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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둘은1학년]애증의 가정통신문

    [우리둘은1학년]애증의 가정통신문

    [편집자주]올해 초등학교에 딸을 보낸 워킹맘이 학부모가 되면서 겪은 우여곡절을 매주 월요일 연재합니다. 새로운 세상에 첫발을 내디딘 딸 만큼 엄마도 배워야 할 것 투성입니다. 평소 알고 지내는 또래 엄마 하나 없고, 사교육에도 문외한인 아웃사이더 엄마는 ‘인싸’로 거듭날 수 있을까요.이달 초, 딸이 초등학생이 되었다. 나는 휴직신청서를 냈다. 딸이 태어난 지 5개월 되었을 때, 친정 엄마에게 아이를 떠안기고 출근했다. 그 덕에 법이 보장하는 1년 육아휴직 중 7개월이 남았다. 딸이 초등학교에 입학하면 쓰려고 아껴둔 것이다. 당당히 써도 되는데 눈치가 보였다. 남은 7개월의 휴직을 다 쓸 것이냐, 학기 초에만 잠깐 쉴 것이냐…. 반년 넘게 이어진 고민 끝에 3개월을 쉬기로 했다. 한 학기 정도면 딸이 초등학교 생활에 어느 정도 적응할 거라는 판단이었다. 그렇게 워킹맘도 전업맘도 아닌 시한부 휴직맘 생활이 시작됐다. ●취학통지서 2통 받은 예비학부모 학부모는 거저 되는 것이 아니었다. 첫 단추부터 꿰기 어려웠다. 취학통지서 문제였다. 매년 12월 초쯤이면 다음해 초등학교 입학대상자인 만 6세 아동에게 취학통지서가 발송된다.알다시피 초등교육은 의무다. 초·중등교육법 제13조 ‘취학의무’에 나온다. 이 법의 시행령 제15~17조는 취학통지서가 발행되는 절차를 설명한다. 읍·면·동장이 매년 10월 1일, 관내에 사는 6세 아이를 파악해 같은 달 31일까지 ‘취학아동명부’라는 문서를 작성한다. 교육청은 취학대상 아동의 입학기일과 통학구역을 결정한 다음 11월 30일까지 읍·면·동장에게 통보한다. 명부를 넘겨받은 읍·면·동장은 아동이 입학할 학교를 지정하고 입학 일을 적은 취학통지서를 12월 20일까지 학부모에게 통지해야 한다. 결론부터 말하면 나는 법정 시한을 하루 넘긴 지난해 12월 21일에야 취학통지서를 손에 넣었다. 실은 2통을 받았다. 사연은 이렇다. 검색포털을 뒤져보니 늦어도 12월 중순이면 취학통지서를 받고 1월 예비소집에 참석하면 된다고 하는데 우리 집 우편함에는 도통 소식이 없었다. 주민센터에 전화를 걸었다. 나: 취학통지서를 못 받아서요.직원: 아직도 못 받으셨어요? 이달 초에 통장님이 전해 주셨을 텐데요.나: 통장님을 만난 적이 한 번도 없는데요?직원: 그럼 주민센터에 직접 오셔서 받으셔도 돼요. 통장과는 일면식도 없었다. 우리 집 빠뜨린 거 아냐? 의심이 일었다. 며칠 뒤 경비실 인터폰으로 연락이 왔다. 통장 아주머니였다. 통장: 그 집에 세 번이나 갔어요. 그때마다 아무도 없어서 취학통지서를 못 줬어요.나: 아, 직장에 다녀서 낮에는 사람이 없어요. 통장님 댁을 알려주시면 제가 찾으러 갈게요.통장: 아니, 내가 갈게요. 이번 주엔 바빠서 안 되고 주말에는 있나요?나: 네, 토요일에는 사람이 있습니다. 아니면 제가 주민센터에 가서 직접 받아도 돼요.다음날 주민센터를 찾아가 취학통지서를 받아왔다. 그 주 토요일에는 통장이 취학통지서를 들고 찾아왔다. 하마터면 경찰서에 갈 뻔했다.  아동 보호자가 나타나지 않거나 주소가 정확하지 않아 취학 통지를 할 수 없으면 경찰이 아동 소재 파악에 나서기 때문이다. 이 방식이 최선일까. 시대가 어느 땐 데, 온라인이나 이메일로 취학통지서를 받아볼 수 없단 말인가. 시작부터 순조롭지 않았다. 오후 6시에 문 닫는 주민센터, 낮에만 현관문을 두드리는 통장은 워킹맘의 불안을 증폭시켰다. 나는 무사히 학부모가 될 수 있을까. ●가정통신문은 왜 두괄식이 아닌가 예비소집일에도 사달이 났다. 지난 1월 8일 오후 2시, 서울 전체 공립초등학교 560곳에서 신입생 예비소집이 진행됐다. 설레는 마음에 딸과 함께 일찌감치 집을 나섰다. 1시 30분쯤 텅 빈 학교 강당에 도착했다. 우리가 처음이었다. 신청을 받는 선생님에게 손바닥 만한 취학통지서를 내밀었다. 선생님: 어머니, 주민등록등본을 가져오셔야 해요.나: 네? 그런 안내 못 받았는데요?선생님: 주민센터에서 준 서류봉투에 안내문이 있었을 텐데요.나: 아니요. 저는 취학통지서만 내면 된다고 들었어요.선생님: 어쨌든 주민등록등본을 내셔야 해요. 위장전입 여부를 조사해야 하거든요. 주민센터 가서 떼어 오세요.나: 날도 추운데 애들 데리고 왔다갔다하기 힘들어서요. 다음에 내면 안 될까요?선생님: 안 됩니다. 아직 시간 있으니 다녀오세요.하아, 이게 무슨 일이람. 실망한 딸 아이 손을 잡아채 집으로 돌아왔다. ‘민원24’ 사이트에서 등본을 뗄 셈이었다. 이번엔 프린터가 말썽이었다. 20분 씨름하다가 포기하고 주민센터로 갔다. 줄이 길다. 딸은 학교 안 가느냐고 보챈다. 얼굴이 벌겋게 달아올랐다. 등본을 떼어 다시 학교로 갔다. 시계는 2시 50분을 가리키고 있었다. 사람은 거의 보이지 않았다. 선생님: 아까 첫번째로 오셨던 어머니이시죠? 등본 가져오셨나요.나: 네. 예비소집일에 주민등록등본 가져오란 얘기는 처음 들어요. 안내를 똑바로 하셨어야죠. 분을 참지 못하고 교사에게 짜증을 내고 말았다. 순간 바로 후회가 솟구쳤다. 이 양반이 우리 딸 담임선생님이 될 수도 있는데 내가 뭐 하는 짓인가…. 집에 돌아와 냉수 한 사발 들이킨 다음 취학통지서가 담겨 있던 봉투를 거칠게 뒤졌다. 맙소사. 서너 장의 서류 중에 학교 안내문이 있었다. A4용지 맨 끝자락에 예비소집일 준비물이 적혀 있었다. 1. 취학통지서, 2. 주민등록등본. 실수였다. 어떻게 이걸 놓칠 수 있는지…. 보도자료를 분석하고 알맹이를 뽑아 기사를 써서 먹고사는 사람으로서 몹시 수치스러웠다. 두괄식이 아닌 미괄식으로 쓴 학교안내문에 대한 원망이 뒤따랐다. 어째서 이렇게 중요한 내용을 글 마지막에 배치한단 말인가.사실을 전달하는 이른바 ‘스트레이트’ 기사는 역피라미드 구조로 쓴다. 중요한 알맹이 정보를 첫 문장과 첫 문단에 몰아 담고, 구체적인 설명을 뒤에 배치하는 방식이다. 짧은 시간에 효과적으로 정보를 전달할 수 있다. 그런 글에 익숙한 나에게 학교안내문, 다른 말로 가정통신문(학교에서는 줄여서 ‘가통’이라고 부른다)은 세상 한가한 글로 느껴졌다. “입학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새봄과 함께 희망찬 2019학년도를 맞이하게 되었습니다.”“학교 교육활동에 관심을 가지고 늘 성원해주시는 학부모님께 감사드립니다.”“학부모님 댁내에 건강과 행복이 늘 넘치시길 기원합니다.” 지금까지 내가 받은 가정통신문의 첫 줄이다. 호기심이 생겨 학교 홈페이지에 들어갔다. 지난 1년치 가정통신문을 10여 개 열어봤다. “만물이 생동하는 봄을 맞이하여 학부모님 가정에 웃음과 건강이 늘 함께하시길 기원합니다.”“무더위를 뒤로하고 아침, 저녁 선선한 가을바람이 풍성한 가을을 재촉하는 요즈음…” 순간 소름이 돋았다. 만물이 소생하는 봄, 단풍이 물드는 가을, 여름엔 무더위를, 겨울엔 추위를, 환절기엔 건강을 걱정하는 문구로 시작하는 가정통신문. 30여 년 전 내가 초등학교에 다닐 때와 다름없는 그 형식 그대로였다. 초등교사인 친구에게 냉소를 가득 담아 메시지를 날렸다. 나: 학교 가정통신문은 30년 전이랑 똑같더라. 촌스럽고 구닥다리야. 왜 이런 건 변하지 않는 거야? 중요한 내용만 딱딱 간단하게 적으면 좋잖아.친구: 난들 그렇게 쓰고 싶겠냐. 그렇게 안 쓰면 부장쌤, 교감쌤 결재가 안 나는데… 이전 가통 양식 복붙(복사해서 붙여쓰기)해서 써야지. 너는 가통에 영혼이라도 담길 바라는 거야? 퇴근한 남편을 붙잡고 열변을 토했다. 가정통신문 고쳐 쓰기 운동이라도 벌일 기세였다. 남편은 한마디로 내 의지를 꺾었다. “우리는 을(乙)이야. 학교에 불만 가지지 마. 학생이 시험 문제 후졌다고 투덜대면 뭐가 달라져? 문제나 실수 없이 잘 풀자구.”맞다. 누가 뭐래도 내 잘못인데 누굴 원망하겠는가. 하지만 두 번의 실수는 없다. 그날 이후 나는 가정통신문을 공부하듯이 읽었다. 형광펜과 볼펜으로 밑줄을 긋고 동그라미를 쳐가며 빠뜨림 없이 읽은 다음 냉장고에 자석으로 붙여두었다. 학기 초는 가정통신문 홍수다. 하루에도 몇 장씩 정신 없이 쏟아진다. 딸 아이가 다니는 학교 홈페이지를 분석해보니 지난해 3월부터 올해 2월까지 2018학년도에 모두 300호의 가정통신문이 발송됐다. 한 달에 25통꼴이다. 그런데 지난 4일 입학한 딸은 3주 동안 30통의 가정통신문을 책가방에 넣어왔다. 이 중에는 스쿨뱅킹 신청서처럼 학교에 제출해야 하는 것과 학기 초에 사물함에 넣어둬야 할 학용품 목록도 있기에 정신을 바짝 차리고 읽어야 한다. 학교 가정통신문은 가로 세로가 한쪽씩 막혀 있는 투명 ‘L자 파일’에 꽂혀 온다. 집에서 학교로 보내는 자료도 이 파일에 담아 보낸다. 학교를 마치고 딸이 돌아오면 가장 먼저 하는 일이 바로 L자 파일에 담긴 가정통신문을 확인하는 것이다. 첫주엔 긴장하면서 모든 가정통신문을 꼼꼼히 읽었지만, 이제는 소년체전 참가신청서라든지, 안심 키즈폰 신청서처럼 ‘걸러도 되는’ 통신문은 어깨 힘 빼고 읽는 여유가 생겼다. 설마, 이러다 또 중요한 정보 놓치는 불상사가 생기는 건 아니겠지. 오달란 기자 dallan@seoul.co.kr※다음주 주제는 “언제까지 데려다줘야 할까” 입니다.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50) 새로운 성장동력 찾는 포스코 그룹사 전문 경영인들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50) 새로운 성장동력 찾는 포스코 그룹사 전문 경영인들

    김영상 사장, 비포스코 출신이지만 철강전문가민경준 사장, 철야금·금속재료 기술사인 엔지니어포스코 그룹은 1988년 포항제철 시절부터 비철강 분야로 수평적 사업다각화를 도모해왔다. 하지만 여전히 수익의 60% 이상이 철강분야에서 나온다. 나머지는 비철강과 신성장 사업이 차지한다. 철강사업 불황과 에너지사업의 성장으로 포스코는 철강의 비중을 점차 낮쳐 2030년까지 철강 40%, 비철강 40%, 신성장사업 20%로 재편하겠다는 게 목표다. 이를 위해서는 계열사들의 역할이 막중하다. 그 중심에는 김영상(62)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이 있다. 김 사장은 경남고와 서울대 경영학과를 졸업했다. 대우에 입사해 쿠알라룸푸르와 토톤토 지사장 등을 거친 해외 영업전문가로 글로벌 감각과 소통 능력이 뛰어나다는 평가를 받는다. 대우인터내설이 포스코그룹으로 넘어온 뒤에는 모스크바 지사장, 철강 1본부장(상무) 금속본부장·영업부문장(전무), 철강본부장(부사장)을 거쳐 2015년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장에 올랐다. 대우 출신이지만 철강사업에 오래 근무해 철강에 대한 인식이 남다르다. 그는 경영을 총괄하자 마자 성과가 부진한 미얀마 가스전의 생산량을 확대해 포스코인너내셔널의 전체 영업이익의 절반 이상을 차지하게 탈바꿈시켰다. 앞으로도 약 5000억원을 투자해 미얀마 가스전 2단계 개발에 나선다. LNG 가스 생산에서 판매, 발전까지 아우르는 ‘에너지 통합 밸류체인’을 모색중이다. 김 사장은 포스코인터내셔널이 무역상사의 한계를 넘어 철강, 에너지, 곡물사업을 기반으로 직접 사업을 하는 종합사업회사로 발전하는 계획을 추진중이다. 지난해 회장 후보에 올랐지만 고사하며 포스코인터내셔널 사업 확장에 주력하고 있다. 어떤 상황이 닥쳐도 놀라지 않고 침착하게 일을 잘 처리한다는 ‘처변불경’(處變不驚)을 좌우명으로 삼고 있다. 현안을 면밀하게 살피고 꼼꼼하게 지시를 내리는 세심한 경영 스타일로 정평이 나있다. 이영훈(60) 포스코건설 사장은 장충고-서울대 경제학과-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영국 런던대 경제학 박사 등을 거친 엘리트 CEO다. 포스코 경영전략 1·2실장과 포스코건설 경영기획본부장(부사장), 포스코 재무투자본부장(부사장), 포스코 컴택(사장)을 역임했을 정도로 ‘전략과 재무통’이다. 꼼꼼하며 실수를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다. 하지만 등산을 못하면서도 임직원은 물론 협력사들과 연중 등산스케줄을 잡을 정도로 스킨십을 중시한다. 답보상태인 포스코건설의 매출을 늘려야 한다는 과제를 안고 있다.박기홍(61) 포스코에너지 사장은 부산고, 서울대 경제학과와 서울대 대학원 경제학 석사과정, 뉴욕주립대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산업연구원 부원장을 역임한 뒤 2004년 포스코로 옮겨 미래성장전략실장·성장투자사업부문장(전무), 전략기획총괄(부사장), 기획재무부문장(사장) 등을 거쳤다. 겸손한 성품을 지녔다는 평을 듣는다. 포스코에너지를 글로벌 종합 에너지회사로 키운다는 계획이다. 민경준(61) 포스코케미칼 사장은 철야금 기술사와 금속재료 기술사 자격증을 딴 생산 전문가다. 광주고와 전남대 재료공학과를 졸업한 뒤 전남대 금속공학 석사, 금속 및 소재공학 박사학위를 받았다. 캐나다 맥그릴대학에서 경영학 석사(MBA) 과정을 수료했다. 광양제철소 압연담당 부소장, 인도네시아 크라카타우포스코 법인장을 거치면서 흑자전환에 성공해 2년만에 파격적으로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중국 장가항포항불수강유한공사 법인장도 지냈을 정도로 생산과 해외영업에 능통하다. 지난해 12월 포스코케미칼 대표이사에 선임돼 포스코그룹 신사업의 중심인 2차전지 소재사업을 이끌고 있다. 손건재(58) 포스코ICT 사장은 그룹내 디지털 경영 전문가다. 수성고와 성균관대 기계공학과, 포스텍 정보통신대학원 기술경영 석사과정을 마쳤다. 광양제철소 설비담당 부소장과 포스코플렌텍 플랜트사업실장(부사장), 포스메이트 사장을 거쳤다. 포스코ICT는 포스코의 IT서비스 자회사다. 손 사장은 포스코를 비롯한 계열사의 스마트팩토리 등 스마트화를 책임지고 있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49) ‘최정우 포스코체제’를 이끄는 사람들

    [이종락의 기업인맥 대해부](49) ‘최정우 포스코체제’를 이끄는 사람들

    정인화 사장, 철강부문장 사장에 연임된 2인자전중선 부사장, 전략기획본부·비철강부문 이끌어포스코그룹은 최근 이사회와 주주총회를 열어 최정우 회장 체제를 공고히 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포스코 철강부문장 사장에 지난해 7월 취임한 장인화(64) 사장이 재선임된 것이다. ‘최정우-장인화’ 2인 대표체제가 수립된 셈이다. 장 사장은 권오준 전 회장 시절부터 초고속 승진을 하면서 업계의 주목을 받았다. 신성장사업실장(상무)을 하던 2014년 권 전 회장의 취임과 동시에 전무로 승진해 신사업관리실장을 맡았다. 2016년에는 기술투자본부장 부사장에 올랐고 권 전 회장이 사퇴하기 직전에는 철강2부문장 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4월 권 전 회장이 돌연 물러난 이후에는 포스코 CEO승계카운슬이 추린 최종 회장후보자 2인에 포함돼 막판까지 최 회장과 경쟁을 벌였다. 회장 경합과정에서 최 회장과 장 사장의 사이가 벌어졌을 것이라는 사내예상과 달리 최 회장은 지난해 7월 취임 나흘 만에 장 사장에게 힘을 싣는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철강1부문과 2부문을 통합해 장 사장을 철강부문장으로 임명했다. 포항과 광양제철소에서 철강제품을 생산하는 공정부터 판매하는 모든 과정을 장 사장이 총괄한다. 부산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비엔지니어 출신인 최 회장이 호흡을 맞출 2인자로 철강전문가인 장 사장을 선택한 셈이다. 장 사장은 경기고와 서울대 조선해양공학과, 서울대 조선해양공학석사, 미국 MIT 공학박사(용접구조) 학위를 취득한 최고의 기술 전문가로 꼽힌다. 이 분야 최고 전문지식을 지녔으면서도 부하 직원들에게 항상 존댓말로 말하는 등 하대하는 일이 없어 인기가 높다. 전중선(57) 부사장(전략기획본부장)은 포스코그룹의 콘트롤타워로 불리는 전략기획본부(가치경영센터)를 맡고 있다가 비철강부문장도 겸직하게 됐다. 전략기획본부는 철강부문과 비철강부문, 신성장부문 등 3개 사업부문의 기획실행을 지원하고 그룹의 미래전략 방향을 수립한다. 전 부사장은 계열사 전반의 경영을 아우르지만 특히 비철강 부문장의 역할을 하고 있다. 비철강부문은 포스코인터내셔널과 포스코건설, 포스코ICT, 포스코에너지 등의 계열사를 관리한다. 최정우 회장에게 직접 보고하게 돼 있어 전 부사장에게 그만큼 힘이 실려 있다. 전 부사장은 안동고와 고려대 법대를 나왔다. 경영전략실장(전무), 포스코강판 대표이사, 가치경영센터장(부사장)을 거쳤다. 비서실에도 근무해 그룹 현안에 대해 궤뚫고 있다.김학동(60) 부사장(생산본부장)은 30년 이상 제철 분야에서 경험을 쌓은 현장 전문가다. 춘천고와 서울대 금속공학과, 미 카네기멜론대 재료공학 석사과정을 마쳤다. 포항제철소 제선부, 품질기술부와 광양제철소 탄소강사업부문 선강담당 부소장(상무) 등을 거치며 젊었을 때부터 각광을 받았다. 이후 SNNC 대표이사, 포항제철소장(전무), 철강사업본부장(부사장) 등 승진가도를 달렸다. 김 부사장이 현장 전문가라면 정탁(60) 부사장(마케팅본부장)은 마케팅 전문가다. 대우인터내셔널 출신으로 포스코에 넘어 온 뒤 에너지조선마케팅실장, 철강사업전략실장(전무), 철강사업본부장(부사장)을 맡았다. 중앙고와 한국외대 아랍어과를 졸업했다. 종합상사 출신이어서 다양한 외부 의견을 적극적으로 수용하는 등 열린 사고를 가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이종락 논설위원 jrlee@seoul.co.kr
  • “진상고객님 확 먹어버릴까” 서점에서 일하는 늑대님 생각

    “진상고객님 확 먹어버릴까” 서점에서 일하는 늑대님 생각

    호주 퍼스의 한 서점에서 일하는 앤 바넷선이 그린 네 칸 만화입니다. 서점 안에서 늑대님이 헤드폰으로 음악을 들으며 청소기를 돌리고 있는데 얼리버드 개님께서 문을 긁다가 영업이 개시되지 않은 것을 알고 화를 내고, 개구멍으로 얼굴을 들이밀며 “문 연거요?”라고 묻네요. 소비자는 늘 옳다는 말이 있습니다. 서비스 업소의 직원들에게 이 말처럼 듣기 싫은 말이 있을까요? ‘감정노동자’ 바넷선은 자신의 감정을 ‘고객 서비스 늑대’님에게 이입해 만화와 애니메이션으로 만들어 인스타그램과 텀블러에 올려 눈길을 끌고 있다고 영국 BBC가 21일(현지시간) 전했습니다. 난동 부리듯 서점 안을 뛰어다니는 아이들을 못 본 척하는 부모, 명확하지 않은 발음(똑 기자 얘기인 것 같음)이나 야릇한 정보를 주워대며 요상한 책을 찾는 이들, 그냥 무례할 뿐인 이들이 진상 고객을 대표하는 이들이랍니다. 오죽하면 이 늑대님은 토끼나 새, 또는 다른 먹잇감으로 분한 고객님을 먹어치워 버릴까 생각도 한답니다. 앤은 “긴 하루를 마쳤을 때 사람들은 ‘이 모든 게 지금 당장 끝나면 얼마나 좋을까’ 생각하곤 한다”고 웃음을 터뜨린 뒤 자신은 실제로는 굉장히 예의바른 사람이라고 주장하며 조금 과장되게 그린다고 했습니다.한 고객님이 쪽지를 들고 정말 그런 책이 있을까 싶은 제목을 주워섬기네요. 뜨악한 늑대님 표정 보셨나요? “찾기 힘들겠으면 주문을 넣던가?”란 고객님 목소리가 들리시나요? 늑대님 표정은 하나도 바뀌지 않았어요. 까마귀, 치타와 함께 퇴근하면서도 늑대님은 충격에서 헤어나지 못하고 있네요. 늑대님은 한밤중 숲에서도 여전히 근심에 사로잡혀 있으시네요. 어느날 서점에서 함께 일하던 친구와 서로 별명을 지어주기로 했는데 앤은 ‘나는 늑대’라고 지었더니 친구는 ‘검은 늑대’라고 지었습니다. 친구가 “이 야만적인 포식자가 가게에서 일하고 자기를 말려 죽이는 고객들을 먹어치우는 식으로 묘사하면 재미있겠다”고 말한 것이 계기가 됐지요. 그래서 득달같이 그려준 것이 요 네 칸 만화입니다.‘결정 장애’가 있어 보이는 토끼님이 카드라고 해놓고는 나중에 현금이라고 번복하자 카운터 너머로 몸을 날린 늑대님이 토끼님을 드셔버립니다. 둘이 배꼽을 쥐고 웃었는데 곧 앤은 세상에 알려줄 경험이 무궁무진하다는 것을 깨달았답니다. 누구라도 진짜 화나게 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동물로 표현하는 게 좋겠다는 생각과 함께.이번엔 단칸 만화. 생일 선물로 책 ‘극지에서의 하루’를 든 손님이 “그애가 펭귄을 좋아할 거라고 확신해?”라고 묻자 “누가 어째?!”라고 답합니다. 그러자 “맙소사, 그것도 확인 안한 거야?”라고 재차 묻죠. 그러니까 “파티는 10분이면 끝나”라고 엉뚱한 답을 내놓습니다. 늑대님은 어리둥절한 표정이시고요. 그런데 우리, 결제하느냐에만 관심 있는 서점 직원 앞에서 이런 생뚱맞은 대화를 나눈 경험 있지 않나요? 친구들이나 자신의 상사도 만화에 등장시킵니다. 어느 서점에서 일하는지 알려주지 않지만 일러스트레이터로 이름을 조금씩 알려가며 책을 냈으면 한답니다. 앤은 “주님께 감사하게도 아직 한 사람도 ‘내 얘기 아니냐’고, 명예훼손이나 뭐 그딴 걸로 걸고 넘어지지 않았다”며 웃었습니다. 가끔 댓글에 자신의 경험을 공유하는 이들이 있습니다. “서점에서 처음 일했을 때 한 숙녀분이 오렌지 책이 있냐고 묻더군요. 제목도 기억 안나고 줄거리도 모르겠다는 거예요. 그런데 동료 직원이 ‘big orange book’이라고 말해 깜짝 놀랐던 기억이 있어요”(정말로 그런 책이 있을까 싶다.)“레코드 가게에서 일할 때 이런 주문을 받고 즐거웠던 기억이 있지요. ‘이봐요, 요즘 라디오에서 늘 나오는 그 사랑 노래 있잖아요. 당신이 제목을 모를 리가 없는데, 언제나 흘러나오니까’” 이런 경험도 한 번쯤 있지 않나요? 여러분! 임병선 평화연구소 사무국장 bsnim@seoul.co.kr
  • [포토] ‘툭 터진 슬픔에’…이 총리, 서해수호의날 유족 위로

    [포토] ‘툭 터진 슬픔에’…이 총리, 서해수호의날 유족 위로

    제4회 서해수호의날을 맞아 이낙연 국무총리가 22일 대전시 유성구 국립대전현충원 천안함 묘역에서 고 박경수 상사의 자녀를 위로하고 있다. 연합뉴스
  • 9개 시군 “내집 앞에 KTX 역사”… ‘남부내륙저속철’ 될라

    9개 시군 “내집 앞에 KTX 역사”… ‘남부내륙저속철’ 될라

    “우리 지역에 철도역이 반드시 설치돼야 한다.” 경북 김천시와 경남 거제시를 잇는 남부내륙고속철도 건설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 사업으로 확정되자 역 위치가 ‘뜨거운 감자’로 떠올랐다. 철도가 지나갈 것으로 예상되는 9개 시군 모두 역 설치를 요구하기 때문이다. 길이가 180㎞ 안팎인 고속철도 구간에 9개 역이 설치되면 역과 역 사이 거리가 평균 23㎞에 지나지 않는다. 이보다 더 짧은 구간도 생긴다. 평균 시속 250㎞인 고속열차가 역을 출발해 제 속도를 내지도 못하고 서야 한다. 저속철도가 될 게 뻔하다. 노선과 역 위치 등은 국토교통부에서 기본계획을 수립하면서 확정한다.국토부는 구간 거리, 철도이용 예상수요, 운영편익, 이용객 편의등을 종합 검토해 결정한다.남부내륙철도는 경남북지역 50년 넘은 숙원사업이다. 1966년 김삼선(김천~삼천포) 기공식을 한 뒤 사업비 조달 어려움 등으로 1년 만에 중단됐다. 지역의 끈질긴 요구에 따라 2014년부터 3년에 걸쳐 예비타당성조사를 했지만 경제성이 낮아 정부재정사업으로 추진하지 않기로 결론 났다. ●김경수 경남지사 1호 공약… 예타면제 확정 김경수 경남지사는 ‘남부내륙철도 조기건설’을 도지사 선거 1호 공약으로 내걸었고 지난 6월 지방선거에서 당선되자마자 선거 1호 공약 실현에 전력을 쏟았다. 김 지사는 “지방철도 건설사업은 경제성 확보에 한계가 있다”면서 “국가균형발전과 지역경제 활성화를 위해 예비타당성조사를 면제해야 한다”고 끈질기게 정부를 설득했다. 지역정치권과 도민들도 사업추진을 강력히 건의하며 힘을 보탰다. 마침내 정부는 지난 1월 29일 국무회의에서 이를 확정했다.●기존안엔 합천·고성·통영·거제 등 6개 역사만 국토부는 올해 건설을 시작해 2028년 완공 예정이다. 기획재정부는 한국개발연구원(KDI)에 의뢰해 오는 6월까지 사업계획 적정성을 검토하고, 국토부는 내년까지 기본계획을 수립한다. 한국철도시설공단이 내년부터 2021년까지 기본 및 실시설계하고 2022년 착공할 예정이다. 경남도는 21일 국토부에서 기본계획을 세울 때 전문가와 지역주민, 시도지사 등의 의견을 수렴해 역 위치와 노선을 결정한다고 설명했다. KDI가 2014~2017년 진행한 예비타당성조사 당시 김천역에서 시작해 성주군·고령군·합천군·의령군·진주시·고성군·통영시·거제시까지 총길이는 172㎞였다. 예상사업비는 4조 7000억원이었다. 9개 시군을 지나며 6개 역 설치를 검토했다. 김천과 진주역은 기존역을 사용하고 합천·고성·통영·거제 4곳에 역을 신설할 계획이었다. 경남도는 2014년 당시와 상황이 많이 변해 5년 전 계획과는 달라질 것이라고 예상한다. 도는 거제지역 종점 위치도 시청 가까이 설치해야 한다는 의견이 많아 철도 길이가 늘어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김천~합천 65㎞ 구간엔 역 한 곳도 없어” 고속철도 건설이 확정되자 자치단체마다 역 유치에 앞다퉈 나섰다. 2017년 예비타당성 최종 보고서에 따르면 역 간 거리가 김천~합천 65㎞, 합천~진주 50.55㎞, 진주~고성 28.74㎞, 고성~통영 14.8㎞, 통영~거제 12.8㎞로 계획됐다. 2년 전 보고서를 근거로 경북지역 지자체는 경남에 4개 역이 들어서고 경북에는 기존 김천역 1개만 두는 것은 지역균형발전을 위해 예비타당성조사 면제로 철도를 건설하기로 결정한 원칙에도 맞지 않는다고 지적한다. 진주에서 종점 거제 사이 56.34㎞ 구간에 고성과 통영 2개 역이 있는데 김천~합천 65㎞ 구간에 역이 없는 것은 불균형이라고 주장한다. 이수경 경북도의원은 지난달 20일 도의회에서 “경북에 열차가 교행하는 신호장만 설치하는 것은 경북 패싱으로 강력히 대응해야 한다”고 촉구했다.성주군은 타당성 조사 당시 신호장 설치 지역으로 계획됐던 가천면(김천에서 25㎞ 지점)에 역 설치를 요구한다. 성주군은 성주역사 유치태스크포스(TF)를 구성해 전략을 마련하고, 공동추진위원회 구성과 결의대회, 범군민 서명운동을 할 계획이다. 성주군의회도 지난달 15일 남부내륙철도 성주역사 건립 촉구 결의안을 만장일치로 채택했다. 김천에서 55㎞ 거리에 있는 고령군은 부군수를 단장으로 남부내륙철도 고령 역사 유치추진단을 구성해 범군민 유치운동에 나섰다. 고령군은 민간공동추진위원회도 구성해 유치결의대회와 서명운동을 하고, 역 입지 당위성과 타당성 확보를 위한 용역도 할 예정이다. 합천과 진주 사이의 의령군(합천에서 23㎞ 지점)도 합천~의령 거리로 볼 때 역 설치 타당성이 충분하다고 주장한다. 의령군은 역사유치 등의 업무를 전담하는 전략사업담당을 신설하는 등 역 설치에 강한 의지를 보이고 있다. 이선두 의령군수는 “역사 유치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합천군의회는 지난달 18일 합천역 유치 결의문을 채택해 국토부 등 관계기관에 전달했다. 합천군 해인사도 지난달 11일 인근에 역 설치 요구 결의문을 발표했다. 해인사는 결의문에서 “영호남 동서를 연결하는 ‘달빛내륙철도’ 중간 기착지로 해인사역 설치가 이미 결정돼 남부내륙철도 역이 다른 곳에 설치되면 여행객들이 열차 환승에 불편을 겪게 되고 막대한 국비가 이중으로 든다”고 주장했다. 고성군과 통영시는 역 설치를 기정사실화하는 분위기다. 백두현 고성군수는 “고성역 설치를 통해 고성경제가 활성화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강석주 통영시장은 “통영의 지역 특성을 반영한 통영역세권 도시개발사업을 추진해 주거·관광·상업이 복합된 통영시의 새로운 중심지를 조성하겠다”고 밝혔다. ●“마산·창원·창원중앙역 3개 설치 반면교사” 이에 대해 철도 관계자들은 2010년 개통된 밀양~창원~진주 KTX 노선 역 설치를 되돌아봐야 한다고 충고한다. 창원시 지역에는 10.3㎞ 구간에 마산역~창원역~창원중앙역 등 3개 역이 몰려 있다. 마산역과 창원역은 KTX 개통 전부터 있던 역이고, 창원중앙역은 신설됐다. 마산역과 창원역 거리는 4㎞, 창원역과 창원중앙역 거리는 10.3㎞다. 짧은 거리에 역이 3개나 있다 보니 KTX가 제 속도를 내지 못한다. 창원중앙역에서 창원역 구간은 8분, 창원역에서 마산역 구간은 5분 만에 정차한다. 지역 정치권과 역세권 주민 등의 이해관계에 따른 요구 결과로 이용 승객만 불편을 겪는다. 궁여지책으로 창원역과 창원중앙역을 교대로 정차한다. 이 때문에 승객들은 어느 역에 정차하는지 이용할 때마다 확인해야 해 불편하다고 토로한다. 창원시민 정모(57)씨는 “같은 역에서 왕복으로 이용하기 어려워 갈 때는 이 역에서 타고 올 때는 저 역에서 내려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도는 국토부가 남부내륙고속철도 모든 여건을 종합적으로 검토해 최적의 위치에 역 설치를 할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따라서 지자체에서 자체적으로 예산을 들여 용역을 주는 것은 예산 낭비라고 우려했다. 김석기 경남도 서부권 지역본부장은 “국토부에서 역 위치 선정과 결정 과정에 지역민들 의견을 최대한 수렴하게 도에서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창원 강원식 기자 kws@seoul.co.kr
  • ‘실수’로 터질 뻔한 천궁 대참사… 文 정부 외교 이어 안보도 ‘흔들’

    ‘실수’로 터질 뻔한 천궁 대참사… 文 정부 외교 이어 안보도 ‘흔들’

    공군, 천궁 미사일 점검 과정서 부주의 도심 상공서 폭발 땐 엄청난 인명 피해 정비 경력 15년 넘은 베테랑 실수에 의문 軍 “1명 전날 음주… 업무엔 지장 없어” 여권 “한 번의 실수로도 인명·국익 손상”지난 18일 강원 춘천 공군부대에서 발생한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 오발 사고의 원인이 단순 실수였던 것으로 확인돼 충격을 주고 있다. 발사 후 자동폭발시스템에 의해 공중 폭발되지 않았다면 엄청난 인명 피해로 이어질 수 있었던 사고가 한순간의 부주의로 인한 것이었기 때문이다. 한 발 가격이 15억원인 천궁은 최대 사거리가 40㎞에 이르고, 한 발사대에서 최대 8기 연속 발사도 가능하다. 이런 미사일이 춘천 공군기지 인근 상공에서 터지자 시민들은 폭발음에 깜짝 놀라 지금까지도 불안에 떨고 있다. 그나마 7㎞ 상공에서 터졌기에 망정이지 그 밑의 도심 상공에서 폭발했다면 대형 참사로 이어질 수도 있었다. 공군 관계자는 21일 “당시 정비요원들이 발사대 점검 과정에서 집중력을 잃은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하지만 정비작업에 참여했던 원사와 상사 등 2명은 경력이 최대 15년이 넘는 ‘베테랑’들이라는 점에서 납득이 안 간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 관계자는 “정비요원 1명은 전날 가족들과 소주 1병 수준의 음주를 했지만 업무에는 지장이 없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말했다. 공군에 따르면 이날 정비 요원들은 정비를 위해 3m 길이의 흰색 시험용 케이블을 준비했다. 유도탄에 연결된 황색 작전용 케이블을 제거한 뒤 시험용 케이블로 교체해 장비의 기능을 점검해야 하는데 교체를 하지 않고 발사 버튼을 눌렀고 실제 유도탄이 날아갔다. 케이블 교체는 정비요원 2명이 구두로 확인하는데 어떤 이유에서인지 이 과정이 누락됐다는 것이다. 신종우 한국국방안보포럼 사무국장은 “어떤 말로도 변명할 수가 없는 공군의 어처구니없는 실수”라고 했다. 공군은 향후 재발 방지를 위해 2중 3중으로 점검 절차를 확인하는 방안을 계획하고 있다. 국내 기술이 8000억원을 들여 개발한 ‘한국형 패트리엇’ 천궁의 기술 결함은 아니라고 하니 그나마 다행이다. 천궁은 사드(고고도미사일방어체계)보다 낮은 고도로 접근하는 적 비행물체를 요격하는 한국형 미사일방어체계(KAMD)의 핵심 무기다. 최근 외교 안보 분야의 기강해이는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해 12월 화천 지역 육군 사단장이 남북 군사합의에 따라 파괴한 감시초소(GP)의 잔해 철조망을 여당 의원들에게 기념품으로 선사해 여론의 질타를 받았다. 지난주 문재인 대통령의 동남아 순방 때는 외교 실무진이 잘못된 인사말을 준비하는 등 여러 차례 외교적 결례를 범했다. 여권 관계자는 “외교 안보 분야는 한 번의 실수로 엄청난 인명 피해나 국익 손상이 있는 만큼 일벌백계가 필요하다”고 했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정비 과실로 ‘15억 천궁’ 날렸다… 나사 풀린 軍

    정비 과실로 ‘15억 천궁’ 날렸다… 나사 풀린 軍

    공군 “의사 소통 안 돼… 국민께 송구” “자칫 인명 피해… 기강해이 전형” 비판 문책위 회부… ‘천궁’ 정상 운영 방침지난 18일 강원 춘천 공군부대에서 발생한 중거리 지대공유도탄 ‘천궁’의 오발 사고는 정비 요원들의 부주의로 발생한 인재(人災)였던 것으로 드러났다. 자칫하면 수많은 인명을 앗아갈 뻔한 사고의 원인이 실수 때문인 것으로 밝혀지면서 전형적인 기강해이라는 비판이 일고 있다. 또 천궁 유도탄은 1발당 가격이 15억원으로, 한순간의 부주의 때문에 국민의 혈세가 사라져버린 셈이다. 공군은 21일 “민관군 합동 사고조사단은 현장조사와 관련자 진술, 모의시험 및 검증 등을 통해 정비요원들이 케이블 분리 및 연결 절차를 준수하지 않아 비정상 발사가 된 것으로 확인했다”고 밝혔다. 합동조사단 조사 결과 지난 18일 공군 정비대 소속 정비요원 4명은 계획된 연간 계획점검의 일환으로 천궁 정비를 실시했다. 이들 중 2명은 유도탄에 연결된 작전용 케이블(황색)을 분리하고 시험용 케이블(흰색)을 연결한 뒤 점검을 해야 했지만 이 과정을 빼먹은 것으로 확인됐다. 그 바람에 점검용 노트북에 입력된 발사신호가 유도탄에 전달됐고 유도탄은 자동폭발시스템에 의해 발사된 지 3.5초 만에 공중에서 자동 폭발했다. 공군 관계자는 “정비요원들 간에 의사소통이 명확하게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작전용 케이블이 분리되지 않은 상태에서 발사대 기능 점검을 수행했다”며 “해당 정비인원들은 조사 과정에서 명백하게 자신들의 과실을 인정했다”고 밝혔다. 그는 “근접거리에서 정비요원 2명이 작업을 하게 돼 있다”며 “구두로 ‘케이블을 분리했느냐’고 확인한 뒤 점검해야 하는데 집중력이 저하가 됐는지 무슨 일이 있었는지 그게 분리가 안 된 상태에서 점검을 시작했다”고 덧붙였다. 공군은 발사 과정에서 케이블 교체 절차를 확인하지 않은 원사 1명과 상사 1명을 규정에 따라 문책위원회에 회부할 예정이다. 공군 관계자는 “국민 여러분께 심려를 끼쳐 드려 송구스럽게 생각하며 유사 사고 재발 방지에 최선을 다할 것”이라며 “사고 조사 과정 중 식별된 문제점을 철저히 점검 및 보완하는 한편 국방과학연구소, LIG넥스원, 국방기술품질원 등에 자문해 운영 절차를 지속 보완해 안전하게 무기체계를 운영하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사고 원인이 단순 실수로 확인됨에 따라 공군은 천궁 유도탄을 정상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국내 기술로 개발된 천궁은 대항공 최대 사거리가 40㎞에 이른다. 고도 40㎞ 이하로 접근하는 적 항공기와 미사일 요격에 동원된다. 1개 발사대당 8기의 유도탄을 탑재한 천궁은 2015년 국내에서 전력화가 이뤄졌다. 이주원 기자 starjuwon@seoul.co.kr
  • 마약으로 구속된 배우 출연한 日영화, 장면편집 대신에…

    마약으로 구속된 배우 출연한 日영화, 장면편집 대신에…

    연예인이 사회적으로 큰 물의를 일으키면 그가 출연했던 영화, 드라마, 예능 등 작품들은 통상 해당 연예인과 동일한 운명을 맞게 된다. 빅뱅 승리와 정준영 파문으로 한국 연예계가 발칵 뒤집힌 가운데 일본에서도 지난 14일 인기 가수 겸 배우인 피에르 다키(52)가 마약 혐의로 구속돼 큰 충격을 줬다. 일본에서도 이런 경우 해당 인물이 나왔던 영화, 음악, CF 등은 싹 자취를 감추기 마련. 그러나 이례적으로 영화사가 “작품에는 죄가 없다”며 그가 출연한 영화의 상영을 강행키로 해 논란이 일고 있다.일본의 대형 영화사 도에이는 20일 기자회견을 열고 다키가 출연한 영화 ‘마작방랑기 2020’을 예정대로 4월 5일 개봉한다고 발표했다. 그가 나오는 장면에 대한 편집 등 수정도 하지 않기로 했다. 영화를 연출한 시라이시 가즈야 감독은 회견에서 “개인의 죄는 있지만 작품에는 죄가 없다는 취지에서 영화 제작사와 논의해 온 결과”라면서 “작품을 공개할 수 있게 돼 다행”이라고 말했다. 이 영화는 전쟁으로 올림픽이 취소된 2020년 도쿄를 다룬 작품이다. 다키는 조연이긴 하지만 올림픽조직위원회 전 회장이라는 중요한 축을 담당하고 있다. 다다 노리유키 도에이 사장은 지금도 내부에서 많은 논란이 일고 있음을 전제한 뒤 “극장은 감상할 의사를 가진 손님만 돈을 지불하고서 찾아오기 때문에 TV 방영이나 CF 등과는 성격이 다르다고 판단했다”고 개봉 강행 이유를 설명했다.앞서 공영방송 NHK는 다키가 출연한 일요 대하드라마 ‘이다텐’에서 그의 녹화 분량을 편집하고 재방송에서도 그가 나온 장면을 삭제하는 등 다각도의 조치를 취했다. 기타 유키노리 NHK 방송총국장은 도에이와 같은 날 가진 브리핑에서 “공영방송이 반사회적 행위를 용인하는 조치를 취할 수는 없다”면서 “혐의 내용이나 본인의 범행 인정 여부, 시청자들에 미칠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했다”고 말했다. 다키가 소속된 그룹 ‘덴키그루브’의 레코드 회사 소니뮤직도 덴키그루브의 CD 출시와 디지털 음원 판매를 취소했다. 소니뮤직 관계자는 “구속이라는 사태를 엄중히 받아들이고 규정을 준수한다는 차원에서 결정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런 움직임에 대해 연예인의 권리를 지키기 위한 변호사들의 모임인 ‘일본엔터테이너권리협회’는 지난 18일 “엔터테인먼트 업계가 깊고 구체적인 고려 없이 과도한 반응을 보이며 모든 것을 스스로 제한하거나 삭제하는 경향을 보이고 있다”면서 “냉정하고 신중한 대응을 촉구한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협회측은 “엔터테인먼트 업계는 연예인 등이 불상사나 범죄를 일으킬 경우 상황별로 대응하는 가이드라인을 만들어 행위의 정도나 작품 내 관여 정도에 따라 유연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말했다. 다키는 1989년 덴키그루브의 보컬로 데뷔해 30년 동안 노래는 물론 드라마, 영화, CF 등 다방면에 걸쳐 활동해 왔다. NHK ‘이다텐’ 출연 이외에 애니메이션 ‘겨울왕국2’ 더빙판 성우 캐스팅, 덴키그루브 30주년 기념 라이브 공연 등이 예정돼 있었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승부사 허석 순천시장, 스카이큐브 어떻게 해결할까?

    승부사 허석 순천시장, 스카이큐브 어떻게 해결할까?

    허석 순천시장의 승부사 기질 이번엔 어떤 결론이 날까? 지난해 6·13 지방선거에서 당선된 초선의 허석 시장이 순천에서 발생한 대형 민원을 잇따라 해결하고 있다. 서울대 재학 시절 노동운동에 뛰어들었던 허 시장은 주변 학우중 가장 오래인 7년 동안 공장 일을 했다. 유순한 성격에 체격도 크지 않아 며칠 밖에 하지 못할 것이라는 말에 오기가 발동했다. 그런 말이 두번 다시 나오지 않게 하겠다고 결심한 이후다. 그는 이때의 험난 했던 경험과 노동자 생활을 바탕으로 정확한 판단이 서면 결코 물러나지 않고 앞만 보고 달린다. 오직 시민들만 보고 원칙에 맞게 행정을 펼치겠다는 게 그의 시정 철학이다. 지난해 9월 생활쓰레기와 재활용쓰레기를 처리하는 순천시 자원순환센터. 허 시장은 시행사와 출자사가 폐기물처리비용 단가 인상과 침출수 처리비와 운송비 지원 등을 이유로 8월부터 파업에 들어가자 면담을 가졌다. 회사측이 적자로 운영하기 어렵다며 대책을 강구해줄 것을 요구한 자리다. 허 시장은 이 자리에서 단호하게 출자사 책임이라며 요구를 받아들일 수 없다고 했다. 이에 회사측은 11월까지 4개월간 운영 중단으로 맞섰다. 허 시장도 물러서지 않았다. 영업 정상화를 위한 자구 계획서 제출 및 자본 확충을 요구한데 이어 협약 내용 위반에 따른 영업허가 취소 절차를 진행하겠다고 통보했다. 결국 회사측은 공장이 움직이지 않을수록 손해가 돼 빨리 시작하는 게 낫다고 판단 12월부터 재가동했다. 허 시장의 단호한 입장에 백기를 든 것으로 풀이된다. 지난달 허 시장은 호남 중견 건설업체 중흥건설의 정창선 회장을 광주 본사로 찾아가 독대했다. 중흥건설이 내년 3월 신대지구에 삼산중 이설을 약속해놓고 선월지구 하수처리장 문제와 연계하면서 공사를 하지 않자 이 문제를 풀기 위해서다. 1시간여 대화 끝에 정 회장은 아무 조건없이 2월중 착공하겠다고 한뒤 바로 공사에 들어갔다. 허 시장은 “학생들의 교육 여건 조성을 위해 통 큰 양보를 한 중흥건설에 감사드린다”고 감사를 전했다. 지난 18일 순천만국가정원. 허 시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었다. 그는 격앙된 표정으로 “오늘 저는 이 자리에 비장한 각오로 섰다”며 “일방적으로 스카이큐브 협약 해지를 통보하면서 배상금을 청구한 포스코의 횡포에 적극 맞서겠다”고 밝혔다. 포스코 자회사 순천에코트랜스가 국가정원에서 소형 무인차량인 스카이큐브를 운영하면서 적자보전을 이유로 협약 해지를 통보하고 1367억원을 보상하라며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한데 발끈하고 나선것이다. 그는 “책임을 떠넘기는 황당한 요구는 순천시민을 우롱하는 행위로 규탄 대회 등 모든 역량을 총동원해 나가겠다”고 의지를 보였다. 28만 시민이 똘똘 뭉쳐 든든한 힘이 되고 있다는 허 시장.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허 시장이 대기업과 경제 손실 책임을 놓고 벌이는 이번 소송에 어떤 승부수를 던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순천 최종필 기자 choijp@seoul.co.kr
  • LG 일감 몰아주기 혐의…공정위, 현장 조사 착수

    공정거래위원회가 LG그룹의 일감 몰아주기 혐의에 대한 조사에 전격 착수했다. 19일 업계에 따르면 공정위 기업집단국 소속 조사관 30여명은 이날 서울 여의도 LG트윈타워 등지에서 현장 조사를 벌였다. 기업집단국은 총수 일가의 사익 편취와 계열사 부당 지원 등의 혐의를 조사하는 부서다. 공정위가 조사관을 파견한 곳은 LG지주와 LG전자, LG화학, LG상사, 판토스 등 5곳이다. 특히 이번 조사는 인지가 아닌 신고에 따라 착수한 것으로 알려졌다. LG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와 LG화학 등이 수출 물량 운송계약을 판토스에 몰아주기를 했다는 혐의다. 업계에 따르면 2017년 기준 판토스 매출 1조 9978억원 중 69.0%인 1조 3786억원이 그룹 계열사와의 거래에서 발생했다. LG전자는 7071억원, LG화학은 4191억원의 계약을 밀어줘 전체 매출의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더욱이 그룹 계열사로부터 수주한 계약의 85.6%는 수의계약으로 진행돼 부당 지원 가능성도 있다. 앞서 판토스는 LG그룹 내 물류기업으로 LG그룹 4세들이 지분을 보유하고 있어 경영권 승계를 위한 일감 몰아주기라는 비판을 받아 왔다. 당초 LG그룹 사주 일가가 19.9%의 지분을 보유했으며, 이 중 구광모 회장이 7.5%를 갖고 있었다. 하지만 지난해 6월 구 회장이 취임한 이후 공정거래법상 총수 일가 사익 편취 규제 대상(비상장사 20% 이상)에 살짝 못 미쳐 논란이 되자 지난해 말 지분을 모두 매각했다. 이 때문에 공정위가 사익 편취 혐의를 적용하기는 어렵지만 일감 몰아주기 혐의로는 제재가 가능할 것으로 예상된다. 세종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美, 성남 등 주한미군시설 예산 삭감 가능성

    도널드 트럼프 미국 정부가 멕시코 국경장벽 건설 비용을 조달하기 위해 국방예산 일부 전용을 검토 중인 가운데 경기 성남의 지휘통제소를 비롯해 주한미군 시설 예산도 삭감할 수 있는 대상으로 포함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패트릭 섀너핸 미 국방장관대행은 18일(현지시간) 국경장벽 건설에 충당하기 위해 군사 건설비에서 전용할 수 있는 사업 목록을 의회에 제출했다고 로이터통신이 전했다. 미 국방부가 제출한 20쪽 분량 목록에는 미국과 전 세계에 걸쳐 129억 달러(약 14조 5860억원)에 달하는 수백개의 국방부 사업들이 열거돼 있다. 미 국방부는 필요할 경우 이 중 36억 달러를 전용해 장벽 건설에 쓸 계획이다. 목록에는 특히 주한미군이 사용하는 성남 ‘캠프 탱고’ 한미연합사령부 지휘통제시설과 군산 미 공군기지 격납고 건설 사업이 포함됐다. 이는 평택 미군기지의 확장과 한미 연합훈련이 축소되는 상황 등을 반영한 것으로 보인다. 탱고 지휘소는 전술 핵무기 공격도 견딜 수 있도록 설계된 군용 벙커로, 2005년 콘돌리자 라이스 당시 미 국무장관이 이곳을 방문해 알려졌다. 주한미군은 평택에도 이와 비슷한 시설을 운용하고 있다. 목록에는 또 뉴욕 육군사관학교 묘지 사업, 주일미군 요코타 기지 시설 사업 등이 포함됐다. 미 국방부는 이 목록은 검토 대상일 뿐 확정된 것은 아니라고 밝혔다. 향후 의회가 어떤 사업을 얼마나 삭감할지 판단하게 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달 국가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국경장벽 건설용 국방부 예산 전용 계획을 세웠지만 상하원 모두 거부하자 지난 15일 거부권을 행사했다. 의회가 대통령 거부권을 무력화하려면 상하원 3분의2 이상 찬성을 얻어야 해 사실상 어렵다는 평가다. 하종훈 기자 artg@seoul.co.kr
  • 사이클론 강타한 지구촌 몸살...직격탄 맞은 미 중서부·아프리카 남부 피해 속출

    사이클론 강타한 지구촌 몸살...직격탄 맞은 미 중서부·아프리카 남부 피해 속출

    폭풍우를 동반한 저기압이 미국 중서부와 아프리카 남부를 강타하면서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 미 네브래스카·아이오와 등 4개 주는 이른바 ‘폭탄 사이클론’으로 인해 50년 만에 기록적인 홍수를 맞아 제방 수십 곳이 유실되면서 가옥 수백 채가 침수하고 최소 3명이 숨졌다. 사이클론 ‘이다이’가 강타한 모잠비크, 짐바브웨, 말라위 등 아프리카 남부의 사망자 수는 1000명이 훌쩍 넘을 것으로 관측됐다. 18일(현지시간) CNN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현재 미주리·캔자스 등 미 중서부 지역에서 무너지거나 균열이 발견된 제방의 길이는 약 322㎞(200마일)에 달한다. 겨우내 쌓인 눈과 결빙이 급속 해동되면서 미주리강 상류에서 불어난 강물이 하류 지역 범람을 초래했다. 네브래스카에서는 50대 농부 한명이 급류에 휩쓸려 숨졌으며 실종된 주민 2명도 사망한 것으로 확인됐다. 미주리주 홀트카운티 방재 당국은 “강 수위가 기록적 수준으로 올라간 상태에서 둑이 터지면서 엄청난 침수 피해를 낳았다”고 설명했다. 현재 아이오와주 40개 카운티, 네브래스카주 50개 카운티가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이번 재해 원인이 된 폭탄 사이클론은 북극 기류와 습한 공기가 만나 생성되는 저기압성 폭풍이다. 24시간 안에 기압이 급격히 떨어질 때 나타나는 기상 현상이다. 지난 14일부터 사이클론 ‘이다이’가 강타한 아프리카 남부의 인명 피해는 하루가 다르게 늘고 있다. 필리프 뉴시 모잠비크 대통령은 이날 대국민 연설에서 “현재 공식적으로 84명이 숨진 것으로 등록됐다. 하지만 오늘 아침 상황 파악을 위해 피해 지역 상공을 비행해 본 결과 1000명 이상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이 확실시되고 있다”고 말했다고 AFP통신은 전했다. 뉴시 대통령은 이어 “이것은 정말 인도주의적 재앙”이라며 모잠비크에서 10만명 이상이 위험에 처한 것으로 추정했다. 모잠비크 이웃 국가인 짐바브웨에서도 대규모 인명 피해가 발생했다. 짐바브웨 정부는 이날 사이클론으로 숨진 사람이 현재까지 89명이고 사망자가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고 발표했다. 말라위 정부도 지난주 사이클론으로 최소 56명이 사망했다고 밝혔다. 최훈진 기자 choigiza@seoul.co.kr
  • [시론] 위기의 반상을 향한 고언/한철균 프로바둑기사(8단)

    [시론] 위기의 반상을 향한 고언/한철균 프로바둑기사(8단)

    필자는 프로바둑기사회 회장과 명지대 바둑학과 겸임교수를 한 바 있고, 현재는 바둑TV에서 해설과 강의를 하고 있다. 선출직인 프로기사회장 외에 임명직은 단 한번도 지내지 않았다. 이 때문에 객관적으로 바둑계를 진단할 수 있다고 자부한다. 요즘 한국기원의 사정이야말로 한 치 앞을 내다보기 어려운 지경이다. 태풍의 눈 속에 들어와 있는 듯하다. 한국 바둑계에는 프로 단체인 한국기원과 아마추어 바둑을 총괄하는 대한바둑협회가 있다. 대한바둑협회는 한국기원과 연합된 형태로 있다가 지금은 독립된 상태여서 한국기원과 각종 이해관계·헤게모니 충돌을 겪고 있다. 한국기원은 바둑TV를 통해 수익 창출과 보급 활동 역할을 한다. 한국바둑리그, 여성바둑리그, 시니어바둑리그에다 아마추어 대회도 바둑TV에서 방영해 바둑 보급의 선순환을 돕는다. 한국기원은 바둑이라는 한국의 전통문화를 세계에 알리고, 중국·일본 등과는 프로바둑 경쟁을 함으로써 국위선양도 하고 있다. 대한바둑협회는 풀뿌리 바둑이 국민 생활 속에 뿌리내릴 수 있게 힘쓰는 역할을 하고 있다.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의 힘을 합친다면 시너지효과를 내어 더 많은 사람이 바둑을 누리도록 할 수 있을 것이다. 하지만 아쉽게도 현재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는 사이가 좋지 않다. 지난해 제정된 바둑진흥법을 통해 이제는 국가나 지방자치단체로부터 예산을 공식적으로 지원받을 수 있게 됐는데 이 과정에서 두 단체의 불협화음이 더욱 부각될 수 있다. 대한체육회의 정가맹단체는 한국기원이 아니라 대한바둑협회다. 이론적으로는 바둑진흥법이 제정되면서 지원받는 국가 예산을 대한바둑협회가 관장하게 된다. 대한바둑협회에 예산 집행권이 있다지만 둘이 같이 써야 할 예산이다. 한집 살림을 하다 헤어지면 남보다 못하다고 한다. 다른 스포츠 단체를 보면 한집 살림인데도 파벌이 많아서 폐해가 어마어마하다고 한다. 하물며 바둑계는 2인3각 경주를 하고 있지 않은가. 다른 스포츠 단체를 타산지석으로 삼아 배가 산으로 가지 않도록 서로 이해하고 많이 만나 소통하며 상생의 길을 모색해야 한다. 더불어 한국기원 행정도 되돌아봐야 할 때다. 프로기사가 바둑 행정에 깊이 관여하는 것에 대해 재고해야 한다. 프로기사는 평생 바둑만 뒀기 때문에 다른 분야의 전문적인 지식, 특히 행정과 경영의 노하우에는 약하다. 또 다른 분야에서 장인이 되기 위해서는 ‘1만 시간의 법칙’이 필요하다. 프로기사가 바둑 행정을 주도하면 특정 고등학교나 도장(프로기사 지망생을 위한 교육시설)에 소속된 프로기사들 사이의 파벌 싸움으로 선수 선발에 문제가 생기는 등의 우려가 발생할 수 있다. 프로기사 개개인은 상대를 이기기 위한 자신과의 싸움에 익숙해져 있고, 사회성이 부족하다는 평가도 나온다. 몇 명 되지 않는 프로기사 출신의 이사들은 한국기원 소속인 프로기사들과 소통이 부족한 모습을 보여 왔다. 프로기사 출신 이사와 바둑팬의 소통 또한 별로 없다. 그럼에도 일반 이사들은 프로기사 출신 이사의 역량을 더 인정해 주는 분위기다. 유수의 바둑대회를 우승해 본 이른바 ‘바둑 고수’들이 그들의 분야에서 발휘한 역량을 행정이나 경영에서도 충분히 발휘할 것으로 보는 것이다. 이것은 착각이다. 더군다나 지난해 11월 한국기원 총재가 사퇴하고 나서 후임 총재 인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거목이 쓰러지면 여파가 대단하다. 전임 총재가 진행한 사업이 차질을 빚고 있다. 한국기원에 불어닥친 미증유의 총재 부재라는 비상사태가 해결될 때까지 소속된 모든 구성원의 역량을 제로 베이스에서 모두 점검해 볼 필요가 있다. 새로운 총재가 취임하게 되면 바둑계의 중지를 모아 한국기원과 대한바둑협회가 하나였던 시절과 버금가게 리더십을 발휘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바둑계에서도 주인의식을 가지고 한국기원의 행정이나 경영에 폭넓은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조언을 해 주고 관심을 부어 줘야 한다. 전임 총재에 의해 신규 사업에 참여한 인원의 적정성과 사무국이나 바둑TV 등 유기적인 조직의 효율성을 위해 모든 조직의 직무적합성을 평가받아 보는 것이 좋다고 생각한다. 기존 사례가 없다는 건 난점으로 대두되겠지만. 비커 속의 개구리는 온도를 서서히 올리면 죽는 줄도 모르고 죽는다. 늦었다고 생각할 때가 가장 빠르다.
  • 교보생명 하반기 기업공개 ‘빨간불’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과 재무적투자자(FI) 간 풋옵션(특정 가격에 주식을 되파는 권리) 행사 여부를 둘러싼 갈등이 장기화될 조짐이다. 교보생명이 올해 하반기를 목표로 추진하고 있는 기업공개(IPO)도 미뤄질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18일 금융권에 따르면 FI 측은 이르면 19일 대한상사중재원에 중재를 신청할 예정이다. 앞서 FI 측은 신 회장에게 18일까지 새 협상안을 내놓으라고 ‘최후통첩’을 했다. 하지만 신 회장은 FI 측의 중재 신청 예고에 유감의 뜻만 밝혔을 뿐 협상안을 내놓지 않았다. 중재 절차에는 적어도 6개월 이상이 걸린다. 길어지면 중재 결과가 나오기까지 1~2년이 소요될 수도 있다. FI 측이 중재 신청을 강행하면 교보생명의 IPO도 연기될 수밖에 없다. 주주 간 분쟁은 한국거래소의 상장예비심사에서 결격 사유로 작용할 수 있기 때문이다. FI 측이 중재를 신청하더라도 신 회장과 ‘물밑 협상’은 이어 갈 것으로 보인다. 일각에서는 FI 측에서도 IPO가 미뤄지면 투자금 회수가 힘들어지는 만큼 ‘극적 타결’이 가능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신 회장 역시 전날 “중재 신청이 철회되지 않더라도 별도 협상의 문은 열려 있고, 파국을 막기 위한 협상은 마땅히 계속돼야 한다”고 말했다. 신 회장은 지난해 10월 풋옵션을 행사한 FI들과 협상을 벌였다. 갈등은 풋옵션 행사 가격을 미리 정하지 않은 데서 출발했다. 신 회장은 2012년 우호적 지분 확보를 위해 어피너티에쿼티파트너스, IMM PE, 베어링 PEA, 싱가포르투자청 등 FI들의 투자를 유치했다. FI들은 약 1조 2000억원(지분 24%)을 투자하면서 3년 뒤 IPO를 하지 않으면 풋옵션을 행사할 수 있다는 계약을 맺었다. 이후 FI들은 IPO가 약속대로 이행되지 않아 손실이 발생했다며 주당 40만 9000원의 풋옵션 행사를 요구했지만, 신 회장 측은 20만원대 수준이 합리적이라고 맞서고 있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인사] 강원도개발공사

    ■ 단장급 보직 임명 △ 건설사업단장 이창대 ■ 차장급 전보·승진·보직 임명 △ 공공사업팀 강원도농업기술원 건설사업소장 기백석 △ 주택사업팀장 김경운△ 사업개발팀장 박영규 △ 올림픽시설팀 과장 박유성 △ 공공사업팀장·삼척복합체육공원 건설사업소장 겸임 신상철 △ 재무관리팀 과장 안영순 △ 올림픽시설 팀장 이용배 △ 알펜시아 에너지환경팀장 이철재 ■ 과장급 전보·승진 △ 기획혁신팀 혁신파트 김용태 △ 미래전략팀 감사 파트장 김준희 △ 인사총무팀 대외협력파트 박현수 △ 올림픽시설팀 강릉올림픽경기장 운영사업소 서창석 △ 사업개발팀 송호석 △ 올림픽시설팀 강릉올림픽 경기장운영사업소 원인식 △ 주택사업팀 이규남 △ 주택사업팀 홍천행복주택 건설사업소장 이종혁 △ 사업지원팀 옥계보상사업소장 전영호 △ 주택사업팀 홍천행복주택 건설사업소 정동환 △ 인사총무팀 조소영 △ 재무관리팀 계약파트 추병렬 △ 사업개발팀 함욱 ■ 대리급 전보·승진 △ 사업개발팀 옥계첨단소재융합산업지구 건설사업소 이근수 △ 재무관리팀 임병욱 △ 사업개발팀 최백규 ■ 주임급 전보 △ 공공사업팀 김수진 △ 공공사업팀 김웅기 △ 공공사업팀 박경준 △ 미래전략팀 박준철 △ 미래전략팀 감사파트 변혜연 △ 재무관리팀 안정은
  • 원인 모를 가려움증·두드러기…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원인 모를 가려움증·두드러기… 스트레스 때문입니다

    가려운 곳 긁으면 부풀어 오르는 증상 음식 등 원인일 경우 2~3주 내 사라져만성은 6주 이상 지속… 10년 넘기기도 만성환자 삶의 질 심근경색 환자 수준 한의학에선 한약·침·부황치료 병행 식품첨가물 3주 이상 줄이기 ‘효과’이정현(39)씨는 하루에 한 알씩 항히스타민제를 먹지 않으면 온몸이 가려운 만성 두드러기를 8년째 앓고 있다. 잦은 야근과 격무, 상사의 부당한 업무 지시가 계속되던 8년 전 어느 날 미칠 듯한 가려움이 시작됐다. 초반에는 3~4일 간격으로 허벅지만 가렵던 게 두 주 만에 온몸으로 번졌다. 딱히 두드러기가 나는 것은 아닌데, 가려운 곳을 긁으면 금세 부풀어 올랐다. 잠을 설치기 일쑤고 일에 집중하기도 어려웠다. 휴가나 출장 때는 항히스타민제부터 챙기는 게 일상이 됐다. 이씨는 “평생 가려움증을 안고 살아야 하는 것은 아닌지 걱정된다”고 털어놨다. 직장인 성연천(44)씨도 갑자기 나타난 두드러기로 석 달여째 고생하고 있다. 성씨는 “이전엔 한 번도 두드러기 증상이 나타난 적이 없었다”며 “그런데 최근 일주일 간격으로 온몸에 두드러기가 나고 가렵다”고 말했다. 피부과 진료도 받았지만 명확한 원인을 찾지 못했다. 그는 “피검사를 했지만 음식과는 상관이 없다는 결과가 나왔다”며 “병원에서는 나이가 들면서 체질에 변화가 생길 수 있다는 말만 들었다”고 말했다. 두 사람의 원인 모를 가려움증의 정체는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다. 일부 환자에서는 ‘피부 묘기증’(피부를 긁으면 긁은 모양 그대로 부풀어 오르는 증상)을 동반한 가려움증만 나타나고, 또 일부는 처음부터 팽진(피부가 부풀어 오름)이 나타나기도 하는데 둘 다 만성 두드러기로 분류한다. 음식 등이 원인인 급성 두드러기는 2~3주 내에 저절로 사라지지만 만성 두드러기는 6주 이상 지속된다. 1년 내 완치 비율은 약 50%, 3년 내 완치율은 65%, 5년 내 완치율은 85%다. 10% 미만의 환자는 증상이 사라지기까지 10년 이상 걸린다. 즉 한 번 생기면 1년 이상 오래 앓을 수 있다는 얘기다. 10명 중 7명은 검사를 해도 원인을 찾지 못한다. 원인을 알 수 있다면 그 원인을 찾아 제거하면 되지만,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는 아무리 노력해도 원인을 알 수 없으니 환자 대부분이 막막함과 불안 속에 고통을 겪는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에게서 우울감이나 불안, 대인 기피 등이 생길 확률이 건강한 사람보다 2~3배 높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삶의 질이 급성 심근경색으로 관상동맥우회술을 받은 환자 수준으로 나쁘다는 비교 논문도 있다. 앓아누울 정도로 심각한 질병은 아니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 하지만 원인은 몰라도 증상을 악화시키는 요인은 있다. 회사와 집 등 곳곳에 도사린 스트레스다. 이재현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알레르기내과 교수는 17일 “항히스타민제로 잘 조절되던 두드러기가 갑자기 심해진다면 그건 약이 아니라 스트레스가 문제”라며 “스트레스가 두드러기를 매우 악화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괜찮았던 환자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은 시기에 또다시 병원을 찾는 일이 잦다고 한다. 반대로 꾸준히 약을 먹고 스트레스를 줄이면 호전된다. 비염이나 천식, 아토피 등 알레르기 질환이 있는 사람 중에서도 만성 두드러기 환자가 꽤 있다. 신민경 경희의료원 피부과 교수는 “알레르기 비염이나 두드러기도 면역 반응이 촉발돼 나타나는 질환”이라며 “두드러기 환자 중 아토피나 비염 등을 동반한 환자도 있다. 하지만 그렇지 않은 환자도 있어 연관 관계를 명확히 설명하진 못한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두드러기가 신체 내외부의 복합적인 불균형 때문에 발생한다고 본다. 이형철 자생한방병원장은 “동의보감에선 위와 장 등 장기의 부조화와 체질에 맞지 않는 식습관, 체질적인 문제, 기혈 순환의 저하 등이 독소와 노폐물을 만들어 내 두드러기가 생긴다고 보고 있다”고 소개했다. 원인이 명확지 않으니 만성 두드러기 치료는 대개 근본 원인 제거보다 가려움증을 완화하는 데 집중해 이뤄진다. 치료약으로 항히스타민제, 부신피질호르몬제 등이 있으며 항히스타민제가 가장 많이 쓰인다. 이 교수는 “만성 두드러기 환자의 3분의1은 1년 이상 증상이 지속되니 1년은 항히스타민제를 먹어야 하고 그다음 1년 내에 스트레스 등 악화 요인이 줄면 의사의 진단에 따라 약을 줄일 수 있다”고 말했다. 항히스타민제의 부작용은 ‘졸음’이지만 건강을 저해할 만한 특별한 부작용은 없어 장기간 복용이 가능하다. 최근에는 ‘면역글로불린 E’(IgE) 수치를 낮추는 치료 성분 ‘오말리주맙’이 만성 두드러기에 효과가 있다는 연구가 있어 국내에서도 사용하고 있다. 한 달에 한 번 주사를 맞으면 극적인 효과를 볼 수 있으나 약을 끊고 나서 점점 증상이 재발해 치료 시작 시점과 비슷한 상태가 된다는 연구도 있어 조심스럽게 시도되고 있다. 이 약에는 건강보험이 적용되지 않는다. 만성 특발성 두드러기 환자 중에선 병원을 몇 번 다니다 포기하고 약국에서 항히스타민제를 사다 먹으며 자가 치료를 하는 사례가 많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의사와 꾸준히 상담하며 병의 중증도에 따라 약을 늘리거나 서서히 줄여 가는 것이 좋다고 말한다. 증상이 없어졌다고 스스로 약을 끊으면 며칠 내에 재발할 수 있다. 게다가 만성 두드러기 환자 가운데 류머티즘이나 갑상선 질환이 있는 사례도 있어 한 번쯤 병원에 들러 피검사를 받는 편이 낫다.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돼 두드러기가 더 날 수 있으므로 안 마시는 게 좋고, 꼭 마셔야 한다면 그전에 항히스타민제를 복용해야 한다. 진통소염제 등은 두드러기를 악화시킬 수 있어 피하는 게 좋다. 한의학에선 한약 치료와 침 치료, 부항 치료를 병행한다. 두드러기 증상 발현 빈도와 강도를 개선하고, 면역계를 강화해 치료 종료 후 재발할 가능성을 낮추는 게 목표다. 특히 침 치료는 두드러기 증상 개선에 효과적이다. 강민서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안이비인후피부과 교수는 “주 1~2회 침 치료를 하거나 침과 항히스타민제를 병행해 치료하면 항히스타민제만 단독으로 사용한 것보다 증상 개선 정도가 우수하다는 다수의 임상 연구가 있다”고 말했다. 만성 두드러기 환자 대다수가 피해야 할 음식이 무엇인지 궁금해하지만, 식품 때문에 만성 두드러기가 발생할 가능성은 적다. 따라서 지나친 음식 제한은 스트레스만 가중시킬 수 있어 추천하지 않는다. 다만 강 교수는 “색소, 방부제, 항료 등 식품첨가물에 의한 과민 반응 가능성이 보고된 바 있어 3주 이상 이런 식품첨가물을 줄이는 식이요법을 3주 이상 해 두드러기가 줄어들면 식이 조절을 유지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족삼리, 혈해, 삼음교 등의 혈 자리를 지압하면 가려움증을 포함한 과민성 질환이 완화되고 면역력 향상에 도움이 된다. 이현정 기자 hjlee@seoul.co.kr
  • 트럼프, ‘비상사태 저지안’ 취임 첫 거부권… 美 하원은 26일 거부권 무효화 표결 ‘맞불’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5일(현지시간) 미 의회 상하원을 통과한 ‘대통령 국가비상사태 선포 저지 결의안’에 대해 거부권을 행사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한 것은 취임 이후 처음이다. 하지만 민주당이 장악한 하원은 오는 26일 트럼프 대통령에 맞서 거부권 무효화를 위한 표결에 나설 예정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백악관에서 전날 상원을 통과한 결의안에 거부권을 행사하는 서명을 했다고 CNN 등이 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의회는 결의안을 의결할 자유가 있고, 나는 그것을 거부할 의무가 있다”면서 “위험하고 신중하지 못한 의회 결의안이 통과되면 미국인들은 위기에 처하게 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트럼프 대통령이 거부권을 행사하면서 결의안은 다시 의회로 되돌려졌다. 낸시 펠로시 하원의장은 성명에서 “하원은 다시 한 번 대통령의 국가비상사태로부터 헌법과 민주주의를 지키기 위해 거부권을 무효로 하는 투표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거부권 무효화 의결은 상하원 모두 3분의2 찬성을 얻어야 해 현실적으로 어렵다. 상원 67명과 하원 290명이 찬성해야 재의결이 가능한데 앞선 표결에서 찬성한 의원은 상원 59명, 하원 245명으로 재의결이 되려면 공화당 상원 8명과 하원 45명 찬성표가 더 필요하다. 워싱턴의 한 소식통은 “민주당이 어렵지만 재의결 표결에 나서는 것은 트럼프 대통령의 도덕성에 타결을 주려는 것”이라고 해석했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폭탄 사이클론’의 물폭탄 위력이 이정도 일줄이야

    ‘폭탄 사이클론’의 물폭탄 위력이 이정도 일줄이야

    미국 중서부인 캔자스 등 6개 주에 겨울철 이상기온 현상인 ‘폭탄 사이클론’이 강타하면서 인명·재산 피해가 속출하고 있다고 CNN 등이 16일(현지시간) 전했다. 폭우를 동반한 강풍이 불고 눈이 빠른 속도로 녹으면서 지역 주민 1명이 사망했고 2명이 실종되는 등 인명피해가 잇따르고 있다. 또 하천 주변 집들과 주요 도로가 물에 잠기는 등 피해가 확산되고 있다. 네브래스카부터 사우스다코타, 아이오와, 캔자스, 위스콘신, 미네소타, 일리노이까지 폭넓은 지역이 폭탄 사이클론의 영향을 받고 있다. 미 국립기상청(NWS)은 “미네소타·위스콘신 남부, 네브래스카 동부, 사우스다코타 남동부, 아이오와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밝혔다. CNN은 사이클론의 영향을 받는 주민들이 7400만명에 달한다고 전했다. 피해 지역에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미시시피강을 비롯해 일부 하천 수위는 기록적인 수준으로 올라갔고, 하천이 범람한 지역에 대해서는 강제대피령이 내려졌다. 미주리강이 지나는 아이오와 남부 밀스 카운티는 주민들에게 이날 오후까지 대피할 것을 지시했다. 네브래스카도 플래트강을 끼고 있는 프레몬트시 주민들에 대해 대피령을 내렸다. 중서부 지역을 남북으로 가르는 29번 고속도로 일부 구간도 통제됐다. 교량 곳곳이 끊기면서 사실상 교통이 마비된 상태다. 가장 피해가 큰 지역은 네브래스카다. USA투데이는 “네브래스카는 50여년 만에 최악의 홍수를 겪고 있다”고 전했다. 네브래스카 피트 리케츠 주지사는 트위터에 “네브래스카가 기록적인 홍수 피해를 보고 있고 거의 모든 지역의 기상 상황이 극심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워싱턴 한준규 특파원 hihi@seoul.co.kr
  • 눈물 쏟은 윤지오와 ‘김학의 피해자’…“용서하면 안됩니다”

    눈물 쏟은 윤지오와 ‘김학의 피해자’…“용서하면 안됩니다”

    “단순자살 아냐” “용서하면 안돼”여성단체들 “검찰과거사위 연장해야”고(故) 장자연씨의 동료배우 윤지오씨와 ‘김학의 성 접대 의혹’ 피해자가 대중 앞에 나섰다. 한때 세상을 떠들썩하게 만들었던 사건이 권력이나 다른 이슈에 묻혔던 과거를 떠올리며 명확한 진상규명과 가해자 처벌 없이 또다시 이 사건들이 묻혀서는 안 된다고 한목소리를 냈다. 15일 오전 한국여성의전화, 성매매문제해결을위한전국연대 등 여성단체 주최로 서울 세종문화회관 앞에서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등에 의한 성폭력 사건 및 고 장자연 씨 사건 진상 규명 촉구’ 기자회견이 열렸다. 윤씨는 이 자리에 참석해 “(장자연 사건은) 단순 자살이 아니라고 보고 수사에 들어가면 공소시효가 25년으로 늘어난다. 범죄 종류에 따라 공소시효가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10년에서 25년이다. 공소시효가 지나면 벌 줄 수 없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슈가 이슈를 덮는 불상사가 되풀이되지 않길 소망한다”며 의혹을 철저히 규명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2009년 3월 배우 장씨는 기업인과 유력 언론사 관계자, 연예기획사 관계자 등에게 성 접대를 했다고 폭로한 문건을 남기고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당시 경찰은 성 상납 의혹 관련 연루자를 모두 기소 의견으로 검찰에 넘겼지만, 검찰은 이들은 무혐의 처분하고 소속사 대표였던 김모씨와 전 매니저 유모씨만 ‘폭행죄’와 ‘명예훼손’ 등으로 기소하면서 논란이 일었다.이날 기자회견에는 ‘김학의 전 법무부 차관 성접대 의혹’ 사건 피해자 A씨도 참석했다. 김 전 차관으로 지목된 남성이 등장하는 동영상 속 여성이 자신이라고 한 A씨는 “지금도 많이 힘들고 떨린다”며 “그들의 협박과 권력이 너무 무서워 몇번의 죽음을 택했다가 살아났다. 단지 동영상뿐만이 아니다. 그들을 용서해서는 안 된다”며 그동안 당한 고통을 드러냈다. A씨는 “살려달라”고도 했다. 김 전 차관은 지난 2013년 건설업자 윤중천씨로부터 강원도 원주의 한 별장에서 성 접대를 받았다는 의혹으로 수사를 받았다. 당시 김 전 차관으로 지목된 남성이 등장하는 성관계 추정 동영상이 발견됐지만 검찰은 증거 불충분으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2014년 A씨가 김 전 차관을 성폭력 혐의로 고소해 재수사가 이뤄졌지만, 검찰은 다시 김 전 차관을 무혐의 처분했다. 여성단체들은 “검찰 개혁을 이루겠다는 검찰 과거사위원회의 발족 취지에 따라 본조사가 진행된 지 1년이 다 돼가는 지금, 여전히 진상 규명이 제대로 되지 않고 있다는 사실에 심각한 유감을 표한다”고 말했다. 이어 “철저한 진상 규명이 없다면 이 같은 여성폭력 사건에 대한 부정의한 권력행사는 앞으로도 계속 반복될 수밖에 없다”며 조사 기한 연장과 진상 규명, 피해자들에 대한 2차 피해 방지와 신변 보호 등을 촉구했다. 법무부 산하 검찰과거사위원회는 활동기간 재연장 없이 이달 말 활동을 종료한다. 이에 따라 31일 전에 장자연·김학의 사건 등에 대한 조사 결과가 발표될 예정이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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