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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직장남들의 ‘긴바지옥’… 애꿎은 다리털만 탓할 일인가 [아무이슈]

    직장남들의 ‘긴바지옥’… 애꿎은 다리털만 탓할 일인가 [아무이슈]

    “여직원 미니스커트는 괜찮아도 남직원 다리털은 못봐주겠다고요?” 경직된 조직문화를 유연하게 바꾸겠다며 대기업도 공직사회도 앞다퉈 반바지 착용을 도입했지만 “당장 나부터 입으라면 글쎄….”라며 말끝을 흐리는 남성들. 넥타이는 미련없이 풀어 헤쳐놓고 도대체 남성에게 반바지는 어떤 의미기에, 해마다 여름이면 같은 ‘논란’이 반복되는 걸까. 올해도 ‘긴바지옥’(긴 바지와 지옥의 합성어. 무더운 날씨에도 긴 바지를 입어야하는 지옥같은 상황을 의미)을 견뎌야하는 이 땅의 직장 남성들을 위해 반바지의 ‘심오한’ 함의를 파헤쳐봤다.● 10명 중 7명이 긍정적… 실제 반바지 출근은 ‘머뭇’ 서울신문 아무이슈팀이 지난달 29일부터 지난 2일까지 직장인 278명(남182명·여96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남성 직원의 반바지 착용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42.5%가 ‘매우 적절하다’, 25.2%가 ‘적절하다’고 답했다. 10명 중 7명(67.7%)은 남성의 직장 내 반바지 착용을 긍정적으로 보고 있는 셈이다. ‘보통이다’(21.6%)에 이어 ‘적절하지 않다’(9.4%), ‘매우 적절하지 않다’(1.4%) 등 부정적인 인식은 11.8%였다. 긍정적인 인식이 우세했지만 남성 응답자 중 반바지 착용을 허용하는 직장에 다니고 있다고 답한 사람은 35.2%에 불과했다. 허용하고 있지 않다(50.6%), 모르겠다(14.3%)가 뒤를 이었다. 실제 반바지를 입고 출근한 경험이 있다고 답한 남성은 응답자의 24.2%로 더 적었다. 반바지를 입지 못하는 이유에 관해서는 규정 상의 이유를 제외하고는 ‘눈치가 보여서’, ‘상사가 신경쓰여서’라는 대답이 압도적이었다. 반바지를 입고 근무하는 남성 직원을 보면 어떤 생각이 드느냐는 주관식 질문에는 전체의 약 37%인 103명이 ‘시원해보인다’고 답했다. ‘별 생각이 들지 않는다’는 대답이 16.5%로 뒤를 이었다. 약 61.2%가 ‘편해보인다’, ‘좋은 회사에 다니는 것 같다’, ‘창의적이다’ 등 긍정적인 답변을 했으며, 18.3%는 ‘단정하지 않다’, ‘무례해보인다’, ‘전문성이 없어 보인다’ 등 부정적인 답변을 했다. 직급, 직종 혹은 상황에 따라 다르다는 ‘유보적’ 입장도 일부 있었다. ‘시원해보이지만 나는 입지 않을 거다’라고 단언한 남성 응답자들도 몇몇 눈에 띄었다. 응답자들의 66.6%는 남성 직원의 반바지 착용 문화가 정착되지 않은 가장 큰 이유로 경직된 조직문화를 꼽았다. 미관상 보기 좋지 않아서(16.2%), 고객 응대 등 업무 수행에 방해가 돼서(11.2%) 등이 뒤를 이었다. “후줄근해 보인다고 지적하지만 정작 격식에 맞는 남성 반바지를 판매하는 곳을 찾기 어렵다”는 하소연이나 “반바지가 일상복으로 등장한 역사가 짧아 아직 익숙하지 않을 뿐 미래에는 다를 것”이라는 낙관론도 나왔다. ● 중년들은 어색…“남학생 교복부터 바꿔라” 서울시에서 근무하는 50대 남성 공무원 A씨는 “2012년 서울시에서 처음 반바지 착용을 허용할 때만 해도 정장 반바지를 구하기조차 어려웠다. 어렵사리 구해도 외부 미팅이나 회의 때는 긴바지로 갈아입고 나가게 되면서 확산이 안 됐다”고 회상했다. A씨는 “요즘 젊은 친구들은 반바지도 단정하게 잘 구해서 입던데 우리 같은 아저씨들은 어색하고 초라한 기분이 들어서 꺼려진다”면서 “외국계기업이나 스타트업에서는 문화가 정착된 곳도 있지만 공직사회까지 퍼지려면 우리 다음 세대에나 가능하지 않을까”라고 털어놨다. 40대 여성 직장인 B씨는 “인식을 바꾸려면 첫단추로 남학생 교복 바지부터 바뀌어야 한다”고 단언했다. 그는 “중학생 아들을 보면 대부분의 학교가 하복 체육복은 반바지지만 교복은 긴바지”라면서 “학생에게는 교복이 곧 단정한 복장인데, 교복이 긴바지다보니 성인이 돼서도 격식을 차리는 의상은 긴바지라는 인식이 굳어지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금융업계에 종사하는 30대 여성 C씨는 “한국 사회에서 남성과 여성에게 금기시하는 노출 범위가 조금 다른거 같다”는 의견을 내놨다. “전반적으로 여성 노출에 더 보수적인 태도를 취하긴 하지만, 그중에서도 여성은 상체, 남성은 하체의 노출에 민감한 분위기”라면서 “수영복만 봐도 남자들은 웃통은 벗으면서 트렁크는 엉덩이의 실루엣이나 허벅지가 드러나지 않게 입지 않느냐”고 지적했다. 50대 남성 직장인 D씨는 “패션에도 TPO(시간·장소·상황)가 있는데 아무리 편견을 없애려 해도 반바지에 다리털을 내놓고 회의하러 오면 발표 내용에 신뢰를 느끼기 어려울 것 같다”고 털어놨다. 그러자 40대 남성 직장인 E씨는 “다리털이 징그럽다고 하면서 매끈하게 제모하는 남자를 이상하게 바라보는 것도 문제”라고 이의를 제기하기도 했다. ●미느냐, 밀리느냐, 문제는 다리털? 불똥은 다리털로 튀었다. ‘반바지를 입은 남성 직원에 대한 생각’에 대한 주관식 질문에서 다리털이 부담스럽다거나 지저분해보인다는 등 ‘다리털 혐오’를 호소한 답변이 2.9%로 집계됐다. “같은 남자지만 나도 우리 부장님 다리털 보고싶진 않다”, “수북한 다리털 보기도 싫지만 너무 다리가 매끄러우면 역시 어색할 것 같다”는 의견도 반복적으로 나왔다. “여직원한테 제모 안했으니 치마 입지 말라고 하면 성희롱이면서 남직원에게는 다리털 보기 싫으니까 반바지 입지 말라는 것은 역차별 아니냐”는 하소연도 있었다. 이베이코리아의 쇼핑사이트 G9(지구)가 지난 5월 3일부터 지난달 2일까지 한달 동안의 제모기 판매량을 분석한 결과에 따르면 남성 고객의 구매량이 전체의 65%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나는 등 ‘그루밍족’의 증가로 남성 제모도 더이상 낯설지 않은 문화로 자리잡았건만, 현대사회에서 남성의 다리털은 보여주기도 어색하고, 그렇다고 깔끔히 밀어버리기도 어려운 계륵 같은 존재가 돼있었다. 과연 남성의 제모 문화만 정착되면 직장 남성의 반바지 착용도 대수롭지 않은 문제가 될까. ● 기업·공직도 잇달아 권장은 하는데… 국내 남성 직장인의 ‘반바지 착용 역사’는 아직 걸음마 수준이다. 삼성전자는 2014년 수원 사업장 직원에 한해 주말과 공휴일에 반바지를 입을 수 있게 시범운영한 것을 시작으로 2016년 6월부터는 평일로 확대 시행에 나섰다. 같은해 7월 정유·에너지 업계에서는 최초로 SK이노베이션이 반바지와 라운드 티셔츠를 업무용 복장으로 공식 인정했다. SK계열사 중에서는 SK C&C와 SK하이닉스가 각각 2013년과 2014년부터 복장 자율화를 도입했다. 현대자동차도 지난해 3월에 자율복장제를 도입해 상황에 따라 반바지를 입을 수 있도록 했으며, 롯데지주도 계열사인 롯데케미칼, 롯데멤버스 등에 이어 지난 1일부터 모든 임직원을 대상으로 복장을 자율화한다고 밝혔다. 그러나 이들 대기업에서는 명목상의 규정으로 존재할뿐 실제 자유롭게 반바지를 착용하는 직원을 찾아보기는 어렵다. 반면 IT기업이나 외국계 패션기업 등을 위주로 반바지 착용 문화가 자리잡은 곳도 많다. 카카오, 배달의민족, 나이키코리아 등이 대표적이다. 공무원의 반바지 착용 시도도 비슷한 시기에 이뤄졌다. 2012년 서울시를 시작으로 2018년 수원시, 지난해 경기도와 경남 창원시, 부산시 등이 잇따라 혹서기 반바지 출근을 허용했다. 박원순 서울시장은 2012년 6월 5일에 서울 동대문구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이벤트홀에서 열린 ‘쿨비즈 패션쇼’에서 반바지 복장을 선보인데 이어 지난해 7월 26일 신청사 8층 다목적홀에서 열린 ‘휴가룩, 시원차림 패션쇼’에 또 한번 직접 반바지를 착용하고 무대에 올라 춤을 추는 투혼을 발휘하며 ‘반바지 전도사’로 나섰다. 그러나 공직에서는 긴바지 차림새로 되돌아가 일시적인 이벤트에 그쳤다는 후문이다. 지난해 반바지 착용을 처음 허가한 경기도의 경우 도청 홈페이지에 ‘이재명 도지사부터 반바지를 입고 나와 솔선수범해야 한다’는 글이 올라오자, 이 지사가 자신의 트위터에 “원하는 직원이 입을 수 있는 것일 뿐 내가 입겠다는 건 아니다”라는 글을 남기기도 했다. ● 유연한 조직문화가 긴바지옥 탈출 열쇠? 설문 결과 전체 응답자의 62.8%가 직장남성의 반바지 착용 문화 정착을 위해서 ‘유연한 조직문화 구축’이 가장 필요하다고 입을 모았다. ‘불필요한 것은 버린다는 판단이 가능한 보복 없는 투명한 커뮤니케이션’, ‘꼰대 문화 타파’, ‘유교적 뇌 구조 변화’, ‘복장이 권위의 상징이라는 선입견을 내려놓는 것’ 등의 기타 주관식 답변에서도 모두 복장 자율화에 제동을 거는 경직된 조직문화에 대한 답답함이 엿보였다. “남직원의 반바지 착용 문화를 정착할 필요성을 못 느낀다”고 답한 어느 응답자는 “앞으로도 반바지는 입을 생각이 없지만, 이런 화두가 제기되지 않을 정도로 자유로운 환경은 필요하다”고 말했다. 결국 직장남성들의 반바지 착용 논란은 ‘조직이 개인의 자유를 어디까지 억제하는 것이 옳은가에 대한 문제제기의 은유’라고 갈무리하는 것은 지나친 비약일까. ‘구분짓기’를 위한 긴 바지의 상징이 아직까지 유효하다는 시선도 있다. 약 20년 동안 남성 패션지 ‘에스콰이어’ 편집장을 지낸 민희식 크리에이티브 워크 대표는 저서 ‘그놈의 옷장’에서 “동서 고금을 막론하고 남자는 몸을 가리는 게 기본적인 예의였다”면서 “(반바지는) 길이가 짧은 만큼 옷이 주는 사회적 영향력도 딱 절반 수준”이라고 말했다. 남성 패션은 외부로부터 물리적 자극을 피하고 엄폐 기능을 중시한 전투복에서 기원을 찾기 때문에 소속감이 분명하고 은폐가 용이하며, 계급과 신분이 드러나도록 발달해 왔다는 설명이다. 실제로 30대 직장인 F씨는 “남성에게 긴바지는 격식을 차리는 일종의 엘리트 집단에 속해 있다는 동류의식을 확인시켜주는 증거”라면서 “반바지가 권위를 살려준다거나 이성에게 매력적으로 보이는 등의 2차적인 이득이 없다면 단순히 시원하다는 장점만으로 출근 복장으로 정착되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의견을 냈다. 허무한 결론이지만, 올 여름에도 많은 직장에서 자유롭게 반바지를 입고 활보하는 남직원들을 만나기는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다만 이미 곳곳에서 물음표가 제기되고 크고 작은 시도가 이뤄지고 있는만큼, 아마도 몇번의 여름이 지나면 모두가 ‘속시원한’ 결론에 도달할 수 있지 않을까. 김희리 기자 hitit@seoul.co.kr 명희진 기자 mhj46@seoul.co.kr■ 아무 : [관형사] 어떤 사람이나 사물 따위를 특별히 정하지 않고 이를 때 쓰는 말. 아무이슈는 서울신문 기자들이 분야,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사회 전반의 이슈에 대해 자유롭게 취재해 이야기를 풀어놓는 공간입니다.
  • [이은형의 밀레니얼] 어디까지가 의전인가

    [이은형의 밀레니얼] 어디까지가 의전인가

    “예의가 있었으면 좋겠어요.” “의전은 이제 없애야 할 때가 됐죠.” “팀 성과를 위해 협업은 필수죠.” 조직의 다양한 구성원을 대상으로 인터뷰를 하면 서로 하는 말이 비슷하다. 임원도, 팀장도, 그리고 팀원도 예의를 중요하게 생각하고, 의전은 없어져야 할 관행이라고 생각하며, 협업도 꼭 필요하다는 데 입을 모은다. 그러나 한발 더 들어가면 얘기는 달라진다. 예의를 중시한다는 선배도 후배도 모두 상대가 무례하다고 느낀다. 선배를 보고도 인사를 깍듯이 하지 않는 후배, 팀장이 야근하는데 망설임 없이 정시 퇴근하는 후배를 보면서 예의가 없다고 느낀다. 한편 밀레니얼들은 회사에서 만나는 모든 사람에게 무조건 인사하라고 시키는 선배의 말에 도저히 수긍할 수 없다. 외부 인사일 수도 있는데 인사하고 무안한 상황에 놓일 수도 있지 않은가. 확실하게 아는 우리 부서 선배에게만 인사하면 안 되는가. 이런 속마음을 가지면서 선배들이 억압적이라고 느낀다. 개인 생활에 대한 질문을 수시로 던지는 선배를 보면서 예의가 없다고 느낀다. 의전도 마찬가지다. 포용적 기업문화를 추구하는 기업이 늘면서 선배 세대는 많은 노력을 하고 있다(고 선배들은 생각한다). 그동안 당연하게 여겨졌던 관습을 없애려고 노력한다. 회식을 줄인 것은 말할 것도 없고, 회식의 형태도 점심식사, 문화행사, 자율적 참여 등으로 바뀌면서 선배들이 볼 때 의전은 이제 거의 없어졌다고 생각한다. 그런데 밀레니얼들의 생각은 다르다. 선배 세대와 함께하는 자리는 의전의 연속이라고 느낀다. 식사 자리에서 물을 따르거나 수저를 놓는 등의 사소한 챙김부터 행사 전에 참석 인원 파악부터 앉는 자리까지, 상사의 동선과 편의를 챙기는 일까지 모두 의전이라고 생각한다. ‘후배로서 최소한의 선의로 충분히 할 수 있는 일 아니냐’는 선배의 생각과 ‘선배는 손이 없냐, 발이 없냐, 그걸 왜 내가 해야 하느냐’는 후배의 생각은 격차가 크다. 협업에 대한 생각에도 큰 차이가 있다. 선배들은 팀의 성과를 위해서라면 나의 업무가 아닌 것도 챙겨서 해야 하고, 다소 진도가 뒤처진 팀원이 있다면 기꺼이 야근을 해서라도 함께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후배들은 나에게 주어진 일을 완수한다면, 근무시간에 열심히 일했다면 본인의 몫은 다했다고 생각한다. 그것이 협업이다. 서로가 말은 같아도 생각과 행동은 많이 다르다. 그렇다면 어떻게 해야 할까. 대한상의가 직장인 1만 3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조직구조 진단의 ‘세대갈등편’에서는 구성원이 바뀌었는데 그것을 담아내지 못하는 조직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것은 선배 세대가 무조건 후배 세대에게 맞추라는 의미가 아니다. 조직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가치를 기준으로 최적점을 찾아내고, 그것을 향해 모든 구성원이 노력해야 한다는 의미다.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리더와 구성원들이 ‘좌표를 찍는 것’이다. 여기서 좌표는 모든 구성원들이 행동을 할 때 기준으로 삼아야 할 마음의 나침반이다. 흔히 우리가 미션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만약 고객 가치의 극대화가 미션이라면 구성원들의 행동을 판단하는 기준은 ‘고객 가치를 창출하는 데 도움이 되는가’일 것이다. 만약 도움이 된다면 그렇게 하고, 도움이 안 된다면 과감하게 폐기해야 할 것이다.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가 생각하는 예의가 다르다면 어느 것이 고객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지 최적점을 찾아내자. 예를 들어 회사에서 마주치는 누구에게나 인사하는 것이 고객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된다면 후배 세대는 기꺼이 수용해야 한다. 의전도 마찬가지다. 리더의 시간을 효율적으로 절약해 줌으로써 조직에 도움을 주는지, 나아가 고객 가치 창출에 도움이 되는지, 안 하면 조직에 손실을 가져오는지, 다른 방식으로 해결할 수 있는지 질문을 던져 본다. 조직 구성원들의 논의와 합의를 거쳐 ‘필요하다고 인정받은 의전’이라면 구성원들은 받아들여야 한다. 선배 세대와 후배 세대가 머리를 맞대고 최적점을 찾자. 가장 중요한 가치를 기준으로 없앨 것은 없애고 받아들일 것은 받아들이자. 그것이 새로운 조직 문화의 출발점이다.
  • [문화마당] 구름빵 사태를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문화마당] 구름빵 사태를 돌아보면서/장은수 편집문화실험실 대표

    올해 초 이상문학상 관련 저작권 분쟁이 있었다. 수상 작품집과 관련한 계약 내용에 김금희, 최은영 등 작가 몇몇이 이의를 제기하면서다. 주관사인 문학사상사는 우수상 수상자한테 두 가지를 요구했다. 첫째, 수상작 저작권을 3년 동안 문학사상에 양도할 것. 둘째, 이후 소설집을 출간할 때 이 작품을 표제작으로 쓸 수 없다는 것. 두 요구는 예부터 있었던 ‘관행’이었다. 이 정도나 되는 권리를 상금 100만원에 넘기는 건 내 생각에 일단 비례적이지 않다. 그러나 이것은 돈 문제일 수만은 없다. 저작권 ‘이용’과 ‘양도’는 다르다. 이용은 수상 작품집에 한해 출판권을 넘겨받겠다는 것이고, 양도는 해당 기간 출판사에서 작품 관련 저작권 일체를 행사하겠다는 것이다. 만약 3년 사이 작품이 드라마, 영화 등으로 제작되거나, 교과서나 참고서에 게재되면 수입이 출판사로 간다. 법적으로는 작가 자신의 소설집에 수록할 때조차 출판사가 허락을 결정하게 된다. 이것은 당연히 과도하다. 관행 자체가 이상하다. 일정 금액을 받고 저작권 전체를 양도하는 관행, 즉 매절 계약이 실제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게 백희나 작가의 ‘구름빵’ 사건이다. 2003년 ‘구름빵’을 처음 출간할 때 신인이었던 작가는 저작권료 850만원을 받고 저작권 일체를 출판사 한솔교육에 양도했다. 이 역시 관행이었다. 당시 아동 전집 출판에서는 이 같은 매절 계약이 흔했다. 출판사는 초기 비용을 무겁게 부담하는 쪽을 감수했고, 작가의 경우 실판매량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태에서 작업 비용 등을 든든히 보장받을 수 있으므로 나쁘지 않은 계약이었다. 나중에 출판사에서 단행본을 낼 때 인센티브 형태로 1000만원을 별도 지급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 계약의 진짜 문제는 저작재산권 일체를 양도하는 특약이 끼어 있었다는 점이다. 이 조항을 근거로 출판사는 애니메이션 등 2차 저작권을 임의로 처리하고 관련 수입을 확보할 수 있었다. 출판사 입장에선 투자를 잘한 셈이지만, 작가 입장에선 억울한 기분이 든 것 같다. 뒤늦게 작가는 저작권을 돌려 달라는 소송을 제기했고, 얼마 전 대법원에서 최종 패소했다. 법적 결론은 이럴 수밖에 없다. 출판에서 매절은 현재에도 양자 합의가 있을 때 수시로 맺어진다. 판매 규모가 크지 않거나, 여러 사람이 참여하거나, 번역 등 저작물 창조성이 약한 경우 매절이 선호된다. 또한 아주 많은 저작물은 매절보다 인세 계약의 수입이 더 적기에 매절이 작가에게 더 많은 보상을 하는 방법일 수도 있다. 이 때문에 매절은 외국에서도 드물지 않다. 현재 이와 관련한 수많은 계약이 쌓여 있고, 하나를 무효로 하면 출판산업 전체의 법적 안정성이 흔들릴 수 있다. ‘구름빵’의 경우 솔직히 일단 계약을 한 이상 법정까지 갈 일은 아니었다. 출판의 또 다른 관행에 따르면 이와 비슷한 경우 작가와 출판사가 한 걸음씩 양보해서 사적으로 타협하거나 새로운 계약을 맺곤 했다. 지금도 늦었다고 생각지 않는다. 작품의 잠재력이 너무나 아깝지 않은가. 그러나 설령 작가가 판단을 실수해 저작권 일체를 양도한 귀책이 있더라도 이 계약에 문제가 없다고 생각지 않는다. 무엇보다 매절 범위가 너무 과도하다. 출판사에서 출판 행위에 직접 필요하지도 않은 권리까지 매절로 양도받을 이유가 없다. ‘구름빵’ 사태가 잦아들기도 전에 다시 ‘검정 고무신’ 사태가 터졌다. 이 사건도 본질은 비슷하다. 사업자가 2차 저작권 등을 포괄해서 확보한 후 임의로 권리를 행사하는 관행은 사라져야 마땅하다. 작가와 출판사가 각자 권리를 명확히 인식하고 필요한 만큼 계약하는 것이야말로 긴 길을 함께하기 위한 출발점이라고 생각한다. 출판 계약의 현대화가 필요하다.
  • 인도 “12명 사망한 가스 유출 사고는 LG폴리머스 과실”

    인도 “12명 사망한 가스 유출 사고는 LG폴리머스 과실”

    지난 5월 스티렌가스 누출로 수백명 병원행관할 주정부 “공장 측 관리태만 과실” 성명“36개 사이렌 안 울리고 응급조치도 없었다”LG화학 “이번 조사에 상응하는 조치하겠다”인도 남부 안드라프라데시 주정부가 지난 5월에 있었던 LG폴리머스 공장의 화학가스 유출 사고에 대해 업체 측의 ‘관리 태만 과실’이라고 조사결과를 밝혔다. 7일 현지언론 더힌두에 따르면 주정부는 이날 성명에서 “이런 사고를 피할 적합한 예방체계가 없었고, 경보 사이렌 시설은 고장 난 상태였다”고 했다. 또 공장 측이 안전 규칙을 준수하지 않았고 시의적절한 응급 대응 조치도 없었다고 설명했다. 이 공장은 LG화학 소유다. 지난 5월 7일 해당 공장에서 독성이 있는 스티렌 가스가 누출되면서 수백명이 병원으로 이송됐고 이중 12명이 목숨을 잃었다. 이번 성명에는 주정부의 관련 위원회가 그간 현장조사한 내용을 담았다. 사고 조사위는 4000쪽 분량 보고서를 통해 “저장 탱크의 설계 불량, 냉각 장치 결함, 순환·혼합시스템 부재, 안전지침 불량, 안전의식 부족 등이 사고를 유발한 원인으로 파악됐다”며 “비상사태와 안전에 관한 행동지침(프로토콜)이 봉쇄기간 동안 지켜지지 않았다”고 밝혔다. 또 “지난해 12월 저장탱크 설계에 큰 변화가 발생해 탱크 내 순환·혼합시스템에 차질이 발생했다”며 “올해 4월 24일 탱크에서 초기 중합반응 신호가 있었다. 공장 측이 이를 경고로 알아채고 시정조치를 했다면 사고를 피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 특히 출입문 등 36개 지점에 사이렌이 설치돼 있었지만 비상상황에 울리지 않았다고 설명했다. 이에 대해 LG화학은 “사고 조사에 적극적으로 협조했다”며 “이번에 공개된 조사 결과에 대해서는 절차에 따라 성실하게 대응하고, 상응하는 조처를 할 것”이라고 밝혔다. 우선 LG화학은 200여명의 전담 조직을 꾸려 사고지역 주민에게 보상 활동을 펼쳤고 현지 전문기관을 통해 가스 누출에 따른 환경(토질·수질) 및 건강 영향에 대한 조사를 시행하고 있다.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
  • 텔레그램 “홍콩 정부의 사용자 정보 요구 거부했다”

    텔레그램 “홍콩 정부의 사용자 정보 요구 거부했다”

    페이스북과 메신저 서비스인 왓츠앱은 6일 홍콩 정부와 사법 당국의 사용자 정보 요구를 보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페이스북 측은 홍콩보안법이 발효됨에 따라 인권 전문가와 논의를 한 뒤에 홍콩 정부의 요구를 수용할 것인지 결정하겠다고 설명했다. 이어 페이스북 대변인은 안전에 대한 위협이 없는 표현의 자유가 인간의 기본권이라 믿는다고 덧붙였다. 중국은 지난주부터 750만 명이 사는 홍콩섬에 대해 파괴행위, 분리독립 운동, 테러리즘, 외부 세력과의 결탁 등을 금지하는 국가보안법을 제정해 적용하고 있다. 홍콩보안법은 중국인뿐 아니라 홍콩에 여행 중이거나 체류하는 외국인과 외국 기업도 적용 대상이다. 언론과 인터넷 검열이 합법일 뿐 아니라 학교에서는 안보교육도 의무적으로 해야 한다. 디지털 인권을 주장하는 시민단체인 ‘프로프라이버시’는 페이스북의 결정에 대해 “홍콩 지역의 디지털 사생활 보장과 인권의 승리”라며 환영했다. 프로프라이버스 측은 “법의 잣대는 높고 처벌은 종신형으로 매우 끔찍하다”며 “거대 인터넷 기업인 페이스북과 왓츠앱의 민주주의와 표현의 자유를 지지하는 결정은 매우 좋은 소식”이라고 말했다. 하지만 왓츠앱은 중국뿐 아니라 홍콩에서도 접속이 금지되어 있다. 러시아에서 개발한 메신저인 텔레그램도 최근 홍콩 정부로부터 사용자 정보를 요구받았지만 거부했다고 주장했다. 텔레그램사의 마이크 라브도니카스 대변인은 자사가 홍콩인의 사생활 보호의 중요성을 알고 있다고 강조했다. 텔레그램은 홍콩의 반중 시위대들이 연락 수단으로 많이 사용하고 있다. 텔레그램 측은 과거에 홍콩 정부에 사용자 정보를 제공한 적이 없으며 현재 홍콩의 정치적 변화에 대한 국제적 합의가 이뤄질 때까지 홍콩 사용자에 대한 정보를 가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부연했다. 홍콩인들은 홍콩보안법이 발효되자 트위터와 같은 인터넷 소셜 미디어의 계정과 과거 채팅 기록을 삭제하고 있다. 페이스북 등 중국에서 금지한 인터넷 사이트에 접속할 수 있도록 하는 가상사설망 서비스(VPN)의 다운로드도 홍콩에서 급증했다. 윤창수 기자 geo@seoul.co.kr 
  • [데스크 시각] 늙은 꼰대, 젊은 꼰대/유용하 사회부 차장

    [데스크 시각] 늙은 꼰대, 젊은 꼰대/유용하 사회부 차장

    초등학교 다니는 아들 녀석이 제 누나랑 놀면서 “라떼는 말이야”라고 말하는 것을 들었다. 달고나 커피를 만들어 보겠다고 난리를 피웠던 적이 있어서 이번에는 카페라떼 만들기에 도전하나 하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뜬금없는 상황에 자꾸 쓰길래 도대체 무슨 말이냐고 물어봤더니 유튜브 게임방송에서 크리에이터가 하는 말을 따라한 것이란다. 너무 궁금해 인터넷을 찾아봤더니 ‘꼰대’ 같은 윗사람이 아랫사람한테 툭하면 ‘나 때는 말이야’라고 하는 것을 비꼬는 말이란 걸 알게 됐다. 요즘 청년 취업난에 비할 바는 아니겠지만 1990년대 말 외환위기 직격탄을 맞아 취업이 늦어지면서 이제야 근속 20년 된 친구들이 많아져 얼마 전 축하 모임을 가졌다. 중간 관리자 위치에 있는 친구들이다 보니 ‘꼰대’에 대한 토론이 이어졌다. 상사의 말과 행동을 무조건 고깝게 생각하는 태도가 문제라는 의견부터 듣는 사람의 기분을 이해하고 조심할 필요도 있다는 말까지 이야기는 넘쳐났지만 결론 없이 모임은 끝났다. 국립국어원 표준국어대사전에 ‘꼰대’는 ‘은어로 늙은이를 이르는 말, 학생들이 선생님을 이르는 말’로 설명돼 있다. 최근 ‘꼰대인턴’이란 제목의 드라마까지 나오는 등 다양한 매체에서 공공연히 사용되고 있는 것을 보면 이제 더이상 은어로만 받아들일 범위는 넘어선 듯싶다. 꼰대라는 단어에 행위라는 뜻의 접미사 ‘-질’이 붙은 꼰대질은 멘토링이라는 이름으로 포장되는 경우가 많다. 꼰대질은 ‘이 정도는 당연히 할 수 있는 말이거나 행동’이라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다. 예전엔 꼰대라고 하면 나이 많은 사람이 대부분이었지만 요즘 ‘젊은 꼰대’들이 늘고 있는 것도 이런 차원일 것이다. 더군다나 ‘내가 해줘야 할 일’이라거나 ‘해도 될 일’이라는 생각은 요즘 사회적 문제가 되는 갑질로 이어지는 경우도 많다. 사실 진정한 멘토링은 자신의 과거를 무용담처럼 얘기하거나 본인의 시각과 생각으로 훈계하는 것이 아니라는 연구 결과가 있다. 지난달 미국 노스웨스턴대 켈로그 경영대와 복잡계연구소, 중국 남방과기대 통계정보과학부, 인도 우다이푸르 경영연구소 정보시스템과학부 공동연구팀은 멘토링이란 책이나 서류에 적혀 있는 내용을 알려 주거나 단순히 일의 방법을 가르쳐 주는 것이 아니라 특별한 상황에 대한 문제 해결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암묵적 지식을 전수하는 것이라는 연구 결과를 미국국립과학원에서 발행하는 국제학술지 ‘PNAS’에 발표했다. 이런 연구 결과를 구체적으로 보여 주는 예시도 있다. 로버트 드니로와 앤 해서웨이가 주연한 영화 ‘인턴’이다. 영화에서 오랜 직장생활과 나이를 무기로 풍부한 경험을 갖고 있는 70대 인턴으로 나오는 드니로는 ‘라떼는 말이야’라는 말을 꺼내지 않는다. 젊은 직원들이 어려움을 겪고 있을 때 ‘왼손이 모르게’ 나서서 도와주고 조언을 구해 오면 비로소 함께 고민해 스스로 해결할 수 있도록 해 준다. 18세기 문필가인 프랑스의 조제프 앙투안 투생 디누아르 신부가 쓴 ‘침묵의 기술’에서 한 이야기도 크게 다르지 않다. 연륜은 충분히 존경받을 만한 것이지만 그것이 다른 사람에게 충고할 자격의 당연한 징표는 아니라는 것이다. 최근 중요성이 강조되는 공감은 자신을 기준으로 다른 사람에 대한 충조평판(충고·조언·평가·판단)을 하라는 것이 아니다. 말을 해야 할 때와 침묵해야 할 때를 구분하는 것이 진정한 멘토링이고 공감능력, 소통능력이다. 흔히 지갑을 열고 입을 다물라는 얘기와 다르지 않다. 단 지갑을 열었다는 핑계로 입을 더 많이 열었다간 죽도 밥도 안 되는 상황이라는 것은 알아야겠다. edmondy@seoul.co.kr
  • 통제불능 지구촌… “창밖으로 거리두기 내팽개쳤다”

    통제불능 지구촌… “창밖으로 거리두기 내팽개쳤다”

    전 세계 코로나19 확진자가 1159만 1523명(한국시간 6일 오후 10시 기준)으로 집계되는 등 기록적 급증세가 이어지고 있지만 세계 곳곳의 술집, 해변, 국립공원 등에는 마스크를 착용하지 않은 인파가 사회적 거리두기를 무시하고 밀집해 방역당국이 골치를 앓고 있다. 가장 큰 위협요소는 술집이다. BBC는 5일(현지시간) 전날 3개월 만에 펍(술집) 영업이 허용된 영국 런던의 번화가 소호거리에 대해 “낮 1시부터 인파가 몰렸고 밤 10시가 되자 사회적 거리두기는 창문 밖으로 내팽개쳐졌다”고 전했다. 시민들은 마스크도 없이 서로 부둥켜안았고, 데번과 콘월 지역 경찰은 음주로 인한 신고 전화가 1000건에 달했다고 밝혔다. 이날 디트로이트프리프레스는 미국 미시간 ‘로물루스 스트립클럽’에서 13명의 신규 확진자가 발생했고 지난달 27일 85명의 집단감염이 발생한 ‘하퍼스 레스토랑 앤드 브루 펍’ 사건은 확진자가 158명으로 늘었다고 전했다. 캐나다 글로벌뉴스는 “한국도 코로나19 확진자 한 명이 여러 클럽을 돌아다녀 확진자가 늘어났다”며 “술집·클럽이 코로나 확산 기지가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독립기념일 연휴 기간(3~5일) 해변에 인파가 몰린 플로리다의 경우 지난 토요일(3일) 확진자 수가 일일 최고치인 1만 1458명을 기록해 종전 최고치인 뉴욕의 1만 1434명을 넘어섰다. 마스크도 없이 미시간주 다이아몬드 호수에서 물놀이를 하던 인파를 찍어 인스타그램에 동영상을 올린 한 주민은 “통제 불능 상황”으로 묘사했다. 4일 백악관 독립기념일 축하행사장에서도 주최 측은 테이블당 의자를 6개만 배치했지만 참가자들이 그늘로 몰리며 효과는 제한적이었다고 CNN이 전했다. 지난 5월 중순부터 식당, 쇼핑몰, 호텔, 종교시설 등의 운영을 허용한 인도 역시 이날 누적 확진자 수가 미국(298만 2928명)과 브라질(160만 4585명)에 이어 세계 3위(69만 8233명)로 올라섰다. 6일 문화유산 관람을 허용했지만, 관광객이 몰리는 타지마할의 경우 전날 긴급 공지로 봉쇄를 연장했다. 전국적으로 나흘 연속 신규 확진자 수가 200명 이상을 기록한 일본도 각종 행사와 스포츠 관련 제한을 오는 10일을 기해 예정대로 완화하기로 했다. 현재 무관중으로 치러지고 있는 야구 등 프로스포츠 경기는 수용 인원의 50% 범위에서 최대 5000명까지 입장이 허용된다. 하지만 도쿄도 등 수도권의 경우 확진자만 이달 2일 이후 닷새 연속 100명을 넘어선 상태다. 코로나19 종식을 눈앞에 뒀던 세르비아는 50명 안팎의 일일 신규 확진자 수가 300명을 넘자 수도 베오그라드에 비상사태를 다시 선포했고, 그리스 정부는 세르비아 국민 입국을 오는 15일까지 재금지했다. 스페인 당국은 집단감염으로 인구 7만명의 소도시 라 마리나에 대해 봉쇄령을 내렸다. 호주는 빅토리아주 멜버른의 확진자 수가 최고치에 달하는 등 사실상 ‘2차 유행’에 접어들자 빅토리아주와 뉴사우스웨일스주와의 통행을 100년 만에 차단했다. 뉴욕타임스에 따르면 175개국 중 확진자 수가 감소한 곳은 30개국(17.1%)이었다. 한국 등 75개국은 큰 변동이 없고, 미국·일본·브라질·호주 등 70개국은 확진자 수가 증가하는 추세다. 한편 카타르 보건부는 6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가 전날보다 546명 늘어 10만 345명으로 집계됐다고 밝혔다. 카타르 인구(281만명)를 감안하면 100만명당 확진자 수는 3만 5700여명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다. 누적 확진자는 전체 인구의 3.6%로 한국으로 치면 184만명인 셈이다. 서울 이경주 기자 kdlrudwn@seoul.co.kr도쿄 김태균 특파원 windsea@seoul.co.kr
  • 트럼프 “확진자의 99%는 무해”, CDC의 이 수치에 근거한 듯

    트럼프 “확진자의 99%는 무해”, CDC의 이 수치에 근거한 듯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독립기념일 연설을 통해 미국에서 많은 확진자가 발생했지만 “99%는 완전히 무해(harmless)하다”고 주장해 파문이 일고 있다. 스티븐 한 미 식품의약국(FDA) 국장은 5일(현지시간) CNN의 ‘스테이트 오브 더 유니언’ 인터뷰를 통해 진행자가 전날 트럼프 발언에 대한 견해를 묻자 “우리는 국내에서 발병 사례가 급증하고 있다는 것을 안다”며 “우리는 모두 그것과 관련된 그래프를 봤다. 그리고 아직 너무 이르기 때문에 거기에 어떤 인과관계가 있는지 추측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진행자가 코로나19 감염자의 약 3분의 1이 무증상자라는 질병통제예방센터(CDC)의 추정치를 제시하며 대통령의 발언이 틀린 것 아니냐고 거듭 묻자 “나는 누가 옳고 그른지 얘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기자도 트럼프 대통령이 과연 어떤 근거로 99%는 무해하다는 용감한 발언을 했는지 궁금했다. 웹서핑을 했더니 미국 일간 뉴욕 타임스(NYT) 기사가 눈에 들어왔다. 제목은 ‘팬데믹의 큰 미스터리-코로나바이러스는 얼마나 치명적인가?‘. 영어로 200자 원고지 40여장 분량의 장황한 기사 가운데 CDC가 “증상 사례 치명률(symptomatic case fatality ratio)”이란 새로운 개념을 지난 5월 말 제시해 산출했더니 미국은 0.4% 밖에 안 됐다는 대목이 눈에 들어왔다. 어떻게 이런 수치가 나왔는지, 어떻게 WHO 추정치보다 훨씬 낮게 나타났는지에 대해 NYT는 설명을 요청했지만 CDC는 답을 하지 않았다고 했다. 미국 인구를 따지면 130만명이숨진다는 뜻이다. 지난 2일 전 세계 1300명의 과학자들과 이틀 동안의 온라인 회의를 마친 세계보건기구(WHO)의 수석 과학자 숨야 스와미나탄 박사는 감염 치명률(IFR)이 0.6% 정도란 것에 콘센서스가 모인 상태라고 전했다. 세계 인구 가운데 4700만명이 죽고, 미국 인구 가운데 200만명이 목숨을 잃는다는 뜻이 된다. 이에 반해 NYT가 확보한 사례 치명률(CFR) 데이터에 따르면 중국은 5%, 미국은 4.6%로 1918년 스페인 독감 때 2.5%의 갑절 수준이다. 미국 인구 가운데 1600만명이 세상을 떠난다는 엄청난 숫자다. 트럼프 대통령은 셋 중 작은 0.4%와 0.6%만을 보고 과학적 무지 탓에 99%가 무해하다고 큰소리를 친 것으로 보인다. 이 장황한 기사의 결론은 첫째 전 세계 치명률은 여전히 변할 것이며, 둘째 지금은 인도, 브라질, 멕시코, 나이지리아 등 상대적으로 봉쇄 기간이 짧았고 병원 등 대처 자원이 빈약한 곳에서 확산하고 있지만, 셋째 가을이 다가오면서 사람들이 실내에 모여 온기를 나누면 유럽과 북아메리카에서 다시 확산할 것이란 것이다. 1763년 이후 미국을 강타한 여덟 차례 감염병 팬데믹은 상대적으로 따듯할 때 처음 찾아와 몇 개월 뒤 2차 파고가 덮쳤을 때 훨씬 치명적이었다고 마이클 외스터홈 미네소타 대학 감염병연구정책센터 소장은 지적했다. 1918년 3월부터 1920년 말까지 지속된 스페인 독감 사망자의 3분의 1 이상은 1918년 9월부터 12월 사이에 세상을 떠났다. 그는 그 점을 생각하면 앞으로 12~18개월 동안 훨씬 더 끔찍한 일이 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물론 우리가 지금 상대하는 것은 독감이 아니라 코로나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똑같은 패턴이 아닐지 모른다. 하지만 독감보다 코로나바이러스가 “훨씬 효율적인 감염체”인 것은 분명해 보여 우려를 키운다고 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해외유입 주요 진원지 카자흐스탄, 세계 첫 ‘전면 봉쇄로 유턴’

    해외유입 주요 진원지 카자흐스탄, 세계 첫 ‘전면 봉쇄로 유턴’

    한국의 코로나19 해외 유입 주요 진원지가 된 중앙아시아 국가 카자흐스탄이 코로나19 이후 완벽한 봉쇄를 풀었다가 다시 완벽한 봉쇄로 돌아서는 첫 번째 국가가 됐다고 영국 일간 텔레그래프와 연합뉴스가 전했다. 카자흐스탄 정부는 5일부터 2주 동안 강력한 방역 제한조치를 재도입한다고 밝혔다. 새 제한조치에 따라 지역 간 버스 운행이 중단되고 철도 운행도 제한된다. 가족 행사와 추모 행사 등을 포함한 모든 대중 행사가 금지되고 길거리·공원 등에서 3인 이상이 무리를 지어 이동하는 것도 금지된다. 미·이용실, 스포츠센터, 헬스클럽, 수영장, 해수욕장, 박물관, 오락실, 유치원, 영화관, 종교시설 등도 모두 폐쇄된다. 수도 누르술탄은 2주의 제한 조치 기간 시내 대중교통 운행을 중단하기로 했다. 보건당국은 부족한 병상 확보를 위해 알마티의 체육관과 누르술탄의 호텔 등에 임시 감염전문병원을 개설할 예정으로 알려졌다. 전문가들은 카자흐스탄 당국이 성급하게 봉쇄조치를 완화하면서 추가 확산이 일어난 것으로 보고 있다. 코로나19가 본격적으로 확산하던 지난 3월 16일 국가 비상사태를 선포하며 강력한 봉쇄조치를 취했던 카자흐스탄 정부는 발병률이 떨어진 지난 5월 11일 비상사태를 해제하고 각종 제한조치를 대폭 완화했다. 카심-조마르트 토카예프 카자흐스탄 대통령에 따르면 비상사태 해제 이후 코로나19 확진자가 7배나 늘었다.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지난달 중순 이후 급격히 증가해 이달 들어 1500~1600명 수준을 유지하고 있다. 이 나라 보건부에 따르면 이날도 1644명의 신규 확진자가 늘어 누적 확진자는 4만 5719명으로 증가했다. 전염병 확산 이후 지금까지 의료진 5000여명도 감염돼 그 가운데 18명이 사망하고 500여명이 여전히 치료 중인 것으로 전해졌다. 소셜미디어에는 병원 바깥에 늘어선 앰뷸런스 사진들이 넘쳐난다. 이번주 약국마다 장사진을 선 채 약품들을 사재기하는 바람에 약품 부족을 겪고 있다. 지난 2일 이 나라에서 가장 큰 알마티의 약국에 7만정의 파라세타몰이 공급됐는데 30분 만에 다 팔릴 정도였다. 수도 누르술탄의 감염병 전문의인 사울러 아티가예바는 카바르 TV 인터뷰 도중 눈물을 글썽이며 “28년을 일했는데 이런 모습을 전에 본 적이 없었다. 수많은 사람들이 어떤 것에도 신경 쓰지 않았다는 이유 만으로 죽어가고 있다. 그들은 길거리에 나가고 파티에 가서 서로 감염시켰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경 근처 우랄스크 신문 편집장인 루크판 아크메댜로프는 선데이 텔레그래프에 “대다수는 위험이 조금이라도 남아 있다는 것을 믿지 않았다. 당국으로부터 나온 메시지는 우리가 정점을 통과했다는 것이었다. 하지만 우리는 다만 정점에 가까웠을 따름이었다는 것을 지금 알게 됐다”고 말했다. 한국 중앙방역대책본부(방대본) 등에 따르면 지난 6월 한 달 동안 카자흐스탄발 국내 코로나19 확진자는 38명으로 전체 해외유입 확진자(319명)의 11.9%에 달했다. 이달 들어서도 카자흐스탄발 확진자는 계속 이어져 이날까지 나흘 동안에만 최소 8명이 입국 후 양성 판정을 받았다. 카자흐스탄발 확진자 증가는 한동안 중단됐던 양국 간 항공 운항이 6월부터 재개되면서 카자흐 거주 고려인(옛 소련권 토착 한인)과 한국 교민, 치료 목적으로 급하게 한국을 찾는 카자흐인 등의 입국이 늘어났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현재 알마티~인천 노선에 아시아나 항공이 2주에 1회, 카자흐스탄 에어아스타나 항공이 주 2회 운항하고 있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일본인 코로나19 사망자 적은 이유? 정부 말 잘 들어서!

    일본인 코로나19 사망자 적은 이유? 정부 말 잘 들어서!

    영국 BBC가 도발적인 질문 ‘일본에서는 왜 더 많은 이들이 코로나19로 죽지 않는 걸까?’를 던지며 시작하는 기사를 4일 게재했다. 물론 방송도 소름끼치는 질문이란 점을 인정했다. 수십 가지 가설이 존재할 수 있고, 그 중에는 일본인에게 우월한 면역 체계가 존재한다는 엉뚱한 상상으로까지 이어진다. 사실 일본만 그런 것은 아니다. 한국, 대만, 홍콩, 베트남에서는 유럽과 미국, 브라질, 인도 등과 비교했을 때 현저히 낮은 치명률을 보이고 있다. 아래 표를 참조하면 되겠다.한 발 나아가 일본의 전반기 사망자 수는 지난해보다 더 줄어들 것이란 전망까지 나온다. 지난 4월에만 1000명이 코로나 때문에 목숨을 잃었지만 한 해를 통틀면 그럴 것으로 전망됐다. 지난해 12월 31일 중국 우한에서 시작된 이 감염병은 우선 노인층을 먼저 숨지게 하고 많은 인구가 몰려 사는 지역일수록 빠르게 확산시켜 많은 인명을 빼앗는 것으로 인식됐다. 이탈리아와 스페인, 영국 등이 그런 모습을 보였다. 그런데 노령 인구는 일본이 어느 나라보다 훨씬 많고 밀집된 인구 특징은 일본이 훨씬 더하다. 도쿄 광역시만 해도 3700만명이 다닥다닥 모여 살고 거의 모든 일본 도시가 그렇다. 열차나 지하철로 감염병이 옮겨질 가능성도 상존한다. 초기 일본은 세계보건기구(WHO)의 “검사, 검사 또 검사하라”는 조언을 따르지 않다가 지금은 인구의 0.27%인 34만 8000명에게만 PCR 검사를 실시한 상황이다. 하지만 여전히 유럽 만큼 엄격한 봉쇄정책을 펴지 않았다. 4월 초 비상사태를 선포했지만 재택 격리는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졌고, 비필수적인 기업들은 폐쇄를 권고하는 수준에 머물렀다. 이를 거부하더라도 법적으로 응징하지는 않았다. 뉴질랜드나 베트남이 한 것처럼 국경을 폐쇄하고, 엄격한 봉쇄, 대규모 검사, 엄격한 격리 조치 등을 일본은 거의 하지 않았다. 첫 환자가 보고된 지 5개월이 흘렀는데 확진자는 1만 9185명, 사망자는 977명이다. 비상사태는 철회됐고, 삶은 빠르게 정상으로 돌아가고 있다.일본이 정말로 감염병을 통제하고 있다는 과학적 증거들은 계속 쌓이고 있다. 정보통신기업 소프트뱅크가 4만명의 직원을 상대로 항체 검사를 했더니 0.24%만 바이러스에 노출됐던 것으로 확인됐다. 도쿄와 다른 두 현의 주민 8000명을 무작위로 조사한 결과는 그보다 더 적었다. 도쿄시는 0.1%만 항체를 보유하고 있었다. 지난달 말 아베 신조 총리는 비상사태 철회를 선언하며 “일본 모델”을 다른 나라들이 배웠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아소 다로 부총리는 일본 사람들의 “우월한 질”이 증명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일본의 성공 요인을 묻는 다른 나라 지도자들에게 “민도가 다르다고 답하면 할말을 잃고 조용해지더라”고 털어놓았다. 일본인이나 일부 과학자들도 코로나19로부터 일본 국민을 보호하는 “X팩터”처럼 뭔가 특별한 게 있다고 생각한다. 누군가를 만날 때 껴안거나 입을 맞추지 않는 일본인들의 태도가 사회적 거리 두기에 부합한다는 설명도 있지만 답이 되지 않는다. 타츠히코 고다마 도쿄대학 교수는 이전에 일본이 코로나바이러스의 다른 종류를 경험했을 수 있다고 추측했다. 면역 이력에 공통점이 있을지 모른다는 것이다. 항체에는 IGM과 IGG 두 유형이 있는데 일본인은 IGM 반응을 먼저 했고 IGG 반응 단계에서 림프신경계가 이를 기억하고 있다가 빠르게 IGG 반응을 내놓는다는 것이다. 그런데 그의 환자들은 반대로 IGG 반응을 빠르게 보인 다음 나중에 IGM 반응을 그것도 약하게 하더라는 것이다. 마치 비슷한 바이러스에 노출된 적이 있었던 것처럼 보이더란 얘기다.이 지역에 먼저 유행했던 사스 같은 바이러스일지도 모른다고 그는 생각했다. 그런데 사스는 중국에서도 많은 환자가 발생했고, 한국, 대만, 홍콩, 서남아시아도 마찬가지였다. 반론도 적지 않다. 킹스칼리지 런던 공중보건 대학원장인 켄지 시부야 교수는 “그런 바이러스가 아시아에만 한정될 수 있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도 지역에 따라 코로나19 면역이나 유전적 취약성이 있을 수 있다는 가설에 동의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도 “X 팩터 같은 것이 치명률 격차를 설명할 수 있다는 생각이 의심스럽다고 털어놓았다. 켄지 교수는 코로나19를 잘 막은 나라들은 감염을 최소한으로 막은 노력 덕분이라고 했다. 일본인들은 스페인 독감의 2차 파동을 겪으며 1919년부터 이미 죽 마스크를 써왔다며 자신들은 결코 그만 둔 적이 없다고 했다. 재채기를 하거나 감기가 들면 주위 사람들을 보호하기 위해 마스크를 써왔다. 홍콩대학 공중보건 대학원 원장이며 감염병 전문가인 케이지 후쿠다 교수는 “내 생각에 마스크는 물리적 가림막도 되지만 모두를 조심하게 만드는 경고판 역할도 한다. 우리는 여전히 서로에 대해 주의를 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일본의 동선 추적 시스템은 결핵과 맞서던 1950년대까지 거슬러올라간다. 그리고 초기 감염 사례 3분의 1이 나이트클럽 등 한 장소에서 집단 감염됐다는 점이 확인됐다. 밀집된 곳에서 거친 호흡을 하는 파티나 식사, 바에서의 대화, 피트니스센터에서의 운동 등이 고위험군으로 분류돼 엄격한 규제를 했다. 또 코로나19 바이러스를 보유한 이들 가운데 80%는 다른 이에게 감염시키지 않으며, 다른 20%는 전염력이 높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에 따라 정부는 “세 가지 C”를 조심하자는 캠페인을 벌이게 만들었다. 켄지 교수도 “타이밍 덕분”이라고 말했다. 아베 총리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가급적 집에만 머물러 달라고 호소했던 4월 7일이 아주 적절한 시점이었으며, “조금만 늦었더라도 뉴욕이나 런던 같은 상황으로 빠져들었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이어 “최근 컬럼비아 대학의 최근 연구에 따르면 뉴욕에서 2주만 일찍 봉쇄했더라면 수만명의 목숨을 구할 수 있었을 것이라고 했다”는 점을 강조했다. 최근 미국질병통제예방센터(USCDCP) 연구는 심장질환, 비만, 당뇨병 등의 기저질환이 있는 사람이 코로나19에 감염되면 병원에 입원할 확률이 여섯 배 높아지고, 사망할 확률은 12배 높아진다고 했다. 일본은 선진국 중에도 심장질환이나 당뇨 사망률이 가장 낮다. 하지만 과학자들은 그런 수치만으로는 모든 것이 설명되지 않는다. 케이지 교수는 “이런 종류의 신체적 차이가 몇몇 결과를 가져왔을지 모르지만 내 생각에 다른 영역이 더 중요한 것 같다. 코로나19에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우리가 보고 있는 어떤 현상이든 단순한 방식으로는 설명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최종적인 결과를 낳기에는 너무 많은 요인들이 작용한다”고 말했다.아베 총리의 “일본 모델” 얘기로 돌아가면 정부는 대중에게 협조를 부탁하면 잘 따라올 것이라는 믿음을 갖고 있다. 굳이 명령하지 않아도 자발적으로 잘 따라준다. 켄지 교수는 “운이 좋아서기도 하지만 놀랍기도 하다. 일본의 마일드(mild) 봉쇄는 진짜 봉쇄 효과를 낳았다. 일본인은 전제주의 수단을 동원하지 않아도 잘 따라준다”고 말했다. 케이지 교수는 “감염자와 미감염자가 접촉하는 일을 어떻게 줄일까? 대중의 어떤 반응을 원한다면 내 생각에 다른 나라들에서 결코 쉽게 따라할 수 없는 일을 일본은 해낸다”고 말했다. 일본은 사람들에게 조심하라고, 밀집된 장소에 가지 말라고, 마스크를 쓰라고, 손을 열심히 씻으라고 하면 대개 따른다, 이것이 허망하게 들릴 수 있는 BBC 기사의 결론이다. 임병선 기자 bsnim@seoul.co.kr
  • [인사] 행정안전부, 국민건강보험공단, 한국감정원, 법제처

    ■ 행정안전부 ◇ 과장급 전보 △ 디지털서비스개방담당관 윤정태 ■ 국민건강보험공단 ◇ 지역본부장 및 선임실장 전보 △ 부산경남지역본부장 장수목 △ 인천경기지역본부장 서명철 △ 요양기획실장 김남훈 △ 건강보험연구원 연구조정실장 김영응 △ 인재개발원장 현재룡 ◇ 1급 승진 △ 법무지원실장 안석성 △ 재정관리실장 박철용 △ 보장지원실장 이용구 △ 요양기준실장 주영구 △ 감사실장 김기형 △ 인재개발원 박영철 △ 인재개발원 박희동 △ 인재개발원 이원복 △ 은평지사장 한동훈 △ 구로지사장 류준식 △ 부산진구지사장 조은규 △ 부산동래지사장 박경민 △ 진주산청지사장 김인태 △ 경주지사장 강태희 △ 칠곡지사장 김성희 △ 전주남부지사장 남영환 △ 익산지사장 이미희 △ 목포지사장 송정의 △ 순천곡성지사장 이광재 △ 안양지사장 황희식 ◇ 1급 전보 △ 국민소통실장 최덕근 △ 요양급여실장 노증식 △ 요양심사실장 백남복 △ 건강보험연구원 빅데이터실장 이재영 △ 노원지사장 서철호 △ 서대문지사장 김인회 △ 서초남부지사장 윤재숙 △ 강남동부지사장 이은영 △ 원주횡성지사장 이운용 △ 부산중부지사장 안병운 △ 부산북부지사장 안명근 △ 양산지사장 손영덕 △ 대전서부지사장 권경주 △ 청주서부지사장 지석원 △ 인천남부지사장 박희두 △ 부천북부지사장 김삼영 △ 평택지사장 홍순경 △ 남양주가평지사장 김은호 ◇ 상위직(1급) 전보 △ 동작지사장 민옥경 △ 강남서부지사장 우상진 △ 대구중부지사장 박무근 △ 인천서부지사장 맹진영 △ 수원서부지사장 주원석 △ 안산지사장 정인영 △ 파주지사장 박숙희 ◇ 2급 승진 △ 기획조정실 미래전략부장 김종희 △ 기획조정실 대외협력부장 이재현 △ 사회적가치실현추진반 사회적가치실현1부장 박영심 △ 주거래은행시스템구축추진반 사업추진부장 유국일 △ 안전윤리실 윤리경영기획부장 이회승 △ 자격부과실 사업장관리부장 박규락 △ 통합징수실 통합고지부장 조민희 △ 급여보장실 예비급여부장 윤교정 △ 급여보장실 급여결정위원회관리부장 전미하 △ 급여전략실 제네릭협상관리부장 박종형 △ 급여관리실 급여관리운영부장 최재혁 △ 의료기관지원실 행정조사부장 장미선 △ 의료기관지원실 급여조사부장 박숙희 △ 건강관리실 건강기획부장 박용표 △ 건강관리실 건강증진부장 권의경 △ 건강관리실 건강지원부장 박정숙 △ 보장지원실 만성질환관리부장 김선호 △ 급여사업실 산정특례운영부장 조순자 △ 건강장기요양업무협력단 건강장기요양업무협력부장 박형아 △ 장기요양급여관리개선추진반 개선추진부장 이은영 △ 요양급여실 이용지원부장 신은실 △ 요양심사실 심사관리부장 최종호 △ 정보운영실 건강정보부장 변정원 △ 비서실 조준연 △ 인재개발원 김은영 △ 서울강원지역본부 업무집중화부장 임우섭 △ 서울강원지역본부 소통모니터단장 박명주 △ 용산지사 한영자 △ 동대문지사 박종화 △ 은평지사 이현주 △ 서대문지사 고관우 △ 서대문지사 최진희 △ 강서지사 송영순 △ 금천지사 권대영 △ 관악지사 원종묵 △ 강남북부지사 한상윤 △ 춘천지사 주은경 △ 강릉지사 김익종 △ 강릉지사 엄시구 △ 부산경남지역본부 보험급여부장 정병창 △ 부산경남지역본부 요양운영부장 정혜승 △ 부산중부지사 박유상 △ 부산진구지사 곽경호 △ 부산북부지사 장광식 △ 부산사하지사 이상복 △ 창원중부지사 강효정 △ 진주산청지사 정풍광 △ 진주산청지사 노상래 △ 김해지사 윤경희 △ 양산지사 정수미 △ 대구경북지역본부 의료기관지원부장 최재필 △ 대구경북지역본부 소통모니터단장 민도기 △ 호남제주지역본부 자격부과부장 조성관 △ 광주동부지사 정형승 △ 광주서부지사 서정림 △ 광주북부지사 고미애 △ 목포지사 박진희 △ 여수지사 김왕현 △ 순천곡성지사 정금희 △ 제주지사 허현만 △ 대전충청지역본부 징수부장 송계선 △ 대전충청지역본부 요양지원부장 정해숙 △ 대전충청지역본부 상담지원부장 강화자 △ 대전충청지역본부 소통모니터단장 이신영 △ 대전서부지사 임희선 △ 청주서부지사 정현옥 △ 인천경기지역본부 요양지원1부장 한이식 △ 인천남부지사 김연수 △ 인천계양지사 이선희 △ 인천서부지사 박병조 △ 성남남부지사 김선영 △ 성남북부지사 정순현 △ 의정부지사 김병학 △ 안산지사 양세홍 △ 고양일산지사 백상현 △ 고양일산지사 차부연 △ 용인서부지사 김창헌 △ 파주지사 김수경 △ 김포지사 황재훈 △ 화성지사 이희정 ◇ 2급 전보 △ 기획조정실 혁신기획부장 이재정 △ 기획조정실 성과평가부장 신건홍 △ 법무지원실 이의신청사무부장 김혜숙 △ 재정관리실 재정기획부장 최승규 △ 국민소통실 여론조사센터장 이시현 △ 인력지원실 인사운영부장 이윤학 △ 자격부과실 제도개선부장 김종희 △ 고객지원실 고객서비스기반부장 문은주 △ 급여관리실 급여지급부장 이기원 △ 의료기관지원실 조사지원부장 채복순 △ 건강관리실 건강검진부장 홍윤희 △ 요양기획실 요양법규부장 양효숙 △ 요양기준실 요양개선부장 강혜미 △ 요양급여실 인정관리부장 문정욱 △ 감사실 감사총괄부장 전춘수 △ 감사실 기획감사부장 정상용 △ 감사실 청렴감사부장 박애순 △ 정보운영실 자격부과정보부장 박만규 △ 정보운영실 징수정보부장 송선희 △ 정보운영실 급여정보부장 배민숙 △ 정보운영실 요양정보부장 강신구 △ 빅데이터실 융합서비스부장 공성석 △ 건강보험연구원 글로벌협력실 개발협력부장 김은정 △ 건강보험연구원 연구행정부장 왕정현 △ 서울강원지역본부 징수부장 백인주 △ 서울강원지역본부 소송전담부장 김종행 △ 부산경남지역본부 의료기관지원부장 이승환 △ 부산경남지역본부 요양지원부장 김기현 △ 부산경남지역본부 업무집중화부장 이건형 △ 대구경북지역본부 행정지원부장 박형식 △ 호남제주지역본부 행정지원부장 황경제 △ 호남제주지역본부 건강관리부장 임선미 △ 대전충청지역본부 행정지원부장 이상필 △ 대전충청지역본부 보험급여부장 강원노 △ 인천경기지역본부 행정지원부장 장광수 △ 인천경기지역본부 징수부장 임순옥 △ 인천경기지역본부 보험급여부장 정승룡 △ 인천경기지역본부 업무집중화부장 최도혜 △ 거제지사장 신중민 △ 부산연제지사장 최만림 △ 부여청양지사장 윤영기 △ 세종지사장 손민희 △ 속초지사장 신광명 △ 안성지사장 정봉길 △ 양주지사장 최종규 △ 여주지사장 신성섭 △ 영광함평지사장 고미숙 △ 영암장흥지사장 조명숙 △ 용인동부지사장 황순창 △ 울주지사장 조태윤 △ 제천단양지사장 이상권 △ 충주지사장 김민수 △ 평창영월지사장 정효순 △ 하남지사장 김시선 △ 화순지사장 김진 △ 종로지사 양재연 △ 중구지사 김구수 △ 중구지사 양경철 △ 성동지사 주숙경 △ 광진지사 곽인숙 △ 동대문지사 박성락 △ 성북지사 김규영 △ 은평지사 박미상 △ 양천지사 김안근 △ 양천지사 정필화 △ 강서지사 안준양 △ 구로지사 박상욱 △ 동작지사 고영천 △ 서초남부지사 배경숙 △ 서초남부지사 신현덕 △ 강남서부지사 김윤실 △ 강남북부지사 모영애 △ 송파지사 황하원 △ 송파지사 김상길 △ 춘천지사 박정남 △ 원주횡성지사 이상권 △ 원주횡성지사 박종호 △ 해운대지사 여봉권 △ 울산중부지사 배상일 △ 창원마산지사 김장수 △ 대구중부지사 송재호 △ 대구동부지사 이복희 △ 대구동부지사 박규태 △ 대구북부지사 강춘형 △ 대구북부지사 강효희 △ 대구달서지사 이곤하 △ 대구달서지사 조상태 △ 포항남부지사 노세군 △ 안동지사 김영국 △ 경산청도지사 윤치열 △ 경산청도지사 김종두 △ 광주동부지사 박은화 △ 광주북부지사 손재원 △ 전주남부지사 윤영걸 △ 전주북부지사 황의인 △ 대전서부지사 이승호 △ 대전서부지사 박종진 △ 대전유성지사 이보안 △ 대전유성지사 서유식 △ 천안지사 고형준 △ 수원서부지사 박금준 △ 수원동부지사 신청진 △ 수원동부지사 김미향 △ 성남남부지사 박향정 △ 평택지사 이호수 △ 용인서부지사 양미선 △ 파주지사 최광희 ◇ 상위직(2급) 전보 △ 코로나19비상대책단 비상대책부장 홍경윤 △ 국민소통실 미디어소통부장 이승진 △ 보장지원실 일차의료지원부장 이준희 △ 보장지원실 호스피스연명의료부장 서은정 △ 인재개발원 부장 박병희 △ 강북지사 김기수 △ 노원지사 김문숙 △ 서초북부지사 문미영 △ 부산진구지사 조금희 △ 부산사하지사 이상용 △ 대전동부지사 조남석 △ 청주서부지사 김광수 △ 인천부평지사 박인숙 △ 인천계양지사 강성남 △ 부천북부지사 정찬진 △ 안산지사 임형주 △ 남양주가평지사 장동립 △ 화성지사 김미경 ■ 한국감정원 △ 부원장 겸 기획경영본부장 한숙렬 △ 부동산시장관리본부장 양기돈 △ 보상사업처장 정진락 ■ 법제처 ◇ 부이사관 승진 △ 법제조정법제관 김은영
  • 초보 야구감독의 경영 철학 ‘숫자 너머 사람 마음을 보라’

    초보 야구감독의 경영 철학 ‘숫자 너머 사람 마음을 보라’

    회사 경영난에 산하 야구팀 해체 위기인사고과로 해고하는 임원진과 달리데이터에 가려진 선수 마음 읽는 감독 루저 성장 서사 속 경영자 ‘이즘’ 발견 올 초 인기리에 종영된 SBS 드라마 ‘스토브리그’는 ‘팬들의 눈물마저 마른 꼴찌팀에 새로 부임한 단장이 남다른 시즌을 준비하는 뜨거운 겨울 이야기’다. 박민규 작가의 소설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은 만년 꼴찌 삼미의 팬이었던 소년 이야기다. 이토록 유독 야구에 관해서는 꼴찌, 루저를 다룬 얘기가 많다. 야구가 워낙 인간사를 집약한 스포츠이기도 하지만, 야구판에서의 루저가 곧 사회에서의 루저로 이어지는 까닭도 있는 것 같다. 루저의 성장 서사 만큼 흔하지만 재밌는 것도 없다.소설 ‘루스벨트 게임’도 야구 루저에 관한 얘기다. ‘한자와 나오키’ 시리즈로 국내에도 잘 알려진 일본 작가 이케이도 준의 밀리언셀러가 국내에 번역, 출간됐다. 한국에서는 ‘케네디 스코어’로 통하는 ‘루스벨트 게임’의 뜻은 “야구에서 가장 재미있는 게임 스코어는 8대7”이라는 미국 프랭클린 루스벨트 전 대통령의 말에서 따왔다. 전자부품을 만들어 납품하는 중소기업 아오시마제작소는 사회인 야구팀을 운영하고 있다. 한때는 잘나갔지만, 지금은 패배의 연속이라 회사 직원들도 응원을 꺼리는 팀이다. 팀의 감독은 에이스 투수, 4번타자와 함께 업계 라이벌이자 야구로도 경쟁 중인 미쓰와전기로 내빼버렸다. 전 세계적인 경기 불황의 여파로 회사가 어려워지자, 내부에서는 야구팀을 해체하자는 목소리가 높아진다. 오후에는 줄곧 훈련을 하며, 대개가 파견직원으로 이뤄진 야구팀을 보는 눈길이 고울 수가 없다. 여기에 고교 야구팀 감독 경험이 전부라는 햇병아리가 신임 감독으로 부임한다. ‘루스벨트 게임’은 짜릿한 야구의 승부와 긴박한 기업 경영의 세계가 절묘하게 겹쳐 재미를 만들어 낸다. 데이터의 세계인 야구와 마찬가지로, 기업 경영도 작지 않은 부분에서 데이터에 기반한다. 구조조정을 결정한 아오시마제작소는 숫자로 매겨진 인사고과에 따라 직원 해고를 결정한다. 이때 기초가 되는 숫자는 객관적으로 보이지만, 기실 객관적이지 않다. 해당 사원과 다툼이 있는 상사가 결정권자로서 점수를 매기고, 본인 자신은 일 안 하는 한량인 경우가 수두룩하다. 구조조정을 실무적으로 진행하는 총무부장이자 야구팀 담당자 미카미의 고민은 여기서 온다. 데이터 너머의 사람을 보는 것이 미카미의 일인 탓이다. 대학에서 스포츠과학을 전공해 선수 기용에 데이터를 적극 활용하는 신임 다이도 감독에게, 데이터는 무기이기보다도 선수들 마음을 읽는 지표다. 숫자 너머를 봐야 한다는 깨달음은 회사 전체를 경영하는 임원진에게는 철학일 수밖에 없다. 아오시마제작소의 전임 사장이자 지금은 회장으로 물러난 아오시마는 현 사장인 호소카와에게 말한다. “해고가 따르는 사람의 숫자를 줄일 때에는 경영자의 ‘이즘’(ism)이 필요하네”(55쪽) ‘루스벨트 게임’이 말하는 8대7이라는 스코어는 득점도, 실점도 많이 했다는 뜻이다. 이 소설에 점수를 매기라면 사실 ‘루스벨트 게임’이 될 것 같다. 속도감 있는 전개, 통쾌한 대사 등이 주는 재미가 득점의 영역이라면, 착한 사람들의 얘기가 주는 오글거림은 실점의 영역에 속한다. 그럼에도 세상을 바꾸는 것은 착한 사람들이 품는 희망이라는 전제를 감안하면, 소설을 읽으며 오글거림에 대처하는 항마력(손발이 오그라드는 글이나 사진을 보고 버틸 수 있는 수치를 뜻하는 신조어)이 조금은 늘어날 것 같다. ‘7대0의 열세라면 8점을 빼앗으면 되지 않는가?’라는 소설의 주제는 야구에서도, 인생에서도 실현 가능하기 때문에. 이슬기 기자 seulgi@seoul.co.kr
  • [책꽂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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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디지털의 배신(이광석 지음, 인물과사상사 펴냄) 첨단 테크놀로지의 순기능과 함께 기술 숭배가 가져온 부메랑 효과를 살핀다. 알고리즘 자동화와 플랫폼 기술 시대에 나타나는 노동의 모습, 지구온난화와 생명종 절멸 위기에 책임을 가져야 할 인간들이 추구하는 성장주의적 욕망, 코로나19가 촉발한 정보 인권과 노동 인권 침해 등을 두루 알아본다. 272쪽. 1만 5000원.전쟁의 미래(로렌스 프리드먼 지음, 조행복 옮김, 비즈니스북스 펴냄) 제1차 세계대전부터 오늘날까지 인류가 예측한 전쟁과 실제 벌어진 전쟁의 양상을 되돌아본 저작. 군사전문가, 국제정치학자들이 왜 수많은 패배의 경험에도 불구하고 기습작전과 선제공격, 최첨단 기술을 맹신하는지, 상대 전력이나 적국의 국민적 저항을 과소평가했는지를 탐구한다. 560쪽. 2만 8000원.달러의 부활(폴 볼커·교텐 도요오 지음, 안근모 옮김, 어바웃어북 펴냄) 1970~1980년대 미국과 일본의 통화정책을 주도한 폴 볼커 전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 의장과 교텐 도요오 전 일본 대장성 재무관이 당시를 회고했다. 브레턴우즈 체제의 성립과 붕괴, 1980년대 초반 미국을 강타한 인플레이션에 맞서 20%를 상회하는 기준금리를 유지하며 방어한 볼커의 활약이 담겼다. 584쪽. 3만 3000원.디어 마이 네임(샤넬 밀러 지음, 황성원 옮김, 동녘 펴냄) 미국 ‘미투’(#Me Too·나도 피해자다) 운동의 기폭제가 된 2015년 스탠퍼드대 성폭력 사건의 피해자 에밀리 도가 4년 만에 실명으로 털어놓은 그 이후의 날들. 그는 사건 이후 피해자가 맞닥뜨린 가해자 보호 문화와 사법 시스템, 하루아침에 무너진 성폭력 피해자의 삶을 적었다. ‘피해자다움’을 넘어서는 자아 찾기의 과정이 고통과 유머를 넘나들며 그려진다. 544쪽. 1만 9800원.사이언스 블라인드(앤드루 슈툴먼 지음, 김선애 옮김, 바다출판사 펴냄) 밀도, 운동량, 중력 등 과학 개념에 대한 이해를 방해하는 잘못된 직관에 관한 보고서. 캘리포니아 옥시덴털칼리지의 심리학자인 저자는 심리학 실험을 통해 올바른 이해를 방해하는 12가지 직관 이론이 어떻게 형성돼 우리를 속이는지 파헤친다. 424쪽. 1만 8000원.거대한 분기점(폴 크루그먼 외 7명 지음, 최예은 옮김, 한스미디어 펴냄) 세계적인 석학 8인이 전망한 자본주의와 경제의 미래. 노벨 경제학상을 수상한 폴 크루그먼, 퓰리처상 수상자 토머스 프리드먼을 비롯한 경제학 권위자, 저널리스트 등이 테크놀로지가 변화시킬 우리의 삶, 불평등한 사회 시스템 속에서 몰락하는 중산층과 소외되는 인간상을 논했다. 224쪽. 1만 5800원.
  • 등교시간 차량통행제한, 여성 안심보안관… 생활 속 안전을 지키다

    등교시간 차량통행제한, 여성 안심보안관… 생활 속 안전을 지키다

    “안전은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침이 없다”는 것이 안전에 대한 김선갑 광진구청장의 철학이다. 김 구청장은 “안전한 광진은 행정의 기본이라고 생각하고 저와 직원들의 의지만 있다면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재난 효과적 대응 위해 ‘도시안전과’ ‘안전기획팀’ 신설 김 구청장은 취임 후 2018년 10월 5일 조직개편을 단행했다. 조직 개편을 통해 안전사고와 대형재난에 효과적으로 대응하기 위한 ‘도시안전과’를 신설했다. 이에 따라 각각 여러 과에 흩어져 있던 안전 관련 팀(재난안전관리팀, 민방위팀, 통합관제팀)을 도시안전과로 통합하고 구민 안전의식 강화와 안전도시 기반 구축을 위해 ‘안전기획팀’을 추가 신설했다. 구는 구민 생활 속 안전을 지켜내기 위해 세대에 맞는 정책을 지원하고 있다. 우선 낙상사고 발생 위험이 높은 취약계층 노인을 위해 가정 내 낙상사고가 발생하기 쉬운 곳에 미끄럼방지 매트와 안전손잡이를 설치했다. 보행 안전사고를 막기 위해 시야 확보가 가능한 ‘발광다이오드(LED) 스마트 안전지팡이’ 시범 사업도 시작했다. 지난해에는 무더위로부터 노인을 보호하기 위해 중점관리 독거노인을 대상으로 전수조사를 실시해 선풍기를 지원하고 여름이불을 전달하기도 했다. ●초등 1학년에게 보행 안전용품 ‘옐로카드’ 전달 이와 함께 최근 어린이 보행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 지역 내 초등학교 1학년을 대상으로 주·야간 빛 반사 보행안전용품 ‘옐로카드’를 전달했다. 특히 안전한 등굣길을 위해 자양초교 주변에 등교시간에 맞춰 ‘시간제 일방통행’을 시행하고 있다. 신자초, 양진초, 성자초 등 지역 내 초등학교 6곳의 통학로를 대상으로 학생들의 등교시간대에 차량 통행을 금지하는 ‘시간제 차량통행제한’도 함께 실시한다. 이 밖에 영유아의 카시트 장착이 의무화되면서 6세 미만 영유아 가정 안전카시트 대여사업을 시행하고 있다. ●24시 편의점 ‘여성안심지킴이집’으로 지정 구는 혼자 사는 여성들을 위한 다양한 정책도 추진하고 있다. 급증하는 불법 몰카 촬영 범죄로부터 여성을 보호하기 위해 ‘여성 안심보안관’ 제도를 운영하고 심야 시간 여성과 청소년이 안전하게 귀가할 수 있도록 ‘여성안심귀가 스카우트’를 운영하고 있다. 혼자 사는 여성이나 직장 생활로 인해 택배 수령이 어려운 주민들을 위한 ‘여성안심 택배함’과 여성이 위기 상황 시 긴급하게 대피할 수 있도록 24시간 운영 편의점을 ‘여성안심지킴이집’으로 지정하고 있다. 김 구청장은 “취임 2년이 지난 지금은 ‘코로나19’라는 위기 앞에서 구민의 안전과 생명을 최우선으로 둬야 할 시기”라면서 “앞으로도 구민의 생명과 안전을 최우선에 두고 ‘안전한 광진구’를 만들겠다”고 다짐했다. 황비웅 기자 stylist@seoul.co.kr
  • 행동하는 평화… 4대 종단·시민들이 뭉쳤다

    행동하는 평화… 4대 종단·시민들이 뭉쳤다

    `비무장지대에서 남북 종교·시민단체가 함께 한반도 평화선언을.´ `전 세계를 상대로 한반도 전쟁 종식 촉구 서명운동을.´종교계와 시민단체들이 잇따라 한반도의 종전·평화선언을 위한 연대에 나서고 있다. 특히 종교 시민사회단체 연대가 종전의 선언적 차원에 머물지 않고 구체적 실천으로 이어져 눈길을 끈다. 지리산종교연대를 비롯해 지리산권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은 지난 25일 전북 남원 실상사 선재집에서 한국전쟁 70주년 지리산생명평화기도회를 열고 “남북 종교시민사회단체들이 DMZ에서 한반도평화선언을 하자”고 제안했다. ‘지리산종교연대’는 종교 간 화해와 소통, 더불어 사는 생명평화세상을 목적으로 원불교, 개신교, 천주교, 불교 등 지리산 권역 4대 종단이 함께하는 모임이다. 지리산생명평화기도회는 2010년 한국전쟁 60주년을 맞아 지리산종교연대가 구례평화공원에서 시작해 올해로 11회를 맞이했다. 이날 기도회는 실상사를 포함한 지리산종교연대와 지리산생명연대, 지리산권시민사회단체협의회, 숲길 등이 참여했다. 생명평화를 기원하는 침묵기도로 시작해 원불교 장수교당 장연환 교무, 지리산 두레마을 김호열 목사, 천주교 마산교구 임상엽 신부, 실상사 주지 승묵 스님이 종교별로 초대의 말을 나눴다. 이들은 기도회에서 “정치적 이념과 견해의 비무장지대를 형성하고 우리 안의 정상회담을 열어야 한다”며 “남북 간 대화로 평화의 물꼬를 틔워 내자”고 제안했다. 이를 위한 세계 각국의 지지도 요청했다. 한반도 주변국과 세계의 지성과 양심에 대해 “한반도 평화를 위해 우리와 함께 말하고 행동해 달라”고 했다. `세계일화´(世界一花)라는 말처럼 세상은 모두가 연결된 존재이기에 한반도 평화를 지켜낼 때 세계 평화도 지속될 수 있으며, 한반도 평화는 곧 지구촌 모두의 평화와 안전을 지키는 지름길이라는 주장이다. 참석자들은 제안에 앞서 발표한 생명평화 기도문을 통해 “70년 전 일어난 한국전쟁의 아픈 상처를 기억하며 이 땅에 더이상 전쟁의 그림자가 드리우지 않도록 평화를 향한 발걸음을 멈추지 않게 해 달라”고 발원했다. 한편 종교계와 시민사회단체들은 전 세계인들에게 한반도 평화선언 동참을 촉구하는 서명운동도 벌인다. 한국기독교회협의회(NCCK)를 비롯해 국내 7대 종단, 170여개 시민사회단체 등으로 구성된 한반도종전평화캠페인 준비위원회(준비위)는 지난 24일 서울 종로구 한국기독교회관 조에홀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종전 촉구 캠페인에 돌입했다. 이번 캠페인은 한국전쟁을 끝내려는 한반도와 세계 시민들이 연대해 공동행동을 벌임으로써 한반도평화선언에 대한 각국 정부 및 의회의 지지와 참여를 이끌어 내 한반도 평화체제를 구축하고자 기획됐다. 정전협정 70주년인 2023년 7월 27일까지 1억명 이상의 참여를 이끌어 내는 게 목표다. 준비위는 “70년에 달하는 불안정한 휴전 상태에 기인한 불안과 증오, 군사적 긴장이 한반도 주민의 삶을 지배해 왔다. 이제 악순환의 고리를 끊을 때”라며 한국전쟁 종식과 평화협정 체결, 핵무기와 핵 위협 없는 한반도와 세계 만들기를 촉구하는 서명운동을 전개한다고 밝혔다. 참석자들은 “휴전에서 평화로, 이제 우리가 전쟁을 끝내자”는 기자회견문을 통해 “엉킨 실타래를 풀기 위해서는 서로에 대한 불신을 거두고 압박과 적대를 멈춰야 한다”며 시민이 나서서 평화의 견인차 역할을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 세계에서 시민사회 공동 요구를 담은 `한반도 평화 선언´(Korea Peace Appeal)에 동참할 수 있도록 전개한 서명운동 결과를 적당한 시점에 한국전쟁 관련국과 유엔에 전달하기로 했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무섭다…지구촌 곳곳 ‘메뚜기떼’ 창궐 공포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무섭다…지구촌 곳곳 ‘메뚜기떼’ 창궐 공포

    코로나 바이러스가 전세계에 확산해 막대한 인명피해가 발생하는 와중에 메뚜기떼까지 창궐해 지구촌 곳곳을 위협하고 있다. 지난 29일(현지시간) 영국 BBC 등 외신은 파라과이에서 발원한 메뚜기떼가 브라질과 아르헨티나의 곡창지대로 밀려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마치 거대한 구름처럼 보인다고 묘사될 정도로 공포를 안기는 메뚜기떼는 하루에 150㎞를 이동하며 농작물에 큰 피해를 주고 있다. 이미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의 옥수수와 사탕수수 농가는 큰 피해를 입었다. 아르헨티나 농식품위생관리청은 "이동하고 있는 메뚜기는 폭 3㎞, 길이 10㎞ 규모로 떼를 지어 군단처럼 비행하고 있다"면서 "하루에 먹어치우는 식량이 소 2000마리, 사람 35만 명이 하루에 먹는 양에 이른다"고 밝혔다.더 큰 문제는 세계적인 농업국가인 브라질의 곡창지대까지 메뚜기떼의 표적이 됐다는 점. 이에 브라질 당국은 비상사태를 선포하고 400여 대의 항공기를 이용한 메뚜기 퇴치 작전을 준비 중이다. 특히나 현재 브라질은 30일 기준 코로나19 확진자수가 137만 명으로 미국에 이어 세계 2번째로 큰 피해를 받고있어 그야말로 엎친 데 덮친 격이다. 보도에 따르면 총 수억 마리로 추정되는 메뚜기떼는 지난달 부터 파라과이와 아르헨티나 일부 지역을 돌며 농작물을 닥치는대로 먹다가 동쪽으로 방향을 틀어 지금은 브라질과 우루과이 국경쪽으로 향하고 있다. 다만 전문가들은 최근 기온이 떨어지고 비가 오면서 메뚜기떼의 움직임이 둔화됐다는 점에 위안을 삼고있다. 우루과이 농무부장관 카를로스 우리아르테는 “날씨가 추워진 데다 비가 내리는 날이 많아져 (우루과이로 넘어올 때는) 메뚜기떼의 규모가 줄어들 수 있다”면서 ‘하늘의 도움’을 기대했다.메뚜기떼 창궐은 앞서 아프리카 동부에서 먼저 시작됐다. 지난 3~4월 경 메뚜기떼는 우간다, 소말리아, 케냐 등의 지역을 휩쓸며 농민들이 소중히 가꾸어놓은 농경지를 초토화시켰다. 이에 현지에서는 코로나 바이러스보다 메뚜기떼가 더 무섭다고 평가했을 정도. 특히 이들 메뚜기떼는 아프리카를 넘어 중동을 거쳐 파키스탄과 인도에까지 다달았다. 이에 최근 인도 수도 델리 근교의 여러 지역은 메뚜기떼 경보까지 발령했다. 주민들은 메뚜기떼를 쫓아내기 위해 주전자나 프라이팬 등을 두들기고 있지만 역부족인 상황이다. 보도에 따르면 인도에서는 1993년 대규모 메뚜기떼 창궐 이후로 27년 동안 이번처럼 많은 메뚜기가 나타난 적은 없다. 박종익 기자 pji@seoul.co.kr
  • 타이거 우즈 조언 반영… 비거리 제어 기술 담겨

    타이거 우즈 조언 반영… 비거리 제어 기술 담겨

    브리지스톤골프를 국내 정식 수입하는 석교상사가 신형 ‘타이거 우즈 볼’을 출시했다. 타이거 우즈는 지난 20년간 브리지스톤골프 볼을 사용해왔다. 이 제품은 실제 타이거 우즈의 조언을 바탕으로 만들었다. 정교한 숏 게임을 추구하는 타이거 우즈의 요청에 따라 어프로치 샷에서 비거리를 제어하는 ‘리액티브 우레탄 커버’ 기술을 개발·적용했다. 석교상사 관계자는 “티 샷과 달리 어프로치 샷에서는 불필요한 충격에 의해 볼이 튕겨 나갈 경우 지나친 비거리로 인해 목표 지점에 정확하게 떨어지지 않을 확률이 높다”며 “리액티브 우레탄 커버 기술은 커버에 충격 흡수 소재를 배합해 볼이 스핀에 의해 상상한 그대로의 거리를 구현한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하이드로 코어’는 코어 제조 시 물을 한 방울 추가해 만들어낸 점층 구조의 코어다. 이 제품은 한 층 커진 대형 하이드로 코어와 단단해진 이너 커버를 탑재했다. 딤플은 개선된 형태의 ‘듀얼 330 딤플’을 채용했다. 김태곤 객원기자 kim@seoul.co.kr
  • 佛 지방선거 좌파연합 싹쓸이… 코로나 심판론에 마크롱 참패

    佛 지방선거 좌파연합 싹쓸이… 코로나 심판론에 마크롱 참패

    투표율 40% 역대 최저… 우파 투표 포기코로나19의 대확산 속에 2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 녹색당(EELV)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약진하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또 한번의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파리·마르세유·리옹 등 프랑스 3대 도시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 녹색당이나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들이 승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은 참패 충격에 휩싸였다. AFP통신 등은 선거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녹색당과 좌파 진영이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다수의 파리)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중도우파 성향인 집권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시장으로 2014년 취임해 임기 내내 ‘자동차와의 전쟁’을 벌였던 안 이달고 시장은 공격적인 환경정책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이 무색하게 49.3%의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통적으로 우파 지지세가 강했던 마르세유에서는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인 미셸 뤼비올라가, 리옹에서는 그레고리 두세 녹색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스트라스부르와 보르도 등 주요 도시에서도 녹색·좌파 후보들이 승전보를 울렸다. 공화당(LR) 소속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노르망디 지방 르아브르에 출마해 당선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동거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필리프 총리는 중앙정부 각료와 단체장의 겸임을 허용하는 프랑스 헌법에 따라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우파 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결선투표는 앞서 3월 15일 1차 투표 후 같은 달 22일로 예정됐었지만, 당시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석 달이나 미뤄진 이날 진행됐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광풍이 불고 지나간 석 달 동안의 민심 이반은 역대 최저 수준인 40% 안팎의 투표율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우파 지지층의 투표 의지는 떨어진 반면 심판론이 작동하며 녹색·좌파 진영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AFP는 “일부 유권자들은 정부가 마스크와 같은 보호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고 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이슈가 떠오르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것의 여파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남부 페르피냥에서 당선자를 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에서 극우정당 소속 단체장이 배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 진료 5년 새 45% 급증

    외상 후 스트레스 환자 진료 5년 새 45% 급증

    20대 여성 2.1배↑… 폭력 노출 위험 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병원을 찾은 환자가 최근 5년 사이에 45.4%나 늘어났다. 지난해 진료를 받은 사람이 1만명을 넘어섰고 특히 20대 여성은 2배나 증가했다. 국민건강보험공단은 2015년부터 2019년까지 5년간 건강보험 진료데이터를 분석한 결과 지난해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로 진료를 받은 환자는 1만 570명으로 2015년(7268명)보다 45.4%(연평균 9.9%) 증가했다고 29일 밝혔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는 전쟁, 고문, 자연재해 등 심각한 사건을 경험한 뒤 그 사건에 공포감과 고통을 느끼며 거기서 벗어나기 위해 에너지를 소비하게 되는 질환으로, 정상적인 사회생활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는 장애를 말한다. 성별로는 여성 환자가 6400명으로 남성 환자 4170명보다 1.5배 더 많았다. 20대 여성은 2015년 720명에서 2019년 1493명으로 2.1배 증가했다. 박재섭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는 “젊은 성인이 질환 원인이 될 정도의 심각한 외상사건을 경험할 가능성이 높다”면서 “여성 환자가 더 많은 것은 여성이 대인관계에서 물리적 폭력에 노출될 위험이 남성보다 크다는 점에 기인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강국진 기자 betulo@seoul.co.kr
  • 프랑스3대 도시 모두 넘어갔다…코로나·기후위기에 佛 지선 ‘녹색 돌풍’

    프랑스3대 도시 모두 넘어갔다…코로나·기후위기에 佛 지선 ‘녹색 돌풍’

    코로나19의 대확산 속에 28일(현지시간) 치러진 프랑스 지방선거 결선투표 결과 녹색당(EELV) 등 중도좌파 정당들이 약진하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또 한번의 ‘녹색 돌풍’을 일으켰다. 파리·마르세유·리옹 등 프랑스 3대 도시를 비롯한 주요 대도시에서 녹색당이나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들이 승리하며 에마뉘엘 마크롱 대통령의 집권당은 참패 충격에 휩싸였다. AFP통신 등은 선거 직후 여론조사기관들의 출구조사 결과를 인용해 녹색당과 좌파 진영이 구성한 선거동맹 ‘파리 앙 코묑’(다수의 파리)이 돌풍을 일으킨 반면 중도우파 성향인 집권 ‘레퓌블리크 앙마르슈’(LREM·전진하는 공화국)는 참패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이날 보도했다. 파리 최초의 여성시장으로 2014년 취임해 임기 내내 ‘자동차와의 전쟁’을 벌였던 안 이달고 시장은 공격적인 환경정책을 둘러싼 그동안의 논란이 무색하게 49.3%의 득표율로 일찌감치 당선을 확정지었다. 전통적으로 우파 지지세가 강했던 마르세유에서는 사회당·녹색당 연합 후보인 미셸 뤼비올라가, 리옹에서는 그레고리 두세 녹색당 후보가 각각 당선됐고, 스트라스부르와 보르도 등 주요 도시에서도 녹색·좌파 후보들이 승전보를 울렸다. 공화당(LR) 소속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도 노르망디 지방 르아브르에 출마해 당선됐다. 마크롱 대통령과 동거정부를 구성하고 있는 필리프 총리는 중앙정부 각료와 단체장의 겸임을 허용하는 프랑스 헌법에 따라 시장으로 출마해 당선되며 우파 진영의 차기 주자로서 입지를 다졌다. 이번 결선투표는 앞서 3월 15일 1차 투표 후 같은 달 22일로 예정됐었지만, 당시 국가비상사태 선포와 함께 석 달이나 미뤄진 이날 진행됐다. 팬데믹(전염병 대유행)의 광풍이 불고 지나간 석 달 동안의 민심 이반은 역대 최저 수준인 40% 안팎의 투표율로 확인됐다. 코로나19의 확산 여파로 우파 지지층의 투표 의지는 떨어진 반면 심판론이 작동하며 녹색·좌파 진영은 결집했다는 분석이다. AFP는 “일부 유권자들은 정부가 마스크와 같은 보호장비를 신속하게 제공하지 않은 것에 대해 분노했다”고 했다. 지난해 기후변화 이슈가 떠오르며 유럽 주요 선거에서 녹색당이 돌풍을 일으켰던 것의 여파가 해를 넘겨 계속되고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한편 이번 선거에서는 극우정당인 국민연합(RN)이 남부 페르피냥에서 당선자를 내 프랑스 역사상 처음으로 인구 10만명 이상 도시에서 극우정당 소속 단체장이 배출됐다. 안석 기자 sartori@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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