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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뜨거운 여름, 더 뜨거운 나눔 온도] 약이 되는 손길

    [뜨거운 여름, 더 뜨거운 나눔 온도] 약이 되는 손길

    광진구는 10일 침수 피해 최소화를 위해 주민들로 이뤄진 ‘재해구호 봉사단’을 운영한다고 밝혔다. 봉사단은 여름철 집중호우에 따른 침수피해 가구에 배치돼 도배와 장판 교체 등 봉사 활동을 맡게 된다. 오는 15일부터 9월 말까지 꾸린다. 자원봉사 캠프 소속 190명과 한국열관리협회 전문봉사단 245명 등 555명으로 구성됐다. 구는 봉사단체별 협조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지난 1일 구청 종합상황실에서 자원봉사 캠프 상담가 간담회를 열고, 봉사자들에게 안전사고 예방 교육을 실시하기로 했다. 또 자원봉사자들을 1365 자원봉사 포털 사이트에 가입하도록 안내해 봉사자들이 안전사고를 당할 경우 상해보험을 통해 보상을 받을 수 있게 했다. 한편 구는 수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수관거 종합 정비사업과 빗물펌프장 증설, 빗물저류조 설치 등의 수방시설 확충도 활발하게 진행하고 있다. 김기동 구청장은 “재해구호 봉사단은 어려운 일을 맞닥뜨렸을 때 이웃끼리 서로 돕는 상부상조의 정신을 살려 주민 중심의 재난대응 체계를 구축했다는 데 의미를 둔다”면서 “재해로부터 안전한 광진구를 만들고자 꾸준히 지원할 것”이라고 약속했다. 김동현 기자 moses@seoul.co.kr
  • [기고] 안전한 사회는 안전한 지역만들기에서부터/정선철 사회설계연구소장·한신대 초빙교수

    [기고] 안전한 사회는 안전한 지역만들기에서부터/정선철 사회설계연구소장·한신대 초빙교수

    일본 도쿄 아라가와구에서는 재난이 발생하면 동네 이웃을 구하는 ‘업어나르기 작전’을 편다. 재난 시 보통사람은 자기 힘으로 대피하지만 혼자 피난이 어려운 노인·장애인이 있다. 그래서 구청이 이들 1명에 주민 3~4명이 짝을 지어 평소에는 안부를 살피고 지역행사 때 업어나르기 훈련도 하는 제도다. 구청 측은 “재해란 누구에게나 갑자기 닥쳐 평소 대비하고 긴급 시 빨리 대피해야 하는데 행정적 힘만으로 한계가 있다”면서 “개인·가족·직장 단위의 자조 노력과 주민자치적 상부상조 활동에다 현장에 가까운 기초자치단체→광역자치단체→국가 순으로 지원해야 피해를 최소화할 수 있다”고 말한다. 재해 특성에 맞춰 모두가 노력하는 분권형 안전 시스템은 구미·일본의 공통적 특징이다. 세월호 참사로 안전 후진국 한국의 민낯이 드러났다. 그 원인으로 산업화·도시화로 안전 취약성은 높아지고 자연재해는 빈발하는 위험사회에 살고 있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이는 다른 나라도 마찬가지다. 근본 원인은 대응력 차이라 생각한다. 문제는 국가가 다 해줄 것처럼 국민을 무력한 방관자로 키우고 실제 아무것도 못하는 후진적 중앙집권형 안전 시스템에 있다. 새 안전 시스템은 국가안전처 등 중앙정부 혁신 차원에 그쳐선 안 된다. 모두가 안전문제의 당사자로 일상생활에서부터 실천하는 분권형 시스템으로 근본적으로 바뀌어야 한다. 이를 위해 일상생활권인 읍·면·동을 기본 단위로 안전교육 실시, 위험도 개선, 방재훈련의 ‘안전한 지역만들기 사업’을 조속히 추진해야 한다. 지역(농산어촌·도시) 특성에 맞는 안전교육을 실시하고, 건물·시설 등 지역의 ‘위험도 지도’를 작성하며, 실제 재난 발생 시 지역에서 일차적인 긴급대응이 가능한 체제를 만들어야 한다. 지자체 차원에서는 종합지원팀과 함께 민간 전문가들로 구성된 이중 지원시스템을 만들어 사업 추진을 도와야 한다. 중앙정부 차원에서는 위험도 기준·안전지수 공표 등 기준을 제시하고 지역에 결정권을 부여하는 동시에 책임을 지도록 하는 행정·재정 지원 시스템을 강화해야 한다. 한편 사업 비용의 안정적 조달을 위해 정부 예산의 우선 배분과 새로운 민간자금 활용 방식을 개발해야 한다. 최근 세계적으로 주목받는 지역의 재난 위험도 등급에 따라 보험료율을 차등 설정하고 보험료를 해당지역과 다른 위험지역 재정비에 투자해 안전성을 높여나가는 ‘위기관리형 보험 시스템’의 도입을 검토할 필요가 있다.
  • [뉴스 플러스]

    4호선 진접선 건설 입찰 공고 한국철도시설공단이 30일 서울지하철 4호선 당고개에서 경기 남양주 진접읍을 연결하는 진접선(14.8㎞) 복선전철 건설 공사를 입찰공고했다. 건설 기간 단축을 위해 설계·시공 일괄입찰방식(턴키)으로 진행하며 공사 규모와 난이도를 고려해 1, 4공구를 우선 발주하고 2, 3공구는 6월에 발주할 예정이다. 철도공단은 오는 10월까지 사업자를 선정해 2019년 완공할 계획이다. 진접선이 개통되면 남양주에서 서울 상계동까지 14분이면 이동 가능하다. 34곳 회원 소상공인연합회 설립 소상공인의 권익을 보호하고 목소리를 대변할 소상공인연합회가 설립된다. 중소기업청은 연합회 설립의 건에 대해 서류 검토와 현장 점검 등을 거쳐 30일 허가했다. 연합회는 빵집과 꽃집, 슈퍼마켓, 미용실 등 대표적인 소상공인업종 단체 34곳을 회원으로 한다. 소상공인의 생각과 애로를 국회와 정부, 대기업에 효과적으로 전달하는 창구로서의 역할이 기대된다. 연합회는 소상공인 간 상부상조사업, 구매·판매 공동사업 등을 추진한다. 공항세관, 수입통관 간소화 확대 관세청 인천공항세관은 중소기업을 지원하고자 수입 통관 간소화 제도를 확대 시행한다고 30일 밝혔다. 수입 통관 간소화 제도는 신고인이 첨부 서류 없이 전산시스템만을 이용해 수입 신고를 하면 우범성이 낮거나 수입 요건을 갖추지 않아도 되는 물품에 대해 중요 항목만 심사하고서 통관하는 제도다. 수입 신고서 항목 총 69개 중 수입자, 해외 공급자, 관세율 등 13개만 간소하게 심사하기 때문에 통관 시간 및 비용이 절감된다. 사회적 기업 제품 구입 37.3%↑ 고용노동부가 지난해 국가기관, 지방자치단체 등 공공기관에서 2012년보다 37.3% 증가한 2632억원어치의 사회적 기업 제품을 구매했다고 30일 밝혔다. 공공기관의 총구매액 중 사회적 기업 제품 구매액이 차지하는 비율도 2012년 0.53%에서 2013년 0.68%로 늘었다. 기관별 구매액 비율은 ▲지자체 2.38% ▲준정부기관 1.14% ▲지방공기업 0.77% ▲공기업 0.53% ▲교육청 0.51% ▲국가기관 0.26% 순이다. 한국도로공사 101억 3000만원, 한국철도공사 101억원, 한국수력원자력 83억원 순으로 집계됐다.
  • [사설] 협동조합 정착, 정치색 배제가 관건이다

    협동조합을 통한 사회적 경제가 과연 제대로 뿌리를 내릴 수 있을까. 새누리당이 그제 ‘사회적경제특별위원회’를 발족시키며 협동조합과 사회적기업 활동을 적극 지원하겠다고 나섰다. 그동안 야권이 선점해 온 협동조합 이슈에 새누리당이 본격적인 관심을 보인 것은 주목할 만하다. 일각에서는 코앞으로 다가온 지방선거를 의식해 외연을 넓히기 위한 것이라고 한다. 지나친 ‘좌클릭’이 아니냐는 우려의 목소리도 나온다. 협동조합이 진보·좌파세력의 단골 의제처럼 인식돼 온 측면이 없지 않은 만큼 그런 지적도 일면 이해가 간다. 그러나 협동조합의 의미와 가치를 생각하면 굳이 정치 혹은 이념의 색안경을 끼고 볼 사안은 아니다. 협동조합은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무한경쟁 자본주의의 취약점을 보완할 장치로 새삼 주목받았다. 2012년 협동조합기본법이 시행된 지 1년 만에 3000개가 넘는 협동조합이 우후죽순처럼 생겨났다.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 향상과 성과에 대한 균등분배라는 장점을 갖고 있다. 적잖은 고용창출 효과도 기대된다. 정부의 제1차 협동조합 기본계획에 따르면 2016년 말까지 취업자 5만명을 달성하도록 돼 있다. 그러나 내실이 뒷받침되지 않는 협동조합은 의미가 없다. 구체적인 운영실태를 들여다보면 말이 협동조합이지 경제활동의 실체조차 의심될 만큼 부실한 곳이 태반이다. 협동조합 운영에 대한 총체적인 점검과 함께 감시·감독을 강화해야 한다. 협동조합 생태계의 건강성을 잃어선 안 된다. 무엇보다 경계해야 할 것은 협동조합의 정치화다. 선거의 계절이기에 더욱 그렇다. 정치색 짙은 단체들까지 협동조합 간판을 내거는 상황이다. 협동조합의 기초는 자율성이다. 자주·자조·자립이 최고 덕목이다. 직접적인 재정 지원을 바란다면 협동조합의 존재 의미를 스스로 부정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자생력을 키워야 한다. 정부나 지자체의 지원에만 의존해서는 일반 기업과의 경쟁에서 살아남을 방도가 없다. 협동조합도 기본적으로 전문직과 전문경영인들의 참여가 활성화돼야 경쟁력을 갖출 수 있다. 정부의 지원도 그런 관점에서 이뤄져야 실효성을 담보할 수 있다.
  • [커버스토리] 그곳에 가면 ‘정치권 실세’가 보인다

    [커버스토리] 그곳에 가면 ‘정치권 실세’가 보인다

    정치권에서 누가 실세인지는 출판기념회에 가 보면 안다. 줄줄이 늘어선 검은색 대형 승용차와 행사장 입구의 화환, 놀이기구를 타려고 서 있는 줄처럼 겹겹이 에두른 하객들을 보고 나면 해당 의원의 위세를 가늠해 볼 수 있다. 최근 개최된 행사 중 최대 규모는 새누리당 윤상현 원내수석부대표, 민주당 안희정 충남지사의 출판기념회가 꼽힌다. 지난 11월 21일 윤 원내수석부대표 행사 때는 국회 도서관 앞에 검은색 승용차가 꼬리를 물고 늘어서 ‘차량 정체 현상’이 벌어지기도 했다. 현장에서만 책 3000여권이 나갔다는 얘기가 나왔다. 같은 달 23일 안 지사의 행사에는 각계 유력인사 3000여명이 참석해 “대선 출정식 같았다”는 얘기를 들었다. 이런 위세가 부러웠는지 최근 있었던 새누리당 C의원의 출판기념회에는 버스 11대가 동원됐다. 이 의원의 보좌관은 “동원이라기보다는, 의원으로서 지역 구민들에게 홍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해명했다. 국회의원의 책이 몇 부가 나가고 몇 쇄를 찍었는지 궁금해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당일 행사에 얼마나 ‘모금’됐는지가 관심사일 뿐이다. 위세를 느낄 수 있는 행사의 수입은 대략 10억원으로 잡는다. 보통은 1억~2억원, 행사가 잘됐다 싶으면 3억~4억원의 수입을 거둔다. “두 자리 숫자가 될지 안 될지는 (돈을)거둬 본 의원들이니 눈대중이 가능하다”고들 한다. 국회의원이 선거가 없는 해에 받을 수 있는 후원금이 연간 1억 5000만원임을 감안하면 상당히 큰돈이다. 게다가 출판기념회는 현행 정치자금법상 수입과 사용 내역을 공개하지 않아도 된다. 요즘 여야 의원들이 만나는 곳은 출판기념회라고 한다. 출판기념회가 갖는 몇 안 되는 순기능이라고 할 수 있다. 윤 원내수석부대표의 출판기념회가 열린 지난달 21일은 전날 검찰이 국가정보원의 대선 개입 트위터글 121만여건을 추가로 발견, 공소장 변경을 신청하면서 여야 대치가 절정에 이른 날이었다. 이날 아침부터 서로 죽자사자 비난전이 펼쳐졌고 민주당은 오전 시청앞에서 광화문광장까지 국정원의 대선개입을 규탄하는 가두 행진을 벌였다. 오후에 열린 출판기념회의 상황은 반대였다. 민주당 전병헌 원내대표와 정성호 원내수석부대표는 행사장을 방문해 축하인사를 건네며 덕담을 나눴다. 여야 대표와 원내대표가 국정원개혁특위와 국회 정상화를 놓고 치열한 논쟁을 벌이던 지난 3일에도 새누리당 A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는 여야 의원들이 화기애애한 대화를 주고받았다. 예산안 법정처리 기한이 하루 지나 식물국회라는 비판 여론이 들끓었던 날이다. 지난달부터 이달까지 열렸거나 예정 중인 여야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는 총 28건이다. 이틀에 한 번꼴로 출판기념회가 열리는 셈이다. 때문에 ‘국회에서 제대로 돌아가는 것은 출판기념회뿐’이라는 얘기가 나오기도 한다. 출판기념회는 의원들에게 ‘상부상조’의 장이다. 성공적인 출판기념회를 위해 의원들은 ‘품앗이’를 한다. 돈도 돈이지만 출판기념회를 여는 당사자의 체면을 살려 주기 위해 행사장을 찾는 경우가 많다. 참석한 국회의원의 수가 많으면 많을수록 출판기념회를 찾은 지역구 유권자나 기업인 등에게 ‘유력 정치인’이라는 인상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가 같은 날 동시에 열려 ‘두 탕, 세 탕’을 뛰어야 할 때도 많다. 좀처럼 한자리에 모이기 힘든 의원들이 대거 몰리기 때문에 “국회의원의 값이 제일 떨어지는 날이 출판기념회”라는 말도 있다. 당 대표와 원내대표가 다른 일정은 놓쳐도 의원들의 출판기념회를 건너뛰었다가는 당내 선거에 나설 생각을 말아야 한다. 지난 17일 국회의원 대회의실에서 열린 김진표 민주당 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김한길 대표는 “정동영 상임고문의 출판기념회에도 가야 한다”며 축사를 한 후 바로 자리를 떴다. 품앗이라고는 하지만 출판기념회가 워낙 많다 보니 비용도 만만찮다. 당 대표나 원내대표는 대개 20만~30만원을 낸다. 평의원은 10만원 정도가 적정선이다. 한 초선 의원은 “10만원만 낸다고 하더라도 출판기념회가 너무 많다 보니 부담이 된다”면서 “본전 생각이 나서라도 출판기념회를 빨리 해야겠다”고 말했다. 책은 알아서들 가져간다. 출판기념회 행사장 앞에는 대개 책을 대량으로 주문하는 이들이 있다. 기업체에서는 보통 50~100부를 주문한다. 해당 국회의원 지역구나 상임위와 연관 있는 업체들이 많다. “100만~200만원을 책값으로 지불하는데 그 이상도 적지 않다”고 한 국회 관계자는 전했다. 수표를 내는 ‘황당한 사람’은 거의 없다. 추적이 될 수 있기 때문에 무조건 현금으로 낸다. 해당 의원이 속한 피감기관에서는 자료구입비 등의 명목으로 책을 구입하고 대기업의 대외협력부서 등에서는 대외사업비 명목으로 구입한다. 시·도의원 등을 꿈꾸는 예비후보자들은 이 자리를 비켜 갈 수 없다. 내년 지방선거에서 시·도지사 출마를 준비하고 있는 B의원의 출판기념회에서 정치권의 한 관계자는 “시·도의원으로 출마하려는 사람들이 눈도장을 찍기 위해 많이들 돌아다닌다”고 말했다. 의원들이 출판기념회를 통해 벌어들이는 돈의 규모는 상임위와 선수(選數) 등에 따라 차이가 난다. 야당보다는 여당 의원들의 수입이 더 좋다. 비례대표보다는 지역구 의원이 낫다. 개별 위원회 중 1순위는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가 꼽힌다. 상임위를 거쳐 올라온 예산을 삭감 또는 증액하는 막강 권력을 가졌기 때문이다. 출판기념회를 여는 시점도 중요하다. 대개 국회 회기 중이나 선거를 앞둔 시점에 몰린다. 요일로는 참석자들의 편의를 고려해 월·금요일보다는 화·수·목요일, 오전보다는 오후 시간대를 선호한다. D의원은 국회 본회의가 있는 날 출판기념회를 열어 구설에 오른 적이 있다. 어떤 의원들은 ‘출판기념회는 편법 정치자금 모금 행사’라는 비판에 “출판기념회는 의원이 재력가에게 손을 벌리거나 이권 개입을 통해 불법 정치자금을 수수하는 것을 막아주기도 한다”는 주장을 펴기도 한다. “지역구 주민이나 지지자를 한데 모으는 정치 행사로는 출판기념회만 한 게 없다”는 평가도 있다. 국회의원들의 책은 유형이 대강 정해져 있다. 의정활동을 홍보하거나 활동에 대한 소회,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밝히는 내용이 대다수다. 재선을 염두에 둔 초선들의 출판기념회 빈도가 비교적 높은 편이다. 박민수 민주당 의원은 지난 10월 4일 ‘정치가 농촌을 살릴 수 있다고’라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농민들을 위한 입법안 등이 담긴 자신의 의정보고서를 책으로 엮었다. 김현 민주당 의원도 지난달 26일 ‘소통과 기록의 정치인 김현 25시 파란수첩’이라는 제목의 책을 냈다. 책 전반부에는 참여정부 청와대 춘추관장을 지낸 김 의원이 가까이서 바라본 노무현 전 대통령에 대한 이야기를 주로 담았고 후반부에는 19대 국회의원으로서의 활약을 소개했다. 박상은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16일 ‘역사창조의 힘이 되자’라는 제목의, 김관영 민주당 의원은 지난달 27일 ‘즐거운 정치’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발간했다. 중진의원 중에도 자신의 인생 스토리를 책으로 엮은 의원들이 적지 않다. 원유철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달 6일 ‘나는 오늘도 도전을 꿈꾼다’는 제목의 책을 출간했다. 정치인이 되기까지 삶의 역정을 전하며 독자들에게 희망을 주겠다는 내용을 담았다. 추미애 민주당 의원은 지난 3일 ‘물러서지 않는 진심’이라는 제목의 첫 자서전을 냈다. 전두환 전 대통령 시절 판사로서의 경험, 국회 환경노동위원장으로서의 활약 등 자전적 정치 인생을 기록했다. 대선이라는 큰 정치적 경험은 의원들의 ‘회고록’ 형태로 출간된다. 문재인 민주당 의원처럼 대선 후보가 직접 내기도 하고 이상일 새누리당 의원처럼 대선 캠프 대변인으로서의 관찰기를 출간하기도 한다. 전문 분야에 대한 지식을 담은 책도 적잖게 눈에 띈다. 하태경 새누리당 의원은 지난 4월 2일 ‘삐라에서 디도스까지’라는 제목으로 보고서 형식의 책을 출간했다. 하 의원은 북한 전문가로서 대남 사이버테러의 현재와 미래에 대해 깊이 있는 정보를 다뤘다. 국세청장·관세청장 등을 역임한 이용섭 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전공을 살려 경제 해설서인 ‘성장과 행복의 동행’을 지난달 11일 선보였다.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송수연 기자 songsy@seoul.co.kr
  • 원불교 ‘햇빛교당’ 100개 세운다

    원불교 ‘햇빛교당’ 100개 세운다

    ‘햇빛교당 100개를 조성하고 원불교대사전을 무료로 이용할 수 있도록 한다.’ 2016년 개교(開敎) 100주년을 앞둔 원불교가 이색 기념 사업계획을 밝혔다. ‘100주년 성업’을 기념한 종단의 중점 사업을 일반에 미리 공표한 것이어서 주목된다. 개교 28일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에 따르면 원불교는 2016년까지 교회나 절에 해당하는 100개의 원불교 교당 옥상에 태양광발전소를 만들기로 했다. 우선 서울 구로교당을 ‘제1호 햇빛교당’으로 정해 곧 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다. 구로 햇빛교당의 경우 하루 20㎾의 전력을 생산할 수 있다고 한다. 교당이 자급자족하고도 남는 양이다. 남는 전기는 지역 주민들에게 공급하거나 한국전력에 팔아 사회공헌 사업에 쓰기로 했다. 원불교가 중점 사업의 하나로 일반에 공개한 햇빛교당은 교조 소태산 대종사의 정신과 맥이 닿는다는 게 원불교 측의 설명이다. 소태산 대종사가 교단 창립 때 경제자립과 상부상조를 위해 설립한 저축조합은 원불교가 자랑하는 큰 사안이다. 이 햇빛교당은 저축조합에 뿌리를 둔 협동조합 방식을 도입해 조합원 출자로 태양광발전소 건립 비용을 조달하게 된다. 5만원 이상 내면 누구나 ‘둥근햇빛발전협동조합’에 가입 자격을 갖지만 출자금은 100만원을 넘지 못하도록 제한했다. 수익사업으로 인식되거나 전환될 위험성을 미리 차단한 것이다. 햇빛교당과 연계해 절전운동을 통해 전력 사용량을 크게 줄이는 ‘100개 절전소’사업을 병행할 예정이다. 원불교100년기념성업회 사무총장 정상덕 교무는 이와 관련해 “원불교를 창립할때 내걸었던 정신적, 물질적 개벽이 제대로 살아있는지 반성하면서 사회적 역할을 강화한다는 뜻을 모아 착안한 중점사업”이라고 밝혔다. ‘원불교대사전’의 무료 공개도 눈길을 끄는 사안. ‘원불교대사전’은 100주년 기념사업으로 10년간 공을 들여 최근 펴낸 사전. 원불교의 역사와 문화, 주요 인물, 용어 등을 1300쪽 분량으로 총정리했다. 이 사전을 원불교 홈페이지(www.won.or.kr)와 네이버, 스마트폰을 통해 연말부터 일반에 무료로 공개한다는 것이다. 김성호 선임기자 kimus@seoul.co.kr
  • [주말 인사이드] ‘甲 중의 甲’ 정치인들 밀착감시자…국회 출입기자들의 어제와 오늘

    [주말 인사이드] ‘甲 중의 甲’ 정치인들 밀착감시자…국회 출입기자들의 어제와 오늘

    대한민국 국회 출입기자. 대한민국 사회에서 ‘갑(甲) 중의 갑’으로 통하는 정치인과 국회의 감시자다. 22일 현재 422개사, 1378명이 출입기자로 등록돼 있다. 국회 본관 1층에 있는 정론관을 ‘전진기지’로 삼아 24시간 취재한다. 타사 기자와는 물론 동료 간 경쟁도 숙명이다. 2004년 여야 정당들이 원내정당을 선언, 당의 중심을 국회로 이동시키며 국회 출입기자들의 활동 거점도 당사에서 국회로 이동했다. 처지도 변했다. 국회 출입기자, 속칭 ‘정치부 기자’는 과거 언론사 안팎에서 선망의 대상이었지만 이젠 기자들 사이에서도 예전만큼의 인기에 훨씬 못 미친다. 국회 출입기자 위상은 현저히 약화됐다. 인터넷, 종편 등 매체의 증가로 기자 숫자가 크게 늘어난 영향도 있긴 하지만 특히 주요 신문과 방송 기자의 위상이 예전만 못하다. 정보의 ‘독과점’이 약해져서다. 단적으로 예전에는 차량등록만 하면 자가용을 이용해 국회 출퇴근이 가능했지만 지금은 1개사에 1~2명만 국회에 주차할 수 있고, 다른 기자들은 국회 밖 둔치주차장을 이용해야 한다. 취재 관행도 바뀌었다. 20여년 전만 해도 국회 출입기자들은 회사별로 담당을 정해 오전 6~7시 여야 정당 주요 당직자 집으로 출근해 아침식사를 함께하며 정치권의 각종 정보들을 취재했다. 늦은 밤에도 정치인 집을 찾았다. 친해지면 집에서 독대하며 고급정보를 얻었다. 이른바 ‘낭만’도 있었다. 요즘도 비공식 취재가 남아 있기는 하지만 공식적인 발표가 대부분이다. 의원회관 취재도 어려워졌다. 정보 접근 자체가 쉽지 않게 됐다. 이에 따라 요즘 국회 출입기자들은 4~5명의 소모임을 만들어 취재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소모임에 끼지 못하면 ‘물’먹는 경우가 허다하다. 소모임에서 제외된 기자들이 정치인에게 항의하는 경우도 가끔 발생한다. 술자리 취재도 현저히 줄었다. 명절날이면 일부 정치인들이 돌리던 가벼운 선물도 자취를 감추었다. 그래서 “사명감이 없으면 국회 출입기자는 어렵다”는 소리까지 나온다. 자연스럽게 국회 출입기자 사회가 메말라졌다. 소속 회사가 다른 선후배들이 함께 어울려 식사하며 정보를 교환하거나 취재 기법까지 전수하는 경우도 많았지만 이제 거의 사라졌다. 써야 할 기사량이 크게 늘어 업무 부담이 증가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교류의 장이 마땅치 않은 것도 일조한다. 국회 고위인사가 “기자들 간 칸막이가 심하고, 마땅한 교류장소도 없어 삭막해졌다”고 말할 정도다. 20년 안팎 국회의원 생활을 하거나 보좌관 활동을 한 이들은 “예전과 달리 요즘 기자들은 발표하는 것만 쓴다. 차별화된, 발로 쓴, 깊이 있는 기사가 적다. 기자정신도 약해진 것 같다”고 지적하기도 한다. 하지만 여기자가 급증한 가운데 이들이 차디찬 콘크리트 바닥에 앉아 기사를 송고하는 기자정신을 발휘하는 모습은 쉽게 볼 수 있다. 취재 환경은 열악해졌지만 투지만큼은 여전히 넘친다. 국회 출입기자에게도 ‘계급’이 있다. ‘반장’이 가장 높고 막내는 ‘말진’으로 불린다. 나머지는 모두 ‘잡진’이다. ‘계급’별로 나름대로의 애환이 있겠지만, 현장에서 발로 뛰며 가장 고생하는 말진이 그중에 특별하다. 말진들은 “말진을 해 보지 않고선 말진을 논하지 말라”는 얘기로 자신들의 처지를 스스로 위안한다. 이들의 일과는 ‘일정 챙기기’부터 시작된다. 정치인들의 일정이 곧 정치부 기사의 출발점이 되기 때문이다. 일정을 빠트리면 낙종하기 십상이다. 그래서 각사 말진들끼리는 공고한 풀(pool) 체제를 가동해 ‘상부상조’한다. 언론사 간의 특종 경쟁과는 별도로 동시다발적으로 진행되는 정치 일정을 혼자 챙기기는 역부족이기 때문이다. 정치인들이 하는 말을 그대로 받아 적는 일이 말진의 기본 임무다. 토씨 하나 그대로 ‘워딩’(wording)을 받아 적거나 노트북에 입력한다. 취재원을 만날 때까지 무작정 기다리는 이른바 ‘뻗치기’를 한 뒤 답변을 받아내는 일도 이들 몫이다. 그런데 이런 일들이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는다는 점이 말진들을 힘들게 한다. 지난해 겨울 대선 후보들의 유세 현장에서 차가운 시멘트 바닥에 앉아 손가락이 얼어가는 상황에서도 말진들은 맨손으로 유세 발언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받아써야 했다. 또 아침 7시 30분이면 어김없이 조찬모임이 있어 새벽 찬바람을 맞으며 출근하는 날이 허다하다. 국회 회의가 자정을 넘길 때가 많아 새벽별 보며 퇴근하는 것도 예삿일이다. 점심 시간까지 이어지는 회의 탓에 식사를 굶을 때도 비일비재하다. 최근에는 스마트폰의 녹음 기능을 활용하는 말진이 많아졌다. 빠르게 쏟아지는 말을 실시간 받아쓰기가 어려워서다. 취재원을 향해 사방팔방에서 스마트폰을 들이대는 모습이 연출되는 것도 이 때문이다. 녹음을 풀어 정리하는 데 시간은 다소 걸리지만 정치인들의 ‘워딩’을 빠짐없이 포착할 수 있어 유용하게 이용되고 있다. 그런데 이 말진들의 녹음은 의원들에게 공포의 대상이 되기도 한다. 식사 자리에서 몰래 녹음하는 경우가 허다해졌다. 특종 경쟁이 빚어낸 씁쓸한 단면이기도 하다. 종종 선을 넘는 경우가 있어 “기자 윤리가 절실하게 필요해졌다”는 지적도 나온다. 국회 출입기자 사회도 양극화가 심해졌다. 전체 국회 출입기자 중 하늘색 상시출입기자증을 받은 기자들은 562명이다. 나머지 장기출입증 소지자 등은 출입증을 자주 바꾸는 불편을 감수해야 한다. 연간 300만원 안팎의 이용료를 내는 소속 회사 자체 부스가 없으면, 60여석인 기자회견장의 한 자리를 차지하려는 경쟁을 매일 벌여야 한다. 등록 기자 가운데 이름만 올려놓은 비활동성 기자도 반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근무 환경은 열악하다. 2005년 말 국회기자실을 지상 1층에서 지하 1층(그때 ‘어감이 좋지 않다’며 1층으로 둔갑시켜 꼭대기 6층이 7층이 됨)으로 옮겨 환기 및 통풍이 잘 되지 않는다. 장마철이면 곰팡이가 피고 겨울이면 건조해 호흡기 및 피부 질환에 시달리는 기자가 많다. 기자실을 옮기려는 시도가 몇 차례 있었지만 무산됐다. 본관 옆 후생관에 프레스센터와 세종시 공무원들이 이용할 ‘스마트워크센터’ 건립을 추진하고 있다. 국회 측에 따르면 스마트워크센터는 빨리 추진되어도 2018년 전후에나 완공될 것이라고 한다. 국회 출입기자들은 그때까지 때로는 서로 협력해 취재하면서도, 격심한 특종 경쟁을 해야 한다. 과거에는 ‘갑’의 지위에서 취재할 수 있었지만 지금은 ‘을’ 신세다. 국회 출입기자들에 대한 곱지 않은 시선도 있지만 그들은 한국 정치를 밀착 감시한다는 사명감 하나로 오늘도 뛰고 또 뛴다. 이춘규 선임기자 taein@seoul.co.kr 이영준 기자 apple@seoul.co.kr
  • 그린알로에, 나눔대축제에 기부…어려운 이웃에게 전달

    그린알로에, 나눔대축제에 기부…어려운 이웃에게 전달

    그린알로에가 불우한 이웃에게 온정의 손길을 내밀었다. 지난 5일 상무시민공원에서 개최한 ‘2013 광주광역시 나눔대축제’에서 ‘사랑의 김치나누기’ 행사에 일천만원의 기부금을 전달했다. 이날 정광숙 그린알로에 대표는 나눔봉사로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행복한 창조도시 발전에 이바지한 기업으로 공로를 인정받아 강운태 광주광역시장으로부터 나눔인 포상도 수여받았다. 올해에는 특히 ‘가족과 함께 하는 나눔’을 테마로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돼 상무공원에서 진행된 사랑의 김치나누기 행사가 시민들의 눈길을 끌었다. 그린알로에 간부 15명이 현장에서 직접 김치를 담가 지역의 소외된 이웃에게 김치를 전달하는 따뜻한 기부 문화를 선보이기도 했다. 주순화 그린알로에 상무는 “시민들과 함께 김치를 담그면서 나눔 문화행사에 동참할 수 있어서 행복했다”며 “평소 생활 속에서도 상부상조의 미풍양속을 실천해야겠다고 다시 한 번 느끼는 계기가 됐다”고 말했다. 광주시 최연주 국장은 “이번 축제는 생활 속에서 나눔을 실천할 수 있는 다양한 형태의 나눔 활동을 알리고 체험하는 기회를 제공하여 나눔 활동의 지속적인 참여를 유도하는데 목적이 있다”고 전했다. 정광숙 그린알로에 대표는 “광주토종기업인 그린알로에는 사훈의 첫째 덕목이 나눔과 섬김인데 지역민이 사랑해주신 기업인만큼 지역의 어려운 이웃에게 기부문화와 자원봉사를 통해 더불어 살아가는 행복한 광주를 창조하는데 앞장설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그린알로에는 창립 후 해마다 광주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랑의 열매를 통해 소년소녀가장과 독거노인 등에게 생활지원금과 함께 자사제품을 기부했다. 그 결과 지난 3월에는 한국경영자총협회와 한국언론인협회가 주최하고 지식경제부, 보건복지부, 고용노동부, 환경부가 후원한 ‘2013 행복더함 사회공헌대상’ 지역사회공헌 부문에서 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온라인뉴스부 iseoul@seoul.co.kr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공공재 콘텐츠와 시장성공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공공재 콘텐츠와 시장성공

    K팝, 드라마, 게임, 한식, 한복 등 우리가 만든 콘텐츠에 세계가 열광하고 환호를 보내기 시작했다. 꺼진 줄 알았던 싸이의 강남스타일에 대한 유튜브 조회가 20억건으로 치닫고 있다. 잘 만든 콘텐츠가 우리 문화에 대한 세계인의 이해를 높이고 긍정적 유대감을 갖도록 만들고 있다. 우리 경제는 세계 10위권이지만 국가브랜드는 30위권에 머물러 객관적 가치에 비해 푸대접을 받아왔다. 최근 좋은 콘텐츠 덕분에 부정적 인식과 시각이 걷히면서 메이드 인 코리아가 디스카운트에서 벗어나는 반가운 조짐이 보인다. 높아진 문화 이미지는 국가 브랜드를 높여 한국제품의 구매와 한국방문의 증대를 가져 오고 코리아 프리미엄을 만든다. 콘텐츠와 브랜드는 동전의 양면과 같아서 콘텐츠의 경제산업적 함의와 역할은 매우 크다. 우리나라는 2011년 5550억 달러어치의 상품을 수출했다. 중국, 미국, 독일, 일본, 네덜란드, 프랑스에 이어 세계 7위를 기록했다. 이탈리아 러시아, 벨기에, 영국, 홍콩이 우리 뒤를 따르고 있다. 2012년에는 네덜란드와 프랑스를 제치고 세계 5위를 한 것으로 보인다. 첨단의 산업화가 빚어낸 현대의 문명도 콘텐츠가 없으면 빈 껍데기에 불과하다. 수출이 순항하는 배경에는 우리 문화의 저력을 기반으로 한 콘텐츠의 위력이 자리하고 있다. 세계가 열광하는 한류가 뒷받침하는 한국제품으로 눈길과 손길이 더 가게 되는 것은 세계인의 상정이다. 빼어난 풍광은 누구나 즐길 수 있으며, 한 사람이 즐긴다고 해서 다른 사람의 기회가 줄지 않는다. 불꽃놀이를 행인들이 보지 못하게 할 수 없으며, 본다고 특별한 손해가 생기지 않는다. 뱃길을 안내하는 등대나 적의 위협을 막아주는 병사의 형형한 눈빛에서 모두가 누리는 혜택 또한 마찬가지이다. 이처럼 비용을 지불하지 않는다고 제외할 수 있는 배제성이 없고, 한 사람이 혜택을 받는다고 다른 사람 몫이 줄어들지 않아 경합성이 없는 재화를 공공재라고 부른다. 우리나라의 기업들은 누구나 우리 콘텐츠의 효과와 편익을 누리고 있다. 자동차, 컴퓨터, 게임 등등이 수출될 때 싸이 덕을 못 보게 할 수도 없고 본다고 추가적 비용이 들지 않는다. 콘텐츠는 우리 산업경제의 핵심적 공공재이다. 공공재는 시장 실패의 결함이 있다. 사람들은 환경, 국방, 콘텐츠 등의 서비스를 공짜로 누리려 한다. 공공재도 비용이 많이 들기에 무임승차를 방치하면 시장에서 퇴출된다. 콘텐츠의 무료혜택을 받는 많은 일반기업들은 커 나가는데 정작 대부분의 콘텐츠기업들은 영세하고 자금이 부족해 존립이 어렵다. 제대로 된 보상이 없으면 콘텐츠 공공재는 퇴출되고 산업 전체가 보이지 않게 큰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콘텐츠기업들이 무너지지 않아야 좋은 콘텐츠가 계속 만들어지고, 수월적 국가 이미지와 브랜드가 창출되며, 제조기업들의 경쟁력이 커진다. 콘텐츠공공재 보호를 위해 세금, 보조금, 구제금융, 가격정책, 각종 규제적 보호 등 다양한 공적 수단을 구사하는 것은 정부의 주요 책무이다. 특히 콘텐츠기업들이 자조자립을 통해 일어서도록 돕는 것이 중요하다. 10월 문화의 달을 맞아 콘텐츠기업들이 모여 콘텐츠산업진흥법에 따라 공제조합을 발족한다. 십시일반 조합비를 모아 자금 절벽을 넘고 스스로 시장 성공을 이뤄내자는 의지의 표현이다. 앞으로 3년간 1000억원 이상의 재원 조성을 목표로 하고 있다. 그러나 워낙 영세하다 보니 정부 지원과 대기업 그리고 금융권의 출연출자를 통한 적극적인 참여가 절실하다. 정부의 전향적 지원은 마중물이 되어 문화융성으로 이어질 것이다. 대기업들의 출연은 아름다운 사회적 책임의 이행이자 동반성장의 좋은 모형이다. 금융권의 지원은 전망 좋은 콘텐츠기업을 우량고객으로 육성하는 지름길이다. 공제조합이 활성화되면 콘텐츠공공재는 상부상조를 통한 시장 성공의 길을 가게 되며, 문화새마을운동의 새로운 장을 열게 된다. 김종민 강원발전연구원장·전 문화관광부 장관
  •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문화 융성 그리고 콘텐츠공제조합

    [김종민 이 생각 저 생각] 문화 융성 그리고 콘텐츠공제조합

    ‘행복을 돈으로 살 수 있는가’의 문제는 사회과학연구의 고전적 질문이다. 1974년 미국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이스털린 교수는 ‘경제성장이 인간의 몫을 개선해 주는가’라는 연구에서 경제의 부흥이 보다 나은 만족이나 행복을 가져오지는 않는다고 주장했다. 기본적 욕구가 충족되면 행복해지나 이 단계를 지나면 곧 욕구는 커지고 행복의 기준이 높아지는 등 돈으로 행복을 살 수는 없다는 것인데, 이스털린의 역설로 불린다. 34년 후 브루킹스 연구소의 젊은 경제학자 스티븐슨과 울퍼스는 절대적 소득이 커지면 커질수록 더 행복해진다는 시계열 통계와 함께 돈이 행복을 가져온다면서 위 역설을 반박했다. 현재 USC 교수로 있는 이스털린은 잘사는 나라 사람들이 더 만족할 수는 있지만 돈 자체가 행복을 가져다 주지는 않는다고 재반박했다. 젊은 경제학자들이 시계열 분석의 일부 오류를 인정했으나, 소득과 행복을 둘러싼 논쟁은 지금도 계속되고 있다. 그런데 여러 연구 결과에 따르면 소득 1만 달러 이상의 국가에서는 소득이 증가해도 이에 비례해서 행복이 증가하지 않았다. 욕구 자체가 변화하기 때문에 행복의 결정에는 비경제적 요인의 비중이 커질 수밖에 없는 것이다. 경제부흥 자체는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것이 아니며, 풍요를 어떻게 다루느냐가 역설 속의 행복을 좌우하게 되는 것이다. 신자유주의의 확산으로 사회복지의 약화와 개인적 행복의 저하를 우려하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의 많은 나라들이 사회발전의 패러다임을 물질적 풍요에서 행복한 삶의 증진으로 바꾸고 있다고 한다. 국정의 기조를 경제부흥, 국민행복, 문화융성에 두고 있는 우리의 경우 주목할 필요가 크다고 본다. 경제부흥과 국민행복을 함께 이룩하는 데 필요한 촉매는 문화융성이다. 문화가 융성하려면 콘텐츠산업이 활성화되어야 한다. 건강한 콘텐츠산업의 생태계는 비교우위가 높고 경쟁력이 탁월한 콘텐츠를 만드는 일에서 비롯되며, 문화예술가들에게 표현의 자유와 창의적 분위기를 조성해 주는 창작안전망의 구축이 핵심에 자리하고 있다. 기술과 접목해서 고품위 콘텐츠를 제작하고 유통구조를 개선하여 잘 만들어진 창작콘텐츠를 합리적으로 소비할 수 있는 환경 또한 함께 구축되어야 한다. 까다로운 입맛을 가진 소비자들의 수요에 맞도록 창작 콘텐츠의 다양화가 이루어져야 하며, 소비자는 창작에 대해 제값을 지불하는 자세가 되어 있어야 생산과 소비의 선순환구조가 만들어진다. 외형적 생태계의 사활을 결정하는 것은 보이지 않는 피의 흐름이다. 콘텐츠산업이 창조경제적 역량을 발휘하고 문화융성에 기여하느냐 여부는 현실적으로 콘텐츠 지원자금의 흐름에 달려 있다. 우리나라 콘텐츠 산업분야의 개인이나 기업은 영세하다 못해 열악하다. 콘텐츠사업자의 경우 매출액 10억원 미만이 87%를 차지하고, 종업원 10인 미만이 92%에 달한다. 꿈속의 이야기로 즐거움을 만들어 내는 대부분의 콘텐츠 창작자들은 부동산 등 자산이 달린다. 담보를 요구하는 금융 관행은 창작자들에게 자금 절벽으로 다가온다. 한 줄의 이야기와 한 편의 이미지가 밑천인 콘텐츠산업을 위한 새로운 금융의 등장이 절실하다. 반가운 것은 영세 콘텐츠 기업들의 ‘돈맥경화’를 풀어 주는 콘텐츠공제조합이 곧 출범한다는 소식이다. 조합원 간의 상부상조를 바탕으로 영세사업자에게 필요한 보증과 융자를 적시에 제공하면서 한도는 높이고 요율은 낮춘다는 원칙 아래 운영될 것이라고 한다. 많은 기대 속에 출발하는 공제조합이 콘텐츠 생태계의 안전보호처와 창작의 마중물이 되어 문화융성의 디딤돌로 하루빨리 자리 잡기를 바란다. 대표적인 고위험 고수익 분야인 콘텐츠산업이 황금알을 낳는 산업으로 안착하는 전기를 만들어 가야 한다. 무엇보다 도전적이고 창조적인 많은 젊은이들에게 반듯한 일자리를 풍성히 만들어 내는 역할을 잘 해내면 좋겠다.
  •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김주영 대하소설 ‘객주’ 완결편

    해가 뜰 조짐을 보이자 두 사람은 이윽고 발걸음을 멈추고 씨라리골 깊숙한 갈대숲 속으로 숨어들었다. 위인은 가근방 지리를 손금 들여다보듯 환하게 꿰고 있었고, 몇 리 상거에 무엇이 기다리고 있다는 것도 여축 없이 알아맞히는 눈치였다. 오밤중에 내성에서 발행하면 여명이 밝아올 무렵에 씨라리골 갈대숲에 닿게 되고, 그곳에 숨어 한나절을 보낸다면 내왕하는 길손들 눈에 발각되지 않고 숨어 있을 수 있다는 것도 자로 잰 듯 계산하고 있었다. 녹록하게 볼 위인이 아니었다. 그러나 위인의 정체를 적실하게 밝혀내기에는 아직 이르다는 생각이 들었다. 소굴을 뛰쳐나온 적당이 아닐까. 그러나 적당이라고 믿기는 아직 일렀다. 포흠하다 쫓겨난 관변 부스러기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기도 했기 때문이었다. 관변 부스러기라면 왜 하필 상단에서 쫓겨난 하찮은 신세가 된 자신을 덮쳐 인질로 삼았다는 것인가. 갈숲 속이라지만 지척이나 진배없는 숫막에서 그때 새벽닭이 목청을 길게 빼고 울었다. 어찌된 일일까. 닭 울음소리가 그치기를 기다린 것일까. 그곳까지 길을 줄여올 동안 입에서 구린내가 나도록 말이 없던 위인이 드디어 입을 열어 곡절을 물었다. “네놈이 끼고 잤던 내성 저잣거리 논다니는 행방술이 절륜하더냐?” “그 음분(淫奔)한 계집이 감창소리가 어찌나 소란하던지…… 색사를 벌일라치면 가죽방아 한 번에 삼이웃이 떠나갈 듯 소리를 질러서 창피하기 그지없었습니다. 마치 가풀막진 된비알을 오르는 멧돼지처럼 씩씩거리며 소리를 질렀지요.” “이놈 봐라 비위짱 좋게 언사가 개차반이군…… 계집의 행요가 그토록 절륜했다면, 해우채는 섭섭지 않게 대접을 했어야지 푼돈깨나 만진다는 네놈이 인색하게 푸대접을 하였더군. 의지 없이 떠돌며 풍상을 겪는 신세는 살꽃 파는 논다니 계집이나 십이령 치받이길을 쇄골이 부러지도록 용을 쓰고 오르내리며 연명하는 네놈이나 같은 처지가 아닌가. 상부상조하라는 말을 잊었더냐?” 40리 길을 올 동안 내내 입을 닥치고 있다가 불쑥 지른다는 말이 너무나 하찮아서 못 들은 척하고 딴청을 피우는데, 위인이 눈발을 날카롭게 곤두세우며 채근을 하였다. “내 말이 말 같잖나?” “가졌던 돈을 투전판에서 거덜내기는 하였습니다만, 계집에게도 틈틈이 적잖은 해우채를 안겼습지요. 계집에 주려서 눈알이 뒤집힌 사내들이라면 그깟 해우채 몇 푼 때문에 배리다는 핀잔을 듣겠습니까. 동전만 헤아리다 백발 되면 뭣하겠습니까. 체면만 깎일 뿐이지요…… 그년이 색사를 과도하게 벌여 육탈이 된 나를 끝까지 잡아먹지 못해서 몇 푼 되지도 않는 해우채를 가지고 벌벌 떠는 자린고비로 날조를 한 것이오.” “이놈 봐라? 제법 통이 큰 척하네. 그게 거짓이 아니라면 그 논다니도 고얀 년이군. 널 나한테 팔아넘길 적엔 네놈을 눕혀놓고 물먹은 걸레 짜내듯 해도 눈물 한 방울 짜낼 것이 없는 아주 똑 떨어진 자린고비여서 달포 가까이 같이 끌어안고 농탕질하고 배꼽을 맞춰주며 육허기를 채워주었는데도 떨군 것이라곤 쇳내 등천하는 동전 몇뿐이었다고 아주 이를 갈면서 궁상을 떨더군.” “그년 소행머리를 보면 매타작을 내려 어육을 만들 년입니다. 그럴 리가 있습니까. 닳고 닳은 계집들이 바로 색주가를 떠도는 논다니들 아닙니까. 밑엣품 파는 계집치고 고쟁이도 벗기 전에 손부터 내미는 버릇이 있다는 것은 이미 고려 적부터 소문난 일이 아닙니까. 그년이라고 해서 계집편성 다를 리가 있겠습니까.” “하긴…… 청루주사(靑樓酒肆) 즐비한 저잣거리를 쏘다니다보면 농염한 미술 가진 계집을 찾지 않을 수 없겠지만, 떼 꿩에 매 놓기라고 해서 투전판에까지 물색 모르고 첨벙 뛰어들면 네놈처럼 몰골 숭한 꼴을 당하느니……” 투전이란 것은 두꺼운 종이를 작은 손가락 너비만하게 만들어 그 한편에 사람이나 짐승, 새나 벌레, 물고기 같은 그림을 그려넣어 끗수를 정하고 기름으로 절인 것이자 이 종잇조각 40장이나 60장을 가지고 끗수를 겨루는 노름이다. 그런데 이 심심풀이 오락으로 시작한 노름이 여염에 널리 퍼지면서 저자의 무뢰배와 행상꾼과 악소배와 타짜꾼들이 꾀어들어 도박하여 하루이틀 사이에 그로 말미암은 부채가 수백 관에 이르렀다. 그로써 걸핏하면 칼부림이 오가고 심지어 살인까지 서슴지 않아 패가망신하는 경우가 허다하였다. 멋모르고 하찮은 밑천으로 노름판에 뛰어들었다가 전문(錢文)을 빚진 뒤에 노름 돈을 대지 못하면 전문을 가진 전주가 곁에서 지켜보고 있다가 냉큼 노름 밑천을 변통해주는데, 비록 잠시라 하더라도 필경 몇 배의 이자로 문권을 작성하였다. 그것도 모자라 하룻밤 사이에 누차 작성하여 원금과 이자가 수십 수백으로 늘어나 아주 홀딱 벗기고 말았다. 문서로 작성한 것을 관아에 내고 고발하게 되면 빚진 자의 부모처자가 대신 갚아주어야 풀려날 수 있었다. 장본인은 저지른 일이 있으니 당연히 망신을 당해도 싸지만, 나머지 식솔은 뜻하지 않게 찾아온 불상사에 또한 패가망신하는 것이었다. “사내에게 여색이란 세상의 쇠락거리다. 그래서 서로 만나기만 하면, 기필 액운이 따르기 마련이다. 또한 음욕이 자못 방자해지면, 마치 소금물을 마시는 것과 같아서 많이 마시면 마실수록 갈증이 심해지고 오직 죽고 나서야 그치게 되니 어찌 만족이 있을 수 있겠나.” 훈계인지 핀잔인지 아리송한 말을 귓가로 흘려듣는 길세만의 시선은 갈밭 너머로 아득하게 바라보이는 숫막 쪽을 향해 있었다. 단칸집의 구새먹은 통나무로 새운 굴뚝에선 아침 연기가 솟아오르고 있었다. 길세만은 문득 용기를 내어 물었다. “나를 그년으로부터 넘겨받은 까닭이 무엇입니까.”
  • 안동 지역 우향계 등 500년 계모임 역사

    안동 지역 우향계 등 500년 계모임 역사

    1478년(성종 9년)에 결성된 우향계(友鄕契)는 경북 안동 지역의 고성 이씨, 안동 권씨, 흥해 배씨, 영양 남씨, 안강 노씨 문중의 50, 60대 사대부 13명이 의기투합해 만든 친목 모임이다. 1903년까지 이어져 오다 일제 강점기 등을 거치며 잠시 중단됐으나 1950년대 후반 부활돼 후손 100여명이 지금도 모임을 지속하고 있다. 2004년 안동댐 주위에 우향각을 짓고 매년 3월 모임을 갖는가 하면 2006년에는 우향사를 지어 13명의 제사를 모시고 있다. 1613년 안동에 거주하는 임자년(1552)과 계축년(1553) 출생 11명이 모여 만든 임계계회의 후손들도 400년 동안 계 모임을 이어오고 있다. 한국국학진흥원 유교문화박물관이 친목 도모와 상부상조의 상징인 전통 계(契)의 역사를 한자리에서 만날 수 있는 전시회를 마련했다. 지난 3일 개막해 오는 8월 25일까지 열리는 ‘만날수록 정은 깊어지고-선인들의 계와 계회도’는 전통 계모임의 살가운 풍경들을 담은 계회도(契會圖)와 족자 형식의 계축(契軸) 등 관련 자료 60여점을 선보이고 있다. 계회도는 말 그대로 계모임 장면을 그린 그림이다. 아래쪽에 참석자의 이름과 본관, 관직명 등 인적 사항을 곁들여 일종의 기념사진 구실을 했다. 신입 관원이 들어오면 신참례를 치른 뒤 참석한 사람의 숫자만큼 계회도를 그려서 한 장씩 나눠 가졌다고 한다. 이번 전시에는 우향계 결성 당시 계원들의 명단과 학자 서거정이 직접 짓고 쓴 시를 실은 ‘우향계축’(보물 제896호)을 비롯해 1654년 영남 출신의 관리 26명이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 모여 연회하는 모습을 그린 ‘보첩’, 1577년 정사년에 태어난 동갑들이 모여서 조직한 동갑계의 계첩인 ‘정사계첩’ 등이 소개된다. 이순녀 기자 coral@seoul.co.kr
  • 고독사, 마을장례로 치른다

    극빈층과 독거노인, 무연고 사망자 등 장례를 치르기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 마을 장례를 치러주는 복지사업이 시행된다. 신청 비용은 단돈 1000원이다. 서울시복지재단과 서울시자원봉사센터 등 8개 단체가 모인 서울상포계(喪布契)나눔연대회의는 26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사직동 사회과학자료원 서울한겨레두레협동조합에서 창립식을 열고 공식 출범한다고 25일 밝혔다. 상포계란 과거 전통사회에서 이웃이 상을 당할 경우를 대비해 마을 주민들이 십시일반 장례 비용을 모아 두던 마을공동체다. 봉분 조성 등 장례에 필요한 일손을 거드는 상부상조형 조직이었지만 상조 회사를 통한 매장과 화장 중심으로 장례 문화가 바뀌면서 유명무실해졌다. 박찬세 연대회의 간사는 “전통사회와 달리 죽은 뒤에도 아무도 돌봐주지 않는 고독사 등이 늘어난 씁쓸한 세태가 사업을 시작한 배경”이라고 밝혔다. 연대회의는 한국주택관리공단 노조가 추천한 쪽방촌과 임대 아파트 등 서울시내 30개 지역을 내년 시범 단지로 우선 선정할 계획이다. 해당 지역의 독거노인이나 극빈층을 접촉해 마을 장례에 대한 동의를 얻은 뒤 월 1000원의 가입 비용을 받는다. 곗돈 성격의 비용이지만 사정이 어려워 돈을 내지 못하더라도 장례를 치러줄 예정이다. 약 1억 5000만원 정도로 예상되는 사업 비용은 서울시와 협의 중이다. 부족한 기금은 참여를 희망하는 외부 단체나 개인의 기부금을 통해 충당하기로 했다. 연대회의 상포계의 가장 큰 특징은 마을공동체 장례식을 치른다는 점이다. 사망자가 발생하면 연대회의의 장례지도사와 자원봉사자 등은 병원 장례식장이 아닌 고인이 생전에 지내던 방에서 염을 하고 빈소를 차린다. 유족이 없는 경우에는 마을 주민 가운데 선정된 호상(장례 책임자)이 빈소에서 음식 대접 등을 담당한다. 장례는 2일장을 기본으로 치러진다. 정식 장례를 치를 경우 예상되는 약 300만원 비용은 장사 물품과 장사 서비스를 직거래 공동구매 시스템으로 운영해 최대한 절약하기로 했다. 배경헌 기자 baenim@seoul.co.kr
  • 막오르는 협동조합시대… 일자리 5만개 창출 기대

    다음 달부터 본격적인 협동조합 시대가 열린다. 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으로 간주돼 세제 혜택 등이 주어진다. 유럽에서는 협동조합이 일자리 창출 창구로 여겨진다. 이에 따라 우리나라에서도 ‘고용 없는 성장’에 돌파구가 생길지 기대감이 커지고 있다. 정부는 28일 박재완 기획재정부 장관 주재로 위기관리대책회의를 열어 ‘협동조합기본법 시행과 향후 정책방향’을 확정했다. 확정안에 따르면 사회적 협동조합도 일반 협동조합이나 사회적 기업 등과 마찬가지로 중소기업자에 포함됐다. 사회적 협동조합이란 지역사회 활동이나 취약계층 일자리 제공 등 공익사업을 전체 사업의 40% 이상 수행하는 조합을 말한다. 영리법인인 일반 협동조합과 달리 비영리 법인이다. 배당이 금지되는 점도 일반 협동조합과 다른 점이다. “기업으로 볼 수 없다.”며 반대해 온 중소기업청이 태도를 바꿈에 따라 사회적 협동조합도 중소기업 범주에 들어가게 됐다. 중소기업으로 간주되면 공공기관 우선구매제도 적용 등 중소기업의 혜택을 똑같이 누리게 된다. 협동조합기본법은 다음 달 1일 발효된다. 법이 발효되면 금융 및 보험업을 제외한 전 분야에서 다섯 명 이상만 모이면 협동조합을 설립할 수 있게 된다. 출자금 조건도 없다. 협동조합은 조합원의 권익 증진과 1인1표, 지역사회 기여 등을 특징으로 운영된다. 보건사회연구원은 2013년부터 2017년까지 최대 1만 421개의 협동조합이 설립되고, 취업자 수는 최대 4만 9195명이 늘어날 것으로 예상했다. 정부가 협동조합에 대해 특례까지 만들어 정책적 지원에 나서기로 한 것은 이런 고용 창출 효과를 기대해서다. 우선 상부상조를 목적으로 하는 협동조합은 공정거래법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사회적 협동조합에게는 부대 사업으로 소액대출이나 상호부조도 할 수 있게 허용했다. 매년 7월 첫째 토요일을 ‘협동조합의 날’로 지정, 협동조합 활성화도 유도할 방침이다. 이두걸기자 douzirl@seoul.co.kr
  •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백제서 계승된 ‘부사칠석놀이’

    [길을 품은 우리 동네] 백제서 계승된 ‘부사칠석놀이’

    부사칠석놀이는 사득·부용 설화에서 유래된 전통놀이다. 이생에서 이루지 못한 부용과 사득이의 사랑을 사후 주민들이 풀어주면서 마을의 부흥과 화합을 이뤄냈고, 세시풍속과 연계돼 전통문화로 전승됐다. 백제시대부터 이어져 내려오던 부사칠석놀이는 일제강점기와 6·25전쟁을 거치며 중단돼 사라질 위기에 처했다. 그러다 1990년 지역 주민과 향토사학자, 지역 대학교수 등이 의기투합해 당시 생존해 있던 80~90세 마을 어른들의 고증을 거쳐 부활시켰다. 1993년 보존회가 결성되고, 94년 제35회 대한민국 전국민속예술경연대회 대통령상을 비롯해 각종 민속예술 경연대회에서 입상하며 지역을 대표하는 전통놀이로 자리매김하게 됐다. 지난 4월에는 대전 중구 향토문화유산보호위원회가 부사칠석놀이를 제1호 향토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부사칠석놀이는 지명설화에서 유래됐듯 선바위 치성과 합궁놀이, 부사샘치기놀이를 중심으로 총 일곱마당으로 구성돼 있다. 남녀노소 마을 주민 150여명이 참여해 총 35분간 진행된다. 특히 우리나라 민속놀이 가운데 ‘여름’ 놀이가 적다는 점에서 가치가 높고, 인간의 삶에서 가장 중요한 물을 확보하기 위한 농경관습을 담고 있어 주목된다. 두 마을 사람들이 만나는 ‘오작교’는 화해와 상부상조의 뜻을 담고 있다. 부용과 사득의 합궁놀이는 다른 지방에서 찾아볼 수 없으며, 샘치기 노래와 부용·사득이의 노래는 대전지방 웃다리 농악의 독특한 가락을 보여준다. 놀이는 예전에 음력 7월 7일에 마을 행사로 하루동안 진행됐는데 각종 수상 소식과 입소문으로 최근에는 지역의 각종 축제와 민속행사에 초청받아 공연된다. 그러나 참가자들이 고령의 주민들이다 보니 정작 칠석날에는 선바위 치성과 복지회관에 조성한 샘에서 고사를 지낸 뒤 주민과 시민의 안전을 기원하는 농악을 공연하고, 마을 어른을 초청해 점심식사를 제공하는 것으로 대신하고 있다. 대전 박승기기자 skpark@seoul.co.kr
  • [이배용 역사산책] 서원과 인성교육

    [이배용 역사산책] 서원과 인성교육

    요즈음 학교 폭력이 사회적 공포감을 조성하고 있다. 학교에 다니는 자녀를 둔 학부모들의 큰 걱정거리가 아닐 수 없다. 가해학생을 엄격하게 처벌하고 여러모로 제도를 정비하고 대책을 강구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그러나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것보다 이러한 일이 발생하지 않도록 미리 대비할 수 있는 학교교육에 대한 폭넓은 점검이 무엇보다도 필요한 시점이다. 오늘날 우리나라가 온갖 시련을 극복하고 기적 같은 발전을 이룬 원동력에는 교육의 열정이 있다. 특히 전통교육에는 지식의 차원뿐 아니라 심성을 끊임없이 바로잡는 인성교육이 중심에 있었다. 조선시대 사립학교의 효시인 서원 교육에는 인류의 미래지향적 가치인 소통, 화합, 나눔, 배려, 자연, 평화를 추구하는 융합적인 조화의 기능이 있다. 서원에 들어서면 수려한 자연 경관이 눈에 들어온다. 수백년을 역사의 증인으로 지켜온 나무들이 울창하고 맑은 계곡이 흐르고 주변 산세와 어울리는 목조 건축의 아름다운 조화는 백 마디 말을 필요로 하지 않는 배움과 깨달음의 시작이다. 천인합일(天人合一)의 경지, 즉 자연과 인간의 이치의 결합은 스스로 사람다움이 무엇인지를 깊이 성찰할 수 있는 자연을 통해 배우는 언어이다. 즉, 자연의 이치라고 할 수 있는 오행(五行)의 목(木), 금(金), 화(火), 수(水), 토(土)의 원리에서 인간심성의 기본인 오성(五性)의 인(仁), 의(義), 예(禮), 지(智), 신(信)이 상호 합일되는 과정을 매우 중요한 덕목으로 삼고 있다. 즉, 나무(木)를 통해서 사람은 인(仁)을 배우고, 쇠(金)를 통해서 의로움(義)과 정의 그리고 의리를 배우고, 불(火)을 통해서 예(禮)의 질서를 배운다. 물(水)을 통해서는 배움, 즉 깨달음(智)을 알게 되는데 물이 낮은 곳으로, 또 넓은 곳으로 바다를 향해 부단히 흐르듯이 겸손과 포용의 자세를 배우게 되고, 흙(土)은 만물이 딛고 생성하는 토양이 되듯이 인간관계에서 기본은 무엇보다도 믿음(信)이라는 데서 참다운 인성의 가치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서원에서 선비들이 닮고자 했던 것은 이러한 자연의 법칙이었고 또한 존경하는 선현이었다. 조선의 선비는 스승의 가르침과 서책을 통해서 깨달음을 얻고자 하였을 뿐 아니라 자연을 통해서 스스로 사색하면서 깨달음을 얻으려고 노력하였다. 늘 푸른 소나무를 통해서는 변치 않는 한결같은 마음을, 대나무를 통해서는 굽히지 않는 절개를, 할아버지 대(代)에 심으면 손자 대에 가서야 열매가 열린다는 은행나무를 통해서는 인내와 끈기의 향학열을, 연꽃을 통해서는 진흙탕에서도 때 묻지 않고 세속의 유혹에 물들지 않는 맑고 고고함을 터득했다. 이외에도 매화·작약·배롱나무 등 철따라 피고 지고 또 피어나는 각종 꽃들의 모습은 자연의 오묘한 진리를 통해 현실에서는 설 자리, 누울 자리를 가릴 줄 아는 분별력·도덕률이 생겨나는 것이다. 퇴계 선생은 이러한 자연과 인간의 조화, 지혜를 적용하여 도산서당을 설계할 때 왼쪽의 담장을 완전히 막지 않고 끊어 쌓음으로써 공부하는 공간에 자연을 끌어들여 호연지기의 심성을 갖추도록 하였다. 또한 서원마다 공부할 때, 현판 하나하나에 새겨진 문구가 예사롭지 않다. 문을 드나들 때나 누정에서나 강학당·도서관에서 공부할 때, 사당에서 제례할 때마다 유교가 주는 인간이 깨우쳐야 할 내용이 함축되어 있다. 각 지역의 서원끼리도 끊임없이 소통하였다. 서원을 찾은 손님의 명단인 심원록을 보면 유명 유학자들의 이름을 수없이 발견할 수 있다. 또한 공동체 기숙 생활을 하면서 상하질서·상부상조하는 협력 체제를 갖추게 하고 바로 오늘날 중요하게 여기는 팀워크가 이루어지고, 법고창신(法古創新)의 정신으로 옛것을 본받아 새로운 창의성을 발휘하는 지혜는 오늘날도 우리가 자긍심을 가지고 이어받아야 할 소중한 문화유산이다. 국가브랜드위원회에서 서원을 유네스코 세계문화 유산 등재를 추진하는 것은 인류가 남긴 공동의 유산으로 보존해야 할 충분한 자격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국가브랜드 위원장·전 이대 총장
  • 결혼뒤 분가 않고 부모곁에 ‘찰싹’ ‘스크럼 가족’ 는다

    결혼뒤 분가 않고 부모곁에 ‘찰싹’ ‘스크럼 가족’ 는다

    경기도 분당에 사는 맞벌이 주부 안모(31)씨는 2010년 아이를 낳으면서 친정으로 들어갔다. 맞벌이를 하는 상황에서 육아를 감당하기 힘든 데다 전셋값도 너무 올라 경제적인 필요에 따른 결정이다. “부모님이 별로 달가워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끝까지 버틸 생각”이라는 게 안씨의 솔직한 속내다. 1~2인 가구 즉, 전자(電子·Electron)가족의 증가세가 뚜렷한 상황 속에서 취업난과 전·월세가의 급등세가 지속됨에 따라 결혼하고도 부모와 함께 사는 젊은 부부들이 늘어나고 있다. 한마디로 “경제적 실리를 챙길 수 있는데 눈칫밥이 대수냐.”는 태도다. 대가족제가 다소 변형돼 2000년대 초반부터 일본에서 등장한 이른바 ‘스크럼(Scrum)가족’ 유형이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통계청의 자료를 토대로 부모와 생활하는 기혼자 가구를 분석한 결과, 2000년 13만 8609가구에서 2001년 14만 2270가구, 2002년 14만 5411가구, 2003년 14만 8467가구, 2004년 15만 1804가구로 꾸준히 증가, 지난해의 경우, 16만 652가구에 달했다. 11년 만에 15.9%인 2만 2043가구가 늘어났다. 스크럼 가족의 확산은 경제적 이유가 크다. 서울 강서구에 사는 직장인 조모(36)씨는 “전셋값 때문에 본가로 들어갈 작정”이라면서 “경제적인 문제 해결 등 긍정적인 측면이 많다며 부모님을 설득하고 있는 중”이라고 털어놨다. 특히 부모가 고학력에다 재산이 많을수록 스크럼 가족의 구성이 비교적 활발했다. 지난해 60세 이상 인구 가운데 자녀와 함께 사는 비율은 ▲초졸 이하 45.9% ▲중졸 48.8% ▲고졸 49.7% ▲대졸 이상은 54.7%로 나타났다. 초졸 이하의 부모는 40.7%가 자녀로부터 생활비 지원을 받았지만 대졸 이상은 11.0%만 도움을 받았다. ‘스크럼 가족’처럼 한 지붕 아래가 아닌 이웃에 자녀를 두고 사는 부모들도 적지 않다. 경제적 여유를 가진 부모들은 “가까운 곳에서 살면 좋겠다.”는 입장인 반면 퇴직으로 소득이 준 부모들은 “상부상조라 좋다.”고 말했다. 부산에 사는 자영업자 강모(63)씨는 “자녀라지만 며느리와 함께 살면 불편하다.”면서 “그냥 옆 동네에 사는 게 제일 좋다.”는 의견을 밝혔다. 충북 괴산에서 거주하는 정모(59·여)씨는 “경제적으로 어려울 때 서로 힘이 되고 있다.”면서 “가족은 원래 어려움을 함께 해결하는 것”이라고 전했다. 한경혜 서울대 아동가족학과 교수는 “사회적 필요에 의한 동거인 만큼 얼마나 지속될지 모르겠다.”면서 “그러나 과거 미풍양속에 따른 아름다운 가족 문화가 다시 꽃핀다고 보기는 쉽지 않다.”고 전망했다. 김동현·배경헌기자 moses@seoul.co.kr [용어 클릭] ●스크럼 가족 가족 구성원들끼리 어깨동무하듯, 경제적으로 서로 돕는 새로운 가족의 유형. 직업도 갖지 않고 독신으로 부모에 얹혀 사는 ‘파라사이트(Parasite·기생)족’과 달리 경제적으로 부모와 공생관계를 이룬다. 부모로부터 완전히 독립한 것은 아니다.
  •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反푸틴 리더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

    [유대근기자 현지르포-막 오르는 ‘차르 푸틴’ 3막] 反푸틴 리더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

    “푸틴은 올리가르히(신흥재벌)와 손잡은 사업가일 뿐이다.” 반(反)푸틴 운동의 핵심 세력인 ‘솔리다르노시치 운동’(야권연대조직)의 리더 가운데 한 명이자 정치평론가인 안드레이 피온트코프스키(72)는 “이번 대선에서 블라디미르 푸틴 총리가 당선되겠지만, 분노한 여론 탓에 ‘모스크바의 봄’이 곧 올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일흔이 넘은 고령임에도 푸틴의 과오를 지적할 때는 사자후를 토하듯 언성을 높였고, 1980년대 한국의 민주화 운동과 재벌의 정경유착 등 우리나라의 현대사를 능수능란하게 인용하며 자국 정치에 대해 설명했다. 수학자 출신인 그는 왜 반푸틴 운동가가 됐을까. 크렘린(대통령궁)에서 멀지 않은 그의 아파트에서 2일(현지시간) 인터뷰했다. →솔리다르노시치 운동은 왜 조직됐나. -푸틴에 맞서는 자유주의 운동가, 공산주의자, 애국주의자 그룹이 모여 2008년에 만들었다. 야권의 세 그룹은 푸틴 집권기에 사이가 좋지 않았는데, 이 분열 탓에 푸틴이 더 큰 힘을 발휘할 수 있었다. 자유주의자는 민주화와 자유를, 공산주의자는 모든 사람의 평등을, 애국주의자는 위대한 러시아를 강조했기 때문에 갈라졌지만 어느 순간 ‘푸틴 체제하에서는 어느 누구의 가치관도 이룰 수 없다’는 것을 깨닫고 연대했다. →푸틴에 대해 평가한다면. -푸틴은 애국주의자가 아닌 단순한 사업가다. (올리가르히인) 로만 아브라모비치, 겐나디 팀첸코 등과 가까운데 특히 (석유 유통업체 ‘군보르’(Gunvor) 소유자인) 팀첸코는 러시아 석유의 60%를 수출한다. 이 3명(푸틴, 아브라모비치, 팀첸코)이 상부상조하며 이득을 챙기는 구조가 돼 있다. 한국에도 재벌이 있기는 하지만 러시아는 상황이 훨씬 심각하다. 한국의 대기업가도 정경유착한 경우가 있지만 자동차나 정보기술(IT) 등 기술 발전에 기여했다. 하지만 러시아에서는 (재벌들이) 기술 발전을 위해 노력하지 않고 석유·가스 등 천연자원을 내다 파는 역할만 한다. →푸틴을 반대하는 핵심 계층은 엘리트와 중산층인가. -꼭 그렇지만은 않다. 초기 한두 번의 시위에서는 그들이 중요한 역할을 했다. 하지만 이후 다른 집단도 참여했다. 자유주의자 그룹에서는 지식인과 중산층이 중심이지만 공산주의나 애국주의자 집단에서는 블루칼라(생산직 근로자)들도 많이 속해 있다. →푸틴 지지율이 60%를 넘었다. 반푸틴 운동이 국민 다수의 생각은 아니라는 주장이 있는데. -권위주의적인 나라에서 (수치로 표시되는) 지지율은 별 의미가 없다. 푸틴의 인기를 확인하는 데는 지난해 12월 러시아 두마(하원) 선거 결과를 보는 게 낫다. 여당인 통합러시아당은 당시 49%의 득표율을 거뒀는데 이 가운데 15%가 부정에 의해 얻은 수치라고 본다. 여러 상황을 감안할 때 푸틴의 지지율은 30%를 밑돈다는 판단이다. →야권에 찍을 만한 대선 후보가 없다는 목소리도 있다. -푸틴이 힘 있는 경쟁자의 출마를 모두 불허하고, 자신이 선택한 (경쟁력 약한) 4명의 야권 후보 출마만 허용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자유주의 성향의 정치인) 그리고리 야블린스키의 경우 대선 입후보에 필요한 200만명의 서명을 받았지만 오류가 있다며 입후보를 불허했다. 결함을 지적하는 사람(관료)들은 푸틴의 사람들이다. 이 때문에 이번 러시아 대선은 ‘복서’(푸틴) 대 ‘복서’(경쟁력 있는 야권 후보)의 대결이 아니라 ‘복서’ 대 ‘소년’의 대결이 됐다. →현 상황에 회의적인데 선거를 통해 정권 교체를 할 수 있다고 보나. -이번 대선이 (선거를 통한 정권 교체가) 불가능하다는 것을 보여 줬다. →대선 이후 야권의 투쟁 방향은. -대선이 끝나면 푸틴이 며칠 내 야권 인사들을 체포할 가능성이 있다.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겠지만 곧 ‘모스크바의 봄’(러시아의 대규모 민주화 운동)이 올 것이다. 이번에 반푸틴 시위에 15만명이 나왔는데 이 규모로는 할 수 있는 일이 많지 않았다. 100만명은 (거리로) 나와야 하는데 언제쯤 그럴 수 있을지 모르겠다. 하지만 푸틴의 다음 대통령 임기 6년 안에는 일어날 것이다. →수학을 전공한 학자인데 어떻게 정치평론을 시작했나. -응용수학 전공자로 군사·전쟁과 관련한 계산 업무를 봤다. 점점 정치·외교에 관심을 뒀고 이 방면의 전문가들도 많이 만나며 정치평론을 시작했다. →푸틴 이전의 지도자인 고르바초프와 옐친에 대해서는 어떻게 평가하나. -고르바초프는 평화적 방법으로 이 나라의 체제를 이양했고, 옐친은 민주주의를 시행했다. 나는 한때 옐친의 지지자였지만 체첸전쟁 등을 두고 의견을 달리했다. 옐친의 가장 큰 실수를 푸틴을 후계자로 삼은 것이다. dynamic@seoul.co.kr
  • [깔깔깔]

    ●변기 위의 사자성어 2 ▶농사짓는데 거름으로 쓰겠다며 농부가 와서 손수 퍼갈 때:상부상조. ▶아침에 먹은 상추가 농부가 빌려간 그걸로 키운 걸 알았을 때:기절초풍. ▶시원하게 다 싸고 돌아다니다가 1시간 후, 지갑 두고 나온 걸 알았을 때:오마이갓. ▶거창하게 시작했지만, 끝이 영 찜찜할 때:용두사미. ▶옆칸 사람이 자기 혼잔 줄 알고 중얼거리다가 노래하다가, 별짓 다할 때:점입가경. ▶먼저 나간 사람이 물도 안 내리고 내뺐을 때:책임전가. ▶그거 피해 딴 칸 가려다가 그곳마저 딴 놈한테 뺐겼을 때:사람환장. ▶앞사람이 싸고 나간 것을 내 뒷사람이 내가 싼 건 줄 알고 째려볼 때:억하심정.
  • [씨줄날줄] 귀족계(契)/주병철 논설위원

    서로 도와주고, 도움을 받는 건 인지상정(人之常情)이다. 우리한테는 옛날부터 전해 내려오는 상부상조(相扶相助)의 민간협동체에 해당하는 계(契)가 있다. 신라 때는 여러 가지 형태의 계가 생겨나 발전했는데 같이 놀거나, 제사를 지낼 때 도와주거나, 음식을 같이 나눠먹는 등의 계가 주류를 이뤘다. 여자들의 길쌈내기인 가배(嘉俳), 화랑들의 조직체인 향도(香徒) 등도 이런 유에 속한다. 신라·고려 때까지는 보(寶)라는 것도 있었는데 기부받거나 공동으로 갹출한 돈을 굴려 사회사업이나 대부 등을 하기도 했다고 한다. 조선시대에는 친목과 공제(共濟)를 목적으로 한 종계(宗契)·혼상계(婚喪契) 등이 크게 활성화됐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이겨내기 위해 일종의 납세단체인 호포계(戶布契)와 농구계(農具契) 등도 생겨났다. 일제는 ‘우리 것’을 없앤다는 명분으로 계를 모두 해산시켰다. 하지만 해방 후 계가 도시를 중심으로 다시 번창하면서 서민금융의 역할을 했다. 하지만 계가 잘못 운영되면서 가정불화가 일어나고 사회문제로 비화되기도 한다. 서민들의 목돈 마련을 위한 계를 비롯, 번호계·낙찰계 등 종류도 다양하다. 위험을 막고 목돈을 만지는 오늘의 다양한 보험도 따지고 보면 계에서 유래했다고 볼 수 있다. 근대적 보험이 국내에 도입된 건 1887년 강화도 조약 이후로, 당시 보험상품 제1호는 ‘소’였다. 외국에서 우리의 계와 비슷한 보험이 생겨난 곳은 다름 아닌 커피하우스였다고 한다. 17세기 중반쯤 영국 런던 강변에 위치한 로이드 커피하우스 직원이 선원들과 상인들에게 화물선의 출발 및 도착 날짜를 다른 유용한 정보와 함께 칠판에 적어놓았고 이를 체계적으로 정리해 ‘로이드목록’이란 자료도 발표했다. 당시는 신세계를 상대로 한 무역이 성황을 이뤄 커피하우스는 보험업자들과 무역업자들이 상부상조할 수 있는 공간이었다. 이게 현대적 의미의 보험업의 시작이라고 한다. 엊그제 연예인과 현직 검사 등 고위공무원이 포함된 서울 강남지역 부유층의 400억원대 계모임 계주가 수십억원을 횡령한 사건이 보도됐다. 현대판 ‘무허가 고가 보험’인 귀족계는 계꾼들의 돈을 빼돌린 계주만 처벌될 뿐 계꾼들은 단순 피해자다. 그래서 돈의 출처와 주인을 알 수가 없다. 현행 법상 곗돈을 부은 공여자는 조사할 수 없기 때문이다. 이참에 계꾼들이 피해를 입었다고 수사기관에 고소·고발하면 계주는 물론 계꾼들도 불러 돈의 출처를 확인할 수 있게 법을 고치면 어떨까. 주병철 논설위원 bcjoo@seoul.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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