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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2030 세대] 주 120시간을 일한다는 것/한승혜 주부

    [2030 세대] 주 120시간을 일한다는 것/한승혜 주부

    신입 사원 시절, 일찍 퇴근하는 경우가 드물었다. 오전 9시 출근, 오후 6시 퇴근의 근무조건이 그대로 지켜지는 일은 거의 없었다. 솔직히 일 자체가 아주 많았던 것은 아니다. 다만 의자에 딱 붙어 앉아 모니터를 노려보고 있는 상사의 등에 대고 “먼저 가 보겠습니다!”와 같은 퇴근인사를 할 용기가 없었던 것이다. 더불어 동료들 또한 문제였다. 우리 팀에는 나를 포함해 총 3명의 신입 사원이 있었는데, 그날 얼마나 일을 했는지 매일 기록해야 했다. 그러한 기록은 나중에 실적평가에 사용됐고, 평가는 월급과 보너스에 그대로 반영됐다. 동료보다 일찍 퇴근한다는 것은 곧 평가를 잘 받을 수 없다는 의미였다. 그런고로 우리는 매일같이 야근을 했다. 녹초가 돼 집에 돌아가면 자정에 가까운 시각이었다. 당연히 ‘일상’이란 것 자체가 없었다. 자기계발이란 꿈도 꿀 수 없었으며, 행사에 참석하거나 저녁 약속을 잡는 것 또한 쉽지 않았다. 주말에는 부족한 잠을 몰아 자기 바빴고, 상황이 여의치 않다 보니 누군가의 만나자는 제의가 반갑고 고맙기는커녕 짜증스럽게만 느껴졌다. 체력은 점차 고갈돼 갔고, 정신적으로도 지쳐 갔다. 삶의 만족도는 급락했다. 주말을 앞둔 금요일이면 쉴 수 있다고 기뻐하는 대신 돌아올 월요일에 더 울적해지고는 했다. 대선 출마를 선언한 윤석열 전 검찰총장이 얼마 전 문재인 정부의 주52시간제에 대해 실패한 정책이라며 “일주일에 120시간 바짝 일하고 이후 마음껏 쉴 수 있어야 한다”는 이야기를 했다. 해당 소식을 듣고 오래전의 생활을 돌아보았다. 아침 7시에 눈을 떠서 8시까지 출근해 밤 10시에 퇴근하고 돌아와 새벽 늦게 잠이 들던 시절. 당시 일주일에 몇 시간을 일했는지 계산해 봤는데, 결과는 충격적이었다. 주말을 제외하고 문자 그대로 밤낮으로 일했음에도 총 65시간밖에 되지 않았던 것이다. 점심시간을 제외하고 하루에 13시간씩 일했음에도 불구하고. 그러니 120시간이란 얼마나 무서운 숫자란 말인가. 하루 17시간 일주일 내내 일해도 120시간에서 한 시간이 모자라다. 하루는 24시간이니 17시간을 일하고 남은 7시간 동안 통근을 비롯해 식사, 휴식, 수면과 같은 생존에 필요한 활동을 해결해야 한다. 휴일 따위는 당연히 없다. 이러한 생활을 지속하다 보면 “바짝 일하고 마음껏 쉴 수 있”기는커녕 누구라도 과로와 스트레스로 사망할 것이다. 경쟁이란 시간과 노력을 갈아 넣는 것으로 완성된다. 어차피 삶 자체가 경쟁이니 이를 완전히 부정하거나 배제하는 것은 불가능하지만, 삶을 지속하기 위해서는 이러한 경쟁의 브레이크가 작동하는 최소한의 보호장치가 필요하다. 그것이 바로 주52시간제이다. 애초에 ‘마음껏 일할 자유’ 같은 것은 존재해서는 안 된다. 그러므로 누군가 ‘주120시간 일할 자유’를 부르짖는다면, 해당 발언을 한 사람이 ‘인간’을 어떤 존재로 여기는지부터 의심해야 할 것이다.
  • 흙·돌·모래 ‘친환경 보도’… 발이 편하니, 전통도시 구경할 맛 나네

    흙·돌·모래 ‘친환경 보도’… 발이 편하니, 전통도시 구경할 맛 나네

    서울 종로구가 단순한 통행 공간이었던 보도를 걷기 편하고, 전통문화 도시의 특별함이 느껴지도록 ‘친환경보도’ 조성에 힘을 쏟고 있다. 김영종 종로구청장은 22일 서울신문과의 인터뷰에서 “우리가 늘 걷는 보도나 계단은 누구에게나 똑같은 혜택을 제공한다는 점에서 가장 보편적인 복지라고 할 수 있다”면서 “종로의 정체성을 우리가 매일 걷는 길에 반영하고자 했다”고 말했다. 구의 친환경 보도는 빗물이 자연스럽게 땅으로 스며들게 해 지하생태를 유지하도록 했다. 보도블록의 문양도 전통을 보존·계승하는 차원에서 대청마루, 궁궐의 어도와 기와문양을 사용했다.김 구청장은 “기존의 보도는 기층에 콘크리트를 두껍게 깔아 기초를 만들고 석재판을 붙이는(습식) 방식”이라며 “친환경보도는 20㎝ 두께의 흙으로 기초를 쌓고 그 위에 모래를 5㎝ 깐 다음 10㎝의 자연석재를 쌓아 올리는(건식) 방식”이라고 했다. 흙과 돌, 모래만을 사용해 빗물이 땅속으로 쉽게 흡수돼 침수를 막고, 보도블록 사이사이로 잔디와 같은 식물이 자랄 수 있어 땅속 생태계를 활성화하는 친환경적 시공 방법이라는 게 김 구청장의 설명이다. 기존의 3~5㎝ 소형 고압블록이나 얇은 화강판석이 아닌 10㎝ 두께의 화강석을 사용한다는 것도 특징이다. 김 구청장은 “자재비와 시공비 등 초기 투자비는 약간 높지만 반영구적으로 사용할 수 있어 장기적으로 볼 때 유지보수와 재포장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구에 따르면 현재까지 조성된 친환경 보도는 13만 9534m 중 2만 8500m로, 전체 보도의 20%다. 구는 궁궐 주변과 역사, 문화적 가치가 있는 주요 거리 등 전역으로 친환경보도를 확대할 계획이다. 이와 함께 구는 친환경계단도 조성 중이다. 김 구청장은 “낡고 위험한 계단이 많아 낙상사고가 빈번히 발생했다”며 “사람들이 편안하게 다닐 수 있는 계단십계명을 세우고 구 전역의 계단을 바꿔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현재 친환경계단은 164곳 중 83곳을 정비했으며 올해 10곳을 정비할 예정이다. 김 구청장은 “시행 초기에는 불규칙한 보도와 계단을 뒤엎고 새로 작업을 하는 과정에서 원성을 듣기도 했고, 화강석 구매 비용이 크다 보니 예산 낭비라는 지적도 있었다”면서 “내구성 높은 화강석이 길게 보면 훨씬 경제적이라는 것을 알게 돼 현재는 주민들이 먼저 요청하는 곳이 많다”고 밝혔다.
  • 천안함 전사자 유족 ‘안타까운 죽음’…보훈처 “고1 아들 보상금·학비 지원”

    천안함 전사자 유족 ‘안타까운 죽음’…보훈처 “고1 아들 보상금·학비 지원”

    미성년 자녀에 19세까지 유족보상금대학 학비·졸업 후 보훈 특별고용 지원송영길·이준석 대표·윤석열 빈소 조문 천안함 전사자인 정종율 상사의 부인 정경옥씨가 암 투병 끝에 별세하면서 홀로 남게 된 고등학교 1학년 아들 정모군에게 유족 보상금과 학비 등이 지원된다. 국가보훈처는 22일 “미성년 자녀가 19세(만 18세)가 될 때까지 고인(배우자)에게 지원됐던 전몰군경 유족보상금을 지급하고, 이후 성년이 되면 조부모에게 지급된다”고 밝혔다. 이어 “자녀의 진학에 따른 학비는 대학교까지 등록금 면제와 학습보조비가 지급된다”면서 “졸업 이후에는 보훈특별고용 및 취업수강료 등을 지원한다”고 설명했다. 국방부의 순직유족연금도 지급된다. 정씨의 별세 소식은 당시 함장이었던 최원일 예비역 대령이 전날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사연을 전하면서 알려졌다. 최 대령은 페이스북에서 “천안함 전사자의 부인께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생때같은 고교 1학년 아들 하나만 세상에 두고 눈도 제대로 못 감고 돌아가셨다”고 전했다. 이후 빈소가 마련된 인천의 장례식장에는 더불어민주당 송영길 대표, 국민의힘 이준석 대표 등 정계 인사들의 조문이 이어졌다. 송 대표는 “자랑스러운 아버님을 두셨는데 나라의 일꾼이 되길 바란다”, 이 대표는 “국가가 아버지에게 빚진 게 많기 때문에 국가에서 지원받을 수 있도록 마음 다치지 않고 성장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정군을 위로했다. 여권 대권 주자인 이재명 경기지사·이낙연 전 대표는 각각 페이스북에 “국가와 국민을 지키기 위해 헌신한 부친의 뜻을 마음에 새기고 꿋꿋하게 자라나면 좋겠다”, “부모님을 잃으신 그 아픔을 그 무엇으로 달랠 수 있겠습니까. 부디 많은 분들이 기억하고 위로해 드렸으면 한다”고 밝혔다. 야권 대권 주자인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페이스북에 “용기와 희망을 잃지 않도록 도울 수 있는 방법을 찾겠다”고 밝힌 뒤 빈소를 찾아 조문했고, 최재형 전 감사원장은 “너무나 큰 고통이지만 꼭 이겨 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했다. 국민의힘 대권 주자인 유승민 전 의원은 빈소를 방문한 뒤 “홀로 남은 아들이 성장해 가는 데 국민께서 사랑과 관심을 많이 보내 주시면 감사하겠다”고 말했다.
  • 대법 “보험계약 무효시 보험금 반환 청구 시효는 5년”

    대법 “보험계약 무효시 보험금 반환 청구 시효는 5년”

    보험게약자가 부당이득을 노리고 보험계약을 체결한 사실이 드러난 경우 보험사가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시효는 5년이라는 대법원 판단이 나왔다. 대법원 전원합의체(주심 김재형 대법관)는 22일 교보생명이 보험가입자 A씨와 그의 아들 B씨를 상대로 낸 보험계약 무효확인 청구 소송 상고심에서 재판관 전원일치 의견으로 원고 일부 승소로 판결한 원심을 확정했다. A씨 모자는 2005년 3월 B씨가 질병으로 병원에 입원하면 일비 등을 받는 교보생명 보험상품에 가입했다. B씨는 2007년 1월 안면신경마비를 이유로 입원한 이후 2017년 6월까지 45차례에 걸쳐 849간 입원했다. A씨와 B씨는 교보생명으로부터 각각 5270만원, 385만원의 보험금을 챙겼다. 교보생명은 이들이 비슷한 시기 다수의 보험계약을 체결한 점과 입원치료 기간 등에 비춰볼 때 보험금을 노렸다며 보험금을 돌려달라는 소송을 냈다. 1·2심은 교보생명의 손을 들어줬으나 보험금 반환 청구 시효 5년을 적용해 소송 전 5년간 A씨와 B씨에게 각각 지급된 보험금인 1990만원과 385만원을 교보생명에 돌려주라고 판결했다. 교보생명이 A씨에게 지급한 전체 보험금 5270만원 중 1990만원을 제외한 나머지 금액은 시효가 완성돼 반환 청구를 할 수 없다는 판단이다. 상고심의 쟁점은 보험계약의 무효로 발생한 보험사의 부당이득 반환 청구권에 민법상 소멸시효인 10년, 상법상 시효인 5년, 보험시효인 3년 가운데 어떤 것을 적용해야 하는가였다. 대법원은 상법상 시효인 5년을 적용한 원심 판단에 잘못이 없다며 상고를 기각했다. 재판부는 “이 사건 보험계약은 선량한 풍속 기타 사회질서에 반하여 무효”라며 “원심이 교보생명의 보험금 반환청구권은 5년의 상사 소멸시효기간이 적용된다고 판단한 것은 정당하다”고 판시했다. 이어 “상법상 보험계약이 무효인 경우 보험계약자가 보험사로부터 돌려받을 수 있는 보험료 청구 시효는 3년인데, 보험사가 보험금을 돌려달라고 청구할 수 있는 시효를 10년으로 하는 것은 균형을 고려할 때 적절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 천안함 희생자 아내 별세에 혼자 남은 아들…“19살엔 연금중단”

    천안함 희생자 아내 별세에 혼자 남은 아들…“19살엔 연금중단”

    천안함전우회는 22일 천안함 용사인 고(故) 정종율 상사의 아들이 사회에 나갈 때까지만이라고 국가와 사회가 도움이 돼 달라고 간청했다. 정 상사의 부인 정모씨는 암투병 끝에 지난 21일 고등학교 1학년인 아들을 남겨두고 남편 곁으로 떠났다. 최원일 천안함 함장은 별세소식을 전하면서 “2010년 6살의 나이로 아버지를 잃은 정모군이 이제 어머니마저 여위어 홀로 남겨졌다”며 도움을 손길을 뻗쳐줄 것을 청했다. 안종민 천안함전우회 사무총장은 보훈규정에 따르면 3년 뒤면 정군이 기댈 언덕이 전부 없어진다며 이에 대한 개선책 마련을 호소했다. 정군은 현재 국가에서 국가유공자 보훈급여금과 국방부 유족연금을 받고 있지만, 보훈급여와 연금이 규정상 만 19세까지만 지급돼 앞으로 3년간만 받게 된다는 것. 안 총장은 “정군이 성인이 될때까지 혼자 힘으로 살아가야 하는데 현재도 어려움이 있어 최원일 천안함 함장이 도움을 요청하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그러면서 천안함전우회 등이 나서 연금문제 해결방안, 정군이 사회에 나갈 동안 돕는 방안을 찾아보겠다고 전했다.이날 윤석열 전 검찰총장은 이같은 소식을 접하고 자신의 페이스북에 “나라를 지키기 위해 헌신하다 순직한 고 정 상사의 부인마저 암 투병 중 어제 소천하셨다. 고인과 유가족께 깊은 애도의 마음을 전한다”면서 “특히 이제 막 고등학교에 입학한 홀로 남은 아들이 겪어야 할 상처는 이루 말할 수 없을 것이다. 우리 모두의 온정과 관심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최재형 전 감사원장도 페이스북에 “아버님에 이어 어머님까지 떠나보내 드린 17세 아드님의 큰 슬픔에 위로의 말을 찾기조차 어렵다”며 “너무나 큰 고통이지만 꼭 이겨내기를 간절히 바란다”고 당부했다. 유승민 전 국민의힘 의원도 “고인은 하나 뿐인 아들을 최원일 전 천안함 함장에게 부탁하고 외롭게 돌아가셨다고 한다”며 “우리 공동체가 따뜻하고 강함을, 이 아이가 외롭지 않음을 많은 분들이 증명해주시길 바란다”고 했다. 유 전 의원은 이날 오후 인천광역시 청기와장례식장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방문해 조문할 예정이다. 원희룡 제주지사는 인천에 마련된 고인의 빈소를 찾은 사실을 전하며 “직접 조문은 불가능하지만 먼발치에서라도 마음을 전하고 싶었다. 비통한 마음으로 서성이다 고인의 아들에게 통화로나마 위로의 마음을 드릴 수 있었다”고 전했다.
  •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보랏빛 여름으로 안내하는 맥문동/식물세밀화가

    [이소영의 도시식물 탐색] 보랏빛 여름으로 안내하는 맥문동/식물세밀화가

    매년 초여름이면 일본 홋카이도의 라벤더 축제로부터 초대 메일이 온다. 5년 전 이 축제에 다녀온 후부터였다. 보라색의 화려한 꽃송이가 태양빛에 빛나는 라벤더 밭 풍경을 보기 위해 전 세계 사람들은 6월 홋카이도로 모인다.우리나라에도 대규모 라벤더 농장들이 있다. 그중 강원도 고성의 라벤더 농장에서 6월마다 열리는 축제는 이미 지역 축제로 자리잡았다. 수백 미터 펼쳐진 보랏빛 라벤더를 보고 있으면, 이 식물이 수세기에 걸쳐 세계를 주름잡는 허브식물이자 화훼식물로 인기를 이어 온 이유가 짐작 갈 정도다. 3년 전 강의 일정으로 경주에 갔다. 그곳에서 만난 학생에게 경주에서 가볼 만한 식물원이나 공원이 있는지 물었다. 대부분 유적지만 알았기 때문에, 지역민들이 아는 식물 장소가 있는지 궁금했다. 학생이 말했다. “황성공원이란 곳이 있는데요. 여름이 되면 여기에 보라색 맥문동 꽃이 쫙 피어요. 라벤더 밭이랑 비슷한데, 경주에서는 라벤더보다 맥문동이 인기 있어요.” 늘 보아 왔던 맥문동이 꽃밭을 이룬다니. 강의가 끝나고 황성공원으로 향했다. 그곳에서 소나무 군락 아래에 핀 보랏빛 맥문동 들판을 만났다. 그 앞에서 라벤더 밭 풍경이 떠올랐다. 두 식물은 보라색 꽃밭을 만든다는 공통점만 있을 뿐 분류학적으로 전혀 다르다. 게다가 라벤더는 지중해 연안 원산의 외래식물이며, 맥문동은 우리나라에 자생한다.맥문동 꽃밭을 눈앞에 두고 복잡한 마음이 들었다. 맥문동이 이토록 아름다운 풍경을 자아내는 식물이란 사실에 대한 놀라움, 그리고 이러한 사실을 모른 채 맥문동을 다 안다고 생각했던 스스로에 대한 반성이었다. 맥문동은 도시에서 가장 흔히 볼 수 있는 풀이다. 내 작업실 뒤 화단이나 학교 화단, 그리고 집 아파트 화단처럼 우리가 흔히 지나는 곳에 심어져 있다. 길가 가로수 아래에서도 자주 볼 수 있다. 너무 흔하고 익숙한 풀이기에 맥문동 꽃을 보아도 본체만체 지나가는 일이 많았다. 언젠가 함께 화단의 맥문동을 본 친구가 “이 식물 많이 보이던데 왜 이렇게 많이 심는 거야?” 물은 적이 있다. 그때 나는 “관리도 쉽고 우리나라 환경에 잘 맞아”라고 별 식물이 아닌 듯 대수롭지 않게 말했다. 그러나 맥문동이 피어나는 지금 이 계절을 기회 삼아, 이들이 우리나라 도시 화단에서 중요한 이유, 정원에 많이 심는 이유를 이야기해야겠다. 맥문동은 우리가 쉽게 떠올릴 수 있는 식물의 성격, 말하자면 햇빛을 좋아하고 겨울에는 잎을 떨구는 보편적인 식물의 특성을 따르지 않는다. 이들은 그늘을 좋아하며, 겨울에도 녹색 잎을 그대로 내보인다. 게다가 푸르름 위주의 여름 정원을 보랏빛으로 밝혀 준다. 정원가들은 우리나라 여름 정원을 아름답게 만들어 주는 식물이 한정적이라는 이야기를 자주 한다. 안 그래도 날이 더워 관람객을 정원으로 끌어들이기 어려운데 여름에는 푸르른 녹음 위주라 관람객들이 정원에 꽃이 별로 없다고 느낀다는 것이다. 그래서 여름에 꽃이 피는 원추리, 상사화, 나리, 무궁화, 비비추 그리고 맥문동의 존재가 참 소중하다고. 맥문동은 6~8월 긴 꽃대에서 수십 개의 작은 보라색 꽃을 피운다. 맥문동이란 이름은 한자 보리 ‘맥’과 겨울 ‘동’을 쓴다. 겨울 문을 여는 보리를 닮은 식물이란 뜻이다. 이들의 뿌리가 보리와 닮았다. 그리고 문동이라는 이름은 다른 식물들이 잎을 떨궈내는 겨울에도 시들지 않고 녹색 잎을 유지한다는 의미다. 우리나라의 매서운 겨울 추위에 녹색 잎을 내보이는 화단식물을 떠올리면 내 머릿속에 가장 먼저 생각나는 것이 맥문동이다. 게다가 우리나라 겨울은 무척 길기 때문에 정원가로선 겨울 정원을 황량한 모습으로 둘 수도 없다. 길고 혹독한 겨울을 푸르른 모습으로 지나는 이 식물이 소중한 이유다. 맥문동은 햇볕보다 그늘을 선호한다. 우리 주변 아주 작은 화단부터 큰 정원까지 가장 많이 볼 수 있는 식물이 바로 소나무인데, 소나무 아래 땅을 비워 둘 수는 없기에 이 공간을 채울 풀을 찾다 보면 결국 맥문동을 부를 수밖에 없다. 경주 황성공원에서 소나무 아래 맥문동이 피어 있던 이유다. 맥문동 꽃이 피어나는 계절이 됐다. 긴 보라색 꽃대에서 피는 작고 두꺼운 꽃잎 송이. 그 안의 보라색과 대비되는 연노란빛의 수술과 미색의 암술…. 꽃이 지고 가을이 되면 꽃이 있던 자리에는 동그란 녹색 열매가 열리고, 이 열매는 까맣게 익어 갈 것이다. 올해만큼은 외국 어딘가의 라벤더 밭을 그리워하기보다 우리 가까이의 맥문동을 자세히 들여다보는 건 어떨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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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법무부 <공익법무관 전보 및 파견>◇송무 담당△법무부 감찰담당관실 최민현△출입국심사과 이재준△법무심의관실 하정엽△법무과 임유송△국제분쟁대응과 이동건△국가소송과 김봉진(개인정보보호위원회 파견) 노연호(국가보훈처 파견) 박상록(중앙노동위원회 파견) 박제범(질병관리청 파견) 박지호(산업통상자원부 파견) 박형근(환경부 파견) 이재형 전형오(금융위원회 파견) 정천교(과학기술정보통신부 파견) 김무성 김의석(행정안전부 파견)△행정소송과 고경환 김성현 김승준 박태종 이재득 정의준 도준엽 박석현 유상재 정재희△법조인력과 이승목 △검찰과 송태환△교정기획과 박건백△서울출입국외국인청 조민성 이성근△대검찰청 박선민 김동욱△서울고등검찰청 구본효 남궁명 안성식 권혁준 김선홍△수원고등검찰청 김문주 송원준△대전고등검찰청 김현수 이재은△대구고등검찰청 강민성△부산고등검찰청 이유진△광주고등검찰청 곽탁영△서울중앙지방검찰청 윤상운△인천지방검찰청 임승빈△춘천지방검찰청 황보관범△청주지방검찰청 김용휘△울산지방검찰청 박기웅△창원지방검찰청 이상백△전주지방검찰청 조원진△제주지방검찰청 김경환 ◇구조 담당△법무부 인권구조과 채민재 이승호△인권조사과 황수민△대검찰청 조원오△서울중앙지방검찰청 김효빈△서울남부지방검찰청 김상오△서울중앙지부 김계원△인천지부 정준영△청주지부 김정우△울산지부 김광현△고양출장소 김태훈△안양출장소 이한솔△천안출장소 윤재빈△대구서부출장소 이재형△부산동부출장소 이원석△진주출장소 오준석△군산출장소 강현우 <공익법무관 신규 임용> ◇송무 담당△법무부 법무심의관실 김정완 문휘소△법무과 김시온 송기현 이계민△국가소송과 권순민 김태군 문지원△행정소송과 곽윤재 라웅진 안일홍 오준호 유병민△통일법무과 이현호△상사법무과 홍순형△법조인력과 정순형△형사법제과 국주호 이경수 정재훈△국제형사과 조민규△치료처우과 김영진△출입국심사과 차하성△서울고등검찰청 조성진△대구고등검찰청 정상욱△의정부지방검찰청 이재윤 ◇구조 담당△부천출장소 나영현△목포출장소 김휘연△순천출장소 박주화 ■한국토지주택공사(LH) ◇상임이사△부사장 겸 경영혁신본부장 이정관△주거복지본부장 하승호△스마트도시본부장 신경철 ◇부서장△글로벌사업본부장 윤효경△감사실장 이영웅△IT기획운영처장 김미숙△총무고객처장 주양규△노사협력처장 임도식△공정계약단장 최용택△스마트도시계획처장 장희철△스마트도시개발처장 송종호△신도시사업혁신단장 김형식△공공주택전기처장 어진명△고객품질혁신단장 류창수△남북협력처장 강오순△쿠웨이트사업단장 이종우△토지은행기획단장 이상일△단지기술처장 신광호△서울지역본부 건설사업처장 이이문△서울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장 신홍길△인천지역본부장 박봉규△인천지역본부 건설사업처장 류옥현△경기지역본부 화성사업본부장 황필재△부산울산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장 최재열△대전충남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장 이영미△경남지역본부장 홍준표△경남지역본부 주거복지사업처장 김형주△세종특별본부 주택사업처장 이문수△세종특별본부 세종국가시범도시사업단장 문홍철 ■우정사업본부 ◇4급△전주우체국장 우순만△동전주우체국장 전양권△익산우체국장 김경일△완주우체국장 임인규 ■한국금융연구원 ◇보직 발령△서정호 은행·보험연구2실장△지만수 국제금융연구실장△임형석 금융소비자연구실장△송민규 자본시장연구실장△신용상 금융리스크연구센터장△임형준 단기금융연구센터장 ■호원대학교 △부총장 겸 기획처장 장병권△교무·학생처장 장범환△입학홍보처장 박진아△교육혁신처장 김은정△산학협력단장 박형주 ■포춘코리아 △편집국장 이규복△편집부장 민선화△디지털마케팅국 광고팀장(부장) 박노경△디지털마케팅국 전략기획팀장(부장) 이준섭
  • [올림픽 1열] ‘문서 고문’ 하더니 ‘매뉴얼 세계관’에 갇힌 일본

    [올림픽 1열] ‘문서 고문’ 하더니 ‘매뉴얼 세계관’에 갇힌 일본

    [중계화면 그 이상의 소식, 올림픽을 1열에서 경험한 생생한 이야기를 전합니다.]문서에 문서에 문서를 더한 ‘문서 고문’ 도쿄올림픽을 준비하는 취재진에게 올림픽 준비 과정은 그야말로 문서로 고문을 당하는 시간이었습니다. 조직위원회가 읽기 벅찰 정도로 수많은 텍스트로 가득한 문서를 끊임없이 만들어냈기 때문입니다. 만약의 사태에 대한 설명까지 자세히 곁들인 문서 속 세계를 탐험하며 ‘일본의 디테일함은 어디까지인가’라는 생각과 함께 같은 직장인일 문서 작성자가 끝없는 야근으로 다크서클이 턱까지 내려왔을 모습이 상상됐습니다. 영어를 잘하더라도 올림픽 조직위 측의 문서는 시간을 내서 읽기가 참 벅찹니다. 메시지의 홍수 속에 독자는 시시때때로 길을 잃습니다. 그러다 보면 ‘나는 누구, 여긴 어디?’를 절로 생각하게 됩니다. 문서 속 올림픽은 굉장히 안전합니다. 불멸의 농구 만화 ‘슬램덩크’의 정대만이 각성해 3점슛을 던지면 다 들어갈 것 같고, 188㎝의 강백호가 제아무리 키가 큰 선수를 만나도 다 뛰어넘어 리바운드를 잡을 것 같은 느낌이랄까요. 조직위가 수많은 문서를 통해 형성한 세계관에서 이번 도쿄올림픽은 코로나19 시국 속에서도 완벽하게 코로나19로부터 안전한 올림픽일 것만 같습니다.매뉴얼 밖 올림픽에 당황하는 일본 일본여행을 다녀보셨던 분들이라면 아실 텐데 일본에 들어갈 때 세관 신고서와 현지 체류 주소 등을 적는 종이를 줍니다. 그런데 이번에 도쿄로 향할 때는 이들 외에 또 다른 서류를 받았습니다. 서약서인데 굉장히 형식적인 내용을 적으면 되는 문서입니다. 수많았던 매뉴얼 어딘가에 안내는 되어 있었겠지만 솔직히 그 많은 매뉴얼을 다 읽지는 못해서 혹은 읽었더라도 까먹었을 것이 분명해서 예상 밖의 서류였습니다. 그래도 친절하게 뭘 써야 하는지는 쉽게 알아볼 수 있어서 적으라는 것들을 적었습니다.문서 고문을 당하면서도 꾸역꾸역 하라는 건 다 했으니 무사히 입국할 자신이 있었습니다. 절차에 충실히 따라 모든 사전 절차를 완료하고 조직위 측의 ‘매뉴얼 세계관’ 속 일본에 아무 해를 끼치지 않는 등장 인물이 될 준비가 됐기 때문입니다. 나리타 공항에 도착해 함께 탑승한 여자배구 대표팀을 비롯해 선수단이 먼저 입장한 후 취재진이 뒤따라 입장했습니다. 안내받은 대기실에서는 OCHA(Online Check-in and Health report APP)라는 건강관련 필수앱을 켜보라고 합니다. 이름도 생소한 OCHA는 이번 올림픽 준비 과정에서 가장 뜨거운 이슈 중 하나였습니다. 아마 다른 기사에서도 많이 보였을 이 앱이 매뉴얼대로 진행이 안 돼서 여러 취재진이 OCHA와 관련해 대한체육회에 문의를 했습니다. 입국 직전에 승인된다고도 하기에 믿고 기다렸지만 결국 OCHA가 실행이 안 됐습니다. OCHA가 안되는 상황이 많았을 법도 한데 기자의 OCHA를 검사하려던 공항 직원의 얼굴엔 당황한 기색이 역력합니다.이렇게 쉽게 일본인을 만난다고? OCHA가 안 되는 인원만 따로 모아 대기가 시작됐습니다. 죄 없는 승객들을 도와주려고 나선 대한항공 일본 직원들도 발을 동동 구릅니다. 문제가 생겼으니 해결은 해야겠는데 이런 상황은 매뉴얼에 없었나 봅니다. 중간 생략, 아 요즘은 동영상 시대니까 스킵인가요. 어쨌든 5시간이 넘는 기다림의 과정은 스킵하고 어찌저찌 해결은 됐습니다. 그리고 숙소까지 이동할 택시를 타러 가니 또 매뉴얼의 세계가 펼쳐집니다. 숙소에 함께 갈 회사 동료와 따로 택시를 타고 가랍니다. ‘왜 그래야 하느냐’고 이유를 묻자 미소와 함께 “프로토콜(정해진 절차)이기 때문이죠”라는 대답이 돌아옵니다. 여기까지가 매뉴얼의 세계였다면 이제 매뉴얼 밖 세상이 펼쳐집니다. 택시를 타러 가는 길에 일본인을 대거 지나치기 때문이죠. 이상했습니다. ‘매뉴얼 세계관’에 따르면 취재진은 일본인과 접촉할 일이 거의 없어야 하는데 “이렇게 쉽게 만난다고?”라는 말이 절로 튀어나왔습니다.수많은 매뉴얼을 통해 이번 올림픽의 세계관을 창시한 작가에게는 아쉽게도 작품이 벌써 망한 것처럼 보입니다. 숙소에 도착해서 보니 그 기분은 더해졌습니다. 숙소 옆 편의점을 갈 때마다 담배를 피우는 일본인을 스쳐 지나는 건 기본이고 근처 다른 편의점에 가는 길에 유모차에 탄 아기도, 자전거를 타는 학생도, 공사 중에 잠시 쉬는 인부도 만났기 때문입니다. 매뉴얼 세계관에서는 일본인과의 접촉은 불가능할 것처럼 돼 있었는데 그 세계관에서 어긋나 있는 모습을 보며 마치 세계관 최강자라도 된 기분입니다. 설명에 설명에 설명을 더해 매뉴얼을 만들었던 이가 알면 슬퍼할 일이겠지만. 일본에서 발달한 관료제는 ‘레드 테이프’(문서만능주의)와 ‘형식주의’의 폐해가 있습니다. 레드 테이프는 문서에 규정된 그대로 따르기를 강요하는 것을 의미하고 형식주의는 목표 실현에 가치를 두기보다는 절차 등의 형식에 지나치게 매몰된 모습을 뜻합니다. 이 설명에서 혹시 여러분의 직장 상사가 떠올랐다면 위로를 전합니다.입국 과정 전후의 일은 이 폐해를 고스란히 보여줬습니다. 매뉴얼이 지나치게 중시되면 사람이 융통성을 발휘할 여지가 줄어듭니다. 매뉴얼대로 따르려고 문제 해결 대신 “기다려달라”고 하는 직원이나 1인 1택시를 안내했던 직원의 잘못은 딱히 없습니다. 하지만 올림픽이 개막하면 수많은 비슷한 사례가 발생할 것이 뻔합니다. 매뉴얼대로 착착 진행돼서 무사히 막을 올리면 좋을 올림픽이겠으나 매뉴얼 밖 문제는 자꾸 생기고 갈수록 불안한 목소리도 커집니다. 매뉴얼 속 세계관대로 준비가 되긴 됐을까요. 매뉴얼 밖 문제는 또 어떨까요. 여전히 일본인은 너무 쉽게 만나고, 지정된 장소 방문과 지정된 교통수단만 허용한 지침도 잘 지켜질까 모르겠습니다.
  • 日, 이번엔 “도쿄올림픽 연주곡 취소”...‘배설물 만행’ 학폭 뮤지션 파문

    日, 이번엔 “도쿄올림픽 연주곡 취소”...‘배설물 만행’ 학폭 뮤지션 파문

    크고 작은 불상사가 끊이지 않는 2020 도쿄올림픽·패럴림픽에서 급기야 개막식 오프닝 음악 중 일부가 대회를 불과 4일 앞두고 전격 취소되는 극히 이례적인 상황이 빚어졌다. 이번 올림픽·패럴림픽 개막식 음악 연출가 중 한 명인 일본 뮤지션 오야마다 게이고(52)가 과거 장애학우를 괴롭힌 학폭 가해 사실이 드러나 퇴출됐기 때문이다. 도쿄올림픽조직위원회는 19일 밤 기자회견을 열고 이번 올림픽 개회식의 오프닝 곡 중에서 오야마다가 담당했던 4분간의 분량 연주를 전격 취소한다고 밝혔다. 아사히신문은 ”올림픽 개막식 음악은 오는 23일 개막 이전까지 새로운 것으로 교체된다”고 보도했다. 오야마다는 패럴림픽 개회식 음악에서도 완전히 손을 떼게 된다. 앞서 오야마다는 “대회 조직위에 사임 의사를 밝혔다”고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밝혔다. 그는 조직위가 올림픽·패럴림픽 개·폐회식 음악 연출가 4명 중 한 명으로 위촉했던 인물이다. 오야마다는 1994년과 1995년 발행된 잡지 인터뷰에서 학창시절 장애가 있는 급우 2명을 여러해 동안 괴롭혔다고 밝힌 게 문제가 됐다. 그는 정신적 장애가 있는 같은 반 친구를 상자에 가두거나 자신의 배설물을 먹이고 다른 학생들 앞에서 억지로 자위행위를 시켰다고 말했다. 당시 인터뷰가 인터넷 등을 통해 논란이 되자 오야마다는 지난 16일 자신의 홈페이지 등을 통해 사과했으나 성난 여론은 잦아들지 않았다. 오야마다는 2019년 방한 공연 때에도 논란을 빚었다그가 속한 밴드 코넬리우스가 공연 중 욱일기와 비슷한 문양이 나오는 영상을 상영해 국내에서 큰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지난 2월에는 모리 요시로 당시 도쿄올림픽·패럴림픽조직위원회 위원장이 “여성이 많은 이사회 회의는 시간이 오래 걸린다”, “여성들은 경쟁의식이 강해 누군가 한 명이 손을 들어 말을 하면 자신도 말하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 “여성 이사를 늘리게 되면 발언 시간을 규제해야 한다고 말하는 사람도 있다” 등 여성 비하 발언을 했다가 일본 안팎의 비난에 직면하면서 결국 사임했다. 이어 3월에는 대회 총괄예술감독 사사키 히로시가 통통한 외모의 일본 여성 코미디언 와타나베 나오미를 두고 “돼지로 분장시켜 출연시키자”는 안을 냈다가 결국 자리에서 물러났다.
  • 송명화 서울시의원 대표발의 ‘성인지 예산제 실효성 향상 조례’ 개정

    송명화 서울시의원 대표발의 ‘성인지 예산제 실효성 향상 조례’ 개정

    송명화 서울시의원(더불어민주당, 강동 제3선거구)이 대표발의한 「서울특별시 성인지 예산제 실효성 향상 조례」 개정안이 지난 2일 제301회 정례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송 의원이 발의한 개정안은 성인지 예산제의 실효성 향상 및 내실 있는 사업추진을 위하여 성인지 예산제 운영원칙, 대상사업에 대한 선정기준 마련, 추진사업 및 성과 공개 등에 관한 근거규정을 마련하고자 하는 것이다. 본 개정의 주요내용은 성인지 예산제 운영원칙, 성인지 예산제 추진사업 및 성과 등 시민에 공개, 성인지 예산제 사업추진에 기여한 공적에 대한 표창 근거를 신설하고, 성인지 예산제 대상사업 선정기준 마련, 성인지 예산서 및 성인지 결산서 평가, 성인지 예산제 수행을 위한 컨설턴트 양성 등을 규정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성인지 예산제는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데 있어서 성별에 미치는 효과를 고려해 남녀 차별 없이 평등하게 수혜를 받을 수 있도록 하는 제도로 2010년 국가예산에 우선 도입되었고, 2013년부터는 지방자치단체 예산까지 확대되어 서울시는 지난 8년간 운영해 왔다. 그러나 성인지 예산에 대한 제도 미비와 성인지 예산에 대한 이해부족 등으로 대상사업으로서의 성격이 불명확한 사업들, 성별격차 해소 효과가 미흡한 사업들이 선정되는 데 대해 예·결산 심사 시 매년 지적이 있어 왔으며, 제도 운영의 실효성에 대한 논란 또한 지속적으로 제기되어 왔다. 송 의원은 2020회계연도 결산검사위원으로 활동하며 성인지 예산 사업의 실효성을 높이기 위해 운영원칙과 대상사업 선정기준 마련, 사업에 대한 평가 등 제도개선이 필요함을 지적했으며, 이번 조례 개정을 통해 근거를 마련하게 되었다. 송 의원은 “조례 개정을 통해 서울시 성인지 예산제도가 취지에 맞게 보다 실효성 있게 운용되어 예산을 편성·집행하는 데 있어서 성별 격차 없이 평등하게 수혜를 받을 수 있기를 바란다”고 밝혔다.
  • “기회의 균등? 개인별 맞춤 환경 제공하는 게 진짜 공정”

    “기회의 균등? 개인별 맞춤 환경 제공하는 게 진짜 공정”

    모든 이가 성취감을 얻는 삶을 추구할 기회를 갖도록 돕겠다며 2014년 싱크탱크 ‘포퓰리스’를 공동 창립해 회장직을 맡고 있는 토드 로즈(47)는 교육신경과학 분야의 선도적인 사상가로 평가받는다. 성적 미달로 고교를 중퇴했지만 하버드대 교수가 된 인생 역전의 주인공으로도 유명하다. 그는 1974년 미국 유타주 오그던 출생으로 중학교 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판정을 받았고 레이튼 고교를 3학년 때 중퇴했다. 이후 결혼해 두 아이를 가졌고 최저임금을 받는 직장을 다니며 한국의 검정고시 격인 GED 시험을 통해 웨버주립대에 들어갔다. 이곳에서 심리학 학사와 지성·두뇌·교육학 석사를 받았고 2007년 하버드 교육대학원에서 인간발달학 박사 학위를 취득했다. 이후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로서 지성·두뇌·교육 프로그램을 이끌고 개개인성 연구소 소장을 지낸 뒤 지난해 6월부터 포퓰리스 운영에 전념하고 있다. 저서로는 ‘평균의 종말’, ‘다크호스’ 등이 있다.“공정함이란 개개인의 특성을 존중하고, 그에 맞는 환경을 제공해 그들의 잠재력을 끌어내는 겁니다.” 교육 및 사회 분야를 연구하는 미국 싱크탱크 ‘포퓰리스’의 토드 로즈 회장은 지난 13일(현지시간) 서울신문과의 줌 인터뷰에서 “기회의 균등만으로는 공정하다고 할 수 없다”며 이렇게 말했다. 중학교 때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판정을 받고 고교를 중퇴했지만 하버드대 교육대학원 교수가 된 자신의 경험을 토대로 ‘평균을 기준으로 우등과 열등으로 나누는 획일적인 시스템’에 반대했다. 또 개개인성을 존중하는 방향으로 세상은 이미 변화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당신은 평소 평균을 기준으로 ‘우등과 열등’을 나누는 것이 허상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평균을 기준으로 사람들을 평가하고 이해하는 데 너무 익숙해져 있다. 지난 50년간 과학 연구 결과 평균이란 개념은 실제 존재하지 않는다. ‘평균 이상’은 수재이고 ‘평균 이하’는 무능력자 같지만, 인간의 재능은 다차원적이다. 일례로 두 사람의 체격을 비교할 때 한쪽이 키, 체중, 어깨너비, 팔 길이, 가슴둘레, 다리 길이 등이 모두 큰 경우는 극히 드물다.” -그래도 인류는 오랜 기간 평균을 기준으로 능력을 측정해 왔는데. “맞아서가 아니라 편해서 평균주의를 수용했던 것이다. 기업이나 학교에서 IQ를 이용하면 편리하게 서열을 매길 수 있다. 하지만 IQ는 공통점 찾기, 어휘력, 수학, 부호화 능력 등 세분화된 측정값의 평균이다. 분야마다 다른 능력치를 오롯이 반영하지 못한다는 의미다.” -하나의 기준으로 평가해야 효율적이지 않나. “프레더릭 윈즐로 테일러(미국 경영학자)는 시스템을 근로자에게 맞추지 말고 시스템에 잘 맞는 평균적 인간을 고용하자고 했다. ‘테일러주의’다. 이를 받아들인 기업에서 창의적인 근로자는 최악이며 개개인성은 무시됐다. 테일러주의는 효율적이지만 효율성을 최고의 가치로 여기는 건 실수다. 이미 고용한 사람들을 가장 효율적으로 관리하는 것만이 목표라면 모를까, 인재를 양성하고 싶다면 개인의 잠재력을 개발하는 데 최대한 집중해야 한다.” -개개인성을 강조하며 성공한 사례가 있나. “많은 리더들이 테일러주의가 직원의 불만으로 이어지고 기업의 성장과 안정을 방해한다는 것을 알지만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는 것 같다. 1970년대 설립된 토마토 가공회사 모닝스타는 ‘셀프 관리’를 한다. 즉 관리자가 없다. 그들은 직원들이 서로에게 책임감을 느끼도록 하는 체계를 만들었고, 그 결과 직원들은 창의적으로 일할 수 있다. 직원들은 막대한 재량권을 갖고 업무목표를 추진하되 달성하지 못해도 상사의 질책은 없다. 다른 동료에게 책임감을 느낄 뿐이다. 모닝스타는 여전히 미국의 토마토 제품 생산업체 중에서 수익성이 높기로 손꼽힌다. 미래의 노동은 직원 개개인의 재능을 개발하고 더 창의적으로 행동하도록 하는 데 성공 여부가 달려 있다.”-당신도 평균주의의 희생자였다는 얘기를 들었다. “누구도 상상할 수 없는 최악의 성적으로 고교를 중퇴했다. 이후 최저임금을 받는 직장을 다니며 결혼을 했고, 두 아이가 있었다. 내 삶을 바꾸고 싶어 GED 시험(General Educational Development Test·한국의 검정고시)으로 대학에 갔는데 거기서도 교수님이 추천해 준 방식은 내게 맞지 않았다. 어떤 과목을 먼저 수강해야 된다는 식의 조언을 무시하고 나름의 순서를 정했다. 낙제생에서 우등생이 됐고, 하버드에서 박사도 했다. 사람들은 학생들을 평균주의로 작동하는 시스템에 넣은 뒤 뒤떨어지면 “네 자신을 탓하라”고 한다. 그런 얘기를 들은 학생들은 열등감을 내면화하고, 외려 최선을 다하지 못한다. 내 과거를 돌아보면, 자신만의 특성에 맞는 ‘좋은 환경’을 만드는 전략이 필요하다.” -이미 정해진 시스템을 벗어나는 건 사실 상당히 어려운 일이다. “맞다. 개개인성이 중요하다는 것을 알고 현 교육 시스템에서 벗어나고 싶어도, 무서울 수 있다. 하지만 교육은 이미 변하고 있다. 내가 전 세계를 돌아다니며 만난 각국의 교육 수장 중에 현재 교육 시스템이 지속가능하다고 생각하는 사람은 단 한 명도 없었다. 상위 10%만을 우대하며 관리하는 게 아니라 더 많은 이들의 재능을 개발해야 한다는 것에 공감했다.” -지금의 시스템도 대체로 공평한 기회를 주니 공정하지 않으냐는 주장도 있다. “앞에서 말했듯 우리는 들쭉날쭉한 능력을 갖고 있다. 신체로 보자면 가슴은 두꺼운데 허리는 얇거나, 어깨는 넓은데 팔은 짧은 식이다. 흔히 말하는 소·중·대는 제대로 작동하지 않는다. 1940년대에 전투기 추락 사고가 많았는데, 조종석이 조종사 개개인의 신체특성에 맞지 않는 단 하나의 ‘평균 사이즈’였다는 데 이유가 있었다. 그 조종석은 누구에게도 맞지 않는데, 모든 조종사에게 다 같은 조종석에 앉을 기회를 주었다고 공정한가. 그간 교과서를 만드는 데 드는 비용이 만만치 않아 개개인에게 특화된 교육을 제공하는 유연성이 떨어졌지만, 디지털 환경에서는 개인 맞춤이 가능하다. 전투기 조종석도 신체 사이즈에 따라 앞뒤로 움직일 수 있게 됐다. 개개인의 특성에 맞는 환경을 제공하는 것이 공정인 셈이다.” -최근 ‘능력주의는 공정한가’라는 화두도 있다. “성과에 따라 보상을 받는다는 점에서 능력주의는 분명 가치가 있다. 다만 능력주의를 IQ 테스트처럼 절반은 낙제해야 하는 시스템으로 정의할 때 문제가 생긴다. 시험을 없애자는 게 아니라, 숙련도를 평가하는 데 집중하자는 것이다. 우리는 개인의 성장이나 학습 등에서 더 빠르면 더 훌륭하다고 믿는다. 치대생이 충치를 문제없이 치료할 수만 있다면 1년이 걸리든 2년이 걸리든 무슨 상관이 있나.” -그래도 소위 스펙이 인생을 결정짓는다고 믿는 경향이 있는데. “이미 유명 기업들은 대학 졸업장과 업무 성과 간 연관성을 의심하고 있다. 애플 등이 대학 졸업장을 요구하지 않는 이유다. 이에 대학도 변화를 꾀하고 있다. 하버드, 스탠퍼드, 예일, 프린스턴 등은 ‘마스터리 스크립트 컨소시엄’(Mastery Transcript Consortium)의 기록을 인정한다. 이 사이트는 고교생의 학교생활을 숙련도를 기반으로 평가해 그 결과를 제공한다. 학생들은 자신의 논문이나 숙제를 사이트에 올려 포트폴리오로 만든다. 대학과 고용주가 성적과 이력서만 보지 않는 이런 변화는 향후 ‘게임 체인저’가 될 것이다.” -한국에서는 일부 고위층이 자식을 위해 스펙을 만들어 준 게 문제가 됐다. 미국은 어떤가. “매한가지다. 어떤 이는 고위층이 이런 상황을 바꿀 것처럼 바라보지만 그렇지 않다고 생각한다. 우리가 ‘정말 공정한가’라는 질문을 던져야 한다. 누군가는 불편하겠지만, 국민이 원하는 나라가 돼야 한다. 사람들의 목소리가 뭉치면 결국 정치인이 답하고 지도자가 반응한다.”
  • 민주노총 “서울대 기숙사 관장, 청소노동자 시험 알고 있었다”

    민주노총 “서울대 기숙사 관장, 청소노동자 시험 알고 있었다”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조(이하 노조)는 18일 서울대 관악학생생활관(기숙사) 관장 등이 청소노동자들의 필기시험 사실을 미리 알고 있었다고 주장했다.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9일 오전 9시 30∼10시 45분 열린 기숙사 운영실무위 회의에서 노유선 관장·남성현 부관장 등은 갑질 의혹을 받는 안전관리팀장 A씨로부터 필기시험을 포함한 청소노동자 회의 관련 내용을 보고받고 논의했다. 지난달 16일에도 노 관장·남 부관장 등은 같은 회의를 통해 시험 등 계획을 보고받았으며, 시험은 회의 당일인 9일과 16일 각각 치러졌다고 노조는 주장했다. 노조는 또 기숙사 청소검열이 지난달 22일 하루 동안만 진행될 계획이었으나, 23일까지 이틀 동안 실시됐다고 했다. 노조는 “4∼5명이 몰려다니며 청결 상태 등을 점검하는 것은 군대식 청소검열로 볼 수밖에 없다”면서 “숨진 청소노동자 이모 조합원은 언제 들이닥칠지 모르는 청소검열에 평소보다 노동강도가 훨씬 심하게 일하다 22일 검열을 받았다”고 주장했다. 이어 “오세정 총장은 국민과 노조, 유가족 앞에서 거짓말에 대해 사과하고 유가족과 노조가 요청하는 공동 조사단을 수용해 진상규명을 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서울대 기숙사에서 일하던 50대 청소노동자 이모씨는 지난달 26일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정원 196명인 기숙사 건물 관리를 홀로 맡았으며, 평소 동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과 상사의 부당한 지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해왔다. 앞서 서울대는 학내 인권센터에 직장 내 갑질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를 의뢰했지만, 유족 측은 ‘셀프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의혹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구민교 학생처장은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는 글을 써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지난 12일 결국 사의를 표명했고 서울대는 13일 이를 수용했다.
  • 서울대 청소노동자 “동료 앞에서 영어시험 0점이네, 조롱해”

    서울대 청소노동자 “동료 앞에서 영어시험 0점이네, 조롱해”

    “동료들 앞에서 시험 점수가 보이는 채로 시험지를 나눠줬다”“0점 받은 사람한테는 ‘0점이네요’ 하면서 모멸감을 느끼게 했다” 지난달 17일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된 서울대학교 기숙사 청소노동자 이씨(59)의 동료들이 과도한 노동 강도와 직장 갑질 의혹에 대해 이같이 토로했다. 이씨의 동료 A씨는 최근 청소노동자 사망 관련 간담회에서 학교 측이 기숙사 준공연도, 한자·영어 등의 필기시험을 보게 했다는 지적에 대해 “1등 한 사람도 이 시험은 스트레스였고 노동자를 당연히 ‘평가당하는 사람’으로 보는 것 같아서 기분이 나빴다”고 밝혔다. 동료 B씨는 중간 관리자가 회의 참석 시 정장차림을 강요했다는 사실에 관해 “초록색 나뭇잎 무늬 옷을 입고 갔더니 ‘애매하지만 통과’라는 식으로 말했고, 꽃무늬 옷을 입은 노동자한테도 비슷한 반응을 보였다”면서 “최저임금 받는 우리가 정장을 따로 준비해야 하나”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에 대해 책임자인 안전관리팀장 C씨는 “다 같이 열심히 일하자는 취지에서 한 일이 오해를 사게 돼 답답하다”며 “청소노동자들이 늘 작업복에 장화 차림이어서 (직업에 자부심을 느끼도록) 회의 때 멋진 옷을 입고 오라고 말씀드린 것”이며 “시험도 외국인 응대에 어려움을 느끼는 분들이 많아 교육 차원에서 했던 것”이라고 해명했다. 이병훈 중앙대 사회학과 교수는 “학교 측에서는 노동자들이 깨끗하게 입고 다녀야 좋다는 마음에 요구할 순 있겠지만, 상사(관리자)가 특정한 복장을 강조한 일들이 일상적으로 자주 일어났다면 노동자들에겐 통제로 받아들여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유족 측은 “서울대 관계자들은 갑질의 의미조차 모르는 것이 아닌가 싶다. 일부에선 갑질이 아니라 정당한 관리, 경영의 차원이라고까지 설명한다”며 “업무 강도가 높지 않았다는 주장에 대해 정말 객관성을 가지고 얘기하는 것인지 돌아봤으면 한다”고 했다. 이씨가 평소 동료들에게 힘들다고 호소했던 제초작업에 대한 문제도 제기됐다. 동료 A씨는 “팀장이 업무 외에 건물 밖 제초작업까지 시켰다”면서 “해외 전문가들의 제초 작업 영상을 보여줬는데 전문가 수준 정도로 깨끗하길 요구했다”고 강조했다.학교 측은 청소노동자들의 업무 강도를 적정 수준으로 조정하는 차원에서 주말 근무를 폐지하고, 학생들이 1층 집하장에 직접 쓰레기를 버리도록 하는 방안을 고려 중이다. 또 기숙사 청소노동자가 사용하는 휴게실이 열악하다는 의견을 받아들여 현재 공사를 진행하고 있다. 서울대 기숙사에서 일하던 50대 청소노동자 이모씨는 지난달 26일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정원 196명인 기숙사 건물 관리를 홀로 맡았으며, 평소 동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과 상사의 부당한 지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해왔다. 앞서 서울대는 학내 인권센터에 직장 내 갑질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를 의뢰했지만, 유족 측은 ‘셀프 조사’를 신뢰할 수 없다며 거부했다. 의혹을 반박하는 과정에서 구민교 학생처장이 “산 사람들이 너도나도 피해자 코스프레 하는 게 역겹다”는 글을 써 논란이 되기도 했다.
  • 청소노동자 사망한 서울대, 근로감독 들어갈 수 있다

    청소노동자 사망한 서울대, 근로감독 들어갈 수 있다

    정부가 서울대 청소 노동자 사망 사건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이 있었는지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 사실로 확인되면 근로감독도 할 수 있다고 밝혔다. 고용노동부는 16일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과 관련해 직장 내 괴롭힘 문제가 제기됨에 따라 대학 측에 관련 필요 조치를 지도해 왔다”며 “이후 사안의 중요성, 대학 측 조사 상황 등을 고려해 관련자들에 대한 조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조사 결과, 직장 내 괴롭힘이 확인되면 정부는 대학 측에 개선 방안 수립을 지도하고 재발 방지 계획을 세우도록 할 예정이다. 이를 불이행할 시 노동부는 근로감독도 검토할 방침이다.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직장 내 괴롭힘 사건을 인지한 경우, 지체 없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피해자 보호 등의 조처를 해야 한다. 노동부가 근로감독에 들어가면 직장 내 괴롭힘뿐 아니라 임금과 노동시간 등 노동법 전반의 위반 여부로 조사가 확대될 가능성도 있다. 서울대 기숙사에서 일하던 50대 청소노동자 이모씨는 지난달 26일 휴게실에서 숨진 채 발견됐다. 이씨는 정원 196명인 기숙사 건물 관리를 홀로 맡았으며, 평소 동료들에게 지나치게 많은 업무량과 상사의 부당한 지시로 인한 스트레스를 호소해왔다. 서울대도 학내 인권센터에 직장 내 갑질 의혹에 대한 자체 조사를 의뢰했지만, 유족과 민주노총 전국민주일반노동조합(노동조합) 측은 ‘셀프 조사’를 신뢰할 순 없다며 거부했다. 앞서 이씨의 남편은 서울대 청소노동자 사망 사건 관련 간담회에서 “사람들이 ‘서울대의 명예(가 걸린 문제)’라고 말하는데 도대체 그 명예가 무엇을 말하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학교 당국은 무슨 일이 일어났는지 모르고 싶어 하는 것 같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학교에서 공정한 조사가 이뤄질 것이라고 믿었다. 하지만 이제는 학교 조사를 거부한다”며 “인권센터를 담당하는 학교 관계자들의 (사안에 대한 부정적) 성향은 언론 등을 통해 이미 확인한 만큼 오늘부터 학교 조사에 응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 직장내 성차별적 괴롭힘 실태 살펴보니

    직장내 성차별적 괴롭힘 실태 살펴보니

    직장내 괴롭힘에 대한 사회적 인식은 높아졌지만 성차별적 언행을 방지하기 위한 인식과 제도적 장치는 미비하다는 지적이 나왔다. 직장내 성차별적 언행을 차별이나 괴롭힘으로 여기지 않을 뿐 아니라 이를 예방하고 규율하는 정책적 노력도 미비하다는 것이다. 17일 한국여성정책연구원 구미영·김종숙 연구위원 등의 ‘직장 내 성차별적 괴롭힘 실태와 제도개선 방안 연구’ 보고서에 따르면 남녀 노동자 2000명을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한 결과, 성차별적 괴롭힘 피해자의 비율이 35.7%로 나타났다. 피해자 비율은 여성이 42.2%, 남성은 29.1%로 성별간 차이를 보였다. 2018년 사업체 노동력실태조사 결과를 활용해 업종과 사업체 규모를 중심으로 이뤄진 조사다. 조사 결과 성차별적 괴롭힘 피해자는 직장 생활에서 조직·업무 몰입도가 낮은 것으로 나타나는 등 직장내 다른 괴롭힘과 마찬가지로 노동자의 직장 생활 경험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이같은 실태는 성차별적 언행으로 대표되는 성차별적 괴롭힘에 대해 여성의 노동권과 인격권을 침해하는 위법한 행위라는 점을 명확히 규정할 필요성을 보여준다”고 밝혔다. 보고서는 특히 고용노동부 직장괴롭힘 매뉴얼에 ‘차별적 괴롭힘’ 유형을 추가하고 성별이나 인종, 장애, 국적 등을 이유로 한 괴롭힘이나 차별적 언행도 괴롭힘에 해당한다는 점을 명시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성차별적 언행에 따른 피해경험을 유형별로 보면 사생활 간섭이 36.3%, 잡무나 허드렛일 요구가 35.3%, 성역할 고정관념 경험이 32.6%로 나타났다. 부적절한 호칭이나 지칭이 32.2%, 외모에 대한 지적 28.3%, 애교나 친절에 대한 강요 경험이 22.1% 였다. 성별 업무 능력에 대한 일반화 및 낙인 경험이 있다는 응답자도 26.1%로 나타났다. 보고서는 대부분의 유형에서 여성이 남성에 비해 성차별적 언행을 경험한 비율이 높게 나타났으며, 특히 성별 업무능력에 대한 고정관념이나 이에 따른 업무 배제가 가장 큰 차이를 보였다고 지적했다. 연령대별로는 20~35세 미만 집단에서 이같은 경험 비율이 모든 유형에서 높게 나타났다. 직장내 성차별적 언행으로 피해를 당한 경험자를 대상으로 가장 불쾌하고 충격적인 사례를 물은 결과 잡무나 허드렛일에 대한 요구라는 응답이 가장 많았다. 다음으로는 사생활 간섭, 부적절한 호칭 등이었다. 가장 불쾌하고 충격적인 사례의 행위자가 누구인지에 대해서는 상사가 54.8%로 가장 높게 나타났다. 동료직원도 23.5%나 됐다. 이같은 사례를 경험한 이후 66.5%는 아무 대응도 하지 않았다고 답했다. 특히 비정규직은 아무 대응을 하지 않았다는 비율이 정규직에 비해 높게 나타났고 직장 상사에게 고충을 호소하는 비율도 더 낮았다. 권위적이고 폐쇄적인 직장 문화에 상대적으로 약자인 여성이나 비정규직이 일방적으로 피해를 당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보고서는 “미국, 영국, 프랑스 등 외국의 입법례나 판례를 보면 성차별의 한 유형으로 성차별적 괴롭힘을 규정하고 있다”고 지적하고 “여성을 비하, 모욕, 무시하는 언행도 성차별의 하나로서 위법하다는 점을 명확히 하기 위해 성희롱만을 규율하는 현행 법률의 공백을 보완하는 한편 근로기준법상 괴롭힘 규정을 적용하는 방안도 단기과제로 검토할 필요가 있다”고 제언했다.
  • LG, 우리 곁에 ‘숨은 영웅’ 152명… 7년째 쉼 없는 생활 속 의인 찾기

    LG, 우리 곁에 ‘숨은 영웅’ 152명… 7년째 쉼 없는 생활 속 의인 찾기

    우리 기업들이 코로나19로 피폐해진 사회를 다시 일으켜 세우고 더욱 따뜻하게 만들고자 하는 역할을 앞장서서 도맡고 있다. 특히 2015년부터 시작한 ‘LG 의인상’은 그동안 주변에 알려지지 않았던 숨은 ‘영웅’들을 찾아 나서며 우리 사회에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LG복지재단이 주관하는 LG 의인상은 2015년 첫해 3명의 의인에게 수여된 이후 2016년 25명, 2017년 30명, 2018년 32명, 2019년 27명, 2020년 22명, 2021년 13명 등 현재까지 총 152명의 의인들에게 수여됐다. LG 의인상은 그동안 목숨까지 내놓으며 자신을 희생한 의인들에게 주로 수여됐다. 대표적으로 2015년 9월 교통사고를 당한 여성을 구하려다 신호 위반 차량에 치여 목숨을 잃었던 정연승 특전사 상사나 2016년 11월 강원 삼척 초곡항 인근 교량 공사 현장에 고립된 근로자들을 구조하는 과정에서 파도에 휩쓸려 순직한 박권병 경장과 김형욱 경위 등을 꼽을 수 있다. LG는 이들 유가족에게 1억원의 위로금을 각각 전달한 바 있다. LG 의인상 시상 범위는 구광모 회장이 취임하고 2019년부터 선행과 봉사로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된 시민들로 더욱 확대됐다. ‘진심이 담긴 우리만의 방식’을 찾자는 구 회장의 뜻에 따른 것으로, 크게 주목받기 어려운 작은 선행을 실천한 평범한 시민이라도 ‘의인’으로서 우리 사회에 충분한 귀감이 될 수 있다는 의미를 담았다. 이에 따라 LG 의인상은 그동안 이웃을 위해 묵묵히 헌신해 왔으면서도 이를 주변에 알리지 않았던 이들을 적극적으로 발굴해 수여됐다. 36년간 영유아 119명을 양육해 온 국내 최장기 위탁모 봉사자 전옥례씨, 48년간 무료진료 봉사의 길을 걸어온 고영초 건국대 교수, 36년간 반찬나눔 봉사를 해 온 우영순씨, 30년간 보수 없이 무료급식소 ‘사랑의 식당’ 운영을 맡아 봉사하고 있는 조영도 총무이사, 17년간 한국 응급의료 발전을 위해 헌신하다가 순직한 윤한덕 센터장 등은 구 회장 취임 이후 그 의미가 확대된 의인상을 받은 대표적인 인물들이다. LG 의인상 수상자 가운데는 상금을 자신보다 어려운 이웃을 위해 기부하는 선행을 보여 주며 더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올해 5월 경북 김천에서 운전자가 의식을 잃은 채 주행하던 차량을 온몸으로 막아 세워 운전자를 구조하고 사고를 예방한 김천소방서 이윤진 소방교는 최근 상금 전액을 ‘코로나19 극복 고향사랑 경북사랑 나눔 운동’에 기부키로 했다고 밝혔다. 또 2016년 전남 여수에서 태풍으로 인해 여객선이 표류하는 사고 현장에서 선원 6명을 구해 LG 의인상을 수상한 여수해경 122구조대 소속 신승용 구조대장 등 해경 5명은 동료 해양경찰의 유가족 자녀에게 학자금 등을 지원하는 장학재단 측에 상금을 기부하며 다시 한번 우리 사회에 귀감이 됐다.
  • 종말시계 9시 56분… “툰베리 혼자선 안 돼” 10대들의 환경 연대

    종말시계 9시 56분… “툰베리 혼자선 안 돼” 10대들의 환경 연대

    기상이변 아닌 현실이 된 ‘지구의 경고’ “왜 시위를 하고 있니? 학교에 가야지.” 2018년 8월 스웨덴 의회 앞. 온실가스 감축을 요구하며 1인 시위를 하는 열다섯 살 그레타 툰베리에게 어른들은 이런 말을 던졌다. 환경에 무심한 기성세대의 단면이다. 그러나 곧 이 아이로 인해 이들은 변화했다. 그해 12월 270여개 도시에서 2만여명이 ‘기후를 위한 학교 파업’에 동참하면서 툰베리의 환경운동은 전 세계로 퍼져나갔다. 한국에도 행동하는 젊은 환경지킴이들이 있다. 어릴 때부터 환경 문제로 디스토피아가 된 미래에 대한 두려움을 보며 자라온 이들은, 변화를 일으켜 보려고 일상에서 주변으로, 정치권으로 역할을 확장해 가고 있다. 창간 117년을 맞은 서울신문은 환경 위기에서 벗어난 100년을 희망하는 마음으로 이들의 활약을 조명해 봤다.지구 곳곳에서 기상이변이 속출하고 있다. 올 2월, 겨울철 평균 기온이 10도 안팎이던 미국 텍사스주에 영하 18도 한파가 불어닥쳤다. 미국 태평양 북서부와 캐나다 서부는 지난달 내내 최고 기온 40~50도를 기록하며 그간 기록을 모두 갈아치웠다. 시베리아도 연일 30도가 넘는 이례적인 폭염에 시달린다.우리 역시 기상이변의 영향을 받고 있다. 지난해 54일 동안 역대 최장 장마가 이어졌다. 지난 5월에는 평년을 훌쩍 뛰어넘는 많은 비가 내렸고, 7월엔 39년 만에 가장 늦은 장마가 시작됐다. 기상이변은 더이상 이변이 아닌, 현실이 됐다는 분석이 나온다. 기상이변의 주범으로 꼽히는 지구온난화는 점점 심해지고 빨라진다. 유엔 산하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에 따르면 지구 표면 평균 기온은 이를 기록하기 시작한 1888년부터 2016년까지 1도 이상 상승했다. 북극 빙하코어(얼음기둥)를 시추해 수만 년 전 기후를 재구성해 보니, 온실가스 농도도 지난 80만년 동안 나타났던 수치보다 현재가 훨씬 높다. 200년 전까지 상대적으로 안정적이었던 점에 비추어 볼 때, 기상이변은 결국 인간이 만든 거다. 기상학자들마저 현재 상황을 “미쳤다”고 단언한다. 즉각적인 대책이 없으면 종말에 내몰릴 것으로 예측한다. 래리 오닐 오리건주립대 교수는 미국과 캐나다의 폭염에 대해 NBC와 한 인터뷰에서 “자료상으로는 이미 기후변화 징후가 나타나고 있지만, 아마 이번 세기 중반까지는 정말 중대하고 영향력 있는 사건들이 목격되기 시작할 것”이라 경고했다.5년 전, 전 세계는 지구온난화 대응을 위해 온실가스 배출량을 줄이자며 파리기후변화협정을 체결했다. 7개국만 빠지고 전 세계 모든 나라가 참여해 지구 평균 온도 상승을 2도 아래로 억제하고 1.5도를 넘지 않도록 하는 걸 목표로 설정했다. 과학자들은 앞으로 10년간 온실가스 배출량을 최소 45% 줄여야만 이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고 말한다. 한국의 1인당 온실가스 배출량은 1990년 약 6.8t이었지만 2018년에는 14.1t으로 두 배 넘게 증가했다. 같은 기간 총배출량 역시 2억 9000t에서 7억 2000t으로 폭발적으로 늘었다. 국제사회에서 ‘기후악당’이라는 쓴소리를 듣는 이유다. 한국은 파리협정에 따라 2030년까지 2017년 대비 온실가스 24.4% 감축을 목표로 제시했지만, 유엔은 이 비율을 50%로 높이라고 권고했다. 그만큼 한국 상황이 심상치 않다는 의미다. 한국의 환경위기시계는 9시 56분을 가리키고 있다. 일본 아사히글라스재단이 세계 환경 전문가들의 설문으로 만든 이 시계의 끝은 12시다. 세계의 시각은 9시 47분으로, 우리가 무려 9분이나 빠르다. 이 시계를 멈추려면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해야 한다. 국가적 기후 비상사태를 선언하고 대비해야 한다. 여기에 기업과 개인도 적극적으로 동참해야 함은 당연한 일이다.
  • 부당한 관행 깨뜨리고 소통의 공직문화 만들다

    부당한 관행 깨뜨리고 소통의 공직문화 만들다

    새로운 사람이 들어오면 새로운 분위기가 형성되기 마련이다. 1980년대 초반부터 2000년대 초반 사이 출생한 20대~30대 청년층을 가리키는 MZ세대 공무원들이 조금씩 공직사회 중심부를 차지하기 시작하면서 공직사회에도 그런 경향이 가속화하고 있다. 인사혁신처가 5년마다 발표하는 ‘공무원총조사’에 따르면 2018년 기준 20대 공무원은 10만 1804명, 30~34세는 11만 3014명으로 전체 공무원의 20% 수준이었다. 어린 시절 이미 선진국 문턱이었고 지금은 명실상부한 선진국에 사는 이들 눈에 해외 모범사례 견학을 필리핀으로 가던 1970년대 공직사회 영향을 받았던 50대가 주도하는 방식이 어색하고 낯설지 않다면 그게 더 이상한 노릇이다. 문화차이, 더 나아가 세계관 차이는 곳곳에서 나타난다.대표적인 것이 야근이나 회식, 휴가를 둘러싸고 나타난다. 공무원 3년차인 A사무관은 15일 “선배 공무원들이 야근하는 것을 당연하게 생각하거나 과도한 회식이나 친목 도모를 중요하게 생각할 때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말했다. 같은 청사에서 근무하는 지난해 공무원이 된 20대 B사무관은 “저녁을 거르고 야근을 하고 최대한 빨리 퇴근하고 싶은데 간부가 함께 저녁을 먹자고 한다거나 아파트가 몇 평인지 자가인지 전세인지, 어버이날 용돈은 얼마 드렸는지 등 사생활에 관심이 많은 선배들이 있는데 왜 그러는지 모르겠다”는 반응을 보였다. 정부부처 3년차 C사무관은 지난달 코로나19 얀센 백신 접종을 할 때 세대 차이를 강하게 느꼈다. 그는 “또래 공무원들은 대부분 목~금에 공가와 병가를 쓰는 것을 선호했다. 그런데 일부 선배 공무원들이 ‘금요일에 맞고 주말에 쉴 수도 있지 않느냐’라는 식으로 말하는 걸 들었다”고 말했다. 그는 “연가를 사용하는데 간부들이 자꾸 이유를 꼬박꼬박 물어보는 것도 좋게 보이지는 않는다”고 덧붙였다. ●자신의 평가 결과 불만족 땐 당당히 이의신청 합리적인 성향은 야근을 바라보는 태도에서도 드러난다. 올해 30세인 D주무관은 “나는 최대한 업무시간에 일을 다 끝내고 퇴근하는 걸 선호한다”며 “야근해야지 마음먹으면 업무시간에 느슨해진다”고 강조했다. 사실 예나 지금이나 출퇴근 시간은 미묘한 눈치싸움이 벌어지는 장이지만 분위기는 갈수록 ‘내 갈 길 간다’는 방향으로 흐르고 있다. 그는 “규정에 있는 근무시간만 지키면 된다고 생각한다. 상사의 출퇴근 시간을 고려해 본인의 출퇴근을 맞추는 모습을 보곤 하는데 왜 그래야 하는지 이해를 못 하겠다”고 꼬집었다.젊은 공무원들은 부당하게 손해를 보는 것도 싫어하고 타인한테 신세 지는 느낌을 받는 것도 싫어한다. 이런 개인주의 성향은 더치페이나 게시판 문화에서도 잘 드러난다. 이런 문화에 대해 50대인 중앙부처 E과장은 “아침 8시 50분까지 과장과 나이 드신 서너 명만 출근해 있을 때, 성과평가에서 자신의 평가 결과가 만족스럽지 않다며 평가 결과 공개 첫날 당당하게 이의신청을 하겠다고 할 때” 세대 차이를 느낀다고 했다. “예전엔 과장님이 사무실에서 담배를 피워도 아무 말도 못하고, 새벽 4시까지 술 먹으러 데리고 다녀도 아무 말도 못했는데, 요새는 ‘과장님 그건 아니죠’라며 익명 게시판에 올린다”는 하소연에는 다르다는 게 때론 불편하게 다가오는 복잡한 속내가 드러난다. 중앙부처 25년차인 F서기관은 “승진이나 성과평가, 보고문화, 휴가, 식사, 근무여건 등 조직문화와 관련해 조금이라도 부당하거나 투명하지 못하다고 느꼈을 때 즉각적으로 사내 익명게시판 등에 목소리를 내는 게 가장 다른 점인 것 같다”고 말했다. 40대 후반인 G과장은 “젊은 공무원들은 불합리한 절차나 비효율적인 관행을 개선하려는 적극적인 성향이 있고, 자신이 한 일에 대한 적합한 보상 요구도 강한 것 같다”며 “업무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일과 가정을 병행하려는 ‘워라밸’을 실현하는 건 배울 점”이라고 말했다. 입직 26년차인 H서기관은 “경제적 관념도 다르다. 크지 않은 금액도 반드시 더치페이를 하는 경우를 많이 봤다. 옛날처럼 ‘내가 한턱 쏠게’라는 말을 듣기 어려운 시대”라고 전했다. 그는 또 “과거에는 ‘술꾼이 일꾼’이라는 말을 농담처럼 할 정도로 음주문화에 익숙했는데 지금은 주량 이상의 술을 권하면 정중히 사양할 줄 안다. 이건 나름 큰 장점이라고 생각한다”고 덧붙였다. 젊은 세대의 개인주의 성향은 때로 갈등의 원인이 되기도 한다. 정부부처 I과장은 “새로운 상황이 발생하면 기존 업무 분장에 없는 일이 생기기 마련인데 우리 부서가 그 일을 맡게 돼 업무 배분을 해야 하는데 자신의 업무와는 상관없으니 업무를 맡을 수 없다고 할 때는 좀 당황스럽다”고 털어놨다. J과장도 “젊은 후배 공무원들이 꼭 고쳐 줬으면 좋겠다 싶은 게 있다”며 “‘제가 할 일이 아닌 것 같은데 꼭 해야 하나요?’라거나 ‘그렇게까지 해야 하나요?’라고 반문할 때, 사무실 정리처럼 누구의 일에도 속하지 않는 공동의 업무에 대해 무관심하고 회피하는 것”을 꼽았다. 그는 “가족처럼 지내자는 말은 하지 않겠지만 최소한 동료애는 있었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F서기관은 “선배 공무원들은 식사 시간을 당연히 상급자와 함께하는 ‘업무 시간’이라 느꼈었는데 요즘 젊은 공무원들은 식사 시간을 동기 등 또래와 어울리거나 운동 등 취미생활을 하는 ‘휴식 시간’이라 생각하는 게 차이점”이라며 “부서 회식 일정이 사전에 공지된다면 개인적인 약속뿐만 아니라 부서 식사(회식) 약속도 존중하고 참여할 필요가 있다”며 아쉬움을 표하기도 했다. 입직 11년차인 K주무관은 “선배 공무원들의 경험에서 나온 노하우에 대해 ‘꼰대’라는 선입견보다는 ‘존중’과 ‘존경’의 자세가 필요하다”고 꼬집었다. 그는 “(불만을 표출하는 건 좋지만) 우선 당사자와 관련 있는 내부 부서에 말하지 않고 바로 상급부서 또는 외부에 고발하는 경우가 있다”면서 “충분히 조정과 화해 기회를 가질 수 있는 가벼운 사안임에도 그렇게 하는 경우를 봤고, 드문 사례이지만 심지어는 부모가 직장으로 항의 방문하는 경우도 있었다고 들었다”고 밝혔다. 신기술이나 새로운 업무시스템 사용은 MZ세대의 장점이 가장 잘 드러나는 대목이다. 워낙 신기술에 익숙하다 보니 기존 공직사회에서 당연하던 게 이제는 낡은 것으로 밀려나는 분위기도 감지된다. 특히 코로나19 사태 이후 이런 양상은 더 가속화하고 있다. 중앙부처 입직 3년차인 L사무관은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했는데도 기존 관행대로 서면결재하거나 형식적인 전자결재를 하는 일이 있는데, 전자결재시스템을 도입한 만큼 서면결재는 최소화하고 해당 시스템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개선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혁신 주니어보드 등 다양한 대화공간 마련 공직사회는 새로운 분위기와 세계관을 가진 젊은 공무원들과 함께 일하는 법을 배우는 중이다. 만나서 대화를 하고 서로 이해하기 위한 자리도 늘어나는 추세다. 인사혁신처는 지난 6일 김우호 처장이 80~90년대 젊은 공무원들한테 조언을 받는 ‘역으로 지도하기’(리버스 멘토링) 행사를 열었다. 지난해 중앙부처 최초로 국장급 간부를 대상으로 실시한 뒤 올해는 인사처장까지 대상에 포함시켰고, 정례적인 소통 방식으로 발전시킬 계획이다. 8일에는 행정안전부 정부청사관리본부가 청년중역회의(주니어보드)를 출범시켜 관심을 모았다. 입직 5년차 이하 MZ세대 9명으로 구성된 제1기 혁신 주니어보드는 앞으로 월 1회 정기적인 모임을 통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하고 조직문화 갈등을 조율하는 역할을 맡게 된다.
  • ‘무역의 날’ 수출의 탑 및 유공자 포상, 16일부터 온라인 접수

    한국무역협회(회장 구자열)는 16일부터 오는 8월 13일까지 ‘2021년 무역의 날 유공자 포상 및 수출의 탑’ 신청을 접수한다고 밝혔다. 협회는 매년 무역의 날(12월 5일)을 기념해 개최하는 ‘무역의 날 기념식’에서 지난 1년 동안 수출증대에 기여한 기업들에게는 ‘수출의 탑’을, 수출기업 대표와 임직원에게는 ‘유공자 포상’을 수여하고 있다. 올해는 100만 달러부터 900억 달러까지 44종의 수출의 탑과 산업훈장·산업포장·대통령·국무총리·산업부장관 표창 등 10종의 유공자 포상을 수여할 예정이다. 수출의 탑 신청자격은 작년 7월 1일부터 올해 6월 30일까지 1년간 수출실적이 기준이며 유공자 포상도 같은 기간 100만 달러 이상 수출한 무역업체의 대표와 임직원이 신청 대상이다. 특히 올해부터는 페이퍼리스(Paperless) 접수체계를 도입해 온라인으로 모든 서류를 제출할 수 있으며 우편으로는 서류를 받지 않는다. 또한 한국무역정보통신(KTNET)과도 시스템을 연동해 KTNET의 간접수출실적증명 서비스를 이용하는 업체는 포상 신청시스템 로그인시 자동으로 간접수출실적을 조회할 수 있게 됐다. 덕분에 이전처럼 은행을 직접 방문해 구매확인서 및 내국신용장에 따른 외국환 입금내역을 확인하는 등의 복잡한 절차를 건너뛸 수 있게 됐다. 자세한 신청 방법 등 문의는 인터넷 홈페이지와 무역협회 콜센터, 포상사무국으로 하면 된다.
  • 경기·남양주 이어 하남도… 與대선 판 흔드는 ‘계곡 정비’ 원조 논쟁

    경기·남양주 이어 하남도… 與대선 판 흔드는 ‘계곡 정비’ 원조 논쟁

    ‘계곡의 불법 시설 정비는 우리가 원조야.’ 경기도의 유명 계곡에 판쳤던 불법 평상 등에 대한 철거와 단속을 누가 먼저 했느냐를 두고 이재명 경기지사와 조광한 남양주시장이 자존심 대결을 펼치고 있는 가운데 하남시가 ‘우리가 원조’라며 논쟁에 뛰어들었다. 14일 경기 하남 교산신도시 예정지 주민들에 따르면 남한산성 북문 아래인 하남시 상사창동 고골계곡은 2008년 전후만 해도 이른 봄부터 늦가을까지 서울 등에서 온 행락객을 상대로 닭요리 등을 파는 무허가 음식점들이 난립해 등산객들이 길을 걷기도 어려울 정도였다. 하남시가 강제 철거해도 자고 일어나면 개발제한구역인 이곳에 다시 좌판을 펼치는 등 상인들의 숨바꼭질 영업은 이어졌다. 이에 당시 김황식(2006~2010년) 하남시장은 주요 거점 3곳에 감시초소를 설치하고 좌판이 펼쳐지는 곳에는 나무를 대대적으로 심는 등 고질적인 계곡 주변 불법과 전쟁을 선포하고 강력한 단속에 나섰다. 덕분에 현재 하남시내를 가로지르는 맑은 덕풍천이 시민들의 친수공간이 될 수 있었다. 고골계곡의 찾은 김모씨는 “10여년 전만 해도 고골계곡에는 자연경관을 훼손하며 음식을 판매하고 주차장, 좌대, 천막 등을 무단 설치한 음식점들이 즐비 했었다”고 밝혔다. 조광한 남양주시장도 ‘하천 정원화 사업’이라 불리는 계곡 하천 정비사업으로 명성을 날렸다. 그는 3년 전인 2019년 수락산계곡 등의 불법시설물을 강도 높게 정비해 시민의 품으로 되돌리는 데 성공했다. 바가지요금과 자릿세 등을 받으며 반세기 넘게 환경을 훼손해온 불법 시설물 설치 운영자들과 끈질긴 싸운 끝에 그는 수락산 계곡을 ‘계곡에서 누리는 숲속 해변’이라는 ‘청학 비치’로 탈바꿈시켰다. 남양주의 계곡 하천 정원화 사업은 이를 눈여겨 본 이재명 경기지사에 의해 경기도 전역으로 확산했다. 수십 년간 특정 음식점이 독점해온 수락산계곡·수동계곡·묘적사계곡·팔현계곡·백운계곡 등 경기지역 유명 계곡 및 하천이 말끔해졌다. 민선7기 내내 전국적 이슈로 주목받았던 이 사업이 최근 민주당 대선 경선 과정에서 ‘남양주시의 정책 표절 아니냐’는 지적이 제기되는 등 뜨거운 감자로 부상했다. 여권 대선 후보 중 지지율이 가장 높은 이재명 지사의 업적으로 꼽히는 이 정책을 두고,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 측과 김두관 의원이 논쟁에 불을 붙였다. 하남시의 윤모(62)씨는 “경기도와 남양주는 하남시의 앞선 행정을 모르고 도토리 키재기를 하고 있는 것”이라면서 “계곡의 불법 시설 정비 원조는 하남시”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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