력관계의 구조화는 우리에게 단기적으로는 외교적 숨통이 트이는 기회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위기일 수도 있다. 향후 미국과 중국이 세계적 차원은 아니더라도, 동아시아 지역 차원에서 21세기판 ‘신얄타체제’를 구축하지 말란 법도 없다. 그렇게 되면 한반도의 운명은 또다시 양대 강대국의 이익놀음에 의해 결정되고, 남북관계는 영구분단으로 갈 수도 있다. 기회는 10년이다. 기회를 살리고 위기에 대비하는 적극적이고 창조적인 외교력이 절실한 시기다. 특히 남북관계에서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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