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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영탁 미래와 세상] ‘다윗과 골리앗’의 부활

    [이영탁 미래와 세상] ‘다윗과 골리앗’의 부활

    연초에 페이스북의 최고경영자(CEO)인 마크 저커버그는 금년을 책의 해(A Year of Books)로 정하고 2주에 한권씩 책을 읽겠다고 하였다. 첫 책으로 ‘권력의 종말’(The End of Power)를 선정하였는바 이 책은 기존의 거대 세력들이 어떻게 무너지고 있는지를 보여주고 있다. 이와 함께 ‘거대 권력의 종말’(The End of Big)을 보면 디지털 시대에 권력이동의 실상 즉 다윗에게 자리를 넘기는 골리앗의 모습을 설명해주고 있다. ‘다윗과 골리앗’은 강자를 이기는 약자에 관한 이야기이다. 누가 보아도 승부가 뻔한 싸움에서 양치기 소년이 돌팔매질 하나로 거인 전사를 단숨에 쓰러뜨림으로써 승부를 가린다. 강자는 자주 약하고 약자는 보기보다 강할 수 있다. 이 점을 잘 이용하면 아무리 작은 것도 큰 것을 이길 수 있다는 가르침이 여기에 있다. 지금까지는 대개 큰 것이 유리하였다. 규모가 커야 조달 비용이나 생산 원가를 낮추기가 쉬웠고 시장지배력을 확보하기도 수월하였다. 따라서 이윤을 많이 내는 것도 대량 생산이나 대규모 경영이 유리하였다. 기업뿐 아니라 학교, 군대, 나아가 정부도 마찬가지였다. 큰 데서 파워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작은 데서는 울며 겨자 먹기로 따라갈 수밖에 없었다. 특별한 사유가 없는 한 덩치가 클수록 파워도 커진다는 논리가 통했다. 그러나 이제 큰 것은 거추장스러운 괴물이 되어가고 있다. 작고 빠른 것이 계속 새로운 방식으로 등장하고 있기 때문이다. 허름한 옷을 입고 창고에서 일하던 젊은이가 단숨에 억만장자로 등장한다. 거대 음반회사에서 거들떠보지도 않던 무명의 음악도가 유튜브를 타고 파란을 일으킨다. 또 평범한 시민 블로거들이 사건 현장에서 기존의 언론 매체보다 한 발 앞서 뉴스를 전한다. 인터넷은 이제 누구에게나 TV방송이 가능토록 함으로써 1인 미디어 시대를 활짝 열어주고 있다. 작지만 빠른 것들이 연결-공유-협력의 무기를 타고 엄청난 힘을 발휘하고 있다. 이처럼 대부분의 거대 세력들이 무너지고 있다. 거대 정부가 그렇고 거대 언론이 그렇다. 거대 기업도, 대학도 마찬가지이다. 큰 시각에서 보면 권력은 완력에서 두뇌로, 북반구에서 남반구로, 서양에서 동양으로, 전통적인 거대 기업에서 민첩한 벤처기업으로, 완고한 독재자에서 도시의 광장과 사이버 공간의 민중으로 향하고 있다. 한마디로 권력의 기존 피라미드가 모두 붕괴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알카에다나 이슬람국가(IS) 등 소규모 무장단체를 다루는 강대국의 거대 군사력에서 놀라운 점이 발견된다. 예를 들어 9·11 당시 알카에다의 공격에 겨우 50만 달러가 소요되었다고 한다. 그러나 미국은 그 후 10년 동안 테러와의 전쟁에 3조 3000억 달러를 쏟아부었다. 이는 미국이 승리한 방식이 아니라 파산에 이르는 방식이라는 것이다. 마치 냉전시대의 군비 경쟁으로 소련이 결국 파산하고 만 것처럼. 결국 디지털 시대의 혁신적 신기술이 기존의 골리앗을 끌어내려 다윗이 그 자리를 이어받고 있다. 거대 권력의 쇠퇴가 나쁘지는 않다. 그러나 이것이 꼭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준다는 보장은 없다. 신기술이 다수의 보편적 가치가 아니라 소수의 편의적 의도에 따라 사용될 경우 불평등의 확대, 윤리적 문제 등으로 세상을 더욱 혼란스럽게 할 수 있다. 다행히 권력이 소수의 특권층으로부터 다수의 보통 사람들에게로 이전되고 있기 때문에 과거처럼 다수에게 군림하는 소수의 독점적 권력 행사는 쉽지 않을 전망이다. 기존의 거대 권력이 새로운 권력으로 대체되는 소용돌이 속에서 여러 기회가 생겨날 것이다. 이는 새로운 사업기회일 수도 있고 취업기회일 수도 있다. 특히 우리는 뛰어난 초고속 통신 인프라를 갖추고 있어 앞으로 초연결사회를 선도하는 역할이 가능하다. 미래 디지털 시대의 강자는 골리앗이 아니라 다윗이다. 소수의 엘리트가 아니라 다수의 보통 사람들이 주인공이다. 이러한 미래 세상에서 열정적인 우리의 젊은이들이 풍부한 상상력과 집중력을 발휘하여 탄생시킬 다수의 새로운 다윗을 기대해 본다. 다수의, 다수에 의한, 다수를 위한 미래 세상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 영화 ‘픽셀’ 예고편 ‘ 게임 속 캐릭터들의 반란’

    영화 ‘픽셀’ 예고편 ‘ 게임 속 캐릭터들의 반란’

    80~90년대 오락실을 장악했던 게임 캐릭터들이 지구를 침공한다는 상상력에서 출발한 영화 ‘픽셀’의 1차 예고편이 공개됐다. ‘픽셀’은 외계인이 팩맨과 갤러그, 동키콩, 벽돌깨기 등 80년대 추억의 게임 속 캐릭터들을 앞세워 지구 침략을 선포한다. 이를 막기 위해 어린 시절 클래식 아케이드 게임(오락실 게임)의 초고수로 이름을 날렸던 3인방이 그들과의 전투를 벌인다는 액션 어드벤처 블록버스터다. 이번에 공개된 1차 예고편은 클래식 아케이드 개임의 선두주자 팩맨, 갤러그, 동키콩, 벽돌깨기, 매트릭스 등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캐릭터들이 지구를 공격, ‘픽셀화’시킨다는 이야기 콘셉트를 볼 수 있다. 특히 팩맨이 도시를 삼키는 모습을 보며 “팩맨이 악당이었어?”라고 말하는 아담 샌들러의 모습은 게임 캐릭터들의 새로운 모습을 기대하게 만든다. ‘클릭’과 ‘첫 키스만 50번째’로 우리에게 친숙한 개성파 배우 아담 샌들러와 ‘척 앤 래리’에서 아담 샌들러와 환상의 코믹 콤비를 이뤘던 케빈 제임스, ‘미션 임파서블3’와 ‘타임 투 러브’에 출연했던 미셸 모나한, ‘왕좌의 게임과 ’엑스맨: 에이즈 오브 퓨쳐패스트‘ 출연으로 존재감을 입증한 배우 피터가 출연한다. ‘나홀로 집에’와 ‘미세스 다웃 파이어’, ‘해리포터와 마법사의 돌’을 연출한 크리스 콜롬버스 감독이 메가폰을 잡아 관객의 기대를 받고 있다. 개봉일은 미정. 사진 영상=UPI코리아 문성호 기자 sungho@seoul.co.kr
  • 미모 여성 아나운서들 ‘남근 상징’ 야릇 의상 논란

    미모 여성 아나운서들 ‘남근 상징’ 야릇 의상 논란

    호주의 여성 방송 앵커들이 때 아닌 '야릇한 의상' 논란에 휩싸였다. 뉴스 진행시 입는 의상이 마치 남자들의 '남성'을 연상시킨다는 것이다. 현지 트위터등 SNS를 뜨겁게 달군 의상 논란은 호주 방송사 '네트워크 10'의 여성 앵커 나타샤 벨링이 뉴스 방송 중 착용한 옷이 발단이 됐다. 녹색의 이 의상은 언뜻보면 별다른 특징이 없어 보이지만 은밀한(?) 상상력을 동원하면 목 부위가 '남성' 처럼 보이기도 한다. 이같은 논쟁 아닌 논쟁은 현지 트위터등 SNS에 몇몇 사용자들이 포스팅하면서 퍼졌으며 곧 공감한다는 글들이 넘쳐났다. 특히 다른 여성 앵커들의 의상도 함께 도마 위에 오르면서 현지 SNS는 '불끈' 달아올랐다. 트위터 사용자들이 공개한 사진을 보면 실제 다른 여성 앵커들의 복장도 '남성'을 연상시킨다. 이에대해 '채널 9' 리사 윌킨슨 앵커는 "웃기는 논쟁" 이라면서 "내 옷장에도 이같은 옷이 있다. 내일 방송에 입고 나오겠다" 고 밝히기도 했다. 호주 언론은 "논란의 이 의상은 한 의류업체가 제공한 것" 이라면서 "목 부위의 디자인 특징이 일부 사람들에게 묘한 상상력을 자극하는 것 같다"고 보도했다. 나우뉴스부 nownews@seoul.co.kr
  • [와우! 과학] 극한 ‘남극 바다’서 사는 문어...비결은 ‘파란 피’

    [와우! 과학] 극한 ‘남극 바다’서 사는 문어...비결은 ‘파란 피’

    남극의 바다는 거의 0도에 가까운 추운 바다이다. 염분을 함유한 덕분에 이 온도에서도 얼지 않는 물속에서는 놀랍게도 여러 가지 생명체가 번성하고 있다. 사실 물의 온도가 낮을수록 더 많은 산소가 물속에 녹을 수 있어서 산소는 더 풍부하다. 하지만 이 추운 물속에서 여러 가지 종류의 변온 동물이 번성하고 있다는 사실은 정말 의외가 아닐 수 없다. 그리고 이런 동물들 가운데 하나가 남극 문어이다. 쉽게 상상할 수 있는 일은 아니지만, 남극의 바다에는 이곳의 환경에 적응해 사는 남극 문어들이 있다. 이 문어들은 이 지역의 낮은 수온에서 살아남기 위해서 여러 가지 생리적인 특징을 진화시켰다. 독일 알프레드 베게너 연구소의 마이클 올러만(Michael Oellermann from Alfred-Wegener-Institute, Germany)을 비롯한 과학자들은 남극 문어의 일종인 파렐리돈 카르코티(Pareledone charcoti)와 다른 따뜻한 해역에서 서식하는 문어 2종을 비교 연구했다. 연구팀에 의하면, 이런 추운 바다에서 살아남기 위해서는 아주 특수한 순환계가 필요하다. 온도가 낮아지면 척추동물에 있는 헤모글로빈은 제대로 작동을 하지 못하고, 혈액의 점도가 높아지면서 혈관을 막는 것으로 보인다. 따라서 남극암치아목에 속하는 물고기들 가운데는 아예 헤모글로빈에 의지하지 않는 독특한 순환계를 발전시켰다. 이들은 적혈구 없이도 낮은 온도에서 더 많은 산소가 녹은 혈액을 이용해서 필요한 산소를 공급받는다. 반면, 문어 같은 연체동물은 혈액 내에 혈청소라고 불리는 헤모시아닌(Hemocyanin)을 가지고 있다. 철 대신 구리를 산소 운반에 사용하는 방식인데, 이로 인해 산소와 결합하지 않았을 때는 피가 무색이다가 산소와 결합하면 파란색으로 변하게 된다. 헤모시아닌은 산소 결합능력은 헤모글로빈보다 낮지만, 낮은 온도에서도 잘 작동하는 특징이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남극 문어는 다른 지역에서 사는 문어보다 헤모시아닌의 혈중 농도가 적어도 40%가량 높았다. 그런데 온도를 높여도 헤모시아닌은 잘 작동한다. 연구팀이 실험실에서 수온을 섭씨 10도까지 올렸을 때, 남극 문어는 따뜻한 지역에 사는 문어보다 더 많은 산소를 운반할 수 있는 능력을 보여줬다. 즉, 피를 파랗게 만드는 헤모시아닌 농도가 높은 덕분에 남극 문어는 추운 바다에서도 따뜻한 바다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 일부 남극 동물처럼 추운 환경에만 특화된 동물이 아니라는 것이다. 남극 문어의 이와 같은 생존 전략은 환경 변화에 대단히 유리하다는 것이 연구팀의 설명이다. 현재 지구 온난화 추세와 더불어 이 지역의 온도가 상승하고 있는데, 이런 변화에서 살아남을 수 있는 쪽은 유연한 연체동물인 남극 문어이다. 남극에서 문어가 산다는 것도 의외지만, 이들의 적응력이 이렇게 유연하다는 것 역시 놀라운 점이 아닐 수 없다. 항상 자연은 인간의 상상력을 뛰어넘곤 하는데, 이번 역시 예외가 아닌 것 같다. 고든 정 통신원 jjy0501@naver.com
  •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길…”

    “세월호 참사 진상규명이 제대로 이뤄지길…”

    “조운선(漕運船) 침몰 사건은 충격적이었다. 배의 불법 증·개축, 과적, 부정을 눈감은 감독기관, 침몰 때 선원들은 하나도 죽지 않은 점 등 ‘세월호’ 참사에서 나타난 총체적 부정·비리가 고스란히 다 담겨 있었다.” 소설가 김탁환(47)이 국가 재난 때 개인과 공동체, 국가는 어떻게 대처해야 하는지에 대해 화두를 던졌다. 조선시대 조운선 침몰 사건을 다룬 역사 추리소설 ‘목격자들’(전2권·민음사)에서다. 작가는 “세월호 참사에 대한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단세포적으로 반응하지 않고 깊고 넓게 생각해서 고민할 수 있는 건 다 담았다”고 했다. ‘목격자들’은 ‘방각본 살인 사건’(2003년), ‘열녀문의 비밀’(2005년), ‘열하광인’(2007년)에 이어 8년 만에 나온 백탑파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이다. 백탑파 시리즈는 조선 문예부흥기인 정조 치세를 배경으로 백탑 아래 모여 학문과 예술, 경세를 논하던 박지원, 홍대용, 박제가, 이덕무, 유득공 등 젊은 실학자들과 작가가 창조한 탐정 김진·이명방이 사건을 해결해 나가는 게 뼈대다. 소설은 정조 집권 초기인 1780년 봄 지방에서 세금으로 거둬들인 쌀을 싣고 한양으로 향하던 조운선 20척이 비슷한 시기에 침몰하며 시작된다. 임금의 직속 지휘를 받는 독운어사 담헌 홍대용과 그의 제자 김진, 의금부 도사 이명방이 사건 현장에 급파된다. 침몰 사건이 일어난 전라도 영암과 배가 출발했던 경상도 밀양에서 사건의 내막을 파헤친다. 단순 사고로 위장한 배후 세력에 접근할수록 사건 관련자, 수사 담당자 등 예상치 못한 희생자가 속출한다. 이들은 조운선과 자신들의 운명을 하나로 묶는 위험한 함정을 팠다가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진다. 조선왕조실록에는 정조 때 조운선이 침몰해 임금이 굉장히 화를 내며 조사하라고 했다는 내용이 있다. 하지만 후속 조치에 대한 기록은 전혀 없다. 작가는 철저한 고증과 상상력을 토대로 사서에서 사라진 뒷얘기를 되살려냈다. 세월호 참사 한 달 뒤인 지난해 5월 집필에 착수했다. “2000년 초반 백탑파 시리즈를 기획할 때 재미있는 사건 10여개를 추렸다. 그 중 세월호 사건이 터진 뒤 해양재난 사건인 조운선 침몰이 계속 머리를 맴돌았다. 다른 쓰던 걸 중지하고 조운선 침몰을 파고들기 시작했다.” 작가는 조선시대를 배경으로 하는 소설만 35권 냈다. “조선시대가 재미있어 쓰기 시작했다. 조선시대는 다양한 색깔을 지닌 지층과 같다. 각 임금 통치 시기마다 빛깔이 다 다르다. 언젠가는 조선왕조 500년이 내겐 무슨 의미인지를 쓰고 싶다.”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새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

    [새 영화] ‘드래곤 블레이드’

    ‘드래곤 블레이드’는 최근 급팽창하는 중국 영화 시장의 단면을 엿보게 하는 작품이다. 중국의 거대 자본은 할리우드 유명 스타들은 물론 해외 스태프들을 대거 영입해 대작들을 만들고 있다. 이 영화 역시 기획 단계부터 중국의 액션 스타 청룽을 비롯해 할리우드 스타 존 큐잭, 애드리언 브로디, 한국의 아이돌 스타 최시원 등을 주요 배역으로 캐스팅한 글로벌 프로젝트로 주목받았다. ‘적벽대전’과 같은 역사적 서사를 바탕으로 한 전통적인 영화와 달리 이번에는 화려한 액션 및 전쟁 장면을 담았다. ‘반지의 제왕’ 등 웬만한 할리우드 판타지 영화 못지않은 기술적인 진보도 눈에 띈다. 내수용뿐만 아니라 세계 시장을 겨냥한 중국 영화계의 야심이 읽히는 대목이다. 하지만 내용적인 면에서 진부함을 벗어나지 못하는 한계를 드러냈다. 일단 영화의 배경이 광활한 실크로드인 만큼 거대한 스케일이 눈길을 끈다. 제작에만 7년이 걸렸고 7000만 달러(약 771억원)의 제작비가 들었다. 중국 서부에서 중부까지 3200㎞를 오가며 촬영을 진행한 덕분에 웅장한 볼거리가 화면을 압도한다. 영화 속 후오안(청룽)은 실크로드의 평화를 지키기 위해 36개 부족의 분쟁 해결에 고군분투한다. 그러나 후오안은 누명을 쓰고 옌먼관으로 끌려간다. 그곳에서 지금껏 볼 수 없었던 무기와 전투 편대를 갖춘 로마 군대를 만난다. 후오안은 이 군대를 이끌고 있는 루시우스(존 큐잭) 장군과 결투를 하지만 각각 자국에서 반역죄의 누명을 쓰게 된 사연을 알게 되면서 두 사람은 서로를 이해하게 되고 둘도 없는 친구가 된다. 이들은 실크로드의 평화를 위협하는 로마제국의 왕자 티베리우스(애드리언 브로디)에 맞서 목숨을 건 결투를 벌인다. 실화를 바탕으로 했다지만 극의 짜임새가 헐겁고 교훈적인 면만 강조한 탓에 밋밋한 영웅담을 보는 것처럼 맥 빠진 전개가 이어진다. 여러 민족을 규합해 공공의 적에 맞선다는 내용은 중화주의 사상을 강요하는 듯한 인상도 풍긴다. 스토리 안에 담아야 할 다양한 가치, 창의적 상상력이 취약한 중국 영화의 한계를 보여 준다. 물론 영화의 중심을 잡는 청룽의 캐릭터는 비교적 잘 구축됐지만 다른 할리우드 스타들과의 조합이 부자연스러운 것도 안타깝다. 개봉 전의 대대적 홍보와 달리 한류스타 최시원의 분량도 5분 남짓에 불과하다. 그는 실크로드의 부사령관 잉포 역으로 출연해 극 초반과 후반에 강한 카리스마 연기를 선보였다. 오히려 후오안의 부하 중 한 명으로 출연한 유승준의 분량이 더 많다. 병역 회피 논란으로 2002년 입국 금지된 유승준은 청룽의 엔터테인먼트 기업인 JC그룹 인터내셔널과 전속 계약을 맺고 중국에서 활동 중이지만 국내 홍보 단계에서는 전혀 부각되지 않았다. ‘흑협’ ‘성월동화’ ‘삼국지-용의 부활’ 등을 연출한 리런강 감독이 연출을 맡았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페르시아 왕자가 신라 공주와 결혼했다고?

    세계 속의 신라를 조명하는 전통 창작 공연이 관객들을 찾아간다. 정동극장과 경주세계문화엑스포의 공동 기획 작품인 ‘바실라’다. ‘바실라’는 고대 페르시아의 구전 서사시 ‘쿠쉬나메’가 원전이다. 쿠쉬나메에 등장하는 지명 바실라(더 좋은 신라를 의미)에서 착안, 1500년 전 실크로드를 따라 페르시아에서 신라로 이어진 문화 교류와 충돌을 그렸다. 페르시아 왕자 아비틴과 신라 공주 프라랑의 사랑, 침략자 자하크와 쿠쉬의 전쟁, 아비틴과 프라랑의 아들 페리둔의 성장과 복수 이야기가 뼈대다. 페르시아와 신라의 의물부터 검, 활 등 무기에 이르기까지 철저한 고증과 상상력을 토대로 정교하게 제작된 소품과 무대의상은 시공을 넘나드는 환상의 세계를 연출한다. 페르시아에서 신라로의 공간 이동, 항해 때 몰아치는 비바람과 파도 등은 영상 기술을 활용해 사실적이고 역동적으로 표현한다. 뮤지컬 ‘공동경비구역 JSA’의 콤비 연출가 최성신과 작가 이희준이 의기투합했다. 오는 18~22일, 서울 용산구 용산동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공연. 다음달 6일부터는 경주세계문화엑스포 문화센터 공연장 상설 공연. 3만~5만원. 1544-1555.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이주일의 어린이 책] 아이고 다리야… 삼총사의 티격태격 ‘김밥놀이’

    [이주일의 어린이 책] 아이고 다리야… 삼총사의 티격태격 ‘김밥놀이’

    빨리 놀자 삼총사/채인선 지음/한지선 그림/논장/144쪽/9500원 “우리 할머니는 힘이 무지무지 세. 산에서 멧돼지도 잘 잡으신대.” “그건 아무것도 아니야. 우리 할머니는 옛날에 호랑이도 잡았어.” “우리 할머니는 동네 어디서 도둑이 들면 쫓아가 잡아. 도둑들이 할머니 앞에 와서 살려 달라고 싹싹 빌곤 했어.” 빨리 놀자 삼총사의 ‘허풍놀이’다. 같은 아파트 단지에 사는 초등학교 3학년 해령, 수미, 예은이는 놀이로 똘똘 뭉친 삼총사다. 이들은 이름 대신 당근, 시금치, 맛살이라는 별명으로 통한다. 해령은 당근을 싫어해서, 수미는 시금치를 싫어해서, 예은이는 얼굴도 팔다리도 하얗지만 도톰한 두 볼이 발그레한 게 맛살을 닮아서 붙여졌다. 삼총사가 하는 놀이의 반은 싸움이다. 온갖 법석을 떨며 뒹굴고 구르며 놀다가도 티격태격 싸운다. 하지만 아무리 싸우고 토라져도 다음날이면 까맣게 잊는다. 재미있는 놀이가 얼마나 많은데 한시라도 시간을 낭비할 수 없기 때문이다. 삼총사의 다툼이 가장 적은 놀이는 ‘김밥놀이’다. 다들 김밥을 좋아해서 시작한 놀이다. 이불 위에 벌렁 드러누우면 해령이 언니가 김밥을 말듯 이불을 돌돌 만다. 마는 대로 방바닥을 이리저리 굴러다닌다. 김밥놀이가 끝나면 병원놀이가 이어진다. 이불에 돌돌 말려 돌아가다 보면 “아이고, 다리야”, “아이고, 허리야” 하는 말이 절로 나오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놀면서 자라야 한다고 하면서도 막상 놀지 못하게 하는 현실에 반기를 들었다. 함께 뛰어노는 놀이의 재미와 기쁨을 마음껏 맛보게 하는 동화다. 어릴 적 한번쯤은 해 봤을 병원놀이, 눈싸움놀이 등이 아기자기하게 펼쳐지며 제대로 놀지 못하는 요즘 아이들의 숨통을 틔워 준다. 작가는 “아이들을 놀지 못하도록 하는 건 식물에게 햇빛을 막는 것과 같다. 어릴 적 햇빛 속에서 놀아 봐야 어른이 됐을 때 우울증에 안 걸린다. 그 어떤 것에도 굴하지 않는 절대 긍정성은 어릴 때 실컷 논 시간만큼 형성된다”고 말했다. 작가는 지금껏 90여권의 작품을 냈다. 발랄한 상상력과 현실적인 감수성으로 어린이들에게 꼭 필요한 부분을 채워주는 대표적인 동화 작가다. 초등 저학년. 김승훈 기자 hunnam@seoul.co.kr
  • [새 영화] ‘채피’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감성 로봇’ 만나볼까

    [새 영화] ‘채피’ 인간보다 더 인간다운 ‘감성 로봇’ 만나볼까

    인간처럼 스스로 생각하고 감성적인 마음을 지닌 로봇이 나타난다면 어떨까. 심지어 그 로봇이 인간의 언어를 흉내내고 시를 쓰기도 한다면? 영화 ‘채피’는 이런 상상력을 고스란히 스크린에 옮긴 작품이다. 인간과 로봇의 교감을 뛰어넘어 로봇을 주체적인 인격체로 표현함으로써 한층 진화된 로봇 영화가 됐다. 영화의 배경은 미래 시점인 2016년 남아프리카공화국 요하네스버그. 매일 300건의 범죄가 폭주하는 이곳에서는 로봇 경찰 스카우트가 도시의 치안을 책임지고 있다. 이 스카우트 군단을 설계한 로봇 개발자 디온(데브 파텔)은 인간과 똑같은 감성과 마음을 가진 인공지능을 발명한다. 그는 폐기 직전인 스카우트 22호에 인공지능을 탑재해 스스로 생각하고 느낄 수 있는 감성 로봇 채피를 만들어낸다. 인간의 힘으로 로봇의 진화를 통제하고 싶은 무기 개발자 빈센트(휴 잭맨)는 이런 채피를 제거하기 위한 음모를 꾸미고, 채피는 인류를 위협하는 대상으로 내몰린다. 이 작품의 핵심은 채피의 캐릭터다. 잘록한 허리에 날렵한 채피의 모습은 인간의 외형과 상당히 흡사하다. 자신의 창조자인 디온과 그를 납치한 갱스터인 닌자와 요란디에게서 세상을 배워가는 채피는 막 걸음마를 뗀 아기를 연상시킨다. 영화는 완성형 로봇이 아니라 백지 상태에서 성장해 가는 캐릭터로 채피에게 생명력을 불어넣는다. TV 만화 영화에 열광하고 그림을 그리는가 하면 닌자와 요란디에게 천진난만하게 엄마, 아빠라고 부른다. 번쩍번쩍한 장신구를 걸치고 갱스터들 흉내를 내는 모습은 웃음을 자아낸다. 주변 환경에 따라 변화하고 성장해 나가는 채피는 자신을 돌봐준 가족과 친구들을 끝까지 지킨다. 연출자는 남아공 출신의 닐 블롬캠프(36) 감독이다. 영화 ‘디스트릭트 나인’에서 인종차별과 인간의 잔인함에 대해 신랄한 시각을 선보이고 ‘엘리시움’에서 부익부 빈익빈 현상과 의료 민영화에 대한 고찰을 담아 독창적 상상력에 사회적 메시지를 덧입히는 데 재능을 인정받아 단숨에 SF 거장으로 떠올랐다. 블롬캠프 감독이 이번에는 인간과 로봇의 경계가 무너진 인류의 미래에 대한 화두를 던진 셈이다. 경찰 로봇에 인간적인 특징을 부여하는 반면 강력한 로봇 군단을 통해 채피를 무차별 공격하는 빈센트는 이기적인 인간으로 묘사했다. 감독은 “우리가 살고 있는 세상에서 미래에는 인간 이외의 다른 존재와 교감하게 될 것이라는 가능성을 보여주고 싶었다. 로봇이 인간보다 더 도덕적이고 윤리적이며 양심적인 모습을 보이기 시작할 때 관객들은 혼란을 느낄 것”이라고 말했다. 블록버스터에 등장하는 화려한 로봇들의 향연은 없다. 하지만 컴퓨터 그래픽에 의존하지 않은 거칠고 투박한 액션으로 리얼리티를 강조했다. 휴 잭맨의 악역 변신과 무기 로봇 개발 회사 CEO를 맡은 시고니 위버의 카리스마 연기도 볼 만하다. 12일 개봉. 15세 이상 관람가.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신춘문예 희곡 당선작 무대 데뷔

    신춘문예가 발굴한 희곡을 무대에서 만나볼 수 있는 기회가 온다. 한국연극연출가협회가 주최하는 ‘2015 신춘문예 단막극제’가 오는 18일부터 24일까지 서울 대학로 아르코예술극장 소극장에서 열린다. 올해 신춘문예에서 당선된 희곡을 중견 연출가들의 손을 거쳐 무대화하는 연례행사다. 새롭게 등단한 작가들의 작품을 통해 연극계에 활력을 불어넣음은 물론, 실력 있는 연출가들과의 작업에서 발산되는 시너지 효과까지 느낄 수 있다. 서울신문 신춘문예 희곡부문 당선작인 송경화(30) 작가의 ‘프라메이드’는 편의점 아르바이트를 전전하며 프라모델 도색작업으로 인생 반전을 꿈꾸는 젊은이와 우연히 배달된 인간형 로봇의 동거를 기발한 상상력으로 그린다. 주인공 경성을 통해 인간성을 상실해 가는 젊은이들의 현실을 위트 있게 꼬집으면서, 로봇을 통해 인간다움이란 무엇인지 고민하게 만든다. 심사위원으로부터 “현대 젊은이들의 상실감과 분노를 설득력 있게 제시했다”는 평가를 들었다. 극단 골목길을 이끄는 박근형 연출이 숨결을 불어넣는다.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박교탁 작가의 ‘빨간 휴지 줄까, 파란 휴지 줄까’는 시골 재래식 화장실을 배경으로 한국적인 해학을 갖춘 전형적인 한국식 창작극으로, 해외파인 김예나 연출의 색다른 해석으로 풀어낸다. 경상일보 신춘문예 당선작인 최우람 작가의 ‘비상구는 있다’는 연우무대 창립 대표이자 현 예술감독인 정한룡 연출이 함께한다. 24세 최연소 당선자와 69세 노(老)연출의 만남으로 기대감을 높인다. 동아일보 당선작 ‘물의 기억’(박선 작가, 손정우 연출), 조선일보 당선작 ‘달빛’(남은혜 작가, 김정근 연출), 한국희곡작가협회 신춘문예 당선작 ‘초대’(김나율 작가, 최원종 연출), 희곡 전문지 ‘공연과이론’ 수상작 ‘어른 아이’ (최세아 작가, 반무섭 연출) 등 총 7편이 무대에 오른다. 공연은 오후 3시부터 10시까지 1시간씩 릴레이로 이어지며 개별 작품을 선택해 관람하거나(각 8000원) 7편 모두를 관람할 수 있는 패키지 티켓(3만 5000원)을 구매할 수 있다. (02)416-9577 김소라 기자 sora@seoul.co.kr
  • [데스크 시각] 빚과 바퀴벌레의 공통점/안미현 경제부장

    [데스크 시각] 빚과 바퀴벌레의 공통점/안미현 경제부장

    금융 당국 수장과 함께 서울 마포의 이름 없는 식당에 간 적 있다. 30~40대로 보이는 여주인은 손맛 못지않게 입담도 걸쭉했다. 기억나는 게 ‘바퀴벌레론’이다. “빚은 바퀴벌레와 같다”는 것이었다. 한 번 생기면 절대 없어지지 않고, 잡아도(갚아도) 잡아도 기하급수적으로 증식하며, 죽을 때까지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는 ‘쾌도난마 한 줄 정리’였다. 빚에 치여 사는 신세 한탄이 슬슬 정부 성토로 옮겨 가려던 무렵 우리는 음식을 더 주문했다. 아마도 식당 여주인은 자신의 단골손님이 가계빚 관리의 최고 책임자라는 데는 미처 생각이 못 미친 듯했다. 가계빚이 지난해 말 1089조원을 기록했다. 1년 새 약 68조원 늘었다. 경제가 성장하면 빚은 어느 정도 늘게 돼 있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경제 성장에 비해 빚의 증가 속도가 너무 빠르다. 물가 상승분을 포함한 우리나라의 명목 성장률은 지난해 4.6%다. 같은 기간 가계빚은 6.6% 불었다. 소득과 비교하면 평생을 함께해야 한다는 바퀴벌레의 저주가 더 섬뜩하게 다가온다. 지난해 가계의 실질소득 증가율은 2.1%에 그쳤다. 빚의 증식 속도가 소득 증식의 3배가 넘는다. 이 대목에서 최근 국내에서도 개봉된 ‘기생수’(인간의 뇌를 급격히 잠식해 가는 정체불명 생명체)를 떠올린 것은 지나친 상상력일까. 이주열 한국은행 총재는 며칠 전 “생각보다 가계부채가 많이 늘었다”고 했다. 말꼬리를 잡을 생각은 없지만 중앙은행 총재의 이 말에 가슴이 탁 막힌다. 생각보다라니…. 이럴 줄 몰랐다는 말인가. 최경환 부총리는 지난해 경제 사령탑으로 앉자마자 정권 실세답게 그 누구도 손대지 못하던 주택담보인정비율(LTV)과 총부채상환비율(DTI)을 과감히 풀었다. LTV·DTI가 반드시 지켜야 할 보루인가를 두고는 지금도 논쟁이 분분하지만 이 빗장을 풀면 가계빚이 는다는 것은 예견된 순서다. 여기에 기준금리까지 지난해 두 차례(8월, 10월) 내렸다. 그래 놓고는 이제와 생각보다 많이 늘었다고 하니 다소 무책임하게 들린다. 정부는 더 말할 것도 없다. 전셋값 대책 때도, 집값 대책 때도 만병통치약처럼 ‘대출’을 꺼내 들 때는 언제고 이제 와 파격적인 금리로 오랜 기간 빌려줄 테니 ‘갈아타라’(장기 고정금리 안심전환대출)고 외쳐 댄다. 안심전환대출이 빚을 더 늘릴 것이라는 우려도 있지만 부채구조 불안을 누그러뜨리려면 그나마 꼭 필요한 처방전이다. 다만, 지금까지 꼬박꼬박 빚을 갚고 있던 사람들은 상대적으로 손해를 보게 생겼다. 금융시장에 자꾸 이런 손해가 생기는 것은 아주 바람직하지 않다. ‘버티면 된다’는 식의 풍조가 확산되면 신용사회 근간이 흔들릴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는 “가계빚이 관리 가능한 수준”이라며 걱정하지 말라고 한다. 진정 믿고 싶은 말이다. 그런데 미안하게도 믿음이 잘 가지 않는다. 정부는 이제라도 현실을 직시해야 한다. 빚을 부추기면서 동시에 빚을 잡을 수 있는 신묘한 재주는 그 누구에게도 없어 보인다. 가계빚이 정말 걱정된다면 부동산을 띄워 경기를 살리겠다는 해묵은 처방전부터 재고해야 한다. 일각에서는 가계부채 총량을 줄여야 한다는 주장도 나오고 있지만 가계에 미칠 충격을 감안할 때 당장 시도하기는 쉽지 않다. 급한 대로 DTI·LTV부터 다시 옥죄는 방안을 진지하게 검토할 때다. 근본적으로 소득을 늘려 가계의 빚 갚을 능력을 키워 줘야 함은 말할 것도 없다. hyun@seoul.co.kr
  • ‘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 4월 11일 개막

    ‘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 4월 11일 개막

     아이들이 어려워하는 수학을 재미있는 퍼즐놀이로 체험하는 프리미엄 ‘가족 뮤지컬 캣 조르바’가 오는 4월 11일부터 5월 8일까지 국립중앙박물관 극장 용에서 공연된다.  잃어버린 소중한 아이와 아빠를 찾기 위한 엄마고양이 ‘미미’의 의뢰로 시작된 수학천재 명탐정 ‘조르바’의 이야기다. 벨기에를 배경으로 한 유럽풍 무대 위에 펼쳐진 강력한 마법 퍼즐을 관객들과 직접 풀어보며 재미있는 논리 수학으로 흥미를 불어 일으킨다.  초등학생에 맞게 직관적으로 수학논리를 이해하며, 창의력과 상상력을 유도할 예술과 수학 연결(Connection of Art & Math) 개념을 적용, 국내 최초로 수학 교육과 공연예술이 융합된 뮤지컬이다. 숭실대 창의수학과 황선욱(한국 창의력 개발 원장) 교수가 감수했고, EBS(교육방송)가 주최한다.  스프링어웨이크닝, 쓰릴미, 아르센 루팡을 연출한 이종석, 드라마 추노와 해신의 작곡가 마르코, 빌리엘리어트와 웨딩싱어의 음악감독 이나영 등 역대급 제작진이 2년 간 준비했다. 자칫 어렵거나 지루할 수 있는 교육뮤지컬의 단점을 보완하며 부모님들과 함께 보기에도 손색없을 탄탄한 스토리와 완성도 높은 무대를 선보인다. 특히 24인조 오케스트라로 녹음된 수준 높은 오리지널 사운드 트랙은 기대할 만하다. 명탐정 조르바와 함께 모든 역경을 이기고 가족을 회복하는 엄마 고양이의 사랑과 용기, 희생을 통해 가족의 사랑과 소중함을 오감으로 느끼게 한다. 김순택, 허은미, 김세홍, 최미용, 최영조 등 14명의 수준급 뮤지컬 배우들이 출연한다.  인터파크, 클립서비스에서 예매가 가능하다. VIP석 5만 5000원, R석 4만 4000원, S석 3만 3000원(공연문의 1577-3363, 학생단체문의 1588-4909). 김주혁 선임기자 happyhome@seoul.co.kr
  • 순수한 욕망, 뜨거운 눈빛… 영화 ‘순수의 시대’로 돌아온 연기파 배우 신하균

    순수한 욕망, 뜨거운 눈빛… 영화 ‘순수의 시대’로 돌아온 연기파 배우 신하균

    학창 시절 인상을 잔뜩 쓰고 있는 제임스 딘의 고독한 모습에 묘한 매력을 느꼈던 소년. 친구들과 함께 영화 보러 다니는 게 취미였던 그는 영화배우를 꿈꿨고, 20년이 흐른 지금 대한민국에서 다양한 스펙트럼을 지닌 배우 중 한 명이 됐다. 팬들은 ‘연기의 신’이라는 뜻에서 그의 이름을 비틀어 ‘하균신’이라는 별명을 붙여줬다. 바로 연기파 배우 신하균(41)이다. 지난 25일 만난 그는 이 별명에 대해 “너무 민망하다. 제발 그 단어만은 쓰지 말라”며 웃으며 손사래 쳤다. 그가 새로 들고 나온 영화 ‘순수의 시대’(새달 5일 개봉)는 그의 필모그래피 중 가장 파격적인 작품이다. 데뷔 이후 첫 사극인 데다 멜로 및 액션 연기의 폭도 가장 크다. 그가 맡은 장군 김민재는 자신의 사랑을 순수하게 지키는 인물로 4차원의 엉뚱한 캐릭터나 광기 어린 사이코패스 등 기존의 역할과도 거리가 멀다. “뭔가 가득 차 있거나 완벽한 인간에게는 매력을 잘 못 느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어딘가 결핍되고 안쓰러워 보이는 캐릭터를 많이 맡았죠. 저 역시 그렇고요. 이번에 맡은 김민재는 제 나이에 표현할 수 있는 역할이고 무엇보다 트라우마가 있는 남자가 사랑의 감정을 향해 달려간다는 점이 가장 좋았어요.” 영화 ‘순수의 시대’는 조선 건국 초기인 1398년 태조 이성계의 다섯 번째 아들 이방원이 정도전 등 반대파를 숙청하고 권력을 손에 넣은 제1차 왕자의 난을 배경으로 한 작품이다. 정도전의 사위인 김민재와 정도전의 외손자이자 태조의 딸 경순공주의 남편인 김진(강하늘) 등 허구의 캐릭터를 더해 야망으로 혼탁한 시대를 거스르는 한 남자의 순수함을 그렸다. 역사적 사실에 기반을 두고 다양한 인간의 욕망을 다루는 영화는 멜로에 좀 더 방점을 찍은 분위기다. 권력의 핵심에 있는 듯하지만 정작 자신의 것은 아무것도 없다는 허무에 휩싸인 김민재는 어머니를 닮은 기녀 가희(강한나)에게 흔들려 모든 것을 잃을 위기에 처한다. “허망한 눈빛으로 전장을 바라보는 장면만 봐도 민재는 출세를 위해 달려온 사람은 아니에요. 현실에서 사랑에 올인하는 것은 드물지만 출구 없는 삶을 살고 있는 민재의 상황이 충분히 이해됐어요. 원초적인 욕망을 좇는 시대에 민재는 자신이 믿는 순수한 욕망을 추구한 거죠.” 영화는 기획 단계에서부터 한국판 ‘색, 계’로 불렸던 만큼 노출과 베드신이 많이 등장한다. 평소 운동을 즐기는 편이 아니라는 그는 7개월가량 운동 및 식이 조절을 통해 체지방을 27%까지 낮췄다. “체력과 지구력이 떨어져 촬영장에서 불쑥불쑥 신경질이 나기도 했죠. 하지만 민재가 안쓰러워 보였으면 좋겠다는 욕심이 더 컸어요. 노출이 민망하지만 영화를 위해서라면 더한 것이라도 해야죠. 민재가 대사 표현을 잘하지 않는 데다 정사 장면에도 각각의 콘셉트가 있어 ‘몸의 대화’로만 표현하는 것이 쉽지는 않았어요.” 군 제대 후 연극 무대에서 연기를 시작한 그는 2000년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순수한 이미지로 대중적 인기를 얻은 뒤 ‘복수는 나의 것’에서 순수하지만 광기 어린 유괴범, ‘지구를 지켜라’에서 과대망상증에 사로잡힌 엉뚱한 청년, ‘예의없는 것들’에서 벙어리 킬러 등을 맡았다. ‘브레인’ ‘미스터백’ 등의 최근 드라마에서는 까칠하고 개성 있는 캐릭터로 변신했다. “늘 새로움을 줄 수 있는 이야기와 캐릭터, 장르에 주안점을 두고 작품을 고릅니다. 특히 영화적 상상력이 풍부한 역할을 좋아하는 편이죠. 하지만 ‘지구를 지켜라’ 때는 캐릭터가 너무나 독특한 나머지 연기에 스트레스를 받아 살이 80㎏ 가까이 찌기도 했었어요.(웃음)” 철두철미해 보이는 겉모습과 달리 플라모델 조립을 좋아하고 만화 탐독을 즐기는 아기자기한 취미를 가졌다. 스타보다 배우를 꿈꿔 온 그의 연기 철학은 ‘전달자’ 역할에 충실하는 것이다. “연기란 정해진 틀대로 되는 것이 아니잖아요. 작품마다 진심을 담고, 인물이 넘치지도 부족하지도 않게 그려내려고 노력하죠. 관객들이 항상 배우 신하균의 1년 뒤, 5년 뒤 모습을 궁금해했으면 좋겠어요.” 이은주 기자 erin@seoul.co.kr
  • [아하! 우주] 우리가 미처 모르는 태양계 ‘태양왕조 실록’

    [아하! 우주] 우리가 미처 모르는 태양계 ‘태양왕조 실록’

    수천 년 전 고대인들은 밤하늘에서 반짝이는 별들을 지켜보며, 이들 천체 중 밝은 다섯 개의 별들(수성, 금성, 화성, 목성, 토성)이 매일 위치를 바꾸며 움직이고 있음을 알아냈다. 그래서 이들을 떠돌이별, 즉 행성이라 불렀다. 고대인들이 이처럼 밤하늘을 보며 별자리를 만들고, 1년의 길이를 재며 천문학의 여명기를 열었다. 천문학은 이렇게 ‘인류가 이 우주 속에서 어디에 살고 있는가’를 알고자 하는 오랜 욕구에서 출발했다. 따라서 우주 속에서 인류가 있는 위치를 알아내는 것이 천문학의 소명이라고 할 수 있다. 태양계는 우주 속의 거품 하나 오늘날 우리는 지구가 태양계에 속해 있으며, 이 태양계는 또 미리내 은하라 불리는 우리은하의 작은 한 부분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다. 그리고 이런 은하가 수천억 개 모여 이 광대한 우주를 만들고 있다. 우주 속에서 태양계가 차지하는 부분은 그야말로 망망대해 속의 거품 하나에 지나지 않지만, 그럼에도 인간의 척도로 볼 때 태양계는 우리가 생각하는 것보다 훨씬 광대하다. 1977년 발사된 보이저 1호가 초당 17km의 속도로 40년 가까이 날아간 끝에 겨우 태양계를 빠져나가 성간 공간에 진입했다. 이 거리는 태양-지구 거리의 130배인 190억km로, 초속 30만km의 빛이 20시간은 달려야 하는 먼 거리다. 보이저 1호는 인간이 만든 물건으로는 가장 우주 멀리 날아간 셈이다. 앞으로 보이저 1호가 태양계 외곽을 감싸고 있는 오르트 구름(Oort cloud)를 벗어나는 데는 상당한 세월이 걸릴 것으로 보이는데, 이 우주 암석 구역을 벗어나는데 만도 1만 4000 년에서 2만 8000년이 걸릴 것으로 추산되고 있다. 지구는 태양계의 곰보방 부스러기 태양계를 일별해보면, 먼저 태양계의 가족은 어머니 태양과 그 중력장 안에 있는 모든 천체, 성간물질 등이 그 구성원들이다. 태양 이외의 천체는 크게 두 가지로 분류되는데, 8개의 행성이 큰 줄거리로 본책이라 한다면, 나머지 곧, 약 160개의 위성, 수천억 개의 소행성, 혜성, 유성과 운석, 그리고 행성간 물질 등은 부록이라 할 수 있다. 이 태양계라는 동네에서 가장 중요한 존재는 지구도 아니고 인간도 아니다. 그것은 오늘도 하늘에서 빛나는 저 태양이다. 그런데 태양은 별나도 보통 별난 게 아니다. 무엇보다 태양계 모든 천체들이 가진 전체 질량 중에서 태양이 차지하는 비율이 무려 99.86%나 된다는 사실이다. 나머지는 빼보면 바로 나온다. 0.14%. 8개 행성과 수많은 위성 및 수천억 개에 이르는 소행성, 성간물질 등, 태양 외 천체의 모든 질량을 합해봤자 0.14%에 지나지 않는다니, 이건 거의 큰 곰보빵에 붙어 있는 부스러기 수준이다. 더욱이 그 부스러기 중에서 목성과 토성이 또 90%를 차지한다는 점을 생각하면, 우리 70억 인류가 아웅다웅 붙어사는 지구는 부스러기 중에서도 상부스러기인 셈이다. 우리 지구는 태양 질량의 33만 3000분의 1밖에 되지 않는다. 지름은 109 대 1로, 무려 139만 km다. 이게 과연 얼마만한 크기인가? 천문학적 숫자는 상상력을 발휘하지 않으면 실감을 못한다. 지구에서 달까지 거리가 38만 km이니, 그것의 4.5배란 말이다. 과연 입이 딱 벌어지는 크기다. 이것이 태양의 실체고, 태양계라는 우리 동네의 대체적인 사정이다. 그런데 태양에는 이보다 더 중요한 점이 있다. 바로 태양계에서 유일하게 스스로 빛을 내는 존재, 즉 항성이라는 특권이다. 빛을 낸다는 것은 유일한 에너지원이란 뜻이다. 말하자면 태양계의 유일한 물주다. 만일 태양이 빛을 내지 않는다면 이 넓은 태양계 안에 인간은커녕 바이러스 한 마리 살 수 없을 것이다. 지구에 존재하는 거의 모든 에너지, 곧 수력, 풍력까지 태양으로부터 나오지 않는 것이 없다. 고로 태양은 모든 살아 있는 것들의 어머니다. 그러나 이런 태양도 우리은하에 있는 3000억 개의 별들 중 지극히 평범한 하나의 별에 지나지 않는다. 그럼 태양은 과연 언제 어떻게 생겨나서 우리은하 중심으로부터 3만 광년 떨어진 변두리에서 뜨거운 햇빛을 태양계 공간에다 흩뿌리고 있는 걸까? 이것은 말하자면 태양과 태양계의 역사가 되겠다. 까마득한 옛날, 한 46억 년 전쯤 어느 시점에, 정체를 알 수 없는 일단의 거대한 원시구름이 우주 공간에서 중력으로 서로 이끌리면서 서서히 뺑뺑이 운동을 시작했다고 한다. 바야흐로 태양이 잉태되는 순간이다. 수소로 이루어진 이 원시구름은 지름이 무려 32조km, 거의 3광년의 크기였다. 이 거대 원시구름은 중력으로 뭉쳐지면서 제자리 맴돌기를 시작했고, 각운동량 보존의 법칙에 따라 뭉쳐질수록 회전속도는 점점 더 빨라지게 되었다. 이 먼지 원반의 중심에 수소 공이 만들어진다. 이른바 원시 별이다. 이 빠르게 회전하는 원시 별이 주변의 가스와 먼지구름의 납작한 원반에서 물질을 흡수하면서 2000만 년쯤 뺑뺑이를 돌다 보니 지금의 태양 크기로 뭉쳐지기에 이르렀다. 원시행성계 원반으로도 불리는 이 원반 고리에는 수많은 물질이 서로 충돌하는 등 중력 작용으로 뭉치면서 자잘한 미행성들을 형성한다. 이들 행성이 원반으로부터 점점 더 많은 물질을 흡수하면서 원반에는 공간이 생성된다. 이 행성들이 더 자라면 우리 지구나 목성, 토성과 같은 행성을 형성하는 것이다. 미처 태양에 합류하지 못한 성긴 부스러기들은 이 같은 경로를 거쳐서 각각 뭉쳐져 행성과 위성 기타가 되었다. 그것이 모두 합해야 0.14%라는 것이다. 먼지에서 태어나 먼지로... 사람의 일생과 같이, 태양계의 구성원들도 결국은 모두 죽는다. 약 64억 년 후 태양의 표면온도는 내려가며 부피는 크게 확장된다. 적색거성으로의 길을 걷게 되는 것이다. 물론 그전에 지구는 바다가 말라붙고 생명들은 멸종을 피할 수가 없다. 78억 년 후 태양은 대폭발과 함께 자신의 외곽층을 행성상 성운의 형태로 날려보낸 후 백색왜성으로 알려진 별의 시체를 남긴다. 그리고 성운의 고리는 저 멀리 해왕성 궤도까지 미치게 된다. 외층이 탈출한 뒤 남은 태양의 뜨거운 중심핵은 수십억 년에 걸쳐 천천히 식는 동시에 어두워지면서 백색왜성이 되어 무려 120억 년에 걸친 장대한 일생을 마감하는 것이다. 행성들 역시 태양과 같은 소멸의 길을 걷게 되는데, 머나먼 미래에 태양 주변을 지나가는 항성의 중력으로 서서히 행성 궤도가 망가지고, 행성 중 일부는 파멸을 맞게 될 것이며, 나머지는 우주공간으로 내팽개쳐질 것이다. 방대한 ‘태양왕조 실록’ 속에 잠시 지구상에 생존했던 인류의 역사는 한 줄 정도로 기록되지 않을까 싶다. ‘인류라는 지성을 가진 생명체가 한 행성에 나타나 잠시 문명을 일구고 우주를 사색하다가, 탐욕으로 자신들의 행성을 망가뜨리고는 멸망에 이르렀다’는 식으로... 이광식 통신원 joand999@naver.com  
  • 백색 모델과 흑색 모델의 조화, “패션은 창조다”

    백색 모델과 흑색 모델의 조화, “패션은 창조다”

    패션은 창조다. 상상력의 틀을 뛰어넘기 일쑤다. 창발력의 소산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5 런던 패션위크’에서 열린 세르비아 디자이너 마르코 미타노브스키(Marko Mitanovski)의 가을/겨울 컬렉션도 창의력의 결과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백색 모델과 흑색 모델의 조화, “패션은 창조다”

    백색 모델과 흑색 모델의 조화, “패션은 창조다”

    패션은 창조다. 상상력의 틀을 뛰어넘기 일쑤다. 창발력의 소산이다. 24일(현지시간) 영국 런던에서 열린 ‘2015 런던 패션위크’에서 열린 세르비아 디자이너 마르코 미타노브스키(Marko Mitanovski)의 가을/겨울 컬렉션도 창의력의 결과다. 사진=ⓒ AFPBBNews=News1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제2 세월호 막자” 재난관리에 인문학 입히다

    “제2 세월호 막자” 재난관리에 인문학 입히다

    김 박사는 해상 대재앙을 경고한다. 한반도라고 예외일 순 없다고 외친다. 그러나 아무도 귀 기울이지 않는다. 그러다가 초대형 쓰나미에 놀란다. 1000만 관객을 모은 영화 ‘해운대’ 얘기다. 재난을 다룬 작품은 인간의 탐욕, 이기주의가 비극을 키운다는 교훈을 말한다. 기계적이고 계산적인 사고방식 탓이다. 이제 ‘인문학 시대’를 맞았다. 인문학만 강조하는 게 아니라 다른 부문과 버무려 장점을 키워야 한다는 뜻에서다. “2014년 4월 16일 오전 8시 48분, 세월호 사고와 함께 대한민국이 침몰했다”고 인문학계는 입을 모은다. 숱한 징후에도 불구하고 줄곧 묵살당한 데다 이미 벌어진 참사 와중에도 너나없이 책임을 회피하려고만 덤볐다. 법률·행정 절차 등의 테두리에 갇혀 사무적으로(?) 수습한 대가는 혹독했다. 문제는 사고 매뉴얼 미비로 그치지 않은 것이다. 이대로라면 언제 또 대참사를 맞을지 모를 일이다. 소통이 최대의 화두로 떠오른 이유다. 24일 서울 세종로 정부서울청사 별관 국제회의장에서 열린 국민안전처 정책자문위원회 첫 회의엔 컨설턴트 등 인문학 관계자들이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특히 영화 ‘해운대’ 시나리오를 쓴 작가이자 ‘이웃사람’을 연출한 김휘(47) 감독이 포함됐다. 토목·건축은 물론 다양한 분야를 망라한 위원 50명은 재난안전 관리 정책 수립·집행 전반을 돕는 역할을 맡는다. 자문위 기획조정분과(8명)엔 장은미(50·여) 지인컨설팅 대표와 류현숙(44·여) 한국행정연구원 사회조사센터장이 참여했다. 안전정책분과(13명)엔 박미형(39·여) 국제이주기구(IOM) 한국대표부 부소장, 윤영미(54·여) 안전리더 강사, 전옥표(59) 위닝경영연구소 대표 등을 위촉했다. 재난관리분과(13명)에서는 김 감독과 배정이(54·여) 부산 재난심리지원센터장, 심우배(45) 노아솔루션 부사장이 활동한다. 특수재난분과(16명)엔 정책·대응 소위원회를 둬 의과대 교수, 잠수산업연구소 대표, 구조안전 연구원, 예비역 장성 등 군 출신과 전 국가정보원 간부를 초대했다. 이날 회의에서 위원들은 ‘2015년 안전혁신정책 추진 방향’을 점검했다. 이어 한국정책과학학회장을 역임한 임승빈(56) 명지대 교수를 위원장으로 뽑았다. 1시간에 걸쳐 분임토론도 벌였다. 임 위원장은 “쓴소리를 귀담아 들어 제대로 반영해야 튼튼한 조직으로 성장한다”며 “우리 이웃들의 재산과 생명을 지켜낸다는 각오로 나서자”고 당부했다. 박인용 국민안전처 장관은 “인문학계의 동참으로 비정형적인 복합재난 발생 대비에 큰 도움을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정형 복합재난이란 여러 원인이 복잡하게 얽혀 예상하지 못한 채 맞는 재난을 가리킨다. 우리나라의 경우 이웃 일본과 달리 발생 확률을 아주 낮게 보는 지진을 손꼽을 수 있다. 미국 9·11 사건처럼 항공기를 이용한 테러도 마찬가지다. 정종제 국민안전처 기획조정실장은 “인문학 종사자의 상상력을 동원한 착안에 힘입어 새로운 시뮬레이션 등을 통해 미래 재난 유형에 대비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송한수 기자 onekor@seoul.co.kr
  • [열린세상] 창조 계급/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열린세상] 창조 계급/강미은 숙명여대 미디어학부 교수

    예전에는 ‘블루칼라’ ‘화이트칼라’로 직업의 종류를 구분했다. 앞으로는 아마도 ‘창조계급’이냐, 아니냐로 직업의 종류가 구분될 것이다. 결국은 창조력이 있느냐, 없느냐가 관건이다. 있던 것을 재조합해 새로운 방식으로 창조하건, 세상에 없던 것을 새로 만들어 내건 결국 창조력이 관건이 될 거라고 본다. 봉준호 영화감독이 CF에 나와서 이렇게 말했다. “나는 시나리오를 쓰고, 고치고 또 고친다. 작은 차이가 큰 차이를 만들기 때문이다.” 이런 요지다. 그는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감독이다. 시나리오를 쓸 수 있는 감독의 영화는 스토리가 탄탄하다. 시나리오를 쓸 수 있다는 것은 탄탄한 집을 지을 수 있는 능력을 의미한다. ‘국제시장’, ‘해운대’의 윤제균 감독, ‘왕의 남자’의 이준익 감독, ‘설국열차’의 봉준호 감독 이들은 탄탄한 시나리오를 쓸 줄 안다. 그래서 2시간짜리 영화에서 관객을 롤러코스터에 태운다. 집중해서 2시간 동안 몰입할 수 있는 스토리텔링을 할 수 있다는 건 대단한 능력이다. 윤제균 감독은 한 인터뷰에서 이렇게 말했다. “시나리오를 안 쓰는 순간 초심을 잃는다고 생각한다. 아이디어가 생각나면 즉시 휴대전화 메모장에 저장한다.” 관객을 2시간 동안 눈물 속에 빠뜨린 감동적인 영화 ‘하모니’도 그가 직접 시나리오를 썼다. 이 영화는 기사 한 줄에서 시작됐다. ‘교도소에서 여죄수가 낳은 아이는 18개월까지만 키울 수 있고 입양 보낸다’는 한 줄의 문장에서 출발했다고 하니 대단한 상상력이고, 대단한 이야기꾼이다. 그래서 그의 영화는 늘 재미있다. ‘왕의 남자’, ‘소원’의 이준익 감독은 인터뷰에서 관객을 울리고 웃기는 비결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마흔 살까진 철들어야 하고 그 이후에는 철을 빼야 해. 안 그러면 어떻게 되는지 알아? 소위 ‘꼰대’가 되는 거야.” 철들지 않은 감독이 쓴 시나리오라 재미있다. ‘꼰대’가 쓴 시나리오, 상상만 해도 지루하다. 케이블 드라마에서도 ‘응답하라’ 시리즈, ‘미생’, ‘나인’ 등 새로운 시도를 통해 지상파 드라마의 고정관념을 뛰어넘은 작품들이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다. 드라마 하면 늘 보여 주던 구태의연한 러브라인, 출생의 비밀 등이 없이도 인기 폭발 작품이 나온다. 이런 드라마들은 미국 드라마에 대한 콤플렉스를 싹 없애 주었다. 작가가 대본을 통해 설계도를 그리면 감독은 그걸 토대로 집을 짓는다. 좋은 대본에 나쁜 배우나 감독은 없다. 나쁜 대본에 좋은 배우나 감독은 나올 수가 없다. 작가의 가장 큰 덕목은 상상력이다. 더이상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 새로운 것이 없는 그 과정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생각하고 어떻게 행동할지 그걸 공감 가게 그려 내는 것이 작가다. 작가가 그려 내는 세상이 어떻게 달라지는지 보는 사람은 안다. 익숙한 것 속에서 새로움을 찾아내는 것, 그 새로움을 새롭게 그려내는 것, 이것이 작가의 일이다. 시나리오나 대본은 철저히 관객을 위한 상품이다. 관객이 보고 즐거워하고, 2시간 동안 세상 시름을 잊을 수 있는 흡인력 있는 스토리여야 한다. 철저히 상품이어야 한다. 상품을 만들 것이 아니라면 그냥 일기장에 쓰거나 혼자 블로그를 하면 된다. 작가가 만들어 내는 스토리라는 건 그 작가 경험의 최대치를 벗어나지 못한다. 직접 경험한 범위가 넓어야 좋은 글이 나온다. 소설을 쓴답시고 세상 경험도 하지 않은 20대가 산속의 절로 들어가는 것만큼 어리석은 일은 없다. 치열하고 다양하게 경험을 많이 쌓아야 쓸거리가 더 많아지게 된다. 경험이 없으면 취재를 치열하게 해야 한다. 메디컬 드라마를 쓰기 위해서 최완규 작가는 병원에서 2년 정도 살다시피 했단다. 창의성은 어느 시대에서나 매우 중요했는데, 요즘 갑자기 더 창의성에 대해 모두들 관심을 갖는 이유는 창의성의 효과가 이전 사회보다 한층 강력해졌기 때문이다. 문화 콘텐츠 산업이 규모로나 질적으로나 놀랄 만큼 성장하면서 창의력의 가치가 예전보다 비교가 안 되게 높아졌다. ‘창조계급’이냐, 아니냐는 이제 경제의 규모를 결정하는 요소가 돼 버렸다. 창의력은 틀을 벗어나서 고정관념을 깨뜨리는 생각, 뒤집어서 생각하기, 전혀 관계없는 영역을 연결하기 등 유연한 생각에서 나온다. 창의력은 경계 넘기에서 시작한다.
  • [열린세상] 규제완화, ‘쇼생크 탈출’에서 배우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열린세상] 규제완화, ‘쇼생크 탈출’에서 배우기/강태수 대외경제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

    영화 ‘쇼생크 탈출’을 다시 볼 기회가 있었다. 엘리스 레드는 아내 살해 누명을 쓰고 투옥된 주인공 앤디 듀프레인의 감방 동료였다. 40년 만에 가석방된 그는 시골 마을 식료품점 점원으로 일자리를 얻었다. 어느 날 근무 중 화장실에 가고 싶지만 주인의 눈치를 살핀다. 그러고는 어렵게 묻는다 ‘잠시 화장실에 가도 되는지요?’ 주인은 어이없어하는 표정이다. 자유를 찾았지만 규제받던 감옥에서의 행동 방식은 무의식을 지배한다. 우리나라 금융산업이 연상된다. 국내 금융회사들은 신상품 개발은 물론 수수료를 정할 때도 일일이 감독 당국의 허가를 받아야 한다. 할 수 있는 영업의 종류를 열거해 놓고 그것만 하도록 하는 소위 ‘열거주의’(포지티브)가 현행 금융규제 체계의 골간이다. 금융은 남의 돈으로 하는 업종이다. 고객이 맡긴 돈(예금)을 떼이지 않도록 최선을 다해야 한다. 그런데 금융위기가 발생하면 예금주는 물론 금융회사와 전혀 무관한 국민들도 위기수습 비용 부담에 동참한다. 그래서 시장에 상품이 나오기 전 잠재위험 여부를 감독 당국이 꼼꼼히 따져야 한다. ‘열거주의’ 명분이다. 문제는 열거주의 행동 양식에 너무 오랜 기간 순치된 국내 금융산업이 고도의 상상력을 발휘해야 가능한 ‘창조금융’을 어느 날 갑자기 시작하는 게 말처럼 쉽지 않다는 점이다. 이런 사정을 염두에 두었던지 ‘규제 단두대’ 단어를 써 가며 대통령까지 나서서 금융규제 완화를 독려하고 있다. 국내 금융을 좌지우지하는 108명의 금융회사 최고경영자, 감독 당국 수장 등도 이달 초부터 ‘대한민국 금융이 나가야 할 길’을 고민 중이다. 일정한 요건만 갖추면 업무가 허용되는 ‘포괄주의’(네거티브) 규제로의 전환을 한목소리로 강조한다. 업계와 정부가 합심해 위기감과 절박함으로 추진하는 이번 규제완화 정책이 성공하려면 드러내 놓고 말 못하는 냉소적인 시각을 잠재워야 한다. 첫째, 금융규제·감독 시스템을 혁신하는 시도가 그동안 왜 없었겠나. ‘동북아 금융허브 추진전략’(2003년 12월)에 따르면 금융법 체계는 이미 2007년 말 포괄주의 시스템으로 바뀌어 있어야 한다. ‘대통령의 강력한 의지’가 담겨 있었음은 물론이다. 2008년 대통령직인수위원회가 제시한 ‘국정과제’에서도 포괄주의 규제로의 전환은 우선순위가 높은 개혁 과제였다. 12년간 추진된 결과물에 대해 국민에게 설명할 필요가 있다. 그래야 “이번에는 다르다, 꼭 한다”는 의지가 강력한 설득력을 지닌다. 둘째, 국제 투자자들의 냉소적 시각도 눈여겨봐야 한다. ‘난다 긴다’ 하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의 연이은 ‘탈(脫)한국’ 행렬이 뉴스를 탄다. HSBC 소매금융부문, 골드만삭스자산운용, 스탠다드차타드 주식부문 등이 입지를 다지지 못한 채 떠났다. ‘외국 금융기관 유치 전담관’까지 두고 외국계 금융회사의 국내 진출을 지원해 온 결과치고는 실망스럽다. 국제금융시장 일등 은행이라도 수익을 내지 못하면 영업을 접을 수 있다. 다만 글로벌 시장의 강자들을 좌절시킨 ‘말 못할 벽’이 혹시 한국에만 있는 ‘규제 울타리’였는지 솔직한 속내를 들어야 한다. 듣기에 불편해도 진실이라면 바로잡아야 하니까. 셋째, ‘보신주의’는 금융 당국에도 해당됨을 겸허히 받아들여야 한다. ‘창의적인 상품’이 쏟아져 나오게 되는 포괄주의 체제는 열거주의보다 시스템적 리스크가 더 증가하고 관리하기도 어렵다. 규제 당국이 한 수 높은 세련된 실력을 갖추어야 포괄주의로의 전환이 가능하다. 외국 금융회사들이 못 견디고 떠난 ‘규제 생태계’에서 당당히(?) 버틴 토종 은행들의 총자산이익률(ROA·순이익/총자산)은 전 세계에서 바닥 수준(0.32%·2014년)이다. 우리 금융산업이 ‘화장실에 가도 되는지’ 물어보는 엘리스 레드 신세가 안 되려면 발상의 혁명적인 대전환이 있어야 한다. ‘열거주의’ 철옹성인 은행법 등 금융 관련 법령부터 ‘포괄주의’ 체제로 개편하자. 하위법규, 규정을 ‘포괄주의’로 개편해 본들 어머니 격인 은행법이 그대로라면 뭔가 어색하다. 돌부리와 구덩이를 깨끗이 정비한 새 운동장에서 금융회사들이 펄펄 뛰게 하자. ‘창조금융 토양’으로 바꾸자. 언제까지 ‘숨은 규제’를 보물찾기하듯 ‘발굴’만 하고 있겠는가.
  • [새 영화] ‘모데카이’

    [새 영화] ‘모데카이’

    돈키호테는 쇠락한 중세의 귀족이다. 늙고 돈이 없으며 주야장천 기사도 소설만 읽어댄다. 모험 뒤 얻게 될 섬 하나를 떼주겠다는 약속을 철석같이 믿은 산초 판사는 집도, 가족도 버리고 돈키호테의 충직한 시종을 기꺼이 자처한다. 무용담과 함께 애틋한 러브스토리는 필수적이다. 돈키호테는 시골 여인숙의 종업원을 둘시네아라 부르며 지고지순한 사랑의 대상으로 삼는다. 세르반테스는 소설 작품을 통해 400여 년 전 당시 스페인 귀족들의 행태를 조롱하고 풍자했다. 그럼 이런 스토리는 어떤가. 영국 귀족 가문의 후손이며 뛰어난 예술적 감각으로 그림 수집을 즐기지만, 재정은 파탄 났고 대저택은 경매로 넘어갈 상황이다. 위기에 빠진 주인을 구하기 위해서는 물불 가리지 않는 성실한 하인을 두고 있다. 그러나 그에게 우아하지만 몰락한 귀족의 쓸쓸한 뒷모습을 기대할 수는 없다. 대학시절 이래 결혼한 뒤에도 여전히 자신의 아내의 마음을 놓고 경쟁하는 친구에게 썩은 치즈를 내놓으며 키득거리는가 하면, 그의 하인이 총에 맞든, 칼에 찔리든 나무 잎사귀 하나 떨어지는 것만큼도 여기지 않는다. 미국에 건너가서는 천박하다는 말을 입에 달고 살면서도 반쯤 벗은 젊은 여인들을 흘깃거리는 위선가의 이중성이 빠질 리 없다. 그는 뻔뻔하고 경박스러우면서 여전히 허풍만 떨기 일쑤다. 가문의 전통이라며 팔자 콧수염을 고집하는 자존심만 살아 있다. ‘모데카이’다. 마치 400년 전 문학 작품 속 돈키호테가 그랬듯 얄미우면서도 마냥 미워할 수만은 없는 인물이다. 돈키호테가 당시 지배계급에 대한 비판과 조롱, 풍자에 집중했다면 영화 ‘모데카이’는 곳곳에 귀족에 대한 풍자를 남겨놓았지만 비판을 위한 풍자라기보다는 단순한 재미를 위한 풍자에 가깝다. 조롱이 빠지는 이유다. 여기에 친근함을 더했다. 특유의 익살맞은 표정과 함께 능글맞은 연기를 선보인 조니 뎁이 있어서 가능한 일이었을테다. 영화는 귀족화가였던 프란시스코 고야의 숨겨져 있던 전설 속 그림 ‘웰링턴의 공작부인’을 차지하기 위해 서로 속고 속이며 벌이는 케이퍼 무비(범죄 영화) 형식을 취하고 있다. 실제 홍콩, 러시아, 미국, 영국 등을 오가며 벌이는 다툼은 박진감 넘치면서도 보통의 블록버스터류 영화와 다르게 만화적 상상력을 잔뜩 버무려놓은 점이 코미디 영화에 더 가깝다. 찰리 모데카이와 하인 조크(폴 베타니)가 주고받는 영국식 말장난은 만담에 가까워 자막 이상을 함축하고 있어 언어의 장벽을 절감하게 한다. 대신 둘이 몸으로 펼치는 만국 공통의 슬랩스틱 코미디만으로도 충분히 가가대소할 만하다. 모데카이의 아내 조한나(기네스 펠트로)에게 순정을 바치는 실패한 시인이자 현직 정보기관 요원인 마트랜드(이완 맥그리거)에게 돈키호테의 잔상이 어른거린다. 18일 개봉. 15세 관람가. 박록삼 기자 youngtan@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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