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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성난 시위대 방화·약탈… LA 베벌리힐스 쇼핑거리 ‘불바다’

    성난 시위대 방화·약탈… LA 베벌리힐스 쇼핑거리 ‘불바다’

    백악관 한때 봉쇄… 경찰, 1669명 체포 美 국방부 “4시간 내 군 투입 준비 완료” 당국, 가해 경찰 ‘3급 살인’ 혐의로 기소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가 경찰의 강압적 체포 과정에서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닷새째 확산되면서 미국은 말 그대로 대혼란의 상태로 빠져들고 있다. 특히 코로나19 대유행으로 10만명의 사망자가 발생한 가운데 대규모 인종차별 시위까지 벌어지자 “미국에 두 개의 위기(코로나19와 시위 사태)가 겹쳤다”는 말이 나왔다. 28년 전 폭동을 연상시킬 만큼 시위가 격화된 LA 카운티에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고, 25개 도시에서 야간통행금지 명령이 발령되는 등 미국 전역은 31일(현지시간) 새벽까지 폭력시위로 몸살을 앓았다. 사태가 더욱 확산될 것으로 우려되는 이유는 트럼프 행정부의 강경 대응 엄포 때문이다. 미 연방수사국(FBI)은 앞서 29일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국토안보부의 보안 요원 1명이 총에 맞아 숨지는 등 3명이 사망해 이를 ‘국내 테러’로 규정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연방군대 투입을 경고한 가운데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미네소타주지사의 요청이 있으면 4시간 내에 군대를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특히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시작될 때 총격이 시작된다”는 트윗은 시위대를 더욱 자극했다. 분노한 시위대는 백악관으로 몰려들어 비밀경호국과 대치를 벌였고, 안전을 우려한 백악관은 한때 봉쇄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그가 올린 ‘총격’ 발언은 1967년 흑인 시위에 대한 폭력적 보복을 공언한 월터 헤들리 당시 마이애미 경찰서장이 만든 문구다. 미 사회에 인종차별이 횡행했을 때 발언이 50여년 만에 대통령의 입을 통해 다시 나오자 시위대는 경악하지 않을 수 없었다. 트위터는 이를 폭력 미화 행위로 규정하고 ‘보기’를 클릭해야 원문을 볼 수 있도록 제한해 다시 한번 트럼프의 트윗을 차단했다. 낮 동안 평화롭게 진행되던 시위는 늦은 밤부터 과격 유혈시위로 변질됐고, 약탈 행위도 극심했다.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공권력의 상징인 경찰서가 시위대의 공격에 불타기도 했으며, 일부 도시 유명 빌딩은 외벽이 플로이드의 마지막 절규인 ‘숨쉴 수 없다’는 구호로 뒤덮이는 등 반달리즘(공공기물 파손행위) 피해를 입기도 했다.AP통신은 이번 시위 사태가 60명 이상이 사망하고 2000명 이상이 부상당했던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을 떠올리게 한다고 전했다. 특히 이날까지 경찰에 체포된 1669명의 시위 참가자 가운데 3분의1이 LA에서 나왔다는 점은 미국 흑인사회의 여론이 심상치 않음을 시사했다. CBS방송 등에 따르면 LA 베벌리힐스 유명 쇼핑거리는 시위대의 방화와 약탈로 불바다로 변하는 등 무법천지나 마찬가지였다. 구찌, 루이비통 등 유명 브랜드 상점이 털리고, 백화점 등에서도 무단 침입 흔적이 나오는 등 약탈범들이 활개를 쳤다. LA뿐 아니라 시애틀, 필라델피아 등에서도 약탈이 벌어지면서 대형마트 체인인 타깃은 미 전역 175개 매장을 잠정 폐쇄하기로 했다. 한편에서는 이 같은 약탈 행위가 “플로이드의 죽음을 규탄하는 시위의 의미를 퇴색시킨다”며 평화적 시위를 호소하기도 했다. 가해 경찰관 데릭 쇼빈이 3급 살인 혐의로 기소된 것도 민심을 험악하게 만들었다. 시위대와 유족은 1급 살인 혐의 적용과 함께 당시 사건 현장에 있던 경찰관 3명도 처벌을 받아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피해가 저소득층 유색인종에 집중되며 트럼프 행정부의 전염병 대응에 대한 비판 여론이 확산된 가운데 또다시 인종 논란이 뜨거운 이슈로 떠오르며 11월 대선에 미칠 영향에도 관심이 쏠린다. 가디언은 미 민주당 측 관계자의 말을 인용해 “트럼프의 트윗 발언은 분노 여론을 잠재우기 위한 것이 아니라 자신의 지지층을 선동하고 결집시키려는 의도가 있다”는 분석을 내놨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美 시위 격화…LA폭동 재현 조짐

    美 시위 격화…LA폭동 재현 조짐

    트럼프,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대응 방침미국에서 흑인 남성이 경찰의 강압적 체포 행위로 숨진 것에 항의하는 시위가 갈수록 확산되고 있다. 백악관이 강경 대응 방침을 밝히며 시위대와 대치하고 나서 미국에서 최악의 인종 폭동으로 꼽히는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이 재현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도 커지고 있다. CNN 등에 따르면 30일(현지시간) 흑인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를 비롯해 최소 30개 도시에서 경찰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졌다. LA·덴버·포틀랜드·오리건·신시내티 등 25개 도시에서 통행금지 명령이 발령됐고, 시위가 격화된 LA 카운티에 대해서는 비상사태가 선포됐다. 치안 유지를 위해 주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한 지역도 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주 등 10곳으로 늘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도 지난 25일 사망한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체포됐던 자리에 모인 사람들이 헌화하고 길바닥에 추모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이어 갔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 비밀경호국(SS)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사무실 창문을 부쉈고, 로널드 레이건 연방 빌딩과 국제무역센터 건물이 공격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는 전했다. 백악관은 한때 시위대의 습격을 우려해 출입을 전면 통제하는 봉쇄령을 내리기도 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연방군대 투입 등 강경 대응 방침을 밝혔다. 그는 이날 오후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열린 첫 민간 유인우주선 발사 축하 연설에서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는다.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국방부가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800명을 투입할 준비를 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는 보도가 나온 가운데 뉴욕타임스는 트럼프의 발언이 상황을 더 악화시킬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이기철 선임기자 chuli@seoul.co.kr
  • ‘흑인 사망 시위’ 미국 전역 확산…최소 3명 사망·1400명 체포

    ‘흑인 사망 시위’ 미국 전역 확산…최소 3명 사망·1400명 체포

    워싱턴·뉴욕·LA 등 30개 도시서 격돌25곳 통행금지령…군 투입 13곳 승인 대형마트 ‘타깃’ 9개 주서 점포 문닫아흑인 남성이 미국 경찰관의 강압적인 체포 과정에서 목숨을 잃은 뒤 이에 항의하는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되고 있다. 시위는 갈수록 격렬해져 총격으로 인해 최소 3명이 숨지고 경찰차와 연방건물이 공격을 받는 등 험악해지는 분위기다. 명품 매장 등을 겨냥한 약탈과 방화도 잇따르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시위대를 “폭도”로 규정하고 군대를 이용한 강경 대응 방침을 천명하면서 사흘간 1300명 이상이 체포됐다. 미 언론에 따르면 주말인 30일(현지시간)에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 사망 사건이 발생한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는 물론 미 전역에서 경찰의 폭력을 규탄하는 시위가 벌어지며 닷새째 전국적으로 항의 집회가 열렸다. 최소 30개 도시에서 시위가 일어난 가운데 16개 주의 25개 도시에 통행금지 조치가 내려졌고, 12개 주와 워싱턴DC에 주 방위군 투입이 승인됐다고 CNN이 전했다. 지난 25일 미니애폴리스에서는 백인 경찰이 특별한 저항이 없었던 플로이드의 목을 5분 이상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했다. AP통신은 28일부터 경찰에 체포된 인원이 1383명이라고 전했다. 행진 등으로 평화롭게 시작한 시위는 폭력을 자제해달라는 당국의 호소에도 시간이 흐르면서 곳곳에서 폭력과 방화, 약탈 등으로 얼룩졌다. 이날까지 총격으로 최소 3명이 숨졌다. 백악관이 있는 워싱턴DC에서는 시위대가 대통령 비밀경호국(SS) 차량 3대를 파손하고 차 위에 올라가 ‘흑인 생명은 중요하다’, ‘정의 없인 평화도 없다’ 같은 구호를 외쳤다. 일부 시위대는 상점과 사무실 창문을 부쉈고, 로널드 레이건 연방 빌딩과 국제무역센터 건물이 공격받기도 했다고 워싱턴포스트(WP)는 전했다. 뉴욕 타임스스퀘어에서는 경찰이 시위대를 해산하는 과정에서 충돌이 빚어졌다. 특히 경찰차가 시위대를 밀어붙이는 SNS 영상이 퍼지면서 논란이 됐다. 빌 더블라지오 뉴욕시장은 이 사안을 조사하겠다면서도 경찰을 비난하지 않겠다고 했다.뉴욕경찰(NYPD)은 전날 밤 경찰관 4명이 타 있던 경찰 승합차에 화염병을 투척한 사람을 포함해 화염병 사건에 연루된 시위 참가자들을 기소할 것이라고 밝혔다. 뉴욕에서 이날까지 최소 120명이 체포됐고, 파손된 경찰차는 15대를 넘어섰다. 텍사스주 오스틴에서는 시내 중심가 도로가 폐쇄된 상황에서 시위대가 주의회 의사당과 경찰서를 향해 행진했다. LA, 경찰 시위대에 고무탄 발사…경찰차에 방화 구찌·루이뷔통·매퀸 등 명품 매장 약탈·도난 로스앤젤레스(LA)에서도 평화로운 행진으로 시작한 시위가 경찰의 제지에 막히면서 충돌이 빚어져 경찰이 시위대에 곤봉을 휘두르고 고무탄을 발사했다. 이 과정에서 경찰차가 불길에 휩싸이기도 했다. 명품 매장들에 대한 약탈도 벌어졌다. 베벌리힐스의 쇼핑 거리인 ‘로데오 드라이브’에서는 명품 브랜드인 알렉산더 매퀸 매장의 유리문이 깨지고 핸드백 등의 물품이 도난당했다. 인근 구찌 매장 유리창도 깨졌고, 약탈을 시도하던 일당은 경찰이 나타나자 도주했다. 근처 쇼핑센터인 ‘그로브’ 내 노드스트롬 백화점과 애플 매장 등에서도 무단 침입 흔적이 나왔다. 개빈 뉴섬 캘리포니아 주지사는 이날 밤 LA 카운티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주 방위군을 LA에 배치해달라는 에릭 가세티 LA시장의 요청을 승인했다. 시카고 시내에서도 시위대와 경찰이 충돌한 뒤 망가진 경찰차 위에 시민들이 올라가 있는 동영상이 소셜미디어 등에 올라왔다. 시카고에서도 미시간 애비뉴의 나이키 매장이 초토화됐고, 메이시스 백화점에서도 핸드백 등이 도난당했다. 뉴욕 맨해튼의 아디다스 매장, 포틀랜드의 루이뷔통 매장도 약탈범들의 표적이 됐다고 현지 언론들은 보도했다.필라델피아에서는 시위대가 시 청사 앞에 있는 전 시장의 동상을 밧줄로 묶고 불을 붙이고, 경찰차를 비롯한 차량 여러 대도 불길에 휩싸였다. 시애틀에서는 경찰차에서 소총 2자루가 도난당했다가 현지 방송국 경호직원이 시위대로부터 되찾아오기도 했다.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플로이드가 체포됐던 자리에 사람들이 모여 헌화하고 길바닥에 추모 그림을 그리며 집회를 했다. 인디애나폴리스 도심에서는 이날 시위 과정에서 “여러 건의 총격”이 발생해 1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했다고 경찰이 밝혔다. 경찰은 시위와 연관성을 조사하고 있다.美 국토부 요원, 총격에 사망…FBI ‘국내 테러’ 규정 앞서 미 연방수사국(FBI)은 전날 밤 캘리포니아 오클랜드에서 시위를 지켜보던 국토안보부의 계약직 보안 요원 1명이 총에 맞아 숨졌다며 이를 ‘국내 테러 행위’로 규정했다. 또 다른 국토안보부 직원도 부상해 위중한 상태다. 디트로이트에서는 전날 밤 21세 남성이 신원 불명의 차에 탄 용의자가 쏜 총에 맞아 숨졌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서도 전날 밤 시위대가 던진 돌에 맞아 경찰관 5명이 부상하고 상점 10여개가 약탈당했다. 시위가 폭력 사태로 비화하는 양상이 이어지자 미네소타·조지아·오하이오·콜로라도·위스콘신·켄터키 등 9개 주와 수도 워싱턴DC는 치안 유지를 위해 주 방위군을 배치하거나 출동을 요청했다고 CNN은 전했다.미네소타주 공안국은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의 상황이 변화함에 따라 이날 밤부터 대응도 달라질 것이라며 주 방위군과 경찰의 지원의 받아 치안 인력을 3배로 늘렸다고 밝혔다. 또 미네소타주 교통국은 이날 오후 7시부터 미니애폴리스로 진입하는 주요 도로들을 폐쇄했다. 대형마트 타깃(Target)은 미네소타, 뉴욕, 캘리포니아 등 미국 전체의 9%에 달하는 13개 주의 175개 점포를 일시 폐쇄했다. 회사 측은 성명에서 조지 플로이드의 사망에 애도를 표하고 “앞으로도 우리 구성원의 안전을 유지하고, 지역 사회의 회복을 돕는 데 중점을 두겠다”고 밝혔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머리카락 비비며 “느낌 오냐”…추행 아니라던 판결 뒤집혔다

    머리카락 비비며 “느낌 오냐”…추행 아니라던 판결 뒤집혔다

    과장이 신입사원에게 성적인 농담 일삼아자신의 컴퓨터로 음란물 직접 보여주기도대법원 “도덕적 비난 넘어 추행 행위 평가” 위계질서가 엄격하지 않은 직장이라 하더라도 상사가 후배의 거부를 무시하고 성적 농담을 반복했다면 추행으로 봐야 한다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3부(주심 노태악 대법관)는 성폭력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업무상위력 등에 의한 추행)으로 기소된 A(40)씨에게 무죄를 선고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서부지법으로 돌려보냈다고 31일 밝혔다. 한 중소기업에 근무하는 과장 A씨는 신입사원 B(26)씨에게 평소 성적인 농담을 자주 했다. 심지어 자신의 컴퓨터로 음란물을 직접 보여주기도 했다. 2016년 10월부터 한 달여 동안은 사무실에서 B씨에게 “화장 마음에 들어요. 오늘 왜 이렇게 촉촉해요”라고 말하고, B씨의 머리카락 끝을 손가락으로 비비며 “여기를 만져도 느낌이 오냐”라고 묻기도 했다. B씨는 이에 대해 “하지 말아라”, “불쾌하다”고 말했지만, A씨의 행동은 달라지지 않았다. 오히려 B씨에게 퇴근 직전 업무 지시를 해 야근을 시키거나 다른 사람의 일을 떠넘기기도 했다.1·2심 재판부는 B씨가 A씨를 상대로 장난을 치기도 하는 등 직장 내 위계질서가 강하지 않다는 점, 사무실 구조가 개방형이라는 점 등을 들어 A씨의 행동이 ‘위력에 의한 추행’이라고 보기 어렵다고 판결했다. 하지만 3심 판단은 달랐다. 재판부는 “여기서 ‘위력’은 현실적으로 피해자의 자유의사가 제압될 것임을 필요로 하는 것은 아니고 추행은 선량한 성적 도덕 관념에 반하는 것”이라고 판단했다. 이어 “의사에 명백히 반한 성희롱적 언동을 한 것은 피해자의 성적 자유를 침해한 것이고 일반인 입장에서도 도덕적 비난을 넘어 추행 행위라고 평가할 만하다”라고 봤다. 최선을 기자 csunell@seoul.co.kr
  • 트럼프, ‘흑인사망’ 시위대에 “폭도, 용납 못해”…군 강경 진압 예고

    트럼프, ‘흑인사망’ 시위대에 “폭도, 용납 못해”…군 강경 진압 예고

    대선 겨냥 증거 없는 이념공세 비판도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0일(현지시간) 흑인 남성 조지 플로이드 사망에 항의하며 폭력을 행사한 시위대를 향해 “폭도”, “약탈자”라고 비난하며 용납하지 않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어 연방군대를 투입해 강경 대응하겠다고 경고했다. CNN 방송에 따르면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플로리다주 케네디우주센터에서 첫 민간 유인 우주선 발사를 축하하기 위한 연설에서 8분가량을 할애해 “정의와 평화와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며 플로이드 추모가 “폭도와 약탈자, 무정부주의자에 의해 먹칠을 당하고 있다”며 폭력시위를 문제 삼았다. 이어 “무고한 이들에게 테러를 가하는 안티파와 급진 좌파 집단이 폭력과 공공기물 파손을 주도하고 있다”면서 “정의는 성난 폭도의 손에 의해 결코 달성되지 않고, 나는 이를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지난 25일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백인 경찰이 플로이드의 목을 5분간 무릎으로 눌러 숨지게 한 사건이 발생한 이후 항의 시위가 미 전역으로 확산하며 일부에서 방화나 약탈 같은 폭력 사태로까지 번진 상황에서다.트럼프 대통령은 트윗에서는 전날 밤 미니애폴리스 시위에 대해 “폭도의 80%는 주 외부에서 왔다. 폭력을 선동하기 위해 주 경계선을 넘는 것은 연방 범죄”라고 비판했다. 민주당을 겨냥해 “자유주의 주지사와 시장은 훨씬 더 강경해져야 한다”고 촉구했다. 또 “그렇지 않을 경우 연방정부가 개입해 해야 할 일을 할 것”이라면서 “이는 우리 군대의 무한한 힘을 활용하는 것과 대규모 체포를 포함한다”고 연방군대 투입을 경고했다. 美국방 “요청시 4시간 내 군대 투입”美법무 “극좌파에 의한 계획적 폭력” 국방부도 성명을 내고 미네소타 주지사의 요청이 있으면 4시간 내에 군대를 투입할 준비가 돼 있다고 밝혔다. 앞서 AP통신은 국방부가 미니애폴리스에 헌병부대 800명을 투입할 준비를 하라고 육군에 지시했다고 보도했다.군 파견은 1807년 발효된 연방 법률인 폭동 진압법(Insurrection Act)에 근거했으며, 미국 대통령이 폭동이나 반란을 진압하기 위해 군부대를 파견할 수 있도록 한 이 법은 1992년 로스앤젤레스(LA) 폭동 때 마지막으로 사용됐다고 AP는 전했다. 법무부도 극우 파시스트에 반대하는 극좌파를 가리키는 용어인 ‘안티파’를 거론하며 엄단 방침을 밝혔다. 법무부도 가세했다. 윌리엄 바 장관은 성명을 내고 “많은 장소에서 폭력은 ‘안티파’ 같은 전략을 사용하는 무정부주의 집단과 좌파 극단주의 집단에 의해 계획되고 조직되고 추진되는 것처럼 보인다”고 말했다. 또 “이들의 다수는 폭력을 부추기기 위해 그 주(미네소타주) 외부에서 온 사람들”이라고 트럼프 대통령과 같은 주장을 한 뒤 이들이 처벌받을 수 있다고 경고했다.CNN “트럼프, 증거도 없이 극좌파 운운”“시장들, 美 분열 심화시키는 트럼프 비판”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의 강경 발언은 흑인을 중심으로 분노한 시위대를 자극하고, 군을 통한 강경 진압이 불상사를 초래할 수 있다는 우려도 낳는다. 뚜렷한 물증도 없이 ‘급진 좌파’를 운운한 것은 11월 대선을 앞둔 이념 공세라는 지적을 받을 수 있다. CNN은 “트럼프 대통령이 아무런 증거 없이 전국의 시위대를 안티파와 급진 좌파라고 꾸짖었다”고 말했고, 정치전문매체 폴리티코는 각 주의 시장들은 트럼프 대통령이 미국의 분열을 심화한다며 리더십을 강하게 비판해 왔다고 전했다. 뉴욕타임스는 대통령의 발언이 미 전역과 백악관 앞에서까지 벌어진 긴장된 상황을 악화시킬 위험이 있다고 우려했다.강주리 기자 jurik@seoul.co.kr
  • 흑인 살해 항의시위 생중계 흑인 기자도, 끔찍한 백인 경관도 체포

    흑인 살해 항의시위 생중계 흑인 기자도, 끔찍한 백인 경관도 체포

    비무장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경찰에 체포되는 과정에 백인 경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사망한 사건에 항의하기 위해 사흘째 야간 시위가 이어진 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시위 상황을 생중계하던 CNN 기자가 체포됐다가 풀려난 일이 분노에 기름을 붓고 있다. 29일(이하 현지시간) 새벽 5시쯤 현장에서 앵커와 문답을 주고받던 오마르 히메네즈 기자를 경찰이 체포했다. 뜻밖에 체포를 당한 히메네즈 기자는 “내가 왜 체포되는 거냐”고 계속 물었지만 경관은 말 없이 수갑을 꺼내 그의 두 손을 뒤에서 채웠다. 히메네즈 기자는 흥분하지 않고 침착하게 응하며 체포 과정까지도 차분히 중계하는 기자 정신을 발휘했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약탈이 일어나면 발포해도 좋다”는 취지의 글을 트위터에 올린 직후라 시 전역에 긴장감이 팽배했던 상황이었다. 경찰은 히메네즈 기자를 어디론가 연행해 간 뒤 현장에 있던 촬영기자 및 스태프까지 차례로 체포했고, 이 모든 과정은 CNN을 통해 생생하게 중계됐다. 카메라 기자가 체포에 응하기 위해 카메라를 아스팔트 위에 내려놓은 상태에서도 중계는 계속되고 있었다. 이 영상을 소셜미디어에서 접한 미국 국민들은 경찰이 플로이드를 살해한 동료 경관은 놔두고 무고한 흑인 기자를 대신 체포했다며 격앙된 반응을 보였다. 히메네즈 기자 역시 흑인이다. 다행히 그를 비롯해 체포됐던 CNN 스태프 모두 몇 시간 뒤 풀려났다. CNN은 언론 자유를 보장하는 수정헌법 1조를 위반한 것이라고 항의했고, 팀 월츠 미네소타주 지사는 이번 사건에 대해 이날 아침 즉각 사과했다.한편 플로이드를 무릎으로 찍어 눌러 사망에 이르게 한 경관 데릭 쇼빈(44)은 29일 체포돼 살인 및 우발적 살인 혐의로 기소됐다. 미네소타주 사법당국은 앞서 문제 경관들을 기소하겠다는 입장을 뒤늦게 밝혔다. 쇼빈은 지난 25일 위조수표 관련 혐의로 플로이드를 체포하는 과정에 지나치게 강압적인 방식을 돌원했다. 그가 무릎으로 누른 시간은 당초 알려진 5분보다 훨씬 긴 무려 8분 26초에 이르는 것으로 알려져 충격을 더한다. 쇼빈은 또 미니애폴리스경찰 내사과에 18건의 민원이 제기된 전력이 있었던 것으로 드러났다. 다만 구체적인 민원 내용은 공개되지 않았다. 연루된 경찰관 넷은 모두 파면된 상태다. 키스 엘리슨 미네소타주 검찰총장은 “인정받을 수 있는 유죄 판결을 확실히 받아내기를 원하고 불행히도 여기에 우리들이 원하는 것보다 더 많은 시간이 걸리고 있다”고 말했다. 지역 경찰·검찰은 물론 연방검찰과 연방수사국(FBI)까지 수사에 착수했지만 연루된 경찰관들에 대한 혐의는 아직까지 공식적으로 발표된 것이 없다. 한편 미니애폴리스에서는 현지 경찰서까지 불에 타면서 항의 시위가 격화하고 있다. 시위대의 방화와 투석 행위가 이어지는 등 시가전을 방불케 했다. 경찰 당국은 전날 직원을 보호하기 위해 시위 현장 인근 경찰서에 대피 명령을 내렸고, 시위대는 텅 빈 경찰서에 난입해 불을 지른 뒤 환호했다. 제이컵 프라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이날 오전 기자회견에서 “고통과 분노를 이해하지만, 약탈은 용납할 수 없다”고 말했다. 폭동 사태는 미시시피강 건너 미니애폴리스를 마주 바라보는 ‘쌍둥이 도시’(트윈시티) 세인트폴로도 번졌다. 200여개 상점이 약탈당했고, 화재 수십건이 발생했다. 미네소타주는 전날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미니애폴리스와 세인트폴에 주 방위군 500여명을 투입했다. 시위는 10여개 도시로 번지면서 긴장감이 갈수록 높아지고 있다. 뉴욕주 뉴욕, 캘리포니아주 로스앤젤레스(LA), 애리조나주 피닉스, 콜로라도주 덴버, 켄터키주 루이빌, 테네시주 멤피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오리건주 포틀랜드, 플로리다주 올랜도로 확산했다. 뉴욕에서는 경찰관 두 명이 뇌진탕을 입었고, 경찰은 폭행 혐의로 최소 72명을 체포했다. 켄터키주 루이빌에서는 총격 사건까지 발생해 7명이 다쳤다. 경찰 당국은 시위 현장에서 경찰관이 총을 발사하지 않았고, 시위대가 총격 사건을 일으켰다고 전했다. 뉴멕시코주 앨버커키 시위에서도 총격 사건이 발생해 4명이 체포됐다. 콜로라도주 덴버에서는 주의회 의사당을 향해 시위대가 총을 쏘는 상황이 빚어졌으나 다행히 다친 사람은 없었다. 오하이오주 콜럼버스에 모인 수백명은 주의회 의사당을 훼손했고, 상점과 주택가 창문을 부수며 폭력 시위를 벌였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흑인 죽자 트윈시티 유혈폭동, 현장은 참혹했다

    흑인 죽자 트윈시티 유혈폭동, 현장은 참혹했다

    백인경찰 무릎에 눌려 40대흑인 사망에미네소타주 트윈시티서 폭력 유혈시위경찰서 불타고 마트 약탈로 20여개 폐쇄도심 전당포서 1명 총에 맞아 사망해건물·차량 불타자 대중교통 전면 중단미네소타주지사, 주방위군 소집 요청트럼프 동영상보고 분노, 신속수사 지시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숨진 사건으로 해당 지역의 시위가 방화와 약탈 등으로 격화됐다. 주지사는 주방위군 소집을 명령하고 트윈시티(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와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28일(현지시간) 이틀째 이어진 시위에서 시위대는 경찰을 향해 돌을 던졌고, 경찰은 최루탄·고무탄으로 대응했다. 일부 시위자들이 미니애폴리스 경찰서에 난입하면서 불이 나 화재경보기와 스프링클러가 작동했다. 대형마트인 타깃(Target) 등 상점 유리창을 깨부수고 난입해 물건을 약탈했고 20여개 타깃 지점은 일시 폐쇄됐다. 도심 전당포에서는 1명이 총에 맞아 사망하는 사건도 발생했다.방화도 30여건이나 발생하면서 곳곳에서 불길이 솟아올랐다. 6층짜리 건물 공사 현장은 밤사이 잿더미로 변했고, 주택가와 상점, 차량도 불길에 휩싸였다. 이날 대중교통 운행은 전면 중단됐다. 월즈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일부가 방화, 폭동, 약탈, 사유 재산 훼손 등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런 폭력 행위는 합법적인 시위대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시위대 측 모두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반면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폭력 시위는 400년 동안 지속된 불평등에 대한 흑인 사회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밤의 사건은 너무나 많이 쌓인 분노와 슬픔의 결과”라고 했다. 특히 지난 2월 단지 조깅을 하던 중 도둑으로 오인 받아 백인 부자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25) 사건의 여파가 지속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파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플로이드는 사망 당시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길바닥에 엎드린 채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제압돼 있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한 행인이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경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한 행인의 동영상에서 플로이드는 자신을 제압한 경찰관의 무릎에 눌린 채 “숨을 쉴 수 없다, 제발, 제발”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해당 경찰관 4명을 즉각 파면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를 커지는 상황이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 사건에 대해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에 직접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튿날인 이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영상을 보고 매우 분노했다.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갑자기 그 영상을 봤는데 매우 분노했다. 그 장면은 매우 지독하고 끔찍하고 비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해당 사건이 재선 이슈로 떠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표를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흑인 죽음에 분노한 시민들…약탈·방화에 휩싸인 ‘트윈시티’

    흑인 죽음에 분노한 시민들…약탈·방화에 휩싸인 ‘트윈시티’

    백인경찰 무릎에 눌려 40대흑인 사망에평화시위 이어 일부 폭력시위도 곳곳에미네소타주지사, 주방위군 소집 요청미니애폴리스 시장 “400년 쌓인 분노”트럼프 동영상보고 분노, 신속수사 지시 조깅 중 백인에 총격 사망 흑인도 재조명미국 미네소타주 미니애폴리스에서 지난 25일(현지시간) 흑인 조지 플로이드(46)가 비무장 상태에서 백인 경찰의 무릎에 눌려 숨진 사건으로 해당 지역의 시위가 방화와 약탈 등으로 격화되고 있다. 주지사는 주방위군 소집을 요청하고 트윈시티(미니애폴리스·세인트폴)와 인근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워싱턴포스트(WP)는 팀 월즈 주지사가 평화시위를 지지한다고 말했지만 27일 밤부터 28일 아침까지 시위대가 각종 시설을 파괴하자 폭력행위에 대해서는 선을 그었다고 보도했다. 실제 일부 시위대는 건물에 불을 지르고 상점을 약탈했고, 이에 경찰은 최루탄과 고무탄을 발사하며 대응했다. 월즈 주지사는 이날 성명에서 “일부가 방화, 폭동, 약탈, 사유 재산 훼손 등 불법적이고 위험한 행위를 저질렀다”며 “이런 폭력 행위는 합법적인 시위대와 시민의 안전을 위협하고 있다”고 밝혔다. 경찰과 시위대 측 모두 부상자가 나온 것으로 전해졌다.플로이드의 사망 이튿날인 26일에는 대규모 평화 시위가 벌어졌고 27일에는 미니애폴리스 및 미 전역으로 시위가 확대됐다. 하지만 이날 밤부터 일부가 트윈시티에서 약탈 및 방화를 벌인 것이다. 레이크가에 막 신축한 쇼핑센터가 불에 탔고, 인근 신축 아파트의 저층들도 불길에 휩싸였다. 제이콥 프레이 미니애폴리스 시장은 “폭력 시위는 400년 동안 지속된 불평등에 대한 흑인 사회의 분노가 반영된 것”이라며 “지난밤의 사건은 너무나 많이 쌓인 분노와 슬픔의 결과”라고 했다. 특히 지난 2월 단지 조깅을 하던 중 도둑으로 오인 받아 백인 부자의 총격으로 숨진 흑인 청년 아머드 아버리(25) 사건의 여파가 지속되는 상태였기 때문에 파장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플로이드는 사망 당시 등 뒤로 수갑을 찬 채 길바닥에 엎드린 채로 백인 경찰관의 무릎에 목이 눌려 제압돼 있었다. 그는 병원으로 옮겨졌으나 사망했다. 한 행인이 이 장면을 담은 사진을 사회관계망서비스(SNS)에 올렸고, 경찰을 비난하는 목소리가 커졌다. 특히 한 행인의 동영상에서 플로이드는 자신을 제압한 경찰관의 무릎에 눌린 채 “숨을 쉴 수 없다, 제발, 제발”이라는 말을 반복했다. 미니애폴리스 경찰 당국은 해당 경찰관 4명을 즉각 파면하며 진화에 나섰지만 사태를 커지는 상황이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지난 27일 이 사건에 대해 연방수사국(FBI)과 법무부에 직접 조사를 지시했다고 밝혔다. 또 이튿날인 이날 케일리 매커내니 백악관 대변인은 언론 브리핑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동영상을 보고 매우 분노했다. 대통령은 전용기 에어포스원에서 갑자기 그 영상을 봤는데 매우 분노했다. 그 장면은 매우 지독하고 끔찍하고 비극적이었다”고 말했다. 일부 언론은 해당 사건이 재선 이슈로 떠오르면서 트럼프 대통령이 흑인표를 의식하고 있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씨줄날줄] 마스크의 위력/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씨줄날줄] 마스크의 위력/이동구 수석논설위원

    코로나19의 팬데믹이 일상사를 바꿔 놓고 있다. 타인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다거나 모임이나 여행을 자제토록 하고 있다. 외견상 가장 큰 변화는 마스크가 필수품이 된 데 있다. 우리나라는 마스크 없인 지하철, 버스, 택시 등 대중교통도 이용할 수 없을 정도로 중요 물품이 됐다. 6ㆍ25 70주년을 맞아 마스크를 전달하는 행사에서 각국의 참전용사들이 “한국인들은 최고의 형제”라며 감격했다. 흔하고 하찮게 여겨지던 마스크가 귀한 외교적 선물인 양 됐다. 마스크는 고대 그리스인과 로마인이 먼저 사용했다고 한다. 현재의 보건용 마스크와는 모양과 쓰임새에서 큰 차이가 있다. 초기 마스크는 한국 전통탈의 개념과 비슷하다. 얼굴 전체를 가린 채 불가항력적인 악을 물리치는 의식이 필요할 때 사용했다. 각종 제례 등에서는 위엄 있는 마스크가, 무도회·카니발·오페라 등에서는 익살스럽거나 괴기스러운 마스크가 사용됐다. 또 유럽 등지에서는 흉악범을 극형으로 처벌할 때 얼굴에 씌우는 형 집행 기구로도 마스크가 사용됐다고 한다. 중세에는 포악한 악처의 공격을 피하기 위해 철제 마스크를 착용하는 남자들도 있었다고 하니 흥미롭다. 중세 의사들은 전염병 환자의 집을 방문할 때 새의 부리 모양으로 얼굴 전체를 가린 마스크를 착용했다고 한다. 현재 형태의 마스크는 ‘스페인 독감’ 이후 생겨난 것으로 알려져 있다. 1918년에 발생해 2년 동안 전 세계에서 2500만~5000만명의 목숨을 앗아 간 인류 최대의 재앙을 겪으면서 헝겊이나 거즈로 간단한 마스크를 만들었다. 이제는 방한용 마스크부터 황사용 마스크, 산업용 방진마스크, 방역용 의료마스크, 수술용 마스크 등 용도에 따라 다양한 기능을 갖추고 있다. 마스크가 초강대국 미국에서 정치이슈화하고 있다. 워싱턴포스트는 27일(현지시간) “마스크를 쓰는 것이 반트럼프로 여겨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은 단 한 번도 공개 석상에서 마스크를 쓴 적이 없다. 한발 더 나아가 상대 당의 대권주자인 조 바이든 전 부통령이 검은 마스크를 낀 채 공개 석상에 나타난 것을 조롱하기까지 했다. 상당수의 미국인과 유럽인들이 심각한 병에 걸린 환자나 범죄자들이 사용하는 것이라며 마스크 사용을 꺼리는 데 편승한 것이다. 세계 각국의 지도자들이나 의료 전문가들이 한결같이 코로나19의 예방을 위해 마스크 사용을 권고하는 것과는 대조적인 행동이다. 10만명 이상의 국민이 감염증으로 목숨을 잃은 미국 대통령의 행위로는 너무나 비상식적이고 부적절하다. 마스크에 대한 불편과 편견을 지키는 것이 소중한 사람들의 목숨과 비견할 수 있는 사안인지 묻고 싶다. yidonggu@seoul.co.kr
  •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39년 전 고문 트라우마 극복… 민주주의 기념 공간 ‘문지기’ 꿈 이뤄”

    [논설위원의 사람 이슈 다보기] 박록삼 논설위원이 만났습니다1976년 지어진 치안본부(현 경찰청) ‘남영동 대공분실’은 1987년 박종철 고문 치사 사건이 벌어졌던 공간이다. 갓 스물을 넘긴 청년의 죽음은 지독한 비극이었다. 그 비극으로 한국 현대사의 물꼬는 새로 트였다. 한국의 민주주의는 피를 먹고 자라고 있었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1931~1986)의 1976년 작품이다. 김수근은 한국 현대 건축의 아버지로 꼽히지만, 남영동 대공분실을 둘러보면 일제와 독재정권에 부역한 시인 서정주(1915~2000)나, 나치 당원으로 활동했던 지휘자 헤르베르트 폰 카라얀(1908~1989)이 연상된다. 지난 26일 옛 남영동 대공분실을 찾았다. 남영역 바로 곁에 있어 전철을 타면 늘 무심히 지나치는 곳이다. 대공분실 건물 곳곳에서 실용적 목적과 예술적 감성이 접목됐음을 확인할 수 있다. 육중한 철문을 지나면 무표정한 검은색 벽돌로 지어진 7층 건물(김수근 건축 당시에는 5층)이 나오고 그 뒤편에 부드러운 곡선을 활용해 사람들 눈에 뜨이지 않게 만든 뒷문이 있다. 거기에서 시작된 나선형 계단은 2~4층을 거치지 않은 채 5층만을 연결한다. ●남영동 대공분실은 건축가 김수근 작품 층수를 짐작조차 할 수 없이 규칙적으로 빙글빙글 돌며 오르게 했다. 중세의 원형 감옥을 떠올리게 한다. 유신 시절은 중세 못지않은 야만의 시대였다. 눈이 가려진 채 어딘지도 모르는 공간으로 끌려온 이들에게 세상의 끝에 홀로 내몰린 듯한 극도의 공포를 갖게 만들기에 충분하다. 5층에 있는 15곳의 취조실(고문실) 역시 복도를 사이에 두고 서로 지그재그로 만들어졌다. 5층의 창문 또한 나머지 층과 다르게 좁게 만들어졌다. 자살 방지 목적이었다. 취조실 문을 열어 놓아도 다른 방에서 고문받는 또 다른 동료와 눈빛조차 나눌 수 없도록 절묘히 만들어졌다. 또한 15개 모두 똑같은 고문의 목적을 위해 만들어진 방들이지만 크기와 구조, 색깔을 각기 달리했다. 예술가로서 김수근은 개성 없음과 단조로움은 용납할 수 없었으리라. 그 실용과 예술이 어우러진 공간에서 무수히 많은 ‘무고한 간첩’들이 만들어졌고, 누군가는 주검으로 실려 나가 의문사로 처리됐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김수근은 박종철 고문치사 사건이 나기 한 해 전 간암으로 세상을 떴다. 속죄의 기회도, 변명의 시간도 갖지 못했으니 영원한 논란의 대상으로만 남게 됐다. 공포와 불안을 극대화하도록 만들어진 공간. 그곳에서 많은 이들은 세상에 신이 없음을 원망하며 비명을 내질렀고, 살이 찢기고 뼈가 비틀리며 피범벅이 돼 인간으로서 최소한의 존엄마저 포기한 채 짐승처럼 바닥을 기어야 했다. ●2022년 민주인권기념관으로 정식 개관 유동우(71)씨도 그중 한 사람이었다. 40년이 흐른 지금 유씨는 이곳의 ‘보안관리소장’이다. 유 소장의 설명을 들으며 공간을 둘러봤다. 2018년 12월 민주화운동기념사업회는 경찰청으로부터 남영동 대공분실 부지와 건물을 넘겨받았고 민주인권기념관으로 탈바꿈시켰다. 민주인권기념관은 2022년 정식 개관할 예정이다. “그냥 직함이 그렇고, 그냥 문지기입니다. 백범 선생이 독립된 정부의 문지기를 하고 싶다 하셨잖아요? 저는 한국 민주주의를 기념하는 공간의 문지기가 됐으니 백범 선생의 꿈을 대신 이룬 것이나 마찬가지네요.” 그는 1980년대 노동자 기록문학의 고전인 ‘어느 돌멩이의 외침’의 작가다. 노동운동, 학생운동 하는 이들의 필독서였고, 금서 목록에 들어 있었다. 또한 그는 1980년대 한국노동운동, 민주화운동의 핵심 활동가였다. 초등학교를 졸업한 뒤 노동 현장의 밑바닥을 전전하며 노동자들의 처참한 현실을 온몸으로 접하고 스스로 노동자로서 정체성을 깨쳤다. 이른바 ‘학출’(대학생 출신 노동운동가)의 도움 없이 홀로 근로기준법 등 노동 관련 법을 공부했다. 이어 인천의 삼원섬유에서 민주노조를 만들었다. 당연히 해고됐고 구속됐다. 1980년 5월 결성된 전국민주노동자연맹(전민노련)의 핵심 지도부인 중앙위원으로서 전국을 돌며 노동자를 교육하고 조직화시켰다. 그는 1981년 8월 예비군 훈련을 받다 남영동으로 끌려왔다. 전두환 신군부는 전민노련과 전국민주학생연맹(전민학련) 등 처음 전국적으로 체계를 갖추고 진행된 노학연대 조직에 용공을 덮어 씌워 와해하고자 했다. 이른바 ‘학림사건’이다. 유 소장은 자신이 끌려왔던 5층 10호실로 데리고 들어가 39년 전 처참했던 기억을 생생히, 하지만 덤덤히 떠올렸다. “벽과 천장 모두 짙은 붉은색으로 칠해진 방이었는데 팬티만 남기고 옷을 다 벗기더라고요. 그리고 풍채 좋고 잘생긴 사람이 들어오더니 다짜고짜 ‘너 공산주의자지?’라고 묻고 ‘아니다’라고 했더니 다시 ‘그럼 사회주의자야?’라고 묻더라고요. 역시 ‘아니다’라고 하자마자 주먹과 발이 마구 날아왔습니다.” 조사관들은 그를 “사장님”이라고 불렀다 한다. 유 소장은 한참 뒤에야 그가 누군지 알게 됐다. 일제 고등계 형사로 ‘고문왕’이었던 노덕술의 부하였으며, 고문기술자 이근안의 상사였고, 훗날 김근태 고문, 박종철 고문치사까지 모두 깊숙이 개입한 박처원 전 치안감이었다. 그때부터 유 소장에게 시작된 집단구타, 물고문 등은 꼬박 37일 동안 이어졌다. 광주의 피 위에서 집권한 신군부에게는 ‘용공 반국가단체 사건’이 필요했다. 갈비뼈 세 대와 치아 네 개가 부러졌다. 발바닥부터 머리까지 온통 피멍이 들고 퉁퉁 부었다. 경찰병원 응급실로 세 번이나 이송돼야 할 정도였다. 유 소장은 “자살하기 위해 창에 머리를 밀어넣어 봤지만 15㎝쯤 되는 좁은 창폭으로 몸이 들어가지 않았다”면서 “욕조 옆 콘크리트에 머리를 두어 차례 찍어 피가 줄줄 흘렀지만 죽지는 못했다”고 말했다. 그는 두꺼운 철문 밑을 가리키며 “빨갱이가 되길 원하면 빨갱이가 돼야 했고, 국가 전복 음모를 원하면 그렇게 돼야만 이 문턱을 넘을 수 있었다. 아니면…”이라고 말끝을 흐렸다. “용공 조작을 시인하면 무조건 사형당할 것 같아 이를 악물고 버텼어요. 아내와 당시 갓 한 돌 지난 딸, 그리고 어머니, 아버지를 생각하며 굴복하지 않았죠. 저들의 의도대로 자백하는 건 동료들에게도 또한 못할 짓이라 판단했죠. 물론 끝내는 항복했지만요.” 고문 후유증은 컸다. 전민노련 사건 구속 이후 1987년 6월 항쟁 당시 ‘민주헌법쟁취국민운동본부’의 노동계 상임공동대표로 참여하는 등 활발히 활동했지만, 87년 13대 대선 때 부정선거 의혹을 제기한 ‘구로구청 사건’으로 다시 구속됐다. 오랜 시간에 걸쳐 몸과 가슴속에 깊숙하게 새겨진 폭력의 트라우마는 곪고 곪아 결국 터지고 말았다. “집에 혼자 있으면 혼잣말을 중얼거리는 일이 많아졌고, 자꾸 총 들고 누가 잡으러 올 것 같은 두려움이 들어 집을 나가야만 했습니다. 노숙도 하고, 구걸도 하다 뒤늦게 연락받은 가족들이 찾아와서 데려가는 생활이 10년 가까이 반복되곤 했습니다.” ●2012년 재심 전민노련사건 무죄 판결 국가가 개인에 남긴 폭력은 깊고 뚜렷했다. 사단법인 인권의학연구소(소장 이화영)의 도움을 받아 집단심리상담을 받는 등 여러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상황을 좀더 정확히 깨달았다. 허리, 머리, 다리 등 곳곳에 여전히 남아 있는 국가폭력의 흔적에 대한 치료는 물론 잊을 만하면 찾아오는 불안과 두려움, 공포의 정체 또한 분명히 알게 됐다. 2012년 재심을 통해 전민노련 사건도 무죄 판결을 받았다. 힘겨웠지만 고문 후유증 또한 극복해 냈다. 자신의 책 제목처럼 단단한 돌멩이처럼 옛 노동운동가로서의 정연한 논리와 기억력 또한 완전히 복원됐다. 당시 정치 조직 사이 운동 방향을 둘러싼 갈등 및 이론 논쟁 등에 대해서도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그의 40여년 전 책이 이달 초 다시 복간됐다. 많이 팔릴 것 같으냐는 물음에 그는 “한 글자도 고치지 않은 채 다시 책을 냈는데, 그때도 그랬지만 지금도 부끄럽기만 하다. 누가 보겠느냐”고 짐짓 손사래를 쳤다. 하지만 그 이후 활동을 통해 직접 겪고 느꼈던 부분을 다시 책으로 써내면 어떻겠냐고 묻자 이번에는 정색하며 대답했다. “저야 지금은 아무런 활동도 하지 않지만, 당시 민주화운동 내부에서 있었던 미세하거나 분명한 차이가 지금도 현실 정치 등에 그대로 남아 있는 것 같습니다. 우리 민주주의가 한 걸음이나마 진전하도록 하기 위해 조금씩 정리하고 있습니다.” 성직자가 되고 싶었지만, 민주화운동가가 될 수밖에 없었던 시대의 복판을 살아온 유 소장의 ‘또 다른 외침’이 기대된다. youngtan@seoul.co.kr
  • LG, 95세·외국인… ‘의인’ 찾아 전하는 희망

    LG, 95세·외국인… ‘의인’ 찾아 전하는 희망

    “국가와 사회정의를 위해 자신을 희생한 의인에게 기업이 사회적 책임으로 보답하자.” 고 구본무 LG그룹 회장이 생전 밝힌 뜻을 기리고자 LG복지재단은 2015년 9월부터 ‘LG의인상’을 수여하고 있다. LG그룹이 지난 5년간 찾아낸 ‘숨은 의인’은 총 121명에 달한다. 그들은 경찰이나 군인 같은 ‘제복 의인’부터 얼굴도 모르는 이웃을 위해 위험한 현장에 몸을 내던진 우리 주변의 ‘평범한 이웃’까지 다양했다. 2019년부터는 구광모 LG그룹 회장의 뜻을 반영해 수상 범위를 자신을 희생한 의인뿐 아니라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될 수 있는 선행을 한 시민들까지 확대해 ‘선행의 선순환’을 일으키고 있다. LG의인상 첫 수상자인 고 정연승 특전사 상사는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다. 2017년 2월에는 경북 군위군 주택 화재 현장에서 치솟는 불길 속에서 할머니를 구해낸 스리랑카 출신 근로자 니말씨가 외국인으로선 처음 LG의인상을 받았다. 2018년 10월 제주에서는 고 김선웅군이 손수레를 끌던 할머니를 돕다 불의의 사고로 뇌사에 빠진 뒤 7명에게 장기를 기증하고 세상을 떠났다. 최근 수상자들도 우리 사회에 큰 울림을 주고 있다. 95세의 고령에도 34년 동안 서울 영등포구 무료 급식소에서 주5일 하루도 빼지 않고 봉사를 이어 온 정희일 할머니는 지난해 12월 의인상 수상 소식에 “당연한 일을 한 것이지 상을 받기 위한 봉사가 아니었다”며 거듭 상을 사양했다. 지난달에는 불법 체류 사실이 드러날 수 있음에도 주저하지 않고 화재 속 이웃 10여명을 대피시킨 카자흐스탄 근로자 알리의 수상 소식이 감동을 안겼다. 한재희 기자 jh@seoul.co.kr
  • [안녕? 자연] 자꾸만 되살아나는 ‘좀비 화재’...북극이 위험하다

    [안녕? 자연] 자꾸만 되살아나는 ‘좀비 화재’...북극이 위험하다

    차디찬 북극 지역에서 좀처럼 꺼지지 않는 일명 ‘좀비 화재’가 다시 발생할 위험이 있다는 전문가들의 경고가 나왔다. 유럽연합의 관측 프로그램인 코페르니쿠스 대기 모니터링 서비스(Copernicus Atmosphere Monitoring Service, 이하 CAMS) 연구진이 우주에서 촬영한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북극 지역에서 통제가 어려운 대규모 화재가 다시 발생할 수 있는 여러 위험요소가 확인됐다. 지난해 시베리아와 알래스카의 큰 늪지대에서는 전례없는 규모와 기간으로 꼽히는 대형 화재가 발생했다. 당시 러시아 당국은 시베리아 지역에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화재 진압을 위해 군대까지 동원했지만 쉽사리 불길을 잡지 못했다. 결국 시베리아에서 시작된 산불로 인한 연기는 알래스카 서부와 캐나다 북서부지역까지 도달했다. 전문가들은 시베리아 산불의 원인을 ‘마른 폭풍’으로 추정한 바 있다. 마른 폭풍이란 천둥과 번개가 치고 강한 바람이 불지만, 비가 지면에 도달하기 전에 증발하는 현상을 말한다. CAMS 전문가들은 당시 발생한 화재로 인해 5000만t에 달하는 이산화탄소가 대기로 방출됐는데, 2020년 들어 역시 전례 없는 고온 현상이 이어지면서 대기 온도가 높아지고, 이것이 쉽사리 꺼뜨릴 수 없는 ‘좀비 화재’의 위험을 높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전문가에 따르면 더운 날씨와 낮은 습도가 산불의 위험을 높이고 있으며, 이미 유럽은 올해 3~4월 기록적인 온도를 찍었다. 북극과 인접한 그린란드의 올 초 평균 기온 역시 관측 역사상 최고를 기록했다. 시베리아의 지난 4월 평균기온 역시 마찬가지다. CAMS 소속이자 캐나다 맥마스터대학의 생태계전문가인 마이크 와딩턴은 “현재 북극에 엄청난 온기가 모여 있는 상태다. 위성사진을 분석한 결과 ‘좀비 불’(Zombie Fires)이 재점화 될 것으로 예상되는 몇몇 징후를 발견했다”면서 “현재 북극의 불씨는 땅속 깊은 곳에서 계속 살아남아 불타고 있으며 일정 시간이 지나면 불씨가 표면 위로 올라올 것”이라고 예측했다. 알래스카를 모니터링하는 과학자들도 비슷한 예측을 내놓았다. 4개 대학과 연구소가 모여있는 알래스카 소방과학컨소시움(Alaska Fire Science Consortium) 연구진이 2020년 봄에 내놓은 보고서에 따르면, 춥고 습한 날씨에도 불씨가 계속 살아남는 화재의 발생 사례가 늘고 있다. 연구진은 지난해 북극에서 발생한 엄청난 화재는 기록적인 고온에 의해 촉발됐으며, 시베리아와 알래스카 일부 지역이 몇 주 동안 평소보다 섭씨 10℃까지 따뜻했던 것이 화재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다.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고온과 지난해 화재로 발생한 이산화탄소가 대기 중에 여전히 남아 영향을 미치면서, 북극의 지하에 남아있던 불씨가 불시에 표면 위로 올라올 수 있다고 입을 모아 경고했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공공기물 훼손 후 적반하장… ‘돈 내놔라’ 고소한 中여성

    공공기물 훼손 후 적반하장… ‘돈 내놔라’ 고소한 中여성

    공동 주택 기물을 훼손한 후 관리사무소에게 33만 위안(약 5800만 원) 상당의 손해배상소송을 제기한 여성에게 법원이 기각 판결을 내렸다. 중국 저장성 장산시 법원은 아파트 단지 내에 설치 돼 있었던 석상에 기대어 운동을 하던 중 체중 압력을 이기지 못하고 파손된 석상에 의해 상해를 입은 오 여사의 소송 청구를 전부 기각했다고 28일 이 같이 밝혔다. 관할 법원은 매일 오전 8시 경 장산시 소재의 아파트 단지에서 운동 중이었던 오 씨가 석상에 발을 기대고 체중을 실은 사이 해당 석상이 오 씨를 향해 낙하하면서 발생한 사고에 대해 오 씨 개인의 책임이 크다고 판결한 것. 판결문에 따르면, 소송을 제기한 오 씨는 지난 2018년 3월 약 1m 높이의 석상이 파손, 오른팔에 일부 골정상을 입었다면서 해당 석상을 관리하지 못한 아파트 관리사무소를 상대로 거액의 손해배상 소송을 진행했다. 오 씨는 소송 청구 당시 사고가 있었던 cctv를 첨부, 해당 영상 속 오 씨는 약 1m 높이의 석상에 발을 얹은 채 운동하는 모습이 담겨 있다. 영상 속 오 씨는 오른발과 왼발을 차례로 석상에 기댄 채 체중을 싣는 과정에서 석상이 오 씨 방향으로 낙하, 이 과정에서 전치 3주의 피해를 입었다고 그는 주장했다. 사고 당시 오 씨는 출동한 구조대에 의해 인근 병원으로 옮겨져 치료를 받았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오 씨 측은 당시 사고로 인해 전치 3주, 치료 종료 후에도 국가 장애등급 8등급을 얻는 불상사를 겪게 됐다고 주장했다. 오 씨는 이번 사고와 관련, “아파트 단지 내의 시설을 안전하게 보존, 관리해야 할 책임이 관리사무소에 있다”면서 “이 같은 의무를 다하지 못한 관리사무소 측은 사고로 인해 발생한 치료비 전액에 대해 배상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오 씨가 배상을 요구한 금액 내에는 사고 이후의 간병비용, 교통비, 위자료 외에도 영양학적인 측면에서 치료 기간 중에 보양해야 할 각종 음식 구입비용도 포함돼 있었다. 한편, 이 같은 오 씨의 소송 청구에 대해 현지 법원은 심리를 진행, 오 씨 부상의 직접적인 원인은 오 씨 자신의 행동에 있다고 지적했다. 해당 관할 법원은 이번 사건에 대해 중화인민공화국 권리침해책임법에 근거, 원고의 청구를 전부 기각 판결한다고 밝혔다. 장산시 법원 측은 “오 씨는 아파트 단지 내부의 석상과 기물 등이 운동용으로 배치된 것이 아니라는 점을 알아야 한다”면서 “일종의 경관 시설을 이용해서 신체를 단련하려고 시도했던 오 씨의 잘못이 크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특히 아파트 단지 내에는 수 십여 개의 안내문과 경고문 등이 설치돼 있다”면서 “해당 경고문에는 이 단지 내에 설치된 석상과 아파트 기물 이용에 대한 안전 규칙에 대한 내용을 담고 있다”고 했다. 임지연 베이징(중국) 통신원 cci2006@naver.com
  • [길섶에서] 식물맹(植物盲)/이동구 수석논설위원

    꽃이나 식물들의 이름을 잘 알지 못한다. 그저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것 몇 가지를 제외하면 아는 것이 거의 없다. 식물맹 수준이다. 꽃 이름이나 식물들에 대해서 많이 알고 있는 사람을 만나면 엄청 부럽다. 올봄에는 가족이 함께 나들이할 곳도 마땅찮고 해서 도심 공원들을 몇 번씩 찾았다. 평소에 큰 관심을 두지 않았던 봄꽃이나 식물들에 호기심이 새록새록 생겼다. 창포인가, 수선화인지, 무슨무슨 아이리스라는 학명의 꽃들이 여럿 있어 일일이 물어본 적도 있다. 생김새가 비슷비슷해 정확히 구분하기는 여전히 어려웠지만 어설프게라도 수선화와 창포꽃을 구별할 수 있게 돼 뿌듯했다. 세상사 마음 가는 것이라야 그것에 대해 속속들이 알게 된다. 꽃과 식물, 나무들의 이름을 모른다는 것은 그만큼 관심이 없었다는 말과 다르지 않다. 시간적인 여유가 없었다는 말은 핑계일 것이다. 집에서 키우는 몇 종류 되지 않는 화초들조차 그 이름을 모르고 살았으니 미안함마저 든다. 사무실 책상 뒤에 놓아둔 난 화분을 수차례 고사시킨 것도 모두 이런 무관심 때문이 아닌가. 이름 모를 잡풀이든, 화초든, 풀벌레든 모든 살아 있는 것에 좀더 애정을 쏟아 보고 싶은 계절이다. yidonggu@seoul.co.kr
  • 정희시 의원, 경기도 해봄프로젝트 관련 정담회 실시

    정희시 의원, 경기도 해봄프로젝트 관련 정담회 실시

    “빈익빈 부익부의 사회 문제 개선을 위해 ‘해봄프로젝트’와 같은 사회성과 보상사업의 지속적 추진이 필요합니다.” 정희시 경기도의회 보건복지위원장(더불어민주당·군포2)과 권정선 의원(더불어민주당·부천5), 이애형 의원(미래통합당·비례)는 25일 오전 11시 보건복지위원실에서 황선희 사회적기업 한국사회혁신금융 대표이사, 정연의 사회적기업 내일로 대표가 참석한 가운데 경기도 사회성과 보상사업 제1호 해봄프로젝트 관련 정담회를 가졌다. 해봄프로젝트는 2017년 2월부터 올해 4월까지 경기도내 기초생활 수급자 800명을 대상으로 1대1 밀착사례관리를 통해 실시한 취업지원 프로그램이다. 취업을 통한 탈 수급을 목적으로 상담, 취업훈련, 취업알선, 취업유지 등 일체의 서비스를 지원했다. 정희시 위원장은“경기도가 사회성과 보상사업인 해봄프로젝트를 실효성 있게 잘 수행했다고 본다”며“사업수행에 참여한 모든 관계자들의 노고에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이어 정희시 위원장은 “사회성과 보상사업이 법제화 되도록 노력하고 지속적으로 관심을 갖겠다”며 “코로나 19의 진행상황을 보면서 사업 참여기관과 도의회, 경기도 집행부가 참여하는 해봄프로젝트 성과 공유의 자리를 가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해봄프로젝트 참여기관은 경기도(성과 구매자), 사회적기업 한국사회혁신금융(중간운영기관), 사회적기업 내일로(수행기관), 한국산업관계연구원(평기기관)이다. 해봄프로젝트 민간투자자는 사회적기업 12개사, 비영리조직 2개 단체, 자산운용사 1개사 개인 23명, 크라우드 펀딩 23명, 후원사 1개사 등으로 다양하게 참여했다. ‘사회성과 보상사업’이란 민간자본을 활용하여 공공복지사업 등 사회문제를 해결하거나 지원하고 정부는 성과 목표 달성 시 약정된 기준에 의해 사업비 등 예산을 지급하는 것을 말한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국박서 만난 이집트 유물(하)

    [곽민수의 고대 이집트 기행] 국박서 만난 이집트 유물(하)

    이집트인들은 미라 제작 과정에서 시신의 장기들을 모두 제거했지만 심장만큼은 남겨 두었다. 이것은 고대 이집트인들이 심장을 한 개인의 정수가 담겨 있는 기관으로 여겼기 때문이다. ‘사자의 서’에서 묘사하고 있는 ‘심장 무게 달기’는 한 개인의 생애를 평가하기에 적절한 조사 방법이라 할 만하다.그런데 이집트인들은 심장이 심판 과정에서 주인의 의사에 반해 주인이 숨기고 싶은 잘못에 대해 떠드는 불상사도 우려했던 것 같다. 그런 심장의 일탈을 막고자 이집트인들은 흥미로운 아이디어를 냈는데, 미라를 만들 때 심장의 위치에 부적을 올려 놓아서 심장이 입을 열지 못하게 했다. 그래서 개똥벌레 모양의 부적을 ‘심장 스카라베’라고 부른다. 이 ‘심장 스카라베’는 재생과 생명 등을 상징하는 케프리를 묘사한 일반적인 스카라베들보다 좀더 크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된 심장 스카라베는 아랫부분이 금박으로 된 화려한 것이다. 문자 섹션으로 넘어가는 길목에서는 로제타스톤에 관한 영상물을 볼 수가 있다. 이름이 대중적으로도 널리 알려져 있는 로제타스톤은 프톨레마이오스 5세의 칙령을 기록하기 위해서 기원전 196년에 만들어진 비석이다. 이 비석은 기록된 내용보다는 기록에 사용된 ‘언어·문자들’ 때문에 특별하다. 비석에는 같은 내용의 칙령이 3개의 서로 다른 언어·문자로 기록돼 있다. 가장 위에는 보통은 상형문자로 불리는 고대 이집트의 신성문자가 쓰여 있고 그 아래 역시 고대 이집트의 문자이지만 형태는 필기체이고 언어적으로도 신성문자를 기록한 언어와는 좀 다른 데모틱(Demotic)이 쓰여 있다. 맨 아래에 기록된 언어·문자는 고대 그리스어이다. 이런 특징 때문에 로제타스톤은 1822년 샹폴리옹이 고대 이집트 언어를 최초로 해독해내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샹폴리옹은 고대 그리스어와, 고대 이집트어와 어원적으로 관계가 있는 중동 지역 언어들에 대한 지식을 토대로 해독에 성공했다. 특히 그의 탁월성은 오래도록 ‘표의문자’로만 여겨졌던 신성문자에도 ‘표음문자’의 속성이 있을 것이라는 발상의 전환에서 나타났다. 국립중앙박물관에서 전시되는 문자섹션에서 가장 주목을 끄는 것은 ‘서기상’이다. 양반다리를 하고 앉아 두 손을 무릎 위에 올려놓은 형태의 서기상은 고왕국 시대부터 등장했다. 전시물은 중왕국 12왕조 시기로 크기는 비교적 작다. 파리의 루브르 박물관이나 카이로의 이집트 박물관에서는 훨씬 더 큰 크기에 채색도 훌륭하게 보존된 고왕국 시대 서기상을 만날 수 있다. 보통의 서기상들은 실제로 펜을 들고 무엇인가를 쓰고 있는 모습을 하고 있는데 국립중앙박물관의 서기상은 허리춤에 필기도구를 차고 있다는 점이 흥미롭다. 서기의 무릎 부분에는 일련의 문자들이 쓰여 있는데, 이는 망자를 위해 제사를 지낼 때 사용하는 관용적인 제문이다. 이 서기상의 건너편 벽면에 전시되고 있는 한 부조에서도 양반다리를 한 서기의 모습을 볼 수 있다. 이 양각 부조는 25~26왕조 시대의 것으로, 앞서서 봤던 중왕국 시대의 서기상과는 1300~1200년가량 차이가 나고, 다른 박물관의 고왕국 시대 서기상들과는 무려 1800~1700년가량 차이가 난다. 이처럼 고대 이집트 문명은 특정한 문화적 요소가 오래도록 유사한 모습으로 지속되는, 문화적 내구성이 매우 강한 문명이었다. 서기의 좌측 상단에는 보통은 ‘세쉬’라고 읽는 서기를 뜻하는 단어가 쓰여져 있다. 이 글자는 팔레트와 안료를 담는 주머니, 갈대로 만들어진 펜을 담는 통 등 서기들이 사용하는 필기도구들의 모양을 하고 있다. 코로나19의 확산으로 휴관에 들어갔던 국립중앙박물관이 다시 문을 열었다. 비록 완전한 개관은 아니어서 사전 예약을 해야만 관람할 수 있지만, 몸과 마음이 모두 답답해져 있을 이즈음 수천 년 전의 시공간으로 잠시 여행을 다녀오는 것은 어떨까. 국립중앙박물관이 있는 서울 이촌까지 가는 길이 멀다고 하더라도 그곳에서 우리가 경험할 수 있는 것은 수천 년 전의 시공간이니 그 여정은 충분히 값질 듯하다.
  •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성과 없이 오래만 했다”… 재임 3000일 넘은 아베 ‘빈손 퇴장’ 위기

    아베 신조(66) 일본 총리가 지난해 11월 달성한 ‘역대 최장기 집권’의 타이틀은 한동안 누구도 넘보지 못할 영예인 동시에 천근만근 어깨를 짓누르는 멍에이기도 하다. 재임기간이 길어질수록 역사에 남을 자신만의 성과, 즉 ‘아베표 유산’에 대한 부담감은 커질 수밖에 없는 법. 그가 ‘경제의 아베’, ‘외교의 아베’, ‘개헌의 아베’를 강조해 온 데는 자신만의 성과에 대한 강한 집착이 자리잡고 있었다. 하지만 1차 집권(2006년 9월~2007년 9월)과 2차 집권(2012년 12월~)을 합해 전체 재임 3000일이 넘도록 딱히 ‘이것!’이라고 할 만한 성과는 달성하지 못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인 상황. 이런 가운데 닥친 코로나19의 거대한 쓰나미는 내년 9월 임기만료 기준으로 총 10년을 집권하게 될 아베 총리에게 ‘성과는 없이 오래만 했다’는 꼬리표를 확정 지어 줄 공산이 커졌다. “내 뒤를 이을 자민당 총재(총리)도 그 시점에 (헌법 개정이) 안 돼 있다면 (개헌에) 확실히 도전해 줄 것으로 믿고 있습니다.” 지난 15일 한 인터넷 대담에서 아베 총리가 했던 이 말이 지지층을 중심으로 파장을 불렀다. 사회를 맡은 극우인사 사쿠라이 요시코가 임기 중 개헌에 대한 의지를 묻자 갑자기 ‘후임자’를 언급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그랬던 것처럼 “반드시 내 손으로 개헌을 완수하겠다”는 다짐을 기대했던 사쿠라이는 예상 못한 전개에 당황한 듯 중간에 말을 잘라먹으며 “후임 총재는 믿을 수가 없는데요”라고 손사래를 쳤다. 교도통신은 아베 총리의 이 발언에 대해 “본인이 주도하는 개헌을 포기한 것처럼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해석했다. 헌법 9조에 자위대 관련 규정을 명시, 명실상부한 ‘군대 보유국’으로 자리매김하는 것을 골자로 하는 아베 총리의 개헌 추진에 국민들은 별 관심을 보이지 않아 왔다. 여기에 코로나19는 치명타가 됐다. ●북한에 ‘조건 없는 대화’ 내걸었지만 퇴짜 최근에는 코로나19 위기를 역이용해 국가적 비상사태 관련 조항의 헌법 삽입을 들고 나와 개헌에 군불을 때기도 했지만, 국민의 58%가 ‘아베 정권하에서의 개헌에 반대’(5월 아사히신문 여론조사)하고 있다. 올 초까지만 해도 ‘아베의 유산’으로 살아남을 가능성이 다른 분야보다는 높았던 ‘아베노믹스’(아베 정권+경제정책) 역시 코로나19를 만나면서 심연으로 가라앉고 있다. 정권을 대표하는 슬로건으로 내세웠던 아베노믹스는 대규모 금융 완화와 확장적 재정지출, 미래 성장전략 등 이른바 ‘3개의 화살’을 바탕으로 ‘경기 회복→기업실적 호전→임금 상승→소비 증가→물가 상승’의 경제 선순환을 유도한다는 전략이었다. 기업실적이 좋아지고 주가는 뛰는데 가계경제는 제자리를 맴도는 기형적 회복이긴 했지만 아베노믹스는 어차피 상승 국면에 있던 경기사이클, 인구감소에 따른 고용사정 개선 등 행운과 더해지면서 적어도 지표상으로 ‘전후 최장기 경기확장’을 가능케 한 원동력으로 포장됐다. 그러나 지난해 4분기 경제성장률이 연율 환산 -7.3%의 충격적 마이너스를 기록한 데 이어 올 1분기에도 -3.4%에 그치는 등 2개 분기 연속 역성장이 나타났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최근 경제전문가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코로나19 위기가 본격적으로 반영되는 2분기에는 성장률이 -21.2%까지 폭락, 전후 최악의 침체를 기록할 것으로 예상했다. 리서치업체 데이코쿠데이터는 올해 부채 1000만엔 이상 기업의 도산 건수가 1만건이 넘고 통계에 잡히지 않는 휴·폐업은 2만 5000건에 이를 것으로 전망했다. 기타다 에이지 하마긴종합연구소 연구원은 “소비세 증세로 경기 회복력이 약해져 있던 참에 코로나19의 직격탄을 맞았다”며 “이 때문에 일본은 유럽이나 중국보다도 회복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지난해 10월 많은 전문가들의 반대를 무릅쓰고 소비세율 인상(8%→10%)을 강행했던 아베 총리로서는 경기침체를 더욱 심화시켰다는 지적을 피하기 어렵게 됐다. 아베노믹스와 함께 정권 홍보의 양대 축이 돼 온 외교도 별다른 성과 없이 끝날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 대해서는 자국 내는 물론이고 미국에서조차 ‘굴욕적’이라는 조롱이 나올 정도로 갖은 공을 들였지만, 실리는 없이 끌려다니기 바빴다는 평가가 많다.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도 표면적으로는 해빙 무드를 연출하는 데 성공했지만 영토분쟁 지역인 센카쿠열도(일본 실효지배·중국명 댜오위다오)에 대한 중국 군함 진입 증가 등 수면 밑 갈등은 갈수록 고조되고 있다. 미중의 2강 외교가 기본 메뉴라면 북한·러시아 외교는 아베 총리가 자신만의 치적을 위해 크게 신경 썼던 부분이다. ‘전후 외교의 총결산’으로 포장하며 북한과는 국교 정상화를, 러시아와는 평화조약 체결을 추진했지만 둘 다 그의 임기 내 성사 가능성은 ‘제로’(0)에 가깝다.●요미우리도 “과거 장수 총리들에 비해 업적 열세” 아베 총리는 지난해 5월부터 갑자기 ‘조건 없는 대화’를 내걸고 김정은 북한 국무위원장에게 정상회담을 제안했다. 북한 핵·미사일 위협에 대해 거세게 비난해 온 아베 정부의 태도 돌변에 자민당 내에서도 혼란스럽다는 말이 나왔다. 예상대로 북한은 “아베 패당의 낯가죽 두텁기가 곰 발바닥 같다”고 원색적인 비난을 퍼부으며 꿈쩍도 하지 않았다. 2018년 후반부터 추진해 온 러시아와의 교섭 역시 한 발짝도 나아가지 못하고 있다. 평화조약의 전제가 되는 남쿠릴열도(러시아 실효지배·일본명 북방영토) 4개 섬의 일본 반환 문제가 진척을 보이지 않는 가운데 경제적 이득을 기대하며 아베 총리의 손짓에 응했던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은 코로나19 확산 등으로 집권 20년 만에 최악의 상황에 놓여 있다. 일본 정부도 협상 타결을 체념한 듯 최근 공개한 2020년판 외교청서에서 ‘(북방영토는) 일본이 주권을 보유하는 섬들’이란 표현을 부활시켰다. 러시아의 심기를 건드리지 않으려고 지난해 뺐던 대목이다. 성과에 대한 아베 총리의 강박증은 갈수록 커지지만 상황은 점점 더 나쁜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정권의 안정에 기여해 온 최대 발행부수의 보수지 요미우리신문조차 “실제 업적의 측면에서 과거 장기집권 총리들에 비해 열세에 있음을 부인할 수 없다”고 박한 평가를 내렸다. 샌프란시스코 강화조약 체결 등을 통해 전후 부흥의 기틀을 마련했다는 평을 받는 요시다 시게루, 미국으로부터 오키나와 반환을 실현하고 비핵화 3원칙을 선언했던 사토 에이사쿠 등 전임자들과 같은 ‘한 방’이 안 보인다는 것이다. 반면 총리관저(한국으로 치면 청와대)의 집중화·비대화를 통해 역대 가장 강력한 권력을 지닌 ‘제왕적 총리’ 체제를 구축함으로써 일본의 민주주의를 후퇴시켰다는 평가 등 ‘부(負)의 유산’은 다양한 형태로 남게 될 전망이다. 정가 소식통은 “지난 2월 전국적인 코로나19 휴교 요청의 결정 과정에서 드러났듯이 여당·정부 내 활발한 논의는 사라지고 아베 총리와 그를 보좌하는 몇몇 인사들이 국가 전체를 좌지우지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는 “그동안 일본을 이끌어 온 엘리트 관료들이 무기력증에 빠져 총리관저의 지침만 기다리는 상황이 이번 코로나19 대응에서 나타난 심각한 난맥상의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아사히신문은 “반대 의견을 배제하고 자신과 생각이 다른 사람을 적대시하는 총리의 자세는 사회의 분열을 조장할 위험이 있다”며 “이렇게까지 헌법을 무시한 정권은 과거 유례가 없었다”고 비판했다. “정권은 얼마나 오래 했느냐가 아니라 무엇을 했느냐가 중요하다.” 아베 정권의 안살림을 도맡아 온 스가 요시히데 관방장관이 입버릇처럼 하는 말이다. 그러나 아베 총리가 ‘오래’를 넘어서 ‘무엇’을 찾아낼 가능성은 현재로서는 희박해 보인다. 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밀레니얼세대와 함께 일하려면 관리자도 달라져야”

    공개 질책·불필요한 휴일 출근 지양 권장 코로나 예방 위해 비대면 근무도 활성화 ‘밀레니얼세대’(1980∼2000년대생)와 함께 일하려면 관리자급 공무원도 달라져야 한다. 정부가 새로운 시대에 맞는 공직문화를 추구하기 위한 근무혁신 지침을 내놨다. 코로나19 속 비대면·비접촉 근무 활성화 방안도 마련했다. 인사혁신처는 ‘2020년 공무원 근무혁신 지침’을 26일부터 46개 중앙행정기관을 대상으로 시행한다고 25일 밝혔다. 가장 눈에 띄는 건 밀레니얼세대 공무원이 열정적으로 일할 수 있도록 관리자가 지도력을 발휘하도록 안내하는 대목이다. 교재에는 ‘밀레니얼세대는 회식보다 자유시간을 원한다’, ‘이들은 조직에 대한 충성심보다 일과 삶의 균형이 중요하다’는 내용이 담겼다. ‘공개적 질책’, ‘잘 모르는 것을 아는 척하며 일을 안 하는 것’ 등 업무 의욕을 떨어뜨리는 상사에 대한 설문조사 결과도 실어 이를 유념하도록 했다. 인사처 관계자는 “불필요한 휴일 출근 지양 등 관리자가 근무혁신에 필요한 관리 형태를 익히도록 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을 방지하기 위해 재택근무와 시차 출퇴근 등 비대면·비접촉 근무를 활성화함으로써 일과 방역을 연계하도록 했다. 이범수 기자 bulse46@seoul.co.kr
  • 비행기 추락 사고나면 생존 확률 얼마나 될까?

    비행기 추락 사고나면 생존 확률 얼마나 될까?

    파키스탄 카라치에서 지난 22일 발생한 여객기 추락 사고로 탑승객 총 99명 중 97명이 사망했다. 생존자는 단 2명뿐으로, 경미한 부상만을 입은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놀랍게도 일부 전문가들은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매우 낮다고 주장한다. 미국 교통당국이 1983~2000년에 발생한 비행기 사고를 모두 분석한 결과, 비행기 사고를 당한 사라은 5만 3417명, 이중 살아남은 사람은 5만1207명에 달했다. 생존 확률은 95.7%에 달했다. 미국안전협회(NSC) 역시 비행기 추락사고로 사망할 확률이 1100만분의 1에 불과하다는 자료를 발표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전 세계에서는 ‘전원 사망’이라는 안타까운 수식어를 단 항공사고가 끊이지 않는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생존확률 95%에 들기 위해서는 어떻게 해야 하는 것일까. ◆앞좌석 vs 뒷좌석, 어느 쪽이 생존율 높을까? 2007년 미국의 한 항공전문가는 1971년 이래 미국에서 발생한 20건의 비행기 추락 사고를 조사한 결과, 뒷좌석에 앉은 승객의 생존률이 높다는 것을 확인했다. 그러나 영국 항공사고조사위원회가 보잉 727의 블랙박스를 분석한 결과, 조종석 뒤부터 11번째 줄까지의 생존율이 가장 높았고, 뒷좌석으로 갈수록 생존율이 낮아졌다고 밝혔다. 이번 파키스탄 여객기 추락 사고에서 탑승객 99명 가운데 살아남은 단 두 사람 중 한 명은 사고기 앞줄에 앉아 있던 자파 마수드라는 남성이었다. 비행기에서 어느 쪽에 앉는지에 따라 생존율이 약간 차이날 수는 있지만, 결과적으로 사고 당시의 상황과 사고 직후 행동에 따라 생존율이 달라진다고 보는 편이 더 옳다. 실제로 1989년 7월 10일 미국 덴버에서 시카고로 향하던 유나이티드항공 232편이 추락했을 당시, 활주로 근처 옥수수 밭에 불시착한 비행기에는 296명이 타고 있었다. 이 가운데 생존자는 185명, 사망자는 11명. 눈에 띄는 것은 조사 결과 나란히 앉았던 승객도 생사가 갈렸다는 사실이다. 같은 줄에 앉았던 누군가는 살고, 누군가는 죽은 상황을 설명하는데 위의 통계 중 적용할 수 있는 것은 단 하나도 없다. ◆생사를 가르는 ‘90초’를 기억할 것 결국 비행기 추락사고 시 생존율에 영향을 미치는 것은 사고 당시의 상황 및 사고 후 발빠른 대처다. 우선 사고가 발생한 직후 90초는 생사를 가를 정도로 매우 중요하다. 항공사는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승객 전원을 반드시 90초 안에 탈출시켜야 한다. 이 때문에 대부분의 비행기 좌석과 비상구는 ‘90초 탈출’이 가능한 거리로 설정돼 있다. 전문가들은 비상사태가 발생할 경우 90초 동안은 무슨 일이 있어도 승무원의 지시를 따르는 것이 자신과 타인의 목숨을 구하는 지름길이라고 입을 모은다. 또 안전띠를 맨 채, 두 손을 깍지 낀 채 머리를 감싸고 팔을 앞좌석 등밭이에 붙이는 ‘브레이스 포지션’을 취하는 것 역시 생존 가능성을 높이는데 도움이 된다. 비행기에 탑승하면 그저 설레는 마음으로 창밖만 바라볼 것이 아니라, 안내방송과 승무원의 설명에 귀를 기울여 산소마스크 및 구명조끼의 사용법을 숙지해야 한다. 90초 내 신속한 대피를 위해 ‘공항패션’에 신경쓰기 보다는 편안하고 간편한 옷을 입는 것도 도움이 된다고 전문가들은 강조한다. 한편 이번 파키스탄 여객기 사고는 조종사가 관제소에 기술적 결함을 호소한 뒤 연락이 두절된 만큼 기계 결함 쪽으로 추정되고 있으나, 정확한 원인은 시신 수습 작업이 마무리 되는대로 시작될 예정이다. 송현서 기자 huimin0217@seoul.co.kr
  • 107명 탄 파키스탄 국내선 여객기 추락…한국인 탑승여부 확인중

    107명 탄 파키스탄 국내선 여객기 추락…한국인 탑승여부 확인중

    107명을 태운 파키스탄항공 A320 여객기가 22일 오후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진나공항 인근 주택가에 추락했다. 압둘 사타르 파키스탄항공 대변인은 이날 자사 여객기의 추락 사실을 확인했다고 밝혔다고 익스프레스트리뷴과 돈 등 현지 매체들이 보도했다. 사고기는 PK8303편 라호르발 카라치행 A320 여객기로 승객 99명과 승무원 8명 등 총 107명이 탑승한 것으로 전해졌다. 사고기는 이날 오후 1시(현지시간) 파키스탄 북동부 라호르에서 이륙해 오후 2시45분께 파키스탄 남부 카라치의 진나공항에 착륙할 예정이었다. 구조 당국은 사고 현장에 인력을 급파해 사상자를 파악하고 구조활동을 벌이는 한편, 진나공항 인근 모든 병원에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경찰과 군이 출동해 사고 지역 주변을 봉쇄하고 구조활동을 위해 헬리콥터도 투입했다. 현지 TV 방송사들은 공항 방향에서 연기가 나고 구급차들이 연기 방향으로 달려가는 장면을 보여줬다. 주파키스탄 한국 대사관은 사고기가 파키스탄 국내선이긴 하지만 한국인 탑승자가 있는지 확인 중이다. 파키스탄은 코로나19 사태로 여객기 운항을 중단하다가 최근 들어 일부 상업 운행을 재개한 뒤 이날 사고가 발생했다. 김유민 기자 planet@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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